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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허의 땅에 싹트는 강렬한 생명 의지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서울세계무용축제의 동시 개막으로 10월 내내 봇물을 이뤘던 해외 공연들이 축제 폐막과 더불어 썰물처럼 빠져나간 무대에 ‘한국적인, 너무나 한국적인’연극 2편이 나란히 선보인다. 국립극단이 제작하는 오태석 작·연출의 ‘태(胎)´(11월10∼1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와 성남아트센터·극단 우투리의 ‘한국 사람들´(11월10∼19일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은 세계화 시대에 우리 고유의 정서와 전통의 의미를 새삼 되짚게 하는 작품이다. 20년 넘게 극단 목화를 이끌다 올초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된 오태석 연출가는 한국적인 전통미학을 가장 잘 살리는 연극인으로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세조의 왕위찬탈과 모성본능, 끈질긴 생명력 등을 제의적인 형식으로 다룬 ‘태’는 한국 현대연극사의 빛나는 수작으로 손꼽힌다. 1974년 초연 이후 끊임없이 재공연되며 호평을 얻었던 ‘태’가 국립극장이 올해 처음 선정한 ‘국가 브랜드’공연의 자격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을 키우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국가 브랜드’는 향후 3년간 장기 지원을 통해 세계 무대로의 진출을 모색하게 된다. ‘태’는 권력 쟁취를 향한 피비린내나는 살육전과 그 한가운데서 새 생명의 탄생으로 산고를 치르는 아낙네를 교차편집시키며 권력의 잔인한 속성과 핏줄에 대한 강렬한 본능을 두루 일깨운다. 같은 작품이라도 공연마다 다른 무대를 선보여온 오태석 연출가는 이번 공연에서도 여러 변화를 꾀했다.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의 비중을 키우고, 단종을 세조와 당당히 맞서는 인물로 설정한 것 등이 그렇다. 한지를 활용한 종이옷과 국악기의 선율이 전달하는 시청각적인 즐거움도 남다르다. 장민호, 백성희 등 원로배우를 비롯해 국립극단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내년 1월 인도국제연극제에 초청돼 뉴델리와 캘커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02)2280-4115. ‘한국사람들’은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세계적인 프랑스 작가 미셸 베르나르의 희곡을 극단 우투리가 프랑스 여성 연출가와 함께 만드는 한·불 합작극이다. 길을 잃은 프랑스 유엔군 병사의 시선으로 전쟁이 광풍처럼 휩쓸고 지나간 폐허의 땅에서 아픈 기억을 간직한 채 살아가야 하는 마을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 우투리’ ‘이리와 무뚜’ 등을 통해 한국 전통연희양식의 현대화를 추구해온 극단 우투리는 이를 한판 씻김굿으로 풀어낸다.‘우리 집에 왜 왔니’‘가위 바위보’ 등 전통놀이와 배우들의 몸짓, 옷을 이용해 보여 주는 전쟁의 이미지들은 격정적인 동시에 냉철한 비판의 칼날을 세운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런던에서 연극을 공부하고, 현재 서울에 머물고 있는 연출가 마리온 스코바르트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의 변정주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11월7일 아르코미술관실에서 극작가 미셸 비나베르와의 심포지엄이 열린다.(02)762-081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10회 청소년연극제 본선대회

    올해로 10회째인 전국청소년연극제가 새달 1일부터 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본선 대회를 연다. 대산문화재단, 한국연극협회, 예술의전당이 공동주최하는 전국청소년연극제는 1997년 전국 130개 고교,2300여명의 학생들로 출발한 이래 국내 최대 규모의 청소년연극축제다. 전국 16개 시·도 예선에서 선발된 18개교가 본선에서 실력을 겨룬다. 시상식은 10일 오후 2시.(02)3673-1297.
  • [seoul in] 새달 2일 어린이 영어경연대회

    영등포구(구청장 김형수) 영어 인재 양성을 위해 제1회 어린이 영어 경연대회를 다음달 2일 영등포구민회관에서 연다.173개 참가팀 가운데 1·2차 예선을 통과한 20개 팀이 이날 동화 구연, 연극, 팝송, 웅변 등을 선보인다. 자치행정과 2670-3181.
  • [공연+새앨범]

    ■ 심수봉 콘서트 ‘사랑이 시로 변할 때’ 데뷔한 지 2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가수이자 우리들의 영원한 누이인 심수봉. 리드미컬하면서도 한과 흥을 함축한 멜로디와 평범하면서도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노랫말 등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심수봉표 노래’들로 팬들의 가슴을 촉촉히 적신다.11월 3,4일.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02)522-9933. ■ 홍경민 콘서트 ‘Evolution of Rhythm’ 관객이 많건 적건 늘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로서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는 홍경민의 ‘음악으로 꽉 찬’ 콘서트. 흔한 이벤트는 과감히 없애고 오로지 음악으로만 달려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공연이다. 단순하게 보이지만 가수로서의 ‘밑천’이 없다면 함부로 선택하기 힘든 구성. 그래서 이번 홍경민 공연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10월 27∼ 29일. 서울 대학로 질러홀.(02)522-9933. ■ 이지형 콘서트 ‘Unplugged Diary’ 90년대 얼터너티브 록밴드 Weeper를 이끌던 소년이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금년 4월 첫 솔로음반을 낸 신인이지만,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오래된 뮤지션. 홍대앞 클럽에서 활동하던 시절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못다한 이야기들이 마치 뮤지컬처럼 펼쳐진다.11월10일 백암아트홀.(02)559-1341. ■ 바이브 콘서트 ‘We Go’ 음악포털 쥬크온이 진행한 ‘연인과 함께 가고 싶은 가을콘서트’ 설문조사결과 1위에 오른 R&B 듀오 바이브의 전국투어 콘서트. 방송출연 대신 음반활동을 위주로 콘서트 무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들은 감미로운 발라드가 매력적인 남성듀오.‘미워도 다시한번’,‘오래오래’ 등 히트곡들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10월28,29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 홀.(02)542-5903. ■ 김진표 디지털 싱글 ‘사랑따위’ 인기래퍼 JP(김진표)가 1년만에 컴백작으로 내놓은 디지털싱글.‘사랑따위 Part1’ 과 ‘사랑따위 Part2’ 등 2곡을 발표한 김진표는 이번 디지털 싱글 음악을 직접 기획하고 작사, 작곡, 편곡, 녹음까지 모두 혼자 소화해내는 역량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팜엔터테인먼트. 클래식 ■ 2006 가을밤 콘서트 29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재일 한국인 뮤지션 양방언, 뉴욕타임스가 극찬한 기타리스트 임정현, 뮤지컬의 박해미, 바리톤 김동규가 출연하는 4인4색의 콘서트. 박상현 지휘로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서울필하모닉 합창단도 출연.3만∼10만원.(02)2000-9752. ■ 아시아의 실소리 11월1일 오후 7시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한·중·일 아시아 3국의 실로 만든 현악기와 각국의 연주자들을 초청하는 협연무대. 중국의 고쟁 연주로 ‘고산유수’, 한국의 가야금 연주로 ‘돈돌라리’, 일본의 고토 연주로 ‘편곡 침’ 등을 들려준다. 무료 공연.(031)782-5502. 연극 ■ 이상한 동양화 27일∼11월5일 화∼금 7시30분, 토 4시·7시30분, 일 4시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강화도 전등사의 나부상 설화를 모티브로 펀드매니저에서 노숙자로 전락한 기러기아빠 등 천태만상의 인간군상을 조명한다. 이기도 작·연출, 남우성 최홍일 등 출연.1만 5000∼2만원.(02)744-7304. ■ 자객열전 26일∼11월26일 화∼금 8시, 토 4시30분·7시30분, 일 4시30분 우리극장. 민족의 스승인 백범 김구 선생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킨 코믹극. 전쟁의 위험이 상존하는 사회에서 애국과 폭력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박상현 작·연출, 이대연 김학수 등 출연.1만 2000∼2만원.(02)745-0308. 무용 ■ 브라질 그루포 코르포 내한 공연 27일 8시,28·29일 4시 LG아트센터. 발레에 브라질 특유의 열정과 정서를 입힌 현대무용. 원색의 화려한 의상을 입은 여섯 커플이 사랑의 기쁨과 배신, 비통함 등 다양한 감정을 춤으로 풀어낸다.3만∼7만원.(02)2005-0114. ■ 카르멘 28일까지 목·금 8시, 토 5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비제의 음악을 배경으로 한 마츠 에크의 ‘카르멘’과 조지 발란신의 ‘심포니 인 C’를 국립발레단이 공연.5만∼10만원.(02)587-6181. 뮤지컬 ■ 라이온 킹 28일부터 무기한 화∼금 7시30분, 토 2시·6시30분, 일 2시 샤롯데극장. 디즈니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첨단 무대기법으로 형상화한 가족뮤지컬. 일본 최대 극단 시키가 제작하고, 한국 배우들이 참여했다.3만 5000∼9만원.(02)411-5083∼6. ■ 개똥이 2006 11월19일까지 화∼목 7시30분, 금·토 4시·7시30분, 일 4시30분 학전블루 소극장. 곤충의 시각으로 현대 산업문명의 폐해를 고발하는 생태 환경 노래극.1995년 초연에 이은 두번째 공연으로 ‘날개만 있다면’등 주옥같은 노래가 돋보인다. 김민기 작·연출, 김소연 권형준 등 출연.1만 5000∼2만 5000원.(02)763-8233.
  • [지금 대전청사에선…] 청사중앙홀 공짜 제공 치아기자재 전시 논란

