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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북미, 물밑대화로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북한이 지난 22일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철수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몇 시간 뒤 대북 추가 제재에 대한 철회를 지시했다. 정부 차원의 대북 제재 발표를 대통령이 철회한 것은 전례를 찾기 쉽지 않을 정로도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제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에 대한 기존 제재에 더해 대규모 제재가 추가될 것이라고 오늘 재무부가 발표했는데, 이러한 추가 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대북 제재 철회를 지시해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에 빠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불씨가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북한과 미국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강경 발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핵·미사일 실험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회견,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중국 해운회사 2곳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철수 등 강대강 대치를 이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추가 제재 철회는 북한과의 협상 문을 열어 두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특히 행정부 차원에서 준비하는 대북 제재에 자신이 직접 제동을 걸었다는 사실을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또한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좋아하며 이러한 제재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발신함으로써 북한 달래기에 나서는 한편 ‘톱다운식’ 접근으로 김 위원장의 호응을 촉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화답해야 한다. 북한도 북미 관계를 지난해 이전으로 돌이키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큰 게 사실이다. 북한이 연락사무소 인력 철수를 결정하면서도 남측 인력의 사무소 철수를 요청하지 않음으로써 여건이 조성되면 대화 테이블에 다시 앉을 의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협상의 판을 깨지 않는 선에서 한미 양측을 겨냥한 메시지로 이해된다. 김 위원장은 행정부와의 정면 충돌을 감수하고 추가 제재 철회 결정을 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채널을 다시 가동해야 한다. 어떠한 협상이라도 힘겨루기와 줄다리기가 있기 마련이다. 북미 모두 현재의 대화 국면을 깰 생각은 없는 만큼 이젠 신경전을 거두고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 하노이 2차 정상회담에서 북미가 비핵화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 만큼 양측은 대화 테이블에 앉아 이견을 좁혀야 한다. 우리 정부도 북미 간 물밑대화를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도록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 ‘비행 청소년’ 편견 싫어요… 다른 꿈 가진 10대 입니다

    ‘비행 청소년’ 편견 싫어요… 다른 꿈 가진 10대 입니다

    “가장 좋은 발성은 내 목소리를 그대로 내는 것입니다. 콧구멍을 열고 호흡으로 허밍을 해봐요.” 지난 21일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청소년도움센터 ‘친구랑’ 강의실.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청소년들의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박민호(18)씨도 그중 하나였다. 그나마 붙임성이 좋은 민호씨가 선생님과 농담을 주고받고 처음 수업에 들어온 수강생에게 스스럼 없이 말을 걸어 2시간 동안의 보컬트레이닝 수업이 한껏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청소년도움센터 친구랑은 서울교육청이 운영하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 기관이다. 독서토론, 목공, 드론 등 취미와 교양 수업에서부터 진로 상담, 검정고시 준비, 학업 복귀 컨설팅까지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해준다. 민호씨는 이날 오전 10시 친구랑을 찾아 보컬트레이닝 수업을 받았다. 오후엔 청소년수련관 프로그램의 하나인 미술 관람을 하고, 오후 5시쯤 친구랑으로 돌아와 검정고시 공부를 했다.민호씨가 학교를 떠난 건 고등학교 1학년 생활을 갓 시작할 때였다. 초등학교 때 자신을 따돌렸던 아이들이 중학교에도 그대로 진학하면서 중학교 생활도 상처로 가득했다. 아는 친구가 한 명도 없는 고등학교를 찾아 마음을 다잡으려 했지만 이번에는 한 번 손을 놓은 공부를 다시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도망치듯 학교를 그만둔 터라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해야 할 것’에 대한 판단만큼은 또렷했다. 당장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해 적금을 부었다. 학교를 그만두는 순간 용돈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울감에서 벗어나고자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찾았다가 친구랑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또래 친구들이 여기 있다고 하더라고요. 친구를 사귀는 법을 배우고 싶어 제 발로 찾아왔어요,” 학교를 그만두던 해가 끝나갈 무렵 친구랑의 문을 두드린 민호씨는 그때부터 “오늘만 참으면 되겠지”라며 버텨냈다. 사회성을 기르는 법,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법, 살아남는 법 등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을 학교 밖에서 배웠다. “학교를 그만뒀다는 이유로 어른들은 저희를 마음대로 생각해요. 하지만 우리는 다들 잘 살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하죠.” 민호씨는 “우리 아들은 잘 할 거야”라며 믿어주시는 어머니 덕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제가 여기(친구랑) 다니는 애들 중에 제일 바빠요. 하하.” 그도 그럴 것이 민호씨는 1주일 내내 스케줄이 가득 차 있다. 인근 지역의 청소년 지원기관들을 오가며 보컬 수업과 K팝댄스 수업 등에 참여한다. 입시 공부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다. 월요일과 금요일은 대학생 멘토의 도움을 받아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주말에는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아침 저녁으로 틈을 내 운동도 한다.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고 보니 드디어 ‘하고 싶은 것’도 찾을 수 있었다. 학교를 다녔으면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렀을 민호씨는 검정고시를 통과한 뒤 학점은행제를 통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온 자신의 경험을 발판 삼아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제 경험은 30, 40대 어른들도 못 겪어본 것일 수 있어요. 힘들어 하는 청소년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제 경험을 알려드리고 싶어요,”매년 학교를 떠나는 청소년은 5만명 안팎이다. 전국 초·중·고등학교 학생의 1%에 가깝다. 학교 밖 청소년들을 ‘비행 청소년’ 혹은 ‘학교폭력 가해자’로만 바라보는 사회 편견이 여전하지만, 청소년들이 학교를 박차고 나오기까지 어른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할 다양한 사연들이 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6~8월 학교 밖 청소년 32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8년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를 그만둔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학교 다니는 게 의미 없어서(39.4%)’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공부하기 싫어서(23.8%)’, ‘원하는 것을 배우려고(23.4%)’, ‘학교 분위기가 나와 맞지 않아서’(19.3%), ‘심리·정신적 문제’(17.8%) 등이 뒤를 이었다. 각종 지원기관에서 학교 밖 청소년을 지도하는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이들의 ‘자기 주도성’을 높이 평가한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찾아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이야기다.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에는 학교 밖 청소년 90여명이 서울시의 ‘학교 밖 청소년 맞춤형 인턴십’ 면접을 위해 모여들었다. 서울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주관으로 2001년 시작된 사업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민간 업체에서 월 35시간 인턴십을 하면 서울시가 3개월간 월 30만원씩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매년 20~30명 수준으로 지원을 하다 지난해 100명, 올해 300명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참여한 청소년들은 대부분 목표가 명확했다. 김현수(17·가명)씨는 “사회복지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인턴십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같은 사업에 참여했다는 나호연(17·가명)씨는 “바리스타에 관심이 있어 지난해에는 커피전문점에서 인턴십에 참여했지만 제 적성과 맞지 않는 것 같아 올해는 목공 분야에 지원해 보려 한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날 면접관으로 참여한 환경에너지 교육업체인 ‘마을기술센터 핸즈’의 정해원 대표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올해도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어른들의 삐딱한 시선에 날개를 펼쳐보기도 전에 상처부터 받곤 한다. ‘2018년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학교를 그만둔 후 겪는 어려움으로 ‘선입견·편견·무시(39.6%)’를 1순위로 꼽았다. 또 절반 이상(51.9%)이 아르바이트에 뛰어들었으며 세 명 중 한 명(32.8%)은 부당한 일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인턴십 면접에 참여한 정현주(19·가명)씨는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하면 우선 사회적 편견으로 인한 제약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면서 “나이와 학생이 아니라는 신분을 밝히는 순간 채용을 꺼리고, 일부 사업장은 이를 악용해 최저임금만도 못한 급여를 제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포청소년문화의집에서 학교 밖 청소년 상담 등을 맡고 있는 남현철 담당은 “학교 밖 청소년들을 아르바이트로 채용하는 데 필요한 부모 동의서 등 서류를 비치한 사업장을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구두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일터에서 겨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친구랑의 문을 두드린 민호씨, 인턴십에 참여해 일을 배우려는 이들처럼 각종 지원기관과 제도 안에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일부일 뿐이다. 교육당국은 공공 테두리 밖을 겉돌며 방황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얼마나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의 경우 연락처를 확보하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은 15% 정도에 불과하다. 비록 스스로 학교를 박차고 나왔다 해도 교육과 진로 설계 등 청소년 시기에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때문에 학교 밖 청소년들이 교육당국과 지방자치단체와의 끈을 놓지 않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서울교육청이 이달부터 지급하는 교육수당도 이 같은 방안의 일환이다. 친구랑에 등록한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월 20만원의 교육수당을 지급한다는 계획인데, 발표 당시 교육청이 ‘탈학교’를 부추긴다는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학교폭력 가해자나 부모가 고소득자인 청소년에게도 수당을 지급하는 게 형평성에 맞느냐는 비판도 있었다. 이에 서울교육청은 청소년들로부터 수당 사용 계획을 제출받고 어떻게 사용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유해업소에서 쓸 수 없는 ‘클린카드’ 등에 충전해 교육비나 문화체험비, 교통비 등에 쓸 수 있도록 했다. 수당 사업은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 자체가 두려운 학교 밖 청소년들이 지원기관을 찾아오게 하는 연결고리가 된다는 게 서울교육청의 판단이다. 실제로 수당 사업이 알려진 뒤 친구랑에 등록하는 청소년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신성희 친구랑 센터장은 “학교 밖 청소년 중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 “집에서 은둔하던 청소년들이 한 달 20만원으로 학원비라도 보탤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추스르고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가족부의 ‘꿈드림센터’와 각 지자체의 각종 사업,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운영하는 직업교육기관 등 학교 밖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자원들은 많지만 유기적으로 운영되지 않아 빈틈이 생겨난다는 지적도 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자신들을 위한 지원사업과 프로그램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서울시의 학교 밖 청소년 인턴십 사업의 경우 지원금(월 35시간, 30만원)은 최저임금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지만 이마저도 정보를 몰라서 지원자가 적었다고 청소년들은 입을 모았다. 정현주씨는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학교 밖 청소년들이 이 사업을 알면 지원자가 더 많이 몰렸을 것”이라면서 “생각보다 경쟁자가 적었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청소년이 학교를 벗어나는 순간 학교의 관리에서 벗어나고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기관들도 제각각 운영되면서 이들을 충분히 돌보지 못한다”면서 “상담시설, 직업교육기관, 보호시설 등 활용 가능한 자원을 촘촘한 그물망으로 엮어 관리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① ②
  • “예의 지켜라” 당당한 가해 교수…지금 멈추면 서울대 안 바뀐다

