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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혜교와 셀카 성공한 피오, 사진에 담기지 않는 ‘청순 미모’

    송혜교와 셀카 성공한 피오, 사진에 담기지 않는 ‘청순 미모’

    피오가 송혜교와 함께 사진을 찍는 소원을 이뤘다. 지난 11일 블락비 멤버 피오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소원을 이룬 피오~~ 지훈이가 방송에서 또는 인터뷰에서 그렇게 아름다우시다고 노래를 불렀던 ‘송혜교’ 배우님과 셀카 공개! 정말 너무 예쁘십니다.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미모! 완전 부럽다 우리 피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에는 tvN ‘남자친구’에 출연한 송혜교와 피오가 얼굴을 맞대고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두 사람의 훈훈한 케미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편, 송혜교는 지난달 24일 종영한 tvN 드라마 ‘남자친구’ 이후 휴식을 취하고 있다. 피오는 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 연극 ‘소년, 천국에 가다’ 무대에 오른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피츠제럴드의 미친 아내? 그녀는 시대의 ‘플래퍼’였다

    피츠제럴드의 미친 아내? 그녀는 시대의 ‘플래퍼’였다

    ‘위대한 개츠비’를 쓴 스콧 피츠제럴드의 뮤즈이자 아내로만 알려진 젤다 피츠제럴드(1900~1948)를 재조명하는 책이 나왔다. 단편소설 5편, 산문 9편을 엮은 ‘젤다’(HB PRESS)는 한국에서 그의 이름으로 출판하는 첫 책이다.“스콧은 그녀가 정말 미쳤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야 좋은 글을 쓸 수 있었다”는 헤밍웨이의 혹평처럼 지금까지 젤다는 남편의 뮤즈를 넘어 그의 창작을 방해하는 정신이상자로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전기 작가들이 재조명한 젤다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스콧이 작가로서 젤다의 성격과 재담, 심지어 그녀의 일기와 편지에 의지했다는 것. 공저 혹은 스콧의 이름으로 실린 작품 중 대부분이 젤다의 작품이라는 설도 있다. 훗날 젤다는 뉴욕트리뷴에 이렇게 썼다. “피츠제럴드는 표절은 집 안에서 시작된다고 믿나 봐요.” 표지에 ‘피츠제럴드’라는 글귀가 희미하게 지워져 있는 책 ‘젤다’는 ‘피츠제럴드’ 없이 홀로 선 젤다를 조명한다. 수록한 단편 ‘오리지널 폴리스 걸’, ‘남부 아가씨’, ‘재능 있는 여자’는 자전적 성격이 짙다. 런던 연극 무대를 꿈꾸는 코러스 걸(‘오리지널 폴리스 걸’), 천부적인 재능의 댄서(‘재능 있는 여자’)는 꿈의 실현에 바짝 근접했다가 돌연 방향을 틀어 버린다. 어려서부터 재능을 보였던 발레에 다시 도전해 유명 발레단 입단의 문턱에서 좌절했던 젤다의 삶과 겹친다. 산문 중에서는 ‘플래퍼 예찬’이 눈에 띈다. 플래퍼는 1920년대 등장한 미국 신여성을 가리킨다. 젤다는 이렇게 썼다. “그녀는 추파를 던지는 것이 재미있어 추파를 던졌고, 몸매가 좋았기에 원피스 수영복을 입었다. … 그녀는 자신이 하는 일을 늘 하고 싶었던 일과 의식적으로 일치시켰다.” 젤다는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았지만, 나쁜 일에 관한 책임은 남편 몫까지 뒤집어써야 했던 시대의 플래퍼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일본인 극장 몰려 있던 충무로… 조선 영화관 각축장 된 종로

