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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캠핑카 안에 숯불화덕 놓고 자던 80대 아버지와 50대 아들 2명 숨진채 발견

    캠핑카 안에서 숯불이 남아있는 화덕을 들여놓고 잠을 자던 80대 아버지와 50대 아들 2명이 숨진채 발견돼 경찰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15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바닷가 공터에 주차돼 있던 캠핑카 안에서 김모(82)씨와 아들 2명(57·55세)이 숨져있는 것을 119 구급대원이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조사결과 김씨와 두아들, 딸과 사위(58) 등 5명은 지난 14일 밤 캠핑장에서 숯불에 고기를 구워 먹으며 놀다가 이날 새벽 0시 30분쯤 딸과 사위는 집으로 돌아가고 김씨와 두 아들은 캠핑카에서 잠을 잤다. 집으로 돌아간 사위 부부가 다음날 김씨 부자와 연락이 되지 않자 캠핑장으로 찾아가 캠핑차 문이 잠겨 있는 상태로 인기척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112로 신고를 했다. 경찰은 119 구급대가 출동해 캠핑카 문을 강제로 열고 안으로 들어가 싱크대위에 숯이 모두 타 재만 남은 화덕이 놓여 있고 김씨 부자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당시 창문도 닫겨 있었고 외부 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둘째 아들이 캠핑카를 갖고 있어 김씨와 아들 등 가족들은 이전에도 함께 캠핑을 했다. 사위와 딸 부부는 경찰조사에서 “최근 부인과 사별한 아버지를 위로하기 위해 자녀들이 캠핑자리를 마련해 좋은 분위기속에 시간을 보냈으며 캠핑카안에는 3명만 잘 수 있어 우리 부부는 집으로 돌아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 부자가 캠핑카 안을 따듯하게 하기 위해 불씨가 남아 있는 숯불화덕을 차안에 들여 놓고 잠을 자다 숯불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때문에 질식해 저산소증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숨진 김씨 등 3명에 대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16일 부검을 할 예정이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TV조선 간부, 국정농단 때 자사 취재 방해 혐의로 검찰 수사

    TV조선 간부, 국정농단 때 자사 취재 방해 혐의로 검찰 수사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한 간부가 2016년 국정농단 사건을 두고 자사 기자의 취재를 방해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남우)는 15일 오전 이 사건 고발인인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을 소환해 그가 TV조선 간부 J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을 고발한 구체적 근거 등을 물었다. 앞서 뉴스타파 등은 TV조선에서 국정농단 취재가 한창이던 2016년 당시 경제부장이던 J씨가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안종범 전 수석과 여러 차례 연락하며 자사 취재를 방해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J씨가 안종범 전 수석과 함께 미르재단과 최순실씨의 관계를 폭로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을 입막음하는 데에도 관여한 정황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미르재단과 관련된 어떤 정보도 외부에 유출하지 않겠다는 이성한 전 사무총장의 반성문이 작성되는 과정에 J씨가 개입했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J씨는 이러한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들은 J씨와 안종범 전 수석을 지난달 3일 업무방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또 이같은 정황이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이미 드러났는데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지휘 라인도 피고발인에 포함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람은 배신하지만, 반려견은 다르죠” 팝아티스트 낸시랭

    “사람은 배신하지만, 반려견은 다르죠” 팝아티스트 낸시랭

    “인간은 인간을 배신하면서 살 수도 있고 가족끼리도 사기를 치고 배신을 하기도 하죠. 하지만 강아지는 오직 주인만 바라보고, 설령 주인이 화가 나서 때리더라도 하루 종일 주인만 기다리는, 그냥 그렇게 주인만 사랑하고 모든 걸 바치는 생명체잖아요. 근데 그런 존재를 버린다는 건 살인행위와 같다고 생각해요” 지난 2006년 KBS 인간극장에 출연해 암투병 중인 어머니를 위해 병원비를 힘들게 모으며 생활하는 감동적인 모습과 함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 그녀만의 독특한 예술혼으로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던 팝아티스트 낸시랭씨(39·본명 박혜령). 그런 그녀가 여러 의혹을 한 몸에 지닌 한 남성에 대한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랑을 지켰고 결혼을 통해 그 사랑을 증명해 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대중에게 다시 돌아온 그녀가 결혼 10개월 만에 남편과의 불화로 최근 이혼절차를 밟고 있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7년 전, 본 기자는 낸시랭씨에게 팝아티스트로서의 ‘예술관’을 취재하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한 적 있다. 하지만 당시 그녀의 바쁜 일정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3일 ‘반려동물’이란 주제로 두 번째 ‘도전’을 시도했다. 그녀 조차 기억 속에 없는 7년 전 ‘인터뷰 고사 사건’에 대한 본 기자의 ‘협박(?)’을 빌미로 결국 흔쾌히 승낙을 받았다. 그렇게 인터뷰 요청은 생각보다 쉽게 성사된 듯 했다. 하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했던가. 다음날 낸시랭은 남편 왕진진과의 부부싸움 도중 남편이 방문을 부수는 등 폭력을 행사 했다는 이유로 남편을 경찰에 직접 신고했다. 이 사건기사를 접한 데스크가 “낸시랭 인터뷰 건, 쉽지 않을 거 같다”라고 했고 낸시랭 본인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통화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급한 마음에 낸시랭씨에게 카톡을 보내 직접 통화를 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잠시 후, ‘내일(5일) 낮에 연락드리겠다’는 답신이 왔다. 하루를 기다려 오후가 되어도 연락이 없자 일정관련 통화를 요청하는 카톡 메시지를 다시 한 번 보냈고 ‘오늘 안으로 전화를 드려도 괜찮을까요’란 메시지가 왔다. 당시 남편 경찰신고 건과 관련해 긴박하게 돌아가는 낸시랭씨의 입장은 염두에 두지 않고 인터뷰에만 집착한 것이 미안했다. 더 이상 불편하게 하지 않기로 맘 먹고 기다렸다. 결국 그날 저녁 10시가 넘어서 그녀로부터 전화가 왔고 최종 일정조율을 마친 뒤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녀는 “공과 사는 구별해야 하는 것이고 다른 내용의 인터뷰도 아니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반려견에 대한 인터뷰였기에 남편과의 상황과는 별개로 미루거나 중지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다음 날 자신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는 일산 킨텍스 KAFA 대한민국축전 국제아트페어 전시장에서 그녀를 만났다. 남편과 관련된 것을 제외한 그녀의 반려동물(관), 작품(일)에 대한 질문만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Q. 낸시랭씨에 반려견은 어떤 존재인지?하니, 리키는 그냥 제 가족이에요. 그냥 제 남동생들죠. 십 수 년 간 함께 했던 반려견 폴이 오래 전에 죽었지만 폴 이상으로 또 다른 나의 가족이 생긴 거죠. 예를 들어, 제가 좋은 집에 살면서 좋은 옷을 입고 싶다든가 혹은 좋은 가방을 들고 여행을 가고 싶어도 이들과 함께 하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 없는 저한테는 굉장히 소중한 존재예요. (남편보다 소중한가요?) 당연하죠. Q. 반려견 하니와 리키는 어떤 강아지인지?현재 5살이고 애기 때부터 함께 해서 그런지 정말 말을 잘 들어요. 둘 다 우리나라 4대 지랄견이라고 하는 종류에 들어가거든요. 한 마리는 화이트 슈나우저고 다른 한 마리는 코카스파니엘 버프예요. 남들은 굉장히 힘든 이 두 녀석들을 어떻게 키우느냐 걱정하시는데, 둘 다 성품이 너무 좋아서 특별히 힘들게 하는 건 없었어요. 특별히 교육 받은 것도 없는데도 제 옆에 딱 붙어서 보행도 잘 하구요. Q. 평소 반려견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는지?제가 다니는 집 앞 동물병원에서 항상 체크를 해요. 애들 병원수첩 보고 예방접종이라든지 뭔가 이상한 증세가 보이면 바로바로 병원 가서 체크하고 있어요. 그리고 매일매일 산책 시키는 게 중요한 데 하루 한 시간씩은 못하더라도 하루 10분이라도 꼭 해야 된다는 얘기를 자주 들어요. 제가 바빠서 매일매일 못 지킨 게 굉장히 미안하죠. 강아지는 주인이 보여주는 세상만 볼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라도 단지 내가 강아지들을 예뻐해 하는 것보다 그들을 데리고 함께 산책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근래에 깨달았어요. 근래에 좀 힘든 일들이 있어서 하니, 리키를 산책 못 시켜 준 게 괜히 좀 죄책감으로 오기도 해요. Q. 2012년엔 8월엔 반려견 폴이 죽은 모습을 셀카로 찍어 공개해 논란됐었는데 당시 어떤 상황이었는지 설명해 준다면?폴은... 하아(깊은 한숨). 저희 엄마가 17년 동안 암투병 하다가 돌아가셨어요. 제가 외동딸이라 저랑 15년을 같이한 반려견 폴은 진짜 제 남동생 같은 그런 존재였어요. 엄마 돌아가시고 저희 외할머니까지 돌아가시고 폴도 죽게 됐거든요. 그래서 폴에 대한 아픔 또한 너무 컸어요. 폴이 아파서 동물병원에 맡겨 놨는데 죽게 된 거예요. 그 모습을 보고 오열을 했고 지쳐서 눈물이 그쳤을 때 폴과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함께 있는 모습을 기억으로 남기고 싶었어요. 제가 항상 기록하는 것들을 좋아하고 기억을 잘 못하는 편이기도 해서 모든 걸 찍어놓거든요. 이미지 인식이 텍스트보다 좀 더 빠르고 오래가는 편이라서 그 마지막 순간까지도 폴을 기억하고 싶어서 당시 찍었던 거죠.Q. 함께 살고 있는 하니, 리키가 한남동 반려인들 사이에서 잘 알려져 있다는데...제가 사는 한남동에 많은 사람들이 강아지들을 산책 시키는데, 화이트 슈나우저는 한남동에 리키 한 마리 밖에 없어요. 슈나우저는 많은데 대체적으로 블랙이나 그레이만 있어요. 그래서인지 리키를 데리고 지나가면, “아니, 화이트 슈나우저도 있어요?” 이렇게 말하면서 신기해 해요. 하니, 리키가 둘 다 수컷이에요. 그래서 종자는 달라도 함께 커 왔기 때문에 그냥 형제견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둘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게 생겨서 산책을 시키러 나가면 많은 외국인들이 지나가면서 너무 예쁘다고 활짝 웃고 그래요. 우리 하니, 리키가 사람들한테 저렇게 웃음을 줄 수 있다라는 게 그냥 괜히 기분이 좋아요. 다른 사람들에게 뭔가 행복한 순간을 준 거 잖아요. Q. 낸시랭 하면 ‘어깨 위 고양이(샤넬 코코)’가 상징처럼 떠오르는데, 그 이유와 혹시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함께 키운 적이 있는지...코코사넬과는 평상시 대화도 나누고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했죠. 육체가 살아있는 제 애완견들은 어떻게 보면 저랑 해외여행을 못 다녔잖아요. 하지만 전시회든, 어딜 놀라가는 간에 코코샤넬은 항상 데리고 다닐 수 있죠. 지금도 제 차안에 있어요. 똥오줌 안 싸고 밥도 안 먹으니깐 사랑만 주면 되죠. 어머니가 하늘나라 가신 이후부터는 진짜 살아있는 고양이를 키울 수도 있었지만 뭔가 코코샤넬한테 배신하는 느낌도 들고, 이해하실 수 없는 저의 예술가로서 정립된 그런 게 있어요. 그래서 반려견 폴을 키우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폴이 죽고 나선 하니, 리키로 만족해서 일단은 반려견만 키우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Q. 반려동물을 쉽게 유기하는 사람들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정말 말도 안 되는 거죠. 그들도 가족이 있을 거 아니에요. 내가 내 가족을 휴게소나 산 속 어느 곳에 버리는 거와 똑같다고 생각해요. 인간과 달리 강아지는 좀 특별한 게 있잖아요. 인간은 인간을 배신하면서 살 수도 있고 가족끼리도 사기를 치고 배신을 할 수도 있지만 강아지는 그렇지 않잖아요. 강아지는 오직 주인만 바라보고 하물며 주인이 화가 나서 때리더라도 주인이 나가면 하루 종일 주인만 기다리는, 그냥 그렇게 주인만 사랑하고 모든 걸 바치는 생명체잖아요. 근데 그런 존재를 버린다는 살인행위와 같다고 생각해요. Q. 유기견을 입양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당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유기견이라고 하면 왠지 고아 같은 느낌이 들잖아요. 단지 동정심이나 불쌍해서 키운다라는 식의 마음으로 입양하면 절대 안 될 거 같아요. 또 입양하더라 물고 난리치고 정신빠지게 하는 등 예상치 못한 일들이 다반사로 발생할 거예요. 자신이 직접 키운 개가 아니잖아요. 그러니깐 유기견을 입양했을 때, 내가 알 수 없는 모든 리스크들을 신중히 생각하고 그래도 내가 끝까지 얘들을 책임질 수 있다고 판단된 후 키워야 하는 거예요. Q. 올 한 해 많은 일들을 겪었다. 앞으로의 계획과 소망이 있다면?제 지도교수님이셨던 (고)이두식 교수님의 철학이 있었어요. ‘아티스트는 매년 개인전을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그 분 말씀대로 대학원 시절부터 그렇게 해왔는데 지난 3년 동안은 제가 사기를 당한 것도 있고 힘든 일들을 많이 겪어 개인전을 못해서 많이 속상했어요. 어쨌든 올해 12월 7일에 낸시랭의 개인전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작가로서 열작(熱作)하고 있으니깐 많이 기대해 주시고 응원해 주세요. 그리고 반려동물들 많이 사랑해 주세요.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부마항쟁 39주년] “역사 앞에 부끄럽다…기억 않고 기록 않는 부마의 함성과 열정”

