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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공무원 승진제도] 철밥통 박살내기… 논술·심층 인터뷰로 수능 뺨치는 ‘역량 평가’

    계급제적 성향이 짙은 관료사회에서 승진은 모든 공무원의 관심사다. 과거엔 기수, 연공서열에 따라 승진을 했지만 최근에는 능력, 실적이 뛰어난 6급 공무원을 5급으로 ‘특별 승진’시키는 부처들이 적지 않다. # 시간만 가면 승진? 무사안일주의는 옛말! 5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관세청, 농촌진흥청, 중소기업청, 조달청, 특허청 등 부처가 5급(초급 관리자) 승진 심사를 위한 별도의 역량평가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처 관계자는 “법령상 각 부처 재량으로 역량평가를 활용할 수 있다”며 “지난해에는 인사처가 역량평가 도입을 희망하는 공공기관 7곳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실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일부 공무원의 무사 안일주의, 소극 행정을 뿌리 뽑으려면 이른바 ‘철밥통’을 깨뜨려야 한다는 인식이 공직사회 안에서도 싹트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 승진은 일반승진, 공개경쟁승진, 특별승진, 근속승진 4가지로 구분되지만 일반승진이 가장 보편적이다. 계급별 승진 소요 최저연수에 도달한 공무원 가운데 근무평가성적(80~95%), 경력평정(5~20%), 가점 최대 5점을 합산한 점수가 높은 순서대로 부처별 승진심사위원회를 거쳐 승진시키는 형태를 말한다. 승진 소요 최저연수는 계급별로 9급 1년 6개월, 7·8급 2년, 6급 3년 6개월, 5급 4년, 4급 3년이다. 해마다 6월, 12월에 근무 평가가 실시된다. 평가자는 해당 공무원 소속 부서장이 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이듬해 1월 30일, 7월 30일에 ‘승진후보자 명부’가 나온다. 명부 순서대로 상위 계급 결원의 2~5배수가 승진심사위원회 심사 대상이 된다. 연공서열에 기반한 일반승진은 성과와 능력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승진 소요 최저연수에 도달하지 못하면 승진 후보자 명부에 오를 수 없기 때문이다. 잦은 순환 보직 또한 연공서열에 기반한 승진 제도의 병폐다. 승진심사를 앞둔 시기에만 근무평가성적을 잘 받으면 승진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공직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 실제로 공무원이 한 자리에 머무는 평균 기간은 1년여에 그친다. 이는 공무원의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우려에서 대안으로 나온 것이 역량평가다. 객관적인 실적과 능력으로 연공서열에 관계없이 승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연구직 공무원이 다수인 농촌진흥청과 고용노동부 등이 대표적이다. 농진청은 농업 내외 분야 현안에 대한 논술형 필기시험과 인터뷰로 구성된 역량평가를 실시한다. 20장 내외 분량의 보고서, 기획서, 칼럼, 회의록, 신문기사, 성명서 등 다양한 제시문이 주어진다. 응시자는 한정된 시간 안에 자료를 분석해 해결 방안을 완결된 형태의 보고서로 작성해야 한다. 인터뷰를 통한 주 평가 항목은 응시자의 설득력, 대외 소통 스킬이다. 문제는 직렬·분야에 상관없이 동일한 가상 주제로 출제된다. 인사처 관계자는 “이른바 케이스스터디 기법을 통해 응시자의 의사표현 정확성, 위기관리 능력, 설득력, 창의적 리더십, 조직관리 능력 등을 본다”고 설명했다. # 역량평가 상위 30% 실적만으로 ‘특진’ 고용노동부는 역량평가를 실시해 상위 30%이내에 든 응시자에 대해서는 근평을 제외하고, 최근 3년간 업무실적만 반영해 특진을 시키고 있다. 역량평가는 구두발표, 서류함기법, 집단토론, 역할연기 4가지 기법을 사용한다. 서류함기법은 가상의 문제 상황이 주어졌을 때 한정된 시간 안에 개선 방안을 정책·조직관리·의사소통 등 각 영역으로 분해해서 도출해 내도록 하는 역량평가 기법 중 하나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경우 산하기관 상임이사 선발에 역량평가를 의무화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아들뻘 선배 적응 힘들어” vs “다양한 경험 업무에 활력”

    2009년 공무원시험에서 연령 제한이 폐지된 뒤 중장년 신입 공무원들이 늘기 시작했다. 시간이 갈수록 부정적인 의견보다 긍정적인 평가가 더 많이 나온다. 다양한 배경과 경험이 경직된 공직 사회에 활력소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 어린 선배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거나 업무보다 연금에 의미를 두는 일부 고령 공무원들도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공직사회가 서서히 연공서열 중심에서 직무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5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16년 국가직 9급 공시의 40·50대 합격자는 110명으로 전체(2591명)의 4.2%다. 2010년 1.3%와 산술적으로 비교하면 3배가 넘는다. 2016년 서울시 7·9급 공시의 40·50대 합격자도 129명으로 전체(1662명) 중 7.8%다. 역시 2010년에는 1.3%에 불과했다. 50대 합격자만 볼 때 국가직 9급은 2012년 처음 5명이 합격한 뒤 지난해에는 9명이 통과했다. 서울시 7·9급 공시는 2011년에 첫 합격자 1명을 배출했고, 지난해는 17명이 붙었다. 중장년 신입 공무원 때문에 새로운 문제도 발생했다. 한 지자체는 50대에 임용된 공무원이 불성실한 업무로 인해 구설수에 올랐다. 한 동료 공무원은 “국가직 공무원을 그만두었다가 다시 9급 시험에 합격해 임용된 분이라서 부처에서 습득한 노하우를 업무에 접목할 줄 알았는데 연금 지급연수를 채우기 위해 들어온 것이었다”며 “장기휴가를 가는 등 혜택을 모두 챙기고 업무에는 도통 관심이 없어 이런 경우는 청년 일자리만 빼앗은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균 수명은 늘고 사기업의 명퇴는 늘어나는 상황에서 중장년 은퇴자의 공직 진입은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다. 50대에 공무원으로 임용된 B씨는 “50대가 청년 밥그릇 뺏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나도 공무원 월급으로 20대 청년을 키워야 한다”며 “공시에 도전한 중장년층을 개인으로 보지 말고 한 가족의 가장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나이가 아닌 직무를 중심으로 공직 구조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연령과 직급을 연계시켜 연령이 높으면 직급이 높아야 하고 연령이 낮으면 직급이 낮아야 한다는 권위적인 사고방식과 구조는 자연스레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면 공직 사회가 좀 더 다양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올 美 경제 ‘쌍둥이 적자’ 재현… 韓, 규제·노동개혁 토양 마련을”

