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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19) 장교 최천종 피살사건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19) 장교 최천종 피살사건

    18세기 일본에서 쇼군(將軍)이 정권을 세습하면서 가장 먼저 조선통신사를 맞을 준비를 했다. 박지원은 역관 이언진의 전기 ‘우상전’ 첫머리에서 도쿠가와 이에하루(德川家治)가 준비하는 모습을 이렇게 설명했다. “(통신사 일행을 접대하기 위해)저축을 늘리고 건물을 수리했으며, 선박을 손질하고 속국의 여러 섬들을 깎아서 자기 소유로 만들었다. 그밖에도 기재(奇才)·검객(劍客)·궤기(詭技·술수꾼)·음교(淫巧·기교꾼)·서화(書畵)·문학 같은 여러 분야의 인물들을 에도(江戶)로 모아들여 훈련시키고 계획을 갖추었다. 그런지 몇년 뒤에야 우리나라에 사신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마치 상국의 조서(詔書)를 기다리는 것처럼 공손했다.” 그러자 조선 조정에서도 문신으로 삼사(三使)를 선발한 뒤에, 말 잘하고 많이 아는 자들을 수행원으로 발탁했다. 박지원은 이렇게 기록했다.“천문·지리·산수·점술·의술·관상·무력으로부터 퉁소 잘 부는 사람, 술 잘 마시는 사람, 장기·바둑을 잘 두는 사람, 말을 잘 타거나 활을 잘 쏘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한가지 기술로 나라 안에서 이름난 사람들은 모두 함께 따라가게 되었다.” ●여러 명이 범인 목격…외교문제로 비화 쇼군의 즉위를 축하한다는 명분 아래, 조선과 일본 두나라가 국력을 기울여서 온갖 전문기예자를 총동원해 맞섰다. 일종의 국제문화박람회라고도 할 수 있다. 무력으로 이름난 사람, 말을 잘 타거나 활을 잘 쏘는 사람은 모두 군관이다. 이들은 사행단을 호위하며 무예를 과시하거나, 일본인들에게 마상재(馬上才)를 공연했다.1763년 사행 때에 486명 일행 가운데 4명이 사망했다. 선장 유진원은 배 밑창 곳간에 떨어져 죽고, 소동(小童) 김한중은 풍토병으로 죽었으며, 격군 이광하는 미친 증세가 일어나 제 목을 찔러 죽었다. 그러나 경상도 무관(장교)이었던 도훈도 최천종은 일본인 역관에게 찔려 죽었기에 외교문제로 비화했다. 이는 외국인을 보기 힘들었던 일본에서 200년 동안 연극이나 소설의 소재로 전해졌다. 일본에서 고구마를 처음 가져온 것으로 널리 알려진 통신사 조엄(1719∼1777) 일행이 에도에서 외교적인 의전절차를 마치고 돌아오던 1764년 4월7일 오사카(大阪) 니시혼간지(西本願寺)에서 도훈도 최천종이 피살됐다. 이 절에는 500명을 재울 숙박시설이 마련돼 있었다. 조엄이 새벽에 보고를 듣고 의관과 군관을 급히 보냈더니, 곧이어 한사람이 돌아와서 보고했다. 최천종이 피가 흥건하게 흘러 숨이 끊어지게 되었는데, 손으로 목을 만지면서 이렇게 설명했다는 것이다. “닭이 운 뒤에 하루 일과를 보고하고 돌아와 새벽잠을 자는데, 가슴이 답답해 깨어보니 어떤 사람이 가슴에 걸터앉아 칼로 목을 찔렀소. 급히 소리 지르면서 칼날을 뽑고 일어나 잡으려 하자, 범인은 재빨리 달아났소. 이웃방 불빛에 보니 왜인이었소. 나는 어떤 왜인과도 다투거나 원한 맺을 꼬투리가 없으니, 나를 찔러 죽이려 한 까닭을 모르겠소. 공연히 죽게 되니 너무 원통하오.” 첩약을 붙이고 약을 달여 마시게 했지만, 최천종은 해가 뜨자 운명했다. 자루가 짧은 창과 ‘어영(魚永)’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칼이 현장에 남아 있었는데 왜인의 것이었다. 범인이 달아나다 격군 강우문의 발을 밟아 그가 “도적이 나간다.”고 크게 소리쳤기 때문에 여러명이 목격했다. 조엄은 “범인을 색출해 목숨으로 변상하라.”고 일본측에 통고했다. 밤늦게야 쓰시마에서 에도까지 왕복행차를 호위하는 쓰시마 수행원과 살해사건이 일어난 오사카의 법관, 그리고 조선의 역관들이 함께 입회해 검시(檢屍)했다. 최천종은 조엄이 대구 감영에 있을 때부터 신임하던 장교였으므로 정성껏 장례준비를 했다. 14일에 주변 인물들을 신문하던 과정에서 쓰시마 역관 스즈키 덴조(鈴木傳藏)가 범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가 자백하는 편지를 보내고 달아났다. 일본측에서 목격자 진술에 의해 인상서(人相書)를 만들어 배포했다. 범인은 스즈키 덴조(鈴木傳藏), 나이 26세, 쓰시마 역관, 얼굴색이 희고 키는 5척3촌이라고 자세하게 밝혔다. 수백명의 수사력이 동원되어 그의 뒤를 쫓았다. ●범인 “거울 도둑으로 몰며 때려 살해했다.” 17일부터 군사 2000명과 배 600척을 동원해 범인 색출에 나서,18일 다른 지방에서 체포했으며,19일부터 니시혼간지 경내에서 신문했다. 최천종이 6일 거울을 잃어버렸는데, 스즈키 덴조가 훔쳐갔다고 의심하며 말채찍으로 때렸기 때문에 분을 이기지 못해 밤늦게 찾아와 살해했다는 동기까지 밝혀졌다. 그러나 과연 거울 하나 때문에 국제적인 살인사건이 일어났는지는 확실치 않다. 범인을 처형하니 조선 역관과 군관들이 참관해 달라는 통고가 29일에 왔으며,5월2일 삼헌옥(三軒屋)에서 집행했다. 조엄은 김광호를 시켜 최천종의 영혼을 위로하는 제사를 지내고, 원수를 갚았다고 아뢰게 했다. ‘명화잡기(明和雜記)’나 ‘사실문편(事實文編)’을 비롯한 일본측 기록들은 대부분 인삼 판매대금을 나눠달라는 독촉 때문에 살해했다고 설명했다. 몇달 걸리는 국제여행 경비를 조정에서 직접 지급하지 않고 인삼을 무역할 수 있는 권리를 주었으므로, 수행원들까지도 일정한 양의 인삼을 가지고 가서 팔고 다른 물건으로 사왔다. 사대부들은 정량을 지켰지만, 역관을 비롯한 수행원들은 남몰래 더 가지고 갔다. 몇차례 단속에 발각되면 인삼도 빼앗기고 엄한 처벌까지 받았지만, 그래도 밀무역은 그치지 않았다. 쓰시마 역관들이 에도까지 따라가면서 호위하는 과정에서 인삼을 팔아주었으니, 인삼 판매대금을 나눠가지는 과정에서 칼부림이 났을 가능성이 많다. 밀무역 죄를 감추기 위해 거울을 잃어버려 말다툼이 생겼다고 했지만, 그 말을 그대로 믿기는 힘들다. 한양에서 따라온 조선 역관들의 일본어 회화실력이 낮았으므로, 저간의 숨은 사정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사건은 그렇게 마무리되었지만, 이야기는 계속 부풀었다. 중국과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있었던 당시 일본에서 외국인이 피살된 사건 자체가 일본인들에게는 아주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되었던 것이다. 최천종이 살해된 사건을 테마로 하는 일련의 작품을 ‘도진고로시(唐人殺し)’라고 한다. 도진(唐人)은 외국인을 가리키며 네덜란드인, 중국인뿐만 아니라 조선인도 포함된다. 박찬기 교수는 이들 수십종의 작품을 이국인(異國人) 살해, 통역관 살해, 혼혈아의 원수 갚기, 인삼 밀거래에 의한 보복 살해의 네가지 유형으로 나누었다. 이국인 살해와 통역관 살해 유형은 가부키(歌舞伎)와 조루리(淨瑠璃)로 상연되었다. 박찬기 교수가 정리한 도표에 의하면 오사카와 교토의 여러 극장에서 1767년부터 1883년까지 42회, 에도에서 5회 상연됐다. ●막부 압력으로 연극 줄거리 바뀌기도 가장 먼저 1767년 2월17일 아라시히나스케 극장에서 상연된 ‘세와료리스즈키보초(世話料理 )’는 사건이 일어난 지 3년도 지나지 않은 시기에 허구화 과정을 거쳐 제작되었다. 글자는 다르지만 제목에 ‘스즈키’라는 음이 들어간 것만 보아도 최천종 살해사건을 다루었음을 짐작케 한다. 이 작품은 열흘도 못 되어 같은 작가가 다른 제목으로 바꿔 같은 극장에서 또 상연했다. 가부키 연표에는 “첫날 둘째 날은 관객의 반응이 좋아 인산인해를 이루었으나, 사정이 있어 상연 중지”라고 기록되었는데, 외교문제로 비화할 것을 염려한 막부의 압력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 이후에 줄거리가 바뀐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가장 많이 상연된 작품은 나카야마 라이스케(中山來助)와 지카마츠 도쿠조(近松德三)가 지은 ‘겐마와시사토노다이츠(拳揮廓大通)’이다.1802년에 초연을 시작해 1883년 5월까지 33회나 상연됐다. 이 작품에는 이국인을 살해하는 장면 묘사가 없고, 역관 고사이덴조(香齋傳藏)를 살해하는 유형으로 바뀌었다. 덴조(傳藏)라는 쓰시마 역관의 이름 정도만 남고, 이국인의 복장이나 언어 같은 이국적 정취에 더 관심이 많아졌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책꽂이]