    [부마항쟁 39주년] “역사 앞에 부끄럽다…기억 않고 기록 않는 부마의 함성과 열정”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이정표는 1960년 4·19혁명에서 시작해 1979년 부마(부산+마산)항쟁,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10항쟁을 거쳐 촛불혁명으로 완결됐습니다. 이 가운데 부마항쟁만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습니다. 이제라도 그 의미를 살릴 수 있도록 진상 조사와 재평가가 필요합니다.” 지방자치 4선인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16일 부마항쟁 39주년을 앞둔 지난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항쟁은 1979년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유신 독재에 맞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이다. 학생들이 선도하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박정희 정권의 몰락을 이끈 민중항쟁인데도 전두환 시대와 함께 독재의 사슬을 끊지 못해 진정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유 구청장은 4대 민주항쟁 중 유일하게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지 않는 등 관심과 평가가 미흡하다며 항쟁에 대한 진상 규명과 함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제도적 과제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답을 통해 과제를 짚어 봤다.→항쟁 발발 계기는. -5·16 군사쿠데타로 최고 권력을 쥔 박정희 정권은 영구 집권을 위해 1972년 유신체제를 선포한 뒤 긴급조치를 수시로 발동해 민주 인사를 탄압하는 등 탄압 정치를 이어 갔다. 그러던 중 당시 야당인 신민당 김영삼 총재가 YH여성노동자 신민당사 농성 사건에 대해 외신과 인터뷰하면서 유신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1979년 10월 4일 국회에서 제명되자 ‘전제군주 시대에나 있을 법한 일’이라며 부산 지역 민심이 동요했다. 이를 기화로 10월 16일 부산대 학생 중심으로 독재 타도를 외치는 시위가 번지면서 10월 17일 부산 전역으로 번졌다. 물론 단순히 야당 총재 한 사람에 대한 국회의원 제명이나 야당 탄압에 대한 항거라기보다 오래 짓눌린 민주화에 대한 민중의 목마름이 분출된 것이다. →직접 시위대를 이끌었는데. -당시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2학년 복학생이었다. 학교 후문 100m 인근에 있던 내 하숙집은 학우들 사랑방이었다. 그곳에서 유신 독재의 부당성에 대해 토론과 비판을 하던 중 16일 부산대 학생들이 시위를 벌였고 동아대 학생들도 17일 아침부터 삼삼오오 모여 분위기를 달궜다. 오후 법학과, 행정학과, 정외과 2학년 합동 교련 수업 시작 전에 제가 단상에 올라 “청년 학도를 탄압하고 민주 인사를 구속하는 참상 앞에서 교련 수업이나 받을 게 아니라 운동장으로 함께 나가 시국과 인권 문제에 대해 토론하자”고 외쳤다. 금세 500~600명 이상으로 늘어 유신 철폐, 독재 타도 등 구호를 외쳤다. 그러자 경찰 진압대가 들어와 최루탄을 발사해 저녁 6시 남포동에서 다시 만나자며 흩어졌다. 그리고 저녁에 시가에서 시민들과 함께 시위를 벌였다. 0시(10월 18일)를 기해 부산 지역에 계엄령이 선포됐고 1058명이 경찰에 끌려갔다. 20일엔 위수령이 발동됐다.→시위 주도로 어떤 불이익을 받았나. -주동자로 찍혀 피신 생활을 하던 중 ‘10·26’으로 유신독재에 종지부를 찍었다. 항쟁을 직접 보고 충격을 받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손을 빌리긴 했지만, 철옹성 같던 유신체제를 무너뜨린 것은 사실상 부산과 마산의 시민, 그리고 우리 학생들이었다. 그러나 12·12사태가 발생했고 부산에서도 총 검거령이 내려져 다시 서울로 피신했으나 5·18민중항쟁으로 계엄이 확대됐다. 결국 도피 생활 7개월 만인 1980월 5월 28일 은신 중이던 서울 서대문구 아현동 친구 집에서 체포된 뒤 부산 망미동 보안대로 끌려가 36일간 각종 고문과 구타를 당했다. 7월 2일 구속영장 집행으로 부산 제15헌병대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인간 이하의 참혹한 수감생활을 겪었다. 헌병대에서 다시 부산 사상구 학장교도소로 이감된 데 이어 군법회의를 통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마침내 석방됐지만 대학에서 제적돼 졸업장을 받는 데 12년이 걸렸다. →당시 함께 항쟁을 주도한 이들은. -헌병대 영창 한 막사에 40~50명 수용됐는데, 원래 있던 군인 죄수와 부마항쟁을 주도한 대학생 8명 등 20여명, 그리고 얼마 후 사회 폭력배들이 잡혀 왔다. 대학생은 부산대 조태원, 신재식, 정광민, 김종세, 김영, 이상경과 진주 경상대 김문규와 동아대 유덕열 등 8명이다. 조태원은 긴급조치로 이미 두 번 투옥된 바 있고, 신재식은 부산에서 사업을 한다. 정광민은 부마항쟁연구소장이다. 김영은 7~8년 복역했는데 김하기란 이름으로 소설을 쓴다. 김종세는 올해 초까지 부산민주공원 관장을 지냈다. 우리는 아직도 가끔 서로 안부를 묻고 연락을 한다.→DJ(김대중 전 대통령)와 노무현 정부 때도 부마항쟁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이유는. -DJ가 1997년 정권교체를 이뤘지만 JP(김종필 전 국무총리)와의 연대라는 한계에 부딪혔고, 이어진 노무현 정부는 각종 개혁 작업으로 탄핵 등 집권 초반부터 계속 흔들리면서 부마항쟁 재평가를 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지난해 10월 3년에 걸친 부마항쟁 진상조사 기간이 종료됐는데. -2010년 5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국가 기관으로 처음 부마항쟁 기간 중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를 인정한 바 있지만 전체 진상 규명은 이뤄지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부마항쟁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법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진상규명위가 형식적으로만 구성돼 제대로 활동하지 않았다. →잊지 말아야 할 부마항쟁의 의의는. -부마항쟁은 18년이나 이어진 군사독재정권을 끌어내린 민주화운동이다. 군부의 집권 야욕으로 곧장 민주화의 길로 나아가지 못하고 5·18항쟁이라는 참혹하면서도 위대한 시민항쟁으로 이어졌지만 개발도상국이었던 한국에서 군사정권을 축출하는 투쟁을 본격적으로 시도했다는 점에 의미를 둔다. 8년 뒤 이어진 6월 항쟁으로 신군부가 항복 선언을 하면서 군사독재는 더이상 우리나라에 발붙일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조국 근대화라는 명분 아래 철저히 짓밟혀 온 노동자와 농민의 기본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요구를 전면에 내걸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항쟁 정신 계승을 위한 제도적 과제가 있다면.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 전문에 부마항쟁의 이념이 명시되는 등 역사적 의미를 올바로 각인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에 더해 우선 항쟁 당시 자행된 인권 침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해 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 국가로부터 인권을 침해받았음에도 숨죽이고 살았던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국가유공자로 지정하는 등의 보상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4대 민중항쟁으로서의 역사적 의의를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조치가 따라야 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플레이어’ 송승헌x이시언x태원석, 정수정 찾아 나선다...작전 성공?

