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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이 만난사람] 소리인생 75년…‘배뱅이굿’ 무형문화재 이은관 옹

    [김문이 만난사람] 소리인생 75년…‘배뱅이굿’ 무형문화재 이은관 옹

    거침이 없다. 결코 쉬는 일도 없다. 남성의 바리톤 같은 저음에서 여성의 소프라노 목소리까지 시공을 뛰어넘으며 우리 가락을 잘도 버무려 낸다. 때로는 웃음과 슬픔, 때로는 깊은 곳에 묻혀진 회한을 꺼내 달래고 어루만진다. 희로애락, 그 가슴을 후벼파고 쥐어짜기도 한다. 95살, 5년 후에는 100살이 된다. 서도소리 명인 이은관(중요무형문화재 29호) 선생은 우리나라에서 ‘배뱅이굿’을 가장 잘 부른다. 현재까지 ‘배뱅이굿’에 관한 한 그를 따를 자가 없는 명창이다. 그 나이에도 여전히 제자를 가르치고 매달 4~5회씩 공연을 하는 등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 주변에 위치한 ‘이은관 민요교실’을 찾았다. 이 선생은 제자 전옥희(배뱅이굿 이수자)씨와 함께 앉아 다음 공연에 대해 얘기하다가 “내가 다리가 조금 불편해서 일어서지 못해 미안하다.”며 앉은 채로 반긴다. 빨간 티셔츠에 짙은 회색 상의 차림이어서 그런지 한복을 입었을 때보다 훨씬 더 젊어 보였다. “오늘은 한복을 집에 두고 왔으니 뭐 어때. 이런 모습도 좋지 않아요?”라며 사진 촬영에 응했다. 대신 장구를 잡더니 공연 때 하는 것처럼 배뱅이굿 중 한토막을 즉석에서 흥겹게 읊어댄다. “옛날 서울 장안에 이 정승 김 정승 최 정승 삼 정승이 재산은 많으나 아들 딸이 없어서 명산 대찰에 불공을 드려서 아들 딸 좀 낳아 보겠다고 삼 부인 삼 정승이 명산 대찰을 찾아가는데 삼 부인이 그냥 매일같이 아들 딸 낳게 해 달라고 빌고 정성을 드렸더니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삼 부인이 아마 그달부터 뱃속에 뭐 하나씩 생겼던가 봐요. 하루는 말이요. 삼 부인이 한자리에 모여 앉아서 꿈 야기판이 벌어졌어요. 제일 먼저 이 정승 부인께서 한마디 해보이는데 아이고 난 저번에 꿈을 꾸었는데 그저 꿈에 하얀 백발 노인이 머리달비 한쌍을 주길래 그 달비 받아서 치마폭에다 배배 틀어연 꿈을 꾸었는데 어찌 그런지 요즘은 그저 머리가 자끈자끈 아픈게 그저 시큼털털한 개살구나 한 그릇 먹었으면 좋겠어~” 이 선생은 “이제 그만 됐습니다.”라고 할 때까지 한 호흡도 쉬지 않고 계속 이어나간다. 100살을 바라보는 나이에 도대체 그런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하여 건강에 대한 얘기부터 나왔다. 이 선생의 웃음은 여전히 어린아이의 웃음처럼 해맑고 환하다. 그 자체만 해도 건강 유지 방법 중 하나이다. “나 말이오? 건강하죠. 그러니까 이때까장 노래부르잖아요. 전화 목소리는 잘 안들리고 가끔 다리가 아파서 걷는 것을 조심하고 있어요.” 병원에 입원한 적은 한번도 없으며 다만 건강검진을 위해 3일 정도 입원한 적이 있다고 옆에 있던 제자가 거들었다. 그렇다면 75년의 소리인생을 살아오면서 지금도 무대를 휘어잡는 진짜 건강비결은 무엇일까. “나는 말이에요. 생활이 규칙적이죠. 식사를 하루에 다섯 번 해요. 먹고 싶을 때 조금씩 다섯 번을 먹는 습관이 있어요. 소식이지요. 하루 세 끼가 아니라 다섯 끼이기 때문에 혼자서 해먹지요. 기본 반찬은 며느리가 갖다 주는데 내가 먹고 싶은 것은 동네 슈퍼에 가서 미리 사놨다가 혼자 요리를 해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선생의 자택은 서울 황학동이다. 사업을 하는 아들 부부가 2층에서 살고 이 선생은 아래층에 혼자 산다. 주로 어떤 음식을 좋아할까. “원래 고기를 좋아해요. 소고기도 좋아하는데 돼지고기 사다가 김치에다 라면을 넣고 끓여 먹으면 아주 맛있어요. 그래저래 고기는 한 달에 20일 이상 먹는 편이지. 소식으로 여러 번 먹고, 또 고기를 자주 먹는 그런 습관이 30년이 넘었어요. 요즘에는 잠을 잘 자요. 낮이건 밤이건 자고 싶을 때 1시간이나 3시간씩 여러 번 잠을 자요. 밤에 자다가 일어나 출출하면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찌개도 해 먹고 다시 자고 아주 편해요. 잠이 안 오면 악보 그리고 작사하고, 심심할 시간이 전혀 없어요(웃음).” 그는 지금도 작사 작곡을 한다. 세상에 드러내놓지 않는 자작곡(신민요와 민속민요)만 100여편에 이른다. 또 색소폰, 전자오르간, 아코디언 등 서양악기는 물론이고 피리, 가야금 등 대부분의 국악기도 다룬다. 이 선생의 말대로 ‘심심할 틈’이 도저히 없다. 올해는 어떤 공연을 준비하고 있을까. 이 선생은 “나는 잘 몰라요. 우리 제자한테 물어보세요.”라고 대답한다. 옆에 있던 제자 전씨가 얼른 얘기한다. “10월 9일 소월아트홀(서울 행당동)에서 공연이 있어요. 제자들과 함께하는 무대이지요. 그리고 10월 16일 밀양에서 있고, 연말까지 10회 정도 공연을 할 예정입니다. 선생님(이은관)의 열정은 정말 대단해요. 지금도 한 달에 큰 행사만 2~3회 정도 합니다.” 화제를 옛날 얘기로 돌렸다. 어떻게 소리를 하게 됐는지 궁금했다. 이 선생은 어린 시절부터 신불출(만담가이자 연극인)의 ‘대머리 영감’이나 ‘엉터리’, ‘견우직녀’, ‘홍길동’ 같은 ‘유성기’를 동네 사랑방에서 어른들과 함께 들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농부였던 부친이 노래를 잘 불렀다고 회고한다. “아버님 따라 밭에도 가고 산에도 갔지요. 그때마다 아버님이 ‘나무하러 가세 나무하러 가세, 상상 마루에 올라가세’ 하는 산타령을 지게 작대기로 장단을 맞추면서 아주 잘 불렀어요. 내가 그걸 따라 부를 때마다 흥이 납디다. 아마 내 노래 소질은 아버님을 닮은 것 같아요.” 초등학교 시절 배운 ‘학도야 학도야 청년 학도야’라는 창가,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 등의 동요를 불러 학예회에서 우등상을 받기도 했다. 17살 때 강원도 철원극장에서 콩쿠르가 열렸다. 주위의 권유에 못이겨 출전해 ‘창부타령’과 ‘사설난봉가’를 불러 일등상을 받았다. “그때 상을 받는 바람에 얼씨구나 하고 좋아했지요. 이젠 노래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학교를 그만두고 서울로 갔어요. 왜냐하면 서울에는 방송국도 있고, 서울에 가면 출세하는 줄 알았지요. 결국 어떻게 해서 경성방송국에 출연했어요. 그게 소문이 나서 더욱 우쭐했지 뭡니까. 고향에 다시 갔더니 여기저기에서 노래를 불러 달라고 요청하더군요.” 하지만 그는 노래실력을 탐탁잖게 생각했다. 수소문 끝에 황해도 황주에 있는 이인수 명창에게 찾아가 배뱅이굿과 서도소리를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그는 “3개월 동안 스승님 집에서 먹고 자고 하며 노래를 배웠는데 아주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셨다.”면서 “재담이 아주 길고 다양하셨다.”고 술회한다. 이후 이 선생은 서울로 다시 와 조선가무단에서 유랑극단 생활을 했다. 이때 특유의 높고 고운 소리의 구성진 창법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1957년 양주남 감독의 영화 ‘배뱅이굿’에 출연해 배뱅이굿 1인자라는 얘기를 들었다. 원래 배뱅이굿은 굿이 아니라고 이 선생은 강조한다. 남도의 판소리처럼 소리꾼이 장구 반주에 맞춰 배뱅이 이야기를 서도소리로 풀어내는 1인 창극이라는 설명이다. 다시 말해 탁발 나온 상좌중과 사랑에 빠진 정승의 딸 배뱅이가 상사병을 앓다 죽자 부모가 딸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팔도에서 무당을 불러 굿을 하는데 건달 청년이 거짓 무당 행세로 횡재한다는 줄거리다. ‘배뱅이굿’은 경쾌하고 장조가 많은 특징이 있으며 이 선생이 이런 장단을 처음으로 정립했다.1984년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것도 이런 까닭이다. 그는 슬하에 6남매를 두었다. 16살 차이 나는 맏딸만 먼저 세상을 떠났다. 가족 얘기가 나오자 잠시 눈시울이 붉어진다. “소학교 시절이었지요. 하루는 부모님이 결혼하라고 해서 선을 보러 말타고 20리를 갔습니다. 얼굴도 제대로 못봤는데 방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신부 목소리가 아주 곱더군요. 아이 셋 낳고 먼저 갔습니다. 내가 자식들 공부를 제대로 못 시켰어요. 그게 한이 됐지요. 출세하려고 전국 곳곳을 돌아다녔고 나중에 돈이 생기니까 ‘공부값’으로 자식들한데 얼마씩 주었습니다.” 그는 가족들과 매년 초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만난다. 증손자까지 모두 20여명이라며 웃는다. 다복하지 않으냐는 표정이다. 인간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꿈이 있기 마련이다. “5년만 있으면 100살입니다. 남은 인생 잘 마무리해야지요. 뒤돌아보면 부모님 속을 많이 썩였고 먼저 세상을 떠난 처가 생각납니다. 내가 제자를 많이 받아들이는 것도 그런 한이 있어서 그래요. 정신이 또렷할 때까지 열심히 가르치고 나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제자를 키우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민속악도 그냥 소리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악보를 보고 쓸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터뷰를 마치며 일어섰더니 “추석 잘 보내시고 일어나지 못해 미안해요.”라며 파안대소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이은관 옹은 고교시절 마을 콩쿠르서 1등 후 소리공부…‘배뱅이굿’은 이인수 명창에게 배워 1917년 11월 27일 강원도 이천에서 8형제 중 맏아들로 태어났다. 보통학교를 나온 뒤 철원고등학교 시절 마을 콩쿠르대회에 나가 ‘창부타령’과 ‘사설난봉가’를 불러 1등을 차지했다. 학교를 그만두고 서울과 황해도를 오가며 본격적인 소리공부를 했다. 14살 때 4살 연상과 결혼했지만 떠돌이생활로 소리인생을 시작했다. ‘배뱅이굿’과 ‘서도명창’은 황해도 황주에서 스승 이인수 명창에게 배웠다. 1957년 양주남 감독의 영화 ‘배뱅이굿’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1984년 배뱅이굿으로 중요무형문화재 29호로 지정받았다. 2002년 제9회 방일영국악상, 1990년 보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지금도 한 달 평균 큰 행사만 2~3회를 치를 만큼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슬하에 6남매를 두었으며 서울 황학동에서 아들 며느리와 함께 살고 있다.
  • 박지원 “손숙, 영입설 듣고 ‘미쳤어’ 하더라”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 정부 시절 환경부 장관을 지낸 연극인 손숙씨를 새누리당이 영입하기로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 “제가 손 전 장관에게 전화했더니 ‘미쳤어’라고 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이 최근 손 전 장관뿐 아니라 김지하 시인과 유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재범 선수를 캠프에 영입하려다 당사자들의 반발로 영입이 취소되는 등 혼선을 빚은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원내부대표인 서영교 의원은 “박근혜 캠프가 보수적 색채가 혹시나 희석돼 좀 더 맑은 진보적 색채로 변할까하며 무차별 인재영입설을 언론에 흘리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박근혜 캠프의 거짓 인사영입이 빚어낸 촌극”이라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얼마 전 언론에 김지하 시인을 박근혜 후보캠프에서 영입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사실 깜짝 놀랐는데 김 시인이 그 얘기를 듣고 대노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런던올림픽의 유도 금메달리스트 김재범 선수는 ‘식사자리인줄 알고 갔다가 갑자기 선대위원장이 됐다. 따라서 저는 이를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고, 며칠 전에는 조국 교수 얘기도 나왔는데 조 교수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이순재-최불암-노주현, 박근혜 곁으로 가더니…

