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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비롭고 우아한 ‘형태미’… 한자의 새로운 발견

    신비롭고 우아한 ‘형태미’… 한자의 새로운 발견

    한자 구성 요소 중 ‘모양’에 집중안진경·손과정 ‘서예’ 예술적 분석글자 하나 유래와 쓰임새 등 설명 봄 춘(春)자의 옛 글자를 보면 원래 초(艸) 아래에 어려울 준(屯)이 있고, 다시 그 아래에 해를 뜻하는 날 일(日)이 있다.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준’이다. 왜 봄에 어려움이라는 뜻이 포함돼 있을까. 준과 춘은 음도 비슷하지만, 의미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초목이 막 생겨날 때의 모습을 한 이 글자에는 어려움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한자(漢字)는 어떻게 예술이 되고 역사가 됐을까. 한문 번역가이자 서예사 연구자인 윤성훈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은 한자의 모양에서 형태미를 발견하고 3000년을 이어온 ‘문명의 무늬’를 소개한다. 한자는 모양(形)과 소리(音), 뜻(義) 이 세 요소로 이뤄져 있다. 그동안 한자의 소리, 뜻과 관련된 책은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이 책은 상대적으로 연구가 적었던 한자의 모양에 집중했다. 알파벳이나 한글에 비해 한자는 많은 글자를 가지고 있다는 결함이 있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서 한자가 가지고 있는 다채로운 형태미의 매력을 발견한다. 그는 “글씨들에는 크게는 한 시대의 정신이, 작게는 한 예술가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처음엔 이국적이고 신비롭게, 나중엔 웅숭깊고 우아하게 보이는 한자”의 매력에 빠졌다고 고백한다. 한자 모양에 대한 학문으로는 고문자학과 서예론으로 나뉠 수 있다. 저자는 고문자학의 학문적 성과를 받아들여 한자 초창기의 역사적 배경을 밝히면서도 글자의 형태미를 집중적으로 연마했던 서예라는 미적 성취를 끌어와 함께 설명한다. 이 책은 2013년 저자가 출간한 ‘한자의 모험’의 내용을 두 배 가까이 늘려 출간한 것인데, 뒷부분에 서예사 책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안진경, 손과정 등 다양한 서예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덕분에 독자는 갑골문이나 금문이 쓰인 초창기부터 발전기, 원숙한 예술적 성취를 이룬 후기까지 한자의 역사를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다. 글자 한 자는 작지만, 그 유래와 어떻게 쓰이고 확장됐는지 파생되는 이야기는 깊고도 넓다. 가령 봄 춘에는 술의 뜻도 담겨 있는데, 시간을 견딘 술동이 속에서만 화학 작용으로 봄비 내리는 소리가 나듯 봄도 인고의 계절을 거쳐야만 만날 수 있다는 뜻이 담겼다. 저자는 또 참 진(眞) 자에 담긴 길고 긴 여정을 톺아보며 안진경의 글씨를 분석한다. 그는 “안진경이야말로 역사상 최초로 자기만의 얼굴을 가진 글자를 선보인 서자(書者)”라고 칭송하는데, 표준이 전제된 가운데 이 세계 밖, 즉 지금 여기가 아닌 곳에서 온 요소를 녹여야 강렬한 개성이 탄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자의 모양은 계속 변해왔다. 초서의 탄생은 글씨가 왕의 위업을 기리는 도구에서 벗어나 개인의 예술 작품으로 가능성을 확장한 혁명적 사건이다. 남북조시대를 끝내고 거대 통일제국을 이룬 당나라는 왕희지의 행초서로 대표되는 남조의 붓글씨와 북조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운 새김 글씨 전통을 종합해 해서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저자는 해서 이후 거대 서체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한자의 모양은 개인적, 예술적 창조의 결과물이 됐다고 설명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한자에 담긴 언어의 역사, 인간 사회의 문화, 문명의 역사를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한자의 다채로운 무늬를 만나게 된다.
  • “탄수화물 안 끊어도 돼요”…‘이곳’ 관리하면 운동 안 해도 살 빠진다

    “탄수화물 안 끊어도 돼요”…‘이곳’ 관리하면 운동 안 해도 살 빠진다

    체중 감량을 원한다면 칼로리 계산보다 먼저 ‘장 건강’에 주목해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영양학자이자 장내 미생물 연구자인 에밀리 리밍 박사의 조언을 소개하며 “장 건강이 체중 감량과 식욕 조절, 뇌 기능 개선에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리밍 박사는 “다이어트를 위해 탄수화물을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다”며 정제 탄수화물 대신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복합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곡물, 콩류, 귀리, 고구마 같은 복합 탄수화물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고, 포만감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장을 ‘제2의 뇌’라고 표현하며, 장과 뇌가 신경 및 호르몬 체계를 통해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장내 미생물 균형이 잘 유지되면 식욕 조절 호르몬 분비가 원활해지고, 폭식 충동이나 당분 갈망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장내 유익균 늘리는 식습관, 체중 감량에 도움”그러면서 체중 감량을 돕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음식의 칼로리를 제한하는 일반적인 다이어트 대신 장내 유익균을 늘리는 식습관을 제안했다. 우선 하루 식이섬유 30g 이상 섭취를 권장했다. 식이섬유는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돼 미생물 다양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일주일에 30가지 이상의 식물성 식품을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채소·과일·콩류·견과류·통곡물 등을 다양하게 섭취할수록 장내 환경 개선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그는 초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고, 요거트·김치·케피어 등 발효식품을 식단에 포함할 것을 추천했다. 이러한 음식이 장내 미생물 균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체중 관리에서 단순 칼로리보다 ‘음식의 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같은 열량이라도 초가공식품보다 자연식 위주의 식단이 포만감을 높이고 식욕을 더 안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리밍 박사는 “건강한 장은 체중 감량뿐 아니라 기억력, 집중력, 기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다이어트의 시작은 장내 미생물을 돌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부리 속에 이빨까지? 2500만년 전 ‘이빨 오리너구리’ 화석 발견 [다이노+]

    부리 속에 이빨까지? 2500만년 전 ‘이빨 오리너구리’ 화석 발견 [다이노+]

