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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잼 사이언스] 인간의 뇌세포→쥐의 뇌에 이식… ‘뇌 바꾸기’ 성공

    [핵잼 사이언스] 인간의 뇌세포→쥐의 뇌에 이식… ‘뇌 바꾸기’ 성공

    생명공학의 급속한 발전으로 손상하거나 사멸한 뇌세포를 외부에서 배양한 뇌세포와 바꿀 수 있게 됐다. 게다가 대체할 뇌세포는 반드시 환자와 같은 사람일 필요가 없어졌다. 최근 실험에서도 쥐의 뇌에 인간의 뇌세포를 이식해 장기간 생존시키는 데 성공했었다. 하지만 이식된 인간의 뇌세포가 쥐의 뇌에서 역할을 얻어 양자 간에 신경 연결이 이뤄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번에 스웨덴 연구진이 뇌졸중에 걸린 쥐의 뇌에 인간의 피부세포에서 이른바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불리는 역분화줄기세포(iPS세포)를 생성하고 이를 뇌신경세포로 바꾼 것을 이식했는데 이런 인간의 뇌세포가 쥐의 뇌세포와 신경 연결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새롭게 확립된 이종 간의 신경 연결은 쥐의 뇌에 광범위하게 이뤄졌으며, 뇌졸중으로 인해 손실됐던 쥐의 운동능력과 감각기능을 회복시켰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는 서로 다른 뇌를 결합해 하나의 뇌로 기능하게 하는 데 성공한 최초의 사례가 된다. 이른바 ‘뇌세포 대체’로 불리는 이 기술에 의해 쥐의 두개골 내부에서 인간의 뇌세포 비율을 100%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일 윤리적인 문제를 극복한다면 인간의 두개골 속을 유전자를 개량한 다른 인공 세포로 채울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런 생물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쥐 또는 인간이라고 불러도 되는 것일까? 인간의 뇌세포가 쥐의 뇌세포를 대체하다국내 뇌졸중 환자는 연간 60만 명에 달하며 사망원인은 4위일 정도로 위험도가 높다. 살아남더라도 3명 중 1명은 반신마비나 언어장애 등 장애를 평생 갖고 살아야 한다. 현재 뇌졸중에 대해 기대되는 근본적인 치료법은 iPS세포에서 분화시킨 신경세포를 뇌에 이식함으로써 잃어버린 신경 연결을 회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임상시험은 장벽이 높고 이식한 인간의 신경세포가 어떻게 동작하는지는 대부분이 수수께끼에 싸여 있다. 따라서 이들 연구자는 인위적으로 뇌졸중이 유발된 쥐에 인간의 뇌세포를 더함으로써 이식된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아내려고 했다. 실험에 쓰인 쥐는 대뇌피질에 뇌졸중으로 인해 손상을 입은 상태이며 인간의 신경세포가 손상 부분을 덮게 했다. 그리고 이식 실험을 하고 6개월이 지났을 무렵, 쥐의 상황에 현저한 개선을 볼 수 있었다.연구진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쥐의 뇌를 전자현미경이나 그 외의 신경 연결을 시각화하는 기술에 의해 관찰을 시작했다. 그 결과, 이식된 인간의 뇌세포가 쥐의 뇌세포와의 신경 연결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식된 세포로부터의 신경 축삭은 뇌의 반대편 즉 세포를 이식하지 않은 반구에까지 침식해 광범위한 신경의 연결을 만들고 있었다. 인간의 뇌세포와 생쥐의 뇌세포 연결이 확인된 것은 이번 연구가 세계 최초이다. 하지만 쥐에 일어난 뇌졸중의 개선이 인간의 뇌세포와의 연결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다. 따라서 이들 연구자는 인간의 뇌세포에 미리 설정해 놓은 활동 스위치를 끄기로 했다. 이식 뇌의 활동 스위치를 꺼 봤다쥐에 이식된 인간의 뇌세포에는 빛에 의한 자극에 의해 활동 스위치를 끄는 구조가 도입돼 있었다. 만일 쥐의 개선이 인간의 뇌세포에 의한 것이라면 인간의 뇌세포 스위치를 끔으로써 쥐는 다시 뇌졸중의 증상을 재발할 것이다. 인간의 뇌세포 활동을 끈 결과, 예상대로 쥐는 뇌졸중 증상을 다시 보였고 운동능력과 감각능력을 상실했다. 이 결과로부터 인간의 뇌세포는 뇌졸중을 일으킨 쥐의 뇌에서 새로운 기능을 획득해 쥐의 건강 상태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던 것이 밝혀진 것이다. 오래된 뇌세포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이번 연구를 통해 이식된 인간의 뇌세포가 뇌졸중으로 인해 발생한 쥐의 뇌 손상을 복구하고 대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으로 이식된 뇌세포가 기억과 지능, 사고, 정신 그리고 성격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동물실험이나 뇌의 회춘을 바라는 지원자들에 의한 임상시험을 통해 조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번 성과는 죽은 신경세포를 새로운 건강한 신경세포로 대체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인간의 뇌에 대해 항상 신선한 뇌세포를 사용한 대체가 이뤄지게 되면 이론상 뇌와 정신은 불멸이라고 할 수 있다. 단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뇌세포 대체를 진행하는 속도와 대체된 뇌세포의 처리 문제이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대체하는 것은 단순한 자살이다. 정신의 통일성을 유지한 채 뇌세포 대체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한 번의 대체 과정을 최대 몇 %씩 한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최신 연구에 의해 밝혀진 뇌 속 의식의 발생원과 같이 3~4㎜ 미세한 조직에 대해서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대체된 오래된 뇌세포를 살아있는 채로 보존할지, 의료폐기물로 처리할지도 철학적이고 윤리적인 문제로 발전한다. 오래된 뇌세포를 모아 재구성하면 오래된 당신이 부활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오래된 인격과 새로운 인격 중 어느 쪽이 더욱더 정당성이 있는 당신이 되는지도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4월 6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경기도의회, 국외 의정자료 번역서비스 전국 최초 도입

    경기도의회(의장 송한준)가 전국 지방의회 최초로 ‘국외 의정자료 번역서비스’를 도입한다. ‘국외의정자료 번역서비스’는 개별의원이나 상임위원회가 외국어로 작성된 정책 및 입법자료를 전달하면 전문가가 한국어로 번역해주는 서비스로, 의원의 정책수행 및 의정활동의 질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의회는 국내에 정식 입수되지 않은 영어·중국어·일본어 기반 자료를 전문 번역업체를 통해 한국어로 지원하는 ‘국외 의정자료 번역서비스’를 20일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개별의원이나 상임위원회는 정치·경제·사회·교육·환경 등 전 분야에 걸친 정책 및 입법자료의 번역을 회당 10~30쪽 분량으로 도의회에 요청할 수 있게 된다. 번역 의뢰 및 회신 전반은 언론홍보담당관이 맡아 수행한다. 다만 사적인 이해관계나 개인적 관심사항, 학위논문, 연구자료 등 의정활동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자료나 특정 도서의 전체 또는 과다한 분량에 대해서는 번역을 신청할 수 없다. 도의회 관계자는 “국외 의정자료 번역서비스는 의원의 정책수행에 폭넓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조례나 규칙과 같은 규제법안의 효율적 수립을 도울 것”이라며 “경기도의회는 앞으로도 번역서비스와 같은 다양한 전문서비스를 도입해 의정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동·청소년 대상 음란물 처벌 기준 마련…“심각성 반영 못해”

