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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부패수사 확대…룰라 기소에 이어 前 재무장관도 체포됐다 풀려나

    브라질 부패수사 확대…룰라 기소에 이어 前 재무장관도 체포됐다 풀려나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기소 된 이래 사법당국의 권력형 부패 스캔들에 대한 수사가 과거 정부에서 각료를 지낸 인사들에게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2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연방경찰은 이날 오전 브라질리아와 상파울루 등 5∼6개 도시에서 30여 건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고 8명을 체포했으며 8명을 강제구인했다. 좌파 노동자당(PT) 소속 기도 만테가 전 재무장관도 부패 연루 혐의로 체포됐으나 도주나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며 풀려났다. 만테가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정부 때인 2006년부터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정부 때인 2014년까지 거의 9년간 재무장관을 역임했다. 만테가는 2012년에 특정 건설업체들이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와 계약을 체결하게 해주고, 그 대가로 건설업체들이 여권 정당들에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과정에 직접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만테가 전 장관 체포는 부패혐의로 기소된 룰라 전 대통령에게도 불리한 여론을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연방검찰은 지난주 돈세탁과 허위진술 등 혐의로 룰라를 기소했고, 연방법원은 지난 20일 기소를 확정해 재판하기로 했다. 룰라 기소는 사법당국이 2014년 3월부터 ‘라바 자투(Lava Jato·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벌인 부패수사에 따른 것이다. 이 수사를 통해 대형 건설업체들이 페트로브라스에 장비를 납품하거나 정유소 건설 사업 등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뇌물이 오간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드러난 뇌물 규모는 6500만 헤알(약 220억 원)이며 이 중 일부는 돈세탁을 거쳐 주요 정당에 흘러든 것으로 파악됐다. 연방검찰은 룰라가 받은 뇌물 액수가 370만 헤알(약 12억 7000만 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기소 확정이 자신을 굴복시킬 수 없을 것이라며 이를 노동자당 파괴 시도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법조계 일부에서도 연방검찰이 룰라에게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혐의를 적용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노동자당은 룰라에 대한 기소가 정치적 결정으로 이뤄졌으며, 2018년 대선에서 룰라의 출마를 막으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브라질 영웅 룰라도 ‘부패’ 몰락

    브라질 영웅 룰라도 ‘부패’ 몰락

    2018년 대선 지지율 1위 룰라 “엄청난 촌극… 대단한 거짓말” 브라질에서 높은 지지율과 강력한 카리스마로 퇴임 후에도 좌파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0) 전 대통령이 최악의 부패 스캔들에 얽혀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 세르지우 모루 연방법원 판사는 20일(현지시간) 룰라의 부패 혐의와 관련한 연방검찰의 기소를 받아들여 재판을 열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모루 판사는 결정문에서 “증거가 충분하다는 점을 고려해 검찰의 기소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연방검찰은 지난 14일 룰라를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를 중심으로 한 부패 스캔들의 핵심이라고 판단하고 뇌물수수, 돈세탁, 허위진술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룰라는 페트로브라스의 건설 사업을 수주한 업체 OAS로부터 370만 헤알(약 12억 7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기소를 담당한 제우탕 달라그노우 연방검사는 “룰라는 주주와 납세자에게 420억 헤알(약 14조 4000억원)의 피해를 입힌 페트로브라스 사건의 최고사령관”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룰라는 페트로브라스 스캔들과 관련해 모루 판사 앞에서 진실 공방을 벌이게 됐다. 모루 판사는 ‘세차 작전’이라고 불리는 페트로브라스 스캔들 수사를 지휘하며 정·재계 인사 200여명을 기소하고 그중 83명에 대한 유죄 평결을 이끌어내며 대중적 인기를 얻은 ‘스타 판사’다. 룰라는 이날 기소 결정에 대해 “슬프다”면서 “엄청난 촌극이며 대단한 거짓말”이라고 반발했다. 그가 속한 노동자당(PT)은 앞서 검찰의 기소를 두고 “기소가 정치적 결정으로 이뤄졌으며 룰라가 2018년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PT는 자당 소속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탄핵되면서 여당 지위를 상실하자 룰라를 앞세워 다음달 지방선거와 2018년 대선, 총선을 승리로 이끈다는 전략을 세웠다. 룰라는 현재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룰라의 유죄가 확정된다면 선거 관련법에 따라 향후 8년간 출마할 수 없게 된다고 현지 폴랴데상파울루는 전했다. 룰라가 무죄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최악의 부패 스캔들에 이름이 오르내렸다는 점에서 이미지 타격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빈민 출신으로 금속노동자에서 대통령에까지 오른 신화를 쓰며 국내외적으로 명성을 쌓아 올렸다. 또 친기업적 경제정책과 복지정책을 동시에 시행해 브라질의 고질병인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퇴임 당시 83%의 지지율을 구가했다. 상파울루 FGV대학의 클라우디우 쿠투 정치학 교수는 로이터에 “이번 재판은 룰라 신화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면서 “룰라에 대한 비난은 결국 노동자당 및 좌파 세력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레이건 저격범’ 힝클리 35년 만에 영구 석방

    로널드 레이건(1911~2004) 전 미국 대통령의 암살을 시도했던 저격범 존 힝클리(61)가 10일(현지시간) 35년여 만에 영구 석방됐다. 미 연방법원의 폴 프리드먼 판사는 앞서 지난 7월 말 ‘힝클리가 더이상 대중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1981년 레이건을 저격한 이후 수용돼 온 세인트 엘리자베스 정신병원을 벗어나 고향에서 살도록 하는 영구 석방 판결을 내렸다. 힝클리는 25세이던 1981년 3월 30일 워싱턴 힐튼호텔 앞에서 레이건 당시 대통령에게 총을 쏴 상처를 입히고, 제임스 브래디 백악관 대변인과 경호원, 경찰 등 다른 3명에게도 총격을 가했다. 힝클리는 여배우 조디 포스터의 관심을 끌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해 정신이상 판정을 받았고, 결국 무죄가 선고됐다. 의사들은 이후 오랫동안 힝클리가 정신병에 더는 시달리지 않는다며 그의 석방을 요청해왔으며, 법원은 2003년 말부터 제한된 조건 아래에 윌리엄스버그의 부모 집을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내 얼굴 막 쓰지 말라냥!”…법정으로 간 심술 고양이