    정부대전청사관리소가 민간단체의 행사에 시설을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 청사관리소는 시민들을 위한 공익성 있는 행사라서 청사를 내주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적절치 않아 보이는 프로그램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대전청사에서는 27일부터 29일까지 ‘중부권 치과의사회 학술대회’가 열린다. 청사관리소는 입주 공무원과 시민의 구강건강을 증진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원 중심의 강연 위주에서 벗어나 입주 기관 공무원과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꾸몄다는 것이다. 실제로 ‘치아의 소중함’을 주제로 한 대전 보건대 연극동아리의 공연과 대전시립교향악단 연주회 같은 공익성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2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공무원과 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검진도 펼쳐진다. 하지만 ‘골프의 신개념’이나 ‘와인이야기’ 같은 치과의사의 취향에 맞춘 강연에 과연 정부청사를 무료로 내주어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62개 업체가 171개 부스를 설치하는 치과 기자재 전시회는 더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한 기자재 업체의 상품홍보에 정부청사의 중앙홀을, 그것도 공짜로 내주는 꼴이기 때문이다. 대전청사의 한 공무원은 “입주 기관의 직원들에게 결혼식장을 제공하는 등 ‘열린 청사’로 만들겠다는 정부대전청사관리소의 노력은 높이 평가하지만 이번 행사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한·일 장벽 허무는데 도움 됐으면”

    |도쿄 이춘규특파원|여배우 나자명(38)이 주연한 한·일 합작연극 ‘고래섬’에 대한 일본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도쿄 공연 5일째인 23일 저녁 도쿄 신주쿠의 기노쿠니야홀 무대에서 1시간45분간의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한동안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고래섬은 한·일 양국의 문화교류 차원에서 부산시와 일본 문화청이 지원하는 환경보호를 주제로 한 창작극.9월21일부터 시작된 부산과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도쿄 공연은 25일까지이고 11월2일까지 야마구치와 후쿠오카현 도시들을 순회하며 공연이 계속된다. 양국 공연을 통해 양국민간 이해를 증진시킬 작은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극은 한·일 합작이라 주연을 제외하고 한국과 일본에서 나란히 5명의 배우가 출연했다. 동족(東族)과 서족으로 나눠 자주 싸우는 모습은 순탄치 않은 한·일 관계와도 흐름이 매우 닮았다. 한국말 대사는 일본어로 번역돼 자막으로 소개됐다. 새끼를 밴 어미 고래를 죽인 포경 어부 가족의 업보와 불로장생의 나무 심해수(深海樹)가 자라는 섬을 차지하려는 사람들의 탐욕이 복잡하게 얽혀 전개되는, 메시지가 강한 작품이다. 나자명은 극의 중심이자 이야기를 풀어가는 해령(海靈)역을 맡고, 뮤지컬 배우 출신답게 고비고비에서 노래도 7곡을 소화, 절찬을 받았다. 부산시립극단의 손기룡과 일본 깅가도 극단 시나가와 요시마사가 공동 연출했다. 일본 쇼와대학에서 뮤지컬을 전공한 나자명은 공연 뒤 “다른 사람 눈에 눈물이 나게 하면, 결국 자기눈에 피눈물이 나게 된다.고래잡이 등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도 단기적으로 부작용이 드러나지 않지만 결국 인간에게 그 피해가 돌아온다는 걸 표현했다.”면서 “일본 관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어서 놀랍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극을 통해 지리적으로 이웃한 두 나라가 조금이나마 마음의 장벽을 허물어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20년 가까이 한국과 일본은 물론 영국, 캐나다 등 국제 무대에서 경험을 쌓아온 그는 최근 인디언 여성의 삶을 그린 ‘레즈 시스터즈’, 호주 원주민의 아픈 역사를 다룬 모노드라마 ‘슬픔의 일곱무대’ 등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작품에 출연해 왔다. 연극 ‘발코니’로 2004년 서울연극제 연기상을 받았다. 화가 겸 시인으로도 활약 중이다.taein@seoul.co.kr
  • [강태규의 연예 in] 하루아침에 뜨는 ‘깜짝스타’는 없다

    요즘은 빛나는 조연배우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시대다. 영화 ‘타짜’에서 아귀역으로 나온 김윤석을 비롯해 오달수, 오광록 같은 관록파 배우들이 영화팬의 눈과 귀를 붙들어매고 있다. 국민배우라 할 만한 최민식·송강호·설경구도 조연으로 시작해 한국영화계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 스타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연극배우 출신이라는 데 있다.80∼90년대 초까지 이들은 연우무대, 연희단거리패, 극단 유씨어터 같은 극단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다. 이런 각고의 세월이 이들의 연기력을 마침내 꽃피게 했다.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자고 일어나 보니 스타가 되어 있더라.’는, 너무 틀에 박힌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 말은 누구에게도 적용되지 않는 거짓말이다. 어느 날 갑자기 인기를 끌어모으기 시작한 배우나 가수라 해도, 그 면면을 알다 보면 차마 밝히지 못할 시련과 인내의 시간들이 틀림없이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필자는 이런저런 수많은 오디션 심사를 하다 보니 한 가지 답답한 게 있다. 오디션만 통과하면 스타가 되는 일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참으로 위험한 생각이다.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됐다는 말은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 뒤에는 검증이 따른다. 심사위원의 개인적 안목과 오디션에서 보여준 연예인 지망생의 일부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획사는 오디션을 통해 뽑은 사람들을 대중에게 바로 노출하기 전에 많은 시험을 거친다. 여기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그 프로젝트는 없었던 일이 된다. 기획사의 생존논리는 그만큼 치열하다. 가능성이 있다는 사람은 많은데, 새로운 스타탄생은 정말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물다. 이런 불균형은 당연히 불협화음을 낳는다. 여기서 연예인 지망생들은 속앓이를 하게 되고 이를 악용하는 사각지대가 생겨난다. 스타 연예인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연예기획의 메커니즘을 잘 몰라서 생겨나는 일이다.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스타시스템은 기획형 스타를 만들어 낸다. 그러나 이들의 생명력은 아주 짧고 대형스타로 올라서는 경우도 드물다.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하고 자연스러운 내면을 보여주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스타시스템으로도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준비 안된 자가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는 것은 상상 속의 일이다. 대중문화평론가 www.writerkang.com
  • [스포츠 라운지] 탤런트 출신 전자랜드 장내 아나운서 함석훈