    이순재-최불암-노주현, 박근혜 곁으로 가더니…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위한 ‘단기 잠행’을 멈추고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찾는 등 다시 신발끈을 조여매는 모습이다. 박 후보는 28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국민의 삶을 챙기는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고 실천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정당은 새누리당뿐”이라면서 “네거티브와 흑색선전 잘하는 세력에 맞서 승리하는 길은 정책 선거를 펼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구 방문은 지난 8월 20일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처음으로, 추석 연휴를 앞두고 텃밭 민심을 추스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추석 연휴 첫날인 29일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서울 삼성동 자택에 머물며 정국 구상에 몰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 후보는 선대위에 외부 인사를 영입하기 위한 막바지 인선 작업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영입 대상자들을 직접 만나 ‘삼고초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예컨대 선대위원장으로 송호근 서울대 교수가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송 교수의 최종 결심이 서지 않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박 후보의 대선 공약을 집대성하게 될 국민행복추진위원회는 현장 전문가 중심으로 인선을 마무리했다. 위원회 산하 18개 추진단에는 현역 국회의원 60명 등 총 293명의 ‘매머드급’ 규모다. 이 중 김대중 정부 당시 환경부 장관을 지낸 연극배우 손숙씨와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순재·최불암씨, 탤런트 노주현씨도 ‘문화가 있는 삶 추진단’에 발탁됐다. ‘경제민주화 추진단’에는 재벌닷컴 정선섭 대표가, ‘일자리 추진단’에는 전국백수연대 주덕한 대표, ‘안전한 사회 추진단’에는 성폭력 관련 부모모임 회장 등이 각각 이름을 추가로 올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뮤지컬·연극 ‘추석세일’

    한가위 때 가족과 함께 떠나는 공연장 나들이는 어떨까. 명절마다 온 가족이 TV 프로그램 삼매경에 빠졌다면, 가족과의 공연장 방문은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짧은 연휴,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다양한 공연들을 소개한다. 지난 6월 막올린 뮤지컬 ‘시카고’(디큐브아트센터)는 다음 달 7일 4개월에 걸쳐 서울 공연을 마무리한다. 추석 연휴를 포함해 남은 서울 공연은 단 10여회. 세계 30여개국, 250여개 도시에서 공연된 스테디셀러답게 객석 점유율 83%를 기록 중이다. 인순이, 최정원, 남경주 등 중견배우들이 1920년대 격동기의 시카고를 배경으로 농염한 재즈선율과 관능적 유혹을 선보인다. 추석연휴 할인율은 20~30%선. 18세기 영국과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충무아트홀)는 오는 29일까지 최대 40%의 추석맞이 할인예매를 진행한다. 다음달 7일 막을 내리기 전 부담 없는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목숨 바친 한 남자의 숭고한 사랑이 류정한·윤형렬·카이 등의 연기를 통해 되살아난다. 주인공 돈키호테를 통해 꿈과 이상, 멈추지 않는 도전을 이야기한 뮤지컬 ‘맨오브라만차’(샤롯데시어터)도 연휴 공연에 30%의 할인율을 적용한다. 대극장 공연뿐 아니라 완성도 높은 드라마와 실력파 배우들로 무장한 중극장 뮤지컬 역시 큰 폭의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탄탄한 스토리와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는 30%선의 할인티켓을 마련했다. 새로운 각색으로 찾아온 창작 뮤지컬 ‘셜록홈즈’(두산아트센터 연강홀)와 ‘왕세자 실종사건’(아트원시어터 1관)도 추석 공연에 각각 30%, 50% 할인한다. 한가위와 닮은 넉넉하고 풍성한 연극도 널려있다. 신라시대 최고의 미인인 수로 부인 설화를 각색한 극립극단의 두 번째 삼국유사 프로젝트 ‘꽃이다’(백성희장민호극장)는 추석 당일(30일)을 제외하고 공연을 이어간다. 1만~3만원의 부담 없는 가격으로 대표 연극배우들이 펼치는 기발한 판타지를 맛볼 수 있다. 4050세대를 위한 가슴 따뜻한 연극도 있다. 2009년부터 4년째 객석을 눈물바다로 물들인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성균관대 새천년홀)은 29~30일 공연을 40% 할인한다. 탤런트 강부자가 암에 걸린 딸과 보내는 마지막 2박 3일을 연기한다. 친구의 장례식장을 찾은 50대 친구들이 지난날을 회상하는 ‘여행’(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은 아버지들이 가장 공감하며 눈물을 훔칠 연극이다. 고 윤영선 작가의 5주기를 맞아 2005년 초연 당시 출연했던 배우들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장의 사계절 축제인 ‘추석난장’은 무료 공연이다. 올해 13회를 맞아 한가위의 넉넉함과 흥겨움을 맛보도록 했다. 예술단 미르의 ‘난장 음악회’와 국립극장 3개 전속 단체의 연합공연 ‘전통 연희 한마당’, 국악 뮤지컬 ‘시집가는 날’ 등으로 구성됐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용산, 학교폭력 연극으로 풀다

