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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OK 아시아] 1부 新장보고 루트르포 (11) IT대국으로 가는 중국

    세계의 공장으로 제조업을 휩쓸고 있는 중국은 지금 조용하게 ‘비밀 병기’를 준비하고 있다.세계 경제의 심장부에 터뜨릴 이 무기는 바로 최첨단 IT(정보기술) 산업이다.전국 53개 하이테크 산업개발구에는 3만 5000여개에 달하는 기업들과 400만명의 종사자들이 ‘세계 제일’을 향해 질주 중이다.일부 전문가들은 초고속망을 통해 움직이는 빛의 속도라며 놀랄 정도다. |상하이·광저우 오일만특파원|세계 2위로 뛰어오른 IT 하드웨어 분야는 정부의 절대적 지원과 파격적인 R&D(기술개발) 투자,과감한 인재영입이 맞물려 완벽한 삼위일체를 자랑하고 있다. 이미 선진기술을 모방하는 단계를 뛰어넘어 고난도 핵심기술을 자체개발하는 수준에 도달했다.집적회로나 고성능 컴퓨터 등 주요 첨단 정보산업의 경우 3∼5년 후 한국을 제치고 IT 최강국으로 들어설 것이란 전망이 전혀 과장이 아니다. ●억대 연봉 외국인력 500명 스카우트 중국 IT업체의 ‘기린아’로 불리는 중싱그룹(中興集團)은 선전 경제특구 중심지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기술 개발촌’ 내에 있다.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서나 봄직한 최첨단 인텔리젠트 빌딩 내부에는 99년 방문 당시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썼다는 ‘기술입국(技術入國)’의 휘호가 보기 좋게 걸려있다. 이 기업은 80년대 말 교환기 제작을 시작으로 네트워킹 설비,최근에는 CDMA 사업으로 확장 중인 통신설비 업계 2위다. 92년 매출액 9400만위안(700억원)에서 지난해 150억위안(2조 2500억원)으로 10년 동안 무려 160배의 성장률을 보였다.2006년 목표는 700억위안(10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 세계 2위로 오른 삼성전자의 매출액과 맞먹는 수치다. 중싱의 청사진은 과장하기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허풍’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실상을 알면 두려움이 앞선다. 전국 20여개 지사,1만 3000명의 직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000여명이 기술개발 인력이다. 베이징과 상하이,난징(南京),충칭(重慶) 등 대도시는 물론 IT 강국인 미국과 한국에도 연구소를 갖고 있다고 한다.첸소린(錢壽林·31) 기획부장은 “선진국에서 억대 연봉으로 스카우트한 500여명의 기술인력 속에 한국인도10명이 있다.”고 귀띔한다.내년말까지 본사 옆에 27층짜리 최첨단 연구단지를 세울 정도로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민간기업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풀 베팅’이지만 9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중국정부는 IT강국을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는 것이다. ●철저한 인센티브제 도입 그렇다면 민간 IT기업의 상황은 어떤가.서부 대개발의 주요 거점인 스촨(四川)성 청두(成都) 외각에 자리잡은 궈텅(國騰)그룹은 설립 5년만에 IC카드와 위성통신 부품시장의 30%를 휩쓸고 있다.10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궈텅은 5000여명의 직원에 지난해 매출액은 50억위안(7500억원)이다. 95년,대학을 갓 졸업한 10여명의 젊은이들이 만든 전형적인 벤처기업이었다.당시 중국에 갓 선보인 IC카드 공용전화 시장과 접목돼 산뜻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자금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부동산과 증권 투자로 중국 70위 갑부에 오른 여장부 허란(何然·46) 회장이 지난 98년 잠재력을 보고 인수해 파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허란 회장에게 성공의 비결을 묻자 “산학협동 시스템과 철저한 인센티브제”라고 강조한다. 2년 전부터 서부지구의 청두(成都)대학,충칭대학 등 5개 명문대학에 5억위안(750억원)을 들여 ‘소프트웨어 기지’를 세웠다.대학생들의 다양한 실험결과를 회사 프로젝트와 연결하는 구상이다.우수 인재들은 졸업 후 이 회사로 모이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이 회사는 98년부터 완전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다.매년 업무 목표를 정해 계약서를 체결하고 능력과 실적에 따라 장려금은 물론 감봉과 사표를 요구한다.너무 비정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순 주임은 “대부분 민영 IT기업은 실적주의”라고 자른다. 중국 최대 PC제조업체인 렌샹(聯想)그룹이나 대표적 가전업체 하이얼(해륵) 등 대기업들도 정형화된 승진과 급여제도가 없어진 지 오래다.조만간 국영기업도 비슷한 길을 걸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창장(長江) 델타기지의 핵인 상해 푸둥신취(浦東新區)에 가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불과 10년전 황무지와 농지에 불과했던,서울 6분의1 면적이 최첨단 IT 생산특구로 변한 것이다. 2∼3년 전부터 푸둥내창장첨단기술개발구(長江技術園區)에 창장컴퓨터(長江電腦),이디엔(儀電),상해 Bell 등 중국의 대기업들이 몰려오면서 광섬유,집적회로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다. 무서운 것은 이들 중국기업이 마이크로 소프트사나 NEC 등 최고의 다국적기업들과 손을 잡고 기술개발에 착수했다는 점이다. 마스징(馬詩經) 푸둥신구위원회 연구주임은 “국제적인 첨단 IT기업의 선진기술과 자금력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면 일부 품목에서는 5년내 세계최고가 될 수 있다.”고 기염을 토한다. ●되돌아오는 고급두뇌들 베이징 서북부 하이덴(海淀)구에 있는 IT 연구개발 메카,중관춘(中關村)에는 1만여개의 벤처기업들이 밀집해 있다.지난해 10월까지만도 이 곳에 2750여개의 새로운 벤처기업이 생겼고 고급두뇌 500여명이 해외에서 돌아와 IT대열에 합류했다. 중관춘 관리위원회 류즈화(劉志華) 주임은 “중관춘 내에 생명공학,전자산업기술 단지로 특화하는 10개년 계획이 완료되는 시점에 총매출은 6000억위안(90조원)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중국 IT산업의 무서움은 값싼고급 두뇌들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이다.매년 3000∼4000명의 선진 유학파들이 실전 경험을 쌓고 돈과 명예를 찾아 대륙으로 몰려오고 명문대 출신의 ‘국내파’들도 IT 밸리로 달려가고 있는 곳이 바로 중국이다. oilman@ ◆양위리 상하이 사회과학원 주임 |상하이 오일만특파원| “신흥 IT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정보 산업을 향후 경제 성장의 둥리(動力)로 삼을 계획입니다.” 첨단 IT 밸리로 성장하고 있는 상하이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양위리(楊宇立·사진·45) 주임은 “저부가가치의 단순 제조업으로 중국의 고도 경제성장은 한계가 있다.”며 “중국 지도부는 이미 수년전에 정보산업을 주력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정보산업을 주력 산업으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개혁·개방 이후 중국이 단순 조립과 저가품 제조 산업을 통해 고도 성장을 유지했지만 국제 경제환경의 변화로 추진력을 잃고 있다.따라서 중국은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고 산업 연관성과 기술개발 축적이 가능한 정보산업을 핵심 육성 산업으로 삼은 것이다. ●다양한 IT산업 가운데 중국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문은. 상하이의 경우 통신과 바이오·신소재 산업을 중심으로 하이테크 산업을 일으키고 있다.지난 2∼3년 동안 통신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으며 IP광대역망과 유선 TV망,정보 교환센터가 상당히 확충됐다.베이징 중관춘이나 광둥성 주장(珠江) 지역은 그동안 발전 단계에 맞춰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엄청난 발전을 이룩한 중국 IT산업은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수준에 와 있는가. 중국의 IT산업은 15년의 짧은 역사를 갖고 있지만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을 생산할 정도로 잠재력이 크다. 수출의 경우 2001년 기준으로 하이테크 제품 수출은 465억달러로 총 수출의 20%를 담당한다.수입은 641억달러이며 주로 핵심 부품들 위주로 하고 있으나 자체 개발 속도가 빨라 역조 현상이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IT산업의 성장 속도는 매년 30% 정도지만 IT 하드웨어의 빠른 속도를 소프트웨어 분야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중국 IT산업의 발전 속도는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데 중국이 갖고 있는 강점은. 뭐라고 꼭 집어 말하기 어려우나 생산과 소비 모두를 포괄하는 시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특히 광대한 소비시장은 기술개발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규모의 경제를 갖고 있어 자체발전 가능성이 높다. 저임금을 원하는 고기술 다국적 기업들의 투자 능력과 해외 유학생을 포함,수만명에 달하는 중국의 고급두뇌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최근들어 IT 하드웨어에서 고기술을 갖춘 대만의 중국 진출이 무척 활발한 것도 좋은 징조다. ●중국의 IT수준을 한국과 비교하면. 한국은 분명 선발주자이고 IT강국이라 다소의 수준 차이가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하지만 최근 다국적 기업들이 생산기지가 아니라 연구개발(R&D) 기지를 경쟁적으로 중국으로 옮기고 있어 빠른 속도로 간격을 좁힐 것으로 본다. ●중국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IT육성 전략은 무엇인지. 20여년의 개혁·개방의 결과와 경험을 접목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지역적으로 베이징 중관춘(中關村)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하는 창장(長江)델타,광둥(廣東)성의 주장 델타를 3각축으로 하는 장기 계획이다. 중관춘은 과학기술 인재가 풍부한 점을 활용해 주로 연구개발 단지와 소프트웨어 개발 중심지가 됐다. 창장델타는 상하이와 배후 도시들의 고소득을 배경으로 내수지향의 종합 하이테크 단지를 구축 중이다.최근 상하이의 유리한 지형을 이용하려는 대만이나 일본 기업들이 대거 몰려와 향후 5년내 중국 최대의 IT지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홍콩과 마카오에 인접한 주장델타는 수출 중심의 중소기업형 부품 단지로 성장 중이다.주변의 무한한 저임 노동력을 바탕으로 세계 IT부품 공장이 된 것이다.이 지역 부품공장들이 휴업을 하게 되면 세계의 IT 완제품 공장들이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다. 최근엔 서부대개발에 맞춰 스촨(四川)성 청두(成都) 등에 IT단지가 새롭게 조성 중이다. oilman@
  • 연구서 ‘영화속의 혹은 영화곁의 문학’ 문학과 영화 다르면서도 같은점