    ‘플레이어’ 송승헌x이시언x태원석, 정수정 찾아 나선다...작전 성공?

    ‘플레이어’ 송승헌, 이시언, 태원석이 오늘(14일) 밤, 정수정을 찾아 나선다. 이들은 과연 돈 그 이상이 걸린 이번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OCN 토일 오리지널 ‘플레이어’에서 팀의 든든한 드라이버 역할을 해오던 차아령(정수정). 지난 5회에서 하리에게 “돈이 그렇게 중요해요?”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아지트에서 떠나 인질이 된 영지(박은우)를 구하기 위해 박현종(강신구) 사장의 운반책이 됐다. 이러한 내막을 모르는 하리(송승헌)는 박사장 차의 운전석에 앉아있는 아령을 발견하고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팀 플레이어 창설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은 이들이 다시 뭉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모님 없이 보육원에서 자라 음지의 길로 들어서려는 영지를 보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라고 생각해 안타까움을 느낀 아령. 영지에게 “내가 웬만하면 충고 안 하는데 딱 한 마디만 할게. 너 보육원으로 돌아가. 여긴 쓸모없으면 바로 버려지는 데야. 그러니까 괜한 환상 갖지 말고 기웃대지 마”라고 진심을 담아 조언했다. 하지만 영지는 보육원에 돌아가지 않았고, 과거 아령이 몸담았던 조직에 소속된 양태(연제욱)에게 인질로 붙잡혔다. 살려달라는 영지의 다급한 전화에, 아령은 결국 어쩔 수 없이 양태가 요구하는 운반책 일을 맡게 됐다. 연락이 닿지 않는 아령을 제외하고 작전에 돌입한 팀 플레이어 3인. 하리는 돈을 쫓던 중 타깃 박사장의 돈을 운반하고 있는 아령을 목격하고 충격에 휩싸였다. 이런 가운데 오늘(14일) 방송에 앞서 공개된 스틸 속에는 총을 든 보육원 원장(박선우)과 격투를 벌이는 하리, 차 안에서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는 병민, 진웅, 그리고 입가에는 피가 묻어 있고 흐트러진 모습으로 어딘가 묶여 있는 아령의 모습이 담겨 있어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영지가 과거 머물렀다던 보육원의 원장이 왜 총을 들고 하리와 대치하고 있는 것인지, 운반만 잘 마치면 될 줄 알았던 아령이 왜 엉망이 된 얼굴로 의문의 공간에 묶여있는 것인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 관계자는 “오늘(14일) 밤, 아령을 찾기 위한 플레이어 3인방의 고군분투가 펼쳐진다. 이들이 서로의 사정을 알지 못한 채 오해의 상황에 놓여있는 가운데, 이 상황을 인식하고 다시 뭉쳐 작전을 성공 시킬 수 있을지 지켜봐 달라”고 전하며 “아령을 찾기 위해서라도, 베일에 싸인 사채업자 백선을 끝까지 쫓기로 결심한 하리의 활약도 펼쳐질 예정이니 본방송으로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령이 타깃의 범죄 수익금 운반책이 되면서 팀 창설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은 ‘플레이어’ 6회, 오늘(14일) 밤 10시 20분, OCN 방송. 사진=OCN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인터넷 동영상 유포” 협박한 20대男 벌금형

    “인터넷 동영상 유포” 협박한 20대男 벌금형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사생활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이광헌 판사는 협박 혐의로 기소된 강모(26)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강씨는 지난 3월 전 여자친구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로 과거의 둘 사이 사생활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낸 후 이를 인터넷에 유포하겠다고 메시지를 보낸 혐의다. 강씨는 메시지에 ‘내가 말한 더 최악의 상황이 이거야. 무시하고 답장하지 않으면 지금 네 영상들 네 지인을 제외한 학교 사람들이랑 인터넷에서 보게 할 거야’라고 썼다. 강씨는 전 여자친구가 자신의 연락을 받지 않고 만나주지도 않자 이런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과거의 연인이었던 피해자와의 성관계 동영상을 불특정 다수인에게 유포할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협박한 것으로 사안이 가볍지 않고 죄질도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점,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모두 종합해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가수 구하라씨가 전 남자친구에게 사생활이 담긴 동영상으로 협박당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디지털 성폭력 등 ‘리벤지 포르노’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실제로 동영상을 유포하지 않은 경우 형법 283조 협박으로 처벌된다. 사람을 협박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헤어진 여자친구에 “인터넷에서 네 영상 보게 될 것” 협박한 20대 벌금형

    헤어진 여자친구에 “인터넷에서 네 영상 보게 될 것” 협박한 20대 벌금형

    헤어진 여자친구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며 과거에 촬영한 사생활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20대가 벌금형을 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이광헌 판사는 협박 혐의로 기소된 강모(26)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강씨는 올해 3월 전 여자친구 A씨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로 과거의 둘 사이의 사생활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낸 뒤 이를 인터넷에 유포할 것처럼 메시지를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내가 말한 더 최악의 상황이 이거야. 무시하고 답장하지 않으면 지금 네 영상들 네 지인을 제외한 학교 사람들이랑 인터넷에서 보게 할 거야’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강씨는 A씨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자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과거의 연인이었던 피해자와의 동영상을 불특정 다수인에게 유포할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협박한 것으로 사안이 가볍지 않고 죄질도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점,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모두 종합해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페이스북 “사용자 2900만명 연락처, 종교, 검색기록 등 해커에게 뚫려”

    페이스북 “사용자 2900만명 연락처, 종교, 검색기록 등 해커에게 뚫려”

