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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태 합법화 폐기’에 쪼개진 美

    ‘낙태 합법화 폐기’에 쪼개진 美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 24일 임신 6개월까지의 낙태를 합법화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49년 만에 공식 폐기하면서 미국 전역에서 찬반 시위가 벌어졌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앞에서 낙태권 보장을 주장하는 시위대(왼쪽)와 낙태권 폐기에 찬성하는 시위대(오른쪽)가 마주 보고 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 미 연방대법원 낙태권 합헌 판례 뒤집게 만든 여성 마조리 대넨펠서

    미 연방대법원 낙태권 합헌 판례 뒤집게 만든 여성 마조리 대넨펠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밝게 웃고 있는 이 여성,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대법원의 로 vs 웨이드 판례를 뒤집게 만든 지난 49년 동안의 낙태권 반대 투쟁을 이끌어 온 마조리 대넨펠서(56)다. 미국에서 낙태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을 선출하는 데 앞장선 비영리 단체 수전 B 앤서니 프로-라이프(pro-life, 생명권 지지) 아메리카의 회장이다. 그녀는 성인이 된 뒤의 생애 전부를 낙태 반대 투쟁에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2016년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대법관들의 면면을 보수 우세로 재편하는 과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일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가 전했다. 신문은 로 판례 번복의 의미, 낙태 반대 여정, 지금까지 낙태를 합법으로 용인해 온 주들에서 어떻게 낙태를 불법화할지에 대한 전략 등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분량을 줄이고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 약간의 편집을 거쳤다고 했다. 이 역사적 순간에 어떤 느낌인가? 50년 가까이 노력한 것들이 누적된 결과다. 이런 순간이 어떻게 올지 분명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실패했거나 퇴보했던 모든 순간순간, 이 운동은 성장해 왔다. 그리고 이것은 진정한 인권운동의 족적이며 이런 운동은 때때로 성공했을 때 더욱 많은 어려움을 끌어들인다. 당신은 “자궁 안에 있는,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의 그것에 어깨를 나란히 할 가치있는 일이나 도덕적으로 균등한 일은 없다”고 썼다. 처음에는 프로-초이스(pro-choice, 여성의 선택권 지지) 공화당 지지자였는데 어떻게 낙태가 여성의 권리가 아니라 인권에 관한 것이라고 믿게 됐는가? 난 아주 점잖은 사회에서 자라났다. 여러분이라면 이런 이슈에 대해 생각해보지도, 얘기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런 점잖은 사회라면 인권이 침해되는 거친 현실을 공적인 관심으로부터 떨어뜨려놓고 각자로부터 떨어뜨렸놓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서 난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낙태가) 필요하면 한 번쯤 했을 수 있다고 본다. 그저 삶의 일부로 여겼다. 그러나 임신중절을 생각과 마음 밖으로 끄집어내 간직할 수 있으면, 낙태의 목적이 무엇인지 실체에 접근한다면, 낙태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생각하면, 한 작은 인간의 관절 하나하나를 분리하는 현실을 무시하기 어렵다. 상상하기도 끔찍한 일을 상상하게 만드는 그 과정을 떠올려 내 생각이 바뀌게 됐다. 듀크대 다닐 때 의대 예비과정을 공부하다 철학으로 바꿨다. 많은 친구들이 프로 라이프였다. 캠퍼스에서 영화 ‘The Silent Scream’를 본 적이 있는데 낙태에 찬동했다가 프로 라이프로 전향한 버나드 네이선슨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초음파 사진으로 낙태 과정을 보여줬는데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볼 수 있었다. 당시 “선동적이군, 아예 안 볼거야” 생각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하지만 사람들과 얘기하다 “낙태 과정에 어떤 일이 있지?” “무엇이 목표인 거지?”와 같은 불편한 의문들이 계속 힘들게 했다. 맹장을 빼내는 게 목적이라면 말이야. 편도선을 제거하는 것도 목적일 수 있다. 그런데 낙태의 목적은 무엇인가?지난 수십년을 돌아볼 때 로(판례)는 어떻게 못해낸 건가? 무엇이 전환점이 된 건가? 2016년에 당신이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낙태에 반대하는 판사들을 임명하게 만든 것이 계기인가? 갑작스럽게 1973년 1월 22일에 엄청난 운동을 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모든 프로 라이프 법들이 대법원 판례 때문에 난도질을 당했다. 그래서 우리는 급히 약간의 전략을 동원해야 했는데 몇몇이 대중들의 지지를 업지 못한 채 그렇게 해야 했다. 첫 번째 우리가 만난 파도는 그저 깨닫는 일이었다. “아, 우리도 운동이 필요하구나. 우리가 뭘 하지?” 두 번째는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었는데 여성들이 임신이 인생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깨닫게 하자는 것이었다. 교육을 통해 유기적으로 이런 운동은 성장했지만 아직 전국의 커뮤니티나 마을, 교회로는 조용히 전파되는 단계였다. 2012년에 세 번째 파도가 왔다. 전략적으로 정치의 중심에 이 이슈를 두는 것이었다. 옳은 일만 한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증명됐지만 상대 진영이 이뤄낸 것과 대조되게 함으로써 정치적으로 똑똑한 일들을 해냈다. 약간의 타협, 예를 들어 잉태 후 20주 같은 제한을 도입해 강경 좌파를 배제하고 거의 모든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우리는 이제 대통령 후보에게 행동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기 시작했다. 후보들이 약속하면 공화당 예비경선의 주된 논쟁거리가 됐다. 누가 가장 프로 라이프인가? 트럼프 얘기를 하자면 그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할지에 대한 의심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그의 약속 수행은 결정적이었다. 그가 내게 편지를 한 번 보냈는데 당선되면 확고하게 약속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아무도 그가 승리할 것이라고 믿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진지하게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이겼다. 20주 제한 같은 타협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궁극적인 목적은 타협이 아니지 않나? 미국 전역에서 낙태를 불법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가? 트럼프를 비롯해 다음 대통령선거에 나설 이들과도 연방 금지법안에 대해 얘기한 것으로 안다. 지금 문은 열려 있으며, 물론 우리는 걸어 나아갈 것이다. 거의 50년 동안 사람들은 선출된 대표들을 통해 그들이 만든 법률을 통해 애기해 왔다. 그리고 연방의회를 비롯해 이 나라의 모든 의회들은 이제 올바른 일을 하기 위해 정말로 무거운 도덕적 비중을 지니게 됐다. 그리고 우리는 모든 주에서 생명과 어머니를 위해 컨센선스가 허락하는 만큼 열정적일 것이다. 우리는 모든 주에서 태어나지 않은 아기를 보호하고 어머니를 돕는 법안을 지지하는 운동을 구축할 것이다. 대략 30개 주에서는 이미 가동 중이며 20개 주에서는 그럴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연방 입법이 필요하다. 하지만 앨라배마주에서처럼 연방의회에 접근하면 안 된다. 아주 복잡하고 대통령과 의회가 “타협”이란 단어를 계속 되뇌게 해야 한다.지금 가두로 나와 시위하며 신체적 자율성을 침해하는 정부 정책결정에 분노하는 여성들에게 뭐라 말할 것인가? 평화가 기본이어야 한다. 한 나라로서 우리는 대접받을 가치가 있는 여성들만 대접해야 한다. 그런 여성들이 선택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고 우리가 그들이 다른 쪽을 선택하게 영향을 미칠 순 없다. 여성과 아이 모두 대접한다. 둘 다 대접하는 일이 우리 모두를 대접받게 만든다. 우리는 함께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낙태가 불법이거나 심각하게 제한받는 주가 26개나 된다. 여성들은 낙태가 합법인 블루 스테이트로 이동하거나 스스로 해내고 있다. 이 싸움이 몇주나 몇달새 끝날 것이라고 보는가? 당장 효과가 드러나게 하려고 이미 통과된 법률도 있고, 아마도 트리거 법률이 뚝딱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본다. 며칠 걸릴 수도 있지만 아마도 많은 주에서 법률이 표결만 앞두고 있는 상태일 것이다. 대략 8개 주정도가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캔자스주는 프로 라이프 법안에 제한장치를 둔 것인데 우리는 8월쯤 독자 입법을 원하는지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인 10명 중 6명은 로 판례 번복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왔다.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역풍이 불 것으로 예상하는가? 아니다. 근거 없다. 미국의 대중들은 로 판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통계는 아무런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여론조사로 볼 때 사람들은 로 판례가 허용하지 않는 제한을 도입하는 것을 바란다. 논쟁 도중에 이런 선거들은 사람들의 뜻이 중심에 자리잡게 한다. 그래서 우리가 이긴 것이다. 논쟁에서 대중을 상대로 진정한 승리를 거둔 것이냐고? 비판하는 이들은 대통령을 밀어붙여 얻어낸 승리라고 주장한다. 그는 인기투표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대법관들을 지명했다. 로 판례에서 대화가 끝났다. 대법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의 끝을 보여준 것이다. 누군가의 의견에서 이긴 것이 아니다. 여러분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 아니다. 이제 여러분의 의견이 뭔가 말해야 하는 순간이다.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면 그런 논쟁의 대부분은 이미 이긴 것이다. 싸움터가 된 모든 주에서 임신 제1 삼분기(the first trimester, 임신 3~14주) 낙태는 거부됐다. 그러나 당신의 목표는 미국 전체,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나 뉴욕 같은 주에서도 낙태를 금지하라는 것이지? 그래, 모든 낙태는 한 아이의 죽음을 의미한다. 여러분은 모든 아이와 모든 엄마를 구하고 싶어한다. 낙태 반대 그룹 가운데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합의된 것이 있는가? 당신네 운동 가운데 핵심 논쟁은 어떤 것인가? 예전에 봐온 것보다 훨씬 단합돼 있다. 그러나 이 전투에는 한때 전선이 하나 있었는데, 지금은 51개가 됐고, 경계까지 포함하면 더욱 많다. 그리고 민주주의의 운명은 늘 바뀐다. 주마다 다른 청사진을 갖고 있다. 전국적이든 주 차원이든 난 할 일이 있는데 지금 우리가 여기에서 얼마나 열정적일 수 있는가, 그리고 이런 열망에 도달하기 위해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같은 질문에 대해 답하는 일이다. 여러 주들이 낙태하려고 다른 주로 여행하는 일을 돕는 사람을 기소하는 등 더 많이 범죄로 간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낙태를 원하는 여성들을 기소하는 일은 어떤가? 난 여성들을 기소하는 일을 절대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수전 B 앤서니는 낙태에 내재한 악을 얘기한 것이며 그 답은 근본 원인에 닿아야 한다. 근본 원인은 우리의 불행을 먹잇감으로 삼고 돈을 위해 우리의 상황을 이용하는 사람들, 우편으로 약품을 배송해 법을 우회하는 사람들이다. 이른바 리코(RICO) 위반이다. 그리고 이들이야말로 우리가 알아봐야 할 사람들이다. 법을 위반하겠다고 공모하면 처벌받을 만하다. 이런 사람들의 의료면허는 박탈돼야 하고. 기업의 권리는 정지돼야 마땅하다. 당신은 여성들이 낙태 시술을 받지 못하도록 이 모든 일을 해왔다. 레드 스테이트에서 살며 임신했는데 돈도 없고 아이를 돌봐줄 지원도 없는 여성들을 돕기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지난 몇년 동안 그녀의 임신과 인생지원네트워크(Her PLAN)을 운영해 왔다. 지금까지 22명의 주지사들에게 도움이 필요한 여성들을 만나 우리가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얘기해 왔다. 지금까지 4개 주(조지아, 미시시피, 버지니아,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우리 동맹들과 함께 일해왔다. 4년 안에 30개 주로 늘어나길 바란다. 여성들과 아이들이 아이 인생의 첫 2년 동안 일곱 단계의 돌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포괄적이고 대규모의 장치들이 마련돼야 한다. 약물에 중독돼 있거나, 집이 없으면, 건강돌봄이나 아동돌봄을 받지 못하면 돌봄이 제공돼야 한다.  
  • 낙태권 판결 50년만에 뒤집은 美… 낙태한 여성 체포되나요?

