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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원·청와대 교감 있었나

    감사원도 이번 오포비리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경기도에 대한 감사시점이 브로커가 청와대 등에 청탁활동을 벌였다는 시점과 꼭 맞아떨어지는 탓이다.이 때문에 단순히 오비이락인지, 청와대와 모종의 교감이 있었던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감사원 “소극적 민원처리 감사였다” 감사원은 16일 해명자료를 통해 “지난해 연초 감사계획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소극적 민원처리실태에 대한 감사에 나섰다.”며 “지난해 3월부터 예비조사를 벌였고 6월부터 본감사에 착수했던 것”이라고 감사배후에 대한 일련의 의혹을 일축했다. 감사원은 오포지역개발 민원건에 대한 처리결과에 대해 당당한 입장이다. 절차상 문제점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감사원 관계자는 “오포지구개발계획은 지난 2001년부터 경기도가 건설교통부에 지속적으로 질의를 해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듣고 추진한 사업”이라며 “2004년 바뀐 경기도 담당자가 건교부에 재질의를 하자, 건교부 역시 담당자가 바뀌어 그동안의 입장을 번복하고 법적근거도 없이 ‘불가’판정을 내렸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소극민원의 사례라는 것이다. 문제는 감사착수 시점이다. 오포지구개발 사업자인 J건설의 브로커 이모씨가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시점과 감사원에서 본감사를 벌인 시점이 지난해 6월로 맞아떨어진다. 또 브로커 이씨는 감사원 로비를 위해 돈이 필요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관련자는 연루설 강력부인감사상의 문제는 없었더라도 감사원이 청와대로부터 모종의 메시지를 받았을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청와대 비서관을 지내다 지난 2월 감사원으로 복귀한 고위 관계자의 관련설도 나돌고 있다.그러나 이 관계자는 “오포관련건에 대한 감사가 이뤄질 당시 감사원에 몸담고 있지도 않았고, 정 전 수석과 이 문제에 대해 말 한마디 나눈 적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다.강혜승기자1fineday@seoul.co.kr
  • [열린세상] 적당히 나쁜 사람들의 사회/김화진 미국변호사·고려대 경영대 겸임교수

    자본주의 경제와 자본시장에 참여하는 평균적인 부정적 인간형은 이른바 ‘적당히 나쁜 사람(Moderately Bad Person: MBP)’이다. 이 MBP는 살인이나 방화, 절도 등과 같은 범죄와는 애당초 거리가 멀고 그런 범죄자들을 혐오하며 처벌의 강화를 적극 지지한다. 이 MBP는 음주운전은 하지 않지만 급하면 종종 불법 유턴을 한다.MBP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끔 회사 돈을 개인 용도에 지출하고 주식 내부자거래의 유혹에 넘어가기도 하며 길거리의 불법 DVD를 구입하기도 하는데 막상 큰 재벌기업의 불법사례에 대해서는 비난의 열변을 토하고 중국에서 우리 나라 가수들의 불법 CD가 대량 유통되는 데 대해 분개한다. 어떤 MBP는 회사의 상당히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회사를 둘러싸고 돌아가는 몇 가지 위법한 일들이나 거래처와의 불법거래에 참가하기도 하고 그로부터 개인적인 이익을 챙기기도 한다. 어떤 MBP는 승진하기 위해 상사의 비윤리적인 행위를 적극 돕고 ‘회사를 위해’ 분식회계에 가담한다. 그러나 대개의 MBP들은 집에 돌아와서는 엄한 가장이고 효자이며 거짓말하는 자녀들을 호되게 꾸짖고 성실과 정직의 덕목을 강조하는 사람들이다. 불우이웃 돕기에도 힘을 보탠다. 기업지배구조와 관련된 갖가지 문제들이나 증권시장의 불공정거래행위에는 주인공들 외에도 이런 MBP들이 무수히 연루되어 있다. 거꾸로 말하면,MBP의 수가 줄어들면 분식회계나 시세조종, 횡령과 배임 같은 범죄가 줄어들 수도 있는 것이다. 대다수의 MBP는 자신의 행동이 나쁘다는 것을 모른다. 증권시장에서의 불공정거래행위에 관한 교육을 담당해본 경험에 의하면 고학력의 전문직 종사자들마저 그 카테고리에 드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그런 경우의 문제는 교육을 통해 잘 해결될 수 있다. 특히 펀드매니저들에 대한 윤리교육을 강화한다면 기업지배구조나 자본시장에서의 문제들을 상당부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업은 자본시장은 물론이고 기업의 지배구조와 관련하여서도 최상층에 위치하므로 그 파급효과는 대단히 클 것이다. 자신의 행동이 나쁘다는 것을 인식하는 MBP들도 물론 많이 있다. 이 경우는 법의 집행을 엄격히 하는 것이 처방이 될 것이다. 법을 어기고도 잘 나가는 사람이 많으면 MBP가 양산된다. 사회구성원들로 하여금 반칙하지 않으면 손해본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해주어야 한다. MBP들이 잘못 행동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서울시내 전역에 CCTV를 설치해서 감시할 필요가 있는가? 효과는 좋겠지만 비용이 너무 크다.MBP들은 경제활동에서와는 달리 근본적으로 선량하고 대부분 소심한 사람들이다. 마음 좋은 우리 친구요 동료들인 것이다. 이들은 사회 전체의 준법 상태가 좋아지면 바로 MBP에서 졸업한다.CCTV가 불필요하다. 잠재적인 불법을 방지하기 위해 환경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비싼 방법보다는 우리 공동체 다수 구성원들의 심성을 신뢰하고, 규칙 위반자들을 확실하게 처벌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 경제범죄에도 불구속 수사의 원칙은 지켜져야 할 것이지만 기소율이나 실형선고의 비중이 의외로 낮다고 한다(약 20%). 물론, 결과 책임을 묻는 일은 극력 피해야 할 것이다. 최근의 한 연구에 의하면 내부자거래금지 규칙의 제정이 시장에서 주식을 발행한 기업들의 자본비용 감소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한다. 자본비용의 감소는 그 법이 실제로 집행되어야 발생하며 그 규모는 약 5%이다. 나아가, 법률의 제정이나 개정은 그 자체 시장참가자들의 행동에 변화를 발생시키지 않으며 법령의 집행이 시장참가자들의 행동에 변화를 가져온다고 한다. 기업의 지배구조 정비와 자본시장 질서의 개선에 사법부가 합당한 부담을 져야 할 것이다. 김화진 미국변호사·고려대 경영대 겸임교수
  • 정·관·언론계인사 1800명 도청 확인

    정·관·언론계인사 1800명 도청 확인

    안기부와 국정원 도청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15일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이 대통령 친인척과 정·재계, 언론계 인사 1800여명에 대해 전방위 불법감청을 한 정황을 포착,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신건·임동원 원장을 이날 통신 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이 법원에 제시한 영장에 따르면 임씨는 1999년 12월∼2001년 3월 재직기간 동안 대북정책부터 정치사찰까지 현안이 있을 때마다 광범위하게 불법감청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임씨의 국정원장 재직 시절 이뤄진 불법 감청 가운데 ▲박재규 당시 통일부 장관 ▲각종 게이트에 연루된 진승현씨 ▲안풍사건의 강삼재 의원 ▲대북사업을 추진하는 고 정몽헌 회장 등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신씨가 원장으로 있던 2001년 3월∼2003년 4월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 박준영 국정홍보처장, 이인제·하순봉 의원 등 대규모로 불법감청이 이뤄졌다. 검찰은 당시 정치권의 이슈였던 DJP공조 파기와 관련, 여·야 의원을 막론한 감청이 이어졌고, 이것이 신씨의 지시 또는 묵인하에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이 감청대상의 휴대전화 번호를 유선중계통신망 감청장비(R2)에 입력, 상시 도청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검찰이 제시한 두 전직 원장의 이 같은 혐의사실을 상당 부분 인정, 이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중앙지법 김득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두 전직 원장이 불법감청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수사기록에 나와있는 당시 국정원 직원의 진술과 여러 정황에 비춰 (혐의사실이)신빙성이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두 원장은 자신들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임씨는 영장심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재임기간 중 불법감청 행위가 이뤄진 것을 적발, 단속하지 못한데 대해 지휘책임을 통감한다.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신씨는 “국민의 정부 국정원장들은 감청을 지시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물증이 없다.”고 주장했다. 홍희경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청와대로 불똥…게이트로 번지나

