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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양화가 홍성담 ‘1999 탈옥’전

    ‘오월(五月)화가’‘통일화가’‘인권화가’….서양화가 홍성담(45)에게는 늘 이런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그러나 그는 정작 80년대 민중미술계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활동가로 불리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선 심정이랄까.요즘 그는 한 단계 성숙한 의식과 명상을 통한 자아의해방을 꿈꾼다.12일부터 29일까지 서울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1999 탈옥(脫獄)’전은 저항에서 명상으로 나아가려는 작가의 의식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1980년 5월 광주는 군사독재에 항거하는 민주화운동의 요람이었다.이런 배경 아래서 모순된 현실에 저항하는 민중미술이 태동한 것은 당연한 시대적요구였다.홍성담은 변혁운동의 중심부에서 민중적 사실주의 미술운동을 펼쳤다.89년에는 걸개그림 ‘민족해방운동사’사건으로 투옥돼 3년간 감옥생활을 하기도 했다.그 감옥의 기억은 지금도 작가의 의식을 옥죄는 심리적 올무다.이번 전시에서는 일련의 ‘감옥’ 연작을 통해 감옥으로부터의 진정한 탈출을 시도한다.고문과 감옥이라는 소재를명상으로 승화시킴으로써 ‘홍성담의 탈옥’은 무한한 상상의 지평을 얻는다.특히 그의 근작들은 민중미술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줘 관심을 모은다. 전시 작품은 크게 옥중체험을 토대로 한 ‘식구통(食口通)’연작과 ‘밥’연작,물고문 명상시리즈,92년 출소 이후의 대표작들로 나눠 볼 수 있다.옥중장면 그림 가운데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정사각형 캔버스 화판에 흙으로 만든 안료로 그린 ‘밥’연작이다.‘밥’ 사상을 형상화한 이 작품은 수십개의 화판이 하나의 작품을 이루는 독특한 구조를 띠고 있다.또 저항과 명상이라는 주제를 차분히 소화해낸 ‘물속에서스무날’도 주목할만한 작품.작가의 물그림 시리즈는 유화 ‘욕조-어머니 고향의 푸른 바다가 보여요’(1996)와 같은 직설적인 배설(排泄)의 작품에서부터 연꽃이 피어오르고 물고기 뱃속에서 사람이 잠을 자는 상생(相生)의 경지를 다룬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다.그 그림들은 선(禪)을 닦아 마음을 수련하는 과정을 표현한 ‘십우도(十牛圖)’를 보는 것 같은느낌을 준다.나아가 작가가 대립과 갈등의 터널을 빠져나와 화해와 상생의밝은 세계로 들어서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번 전시는 내용뿐 아니라 양식적인 면에서도 특색이 있다.작가는 자신의사회적 이념과 내면세계를 도상학적인 형태로 보여준다.부적문양과 물결문양 등 민화나 전통회화의 도상양식이 등장한다.그의 작업은 캔버스에 종이찰흙으로 부조형태의 도상(圖像)을 만들고 그 위에 다시 20여가지의 흙과 안료를 발라 색을 내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감옥이나 고문 등 강한 주제를 부드러운 흙색으로 녹여내고 있어 색다른 기분이 들게 한다. ‘1999 탈옥’전은 작가가 서울에서 갖는 첫 개인전이다.지난 20년동안 우리 역사의 현장을 뜨겁게 지켜온 ‘저항화가’로서 이른바 제도권 미술계에공식 데뷔하는 셈이다.그런 만큼 그의 각오는 새롭다.“멕시코 혁명기의 3총사 화가였던 시케이로스와 오로스코,리베라는 만만찮은 성과를 남겼음에도항상 제3세계 작가로 폄하되곤 합니다.저항성에 치중하다 보니 직관에 의한명상이 부족했던 것도 그 한 원인이죠.저항과 명상이 보다 높은 차원에서 통합되는 진정한 리얼리즘 작품을 남기고 싶어요”김종면기자 jmkim@
  • 여름휴가 테마가 있는 추억 만들기

    테마가 있는 여행은 더욱 아름답다. 마음껏 놀고 푹 쉬는 휴가여행은 재충전을 위해 더할 나위 없이 좋다.그러나 거기에 목적과 보람을 덧붙인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올 여름에도 종교 성지순례,문학기행,역사탐방 등 테마가 있는 여행을 여러곳에서 진행한다.8월에 가 볼만한 테마여행을 소개한다. ■겨레문화답사연합 경남 창녕 우포늪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생태답사로,14∼15일 이틀 일정이다.우포늪은 1억4,000만년전 생성된 국내 최대의 자연 늪.멸종위기에 처한 식물이 여러 종살아 있는 생명의 보고이다. 물안개가 피어나는 새벽 풍경을 시작으로 식물 곤충 양서류 등 다양한 생명체를 만날 수 있다.류창회 생태연구소장이 강사로 동행한다.02)798-4206■관광공사 기독교 성지순례여름철 휴가상품으로 처음 기획돼 연중 계속될 테마여행이다.한국 교회의 순교 현장을 찾아간다.당일,1박2일,2박3일 등 세가지 코스가 있다. 당일 여행은 정동제일교회와 선교사묘지·기념관이 있는 양화진,절두산 성지,발안 제암리교회,용인 순교자 기념관을 돌아본다.1박2일 코스는 정동제일교회,양화진,절두산 성지,발안 제암리교회,병천 매봉교회,용인 소래교회 탐방으로 짜여진다. 2박3일 코스는 양화진,절두산 성지,발안 제암리교회,김제 금산교회,영광 이월교회,병천 매봉교회,용인 소래교회 탐방으로 진행된다.02)766-6319■종로서적 문학·역사기행휴가철을 맞아 ‘거문도·백도 기행’과 ‘이집트·터키 역사문화기행’ 등2가지를 마련했다. 13∼15일로 잡힌 ‘거문도·백도기행’은 이생진 시인과 함께 하는 문학기행. 제주도를 비롯해 전국의 섬을 주로 찾아다니며 시를 써‘섬 시인’으로 통하는 이씨의 설명을 들으며 거문도·백도에서 문학적인 체험을 가져볼 수 있는탐방이다. 20∼27일의 ‘이집트·터키 역사문화기행’은 지난달 한양대 이희수교수가출간한 ‘세계문화기행’의 문화 배경지인 이집트·터키를 저자와 함께 돌아보는 여행이다.이스탄불∼부르샤∼트로이∼카이로∼룩소르∼올드 카이로 등책에 소개된 역사의 현장을 전문가의 설명으로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는 기회다.02)786-0128■전주시 생활체험답사기행지방자치단체가 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기획해 다른 시·도의 눈길을 끌고 있는 향토기행.25일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실시한다. 한솔종이박물관과 이성계의 영정을 모신 경기전,연꽃으로 유명한 전주의 명소 덕진공원 탐방으로 짜여진다.여행일정에 전주시 외곽의 농촌 봉사활동도들어 있어 참가자들에겐 전주시가 봉사활동 인증서도 발급한다.0652)281-2553■서울지방철도청 성지순례·사적지 답사열차방학중 가족단위와 청소년을 겨냥한 기획상품.13일 당일코스로 운행하는‘천주교 성지순례열차’와 10일 ‘하루코스인‘광복절기념 사적지 답사열차’등2개 여행 코스를 마련했다. ‘천주교…’는 오전8시30분 서울역을 출발한다.온양역에서 내려 구합덕 성당,솔뫼,공세리 성당을 순례하고 신례원역에서 오후6시30분 출발해 귀경한다. ‘광복절기념 사적지 답사열차’는 오전8시35분 서울역을 출발,온양역에 도착한 뒤 독립기념관,현충사,윤봉길의사 생가및 사당,수덕사를 돌아보는 여행이다.02)3149-2273김성호기자kimus@
  • 문화재에도 분단의 아픔이…

