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연구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유인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포탄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39,019
  • [기고] 서로 다른 시간의 공존 방식

    [기고] 서로 다른 시간의 공존 방식

    서울 강동의 스카이라인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지난 3년 반 동안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을 비롯해 3만 5000가구 이상의 재정비 사업이 추진되며 도시 풍경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인구 50만 대도시로 도약한 지금, 강동이 마주한 가장 큰 과제는 각기 다른 역사를 가진 지역들이 어떻게 함께 성장하고 조화를 이룰 것인가에 있다. 도시 구석구석 어느 곳도 소외되지 않은 균형 발전을 이루는 세심한 행정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이에 강동구는 주민·전문가와 함께 최상위 도시계획인 ‘2040 강동 그랜드 디자인’을 수립하고 성장·활력·연결·휴식·역동이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로 미래를 그려 나가고 있다. 강동은 이제 서울의 끝자락이 아닌, 배후 인구 200만명을 아우르는 수도권 동부 관문으로서 역동적인 성장의 길에 들어섰다. 천호·성내권은 천호대로를 중심으로 서울 동남권의 성장 거점으로 재편 중이며 3000가구의 신규 주택 공급과 ‘히어로 거리’ 조성을 통해 상권의 활기를 되찾고 있다. 고덕동 중심의 신도심은 강동의 미래를 이끄는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3개 기업의 사옥이 들어서고 1만명이 일하는 고덕비즈밸리는 복합쇼핑몰과 어우러져 평일과 주말 모두 생동감 넘치는 공간이 됐다. JYP 신사옥과 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 등이 들어서면 문화와 연구 기능까지 확장될 것이며 강동일반산업단지는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새로운 동력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기반은 사통팔달로 뻗어 나가는 연결에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의 경유 확정과 9호선 4단계 연장 사업은 강동을 수도권 교통 요충지로 거듭나게 했다. 8호선 별내선과 세종~포천 고속도로 개통은 접근성을 높였으며 여기에 지하철 혼잡도 완화와 촘촘한 버스망 확충을 더해 출퇴근길이 여유로운 초연결 도시로 완성해 가고 있다. 우리가 지향하는 도시는 일터와 삶터뿐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숨 쉬는 휴식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수변생태공원이 아름다운 강동구 한강의 탁 트인 풍광과 고덕천, 망월천의 물길을 따라 걷는 산책길은 도심 속 소중한 쉼표가 되어 준다. 업무와 주거, 여가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자족형 도시 모델은 일상 속에서 충분한 위로와 재충전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도시의 모든 변화가 주민의 일상을 깨우는 역동으로 이어지도록 세심히 살피는 행정에 집중하고 있다. 1만 3000가구 규모의 명일·상일권의 재건축 사업은 주거와 상업, 교통이 조화를 이루도록 차질 없이 추진하되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통학로 안전과 생활환경까지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 변화가 일상의 불편이 아닌 기분 좋은 설렘이 될 때 강동은 비로소 50만 대도시의 진면목을 갖추게 될 것이다. 강동에 터를 잡은 것이 세대를 이어 자부심이 되고 서로 다른 시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함께 열어 갈 강동의 미래다. 이수희 서울 강동구청장
  • 중국 성리학, 조선의 지배 이념이 되다

