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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3, 5·18 증언들 복원·전승… 아픈 역사 반복되지 않기를…”

    “4·3, 5·18 증언들 복원·전승… 아픈 역사 반복되지 않기를…”

    제주 4·3사건, 광주민주화운동, 세월호 등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아픔이 사람들 가슴 속에 남아있는 것 같아요. 증언들이, 기억하는 사람들이 돌아가시면 다 묻히게 될텐데 누군가가 증언과 증언 사이의 공백, 시대적 증언이 어떤 맥락 속에서 증언된 건지 촘촘히 짜여져서 복원됐으면 좋겠어요.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빈 여백이 복원돼 다시는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래요.” 최근 영화 ‘서울의 봄’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다시한번 12·12사태와 5·18광주 민주화운동이 소환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4·3사건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그린 그림책 작가 권윤덕(63)씨가 제주 주정공장 4·3역사관에서 첫 기획전시를 하면서 19일 이같이 말문을 열었다. 제주도와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지난 3월 개관한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의 첫 기획전시로 권 작가의 ‘나무 도장, 씩스틴 전(展), 기리는 마음, 바라는 마음’을 지난 15일부터 한 달간 개최하고 있다. 도는 제주4·3을 목격하고, 증언하고, 기억하는 장소인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의 첫 번째 기획전시가 갖는 의미를 더욱 많은 관객과 나누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제주4·3을 다룬 최초의 그림책인 ‘나무 도장’(2016)과 5·18 민주화운동을 그린 그림책 ‘씩스틴’(2019)의 그림 20여 점을 통해 역사의 의미를 되살리는 것을 넘어 생명, 인권, 연대, 평화에 대한 감성을 일깨우도록 기획했다. 희생자와 목격자의 시선으로 역사를 바라보며 그들이 꿈꾸던 세상은 어떤 세상이었는지 상상해보고, 그 꿈을 현재의 우리도 함께 꾸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아 ‘함께 미래로 나아가자’는 주제를 표현해냈다. # 해결되지 않은 아픔의 기억을 복원 전승 의미있는 일…세상을 바꾸는 계기되길 권 작가는 1995년 첫 그림책 ‘만희네 집’을 펴낸 이후 한국적인 색채와 독창적인 시선으로 그림책을 완성하고 있다. 권 작가에게 그림 작업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이며, 사회문제를 예술적으로 형상화하는 과정이다. 2010년 일본 위안부 할머니의 일생을 그린 ‘꽃 할머니’를 시작으로 제주 4·3이야기 ‘나무도장’과 5·18 광장을 되살린 ‘씩스틴’ 등의 작품들은 역사의 아픔과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작가의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4·3사건때 민간인 수용소로 쓰였던 주정공장 이야기를 2016년 펴낸 그림책 ‘나무도장’ 속에 넣었다는 권 작가는 “주정공장 역사관 개관하면서 첫 기획전시로 국가폭력 성격을 같이하는 4·3사건과 광주 5·18 그림을 함께 전시하고 싶다는 제안이 와서 직접 와보니 4·3을 잘 담아낸 공간이라는 생각에 흔쾌히 수락하게 됐다”고 전했다. 제주해녀 이야기를 담은 ‘시리동동 거미동동’ 책을 펴냈던 그는 “2010년쯤 한국아동문학 연구자 나카무라 오사무(일본 출신)를 만났을때 제주 조천읍 북촌 ‘너븐숭이’ 아이들 무덤에서 이 책이 놓여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비에 젖으면서 그 내용이 무덤 속에 아이들에게 전해지지 않았나 하고 생각했다는 말에 4·3이야기를 쓰게 됐다”고 했다. ‘꽃 할머니’라는 일본군 위안부 얘기를 그리면서 우리사회에 아픈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는 그는 “광주 가면 광주 이야기, 제주에선 4·3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는 등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아픔이 사람들 가슴 속에 있다”면서 “누군가 대신 그 이야기를 전해줄 사람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시 이튿날인 16일 토크쇼를 진행한 뒤 1인극을 직접 하며 ‘꽃 할머니’의 아픈 이야기를 표현했다. 마음 아픈 이야기를 몸짓으로 표현하니 공연을 본 사람들이 숙연해지면서 여기 저기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는 특히 “유족회 사람들이 공연을 보면서 수용소에 대한 기억과 이야기를 전해줬으며 이런 이야기들이 역사 속의 사건으로 한두줄 건조하게 남는 것 보다 어떤 삶이 그 시대를 견디고 살아냈는지, 한사람 한사람의 삶을 기억하고 전승하는 게 의미있는 일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의 뜻깊은 첫 기획전시를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함께 진행하게 돼 무척 기대가 크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다양한 세대가 소통하며 어우러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4·3때 민간인 수용소로 쓰인 주정공장… 수형인 명부, 추모의방 등 역사관으로 변신 한편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은 1943년 일제가 설립한 동양척식주식회사 제주주정공장이 위치했던 제주시 건입동 940-13에 조성됐다. 주정공장은 일제강점기 시절 제주도민을 수탈했던 장소였다. 또 공장 부속창고는 4·3 당시 민간인 수용소로 쓰였는데 당시 수용자들은 혹독한 고문과 열악한 수용환경으로 사망하거나 대다수는 전국 각지 형무소로 이송된 뒤 6·25전쟁 직후에는 행방불명됐다. 이에 따라 제주4·3과 주정공장 옛터를 기억하는 역사교육의 장과 위로의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수형인명부 등이 전시된 상설전시실과 추모의 방 등으로 역사관을 지난 3월 개관했고, 외부에는 위령 조형물과 도시공원을 조성했다. 공원 옆 4·3동굴유적지에는 학살된 사람들의 영혼을 달래는 빛이 발하고 있다.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 첫 기획전시하는 입구 유리창에는 권 작가의 ‘나무도장’의 한 내용이 전시회의 주제를 압축하는 듯 하다. ‘어머니, 그럼 나도 빨갱이에요? 빨갱이가 뭐예요?” “글쎄… 나도 모르겠다. 바다 건너 들어온 말이지…”
  • 이종호 장관 “연구비 낭비 있어 R&D 예산 감축… 제도 개선 기뻤다”

    이종호 장관 “연구비 낭비 있어 R&D 예산 감축… 제도 개선 기뻤다”

    삭감 관련 아쉬운 점으로 ‘소통 부족’ 꼽아“우주항공청 설립 늦어지면 국가적 손해”유튜브·넷플릭스 요금 인상엔 “설명 필요”“국내 OTT 합병, 독과점 생각할 단계 아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내년 연구개발(R&D) 예산 대폭 삭감에 대해 “연구비가 낭비되고 비효율적으로 쓰이는 측면이 있어 예산이 감축됐다”며 “예산 구조조정뿐 아니라 제도 개선을 통해 (비효율적인 부분을) 해결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18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한 음식점에서 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R&D 예산감축 책임론에 관한 질문을 받고 “연구비라고 받아다가 (연구가) 아닌 부분에 낭비하는 비효율적인 게 많았다는 지적이 그동안 언론, 국회, 과학계 내부에서도 많았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대통령께서도 앞으로 낭비적인 요소를 걷어내고 체계가 잡히면 다음 연구에는 예산을 더 확대하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여러 차례 하셨다”며 “저도 연구자이니 생태계 원리를 알고 있다. 가능한 한 연구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8월 내년 R&D 예산을 올해보다 16.6%(5조 2000억원) 감축한 25조 9000억원으로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 R&D 예산이 삭감된 것은 1991년 이후 처음이다. R&D 예산감축 소식이 전해진 뒤 과학계에서는 ‘예산 삭감을 철회하라’는 성명이 잇따라 나오는 등 반발이 거셌다. 이 장관은 지난달 27일 브리핑에선 ‘윤석열 정부 R&D 혁신방안’과 ‘글로벌 R&D 추진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제도 개선 브리핑 때 정말 좋았다. 낭비적 요소, 문제 될 수 있는 R&D 기획 관련해 고쳐야겠다 했던 부분들이 구체화하고 법제화되면서 기뻤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마땅히 책임을 지겠다”며 “과학 기술계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제대로 발전시키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다만 R&D 예산 구조개혁에 있어 아쉬웠던 점으로 연구 현장과의 소통이 충분하지 못했던 점을 꼽았다. 그는 “R&D 예산 조정과정에서 현장으로 가서 의견을 듣고 반영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대학원생 인건비와 관련해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그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여러 정책 수단을 강구했고,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은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한 법안들이 여전히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데 대해 “설립이 하루하루 늦어질수록 국가적으로 큰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을 우주항공청 직속 기관으로 두기로 정리가 된 점 등을 언급하며 법안을 둘러싼 이견은 “모두 해결됐다. 올해 안에 꼭 법이 통과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고 있다”고 했다. 최근 구글의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의 이용 요금이 크게 오른 데 대해선 “요금을 올리더라도 왜 올릴 수밖에 없는지 이용자들에게 설명하고 이해시키면 좋지 않았을까”라며 “빅테크 기업들이 (이용자 편익 측면을) 고민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자 일각에서 독과점 우려를 제기한 것에 대해선 “국내 OTT 업계가 (글로벌 OTT와 비교해) 열악해서 독과점을 생각할 단계인가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합쳐서 경쟁력을 키운 다음에 독과점 폐해가 생기면 조치하는 게 합리적 방안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올해는 인공지능(AI)의 해이기도 하다”며 올해 과학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사안의 하나로 초거대 AI를 언급했다. 그는 국내 기업이 AI 경쟁에서 살아남을 묘안을 묻자 “엄청난 자본과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미국 기업들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미국 기업들이 잘할 수 없는 한국에 특화된 부분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디지털화가 잘 돼 있는 의료 데이터를 예로 들기도 했다. 이 장관은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하는 AI가 학습하는 데 드는 비용을 덜어주기 위해 장기적으로 저전력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등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다섯살 미국 소녀, 낚시광 아빠 따라 갔다가 152년 전 난파선 발견