    일본인 극장 몰려 있던 충무로… 조선 영화관 각축장 된 종로

    1903년 6월 한성전기회사가 주최한 동대문 기계창에서의 활동사진 상영회가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 공간은 동대문활동사진소로 자리잡는다. 한국에서 관람료를 내고 들어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영화를 상영했다는 가장 첫머리의 기록이다. 그리고 1919년 10월 조선인 거리의 영화 상설관 단성사에서 연쇄극 ‘의리적 구토’를 상영해 조선인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이는 한국 최초로 만들어진 영화가 다중이 모인 극장에서 공개된 가장 첫 번째 사건이다.이번 주제는 활동사진이 상영됐던 공간, 바로 ‘영화관’에 관한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처음 활동사진을 보기 위해 동대문활동사진소에 운집했던 1903년부터 조선인 거리의 연극장 단성사가 영화 상설관으로 새롭게 태어난 1918년까지 서울 도심에는 어떤 영화관들이 생겨났고, 영화관 거리는 어떤 모습으로 형성됐을까. 우리가 이 시기 영화관의 설립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제작·배급·상영으로 이어지는 영화산업의 기초적인 형태가 구축되기 시작했음을 말해 주기 때문이다. ●영화관 설립 이전의 상영 공간 한성전기회사가 운영하던 동대문활동사진소는 1908년 흥행 단체인 광무대(光武臺)가 인수하며 ‘광무대’라는 이름으로 재출발한다. 전통 연희 공연을 중심으로 활동사진까지 상영했던 공간으로 1914년까지 이어졌다. 운영은 조선인 흥행사 박승필이 맡았는데, 이후 그는 단성사를 경영하고 연쇄극을 제작하는 등 초창기 한국 영화의 기반을 만든다. 아직 본격적인 영화 상설관이 설립되지 않았던 시기 활동사진을 상영하던 공간은 또 어디에 있었을까. 서대문 정차장 근처 프랑스인 마르탱이 운영하던 호텔 애스터하우스에서 1907년 프랑스에서 가져온 필름들을 상영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즈음 영화 상설관은 아니지만, 무대 공연을 중심으로 한 극장들이 생겨났다. 상설 극장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902년 대한제국 황실이 국가 경사를 위해 설립한 ‘희대’(戱臺)다. 지금의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 자리에 있었다. 사실 이전의 조선은 건물 안에서 공연하는 극장문화가 없었으므로 최초의 근대식 극장으로 기록되는 곳이다. 희대는 협률사(協律舍) 또는 원각사(圓覺社)로도 불렀는데, 이곳을 빌려 연희를 하던 단체의 이름을 따서 그렇게 불렀다. 가장 먼저 협률사가 운영했던 희대는 1904~1905년 러일전쟁 때 폐지됐다가 1907년 2월부터 관인구락부(官人俱樂部)라는 이름의 사교회장으로 활용됐고, 1908년 7월부터 작가 이인직이 ‘원각사’라는 이름의 연희장으로 운영하며 연극과 영화를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들을 상연했다. ●북촌과 남촌의 극장가 일제강점기 서울 장안은 청계천을 경계로 북한산 아래 북촌의 조선인 거주지와 남산 아래 남촌의 일본인 거주지가 분리돼 있었다. 자연스럽게 극장가 역시 민족별로 구분해 형성됐다. 조선인 극장들은 조선인들의 전통적인 상권인 종로통을 중심으로 들어섰고, 일본인 극장들은 지금의 충무로인 본정(本町)의 일본인 상권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북촌에는 한국 최초의 근대식 공원인 종로 2가의 탑골공원을 중심으로, 1907년부터 단성사(團成社), 연흥사(演興寺), 장안사(長安社)와 같은 민간 극장이 설립됐다. 조선인들을 위해 전통 연희, 신파극, 활동사진 등 다양한 볼거리가 상연됐던 공간들이다. 조선인 극장의 형성과 프로그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은 남촌의 일본인 극장들이다.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면서 대한제국 시기 한국으로 많은 수의 일본인이 건너왔고, 자연스럽게 일본인 거류민들을 위한 극장이 생겨났다. 1907년을 전후한 시점 욱정(旭町) 1정목 쪽의 가부키자(1906년 설립·이하 설립연도), 본정 2정목의 혼마치자(1906년쯤), 본정 3정목의 고토부키자(1907년쯤), 본정 4정목에 이르면 게이조자(1906년쯤)가 있었다. 명동 방향으로는 나니와부시(浪花節)를 공연하는 나니와칸(1909년), 그리고 남대문 앞에는 신파극을 공연하는 이나리자(1910년)가 있었다. 영화 상영을 중심으로 하는 첫 활동사진 상설관은 1910년 지금의 을지로인 황금정 2정목에 세워진 경성고등연예관이다. 목조 건물로 1층에는 긴 의자, 2층에는 다다미를 배치해 600여명이 앉을 수 있었다. 당시 개관 광고를 보면 프랑스 파테사의 영사기를 도입해 세계 각국의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 주는 ‘세계 제일 활동사진관’임을 거창하게 선전한다. 당시 관객은 조선인과 일본인이 각각 절반 정도였다. 초창기 영화감독 이구영의 기록에 따르면 서양인 권투선수와 일본인 유도선수가 겨루는 단편영화를 상영하던 중 조선인 관객들이 서양 선수를 응원하는 바람에 일본인 관객들과의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이후 일본인 거리의 황금정 3정목에는 다이쇼칸(1912년), 고가네칸(1913년)이 들어섰다. 본정의 가장 번화가인 1정목과 2정목의 교차점에는 1915년 유라쿠칸이 설립돼 남촌의 대표적인 활동사진관으로 자리잡았다.●서양 영화를 상영한 조선인 영화관 북촌에는 1912년 우미관(優美館)이 영화 상설관으로 처음 등장한 후 1907년 설립된 단성사(團成社)가 1918년 영화관으로 재개관했으며, 1922년 조선극장이 설립되면서 조선인 영화 상설관으로는 3대 극장이 각축전을 벌이게 된다. 종로통에 세워진 우미관은 조선인을 대상으로 처음 설립한 영화관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주로 유니버설의 연속영화(serial film·지금의 텔레비전 드라마처럼 20분 분량의 필름을 1주일에 1편씩 상영하는 방식)와 유니버설의 자회사인 블루버드와 레드페더 등에서 제작한 5권 분량의 장편 영화를 상영한 서양 영화 전문관이었다. 1907년 세워져 복합 연희장으로 운영되던 단성사는 조선인이 소유한 유일한 극장이었다. 1914년 1월 안재묵이 수용 인원 1000명의 대형 극장으로 신축했으나 1년 만에 화재로 소실된 후 1917년 2월 고가네유엔(黃金遊園)의 소유자 다무라 기지로가 인수했다. 다무라는 조선인 흥행사 박승필에게 단성사의 운영권을 주었고, 그는 1918년 12월 활동사진관으로 신축해 흥행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조선인 영화 상설관이 서양 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외화전문관’이었고, 일본인 영화 상설관은 일본 영화를 기본으로 상영하는 ‘방화관’(邦畵館)이면서 서양 영화를 함께 상영하는 ‘병영관’(映館) 성격을 띠고 있었다는 점이다. 1920년대 들어 경성의 영화관 거리는 조선인 영화관의 경우 조선인 변사가 해설하는 서양 영화를 상영하고, 일본인 영화관은 일본인 변사가 해설하는 일본 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구도가 굳어졌다. 이즈음 서울 장안 극장가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은 활동사진 수입 초기에 선보이던 뤼미에르 형제나 미국 바이타스코프의 백 피트짜리 짧은 필름이 아니었다. 움직이는 사진을 보고 신기해하고 달려오는 기차를 피하던 구경꾼들은 이미 지난 얘기였다. 이야기 전달을 위한 구성력을 갖추어 가는 미국과 유럽의 장편 극영화들은 활동사진을 좋아하던 ‘애활가’(愛活家)들을 본격적인 ‘영화관객’으로 훈련시켰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문제적 남자’ 진지희 출연, 대학교 성적 올 A+ ‘남다른 뇌섹美’

    ‘문제적 남자’ 진지희 출연, 대학교 성적 올 A+ ‘남다른 뇌섹美’

    진지희가 tvN ‘문제적 남자’에 출연한다. 11일 방송되는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이하 ‘문제적 남자’)에는 배우 진지희가 게스트로 출연해 남다른 뇌섹미를 발산할 예정이다. 대세 아역배우 출신인 진지희는 최근 몰라보게 폭풍 성장한 모습으로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특히 작년에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후 대학 생활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 1년간 연기 활동을 스톱하며 대학 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밝힌다. 특히 그 결과물로 A+가 가득한 성적표를 공개하며 과탑을 인증해 ‘문제적 남자’ 멤버들을 모두 감탄하게 만든 것. 뿐만 아니라 학창시절 당시 연기 활동을 병행하며 하루에 1시간만 자고 등교하는 것은 물론, 쉬는 시간마다 선생님들을 쫓아다니며 공부를 했다고 밝히는 등 진지희의 남다른 열정이 눈길을 끌 전망이다. 또한 학급 간부와 전교 임원을 섭렵하며 각종 상장을 수집하고, 대학교 글쓰기 공모전에 당선된 것은 물론 서울 장학재단의 홍보대사로 위촉되는 등 색다른 이력을 밝히는 등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열정 부자 면모를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tvN ‘문제적 남자’는 11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공연계 성차별·성폭력 막을 자치규약 만든다

    공연계 성차별·성폭력 막을 자치규약 만든다

    문화예술계 ‘미투’(나도 피해자다) 사태 이후 공연계 성차별과 성폭력 등을 막을 한국판 ‘시카고 연극 스탠다드’(CTS·The Chicago Theatre Standards)가 마련된다. CTS는 2015년 극장 내 성폭력 피해를 고발한 미국 시카고의 배우들이 만든 차별금지 조약이다.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과 서울시성평등활동지원센터는 오는 8~9일과 11일 ‘성폭력반대 연극인 행동 주최 국제 워크숍’을 개최한다. 집중 워크숍은 8~9일 삼일로 창고극장 스튜디오에서, 오픈 워크숍은 11일 대학로 연극센터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다. 이번 워크숍에는 CTS를 만든 미국 배우 로라 피셔가 참여해 시카고에서의 경험을 공유한다. CTS는 의사소통(communication), 안전(safety), 존중(respect), 의무(accountability)를 주요 원칙으로, 연극 오디션, 연습, 공연까지 공연 제작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성폭력·성차별 예방책을 구체적으로 담은 예술계 자치규약이다. 이번 국제 워크숍에서는 ‘한국 공연예술 자치규약’(KTS·Korea Theter Standards)을 만들기 위한 CTS 등 사례를 공유하고 한국 공연현장에 맞는 방안을 찾기 위한 논의가 진행된다. 특히 오픈 워크숍에는 공연 창작자뿐만 아니라, 재단, 공공극장, 공공기관의 관계자들도 참여할 수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세상에서 가장 작은 성악가, 크바스토프 재즈 무대로 첫 내한