    낙태권 판결 50년만에 뒤집은 美… 낙태한 여성 체포되나요?

    미 대법원 낙태 합법화 법률 폐기 판결향후 각주가 알아서 낙태 관련 법률 제정50개주 가운데 절반이상이 낙태금지 예상바이든 “국가와 법원에 슬픈 날” 강력 비판낙태반대주의자도 여성기소는 예외 주장미국 연방대법원이 24일(현지시간) 임신 6개월 이전까지 여성의 낙태를 합법화한 이른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공식 폐기하면서 낙태권은 각 주 정부 및 의회의 권한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에 미국 현지에선 낙태한 여성이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인지, 미성년자 임신 등 낙태죄의 예외가 존재하지 않는지 등 각종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이 작성한 다수 의견문에서 대법원은 “헌법에는 낙태에 대한 언급이 없으며 그런 권리는 헌법상 어떤 조항에 의해서도 암묵적으로도 보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헌법에 유의해서 낙태 문제 결정을 국민이 선출한 대표에게 돌려줄 때”라고 밝혔다. 미국 대법원이 1973년 내린 낙태권을 보장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당시 대법원은 태아가 자궁 밖에서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시기인 약 임신 28주 전까지, 여성이 어떤 이유에서든 임신 중단을 결정할 수 있다고 했었다. 해당 판결 이후 각 주의 낙태 금지법은 사실상 사문화됐다. 하지만 임신 15주 이후의 거의 모든 낙태를 금지한 미시시피주의 법률에 대해 지난해부터 대법원이 심리에 들어갔고, 이날 해당 판결이 뒤집혔다. 다만 대법원은 미시시피주의 낙태금지법에 대해서는 ‘유지’를 결정했다. 사실 이번 대법원의 판결 방향은 이미 예상됐던 터였다. 트럼프 정부에서 보수 성향의 대법관이 잇따라 임명되면서 연방 대법관 9명 중 6명이 보수성향으로 구성됐다. 지난달 폴리티코는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을 것이라는 판결문 초안을 보도하면서 혼란이 커졌는데 당시에도 대법원의 입장은 ‘흔들리지 않겠다’였다.향후 각 주는 자체적으로 낙태권 금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외신들은 50개 주 가운데 절반 이상이 낙태를 금지하거나 극도로 제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낙태권을 보장하는 법률은 갖춘 곳은 워싱턴DC와 16개주 정도다.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대법원이 미국을 150년 전으로 돌려 놓았다. 국가와 법원에 슬픈 날”이라고 비판했다. CNN에 따르면 향후 낙태를 한 여성에 대한 처벌여부는 주별로 결정하게 된다. 다만, 낙태권 반대 주의자들도 여성이 낙태 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기소되어서는 안 되며 낙태 수술을 제공한 이를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 강간이나 근친상간으로 인한 임신, 미성년자 임신 등의 경우 낙태권을 예외적으로 보장할지 여부 역시 주별로 결정해야 한다. 이날 대법원의 판결이 28주전의 경우에도 인간으로 규정한다는 점에서, 체외수정을 할 경우 수정된 난자 중 일부를 폐기한다면 낙태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 [오늘의눈] 여성 선택권에 밀린 태아 생명권? “자기결정권은 여성 인격권의 핵심”