    18세기 후반 호주에서 오리너구리가 처음 유럽에 알려졌을 당시 학계의 반응은 냉소와 불신 그 자체였다. 오리의 부리와 비버의 꼬리, 그리고 포유류의 털을 모두 가진 기괴한 생김새 탓에 당시 과학자들은 이 동물이 여러 동물의 가죽을 짜깁기해 만든 정교한 ‘가짜 박제’라고 의심했다. 일부 연구자들은 진위를 가리기 위해 실제 박제를 칼로 찢어보기까지 했다. 오리너구리는 사실 실제 살아있는 개체가 유럽에 도착한 후에야 학계에서 그 존재를 인정받게 되지만, 수컷의 뒷다리에 있는 독침이나 알을 낳는 단공류라는 점 등 이후에도 과학자들 계속해서 놀라게 한 특징들을 두루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만약 18세기의 과학자들이 오리너구리의 조상 화석을 마주했다면, 그때보다 더욱 의심에 빠졌을 것이다. 왜냐하면 위에서 언급한 오리너구리의 모든 특징에다 부리 안에 이빨까지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플린더스 대학교의 트레버 워시 교수 연구팀은 약 2500만 년 전 살았던 이빨 오리너구리의 새로운 화석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이 발견한 화석의 주인공은 ‘오브두로돈 인시그니스(Obdurodon insignis)’로, 2500만 년 전 올리고세 후기 호주 중앙부에 살았던 이빨 오리너구리이다. 물론 물에 사는 오리너구리가 당시에는 사막에 살았던 것은 아니다. 당시 호주 내륙은 지금과 달리 거대한 내륙 호수와 완만히 흐르는 강, 그리고 울창한 삼림이 어우러진 저지대였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당시 이 지역에는 민물 돌고래와 폐어 등 다양한 수중 생물이 공존하며 풍부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었다. 플린더스 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20년 넘게 호주 플린더스 산맥 동쪽의 오지 사막을 탐사하며 고대 호수 퇴적층을 연구해 왔다. 수백만 개의 물고기 뼈와 다양한 척추동물 화석이 발견된 험난한 조사 과정에서, 이빨 오리너구리의 화석은 단 세 개에 불과할 정도로 발견이 어려웠다. 하지만 연구 결과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이 발견한 것은 아래 앞니와 어금니, 그리고 어깨뼈(견갑오구골) 화석이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여기에는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다. 오리 너구리 이빨 화석은 매우 작지만, 이들이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그리고 어깨뼈를 분석하면 고대 오리너구리의 수영 실력을 가늠할 수 있다. 현대의 오리너구리는 새끼 때는 퇴화된 이빨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성체가 되면 이빨이 모두 빠지고 대신 단단한 각질 패드만으로 먹이를 섭취한다. 반면, 오브두로돈은 성체가 되도 부리에 크고 날카로운 앞니와 튼튼한 어금니를 갖추고 있었다. 이는 당시 이들이 가재처럼 단단한 외골격을 가진 먹잇감을 부수어 먹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환경에 따라 오리너구리가 어떻게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함께 발견된 어깨뼈는 오브두로돈이 현대의 오리너구리 못지않게 뛰어난 수영 실력을 갖추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들은 현대 종보다 약간 더 큰 몸집을 유지했는데, 이는 뛰어난 수영 실력과 단단한 먹이도 먹을 수 있는 이빨 덕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브두로돈은 당시 호주 내륙의 풍부한 수중 생태계가 제공하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지금보다 더 크게 성장했고 생태계에서 다른 지위를 누렸다. 현대의 오리너구리보다 더 기이한 고대의 이빨 오리너구리는 포유류 가운데 원시적 그룹으로 여겨지는 단공류가 사실은 역동적으로 진화하는 포유류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 피넛AI/옵시아, 5월 IAEA 원자력 사이버보안 컨퍼런스 해킹대회 운영

    피넛AI/옵시아, 5월 IAEA 원자력 사이버보안 컨퍼런스 해킹대회 운영

    피넛AI(PeanutAI)/옵시아(OPCIA)가 오는 2026년 5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관으로 개최되는 원자력 사이버보안 컨퍼런스 ‘CyberCon 2026’ 에 공식 참가해, 컨퍼런스 내 특별 구역인 ‘사이버 빌리지(Cyber Village)’에서 실전형 해킹방어대회(CTF, Capture The Flag)를 IAEA설립 최초로 직접 기획·운영한다. 논문 발표와 CTF 운영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으로, 국내 사이버보안 기업이 IAEA 공식 무대에서 이 같은 역할을 맡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IAEA CyberCon은 전 세계 원자력 시설 운영자, 규제기관, 사이버보안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원자력 분야의 사이버 위협 동향과 대응 전략을 공유하는 국제 최고 권위의 원자력 사이버보안 행사다. 올해 CyberCon 2026은 5월 개최를 앞두고 글로벌 에너지 안보와 디지털 전환이 맞물리는 시점에서 열려, 원자력 ICS/OT 보안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국내외 다수의 해킹방어대회 문제 출제 및 운영경험을 기반으로 이번 CTF는 단순 이론 중심의 기존 대회와 달리, 가압기 시뮬레이터와 스마트 물류 시뮬레이터 등 원자력 및 ICS/OT 환경을 완벽히 재현한 물리적 테스트베드(Testbed)를 기반으로 진행된다. 가압기 시뮬레이터는 원자력 발전소의 냉각재 압력 및 온도 제어 시스템을 고도로 정밀하게 재현한 환경이다. 참가자들은 제어 명령이나 센서 데이터 위변조 등 실제 위협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공격을 직접 경험하며, 실전적인 보안 대응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스마트 물류 시뮬레이터는 물자 이송·관리 등 시스템을 모사해 공급망 보안(Supply Chain Security) 관점의 위협 대응 훈련을 제공한다. 두 시뮬레이터 모두 원자력 시설과 스마트 물류 시설 프로토콜과 통신 구조를 반영해 설계된 만큼, 현장 투입 전 충분한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사이버 빌리지’는 강의와 발표를 넘어 전 세계 원자력 사이버보안 전문가들이 직접 실습하고 경쟁하며 역량을 높이는 체험 구역으로, 피넛AI/옵시아는 이 공간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CTF를 운영하며 국제적인 사이버 회복력(Cyber Resilience) 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계획이다. 5월 행사에는 각국 원자력 시설 운영자, 규제기관 보안 담당자, 사이버보안 연구자 등이 폭넓게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제 원자력 사이버보안 커뮤니티 내 실전 역량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원자력 및 ICS/OT 환경에 특화된 실전형 CTF는 국내외를 통틀어 매우 드문 사례”라며 “이번 5월 CyberCon 2026 참가는 단순한 기술 홍보가 아니라, 전 세계 원자력 사이버보안 역량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국내 원자력 사이버보안 기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넛AI/옵시아는 이번 CyberCon 2026을 기점으로 IAEA 및 주요 원자력 규제기관, 발전소 운영사와의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CTF 플랫폼과 테스트베드를 지속 고도화해 국내외 원자력 사이버보안 교육의 표준 모델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 “이 항암제 맞으면 완치될까” 궁금증 풀어주는 기술 나왔다