    세상에서 가장 작은 성악가, 크바스토프 재즈 무대로 첫 내한

    선천적 장애극복한 휴먼스토리의 주인공3월 19일 LG아트센터에서 재즈 공연 예정키 132㎝의 세상에서 가장 작은 성악가. 하지만 관객에게 전한 감동은 가장 큰 인간승리의 주인공이 한국을 처음 찾는다. 바로 장애를 극복하고 세계 무대에서 활약해온 바리톤 토마스 크바스토프(60)가 그 주인공이다. 현역 은퇴 후 재즈 가수 등으로 활약하고 있는 크바스토프는 오는 3월 19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재즈 레퍼토리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독일 출신의 크바스토프는 작은 키와 손가락이 7개인 중증선천기형을 안고 태어났다. 장애를 안고 태어난 이유는 어머니가 임신 중 탈리도마이드 성분의 입덧 방지용 진정제를 복용했기 때문이었다. “어머니를 원망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특유의 긍정적 마인드와 의지를 가진 그였지만, 그의 장애는 데뷔 전 음악활동의 장벽이 되기도 했다. 하노버 음대를 지원했지만, 모든 성악 전공자는 반드시 피아노를 쳐야 한다는 학교 규정에 따라 음대 진학을 하지 못하는 좌절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13세부터 성악 레슨을 받은 스승이자 유명 소프라노인 샬로트 레만 부부의 개인교습으로 더욱 철저히 음악을 배운 그는 29세였던 1988년 신인 성악가들의 등용문인 뮌헨 ARD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그는 클라우디오 아바도, 다니엘 바렌보임, 세이지 오자와 등 세계 최정상급 지휘자들의 총애를 받았고, 미국 그래미어워드를 3회 수상하는 등 정상급 성악가로 널리 이름을 알렸다. 크바스토프는 2012년 돌연 클래식 무대에서 은퇴했다. 그의 형인 미하엘이 암으로 사망하며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미하엘은 크바스토프의 자서전 ‘빅맨 빅보이스’를 쓰기도 한 출판인이자 작가였다. 가장 친한 친구이자 든든한 가족을 잃은 크바스토프는 이후 후두염을 앓으며 진로를 바꾼다.크바스토프는 클래식 무대를 은퇴하고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스 아이슬러 음악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영국 BBC4에서 독일 가곡을 소개하는 방송진행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 연극배우로 독일 최고 극단 베를린 앙상블의 작품에 출연하는 등 제2의 인생을 즐기고 있다. 그는 이번 내한 무대에서 재즈를 선보인다. 재즈 마니아였던 형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때부터 재즈를 즐겼던 그는 이미 2007년 도이치그라모폰을 통해 재즈앨범을 발매했고, 2014년 ‘마이 크리스마스’에 이어 올해 소니 레이블을 통해 ‘나이스 앤 이지’를 발매했다. 그는 이번 내한에서 아서 해밀턴의 ‘크라이 미 어 리버(Cry Me a River)’,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 등 새 앨범에 수록된 곡 위주로 무대를 꾸민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명절 공연 대목인데…“휠체어타면 볼 수 없대요”

    명절 공연 대목인데…“휠체어타면 볼 수 없대요”

    “전동 휠체어타면 휠체어석 이용 못해”…관람 포기사각지대에 휠체어석 배치하는 경우도“장애인석, 관람하기 편하게 위치도 고려해야”설 명절을 맞아 공연장이나 극장을 찾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다. 명절 특수를 노린 문화공연도 쏟아진다. 하지만 장애인은 여전히 문화 공연에서 불청객 취급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장애인들은 공연장에서 휠체어석도 마음편히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애인들은 “연휴 기간에 뮤지컬이나 연극을 보고싶지만 또 다시 상처받을 생각에 엄두가 안난다”고 입을 모았다. 전동휠체어를 타는 이성은(가명·37)씨는 지난달 초 서울의 한 공연장에서 열리는 뮤지컬 공연의 휠체어석을 예매하는 과정에서 “공연을 보려면 수동휠체어로 바꿔 타야한다”는 말을 들었다. 전동휠체어를 타면 뒷좌석 관객들의 시야를 가릴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수동휠체어를 타면 앉은 키가 더 낮아져 공연을 관람하기 어려운 이씨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이씨는 “휠체어 교체요구는 비장애인에게 몸통을 갈아끼우고 관람하라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며 “모욕감을 느껴 결국 좌석예매를 취소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휠체어석 판매한다는 공지를 하지 않거나 공연 당일이 돼야 예매가능 여부를 알려줄 수 있다는 곳도 있다. 이씨는 “최근 대구에서 콘서트 휠체어석을 예매하려고 고객센터로 전화를 했는데 당일이 돼야 휠체어석에서 공연을 볼 수 있을지 알려줄 수 있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동휠체어를 타고 13번 공연장을 찾았다는 30대 김지혜씨는 “앞 자리 휠체어석에는 스피커가 놓여져있고 뒷자리만 판매하는 공연, 심지어 휠체어석이 하나도 없는 공연도 있다”며 “공연할 때마다 일일이 휠체어석이 있는지 고객센터나 주최측으로 문의를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휠체어석 예매에 어렵게 성공해 공연장에 가도 벽이 남아 있다. 김씨가 지난달 초 찾은 힙합 공연장에 마련된 휠체어석 앞은 반투명 아크릴판으로 막혀 있었다. 김씨가 “공연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주최 측에 항의하자 돌아온 말은 “아크릴판 구멍으로 보든지 알아서 하라”였다. 김씨는 “주최측은 비장애인들의 시야가 가리는 것을 고려해 좌석 판매를 하면서 장애인 관객의 시야는 당사자가 감당하라는 식이다”고 비판했다. 이런 불편함과 차별은 장애인들이 문화 공연을 즐기는 것을 더 어렵게 한다. 실제 보건복지부가 3년마다 진행하는 ‘2017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들이 지난 1년 동안 영화를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문화생활에 참여한 것은 3% 미만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문화접근권이 향상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서동운 서울시 장애인인권센터장은 “지금까지는 형식적인 쿼터를 주는 양적인 부분으로 접근했다면 이제는 질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며 “장애인 관람권을 확보하려면 벌칙조항들도 같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일 장애인문화연대 총장은 “영화관에는 시청이 어려운 앞좌석에 자리가 있고, 연극이나 뮤지컬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뒷좌석만 판다”며 “공연장 설계에서부터 장애인 관람을 배려하는 방식으로 지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대구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2~3월 집중 추진