    아동·청소년 대상 음란물 처벌 기준 마련…“심각성 반영 못해”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n번방’, ‘박사방’ 사건으로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이는 가운데 대법원이 관련 양형 기준을 새롭게 마련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19일 오후 3시 서초동 대법원 중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범죄(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의 양형기준을 논의한다. 앞으로 형량을 정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하는 것으로 그간 들쑥날쑥했던 판결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이날 논의 대상이 되는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수입 또는 수출한 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영리 목적 판매는 10년 이하의 징역, 배포는 7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한다. 양형위에 따르면 2014년 1월~2018년 12월 청소년성보호법 11조 위반으로 처벌받은 50건 중 44건(88%)이 집행유예를 받았다. 6건(12%)만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문제는 이러한 솜방망이 처벌이 국민 법 감정과 동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법조계 안팎에서 꾸준히 형량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양형위는 새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피해자가 13세 미만일 경우 양형기준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디지털 성범죄가 온라인 공간을 활용한다는 특성상 범행 방법이 매우 다양하고 피해가 빠르게 확산해 피해 회복이 어렵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당초 양형위는 그간의 검토와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양형기준안을 의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미성년자를 이용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n번방’, ‘박사방’ 사건을 계기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기 때문에 추가적인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또 피해자 연령에 따라 가중처벌하는 방안 역시 논의 중이다. 피해자가 13세 미만일 경우 양형기준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동·청소년 대상 강간죄의 양형기준은 피해자가 13세 미만인 경우 징역 8~12년으로 가중치를 적용하도록 돼 있다. 이처럼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도 피해자의 연령에 따라 양형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법정형이 유사한 여타 양형 기준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 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과 아동·청소년강간 모두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양형위가 이미 설정한 아동·청소년 강간의 양형 기준은 징역 5~8년이다. 양형위는 양형기준안이 의결될 경우 국회 등 관계기관 의견을 거친 뒤, 공청회를 열어 양형기준안을 확정한다. 상반기 중으로 기준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와우! 과학] 우주여행 정말 괜찮을까…몇 달간 체류하면 뇌 부풀어 치매↑

    [와우! 과학] 우주여행 정말 괜찮을까…몇 달간 체류하면 뇌 부풀어 치매↑

    몇 달간 우주에서 중력 없이 체류하는 우주 비행사는 뇌가 부풀어 치매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 휴스턴 건강과학센터와 미국항공우주국(NASA) 존슨우주비행센터 등 연구진이 우주 비행사 11명(여성 1명)을 대상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체류하기 전후와 귀환 뒤 1년간 정기적으로 뇌 MRI 검사를 수행했다.그 결과, 장기간 미세 중력에 노출되는 것이 뇌와 뇌척수액의 부피를 늘리는 원인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텍사스대의 래리 크레이머 박사는 “혈액과 뇌척수액은 중력이 미세할 때 하체 쪽으로 쏠리지 않는다”면서 “뇌로 이런 유체가 이동하는 현상은 눈과 뇌 부위에서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변화를 일으키는 메커니즘(기전)들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전에 실제로 아무도 확인하지 못한 우주비행 전에서 후까지 뇌의 백질 부피가 상당히 증가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백질의 팽창은 사실 비행 후 뇌와 뇌척수액을 결합한 체적이 가장 많이 증가한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검사는 또 뇌하수체에도 변화를 준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는 완두콩 크기의 내분비기관으로 뇌하수체에서 성장부터 체온 조절에 이르기까지 신체에 중요한 호르몬들의 분비를 총괄하는 매우 중요한 곳인데 손상되면 회복 가능성이 낮다. 연구진에 따르면, 뇌하수체는 우주비행 전보다 후에 그 상하 길이가 줄어들어 더 작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뇌하수체의 반구형 윗부분은 미세 중력에 노출되지 않은 우주 비행사들에게서 주로 볼록하게 나타나지만 우주비행 뒤에는 평탄화하거나 오히려 안으로 조금 들어가 오목해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유형의 변형은 높아진 내압에 노출되는 것과 일치한다고 크레이머 박사는 설명했다. 이들 연구자는 또 뇌척수액이 우주비행 전보다 더 빨리 뇌를 통해 흘러가는 것을 관찰했다. 이런 결과를 연구진은 뇌수종(수두증)과 연관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수두증은 뇌실 안이나 두개강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뇌척수액이 고이는 질병으로, 우주 비행사가 아닌 일반인들에게서도 나타난다. 뇌 기능의 저하 등 수두증에 관련한 증상들 역시 지금까지 우주 비행사들에게서 관찰된 적은 없었다. 이들 연구자는 현재 인류가 이웃 행성인 화성으로 9개월 또는 그 이상의 여행을 하기 전 우주선에서 체류하는 동안 겪을 미세 중력의 영향에 대응하는 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들이 조사하는 한 가지 방법은 인공 중력인데 이는 사람을 앉거나 엎드린 자세에서 회전하도록 하는 커다란 원심분리기를 사용해 만들 수 있다. 또다른 방법은 우주에서 유체가 머리 방향으로 흐르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하지에 음압을 가하는 기술을 조사하고 있다. 크레이머 박사는 이 연구가 우주비행이 아닌 다른 환경 조건에서도 신체가 변하는 방식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일반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는 “만일 우리가 우주 비행사들에게 뇌실의 확대를 야기하는 메커니즘을 더 잘 이해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개발할 수 있으면 이런 발견 중 일부는 정상 압력 상태에서 나타나는 수두증 등 다른 관련 질환을 지닌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북미 영상의학학회(RSNA·Radiological Society of North America) 학술지 ‘영상의학’(Radiology) 최신호(14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피 한방울로 대장암을 진단한다

    피 한방울로 대장암을 진단한다

    경북대 연구진이 소량의 혈액으로 대장암을 간단?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방법을 개발했다. 경북대 화학과 이혜진 교수와 이상혁 박사과정생,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지은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이 대장암 진단 바이오마커로 알려진 단백질 ‘hnRNP A1’의 혈액 내 존재 양을 간단하게 측정해 대장암 유무를 진단하는 분석방법을 개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분석화학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인 ‘바이오센서 및 바이오일렉트로닉스’ 15일자에 게재됐다. 현재 대장암 진단 검진 방법인 MRI, CT, 대장내시경 등은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진료비가 고가이며, 진단 과정이 번거롭고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이로 인해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대장암 초기에 검진시기를 놓쳐 암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혜진 교수팀은 혈액 시료 안에 존재하는 ‘hnRNP A1’을 선택적으로 민감하게 분석할 수 있는 샌드위치 형태의 진단 플랫폼을 개발했다. ‘hnRNP A1’은 대장암 질환 및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생물학적 지표)로 알려져 있지만, 검출 방법은 ‘효소결합 면역흡착검사 키트’를 제외하고 거의 없다. 이 교수팀은 ‘hnRNP A1’과 특이적으로 강하게 결합하는 한쌍의 바이오리셉터(DNA 압타머*와 hnRNP A1 항체)를 고안해 타겟물질인 ‘hnRNP A1’과 샌드위치 형태를 형성하도록 유도하고, 타겟물질의 농도 등을 측정하는 SPR(표면 플라즈몬 공명) 바이오센서와 접목해 ‘hnRNP A1’을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이를 대장암 환자 혈액 시료와 대조군으로 정상인 혈액 시료에 적용해 ‘hnRNP A1’의 측정량과 대장암 유무 상관관계를 규명했다. 현재 시판 중인 ‘hnRNP A1 효소결합 면역흡착검사 키트’와 비교했을 때 혈액 시료의 희석 없이 약 2~3배 정도 더 넓은 검출 농도 범위를 가지는 것도 확인했다. 이혜진 교수는 “나노바이오 및 다양한 화학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플랫폼의 진단 기술 개발로, 대장암의 조기 진단 현실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진단키트화하여 대장암 뿐만 아니라 난치성 암에 적용한다면 암 발생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향후 4대 중증 질환 중 하나인 뇌혈관 질환 조기 진단에 활용 가능한 플랫폼으로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KIST 기관고유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코로나 발원지 조작’에 나서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코로나 발원지 조작’에 나서는 중국

