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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연미통중’의 빛과 그림자/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시론] ‘연미통중’의 빛과 그림자/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한국은 북한문제로 말미암아 미국과 중국 간 협력과 갈등에 영향을 받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다. 중국의 부상에 따른 미국의 ‘아시아 중심축 전략’이 한·미 동맹의 강화라는 빛을 발하면서 동시에 한·중 안보 관계의 발전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지난 5월 미 하원 군사위원회는 한국 내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내용이 포함된 ‘2013 국방수권법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미 행정부나 우리 정부 모두 원치 않는 사안이다. 우리 국방부는 북한에 핵 포기를 요구하는 우리의 근거를 스스로 없애는 셈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수정 법안이 미 하원에서 통과된 이유는 중국의 비협조적인 대북 협상 태도에 대한 미 의원들의 불만,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이행의 부실, 특히 최근 중국이 대륙 간 탄도미사일 발사대 관련 부품을 북한에 수출한 일로 미 의회 내에 대중국 강경기류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6월 초 2020년까지 미 해군의 60%를 아·태 지역에 재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이지스함의 서해 배치를 선언하고 우리 정부는 국민 반감에도 이를 용인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으로서는 서해를 내해로 여기는 중국을 일본을 통해 견제하면서 미·한·일 3국의 해군 협력을 넓히려는 속내이다. 우리는 일본과의 군사비밀보호협정의 체결을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북한 위협 억제라는 명분에도 중국 견제로 비칠 수 있다. 우리는 국민정서 말고도 미국과 중국의 눈치를 보면서 한·일 간 안보협력의 수위를 결정하고 강화해야 할 입장이다. 지난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 국방장관(2+2) 회담의 공동성명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공격 위협에 대비하고자 ‘포괄적인 연합방어태세’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포괄적 연합방어태세’란 우리 탄도 미사일 사거리 연장,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뿐만 아니라 탐지, 식별, 타격, 비행 능력을 포괄적으로 갖춘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는 하층방어체제로 미국의 광역·고층방어체제와는 다르다고 하지만 미국 주도의 동북아 미사일 방어체제에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문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 미사일 공격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우리의 미사일 사거리 연장(현재 300㎞를 800~1000㎞로 연장하자는 계획)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다. 그 이유는 북한과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우리의 미사일 사거리 연장보다는 미국 주도의 미사일 방어망에 한국이 편입되는 문제에 더욱 민감하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은 최근 한국에 전시작전통제권을 넘겨주더라도 한미연합사는 존속시키는 방안을 비공식적으로 타진했다. 평택 기지로 2016년까지 이전이 예정된 미 2사단을 한·미 연합부대로 개편해 한강 이북 지역에 잔류시키는 방안을 추진시키고 있다는 보도이다. 미 2사단의 주력이 한강 이북 지역에 주둔할 때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붙박이 전력이 되지만, 평택으로 이전한다면 필요할 때 해외로 차출되는 기동 전력이 될 수 있다. 중국은 이러한 변화에 대한 전략적 이해를 따져볼 것이다. 중국은 한·미 동맹의 강화가 북한의 핵과 돌출적 무력 도발에서 연유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는 한 한·중 간 경제협력이 증대한다 해도 안보적 신뢰가 구축될 수 없다. 한반도의 안정된 평화야말로 한·미 동맹의 빛이 바래게 하는 길이다. 중국이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에 건설적·능동적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한·미 동맹의 과도한 강화나 대일본 안보협력의 수위를 높이는 일로 지역 세력경쟁에 연루되는 일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미·중·일 모두 전략적 의도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전략적 자제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중국과의 전략적 대화를 강화하여 상호 전략적 의도에 대한 오해를 없애면서 사안별로 신뢰 구축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 ‘CNC 공모 의혹’ 장만채 檢소환 조사

    ‘CNC 공모 의혹’ 장만채 檢소환 조사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대표로 있던 선거전략 홍보회사 CN커뮤니케이션즈(CNC)의 선거비용 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광주지검 순천지청(지청장 조은석)은 이 의원과 공모, 부풀린 선거비용을 국가로부터 보전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장만채 전남교육감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장 교육감을 상대로 지난 2010년 교육감 선거 당시 CNC와 체결된 계약내용을 알고 있었는지, 선거비용 과다 계상을 이 의원과 미리 짰는지 등을 집중추궁했다. 장 교육감은 검찰에 도착, 기자들에게 “이석기 의원과의 공모 얘기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CNC가 제출한 허위 견적서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처럼 조사에서도 의혹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지난 14일 실시된 압수수색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가 있었다.”며 장 교육감의 혐의 입증에 자신했다. 앞서 지난 13일 장 교육감의 선거를 도왔던 선거대책본부장과 회계팀장 등 핵심 관계자 4명을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또 “CNC 측에서는 현재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에서 진행 중인 당내 비례대표 부정경선 수사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대비한 흔적이 일부 확인됐다.”면서 “하지만 선거비용 과다계상과 관련된 수사는 예상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최근 민주통합당 전남 순천 지역 당직자 4명이 “4·11 총선 직전 사회동향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석기·김선동 통진당 의원을 고발한 사건과 관련, 최근 고발인 조사를 마쳤다. 고발인들은 “당시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노관규 후보와 통진당 김선동 후보가 박빙의 대결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같은 시기 이뤄진 사회동향연구소 여론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오차범위를 넘어 9.2%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와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조만간 사회동향연구소 관계자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통진당 부정선거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의혹이 짙은 사례를 중심으로 명단 대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순천 최종필·서울 최재헌기자 choijp@seoul.co.kr
  • [프리뷰]고현정 영화 미쓰GO ‘묘한 맛’의 이유는?

    [프리뷰]고현정 영화 미쓰GO ‘묘한 맛’의 이유는?