    대구시는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2~3월을 기념사업 집중 추진 기간으로 정해 다채로운 시민 참여 행사를 펼치기로 했다. 2 ~ 3월에 추진될 주요 사업과 행사는 일본군위안부 주제 연극 ‘할머니의 방‘이 남구 소극장 함세상에서 2월 19일에서 2월 23일 사이 무료 공연한다. 국채보상운동과 2?28 민주운동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2월 21일부터 2월 28일까지 동성로와 2·28기념공원 등에서 ‘2019 대구시민주간’ 행사를 개최하며, 2월 22일에는 기념 뮤지컬 갈라공연이 동성로 야외무대에서 진행된다. 2월 26일에는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대구시립교향악단의 ‘100주년 기념 음악회’를, 2월 28일에는 3?1절 전야행사인 대구YMCA 주관의 대구만세운동길 걷기 행사 ‘떨리는 밤, 함성전야’를 선착순 1000명 모집, 무료참가 행사로 개최된다. 3월 1일에는 100주년 3?1절을 기념하기 위해 9시에서 10시 30분 사이 달성공원 1000명, 청라언덕 2000명, 반월당 보현사 2000명 등 총 5000명이 3개 경로에서 출발하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으로 집결하는 만세재현 거리행진을 펼친다. 이어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화합의 광장에서 10시 30분 100주년 3·1절 기념식을 개최하며, 12시에는 국채보상기념공원 종각에서 타종식이 이어진다. 이와 함께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일원에서는 17시까지 민족영웅 VR가상체험, 근대 대구풍경사진과 태극기역사 전시,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운동 교육·홍보관, 독립선언서 탁본·태극기 바람개비 만들기 독립운동가 의상과 음식 체험, 대구여성 플래시몹, 서예 퍼포먼스 등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이를 통해 대구시는 시민에게 우리지역 역사·문화 전통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또 중구를 제외한 7개 구·군에서도 관내 지정 장소에서 만세재현 거리행진 등 기념행사를 개최하며, 두류공원 일원에서는 100주년 기념 마라톤대회를, 대구스타디움 일원에서는 장애·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어울림 자전거대회를 개최한다. 3월 이후에도 우국시인 현창 문학제, 상설문화관광프로그램, 명사초청 강연회,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포럼, 대구청년상화학교, 청년도시탐험대, 시민토론회, 호국보훈대상 시상 등의 다양한 기념사업이 시민 참여를 기다린다. 대구시는 앞으로 더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기념사업 추진을 홍보하여 시민 참여를 확대하고 3?1운동 및 임정수립 100주년을 시민과 함께 기려 대구의 시민정신을 드높이고 시민에게 애국애족, 애향심을 고취할 계획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올 한 해가 뜻 깊은 3?1운동 및 임정수립 100주년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시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를 부탁한다”며,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잘 관리하여 지역사랑, 나라사랑운동과 지역공동체 통합과 화합의 운동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혜와 역량을 모아 나가 대구 역사의 전통을 대구시민이 인식할 수 있게 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한국연극교육학회 신임회장에 한예종 서충식 교수

    한국연극교육학회 신임회장에 한예종 서충식 교수

    제12대 한국연극교육학회 및 제 13대 한국대학연극학과 교수협의회 신임회장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충식(59) 교수가 선출됐다. 서충식 교수는 서울예술전문대학 연극과를 졸업하고 스페인 마드리드 왕립 고등 연극학교에서 연기와 연출을 수학한 후 1999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연극교육학회는 1997년 창립 이래 다양한 학술발표회와 학회지 발간을 통해 연극교육발전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대학연극학과 교수협의회는 27회에 이르는 ‘젊은 연극제’를 주최해 왔고, 교육일선에서 연극인을 양성하는 역할을 해왔다. 현재 학회의 회원은 430명으로, 교수협의회에 소속된 학교는 86개교가 되어 두 단체의 서충식 교수가 임명됨으로서 한국연극계의 발전이 기대되는 바다. 서충식 교수는 한국연극교육학회 부회장과 ‘젊은연극제’ 집행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연출가로 활동 중이다.
  • 공현주 3월의 신부 된다..한 살 연상 금융업 종사자와 결혼

    공현주 3월의 신부 된다..한 살 연상 금융업 종사자와 결혼

    공현주의 결혼 소식이 전해져 화제다. 1일 소속사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는 “배우 공현주 씨가 3월의 신부가 된다”며 결혼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소속사는 이어 “예비신랑은 금융업에 종사하는 1살 연상의 비연예인으로 깊은 배려심과 듬직한 성품의 소유자로 공현주 씨와 진지한 만남을 가진 끝에 오는 3월 16일 서로의 동반자가 되어 주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예비신랑이 비연예인인 만큼 현재 비공개로 조용히 예식을 올리게 됐다. 양가 부모님과 가족들 및 가까운 친지들,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해 조용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 세부 사항에 대해 공개하기 어려운 점 넓은 양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출발을 앞둔 공현주 씨에게 많은 축하와 응원 보내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배우 공현주는 드라마 ‘올인’으로 연기 데뷔해 다양한 작품에서 단아한 아름다움과 차분한 연기력으로 대중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후 ‘혼자가 아니야’, ‘아내의 반란’, ‘웨딩’, ‘바보 엄마’,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 ‘호텔킹’, ‘순정에 반하다’, ‘사랑은 방울방울’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愛)’ 등에 출연하며 안방뿐만 아니라 스크린에서도 활약했다. 뿐만 아니라, 연극 ‘여도’에서 혜빈정씨 역으로 데뷔 이래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한 데 이어 연극 ‘장수상회’에서 꽃집 여인 임금님의 딸 민정 역을 맡아 관객과 만났으며, 결혼한 이후에도 지금처럼 활발한 배우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다음은 소속사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배우 공현주 씨의 소속사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입니다. 공현주 씨에 대해 기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배우 공현주 씨가 3월의 신부가 됩니다. 공현주 씨는 오는 3월 16일 서울 모처에서 한 살 연상의 일반인과 결혼식을 올립니다. 공현주 씨의 예비신랑은 현재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깊은 배려심과 듬직한 성품의 소유자로 공현주 씨와 진지한 만남을 가진 끝에 서로의 동반자가 되어 주기로 결심했습니다. 예비신랑이 평범한 일반인인 만큼 양가 부모님과 가족들 및 가까운 친지들, 지인들만 초대해 비공개로 조용히 예식을 올리게 되어, 세부 사항에 대해 공개하기 어려운 점 넓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서로를 향한 깊은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결혼이라는 좋은 결실을 맺으며, 새로운 출발을 앞둔 공현주 씨에게 많은 축하와 응원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앞으로 펼쳐질 아름다운 앞날에 축복과 행복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공현주 씨는 결혼 후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제공=헤이스가든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윤지성 첫 솔로 앨범 ‘Aside’ 20일 발매..본격 솔로 활동 돌입

    윤지성 첫 솔로 앨범 ‘Aside’ 20일 발매..본격 솔로 활동 돌입

    윤지성이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윤지성 소속사 측은 “윤지성이 20일 첫 솔로 앨범 ‘Aside(어사이드)’를 발표하고 솔로 가수로 데뷔한다. 솔로 가수로 첫걸음을 내딛는 윤지성에게 많은 관심 보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윤지성은 공식 SNS와 팬카페를 통해 첫 솔로 앨범 ‘어사이드’ 스케줄러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데뷔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공개된 일정에는 20일 앨범 발매를 앞두고 앨범 트레일러, 트랙리스트, 콘셉트 포토 및 비디오, 리릭 스포일러, 티저 영상, 커버 이미지 등 다양한 콘텐츠가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어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윤지성의 솔로 데뷔 앨범 ‘어사이드’는 연극에서 오직 관객만 들을 수 있는 대사인 ‘방백(傍白)’과 ‘Always on your side’의 줄임말로, ‘항상 네 편이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간 늘 곁에서 응원하고 지지해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자 기획됐으며, 윤지성 특유의 따뜻한 감성이 녹아 든 앨범이다. 그룹 워너원으로 데뷔해 많은 사랑을 받은 윤지성은 지난 24~2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워너원 완전체 마지막 콘서트 ‘Therefore’를 끝으로 약 1년 6개월간의 워너원의 공식 활동을 마무리했다. 이어 윤지성은 본격적인 솔로 데뷔 프로젝트를 가동, 솔로 가수로서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LM엔터테인먼트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동료 침묵·2차 가해 딛고 ‘연극계 첫 미투’ 그녀가 이겼다

