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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페이스 시대… 우주강국 열었다

    뉴스페이스 시대… 우주강국 열었다

    27일 오전 1시 13분,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남도의 밤하늘을 가른 누리호 4호기는 그동안 정부 중심의 우주 개발인 ‘올드스페이스’에서 민간 주도 개발인 ‘뉴스페이스’로 향하는 분기점이 됐다. 2009년 8월 대한민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의 1차 발사로부터 16년, 7번째 발사 만에 처음 민간 주도로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는 13기의 탑재 위성들을 계획대로 궤도에 안착시켰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오전 2시 40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발사 결과 브리핑’에 참석해 “누리호의 4차 발사 성공은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갖췄음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정부와 민간, 국가연구소가 한 팀이 돼 수행한 최초의 민관 공동 발사로서 우리나라 우주 산업의 생태계가 정부 중심에서 민간 중심으로 바뀌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배 부총리는 또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우주 개발 분야에서의 새로운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며 “오늘의 성공을 밑거름 삼아 차세대 발사체 개발, 달 탐사, 심우주 탐사 등 대한민국이 세계 5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는 길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4차 발사 과정에서도 위기는 있었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26일 오후 7시 30분 ‘누리호 4차 발사 발사관리위원회’를 열고 누리호 비행에 대한 제반 환경을 고려한 결과 27일 0시 55분 발사하기로 결정했다. 예정 시간 10분을 남기고 발사 자동 운용(PLO·Prelaunch Operation) 프로그램이 시작됐지만, 불과 2분 만에 센서 이상이 발견되면서 PLO가 중단됐다. 이에 발사 시간을 예정보다 18분 늦춘 새벽 1시 13분으로 변경했다. 기기 이상인 경우는 발사를 연기할 수밖에 없지만, 다행히 센서 문제였기 때문에 발사 과정은 다시 정상 진행됐다. 예상치 못한 센서 이상으로 발사가 연기되다 보니 발사 1분을 남겨 둔 시점부터는 발사지휘센터(MDC)에 있던 연구자와 기술진 사이에 침 삼키는 소리마저 소음으로 들릴 정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발사 3초 전 누리호 4호기는 엄청난 굉음과 함께 화염을 내뿜기 시작했다. 냉각된 산화제로 인해 기체 표면에 붙어 있던 얼음덩어리들을 떨어내며 힘차게 솟구쳐 오른 누리호는 발사 741.2초 뒤에 목표 궤도인 고도 600.5㎞에 도달했다. 이후 3단에 탑재된 차세대중형위성3호를 시작으로 민간에서 개발한 12기의 큐브샛을 2기씩 6차례 사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이번 4차 발사는 누리호 발사와 위성 분리까지 모든 과정이 한 치의 오차 없이 끝나면서 임무를 완료했다. 임무 완료가 확인되는 순간 누리호 발사의 총괄 지휘를 담당하는 MDC를 책임지고 있는 박종찬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을 비롯한 모든 사람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진정근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이번 4차 발사는 단순한 시험을 넘어 발사체 신뢰성 확보와 민간 기술 이전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누리호는 반복 시험을 통해 신뢰성을 검증하는 과정에 있으며 2·3차 발사와 연계해 이번 발사는 발사체 안정성 확보에 핵심적인 단계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특히 이번 발사는 민간 기업이 제작의 전 과정을 주관한 첫 사례라는 점이 중요하다”며 “이어지는 5·6차 발사에서 민간 기업의 참여 범위가 확대될 것이기에 단순히 누리호의 민간 주도 발사 가능성을 넘어, 기업이 자체적으로 기술을 내재화해 향후 민간 주도의 발사체 개발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정부는 앞으로 2027년까지 누리호를 2차례 더 발사함과 동시에 누리호보다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추진해 우리나라의 우주 개발 역량을 더욱 키워 나갈 계획”이라면서 “2028년 7차 발사를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 8차 이후부터는 매년 1번 이상 누리호를 발사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 감사원 “의대 ‘2000명 증원’ 근거 미흡”…대학별 배정 과정도 ‘부실’

    감사원 “의대 ‘2000명 증원’ 근거 미흡”…대학별 배정 과정도 ‘부실’

    ‘의료 대란’을 부른 의대 입학 정원 2000명 증원 추진과 관련해 증원 규모 결정부터 대학별 정원 배정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의대 정원 증원 추진 과정에 대한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난해 2월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를 거쳐 ‘2000명 일괄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사 인력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복지부는 의대 증원 규모 결정의 근거로 ‘2035년에는 의사 1만 5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된다’는 점을 들었다. 1만 5000명은 현재 의사 수요·공급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가정 아래 진행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기관의 연구 결과를 종합한 1만명에, 복지부가 의뢰한 연구자 A씨가 추산한 현재 시점에 부족한 의사 수 4786명을 더한 것이었다. ‘2000명 증원’ 근거 논리적 정합성 부족…충분한 협의·논의 없는 절차적 문제도감사원은 복지부가 논리적 정합성이 부족한 추계에 근거해 증원 규모안을 마련했다고 봤다. A씨의 연구는 지역 간 의사 수급 불균형을 나타낸 것으로, 전국 총량 측면에서 부족한 의사 숫자를 계산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구자 A씨도 감사원에 이러한 의견을 제출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현재 부족한 의사 수를 5000으로 보더라도 고령화 등 인구 구조 변화 효과를 반영해 보정하지 않고 1만명과 단순 합산함으로써 총 부족 의사 수가 부정확하게 산출됐다고 판단했다. 정부가 합의와 달리 증원 규모에 대해 의사단체와 협의하지 않고, 발표 직전 보정심 심의에서 위원들에 충분한 정보와 검토·논의 시간도 부여하지 않는 등 결정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 노력도 미흡했다고 감사원은 짚었다. 증원 규모 배정 기준 일관성 없어…배정 위원 선정 과정도 문제감사원은 대학별 의대 증원 규모를 배정하는 데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먼저 배정 인원을 결정하기 위한 배정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있어 대학의 교육 여건을 평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이 균형 있게 포함됐는지 검토 없이 배정위원회를 구성했다. 배정 위원으로 위촉된 7명 대부분이 보건의료정책 연구자나 관련 공직자로 의대 졸업 등 경험·전문성은 있으나 의대 교육 현실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경력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현장 점검을 하지 않고 배정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하지 않는 등 정원 배정의 타당성·형평성도 저해됐다고 감사원은 판단했다. 교육부는 당시 대학 유형별 배정 기준을 적용한 뒤 ‘수도권 병원 임상 실습 시간 비율 과다’ 등을 이유로 6개 대학의 배정 규모를 조정했다. 특정 대학에만 감소 조정 사유를 적용하고, 같은 사유가 있는 다른 일부 대학에는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 다만 감사원은 일부 공무원의 배정 위원 위촉과 배정위 회의록 미작성 등의 사안은 부적정하거나 현행 법령을 위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 모아이 석상의 핵심 ‘비밀’ 중 하나 풀렸다 [달콤한 사이언스]

    모아이 석상의 핵심 ‘비밀’ 중 하나 풀렸다 [달콤한 사이언스]

    1970~80년대에 10대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어깨동무, 새소년, 소년중앙 같은 잡지들을 기억할 것이다. 잡지들에는 종종 ‘세계 ○대 미스터리’ 식의 기사가 종종 실렸다. 세계의 미스터리에서 빠지지 않았던 것이 ‘모아이 석상’이다. 모아이는 1250~1500년에 폴리네시아 동부 칠레 이스터섬에서 라파 누이족에 의해 조각된 사람 얼굴 모양의 석상이다. 석상이 만들어진 시기를 제외하고는 누가 만들었고, 모아이를 제작한 방법의 논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며,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빙햄튼대 인류학과, 지리학과, 애리조나대 인류학부 공동 연구팀은 라파 누이(이스터섬)에 있는 모아이 석상은 중앙집권적 집단이 아닌 수많은 독립적 집단에 의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11월 27일 자에 실렸다. 이스터섬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라파 누이 섬은 13세기 폴리네시아 공동체가 조각한 600여 개의 석상(모아이)이 보존돼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라파 누이 사회는 정치적으로 통일되지 않았고, 소규모의 독립적 가족·친족 집단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는 모아이 석상 제작도 분산된 방식으로 이뤄졌을 수 있다고 추정하게 하지만, 명확한 증거는 없다. 연구팀은 모아이 석상 제작을 위한 주요 채석장인 라노 라라쿠의 이미지 1만 1000장 이상을 수집해 다양한 완성 단계의 모아이 수백 개를 포함한 채석장의 종합적 3차원(3D) 모델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모델에 대한 상세한 분석 결과, 다양한 조각 기법을 특징으로 한 30개가량의 채석 활동 중심지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여러 개의 독립적 작업 영역이 존재한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채석장에서 모아이를 다양한 방향으로 운반한 증거도 발견됐다. 이런 증거들은 모아이 제작이 라파 누이 사회와 마찬가지로 중앙 관리에 의해 조직되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 결과는 피라미드 같은 거대 규모의 돌 건축물 제작에는 계층적 조직이 필요하다는 일반적 가정에 반한다. 모아이 석상들 사이의 유사성은 공동체가 함께 조각한 결과가 아닌 문화적 정보 공유를 반영한 것일 수 있다. 칼 필립 리포 미국 빙햄튼대 박사는 “이스터 섬의 ‘미스터리’는 연구자들이 가설을 평가하고 설명을 구축할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상세한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며 “이번에 연구한 채석장 3D 모델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물론 다양한 문화재 분석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야간 발사, 늘어난 위성…누리호, 새 도전도 쉽게 넘었다 [누리호 4차 발사 성공]