    공황장애에 시달리며 손 하나 밖으로 내놓지 못한 채 웅크리고 사는 여자 천수로. 함께 사는 아는 동생과 진정제 처방을 돕는 의사 말고는 낯선 이와 대화를 나누는 것도 어려워 짜장면도 혼자 시켜먹지 못할 정도다. 소심함의 극치를 달리던 이 여자가 우연한 기회에 살인사건을 목격한다. 그리고 이 사건에 연루된 남자 다섯이 그녀와 쫓고 쫓기는 한바탕 추격전을 펼친다. 영화 ‘미쓰GO’(미쓰고)는 남자들만 득실댔던 영화 ‘달마야 놀자’(2001)로 충무로에 정식 입성한 박철관 감독이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 고현정과 만나 내놓은 복귀작이다. 전작 이후에 이렇다 할 작품 활동이 없었던 박철관 감독과 달리,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까지 진행 중인 고현정의 첫 상업영화 출연작이라는 점이 일단 주요한 티켓 파워로 작용한다. 여기에 충무로의 대표 감초배우인 성동일과 고창석, 이문식과 ‘달마와 놀자’ 출연의 인연으로 특별 출연하는 박신양 등의 캐스팅에, 최근 유례없이 성수기를 맞은 한국영화의 붐까지 타면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앙상블이 인상적이었다.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감초’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이문식과 자타공인 최고의 연기력 소유자인 박신양은 한치도 양보하지 않는 카리스마로 영화를 빛냈다. 성동일과 고창석은 (이제는 다소 식상하지만) ‘코믹 감초’ 분야에서 톱(Top) 자리를 사수하고 있는 만큼 적재적소에서 웃음 폭탄을 터뜨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고현정과 유해진의 호흡이다. 여왕에서부터 여성 대통령까지, 대체로 당차고 씩씩한 역할을 도맡아 온 고현정이 연기하는 공황장애 캐릭터는 어색할 겨를 없이 완벽했다. 코믹함을 벗어던지고 시종일관 날 세운 재킷과 선글라스로 무장한 유해진 역시 ‘우려’와 달리 옴므 파탈의 로맨스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하지만 너무 다양한 소스가 한데 버무려진 탓일까. 영화 전체에서 애매하고 묘한 맛이 난다. 훌륭한 배우들의 앙상블은 있지만, 스토리에 제대로 녹아들지 않은 느낌이다. 영화 카피처럼 ‘어쩌다 보니 범죄의 여왕’이 된 천수로(고현정 분) 주위에서는 로맨스와 음모, 배신, 복수가 쉴 틈 없이 전개된다. 유쾌하고 빠르긴 하지만 치밀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공황장애를 앓던 천수로가 갑자기 ‘범죄의 여왕’으로 변모한다거나, 가짜 지폐와 마약을 둘러싸고 뺏고 빼앗기는 추격 스토리는 중요한 퍼즐 조각이 빠진 것처럼 엉성하다. 다만 ‘달마와 놀자’처럼 코믹액션영화의 규칙은 철저히 지키고자 한 감독의 노력 덕분에, ‘미쓰GO’에게 있어 영화 곳곳에 포진한 코믹 에피소드들은 위로 아닌 위로가 되어준다. 기대를 내려놓고(?) 본다면 킬링타임용으로 나쁘지 않다. 21일 개봉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佛 최연소 당선자 FN 마리옹 르펜

    17일(현지시간) 끝난 프랑스 총선은 극우정당 국민전선(FN)에 희비를 동시에 안겼다. 지난 4월 대선에서 18%를 득표해 3위에 올랐던 마린 르펜(44) 대표는 근소한 표차로 패한 반면 그녀의 조카인 마리옹 마레샬 르펜(22)은 프랑스 의정 사상 최연소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국민전선 창설자 장마리 르펜(84) 전 대표의 손녀이자 마린 르펜의 언니의 딸인 마리옹은 남동부 카르팡트라 지역구에 출마해 1차 투표에서 35%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결선에서 49%를 얻어 승리했다. 카르팡트라 지역구는 국민전선이 유일하게 지방의원을 보유한 곳이지만 1990년 신나치 우익들이 이 지역 유대인 묘지를 훼손하는 사건에 극우전선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파리 근교 부자 동네인 생클루에서 태어나 할아버지를 비롯한 대가족들과 생활해온 마리옹은 현재 파리 2대학 공법학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18세 때 국민전선의 정식 당원으로 정당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도 등 지방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이민자 입국 제한, 치안 강화, 보호무역주의 등 그녀가 주장하는 공약들은 국민전선의 주장과 대부분 일치하지만 겸손한 태도와 밝은 표정으로 유권자들에게 호감을 얻고 있다는 평이다. 마리옹은 당선 확정 직후 “국가 지도자들이 우리 얘기를 주의 깊게 듣는다면 왜 프랑스 젊은이들이 극우전선을 지지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어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의회에서 프랑스 국권과 프랑스인들의 권리 강화를 대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반이민, 반유로를 내세운 국민전선은 이번 총선에서 마리옹 등 2명의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1988년 이후 24년 만에 의회 재진출의 숙원을 풀었다. 국민전선은 장마리 르펜이 1972년 설립해 수십년 동안 당을 장악한 뒤 딸 마린에게 대표직을 물려준 데 이어 손녀까지 당을 대표하는 정치 스타로 발돋움하면서 3대 대물림의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BBK·조현오·저축銀도 맹탕 수사?

    BBK·조현오·저축銀도 맹탕 수사?