    피해자 “같은 처지 피해자들 지지받아 연극인이자 여성인 나로 돌아갈 것” 지난해 2월 연극계 첫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에서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됐던 연극배우 이명행(43)씨에게 1심에서 징역 8개월이 선고됐다. 이 사건은 이후 연출가 이윤택, 시인 고은 등 문화예술계 성폭력 고발의 시발점이 됐다. 31일 연극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형사11단독 위수현 판사는 공연 스태프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8개월과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3년 취업제한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고 재범 우려가 크며, 유형력(직간접적인 힘의 행사)이 상당히 강했다”며 이씨를 법정 구속했다. 다만 “동종 범죄 전과가 없고 범행에 대해 자백한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미투 후 1년 만에 가해자 처벌을 이끌어낸 피해자 수민(가명)씨는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단지 피해자로 살아가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재판 과정을 버텨 왔다”며 “앞으로 연극 작업자이자 여성인 나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수민씨는 지난해 2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씨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고 이후 이씨를 고소했다. ‘이명행 사건’은 2018년 터져 나온 문화예술계 미투의 첫 신호탄이었다. 하지만 다른 사건보다 대중의 관심을 덜 받았다. 가해자가 대중에게 익히 알려진 인물이 아니라는 점이 컸다. 그럼에도 피해자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외로운 법정 싸움을 택했다. 그는 “미투 이후 자극적인 언론보도가 쏟아지고 수사기관의 조사 과정에서 2차 피해를 겪으면서 분노와 무기력을 느꼈다”며 “모든 것을 돌파하고 연극인으로 돌아갈 방법은 정의 실현뿐이었다”고 했다.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도 2차 피해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세상의 관심에서 벗어난 것보다 더 힘든 것은 동료나 지인들의 침묵과 방관이었다. 대신 같은 처지의 성폭력 피해자들이 지지를 보냈다. 수민씨는 “피해 생존자와 대화하고 지지하는 시간은 큰 위안이었다”며 “재판을 통해 모든 생존자들을 대변할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전문가 조언을 구하고 법원에 탄원서를 내 준 연극인들도 큰 힘이 됐다. 연극계 성폭력 반대 운동 모임인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측은 “법원이 이씨의 범죄 행위를 대부분 인정하고 징역을 선고한 것은 의미 있는 결과”라며 “피해자들은 위와 같은 법원 판단에 용기와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수민씨와 연대해 온 공연기획자 오성화씨는 “연극계 성폭력이 만연한 원인은 성폭력 사건을 공론화하지 않고 덮어 왔기 때문”이라며 “피해를 호소할 때 그것을 해결할 시스템과 조력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단독]연극계 ‘1호 미투’ 가해 배우, 1심서 징역 8개월…“재범 우려 크다”

    [단독]연극계 ‘1호 미투’ 가해 배우, 1심서 징역 8개월…“재범 우려 크다”

    인천지법, 징역 8개월 법정 구속작년 2월 문화예술계 미투 첫 신호탄피해자 “폭로 뒤 주변 침묵·방관 괴로워”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들에게 힘 되길”지난해 2월 연극계 첫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에서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됐던 연극배우 이명행(43)에게 1심에서 징역 8개월이 선고됐다. 이씨에 대한 미투 사건은 이후 연출가 이윤택, 시인 고은 등 잇단 문화예술계 성폭력 고발의 시발점이 됐다. 인천지방법원 형사11단독 위수현 판사는 공연 스태프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8개월과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3년 취업제한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고, 여러 차례 범행으로 재범 우려가 크다”며 “유형력(직·간접적인 힘의 행사)이 상당히 강했다”고 이씨를 법정 구속했다. 미투 이후 1년 만에 가해자 처벌을 이끈 수민(가명)씨는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단지 피해자로 살아가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재판을 버텨왔다”며 “앞으로 연극 작업자이자 여성인 나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수민씨는 지난해 2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씨의 2년전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고 이후 이씨를 고소했다. ‘이명행 사건’은 2018년 터져나온 문화예술계 미투의 첫 신호탄이었지만 다른 성폭력 사건에 비해 대중의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이윤택 등 다른 가해자보다 이명행이 유명하지 않다는 이유가 컸다. 그러나 가해자가 유명하지 않다고 해서 피해자의 고통이 작은 건 아니었다. 연극계 관계자들은 “가해자가 유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드러나지 않는 성폭력 피해가 훨씬 많다”고 증언한다. 수민씨는 “가해자가 유명하지 않거나 피해자가 실명을 공개하지 않으면 관심과 지지가 떨어지는 게 현실”이라며 “내 사건에 대한 관심도 작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외로운 법정 싸움을 선택한 것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였다. 미투 후 확인되지 않은 언론보도와 수사 기관의 조사 과정에서 겪은 2차 피해는 분노와 무력감만 안겨줬다. 그러나 “모든 것을 돌파하고 연극인인 나로 돌아오는 방법은 정의 실현 뿐”이라는 생각으로 재판을 견뎠다.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도 “2차 피해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세상의 관심에서 벗어난 것보다 더 힘든 것은 동료나 지인들의 방관이었다. 미투 이후 응원 메시지를 받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침묵했다. 대신 같은 처지의 피해자들이 수민씨와 연대했다. 수민씨는 “피해 생존자와 대화하고 지지하는 시간은 큰 위안이었다”며 “재판을 통해 모든 생존자들을 대변할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관련 기관 등 자문을 구할 방법을 함께 찾고, 법원에 탄원서를 내준 연극인들도 큰 힘이 되었다. 연극계 성폭력 반대 운동 모임인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은 “법원이 이씨의 범죄 행위를 대부분 인정하고 징역을 선고한 것은 의미있는 결과”라며 “피해자들은 위와 같은 법원 판단에 용기와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수민씨와 연대해 온 공연기획자 오성화씨는 “사건이 터져도 공론화하지 않고 덮어 온 관행이 연극계 성폭력을 만연하게 만든 원인”이라며 “피해를 호소할 때 그것을 해결할 시스템과 조력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수민씨의 바람은 평등한 작업자로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확산되는 것이다. 강압적 위계질서와 침묵을 미덕으로 여기는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남성과 여성 모두 폭력의 피해자가 될수 있어서다. 그는 “미투가 이런 폭력의 연쇄를 드러내고 끊어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장률 감독 ‘후쿠오카’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 초청

    장률 감독 ‘후쿠오카’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 초청

    ‘두만강’, ‘중경’, ‘이리’, ‘경주’,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등 한 공간이 품은 삶의 풍경을 그려 온 장률 감독의 신작 ‘후쿠오카’가 오는 2월 7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초청됐다. 장 감독의 작품이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된 것은 2007년 ‘경계’의 경쟁 부문, 2010년 ‘두만강’의 제너레이션 부문 초청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특히 ‘후쿠오카’가 초청된 포럼 부문은 세계적인 거장들의 신작과 재능 있는 신인 감독들을 발굴, 소개하는 코너다. 지난해에는 홍상수 감독의 ‘풀잎들’과 신인 신동석 감독의 데뷔작 ‘살아남은 아이’가 초청돼 호평받았다. ‘후쿠오카’는 대학 시절 연극 동아리의 절친이었던 두 남자가 한 여자 때문에 절교한 뒤 20여년 만에 일본 후쿠오카의 한 술집에서 조우하며 벌어지는 며칠 밤낮의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권해효와 윤제문이 각각 오해와 앙금이 쌓인 친구 ‘해효’와 ‘제문’을 연기한다. 배우 박소담은 서먹한 두 남자 사이에서 과거와 현재의 감정을 조율하고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신비한 뮤즈 ‘소담’을 맡았다. 올 하반기에 국내 개봉할 예정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현장 행정] 혜화로 아이들 천국…담장도 극장도 호호