    [오늘의눈] 여성 선택권에 밀린 태아 생명권? “자기결정권은 여성 인격권의 핵심”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1973년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뒤집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미국 사회가 시끄럽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까지 나서서 연방대법원의 판결 폐기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법학자 등 전문가들을 만날 것이라고 한다. 50년 전 임신 24주 내 낙태 허용 결정으로 낙태권을 확립한 나라인 미국도 여전히 혼란스러운데 우리나라도 3년 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입법 공백 상태가 지속되면서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4일 국회에서는 ‘건강한 여성의 삶을 다시 생각하다’라는 주제로 낙태법 개정안 입법 세미나가 열렸다. ‘여성의 선택권에 밀린 태아의 생명권’, ‘여성의 왜곡된 인권, 재생산권 다시 생각하기’ 등 발제가 주를 이뤘다. 여성의 선택권에 태아의 생명권이 밀렸다는 주장은 임신과 출생 전 과정을 오롯이 여성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맹점을 지닌다. 또 다른 당사자인 남성의 역할과 책임은 쉽게 뒷전으로 밀려나고 가려진다. 해당 발제자는 여성이 임신중절을 결심하기까지의 과정과 사회경제적 배경을 ‘선택권’의 범주로 규정하고 “자연권이 아닌 여성의 선택권은 태아의 ‘생명권’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성인 역시 생명의 한 주체로서 삶의 방향을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것을 단순히 선택권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헌재 또한 결정문에서 임신한 여성의 임신 유지 여부에 관한 자기결정권은 여성의 삶에 근본적이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는 것으로 여성 인격권의 핵심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기본권이라고 적시했다.한 개인이 아이를 낳거나 낳지 않을 권리를 폭넓게 존중하자는 ‘재생산권’에 대한 발제에서는 여성에 대한 그릇된 성 인식도 엿보였다. 낙태 합법화로 여성은 성적 및 재생산의 자유를 얻었지만 남성이 여성에게 성적으로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고 문란함을 더 부추겨 모든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는 구실을 만들었다는 주장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임신중단과 여성의 건강을 고민하자는 세미나 주제와는 달리 임신중절을 고민했거나 경험했던 이의 생생한 목소리가 전해지지 않은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뜨거운 감자인 낙태법 개정을 놓고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에서 국회가 할 일은 논란을 키우는 게 아니라 태아의 생명 보호와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적절히 조화될 수 있는 해법을 찾는 것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 “나는 무죄다!”…무려 5번이나 사형 집행 연기된 美 사형수의 사연

    “나는 무죄다!”…무려 5번이나 사형 집행 연기된 美 사형수의 사연

    "여기서 (내 인생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 낙관한다."  무려 5차례나 사형 집행이 예정됐으나 간신히 이를 넘기고 무려 30년 가까이 수감 중인 한 사형수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3일(현지시간) AFP통신은 현재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인근 알란 B. 폴런스키 교도소에 수감 중인 사형수 행크 스키너(60)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거의 30년 가까이 수감 중인 스키너는 그간 무려 5번이나 사형 집행일이 정해져 죽음의 순간을 맞았지만 천신만고 끝에 집행이 정지되며 목숨을 이어갔다. 특히 이중 가장 극적인 순간은 지난 2010년 3월 찾아왔다. 당시 사형 집행을 앞두고 마지막 식사를 한 그는 독극물 주사를 맞기 불과 23분 전 집행이 정지됐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 이에대해 스키너는 "당시 이 소식을 알려준 사람은 변호사였다"면서 "누군가 내 가슴에 있던 1000파운드의 무게를 들어준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두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고 회상했다. 스키너는 지난 1993년 말 자택에서 자신의 여자 친구와 그녀의 두 20대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2년 후 사형선고를 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그는 사건 당시 자택에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으나 술과 약물을 취해 기절한 상태였다고 항변했다. 특히 스키너는 체포 직후부터 줄곧 무죄를 주장하며 재판 과정에서 다뤄지지 않은 현장의 물품들에 대한 DNA 검사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이 DNA 검사 요구는 그의 사형집행을 막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그의 변호인 측이 사형수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도록 DNA 검사를 해달라는 청원을 연방대법원에 냈고, 이 청원이 받아들여지면서 사형집행이 유예됐기 때문이다. 이후부터는 DNA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검찰과 변호인간의 법적 공방이 이어졌다. 지난 2012년 11월 텍사스 검찰은 스키너의 혈액이 살해된 두 아들의 침실과 범행에 사용된 칼의 손잡이에서 발견된 것을 근거로 그의 유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스키너의 변호인 측은 이 칼에서 신원미상자의 DNA가 함께 검출된 것을 근거로 진범이 따로 있다고 반박했으며 현재는 텍사스 형사 항소법원에 항소한 상태다. 스키너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것은 물론 수감생활의 고통을 호소했다. 스키너는 "나는 처음부터 이곳에 오지말아야 했다"면서 "동료 수감자들이 죽는 것을 보는 것은 하루 22~23시간 동안 작은 감방에 갇히는 것보다 더 고통스럽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람들이 사형이 어떤 것인지 안다면 결코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스키너는 지난 2008년 프랑스의 사형 반대 운동가와 결혼해 전세계적인 사형 폐지 운동에도 나서고 있다.     
  • [단독] “대법관 4명 증원”… 김명수 ‘입법 TF’ 띄웠다

    [단독] “대법관 4명 증원”… 김명수 ‘입법 TF’ 띄웠다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사법부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상고심 개혁 입법을 본격 추진하기 위한 전담팀을 구성 중인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내년 9월 법원을 떠나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기 안에 대법관 4명 증원 등 내용을 담은 법안을 내겠다는 목표지만 실제 입법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법원행정처는 최근 ‘상고제도 개선 입법 추진 태스크포스(TF)’를 만들기로 하고 인력을 구성 중이다. 법원행정처 소속 재판연구관과 일선 고법과 지법의 합의부·단독부 판사를 포함해 10명 안팎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전담팀은 내년까지 구체화된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사법행정 관련 상설 자문기구인 사법행정자문회의가 지난달 권고한 상고심사제 도입과 대법관 수 증원 방안이 개정안의 골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고심사제는 고법에서 상고이유서를 심사해 대법원에서 심리할 사건을 선별하는 제도로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고허가제와 유사하다. 대법관 수를 14명(대법원장 포함)에서 18명으로 늘리고 전원합의체를 대법관 각 8명과 대법원장이 참여하는 공법·사법 합의체로 쪼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대법원 사건 적체는 법원 안팎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2020년 기준 대법원에 접수된 사건은 4만 6231건에 달한다. 대법관 1명의 연간 처리 사건 수가 일선 판사 1명을 훨씬 웃돈다. 그러나 개정안이 마련되더라도 실제 입법 추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법원 내부에서도 김 대법원장의 임기가 15개월 남은 점과 정권까지 바뀐 상황을 고려하면 회의적이라는 분위기다. 법안 발의부터 난관이다. 정부안 발의는 한동훈 장관이 수장으로 있는 법무부의 협조를 구해야 하지만 법원 내부에서는 꺼림칙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장관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 재직 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며 법원행정처 압수수색을 이끈 전적이 있다. 그렇다고 다수당이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통해 의원 발의를 하는 것도 부적절한 모양새라는 지적이 있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전 정부에서 발탁한 대법원장이 추진하는 개정안이 실질적인 입법까지 동력을 얻기 힘들 것”이라면서 “발의도 어렵고 통과는 더 어려울 테니 판사들도 발을 담그기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도 “해외 최고법원 사례를 보더라도 사건 부담이 지나친 국내 상고제도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면서도 “진작 추진을 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미뤄 왔다가 이제서야 하겠다고 나서면 제대로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 [단독] 김명수 대법 ‘상고제도TF’에서 직접 개정안 만든다…내년까지 발의 목표