    다섯살 미국 소녀, 낚시광 아빠 따라 갔다가 152년 전 난파선 발견

    미국 위스콘신주 페슈티고에 사는 다섯 살 소녀 헨레이 올락은 아빠와 낚시하러가는 것을 꽤나 즐겼다. 매일 밤 잠을 이루며 소녀는 바다 괴물이 되는 꿈을 꾸곤 할 정도로 상상력이 넘치는 아이였다. 그런데 지난 여름 미시간 호수에 아빠랑 낚시를 갔다가 152년 전 난파된 배를 발견했다. 헨레이는 지난 8월 13일 미시간 호수의 그린 아일랜드 남동쪽 해변에 수영 하러 가자고 아빠에게 졸랐다. 헨레이는 물속의 돌들과 바다 유리(sea glass)를 보고 싶어 했고, 아빠 팀(36)은 낚시 욕심에 딸을 데려 갔다. 딸이 발 아래 뭔가 수상한 물체를 발견했는데 처음에는 문어인줄 알았다고 했다. 아빠는 이곳 호수 바닥에 버려진 배가 수백 척 있었지만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길다란 회색 선이 배의 이물처럼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는 나중에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렸다. 위스콘신 역사재단의 연구자들은 지난주에야 이들 부녀가 오랫동안 잊힌 조지 L 뉴먼 호를 발견한 것이라고 결론내렸다고 일간 USA투데이가 18일 전했다. 이 배는 남북전쟁 발발 이전인 1855년 오하이오주에서 건조된 배였다. 미국 역사에 최악의 산불로 통하는 1871년 페슈티고 산불이 일으킨 자욱한 연기 때문에 길을 찾아 헤매다 그만 침몰하고 말았다. 물론 부녀가 찾아낼 때까지 한 번도 사람들 눈에 띄지 않았다. 두 가지 행운이 겹쳐졌기 때문이었다. 아빠는 딸이 좋아하는 장소로 데려갔고, 마침 자신의 낚시 포인트를 찾는다고 모터보트를 “진짜 천천히” 몰았다. 물론 아빠는 전적으로 공을 딸에게 돌렸다. 딸이 정확히 제 위치로 데려갔다고 말했다. 딸은 난파선을 발견한 것이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내년 여름 수온이 따듯해지면 다시 수영을 즐긴다는 사실에만 흥분한다고 했다.
  • 배설·불륜 거리낌 없는 이 작품, 20세기 최고의 영어소설이라고?

    배설·불륜 거리낌 없는 이 작품, 20세기 최고의 영어소설이라고?

    비장한 마음으로 책을 펼치지만, 역시 쉽지 않다. “독자들의 완독을 기원한다”는 출판사의 격려가 왜인지 서늘하게 들린다. 어쩌면 읽기 시작한 것 자체에 의의가 있을지도 모른다. 출간된 지 10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전 세계 영문학자들이 이 책과 씨름하고 있으니 말이다. 부디 이번에는 ‘더블린의 미로’에서 무사히 탈출할 수 있기를. 문학 역사상 가장 난해한 동시에 가장 매력적이라고 불리는 아일랜드 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장편 ‘율리시스’(1·2권)를 문학동네가 새롭게 펴냈다. 두 권 합쳐 1420쪽. 문학동네는 “방대한 주석에 짓눌려 중간에 포기하지 않도록 꼭 필요한 것만을 엄선했다”고 전했다. ‘오디세이아’와 같은 듯 다른 ‘율리시스’ ‘오디세우스’의 로마식 표현이기도 한 ‘율리시스’는 ‘오디세이아’와 이야기 구조가 유사하다. 오디세이아는 트로이를 떠난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오는 여정을 그린다. 율리시스는 더블린에 사는 ‘리어폴드 블룸’이라는 남자가 1904년 6월 16일 하루 시내를 쏘다니는 이야기다. 차이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용감한 영웅 오디세우스와는 달리 블룸은 볼품없는 소시민이라는 점. 그리고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가 오랜 세월 변치 않는 믿음의 아이콘인 데 반해 블룸의 아내 ‘몰리’는 ‘보일런’이라는 남성과 불륜을 저지른다. ‘화장실에서 대변을 누며 하루를 시작한 블룸이 집으로 돌아와 몰리의 엉덩이에 키스하며 끝나는 이야기.’ 줄거리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이것만 보면 어려울 게 없지만, ‘의식의 흐름’에 따라 현실과 공상을 어지럽게 오가는 문체가 독자를 좌절케 한다. 어찌나 정교하게 써놨는지, 배경인 더블린을 소설에 깨알같이 옮겨놨다고 한다. 심지어 현재도 더블린에 가면 조이스가 묘사해놓은 상점들이 있을 정도라고. 조이스는 한 편지에서 “더블린의 모습을 완벽하게 그리고 싶었다”면서 “언젠가 그 도시가 갑자기 지구상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내 책을 통해 재건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었다고 한다. 난해하고 더럽고 외설적인 문장들 소설의 처음과 끝에서 보듯 배설, 불륜과 관련한 적나라한 문장들이 거침없이 등장한다. “개 두 마리가 앞발을 들고 암놈 뒤에 집어넣고 있는 꼴을 바라보고 있을 때 우린 함께 꼴렸어”(2권 652쪽) 블룸과 몰리 사이에는 죽은 아들 루디가 있었는데, 이 아이를 잉태하는 장면을 블룸은 이렇게 회고한다. 13장(나우시카)에서 블룸은 처녀 ‘거티’의 치마 속을 훔쳐보며 몰래 자위행위를 하기도 한다. 4장에서 블룸이 대변을 누며 영국인이 쓴 소설 ‘팃비츠’를 읽다가 이 소설을 반으로 쫙 찢어 밑을 닦는 데 쓴다. 국내 조이스 연구자인 진선주 충북대 영어교육과 명예교수는 이 모습을 당시 아일랜드를 억압하던 영국을 비판하는 정치적 행위로 해석하기도 했다. 첫 출간 당시 한 신문이 “조이스의 작품은 변소 문학을 전공한 도착증 환자가 쓴 것 같다”는 서평을 실은 이유다.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미국에서 10년간 판매가 금지되기도 했다. 물론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작품은 재평가됐고, 세계적인 출판사 미국 랜덤하우스는 율리시스를 ‘20세기 영어로 쓰인 걸작 중 최고’라고 칭송했다. 조이스는 생전 ‘율리시스’를 “수수께끼를 워낙 많이 심어놓았기 때문에 장차 수백년간 내가 뭘 의미했는지를 두고 왈가왈부할 것이며, 이야말로 자신의 불멸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한 적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많은 걸 감춰뒀으니 알아서들 찾으시오’다. 조이스를 읽는 것은 작가와 독자 사이의 숨바꼭질인 것 같기도 하다. 대표적으로는 17장(이타카)이 끝나는 2권 571쪽에 찍힌 크고 동그란 마침표다. 이것이 인쇄 과정에서 실수로 떨어진 잉크 방울인지, 아니면 조이스가 일부러 의도한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후대 학자들은 이것을 새알, 정액, 지구, 우주, 무, 엉덩이, 멜론, 자궁 등 다양한 해석을 내놨지만, 어느 하나 똑 부러지는 정답은 없다. 조이스조차도 생전 “끔찍한 괴물”이라고 불렀던 ‘율리시스’가 한국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68년이다. 반세기가 넘어 이 책을 다시 번역한 이종일 세종대 영문과 교수에게 지금 우리가 이 책을 어떻게, 왜 읽어야 하는지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작품이 읽기 어렵다는 걸 인정하면 안 읽힌다고 낙담할 이유가 없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실제 사건과 사건 사이 여러 생각들이 교차하지 않나. 의식의 흐름에 익숙해져야 한다. 작품에서 세계의 모습을 제시하는 조이스는 가식이나 위선을 철저히 배제한다. 분변학적이거나 외설적인 묘사가 난무하지만, 결국 이것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일들이다. 그리하여 독자는 비상한 실감을 느끼며 소설에 빠지게 된다.” 소설과 달리 깨끗하고 정직한 사랑의 노래 더블린 시내에서 길을 잃었다면 잠시 시로 탈출해봐도 좋다. 조이스의 시를 엮은 ‘사랑은 사랑이 멀리 있어 슬퍼라’(아티초크)도 최근 번역 출간됐다. 시집을 들춰보면 작가의 의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어지러운 소설과는 달리 깨끗한 목소리로 정직하게 사랑을 노래하고 있어서다. 시집의 원제는 ‘실내악’(체임버뮤직)으로 조이스는 이 시들이 노래로 만들어지길 원했다고 한다. 일부는 유튜브에서 감상할 수도 있다. 조이스가 직접 곡을 붙인 16번째 ‘앳된 시절에 이별을 고하다’(Bid adieu to girlish day)는 아일랜드에서 지금도 애송되고 있다. “안녕, 안녕, 안녕을 고해요 / 앳된 시절에 안녕을 고해요, / 복된 사랑이 그대에게 구애하러 / 그대의 앳된 모습에 구애하러 왔어요.”
  • “‘커먼즈’가 곧 생명이요 평화, 그리고 민주주의”