    “예의 지켜라” 당당한 가해 교수…지금 멈추면 서울대 안 바뀐다

    가해자 작년에 고작 정직 3개월 권고 다른 교수 “언론 대응·대자보 자제하라” 주변선 “반바지 입고 다닌 탓” 2차 가해 김씨 “용기낸 신고… 학과 망친 사람 돼” 27일 징계위서 진술… 형사고소 의사도“용기를 내서 신고했지만, 저만 학과를 망친 나쁜 사람이 됐습니다.” 서울대 서어서문학과의 성추행 및 갑질 피해 당사자인 김실비아(29)씨는 “징계위원회에서도 달라지는 게 없다면 비슷한 일이 일어나도 학생들은 학교에 신고할 수 없게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지난 21일과 2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의 심경을 밝혀 왔다. 김씨는 오는 27일 2차 징계위에서의 진술을 앞둔 상태다. 김씨는 해외에서 진행된 프로젝트와 학회에 참여했을 당시 A교수가 자신을 성추행했다며 지난해 7월 교내 인권센터에 신고했다. 언론 제보 및 경찰 고소도 생각했지만, 학교 내부 시스템을 믿어 보자는 생각이었다. 사건을 청취한 인권센터는 지난해 12월 말 A교수에 대한 정직 3개월을 징계위에 권고했다. 김씨는 “제가 주장한 내용(성추행, 갑질, 사생활침해 등)의 대부분이 40쪽짜리 인권센터 결정문에서 인정됐다”면서 “정직 3개월이라는 솜방망이 권고가 나올 것을 알았다면 신고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김씨는 신고 이후 2차 가해에 시달렸다. 처음에는 누가 제보하고 진술했는지가 사람들의 관심거리였다. 신고자가 김씨인 것이 드러나자 “별거 아닌 일로 회식에 불만이 많아서 신고한 거다”라는 말이, 성추행 사실이 알려지자 “원래 반바지를 입고 다녀서 그렇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실비아는 파면을 원하지 않는데, 교수 자리를 노리는 강사가 꾸민 짓이다”라는 소문도 돌았다. 김씨는 한 교수로부터 “언론과 대자보 대응을 자제하고, A교수도 고소를 취하하는 식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해보자”는 전화를 받기도 했다. 앞서 A교수는 인권센터에 제출된 증거가 자신의 이메일에서 무단으로 가져간 것이라며 강사 1명과 조교 2명을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결국 김씨는 올해 2월 교내에 붙인 실명 대자보에서 “2015년 볼리비아 프로젝트 당시 장거리 버스에서 자고 있을 때 뒷좌석에서 A교수가 머리카락에 손을 넣어 만지고, 2017년 스페인 학회 때는 매일 밤 술을 먹게 하고, 허벅지 안쪽에 있는 화상 흉터를 보고 싶다며 스커트를 올리고 다리를 만졌다”고 폭로했다. A교수는 인권센터에서 “장시간 이동으로 힘들 것 같아 피로를 풀라는 의미에서 지압을 해준 것”이라며 “(실비아가) 치마를 올려서 보여 주었고, 꼬고 있던 다리를 풀어서 붕대가 감겨 있는 게 보였으며, (실비아가) 다 나았다고 말하길래 엉겁결에 붕대를 손가락으로 눌러 보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머리를 기분 나쁘게 만지는 것은 지압이 아니다”라며 “스페인학회에서도 A교수가 5번도 넘게 흉터를 보여 달라고 했지만 계속 거절했다”고 반박했다. 김씨는 스페인학회 사건 이후 A교수와의 모든 연락을 끊었다. 김씨는 미국으로 유학을 갔지만 A교수로부터 “스페인학회에서 발표한 논문을 투고하자”는 이메일을 계속 받아야 했다. 한국에 들어오면 어김없이 문자와 전화가 왔다고 한다. 김씨는 A교수를 피하는 것이 어렵다고 보고 그간 있었던 일을 인권센터에 신고했다. 김씨는 “징계가 정직 3개월에 그치면 서울대는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 끝까지 싸워서 이겨야 다른 피해자들도 나중에 용기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형사 고소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청문회 슈퍼위크… 野 “부동산투기·자녀 특혜채용 등 송곳 검증”

    청문회 슈퍼위크… 野 “부동산투기·자녀 특혜채용 등 송곳 검증”

    집 꼼수증여 최정호 “국민 눈높이에 송구” 문성혁 아들 자소서 3분의1 분량으로 합격 진영 10억에 산 땅으로 26억 분양권 받아 박영선 세금 지각납부·장남 병역연기 논란 한국당 “7명 모두 5대 인사 배제 대상자”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국토교통부 등 7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5일부터 사흘간 실시된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후보자들이 부동산 투기, 자녀 특혜 채용 등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며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25일 청문회장에 서는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 강남권과 세종시 아파트 부동산 거래로 20억원대 시세 차익을 얻어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후보자 지명 직전 아파트를 자녀에게 증여해 다주택자 비판을 피하기 위한 ‘꼼수 증여’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최 후보자는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26일 청문회에 서는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아들이 2015년 한국선급 공개채용에서 특혜를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자기소개서를 전체 분량의 3분의1만 채웠는데도 만점을 받아 합격했다는 것이다. ‘가족 중에 해양대 출신이 많다’며 아버지의 직업을 유추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화 관련 협회장을 맡는 동안 소득 신고를 누락한 의혹이 제기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도 같은 날 열린다. 박 후보자는 6번의 위장전입, 12번의 도로교통법 위반 전력도 드러났다. 역시 같은 날 청문회에 서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 발언으로 안보관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보수진영으로부터 받고 있다. 배우자가 2004년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에 대해 시세보다 5억원 낮은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의혹도 나왔다. 김 후보자는 이날 북측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수에 대해 서면 답변서를 통해 “장관에 취임하면 공동연락사무소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청문회 슈퍼위크 마지막 날인 27일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와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열린다. 진 후보자는 지역구인 용산에서 2014년 배우자 명의로 10억원에 사 놓은 토지가 재개발되면서 26억원대 아파트와 상가 분양권 등을 받았다. 특히 해당 부지가 2009년 용산 참사가 발생한 건물 인근이라는 점에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 후보자도 배우자가 서초구 주상복합 아파트 등 주택만 4채를 보유한 데다가 증여받은 경기 양평의 토지에 국도가 들어와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다. 박 후보자는 소득과 지출 규모, 종합소득세 납부 여부 등에 대해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박 후보자의 배우자는 인사청문요청서 제출 직전 종합소득세 2000여만원을 냈다가 실무상의 착오로 이중 납부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한국·미국 이중 국적인 장남의 병역 연기 문제도 논란이 된다. 김정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24일 “7명의 후보자 중 5대 인사 배제 원칙에 해당하지 않는 후보자는 단 1명도 없다”며 “이번에도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을 기대하고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라면 큰 오산”이라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남북 군사합의 이행·화상상봉 타격 위기