    중국이 코로나19 발원지 논문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에 나선다. 중국 정부가 과학자들의 코로나 관련 임상 연구와 논문 발표 여부와 발표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공개 선언한 것이다.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와 중국지질(地質)대는 지난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교육부의 강화된 ‘논문 검열 지침’을 공개했다고 미국 CNN 방송과 뉴스위크 등이 보도했다. 교육부의 새 지침에 따르면 코로나 발원지에 관한 논문은 각 대학 학술위원회, 교육부 과학기술과, 국무원(행정부) 산하 코로나 예방·통제 태스크포스(TF) 등 3단계의 심사를 거쳐야 학술지 제출이 가능해진다. 발원지를 다루지 않는 코로나 연구 논문도 각 대학 학술위원회에서 심사하고 학술적 가치, 시기적 적절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중국 과학기술부는 코로나 관련 임상 연구에도 제한을 가했다. 지난 3일 내린 지침에서 ‘연구 개시 3일 이내에 연구 사실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코로나 확산 초기인 올해 초만 하더라도 중국 국내외 코로나 연구 발표가 별다른 제약을 받지 않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봉쇄조치를 76일 만에 푸는 등 사태가 통제 가능 수준으로 진정되고 발원지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자 갑작스레 태도를 바꾼 것이다. CNN은 이와 관련해 “10만명 이상이 사망한 코로나19 전염병의 발원지인 중국이 코로나 사태의 발원지에 대한 기록 조작에 들어갔다”고 비판했다.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산하 중국연구소 스티브 창 교수는 “중국 정부의 최고 관심사는 보건도, 경제도 아닌 역사”라며 “중국 당국은 사태 초기부터 코로나의 발원지가 어디로 인식되는지에 대해 매우 집중해 왔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원지 조작’에 나섰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이에 따라 중국의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은 이달 들어 ‘코로나 관련 논문을 엄격 관리한다’는 공지를 띄웠다. 연구 논문 심사 기간을 늘리거나 줄이는 방식으로 논문의 발표 시기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푸단대는 9일 공지에서 “중국 국무원 산하 ‘코로나 예방·통제 TF’가 지난달 25일 회의에서 내린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 공지문은 삭제된 상태다. 중국 우한대 인민병원은 6일 ‘코로나 발원지 관련 논문은 과학기술부의 별도의 발표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기존에는 대학의 학술위원회 심사만 통과하면 논문 발표가 가능했으나, 코로나 관련 논문에 한해서는 정부 심사 절차를 추가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은폐·축소한다는 국제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왔다. 코로나 발병 초기인 지난해 12월 말 후베이성 우한 관리들은 “(우한) 화난(華南)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추정되는 환자들이 발생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던 의사 리원량(李文亮)을 유언비어를 퍼뜨렸다는 이유로 잡아들였다가 끝내 목숨을 잃게 만들었다. 중국 당국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코로나 사태 대처 미흡을 비판해 도피 중이던 법학자 쉬즈융(許志永)을 체포했고, 코로나 기밀사항을 폭로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궈취안(郭泉) 전 난징(南京)사범대 교수도 지난 2월 말 체포해 난징 제2구치소에 구금했다. 이런 와중에 중국 우한시에서 지난해 12월 말 수산시장과 연관된 코로나의 첫 번째 사례를 보고했다. 이어 중국 과학자들이 발표한 일부 논문에서는 발원지가 우한일 가능성이 높게 분석하고 바이러스는 정부 공식 발표보다 일찍 확산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2월 중국과학원·베이징뇌과학센터 등이 발표한 논문에선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난해 12월이 아닌 11월 중하순부터 전파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이에 중국 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원지에 대해 의문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니라 미국·유럽일 가능성이 높고, 지난해 12월 바이러스 발현 이후 신속하게 대응했다고 주장한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정확한 발원지에 대한 확정적인 결과는 없었다고 강조하며 거들고 나섰다. 특히 ‘사스 퇴치의 영웅’으로 불리는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지난 2월 기자회견에서 “먼저 중국만 고려하고 외국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는데 현재 외국에 일련의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코로나19가 중국에서 가장 먼저 출현했지만, 그렇다고 꼭 중국에서 발원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중 원사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바이러스가 우한의 시장에서 팔던 야생동물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는데, 이를 완전히 뒤집고 바이러스가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나왔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한 발 더 나갔다. 그는 지난달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는 미국에서 시작됐으며, 중국에 바이러스를 처음 퍼뜨린 것 역시 미군”이라는 주장을 폈다. 자오 대변인이 내세운 근거는 이렇다. 지난해 10월 18~27일 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아 우한에서 세계군인체육대회가 열렸고 당시 미국 등 105개국 군인들이 참여해 27개 종목의 경기를 치렀다. 이 과정에서 미군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옮겼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 정부 발표와 과학자 주장이 엇박자를 낸 것이 논문 검열에 나서게 된 직접적인 배경인 셈이다. 때문에 중국 정부의 논문 검열 방침은 코로나 종식 이후 국제사회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발원지 조작에 매달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듦에 따라 중국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점을 부정하고 방역에 성공한 대국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이미 중국 중앙방송(CCTV) 등 관영 매체들은 중국의 코로나 대응 일지를 정리해 보도하며 ‘방역 성공’을 선전하고 있다. 중국 정부에서 직접 제작한 코로나 방역 과정을 담은 도서인 ‘대국의 전염병 전쟁’은 표지가 인쇄됐다는 증언도 있다. 스티브 창 런던대 교수는 “코로나 사태에서 중국 정부는 공중위생이나 경제 후폭풍보다 기록 통제에 더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중국 학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한 중국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닌 것처럼 역사를 통제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며 “당국은 실제 발원지를 조사하기 위한 객관적 연구를 용인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계 과학계는 중국에서 출판되는 모든 논문과 연구자료가 중국 정부의 철저한 검열을 거쳤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초기 연구와 최종 결과물 사이에는 추가적으로 많은 단계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중국 연구원은 “정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중국 내 연구 진척이 느려져 최신 발견 사례가 사장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 홍콩 의료 전문가도 “지난 2월 중국 본토의 연구원들과 함께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논문을 작성했는데 아직도 발표를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16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70만명, 사망자 3만 5000명 돌파 초읽기에 들어가며 세계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미국 언론에서는 우한시 연구소 사고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외부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 주재 미국대사관 측이 2018년 1월과 3월 두차례 우한바이러스연구소(WIV)를 방문한 뒤 “중국 연구진이 박쥐에서 비롯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연구하고 있고, 이 연구소는 안전관리에 취약하다”는 비밀 정보를 미 정부에 보낸 사실이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폭스뉴스도 이날 첫 코로나19 감염이 박쥐로부터 인간에게로 이뤄졌고, 첫 환자는 우한시 실험실 근무자였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점점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면서 “끔찍한 상황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중국 우한 시장 근처에 WIV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미 정부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 추적에 나섰다는 점을 시인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임상‘실험’이 아니라 임상‘시험’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임상‘실험’이 아니라 임상‘시험’

    흔히 잘못 쓰는 의학 용어 중 하나가 ‘임상실험’이다. 약제나 의료기기 등을 개발하는 과정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인체에서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하는 연구를 일컫는 이 말은 ‘임상시험’이어야 맞다. 많은 사람들이 ‘임상실험’이라 틀리게 말하는 것은 왜일까. 물론 일반인들이 잘못 쓰는 용어는 이것 말고도 많다. ‘폐혈증’이 아니라 ‘패혈증’이며 ‘뇌졸증’이 아니라 ‘뇌졸중’이다. 그럼에도 나는 임상시험을 ‘실험’이라 부르는 데에 유독 신경이 쓰인다. 받침 글자 하나가 임상시험을 바라보는 인식에 큰 차이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임상시험이라고 하면 일제강점기 생체실험에서의 ‘마루타’를 먼저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실험’이라고 혼동하는 것 역시 그런 인식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한다. 그러나 ‘시험’(trial)의 전제는 연구 대상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실험’(experiment)의 가정과는 다르다. 임상시험의 연구 대상은 실험동물이 아닌 인간이기 때문에 완벽한 통제는 불가능하다. 또한 임상시험을 시행하는 제약사나 연구자는 연구 대상인 인간의 인권과 자율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윤리적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늘 스스로 확인하고 제3자에게 확인받아야 한다. 물론 이러한 원칙 역시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마루타’를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하던 2차 세계대전의 경험, 그리고 흑인들을 대상으로 한 터스키기 매독연구와 같은 반인권적 ‘실험’에 대한 반성과 고민에서 비롯됐다. 그럼에도 임상시험에 대한 인식은 ‘실험’을 크게 벗어난 것 같지는 않다. 임상시험이 여전히 ‘실험’이라고 불리는 것은 임상시험이 피험자의 권익을 침해할 위험이 크다고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다. 종종 환자들에게 임상시험 참여를 권유하면 ‘그거 내 몸 가지고 테스트하는 거 아니냐’, ‘꺼림칙해서 싫다’는 등의 반응이 적지 않다. 좋은 치료제는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를 검증받아 개발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임상실험’이라는 말은 증권가 ‘지라시’나 경제뉴스에서도 흔히 보이는 단어이다. 임상시험 착수 자체를 유효성 입증에 준한 성과로 과도하게 해석하거나, 아예 적극적으로 일부 신약개발업체의 주가 올리기 수단으로 이용하는 이들의 입장에서 임상시험은 ‘실험’일 뿐인가 싶기도 하다. 피험자들이 감수할 위험과 연구자의 과학적·윤리적 고민은 아랑곳없이 오로지 그들이 돈을 건 장밋빛 미래만 보일 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임상시험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졌다. 내과의사인 나도 잘 모르는 항바이러스제 이름들을 일반인들이 줄줄 외우고 다닐 정도다. 과학과 의학이 모처럼 일반인의 관심을 받는 기회가 된 것은 의미가 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 연구를 위해 먼 거리를 오가며 채혈을 하는 불편을 마다하지 않는 한 완치자의 소식은 우리 모두를 훈훈하게 했다. 그 뉴스를 보며 나는 임상시험 참여자들이 좀더 존경받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신약과 백신은 과학자들과 의사들만의 힘으로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 임상시험 피험자 없이는 연구가 진행될 수 없다. 피험자 중에는 더 나은 치료를 기대한 사람도, 치료비를 경감받고자 참여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참여 동기가 무엇이었든 그들은 불확실성과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며, 그들의 행동이 신약 개발과 인류 공동의 지식을 넓히는 연대의 실천이라는 점은 주목받아야 한다. 더 많은 이들이 기꺼이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마침 세계보건기구 주관으로 항바이러스제와 항말라리아제의 여러 조합을 코로나19 확진환자에게 투여하는 임상시험이 시작됐다. ‘solidarity’(연대)라는 이름이 인상적이다. 2차 세계대전의 비극에서 비롯된 임상시험의 역사가 세계적 연대로 인류를 구하는 새 전기를 맞을지 기대된다.
  • 산 정상서 ‘콜라에 멘토스 넣기’ 실험한 과학자…논문까지 발표