    용산구가 연극 공연을 학교폭력 해결책으로 내놨다. 수없이 실시한 강의나 상담 같은 기존 예방책과 달리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해 학교폭력 문제를 바로 보도록 하고 이에 대한 공감을 끌어내겠다는 생각이다. 구는 지난 21일부터 후암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지역 내 초등학교를 순회하며 학교폭력 예방 연극 ‘솔·까’(솔직히 까놓고 말해서)를 공연하고 있다. 25일 보광초, 26일 삼광초를 거쳐 28일 오산중학교에서 마지막 공연을 펼친다. 교육연극 솔·까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민·관이 머리를 맞댄 결과물이다.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녹색소비자연대 건강한 학교 만들기 운동본부와 극단 산수유가 힘을 합쳤다. 솔·까는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가장 큰 고통 중 하나는 폭력을 방관하는 친구들의 시선이며 이 역시 폭력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기획됐다. 대본을 작성한 극단 산수유의 이주영 작가는 “예술 작품으로서가 아니라 심각한 현실을 표현하면서 교훈적 메시지를 제시해야 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우리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친구들을 이해하고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공연 관람은 학교별로 1개 학년 전체가 동시 관람하도록 했다. 동급생 모두가 같은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구는 시민단체, 극단 등과 협의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더욱 완성도 높은 공연을 준비해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성장현 구청장은 “작은 출발이지만 이 사업을 통해 학교가 건강한 배움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2012 장윤정 데뷔 10주년 콘서트 10월 6~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는 ‘트로트퀸’ 장윤정이 트로트계에서 국내 최초이자 최연소의 나이로 세종문화회관 무대에서 꾸미는 공연. 5만 5000~9만 9000원. (02)2233-8063. ●2012 송대관 vs 태진아 라이벌 콘서트-쏭의 전쟁 10월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가요계 최고의 라이벌인 송대관과 태진아가 펼치는 합동 공연으로 다양한 영상과 음악 다큐멘터리로 화려한 무대를 꾸민다. 7만~12만원. (02)556-5910. 연극·뮤지컬 ●뮤지컬 ‘청춘의 십자로’ 10월 13일까지 서울 통일로 문화역서울284. 우리 영화사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필름으로 기록된 안종화 감독의 동명 무성영화(1934년)를 악단과 변사, 뮤지컬이 어우러지는 쇼로 재탄생시켰다. 한국영상자료원이 영상을 복원하고 영화감독 김태용이 총연출했다. 배우 조희봉이 변사로 나선다. 2만 5000원. 070-8248-5371. ●마스크연극 ‘소라별 이야기’ 28~29일, 10월 1~20일. 서울 동숭동 중앙대 공연예술원 스튜디오 시어터. 늘상 몰려다니는 동네꼬마 사총사가 벌이는 우정과 질투, 화해를 평온한 동화처럼 그렸다. 창작집단 거기가면이 지난해 첫선을 보인 연극으로,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줄넘기, 고무줄놀이, 서리 등 추억의 놀이가 가득하다. 2만원. (02)3482-7734. 미술·전시 ●반달 ‘가비지 포텐셜’전 10월 5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방배동 갤러리토스트. 그래피티 아트 1세대격인 작가가 쓰레기들의 잠재력이라는 전시 제목에 걸맞게 권위를 갖춘 순수함으로서의 예술보다는 일탈과 배설로서의 예술에 접근한다. 스프레이로 드로잉한 작업들이 눈에 띈다. (02)532-6460. ●위영일 ‘기네스 욕망’전 10월 6일까지 서울 청담동 카이스갤러리. 배트맨, 헐크, 스파이더맨, 원더우먼의 장점을 다 합성하면 어떤 슈퍼 히어로가 탄생할까. 작가는 이 가상의 슈퍼히어로에게 ‘짬뽕맨’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뒤 가장 이상적인 것을 모아두면 결국 모든 것이 충돌해 무너지고 만다는 역설을 보여준다. (02)511-0668. 국악·클래식 ●전통놀이, 로봇기술을 만나다 ‘추석놀이 한마당’ 29일 오후 2시 국립과천과학관. 서울예대 산학협력단이 이동형 로봇으로 전통 무예의 하나인 격구와 길놀이를 선보인다. 권원태 명인의 줄타기, 서울예대 민속연구회의 봉산탈춤 등 공연도 벌인다. 공연 전후로 낮은줄타기, 탈 만들기 등 체험장도 마련한다. 무료. (02)580-3281. ●한가위, 풍요로운 우리 가락 29일 오후 4시 전북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오고무를 시작으로 김일구류 산조를 합주로 엮은 산조합주, 단막창극 ‘춘향가’ 중 사랑가 대목, 강강술래, 한일섭 선생이 작곡한 신민요 ‘메아리, 풍년가’, ‘판굿’ 등 우리 가락을 다양하게 풀어낸다. 무료. (063)620-2328.
  • 강소라 “씩씩한 내 목소리도 공주연기 됩니다”

    강소라 “씩씩한 내 목소리도 공주연기 됩니다”

    강소라(22)란 배우는 지난해 5월 성큼 다가왔다. 736만 관객을 동원한 대박 영화 ‘써니’를 통해서다. 진덕여고 7공주의 모임 써니의 리더 춘화 역할은 그를 위한 맞춤옷이었다. 이후 드라마 ‘드림하이2’,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3’에서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답지 않았다. 물론 강소라의 참모습을 알지 못하기에 ‘그답다’는 말은 적절치 않을 수도 있다. 어쩌면 춘화의 잔상이 드리운 탓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번엔 사람들이 ‘강소라답다’고 느낄 만한 역할로 돌아왔다. 디즈니 픽사의 새 애니메이션 ‘메리다와 마법의 숲’(27일 개봉)에서 스코틀랜드의 독립심 강한 공주 메리다의 목소리를 연기한 것. ‘메리다’는 디즈니 픽사에서 처음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이라 화제를 모았다. 북미에선 지난 6월에 개봉했다. 전 세계에서 4억 9985만 달러(약 5595억원)를 벌어들였다. 강소라의 첫 인상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스크린과 TV 속 모습이 예쁜 배우가 있는가 하면 실물이 나은 이들도 있다. 배우라면 전자가 더 좋겠지만 강소라는 후자에 속했다. “안 그래도 고민이 많아요. (같은 프레임에) 다른 연예인들과 함께 잡히면 펑퍼짐하게 나와서 스트레스도 엄청 받아요. 볼살 탓인데 빠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죠.” 더빙 제안을 받았을 때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냉큼 수락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해서 어릴 때부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케이블도 없던 때라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자주 봤고 열혈 팬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부터 더빙을 해보고 싶었다. 애니메이션의 여자 캐릭터 대부분은 소프라노 톤이어서 (조금 허스키하고 낮은 톤의) 내 목소리로는 악역이나 엄마 역할만 할 수 있는데 메리다는 가능했다. 지금 아니면 언제 또 해보겠나 싶더라.”며 깔깔깔 웃었다. 실제 성격이 궁금했다. 어린 시절 ‘써니’의 춘화처럼 외향적인 리더는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보통 외동딸이면 의존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편견이다. 언제 혼자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남에게 의지하기 싫어하고 책임감도 강하다. 실제 성격은 내성적인데 남과 있을 때는 지루하지 않도록 웃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도 카메라만 돌아가면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나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배우를 꿈꾸지는 않았다. 중3 때 우연히 ‘오페라의 유령’을 본 뒤로 공연 연출의 매력에 푹 빠졌다. 고교 연극반에서도 희곡이나 연출에 끌렸다. 연기는 배우가 모자랄 때만 했다. 동국대 영화학과가 아닌 연극학과에 입학한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경험을 쌓고자 참여했던 영화 ‘4교시 추리영역’의 오디션장에서 유승호의 상대역에 덜컥 캐스팅되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이후 ‘써니’ ‘드림하이2’까지 그는 늘 여고생 역을 맡았다. 성인 캐릭터로 연착륙하고 싶은 욕망이 있을 법했다. “이제 교복은 너무 작아요. 맞지도 않아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성인 역할을 맡고 싶지만 배우는 기다리는 직업이다. 볼살 때문에 어려 보여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 같다. 키는 168㎝로 배우치고는 보통이지만 골격이 큰 편이라 아담하고 지켜주고 싶은 역할을 맡기가 쉽지 않다.”고도 말했다. 게다가 20대 초반의 여배우가 맡을 만한 배역이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영화든 드라마든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역할은 대부분 걸그룹 출신 ‘연기돌’들의 몫이다. 하지만 강소라는 초조하지 않다고 했다. “시나리오가 쏟아지길 바라지는 않아요. 다만 ‘써니’처럼 나 아닌 다른 배우가 하면 어색할 것 같은, 딱 나만 생각나는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너무 건방진 걸까요. 하하하.”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송파구의 ‘슈퍼스타 K’