    “합의안, 늦어지더라도 정상 이행 기대” 통일부 “남측 상봉장 계획대로 개보수” 北에 전방위 연락 채널 통해 협의 요청 북한이 지난 22일 남북연락사무소에서 전격 철수함에 따라 당초 예정돼 있던 ‘9·19 군사합의’ 이행과 이산가족 화상상봉 등 남북 관계 현안들도 줄줄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국방부에 따르면 군 당국은 최근 북측에 군사합의 이행을 위한 군사회담 개최를 제의했지만 북측은 “상부에 보고하겠다”고만 했을 뿐 답을 주지 않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 예정된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 남북 공동유해발굴과 상반기 군사공동위 개최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군사회담이 진행돼야 하지만 북측이 답을 주지 않으면서 군사합의 이행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특히 군 내부에서는 지난주를 군사합의 이행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었지만 북측이 남북연락사무소 철수를 꺼내 들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는 평가다. 다만 국방부는 군 통신선과 같은 대북 채널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문제를 협의해 간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북측의 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기가 늦어지더라도 남북이 합의한 이행 사항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통일부는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위한 내부 준비를 계속하며 북측과 연락·협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유엔과 미국이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위한 제재 면제를 승인함에 따라 정부는 화상상봉 장비 구입 등 준비에 박차를 가했지만, 북측의 연락사무소 철수로 협의 채널이 끊긴 상황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측 화상상봉장 개보수와 북측에 반출할 장비 구입은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준비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북측이 연락사무소에 복귀한다면 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해, 복귀하지 않는다면 다른 연락 채널을 통해 북측에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위한 협의를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개성의 고려 왕궁터인 만월대 발굴 재개,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 등 다른 남북 협력 사업들에 대한 협의를 북측에 계속 타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南 “오늘 최대 54명 파견” 北과 협의… 연락사무소 정상가동 의지

    南 “오늘 최대 54명 파견” 北과 협의… 연락사무소 정상가동 의지

    북측이 지난 22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전원 철수했지만 남측 인력은 그 후에도 정상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이 사실상 남측 인력의 개성 체류와 근무를 용인한 것으로 정부는 당분간 연락사무소를 가동하며 북측의 복귀를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24일 “연락사무소 직원 9명과 지원 인력 16명이 23~24일 개성에 남아 정상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평소 주말에는 직원 2∼3명과 지원 인력 10명 정도가 근무하지만 이번 주말에는 두 배 늘어난 인력이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간 상황이다. 북측 인력이 철수한 비상상황인 만큼 사무소 관리 등에 인력이 더 필요하고 북측에 남측의 연락사무소 정상 가동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지원 인력은 개성 내 숙박·식당 시설인 송악플라자를 관리·운영하는 현대아산과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KT의 직원 등이다. 주말 근무자는 오는 29일 남측에 복귀하고 다른 인력이 주말 근무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연락사무소 인력을 철수시켰지만 남측 인력의 체류·출입 지원은 과거 개성공단을 담당했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맡는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이 철수를 통보한 22일 연락사무소에는 남측 직원 23명 등 총 69명이 체류했었지만 주말 근무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평소와 다름없는 북측의 입경 지원 속에 당일 복귀했다. 전기와 수도, 난방 등도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신변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철수하면서 “남측 사무소의 잔류는 상관하지 않겠다”며 “실무적 문제는 차후에 통지하겠다”고 했다. 북측이 서류 정도만 챙기고 장비 등은 남겨둔 채 떠나고 남측 인력에 대한 추방 또는 시설 폐쇄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이전 사례와 대비된다. 북측은 정부의 5·24조치에 대한 반발로 2010년 5월 판문점 적십자 연락사무소 및 당국 간 통신 차단을 통보하면서 개성공단 내 남북경협사무소 남측 관계자 8명을 추방한 바 있다. 통일부는 25일 김창수 연락사무소 사무처장 겸 부소장 등 연락사무소 근무자 총 54명의 출경 및 출근과 관련해 북측과 협의를 마무리했다. 통일부는 “북측 관계기관과 협의가 마무리돼 25일 연락사무소에 근무할 인원의 출경은 정상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54명이 전원 출경할 경우 주말 근무자를 합쳐 총 79명이 근무하게 되며 평상시 60명 내외가 근무한 것과 비교하면 최다 인력을 파견하는 것이다. 다만 실제 근무 인력은 관계부처 협의에 따라 줄어들 수 있다고 통일부 관계자는 밝혔다. 아울러 통일부는 23일과 24일 천해성 차관 주재로 점검 회의를 열어 북측의 철수 배경을 검토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회의에서는 연락사무소 채널이 끊긴 상황에서 군통신선 등 다른 연락 채널이 유지되고 있는지 점검했다”며 “북측 인력이 철수한 상황이라 가능한 한 최다 인력을 근무시키며 연락사무소를 계속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불씨 살린 비핵화…북미 치열한 ‘벼랑끝 밀당’

    불씨 살린 비핵화…북미 치열한 ‘벼랑끝 밀당’

    김정은 대외노선 따라 북미협상 좌우 중러와 비핵화·경협 ‘새 카드’ 가능성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벼랑 끝 밀고 당기기’가 최고조에 달한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2일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첫 대외 정책으로 개성 공동연락사무소에서 북측 인력을 전격 철수시켜 한반도를 일거에 긴장 상황으로 내몰면서도 남측 인력은 추방시키지 않으면서 긴장을 조절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재무부의 대북 제재 강화 조치 하루 후인 22일(현지시간) 추가 제재를 철회했다고 밝히며 비핵화 협상의 불씨를 가까스로 살렸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다시 공을 건네받은 김 위원장이 다음달 11일 제14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를 전후로 대외 노선과 관련해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북미 협상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추가 제재 철회 발언은 ‘톱다운 방식’으로 북미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깜짝 발표’에 대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해 고립된 김정은 정권에 대한 경제적 징벌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정부 내 매파 인사들의 주장에도 북한과 핵 협상을 이어 가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김 위원장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북측 인원 철수 결정도 대남·대미 압박을 강화하면서도 협상의 여지는 당분간 남겨둔 조치로 풀이된다. 시설 폐쇄나 남측 인력 추방 조치는 취하지 않았기에 복귀 가능성은 열어뒀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에 양보 가능성을 시사하지 않을 경우 김 위원장이 ‘새로운 길’을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북미 비핵화 협상 중단을 선언하고 자력갱생과 사회주의 국가와의 연대라는 ‘새로운 길’을 통해 경제적 어려움과 외교적 고립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과 검증을 미국 대신 중국·러시아와 하는 ‘새로운 카드’를 휘두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이 중국·러시아를 비핵화 관련 기술 협력 파트너로 삼고 국제사회에서 비핵화를 직접 검증하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며 “이 경우 대북 제재를 다루는 유엔 안보리에서 중러의 레버리지가 높아지고 대북 제재도 중러와의 경제협력을 통해 어느 순간 무력화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이 자국이 배제된 비핵화 협상과 그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당사국인 한국도 ‘비핵화 패싱’을 용인할 수 없기에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긴 힘들다는 분석이 많다. 홍 실장은 “김 위원장이 북미 비핵화 협상을 중단하고 중러와 제3의 비핵화 길을 갈 뜻을 시사하면 그 자체가 미국과의 협상 카드가 되는 것”이라며 적어도 새로운 압박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을 전망했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너도 죽일 놈의 사랑 중이냐? 같이 사랑학개론 수강하자”

    “너도 죽일 놈의 사랑 중이냐? 같이 사랑학개론 수강하자”