    정작 당사자인 고양이는 모를 법정 다툼이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 미 언론은 고양이 ‘그럼피 캣’(Grumpy Cat·심술궂은 고양이)의 판권과 상표권 침해와 관련된 소송이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친 그럼피 캣은 지난 2012년 한 웹사이트에 사진이 게시된 후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특유의 심통나고 짜증난 표정 덕에 일약 '심술 고양이'라는 별명과 함께 큰 화제를 모은 것. 현재 피닉스에서 주인 타바사 번데센과 살고있는 그럼피 캣의 진짜 이름은 타르다 소스(Tardar Sauce)다. 흥미로운 점은 이제는 그럼피 캣이 주인을 진짜 '집사'로 부릴만큼 잘나간다는 사실이다. 그럼피 캣은 인터넷의 인기를 바탕으로 유튜브 채널 개설, 광고 모델, 영화와 온라인 게임에 출연하며 돈을 박박 긁어모으고 있다. 주인 번데센이 수입을 밝히지 않아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총 매출이 1000억원은 넘을 것이라는 것이 현지언론의 평가. 이번에 그럼피 캣 측이 소송을 제기한 사연은 이렇다. 이미 '그럼피 캣'(Grumpy Cat LLC)이라는 회사까지 세운 번데센은 지난해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회사 '그레네이드 비버리지'와 커피 출시에 관한 계약을 맺었다. 그럼피 캣을 전면에 내세운 아이스커피 '그럼푸치노'(Grumppuccino)를 출시한 것. 문제는 커피가 잘 팔리자 회사 측이 그럼피 캣 원두커피 등 다른 부가상품을 판매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그럼피 캣 측이 회사 측을 상대로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총 60만 달러(약 6억 7000만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언론들은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주목된다"면서도 "정작 주인공인 그럼피 캣은 알지도, 관심도 없는 소송이 사람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다"고 촌평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네버엔딩 이메일’… 클린턴 또 ‘삐끗’

    ‘네버엔딩 이메일’… 클린턴 또 ‘삐끗’

    클린턴재단 고액 기부자 위해 국무장관과 비선접촉 시도 정황 내용 공개 땐 대선 차질 불가피 트럼프 “특검 임명해 수사해야” 힐러리 클리턴(68)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국무장관 재직 시절 주고받은 개인 이메일 1만 4900건이 추가로 발견됐다. 여기에는 ‘클린턴재단’이 재단 기부자를 위해 재단 측이 클린턴 등 국무부 관계자들과 비선으로 접촉하도록 도와준 것으로 드러났다. 도널드 트럼프(70) 공화당 후보는 클린턴재단이 즉각 폐쇄돼야 한다고 공세를 펴면서 재단에 대한 특검도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2일(현지시간) 미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의 사설 이메일 서버에서 국무장관 재직 시절 주고받은 이메일 1만 4900건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미 연방법원은 국무부에 클린턴의 이메일을 검토해 정보공개법에 따라 이메일 공개소송을 제기한 보수시민단체인 ‘사법감시’(Judicial Watch)에 넘겨줄지를 결정하라고 명령했다. FBI가 이번에 발견한 이메일은 클린턴 측 변호사가 2014년 12월 업무와 연관됐다고 생각해 국무부에 제출한 3만건의 이메일과는 별도다. 클린턴 후보는 국무장관 시절 관용이 아닌 개인용 이메일 계정을 사용해 비밀정보를 포함한 공문서를 주고받았다는 의혹에 시달렸다. 법무부와 FBI는 지난달 클린턴 후보의 부적절한 이메일 사용과 관련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처벌은 면했다. 그렇지만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이 클린턴 후보에 대해 기밀정보를 다루는 데 있어 “극히 부주의했다”며 완곡한 비판을 가해 논란이 일었다. 이런 상황에서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 시절 클린턴재단과 국무부 사이에 특수관계를 보여주는 이메일이 공개돼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클린턴재단이 기부자를 위해 국무부와 비선으로 접촉을 시도했다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메일은 2009년 6월 재단의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이끌었던 더글러스 J 밴드가 클린턴의 핵심 측근인 후마 애버딘에게 “클린턴 장관과 살만 빈 하마드 알 칼리파 바레인 왕세자와의 면담을 잡아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바레인 왕실은 재단에 5만~10만 달러 사이의 돈을 기부했다. 애버딘은 “왕세자가 지난주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장관과 면담을 추진했었다”며 “클린턴 장관은 목, 금요일에는 아무 일정도 정하고 싶지 않아 한다”고 답했다. 앞서 밴드는 영국 축구리그 관계자가 미국 비자를 받도록 애버딘에게 도와달라는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클린턴재단’이 당장 문을 닫아야 한다면서 이 재단에 대한 특검수사도 이어져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그는 오하이오 애크런 유세에서 “클린턴 부부가 클린턴재단의 자선 활동을 돈 많은 후원자를 위한 활동으로 변질시켰다”면서 “법무부는 슬프게도 백악관의 정치 조직임이 드러났기 때문에 특별검사를 임명해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클린턴재단은 정치 역사상 가장 부패한 사업이 분명하다”면서 “즉각 문을 닫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역시 이번에 추가로 발견된 이메일이 대선 전에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원 과학·기술위원장인 공화당의 라마르 스미스 의원은 클린턴 사설 이메일 서버를 관리했던 회사 3곳에 소환장을 보냈다. 클린턴재단은 해외 및 기업 기부를 받지 않고 미국인과 자선단체 기부금만으로 재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클린턴재단과 이메일을 둘러싼 논란이 선거 때까지 클린턴을 괴롭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리우 패럴림픽] 재정난 봉착한 조직위에 리우시 510억원 지원 약속했지만

    [리우 패럴림픽] 재정난 봉착한 조직위에 리우시 510억원 지원 약속했지만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한창 열기를 더해가는 가운데 다음달 7일(이하 현지시간) 막을 올리는 리우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 중대 기로에 서 있다. 올림픽 전문 매체 ‘어라운드 더 링스(ATR)’ 등은 올림픽에 이어 곧바로 패럴림픽을 치러야 하는 리우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재원 부족으로 패럴림픽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국제패럴림픽위윈회(IPC)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16일 AFP통신에 따르면 에두아르도 파에스 리우 시장은 리우 조직위에 패럴림픽 개최 준비 명목으로 최대 4700만 달러(약 514억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패럴림픽을 제대로 치르지 못하면 브라질은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것”이라며 “공적자금 투입을 막은 법원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브라질 연방법원은 지난 13일 연방정부나 시정부가 리우 조직위에 자금을 지원해서는 안된다고 명령했다. 재정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파에스 시장은 이에 대해 “우리가 댈 자금이 어디에 쓰일지에 대해 소상히 밝힐 수 있다”며 “리우시의 재정 상태는 튼튼하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리우시의 지원 규모는 이번 패럴림픽 개최에 들어가는 총 비용 23억 달러(약 2조 5150억원)에 형편 없이 못 미쳐 ‘깨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리우 조직위는 각국 올림픽위원회(NOC)가 자국 선수들의 경비 등을 이유로 대거 불참하는 사태가 빚어질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마리오 안드라다 리우 조직위 대변인은 “패럴림픽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이동 보조금(Travel grant)’”이라며 “다수의 NOC가 자국 선수들의 경비 부족에 봉착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패럴림픽은 낮은 티켓 가격과 스폰서 기업의 부족으로 늘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 우리(조직위)의 자금력과 스폰서 지원금만으로는 대회를 제대로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브라질 연방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美서 무슬림 성직자 피살… ‘증오 범죄’?

    美서 무슬림 성직자 피살… ‘증오 범죄’?

