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연루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자연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20억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감청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해당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6,150
  • “유엔이 금지한 담배·벤츠 등 사치품, 일본이 북한에 불법 수출”

    “유엔이 금지한 담배·벤츠 등 사치품, 일본이 북한에 불법 수출”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정당화를 위해 한국의 대북제재 위반 의혹을 제기해왔다.하지만 정작 대북 제재 이행을 위반한 것은 본인들이었다. 제재 이행 여부를 감시하는 유엔 보고서에는 일본이 북한 수뇌부와 고위층이 애용하는 담배, 화장품, 고급 승용차 등을 불법 수출한 사례들이 여러 건 지적됐다고 연합뉴스가 14일 보도했다. 매체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2010년부터 올해까지 안보리에 제출한 보고서 10건을 분석한 결과 대북제재 대상 사치품이 일본에서 북한으로 불법 수출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고 전했다. 안보리는 2006년 채택한 결의 1718호 8항에서 ‘사치품’(luxury goods) 금수조치를 규정한 이래 유지하고 있다. 원산지를 따지지 않고 모든 사치품이 유엔 회원국의 영토·국민·국적선·항공기를 통해 북한에 제공되거나 판매·이전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의 대북 사치품 수출은 2008∼2009년에 빈번했다. 품목별로는 벤츠와 렉서스 등 고급 승용차 18대, 담배 1만 개비 및 일본 전통주 사케 12병, 다량의 화장품, 중고 피아노 93대 등이다. 2010년 2월 14일과 4월 18일에는 화장품을 비롯한 2억 4400만엔(약 26억 5000만원)어치의 사치품이 오사카에서 중국 다롄을 거쳐 북한으로 불법 수출됐다. 또 2008년 11월부터 2009년 6월 사이에 노트북 698대를 포함해 7196대의 컴퓨터가 일본에서 북한으로 건너갔다. 패널이 컴퓨터의 최종 사용자로 지목한 평양정보센터는 북한의 대량파괴무기 개발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 기관으로 국제사회의 제재 목록에 올라있다. 패널은 2017년 4월 개설된 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미니소’의 평양지점이 대북 사치품 수출 및 합작기업 설립 금지 제재를 위반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들 사례는 대부분 일본 당국이 패널에 보고한 것으로 당국이 파악하지 못한 불법 수출 사례도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출업자들이 당국의 감시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속임수를 썼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패널은 과거 북한과 거래한 일본 기업이나 재일동포가 연루된 점이 일본의 제재 위반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 수출한 화물의 최종 인수자를 가짜로 서류에 기재하고, 중국에 있는 중개자를 내세운 뒤 자금 세탁을 통해 추적을 회피하는 수법도 활용됐다. 반면 한국은 자동차와 피아노가 일본에서 부산항 등을 거쳐 북한에 수출됐다는 언급이 있지만, 직접 한국에서 수출한 사례는 보고서에 적시되지 않았다. 일본은 제재가 본격화하기 전까지 북한과 교역이 많았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등 북한과 가까운 세력이 있어 수출이 용이했던 것으로 보인다. 패널은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한국, 일본, 싱가포르 국적의 전문가 각 1명 등 여덟 명으로 구성됐으며, 매년 북한의 제재 위반 사례와 회원국의 제재 이행 동향을 보고하고 있다. 보고서 원문은 대북제재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BBC “미국 FTC, 개인정보 넘긴 페이스북과 6조원 벌금 합의안 가결”

    BBC “미국 FTC, 개인정보 넘긴 페이스북과 6조원 벌금 합의안 가결”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데이터 정보를 불법 유용한 스캔들에 연루된 페이스북과 벌금 50억 달러(약 5조 8950억원)를 부과하는 선에서 분쟁을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가 12일 (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FTC는 지난해 3월부터 8700만명의 페이스북 이용자에 대한 개인 정보를 정치 컨설던트사인 케임브리지 아널리티카에 넘긴 혐의를 조사해왔다. 케임브리지 아널리티카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의심을 샀다. 퀴즈를 풀어 자신의 인성을 파악하게 하는 형식이어서 교묘히 정치적 설문조사란 비난을 피해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소식통을 인용해 FTC가 정보기술 기업을 상대로 부과한 사상 최대의 벌금 액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 법정 화해안을 3-2로 가결했으며 위원 가운데 공화당 쪽 인사들은 찬성 표를 던진 반면 민주당은 반대 표를 던졌다고 보도했다.다른 매체가 인용한 소식통들도 같은 내용을 확인해줬다. 벌금 액수가 확정되려면 미국 법무부의 민간 위원회가 최종 승인해야 하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알 수가 없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다. 다만 50억 달러란 액수는 페이스북에서도 추정한 금액이며 올해 초에도 이 정도 금액이 될 것이란 관련 보도가 잇따랐다. BBC의 데이브 리 기자는 지난 4월에도 페이스북이 이미 많은 돈을 사내 유보했으며 이번 징계가 확정되더라도 재정적으로 쪼들리지 않을 것이란 점을 투자자들에게 공지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다만 개인 정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FTC가 어떤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인지 여부와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에게 개인적으로 어떤 반향이 있을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사실 이 액수는 페이스북 연간 수익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BBC는 어깨 한 번 툭 치고 끝날 일은 아니라는 비판에 불을 당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페이스북은 세계 각국에서 벌금을 얻어맞고 있다.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은 영국 정부로부터 50만 파운드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캐나다의 감독기관도 연초에 페이스북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50억 달러 벌금 부과란 악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1.8% 올랐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 등은 벌금 화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되풀이해 개인 정보를 침해하는 페이스북에 근본적인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FTC는 개인 정보를 보호하도록 합리적인 안전장치를 만들 능력도 의지도 없다. 의회가 행동할 때라고 강조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美 합참의장, 동맹국에 호르무즈해협 호위 요청… 외교부·국방부 “공식 제의 없었다”

    反이란 전선 명분 통해 고통분담 효과 정부, 美 정식 요청땐 동참 가능성 높아 중동 호르무즈해협에서 지난달 13일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 이후 미국이 해당 항로를 이용하는 민간선박을 호위하기 위해 동맹국들에 연합체 구성에 동참할 것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맹국이란 한국과 일본일 가능성이 높아 한국군이 이란 사태에 연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이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호르무즈와 바브 엘 만데브 해협에서 항해의 자유를 보장할 연합체를 구성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동맹국 군과 연합체를 결성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측이 일본 자위대에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요청했다며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미국의 구체적 요구를 파악하는 한편 참가 여부와 자위대 파병에 필요한 법적 절차 등을 점검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 외교부 김인철 대변인은 “정부는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 항행의 자유, 그리고 자유로운 교역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미국으로부터 연합 함대 구성 요청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미국 측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외교 경로를 통해서 요청받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고, 국방부 및 해군 관계자도 “공식적으로 제의가 온 적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이 요청을 받았다면 한국도 요청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16일 언론 인터뷰에서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중국, 한국, 일본 등을 거론하며 호르무즈해협이 계속 열려 있도록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요청이 들어온다면 관계부처 합동으로 (참여 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호르무즈해협에 한일 등 동맹국의 파병을 미국이 희망하는 것은 사업가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시각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왜 미군만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해야 하느냐”는 주장을 펴 왔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동맹국의 동참으로 반(反)이란 전선에 대한 명분을 얻을 수 있는 데다 비용적 측면에서도 고통분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만일 미국이 이란을 군사적으로 공격하는 사태가 올 경우 우리 군이 연루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동맹인 미국의 협조 요청을 마냥 거부하기도 힘들다. 특히 일본이 동참을 결정할 경우 우리만 빠지는 그림은 더욱 힘들다는 분석이다. 서울의 외교 소식통은 “항행의 자유를 강조한 한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 등을 보면 한국도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다른 마약 투약자 봐주려다 황하나도 무혐의