    [스포츠 라운지] 탤런트 출신 전자랜드 장내 아나운서 함석훈

    “뜨리! 뜨리! 뜨리! 뜨리∼ 포인트.” 부천체육관을 처음 찾은 팬은 전자랜드 선수가 3점슛을 터뜨렸을 때 우렁찬 목소리에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내 이 사내의 목소리에 빠져든다. 달콤하거나 중후한 멋은 없지만 흐름을 꿰뚫고 조곤조곤 설명해 주는 덕에 팬들은 경기를 120% 즐긴다. 프로 출범 이후 11시즌,10년 내내 개근한 전자랜드의 장내아나운서 함석훈(39)씨다.“지난 시즌 전자랜드가 바닥을 긴 탓에 너무 힘들었어요. 홧김에 술 먹다가 살만 쪘죠. 하지만 올시즌에는 플레이오프까지 오를 겁니다.” ●“본업은 탤런트랍니다” 그는 중앙대 연극영화과에서 연기를 전공한 뒤 KBS 탤런트 공채 14기로 뽑힌 엄연한 직업 배우다. 동기 이병헌과 김호진, 손현주처럼 뜨진 못했지만 1991년 ‘TV 손자병법’을 시작으로 15년째 드라마와 영화판을 오가며 조연 및 단역으로 열연중이다. 동양 레슬링 챔피언 역할로 사랑받았던 ‘야인시대’ 이후 뜸했지만 지난해 성공을 거둔 ‘부활’에서 개성있는 연기를 뽐냈다. 탤런트인 그가 어쩌다가 농구판에 뛰어들었을까. 끼가 넘쳤던 그는 큰 형님뻘 대학동기인 개그맨 이홍렬과 사회를 자주 봤다. 그 모습을 눈여겨 본 지인이 프로농구가 생기니 장내아나운서를 해보라고 제의했던 것. 데뷔무대는 프로출범을 앞두고 열린 96년 코리안리그. 장내아나운서의 원로 격인 염철호(72)씨가 메인을 맡고 조금씩 자투리 시간을 얻어 마이크를 잡았다. 농구로 치면 식스맨으로 데뷔한 셈.“학생여러분, 장내가 혼란스러우니 자리를 지켜 주세요. 질서를 지키세요.”라는 꼬장꼬장한 멘트로 유명한 염철호씨 밑에서 기본을 배웠다. 선수 교체를 소개할 때 ‘서브스티튜션(substitution)’이 아니라 무심코 ‘멤버 체인지’라는 콩글리시를 썼다가 혼줄이 났다. ●“목소리가 나올 때까지 마이크를 잡고 싶다” 프로 원년인 97년, 나래 시절은 고생도 많이 했지만 보람도 컸다. 연기자로 입지를 굳히지 못한 그가 장내 아나운서를 하기 위해 빠져 나가는 것을 PD들과 선배들은 못마땅해했다. 게다가 스포츠 불모지 원주에서 무명 선수들이 모인 나래의 분위기를 띄우는 것은 ‘미션 임파서블’이나 다름없었던 것. 하지만 나래는 그해 챔피언결정전까지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고, 정인교는 그가 붙여준 ‘사랑의 3점슈터’란 별명에 걸맞은 스타로 우뚝 섰다.“원주 시민의 사랑, 정말 대단했죠. 덩달아 저도 유명해져서 술값 한 번 내본 적 없어요.”라며 그 때를 떠올렸다. 11번째 시즌을 맞은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선수들의 기량은 좋아졌는데 팬의 열기는 조금 식은 것 같아 아쉽죠. 그리고 다들 승패만을 좇는 것 같아요. 코트 밖에서 뛰는 사람들에 대한 평가를 내려 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털어 놓았다. 농구 장내아나운서 모임을 직접 만들어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후배들의 실수를 따끔하게 지적하는 엄한 선배지만, 신참들이 그의 아나운싱을 연구할 만큼 존경받고 있다. 그는 “뜨는 것보다 주현 선배처럼 편안한 배우가 되고 싶죠. 장내 아나운서로는 목소리가 나오는 순간까지 계속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라고 말했다. 두 마리 토끼를 몰고 있는 그가 간절히 원하던 배역의 촬영과 전자랜드 홈경기가 겹친다면 어떻게 할까.“농구는 대본이 없기 때문에 짜릿함이란 말로 표현 못해요. 당연히 마이크를 잡아야죠.”라고 즉답했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출생:1967년 10월5일 서울생 ●학력:반포초-반포중-서울고-중앙대·대학원 ●가족:아내 김소은(35)씨와 아들 승호(9) ●취미:골프 ●주량·흡연량:소주 2병·담배 1갑 ●출연작:TV손자병법-딸부자집-야망의 전설-야인시대-무인시대-불멸의 이순신-부활-대조영 ●장내아나운서 경력:나래-KBL-신세기-SK-전자랜드
  • 영화 ‘폭력서클’서 첫 주연 정경호