    ‘사랑에 실패했나요? 수업 들을 시간입니다.’ (Failing at love? Maybe It’s time for classes) 지난달 15일 미국 언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한국 대학가의 연애와 데이트 강의를 다룬 기사의 제목이다. 기사는 한국 학생들이 중·고등학교 시절 책만 파며 주입식 학습을 하던 습관처럼 대학에서 연애도 ‘열공’(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면서 “사랑은 훈련과 연습의 분야지만 성적에 집착하는 한국 문화는 이를 교수, 성적, 대학 학점, 재수강 위험까지 포함한 학문으로 바꿔 놨다”고 썼다.외신의 눈에는 독특한 현상으로 비치지만 사랑, 연애, 데이트 관련 수업은 몇 년 전부터 대학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딱딱한 보고서 대신 ‘짝과 데이트하기’를 과제로 내주는 수업들이 입소문을 타고 “모태솔로를 벗어나고 싶으면 수강 신청 때 ‘광클’(미치도록 빠르게 클릭)하라”는 꿀팁도 퍼졌다. 학생들은 왜 연애를 공부로 배우려 할까. 수업을 듣고 나면 정말 없던 연애 기술이 생길까. 학생과 교수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남녀 상황극·데이트 해보기… 실전같은 수업 “남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대학에 왔을 땐 ‘여성’이라는 존재 자체가 너무 낯설었어요.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아예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교양 수업에서 남녀가 짝을 나눠 상황극을 하면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제 감정을 잘 표현하게 됐죠.” 강현욱(21)씨는 지난해 한국외국어대에서 ‘성, 사랑, 결혼’ 강의를 수강했다. 대학 입학 후 제일 먼저 들은 교양 수업이었다. 대학에 와서 이성 친구들을 만나 말조차 붙이기 힘들었던 그는 “연애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선배들의 말에 혹해 수강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70명 정원의 이 수업에서는 조별로 역할극을 했다. 술자리에 간 남자친구가 오랜 시간 연락되지 않아 여자친구가 섭섭해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어떻게 하면 둘의 관계를 슬기롭게 풀어 나갈지 고민하는 식이다. 구체적인 상황과 현실적인 고민이 수업 시간에 다뤄진다.세종대 ‘성과 문화’ 수업에서는 제비뽑기로 맺어진 짝꿍과 데이트하는 게 과제다. 학생들은 파트너와 5000원씩 갹출해 밥 먹고, 차 마시고, 영화를 본 뒤 감상문까지 써내야 한다. 학생들은 주어진 예산 한도 안에서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차곡차곡 적립한 포인트로 영화 티켓을 예매하고, 헌혈을 해서 문화상품권을 얻기도 한다. 2011년부터 이 강의를 맡고 있는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소장(겸임교수)은 과제의 목적에 대해 “삶에 대해 겁내지 말라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요즘 학생들은 돈이 많아야만 연애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1만원으로 빠듯하게 데이트를 하다 보면 연애에서 돈이 전부는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고 소개했다. 학생들이 이런 강의를 굳이 찾아 듣는 이유는 간단하다. 성과 사랑이 이들에게 가장 관심 있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배 소장은 “한국 10대들에게 성은 금기에 가깝고 수년간 모든 욕망을 억눌려 지낸다”며 “모든 자유를 누리게 되는 스무 살에는 정작 성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고등학생 때까지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한 학생들이 대학 입학 후 이성과의 만남을 시작하면 허둥댈 수밖에 없다. 당장 지식이 필요한데 이 욕구를 채워 줄 교양 수업이 구세주인 셈이다. 이런 학생들의 욕구는 강의실을 넘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유튜브 등 온라인 상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현실 공간에서는 차마 말하지 못한 고민도 온라인 익명 상담 때는 용기 있게 털어놓고 답을 구할 수 있다. 연애 상담을 해 주는 유튜브 채널은 20개가 넘는다. ‘헤어진 연인 빨리 잊는 법’, ‘연애가 두려울 때 극복법’, ‘상대방을 설레게 하는 스킬’부터 콘돔 사용법, 성관계 체위 등 수위 높은 콘텐츠들도 다뤄진다. 카카오톡 등 온라인 메신저를 통한 소통이 일반화되면서 채팅을 캡처해 보내면 내용을 해석해 주고 적절한 대화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개인 연애 상담도 해 주고, 연애 이론을 인터넷 강의처럼 만들어 올리기도 하는 유튜브 채널 ‘연애언어TV’ 운영자는 “상담자의 70% 정도는 20대인데 아무리 취업난이 있어도 연애 욕구나 고민은 늘 있는 것 같다”며 “소통 방법이나 인간 관계에 대한 이론을 알면 연애로 상처받을 확률, 실패할 확률을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의실 넘어 SNS 등 온라인 상담까지 학생들과 교수들은 연애 관련 수업이 “연애 고민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인간에 대해 배우는 수업”이라고 말한다. 한국외국어대 ‘성, 사랑, 결혼’ 강의를 들은 강씨는 “데이트하기 과제 대상이 부모님, 형제자매, 친구 등 제한이 없었기 때문에 커플 수업만은 아니었다”면서 “연애 기술을 배우기보다 부모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더 많이 깨달았다”고 말했다. 낯선 상대방과 교류하며 자연스럽게 생각의 차이를 배우기도 한다. 올해 경희대에서 ‘즐거운 연애, 행복한 결혼’ 강의를 듣고 있는 공경현(24)씨는 “수업 시간에 데이트 폭력 문제를 다뤘는데 저를 비롯한 남학생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문제를 여학생들은 ‘내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면서 “근본적인 인식 차이가 있다는 걸 알고 상대를 좀더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유진(20)씨도 “결혼을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수업 시간에 비혼을 선택하거나 결혼해도 아이는 낳지 않겠다는 등 다양한 의견을 듣게 됐다”면서 “이런 입장이 잘못된 게 아니라 서로 다를 뿐이라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불법촬영 등 구체적 사회문제는 물론 젠더 이슈나 페미니즘 등을 함께 다루는 연애 수업도 많아졌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성에 관련된 수업은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나 심리적 차이를 많이 다뤘지만, 최근에는 여성주의적 관점이 포함되는 등 강의 내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성균관대의 ‘성과 사랑의 문화론’ 수업의 경우 성, 섹스, 젠더, 섹슈얼리티 등의 개념을 개괄한 뒤 위안부, 여성소설, 신자유쥬의 한국 문학과 페미니즘까지 영역을 넓혔다. 수업을 들었던 김모(23·여)씨는 “정규 수업을 통해 성이나 젠더에 대해 배우면 좀더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듣게 되는 것 같다”며 “단순히 생물학 또는 심리적 차이에서 벗어나 좀더 평등한 관계를 고민하고 일상 속 실천도 해 보려 노력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 학기부터 ‘즐거운 연애, 행복한 결혼’ 수업을 맡은 임국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강사는 관계를 평등하게 유지하기 위한 수업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임 강사는 “20대의 연애가 중요한 이유는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 때문인데, 이는 개인 간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문제와 연결된다”며 “입력된 알고리즘처럼 ‘어떤 상황에선 뭐라고 대답하라’고 조언하는 게 아니라 평등하고 민주적인 소통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는지 가르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통일부 “남북연락사무소 남측 인원 내일 정상 출경…북한과 협의”

    통일부 “남북연락사무소 남측 인원 내일 정상 출경…북한과 협의”

    북한이 개성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연락사무소)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한 가운데 정부가 우리 사무소 직원들의 북으로의 출경을 오는 25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통일부는 “북측 관계기관과 협의가 마무리돼 25일 개성 연락사무소에 근무할 인원들의 출경은 정상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통일부는 군 통신선을 이용해 북측에 총 54명이 출경한다고 통보했다. 다만 실제 출경하는 인원은 이보다 적을 것이라고 통일부는 전했다. 북으로 출경하는 인원은 김창수 연락사무소 사무처장 겸 부소장을 포함해 평소와 비슷한 40~50명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우리 쪽 인원들은 북한이 ‘상부의 지시’라면서 연락사무소에서 전원 철수한 지난 22일 정상적으로 남으로 입경했다. 북측은 남측 인원들이 귀환하기 전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앞으로 남측 인원의 출·입경 안내 등에 협조하기로 했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국은 과거 개성공단을 관리하던 북측 기관이다. 현재 우리 쪽 인원은 비상 상황을 고려해 평소 주말보다 배가량 늘어난 25명이 전날과 이날 연락사무소에 남아 근무하고 있다. 주말 근무자들은 일단 남측에 귀환하지 않고 다음 주에도 근무를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통일부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날 오후 3시에도 연락사무소 남측 소장인 천해성 차관 주재로 실·국장 회의를 열어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또 멈추면 서울대 안 바뀐다” 2차 가해 넘어…다시 미투