    송파구의 ‘슈퍼스타 K’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기존 행정 서비스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구청이 이번에는 연예기획사로 변신(?)했다. 연기자가 되고 싶은 주민들을 위해 공간을 마련하고 전문 교육까지 시켜 꿈을 이뤄 주고 더불어 일자리 창출까지 한다는 취지다. 송파구는 지난 25일 구청 대강당에서 ‘연극·뮤지컬 연기자 양성과정’ 교육생 선발을 위한 ‘오디션 S(송파)’를 개최했다. 여기에는 서류 전형을 거친 배우 지망생 70여명이 참가해 열띤 분위기 속에서 각자 그동안 갈고닦은 연기, 노래, 춤 실력을 뽐냈다. 참가자들의 기량은 다들 수준급이었지만 오디션을 통해 합격의 기쁨을 누린 건 단 25명뿐이었다. 특히 송파구는 이번 오디션의 응시 자격을 만 18세 이상 미취업자 중 대안학교나 실업계 고등학교 재학생·졸업생으로 제한했다. 오디션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전문교육을 충실히 이수하도록 해 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다. 배우의 꿈을 위해 구청 문을 두드린 한 참가자는 “많이 떨렸지만 연습한 대로 해서 스스로가 자랑스럽고 뿌듯하다.”며 “기회가 된다면 여기서 연기자의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수강생들은 새달부터 내년 2월까지 무료로 전문 연기 교육을 받게 된다. 영화감독 정흠문, 배우 김흥수· 신성록 등이 재능 기부 형태로 강의를 맡았다. 수업은 연기·발성 실습, 연출 및 관련 이론, 감독 특강, 졸업 공연 등으로 구성된다. 강의를 위해 송파구는 잠실3사거리 신천지하보도 내에 212㎡ 규모의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 구는 양성 교육이 끝나면 수료생들을 모아 극단을 창단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수료생들이 배우로서 차근차근 이력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복안이다. 또 내년 연말쯤에는 극단을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해 가난한 예술가들의 생계를 뒷받침하는 역할까지 하도록 할 계획이다. 유용기 일자리지원담당관은 “문화, 예술은 이제 국가와 지역의 미래를 좌우하는 콘텐츠”라며 “재능 있는 젊은이들이 생계 걱정 없이 문화, 예술 분야에 종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中 미인대회서 ‘비키니 차림 경극’ 선보여 논란

    중국의 한 미인대회 참가자들이 비키니를 입고 선보인 경극 퍼포먼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런민망 등 현지 언론의 24일자 보도에 따르면, 24일 열린 제37회 미스월드비키니선발대회 중국결선을 알리는 언론발표회장에서 비키니를 입은 참가자들은 중국 전통극인 경극의 음악에 맞춰 춤을 선보였다. 비키니차림에 높은 하이힐을 신고 무대에 등장한 참가자들은 머리에 경극에 주로 등장하는 장식과 긴 머리카락의 가발을 썼으며, 일부 참가자는 중국 전통의상인 치파오를 개조한 수영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경극 음악이 흘러나오자 일부 참가자는 비키니 차림에도 불구하고 다리를 높게 들어 올리는 등 고난이도의 춤을 췄고 참가자 여럿이 나란히 서서 몸을 천천히 움직이는 안무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행사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자 네티즌과 전문가들은 전통문화의 모욕이라며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베이징의 경극, 쑤저우 지역의 곤극과 함께 중국 3대 전통연희로 꼽히는 쓰촨성 천극 연기자인 천차오루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중국의 전통 예술에 개혁과 혁신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런(비키니 차림의 경극 공연) 방식은 과했다. 저속한 공연일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경극은 중의(中醫), 중국화(中國畵)와 함께 중국의 3대 국수(國粹·한 나라나 민족이 지닌 고유한 문화)로 꼽히는 연극이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연극·뮤지컬

    ●연극 ‘상象놈’ 27일~10월 10일 서울 동숭동 우석레퍼토리 극장. 창작집단 멜팅팟이 소설 ‘엘리펀트맨’을 한국사적으로 각색해 연출한 작품. 일제강점기에 희귀병을 앓는 덕철과 그 병을 고치려는 의사 등을 내세워 인간의 본질과 욕망을 이야기한다. 2만~3만원. 010-2044-3892. ●뮤지컬 ‘천상시계’ 10월 1일까지 서울 경희궁 숭정전. 천민 출신으로 종3품 벼슬까지 오른 15세기 과학자 장영실의 삶을 풀어놓았다. 자주국가 건설을 꿈꾼 성군 세종, 풍류를 아는 음악가 박연 등 조선 초기 영웅들의 대서사시. 전통연희, 대합창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4만 4000~5만 5000원. (02)741-3582.
  • 이희준 “‘넝굴당’ 네번 거절…롤모델은 손현주”

    이희준 “‘넝굴당’ 네번 거절…롤모델은 손현주”