    영화 ‘폭력서클’서 첫 주연 정경호

    “고등학교 시절로 정말이지 다시 돌아가 보고 싶었거든요. 이번 영화 찍으면서 그 소원을 풀었어요.” 19일 개봉하는 ‘폭력써클’(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다다픽쳐스, 감독 박기형)의 정경호(23)에게 이번 영화는 데뷔 이후 첫 스크린 주연작.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열기가 뜨거운 해운대의 작은 카페에서 지난 14일 만난 그는 “10대 시절의 감수성을 되찾을 수 있는 영화여서 촬영 기간 내내 그렇게 즐거울 수 없었다.”며 환한 얼굴이었다. ‘폭력써클’은 남자 고등학교를 무대로, 폭력에 노출된 10대들이 파국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하드보일드 액션. 그는 육사 진학을 목표로 공부든 운동이든 못하는 게 없는 모범 고교 1학년생 주인공 ‘상호’를 연기했다. 친구들과 축구모임을 만들어 리더가 된 상호는 불량서클 패거리와 뜻하지 않은 싸움을 하게 되면서 폭력서클로 오해받고 걷잡을 수 없는 위기에 빠진다. 포스터에 ‘하드보일드 리얼액션’이라는 장르가 명기됐을 만큼 폭력수위가 높은 영화(18세 이상 관람가)가 됐다.“10대 주인공의 학원물인 만큼 10대 관객들이 많이 봐줬음 했는데, 관람등급이 높아져 너무 안타깝다.”는 그는 “하지만 대부분의 남성 관객들에게 학창시절의 향수를 퍼올려줄 거라서 극장을 나선 뒤 술 한잔 맛있게 들이킬 수 있을 영화”라고 자신했다. “아직은 뭐든 닥치는 대로 배우고 싶다.”는 말을 몇번이나 반복한 그에게 이 영화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김해와 부산 일대에서만 근 6개월을 붙박혀 영화를 찍는 동안 함께 출연한 또래 배우들과는 흉허물 없는 단짝친구가 됐다. 강렬한 액션으로 일관하는 영화 속에서 유일하게 감상적 멜로라인을 엮는 장희진, 극중 절친한 친구 이태성, 불량서클의 ‘짱’을 연기한 연제욱 등이 그들.“출연진이 모두 또래들이라 6개월쯤 가까이 지내다 보니 식구처럼 돼 버리더라고요. 모텔에 방을 잡아 놓고 숙식을 함께 해결했으니 왜 아니겠어요? 다들 방문도 안 걸어 잠그고 잤을 만큼 친해졌고 정도 무지 많이 들었죠.” 몸 만들기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각이 나오는 멋있는 싸움이 아니라 고교생들이 벌임직한 막싸움이라서 연습에 더 많이 애를 먹었다.”며 “컴퓨터그래픽에 의존하지 않는 그야말로 ‘리얼액션’이라 두달을 ‘싸움 연습’에만 꼬박 매달려야 했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된 당구장 패거리 싸움 대목. 경기도 양수리 세트장에서 찍었는데, 그 장면을 뽑아내느라 무려 72시간을 갇혀 지냈다며 웃었다. “영화를 본 주변분들이 교복이 썩 잘 어울린대요. 그 다음엔 꼭 이렇게 물어봐요, 실제 고교시절은 어땠냐고. 모범생 축에 들었어요. 중앙대 연극학과 진학을 목표로 잡아놓고, 학교와 연기학원만 왔다갔다 하며 기숙사 생활을 했으니까요.” 아버지(KBS 정을영 PD) 영향으로 동화책보다 방송대본을 더 많이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덕분에,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연기자의 꿈은 자연스럽게 영글어갔다. 그토록 간절히 꿈꾸던 연기자로 연착륙한 지금, 그의 마음은 누구보다 부자이다.“너무 행복하죠, 하루하루가. 꾸미지 않고 자신있게 드러내는 연기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꾸밈없는 연기, 지금 제겐 그게 전부예요.” 몸이 열이라도 모자라게 바쁘다.7세 지능을 가진 20세 소녀의 성장영화 ‘허브’(감독 허인무·내년 1월 개봉예정)에서는 순진한 경찰관이 되어 여주인공 강혜정의 첫사랑을 연기했다.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으로 조만간 TV에서도 만나게 된다. 부산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홍기삼 총장·이병훈 PD등 문화훈장

    문화관광부는 문학평론가 홍기삼(66) 동국대 총장에게 은관문화훈장을 서훈키로 하는 등 올해 문화예술발전유공자를 18일 선정, 발표했다. 문화훈장은 고(故) 이규태(1933-2006)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드라마 ‘대장금’ 연출자 이병훈(62) PD, 가수 현철(본명 강상수·64) 등 28명이 받는다. 제38회 대한민국문화예술상(대통령상) 수상자로는 홍지웅(52) 열린책들 대표 등 6명,‘2006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화관광부 장관상)에는 가수 강타(본명 안칠현·27) 등 8명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문화의 날’인 20일 오후 3시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다. 부문별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문화훈장▲은관=홍기삼, 고 이규태, 임영방(전 국립현대미술관장), 한명희(전 국립국악원장)▲보관=정진규(시인), 윤석우(전 한국건축가협회장), 박정자(예명 박송희·국악인), 김우옥(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장), 이흥구(무용인), 변장호(영화감독), 고(故) 이만희(전 상주문화원장), 리재철(전 한국도서관협회장), 백도웅(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옥관=김준섭(서예가), 김태근(울산연극협회 고문), 임남곤(정읍문화원장), 백락구(포항문화원장), 이정일(도서출판 일진사 대표), 강상수, 이병훈 ▲화관=서진길(한국사진가협회 이사), 장주원(공예가), 임규홍(예명 임이조·무용인), 김인수(예명 김진진·국극배우), 김세윤(통영문화원장), 장 영(조치원문화원장), 이인숙(부산박물관장), 이춘화(신일기획문화 대표)◇문화예술상▲문화일반=홍지웅▲문학=고형렬(시인)▲미술=윤명로(서울대 미대 명예교수)▲음악=김대진(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연극=이강백(서울예대 극작과 교수)▲대중예술=정광석(영화촬영감독)◇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학=홍종현(필명 정이현·소설가)▲미술=최우람(전 중앙대 조소과 강사)▲음악=최우정(서울대 작곡과 교수)▲전통예술=강은일(해금연주가)▲연극=고선웅(극공작소 마방진 대표)▲무용=이원철(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영화=정윤철(영화감독)▲대중예술=안칠현
  • [공연+새 앨범]

    미술 ■ 길에서 여행을 만나다-여행기자 2006 사진전 21일부터 29일까지 서울 한국관광공사 앞 T2마당. 서울신문 한준규 기자 등 국내 일간지 여행담당 기자 10명이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돌며 아름다움을 포착한 사진작품 26점을 선보인다. 토·일요일엔 전시 작품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그 자리에서 5×7인치 사진으로 뽑아주는 이벤트도 마련했다.(02)729-9483. ■ 올해의 작가 2006 정현 전 12월17일까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제1전시실.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정현 개인전. 전통 조각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철로용 침목, 아스콘, 막돌, 석탄 등 재료의 물질성을 부각시킴으로써 인간의 존재감을 강화시킨 목조각 및 평면작업 등을 선보인다.(02)2188-6231. 클래식 ■ 미술이 있는 가족음악회 21일 오후 5시 경기도 남양주 금남리 서호미술관. 실내악단 화음(畵音)이 미술전시회와 함께 하는 정기연주회. 김성기의 ‘행복한 날’, 이건용의 ‘한오백년’, 춘향가 중 ‘사랑가’ 등 연주.1만 5000원.(02)544-9092. ■ 데이비드 러셀 기타 리사이틀 23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 지난해 그래미가 선정한 최고의 기타리스트로 세계 3대 기타 콩쿠르를 석권한 러셀의 방한 연주회. 마우로 줄리아니의 ‘독주 기타를 위한 대 서곡’, 존 다울랜드의 ‘눈물의 파반’ 등.3만∼7만원.(02)541-6324. 연극 ■ 4.48싸이코시스 21∼23일 4시30분·8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요절한 천재 작가 사라 케인의 국내 초연작.4.48은 자살 충동이 가장 강렬하게 일어나는 시각인 새벽 4시48분을 가리킨다. 박정희 연출, 김호정 정영두 등 출연.1만 5000∼2만원.(02)744-0300. ■ 서울노트 11월12일까지 화∼금 8시, 토 4시·7시30분, 일 4시 정보소극장. 어느 봄날 갤러리 로비에서 마주친 현대인들의 삶의 풍경. 일본에서 ‘조용한 연극’붐을 일으킨 히라타 오리자의 원작을 번안했다. 박광정 연출, 최용민 김장호 등 출연.1만 5000원.(02)743-7710. 무용 ■ 유니버설발레단 컨템포러리발레의 밤 21일 7시30분,22일 3시·6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오하드 나하린의 ‘마이너스7’, 나초 두아트의 ‘두엔데’, 김판선의 ‘컨퓨전’등 국내외 안무가 3인의 현대발레 모음.3만∼7만원.(02)3216-1185. ■ 카르멘 24∼28일 화∼금 8시, 토 5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비제의 음악을 배경으로 한 마츠 에크의 ‘카르멘’과 조지 발란신의 ‘심포니 인 C’를 국립발레단이 공연.5만∼10만원.(02)587-6181. 뮤지컬 ■ 개똥이 2006 24일∼11월19일 화∼목 7시30분, 금·토 4시·7시30분, 일 4시30분 학전블루 소극장. 곤충의 시각으로 현대 산업문명의 폐해를 고발하는 생태 환경 노래극. 김민기 작·연출, 김소연 권형준 등 출연.1만 5000∼2만 5000원.(02)763-8233. ■ 클로저 댄 에버 20일부터 무기한. 화∼금 8시, 토 3시·7시, 일 3시 씨어터일. 뉴욕의 싱글 남녀 6명의 사랑 이야기를 우리 정서에 맞게 번안했다. 재즈, 팝, 발라드, 라틴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완성도 높은 음악이 감상 포인트. 황재헌 연출, 류정한 고영빈 등 출연.3만 5000∼4만 5000원.(02)3448-4340. 공연 ■ 국립무용단과 살타첼로의 특별한 만남 살타첼로는 재즈와 클래식, 한국 전통음악과 여러 민속음악을 접목시킨 음악으로 사랑받고 있는 독일의 5인조 재즈 앙상블.10월27∼3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한국춤을 대표하는 국립무용단과 공동공연을 펼친다.(02)2280-4288. ■ 사라 브라이트만 DIVA베스트 팝페라의 시작과 완성을 이뤘다는 소프라노 사라 브라이트만의 베스트 앨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수록곡인 ‘팬텀 오브 오페라’, 안드레아 보첼리와 함께 부른 ‘타임 투 세이 굿바이’ 등 뮤지컬과 팝페라의 모든 주요 히트곡들을 담았다.14곡 수록 EMI. ■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Romantic Classics 2억 5000만장이라는 음반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의 새 앨범. 그룹 포리너의 ‘I want to know what love is’ , 리처드 막스의 ‘Right here waiting’ 등 최고의 사랑노래들을 자신만의 로맨틱한 목소리로 재해석했다.SonyBMG. ■ 토니 베넷 DUETS 80세를 맞은 노장 토니 베넷이 자신의 대표곡들을 U2의 보노, 엘튼 존, 스팅, 셀린 디옹, 빌리 조엘 등 기라성같은 스타들과 함께 피처링한 앨범.‘최고의 것은 이제부터’라는 자신의 히트곡 제목처럼, 유통기한을 모르는 그의 벨칸토 창법이 여전히 발전하고 있는 듯하다.SonyBMG
  • 대검서 열린 공판중심 형사모의재판 가보니…