    “또 멈추면 서울대 안 바뀐다” 2차 가해 넘어…다시 미투

    교수 성추행·갑질 폭로한 김실비아씨“용기낸 신고…학과 망친 사람 돼”가해자 작년에 고작 정직 3개월 징계 권고27일 서울대 2차 징계위서 진술 앞둬“저는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의 서울대의 의미와 힘을 믿고 있고, 그래서 A교수님의 만행을 인권센터에 신고하고자 합니다. 저의 표현은 부족하지만 제가 그동안 받은 삶의 침해와 고통, 분노는 제 안에 생생하게 끓고 있습니다. 저처럼 용기를 낼 수 없는 학생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부디 인권센터에서는 정의로운 서울대를 일으켜 세워 주십시오. 서울대의 상징인 ‘진리는 나의 빛’이라는 문구가 부끄럽지 않게 해 주시고, 서울대가 인권을 존중하고 정의로운 학교라고 미국 대학생들에게도, 제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자랑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서울대 서어서문학과의 성추행 및 갑질피해 당사자인 김실비아(29)씨는 2018년 7월 인권센터에 제출한 신고서에 이렇게 적었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이달 21일과 24일 김씨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를 갖고 “용기를 내서 신고했지만 저만 우리 과를 망친 사람이 됐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징계위원회에서도 달라지는 게 없다면 학생들은 이런 일이 일어나도 학교에 신고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오는 27일 2차 징계위원회에서의 진술을 앞둔 상태다. 김씨는 지난해 7월 교내 인권센터에 서울대 서문과 A교수를 신고했다. 언론제보 및 경찰고소도 생각했지만, 서울대를 믿어보자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인권센터는 지난해 12월 말 A교수에 대해 정직 3개월을 권고했다. 김씨는 “저는 정말 학교 시스템을 믿고 신고한 거지, 이렇게 솜방망이 징계가 나올 것이라고 봤다면 신고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제가 주장한 내용(성추행, 갑질, 사생활침해 등)의 대부분이 40쪽짜리 인권센터 결정문에서 인정됐다”면서 “그런데도 정직 3개월이라는 사실을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차 가해로 불면증에 심리상담까지 김씨는 피해 사실을 인권센터에 접수한 이후 2차 가해에 시달렸다고 토로했다. 처음에는 누가 제보하고 진술했는지가 사람들의 관심거리였다. 신고자가 김씨인 사실이 드러나자 “별거 아닌 걸로 회식에 불만이 많아서 신고한 거다”라는 말이, 성추행 사실이 알려지자 “원래 반바지를 입고 다녀서 그렇다”라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실비아는 파면을 원하지 않는데, 교수 자리를 노리는 강사가 꾸민 짓이다”라는 소문도 돌았다. 이런 소문을 전해 들은 김씨는 불면증에 시달리다 미국 학교의 심리상담까지 받게 됐다. 김씨는 한 교수로부터 “언론과 대자보 대응을 자제하고, A교수도 고소를 취하하는 식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논의를 해보자”는 전화를 받기도 했다. 앞서 A교수는 인권센터에 제출된 증거가 자신의 이메일에서 무단으로 가져간 것이라며 강사 1명과 조교 2명을 관악경찰서에 고소한 바 있다. 김씨는 “일이 커지면서 다른 교수들에게도 피해가 갈까 봐 전화를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전화 자체도 부적절하지만, 저는 피고소인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2015년 볼리비아 성희롱, 2017년 스페인 학회 성추행 사건 결국 김씨는 올해 2월 교내에 붙인 실명 대자보에서 “2015년 볼리비아 프로젝트 당시 장거리 버스에서 자고 있을 때 뒷좌석에서 A교수가 머리카락에 손을 넣어 만지고, 2017년 스페인 학회 때는 매일 밤 술을 먹게 하고, 허벅지 안쪽에 있는 화상 흉터를 보고 싶다며 스커트를 올리고 다리를 만졌다”고 폭로했다. A교수는 인권센터에서 “장시간 이동으로 힘들 것 같아 피로를 풀라는 의미에서 지압을 해준 것”이라며 “(실비아가) 치마를 올려서 보여주었고, 꼬고 있던 다리를 풀어서 붕대가 감겨 있는 게 보였으며, (실비아가) 다 나았다고 말하길래 엉겁결에 붕대를 손가락으로 눌러보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머리를 기분 나쁘게 만지는 것은 지압이 아니다”며 “스페인학회에서도 A교수가 5번도 넘게 흉터를 보여달라고 했지만 계속 거절했다”고 반박했다.김씨는 스페인학회 사건 이후 A교수와의 모든 연락을 끊었다. 김씨는 미국으로 유학을 갔지만 A교수로부터 “스페인학회에서 발표한 논문을 투고하자”는 이메일을 계속 받아야 했다. 한국에 들어오면 어김없이 문자와 전화가 왔다고 한다. 심지어는 김씨가 유학 중인 대학의 이메일 주소까지 알아내 메일을 보냈다. 김씨는 A교수를 피하는 것이 어렵다고 보고 그간 있었던 일을 인권센터에 신고했다. ●“서울대 징계위원회 마지막 기회 놓쳐선 안돼” 서울대 징계위원회는 지난해 갑질 및 성희롱 의혹을 받았던 서울대 사회학과 H 교수에게 정직 3개월 결정을 내렸다. 당시에도 서울대 인권센터에서는 H교수에 대해 정직 3개월을 권고했다. 김씨는 “이번에 또 정직 3개월로 넘어가면 서울대는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서울대는 징계위원회라는 마지막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끝까지 싸워서 이겨야 다른 피해자분들도 나중에 용기를 낼 수 있다”며 “오세정 총장님께서 (연구윤리와 성관련 문제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말씀을 지키실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A교수에 대한 형사고소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지창욱-발렌시아 구단주 딸 킴림 ‘그것이 알고싶다’ 버닝썬 “후폭풍”[종합]

    지창욱-발렌시아 구단주 딸 킴림 ‘그것이 알고싶다’ 버닝썬 “후폭풍”[종합]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클럽 버닝썬 게이트의 실체를 집중 보도한 가운데, 배우 지창욱과 발렌시아 구단주 딸 킴 림이 방송 이후 화제에 올랐다. 23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버닝썬 게이트, 그 본질을 묻다’ 편에서 클럽 버닝썬 사태를 보도하며 투자자로 알려진 대만 린사모를 배후에 있는 의혹의 인물로 지목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린사모가 “삼합회 대장도 데리고 왔다”는 버닝썬 전 직원의 인터뷰를 공개하며 “버닝썬 관계자들은 린사모가 투자한 돈의 출처가 삼합회라고 생각한다. 이른 바 검은돈을 세탁하는 장소로 린사모가 버닝썬을 선택했다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린사모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린사모와 지창욱이 함께 찍은 사진이 전파를 탔고, 지창욱이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에 지창욱 소속사 글로리어스 엔터테인먼트는 24일 “23일 방송에 노출된 이미지 속 인물(린사모)과 당사 배우는 전혀 관계 없으며 팬이라며 부탁한 요청에 응해준 사진임을 알려드린다”면서 “허위사실이 무분별하게 확대, 악성 루머 및 성희롱 등으로 이어져 배우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위 내용과 관련한 추측성 루머에 대한 작성, 게시, 유포 등의 불법 행위를 자제해주시기 바란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해당 사진에 대해 “린사모가 스타들과 친분을 과시하는 용으로 사진을 올렸다. 지창욱 씨 사진 역시 린사모 SNS에서 찾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공인이라 별도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않았고, 지창욱과 버닝썬과의 연관성은 알지 못한다. 린사모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사용했을 뿐”이라며 “이런 논란이 불거진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또한 클럽 버닝썬의 해외 투자자 중 한 명이 킴 림이라고 지목했다. 싱가포르 국적의 킴 림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구 구단 스페인 라리가 발렌시아 CF 구단주 피터 림의 딸이다. 제작진은 킴 림이 오래전부터 클럽 버닝썬을 소유한 버닝썬 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0%를 소유하고 있는 유리홀딩스의 유인석 대표와 절친한 사이라고 전했다. 또한 승리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언급된 또 다른 인물이 킴 림의 남동생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킴 림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사건이 보도되기 전 버닝썬과 승리가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아무것도 몰랐다”며 “난 이 사건과 관련이 없으며 이후에도 나를 언급하는 언론이 있다면 내 변호사가 해당 언론에 연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승리가 ‘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할 여성들을 구한다는 내용의 대화가 유출됐다’고 하더라. 승리는 내게 몇 가지 이상한 질문을 했고, 전화를 끊었다”면서 “난 그가 왜 내게 전화를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래서 전화가 끝난 뒤 매우 혼란스러웠다. 내가 왜 이 사건에 휘말리게 됐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킴 림은 또 “승리가 내게 한국에서 다른 여자들과 함께 놀 수 있도록 파티를 주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내 친구들과 우리끼리 논 후 자리를 떴다. 2015년 12월 9일에 나는 내 싱가포르 친구들과 함께 한국에 있었는데, 우리는 클럽 아레나에 놀러갔고 승리가 VIP석을 잡아줬다. 다른 사람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버닝썬 게이트 그 본질을 묻다’ 편은 전국 기준 11.2%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美 언론, 북한의 남북공동사무소 철수 일제히 우려 목소리