    산 정상서 ‘콜라에 멘토스 넣기’ 실험한 과학자…논문까지 발표

    콜라에 멘토스를 집어넣는 동영상을 한 번쯤 봤을지도 모르겠다. 매우 저렴하고 간단하면서도 안전하게 극적인 화학 반응을 시연할 수 있는 이 실험은 전 세계 동영상 제작자들과 실험 시연자들에게 인기있는 소재다. 이 실험의 기본적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미시적인 차원에서의 현상에 대해서는 아직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아직 “과학적으로 해명되지 않은 것인가?”라고 질문할지도 모르지만, 사실 이 원리를 그렇게까지 진지하게 연구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그렇지만 콜라에 멘토스를 넣는 이 실험을 소재로 연구논문을 쓰는 연구자들은 세상에 적지 않게 존재한다. 최근 미국의 한 연구자도 이 연구를 업데이트하기 위해 기압이 다른 다양한 고도에서 실험을 반복했으며 마지막에는 로키산맥까지 올라가 해발 4300m의 고원에서 실험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 성과는 논문으로 정리돼 콜라에는 멘토스를 집어넣는 것이 이 실험에서 가장 좋은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 연구는 콜라 멘토스 실험의 팬임을 자처하는 미국 스프링아버대의 연구자 토머스 컨츨먼 박사에 의해 발표됐다.이른바 ‘멘토스 가이저’(가이저는 간헐천이라는 뜻)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이 실험은 콜라 패트병에 멘토스를 집어넣으면 간헐천처럼 거품이 넘쳐나는 것이다. 실험에 쓰이는 콜라는 다이어트 콜라가 거품을 힘차게 뿜어내 가장 적합하며 그 속에 집어넣는 사탕도 멘토스가 가장 좋다. 거품이 뿜어져 나오는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탄산음료는 고압에서 용액 안에 탄산가스가 용해된다. 이 기체는 공기에 닿음으로써 대기 중으로 벗어나게 된다. 공기에 닿는 용액의 표면이 커질수록 빠져나가는 탄산가스의 양도 많아진다. 탄산음료를 흔들면 단번에 내용물이 넘쳐 버리는 것도 이 작용이 원인이다. 멘토스는 다공질의 사탕으로, 그 표면에는 미세한 기포가 다수 존재한다. 콜라에 멘토스를 넣으면 이 작은 기포를 결정핵으로 해서 탄산가스가 기화해 나가므로 탄산음료병을 흔든 것과 같은 상태가 돼 음료가 넘쳐나는 것이다. 이 기포의 크기는 이론상 1마이크로미터(1㎛, 100만분의 1m) 이상일 필요가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한 개의 표면 기포가 커지면 그만큼 표면에 만들어지는 기포의 수는 줄어든다. 이산화탄소가 용액에서 효율적으로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각각의 기포에 충분한 탄산가스가 흘러 들어가는 최적의 조건이 필요하다. 이 밖에도 멘토스는 용해된 탄산가스를 억제하는 액체의 표면 장력을 무너뜨리는 계면활성제가 포함되는 등의 요인도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물리적인 영향을 주로 조사했다. 이번 실험의 연구자는 콜라 멘토스 실험을 하기에 최적인 표면 기포의 크기와 밀도를 명확하게 하려 했다. 하지만 이 전자현미경 수준의 미세한 세계를 실험하는 순간에 관찰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이때의 반응을 추측할 수 있는 물리적인 자료를 수집하기로 그는 생각한 것이다.컨츨먼 박사는 고도가 높은 곳에서 이 실험을 하면 반응이 훨씬 더 극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다양한 고도에서 실험을 반복하며 영향을 기록해 나갔다. 그는 어머니날 가족 여행 중에 방문한 곳에서 콜라 멘토스 실험을 반복했다. 이 여행 중 그는 데스밸리 해안의 해발 고도에서부터 로키산맥의 파이크스 피크 산정상의 해발 4300m 고원에서까지 콜라 멘토스 실험을 했다. 단순한 장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사실 진지한 실험 연구이다. 컨츨먼 박사는 이 실험에서 기압만으로는 관측결과를 설명할 수 없음을 발견하고 발포작용에 기여하는 변수를 도출했다. 그가 기압의 변화와 발포로 인해 상실된 질량의 관계에서 얻은 방정식을 계산한 결과, 발포에 최적인 사탕 표면의 결정핵생성 기포 크기는 2~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미경으로 확인되는 멘토스 표면의 기포 크기와 밀도에 가까운 것으로 왜 멘토스가 이 실험에 최적인지를 물리적으로도 설명한다. 자세한 연구 논문은 미국 화학회의 동료검토 학술지 ‘화학교육저널’(Journal of Chemical Education) 2월27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해저서 찾은 ‘6만년 된 나무’ 속에 비밀이…신약 개발 열쇠 있다

    해저서 찾은 ‘6만년 된 나무’ 속에 비밀이…신약 개발 열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앨라배마주 남서부 멕시코만 안에 있는 모빌만의 해저 18m 부근에서 6만 년 된 목재가 발견됐다. 이는 당시 앨라배마 연안에 무성했던 숲에 있던 낙우송(학명 Taxodium distichum) 한 그루의 일부분으로, 몇천 년간 기후변화 탓에 해저 토양 속에 묻혀 있다가 2004년 멕시코만을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반에 의해 드러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최근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와 서던미시시피대, 노스이스턴대 그리고 유타대 공동연구진은 이 나무를 신약을 개발하는데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신약 개발의 열쇠는 바로 이 나무 속에서 찾아낸 한 고대 생물 사체에 숨겨져 있다.이들 연구자는 이 나무가 살았던 시대의 환경과 기후 조건을 조사하기 위해 채취한 표본을 분석했다. 나무는 해저 토양에 묻혀 있었기에 잘 보존돼 산화와 부식이 방지돼 있었다. 이에 대해 연구를 주도한 루이지애나주립대의 크리스틴 들롱 박사는 “나무껍질을 잘라내자 그 밖으로 충분히 많은 양의 수액이 흘러나왔다”면서 “또 나무 섬유나 나이테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 이 나무의 나이테는 오늘날 같은 나무의 것보다 간격이 좁고 크기도 고른 것으로 확인돼 당시 기후는 오늘날보다 훨씬 한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또 나무 속에는 무려 300여종에 달하는 고대 생물의 사체가 발견됐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배좀벌레’(shipworm)라는 종을 연구진은 주목한다. 배좀벌레는 이매패류의 일종으로 목선과 같은 목질 구조물에 굴을 뚫고 들어가 사는 작은 조개다. 일반적인 조개와는 달리 패각이 매우 작아서 수관과 내장낭 등의 연체부가 길게 노출돼 있다. 따라서 이들은 바다의 흰개미라고도 불린다.채취된 배좀벌레에서는 100종 정도의 세균주가 추출됐으며, 그중 대부분은 신종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중 12종의 세균주를 골라 DNA 배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의 유전 정보는 기생충 치료제와 진통제, 항암제 그리고 항바이러스제 등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 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약을 개발하려면 이들의 유전 정보를 분석하는 것을 포함해 새로운 표본을 수집해야 한다. 그렇지만 현재 멕시코만에서의 현장 조사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단되고 있는 상황이다.따라서 연구진은 무인잠수정을 이용해 낙우송이 잠들어있는 해저를 계속해서 조사할 계획이다. 이 연구는 빨라도 내년에 본격적으로 재개될 예정이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미국 해양대기청(NOAA)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남순건의 과학의 눈] 과학자들은 진실만을 이야기할까