    “‘커먼즈’가 곧 생명이요 평화, 그리고 민주주의”

    “대기 ‘커먼즈’(commons)란 쉽게 말해 대기가 공동의 것이라는 의미로, 대기나 기후를 보전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개념이다.” 서울대 지속가능발전연구소 안새롬 박사는 14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사단법인 생명평화민주주의연구소(이사장 정범진) 주최로 열린 ‘2023 생명·평화·민주주의 논문 발표회’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앞서 진행된 신진 연구자 후원증서 전달식에서 대상자로 선정된 젊은 학자 3명이 주제별 논문 발표를 맡았다. 안 박사는 ‘한국의 대기·기후 보전 실천과 커먼즈 정치’란 주제의 발표에서 “대기 커먼즈라는 개념을 활용하면 대기가 공동의 것이므로 대기의 이용이 적절하게 규제된다거나 교환가치와 무관하게 누군가가 대기를 더 많이 이용할 권리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는 국내에서 펼쳐진 네 가지 대기·기후 보전운동으로 나눠 분석했다. 1970∼80년대 환경운동 단체들의 반공해 운동, 2000년대 초반 환경단체 및 환경부의 파트너십을 통한 블루스카이 운동, 2010년대 여성 주축 ‘미세먼지 대응을 촉구합니다’의 미세먼지 대응 운동과 ‘청소년 기후 행동’의 청년 기후운동이다. 네 사례를 보면, 대기는 보전해야 할 커먼즈로 존재하지만 서로 다른 관찰과 경험·추론들로 구성된다고 안 박사는 설명했다. 민주화 운동 및 중화학 공업화의 흐름 속에서 등장한 반공해 단체들은 계급적으로 불평등한 대기를,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블루스카이’를 만들고자 한 환경단체-환경부 파트너십은 경쟁력을 갖춘 대기를 구성한다. 또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의 학부모들은 위험한 대기를, ‘청소년기후행동’의 청년들은 세대적으로 불평등한 대기를 구성한다. 각 사례에서 대기 커먼즈는 계급과 세대, 영토(도시·국가) 등으로 경계를 짓고, 그 경계를 통해 서로 다른 공동체를 호출한다. 민중을 호출한 반공해 운동은 자본-국가 대 민중이라는 서사를 통해 대기 커먼즈에 대한 민중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다고 봤다. 시민을 호출한 블루스카이 운동에서는 시민이 도시 대기질을 모니터링하거나 자동차를 점검하는 등의 시민 참여를 강조했다.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는 복지국가로서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 취약계층인 아동을 미세먼지로부터 보호할 책임을 이행함으로써 국민의 대기 커먼즈가 보전될 수 있다고 여겼다. 청년을 호출한 ‘청소년기후행동’은 청년과 미래를 무시하하는 정부와 국회, 기업 등이 대기 커먼즈에 대한 청년의 기본적인 권리와 미래에 생존할 권리를 침해한다고 보고 당사자 운동을 강조했다.‘서해 평화정착 구상과 공동어로구역 협상’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황준호(북한대학원대학교) 박사는 2004~2007년 남북 장성급 회담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및 국방장관 회담을 짚었다. 황 박사는 서해 평화를 위한 대북 협상에 적지 않은 성과를 남겼다고 풀이했다. 2004년 6·4 합의는 기초적인 수준의 충돌 방지 조치였지만 역사적인 진전을 이뤘으며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자는 남북 당국 간 최초의 합의를 이끌어냈고, 장성급 회담을 통해 북측의 구체적인 생각을 파악할 수 있었던 점을 높이 평가했다. 정상회담에서 다른 차원의 해법을 제기했다는 사실은 현실성을 떠나 그 자체로 평가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의 서해 탈안보화(안보화한 이슈→정치적 해결 노력) 시도가 ‘약간의 성취와 대부분의 좌절’에 그친 것은 국내정치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 불충분했기 때문아라고 분석했다. 보수적인 야권의 안보화 유지 동맹은 정부가 북방한계선(NLL)을 양보하기라도 하는 듯 여론을 주도하고 정치적 힘을 발휘함으로써 정부의 행동반경 제약했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공동어로구역 협상의 전반을 군부에 맡긴 것은 ‘전략 미비’의 주요 측면으로, 군사적인 관점에 치우친 군부에 탈안보화의 성과를 내라는 주문이기 때문에 비현실적이라는 이야기다. 결국 컨트롤타워(청와대) 아래 종합적인 추진체계를 만들어 군부 의견을 듣되 탈안보화라는 최종 목적에 부합하도록 취사선택하면서 설득하는 데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한국교회와 전염병’을 발표한 방용덕(경상국립대학교) 박사는 “종교집단의 집합 모임 강행의 배경에는 반드시 공통적 속성이 존재할 것으로 확신하고 연구에 매달렸다”고 소개했다. 여기엔 기독교가 한국에 전파되던 초기 국민들에게 진정한 사랑을 심기보다는 근대화와 교육계몽이라는 선물을 준다는 선민의식이 아직도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으로 눈길을 끌었다. 상세히 보면 첫째, 혐오 담론이 담겼다. 방 박사는 2020년 한해는 사람도, 종교도 격리되는 시기였다고 운을 뗐다. 이런 위기국면에서 언론을 통해 생산된 각종 혐오 담론은 의학적 대응의 문제를 정치·종교적 차원으로 이동시켜 타자화하기에 바빴다. 그 중심에 교회가 있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교회들은 감염병 관리 당국에서 확진자 급증 위험으로 단계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는 한편 요식업소, 교육기관 등 밀집시설에 대해 5명 이상 집합을 금지했는데도 대면예배를 강갱해 확산을 부추기고도 종교 탄압이라는 반응을 쏟아냈다. 일부 목사들은 법원에 기소돼 잇달아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중세교회에 자행된 유대인 박해와 마녀사냥이 이번 코로나 정국에서 한국교회를 통해 재현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방 박사는 특히 반중 정서, 이단-사이비 담론, 반 동성애 담론을 생산한 이면에는 각종 비리, 성폭력, 다른 범죄 등 내부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외부로 알려지지 않도록 막기 위한 전략이었음을 포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둘째, 하느님의 심판 담론이다. 심판론은 한마디로 말해 지배계급의 폭력 정당화는 물론 타민족의 문화·종교적 자산을 우상숭배로 취급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이론으로 제공된다. 무엇보다 다른 나라, 다른 종교와는 달리 유독 한국 개신교만이 타 종교를 배척하고 혐오하는 데 훼불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이것은 미국 개신교가 초기 한국교회에 이식한 선민사상을 기반으로 한다고 파악했다. 셋째, 기독교 입국론이다. 지금까지 ‘전OO 목사’ 현상의 경우 주로 윤리·도덕적 차원에서 문제가 제기돼 왔다. 하지만 방 박사는 정치·사회적 차원으로 접근해 실체를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사라진 산중기도원 출신의 종교 활동가들이 핵심적으로 참여하는 에스더 기도운동본부가 기존 뉴라이트 등을 중심으로 하는 개신교 우파를 대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들의 주요 목표는 정치의 종교화를 통한 신정국가 건설이었다. 특히 전 목사와 에스더 기도운동본부, 극우 정치세력과 보수 정치인이 결합한 새로운 운동 형태, 즉 광장을 중심으로 정치집회를 주도하는 극우 개신교 세력들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개신교 근본주의에 기반하지 않는 숨은 세력, 즉 일반 극우 정치세력이 핵심 단체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들은 교회의 통제를 받지 않으면서도 극우 개신교의 영역에서 존재하는 독특한 특징을 갖췄다. 마지막으로 전OO 목사 현상의 배후에 이처럼 특정 세력이 존재하는 시스템 때문에 ‘제2, 제3의 전OO’을 예고한 셈이라고 끝을 맺었다.
  • 은하계 외곽에 ‘외계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 [아하! 우주]