    문화재에도 남과 북으로 갈린 이산가족이 있다. 호암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금동미륵반가상이 그 한 예이다.일제 말기인 1940년 평양 평천리 유적지에서 출토된 이 금동반가상은 고구려 반가상으로는유일한 것으로 국보 118호로 지정돼 있다. 연꽃 잎을 두른 둥근 의자 위에 앉은 일반적인 반가(半跏)사유상으로 뺨을짚었던 오른손이 없는데다 불상 앞부분이 녹이 슬고 불에 탄 자국이 남아있는 등 흠집이 많지만 길게 네모진 얼굴의 입술 양옆에는 보조개가 살짝 패어있다. 그러나 부리부리한 눈과 꽉 다문 입에서는 고구려 무인의 씩씩한 기상을 엿볼 수 있다.상반신은 알몸으로 가냘프며 상의(裳衣)를 입은 하체는 두다리와 의자를 덮어 아름다운 무늬를 남겼다.정제된 인체미가 청수(淸秀)한분위기를 빚고 있는 불상으로 고구려 불상의 특징을 잘보여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문화재소장자 김동현씨가 소장해오다 해방이 된 뒤 서울로 옮긴 것이지만광배(光背)가 없어 완전한 짝을 이루지못하고 있다.고즈넉히 머리를 숙이고있는 불상의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면 왠지 허전하고 쓸쓸하다. 경희대박물관장을 지냈다 현재는 소식이 끊어진 채병서씨는 평양박물관에서금동반가상의 광배를 봤다고 말한다. 김동현씨도 불상만을 입수,불상이 광배와 어떻게 헤어졌는지는 알지 못한다. 어쨌든 분단의 아픔은 문화재에서도 다시 한번 확인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평남 평원군 덕포리 원오리 절터에서 1937년 출토된 흙으로 만든 부처들도이산가족일 가능성이 높다.당시 원오리 절터에서는 수많은 흙부처들이 나왔는데 발굴자중 한 명이 한 박스의 부처를 중앙박물관으로 옮겼다. 최근 북한이 펴낸 조선유적 유물도감에 따르면 원오리 흙부처중 상당수가목부위를 결합해 놓은 것들이 많다.짝이 맞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박물관 정양모 관장은 “언젠가 통일이 돼 우리가 갖고 있는 부처와 맞추어 보면 많은 것들이 일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임태순기자 stslim@
  • 송기원씨 구도소설 ‘안으로의 여행’

    시인 겸 소설가 송기원(53)이 8개월간의 인도여행 끝에 한 편의 구도소설을내놓았다.계룡산의 한 토굴에서 불경공부와 명상에 빠져 쓴 ‘안으로의 여행(문이당)이 그 책이다. 송기원이 지난 시절 ‘술과 장미의 나날’을 거쳐 깨달은 것은 “나는 알맹이가 없는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그는 껍데기가 아닌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인도로 갔고,그 깨달음의 과정은 소설속 주인공 박연호를 통해 그대로 드러난다.박연호는 자신을 방생(放生)하기 위해 갠지스 강의 발원지인 히말라야의 강고트리로 간다. 히말라야 강고트리에 도착한 주인공은 결가부좌의 고행에 들어간다.고통의연꽃 위에 고요히 앉아 있는 기쁨을 맛본 그는 이내 끝 모를 상념의 세계,블랙홀 같은 어둠 만이 가득한 마음의 밑바닥으로 내려간다.그리고 거기서 온몸을 버둥거리며 울고 있는 어린 아이를 발견한다.태어난지 한 해도 되지 않아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은 삶,그것은 주인공 아니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인것이다. 송기원은 그동안의 ‘도인(道人)’생활을 통해 자신을 괴롭혀온 두 가지를버리게 됐다고 했다.갈애(渴愛)와 의념(疑念)이다.이제 더이상 송기원은 오욕(五慾)에 목말라하지도 삼라만상에 의심을 품지도 않게 된 것일까.그러나티끌세상의 그는 아직도 집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그가 소설에서 생생하게그리고 있듯 그 자신의 ‘사생아체험’은 여전히 송기원의 온 우주를 지배하고 있다. 김종면기자
  • 남한산성 행궁, 규모·구조 밝혀져

    조선 인조때 축성된 남한산성 행궁(行宮)의 규모와 구조 등이 밝혀졌다. 한국토지박물관(관장 허수중) 발굴단은 9일 경기도 광주군 중부면 산성리일대의 남한산성 행궁지 유적에 대한 1차 발굴조사를 끝내고 현장설명회를가졌다.이번 조사는 경기도 광주군이 토지박물관에 의뢰,실시된 것으로 행궁의 상궐을 중심으로 한 1,700여평에 대한 발굴조사와 주변지역 3,500여평에대한 시굴조사가 이루어졌다. 남한산성 행궁은 인조가 여주에 있는 세종대왕릉을 참배하러 가다 쉬었던곳으로 1626년(인조 4년)에 지어졌다.병자호란이 발생한 1636년에는 청나라에 맞서 40일동안 항전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행궁은 상궐,하궐,정문의 3개 공간으로 구획되었으며특히 복원대상지인 상궐은 동남향의 정면 7칸,측면 4칸의 건물로서 278㎡(84평)에 온돌시설을 갖추고 있었다.상궐 좌·우에는 정면 7칸이상,측면 2칸 정도의 온돌시설을 갖춘 익랑(翼廊·대문 옆의 행랑)이 있었고 담장은 내·외곽으로 구분,각각 동서 30m·남북 35m,동서 80m·남북 70여m로 축조됐다.또문터 2개소와 배수구 등이 있었다. 출토유물로는 기와,토기,자기,철기,화폐 등이 있는데 기와류로는 연꽃과 용무늬 등이 새겨진 막새,운용문(雲龍紋) 망새 등이 출토됐다.특히 통일신라와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격자무늬 등의 문양과 국성(國城), 왕성(王城)이라는 명문(銘文)이 새겨진 기와편이 발견돼 눈길을 끈다.또 토기류는대부분 조선시대 것들이지만 고려시대 대형항아리 1점과 통일신라 인화(印華)무늬 토기편 1점이 나왔다. 발굴단은 “통일신라시대 때 사용되던 토기와 기와편이 나온 것은 신라 문무왕이 672년에 축성한 주장성(晝長城)의 위치가 남한산성 일대로 추정되는중요한 고고학적 자료”라고 말했다. 한편 하궐지와 정문지는 대부분 훼손되거나 멸실된 상태로 하궐터에는 건물기초인 적심(積心)이 남북 1열로 7개소,온돌시설 1개소,동서 30m 남북70m의담장지가 남아 있었다.정문지에도 담장지와 훼손된 문지만이 남아있었다. 임태순기자 stslim@
  • 박복규 개인전