    정우건설의 광주 오포읍 아파트 개발 로비가 고위 공직자들과 연결된 게이트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검찰 발표대로라면 14일 현재 로비의 손길은 광주시와 경기도(경기개발연구원)로 국한됐다. 하지만 사업 추진과정에서 감사원과 청와대까지 개입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치적인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광주 오포읍 일대는 분당 신도시와 붙어있는 데다 분양성도 괜찮아 택지 고갈에 시달려온 시행사들이 너도나도 몰릴 수밖에 없었던 곳이다. 이곳에서 추진 중인 아파트사업 물량이 무려 2만여 가구에 이를 정도다. ●오염총량제 배정 싼 이전투구서 발단 하지만 오염총량제가 사업의 발목을 잡았다. 광주시에 배정된 오염총량제는 8000t. 대략 아파트 1가구당 1t이 배정되므로 많아야 8000여가구밖에 지을 수 없었다. 턱없이 모자란 오염총량을 누가 먼저 따내느냐에 사업 성공여부가 달려 있었다. 2000억원의 돈을 빌린 시행사는 연간 10억원의 금융비용 부담을 안고 있었고 그래서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사업승인을 앞당겨야 할 절박한 처지에 놓였다. 이 때문에 주택개발사업자들은 게이트의 시작이 오염총량제 배정 싸움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개발사업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은 오염총량제를 둘러싼 업계의 헐뜯기가 발단이 됐다.”고 말한다. 시행사의 1차 로비는 오염총량 배정과 사업승인권을 쥔 광주시로 맞춰졌다. 그러나 광주시는 문제의 아파트 사업이 2000여가구를 넘는 대규모라서 한정된 오염총량을 한 업체에 몰아줄 경우 자칫 특혜시비에 휘말릴 소지가 컸기 때문에 사업 승인을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못하고 경기도를 끌어들였다. ●지구단위계획 승인 과정 고위층 연루說 2차 로비는 지구단위계획 승인 과정에 있는 경기도였을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광주시가 경기도에 지구단위계획 승인을 요청했지만 경기도는 이를 반려했다. 그런데 감사원이 지구단위계획 지연 문제를 지적했고 이 과정에서 로비 의혹이 감사원으로 번졌다. 이와 함께 건설교통부와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연루됐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광주 아파트 사업은 정치인과 고위 공무원들이 낀 게이트로 번질 수 있다. 3차 로비 의혹은 광주시가 오염총량 배정과 관련한 용역을 경기개발연구원에 의뢰하면서 자연히 연구원으로 번졌다. 그런데 연구원은 지난 10월31일 오염총량 3500t을 허용하면서 문제의 사업은 배제시켰다. 나머지 4500t에 대해서는 광주시가 추첨을 통해 알아서 풀어주는 것이 좋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다면 연구원을 상대로 한 로비는 실패한 로비(?)로 끝났다는 얘기다. 나머지 오염총량제 배정을 놓고 광주시를 상대로 집중 로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검찰 수사에 걸리면서 추가 로비는 여기서 그쳤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오포아파트 인·허가비리 정찬용前수석 연루 의혹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14일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아파트 인허가 비리에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이 연루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정 전 수석에게 청탁했다고 진술한 브로커 이모(53)씨를 소환, 조사했다.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당시 정찬용 인사수석에게 청탁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지난 9월 오포읍 아파트 사업과 관련,J건설로부터 1억 2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씨가 J건설로부터 1억 2200만원을 받고 청탁이 이루어진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500만원을 더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올 8월 법정구속된 J건설사장 이모씨도 재판과정에서 “이씨가 청와대 고위공직자에게 부탁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브로커인 이씨를 믿을 만한 근거가 약해 그의 진술에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수석은 “알고 지내던 이씨에게서 오포읍 아파트 사업과 관련해 전화를 받았지만 청와대 민원실을 통해 처리하라고 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정 전 수석 비리 연루설에 대해 경위 파악에 나섰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정 전 수석이 민원을 접수받아 건설교통부 담당자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확인을 요청한 적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 민원실에 민원을 접수를 시키라고 했던 부분은 더 확인을 해봐야 할 것”이라면서 “민원제안비서관실에 확인해본 결과 절차를 거쳐서 접수된 것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국가브랜드 높이기 한창

    국가브랜드 높이기 한창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는 국제사회의 정치적 역학관계를 반영한 흐름을 타고 발전해왔다. 당초 산파역을 맡은 나라는 한국과 호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나라들이 똘똘 뭉치는 데 따른 대응 차원의 확대 재편이었다. 이후 유럽연합(EU)에서 배제된 미국이 적극 가세한 데다 미국의 지역경제 패권을 견제하려는 중국과의 긴장 속에 현재와 같은 APEC 구도가 형성됐다. 상대적으로 강대국들의 입깁이 센 APEC 내에서 아세안 국가들도 나름대로 입지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국가 위상 제고를 위한 치열한 외교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4개국은 선발주자로서 아세안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나라가 의욕있게 추진 중인 국가브랜드 업그레이드 전략을 들여다보면 항상 지도자들이 그 핵심에 있다. 우리에겐 ‘리더십 연구’의 귀감이 될 수 있는 이들 나라들의 ‘국격(國格) 높이기’ 전략을 지도자 중심으로 살펴본다. ■ 압둘라 말레이시아 총리압둘라 아흐메드 바다위(65) 말레이시아 총리가 지난해 3월 총리직에 오른 이후 과제는 아시아의 정치 거물 마하티르 전 총리의 그림자를 벗는 것이었다. 이재현 동남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국제통화기금(IMF) 처방을 거부하고 판정승을 거둔 마하티르가 남긴 큰 자리를 어떻게 메우느냐가 문제였다.”면서 “그러나 근검 절약하고 깨끗하다는 이미지로 그 우려를 불식할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압둘라 총리의 조부·부친은 사우디에서 회교율법을 공부했고, 총리 자신도 말라야 대학 이슬람학과 출신이다.1년 반 통치 평가는 성공적이다.202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달성한다는 청사진, 즉 ‘비전 2020’국가개발 청사진을 추진하고 있다. 공항·항구에 집중 투자해 2020까지 동남아 최고의 물류기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마하티르 시절부터 콸라룸푸르에 멀티미디어 복합단지를 조성하고 바이오밸리 건설에 착수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가 남긴 유산 ‘아시아적 가치’는 반민주적으로 악용돼 왔다는 비판도 있지만 업적으로 기여한 측면도 있다. 강한 이미지의 마하티르와 다른 점이 있다면 압둘라 총리는 온화한 이미지로 다인종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통합·화합에 나서고 있다. 국민들은 그를 ‘압둘라 아저씨’란 뜻인 ‘팍 라’로 부른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유도요노 印尼 대통령수실로 밤방 유도요노(56)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국가 경영 포인트는 수하르토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잃어버린 아세안(ASEAN)내 지도적 국가의 부활이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쓰나미’(해일)로 정치적 시험대에 놓였으나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정치적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아체 반군과의 평화협정을 체결하며 정정 불안을 해소시켰다. 휴양지 발리에서 빈발한 테러를 기화로,‘인간안보’ 내세우며 지역 리더로 재부상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안정이 되면서 APEC에서, 동아시아 공동체에서 활발한 행보 중이다. 한국 동남아연구소의 전제성 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하락세에 들어섰던 인도네시아가 유도요노 집권 이후 반환점을 돌고 있다.”고 말했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과거 청산’에서 자유롭다. 군 출신이지만 국내 인권탄압 문제에 연루되지 않았다. 미국 포트 베닝 보병학교, 포트 리벤워스 지휘 참모대학을 수료하고 웹스터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은 엘리트다. 와히드 정부에서 광업에너지부 장관을 시작으로 정·관계 경력을 쌓았다. 부친도 군인 출신이다. 부인 크리스타아니 헤라와티는 인도네시아 군사학교 교장이자 외교관이던 사르오 에디 위보오 장군의 딸이다. ■ 탁산 태국 총리2001년 23대 총리로 취임한 탁신 시나왓(56)총리는 지난 3월 24대 총리로 임기를 다시 시작했다.‘마약과의 전쟁’등 강력한 추진력이 트레이드마크처럼 돼 있다. 전통적으로 총리의 정치적 리더십이 미약한 것으로 정평이 난 태국 정치지형이 탁신 이후 바뀌고 있다. 지난 2월 총선 때는 탁신 총리의 ‘타이 락 타이’당(애국당)이 500석 가운데 377석을 확보하며 압승했다. 이동윤 동아시아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 정당이 과반을 넘어선 것은 태국에선 처음”이라면서 “서구 언론들은 무대포라고 비판하지만 조직적이고 합리적인 아이디어맨”이라고 평가했다. 탁신 총리는 대중영합주의라는 야당의 비판을 받으면서도 저소득 국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역내 리더십을 주창하는 한편, 마약·매춘 문제에 강력하게 대처해, 얼룩진 국가 이미지를 쇄신하는 국가파워 업그레이드 전략을 쓴다. 경찰 간부 출신으로 미국 이스턴 컨터키 대학과 샘 허스턴 주립대에서 범죄학 석·박사를 마쳤다. 정계 입문 전엔 통신산업에 뛰어들어 국내 5대 기업의 회장까지도 오른 최고 경영자(CEO)출신이다. 태국의 전통외교 ‘Bamboo Policy’를 이어받아 국익 극대화에 힘쓰고 있다는 평가다. ■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청렴한 정부’‘껌조각 찾을 수 없는 거리’등 클린(clean) 브랜드로 유명한 싱가포르가 리셴룽(李顯龍·54) 총리를 중심으로 재도약을 위한 발상의 전환을 시도 중이다. 야심찬 도전의 핵심은 아시아판 라스베이거스 건설. 싱가포르의 국토 면적은‘점’으로 불릴 정도로 작다. 서울보다 80㎢ 넓는 정도다. 그렇지만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로 역내 최선진국이다. 국경을 맞대고 정치적 긴장관계에 있는 말레이시아가 물류중심 국가로 상승을 시작하자 고부가가치 오락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 센토사섬에 대형 카지노 단지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 8월 취임한 리셴룽 총리는 리콴유 초대 총리의 장남. 권력을 세습했다는 태생적 한계를 ‘국가 부흥’의 모습으로 극복하려 애쓰고 있다. 2004년 경제 성장률은 전년보다 9배 높은 8.1%를 기록했다. 거리에 침만 뱉어도 벌금을 내는 도덕률을 우선하는 나라가 오락시설로 승부를 낸다는 것 자체만 해도 엄청난 변신이다. 대신 카지노 등 오락시설에는 마약과 매춘 등 부정적인 결과가 동반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기 위해 주제를 ‘가족형’ 오락단지로 추진하고 있다. 바다를 메워 국토를 넓히는 사업도 계속하고 있다.
  • 난자채취 윤리논란 더 커질듯…새튼 ‘독자 연구 자신감’ 분석도