    미국 언론은 지난 22일 북한의 일방적인 남북연락사무소 철수가 남북, 북미 관계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벽’에 부딪쳤다는 진단도 내놨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북한이 한미동맹 균열을 추구하고 있다’는 기사에서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철수는 한미 간 균열 조성을 위한 시도”라면서 “북한은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끊임없이 한국이 미국과 거리를 둘 것을, 또 미 주도의 유엔 대북제재로 실행이 어려운 남북 경제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을 주장해왔다”고 전했다. NYT는 이어 “북미가 비핵화와 제재해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현실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손은 묶여 있다”면서 “문 대통령의 중재자로서의 역할은 하노이회담 이후 벽에 부닥쳤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이 (남북 간) 온화한 관계에 타격을 가하며 연락사무소를 철수했다’는 기사에서 “북한의 철수는 북한과 관계개선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에 냉기를 불어넣고 있다”면서 “북미 간 하노이 회담 결렬이 이 과정에 심한 타격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WP는 이어 “북한의 연락사무소 철수는 스포츠나 문화 교류, 철도 연결 등 남북 간 교류·협력사업의 미래에도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CNN은 “남북연락사무소는 남북 화해의 상징이었다”면서 “북한의 조치는 미 재무부가 북한을 도운 중국 해운회사에 제재를 가한 뒤에 나왔다”고 전했다. AP통신도 북한의 연락사무소 철수 소식을 전하면서 “문 대통령은 남북 화해가 핵 협상의 진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지난달 하노이 회담의 무산으로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고 평했고, 로이터통신도 미 재무부가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중국 해운회사를 제재한 직후 북한의 조치가 나온 점에 주목하며 우려를 표시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발렌시아 구단주 딸 킴 림 “승리, 나에게 이상한 전화…”

    발렌시아 구단주 딸 킴 림 “승리, 나에게 이상한 전화…”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23일 클럽 ‘버닝썬’을 다룬 편에서 빅뱅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의 해외 투자자 중 싱가포르 국적의 한 여성도 포함돼 있다고 전한 가운데, 이 여성이 직접 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것이 알고 싶다-버닝썬 게이트 그 본질을 묻다’ 편에서는 승리가 해외 투자자의 돈으로 사업을 했으며, 이들 중 싱가포르 국적의 여성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의 발렌시아 CF 구단주의 딸 킴 림으로, 우리나라에서 모델로 활동했던 적이 있고 유리홀딩스 대표 유인석씨와도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승리는 문제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2015년 12월 9일 지인 겸 직원이었던 김모씨에게 “킴 림이 한국에 왔다. 클럽 VIP 테이블을 잡아줘라”고 지시하면서 킴 림 일행인 남성들을 위해 ‘잘 주는 여자들을 불러와라’라고 말한 사실이 드러나 ‘성접대 의혹’이 불거졌다. 이 보도에 대해 승리는 최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해외 투자자가 아니다. ‘키미’라는 싱가프로 여성이고 해외 유명 축구 구단주 딸”이라면서 “키미가 같은 대화방에 있던 김모씨에게 ‘나 한국 왔어. 조용히 아레나 가고 싶어’라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우리가 키미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으니 잘 좀 챙겨주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2명의 여성을 불렀고, 같은 대화방에 있던 유 대표가 ‘창녀 준비 중’이라고 언급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승리는 “그날 부른 여성 2명 중 1명은 대화방에 있던 박모씨의 전 여자친구다. 여자인 키미(킴 림)와 쇼핑도 하고 놀아 줄 여성을 부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킴 림은 SBS 방송과 조선일보 보도 등과 관련해 자신의 SNS를 통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킴 림은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K팝 스캔들에 내 이름이 얽혀 있다”면서 “뉴스가 보도되기 전 승리가 내게 전화해 들어보니 승리가 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할 여성을 구한다는 내용의 대화가 유출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리고 “승리는 내게 몇 가지 이상한 질문을 했고 전화가 끊어졌다”면서 “난 그가 왜 전화를 했는지 이해가 안 되고, 내가 왜 이 사건에 휘말리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 “2015년 12월 9일 난 싱가포르 친구들과 함께 한국에 있었다. 우리는 아레나에 갔고, 승리가 우리를 위해 VIP 테이블을 잡아줬다”면서 “우리끼리 즐긴 뒤 그곳을 떠났다. 절대로 우리 외에 함께한 사람은 없었다. 난 단순히 그날 그곳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사건에 얽매였다”고 주장했다. ‘키미와 놀아줄 여성을 부른 것’이라는 승리의 조선일보 인터뷰 내용과 다르게 킴 림은 ‘우리끼리 즐겼고, 우리 외에 함께한 사람은 없었다’고 한 것이다. 킴 림은 “이 뉴스가 터지기 전에 버닝썬과 승리와 관련해 어떤 범죄가 일어나고 있는지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면서 “난 이 사건과 어떠한 관련도 없으며 이후 나를 또 언급하는 언론이 있다면 내 변호사의 연락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피내사자’ 김학의 한밤 ‘긴급 출국금지’에 대한 해명

    ‘피내사자’ 김학의 한밤 ‘긴급 출국금지’에 대한 해명

    “태국 지인 집서 머물다 오려던 것···왕복티켓 끊어”방콕행 탑승 직접 출국제지, 검찰 피내사자로 전환‘성폭력 등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차관이 태국 방콕으로 출국하기 위해 항공권 티켓을 구입한 뒤 출국심사까지 통과했다. 여객터미널 출국장까지 나선 김 전 차관은 방콕행 항공기 탑승 직전 긴급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져 출국을 제지당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차관 측이 23일 “해외 도피 의사가 전혀 없었다”라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23일 법무부와 인천국제공항 등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전날 오후 11시쯤 인천공항 티켓 카운터에서 다음 날 오전 0시 20분 태국 방콕으로 떠나는 항공권 티켓을 구입했다. 항공권을 구한 김 전 차관은 체크인을 한 뒤 출국심사를 무사히 마치고 심사장을 통과할 수 있었다. 출국심사까지 마친 김 전 차관은 태국 방콕행 항공기가 떠나는 제1여객터미널 탑승동으로 향했다. 탑승 게이트 인근에서 대기하던 그는 탑승이 시작되기 직전 법무부 출입국관리 공무원들에 의해 출국이 제지됐다.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 사실을 전달받은 검찰이 그를 내사 대상자로 입건해 출입국관리 공무원에게 긴급출국금지 요청을 한 것이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범죄 피의자로서 사형ㆍ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긴급한 필요가 있는 때에는 출국심사를 하는 출입국관리공무원에게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다. 김 전 차관 측근은 23일 연합뉴스에 “4월 4일 한국으로 돌아오는 왕복 티켓을 끊고 태국에 출국하려던 차에 항공기 탑승 전 제지당한 것”이라며 수사가 임박해오자 해외로 도피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항공권을 구한 김 전 차관은 체크인을 한 뒤 출국심사를 무사히 마치고 심사장을 통과할 수 있었다. 그에게 혐의가 특정화되지 않아 별도의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지지 않은 상태였던 것이다. 이 측근은 “(진상조사단 조사로) 취재진이 매일 집과 사무실에 찾아오다 보니 가족 권유로 태국의 지인을 잠시 방문해 마음을 추스르려 했던 것”이라며 “열흘가량 머물다 돌아오려 했는데 본의 아니게 사태가 커졌다”고 전했다. 이같은 해명을 액면 그대로 믿기에는 석연잖아 보인다. 김 전 차관은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조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자택에 주로 머물며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차관은 출국금지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날 밤 인천국제공항에서 태국행 항공기에 몸을 실으려던 중 긴급출국금지 조치가 취해져 탑승을 제지당했다. 진상조사단은 김 전 차관이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강원도 원주 별장에서 향응을 제공받고 윤 씨 등과 특수강간을 저질렀다는 의혹 등과 관련해 조사를 벌여왔다. 그는 2013∼2014년 두 차례에 걸친 수사 과정에서 특수강간 등 범죄 혐의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을 유지해왔고,검찰은 두 차례 모두 그에게 무혐의 처분을 했다. 검찰이 피내사자 신분인 김 전 차관의 긴급출국금지를 요청함에 따라 그의 범죄 의혹과 관련한 수사가 사실상 시작됐다. 검찰은 그가 전날 밤 인천국제공항에서 태국으로 출국을 시도하기 전 그를 주요 범죄에 연루된 의혹이 있는 피내사자로 전환하고 출입국관리 공무원에게 긴급출국금지 요청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차관의 긴급출국조치를 요청하기 전 내사사건 상태에 있었다”고 말했다.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트럼프 “대북 추가 제재 철회”에 文대통령 ‘대화 불씨’ 어떻게 살리나