    은하계 외곽에 ‘외계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 [아하! 우주]

    오랜 연구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연구자들은 외계 생명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광활한 우주에서 우리가 직접 탐사한 부분은 백사장의 모래 한 알 크기도 안 되는 작은 부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태양은 은하계에 있는 수천억 개의 별 가운데 하나일 뿐이고 외계 행성은 그보다 더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이 지구 하나뿐이라는 가정이 더 이상해 보인다. 대부분 과학자가 이 의견에 동조하지만, 어떤 장소에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제일 높은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 대학 연구팀은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추정됐던 은하계 외곽에도 생명 탄생에 필요한 물질이 부족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애리조나 대학 루시 지우리스가 이끄는 연구팀은 애리조나 전파 망원경 관측소와 스페인의 IRAM 망원경을 이용해 은하계 중심에서 7만4000광년 떨어진 분자 구름인 WB89-621을 관측했다. 태양 같은 별이나 지구 같은 행성은 이런 분자 구름에서 형성되는데, 일부 과학자들은 은하계 외곽으로 갈수록 물질의 밀도가 낮아지고 인(phosphorus)같은 필수 영양소가 부족해 생명체가 탄생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지구 생명체를 구성하는 6가지 주요 원소인 질소, 탄소, 수소, 산소, 인, 황(nitrogen, carbon, hydrogen, oxygen, phosphorus, sulfur)의 여섯 글자를 모아 NCHOPS라고 부르는데, 이중 인이 가장 희소성 높은 원소다. 인은 인산염 형태로 지질과 결합해 인지질을 형성하는데, 이는 모든 세포에 필수적인 세포막의 주요 재료다. 생명 에너지의 기본 단위인 ATP(아데노신 삼인산)도 이름처럼 인을 3개 지니고 있다. 뼈와 이 역시 인 성분이 부족하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산소, 탄소, 질소, 수소처럼 많은 원소는 아니지만, 귀한 대접을 받는 이유다. 그런데 원자번호 15번인 인은 태양보다 20배 무거운 별에서 생성되는 원소이기 때문에 가스 밀도가 낮은 은하계 외곽에서는 잘 생성되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였다. 하지만 연구팀은 은하 나선팔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WB89-621에서도 인의 존재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가설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먼 은하계 외곽 지역에서 인이 확인된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저널 네이처에 발표됐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확실히 설명하기 어렵지만, 초신성 폭발 때 외곽으로 밀려난 가스에 인이 있거나 혹은 중간 질량 별에서 원자번호 인 원자가 일부 합성될 수 있다는 가설도 존재한다. 어느 쪽이든 은하계 외곽에도 생명의 재료가 존재하는 셈이다. 물론 재료가 존재한다고 해서 반드시 생명체가 존재할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과학자들은 외계 생명체의 확실한 증거를 발견하기 위해 여전히 우주를 관측하고 있다. 아마도 최초로 발견될 외계 생명체는 지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언젠가 은하계 먼 곳에서도 생명 현상의 징후를 발견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 민주 초선 2명 불출마… 여권발 쇄신 폭풍 ‘이재명 독주 체제’ 강타할까

    민주 초선 2명 불출마… 여권발 쇄신 폭풍 ‘이재명 독주 체제’ 강타할까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13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사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만 쫓다가 팽 당했다”고 폄하했지만 당 일각에서는 여권발(發) 쇄신 폭풍이 ‘이재명 대표 독주 체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초선인 홍성국·이탄희 의원이 잇따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당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지도부와 주류 친명(친이재명)계에 대한 쇄신 압박도 점차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지 대표로 뽑힌 김 대표는 용산(대통령실)의 지시에 충실했을 뿐이며 사퇴 뒤에는 윤 대통령의 그림자가 짙다”며 “김 대표 사퇴는 용산 직할 체제로 가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용산이 준비한 비대위원장이 등장할 것인데, 그 결과는 껍데기만 남은 국민의힘의 종언”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 사퇴가 ‘인적 쇄신’으로 비치는 것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당 지도부는 국민의힘 인적 쇄신이 미칠 영향에 대한 확대 해석과 인위적 물갈이에 선을 그으며 이 대표 중심의 단합을 강조하고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대표 사퇴는 등 떠밀려 한 것이기 때문에 반향이나 감동이 있지 않다”며 “우리는 ‘시스템 공천’의 틀이 확립돼 있어서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부산을 찾은 이 대표는 민주당 혁신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앞서 이날 당내 ‘경제통’인 홍 의원은 “사회를 바꿔 보려 했으나 후진적 정치 구조의 한계로 성과를 내지 못했고 객관적 주장마저 당리당략을 이유로 폄하받았다”며 “국민과 소통하고 미래 비전을 만드는 ‘미래학 연구자’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와 위성정당금지법 당론 채택을 요구해 온 이 의원도 “거대 양당은 선거제 퇴행 논의를 중단하고 위성정당금지법 제정에 협조하라”며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당내에서는 계파색이 옅은 두 초선 의원의 불출마와 대조적으로 당 지도부나 주류인 친명계 인사들이 희생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등 쇄신 경쟁에 뒤처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명(비이재명) 혁신계 ‘원칙과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하는데 이재명 대표는 왜 못 하느냐, 친명 주요 인사들은 왜 안 하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당 중진 가운데 4선 우상호 의원과 6선 박병석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우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한발 물러서는 것이고, 박 의원은 국회의장직 수행 이후 은퇴 수순을 밟는 것이라 쇄신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다른 비명계 의원은 “우리 당 주류는 기득권을 가진 이 대표 ‘홍위병’의 모습으로밖에 안 보여 절망적”이라며 “충성 경쟁을 벌이느라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 하는 침묵의 정당이 됐다”고 지적했다.
  • 청년 농업인 육성·스마트팜까지… K농업기술의 ‘비밀병기’[윤석열 정부-2023 공직열전]

    청년 농업인 육성·스마트팜까지… K농업기술의 ‘비밀병기’[윤석열 정부-2023 공직열전]

