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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위 7기 위원 8명 위촉… 절반이 여성

    문예위 7기 위원 8명 위촉… 절반이 여성

    문화체육관광부는 6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 위원 8명을 새로 위촉했다. 2022년 5월 5일까지 활동할 7기 문예위원은 ‘검은머리 외국인’(레디앙)을 쓴 소설가 이시백(왼쪽 위)과 정유란 문화아이콘 대표, 유은선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홍태림(오른쪽 위) 크리틱-칼 발행인, 박경주 샐러드 대표, 이원재 시민자치문화센터 소장, 이진희(오른쪽 아래) 장애여성공감 대표, 전고필(왼쪽 아래) 전라도지오그래픽 연구소장이다. 문체부는 신임 위원들에 관해 “문학·연극·전통예술·미술·문화일반 등 전문성과 경험을 고루 갖춘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남녀 각 4명(50%)과 30·40대, 50·60대를 4명(50%)씩 포진했다. 홍 발행인은 1986년생으로 첫 30대 문예위원이 됐다. 여기에 이 대표, 전 소장 등 장애인·지역예술 분야도 고려해 위촉했다고 문체부는 덧붙였다. 문예위는 매년 2000억원 이상 문예진흥기금을 집행하는 문화예술지원기관으로, 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운영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한다. 지난해 11월 신임 위원 최종 후보 16명 전원이 남성으로 선정되자 ‘성비 불균형’ 비판이 일었다. 문체부는 이와 관련해 “추천위원회 구성 후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2주 동안 문예위원 후보자 공개 모집을 시행했지만, 응모자 60명 중 여성은 10명(17%)에 불과했다”고 해명했다. 비판이 계속되자 지난달 21일 재공모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인간의 욕망, 그 끝은 파멸… ‘직관’ 그 이상의 감동

    인간의 욕망, 그 끝은 파멸… ‘직관’ 그 이상의 감동

    거대한 종소리가 공연의 시작을 알린다. 막 부화하려는 동물의 알과 같은 막이 놓인 무대는 핏빛 조명으로 물들었고, 조금씩 심장 박동 소리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막 속 사람 형상의 움직임도 격렬해졌다. 이내 막을 찢고 하나의 ‘피조물’이 바닥에 떨어져나와 꿈틀대기 시작한다.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했으나 ‘사람’으로 보기 어려운 외형이다. 이 피조물은 아직 근육이 잡히지 않아 일어설 수도, 말을 할 수도 없다. 그렇게 무대 위는 10여분간 신체극이 이어진다. 피조물의 발작에 가까운 몸부림과 거친 호흡에 현장의 관객은 물론 이를 영상으로 지켜보는 관객 모두 숨을 죽이고 작품에 빠져든다. ●컴버배치 피조물 버전 8일 새벽3시까지 끔찍한 모습으로 등장해 격렬하고 깊이 있는 연기를 펼친 배우는 이미 세계적인 배우로 성장한 베네딕트 컴버배치다. 영국 드라마 ‘셜록’과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와 ‘닥터 스트레인지’ 등을 통해 친숙한 이 배우의 명품 연극이 유튜브를 통해 세계 관객과 만나고 있다. 영국 국립극장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유튜브에 공개한 ‘NT라이브’ 영상을 통해서다. 작품은 메리 셸리가 1881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28일 후’와 ‘트레인스포팅’ 등을 제작한 영화감독 대니 보일이 감각적이고 파격적인 연출을 연극 무대로 옮겨 왔다. 작품은 인간의 욕망이 창조한 피조물이 탄생과 동시에 버려지며 ‘괴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밀러 피조물 버전은 9일 새벽3시까지 극은 컴버배치와 배우 조니 리 밀러가 서로 배역을 바꿔 연기하는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됐다. 컴버배치가 피조물을 연기하면 밀러가 프랑켄슈타인 박사를, 컴버배치가 박사가 되면 밀러는 피조물로 분하는 방식이다. 컴버배치가 피조물을 맡은 버전은 8일 새벽 3시까지, 밀러가 피조물을 연기한 버전은 9일 새벽 3시까지 공개된다. 2011년 영국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 두 작품의 매력을 안방에서 비교하며 볼 수 있다. 작품은 두 주연배우가 런던 올리비에 시상식 최우수연기상과 이브닝 스탠더드 시상식 남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과 눈물, 땀방울까지 담아낸 NT라이브의 몰입감 높은 영상은 공연장 ‘직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생동감과 감동을 전한다. 2015년 한국 국립극장이 NT라이브를 통해 국내에서 상영했고,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한글 자막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유튜브 자막을 활성화하면 영어 자막과 함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연극 무대 위 컴버배치...유튜브로 만나는 NT라이브 ‘프랑켄슈타인’

    연극 무대 위 컴버배치...유튜브로 만나는 NT라이브 ‘프랑켄슈타인’

    거대한 종소리가 공연의 시작을 알린다. 막 부화하려는 동물의 알과 같은 막이 놓인 무대는 핏빛 조명으로 물들었고, 조금씩 심장 박동 소리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막 속 사람 형상의 움직임도 격렬해졌다. 이내 막을 찢고 하나의 ‘피조물’이 바닥에 떨어져나와 꿈틀대기 시작한다.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했으나 ‘사람’으로 보기 어려운 외형이다. 이 피조물은 아직 근육이 잡히지 않아 일어설 수도, 말을 할 수도 없다. 그렇게 무대 위는 10여분간 신체극이 이어진다.피조물의 발작에 가까운 몸부림과 거친 호흡에 현장의 관객은 물론, 이를 영상으로 지켜보는 관객 모두 숨을 죽이고 작품에 빠져든다. 끔찍한 모습으로 등장해 격렬하고 깊이 있는 연기를 펼친 배우는 이미 세계적인 배우로 성장한 베네딕트 컴버배치다. 영국 드라마 ‘셜록’과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와 ‘닥터 스트레인지’ 등을 통해 친숙한 이 배우의 명품 연극이 유튜브를 통해 세계 관객과 만나고 있다. 영국 국립극장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유튜브에 공개한 ‘NT라이브’ 영상을 통해서다. 작품은 메리 셸리가 1881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28일 후’와 ‘트레인스포팅’ 등을 제작한 영화감독 대니 보일이 감각적이고 파격적인 연출을 연극 무대로 옮겨왔다. 작품은 인간의 욕망이 창조한 피조물이 탄생과 동시에 버려지며 ‘괴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극은 컴버배치와 배우 조니 리 밀러가 서로 배역을 바꿔 연기하는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됐다. 컴버배치가 피조물을 연기하면 밀러가 프랑켄슈타인 박사를, 컴버배치가 박사가 되면 밀러를 피조물로 분하는 방식이다. 컴버배치가 피조물을 맡은 버전은 8일 새벽 3시까지, 밀러가 피조물을 연기한 버전은 9일 새벽 3시까지 공개된다. 2011년 영국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 두 작품의 매력을 안방에서 비교하며 볼 수 있다. 작품은 두 주연배우가 런던 올리비에 시상식 최우수연기상과 이브닝 스탠다드 시상식 남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과 눈물, 땀방울까지 담아낸 NT라이브의 몰입감 높은 영상은 공연장 ‘직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생동감과 감동을 전한다. 2015년 한국 국립극장이 NT라이브를 통해 국내에서 상영했고,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한글 자막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유튜브 자막을 활성화하면 영어 자막과 함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젊은이들, 코로나 이겨내 듯 어떤 일도 극복할 인재 될 것”