    트럼프 “대북 추가 제재 철회”에 文대통령 ‘대화 불씨’ 어떻게 살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전격적인 ‘제재 철회’ 트윗이 미국 행정부가 수일 내에 발표할 또다른 제재 철회를 지시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최악의 국면에 빠졌던 청와대가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추가 제재에 대해 선을 긋는다는 시그널을 주면서 중재자를 자임한 문재인 대통령이 대화의 불씨를 살릴 실마리를 잡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3일 연합뉴스에 “어제오늘의 기류 변화를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다”며 사안의 엄중함에 비해 말을 극도로 아꼈다. 자칫 한 발만 삐긋해도 표류할 수 있는 국면에서 문 대통령이 섣부르게 나서기 보다는 미국 및 북한과의 물밑 접촉을 통해 대화 분위기를 다져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에 대한 기존 제재에 더해 대규모 제재가 추가될 것이라고 오늘 재무부에 의해 발표가 이뤄졌다”며 “나는 오늘 이러한 추가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가리킨 건 수일 내에 예정된, 사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미래의 제재였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행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철회한 제재는 중국 해운사 2곳에 대한 (21일) 제재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관련해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좋아하며 이러한 제재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떤 제재를 가리킨 건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플로리다 팜 비치의 개인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제재 관련 트윗에 대한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풀 기자단이 전했다. 앞서 지난달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15일 ‘비핵화 협상 중단’ 발언에 이어 21일 미국이 북한과 거래한 중국 해운사 2곳에 대해 제재 리스트에 올리면서 북미간 기 싸움이 장기화되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동약이 약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여기에 북한이 22일 개성 남북연락사무소의 인력 철수를 일방적으로 결정함으로써 북미 간 대화 재개에 노력해 온 문 대통령이 또 한 번 큰 고비를 맞았다는 분석까지 나왔다.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북한 달래기’로 해석될 수 있는 추가 제재 철회에 나선 것이다.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의 문을 완전히 걸어 닫아버린 것이 아니라는데 깊은 의미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과대포장’이 있다고 할지라도 교착 심화를 막고, 협상 동력을 살리겠다는 포석을 깐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트윗에 북한과 미국으로부터 코너에 몰렸던 청와대가 다소 안도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가보지 않았던 길을 다시 헤쳐가는’ 운신 여유가 생겼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적어도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악화 일로를 걷던 북미 간 대화 분위기가 악순환되는 것을 차단하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북미 양측이 비핵화 문제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다면 남북 정상이 지난해 판문점에서 개최된 5·26 2차 남북정상회담과 같은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트럼프 철회한 건 전날 제재가 아니라 내주 예정된 제재” 의도된 혼선?

    “트럼프 철회한 건 전날 제재가 아니라 내주 예정된 제재” 의도된 혼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호한 트윗 글이 혼선을 부채질하고 있다. 글을 올린 뒤 잠자리에 들었는지 잇딴 언론의 지적에도 여섯 시간 넘도록 수정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재무부가 오늘 기존 대북제재에 추가적 대규모 제재를 더한다고 발표했다”면서 “나는 오늘 이런 추가 제재의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재무부가 중국 해운사 두 곳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한 것이 하루 전인 21일이어서 다수의 언론이 21일 발표된 제재를 철회 대상으로 긴급 타전했다. 몇 시간 동안이나마 북한이나 김정은 위원장 달래기에 나서 강대강으로 치닫던 국면이 바뀌는 것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온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철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힌 대북제재는 전날 재무부가 발표한 제재가 아니라 재무부가 다음주에 발표하려고 준비 중인 제재로 보인다고 외신들이 잇따라 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무부가 오늘 기존 대북제재에 추가적 대규모 제재를 더한다고 보고했다”고 쓰려던 것을 “발표했다”로 잘못 적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일간 워싱턴포스트의 존 허드슨 기자는 트위터에서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발표된 대북제재를 철회한 것이 아니라 다음 주 발표 예정인 대규모 제재를 취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호한 트윗으로 인한 중대한 의사소통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폭스뉴스의 존 로버트 기자 역시 트위터 계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되돌린 제재는 중국 해운사에 대해 내려진 어제의 제재가 아니라 미 재무부가 곧 발표할 대규모 신규 제재”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비슷한 내용을 보도했다. 영국 BBC도 전날 발표한 제재와 다음주 발표할 예정인 제재 가운데 어느 쪽을 철회한 것인지 분명치 않다고 보도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정확한 설명을 들려주지 않았으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좋아하며 이런 제재들이 필요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런 기조는 개성 연락사무소 요원을 철수시키며 대남 메시지를 강력하게 보낸 북한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도 다음 주 스티브 므누친 재무부 장관이 베이징을 찾아 벌이는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앞두고 중국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나저나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글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한민족의 곤궁함과 인내는 언제나 마땅한 보상을 받을 것인가?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버닝썬 금고지기’ 경리실장 돌연 해외로 출국해 잠적

    ‘버닝썬 금고지기’ 경리실장 돌연 해외로 출국해 잠적

    마약 투약과 유통, 경찰 유착, 탈세 의혹 등이 불거진 클럽 ‘버닝썬’에서 장부 작성과 관리 등 경리업무를 총괄한 여성 A씨가 해외로 출국해 잠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말 버닝썬에서 폭행 사건이 벌어진 이후 클럽의 경리실장 직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버닝썬을 퇴사한 뒤 미국으로 떠났다. 이를 두고 A씨가 불명예스러운 일에 연루됐다거나 도피설 등 온갖 추측이 나오고 있다. 버닝썬 운영을 잘 아는 한 인사는 “버닝썬과 같은 대형 클럽에서 경리 업무는 아무에게나 맡기지 않는다. 매출 장부를 적는 법부터가 일반 업소와 다르다”라며 “버닝썬의 운영 실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A씨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경리실장을 지내며 버닝썬의 전반적인 운영상황을 잘 알고 있는 A씨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버닝썬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기 전 A씨가 버닝썬을 그만뒀으며 현재 미국에 머무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를 조사할 필요는 있는데 연락이 잘 닿지 않는 상태”라며 “A씨에게서 어떤 구체적인 혐의점을 발견한 것은 아니며 현재로서는 참고인일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버닝썬을 압수수색해 1년 치 장부를 확보했다. 경찰은 버닝썬 직원들이 개인 통장으로 술값을 받은 다음 이를 다시 법인 계좌로 입금하는 등의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트럼프, 대북 추가제재 전격 철회…김정은 달래기 관측