    1962년 4월 문을 연 농촌진흥청은 농촌과 농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농업과학기술을 연구개발(R&D)하고 보급하는 ‘K농업기술의 비밀병기’를 생산하는 곳이다. 통일벼 등 주곡 자급을 가능하게 했던 녹색혁명과 비닐하우스 등 사계절 신선 농산물 소비를 가능하게 했던 백색혁명도 농진청에서 시작됐다. 6·25 전쟁 이후 식량기술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세계적 경쟁력을 인정받는 ‘K농업기술’을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첨병 역할도 농진청이 하고 있다.전체 직원 1917명 중 연구직이 62.8% (1204명)에 이르는 연구중심 조직이다.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식량과학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축산과학원, 농촌인적자원개발센터 등 5개 산하기관이 실질적 연구를 맡고 있다. 조직이 태어난 지 환갑을 넘긴 농진청은 조재호 청장의 지휘 아래 디지털농업추진단과 치유농업추진단을 새롭게 만들어 디지털 농업으로의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연구원들을 통솔하는 ‘넘버 투’ 윤종철(1급) 차장은 30년간 청에 몸담은 농업 R&D 전문가다. 사교성이 좋으면서도 꼼꼼한 업무스타일로 언론 소통도 원활하다. 실효성 있는 대안과 성과 도출에 집요하리만큼 집중한다. 국립식량과학원장 당시 ‘스타청년농업인’을 육성하고 가루쌀 산업 활성화 정책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했다. 스마트 농업과 융복합 기술개발, 치유농업 등 농업기술 혁신과 농산업 영역을 확장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안살림을 담당하는 이상호 기획조정관은 9급에서 고위공무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5년에 걸쳐 기획재정담당관을 두 차례나 지낼 정도로 청 업무에 밝은 정책기획통이다. 차분하고 온화한 외유내강형으로 주어진 업무는 어떻게든 성과를 내고야 만다. MZ세대 직원으로 구성된 조직 내 혁신그룹 ‘그린프론티어’를 이끌어 MZ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상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제2차 농촌진흥사업 기본계획(2023~27년) 수립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키맨’인 조남준 연구정책국장은 농학 석사와 산업공학 박사 학위를 받는 등 정책과 기술 전문성을 두루 갖춘 R&D 전략통이다. R&D 추진은 물론 청의 중장기 마스터플랜 수립까지 맡고 있다. 수시로 새벽 3시까지 남아 일할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는 스타일로 박학다식하면서도 조정력이 뛰어나고 포용력도 깊다고 한다. 2014년 농진청이 경기 수원에서 전북혁신도시(전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지역특화작목육성법을 제정하는 등 농촌 활성화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권철희 농촌지원국장은 조직 장악력이 탁월하고 현장에 강한 해결사다. 활달하고 붙임성이 좋아 농업 기술을 현장에 보급·지도하는 사업을 총괄한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관대한 성품으로 신망이 두텁다. 과학영농정보서비스제공·이용활성화법을 제정하고 농업과학기술정보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해 청년 농업인들에게 체계적으로 기술 전수가 가능한 기반을 마련했다. 대변인실에서 10년을 근무하면서 소통 능력도 인정받았다. 국제 농업협력을 맡고 있는 김황용 기술협력국장은 개도국 지원 등 K농업을 전파하는 농업기술 공적개발원조(ODA) 전략 수립 경험이 풍부하고 해외 농업기술 개발 사업의 성장에 기여했다. 평소에는 한없이 부드럽지만 사업 선정을 할 때는 꼼꼼하고 신중하다는 평을 듣는다. 동화집을 낸 동화작가이기도 하다. 대변인 출신인 성제훈 디지털농업추진단장은 청에 빅데이터팀을 처음 제안하고 노지 스마트팜(지능형 농장)을 최초로 추진한 디지털농업의 선구자다. 신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적극적인 ‘얼리어답터’이자 ‘데이터 세일즈맨’으로 민간기업을 찾아다니며 양질의 농업 정보를 전파한다. 트렌드에 빠르고 소셜미디어(SNS)도 적극 활용한다. 대변인 출신으로 소통에 능하고 ‘우리말 편지’란 책을 낼 정도로 한글 사랑이 남달라 한글날 표창도 받았다. 이승돈(1급) 국립농업과학원장은 디테일에 강하고 MZ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며 즉문즉답으로 해결책을 제시해 인기가 높다. 직원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연구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아낌없이 지원한다는 평가다. 토마토·고추 등 주요 작물에 해박하다. 2008년 농진청 폐지론이 불거졌을 당시 의제 및 과제관리 시스템을 개편한 주역이다. 대변인 출신 서효원(1급) 국립식량과학원장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꼽힌다. 원예, 식량작물 등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고 전문 칼럼니스트로 언론 기고도 한다. 일을 야무지게 챙기고 농업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끊임없이 공부해 천상 농업연구자라는 말을 듣는다. 김명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원예 분야를 이끄는 신예로 행동하는 리더라는 평가를 받는다. 같은 말도 긍정적이고 예쁘게 하는 습관이 있고 리스크 관리에도 강해 주위에 사람들이 모이는 유형이다. 사과연구소장, 배연구소장을 역임한 과수전문가로 스마트과수원 모델의 기틀을 다졌다. 도시농업의 경제·사회·환경적 가치를 분석해 도시 생활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임기순 국립축산과학원장은 생명공학과 가축개량 등 국가 R&D를 두루 거친 축산 전문가다. 후배들에게 정이 많고 친절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일하는 합리적 상사로 신뢰가 높다. 첨단 생명공학기법인 체세포복제기법을 도입한 한우 복제에 성공해 한우 산업 발전과 희귀 한우의 유전자원 보전에 획을 그었다.
  • ‘안정감을 주는 쉘터는 무엇일까’…<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전시회 내년 6월까지 개최

    ‘안정감을 주는 쉘터는 무엇일까’…<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전시회 내년 6월까지 개최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 2022’ 수상자인 박지민 큐레이터는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가구 디자이너이자 기획자다. 그는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 2022’의 주제인 ‘셸터 넥스트(Shelter Next)’를 재해석해 집이라는 물리적 거주지를 넘어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진정한 쉼터는 무엇인지 탐구하고자 약 7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주제를 관통하고 있는 전시명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이란 영화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동명 영화 제목에서 착안한 것으로 큐레이터가 전시를 통해 사람에게 던지는 궁극적인 질문이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전에는 사운드 아티스트, 그래픽 디자이너, 애니메이션 감독, 사진작가, 연구자 등 여러 분야의 글로벌 아티스트 12팀이 참여해 소리와 3D 애니메이션, 가상현실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쉼터를 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사운드 아티스트 유리 스즈키의 작품 ‘히비키 트리’(Hibiki Tree)로 시작해 쉼터를 찾아 나가는 여정을 콘셉트로 ‘이동’, ‘확장’, ‘관계’, ‘아카이브 라운지’ 총 네 개 파트로 구성된다.이동에서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존재인 인간에게 고정된 집이 갖는 의미를 질문하며, 확장에서는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공간을 창조함으로써 쉼터의 범위를 확대한다. 관계에서는 여러 대상과의 교류를 통해 형성되는 정서적 친밀감과 이로 인한 새로운 형태의 쉼터를 소개하며, 전시의 마지막 공간인 아카이브 라운지에서는 ‘현대 블루 프라이즈’의 지난 발자취와 함께 작가들이 작품을 준비하며 축적한 서적과 이미지들이 전시된다. 박지민 큐레이터의 전시회는 8일부터 내년 6월 16일까지 현대 모터스튜디어 부산에서 열린다. 그는 현대차가 주최하는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 2022’ 수상자다. ‘현대 블루 프라이즈’는 현대자동차가 차세대 큐레이터를 발굴해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통찰력 있는 다양한 주제의 전시를 통해 국내외 문화예술계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현대차는 양질의 창작 주체가 되는 큐레이터의 중요성을 깨닫고 2017년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현대 블루 프라이즈 아트+테크’를 운영해 신진 큐레이터를 양성해 왔다. 2021년부터는 디자인으로 주제를 확장해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다. 전시가 진행되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디자인의 힘’이라는 콘셉트로 2021년 4월 개관해 매년 새로운 디자인 전시와 이와 연계된 다양한 고객 경험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 상반기 보조금 부정수급 618억… 작년보다 22.4% ‘껑충’

    상반기 보조금 부정수급 618억… 작년보다 22.4% ‘껑충’

    올해 상반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조금 부정수급자를 적발해 거둬들인 금액이 418억원에 달했다. 보조금 부정수급 적발에 따른 제재부가금 200억원까지 포함하면 600억원이 넘는다. 특히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 연구개발(R&D) 부정수급 증가가 전체 환수액을 끌어올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7일 중앙행정기관, 지자체, 시도 교육청 등 308개 기관을 대상으로 ‘공공재정환수법 제재 처분 실태’를 점검한 결과 상반기에만 제재부가금을 포함한 부정수급액 618억원을 환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505억원)보다 22.4% 늘었다. 제재부과금은 부정이익가액의 최대 5배를 부과한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 환수액은 31억 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환수액에서 차지한 비중은 8%로 적지만 지난해 상반기(5억 1000만원)에 비해 6배 이상 증가해 전 분야를 통틀어 증가 폭이 가장 가팔랐다. 허위 세금계산서와 허위 연구자를 등록해 연구개발비를 타낸 사례, 기업이 파견근로자를 직접 채용한 것처럼 속여 청년일자리창출지원금을 가져간 사례 등이 적발됐다. 권익위는 이런 사례들로 전체 환수액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커졌다고 분석했다. 앞서 정부는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일부 기관들의 부정수급 사례를 문제 삼아 내년도 R&D 예산을 일괄 삭감하기도 했다. 사회복지 분야 환수 금액은 342억 1000만원(82%)으로 덩치가 가장 컸지만 지난해보다 6.2% 줄었다. 사회복지에서도 생계급여와 긴급복지지원 등 기초생활보장 분야 부정수급 환수액이 55%로 절반을 넘겼고 고용안정장려금, 일자리 창출 지원 등이 33%를 차지했다. 3위는 통신 분야였다. 운수업체 유가보조금의 지원 대상이 아닌 차량에 주유하거나 폐업 상태에서 유가보조금을 신청한 사례를 적발해 8억 9200만원을 환수했다. 8억 5700만원을 환수한 교육 분야에선 지역아동센터 등록 차량을 개인용도로 사용하면서 유류비를 청구해 꿀꺽한 사례 등이 적발됐다.
  • 한양대, 2023 교육혁신 컨퍼런스 개최....‘미래 사회를 선도하는 고등교육 혁신을 위한 빅 퀘스천 탐색’