    지난달 발생한 페이스북 네트워크 해킹을 통해 해커들이 거의 3000만명에 달하는 사용자 개인정보에 접근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페이스북이 12일(현지시간) 밝혔다. CNN·CNBC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 네트워크에 침투한 해커들은 계정 접근권(액세스 토큰)을 덮어쓰는 수법으로 40만개의 계정을 그들의 통제 아래에 두고 약 2900만명의 사용자가 올려놓은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에 접근한 것으로 밝혀졌다. 100만명의 사용자는 개인정보와 관계없이 액세스 토큰만 도용됐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28일 해킹 사건 발표 당시 해커들이 ‘뷰 애즈’(View As) 기능에 침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뷰 애즈’는 사용자가 자신의 계정이 다른 사용자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미리보기하는 기능을 말한다. 페이스북은 개인정보가 뚫린 사용자 2900만명 중 절반가량인 1400만명의 경우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외에도 연락처 정보, 성별, 구사하는 언어, 종교, 친구와의 관계·지위, 최근 로그인 정보와 검색기록, 사용하는 디바이스 유형 등 더 민감하고 구체적인 정보가 해커들에게 노출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사용자 1500만명은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세 가지만 노출됐다. 페이스북은 해킹의 영향을 받은 모든 사용자의 액세스 토큰을 다시 설정(리셋)하고, 자신의 계정이 해킹당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별도의 웹사이트를 가동했다. 페이스북은 1주일 이내에 해킹당한 사용자들에게 개별적으로 메시지를 보내 해킹 피해 사실을 안내할 방침이다. 페이스북의 가이 로젠 부사장은 블로그 포스트에 “해킹 사건은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수사 중이다. 해킹 배후에 누가 있는지는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이번 공격을 감행한 해킹 그룹이 다른 방식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했는지도 알아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로젠 부사장은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 “해커들은 40만개의 프로필을 해킹한 다음에 ‘친구, ’친구의 친구‘를 이용해 최대 3000만명까지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키를 얻었다”고 부연했다. 해킹 대상에 페이스북 외에 인스타그램, 왓츠앱, 오큘러스, 메신저키즈 등 계열 네트워크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페이스북은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번 사건 조사와 관련해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IDPC) 등과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페이스북 해킹은 지난달 14일부터 25일까지 이뤄졌다. 페이스북은 이틀간 자체 조사를 벌인 뒤 해킹 사실을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당시 해킹의 영향을 받은 사용자 수가 500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르는 사용자를 포함해 약 9000만명의 사용자 계정을 강제 로그아웃하는 조처를 했다. 미 IT 매체들은 페이스북이 애초 밝힌 것보다 실제 해킹당한 사용자 수가 적었지만, 해커들이 접근한 정보의 수준은 훨씬 심각하고 구체적이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11·6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 스팸 계정 등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는 800여개 계정·페이지를 삭제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영국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8700만명의 페이스북 사용자 정보를 도용한 사건이 드러나면서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뒤에 또 다시 최근 해킹 사건이 잇따르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열흘 먼저 ‘감금’된 수능 출제위원들…왜?

    열흘 먼저 ‘감금’된 수능 출제위원들…왜?

    작년 지진 여파 수능 문제 출제량 2배로 늘어수능 중 천재지변 땐 예비 출제 문항으로 재시험수능 출제 비용도 예년보다 늘어나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5일)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능 문제를 낼 출제위원들이 예년보다 10일 이상 일찍 합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처럼 지진 여파로 수능이 연기되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수능 시험지를 두 세트 만들기 위해서다. 이번 출제위원들은 역대 가장 오랜 기간 감금 생활을 하게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능출제위원들은 지난 1일쯤 외부와 단절된 국내 모처에서 합숙 생활을 시작했다.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보통 수능일 약 34일 전에 출제위원들을 선발해 완벽히 차단된 장소에서 극비리에 문제를 출제한다. 출제위원은 대학 교수와 고교 교사 등이 포함되는데, 이들은 직장이나 주변 사람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출제위원에 선발됐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출제위원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기 때문이다. 보통 주변에는 “해외출장에 간다”고 말하는 등 비밀에 부친다. 이 때문에 학기 중 수업을 맡았다가 갑자기 담당 교수가 바뀌는 일도 있다. 지난해 수능(11월 16일 실시) 때는 출제위원들이 수능 33일 전인 10월 14일부터 합숙했다. 그러나 수능 예정일 하루 전인 11월 15일 경북 포항 지역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해 시험이 일주일 연기됐다. 이 탓에 시험 문제 보안을 이유로 출제위원들도 일주일 더 감금 생활을 해야 했다. 추가 수당을 210만원 정도 더 받았지만, 예정됐던 가족 대소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감금생활 중에는 외부와 일체 연락을 할 수 없고, 직계가족 사망 등으로 긴급 상황일 때만 정해진 시간동안 경찰·보안 요원이 동행해 외부로 나갈 수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시험문제가 수험생에게 공개되지는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재출제 없이 원래 문제로 시험이 치러졌다. 하지만 시험 당일 지진이 발생해 수험생 대피 사태가 벌어지면 문제를 다시 출제해야 하는 까닭에 관련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평가원은 지진 등 천재지변을 대비해 올해 수능 때는 예비 문제를 출제하기로 했다. 본 문제지 외에 예비 문제지를 한 세트 더 만들면 시험 당일 지진이 나도 1~2주 안에 다시 시험을 볼 수 있다는 복안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지난 3월 언론 브리핑에서 “예비 문제지 문항들은 본 문제지와 같은 난이도와 신뢰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재지변 없이 수능이 끝날 경우 예비 문항을 폐기할지, 다음해 모의고사 때 사용할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해 731명이었던 수능출제위원 규모도 올해는 소폭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출제위원 규모와 합숙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수능출제 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능출제 위원들은 합숙 기간 중 하루 약 35만원의 보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열흘 먼저 ‘감금’된 수능 출제위원들…왜?

    열흘 먼저 ‘감금’된 수능 출제위원들…왜?

    작년 지진 여파 수능 문제 출제량 2배로 늘어수능 중 천재지변 땐 예비 출제 문항으로 재시험수능 출제 비용도 예년보다 늘어나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5일)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능 문제를 낼 출제위원들이 예년보다 10일 이상 일찍 합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처럼 지진 여파로 수능이 연기되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수능 시험지를 두 세트 만들기 위해서다. 이번 출제위원들은 역대 가장 오랜 기간 감금 생활을 하게될 것으로 보인다.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능출제위원들은 지난 1일쯤 외부와 단절된 국내 모처에서 합숙 생활을 시작했다.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보통 수능일 약 34일 전에 출제위원들을 선발해 완벽히 차단된 장소에서 극비리에 문제를 출제한다. 출제위원은 대학 교수와 고교 교사 등이 포함되는데, 이들은 직장이나 주변 사람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출제위원에 선발됐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출제위원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기 때문이다. 보통 주변에는 “해외출장에 간다”고 말하는 등 비밀에 부친다. 이 때문에 학기 중 수업을 맡았다가 갑자기 담당 교수가 바뀌는 일도 있다. 지난해 수능(11월 16일 실시) 때는 출제위원들이 수능 33일 전인 10월 14일부터 합숙했다. 그러나 수능 예정일 하루 전인 11월 15일 경북 포항 지역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해 시험이 일주일 연기됐다. 이 탓에 시험 문제 보안을 이유로 출제위원들도 일주일 더 감금 생활을 해야 했다. 추가 수당을 210만원 정도 더 받았지만, 예정됐던 가족 대소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감금생활 중에는 외부와 일체 연락을 할 수 없고, 직계가족 사망 등으로 긴급 상황일 때만 정해진 시간동안 경찰·보안 요원이 동행해 외부로 나갈 수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시험문제가 수험생에게 공개되지는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재출제 없이 원래 문제로 시험이 치러졌다. 하지만 시험 당일 지진이 발생해 수험생 대피 사태가 벌어지면 문제를 다시 출제해야 하는 까닭에 관련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평가원은 지진 등 천재지변을 대비해 올해 수능 때는 예비 문제를 출제하기로 했다. 본 문제지 외에 예비 문제지를 한 세트 더 만들면 시험 당일 지진이 나도 1~2주 안에 다시 시험을 볼 수 있다는 복안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지난 3월 언론 브리핑에서 “예비 문제지 문항들은 본 문제지와 같은 난이도와 신뢰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재지변 없이 수능이 끝날 경우 예비 문항을 폐기할지, 다음해 모의고사 때 사용할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해 731명이었던 수능출제위원 규모도 올해는 소폭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출제위원 규모와 합숙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수능출제 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능출제 위원들은 합숙 기간 중 하루 약 35만원의 보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문 대통령, BBC 인터뷰 “조기 종전선언에 한미 공감대”