    야간 발사, 늘어난 위성…누리호, 새 도전도 쉽게 넘었다 [누리호 4차 발사 성공]

    “오케이, 야간 발사도 문제없다.” 27일 새벽 1시 13분 발사지휘센터(MDC) 관계자들은 누리호가 육중한 몸체를 과시하며 힘차게 솟아오르는 순간 긴장으로 굳었던 얼굴이 밝게 바뀌었다. 나로호 때부터 따지면 7번째, 누리호만도 4번째 발사인데도 매번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발사체가 솟구쳐 오르는 순간까지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이번은 우리 손으로 만든 발사체가 처음 야간 비행에 나서는 것이었기 때문에 연구자와 기술진의 긴장감은 극에 달했었다. 앞서 두 차례 시험발사와 한 번의 실전 발사 때보다 훨씬 더 많은 13기의 위성을 품고 올라가는 데 성공함에 따라 ‘우리 땅에서, 우리 손으로 우리 위성을 마음껏 쏠 수 있는’ ‘뉴 스페이스’ 시대의 핵심 우주 배송이 가능함을 보여줬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6일 오후 7시 30분에 ‘누리호 4차 발사 발사관리위원회’를 열고 누리호 비행에 대한 제반 환경을 고려한 결과, 27일 오전 0시 55분 발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일반적으로 우주발사체 발사 날짜와 시간은 탑재된 위성의 태양전지 발전 능력과 우주비행체 열 환경에 따라 궤도상 비행체에 태양이 비추지 않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또, 대기 상층 바람을 포함한 날씨 상태와 진입궤도를 도는 위성이나 우주물체와 충돌을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시간대를 고려해 발사 시간이 결정된다. 4차 발사는 야간에 진행됐다. 그 이유는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의 오로라 관측 임무 때문이다. 우주 공간에서는 오로라를 관측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태양광이 강하지 않은 낮 12시 30분~50분 경이다. 오로라 관측 최적 장소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새벽 1시 전후에 발사해야 한다. 야간 발사가 처음이기 때문에 안전 통제를 평소보다 강화했다. 육상에서는 발사대를 중심으로 반경 3㎞ 이내를 통제구역으로 설정하고, 경찰과 군 병력을 곳곳에 배치해 우주센터 접근을 철저히 통제했다. 누리호 발사 때 내뿜는 엄청난 화염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화재에 대비해 소방헬기와 소방차도 발사장 주변에 대기하는 등 단계별 대응 태세를 갖췄다. 발사 2시간 전인 오후 10시 54분부터는 낙하물과 비상 상황에 대비해 누리호 비행경로에 있는 폭 24㎞, 길이 78㎞ 해상과 폭 44㎞, 길이 95㎞의 하늘길이 통제됐다. 누리호 발사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드론을 띄우는 것도 통제됐다. 또, 발사 사흘 전부터 기상청 예보관이 고흥 나로우주센터에 파견돼 발사 일정 기상 상황을 자세히 살펴봤다. 오후 10시 12분부터 연료와 산화제 충전을 시작해, 오후 11시 19분에 연료 충전이 완료되고, 오후 11시 50분에 산화제 충전이 완료됐다. 또 오후 11시 45분부터 누리호를 고정하는 기립 장치가 철수하기 시작해 27일 0시 12분에 철수가 완료됐다. 애초 발사 예정 시간인 0시 55분을 10분 남기고 발사 자동 운용(PLO·Prelaunch Operation)이 시작된 지 2분 만에 센서 이상이 발견돼 자동 운용을 중단하고 발사 시간이 18분 뒤인 새벽 1시 13분으로 변경됐다. 누리호 발사에 대한 총괄 지휘를 담당하는 MDC를 책임지고 있는 박종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발사 10분 전인 새벽 1시 3분쯤 다시 발사 환경을 자세히 살핀 뒤 발사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센서 이상으로 발사가 연기된 뒤라서, 발사 1분을 남겨둔 시점부터 발사통제동은 침 삼키는 소리마저 소음으로 들릴 정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발사 3초 전부터 화염을 내뿜기 시작한 누리호는 예정 시간 정각에 수직으로 발사 후 남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속도를 높여 발사 후 50초 정도가 지난 시점에서 음속을 돌파하고, 70초가 지난 시점에 누리호 기체가 가장 힘을 많이 받는 최대 동압 구간 통과했다. 누리호는 오전 1시 13분 3초 전부터 점화를 시작해 이륙해 발사된 지 122.3초가 지난 뒤 1단 로켓을 분리하고, 230.2초가 지나서 위성덮개인 페어링을 분리했고 263.1초 뒤에는 2단 로켓을 떨어뜨리고 발사 741.2초 뒤에는 위성을 올리기 위한 목표궤도인 600.5㎞에 도달했다. 누리호는 3단에 탑재한 차세대중형위성 3호를 시작으로 민간에서 개발한 12기의 큐브샛을 2기씩 6차례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4차 발사에서는 누리호 발사와 위성 분리까지 모든 과정이 한 치의 오차 없이 끝나면서 ‘임무 완료’ 했다. 발사 후 16분 정도가 지난 뒤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13기가 모두 정상 분리됐다는 것을 확인한 MDC 연구자들은 사실상 발사 성공이 가시화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웃는 얼굴로 악수를 하고 등을 두드리며 축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발사 성공으로 누리호가 우주 운반체로도 손색이 없음을 확인했다. 박종찬 단장은 새벽 2시 40분에 열린 발사 결과 브리핑에서 “애초에 계획했던 비행 시간보다 상당히 단축된 것은 누리호 1, 2, 3단 엔진의 연소 성능이 추정값보다 조금 높게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해남군, 고구마연구센터 개소…K고구마 산업 선도

    해남군, 고구마연구센터 개소…K고구마 산업 선도

    해남의 대표 특산물이자 대한민국 명품 농산물인 고구마의 산업 전반을 총괄하고 미래 성장을 이끌어갈 전문 연구시설이 마침내 문을 열었다. 전국 최대 고구마 재배 면적(1,943ha)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리적표시제 제42호로 등록된 ‘해남고구마’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핵심 거점이다. 해남군은 25일 삼산면 평활리 해남군 농업연구단지에서 고구마연구센터 개소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총사업비 50억 원이 투입된 이 센터는 약 3만㎡ 부지에 조성됐다. 연구동(672㎡), 대규모 비닐온실(4000㎡), 저장고, 순화시설, 실증시험포(2만 4930㎡) 등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고구마연구센터는 단순한 재배 기술을 넘어선 고부가가치 창출을 목표로 한다. 주요 기능으로는 ▲지역 적합 품종의 개발·육성 및 보급 ▲조직배양묘 생산 ▲병해충 진단 및 저감 기술 연구 ▲재배기술 개선과 농업인 교육 ▲유통 조직화 및 가공제품 개발 등 고구마 산업 전반을 아우르게 된다. 특히 해남군은 이 센터를 기반으로 생산–가공–유통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해남형 고구마 산업화 모델’을 구축하고, 명품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 지역 농가와 연계한 산업화 및 부가가치 창출의 중심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센터가 위치한 농업연구단지는 AI(인공지능)와 스마트농업을 중심으로 한 농업 분야 기후변화대응 거점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설계되었다. 농업연구단지 내 국립농식품 기후변화대응센터를 컨트롤타워로 삼아 농업 분야 기후변화대응과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실증·연구단지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고구마연구센터는 해남고구마의 품질 향상과 산업화를 이끄는 핵심시설이자, 우리 군 농업의 미래 성장 동력을 육성하는 거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농업인들과 함께 경쟁력 있는 고구마 산업 기반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구마연구센터가 들어선 농업연구 1단지에는 이미 고구마 육종 연구동, 과학영농 실증시험포, 청년 농업인 임대 농장 등이 운영에 돌입했다. 해남군은 향후 고구마 스마트농업 실습장, 마늘 조직배양 시설, 민간 스마트농업단지 등 추가 시설과 더불어 방문객과 연구자를 위한 숙소 및 편의시설, 교육 연수시설 등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할 방침이다. 업연구 2단지는 임대형 스마트팜, 스마트 집하장, 기업 연계 종자 및 과수 생산·실증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며, 원활한 기업 유치를 위해 그린바이오 육성지구 지정도 추진 중이다.
  • 한국임업진흥원, 2026 산림 연구개발사업 ‘국민의견’ 먼저 듣는다