    다음 달 초 간부 인사를 앞둔 검찰이 굵직한 사건들을 줄줄이 종결하거나 결과 발표를 서두르고 있다. 검찰은 통합진보당 관련 사건 등 ‘선거·공안’ 사건을 제외하고는 대검찰청이나 서울중앙지검이 진행하고 있는 주요 사건을 이달 안에 모두 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봐주기 수사’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의혹 사건 등과 마찬가지로 ‘졸속·부실’ 처리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17일 “검사장 이상 고위간부는 7월 초, 부장검사급은 7월 중순 인사가 예정돼 있다.”면서 “가급적 인사 전에 사건을 마무리해 후임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건 담당자들이 마무리 수사에 열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3대 권력형 비리 의혹사건’ 가운데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민간인 불법 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 등을 이미 처리했다. 결과는 여론의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쳐 ‘면죄부·부실·봐주기’ 수사라는 비난이 제기됐다. 야권 등은 특별검사 도입과 국정감사를 벼르고 있다. 이 대통령과 관련된 또 다른 사건인 ‘BBK 가짜 편지’ 의혹도 이르면 이번 주 중 수사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하지만 앞선 두 사건과 마찬가지로 결과는 신통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가짜 편지’를 기획한 ‘배후’로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등 여권 핵심 실세들이 지목됐지만 검찰이 그 실체를 규명할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재야법조계의 한 인사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경북(TK)과 동문인 고대 출신이 각각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를 구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여권 핵심을 건드리기는 역부족”이라고 꼬집었다. 검찰 관계자는 “한·미 양국 간 자동 출입국 심사 프로그램 행사 참석 등을 위해 지난 11일 미국·브라질 등지로 출국한 권재진 법무장관이 21일 귀국하기 전까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들은 모두 털어내려 한다.”고 전했다. 1차 수사를 마무리하고 2차 수사를 준비하는 사건들도 적지 않다.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의 솔로몬·미래·한국·한주 등 4개 저축은행 비리 수사와 룸살롱 황제 이경백(40·복역 중)씨의 공무원 뇌물 상납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저축은행 비리는 정·관계 로비, 이씨 사건은 고위직 경찰과의 유착 등이 2차 수사의 핵심이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점에서 2차 수사의 ‘파괴력’은 1차 수사에 크게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또 이번 주 중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의 서면답변서가 도착하는 대로 정연씨가 연루된 미국 맨해튼 소재 고급 아파트 매입 과정에서의 100만 달러 송금 의혹 사건을 마무리 짓고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고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과 관련한 명예훼손 고발사건 결과도 곧 발표할 예정이다. 김승훈·홍인기기자 hunnam@seoul.co.kr
  • 檢 내부서도 ‘권재진 책임론’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및 증거인멸 재수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검찰 내에서도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증거인멸 등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권재진 법무장관이 현직에 있기 때문에 ‘부실·면죄부·봐주기’ 수사가 초래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권 장관 사퇴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검찰 내부에서도 권 장관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사면초가’ 상황에 놓인 권 장관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특수통’ A검사는 15일 “권 장관이 민정수석 당시 총리실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후속조치 등을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검사도 이해할 수 없는데, 일반 국민들이 수사결과를 납득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권 장관의 엄청난 영향력 때문에 수사가 무력화됐다는 내부 비판도 적잖다. 또 다른 특수통 B검사는 “검찰 내부에서도 권 장관이 장관으로 있는 한 수사 결과를 발표해도 믿어 줄 국민이 있겠느냐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전했다. C검사는 “권 장관이 진작에 사임하고 검찰의 부담을 덜어 줬어야 했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2009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민정수석을 지낸 뒤 곧바로 법무장관으로 영전했다. 대통령을 측근에서 보좌하던 민정수석이 법무장관으로 직행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권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2010년 7월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가 불거졌다. 장진수 전 지원관실 주무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장석명 공직기강비서관이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을 통해 장 전 주무관에게 관봉 형태의 5000만원을 건네는 등 민정수석실이 관련자들 ‘입막음’에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 속에 막강 권한을 행사하던 권 장관이 민정수석실의 이런 움직임을 몰랐을 리 없었을 것이라는 추론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재수사팀은 장 비서관과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을 한차례 비공개 소환조사하고, 권 장관이 자발적으로 보낸 해명서만 받은 채 민정수석실 관계자들과 권 장관에게 면죄부를 줬다. 검찰 특수부 출신 D변호사는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권 장관이 연루돼 있다는 것을 알았어도 현직 법무장관을 소환하진 못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변호사는 “권 장관은 검찰을 수사 지휘할 수 있는 현직 장관이기 때문에 수사팀의 의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승훈·홍인기기자 hunnam@seoul.co.kr
  • 미래저축銀 불법대출 연루 서미갤러리 대표 소환조사

    대검찰청 산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은 미래저축은행 김찬경(56·구속) 회장과 솔로몬저축은행 임석(50·구속) 회장이 서미갤러리를 통해 고가의 그림 수십점을 유통시킨 사실을 확인, 그림이 건네진 경로와 배경을 파악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합수단 관계자는 “거래된 그림이 20점 이상 쏟아져 나왔다.”면서 “한 점당 20억~30억원에 이르고, 매매가가 50억원 넘는 그림도 있다.”고 밝혔다. 합수단은 또 미래저축은행과 솔로몬저축은행 간의 불법 교차 대출에 개입한 의혹이 제기된 홍송원(59) 서미갤러리 대표를 지난 12~13일 이틀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홍 대표는 지난 2010년 고 박수근 화백의 ‘두 여인과 아이’ 등 5점의 그림을 담보로 잡히고 미래저축은행에서 대출받은 285억원 가운데 30억원으로 솔로몬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 두 은행 간 불법 대출의 연결고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홍 대표는 “미래저축은행에 자택과 그림 등을 담보로 맡기고 그림구입비 등을 대출받았을 뿐, 나도 상당한 피해를 봤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도박 판돈 20만~110만원”

    전남 장성군 백양관광호텔에서 도박판을 벌여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승려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허철호)는 14일 조계사 전 주지 토진 스님과 백양사 소속 무공 스님을 도박 혐의로 불구속기소하고 나머지 승려 5명을 약식기소했다. 도박에 참여하지 않아 가담 정도가 경미한 승려 1명은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또 투숙객으로 가장 도박 장면을 촬영한 백양사 소속 보연 스님과 폐쇄회로(CC)TV 설치업자를 공동주거침입 및 공동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도박과 관련, “불법·상습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CCTV가 설치된 장소는 사전에 원로 스님들이 투숙하기로 했던 곳”이라면서 “해당 승려들은 우발적으로 도박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에게 충격을 안긴 점과 함께 도박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차원에서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승려들의 일탈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있는 토진·무공 스님에 대해서는 법정형이 벌금만 있음에도 불구속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성호 스님이 해당 동영상을 입수한 경위는 밝혀내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성호 스님이 제기했던 억대 도박 의혹에 대해 “수사 결과 도박 당시 개인당 20만~110만원 정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일축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우리 - 솔로몬·하나 - 한국 ‘짝짓기’ 가능성