    소설과 영화의 만남은 새로운 게 아니다.유명한 고전이나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그러나 이같은 만남은 대부분 일반적인 서사구조에서 두 장르를 비교하는 수준이었다. 이에 비해 ‘안암현대시학연구회’가 4년 동안의 연구 결과를 모은 ‘영화 속의 혹은 영화 곁의 문학’(모아드림)은 특별하다.문학 영역에 몸담은 연구자들이 영화를 연구해 문화연구의 지평을 넓히려는 의욕이 느껴진다. 얼핏 보면 문학이 ‘잘 나가는’ 장르로 한눈을 파는 것 같기도 하다.그러나 연구회의 멤버인,시인이자 문학평론가 고려대 최동호 교수의 총론은 이런 의혹을 말끔히 가시게 한다.그는 “문학적 상상력이 문화예술 소프트웨어의 결정적 키가 된다.”며 영화·뮤지컬의 전성시대에,그 상상력의 원천인 문학의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강조한다.. 이런 문제의식은 연구자 16명의 글에 촘촘히 배어 있다.권혁웅 한양여대교수는 영화 장면을 예로 들어 은유적 구성과 반복 구성 등으로 두 장르의 구성 원리를 비교하면서 공통점을 제시한다.다른 연구자들은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과 소설 ‘낯선 여름’,영화 ‘꽃잎’과 소설 ‘저기 소리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 등을 비교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문학에 기대서 영화를 보지는 않는다.장르의 특성을 인정하면서 공통점을 찾아 둘의 접점을 찾고 있다.‘몽유도원도’를 통해 영화만이 아니라,공연과 미술의 연관성을 탐색하는 것도 흥미롭다. 이종수기자
  • 고속철 경부·호남 분기역 신행정수도와 연계

    경부선에서 호남선으로 갈라지는 고속철도 분기역이 신행정수도 이전 계획과 연계돼 내년 상반기중 결정된다. 건설교통부는 2일 고속철 분기역은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행정수도 이전 문제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신행정수도 부지 결정과 연계해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분기역이 먼저 결정될 경우 행정수도 부지선정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충청권에 건설될 행정수도의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고속철도 노선이 지나가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경부선과 호남선이 갈라지는 분기역 후보지로 충남 천안과 충북 청원군 오송리,대전 등이 거론되고 있다.건교부는 당초 이달중 공청회를 열고 올 상반기중 분기역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행정수도 입지 선정이 늦어질 경우,분기역 선정도 함께 미뤄질 수밖에 없어 호남고속철도 공사 일정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건교부는 올 상반기중 호남고속철도 기본계획이 마련되면 오는 2007년쯤 1단계 중부권 분기역∼익산 구간을 착공하고 2015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70년대 후반 고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이 추진했던 행정수도 이전안에도 행정수도 교통대책의 일환으로 ‘빠른열차’가 행정수도 예정지를 지나는 계획이 들어있었다. 김문기자 km@
  • 對北송금 특검 수사대상/한광옥·박지원씨등 거론 ...DJ 서면조사 받을 듯