    한국임업진흥원, 2026 산림 연구개발사업 ‘국민의견’ 먼저 듣는다

    투명한 R&D 기획 첫발… 산림 과학기술 혁신 연구과제 제안서 사전 공시 산림 과학기술 분야의 미래 혁신을 이끌어갈 연구개발(R&D) 사업의 밑그림이 국민의 폭넓은 의견을 통해 그려진다. 산림청 산하 한국임업진흥원(원장 최무열)은 2026년도 산림과학기술 연구개발사업의 신규 과제에 대한 제안요구서(RFP) 초안을 사전 공시하고, 이달 25일부터 12월 2일까지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전 공시는 새로운 연구과제 기획 과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진흥원은 국민과 연구자들에게 과제를 미리 공개하고 다양한 외부 시각을 반영함으로써 사업 기획의 질적 수준과 실효성을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 사전 공시를 통해 공개되는 주요 내용은 ▲추진 배경 ▲핵심 연구 내용 ▲궁극적 목표 성과 ▲지원 규모 등이다. 진흥원은 특히 공시된 내용에 대해 ▲연구 지원의 필요성 ▲과제의 적정성 ▲기존 기술과의 유사성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하고 의견을 받을 예정이다. 신규 연구과제 제안서 초안은 한국임업진흥원 누리집과 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IRIS)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의견 제출은 IRIS 누리집 R&D 업무포털을 통해 가능하다. 최무열 원장은 이번 공시와 관련해 “산림과학기술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갈 핵심 수단”이라며 “국민 참여를 통해 현장성과 실효성을 갖춘 연구개발 과제를 발굴하고 임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미래 혁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경희대, 세계 상위 1% 연구자 4명 선정

    경희대, 세계 상위 1% 연구자 4명 선정

    클래리베이트 HCR 발표… 국내 종합대학 ‘톱 3’ 입증 경희대학교가 연구의 질과 영향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2025 세계 상위 1% 피인용 우수 연구자(HCR)’ 4명을 배출하며 국내 종합대학 중 3위의 성과를 기록했다. 이는 경희대의 학술적 위상이 국제적으로 급상승하고 있음을 명확히 입증하는 결과다. HCR은 글로벌 학술 정보 분석 기업인 클래리베이트가 논문 피인용 횟수 상위 1% 연구자를 선정하는 권위 있는 지표다. 올해는 전 세계 6868명, 국내 76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선정 결과를 통해 경희대는 사회과학, 교차 분야, 컴퓨터 과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고른 연구력을 입증했다.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스마트관광의 선구적 연구자인 구철모 교수와 정보기술 기반 관광 행동 연구를 이끄는 정남호 교수(스마트관광원)가 동시에 선정됐다. 또한, 장내미생물 연구 등 융합 분야에서 성과를 낸 배진우 교수(생물학과)가 교차 분야(Cross-Field)에 이름을 올렸다.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는 무선 네트워크 자원관리 및 머신러닝 분야의 권위자인 홍충선 고황명예교수(컴퓨터공학부)가 우수 연구력을 인정받았다. 김진상 경희대 총장은 “이번 HCR 선정 결과는 경희대의 연구 경쟁력이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우수 연구자를 영입하고 융합 연구를 적극 지원해 세계적인 연구 탁월성을 창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한강 노벨문학상 1주년’ 학술 심포지엄 광주서 개최

    ‘한강 노벨문학상 1주년’ 학술 심포지엄 광주서 개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을 기념하는 ‘전국 학술 심포지엄’이 29일 오전 10시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콘퍼런스홀에서 개최된다. 광주시교육청이 주최하는 이번 학술대회는 ‘한강, 광주를 읽다: 고통과 치유의 서사를 넘어 세계 시민으로 성장하는 학생 교육의 길’을 대주제로 삼아 한강 문학의 세계관을 심층적으로 조명하고, 미래 학생 교육의 지향점을 심도 있게 모색하는 장이 될 예정이다. 참석 대상은 학생, 교원, 교육 관계자, 문학 연구자, 평론가 등 문학계 석학 및 일반 시민을 아우른다. 심포지엄은 안병만 전 전국 국어교사모임 이사장의 기조 강연으로 서막을 연다. 안 이사장은 ‘한강 문학, 작가 한강’을 주제로 한강 소설에 투영된 인간 삶의 연약함과 치유의 미학, 그리고 작품의 주요 모티브인 ‘꿈’에 대해 소개한다. 이후 이어지는 주제 발표 세션에서는 한강 문학 해설서 집필진 등 저명한 연구자들이 심원한 분석을 개진한다. 이석중 강연자는 소설 ‘소년이 온다’를 중심으로 5·18 민주화운동과 소년 동호의 이야기를 분석하며 한강 문학에 나타난 ‘고통과 치유의 서사 미학’을 논한다.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집필자인 강정한 강연자는 ‘흰’에 담긴 ‘조각난 서사’의 빛을 조명하며 고통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인간 존엄 및 섬세한 치유의 미학을 탐구한다. 제주교육청 정책기획과 황문희 장학관은 ‘작별하지 않는다’에 투영된 제주 4·3 등 ‘잊혀지지 않는 기억의 서사’와 애도의 방식을 주제로 깊이 있는 통찰을 공유한다. 주제 발표 이후에는 ‘한강 문학을 활용한 비판적 독서 교육 방안’을 주제로 종합 토론이 이어진다. ‘소년이 온다’ 등 주요 작품 독서 토론과 글쓰기 지도, 초·중등 독서 교육에서의 한강 문학 접근법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다. 이정선 교육감은 24일 “한강 작가의 뛰어난 문학적 성과를 기념하고, 작품이 지닌 깊은 통찰력을 교육 현장에 접목하는 계기와 학생들이 비판적 사고력과 문학적 감수성을 함양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포지엄 참여 신청은 포스터 정보무늬(QR코드) 및 온라인 링크(https://buly.kr/AwgIWb6)에서 하면 된다. 선착순 120명이 채워지면 자동 마감된다.
  • “바람끼도 대물림될 수 있다”…정서적 거리감·친밀감 결핍이 위험 신호

    “바람끼도 대물림될 수 있다”…정서적 거리감·친밀감 결핍이 위험 신호

    불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심리·가정적 요인이 실험적으로 규명됐다. 튀르키예 코치대 연구진은 과거 연애 중 바람을 피운 적이 있거나 부모 중 한쪽이 불륜을 저질렀으며 정서적·육체적 친밀감이 낮고 감정적 회피 성향이 높은 사람일수록 외도 의향이 강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심리상담 전문 학술지 ‘패밀리 저널’(The Family Jour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불륜은 대물림된다”…가정환경이 연애 인식에 영향연구진은 18~30세 미혼 남녀 28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부모의 불륜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이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스스로 외도를 고려할 가능성이 현저히 컸다. 연구자인 에즈라 셀알마즈 임상심리학자는 “청소년기에 부모의 배신을 목격한 경험은 신뢰와 헌신에 대한 인식을 왜곡시킬 수 있다”며 “이른바 ‘세대 간 불륜 전이’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동 연구자인 기젬 에르뎀 교수는 “부모의 불륜이 자녀에게 정상적 관계 모델로 내면화되면 장기적으로 자신 역시 관계 회피나 반복적 외도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감정 회피·친밀감 결핍, 불륜 의향 높인다응답자 중 과거 연인에게 바람을 피운 적이 있는 사람은 이후 관계에서도 같은 행동을 반복할 가능성이 가장 컸다. 연구진은 “이전의 외도 경험이 새로운 관계에서도 ‘통제 전략’처럼 작동한다”며 “자신의 의존이나 상처받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무의식적 회피 행동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정서적·성적 친밀감이 낮을수록 불륜 가능성이 커졌다. 에르뎀 교수는 “현재 관계에서 친밀감과 만족도가 높을수록 외도 의향은 현저히 줄어든다”며 “감정적 거리감은 외부에서 새로운 유대감을 찾으려는 욕구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과거는 경고 신호일 뿐…치료 통해 관계 회복 가능” 연구진은 “과거 불륜 경험이나 부모의 외도는 ‘운명’이 아니라 경고 신호”라며 “상담과 성찰을 통해 친밀감을 회복하면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르뎀 교수는 “불륜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관계 내 숨은 결핍의 ‘증상’으로 볼 수 있다”며 “커플 치료 과정에서 신뢰 회복과 감정적 유대의 재구성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조언 “불륜 예방엔 ‘관계 강화’가 핵심” 별도의 캐나다 뉴브런즈윅대 연구는 불륜 유혹을 막기 위한 행동 전략으로 ▲‘관계 강화’(데이트·외모 관리·성적 교감 확대) ▲‘유혹 회피’(물리적·대화적 거리두기) ▲‘유혹 폄하’(상대에 대한 죄책감·부정적 인식)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런 전술들은 외도 빈도를 낮추지 못했다”며 “결국 핵심은 파트너와의 지속적 소통과 친밀감 강화”라고 결론지었다. [불륜 가능성 높이는 4대 경고 신호]*과거 연애 중 외도 경험이 있다 *부모 중 한쪽이 불륜을 저질렀다 *감정적 회피 성향이 강하다 *정서적·성적 친밀감이 낮다
  • “부모 불륜 본 자녀, 반복해서 바람피울 가능성 커” (연구)

