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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풍경의 두 면’전 2016년 김종영미술관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나점수 작가의 ‘식물적 사유’ 신작과 스쳐 지나간 찰나를 기억 속에서 소환해낸 듯 몽환적인 풍경화를 선보여 온 임동승 작가의 작업을 한 공간에서 선보인다.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북촌로 누크갤러리. (02)732-7241. ●‘기호와 오브제 사이:동아시아 서체추상의 제스처’전 서구미술과는 다른 방법으로 추상화를 창작해 온 아시아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동아시아 미술의 현대화를 조망한다. 이응노의 작품 외에 량췐, 양스즈, 마쓰오 에이타로, 양광자, 오윤석의 서체추상 작품이 소개된다. 6월 18일까지. 대전 이응노미술관. (042)611-9800. [대중음악]●안예은의 봄 SBS K팝스타5 준우승 출신 안예은의 첫 단독 콘서트다. 국악 뉘앙스가 가득한 노래를 들려주고 있는 그녀는 지난해 11월 자작곡으로 채운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을 냈다. 1집에 담긴 ‘봄이 온다면’이 최근 MBC 드라마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전인권 보컬의 주제곡으로 깔리며 사랑받고 있다. 23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엠팟. 5만 5000원. (02)511-1292. ●토마스쿡 콘서트 ‘A La Carte’ 마이엔트메리 출신 싱어송라이터 토마스쿡(정순용)의 소극장 공연. 지난해 5년 만에 솔로 앨범을 낸 토마스쿡은 이번 공연 타이틀을 고객 주문으로 제공되는 일품 요리를 뜻하는 프랑스어로 정했다. 공연 현장에서 관객들이 직접 세트리스트를 만들어 가며 공연을 즐길 수 있다. 22~23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폼텍웍스홀. 4만 4000원. 1588-1407. [연극·뮤지컬]●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고립된 인간을 조명하는 미국 극작가 아서 밀러의 대표작이다. 평생을 세일즈맨으로 살아온 가장 ‘윌리 로먼’이 실직 후 좌절과 방황 끝에 쓸쓸한 죽음을 맞는다는 내용을 담았다. 30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02)580-1300. ●뮤지컬 ‘드림걸즈’ 비욘세 주연의 영화를 통해 이미 친숙한 작품으로 주역부터 앙상블까지 브로드웨이 아프리칸 아메리칸 배우로만 구성됐다. 1960년대 미국의 전설적인 흑인 R&B 여성 그룹 ‘슈프림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흑인 소녀들이 가수의 꿈을 이뤄 가는 과정을 그렸다. 6월 25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6만~14만원. 1588-5212. [클래식·무용]●피아니스트 가브리엘라 몬테로 엘 시스테마가 배출한 세계적인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과 함께 베네수엘라가 자랑하는 클래식 스타인 여성 피아니스트 가브리엘라 몬테로의 첫 한국 콘서트다. 현대 피아노의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눈여겨본 피아니스트로 유명하다. 21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 4만~8만원. (02)2005-0114. ●제17회 서울국제즉흥춤축제 외국의 즉흥 전문 무용가와 안무가, 연주가 등을 초청해 국내 즉흥 아티스트들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즉흥 공연을 소개한다. 올해는 프랑스, 미국, 홍콩, 일본 등 공모와 초청을 통해 선정된 국내외 아티스트 150여명이 참여한다. 18~2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2만 5000원. (02)3674-2210.
  • 살림 내다 파는 할매, 그 쓸쓸한 복수극

    살림 내다 파는 할매, 그 쓸쓸한 복수극

    연극 ‘광주리를 이고 나가시네요, 또’는 제목만큼 재기발랄하다. 평범하지만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의 맛깔나는 대사는 시종일관 관객을 웃겼다가 다시 울린다. 막이 내릴 때쯤 절로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펄떡이는 작품을 쓴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홀대하는 자식에 맞서는 노인 이야기 시를 전공하고 소설로 등단한 극작가 윤미현(37)의 이번 연극은 국립극단 ‘젊은 극작가전’의 첫 작품으로 지난해 창작극 개발 프로젝트 ‘작가의 방’을 통해 탄생했다. 2012년 데뷔한 윤 작가는 그간 풍자와 역설의 언어로 현시대의 문제점을 파고드는 작품을 선보여 왔다. 이번 작품은 광주리를 이고 장사를 하면서 힘들게 자식들을 키운 ‘광주리 할머니’가 자신을 홀대하는 자식들에게 나름의 복수를 하기 위해 살림살이를 내다 팔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작품의 시작은 ‘내가 노인이 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작가의 고민이었다. “대학 시절 글 쓰는 사람으로서 평생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허무감이 들더라고요. 그때 늙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제 눈에 보이기 시작했죠. 젊다는 것을 감당할 수 없었던 터라 빨리 늙으면 편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노인들에 대한 집요한 관찰과 탐구가 시작됐다. 대학 시절 방학이 되면 그녀는 장충단공원, 파고다공원 등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출근하듯 방문했다. ●소외받는 노인들의 정서·현실 다뤄 “파고다공원에서 빨간색 대야에다가 여러 가지 물건을 담아 이고 온 한 할머니가 보자기를 펴놓고 본인 저고리까지 파시더라고요. 제가 곁에서 지켜보니 절대 안 팔려요. 문득 그 할머니의 삶이 궁금해져서 나름대로 추적하고 상상하게 됐죠.” 이야기는 단순히 소외받는 노인들의 쓸쓸한 단면만을 그린 것은 아니다. 대학원을 중도에 포기하고 취업을 못 한 채 방에만 틀어박혀 사는 ‘미미’와 퇴직 후 집에서 매일 막장 드라마만 보는 ‘미미 아빠’는 각각 오늘날 30대와 50대가 처한 쓸쓸한 현실을 대변한다. 적나라한 현실이 무대 위에 그대로 드러나지만 극이 마냥 우울하지 않은 건 윤 작가 특유의 말맛이 묻어나는 대사 덕분이다. “현실이 더 막장이지? 그니깐 드라마는 얼마나 부드러운 양송이스프 같은 거야”, “이 생활은 총살에 가까운 탄압인 거지. 이 판국에 총 한 자루씩 갖고 싶은 노인이 한두 명이 아닐 거다”와 같은 대사는 함축적인 언어로 현실을 간명하게 전달한다. ●“언어 템포 살린 음악적 희곡 쓰고 싶어” “단어 하나도 그냥 쓰면 안 돼요. 작가가 쓰는 건 글말이지만 관객들에게는 소리로 전달되잖아요. 시를 오래 쓰면서 생긴 가치관이기도 한데 언어의 템포를 살리지 못한 작품은 생명력이 없다고 생각해요. 언어의 리듬감을 통해 인물들이 입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한 곡의 음악과 같은 희곡을 쓰고 싶습니다.” 공연은 오는 23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소극장 판. 3만원. 1644-2003.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내일 세월호 3주기] “떠오른 세월호 보며… 공정한 사회 희망을 다시 찾았죠”