    ●황송문 시전집(황송문 지음, 자유문고 펴냄) “하늘과 바다의 합궁을 본다/합죽선 펴드는 공작새 날개/사랑의 절정으로 입술을 빤다”(‘일출정경’ 전문) 선문대 교수를 지낸 시인의 시력 40년을 결산하는 시전집. 처녀시집 ‘조선소’부터 제10시집 ‘연변 백양나무’에 이르기까지, 시인이 발표한 대표작들이 모두 실렸다.3만 5000원. ●앙팡 테리블(장 콕토 지음, 오은하 옮김, 뿔 펴냄)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들)이라는 표현을 탄생시킨 프랑스 작가 장 콕토의 대표작. 시·소설·연극·영화·그림·조각·발레 등 다방면에 걸쳐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친 작가가 1929년 발표한 소설로 청소년들의 동성애, 근친상간, 권총자살 등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의 세계로만 침잠해 들어가는 인물들을 그린 점에서 카뮈의 ‘이방인’, 사르트르의 ‘구토’와 같은 ‘아웃사이더 문학’의 범주에 든다.1950년 장 피에르 멜빌 감독에 의해 영화화됐다.9500원.●알라무트(블라디미르 바르톨 지음, 이원희 옮김, 작가정신 펴냄) 이슬람의 ‘원조 테러리스트’로 전해 내려오는 하산 이븐 사바라는 독재자와 그가 만든 암살단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을 통해 처음 세상에 알려진 하산 이븐 사바의 이야기를 이슬람 종교사를 연구해온 슬로베니아 태생 작가가 상상력을 동원해 재구성했다.11세기경 이슬람교 시아파의 한 분파인 이스마일파 수장 하산 이븐 사바는 해발 2000m 바위산 꼭대기에 세워진 난공불락의 요새 알라무트 성을 장악한 뒤 가공할 만한 암살단을 조직한다.1만 5000원.●생명의 거미줄(이혜원 지음, 소명출판 펴냄) 현대시와 에코페미니즘에 대한 연구서. 근대의 기능주의적 삶은 인간우위, 남성중심의 가치관을 앞세워 자연과 여성을 억압해 왔다. 그러나 에코페미니즘은 모든 존재의 다양성과 개성을 존중하는 균형 잡힌 ‘생명의 거미줄’을 지향한다.‘곡신(谷神)의 시대, 여성의 시쓰기’‘백석 시의 동심지향성’‘욕망의 원리와 무위자연의 도’‘교감과 연민의 생명시학’ 등의 주제를 다뤘다.1만 8000원. ●김수영과 하이데거(김유중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모더니스트이자 현실참여 시인인 김수영의 문학사상과 하이데거 존재론의 상관관계를 고찰. 저자(한국항공대 교수)는 김수영 문학에 나타난 사유방식과 태도를 단순히 문학적 테두리 안에서만 바라봐서는 그 전체상을 파악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런 관점에서 김수영 문학에 드러난 특징적인 양상을 하이데거 사상의 중심 개념인 죽음, 시간, 언어, 세계 및 대지, 일상성, 양심, 기술, 역사 등과 연관지어 살폈다.2만 5000원.
  • 명장·스타배우 연극판 총출동

    내년이면 100주년을 맞는 한국 연극계는 명장과 스타 배우들의 합세로 어느 해보다 풍성한 때를 보내고 있다. 한국 연극은 1908년 11월15일 최초의 극장 원각사에서 이인직의 ‘은세계’가 공연된 것을 출발점으로 삼는다.4일 개막해 27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술마당 3관에서 공연되는 ‘폭풍의 언덕’은 연출가와 예술감독의 이름만으로도 눈길을 끈다.세종대 연극영화예술학과 출신이 만든 극단 혼에서 주최하는 이번 연극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아내인 송현옥(46) 세종대 교수가 연출을 맡았다. 또한 ‘야동 순재’ 이순재(72) 세종대 석좌교수가 예술감독을 맡았다. 예술감독은 연출과 연기에 대해 종합적 조언을 하는 후원자이다. 이순재는 “조금만 젊었으면 히스클리프 역할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고 야심을 드러냈으나 송현옥 연출자가 “히스클리프 역을 제안했는데 너무 바쁘셨다.”고 제동을 걸었다. 영혼을 믿는다는 송현옥 교수는 “영혼의 사랑을 몸의 언어로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죽은 캐서린의 영혼마저 사랑하는 히스클리프의 격정적 사랑을 그린 ‘폭풍의 언덕’은 현대무용가 이영찬씨와 발레리나 허인정씨가 안무를 맡았다. 연인들의 첫 만남부터 데이트 장면까지를 춤으로 연기해 연극 속에 한 편의 현대무용을 담았다. ‘불 좀 꺼주세요’ ‘돌아서서 떠나라(영화 ‘약속’의 원작)’ 등을 쓰고 한국을 대표하는 극작가 이만희(62)씨. 그는 2년 만의 신작 ‘언덕을 넘어서 가자’를 배우 이호재(66)에게 헌정했다. 오는 25일∼6월10일 학전블루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언덕을 넘어서 가자’는 중·장년층이 향유할 수 있는 연극을 모토로 삼아 온 극단 컬티즌의 작품이다. 출연진도 이호재, 전양자(65), 오영수(63)로 실버세대의 저력을 보여줄 배우들이다. 이 작품은 50년이 넘어서도 여전히 진행중인 중년의 첫사랑을 그린 작품. 작가 이만희씨는 “연극 경험이 없는 노인들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노인 콩트극을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최민식은 없다…‘필로우맨’ 완벽 연기 압권