    성리학은 당나라 말까지 중국을 지배하던 불교와 도교의 지적 헤게모니를 극복하기 위해 유학자들이 기존의 유교를 창조적으로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성리학을 ‘신유학’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이유다. 성리학자들은 유교 경전을 통해 사람뿐 아니라 우주와 자연을 모두 설명할 수 있는 근본 원리, 리(理)를 제시하고자 했다. 주돈이는 태극·음양의 우주론을 통해 만물 생성과 변화의 원리를 논했고 장재는 인간과 천지가 한 몸이라는 관점을 제시했다. 후대에 이정(二程)으로도 불리는 정호와 정이 형제는 리가 만물의 원리이며 동시에 수양의 원리라는 성리학의 원칙을 수립했다. 그 뒤를 이어 등장한 인물이 바로 남송의 주희다. 그는 선대의 연구를 종합해 성즉리(性卽理)와 심성론, 격물치지(格物致知)·거경궁리(居敬窮理) 같은 공부론, 예(禮)를 통한 사회 질서론을 하나의 완결된 교학으로 만들었다. ‘대학’, ‘중용’, ‘논어’, ‘맹자’의 네 책을 강조해 ‘사서’(四書)로 격상시키고 특별한 지위를 부여한 것 역시 주희의 업적이다. 성리학은 고려 시대 원 간섭기를 전후로 한반도에 유입되었다. 정치는 권문세족이 지배하고 종교와 정신세계는 불교가 지배하던 당시의 국면을 타개하고자 신진사대부 세력이 새로운 학문을 적극 수용한 것이다. 특히 새 왕조를 구상하고 역성혁명을 주도한 정도전은 성리학의 예치, 민본, 왕도정치를 적극 옹호했다. 이렇게 세워진 조선은 성균관과 향교를 정비해 관학 교육을 표준화하고 과거 시험을 통해 성리학을 확고한 지배 이념으로 만들었다. 16세기 이후로는 사림의 중앙 정계 진출과 함께 성리학이 전국으로 고루 퍼지기 시작했다. 퇴계, 율곡 등 걸출한 유학자가 출현하고 논쟁하면서 조선은 더욱 확고하게 성리학의 나라가 되었으며, 그 사상적 지배력은 일본의 식민 지배와 해방, 대한민국의 건국 등 역사적 질곡을 거치면서 서서히 줄어들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 자멸의 국힘… 몽둥이처럼 휘두르는 ‘도덕’이란 무엇인가 [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자멸의 국힘… 몽둥이처럼 휘두르는 ‘도덕’이란 무엇인가 [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지한파’ 오구라 기조 日 교토대 교수“한국은 도덕의 잣대로 모든 것 판단도덕 쟁취 위해 자기선전에 필사적”한국인의 성향, 조선 성리학이 ‘뿌리’국힘, 사실 아닌 ‘윤리’로 한동훈 제명유생들, 도덕 무기로 정적 공격 연상“정당의 당대표로서 자신의 가족이 연루된 당원게시판 사건이 최초 제기되고 이를 인식한 순간부터, 가족의 중대한 해당 행위와 일탈 행위에 윤리적 책임을 지는 것이 ‘우리가 한 조직의 수장에게 기대하는’ 보통의 통상적인 윤리적, 직업윤리적 감정에 비추어 볼 때 상식에 부합한다.” 지난 1월 14일 새벽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발표한 결정문의 한 대목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가족이 당내 익명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을 비방하는 글을 썼다며 불거진, 이른바 ‘국민의힘 익명 당원게시판 사건’이 윤리적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이라고 본 것이다. 윤리위원회는 그 판단에 의거해 한 전 대표에게 제명 처분을 내렸다. 한 정당이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징계였다. ●“한국은 도덕 지향성 국가” 이 징계는 과정과 결과 모두를 두고 큰 논란을 불러왔다. 한밤중까지 회의가 이어지고 새벽에 결정문이 나온 것부터 통상적이지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제명 결정문을 내놓은 지 9시간 만에 “긴급하게 작성, 배포된 결정문인 것을 감안해 달라”며 사실관계 정정이 있었다. “당원게시판 글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것을 징계의 근거로 삼았다가 “(한 전 대표가) 직접 게시글을 작성했는지는 수사로 밝혀져야 한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다. 그럼에도 징계가 철회되거나 수위가 조절되는 일은 없었다. 징계의 근거가 ‘사실’이 아닌 ‘윤리’였기 때문이다. 본인이 아니라 가족이 한 일일지라도, 심지어 가족의 소행인지도 분명치 않더라도, ‘모름지기 한 조직의 수장이라면’ 책임지는 것이 윤리인데 한동훈의 태도는 그 윤리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일단 칼집에서 뽑힌 칼은 쉽게 칼집으로 들어가지 않는 법.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임명한 윤민우 중앙윤리위원장은 이른바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을 향해 ‘윤리의 칼’을 주저 없이 휘둘렀다. 그동안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속절없이 떨어져 2월 26일 현재 17%까지 추락해 있다. 도덕이 정치의 무기가 되어 휘둘러지는 이 상황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우리는 스스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때로는 외부의 시선으로 스스로를 바라볼 필요도 있다. 서울대 철학과에서 8년간 한국철학을 연구하고 귀국해 교토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지한파 지식인 오구라 기조의 책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를 펼쳐볼 때다. 일본에서 1998년 출간되었지만 한국에는 19년이 흐른 2017년에 번역 출간된 이 책은 주자학적 사고의 틀이 현대 한국인의 정신세계에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은 ‘도덕 지향성 국가’이다. 한국은 확실히 도덕 지향적인 나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한국인이 언제나 모두 도덕적으로 살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도덕 지향적’과 ‘도덕적’은 다른 것이다. ‘도덕 지향성’은 사람들의 모든 언동을 도덕으로 환원하여 평가한다. 즉 그것은 ‘도덕 환원주의’와 표리일체를 이루는 것이다.” 책의 1장 1절 첫 번째 문단부터 등장하는 도발적인 주장이다. 풀어서 설명해 보자. 모든 사람은 어느 정도 도덕적이고 또 부도덕하다. 한국인도 마찬가지다. 다른 나라 사람, 가령 일본인에 비해 특별히 더 도덕적이거나 부도덕하지 않다. 하지만 한국인은 도덕을 ‘지향’한다. 본인의 삶이 도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 역시 도덕적인 삶을 지향해야 한다고 전제한다. 그렇게 도덕의 잣대로 모든 사람을 판단하는 ‘도덕의 나라’가 되어 버린다. 여기서 당연한 의문이 든다. 모든 사람은 나름의 방식대로 도덕의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기독교 문화권에 속한 사람이라면 십계명을 어기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할 테고,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선지자 마호메트의 가르침에 따라 살아야 한다고 아이들을 가르칠 테니 말이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도덕과 윤리가 존재하는 것과 모든 것을 도덕으로 ‘환원’하는 것은 다르다. 한국은 도덕의 잣대로 바라볼 일이 아닌 것까지 도덕과 윤리로 묻고 따지는 ‘도덕 환원주의’ 국가이며 그 점에서 다른 나라, 가령 일본과 분명히 다르다. ●스포츠 스타·연예인도 ‘도덕적 판단’ 오구라에 따르면 이런 차이는 심지어 TV 드라마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일본 드라마 속의 연인들은 감정이 어긋났다는 이유로 헤어진다. 반면 한국 드라마의 연인들은 각자가 지니고 있는 ‘올바른 사랑과 관계’의 당위적 규정을 상대방에게 설교한다. 그것은 단순한 사랑싸움을 넘어 세계관의 격돌이다. 일본 드라마에 비해 한국 드라마가 재미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드라마뿐만이 아니다. 한국인은 술을 마실 때도 ‘예의 바르게 따르는 법’을 따진다. 노래를 부르러 노래방에 가도 ‘매너’를 찾는다. 스포츠 스타도 아이돌 가수도 사회가 요구하는 도덕의 기준에 맞춰 기부와 선행을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심지어 탈옥수 신창원마저도 체포되어 언론 앞에 서자 ‘어렸을 때 나한테 착하다고 해 준 선생님이 한 명만 있었다면 삐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도덕을 주제로 연설을 했다. 오구라는 이런 현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한국 사회는 사람들이 화려한 도덕 쟁탈전을 벌이는 하나의 거대한 극장이다. 한국 사회의 역동성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과 흥분은 항상 여기에서 유래한다. 사람들은 도덕을 쟁취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며 필사적으로 자기선전을 하고 있다. (중략) 이것이야말로 도덕 지향성의 본령이다. 자기 자신의 사욕만 생각해도 결코 규탄받지 않는 일본의 선수나 연예인과는 다르다.” 오구라에 따르면 한국인의 이런 성향은 조선을 지배한 유학자들의 지배 이념인 성리학에서 비롯했다. 성리학은 사람을 비롯한 만물의 보편적인 규범이자 도덕성이며 원리인 리(理)가 내재해 있다고 본다. 반면 사람과 사물에 각기 달리 주어진 물질성, 기(氣)는 탁하고 치우쳐 있다. 기의 영향으로 인해 리가 온전히 발현되지 못하므로 세상에는 악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기를 이겨내고 리를 회복해야 할 도덕적 책무를 진다. 이러한 사고방식에 사로잡힌 이들이 수백년간 지배 계층을 형성하며 한국인의 심성 구조를 틀 지웠다. 그러므로 도덕 환원주의 국가 한국은 ‘하나의 철학’인 것이다. 흥미로운 주장이다. 성리학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단순화하는 것이 철학사적 지식과 맞느냐는 논점을 별개로 친다면 더욱 그렇다. 오구라는 이러한 관점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한국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해석한다. 어떤 부분에서는 고개를 갸웃하게 되지만 무릎을 치며 공감하게 되는 대목이 더 많다. ●성리학적 사고에 묶여 있는 국힘 국민의힘 익명 게시판 사건, 혹은 한동훈 제명 사건을 설명함에 있어서도 그렇다. 애초에 익명 게시판은 정치적 의견을 자유롭게 표명할 수 있도록 익명으로 글을 쓰라고 존재하는 사이버 공간이다. 한 전 대표의 가족이 윤 전 대통령이나 다른 인사를 향해 품고 있는 불만을 거칠게 표현한 것이 사실이라 해도 그 비난 가능성은 심각한 수준으로 높지 않다. 다른 정치인과 그 가족의 경우를 전수조사해 보면 비슷한 활동 내역을 보이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도 없을 것이다. 정치가 도덕을 상실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도덕이 정치의 무대에서 몽둥이처럼 휘둘러지고 있는 풍경은 더욱 생뚱맞고 당혹스럽다. 한 차례 징계문이 정정된 후 2시간 만에 또 정정 안내가 나올 정도로 정돈되지 않은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오직 도덕과 윤리가 근거인 처벌이 이루어졌다. 도덕 지향성을 품고 있는 도덕 환원주의자가 아닌 다음에야 이런 정치 행태가 전적으로 정당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도덕과 윤리를 무기 삼아 정적을 공격하며 권력을 지켰던 조선시대 유생들이 21세기 대한민국 국회에서 버젓이 살아 숨쉬는 모습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 지경이다. 이렇게 성리학적 사고방식에 묶여 있는 국민의힘이 17% 지지율로 주저앉는 사이, 실용주의를 표방한 이재명 대통령은 60%가 넘는 지지율 고공행진을 만끽하며 아무런 견제도 받지 않고 입법권과 행정권을 휘두르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야당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잘못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 “군번줄 대신”… 백범이 나눠준 ‘광복군 반지’ 첫 공개

    “군번줄 대신”… 백범이 나눠준 ‘광복군 반지’ 첫 공개

    백범 김구 선생이 광복 직전 국내 진입 작전을 앞둔 한국광복군 대원들에게 사비를 털어 나눠준 반지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광복군 대원이었던 고(故) 송창석 독립지사의 아들 송진원(60)씨는 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 국군의 뿌리가 독립군과 광복군으로부터 이어진다는 정통성을 널리 알리고자 아버지의 유품을 민족문제연구소에 대여 형식으로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송씨에 따르면 이 반지는 1945년 한미합작특수훈련을 받은 한국광복군 무전반 대원 44명에게 김구 선생 등이 사비를 털어 마련해 제공한 것이다. 그는 “당시 작전에 참여한 아버지께서 ‘이 반지가 군번줄이 될 수 있다. 전사하면 신원 확인용으로 쓰일 것’이라고 김구 선생께서 말씀하셨다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공개한 반지는 무궁화와 별 문양이 특징이다. 반지 안쪽에는 ‘한광무전반’(한국광복군 무전반)이라는 표식이 한문으로 새겨져 있으며, 겉면에는 무전반을 상징하는 번개 문양이 담겨 있다. 반지와 함께 공개한 송 지사가 별세 전 남긴 자필 문서에는 반지에 얽힌 비장한 사연이 담겼다. 1945년 8월쯤 중국 충칭에서 산시성 시안으로 넘어온 임시정부 주석 김구 선생이 무전반의 훈련을 시찰하던 중 ‘조국 땅으로 죽으러 가는 이들이니 기념품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다만 이 사연은 백범일지 등 공식 기록에 남아 있지 않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학계에서는 처음 본다는 반응이 있다. 고증은 분명 필요할 것”이라며 “당사자가 남긴 문서가 있다는 점에서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 학생 3만명·교수 1400명·캠퍼스 4곳… 전국 최대 국공립 ‘통합 강원대’ 출범