    “이 항암제 맞으면 완치될까” 궁금증 풀어주는 기술 나왔다

    과학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암은 정복되지 못한 질병 중 하나로 꼽힌다. 그렇지만 정복을 위한 연구자들의 발걸음은 계속 되고 있다. 과거 화학 항암치료제에서 표적 항암치료제, 면역 항암치료제 등 암 치료 방법도 발전하고 있다. 특히 면역 항암 치료는 암세포를 직접 표적하지 않고 환자의 면역계를 활성화해 면역 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그렇지만 같은 암이라도 환자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다르고 일부에서는 효과가 거의 없거나 과도한 면역 반응이 나타난다. 이에 국내 연구팀이 면역 항암제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눈길을 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과 연구팀은 종양 내부의 미세한 차이까지 단일 세포 단위로 정밀하게 분석해 면역 항암 치료 반응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술 ‘scMnT’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여러 세포를 한꺼번에 분석해 평균값만 보는 기존 벌크 분석의 한계를 넘어 종양을 구성하는 개별 세포의 차이를 정량적으로 파악함으로써 환자 특성에 기반한 1대1 맞춤형 항암 치료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 결과는 생물정보학 분야 국제 학술지 ‘브리핑스 인 바이오인포매틱스’(Briefings in Bioinformatics)에 실렸다. 세포는 분열 과정에서 DNA를 복제해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데 이 과정에서 세포를 이루는 염기가 잘못 삽입되거나 빠지는 ‘삽입-결실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정상적으로는 이런 오류가 쉽게 복구되지만 복구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오류가 축적되면서 ‘미세부수체 불안정성’(MSI)이 발생한다. MSI가 높은 암세포는 비정상 단백질을 더 많이 생성해 면역세포에 잘 인식되기 때문에 면역 항암 치료에 잘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기존 MSI 평가는 양성-음성 이분법에 그치기 때문에 환자별 치료 반응을 정밀하게 가려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연구팀은 종양 내 MSI 이질성에 주목해 전체 평균값이 아닌 세포 단위의 차이를 개별적으로 비교, 분석할 수 있는 scMnT 기술을 개발했다. 하나의 종양 안에서도 암세포마다 복제 오류 정도가 서로 다르다는 점에 착안한 기술이다. 연구팀은 scMnT를 대장암 환자 데이터에 적용한 결과 동일 환자의 종양 내에서도 MSI 수치가 높은 세포와 낮은 세포가 공존한다는 이질성을 확인했다. MSI 강도가 높은 영역일수록 면역세포가 집중돼 활발하게 암세포를 공격했지만 낮은 영역에서는 면역 반응이 잘 유도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박지환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scMnT가 MSI를 정량적 지표로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치료 반응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으며 암 환자의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과 면역 항암 치료 성공률 향상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사회과학은 AI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사회과학은 AI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

    10년 전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맞붙은 세기의 대국은 알파고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다. 인간과 AI의 진검승부 이후 AI의 발전 속도는 놀랍기만 하다. 인공지능이 사주를 봐주고 인생 상담을 하는 등 AI가 쓰이지 않는 곳을 찾기가 어려워질 정도다. 심지어 AI는 연구자들의 연구 방법에도 영향을 미치며 학문 지형까지 바꾸고 있다. 한국사회학회가 기획한 학술서 ‘인공지능 시대의 사회과학’(동아시아)은 AI 등장으로 사회 전반의 시스템이 변하고 있는 시대에 사회과학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사회과학은 시대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를 진단한 9편의 논문과 기획 대담을 실었다. 9명의 사회학자들은 이런 현실에서 ‘AI 시대를 정확하게 읽어야 할 사회과학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집중했다. 이들이 일관되게 이야기하는 것은 AI가 가져오는 가늠하기 어려운 사회적 변화는 모두 이 시대 사회과학이 새롭게 감당해야 할 과제라는 점이다. 마치 200년 전 산업혁명 때 이전의 사유 체계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현실을 해석하기 위해 칼 마르크스의 ‘계급 이론’, 에밀 뒤르켐의 ‘사회적 사실’, 막스 베버의 ‘사회적 행위 개념’ 등 다양한 도구, 바로 사회과학이 등장한 것처럼 말이다. AI는 계급 경계를 흐리고, 사회적 사실의 보편성을 의심하게 하며 사회적 행위의 의미를 재규정하고 있다. 요즘 사회과학은 과거의 해석 도구를 고집하며 적응하고 변하지 못하면 사라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병규 미국 뉴욕대 교수는 “인공지능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게 사회과학에서 굉장히 중요한 연구 주제로 등장하고 있다”며 “인공지능과 인간이 어떻게 사회와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장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회학과 사회과학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생성형 AI와 사람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관찰하고 그걸 바탕으로 기존 사회에 대한 이론, 인간 행위나 결정 행동에 대한 이론 같은 것들을 바꿀 수 있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AI를 거론할 때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일자리의 변화다. 논문 저자들은 AI는 단순히 노동을 대체하는 차원을 넘어 인간 지성과 문명 자체에 더 근본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전의 일자리 변화 요인들과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조원광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AI로 인해 변화한 사회의 일자리 증감보다는 전보다 좋은 일자리일지 그렇지 않을지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며 “언제나 그랬듯이 일자리가 있냐 없느냐만큼 중요한 문제가 안정성이나 임금, 스트레스 같은 면에서 좋은 일자리냐 그렇지 않은 일자리냐이다”라고 강조했다.
  • 들켰네요, 당신 안의 ‘악의 얼굴’

    들켰네요, 당신 안의 ‘악의 얼굴’

    독일 심리학 연구자 3명이 10년 이상 현장에서 250만명의 데이터로 완성한 악에 대한 연구 결과를 책으로 묶었다.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단순한 도덕적 문제로 환원하지 않고 실증적 데이터에 기반해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악의적 성향을 단 하나의 성격 특성인 다크 팩터(D-인자)로 명명한다. D-인자는 “타인의 희생을 통해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고, 우월한 자신에게 그러한 권리가 있음을 정당화하려는 신념을 갖는 것”이다. ●우월감·불신·위계의식으로 정당화 여기서 핵심은 타인에게 피해를 초래하는 행위에 있다. D-인자가 높은 사람들은 자기 이익을 남보다 우위에 두기 때문에 타인의 고통은 부차적이거나 무의미한 것으로 취급한다. 이러한 성향은 내가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우월감’, 세상은 위험한 곳이라 믿는 ‘불신’, 생존을 둘러싼 경쟁에서 남보다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위계의식’ 등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신념으로 발현된다. D-인자는 이기주의, 악의, 탐욕, 자기중심성, 가학성, 특권의식, 자기애, 도덕적 해이, 마키아벨리즘 등 성격 특징 사이의 공통된 특성으로 측정된다. 연구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D-인자 수치가 높았으며, 나이가 들수록 D-인자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교육이나 소득 수준과는 큰 상관관계가 없으며 유전보다는 환경적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악한 행동, 삶의 만족도는 낮아 악한 행동이 본질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악할수록 삶 전반에서 높은 만족도를 경험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저자들은 밝힌다. D-인자가 높은 사람들은 간절히 원하는 것을 실제로는 이루지 못하고,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 희망을 품기 어려운 세계관을 지닌 탓에 삶에 덜 만족한다는 설명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자기 자신과 자신의 신념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수 있고 D-인자를 지닌 사람을 어떻게 알아보고 피할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한국어 설문조사도 가능하니 자신의 D-인자를 확인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 ‘중국판 삼전닉스’… 5년 내 몰아친다