    “올 美 경제 ‘쌍둥이 적자’ 재현… 韓, 규제·노동개혁 토양 마련을”

    다케나카 헤이조 교수는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여전히’ 개혁과 혁신을 강조했고, 이를 위한 규제 개혁과 국가전략특구의 과감한 활용을 역설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에서 경제재정상·금융상 등 여러 각료 자리를 옮겨 가면서 불량 채권 정리, 우정개혁 등 각종 구조개혁을 완성시켰던 그를 지난 2일 도쿄 중심가 오테마치의 파소나그룹 사무실에서 만났다. →2017년 새해는 어떤 한 해가 될까. -한국,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하이퍼 포퓰리즘’(초대중 영합주의)이 일어나고 있다. 흡사 거대한 지각의 단층선(fault line)이 사회를 단절시키는 듯한 형국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경제학자를 지낸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가 6년 전 ‘단층선’이란 책에서 계층으로 단절된 사회에서 불만세력들이 과도한 요구를 쏟아내고, 대중영합적인 정책들이 난무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런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사회적 격차, ‘갈라진 단층’들 안에서 국민 불만이 여러 형태로 폭발했다. 영국에선 브렉시트로, 미국에서는 예상 밖의 지도자 선출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한국 국민의 격한 반발도 이와 관련이 없지 않을 듯하다. 올해 프랑스, 독일 등 세계 각지에서 주요 선거들이 예정돼 있다. 선거를 통해 이런 현상이 고조될지, 완화될지, 매우 중요한 국면이다. 민족주의 고조는 장기적인 경제 이익을 저해한다. →갈등과 불확실한 요소들이 어느 때보다 돌출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과 (미·중 갈등 등) 아·태지역의 평화질서 구축 여부 등이 대표적인 불확실 요소다. 1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다보스포럼에 간다. 그 직후 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다. 두 사람이 각각 어떤 메시지를 보낼지 무게를 지닌다. 성장률이 급격히 낮아지는 중국의 상황과 대응도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이 구체화된 것은 아직 적다. 향후 행보를 봐야 한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북미자유무역협정 등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은 국제경제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거시경제적으로는 앞으로 진행될 상황의 방향성은 명확하다. 1980년대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경제정책이었던 ‘레이거노믹스’의 초기 단계와 비슷해질 것이다. 레이거노믹스는 재정 확대와 금융 긴축을 조합으로 한 정책이었다. 당시 재정과 무역수지 양쪽의 ‘쌍둥이 적자’ 발생으로 금리가 뛰고 달러 강세 현상이 나타났다.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것이다. 엔화와 원화가 약세가 되고, 주가는 오를 것이다. 2017년은 일본경제도, 세계경제도 전반적으로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 그렇지만 이런 정책을 오래 지속할 수는 없다. 당시에도 적자가 크게 늘자, 미국은 1985년 일본을 압박해 엔화 가치를 올린 플라자합의를 맺었다. 당시 4년 만에 조정이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1~2년 안에 (엔화·원화 가치를 높이려는) 조정 국면을 맞게 될 것이다. →조정 국면이 한국, 일본 경제에 충격을 주진 않을까. -조정 국면이 닥치면 통화 가치가 오르고, 수출기업에 부담을 주게 돼 관련주가가 내려가게 된다. 부정적 효과를 완화하기 위해 재정, 금융 모두 확대정책으로 가게 된다. 1985년 당시 일본도 이런 정책을 쓰다 결국 버블에 빠졌다. 버블은 세계 어느 곳에선가 진행돼 왔다. 1980년대 후반 일본 버블, 1997년 한국 등이 포함된 아·태지역 버블, 2001년 IT 버블, 그 뒤 미국 부동산 버블 및 이로 인한 2008년 리먼 쇼크 등…. 신흥국들에서 버블에 가까운 상황이 생겼다. 인도, 중국 등은 어떻게든 버텼지만 브라질, 러시아는 벌써 왔는지 모른다. 성장률이 떨어지는 중국을 주의해서 봐야 한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6% 경제성장을 지속 중인 중국의 성장률이 2030년 2.8%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성장은 모순을 감춘다”는 말이 있는데, 성장률이 곤두박질치면 소득격차, 부패, 정치 불안정 등 여러 모순이 드러나게 된다. 사회 불안정 가능성도 있다. 성장이 지속될 때의 버블은 견딜 수 있지만 성장률이 떨어지면 심각한 문제를 가져온다. 높아진 자산가격 및 대차대조표 조정 등 세심한 대응이 필요하다. →한국도 일본의 지난 20년의 저성장 상황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 저성장의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이노베이션, 혁신이 필요하다. 