    문 대통령, BBC 인터뷰 “조기 종전선언에 한미 공감대”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종전선언에 대해 “사전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측과 충분히 논의했다”며 “종전선언은 시기의 문제일 뿐, 반드시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유럽순방(13~21일)을 앞두고 영국 공영방송 BBC와 한 인터뷰에서 “종전선언이 가급적 조기에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 대해 한·미 간에 공감대가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미국과 북한 간의 오랜 적대 관계를 종식하겠다는 일종의 정치적 선언”이라며 “그렇게 되면 앞으로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서 평화 협상이 시작되고, 종국에는 비핵화의 완성과 동시에 평화협정을 체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런 프로세스로 나아가는 것이 미국이 취해 주어야 할 상응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비핵화가 어느 정도의 단계에 도달하면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서서히 완화해 나가는 것까지도 진지하게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대북제재 해제’ 발언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의 승인 없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경계심을 드러낸 가운데 나온 발언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당장 경제 제재 완화가 어렵다면 경제 제재하고는 무관한 인도적 지원을 허용해 나간다든지, 문화예술단이 서로 교환 방문을 한다든지, 또는 경제 제재가 풀리고 난 이후의 준비를 위해 경제시찰단을 서로 교환한다든지, 북한에 미국의 연락사무소를 개설한다든지 등의 조치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선 “일정한 단계까지 국제적인 제재에 대해 한·미 간에 긴밀하게 협력하고 보조를 맞춰 나가야 한다는 원론적인 말씀이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유엔 차원의 제재나 미국의 독자제재 해제를 추진할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북한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를 계속 실천해 나가고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상태까지 왔다고 판단되면 유엔 제재가 완화되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간에 본격적인 경제 협력은 제재가 풀리거나 또는 제재에서 남북 간의 경제 협력이 예외적인 조치로 용인될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라며 “본격적인 경제 협력은 그 제재의 완화에 따르되, 그때까지 경제 협력을 위한 사전 준비들을 미리 해 두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전준비의 범위 대해선 “공동 조사, 공동 연구, 앞으로의 방안들에 대한 협의가 포함된다”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라는 옳은 선택을 할 경우에 경제적인 번영이나 아주 밝은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는 것을 북한에 분명하게 제시하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완전한 비핵화’의 범위에 대해 “추가적인 핵실험과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해 핵을 생산하고 미사일을 발전시키는 시설들을 폐기한다는 것, 그리고 현존하는 핵무기와 핵물질을 전부 없애겠다는 게 포함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시기나 프로세스를 김정은 위원장과 논의한 적은 없지만 완전한 비핵화의 개념 속에 그 모든 것이 포함된다는 것에는 분명히 일치했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구체적인 프로세스는 북·미 간에 협의해야 할 내용”이라며 “북한은 미국이 그에 대해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미국의 상응 조치와 함께 속도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타임 테이블을 두고 양쪽 정상들이 통 크게 합의 했으면 하는 기대”라며 “나는 이 프로세스의 진행에 대해 아주 강한 낙관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미국 중간선거(11월 6일) 이후 빠른 시일 내에 2차 정상회담을 열고자 양국이 시기와 장소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선 “북한도 보편적인 인권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국제적으로 압박한다고 인권 증진의 효과가 바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남북 간의 협력, 국제사회와 북한 간의 협력, 그리고 북한이 개방의 길로 나와 정상적인 국가가 되어가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빠르게 개선하는 실효성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3년 동안 반려견 찾아다닌 주인…마침내 재회하다 (영상)

    3년 동안 반려견 찾아다닌 주인…마침내 재회하다 (영상)

    3년 전 자취를 감췄던 개가 주인과 다시 만나는 감동적인 순간이 포착돼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11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에 사는 지오르지 베레지아니(62)는 2015년 사랑하는 애완견 조르지를 잃었다. 베레지아니는 사라진 조르지를 찾기 위해 거리를 샅샅이 뒤졌고, 도움을 호소하는 전단지도 곳곳에 붙이며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간간이 조르지를 봤다는 연락도 받았지만 모두 잘못된 단서였다. 그리고 조르지를 찾아다닌 지 3년이란 시간이 흘러, 그는 지난 7일 오페라 발레 극장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직원은 전단지에서 본 개와 생김새가 똑같은 유기견이 루스타벨리 거리 근처를 방황하고 있다는 제보를 해주었다. 그 장소로 한달음에 달려간 베레지아니는 꿈에도 그리던 조르지를 발견했다. 조르지는 한 그루의 나무 밑에 웅크리고 있었다. 그가 조르지의 이름을 부르자, 조르지도 그를 단번에 알아보았다. 킁킁거리며 주인의 냄새를 맡던 조르지는 앞발을 그에게 올리며 그 동안 설움을 표현하기라도 하듯 훌쩍이기 시작했다. 애틋한 재회를 마친 이들은 집으로 돌아갔고, 다른 가족들 모두 돌아온 조르지를 기쁘게 반겼다. 베레지아니는 “지난 3년 동안 조르지가 어디 있었는지 불확실하지만 귀에 노란색 꼬리표가 달린 것으로 보아 유기동물 단속반에 끌려갔었던 것 같다”면서 “다행히 사회에 무해하다고 판단돼 백신 주사와 중성화 수술을 받고 풀려난 게 아닐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한편 조르지가 주인과 재회하는 영상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고, 24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개가 주인에게 낑낑대는 모습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들이 만나게 되서 다행이다. 이제 안전하게 주인과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유튜브 캡쳐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호갱 여행’ 탈출했더니…저가 패키지가 줄줄이 망했다

    일부 업체, 반값 내세운 뒤 바가지 쇼핑 여행 정보 많아져 쇼핑·옵션 거부 늘어 현지 커미션에 의존하던 업체들 직격탄 한 중견기업 임원인 허모(58)씨는 지난 9월 캄보디아 ‘패키지’ 여행에서 상황버섯 농장으로 끌려갔다. 현지 농장 관계자들은 “140년 된 상황버섯”이라며 온갖 효능을 소개했다. 허씨와 여행객들은 위암·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말에 솔깃했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판매원들은 1㎏에 1000달러를 불렀다. 원화로 110만~120만원 수준이었다. 슬쩍 스마트폰을 꺼내 상황버섯 가격을 검색한 허씨는 1㎏에 20만원 안팎이라는 사실을 알고선 구매를 포기했다. 이후 허씨는 상황버섯 농장에서 빈손으로 나왔다는 이유로 여행 내내 가이드의 핀잔에 시달렸다. 패키지 해외여행의 필수 ‘쇼핑 코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여행사는 여행상품 가격을 낮추는 대신 여행객 쇼핑을 알선한 대가로 업체로부터 받는 ‘뒷돈‘(커미션)으로 경비를 충당한다. 항공비, 숙박비, 교통비, 입장료, 가이드 팁 등 원가가 200만원을 훌쩍 넘는 여행 상품이 100만원대 저가로 판매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매년 해외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빚어진 여행사 간 출혈경쟁의 한 단면이다. 최근 더좋은여행, e온누리여행사, 싱글라이프투어 등 여행사 4곳이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문 닫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패키지 상품을 이용한 여행객들이 일정에 끼워 넣는 쇼핑 코스에 대해 ‘바가지를 조심하라’는 경험담을 쏟아내면서 쇼핑 구매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라며 “여행사의 저가 패키지 출혈 경쟁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흐르면서 폐업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낮은 여행 단가를 만회하는 요소인 ‘옵션투어’ 시간에 자유여행을 즐기는 패키지 여행객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여행 마진’을 줄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인터넷에 여행 정보가 범람하면서 옵션투어가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옵션투어를 ‘바가지’로 인식하는 여행객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 밖에 여행 상품 판매를 대행하는 홈쇼핑 회사에 내는 과도한 수수료도 여행사의 경영 악화를 부채질한 요인으로 꼽힌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홈쇼핑 방송 1회당 수수료가 평일 저녁은 5000만원, 주말 저녁은 최대 1억원에 달한다”고 털어놓았다. 1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폐업한 4개 여행사에 대한 소비자 불만 상담이 모두 773건 접수됐다. 대부분 여행비를 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폐업으로 여행사와 연락이 되지 않으면 해당 여행사가 영업보증보험에 가입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행사가 이 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한국여행업협회를 통해 보상청구를 할 수 있다. 아울러 “여행대금은 신용카드 할부로 결제하고, 여행 계약서와 입금증 등 증빙서류를 반드시 보관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5·24조치는 변경 가능한 행정조치…남북경협 걸림돌 안 된다”

    “5·24조치는 변경 가능한 행정조치…남북경협 걸림돌 안 된다”