    대북송금 특검법이 지난 26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이르면 3월 말쯤 특검 수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번 특검은 ▲현대의 대북송금과 남북정상회담 연관성 ▲송금과정의 실정법 위반 여부 ▲산업은행에 대한 청와대·국정원의 대출압력 행사여부 ▲현대 및 계열사 최고경영진의 배임 여부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북송금 당시 청와대·국정원 관계자를 비롯해 산업·외환은행 임직원,현대그룹 및 계열사 최고경영진의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청와대에서는 한광옥·박지원 전 비서실장과 임동원 전 외교안보통일특보 등이 주요 수사대상으로 거론된다.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조사할 경우 직접 소환보다는 서면조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한 전 실장은 대북 송금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박 전 실장은 문화부장관이었다. 국정원에서는 송금 당시 원장이었던 임 전 특보와 김보현 3차장,최규백 기조실장 등이 직·간접적으로 개입된 것으로 보인다.이들은 현대상선이 외환은행을 통해 마카오 조광무역상사 북한계좌로 돈을 보낼 수 있도록자금 세탁 및 송금 경로를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현대상선에 4000억원을 대출해 준 이근영 당시 산업은행 총재를 비롯해 정철조 부총재,박상배·오규원 이사,이강우 팀장 등이 특검 수사의 타깃이다.외환은행의 경우 김경림 당시 행장과 이연수 부행장,최성규 영업부장 등이 대상이다. 대북 송금의 몸통인 현대에서는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을 비롯해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김재수 전 현대 구조조정본부장,김윤규 현대아산 대표,박종섭 전 현대전자 대표이사,김종헌 현대상선 상무,이승렬 현대건설 상무,김선규 현대건설 이사,임종익 현대건설 부장 등이 주요 수사대상이다. 전광삼기자 hisam@
  • 盧취임 ‘허니문 랠리’ 오나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종합주가지수가 급등,620선에 육박했다.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증권시장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허니문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일고 있다.통계로 본 ‘역대 대통령 취임식과 주가변동’의 연관성은 ‘긍정’과 ‘부정’이 엇갈린다.전문가들 역시 25일 이후 주가 향방에 대해 증시가 오랫동안 바닥을 헤맨 점을 들어 반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론과 북핵문제·이라크전쟁 등의 대외변수 때문에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경계론으로 갈린다. ●시황 24일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5.17포인트 오른 608.77로 출발,12.69포인트(2.10%) 상승한 616.29로 마감했다.미국 증시의 반등,하루 앞으로 다가온 새 정부 출범,기관투자가의 프로그램 매수세 등이 어우러져 주가를 끌어올렸다. 코스닥종합지수도 0.29포인트 높은 43.79로 출발한 뒤 오름폭을 키워 0.38포인트(0.87%) 오른 43.88로 장을 마감했다. ●새 정부 출범과 주가 1988년 이후 3차례 있었던 대통령 취임식 날에는 주가가 모두 빠졌다.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이 취임하던 88년 2월25일은 휴장일이었다.다음날 26일 주가는 3.3% 하락했다.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취임한 93년 2월25일에도 2.5%가 빠졌다.98년 2월25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취임식 날 역시 4.5% 하락했다. 취임후 5일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허니문 랠리’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88년에는 취임 5일 뒤 6.67% 하락했다.93년에도 같은 기간 5.09% 빠졌다.그러나 외환위기로 경제가 어려울 때인 98년에는 10.56% 상승,허니문 랠리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새 정부 출범 첫해에는 취임 시점에 비해 주가는 크게 호전됐다.88년 말 종합주가지수는 907.2로 취임당일(656.79)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93년에도 866.18로 취임 당일(655.61)에 비해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98년에는 종합주가지수가 516.38로 출발했으나 외환위기 여파로 6월말 297.88까지 폭락한 뒤 회복세로 돌아서 연말에는 562.46으로 마감했다. ●전문가 전망 미래에셋투신운용 이종우 실장은 “90년대에는 취임직후 ‘뭔가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심리에 주가가 뜨는 ‘취임주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말했다.그는 “이번에는 국민연금 등의 주식투자자금 집행 시기가 우연히 일치해 이같은 기대감을 더욱 북돋우고 있지만 ‘취임주가 효과’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김성주 과장은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북핵문제)에 대한 내성이 길러진 가운데 증시가 바닥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에 새 정부 출범은 어느 정도 분위기를 호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대통령 취임으로 정권 불확실성이 해소되고,국민연금 등의 기관투자가들이 줄줄이 증시에 자금을 투입할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에 주가상승 분위기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동형 손정숙기자 yunbin@
  • 증권사들 부동산에 ‘눈독’

    아파트 투기열풍이 한풀 꺾인 요즘 증권사에서 부동산에 대한 뒤늦은 관심이 새록새록 솟아나고 있다.증시침체로 활로가 막힌 증권사들이 이를 보완할만한 새 수익원으로 부동산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증권사에 부동산 바람을 몰고온 원조는 메리츠증권.일찌감치 부동산투자신탁(리츠)이라는 틈새상품에 주목한 메리츠는 리츠의 개발·공모·상장을 주도하며 증권사와 부동산간의 무리없는 접점을 찾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우증권은 투자분석부에 공인중개사 출신 서울대 지리학과 박사과정의 부동산전문가를 전진 배치,19일부터 부동산시장 리서치 리포트를 정례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사의 ‘부동산 바람’은 두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오랜 증시침체로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려는 것이 첫째 이유다.대우증권 투자분석부 김병수 팀장은 “최근 증권사들마다 새로운 돌파구로 보고 있는 종합자산관리 영업은 부동산을 모르고서는 반쪽짜리가 될 수 밖에 없다.”면서 “고객 자산 포트폴리오의 효율적 구성을 위해 증권사들마다 다양한부동산 간접투자상품 개발에 나설 것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하나는 어느때보다 교차분석의 필요성이 커진 자산간 상호연관성 때문이다.주식·채권·부동산 등이 긴밀하게 맞물려 대체재 역할을 하고 있는 시장에서 어느 한 쪽이라도 소홀히하면 경기는 물론,증시전망 자체를 정확하게 써내리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메리츠증권 부동산금융팀 오용헌 팀장은 “증시침체라는 시장흐름과 신상품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증권사 생존전략이 맞아떨어져 증권사들의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급속히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정숙기자
  • 새달 韓·美 전시증원훈련