    ‘중국판 삼전닉스’… 5년 내 몰아친다

    반도체 기정학 전문가 권석준 교수中 기술 굴기 속 한국 생존법 제시“中정부 투자·내수 중심 자급화 성과노동자 불안정성·산업 불균형 부담”“K반도체 최대 실적, 지금 혁신 적기” ‘5만전자’라는 비아냥을 딛고 이제는 ‘30만전자’를 노리는 삼성전자, 그리고 또 다른 반도체 강자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 수요 폭발과 반도체 업황 반등이라는 슈퍼사이클을 타고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이다. 이런 때 “반도체나 AI 분야에서 기존 글로벌 공급망을 파훼하며 진입하는 중국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과 그 근간에 있는 전략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한국 기업들은 뿌리부터 흔들리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앞으로 5~10년 안에 반도체 핵심 기술 모두 중국에 따라잡힐 수 있다는 지적은 “요즘 같은 호황에 이 무슨 찬물을 끼얹는 소리냐”는 대답을 듣기 딱 좋을 것이다. 그렇지만 주인공이 국내 반도체 분야 대표 연구자로서 산업 정책 분야에서도 혜안을 보여준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반도체융합공학과 겸임교수)라면 생각이 달라진다. 그는 2022년 ‘반도체 삼국지’라는 책에서 기술지정학(기정학) 관점으로 동아시아 한중일 3국의 반도체 산업 역사와 반도체 패권 경쟁의 이면을 분석해 주목받았다. 이번에 내놓은 책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와 인공지능(AI) 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그 팽창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 정밀 추적하며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생존 전략을 제시했다. 저자는 집필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경쟁 상대에 대한 과대평가와 공포심에 지레 겁을 먹는 것도 문제지만, 과소평가와 상대의 진면목을 외면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반도체와 인공지능이 미래 국부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기술의 한계와 기정학적 불확실성, 자유무역주의의 퇴조 현상, 에너지 안보 위기가 엄습하는 환경이라는 변수를 맞아 생존 방향을 모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반도체 경쟁력이 지금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중앙 및 지방 정부의 집중 투자, 내수 중심의 자급화 전략, 대체 기술과 우회 경로의 모색과 같은 국가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술과 정치가 결합하는 특유의 하이브리드 정책 시스템도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한 부담과 한계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저자는 “중국의 혁신 성과와 높은 경제 성장률 이면에는 로봇으로 대체되는 수많은 노동자의 일자리 불안정성이 누적되고 있다”면서 “AI, IT, 반도체 같은 특정 산업으로 쏠리는 민관 투자는 다른 산업과 불균형을 야기하지만, 가장 중요한 비대칭 전략이 될 AI 생태계 주도권 경쟁을 양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중국의 정책방향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중국 패권 추구에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경제와 산업 전체에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부담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와 기술 패권 전쟁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 자명하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질문을 던진다. “메모리 강국이라는 성공 경험이 앞으로도 유효할 것인가?” 그는 메모리 단일 분야의 우위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고 단언한다. 설계, 제조, 패키징, 전력, 산업용수, 전문 인력, 응용 산업의 수요 기반이 결합해야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저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게는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지금이야말로 AI 주도권을 위한 혁신과 모험적 투자를 해야 할 적기라고 강조한다. 정부 역시 산업 정책을 다시 기본부터 점검하고, 민주주의의 기준을 존중하면서도 유연함을 추구하며 혁신의 함정을 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 단계로의 전환 타이밍은 아직 닫히지는 않았지만 그 문이 열려 있는 시간은 길지 않기” 때문이다.
  • 오케스트로·한양대, AI 에이전트 클라우드 장애 분석 연구 ASPLOS 2026 워크숍 논문 채택

    오케스트로·한양대, AI 에이전트 클라우드 장애 분석 연구 ASPLOS 2026 워크숍 논문 채택

    - AI 에이전트 실패 원인 12가지 함정으로 체계화… 환각·불충분한 탐색이 주요 요인- 에이전트 간 통신 프로토콜 강화로… 오류 줄이고 실행 시간 22.3% 단축- IITP 국책과제 핵심 성과… MS 주도 AIOps 워크숍서 국내 산학 컨소시엄 유일 채택 AI·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오케스트로(대표 김범재, 김영광)와 한양대학교 분산데이터처리시스템 연구실(지도교수 이경용)이 공동 연구한 AI 에이전트 기반 클라우드 장애 분석 논문이 컴퓨터 시스템 분야 학술대회인 ‘ASPLOS 2026’의 AIOps 워크숍에 최종 채택됐다고 30일 밝혔다. ASPLOS(ACM International Conference on Architectural Support for Programming Languages and Operating Systems)는 컴퓨터 아키텍처, 운영체제, 프로그래밍 언어 등 시스템 분야 전반을 다루는 CORE 랭킹 A* 등급의 학술대회이며, 해당 워크숍은 2020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가 주도해 온 클라우드 지능화 분야 포럼이다. 이번 논문은 ‘Why Do AI Agents Systematically Fail at Cloud Root Cause Analysis?’를 주제로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AI 에이전트가 클라우드 근본원인분석(RCA) 과정에서 겪는 한계를 공학적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5개 모델을 대상으로 총 1675회의 실행과 약 13억 8000만 개의 토큰을 투입하는 실험을 진행해 실패 원인을 12가지 유형으로 체계화했다. 분석 결과 AI 에이전트의 주요 실패 요인은 데이터 해석상의 환각(71.2%)과 불충분한 탐색(63.9%)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문제는 모델의 성능과 무관하게 공통적으로 나타나, 에이전트 프레임워크의 구조적 결함이 주요 병목 지점임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프롬프트 수정 대신 에이전트 간 통신 프로토콜을 강화하는 구조적 개선을 통해 오류를 최대 15%포인트 감소시키고 실행 시간은 22.3% 단축하는 성과를 도출했다. 에이전트 간 코드, 실행 결과, 예외 정보 등을 더 풍부하게 공유하는 방식은 정확도와 효율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술대회 현장에서는 논문 발표 직후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연구진과 주요 대학 연구진의 질의가 이어졌으며, 산·학계 연구자들은 LLM 기반 근본원인분석의 핵심 실패 요인으로 꼽힌 ‘에이전트 파이프라인의 구조적 한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멀티 에이전트 프레임워크’ 기반의 개선 방향에 주목했다. 모델 세대별 환각 추이와 컨텍스트 확장의 부작용 등 독창적인 실험 결과에도 질문이 집중됐으며, 자가 성찰 메커니즘과 RCA 특화 모델 등 차세대 AI 운영 기술을 둘러싼 의견 교류도 활발히 이뤄졌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주관하는 ‘클라우드 장애 극복을 위한 AI 어시스턴트 기반 운영·관리 자동화 기술 개발’ 과제의 핵심 성과다. 오케스트로와 한양대학교 이경용 교수 연구팀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수행했으며, 글로벌 빅테크가 주도해 온 AIOps 연구 분야에서 국내 연구팀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독보적인 연구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김범재 오케스트로 대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분야에서 오케스트로의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이번 연구 성과를 자사 플랫폼에 적용해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장애를 스스로 해결하는 ‘자율 운영 클라우드’ 구현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 DNA 분석했더니…서로마 제국 멸망, 진짜 이유 ‘이것’[사이언스 브런치]