    강원대학교와 국립강릉원주대학교가 1일 통합 강원대로 새로 출범했다. 이로써 통합 강원대는 학생 수 3만명, 교수 1400명을 보유한 전국 최대 규모의 국·공립대학으로 부상했다. 20개 학부· 154개 학과·13개 대학원으로 구성된 통합 강원대는 춘천·강릉·삼척·원주 등 4개의 ‘멀티 캠퍼스’ 체제로 운영된다. 지역별 산업적 특성에 맞춰 춘천 캠퍼스는 정밀 의료·바이오헬스·데이터 산업을 중심으로 한 교육·연구 거점으로 육성한다. 강릉 캠퍼스는 신소재와 해양 바이오·천연물, 관광과 동·하계 스포츠 분야로 특화하고 삼척 캠퍼스는 액화수소, 방재산업, 에이징테크·재난 방재 등 에너지에 주력하는 협력 거점 임무를 수행한다. 원주 캠퍼스는 반도체·디지털 헬스케어·이모빌리티·스마트 제조를 축으로 한 산학협력 거점으로 특성화할 계획이다. 행정 조직은 ‘1+4 분권형 거버넌스 체제’로 1명이 대학 전반을 총괄하고 4명이 춘천·강릉·삼척·원주 학사를 개별 관리한다. 총괄 총장은 정재연 제13대 강원대 총장이 맡는다. 정 총장은 “통합 강원대는 대한민국 고등교육 혁신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전국 최대 규모의 지원과 인프라로 지역 인재가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고도 세계적 수준의 교육을 받고 지역을 이끄는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 ‘수소환원제철’ 혁신 기술로 탄소중립 실현하는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혁신 기술로 탄소중립 실현하는 포스코

    화석연료 대신 수소로 쇳물 생산파이넥스 공법 기반 경제성 확보40조 들여 공정전환 인프라 구축2028년 年 30만t 규모 설비 준공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인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미래를 향한 큰 걸음을 내디딘다.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사용해 철을 생산하는 ‘수소환원제철’(Hydrogen Reduction)이라는 혁신 기술 실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다. 1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항제철소는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과제 해결과 독자 기술 확보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와 글로벌 수요 둔화, 막대한 투자 비용 등 수많은 고비도 앞두고 있다. 그런데도 포스코가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소환원제철을 실현하는 ‘하이렉스’(HyREX) 개발에 도전하는 이유는 기술 격차를 통한 대한민국 철강 산업 경쟁력 확보, 산업 생태계 유지 및 투자를 통한 지역 상생 발전의 지속가능성 확보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과 친환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되고 있다. 산업화 과정에서 제철은 대한민국 국가 경쟁력을 성장시킨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양의 온실가스 배출 때문에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이상기후 등 전 세계가 이미 기후 위기를 목격하면서 이런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로 상향하며 강한 탄소중립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제철은 철 생산 과정에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는 산업이다.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도 상당 부분을 차지하면서 NDC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 환경 보호뿐만 아니라 기업 생존에도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냉엄한 현실 속에서 포스코는 지속가능한 제철 산업 현실화와 기존 제철 공법을 대체할 혁신을 위해 수소환원제철에 뛰어든 것이다. 수소환원제철은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활용해 철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전통적인 제철 공정에서는 석탄(코크스)이 타면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가스가 필요하다. 일산화탄소 가스가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면서 순수한 철이 생산되고 동시에 열기로 철을 녹여 쇳물을 제조한다. 그 과정에서 일산화탄소는 산소와 결합해 이산화탄소를 내뿜게 된다. ●고온 가열한 수소로 철광석 녹여 반면 수소를 활용한 제철 공정을 실현할 경우 철광석을 고온으로 가열한 수소와 접촉시켜 철을 제조할 수 있다. 수소와 산소가 결합해 깨끗한 물이 발생하고 획기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게 되는 원리다. 여기에 더해 포스코는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이렉스를 개발해 100% 수소를 활용한 제철 공정 실현으로 글로벌 기술 격차를 확보하려고 한다. 해외 경쟁사들이 추진하는 수소환원제철 공정에는 철광석을 일정한 크기로 가공한 ‘펠릿’을 사용해야 한다. 펠릿은 가공 과정에서 이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가격 또한 가공되지 않은 철광석보다 t당 80~90달러 비싸다. ●2007년 세계 최초 파이넥스 공법 상용화 이 같은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포스코는 2007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던 파이넥스(FINEX) 공법을 기반으로 수소환원제철을 개발할 계획이다. 파이넥스 공법은 별도의 가공 없이 광산에서 채굴한 가루 형태의 ‘분광’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원료 확보가 쉽고 생산 원가 또한 절감할 수 있어 그 자체로 경제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파이넥스 공법은 여러 차례 환원 과정을 거치는 다단유동로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수소는 철광석과 반응하면서 열을 흡수하는 흡열 반응을 일으켜 온도를 낮춘다. 다단유동로 구조를 그대로 계승하면 단계별로 산소만 추가 투입해 온도 저하 문제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결국 안정적인 철 생산성과 저렴한 원료 가격이라는 장점을 가진 파이넥스 공법을 수소 기반 공정으로 전환하는 것이 하이렉스라 할 수 있다. 이는 향후 글로벌 철강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잠재력도 충분하다. 포스코는 이미 2024년 수소환원제철 공정 구현의 시험 설비 구축 핵심 역할을 할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를 개소했다. 개발센터에는 총괄부서인 ‘하이렉스 추진반’, 투자사업 관리를 전담하는 ‘투자엔지니어링실’, 연구개발 부서인 ‘미래철강연구소’, 설계를 담당하는 ‘포스코이앤씨’가 입주해 기술연구부터 설비 구축, 시험조업까지 일련의 과정을 통합 수행한다. 3400만t 이상의 쇳물을 생산하며 이미 기술력이 검증된 파이넥스 공법을 바탕으로 설비 개발을 거쳐 2028년까지 포항제철소 내에 연간 30만t 규모의 하이렉스 실증 설비를 준공할 계획이다. 이후 시운전에 돌입해 2030년까지 상용화를 위한 기술 검증을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최종적으로는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기존 고로 설비를 모두 수소환원제철 설비로 교체해 나갈 계획이다. 글로벌 탄소중립 산업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2021년 22조 130억 달러였던 이 시장은 2032년 193조 1475억 달러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시장에는 수소환원제철과 같은 탄소 감축 기술 산업 분야, 수소 생산기술 및 인프라 분야, 에너지 산업 분야, 탄소 포집 및 재활용 분야 등이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 주요국에서는 탄소 배출을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활용해 자국 산업 경쟁력을 지켜내고 있다. 올해부터 유럽연합(EU)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한다. CBAM은 유럽으로 수입되는 제품은 물론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양에 비례해 온실가스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하는 제도다. 일종의 탄소 관세인 셈이다. 철강과 알루미늄, 시멘트, 수소, 전기, 비료 등 품목에 적용되고 있으며 향후 품목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저탄소 철강 생산은 포스코의 선택을 넘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한 생존 전략인 셈이다. CBAM은 제철 공정을 넘어 에너지 생산 전반에도 커다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 설비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전력이 필요하다. 기존 고로 방식에서는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활용한 자가발전이 일부 가능하다. 하지만 수소환원제철은 외부 전력 의존도가 높아져 기존 대비 전력 소모가 높아진다. 단순 전기요금에 더해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고려해야 한다. ●포항·광양·당진 등 철강도시 생존 직결 탄소중립을 향한 첫 단추로 현재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인접 공유수면을 매립하는 부지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제철 공정상 수소환원제철 설비는 기존 고로와 가까운 곳에 배치해야 한다. 생산성 유지를 위해 기존 다른 고로 철거를 통한 부지 확보도 쉽지 않다. 또한 추가로 요구되는 발전소와 수소설비, 물류 동선 등을 고려하면 대규모 신규 부지 확보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이에 포스코는 바다 매립이라는 부담을 감수하면서 부지 마련에 나서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설비 투자 비용이다. 설비 교체와 관련 인프라 구축 등 수소환원제철 공정 전환을 위한 투자비는 40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 기업이 쉽게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금액을 넘어서고 있다. 해외 주요국은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하는 중이다. 일본은 ‘그린 이노베이션 기금’을 통해 철강업계 탄소 감축에 약 4조원을 지원한다. 독일 등 EU 국가들은 설비 투자와 함께 운영비 차액까지 보전한다. 스웨덴은 수소환원제철 설비와 값싼 전력 공급까지 연계한 지원으로 상용화를 돕고 있다.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기술 실현을 통한 하이렉스 공정 전환은 한 기업의 미래에 그치지 않는다. 대한민국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철강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느냐를 결정짓는 여정이다. 경북 포항, 전남 광양, 충남 당진 등 미국의 관세 부과로 직격탄을 맞은 철강 도시 입장에선 생존 문제와도 연결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탄소중립 전환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와 함께 제조업의 근간인 철강 산업의 국제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투자와 끊임없는 연구개발에 나설 계획”이라며 “지속가능한 철강 생산 능력 확보를 통해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과 지역 상생 발전을 모두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산업화 최첨병 기능인… 과학기술 사회서 왜 소외됐나