    “부모 불륜 본 자녀, 반복해서 바람피울 가능성 커” (연구)

    불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심리·가정적 요인이 실험적으로 규명됐다. 튀르키예 코치대 연구진은 과거 연애 중 바람을 피운 적이 있거나 부모 중 한쪽이 불륜을 저질렀으며 정서적·육체적 친밀감이 낮고 감정적 회피 성향이 높은 사람일수록 외도 의향이 강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심리상담 전문 학술지 ‘패밀리 저널’(The Family Jour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불륜은 대물림된다”…가정환경이 연애 인식에 영향연구진은 18~30세 미혼 남녀 28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부모의 불륜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이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스스로 외도를 고려할 가능성이 현저히 컸다. 연구자인 에즈라 셀알마즈 임상심리학자는 “청소년기에 부모의 배신을 목격한 경험은 신뢰와 헌신에 대한 인식을 왜곡시킬 수 있다”며 “이른바 ‘세대 간 불륜 전이’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동 연구자인 기젬 에르뎀 교수는 “부모의 불륜이 자녀에게 정상적 관계 모델로 내면화되면 장기적으로 자신 역시 관계 회피나 반복적 외도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감정 회피·친밀감 결핍, 불륜 의향 높인다응답자 중 과거 연인에게 바람을 피운 적이 있는 사람은 이후 관계에서도 같은 행동을 반복할 가능성이 가장 컸다. 연구진은 “이전의 외도 경험이 새로운 관계에서도 ‘통제 전략’처럼 작동한다”며 “자신의 의존이나 상처받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무의식적 회피 행동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정서적·성적 친밀감이 낮을수록 불륜 가능성이 커졌다. 에르뎀 교수는 “현재 관계에서 친밀감과 만족도가 높을수록 외도 의향은 현저히 줄어든다”며 “감정적 거리감은 외부에서 새로운 유대감을 찾으려는 욕구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과거는 경고 신호일 뿐…치료 통해 관계 회복 가능” 연구진은 “과거 불륜 경험이나 부모의 외도는 ‘운명’이 아니라 경고 신호”라며 “상담과 성찰을 통해 친밀감을 회복하면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르뎀 교수는 “불륜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관계 내 숨은 결핍의 ‘증상’으로 볼 수 있다”며 “커플 치료 과정에서 신뢰 회복과 감정적 유대의 재구성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조언 “불륜 예방엔 ‘관계 강화’가 핵심” 별도의 캐나다 뉴브런즈윅대 연구는 불륜 유혹을 막기 위한 행동 전략으로 ▲‘관계 강화’(데이트·외모 관리·성적 교감 확대) ▲‘유혹 회피’(물리적·대화적 거리두기) ▲‘유혹 폄하’(상대에 대한 죄책감·부정적 인식)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런 전술들은 외도 빈도를 낮추지 못했다”며 “결국 핵심은 파트너와의 지속적 소통과 친밀감 강화”라고 결론지었다. [불륜 가능성 높이는 4대 경고 신호]*과거 연애 중 외도 경험이 있다 *부모 중 한쪽이 불륜을 저질렀다 *감정적 회피 성향이 강하다 *정서적·성적 친밀감이 낮다
  • 벨기에 동굴서 식인 흔적…여성과 어린이 네안데르탈인만 당했다

    벨기에 동굴서 식인 흔적…여성과 어린이 네안데르탈인만 당했다

    벨기에의 한 동굴에서 발굴된 수백점의 네안데르탈인 유골을 분석한 결과 특징적인 식인 흔적이 발견됐다고 유럽 고고학자들이 논문을 통해 밝혔다. 이달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논문에서 연구진은 벨기에 남부 왈로니아 지역의 고예 동굴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집단 유해에서 인위적인 변형이 확인됐으며, 이는 매우 특이하고 선택적인 식인 풍습을 짐작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고예 동굴은 북유럽에서 네안데르탈인 유해가 가장 많이 발굴된 곳이다. 이 유해들은 약 4만 1000년에서 4만 5000년 전에 살았던 이들이 남긴 것으로 분석됐다. 그 시기는 네안데르탈인이 문화적 쇠퇴기에 접어들고 현생 인류가 북유럽에 막 도착하기 시작한 때다. 고예 동굴 제3 동굴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유해는 총 101점의 골격 잔해로 이뤄져 있다. 이는 북유럽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유해 중 가장 큰 집합체다. 이번 연구에서 고유전학적 분석과 재조립을 통해 최소 6명의 개체가 확인됐다. 성인 또는 청소년 여성 4명, 남성으로 추정되는 청소년 1명, 신생아 남성 1명이었다. 여성 4명은 평균적인 네안데르탈인 여성보다 체구가 작고 가냘팠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의 뼈 다수에는 인위적인 변형 흔적이 있었다. 인위적인 변형이라 함은 동물을 도살할 때와 비슷하게 도살 흔적, 뼈를 부순 흔적, 뼛조각을 도구로 사용한 흔적 등이다.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은 이들이 유해가 발견된 곳과는 다른 곳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흔적이 발견됐다는 점이다. 즉 이들이 현지 출신이 아닌 다른 지역 출신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는 동위원소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동위원소는 자연 환경과 물에서 발견되는 특징적인 원소 구성인데, 뼈와 치아에도 존재한다. 이를 통해 연구자들은 고대의 사람이나 동물이 어디에 살았는지 추정할 수 있다. 지역에 따라 동위원소 특징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들 6명이 다른 지역에서 채집 등을 이유로 멀리 이동했다는 흔적도 없었다. 뼈의 구조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높은 이동성과 관련된 골격 지표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이들의 뼈 콜라겐의 황 동위원소 조성 분석 결과 이들 모두 서로 같은 곳에서 살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러한 분석을 종합하면 이들에게서 나타난 식인 행위는 집단 내부 구성원을 섭취하는 내집단 식인 풍습이 아닌 외부 집단을 표적으로 삼은 외부 집단 식인 풍습에 따른 희생물이었을 가능성이 커진다. 연구를 주도한 프랑스 보르도 대학의 인류학자 퀀틴 코스네프로아가는 “이들이 왜 표적이 됐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성인(또는 청소년) 여성 4명과 어린이 2명으로 이뤄진 조합을 우연이라고 보기엔 너무 구체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최소한, 단일 인접 지역의 하나 또는 여러 집단의 약한 구성원을 의도적으로 표적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식인의 주체가 네안데르탈인인지 현생 인류인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현생 인류가 이들과 연관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네안데르탈인 집단 간의 갈등을 통해 식인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더 유력한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일단 사람 뼈를 도구로 재활용하는 행위는 지금까지 네안데르탈인에게서만 발견됐다. 구석기 시대 후기 유럽의 현생 인류 유적지에서는 사람 뼈를 도구로 삼은 흔적이 한번도 확인된 적이 없다. 외집단 식인 풍습은 일반적으로 집단 간의 전쟁이나 경쟁, 또는 경쟁 집단의 생식 잠재력을 약화시키려는 전략과 관련 있는데, 당시 유럽에는 현생 인류가 점차 들어오면서 네안데르탈인 집단 간에 인구적 압력이 커지고 있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 서성란 경기도의원, 건설정책 홍보 전문성 강화와 건설 신기술 박람회 예산 반영 촉구

    서성란 경기도의원, 건설정책 홍보 전문성 강화와 건설 신기술 박람회 예산 반영 촉구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서성란 의원(국민의힘·의왕2)은 21일(금) 열린 제387회 정례회 건설교통위원회 2026년도 건설국 예산안 심사에서 건설정책 홍보의 전문성 부족과 건설신기술 박람회 예산 미편성 문제를 지적하며 실질적 개선을 촉구했다. 서성란 의원은 건설국의 홍보 실적이 단순 제작 중심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며, “정책 홍보의 핵심은 콘텐츠의 질과 전달력인데, 현재는 ‘얼마나 많이 만들었는지’만 평가하고 있다”며 “이런 방식으로는 정책 신뢰도 향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기도는 건설 전문기관과 협업할 기반이 충분하다”며 “연구자료 기반의 전문 홍보로 전환해야 하고, 홍보 지표 역시 정책 이해도와 전달력을 평가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성란 의원은 2026년도 예산안에 건설신기술 박람회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은 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서 의원은 “박람회는 경기도가 10년간 조례 기반으로 키워온 신기술 생태계의 핵심 플랫폼인데, 해외 바이어까지 참여한 올해 성과를 고려하면 예산 미편성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학생·현장 종사자가 함께하는 건설분야 전문행사인 만큼, 반드시 예산을 확보해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숏폼 영상의 함정…뇌 썩음, 밈 아니라 현실이었다

