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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판 21세기 ‘킨제이 보고서’

    “그 남자가 풍기는 냄새와 눈빛에 끌렸습니다.” “하고 나면 편두통이 싹 사라져요.” “신과 합일하는 느낌을 얻을 수 있어요.” “남자가 춤을 잘 추면 침대에서도 끝내준다는 속설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었어요.” “다른 애들의 부러움을 사려고 우리 대학 최고의 인기남과 잤어요.” 이상은 ‘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정병선 옮김, 사이언스 북스 펴냄)의 일부분이다. 저자인 신디 메스턴과 데이비드 버스는 미국 오스틴 소재 텍사스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다. 메스턴은 여성의 성애와 관련된 심리 생리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진화 심리학자인 버스는 인간의 짝짓기 전략을 연구하는 1급 과학자로 두 사람은 여성의 성애에 관한 연구를 하는 데 있어 완벽한 한 쌍이다. 메스턴과 버스는 ‘여자는 왜 섹스를 하는가.’와 같은 중요한 주제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모두가 즐거움을 누리고자, 사랑을 표출하기 위해, 그리고 번식을 목적으로 섹스한다고, 즉 이미 답을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5년간 3000명이 넘는 여성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섹스를 하는 이유는 적어도 237가지가 넘었다. 이 동기들은 세속적인 것(“지루해서요.”)에서 영적인 것(“신과 더 가까워지고 싶었습니다.”)에 이르렀으며 이타적인 것(“내 남자가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에서 복수심에 불타는 것(“나 몰래 바람을 피운 남편을 응징하고 싶었다.”)까지 다양했다. 책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여성들이 실제 생활에서 겪는 성적 만남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성에 관한 연구인 성 과학(sexology)이 내놓은 가장 유명한 보고서는 1940~50년대에 나온 ‘킨제이 보고서’다. 인류의 성 활동을 채집한 사상 최대 규모의 조사 연구서다. ‘여자가 섹스를’은 여성판 ‘킨제이 보고서’인 셈이다. 두 과학자는 2006년 6월부터 2009년 4월까지 킨제이 연구진처럼 면접 조사를 한 것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저자들은 “성 활동과 관련된 의사 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 이 책이 눈 밝은 안내자가 되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물론 두 과학자는 여성 잡지에 나오는 많은 성 관련 기사처럼 ‘성 지침서’로 책을 쓴 것은 아니다. 흔히 ‘떡 친구’로 묘사되는, 데이트 따위는 필요없이 섹스만 하는 관계에서 여성들이 어떤 결말에 이르는지 통계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여성의 미묘한 성 심리에 대한 새로운 렌즈를 제공한다. 1만 8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한·중·일 삼국지 만화 똑같을까

    한·중·일 삼국지 만화 똑같을까

    중국의 고전 ‘삼국지’를 흔히 ‘천년의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시대와 작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 숨쉬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삼국지에 대한 각종 책과 연구서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또 만화,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로 변신하기도 한다. 한국의 삼국지, 중국의 삼국지, 일본의 삼국지는 다 똑같을까? 그렇지 않다. 만화를 통해 살펴보면 같은 장면이라도 한국의 삼국지는 서정적이고 예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반면 중국의 삼국지는 호방하고 과장된 느낌이 많다. 국기의 상징인 붉은 태양이 자주 등장하는 일본의 삼국지는 상상력이 빼어나지만 자극적이고 그로테스크하다. 아시아의 삼국지가 한자리에 모인다. 오는 15일부터 5일 동안 경기 부천 상동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열리는 제13회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 및 제11회 국제만화가대회(ICC)의 핵심 행사인 ‘아시아 삼국지 만화전’을 통해서다. 아시아 최고의 원천 소스인 삼국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한국의 민화, 중국의 목판화 및 민간 연화, 일본의 장벽화(미닫이에 그린 그림)와 우키요예(목판화)에 나타난 삼국지의 주요 장면들을 비교하며 과거를 짚어볼 수 있다. 이 부분의 전시는 삼국지 관련 한·중·일의 옛 그림을 모아 비교 분석한 책을 냈던 김상엽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의 도움으로 이뤄졌다. 다양하게 재해석된 현대의 만화를 통해서는 삼국지의 현재를 접할 수 있다. 삼국지 만화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한국 만화의 거장 고(故) 고우영과 일본 만화의 거장 고 요코야마 미쓰데루의 작품을 비롯해 이현세의 ‘처음으로 만나는 삼국지’, 이희재·이문열의 ‘삼국지’, 이충호·황석영의 ‘삼국지’, 최훈의 ‘삼국전투기’, 조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학인의 ‘창천항로’, 삼국지를 소녀 학원물로 변형시킨 시오자키 유지의 ‘일기당천’, SF적 상상력을 보탠 요시토 야마하라의 ‘용랑전’, 중국 고전을 만화로 옮겨 이름이 높은 타이완의 거장 채치충의 ‘만화 중국고전-삼국지 편’, 중국의 국보급 작가 진유동의 ‘삼국지’, 태국 출신 무 닌자의 ‘알기 쉬운 삼국지’를 만날 수 있다. 도원결의, 초선의 미인계, 삼고초려, 적벽대전, 오장원 전투의 다섯 가지 명장면을 테마로 각 작품의 그림과 이야기의 같고 다른 점을 비교할 수 있어 흥미롭다.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매체를 통해 진화하고 있는 삼국지의 미래는 관객 참여 형식으로 살펴볼 수 있다. 아이패드 등을 이용해 말풍선을 채워넣는 게임, 조만간 서비스되는 삼국지 관련 컴퓨터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아시아 삼국지 만화전’의 대미는 정사인 진수의 삼국지를 바탕으로 한·중·일 합작 프로젝트 차원에서 제작 중인 하승남의 ‘삼국지’와 관련한 전시다. 이번 만화전을 준비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유주아 전시 PD는 “한국, 일본, 중국, 타이완 등이 주축인 ICC와 BICOF가 함께 열리기 때문에 동아시아를 아우르며 모든 나라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발전, 변형하는 삼국지를 주요 전시 테마로 골랐다.”면서 “삼국지에 대한 흥미로운 체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만화 축제에서는 산악 만화의 걸작 ‘신들의 봉우리’로 유명한 일본 만화가 다니구치 지로가 한국을 찾아 엄홍길 대장 등과 나누는 대담도 주목된다. 올해 부천만화대상 해외작가상 수상자인 다니구치를 위한 특별전도 열린다. 미국 만화 및 그래픽노블 시장 진출을 꿈꾸는 국내 작가들에게는 미국 최대 만화출판사 마블코믹스의 편집자 C B 세뷸스키의 세미나를 놓쳐서는 안 될 듯. 축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다양한 체험 행사도 각양각색이다. 화려한 퍼포먼스로 만화 팬들과 시민의 열띤 호응을 얻어온 ‘코스프레 최강자 대회’, 각종 애니메이션 상영회, 오감 체험 ‘4D 라이더 버스’, 나만의 캐릭터 휴대전화 고리나 배지 만들기, 목공 공작 만들기, 대나무 곤충 만들기, 캐릭터 툰토이 만들기, 캐리커처 체험 등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신라의 출발은 6개국 연합이었다”