    [내일 세월호 3주기] “떠오른 세월호 보며… 공정한 사회 희망을 다시 찾았죠”

    선체 인양 포기하지 않은 국민 대단 청년과 기성세대 소통할 창구 필요 돈 안 빌려도 살 수 있는 나라 소망 직접 정치 참여해 세상 바꾸고 싶어“가라앉는 세월호를 보면서 처참했습니다. 하지만 촛불집회에 나가면서 우리에게도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대한민국에 기대를 품고 싶어졌습니다.”-음식점 매니저 오세희(21·여)씨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이틀 앞둔 14일,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학생(1997년생)들과 비슷한 연령대인 ‘세월호 세대’(1995~1999년생) 31명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200자 원고지 300장 정도로 정리된 인터뷰에서 세월호(183회)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다름 아닌 ‘사람’(136회)이었다. 동년배들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로 어떤 세대보다 많은 아픔을 느꼈던 이들은 선체 인양까지 1073일간 포기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다시 희망을 찾았다고 전했다. 조금이나마 나은 대한민국을 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다고 했다. 비슷한 연령대지만 미래에 대한 인식차는 뚜렷했다. 대학생 임지우(22·여)씨는 “세월호 참사를 내 일처럼 아파하고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서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반면 취업준비생 정모(21·여)씨는 “참사 이후 한국에 대한 애정이 사라졌다. 한국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직장인 박하진(20)씨는 “민주주의라는 것 자체가 조금씩 함께 발전시키는 것 아니냐. 언젠가 교육, 정치 등의 분야에서 공정한 출발선이 지켜지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성세대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온건한 평가를 내렸다. 연극배우 지망생 이호준(22)씨는 “기성세대를 싸잡아 비판할 수는 없다. 적폐를 쌓아 온 쪽이 있는 반면에 민주화를 위해 싸운 분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취업준비생 이명오(21)씨는 “참사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기성세대에 불만이 많았는데 촛불집회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어른들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대학생 윤여송(22)씨는 “어른들의 판단력이 좋을 수는 있지만 청년도 나름의 생각이 있다. 청년을 존중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고, 직장인 정경연(21)씨는 “앞으로 청년과 기성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래의 죽음에 대해서는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보건소에서 근무 중인 현지수(21·여)씨는 “참사 이후 지하철이 멈칫하기만 해도 불안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한지희(20·여)씨는 “대형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트라우마가 생겼다. 전철 선로에 불이 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 세월호가 떠올라 너무 무서웠다”고 설명했다. 취업준비생 이수연(18·여)씨는 “세월호 참사가 또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어 불안하다.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할 텐데 내가 그 대상자가 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세월호 참사는 청년들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학생 원현우(22)씨는 “사업을 해서 어려운 사람을 돕고 사는 게 목표였는데 세월호 참사 이후 세상을 보면서 단순히 노란 리본을 다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느꼈다. 정치를 해서 세상을 바꿔 보고 싶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이현기(20)씨는 “철도기관사를 준비 중인데 세월호 선장을 보면서 다른 선택을 하겠다고 결심한다”며 “나 혼자 살자고 수백명을 죽이는 것보다 내가 희생하는 게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학생 이정인(21·여)씨는 “원래 꿈이 뮤지컬 연출가였는데 세월호 때문에 바뀌었다. 법조인이 돼 국가의 무능함을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치권에 대해서는 큰 불신을 드러냈다. 직장인 김지은(19·여)씨는 “서로 헐뜯는 데만 열을 올리는 대선 후보들을 보면서 누굴 찍어야 할지 판단이 안 된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건우(21)씨는 “유력 후보들이 네거티브에 집중할 뿐 적폐를 어떻게 청산하겠다는 얘기는 하지 않아 불만”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꿈꾸는 대한민국은 거창하지 않았다. 대학생 최진혁(22)씨는 “돈을 안 빌려도 먹고살 수 있는 나라였으면 좋겠다. 북유럽에서 페인트공이 의사와 비슷한 임금을 받는 것처럼 좀더 평등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조은영(19·여)씨는 “경제 성장보다는 국민 안전이 우선시되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고, 대학생 김예송(22)씨는 “청년 일자리 문제가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 신작 ‘세일즈맨’ 티저 예고편 공개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 신작 ‘세일즈맨’ 티저 예고편 공개

    “모든 것은 그날 이곳에서 시작됐다” ‘평범한 사건을 비범하게 만든 거장의 절묘하고도 세심한 연출’(뉴욕타임스)이라는 평을 받는 영화 ‘세일즈맨’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2017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및 2016년 칸영화제 각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 ‘세일즈맨’은 평범한 연극인 부부가 그들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는 사건을 경험하면서 벌어지는 죄책감과 복수, 용서의 딜레마를 담은 수작이다. 2012년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및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세계적 거장 아쉬가르 파르하디의 인간 딜레마에 대한 탐구가 담긴 신작이다. 공개된 예고편은 곧 붕괴할 것만 같은 건물에서 대피하는 사람들의 긴박한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어 새로 살 집을 구하는 부부의 모습과 함께 “모든 것은 그날 이곳에서부터 시작됐다”는 카피가 작품에 대해 궁금케 한다.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감독은 “연극과 영화 모두 급변하는 사회 속 변해가는 인물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속 딜레마에 대해서는 “인물들의 결정에 대해 관객이 자유롭게 해석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영화 ‘세일즈맨’은 오는 5월 개봉 예정이다. 15세 관람가. 123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표 1장도 안 팔려…” 텅 빈 극장 홀로 연기한 배우

    “표 1장도 안 팔려…” 텅 빈 극장 홀로 연기한 배우

    40년 넘게 연기생활을 한 중견 배우가 텅 빈 극장에서 무대에 올랐다. 관중은 철저히 공연을 외면했지만 배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공연을 마쳤다. 이탈리아의 배우 지오바니 몬지아노(65). 롬바르디아의 한 극장무대에 모놀로그 작품을 올린 그는 최근 공연을 앞두고 극장 측으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오늘은 표가 1장도 팔리지 않았네요" 고개를 떨구고 잠시 침묵한 그는 "공연을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시간에 맞춰 진짜로 무대에 올라 텅 빈 관중석을 향해 공연을 시작했다. 보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지만 1시간 20분간 이어진 공연에서 배우는 애드립까지 섞어가며 열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몬지아노는 "관중이 없어도 공연을 하기로 한 건 순간적인 결정이었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공연을 해야 한다는 저항할 수 없는 충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연기인생 45년을 맞은 배우의 '외로운 공연'은 논란을 불렀다. 연극계에선 찬반론이 교차했다. "문화가 외면 받고 있는 현실을 몬지아노가 꼬집은 것"이라며 몬지아노를 지지하고 나선 연극인들이 있는가 하면 일부는 "교묘한 선전에 불과하다"고 공연을 강행한 그를 깎아내렸다. 몬지아노는 선전을 위해 공연을 밀어붙였다는 지적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그는 "공연을 기획한 업체로부터 이미 출연료를 받아 그런 식으로 광고를 할 필요는 없었다"며 "(작품에 대한 열정을 나타내는) 상징적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관중이 없는 무대에 다시 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은 "배우로선 잊고 싶은 밤으로 기억될 게 분명하다"면서도 "공연을 취소하는 게 맞았는지 강행했어야 하는지 당분간 논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달리의 그림 만난 서커스, 예술이 되다