    한미 연합사령부는 한반도 유사시 전개될 미군증원 전력의 이동과 한국군의 지원 절차 등을 익히는 연례 연합전시증원(RSOI·3월19∼26일) 연습과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Foal Eagle.3월4일∼4월2일) 연습을 실시한다. 17일 한미연합사는 “다른 연합사 연습과 마찬가지로 방어에 중점을 둔 것으로 연습 계획을 북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연합사 관계자는 “후방에서 실시되는 두 연습에는 한국군은 물론 미 본토와 태평양 지역에 주둔중인 미군 5000여명과 항공모함 1척이 참가한다.”면서 “동원 병력과 연습 내용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최근 세계 다른 지역에서의 전력 소요에 따라 다소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두 연습에 대해 북한이 매년 강력히 반발한 것과 관련,“방어에 중점을 둔 계획된 연례 훈련”이라면서 최근 북한 핵 사태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관가 돋보기]박사따면 뭐하나…쓰지 않는데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공직자들이 해마다 증가,2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나 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인력운용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고급인력의 운용시스템을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또 일부 부처에서는 퇴직 후의 ‘안전판’ 차원에서 학위를 갖고 있거나,이직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공직자들도 적지 않다.중앙부처의 한 인사담당자는 “공무원 교육훈련에 엄청난 투자를 하면서도 활용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서 “이제는 좀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관리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고급인력 운용,이래서야 전공과 동떨어진 분야에서 근무하거나 전공을 살리지 못해 이직을 하는 사례들이 많다.순환보직 원칙 때문에 전공을 살릴 수 없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 외교통상부의 A대사는 자신의 박사학위 전공을 살린 부서에 근무한 적이 별로 없다.B대사는 업무와 전혀 무관한 전공을 했다.또 제네바 참사관 C씨는 국제법 박사지만 안보정책심의관으로 일하는 등 전공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분야에서 일하기도 했다. 서울시에선 법학박사학위자가 농수산물 유통분야를 맡거나 전자통신공학을 전공한 공무원이 방재센터에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 국비로 박사학위를 받아 놓고 이직하는 것도 고급두뇌 유출이라는 점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재경부의 K 서기관은 지난해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최근 한 민간 경제연구소로 이직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그는 “박사학위를 받아도 승진 기회와는 무관하고,전공과 관계없이 일하는 공직 풍토에서 더 이상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특허청의 경우 재직 중 국비유학으로 학위를 받거나,박사학위자로 특채된 뒤에 변리사 자격이 부여되는 5년 기간을 채우고 개업하는 경우도 허다하다.지난해 A 사무관은 재직중 박사학위를 받고 학교로 자리를 옮겼다.지난 94년부터 2000년까지 135명의 박사를 특채했으나 이직자는 33명에 이른다. ●의외로 많은 박사들 ‘박사청’으로 불리는 특허청 5급 이상 756명 중 박사학위자는 15.7%인 119명으로 숫자면에서 정부기관 중에서 최대다.이공계가 105명,인문·사회분야 14명이며 이 가운데여성도 24명(20%)이다.특허청은 박사급 특채시 학위에 따른 심사를 하고 있고 국장급 이상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심사관으로 재직하는 등 전공분야를 살리고 있다는 평이다. 정보통신부는 5급 이상 박사학위 취득자는 27명이나 된다.대부분 업무와 연관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나 부분적으로 전공과 무관한 경우도 있다. 김경섭 정보관리담당관은 국내 행정정보화분야에서는 독보적 입지를 갖고 있다.행정자치부 출신으로 전자정부 프로젝트를 총괄했다.정보통신정책국 송상훈 사무관은 도쿄대에서 공학박사학위를 받아 삼성전자 등 민간기업에서도 자문을 구할 정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박사학위 소지자가 12명이며,재정경제부는 사무관 이상 350명 가운데 박사학위 소지자가 41명이나 된다.하지만 주요 보직에는 박사 대기자들이 많아 ‘박사 천국’이란 얘기를 듣는다.이들 중 이직을 검토하는 이도 있다. 과학기술부는 박사가 33명이다.이 가운데 과장급 이상 59명 가운데 39%에 해당하는 23명이 박사학위자다.영국,미국,프랑스 등 외국에서 학위를 취득한 경우가 82%로 업무와의 연계성이 높은 편이다. 기획예산처는 본부 및 파견자 가운데 14명이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있다.경제부처인 만큼 경제학 전공자가 11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통일부도 박사학위 취득자는 모두 20명이다.정보분석,교류협력,인도지원국 등 본부에 12명,통일교육원에 7명,남북회담사무국에 1명이 활동 중이다.통일교육원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들은 대체로 이미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을 대상으로 채용,연구·집필·교육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사무관 이상 329명 가운데 박사학위 소지자는 16명. 서울시의 경우 자치구를 포함해 박사학위 소지자만 110명에 달한다.석사학위 소지자 1479명을 포함하면 1589명이 석·박사학위 소지자다. 이 가운데 84명의 박사는 시에서,26명은 자치구에서 일을 하고 있다.자치구의 학위소지자들도 대부분 행정학을 비롯해 도시사회학,의학 등 업무와 관련된 분야의 학위를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함혜리 정기홍 김수정 박승기 기자 lotus@
  • 고위공직 보직 일정기간 보장/인수위, 3급이상 최저 1~2년 검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29일 중앙부처의 1∼3급 고위직 공무원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최저 보직기간을 설정하고,장기 재직자에게는 승진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의 새로운 인사관리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또 현행 계급제를 장기적으로는 직위분류제로 바꾸는 방안이 적극 추진된다. 인수위는 지난 28일 ‘공직인사시스템 개혁을 위한 국민토론회’에서 고위직 공무원들의 순환인사가 빈번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이같은 보완대책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인수위에 따르면 고위 공직자가 맡을 수 있는 직책에 1년이나 2년 등의 최저 보직기간을 정해 신분의 안정성을 보장해주고,장기 재직자에게는 급여를 올려주거나 승진시 혜택을 주는 등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예를 들어 행정자치부 고시과장은 인사 관련 부서의 직책에만 승진이나 전보가 가능토록 하고,의정관 등 전혀 직무 연관성이 없는 부서나 직위에는 전출할 수 없도록 제도적으로 규제한다는 것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최저 보직기간을 설정하고,장기 재직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은 현행 계급제를 장기적으로는 미국처럼 직위분류제로 바꿔 나가기 위한 전제조건”이라면서 “이러한 제도들이 도입되면 직책에 맞는 인사들이 임명돼 고위공직자의 전문성이 크게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시민단체 보조금 지원 투명 강서구, 타당성등 고려 지급

    구청의 민간단체 보조금 지원 방식이 엄격하고 투명해 진다. 강서구는 27일 민간단체 보조금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지원하기 위해 기존의 지원방식을 탈피,올해부터 사업계획서 등이 포함된 보조금 지원 공모를 받아 단체의 설립 목적과 사업과의 연관성,사업 내용의 현실성 및 타당성,사업추진능력,구정발전 기여도 등을 고려해 보조금을 지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민간단체 보조금으로 8600만원을 지원한 구는 올해 1억 5000만원의 예산을 마련,사회복지사업·청소년보호사업·교통 및 환경보전사업 등에 단체당 최고 10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공모 기간은 다음달 5∼15일이다.2600-6037. 류길상기자
  • 주요대학 논술경향/동서양의 고전 두루 제시 논리력˙비판적 사고 측정

    지난 7일 서강대,동국대,한국외국어대가 논술고사를 치르는 등 주요 대학들의 2003학년도 논술시험이 대부분 끝났다.예년과 마찬가지로 현실문제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 논제를 중심으로 동서양의 고전을 두루 인용,수험생들의 논리력과 비판력을 측정하는 문제들이 출제됐다. 서강대는 ‘노동’의 의미와 조건에 대한 상이한 입장을 담은 제시문을 낸 뒤 이를 토대로 인간의 삶 속에서 노동이 갖는 의미에 대해 논술하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한국외국어대는 개인의 효(孝)와 의(義)를 의로운 가치로 여긴 사마천의 ‘사기’에서 드러난 시각을 전백찬의 ‘중국전사’와 세네카의 ‘행복론’의 발췌문을 바탕으로 논박하라는 문제가 나왔다.동국대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인간복제에 관한 문제가 출제돼 눈길을 끌었다. 고려대는 지난달 30일 실시한 논술고사에서 ‘앎’과 관련된 다양한 동서양의 글을 예시문으로 제시하고,이를 비교·평가할 것을 요구했다.연세대는 제시문에 그림을 포함시켜서 문자 뿐 아니라 그림과 이미지를 해석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화여대는 타인의 시선이 개인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하는 문제를 냈고,한양대는 정보화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처하는 방안에 대해 물었다. 고려학력평가연구소 문상원 논술팀장은 “대학마다 주어진 예시문에서 논리적 연관성을 찾고,해결방안을 제시하도록 한 기본 틀은 전년과 다를 게 없다.”면서 “우리 사회에 항상 관심을 갖고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순녀기자
  • 노벨상 작가 귄터 그라스 “부시는 세계평화에 위협적 존재”