    다른 마약 투약자 봐주려다 황하나도 무혐의

    2017년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씨 마약 혐의에 대한 부실 수사는 다른 사건 연루자에 대한 봐주기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청탁을 받은 다른 투약 혐의자를 무혐의 처리하는 과정에서 황씨도 덩달아 무혐의 처분됐다는 것이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1일 서울 강남경찰서 박모 경위에게 직무유기·뇌물수수·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박 경위는 2015년 종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근무 당시 황씨 등 7명의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인지하고도 별다른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2017년 6월 이들을 무혐의로 송치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경찰은 공급책으로 지목된 조모씨만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또 박 경위는 지인인 경비 용역업체 공동운영자 박모(37)·류모(46)씨의 업무를 도와주는 대가로 3000만원을 받고, 이들의 제보로 황씨가 연루된 마약사건 수사를 착수하며 500만원을 받은 정황도 드러났다. 경찰은 박씨가 당시 연인의 마약 투약 사실을 알게된 후, 마약을 끊게 할 목적으로 “공급원을 처벌하고 연인은 보호해 달라”며 박 경위에게 금품과 함께 사건을 제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마약 수사는 마약수사반이나 형사과 강력팀이 전담한다”며 “박 경위가 청탁을 받고 이례적으로 수사과 지능팀에서 맡겠다고 상부를 설득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 경위는 “지인과의 금전 거래 과정에서 빌린 돈일 뿐”이라며 뇌물수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두 차례 박 경위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모두 반려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황하나 경찰 ‘뒷배’ 없었다…“여친 마약 끊게 하려던 일반인이 사건 제보”

    황하나 경찰 ‘뒷배’ 없었다…“여친 마약 끊게 하려던 일반인이 사건 제보”

    지수대, 황하나 마약사건 수사관 기소의견 송치평소 유착 관계 있었던 일반인이 사건 제보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씨의 마약 혐의에 대해 부실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경찰관이 검찰에 넘겨졌다. 다만, 이 사건은 여자친구의 마약 공급원을 끊어내려는 한 일반인이 해당 경찰관에 500만원을 주고 청탁해 시작된 수사로 나타났다. 해당 경찰관은 청탁자 여자친구의 혐의를 무마해 주려다 황씨까지 무혐의 처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1일 서울 강남경찰서 박모 경위에 직무유기·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경위는 2015년 서울 종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서 근무할 당시 황씨 등 7명의 마약 관련 혐의를 알고도 충실한 조사 없이 무혐의 처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은 황씨와 함께 입건된 조모씨만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나머지 7명은 혐의없음 의견으로 종결했다. 최근 황하나 ‘봐주기 수사’ 의혹이 불거지자 서울지방경찰청 청문감사관실은 감찰 조사를 진행했고, 지난 4월 지능범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번 수사를 담당한 지수대는 통상 마약 사건은 형사과에서 담당하지만, 당시 이례적으로 수사과에서 담당했다는 사실에 의문을 품고 이를 집중적으로 수사했다. 경찰조사 결과, 당시 수사과 소속 박 경위는 2015년 지인인 용역업체 공동대표 유모(46)씨와 박모(37)씨의 제보로 이 사건을 인지했다. 박 경위는 과거 이들에게서 3000만원을 받고 명도소송 과정에 경찰 병력 동원 등을 도와주는 등 유착 관계를 이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씨는 당시 여자친구가 자신에게 마약 범죄 사실을 고백하자, 마약 공급원을 차단할 목적으로 박 경위에게 “마약 공급원을 처벌하되 여자친구는 선처해 달라”는 조건으로 500만원을 주고 이 사건을 청탁했다. 이후 박 경위는 공급원이었던 조씨 등 2명만을 기소하고 박씨의 여자친구와 황씨 등 다른 마약 연루자들은 무혐의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박 경위와 뇌물 공여 혐의를 받는 당사자들은 “빌려준 돈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황씨가 경찰총장, 서장 등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이 불거졌던 남대문경찰서 2개 사건 부실 수사는 혐의 없음으로 결론났다. 당시 황씨를 대상으로 접수된 진정 사건에서 황씨는 결국 모욕 혐의로 기소의견 송치됐다. 황씨가 되려 고소한 사건에서는 담당 경찰관이 반려 처리했다. 지수대 관계자는 “당시 황씨가 진술한 서장실 묘사도 사실과 다르고, 수사 과정과 결과도 결과적으로 황씨에게 불리한 결론이 나는 등 혐의점이 없다”고 전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황하나 무혐의’ 마약 봐주기한 경찰관, 직무유기로 檢 송치

    ‘황하나 무혐의’ 마약 봐주기한 경찰관, 직무유기로 檢 송치

    “황하나 혐의 알고도 ‘무혐의’ 검찰 송치에 금품수수도”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씨에 대해 부실하게 수사하고 무혐의로 검찰에 넘긴 경찰관이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1일 서울 강남경찰서 박모 경위를 직무유기·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수수)·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을 달아 송치했다고 밝혔다. 박 경위는 2015년 서울 종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서 근무할 당시 황씨 등 7명의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인지하고 사건을 맡았는데도 별다른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황씨를 불기소 의견(무혐의)으로 송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는 2015년 9월 서울 강남에서 대학생 조모씨에게 필로폰 0.5g을 건네고 함께 투약했다. 2015년 11월 이 사건에 연루돼 입건된 인물은 황씨를 비롯해 총 7명이었다. 그러나 당시 경찰은 이들 중 황씨 등을 빼고 2명만 소환조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종로서는 황씨를 약 2년이 2017년 6월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황씨는 실제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박 경위는 금품수수 혐의도 받고 있다. 2015년 초 용역업체 공동 운영자인 류모(46)씨와 박모(37)씨의 업무를 도와주는 대가로 3000만원을 받고, 같은 해 9월에는 박씨의 애인 C씨로부터 마약혐의 제보를 받으면서 이들로부터 500만원을 챙긴 혐의로 입건됐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말부터 두 차례에 걸쳐 박 경위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본인이 빌린 돈이라 주장하는 만큼 직무 관련성·대가성에 다툼이 있다’며 영장을 모두 반려했다. 박 경위는 2017년 자신이 구속해 송치한 A씨에게 자신과 친분이 있는 변호사를 소개해 주는 등 직무상 관련이 있는 법률사건 수임에 관해 변호사를 소개한 혐의도 받는다. 박 경위와 함께 황씨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또 다른 박모 경위는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尹 옹호한 홍준표 “변호사 단순소개 문제 안돼”

    “소개료 받고 직접 관여했는지가 관건尹, 답변 꼬인 듯… 범죄라 볼 수 없어” 검사 출신이자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를 지낸 홍준표 전 대표는 10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거짓말 논란과 관련, “변호사법은 수임에 관해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인데 수임에 관여하지 않고 단순한 정보 제공에 관여한 정도라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통상 법조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지인이 사건에 연루됐을 때 누가 적절하고 실력있는 변호사인지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종종 받는데 그런 경우까지 범죄라고 볼 수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전 대표의 이 같은 입장은 이 문제를 이유로 윤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한국당의 입장과는 다른 것이다. 홍 전 대표는 “원래 변호사법에서 소개 행위를 처벌하는 이유는 법원·검찰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변호사로부터 소개료를 받고 변호사를 소개·알선·유인하는 관행을 엄단하고자 함에 있다”며 “윤 후보자가 거짓말 여부에 휘말린 것은 뒤늦게 이 조항을 알고 허둥대다가 답변이 꼬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소개료를 받고 관여했느냐 여부가 중요한 판단 자료가 된다”며 “이번 사안이 어떤 경우에 해당되는지 좀더 명확해진 후에 판단하는 것이 바른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자는 지난 8일 인사청문회에서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야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지만 이후 이 변호사를 소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녹취 파일이 공개되자 “변호사를 선임시켜 준 적이 없고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얘기였다”고 해명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홍준표 “윤석열 약만 잔뜩 올려놨으니…우리는 ‘을’ 될 것”