    출연한 드라마 제목처럼 요즘 ‘넝쿨째 굴러온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이희준(33). 그는 최근 종영한 KBS-TV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굴당’)에서 투박하지만 순수한 사랑을 보여 준 천재용 역으로 여심을 흔들었다. 13년 무명 생활 끝에 갑자기 쏟아진 관심이 얼떨떨하지만 차분하게 이 시기를 겪고 싶다는 그를 20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요즘 ‘대세남’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데 실감하나. -식당에서 서비스로 계란찜이 나올때 인기를 실감한다(웃음). 자취 생활 12년째인데 계란찜은 자취생들에게 보약과도 같지 않나. 요즘 부쩍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사인을 많이 부탁하신다. 주변 어머니들이 부탁하시는 것 같다. →1999년에 연극 배우로 데뷔해 무명 생활이 길었는데 갑자기 쏟아진 스포트라이트가 어색하지 않나. -얼떨떨하기도 하고 쑥스럽다. 이런 상황이 부담되고 많이 낯설다. 사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편이라 길거리에서 팬들이 ‘천재용이다!’라면서 알아보면 나도 모르게 피하게 되더라. 물론 인기가 있는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들뜨거나 집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드라마속에 자신만만한 천재용과 실제 모습은 차이가 있나 보다. -실제 성격은 답답할 정도로 진지한 편이다. 혼자 걷는 것도 좋아하고 연기를 위해서 늘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요즘은 사람들이 나를 관찰해서 조금 난감하기도 하다. →그래도 나이 서른 셋에 배우로서 다시 못올 좋은 기회를 잡은 것 같다. -이런 결과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냥 내가 더 빨리 알려지면 대본이 더 많이 들어오는 상상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 갑자기 유명세를 탄 이후로 검색어에 내 이름이 오르내리고 사생활이 가십 대상이 되는 것 같아 민망했다. 그래서 드라마를 하면서 친해진 (유)준상이 형과 (김)남주 누나에게 “작품으로만 소통하는 배우가 되고 싶은데, 사생활이 공개돼 부담스럽다”는 고민을 털어놓은 적도 있다. 그랬더니 그것도 배우로서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고 하더라. 이 시기를 차분하게 잘 겪어내고 싶다. →재벌 2세인 천재용의 캐릭터는 이전에 맡았던 역할들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데. -영화에서 주로 깡패나 형사, 찌질한 역할만 맡다가 이런 부잣집 아들 역할은 처음이다. 지금은 이사를 했지만 반지하에 살고 돈도 없었는데 재벌 2세 역할을 제의받고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주변에 연극하는 친구 중에 100억원대 부자 아들이 있었는데 그 친구를 관찰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 →투박하지만 정감있는 천재용의 캐릭터는 어떻게 만들었나. -작가님께 사투리를 조금 더 노골적으로 써보자고 제안했다. 더 순수하고 소박한 느낌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실제로 보수적인 집안에서 누나들만 셋인 천재용은 철이 안들고 유아적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 부분을 강조했다. →천재용과 방일숙의 러브스토리에 가슴이 설랬다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실제 연인(연극배우 노수산나)과의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 -실제처럼 느껴졌다면 신나는 일이다. 상대 배우 조윤희가 편했고 친해지면서 나중에 즉흥적으로 애드리브를 쳐도 알아서 잘 받아줄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다. 실제 연애 스타일은 보수적이고 천재용보다 무뚝뚝하다. 같은 극단 소속으로 연기를 잘하는 친구다. 연애한지 1년 반 정도 됐는데 배우라 내 입장을 잘 이해해준다. →대학 1학년대 스무명과 연애를 할 정도로 고향인 대구에서 소문난 킹카였다던데. 연극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내 입장에서 만났다고 생각한 사람이 그쯤 된다는 얘기였다. 집안이 엄하고 보수적인데다 고등학교때까지 반장을 하고 리더십이 있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대학가자마자 연애를 많이 해보려고 했던 것 같다. 다 철없고 어리석을 때의 이야기다. 1학년 겨울에 대구에서 술을 마시고 우연히 벽보에 붙은 극단 광고를 보고 호기심에 충동적으로 찾아갔다. 그날부터 청소를 시작했고 한두달 뒤에 아동극을 했는데 무대에 서는 것이 너무 재밌었다. 원래 공대에 다녔는데 연기를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스물 다섯살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다. 물론 부모님의 반대도 심했었다. →연극 배우 생활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웠을 텐데. -늘 밥먹는게 쉽지는 않았다. 선배들과 술자리에 가면 안주로 배를 채우는 것이 습관이 됐다. 가난할 때가 많았지만 연기하는 순간들은 너무 행복했다. 지금도 그런 행복감을 잊거나 놓지 않으려고 한다. 연극을 하면서 연기에 대한 소중함이나 상대 배우에 대한 배려 등 연기에 임하는 자세를 많이 배웠다. →이후 영화 ‘퀵’, ‘화차’, ‘특수본’ 등에 단역이나 조연으로 많이 출연했다. 영화나 드라마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역할은 작았지만 늘 진심을 다해 연기했고 맡은 역할을 다 사랑한다. 영화에 출연하기로 계약을 한 뒤에 예고 없이 다른 배우로 교체되거나 편집되어 한 컷도 나오지 않은 적도 있었다. 속상하기는 했지만, 다른 배우들도 누구나 겪는 일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할때 연극적인 스타일을 고집하고 싶지는 않다. 유연성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만일 ‘넝굴당’에 출연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원래 영화에 출연하기도 되어 있었기 때문에 민폐를 끼치게 될까봐 ‘넝굴당’을 네번이나 거절했다. 그런데 이전 드라마를 함께 했던 감독님이 계속 설득해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원래 하기로 했던 영화는 다른 배우로 교체됐다. 운이 좋았다. 만일 드라마를 거절했다면 다른 운이 있지 않았을까. 사람마다 꽃피는 시기도 다르고 진실하게 열심히 하면 기회가 온다고 믿는다. →롤모델로 삼는 배우가 있다면.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손현주 선배가 롤모델이다. 남 몰래 좋은 일도 많이 하시고 정말 진실하고 따뜻한 분이다. 앞으로도 배려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려고 한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배우 손숙, 1350만원 기부

    배우 손숙, 1350만원 기부

    연극인 손숙(68)씨가 교통사고 유자녀 지원에 써 달라며 1350만원을 아름다운가게에 기탁했다. 아름다운가게는 이사직을 맡고 있는 손씨가 출연 중인 모노드라마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의 한 회분 판매 수익금을 전액 재단에 기부했다고 23일 밝혔다. 교통사고 유자녀를 도우려는 손씨의 뜻에 홍국생명과 홍국화재는 연극표를 단체 구매하는 방식으로 동참했다. 아름다운가게는 기부금을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에 전달해 교통사고로 부모나 가족을 잃은 어린이를 도울 계획이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지금&여기] 양공주가 뭐예요?/최여경 문화부 기자

    [지금&여기] 양공주가 뭐예요?/최여경 문화부 기자

    “양공주가 뭔가요?” 경기 평택시 안정리에 사는 기지촌 여성에 관한 연극 ‘일곱집매’ 공연장에서 맞닥뜨린 질문이다. 공연 후 오랫동안 기지촌 여성의 삶을 연구해온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가 무대에 올라 기지촌 여성의 삶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여성이 이렇게 물었다. 어쩌면 별것 아닌 이 질문에 객석은 상당히 술렁였다. ‘양공주’는 1950~1970년대 미군기지 근처, 기지촌에서 생활하던 여성들을 말한다. 이 여성들은 미군을 ‘상대’했다. 많은 사람들이 기지촌이나 ‘양공주’ 혹은 ‘양색시’라는 말을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기에, 질문은 적잖이 당혹스러웠다. 진짜 모르느냐는 의문이었다. 기지촌 여성들의 인권운동을 하는 이들에게는 숙제를 안기는 말이기도 했다. 이제 곧 이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고 진실을 알릴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의미다. 연극은, 그동안 당신이 알고 있던 ‘사실’은 진실이 아니었다고, ‘미군에게 몸을 판’ 여성이 아니라 ‘국가에 이용당한’ 사람이었다는 진실을 조용히 역설했다. 실제로 박정희 정권은 1961년 ‘관광사업진흥법’을 제정해 서울 이태원과 경기 동두천 등 전국 104곳에 특정 윤락지역을 설치했다. “많은 외국인 내한에 대비”한다는 명목이었다. 그리고 이들을 무시무시하게도 ‘위안부’라 불렀다. 1962년부터는 미군의 요구에 맞춰 기지촌 여성의 성병까지 관리했다. 검진증을 늘 가지고 다니면서 자신이 ‘깨끗한 몸’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그러나 국가의 감시 아래 그들이 얼마나 인권을 유린당했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지난 8월 기지촌 여성 보호 단체들이 기지촌여성인권연대를 발족해 이들의 희생과 피해를 알리고 있지만 관심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기자 또래까지는 ‘자발적으로 몸을 판 여성에게 왜?’라는 의문을 던지고, 더 어린 세대에게는 아예 ‘없는 존재’가 된 탓이다. 우리가 아는 역사가 모두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권력은 역사를 왜곡하고 포장하기도 한다. 그렇게 역사가 덧씌운 상처를 걷어내는 건 우리의 몫이다. 거창한 행동이 아니라 끊임없는 관심으로도 충분하다. kid@seoul.co.kr
  • [연극리뷰] ‘난 집에 있었지’