    “젊은이들, 코로나 이겨내 듯 어떤 일도 극복할 인재 될 것”

    미국 영화배우 톰 행크스(64)가 ‘코로나19’가 창궐한 때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졸업생들에게 화상 연설을 통해 따뜻한 격려의 말을 전했다. 3일(현지시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행크스는 전날 미국 오하이오주 라이트주립대 연극무용영화학과 가상 졸업식에서 동영상으로 졸업생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행크스는 졸업생에게 교육 환경과 창의적 열망 등이 성공의 원동력이 됐다며 축사의 첫마디를 꺼냈다. 그는 “기질과 교육, 규율, 꿈을 실현하려는 창의적 열망들, 이런 것들이 여러분 모두의 가슴속에 들어 있다. 이런 것들은 도전적 과제를 모두 성취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며 “여러분이 이런 다양한 소양을 통해 선택받았기 때문에 ‘선택된 사람’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신들은 코로나19와 싸워 이긴 만큼 모두 성공했다”며 “치료를 잘 받거나 의심하지 않고 남들을 사랑함으로써 성공했고 선택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행크스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학교와 가정에서 배우고 경험한 모든 일들은 사회에서 꼭 필요한 인재로 성장하도록 만들었다고도 했다. 그는 “당신들은 힘든 시간에 대단한 희생을 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역경도 헤쳐 나왔다”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덕분에 어떠한 사람들보다 앞날에 힘든 일이 닥쳐도 극복해 나갈 인재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미래는 항상 불확실하지만 당신이 선택한 일을 축하하고, 당신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라고 끝맺었다. 한편 행크스와 리타 윌슨 부부는 지난 3월 초 호주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회복했다. 이후 ‘코로나’(Corona)라는 이름 때문에 놀림을 당한 호주의 소년에게 편지와 선물을 보내 용기를 내라고 격려했고,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도움을 주기 위해 혈액을 기부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사망했다” “독살” 번번이 빗나갔던 북한 관련 오보의 역사

    “사망했다” “독살” 번번이 빗나갔던 북한 관련 오보의 역사

    탈북인 출신 정치인들에 의해 사망설까지 제기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침묵 20일 만에 보란 듯이 공식행사 활동을 공개한 가운데 북한 지도부를 둘러싼 과거 오보 사례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송영길(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북한 주요 인사 사망설 등 오보 현황’에 따르면 그 동안 ‘김일성 사망설’, ‘김정일 피격·대역설’, ‘김경희 독살설’ 등 여러 보도가 결국 오보로 드러났다. 1986년 국내 한 주요 일간지는 김일성 주석이 총에 맞아 피살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일성 주석은 그 후 8년이 지난 1994년 7월 8일에 사망했다. 2004년 11월 25일 여의도 증권가를 중심으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제1부부장의 아들이 쏜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는 설이 돌았고, 국내 여러 매체가 ‘증권가에 이러한 소문이 돈다’는 식으로 인용해 보도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2011년 12월 17일 사망했다. 2008년 8월에는 여러 매체가 시게무라 도시미쓰 일본 와세다대 교수의 ‘김정일의 정체’라는 책 내용을 인용해 ‘김정일 위원장이 5년 전인 2003년에 사망했으며, 현재 와병설이 도는 김정일은 대역’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외신 역시 북한 지도부 관련해서 오보를 내기도 했다. CNN은 2015년 5월 11일 북한의 고위 탈북자를 인용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고모부인 장성택에 이어 2015년 5월 고모 김경희도 독살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는 2020년 1월 25일 삼지연극장에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등장한 모습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되면서 독살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 밖에도 국내의 한 언론은 2013년 8월 29일 ‘가수 현송월을 포함해 북한의 유명 예술인 10여명이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를 어기고 음란물을 제작·판매한 혐의로 공개 총살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송월은 2014년 5월 16일 조선중앙TV에 모란봉악단 단장 직함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2018년 1월 평창동계올림픽 예술단 파견 사전점검을 위해 남측을 방문하기도 했다.송영길 의원은 “북한 관련 오보의 역사는 30년 넘게 계속돼 왔다”면서 “검증이 어렵다면 최소한 정보원이라도 밝혀야 오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의 재등장 직전까지도 “사망 99% 확신” 등의 발언을 했던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인은 특별한 사과 없이 “김정은의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 속단하지 말고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발리우드의 영원한 청춘 스타 리시 카푸르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발리우드의 영원한 청춘 스타 리시 카푸르