    홍준표 “윤석열 약만 잔뜩 올려놨으니…우리는 ‘을’ 될 것”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10일 “어차피 거부가 안 되는 인사청문회였다”며 “엉뚱한 짓으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를 잔뜩 약 올려놨으니 임명되면 우리가 을(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3회 대학생 리더십아카데미-청년이 묻는다. 그리고 홍준표가 답한다’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장관 15명을 임명했다. 어차피 거부가 안 되는 인사청문회였다”고 말했다. 그는 “윤 후보자가 ‘정치권에서 어떻게 하더라도 법과 원칙에 따라 집행하겠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검찰총장이 되면 패스트트랙 지정과정에서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이뤄진 고소·고발을 국회에서 취소하든 말든 법대로 하겠다는 말과 같다”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후보자가 총장 임명된 후) 국회 선진화법을 위반한 사람들 기소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며 “인사청문회 때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도록 하고 정치적 사건을 사법적 판단기준으로 재단하는게 적절한지 물어서 족쇄를 채웠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국회선진화법 위반혐의로 고소·고발된 국회의원 59명은 누가 책임 질것이냐. 지도부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들이 출석 거부한다고 기소를 못할 것 같은가. 조사 안 해도 동영상 확보돼 있고, 참고인, 증인 조사를 다 했으며 조사 없이도 기소한다”며 “그래서 기소하면 당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 후보자의 거짓말 논란과 관련해 “수임에 관여하지 않고 (변호사에 대한) 단순한 정보제공에 관여한 정도라면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윤석열 청문회가 변호사 소개 행위에 대한 거짓말 논쟁으로 비화돼 난항을 겪고 있다. 원래 변호사법에서 소개 행위를 처벌하는 이유는 법원·검찰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변호사들로부터 소개료를 받고 변호사를 소개·알선·유인하는 관행을 엄단하고자 함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윤 후보자가 거짓말 여부에 휘말린 것은 뒤늦게 이 조항을 알고 허둥대다가 답변이 꼬인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 법조계 종사하는 사람들은 지인들이 사건에 연루됐을 때는 누가 적절하고 실력 있는 변호사인지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종종 받는다. 그런 경우까지 범죄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홍 전 대표는 “모든 정당을 끌어안고 중도 보수세력을 끌어안아야 한다”며 “지금처럼 친박 1중대, 2중대로는 내년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내년에도 탄핵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면 선거가 되겠냐”며 “국민들이 문재인정부가 싫다고 하지만 친박 1중대, 2중대도 다 싫다고 하면 새로운 정치세력이 탄생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포토] 밝은 표정으로 본회의장 들어오는 박선숙, 김수민 의원

    [포토] 밝은 표정으로 본회의장 들어오는 박선숙,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의혹’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바른미래당 박선숙(오른쪽),김수민 의원이 무죄가 확정된 10일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 상하이 부동산 재벌 9살 소녀 성추행 체포...중국판 엡스타인 시끌

    상하이 부동산 재벌 9살 소녀 성추행 체포...중국판 엡스타인 시끌

    중국 상하이 부동산 재벌이 9살 소녀에게 외설행위를 한 혐의로 체포되자 각계각층에서 이를 중국판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아동 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중국 당국과 관영 언론이 지난 1일 아동에게 외설행위를 한 혐의로 체포된 억만장자 왕젠화(57) 회장에 대해 상하이 경찰과 왕 회장의 회사가 혐의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마치 아동 성범죄가 없었던 것처럼 굴고 있다며 비판했다고 전했다. 앞서 상하이 경찰은 “57세 왕모씨를 아동 추행 혐의로 체포했다”며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그의 회사 시젠 홀딩스는 왕 회장이 ‘개인적인 이유’로 체포됐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국가 사법기관과 법원을 담당하는 공산당 정법중앙위원회는 “아동 성범죄는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면서 “예외는 없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이어 그가 아동 성범죄에 연루된 사람이 아닌 것처럼 가장하는 보도와 성명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66억달러(약 7조 7720억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한 왕 회장은 지난달 29일 상하이 고급호텔에서 9살 여아에게 성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를 알게 된 아이의 부모가 공안 당국에 신고하며 체포됐다. 피해 여아는 어머니의 친구인 주모(49)씨가 상하이 디즈니랜드에 데려다 주겠다고 속여 장쑤성에서 데려왔으며 왕 회장은 그 대가로 주씨에게 1만 위안(약 17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 회장에 대한 비판 여론은 지난 주말 11년 전 유사한 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던 미국의 재벌 금융가 엡스타인이 체포되며 더욱 격해지고 있다. 수십여명의 미성년 여성들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엡스타인과 비교하면 피해자가 1명이기는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내 신고되지 않은 아동 성범죄가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2015년 초부터 2018년 11월까지 중국 사법당국이 처리한 아동 성범죄 사건은 1만 1519건이다. 그러나 북경사범대학 가정·아동연구센터 소장이자 중국 아동복지보호위원회 소장인 샹 샤오위안은 “중국 아동의 1%가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보고된 사건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NYT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중국은 아동 성범죄에 대해 통상 5년 이하 징역형을 내리지만 다른 혐의들이 함께 적용되면 5~15년형까지 구형될 수 있다. 중국은 2013년 12세 미만 아동에 대한 성폭력 기소가 쉽도록 절차를 변경하고 조직적인 성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중형을 명령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홍준표 “윤석열, 변호사 소개 관여한 정도면 문제 안 돼”

    홍준표 “윤석열, 변호사 소개 관여한 정도면 문제 안 돼”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10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것과 관련 “변호사법은 수임에 관해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인데 수임에 관여하지 않고 단순한 정보제공에 관여한 정도라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통상 법조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지인이 사건에 연루됐을 때 누가 적절하고 실력있는 변호사인지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종종 받는데 그런 경우까지 범죄라고 볼 수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원래 변호사법에서 소개 행위를 처벌하는 이유는 법원·검찰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변호사로부터 소개료를 받고 변호사를 소개·알선·유인하는 관행을 엄단하고자 함에 있다”며 “윤 후보자가 거짓말 여부에 휘말린 것은 뒤늦게 이 조항을 알고 허둥대다가 답변이 꼬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이런 경우 소개료를 받고 관여 했느냐 여부가 중요한 판단 자료가 되는 이유”라며 “이번 사안이 어떤 경우에 해당되는지 좀 더 명확해 진 후에 판단하는 것이 바른 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자는 지난 9일 인사청문회에서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출신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한 언론에서 이 변호사를 윤 전 소장에게 소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2012년 당시 녹취 파일을 공개하자 윤 후보자는 “7년 전 일에 대해 설명을 잘못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며 “제 말씀은 변호사를 선임시켜준 적이 없고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정의당 “정점식, 윤석열 청문회서 노회찬 명예실추…책임져야”

    정의당 “정점식, 윤석열 청문회서 노회찬 명예실추…책임져야”