    숏폼 영상의 함정…뇌 썩음, 밈 아니라 현실이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 이른바 ‘숏폼 영상’을 반복 시청할수록 인간의 뇌 기능이 실제로 약화한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집중력 저하와 불안, 수면 악화 등 ‘현대판 뇌 썩음’ 현상이 통계적으로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미국 매체 뉴스네이션은 23일(현지시간) 미국심리학회가 최근 발표한 메타연구를 인용해 “짧은 영상의 과다 소비가 단순한 습관을 넘어 인지 능력의 구조적 약화를 동반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호주 그리피스대 심리학과 연구팀이 수행했으며, 연구 71건과 참가자 총 9만 8,299명의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짧은 영상 소비가 주의력과 억제력, 즉 집중을 유지하고 충동을 억제하는 능력을 눈에 띄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짧은 영상 과다 시청자, 집중력·억제력 모두 약화 짧은 영상을 자주 볼수록 머리가 점점 산만해진다는 사실이 숫자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짧은 영상 이용량이 많을수록 전반적인 사고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중간 수준의 부정적 상관관계’를 확인했다(효과 크기 –0.34). 특히 주의력(–0.38)과 충동 억제력(–0.41)의 저하가 두드러졌다. 쉽게 말해 틱톡이나 릴스·쇼츠를 오래 보다 보면 집중이 짧아지고 충동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정신건강 면에서도 스트레스와 불안이 늘고, 전체적인 만족감은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공통으로 나타났으며 플랫폼 종류와 관계없이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 연구진은 1970년 제시된 ‘이중 과정 이론’을 근거로 “빠르고 자극적인 콘텐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뇌가 느린 정보 처리에 둔감해지고 독서나 문제 해결처럼 인내가 필요한 활동을 회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즉 짧은 영상이 인지적 지구력을 갉아먹는다는 것이다. 세대 불문…불안·수면·고립도 악화이 현상은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공통으로 나타났다. 짧은 영상을 많이 볼수록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불안과 외로움, 사회적 고립이 증가했다. 사용 시간이 길수록 우울감과 낮은 삶의 만족도, 사회적 단절도 심해졌다. 연구진은 이런 패턴이 “실제 중독성 물질의 부작용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구에서는 ‘숏폼 영상 중독 척도’라는 별도의 측정 도구가 새로 제시됐으며 향후 디지털 중독 진단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1억6,000만 명 쓰는 틱톡 세상…집중력은 점점 짧아진다” 틱톡은 이미 검색 엔진처럼 활용하는 세대를 만들어냈고 숏폼 속어와 행동 양식이 일상 언어로 번졌다. 이른바 ‘브레인 롯’(뇌 썩음)이라는 신조어는 단순한 밈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짧은 영상 과다 이용은 집중력 저하뿐 아니라 수면 장애, 스트레스, 불안, 기분 저하와도 연관됐지만 자존감이나 신체 이미지와의 직접적인 상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방법·신뢰도…어떻게 검증했나연구진은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4,800여 편의 논문을 전수 검토했다. 이 가운데 숏폼 영상과 관련이 없는 논문을 제외하고 총 71편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그중 70편이 실제 통계 검증에 사용됐다. 심사 과정에는 두 명의 연구자가 각각 참여해 결과 일치 여부를 교차 검증했고 일치율은 약 90%에 달했다. 또 연구의 전 과정을 국제 검증 시스템에 사전 등록하고 데이터와 분석 과정을 모두 공개해 투명성을 높였다. 출판 편향이나 분석 방식에 따른 오차도 따로 점검했지만 전체 결론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다만 이번 결과가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수준이라 인과관계로 단정하기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콘텐츠보다 소비 방식이 문제”전문가들은 플랫폼 자체보다 ‘소비 습관’의 차이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연구진은 “짧은 영상을 제한적으로 즐기거나 독서·대화·운동 등 느린 활동을 병행하면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권고했다. 결국 문제는 콘텐츠가 아니라 ‘끝없이 스크롤 하는 행위 자체’다. 끊임없는 자극에 길든 뇌는 현실의 느린 속도를 견디지 못하게 되고 결국 사고의 깊이와 집중력마저 피로해진다는 경고다.
  • “숏폼이 뇌 썩게 한다”…美심리학회 “집중력·불안 악화 확인” [핵잼 사이언스]

    “숏폼이 뇌 썩게 한다”…美심리학회 “집중력·불안 악화 확인” [핵잼 사이언스]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 이른바 ‘숏폼 영상’을 반복 시청할수록 인간의 뇌 기능이 실제로 약화한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집중력 저하와 불안, 수면 악화 등 ‘현대판 뇌 썩음’ 현상이 통계적으로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미국 매체 뉴스네이션은 23일(현지시간) 미국심리학회가 최근 발표한 메타연구를 인용해 “짧은 영상의 과다 소비가 단순한 습관을 넘어 인지 능력의 구조적 약화를 동반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호주 그리피스대 심리학과 연구팀이 수행했으며, 연구 71건과 참가자 총 9만 8,299명의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짧은 영상 소비가 주의력과 억제력, 즉 집중을 유지하고 충동을 억제하는 능력을 눈에 띄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짧은 영상 과다 시청자, 집중력·억제력 모두 약화 짧은 영상을 자주 볼수록 머리가 점점 산만해진다는 사실이 숫자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짧은 영상 이용량이 많을수록 전반적인 사고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중간 수준의 부정적 상관관계’를 확인했다(효과 크기 –0.34). 특히 주의력(–0.38)과 충동 억제력(–0.41)의 저하가 두드러졌다. 쉽게 말해 틱톡이나 릴스·쇼츠를 오래 보다 보면 집중이 짧아지고 충동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정신건강 면에서도 스트레스와 불안이 늘고, 전체적인 만족감은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공통으로 나타났으며 플랫폼 종류와 관계없이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 연구진은 1970년 제시된 ‘이중 과정 이론’을 근거로 “빠르고 자극적인 콘텐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뇌가 느린 정보 처리에 둔감해지고 독서나 문제 해결처럼 인내가 필요한 활동을 회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즉 짧은 영상이 인지적 지구력을 갉아먹는다는 것이다. 세대 불문…불안·수면·고립도 악화이 현상은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공통으로 나타났다. 짧은 영상을 많이 볼수록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불안과 외로움, 사회적 고립이 증가했다. 사용 시간이 길수록 우울감과 낮은 삶의 만족도, 사회적 단절도 심해졌다. 연구진은 이런 패턴이 “실제 중독성 물질의 부작용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구에서는 ‘숏폼 영상 중독 척도’라는 별도의 측정 도구가 새로 제시됐으며 향후 디지털 중독 진단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1억6,000만 명 쓰는 틱톡 세상…집중력은 점점 짧아진다” 틱톡은 이미 검색 엔진처럼 활용하는 세대를 만들어냈고 숏폼 속어와 행동 양식이 일상 언어로 번졌다. 이른바 ‘브레인 롯’(뇌 썩음)이라는 신조어는 단순한 밈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짧은 영상 과다 이용은 집중력 저하뿐 아니라 수면 장애, 스트레스, 불안, 기분 저하와도 연관됐지만 자존감이나 신체 이미지와의 직접적인 상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방법·신뢰도…어떻게 검증했나연구진은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4,800여 편의 논문을 전수 검토했다. 이 가운데 숏폼 영상과 관련이 없는 논문을 제외하고 총 71편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그중 70편이 실제 통계 검증에 사용됐다. 심사 과정에는 두 명의 연구자가 각각 참여해 결과 일치 여부를 교차 검증했고 일치율은 약 90%에 달했다. 또 연구의 전 과정을 국제 검증 시스템에 사전 등록하고 데이터와 분석 과정을 모두 공개해 투명성을 높였다. 출판 편향이나 분석 방식에 따른 오차도 따로 점검했지만 전체 결론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다만 이번 결과가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수준이라 인과관계로 단정하기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콘텐츠보다 소비 방식이 문제”전문가들은 플랫폼 자체보다 ‘소비 습관’의 차이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연구진은 “짧은 영상을 제한적으로 즐기거나 독서·대화·운동 등 느린 활동을 병행하면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권고했다. 결국 문제는 콘텐츠가 아니라 ‘끝없이 스크롤 하는 행위 자체’다. 끊임없는 자극에 길든 뇌는 현실의 느린 속도를 견디지 못하게 되고 결국 사고의 깊이와 집중력마저 피로해진다는 경고다.
  • 붉게 스민 석류즙처럼… 거장의 강렬한 미장센