    [현장 행정] 혜화로 아이들 천국…담장도 극장도 호호

    “2022년 5월까지 종로구 혜화로 일대에 아이들 특화 거리를 조성하겠습니다.”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은 지난 25일 혜화동주민센터에서 열린 동별 신년인사회에서 올해 이 지역에 대한 주요 계획으로 혜화로 아이들 특화거리 조성을 제시했다. 인사회에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혜화로 아이들 특화거리 사업은 김 구청장의 아이디어로 나왔다. 김 구청장은 종로가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지정된 만큼 지난해 11월 국장간담회 자리에서 어린이 친화 콘셉트에 걸맞은 아이들 특화거리 조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혜화로 일대에는 2016년 4월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에 어린이 전문 공연장인 아이들극장이 건립된 뒤 2017년 12월 국립어린이과학관이 들어섰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중앙계단 부근에 아동친화도시 종로 포토존을 만든 바 있다. 종로구는 아이들 특화거리 조성 계획에 따라 내년 4월까지 역사탐방로 구간인 혜화로터리에서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사이 일대에 아동테마가로를 조성한다. 이곳에는 아이들극장의 거점화를 위해 아이들극장 캐릭터를 활용한 예술·역사 공간, 교육·체험 공간, 휴게 공간 등이 들어선다. 아동테마시설 및 아이들을 위한 보행환경을 구축하고 혜화초등학교 담장을 희망의벽, 역사이야기벽 등으로 꾸밀 예정이다.특히 아이들극장 주변의 간판 및 거리를 정비할 계획이다. 다음달 종로문화재단 등과 각종 공연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아이들거리축제를 연 2회 이상 정기적으로 개최해 전국을 대표하는 어린이 축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인근에 있는 장면 가옥, 한무숙 문학관, 연극 공연장 등 각종 역사·문화시설과 연계한 어린이 프로그램도 개발할 방침이다. 내년 5월부터 2021년 5월까지 혜화동 111-2에 (가칭)아이들센터도 조성한다. 현재 혜화동 예비군동대 및 새마을부녀회 등이 사용하는 장소인데 오는 10월까지 이전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비를 확보할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혜화로 아이들 특화거리 추진 사업은 관이 마중물 역할을 하는 1단계, 주민 참여를 바탕으로 거리 활성화를 꾀하는 2단계로 구분해 진행하겠다”면서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혜화로 아이들 특화거리 조성을 시작으로 구정 전 분야에 걸쳐 아동친화정책을 접목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성범죄는 개인 아닌 집단적 가해… 잔인한 공동체 바뀌어야”

    “성범죄는 개인 아닌 집단적 가해… 잔인한 공동체 바뀌어야”

    “성범죄는 약자와 여성을 상대로 한 홀로코스트(대학살)입니다. 이제 공포와 수치로 피해자의 입을 틀어막아 온 잔인한 공동체가 바뀌어야 합니다.” 서지현 검사는 1년 전 자신이 문을 열어젖힌 국내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의 의미와 현실을 평가하며 이렇게 말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지현 검사 미투 1년, 변화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 좌담회에서다. 서 검사는 8년 전 안태근 전 검사장에게 성추행당한 사실을 지난해 1월 29일 공개 고발했다. 서 검사는 “1년 동안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고통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피해에 대한 조직적 은폐, 2차 가해, 피해자다움에 대한 요구, 흥미 위주의 언론 보도 등 가해자 처벌을 막는 장애물들 때문이었다. 서 검사는 “피해자의 고통은 가해자를 두둔하고 피해자를 비난한 공동체 때문”이라며 “성범죄는 개인이 아닌 집단적 범죄”라고 말했다. 이어 “진실과 정의를 말하기 위해 모든 것을 불살라야 하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계, 체육계, 교육계 등에서 성폭력을 고발해 온 당사자들도 미투 운동 1년을 함께 돌아봤다. 이들은 서 검사와 똑같은 문제를 각 분야에서 겪고 있었다. 극단 대표의 성추행을 고발해 처벌받게 한 연극배우 송원씨는 “2차 피해가 두려워 나서지 못하는 피해자가 여전히 많다”며 “지역 문화 예술계에도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전북 전주에서 활동하는 그는 “지역사회는 가해자와 학연·지연으로 얽힌 데다 공적 지원금을 특정 집단이 독점하는 구조”라며 “생계까지 얽혀 있는 피해자들이 많아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학교 안 성폭력을 고발하는 ‘스쿨 미투’도 상황은 비슷했다.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 집회 기획자 양지혜씨는 “스쿨 미투가 지탱하지 못하고 유실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스쿨 미투에 힘을 싣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은 80여개에서 30여개로 줄었고, 일부 학교는 징계 취소나 교사의 역고소 등으로 동력이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양씨는 “교권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성폭력을 고발해 젠더 권력에 균열을 낸 건 성과”라며 “이 동력을 제도적으로 이어 가려면 전수조사 등 교육 당국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1년간의 미투를 ‘혁명’으로 평가하며 앞으로는 구조 개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순 미투시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우리 사회가 피해자의 고통을 만들어낸 사회적 조건과 권력에 질문하기 시작했고,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투 운동 이후 통과된 법안들은 형량 강화 등 손쉬운 방법들일 뿐 비동의 간음죄 등은 제외됐다”며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중요한 입법에 소극적일 것이 아니라, 미투를 계기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게 국회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설 명절 걱정하는 여보야, ‘문화가 있는 날’ 데이트하며 훌훌 털자

    설 명절 걱정하는 여보야, ‘문화가 있는 날’ 데이트하며 훌훌 털자

    황금돼지해를 풍성한 문화예술 행사로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문화체육관광부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저렴하게 접할 수 있도록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정해 운영한다. 새해 첫 ‘문화가 있는 날’인 30일 전국 1300개 문화예술 행사가 마련됐다. 우선 무료 음악회가 눈에 띈다. 대전시립합창단이 이날 대전 관저문예회관에서 ‘2019 관저문예회관 신년음악회’를 연다. 제주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리는 ‘조윤범의 파워클래식- 음악사의 하이라이트’도 무료로 즐길 수 있다.겨울방학을 맞아 가족이 함께 전시회를 즐겨 보자. 스페인 정복자들이 찾아 헤매던 엘도라도 황금 보물을 선보이는 ‘황금문명 엘도라도- 신비의 보물을 찾아서’가 국립김해박물관에서, 로메로 브리토의 한국특별전 ‘컬러 오브 원더랜드’가 경남 창원 3·15아트센터에서 각각 열린다. 평양 사람들의 일상을 전시한 ‘영국에서 온 메이드 인 조선: 북한 그래픽디자인전’도 인상적이다.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열린다. 위 전시 입장료는 모두 50% 할인된다. 전국 주요 영화관에서는 이날 오후 5~9시 상영하는 영화를 5000원에 볼 수 있다. 배우 공효진, 조정석 등이 경찰 뺑소니 전담반으로 출연한 영화 ‘뺑반’과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 3’가 이날 개봉한다. 영화 ‘플래시댄스’가 원작인 뮤지컬 ‘플래시댄스 오리지널 내한 공연’은 30%, 화가 마크 로스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연극 ‘레드’는 20% 할인된다. 자세한 내용은 ‘문화가 있는 날’ 홈페이지(culture.go.kr/wday)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미투 1년/반민정 인터뷰] 피해자다움·진실 증명과 싸운 4년… 유죄 판결도 삶을 돌리진 못해