    [단독] 김명수 대법 ‘상고제도TF’에서 직접 개정안 만든다…내년까지 발의 목표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사법부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상고심 개혁 입법을 본격 추진하기 위한 전담팀을 구성 중인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내년 9월 법원을 떠나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기 안에 대법관 4명 증원 등 내용을 담은 법안을 내겠다는 목표지만 실제 입법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법원행정처는 최근 ‘상고제도 개선 입법 추진 태스크포스(TF)’를 만들기로 하고 인력을 구성 중이다. 법원행정처 소속 재판연구관과 일선 고법과 지법의 합의부·단독부 판사를 포함해 10명 안팎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전담팀은 내년까지 구체화된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사법행정 관련 상설 자문기구인 사법행정자문회의가 지난달 권고한 상고심사제 도입과 대법관 수 증원 방안이 개정안의 골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고심사제는 고법에서 상고이유서를 심사해 대법원에서 심리할 사건을 선별하는 제도로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고허가제와 유사하다. 대법관 수를 14명(대법원장 포함)에서 18명으로 늘리고 전원합의체를 대법관 각 8명과 대법원장이 참여하는 공법·사법 합의체로 쪼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대법원 사건 적체는 법원 안팎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2020년 기준 대법원에 접수된 사건은 4만 6231건에 달한다. 대법관 1명의 연간 처리 사건 수가 일선 판사 1명을 훨씬 웃도는 실정이다. 그러나 개정안이 마련되더라도 실제 입법 추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법원 내부에서도 김 대법원장의 임기가 15개월 남은 점과 정권까지 바뀐 상황을 고려하면 회의적이라는 분위기다. 법안 발의부터 난관이다. 정부안 발의는 한동훈 장관이 수장으로 있는 법무부의 협조를 구해야 하지만 법원 내부에서는 꺼림칙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장관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 재직 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며 법원행정처 압수수색을 이끈 전적이 있다. 그렇다고 다수당이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통해 의원 발의를 하는 것도 부적절한 모양새라는 지적이 있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전 정부에서 발탁한 대법원장이 추진하는 개정안이 실질적인 입법까지 동력을 얻기 힘들 것”이라면서 “발의도 어렵고 통과는 더 어려울 테니 판사들도 발을 담그기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도 “해외 최고법원 사례를 보더라도 사건 부담이 지나친 국내 상고제도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면서도 “진작 추진을 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미뤄왔다가 이제서야 하겠다고 나서면 제대로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 [월드피플+] 미군 최초 ‘여성 사령관’ 취임…‘한국 인연’ 린다 페이건은 누구?

    [월드피플+] 미군 최초 ‘여성 사령관’ 취임…‘한국 인연’ 린다 페이건은 누구?

    미국 현지시간으로 1일, 최초 여성 사령관 린다 페이건(58)의 취임식이 워싱턴 해안경비대(USCG)에서 열렸다. 미 해안경비대 역사상 최초의 여성 사령관(대장급)이 된 페이건은 지난달 만장일치로 상원 인준을 통과해 이날부터 해안경비대를 지휘하게 됐다. 미군 역사상 여성이 군 최고 책임자 자리를 여성이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육·해·공 3군으로 구성된 한국과는 달리 미군의 종류는 총 6가지다. 전통적으로 육군과 해군, 공군 등 3군과 해병대, 해안경비대로 구성돼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우주군이 창설되면서 6개 군종으로 확대 개편됐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페이건을 해안경비대 사령관 후보자로 지목하면서 “이 나라 모든 여성과 소녀들이 조국을 방어하는 임무에서 최고 직위에 오르는 게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새삼 보여줬다”라며 “페이건 사령관의 리더십, 경험, 성실함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치켜세웠다. 페이건 사령관은 미 해안경비대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1985년부터 해안경비대에서 근무해 왔다. 해안경비대 부사령관에 임명되기 전에는 해안경비대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으로 근무했다.태평양 사령부 사령관으로 재직하던 시기에는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2019년 2월 당시 페이건은 사령관은 제주해양경찰청을 방문해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해군기지) 부두와 해양경찰 경비함정, 연합훈련 장소 등을 예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 페이건 사령관의 취임식에서 “페이건은 최초의 여성 사령관이지만 유일한 여성 사령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해안경비대뿐만 외 다른 최고 지휘관에서 더 많은 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역사상 가장 여성 친화적인 정부로 꼽힌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다. 최근에는 커탄지 브라운 잭슨 워싱턴 항소법원 판사가 흑인 여성으로는 최초로 미 연방대법원 대법관으로 내정됐다.  잭슨 판사가 상원 인준을 거쳐 대법관으로 임명되면, 미국 역사상 세 번째 흑인 대법관이자 최초의 흑인 여성 대법관이 된다. 페이건 사령관이 쓴 새로운 역사는 오는 11월 치러질 의회 중간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는 미군 역사상 최초의 여성 사령관 탄생이 민주당에 대한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미 대법원 “소셜미디어 콘텐츠 차단 허용한 텍사스 법률 시행 안돼”

    미 대법원 “소셜미디어 콘텐츠 차단 허용한 텍사스 법률 시행 안돼”