    제럴드 새튼 미국 피츠버그대 교수가 황우석 교수팀과 갑작스러운 결별을 선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튼 교수가 그동안 황 교수를 ‘형제’(brother)라고 부를 정도로 친밀감을 과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유야 어찌됐건 황 교수팀으로서는 최근 줄기세포 연구에 참여했던 모 불임클리닉이 난자 매매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새튼 교수마저 난자 채취의 비윤리성을 거론, 당분간 파문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새튼 교수의 ‘결별선언’을 놓고 갖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난자 채취 논란은 이미 지난해 4월부터 제기됐다. 그러나 새튼 교수는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이와 관련, 황 교수팀의 한 연구원은 사석에서 “새튼은 자기 것만 챙기는 욕심꾸러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새튼이 그동안 한국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이제는 독자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다.”면서 “앞으로 그의 행보를 유심히 더 지켜봐야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현재 동물복제 전문가로 통하는 새튼 교수는 원래 미국 위스콘신대학에서 난자의 미세 소기관을 연구했다. 그러나 지난 2000년 에모리대학의 앤터니 챈 교수 등 다른 동물복제 전문가들과 오리건주립대로 옮기면서 이 분야 전문가로 탈바꿈했다. 이어 함께 이적한 교수들과 곧 결별하고 피츠버그대학으로 다시 옮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 교수팀은 배아줄기세포 연구성과를 발표할 때마다 새튼을 공동저자로 올렸다. 모든 실험이 서울에서 이뤄졌는데, 미국에 있는 새튼 교수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새튼 교수는 미국에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하기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난자 연구가 쉬운 한국을 선택했다는 비아냥도 받았다. 이에 대해 황 교수는 “새튼 교수가 연구의 방향성을 정하는 데 깊이 관여했고, 연구 과정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했다.”며 옹호해왔다. 황 교수팀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는 “새튼측으로부터 아무런 사전 설명도 듣지 못했다.”면서 “(황 교수에게) 묻지는 않았지만 연구원의 난자 채취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공무원 110명 재건축비리 연루

    서울 강서구 화곡동과 공덕·미아·길음 등 재건축조합의 총체적인 ‘부패 사슬’이 드러났다. 조성된 비자금만 81억원, 비리 연루 공무원이 110여명에 이르며 해당 아파트는 완공된 지 3년 만에 금이 가 부실공사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9일 화곡동 재건축 조합장 심모(68)씨 등 10명을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조합 임원 및 공무원 등 5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비자금을 조성한 A건설 정모(51) 상무와 감리 선정 대가로 2000만원을 받은 길모(61) 전 서울시 국장 등 8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 모두 71명을 사법처리키로 했다. 경찰은 2002년 5월 두산건설이 하청업체인 H사를 통해 5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포착,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을 넘겼다. 조합장인 심씨는 공사 편의 대가로 시공사로부터 연매출 24억원의 식당운영권을 받았다. 또 간부들은 1억 5000만원어치의 냉장고 및 액정TV를 받고,60만원 상당의 순금 기념패를 3∼4차례 제공받았다.A건설 정 상무는 하도급 업체의 공사비를 부풀려준 대가로 36억원의 비자금을 만들고 하청업체로부터 7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재건축 감리단은 시공사의 야간·새벽 및 동절기 공사를 묵인하며 17개월 동안 휴가비·식사비 명목으로 1인당 170만원을 챙겼다. 해당 기관에 비위 사실이 통보된 공무원 100여명도 금품과 함께 향응 접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비리의 근본 원인이 최저가 입찰제와 불투명한 감리업체 선정에 있다.”면서 “하청업체들이 공사를 따내기 위해 최저가 견적서를 제출하고 이후 공사비를 증액하기 위해 뇌물을 전달하는 구조적인 비리”라고 지적했다. 화곡동 재건축 비리 사건은 2000년 검찰과 경찰 내사에서 잇따라 무혐의 처리돼 ‘부실수사’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4) 문인방의 ‘정감록’ 사건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4) 문인방의 ‘정감록’ 사건