    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다거나 팔자가 세다는 우리 옛말이 있다. 연극 ‘필로우맨’의 주인공 카투리안은 이야기를 위해 목숨까지 잃는다. 대배우 최민식과 ‘한국 연극의 미래’로 불리는 박근형 연출가가 만난 ‘필로우맨’은 연극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재미를 안겨준다. ‘필로우맨’은 작가 카투리안이 취조실에 영문도 모른 채 끌려오면서 시작된다. 카투리안은 자신이 쓴 음울하고 괴이한 이야기들처럼 어린이들이 살해됐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한다. 옆방에서는 지능이 떨어지는 그의 형이 형사들로부터 고문을 받는 소리가 들려온다. 전기고문과 살인이 자행되는 상황에서도 배우들이 주고받는 비틀린 대사들은 큰 웃음을 낳는다. 연극 도중에 카투리안이 쓴 7편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하나같이 그림형제가 채집한 무서운 옛이야기나 고딕소설을 연상시키는 기묘한 이야기들이지만 베갯머리 잔상으로 남는 매력이 있다. 카투리안이 쓴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은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의 조승희씨가 과제로 제출했다는 악몽과 같은 희곡을 떠올리게 한다. 카투리안에게는 특별한 이유도 없이 예술적 실험이란 명분하에 부모로부터 고문당한 형이 있었다. 조승희씨가 어린 시절부터 쌓아온 분노가 총기 난사로 이어졌다고 많은 이들이 유추하듯,‘필로우맨’도 아동학대가 결국 범죄를 낳는다는 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원작자 마틴 맥도너도 부모와 떨어져살며 16살부터 실업수당을 받는 등 평범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필로우맨’을 마지막으로 절필을 선언하고 현재는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하지만 카투리안의 극중 대사처럼 “결론은 읽는 사람 각자의 몫”이며 “작가의 유일한 의무는 오직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일 뿐이다. 발에 온통 반창고를 붙이고 열연하는 최민식의 소름끼치는 연기가 입장권의 사전판매 5500장, 개막 이후 3일간 매진이란 기록을 세웠다. 첫 공연은 인간 기억력의 한계를 고문(?)하는 독백이 자주 등장하는데 배우들이 아직 체화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무대였다. 원작자 맥도너의 끝간 데 없는 상상력이 펼쳐놓은 이야기들은 마치 연극이라는 청룡열차에 올라탄 듯한 흥분을 낳는다.20일까지 LG아트센터 (02)2005-0114.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선 고운 이 남자, 이번엔 호동왕자 변신

    선 고운 이 남자, 이번엔 호동왕자 변신

    “백여시같이… 요사스러운 표정 짓지마!” 여배우에게 던져진 주문이 아니다. ‘뮤지컬계의 이준기’라 할 만한 김호영(24)이 뮤지컬 ‘바람의 나라’의 이지나 연출가로부터 듣는 말이다. 연극 ‘이’와 뮤지컬 ‘렌트’ ‘아이다’ 등을 통해 여성스러운 연기를 보여준 김호영이 5∼25일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되는 ‘바람의 나라’에서 호동왕자를 연기한다. 이 작품은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감각적인 무대를 보여준 이지나씨의 연출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씨는 배우들에게 약이 되는 직설적 발언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진의 만화가 원작인 ‘바람의 나라’는 주몽의 손자 무휼이 주인공. 고영빈이 연기하는 무휼은 전쟁과 권력을 추구하지만, 반대로 평화의 길을 바라는 아들 호동과 충돌한다. 선 고운 외모와 미성으로 여성적 역할을 완벽하게 해 온 김호영. 혹 그가 정말로 여성스럽지 않을까 오해한다면? 김호영은 “신경쓰이지 않는다.”며 “어떤 역할이든 소화하는 배우임을 보여주는 것은 결국 연기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게다가 여성적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배우로 캐스팅 0순위에 꼽힌다면 큰 강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자신만만한 배우다. 청소년 연극활동으로 유명한 동북고 시절부터 ‘여자보다 더 여자 역할을 잘하는 남학생’으로 통했던 김호영. 그를 진짜 여자로 알고 좋아해서 쫓아다닌 남자 선배도 있었다고 한다. 반면 방송이 6월25일 확정된 그의 첫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의 역할은 남성적이다. 광개토대왕을 맡은 주인공 배용준의 라이벌 연오개를 연기하는 윤태영의 아역이다. 실은 김호영도 한류스타이다. 뮤지컬 ‘겜블러’의 일본 순회공연 때 열성팬들이 생겨났다. 대개의 한류팬이 그러하듯 중년여성인 이들은 김호영이 한국에서 공연을 하면 단체관람을 하러 온다. 공연이 끝나거나 설날이 되면 특이하게 봉투에 돈을 담아 좋아하는 배우에게 감사 표시를 한단다. 사극에 나오는 화려한 옷에 반해 연기자의 꿈을 키워 온 그는 디자이너 홍미화씨가 만든 ‘바람의 나라’ 의상을 너무 마음에 들어했다. 친구들이 “너, 옷이 예뻐서 뮤지컬하는 거지?”라고 놀릴 정도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책꽂이]

    ●유토피아 이야기(이인식 지음, 갤리온 펴냄) 유토피아를 다룬 문학작품들을 분석. 기원전 4세기 플라톤의 ‘국가’에서 16세기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17세기 프랜시스 베이컨의 ‘새로운 아틀란티스’,20세기 예프게니 자먀틴의 ‘우리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조지 오웰의 ‘1984년’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다뤘다.“디스토피아 문학의 출현으로 20세기 후반에는 유토피아 문학이 침체됐다.”고 말하는 저자(과학문화연구소장)는 이후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를 막으려는 에코토피아, 남성위주 사회로부터의 해방을 꿈꾸는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등 다양한 유토피아가 나타났다고 강조한다.2만 5000원.●뉴욕 아이디어(박진배 지음, 디자인하우스 펴냄) ‘고담(Gotham)시’와 ‘빅 애플’이라는 상징적 별명으로도 유명한 뉴욕. 세계적으로 출판돼 판매되고 있는 뉴욕 가이드북이 2000 종류가 넘을 만큼 뉴욕은 매력적인 도시다. 뉴욕의 도쿄 스시 아카데미를 졸업한 저자는 “맨해튼을 메우는 아파트 한채 한채가 모두 연극 무대이며 뉴욕 자체가 연극이라는 말이 있듯, 이 모든 것이 한편의 장대한 드라마인지도 모른다.”는 뉴욕예찬론자다. 저자는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뉴욕 문화의 정수를 12개 주제로 나눠 살핀다.1만 5000원.●하이에나는 우유배달부(비투스 드뢰셔 지음, 이영희 옮김, 이마고 펴냄) ‘시체 청소부’ 하이에나는 새끼를 먹여 살리기 위해 100㎞ 이상 떨어진 사냥터까지 장거리 여행도 마다하지 않는다.80세에 이르도록 장수해 ‘기적의 새’로 불리는 로열앨버트로스는 오로지 첫 배우자 하나만을 좋아하며 바람 한번 피우지 않는다. 남극에 사는 황제펭귄 부부는 매년 200일 가까이 알을 낳고 키우는 데 정성을 쏟는다. 알프스 산지에서 영하 30도의 긴 겨울을 이겨내고 살아남는 멧노랑 나비, 죽은 배우자의 시체를 다른 짐승들이 훼손하지 못하도록 둥지를 막아 무덤으로 만드는 화떡딱새도 있다. 독일의 저명한 동물행동학자가 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상상초월 동물생활백서’.1만 3500원.●디지털 마니아와 포비아(박은희 등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마니아(mania)와 포비아(phobia)란 각각 광적인 열망과 병적인 공포(혐오) 혹은 그 상태를 의미한다. 책은 디지털 마니아로 게임 마니아와 휴대전화 중독자, 디지털 포비아로 디지털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과 디지털 사회의 이방인이 돼버린 노인 등을 다룬다. 디지털 포비아는 우리 삶을 편안하게 해주는 새로운 미디어가 과연 모든 사람에게 긍정적으로만 작용하는 것인지 한번쯤 의문을 갖게 한다.2만 2000원.●아이네이스(베르길리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숲 펴냄) 기원전 70년 북이탈리아 만투아(지금의 만토바) 근처 안데스(지금의 피에톨레)에서 태어난 로마의 위대한 시인 베르길리우스. 그는 산문으로 초안을 잡은 뒤 예술적 이상에 맞춰 오랫동안 그 시행들을 조탁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렇게 공들여 글을 쓴 베르길리우스의 유언은 11년에 걸쳐 쓴 ‘아이네이스’를 불태워버리라는 것이었다. 그만큼 그는 완벽주의자였다. 시예술의 최고 경지를 구현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아이네이스’는 서양 사람들이 자기들 문화의 뿌리로 생각하는 로마의 문학작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으로 꼽힌다. 이 책은 라틴어 원전 완벽본이다.2만 8000원.●의식의 재발견(마르틴 후베르트 지음, 원석영 옮김, 프로네시스 펴냄) 현대 뇌과학과 철학의 대화를 모색. 과학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인간은 자유의지의 주인인가 신경회로의 노예인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철학자들은 인간을 수천년간 홀로 생각하고 결단하며 행동에 나서는 견고한 존재로 인식해 왔다. 그러나 정신과 마음을 물질과 육체보다 우위에 두는 철학적 이원론은 20세기 들어 학자들이 사유기관인 뇌를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뇌의 정보처리 과정을 파악하면서 심각하게 흔들리게 됐다.“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말은 “인간은 한 조각 자연에 불과하다. 고로 ‘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로 바뀌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게 이 책의 전언이다.1만 3800원.●리바이어던, 근대국가의 탄생(박완규 지음, 사계절 펴냄) 17세기 영국 사상가 토머스 홉스의 ‘리바이어던’은 서양의 국가론 가운데서도 매우 중요한 저작이다. 오늘날과 같은 정부의 형태와 역할, 주권의 개념, 사회계약론 등이 이 책에서 비로소 그 이론적 바탕을 얻었기 때문이다. 국가라는 거대권력은 영화 ‘괴물’에서처럼 개인의 안녕을 위협하는 괴물 같은 존재로 화하기도 한다. 국가의 본질은 무엇인가. 지연권으로 표현되는 개인의 권리는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는가. 해답의 실마리가 바로 ‘리바이이던’에 있다.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 썼다.9800원.
  • [안녕하셔요]첫 해외 TV 녹화 다녀온 꽃집 아줌마 정혜선(鄭惠先) 양