    “5·24 조치는 미국이나 일본의 독자제재처럼 법률이 아닙니다. 필요에 따라 (행정부가) 해당 조항을 해석하면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이 1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2회 서울신문 광화문라운지에서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5·24 조치가 법률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남북 경협에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또 현 대북 제재 형국에서 한·미 모두 실행 가능한 대북 관계 개선 조치가 다양하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의 강연 내용을 직접화법 형식으로 싣는다.■ 대북 제재 한국 입장에서 대북 제재는 크게 한국 독자제재, 유엔 안보리 제재, 미국 독자제재 등 세 가지다. 이 중 5·24 조치는 2010년 천안함 사건으로 발표한 한국 독자제재다. 미국과 일본 독자제재는 법률인데 5·24 조치는 아니다. 미·일은 제재를 법률로 만들었으니 매년 국회가 심의해 완화, 강화, 폐지, 중단, 연장 등을 정한다. 반면 5·24 조치는 일종의 정치적 결정이다.(참고로 2010년 5월 24일 통일부 장관은 대국민 담화 형태로 5·24 조치를 발표했다. 따라서 통일부 장관의 ‘행정조치’다.) 따라서 필요에 따라 해당 조항을 해석하면 된다. 박근혜 정부 때 ‘러시아산 석탄의 수출을 위한 나진·하산 사업’을 진행하면서 유라시아 협력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5·24 예외 조치로 인정한 바 있다. 당시 북한산 석탄을 실은 배가 국내에 입항해 국내 기업에 전했는데 5·24 조치 위반이었다. 향후 달라진 남북 관계에서 5·24 조치를 어떻게 할지는 필요에 따라 해당 조항을 해석하고 다른 고시 등으로 바꿔 추진하면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현재 제재 국면에서도 할 수 있는 남북 협력이 있다. 미군 유해 발굴 사업이나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대표적이다. 제재 예외 조항도 있다.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공동 조사가 대표적이다. 비무장지대(DMZ)의 평화화 등 군사 신뢰 조치도 제재 면제나 예외에 해당할 것 같다. 물론 경협을 본격 추진하려면 유엔 제재가 완화돼야 한다. 그런데 유엔 결의안에 ‘북한의 행동에 따라 제재 조치를 완화하거나 강화하거나 폐기할 수 있다’는 취지의 조건이 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후 핵실험 등 상황 악화를 중단했다. 따라서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이 조항을 논의할 때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다시 상황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면 스냅백 조항(상황 악화 시 제재 복원)을 넣으면 된다. 미국 독자제재까지 포함한 근본적인 해결을 원한다면 북·미 관계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 외교와 경제는 한 덩어리다. 일례로 관계 정상화의 초기 단계에서 임시조치로 북·미 연락사무소를 고려할 수 있는데, 테러지원국이나 수출금지대상국과 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은 협상 차원에서 아직 (제재 유지) 원칙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지만 협상을 진전시키려면 이 부분의 고려가 필요하다. 현재 미국도 제재 완화 없이 할 수 있는 신뢰 구축 조치가 적지 않다. 경제시찰단 교환, 여행금지 조치 해제 등이다. 하루아침에 제재가 풀리지는 않겠지만 논의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풀리지 않을까 싶다. ■ 경협 개성공단을 돌아보면 60~70%가 섬유봉제업이었다. 그런데 이번 평양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을 보면 소비재 분야에서 상품 포장 재질, 디자인 등이 크게 좋아졌다. 소비재는 중국산을 대체할 정도인 것 같다. 남북 관계가 나빠지면서 국내 경제에 타격이 있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사실 북·미 관계나 미·중 무역전쟁 등 다양한 파열음이 있고 우리의 통제 밖 변수도 적지 않다. 하지만 남북 관계가 최소한 ‘역진 방지’는 할 수 있겠다 싶다. 지난해처럼 군사적 위협이 높아지거나 핵 협상이 깨지는 상황은 우리가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겠다는 것이다. 후퇴만 안 하면 전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겠나. 한국 기업들이 경협 부문을 대비할 때 유의할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다자적 접근이다. 남북 간 양자 간 접근은 변수의 영향이 크다. 유럽이나 미국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 좋다. 문재인 대통령의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도 여러 나라(6개국+미국)의 참여를 전제로 하는데, 자금 조달뿐 아니라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과거와 달리 수익성을 중시해야 한다. 북한에서 기업의 자율성과 기업의 처분권한이 확대됐다. 10년 전 경협은 남한 기업과 북한 정치기구의 만남이었지만 제재 완화로 남북 경협이 시작되면 아마 기업끼리 만날 것이다. 수익성 위주로 비즈니스가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기업들이 북한의 사업 파트너를 만나는 방법을 궁금해하는데 지난달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문을 열었다. 이 사무소의 목적은 정부 간 협의도 있지만 지방정부나 민간기구, 기업 등이 북한의 해당 파트너를 정확히 찾아서 일종의 실무협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공식기구가 될 시점이 빨라질 거라고 본다. 제재 완화는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에 따라 관광이나 보험은 초기에 진출이 가능할 것 같다. 민간 건설회사의 진입은 나중이겠지만 철도 등 공적 영역은 좀 이를 것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분권형 대북정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서울시는 대동강 수질개선사업, 경기·강원은 접경지역에 대한 계획을 다양하게 갖고 있다. 이런 것들이 다 공적 영역의 건설사업이다. 다만 북한의 시장화를 계획경제와 균형 있게 봐야 한다. 집을 사고팔고, 택시가 증가한 게 과거와 비교하면 굉장한 변화지만 아직 생산재나 중간재 부문에서 계획경제가 무력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 비핵화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양측은 아직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미국은 비핵화의 본격적 단계를, 북한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상응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비핵화는 핵무기, 핵물질, 핵시설, 핵지식 등 4개로 정리된다. 사실 핵지식이 있는 한 결국은 핵개발을 다시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역적 혹은 불가역적 비핵화’라는 표현은 애매하다. 핵지식까지 해결되려면 결국 관계가 달라져야 한다. 핵무기, 핵물질, 핵시설, 핵지식 중에 무기와 물질은 해외로 이전하면 된다. 핵무기의 해체는 핵탄두의 이전을 말한다. 실제 구소련의 붕괴로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이 핵미사일을 보유하게 됐는데 핵탄두와 핵물질을 미국으로 가져가는 식으로 비핵화를 진행했다. 이어 미사일 기지 지역에 신발공장 등을 조성해 줬다. 마지막으로 핵시설 해체는 방사능 제염 등의 과정 때문에 긴 시간이 걸린다. 남·북·미의 비핵화가 서로 다르다는 우려도 있는데, 비핵화는 이 4가지를 해체하는 것으로 그 의미는 똑같다. 평양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 내(2021년 1월)에 마치겠다고 했다. 여기서 완전한 비핵화는 핵무기, 핵물질, 핵시설, 핵지식 중에 핵무기와 핵물질의 이전을 말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핵시설의 제염 과정 등은 더이상 핵위협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일방적인 비핵화는 안 된다는 전제가 있다. 미국의 상응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건데, 핵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의미다. 북·미 관계는 비핵화와 안전보장의 교환이다. ■ 남북 군사합의 9월 평양 정상회담의 남북군사합의서에서 우리가 너무 양보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다만 남한이 유리한 합의라고 적극 반박하면 향후 북측과의 협상에 영향을 끼쳐 정부가 직접 나서기는 힘들다. 군사 분야 중 육·해·공에서 완충공간을 갖기로 한 게 가장 중요하다. 공중은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육상은 DMZ에 완충지대를 만든다. 해상은 북한의 초도와 남한의 덕적도 사이 전체를 완충수역으로 만들어 보자는 거다. 이런 완충구역들이 어느 쪽에 유리할까. 상식적으로 동일한 지역을 각각 10㎞씩 물리면 정찰능력과 같이 기술력이 강한 쪽이 유리하다. DMZ 감시초소(GP) 철수도 남북의 군사전략 차이를 봐야 한다. 우리는 주로 방어전략이어서 GP, 관측초소(OP), 일반전초(GOP)의 3중 방어막을 만들었다. 반면 북은 GP를 철수하면 1선 방어가 된다. 우리는 방어력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지만 북은 사정이 다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형 49년 만에 ‘위장간첩’ 누명 벗은 이수근씨… “국가의 과오”

    사형 49년 만에 ‘위장간첩’ 누명 벗은 이수근씨… “국가의 과오”