    (베를린 연합) 독일의 노벨상 수상 작가 귄터 그라스(사진·75)가 조지 W부시 미 대통령을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적 존재”라며 맹비난을 퍼붓고 나섰다.유럽을 대표하는 진보적 지식인 가운데 한명으로 평가받는 그라스는 일간 디 벨트 29일자에 실린 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이 가족의 경제적,정치적이해관계 때문에 제2차 걸프전을 획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9·11 테러를 비롯한 테러리즘의 발호는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간의 ‘충격적인 불평등’과 빈국들의 부국에 대한 ‘정당한 분노’가 원인이라면서 ‘새 세계질서’ 수립을 촉구했다.회견내용을 요약한다. ◇부시대통령에 대한 인상은. 나는 그를 세계평화에 대한 위험이자 위협적 존재로 여긴다.그는 제1차 걸프전쟁과 같은 위기를 고조시켜 2차 걸프전쟁을 획책한다.그런 행동은 개인적,가족적 동기에서 비롯됐다.이라크 전쟁 촉구 배경에는 석유산업에 깊숙이 개입된 부시일가의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가 있다.또 전세계의 유일하고 전능한 초권력적인 미국의 지위도 작용했다.이런 것이 부시를 정말 위험한 정치인으로 만들었다. ◇테러와 신자유주의간에 상호연관성이 있다는 뜻인가. 9·11 테러 직후 나는 이런 증오에 찬 끔찍한 공격은 부국들의 빈국에 대한 과도한 영향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뿌리깊은 이 정당한 분노를 근절하지 않는 한 테러는 계속된다.지난 1970년대에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총리는 세계를 괴롭히는 불공평에 주목했다.그는 당시 만약 우리가 공평하고 새로운 세계질서를 창출하지 못하면 ‘폭력의 폭발’이 있을 것으로 예언했다.이 폭력이 현재 우리 앞에 테러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테러에는 당연히 문화적,종교적,역사적 배경이 있지만 충격적 불평등이 주 원인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나는 부유한 선진공업국과 가난한 나라들이 함께 앉아 세계의 천연자원과 기술,재원을 가장 공평하게 나누는 새로운 세계질서를 꿈꾼다.이꿈이 꿈으로 머무는 한 세계평화는 없을 것이다. ◇이런 현 상황에 누가 책임이 있는가. 부유한 북반구의 서방국가들이다.‘과잉의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가 이기적 이유로 타자 보호 비용 지출을 거부하고 있다.이는 ‘접시의 가장자리를 돌보기를 거부하는’ 신자유주의적 이론과 실천의 결과다.부시 대통령이 아프간에서 한 실험을 세계의 다른 곳에서도 반복하고 그럼으로써 새로운 테러를 초래하는 것도 여기에서 비롯한다. ◇지금의 자본주의를 악의 근원으로 규정하는가. 물론이다.사회주의의 붕괴 이후 자본주의는 경쟁자가 없는 상태에서 탐욕스러우며 특히 자기파멸적인 힘을 행사하고 있다.자본주의가 마치 어떤 일도 할 수 있도록 허용을 받은 것으로 여기고 있다.현재 증권시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자본의 파괴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어떤 기업이 일자리 200개를 없애겠다고 밝히면 주가가 올라간다.미친 짓이다.시장에 눈먼 현 자본주의의 형태는 스스로 적(敵)과 프랑켄슈타인(괴물)을 만들어냈다.이런 체제는 언젠가 붕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안이 없어 보인다. 우리는 현재 대안을 갖고 있지 않고 가까운 미래에 갖게 될지 여부도 모른다.거대하고 우울한 진공상태에서 새로운 형태의 파시즘이 출현할 수 있다.이 파시즘의 얼굴을 우리는 아직 상상할 수 없으나 그 징후는 잘 보고 있다.나는 빛나는 유토피아가 있으리라는 끝없는 희망을 믿지 않기 때문에 유토피아를 안티테제로 제시하지 않는다.시지프스의 돌을 언덕 위로 끊임없이 올려야 할 것이다.
  • 정권인수위 구성과 활동/정치적 인선 배제 ‘실무형’ 포진

    정권인수위원회의 구성과 활동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거 ‘정치형’ 중심으로 구성된 것과는 달리 업무 중심의 ‘실무형’으로구성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인수위는 대통령 취임식 전날인 내년 2월24일까지 활동하면서 정부 부처와 청와대의 주요 현안 및 업무를 인계받아 노 당선자가 향후 5년간 국정을 이끌어갈 청사진을 짜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된다.오는 24일 국무회의에서 인수위 설치령이 통과되면 인수위원장과 집행위원·분과위원 등 인선작업을 거쳐 내년 1월 초쯤 본격적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22일 제주도 구상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권인수위를 ‘정치형’이 아닌 ‘실무형’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당선자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분야별 중요 현안을 파악하고 분석,대안까지 마련해 취임 후 곧바로 업무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노 당선자가 인수위를 실무형으로 구성하겠다는 뜻을 밝힌 배경에는 우선실무 능력을 중시하는 그의 스타일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두루두루 평판좋은 사람을 우대하기보다는 각 분야에서 가장 일을 잘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노 당선자의 이러한 인사 스타일은 선대위를 구성할 때 당내 정치적 역학관계보다 실무형으로 구성한 데서도 드러났다. 그러나 정부조직과 기능 손질 등 굵직한 개편작업은 내년 2월 취임 이후로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이번 대선에서 세대 대결 구도가 부각되고,실제로주로 20∼40대의 지지를 받아 50대 ‘젊은’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세대교체에 대한 불안한 분위기가 조성돼 공직사회의 동요로 이어질 가능성을 감안하고 있다는 얘기다. 당선자측 핵심 관계자는 “현 정권의 경우 외환위기 때문에 재경원을 해체하는 등 정부조직 개편의 필요성이 시급했지만 지금은 급히 정부조직을 개편해야 할 사태가 발생한 것도 아니지 않으냐.”면서 “노 당선자의 생각은 공직사회가 안정감을 갖도록 하는 데 있으며,일을 벌이기보다는 조용하게 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7년과는 다른 현재의 상황도 실무형 인수위의 배경이다.외환위기에놓였던 5년 전의 특수상황과는 달리 지금은 정책의 연관성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분야별 중요 현안을 파악,분석하고 대안까지 마련해 내년 2월 취임과 동시에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노 당선자측은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실무형 인수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이낙연(李洛淵) 당선자 대변인은 “5년 전 100대 과제가 있었지만 지금은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면서 “미흡한 것은 반복하지 않고 장관이 바뀌더라도 정책은 살아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노 당선자측은이를 위해 교수들과 당 정책위원을 포함한 분과별 정책조언 그룹을 마련,실무 싱크탱크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25명의 인수위원도 철저히 실무형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이낙연 당선자 대변인은 “과거와는 달리 ‘무엇을 할 것이냐.’를 먼저 정한뒤 ‘누가 맡을 것이냐.’를 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정책 중심의 인수위 성격을 설명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선택2002경제공약 제대로 지켜질까/票心 노린 분홍빛 공약 ‘밀물’

    “노무현 후보는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7%로 얘기하는데 근거가 뭡니까?제 주변의 경제전문가들은 6%로 예상합니다.뭔가 잘못 생각한 것 아닙니까?”“노동공급을 늘리면 7% 충분히 됩니다.저도 주변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서 내놓은 겁니다.” 지난달 22일 후보단일화를 위해 열린 TV합동토론에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가 벌인 설전이다.노 후보가 공약한 내년 경제성장률 7%는 정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내놓은 6%보다 높아 이목을 끌었다.그러나 실현가능성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 대목이다.거시경제 전문가인 K교수는 “대선 후보들이 경제연구원 등의 예상치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내놓고 있어 자칫 선심성 공약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제16대 대통령선거가 1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당 후보들이 경제정책관련 각종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대부분 정책에서 후보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실효성이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상대 당의공약을 의식해 졸속으로 이뤄진 정책들도 눈에 띈다. 최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내놓은 신용불량자 정책은 ‘표심’을 의식한 대표적인 선심성 공약이다.한나라당은 지난달 500만원 미만 연체자의 경우 신용불량 등록을 3개월간 늦춰 신용회복 기회를 주는 대책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등록을 미루는 것은 단순히 신용불량자 수를 줄여보려는 ‘눈가리고 아웅식’ 방안”이라고 비판했다.그런 민주당도 지난 3일 신용불량자가 개인워크아웃제도를 신청할 수 있는 기준을 현행 빚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늘리고,보증인·가족 등의 동의만 있으면 변제능력이 없어도신청자격을 주는 방안을 정부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불량자 관리는 금융기관의 역할인데 정치권에서 먼저 얘기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선거철만 되면 표를 의식한 공약들이 나와 소비자들만 혼란스럽게 한다.”고 못마땅해했다. 농정 공약에서도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눈치보기’ 정책을 잇따라 내놓았다.한나라당은 지난 2일 “농가부채의 거치기간을 3년 연장하고 정책자금 금리를 1%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이에 대해 민주당은 “금리를 현행 3%에서 1%로 낮추면 예산은 어디서 확보할 것인지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지만4일 농정공약 자료를 통해 “정책자금 상환을 5년 거치,15년 장기분할로 완화하고 금리는 1.5%로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결국 두 당 모두 농가의 표심을 의식,실효성이 떨어지는 공약을 내놓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부동산값 상승을 막기 위해 이 후보와 노 후보가 내놓은 주택공급 방안이나 실업률 3% 축소 공약도 구체적인 계획이 뒷받침되지 않아 실현여부가 불투명하다.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가 제시한 부유세와 토빈세 부과 등도 기준이 모호하고 약자층의 권익만 보호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재벌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출자총액제한제도와 주주집단소송제 도입에 대해 이 후보는모두 반대,노 후보는 모두 찬성하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그러나 한쪽은 총액제한제도와 집단소송제의 필요성을 외면하고 있거나,집단소송제가 제 기능을 하면출자총액제한제는 폐지해야 한다는 논리적 연관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南불상·北광배 ‘제짝’ 맞을까