    [안녕하셔요]첫 해외 TV 녹화 다녀온 꽃집 아줌마 정혜선(鄭惠先) 양

    KBS-TV의『꽃집 아줌마』(이근삼(李根三)작 이성재(李聖宰)연출)가 한국 TV로선 처음으로 일본에 출장 녹화를 했다.「타이틀·롤」정혜선양(28)으로선 첫 외국나들이기도 하지만 이번 일본 여행에는 여러 가지로 잊을 수 없는 일이 많았단다. 코로나 차(車) 탄채 일본(日本)까지 가까운 나라라는 실감을 8월16일 KBS 방송국 앞을「코로나」로 출발, 경부 고속도로를 단숨에 달려 부산에서「부관 페리」를 타고 일본「시모노세끼」항에 도착하고 보니 일본이란 나라가 바로 이웃에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시모노세끼」에서「오사까」까지 19시간 동안을 자동차로 달리며 일본의 농촌, 중소 도시를 둘러보며 강행군했는데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그네들의 부(富). 『정말 모두 잘 살고 있어요. 우리나라 같으면 소나 외양간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자동차와 차고가 있고 초라한 초가지붕 같은 건 눈을 씻고볼래야 볼 수가 없어요. 약오를 만큼 잘 살고 있어요』 또한 아무리 깊은 산골이라도 길이 모두「아스팔트」포장이 돼있어 흙길은 구경할 수가 없더라고. 그래서 한결 여행하는 맛이 나고 짜증스럽거나 지리하지가 않았단다. 『또 부러운 것은 산에 그렇게 나무가 많더군요.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우리나라의 산을 보고 현해탄을 건너가서 일본의 산을 보니 도대체 비교가 안 될 지경이에요. 어디를 가든 빽뺵이 들어선 나무, 정말 부럽더군요』 반드시 그것만으로 일본과 우리나라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그만큼 여유가 있고 풍성함이 있을 것이 아니냐고. -함께 여행한 사람은 누구 누구죠? 『「꽃집 아줌마」를 연출하는 이성재씨, 함께 출연하는 이치우(李致雨)씨「카메라맨」권유철(權有哲)씨 그리고「짐·가우어씨」이렇게 모두 5명이었어요』 -며칠동안이었죠? 『나는 영화 전우열(全右烈 감독「인정 사정 보지 마라」) 촬영「스케줄」때문에 20일에 다른분들보다 먼저 왔어요. 비행기를 타고 부산에 와서 관광호 편으로 서울에 왔는데 이번 일본 여행은 그러니까 자동차 배 비행기 기차 모두 탄 셈이죠. 다른 분들은 8월26일에 돌아왔어요』 -일본을 여행하면서 특별히 우리나라와 다르다고 본점은? 『어디를 가나 조용하더군요. 농촌을 가도 그렇고 도시를 가 보아도 그렇고 도무지 거리에 나다니는 사람이 없어요. 물론「오사까」같이 큰 도시는 서울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많지만 그의 도시는 아주 조용해요. 왜 그런지 궁금했지만 일본말을 할줄 모르니 물어 볼 수도 없고. 아마 모두 일터에 나가 일을 하느라고 한가한 사람이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엑스포 70」을 보고 느낀점은? 『시간이 없어서 제대로 구경을 할 수가 없었어요. 내부구경을 한 건「한국관」뿐이었는데 굉장히 외국 사람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었어요. 그때까지 일본에 대해 부러운 것만 보아서 우울했던 마음이 으쓱해지더군요. 다른 나라 전시관들은 대강 외양만 훑어보아서 잘 모르지만 어쨌든 굉장하구나 하는 생각이었어요』 교포들의 환대를 받으며 새삼스럽게 조국애 느껴 -일본에서 지내는 동안 제일 어려웠던 점은? 『말이 통하지 않은 점이죠. 그리고 우리나라 운전면허가 일본에서 통하지가 않더군요. 우리나라가「국제 면허회」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인정을 못 받고 있어서 그렇대요. 그래서「시모노세끼」임시「넘버」를 달고 다녔는데 화가 나는 일이에요. 서울 거리에는 일본「넘버」를 단 차가 마음대로 다니는데 일본거리에선 왜 우리나라 넘버가 통하지 않는지』 『「꽃집 아줌마」의 녹화는 예정대로 성공했습니까?』 이번『「꽃집 아줌마」일본 녹화의 의의는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보다는 첫번째로 해외에서 녹화를 했다는데 있는게 아닐까요? 제대로 여건을 갖추지도 않았는데 해외에서 녹화했다고 해서 좋은 작품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해요. 모두들 열심히 했고 고생도 많이 했죠』 -제일 잊을 수 없었던 일은? 『재일교포들이 정말 환대를 해 주었어요. 어디를 가나 친절하게 안내해 주고 어려운 점을 보살펴 주고 정말 신세 많이 지고 왔어요. 해외에 나가니까 참 조국애라든가 민족애라는 걸 느낄 수가 있더군요』 1942년 서울태생. 60년 서울 수도여고를 졸업하고 6개월동안 충남 대전 방송국에서 성우생활을 한 것이 연예계와의 첫 인연. 61년 KBS-TV「탤런트」1기로 TV계에 진출하여『그날이 오면』「데뷔」작『상아의 노래』『실화극장』『녹슨 단검』등「셀 수 없을 만큼」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지금은『꽃집 아줌마』 외에『박쥐』에 출연중. 3년 전에『제3지대』로 영화계에로 진출하여『홍콩에서 온 마담장』『여자의 길』 등 20여편에 출연. 연극에도 관심이 있어『해물리트』(동인극장)『유리 동물원』(동인극장) 분례기(糞禮記)에 출연하기도. 그러나 역시 TV가 제일 마음에 든다고. 연극은 너무 딱딱한 것 같고 영화는 호홉의 연결성이 없어서 어쩐지 썩 당기지 않는다는 말. 그리고 무엇보다 방송국의 분위기가 마음에 맞아서 TV가 최고란다. 부부「탤런트」“오히려 서로 도움커요” 64년 같은 KBS-TV 동기생이 박병호(朴炳浩)씨 (현재 TBC-TV「탤런트)와 3년 동안의 연애 끝에 결혼, 1남(4) 1녀(6)를 두었다. -두 사람이 같은「탤런트」생활을 하자면 곤란한 점이 많을텐데? 『웬걸요. 저는 오히려 도움이 돼요. 만약 전혀「탤런트」실정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부인이 밤을 새운다. 지방에 나간다. 외박한다 하는 걸 이해해 주겠어요? 아빠는 같은 처지이니까 다 이해해 주죠. 부부가 함께「탤런트」를 해서 곤란한 건 오히려 남자 쪽인 것 같아요. 아내 몰래 뭘 하고 싶어도 빤하니까 못하게 되죠. 만약 했다가는 금방 알게 되고 속일 수가 없죠』 -박병호씨는 TBC에 있고 정양은 KBS에 있으니 서로「라이벌」의식 같은 건? 『아무래도 경쟁방송국이니까「라이벌」의식이 있게 되죠. 빤히 억지인줄 알면서도 서로 우리 방송국 것이 최고다 하고 우길 때가 많아요』 첫번째 외국 나들이로 닷새 동안에 3천km를 여행한 정양의 꿈은 역시 훌륭한「탤런트」가 되는 것뿐. 서울 동숭동 기자「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선데이서울 70년 9월 6일호 제3권 36호 통권 제 101호]
  • [Seoul In] 연극 ‘걸리버여행기’ 공연