    한양대, 2023 교육혁신 컨퍼런스 개최....‘미래 사회를 선도하는 고등교육 혁신을 위한 빅 퀘스천 탐색’

    한양대학교가 지난 1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에서 ‘2023년 교육혁신 컨퍼런스’를 열었다. ‘미래 사회를 선도하는 고등교육 혁신을 위한 빅 퀘스천(Big Question) 탐색’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유영만 교수의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미래 사회의 ‘대학이 알아야 할 7가지 변화와 대체 불가능한 대학 만들기’라는 주제로 배상훈 성균관대학교 교무처장의 특별강연이 진행됐다. 또 초학제적 인문학과 빅 퀘스천, 미래 연구자 양성을 위한 빅 퀘스천 기반 연구활동, 생성형 AI시대의 대학 교육 등을 주제로 한양대학교 철학과 이상욱, 생명과학과 최제민, 경영학부 차경진 교수의 강연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특히 한양대학교가 새롭게 추진하는 교육혁신의 핵심인 ‘질문중심학습(Question Based Learning, 이하 QBL)’이 공유돼 주목받았다. 이기정 한양대 총장은 “질문하는 교수와 답하는 학생의 전통적인 역할을 넘어 QBL은 한양대학교의 교육혁신 모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승환 한양대학교 IC-PBL교수학습센터장은 “지난달 학생을 대상으로 질문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개최된 ‘애스크톤’ 대회에 이어 교수와 직원 등 대학 관계자들에게 한양대학이 추진하는 질문 중심 교육혁신의 청사진을 공유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취암장학재단, ‘2023 한국정치학회 인재저술상’ 후원

    취암장학재단, ‘2023 한국정치학회 인재저술상’ 후원

    이근욱 서강대 교수 ‘아프가니스탄 전쟁: 9·11 테러 이후 20’ 수상 영예<br>취암장학재단이 ‘2023 한국정치학회 인재저술상’ 수상 지원금을 쾌척했다고 4일 밝혔다. 한국정치학회는 1953년 창설된 이래 현재 국내외 교수, 학자, 대학 및 연구기관에서 활동하는 2200여 명의 박사급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의 정치학 학술단체이다. 국내 및 국제학술회의와 학술지, 연구 단행본 발간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2009년 고(故) 인재(仁齋) 윤천주 회원의 학문적 업적을 기리며 한국 정치의 발전과 정치학 교육의 질적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저술 활동 진작을 위해 인재 저술상을 제정하고, 매년 학회 회원을 대상으로 수여하고 있다. 취암장학재단은 한국정치학회의 취지에 맞춰 우리 사회 정치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인재저술상 수상 지원금을 후원했다. 한국정치학회 인재저술상 외에도 한국수산과학회 학술상, 이설주 문학상 등 인문 및 기초과학 분야 발전을 위한 후원 사업을 지원해오고 있다. 2023 한국정치학회 인재서술상은 이근욱 서강대 교수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9·11 테러 이후 20’이 선정됐다. 인재저술상 위원회의 엄정한 1차, 2차, 최종심사를 거쳐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근욱 교수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 외교정책 결정 과정과 테러, 제3국 군사개입, 내전, 평화 협상 등 연구에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 학문적 연구성을 높이 평가해 수상자로 최종 결정됐다. 취암장학재단 관계자는 “한국정치학회 인재저술상은 지난 3년 동안 발행된 출판물 중 최고의 저서 1권을 선정하는 정치학계의 권위있는 저술상 중 하나”라며 “한국 정치학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후원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취암장학재단의 취암(取巖)은 사조그룹의 창업주인 주인용 선대 회장의 호로, 선대 회장의 뜻을 기려 사회적 책무의 소명과 참된 교육의 장려육성으로 국가의 백년대계를 도모하는데 기여하고 이를 위한 장학사업을 영위하는 것을 목적으로 1986년 설립됐다. 장학금 지급, 학술 연구비 지급 및 보조와 교육 및 학술단체 보조 등의 사업을 통해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육성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 백석예대 최재혁 교수 출간 도서, ‘2023 세종도서 학술부문 문학 추천도서’ 선정

    백석예대 최재혁 교수 출간 도서, ‘2023 세종도서 학술부문 문학 추천도서’ 선정

    백석예술대학교 글로벌문화콘텐츠학부 최재혁 교수가 도서출판 역락에서 출간한 도서가 2023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추천도서에 선정됐다. 세종도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의뢰해 매년 학술과 교양부문 우수도서를 선정해 보급하는 사업이다. 전국 공공도서관, 병영도서관, 전문도서관 등 2700여 곳에 보급된다. 최 교수가 쓴 중국고전문예이론은 중국문예이론에 기반을 두고 중국의 전통 창작자가 문예 작품을 완성해가는 일련의 과정을 차례대로 연구한 책이다. 최 교수는 중국문예이론의 전통을 지키면서 서양문예이론과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공존하느냐에 골몰했고, 이 책을 통해 중국문예이론의 다의성을 계승하면서 서양문예이론의 명확성으로 그 모호한 간극을 메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학술부문 문학 추천도서 선정에 대해, 오랜 기간 한 우물을 판 연구자들의 연구 성과가 존재했고 참신한 시각과 통찰, 깊이 있고 수준 높은 연구로 학술적 기여가 크며 사회 현상과 문학의 사유에 있어 기존의 논의와 차별적인 시각을 제시하며, 학술 연구자뿐 아니라 대중의 관심을 유도할 만한 설득력과 가독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고 총평하고 있다.
  • 서울시립대 산학협력단, 2023 연구지원체계평가 ‘A등급’ 획득

    서울시립대 산학협력단, 2023 연구지원체계평가 ‘A등급’ 획득

    서울시립대학교 산학협력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TEP(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실시한 ‘2023년도 연구지원체계평가’에서 ‘A등급’ 기관으로 선정됐다고 28일 밝혔다. 연구지원체계평가는 과기정통부와 KISTEP이 신청대학을 대상으로 2년 주기로 시행하는 연구지원체계 종합평가 제도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기관은 연구지원의 체계성·전문성을 강화하고 연구성과를 높일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번 평가는 2021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진행됐으며, 평가대상은 연구지원 기능을 보유한 대학 중 신청 대학 총 161개 대학 대상으로 이뤄졌다. 1차 서류평가, 2차 재점검 및 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난 20일 평가 결과가 발표됐다. 평가지표는 총 5개 영역으로 ▲연구지원조직의 운영역량 ▲연구자의 처우개선 정도 ▲연구비 집행의 투명성 ▲연구제도 운용의 합리성 ▲연구자 애로사항 모니터링이다. 이는 9개 항목, 26개 세부지표로 세분되며 연구지원체계 구축 및 운영 역량과 관련된 지표로 산정된다. 서울시립대 산학협력단은 이번 2023 연구지원체계평가 평가에서 전 분야에 걸쳐 우수한 점수로 A등급을 획득했다.
  • “도전적 연구 실패해도 불이익 없다”… 평가등급 폐지하고 예타면제 적용