    공교롭게도 발리우드와 할리우드를 오간 배우 이르판 칸이 세상을 떠난 다음날, 영원히 늙지 않을 것 같던 발리우드 배우 리시 카푸르가 세상을 등졌다. 4대에 걸쳐 배우가 나온 집안 출신인 고인이 암으로 67세 일기를 접었다고 영국 BBC가 30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발리우드의 가장 이름난 로맨스 영웅 중 한 명이었던 그는 예전에 파키스탄 땅이었다가 1947년 인도에 합병된 페샤와르에서 추앙 받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가족의 전기작가에 따르면 “연기하기 위해 태어난 집안”이었다. 할아버지는 유명한 극장 회사를 운영했고 아버지 라지 카푸르는 발리우드 역대 최고의 배우이자 감독으로 이름을 떨쳐 한때 “인도 영화계의 간판 스타”란 얘기를 들을 정도였다. ‘친투(달콤한 것)’라고 가족들이 부를 정도로 “영원한 젊음”을 누릴 것 같은 용모를 타고났다. 할아버지가 연기할 때 요람에서 잠든 역할을 했고, 네 살 때 아버지가 영화 ‘Shree 420’에 출연해 바바리 코트를 입고 낭만적인 노래를 부를 때 잠깐 등장하기도 했다. 진짜 아역 배우로 데뷔한 것은 1970년 광대와 그의 연애를 다룬 ‘Mera Naam Joker’였다.아버지가 메가폰을 잡고 가족이 운영하던 봄베이(지금의 뭄바이)의 스튜디오가 제작해 흥행에 실패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장 많은 관객이 본 작품 가운데 하나가 됐다. 그는 한 인터뷰를 통해 “그 영화에 캐스팅됐을 때 난 학교에 있었는데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연기를 해도 좋겠냐고 물었다. 그 얘기를 듣고 전율이 돋아 내 방으로 달려가 거울을 보고 연기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스무 살이던 3년 뒤 아버지가 만든 ‘Bobby’ 주연을 맡았다. 두 도시가 10대들을 키운다는 뮤지컬 러브스토리는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영화는 속된 말로 ‘대박’이 났고, 인도의 영웅들은 화가 잔뜩 나 있거나 비극적인 영웅들로 묘사되던 때 그의 젊고 활달함은 데뷔작이었던 여주인공 딤플 카파디아와 호흡이 척척 맞아 관객들을 전율하게 만들었다. 영화는 1970년대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영화 가운데 하나였으며 옛소련에까지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어 그에게 혈서를 보내는 소녀 팬들까지 있을 정도였다.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새로운 두 스타, 뮤지컬 노래들, 사회주의의 감각, 젊은 관객들에게 어필한 점, 약간 선정적인 장면들, 폭력과 3시간에 걸친 호사스런 일탈”이라고 영화의 성공 요인을 꼽았다. 이어 평론가는 “젊음이란 액센트는 인도 영화에 상대적으로 새로운 것이었으며 연기자들은 자신이 그려낸 캐릭터보다 때로는 더 나이 들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발리우드의 슈퍼스타 샤 루크 칸은 “‘Bobby’ 이전에 인도 영화가 남녀를 그렸다면 이 영화 이후에 소년과 소녀를 다루게 됐다”고 말했다. 100편이 넘는 영화, 1970년대부터 1990년대 말까지 그는 로맨스 영웅의 역할을 계속했다.영화 전문기자 디네시 라헤자는 그를 “70년대란 패션판 위에 새겨진 남성 키치(kitsch)”라고 평가했다. 그는 자서전에 “1970년대나 80년대 내겐 티셔츠만 입어도 멋진, 속닥이는 말투로 여색을 밝히는 카사노바, 한 손에 기타와 다른 손에 소녀를 낀 청춘 스타 이미지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발리우드의 기념비적인 작품들, Kabhi Kabhi, Amar, Akbar, Antony, Naseeb, Coolie, Ajooba 등에 출연했다. 청춘물에 함께 나온 니투 싱과 결혼해 아들 란비르 역시 발리우드를 대표하는 스타 배우로 길렀다. 중년이 된 뒤 이미지를 바꿔 영민한 가부장, 갱단원, 슬랩스틱 코미디물에 카메오 등으로 출연했다. 카푸르는 2012년 인터뷰를 통해 “내 연기 경력의 초반 25년보다 지금이 더 재미있다. 난 늘 노래를 불러 여인들을 꾀고 춤추며 나무 주위를 돌았는데 지금은 스스로 즐기고 있다. 이런저런 역할들을 실험해보고 내 안의 배우들을 탐험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할리우드 배우 더스틴 호프먼을 흠모해 그가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샤일록 베니스의 상인’ 연극에 출연했을 때 롤스로이스를 빌려 타고 가 관람했다. 공연이 끝난 뒤 호프먼을 잠깐 만났는데 자신이 타고 온 롤스로이스보다 한참 아래인 포드 에스코트를 타는 것을 보고 당황했던 기억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의 가문은 좋은 위스키와 음식에 약한 이미지로 타블로이드와 소셜미디어에 곧잘 등장했다. 트위터 팔로어만 350만명인 그는 가끔 논쟁적인 글을 올리고 댓글들과 다투곤 했다. 유명 정치가 가문인 간디 가를 신랄하게 비판해 반대 시위꾼들이 집에 몰려오기도 했다. 고인은 솔직한 면모도 지니고 있었다. “난 여전히 영화계 학생이다. 어떤 자격시험을 통과하지도 않았으며 잘 교육받지도 않았다. 거의 학교를 제대로 다녀본 적이 없었다. 해서 난 지독히 운이 좋아 이 자리에 왔을 뿐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일한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경남도문화예술회관, 집에서 공연 관람하는 ‘방구석 콘서트’ 시작

    경남도문화예술회관, 집에서 공연 관람하는 ‘방구석 콘서트’ 시작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집에서 생중계로 공연을 관람하는 비대면 문화공연인 경남 방구석 콘서트 ‘으랏차차’가 다음달 4일 오후 7시 30분 첫 공연을 한다.경남문화예술회관은 코로나19 피해 예술인과 예술단체에 도움을 주고, 예술로 도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진행하는 비대면 콘서트 첫 공연으로 5월 4일 클랙식 공연을 마련했다고 30일 밝혔다. 클래식 향연으로 펼쳐질 이번 으랏차차 첫 공연에는 이상챔버오케스트라, 피아니스트 유한나, 비라스. 경남 첼리스타, 통영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두루지야 앙상블, 앙상블이랑, 마이스터 쳄버앙상블, 통영관악합주단 등 9팀이 출연해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한다. 으랏차차 공연은 경남문화예술회관·경남도청(갱남피셜)·MBC경남(entertain, Music pop)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 된다. MBC경남에서는 녹화방송도 한다. 경남 방구석 콘서트 ‘으랏차차’는 6월 8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유튜브 방송 생중계를 통해 클래식, 음악, 전통예술, 무용, 연극, 기타 등 모두 6개 장르에 걸쳐 공연을 선보인다.경남문화예술회관은 지난 1일 추가경정예산이 확정돼 경남 방구석 콘서트를 추진했다. 도는 방구석 콘서트에 참여할 지역 예술인과 예술단체를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모집한 결과 96팀이 지원해 48팀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공연팀에는 최대 400만원의 공연료를 지원한다. 경남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다소 주춤해졌지만 연휴를 맞아 여전히 집단감염 우려 등으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코로나19로 답답함과 피로감을 느끼는 시민들에게 방구석 콘서트가 유익한 공연 관람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시대의 욕망 그린 무대 새달 2일 ‘서울연극제’

    해마다 작품성을 갖춘 연극을 엄선해 소개해 온 41회 서울연극제가 다음달 2일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개막한다. 개막 첫날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관객을 만나는 극단 실한의 작품 ‘혼마라비해?’는 남한과 북한, 일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재일 조선인 ‘자이니치’의 애환을 담았다. 2013년 일본 정부가 조선학교를 고교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하자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 극의 배경이다. 같은 날 한양레퍼토리 씨어터 무대에 오르는 창작공동체 아르케의 ‘전쟁터의 소풍’은 스페인 극작가 페르난도 아라발의 부조리극이다. 포화가 빗발치는 전쟁 속에서 면회 온 부모와 병사의 소풍을 통해 권력 집단의 극단적 욕망인 전쟁의 허무함을 그렸다. ‘연극계의 시인’으로 불린 고 윤영선 작가의 미발표 희곡도 관객과 만난다. 극단 아어는 윤 작가의 ‘죽음의 집’을 2일부터 13일까지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삶과 죽음의 근원적인 차이를 묻는 작품이다. 현대소설의 고전 ‘광장’을 쓴 최인훈 작가의 희곡도 이번 서울연극제를 장식한다. 극단 공연제작센터는 효의 상징인 ‘심청’을 암울한 사회 속 몸을 파는 여성으로 그린 ‘달아 달아 밝은 달아’를 5~10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쳐 수십년 혼란의 세월을 산 최인훈의 고뇌가 효에 대한 보상은 사라지고 자비와 구원이 없는 폭력과 착취만 남은 사회에 투영된다. 이 밖에 1986년 중국 문화대혁명을 배경으로 특권층과 빈민의 삶을 그린 ‘만약 내가 진짜라면’(19~29일·한양레퍼토리 씨어터), 땅을 소재로 청년 빈곤 등 사회문제를 바라본 ‘피스 오브 랜드’(9~29일·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타인의 삶을 갈망해 각자 위치를 바꾸는 ‘환희 물집 화상’(20~30일 대학로 소극장), 학교폭력과 성소수자 등을 조명한 ‘넒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23~30일·대학로 소극장) 등 다양한 작품이 소개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시대의 욕망 그린 무대…새달 2일 ‘서울연극제’