명확한 법의 지배, 창의적인 인재 및 교육제도, 자유 등이 불가결하다. 자유가 없으면 혁신은 없다. 한국에 시급한 것은 정치적 안정과 정상화다. 안정성이 떨어지면 미래 예측가능성도 낮아져 경제도 정체한다. 국가가 사회에 어떤 정책과 행동을 취하려는지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중소 기업 문제와 관련, 한국은 과거 재벌에 대한 우대정책을 펴 왔는데 이제는 공정한 정책으로 변화가 있어야 한다. 결국 공정 경쟁 정착 문제다. 독과점 규제도 필요하고, 경쟁 정책과 공정거래 메커니즘이 작동해야 한다. →공공 개혁의 권위자로서 경쟁력을 높이고, 성장을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구조개혁 조치들이 필요한가. 한국 정부의 공공 구조개혁 국제위원으로 활동했는데, 한국에 필요한 공공·구조개혁은 무엇인가.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정부 부문이 비대하다고 판단, 내가 우정민영화담당대신으로서 민영화를 이뤄낸 것에 관심을 보였다. 인구가 주는 상황에서 물류사업인 우정을 글로벌화시키려면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으려는 국영기업으로는 불가능했다. 성장 여력이 큰 아시아물류사업의 매력도 컸다. 독일의 도이치포스트는 유럽연합(EU) 전체를 보고 민영화를 단행했고, DHL을 매수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저축은 늘고 투자는 둔화 추세다. ‘자연이자율이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는 추계도 나왔다.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투자 기회가 줄고 있다”면서 “방치할 경우 장기 침체에 이른다”고 진단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금리를 내리고, 각 분야의 규제개혁을 단행해 투자 기회를 늘려야 한다. 규제개혁으로 민간 투자와 공항시설 등 인프라 투자도 확대해야 한다. →(일본)국가전략특구의 제안자로서, 아베 신조 총리에게도 경쟁력 강화와 성장을 위한 많은 전략을 조언하고 있는데. -아베 총리에게 두 가지 제안을 했다. 민간투자설비를 늘리기 위해 규제를 혁파하라는 제안은 국가전략 특구를 만들어 실행되고 있다. 규제개혁에는 반대 세력이 많아 특구를 만들어 우선 그 안에서 규제 개혁을 시작해 보려는 시도다. 도쿄권·오사카권을 중심으로 투자가 늘고 있다. 다른 하나는 공공투자를 늘리기 위해 인프라의 ‘컨세션’(concession)제도의 도입이다. 국가가 도로, 항만, 공항 등 주요 인프라의 소유권을 갖되, 운영권은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센다이 공항, 간사이 공항 등이 이 방식을 취했다. 후쿠오카공항, 홋카이도 지토세 공항 등도 도입을 논의 중이다. 현금이 도는 인프라 운영권 이용은 활용도가 높다. →경쟁력과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선 어떤 조치들이 또 필요한가. -일본의 경우 산업과 기업의 신진대사를 높여야 한다. 창업률, 개업률이 미국의 절반 수준이고, 기업 폐쇄율도 마찬가지이다. 신진대사를 높이려면 기업 거버넌스를 강화해 경영 효율화를 높여야 한다. 지난해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기업거버넌스 코드를 만들어 이에 따라 사외이사를 늘리기 시작했다. 수익성 없는 사업에서는 손을 떼게 하고, 경영능력이 떨어지는 경영자는 그만두게 해야 한다. 이와 함께 고용의 유동성을 높여야 한다. 노동시장의 개혁이 필요하다. 종신·연공서열이 일본의 표준방식이 돼 있는데, 이를 유연하게 해야 한다. 여러 형태의 노동과 근무형태를 수용하고 가능케 해야 한다. →노동개혁의 방향은 무엇인가.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비정규직이 늘고 직업의 질은 떨어져 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베 정부는 ‘일하는 방식의 개혁’을 올해의 핵심 목표로 삼았다. 이 안에서 비정규직의 급여와 대우를 높이는 방안도 들어 있다. 입법을 추진 중인 ‘동일(同一)노동 동일임금’도 이를 위해서다. 올 3월쯤 정부 가이드라인이 완성되고, 관련 법안은 연내 국회 통과가 예상된다. 임금 부담이 큰 기업들의 숨통을 터주기 위해서는 정규직의 임금 하향 조정도 고려해야 한다. 노조 반발이 클 수밖에 없어 정치력이 발휘돼야 한다. 증가 추세인 비정규직의 임금이 오르고, 대우가 나아져야 소비도 살고 경제도 활성화된다. 다양한 노동형태를 수용해야 한다. 한국도 더 노력해야 한다. 해고의 규범, 룰도 분명해져야 한다. 일본은 쉽게 해고할 수 없게 하는 도쿄고법의 1979년 판결 등 판례에 따라 이를 결정해 왔다. 해고 시 금전 보전 등이 확립돼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해고할 때 금전 보상 제도가 없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뿐이다. →지난해 대기업들의 실적이 나아져도 소비는 살아나지 않았다. -가계 소득이 크게 늘지 않은 것이 근본 이유였다. 소득을 늘리려면 임금이 올라야 하는데 늘어난 부분이 정부 세금으로 흡수됐다. 지난 3년 동안 국민들의 국내총생산(GDP)은 30조엔이 늘었지만, 그 가운데 70%가 세금으로 흡수됐다. 국민 주머니 사정이 그만큼 나아지지 않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아베 정부는 대규모 추경을 통해 이를 다시 가계와 국민에게 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안이하게 세금을 늘려서는 안 된다. 