    중견 화가 박복규(54·성신여대 미대 학장)에게 바닷 속은 마음을 비춰주는 내성(內性)의 공간이다.또한 곤비한 영혼이 언덕을 삼을 만한 넉넉한 안식처이기도 하다.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고 또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생명의 모태인 바다,그 헤아릴 길 없는 바다 밑바닥까지 깊숙이 자맥질해 들어가 건져올린 이미지들이 27점의 작품으로 알알이 엮여 나왔다. 서울 갤러리 퓨전에서 열리고 있는 박복규 개인전은 ‘바닷 속 열어보기’라고 이름 붙여질 만하다.그가 펼쳐 보이는 바닷 속 풍경은 한마디로 이미지의 덩어리다.온갖 해초와 원형질의 미생물들이 뒤엉켜 있고 끝없는 세포 분열과 생성이 이뤄지는 수중세계에는 생명의 기운이 가득하다.그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해저영상은 프랑스 화가 이브 클라인의 청색 모노크롬(단색화)을떠올리게 한다. 작가의 최근 작품들을 보면 조형정신의 변화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그는 이번 전시에서 화면 중심부에 사각의 작은 공간을 두고 그 안에 지상의 해변풍경이나 연꽃 등을 세밀묘법으로 그려 넣는 식의 색다른 그림들을 보여주고 있다.이처럼 액센트를 준 ‘그림 속 그림’의 방식을 통해 작가는 화면전체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미지 연작의 하나로 평면회화와 함께 입체작품도 선보인다.테라코타로 뜬 물안경을 쓴 해녀의 안면상은 눈길을 끌만한 작품.제주 비바리의 숨비소리가 들리는 듯,그 얼굴 표정이 살아 있다. 8일까지 (02)518-3631김종면기자
  • 오세영시인…인간실존의 문제 서정적 詩語로 형상화

    “공초(空超) 오상순은 허무의 끝까지 나아감으로써 그것을 극복하려 했던의지의 시인입니다.운명에 맞서 절대허무의 경지를 개척한 공초의 시세계와내 시의 공분모를 굳이 찾는다면 그것은 탈속적인 분위기라고 할 수 있지요” 올해 제7회 공초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오세영 시인(58)은 “공초선생과특별한 인연도 없는 나를 작품성만을 보고 편견없이 수상자로 뽑아준 데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 65∼68년 박목월 선생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이래 지금까지 10권의 시집과 11권의 학술저서를 낸 부지런한 시인이요 학자다.그러나 우리 문단에서 오세영은 자신의 표현대로 ‘왕따’로 통한다.이른바 ‘문지’니 ‘창비’니 하는 거대 ‘문단권력집단’과는 애초부터 인연이없기 때문이다. “이들 두 그룹이 우리 문학 발전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은인정할 만합니다.그러나 이들이 끼친 폐해는 그 공(功)을 상쇄하고도 남아요.30년 가까이 배타적인 블록을 형성,문단정치의 본산노릇을 해왔으니까요”이런 패거리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우리 문학의 발전은 요원하다는 그는 특히 ‘문지’의 경우 그 폐쇄성과 엘리티즘은 4세대에 걸쳐 이어져오고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오 시인은 이같은 문단의 진구렁 속에서도 자신만의 연꽃같은 시심을 피워내기 위해 분투해왔다.그의 시를 떠받치고 있는 정신은 사랑.오세영 시에 있어서 사랑이란 진리를 향한 에로스적인 충동 혹은 미혹한 상태로부터 진리를찾아가는 구법(求法)의 과정이다. 그는 ‘찻잔’이란 시에서 사랑을 “비움으로써 가득 차는 공간”이라고 정의한다.그 자신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그의시에서는 뭔가 그윽한 선미(禪味)가 느껴진다. 이번 공초문학상 수상작 ‘집만이 집이 아니고’가 실린 ‘벼랑의 꿈’(시와시학사)은 시인의 동양적 사유의 정점에 놓이는 시집이다. “멀리 헤르만 헤세나 T.S.엘리엇에서부터 가까이는 옥타비오 파스나 파블로 네루다,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인들이 동양사상으로부터 문학적 영감을 얻었습니다.맑은 바람이나 밝은 달을 읊조리는 정도라면 모를까,인간존재의 근원을 다루는데 어떻게 동양사상에 기대지 않을 수있어요” 오시인은 불교와 노장(老莊)철학은 물론,우리의 무속세계까지도 자신의 시적 영토로 아우른다.문제는 심오한 인생론과 우주론적인 성찰을 어떻게 서정의 그릇에 담아내느냐 하는 것.이를 위해 그는 “모더니즘적인 언어감각과 시어를 꾸준히 가꿔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서정시인으로 자리매김돼 있는 그는 사실 모더니즘 시인으로 출발했다.70년대 초까지는 과격한 실험시를 쓰기도 했다.처녀시집 ‘반란하는 빛’이 대표적인 예.그가 서정성의 세계로 돌아온 것은 70년대 후반들어서다.“전통적인 정서에 충실하다보니 이따금 고답적이라는 평을 듣기도 합니다.하지만 시의 본령은 서정성에 있는 것 아니겠어요” 서정주·박목월·유치환을 그가 가장 존경하는 시인으로 꼽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것으로 보인다. - 시인 오세영은 ▲1942년 전남 영광 출생 ▲1965년 서울대 국문과 졸업 ▲1968년 ‘현대문학’에 추천 완료.추천작 ‘잠깨는 추상(抽象)’ ▲1970년 처녀시집 ‘반란하는 빛’출간 ▲1983년 시집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로 제15회 시인협회상 수상.시론집 ‘서정적 진실’,평론집 ‘현대시와 실천비평’ 출간 ▲1985년 서울대 국문과 교수 부임.선시집 ‘모순의 흙’ 출간 ▲1986년 ‘그릇’ 연작시로 제1회 소월시문학상 수상 ▲1992년 ‘구룡사시편 겨울노래’로 제4회 정지용문학상 수상 ▲1995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버클리 캠퍼스에서 한국현대문학 강의 ▲1999년 제10시집 ‘벼랑의 꿈’ 출간 ▲현 서울대 국문과 교수김종면기자 jmkim@
  • 아직도 걸음마 단계