    “종전의 재판은 길게 묻고 피의자가 짧게 답하는 방식이었다면 공판중심주의의 재판은 질문은 간략하게 하고 답변이 늘어나게 됩니다.”18일 대검 15층 대회의실에서 금고 안에 있던 1700여만원을 훔친 특수절도 사건에 대한 형사 모의재판이 열렸다. 재판장, 검사, 변호사 역할을 모두 검사들이 맡았다. 모의재판은 공판전담 부장검사 등 54명이 참석한 전국공판검사회의 자리에서 열렸다. 차동언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이 재판장, 변철형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검사, 윤장석 대검 검찰연구관이 변호사역을 맡아 모의재판을 진행했다. 재판은 형사사건을 피의자가 혐의를 자백하는 경우, 부인하는 경우, 법정에서 진술을 바꾼 경우로 진행했다. 중간중간 공판중심주의에 해박한 이완규 대검 연구관이 종전 재판과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 연구관은 공판검사들에게 공판중심주의에 대해 40여분간 강의도 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하고 있는 공판중심주의 시범재판에 참여하고 있는 정무식 서울중앙지검 검사와 증거서류 분리제출을 시범실시하고 있는 김선영 서울남부지검 검사가 나와 경과와 유의점 등을 보고하기도 했다. 공판중심주의는 이달부터 검찰이 증거와 수사기록을 공소장과 분리해서 제출하고 있는 등 점차 전국 법원에서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법관이나 검사, 변호인 등은 새 재판 방식에 적응하기 위해 화술 훈련과 모의재판 등을 하며 대비하고 있다. 대검 공판송무부는 지난 7월에도 2박 3일 동안 서울·부산고검 소속 공판검사 30여명이 참석한 공판기법 강화 세미나를 열고 공판중심주의가 정착된 미국에서 검사로 활동한 한국계 미국인 변호사를 강사로 초빙해 화술 등 ‘실전기술’은 물론 법정에서 활용될 수 있는 연극기법도 배웠다. 대검은 이날 회의에서 공판중심주의 재판이 확대되는 추세를 감안, 위증사범을 벌금형 등으로 약식기소해온 관행을 바꿔 되도록 정식재판에 회부하고 피고인이 혐의를 부인하거나 항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건을 담당한 공판검사는 재판부에 녹음을 신청해 공판기록을 녹음테이프로 남길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서울고법 303호 법정에서 프레젠테이션을 방불케하는 진행을 선보였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서기석)의 심리로 열린 ‘행담도개발의혹 사건’ 속행공판에서 공판검사 대신 사건을 직접 수사한 검사가 법정에 나와 재판부 왼쪽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사건개요와 사실관계·혐의와 관련된 증거를 차례로 보여 주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대학로서 21일 手話 문화제

    서울시는 오는 21일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특설무대에서 농아인의 수화(手話)문화제를 연다. 농아인의 수화를 널리 보급하고 농아인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불러모으기 위한 행사로 전국에서 처음 열리는 행사다.종로구 등 자치구와 경희대 등 대학교, 삼성학교 풍물팀 등 장애인봉사단체 등이 수화 실력을 겨룬다. 또 수화노래 경연대회와 연극 등 프로그램도 마련됐다.행사장에 설치된 14개 부스에선 61명의 수화통역사들이 수화게임 등을 가르쳐 준다. 참가비는 무료.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포도나무를 베어라’ 민병훈 감독