증세 없이 가능하냐는 반문도 있지만, 재정 건전화 방안을 모색하면 된다. 일본은 매우 큰 사회보장 예산을 쓰고 있다. 나도 올해부터 연금을 받게 됐다. 게이단련의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회장도 그렇다고 한다. 대기업 사장 등 연금을 받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에게 주는 돈 등 절약할 부분이 많이 있다. 연금 수급 개시연령을 65세에서 더 올려야 한다. 지금 제도는 1960년 일본인의 평균수명이 66세일 때 만들어졌다. 지금은 남성 81세, 여성 87.4세가 평균수명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다양한 노동형태로 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경제도 활성화되고, 연금재정 수요도 준다. 사회보장비용을 합리적으로 절감해 양육 지원, 보육원 대기아동 해소 등 젊은 세대를 위한 재정을 더 써야 한다. 사회보장개혁으로 얻은 여유 재정을 인프라에 더 투자할 수도 있다. →일본 사회의 당면 과제에 어떤 해법이 있나.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노동자 수용과 GDP의 200%를 넘어선 정부부채 해결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이다. 방향성은 분명하다. 사회보장 개혁을 통한 예산 절감, 성장을 위한 규제개혁, 컨세션과 특구를 활용한 규제개혁의 활성화 등이다. 도쿄에서는 20개 이상의 대형 도시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5~7년 정도가 걸리던 대형도시개발 심의를 특구에서는 20개월 만에 해결했다. 기초의학 연구, 의료관광 등 글로벌화를 겨냥해 38년 만에 신규 의대도 세우게 됐다. 나리타 공항 부근 특구에 산노병원의 의과대학이 들어선다(의사협회의 반대로 신규 의대를 세우지 못해 왔다). 공동조합들의 더 자유로운 경쟁 등 농업개혁도 필요하다. 3년 남짓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도 일본에는 커다란 정비와 개혁의 기회다. 이를 잘 활용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인 자동운전, 로봇을 활용한 건설 등을 한 단계 올려놓는 것이 중요하다. 1965년 도쿄올림픽 개막 9일 전에 도카이도 신간센이 개통됐고, 도쿄를 대표하는 뉴오타니호텔, 프린스호텔 등이 세워졌다. 오쿠라호텔도 개막 2년 전에는 문을 열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이란 계기를 활용한 4차 산업혁명의 활성화를 지적했는데. -자동차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lot), 빅데이터, 그리고 우버와 에어비엔비 같은 공유경제활동 등 5가지 요소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 일본은 AI와 자율주행 기술은 있지만 ‘차는 사람이 운전해야 한다’는 법규 탓에 공공도로에서 이를 실험할 수 없다. 영국이 핀테크를 위해 만들고, 싱가포르가 도입한 샌드박스(모래상자)형 특구를 활용하면 된다. 자율주행을 위해 올해 중 국회에서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 빅데이터 등의 활발한 활용을 위해서도 개인정보보호 등을 해결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역시 아마존, 구글 등을 앞세운 미국이 압도적으로 앞서 나가고 있다. 유럽의 에스토니아와 같은 작은 나라의 성취도 연구 대상이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다케나카 헤이조 도요대 교수는 고이즈미 前총리의 ‘경제 선생’… 구조 개혁 불도저처럼 밀어붙어 게이오대 교수로 있다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부에서 주요 각료를 지내며 불량 채권 정리, 우정개혁 등 핵심 개혁을 추진·성사시켰다. ‘총리의 가정교사’, ‘구조개혁의 사령탑’ 등으로 불리며 2001년 4월 고이즈미 1차내각에 경제재정상으로 입각해 2006년 9월 3차 내각까지 5년 6개월 동안 금융상·총무상 등을 맡으며 총리와 임기를 함께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전폭적인 신임 속에서 공공 개혁을 불도저처럼 밀어붙였다. 각료 퇴임 후에도 각종 자문을 하며 일본정부의 개혁정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아베 신조 정부의 산업 경쟁력회의, 국가전략특구자문회의, 미래투자회의 등의 위원으로 왕성한 자문 활동을 펴고 있다. 2016년 게이오대 퇴임(명예교수) 후, 도요대 글로벌·이노베이션학 연구센터 소장 겸 교수로 있다. 2009년부터 파소나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최근 베스트셀러가 된 ‘세계대변동과 일본 부활: 2020년 대전환 플랜’(고단샤)을 비롯해 40여권의 저서를 통해 일본경제의 혁신 및 재기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1951년 와카야마현 출생 ▲히토쓰바시대 졸업 ▲오사카대 박사 ▲일본개발은행 근무 ▲대장성 재정금융연구실 주임연구관 ▲ 하버드대 객원교수 ▲컬럼비아대 일본경영연구센터 연구원 ▲도쿄재단 이사장 등 역임
  • 은행 연말인사 ‘세대교체·성과주의’