    호암미술관이 소장한 국보 제118호 금동반가사유상 불신(佛身)과,평양역사박물관에 있는 금동광배의 해후(대한매일 11월14일자 1면)에 미술사학계가 지대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남쪽의 불신과 북쪽의 광배는 오랫동안 한짝을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학계 일부에서는 두 유물의 연관성에 의문을 가져온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불신과 광배가 세트를 이룬다는 것은 불신의 원 소장자 김동현씨의 주장에 따른 것이다.17.5㎝ 높이의 사유상 불신은 1940년 5월 평양시 평천리에서 일본군이 병기창 공사를 하던 중 발견돼 한 인부가 이를 김씨에게 팔았다.골동상을 운영하던 김씨는 몰래 보관하다가 해방후 남쪽으로 가지고 내려왔다는 것이다. 당시 반가상 불신이 나온 곳에는 광배도 있었으나 수습하지 못했다는 얘기도 퍼졌다.그런데 1946년 같은 지역에서 금동광배가 하나 나와 평양박물관이 소장하게 됐다.다음해 김씨 부부는 이 광배를 직접 살펴본 뒤 불신에 있던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나아가 1963년 한 일본학자가 반가상 관련유물을 일본에 소개하면서 광배는 물론 광배와 함께 수습된 책상형 금동제품을 반가상 대좌로 추정하여 발표한 적도 있었다. 21㎝ 높이의 금동광배에는 ‘영강 7년’(永康 七年)이라는 연호가 새겨져있어 출토 당시부터 이목을 집중시켰다.작고한 고고미술사학자 김원룡 박사는 ‘영강’이라는 연호는 중국의 동진(東晋) 후연(後燕) 서진(西秦)이 모두 썼으나 7년까지 간 것은 서진뿐이며,영강 7년은 418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그러나 불신의 목에 나타난 세줄기 삼도(三道) 등은 육조 말기의 중국불상과 같은 양식으로 6세기 말에 만들어진 것이어서 광배 제작시기와는 100년 이상 차이 나는 만큼 연관시킬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또 황수영 동국대 명예교수는 광배의 양식이 훨씬 시기가 뒤로 내려가는 만큼 ‘영강’이라는 연호는 고구려의 것일 가능성이 많다고 보았다.사유상 불신과 광배가 서로 다른 시기의 작품으로, 같은 지역에서 출토된 것일 수도 있는데 확실치 않은 두 유물을 연관시키는 것은 학문적 자세가 아니며 두 유물을 비교해 보아도 연관성을 찾기 함들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유상 불신과 광배가 출품되는 ‘특별기획전 고구려’는 새달 6일부터 서울 코엑스 특별전시장에서 열릴 예정.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등 전시회주최 측은 지금도 두 유물이 한 짝을 이루는 것으로 확신하는 듯 하다.하지만 두 유물이 한 자리에 모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불신의 머리 뒤에는 광배를 꽂을 수 있도록 네모꼴로 삐죽이 솟은 장치가 있고,광배의 중앙부 조금 아래쪽에도 고정하는 데 쓰는 홈이 만들어져 있다.둘을 합쳐 보면 한 짝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주최측이나 미술사학계가 모두 ‘상봉일’을 기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동철기자 dcsuh@ ■금동일광삼존불·금동여래입상·금동계미명삼존불 '삼각관계' 수수께끼 풀리나 ‘특별기획전 고구려’에 출품될 평양역사박물관 소장품 가운데 일반인의 관심이 금동반가사유상에 쏠려 있다면,학계는 ‘연가 7년명’ 금동일광삼존불에 주목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국보 제119호 연가 7년명 금동여래입상,간송미술관이 갖고 있는 금동계미명삼존불과의 ‘삼각 관계’가 밝혀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일광삼존불에는 여래입상과 똑 같은 연호가 새겨져 있고,계미명삼존불과는 쌍둥이처럼 닮았다. 학계는 ‘연가(延嘉)’를 고구려 연호로 본다.중국에는 없는 연호이기 때문.황수영 동국대 명예교수는 여래입상에 새겨진 ‘연가’와 ‘기미년’을 연결할 때 539년이나 599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강우방 이화여대 교수는 539년으로 확정한다.따라서 ‘연가’,그것도 같은 7년이라는 명문이 새겨진 일광삼존불도 당연히 6세기에 만든 고구려 불상으로 보는 데는 이론이 없을 것 같다. 문제는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계미명삼존불을 삼국 가운데 어디에서 만들었느냐는 것이다.일광삼존불과 계미명삼존불은 세부적으로 작은 차이가 있지만,지역적으로나 시대적으로 확실한 동질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동안 적지 않은 학자들이 계미명삼존불을 백제 것으로 분류했다.다만 강우방 교수가 계미명삼존불의 둥그런 육계와 평평하고 길쭉한 얼굴,수직으로 올리고 내린 손의 모습 등에서 고구려 불상으로 보았을 뿐이다. 이렇듯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삼국시대 불상의 제작지를 두고 그동안 학계의 논란 가운데 하나가 해결될 가능성이 커졌다.문화재 분야를 포함한 남북교류가 더욱 활발해져야 할 당위성을,평양역사박물관 유물의 서울 전시는 확실하게 증명하는 셈이다. 서동철기자
  • 전리품 이라크油는 ‘그림의 떡’, 美석유社 현행법상 계약금지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누가 이라크의 석유를 차지하게 될까. MSNBC 방송은 11일 미국의 석유 메이저들이 ‘포스트 후세인’을 기다리지만 ‘오일전쟁’에서의 전리품을 챙길 기회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지금까지 미국의 군사공격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석유 개발권을 이용한 측면이 없지 않다.최근 프랑스의 석유업체 토탈피나엘프와 대규모 유전개발에 합의한 것도 미 주도의 유엔 결의안 저지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1997년에는 러시아·중국의 석유회사와 유전개발 계약을 맺었다.그러나 유엔의 경제제재 때문에 개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의 석유 메이저들은 현행법상 이라크와 어떠한 계약도 할 수 없다.1조달러에 달하는 이라크의 원유에 눈독을 들이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이라크 석유시설 투자에만도 수십억 달러가 필요하다. 백악관 내부를 보면 이라크 전쟁과 석유산업의 연관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텍사스의 석유회사 하켄 에너지의 이사였고 딕 체니 부통령은 핼리버튼 에너지 서비스의 최고경영자(CEO)였다.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 보좌관은 석유재벌 셰브론의 이사였다. 게다가 부시 행정부내 고위관료 100명 가운데 대다수가 석유 등 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했으며 액수는 1억 5000만달러에 이른다. 백악관은 석유가 전쟁의 요인이 아니라고 강조했으나 전문가들은 최종 목표를 ‘석유’로 본다. 미 석유업체들은 후세인 정권이 맺은 계약을 재고하겠다는 이라크 반체제인사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후세인 정권을 몰아냈다고 미국의 석유업체가 이라크 유전을 독차지하기에는 이라크내 반미 감정이 너무 거세다.누가 되든 차기 정권에도 커다란 부담이 될 수 있다.러시아,프랑스,중국 등도 전쟁에 앞서 기존 계약은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라크 의회가 외국 자본의 유전개발권을 금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원유 정제 등 서비스 계약만 허용할 경우 미 메이저들의 관심은 크지 않다.그러나 여기에는 러시아도 반대할 것으로 보여 이라크 석유를 놓고 열강들의 2차 쟁탈전은 불가피하다. mip@
  • 원효 저술 영문판 나온다