    “도전적 연구 실패해도 불이익 없다”… 평가등급 폐지하고 예타면제 적용

    尹 “과학이 가장 중요” 혁신 강조연구자 기술료 보상비 10%P 올려 글로벌R&D에 3년간 5.4조 투입 도전적 연구는 실패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연구개발(R&D) 혁신안을 정부가 내놓았다. 또 혁신적 연구에는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고 글로벌 R&D에 3년간 5조원 넘게 투자한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을 통해 이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3차 전원회의에서 심의·확정한 ‘윤석열 정부 R&D 혁신 방안’과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R&D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정부 R&D는 올해 세계 5위 규모로 양적 성장을 이뤘으나 양적 확대에 기댄 발전은 한계에 부딪혔다”면서 “오늘 발표한 R&D 혁신 방안은 세계를 선도하는 과학기술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국가적으로 시급한 도전적·혁신적 R&D 사업에 대해서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나 패스트트랙을 적극 인정하기로 했다. 도전적 R&D에 필요한 최신·고성능 장비와 연구시설 도입 계약에 걸리는 기간은 기존 120일에서 50일로 단축한다. 도전적 연구는 실패하더라도 후속 과제 선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성공·실패를 구분 짓는 방식의 평가등급을 폐지한다.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시행령을 개정해 연구자에게 돌아가는 기술료 보상 비율을 현행 50%에서 60% 이상으로 상향한다. 우수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연구자에게는 사업화 R&D를 지원해 ‘IP 스타 과학자’로 육성할 계획이다. 세계 기술패권 경쟁의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12대 국가전략기술 R&D’에 대해 연간 5조원 수준으로 지속 투자한다. 글로벌 R&D 추진 전략은 기존의 소규모·단발성 국제협력 대신 국가 차원의 전략성을 반영한 ‘투트랙(탁월성·개방성)+α(해외 진출)’ 체계로 개편한다. 현재 정부 R&D의 1.6% 수준인 글로벌 R&D 투자 규모를 6~7% 수준으로 확대, 앞으로 3년간 총 5조 40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 국가전략기술별로 글로벌 인력 지도를 만들어 인력 교류 사업과 연계하고, 유럽연합(EU)의 연구자 교류 프로그램인 ‘마리 퀴리 프로그램’을 본뜬 한국형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민간위원 오찬 간담회를 열고 “대한민국이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와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퍼스트 무버’(선도자)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R&D도 이러한 방향에 맞춰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그간 자문회의가 헌법기관으로서 현행 R&D 시스템의 문제점을 여러 번 지적했는데도 이익집단 반대로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혁신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이어 “우리 정부에 제일 중요한 것은 과학이다. 제가 아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 달라”고 덧붙였다. 내년도 정부의 R&D 예산 삭감 논란에 대한 과학계 반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 나주시, ‘한말 나주의병 생애·활동 학술행사’ 성료

    나주시, ‘한말 나주의병 생애·활동 학술행사’ 성료

    전남 나주시가 한말 구국에 앞장선 나주 의병 활동을 재조명하는 학술대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나주시는 최근 나주시민회관에서 ‘한말 나주 의병의 생애와 활동’이란 주제로 기조발제, 주제발표, 종합토론 순의 학술행사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나주시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지역 출신 한말 의병인 ‘김태원·김율 형제’, ‘박사화’를 위시한 박민홍·박근욱·박화실 등 밀양박씨 가문 의병, 김창균과 그의 자녀 김석현·김복현(김철), 손자 김재호로 이어지는 3대 민족 운동사를 다뤘다. 한말 호남의병 연구에 매진한 홍순권 동아대 사학과 명예교수는 ‘한말 의병 항쟁과 나주의병’이란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섰다. 주제발표는 홍영기 순천대 명예교수의 ‘한말 김태원·김율 형제의 의병 활동’, 노성태 남도역사연구원장의 ‘한말 밀양박씨 청제공파의 의병 활동’, 한규무 광주대 교수의 ‘김창균가의 민족운동 -의병항쟁에서 독립운동으로-’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전경목 전 한국학중앙연구원 부원장을 좌장으로 박민영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은영 광주교대 강사, 최기영 서강대 명예교수가 참여하는 종합토론도 펼쳤다. 김태원은 1870년, 김율은 1882년에 나주시 문평면 북동리 갈마지 마을에서 태어났다.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의병을 일으켜 1908년 광주 광산구 어등산에서 투쟁하다 붙잡혀 순국했다. 김태원은 1962년, 김율은 1995년 각각 건국훈장 독립장에 추서됐으며 나주시민공원에는 김태원의 행적을 적은 기적비가 세워져 있다. 박사화는 1880년 나주시 왕곡면에서 태어났다. 의병장 박민홍과 함께 심남일 의병장 휘하에 소속돼 중군장으로 맹활약했다. 영암 국사봉 일대를 중심으로 유격전을 펼치다 일본군에 체포돼 1910년 순국했다. 남한폭도대토벌작전으로 체포된 호남의병장들 사진 속에서 박사화 의병장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정부는 1998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김창균은 나주 읍내에서 태어나 1886년 명성황후 시해와 단발령에 반발한 나주의병 중군장으로 활약했다. 그해 아들 김석현과 함께 순국했으며,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다. 김창균의 다섯째 아들인 김철(김복현)은 광주3.1운동의 주역이었다. 손자인 김재호는 의열단, 조선의용대, 임시정부 요원으로 활동했다. 김재호의 부인 신정완은 해공 신익희 자녀로 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의원을 지낸 독립운동가이다. 김창균 가(家)는 3대가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광주·전남지역 대표적인 항일 독립운동 가문으로 꼽힌다. 나주시는 임진 의병에서 한말 의병까지 구국에 앞장섰던 나주 의병에 대한 연구자료, 유적, 활용 방안 등의 총 4권의 ‘나주의병사’를 지난해 발간하는 등 호국선열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선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샘 올트먼 전격 해고 도화선은 AGI 연구 성과 때문”

    “샘 올트먼 전격 해고 도화선은 AGI 연구 성과 때문”

    오픈AI가 최근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의 전기가 될 수 있는 연구 성과를 거둔 것이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해고 사태의 도화선이 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22일(현지시간) 익명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 내부에서 새롭게 연구중인 인공지능 Q*(큐스타)가 인간만큼의 추론 능력이 요구되는 수학 문제를 푸는 성과를 거둔 뒤 복수의 연구진이 Q스타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상용화할 때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편지를 보낸 것이 오픈AI 이사회가 내세운 올트먼 주요 해고 사유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 편지의 사본을 검토할 수 없었고, 큐스타의 기술적 역량을 독립적으로 검토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오픈AI 대변인에 따르면 미라 무라티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최근 내부 직원에 보낸 메시지에서 Q스타 프로젝트에 관해 이사회가 받은 편지가 있었다고 밝혔다. 오픈AI 일부 직원은 로이터에 “Q스타가 AGI 개발을 성공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익명의 오픈AI 내부 소식통은 “방대한 컴퓨팅 리소스가 주어지면 이 새로운 모델은 특정 수학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비록 초등학생 수준의 수학 문제만을 풀었지만 이러한 테스트를 통과한 건 향후 Q스타의 성공을 매우 낙관적으로 보는 근거”라고 말했다. AI 연구자들은 수학 분야를 생성형 AI 연구의 최전선으로 여긴다. 현재의 생성형 AI는 방대한 양의 인간의 글을 학습해 다음 단어를 예측하는 글쓰기와 언어 번역 기능이 탁월하지만 같은 질문에 대해 하나 이상의 답변을 내놓는다. 하지만 정답이 하나뿐인 수학 문제에 대한 해답을 도출하는 능력을 가진다는 것은 AI가 인간지능에 버금가는 추론 능력을 갖게됨을 뜻한다. AI 연구자들은 이러한 추론 능력이 새로운 과학 연구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인간이 설정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제한된 기능만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약한 인공지능’과 달리 AGI는 일반화, 학습, 이해가 종합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이다. AI 학계에서는 그간 자율적 문제 설정이 가능하고, 자가 학습이 가능한 AGI가 인류를 멸종시키는 것이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할 위험성에 대해 논의해왔다. 오픈AI 내부 여러 소식통은 이전에는 ‘코드 젠’과 ‘수학 젠’으로 불렸던 두 연구팀이 함께 AI의 추론 능력을 개선해 궁극적으로 과학 연구를 수행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트먼은 지난주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우리의 눈 앞에 거대한 진보가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는 “오픈AI는 역사상 네 번이나, 그리고 지난 몇 주간 인류의 ‘무지의 베일’을 걷어내고 발견의 지평을 넓히는 자리에 함께할 수 있었다”며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일생일대의 직업적 영광”이라고 말했다. 6명의 이사진 가운데 회사 창립 멤버이자 챗GPT 연구개발을 총괄해온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과학자는 AI 상업화가 인류를 파멸로 이끌 우려를 표하며 AI 개발의 속도조절을 주장했다. 반면 AI 개발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신사업을 추진해온 올트먼은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전격 해고된 올트먼이 마이크로소프트(MS) 내 신설 AI 연구팀으로 자리를 옮기기로 한 뒤 오픈AI 직원 770명 가운데 702명이 그를 따라 이직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두머’(Doomer, AI가 인류를 파멸시킬 것을 우려하는 사람)가 일으킨 ‘실리콘밸리 쿠데타’는 5일만에 ‘부머’(AI 개발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사람)의 승리로 종결됐다.
  • [정재정의 독사만평] 통계 조작에 어른거리는 옛소련 망령/서울시립대 명예교수