    은행 연말인사 ‘세대교체·성과주의’

    하나, 본부장 40% 물갈이 50세 고졸 부행장도 발탁 신한, 상무급 부행장 ‘깜짝’ 국민, 박정림 부사장 등 ‘여풍’ KEB하나은행·KB금융·신한금융 등 은행권 연말 임원 인사가 28일 동시에 이뤄졌다. 핵심 키워드는 ‘세대교체’와 ‘성과주의’다. 50세 임원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상무급 해외법인장이 부행장으로 깜짝 발탁됐다. 내년 정국 혼란 속 미국발(發) 금리 인상 등 악재가 산재한 탓에 탁월한 영업 전략을 앞세워 위기를 극복하려는 은행들의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다. KEB하나은행은 이날 본부장 40명 중 16명(40%)을 교체하는 대규모 임원 인사를 했다. 창립 이래 최대의 본부장 인사다. 영업 실적이 뛰어나고 직원과의 공감 능력이 있는 영업점장들이 본부장으로 대거 승진했다는 게 하나은행의 설명이다. 또 한준성 미래그룹 전무는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으로, 정정희 여신그룹 전무는 기업영업그룹 부행장으로, 장경훈 하나금융 그룹전략총괄 겸 경영지원실장 전무는 개인영업그룹 부행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모두 50대다. 특히 고졸인 한준성 신임 부행장은 1966년생으로 은행권 부행장 중 최연소다. 신한금융지주에서는 임영진 부사장과 임보혁 부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그룹 전략의 일관성 있는 추진과 세대 교체를 복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또 이기준·허영택·우영웅 부행장보가 신한은행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통상 부행장보에서 부행장까지 2년이 걸리지만 허영택, 우영웅 신임 부행장의 경우 1년 만에 고속 승진했다. 또 SBJ은행(일본 소재 신한은행 현지 법인) 진옥동 법인장은 상무급에서 부행장으로 파격 승진했다.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은행에서 이례적으로 두 계단이나 올라간 것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신동철, 백명욱 본부장이, 신한저축은행은 조욱제 신한은행 본부장이 신임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KB금융은 여풍(女風)이 강했다. 전날 김해경 KB신용정보 부사장을 대표로 선임한 데 이어 박정림 여신그룹 담당 부행장을 자산관리(WM)부문 총괄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KB금융그룹은 WM과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에서의 지주, 은행, 증권의 3사 겸직 체제를 시행했다. 계열사 간 협업 체계를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예컨대 박정림 부행장의 경우 ‘지주 WM부사장 겸 은행 WM그룹 부행장 겸 증권 WM 부문장’을 맡게 된다. 또 전귀상 CIB그룹 부행장이 CIB총괄 부사장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현대증권 인수를 진두지휘했던 이동철 최고전략책임자(전무)는 전략총괄담당 부사장(CSO)으로 승진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서울광장] 촛불 정국 공직사회 비틀어 보기/김성곤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촛불 정국 공직사회 비틀어 보기/김성곤 편집국 부국장

    # 1. “청와대와 정치권의 간섭이 없어서(?)인지 이번에 역대 가장 공정한 인사가 이루어진 것 같아요.” # 2. “중요한 일들이 산적해 있는데 청와대의 사인이 없으니 대충 수정해서 낼 수도 없고….” # 3. “‘시키니까 했다’는 영혼 없는 ‘코스튬 플레이’만 성행하고 있어요. 공직사회가 이래서 되겠나 싶습니다.” 정치권 등 온 나라가 최순실 국정 농단이라는 블랙홀에 빠져들면서 나타난 공직사회의 단면들이다. 이를 비틀어서 한번 분석해 봤다. 첫 번째 얘기는 갑작스런 인사로 논란을 낳은 경찰 인사의 다른 면이다. 인사가 당겨지고, 청와대와 정치권이 다른 데 정신이 팔리면서 ‘자기식 인사’를 했다는 것으로 들린다. 거기에는 경찰대와 비(非)경찰대 출신의 조화나 지역 안배, 연공서열 등의 조화 등 산술적 의미도 포함돼 있다. 역설적이지만 이번 게이트 이후의 상황이 싫지만은 않은 기색이 읽힌다. 다른 부처도 다르지 않다. “국민만 보고 간다. 이 상황이 빨리 정리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간섭이 줄어서 좋다는 반응은 현실이다. 두 번째는 경제 부처의 얘기다. 매사 청와대나 정치권의 눈치를 보면서 결정을 하다가 ‘시어머니’가 없어지니 시원하기는 하지만, 갈피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결정을 미루는 ‘금단현상’도 엿보인다. 경제 관료들이 간섭에 길들여진 것은 아닐까. 실제로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은 지금 마무리를 해 중순쯤 발표를 해야 하는데 청와대 등과의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연말로 미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라든가 고려할 변수들이 있기는 하지만, 익숙한 ‘시그널’ 부재로 인해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이 맹탕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다음 예는 엘리트들의 몰락에 대한 공직사회의 자조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문제가 될 때만 해도 “‘일반미’(비공무원 출신 정무직 공무원)보다는 그래도 ‘정부미’(공무원 출신 정무직 공무원)가 낫다”고 자위했다. 조원동 전 경제수석이나 최상목 기획재정부 차관 등이 이번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는 놀라움과 함께 “대한민국의 머리 좋은 공무원들 다 쓰러진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지금은 ‘시키니까 했다’는 코스튬 플레이가 번지고 있다는 게 현장의 얘기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격랑들이 제법 많았다. 1979년 10·26에서부터 1980년 광주 민주화 항쟁, 1987년 6월 항쟁,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등이 꼽힌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경제성장률은 10·26의 여파와 제2차 오일쇼크가 이어진 1980년(-1.7%·1981년 7.2%)을 빼고는 모두 예년 이상이었다. 1987년은 12.5%(1988년 11.9%), 2004년은 4.9%(2005년 3.9%)였다. 물론 당시의 성장 배경이 고도성장기(1981년과 1987년)였다거나 금융위기 이후 반등기(2004년)였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뿐일까. 여기에는 정치적 격변기에도 생업에 전념하며 인내한 국민과 주어진 업무를 묵묵히 수행한 공무원들의 공이 숨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위기 때마다 리더십을 발휘한 고위 경제 관료도 있었고, 서슬 퍼런 통치자에게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관료들도 있었다. 1979년 2차 오일쇼크 때 물가가 급등하자 성장주의자였던 박정희 대통령의 고집을 꺾고 강력한 물가 대책을 폈던 강경식 차관보, 김재익 경제기획국장도 있고, 전두환 전 대통령 때에는 김재익(경제수석), 2004년엔 이헌재 전 부총리가 있었다. 이들 외에도 소신과 철학이 있었던 관료들이 적지 않았다. 대통령과 친한 강남 아줌마의 하수인 역을 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쓴 경제수석이나 관료를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아무리 판이 뒤집어지는 과정이고, 경제 수장인 부총리의 위상마저 어정쩡하지만, 공직자만큼은 자존심과 제자리를 찾았으면 한다. 지금 공직자들은 역사를 만들고, 그 역사는 평가받는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sunggone@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고령화 시대, 노후 준비의 핵심은 일자리/문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