    정의당이 지난 8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정점식 자유한국당 의원이 고 노회찬 전 의원에 대해 한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점식 의원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박근혜 정부 법무부 장관을 지낼 때 대검찰청 공안부장과 이른바 법무부 ‘통합진보당 해산 TF(태스크포스)’ 팀장 등을 지낸 검사 출신으로, 지난 4월 보궐선거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됐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9일 브리핑을 통해 “정 의원은 황교안 대표가 ‘삼성 떡값 사건’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을 두고 마치 노회찬 전 대표가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훼손으로 의원직 상실형을 받은 것처럼 말했다”면서 “검사 출신이라는 인사가 기본적인 사실관계 파악조차 하지 못한 채 정쟁을 위한 도구로 고인을 들먹이다니 패륜도 이런 패륜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황 대표가 삼성 떡값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음은) 사법적 판단이 내려졌다”면서 “언론에 (이 사건을) 공표한 고 노회찬 전 의원은 명예훼손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의원직을 상실했고, 황 대표가 삼성에서 상품권 1500만원어치를 받았다고 보도한 언론사도 법원에서 허위라는 판단을 받았다”고 발언했다. ‘삼성 X파일 사건’이라고도 불리는 삼성 떡값 사건이란 삼성이 전·현직 검찰 고위직 인사들에게 명절 등에 정기적으로 뇌물을 건넨 사실이 2005년 세상 밖에 알려진 사건으로, 당시 노 전 의원은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검사 7명의 실명을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했다는 이유로 기소돼 2013년 2월 대법원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형을 받았다. 검찰은 노 전 의원은 기소한 반면 뇌물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검사들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당시 황교안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 이 사건을 지휘했다. 정호진 대변인은 “김용철 전 삼성 법무팀장은 전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1999년 당시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장이었던 황교안 대표에게 600만원 상당의 떡값을 건넸다는 사실을 밝혔다”면서 “정 의원이 비호하려하면 할수록 황 대표의 추악한 과거만 더 짙게 드러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무리 황 대표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해도 물불은 가려야 할 것이 아닌가. 노회찬 전 대표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키려한 정 의원은 응분의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SBS “김성준 사표 수리…불미스러운 일 연루 깊은 유감”

    SBS “김성준 사표 수리…불미스러운 일 연루 깊은 유감”

    앵커 출신인 김성준(56) 전 SBS 논설위원이 불법 촬영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SBS도 메인 뉴스 프로그램인 ‘8시 뉴스’를 통해 유감의 뜻을 전했다. SBS는 지난 8일 ‘8시 뉴스’를 통해 김성준 전 논설위원 소식을 보도했다. 최혜림 앵커는 “SBS는 지하철역에서 여성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김성준 전 SBS 논설위원의 사표를 오늘(8일) 수리했다”며 “SBS는 구성원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것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전 앵커는 이날 일부 취재진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피해자분과 가족분들께 엎드려 사죄드린다”며 “이미 전 직장이 된 SBS에 누를 끼치게 된 데 대해서도 조직원 모두에게 사죄드린다”라고 밝혔다. 또 “제 가족과 주변 친지들에게 고통을 준 것은 제가 직접 감당해야 할 몫”이라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성실히 경찰 조사에 응하겠다. 참회하면서 살겠다”라고 말했다. 김 전 앵커는 지난 3일 서울 지하철 영등포구청역에서 여성의 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사실을 부인했으나 휴대전화에서 몰래 찍은 여성의 사진이 발견됐다. 김 전 앵커는 입건 후 회사에 사직서를 냈으며 8일 수리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선비의 빈집, 대부의 정원… 마주 앉은 군자의 道