    정양모 국립 중앙박물관장은 얼마전 미국 샌프란시스코 박물관장에게 넥타이를 풀어 줬다.샌프란시스코 박물관장이 정관장의 넥타이에 많은 관심을 표명했기 때문이다.그가 매고 있던 넥타이는 김홍도의 회화 ‘평양감사 환영도’를 새겨 넣은 국립중앙박물관 문화관광상품이었다. 문화관광상품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운영 수준을 짐작할 수 있는 중요한척도가 된다.소장 작품의 이미지를 활용한 각종 상품은 작품에 대한 해석력과 현대적 산업 디자인 수준을 반영하기 때문이다.정관장은 넥타이를 풀어주면서 작지않은 자부심을 느꼈음직 하다. 그러나 국내의 문화관광상품 개발수준은 이제 걸음마단계.특히 국내 상황은 민간미술관들이 앞장서 나가고 있는 반면 국공립박물관과 미술관들은 명목만 겨우 유지할 정도로 투자가 적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국립 중앙박물관에서 다음달 6일까지 예정으로 열리고 있는 문화관광상품 특별전을 계기로 국내 문화관광상품 사업 실태와 문제점을 짚어본다. ■실태 문화관광상품이란 문화적 가치가 가미된 상품을 말한다.전통문양,유물 등을 모티브로 해 만든 기념품과 넥타이,스카프 등 생활소품이 일반적이다.이번 국립 중앙박물관 전시회에는 중앙박물관과 경주박물관 등에서 개발한 넥타이,스카프,액세서리 등 200여점이 선보이고 있다.고구려 벽화 무용총의 무늬를 담은 넥타이,한글을 새겨넣은 우산 등이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벼루에 새겨지던 연꽃무늬로 손거울을 만들고 거북이,학 등 전통 장신구의 문양을 지갑 등에 새겨 넣었다.모두 우리 전통문화를 토대로 해 품위와 격조가 느껴진다.또한 면을 재분할하고 색상을 변형해 현대적인 멋도 풍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문화관광상품 개발수준은 초기 단계.90년대초 민간 미술관이 먼저 눈을 떴으며 국공립 기관에서는 지난 95년부터 상품 개발이 시작됐다. 민간에서는 삼성문화재단이 지난 93년부터 팀을 구성,상품 생산에 나섰다. 현재까지 금속공예,한지,섬유,도자기,목공예 등 부문별로 모두 1,000여종이나왔다.디자인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직원 8명으로 출발했으나 최근에는 디자인,기획,영업으로 구성된 마케팅팀에 23명이 일하고 있다.마케팅팀 김병태과장은 “아직 매출액을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문화관광상품이 점차 대중들과가까와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가나아트센터도 지난 97년1월부터 8명으로 구성된 별도의 팀을 구성,문화관광상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김명선과장은 “커피잔세트 등 지금까지 100여종을 생산했다”며 “해마다 매출액이 20∼30% 신장된다”고 말했다.이밖에 금호미술관,현대화랑 등이 문화관광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95년 뒤늦게 국립 중앙박물관에 디자인센터를 설치했다.해외순방에서 문화관광상품의 높은 부가가치를 본 주돈식 당시 문화부장관이 필요성을역설해 만든 것이다.디자인실에서 디자인을 개발하면 업체들이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이원화된 방식이다.박물관은 대신 업체들로 부터 매출액의 일정부분을 인세로 받아 국고에 넣는다.지금까지 200여종을 개발했으며 상품화된 것은 60∼70종에 이른다.97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500여만원이었던 인세는 올해는 800만∼900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예상된다.최근에는 경주,공주 등 지방의 국립박물관에서도 외부 전문가들과 연계,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문제점과 대책 중앙박물관은 문화관광상품 인프라 구축차원에서는 가장 유리하다.소장하고 있는 방대한 문화유산을 통해 전통문양,디자인 등 다양한자료를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또 문화관광상품 사업은 출발에서부터 정착단계까지 걸리는 기간이 길다.이 점에서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때까지 국공립 기관에서 기반을 닦아 놓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문화상품 생산시스템은 열악하기 그지없다.1명으로 출발한중앙박물관 디자인실은 지금도 정식 직원이 한명이다.문화상품 개발,전시회안내책자 디자인 등 업무가 폭주,일손이 달린다.이 때문에 별도의 예산으로3명의 임시직을 고용,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인력도 충원돼야 하지만 문화상품 제작,판매시스템도 정비돼야 한다.중앙박물관은 수익사업을 직영할 수 없어 제작·판매 대행권은 민간업자에게 위탁하고 있다.그러나 세부적인 시장조사나 유통체계,마케팅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가 없는 상태에서 상품을 개발하게 되면 그만큼 실패할 확률이 높다.지금까지 개발된 200종 가운데 60∼70종만이 판매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 제품개발에서 생산,판매에 이르기까지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결론이다.
  • 새달22일 佛誕日…1일부터 다양한 봉축행사

    불기 2543년 부처님 오신날(5월22일) 봉축행사가 5월 1일부터 23일까지 서울 동대문운동장과 전국 사찰 등에서 치러진다.조계종을 비롯한 불교 각 종단은 ‘우리도 부처님 같이’ ‘안정과 화합으로 세상을 따스하게’란 표어 아래 봉축 법요식,연등축제,무차연등회 및 영산대제,열기구축제,인권문화제 등 다채로운 행사를 펼친다.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위원장 고산)는 “나눔의 실천을 통해 IMF 체제로 고통받는 이웃의 아픔을 함께 하는 동시에 지난해조계종 분규로 얼룩진 불교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해 바르게 정진하는 불교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올해 봉축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연등축제는 오는 5월 16일 서울 동대문운동장과 종로 및 우정국로 등에서 펼쳐진다.4만여명의 불교도들은 오후 4시부터 동대문운동장에서 진행되는 연등법회에 참가한 뒤 7시부터 종로에서 제등행렬을 벌이고 조계사 앞 우정국로에서 회향한다.이에 앞서 오전 10시부터 우정국로에서는 풍물공연과 연꽃만들기,민속놀이,사찰음식만들기 등 다채로운거리행사가 마련된다.제등행렬은 사찰과 불교단체별로 코끼리,연꽃,아기부처상,탑 등 갖가지 장엄물과 캐릭터,오색 깃발 등을 앞세우고 불자들이 손에 등불을 들고 동대문운동장을 출발해 2시간여 동안 종로∼조계사앞 우정국로에서 회향한다.우정국로 회향식에서는 비구니와 천주교 수녀,원불교 정녀 등으로 구성된 삼소회(三笑會)합창단이 축하공연을 펼치고 촛불의식으로 사부대중의 화합을 다짐한다. 봉축위원회는 제등행렬에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예년과 같이 단순히 대열을 지어 걷는 것 위주로 진행하기보다는 길거리에서 즐길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 계획이다. 봉축위는 또 불교문화를 전세계에 알리는 한편 주한외국인들의 참여폭을 넓히기 위해 영어와 일어 포스터와 안내문을 배포할 예정.서울시도 이번 연등축제를 서울시특성문화제로 지정하고 행정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봉축위는이밖에도 5월21일과 22일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 앞 한강 둔치에서 부처님오신 날을 기념하는 열기구축제를 펼친다.조계종 중앙신도회 주관으로 열리는 열기구 축제는 4인승,9인승,13인승 열기구 30대에 각 종교계 지도자들과 일반 시민,소년소녀가장 등이 탑승하게 된다. ‘부처님오신 날’ 봉축 법요식은 5월 22일 오전 10시 조계사를 비롯해 전국의 모든 사암에서 일제히 봉행된다.법요식에선 남북한 불교도의 평화통일염원을 담은 공동발원문이 발표되며,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도 이날 묘향산보현사 등 사찰에서 법요식을 봉행한다.한편 서울 시청앞의 봉축탑은 5월 11일부터 불을 밝힌다.
  • 불교문화 千年의 유산 한자리에

    불교문화의 전모를 보여줄 ‘99 한국불교예술대전’이 15일부터 6월 3일까지 경주 문화엑스포 행사장에서 열린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경주 문화엑스포행사의 하나로 마련하는 이 행사는 1,600여년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 해온 한국불교가 그동안 이룩해온 문화예술적 성취를 한데 모으는 자리.20세기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불교문화의 지난날을 총정리함으로써 ‘문화의 시대’인 21세기에 이를 발전적으로 계승시킨다는 뜻에서 마련하는 것이다. 불교예술대전은 크게 전시와 영상,공연 의식 학술 등 행사로 나뉘어 열린다.우리나라에 불교가 들어온 이후 중요사실을 보여주는 한국불교역사전과 영산재 바라춤 승무 등을 불교의식을 카메라에 담은 불교의식사진전,팔만대장경과 불당의 탁본과 모형을 전시하는 불교유물전시전,보물 및 유물전 등이마련된다. 또 불교미술협회,문화재보전수리기능인협회,전통문화재조각회 소속작가들의 작품전,스님들의 의상 및 각종 불구(佛具)전시와 함께 ‘산사의 하루’등불교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며 승무·바라춤공연과 손오공캐릭터 쇼도 펼친다.이밖에 참가자들이 참선이나 다도,연꽃 만들기,불화 그리기,팔만대장경 판각,불상조각,달마도그리기,선무도(禪武道)등을 직접 해볼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종단협의회의 김석오과장은 “항상 우리주위에 있지만 잘 모르고 지내온 불교예술의 우수성을 다시 일깨워주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며 “불교예술대전의 성과를 발판으로 내년에는 세계불교 엑스포를 개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朴燦 parkchan@
  • 지체부자유아동 돕기 韓-日친선 꽃꽂이전시회