    [월요 정책마당] 고령화 시대, 노후 준비의 핵심은 일자리/문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

    지난해 ‘인턴’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평생을 다니던 회사에서 정년퇴직한 70세 노인이 새로운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동영상 이력서를 만드는 등 고군분투하고, 결국 취업에 성공해 30대의 젊은 CEO와 함께 회사의 어려운 일들을 해결해 나간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은 인간다운 삶에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일’이라고 단언한다. 100세 시대가 다가오면서 현실에서도 장년 일자리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주변의 장년들을 만나 보면 여전히 일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열망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은퇴 연령은 남성 72.9세, 여성 70.6세이며, 이는 꾸준히 오르고 있는 추세다. 이렇듯 더 오래 일하기를 희망하는 장년의 욕구에 부응할 수 있는 고용정책적 고려가 절실하다. 이에 정부는 최근 인구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장년층이 직업훈련과 취업지원 등 각종 고용서비스를 충분히 제공받아 더 나은 재취업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장년 고용서비스 강화 방안’을 수립했다. 먼저, 퇴직 이후를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많은 장년층이 아무런 준비 없이 퇴직하고 치킨집, 편의점 등 자영업에 뛰어들었다가 폐업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기존의 경력을 진단하고 향후 진로를 설계하는 ‘생애경력설계서비스’를 3차례 이상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한다. 40년간 봉제사로 일하던 근로자가 생애경력설계서비스를 접하고 강의기법을 배워 기술학교 전문강사로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사례도 있다. 이처럼 일정 연령이 되면 건강검진을 받듯 ‘업무능력 종합검진’을 받고 인생 이모작을 계획하는 관행을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장년들이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계속 얻으려면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사회변화에 잘 적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준별 훈련 과정을 마련해 학력이나 숙련 수준에 맞는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국제성인역량조사 결과 우리나라 장년의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전국에 ‘중장년 정보화 아카데미 과정’을 개설해 장년들이 무료로 2~4주 과정의 기초 ICT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어느 분야에 취업하든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보통신기술 신산업 분야에 진출하고자 하는 고학력·고숙련 장년에게는 1년 정도 장기 훈련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퇴직 예정 근로자의 82%가 퇴직 전에 재취업을 위한 상담, 교육훈련, 취업알선 등의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지만 실제 서비스 실시 기업은 6%에 불과하다. 따라서 대기업은 이런 서비스를 반드시 제공하도록 하고, 중소기업에서는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등 공공 인프라를 활용해 보다 많은 근로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새롭게 일자리를 찾는 장년에게는 맞춤형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64세까지만 참여 가능하던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 참여 연령을 69세까지 늘리고 5000명 규모의 시범사업도 운영한다. 연령이 아니라 능력에 따라 대우받는 노동시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추진한다. 정부는 연공서열형 인사시스템을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해 나갈 것이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고숙련 장년 근로자가 더 오래 일하게 되고 청·장년 상생 문화 조성에 노력하는 기업은 직원의 업무 만족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변화에 따라 기업 경쟁력이 향상되는 효과도 나타났다. 한편으로는 기업이 제시하는 임금과 장년의 희망임금 간 격차로 인해 생기는 빈 일자리 문제 해소를 위해 정부의 장려금 제도도 손질할 계획이다. 영화 ‘인턴’으로 돌아가 보자. 영화 속 주인공은 젊은이로 가득 찬 ‘의류 인터넷 쇼핑회사’에서 그간 쌓아온 업무 노하우, 인생 경험, 지혜를 십분 발휘해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며 세대 간 상생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 준다.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르게 고령화되는 우리나라의 기업에서도 영화에서처럼 장년층이 청년과 함께 일터의 주인공으로 활기차게 동행할 수 있는 모습을 더 많이 보게 되길 기대한다.
  • [시론] 문단 유감/김명인 인하대 교수·문학평론가