    서의식 서울대 역사교육학과 교수가 이번엔 신라사 연구서를 펴냈다. ‘신라의 정치구조와 신분편제’(혜안 펴냄)다. 강단사학계 거물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검토해 나가면서 고조선을 일개 소규모 원시부락 정도로만 치부하던 통념을 버리고 당당한 고대국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한국 고대사의 이해와 국사 교육’<서울신문 4월7일자 21면>에 이어서다. 이번 책도 이런 주장의 연장선 위에 있다. 지금까지 신라에 대한 통설은 사로국이라는 경주 부근 조그만 나라가 주변 여러 부족들을 정복하면서 4세기쯤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고대국가의 틀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를 ‘사로 6촌설’이라 한다. 그러나 서 교수가 보기에 이런 주장의 가장 큰 맹점은 고조선으로부터 이어지는 국가성립발전사가 끊기게 된다는 데 있다. 경주 어느 산골 같은 곳에 살던 부족장 몇몇이 모여 만든 게 신라의 출발이었다고 한다면, 각종 기록에서 드러나듯 중국과 대등하게 겨룰 정도로 강성했던 고조선의 유산은 한순간에 증발한 것이냐고 되묻는 것이다. 멀쩡한 고대국가를 만들어서 수세기 동안 유지해오다 어느날 갑자기 수백년 동안 원시부족 형태로 퇴화했다가 다시 고대국가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은 역사의 흐름을 무시하는 희한한 논리라는 것이다. 동시에 사로 6촌설은 유독 경주 지역이 그렇게 강성해서 다른 지역을 정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다. 따라서 서 교수는 신라라는 국가의 출발 자체가 국가 간 연합이었다고 본다. 또 그에 앞서 삼한(三韓) 70여개국이 병립하기 이전에 이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진국(辰國)이 있었다고 본다. 진국이 강력한 중앙집권적 국가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가장 강한 왕이 진국의 왕이 되는 느슨한 연방국가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다. 후대에 가서 고조선의 패망으로 남하한 유민들이 몰려들면서 이들 소국이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게 되고 진국 전체를 통할하는 국가의 성격이 바뀌는 과정에서 신라는 물론, 백제도 탄생했다고 보는 것이다. 신라 왕의 명칭이 처음에는 거서간(居西干)이었던 것도 ‘간(干=王)들의 우두머리’라는 것이다. 서 교수는 이를 구체적으로 골품제와 연결시킨다. 사로 6촌설을 기반으로 하면, 골품제는 사로국의 지배계급이 곧 신라의 지배계급이란 뜻이다. 그러나 서 교수가 보기에 골품제는 그리 좁은 개념이 아니었다. 연방을 이루던 소국의 왕들과 그 친인척이 골(骨)이었고, 이 가운데 으뜸을 진골(眞骨)로 삼았다고 본다. 또 성골(聖骨)은 신라의 왕이 ‘간들의 우두머리’를 넘어서 좀 더 강화된 권한을 쥐게 되면서 왕위계승자에게 한층 더 높은 신분을 주기 위해 만들어냈던 개념이라고 본다. 그러나 성골은 왕위계승자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대상이 좁을 수밖에 없고, 자칫 잘못하면 왕위를 이어받을 성골이 없을 수도 있다. 따라서 성골을 어느 정도 두껍게 유지할 필요성이 제기되는데, 이 때문에 왕족 일부에게 갈문왕(葛文王)이란 특이한 지위를 내렸다고 본다. 사로 6촌설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던 성골과 갈문왕의 의미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제기하는 대목이다. 이렇게 할 때 고려로의 전환 또한 매끄럽게 이해된다는 게 서 교수의 주장이다. 서 교수의 주장은 한마디로 신라의 성립을 고조선사회의 계기적 발전이라는 맥락에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거창하게 새로 발굴된 유물이나 문헌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존 문헌에 대한 해석을 다시 한번 정교하게 하는 방식을 택할 뿐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역대 대통령연구 논문 공모합니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역대 대통령과 관련된 논문을 22일부터 10월30일까지 공모한다. 응모 대상은 대통령 기록물을 활용해 역대 대통령의 리더십과 정책 등을 연구한 논문이다. 응모 구분은 대학(원)부와 일반부로, 3인 이내 공동연구도 가능하다. 공모에 참여하려면 연구논문 결과물 제출서와 함께 논문 원본 및 논문요약본을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당선작은 12월에 발표한다. 최우수상 1편(상금 100만원), 우수상 2편(각 70만원), 장려상 6편(각 50만원)에 대해 상장 및 부상이 수여된다. 우수논문은 ‘대통령 연구 자료집’으로도 발행될 예정이다. 김선진 대통령 기록관장은 “대통령 기록물이 전문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열람, 이용할 수 있는 국민재산의 기록정보라는 인식이 공모전을 통해 퍼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의는 대통령기록관 연구서비스과(031-750-2190)나 대통령기록포털(www.pa.go.kr)로 하면 된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북한연구자 서동만을 추모하다