    붉게 스민 석류즙처럼… 거장의 강렬한 미장센

    “당신이 준 삶은 아름답지만, 흙은 더 고귀한 의미이니 이제 흙으로 돌아가게 하소서.” 영화는 시와 그림 사이에서 진동하는 예술이다. 종교적 물음을 품은 시인의 내면이 풍부한 색감으로 분출한다. 신앙, 민족, 전통을 기묘한 이미지로 얽어내는 감독의 미장센은 작품이 만들어진 지 56년이나 흘렀음에도 여전히 새롭게 다가온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영화 ‘석류의 빛깔’은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아르메니아 거장 세르게이 파라자노프(1924~ 1990)의 작품이다. ‘잊힌 조상의 그림자’(1965) 이후 감독의 두 번째 영화로 아르메니아가 소비에트연방(소련)에 속해 있던 1969년 현지 개봉했다. 당국의 검열 탓에 대부분 장면이 삭제돼 짧은 단편 버전으로 공개됐다. 그러다 영화의 진가를 알아본 할리우드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가 파라자노프의 의도를 살려 2014년 고화질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복원된 영화는 러닝타임이 79분이다. 영화 연구자나 일부 시네필 사이에서만 알려져 있던 이 작품의 국내 정식 개봉은 처음이다. 영화는 18세기 아르메니아의 음유시인 사야트 노바(1712~1795)의 일생을 담고 있다. 그러나 시인의 일대기를 충실히 따라간다고 생각하면 아마 극장에서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영화는 무수한 은유적 이미지로 가득하다. 그 이미지와 함께 던져지는 질문은 이것이다. 인간은 왜 세상에 존재하는가. 그리고 존재는 왜 이리도 고통스러운가. 석류에서 흘러나온 과즙이 천을 빨갛게 물들이는 장면, 시인의 얼굴과 해골이 나란히 놓이는 장면 등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뇌리에 강렬하게 남는다. 뿌리 깊은 기독교 전통을 가진 아르메니아의 역사를 조금 알고 영화를 감상한다면 이미지들을 더욱 깊이 사유할 수 있을 것이다. 민족주의 색채가 짙은 이 작품 이후 파라자노프는 소련 당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십수 년간 영화를 제작하지 못했으며 체포, 구금 등의 고초를 겪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러시아 거장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1932~1986)와도 우정이 두터웠다고 한다. 인간은 왜 영문도 모르고 세상에 내던져진 채 끊임없이 고통받아야 하는가. 신에게 아무리 질문해도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의문은 하나도 풀리지 않았지만, 인간에게는 점점 죽음의 순간이 찾아온다. 무(無)라는 백지 위에 빨갛게 스며드는, 석류의 과즙과도 같은 인간의 피와 고통.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흙으로 돌아가게 하소서”라고 울부짖는 시인은 “이제 저는 지쳤나이다”라고 덧붙인다. 수입·배급사 오드의 김시내 대표는 “오감을 자극하는 ‘영화적 경험’의 차원에서 1969년 작품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동시대적인 영화라고 생각했다”면서 “극장에서 볼 때마다 새로운 의미와 감각이 열리는, 매번 새롭게 보이고 읽히는 마법과도 같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 미국 청년들 사이에 공산·사회주의 인기… 자본주의의 미래는[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미국 청년들 사이에 공산·사회주의 인기… 자본주의의 미래는[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자본주의의 꿈’ 잃은 미국 젊은층학자금 대출 2조弗, 사회 초년 불안‘자본주의는 나를 등쳐먹는다’ 여겨베이비부머, 자녀 세대 빈곤 무관심한국 이대남의 보수화 현상청년의 보수정당 지지·무당파 증가민주당의 부동산 정책 결과에 분노아직은 제도권 정치에 소화되는 듯 “결국 일이 벌어졌다. 민주당이 선을 넘었다. 조란 맘다니, 100% 공산주의자 미치광이(Communist Lunatic)가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했고 시장이 되려 한다. 우리는 극단 좌파들을 전에도 겪어 봤지만 이건 점점 더 이상해지고 있다.” 지난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본인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SNS) ‘트루스 소셜’에 올린 내용이다. 아주 원색적인 비난이다. 이에 질세라 맘다니 당시 뉴욕시장 후보도 트럼프를 향해 ‘파시스트’라 쏘아붙였다. 이 관계는 뜻밖의 전개를 맞이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1일 예상대로 뉴욕시장에 당선된 맘다니가 백악관을 방문하자 트럼프는 기자들 앞에서 훈훈한 모습을 연출해 보였던 것이다. 트럼프는 맘다니가 시장 업무를 잘해 낼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고, 맘다니는 트럼프의 도움을 받아 뉴욕시민들의 물가·치안·주거 등 민생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것일까. 그렇게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일단 맘다니는 아직 취임하지도 않은 당선인 신분이다. 그가 과연 공약대로 무상 교통과 훨씬 저렴한 임대주택 등을 제공해 뉴요커들의 생활비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 미국인, 특히 청년들 사이에서 공산주의 혹은 사회주의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맘다니는 50.6%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하지만 그 득표율은 56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 앞에서 빛을 잃는다. 정치에 관심이 없게 마련인 젊은층이 대거 투표장에 나왔다. 트럼프의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맘다니 스스로가 인정하는바 ‘민주적 사회주의자’인 후보에게 표를 던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지난 5월 15일 미국의 싱크탱크인 케이토 연구소(Cato Institute)는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YouGov)를 통해 수행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18세에서 29세 사이의 미국인 중 62%는 사회주의에 대해 “호의적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응답자 중 34%는 공산주의에 대해서도 호의적이라고 답했다.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국가 미국의 미래를 짊어진 청년들이 사회주의나 심지어 공산주의를 선호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어쩌다 미국이 이렇게 되었을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피터 틸도 그중 하나다. 국내에는 일론 머스크와 더불어 페이팔을 창업하고 얻은 막대한 수익을 투자해 천문학적 자산을 쌓은 벤처 투자자로 알려져 있지만, 틸에게는 또 다른 정체성이 있다. 그는 스탠퍼드대 재학 시절 철학을 공부했다. 이후 투자자로 성공하면서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신화 연구자인 르네 지라르를 비롯한 수많은 지식인을 후원했다. 자신만의 싱크탱크를 운영하며 직접 글을 쓰고 있기도 하다. 요컨대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철학도’인 것이다. 틸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자신의 지인들에게 이메일 등을 통해 ‘미국의 청년들이 사회주의로 기울고 있다’는 경고를 보낸 바 있다. 이번에 맘다니가 당선되자 미국의 인터넷 언론인 ‘프리 프레스’(The Free Press)가 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고, 틸은 “자본주의는 젊은 세대에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젊은 사람들을 친사회주의적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예전보다 친자본주의적이지 않다고는 말할 수 있겠죠. 자본주의가 어떤 방식으로든 불공정한 ‘사기판’으로 보인다면, 사람들은 자본주의를 덜 지지하게 됩니다. 그래서 상대적인 의미에선 더 사회주의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더 정확한 감정은 이겁니다: ‘자본주의가 내게는 작동하지 않는다. 혹은 자본주의라고 불리는 것은 사람들이 나를 등쳐먹기 위한 변명일 뿐이다.’” 틸의 설명을 좀더 들어 보자. 오늘날의 청년들이 처한 현실은 그들의 부모 세대, 베이비부머가 살아온 세상과 전혀 다르다. 그때는 굳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취직할 수 있는 괜찮은 직장이 두루 있었고, 대학을 나오면 더 탄탄대로인 삶이 펼쳐졌다. 하지만 지금은 대학을 나온 후에도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 기본적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나쁜 소식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대학 교육의 효용이 크게 떨어졌지만 그 비용은 훨씬 높아졌다.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 장학금을 받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나 미국 청년들은 대학 졸업과 함께 막대한 학자금 대출을 끌어안은 채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이미 발목에 족쇄를 찬 상태에서 뛰어야 하는 셈이다. 틸은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 “2000년에는 미국의 학자금 부채 총액이 3000억 달러였는데, 지금은 2조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언젠가는 그게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사회에 나와서 자리를 잡는다 해도 문제는 끝나지 않는다. 베이비부머들은 너그러운 은행 대출과 부동산 정책에 힘입어 이른 나이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문제는 그들이 이미 집을 다 사놓은 탓에 정작 자녀들은 같은 식으로 자산을 형성하고 불려 나갈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부모는 자가 보유자인데 자녀는 월세를 전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특히 뉴욕이나 실리콘밸리처럼 ‘좋은 일자리’가 있는 지역에서는 더욱 그렇다. 수억원 대의 연봉을 받는 직장에 다녀도 월세를 내고 치솟은 생활비를 감당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 미국은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국가다. 누구나 본인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나라. 그렇게 열심히 일하면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 수 있는 나라. 아메리칸 드림은 예나 지금이나, 미국에서 태어났건 외국에서 태어나 건너왔건, 미국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제공되는 사회계약이며 자본주의의 이상이다. 바로 그 자본주의의 꿈이 청년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심지어 오늘날 ‘문화 전쟁’이라 부르는 다양한 논의들 역시 결국 경제 문제에서 비롯하고 있다고 틸은 진단한다. “그리고 경제 문제의 80%는 다시 부동산 문제로 환원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베이비부머다. 미국이 초강대국임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던 시절에 태어나 쑥쑥 커 나가는 경제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며 살았던 그들은 놀라우리만치 자녀 세대의 상대적 빈곤 문제에 무관심하다. 학자금 대출로 인한 인생 초년의 족쇄를 풀거나 가볍게 한다거나, 젊은이들이 집을 사고 가정을 꾸리기 쉽도록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좋은 금융정책을 제공해야 한다는 문제의식 자체를 외면한다. 그저 본인들에게 익숙했던 낡은 진보의 레퍼토리를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틸의 분석은 미국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국내에서도 외신 소개 뉴스레터 ‘오호츠크’에 소개되면서 상대적으로 큰 반향을 얻은 바 있다. 그의 통찰을 우리의 현실에 적용해 본다면 어떨까. 일각에서는 ‘20대, 특히 이대남의 극우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드높다. 마치 베이비부머가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를 바라보듯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청년 표심의 ‘탈 민주당화’를 그렇게 요약하거나 매도할 수는 없다. 대한민국의 청년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정당을 지지하거나 아무 정당도 뽑지 않는 것은 그들이 ‘극우’가 되어서가 아니다. 민주당의 경제정책, 특히 부동산 정책이 낳은 결과에 대한 분노가 아직은 제도권 정치 내에서 소화되고 있다고 보는 편이 더욱 합당할 것이다. 맘다니 열풍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현재로서는 예상하기 어렵다. 미국의 청년들이 진정 사회주의자가 돼 가는 것인지, 아니면 하나의 정치적 유행에 불과한 것인지도 쉽게 단정지을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기성 세대에 있으며, 그 해답도 그들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틸은 단언한다. “젊은 세대를 프롤레타리아 계급으로 전락시킨다면, 그들이 결국 공산주의자가 되더라도 놀랄 일이 아닙니다.”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 카이스트 졸업생 세계 최대 보안대회 우승상금 1억 5000만원 기부