    우리 - 솔로몬·하나 - 한국 ‘짝짓기’ 가능성

    우리·하나·KDB 금융지주회사 등이 영업정지된 부실 저축은행 인수전에 참여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지주회사는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았다. 인수전에 가세한 금융지주사 가운데 일부는 금융당국에 등 떠밀렸다고 공공연히 얘기하고 있어 협상과정에서의 줄다리기가 팽팽할 전망이다. 예금보험공사는 14일 솔로몬·한국·미래·한주 등 저축은행 4곳에 대한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솔로몬과 한주에 각각 2곳, 한국과 미래에 각각 3곳이 LOI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솔로몬과 미래에, 하나금융은 솔로몬과 한국에 인수의향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KDB금융의 인수의향 대상은 확인되지 않았다. 애초 금융지주사들은 저축은행 추가 인수전에 뛰어들 생각이 없었다. 지난해 저축은행 1, 2차 구조조정 과정에서 우리금융은 삼화저축은행을,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토마토저축은행과 에이스·제일2저축은행을 인수했다. 하지만 수익성을 끌어올릴 만한 먹거리가 없는 탓에 지주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사를 강하게 압박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주에 각 지주회사의 고위 임원을 불러 저축은행 인수 의향을 타진했다. 지주사들로선 끝까지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우리금융은 예보가 1대 주주(지분 56.97%)여서 정부의 입김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이 부실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솔로몬저축은행(자산 4조 9758억원)을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나금융도 최근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전현직 경영진이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 승인과정에서 정부에 ‘신세’를 진 것도 있어 저축은행 추가 인수로 방향을 틀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KB금융은 당국의 압력에도 끝내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았다. 얼마 전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지난해 제일저축은행을 인수해 정부를 충분히 도와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한금융도 저축은행 인수가 그룹의 시너지 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 달부터 은행과 저축은행의 연계영업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은행 지점에서 신용도가 낮거나 한도가 넘쳐 대출이 거절된 고객에게 저축은행 대출상품을 소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은행 창구 직원이 사실상 대출모집 업무를 대행할 수 있게 돼 계열 저축은행이 있는 금융지주들은 영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수의향서를 낸 투자자들은 약 4주 동안 해당 저축은행에 대해 실사를 벌인 뒤 다음 달 중순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 금융지주사의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너무 종용해 협조 차원에서 참여는 했지만 솔직히 인수 의향은 없다.”면서 “지난해처럼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인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지자체, 경제전문가 육성해야”

    “지자체, 경제전문가 육성해야”

    박용래 노원구 부구청장이 오는 20일을 끝으로 37년에 이르는 공직생활을 마무리짓는다. 고위급 공무원 가운데 30년 이상 근무한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조로 현상’이 심해진 공직사회에서 현직으론 최장기 근속자인 박 부구청장은 특이한 경우일 수밖에 없다. 2003년 이후 강동·관악·노원 등에서 10년째 부구청장으로 일한 독특한 경력을 지녔다. ●“자치 역량 없는 곳 적지 않아” 박 부구청장은 ‘한국 대도시의 국제화 교류 실태와 활성화 방안’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사례별로 본 미국의 지방행정’ 등 관련 책을 낸 지방자치 전문가로도 유명하다. 1975년 행정고시(18회)에 합격한 뒤 1995년까지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다 1999년까지 4년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서울종합홍보센터 관장으로 뛰며 미국 지방자치를 들여다본 게 큰 도움이 됐다. 2008년부터는 모교인 중앙대 행정대학원에서 지방행정을 강의하고 있다. 지방자치 전문가답게 그는 한국 지방자치제도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지자체가 경제분야 전문가를 자체 육성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지금도 지방자치를 할 역량과 여건이 안 되는 기초자치단체가 적지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 “미국만 해도 지방자치가 200년을 헤아린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자세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美 자치 200년… 차근차근 따라가야” 박 부구청장은 “37년이나 머물던 공직을 떠나는 데 아쉬움도 없지 않지만 무리하게 욕심을 부리지 않고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한다.”며 “지금껏 한번도 부정부패나 비리에 연루되지 않고 떳떳하게 일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덕분에 지난 4일 구 공무원노조로부터 ‘존경하는 간부상’을 받은 일을 떠올리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되뇌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실각說 저우융캉 서기 후진타오에 충성 맹세”

    올가을 권력교체가 이뤄지는 18차 공산당 전국전당대회를 앞두고 중국이 사회 통제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베이징시는 지난 4월 20일부터 5월 30일까지 밍헝(名亨), 유탕(悠唐), 중국성(中國城) 등 유명 룸살롱은 물론 중위(中裕), 비중하이(碧中海), 부귀인생(富貴人生) 등 나체쇼를 하는 가라오케 등 고가 퇴폐업소를 전격 단속해 총 48개 업체를 영업정지시켰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13일 보도했다. 이날 베이징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베이징 퇴폐업소 일제 단속 당시 일부 한국인들도 이들 업소에 출입했다가 공안에 연행됐다. 5성급인 을탄(日壇)국제호텔 지하에 위치한 룸살롱 밍헝의 경우 1인당 소비액이 최소 2000위안(약 36만원)에 달한다. 또 인민일보 계열의 경화시보(京華時報)는 폐식용유를 재활용해 만든 이른바 ‘하수구 식용유’를 근절하기 위해 총 3000만 위안(약 55억원)을 투입, 베이징 시내 6만 2000여개 식음료 업소에 폐쇄회로TV를 설치해 상시 감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보시라이(薄熙來) 스캔들 연루설로 실각될 것으로 점쳐졌던 저우융캉(周永康) 중앙정법위 서기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법(사법·공안 분야) 간부들의 핵심 가치관 교육 실천 보고회’에서 “충성은 정법 간부들의 핵심 가치이자 기본적인 요구다. 정법 간부들은 어느 시기, 어떤 상황에서도 후진타오(胡錦濤) 동지를 총서기로 하는 당 중앙과 일치해야 한다.”며 후 국가주석에게 공개적으로 충성을 맹세했다고 이날 인민일보가 보도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벤츠 女검사’ 연루 변호사 실형