    [미투 1년/반민정 인터뷰] 피해자다움·진실 증명과 싸운 4년… 유죄 판결도 삶을 돌리진 못해

    무수한 고민 끝에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를 외친 성폭력 피해자들이 간절히 바라는 순간이 있다. 법정에서 가해자에게 유죄 선고가 내려지는 그 찰나. “그때의 상황을 증명하라”는 수사당국과 ‘피해자 다움’을 강요하는 사회의 잔혹한 요구를 감내하는 건 오직 그 순간을 위해서다. 배우 반민정씨의 지난 4년도 그랬다. 2015년 영화 촬영장에서의 성폭력을 폭로한 뒤 그는 끊임없이 사법부와 대중 앞에서 ‘증명’해야 했다. 긴 시간을 버티고 버틴 그는 결국 재판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아직 반씨에겐 ‘일상’이 찾아오지 않았다. 빼앗겨버린 일과 커리어, 자아존중감은 반환되지 않았다. 올해 그의 목표는 하나다. 바로 일상을 찾는 것.반씨의 시간은 2015년 4월 16일에 멈췄다. 영화 ‘사랑은 없다’를 촬영하던 중이었다. 상습적인 가정폭력에 시달려 온 여성을 표현하는 장면이었다. 이날 영화 내용은 현실이 됐다. 연기를 빙자한 성폭력이 있었다. 속옷은 찢겼고 하의 속으로 손이 수차례 들어갔다. 사전 합의는 없었다. 촬영 직후 반씨는 감독에게 항의했고 가해자 조덕제씨는 “연기에 몰입했던 것 같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반씨는 조씨를 강제추행으로 신고했다. 이후 상황은 요란하게 흘러갔다. 가해자는 당당했고, 그럴수록 대중은 그녀에게 무자비한 비난을 쏟아냈다. 1차 가해에 이어 반씨를 처참히 무너뜨린 건 말로만 듣던 ‘가짜뉴스’였다. 1심이 한창 진행 중이던 2016년 7~8월, 인터넷 언론사 코리아데일리는 반씨에 대한 악의적인 거짓 기사를 반복적으로 게시했다. 반씨가 기존에도 식당, 병원 등에서 갑질과 협박을 일삼았다는 내용이었다. 이 기사가 퍼지며 반씨는 ‘백종원 협박녀’ 등으로 네티즌의 심한 질타를 받았다. 추후 재판에서 이 기사는 ‘허위 기사’로 밝혀졌다. 조씨의 지인이었던 이재포 전 코리아데일리 편집국장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법정구속됐고, 지난해 10월 열린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가해자의 유죄 판결을 받아내기까지는 4년이 걸렸다. 조씨는 사건 발생 40여개월 만인 지난해 9월 13일 대법원에서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배우가 촬영 현장에서 성적 자기결정권을 가질 수 있다고 인정해 준 기념비적 판결이었다.그러나 이 사건은 반씨의 발목을 도무지 놔 주질 않았다. 조씨는 판결 후에도 유튜브 등 인터넷 방송을 통해 “억울하다”며 이 사건을 방송 콘텐츠로 이용하고 있다. 심지어 사건 당시 상황을 재현하는 방송까지 내보냈다. 그의 언행은 연일 기사로 생산돼 인터넷에 흩뿌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씨는 연기자의 일을 되찾지 못했다. 평판이 중요한 연예계에서 그녀를 불러주는 곳은 없었다. 사람들은 아직도 성폭력 피해자인 그녀에게 이 사건에 대해 묻고 또 묻는다. 지난 25일 반씨는 서울 관악구 모처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그를 직접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누구보다 지지와 연대가 필요했던 성폭력 피해자로서의 싸움에서 믿었던 언론이 그에게 칼을 겨눴기 때문이다. 인생을 건 용기… 영화계 바뀌길 바랐는데 →사건 이후 영화계는 달라졌나. -의미 있는 판결이 나온 것은 맞다. 영화 관련 판결에서 처음으로 연기 상황에서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인정해줬다. 또 성폭력 사건에서 가짜뉴스를 엄단한 최초의 사례였다. 그러나 업계가 변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 인생을 걸고 용기를 낼 땐 조금이라도 나아질 거라고 소망했다. 그런데 최근 한 지인이 “이쪽 바닥이 마초적 성향이 강해서 힘들 거다”라고 말하더라. 전엔 배우로서 죽는 순간까지 연기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이젠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처음엔 익명으로 폭로했는데, 왜 실명으로 나서게 됐나. -사건이 진행되며 2차 가해가 많았다. 가해자가 언론에 직접 나와 말하자 사람들은 진짜 억울하고 당당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더라. 거짓말이 사실처럼 보이는 게 더 힘들었다. 사건이 가십거리로 끝나지 않고 사람들이 진실을 알아주길 바랐다. 부모님을 비롯해 지인들이 많이 반대했지만 직접 나가 말하면 믿어줄 줄 알았다. 결론적으론 그게 아니더라. 가해는 더 심해졌다. 가해자는 언론을 이용했고, 기자들은 그의 말을 받아쓰며 부추겼다. 다른 성폭력 피해자가 나와 같은 선택을 고민한다면 그렇게 하라곤 못하겠다.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었나. -10여년간 정말 열심히 일했다. 연극, 영화, 드라마를 하면서 차곡차곡 모아둔 돈을 모두 재판에 써버려 지금은 마이너스다. 가해자 측에선 내가 돈을 벌려고 악플러를 고소했다고 하는데, 그들이 벌금형을 선고받더라도 국가에 벌금을 내게 돼 있다. 민사소송도 가해자 쪽에서 먼저 걸어와 반소를 제기했을 뿐이다. 가해자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사회 시스템의 문제도 보였나. -이런 일을 당하고 보니 달리 보이는 게 많았다. 가짜뉴스의 힘을 알았고, 가짜뉴스가 퍼졌을 때 이를 바로잡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도 알았다. 사건을 맡는 경찰, 검찰, 변호사들의 인식과 이해도에도 큰 차이가 있고, 그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를 낸다는 것도 알게 됐다. 가짜뉴스 사건에선 검사들과 재판 과정에서 계속 소통을 했고 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줬다. 결국 재판부를 움직였고, 피의자 3명 중 2명이 법정구속됐다. 그러나 다른 건에서는 검사가 사건 축소를 요구하거나 일의 진행이 매우 더뎌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로 몸이 많이 상했다. 조덕제 사건에서는 질 것 같다며 수임을 거절한 변호사도 많았다. 가해자만도 못한 피해자 사회복귀 지원책 →성폭력 피해자를 위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은 무엇인가. -사건 이후 피해자가 겪을 삶에 대해 함께 고민해줄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가해자는 유죄 판결을 받고 실형을 살고 나오면 오히려 직업교육 등 사회복귀 지원책이 마련돼 있다. 그런데 정작 피해자는 폭로 이후 일과 삶을 다 잃었는데도 지원책이 전무하다. 내 경우만 해도 설사 이 업계를 떠나 다른 일을 찾아본다고 해도 막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피해자의 사회 복귀를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 스스로 괴롭힘… 이젠 일상을 되찾고 싶다 →최근엔 어떻게 생활하나. -새해를 맞아 ‘일상을 찾자’고 생각했다. 피해자의 시간은 멈춘다는 말이 있다. 4년 넘게 괴롭힘을 당하다 보니 나 스스로가 참 불쌍하더라. 그래서 제발 가해자에게서 벗어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런데 연초부터 (가해자의 인터넷 방송 때문에) 또다시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뜨더라. 배우로서는 일을 못하고 있고, 강의하던 직장도 잃었다. 가장 일을 많이 할 수 있는 왕성한 나이에 4년 동안 재판에만 매달렸다. 대법원 판결까지 났지만, 아직도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몸담은 업계가 평판이 중요한 곳이다 보니 아무리 발버둥쳐도 회복이 안 된다. 내 자리는 없지만, 가해자에겐 계속 섭외가 들어가더라. 지금도 그는 방송 금지 당한 방송사를 제외한 다른 곳에서 촬영 중이다. 가십이 된 진실… 언젠가 믿어줄 날 오겠지 →4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같은 선택을 할까. -실제로 가끔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면 피해가 덜했을까. 그 사람을 신고하지 않았더라면 다른 삶이 펼쳐졌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계속 이어지는 추가 가해들이 나를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리라 생각도 한다. 그러나 언젠가는 사람들이 믿어줄 날이 오리라 믿는다. 얼마 전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검사장 실형 선고 이후) ‘진실이 나의 무기’라고 하더라. 나도 그렇게 믿고 싶다. 진실이 나의 무기일 거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산고 같았던 초연…젊은 후배처럼 그때의 열정 지켜내고 싶어”