    달리의 그림 만난 서커스, 예술이 되다

    스페인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1904~1989)의 그림 ‘광란의 트리스탄’이 서커스로 탄생한다.세계적인 공연 연출가 다니엘 핀지 파스카가 달리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아트서커스 ‘라 베리타’가 오는 27~30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핀지 파스카는 아트서커스의 본고장 캐나다의 양대 서커스 단체로 꼽히는 ‘태양의 서커스’와 ‘서크 엘루아즈’에서 모두 연출을 경험한 아트서커스의 거장이다. 달리의 그림 ‘광란의 트리스탄’이 경매에 부쳐진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이 공연에서 출연자들은 애크러배틱과 연극, 춤, 음악, 미술을 결합한 퍼포먼스를 펼친다. 출연자들은 공중제비, 그네, 밧줄 타기, 폴 댄스, 저글링, 훌라후프 등 우리가 익숙한 서커스의 다양한 퍼포먼스를 한 편의 예술 작품처럼 선보인다. 수채화 같은 조명 아래 무용수가 밧줄을 타고 날아오르고, 코뿔소 탈을 쓴 출연자들이 붉은 실타래를 하늘 높이 던져 주고 받는 등 이색적인 장면도 펼쳐진다. 이 공연은 2013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초연된 이래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호주, 뉴질랜드 등 세계 20개국에서 400회 이상 공연되며 3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달리의 ‘광란의 트리스탄’은 1940년대 초 제2차 세계대전을 피해 미국에 머물렀던 달리가 1944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 동명의 발레 작품의 배경막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높이 9m, 너비 15m에 달하는 이 대작은 공연 이후 분실되어 자취를 감췄으나 2009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창고 속에서 다시 발견됐다. 2009년 경매를 통해 작품을 손에 넣은 익명의 수집가는 이 그림을 박물관에 전시하는 것보다 본래의 목적대로 공연의 배경막으로 사용되길 원했고, 핀지 파스카에게 작품에 사용해 줄 것을 제안했다. 신작을 구상 중이던 핀지 파스카는 달리가 추구했던 초현실주의 작품 세계에 서커스 퍼포먼스를 결합한 작품을 구상하게 됐다. 아쉽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달리의 실제 작품을 볼 수는 없다. ‘라 베리타’ 제작사 측은 초연 후 3년간 달리의 실제 작품을 공연에 사용했으나 현재는 세계 투어를 위한 복사본을 사용하고 있다. 관람료는 4만~10만원. (02)2005-0114.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잊지 않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1090일. 컴컴한 바닷속에 묻혀 있던 세월호가 힘겹게 뭍에 올라왔다. 하지만 수많은 의문은 풀리지 않은 채 여전히 그대로다. 그렇기에 남겨진 사람들은 내내 열심히 기억하고 또 기억해야 한다. 오는 16일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무대와 스크린, 음반으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어김없이 돌아온 봄, 헤아릴 수 없는 아픔을 끌어안은 많은 이들을 달래고 진실을 향한 간절한 목소리를 모아 다시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함이다.#연극 ‘내 아이에게’ 죽은 아이에게 보내는 어머니 편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일상을 조명하고 이들의 삶에 위로의 손길을 내미는 연극 작품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극단 종이로만든배는 세월호 미수습자의 어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유가족의 일상을 돌아본 연극 ‘내 아이에게’(①·16일까지 서울 성북구 성북마을극장)를 공연한다. 차디찬 바닷속에 남아있는 아이에게 보내는 어머니의 편지와 일기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광화문 광장과 안산에서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접했다는 하일호 연출은 “똑같은 사고로 다른 아이들의 죽음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유가족들을 보면서 감동적이었던 마음을 관객들에게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극 ‘볕드는 집’ 살아남은 자, 그리고 마을의 비밀 예술공동체 단디는 연극 ‘볕드는 집’(20~23일 서울 종로구 소극장 혜화당)을 무대에 올린다. 세월호 추모 시리즈 2편으로, 지난 3월 무대에 올랐던 연극 ‘달맞이’의 후속작이다. 죽은 줄 알았던 ‘준우’가 살아 돌아오면서 평화로웠던 마을에 숨겨져 있던 검은 비밀이 드러난다는 내용이다. 박근화 연출은 “극 중 준우가 마지막에 엄마와 인사를 나누고 다시 떠나는 장면 등을 통해 마음 고생을 하신 유가족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416안산시민연대 ‘4월 연극제’ 시민과 함께하는 뮤지컬·마당극 416안산시민연대가 안산문화재단과 함께 주최하는 ‘4월 연극제’도 세월호 사건을 주제로 창작한 작품을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극장에서 선보인다. 사고로 아들을 잃은 ‘백홍’이 그동안 아들의 몰랐던 모습을 알게 된다는 내용의 뮤지컬 ‘코스프레 파파’(②·12일까지), 죽은 딸에게 꽃신을 전하겠다는 한 아버지를 위해 그의 딸을 찾아나선 삼신할매와 저승사자를 다룬 마당극 ‘꽃신’(③·14~15일), 안산에 전해져 내려오는 ‘별망설화’를 모티브로 바다로 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별망엄마’(④·18~19일)를 공연한다.아픔을 기억하는 차원을 넘어 경기 안산시민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실천할 수 있는지 성찰하는 기회도 마련된다. 5월 5~7일 열리는 ‘제13회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안산문화광장과 안산 일대에서 이동형 퍼포먼스, 시각예술, 무용 등 다양한 예술 형태로 시민들의 삶을 이야기한다.개막작인 창작그룹 노니의 ‘안安寧녕 2017’⑤은 시민 400여명과 배우들이 함께 길을 걸으며 희로애락을 되돌아보고 모두가 화합하는 장을 연출한다. 안산순례길개척위원회의 ‘안산순례길 2017’ 역시 세월호 참사를 온몸으로 기억하고 사유하기 위해 예술가와 시민이 안산 곳곳을 걷는다. 예술단체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의 ‘응옥의 패턴’은 세월호 사건에서 배제된 이주민 여성 ‘응옥’(가명)의 이야기를 무용과 시각 이미지를 통해 전한다.#독립영화관 ‘세월호, 다시 봄’ 진실을 위해 싸우는 유가족의 삶 스크린과 음반을 통해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전하는 작업도 눈에 띈다.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는 13일부터 일주일간 추모 기획전 ‘세월호, 다시 봄’을 개최한다. 진상 규명을 위해 싸우고 있는 유가족, 이에 함께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나쁜 나라’, ‘업사이드 다운’, ‘열일곱 살의 버킷 리스트’와 극영화 ‘눈꺼풀’, ‘미행’, ‘이승민, 2015년 2월 28일’, 그리고 4.16연대 미디어위원회의 옴니버스 영화 ‘416 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망각과 기억2: 돌아봄’을 상영한다. 15일에는 영화감독 김일란, 소설가 김탁환이 함께하는 인디토크가 진행된다. #국악 악당이반 추모음반 ‘미안’ 다양한 장르의 14곡, 두 장의 CD에 국악 전문 음반사 악당이반은 추모 음반 ‘미안-未安’을 발매한다. 창작국악, 정악, 산조, 클래식, 뉴에이지 등 여러 장르에 걸친 14곡이 두 장의 CD에 담겼다. 첫 번째 CD에는 아쟁 산조와 청성자진한잎 등 국악과 브람스의 ‘네 개의 엄숙한 노래’,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차이콥스키의 ‘뱃노래’ 등 클래식이, 두 번째 CD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애틋한 가사와 멜로디로 표현한 창작곡 ‘안녕 내 친구야’, ‘소풍’, ‘밤하늘 별빛들’, ‘팽목항의 봄’ 등이 실렸다. 음원은 공정음원 플랫폼 ‘오대오(www.odaeo.com)’를 통해서도 무료 제공된다. 노래를찾는사람들 출신 싱어송라이터 권진원도 세월호 위로곡 ‘사월, 꽃은 피는데’를 발표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 대표 연극’ 겨룸터 된 강동구