    시대의 욕망 그린 무대…새달 2일 ‘서울연극제’

    해마다 작품성을 갖춘 연극을 엄선해 소개해 온 41회 서울연극제가 다음달 2일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개막한다. 개막 첫날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관객을 만나는 극단 실한의 작품 ‘혼마라비해?’는 남한과 북한, 일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재일 조선인 ‘자이니치’의 애환을 담았다. 2013년 일본 정부가 조선학교를 고교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하자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 극의 배경이다. 같은 날 한양레퍼토리 씨어터 무대에 오르는 창작공동체 아르케의 ‘전쟁터의 소풍’은 스페인 극작가 페르난도 아라발의 부조리극이다. 포화가 빗발치는 전쟁 속에서 면회 온 부모와 병사의 소풍을 통해 권력 집단의 극단적 욕망인 전쟁의 허무함을 그렸다. ‘연극계의 시인’으로 불린 고 윤영선 작가의 미발표 희곡도 관객과 만난다. 극단 아어는 윤 작가의 ‘죽음의 집’을 2일부터 13일까지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삶과 죽음의 근원적인 차이를 묻는 작품이다. 현대소설의 고전 ‘광장’을 쓴 최인훈 작가의 희곡도 이번 서울연극제를 장식한다. 극단 공연제작센터는 효의 상징인 ‘심청’을 암울한 사회 속 몸을 파는 여성으로 그린 ‘달아 달아 밝은 달아’를 5~10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쳐 수십년 혼란의 세월을 산 최인훈의 고뇌가 효에 대한 보상은 사라지고 자비와 구원이 없는 폭력과 착취만 남은 사회에 투영된다. 이 밖에 1986년 중국 문화대혁명을 배경으로 특권층과 빈민의 삶을 그린 ‘만약 내가 진짜라면’(19~29일·한양레퍼토리 씨어터), 땅을 소재로 청년 빈곤 등 사회문제를 바라본 ‘피스 오브 랜드’(9~29일·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타인의 삶을 갈망해 각자 위치를 바꾸는 ‘환희 물집 화상’(20~30일 대학로 소극장), 학교폭력과 성소수자 등을 조명한 ‘넒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23~30일·대학로 소극장) 등 다양한 작품이 소개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은기자의 왜떴을까TV]‘부부의 세계’ 김영민 “그렇게 살지 말라는 욕 많이 들어”

    [은기자의 왜떴을까TV]‘부부의 세계’ 김영민 “그렇게 살지 말라는 욕 많이 들어”

    화제의 드라마 JTBC ‘부부의 세계’에서 바람둥이 손제혁 역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는 배우 김영민은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과몰입할수록 욕을 많이 먹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작 ‘사랑의 불시착’에서 순진한 매력의 귀때기(도청자) 정만복 역을 연기한 그는 이번 작품에서는 정반대의 인물을 연기하며 반응의 온도차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귀때기 역할을 할때는 착한 역이어서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고 잘됐으면 좋겠다는 시선이 많았는데, 요즘은 길거리에서 ‘그렇게 살지 말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면서 웃었다.그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 이후 또다시 맡은 이번 악역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영민은 1999년 연극계에 데뷔한 뒤 2010년 대한민국 연극 대상 남자연기상을 수상하고 2008년 ‘베토벤 바이러스’로 드라마에 데뷔한 연기파 배우다. 김영민은 손제혁의 캐릭터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현상에 대해 자기만의 철학을 가지기 마련인데 그냥 나쁘다기 보다는 나름의 이유를 가진 바람둥이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그동안 연기한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선한 역과 악한 역의 비중이 반반이다. 그는 “착한 역할을 할 때는 착해서 재미있고, 악한 역할은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다”면서 “연기에 답은 없으니 끝까지 노력하는 편이다. 배우가 그 작업을 놓치면 안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단순히 불륜이 아니라 불륜 때문에 벌어지는 인간의 마음이나 복수심 등을 치밀하게 그리는 작품”이라고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한편 자신의 인생 캐릭터로 ‘귀때기’를 꼽은 그는 “실제 성격도 조용하고 차분한 스타일로 귀때기와 가장 싱크로율이 높다”면서 “귀때기는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웠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배우 김영민이 털어놓은 ‘부부의 세계’ 비하인드 스토리는 유튜브 채널 <은기자의 왜떴을까TV>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영상 김민지, 김형우, 임승범 인턴, 장민주 인턴 mingk@seoul.co.kr
  • 센 언니들의 샤우팅, 여성 옥죄는 관습 ‘찍어내기’

    센 언니들의 샤우팅, 여성 옥죄는 관습 ‘찍어내기’