    “꽃꽂이를 통해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어서 기쁩니다” 27일 오전 11시 인터콘티넨탈 호텔 그랜드볼룸.200여점의 꽃꽂이 작품들이일제히 전시됐다.30년의 역사를 가진 금연(錦燕)꽃예술중앙회가 주최한 ‘한일친선사범전’은 지체부자유아들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500여명의 회원들이 전시회를 통해 지체부자유아들을 도운 지 벌써 20년이 됐다.전시회에는 일본 작품 12점을 비롯,다양하고 독창적인 작품들이 출품돼 찬사를 받았다.2,000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찾았다.지체부자유아 돕기 모금함에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최연소 출품자인 金憲太군(12·서울 송파구 문정동)은 “불우한 친구들을도울 수 있어 더없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친구들과 함께 온 韓東勳씨(26·배재대 원예과4)는 “작품을 감상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좋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금연꽃예술중앙회 禹錦燕이사장(65·여)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때 꽃꽂이를 통해 활기를 불러일으키고자 전시회를 준비했다”면서 “결연을 맺고 있는지체부자유아 단체들을 도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28일까지 이어져 꽃꽂이를 배우려는 학생,주부들과 꽃을 사랑하는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 깨우침의 회초리 ‘죽비’ 전시회

    ‘죽비거사’ 정중화(鄭中華·67)씨의 죽비작품전이 10∼16일 서울 종로구견지동 웅전갤러리에서 열린다. ‘죽비’란 절집에서 입선(入禪)과 방선(放禪)을 알릴 때, 또 예불 입정 참회 공양 청법을 할 때 사용되는 일종의 나무막대이다. 정씨는 여기다가 불보살의 명호나 각종 경구,고승들의 게송,연꽃 코끼리 등불교의 상징물을 새겨넣었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민족문화대백과사전 편찬 등을 하다가 퇴사한 정씨는 퇴사후 매주말 사찰을 순례하며 죽은 나무등걸 등을 모아 작은 호신진언이나 윷을 만들다가 3년여 전부터 본격적으로 죽비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에선 80여점의 갖가지 모양의 죽비를 비롯해 100여점의 장식용 옷걸이,윷과 승경도(절집에서 사용하는 일종의 윷놀이 그림),목침,등긁이,지팡이,목탁채 등이 선보인다. 요즘도 매일 아침 예불을 마치고 나면 사포와 줄을 들고 잘 매만진 나무막대에 조심스럽게 갖가지 불경의 경구를 새긴다는 그는 “버려진 나무를 요긴하게 쓰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필생의 업이 되어 버렸다”며 “내가 만든 죽비들이 인연닿는 곳에 전달돼 혼탁한 세상을 깨우는 소리를 울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02)734-3851. 朴燦
  • 화장품에도 나이가 있다/화장품업체들의 틈새상품…

    화장품에도 나이가 있다.화장품 업체들이 10대와 30대를 겨냥한 틈새상품을 내놓아 각광받고 있다. 10대들에 인기있는 화장품은 여드름 치료효과가 있거나 번들거림을 방지하는 제품들이다.태평양 라미화장품 나드리 애경 등 10여개 업체가 뛰어들었다.올 시장규모는 800억원대로 추산된다.10대용 화장품의 특징은 연꽃이나 백합에서 추출한 식물성분이 많고 번들거림이 적다는 점이다.가격은 1만5,000원을 넘지 않는다. 한국 존슨 앤드 존슨의 ‘클린&클리어’가 국내 최초의 10대 전용 제품이다.95년 10월에 처음 선보인 뒤 매년 150%씩 매출이 늘고 있다.라피네는 지난해 11월 ‘매직 클리어’를 내놓았다.광고모델로 500대 1의 경쟁을 뚫은 중고생 신인모델들을 썼다. 애경은 아주대 의대 피부과와의 공동 연구로 지난해 11월 여드름 예방 및치유 효과가 있는 ‘에이솔루션’을 내놨다.대나무 추출물로 만들었다.3개월 매출액이 37억원에 이른다. 나드리화장품은 번들거림이 없는 ‘나래핀’을 이달 중순에 내놓을 예정이다. 30대는 주름방지와 피부탄력 유지,주근깨 등 잡티제거가 주관심이다.기능이 뛰어나지만 ‘IMF 시대에 저가로 30∼40대 주부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가격은 2만∼3만원.지난해 시장규모는 1,900억원 정도다. 97년 11월 출시된 제일제당 ‘데이시스’는 주름방지에 중점을 둬 지난 한해에만 200억원 어치가 팔렸다.태평양의 ‘쥬비스’는 ‘30대 피부 전문팀’을 사내에 구성하는 등 공격적인 마켓팅을 구사하고 있다.애경은 ‘셀퓨어’로 추격에 나섰다. 全京夏 lark3@
  • 생태계 훼손 심각

    ●강원도 태백시와 경북 봉화군에 걸쳐 있는 태백산●대구시 달성군의 비슬산●인천시 강화도 남단 갯벌●전남 순천시, 보성군, 고흥군 일원의 순천만●경남 창녕군 우포늪 및 화왕산 등 5곳이 국립공원으로 추가 지정될 전망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嚴大羽)은 이들 5곳을 국립공원으로 추가 지정해줄 것을 환경부에 요청해 놓고 있다.공단측은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지 않고방치할 경우 자연 훼손이 가속화될 것이라며,체계적 관리를 위해 반드시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비슬산 근처 주민들이 국립공원추진위원회를 자발적으로 구성해 활발한활동을 펼치는 등 대상지역 주민들의 호응도 높다고 밝히고 있다. ●태백산 백두대간의 중심으로 천제단,장군봉,문수봉,당골·백단사·백천계곡,용연동굴 등 빼어난 경관을 갖추고 있다.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샘인 용정,구문소 등이 있다.단군의 영정을 모신 단군 성전,단종 비각,장군단 등 문화자원도 풍부하다. 또 야생동물 및 희귀식물이 다수 서식하는 원시생태계의 보고(寶庫)로 국가 차원의 관리가 절실하다는 것이 공단의 설명이다.공단은 강원도 태백시 탄광촌에 카지노가 생기면 탐방객이 크게 늘어 훼손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비슬산 천혜의 계곡과 능선,폭포,기암,자연동굴 등 수려한 경관과 울창한수림 등 다양한 동·식물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대견봉,조화봉,용연사 계곡,유가사 계곡,제1폭포,제2폭포,도통굴 등이 있다.용연사 석조계단은 보물 539호,대견사지 3층 석탑은 유형문화재 42호, 용봉동 석불 입상은 유형문화재 35호로 지정돼 있다.와우산성과 30만평에 이르는 참꽃 군락지도 볼 만하다. 포유류 32종,조류 104종,파충류 및 양서류 15종 등 151종의 야생동물과 소나무,전나무,자작나무 등 396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공단은 생태계의 지속적 보전 및 관리가 필요하며 국립공원 후보지로 손색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강화도 갯벌 세계 5대 갯벌 가운데 하나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공단은다양한 생물 종(種)과 철새 도래지로서의 중요성 등을 들어 국립공원 지정을 요구하고있다. 개맛,고랑따개비,갯가재,칠게,갈게,세스랑게,농게 등 희귀한 무척추동물,전어,참서대,풀망둑,말뚝망둥어,왜풀망둑,참돛양태,웅어 등 물고기,흰뺨검둥오리,묽은어깨도요,왕눈물^^새 등 철새들이 관찰되고 있다. 보물 161호로 지정된 정수사 법당을 비롯해 참성단,전등사,보문사,강화산성,덕지진,초지진 등 주변에 유적도 많다. ●순천만 우리나라 갯벌 가운데 염습지가 남아 있는 유일한 갯벌.바다와 맞닿은 곳에 염생식물의 하나인 칠면초 군락이 형성돼 있다.생태계 다양성과서식지 다양성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흑두루미,재두루미,저어새,황새,검은머리갈매기 등 멸종 위기에 처한 세계적 희귀조를 포함해 검은머리물떼새,큰고니,잿빛개구리매,황조롱이,말똥가리 등 천연기념물,혹부리도요,민물도요,검은머리갈매기 등이 찾는다.겨울철에는 시베리아∼중국∼한국을 오가는 140종이 넘는 조류가 관찰되고 있다. ●우포늪·화왕산 우리나라 전체 식물 종(種)의 약 10%인 375종이 자생하고있다.환경부가 특정식물로 지정한 자라풀,통발,가시연꽃도 있다.흰뺨검둥오리,황조롱이,붉은머리오목눈이 등 20종의 텃새,중대백로,파랑새,덤불해오라기 등 17종의 여름철새,큰고니,청둥오리 등 25종의 겨울철새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화왕산,관룡산,옥천계곡,배바위,병풍바위 등 자연자원과 화왕산성,목마산성,관룡사 등 문화자원도 많다.
  • 생활속의 박물관·미술관-익산 미륵사지 유물전시관