    산업화 최첨병 기능인… 과학기술 사회서 왜 소외됐나

    노동권 보장 안 돼 사회 인정 없고기술 인력 양성 때 여성 배제 한계“현장직 인정 요구·저항 마주해야” 인공지능(AI)이 화두가 되면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인재에 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기술을 실현하는 기능인, 숙련 기술 노동자는 논의에서 배제돼 있다. 한국 현대 노동사 연구자인 장미현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박사가 최근 출간한 학술서 ‘한국 기술노동의 사회사’(사진·역사비평사)에서는 1950~80년대 산업화 시기 기술직 노동자의 경험과 인식을 통해 한국 사회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봤다. 연세대 사학과 박사학위 논문인 ‘박정희 정부 시기 기술 인력 정책의 전개와 숙련노동자의 대응’을 수정, 보완한 책이라 다소 경직된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1958~61년생 기술 노동자들의 생생한 구술 기록 덕분에 의외로 쉽게 읽힌다. 1970~80년대 산업화를 위해 정부는 하위직 기술 인력인 기능직들이 우대받는 기능 우대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정부는 ‘전 국민의 과학화’ 운동과 연동시켜 청소년들에게 기능사 자격증 취득이라는 성취를 경험시키려 했다. 하지만 기능경기대회 수상자들에게 부여한 가장 큰 혜택은 대학 진학 기회였다. 최고 기능을 가진 엘리트 기능공들마저 진학을 통해 학력을 높이지 않으면 학력 중심 사회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장 박사는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은 사회에서 기능이 우대받고 기술 인력의 다수를 차지하는 기능직 노동자들이 사회의 인정을 받을 리 만무했다고 꼬집는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당시 기능직 노동자들이 사무관리직과 기능직의 차별 철폐를 외쳤던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기술 인력 양성정책에서 철저히 여성을 배제한 것도 한계였다. 1970년대 노동조합 결성과 노동운동이 여성 노동자들로부터 시작된 것은 한국 사회가 여성 노동자들이 가진 기술을 인정하지 않았고, 개인적 성장을 추구할 여지가 있었던 남성과 달리 여성들은 그런 여지가 전혀 없었다는 점에 기인한다. 장 박사는 “한국 노동시장의 직업계 고등학교 차별과 젠더 불평등은 여전히 강고하다”며 “1950~80년대 여성과 남성 기술 인력의 경험과 실천의 역사는 오늘날 현장직 노동자들의 인정 요구와 저항에 한국 사회가 좀 더 진지하게 마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사법 3법 속수무책, 조희대는 침묵… 무력감 쏟아낸 판사들

    사법 3법 속수무책, 조희대는 침묵… 무력감 쏟아낸 판사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 신설법·재판소원법·대법관 증원법)이 모두 국회 문턱을 넘은 가운데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사퇴하면서 사법부의 무력감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조 대법원장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1일 사법개혁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가 입장을 낸 것은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직전인 지난달 23일 “개헌 사항에 해당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 마지막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조 대법원장은 박 처장의 사임으로 새 처장 선임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박 처장은 법왜곡죄가 통과한 다음 날인 지난달 27일, 사법개혁 3법 통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다. 역대 처장 중 가장 짧은 재임 42일 만이다. 그는 “부디 현재 진행되는 사법제도 개편 관련 논의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박 처장이 항의 차원에서 처장직을 내려놨지만 재판소원법과 대법관 증원법까지 통과하면서 법원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침체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무력감과 참담함을 토로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한 고법 판사는 “판사들 대부분이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 ‘사법부에 대한 존중이 이렇게 약하구나’라는 위협감과 동시에 불쾌감 등이 복합적이다”라고 전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사법부가 나름대로 공청회와 전국 법원장회의 등으로 우려를 표했는데도 법안이 다 통과되어버리니까 법원 내부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말이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2028년부터 매년 4명씩, 3년 동안 총 12명의 대법관을 증원하는 것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대법관 14명 체제는 1987년 개헌 이후 39년 동안 이어졌는데, 2030년에는 26명으로 늘어난다. 이 대통령이 임기 동안 총 22명을 임명하게 돼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법원장·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대법관 12명을 보좌하기 위한 재판연구관이 총 102명인 점(1인당 8.5명)을 감안하면, 법관 약 100명이 대법원으로 추가 이동하면서 사실심이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은 12~13일 전국 법원장 정기회의를 열고 다시 한번 사법개혁 3법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번 간담회는 매년 3월 열리는 정례 회의다.
  • 北 “美, 불량배적 행태”… 김정은 ‘핵무력’ 집착 더 강해질 듯

    北 “美, 불량배적 행태”… 김정은 ‘핵무력’ 집착 더 강해질 듯

    미국 이중성에 위협 느꼈을 가능성‘3대 악의 축’ 중 北 홀로 공격 면해일각 “핵 고도화 단계, 이란과 달라”트럼프 방중 때 당장 접촉 안 할 듯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상당한 위협감을 느꼈을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북미 대화 가능성에 악영향을 미친 것은 물론, 김 위원장이 더더욱 ‘핵무력’에 집착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란과 전통적 우방 관계를 유지해온 북한은 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이기적, 패권적 야욕 달성을 위해서라면 군사력의 남용도 서슴지 않고 있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후안무치한 불량배적 행태를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무도한 침략행위이며 가장 추악한 형태의 주권침해”라고 비판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북미 대화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가에선 오는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북미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이 섣불리 나서 미국과 엮이기보다는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하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이 없는 이란의 상황을 실감한 만큼 핵무력에 대한 집착이 더욱 커질 것이란 얘기다. 앞서 지난 2002년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이 ‘3대 악의 축’으로 규정한 이란, 이라크, 북한 가운데 미국의 직접적 공격을 받지 않은 나라는 북한뿐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란도 핵 협상을 하던 과정에서 공격 받은 것”이라며 “(북한은) 미국의 이중성에 대해 더 회의를 느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미국이 이란과 같은 방식으로 북한을 다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자체적으로 이미 ‘핵무력 완성’을 넘어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는 단계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라고 언급한 만큼 일단은 대화를 통한 관리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란과 달리 북한은 핵 무기가 완성된 상태”라며 “현재 북한에 대한 무력 공격은 한반도 전쟁과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도 굉장히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홍 위원도 “미국은 북한을 이란과 같은 ‘제거 대상’이 아닌 ‘관리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역시도 상황 관리 차원에서 대화에 여전히 응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브콜’을 계속 거부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위협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은 지난 9차 노동당 대회에서 당 총무부장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당 총무부는 김 위원장의 방침을 당 조직에 전파하는 핵심 부서로, 김 부장의 당내 장악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하메네이 참수 됐는데…이란이 ‘승리’ 주장할 방법 있다? [송현서의 디테일+]