    [시론] 문단 유감/김명인 인하대 교수·문학평론가

    문학이라는 창조적이고 예술적인 글쓰기를 업으로 삼고 사는 사람들을 일컬어 문인이라 할 것이다. 이들은 겉으로 어떻게 보이거나 상관없이 다들 속으로는 자기만의 우주 하나씩을 가지고 사는, 매우 자존심 높은 족속들이다. 따라서 이런 사람들이 함께 모일 때에는 각자의 문학적 자유와 명예를 서로 존중하는 ‘따로 또 같이’의 평등한 문학세계의 시민정신이 가장 많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문학의 왕국에서는 모두가 왕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문인들이 모이는 곳, 문인들이 하나의 집단적 정체성을 누리는 곳을 따로 ‘문단’이라고 부른다. 한국 문인들이라고 소우주 왕으로서의 자긍심이 없을 리가 없고, 각자의 자유와 명예를 일부러 침해하거나 구속할 리는 없겠지만, 한국적 문인 결사체라고 할 수 있는 이 ‘문단’이라는 곳은 자유로운 시민 문인들의 살롱이나 평등한 결사체라는 느낌보다는 그 안에 굉장히 다양한 위계와 그에 따른 미시 권력들이, 즉 크고 작은 ‘갑을 관계’가 작동하는 복합적 권력 체계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왜 그럴까? 그것은 한국의 문인 결사체인 문단은 본질적으로 그 구성원들이 이상으로 삼는 다가올 미래사회의 인간 관계를 추구하는 대신 ‘지금 이곳’의 한국 사회가 가지는 인간 관계나 여러 사회적 관계들을 그저 수동적으로 나태하게 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나이 한 살이라도 더 먹으면 바로 형이나 오빠 대접을 받아야 하는 연공서열과 등단 순서를 따지는 등단 연공서열, 거기에 중앙, 즉 서울의 유수 일간지나 매체를 통한 등단이냐 아니면 지방 등단이냐를 따지는 지역서열, 또 지금은 매체나 동인들 간의 차이가 많이 희석돼 버렸지만 아무튼 어떤 매체, 어떤 스쿨 출신인가를 따지는 파당주의, 다른 집단보다는 덜하지만 그렇다고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학연과 지연 등 이런 것들이 촘촘하게 가로세로 작동해 그 구성원들 간의 관계를 구속하는 곳이 굳이 오늘만이 아니라 이미 100년의 역사를 지녀온 한국 문단이라는 곳이다. 이런 곳에서 이를 테면 매년 각종 과정을 통해 신인들이 새롭게 진입하고, 각종 문학상 제도 등을 통해 수백만에서 수천만원의 상금이 내걸리고, 문학출판사나 매체들이 상업적 필요에 의해 ‘잘나가는’ 작가들과 계약을 맺고 하는 일종의 ‘이권’ 관계가 발생하게 될 때, 이 문단 내부의 복잡한 ‘갑을 관계’들은 매우 역동적으로 요동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러저러한 갑을 관계 분비물로서의 협잡이나 타협이 진정한 문학적 평가를 대신하는 결과도 종종 생겨나게 된다. 요즘 빠른 속도와 폭으로 점차 번져 나가고 있는 문단 내의 성추문은 한국 문단이 이처럼 오랜 관행과 습속으로 스스로 굳혀 온 미시 권력 관계망의 존재를 논외로 하고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문인들이 그럴 수 있느냐고? 맞다. 문인들은 그러면 안 된다. 문인들은 일상적으로 도덕적인 존재는 아니기 때문에 종종 일반인의 눈으로 보기엔 놀라운 윤리적 일탈을 저지를 수 있고, 또 그런 경우가 전설처럼 많이 전해져 내려온다. 하지만 문인들이란 동시에 고도의 윤리적 존재이기 때문에 그런 윤리적 일탈을 하더라도 그것을 기성의 권력관계, 갑을 관계에 비겁하게 기생하는 약자에 대한 가해의 행동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작금에 들려오는 문단 내 성추문의 대부분은 미시적 권력 관계에 기생한 약자에 대한 수탈 형식을 띠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 문단이 100년의 역사라면 아마도 이 같은 미시 권력에 기생한 성 착취의 역사 역시 100년일 것이다. 다만 이제는 그동안 착취와 폭력을 감내해 오기만 했던 ‘서발턴’(subaltern)인 여성 문인들이 더이상 참지 않고 입을 열어 말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판도라의 상자가 바야흐로 열린 것이다. 많은 문인들에게 그간 마치 공기처럼 자연스러웠던 ‘문단’이라는 존재가 이처럼 낯설고 부끄러운 적이 별로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하면 한국 문단은 결코 자유와 평등과 해방을 존재의 사명으로 하는 문학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원래부터 어울리는 공간은 아니었다. 이제 보다 자유롭고 보다 미래지향적인 다른 공간으로의 이주를 꿈꾸어도 될 때가 되지 않았을까.
  • 김연아 청룡장 수상…네티즌 “점점 더 이뻐지네, 당연히 받아야”

    김연아 청룡장 수상…네티즌 “점점 더 이뻐지네, 당연히 받아야”

    ‘피겨여왕’ 김연아(26)가 체육훈장 최고등급인 청룡장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제54회 체육의 날 행사를 열고 대한민국체육상 수상자 9명과 체육발전 유공자 115명에 대해 시상했다. 15일 김연아의 청룡장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상에서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한 포털 사이트의 아이디 ‘whs***’는 “뚜렷한 공적, 마땅히 받아야 할 몫!”이라고 밝혔다. 아이다 ‘www***’는 “훈장 받을만해, 자랑스러워”, ‘gjs***’는 “과연 스포츠계의 레전드!”, ‘gkss***’는 “축하합니다! 김연아 같은 선수가 또 나와줬으면...”이라며 축하했다. 이 외에도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연공서열이 없이 받을만한 사람이 받았네”, “점점 더 이뻐지네.... 받을만해. 쭉 잘되길”, “우리나라 스포츠계의 살아있는 전설임”등의 축하 메시지도 많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김성호 고용부 과장에게 들어본 ‘노사 상생대책’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김성호 고용부 과장에게 들어본 ‘노사 상생대책’