    선비의 빈집, 대부의 정원… 마주 앉은 군자의 道

    ●안동 권씨를 명문가로 발전시킨 권벌의 닭실마을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4대 길지라는 마을들을 꼽았는데, 경주 양동, 안동 하회와 내앞, 그리고 봉화의 닭실이다. 특히 닭실(유곡)마을은 ‘금계포란형’이라 하여, 마을을 감싸는 앞뒤 산이 닭 모양을 하고, 닭알을 품고 있는 형상의 명당이다. 예나 지금이나 집의 가치를 평가하는 최우선 조건은 그 집이 서 있는 위치, 즉 입지이다. 똑같은 크기와 구조의 아파트가 입지에 따라 수십 배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이야 학군, 상권, 교통 등 인위적인 조건을 최우선으로 꼽지만, 과거에는 산과 강, 들판과 숲으로 이루어지는 자연 조건이 중요했다. 명당은 경제적 풍요를 가져오고 위대한 인물을 배출한다고 믿었다. 달걀을 품어 금병아리를 부화한다는 믿음대로, 닭실은 이곳에 사는 안동 권씨 가문을 최고의 명문가로 발전시켰다. 이 마을은 조선 전기의 대표적인 사대부 권벌(1478~1548)에서 시작한다. 그가 지은 종가가 실질적인 권씨 가문의 시작이었으며, 대를 이어 후손들의 주거지가 이 마을을 이루었다. 터만 좋다고 명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조상을 받들어 효를 실천하고(봉제사), 손님들을 환대해(접빈객) 사회적 관계망을 이뤄야 한다. 무엇보다 구성원 개개인이 학문을 익히고 인격을 닦아 뛰어난 인물이 돼야 한다.권벌은 종가 옆에 충재라는 서재를 지어 수양공간으로 삼았고, 청암정을 지어 벗들과 교류하는 정원으로 삼았다. 그의 아들인 권동보는 마을 어귀에 큰 규모의 석천정사를 지어 학문 연마와 교육의 장소로 만들었다. 더 나아가 인근에 부친을 모신 삼계서원을 건립해 가문의 학문과 효를 향촌 공동체의 정규 시설로 승화시켰다. 또한 마을의 뒷산, 재궁골에 충재와 그 선대조상을 모신 선산을 마련하고, 묘 아래에재라는 재실을 지었다. 종가와 별당, 선산과 재실, 정사와 서원까지, 명문가와 명문마을이 갖춰야 할 모든 요소를 구비한 것이다. 닭실은 권벌이 터를 세우고 권동보가 완성한, 부자가 대를 이어 발전시킨 마을이다. 닭실마을의 원래 입구는 석천정사가 있는 석천계곡이다. 절경을 이루는 경치와 아늑한 분위기를 가진 환상적인 장소다. 계곡 입구 너럭바위에 한자 초서로 ‘청하동천’이라는 네 글자가 붉은색으로 새겨져 있다. 권벌의 5대손 권두응의 글씨다. ‘청하’란 해지기 직전 반짝 나타나는 맑고 찬란한 푸른 노을을 뜻한다. ‘동천’이란 신선들이 영생을 사는 도교의 이상향이다. “순간의 찬란함을 영원히 지속하는 곳.” 청하동천의 깊은 뜻이기도 하고, 닭실마을의 꿈같은 바람이기도 하다.●사대부의 인격 드러내는 양용삼칸 ‘충재’·팔작지붕 ‘청암정’ 사대부의 ‘사’는 선비이고 ‘대부’는 벼슬아치다. 사로서 고향에 은거하면서 학문을 닦고, 대부로서 세상에 나아가 경륜을 펼쳐 나라를 이롭게 한다. 성리학을 통해 깨달은 진리를 목숨을 걸고 실천하는 지행합일의 인간이 진정한 사대부다. 충재 권벌은 영의정에 추증될 정도의 최고위 관료였고, 진정한 선비로서도 추앙을 받은 인물이다. 연산군의 폭정기간에 무오, 갑자사화로 이미 많은 선비들이 처참하게 피해를 입었다. 사화란 ‘사림지화’, 즉 선비 무리에 대한 박해를 의미한다. 권벌이 30세로 관직에 오른 때는 연산군을 몰아낸 중종반정의 이듬해였다. 조광조 등 급진사림파와 반정의 주인공인 훈구파의 대립이 극심하게 된 시기이기도 하다. 온건사림인 권벌은 두 세력의 중재를 꾀했으나, 42세 때 기묘사화로 결국 파직을 당한다. 낙향해 터를 잡은 곳이 바로 닭실마을이다. 충재와 청암정을 지은 것도 이때, 14년의 은거생활 중이었다. 1533년 56세에 복직했다가 68세에는 을사사화 때 직언으로 다시 파직당한다. 수난은 끝나지 않았다. 2년 후 이른바 양재역벽서사건에 연루돼 평안도 삭주로 귀양 갔다가 유배지에서 71세 나이로 운명했다. 이 사건은 을사사화의 승자인 집권 소윤세력이 나머지 잠재적 정적들까지 말살하려 조작한 역모사건이었다. 권벌뿐 아니라 이언적, 노수신, 유희춘 등 20여명의 큰 선비들이 화를 입었고, 이들은 후대에 국가적 추앙을 받게 된다. 서재로 지은 충재는 권벌의 인격을 그대로 드러내는 건물이다. 2칸 온돌과 1칸 마루의 총 3칸, 지붕도 가장 간단한 맞배지붕이다. 선비들은 자신의 거처가 이른바 ‘양용삼칸’, 즉 부엌-방-마루의 3칸이면 족하다고 생각했다. 그 이상은 과욕이요, 낭비다. ‘비어 있는 집’이라는 이름답게 장식도 일절 없고, 오로지 극히 필요한 것만 갖추었다. 권벌의 호는 충재요, 자는 중허다. 모두 ‘비어 있다’는 뜻이다. 세속적인 욕망을 비워 내야 성리학의 도를 깨우칠 수 있고, 국가적 공익을 담을 수 있다. 권벌은 그렇게 살았고, 그렇게 비어 있는 충재를 지었다. 아무 기교도 없는 것 같지만 문짝 하나의 모양, 부재 하나의 위치도 의미 없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최소의 물질로 만든, 그러나 선비정신으로 가득한 집이다. 반면 바로 뒤의 청암정은 크기나 형태가 대조적이다. 큰 거북모양의 바위 위에 10칸의 丁자형 건물을 얹은 모습이다. 추녀선을 활짝 펼친 팔작지붕에 단청까지 칠한 화려한 정자다. 거북바위 주위로 둥그렇게 인공 수로를 만들었다. 마치 연못 안의 섬에 정자를 세운 모습이 된다. 물 가운데 있는 정자는 ‘사’()라 하여 매우 귀한 정원 건축으로 친다. 보통의 정자는 멋진 바위를 즐기도록 건너편에 짓는데, 이처럼 바위 위에 올라탄 건물은 극히 드물다. 충재는 그토록 소박하게 만들었는데, 청암정은 왜 이런 호사를 부렸을까? 아마도 충재가 선비(사)의 청빈정신을 드러내는 집이라면, 청암정은 관료(대부)의 호연지기를 발하는 집일 것이다. 사와 대부가 사대부의 양면이듯이, 충재와 청암정은 권벌이 가진 두 방향의 정신세계를 표상하는 집이다.●선비의 피서법… “고요하니 시원하고 비워 두니 서늘하다” 공자는 군자의 조건과 즐거움을 논어 첫머리에서 밝혔다.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을 알고, 먼 곳의 친구를 만나는 것을 기뻐하며, 그리고 남이 나를 무시해도 화내지 않는 이가 군자라고 했다. 맹자는 더 나아가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을 더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서재를 마련하고, 친구들과 교우하기 위해 정자를 짓고 정원를 가꾸며, 후학을 기르기 위해 정사와 서원을 세우는 수고는 모두 군자가 되기 위한 투자다. 선비의 궁극적인 롤 모델은 바로 군자이며, 산과 계곡을 거닐며 심신을 수련해 군자가 되려고 평생 노력한다. 이는 곧 선비들의 이상적인 은거생활이었다. 닭실의 충재와 청암정, 석천정사와 삼계서원은 은거생활을 위한 필요충분 시설이었다. 또한 선비는 지역 사회의 지도자로서 용모를 단정하게 하고, 타의 모범이 되도록 조신하게 행동해야 했다. 한여름에도 몇 겹의 옷을 껴입고, 머리에는 갓을 써야 했다. 아무리 정신적인 존재라지만 푹푹 찌는 더위를 어떻게 견뎠을까? 정약용은 ‘소서팔사’에서 8가지 대표적인 선비들의 피서법을 소개했다. ‘대자리 깔고 바둑 두기/소나무 아래서 활쏘기/빈 누각에서 투호놀이/느티나무 그늘에서 그네 타기/연못에서 연꽃 구경하기/숲속에서 매미 소리 듣기/비 오는 날 한시 짓기/달 밝은 밤에 탁족하기.’ 다산이 제시한 피서법은 무언가에 몰입해 더위를 잊는 방법이다. 몰입을 위해서는 우선 좋은 환경이 필요하다. 대자리와 누각 같은 인공 환경, 숲과 계곡 같은 자연환경이 조건이다. 연못의 정원, 누각과 정자와 같은 건물은 더위를 피하기 위한 필수 시설이었다. 권벌은 더운 여름날, 청암정에 올라 시를 짓고, 주변 연못의 연꽃을 바라보며 더위를 잊었을 것이다. 그의 후손들은 석천정사에서 공부하다가, 그 앞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혔을 것이다. 맹자가 말했다.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흐리면 발을 씻는다.” 이른바 탁영과 탁족은 선비들의 비교적 적극적인 피서법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너무 소극적이다. 갓과 옷을 벗고 냇물에 온몸을 담그지 않는다. 탁족은 오히려 물이라는 자연을 적극적으로 느끼며 자연에 몰입함으로써 더위를 잊는 방법일 것이다. 몰입은 고요한 가운데 정신을 집중하는 지극히 정적인 활동이다. 중국 시인 백거이는 더위를 쫓는 또 다른 방법을 시로 지었다. “마음이 고요하니 열기 흩어지고, 방안이 텅 비어 서늘함이 감도네.” 고요함은 시원함을 일으키고, 비움은 서늘함을 가져온다. 왜 충재는 비어 있고 청암정은 고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권벌이 잊고 싶었던 것은 더위만은 아니었다. 모략과 배신 따위의 온갖 세속적인 찌꺼기들을 비우고 잊기 위해, 자연 속에서 자기 수양에 몰입했을 것이다. 선비에게 피서법은 곧 은거법이었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선비의 빈집, 대부의 정원… 마주 앉은 군자의 道