    카이스트 졸업생 세계 최대 보안대회 우승상금 1억 5000만원 기부

    KAIST 졸업생들이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보안기술대회 우승상금의 일부를 모교에 기부했다. KAIST는 최근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주관한 ‘AI 사이버 챌린지’(AIxCC)에서 최종 우승한 ‘팀 애틀란타’의 한형석·윤인수 동문이 우승상금 중 1억 5000만원을 모교에 기부했다고 23일 밝혔다. 삼성리서치와 KAIST·포스텍·조지아공대 연구진으로 구성된 ‘팀 애틀란타’는 총상금 2950만달러(약 410억원)가 걸린 이 대회에서 400만달러(약 58억원)의 1위 상금을 획득했다. 한형석 동문은 KAIST 전산학부에서 2017년 학사, 2023년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조지아공대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현재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에서 근무중이다. 윤인수 동문은 KAIST 전산학과에서 2015년 학사, 조지아공대에서 2020년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21년부터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두 연구자는 우승 상금 중 1억 5000만원을 전산학부와 전기및전자공학부에 기부하기로 했다. 전산학부는 이를 장학기금으로, 전기및전자공학부는 학생교육 및 연구지원에 사용할 예정이다.
  • ‘스포츠 과학과 AI’ 만났다

    ‘스포츠 과학과 AI’ 만났다

    ICT기반 ‘스마트 필라테스’..100조 헬스케어시장 선점 코칭심리·운동역학 결합 차세대 운동 분석시스템 구축경희대학교 체육대학과 ICT 기업 ㈜에이아이엠(AIM)이 필라테스 전문기관 이끌림필라테스와 손잡고 차세대 헬스케어 기술 개발에 나선다. 대학·기술기업·현장 전문기관이 결합한 이번 삼각 협력은 100조 원 규모로 성장한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경희대 체육대학(학장 오경록), AIM(대표 최운창), 이끌림필라테스(대표 정지윤)는 최근 ‘AI 융합 스마트 필라테스’ 개발 및 ICT 기반 운동 자세 분석 시스템 사업화를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세 기관은 연구개발부터 실증, 인력양성, 산업화까지 포괄적 협력을 추진하며 “산학협력의 모범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핵심은 코칭심리·운동역학·필라테스 기법을 AI·ICT 기술과 결합한 차세대 운동 분석 시스템 구축이다. 기존의 ‘자세 분석’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심리 상태, 신체 역학, 운동 수행 능력까지 통합 진단하는 고도화된 헬스케어 솔루션 개발이 목표다. ㈜에이아이엠은 AI·ICT 기반 헬스케어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개인 맞춤형 운동 처방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해왔다. 최운창 대표는 “학문적 기반과 현장 전문성을 융합한 혁신적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게 돼 뜻깊다”며 “AI를 활용해 누구나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스마트 서비스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필라테스 전문기관인 이끌림필라테스는 현장 실무 데이터와 교육 노하우를 제공한다. 대표 정지윤 박사는 경희대 체육학과에서 코칭심리 박사 학위를 받은 연구자이자 필라테스 지도자로서, 학문과 실무를 겸비한 인물로 손꼽힌다. 필라테스 해부학·운동처방·수업 설계 등 다방면의 전문성을 갖춰 이번 산학협력의 핵심 가교 역할을 맡게 됐다. 정 대표는 “모교와 함께 산업적 가치와 학문적 완성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연구에 참여하게 돼 의미가 크다”며 “현장 경험과 학문적 지식을 융합해 실효성 높은 시스템 개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경희대 체육대학은 기술 개발에 필요한 학문적 기반을 제공하며, 세 기관의 연계 연구는 ICT 기반 스마트 필라테스 시스템의 완성도와 실증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세 기관은 이번 협력을 계기로 스포츠 과학·AI·필라테스 현장이 결합한 차세대 헬스케어 솔루션을 선보이며,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계획이다.
  • 오균 서울연구원장, “신기술과 정책 융복합 연구로 서울의 난제 풀겠다”

    오균 서울연구원장, “신기술과 정책 융복합 연구로 서울의 난제 풀겠다”