    현장서 무슬림 100여명 시위 “트럼프가 이슬람 혐오 만들어” 미국 뉴욕에서 방글라데시 출신 이슬람 성직자가 대낮에 괴한의 총에 맞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무슬림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이들의 이민을 금지하자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발언에서 보듯 미국 사회 곳곳에 만연한 무슬림 혐오 정서를 반영한 ‘증오 범죄’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뉴욕 경찰은 13일(현지시간) 뉴욕시 퀸스 오존 파크 인근 알 푸르칸 자메 마스지드 모스크의 이맘(이슬람교 성직자) 마울라마 아콘지(55)와 그의 보조 사제 타라 우딘(64)이 이날 오후 2시쯤 모스크 밖으로 나오던 중 뒷머리에 괴한이 쏜 총탄을 맞고 쓰러졌다고 AP 등이 전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총격을 받았고 인근 자메이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목격자들은 경찰에 사건 직후 달아난 총격범이 키가 큰 히스패닉계이며 모두 5발의 총성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알 푸르칸 자메 마스지드 모스크는 주로 방글라데시 출신 이민자의 예배 장소이자 구심점 역할을 하던 곳이다. 아콘지는 방글라데시에서 뉴욕 퀸스로 이주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아콘지의 딸인 나이마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와 우딘은 평소 친한 친구 사이”라며 “아버지는 어느 누구에게도 원한을 살 만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현지 무슬림 사회는 이번 총격 사건을 이슬람교를 겨냥한 증오 범죄로 규정했다. 이날 사건 현장에는 격앙된 무슬림 100여명이 모여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가한 카이룰 이슬람은 뉴욕 데일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잇단 종교 차별적 발언과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을 한) 트럼프와 그가 만든 드라마가 이슬람 혐오 현상을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뉴욕 경찰은 아콘지의 지갑에 현금 1000달러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는 점에서 용의자의 총격이 단순 강도가 아닐 개연성에 초점을 뒀지만 용의자를 검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범행이 무슬림을 겨냥했다고 믿을 만한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앞으로 경찰 수사와는 무관하게 미국 사회의 무슬림 혐오 논란과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12일에는 무슬림 여성 전통 복장을 하고 걷다 테러리스트로 오인돼 경찰로부터 알몸 수색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여성 이트미드 앨마타(32)가 시카고시와 경찰을 상대로 인권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ABC방송이 보도했다. 앨마타는 시카고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지난해 7월 4일 시카고 전철역 계단을 빠른 걸음으로 올라가는 도중 경찰관 5명이 뒤따라와 히잡과 니캅을 강제로 벗겼고 경찰서로 연행돼 알몸 수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길가다 테러범 오인받은 무슬림 여성, 美시카고시·경찰 제소

    미국 시카고에서 이슬람 여성 전통 복장을 하고 가다 테러리스트로 오인돼 경찰에 체포된 무슬림 여성이 시카고 시와 경찰관 6명을 상대로 인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12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ABC방송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으로 현재 시카고에 사는 이트미드 앨-마타(32)는 전날 시카고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시카고 경찰이 인종차별적 검문 관행과 편견에 의해 자신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앨-마타는 작년 7월 4일 머리와 얼굴을 가린 이슬람 여성 전통 복장을 하고 시카고 전철역 안에서 이동하다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오해받아 경찰에 체포됐다. 전철역 보안카메라에 잡힌 영상을 보면 앨-마타가 역내 계단을 오르고 있을 때 경찰관 5명이 뒤따라와 앨-마타를 붙잡고 바닥에 주저앉힌다. 앨-마타는 소장에서 “경찰이 머리쓰개(히잡)와 얼굴가리개(니캅)를 강제로 벗겼으며, 경찰서로 연행된 후 알몸 수색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히잡과 니캅이 이같은 대응을 불렀다”며 시카고 경찰을 권력 남용·불법 체포·악의적 기소·종교적 표현 자유 침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미국 이슬람관계위원회’(CAIR) 시카고 지부 자문변호사 필 로버트슨은 “외국인 혐오증·이슬람 공포증·인종차별적 검문 관행이 합해져 빚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찰은 당일 사건 보고서에서 “독립기념일을 맞아 테러 행위에 대한 경계가 강화된 상태에서 앨-마터가 의심스러운 행동을 보였다”며 “자살 테러를 수행하려는 ‘외로운 늑대형’ 테러리스트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앨-마터가 ‘결의에 찬 태도로 빠르게’ 걷고 있었다는 점, 발목 주위에 폭발 장치로 추정되는 물체를 착용하고 있었다는 점, 가슴에 배낭을 끌어안은 점 등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앨-마타는 “기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바쁘게 걷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발목에 차고 있었던 것은 중량 밴드(ankle weights)로 확인됐다. 경찰은 테러리스트 혐의를 벗은 앨-마타를 체포 거부 및 명령 불복종 등의 혐의로 기소했지만, 올 초 재판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연합뉴스
  • 벵가지 사망자 부모, 힐러리 고소…“이메일 취급 부주의로 자녀사망 책임”

    벵가지 사망자 부모, 힐러리 고소…“이메일 취급 부주의로 자녀사망 책임”

     국무장관 당시 자택에 개인 이메일 서버를 설치하고 공무를 봤던 일로 인해 최근까지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를 받았던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고소를 당했다.  2012년 9월 11일 발생한 리비아 ‘벵가지 사태’에서 숨진 외교관 2명의 부모인 패트리샤 스미스와 찰스 우즈는 8일(현지시간) 자녀들의 사망에 클린턴의 책임이 있다며 워싱턴DC 연방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클린턴이 부주의하게 이메일을 취급해 숀 스미스와 타이론 우즈 등 두 자녀의 소재가 노출돼 비극으로 이어졌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벵가지 사태’는 리비아 무장괴한 수십 명의 테러로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 등 미국인 4명이 숨진 사건을 할한다. 클린턴은 당시 국무장관이었다.  패트리샤 스미스 등은 고소장에서 “벵가지 공격은 클린턴의 극히 부주의한 기밀 정보취급으로 인해 직접 야기됐다”고 주장했다.  또 “클린턴이 비밀정보를 무모하게 취급했음을 고려하면 크리스토퍼 대사와 국무부의 활동, 고인들이 벵가지에서 했던 비밀작전에 관한 이메일 정보가 노출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이들 정보는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서버를 떠나 러시아와 이란, 중국, 북한을 넘어 외부세력으로 흘러들어 가는 순간부터 위험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와 함께 클린턴이 당시 벵가지 공격은 무슬림에 반대하는 유튜브 비디오에 의해 야기된 것이라고 해놓고 추후 말을 바꿨다면서 명예훼손 혐의도 고소장에 포함했다.  고소장을 제출한 스미스는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인물이다.  그녀는 지난달 공화당 전당대회의 찬조 연사로 나서 “내 아들의 죽음 때문에 개인적으로 힐러리 클린턴을 강하게 비난한다. 힐러리는 감옥에 가야 한다”며 공세를 폈다.  앞서 ‘이메일 스캔들’을 수사했던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적대세력이 클린턴의 이메일에 접근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해킹의 직접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미국인이 한국에 숨긴 ‘검은돈’ 반환… 사법공조 첫 사례