    한국연극협회는 1983년부터 전국 15개 광역자치단체에 있는 지회들이 참가해 경연을 펼치는 ‘전국 지방 연극제’를 개최해왔다. 오랜 역사를 가진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부터는 서울지회가 참가하면서 ‘대한민국 연극제’로 명칭이 바뀌었고, 규모가 더 커졌다. 서울 강동구가 ‘제2회 대한민국 연극제 서울대회’를 유치해 오는 27일까지 강동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27일까지 격일로 강동, 서대문, 서초, 강북, 금천, 구로, 동작, 노원, 양천 등 서울지회 산하 9개 지부가 대표 작품을 내걸고 경쟁을 펼친다. 이 가운데 1등을 한 지부가 ‘서울 대표’ 타이틀을 획득하고 오는 6월에 열릴 대한민국 연극제에 참석한다. 공연은 심사위원뿐만 아니라 주민 누구에게나 공개된다. 관람료 2000원만 내면 저렴한 가격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꿈, 역사, 삶과 죽음, 가족 등을 주제로 창작극, 고전극이 진행될 예정이다. 강동아트센터는 지역주민이 생활 속에서 문화예술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2013년부터는 상주예술단체 극단 ‘여행자’와 함께 시민 연극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 배우가 연기 수업을 주민들에게 제공한다. 주민들은 연극 기획과 공연에도 직접 참여해볼 수 있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서울지회인 서울연극협회와 협력해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를 우리 강동아트센터에서 개최하게 됐다. 참으로 영광”이라면서 “이번 연극제가 지역민에게 연극을 생활예술로 향유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연극문화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생중계’ 바람난 클래식

    ‘생중계’ 바람난 클래식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봄의 소리’ 왈츠는 나중에 가사가 붙여지며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게 됐죠.” 대형 스크린에 등장한 피아니스트 조재혁의 나긋나긋한 설명에 스크린 바깥의 관객 60여명이 고개를 끄덕인다. 지난 6일 서울 성북구 돈암동 아리랑시네센터에서는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고 있는 ‘11시 콘서트’가 실시간으로 중계됐다.‘11시 콘서트’는 예당이 14년째 매달 한 차례 여는 브랜드 콘서트로, 매회 2000명 안팎이 찾을 정도로 인기 있는 마티네 공연(낮 공연)이다. 현장에서 직접 듣는 소리와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카메라 8대가 악기 파트별로 여러 각도에서 담아낸 무대는 생생하고 풍성했다. 현장에선 볼 수 없는 백스테이지에서부터 임동민이 켜는 바이올린 몸체의 오래된 흠집, 활에서 끊어져 나온 털 한 가닥, 이미연이 두들기는 그랜드피아노 내부에서 현을 튕기는 해머들,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를 이끈 여성 지휘자 여자경의 표정과 손짓 하나하나까지 클로즈업을 통해 느낄 수 있다. 황연희(41)씨는 “클래식은 주로 라디오로 듣는데 이렇게 집 가까운 곳에서 큰 화면에 좋은 스피커로 생생하게 즐길 수 있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클래식 공연의 스크린 라이브 중계가 정규 공연 아이템으로 뜨고 있다. 그간 단발성 이벤트에서 정규화되는 추세다. 예당이 ‘11시 콘서트’ 생중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클래식 문턱을 한 단계 더 낮추고 있다. 첫날인 6일은 아리랑시네센터를 비롯해 경북 김천문화예술회관과 포항시청 대잠홀, 광주 빛고을아트스테이트, 강원 영월시네마에서 약 200명이 관람했다. 인천 중구 문화회관, 전남 강진아트홀에서는 무관객 테스트 중계가 이뤄졌다. 예당은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해 2013년 11월부터 ‘SAC on SCREEN’이라는 프로젝트로, 오페라, 발레, 뮤지컬, 연극 등의 무료 상영을 지원해 왔다. 고학찬 예당 사장은 “생중계는 처음이라 미흡한 부분도 일부 있었지만 호응도가 무척 높았다”면서 “올해 말까지 지자체 문예회관, 군부대 시설 등 50여곳 이상으로 생중계를 확대해 일부 대형 공연장에 편중된 클래식 감상 기회를 전국적으로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클래식 콘서트 생중계도 늘고 있어 애호가들을 즐겁게 한다. 해마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를 생중계하고 세계 유수 오페라, 발레 공연 실황을 상영해 온 메가박스가 생중계 레퍼토리를 대폭 확대했다. 오는 23일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의 공연 프로그램인 오페라 ‘발퀴레’를 시작으로 베를린 필의 양대 콘서트 중 하나인 유로파 콘서트(5월 1일), 빈 필 여름 음악회(5월 26일), 베를린 필 발트뷔네 콘서트(7월), 브레겐츠 페스티벌(7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8월) 등을 생중계한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최근 라이브 콘텐츠에 대한 반응이 좋아 관련 레퍼토리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있는 듯 없는 듯 ‘맨 끝줄 소년’…자신만 볼 수 있는 은밀한 세계