    DNA 분석했더니…서로마 제국 멸망, 진짜 이유 ‘이것’[사이언스 브런치]

    학창 시절 세계사 수업 시간에 서로마 제국의 붕괴는 훈족과 게르만족의 연쇄적인 대이동이 원인이라고 배웠다. 정말 그럴까. 얼마나 많은 이들이 한꺼번에 로마 제국으로 밀려들었기 때문에 대제국이 붕괴하게 된 것일까. 그런데 과학은 서로마 제국의 ‘진짜’ 붕괴 이유를 설명해냈다. 독일, 스위스, 스페인,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세르비아 8개국 28개 대학과 연구기관, 공공기관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은 서로마 제국의 붕괴 이후 중부 유럽의 가족 구조와 인구학적 변화로 이전까지는 유전적으로 구별됐던 집단들이 혼합되며 새로운 사회가 출현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이때부터 현대 중부 유럽과 유사한 유전적 지형이 형성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독일 마인츠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대, 바이에른주 인류학 박물관, 바이에른 유물 및 유적 보존 사무소, 라이프니츠 고고학 연구소, 튀링겐주 문화재 보존 및 고고학 사무소, 프라이부르크 알베르트 루드비히대, 뮌헨 루드비히 막시밀리안대, 튀빙겐대, 스위스 프리부르대, 연방 생물정보학 연구소, 스페인 폼페우 파브라대, 프랑스 파리 시테대, 영국 런던대(UCL), 왕립 인류학 연구소, 이탈리아 페라라대, 오스트리아 빌라흐 시립 박물관 및 기록 보관소, 세르비아 국립 고고학 연구소 등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4월 30일 자에 실렸다. 서기 4세기부터 7세기는 중부 유럽이 고대 후기에서 중세 초기로 전환하는 시기였다. 이 때는 서로마 제국 멸망, 기독교 확산, 중부 유럽 지역 전체의 정치적 지형 변화 같은 거대한 사회적 사건들이 발생했다. 그렇지만 당시 평범한 개인들의 삶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독일 남부 지역 고대 묘지에서 발굴된 258개의 고대 로마 및 중세 초기의 것으로 보이는 유전체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서로마 제국 말기에 이 지역에는 두 개의 유전적으로 뚜렷한 집단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는 북방 혈통을 가진 사람들이었고 다른 쪽은 유럽 전역과 심지어 아시아에서 온 혈통까지 포함돼 매우 다양한 유전적 배경을 가진 로마 정착민들이었다. 서로마 제국의 붕괴는 많은 집단의 이동성을 높였고 새로운 사회의 출현으로 이어졌는데, 유전적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지역 집단들은 서로 섞였으며 동일한 물질문화를 공유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당시 남성의 기대 수명은 43.3세, 여성은 39.8세로 나타났다. 여성의 기대 수명이 짧았던 이유는 출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재미있는 것은 이 지역 어린이의 81.8%는 최소한 한 명의 조부모와 함께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기독교의 확산으로 인해 핵가족과 평생 일부일처제가 강조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로마 제국을 포함해 고대 사회는 씨족 중심의 대가족 사회였지만 이번 연구는 5~7세기를 기점으로 핵가족화가 급격히 진행됐으며 근친혼을 엄격히 금지하고 일부일처제를 장려한 기독교의 확산은 방대한 씨족 세력을 약화하고 부부 중심의 작은 가족 단위를 사회 기본 세포로 만드는 결과를 이끌어 냈다. 연구팀은 서로마 제국은 거대 군단이 한꺼번에 밀려들어와 붕괴한 것이 아니라 로마 제국 말기 시스템이 약해진 틈을 타서 다양한 혈통의 소가족들이 빈자리를 채우며 서서히 섞여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서로마 제국 붕괴와 현대 유럽의 형성은 정복이 아닌 혼합의 과정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를 이끈 요아힘 버거 독일 마인츠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대 교수(인류학·인구 유전학)는 “이번 발견은 유럽의 친족 시스템 기원을 포함해 고대 후기에서 중세 초기로의 전환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버거 교수는 “이 전환기를 기존 역사학계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단순히 게르만족이라는 야만인들이 로마 제국 영토로 대규모 이동해 갈등이 생기고 제국 멸망으로 이어졌다는 단선적인 시각으로 봐서는 안 된다”며 “데이터는 대규모 이주보다는 가족이나 친족 기반의 소규모 집단 단위로 이주가 발생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 호서대, 오스트리아 연구진과 차세대 반도체·에너지 기술 협력 확대

    호서대, 오스트리아 연구진과 차세대 반도체·에너지 기술 협력 확대

    호서대학교는 차세대 에너지와 반도체 분야 최신 기술 동향 공유와 국제 공동연구 네트워크 확대 등을 위한 ‘한-오스트리아 차세대 반도체·에너지 기술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30일 밝혔다. 호서대 반도체특성화사업단 주관으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오스트리아 요하네스케플러대학 연구진 초청을 계기로 마련됐다. 요하네스케플러대학은 오스트리아 린츠에 위치한 공립 연구중심 대학으로 공학과 자연과학 분야에서 강점을 보인다. 세미나에서는 니야지 세르다르 사리치프치(Niyazi Serdar Sariciftci) 교수와 박종문 호서대 전자재료공학과 석좌교수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니야지 세르다르 사리치프치 교수는 린츠 유기태양전지연구소(LIOS) 소장으로 유기·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와 광전소자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벌크 이종접합(Bulk Heterojunction)’ 태양전지를 최초로 개발했으며 지금까지 60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다. 박 교수는 오스트리아 비엔나공대(TU Wien)에서 학위를 받은 뒤 유럽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자 광센서 분야 세계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에이엠에스 오스람(ams-OSRAM AG)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반도체 설계 및 첨단 광센서 전문가다. 호서대 관계자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유럽 연구자들과 직접 교류에 이어 요하네스케플러대학과 공동연구 프로젝트 발굴 등 협력 모델을 구체화할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 구글 ‘AI 해외 캠퍼스 1호’ 서울에 설립