    하메네이 참수 됐는데…이란이 ‘승리’ 주장할 방법 있다? [송현서의 디테일+]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격인 ‘장대한 분노’(Operation Epic Fury) 작전을 감행한 가운데, 수장을 잃은 이란의 향후 행방에 관심이 쏠린다. 미 매체 포브스는 향후 이란 정치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 네 가지를 제시했다. 1. 다른 성직자가 최고지도자 자리 승계 이번 작전으로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함에 따라 다른 성직자가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라 신정 체제를 이어가는 시나리오다. 앞서 하메네이는 자신이 미국에 의해 암살될 것을 우려해 후계자 세 명을 지명했지만 정확한 신원은 파악되지 않았다. 새 최고지도자 선출 업무를 맡을 이슬람 종교 기구도 현재 사태를 수습하느라 후계자 문제를 당장 해결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새 최고지도자 선출 후에는 지도자가 이란혁명수비대를 결집하고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해 보복 공격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포브스는 이 시나리오의 발생 확률을 35%로 보고, 총 네 가지 시나리오 중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2. 혁명수비대 내부 파벌 등 장기 권력 투쟁 이란혁명수비대 내부 파벌과 흩어져 있던 지역 군벌들이 장기적인 권력 투쟁을 벌인다는 시나리오다. 권력 투쟁으로 이란 내부 혼란이 가속화한다면 국제 유가 급등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포브스는 이 시나리오의 발생 확률을 30%라고 예상했다. 3. 이란의 민주 정부 수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장한 시민 봉기를 통해 민주 정부가 수립된다는 시나리오다. 현재 이란 시민들은 독재자 하메네이의 죽음을 기뻐하고 있으며 현재 혼란을 틈타 정부를 점거한다 해도 약한 조직력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이란혁명수비대가 과거 반정부 시위를 진압했던 방식대로 무자비하고 폭력적으로 시민 세력을 억누를 수 있다. 포브스는 세 번째 시나리오의 발생 확률을 25%로 점쳤다. 4. 이란 국가 붕괴 현실화 가능성이 가장 낮은 네 번째 시나리오는 이란 국가가 붕괴하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는 발생 확률이 10%로 가장 낮지만 중동의 인접 국가들은 이 시나리오를 전제로 만일에 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포브스는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든 이번 사태가 수습되기까지 최소 60일에서 90일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란의 미사일 보복은 권한을 가진 자의 결단 아래 즉시 중단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하메네이 사후 임시 통제권을 누가 쥐는지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매체 CNN은 혁명수비대 중심의 권력 재편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미 정보 당국도 기존 체제가 무너질 경우 온건 세력보다 조직력과 무력을 갖춘 강경파 잔존 세력이 권력을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메네이 유력 후계자 “미·이스라엘, 후회할 것”현재 이란은 하메네이 이후 임시 지도자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핵심 실세인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리자니 사무총장은 이란이 공습받은 지난달 28일 오후 엑스에 “시온주의자(이스라엘) 범죄자들과 파렴치한 미국인들이 그들의 행동을 후회하도록 만들겠다”면서 “이란의 용감한 군인들과 위대한 국민이 폭압적인 국제 악마들에게 잊을 수 없는 교훈을 가르쳐줄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1958년생인 라리자니 사무총장은 테헤란대 철학 교수 출신으로 학부에서 수학과 전산학을 전공한 뒤 독일 철학자 칸트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2008년부터 2020년까지 국회의장을 지냈고 4개 부처 장관직과 이란혁명수비대(IRGC) 지휘관직을 역임해 이란 통치 체제 전반에 영향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라리자니 사무총장은 하메네이가 자신의 유고 시 신정 체제를 관리할 최우선 적임자로 지목한 인물이다. 한때 서방에서 ‘실용적 보수파’로 평가받았던 그는 최근 반정부 시위 국면에서 이슬람혁명수비대와 바시즈 민병대를 동원한 강경 진압을 주도하며 체제 수호의 선봉에 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순위로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마즐리스) 의장이 거론된다. 갈리바프 의장은 혁명수비대 내 지지 기반이 라리자니 사무총장보다 두텁고 하메네이의 둘째 아들이자 막후 실세로 꼽히는 모즈타바 하메네이와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 결과를 인용해 “미군의 작전으로 하메네이가 사망한다면 혁명수비대 출신이나 강경파가 집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국제 사회에서는 이란이 신정 체제 붕괴를 막고 현 체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미국에 대한 승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 학생들에게 “뜻 높이라더니”…15세 소녀 호텔서 돈 주고 만난 日 교수 [핫이슈]

    학생들에게 “뜻 높이라더니”…15세 소녀 호텔서 돈 주고 만난 日 교수 [핫이슈]

    일본 과학 기술계에서 활동해온 대학교수가 15세 소녀와 성매매를 한 혐의로 체포돼 파장이 일고 있다. 평소 학생들에게 높은 뜻과 책임 의식을 강조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커지고 있다. 일본 교토부경 가메오카서는 25일 아동매매·아동포르노금지법 위반(아동매매) 혐의로 단체 직원이자 대학 교수인 에도 고이치로 용의자(54)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일본 매체 슈에이샤 온라인에 따르면, 경찰은 에도 용의자가 지난해 10월 29일 교토시 미나미구의 한 호텔에서 당시 15세였던 여학생에게 현금을 건네고 음란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상대가 미성년자인 줄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두 사람은 SNS를 통해 처음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녀가 사건 이틀 뒤 경찰서를 찾아 상담하면서 사건이 드러났으며, 경찰은 압수한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분석해 SNS 대화 내용과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에도씨는 26일 검찰로 송치됐다. 에도씨는 일본 온라인 대학인 ZEN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디지털 기술과 예술을 결합한 미디어아트 분야 연구자로 활동해온 인물이다. 그는 국제 디지털아트 행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수상하고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인공지능학회 이사를 맡는 등 학계 활동을 이어왔다. 지인들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인물이라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ZEN대학은 “교육에 종사하는 인물이 이런 혐의로 체포된 것은 매우 유감이며 사안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으며, 일본 인공지능학회도 그의 이사 권한을 정지했다고 발표했다. 학회 측은 “학술·교육 분야의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야후재팬 댓글에는 연구자의 업적과 범죄는 별개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용자들은 “업적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다른 면에서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거나 “이번 사건으로 쌓아온 경력이 한순간에 무너졌다”는 의견을 남겼다. 또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과 함께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어 SNS가 범죄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번 사건은 일본 과학 기술계에서 활동해온 연구자가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체포된 사례라는 점에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미군 첫 자폭드론 떴다…이란 드론 분해해 만든 ‘루카스’ 중동 배치 [밀리터리+]

    미군 첫 자폭드론 떴다…이란 드론 분해해 만든 ‘루카스’ 중동 배치 [밀리터리+]