    부산지법 제6형사부(이광영 부장판사)는 ‘벤츠 여검사’ 사건의 진정인이자 내연녀인 이모(40)씨를 차량에 감금하거나 이씨가 관련된 절도사건을 무마해 주겠다며 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모(49) 변호사에게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합의하지 않은 점 등을 보면 엄벌에 처해야 하나 자백한 점 등을 양형에 감안했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英 사업가 독살 혐의’ 구카이라이 거물급 ‘부패 전문 변호사’ 선임

    ‘왕리쥔(王立軍) 사건’으로 실각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시 당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독살한 혐의와 관련해 베이징의 유명 변호인을 선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구카이라이가 사형을 면하고 종신형이나 사형집행유예(死緩·2년간 지켜본 뒤 무기징역으로 감형)를 받아 목숨을 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구카이라이는 최근 베이징(北京) 지역 부패 사건 전문 변호사인 법무법인 쭝헝(縱橫) 소속의 선즈겅(沈志耕)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선 변호사는 고위 관리들이 연루된 수뢰 및 경제 범죄 사건들을 담당해 온 이른바 부패 전문 변호사다. 선 변호사는 ‘구카이라이의 변호인을 맡았느냐’는 질문에 “확실치 않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사법 당국이 언론과 접촉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구카이라이에 대한 수사가 종료됐으며 검찰 기소 단계로 넘어가기에 앞서 구카이라이의 변호인 선임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카이라이와 공모해 닐 헤이우드를 살해한 장샤오쥔(張曉軍)이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를 계기로 구카이라이 관련 조사도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중국 수뇌부가 연례적으로 한 차례 모여 중요 정책을 결정하는 7~8월 베이다이허(北戴河)회의 전에 사건이 일단락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보시라이 전 서기의 최후와 관련, 닐 헤이우드를 포함해 총 11건의 살인 사건에 연루돼 있으며 적당한 시기에 당 중앙이 모든 내용을 낱낱이 공개할 것이라고 타이완 언론을 인용해 명보가 전했다. 한편 천광청(陳光誠) 사건으로 중국의 체면에 먹칠을 했던 산둥(山東) 지역에서 102명의 공산당원이 해임됐으며 120명의 당적이 일시적으로 정지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1일 전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말 차이리민(才利民) 부성장이 바이지민(柏繼民)을 대신해 산둥 지역 사법 수장인 성 정법위 서기의 자리에 오른 뒤 이뤄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자신과 가족을 수시로 폭행했다면서 가해자 처벌을 요구한 천광청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재단 역할 대학육성에 국한…학사 의결은 대학서 맡아야”

    “재단 역할 대학육성에 국한…학사 의결은 대학서 맡아야”