    1960년대 말 중앙정보부의 조작으로 이중간첩으로 몰려 사형을 당한 고 이수근씨가 처형된 지 49년 만에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김태업)는 11일 이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반공법 위반 등 혐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공문서 위조 및 행사,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일부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사 부사자이던 이씨는 1967년 3월 김일성 주석 수행기자로 판문점을 취재하던 중 유엔군 차량에 올라타 남한으로 귀순했다. 당시 탈북자 중 고위급 인사였다. 그러나 2년 뒤인 1969년 1월 이씨는 위조여권을 이용해 홍콩으로 출국한 뒤 캄보디아로 가려던 중 경유지인 베트남에서 체포됐다. 위장 귀순해 북한의 군사적 목적을 위해 기밀을 수집하는 등 간첩행위를 한 뒤 한국을 탈출했다는 게 이씨에게 씌워진 혐의였다. 재판에 넘겨진 이씨는 같은 해 5월 사형을 선고받았고 항소를 포기하면서 형이 확정돼 두 달 뒤인 7월 처형됐다.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당시 중정 수사관들이 이씨 등을 불법 체포·감금하고 수사과정에서 각종 고문과 폭행 등 가혹행위를 했다”면서 “사실 확인도 없이 졸속으로 재판이 끝났고 위장 귀순이라 볼 근거도 없다”고 발표했다. 이씨와 공범으로 몰려 함께 수사 및 재판을 받고 유죄 판결을 받아 장기간 복역했던 이씨의 친인척 3명은 2008년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씨의 재심은 지난해 검찰이 직권으로 청구하면서 열렸다. 재판부도 “이씨가 영장 없이 불법으로 구금됐고 중정 수사관들로부터 고문, 폭행 등 가혹행위를 당하게 돼 허위로 자백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씨 등이 첫 공판이 열리기 전날 중정 남산대공분실로 끌려가 “재판받을 때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협박을 받았고, 재판 당일에는 중정 요원들이 법정 안을 둘러서서 지켜보고 있는 등 위압적인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법정에서의 이씨의 자백 진술 또한 강요된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북한의 지령을 받기 위해 대한민국을 탈출하려고 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스위스와 같은 중립국에 가서 저술활동을 하려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씨가 당시 간첩에게 필수적이었던 암호명이나 난수표 등을 소지하지 않았고, 과거 공소사실에 기재된 암호연락문도 난수표에 의해 암호화되지 않은 점, 이씨가 홍콩에서도 충분히 북한 영사관 등을 통해 북한으로 가거나 북한 인사들과 접촉할 수 있었음에도 굳이 중립국인 캄보디아로 가려다가 남베트남에서 체포된 점 등을 보면 간첩행위의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당시 이씨는 주변 인사에게 “중정의 감시가 너무 심해 중립국에 가서 저술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권리와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채 국가에 의해 위장 귀순한 간첩으로 낙인찍힌 채 사형집행에 의해 생명을 박탈당했다”면서 “이제 암울했던 권위주의 시대에 국가가 범한 과오에 대해 피고인과 그 유가족들에게 진정으로 용서를 구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씨와 공범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21년을 복역한 조카 배경옥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국가에 의해 인권이 유린됐던 사건”이라면서 “무죄 판결이 났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배씨는 “오늘 판결을 근거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뒤 이모부님 이름의 장학재단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저가 패키지’ 여행사의 줄 폐업 이유 있었네!

    ‘저가 패키지’ 여행사의 줄 폐업 이유 있었네!

    패키지 여행 ‘쇼핑 코스’에 바가지 기승‘출혈 경쟁’ 심화로 경영 악화돼 줄도산 한 중견기업 임원인 허모(58)씨는 지난 9월 캄보디아 ‘패키지’ 여행에서 상황버섯 농장으로 끌려갔다. 현지 농장 관계자들은 “140년 된 상황버섯”이라며 온갖 효능을 소개했다. 허씨와 여행객들은 위암·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말에 솔깃했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판매원들은 1㎏에 1000달러를 불렀다. 원화로 110만~120만원 수준이었다. 슬쩍 스마트폰을 꺼내 상황버섯 가격을 검색한 허씨는 1㎏에 20만원 안팎이라는 사실을 알고선 구매를 포기했다. 이후 허씨는 상황버섯 농장에서 빈손으로 나왔다는 이유로 여행 내내 가이드의 핀잔에 시달렸다. 패키지 해외여행의 필수 ‘쇼핑 코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여행사는 여행상품 가격을 낮추는 대신 여행객 쇼핑을 알선한 대가로 업체로부터 받는 ‘뒷돈‘(커미션)으로 경비를 충당한다. 항공비, 숙박비, 교통비, 입장료, 가이드 팁 등 원가가 200만원을 훌쩍 넘는 여행 상품이 100만원대 저가로 판매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매년 해외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빚어진 여행사간 출혈경쟁의 한 단면이다.최근 더좋은여행, e온누리여행사, 싱글라이프투어 등 여행사 4곳이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문 닫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패키지 상품을 이용한 여행객들이 일정에 끼워넣는 쇼핑 코스에 대해 ‘바가지를 조심하라’는 경험담을 쏟아내면서 쇼핑 구매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라며 “여행사의 저가 패키지 출혈 경쟁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흐르면서 폐업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낮은 여행 단가를 만회하는 요소인 ‘옵션투어’ 시간에 자유여행을 즐기는 패키지 여행객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여행 마진’을 줄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인터넷에 여행 정보가 범람하면서 옵션투어가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옵션투어를 ‘바가지’로 인식하는 여행객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밖에 여행 상품 판매를 대행하는 홈쇼핑 회사에 내는 과도한 수수료도 여행사의 경영 악화를 부채질한 요인으로 꼽힌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홈쇼핑 방송 1회당 수수료가 평일 저녁은 5000만원, 주말 저녁은 최대 1억원에 달한다”고 털어놓았다. 1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폐업한 4개 여행사에 대한 소비자 불만 상담이 모두 773건 접수됐다. 대부분 여행비를 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폐업으로 여행사와 연락이 되지 않으면 해당 여행사가 영업보증보험에 가입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행사가 이 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한국여행업협회를 통해 보상청구를 할 수 있다. 아울러 “여행대금은 신용카드 할부로 결제하고, 여행 계약서와 입금증 등 증빙서류를 반드시 보관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고양이 탐정 “가출 고양이를 찾는 데도 골든타임이 있어요”

    고양이 탐정 “가출 고양이를 찾는 데도 골든타임이 있어요”

    [100초 인터뷰] 20년 경력의 고양이 탐정 김봉규씨 인터뷰“고양이를 발견하는 능력과 고양이를 읽는 능력, 그리고 고양이를 손으로 잡는 능력이 필요해요.” 고양이 탐정 김봉규씨에게 ‘고양이를 찾기 위해 갖춰야 할 기술이 무엇인지’를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그는 “세 가지 능력만큼은 남들보다 탁월하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고양이에 죽고, 고양이에 산다’는 그를 지난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골목에서 만났다. 김씨가 고양이 구조를 처음 시작한 건 20년 전이다. 특별한 계기가 있던 건 아니다. 그저 고양이가 좋았을 뿐. 그는 “고양이를 찾았을 때 주인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좋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는 측은지심이라고 해야 하나, 조금씩 고양이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랜 시간 그런 마음으로 고양이를 찾다 보니 어느새 고양이 탐정이 되어 있었다”고 직업이 된 배경을 설명했다. 고양이 탐정 김봉규씨는 일을 할 때 자동차를 타고 다니지 않는다. 고양이 간식과 랜턴 등 수색 장비를 담은 커다란 배낭을 멘 채 뚜벅뚜벅, 구석구석 걷는다. 그러다 보니 직업병이 생겼다. 20년 동안 걸어서 고양이를 찾았으니 어깨, 허리, 발, 다리 통증을 달고 사는 건 당연지사. 무엇보다 그는 고생 후, 고양이를 찾지 못했을 때 찾아오는 우울감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렇게 일하는 김씨가 지금까지 집으로 돌려보낸 고양이는 2000마리가 넘는다. 당연히 기억에 남는 사연들도 많을 터. 김씨는 자신을 버린 주인집을 찾아왔다가 굶어 죽은 고양이 사연이 가장 마음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입양 받은 사람이 고양이를 버렸고, 입양 보낸 분이 저에게 의뢰한 사건이었다”며 “2주 만에 고양이를 찾았는데, 자신을 버린 주인집 빌라에서 굶어 죽은 채 발견됐다. 조금만 더 일찍 연락했으면 찾을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씨는 고양이가 집을 나가면 최대한 빨리 연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양이를 찾는데도 골든타임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시간이 늦어지면 포인트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금방 찾을 수 있는 애들이 많은데, 시기를 놓치면 힘들다”며 신속한 조치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가 고양이를 찾는 비용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은 기본 보수와 성공보수로 나뉜다. 예를 들어 초기에 15만원, 고양이를 찾으면 20만원을 받는 방식이다. 물론 고양이를 찾지 못하면 성공보수는 없다. 하지만 그는 돈을 우선으로 일하지 않는다고 한다. 도울 수 있으면 기꺼이 돕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김씨는 의뢰인이 자신의 지시와 설명을 잘 따라줘야 더 빨리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봉규씨는 애묘인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애묘인들이 고양이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만큼이나 고양이를 잃어버린 뒤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고양이를 키우겠다고 데려온 뒤, 잃어버리면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점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씨는 “지금까지 발로 뛰며 연구한 것들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고양이를 찾으며 겪은 에피소드나 길고양이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것들을 한 데 모아 소개하고 싶다”며 도서 집필 계획을 전했다.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gophk@seoul.co.kr
  • [애니멀구조대] 개가 교통사고 당했는데…견주 “죽든 말든 상관 없다”

    [애니멀구조대] 개가 교통사고 당했는데…견주 “죽든 말든 상관 없다”