    미군이 이란의 자폭 드론 샤헤드-136을 역설계한 일회용 공격 드론 ‘루카스’(LUCAS)를 중동에 배치하고 실전 운용 준비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미군이 저비용·대량생산형 장거리 타격 수단을 본격 전력화하는 신호로, 핵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란을 겨냥한 전략적 압박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시간) 미 중앙사령부(센트콤·CENTCOM)가 자폭 드론 부대인 스콜피언 타격임무부대(TFSS·Task Force Scorpion Strike)의 작전 준비를 완료하고 중동 지역에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TFSS는 센트콤 특수작전사령부(SOCCENT) 산하 부대로 드론 운용과 시험, 전진기지 구축 임무를 수행한다. 미군은 루카스 드론을 다른 군사 자산과 함께 전진 배치했으며 대이란 군사작전이 이뤄질 경우 첫 실전 투입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루카스 드론 1대가 중동에 배치된 미 해군 연안전투함 USS 샌타 바버라 갑판에서 이륙 시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드론은 차량 이동식 발사대와 투석기, 로켓 보조 이륙 방식 등 다양한 발사 수단을 지원해 전개 유연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 샤헤드-136을 역설계한 ‘루카스’ 루카스는 미군이 확보한 샤헤드-136 실물을 기반으로 역설계한 플랫폼으로 길이 약 3m, 날개폭 약 2.4m의 삼각익(델타익) 구조를 갖는다. 개발은 미국 애리조나주의 방산업체 스펙트리웍스(SpektreWorks)가 맡았으며 대당 단가는 약 3만 5000달러(약 5000만원) 수준으로 샤헤드 드론과 비슷하다. 이 드론은 자율 비행과 다중 협조(스워밍) 운용을 지원해 집단 공격이 가능하다. 장거리 작전과 가시선 밖 운용이 가능해 중동 전역의 넓은 작전 구역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센트콤은 설명했다. 최대 탑재 중량은 약 18㎏ 수준으로 공격 가능한 목표에는 일정한 제한이 있다. 샤헤드-136은 이란이 개발한 장거리 자폭 드론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대량 운용하며 위력을 입증했다. 최근 수년간 이란과 친이란 무장 세력은 미군 기지와 이스라엘을 상대로 샤헤드 계열 드론 공격을 반복해 왔다. ◆ “이란 전술을 되돌려준다” 군사전문지 워존(TWZ)은 루카스 배치를 두고 “이란이 확산시킨 저비용 자폭 드론 전술을 미국이 역으로 활용하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허드슨연구소의 브라이언 클라크 연구원은 루카스 드론이 이란 내 미사일 생산 시설과 발사 기지, 도로망 등 분산된 목표물을 타격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군은 그동안 수천만 달러짜리 순항미사일과 정밀 유도 무기에 의존해 왔지만 최근에는 저비용 무기를 대량 투입해 방공망을 압도하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루카스 배치는 이런 전략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수십만 달러 이상의 미사일 대신 수만 달러 수준의 드론 수백 대를 동시에 투입하면 적 방공망을 포화시키는 양적 압박 전술이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 중동 긴장 변수 될 가능성 루카스 배치는 핵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미국이 군사적 선택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압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자폭 드론 전력을 전진 배치했다는 점에서 군사적 경고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과 그 대리 세력들이 드론 공격 능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미군이 대응 전력을 실전 배치했다는 점도 중동 지역 긴장감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향후 루카스 운용 범위가 확대될 경우 중동 안보 환경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코에 뿌리는 항체로 독감 막는다

    코에 뿌리는 항체로 독감 막는다

    인간의 코는 면역 시스템의 중요한 관문이다. 코털은 공기 중 먼지와 그 먼지에 붙어 있는 세균과 바이러스의 진입을 막는 1차 방어막이고 코 점막과 콧물은 이를 통과한 먼지와 외부 침입자들에 달라붙어 외부로 배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우리를 아프게 하는 세균과 바이러스 역시 어떻게든 이 장애물을 극복하고 기어이 인체로 침입한다. 다행히 이런 경우에도 인간의 면역 시스템은 외부의 침입자들을 대부분 몰아낼 수 있다. 또 백신 접종을 통해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면역을 키우고 중증 감염 및 사망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매년 많은 사람이 인플루엔자와 폐렴 감염으로 사망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코로나19처럼 신종 전염병이 유행할 경우 대부분 면역이 없어 초반에는 상당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백신을 대신할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형 비강 항체다. 사실 코에 뿌리는 독감 백신은 이미 나와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침투 경로가 주로 호흡기 점막이라는 점에 착안해 코에 항원을 뿌려 면역 시스템이 첫 단계부터 효과적으로 바이러스를 인식하고 막아내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사실 인플루엔자 감염에 취약한 기저 질환자나 노인의 경우 항체 형성이 잘 안 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면역 기능이 떨어져 있다 보니 백신을 맞아도 항체가 잘 형성되지 않는 것이다. 네덜란드 레이덴 연구소의 과학자들과 협력 연구팀은 제약 회사 존슨앤드존슨이 개발한 CR9114라는 항체를 이용한 비강 스프레이 예방 약물의 임상 실험을 진행했다. 특정 독감 바이러스 균주만 인식할 수 있는 기존 백신과 달리, CR9114는 거의 모든 유형의 A형 및 B형 독감 바이러스를 인식하고 차단하는 범용 항체다. 바이러스 일부나 혹은 죽은 바이러스를 주입해 면역 시스템이 직접 항체를 만들게 하는 백신과 달리 항체를 투여하는 경우 항체를 유지하기 위해 자주 주입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독감 백신이 접종 후 면역이 생기는 데 보통 한 달 정도 시간이 필요한 것과 달리 항체는 뿌리는 즉시 면역을 획득할 수 있고 면역 시스템이 항체를 만들지 못하는 면역 저하자에게도 효과적인 면역을 제공할 수 있다. 연구팀은 쥐와 마카크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 동물 실험에서 해당 스프레이가 감염으로부터 동물을 보호할 수 있고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한 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1상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약물의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1상 임상에는 18~55세 143명이 참가했다. 1상 연구에서는 하루 1~2회, 2주에 걸쳐 항체 스프레이를 코에 뿌려 항체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그리고 특별한 부작용은 없는지 검증했다. 연구 결과 항체의 반감기는 3시간 정도로 하루 두 번 뿌리는 것이 최적으로 나타났다. 비강 스프레이는 투여 즉시 높은 항체 수준을 나타내 주사제로 주는 것보다 4600배나 높은 농도로 코에 항체를 유지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2상, 3상 임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여기서 긍정적인 결론이 나온다면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는 면역 저하자나 고위험군에서 심각한 독감 유행 시 지금보다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예방 방법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 코에 뿌리는 항체로 독감 막는다 [핵잼 사이언스]

    코에 뿌리는 항체로 독감 막는다 [핵잼 사이언스]