    외국인이 국내에 은닉한 범죄수익을 환수해 당사국으로 반환한 첫 사례가 나왔다. 법무부는 미국 군무원이 숨겨 놓은 범죄수익 1억 3000여만원을 한·미 형사사법공조조약에 따라 미국에 반환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미 군무원 M씨는 2009년 군 자재 구매 계약을 대가로 미국 업체로부터 100만 달러 상당의 뇌물을 받았다. M씨는 자금 일부를 내연녀에게 전달해 커피숍 임대차보증금 등으로 쓰도록 했다. 미 연방법원은 2012년 M씨에게 징역 6년과 125만 달러 몰수를 선고하면서 커피숍 자산 몰수도 확정했다. 미 법무부는 이듬해 한국에 재산 몰수를 위한 사법공조를 요청했고, 한국 법무부는 환수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 4월 서울중앙지검이 커피숍 자산 1억 3000여만원 추심을 완료했다. 법무부는 이번 공조로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미국 내 재산 환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레타 린치 미 법무장관은 지난해 11월 미국을 방문한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전 전 대통령 일가 재산의 조속한 환수를 약속했다. 전 전 대통령은 1996년 12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 등으로 2205억원 추징이 확정됐다. 그러나 환수액은 지난 1일 기준 1140억원(51.7%)에 불과하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美법원에 일왕·아베 소송 제기’ 위안부 피해 유희남 할머니 별세

    ‘美법원에 일왕·아베 소송 제기’ 위안부 피해 유희남 할머니 별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거주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유희남 할머니가 10일 오전 8시 23분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폐암으로 별세했다. 88세. 유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8명 가운데 생존자는 40명(국내 38명, 국외 2명)으로 줄었다. 나눔의 집에 따르면 1928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난 유 할머니는 15살에 일본으로 강제로 끌려가는 것을 피하려고 60리를 도망 다니다가 붙잡혀 1943년 일본 시모노세키에서 1년간 일본군 ‘성노예’ 피해를 당했다. 위안부 피해 후유증으로 오랜 기간 불면증과 심장질환을 겪었다. 유 할머니는 2009년 폐암 판정을 받고도 2012년 나눔의 집에 들어와 피해자들과 함께 일본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했다. 지난해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연방법원에 인도에 반한 죄와 명예훼손으로 일왕, 아베 총리, 산케이신문, 미쓰비시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게 대표적 예다. 유족으로 1남 3녀를 두고 있다. 빈소는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12일 오전 8시. 장지는 나눔의 집 추모공원이다. (02)2262-4800.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까닭 모를’ 잇단 경찰 총격사망에 흑인사회 격앙…시위확산 조짐

    명백한 이유 없이 경찰의 무차별 총격으로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이틀 연속 벌어지자 미국 흑인 사회의 분노 지수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 5∼6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 미네소타 주에서 잇달아 발생한 경찰의 흑인 남성 살해 사건은 이미 미국 사회에 큰 생채기를 남긴 경찰과 흑인 사이의 갈등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임을 뒷받침한다. CD를 팔던 앨턴 스털링(37)은 편의점 밖에서 두 명의 백인 경관에게 제압당하는 과정에서 총에 맞아 절명했다. 여자 친구, 그녀의 딸과 차를 타고 가던 필랜도 캐스틸(32)은 교통 검문 중 신분증을 제시하려고 지갑을 뒤지다가 경찰의 총에 유명을 달리했다. 미국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스털링을 제압하던 경관들은 그의 호신용 권총을 발견하고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스틸은 합법적으로 총기를 소지했다는 사실을 경찰에 알리고도 총에 맞아 피를 흘리며 숨져갔다. 지나가던 행인, 스털링의 여자 친구가 경찰의 잔혹한 대응을 휴대전화로 녹화해 이를 공개하면서 두 흑인의 비정상적인 사망소식은 삽시간에 퍼졌다. 한동안 잠잠하던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손들었으니 쏘지 마’(Hands up, Don't shoot) 구호가 다시 집회에 등장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개최지인 폴란드 바르샤바로 향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건 보고를 받은 뒤 “심각한 문제이며 경찰과 지역 공동체 간 불신의 결과”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2014년 8월 미주리 주 소도시 퍼거슨에서 백인 경관의 무차별 총격에 희생된 이래 흑인을 겨냥한 경찰의 공권력 과잉 사용과 사법 시스탬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미국 전역에서 분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경찰의 총격에 목숨을 잃는 희생자는 끊이지 않고 나타났다. 지난해 11월엔 백인 경관의 무차별 총격에 벌집이 돼 사망한 10대 소년 라쿠안 맥도널드의 사건 당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일리노이 주 시카고 시는 일대 소요 사태를 맞기도 했다. 맥도널드는 2014년 10월 소형 칼로 차량 절도를 시도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여러 경찰 중 한 명인 제이슨 반 다이크로부터 무려 16차례 총을 맞고 숨졌다. 흑인뿐만 아니라 경관의 훈련 방식과 대민 대응 방식에 불만을 느낀 미국 국민의 대대적인 변화·개선 요구에 직면한 미국 경찰은 몸에 부착하는 동영상 녹화 카메라(보디캠) 보급을 확대하고 경찰 교육 방식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후에 벌어진 양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이유 없는 경찰의 과잉 대응이 흑인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번에 사망한 스털링과 캐스틸도 왜 총을 맞아야 했는지에 대한 명백한 이유가 없다. 공개된 두 사건의 동영상을 시청한 이들과 유족들이 경찰을 불신하고 해당 경관의 처벌을 강력히 촉구하는 까닭도 희생돼야 할 확실한 사유가 없었다는 데 있다. 더군다나 스털링 사건에 연루된 경관들은 보디캠을 착용했지만, 몸싸움 도중 떨어뜨렸다. 보디캠 착용이 능사가 아니라는 경찰 제도 개선 비판론자들의 예상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흑인을 무참히 살해한 경찰의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았다는 소식도 들려오지 않는다. 공무집행 중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하는 경관들을 기소하기조차도 어렵다. 캐스틸의 모친은 CNN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매일 사냥감이 되고 있다”며 울부짖었고, 졸지에 남자 친구를 저 세상에 보낸 캐스틸의 여자 친구 다이아몬드 레이놀즈는 “확실한 이유 없이 경찰이 총격을 가했다”고 격노했다. 경찰과 사법 기관의 변화가 더딘 대신 미국 국민은 더욱 기민해졌다. 억울한 사연을 알리고자 동영상으로 무장한 것이다. 경찰이 찍은 동영상이 사건 발생 상당 시간 후 공개되는 것과 달리 사건 당사자 또는 행인이 찍은 동영상은 삽시간에 전파돼 자칫 묻힐 수 있는 사건을 주요 이슈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경찰에겐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이번에 발생한 두 사건 모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실시간으로 생생하게 전파되면서 미국 언론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루이지애나 주 정부와 미네소타 주 정부는 자체 조사 대신 미국 법무부에 수사를 의뢰했다. 동요하는 흑인들의 집단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연방 정부에 기대는 한편 공명정대한 수사를 약속한 것이다. 마크 데이튼 미네소타 주지사는 “7일 오전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과 전화를 걸어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과 법무부 산하 민권부서에 즉각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제임스 코미 국장도 곧 수사 요원을 캐스틸 사건에 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법무부와 연방 수사 요원들은 해당 경관들의 프로파일링(인종이나 피부에 기반을 둬 용의자를 추적하는 기법) 사용 여부를 집중적으로 캘 예정이다. 흑인이어서 더욱 과잉대응했다는 정황 증거가 나오면 이들은 연방법의 기소를 면하기 어렵다. 다수의 흑인은 여전히 흑인만을 집중 표적으로 삼은 경찰의 프로파일링이 존재한다면서 뿌리 깊은 인종 차별을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연합뉴스
  • ‘제식구 의원실’ 등에 징계 막말 ‘셀프 처벌’ 가능할까