    지난해 폐암으로 사망한 서동만(1956~2009) 상지대 교수를 기념하는 책이 나왔다. 서동만 저작집 간행위원회가 고인의 주요 논문과 잡지 기고 글 등을 모은 ‘북조선 연구-서동만 저작집’(창비 펴냄)과 유족 중심의 서동만 추모집 발간위원회가 지인 52명의 추모글을 모아 낸 ‘서동만, 죽은 건 네가 아니다’(삶과 꿈 펴냄)이다. 일급 북한 연구자로 꼽히는 고인은 ‘내재적 접근론자’다. 송두율과 동의어처럼 돼 버린 내재적 접근법은 색깔 공세의 좋은 먹잇감이다. 그런데 원래 내재적 접근법은 그런 이론이 아니다. 어떤 사회를 평가하려면 그 사회의 논리와 잣대를 들이대자는 것인데, 색깔론자들은 ‘평가하려면’을 ‘찬양하려면’으로 바꾼 뒤 ‘칼질’했다. 실제 내재적 접근법을 제일 처음 적용한 저작은 E H 카의 1950년작 ‘소비에트 러시아사’였다. 저 유명한 ‘역사란 무엇인가’는 러시아 연구자인 카가 역사철학 문제를 언급한, 일종의 ‘외도 저서’다. 공산주의 사회를 자본주의 논리로 평가할 수는 없으니, 소련이 얼마나 공산주의 원칙에 충실한지 자체 논리로 어디 한번 따져 보자는 것이었다. 따라서 송두율의 문제점은 내재적 접근법이 아니라 그에 걸맞은 실증적 연구를 생산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고인의 학문적 업적은 이 지점이다. 일본에서 발굴한 각종 북한 관련 1차 사료를 정밀하게 분석, 가공해 냈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지도 아래 쓴 박사논문을 손봐 2005년 출간한 ‘북조선 사회주의체제 성립사 1945~1961’은 학계에서 최고의 북한 연구서라 평가받았다. 한국전쟁 뒤 북한이 지금의 북한과는 다른 사회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었으나 이런 움직임이 패배했다는 게 책의 논지다. 현재의 기괴한 북한 사회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규명한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북한의 논리로 북한을 비판하는 것이니 가장 뼈아픈 비판인 셈이다. 2003년 당시 서 교수를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임명하는 문제를 두고 색깔론이 횡행할 때 보수 일간지 논객(권영빈 중앙일보 당시 편집인)마저 “저작을 검토해 보니 친북좌파라는 비난은 얼토당토않다.”며 “‘서동만은 빨갱이’라고 누군가 잘못 짖으니 너도나도 짖다가 여기까지 온 것 아닌가. 우리 사회의 무분별이 이렇게 개판인가.”라고 탄식했다. ‘서동만을 아는가’라는 제목의 이 칼럼은 추모집에도 실렸다. 고인은 다만 북한에 대한 비판과 북한에 대한 공격을 엄격히 구분했을 뿐이다. ‘북조선 연구’ 2만 9000원, ‘서동만’ 2만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천안함 인양이후] 어뢰파편 확보땐 제조국 추적 가능

    [천안함 인양이후] 어뢰파편 확보땐 제조국 추적 가능

    민·군 합동조사단이 25일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해 ‘비접촉 폭발’이라는 결론을 내면서 이를 뒷받침할 물증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합조단의 발표는 육안(肉眼)조사로 눈으로 본 내용을 토대로 밝힌 것이다. 결국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물증이 사고원인과 함께 ‘가해자’를 찾을 수 있는 결정적 단서가 되는 셈이다. 군과 합조단은 사건 초기부터 각종 첨단 장비를 동원해 ‘결정적 파편’을 찾고 있다. ●합금비율 나라마다 달라 일단 공격무기의 파편을 확보하면 자기장 초음파 등을 이용한 비파괴검사로 공격무기가 어뢰인지를 확인할 수 있고 제조국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어뢰는 천안함의 파편과 다른 형상을 갖는데다 탄두를 비롯해 어뢰의 몸통을 만드는데 특수합금 재료의 섞는 비율이 국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어뢰도 사람의 유전자처럼 성분분석을 통해 어뢰 생산지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1200t급 초계함을 두 동강 낼 정도의 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국가는 많지 않다. 특히 어뢰의 경우 공기방울을 덜 내고 파열음을 적게 내는 게 각 나라의 특허 기술이기 때문에 어뢰의 스크루 형태만 봐도 어느 나라에서 만들었는지 확인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매자 확인안되면 영구미제” 이렇게 파편을 찾아 제조자를 확인하면 구매자를 추적한다. 어뢰의 경우 제조자와 사용자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뢰를 개발해 운용하는 나라조차도 다른 나라 제품을 수입해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 중국의 경우 자신들의 독자 모델이 있지만 러시아제 어뢰를 수입해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북한은 세계 각국의 어뢰를 수입하거나 이를 개조해 사용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파편 채집이 중요하다. 제조국이 밝혀지면 우리 군과 미국 측이 확보한 주요 국가의 무기체계 정보를 토대로 무기 수입국을 확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천안함 침몰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는 만큼 무기를 제조한 국가가 구매자에 대해 함구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제조국을 파악했더라도 북한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애매한 물증과 심증만 남게 돼 오랜 기간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어뢰 구매자를 밝히지 못한다면 영구미제로 남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美·中·러 등 중어뢰 10여종 운용한편, 군 연구기관에서 만든 수중무기체계 연구서에 따르면 각국이 잠수함에서 운용하고 있는 중어뢰는 미국 MK48ADCAP, 이탈리아와 프랑스 Black Shark·A184Mod3· F17Mod2, 스웨덴 Topedo2000, 독일 DM2A4와 SUT, 영국 Spearfish 등이다. 또 이웃나라 일본도 Shkval과 GRX-2 등을 운용하고 있다. 현재 북한이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중어뢰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개발된 YU-3G와 TYPE 53-65 정도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국사를 국가계승사로 봐야 동북공정 대응”

    “국사를 국가계승사로 봐야 동북공정 대응”