    인간의 코는 면역 시스템의 중요한 관문이다. 코털은 공기 중 먼지와 그 먼지에 붙어 있는 세균과 바이러스의 진입을 막는 1차 방어막이고 코 점막과 콧물은 이를 통과한 먼지와 외부 침입자들에 달라붙어 외부로 배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우리를 아프게 하는 세균과 바이러스 역시 어떻게든 이 장애물을 극복하고 기어이 인체로 침입한다. 다행히 이런 경우에도 인간의 면역 시스템은 외부의 침입자들을 대부분 몰아낼 수 있다. 또 백신 접종을 통해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면역을 키우고 중증 감염 및 사망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매년 많은 사람이 인플루엔자와 폐렴 감염으로 사망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코로나19처럼 신종 전염병이 유행할 경우 대부분 면역이 없어 초반에는 상당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백신을 대신할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형 비강 항체다. 사실 코에 뿌리는 독감 백신은 이미 나와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침투 경로가 주로 호흡기 점막이라는 점에 착안해 코에 항원을 뿌려 면역 시스템이 첫 단계부터 효과적으로 바이러스를 인식하고 막아내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사실 인플루엔자 감염에 취약한 기저 질환자나 노인의 경우 항체 형성이 잘 안 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면역 기능이 떨어져 있다 보니 백신을 맞아도 항체가 잘 형성되지 않는 것이다. 네덜란드 레이덴 연구소의 과학자들과 협력 연구팀은 제약 회사 존슨앤드존슨이 개발한 CR9114라는 항체를 이용한 비강 스프레이 예방 약물의 임상 실험을 진행했다. 특정 독감 바이러스 균주만 인식할 수 있는 기존 백신과 달리, CR9114는 거의 모든 유형의 A형 및 B형 독감 바이러스를 인식하고 차단하는 범용 항체다. 바이러스 일부나 혹은 죽은 바이러스를 주입해 면역 시스템이 직접 항체를 만들게 하는 백신과 달리 항체를 투여하는 경우 항체를 유지하기 위해 자주 주입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독감 백신이 접종 후 면역이 생기는 데 보통 한 달 정도 시간이 필요한 것과 달리 항체는 뿌리는 즉시 면역을 획득할 수 있고 면역 시스템이 항체를 만들지 못하는 면역 저하자에게도 효과적인 면역을 제공할 수 있다. 연구팀은 쥐와 마카크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 동물 실험에서 해당 스프레이가 감염으로부터 동물을 보호할 수 있고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한 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1상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약물의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1상 임상에는 18~55세 143명이 참가했다. 1상 연구에서는 하루 1~2회, 2주에 걸쳐 항체 스프레이를 코에 뿌려 항체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그리고 특별한 부작용은 없는지 검증했다. 연구 결과 항체의 반감기는 3시간 정도로 하루 두 번 뿌리는 것이 최적으로 나타났다. 비강 스프레이는 투여 즉시 높은 항체 수준을 나타내 주사제로 주는 것보다 4600배나 높은 농도로 코에 항체를 유지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2상, 3상 임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여기서 긍정적인 결론이 나온다면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는 면역 저하자나 고위험군에서 심각한 독감 유행 시 지금보다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예방 방법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 끝 모를 코스피, 6300도 ‘훌쩍’… 삼성전자 시총 첫 1조 달러

    끝 모를 코스피, 6300도 ‘훌쩍’… 삼성전자 시총 첫 1조 달러

    코스피가 하루 만에 200포인트 넘게 급등하며 6300선까지 돌파했다. ‘육천피’(코스피 6000)에 도달한 지 하루 만이다. 장중 최고치 기준으로는 300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엔비디아 호실적이 불러온 이른바 ‘엔비디아 효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7%대 급등했고,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한국 기업 최초로 1조 달러를 돌파했다. 2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3.41포인트(3.67%) 오른 6307.27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일(338.41포인트) 이후 가장 큰 상승 폭 기록으로, 장중 한때 6313.27까지 올라 종가·장중 기준 최고치를 또 갈아치웠다.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이 각각 6611억원, 1조 2426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2조 1099억원 순매도했다. 이날 지수 급등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했다. 미국 인공지능(AI) 기업인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 발표에 양대 반도체주가 나란히 불기둥을 세우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엔비디아는 681억 3000만 달러(약 98조원)로 전년 대비 73% 높아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한때 21만 9000원까지 올랐다가 전 거래일 대비 7.13% 오른 21만 8000원에 장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7.96% 상승한 109만 9000원에 사상 최고치로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서 협력사로 언급된 기업에도 매수세가 몰렸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간밤 미국 기술주 강세에 반응해 국내 지수도 전기전자, 전력 등 AI 인프라 관련 업종이 상승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는 한국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 1조 210달러를 기록해, 전 세계 기업 시가총액 상위 12위에 올랐다. 월마트와 릴리를 제치고 하루 만에 14위에서 두 계단 뛰었다. 아시아 지역에선 TSMC(6위), 아람코(7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규모로 집계됐다.
  • ‘관세·경기침체 이중고’ K건설기계, 북미 시장서 활로 뚫는다

    ‘관세·경기침체 이중고’ K건설기계, 북미 시장서 활로 뚫는다

    미국발 관세와 건설 경기 침체의 이중고를 겪었던 국내 건설기계 업계가 수출 확대를 통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건설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데다 미국 중심의 핵심 광물 동맹을 타고 광산 개발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는 다음달 3일(현지시간)에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시작되는 국제 건설기계 박람회 ‘콘엑스포(CONEXPO) 2026’에서 국내 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미국 시장에 신제품을 선보인다고 26일 밝혔다. 콘엑스포는 세계 3대 건설기계 전시회 중 하나로 3년에 한 번씩 개최된다. 국내 건설기계 업계는 지난해 주요 시장인 미국 수출이 15.2% 감소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 둔화에 미국의 관세 이슈까지 겹쳤다. 건설기계는 상호관세에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관세까지 최대 50%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다만 최근 미국에서 생산시설 구축이 늘면서 건설경기의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도 신제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HD건설기계는 이번 콘엑스포에서 23~40t급 중대형 차세대 굴착기 9종을 공개하고, 최신 인공지능(AI) 무인 자율화 솔루션인 ‘리얼엑스’를 신모델에 탑재해 시연한다. 또 차세대 굴착기 라인업 ‘HX 시리즈’ 5종, 휠로더, 굴절식 덤프트럭 등 대표 기종 총 22종을 선보인다. 두산 밥캣은 숙련공 세대 교체 문제에 직면한 미국 시장을 겨냥해 장비를 손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기반 음성명령 기술 ‘잡사이트 컴패니언’ 등을 전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의 건설 경기 관련 지표가 조금씩 좋아지는 분위기라서 이번 콘엑스포는 글로벌 브랜드들의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주도의 핵심 광물 동맹 확대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희토류 등 채굴이 늘면 광산과 자원 개발용 장비를 수출해 온 국내 기업에게 긍정적이다. 김태영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 내에서도 광산 개발 프로젝트를 하고 있고 핵심 광물에 대한 개발도 확대되면서 건설기계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자영업도 ‘디지털 양극화’… 젊은 사장님이 더 잘 버네

    디지털 기기를 잘 활용하는 젊은 자영업자의 매출이 늘고, 상대적으로 활용도가 낮은 고령 자영업자의 매출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초래한 ‘비대면의 일상화’로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소비가 활발해진 영향이다. 자영업계에 ‘디지털 양극화’가 번진 것이다. 국회미래연구원이 26일 발표한 ‘2025 자영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영업자 10명 중 4명(42.4%)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매출이 상승했다고 답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40대 이하였다. 30대 이하 자영업자의 59.4%, 40대 자영업자 55.1%는 ‘매출이 상승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50대 자영업자는 60.8%, 60대 이상 자영업자의 70.8%는 ‘매출이 하락했다’고 답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매출 타격도 컸다. 만 39세 이하 자영업자의 연평균 매출은 코로나 이전 1억 7970만원에서 코로나 이후 1억 9540만원으로 8.7% 상승했다. 40대 자영업자의 매출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6.2% 올랐다. 반면 50대 이상 자영업자는 코로나 이전 매출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특히 70대 이상 자영업자의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에 올린 매출의 84.4% 수준에 머물렀다. 자영업자의 연령대별 매출 변동 격차는 배달 플랫폼, 비대면 주문 도입 등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된 음식·주점업에서 확연했다. 40대 이하는 60% 이상이 ‘매출이 상승했다’고 답했지만, 50대 이상은 4명 중 3명이 ‘매출이 하락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상대적으로 젊은 자영업자들이 온라인·배달앱을 적극 활용해 매출 회복 속도가 빨랐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40대 이하에서는 온라인·배달앱 플랫폼을 통한 매출 비중이 26~29%로 비교적 높았다. 하지만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온라인·배달앱을 통한 매출 비중이 감소했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자영업자들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위한 기술 활용 안내를 시도한다면 디지털 격차로 발생한 소득 격차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 [김흥종의 세계읽기] 우크라 전쟁 4년에서 배우는 것