    정조7년(1783) 1월15일, 인정전에 모인 신하들은 ‘정감록’을 되뇌이던 역적들을 일망타진하게 된 사실을 기뻐하며 국왕에게 축하인사를 올렸다. 난리가 토벌되면 되풀이되는 하나의 관습이었다. 이날 정조는 전국에 사면령을 반포하였다. 웬만한 죄인은 다 풀어주라는 것으로, 이 역시 뒤숭숭해진 민심을 달래기 위한 상투적인 조치였다. 왕은 포고문에서 문제의 정감록 사건을 일으킨 문인방과 이경래 등 주범들의 죄상을 간단히 요약했다. 사면령을 내리는 동시에, 역모사건의 전모를 백성들에게 간단히 알려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실록, 정조 7년 1월15일 정미) 먼저 사건의 중심에 있던 문인방의 죄를 성토한다. 문인방은 삿된 술수를 써 백성들을 현혹하였다고 했다. 그가 역모를 꾸민 것은 고대 중국에서 일어난 황건적의 난과 비슷하다고 했다. 매우 심한 과장이었다. 그 옛날 장각이 이끈 황건적은 중국 한나라를 기우뚱거리게 만들었다. 문인방 사건이 미수에 그친 것과는 천양지차다. 정조는 문인방이 각지를 떠돌며 힘센 장사를 모으려 했다는 사실도 지적한다. 그러면서 이것이 명종 때 유명한 도적 임꺽정 사건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역시 과장된 표현이다. 문인방은 백천식, 김훈 등과 짜고 상주의 백학산 아래 만든 소굴에 머물렀다. 이 사건이 발각된 것은 그들과 한통속이던 박서집이 밀고했기 때문이었다. 전라도에서 체포된 문인방은 전주 감영에서 취조를 받았고, 곧이어 서울로 붙들려가 본격적인 신문을 받았다. 그는 역모 사실을 모두 실토했다. 군량을 담당할 사람, 난리를 일으킬 때 선봉장을 맡을 사람 등 가담자들의 역할은 이미 정확히 정해져 있었다고 했다. 그 가운데는 도원수도 있었고, 대선생(大先生)으로 불리는 선비까지 존재했다. 문인방 사건 때 도원수로 내정된 이는 이경래였다. 이 사건이 뒷날의 여러 정감록 사건과 뚜렷이 구별되는 점은 송덕상(宋德相)이란 유학자를 ‘대선생’이라 떠받들며, 그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서약했다는 점이다. 정조 즉위 초 산림(山林·재야에 묻혀 있던 큰선비)의 중심인물로 천거돼 조정에서 크게 활약한 송덕상이 정감록 사건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각별히 주목된다. ●산림 송덕상과 권신 홍국영 문인방 사건으로 조정이 한 차례 홍역을 겪기 5년 전이었다. 대대로 충청도 회덕에 살고 있던 성리학자 송덕상은 산림으로 천거되었다. 정조는 송덕상의 학덕(學德)에 크게 감복한 듯, 그의 건의라면 무엇이든 대체로 수용하는 편이었다. 조선 후기에는 이른바 산림이란 명목으로 향리에 묻혀 지내던 큰선비들이 일시에 높은 벼슬에 등용되곤 했다. 그런데 영조 이후로는 산림이란 카드가 집권세력인 노론에 의해 정국수습용 임시방편으로 활용되는 듯한 분위기도 있었다. 마치 1970∼80년대 한국의 국무총리 자리가 그러했듯, 산림은 일종의 얼굴마담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흔했다. 가끔 예외도 있었다. 효종 때 북벌론(北伐論)을 내세우며 정국을 홀로 이끌던 송시열(宋時烈)의 경우다. 그는 산림으로서 노론의 명실상부한 우두머리였다. 산림 송덕상은 바로 송시열의 자손이었으나 그 처지는 자기 조상과는 너무도 달랐다. 송덕상은 정조 즉위에 공을 세운 홍국영 일파의 추천으로 조정에 등용된 만큼 그들의 정치적 견해를 대변했다. 정조 3년(1779), 이조참판 송덕상은 홍국영 등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김구주의 처벌을 강력히 요구한 적이 있다.(실록, 정조 3년 6월18일 경오) 알 사람은 이미 다 알지만 홍국영은 정조의 외척이었다. 그는 영조 말기 세손(世孫·정조)의 집권을 반대하던 벽파 정후겸, 홍인한, 김구주 등을 물리치고 정조를 즉위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그 뒤 홍국영은 수년간 반대파를 모두 내쫓는 데 부심하였다. 그는 정조의 신변보호를 구실로 숙위소를 창설해 직접 그 책임을 도맡으면서 더욱더 세도를 부리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홍국영의 권력은 날로 비대해졌고, 과거에 그의 정적이었던 정후겸을 방불케 했다. 사람들은 홍국영을 ‘대후겸(大厚謙)’이라 부르며 비웃었다. 홍국영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했다. 자기의 누이동생을 정조의 후궁으로 들여보내 장차 외척으로 세력을 굳히려 했다. 하지만 일년 만에 누이 원빈이 병사하고 말았다. 홍국영은 꾀를 내어 왕제(王弟) 은언군 인의 아들 담을 원빈의 양자로 삼아 훗날 세자로 정할 생각을 가졌다. 이것이 여의치 않게 되자 담에게 역모죄를 씌워 죽였다. 정조4년(1780)에는 왕비 김씨를 살해하려고 음식에 독약을 넣었다가 발각되기도 했다. 그 일로 홍국영은 실각했고 그 여파는 송덕상에게도 미쳤다. 송덕상은 재빨리 상소를 올려 홍국영과 자기의 사이가 별것 아님을 애써 변명하려 했다. 그러나 홍문관 교리 서유성 등 홍국영의 반대파들은 송덕상이 겉으론 산림으로 행세하면서 실제는 홍국영에게 아부를 일삼아 권력자가 시키는 대로 왕세자 책봉 건에 관여하는 등 수많은 죄를 저질렀다고 맹렬히 규탄했다.(실록, 정조 5년 4월28일 신미) 결국 송덕상 역시 조정에서 물러나 귀양을 가게 되었다. 그로선 억울한 점이 있었을 테지만, 이런 식의 정계 개편은 집권세력이 바뀔 때마다 늘 되풀이되어 온 일이다. ●송덕상의 제자 문인방 뜻하지 않은 스승의 정치적 몰락은 제자들에게 엄청난 타격으로 다가왔다. 스승이 명예를 회복하지 못하는 한 그들의 미래 역시 어두웠다. 보통 스승이 중벌을 받으면 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미래를 기약하게 된다. 일단 죽림으로 들어간 젊은 선비들은 시서(詩書)를 연마하며 세상이 바뀌기를 기다린다. 그러다 운이 좋아 언젠가 관리로 등용되기만 하면 왕에게 스승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이 보통이다. 중종 때 역적으로 몰려 죽은 개혁정치가 조광조의 복권과정이 바로 그랬다. 하지만 송덕상의 제자들 가운데는 극단적인 방식을 선택한 사람들이 있었다. 문인방 등이 바로 그러하다. 그들은 ‘정감록’을 빙자해 난리를 꾸몄다. 과연 제자들이 스승 송덕상을 위해 역모를 꾀했는지, 아니면 우연히 송덕상과 역적들 사이에 사제관계가 형성돼 있었던 것인지, 쉽게 가늠하기는 어렵다. 여하튼 송덕상의 몇몇 제자들은 군사적 행동을 준비하다 발각돼 역적으로 처형되었고, 그 여파로 송덕상 역시 옥에 갇힌 것이 사실이다. 노론들 사이에서 박학다식한 큰선비로 통했던 송덕상은 여러 달 동안 영어(囹圄)의 몸으로 고통을 받다 드디어는 세상을 뜨고 말았다.(실록, 정조 7년 1월7일 기해) 다른 역모사건들도 그렇지만 이 사건 역시 피의자들이 자기들의 처지를 변호하며 남긴 기록은 찾아볼 길이 없다. 있다면 취조문서가 전부다. 사건을 수사한 국가의 입장에서 사건을 완전히 왜곡하였을 가능성마저 적지 않다. 그 점을 염두에 두면서 문인방 사건의 내막을 살펴보겠다. 송덕상의 제자 신형하는 황해도 평산 사람이다. 그는 송덕상의 억울함을 풀어야겠다며 스승을 변호하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한다. 그것이 문제로 부각되어 신형하는 마침내 전라도의 한 섬으로 귀양을 가게 된다. 마찬가지로 송덕상을 추종하던 황해도 해주의 선비 박서집은 시를 지어 신형하의 절의를 기렸다. 그 시가 또 문제되어 박서집도 섬으로 귀양을 갔다. 박서집은 유배지에서 우연히 문인방이란 사람과 동거하게 되었다. 평안도 출신인 문인방은 놀랍게도 본심을 털어놓았다. 그는 송덕상의 억울한 처지를 생각해서 장차 군사를 일으켜 서울로 쳐들어갈 계획이라고 하였다. 물론 박서집은 그에 찬동하였다. 그러나 얼마 후 박서집은 겁이 났다. 그는 섬에 파견돼 유배자를 관리하는 사람에게 문인방의 역모사건을 밀고하였다. 그 섬은 전라도 관할이어서 깜짝 놀란 전라관찰사는 급히 영을 내려 관련자 전원을 체포하였다. 