    ‘교통사고’와 ‘방치’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엮이지 않는 편이 좋은 단어들. 방치한 이가 있다면 괘씸하고, 방치 당한 대상이 있다면 가여울 뿐이다. “코피가 철철 흐르고, 앉지도 걷지도 못하고 있어요.” 제보 전화를 통해 듣게 되는 날것 그대로의 표현들은, 들어도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교통사고를 당한 이웃집 개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다급히 걸려온 전화였다. 교통사고 목격자는 사고 충격음과 개의 비명소리가 너무 커서, 개가 죽은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목격 증언을 전했다. “죽든 말든 상관 없다. 그렇게 치료하고 싶으면 당신이 데려가라.” 개를 치료해야 하지 않겠냐는 이웃의 간청에 돌아온 답은 냉혹했다. 견주는 이따금씩 술에 취해 개를 발길질로 짓뭉갰다. 지붕 하나 없이 사는 개는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이 오면 눈을 맞았다. 목줄에 묶여 도망조차 갈 수조차 없는 개는, 그렇게 삶이란 걸 지속했다. 케어 동물구호팀은 수원 제보현장으로 달려갔다. 견주에게 직접 연락해 소유권 포기를 요청했다. “얼른 데려가라.” 마치 불편한 혹이라도 떼어버리듯, 견주는 너무나 쉽고, 간단하게 개를 넘겨줬다. 마치 이러한 순간을 기다리기라도 한 사람처럼 보였다.곧장 병원에 데려갔다. 갈비뼈 7개, 골반, 꼬리뼈 골절. 폐출혈, 폐천공. 자발 배변배뇨 불능 상태. 심장사상충까지. 만신창이였다. 뒤따르는 단어는 후유증과 장애였다. 이 갖은 병명(病名)들을 품고 있기엔 정말이지 작고 어린 아이였다. 가슴에 찍힌 시퍼렇고 커다란 보라색 멍자국은 마음의 상처를 내보이기라도 하는 듯보였다. 병원 진료를 받으려면 구조견의 이름이 필요하다. 한번은 꼭 지나쳐야 하는 시간. 구조견들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마음이 늘 애잔하다. 아픔을 헤아려야 하고, 소망을 담아야 한다. 이번에는 ‘리나’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단어가 주는 발랄한 느낌처럼, 밝은 모습으로 여생을 살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리나는 큰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도 골반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열심히 재활 치료에 임했고, 이제는 씩씩하게 걸을 줄도 안다. 사람을 피하고 구석만을 찾던 리나는 이제 의료진을 보고 꼬리도 친다. 그러나 리나는 이제 배변과 배뇨를 스스로 하지 못한다. 후유증 탓이다. 사람이 배변을 유도해줘야만 배변이 가능하고, 소변을 밖으로 빼주는 카테터를 착용하고 생활해야 한다. 그래도 이만큼이 어딘가 싶다. 리나를 구조한 활동가는 리나가 살아준 것만으로 대견하다고 했다. 동물보호법 제7조 2항 : '소유자등은 동물이 질병에 걸리거나 부상당한 경우에는 신속하게 치료하거나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차가운 법조문은 오늘도 공허하게만 읽힌다. 리나의 몸은 아직 따뜻하다. ‘신속’도 ‘조치’도 ‘노력’도 없었다. 책임질 수 없다면 함부로 거두지 않아야 한다. 동물권단체 케어 김태환PD taehwankim@fromcare.org ▶ 리나 입양문의 http://fromcare.org/adopt-apply ▶ 케어 동물구호팀 응원하기 https://bit.ly/2yeP3CK
  • 180㎝ ‘단신 외인’ 전쟁

    180㎝ ‘단신 외인’ 전쟁

    KBL, 미디어데이서 판정 개선책 내놔 ‘페이크 파울’ 비디오 판독…시비 불식 180㎝대 티그·그레이 첫 경기 맞대결 모비스·KCC·SK, 우승 후보로 손꼽혀 매 경기 팬 설문…평일 시작 30분 늦춰프로농구가 오는 13일 2018~19시즌을 개막해 기나긴 여름잠을 깨고 6개월여 열전에 돌입한다. 지난 7월 취임한 이정대 신임 총재가 KBL 수장으로서 맞이하는 첫 시즌이어서 야심 차게 새로 시작하는 제도들이 많다. 지난 시즌 역대 최소 관중(경기당 2796명)이란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 들었던 KBL이 올 시즌 슬로건인 ‘와이드 오픈’(wide open·수비자 없는 완벽한 슛 기회)처럼 농구 인기를 회복하는 결정적 기회를 맞이할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열린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KBL은 그동안 반복해 지적된 심판의 판정 시비를 바로잡기 위한 개선책을 내놓았다. 지난 시즌 17명이었던 심판진을 20명으로 늘려 업무 과부하 없이 공정한 판정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국제농구연맹(FIBA) 소속 전문가에게 두 달여 교육을 받으며 심판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했다. 지난 시즌 논란이 됐던 페이크 파울과 관련해서는 경기가 종료된 뒤 비디오 분석을 통해 선수들의 동작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첫 적발 때는 경고에 그치지만 그 뒤부터 벌금이 부과된다. 단신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KBL은 지난 시즌 도중 세간의 조롱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장신 선수의 키를 200㎝ 이하, 단신 선수는 186㎝ 이하로 제한하는 새 규정을 발표했다. 국내 선수들의 플레이를 살리는 동시에 화려한 기술 중심의 빠른 경기 진행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뛰었던 마퀴스 티그(KCC·184㎝)와 조쉬 그레이(LG·180.9㎝)는 키는 작지만 폭발적인 득점력과 탁월한 경기 운영으로 리그를 놀래킬 만한 실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CC와 LG는 13일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맞붙는데 개막일부터 둘의 기량을 가늠할 수 있게 됐다. 우승 후보로는 현대모비스와 KCC, SK가 꼽힌다. 미디어데이에서 일곱 팀 감독으로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현대모비스는 선수 면면이 화려하다. 개막을 앞두고 귀화한 라건아(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영입한 데다 외곽슛이 좋은 베테랑 문태종도 영입했다. 양동근, 함지훈, 이종현, 이대성을 비롯한 기존 국내 선수들도 탄탄하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을) 3년 쉬웠더니 몸이 근질근질하다. 올해는 챔프전에 올라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말했다. KCC는 국내 선수진(이정현, 하승진, 전태풍)이 좋은 데다 외국인 선수까지 뛰어난 편이고, ‘디펜딩 챔피언’ SK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침체에 빠진 농구 인기를 되찾기 위해서 KBL은 팬 관리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경기마다 마케팅 인력을 파견해 매번 100명의 관중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즌이 끝나면 2만 7000명분의 설문 데이터가 쌓이게 된다. 설문조사를 하면서 받은 연락처를 통해 이들에게 KBL 소식을 전달할 계획이다. KBL이 나서서 티켓 판매 플랫폼을 제공하고 관중 데이터를 축적·분석하는 ‘통합 티켓 마케팅’도 올해부터 시작된다. 일단 전자랜드부터 하고 있는데 열 구단 모두 ‘통합 티켓 마케팅’에 동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평일 경기 시간도 오후 7시에 시작했던 것을 직장인 퇴근 시간에 맞춰 30분 늦췄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충북 도서관 “실종된 양심이 모두 돌아왔어요”

    충북 도서관 “실종된 양심이 모두 돌아왔어요”

    ‘끝까지 간다.’ 한 직원의 끈질긴 노력으로 대출도서 회수율이 100%를 기록 중인 도서관이 있어 눈길을 끈다. 충북도 중앙도서관은 지난달 현재 미반납된 대출도서가 한 권도 없다고 10일 밝혔다. 빌려간 책을 제때 반납하지 않는 ‘실종된 양심’ 때문에 속을 썩이는 상당수 도서관과 대조적이다. 이런 성과는 도서관 자료실에 근무하는 지미순(57) 주무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 주무관이 도서관 근무를 시작한 것은 2016년 9월이다. 발령을 받고 와 보니 대출기간 3주가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아 골칫덩어리가 된 책이 540여권에 달했다. 이 가운데 빌려간 지 1년이 넘은 책도 30여권이나 됐다. 대출자들에게 전화해보니 중국에 있거나 군 복무 중인 황당한 경우도 있었다. 전화를 받지 않는 대출자도 적지 않았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지 주무관은 이때부터 자기만의 방식을 추가해 책 회수에 나섰다. 우선 미반납 다음날부터 문자메시지를 통해 3일 간격으로 연체도서 반납 알림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 시스템으로 독촉을 시도했다. 책을 갖고 오지 않으면 전화를 걸어 협조를 구했다. 짜증 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도서관을 이용하는 다른 사람들을 생각해 달라고 설득했다. 그래도 책을 가져오지 않거나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는 등 연락이 안 되는 ‘악질 대출자’들은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뒤 주소를 파악해 집으로 찾아갔다. 한 달에 두 번인 도서관 휴관일을 활용했다. 집에 사람이 없으면 ‘안녕하세요. 충북 중앙도서관입니다. 미반납된 도서가 있어 방문했습니다’는 문구와 방문 시간이 적힌 독촉장을 붙이고 돌아왔다. 독촉장 효과는 뛰어났다. 남의 시선을 의식한 듯 반납을 미루던 대출자들이 책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대출자들은 우편으로 책을 보내게 안내했다. 지 주무관은 “거실에 불이 켜 있는데도 문을 열어주지 않아 수차례 전화를 걸고 집으로 찾아가 책을 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나 하나쯤’이라는 안일한 생각 때문에 반납을 안 하고 있다”며 “도서관 책은 공동의 재산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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