    美의원 보좌진 친인척 제한 4촌에 8촌까지 언급 참조 조문도 늘리고 규정 명확하게 국회사무처가 7월 말쯤 발표하는 개정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이 위반 시 징계까지 가능하도록 엄격하게 바뀔 전망이다.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은 6일 “현재 국회 윤리규칙은 15개 조문밖에 없는데, 기본적인 것을 선언해 놓은 것에 불과하다”면서 “(새 윤리규칙은) ‘기속력’(강제력)이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새 윤리실천규범은 친인척 보좌진 채용 등 국회의원의 도덕성 문제가 불거졌을 때 징계까지 가능하도록 개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윤리실천규범 개정 작업은 1993년 7월 이후 23년만으로, 국회의장 의견 제시 형태로 제출할 방침이다. 국회사무처는 현재 국회의원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을 금지한 해외사례를 수집하는 등 개정안 마련을 진행 중이다. 특히 미국 연방의원의 보좌진 임명 시 친인척 채용을 제한하는 ‘연방법 3110조’ 등을 주요 참고자료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연방법 3110조는 대통령을 포함해 ‘공직자는 친인척 관계에 있는 어느 누구도 자신이 근무하는 사무실이나 자신이 공식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직위에 임명·지명·승진·진급시키거나 이를 주장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친인척의 범위를 상세하게 열거하고 있다. 또 모든 직원이 친인척관계 증명서를 통해 연방의원과의 관계를 증명하도록 규정해 의원뿐만 아니라 보좌진도 채용의 투명성 제고 의무를 갖도록 했다. 우 사무총장은 “미국 등의 사례를 보고 있다”면서 “필요하면 중간에 공청회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 사무총장이 윤리실천규범의 ‘기속력’을 언급한 것도 주목된다. 현재 규정은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2조 품위유지), ‘직무와 관련해 청렴해야 하며, 공정을 의심받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3조 청렴의무) 등 선언에 그치고 있어 지나치게 모호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규정이 모호하다 보니 강제성도 없었다. ‘국회의원은 결혼식 주례나 지역구 활동 등을 이유로 국회의 각종 회의에 불참해서는 안 된다’(14조 회의출석), ‘국회가 그 직원에게 지급할 목적으로 책정한 급여를 다른 목적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15조 보조직원 관리) 등의 규정이 있지만, 위반 시 징계에 대한 내용이 없다. 우 사무총장은 “현재는 조문이 몇개 없는데, 더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국회 대정부질문과정에서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의 막말 파문을 계기로 국회의원의 ‘막말’, 무책임한 의혹제기 문제 등도 새 국회 규칙에 포함될지도 주목된다. 우 사무총장은 면책특권 개정 문제에 대해서는 “대법원 판례를 살펴보려 한다”면서 “의장 직속으로 의원특권 내려놓기 자문기구가 구성되는데, 면책특권 문제는 자문기구에서 다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회 규칙의 ‘품위유지’ 규정에 막말 문제 등이 구체적으로 반영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네 발의 천사들… ‘심리치료 동물’의 세계

    네 발의 천사들… ‘심리치료 동물’의 세계

    최근 벌어진 ‘올랜도 참사’ 이후 미국 전역에서는 피해자를 위로하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현지 교회의 초대에 따라 피해자들을 찾아온 12마리의 ‘심리치료 견공’들은 크게 눈길을 끌었다. '루터교 자선재단’(LCC, Lutheran Church Charities) 소속 ‘컴포트 케이나인’(Comfort K9)에서 ‘심리치료 동물’(Comfort Animal)이 되기 위해 전문 훈련을 받은 이 견공들은 300여 명의 다친 마음을 어루만지고 떠났다. 심리치료 동물이란 심리적 외상을 입은 이들의 스트레스를 경감시키는 ‘치료사’들로 서구권에서는 그 역사가 비교적 길고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심리치료 동물을 양성하는 전문 훈련 기관도 다수 존재한다. 이런 동물들이 주는 효과는 명확한 편이다. LCC 대표 팀 헤츠너는 “개를 쓰다듬는 것만으로 혈압이 내려가고 불안한 마음이 진정되는 등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더 나아가 사건 이후 말을 아끼던 환자들이 견공들 앞에서 입을 열기도 한다. 헤츠너는 “개들은 상대를 신뢰하고 말을 잘 들어준다. 비판이나 의견도 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심리치료사가 될 수 있는 동물 종은 견공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미국 언론은 ‘미니어처 말’을 통해 심리치료 활동을 벌이는 비영리 자원봉사 단체 ‘젠틀 캐러셀(Gentle Carousel)을 소개한 바 있다. 20여 년 전 처음 설립된 젠틀 캐러셀은 신장 75㎝ 정도의 미니어처 말들을 보유하고 있다. 미니어처 말은 일반적인 말과 성격, 성향, 지능이 비슷하지만 실내 환경을 방문하기에 편리하며 큰 말에 겁을 먹기 쉬운 어린이 및 노년 환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젠틀 캐러셀의 말들은 총 2년의 철저한 교육기간을 거치며 엘리베이터 탑승, 계단 이용, 병원장비 이용 방법 등을 학습한 뒤에야 치료사 활동을 시작한다. 지난 2012년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2013년 발생한 토네이도, 2015년 찰스턴 총기난사 사건 등의 생존자들을 찾아 그들의 마음을 보듬었다. 이렇게 특정 단체에 소속돼 여러 피해자들을 찾아다니는 치료 동물들이 있는가 하면, 맹인 안내견과 같이 한 환자의 평생 반려가 되는 ‘정서치료 보조동물’(ESA, emotional support animal)도 있다. 현재 일부 국가에서는 법적으로 ESA의 ‘자격조건’과 ‘권한’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미국 연방법은 ESA를 ‘정신장애를 지닌 환자의 일부 증상을 완화·경감시키는 의학적 효과를 지닌 반려동물’로 규정한다. 이에 따라 어떤 동물이 ESA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주인의 정신장애가 의학적으로 증명돼야 하며, 해당 동물이 주인의 증상 완화에 분명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의학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하다. ESA의 자격을 정확히 명시하는 이유는 일반 동물에겐 없는 권한을 이들에게 제한적으로 부여, 주인을 보조함에 있어 어려움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일례로 올해 초에는 미국 여객기의 화물칸이 아닌 객석을 버젓이 차지한 정서치료용 타조와 셰퍼드의 모습이 네티즌 사이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미국의 ‘항공기 탑승권한법’(Air Carrier Access Act)에서 ESA들은 ‘장애인 보조동물’(service animal, 맹인안내견 등)들과 마찬가지로 일반 동물과 다르게 취급된다. 해당 법률에 따르면 ESA는 다른 탑승객의 안전과 쾌적함을 방해하지 않는 동물일 경우에 한해 객실에 탑승할 수 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미국이 총기 소지 자유국?… 수정헌법 2조 ‘무장 권리’의 함정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미국이 총기 소지 자유국?… 수정헌법 2조 ‘무장 권리’의 함정