    美 1892년 부부 살인사건 바탕 극화 용의자로 지목된 ‘둘째 딸 리지’ 중심 끔찍한 사건 발생 이유·배경에 집중2017년 10월 미국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 폭로로 시작된 ‘미투 운동’(#MeToo)은 곧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범지구적 여성운동으로 번졌다. 한국에서는 2018년부터 문단과 연극, 영화 등 문화계 전반으로 퍼져 나갔다. 이는 곧 남성 중심의 기존 작품 서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예쁜 드레스를 입고 백마 탄 왕자님만을 기다리는 공주 대신 직접 활과 칼을 쥐고 전장을 누비거나 남성 주인공의 ‘주변인’이 아닌 무대를 오롯이 지배하는 여성 캐릭터를 다루는 작품 등이 늘기 시작했다. 공연계의 이런 변화 속에 브로드웨이 화제작 ‘리지’의 국내 초연 소식은 다양한 여성 서사에 목말랐던 뮤지컬 팬들에게는 선물과도 같았다. 올해 가장 주목받는 초연 뮤지컬로 꼽히며 지난 2일 서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작품은 실제 1892년 미국 매사추세츠의 대저택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부유한 사업가 앤드루 보든과 부인 에비 보든이 자택에서 도끼로 잔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된다. 검찰은 아버지와 계모를 죽였다며 둘째 딸 리지를 재판에 넘기고, 리지의 언니 엠마와 친구 앨리스 러셀 그리고 보든가의 가정부 브리짓 설리번이 증인으로 나선다. 당시 이 사건은 미국 전역에 알려지며 사회를 충격에 빠트렸다. 정황상 리지가 범인일 가능성이 컸지만 물적 증거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풀려났고 사건은 영구 미제로 남았다. 뮤지컬 역시 실제 사건을 충실하게 따르지만 누가 범인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진범 찾기’로 이야기를 꾸려 가는 흔한 스릴러 작품과 달리 애초 공연을 통해 진범을 명확하게 드러내면서 이 끔찍한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그 배경과 구조에 집중한다. 무대에는 앙상블 없이 여성 배우 4명만 등장해 시종일관 강렬한 록 콘서트를 이어 간다. 공연장을 뚫는 시원한 외침 속 곳곳에 여성을 향한 폭력과 차별에 맞서 싸우는 상징과 비유가 가득하다. 특히 ‘도끼’는 살인 도구인 동시에 여성을 옥죄는 낡은 관습과 사회를 끊어 내는 저항의 도구로 활용된다. 이른바 ‘n번방 사건’과 ‘그루밍 성범죄’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는 현재 우리 사회에도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뮤지컬 넘버로 엮은 10여분의 커튼콜은 뮤지컬을 순식간에 록 페스티벌로 바꿔 놓는다. 마스크를 착용한 관객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환호와 함성 대신 뜨거운 박수로 배우들과 소통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리뷰]여성 서사의 판을 엎다…강렬한 록 뮤지컬 ‘리지’

    [리뷰]여성 서사의 판을 엎다…강렬한 록 뮤지컬 ‘리지’

    2017년 10월 미국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 폭로로 시작된 ‘미투 운동’(#MeToo)은 곧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범지구적 여성운동으로 번졌다. 한국에서는 2018년부터 문단과 연극, 영화 등 문화계 전반으로 이어졌다. 이는 곧 남성 중심의 기존 작품 서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예쁜 드레스를 입고 백마 탄 왕자님만을 기다리는 공주 대신 직접 활과 칼을 쥐고 전장을 누비거나, 남성 주인공의 ‘주변인’이 아닌 무대를 오롯이 지배하는 여성 캐릭터를 다루는 작품 등이 늘기 시작했다.공연계의 이런 변화 속에 브로드웨이 화제작 ‘리지’의 국내 초연 소식은 다양한 여성 서사에 목말랐던 뮤지컬 팬들에게는 선물과도 같았다. 올해 가장 주목받는 초연 뮤지컬로 꼽히며 지난 2일 서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작품은 실제 1892년 미국 매사추세츠의 대저택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부유한 사업가 앤드루 보든과 아내 에비 보든이 자택에서 도끼로 잔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된다. 검찰은 둘째 딸 리지가 아버지와 계모를 죽였다며 재판에 넘기고, 리지의 언니 엠마와 친구 앨리스 러셀, 그리고 보든 가의 가정부 브리짓 설리번이 증인으로 나선다. 당시 이 사건은 미국 전역에 알려지며 사회를 충격에 빠트렸다. 정황상 리지가 범인일 가능성이 컸지만, 물적 증거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풀려났고 사건은 영구 미제로 남았다. 뮤지컬 역시 실제 사건을 충실하게 따르지만, 누가 범인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진범 찾기’로 이야기를 꾸려가는 흔한 스릴러 작품과 달리 애초 공연을 통해 진범을 명확하게 드러내면서, 이 끔찍한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그 배경과 구조에 집중한다.무대는 앙상블 없이 여성 배우 4명만 등장해 시종일관 강렬한 록 콘서트를 이어간다. 공연장을 뚫는 시원한 외침 속 곳곳에 여성을 향한 폭력과 차별에 맞서 싸우는 상징과 비유가 가득하다. 특히 ‘도끼’는 살인 도구이면서 동시에 여성을 옥죄는 낡은 관습과 사회를 끊어내는 저항의 도구로 활용된다. 이른바 ‘N번방 사건’과 ‘그루밍 성범죄’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는 현재 우리 사회에도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뮤지컬 넘버로 엮은 10여분의 커튼콜은 뮤지컬을 순식간에 록 페스티벌로 바꿔놓는다. 마스크를 착용한 관객은 코로나19 방지를 위해 환호와 함성 대신 뜨거운 박수로 배우들과 소통한다.여성 서사에 있어 한 걸음 더 나아간 작품이지만, 원작 영어 대사를 직역한 듯한 일부 어색한 표현과 마이크를 과도하게 활용한 안무 등은 팬들 사이에서도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지옥’ 같은 세상 사는 청년세대, 그 현실 그리고 싶었다