    선비의 빈집, 대부의 정원… 마주 앉은 군자의 道

    ●안동 권씨를 명문가로 발전시킨 사대부 권벌의 닭실마을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4대 길지라는 마을들을 꼽았는데, 경주 양동, 안동 하회와 내앞, 그리고 봉화의 닭실이다. 특히 닭실(유곡)마을은 ‘금계포란형’이라 하여, 마을을 감싸는 앞뒤 산이 닭 모양을 하고, 닭알을 품고 있는 형상의 명당이다. 예나 지금이나 집의 가치를 평가하는 최우선 조건은 그 집이 서 있는 위치, 즉 입지이다. 똑같은 크기와 구조의 아파트가 입지에 따라 수십 배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이기도 하다.지금이야 학군, 상권, 교통 등 인위적인 조건을 최우선으로 꼽지만, 과거에는 산과 강, 들판과 숲으로 이루어지는 자연 조건이 중요했다. 명당은 경제적 풍요를 가져오고 위대한 인물을 배출한다고 믿었다. 달걀을 품어 금병아리를 부화한다는 믿음대로, 닭실은 이곳에 사는 안동 권씨 가문을 최고의 명문가로 발전시켰다. 이 마을은 조선 전기의 대표적인 사대부 권벌(1478~1548)에서 시작한다. 그가 지은 종가가 실질적인 권씨 가문의 시작이었으며, 대를 이어 후손들의 주거지가 이 마을을 이루었다. 터만 좋다고 명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조상을 받들어 효를 실천하고(봉제사), 손님들을 환대해(접빈객) 사회적 관계망을 이뤄야 한다. 무엇보다 구성원 개개인이 학문을 익히고 인격을 닦아 뛰어난 인물이 돼야 한다. 권벌은 종가 옆에 충재라는 서재를 지어 수양공간으로 삼았고, 청암정을 지어 벗들과 교류하는 정원으로 삼았다. 그의 아들인 권동보는 마을 어귀에 큰 규모의 석천정사를 지어 학문 연마와 교육의 장소로 만들었다. 더 나아가 인근에 부친을 모신 삼계서원을 건립해 가문의 학문과 효를 향촌 공동체의 정규 시설로 승화시켰다. 또한 마을의 뒷산, 재궁골에 충재와 그 선대조상을 모신 선산을 마련하고, 묘 아래에 추원재라는 재실을 지었다. 종가와 별당, 선산과 재실, 정사와 서원까지, 명문가와 명문마을이 갖춰야 할 모든 요소를 구비한 것이다. 닭실은 권벌이 터를 세우고 권동보가 완성한, 부자가 대를 이어 발전시킨 마을이다. 닭실마을의 원래 입구는 석천정사가 있는 석천계곡이다. 절경을 이루는 경치와 아늑한 분위기를 가진 환상적인 장소다. 계곡 입구 너럭바위에 한자 초서로 ‘청하동천’이라는 네 글자가 붉은색으로 새겨져 있다. 권벌의 5대손 권두응의 글씨다. ‘청하’란 해지기 직전 반짝 나타나는 맑고 찬란한 푸른 노을을 뜻한다. ‘동천’이란 신선들이 영생을 사는 도교의 이상향이다. “순간의 찬란함을 영원히 지속하는 곳.” 청하동천의 깊은 뜻이기도 하고, 닭실마을의 꿈같은 바람이기도 하다. ●권벌의 인격을 드러내는 양용삼칸 ‘충재’·팔작지붕 ‘청암정’ 사대부의 ‘사’는 선비이고 ‘대부’는 벼슬아치다. 사로서 고향에 은거하면서 학문을 닦고, 대부로서 세상에 나아가 경륜을 펼쳐 나라를 이롭게 한다. 성리학을 통해 깨달은 진리를 목숨을 걸고 실천하는 지행합일의 인간이 진정한 사대부다. 충재 권벌은 영의정에 추증될 정도의 최고위 관료였고, 진정한 선비로서도 추앙을 받은 인물이다. 연산군의 폭정기간에 무오, 갑자사화로 이미 많은 선비들이 처참하게 피해를 입었다. 사화란 ‘사림지화’, 즉 선비 무리에 대한 박해를 의미한다. 권벌이 30세로 관직에 오른 때는 연산군을 몰아낸 중종반정의 이듬해였다. 조광조 등 급진사림파와 반정의 주인공인 훈구파의 대립이 극심하게 된 시기이기도 하다. 온건사림인 권벌은 두 세력의 중재를 꾀했으나, 42세 때 기묘사화로 결국 파직을 당한다. 낙향해 터를 잡은 곳이 바로 닭실마을이다. 충재와 청암정을 지은 것도 이때, 14년의 은거생활 중이었다. 1533년 56세에 복직했다가 68세에는 을사사화 때 직언으로 다시 파직당한다. 수난은 끝나지 않았다. 2년 후 이른바 양재역벽서사건에 연루돼 평안도 삭주로 귀양 갔다가 유배지에서 71세 나이로 운명했다. 이 사건은 을사사화의 승자인 집권 소윤세력이 나머지 잠재적 정적들까지 말살하려 조작한 역모사건이었다. 권벌뿐 아니라 이언적, 노수신, 유희춘 등 20여명의 큰 선비들이 화를 입었고, 이들은 후대에 국가적 추앙을 받게 된다. 서재로 지은 충재는 권벌의 인격을 그대로 드러내는 건물이다. 2칸 온돌과 1칸 마루의 총 3칸, 지붕도 가장 간단한 맞배지붕이다. 선비들은 자신의 거처가 이른바 ‘양용삼칸’, 즉 부엌-방-마루의 3칸이면 족하다고 생각했다. 그 이상은 과욕이요, 낭비다. ‘비어 있는 집’이라는 이름답게 장식도 일절 없고, 오로지 극히 필요한 것만 갖추었다. 권벌의 호는 충재요, 자는 중허다. 모두 ‘비어 있다’는 뜻이다. 세속적인 욕망을 비워 내야 성리학의 도를 깨우칠 수 있고, 국가적 공익을 담을 수 있다. 권벌은 그렇게 살았고, 그렇게 비어 있는 충재를 지었다. 아무 기교도 없는 것 같지만 문짝 하나의 모양, 부재 하나의 위치도 의미 없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최소의 물질로 만든, 그러나 선비정신으로 가득한 집이다. 반면 바로 뒤의 청암정은 크기나 형태가 대조적이다. 큰 거북모양의 바위 위에 10칸의 丁자형 건물을 얹은 모습이다. 추녀선을 활짝 펼친 팔작지붕에 단청까지 칠한 화려한 정자다. 거북바위 주위로 둥그렇게 인공 수로를 만들었다. 마치 연못 안의 섬에 정자를 세운 모습이 된다. 물 가운데 있는 정자는 ‘사’()라 하여 매우 귀한 정원 건축으로 친다. 보통의 정자는 멋진 바위를 즐기도록 건너편에 짓는데, 이처럼 바위 위에 올라탄 건물은 극히 드물다. 충재는 그토록 소박하게 만들었는데, 청암정은 왜 이런 호사를 부렸을까? 아마도 충재가 선비(사)의 청빈정신을 드러내는 집이라면, 청암정은 관료(대부)의 호연지기를 발하는 집일 것이다. 사와 대부가 사대부의 양면이듯이, 충재와 청암정은 권벌이 가진 두 방향의 정신세계를 표상하는 집이다.●선비의 피서법… “고요하니 시원하고 비워 두니 서늘하다” 공자는 군자의 조건과 즐거움을 논어 첫머리에서 밝혔다.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을 알고, 먼 곳의 친구를 만나는 것을 기뻐하며, 그리고 남이 나를 무시해도 화내지 않는 이가 군자라고 했다. 맹자는 더 나아가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을 더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서재를 마련하고, 친구들과 교우하기 위해 정자를 짓고 정원를 가꾸며, 후학을 기르기 위해 정사와 서원을 세우는 수고는 모두 군자가 되기 위한 투자다. 선비의 궁극적인 롤 모델은 바로 군자이며, 산과 계곡을 거닐며 심신을 수련해 군자가 되려고 평생 노력한다. 이는 곧 선비들의 이상적인 은거생활이었다. 닭실의 충재와 청암정, 석천정사와 삼계서원은 은거생활을 위한 필요충분 시설이었다. 또한 선비는 지역 사회의 지도자로서 용모를 단정하게 하고, 타의 모범이 되도록 조신하게 행동해야 했다. 한여름에도 몇 겹의 옷을 껴입고, 머리에는 갓을 써야 했다. 아무리 정신적인 존재라지만 푹푹 찌는 더위를 어떻게 견뎠을까? 정약용은 ‘소서팔사’에서 8가지 대표적인 선비들의 피서법을 소개했다. ‘대자리 깔고 바둑 두기/소나무 아래서 활쏘기/빈 누각에서 투호놀이/느티나무 그늘에서 그네 타기/연못에서 연꽃 구경하기/숲속에서 매미 소리 듣기/비 오는 날 한시 짓기/달 밝은 밤에 탁족하기.’ 다산이 제시한 피서법은 무언가에 몰입해 더위를 잊는 방법이다. 몰입을 위해서는 우선 좋은 환경이 필요하다. 대자리와 누각 같은 인공 환경, 숲과 계곡 같은 자연환경이 조건이다. 연못의 정원, 누각과 정자와 같은 건물은 더위를 피하기 위한 필수 시설이었다. 권벌은 더운 여름날, 청암정에 올라 시를 짓고, 주변 연못의 연꽃을 바라보며 더위를 잊었을 것이다. 그의 후손들은 석천정사에서 공부하다가, 그 앞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혔을 것이다. 맹자가 말했다.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흐리면 발을 씻는다.” 이른바 탁영과 탁족은 선비들의 비교적 적극적인 피서법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너무 소극적이다. 갓과 옷을 벗고 냇물에 온몸을 담그지 않는다. 탁족은 오히려 물이라는 자연을 적극적으로 느끼며 자연에 몰입함으로써 더위를 잊는 방법일 것이다. 몰입은 고요한 가운데 정신을 집중하는 지극히 정적인 활동이다. 중국 시인 백거이는 더위를 쫓는 또 다른 방법을 시로 지었다. “마음이 고요하니 열기 흩어지고, 방안이 텅 비어 서늘함이 감도네.” 고요함은 시원함을 일으키고, 비움은 서늘함을 가져온다. 왜 충재는 비어 있고 청암정은 고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권벌이 잊고 싶었던 것은 더위만은 아니었다. 모략과 배신 따위의 온갖 세속적인 찌꺼기들을 비우고 잊기 위해, 자연 속에서 자기 수양에 몰입했을 것이다. 선비에게 피서법은 곧 은거법이었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유해용 재판 증인으로 나온 임종헌, 검찰 질문에 잇따라 “증언 거부”