    # 이모(48) 수원여대 총장과 대학 관계자 5명이 뇌물수수와 교비 횡령 등의 혐의로 지난달 9일 불구속 기소됐다. 이 총장은 대학 기획조정실장 재직 당시인 2010년 6~11월 전산장비를 독점으로 납품하게 해주겠다며 업체 대표로부터 1억 6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대학 스쿨버스 용역회사를 운영하는 총장의 친동생은 버스 기름값 등 운영비를 부풀려 대학으로부터 지급받은 뒤 허위로 등재한 직원들에게 급여를 주는 것처럼 꾸며 6억 2850만원을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다. 대학 설립자의 장남인 총장과 차남이 연루된 비리 의혹이 불거진 수원여대는 현재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대학노조에 맞서 재단 측이 직장폐쇄로 맞서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국내 대학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사학(私學)의 비리는 더 이상 생소한 뉴스가 아니다. 불법찬조금, 인건비 횡령, 입시부정 및 인사 비리 등 연이은 사학재단의 부정부패는 교육기관의 본질 위에 ‘비리 백화점’이라는 불명예를 덧씌웠다. 특히 지난 2009년 영남대의 정이사체제 전환 이후 각종 비리나 전횡을 저지르고 퇴출됐던 옛 재단 인사들이 속속 복귀하는 등 사학 비리와 관련한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반복되는 사학비리 국내 고등교육기관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사학에 만연한 부정부패는 한국사회 교육 현장 전반에 걸쳐 부패와 비리가 일상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감사원 등 관련 당국은 해마다 비리 사학에 대한 감사를 벌이지만 파문이 가라앉으면 곧 이어 재단의 비리 주역들이 그대로 복귀하거나 같은 비리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사학문제의 현황과 원인을 밝히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학술대회가 열렸다. ‘사학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회’(사해연)는 지난 8일 서울 중앙대 서라벌홀에서 ‘사학문제의 해법을 모색한다’는 주제의 학술대회를 열고 차기 정부 사학 개혁의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윤지관 사해연 회장은 “현 정권 들어 비리나 전횡 등으로 퇴출된 구재단이 ‘대학 정상화’라는 명분을 앞세워 복귀하는 등 문제 사학이 자본주의적 소유권 논리와 결합해 사학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사학 비리의 유형과 현황’에 대해 발표한 홍성학 주성대 산업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1999년부터 올해까지 교육과학기술부, 감사원 감사를 통해 적발된 사립대학의 부정·비리 현황을 유형별로 분석해 제시했다. 2001~2004년 교과부 종합감사를 통해 드러난 지적사항은 예산·회계 201건(25.8%), 법인 128건(16.4%), 인사 126건(16.2%), 시설 90건(11.6%) 등이었다. 또 2005~2009년 교과부 감사 결과 적발된 대학 손실금만 해도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을 합쳐 무려 2765억 3300만원이나 됐다. 대학당 평균 61억 4500만원에 이르는 규모다. 홍 교수는 “상당수 사립대학 이사장들은 대학을 자신의 사유물로 여겨 사유화하고 있다.”면서 “학교법인이 갖춰야 할 수익용 기본재산은 미비하고, 법인전입금은 거의 없으면서 등록금과 정부지원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립대학 운영과 관련된 인사권, 재정권, 규칙제정권 등의 권한이 모두 법인 이사회와 이사장이 독점하도록 돼 있다.”면서 “이런 상황은 교원의 학문적 자유와 양심적, 비판적 활동을 위축시키고 양심적인 교수들에 대한 부당한 피해가 생길 수 있는 개연성을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립대의 과도한 비중이 대학개혁의 걸림돌” ‘사학문제가 대학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한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사학의 지배구조가 고등교육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2006년 기준 국내 사립대 학생 비중이 77.8%에 달하는 등 사학의 폭발적인 성장이 국가로 하여금 막대한 설립비용을 부담한 사립대학에 지속적인 재정지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면서 “고등교육체제에서 사립대가 차지하는 과도한 비중이 대학 개혁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해 기준 다른 나라의 사립대 학생 비중은 일본이 75.9%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반면, 미국은 71.9%가 국·공립대학생, 프랑스·스웨덴·독일·영국 등 유럽은 90% 이상, 호주는 98%가 국·공립대 학생이다. 조 교수는 또 “2003년 기준 재단전입금이 중등은 평균 2%, 대학은 5.6%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많은 사립학교가 처음부터 학교의 운영목적을 교육보다는 이윤 창출에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사립대학의 퇴출기준에 법인전입금이나 수익용 기본재산의 확보비율 같은 교육투자 열의를 핵심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립대 친인척 참여비율 5분의 1로 낮춰야” 사학의 공공성 확보와 사학 관련 법의 개정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제시됐다. 임재홍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고등교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사립대를 준(準)국·공립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른바 ‘정부책임형 사립대학’ 방안으로, 사립대학의 국·공립화와 비슷하면서도 기존 학교법인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임 교수는 “사립대 구조조정은 대학의 재정능력을 기준으로 정부독립형과 정부책임형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독립형 사립대에는 행정적 규제를 줄이고, 정부책임형에는 계약을 통해 지원 범위를 설정하되 계획에 따라 ‘반(半)공립 반사립’의 지위를 갖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립대학 비리의 근본적 해결방안에 대해 홍성학 교수는 “법인에 집중돼 있는 권한을 분산시키기 위해 법인의 기능을 대학 지원 및 육성기능으로 국한시키고 학사와 관련한 심의·의결사항은 대학에 위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현재 4분의1인 사립대의 친인척 참여비율을 공익법인과 같이 5분의1로 낮추는 방안과, 부정·비리를 방조한 임원들도 제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07년 사학법에서 삭제된 ‘임원의 부당한 행위를 방조한 임원의 임원취임승인 취소’ 조항을 환원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기됐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길섶에서] 두 남자/최용규 논설위원

    기억 속 두 남자가 있다. “난 말이야 2등 인생이야….”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뒤 직할시장으로 있던 A. 출세한 그였지만 그의 가슴속에 휑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는 사실을 그날 알았다. 겸손으로 들리지 않아서인지 20년이 다 된 지금도 아렸던 기억이 또렷하다. 한숨에 묻어난 그의 말뜻을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게다. 공고를 졸업했고, 서울의 중상위권 대학을 나온 A. 명문대 콤플렉스가 스스로를 할퀴고 상처를 냈던 것일까. A의 ‘2등 인생’은 열등감의 다른 표현으로 내게 다가왔다. ‘함바비리’에 연루돼 자살을 택한 장관 출신의 대학총장 B. 그는 유서에 “얄팍한 나의 자존심과 명예를 조금이나마 지키기 위해 먼저 떠난다.”고 썼다. 선산(先山)에서 그는 구차한 삶보다 자존심을 택했다. 남에게 굽히지 않고 자신의 품위를 지키는 마음이 자존심일 것이다. 스스로의 존재의식이자, 자주적인 개념이다. 그렇지만 이런 자신감도 까딱 잘못하다가는 독선과 옹졸로 비쳐질 수 있다. 자존심과 열등감은 분명 다를 터. 쉽지 않은 게 세상사인가 보다.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저축은행 백서’ 발간… 금융당국 “저축銀 감독·검사에 3大 문제점 있었다”