    [정재정의 독사만평] 통계 조작에 어른거리는 옛소련 망령/서울시립대 명예교수

    감사원은 지난 9월 15일 부동산, 고용, 가계소득 등의 통계 조작 혐의로 문재인 정부 정책실장 4명을 비롯해 총 2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혐의를 받은 전현직 고위 공무원 대다수는 통계 조작 직후 승진 또는 영전했다. 이들의 범죄 여부는 검찰 수사로 밝혀지겠지만 감사원이 혐의를 잡은 것만으로도 문 정권의 신뢰는 근본에서 무너졌다. 게다가 고발당한 정책실장들은 민주·정의를 입에 달고 살아온 학자·운동가 출신으로 위선의 민낯을 보여 줬다. 그들은 잘못을 사과하고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날조한 수치를 경제 상황의 호전 징표라고 강변해 공직윤리와 공공의식의 타락까지 드러냈다. 소련 등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정책 실패를 감추기 위해 으레 통계를 조작했다. 가공한 통계는 당연히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으로 연결돼 국정을 더욱 파탄으로 몰아넣었다. 소련은 스탈린의 지도 아래 1928년부터 제1차 5개년 계획을 추진해 단기간에 중화학공업을 발전시켰다. 공식 발표로는 국민경제에서 근대 공업의 비율이 55%에서 70%, 기계공업 비율이 15%에서 26%로 높아졌다. 사회주의에 공감한 일본 등 서방의 좌파 경제학자들은 소련의 과장된 통계를 사실로 받아들여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자본주의 시장경제보다 우월하다고 상찬하는 저작을 쏟아냈다. 반면에 그들은 미국 등 서방 진영이 소련에 수백억 달러를 원조하고, 소련이 200만 정치범을 강제로 사역하거나 2000만 아사자를 내며 우크라이나의 곡물을 수출함으로써 중화학공업을 지탱한 사실은 애써 외면했다. 통계 조작이 정책뿐만 아니라 연구도 망치는 허방다리 역할을 한 셈이다. 패전 전 일본이 세운 국책기관인 남만주철도주식회사 조사부에는 마르크스주의에 동조하는 연구자들이 많았다. 관동군의 지원 아래 그들은 소련의 계획경제를 원용해 만주국을 일거에 중화학공업 체제로 재편하려는 전략을 수립했다. 만주국은 만철 조사부 등이 입안한 청사진에 따라 1937년부터 ‘만주산업개발 5개년 계획’과 ‘만주북변 개발계획’ 등을 강력히 추진했다. 그 결과 만주국은 10년도 안 돼 세계 유수의 중화학공업 지대로 변모했다. 풍부한 자원, 과감한 투자, 전체주의식 동원 등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패전으로 만철 조사부가 해체되자 일본의 소련 경제 연구는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소련의 현실 정보를 제공해 준 인적 네트워크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로 공식 문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사회주의에 환상을 품은 일본의 연구자들은 소련이 발표한 거짓 통계를 교묘히 활용해 현실과 괴리된 결론을 그럴듯하게 쏟아냈다. 예를 들면 노노무라 가즈오는 만철 조사부에서 소련 경제 연구를 하다 귀국해 오랫동안 히토쓰바시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명성을 날렸다. 그는 1960년대 초 소련 공업의 성장 능력을 높게 평가해 1980년 무렵이면 국가나 개인의 공업 생산이 미국을 확실히 능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시는 사회주의를 칭찬해야 지식인 대접을 받는 풍조가 유행했다. 그리하여 다른 좌파 연구자들도 소련의 현재와 장래를 장밋빛으로 묘사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다. 그러나 좌파의 주장이 틀렸음은 곧 판명됐다. 소련 경제는 진작부터 기능 부전에 빠져 1989년 마침내 연방을 해체하고 사회주의마저 폐기했다. 그제야 노노무라는 ‘소련을 나쁘게 쓰면 입국할 수 없었다’, ‘내가 쓴 것은 모두 틀렸다’고 변명 겸 자책하며 학계를 떠났다. 문 정권의 통계 조작 소식을 접하고 소련과 노노무라를 떠올린 것은 자유민주주의적 사고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난 충격 때문이다. 한국이 소련과 노노무라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이번 통계 조작 사건을 엄정히 다스려 재발의 씨앗까지 원천적으로 없애야 한다.
  • 尹 “R&D재정, 원천기술과 혁신·도전적 연구에 중점 사용”

    尹 “R&D재정, 원천기술과 혁신·도전적 연구에 중점 사용”

    윤석열 대통령은 “연간 230억 달러가 넘는 국가 연구개발(R&D) 재정을 민간 시장에서 투자하기 어려운 기초원천기술과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혁신적이고 도전적 연구에 중점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왕립학회에서 열린 ‘한영 최고과학자 미래 포럼’에서 “대한민국은 양적 위주의 성장에서 질적 위주의 성장으로,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전환하기 위해 이를 뒷받침하는 국가 R&D 지원 체계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정부의 성공적인 경제 성장은 정부와 민간이 함께 과학기술 연구에 힘을 쏟고, 이를 기반으로 강력한 산업화에 나섰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왕립학회와 한국의 기초연구원 과학기술한림원 등이 중심이 돼 세계 최고의 연구 결과를 창출하고, 미래 연구자를 함께 양성하는 공동 프로그램을 추진해 달라”며 “대한민국 정부가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제 뛰어난 천재 한 명이 세상을 바꾸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여러 인재가 함께 공동으로 연구하고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 내는 것이 현대 과학기술 발전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또 “예측하기 어려운 전염병, 에너지 자원고갈, 기후위기 등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도전 과제들은 한 나라의 기술혁신과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며 “최근 코로나19 위기 때 mRNA와 바이러스 연구를 토대로 백신을 신속하게 개발해 전 세계가 이를 함께 극복한 것이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뉴턴이 말했듯이 거인 어깨 위에 올라서면 더 멀리 볼 수 있다”며 “오늘 여기 모인 최고 과학자들의 연대와 협력이 한영 젊은 과학자들에게 거인의 어깨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 ‘총선 출마설’에 말 아낀 한동훈 “충분히 말씀드렸다”

    ‘총선 출마설’에 말 아낀 한동훈 “충분히 말씀드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총선 출마설에 대해 “이미 충분히 말씀드렸다고 생각한다”면서 말을 아꼈다. 한 장관은 이날 법무부 사회통합프로그램 평가 시스템인 대전 한국어능력평가센터(CBT) 개소식에 참석하기 위해 대전을 찾았다. 그는 “저의 중요한 일을 열심히 할 것”이라는 전날 발언 중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오늘 대전에 온 이유”라고 답했다. 한 장관은 전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인구포럼’에 참석한 뒤 총선 출마설에 관한 질문에 “저는 저의 중요한 일이 많이 있다. 중요한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그는 CBT에 대해 “외국인 우수 과학 인재를 유치하고,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어를 제대로 습득해서 우리 국민들과 잘 살아갈 수 있는 기본 토대를 만드는 게 내게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구 구조가 바뀌면서 과학 인재 인력 구조에도 큰 변화가 있는데, 카이스트 학생 1만 1000명 중 1500명이 외국인 연구자”라며 “중요한 외국인 과학기술 인재들이 비자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우리나라를 떠나지 않고 이곳에서 계속 연구할 수 있도록 비자 정책을 파격적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지난 17일 대구를 방문한 데 이어 대전 등 각 지역 현장을 연이어 찾는 일정이 내년 총선 출마를 의식한 정치 행보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선 “그동안 국회 일정이 연속적으로 있어서 현장 방문을 하지 못했던 것뿐”이라며 “전임 법무부 장관에 비해 현장 방문 건수는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구 방문 과정에서 시민들과 장시간 사진 촬영을 한 것을 두고 출마를 염두에 둔 행위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는 질문엔 “성의를 보인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선의로 계신 분들에게 제가 별거 아닌 성의를 보인 것은 당연하다. 저는 일정이 끝났으니 기차 끊기면 버스 타고 가면 되지 않나. 별것 아니다”라면서 “금요일 밤 동대구역에 계셨던 대구 시민은 다 저보다 바쁘고 귀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당연히 거기 계신 분들 시간이 제 시간보다 덜 귀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지난 9일부터 원색적인 설전을 주고받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이날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사법고시 합격 하나 했다는 이유로 검사 갑질하고 있다”고 한 데 대해 한 장관은 “일부 운동권 정치인들이 겉으로는 깨끗한 척하면서 재벌 뒷돈 받을 때 저는 어떤 정권에서든 재벌과 사회적 강자에 대한 수사를 엄정하게 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응수했다. 한 장관의 문법(화법)이 여의도 문법과 다르다는 견해에 대한 질문엔 “여의도에서 300명만 공유하는 화법이나 문법이 있다면 그건 여의도 문법이라기보다는 ‘여의도 사투리’ 아닌가요?”라고 반문하며 “나는 나머지 5000만명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고 말했다.이날 한 장관이 개소식이 열리는 건물 앞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들은 환호하며 꽃다발을 건넸다. 이들은 한 장관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나중에 대선 때까지 쭉!”, “한동훈!” 등을 외치며 응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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