    “산고 같았던 초연…젊은 후배처럼 그때의 열정 지켜내고 싶어”

    극이 시작되고 첫 번째로 흘러나오는 삽입곡 ‘푸가의 기법’은 극 전체의 분위기를 암시하는 전주곡과도 같았다. 곡이 형성하는 특유의 긴장감은 공연 내내 날 선 대사를 주고받는 두 배우의 연기와 맞물려 객석 구석구석까지 스며들었다. 세계적인 추상화가 ‘마크 로스코’와 그의 조수 ‘켄’의 대화로 구성된 2인극 ‘레드’는 두 배우가 숨을 틈, 숨 쉴 틈도 없이 함께 공연을 책임지는 작품이다. 2010년 토니상 최다 수상작이었던 이 작품의 관람 포인트는 바로 선후배 배우 간 불꽃 튀는 연기대결. 2011년 초연 이후 네 시즌째 ‘마크 로스코’로 출연한 중견배우 강신일(59)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젊은 친구들이 그 시대에 맞게 자신들의 가치를 드러내고 추구하면 저는 그것을 이해하고 공유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후배 배우들과 호흡하는 법을 설명했다.‘레드’는 뉴욕 시그램 빌딩의 유명 레스토랑에 걸릴 벽화를 의뢰받아 완성했다가 갑자기 계약을 파기한 로스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현대 미술 사조가 변화하는 가운데 나타난 세대 갈등을 다룬 작품으로, 극중 로스코는 가상의 조수이자 제자인 켄을 고압적으로 대하며 끊임없이 충돌하고 논쟁한다. 궁극적으로 세대 간 소통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의 주제처럼 강신일은 후배 배우들과 호흡하며 자신을 돌아본다고 소회했다. 그는 ‘켄’으로 더블 캐스팅된 김도빈·박정복에 대해 “저보다 20년 이상 젊은 친구들의 열정을 보면서, 내가 젊었을 때 가졌던 열망에서 많이 멀어져 있는 게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며 “젊은 후배들과 같은 열정과 열망을 저 역시 지켜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초연 때 연출가 오경택은 대본을 보고 제일 먼저 강신일을 떠올렸다고 한다. 시즌을 거듭하며 ‘마크 로스코=강신일’이라는 호평이 나올 만큼 그에게는 의미 있는 역할이다. 하지만 그는 배우가 한 배역을 계속 독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강신일은 “다양한 성격의 배우들이 작품에 참여하면서 또 다른 공연을 만드는 것이 옳다”며 “공연은 그림처럼 한 사람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객들이 그 순간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저에게 ‘레드’ 초연은 산고를 겪는 것과 같았던 아주 중요한 작업이었다”며 “많은 공부를 하며 작품을 잘 다져놨는데, 저에 이어서 이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에게 좋은 자료가 되고 싶다”고도 했다. “강신일이 태어난 곳이 연극판이니 이곳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영화 ‘공공의 적’(2002), 드라마 ‘태양의 후예’(2016) 등 흥행작에 연이어 출연하며 이제는 지나가는 아이도 그를 알아볼 만큼 유명배우가 됐다. 지난해말 국립극단 연극 ‘록앤롤’에 이어 곧바로 ‘레드’ 무대에 섰고, 일일드라마에도 계속 출연하며 방송과 연극을 오가는 바쁜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는 자신을 천생 연극배우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극의 중요성에 대해 “달리기 같은 기초종목을 활성화하지 않고 축구나 야구를 육성하겠다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냐”며 “연극과 같은 기초예술도 똑같다. 기초예술은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이고 이를 바탕으로 한 삶의 훈련”이라고 강조했다. 강신일은 인터뷰 말미 공연기획사 측 관계자를 힐끗 보며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이제 마크 로스코와는 작별해야 할 것 같다”라며 이번이 마지막 출연이 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한 가지 전제조건을 내걸었다. “이 얘기는 처음 하는 건데…. 사실 초연 때부터 동료 배우인 정원중이 ‘마크 로스코’ 역에는 제격이라고 늘 생각했어요. 그 친구에게도 ‘원중아, 이 역할은 네가 해야 돼’라고 말하기도 했죠. 다음 시즌에 그 친구가 출연한다면 저 역시 (더블캐스팅으로) 함께할 의향이 있습니다.” 이번 공연은 2월 10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송파, 매달 마지막 주 ‘수요무대’ 개최…주민들 문화복지 수준 ‘업그레이드’

    서울 송파구가 오는 30일부터 구민회관에서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다양한 문화 공연을 무료로 즐기는 ‘수요무대’를 진행한다고 27일 밝혔다. 30일에 열리는 올해 첫 수요무대는 국악 동요극 ‘아기돼지 삼형제’다. 친숙한 동화를 국악으로 꾸며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달 27일에는 일상에 지친 주인공 ‘조이’의 모험을 주제로 한 마술쇼 ‘마술사 모세의 판타지 여행’이, 3월 27일에는 탭댄스에 이야기를 결합한 ‘탭댄스 뮤지컬 탭쇼’ 공연이 열린다. 송파구청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사전 예약 접수를 하거나, 현장 선착순 입장으로 관람이 가능하다. 한편 수요무대는 음악,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공연을 제공하는 송파구의 대표적인 문화복지사업이다. 지난해에만 구민 5000여명이 관람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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