    있는 듯 없는 듯 ‘맨 끝줄 소년’…자신만 볼 수 있는 은밀한 세계

    학교에선 늘 맨 끝에 앉았지만 자신이 창조한 세계에선 항상 맨 앞에 앉았던 한 소년. 남들 눈에 잘 띄지 않았던 소년은 자신만 볼 수 있는 은밀한 세계를 창조한다. 이 세계는 그가 품은 문학적 욕망의 다른 이름이다. 현실과 허구 그 경계 어디쯤에서 그와 그가 창조한 세계는 아슬아슬 위험하기만 하다.2015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초연한 연극 ‘맨 끝줄 소년’이 지난 4일부터 2년 만에 같은 무대에서 관객들을 찾았다. 이 작품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연출가 김동현의 마지막 유작이다. 원작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현대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동명 희곡이다. 초연 당시 드라마투르그(공연 전반에 걸쳐 연출가의 의도와 작품 해석을 전달하는 역할) 겸 윤색가로 참여한 김 연출의 부인 손원정씨가 올해 리메이크 연출을 맡았다. 손 연출은 “김동현 연출의 작품을 세밀하게 다듬어서 보여 드리고 그를 기억하는 것이 이번 공연의 의미”라면서 “초연 때와 달라질 필요도 없지만 거기에 얽매이는 것도 김 연출에 대한 예의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고 이번 작품 연출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극은 글 쓰는 행위를 통해 한 인물이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과 그 속에서 느끼는 사유의 쾌락에 대해 이야기한다. 고등학교 문학교사 ‘헤르만’은 학생들의 작문 숙제를 채점하며 지극히 실망한다. 형편없는 글들 중에서 늘 맨 끝줄에 앉는 과묵한 소년 ‘클라우디오’의 글이 그의 눈길을 끈다. 클라우디오는 매력적인 소설을 쓰기 위해 점점 더 위험한 상상을 현실화하고 그것을 이야기에 담는다. 클라우디오의 욕망은 헤르만이 생각했던 수준을 넘어선다. 손 연출에 따르면 이 작품은 “맨 끝줄에서 자기의 존재는 보여지지 않은 채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한 것을 보는 소년이 우리에게 선물해주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다. 배우 전박찬이 연기하는 클라우디오는 지극히 차분해서 서늘할 정도다. 전박찬은 나직한 목소리로 자신도 모르게 불온한 순간에 사로잡히는 소년을 표현한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한 편의 소설을 눈으로 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 전박찬은 “초연 때에는 클라우디오가 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클라우디오의 글쓰기 행위에 집중했다”면서 “헤르만 선생님과 글쓰기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는 클라우디오가 실제로 감정적으로 싸운다면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할 것 같아 감정을 최대한 자제했다”고 말했다. 투명한 유리문으로 감싼 무대와 배우들이 시시각각 켜고 끄는 책상 위 스탠드는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소년이 마주한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한다. 무대 한쪽에서 2명의 코러스가 악기 없이 입으로 표현하는 효과음도 극의 긴장감을 더한다. 이번 공연에는 초연 때 함께했던 배우와 스태프들이 참여해 김동현 연출을 기린다. 클라우디오를 가르치는 문학교사 헤르만은 박윤희가 연기한다. 아버지 라파는 백익남, 라파의 어머니 ‘에스테르’는 김현영, 라파는 유승락이 맡았다. 고인이 생전에 캐스팅을 염두에 뒀던 배우 우미화가 헤르만의 부인이자 큐레이터인 ‘후아나’ 역으로 새로 합류했다. 30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3만~5만원. 1층 지정석의 맨 끝줄 좌석은 전석 1만원. (02)580-1300.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관객 한마디가 작품으로 탄생 이것이 무대죠”

    “관객 한마디가 작품으로 탄생 이것이 무대죠”

    장르·주인공 성격 등 즉석 결정 그날그날 새로운 작품 완성김태형(39)은 지금 공연계에서 가장 핫한 연출가다. 2007년 데뷔한 이후 지난 10년간 바쁘게 달려온 그의 올해 스케줄은 이미 꽉 찬 상태다. 최근 연극 ‘베헤모스’가 막을 내렸고 국내 초연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개막을 앞두고 한창 준비 중이다. 아내인 배우 이영미와 작업할 카바레 뮤지컬 ‘미 온 더 송’, 콤비 지이선 작가와의 창작 신작 연극 ‘룸스’도 하반기에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늘 새로운 시도로 부지런히 관객 앞에 서 온 그가 오는 14일부터 선보일 실험작은 이름도 독특한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즉흥 뮤지컬로 공연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들과 함께 그 자리에서 만드는 즉석 공연이다. 공연 개막을 앞두고 최근 만난 김 연출은 지도에 없는 길을 직접 개척해 나가는 데 대한 약간의 두려움과 관객들과 새로운 무대에서 만날 설렘 사이 그 어디쯤을 향하고 있었다. “이번 공연은 ‘뮤지컬 공연을 준비하는 연습실’이라는 설정 아래 작품의 장르, 제목, 주인공 이름, 주인공의 성격, 장면이 이뤄지는 장소 등을 관객에게 직접 물어보고 만들 거예요. 중간에 문제가 생기거나 진행이 순조롭지 않을 때를 대비해 저도 처음부터 무대 위에 오릅니다. 배우들과 관객 사이를 조율하며 스토리를 정리하는 역할이죠.”연극 무대로 데뷔한 이후 뮤지컬,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면서 특유의 실험 정신을 유감없이 펼쳐온 그이지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통제하고 극을 매끄럽게 이끌어야 하는 부담이 적지 않았을 터이다. “이미 짜인 작품에 비해 스토리나 대사가 훨씬 거칠고 투박할 수밖에 없어요. 그날그날 완성하는 한 편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사실 굉장히 불안하죠. 즉흥극을 해본 사람도, 자료도 없으니 마땅히 조언을 구할 데도 없고요. 무섭고 두렵지만 제 성향이 뭘 하지 않으면 못 견디는 것 같아요. 특히 이런 건 무대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관객들이 자신이 내뱉은 말이 작품이 되는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나죠.” 그는 이번 작품이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도 무대가 지닌 의미에 대해 답을 구하는 과정이라고도 했다. 드라마나 영화 등 영상 매체에서는 절대 구현할 수 없는 공연성은 그가 새로운 형식의 작품에 도전하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단다. “극장을 찾아서 공연을 보는 것은 단순히 영상을 시청하는 것 이상의 물리적인 경험을 하게 해주죠. 예매한 티켓을 찾고 지정 좌석에 앉아 타인과 함께 눈앞에서 움직이는 배우들을 보는 것 자체가 총제적인 체험이거든요. 더군다나 그 경험은 복제될 수 없기 때문에 무대 본연의 가치는 앞으로도 계속될 거예요.” ‘탱연출’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지난 10년간 관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자신이 세상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더 많은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미래를 꿈꾸고 있다. “아직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아요.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서 관객들이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하고 해결에 도움을 주는 관객 참여형 작품을 만들고 싶고, 로봇이 연기를 하는 작품도 만들고 싶어요. 이런 시도는 사실 제가 하는 공연을 믿고 찾아 주시는 관객들 덕분에 할 수 있거든요. 전에는 해보지 못한 한발 더 나아간 경험을 앞으로도 오랫동안 전하고 싶습니다.” 공연은 오는 5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4만원. (02)541-2929.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이준호 “개과천선 악역 다차원 연기… 감정 억제 쉽지 않았어요”