    미국 연방대법원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가 이용자가 올린 콘텐츠를 멋대로 차단·삭제하지 못하도록 한 텍사스주 법률에 제동을 걸었다. 대법원은 지난 31일(현지시간) 논란의 텍사스주 ‘플랫폼 해제(de-platforming) 법률’에 대해 찬성 5-반대 4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일간 뉴욕 타임스(NYT)와 경제매체 CNBC가 보도했다. 이날 결정은 항소심 법원이 텍사스주 법률이 시행되도록 허용하자 주요 온라인 플랫폼들이 이를 막아달라고 긴급청원을 낸 것을 받아들인 것이었다. 한 가지 눈길을 붙드는 것은 보수적인 대법관 셋과 진보 진영의 대법관 한 명이 소수 의견에 함께 한 것이었다. 강경 보수로 꼽히는 새뮤얼 앨리토 대법관은 소수 변론을 통해 적어도 지금으로선 텍사스 주 법률이 시행되도록 한 항소심 결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문제가 새로우면서도 중대하기 때문에 대법원이 이 문제를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앨리토 대법관은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은 사람들이 의사를 소통하고 뉴스를 얻는 방식을 바꿔놓았다”면서도 소셜미디어 업체들이 신문이나 전통적 출판업체들처럼 수정헌법 1조가 보호하는 편집 재량권을 갖고 있는지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인터넷 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기존 판례들이 대형 소셜미디어 회사들에 어떻게 적용돼야 하는지는 전혀 명백하지 않다”고 말했다. 진보 성향의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도 항소심 결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소수 의견서에는 동참하지 않았다. 논란의 법률은 지난해 9월 텍사스주 의회를 통과한 ‘HB 20’ 법안으로, 소셜미디어가 보수 성향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억압한다는 공화당의 주장인 일명 ‘실리콘밸리 검열’을 막기 위한 것이다. 그렉 애보트 텍사스주 지사는 법안에 서명하면서 보수적 견해에 반하는 편견을 막기 위한 것이며 언론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월간 이용자가 5000만명 이상인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같은 플랫폼은 팩트가 아닌 견해라는 이유로 텍사스 주민들이 올린 게시물을 차단·금지·삭제·퇴출·탈(脫)수익화·제한·거부·차별하지 못하도록 했다. 텍사스주 1심 지방법원은 지난해 12월 이 법이 위헌이라며 시행을 막았다. 그러나 제5 순회항소법원은 지난 11일 이 결정을 뒤집고 이 법이 시행되도록 했다. 그러자 아마존과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등이 소속된 기업 이익단체인 넷초이스와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 두 곳이 대법원에 긴급청원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 법이 시행되면 소셜미디어가 온갖 종류의 불쾌한 견해를 마음 놓고 유포하는 “상상할 수 있는 비열한 견해의 도피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정당하다는 러시아의 정치선전이나, 극단주의가 정당하다는 이슬람국가(ISIS)의 정치선전,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부인하거나 지지하는 네오 나치주의나 백인 우월주의 단체 KKK의 글 등이 걸러지지 않은 채 유포된다는 것이다. 켄 팩스턴 텍사스주 검찰총장은 이 법이 모든 콘텐츠의 삭제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며 음란물이나 외국 정부의 발언 등은 이 법을 위반하지 않고도 삭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BBC는 존 로버츠, 브렛 카버노, 에이미 코니 바렛, 소니아 소토메이어, 스티븐 브레이어 등 다섯 연방 대법관이 일시적으로라도 이 법의 실행을 막아야 한다는 데 찬동표를 던졌는데 지난주 플로리다주의 비슷한 법률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공화당 출신이나 민주당 출신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대법관들이다. 공화당 출신 지사가 장악한 주에서는 최근 몇 달 소셜미디어 기업이 보수적 견해에 반한다는 이유로 이들의 권한을 제한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언론 자유가 어느 정도까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허용돼야 하는지, 이들 기업에 반하는 입법이 어느 주에서 검열로 받아들여지는지의 문제는 앞으로 계속 미국 법원에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라고 방송은 전망했다.
  • [씨줄날줄] 나쁜 총, 좋은 총/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나쁜 총, 좋은 총/임병선 논설위원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초등학교 총기 난사에 여교사와 학생 21명이 목숨을 잃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현장을 찾아 참배하자 시민들이 “뭐라도 해 보라”고 외쳤다. 대통령이 “하겠다”고 답했는데 곧이 듣는 이들은 많지 않다. 전미총기협회(NRA)의 막강한 자금력과 로비력을 잘 알기 때문이다. 같은 주의 휴스턴에서는 NRA가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한 연례 총회가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교사도 무장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총기 규제는) 법을 지키는 시민까지 무장 해제하라는 것”이라며 “악(惡)의 존재는 오히려 시민들을 무장시켜야 할 이유”라고 했다. 웨인 라피에어 NRA 부회장은 2012년 코네티컷주 샌디훅초등학교 참사 후 “총을 가진 나쁜 사람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총을 가진 좋은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1871년 창설된 NRA는 세 단계를 거쳤다. 동호인들이 총기를 안전하게 다루는 법을 교육하던 첫 단계, 기관총처럼 많은 인명을 살상하는 무기를 제한하는 데 찬동한 두 번째 단계. 그런데 1977년 모든 총기 소유를 허용해야 한다는 강경 우파들이 총기 반대파를 제압한 ‘신시내티 쿠데타’로 NRA를 장악했다. 이들은 수정헌법 2조에 의거해 모든 국민이 총기로 무장해야 한다며 공화당 우파와 손잡고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휘둘렀다. NRA는 연간 4억 달러 예산 중 절반 이상을 관청 로비와 홍보에 쓴다. 대통령부터 연방·주 의원, 판사 등의 총기 옹호 성향을 A~F 등급으로 매겨 관리한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의 TV 광고 중 총기 규제는 20여건인 반면 총기 옹호는 100건이나 됐다. 참극이 거듭돼도 미국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못 취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연방대법원은 뉴욕주 라이플피스톨협회 대 브루엔 판결을 앞두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총기를 휴대해도 좋다고 판결이 나오면 또 한 차례 격렬한 여론 대립이 빚어질 전망이다. 수정헌법 2조에는 “규율을 갖춘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州)정부의 안보에 필요하므로 무기를 소유하고 휴대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가 침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총을 잘 써서 독립하고 서부 개척에 성공한 나라답다.
  • 美 오클라호마주, 사실상 ‘낙태 전면금지’ 시행 돌입

    美 오클라호마주, 사실상 ‘낙태 전면금지’ 시행 돌입

    미국 공화당 소속 케빈 스팃 오클라호마 주지사가 25일(현지시간) ‘수정 단계’의 낙태를 금지하고, ‘고의로 임신한’ 여성의 낙태 시술을 도운 이를 제3자가 고발할 수 있도록 하는 초강력 낙태금지법안에 서명하면서 오클라호마주가 사실상 낙태 전면 금지 시행에 들어갔다. 로이터통신, CNN 등에 따르면 스팃 주지사는 이날 성명에서 “나는 주지사로서 생명을 옹호하는 모든 낙태 관련 법안에 서명하겠다고 약속했고, 오늘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주지사 서명과 동시에 시행되는 새 낙태금지법은 또한 제3자가 낙태 시술을 도운 이를 상대로 소송 비용을 제외하고 최소 1만 달러(약 1268만원)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다만 응급 상황이나 성폭행 또는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은 경찰에 신고한 경우 낙태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 규정은 두고 있다. 스팃 주지사는 앞서 지난달 12일 낙태를 시술한 의사를 최고 10년 징역형과 10만 달러(약 1억 2680만원) 벌금형에 처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은 법원이 제동을 걸지 않으면 오는 8월쯤 발효될 전망이다. 뉴욕 소재 낙태권 옹호 단체인 출산권리센터(CRR)는 “즉시 이 법 시행을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CRR은 “1973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의 권리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여전히 유효한 상황에서 오클라호마주는 이를 무시하는 유일한 주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오클라호마주 외에도 공화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다른 주들도 대법원이 조만간 강력한 낙태금지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를 통해 유출된 미국 연방대법원의 결정문 초안에 따르면 대법원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은 49년 전 판결을 뒤집고 주별로 낙태 관련법을 제정하도록 허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낙태권 제한의 여파는 대법원 업무수행 방식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위스콘신주 밀워키 소재 마켓대 로스쿨이 미 전역에서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지난 9∼19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법원 업무수행 방식이 못마땅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55%에 달했다. 지난 3월 설문조사 때의 45%보다 10%포인트 높아진 결과다. 반면 대법원 업무수행이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44%로 3월 결과(54%)보다 낮아졌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대법원이 못마땅하다는 응답이 73%에 이르렀다. 괜찮다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못마땅하다(32%)보다 괜찮다(68%)가 2배 이상 많았다.
  • ‘전범·테러범’ 된 아조우 영웅들… 러, 재판 넘겨 사형까지 거론

    ‘전범·테러범’ 된 아조우 영웅들… 러, 재판 넘겨 사형까지 거론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최후의 항전’을 벌이다 투항한 우크라이나 군인 260여명의 운명이 미궁에 빠졌다. 우크라이나에선 ‘영웅’으로 불리지만, 러시아가 이들을 국제법에 따라 대우하는 대신 ‘전범’ 재판에 넘기거나 최대 사형까지 거론하는 것으로 알려져 양국 간 갈등이 파국으로 치달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대피한 우크라이나 군인 260여명은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인근 올레니브카의 옛 죄수 유형지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최고 수사기관인 수사위원회는 이들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전쟁범죄에 연루돼 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군 포로들이 국제법에 따라 처우받게 될 것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를 보장했다고 밝혔으나, 돌연 이들에게 ‘전범’, ‘테러리스트’라는 혐의를 씌워 전쟁 포로로서의 적법한 처우를 거부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러시아 검찰총장은 이들 중 일부가 소속된 아조우 연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 것을 러시아 연방대법원에 요청했으며 오는 26일 법원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러시아 의회에서는 아조우 연대를 ‘나치 전범’으로 간주하고 이들을 우크라이나와의 포로 교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특히 휴전 협상에 참여했던 레오니드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의원은 아조우 연대가 “인간의 탈을 쓴 짐승들”이라면서 러시아의 사형 집행 유보 방침을 이들에게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러시아군과의 포로 교환을 통해 이들을 고향 땅으로 데려오려던 우크라이나 당국은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휴전 협상에 참여했던 키라 루디크 우크라이나 의원은 “포로 교환을 위한 어떤 메커니즘도 작동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유엔으로부터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로 이들이 이동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보장을 받았기 때문에 (투항에) 동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29일 열린 5차 회담 이후 양국의 평화회담이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아조우스탈의 우크라이나군을 둘러싼 협상마저 신뢰가 깨지면서 양국 간 대화의 실낱같은 끈마저 끊어질 위기다. 양국은 “회담은 일시 중단됐다”(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협상단 대표), “우크라이나가 협상에서 철수했다”(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면서 회담이 공회전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전쟁이 뜻대로 전개되지 않음에도 공세를 멈추지 않는 러시아와 승리에 대한 자신감과 ‘부차 학살’로 강경한 여론이 고조된 우크라이나 사이에 평화회담이 타결될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 美 스벅, ‘낙태 희망 직원’에 지원금…‘낙태 복지’ 내놓는 기업들