    [남순건의 과학의 눈] 과학자들은 진실만을 이야기할까

    사람들은 과학적 진실이 존재하고 과학계에는 매우 엄격한 학문적 잣대가 있으며 그런 검증 절차를 거친 논문들은 진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라는 신뢰를 갖고 있다. 많은 부분 사실이다. 그렇지만 과학연구에도 특정 이익집단의 지원을 받거나 이념적 소신에 입각해 왜곡된 내용을 이야기하고 잘 검증된 내용인 것처럼 제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연구 결과’들은 순수과학 분야보다는 사회에 영향을 많이 미치고 정책적 판단의 근거가 되는 분야에서 특정 산업의 이해관계나 특정 지역민들의 정서에 따라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 주는 경우가 많다. 과학 연구는 그 특성상 지원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국가 지원 이외에 수많은 지원들 중에는 학문적 청렴성을 오염시키는 것들이 섞여 있다. 공개경쟁을 통한 연구비 수주가 아닌 지원을 받는 연구들은 바라는 결과의 방향성에 따라 원하는 결론을 내려고 한다. 연구를 처음 설계하는 과정부터 원하는 결론에 맞게 한다든지, 데이터를 왜곡하거나 공공데이터를 독점한다든지, 특정 연구자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한다든지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금전적 이해 이외에도 정책입안을 통한 권력 등 다른 이익을 노린 연구들도 간혹 있다. 이런 연구 결과들도 엄격한 학문적 잣대로 걸러낼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논문 발표 과정에서 검증은 매우 엄격하지만 학술매체들도 다양하기 때문에 이런 오염된 결과들을 완벽히 걸러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그런 연구를 지원하는 조직들의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오염된 연구 결과들이 이념에 경도 돼 있는 언론 매체들에 의해 크게 홍보되기도 하는 것이다.양심적 연구를 수행하는 대부분의 과학자들과는 대비되는 권력지향적, 물질지향적 학자들이 섞여 있는 것이 전 세계 과학계의 현실이다. 특히 공공 보건 분야, 환경 분야, 에너지 분야 등에서는 독자의 상상을 초월하는 이득을 취하려는 그룹들이 있다. 이들이 취하는 이득은 적지 않기 때문에 조직적으로 스스로를 비호하고 포장해 과학적 진실을 분별하기 어려워하는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는 것이다. 과학자는 자신의 생각과 다른 데이터를 얻었을 때 그 생각을 버리고 데이터를 소중히 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과학이 인간의 다른 활동에 비해서 조금이라도 더 존경을 받는 분야로 남기 위해서는 이런 오염된 연구에 대한 자정이 필요하다. 최근 코로나19, 식량위기, 기후위기 때문에 인간문명세계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 험난한 상황에서 우리를 구할 수 있는 것은 과학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다. 많은 정책적 판단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서 이루어져야만 하는 때이다. 그런데 철저한 과학적 판단보다는 정치적 판단을 앞세워 ‘전문가적’ 의견을 내고, 이런 과정에서 엄청난 이득을 취하는 과학자들이 간혹 보인다. 공공재여야만 하는 데이터를 교묘하게 독점해 정책연구비를 끌어와 학문적 이득을 취하고 있는 집단도 보인다. 현대 과학의 중심지인 미국에서도 그러하다. 그렇지만 진실된 과학연구를 지원하는 것은 국민들이고 오염된 연구 결과들이 과다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중의 지지가 더 필요하다. 진실된 과학은 반드시 국민들에게 더 큰 것으로 보답하기 때문이다.
  • 원하는 부위에 빛 쬐어 비만·당뇨 막는다

    원하는 부위에 빛 쬐어 비만·당뇨 막는다

    국내 연구진이 비만을 일으키는 장 호르몬을 빛으로 억제해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가톨릭대 바이오메디컬화학공학과 나건 교수팀은 대사성 질환으로 인한 비만 환자에게서 지방 축적을 유발시키는 장 호르몬을 분비하는 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표적 광(光)응답제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 머티리얼즈’에 실렸다. 지방 축적을 유발하는 장 호르몬인 ‘GIP’는 십이지장 내 지방이나 탄수화물에 반응하는 호르몬으로 K세포에 의해 분비된다. 많은 연구자가 GIP를 억제할 수 있는 약물을 찾아 나섰지만 아직까지 개발된 것은 없다. 이에 연구팀은 GIP를 분비하는 K세포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K세포에만 반응해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표적 물질을 만들었다. 이번에 개발한 물질은 GIP 분비를 촉진하는 십이지장 표면의 K세포에 붙어 활성산소를 만들어 파괴하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은 고지방식을 섭취하도록 해 비만과 당뇨를 유발시킨 생쥐에게 이번에 개발한 광응답제를 투여한 다음 십이지장에 빛을 쬐는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표적 광응답제에서 만들어진 활성산소가 K세포를 없애고 GIP 농도를 낮춰 생쥐의 몸무게와 체지방을 감소시킨다는 것이 확인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미국 정부, 연구용 박쥐 포획 중단 권고…코로나19 감염 우려

    미국 정부, 연구용 박쥐 포획 중단 권고…코로나19 감염 우려

    미국 정부가 박쥐를 포획하거나 다루는 일부 현장 연구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동안 중단할 것을 연구자들에게 권고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1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류가 코로나19의 원인 바이러스를 북아메리카에 서식하는 박쥐들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이 권고안은 지난달 말 이메일을 통해 박쥐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든 연구자에게 보내졌다. 미 어류·야생동물 관리국(USFWS) 측은 만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미국에 서식하는 박쥐 개체군에 전염되면 미래에 새로운 재감염 경로를 만들어 문제의 바이러스를 억제하려는 인간의 노력을 저해하는 역파급 효과를 초래하리라 우려한다. USFWS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많은 포유동물이 다양한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기 쉽다는 사실을 안다”면서도 “알 수 없는 점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 등 북미 야생동물들에게 전염되거나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느냐는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정확한 기원은 아직 조사 중에 있지만, 많은 사람은 문제의 바이러스가 중국에 서식하는 한 박쥐 종에서 처음 나타났고, 그 후 첫 번째 인체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었던 천산갑에게 전염됐다고 추정한다. 게다가 인간이 문제의 바이러스를 다시 다른 동물 종에 전염할 능력이 있다는 증거도 있다. 개와 고양이를 비롯해 미국 브롱크스 동물원에 사는 호랑이 등 몇몇 동물 종에서는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은 이런 감염이 인간 무증상자에 의해 전염된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박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되기 전에도 수백 종의 다른 코로나바이러스를 갖고 있다. 게다가 2006년 이후 미국의 박쥐 개체 수는 이른바 박쥐 괴질로 불리는 흰코증후군 감염 탓에 550만 마리 이상 줄어 이들이 코로나19에도 취약할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A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렘데시비르 임상 시험 결과 나와… 정부 “이달 백신 개발 임상시험 시작”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증상 개선에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국제공동 임상 결과가 나왔다. 미국·유럽·일본 공동 연구팀은 그동안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해 온 렘데시비르 관련 다국가 임상결과를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행된 국제학술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했다. 이번 임상은 지난 1월 25일부터 3월 7일까지 입원 치료 중인 총 53명의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환자는 미국 22명, 유럽·캐나다 22명, 일본 9명이었다. 이 중 30명(57%)은 투약 당시 자발적인 호흡이 어려워 기계호흡에 의지했으며, 4명(8%)은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의료진은 이들 환자에게 첫날은 200㎎을, 나머지 9일 동안은 매일 100㎎ 등 열흘 동안 렘데시비르를 정맥으로 투여했다. 그 결과 53명의 환자 중 36명(68%)에서 호흡곤란 증상이 개선되는 등 임상적인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평균 18일의 추적 관찰 기간에 완치 판정을 받아 퇴원한 환자는 25명(47%)이었다. 하지만, 7명(13%)은 렘데시비르 투여에도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렘데시비르 치료는 상대적으로 경증에 속하는 산소 치료 환자그룹에서 효과가 컸다. 이 그룹의 증상 개선율은 71%(7명 중 5명)에 달했다. 렘데시비르 투여에 따른 이상 반응은 32명(60%)에게서 관찰됐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간 독성, 설사, 발진, 신장 손상, 저혈압 등이었다. 이런 부작용으로 4명(8%)은 렘데시비르 치료를 조기에 중단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소규모 환자그룹, 상대적으로 짧은 추적 관찰 등 한계가 있다고 적시했다. 또 일부 환자의 회복에 병용약물이나 인공호흡치료 변화, 의료기관별 치료 프로토콜 차이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과 함께 추가적 무작위 대조군 임상 등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연구팀은 심각한 코로나19 환자에게 렘데시비르 투여가 임상적 이점을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평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국립중앙의료원 등이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한 3건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한편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1일 브리핑에서 “외국에서 유명 개발자가 진행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임상시험에 우리나라가 조만간 참여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협의가 공식화되면 별도의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신, 치료제 연구개발에 있어 방역당국의 역할이 많겠지만 최종적으로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와 효능을 확인해야 하므로 (연구자와) 현장을 잘 연결해주는 것도 당국의 큰 역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와우! 과학] 길이 120m 끈 모양의 신비한 바다생물 포착