    퇴계 이황은 국내외 학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이미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으로서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다.그런 반면 한국의 불교사상과 인사들은 번역 활동이 전무한 탓에 한국 선(禪)불교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과 인기에도 불구하고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런 분위기를 뒤집기라도 하듯 신라 고승 원효(617∼686)의 사상을 집대성한 ‘원효전서’가 영문판으로 번역 출간될 예정이어서 학계와 불교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한국 불교 관련 자료가 영문판으로 출간되기는 한국 불교사상 처음이다. 동국대와 미국 뉴욕주립대(스토니브룩)가 5년간의 번역 작업 끝에 총 5권 가운데 내년초 2,5권을 출간하는 ‘원효전서’.‘원효전서’는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를 비롯한 7세기 원효(元曉)의 방대한 저술을 집약해 번역한 것으로 내년 말까지 모두 완간될 예정이다. 원효는 86편에서 106편에 이르는 작품을 저술한 것으로 기록돼 있고,이중 22편의 저술이 현존한다.이번 번역 대상은 원효의 현존저술 22종을 모두 망라하고 있으며 ‘한국불교전서’를 저본으로 삼아 ‘대정신수대장경’을 참조했다.책은 미국의 서니 출판사에서 원효총서 시리즈(Wonhyo Studies Series)로 출판한다. 한국 3명,타이완 1명,일본 1명,미국 11명의 불교학자들이 전 5권 번역작업을 이미 마무리해 놓고 있으며 오는 12,13일 동국대에서 열리는 ‘원효전서 번역자 워크숍 및 학술회의’에서 최종 검토,보완하는 시간을 갖는다. 내년초 출간될 2권은 ‘금강삼매경론’,5권은 ‘아미타경’ 등 대중적인 불교경전에 대한 주석과 짤막한 불교수행·의례를 다룬 책.이후 잇따라 나올 1권은 ‘대승기신론소’,3권·4권은 ‘반야경’ 주석서인 ‘대해도경종요’를 비롯해 ‘화엄경’과 원효의 불교논장으로 엮이게 된다. 이번 출간작업을 주도해온 국제원효학회는 동국대와 뉴욕주립대가 원효사상의 세계화를 위해 1997년 설립한 학술단체로,국내외 학자 15명이 중심이 돼 지난 5년간 원효전서의 번역에 매달려 왔다. 그러나 원효의 저술이 7세기 불교한문으로 쓰인 점,한문이 가진 다의성,모호성,연기론적 사유와 심오한 논리구조,동아시아사상적 흐름과의 연관성 등이 야기한 어려움으로 정확한 번역에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고려대 조성택 교수와 로버트 버스웰 UCLA 교수 등은 13일 오전 9시 동국대 다향관에서 열리는 번역자 워크숍에서 번역과정에서 겪은 문제점을 논의한다. 김성호기자
  • [도쿄 이야기] 4번타자 마쓰이의 ML행

    ‘일본의 4번타자' 마쓰이 히데키(松井秀喜·28)의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보는 일본인들 표정이 착잡해 보인다. 올시즌 타율왕 자리는 막판에 내주긴 했어도 홈런·타점왕을 거머쥔 마쓰이는 명실공히 일본 최정상의 타자다. 시골 고교를 거쳐 일본 최고의 명문 프로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거인)에 입단한 그에게 성원과 사랑을 아끼지 않은 팬들이 보물을 빼앗긴 듯 아쉬워하는 것은 당연하다. 스타들의 잇단 메이저리그 진출로 침체에 빠진 일본 프로 야구계와 야구팬들은 마쓰이의 미국행만은 막았으면 하는 심정이었을 것이다.마쓰이는 지난1일 미국행을 선언하는 기자회견 때 지극히 침울한 얼굴이었다.“지금 어떤 말을 해도 배신자라고 할지 모른다.마지막까지 팬들이 걸린다.죄송하다.”며. 아주 일본적인 풍경이 인상적이었던 회견에서 마쓰이는 정말 송구스러워했다.언론들은 “스타의 미국 유출”이라며 일본 야구계의 장래를 잔뜩 걱정했다. 그러나 과연 마쓰이의 미국 진출이 ‘스타 유출’이라는 차원에서 아쉬워만 할 일인가 하는 데는 다소 이의가 있다. 2년전 미국으로 건너간 이치로는 일본에서 7년 연속 타격왕을 지낸 보물이었다.이치로는 지난해 미 프로야구 타격왕 자리에 오르면서 일본인의 야구저력을 세계에 과시했다. 일본인 첫 수위타자,첫 올스타전 출전이라는 위업을 달성함으로써 일본인에게 안겨준 자긍심 같은 ‘이치로 효과’는 당장의 일본 프로야구 침체와 바꿀 바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 건너간 일본 스타들은 마이너 구단을 싼 값에 사들여 일본의 꿈나무를 키우는 비즈니스도 하고 있다. 왕성한 미 진출로 일본 프로야구가 지금은 침체를 겪더라도 장래에는 일본프로야구의 선수층이 두꺼워질 것은 분명하다. 일본이 걱정하는 고급두뇌의 해외 유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어떤 논객들은 “나라를 떠나야 일본을 구한다.”는 논리를 편다. 다소 극단적이지만 이들 인재가 해외에서 구축하는 일본 사회,이들이 펼치는 비즈니스가 갖는 일본과의 연관성을 따지면 플러스면 플러스지 결코 마이너스는 아니라는 얘기다. 황성기 특파원marry01@
  • “고인돌 보호는 국제사회가 맡긴 의무”