    도봉구(구청장 최선길) 5일 어린이 날을 맞아 구민회관에서 연극 공연 ‘걸리버여행기´를 마련했다. 공연은 낮 12시, 오후 2시, 오후 4시 등 3회로 하루 공연이다. 공연중에 마술쇼 등도 열려 어린이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입장료는 9000원. 도봉구민회관 901-5160.
  • [Seoul In] 국내 첫 영유아 회관 문열어

    [Seoul In] 국내 첫 영유아 회관 문열어

    국내 최초로 영유아를 위한 ‘놀이체험 공간’이 들어선다. 강동구는 1일 영유아 눈높이에 맞춘 강동어린이회관을 2일 개관한다고 밝혔다. 지하1층∼지상3층 연건평 568평 규모의 강동어린이회관은 각종 보육정보 제공뿐 아니라 놀이 체험, 쉼터의 기능을 모두 아우른다.1층 보육정보센터는 영유아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유용한 보육정보를 제공한다. 또 놀이도서관으로 운영되는 ‘동동레코텍’은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장난감을 대여하고, 부모·자녀간 건강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창의적인 놀이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2층에는 우리 몸을 주제로 꾸며진 ‘동동놀이 체험관’이 들어선다. 또 영상체험 및 방송 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피노키오 방송국’도 설치된다.3층 ‘아이누리홀’은 연극이나 뮤지컬, 영화 등을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200여석 규모의 첨단 공연장이다. 아이들의 문화적 눈높이를 높여주고, 교사와 학부모에게는 전문 강연을 들을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활용된다. 4층에는 ‘하늘 정원’이 꾸며졌다. 도심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습지와 다양한 식물을 볼 수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대전지하철 시민문고에 ‘실소’

    ‘한·일 양어 수분류사의 명사부류화 기능에 관한 대조적 연구’ 대전도시철도공사가 시민들에게 읽으라고 지하철역 문고에 비치한 책 이름이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시간에 읽으라고 한 책이 제목부터 질리게 한다.1일 대전지하철 중구청역 시민문고를 찾았다. 이곳에는 ‘백제어 연구’ ‘교육에 관한 철학적 담론’‘중국 근대연극 발생사’ 등이 꽂혀 있다. 전문가를 위한 전문도서관을 방불케 한다. 시민들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그리 많지 않다. 시민 심원중(70)씨는 “책장을 훑어봤지만 손이 선뜻 가지 않는다. 생색만 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밭·신탄진도서관, 대전시청과 대전도시철도 직원들이 자신들도 보지 않는 책들을 기증해 빚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고는 지난달 17일 대전지하철 대전정부청사∼반석역간 1호선 2단계 구간이 개통되면서 설치됐다. 역마다 상하행선 책장 하나씩,2개가 놓여 있다.22개역에 모두 44개 책장이 설치돼 책장마다 200여권씩 꽂혀 있다. 대전지하철은 판암∼반석역간은 22.6㎞로 승차시간이 40분에 불과하다. 한번 지하철을 타면 대부분 10∼30분동안 이용한다. 이 시간에 읽을 수 있는 책은 만화나 잡지가 제격이다. 하지만 중구청역 문고에는 잡지는 한 권도 없다. 만화도 1권뿐이다. 지하철을 타면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과 시집도 보기 어렵다. 다른 역 시민문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시민들이 문고를 많이 이용하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며 “책을 좀더 늘리고 다양하게 확보해 비치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대구 수성 구립 아트피아 1일 개관

    대구 수성 구립 아트피아 1일 개관

    대구 수성구청이 건립한 첨단문화예술회관 ‘수성아트피아’가 1일 문을 열고 한달 여간 화려한 개관 페스티벌을 벌인다. 30일 대구 수성구청에 따르면 수성아트피아는 2004년부터 372억원을 들여 건립했으며 부지 5537평에 지상 3층, 지하 2층 규모다.1167석의 대공연장과 324석의 소공연장,95평의 전시실,4개의 문화강좌실을 갖추고 있다. 최신 음향시스템을 자랑하는 공연장은 오케스트라와 오페라 합창 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소화할 수 있다. 또 첨단 조명 시스템과 무대장치는 공연의 수준을 높이게 한다. 수성아트피아는 1일 소프라노 조수미씨의 리사이틀로 첫 공연을 장식한다. 이어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초청작인 가족뮤지컬 ‘반쪽이전’, 장사익 소리판, 패티김 콘서트, 러시아 내셔널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영국 바티칸 센터 초청 연극 ‘한여름밤의 꿈’ 등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의 축하공연이 이어진다. 또 1일부터 2개월 동안 대전시실에서 한국 근대 미술사의 한 장을 장식한 장욱진 화백 특별전을 개최한다.‘동심의 시선-마음의 눈으로 그리는 화가 장욱진전’이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회에서 국립현대미술관 등의 협조로 수묵화 26점, 유화 28점 등 모두 1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수성아트피아 김성열 관장은 “수성아트피아는 전국에서 가장 첨단 시설로 꾸며진 예술공간”이라며 “앞으로 주민들의 문화 욕구를 만족시키는 다양한 공연들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日정부 자녀교육 매뉴얼 제안