    美 스벅, ‘낙태 희망 직원’에 지원금…‘낙태 복지’ 내놓는 기업들

    미국 사회에서 낙태권을 둘러싼 분열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내 글로벌 기업들은 직원들을 위한 낙태 지원 방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포브스, 피플지 등 현지 언론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이날 직원들에게 “대법원의 결정과 관계없이, 파트너(직원)들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도록 하겠다”며 “대법원의 판결 이후 의료접근성에 영향을 미치는 조치가 있을 경우에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4만 명의 전 직원과 그들의 가족이 거주지로부터 100마일(약 161㎞) 이내에서 낙태 또는 성별확인 절차를 밟을 수 없다면 이동 경비를 지원하겠다. 당신이 어디에 거주하든, 무엇을 믿든 관계없다. 당신은 스타벅스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낙태 원정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글로벌 기업은 스타벅스 한 곳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 등 여러 기업이 직원들을 위해 낙태 원정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아마존은 낙태가 가능한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경비를 최대 4000달러(한화 약 510만 원)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지난해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엄격히 금지하는 ‘심장박동법’을 시행한 텍사스주(州) 직원들이 ‘원정 낙태’를 떠날 경우 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차량 공유업체 우버·리프트는 낙태금지법에 의해 직원이 피소될 경우 소송 비용을 전액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연방대법원, ‘로 대 웨이드’ 판례 뒤집을까 스타벅스 측이 낙태 지원금과 함께 언급한 ‘대법원의 결정’은 연방대법원이 이르면 6월 말 경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낙태권에 대한 최종 판결을 의미한다. 지난 2일 미국 정치 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연방대법원이 1973년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사건 판례를 뒤집는 내용의 98쪽짜리 판결문 초안 전문을 공개했다. ‘로 대 웨이드’ 판례는 ‘임신중지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사생활의 권리 침해’라며 임신중지권을 인정한 판결이다. 이 판결에 따라 미국 여성은 임신 6개월까지 스스로 임신중지를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폴리티코가 공개한 초안대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힐 경우, 미국 내 낙태권은 연방 헌법의 보호에서 벗어나게 되고, 임신 중지는 주법에 따라 규제할 수 있게 된다. 아칸소, 미시시피, 아이다호 등 13개 주에선 판결 즉시 임신 중지가 금지되는 등 미국의 50개 주 중 절반가량이 여성의 권리를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낙태권 논쟁에 뛰어든 미국의 대기업들 그동안 미국 대기업들은 법인세 조정과 규제 철폐 등 친기업적 정책을 놓고 보수 공화당과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고, 낙태권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후에도 한동안 정치인들과 여론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 초안이 공개되기 전부터 미국 시민사회에서는 기업이 낙태권과 관련한 정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했다. 일각에서는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것이 결국 낙태권 제한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워싱턴포스트(WP)는 “올 들어 낙태금지법에 따른 사업상 리스크 등을 조사·연구할 것을 요청하는 주주 제안서가 기업에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블랙 라이브스 매터(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와 ‘1·6 의사당 난입 사태’ 등을 겪으면서 기업들이 인종 차별에 맞서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거나, 특정 정치인에 대한 후원을 끊는 등 (정치적 문제에 대한) 입장을 드러내게 됐다”고 분석했다.   낙태권을 둘러싸고 보수와 진보 진영 간 대립이 명확한 만큼,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최종 판결을 내놓을 연방대법원은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현지에서는 대법원 판결이 중간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 [이슈+] “성폭행·근친상간 임신도 낙태 불가”…쪼개진 미국

    [이슈+] “성폭행·근친상간 임신도 낙태 불가”…쪼개진 미국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기존 판결을 파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 가운데, 공화당 텃밭인 네브래스카주가 낙태 전면 금지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피터 리케츠(공화) 네브래스카 주지사는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연방대법원이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번복하면, 낙태 전면 금지안 승인을 위해 주 의회에 특별회기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케츠 주지사는 “네브래스카는 ‘프로 라이프’(pro-life) 주(州)”라면서 낙태 전면 금지법 통과에 의욕을 드러냈다. 프로 라이프는 낙태 허용을 뜻하는 프로 초이스(pro-choice)의 반대 의미로, 낙태 합법화 반대를 뜻한다. 주지사는 성폭행당한 어린 소녀도 임신을 유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생명은 임신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진행자가 성폭행이나 근친상간으로 인한 임신도 포함된다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그렇다. 그들도 아기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히면, 우리는 태아 보호를 위한 더 많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이란1971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성폭행으로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 한 여성이 낙태 수술을 거부한 텍사스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노마 매코비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신변 보호를 위해 ‘제인 로’라는 가명을 썼다. ‘헨리 웨이드’라는 이름의 텍사스주 댈러스 카운티 지방검사가 사건을 맡으면서 이 사건은 ‘로 대 웨이드’라는 이름이 붙었다. 1973년 표결에서 연방대법원은 7대 2로 여성의 손을 들어줬다. 낙태에 대한 여성의 권리가 미국 수정헌법 제14조에 명시된 사생활 보호 권리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연방대법원은 태아가 산모의 자궁 밖에서 스스로 생존이 가능한 시기에 이르기 전, 여성은 어떠한 이유에서든 임신 상태에서 스스로 벗어나는 결정을 내릴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이후 미국 사회는 임신 23∼24주차 낙태를 사실상 합법으로 간주했다. 하지만 낙태권이 헌법에 명시된 것도 아니고 관련 연방법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라서, 주별로 다른 정책을 펼치며 논쟁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 연방대법원이 임신 15주 이후 거의 모든 낙태를 금지한 미시시피주의 법률 심리에 들어가면서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연방대법원 내부 문건 유출공화당 텃밭인 미시시피주의 한 낙태 시술소는 임신 15주 이후 거의 모든 낙태를 제한한 법률이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하필 연방대법원이 보수 우위로 재편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보수 성향 대법관 3명이 투입되면서, 연방대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렸다. 그리고 최근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파기하기로 방침을 정한 연방대법원 의견서 초안이 유출됐다. 2일 대법관들의 다수의견서 초안을 입수한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미시시피주 손을 들어주는 판결이다. 대법관 다수 의견이 담긴 초안에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은 처음부터 완전히 잘못됐다. 헌법에 귀를 기울이며 낙태 문제를 국민이 선출한 대표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대법관 9명 중 과반이 넘는 보수 성향 대법관 5명이 찬성했으며 최종 결정도 같은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낙태권 존폐 결정 권한 각 주 정부로, 선거 앞두고 촉각만약 연방대법원 최종 결정이 기존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엎을 경우, 낙태권 존폐 결정에 대한 권한은 각 주 정부와 의회로 넘어간다. 미 언론은 50개 주 중 절반가량이 낙태를 금지하거나 극도로 제한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시시피주 등 13개주는 연방대법원 판결만 나오면 즉시 낙태권을 제한하는 일명 ‘방아쇠 법안’(trigger laws)을 일부러 통과시켜놓았다. 그렇다고 해당 지역 모두 낙태 반대 여론이 우세한 건 아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미국인의 3분의 2 정도가 낙태권 보장에 찬성한다. 로이터통신이 2일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와 함께 99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미국인의 63%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낙태권을 지지하는 후보에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선거 주요 무대인 애리조나와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등의 낙태권 찬성 여론은 반대 여론과 비등했다.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런 민심을 의식한 듯 연방대법원 최종 결정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연방대법원 문건이 유출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만약 이런 의견이 유지된다면 이는 매우 급진적인 결정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방대법원 최종 결정은 다음달 말에서 7월 초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지지도와 인플레이션으로 공화당 대승이 예상되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낙태권 문제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 美 400여곳 낙태권 옹호 시위