    ‘포도나무를 베어라’ 민병훈 감독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첫째날인 지난 13일 해운대 메가박스 극장. 밤 11시가 가까워 오는데도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날 줄을 몰랐다. 민병훈(37) 감독의 새 영화 ‘포도나무를 베어라´가 매진 속에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고, 상영이 끝나자마자 관객들은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감독과 30여분에 걸쳐 열띤 작품토론을 벌였다. 한눈에도 영화학도로 뵈는 관객의 날카로운 질문에, 좌중의 웃음을 퍼올리는 초보적 감상기까지.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떵떵거리며 간판을 거는 호사를 누리진 못해도 그 순간만큼 민 감독은 세상 누구보다 행복했다. 홍보 한번 제대로 한 적이 없건만 용케도 매진사례를 만들어준 귀밝고 눈밝은 관객들. 그 넉넉한 미소를 감독은 다음날 아침 인터뷰 자리에까지 매달고 나왔다. 그럴 수밖에.“(작품을 완성하기까지)어딜 가나 누굴 만나든 듣게 되는 대답은 한 가지,‘안 된다.’뿐이었거든요.” 4억원짜리 저예산 영화를 완성하기까지 혼자 쏟은 안간힘을 생각하면 금방이라도 눈물이 솟구칠 것 같다. 전작들이 그랬듯 이번 영화 역시 시나리오, 연출에 편집까지 도맡았다. ●‘두려움 3부작´ 마지막 작품 ‘포도나무를’는 감독이 부산영화제를 통해 소개한 세 번째 작품이다. 장편 데뷔작 ‘벌이 날다’로 영화제의 찬사를 이끌어냈던 것이 1998년.2001년 다시 두 번째 작품 ‘괜찮아, 울지마’를 선보였다. 이번 영화는 감독이 일찍부터 ‘두려움에 관한 3부작’으로 기획했던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벌이 날다’가 가난에 대한 한 가장의 두려움이었다면,‘괜찮아, 울지마’는 거짓말에 대한 두려움이었고, 끝으로 이번엔 종교적 구원과 사랑에 대한 두려움이다. ‘포도나무를’는 한 신학도(서장원)가 사랑과 신앙 사이에서 갈등하고 절망하는 이야기를 담은 “멜로드라마”다. 러시아 국립영화대학에서 촬영을 전공한 감독이 국내 배우를 동원해 찍은 장편은 이번이 처음.“전작들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에서 찍었던 건 투자며 캐스팅 등의 조건을 갖추지 못한 궁여지책이었다.”고 했다. “내게 있어 두려움은 내 영화에 ‘영화제용’ 혹은 ‘예술영화’ 같은 딱지가 붙는 겁니다. 영화제에서만 박수받고 정작 극장개봉이 막혀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수가 없다는 건 숨이 막히는 일이에요.” ●다음 작품은 향기에 관한 이야기 토리노, 테살로니키 등 국제영화제 주요상을 휩쓴 ‘벌이 날다’는 간신히 국내 개봉했다. 하지만 역시 카를로비바리, 테살로니키 영화제 수상작인 ‘괜찮아, 울지마’는 여전히 국내 개봉이 막혀 있는 상황이다.‘영화제 수상작’이란 꼬리표가 오히려 장애물이란 걸 알지만, 다가오는 베를린국제영화제 출품을 또 준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하나다.“그나마 영화제 수상이력이 있어야 단관개봉의 꿈이라도 꿔볼 수 있으니까요.” 2002년부터 한서대 영상예술학과 강단에 서온 그는 그러나 “(작은 영화의)현실이 아무리 힘들어도 타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신인배우 서장원(중견탤런트 서인석의 아들), 연극배우 기주봉 등을 캐스팅한 건 “그들에겐 아직 보여지지 않은 잠재 에너지가 충만하기 때문”이었다. 세트를 쓸 수도 있었으나 굳이 실제 수도원을 극중 공간으로 잡느라 갖은 애를 쓴 것도 “실제 장소가 갖는 미묘한 공기의 흐름을 담아내기 위해서”였다. 촬영허락을 받아내려 남양주 수도원을 100번이 넘게 찾아갔다.100여일 동안 새벽 5시 미사에 꼬박꼬박 ‘출석’하는 그를 수도원장도 끝내 뿌리치지 못했던 거다. “그래도 무뎌지지 않을 겁니다. 예술은 뾰족해야 하는 거라고 믿으니까요.” 오기처럼, 다음 작품을 또 준비중이다.“향기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 해요. 다분히 종교적일 수 있는데, 세상을 기쁘게 하는 영화가 되게 하려고 열심히 구상 중입니다.” 부산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부산 사진 왕상관기자 skwang@seoul.co.kr
  • ‘트라이 아웃’ 공연 새 바람

    ‘트라이 아웃’ 공연 새 바람

    영화인들의 축제인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한 지난 주말, 뮤지컬계의 관심도 영화의 도시 부산에 쏠렸다.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 연극을 각색한 뮤지컬 ‘이(爾)’(김태웅 작·연출)가 13∼15일 부산시민회관에서 처음 공개됐기 때문이다. 뮤지컬 ‘이’는 원작이 워낙 탄탄한 데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 영화의 후광 효과가 기대되면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던 작품. 이에 힘입어 13일 열린 시연회에는 부산 지역 뮤지컬 동호회인 ‘뮤클’과 ‘바다무대’회원 등 관객 800여명이 참석했고, 이틀간 진행된 네차례의 공연은 평균 유료 관객률이 70%를 넘었다. 하지만 작품의 질적 수준이나 완성도면에서는 미흡한 부분이 적지 않았다. 연극, 영화와는 차별되는 뮤지컬만의 장르적 매력을 보여주기에는 음악을 비롯해 전반적인 극의 구성에서 상당한 문제점이 노출됐다. 제작사인 서울예술단의 정재왈 이사장은 “관객과 평단의 지적을 적극 참고해 보다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사실 뮤지컬 ‘이’의 부산 공연은 최종 완성본이 아니다.11월10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에서의 공식 무대에 앞서 관객의 반응을 살피기 위한 일종의 실험 무대다. 전문 용어로는 ‘트라이 아웃’(Try out)’으로 불리는데,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등에서는 일반화된 제작 시스템이다. 최근 국내 공연계에도 이같은 ‘트라이 아웃’방식이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무조건 극장 대관부터 하고, 되든 안 되든 공연을 올리는 주먹구구식 제작방식으로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제작비가 많이 드는 대극장 창작뮤지컬일수록 안전망 차원에서 이 시스템을 선호하고 있다. 소극장에서 대극장용으로 업그레이드한 뮤지컬 ‘달고나’도 11월1일 서울 공연에 앞서 지난달 김해, 대전에서 먼저 시범 공연했다. 태권도 퍼포먼스 ‘더 문’의 경우 지난 5월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한 뒤 8월 서울 충무아트홀 무대에 올랐다. 트라이아웃은 제작사뿐만 아니라 지역 공연장 입장에서도 의미있는 시도다. 뮤지컬 ‘이’의 초연 공연을 기획한 부산시민회관 김진호 팀장은 “서울에서 흥행한 작품을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곳이 아니라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생산지로서의 역할에 의미를 뒀다.”고 설명했다. 부산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작사(作詞)·작곡(作曲)·노래하는 가요3부자(父子)

    작사(作詞)·작곡(作曲)·노래하는 가요3부자(父子)