전주와 서울에서 혹독한 신문이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문인방은 자기가 역모를 꾸민 사실을 시인하였다. 함께 붙들려온 백천식도 반란혐의를 인정하였다. 그들은 밀고자 박서집과 함께 일의 성사를 기원하며 하늘에 축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평민지식인으로 술사이기도 했던 문인방은 ‘정감록’의 한 구절을 이용하기도 했다. 이때 ‘여섯 글자’의 흉악한 예언이 문제로 부각되었으나 그 내용은 알 수 없다. 그 구절은 문인방이 소지했던 ‘경험록’이란 예언서에도 나와 있다고 하였다. 현재 ‘경험록’이란 책자는 남아 있지 않다. 이 사건 당시 문인방은 모두 4종류나 되는 예언서를 소지하고 있었다. 평소 그가 이른바 비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같은 당류 이경래는 강원도 양양 임천리에 살며, 도창국은 평안도 영원 내락림에 있고, 김정언과 오성현은 함경도 안변에 거주하고, 곽종대는 평안도 순안에 살며, 이밖에 김훈과 백천식이 또 있습니다. 만일 난이 성공하게 되면 대선생으로 청계 선생을 모시려 하는데, 이는 송덕상이며 그 손자 송계유는 지금 나이 28세로 저와 마음을 합해 역모를 꾀했습니다.” 이 말에 따르면, 문인방처럼 고향이 평안도인 사람도 있지만 함경도 출신도 상당했던 모양이다. 이밖에 강원도 출신도 역모에 참여했다. 아울러 송덕상의 집안사람들도 일부 포섭돼 있던 것 같다. 그러나 과연 송덕상 일가가 역모사건에 참여하였을지는 의심스러운 점이 없지 않다. 회덕에 세거하던 송씨 집안은 조선사회에서 손꼽히는 명문 양반이었다. 설사 그들이 송덕상으로 말미암아 정치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해도 그것은 일시적인 일이었다. 조선사회에서 그들이 향유한 특권적인 지위는 이런 정도의 일로는 무너질 리가 없었다. 따라서 송덕상의 손자가 모의에 참여했다는 문인방의 진술은 신문과정에서 억지로 강요됐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송덕상의 제자는 주로 서울과 충청도에 거주했을 텐데, 하필 조선사회의 변경인 서북지방과 강원도 해안지방의 몇몇 제자들만 스승을 위해 난리를 꾸몄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양반과 평민지식인들의 역적모의 사건의 주모자로 분류된 문인방은 힘세고 날랜 평안도 출신의 장사 도창국과 함께 강원도 양양의 선비 이경래와 친했다. 이경래 역시 송덕상의 제자였는데 정조5년(1781) 9월 문인방 등이 이경래를 찾아갔을 때 이경래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우리 스승님 송덕상이 조정에 죄를 얻어 뜻밖에 멀리 귀양을 가 계시므로 지금 사태가 급해졌다. 빨리 일을 도모하는 게 좋겠다. 문인방 그대가 인재를 잘만 모집하면 일이 성사된 다음 장수든 정승이든 여하튼 높이 등용하겠다.” 문인방 등은 그 말에 기뻐하며 이경래를 도원수로 삼고, 도창국을 선봉장으로 정했다. 이경래는 양양에 일가친척이 많은 데다가 노복도 숫자가 많으므로, 일단 유사시에 난을 일으켜 양양군수를 잡아 죽이고 무기와 병사를 확보하는 것쯤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런 다음 이웃 고을인 간성을 공격하고 강릉으로 밀고 들어간다는 계획이 세워졌다. 그 뒤 반란군은 원주를 함락시키고 곧이어 서울로 진격해 동대문을 거쳐 대궐을 점령하기로 하였다. 거사가 성공한 다음 그들은 송덕상을 ‘대선생’으로 책봉하기로 뜻을 모았다. 반란을 일으킬 시기는 갑진년(1784) 7월과 9월 사이로 정해졌다. 이경래의 집안은 강원도 양양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명문가였다. 이경래의 친척 공조참의 이택징은 우선적인 포섭대상으로 떠올랐다. 이택징은 정조의 왕권강화정책에 반대해 규장각 운영을 강도 높게 비난한 적이 있다.“규장각은 전하의 사적인 관서에 지나지 않고, 규장각의 관리들은 전하의 사사로운 신하일 뿐입니다.” 이처럼 정조의 정책적 고려에 날카롭게 맞선 인물이었다. 문인방 등은 이런 이택징을 서둘러 합류시키고, 그들을 지렛대 삼아 서울의 여러 양반들을 역모에 끌어들이기로 했다. 당시 서울에는 몇 해 전에 거세된 홍국영 일파를 비롯해 정조의 왕권강화정책에 반대하며 울분을 삭이지 못해 어쩔 줄 몰라하던 양반들이 많았다. 조선은 양반의 국가라, 양반들이 국가에 반기를 들 거라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영조 초년 삼남지방에서 일어난 무신란(1728)을 비롯해 몰락한 양반들이 반란을 꾀한 적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개중에는 정적(政敵)들에 의해 완전히 조작된 역모사건도 없지 않았을 터다. 그러나 17세기 초에 일어난 인조반정(1622)은 양반들이 반란을 통해 정권을 교체한 본보기였다. 그런 점에서 문인방과 이경래 등이 무력을 통해 정권을 탈취하겠다는 소망을 품게 된 것도 전혀 터무니없는 일만은 아니었다. 문인방 사건의 경우 역모사건이 새롭게 달라진 측면도 있다. 권좌에서 밀려난 제일급의 양반들이 서북지방을 비롯해 전국 각지의 평민지식인들 또는 술객(術客)들과 합세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모의과정에서 평민지식인들의 역할이 점차 강화되었다는 점을 놓쳐서도 안 될 것이다. 이 사건을 두고 볼 때 이경래나 이택징과 같은 일급 양반들보다 평민지식인 문인방의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해 보인다. 또 한 가지 강조할 사항은 ‘정감록’을 포함한 각종 예언서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는 사실이다. 문인방은 양양과 서울은 일단 이경래에게 부탁해 놓고 자신은 삼남지방으로 내려갔다. 힘이 센 장사들을 다수 모집해 거사를 성공으로 이끌 생각이었다. 그가 관헌에 체포되기 직전 충청도 진천에 머물고 있던 것도 장사를 모으기 위해서였다.(실록, 정조 6년 11월20일 계축) ●평민지식인이 송덕상 같은 양반과 결탁하다니 억울하게 멸시받던 평민지식인들로서야 송덕상과 같은 명문가 출신의 양반과 사귀고 싶어도 도저히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이런 짐작은 매우 합리적으로 들리지만,18세기 조선사회의 실상과는 더 이상 부합되지 않는다. 문인방 사건 때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용케 법망을 빠져나간 평민지식인들 중에 이규운이란 사람이 있다. 전국 각지를 떠돌며 훈장노릇을 하던 평민지식인이었다. 그런 이규운이 산림 송덕상과 서로 가까워진 것은 실로 우연한 기회에 비롯되었다. 정조 초년 이규운은 강원도 통천에 있었다. 통천은 송시열이 함경도로 귀양갔다 돌아오는 길에 잠시 머물던 곳이라 송시열의 기념비가 있었다. 이 비석을 다시 세우는 일로 이규운은 송덕상을 몇 차례 만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강원도 김화 수령으로 재임하던 송덕상의 아들까지도 사귀게 된다. 어렵게 대갓집과 연줄을 대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규운에게 돌아올 몫은 아무 것도 없었다. 쥐꼬리만 한 벼슬 한 개도 차지할 운이 아니었다. 이규운은 본래 평안도 선천 사람이었고 진짜 이름은 오도하라고 했다. 이규운은 고향을 떠나 강원도를 떠돌았다. 그는 서울 양반 이찬이란 사람을 대신해 과거시험 답안지를 써주었는데 그 덕에 이찬은 진사가 되었다. 제 이름을 걸면 아예 과거시험장 출입이 불가능한 이규운이었으나 그가 대필해준 글로 다른 사람은 진사가 되었다. 머리가 돌아버릴 것 같은 허탈과 공황 속에서 이규운은 ‘정감록’을 읽었고, 반란을 꿈꾸었다. 이규운은 송덕상 같은 양반을 위해 피를 흘릴 사람은 아니었다. 그와 같은 술객에게 송덕상의 명예회복은 구실에 지나지 않았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두산 봐주기’ 한계 드러낸 검찰