    트럼프, 대북 추가제재 전격 철회…김정은 달래기 관측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재무부가 오늘 기존 대북제재에 추가적 대규모 제재를 더한다고 발표했다. 나는 오늘 이런 추가 제재의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 발언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좋아하며 이러한 제재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대해 입을 연 것은 미국시각으로 지난 14일 밤 북한이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을 통해 핵·미사일 실험 중단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상중단 검토’를 선언한 이후 8일 만이다. 앞서 미 재무부는 전날 북한의 제재 회피를 조력한 의혹을 받는 중국 해운사 2곳에 대해 독자 제재를 단행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과 관련해 독자 제재를 가한 것은 처음으로, 북한의 제재해제 요구에도 일단 비핵화 견인을 위한 대북 압박전략을 이어간다는 차원으로 풀이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전날 미 재무부의 제재가 이뤄진 지 몇 시간 만에 북한 측이 ‘상부의 지시’라는 입장만 전달한 채 남북연락사무소에서 돌연 철수한 이후 나왔다. 남북연락사무소 철수 조치가 미국의 제재 움직임에 대한 반발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협상 궤도 이탈을 막기 위해 달래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설] 북측의 남북연락사무소 철수 유감, 남북대화는 지속돼야 한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합의결렬 후 침묵하던 북한이 어제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했다. 남북 최초의 상시협의 채널이 189일 만에 반쪽으로 운영되는 위기를 맞았다. 북측은 남북 연락대표 간 접촉에서 ‘상부의 지시에 따라 철수한다’고 남측에 통보하고 상주하던 인원 15명 전원이 철수했다. 북측의 이런 행동은 남북관계, 북미관계에 대한 북측의 경고성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14일 연 개성공단 내 공동연락사무소는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 선언 합의에 따른 것이다. 남북관계 역사상 첫 24시간·365일 소통채널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특히 매주 금요일에 열리는 남북 소장회의는 남북간 중요한 현안을 협의하는 주요 통로로 기능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북측의 불응으로 회의가 연 4주째 무산됐다. 정부는 남북관계 진전상황을 봐가며 연락사무소를 발전시켜 서울·평양 상호대표부로 확대할 생각이었다. 대북특사를 보내려고 북측의 답신을 기다리는 차에, 이번의 일방적 철수는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그나마 다행은 남북 간 다른 연락 채널은 가동 중이라는 사실이다. 판문점 연락채널과 군 통신선은 여전히 열려 있다. 판문점 연락 채널은 상시 연락용 직통전화 2회선과 팩스 1회선, 회담용 21회선 등 33회선으로 구성돼 있으며 그동안 남북 간 소통에 두루 활용됐다. 서해와 동해지구에 각각 6회선과 3회선이 설치된 군 통신선도 여전해 남북 소통이 가능한 상태다. 북측의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철수로 앞으로 이들 채널의 역할은 더 커질 수 있다. 이번 북측의 연락사무소 철수는 남북관계를 중단으로 남측은 물론 미국까지 압박하려는 의도가 짙어 보인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주 외신 회견에서 한국 정부를 ‘미국 쪽에 선 플레이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 ‘메아리’는 지난 22일 “남조선 당국은 말로는 북남선언 이행을 떠들면서도 실지로는 미국 상전의 눈치만 살피며 북남관계의 개선을 위한 아무런 실천적인 조치들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남북협력으로 북미 협상의 돌파구를 찾기도 어렵고 남북관계의 진전을 기약하기도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연락사무소를 철수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런 식의 일방적 철수는 남북관계뿐 아니라, 새롭게 탐색해야 나가야 할 북미관계도 위기에 빠뜨릴 뿐이다. 북미 협상이 교착국면에 빠졌지만, 북한은 이럴 때일수록 우리 정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지, 남북대화까지 흔드는 것은 옳지 않다. 북한은 철수 결정을 즉각 재고해 사태를 원상태로 돌려야 한다. 남북대화는 절대로 끊겨서는 안된다. 정부도 북한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할 수단을 강구해 관계를 복원할 대책을 내야 한다.
  • [집중분석]북 개성연락사무소 철수 ‘나비효과’, 비핵화 판 흔드나

    [집중분석]북 개성연락사무소 철수 ‘나비효과’, 비핵화 판 흔드나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지 20여일만에 북한이 개성남북공동사무소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한 것은 미국과 한국에 동시에 보내는 경고성 행동으로 분석된다. 우선 한국에게는 미국에게 북한의 의중을 더욱 적극적으로 설득해달라는 요구를 담고 있다. 하지만 한국이 지난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미국과 대화를 주선하는 역할을 맡았을 때와 달리 더 이상 한국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외려 중국과 밀착하고 러시아를 새로운 플레이어로 끌어들여 미국에 대응하겠다는 포석이라는 해석에도 무게가 실린다. 2차 북미정상회담 이전에 비핵화 협상의 빠른 진전을 가져온 ‘남·북·미’ 판을 흔들고 ‘남·북·미·중·러’의 고차방정식으로 바꿔 ‘새로운 길’을 모색하려 한다는 의미다. ●변화하는 남북 관계=북한은 최근 들어 한국에 미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줄 것을 요구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5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은 “중재자가 아니라 플레이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최 부상의 발언에 대해 “좀 더 분석해봐야겠지만 한국과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을 많이 기대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좀 더 세게 해보라는 뜻이 아닌가 한다”라고 말했다. 22일 대외 선전 매체 ‘메아리’도 “(한국은) 미국에 대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할 말은 하는 당사자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반면 북한 입장에서는 더 이상 한국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지난해 운전자로서 한국이 움직일 때와 달리 지금은 한국의 요청에 따라 미국의 대북 입장 변화가 나오지 않는다”며 “북한이 한국보다 중국이나 러시아를 통해 미국과 협상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러시아 카드 꺼내나=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사’로 통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김 부장이 김 위원장의 의전책임자라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방러가 임박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부장은 김 위원장의 동선 확정과 각종 의전을 담당한다. 북러 양국이 정상회담 사전작업 중 최종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임천일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를 포함해 지난 14일 이후 경제협력, 문화 교류 등을 위한 북한 인사들의 모스크바 방문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방러를 요청했지만 무산됐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분위기가 달라졌다. 전통적 우방인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분쟁에 힘을 쏟는 상황에서 북한에게 러시아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묘수다. 러시아를 방문하고 22일 귀국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러시아 측과 협의 결과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는 러시아와의 대북제재 공조 관련 질문에 “현재는 그런 문제를 이야기할 때는 아닌 것 같고, 일단 (북미 대화) 재개가 제일 중요하다”고만 답했다. ●북한 새로운 길에 중국은 필수조건=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초에 발표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 ‘새로운 길’에 중국도 빼놓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길이 핵무장화는 아니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외려 비핵화에 대한 보증 및 정상국가 인정을 미국이 아닌 중국과 러시아 등에게서 받으며 자력갱생의 길을 걷겠다는 기조가 나올 것으로 관측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은 비핵화 협상 결렬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대내 메시지도 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만일 북한 무역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대북제재를 암묵적으로 느슨하게 할 경우 북한은 적어도 버틸 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미국 재무부가 21일(현지시간)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중국 해운회사 2곳에 대한 제재를 가하면서, 중국에 대북제재 공조에 대한 일종의 경고성 조치를 한 것도 이런 연장선 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북, 대미·대남 강경노선 회기?=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수는 한국에 대한 직접 조치 보다는 조만간 대미 비핵화 협상 중단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를 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미협상 중단 상태에서는 남북도 수행할 업무가 없으니 떠나겠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 관계를 깨겠다는 의도보다는 미국에 대한 경고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천 차관이 이날 브리핑에서 “북측 인원 철수가 있었지만 지금 상황에서 예단하고 판단하기 보다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을 해 나가겠다”며 “정부는 이번 철수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북측이 조속히 복귀해 남북간 합의대로 남북연락사무소가 정상 운영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한국의 향후 역할은=한 마디로 여러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한국이 지속적으로 북미 관계 촉진에 나서려면 미국과 관계가 굳건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쉽게 말해 북한이 한국을 지렛대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지도록 해야한다는 의미다. 반면 대북특사를 파견하거나 지난해 5월 26일과 같이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우선은 주변국들의 움직임을 지켜보자는 신중론도 나온다. 무엇보다 미국의 대북 강경론이 유지되거나 더욱 강화될 경우 북한의 의도와 다르게 외교 지형이 바뀔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최 부원장은 “지금은 북미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중재자보다는 확실하게 플레이어로 뛰어드는 운전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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