    유해용 재판 증인으로 나온 임종헌, 검찰 질문에 잇따라 “증언 거부”

    “제 형사사건에 유죄의 증거로 쓰일 우려가 있어서 증언을 거부하겠습니다”, “잘 모릅니다”, “기억나지 않습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검찰의 신문에 대부분 이렇게 말하며 사실상 증언을 거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박남천)는 8일 유 전 연구관의 3회 공판에 임 전 차장을 증인으로 불렀다. 임 전 차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다른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 전 차장은 유 전 수석과 공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 김영재 원장 측의 특허소송 관련 자료를 청와대에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임 전 차장은 증인석에 서자마자 재판장이 형사소송법에 명시된 증언거부권과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를 줄줄이 설명하자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고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의사는 없다”고 말한 뒤 증인선서를 했다. 그러나 정작 검찰의 주신문이 시작되자 과거 법원행정처 근무 경력을 묻는 질문에서부터 “공소사실과 관련 없기 때문에 증언을 거부한다”고 답했다. 또 검찰이 “‘특허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당사자가 불리한 판결을 받을 것을 우려해 대통령에게 민원을 제기했다’는 내용을 당시 곽병훈 청와대 법무비서관에게 전해듣고 이를 법원행정처 심의관에게 전달했느냐”고 묻자 “(김영재 원장의 부인인) 박채윤씨 관련 사건의 공소사실과 직접 관련이 있고 제 진술이 제 사건에 유죄의 증거로 채택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증언을 거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검찰이 임 전 차장에게 청와대와의 접촉 경위나 행정처 심의관들에게 지시한 내용, 심의관들이 작성한 행정처 보고서가 청와대로 넘어간 과정 등을 잇따라 물었지만 그는 “같은 이유로 증언을 거부한다”고만 반복했다. 형사소송법 148조에 따라 증인의 진술이 자신이 유죄 판결을 받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을 때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 특히 임 전 차장은 “재판장께서 아는 대로 진술하라고 하면 하겠지만 마치 피고인신문 같은 증인신문이라 과연 적절한 신문인지 모르겠다”며 검찰을 향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오후에 진행된 유 전 수석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에서는 증언거부 대신 “기억이 안 난다”는 등의 답변을 이어갔다. 유 전 수석의 변호인이 “이 사건 공소장에 따르면 증인은 법관 및 기술심리관 정원 증원, 법관 재외공관 파견 확대 등을 위해 청와대가 요구하는 자료들을 받아내려 피고인(유 전 수석)과 공모한 걸로 돼있다”면서 “공모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임 전 차장은 “없다”고 말했다. “이런 주제와 관련해 피고인과 논의한 적이 있나”, “기술심리관 좌석 배치니 특허법원 소송대리인 공정성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피고인과 한 번도 논의해 본 일이 없나” 등의 질문에도 모두 그런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부인했다. 김영재·박채윤 부부에 대해서도 “몰랐다”고 강조했다. 임 전 차장에 대한 증인신문은 오후 3시가 넘어서 끝났지만 그의 입에서 유 전 수석의 공소사실과 관련된 구체적인 설명이나 혐의를 반박하는 해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임 전 차장은 지난달 2일 자신의 재판부에 대한 기피신청을 법원에 낸 뒤 한 달 이상 법정에 나오지 않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기피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임 전 차장은 지난 5일 서울고법에 다시 심리해 달라며 항고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고준희 계약불발, 새 둥지 언제 찾을까?

    고준희 계약불발, 새 둥지 언제 찾을까?

    고준희 계약불발 소식이 전해졌다. 8일 배우 고준희와 씨제스엔터테인먼트 계약이 불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측은 “고준희와 논의 끝에 전속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끝난 고준희는 여러 기획사와 만나며 새로운 둥지를 물색하고 있다. 6월 씨제스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관련 미팅을 진행했고 마지막 협의 중이라고 알려졌으나 최종적으로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 고준희는 3월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빅뱅 전 멤버 승리,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 가수 정준영 등이 속한 모바일 단체 대화방에서 언급된 ‘뉴욕 여배우’라는 루머에 휩싸였다. 그러나 고준희가 직접 이들과의 연루설을 부인했고, 악플러에 대한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윤석열 “황교안 삼성 상품권 수수 의혹 수사한 적 없다”

    윤석열 “황교안 삼성 상품권 수수 의혹 수사한 적 없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삼성그룹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황 대표의 삼성 상품권 수수 의혹 관련 내용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1999년 서울지청 북부지검 형사5부장 재직 시절 삼성 구조조정본부 임원들이 연루된 성매매사건을 무혐의로 종결한 뒤 삼성 측으로부터 의류상품권과 에버랜드 이용권 등 1500만원 어치를 받았다는 의혹에 오랫동안 시달려왔다. 한국일보는 2013년 삼성 구조본 출신 김용철 변호사의 발언을 인용해 이런 사실을 처음 보도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당시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황 대표(당시 법무부 장관)가 삼성 구조본의 ‘관리 검사 명단’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최근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가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언론과 인터뷰에서 삼성과 황 대표의 유착관계에 대한 의혹을 거듭 제기하면서 황 대표가 곤란한 처지가 됐다. 2007년 ‘삼성 떡값 명단’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는 정의구현사제단 앞에서 삼성의 비리를 낱낱이 밝히는 진술서를 작성했고, 이 진술서에 황 대표의 이름이 들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는 당시 삼성비자금 사건 담당 검사로 김용철 변호사의 진술서를 열람했을 것으로 추측됐다. 그러나 윤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이런 추측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황 대표의 삼성 상품권 수수 의혹에 대해 알고 있느냐”고 묻자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비자금 조성과 문제점을 적은 진술서와 (검찰)감찰 관련 진술서 등 2개의 진술서를 들고 왔다”며 “어느 것을 먼저 (수사) 해야하느냐고 물으니 (김 변호사가) 삼성비자금 사건을 먼저 해줬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2개의 진술서 가운데 검찰 관련 내용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는 게 윤 후보자의 답변이다. 그는 “당시 수사팀이 에버랜드팀, 자금추적팀, 조사팀 등 3개로 나눠져 있었고 검사도 3~4명밖에 없어 (수사)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일단 삼성 비자금을 먼저 조사하는 걸로 하고 감찰 관련 진술서는 (김 변호사가) 도로 가져가는 바람에 보거나 검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런 의혹을 지속적으로 부인해왔다. 그는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한국일보 보도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상품권을 포함해 어떤 금품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또 보도를 한 언론사를 상대로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하기도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불법촬영’ 김성준 전 SBS 앵커 “성별 간 감수성, 세심한 교육 필요”

    ‘불법촬영’ 김성준 전 SBS 앵커 “성별 간 감수성, 세심한 교육 필요”