    이준호 “개과천선 악역 다차원 연기… 감정 억제 쉽지 않았어요”

    “저는 2PM 멤버들 중에서 나오자마자 주목을 끄는, 첫술에 배부른 캐릭터가 아니었어요. 튀는 외모도 아니었고 예능에서 부각된 적도 없었죠. 그래서 데뷔 때부터 차근차근 쌓아 가자고 생각했고 연기도 마찬가지였죠.”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드라마 ‘김과장’에서 검사 출신으로 괴팍하고 서늘한 성격의 TQ그룹 재무이사 서율 역으로 호평받은 이준호(27). 데뷔 이후 처음 악역에 도전한 그는 코믹하고 튀는 연기를 선보인 김성룡 과장 역의 남궁민과 비교해 자칫 밋밋해 보일 수도 있었지만 나름대로의 소신과 전략으로 밀리지 않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영화 ‘감시자들’로 데뷔… 첫 악역 맡아 “서율은 극중에서 누군가에게 지면 안 되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렸죠. 회생 불능이 아니라 갱생의 여지가 있는 악인이기 때문에 무조건 나쁘게 보이기보다는 다차원적으로 꾸며보려고 했어요. 기본적으로 강자한테 강하고 약자한테도 강한 성격은 유지하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 주려고 했죠.” 연기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악역을 하고 싶던 찰나에 ‘김과장’을 만나 주저 없이 선택했다는 그는 예민하고 신경절적인 캐릭터에 녹아들기 위해 몇 개월간 생활 습관도 바꿨다. “밖에도 안 나오고 1일 1식만 하면서 혼자 처박혀 있었어요. 고독함이 내재돼 있어야 현장 분위기에 눌리지 않을 수 있거든요.” 아이돌 가수 10년차. 끼라면 누구에게 뒤지지 않지만 캐릭터의 특성상 감정을 억눌러야 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부 개과천선해 김 과장과 합세해 반격을 하는 장면에서는 활기를 얻었다. 마지막 회에서 “나 연기 잘하는데? 연기 대상 받을 건데?”(김성룡), “연초라서 힘든데”(서율)라는 대사도 두 사람이 현장에서 주고받은 애드리브였다. “끼를 누르고 있으려니 중간에 저도 막 까불고 싶더라고요. 김성룡이 워낙 재밌고 늘 기분이 들떠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아무리 피곤해도 남궁민 선배님과 같이 연기하면 힘이 나고 의지가 됐어요. 그날도 대본에는 없었지만 우연하게 애드리브를 했는데 그 장면이 드라마에 들어갔죠.“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 되고파 연기가 좋아서 연극부가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했다는 이준호는 2006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서바이벌’에서 가수 비와 닮은 외모로 ‘제2의 비’라는 애칭을 얻으며 가수로 데뷔했다. 춤과 노래 못지않게 연기에 관심이 있었지만 기회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데뷔작인 영화 ‘감시자들’(2013)로 뒤늦게 찾아온 기회를 꽉 잡았다. 단 7분간 출연해 강한 인상을 남긴 것. 평범한 듯했던 외모도 어느 역이나 잘 어울리는 ‘도화지 같은 얼굴’로 평가받았다. 이후 그는 영화 ‘스물’, ‘협녀: 칼의 기억’, tvN 드라마 ‘기억’ 등에 출연했다. “앞으로 공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해보고 싶어요. 노래할 때는 6명이 분담을 했지만 연기는 온전히 제 몫이라서 스트레스도 받지만 뿌듯한 적도 많아요. 올해부터 형들이 차례로 군대에 가는데 개인 활동을 열심히 해서 2PM의 공백을 메꿔야죠. 연기든 음악이든 내 자신에게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이주의 문화 레시피]

    대중음악 ●봄에 내리는 젠틀레인-피크닉 재즈 인 스프링 서덕원(드럼), 송지훈(피아노), 김호철(콘트라베이스)로 구성된 재즈 트리오의 공연. 2004년 데뷔한 젠틀레인은 서정적이고 편안한 선율로 재즈는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일본 재즈 디바 그레이스 마야와 함께 로맨틱 피크닉 무대를 꾸린다. 15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대흥동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3만 3000~5만 5000원. (02)337-3103.●김완선 콘서트 ‘오늘밤’, ‘리듬 속의 그 춤을’,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의 원조 댄싱 퀸 김완선이 데뷔 30주년을 맞아 준비한 단독 공연이다. 김완선의 단독 공연은 1990년 이후 무려 27년 만이다. 콘서트에 맞춰 신곡 ‘잇츠 유’(It’s You)을 포함해 그간의 히트곡들로 꽉 채운 기념 앨범도 발표한다. 15일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9만 9000~11만 원. (070)7740-5344. 연극·뮤지컬●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극단 산울림의 대표 레퍼토리 작품으로 사뮈엘 베케트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했다. 시골길 나무 아래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고도’를 기다리는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의 이야기를 담았다. 공연 기간에 2층 갤러리 ‘산울림 아트 앤 크래프트’에서 의상과 소품, 임영웅 연출의 연출 노트 등 관련 기록물을 무료로 전시한다. 5월 7일까지. 서울 마포구 소극장 산울림. 3만원. (02)334-5915. ●뮤지컬 ‘판’ 19세기 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양반가 자제인 ‘달수’가 염정소설과 정치 풍자에 능한 최고의 이야기꾼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 신인 정은영 작가와 박윤솔 작곡가가 선보이는 작품으로, CJ문화재단 첫 제작지원 창작뮤지컬이다.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CJ아지트 대학로. 3만~5만원. (02)3454-1401. 전시●‘이야기 있는/없는 그림’ 서사구조를 만들어 연출하고, 그 감정 상태를 화면에 재현하는 방식으로 작업하는 세 작가의 그룹전. 권순영은 상징이 부유하는 정물을, 우정수는 시공간을 박제하는 바로크 시대의 꽃을, 전현선(작품)은 격자무늬에 감정 없는 사물을 담은 개성 넘치는 작품을 선보인다.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옥인동 갤러리 룩스. ●오정미 초대전 ‘화훼본색-오해된 시선’이라는 주제로 화사한 꽃의 형상을 빌려 길게 과장되거나 혹은 지나치게 비틀어 놓음으로써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왜곡해 받아들이는 사회현상을 짚은 작품들을 소개한다. 24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 갤러리 아띠. (02)3445-6182. 클래식·무용●세종 파이프오르간 시리즈 Ⅹ 세종문화회관이 해마다 열고 있는 ‘악기의 제왕’ 파이프오르간 공연이다. 올해 10번째 공연은 핀란드 오르가니스트 칼레비 키비니에미가 장식한다. 시벨리우스의 ‘축제풍 안단테’, 리스트의 ‘연습곡’, 차이콥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등을 연주한다. 15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3만~9만원. (02)399-1624. ●련, 다시 피는 꽃 삼국시대 설화 ‘도미부인’과 제주 서사무가 ‘이공본풀이’를 조합해 창작한 전통 무용극. 가상의 조선 왕실을 배경으로 무희 ‘서련’의 사랑과 시련, 역경 속에서 자신의 뜻을 지켜 나가는 절개를 표현한다. 제례 의식 때 공연된 의식 무용인 ‘일무’와 나라의 태평성대와 왕실의 번영을 기원한 춤 ‘태평무’ 등 한국 전통춤의 진수를 담았다. 10월 29일까지. 서울 중구 정동극장. 4만~6만원. (02)751-1500.
  • ‘시카고 타자기 첫방’ 김기수, 유아인 스토커로 강렬 등장 “네가 날 망쳤어”