    부자(父子)작곡가 집에 신인가수가 탄생하여 흔치않게 가요3부자(父子)의 이색가정을 이루게 됐다. 『차라리 꿈이라면』으로 가요계에 「데뷔」한 한정호(韓政浩·21)군. 아버지는 작사 겸 작곡가 한복남씨(韓福男·52)고 젊은 작곡가 하기송씨(河基松·본명 한정일(韓政一)·32)가 바로 맏형. 「레코드」사「도레미」가 바로 韓씨집의 것이고 보면 『작사에 아버지, 작곡에 큰 아들, 노래에 막내아들』, 취입까지 겸해서 완전한 자급자족이다. 「데뷔」곡부터가 그렇다. 한정호가 불러 요즘 상승의 인기를 보이고 있는 『차라리 꿈이라면』은 아버지 한복남씨의 작사·작곡이고 두번째 노래 『마음의 꽃』은 형 하기송씨의 곡이다. 아버지 작곡가는 작사·작곡 이외 가수로도 소문난 사람. 『엽전 열닷냥』『나그네 밤거리』『빈대떡 신사』등 왕년의 「히트·송」이 모두 한복남씨의 詞·曲·노래다. 지금도 술집거리에서 심심치 않게 흘러 나오는 『오동동 타령』『한많은 대동강』『페르샤 왕자』『처녀 뱃사공』등이 이를 테면 아버지의 대표작곡. 노래 재질은 하기송씨 역시 빠지지 않는다. 「히트」는 안됐지만 『푸른 수평선』이란 노래가 바로 하기송씨의 詞·曲·노래다. 대표곡은 『회전의자』(김용만(金用萬) 노래) 『둘이서 트위스트를』(박재란(朴載蘭) 노래) 『나룻배 처녀』(최숙자(崔淑子) 노래)등. 이렇게 보면 한정호의 노래 재질은 타고 난 혈통으로 볼 수 있다. 아버지가 작곡에 손을 댄 것이 5남매의 막내아들인 정호군이 출생한 해이고 그래서 그는 악기를 장난감 삼아 자라났다. 「피아노」, 「기타」 솜씨가 보통 이상. 혈통의 혜택이 아니라도 음악가가 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다. 그래도 아버지 작곡가의 말인즉 『가수 시킬 생각은 전혀 없었다. 가난과 싸워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아들들만은 다른 분야로 진출해주길』바랐단다. 그래서 정호군의 가수「데뷔」는 전혀 돌발적이다. 『작년 12월이었죠. 할머니에게 담배 20갑을 사다 드리기에 돈이 어디서 났느냐고 추궁했더니 방송 출연료를 받았다는 겁니다』 TBC의 『다이어먼드·쇼』에 「아마추어·싱어」로 출연한 것이 가수로서의 출발. 중앙대(中央大) 연극영화과 2년생으로 전공이 연예분야이기도하지만 내친 김에 가수로 「데뷔」를 시켰단다. 이런 경위는 큰 아들 하기송씨에게서도 볼 수 있다. 작곡가 생활을 시작한 것은 20세 때부터지만 처녀작 『제주 비바리』(황금심(黃琴心) 노래)를 내놓은건 17세때, 당시 서울高 1학년때다. 『어느 날 「기타」를 튕기고 있기에 야단을 쳤죠. 연예인 생활은 나로써 족하다고. 그런데 5선지 위에 끼적거려 내놓은 곡이 나보다 낫단 말예요. 할 수 없다, 하고 싶으면 해라. 그래서 예명도 하기 송(Song), 노래 하기 좋아한다는 뜻으로 지어줬죠』 언뜻 보아서는 3부자(父子)라기보다 3형제(兄弟)다. 부자간에 오갈 수 있는 성질 이상의 농담이 거침없이 튀어 나오고 서로 어깨를 치면서 박장대소를 한다. 취미도 똑같이 낚시와 당구. 당구실력은 아버지와 큰 아들이 2백이고 막내둥이 정호군이 3백. 시간이 나면 3부자는 나란히 당구장에 들어가 「게임」을 벌인단다. 일요일이면 온가족이 「닐」낚시를 떠나고. 『한때 사업이 부진해서 고민 많이 했죠. 그래도 불행하다는 생각은 안해봤습니다. 가정적으로 나만큼 복많은 사내도 없을테니까요』 - 이름도 복남(福男)인 아버지의 얘기. 그는 사업운영은 큰 아들에게 맡기고 좋은 곡을 만들어 정호군의 가수 진출을 힘껏 밀어 볼 생각이란다.[선데이서울 70년 2월 22일호 제3권 8호 통권 제 73호]
  • “밋밋한 구민회관은 가라”

    “밋밋한 구민회관은 가라”

    ‘구민회관? 문화회관이야.’ 강북구의 삼각산문화예술회관이 구민회관이라는 껍질을 벗었다. 세종문화회관에 버금가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신했다. ●고급화·차별화 전략 삼각산문화예술회관의 전략은 차별화다. 무대에 오르는 작품들만 봐도 여느 구민회관과는 수준이 다르다. 올 들어 선보인 공연들은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은 작품과 화제를 일으킨 유명 작품이 주를 이룬다. 오페라 ‘리골레토(오페라쁘띠)’, 어린이 연극 ‘팥죽할멈과 호랑이(극단 사다리), 청소년 오페라 ‘바스티앵과 바스티엔느(서울시립오페라단)’, 뮤지컬 ‘알타보이즈(뮤지컬 해븐)’ 등 면면이 화려하다. 가격 경쟁력을 갖춰 실속도 챙겼다. 관람료가 시중보다 50% 이상 싸다. 일반 공연장에서 R석 티켓 1장에 6만원이 넘던 알타보이즈는 삼각산문화예술회관으로 옮겨와 2만원으로 가격이 내려갔다. 지난달 선보인 아카펠라 뮤지컬 ‘거울공주와 평강이야기’ 역시 3만원이 넘던 관람료가 1만 2000원으로 낮춰졌다. 또 지난 7월부터 온라인 공연예매시스템(ticket.gangbuk.go.kr)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공연정보와 예매정보를 전하고 있다. 덕분에 지역 문화회관의 한계도 뛰어넘게 됐다. 엄마 손에 끌려온 아이들의 공간이었던 공연장이 10대는 물론 20∼30대 관객으로 넘치게 됐다. 회관 관계자는 “이제는 관내 주민뿐만 아니라 강남에서도 관객이 찾아올 정도가 됐다.”고 했다. 또 유명 배우가 출연하는 공연에는 팬클럽까지 몰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이미지 변신 시도 최근 들어 확 달라진 삼각산문화예술회관이 처음부터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 이름도 다른 구청의 문화시설이 그렇듯 강북구민회관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삼각산문화예술회관으로 개명했다.‘수준 높은 문화공간이 되려면 이름부터 그럴 듯해야 한다.’는 김현풍 구청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그리곤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구민회관 공연은 무료’라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무료 공연은 가능한 한 배제했다. 유료 공연으로 전략을 바꾼 것이다. 대신 공연의 질로 승부수를 던졌다. 정길용 문화운영기획팀장은 “무료 공연은 관객의 기대도 높지 않고 반응도 좋지 않다.”면서 “적은 돈이라도 대가를 지불해야 공연 수준도, 관람 문화도 높아질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 결과는 지금까지 성공적이다.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기는 마찬가지지만 공연 수익만 놓고 보면 2배 이상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관객들의 반응도 뜨거워 공연이 내걸리는 속속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 사각지대 해소 숙제 숙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3000원짜리 구민회관 공연을 기대하는 주민들에게 기만원이 넘는 공연은 부담스럽다. 회관 홈페이지에는 “공연 내용은 정말 좋지만 가격을 내려달라.”는 요구가 적지 않다. 회관이 고급화되면서 문화 사각지대에 놓일 구민들을 배려하는 것도 구청의 몫이다. 또 명실상부한 문화회관으로 자리잡으려면 공연의 다양화와 전문화가 필수다. 공연 횟수도 대폭 확대돼야 한다. 회관측은 “서울시에서 받은 특별교부금 10억원을 투입해 무대 시설을 보완하고, 보다 다양한 공연을 유치할 것”이라며 “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공연’을 기획하는 등 다각도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사회온정 느껴 기뻐요”

    “사회온정 느껴 기뻐요”