    ‘지옥’ 같은 세상 사는 청년세대, 그 현실 그리고 싶었다

    2011년 개봉한 영화 ‘파수꾼’은 ‘윤성현’이라는 주목 할 만한 신인 감독의 탄생을 알렸다. 이후 신작 ‘사냥의 시간’까지 9년. 그새 영화 배경은 10대의 고등학교 교실에서 20대의 삭막한 도시로 바뀌었고, 독립 영화계의 신성은 상업 영화로 답할 시간을 맞았다. 지난 2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사냥의 시간’이 곧 윤성현(38) 감독의 성장 서사인 이유다. 24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만난 윤 감독은 ‘사냥의 시간’이 빚은 세계에 대해 “청년 세대가 한국 사회를 지옥에 빗대 많이 얘기하는데, 그런 이미지의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냥의 시간’은 금융위기로 희망이 사라진 도시, 감옥에서 출소한 준석(이제훈 분)이 친구 장호(안재홍 분)와 기훈(최우식 분), 상수(박정민 분)와 함께 도박장을 터는 얘기다. 그 돈을 들고 대만으로 튀겠다는 기대도 잠시, 곧 정체불명의 추격자 한(박해수 분)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목적이 단순히 도둑맞은 돈을 되찾는 것 이상으로 보이는 이 남자는, 이들을 풀어 줬다가 다시 뒤쫓는 객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사냥의 시간’이다. 윤 감독은 자신이 쌓아올린 배경에 대해 “미래라는 개념에 집중하지 않은, 우화적인 공간”이라고 거듭 말했다. 여기에는 그의 기억 속 IMF 사태나 남미 여행이 힌트가 됐다. “남미 화폐가 굉장히 무가치하거든요. 음료수 하나 사려고 해도 화폐를 돈다발로 가져가야 해요. 그런 기억들을 참고 삼아 세계관을 만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박장을 터는 그네들의 ‘한탕’ 이후 영화는 공포물인가 싶을 정도로 서스펜스가 두드러진다. “범죄물과 서스펜스, 서부극 엔딩의 장르적 차용까지 여러 장르를 동시에 다루고 싶었다”던 윤 감독의 의지가 빚어낸 일이다. 긴박한 서스펜스를 돕는 건 주연들의 호연이다. 영화는 애초에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이라는 충무로 최고의 청춘 스타들을 캐스팅해 화제를 모았다.공포감을 극대화하는 추격자 한 역의 박해수는 영화 ‘소수의견’ 속 활약을 보고 윤 감독이 직접 그의 연극들을 대학로에서 찾아봤단다. 윤 감독은 “최선, 최고의 캐스팅이라는 생각으로 기쁜 마음으로 작업했다”며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파수꾼’에 이어 영화의 키 플레이어를 맡은 이제훈은 윤 감독에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집중력을 가진 배우”다. 지난 2월 말 개봉 예정이던 영화는 해외 판매 대행사와의 송사 등 여러 부침 끝에 넷플릭스행을 택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영화는 짙은 색채의 이미지, 힙합 프로듀서 프라이머리가 음악감독을 맡은 강렬한 사운드 덕에 극장 상영이 더 적합해 보인다. 친구의 자살을 둘러싼 섬세한 심리 묘사가 돋보인 ‘파수꾼’과는 다른 결이다. 윤 감독은 “직선적인 이야기 안에서 사운드와 이미지의 힘으로 가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넷플릭스 공개를 위해 사운드 믹싱을 다시 했다는 그는 “전 세계 190개국에 동시에 공개되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시청자들에게 부탁이 있다면 “핸드폰이 아닌 조금이라도 큰 화면으로, 소리를 크게 해서 보는 것”이다. 그가 ‘파수꾼’과 ‘사냥의 시간’ 사이 9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데는 이유가 있다. “200억원 규모의 영화 시나리오를 쓰다가 잘 안 됐어요. 독립영화 한 편 하고 200억원 상업 영화 하는 게 말이 안 되는데 성격상 칼을 한 번 뽑으면 끝까지 가는 편이라…. 여우같이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못했네요.” 그러나 그 시간이 있어 영화감독 윤성현은 더욱 유연해졌다. “저는 이제는 감독이 글(시나리오)도 써야 한다고 생각 안 해요. 감독으로서 어떤 구성, 어떤 음악과 사운드 이펙트로 영화가 보이는지에 집중하고 싶고요. 다양한 작품으로 다양한 관객들을 만나는 게 감독으로서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니까요.” 스티븐 스필버그, 구로사와 아키라 같은 선배 거장들을 떠올리며 그가 새로이 내린 결론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우울, 술과 평생 싸운 ‘정복자 펠레’ 엔퀴스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우울, 술과 평생 싸운 ‘정복자 펠레’ 엔퀴스트

    스웨덴을 대표하는 작가 페르 올로프 엔퀴스트가 86세를 일기로 25일(이하 현지시간) 세상과 작별했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1989년 빌 어거스트 감독이 연출해 오스카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정복자 펠레’의 원작자이며 각본 작업에도 힘을 보탰다. 반세기 넘게 작가로 활약하며 희곡과 20편이 넘는 소설, 에세이 등을내놓아 고국은 물론 프랑스와 독일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비관적인 세계관을 드러낸다는 비평을 들었지만 진실을 향한 탐구, 사실과 허구의 간극을 흐릿하게 다룬다는 말도 들었다. 1934년 스웨덴 최북단 요그빌레에서 태어난 고인은 종교 교리를 엄격히 따지는 집안에서 자라 반항심이 대단했다. 결국 가출해 고교를 몇 차례 월반한 뒤 웁살라 대학에 들어갔다. 열여덟 살 때부터 작가 스티그 다거르만을 존경해 그를 본받아 작가가 돼야겠다고 결심했는데 2년 뒤 다거르만이 극단을 선택하고 말았다. 그는 2011년 AFP 통신 인터뷰를 통해 “난 평생에 걸쳐 작가가 되길 원했으며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비록 대부분의 시간 살아남기도 쉽지 않았지만”이라고 털어놓았다. 스톡홀름의 커다란 아파트에서 인터뷰를 했던 기자는 서가에 꽂힌 엄청난 장서와 그가 혼잣말처럼 뇌까린 이야기들이 선명하게 떠오른다고 했다. 스웨덴어 뿐만 아니라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판본이 망라돼 있었다. 그는 웃으며 “완전 자아중심주의 서가”라며 “아무것도 하는 게 없는 것으로 여겨 우울감에 빠져들면 난 서가를 바라보며 혼잣말을 한다. ‘그래, (서가의 높이가) 7m는 족히 되겠네. 그럼 난 조금은 해낸 거야. 해서 죽을 수 있어’”라고 말했다. 육상 선수와 기자, 폭력적인 알코올 중독자, 좌파로 몰린 전력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1960년 로마올림픽에 높이뛰기 대표로 출전하려 했으나 기준기록을 통과하지 못해 좌절했다. 기자로 일하다 1972년 뮌헨올림픽 때 팔레스타인 테러범들이 이스라엘 선수단을 납치해 살해한 사건을 취재한 일로도 유명하다. 1960년대 기자 생활을 하면서부터 사회비평가로도 활약했다. 첫 소설 ‘수정 같은 눈동자‘(1961년)와 ‘찻길’(1963년)은 소설 형식에 대한 미학적 관심과 프랑스 신소설의 영향을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치적 풍토가 변함에 발맞춰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사회주의 관점으로 옮겨갔고, 소설과 드라마에서 기록을 중시하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이런 반(半)학구적 기법이 ‘헤스‘(1966년)에서 두드러졌고, ‘군단’(1968년)에서 완성됐다는 평을 들었다. 군단은 2차 세계대전 말 발트해 연안 국가의 망명자들을 스웨덴으로 송환하는 문제를 다룬 것으로 이듬해 북유럽 문학상을 수상했다. 1978년에 쓴 소설 ‘악사들의 출발’은 일찍이 고향에서 일어난 조합 결속의 노력을 다룬 작품이다. 가장 큰 성공을 거둔 희곡 ‘트리바덴의 밤‘(1975년)은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의 부부 관계를 예리하게 분석한 연극이다. 1999년에 발표한 ‘왕실 의사의 방문’은 스웨덴 최고 문학상인 아우구스트상을 처음 안겨 국제적으로도 그의 명성을 날리게 했다. 덴마크의 미친 국왕 크리스티안 7세의 의사와 왕비 사이의 로맨스를 다뤘는데 왕비는 잉글랜드 국왕 조지 3세의 막내 여동생이었다. 2008년에 자전 소설 ‘다른 삶(A Different Life)’으로 두 번째 아우구스트상을 거머쥐었는데 이 책 제목은 현대 스웨덴 문학의 아버지로 통하는 스트린드베리의 자전 소설 ‘삶(A Life)’를 오마주한 것이었다. 스웨덴의 문학평론가 페르 스벤손은 고인에 대해 “세상 어디에 있던지 처형자와 희생자, 배신자를 역사와 문학에서 찾아내 자신의 마을에 데려온 사람이었다. 그 결과는 대단했다”고 돌아봤다. 고인은 여러 해를 알코올 중독과 싸웠다. 두 차례 실패했고, 13년 동안 집필을 중단한 뒤에야 세 번째 시도 만에 술을 끊었다. 돌보미가 컴퓨터를 이용해 글을 쓰게 허락했는데 글을 쓰면서 “아직도 작가“란 사실을 깨닫고 기뻐한 일이 계기가 됐다. 그는 “작가가 되는 일의 가장 끔찍한 점은 쓰는 일이 아니라 안 쓰는 일”이란 말을 남겼다. 이제 펜을 놓고 영원한 안식을 누렸으면 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부고] 송지혜씨 시모상, 양승찬씨 모친상