    ‘시카고 타자기 첫방’ 김기수, 유아인 스토커로 강렬 등장 “네가 날 망쳤어”

    ‘시카고 타자기’ 첫방에서 배우 김기수가 안방극장을 긴장감 넘치게 만들었다. 7일 첫 방송된 tvN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 말미 한세주(유아인)의 스토커(김기수)가 등장해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었다.​스토커는 베스트셀러 작가 한세주의 소설 속 내용이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며 소설 내용에 따라 살인까지 저질렀다는 말로 한세주를 경악하게 했다. 특히 스토커는 소설 속 마지막 내용에 대해 “네 말대로 했는데 왜 내가 죽어야 돼? 왜! 네가 날 망쳤어. 네 소설이 내 인생을 망쳤다고”라고 분노하며 한세주에게 총을 겨눠 살벌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한세주와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던 스토커에게 전설(임수정)이 총을 조준하며 방송이 마무리돼 앞으로 어떤 내용이 전개될지 궁금증을 높였다. 스토커로 완벽 변신한 김기수는 살기가 느껴지는 눈빛과 표정연기로 극에서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편 김기수는 연극 ‘갈매기’, ‘안녕여름’을 통해 데뷔, KBS 사전제작드라마 ‘안단테’, 영화 ‘미애언니라고 불러줘’, 한일합작 영화 ‘히카리’ 등에 출연해 배우로서의 활동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안세하 결혼, 고향 친구+대학 동기와 5월 화촉 “친구에서 연인으로”

    안세하 결혼, 고향 친구+대학 동기와 5월 화촉 “친구에서 연인으로”

    배우 안세하(31)가 오는 5월 결혼한다. 6일 안세하 소속사 제이유에스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안세하가 오는 5월 14일 1년 넘게 교제한 여자친구와 결혼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속도위반은 전혀 아니다”라며 “여자친구는 현재 일반인으로 직장에 다니고 있다. 그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못하는 점은 양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예비 신부는 안세하의 고향 친구이자 경남대학교 동기다. 두 사람은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해 좋은 만남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안세하는 뮤지컬·연극 무대에 꾸준히 오르며 배우로서 기본기를 다져 왔다. 그는 TV 드라마 ‘우와한 녀’(2013, tvN)로 방송 데뷔 후 ‘투윅스’(2013, MBC)의 고아원 출신 카센터 종업원, ‘신의 선물:14일’(2014, SBS)의 귀여운 강력계 형사, ‘용팔이’(2015, SBS)의 사채업자, 영화 ‘어떤 살인’(2015, 안용훈 감독)의 폭력 애인 등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쳐왔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연극리뷰] ‘목란언니’

    [연극리뷰] ‘목란언니’

    탈북자들이 좀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선택한 곳 남한. 죽음도 무릅쓰고 당도한 국경 너머의 이곳은 그들에게 얼마나 행복한 곳일까. 연극 ‘목란언니’는 탈북 여성 ‘조목란’의 시각으로 바라본 한국의 일그러진 현실을 경쾌하게 그린다. 탈북자의 남한 정착기를 통해 한국의 비인간적인 현실과 그 현실에 내던져진 개인의 씁쓸한 뒷모습이 선명하게 다가온다.●비인간적·부조리한 현실 꼬집어 평양 예술학교에서 아코디언을 전공한 엘리트 ‘조목란’은 뜻하지 않은 사고에 휘말려 한국에 오게 된다. 원래 자발적인 탈북이 아니었던 데다 북에 있는 부모를 서울로 데려와 준다는 브로커에게 속아 정착금과 임대아파트 보증금을 뺏긴 조목란은 한국에서의 삶에 회의를 느낀다.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한 자금 50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룸살롱을 운영하는 ‘조대자’ 일가와 조목란이 인연을 맺으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조목란이 만난 조대자의 세 자녀는 모두 이 사회에서, 자신의 삶에서 벼랑 끝까지 내몰린 사람들이다. 옛 애인에게 버림받고 우울증에 시달리는 장남 ‘허태산’,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쳤지만 철학과가 없어지면서 삶에 회의를 느끼는 차남 ‘허태강’, 소설가이지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시나리오도 쓰고 대필 아르바이트도 하는 막내 딸 ‘허태양’. 이들은 허태산의 간병인으로 취직한 조목란을 만나면서 그녀로부터 삶의 위안을 얻는다. 극은 순수했던 조목란이 끝내 돈 앞에서 변모하게 되는 모습,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필 작가로 살아가게 되는 허태양, 자신의 앞날을 위해 허태양을 속이는 영화감독 친구, 탈북자들의 돈을 가로채는 브로커 등을 통해 자본의 논리로 점철된 차갑고 부조리한 현실을 꼬집는다. ●북한 가요 등 특유의 대사톤 돋보여 마름모꼴의 중앙 무대와 객석 끝에 마련된 별도의 작은 무대를 이용한 빠른 장면 전환이 돋보인다. ‘려성은 꽃이라네’, ‘아직은 말 못해’ 등의 북한 가요와 생경하지만 북한말 특유의 어감이 돋보이는 대사 등이 흥미를 더한다. 2012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작품상’,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3’에 선정됐던 작품으로 김은성이 쓰고 전인철이 연출했다.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Spcae111. 3만원. (02)708-5001.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배성우 아티스트컴퍼니 합류, 정우성과 한솥밥 [공식입장]