    日정부 자녀교육 매뉴얼 제안

    |도쿄 박홍기특파원|“정부가 시시콜콜하게 가정 교육까지 관여하나.”,“부모 부담을 사회가 서로 나눠 져야.” 일본 정부가 최근 내놓은 부모의 자녀생활 교육 매뉴얼인 ‘친학(親學)에 대한 긴급제안’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뜨겁다. 아베 신조 총리 직속의 교육개혁 자문기관인 교육재생회의는 지난 25일 11개항의 친학 제안을 발표했다. 사실상 아베 총리가 자신의 책 ‘아름다운 나라에’에서 “젊은이들에게 ‘가족의 훌륭함’을 가르쳐 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전통적인 교육관의 중요성이 정책에 반영된 결과이다.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가정 교육의 개혁인 셈이다. 제안에는 ▲아기에서 자장가를 불러주고, 모유를 주거나 ▲부모와 자녀는 TV가 아닌 연극 등 살아 있는 예술을 즐기도록 권장하는 등 자녀 교육 및 가정 생활에 대한 8가지의 구체적 지침을 담고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에는 강좌개설과 놀이터 확보, 수유시간 보장 등 3가지를 주문했다. 3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몰라서가 아니라 할 수 없기 때문에 괴롭다. 모유를 먹이고 싶어도 일에 쫓겨 모유만으로 아기를 키울 수 없다.”며 ‘탁상공론’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또 “TV를 끄고 연극을 보고 싶다. 하지만 경제적 여유가 없다. 차라리 가정의 책임이 아닌 학교나 보육원에서 맡아 줬으면 좋겠다.”는 주문도 만만찮다. 스노하라 유키 무사시노대 교수는 “현재 엄마들은 ‘좋은 아이를 기르기 위해’ 제약 속에서도 출산·육아를 하고 있다.”면서 “피곤한 엄마들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재생회의 측은 이에 대해 “핵가족화에 따른 부모 역할의 한계, 가정 교육 부재 등을 일깨우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hkpark@seoul.co.kr
  • [Hi Seoul 하이라이트]‘미러클 수중다리’ 시민 500여명 건너

    [Hi Seoul 하이라이트]‘미러클 수중다리’ 시민 500여명 건너

    개막 사흘째인 30일 ‘하이서울 페스티벌 2007’의 열기는 주말보다는 다소 가라앉았다. 조선시대 정조 임금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향해 가면서 한강을 건너기 위해 만들었던 ‘충효의 배다리’는 이날부터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한강 위를 걸을 수 있도록 한 ‘미러클 수중다리’는 전날(29일)에 비해 10분의1 수준인 500여명이 다녀갔다. ●찰방찰방 수중다리, 배를 엮은 배다리 지난 29일 열린 ‘정조 반차 재현’에서 930여명의 행사요원과 120여필의 말이 지나가며 장관을 연출했던 ‘충효의 배다리’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272년 만에 다시 만들어진 배다리는 나무배 37척이 아닌 철제 바지선 12척을 이용하고, 나무판을 덮고 솔잎과 흙을 까는 대신 합판과 고무판을 올려 만들었다. 이날 엄마와 함께 산책나온 박소은(10·신용산초 3년)양은 “한강 위를 걸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신난다.”면서 “없애지 말고 계속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즐거워했다. 노들섬에서 배다리를 건너간 뒤 이촌지구에서 다시 노들섬으로 오는 길은 ‘미러클 수중다리’를 택했다. 신과 양말을 벗어 비닐에 담고 맨발로 한강에 얕게 잠긴 다리를 향해 걸어 들어갔다. 발목까지 올라온 물길을 찰방찰방 소리 내며 걸어가면, 다시 아이가 된 느낌이다. 경기도 일산에서 온 한 대학생 커플은 “신기하고, 재미있고, 시원하고, 너무 즐겁다.”며 연방 웃어댔다.“하지만 물이 조금 더러웠다.”며 아쉬워했다. 미러클 수중다리와 충효의 배다리는 6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개방된다. 저녁에는 여의도 특설무대에서 뮤지컬 갈라쇼인 ‘오!해피뮤지컬’이 펼쳐졌다.‘명성황후’‘그리스’‘오페라의 유령’‘미스 사이공’ 등 국내외 인기 뮤지컬의 주요장면만 뽑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오늘은 어떤 행사가 열리나 5월의 첫날에는 노들섬에서 ‘어린이 난장’이 펼쳐진다. 오전 10시30분부터 어린이를 위한 연극, 국악, 무용 등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투호 던지기, 굴렁쇠, 저글링, 키다리 장대 등 문화마당도 다채롭다. 선유도공원 한강전시관에서는 ‘한강 사진전’이 6일까지 진행된다. 한강을 중심으로 한 서울의 모습을 비롯한 한강의 역사를 사진으로 볼 수 있다. 해가 질 무렵이면 여의도지구 특설무대에서 ‘대종상 영화축제’가 시작된다. 영화감독과 배우, 가수들이 출연하는 개막식 이후에는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은 영화 ‘괴물’을 상영한다.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광장콘서트’(낮 12시20분∼오후 1시20분), 밤마다 한강을 아름답게 수놓는 ‘유등선박 퍼레이드’(오후 8∼10시)도 이어진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30일 TV 하이라이트]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올해 ‘이해랑 연극상’을 수상하고 무대를 사르는 열정적인 배우 윤소정. 연극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을 오가며 개성 넘치는 연기를 선보여온 연기인생.40여년 동안 연극무대를 지켜온 그녀의 연기 세계와 매력은 무엇인가?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 여배우 윤소정을 만나 본다. ●돌발영상(YTN 오후 2시40분) 기존 돌발영상이 유지되면서 격언이나 속담, 사자성어 등을 연상케 하는 상황인 ‘오늘 문득…!’, 화면에 담긴 난해하거나 생소한 말, 어려운 한자 성어들을 풍자적으로 해석해 주는 ‘돌발 사전’,90년대 자료화면을 활용해 과거의 정치상황과 사회 이슈 등을 되돌아보는 ‘해묵은 영상’ 등의 코너를 지켜본다. ●60분-부모(EBS 오전 10시) 최근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유괴사건 등 범죄가 끊이지 않아 아이를 둔 부모들의 심리는 불안하기만 하다. 어린이 행복주간을 맞이해 위험천만한 세상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아이들의 안전상태를 점검한다. 유괴, 미아 등 위험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자신의 외도로 이혼을 결심한 남편. 사이비 종교에 빠진 부인을 정신병원에 입원 시킨다. 그러나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여자는 남편을 간통죄로 고소한다. 멀쩡한 자신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의사에게도 죄가 있다고 주장한다. 남편의 말을 믿고 멀쩡한 여자를 입원시킨 정신과 의사, 죄가 있을까? ●닥터스(MBC 오후 6시50분) 한쪽 눈이 가려진 채 살아가고 있는 14세 성진이.4년 전 엄마가 집을 나가고, 이듬해 뇌졸중으로 아빠마저 돌아가신 후 아동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성진이는 눈 모양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면서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상태다. 과연 성진이의 눈은 치료되고, 다시 마음의 문도 열 수 있을까? ●가요무대(KBS1 오후 10시) 노래 속에 담긴 사연과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갖는다. 송대관의 ‘사랑해서 미안해’, 주현미의 ‘어허라 사랑’, 이용의 ‘사랑의 상처’, 문희옥의 ‘사랑이 남아 있을 때 ’, 강진의 ‘땡벌’, 최진희의 ‘어머니’, 배일호의 ‘당신’, 이혜리의 ‘먼 데서 오신 손님’ 등 시청자들의 사연으로 꾸며지는 노래를 들어본다.
  • 양동근, 연극 연출자로 변신

    배우 겸 가수인 양동근(28)이 연극 연출에 도전한다. 극단 76(대표 기국서)은 새달 17일 대학로 ‘스튜디오 76’에서 연극 ‘관객모독’을 양동근이 연출한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극작가 페터 한트케가 쓴 ‘관객모독’은 관객을 향해 거침없는 욕설과 조롱, 물 세례 등을 퍼부으며 전통적 연극 형식을 깨뜨린 작품이다. 극단 76은 1977년 이 작품을 국내 초연한 이래 30여년 동안 꾸준히 무대에 올리고 있다. 양동근은 2005년 이 작품으로 연극 무대에 처음 서기도 해 ‘관객모독’은 그에게 연극배우와 연출가 데뷔작이 됐다. 양동근은 힙합 가수로서의 특장을 살려 ‘관객모독’을 젊은이들의 힘과 에너지가 물씬 느껴지는 랩 뮤지컬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친형 기국서 대표와 극단을 이끌고 있는 배우 기주봉씨는 “우리말에 리듬을 실어 시대에 맞는 연극으로 바꾸기 위해 양동근에게 연출을 맡겼다.”며 “젊은이들의 펄펄 뛰는 심장의 고동이 느껴지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강유정의 영화in] 장진 감독 새영화 ‘아들’