    구글 ‘AI 해외 캠퍼스 1호’ 서울에 설립

    李 “한국을 글로벌 AI 허브로… 구글, 핵심 파트너 돼 달라” 구글의 인공지능(AI) 개발 자회사인 구글 딥마인드가 27일 본사가 있는 영국을 제외한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 ‘AI 캠퍼스’를 설립하기로 했다. 구글 연구진의 한국 파견도 적극 검토한다. 이에 국내에서 세계적 수준의 AI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길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 정부의 ‘AI 3대 강국’ 공약 실현에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2016년 ‘알파고’와 전 바둑기사 이세돌의 바둑 대결이 펼쳐졌던 서울 포시즌즈 호텔에서 구글 딥마인드와 AI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과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및 최고경영자(CEO)는 ▲과학기술 AI 공동연구 ▲AI 인재 양성 ▲책임 있는 AI 활용 등을 주요 협력 분야로 설정했다. 구글은 한국에 AI 캠퍼스를 설립하고 학계·연구자·스타트업과의 협력을 본격 확대한다. 국내 우수한 AI 인재에게 인턴십 기회를 제공해 구글 딥마인드의 연구 환경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 강남구에 설치한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공간에 AI 캠퍼스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생명과학, 기상·기후, AI 과학자 등 다양한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에 나선다. 이를 위해 다음달부터 운영하는 국가과학AI연구센터를 중심으로 공동 연구 및 연구자 교류 활성화를 본격화한다. 아울러 AI 안전과 거버넌스 분야에서도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먼저 AI 기술의 책임 있는 개발을 위해 안전성 프레임워크와 AI 모델의 안전장치와 관련한 공동연구를 추진한다. 한국에 글로벌 AI 허브를 조성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청와대에서 허사비스 CEO를 접견하고 AI 안전장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AI 허브 설립을 추진 중”이라며 “독보적 기술력과 역량을 지닌 구글 딥마인드가 이 여정의 핵심 파트너로 함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김용범 정책실장이 전했다. 이에 허사비스 CEO는 한국이 이를 추진하는 것을 높게 평가하면서 “구글도 이 사업에 적극 참여할 기회를 갖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김 실장은 “구글 AI 캠퍼스는 전 세계 처음으로 한국에 문을 여는 것”이라며 “허사비스 CEO는 구글의 연구진을 한국에 파견하는 것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접견에서 “우리도 인공지능에 관심도 많고 국가적으로 투자도 많이 하는데 제대로 인류의 복지 향상에 도움 되는 방향으로 갈 건지 아니면 인간에 대한 공격으로 또는 인류 평화를 해치는 방향으로 갈지 정말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허사비스 CEO는 “정말 중요한 주제인데 AI가 과학의 증진과 또 의료 분야에서 적극 활용돼야 한다”며 “AI는 무궁한 잠재력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리스크와 고민해야 될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동의했다. 구글의 생성형AI인 ‘제미나이’를 자주 사용한다는 이 대통령은 “제미나이가 가끔 시키지 않은 일을 한다고 하는데 일종의 버그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허사비스 CEO는 “저희가 내놓은 지침이 정확하지 않으면 약간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며 “앞으로 AI가 더 강력해지면 AI의 자율성도 부여되고 나아가 범용 인공지능이라고 부르는 ‘AGI’의 시대가 도래하는데 그때 정말 저희가 통제할 수 있는 안전장치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AI 기술 발전에 따른 부의 재분배 문제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20여년 전부터 기본소득을 이야기했는데 AI 시대인 지금이야말로 기본소득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허사비스 CEO는 “필요성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또 허사비스 대표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10주년을 기념해 이 9단과 자신이 각각 사인한 바둑판을 이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 [책꽂이]

    [책꽂이]

    진화하는 장수, 충무공 이순신(최형국 지음, 민속원) 무예사 연구자이자 무예24기를 30년 넘게 직접 수련하고 있는 저자가 풀어 쓴 이순신 연구서. 이순신의 삶 복원에 그치지 않고 16세기 당시 조선 무사들의 군사전술, 군사훈련 방식, 무예 특징까지 함께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302쪽, 2만 6000원. K팝 댄스(오주연 지음, 컬처룩) K팝 댄스와 댄스 팬덤을 다룬 이론서. 춤을 제외하고 K팝을 설명하기는 힘들다. K팝 팬덤은 음악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춤을 춘다. 책은 K팝이 가진 고유한 춤의 특성을 방탄소년단, 블랙핑크를 비롯해 활동 중인 아이돌 그룹의 안무를 통해 살피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접 춤을 추는 영상을 공유하는 K팝 팬덤을 분석한다. 348쪽, 2만 4000원. 이웃집 극우(권수정·김윤철·김현준·박선경 지음, 레디앙) 프랑스 혁명의 반동으로 태어나 극우의 기원이 된 프랑스의 왕당파부터 21세기 극우의 창궐까지, 지구 차원에서 벌어진 극우의 흥망성쇠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 공저자들은 아울러 각기 다양한 각도에서 극우의 기원과 행태, 이념과 구성, 전망 등에 대해 입체적인 분석과 풍성한 설명을 제공해 준다. 258쪽, 2만원.
  • 이토 히로부미 친필 추정 글씨 한국서 발견

    일본 초대 총리로 조선 국권 침탈을 주도한 이토 히로부미의 친필로 추정되는 글씨가 한국에서 발견됐다. 교도통신은 지난 11일 해당 서예 작품이 한국에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대한제국 궁내부에서 근무했던 인물의 후손이 이를 보관해오다 올해 1월 “한일 관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한국의 전직 국회의원에게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궁내부 직원이 이를 소장하게 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작품에는 ‘여화낙처만지화연우(餘花落處滿地和烟雨)’라는 문장이 적혀 있다. 지는 꽃잎이 땅에 가득 떨어지고 봄비와 어우러진 풍경을 노래한 내용이다. 한일 전문가들은 필적 등을 근거로 이토의 글씨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제작 시기와 배경은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측에서는 일본이라는 ‘꽃’이 조선 땅에 떨어지는 모습을 빗대 식민 지배를 정당화한 표현으로 굴욕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일본 연구자는 벚꽃과 봄비의 조화를 읊은 자연 묘사로, 정치적 의도는 읽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교도통신은 해당 작품의 옛 소유자가 ‘친일파’라는 비판을 우려해 오랫동안 이를 외부에 드러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토의 글씨는 과거에도 한국에서 여러 차례 확인됐지만 침략의 상징이라는 인식 탓에 작품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실태 파악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2020년 한국은행 본관 머릿돌의 ‘정초(定礎)’ 글씨가 이토 친필로 확인되면서 철거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일기도 했다고 전했다.
  • 경기도의회, ‘경기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스포츠복지 확대 방안’ 정책연구용역 최종보고회 개최

    경기도의회, ‘경기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스포츠복지 확대 방안’ 정책연구용역 최종보고회 개최

    9일 경기도의회 4층 미래과학협력위원회 회의실에서 ‘경기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스포츠복지 확대 방안’ 정책연구용역 최종보고회가 개최됐다. 이번 연구는 경기도 내 사회적 약자, 특히 장애인의 체육 활동 참여 격차를 구조적으로 진단하고 실효성 있는 실행 방안을 모색하고자 추진됐다. 중앙집중형 정책이나 단발성 사업의 한계를 벗어나 ‘경기도형 자치분권 스포츠복지 모델’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뒀다. 책임연구자인 리본코퍼레이션랩 서희정 박사는 “사회적 약자의 저조한 스포츠 참여율은 시설과 전문 인력 부족, 지속적인 참여 구조의 부재 등 복합적인 환경적 요인에서 비롯된다”며 “단순 비용 지원을 넘어 스포츠 바우처, 이동 및 동행 지원, 지역 거점 시설, 생활권 중심의 지속 프로그램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운영하는 통합적 실행 구조가 필수적”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의회 유형진 의원(국민의힘, 광주4)은 “이번 연구는 스포츠복지의 핵심이 단순 예산 확대가 아니라 도민이 실제로 ‘참여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데 있음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역 여건을 반영한 시·군 유형별 차등 적용 전략과 성과관리 체계 제안은 대규모 신규 예산 없이도 기존 재원을 재구조화해 즉시 실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경기도 장애인 스포츠복지 관련 조례의 개정 제안 등에 핵심 근거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 완도군, 5월 6일부터 ‘완도국제해조류심포지엄’ 개최