    ‘저축은행 백서’ 발간… 금융당국 “저축銀 감독·검사에 3大 문제점 있었다”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3월 17일 ‘저축은행 경영건전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저축은행의 부실 문제가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걱정과 불편을 끼쳐드렸다.”면서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축은행 문제의 실상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저축은행 부실문제의 원인과 대책을 소상히 담은 백서를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11일 김 위원장이 거론했던 ‘상호저축은행 백서’가 거의 15개월 만에 발간됐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자산관리공사의 의뢰로 금융연구원이 집필했다. 1111쪽의 백서에서 금융당국은 공식적으로 저축은행에 대한 감독과 검사에 문제가 있었음을 고백했다. 검사 인력을 축소하면서 저축은행에 대한 제재는 미흡했고, 유착 소지마저 있었다고 했다. ●“검사역 6명이 50~60개 저축銀 검사” 백서에 따르면 2003년 이후 지난해까지 영업정지된 16개 저축은행 모두 불법대출에 연루되어 있었다. 하지만 검사 인력은 2006년 이후 현장점검이 아닌 서면점검 중심의 감독·검사 방식으로 바뀌면서 크게 줄었다. 2010년에는 평균 6명의 검사역으로 구성된 한 팀이 연간 50~60개 저축은행을 검사했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 자산총액은 53조원에서 86조원으로 증가했다. 그 결과 금융당국이 2007년 문책 이상 제재를 한 것은 47건(2조 3935억원)에 달했지만 2010년에는 16건(5761억원)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검찰에 고발한 건수도 80건에서 30건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뱅크런·영업정지 우려 감독 미흡” 하지만 미흡한 제재의 원인이 검사 인력의 감소 때문만은 아니다. 백서는 “감독과 검사업무의 통합,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및 영업정지 우려 등으로 인해 검사에 대한 태도 자체가 상대적으로 유연한 경향도 감독 및 제재가 미흡해지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검사에 따라 저축은행에서 거액의 부실이 적발되면 대부분 영업정지로 이어지기 때문에 검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는 의미다. 특히, 정상영업 중인 저축은행에 대해 불법대출 등에 대한 조사를 하면 예금인출 사태가 유발될 수 있어 이를 피하려는 경향도 있었다고 했다. ●“금감원 퇴직자 저축銀 재취업 관행탓”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금융당국의 저축은행 감독부서와 피검기관과의 유착관계였다. 백서는 이러한 유착관계가 금감원 퇴직직원의 저축은행 재취업 관행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봤다. 내부 통제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직원의 불법·부당한 행위에 대한 효과적 대응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외 백서는 자기자본비율이 8% 이상이면서 고정 이하 여신 비율이 8% 이하인 저축은행을 우량저축은행(88클럽)으로 지정한 정책도 부작용이 있었다고 했다. 대출한도 확대로 인해 고위험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이 빠르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결국 저축은행 부실 원인은 정책·감독·대주주의 도덕적 해이”라면서 “이제껏 저축은행 부실의 경우 여러 회사에 나누어 없애려 했는데, 반대로 하나로 몰아 깨끗이 정리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찰 재수사 발표 앞두고 권재진 법무 외국 출장길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을 재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검사)이 13일 재수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11일 밝혔다. 막바지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은 지원관실이 방송인 김미화씨를 MBC 라디오 진행자에서 물러나게 하는 데 관여한 정황을 포착해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400여건의 사찰 사례를 ‘스크린’하는 과정에서 김씨 이름이 나와 지원관실에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 등을 김씨와의 전화통화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주 검찰에서 ‘MBC 라디오 진행자 교체’건과 관련해 지원관실에서 나를 사찰한 내용이 담긴 문건이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수사 종결을 앞두고 정리하는 차원에서 확인 전화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찰과 관련) 속에 담아두고 있는 말들이 있지만 이제 와서 말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씨는 2009년 6년간 진행해 오던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도중하차했고 당시 MBC가 정권의 압력을 받아 김씨를 교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한편 재수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권재진 법무부 장관은 이날 9박 11일 일정으로 미국과 브라질 순방을 떠났다. 법무부는 권 장관이 미국 워싱턴의 덜레스공항에서 ‘한·미 양국 간 자동출입국 심사 프로그램’ 개막식 행사에 참석하는 등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출국했다고 밝혔다. 이번 순방은 수사 발표 시점과 맞물리며 검찰이 권 장관을 배려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권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당시 주변 비서관들이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논란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출국은 원래부터 예정돼 있던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박태규도 박지원 고소 “박근혜와 연루의혹 명예훼손”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허철호)는 “박근혜(60)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연루 의혹을 제기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72·구속)씨가 박지원(70)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를 고소한 사건을 재배당받아 수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가 지난해 9월 박 원내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며 “다른 곳에서 수사 중이던 이 사건을 최근 재배당받아 ‘박지원·박근혜 맞고소 사건’과 함께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달 말 박 전 위원장의 고소 대리인을 조사했고 최근 박씨도 소환조사했다. 박씨는 검찰 조사에서 “박 전 위원장과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18일 박 원내대표는 광주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박 전 위원장이 박씨와 여러 차례 만났다. 저축은행 로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은 “박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전면 부인한 뒤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달 21일 박 원내대표를 고소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열린세상] 밥맛과 된장녀/김다은 소설가·추계예술대 교수