    [김흥종의 세계읽기] 우크라 전쟁 4년에서 배우는 것

    이 전쟁이 이렇게 오래갈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아니, 이제는 국가 간 전면전은 오래갈 수 없다고 우리는 믿고 싶어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쟁은 계속되고 있고, 종전의 윤곽조차 아직 불분명하다. 국제 뉴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었지만 이 전쟁은 오히려 여러 가지 얼굴로 점점 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전쟁을 통해서 우리는 지난 수십년간 우리가 믿어 왔던 국제 질서의 작동 방식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으리라는 메시지를 읽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국제 질서의 가장 중요한 금기어 중 하나는 무력에 의한 국경 변경이었다. 분단국 내부의 통일을 제외하면 이 원칙은 대체로 지켜져 왔다. 그러나 푸틴의 러시아가 시작한 2014년 크림반도 병합과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은 아주 오래된 규칙을 다시 소환했다. 국경은 불변의 경계가 아니라 힘에 의해 언제라도 흔들릴 수 있는 선이라는 생각이다. 이는 국제 질서의 물리적 변화보다 더 근본적인 심리적 균열로 사람들의 의식의 밑바닥을 흔들고 있다. 이제 효율보다 안전을, 상호 신뢰보다는 각자도생을 우선하기 시작했다. 전쟁 초기에만 해도 이 전쟁은 단기 종결 전망이 우세했고 2022년 3월에는 실제로 휴전 논의가 거의 성사 단계까지 갔다. 그러나 최종 합의는 되지 않았고 전쟁은 소모전으로 고착되었다. 경제 제재를 우선시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제한적으로 전쟁 물자를 지원하는 방식은 현실 앞에서 무력했다. 뒷배가 있는 러시아는 물러설 기미가 없고 부상하는 러시아 위협론에 대한 서방의 인식 차이만 드러날 뿐이다. 유럽은 다시 19세기적 안보 상황으로 돌아갔고 냉전 이후 스스로 무장해제한 후과를 톡톡히 겪고 있다. 유럽의 안보 불안이 동북아 안보와 연결되는 작금의 현실도 매우 안타깝다. 무엇보다 이 전쟁은 세계 경제의 내재적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켰다. 러시아의 에너지는 제재 속에서도 방향만 바꾼 채 계속 흐르고 있다. 값싼 에너지를 확보한 일부 국가는 제조 경쟁력을 강화했고, 반대로 에너지 비용이 급등한 국가는 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같은 전쟁이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비용이 되었다. 그 결과 세계 경제는 더욱 비대칭적인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경제적 상호의존이 평화를 보장할 것이라는 믿음도 무너졌다. 에너지, 금융, 공급망은 협력의 기반이 아닌 압박의 수단이 되었다. 세계는 하나의 통합된 시장이기보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경쟁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이 전쟁이 남긴 가장 중요한 변화는 영토의 이동이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이다. 냉전 이후 세계가 점점 더 안정되고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낙관이 존재했다. 그러나 지난 4년은 그 반대의 현실을 보여 주었다. 전쟁은 언젠가 끝날 것이다. 그러나 그 전쟁이 깨뜨린 믿음과 그로 인해 심화된 경제적 불균형은 훨씬 오래 지속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하나의 전쟁의 끝이 아니라, 하나의 시대의 끝을 지나고 있다. 김흥종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 [기고] 허허벌판의 창학, 오늘 결실로 답하다

    [기고] 허허벌판의 창학, 오늘 결실로 답하다

    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리더 양성을 기치로 출범한 한국에너지공과대(켄텍)가 마침내 첫 정규 졸업생을 배출했다. 창학의 여명을 지켜본 한 사람으로서 이번 졸업식은 남다른 감회로 다가온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에게는 대학의 가능성을 검증받는 치열한 시간이었다. 2022년 3월 허허벌판 위에 건물 한 동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마땅한 공간조차 없어 학생들은 캠퍼스 야외에서 입학식을 치렀다. 그날 바람을 맞으며 서 있던 학생들의 표정을 잊지 못한다. 불확실함 속에서도 눈빛만은 단단했다. 학생들은 오로지 한국에너지공대와 국가의 미래를 믿고 자신의 청춘을 맡겼다. 세계 유일의 에너지특화 대학, 연구·창업 중심 대학, 에너지공학 단일학부 체제, 학부연구생 제도, 모든 교과를 4학점 체계 프로젝트 기반 문제해결(PBL) 방식으로 운영하는 교육 혁신 모델까지. 시험보다 혁신에 가까운 이 도전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모두 기우였다. 학생들은 그 우려를 성과로 바꿔냈다. 학생들은 해외 유수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에 참여하거나 대통령과학장학금에 선정되고 대학원생들과 박사후과정이 주로 참여하는 각종 학술대회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하는 등 짧은 시간 안에 뚜렷한 성과를 만들어 냈다. 무엇보다 졸업생 35명 중 30명(약 86%)이 다시 자대 대학원을 선택해 석·박사 과정에서 연구를 이어 가기로 한 결정은 상징적이다. 이는 단순한 진학률을 넘어 대학의 연구 역량과 교육 시스템에 대한 신뢰의 표현이다. 이들은 에너지 인공지능(AI), 에너지 신소재, 차세대 그리드, 수소에너지, 환경·기후 기술, 원자핵 에너지 등 6개 핵심 분야에서 대한민국 에너지 미래를 설계하게 된다. 이 모든 성과는 학생 개인의 노력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 ‘트리플 어드바이징’ 체계를 통해 학생 한 명 한 명의 학업과 연구, 진로 설계를 밀착 지도한 교수진의 헌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교육과 연구 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해 온 직원의 노력, 무엇보다 1기라는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자녀를 맡긴 학부모들의 믿음이 오늘의 결실을 가능하게 했다. 한국에너지공대는 구성원 모두의 동심협력으로 성장해 왔다. 개교 이후 대학은 교육 성과를 넘어 국가 에너지 미래와 직결된 연구 기반도 빠르게 확충해 왔다. 차세대 전력망을 선도할 K그리드 인재·창업밸리 조성, 인공태양 연구 기반 구축 등은 대한민국 에너지 대전환의 핵심 축이다. 우리는 정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서 한국에너지공대의 사명은 분명해졌다. 연구 성과가 산업과 창업으로 이어지는 혁신 생태계를 완성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특화 연구·창업 중심 대학으로 도약해야 한다. ‘2050년 글로벌 톱10 공과대학’이라는 목표 역시 선언적 구호에 그치지 않고 오늘 졸업하는 학생들처럼 구체적 성과로 증명해 나갈 것이다. 허허벌판에서 시작된 도전이 오늘 첫 결실을 맺는다. 그러나 한국에너지공대의 시간은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불확실성을 기회로 바꾸며 새로운 길을 선택한 첫 졸업생들의 발걸음은 대학의 역사와 정체성을 규정하는 출발점이 됐다. 이들이 축적해 온 문제의식과 연구 역량은 곧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의 현장에서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것이다. 한국에너지공대 역시 그 책임을 함께 짊어지고 국가 에너지 미래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 박진호 한국에너지공과대 총장 직무대행
  • 천대엽 대법관, 중앙선관위원 내정

    천대엽 대법관, 중앙선관위원 내정

    천대엽(사법연수원 21기) 대법관이 다음 달 3일 퇴임을 앞둔 노태악(16기)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후임으로 중앙선관위원에 내정됐다. 대법원은 26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천 대법관을 중앙선관위원에 내정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법과 원칙에 따라 합리적이면서도 공정한 재판 업무를 해왔고, 사법행정 업무를 훌륭하게 수행해 중앙선관위원의 직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천 대법관은 1964년 부산 출생으로, 1995년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임관했다. 그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수석부장판사를 거쳐 2021년 5월 대법관에 취임했다. 2024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2년 동안 법원행정처장을 맡았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