    ●김산옥씨 별세, 박상협(SK C&C 선임)씨 모친상, 송지혜(JTBC 산업팀 기자)씨 시모상, 23일 오후 5시, 서울 뉴타운장례식장 2층 9호실, 발인 25일 오전 10시. 02-909-4444 ●곽옥남(고 양수아 화백 부인)씨 별세, 양승철·승훈(애니메이션 감독)·승찬(나인갤러리 대표)·희숙(히음심리상담센터 대표)·승걸(연극배우, 배우협회 이사)씨 모친상, 23일 오후, 광주 천지장례식장, 발인 26일 오전. 062-527-1000
  • 늦은 봄 맞으러 돌아오는 무대

    늦은 봄 맞으러 돌아오는 무대

    중단했던 ‘오페라의 유령’ 등 뮤지컬 꼼꼼한 방역 속에 다시 관객몰이 중 기대작 ‘렁스’·검증된 ‘모차르트!’ 가세올해 2월부터 불어닥친 코로나19 한파가 조금씩 사그라지면서 바짝 움츠렸던 공연계가 뒤늦은 봄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잠정 중단했던 공연들이 속속 재개하고, 취소와 연기 소식 대신 신규 개막 준비 소식도 이어진다. 발길을 끊었던 관객들도 다시 공연장을 찾는 분위기다. 물론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예방은 여전히 필수다. ●공연계 봄 이끌 마중물,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드라큘라’ 연일 매진 흥행을 이어 가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공연을 중단했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드라큘라’는 무대예술 정상화를 이끌 긴급 구원투수다. 두 작품 모두 국내 공연예술 분야 매출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극장 공연인 만큼 공연 중단에 따른 피해와 여파 또한 컸다. 특히 ‘오페라의 유령’은 7년 만에 한국 관객을 찾은 월드투어 공연인 데다, 지난해 12월 첫 부산 공연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서울로 공연장을 옮겨 온 터라 더 큰 기대감을 모았다. 그러나 출연 중인 앙상블 배우 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다른 대극장 작품까지 공연 잠정 중단을 결정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 1일부터 공연을 중단해 온 ‘드라큘라’는 21일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20일 만에 다시 관객과 만났다. 관객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열화상 감지 카메라 운영 등 꼼꼼한 방역 속에 관객들도 객석을 채웠다. 작품은 김준수, 류정한, 전동석 등 흥행을 보증하는 배우와 완성도 높은 무대 연출을 앞세워 다시 관객몰이에 나섰다. 3주 넘게 공연장을 닫았던 ‘오페라의 유령’은 23일부터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을 이어 간다. 모든 출연진과 제작진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도 3주 넘는 격리기간을 거쳤고, 앞서 확진 판정을 받았던 두 배우는 퇴원하더라도 당분간 무대에 오르지 않는다. 선제적 조치로 공연을 중단했던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은 지난 14일 재개해 지난해 초연 당시의 열기를 다시 지피고 있다. 무대와 가까운 ‘국봉관OP석’은 꾸준한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뮤지컬 ‘차미’(충무아트센터)와 ‘리지’(대학로 드림아트센터)까지 가세하며 공연계 재도약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하반기 이끌 연극 ‘렁스’와 뮤지컬 ‘모차르트!·렌트’ 연극 무대에서는 오는 5월 9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개막하는 ‘렁스’가 기대작으로 꼽힌다. 대학로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연극열전’ 8번째 시즌의 첫 작품이다. 영국 작가 던컨 맥밀란이 두 남녀의 사랑과 인생을 통해 환경과 사회, 세계에 대한 고민을 던지는 2인극이다. ‘헤드윅’과 ‘시라노’ 등 뮤지컬 무대에 섰던 그룹 ‘신화’의 멤버 김동완의 연극 데뷔 작품으로도 관심을 끈다. 오는 6월에는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 검증된 뮤지컬 ‘렌트’와 ‘모차르트!’가 공연계 활기를 더한다. 특히 조승우, 김선영, 정선아, 최재림 등 스타 배우들을 배출한 ‘렌트’(디큐브아트센터·6월 16일 개막)는 2011년 공연 이후 9년 만에 새로운 캐스팅으로 돌아온다. 1996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에이즈와 동성애, 마약 등 파격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청년 예술가들의 사랑과 꿈을 그리며 세계 공연계에서 신화를 써 내려온 작품이다. 올해로 초연 10주년을 맞은 ‘모차르트!’(세종문화회관·6월 11일 개막)는 이 작품으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한 김준수를 비롯해 박은태와 박강현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돌아오면서 또 한 번의 매진행렬을 예고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김춘례 서울시의원, 성북구 창작연극지원센터 부지 방문

    김춘례 서울시의원, 성북구 창작연극지원센터 부지 방문

    서울시의회 김춘례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북1)은 지난 14일 성북구 소재 한성대입구역 인근에 위치한 창작연극지원센터(가칭) 설립 부지를 찾아 진행상황을 점검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성북구 동소문동1가 2760.5㎡ 부지에 지하 2층~지상 6층, 연면적 7224㎡ 규모로 총 사업비 34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창작연극지원센터 건립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창작연극지원센터는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고, 한국 연극 문화의 상징인 대학로와도 인접해 있어 센터에서 대학로로 이어지는 ‘연극 문화벨트’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그간 소극장 임차료 지원, 창작·연습 공간 대관 등의 방식으로 창작연극 활동을 지원해 왔으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의 심화로 유서 깊은 공연장들이 폐관하는 등 대학로의 상징인 소극장이 대학로에서 밀려나는 현상을 막지는 못했다. 따라서 서울시는 이번 창작연극지원센터의 건립을 통해 창작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연극계를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초기 설계 단계에서는 민원이 발생하는 등 몇 차례 오해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간 지연주민의 공원 역할을 하던 부지에 ‘창작연극지원센터’가 세워진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연극인’들만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에 서울시는 센터 내에 지역주민들과 연극인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북카페, 전시실, 다목적실 등을 조성하기로 약속했다. 또한 오랜 세월 지역주민의 관습로로 이용되던 길이 막혀 건립 후 건물벽면을 따라 한참을 우회해야 하는 불편도 발생했다. 이에 김 의원은 지역주민의 의견을 모아 건물 외벽에 이동약자를 위한 승강기를 설치해 줄 것을 서울시에 요구했고, 수차례에 걸친 관계자 회의 끝에 이를 수용해 설계 변경이 이뤄지기도 했다. 김 의원은 현장 방문 후 “연극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센터 건립은 환영하는 바이지만,오랜 기간 지역주민들이 이용해 오던 부지인 만큼 초기 계획 단계에서부터 실제 이용이 이루지기까지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며 “연극인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연극인과 주민이 어우러지는 열린 공간이자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시설로 자리잡기 바란다”라는 당부와 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코로나에 월세 감당 못 해”…대학로 소극장 ‘나무와 물’ 폐관