    ‘SBS 8뉴스’ 앵커 때 클로징 멘트 재조명‘강남역 살인사건’ 때 ‘성별 간 감수성’ 강조‘성범죄 처벌 뒤 교단 복귀한 교사’도 비판 지하철에서 만취 상태로 여성의 신체 부위를 몰래 찍다가 경찰에 입건된 김성준 전 SBS 앵커(현 논설위원)의 과거 뉴스 클로징 멘트가 재조명되고 있다. 김성준 전 앵커는 지난 3일 밤 서울 영등포구청역에서 여성의 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경찰에 입건됐다. 김성준 전 앵커는 1991년 SBS에 입사, 보도국 기자를 거쳐 보도국 앵커, 보도본부장까지 역임했다. 김성준 전 앵커는 2011년부터 2014년, 2016년 말부터 2017년 5월까지 SBS 간판 뉴스인 ‘SBS 8뉴스’를 오래 진행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SBS 8뉴스를 진행하면서 김성준 전 앵커는 자신이 직접 쓴 클로징 멘트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많이 얻곤 했다. 특히 김성준 전 앵커의 클로징 멘트 중 여성과 성범죄에 관한 것들이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2017년 5월 16일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여성들의 취약한 안전에 대한 호소가 높았던 무렵 김성준 전 앵커는 ‘성별 간의 감수성’에 대해 클로징 멘트를 했다. 김성준 전 앵커는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공공 화장실 안전 같은 대책이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본질은 ‘성별 간의 감수성’”이라고 봤다. 이어 “여자와 남자는 서로가 보완하고 공존하는 관계라는 당연한 진실이 가슴 속에 정말 당연한 것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세심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2017년 2월 27일에는 ‘학교 성범죄 연루 교사’에 대해 클로징 멘트를 하기도 했다. 김성준 전 앵커는 “지난 2년간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학교 성폭력 신고 중 선생님이 학생에 피해를 입힌 경우가 254건에 이른다”면서 “지난 5년간 성범죄에 연루된 교사 231명 중 53%가 처벌을 받고도 여전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성준 전 앵커는 “범죄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단해서 봐줬을 것”이라면서 “과연 피해를 입은 여학생 본인이나 딸 가진 부모님들도 경미하다고 느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김성준 전 앵커는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SBS 러브FM ‘김성준의 시사 전망대’에서 사건 직후 하차하고, 이후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SBS는 김성준 전 앵커의 사직서를 8일 수리했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윤석열 청문회’ D-1, 관전포인트는…도덕성·檢개혁 놓고 격돌

    ‘윤석열 청문회’ D-1, 관전포인트는…도덕성·檢개혁 놓고 격돌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격렬한 공방을 앞둔 여야 간 신경전도 높아지고 있다. 야당은 윤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집중 제기하며 도덕성 검증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여당은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황교안 청문회’를 만드는 역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윤 후보자는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이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청문회에는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사건 개입 의혹, 장모의 사기 사건 연루 의혹 등 윤 후보자의 신상 문제부터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이슈까지 현안이 산적해 있다. 우선 한국당은 윤 후보자가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수수 사건을 정조준하고 있다. 윤 후보자가 이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검찰에서 윤 후보자와 윤대진 국장은 각각 ‘대윤’(大尹)과 ‘소윤’(小尹)으로 불리며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법사위 소속 한국당 주광덕 의원에 따르면 윤 전 세무서장은 2013년 육류 수입업자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했고, 이후 몇 개국을 전전하다가 체포돼 강제 송환됐는데 22개월 후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특히 윤 전 세무서장이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윤 후보자로부터 대검 중수부 출신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당시 윤 후보자가 윤 전 세무서장과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현행 변호사법에 따르면 현직 판·검사가 자신이 근무하는 기관에서 취급하는 사건이나 직무상 관련 있는 사건 등의 수임에 특정 변호사를 소개·알선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해당 골프장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6차례 반려하고, 윤 전 세무서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되면서 검찰이 수사를 가로막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검·경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주 의원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검찰 내 은폐·비호 의혹 세력이 있다는 강한 의혹이 제기된 고위공직자 부패·비리 사건”이라고 주장하며 윤 전 세무서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했다. 그러나 윤 후보자는 서면질의 답변서에 “이 사건에 개입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힌 데 이어 골프 접대 및 변호사 소개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윤 후보자 장모의 ‘사기사건’ 연루 의혹도 넘어야 할 산이다. 윤 후보자 처가와 관련한 도덕성 논란은 이번 청문회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다. 한국당에 따르면 윤 후보자의 장모인 최모씨와 관련해 이번 청문회에서 다뤄질 사안은 사기 사건 연루 의혹, 의료법 위반 사건 관련 의혹, 동업자에 대한 무고죄 고소 관련 의혹 등 3건이다. 한국당은 이들 3건의 사건에서 최씨의 범죄 혐의가 명백한 데도 최씨가 처벌받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먼저 최씨의 사기 사건 연루 의혹은 최씨의 지인이 통장 잔고를 위조해 여러 명에게 수십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았는데, 이 과정에서 최 씨가 개입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또 의료법 위반 사건은 최씨가 의료인이 아니면서 명의를 빌려줘 의료재단을 설립하도록 했고, 요양급여비 명목으로 22억 9000여만원을 챙겼다는 의혹이다. 이밖에 최씨는 송파구 건물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동업자와 투자 이익을 반으로 나누기로 약정서를 작성했으나, 이후 최씨가 약정서를 변조한 뒤 오히려 동업자를 무고로 고소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법사위 소속인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관련 사건들의 판결문을 분석한 뒤 “최씨의 범죄 혐의가 명백한데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단 한 번도 처벌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최씨를 사기·사문서위조 및 행사·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후보자는 최씨의 사기 사건 연루 의혹에 대해 자신과 무관한 사건이라며 “사건 관련 내용을 알지 못하고 수사·재판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여야는 청문회 증인·참고인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당초 한국당은 윤 후보자의 장모와 부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등 13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민주당은 ‘흠집내기 청문회는 안된다’고 반대했고, 역으로 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결국 여야는 줄다리기 끝에 윤 전 세무서장과 이 모 변호사 등 5명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주광덕 의원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윤 전 세무서장의 해외 도피가 확실시되고, 윤 후보자가 윤 전 세무서장에게 소개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모 변호사도 잠적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윤 후보자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국회가 요구한 자료 대부분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깜깜이 청문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검찰개혁은 이번 청문회를 달굴 핵심 소재로 꼽힌다. 여야는 윤 후보자를 상대로 검경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검찰개혁 이슈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검찰개혁 이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윤 후보자가 이들 이슈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검경수사권 조정과 관련, “최종 결정은 국민과 국회의 권한이며, 공직자로서 국회 결정을 존중하겠다”면서 “형사사법 시스템은 국민의 권익과 직결되기에 한 치의 시행착오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에 구속영장 청구권을 주는 방안에 대해서는 “강제수사를 위한 영장 청구는 기소에 준하는 처분이므로 소추권자인 검사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면서 “대륙법계뿐 아니라 영미법계에서도 검사 검토가 없는 영장은 법원에서 심사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공수처 도입과 관련해서는 “제도 개편을 통해 국가 전체적으로 부정·부패 대응능력의 총량이 지금보다 약화해선 안 된다”면서 “공수처 설치 논의도 그런 차원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모호하게 입장을 내놓았다.이번 청문회에서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법무부 장관 시절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외압 의혹도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윤 후보자는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 여론조작 의혹 사건’의 특별수사팀장이었고, 검찰 수뇌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로 인해 당시 법무부는 윤 후보자를 수사팀에서 배제하고 정직 1개월의 처분을 내렸다. 윤 후보자는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수사 외압과 관련해 ‘황교안 장관과도 관계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만큼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공세에 맞서 황 대표의 수사 외압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윤 후보자는 이번 서면답변에서 당시 황 장관의 외압 여부에는 “2013년 국감에서 모두 말했다”며 답을 피했다 여기에 여상규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김도읍·김진태·이은재·장제원·주광덕 등 한국당 법사위원들이 패스트트랙 대치 국면에서 고소·고발을 당했다는 사실도 논란이다. 윤 후보자가 검찰총장이 되면 자신의 목줄을 쥘 수도 있는데 제대로 공격할 수 있겠느냐는 시각이다. 윤 후보자는 서면답변서에서 “국회 등이 수사 의뢰한 사건에 대해 일반적 사건처리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