    [와우! 과학] 길이 120m 끈 모양의 신비한 바다생물 포착

    호주 깊은 바다에서 무서울 정도로 긴 끈 모양의 생물체가 포착돼 화제다. 그 길이는 가장 바깥쪽의 한 바퀴만 47m로 전체 길이는 120m로 추정돼 세계에서 가장 긴 생물체일 가능성도 있다. 8일(이하 현지시간) 과학매체 사이언스얼러트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닝갈루 캐니언스 탐사대’라는 이름의 국제 연구팀이 닝갈루 해안 앞바다인 인도양 심해에서 관해파리(siphonophore·사이포노포어)의 한 종을 영상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이들 연구자는 탐사대에 참여한 슈미트해양연구소(SOI)의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OV)과 음파 탐지 기술을 이용해 생물의 보고이면서도 그다지 연구가 진행되지 않은 서호주의 심해를 조사하던 중 이처럼 기묘하게 생긴 생물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탐사대의 일원인 미국 브라운대의 해양생물학자 스테판 시버트 박사에 따르면, 이 생물체는 관해파리목 관해파리과에 속하는 플랑크톤의 일종으로, 여러 개체가 모여 길게 군체를 이룬 것이다. 이른바 ‘개충’으로 불리는 작은 개체는 수천 마리의 자가 복제를 해서 하나의 군체를 이룬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집합체가 아니다. 그 거대한 몸 안에는 각각 섭식과 감각, 이동 그리고 생식 등 서로 다른 생리적 역할을 분담한다. 따라서 이들은 초생명체나 초개체라고도 불린다.ROV가 포착한 영상에서도 섭식에 특화한 부분이 나오는 데 호리호리한 몸에 매달린 긴 촉수는 마치 바늘이 늘어선 낚싯줄 모양이다. 근처에서 포착된 또 다른 관해파리의 촉수도 비슷한 모습이다. 탐사대에 따르면, 이번 조사 지역에서는 관해파리가 비교적 평범하게 존재하지만 이렇게까지 크고 기묘하게 생긴 개체는 드물다. 특히 이번에 포착된 개체는 ROV의 조종사들이 대략적으로 측정했을 뿐 제대로 된 계측은 아니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동물보다 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탐사대의 또다른 일원인 서호주 박물관의 리사 커켄데일 박사는 설명했다. 일부 지역에서 ‘롱 스트링기 스팅기 싱기’(long stringy stingy thingy·긴 끈 모양의 가시 돋친 것)라고도 불리는 이 생물체의 가장 바깥쪽 원형의 길이는 약 47m로 그 전체 길이를 추정하면 120m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커켄데일 박사에 따르면, 이번에 포착된 엄청나게 긴 나선형의 관해파리는 먹이를 먹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거대한 군체가 되면 적어도 수백만 마리의 개충이 협력하면서 먹이를 먹는 것으로 생각된다. 먹이의 영양은 모든 개체가 연결돼 있는 줄기 부분(신경 신호의 통로이기도 함)을 통해 공유된다고 커켄데일 박사는 설명했다.관해파리는 생긴 모습과 달리 인간이나 다른 생물에 해가 되는 종이 아니다. 오히려 양질의 영양분을 제공한다. 실제로 촬영된 영상에는 해삼의 일종(학명 Cephalopyge trematoides)이 관해피라에 매달려 천천히 개충들을 잡아먹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편 관해파리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188종이 알려졌으나 이번에 발견된 종이 정확히 어느 종에 속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빌 게이츠 기고 전문 “코로나19와의 싸움에 공동 대응해야”

    빌 게이츠 기고 전문 “코로나19와의 싸움에 공동 대응해야”