    “코로나에 월세 감당 못 해”…대학로 소극장 ‘나무와 물’ 폐관

    서울 대학로 ‘예술극장 나무와 물’이 코로나19에 따른 영업난으로 폐관한다. 극장 운영사이자 공연 제작·홍보사 문화아이콘 정유란 대표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학로에서 2013년부터 함께했던 예술극장 나무와 물의 운영을 중단하게 됐다. 소극장 하나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라면서 “코로나19로 2월부터 멈춘 공연장에 수입이 1원도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매월 내야 하는 월세를 감당하기가 어려웠다”고 폐관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예술극장 나무와 물은 2003년 12월 개관해 백희나 작가 동화 원작의 동요 콘서트 ‘구름빵’을 비롯해 연극 ‘도둑맞은 책’,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등을 무대에 올렸다. 정 대표는 “건물주는 더이상 공연장으로 쓰지 않겠다며 원상복구라는 이름으로 전부 다 철거하라 한다. 저희가 들어올 때는 이미 극장이었기 때문에 극장 그대로 두고 나가는 게 맞다고 하는 분도 있었지만, 남아있는 계약 기간 법대로 지키라고 하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보증금은 원상복구에 소요되는 철거비와 폐기 비용 그리고 밀린 임대료로 거의 소진되어 겨우 몸만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민간 소극장 운영에 대한 지원은 분명 재설계 되어야 한다. 대관료 지원사업이나, 서울형 창작극장제도가 기본적으로 기초예술로서의 연극을 지키기 위한 지원책의 일편이라는 것에는 동의하나, 극장에 대한 지원을 고민했을 때 근본적인 소극장 자생에 대한 정책은 못 된다”라고 지적했다. 또 “지금의 사용료를 대신 내주는 정책들보다는 건물이 극장으로 사용하기 위한 시설들을 기본적으로 잘 갖추고 임대를 하여야 하며, 임대료 또한 정상적으로 조정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극장은 5월 1일부터 철거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음악, 미술, 체육, 연극 온라인으로 배운다

    음악, 미술, 체육, 연극 온라인으로 배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코로나19로 온라인 개학을 시작한 전국 초·중·고교 예술교과목 수업에 활용할 문화예술교육 콘텐츠를 지원한다고 20일 밝혔다. 콘텐츠는 음악 99개, 미술 116개, 무용·체육 12개, 연극 7개 등 모두 234개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한국문화재재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서울예술단 등 국립문화예술기관에서 만든 공연과 전시, 가상현실(VR) 콘텐츠가 포함됐다. 교사들이 수업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본안내서와 활용 지침도 함께 제공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대부분 온라인 교육 콘텐츠가 국·영·수 교과 중심으로 구성돼 교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콘텐츠를 제공한다”면서 “17개 시·도 통합 온라인 학습 서비스인 e학습터와 EBS 온라인강좌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브로드웨이 스타 코더로 다리 잘라내, 美 사망 4만명 넘어

    브로드웨이 스타 코더로 다리 잘라내, 美 사망 4만명 넘어

    미국 브로드웨이의 유명 배우인 닉 코더로(41)가 코로나19에 따른 합병증으로 오른쪽 다리를 잘라냈다. 1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그의 아내 어맨다 클루츠는 전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안타까운 소식을 알렸다. 코더로는 2014년 뮤지컬 ‘브로드웨이를 쏴라’로 연극계 최고 권위의 토니상 최우수 배우 후보에 올랐고, 비평가 그룹이 선정하는 외부비평가상을 받은 브로드웨이 스타 가운데 한 명이다. 인스타그램에는 불과 한달 전만 해도 그가 생후 9개월 된 아들을 무동 태우고 환하게 웃는 사진이 올라와 있다. 지난 1일 폐렴 증상으로 로스앤젤레스의 한 병원에 입원한 코더로는 첫 검사에서 코로나19 음성으로 나왔지만, 세 번째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병세가 급속도로 나빠졌다. 최근에는 오른쪽 다리에서 피가 굳는 혈전 현상이 발생했고, 혈전 응고 억제제를 투여했는데도 혈압 상승과 내장 출혈의 부작용을 보여 결국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았다. 쿳츠는 남편이 생명 보조장치를 딴 다음부터 계속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있는데 수술 경과는 좋은 편이라고 했다. 그녀는 “남편의 건강이 매우 약한 상황에서 큰 수술을 받았다”며 “부디 남편이 안정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19일에는 결혼식 동영상을 올리며 “우리는 다시 춤을 출 것”이라고 적었다. 코더로의 친구들은 병원 비용을 대고 휠체어를 마련하고 10개월 난 아들을 돕기 위해 35만달러(약 4억 2500만원)를 목표로 인터넷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를 통해 모금 운동을 시작해 현재 28만 9000달러(약 3억 5100만원)를 모금했다. 20일 오전 7시(한국시간)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185개 나라와 지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239만 4278명으로 24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사망자는 16만 4937명으로 늘었다. 미국은 각각 75만 5533명, 4만 461명이다. 지난 11일 2만명을 넘은 지 여드레 만에 곱절이 됐다. 지난 2월 29일 워싱턴주에서 미국인 첫 희생자가 나온 지 50일 만이다. 최대 진원지인 뉴욕주에서는 입원율과 일일 사망자 숫자 하락을 근거로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을 내놓았지만 성급한 경제 활동 재개는 코로나19의 부활을 불러올 수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앤드루 쿠오모 지사는 “뉴욕주의 입원 환자가 1만 60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추세가 유지된다면 우리는 정점을 지났고, 모든 지표는 (코로나19) 하강기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뉴욕주의 일일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507명으로, 전날 540명보다 줄었다. 그는 “지금은 단지 하프타임”이라며 아직 코로나19 전투에서 승리하지 못했고, 경제 재개 계획은 환자 데이터와 코로나19 진단을 기반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코로나19) 야수를 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야수는 여전히 살아있고, 우리는 야수를 아직 죽이지 못했다”며 “야수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쿠오모 지사는 다음주 주 전역에 걸쳐 “가장 공격적인”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주지사들도 경제활동 재개를 위해선 광범위한 코로나19 검사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백악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했다. 랠프 노덤 버지니아주 지사는 지난 17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1단계 경제 재개를 위한 충분한 코로나19 검사가 이뤄졌다고 언급한 것을 “망상”이라면서 버지니아주에는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면봉마저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주 지사도 “(경제 재개를 위해) 코로나19 진단이 많이 이뤄졌다는 주장은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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