    ‘두산 봐주기’ 한계 드러낸 검찰

    검찰이 100여일간의 수사 끝에 박용성 전 회장 등 비자금 조성 등에 관여한 두산그룹 총수 일가를 불구속기소키로 결정,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불과 몇달 전 천정배 법무장관이 ‘거악’ 가운데 하나로 규정한 재벌 비리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점에서 ‘재벌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검찰’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형평성 논란’ 불가피 검찰은 박 전 회장 등을 불구속기소키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박 전 회장의 ‘영향력’을 꼽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박 전 회장은 외교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인사로 동계올림픽 유치 등 스포츠 현안이 많아 구속기소하는 것은 국익에 큰 손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비리를 주도한 박 전 회장을 불구속기소하는 마당에 ‘종범’격인 나머지 일가들을 구속기소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최근 수사를 받은 다른 기업 총수들과 비교하면 형평성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철퇴를 맞은 SK그룹의 경우, 최태원 회장과 손길승 전 회장 등 그룹의 ‘쌍두마차’와 측근들까지 모두 구속기소됐고, 회사자금 310억원을 횡령한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협력업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 등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재판과 사면 등을 통해 비리기업인들이 선처를 받기는 했지만 검찰은 수사단계에서만큼은 비자금 조성과 분식회계를 통한 대출사기 사범 등에 대해 일관되게 구속수사 원칙을 적용해왔다. 이번 결정이 극히 예외적으로 비쳐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업수사 악영향 우려 부작용도 예상된다. 당장 이번 결정으로 향후 비리기업인들에 대한 수사에서 검찰의 입지가 크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검찰 설명대로라면 ‘영향력’과 ‘자백’, 그리고 ‘반성’이라는 요건만 충족되면 비리기업인들은 불구속기소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현재 분식회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벤처기업 오너들과 X파일에 연루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등에 대한 처리가 주목된다. 검찰은 지난 10월 말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총수 일가의 사법처리 수위를 논의해왔다. 당시의 원칙은 ‘1∼2명 구속 불가피’. 하지만 강정구 교수 파동 등을 거치면서 이달 초부터 이상기류가 감지됐다.‘전원 불구속기소’ 방안이 유력하게 대두됐다. 내부에서 ▲인지사건이 아니고 ▲물증도 이미 확보된데다 ▲가족간 분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불구속기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유력하게 제기되기 시작했다. 박 전 회장이 그룹회장직에서 물러난 것도 이 즈음이다. 검찰과 두산측간의 ‘사전교감’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朴대표 “대선서 모든 것 던지겠다”

    朴대표 “대선서 모든 것 던지겠다”

    “반대하는 사람들도 끌어안는 통합의 정치 펼치겠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대권 가도에 가속도가 붙는 인상이다. 박 대표는 8일 서울 중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당 중앙위원회가 주최한 ‘한나라포럼’에 참석해 “내년 5월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겠다.”면서 “무능한 정권이 들어와 국민을 피눈물나게 했으니 다음 대선에서는 반드시 정권을 재창출해 국민을 고통에서 구해야 한다.”며 사실상 대권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호남·충청지역에 대한 배려를 강화하고 ‘젊은’ 디지털 정당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연설 내내 정권재창출 의지와 대표로서 1년6개월간의 소회, 당 발전방향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국민들이 싫어하는 정치적 투쟁을 버리고 정책으로 승부해야 할 것”이라는 과제를 내놓기도 했다. 당이 주력하고 있는 감세정책을 대표적인 정책투쟁이라고 꼽았다. 천막 당사 생활과 천안연수원 헌납, 부정부패 연루자 척결 등 지난 1년6개월 동안의 대표직 소회를 밝힐 때는 단호함이 묻어나기도 했다. 박 대표는 ‘반통일’ 정당의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해 북한과의 교류협력과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아픈 과거사를 꺼내 놓기도 했다. 지난 2002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난 사실을 거론하며 “어머니가 북한의 사주를 받은 세력에 의해 돌아가신 것을 생각하면 당시 북에 못 갔겠지만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해 개인적 아픔을 극복해야 한다.”면서 “이런 개인사를 갖고 있는 나이기에 국민들이 한나라당의 대북 정책을 안심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핵문제를 확실히 해결한 뒤 북을 개혁·개방의 길로 나오게 하고 남북이 경제공동체로 발전하는 것이 궁극적인 대북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범죄수사 뒷전 42억 챙긴 경찰

    사이버 범죄수사를 맡은 경찰 간부가 온라인 경마도박사이트를 불법 개설,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6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팀장 박모(44) 경위와 동업자 강모(40)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경위는 지난 1월 강씨가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에서 운영하던 온라인 경마업체에 4억원을 투자한 후 함께 운영하면서 회원들부터 모두 95억원을 입금받아 배당금으로 일부 지급하고, 나머지 42억원을 이익금으로 챙긴 혐의다. 박 경위는 또 지난 4월 서울 강남경찰서와 충북지방경찰청이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사이트에 대해 내사를 벌이자 “(사이버범죄수사팀에서)수사 중이니 중복수사 우려가 있다.”며 수사를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박 경위는 자신이 운영하는 게임사이트가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심의를 받지 않아 지난 4월 검찰에 고발되고 서울 강남경찰서가 수사에 착수하자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를 비롯,11개 온라인 게임업체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수사하는 것처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또 다른 경찰관들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승리하는 구원투수 될것”

    민주노동당 권영길 임시대표는 6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0·26 재선거 패배에 뼈아픈 반성을 하면서 새롭게 당을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권 임시대표는 “민노당이 과도하게 국민의 사랑을 받아 너무 자신만만해 왔던 것 아니냐는 생각을 했다.”고 자성했다. 이어 “비록 비대위체제이지만 모든 역량을 쏟겠다.”면서 “구원투수 역할을 맡게 됐지만 승리하는 구원투수가 되겠다.”고 의지를 내보였다..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간부들의 잇단 비리 연루와 관련해선 “말로만 도덕적 재무장을 하는 데 그치지 않게 하겠다. 양 조직의 정풍운동을 일으키는 데 한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직관리 방안에 대해 그는 “민족문제에 중심을 둔 민족해방(NL) 계열과 노동자 평등에 중심을 둔 범좌파(PD) 계열을 수용해서 용광로에 녹이겠다.”고 말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수사발표 임박… 그룹부담 줄이기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이 4일 전격 사퇴를 발표하면서 그룹 경영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박 회장 개인으로서는 60개가 넘는 대외직함 가운데 국제직함 20여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약력’으로 남게 됐다. ●해묵은 비리에 쓰러진 ‘미스터 쓴소리’ 두산측은 박 회장의 사퇴에 대해 “두산사태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검찰수사까지 받게 된 데 대한 그룹회장으로서의 도의적 책임을 다한 것”이라면서 “그룹회장이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처리해야 할 현안들이 어느 정도 정리됐다고 보고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박용오 전 회장의 진정서 파문이 일어난 직후인 7월말만 해도 사퇴 의향을 묻는 질문에 “책임질 일이 있어야 책임질 것 아니냐. 검찰조사에 떳떳이 응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었다. 하지만 두산산업개발이 2797억원 분식회계를 고백하고 오너일가의 주식매입대금 이자(138억원)를 회사가 대납한 사실 등이 밝혀지면서 박 회장의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사태가 추잡한 형제간의 분란을 넘어 두산그룹 ‘비리’ 사건으로 확전되자 박 회장이 책임을 통감한 것이다. 다음주 중 있을 검찰 수사 발표를 앞두고 그룹의 부담을 줄여 보자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검찰 관계자는 “기업들이 통상 검찰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미지를 감안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고 말했다. ●‘뉴 두산’으로 거듭나나 오너일가가 연루된 각종 비리로 ‘109년 형제 기업’으로서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두산은 계열사 사장단으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단행할 계획이다. 손길승 전 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사법처리 이후 ‘뉴SK’를 선포했던 SK의 전례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두산산업개발-㈜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산업개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의 개선은 장기 과제로 남았다. 두산은 초대회장인 박두병 회장 사후 삼성 출신인 정수창씨를 영입(77∼81년), 국내최초의 전문경영인 회장체제를 도입했었다. 정수창 회장은 낙동강 페놀사태로 두산이 위기에 몰린 91∼93년에도 회장직을 맡았다. 한편 그룹 회장직은 물론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 회장직도 내놓은 박용성 회장과 달리 동생인 박용만 부회장은 그룹 부회장직만 물러나고 ㈜두산 부회장 등은 유지키로 했다. 오너 3세인 박용곤·용오·용성에 이어 박 부회장마저 경영에서 손을 뗄 경우 ‘경영공백’이 우려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장손인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 박용성 회장의 장남인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 등 4세들의 지위에도 변동이 없다. 이들 4세가 경영전면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앞으로 단행될 두산그룹의 개혁 성과에 달려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두산그룹 사태 일지 ▲2005.7.18 두산그룹, 박용성 회장체제 개편 발표 ▲7.21 박용오 회장측, 박용성 회장 비리 검찰에 진정 및 박용성 회장 그룹회장 승계 원천무효 성명서 발표 ▲7.22 박용곤 명예회장,“박용오 전 회장, 그룹과 가족에서 제명”. 박용성 회장,“비자금 조성의혹 사실 무근” ▲7.26 검찰, 두산그룹 비리 수사 착수 ▲8.8 두산산업개발,2797억원 규모 분식회계 고백 ▲8.10 두산산업개발, 오너일가 대출이자 138억원 대납 확인 ▲8.20 검찰, 두산그룹 관계자 계좌추적 착수 ▲8.30 참여연대, 박용성 회장 등 고발 ▲9.2 검찰, 두산산업개발 압수수색 ▲9.6 박용성 회장, 국제유도연맹(IJF) 회장 3선 성공 ▲10.7 검찰, 박용성 회장 등 출국금지 ▲10.20 박용성 회장 소환 ▲11.4 박용성 회장, 그룹 및 대한상의 회장 사임
  • 신건씨 주초 소환