    빌 게이츠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은 12일 전 세계적인 공동대응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워나가야 한다며 주요 20개국(G20)에 3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게이츠 이사장은 이날 전 세계 주요국 언론매체에 배포한 특별기고를 통해 △ 구호장비의 효율적 배분 △ 백신 연구개발(R&D) 기금투자 △ 백신 개발 후 생산·물류 투자계획 마련 등을 촉구했다. 재단은 이 기고문을 한국에서는 연합뉴스에 독점 배포했다. 다음은 기고문 전문.『나는 지난 몇 주 동안 수많은 전문가와의 대화를 통해 코로나19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다.청년보단 노인에게,여성보단 남성에게 치명적이고,사회경제적으로는 빈곤한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또한 코로나19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바이러스는 국경을 넘나드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지적하는 이유는 각국이 이 바이러스를 최초로 인지한 이후 자국 내 확산 방지에만 집중해 왔기 때문이다.자국민 보호라는 측면에서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하지만 이제 각국의 지도자들은 깨달아야 한다.코로나19와 같이 전염성이 크고 이미 널리 퍼진 바이러스는 어느 한 곳에 있기만 하더라도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말이다. 아직 코로나19는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에 큰 타격을 입히지는 않았다.이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아직 알지 못한다.그러나 결국은 이러한 국가들에서도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할 것이다.또한 더 많은 지원 없이는 전례 없는 수의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올 것이다.코로나19가 뉴욕 같은 세계적인 대도시에 어떠한 타격을 입혔는지를 생각해보라.그리고 뉴욕 맨해튼 소재 병원 한 곳에 대다수 아프리카국가의 전체 병원보다 더 많은 집중치료 침상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보다 자명해진다. 선진국들이 앞으로 몇 달 간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곳에서 지속한다면 언제든지 다시 침투할 수 있다.세계 어느 한 곳이 다른 지역을 다시 감염시키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전 세계적 공동대응을 통해 이 바이러스와 싸워나가야 한다.구체적인 방안은 코로나19 확산 양상에 따라 달라지겠지만,세계의 주요국들,특히 G20(주요 20개국) 구성국들이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세 가지의 과제가 있다.첫째,팬데믹 상황에 대처하는 데 필수적인 마스크,장갑,진단 키트와 같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다.이러한 장구들은 인류의 노력으로 인해 결국은 모두를 위해 충분한 양이 구비될 것이다.하지만 자원이 한정적인 현재 상황에서는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불행하게도 아직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다행히도 각국의 지도자들이 동의하기 시작한 것들이 몇 가지 있다.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들이 먼저 테스트를 받고 개인 보호장구에 대한 우선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하지만 좀 더 큰 틀에서 생각해보자.마스크와 진단검사 등이 각국에 어떠한 방식으로 배분되어야 하는지 등의 문제가 남아있다.현재는 단순히 누가 더 높은 금액을 제시했는지에 따라 결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하지만 이러한 팬데믹 상황에서 특정 시장들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한다.생명 구조장비 시장이 대표적인 예다.정부의 역할 못지않게 민간 부분의 역할도 중요하다.하지만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구호장비 조달이 입찰 전쟁으로 전락한다면 이 바이러스는 필요 이상으로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다. 우리는 공중보건의 관점과 의료 수요를 바탕으로 자원을 배치해야 한다.에볼라와 HIV(에이즈 바이러스) 퇴치의 최일선에서 싸워 본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이 자원 배치 가이드라인을 정립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이를 바탕으로 선진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의 지도자들은 WHO(세계보건기구) 등과 협력해 가이드라인을 문서화하고 모든 참가국이 이 가이드라인에 공식 동의해야 한다.그래서 모두가 책임을 직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각국의 동의는 코로나19 백신이 마련되었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팬데믹 상황을 종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람들이 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갖게 하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각국의 지도자들이 할 일은 백신 개발에 필요한 R&D(연구개발) 기금에 투자하는 것이다.3년 전 저희 빌&멀린다 재단과 웰컴트러스트재단은 여러 국가와 협력하여 감염병혁신연합(CEPI)을 출범시켰다.CEPI는 백신 테스트 절차를 가속화하고 새로운 면역 생성법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기구다.신종 바이러스가 창궐할 때를 대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CEPI는 벌써 최소 8종류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중이고,연구자들은 18개월 안에 최소한 하나는 준비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이렇게 된다면 인류 역사상 병원체를 발견하고 백신을 개발하기까지의 최단기록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투자 기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많은 국가가 지난 2주간 CEPI에 기여해 왔다.하지만 CEPI는 최소 20억 달러가 필요한 상황이다.혁신은 예측이 불가능하기에 이 금액은 예측에 불과하지만,G20 국가 지도자들의 의미 있는 공여 약속이 필요한 때이다. G20 지도자들이 고려해야 할 세 번째 과제는 CEPI 기금은 백신 개발만을 위한 것이며,생산과 배송물류비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코로나19 종식을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금과 치밀한 계획이 필요한 상황임을 명심해야 한다. 어떤 백신이 가장 효과적일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또한 각각의 백신은 독자적인 생산기술과 설비가 필요하다.이러한 사실은 투자국들이 개발 중인 백신중 어떤 것들은 결국 사용되지도 못할 것을 알면서도,다양한 생산시설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그렇지 않다면 백신 개발이 성공하더라도 적절한 생산시설 설치를 기다리며 또 몇 달을 허비하게 될 것이다. 또 중요하게 다뤄야 할 문제는 가격이다.만약 민간 부분이 나서서 백신을 생산하기로 한다면,그들은 경제적인 손실을 보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동시에 어떠한 코로나19 백신이든 ‘세계적인 공공재’로 다뤄져야 하고,적정한 가격으로 모두가 접근 가능해야 한다.세계백신면역연합(GAVI)과 같이 저·중 소득 국가들이 필수적인 바이러스 면역법에 접근할 수 있도록 오랜 기간 동안 연구하고 도움을 줘 왔던 국제기구들이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특히 영국의 큰 기여를 바탕으로,GAVI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과 협력하여 에볼라 백신을 포함한 13개의 새로운 백신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73개국에 도입할 수 있었다.이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해서도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데 이론이 없다.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기금이 필수적이다.구체적으로 GAVI는 향후 5년간 74억 달러가 필요하다.하지만 이는 단순히 현재의 면역체계를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이다.결국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각국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수십억 달러의 기금들이 당장 비싸다고 느껴질 수 있다.특히 세계 경제가 전체적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면역 구축 노력의 실패로 질병 유행 기간이 더 길어지는 데 따른 비용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나는 지난 20년간 세계의 지도자들을 만나 세상의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질병 퇴치를 위해 투자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그것이 옳은 일이라고 설득했고,실제로 옳은 일이기 때문이다.그러나 현재의 팬더믹 상황은 우리에게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이 옳기만 한 일이 아니라 현명한 일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인류는 단순히 공통 가치와 사회적 유대감으로만 이어진 것이 아니다.우리는 생물학적으로도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아주 미세한 세균이 한 사람의 건강을 해치면 이는 인류 모두의 건강에 위협이 된다. 미증유의 팬데믹 상황 속에서 세계 인류는 운명공동체를 이루고 있다.따라서 우리의 대응 또한 그에 맞춰야 할 것이다.』 연합뉴스
  • 중증환자 치료 장비 에크모,국산 개발 폐이식 환자 치료 성공

    중증환자 치료 장비 에크모,국산 개발 폐이식 환자 치료 성공

    분당서울대병원 등 공동연구팀이 수입에 의존하는 에크모(체외막산소공급장치.ECMO)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서강대학교, 서울아산병원 공동연구팀은 ECMO 장비개발 연구를 진행, 지난해 10월 최종적으로 시제품을 완성하고 임상시험을 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국산 ECMO는 지난해 12월 13일 급성 호흡부전으로 폐 이식이 필요한 환자 치료에 첫 적용돼 파일럿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후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약 3주간의 교량치료를 받았으며, 지난 1월 3일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팀의 집도로 폐 이식 수술을 받았다. 현재는 안정적인 상태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그동안 국내에서는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원심성혈액펌프의 기초설계에서부터 제작에 이르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또 혈액산화기 제작기술 노하우, 심폐순환보조장치의 구동과 제어, 모니터링을 위한 전자제어장치의 제작 및 프로그램 개발 등의 기술적 성과도 달성했다. 장비 개발과정에서 다양한 심폐부전 동물모델의 개발과 같은 전임상연구 분야에서의 발전도 중요한 성과로 꼽았다.이번 개발은 전체 ECMO 시스템을 구성하는 혈액펌프, 산화기, 혈액회로, 구동 및 제어장치 중에서 산화기와 캐뉼라를 제외하고 국산품으로 구성됨에 따라 약 70% 정도의 국산화율을 달성했다. 향후 산화기 국산화가 완료되면 전체 시스템의 국산화율이 9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책임자인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중환자 치료의 필수장비인 ECMO 국산화를 통해 우리나라도 복합고부가가치의료기기를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실무총괄을 맡았던 조영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신종인플루엔자, 메르스가 유행했을 때 ECMO가 중증호흡부전 환자에서 중요한 치료수단이 되었던 만큼,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와 앞으로 다가올 보건의료위기상황에서도 ECMO의 국산화는 그 가치를 더욱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동연구자인 김희찬 서울의대 교수는 “ECMO 시스템의 제조생산 및 판매에 관심 있는 국내기업을 통해 보다 개선된 양산용 제품을 개발하고 품목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거친 후 본격적인 의료기기 제품으로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국내 병원에서 임상 치료에 적용하는 사례를 늘려가는 한편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통해 본격적인 4등급 의료기기 국산화 시대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에크모, 체외막산소공급장치(ECMO, 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ion)는 몸 밖에서 인공 폐와 혈액펌프를 통해 혈액에 산소를 공급한 후 그 혈액을 다시 환자의 체내에 넣어주는 기기를 말한다. 체외막을 통해 산소를 공급해주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주는 폐와 심장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첨단 의료기기로 중증의 심부전증, 폐부전증 환자의 치료에 사용된다. 2015년 메르스 사태로 많이 알려지기 시작해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는 ECMO는 중증 심폐부전 환자의 치료와 이식수술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 기준으로는 약 350여대가 환자치료에 쓰이고 있지만, 장비 및 재료가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자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비용 부담이 있어왔다. 뿐만 아니라 생명유지에 가장 중요한 심장과 폐의 기능을 대신하는 만큼, 안전성과 정확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국산화 시도의 의미가 매우 큰 의료장비다. 이번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 주도하에 2014년 6월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50여억원의 정부출연금 지원으로 진행됐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면역체계 속이는 위장능력 제거…백신 개발 희망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면역체계 속이는 위장능력 제거…백신 개발 희망