    미국에서 또 한번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2일 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한 게이 클럽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범인을 포함해 총 50명이 사망했다. 이는 2007년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 사건의 사망자 수인 32명을 뛰어넘는 것이다. 이번 사건이 동성애자를 겨냥한 혐오범죄인지 종교적 신념에서 비롯된 기획 테러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총기 규제와 관련한 논란에 또다시 불을 지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총기 규제를 둘러싼 미국 내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정치권에서도 총기 소지의 찬반 여부는 유권자들을 사로잡는 핵심 이슈 중 하나일 정도다. 미국의 상당 세력들이 총기 소지에 찬성하는 이유는 다양한 배경에서 찾을 수 있는데, 그중 하나는 영국의 식민지 시절을 거치면서 억압받았던 역사적 트라우마다. 공권력이 지금처럼 발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독재와 국왕, 상비군으로부터 개인의 안전과 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 대비책이 무기 소유의 권리와 민병대였던 것이다. 다양한 민족이 혼합된 문화 역시 미국이 총기를 이용해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했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피부색부터 가치관까지 모든 것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 융화되는 과정에서 논쟁과 이견을 피하기란 쉽지 않았고, 이로 인해 고조된 불안감을 상쇄하고자 등장한 도구 중 하나가 총기인 셈이다. ●무장 도구는 주법 따라 달라… 총기류 불허하기도 많은 외국인이 미국을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나라로 인식하는 근거는 헌법에 있다. 미국의 수정헌법 제 1조는 ‘종교와 언론 및 출판의 자유와 집회 및 청원의 권리’ 이며, 제2조는 ‘무기를 소유하고 휴대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 즉 무장의 권리다. 그러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미국 국적을 소지한 미국 국민이라면 자신과 가족을 보호할 수 있도록 무장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 것은 사실인 셈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용어가 주는 ‘함정’이 있다. 무장할 수 있는 권리에 해당하는 ‘무장’에 반드시 총기가 포함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은 수정헌법을 포함하는 연방법과 각 주마다 각기 제정한 주법에 따라 법률을 집행한다. 무장의 권리는 연방법에 해당되지만, 법적으로 허용하는 무장의 도구, 즉 무기의 종류는 주법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A주에서는 총기 중에서도 화약을 사용하지 않는 총기류만 무장이 가능한 도구로 인정하는 반면, B주에서는 무장의 권리를 인정하기는 하나 총기류는 일절 사용을 불허하는 대신 전기 충격기나 가스분사기 등의 도구만 허가하는 것이다. 국내를 예로 들자면 호신용 전기충격기 혹은 작은 주머니칼을 휴대한다고 해서 법적으로 제재를 받지는 않는데, 이 역시 큰 의미에서 무장의 권리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즉 미국과 마찬가지로 대다수의 국가는 헌법을 통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무장’이라는 범위와 정의가 국가마다 다를 수 있으며 미국의 경우는 주마다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수정헌법 제2조가 가진 진짜 의미는 총기를 가질 권리가 아니라 스스로를 보호할 권리라고 정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 내에서 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단체들은 다소 다른 목소리를 낸다. 총기 소지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세력 중 대표적인 단체는 미국총기협회(NRA)다. 올랜도 클럽 사건이나 버지니아공대 사건 등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총기 규제에 대한 논의에 불이 붙었는데, NRA는 이때마다 총기 소유의 정당성을 적극 대변해 왔다. NRA는 수정헌법 제2조를 지키는 것이 미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것이라는 신념을 주창해 왔다. 수정헌법 제2조는 곧 총기를 포함한 무기 소유권과 맥을 같이하며, 개인이 무기를 소유할 수 있는 권리는 절대적인 기본권에 속한다는 것이다. NRA 주장의 저변에는 총기 사용을 불허함으로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가 총기 소지를 허용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피해보다 더 크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최선의 방어가 공격이라고 말하는 셈이다. ●총기에 희생된 미국인, 전쟁 사망자 수 넘어서 반면 총기 규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총기에 의한 사상자 수의 증가를 근거로 내세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1968년 이래 총기로 인한 모든 미국인 사망자 수가 미국이 역사상 참전한 모든 전쟁 사망자 수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또 올해 상반기까지 총기로 인해 사망한 미국인은 3만 5000명에 달하며, 30여년 사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총기 소지 허용의 목소리와 규제 강화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상충하는 가운데, 지금 이 순간에도 일명 ‘묻지마 범죄’와 허술한 총기 관리로 안타까운 목숨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 당장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보긴 힘들지라도, 수정헌법 제2조를 포함해 인간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헌법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고 이에 따른 적정한 대응을 펼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미국이 정말 ‘총기 소지’ 자유국가라고?

    [송혜민의 월드why] 미국이 정말 ‘총기 소지’ 자유국가라고?