    완도군, 5월 6일부터 ‘완도국제해조류심포지엄’ 개최

    전남 완도군이 ‘2026 pre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 기간인 5월 6일부터 이틀간 해양치유센터 일원에서 (사)한국조류학회가 주관하는 ‘완도국제해조류심포지엄’을 개최한다. 국내외 조류학 연구자와 해조류 산업 관계자, 관계 기관, 어업인 등이 참여하는 심포지엄에서는 ‘기후 리더! 해조류가 여는 바다 미래’를 주제로 학계와 산업계 전문가들이 연구 성과와 현안을 공유하며 다양한 조류 관련 논의를 펼칠 전망이다. 특히 해조류를 활용한 바이오 에너지 기술 개발 현황과 발전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관련 산업의 기준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심포지엄은 캐나다의 앨런 크리츨리 박사와 KAIST 김승도 교수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해조류 블루카본 IPCC 인증을 위한 국내외 연구 동향 ▲신규 탄소 흡수원 인증을 위한 국제 협력 방안 등의 주제 발표가 진행된다. 또 ▲기후변화 대응 고수온 적합형(아열대성) 양식종 개발과 ▲전통 연근해 양식과 스마트 양식(육상․외해) 공존 전략 ▲해조류 바이오매스의 기후 테크 활용 가능성 등의 발표도 이어진다. 이밖에 바이오 플라스틱·가스와 배양육 및 대체육, 반추동물·어류·전복 사료, 비료 등 해조류 기반 산업의 발전 방향을 비롯해 기후변화와 유해 조류 증가가 해조류 생산에 미치는 영향과 유해 조류 대발생 변화 전망 등의 내용도 발표된다. 신우철 군수는 “기후변화 대응과 해조류 블루카본 인증 등 군이 추진해 온 정책들을 공유하고 해조류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자리”라며 “어업인과 관계 기관 단체 등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 “○○ 닮은 여자만 골랐다”…‘연쇄살인마’ 피해자에게 숨겨진 공통점 찾았다

    “○○ 닮은 여자만 골랐다”…‘연쇄살인마’ 피해자에게 숨겨진 공통점 찾았다

    연쇄 살인범이 아무나 표적으로 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어머니와 닮은 얼굴의 피해자를 골라 범행을 저지르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 연구로 확인됐다. 어린 시절 모친으로부터 받은 트라우마가 피해자 선택 패턴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호주 연구팀은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피해자의 얼굴 특징을 비교해 미제 사건 간의 연관성을 찾아내는 법과학 도구를 개발했다. 호주 머독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학술지 ‘경찰 저널: 이론, 실제 및 원칙’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악명 높은 살인마 테드 번디, 에드 켐퍼 등이 피해자를 선택한 방식에는 일정한 규칙이 숨어 있었다. 어린 시절 이성 부모나 가까운 가족에게 받은 상처가 성인이 된 뒤에도 남아 그와 닮은 외모를 가진 사람을 표적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피해자의 나이, 성별, 계층, 외모 등의 특징이 범행 대상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며 “많은 연쇄 살인범이 자신에게 아동기 트라우마를 준 이성 부모나 가까운 가족과 신체적 특징이 비슷한 인물을 표적으로 삼는다는 점은 여러 범죄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테드 번디의 피해자들이 그의 어머니 루이즈 번디와 묘하게 닮았다는 점은 오래전부터 연구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지적돼 왔다. 그가 주로 노린 피해자들은 대부분 가운데 가르마를 탄 긴 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이는 그가 어린 시절 어머니가 즐겨 하던 헤어스타일과 일치했다. 번디는 어머니를 누나로 알고 자라다 십 대가 돼서야 비로소 진실을 알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 충격적인 사실이 훗날 그의 범행 패턴 형성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대생 연쇄 살인마’로 알려진 에드 켐퍼의 사례는 더욱 노골적이다. 그는 어머니와 지배적이고 폭력적인 관계 속에서 살았고, 자신이 저지른 살인이 “어머니를 반복해서 죽이려는 시도”였다고 고백했다. 그의 피해자들도 대부분 어머니와 외모가 유사한 여대생들이었다. 연구팀은 피해자 간의 유사성이 실제 수사에 활용되려면 객관적이고 검증된 분석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피해자 사진 속 눈꼬리, 입술 끝, 턱, 코끝 등 55개 지점의 얼굴 수치를 측정해 안면 구조를 정밀하게 비교한다. 화질이 떨어지는 사진에서도 육안으로는 놓치기 쉬운 미세한 공통점을 잡아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나아가 이 도구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분석 과정을 자동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논문의 주저자인 브렌던 채프먼 머독대 교수는 “수많은 피해자 사진을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어 단서가 부족한 사건에서도 수사관에게 유효한 실마리를 줄 수 있다”며 “DNA 증거를 대신하는 기술은 아니지만, DNA가 없거나 훼손된 사건에서 피해자 간의 연관성을 찾아내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男 절반이 가끔 즐긴다는 ‘이것’…“간 섬유화 위험 3배 높인다”

    男 절반이 가끔 즐긴다는 ‘이것’…“간 섬유화 위험 3배 높인다”