    美 400여곳 낙태권 옹호 시위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기존 판결을 파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14일(현지시간) 시카고,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400곳이 넘는 지역에서 낙태권 옹호 시위가 열렸다. 임신 7개월인 줄리아 브래들리 쿡(왼쪽)과 임신 8개월인 크리스타 바이워터(오른쪽)가 워싱턴 기념탑부터 연방대법원을 지나면서 낙태권 폐지에 반대하는 입장을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 “내 몸에서 손 떼” 낙태권 지키러 나온 여성들

    “내 몸에서 손 떼” 낙태권 지키러 나온 여성들

    50년 전 미국의 낙태 합법화를 보장한 역사적 사건인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이 뒤집힐 위기에 처하자 분노한 여성들이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수천 명의 낙태권 지지자들이 워싱턴DC,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도시에서 낙태권을 보장하라는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워싱턴DC 워싱턴 기념비 앞에 모인 시민들은 비를 맞으며 의회의사당을 지나 대법원까지 이동했다. 뉴욕에서는 수천 명이 브루클린 다리를 건넜고 LA 시청 근처 공원은 시위대로 가득 찼다.‘우리 몸에서 손 떼라’, ‘안전하고 합법적인 낙태를 보장하라’, ‘로 대 웨이드를 보호하라’, ‘우린 돌아가지 않는다’, ‘ 내 몸, 나의 선택’ 등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라는 의미를 담은 플래카드, 피켓과 티셔츠, 보디페인팅이 눈에 띄었다. 행사를 주최한 여성시민단체 ‘여성의 행진’은 이날 시카고, 내슈빌, 텍사스 오스틴을 포함해 전국 450여개 도시에서 집회가 개최됐다고 밝혔다.앞서 지난 2일 1973년 여성의 임신중단 권리를 확립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을 것임을 암시하는 연방대법원 의견 초안이 언론에 유출되면서 여성들의 분노에 불을 질렀다. 뉴욕 브루클린 공원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한 클로이 레인스(35)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판결문 초안을 본 뒤 망연자실했다며 “낙태가 없었다면 나는 여기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20년 11월 임신 5개월째 심한 하혈로 목숨이 위태로웠고 의료진의 권유로 임신을 중단했다고 전했다.젊은 여성부터 백발의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1970년대부터 여성인권운동을 했다는 르네 셰넌(84)은 “‘끔찍한’ 법원 의견에 반대하기 위해 나왔다”면서 “아직도 (50년 전과)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게 믿기 어렵지만 여성이 참정권을 보장받기까지 100년 걸렸듯이 우리는 계속해서 권리를 쟁취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낙태권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은 6월 또는 7월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이 초안대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다면 주 정부와 의회가 낙태권 보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50개 주 가운데 절반이 대법원 판결이 나오는 즉시 낙태를 금지하거나 엄격히 제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바이든 “낙태권 제한 이어 동성혼·피임도 위태로워질 수도”

    바이든 “낙태권 제한 이어 동성혼·피임도 위태로워질 수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제한 가능성에 대해 동성혼과 피임 같은 권리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시카고에서 열린 모금행사에서 “잘 들어라. 그들은 연방대법원의 동성혼 합헌 결정을 겨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피임할 권리도 위태롭다며 “이런 판결들이 흔들리면서 미국을 더 분열할 것이다. 우리는 논쟁할 필요가 없는 사안에 대해 논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방대법원은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를 대부분 금하는 미시시피주의 법률이 헌법에 일치하는지 심리 중이다. 최근 공개된 다수의견 초안에는 임신 24주 전에는 낙태를 허용한 1973년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부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초안은 낙태권이 헌법에 명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는데, 성소수자 단체 등에서는 같은 논리가 과거 연방대법원 결정을 통해 권리를 확립한 동성혼과 피임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 생명이 언제 시작? 미국인 종교에 따라 낙태권 찬반 갈려

    생명이 언제 시작? 미국인 종교에 따라 낙태권 찬반 갈려

     생명은 언제 시작되는 것일까? 1973년 미국 연방대법원의 ‘로 vs 웨이드’ 판례 이후 반세기가 흘렀어도 여전히 미국인들의 견해가 갈리는 화두가 바로 이것이다. 많은 미국인들은 그 답을 종교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일간 USA 투데이는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미국인의 생각을 지배하는 세 주요 종교가 낙태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갖고 있음은 물론이다. 아주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기독교는 생명이 잉태되는 순간부터 시작한다고 본다. 가톨릭과 남부 침례교 역시 낙태에 반대하고 있다. 반면 유대교와 이슬람교는 산모의 목숨을 우선해 낙태에 찬동하고 있다.  연방대법원이 여름에 ‘로 vs 웨이드’ 판례를 뒤집기로 해 사무엘 알리토 대법관이 작성하고 있는 다수 의견서 초안이 2일 언론에 유출돼 낙태권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반세기 넘게 낙태 반대 운동에 불을 지펴온 것이 기독교 지도자들임은 물론이다.  미국인들의 여론은 어떻게 나뉠까? 지난 2019년 퓨 리서치 센터가 수행한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복음주의 프로테스탄트들은 63%가 낙태권을 반대해 주류 개신교도(33%)의 곱절 가까이 됐다. 여호와의 증인은 4명 중 3명이 낙태 허용에 반대하고, 모르몬교 역시 70% 가까이가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미국인 유대인의 83%와 무슬림의 55%는 낙태를 합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인 가톨릭 신자는 팽팽하게 갈라져 있다. 56%는 낙태 합법화에 찬동하는 반면, 42%는 반대하고 있다.  지난달 USA 투데이와 입소스의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절반에 가까운 49%가 낙태는 “합법이어야 하며 접근 가능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에도 불교 신자가 제법 있겠지만 비중이 적어서인지 빠져 있다. 불교 역시 살생을 엄히 금하니 당연히 낙태에 반대하는 것이 옳지만 다른 종교처럼 일관적이고 명확한 원칙이나 해결 방법을 따로 제시하지 않는 것 같다. 일부 종파는 영가 천도를 권하고, 일부 종파는 태아의 영혼이 존재한다는 생각 자체를 부정하며 영가 천도를 하지 않기도 한다. 다만 낙태를 여성이나 가족이 좋지 않은 업(카르마)을 쌓는다고 보고 “다만 쌓인 업이 있으니 선행을 통해 좋은 업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권고하는 데 머무르고 있다.     
  • “나는 순회공연 중 낙태했다” ‘낙태금지’ 막으려 낙태고백하는 美연예인들