    “난 집에 있었지 그리고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 늘 그렇듯이, 늘 그래 왔듯이, 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지.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어. 그리고 서서히 내려가면서 우리 집에서 멀어져 가는 전원 풍경을, 숲을 돌아 사라지는 길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지, 저기.” 여자의 독백은 시적이고 서정적이다. 그리고 길다. 듣고 있으면 가닥을 잡게끔 하는 암시가 놓여 있다. ‘아버지에게 쫓겨’난 ‘그 애’를 오랫동안 ‘당신들과 나, 우리 다섯’이 기다려 왔다. 여성이 늘 그랬듯이 ‘저녁마다, 문턱에서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어느 날, ‘그 애’는 돌아왔다. 그런데 명확하게 콕 찍지는 않는다. ‘그 애’가 남동생인 것은 확실한데, 독백하는 여자가 첫째인지 둘째인지, ‘당신들’이 누구이고, ‘그 애’는 왜 쫓겨났는지 알 수 없다. 그 의문은 가장 나이 많은 여자부터 가장 나이 어린 여자까지, 다섯 여자가 쏟아내는 대사를 단서로 관객이 채워 넣어야 한다. 프랑스 작가이자 연출가인 장뤼크 라갸르스 원작의 연극 ‘난 집에 있었지 그리고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는 시종 모호하다. 끊임없이 시적이고 추상적인 어휘를 반복하면서 생각을 유도한다. 라갸르스는 프랑스 창작극의 산실인 ‘열린극장’에서 한 달 동안 배우들을 보면서 작품을 썼고, 1994년에 낭독공연을 올렸다. 라갸르스가 에이즈로 사망한 2년 뒤인 1997년 스위스와 프랑스에서 공연하면서 그해 프랑스비평가협회가 선정한 불어창작극 중 최고작으로 뽑혔다. 극단 프랑코포니는 지난 3월, 카티 라팽(한국외국어대 교수) 연출로 이를 무대에 올렸다. 국립극장의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에 초청되면서 지난 18일부터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앙코르 공연을 시작했다. 2시간에 가까운 공연에서 다섯 여자는 끊임없이 말을 뱉는다. ‘그 애’의 귀환이 다섯 여자의 오랜 침묵을 깨뜨리고, 여자들이 품었던 꿈과 욕망을 폭발시켰다. 아버지가 그를 내쫓은 일과 각자가 기억하는 그때의 상황, 그를 기다리면서 가진 희망과 자신의 삶을 되찾고 싶던 바람을 꺼내 보인다. 긴 독백과 짧은 대화를 퍼즐처럼 꿰어 맞춘 뒤에야 비로소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 애’가 왜 집에서 쫓겨나야 했는지 끝까지 말해 주지 않지만, 라갸르스가 성소수자였던 것에 덧대 보면 가족들이 그렇게 기다려 주길 바랐던 자신의 소망을 녹여 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작품에서 복잡한 것은 배우들의 대사뿐이다. 원형으로 세워 놓은 12개의 비닐 기둥, 그 외곽을 둘러 마치 빗물이 떨어진 듯 늘어 놓은 수백 개의 플라스틱 컵, 목마와 오르골, 의자 다섯 개로 2시간을 버틴다. 어쩌면 그래서 정적, 평온, 슬픔, 분노, 절망 등이 제대로 전달된다. 모호한 대사가 계속 반복된다는 점이 다소 지루할지도 모른다. 여배우 다섯 명이 더하거나 빠지지 않고, 긴 독백과 내면 연기를 소화하는 것이 버틸 만한 힘을 준다. 10월 7일까지. 3만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유해진, 유쾌했던 이 남자 ‘살벌하게’ 변했다

    유해진, 유쾌했던 이 남자 ‘살벌하게’ 변했다

    20일 개봉한 영화 ‘간첩’에서는 배우 유해진(42)의 색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그는 북에서 남파된 생활형 간첩들의 이야기를 코미디와 액션 첩보물로 버무린 이 영화에서 북한 첩보조직 간부인 최 부장 역을 맡아 웃음기를 쫙 뺀 카리스마 넘치는 간첩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 1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유해진을 만나 영화 얘기를 나눠 봤다. →전작 ‘미쓰고’에 이어 웃음기가 사라진 진지한 역할인데, 이미지 변신이 필요했나. -어떤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내가 이미지 변신을 해 봤자 얼마나 되겠나(웃음). 그냥 좋은 작품을 선택한 것뿐이다. 이미지 변신을 한다고 하더라도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작품의 어떤 면이 특히 마음에 들었나. -작품에 등장하는 네 명의 간첩들이 기존에 생각하는 간첩 이미지와 상당히 달랐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소시민이 된 그들에게 우리의 모습이 녹아 있었고, 우리와 비슷한 삶을 사는 그들의 ‘정겨운’ 모습을 통해서 서민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무겁지 않게 그린 것이 좋았다. →이번에 맡은 최 부장은 먹고살기 바쁜 남파 간첩들에게 지령을 전달하러 내려온 북한 최고의 암살자로 다른 캐릭터와는 구분되는데. -최 부장의 목적은 다른 간첩들과 함께 북에서 남으로 귀순한 고위 간부를 암살하려는 것이다. 곁가지가 없고 라인이 분명해서 오히려 밀고 나가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김 과장(김명민), 강 대리(염정아) 등 다른 간첩 네 명은 굉장히 말랑말랑한 간첩들이다. 저마저 말랑하면 안 될 것 같아 기둥을 든든하게 박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극의 조합이 맞을 것 같았다. →유해진에게 재밌고 유쾌한 이미지를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다소 배신감이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재밌는 역할을 할 때는 그렇고, 이런 역할을 할 때는 또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연기 변신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지만, 나이가 들면서 굳어져 가는 틀을 깨려고 노력한다. 연기 경력이 쌓이면서 나도 모르게 형식화되고 정형화되는 것을 깨려고 하는 편이다. →북한 사투리가 실감났는데, 이번 연기의 포인트는. -북한 사투리를 지도해 준 선생님이 따로 있었고, 다큐 영화 ‘굿바이 평양’을 보면서 북한 사람들의 생활과 말투를 참고했다. 최 부장이 북한에서 갓 넘어온 사람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무겁게 가고 싶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세 보이는 것이 아니라 농담을 하다가도 결정적인 부분에서 강한 모습이 슬쩍 스며드는 식으로 연기했다. 부드러운데도 날이 서 있는 연기를 어떻게 보여 줄 것인가가 관건이었다. →세련된 정장을 입고 매서운 눈빛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총격전을 벌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빈틈 없고 멋있는 역할만 맡기로 작정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내가 멋있어 봤자 얼마나 멋있겠나. 그런 척하면서 연기를 한 것이다. 처음에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을 때 의외였다. 그런데 우민호 감독이 같이 해 보고 싶었다고 하더라. 아마도 영화 ‘부당거래’가 시발점이 된 것 같다. 그 작품에서 류승완 감독이 약간 나쁜 놈이긴 하지만 카리스마도 있고 예쁜 옷도 입혔는데 그런 모습이 우 감독의 눈에 들지 않았나 싶다. 한동안 웃음을 유발하는 역할이 많이 들어왔었는데, ‘부당거래’ 이후 빈틈 없는 역할이 많이 들어온다. 연극할 때 진지한 정극에서 다양한 연기에 도전해 본 경험이 있다. →연극배우 출신 배우들이 생명력이 길고 오래가는 것 같다. 본인의 경우는 어떤가. -1987년 연극배우로 데뷔했고, 연극이 내 연기의 뿌리가 된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뿌리가 얕은 것이 아니라 바람에 흔들려도 견딜 수 있도록 뿌리가 깊게 있기 때문에 튼튼하다. 연극을 하고는 싶은데 무대에 다시 서는 것이 두렵고 겁이 난다. 가끔 연극을 보러 가는데 어느 세기로 대사를 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무대 위의 배우들을 보면 내가 그만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연극과 너무 떨어져 나와 있는 것 같다. →연기파 배우 김명민과의 호흡은 어땠나. -(김명민이) 서울예대 선배지만 한 번도 같이 작품을 한 적이 없었다. 예전에 서로 다른 작품을 준비하기 위해 액션 스쿨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상당히 욕심 있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기싸움 같은 것은 없었다. 위험한 액션장면이 많았는데 날씨나 스태프들이 잘 도와 줘서 큰 사고 없이 무사히 끝났다. →영화계에서 10년 넘게 롱런하고 있는데, 원톱 주연의 욕심은 없나. -그런 것은 없다. 2007년 ‘트럭’의 주연을 해 본 적이 있는데 혼자 짊어져야 할 책임이 무겁더라. 원톱 주연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투톱이 의지도 되고 좋은 것 같다. 좋아하는 이 일을 꾸준히 계속 하는 것이 가장 큰 욕심이다. →배우로서 콤플렉스는 없나. 앞으로의 목표는 -사춘기 때는 내 얼굴을 대단히 싫어했는데, 지금은 외모에 불만은 없다. 이제 불만이 있더라도 보듬으면서 살아야 할 나이 아닌가. 특별한 목표는 없고 나중에 ‘걔가 배우야?’ 이런 말만 안 들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재미를 주는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 재미는 감동이든 웃음이든 광범위하고 진실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배우로서도 마찬가지다. →마흔이 넘었는데 결혼 계획은 없나. 최근 여배우와의 열애 소문도 간간이 들리던데. -소문은 소문일 뿐이다. 현재 결혼 계획은 없다. →최근 출연작의 흥행 성적이 다소 좋지 않았는데 이번 작품에 거는 기대가 클 것 같다. -대중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고, 많은 분들이 봐 주시는 작품이 생겼으면 좋겠다. 이번 작품은 생활형 간첩들의 에피소드로 웃음 코드도 있고 액션도 있어서 추석 명절과 잘 어울릴 것 같다. 흥행은 관객의 몫이겠지만 스스로 이번 작품에 만족하고 있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대선 D-90… 선관위 비상근무 시동