    서울연구원이 개원 33주년이자 서울기술연구원과 통합 2년을 맞아 ‘기술과 정책의 융합’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AI(인공지능)와 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융복합 연구 체계를 구축해 저출산, 기후위기, 초고령화 등 서울이 직면한 복잡한 도시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오균 서울연구원장은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책과 기술, 행정과 데이터를 아우르는 융복합 연구를 통해 도시 난제를 해결하는 글로벌 정책 지식기술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장기 비전을 밝혔다. 오 원장은 조직 통합 후 2년 동안 이룩한 성과와 함께, 서울의 미래를 선도할 3대 핵심 전략, 그리고 지방 분권 시대 공공 정책 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과 비전을 상세히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울연구원이 설립 33년, 서울기술연구원과 통합 2년이 경과했다. 지난해 2월 취임 후 지금까지의 소회를 밝힌다면. “지난 1년 9개월간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두 연구원 통합의 취지와 목표를 충실히 달성하는 동시에, 서로 다른 조직문화에서 성장한 구성원들 간의 화학적 통합을 이루어내는 것이었다. AI 등 첨단기술 발달과 기후변화 등 내외부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융복합적 연구가 절실하다. 정책연구와 기술연구가 하나의 체계 안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융복합 연구 기반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지만, 데이터와 실증에 기반해 과학기술을 활용하는 융복합 정책 연구 시스템이 점차 자리를 잡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희귀한 사례기에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 연구원 통합 이후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조직과 인사 체계를 개편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 체계도 설계했다. 구성원들이 기관의 의사결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원활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 -급변하는 미래 도시 문제에 대해, 서울연구원이 제시할 수 있는 가장 ‘서울다운’ 혁신적인 정책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서울은 저출산·고령화, 기후위기, 도시기반시설 노후화 등 서로 얽히고 중첩된 복합 위기에 직면한 초밀집·초연결 도시다. 지금 필요한 것은 AI 등 혁신기술을 활용한 다학제적 융복합 연구체계, 즉 도시 전체의 변화를 설계하는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이다. 서울연구원은 이 문제의식 아래 정책·사회·기술·데이터가 결합된 융복합 연구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가령 저출산·청년 문제는 인구정책을 넘어 주거·일자리·돌봄·문화가 연계된 세대 맞춤형 도시정책 연구로 확장하고 있다. 기후위기와 도시안전 분야에서는 AI·빅데이터 기반의 회복력 연구를 강화해 지능형 도시 안전 관리 체계를 모색하고 있다. 교통정책 역시 자율주행·스마트모빌리티 기술을 도시계획에 결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가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사람과 데이터가 연결된 ‘걷기 좋고 살기 좋은 도시’라는 목표를 연구를 통해 지원하는 것이다.” -서울시가 ‘세계 제1의 글로벌 메가시티’로 도약하기 위해, 서울연구원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특히 연구 성과를 ‘글로벌 스탠더드’로 인정받아 해외 도시에 전파한 사례가 있다면 궁금하다. “서울은 이제 단순한 수도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메가시티로 성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해외 선진도시의 정책을 배우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서울의 정책 경험과 데이터를 세계와 공유하며 협력의 중심이 되는 도시로 변화하고 있다. 서울연구원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서울형 글로벌 전략의 브레인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AI 기술을 정책 현장에 적용한 융복합 연구인 ‘AI 기반 디지털 성범죄 탐지 연구’는 데이터와 기술, 행정이 결합된 서울형 공공서비스 혁신모델로 이어져, 지난해 서울시의 UN공공행정상(UNPSA) 수상에 기여하는 등 국제적인 평가를 받았다. 또한 올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메가시티 씽크탱크 연합체(MeTTA) 총회는 서울연구원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높인 계기가 됐다. MeTTA는 서울연구원이 주도해 설립한 글로벌 네트워크로, 현재 9개국 19개 도시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파리지역연구원, 일본 모리재단, 중동 아랍도시발전연구소를 비롯해, 바르셀로나 광역청(AMB), 두바이시청, UN헤비타트 등 국제기구 및 정부기관이 새롭게 합류했다.” -올해 대한민국시도연구원협의회 회장이 되기도 했다. “하하. 맞다. 대한민국시도연구원협의회 회장으로서 전국 17개 시·도 연구원의 협력과 공동연구를 총괄하며, 지방분권과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이양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지역간 서로의 정책 경험을 공유하고, 지역의 창의적 실험과 정책성과를 다시 중앙과 상호 순환시키는 지역주도형 정책 생태계를 구축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 각 지역 연구원과 뜻을 같이 하는 점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에 벽을 쌓기보다는 창의적인 윈윈전략을 통해 국가 균형발전을 이뤄야 한다. 대한민국시도연구원협의회 회장으로서 유럽 주요 도시들을 직접 방문하며, 서울에 대한 세계 도시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졌음을 확인했다. 과거 서울은 ‘배우는 도시’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정책과 기술을 배우기 위해 찾는 도시로 자리 잡았다.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 서울시가 그간 추진한 다양한 정책과 미래도시 전략에 대해 소개하는 기회를 가졌다. 당시 현지 관계자들은 서울을 ‘도시혁신의 실험실’로 평가했다.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는 서울의 정책모델이 이제 국제사회가 참고하고자 하는 협력모델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이제 서울은 세계 도시들과 함께 지식을 나누고 성장하는 지식협력의 중심도시로 진화하고 있다. 서울연구원은 이러한 국제 네트워크를 더욱 확장해 서울이 지속가능한 미래도시의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방자치 30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연구원이 ‘지방분권 시대’에 갖는 사회적 책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서울연구원은 서울시의 정책 싱크탱크이자 국가적으로는 지방분권 시대에 걸맞는 공공정책 연구기관의 책무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민선 지방자치 30년을 맞아 전체적으로 평가해보면 그간 많은 발전이 있었으나, 지방자치단체의 입법권과 재정권 등 행정권의 자립도는 여전히 높지 않은 실정이다. 지역이 스스로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설계할 수 있는 정책 자율성의 확립이 중요하다. 최근 서울시 규제개혁 자문단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점은 상당수의 규제가 국가법령으로 돼있어서, 지자체의 규제 개혁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도시계획과 건축 분야 등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분야에 있어서는 지자체의 규제 제정 권한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서울연구원은 이를 기념해 ‘서울의 변화와 미래’ 기획전시를 진행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광복의 역사적 의미를 되짚는 것을 넘어, 광복 이후 서울의 변화와 성장을 시민과 함께 돌아보고 다음 100년의 서울을 설계하는 체험형 공공공간으로 기획됐다. 과거와 미래의 서울을 함께 바라보며 ‘다음 서울’ 100년을 준비하는 것은 서울연구원의 사명이다.” -연구 결과가 시민 삶에 바로 적용되려면 ‘규제 개혁’이 필수다. 현재 추진 중인 규제 개혁 연구 내용 및 성과와 함께, 서울시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원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있다면. “규제개혁은 단순히 규제를 줄이는 일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맞게 제도를 고쳐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다. 무엇보다 규제개혁은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그 의의가 있다. 중요한 건 규제를 무조건 없애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설계하는 것이다. 즉, 불합리하거나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정비하면서 꼭 필요한 규제는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서울연구원은 이러한 방향 속에서 서울시 규제혁신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민관협력형 연구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연구원에 설치한 ‘규제혁신연구단’은 서울시 규제개혁 전담 부서 및 각 실·국의 혁신과제와 연계해 도시·주거·교통·경제 등 시민생활과 밀접한 규제 개선 과제 발굴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부동산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비롯해 도시계획 규제 정비, 소상공인 관련 행정절차 완화 등 시민체감형 규제완화를 추진했다. 서울연구원은 앞으로도 서울시와 함께 부동산, 경제, 복지 등 시민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규제 영역을 중심으로 생활 현장에서 제기되는 불편과 제도적 사각지대를 찾아내고, ‘민생규제 혁신’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향후 통합 연구원으로서 장기적인 비전과 목표는 무엇인가. 서울의 미래를 선도하는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정책 플랫폼’으로 연구원이 자리매김하기 위한 핵심 전략도 궁금하다. “앞으로 서울연구원은 서울의 미래를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도시가 직면한 난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창의적인 글로벌 정책 지식기술플랫폼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세 가지 방향에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 첫째로 기술과 정책의 융합이다. AI, 디지털트윈, 데이터 시뮬레이션 등 새로운 기술을 정책 설계와 실행에 적극적으로 접목해 도시문제를 과학적으로 진단하고, 그 결과를 정책으로 구현하는 연구체계를 확립하겠다. 이는 단순한 기술 활용이 아니라,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만드는 실행형 연구의 토대다. 다음으로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의 확장이다. 서울은 이제 배우는 도시에서 벗어나, 경험과 지식을 세계와 공유하는 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앞으로 서울연구원은 주요 대도시 연구기관들과 협력을 확대 강화하여 서울의 정책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동시에 글로벌 도시의 혁신 사례를 서울형 모델로 발전시키는데 기여해야 한다. 이러한 교류를 통해 서울은 세계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정책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셋째로 자율적이고 개방적인 연구문화의 정착과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다. 통합연구원의 성공은 제도보다 사람에게 달려 있다. 연구자 모두가 자율과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그동안 서울시는 창조와 뷰티산업 등 전략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다양한 관광 콘텐츠 개발, 한강의 수변문화도시 조성, 정원도시 건설 등 매력서울을 위한 각종 사업 등을 적극 추진해 왔다. 아울러 디딤돌 소득, 서울런, 청년취업사관학교 등 약자동행 정책들도 역점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제 이러한 정책들이 많은 가시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고, 기후동행카드·손목닥터9988플러스 등 시민 삶에 밀착한 사업들은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서울연구원은 서울시 주요 정책 사업들이 조금 더 확장 및 고도화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는 동시에 시민들의 다양한 수요와 니즈를 반영한 시민 맟춤형 정책들을 개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산기평, 한-싱가포르 수교 50주년 맞아 R&D 협력 강화

    산기평, 한-싱가포르 수교 50주년 맞아 R&D 협력 강화

    양자·자율제조 등 특화산업 국제 공동연구 활성화 논의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한국-싱가포르 수교 50주년을 맞아 양국 간 산업기술 연구개발(R&D) 협력 확대 발판을 마련했다. 산기평은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5년 한-아시아 과학기술인 학술대회(AKC)에 참가해 현지 한인 과학자들과 소통하고 글로벌 R&D 협력 기반 확충을 위한 네트워크를 다졌다고 21일 밝혔다. 특히 산기평은 이번 AKC와 연계하여 ‘글로벌 네트워크 페어’를 개최하고 ▲한-싱가포르 R&D 과제 성과 공유 ▲산업기술 R&D 정책 방향 논의 ▲신규 글로벌 기술 협력 발굴을 위한 토론 등을 활발히 진행했다. 이는 지난 2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가운데 이루어져 의미를 더했다. 산기평은 이 자리에서 양자, 자율제조 등 양국의 특화 산업을 중심으로 국제 공동 연구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를 통해 해외 연구자들의 국내 산업기술 R&D 사업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서용원 산기평 경영전략부원장은 “이번 AKC 참여는 아시아 지역에 한국의 산업기술 R&D 정책을 알리고, 해외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중요한 기회였다”며 “앞으로 아시아 지역 한인 과학자와 현지 연구기관과의 협력·지원을 강화해 혁신 기술 연구과제를 지속적으로 확대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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