    한달에 한 번이라도 폭음을 하면 간이 심각하게 손상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주 마시는 것보다 가끔 몰아 마시는 게 낫다는 생각, 그것이 오히려 위험한 착각이라는 경고다. 미국에서 진행된 이러한 새로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임상 소화기내과학’(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실렸다고 2일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연구팀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성인 8000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한 달에 한 번 이상 폭음하는 사람은 같은 양의 술을 나눠 마신 사람보다 심각한 간 섬유화가 생길 확률이 약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폭음의 기준은 여성은 하루 4잔 이상, 남성은 5잔 이상이다. 연구팀이 특히 주목한 질환은 ‘대사 기능 장애 관련 지방간 질환’(MASLD)이다. 예전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불렸던 이 병은 알코올과 관계없이 간에 지방이 쌓이면서 생긴다. 우리나라에서도 성인 3명 중 1명이 앓을 만큼 흔한 질환인데, 대부분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과체중이거나 복부 비만이 있는 사람, 운동이 부족하거나 식단이 나쁜 사람이 특히 걸리기 쉽고, 제2형 당뇨·고혈압·고콜레스테롤·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있거나 50대 이상인 경우에도 발병 위험이 높다. 연구를 이끈 킥 메디신의 간 전문의 브라이언 리 박사는 이번 결과를 “엄청난 경각심을 일으킨다”고 표현했다. 그는 “지금까지 의사들은 술이 간에 미치는 위험을 평가할 때 총 음주량만 봤지, 어떻게 마시는지는 크게 따지지 않았다”며 “가끔이라도 폭음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대중이 훨씬 더 잘 알아야 하며, 평소 적당히 마신다 해도 폭음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 섬유화가 진행되면 간경변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간경변은 한 번 생기면 되돌릴 수 없는 상태로, 내부 출혈·간 부전·간암·패혈증 등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MASLD는 증상이 거의 없지만, 일부에서 피로감이나 오른쪽 복부 불편감이 나타나기도 한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1년간 월 1회 이상 폭음한 비율이 남성 48%, 여성 27%에 달했다. 이 통계에서 폭음 기준은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은 7잔(맥주 5캔) 이상, 여성은 5잔(맥주 3캔) 이상이다. 리 박사는 “가끔씩 폭음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의사와 연구자 모두 이 문제를 더 진지하게 파고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순천시, ‘여순 10·19 항쟁 역사관’ 개관

    순천시, ‘여순 10·19 항쟁 역사관’ 개관

    전남 순천시가 여순사건의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고 관련 내용을 시민에게 알리기 위한 ‘여순 10·19 항쟁 역사관’을 개관했다고 3일 밝혔다. 역사관은 도시재생사업으로 조성된 장천동 복합문화공간 내 ‘장천 파랑새 창고’ 일부 공간을 리모델링해 조성했다. 총 18개 주제 면으로 구성된 역사관은 여수·순천 10·19 사건(여순 사건)의 전개 과정과 피해 상황, 진실 규명 노력, 유족회 활동 등을 소개한다. 전시관 구성은 관련 연구자와 활동가들이 5개월간 참여해 주제 설정과 자료 검토 등을 거쳐 마련됐다. 역사관은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운영되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 남매가 부르는 4·3의 노래… 70년 걸렸다, 마지막 한마디 “헛, 참… 헛, 참”

    남매가 부르는 4·3의 노래… 70년 걸렸다, 마지막 한마디 “헛, 참… 헛, 참”

    ‘기쁘다는 말 몰랐습니다/당신의 아이가 당신 목숨 갑절도 더 넘길 때까지/슬픔도 하도 슬프면 눈물마저 숨는 법’(허영선의 시집 ‘법 아닌 법 앞에서’에 실린 시 ‘법 앞에서’ 일부) 제78주년 제주4·3사건 추념식을 앞두고 제주에서 한 남매가 동시에 4·3을 주제로 한 책을 내 화제가 되고 있다. 누나는 시로, 동생은 기록과 논픽션으로 비극적인, 너무나 비극적인 4·3의 기억을 자신만의 언어로 소환하고 있다. 허 시인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8년 동안 4·3연구소장을 맡아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지내다 보니 정작 나 자신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며 “이번 두 권의 시집을 내면서 8년 만에 스스로를 성찰하는 시간이 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간한 시집 ‘법 아닌 법 앞에서’와 ‘우린 천둥의 밤을 지나온 자들이어서’는 4·3을 정면으로 응시한 작품들이다. 허 시인은 4·3을 어려워하는 독자들에게 관념적인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대중적인 언어로 다가서고자 했다. 특히 ‘법 아닌 법 앞에서’는 4·3 관련 재심 재판이 열린 법정을 직접 찾아가 유족들의 증언을 듣고 풀어내 그들의 생애를 기록한 법정일기라 할 수 있다. 시가 된 법정이자 시가 된 역사인 셈이다. ‘70년 만의 답’이라는 시의 일부에서 한 할머니의 생애를 유추해볼 수 있다. ‘할머니, 더 할 말이 없을까요? /어수다 아무것도 엇수다/똑똑히 들었다/법정 문밖까지 멈추지 않던/갈라지고 찢어지는 숨비소리/그 마지막 한마디/헛헛한 그말/ 70년 걸렸다/ 헛, 참/ 헛, 참/ 헛, 참’ ‘법 아닌 법 앞에서’가 그들의 법정일기라면 ‘우린 천둥의 밤을 지나온 자들이어서’는 여인들과 아이들의 이야기다. 허 시인은 ‘눈보라에 빠지듯 나와 말을 걸었던 그 목소리들이 내 주변에서 푹푹 배회하고 있어서’, ‘그 겨울의 눈폭풍을 통과한 여인들은 쓸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는 소리 없는 전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일곱 살에 가문이 절멸했는데 밤은 끝없이 이어지는 기억이어서’ 그녀의 고독을 기억하기 위해 노래한다. 그리고 참는 법과 견디는 법을 먼저 배운 아이들, 울어야 할 때 울지 못했던 아이들, 4·3이란 부호만 나와도 가슴이 탕탕탕 친다는 깊은 트라우마 등 그 현재성을 드러낸다. 허 시인은 “증언집을 읽지 않아도 그들 삶의 행간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기억을 붙들었다”고 소회했다. 김시종 재일시인은 “4·3사건에 대한 끝나지 않는 기억이 이것을 계승하는 자를 겸허하게 만든다”며 “사유의 깊이를 바다 울음의 여운처럼 진동시키는 음운의 힘에 경악했다”고 평했다. 동생 허호준 전 한겨레신문 기자는 ‘4·3, 기억의 폭풍 속으로’와 ‘4·3, 아카이브로 본 역사’ 두 권을 동시에 펴냈다. 허 전 기자는 “기자 생활 30년 동안 취재한 기록을 정리한 책”이라며 “29세 때 다랑쉬굴 취재를 시작으로 2024년까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채진규와 이명복 두 사람의 삶을 따라가면서 인간성을 조명하고 있다. 정지아 작가의 추천사처럼 “이 책의 문장을 따라가노라면 당신의 심장은 어느덧 뜨겁게 뛰기 시작할 것이다. 분노로, 죄책감으로, 그리고 감사로.” 그의 전작 ‘4·3, 19470301–19540921, 기나긴 침묵 밖으로’(2023)는 4·3의 전개 과정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복원해 대표적인 입문서로 평가받았다. 이번 신간 ‘기억의 폭풍 속으로’는 채진규와 이명복 두 인물의 삶을 따라가며 4·3을 체험하게 하는 이야기이고, ‘아카이브로 본 역사’는 기록과 자료를 통해 사건을 증명하는 책이다. 허 전 기자는 “한 권은 삶을 통해 4·3을 경험하게 하는 책이고, 다른 한 권은 기록으로 그 사실을 입증하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취재기자로 활동하면서도 언제나 현장에 있기를 고집해온 저자의 ‘전사불망 후사지사(前事不忘 後사지사·앞의 일을 잊지 않아 뒤의 일의 스승으로 삼는다)’의 마음으로 뜨겁게 뛰는 심장을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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