    미국에서 또 한 번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시간으로 12일 밤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한 게이 클럽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범인을 포함해 총 50명이 사망했다. 이는 2007년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의 사망자 수인 32명을 뛰어넘는 것이다. 이번 사건이 동성애자를 겨냥한 혐오범죄인지 종교적 신념에서 비롯된 기획 테러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총기 규제와 관련한 논란에 또 다시 불을 지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총기 규제를 둘러싼 미국 내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정치권에서도 총기 소지의 찬반 여부는 유권자들을 사로잡는 핵심 이슈 중 하나일 정도다. 미국의 상당 세력들이 총기 소지에 찬성하는 이유는 다양한 배경에서 찾을 수 있는데, 그중 하나는 영국의 식민지 시절을 거치면서 억압받았던 역사적 트라우마다. 공권력이 지금처럼 발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독재와 국왕, 상비군으로부터 개인의 안전과 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 대비책이 무기소유의 권리와 민병대였던 것이다. 다양한 민족이 혼합되어진 문화 역시 미국이 총기를 이용해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했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피부색부터 가치관까지 모든 것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 융화되는 과정에서 논쟁과 이견을 피하기란 쉽지 않았고, 이로 인해 고조된 불안감을 상쇄하고자 등장한 도구 중 하나가 총기인 셈이다. 이후 총기 소지와 관련한 이슈는 미국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미국을 오가야 하는 수많은 외국인에게도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위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중대한 문제가 됐다. ◆美 수정헌법 제2조가 가지는 진짜 의미 많은 외국인이 미국을 총기소지가 자유로운 나라로 인식하는 근거는 헌법에 있다. 미국의 수정헌법 제 1조는 ‘종교와 언론 및 출판의 자유와 집회 및 청원의 권리’ 이며, 제2조는 ‘무기를 소유하고 휴대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 즉 무장의 권리다. 그러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미국 국적을 소지한 미국 국민이라면 자신과 가족을 보호할 수 있도록 무장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 것은 사실인 셈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용어가 주는 ‘함정’이 있다. 무장할 수 있는 권리에 해당하는 ‘무장’에 반드시 총기가 포함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은 수정헌법을 포함하는 연방법과 각 주마다 각기 제정한 주법에 따라 법률을 집행한다. 무장의 권리는 연방법에 해당되지만, 법적으로 허용하는 무장의 도구 즉 무기의 종류는 주법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A주에서는 총기 중에서도 화약을 사용하지 않는 총기류만 무장이 가능한 도구로 인정하는 반면, B주에서는 무장의 권리를 인정하기는 하나 총기류는 일체 사용을 불허하는 대신 전기 충격기나 가스분사기 등의 도구만 허가하는 것이다. 국내를 예로 들자면 호신용 전기충격기 혹은 작은 주머니칼을 휴대한다고 해서 법적으로 제재를 받지는 않는데, 이 역시 큰 의미에서 무장의 권리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즉 미국과 마찬가지로 대다수의 국가는 헌법을 통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무장’이라는 범위와 정의가 국가마다 다를 수 있으며 미국의 경우는 주마다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수정헌법 제2조가 가진 진짜 의미는 총기를 가질 권리가 아니라 스스로를 보호할 권리라고 정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 내에서 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단체들은 다소 다른 목소리를 낸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다? 총기 소지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세력 중 대표적인 단체는 미국총기협회(National Rifle Association·NRA)다. 올랜도 클럽 사건이나 버지니아공대 사건 등이 발생할 때마다 총기 규제에 대한 논의에 불이 붙었는데, NRA는 이때마다 총기 소유의 정당성을 적극 대변해 왔다. NRA는 수정헌법 제2조를 지키는 것이 미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것이라는 신념을 주창해왔다. 수정헌법 제2조는 곧 총기를 포함한 무기 소유권과 맥을 함께하며, 개인이 무기를 소유할 수 있는 권리는 절대적인 기본권에 속한다는 것이다. 또 NRA 주장의 저변에는 총기 사용을 불허함으로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가 총기 소지를 허용함으로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보다 더 크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최선의 방어가 공격이라고 말하는 셈이다. 반면 총기 규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총기에 의한 사상자 수의 증가를 근거로 내세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1968년 이래 총기로 인한 모든 미국인 사망자 수가 미국이 역사상 참전한 모든 전쟁 사망자 수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또 올해 상반기까지 총기로 인해 사망한 미국인은 3만 5000명에 달하며, 30여 년 사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총기소지 허용의 목소리와 규제 강화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상충하는 가운데, 지금 이 순간에도 일명 ‘묻지마 범죄’와 허술한 총기 관리로 안타까운 목숨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 당장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보긴 힘들지라도, 수정헌법 제2조를 포함해 인간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헌법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고 이에 따른 적정한 대응을 펼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 fotofabrika /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In&Out] 경찰 무장 강화, 사후 통제도 강화해야/이훈 조선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In&Out] 경찰 무장 강화, 사후 통제도 강화해야/이훈 조선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경찰청이 지구대 파출소의 모든 외근 경찰관이 권총, 테이저건, 삼단봉, 호신용 최루액 분사기로 구성된 경찰장비 조합을 항상 휴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른바 ‘경찰 물리력 사용 연속체’ 방안으로, 일부 경찰관서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권총, 테이저건, 가스분사기 중 하나만 필수적으로 휴대하는 현 체계로는 복잡 다양한 위해 상황에 충분히 대처할 수 없다는 학계 및 경찰청의 진단에 따른 조치다. 경찰청 개선안에는 휴대무기 사용 훈련제도에 대한 대대적 변화도 포함돼 현행 권총 실탄사격 위주의 훈련에서 벗어나 비살상 장비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종합적인 물리력 선택, 사용 훈련이 점차 제도화된다. 따라서 경찰관이 범죄 현장에서 휴대무기를 사용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총기 대체무기를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돼 정당한 공무집행에 저항하는 피의자의 안전을 최대한 확보하면서도 엄정한 법 집행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모든 외근 경찰관이 다양한 경찰장비를 휴대함으로써 변화무쌍한 현장 상황에 적절한 대처 장비 부재로 발생하는 경찰관의 신체적 부상 및 사망 가능성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학계 및 경찰청의 설명이다. ‘경찰 물리력 사용 연속체’는 미국 연방법원의 판결에 따라 경찰의 총기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보다 합리적인 경찰 물리력 사용을 위해 미국 내 대다수 경찰관서에서 실제 운영 중에 있다. 연구 결과 미국에서는 ‘경찰 물리력 사용 연속체’의 도입 및 비살상 무기 필수 휴대 이후 경찰의 물리력 사용으로 인한 전체 사망 및 부상자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매우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경찰 역시 테이저건 도입 이후 경찰이 피의자 검거과정 중 사용한 총기 사용 빈도가 현격히 감소했으며 이번 휴대무기 체계 개편을 통해 총기 사용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과다 물리력 사용도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의 새로운 휴대무기 체계 개선안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외근 경찰관 개인별로 모든 경찰 장비를 휴대할 필요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공무집행 중 외근 경찰관이 단독으로 순찰하거나 합동순찰 중이더라도 피의자 저항 상황에 단독으로 노출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특히 사건의 흉포화, 빈번한 신고 출동으로 인한 2인1조 휴대무기 체계의 한계점으로 인해 현행 휴대무기 체계로는 비살상 무기 활용에 심각한 제한이 따르며, 그 결과 시민 및 경찰관의 부상, 사망의 우려가 크기 때문에 이번 휴대무기 체계 개편안이 도입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 법원 판례를 통해 이미 정립된 매우 엄격한 경찰 무기사용 요건에는 일절 변화가 없고 ‘경찰 물리력 사용 연속체’ 도입 이후 총기사용 빈도가 급격히 감소한 미국의 경우에서 보듯 우리나라 모든 외근 경찰관이 권총을 휴대하더라도 일부에서 제기하는 총기 오남용 사례가 무조건적으로 발생할 수는 없다. 또한 일부 경찰관 사이에서 제기되는 휴대장비 무게 증가로 인한 기동성 저하 역시 실제 사용 거리에서 성능 차이가 없으면서 현재 경찰청이 보유하고 있는 소형 권총을 휴대한다면 충분히 해결 가능한 일이다. 시민의 생명보호, 인권보장이 최우선이어야 하는 경찰의 기본 임무에 충실함과 동시에 일선 경찰관의 안전도 확보할 수 있는 이번 ‘경찰 물리력 사용 연속체’의 도입과 더불어 합리적인 경찰 물리력 사용을 위한 내실 있는 훈련제도 및 엄격한 사후 통제 역시 신속히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 대선판 달구는 ‘최저임금 인상’ 美 경기 회복에 약일까 독일까