    전북 익산시내에서 함열 쪽으로 자동차로 15분쯤 달려가다보면 오른편 용화산자락에 있는 미륵사지를 만나게 된다.93년 복원된 동탑(東塔)과 맞은편의시멘트로 한 귀퉁이가 덧씌워진 흉물스런 서탑(西塔),그리고 당간지주가 전부지만 그 터는 웅장했던 옛 모습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전북 익산은 백제 무왕,즉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 담겨 있는 ‘서동요’의 고장.금과 마가 많이 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곳 출신인 무왕은 아이들에게 마를 나누어 주면서 서동요를 퍼뜨린 것으로 전해진다.곡창지대였던 이곳은 부여의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흡수할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으며 왕궁리 유적과 무왕·선화공주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쌍릉 등 인근 유적들은 이같은학설을 뒷받침한다. 익산 미륵사도 이같은 분위기에서 익산지역의 민심수습을 위해 처음 건립됐던 것으로 추정된다.백제시대 최대의 사찰로 꼽히는 미륵사가 세워진 것은대략 601년쯤.이후 통일신라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계속 증축됐는데 이것은 백제때 만들어진 기본계획에 따른 것이었으며 임진왜란을 전후해 자연 폐사한 것으로 보인다.3가람 3탑 양식의 전형적인 미륵신앙의 결정체다. 미륵사지 앞에 단아하게 들어앉은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은 미륵사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공간.지난 97년 5월 문을 연 이후 50여만명이 다녀가는 등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명소다.총 건평 594평에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전시공간은 중앙홀 개요실 유물실 불교미술실 등 261평에 유물 315점과 자료 79점이 들어 있다. 비록 단층짜리 작은 전시관이지만 유적지 바로 그 자리에 출토유물만을 모아 지어진 전시관이란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이 가운데 기와조각은 우리나라 기와의 편년을 알 수 있는 귀중한 것들이다.생활유물이 주종을 이루어 당시 생활상을 분석해볼 수 있는 것들이다.미륵사지에서 출토된 유물 뿐만 아니라 미륵사의 복원 모형도,상영관을 갖추고 미륵사지의 옛 모습을 되돌려주고 있다. 중앙홀의 미륵사 모형에서 융성했던 옛 자취를 어림잡은 뒤 왼쪽으로 돌아전시장으로 들어가다보면 상영관을 볼 수 있다.여기서는 미륵사 발굴사를 집약한 15분짜리 영화가 상영된다.8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발굴작업부터동탑 복원까지 그 역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영화를 보고 안으로 들어가면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유물은 주로 기와와 토기자기들.시기적으로 백제부터조선시대까지 걸쳐 있다.연못에서 발굴된 인골을 비롯해 석기와 빗살무늬 토기 조각 등은 가람을 중심으로 한 불교문화만이 아니라 이 지역 문화와 역사를 파악하는 훌륭한 자료다.특히 기와는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까지 걸쳐있어 우리나라 기와의 편년을 세울 수 있는 근간이다. 밥그릇 등잔 세수대야 농기구 등 생활유물은 당시의 생활상을 살펴볼수 있는 것들.이 가운데 대표적 유물은 푸른 유약이 입혀진 연꽃무늬(綠油蓮花文) 서까래기와다.서까래기와는 부여 공주 익산 지역에서만 출토되는데 유약이입혀진 것은 이곳의 것이 유일하다.푸른 색을 띤 납유리도 특이한 유물로 금당이나 염불 공간,절하는 부분 등에 깔았던 것이다.판유리 제작용기인 토제도가니와 높이가 1m 이상 되는 김치·곡물 저장용기인 대형 항아리,백제시대의 유일한 금동풍탁 등도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이다.
  • 평택시 남부노인복지회관 무료진료등 복지사업 전개

    경기 남부지역 노인들을 위한 평택시 남부노인복지회관이 최근 운영에 들어갔다.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이 위탁 운영하는 노인복지회관은 매주 월∼토요일까지 노인 무료진료와 점심제공,이·미용 등 각종 복지사업을 벌인다. 노인복지회관에는 의사 2명,간호사 4명,물리치료사,임상병리사,방사선사 등의 의료진이 의료보험증을 소지한 만 65세이상 노인들을 상대로 무료진료를한다.여성단체협의회 등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하루 500여명의 노인들에게 무료로 점심도 제공한다. 노인복지회관은 시가 모두 9억1,300여만원을 들여 지난해 말 비전동 2,500여㎡의 부지에 지하 1층,지상 2층,연면적 1,200여㎡ 규모로 신축했으며 식당의료실 노인대학 이·미용실 등을 갖추고 있다.
  • 해금강 삼일포(시조시인 李根培씨 답사기:4)

    ◎네 신선이 맘껏 즐기던 놀이터/조물주 畵龍點睛으로 생긴듯 ●한발늦은 동해 일출 백두대간은 동해를 옆에 끼고 용틀임을 치다가 마침내 지상에서는 더불어 견줄 수 없는 대자연의 완성품인 금강산을 우뚝 세우더니 그 뿌리를 바다에 심어 해금강을 이루었다.산이 산에 머물지 않고 바다를 거느리려 내려온 것일까,동해 물빛이 해금강을 푸른 치마폭으로 감싸며 크고 작은 산을 하나씩 떠올린다. 해금강은 동해일출이 장관이라는데 우리가 다다른 때는 해가 중천에 떠서 해돋이를 넘겼지만 바다 밑까지 비추는 햇빛에 해만물상(海萬物相)이 물속과 물위에서 바로 서기도 하고 거꾸로 서기도 하며 오랜 세월의 이야기를 쏟아낸다. 큰 바위마다 어김없이 이름을 하나씩 달고 나와서 촛대바위 고양이바위 누룩바위 동자바위 상좌바위 노승바위 사자바위 등등 행여 그런 이름들이 아니면 금강의 반열에서 퇴출당할까 싶은지 얼굴을 내밀고 갖가지 시늉을 한다. 동서남북의 방위를 알 길이 없더니 탁트인 시야의 저쪽 산이 하나 들어놓고 누군가가 ‘통일전망대다!’고 소리친다.나는 몇해 전 통일전망대에서 망원렌즈로 잡아당겨 찍은 해금강 사진을 보고 금강산을 외쳐 부르는 시를 쓴 일이 있다.그렇구나.육안으로도 건너다 보이고 카메라의 눈으로는 바로 앞에 있는 해금강을 그저 노래로만 부르다가 겨우 이제서야 오게 되었고 그것도 뱃길마저 멀리 둘러서 와야 했구나. ●꽃봉오리에 갇힌 이슬 하늘 위에도 산이 있는가하면 산 아래에도 하늘이 있다.삼일포(三日浦)는 본래는 주머니처럼 들어앉은 포구인데 바다를 막아서 호수가 되었고 하늘에서 영랑(永郞) 술랑(述郞) 남석행(南石行) 안상(安詳) 네 신선이 이 호수에 내려왔다가 너무 아름다워 그만 사흘쯤 지냈다고 하여 이름이 생긴 신선들의 놀이터다.그러나 최남선은 영랑 술랑 등은 신라 화랑의 수장들의 계급이고 보면 네 신선이 아닌 화랑이 낭도들을 데리고 사흘동안 뱃놀이를 했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호수 안에는 붉은 글씨로 ‘술랑도남석행(術郞徒南石行)’ 여섯글자가 새겨진 바위가 있어 단서암(丹書岩)이 머리를 내밀고 있는데 지우고 남은 글자가 있다고 하니 믿을 수밖에.삼일포는 금강산 자락에 하늘 한 자락이 내려와 산의 목마름을 씻어주는 샘물이 되기도 하고 마치 용을 그리고 그 눈을 살리듯이 금강산을 짓고 난 다음 조물주의 붓이 마지막 완성의 필력을 휘두른 것 같다. 둘레 4.5㎞의 호수는 물빛도 물빛이려니와 연꽃바위,조선조의 시인 양사언(楊士彦)이 글공부를 했다는 봉래대,장군대 등이 바위와 소나무로 병풍을 치고 있어 장군대에서 내려다보면 삼일포는 큰 꽃잎 속에 숨어있는 별 같기도 하고 이슬방울 같기도 하다. 장군대를 돌아나오는데 ‘형님!’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최인호였다. 사정이 있어 첫 배를 놓치고 봉래호를 타고 왔단다.그는 첫 산행이고 나는 마지막 날이었다.삼일포에서의 해후라니! 일찍이 상상이나 했던 일인가.그러고보면 최인호와 나는 신라때 여기서 놀다간 화랑쯤이었는지도 모르지.
  • 인도 정당의 심볼/이운용 KOTRA 첸나이관장(굄돌)