    모두 알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부분을 건드린 책이 나왔다. 서의식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가 쓴 “한국고대사의 이해와 ‘국사’ 교육”(혜안 펴냄)이다. 제목에 국사라는 단어에만 작은 따옴표를 해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서 교수가 주장하는 핵심은 국사를 ‘내셔널 히스토리(National History)’라 번역한 뒤 이를 민족주의(Nationalism)로 연결짓지 말고, ‘역대국가계승사(The history of past successive states in Korea)’로 개념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국가’, 즉 스테이츠(states) 개념이다. ●“기존학계 문제 사회발전단계론서 비롯” 그동안 고조선·고구려 하면, 단군신화·광개토대왕 정도가 전부였다. 그러나 중국의 동북공정이 본격화되면서 이 시대를 어떻게 이해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대두됐다. 기존 학계의 대답은 영 신통치 않았다. 기껏해야 중국의 선진적 ‘국가’ 문명이 흘린 단물을 먹고 자란 ‘부족’ 문명이나 ‘성읍’ 문명에 불과했다는 정도다. 조금 더 세련된 논의도 나왔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세례를 받은 ‘변경사’(임지현 한양대 교수)나 ‘요동사’(김한규 서강대 교수) 같은 개념이 나오더니, 아예 지금 한국의 선조는 신라이기 때문에 고조선·고구려 따위야 역사책에서 지워버려도 된다는 ‘한국사’(이종욱 서강대 교수) 개념도 나왔다. 반박하면 ‘과거의 영광을 과장하는 반실증적인 국수주의자’라는 딱지가 붙었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이 빈틈을 파고들었다. 현대 중국은 청에서 나왔고 청의 전신은 후금, 거슬러 올라가면 요금, 그 이전은 발해, 더 거슬러 올라가면 고구려와 고조선이니, 만주는 물론 한반도 이북은 중국의 역사가 아니냐는 주장이다. 서 교수는 ‘역대국가계승사로서의 국사’라는 개념으로 이런 흐름에 반대한다. 그가 보기에 기존 학계의 문제는 사회발전단계론에서 비롯됐다. 발전단계론은 ‘원시공산-고대노예-중세봉건-근대자본’으로 간다는 마르크스 이론이나, ‘씨족-혈족-부족-국가’로 나아간다는 인류학적 이론 두 가지다. 흔히 말하는 ‘주류사학계의 통설’은 일본이 주장하는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을 받든 뒤 이런 발전단계론을 받아들이면서, 남들은 버젓한 국가를 세우는 기원전후 시기에 한반도에서는 돌도끼 든 원시부족이 뛰어다녔다고 설정했다. 이들 주장을 검토, 비판하는 과정에서 서 교수는 경제사학계의 거두 백남운(1974년 작고), 국사학계의 태두이지만 논란도 끊이지 않는 이병도(1989년 작고), 고구려연구재단 이사장을 거쳐 한국학중앙연구원장으로 재직 중인 김정배, 민족사학의 대부 이기백(2004년 작고) 등 흔히 주류사학계 원로라 꼽히는 인물들의 주장을 일일이 거론했다. 이런 작업 끝에 서 교수는 고조선과 고구려 초기사회는 ‘족장 혹은 군장(chiefdom)’ 사회가 아니라 어엿한 ‘국가(state)’였다고 주장했다. 고대사 논의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겐 매혹적인 논리다. 서 교수는 국사교과서를 어떻게 써야 할지도 분명히 해 둔다. “고대사 연구가 어렵다고 고고학자들이 발굴유물을 토대로 고대사 부분을 씁니다. 그러니 구석기 시대가 교과서에 들어가요. 한반도라는 땅 자체가 형성된 것이 1만년 전인데 수만년 전인 구석기시대 얘기를 왜 씁니까. 그건 인류 보편사지요. 국사로서의 교과서를 만든다면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부터 쓰면 됩니다. 우리가 위대했다는 게 아니라, 과거 우리나라에 어떤 나라들이 들어섰느냐만 써도 충분하다는 겁니다.” ●“신라는 고조선 유민들이 만든 나라” 서 교수의 전공은 신라사다. 고대사 전반으로 넓힌 이유는 신라가 미개한 부족연맹체에서 시작됐다는 이병도의 ‘사로6촌설’을 반박하기 위해서다. 미개한 족장이 아니라, 고조선에서 남하한 유민이 만든 각국의 수장이 모인 게 바로 신라의 탄생이었다는 주장이다. 이런 내용을 담은 신라사 전문연구서도 7월쯤 낼 계획이다. 현실적 이유도 있다. “지켜보기만 하니 너무 답답합니다. 요즘 독도가 이슈인데, 그래도 독도 문제는 싸울 논리라도 있습니다. 동북공정을 보세요. 북한, 간도, 만주 다 잃어버리게 생겼는데 나설 수 있는 논리가 없습니다. 어느 게 더 절박합니까.” 절박함이 쉬 풀리긴 어려워 보인다. 서 교수마저 서문 말미에 “생각은 거칠고 글은 투박하지만 필자의 의중을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고 해 뒀다. 저자의 의례적인 겸손이라고 하기에는 기존 사학계의 벽이 여전히 높아 보인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 10대 근대건축물 책 한권에

    차츰 훼손되거나 잊혀져가는 서울의 근대 건축물들이 한권의 책으로 정리됐다. 서울역사박물관은 10일 서울시 지정 근대 건축문화재를 담은 조사연구서 ‘서울의 근대건축’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연구서는 산업시설(번사창, 뚝도수원지 제1정수장), 종교시설(승동교회, 천도교 중앙대교당,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교육시설(옛 배재학당 동관, 구세군 중앙회관), 업무시설(광통관, 옛 동아일보 사옥, 옛 제일은행 본점) 등 모두 10곳의 모습과 유래를 담았다. 이 건축물들은 대부분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외국인에 의해 서울 도심 지역에 지어진 것이다. 연구서에는 건축물 도면과 다양한 사진은 물론, 해당 건축물과 관련을 맺었던 사람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생생한 이야기도 수록돼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다물사리 소송’으로 본 조선 법제사