    인류를 위협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구조에 관한 새로운 정보가 공개돼 백신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사우샘프턴대 맥스 크리스핀 교수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 면역체계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쓰는 특수한 위장 능력을 제거하고 그 모습을 3D 모델로 만들었다. 이번 3D 모델은 코로나19의 백신을 설계하는 데 필요한 연구 대상인 스파이크 단백질의 자세한 모습을 처음으로 보여준 것으로, 이런 단백질은 바이러스 표면에 다수 존재한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인체의 세포에 부착해 해당 바이러스가 그 안으로 침투할 때 쓰인다. 특히 이 단백질은 글리칸이라는 당성분으로 코팅돼 있어 바이러스가 단백질을 당으로 위장해 면역체계를 속이도록 돕는다. 크리스핀 교수팀은 이전 ‘에이즈 백신 발견을 위한 협업’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구매한 장비를 이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코팅하고 있는 글리칸의 구조를 자세히 분석했다.이들 연구자는 바이러스 표면의 단백질이 면역항원에 얼마나 접근하기 쉬운지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글리칸의 구조를 지도화할 수 있었다. 이는 백신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단계이기도 하다. 크리스핀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양의 탈을 쓴 늑대처럼 스스로 단백질을 당으로 코팅해 인간 면역체계의 감시를 피한다”고 설명하면서도 “그렇지만 우리는 이들 바이러스가 HIV 같은 바이러스가 면역체계를 끊임없이 회피하고 방어하는 정말 촘촘한 글리칸을 지닌 것과 달리 차폐력이 낮다는 중대한 발견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처럼 글리칸의 밀도가 낮다는 것은 면역체계가 항체로 바이러스를 중화할 때 장애물이 적다는 점을 의미한다”면서 “따라서 이 발견은 백신을 개발하는 과학자들에게 중대하고 고무적인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우샘프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글리칸 함량을 분석하고 있는 크리스핀 교수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구조를 가장 먼저 파악한 미국 텍사스대의 제이슨 매크렐런 교수팀과 긴밀히 협력했으며, 현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의 로히어르 산더르스 교수 등 후보 백신을 개발한 파트너들과도 협력하고 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출판전 논문공유 사이트 ‘바이오리시브’(bioRxiv) 26일자로 공개됐다. 사진=바이오리시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문화재청, 비무장지대 6·25전사자 유품 보존처리 지원한다

    문화재청, 비무장지대 6·25전사자 유품 보존처리 지원한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국방부가 시행한 강원도 철원군 화살머리고지 일대 비무장지대(DMZ) 내 6·25전사자 유해 발굴 현장에서 수습된 유품 544점의 보존처리를 지원한다고 10일 밝혔다. 국방부는 남북 간 체결된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남북공동 유해발굴구역으로 선정된 철원 화살머리고지의 기초 유해 발굴 작업에서 유골 2030점과 화기, 탄약, 전투장구, 개인유품 등 총 71종 6만 7476점의 유품을 발굴했다. 국방부는 그동안 유품에 대한 보존처리를 자체 시행해왔으나 발굴지역이 넓어짐에 따라 보존처리가 지연되면서 지난해 11월 관계기관 협의회를 통해 문화재청에 유품 보존처리에 대한 협업을 요청했다. 문화재청은 기존 수습 유품 중 전시·교육·연구자료 등으로 활용 가치가 높은 69건 544점에 대한 보존처리를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다음 달까지 국방부로부터 대상 유품들을 인계받아 문화재청 소속기관인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 전달해 연내 보존처리를 완료할 예정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화기류 등 총 68건 384점을, 한국전통문화대학교는 탄약류 1건 160점의 보존처리를 하게 된다.강원도 대마리 일대에 위치한 철원 화살머리고지는 1953년 국군과 유엔군으로 참전한 프랑스군이 중공군과 치열하게 싸운 격전지였다. 이 지역의 유해발굴은 6·25 전쟁 이후 68년 만에 이뤄진 최초의 비무장지대 유해발굴 사례로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국방부와 함께 철원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현장 유품 수습 지원, 유품 보존처리 지원 확대, 보존처리 관련 기술 자문 등 순국선열에 대한 국가적 책무를 실천하고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를 위한 협력을 지속해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경기도의회, 친일잔재청산 특위 순화용어 사용 독려

    경기도의회, 친일잔재청산 특위 순화용어 사용 독려

    경기도의회 친일잔재청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경호)는 일제강점기 잔재 용어 청산을 위해 경기도 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일본어 투 용어’를 순화용어로 사용할 것을 10일 요청했다. 친일잔재청산특별위원회에서 발표한 일본어 투 용어는 일본 제국주의 시대에 강제적으로 유입된 한자어로, 국립국어원의 국어 순화 자료집(2003년), 일본어 투 어휘자료 구축(2012년) 연구자료 분석을 통해 선정됐다. 순화 대상 일본어 투 용어는 ‘가건물, 간담회, 수취인, 시말서, 행선지’ 등이 있고, 이는 각각 ‘임시 건물, 정담회(또는 대화모임), 받는 이, 경위서, 가는 곳’으로 순화하여 사용할 필요가 있다. 김경호 위원장은 “공공기관의 언어사용은 사회 전체의 언어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일제 잔재 용어를 청산하고, 바르고 정확한 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미래세대의 바른 언어환경 조성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고 했다. 친일잔재청산특별위원회는 도내에 남아있는 친일잔재 청산의 방향과 범위를 설정하고 원활한 청산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9.11.5. 구성됐으며, 2020.11.4.까지 활동할 계획이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 “민관 협력 강화해 코로나 치료제·백신 개발 도울 것”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관련해 “(코로나19 사태를) 감염병 방역 영역뿐 아니라 치료기술력까지 한층 끌어올리는 기회로 삼겠다”며 “정부는 민관 협력을 강화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확실히 돕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 성남시 한국파스퇴르연구소를 방문해 코로나19 치료졔·백신 개발 산·학·연 및 병원 합동회의 참석한 자리에서 ”지금 우리 뿐 아니라 전 세계가 절실하게 치료제와 백신을 기다리고 있다. 치료제와 백신은 코로나19의 완전한 극복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와 승인 절차 단축 등이 뒷받침되어야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며 신속한 임상 승인 절차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기업과 학계, 연구소, 병원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치료제·백신 개발에 힘 모으는 계기를 마련하고, 한국형 방역모델 구축의 계기를 만들기 위한 자리였다. 아울러 코로나19 백신 개발 관련 정부의 전폭적 의지를 강조하는 의미가 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기업에서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성영철 제넥신 대표이사 등이, 연구소 관계자로는 류왕식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의학계에서는 정낙신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 성백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 등이, 의료계에서는 송준영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 김성한 서울 아산병원 교수, 염준섭 신촌 세브란스병원 교수,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교수 등이 회의장을 찾았다. 정부에서도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 바이오제약 기업들도 혈장치료제와 항체치료제 및 면역조절치료제 등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상당한 진척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상당히 우수한 수준이고 아주 많이 앞서가고 있다는 희망적인 얘기를 들었다”며 “글로벌 제약사나 선진국에 비해 자원이 부족하고 의약품 개발 경험이 적지만, 2015년 메르스 감염 사태를 겪으며 당시의 어려움을 거울삼아 기술 개발에 노력해 온 것”이라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와 백신을 빠르게 개발하기 위해서는 과학자, 연구기관, 기업, 병원, 정부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간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 승인절차 단축 등 지원을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우리가 남보다 먼저 노력해 진단기술로 세계의 모범이 됐듯, 우리의 치료제와 백신으로 인류의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회의에 앞서 문 대통령은 연구소를 시찰하며 치료제 개발의 현실적 방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약물재창출’ 연구결과를 보고받았다. 약물재창출은 신약 개발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 이미 개발됐거나 개발 중인 의약품이 치료제로 쓰일 수 있는지 효능을 검증하는 작업을 말한다. 파스퇴르연구소는 지난 2월부터 과기부의 긴급연구자금을 지원받아 2500여종의 약물을 대상으로 세포실험을 실시해 코로나19 치료효능이 있는 후보 약물들을 발굴했다. 이 중 구충제 성분도 포함돼 있다는 연구원의 설명에 문 대통령은 “구충제는 항바이러스 쪽하고는 무관한 것 아닌가? 뭔가 좀 엉뚱한 느낌이 든다”며 관심을 표시했다. 이에 김승택 연구팀장은 “(구충제 성분이) 메르스, 사스에서도 항바이러스 효과를 본적이 있고, 다른 논문을 리뷰해보면 광범위한 항바이러스 효과가 알려져 있다”며 “몸에 흡수가 잘 안되는 부분을 폐에 전달할 수 있는 제형으로 바꾸는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류왕식 연구소장도 “국내 제약사가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 중 저희 소식을 듣고 방향을 틀어서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이자, 문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혀 엉뚱한 이야기가 아니군요”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감염자 검체·완치자 혈액 등 필요자원 제공, 백신 개발에 2100억원 투자, 추가경정예산에 개발 지원금 반영 등 정부 지원계획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을 향해 “지금 이 순간 인류의 가장 큰 과제는 치료제와 백신의 개발”이라며 “여러분이 연구와 개발에 전념하도록 돕는 것이 국민과 인류의 생명을 구하는 길이라는 자세로 정부도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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