    장진 감독은 연극 연출에 빼어나다. 영화 감독에게 이런 찬사는 독일까? 약일까? 때로 그에게 이 찬사는 독으로 작용하는 듯싶다. 연극적이라는 말은 장진이 이야기의 탄탄함, 즉 서사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최근 그의 영화들은 우리가 흔히 ‘반전’이라고 부르는 이야기 흐름에 집중되어 있다. 미끼를 던져두고 감독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과 두뇌싸움을 한다. 장진의 새로운 영화 ‘아들’도 마찬가지다. 예상을 뒤엎는 결말. 서사의 끈을 잡고 따라온 관객들에 대한 배반. 결과는 이 배반이 유쾌한 반란인지 아니면 엉뚱한 도발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영화 ‘아들’에 대한 모호한 반응들도 여기서 비롯된다. 얼핏 보기에 이 영화 ‘아들’은 제목에서처럼 아들에 대한 뜨거운 부정을 그린 작품처럼 받아들여진다. 강도살인죄로 복역한 무기수 이강식, 그는 15년 만에 단 하루의 외출을 허락받는다. 그에게 허락된 외출 사유는 이렇다.“세 살이 채 되기도 전 두고와야 했던 아들, 아들이 너무 보고싶습니다.”라는 고백 말이다. 영화는 시종일관 아들을 만나러 가는 아버지와 난생 처음 아버지를 만나는 아들의 독백으로 진행된다. 그들은 함부로 자신의 내면을 털어놓지 못하고 그 내면을 관객에게 전달해 공감을 형성해간다. 세살배기라 아버지의 얼굴조차 기억 못하는 아들과 커버린 아들의 얼굴을 떠올릴 수 없는 아버지의 만남이란 무릇 그럴 수밖에 없다. 사랑과 정은 함께 지낸 시간 위에 쌓인 추억으로 교환되는 공감이기 때문이다. 어색한 장벽 너머로 더듬더듬 쌓아가는 그들의 독백은 그래서 부자지간에 최초로 “나누는 시간”이 된다. 생물학적인 혈육으로서의 아버지와 아들이 아니라 추억을 함께한 가족으로서의 부자(父子)가 창조되는 것이다. 그들은 밥도 함께 먹고, 목욕도 함께 하고, 같이 달리고 웃으면서 진짜 아버지와 아들이 된다. 십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아들을 만들어냈듯이 하루라는 짧은 시간 안에 그들은 진짜 감정들을 조형해간다. 자못 뜬금없어 보이는 마지막 결말도 이런 점에서 이해가 갈 듯싶다. 반전의 특성상, 그 결과를 밝힐 수는 없지만 어쩌면 그것은 장진 감독이 철저히 준비해둔 ‘가족론’의 반영이 아닐까 싶다.DNA 검사를 통해 규명되는 아버지와 아들이 아니라 대화와 공명 속에서 탄생하는 관계, 그것이 바로 가족이라는 사실 말이다. 얼핏 보기에 장진 감독의 ‘아들’은 최근 유행하는 아버지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듯도 싶지만, 엄밀히 말해 이 작품은 정반대에 있다. 생성되는 부자관계라는 유쾌한 도발 속에 장진 감독의 반전 기술은 빛을 발한다. 관객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분명히 나뉠 작품이지만, 나는 장진 감독의 공들인 속임수에 찬성한다. 엉뚱한 상상력과 치밀한 반전,‘아들’은 ‘장진표 영화’임에 분명하다. 영화평론가
  • ‘이대근, 이댁은’ 가족愛 느껴보실래요?

    ‘이대근, 이댁은’ 가족愛 느껴보실래요?

    가족 해체시대에 충무로가 또 한편의 가족 영화를 내놓았다. ‘이대근, 이댁은’은 얼핏보면 오해의 소지가 많은 영화다. 변강쇠 이미지가 여전히 강한 배우 이대근의 등장부터가 그렇다. 물론 그는 여기서 푸근한 할아버지로 변신했다. 두번째는 그가 스크린 속에서 같은 이름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가벼운 말장난 같은 제목은 호기심을 유발하고 시선을 끌기는 하나 한편으론 그렇고 그런 영화려니 치부하게 만든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 되새겨 코믹한 표정의 이대근과 주위를 둘러싼 등장인물들의 밝고 유쾌한 모습이 담겨 있는 포스터도 영화를 가벼이 여기게 만든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 영화는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만드는 꽤 무거운 주제의식을 내포하고 있었다. 솔직히 뒤통수를 맞은 심정이었다. 도장을 파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노인 이대근(이대근). 한때 악극단을 쫓아다니느라 가족들을 돌보지 않아 원망을 샀던 그는 아내와 사별한 뒤 자식들과 돈·종교 문제로 불화를 겪다 결국 홀로 남았다. 애지중지하던 막내 아들도 사업실패로 집안까지 말아먹고 종적을 감춘지 오래다. 외로이 살던 그의 소원은 집 나간 막내 아들까지 찾아 아내의 제삿날 온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흥신소 실장(박원상)을 고용한다. 단역배우를 하며 영업까지 뛰는 큰아들 내외(이두일·정경순)와 택시기사이자 목사인 사위와 딸(박철민·안선영)은 드디어 3년만에 아버지와 만나게 된다. 막내 아들은 끝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지만 전화를 걸어 아버지에게 용서를 구한다. 여기까지 보면 ‘이건, 뭐 TV에서 철마다 하는 명절 특집극 정도네.’하게 된다. ●연극 ‘행복한 가족´ 영화화 하지만 돈으로 엮인 이 가족의 정체가 드러나고 그 이후에 펼쳐지는 이야기를 보면 뜨끔해진다. 박원상이 직접 연출과 출연까지 했던 연극 ‘행복한 가족’을 스크린으로 옮겨온 이 영화의 메시지는 단단하다. 한부모 가정, 독거노인, 공동체 가족, 동성애 가정 등등 새로운 가족 형태가 출현하고 가족 내 불화가 빚은 참담한 사건들이 심심찮게 뉴스거리가 되는 요즘의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그만큼 생각할 거리가 많이 담겨 있다. 가족과 화해할 시간이 의외로 많지 않다는 점과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이 진짜 가족보다 나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노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키는 사람들을 보면서, 또 등장인물이 던지는 “과연 가족이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을 받고 나면 새삼 우리네 가정사를 한번 둘러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이런 미덕을 갖췄기에 영화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최대 단점은 흡입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좋은 구슬을 가지고도 제대로 된 목걸이를 만들지 못했다. 앞에서 왜 그렇게 질질 끌었을까? 그러다 보니 뒤에 나올 진짜 재미에 대한 기대마저 무너뜨리고, 반전을 위해 깔아놓은 장치들도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수준이 되지 못했다. 반쯤 포기한 상태일 때 뒤통수를 쳐야 제맛이라고 생각했을까? 5월1일 개봉, 전체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문화단신]