    드라마 ‘추노’의 노비들은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도망친다. 그런데 1586년 나주에서는 한 양인(良人·일반 백성)이 스스로를 노비라고 주장하는 일이 벌어진다. 나주 관아에서 벌어진 이 희한한 ‘노비 소송’의 주인공은 ‘다물사리’라는 이름의 여든 살 노파. 대체 이 노파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신간 ‘나는 노비로소이다’(너머북스 펴냄)는 이 ‘다물사리 소송’을 중심 서사로, 역사소설의 옷을 입힌 법제 연구서다. 책은 노비를 자처하는 여든 노파와 진실을 추적하는 재판관, 그리고 이를 둘러싼 조선의 사회와 제도를 아우르면서, 한 편 이야기 속에 조선의 법제사를 녹여 넣었다. 우선 글쓴이 임상혁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역사 속에 묻혀 있던 ‘다물사리 소송’의 전말을 고문서 5건을 통해 밝혀낸다. 경북 안동 학봉 김성일(1538~1593)의 고택에서 나온 이 판결문들은 그간 용도가 알 수 없었으나 임 교수의 연구로 판결문임이 밝혀졌다. 문서를 보면 다물사리는 실제 양인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뇌물로 관리를 매수해 성균관 공노비로 신분을 위장하고 노비 노릇을 한 것이다. 물론 거짓말은 수사 끝에 탄로가 났다. 사정은 이랬다. 다물사리의 남편은 양반의 사노비. 당시에는 부모 중 한쪽이 노비면 자식들도 노비가 됐는데, 제도대로라면 그녀의 자식들도 사노비가 돼야 했다. 그런데 그녀는 자식들을 사노비보다는 대우가 좋은 공노비로 만들기 위해 스스로 성균관 노비가 된 것이다. 당시에 부모 중 한쪽이 공노비면 자식들도 공노비가 됐다. 후손을 사노비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하려는 이 법정투쟁기를 통해 임 교수는 조선 소송제도의 특징까지 짚어본다. 공정성이 의심될 때 다른 관할로 재판을 이관하는 ‘관할 상피제’, 3차례까지 제소할 수 있는 ‘심금제도’ 등을 소개하면서, 그는 “조선의 소송제도는 합리적으로 정비돼 있었다.”고 평한다. 나아가 노비제를 중심으로 조선의 신분제, 또 사회제도 전반의 특징까지도 함께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조선 사회의 근간인 노비제에 대한 총체적 논의를 제시하면서 글을 마무리 짓는다. 1만 5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지자체 경제자유구역신청 과열 우려

    지자체 경제자유구역신청 과열 우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정부로부터 경제자유구역을 지정받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균형발전과 외국인 투자유치를 촉진한다는 측면에서 경제자유구역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미 지정된 6곳이 외국 및 국내기업 입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자체들의 잇따른 경제자유구역 신청을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2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현재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신청한 지자체는 전남, 강원, 충북, 경기 등 4곳이다. 전남도는 목포 신항만지구, 해남 화원지구, 강진 성전지구 등 5개 시·군 12개지구 87.4㎢에 대해 최근 정부에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신청했다. 강원도는 강릉·동해·삼척 등 7개지구 39.6㎢, 충북도는 청주공항을 중심으로 청주·청원·증평 등 18.66㎢, 경기도는 안산·시흥 등 경기만 일대 218.2㎢를 각각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충북은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올인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올해 상반기 최대 현안사업으로 정하고, 정우택 지사가 수시로 직원들에게 경제자유구역의 조기 지정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하는 등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오송에 건설되는 첨단의료복합단지 등의 성공적인 건설을 위해 외자유치에 유리한 경제자유구역이 절실하다.”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서를 만들어 조만간 정부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는 타 지역과 달리 해양·바이오·비철금속으로 주력업종을 차별화해 새로운 경제특구 모델을 제시하겠다며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 울산과 서울시 등은 신청을 검토 중이며, 부산과 인천은 2003년에 지정받은 경제자유구역의 확대를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6개 광역단체 가운데 절반인 8곳이 경제자유구역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들이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경제자유구역에 투자하는 외국기업들이 소득세와 법인세 등 각종 세금의 감면혜택을 받아 외자를 유치하는 데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자체들이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반면 정부는 상반기 중에 종합적인 검토를 실시해 신규 지정이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정부는 지정구역만 늘었늘 뿐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부산·진해, 인천, 광양만권, 대구·경북, 황해, 새만금·군산 등 6개 경제자유구역의 범위를 절반 가까이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규지정이 추진된다 하더라도 한두곳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은 균형발전과 규제완화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너무 많다 보면 자칫 경제자유구역이 모두 공멸할 수도 있다.”며 “기존에 지정된 경제자유구역 6곳의 운영실적 평가 결과에 따라 신규 지정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정부가 그동안 정치적인 판단으로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해 준 측면이 크다.”며 “앞으로는 한국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지역을 선별해 지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도입 10년 민간위탁 운영기관 실태 들어보니…

    책임운영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 중 절반 가까이가 정부의 관리체계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책임운영기관이 지금보다 더 자율성을 가져야 제도 도입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8일 행정안전부의 ‘책임운영기관제도 운영성과 분석 및 발전방안 연구서’에 따르면 책임운영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 1317명 중 ‘관리체계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15.7%(207명)에 불과했다. ‘만족하지 않는다.’라는 답은 절반에 가까운 46.4%(610명)를 차지했다. 기관별로는 행정형 통계기관(지방통계청 등) 근무자가 가장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응답자 76.5%(276명 중 211명)가 관리체계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 “관리체계 만족” 고작 15.7% 책임운영기관 공무원들은 ‘기관 운영의 자율성 부족’(46.5%)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성과평가의 타당성 결여’(22.5%), ‘감독부처의 획일적 관리방식’(16.4%) 등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책임운영기관 공무원들은 기관 운영 효과에 대한 전반적인 평점을 2.78점(5점 만점)으로 매겨 보통을 약간 웃돈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운영기관에 대한 이 같은 평가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관료적 운영을 지양하고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00년부터 책임운영제도를 시행했지만 도입 10년째를 맞아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 총괄경상비·예산편성주기 2년 등 제언 연구서를 작성한 한국조직학회는 책임운영기관의 조직 운영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건비뿐 아니라 모든 경상경비를 통합 관리하는 ‘총괄경상비’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1년 주기로 편성되는 예산을 2년 주기로 늘리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우수기관으로 평가된 책임운영기관에는 직원들에게 특별승진기회를 주는 등 동기 부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총괄경상비제나 2년 주기 예산 편성은 기획재정부 등 다른 부처와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쉽게 도입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책임운영기관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용어클릭 ●책임운영기관제도 공무원 또는 민간인을 계약직 기관장으로 채용해 자율적인 인사 및 예산권을 부여하되 운영성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 정부의 여러 업무 중 공공성을 유지하면서도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운영될 필요가 있는 기관이 주로 지정된다. 국립중앙극장이나 국립재활원 등 현재 39개 기관이 있다.
  • [책꽂이]