    대선판 달구는 ‘최저임금 인상’ 美 경기 회복에 약일까 독일까

    민주 “최저임금 올리면 소비 증진” 클린턴 “12달러”… 샌더스 “15달러” “시급 7.25달러(약 8600원)로 생계를 꾸려 가려니 너무 힘들어요. 15달러로 올린다는 곳들이 부럽습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크리스털시티 편의점에서 만난 점원 케이시 호건(22)은 최저임금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가족을 대표해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는 그는 안 해 본 일이 없었지만 항상 같은 수준의 시급 인생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 힘들다며 적어도 2배 이상은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주 2~6년 안에 시급 1만 7800원 수준 2개월 전인 3월 31일, 캘리포니아주 상·하원이 현행 최저임금인 10달러를 단계적으로 2022년까지 15달러로 올리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최저임금 인상 바람이 거세다. 이런 가운데 미 민주·공화당 양당의 대선 경선 후보들이 모두 최저임금을 올리겠다는 공약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정치권의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해 왔지만 친(親)기업적 성격의 공화당은 반대해 왔기 때문이다. 타임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 이어 뉴욕주도 현행 9달러 수준의 최저임금을 지역에 따라 2018년 또는 2022년까지 15달러로 인상하기로 하는 등 모두 10개 주와 워싱턴DC에서 최저임금을 올릴 예정이다. 2012년 뉴욕시 패스트푸드점 종업원들이 시작한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각 주 의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연방법에 따른 최저임금 기준은 7.25달러로, 23개 주가 연방 최저임금에 못 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 최저임금을 10.1달러로 올리는 법안을 제안했으나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가 거부하면서 결국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정부 관련 용역 직원들만 10.1달러를 적용받고 있다. ●오바마 ‘시급 10弗 법안’ 공화당 반대에 막혀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최저임금 생활자들을 직접 만나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공화당은 “기업 경영에 악영향을 끼쳐 오히려 전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반대해 왔다. 그러나 미 경제가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고 고용 호조로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이 오히려 양질의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최저임금을 올리기 시작했다. 시카고와 시애틀 등 대도시도 최저임금 인상 운동에 동참했다. 이런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해 온 민주당의 대선 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은 일찌감치 연방 최저임금 인상 공약을 밝혔다. 샌더스는 2020년까지 15달러로 올리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고, 클린턴은 12달러로 올린 뒤 이를 평균 최저임금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의 공약은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민주당 텃밭 주 유권자들에게 특히 어필하고 있다. 이에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로 당의 입장에 맞춰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해 온 도널드 트럼프도 갑자기 입장을 바꿔 유권자 공략에 이용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7.25달러도 너무 높아 일자리 창출을 더디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지난달 3일 대선 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뒤 인터뷰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나는 다른 대다수 공화당원들과 다르다”며 “당신이 의지해 살 수 있을 무언가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입장 전환에 공화당 지도부 당황 트럼프의 입장 바꾸기는 공화당 1인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지도부를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 라이언 의장은 “최저임금 인상은 기업의 경영난을 초래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인상론자와 반대론자는 각각 ‘소비 증진’과 ‘일자리 감소’ 주장을 펴고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은 꺾을 수 없는 대세로 보인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에드워드 스노든 “CIA 고문보고서 실수로 삭제? 있을 수 없는 일”

    에드워드 스노든 “CIA 고문보고서 실수로 삭제? 있을 수 없는 일”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으로 2013년 미국 정부의 광범위한 도·감청을 폭로한 뒤 러시아에 임시 망명중인 에드워드 스노든(사진)이 최근 실수로 고문보고서를 삭제했다는 CIA의 해명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신랄하게 반박했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이 22일 전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고문보고서는 2014년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가 공개한 CIA 고문 실태 보고서의 유일한 사본으로 연방법원이 증거 보전 명령을 내린 것이다. 전체 보고서는 기밀 문건으로 취급된다.  보고서 사본에는 CIA가 개발한 각종 고문 도구와 수법에 관한 비밀 문건 수천 건이 담겨 있었다. 논란이 됐던 물고문과 수면 제한 등 CIA 비밀감옥 ‘블랙 사이트’에서 벌어진 잔혹한 고문 기법도 들어 있었다. CIA 감찰관실은 “(사본을) 실수로 없앴다”, “고의가 아니었다”고 밝히고 있지만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야후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8월 CIA 감찰관실 직원이 컴퓨터에 저장된 보고서 사본 파일을 삭제한 뒤 갑자기 하드디스크를 부순 것으로 알려졌다.  곧바로 크리스토퍼 샤플리 CIA 감찰관은 보고서가 삭제됐다는 사실을 상원 정보위에 알렸다. 다이언 파인스타인 정보위 부위원장(민주·캘리포니아)은 “(보고서가) 실수나 사고로 잘못 옮겨진 뒤 삭제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서한을 CIA와 법무부에 각각 보냈다. 이런 사실은 영국 인디펜던트의 17일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스노든은 “CIA의 자료 파쇄가 실수로 이뤄지는 일은 없다”며 CIA가 의도적으로 자료를 파기했음을 암시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미국-이란, 동결 자산 2조원 두고 갈등 고조

     이란이 미국의 2조원에 달하는 자국 자산 동결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미국이 이란의 동결자산 20억 달러(약 2조 3000억원)를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자리프 장관은 25일(현지시간)자 미국 뉴요커와 인터뷰에서 “이것(동결자산 미지급)은 도둑질”이라면서 “미국 정부는 이란의 자산을 고이 보존해 돌려줄 책임이 있다. 이를 어긴다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20억 달러는 미국 씨티은행에 동결된 이란중앙은행 자금을 말한다.  그는 “이는 9·11 테러의 희생자 유족들에 이란이 거액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힌 뉴욕 연방법원 판결보다 더 어처구니없다”면서 “미국 사법 제도에 신뢰를 모두 버렸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앞서 20일 미국 대법원은 1983년 10월 발생한 레바논 베이루트 미 해병대 병영 폭파 테러(미군 241명 사망)와 관련,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이란 동결 자산 약 20억 달러(2조 2646억원)를 배상금으로 쓰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 공격이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소행이라고 인정하면서 2012년 제정된 ‘이란 위협감소 및 시리아 인권법’을 적용해 이란에 손해배상 책임을 지웠다. 2012년 배상법은 뉴욕 시티은행 계좌에 예치된 이란의 동결 채권자산을 제출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2001년 숨진 미군 유족이 소송을 제기해 시작된 이번 재판에서 이란 정부는 줄곧 베이루트 폭탄 공격의 배후가 자신이 아니라며 책임을 부인해 왔다. 하지만 대법원은 대법관 전체 의견 6대2로 이란의 책임을 인정하며 유족들에 대한 배상 지급을 막아달라는 이란중앙은행의 요구를 각하했다.  중요한 점은 이번 대법원 판결로 베이루트 테러 뿐 아니라 다른 이란 관련 테러에서도 유족들이 배상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2012년 8월 뉴욕 연방법원은 9·11 테러(약 3000명 사망)를 저지른 알카에다와 이들을 지원한 이란 등이 희생자 유족에 60억 달러(6조 800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9.11 테러 유족들에게 배상하도록 요구하는 법안도 의회에 계류돼 있어 향후 결과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이란 정부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중심으로 동결 자산을 되찾기 위한 특별 위원회까지 구성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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