    인도는 5년마다 직접선거로 하원의원 543명을 뽑는다. 선거철만 되면 거리는 선거벽보로 도배되는데 특이한 것은 정당을 상징하는 그림이 대거 등장하는 점이다. 벽보에는 후보 얼굴보다 소속정당의 심볼이 더 많이 사용된다. 투표용지에는 정당의 상징그림과 후보자 이름을 함께 명기한다. 다수의 하층민이 글자를 모르기 때문이다. 정당심볼을 보면 매우 재미있다. 1947년 독립후 거의 50년간 집권해온 국민회의당(Congress(I))은 ‘오른손 손바닥’,올 4월 집권한 인도국민당(BJP)은 ‘연꽃’,자나타달당은 ‘물레바퀴’,타밀나두 주의 집권당 DMK는 ‘떠오르는 태양’을 심볼로 한다. 코끼리,횃불,자전거,두 개의 나뭇잎,트럼펫,활과 화살,팽이,과일인 망고 등을 심볼로 하는 정당도 있다.선거관리위원회가 보유한 99가지 예비심볼에는 기차,TV,지팡이,호루라기,가위,톱,의자,선풍기,배,연,주전자,소방차 등이 포함돼 있다. 우리에게는 단순해 보이는 정당심볼이 인도인에게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국민회의당의 ‘오른손 손바닥’은 상당히 권위적이다. ‘내가 지금부터 너희에게 좋은 것을 해주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인도의 불상,신의 조작이나 그림 등이 오른손 손바닥을 들어 보여주는 것은 자기가 은총을 내려준다는 것을 뜻한다. 인도국민당의 ‘연꽃’은 힌두교의 심볼로서 ‘지혜’를 의미한다. 더러운 연못에서 연꽃처럼 깨끗한 꽃이 피어나는 것은 지혜롭기 때문이란다. BSP당의 코끼리는 가네샤라는 코끼리얼굴의 신과 관련되며 강한 힘과 현명함을 뜻한다. 코끼리가 무리를 지어 공동생활을 하면서 약한자를 돌보듯이 하층민을 돌보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인도정당 상징은 ‘약자를 돌보고 이끌어가는 당’이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으려 한다.실제로 정당이 약자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지만….
  • 기생 송설이와 이용교(秘錄 南柯夢:28)