    ●서울시극단(단장 신일수)의 21회 정기공연 ‘여관집 여주인’이 새달 10일 대학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무대에 오른다.‘여관집 여주인’은 몰리에르와 더불어 근대 최고 희극작가로 꼽히는 이탈리아 극작가 카를로 골도니의 대표작.18세기 이탈리아의 어느 여관을 배경으로 미모와 재치를 겸비한 여관집 여주인과 그녀를 둘러싼 네 남자가 펼치는 사랑과 연애를 유쾌한 코미디로 풀어냈다.1993년 골도니 서거 200주년 기념으로 국립극단이 공연한 이래 14년 만에 국내 무대에 오른다. 이병훈이 연출을 맡아 즉흥성과 과장된 몸짓을 특징으로 하는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느낌을 강조하고, 막과 막 사이에 악사를 등장시켜 재미를 더한다. 서울시극단 강지은이 요염한 미모를 내세워 성격과 지위가 각기 다른 남자 네명을 마음대로 후리는 여관집 여주인 미란돌리나 역을 맡는다.10일 저녁 7시30분 개막공연은 전석 5000원.20일까지. 평일 8시, 토 4·7시, 일 3·6시.1만∼1만 5000원.(02)396-5005.●극단 예군은 연극 ‘성순표氏 일내겄네!’(김나영 작·남궁연 연출)를 내달 3일부터 대학로 아트홀스타씨티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배우가 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노총각 성순표를 통해 거대 권력화된 방송의 조작과 횡포를 고발하는 작품이다. 화려한 조명 뒤에 드리워진 그림자와 순수함의 가치에 대해 곱씹어 보게 한다.TV 드라마 ‘대조영’에서 감초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이달형이 주인공 성순표를 연기한다.7월1일까지. 평일 8시, 주말·공휴 4·7시.1만∼1만 5000원.(02)3676-3676.●탱고의 본고장 아르헨티나의 댄스팀 ‘탱고파이어’가 다음달 9∼13일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야니냐와 넬슨 커플 등 5쌍의 댄서와 보컬리스트 1명, 밴드 ‘콰르토탱고’로 구성됐다. 공연에서는 20여곡의 음악에 맞춰 화려하고 정열적인 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에 앞서 8일 오후 7시 서울 압구정동 와인바 비노펠리체에서 이 멤버들과 함께 하는 탱고파티도 열린다.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3·7시.3만 3000∼6만 6000원.(02)324-3814.
  • 뮤지컬 ‘달려라 하니’

    뮤지컬 ‘달려라 하니’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흥행 성공으로 (주인공처럼 광고를 찍는 등의) 물질적 축복은 못 받았지만, 연기자로 인정받았죠.” 개그 프로그램에서 ‘출산드라’ 역할로 유명해진 김현숙(29)이 뮤지컬 ‘달려라 하니’에서 고은애 역할을 맡았다. 만화가 원작인 이 뮤지컬에서 고은애는 주인공 하니의 육상선생님 홍두깨의 정혼녀. 홍두깨를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시골처녀로 뚱뚱하고 입술도 두껍지만 마음씨만은 비단결이다. 김현숙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데다 거창 국제연극제에 참여하는 등 학생 때부터 연극, 뮤지컬에 많이 출연해 왔다. 이번 고은애 역할도 유희성 서울시뮤지컬단 단장과의 개인적 인연으로 인해 맡게 됐단다. 학생 시절 뮤지컬 ‘넌센스’를 무대에 올리게 됐는데, 구하기 힘들어 애먹고 있던 반주음악 테이프를 유희성 단장이 빌려줬다는 것이다. 유 단장은 옛 비화를 굳이 꺼내 첫 드라마와 개그프로그램 출연으로 정신없는 김현숙의 출연을 성사시켰다. 김현숙은 “‘하니’의 출연 섭외전화를 받자마자 바로 ‘고은애죠?’라고 말했다.”며 고은애가 무척 귀여운 역할이라고 애착을 보였다. 고은애처럼 넉넉한 품성은 실제 김현숙에게서도 엿보였다.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서 선발된 하니 역할의 이찬미(24)를 여동생처럼 살뜰하게 대했다. 이찬미는 작은 체구에 커다란 눈망울이 만화책에서 쏙 뛰쳐나온 듯 하니를 닮았다. 전작인 창작뮤지컬 ‘천사의 발톱’에서 연기했던 당찬 소녀 희진 역할과 이번에 맡은 하니는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반항적인데다 자기세계에 갇힌 점을 든다. 하니는 육상선수 역할이라 항상 뛰어다녀서 힘들겠다고 했더니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 22m인데 느린 동작으로 뛰는 게 대부분이라 그게 더 힘들다.”고 말했다. 게다가 홍두깨 선생님의 출연 분량과 노래 장면이 많아 뮤지컬 ‘달려라 하니’는 특이하게도 사제지간이 남녀주인공이라며 김현숙, 이찬미 모두 웃는다. 홍두깨는 ‘맘마미아’에 출연했던 이정열과 박봉진이 더블로 연기한다. ‘막무가내 중창단’이란 개그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역할로 시민들을 놀래고 있는 김현숙은 “부의 양극화가 심각해서 그런지 거리에서 촬영하면 사람들의 반응이 살벌하거나 심각하다. 남자 분장을 하고 여성을 뒤에서 안았다가 그녀의 남자친구한테 맞을 뻔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가족뮤지컬 ‘달려라 하니’는 외롭고 모난 소녀가 홍두깨, 고은애 등 주변 어른과 친구의 도움으로 다시 달리기의 꿈에 도전한다는 따뜻한 이야기다. 김현숙이 거리에서 개그 프로그램을 찍으며 느꼈던 요즘 현대인들의 거친 성정을 부드럽게 다듬어줄 수 있는 뮤지컬인 셈이다.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를 작곡했던 차경찬씨가 만든 노래는 잘 다듬어진 가요풍이다. 만화로 하니를 보며 열광했던 20∼30대가 더 감동받을 수 있는 공연이다. 김현숙은 “어린이들이 보면 왜 이렇게 계속 슬프냐고 할 정도로 유치하지 않은 가족 공연”이라고 귀띔했다.28일∼5월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02)399-1111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3세대 서커스 트레이시스 내한

    3세대 서커스 트레이시스 내한

    두꺼운 화장의 광대가 나오는 서커스가 고루하게 느껴졌다면 3세대 뉴서커스 세븐핑거스를 만나보자. 현재 서울 잠실 천막극장에서 공연중인 태양의 서커스가 만든 ‘퀴담’을 통해 캐나다에서 시작된 새로운 서커스의 매력을 맛보았다면, 세븐핑거스가 아시아에서 처음 선보이는 ‘트레이시스’를 놓칠 수 없다. 서커스를 한편의 이야기가 있는 공연으로 재탄생시킨 태양의 서커스가 1세대 뉴서커스라고 하면, 극장식 무대에서 시적인 연극공연과 같은 서커스를 만든 것은 2세대 서크 엘루아즈였다. 태양의 서커스 출신 아티스트 7명이 2002년 만든 세븐핑거스는 3세대 서커스를 보여준다. 화려한 아크로바틱과 농구·스케이트보드와 같은 스포츠 및 춤을 라이브 음악, 비디오, 그래피티 등과 결합했다. 이들은 중국 난징곡예단에서 일했던 스승으로부터 8∼18살까지 엄격한 곡예과정을 훈련받았다. 널뛰기, 트램폴린(공중도약 묘기) 등 서구의 전통적 서커스 기술뿐 아니라 후프 다이빙, 막대 오르기 등 중국의 전통적 묘기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스케이트보드, 브레이크댄스, 그래피티, 클래식피아노 등이 특기다. 움직이기 편한 옷을 입은 미소년들이 보여주는 현대 무용인가 싶으면 ‘퀴담’에서처럼 거대한 바퀴가 무대를 구른다.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농구를 하다가 장대를 기어오르기도 하고 후프를 뛰어넘는다. 인간이 몸으로 할 수 있는 노래, 춤, 연기, 운동 등 모든 장기를 한 무대에서 쏟아내는 것이다. 여기에 도시적 감성의 비디오 프로젝트와 슬라이드쇼, 그래피티 등으로 주인공들의 심리를 표현한다. 공연 내내 흐르는 음악은 재즈, 팝, 힙합 등 감각적 선율로 채워졌다. 멀티미디어와 인간 육체의 미학이 결합된 3세대 서커스 ‘트레이시스’는 몸의 한계가 어디인지 되묻게 한다. 오는 5월25∼27일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 용.(02)1544-5955.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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