    ●필드가이드 새·필드가이드 나비(김성수·허필욱/이기섭·이종렬 지음, 필드가이드 펴냄)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새와 나비에 대한 모든 것을 포켓북에 담은 자연탐사의 안내서. ‘나비’에서는 한국에 기록된 226종의 나비 중 224종의 사진과 생태를, ‘새’는 한국의 대표적인 새 320종의 사진과 380종의 설명을 실었다. 각 1만 2500원. ●서울풍경화첩(임형남·노은주 지음, 사문난적 펴냄) 좋은 집에 대한 생각과 건축 철학을 풀어낸 책을 써온 건축가 부부가 지난 10년간 만난 서울 속살을 글로 쓰고 섬세한 그림으로 소개한다. 사라지는 것에는 아쉬워하고, 자신의 삶의 배경이 된 곳에서 희망을 들려준다. 시차를 두고 찍은 작은 사진에서 서울의 변화 속도를 짐작해본다. 1만 3000원. ●바보사장의 머릿속(사이토 구니유키 지음, 천재정 옮김, 더숲 펴냄) 혼다, 파나소닉 등 일본 최고 기업들을 컨설팅한 경영평론가가 말하는 역발상의 사장학. “회사에서 가장 멍청한 것은 경영인으로서 임무를 다하지 않는 사장”이라는 도발로 시작해 사장이 자신을 개혁하고 성장시키는 방법을 들려준다. 1만 2900원. ●예술에 살고 예술에 죽다(진회숙 지음, 청아출판사 펴냄) 식민지배, 가난, 전쟁, 이데올로기 갈등, 분단 등 한국사 격동의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들의 치열한 예술혼을 엿본다. 작곡가 김순남과 안익태, 소프라노 김자경, 영화감독 나운규, 화가 이중섭, 극작가 임선규, 아동문학가 윤석중, 무용가 최승희 등 15인의 예술가를 조명한다. 1만 5000원. ●조선전기 교환경제와 상인연구(박평식 지음, 지식산업사 펴냄) 사·농·공·상의 통념이 퍼져 있던 조선시대 전기에도 상업정책과 교환경제가 엄연히 존재했으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발전했음을 밝히는 연구서. 1부 교환경제의 성장과 도성상업, 2부 상인의 활동과 유통체계, 3부 상품의 유통과 상인으로 나눠 조선 전기 교환경제의 실상을 정리했다. 2만 8000원. ●안나푸르나 그만 가자!(진주 지음, 북극곰 펴냄) 인간은 경외심을 가졌던 위대한 자연을 정복하며, 자신의 발자국으로 자연을 황폐하게 한다. 네팔 정부에는 엄청난 관광 수입을 안겨주는 안나푸르나를 보며 환경과 인간의 위기를 논한다. 한때 평범한 관광객이던 저자는 ‘가지 말자.’라기보다는, 갈 거면 ‘친환경적인 모범 관광객’이 되라고 말한다. 1만 3000원.
  • [캠퍼스 라이프]

    대학원 2010학년도 신입생 모집 ●전북대 2010학년도 일반대학원 신입생을 모집한다. 전문간호사과정(22명)을 포함해 518명과 박사학위과정 269명, 석·박사 통합과정 27명, BIN융합공학 석사 45명, 박사 5명 등이다. 원서접수는 10월7일부터 9일까지다. 전형은 서류심사 50점, 구술고사 50점을 합한 점수로 이뤄지고 어학능력 보유자와 국가전문자격 소지자, 우수논문 발표자 등은 각각 5점 이내의 가산점이 부여된다. 헤르만 헤세의 시와 노래 콘서트 ●목원대 헤세도서관 개관 10주년을 맞아 22일 콘서트홀에서 ‘제1회 헤르만 헤세의 시와 노래 콘서트’를 열었다. 국내 유일의 헤세도서관은 1999년 한국헤세학회 회장이던 고 홍순길 독문과 교수가 회원들로부터 각종 서적과 자료를 기증받아 문을 열었다. 이 도서관에는 ‘청춘은 아름다워라’ ‘로스할데’ ‘크눌프’ 등 귀중한 초판본 20권을 포함해 헤세의 작품과 해설·번역서, 연구서적 등 모두 3000여점이 비치돼 있다.
  • 중구, 문화예술체육상 수상자 선정

    중구, 문화예술체육상 수상자 선정

    중구가 올해 지역 문화·예술분야를 빛낸 사람과 기관을 선정했다. 중구는 21일 중구문화예술체육상 심사위원회를 개최, 문학·미술 부문을 포함한 6개 분야 수상자를 선정해 발표했다. 수상자는 ▲문화예술진흥부문에 중구문화원 ▲문학부문 박경룡 서울역사문화포럼 회장 ▲미술부문 한욱현 숭의여대 시각디자인과 교수 ▲음악부문 양희봉 코리안재즈오케스트라 단장 ▲공연부문 정금연 강사 ▲체육부문 장흥대 중구 육상연합회장 등이다. 문화예술부문 수상단체인 중구문화원은 1995년 개원 이래 향토사연구·문화재 탐방교실·중구문예 발간 등을 통해 지역문화활동을 주도해 왔다. 또 청계천 정오음악회, 청계 예술제 등을 개최해 청계천을 문화예술의 명소로 부각시켰다. 문학부문 수상자인 소설가 박경룡씨는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서울 600년사’ 등 역사연구서 11종75책을 발간했다. 서울문화사학회, 서울문화역사포럼 등을 창설, 활발한 활동을 펼쳐 온 향토사학자이기도 하다. 미술부문 수상자인 한욱현 숭의여대 교수는 중구문화원의 미술·디자인·문화예술행사의 기획자문을 맡고 있다. 지난해 중구문화원이 한국문화원대상을 수상하는 데 일조했다. 양희봉 코리안재즈오케스트라 단장은 중구민을 위한 열린음악회 등을 이끌어와 음악부문 수상자로 결정됐다. 공연부문 수상자인 정금연씨는 신당2동 주민회관에서 챠밍댄스강사로 활동, 지역문화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장흥대 중구 육상연합회장은 생활체육 활성화에 기여해 체육부문 상을 받았다. 최근 제29회 국제마스터스 겸 제16회 생활체육마라톤 대회에서 중구의 3연패를 이끌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한·중·일 고대 목탑지 집대성