    배성우 아티스트컴퍼니 합류, 정우성과 한솥밥 [공식입장]

    배성우 아티스트컴퍼니 합류 소식이 전해졌다. 4일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배성우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배성우는 1999년 뮤지컬 ‘마녀사냥’으로 데뷔해 2003년 단편영화 ‘출근시간으로 스크린에 입성했다. 이후 영화 ‘미쓰 홍당무’,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의뢰인’, ‘카운트다운’, ‘내가 살인범이다’, ‘공정사회’, ‘집으로 가는 길’, ‘인간 중독’, ‘신의 한수’,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뷰티 인사이드’, ‘베테랑’, ‘내부자들’,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나를 잊지 말아요’, ‘사랑하기 때문에’, ‘더킹’ 등 다수의 작품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며 ‘충무로 대세배우’로 불리우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2015년에는 영화 ‘베테랑’, ‘뷰티 인사이드’, ‘내부자들’, ‘특종 : 량첸살인기’ 그리고 칸 국제영화제 초청작 ’오피스’까지 그의 진가가 빛났던 5작품이 동시에 흥행하며 충무로에 없어서는 안 될 ‘대세 배우’로 거듭났다. 더불어 2017년 개봉한 ‘더킹’에서는 캐릭터의 양면성을 제대로 보여주며 명품연기를 선보여 호평을 얻은 바 있다. 아티스트컴퍼니는 “연극과 영화를 오가며 오랜 시간 동안 차곡차곡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어온 뚝심 있는 배성우와함께 하게 되어 매우 든든하고 기쁘다”라며 “그를 형용하는 수식어가 아직 무한히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진가가 더욱 빛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으로 서포트 하겠다. 앞으로 아티스트컴퍼니와 함께할 배성우 배우에게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한다”고 밝혔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노인을 위한, 노인들이 만드는 숭인마을 ‘행복극장’

    노인을 위한, 노인들이 만드는 숭인마을 ‘행복극장’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숭인1동 주민센터에서 순수창작 인형극 ‘어미새’ 공연이 열렸다. 지역의 저소득층 노인 80여명이 자리를 꽉 채웠다. 어미새는 인권 문제를 다룬 인형극이다. 한 노인이 경제, 건강 문제로 가족과 갈등 관계에 놓이고 지역사회의 복지서비스를 받으면서 웃음을 되찾는다는 내용이다. 공연을 관람한 기초수급자 서모(70) 할아버지는 “오랜만에 소리 내어 실컷 웃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들려주니 더 공감이 되고 재밌더라”고 만족스러워했다.종로구가 인권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한국노인인권센터와 함께 한 해에 두 번씩 인형극을 공연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한국노인인권센터 내의 ‘무지개 인형극단’이 공연을 맡는다. 만 65~86세 9명의 노인들로 구성된 실버연극단이다. 구 관계자는 “숭인1동에서 센터 측에 공연을 해 달라고 적극적으로 요청해 일이 성사됐다. ‘숭인마을 행복극장’이라는 큰 타이틀 아래 공연들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종로구는 오는 10월쯤 어린이들을 위한 인권동화 인형극 ‘친구들아! 할머니 할아버지 좀 도와줘’도 공연한다. 어르신 인권 문제에 대한 공감대 형성 및 문화 소외계층에 지속적인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이번 ‘숭인마을 행복극장’은 소외받는 어르신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노인들에게는 자존감을 높여 주고 주민들과는 노인 인권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됐다”면서 “앞으로도 따뜻한 구정을 펼쳐 모두가 행복한 종로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재개봉작> 사랑의 이면 날카롭게 그린 로맨스 ‘클로저’ 예고편

    <재개봉작> 사랑의 이면 날카롭게 그린 로맨스 ‘클로저’ 예고편

    나탈리 포트만, 주드로, 줄리아 로버츠, 클라이브 오웬 등 할리우드 톱배우들의 리즈시절을 볼 수 있는 영화 ‘클로저’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클로저’는 네 남녀의 서로 다른 사랑 방식을 통해 사랑의 이면을 과감하게 그린 솔직하고 대담한 로맨스다. 영국 극작가 패트릭 마버의 연극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공개된 예고편은 극중 ‘앨리스’(나탈리 포트만)와 ‘댄’(주드 로), ‘안나’(줄리아 로버츠)와 ‘래리’(클라이브 오웬)의 설렘 가득한 첫 만남으로 시작한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걸어오는 앨리스와 댄의 모습은 사랑의 시작을 고스란히 전한다. 안나와 수족관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고,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풍선을 사주는 래리의 모습 역시 로맨틱한 감성을 전한다. 하지만 운명적인 만남과 달리 댄과 안나, 앨리스와 래리가 엇갈린 눈빛을 주고받는 장면은 ‘사랑의 시작과 끝이 예고 없이 찾아온다’는 카피와 함께 엇갈린 사랑의 결말을 궁금케 한다. 뿐만 아니라 “날 사랑하기는 한 거야? 진실을 원해”, “사랑은 순간의 선택이야. 거부할 수 있는 거라고”라는 대사에 이어 ‘당신은 거짓 없는 사랑을 하고 있나요?’라는 카피는 사랑의 민낯을 과감히 드러낸다. 이처럼 할리우드 최고 배우들의 리즈 시절과 솔직하고 대담한 네 남녀의 모습을 그린 영화 ‘클로저’는 오는 4월 20일 메가박스 단독 개봉 예정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이순재, “치매 걸리지 않으려 노력한다, 연극 도움 돼”

    이순재, “치매 걸리지 않으려 노력한다, 연극 도움 돼”

    배우 이순재가 연극에 출연한다. 이순재는 최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진행된 연극 ‘사랑해요 당신’ 프레스콜에서 치매 소재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이날 이순재는 “치매 걸리지 않으려 내 나름대로 노력한다”며 “이것도 외우고 저것도 외우고 한다. 그래도 연극 하다보면 ‘그래도 아직 내가 괜찮구나’ 싶어서 연극이 괜찮다”고 밝혔다. 이어 “TV는 틀리면 다시 하는데 연극은 막이 오르면 끝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며 “스스로 자기 체크도 하는 게 연극이 주는 장점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치매는 예고 없는 것이기 때문에 어려운 병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극 ‘사랑해요 당신’은 아내와 자식들에게 누구보다 더 큰 애정을 가지고 있지만 마음과 다르게 항상 퉁명스러운 남편이 아내가 치매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순재, 정영숙, 장용, 오미연 등이 출연한다. 오는 4일부터 5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 = 연합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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