    안기부와 국정원 도청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다음주 초 임동원씨 후임으로 국정원장을 지낸 신건씨를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검찰은 신씨를 상대로 2001년 3월∼2003년 4월 국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휴대전화 감청장비 등을 이용한 정·재계 주요인사들의 도청에 연루된 혐의 등을 집중 추궁한다.검찰은 신씨가 지난 28일 소환조사를 받은 임씨처럼 매일 감청부서인 8국으로부터 도청내용이 담긴 ‘통신첩보’ 7∼8건을 보고받은 점을 중시하고 있다.또 신씨를 상대로 국정원이 2002년 3∼4월 휴대전화 감청장비인 유선중계통신망 감청기기(R2)와 이동식 휴대전화감청기기(CAS) 등을 폐기하게 된 배경 등에 대해서도 캐묻는다.한편, 홍석현 전 주미대사의 귀국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씨는 지난달 24일 대사직에서 물러난 뒤 “주변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검찰에 알려온 뒤 한달이 넘도록 귀국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과 지난 21일 홍씨에게 두번에 걸쳐 소환통보를 했다. 일부에서는 홍씨가 지난 29일자로 예약했던 뉴욕발 항공편을 최근 취소하고 다음 달 초순 항공편으로 다시 잡아놓는 등 다음 달 중으로 홍씨가 귀국할 것이라고 전했지만 귀국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부시 ‘그로기’ 벗어날까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잔인했던 일주일’을 보낸 뒤 정치적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반전을 모색 중이지만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지난주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 미군 사망자 2000명 돌파, 해리엇 마이어스 대법관 지명자 사퇴,‘리크게이트’ 연루 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 기소 및 사임 등으로 점철된 악몽같은 한 주일을 보냈다. 부시 대통령과 백악관은 일단 지난주의 3대 악재가 어떤 식으로든 일단락됐기 때문에 이번주부터는 새로운 정국을 이끌기 위한 방안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전열 재정비 나선 부시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이 마이어스가 사퇴하면서 다시 빈 대법관 자리에 확실한 보수 인사를 지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새뮤얼 앨리토 2세 제3 순회항소법원 판사가 유력한 후보라고 전하고 그가 지명될 경우 공화당은 반기겠지만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악관은 또 천문학적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정부 지출을 줄이는 정책을 강화하는 등 흔들리던 보수 지지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예상했다.●미국민 절반 이상, 부시 행정부 도덕성에 회의적 그러나 상황은 부시 대통령이나 공화당측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지난 28·29일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55%는 “리비 부통령 실장의 기소 및 사임은 현 백악관의 윤리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리크게이트 수사를 담당한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가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인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위증 등 위법혐의에 대한 조사를 계속할 방침임을 밝혀 백악관으로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계속 안고 사는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은 리비 실장이 기소된 이후에도 그가 충직하고 애국적으로 일해온 공복이라고 두둔하며 특별검사 수사 결과에 밀리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이에 앞서 리크게이트 사건을 담당한 미 연방 대배심은 28일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을 체니 부통령에게 듣고서도 이를 기자에게 들었다고 진술한 리비 실장을 위증과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고 리비 실장은 즉각 사임했다.dawn@seoul.co.kr
  • “다국적기업 후세인에 18억弗 상납”

    ‘유엔 석유·식량 프로그램’은 복마전이었다. 유엔 감독 아래서 이라크와 석유·식량 교역에 참여했던 기업들이 사담 후세인 정권에 무려 18억달러에 달하는 리베이트를 제공했고 그 과정에서 각종 부정·부패가 저질러졌다고 유엔 특별조사위원회가 28일 발표했다. 교역 과정에서 다임러 크라이슬러와 볼보, 지멘스, 가즈프롬, 대우 인터내셔널 등 전세계 2253개 기업이 후세인 정권에 10% 안팎의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등 비리에 연루됐다는 것이다. 볼보는 640만달러의 계약을 체결하며 31만 7000달러의 리베이트를 줬다. 또 유엔사무국 직원들과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 등 40개국 정치인, 외교관, 중개상, 은행가 등이 이라크의 석유판매 대리권을 얻는 대가로 리베이트를 상납하거나 대금 일부를 착복하는 등 이권에 얽혀 있다고 조사위원회는 주장했다. 영국의 조지 갤러웨이 하원의원은 이라크를 지지하는 대가로 1800만배럴의 석유판매권을 이라크로부터 얻어냈다. 그는 리베이트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이라크측으로부터 그의 아랍계 전 부인 계좌로 리베이트의 일부인 12만달러를 되돌려받았다는 주장이다. 이밖에도 러시아 극우 민족주의자인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두마 부의장과 전 유엔주재 프랑스대사 등 유럽 고위 공무원과 유명 정치인들이 이라크에 리베이트를 챙겨주는 대리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그 대가로 수십만∼수백만달러를 챙겼다는 것이다. 조사위원회는 석유·식량 프로그램 외에도 이라크가 석유 밀매로 110억달러를 벌었다고 폭로했다. 조사위원장인 폴 볼커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유엔 사무국 및 유엔 구매·계약 담당자들이 의무를 저버렸다.”면서 “이 사건으로 유엔의 신뢰와 존엄성은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통탄했다. 그러나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날조극”이라며 “유엔 조사위가 보여준 문서들은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리노프스키 역시 “이라크 석유와 관련해 어떤 계약도 체결한 적이 없다.”고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석유·식량 프로그램은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를 진행시키면서도 일반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유엔 감시아래 제한적으로 식량과 의료품 등을 이라크에 판매할 수 있게 하고 대신 이라크산 석유를 사올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 2004년 1월 이라크 현지신문 알마다의 폭로로 촉발된 유엔 석유·식량 프로그램의 비리가 사실로 확인되면서 해당 국가 사법당국에선 관련자 조사 등에 착수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데뷔 25년 기념 앨범낸 가수 심수봉