    한·중·일의 옛 목탑지(木塔址)들은 어떤 모습일까.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26일 삼국의 고대 목탑지의 속성을 분석·정리한 ‘한·중·일 고대사지 비교 연구(I)-목탑지’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최근 부여에 위치한 왕흥사지, 정림사지 등 백제 고도의 절터를 발굴조사한 연구소 측은 백제 사찰에 대한 더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한·중·일 고대사지 비교 연구’라는 기획 연구를 계획하고 동아시아 고대 절터 발굴조사의 결과를 집대성했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인 이 연구서는 2008~2009년 발굴조사된 중요 절터 58곳(한국 16곳, 중국 2곳, 일본 40곳)에 관한 자료를 담았다. 여기에는 각 절터의 현황, 목탑의 기단, 계단, 기둥 배치 형식, 출토유물 현황 등을 표로 일목요연하게 소개했고 도면과 사진, 참고문헌을 수록해 다음 연구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연구소 측은 “동아시아 고대 목탑지를 집대성한 보고서가 발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개별 사찰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동아시아 고대 사찰의 전반적인 특징은 물론 백제 사찰의 독자성·정체성을 밝혀 나갈 것”이라고 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김환태평론문학상에 김용희씨

    문학평론가 김용희(46) 평택대 교수가 제20회 김환태평론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은 ‘한국 현대 시어의 탄생’. 김 교수는 1992년 ‘문학과 사회’에 ‘생명을 기다리는 공격성의 언어:김기택론’으로 등단한 이후 ‘천국에 가다’, ‘순결과 숨결’ 등 평론집과 장편소설 ‘란제리 소녀시대’ 외에 여러 권의 연구서를 썼다. 상금 500만원. 시상식은 11월 초 예정.
  • [책꽂이]

    ●반크 잉글리쉬(전경식 지음, 비유와 상상 펴냄) ‘독도는 다케시마가 아니다’ 등 한국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개선해 나가는 사이버 외교사절단인 반크(VANK)의 공식 영어교과서. 글로벌 친구를 만나는 커뮤니케이션 노하우로 외국인과의 소통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 역시 반크 소속으로 영어 강사. 1만 2000원. ●빅뱅-어제가 없는 오늘(존 파렐 지음, 진선미 옮김, 앙문 펴냄) 빅뱅이론이나 블랙홀 이론의 효시는? 벨기에 가톨릭 사제이자 과학자인 조르주 르메르트는 ‘원시원자’개념을 도입해 ‘어제가 없는 오늘’이란 태초의 시공간에 도달한다는 선구적 이론을 제시했다. 르메르트와 현대우주론의 상관관계를 증명한 과학책. 1만 4000원. ●나의 엄마, 타샤 튜더(베서니 튜더, 강수정 옮김, 윌북 펴냄) 미국의 전설적인 여류 그림책 작가인 맏딸이 전하는 엄마에게 배운 행복의 비밀. 인생의 의미를 묻기보다 인생 자체를 기쁨으로 여기며 자연과 함께 기쁨을 누린 삶의 정수를 보여준다. 1만 2000원. ●학교 밖의 조선여성들(김부자 지음, 조경희·김우자 옮김, 일조각 펴냄) 1920~30년대 식민지 조선의 교육 실태를 젠더사의 관점에서 조명한 연구서. 재일조선인 2세인 저자는 식민지 시기 학교 밖 그늘에 남겨졌던 여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식민지근대화론의 허구성을 폭로한다. 2만 6000원. ●부러진 화살(서형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교수 지위 확인 소송에서 패소한 뒤 재판장이었던 박홍우 판사에게 석궁을 쏜 ‘석궁 사건’ 재판을 재구성했다. 화살의 행방, 증거 부족, 일관성 없는 피해자 증언 등의 의혹에도 ‘판사’인 피고인이 승소한 과정을 따지며 사법부의 문제점을 제시. 1만 2000원. ●패러독스 범죄학(이창무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 형사사법학에 기초한 30개 테마로 범죄에 관한 상식과 통념을 무너뜨린다. 저자는 9·11 테러 이후 수사의 초점과 인력이 테러 방지에 집중되다 보니 금융 부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고 금융 부정과 사기 등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금융위기를 초래했다고 해석한다. 1만 3000원.
  • 농민의 눈으로 다시보는 새마을운동

    농민의 눈으로 다시보는 새마을운동

    초가지붕을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꾸고, 구불구불한 마을 길에 신작로를 깔고, 호롱불 대신 전깃불을 밝히는 새마을운동은 도시근대화의 상징인 ‘한강의 기적’과 더불어 박정희 정권의 신화로 남아 있다. 기존의 새마을운동에 관한 연구서들도 주로 박정희 정부의 정책을 중심으로 서술함으로써 그 신화를 확대재생산한 측면이 없지 않다. 김영미 국민대 일본학연구소 연구교수가 펴낸 ‘그들의 새마을 운동’(푸른역사)은 농민과 농촌사회의 시선으로 새마을운동의 의미와 전개과정을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여타의 새마을운동 연구와는 궤를 달리한다. 역사학자인 저자는 새마을운동이 가장 활발히 진행됐던 경기도 이천의 한 마을과 새마을운동의 기수로 활약했던 한 농촌운동가에 대한 심층적 접근을 통해 새마을운동의 역사를 재조명한다. 박정희 정부의 새마을운동은 1971년 전국 3만 3267개 동·리에 시멘트 300부대를 지원하면서 시작됐다. 저자는 그러나 새마을운동 이전에 ‘새 마을’과 ‘새 농민’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박정희 정부는 농촌이 낙후된 원인을 게으름과 노름, 미신에 빠져 지내는 농민의 탓으로 돌렸지만 일제 식민치하, 해방, 전쟁 등을 거치며 농촌 근대화의 동력은 농민 사회 내부에서 오랜 시간 축적돼 왔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경기 이천 부발읍 아미리와 농촌운동가 이재영(전 이천군 농협조합장)씨를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한다. 아미리는 새마을운동 시기 자립마을로 두 차례나 선정된 곳이고, 이재영씨는 ‘새마을운동의 기수’로 대한뉴스에 보도됐던 인물이다. 저자는 1999년 말부터 수시로 현지에 내려가 마을 주민들을 인터뷰하고, 문헌 자료를 수집했다. 아미리는 1930년대 농촌진흥운동 때부터 미신을 일소하고, 구습을 타파하는 한편 스스로 정미조합을 결성해 마을 발전을 도모했는 데 이러한 아미리의 자발적 근대화 노력들이 새마을운동의 성공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 또 경복고를 졸업한 1950년대 후반 애향청년회를 조직해 농촌운동에 뛰어든 이재영씨 같은 자생적 농촌운동가들이야말로 새마을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끈 원동력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농촌 사회의 자발적인 노력과 에너지를 국가적으로 동원해낸 그 지점에 박정희의 영도력이 있었고 새마을 운동의 성공이 있었던 것”이라며 “농민의 참모습을 다시 복원하는 것이야말로 새마을운동에 대한 올바른 평가”라고 강조했다. 1만 9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19세기 문장가 항해 홍길주를 아시나요