    ◎텅빈 국고 채우려 황실선 매관매작/탐관오리 들끓어/당시 전국 군수·도지사 3분의 2가 돈으로 벼슬/‘개혁’ 빌미 과거제 폐지 실업자도 날로 늘기만/이름난 한 ‘백수’ 이용교 돈 많은 과부기생에 접근/돈 꾸러미 슬쩍 던져준뒤 일부러 애간장 태우는데… 고종이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바꾼 해가 1897년이니 지금으로부터 101년 전의 일이었다.왕국이 제국이 됐으니 이름으로 본다면,발전이다.마치 국민소득 1만달러의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것같은 기분이었으나 속된 말로 속빈 강정이나 다름없었다.국고는 텅 비어 마치 IMF사태와 같았다. 도무지 세원(稅源)이 없어 황실에서는 벼슬을 팔아 국고를 충당할 수 밖에 없었다.이른바 매관매작(賣官賣爵)이란 악습이 생겨난 것이다.어떤 뜻에서 이 악습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하겠다. 무술년(戊戌年 1898년)과 기해년(己亥年 1899년) 사이에 국가재정이 아주 어려워 매관매작으로 날을 지샜다.그때 전국의 수령(守令=군수) 방백(方伯=도지사)중 3분의 2가 벼슬을 돈으로 산 관리들이었다.그래서 경향(京鄕)의 돈있는 재산가들은 거의 벼슬자리를 사려고 혈안이 되었는데 무턱대고 돈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다.요령이 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으면 헛돈만 쓰고 벼슬길에 오르지 못하였다. 이와 같이 매관매작이 대한제국 초년에 심했던 것은 1894년 갑오개혁으로 갑자기 과거제도를 폐지해버린 때문이기도 했다.아무 후속조처도 없이 과거제도를 폐지해버리자 요즘처럼 실직자가 늘어나고 사정으로 자리가 많이 비었으나 탐관오리만 자리를 메우게 되었다.이런 때는 머리는 좋을 지 모르지만 자질은 형편없는 사람이 요직을 차지하게 마련이다.여기 기생 송설(松雪)이와 기둥서방 이용교(李容敎)의 이야기를 들어보면,구한말 탐관오리의 실상을 역력히 들여다볼 수 있다. 하루는 박상우(朴相雨)가 와서 기생 송설(松雪)이는 “영감님의 고향사람이 아닙니까”하고 물었다.“그렇습니다.그러나 본시 송설이는 전북 고부(古阜) 여자였는데,아홉 살때 그 어미를 따라 우리 고향(김천)으로 온 여자입니다.너무 가난해 남의집 셋방살이를 하며 품팔이와 절구질로 어렵게 살았고 심지어 어미가 딸 송설이를 관기(官妓)로 팔았습니다.그때 송설의 나이 열여덟이었으니 뭇 사내가 탐을 냈을 것이 아닙니까.아전 백가(白家)놈도 그 중의 하나였는데,송설이를 하루밤을 데리고 자보더니 그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는지 공금을 유용하면서까지 송설이를 속량(粟良=관기에서 해방해줌)해주었습니다” 송설이 이렇게 해서 관기 신세를 면하게 되었고,그 뒤 김천시장에서 술집을 차려 이름을 고부댁이라 했다고 하며 배문옥(裵文玉)이라는 그곳 재산가의 첩이 돼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송설이는 김천시장에서 술파는 영업을 하다가 백모라는 아전 놈과 헤어지고 배문옥이라는 자의 첩이 되어 수천금의 돈을 벌었는데,배문옥과도 재산문제로 다투다가 헤어지고 말았지요.그러나 불과 10년 사이 부동산이 1만여금에 이르러 김천에서는 그녀를 탐내는 사내가 많았다고 합니다.그런데 엉뚱하게 이용교(李容敎)라는 상주(尙州)사람이 나타나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용교는 일찍이 무과(武科)에 합격하여 한때 오위장(五衛將)으로 날렸으나 개혁바람에 직을 잃고 실업자가 되었다.이곳저곳 배회하다 김천에 당도했는데,돈많은 과부 송설이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작전을 개시했다.돈 좋아하는 여자는 돈으로 유혹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형님에게서 300냥을 꾸었다.그리고 그 돈을 송설이에게 맡겼다. 정랑(正郞=六曹의 正五品) 이홍교(李弘敎)는 이용교의 친형이었다. 이홍교 역시 개혁에 밀려난 빈털털이라 서울에서 놀고 먹는 무업자(無業者=실업자) 신세였다.그러나 다행히 전판서 김선근(金善根)과 친하게 지냈다.김선근은 구정권때 송경유수(松京留守,개성시장)로 부임해 떼돈을 벌었다.그가 이홍교에게 묻기를 “자네 고향 경북 상주에는 땅값이 싸지 않겠나”고 했다. 이홍교는 “경기지방보다야 싸지요.매두락(斗落)에 상답(上畓)이 1백여금이고,중답(中畓)이 80금,하답(下畓)이 50금 정도밖에 안됩니다”고 하였다. 김선근이 다시 묻기를 “가령 1두락에 1백금을 주고 상답을 사면 도지(賭地=소작료)는 얼마나 받는가”하기에 대답하기를 “대두(大斗)로 열한말(斗) 가량 됩니다”고 하였다.김선근이 또 묻기를 “장마와 가뭄이 든 해에도 도지를 받을 수가 있을까” 하면서 “내가 상주에 몇천마지기 사 우리집 식량으로 삼을 터이니 자네가 거간꾼이 되어 좋은 땅을 물색해주게” 이렇게 해서 이홍교는 김선근의 부탁을 받고 김천·개녕(開寧) 등지에 땅을 사서 매년 도지를 받아 서울로 보내고 있었다.이 사실을 알고 동생 이용교가 형을 찾아갔다. “형님,급히 쓸일이 생겨 돈이 필요하니 3백금만 꾸어주시오.곧 갚으리다” 하였다. 형은 동생의 청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3백금을 꾸어주었다. 이용교는 이 돈을 송설이에게 보냈다.불시에 3백금을 횡재한 송설이는 이용교가 자기집을 찾아와 주기를 간절히 바랐으나 석달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이용교는 그때 금산군수(金山=김천)인 민영집(閔泳集)과 사귀면서 군청에만 자주 드나들뿐 송설이의 집을 일부러 외면하였다. 그러기를 3개월,어느날 길에서 두사람이 만났다.송설이는 반색하며 “영감님 왜 우리집에 오시지 않습니까.오늘은 저와 함께 우리집으로 가십시다”하면서손을 잡아 끌었다.그러나 이용교는 시치미를 떼고 말하기를 “요즘 관청일이 바빠 몸을 뺄수가 없네그려.당장 지금이라도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 오늘은 못가겠네” 몸이 단 송설이는 이용교의 손을 잡은 채 “그렇지만 잠깐이면 됩니다.가십시다”하고 억지로 잡아 끌었다.이용교가 마지 못한척 끌리어 송설이 집에 갔는데, 송설이는 돈 한푼 없는 이용교를 상좌에 모시고 주안상을 내놓았다. 원래 김천 과하주(過夏酒)라면 전국에서도 이름이 나있는 향주(香酒)였다.거기다 해산물에 산나물이 나와 진수성찬이었다.한잔 한잔 들다 5,6배에 이르러 이용교는 크게 취했다. 그러나 이용교는 고맙다고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그쯤에서 취하면 연극이 들통날까 두려워 벌떡 일어난 것이다.송설이는 그것도 모르고 한사코 붙잡고 놓아주지를 않았다.걸려든 것이었다. 송설이는 아래 위 의복과 갓을 벗겨 옷장 속에 넣고 자물쇠를 채운 다음 저녁상을 내왔다.이용교가 눈을 들고 보니,식전방장(食前方丈=고배로 고여 놓은 음식)이었다.그러나 벌써 술에 취해 다 먹지 못하고 상을 물리치면서 이용교는 또다시 집에 간다고 일어섰다.그러나 송설이는 이용교의 의관을 내주지 않고 한사코 만류했다.이용교는 세부득해 유숙하는 척 했다. 이용교앞에 다시 과하주가 나오고 그는 어느 덧 취하여 골아 떨어졌다. 이것이 무슨 세상인가.드디어 안아다가 요 위에 누인 뒤 솜이불을 덮더니 송설이 알몸이 돼 이불속으로 들어왔다.누가 남자만 여자를 좋아한다 했던가.여자도 남자를 좋아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이용교는 술에 취하여 몽롱한 가운데 정신이 없다가 점점 깨어보니 곱고 따스한 여자의 살이 닿지 않는가. 이용교는 송설인줄 알면서도 시침을 떼고 “이 집이 뉘 집이며 오늘밤이 무슨 밤인가” 하면서 일어나 앉으려 하였다. 송설이가 말하기를 “영감님께서는 무산양대(巫山陽坮=운우의 정)를 모르십니까.아침에 구름이 되고 저녁에는 비가 돼 조석으로 양대로 내려간다는 구절을 모르십니까.비록 연꽃과 같은 젊은 기생 보다야 못합니다마는…” 하면서 다음 말을 잊지 못하였다.
  • 방패연 모습 지붕 통일과 희망 상징/미리 가본 상암동경기장

    ◎전통양식 가미 곡선미 부각/난지천 살려 환경친화 강조 21일 공개된 월드컵주경기장은 우리의 전통적인 요소에 우아하고 세련된 조형미를 가미한 거대한 방패연 모습을 띠고 있다. 상공에서 내려다보면 손님을 맞는 전통 소반 위에 풍요를 상징하는 팔각모반이 겹쳐진 형상이다.철골과 강선구조로 짜인 거대한 방패연 지붕은 경기에서의 승리는 물론 새로운 세기를 맞는 우리 민족의 통일염원과 인류의 희망을 상징한다.유리섬유 소재의 ‘막(테프론 패브릭) 구조’로 지붕 일부를 덮고 네 귀퉁이는 한국 전통의 지붕 및 처마선으로 표현,빼어난 곡선미를 갖추고 있다. 자연경관과의 조화도 빼놓지 않았다.주경기장이 한강과 가까운 점에 착안, 마포나루를 드나들던 황포돛배가 모여 있는 모습을 부각시켰다.지붕 중앙은 연꽃의 가운데처럼 뚫려 있고 나머지 부분은 바람에 휘날리는 돛처럼 주름으로 처리했다.남쪽에는 난지천을 부활하고 주변에 꽃길을 조성,환경친화적 성격도 갖췄다. 경기장은 전체적으로 월드컵 기념광장→상징조형물→연결다리→주경기장(번영의 마당)→보조경기장(화합의 마당)→통일의 문(전통의 마당)의 순으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공간 흐름을 유도하고 경계선마다 고유의 기능을 부여했다.특히 통일의 문과 연결되는 전통의 마당은 고유의 담장 형태로 만들어 한국적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시켰다. 경기장 설계는 부산 사직야구장과 올림픽공원내 5개 경기장 등 국내 대형건축물은 물론 말레이시아의 시라와크 주경기장을 설계하고 최근 중국 최대의 건물인 868타워의 국제 현상설계에서도 당선된 종합건축사무소 이공 대표 柳春秀씨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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