    대선 D-90… 선관위 비상근무 시동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8대 대통령 선거를 90일 앞둔 20일 선거종합상황실을 설치해 선거 관리와 불법행위 예방, 단속활동 강화를 위한 주야간 비상 근무 체제에 들어간다. 선관위는 19일 종합상황실을 통해 전국 선거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선거법 위반 행위 등 긴급 현안에 신속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선거에서의 비방·흑색선전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힘을 쏟는 한편, 전국적으로 500여명의 ‘사이버 선거부정 감시단’을 가동해 사이버 공간의 위법한 내용을 삭제키로 했다. 선거 90일 전부터는 공직 선거법에 따라 대선 입후보 예정자들에 대한 제약이 따른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20일부터 선거일까지 정당·입후보 예정자·후보자 명의를 나타내는 저술, 연예, 연극, 영화, 사진, 그 밖의 물품을 공직선거법에 규정되지 않은 방법으로 광고할 수 없다. 입후보 예정자·후보자는 방송과 신문, 잡지, 광고에 출연할 수 없으며, 입후보 예정자·후보자와 관련 있는 저서의 출판기념회도 열 수 없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영화 팬은 왜, 이 액션배우에 열광하는가

    영화 팬은 왜, 이 액션배우에 열광하는가

    오랫동안 그는 불운의 대명사였다. 빼어난 연기력에도 번듯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받은 것은 1996년 베니스영화제(‘마이클 콜린스’)뿐이다. 골든글로브상 후보로 3차례나 지명됐지만 번번이 헛물을 켰다. 같은 아일랜드계인 대니얼 데이루이스(55)가 두 번의 오스카상를 비롯해 수많은 트로피를 휩쓴 것을 떠올리면 속이 쓰릴 법도 하다. 하지만 최근 그를 지켜보는 동년배들은 배가 아플지도 모른다. 올해에만 ‘다크나이트 라이즈’ ‘배틀쉽’ ‘타이탄의 분노’ ‘더 그레이’ ‘테이큰 2’ 등 5편을 개봉시키면서 뒤늦게 전성기를 맞은 리엄 니슨(60)의 얘기다. 북미(10월 5일 개봉)보다 1주일 앞선 27일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뚜껑을 여는 ‘테이큰 2’의 홍보를 위해 니슨이 한국을 찾았다. 태풍 산바와 함께 나타난 니슨은 “안녕하세요.”란 인사말로 입을 떼더니 “끔찍한 날씨에도 이렇게 많은 분이 반겨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테이큰’의 성공은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할리우드에서 나를 액션 배우로 새롭게 정의했고 이후 액션물 대본이 쏟아졌다. (60살이 넘었지만) 건강 관리를 잘한 편이어서 몸이 허락할 때까지 액션 장르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니세프 홍보대사로 오랫동안 활동해 온 니슨은 “한국에서도 어린 소녀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동유럽에서는 인신매매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노력하고 있지만 이런 흉악 범죄가 만연한 게 현실이라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외동딸을 납치당한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브라이언 밀스(니슨)가 공권력에 의지하지 않고 알바니아 인신매매 조직을 직접 쓸어버린다는 줄거리로 대박을 터뜨렸던 ‘테이큰’의 제작·출연진이 4년 만에 다시 뭉쳤다. 1편에서 몰살당한 인신매매 조직의 가족, 친구들이 2편에서 복수를 꾀한다. 터키 이스탄불로 여행을 온 밀스의 전처와 딸, 밀스까지 납치한 것이다. ‘복수의 상대를 잘못 골랐다’는 영화 카피에서 내용을 짐작할 만하다. ‘본 시리즈’와 더불어 액션영화에서 근접 격투 유행을 불러온 니슨의 맨몸 액션은 여전하다. 다만 나이 탓인지 영화 내내 한 번도 뛰지 않는 점은 좀 서글프다. ●193㎝의 큰 키 덕에 극단 입단·영화 캐스팅도 북아일랜드 북동부 밸리미나의 가난한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났다. 소년에겐 두 가지 재능이 있었다. 9살부터 17살까지 복싱을 배웠다. 얼스터(영국인은 북아일랜드를 옛 아일랜드 행정구역인 얼스터로 부른다) 헤비급 청소년 챔피언이 됐고 올림픽 출전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 후 몇 분 동안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상태를 경험한 후 그만뒀다고 한다. 축구에도 소질이 있었다. 벨파스트의 퀸스대학 시절 보헤미안FC란 클럽의 지명을 받아 명문 클럽 샴록 로버스와의 경기에 교체 선수로 출전했다. 물론 더 큰 재능은 따로 있었다. 11살 때 처음 영어 교사의 권유로 무대에 선 후 연극반 활동을 했다. 퀸스대에선 물리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그만두고 맥주회사 기네스에서 지게차 기사로 일하기도 했다. 1976년 벨파스트의 리릭시어터에서 본격적인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극단에서 키 큰 배우를 찾던 상황이라 운이 좋았다. 셰익스피어부터 현대극까지 섭렵하면서 내공을 갈고닦았다. 1980년 존 스타인벡의 소설을 연극으로 만든 ‘생쥐와 인간’에 출연할 무렵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다. 193㎝의 거한을 눈여겨본 영국인 감독 존 부어맨이 ‘엑스칼리버’에 원탁의 기사 거웨인 역으로 그를 캐스팅한 것이다. 1987년 미국 할리우드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샘 레이미 감독의 공포영화 ‘다크맨’(1990)으로 대중의 시야에 들어왔다. 이어 1993년 스티븐 스필버그의 ‘쉰들러의 리스트’로 평단의 지지를 끌어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은 ‘필라델피아’에서 열연한 톰 행크스에게 내줬지만 연기파란 수식어를 얻었다. 마흔이 넘어서 비로소 빛을 본 셈이다. 이어 1996년 베니스영화제에선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을 만든 아일랜드 혁명가의 일대기를 다룬 ‘마이클 콜린스’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앞서 출연한 ‘롭로이’(1994) 또한 18세기 영국에 맞선 스코틀랜드의 영웅 이야기다. 한동안 전체주의(혹은 잉글랜드)의 폭정에 맞선 영웅 캐릭터를 도맡았다. ●압제에 맞선 영웅에서 멘토로, 맨몸 액션의 달인으로 40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출연 장르도 공상과학·액션(스타워즈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협·1999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2: 클론의 습격·2002년, 배트맨비긴스·2005년), 로맨틱코미디(러브액추얼리·2003년), 갱스터 시대극(갱스 오브 뉴욕·2002년, 킹덤 오브 헤븐·2006년) 등으로 한껏 넓어졌다. 하지만 한 꺼풀 벗겨 보면 멘토나 스승, 아버지 역할이었다. 50대 후반에 찍은 ‘테이큰’(2008)은 제2의 전성기를 열어줬다. 딸을 구하기 위한 전직 CIA 요원의 고군분투기는 2500만 달러(약 279억원)의 ‘저예산’으로 찍었지만 2억 2683만 달러(약 2534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근육 속에 잠자던 권투 선수의 본능을 끌어낸 니슨은 ‘중년의 제이슨 본’이 됐다. 이후 ‘언노운’(2011), ‘더 그레이’(2011), ‘테이큰 2’(2012) 등 중·장년의 사내가 맨몸으로 악전고투하는 캐릭터들이 그에게 쏟아졌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연극·뮤지컬

    ●연극 ‘서바이벌 캘린더’ 10월 7일까지 서울 혜화동 연우무대 소극장. 22세기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시간을 잃어버린 작가가 점차 타임테러리스트로 변해가는 과정을 박진감 있게 펼친다. 고도화한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모순을 직설적으로 통쾌하게 풀어낸 작품. 2만원. (02)745-4566. ●뮤지컬 ‘오디션’ 12월 31일까지 서울 신사동 윤당아트홀. 꿈을 향해 고군분투하는 밴드 복스팝 멤버들의 진솔한 이야기. 콘서트형 뮤지컬로, 소극장 무대에서 라이브의 생생함이 잘 전달된다. 4만원. (02)765-8108.
  • 낯선 몸짓들…色다르거나 자유롭거나