    데뷔 25년 기념 앨범낸 가수 심수봉

    그 어느 때보다 밝아보이는 표정에서 더 이상 ‘그때 그 사람’의 그늘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노래는 늘 대중의 일상속에서 숨쉬어 왔으면서도, 정작 본인은 대중 앞에 설 수 없었던 끔찍한 시간들. 하지만 끝이 없을 것만 같은 긴 터널을 빠져나온 지금. 어느덧 지천명(知天命)에 접어든 이 가인(歌人)에겐 원숙함보다 갓 데뷔한 신인 같은 생동감이 물씬 풍겨났다. #“노래는 유일한 숨통” 가수 심수봉(50)을 만났다. 그는 새달 1일 데뷔 25주년을 기념하는 앨범 ‘Best of Best’를 내놓고,16일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기념 공연 ‘사랑밖엔 난 몰라’(02-782-5240)를 펼친다.79년 데뷔 음반을 냈으니 올해로 데뷔 26년째이지만, 여건상 올해 마련하게 됐다. 지난 27일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데뷔 25주년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따로 마주한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지난 시간들을 돌이켰다. “아마도 지금쯤 실력이 어마어마하게 늘었을 거예요. 외국도 나가고, 가수로서 성장할 좋은 기회도 많이 만났을 거예요. 아쉬울 뿐이죠. 그동안 노래는 숨막힌 저를 ‘비상 호흡’하는 유일한 생명줄이었답니다.” 그를 늘 따라다니는 10·26사건을 조심스레 언급하며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달라졌을까?”라고 묻자 목소리 톤이 높아진다. 사실상 그가 아무 제약 없이 가수 활동을 한 건 사건 이전 5개월 남짓한 시간뿐이었다.“일생이 억울함의 연속이었죠. 이제야 삶에 대해 두려움이 없어졌어요. 운명이 아닌 섭리라고 생각해요. 이젠 ‘주는’ 인생을 살면서 밝고 희망적인 노래를 부를 겁니다.” #“한국 음악 세계에 알릴 것”“북한 공연은 무의미” 그는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펴나가겠다고 밝혔다.1년에 한번씩 새 앨범을 발표할 것이라며 목소리에 힘도 준다. 특히 ‘한국 음악의 세계화’라는 야심찬 목표를 공개했다.3년전 뉴욕 맨해튼에서 고등학생인 딸과 함께 유학하면서 이같은 욕심을 갖게 됐단다. “사물놀이와 달리 국내 대중음악은 해외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아요. 인도 등 다른 나라의 대중음악이 미국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과 비교되죠.” 얼마 전 발표한 10집 앨범에서도 실험적으로 선보였지만, 국악과 재즈를 접목한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세계에 선보이고 싶단다. 그는 “이같은 음악이 틀을 잡으면 카네기홀 등 저명한 무대에서 공연을 해보고 싶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최근 조용필의 사례를 언급하며 “북한 공연도 의미있을 것 같다.”고 말하자 손사래부터 친다. 가수 개인의 욕심이나 이미지 제고 차원의 공연은 북한 주민에겐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될 것이란 생각이란다.“북한 주민들이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공연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북한공연 꿈은 버렸어요. 노래보다는 ‘우유 보내기’ 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어요.” #“인간 권력 허무함 느껴” 이번 베스트 앨범에는 ‘그때 그 사람’,‘사랑밖에 난 몰라’,‘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백만송이 장미’,‘무궁화’ 등 그의 주옥같은 히트곡 30곡이 33개의 트랙으로 구성돼 2장의 CD에 나뉘어 담겼다.‘그때 그 사람’처럼 다시 부른 곡도 있고,‘무궁화’처럼 예전 목소리를 그대로 싣기도 했다. 그는 많은 노래에 10·26 이후 자신의 심경 변화와 느낌이 녹아 있다고 말했다.“‘무궁화’를 만들 때예요.‘인간 권력에 대한 허무함’을 느꼈죠.‘군 묘지’를 두번이나 돌아보기도 했어요. 결국 ‘가사가 고 박정희 대통령을 떠올린다.’는 이유로 방송금지를 당하기도 했지만요.(웃음)” 이번 공연을 통해 ‘깜짝 안무’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귀띔한 그는 내년 5월에는 이미자·나훈아의 노래 6곡과 창작곡 6곡을 담은 트로트 앨범을 내 최근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정통 트로트 지키기에도 적극 힘을 쏟을 계획이다. “지난 세월이 가수로서 날개가 다 부러졌던 시기라면, 이젠 꺾였던 날개를 다시 힘차게 펼칠 때인 것 같아요. 기대만큼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뿐입니다.” 그녀의 손에 들린 25주년 기념 앨범에 새겨진 ‘심수봉 Best of Best’라는 금박 문양이 반짝 빛났다. 글·사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이 “이란 유엔서 축출” 美·EU “핵 안보리 회부”

    ‘이스라엘은 지도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발언이 일파만파의 파장을 낳고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 핵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를 촉구했고, 유럽 국가들도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또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팔레스타인인의 자살폭탄테러 이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27일 “다른 나라의 국민을 전멸시키겠다는 국가는 유엔의 회원이 될 수 없다.”며 유엔에서 이란을 축출할 것을 요청했다. 이어 “핵무기를 갖고 있는 나라는 이스라엘과 중동뿐아니라 유럽에도 위협이 된다.”면서 이란 핵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경한 대응을 촉구했다. 미국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발언에 즉각 거부감을 표시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그의 발언은 이란 핵에 대한 우려를 더욱 깊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27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각국 정상들은 “폭력을 선동하는 이란의 발언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가장 강한 수준으로 비난한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자국 주재 이란대사를 소환했으며, 영국·독일·프랑스도 이란대사를 소환,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도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7일 “이란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이란 핵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영국 BBC는 “서방 국가들은 이 발언을 이란의 강경파 대통령이 핵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면서 대 이란 압박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알 자지라 방송은 아마디네자드가 이 연설을 통해 서방과의 대화를 강조했던 모하메드 하타미 전 대통령과의 차별성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날 팔레스타인 청년이 이스라엘의 북부 도시 하데라에서 자살폭탄테러를 일으켜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샤론 총리는 27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테러를 막는 데 완전히 실패했기 때문에 평화협상을 재개할 수 없다.”면서 “테러가 중단될 때까지 끊임없이 광범위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내 이슬람지하드의 근거지를 4차례 공격했으며, 요르단강 서안에 군대를 투입해 이슬람 지하드 지도자 및 테러 연루자 체포에 나섰다. AP통신은 이스라엘 군 관계자를 인용해 최종적으로는 가자지구에 이스라엘군이 다시 진입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무장세력의 이스라엘 공격은 팔레스타인의 이익을 침해하고 폭력과 혼란, 극단주의, 유혈사태 악순환을 부를 뿐이라면서 자제를 촉구했다.장택동기자 외신종합 taecks@seoul.co.kr
  • 초조한 백악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비밀 요원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을 언론에 유출한 이른바 ‘리크게이트’ 사건의 수사 결과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백악관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딕 체니 부통령의 측근인 루이스 리비 비서실장의 기소가 유력하며, 조지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인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도 기소될 수 있다고 미 언론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는 26일(현지시간) 이 사건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짓고 배심원 및 판사와 만났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중요한 형사사건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검사가 아니라 민간으로 구성된 배심원들이 결정한다. 또 검사가 판사를 만나는 경우는 배심원의 활동 기간을 연장하거나, 배심원 교체, 기소 준비, 또는 사건을 종결하기 위한 것이다. 수사팀은 최근들어 워싱턴에 거주하는 플레임의 이웃들을 상대로 그의 신분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도 집중 조사했다. 만일 이웃들이 지난 2003년 6월 보수적인 칼럼니스트 로버트 노박이 칼럼을 통해 폭로하기 이전에 플레임의 신분을 알았다면 그녀에 대한 비밀을 지켜주는 것이 객관적으로 중요한 공직자의 책무에 속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웃들은 리크게이트가 터지기 전까지는 플레임의 신분을 “전혀 몰랐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제기됐던 체니 부통령의 연루설은 수그러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민주당과 진보 진영은 부시 대통령이 리크게이트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지 밝혀내는 데 초점을 모아야 한다면서 정치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진보 센터’는 지지자들과 언론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체니 부통령이 플레임의 신분 폭로 이전에 부시 대통령과 플레임에 대해 어떠한 논의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마땅히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최소한 1명이 기소되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백악관은 리비 실장이 기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며, 로브 부실장에 대해서는 특별 법률팀을 구성해 법적 재판은 물론 ‘여론 재판’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도 준비 중이라고 AP는 전했다.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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