    “나는 순회공연 중 낙태했다” ‘낙태금지’ 막으려 낙태고백하는 美연예인들

    미국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할 권리를 보장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미국 여성 유명인사들이 잇따라 자신의 낙태 경험을 고백하고 나섰다. 반세기 가까이 미국 여성들의 낙태권을 보장해온 법적 근거가 흔들릴 위기에 여성들이 “낙태는 자신의 권리”라며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급진적 페미니스트 성향의 영국 ‘채널 4 뉴스’ 앵커인 캐시 뉴먼은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낙태를 해서 슬프긴 했지만 단 1초도 후회한 적은 없다”며 “미국 및 전 세계의 모든 여성이 (임신과 낙태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적었다. 2021년 그래미 어워즈 4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유명 싱어송라이터 피비 브리저스 역시 “나는 지난해 10월 투어 중 낙태를 했다. 나는 계획된 부모가 되기 위해 낙태약을 먹었다. 모든 사람은 그런 선택을 할 자격이 있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뉴욕 법무장관 레티티아 제임스도 낙태에 대해 “나는 자랑스럽게 가족계획에 들어갔다. 나는 누구에게도 사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는 낙태에 대해 그 누구에게도 사과하지 않는다” 미국 팟캐스트 진행자인 마이클라 오클랜드는 약 30만명인 자신의 팔로워에게 “나는 19세에 낙태를 했지만 낙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편하지 않다. 지금도 나는 그것에 대해 말하기가 두렵다”고 말했다. 이런 두려움과 사회적 편견 속에서 유명인사뿐 아니라 많은 일반 여성들도 낙태권 보장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ihadanabortion 해시 태그 아래 트위터 사용자들은 “내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매우 학대받는 결혼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어려운 선택을 했다. 나에게 아이가 있었다면 나를 학대했던 사람을 떠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무런 후회가 없다. (낙태는)모든 여성에게 합법적이고 안전한 선택이 되어야 한다”고 글을 남겼다. 낙태권 제한에 대한 미국 여성들의 반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텍사스주가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임신 6주부터 낙태를 금지한 ‘심장박동법’을 시행했을 때 할리우드 유명 배우 우마 서먼은 그가 10대일 때 낙태를 했다는 경험을 밝히며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그렇게 어린 나이 임신을 하지 않기로 선택한 것은 내가 커서 원하고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말했다.한편, 미국 연방상원이 오는 11일 여성의 낙태권을 연방법으로 보호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라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낙태권을 인정한 기존 판결을 파기한다는 내용의 연방대법원 결정문 초안이 보도된 이후 민주당이 낙태권을 아예 입법화해 보호하려 한 시도이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통과하지 못할 전망이다. 공화당의 합법적인 의사진행방해 수단인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려면 상원에서 60석이 필요한데 민주당 의석은 친민주당 성향 무소속까지 포함해도 50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진보와 보수진영 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일부 대기업들은 낙태 시술을 원하는 직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시민단체들도 낙태금지 반대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민주당, 낙태권 보호법안 표결...공화 반대로 무산될듯 미국에서의 낙태 합법화는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통해 이뤄졌다. 이 판결은 태아가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임신 22~24주 이전까지 임신중절을 허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만일 연방대법원이 이 판결을 무효로 할 경우 주별로 낙태에 대한 입장을 정할 수 있어 26개 주에서 대부분의 낙태가 불법화될 전망이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로 vs 웨이드’ 얻어낸 맥코비 문제 많았던 삶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로 vs 웨이드’ 얻어낸 맥코비 문제 많았던 삶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살던 노마 맥코비(1947~2017년)는 새라 웨딩턴(1945~2019년) 변호사 등의 도움을 받아 1973년 1월 저유명한 ‘로 vs 웨이드’ 판결을 받아냈다. 가명임이 뻔히 드러나는 ‘제인 로’로 불린 그녀는 원치 않는 태아를 지워야겠다며 낙태죄를 처벌하는 텍사스주 법률이 연방 헌법 위반이라고 카운티 검사 웨이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대법원은 임산부의 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맥코비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은 미국 사회를 진보로 나아가게 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런데 1987년에 반전이 일어났다. 맥코비가 성폭행으로 가진 태아라 지울 수 밖에 없다는 자신의 호소가 거짓이었음을 인정한 것이다. 그녀는 태아도 생명이며 소중하다는 ‘프로 라이프’ 운동에 헌신하다 세상을 등졌다.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하지만 “임종 고백”이라며 자청한 인터뷰를 통해선 낙태 반대 연설은 돈을 받고 한 일이며, 자신은 여전히 낙태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또 정반대 얘기를 했다. 어느 견해가 진심이었을까? 아무도 모를 일이다. 그녀의 인생은 밑바닥이었다. 루이지애나주 심미스포트에서 태어나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이사했다. 아버지 올린 넬슨은 TV 수리공이었는데 그녀가 열세 살 때 집을 나가 어머니 매리와 이혼했다. 어머니가 그녀와 오빠를 돌봤는데 주먹질을 일삼는 알코올 중독자였다. 맥코비는 열 살 무렵부터 경찰서를 들락거렸다. 주유소 계산대에서 돈을 슬쩍 하고 친구와 함께 오클라호마시티로 가출했다. 호텔 직원을 속여 객실을 얻었는데 이틀 뒤 청소부가 들어가니 동성끼리 키스를 하고 있었다. 체포돼 법원에 끌려갔는데 가톨릭 기숙사로 보내졌다. 10대 초중반에는 주립 학교에서 지내곤 했는데 적응하지 못해 집에 다녀오곤 했다. 그녀는 나중에 집에 가고 싶어 학교에서 부러 나쁜 짓을 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어머니의 사촌들과 함께 지내기도 했는데 3주 내내 매일 밤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물론 사촌들은 맥코비가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했다. 레스토랑에서 일할 때 남편 우디를 만나 열여섯 살이던 1963년 결혼했다. 남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첫 딸 멜리사를 1965년 낳았다. 멜리사를 낳고 음주 및 약물 의존이 심해졌다. 이 무렵 자신이 레즈비언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주말을 이용해 두 친구를 방문하려고 딸을 어머니에게 맡겼는데 귀가했더니 멜리사 대신 아기인형을 껴안고 있었다. 경찰에 신고해 딸을 데려가라고 했다. 어머니는 몇주나 멜리사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3개월 뒤에야 딸을 만날 수 있었고 어머니와 함께 지낼 수 있었다. 어느날 아침 잠에서 깼더니 어머니가 보험 계약에 서명하라고 강요했다. 읽어보지도 않고 서명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어머니에게 멜리사를 맡긴다는 입양 서류였다. 맥코비는 쫓겨났다. 물론 어머니는 맥코비가 입양에 동의했다고 딴소리를 했다. 이듬해 맥코비는 다시 임신해 제니퍼를 낳았고, 입양을 시켰다. 1968년 세 번째 임신해 임신 중절수술을 받으려 했으나 뜻대로 안돼 아이를 낳은 뒤 텍사스주의 법률이 위헌이라고 소송을 제기한 것이었다. 판결이 내려졌을 때 이미 이 아이는 입양 보낸 상태였다. 그런데 이렇게 어렵사리, 곡절 끝에 만들어진 판례가 뒤집힐 것으로 보인다. 연방대법원이 49년 전 로 vs 웨이드 판례를 뒤집기로 결정했다는 다수 견해 초안이 지난 2일(현지시간) 언론에 유출돼 미국 사회가 분열과 격랑에 빠져들고 있다. 사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토록 대법원의 보수색 강화에 노심초사했던 것도 진보와 보수를 갈라칠 수 있는 이 이슈의 휘발성을 영악하게 감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025년 대통령 선거에 다시 나서겠다고 공공연히 벼르는 트럼프로선 만세를 부르고 싶어질지 모르겠다. 이미 텍사스를 비롯해 미국 내 여러 주에서 낙태를 불법화해 주 경계를 넘는 임산부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주 정부나 시민시회단체, 심지어 아마존 같은 정보통신(IT) 공룡까지 이들에게 교통비나 주유비를 지원하는 등의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임산부의 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프로 초이스’와 트럼프 전 대통령도 동조하는, 태아도 생명이니 존중해야 한다는 ‘프로 라이프’의 다툼은 올 가을 중간선거는 물론 2025년 대통령 선거는 물론, 먼 미래에까지 지속적인 이슈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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