    항해 홍길주(1786~1841)를 아시는지. 일반인에겐 낯설지만 ‘사마천과 어깨를 겨루는 문장’이란 극찬을 받을 정도로 글솜씨가 빼어났던 19세기 문장가다. 좌의정을 지낸 큰형 홍석주와 숙선옹주에게 장가 든 아우 현주 등 형제들은 출세길로 나섰지만 자유분방한 성격의 홍길주는 과거도 포기한 채 평생 독서와 글쓰기에만 매달린 기인이다. ‘현수갑고’ ‘숙수념’ ‘서림일위’ 등 방대한 저술을 남기며 당대를 대표하는 지식인으로 이름을 날렸음에도 이상하리만치 후대에는 빛을 보지 못했다. 최식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가 지은 ‘조선의 기이한 문장’(글항아리 펴냄)은 홍길주의 삶과 문장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책이다. 최 교수는 10여년 전부터 홍길주 연구에 매진해왔으며, 2007년 홍길주의 산문을 연구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책은 박사학위 논문을 수정·보완한 것으로, 국내 첫 홍길주 연구서다. 저자는 “항해의 산문은 조선 후기 문학사에서 실학파 문인들의 성과를 계승하는 한편 현실비판적 자세로 저술에 매진해 그만의 독특하고 참신한 문학세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만 3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공시족’에게 공직이란

    ‘공시족’에게 공직이란

    우리 사회에 공무원시험 열풍이 불어닥친 것은 외환위기 이후부터다. 10년이 넘게 수십만 젊은 인재들이 공무원시험에 목을 매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공시족’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하지만 30년 전의 공시족들의 모습은 지금과 많이 달랐다. 당시 수험생들은 지금처럼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싶어서가 아니라 ‘권력’을 얻기 위해 공무원시험에 도전했다. 지금은 배우자 직업으로 공무원이 1순위로 꼽히고 있지만, 과거에는 탐탁지 않게 여겼다. 공무원시험을 주관하는 행정안전부의 각종 내부자료를 통해 30년 전과 지금 공시족의 모습을 비교해 봤다. ●공무원 인식도 과거엔 부정적 30년 전 공시족들은 공직에 입문하면 권력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경우가 많았다. 행안부가 소장하고 있는 ‘한국 대학생의 공직 및 고시관에 관한 연구서’(1979년)에 따르면, 당시 대학생 1399명 중 14.2%(199명)가 공무원이 되고 싶은 이유로 ‘권력에 대한 매력’을 꼽았다. ‘출세하기 위해서’라는 답변도 6.7%(93명)에 달했다. 하지만 13년 뒤인 1992년 조사에서는 권력 때문이라는 답변이 0.7%로 뚝 떨어졌고, 2004년에도 2%에 불과했다. 대신 신분보장을 이유로 선택한 응답자가 30%를 넘었다. 30년 전에는 공무원에 대한 인식도 부정적이었다. 공무원을 존경한다는 답변은 17.6%에 그친 반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2배가 넘는 38.3%에 달했다. 93.4%가 ‘관청에 갔을 때 만족하지 못한다.’고 했다. 공무원이 되기 싫다고 말한 학생 중 12.1%는 ‘공직에 대한 혐오감 때문’이라고 답해 ‘보수가 적기 때문’(7.4%)보다 많았다. ●부모·친지 권유도 거의 없어 요즘 선호하는 배우자의 직업으로는 공무원이 단연 최고다. 온라인 취업사이트 ‘잡코리아’가 최근 20~30대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4.9%가 공무원을 1순위로 꼽았다. 그러나 30년 전에는 정반대였다. 당시 남자 대학생 중 10.1%만이 ‘배우자가 공무원이 되는 것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여자 대학생 역시 42.2%(찬성 42.5%)가 남자가 공무원 직업을 갖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해,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과거에는 공무원을 하라는 주변의 권유도 적었다. 1979년에는 1.1%만이 ‘부모 또는 친지의 권유’로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지만, 요즘의 공시족들은 31.6%가 주변 권유를 받았다고 했다. ●공부는 독서실 아닌 학교도서관에서 30년 전에는 시험을 준비하는 곳도 지금과 달랐다. 학교도서관을 이용한다는 응답이 58.8%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특히 국·공립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은 79.6%가 학교도서관에서 시험준비를 한다고 했다. 반면 요즘 상당수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사설독서실을 이용한다는 답변은 3.0%에 불과했고, 절 또는 고시촌에 들어간다는 비율도 3.2%에 그쳤다. 30년 전 공시족들이 합격 후 가고 싶어하는 부처는 경제기획원(18.7%)이었다. 다음으로 내무부(12%)·청와대(6.25%)·재무부(5.8%) 등이 인기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행안부와 중앙공무원교육원이 수습사무관(일반행정)들의 부처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문화체육관광부(18.3%)와 보건복지가족부(14%)가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행정안전부(10.8%)와 지식경제부(8.6%)는 뒤로 밀렸다. 요즘은 졸업 후에도 합격할 때까지 공무원시험 준비를 계속하는 게 일반 추세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당시 공시족 중 35.8%는 재학 중 합격이 안 되면 방향을 바꾸겠다고 했고, 합격할 때까지 하겠다는 비율은 13.2%에 그쳤다. 행안부 관계자는 “1970~80년대에는 공무원에게 권한이 집중돼 직업 선호도가 높았고, 요즘은 안정성 때문에 관심이 증가했다.”면서 “그러나 20년 뒤에는 간단한 업무는 로봇이 대신해 공무원 수가 줄어들고 평생직장이라는 개념도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서울 땅값 10년만에 하락…가장 비싼 곳은? 서울대 주요학과 합격자 출신고 분석하니 올 지방직 9급 시험문제 분석해보니 경호관은 은폐 시도… 경찰은 부실 수사 [봉하마을 빈소 표정 ]“꽃잎처럼 흘러가시라”…[동영상] “비정규직 차별 임금 차액 전액 지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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