    낯선 몸짓들…色다르거나 자유롭거나

    공연시간이 무려 4시간에 육박하거나 무대에 물이 차오르는 연극부터, 발레와 결합하거나 힙합과 만난 현대무용까지, 예사롭지 않은 공연들이 무대에 오른다. 오는 10월 나란히 개막하는 ‘2012 국제공연예술제’와 ‘서울세계공연축제 2012’는 독특하고 실험적인 국내외 연극과 무용으로 포진했다. ●대학로서 세계공연예술의 현재·미래 진단 다음 달 5일부터 23일 동안 서울 대학로에서 2012 국제공연예술제(SPAF)가 펼쳐진다. 한국공연예술센터 최치림 이사장은 “형식과 표현에 있어서 시대의 사상과 고민을 아우를 수 있는 12개국 27개 작품을 선정했다.”면서 “공연예술의 미래를 진단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간휴식을 포함해 공연시간이 4시간 15분에 이르는 폴란드 연극 ‘(아)폴로니아’로 축제의 문을 연다. 유대인 어린이 25명을 구한 폴란드 여인 아폴로니아를 비롯해 이피게니아(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이아’), 알케스티스(에우리피데스의 ‘알케스티스’)로 희생의 의미를 탐구한다. 라이브 음악과 서커스,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했다. 세기의 연인 카미유 클로델과 로뎅의 이야기를 춤과 대화로 그린 루마니아의 ‘나, 로뎅’도 기대작이다. 벨기에 무용수와 안무가, 프랑스 극작가, 루마니아 연출가와 배우가 뭉친 이 작품은 세계 각국에서 초청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연극도 실험적이다. 극단 노뜰의 ‘베르나르다’는 스페인 대문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원작으로, 사회적 규범에 저항하는 현실을 그렸다. 원영오 연출은 “홍수로 집에 물이 차오르는데 그것도 모른 채 서로를 억압하는 현실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내가 그랬다고 너는 말하지 못한다’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현대 정치상황으로 각색했고, 극단 작은신화의 ‘트루 러브’는 미국 포스트모던 작가 찰스 미 주니어의 작품으로, 성 문제를 공론화한다. 무용 참가작들은 몸과 움직임에 집중한다. 프랑스 현대무용의 주역으로 꼽히는 마틸드 모니에의 ‘소아페라’는 커다란 비누거품과 무용수들이 유기적으로 조화하면서 춤과 시각예술의 융합을 보여 준다. 독일·스위스가 공동제작한 마마자의 ‘커버업’은 드러난 것과 감춰진 것의 관계를 들여다보고, 독일 안무가 헬레나 발드만의 ‘리볼버를 들어라’는 인간 두뇌의 해방과 망각을 표현한다. 국내 무용작은 11개가 준비돼 있다. 분단 상황에 놓인 두 사람이 만나는 과정을 그린 JK프로젝트의 ‘홈워크18’, 탄성·중력·마찰 등 물리현상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찾은 노경애의 ‘마스’, 임지애의 ‘생소한 몸’, 숨 무브먼트의 ‘내밀한 무한’, 댄스씨어터 4P의 ‘도시의 부재’ 등이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www.spaf.or.kr) 참조. ●서울을 물들이는 53개 무용단의 ‘춤 성찬’ 새달 5~20일에는 국제무용협회(CID-UNESCO) 한국본부가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를 연다. 16개국 53개 무용단이 참가해 예술의전당, 강동아트센터, 서강대 메리홀 등 서울 곳곳에서 공연한다. 이종호 예술감독은 “국제적 명성을 가진 무용단과 안무가를 소개하고, 무용 예술의 대중화와 춤의 공공성을 위한 무대”라고 말했다. 도발적이고 전위적인 현대발레를 선보이는 스웨덴 쿨베리 발레단이 개막공연을 한다. 리허설과 공연의 경계를 넘나들며 춤의 자유를 강조한 ‘공연중’, 해학을 담은 ‘검정과 꽃’ 등 발레와 현대무용, 연극적 요소를 골고루 갖춘 작품을 선보인다. 캐나다 안무가 다니엘 레베이예는 의상과 무대 장식을 거부한 ‘사랑, 시고 단단한(큰 사진)’을 준비했다. 신체 그 자체에 집중하면서 가혹한 삶, 무거운 육체에서 도피하고픈 욕망을 그렸다. 반면 이스라엘 안무가 야스민 고더의 ‘러브 파이어’는 무용수들의 복잡하고 소란스러운 춤으로 60여분을 채운다. 성적 코드의 은유가 녹아 있어 19세 이상 관람가다. 발레에서 스트리트 댄서로 전향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무용수 왕현정은 비보잉과 현대무용, 스트리트 댄스 등을 결합한 ‘힙합의 진화 Ⅵ’를 선보인다. 이 무대에서 이영일은 낯설고 상반된 일들에 맞닥뜨린 한 남자의 상상을, 안수영은 ‘15분 뒤에 죽는다면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를 몸으로 표현한다. 일정은 홈페이지(www.sidance.org) 참조.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공연리뷰] 세계 최장 공연 연극 ‘쥐덫’

    [공연리뷰] 세계 최장 공연 연극 ‘쥐덫’

    한겨울 여인숙에 차례로 찾아온 5명의 투숙객. 그날 밤 내린 폭설로 고립된 여인숙에 다시 형사가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인근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 사건의 범인이 투숙객 가운데 있다는 소리에 한바탕 긴장감이 몰아닥친다. 세 마리 생쥐 노래에 얽힌 극적 결말이 드러나고, 공연 후 커튼콜에 나선 배우는 “마음속으로만 간직하고, 절대 (결말을) 말씀하시면 안 된다.”는 부탁을 늘어놓는다. 올해 60주년을 맞은 애거사 크리스티 원작의 연극 ‘쥐덫’은 영국 런던과 서울에서 동시에 막을 올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추리소설의 여왕으로 불린 작가는 1947년 팔순을 앞둔 메리 왕비의 요청으로 라디오 드라마용 시나리오인 ‘세 마리 눈먼 생쥐’를 희곡으로 각색했다. ‘쥐덫’이란 이름으로 개작된 작품은 1952년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공연돼 왔다. 지난달 2일부터 서울 동숭동 대학로의 SH아트홀에서 공연 중인 작품은 초반 공포영화를 연상시키는 영상물로 막을 올린다. 밤길을 홀로 걷던 중년 여성을 해치는 잔혹한 장면은 그림자로 묘사된다. 이어진 무대는 여인숙 몽크스웰의 응접실. 이곳에서 배우들은 두 시간 안팎의 치열한 심리전을 펼친다. 신혼부부 몰리와 가일즈가 친척에게 물려받은 여인숙은 말 그대로 모든 서사가 이뤄지는 공간이다. 폭설에 건축가 크리스토퍼 렌이 여인숙을 찾으며 이야기는 속도감을 탄다. SH컴퍼니는 프리뷰 기간에 6000원이라는 파격가를 제시하며 흥행몰이에도 성공했다. 소극장 공연임에도 내로라하는 대극장 공연 사이에서 흥행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렸다. 서울예술대 연기과 교수인 장두이가 ‘트로터 형사’ 역으로 출연해 정통극의 묘미를 맛보게 한다. 연극 ‘블랙 코미디’에서 진가를 발휘했던 봉두개는 렌 역으로 감칠맛을 더한다. 공연장은 40·50대 중·장년층이 점령했다. 다만 번안극에 정통 추리극인 탓에 배우들의 연기가 관객의 몰입을 유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개가 다소 늘어지다가 결말이 급작스럽게 튀어나온다. 회전식 무대가 아닌 평면적인 무대장치는 극의 깊이를 살리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제작사 측은 “프리뷰 기간의 지적을 바탕으로 극을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초 ‘쥐덫’은 런던에서도 스타 배우도 없고, 홍보에도 특별히 공을 들이지 않은 것으로 유명했다. ‘오픈 런’으로 폐막 시기는 특별히 정해지지 않았다. 오는 18일까지는 60% 할인된 1만 3000~2만원. 이후 3만 5000~5만원이다. (02)747-2265.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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