    “효도우미로서 누군가를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어 보람이 큽니다.”(윤문식)“마당놀이 전용관이 생기면 지금보다 더 신명나는 공연을 자주 보여드릴 수 있을 텐데 아쉬워요.”(김성녀)효도우미에서 마당놀이까지 그들의 대화는 다양하고도 유쾌했다.30년 지기이자 올해로 27년째 마당놀이 공연을 펼치고 있는 최고의 명콤비 윤문식(63)과 김성녀(56). 지난 3월부터 어려운 노인을 돕는 모금프로그램인 EBS ‘효도우미 0700’(토 오후 5시20분)의 공동 MC를 맡아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다. 방송 녹화에 마당놀이 지방 순회공연, 연말 정기공연 준비까지 눈코 뜰새 없는 그들을 ‘자동차 안에서’ 만났다. 서울 EBS 스튜디오에서 안성의 마당놀이 공연장까지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그들의 살가운 대화를 엿들어봤다. ●“첫 방송MC… 역시 어렵네요” 구수한 입담과 애드리브의 달인인 윤문식이 방송에서 패널이 아닌 MC를 맡은 것은 처음이다.“워낙 ‘자유인’이라서 짜여진 대본의 MC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김성녀씨만 믿고 시작했어요. 나만의 애드리브가 통하지 않아 답답하지만(웃음) 어려운 노인들을 돕는다는 생각에 기쁩니다.”연극인생 40년의 베테랑인 그도 처음 도전하는 MC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는 “ARS 모금에 십시일반 참여하는 분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에 아직도 온정이 남아있음을 느낀다.”면서 “프로그램이 자칫 어두울 수 있어 웃음과 용기를 되찾기 위해 밝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국악방송 등에서 MC 경험을 쌓은 김성녀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느껴졌다.“전임 손숙 MC때 패널로 참여하면서 효에 대해, 나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어요.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윤문식씨와 함께 진행해서 좋은데, 평소처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즉흥적으로 할 수 없어서 안타까워요. 차라리 MC와 패널로 만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그도 그럴 것이, 두 사람은 만나기만 하면 옥신각신 만담이 이어진다.7살 차이가 나지만 서로 반말투다. 사소한 것으로 싸우기도 하고 욕도 하고, 야한 농담도 서슴지 않는다.“제가 외모는 세련됐는데 연기는 구수하죠.”라는 김성녀의 말에 “세련은 무슨….”이라며 윤문식이 놀린다. ●“마당놀이 마니아층 넓어져… 관객 대물림” 어느새 안성 마당놀이 공연장에 절반쯤 온 것 같았다. 자연스럽게 화제가 마당놀이로 옮겨졌다. 그들을 끈끈하게 묶어준 마당놀이 공연을 함께 한 것이 벌써 2700회를 넘었단다. 해마다 100회쯤 공연한 셈이다.3000회 공연도 멀지 않았다는 말에 “마당놀이의 전통을 이어온 만큼, 건강이 허락하는 한 횟수에 상관하지 않고 후배들과 함께 공연하고 싶다.”며 웃었다. 하지만 우리 문화가 서양 오케스트라나 뮤지컬 등만 선호해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이자 뮤지컬인 마당놀이가 밀리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래도 근래 들어 마당놀이 마니아층이 넓어졌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관객이 50∼60대에서 30∼40대까지 내려갔어요. 옛날에 부모와 함께 왔던 사람들이 이제는 부모를 모시고, 또는 아이들과 함께 마당놀이를 보면서 관객의 대물림이 이뤄지고 있다고 할까요.”1년 내내 불러주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가서 공연한다는 그들은 10일에는 의정부에서,15일 양주에서 각각 ‘마포 황부자전’과 ‘토끼전’을 공연한다. 이어 다음달 17일부터 한달여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정기공연 ‘변강쇠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당놀이 1세대로서 그들의 목표는 뚜렷했다.“마당놀이도 전용관이 생기고 지원을 받는다면 ‘난타’처럼 충분히 관광상품화할 수 있어요. 마당놀이가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으로 수출될 그 날까지 쉬지 않고 공연하렵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부산영화제 안방서 100% 즐기기

    ‘부산영화제, 안방에서 즐겨볼까.’ 세계인의 영화축제로 자리잡은 부산국제영화제(12∼20일)를 앞두고 케이블·위성 채널들이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 영화 마니아를 기다리고 있다. 개막식·폐막식 생중계부터 현장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어 부산에 직접 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랠 만하다. Q채널은 12일 오후 7시 개막식과 20일 오후 7시 폐막식을 케이블·위성TV 최초로 생중계한다. 또 11일 오후 9시부터 2시간 동안 경희대 연극영화과 이영란 교수의 사회로 영화제를 소개하는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특집-부산!부산!부산!’을 3부로 나눠 방송한다. 이와 함께 13∼20일 영화제의 열기를 그대로 전달하는 특별 하이라이트를 수시로 방영한다. OCN은 12일 오후 5시 특집 프로그램 ‘김태현·김신영의 부산 가면 인정사정 볼 것 많다’를 방송한다. 웃찾사의 ‘행님아’로 잘 알려진 개그콤비 김태현과 김신영이 영화제 정보와 함께 부산의 볼거리, 먹을거리를 안내한다. 또 영화의 배경인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중앙동 40계단과 ‘친절한 금자씨’의 주례여고 앞,‘친구’의 자갈치시장 등 부산 곳곳을 직접 찾아간다. OCN은 또 영화제 기간 매일 3차례 이상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의 하이라이트 등을 소개하는 ‘2006 인사이드 PIFF’를 방송한다. 이와 함께 영화제의 막이 내려진 뒤에는 부산의 영화학도 1명과 외국인 2명이 영화제 현장을 6㎜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프리미엄채널 캐치온은 11∼13일 2004년과 2005년 부산영화제에 출품된 ‘2046’‘미앤유앤에브리원’‘섹스와 철학’ 등 3편을 방송한다. 채널CGV는 14일과 15일 오후 5시 해운대 백사장에 설치된 채널CGV 야외무대에서 영화토크쇼 ‘레드카펫’을 공개녹화한다.14일에는 정우성·김태희가 주연한 팬터지 영화 ‘중천’팀이,15일에는 설경구ㆍ조한선 주연의 ‘열혈남아’팀이 출연할 예정이다.‘레드카펫’ 부산영화제 특집편은 18일과 19일 밤 12시에 방송된다. 또 10∼12일 매일 오전 2시 한국의 대표 감독 3인의 영화특집을 방영한다. 김기덕 감독의 ‘활’과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등을 잇따라 볼 수 있다. 이밖에 영화제 기간 중 그날의 주요 상영작을 미리 엿볼 수 있는 2분짜리 프로그램 ‘오늘의 PIFF 하이라이트’도 방송한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신명나는 ‘춤의 향연’

    해외 현대무용의 유행을 놓치지 않으려면 주기적으로 비행기를 타야 하던 시절이 있었다.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서울에서도 세계 무용계의 흐름을 제 손바닥처럼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된 데는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의 힘이 크다.1998년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회장 이종호)가 출범시킨 시댄스는 해외 무용을 국내에 알리고, 우리 무용을 세계에 소개하는 창구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올해로 9회째인 서울세계무용축제가 10일부터 25일까지 예술의전당, 호암아트홀 등지에서 열린다.세계 10개국,31개 단체가 참가해 열띤 춤의 향연을 펼친다. 눈과 귀가 번쩍 뜨일 만한 수준급 공연들이다.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개막작으로 선보이는 핀란드 테로사리넨 무용단의 공연. 남성무용수 3명의 개성과 매력이 돋보이는 ‘미지로!’와 빼어난 조명이 인상적인 ‘떨림’, 아코디언 음악이 매혹적인 ‘페트루슈카’등 3편을 선사한다. 프랑스 낭트 국립 클로드 브뤼마숑 무용단의 ‘심연의 우수’는 미켈란젤로의 화려한 프레스코화를 무대에 재현한 작품. 마치 누드처럼 보이는 사진 때문에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청소년관람 유해판정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힙합과 서커스, 연극의 특징을 독창적으로 응용한 프랑스 케피그 무용단의 ‘버려진 땅’도 놓치면 후회할 작품. 애크러배틱과 현대무용의 현란한 만남이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다. 영화 ‘피아노’로 유명한 작곡가 마이클 나이먼의 음악과 디지털영상, 인도 전통춤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영국 쇼바나 제야싱무용단의 ‘플리커’와 이스라엘 이마누엘 갓 무용단의 ‘봄의 제전’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밖에 유니버설발레단의 컨템포러리 발레와 남성 안무가 3인의 공연, 젊은 무용가의 밤 등 국내 작품들도 기대를 모은다.www.sidance.org(02)3216-1185.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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