    인천 강화와 전남 화순,전북 고창의 고인돌이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것은 지난 2000년의 일이다.이를 두고 “들판에 아무렇게나 누워있던 돌덩어리가 비로소 새로운 의미를 갖고 태어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세계거석문화축제’는 이렇게 곁에 있으면서도 알지못했던 고인돌의 의미를 함께 되새겨나가자는 뜻에서 세계거석문화협회(총재 유인학)가 마련한 것이다.지난해 강화에서 제1회가 열렸고,올해 제2회 축제는 지난달 30일부터 3일까지 화순을 중심으로 펼쳐졌다.내년에는 고창에서 열린다. 고인돌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은 화순 사람들에게도 대단하게 받아들여지는듯 했다.화순의 지역축제는 대표적 문화유적인 운주사를 내세워 ‘화순운주대축제’다.‘세계거석문화축제’도 같은 기간 열린 ‘운주대축제’의 일부였다.그러나 내년부터는 오히려 ‘운주’를 ‘고인돌’을 상징하는 이름으로 바꾸기로 하고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있다. 거석문화축제와 함께 열린 제5차 세계거석문화학술대회는 화순의 ‘문화적 자산’에 가치를 부여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큰 환영을 받았다.대회 첫날인 지난달 31일에는 학술행사로는 이례적으로 500여명의 군민이 군민회관을 가득 메우는 성황을 이루었다. 그러나 학술대회는 고인돌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여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자리가 아니었다.오히려 주민과 지방자체단체가 어떻게 문화유산을 가꾸어야 지속적인 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이 많았다. 이날 대회에는 해외에서 은구옌 비에트 충 베트남 문화정보부 고고학국장과 마이클 퀸 호주 문화관광청 고고학국장,샹톨 르 마르샹 프랑스 카르막 부시장,클로드 보그 ‘몰타 기념물과 유적을 위한 국제협의회'(ICOMOS) 회장 등이 참석했다.이들은 한결같이 화순 고인돌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것을 축하하면서,문화유적을 지키는데는 지역민들의 의식과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퀸 국장은 자신이 화순 고인돌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데 찬성표를 던진 사람의 하나라고 소개한 뒤 “지역민들로서는 국제사회로 부터 고인돌의 보호의무를 떠맡은 셈”이라면서 “어떻게 유적의 중요성을 증대시켜 후손들에게 중요한 연구자료로 만들어 넘겨주느냐가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대서양에 면한 카르막은 무려 5㎞나 줄지어있는 반원형의 선돌이 있는 세계적인 유적지다.그러나 르 마르샹 부시장은 화순을 진심으로 부러워했다.카르막 유적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을 신청했지만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철책을 지나치게 유적에 가깝게 쳐놓고,유적 한 가운데 기념품 가게를 만드는 등 관광지로 ‘너무 잘’ 개발해놓았기 때문이었다.카르낙의 ‘과욕’은 한국의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꼭 기억해야 할 좋은 교훈이 될 것 같다. 사회를 맡은 김병모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은 나아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해도 3년 마다 재검사를 하는 만큼 언제든 탈락할 수 있다.”면서 “화순이 고인돌 유적지 한 가운데 최근 초가집을 지어놓은 것도 절대적으로 피해야 할과잉보호의 한 사례”라고 ‘경고’를 하기도 했다. 학술대회는 2일 참가자들이 고창 지역 고인돌을둘러본 뒤,3일에는 강화 지역에서 거석문화 워크숍을 갖고 미국 인디언 그룹 등이 공연을 갖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화순 서동철기자 dcsuh@ ■“고인돌과 고조선문화 연계는 무리” 이번 세계거석문화 학술대회에서는 ‘북한 및 중국 동북 3성의 고인돌 연구’가 주요 주제의 하나로 다뤄졌다.주제발표를 한 하문식 세종대교수는 지난 10월 16일부터 28일까지 북한 지역 고인돌을 조사했다.토론자로 나선 서영수 단국대,송호종 한국교원대 교수도 함께 북한을 방문했다. 하 교수는 ‘북한 지역 고인돌 연구’에서 “북한 지역의 고인돌은 무덤방의 형태나 축조기술,장제 등에서 이웃한 중국 동부 지역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구조”라고 밝혔다.그러면서 “북한지역에 형식과 축조 시기가 다양한 2만기 이상의 고인돌이 분포하여 특이 현상도 많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특히 눈길을 끈 대목은 문헌역사학자인 서 교수가 제기한 ‘고조선과 고인돌의 연관성 문제’였다.서교수는 “남쪽에서는 고인돌에 기원전 7세기설과 기원전 2000년설이 있는 반면 북쪽에서는 기원전 4000년까지 올려잡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렇듯 편년이 남쪽은 너무 늦고 북쪽은 너무 빠른 고인돌을 고조선 문화의 상징으로 볼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고고학자인 김병모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은 “솔직히 남북한을 막론하고 화학·물리학·지질학이 뒷받침되지 않아 고인돌의 편년을 정확히 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그는 “그러나 북한이 기원전 4000년설을 주장하는 것은 프랑스의 거석문화가 기원전 3000년경 시작됐다는 것을 참고로 한 것일 뿐”이라면서 “우리 고인돌이 오래됐으면 좋겠다는 것은 희망사항이지 기원전 1000년을 넘는다는 고고학적 증거는 아직 없다.”고 잘라말했다. 김 총장은 “‘삼국유사’에는 단군이 기원전 2333년 태어났다고 썼지만 신석기시대인 당시에는 한반도에도,중국에서도 국가의 형태는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타이완과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 등 벼농사지역에서는 지금도 고인돌을 만들고 있는 만큼 오히려 벼농사와 연관짓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그는 “한반도에서 벼농사의 전래와 고인돌의 등장은 고고학적으로 일치한다.”면서 “살아있을 때 벼농사를 짓던 농사기술자가 죽어서 고인돌에 묻혔을 뿐 고조선과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논리를 폈다. 화순 서동철기자
  • 부동표 급증 후보들 비상

    최근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낮아지면서 부동층이 늘어나는 것으로 관측돼 각 대선후보 진영에 비상이 걸렸다.정 의원측으로부터 떨어져 나간 일부 표심(票心)이 지향하는 방향이 아직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부동층 증가 최근 1개월간 각 여론조사의 후보지지율 변화 추이를 보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정체 또는 소폭 상승한 반면 정 의원은 상대적으로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대선 구도가 ‘2강(强)1중(中)에서 1강 2중’으로 바뀌었다.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 안순철(安順喆·단국대) 교수는 1일 “조사기관마다 수치가 다른 점을 감안해도 지난달 초까진 조사대상의 23∼24%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으나 최근 조사에선 30% 안팎이 응답을 회피하는 부동층으로 나왔다.”면서 “정 의원의 지지율이 떨어진 수치만큼 부동층이 증가해 둘 사이에 연관성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정 의원측의 김민석(金民錫) 전략위원장은 “정 의원에게서 빠져나간 표의 절반은 관망으로 돌아섰고 나머지 절반 가운데 3분의 2는 이 후보에게,나머지 3분의 1은 노 후보에게 흡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달 22일과 30일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를 비교한 결과 정 의원 지지율은 4.6%포인트 준 반면 노 후보는 2.7%포인트,이 후보는 1.0%포인트,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0.8%포인트 늘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결과를 종합하면 유권자층이 친창(親昌)과 반창(反昌)층으로 각각 35%씩 나뉘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나머지 30%의 부동층 가운데 10%의 지지만 끌어내면 이 후보는 당선권인 40%를 무난히 돌파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지율 변화 30%대를 꾸준히 유지해온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호각세를 보이던 정몽준의원의 지지율은 최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별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노 후보는 20%대로 올라 정 의원과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월20일 대한매일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의 조사에서 29.3%를 기록,이후보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던 정 의원은 9월22일 조선일보·갤럽 조사에서 30%대에 진입했으나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지난달 24일 28%(연합뉴스·TNS)에서 27일 23.6%(KBS·갤럽)로 떨어진 뒤 30일 22.7%(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를 기록,33∼34%대를 유지하고 있는 이 후보와 10%포인트이상 간격이 벌어졌다. 반면 노 후보는 지난달 18∼19%대에 머물다가 28일 20.2%(국민일보·여의도리서치),30일 20.8%(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로 올라가 정 의원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김경운 김미경기자 kkw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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