    [열린세상] 밥맛과 된장녀/김다은 소설가·추계예술대 교수

    우리 주변에 신조어 ‘녀’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개똥녀, 폭행녀, 막말녀, 겨털녀, 성형녀, 어장관리녀, 국물녀 등. 이들은 일류 여배우보다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다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데, 2006년 이후 야후 코리아가 조사한 인터넷 신조어와 유행어 1위에 올라 현재까지 건재한 신조어가 있으니 바로 ‘된장녀’이다. 된장녀는 2005년 주간지 ‘뉴스 메이커’가 스타벅스 커피를 즐겨 마시는 젊은 여성들에 대한 특집기사를 내보내고 나서 만들어진 표현으로,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 가족에게 의존하면서도 비싼 커피를 즐겨 마시며 해외 명품을 선호하는 여성을 일컫는다. 된장녀의 어원은 ‘젠장’이 ‘된장’이 되었다거나 똥과 된장을 못 가린다는 뜻이라는 설이 있지만, 아무리 해외명품으로 치장해도 된장 냄새나는 한국여성이라는 뜻에 가까운 듯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된장녀는 그 의미가 확대 변질되어 최근에는 남성들이 생각하는 부정적인 여성상을 통틀어 지칭하고 있다. 가령, 지하철에서 노인에게 자리 양보를 하지 않은 여성이나 선본 자리에서 더치페이를 거부한 여성도 된장녀라 한다. 가방을 들고 두 발로 서 있는 개에게도 ‘강아지 된장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머리끄덩이녀처럼, 대부분의 신조어들은 한 개인이 특정 사건에 연루되었을 때 만들어진 표현이어서 사건이 잠잠하면 잊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된장녀는 여성들의 소비 패턴과 맞물린 집단 현상에서 여성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이어지면서 앞으로도 전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이 신조어가 여성 비하의 수준을 넘어 우리나라의 문화와 맛도 훼손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타벅스나 외국명품을 좋아하는 한국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을 (굳이 해야 한다면) ‘스타박스녀’ ‘루이똥녀’, ‘베르시체녀’ ‘페가망신녀’로 표현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의 문화와 맛을 상징하는 ‘된장’을 선택했던 것이다. 사실 건어물녀(연애세포가 말라 건어물처럼 된 여성)나 베이글녀(아이 같은 몸매와 글래머 몸매를 가진 여성)처럼 음식이름으로 집단적인 현상을 지칭하는 다른 신조어들도 있다. 한데 된장녀가 특히 거북하고 비문화적인 이유는 한국 여성과 우리의 맛을 동시에 비하하는 자폭 수준의 신조어이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우리 고유의 음식을 부정적인 이미지로 강조하는 것은 사실 된장녀만은 아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의 말이나 태도를 비난할 때, 우리는 무심코 ‘밥맛!’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밥은 우리의 생명과 삶의 근원이자 문화의 기본 요소이다. 밥맛은 천지인(天地人)이 결합된 산물이다. 하늘의 태양과 비와 바람이 녹아 들어간, 땅의 영양분과 농부의 땀이 스며들어간, 밥을 구하기 위한 우리의 노고가 겹겹이 배어 들어간 귀하디귀한 맛이다. 평생을 먹어도 질리지 않고, 한 끼만 걸러도 간절한 밥! ‘밥맛’은 평생을 함께 살아도, 곁에 있어도 늘 그리운 사람에게 붙여주어야 더 합당한 이름이 아닐까. 된장은 또 어떤가? 두부를 넣으면 두부 된장국, 시래기면 시래기 된장국, 각종 된장무침, 각종 된장조림 등 그 어떤 재료나 조리법도 잘 아우르면서 자신의 풍미를 잃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된장은 다른 재료의 비린내를 제거하거나 부패를 막기도 한다. 이는 어떤 어려운 상황이건 숙명처럼 받아들이면서도 본질을 잃지 않는 한국인의 기질과 일맥상통한다. 더구나 최근 항암 효능이 있다 하여 다른 나라들이 엿보기 시작한 한국 고유의 맛이 아닌가. 우리는 2000년대 들어 신조어 양산에 열을 올려 왔다. 신조어는 새로운 사상과 테크놀로지를 지칭하기 위한 문명의 산물로서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단어들이 더 바람직하다. 이제는 좋은 신조어와 나쁜 신조어 정도는 구분할 능력이 생길 때도 되었다. 더 이상 누워서 침 뱉지 말자. 특히 밥과 된장 속에는 한국인의 자화상이 들어 있다. 우리가 신조어를 만들어 가는 동안 신조어도 우리를 만들어 가고 있음을 잊지 말자.
  • [기고] 부정부패 사슬을 끊기 위한 제언/홍성태 前 한국JC 중앙회장

    [기고] 부정부패 사슬을 끊기 위한 제언/홍성태 前 한국JC 중앙회장

    3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정부패 혐의로 수사가 시작될 무렵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 그뿐만 아니라 모든 역대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불행한 말로를 맞이했다. 부정부패의 규모도 국민의 상상을 초월하는 천문학적 액수이다. 아울러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후 임기를 지냈던 지자체장의 50% 정도가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처벌되었다. 또 우리나라 고위직이나 사회지도급 위치에 있는 자리를 차지하는 상당수 인물이 부정부패에 연루되거나 의심을 받고 있다. 이쯤 되면 가히 부정부패 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정권 말기로 치닫는 이명박 정권 역시 대통령 측근과 청와대 등 고위공직자들이 이미 상당수 부정부패 혐의로 사법처리되거나 조사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얼마 전에 국민소득 2만 달러에 인구 5000만명을 넘어서서 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런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나라인데, 어찌 고위직에 있는 인사들은 하나같이 부정부패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는 고질병일까. 아니다. 부정부패는 우리 시대에 남은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이다. 국가 사회적인 합의 도출로 부정부패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 원인은 간단하다. 국가 사회 지도급 위치를 차지하는 인사들이 지도자로서 검증되지 못했고, 도덕적인 가치관이 확고히 정립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그 잘못된 오류를 단절하는 국가 사회적 제도가 공평하지도 엄격하지도 못하고, 세월이 흐르면 용서까지 해주기 때문에 부정부패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선거 관련법의 규정과 실행을 보면, 우리가 고민하는 국가적인 부정부패를 쉽게 단절할 수 있는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 선거 풍토가 비교적 깨끗한 편이다. 우리나라 선거법의 집행과정이 다른 법보다 엄격하고 투명하고 공평하고 예외가 없기 때문이다. 부정부패 척결도 선거법과 유사한 제도를 만들고, 공평함과 엄격함으로 일관하면 된다. 국가적인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부정부패에 대해서 예외 없이 법을 적용하는 강력하고 독립적인 사법제도를 새로 만들자. 작금의 권력 시녀 노릇을 하는 검찰과 물러 터진 법원의 권위, 형량으로는 절대로 부정부패를 척결할 수 없다. 둘째,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사법처리된 자는 누구든지 일생 사면과 복권이 못 되도록 하고 절대로 용서를 못 받도록 제도를 만들자. 영원히 퇴출되어야 한다. 셋째,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사법처리되면 부정부패 규모만큼의 확실한 추징은 물론 연루된 자 모두 선거법에서처럼 추가해서 몇 배 또는 수십배를 토해내는 회생 불가능한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 아무리 제도를 바꾸어도 부정부패의 고리를 단호히 끊을 수 있는 칼자루가 무디고, 세월이 지나가면 잊히고 용서되는 사회분위기로는 부정부패의 고리를 결코 끊을 수 없다. 문득 인도의 제12대 압둘 칼람 대통령이 생각난다. 그는 대통령이 될 때 들고 갔던 가방 하나를 퇴임할 때 그대로 들고 나왔다. 그의 전 재산은 단칸방에 책상 하나라고 한다. 부정부패의 단절을 위해 제도뿐 아니라, 당사자의 가치관과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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