    지난달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이 9.3%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청년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청년일자리 문제의 근원적 해법으로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개선을 제시한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은 기본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에서 나온다. 3일 김성호 고용노동부 노사협력정책과장에게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및 상생협력 정책에 대해 들었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원·하청 간 격차가 매우 큰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상생협력 정책입니다. 고임금 정규직과 대기업 위주의 경직되고 낡은 관행을 바꾸는 것이 상생협력이고, 바로 노동개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생협력 정책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원·하청 간 공정거래 질서를 지키는 것과 대기업이 양보와 배려를 통해 하청 근로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법입니다. 이 두 가지 방안과 연계된 대표적인 정책이 ‘상생결제시스템’ 입니다. 상생결제시스템은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신용을 보증하는 ‘상생결제채권’을 원·하청 간 결제에도 활용해 하청이나 협력업체들이 낮은 금리로 매출채권을 현금화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만 놓고 보면 지난 1월 7만 2000개 협력업체에 24조원을 운용했는데 지난달에는 10만 3000개 업체, 66조원으로 확대됐습니다. 중소기업에서 자금 회전이 잘돼야 임금체불이 예방되고 근로자 고용안정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2·3차 협력업체까지 제도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돕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이 하청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한 ‘상생협력기금’ 출연 시 출연금의 7%를 세액공제하는 혜택도 줍니다. 대기업 직업훈련원을 중소기업의 훈련시설로 운영할 경우 훈련시설과 장비, 인건비를 지원하는 ‘중소기업직업훈련 컨소시엄사업’이라는 제도도 관심을 가져볼 만 합니다. 올해는 기간제 파견 근로자에게 적용하는 ‘정규직 전환지원금’을 사내하도급 근로자와 택배기사, 텔레마케터 등 특수형태종사자까지 확대하는 제도도 마련했습니다.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사업주에게 근로자 1인당 임금상승분의 70%를 1년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특히 15~34세 청년 근로자는 80%까지 지원합니다. 월 20만원의 간접노무비 지원까지 합해 최대 지원액은 월 60만원입니다. 올해 연말까지 정부는 노동시장 특성을 분석해 비정규직 현황과 정책목표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단순히 비정규직 규모를 산출하는 것이 아니라 왜 기업이 비정규직을 써야만 하는지, 또 어떤 처우를 받고 있는지 등을 면밀히 분석하려고 합니다. 고용기간과 임금, 사회보험 적용률, 복지수준, 정규직 전환 비율도 분석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인건비 절감을 위해 비정규직을 쓰는 행태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목표입니다. 현재 노동시장에서 고통받는 실업자나 비정규직에게 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정부의 핵심 과제입니다. 따라서 노동개혁에 대한 피상적인 논쟁을 끝내고 좀 더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돼야 합니다. 대기업에도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단기적인 이익에 집착하지 말라는 겁니다. 협력업체와 하청업체의 처우가 올라가야 기업 경쟁력이 높아지고 대기업 이익으로 돌아갑니다. 중소기업도 근로자 처우를 높이는 데 좀 더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고 근로자가 노력하는 만큼 대우해줘야 합니다. 근로자도 연공서열 위주의 인사관행을 바꾸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경형 칼럼] ‘대한민국 공동체’ 정신 절실하다

    [이경형 칼럼] ‘대한민국 공동체’ 정신 절실하다

    연일 이어지는 노조 파업, 야당의 해임안 의결 강행에 따른 반쪽 국회를 보고 있으면 부아가 치민다. 북핵 위협이 날로 가중되고 전 국민을 공포에 떨게 한 경주 지진은 아직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 비상 국면에 그들만의 작은 이기주의에 파묻혀 무시로 힘자랑을 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2일 “선제 군사행동은 미리 논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한이 5차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로켓 엔진 실험 성공을 발표한 이틀 뒤의 논평이었다. 미국은 1994년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예방적 폭격을 하려고 했다. 그때만 해도 북한은 핵개발 초기 단계였으나, 지금은 핵탄두를 실전 배치하는 수준에 와 있다. 미 외교협회(CFR)도 북핵 동결, 핵실험 유예와 한·미 군사훈련 축소 등 북·미 간 협상이냐, 아니면 선제 타격이냐를 거론할 만큼 한반도의 안보환경은 엄중한 시점이다. 금융노조에 이어 철도, 지하철 등 공공운수노조가 무기한 파업을, 병원 등 보건의료노조는 순차적인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성과연봉제 반대를 파업 명분으로 들고 있다. 노조는 성과급제가 쉬운 해고로 이어진다고 주장하나 금융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케케묵은 연공서열제로 어떻게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을지 답답하다. 시중은행의 평균 연봉이 8800만원이고, 임금을 더 올려 달라고 파업을 벌인 현대차 노조의 평균 연봉은 9600만원에 이른다. 임금 상위 10%의 억대 귀족노조들의 ‘배부른 힘자랑’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 일자리라도 구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청년실업자들의 안타까운 모습이 정녕 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일까. 여소야대 국회도 노조 파업과 다를 바 없다. 4·13총선 민의는 20대 국회에 협치를 명령했지 다수의 아집으로 힘자랑을 하라고 하지 않았다. 야당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장관 직무와 상관없는 해임건의안을 밀어붙인 것은 다수라는 ‘근육질’을 뽐내는 것에 불과하다. 도대체 야당은 힘자랑으로 얻은 게 뭔가. 황금 같은 국정감사 기간을 사실상 허송세월하고 있다. 국방부는 주중에 사드 배치의 최종 후보지로 롯데 소유의 골프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있을지 모르나 북의 고고도미사일에 대응하는 최소한의 방어 전력으로서 사드 배치는 불가피하다. 만약 북한이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하여 쏜다면 한반도는 전쟁의 불길에 휩싸인다.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성주니 김천이니 하는 특정 지역의 안보 님비(NIMBY)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줄파업, 해임건의안, 사드 님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소리(小利)에 매몰되어 대의(大義)를 놓치는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피히테는 1807년 ‘독일 국민에게 고(告)함’이라는 강연을 통해 독일 재건을 위한 애국심과 민족정신을 고취했다. 피히테는 나폴레옹의 프랑스 점령군에 짓밟힌 베를린에서 3개월간에 걸쳐 행한 연설에서 독일 국민에게 역사적 사명을 되새겨 주었다. 오늘의 부강한 독일도 피히테의 국민교육철학에 그 정신적 바탕을 두고 있다. 최근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는 ‘특혜와 책임’이라는 저작을 통해 한 시대를 이끄는 역사의 동력은 무엇인가를 분석했다. 송 교수는 “과거 산업화시대의 역사의 동력은 ‘적나라한 물리력에 기초한 강력한 리더십’이었다면 민주화 이후의 시대 동력은 대통령 1인의 빼어난 정치력이 아니라, 한국사회의 상층부를 구성하는 각계 지도층의 책임 의식과 희생정신과 실천, 즉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설파했다. 만약 피히테가 살아 있다면 대의는 없고 작은 이익만 좇는 이 시대의 많은 한국 국민에게 고할 수 있는 말은 무엇일까. 송 교수가 지적한 각계 지도층 외에 나는 이 말을 덧붙이고 싶다. 많은 국민이 자신의 작은 이익보다는 나라 전체의 이익을 좀더 생각하고 우리 후손까지 살아가야 할 지속 가능한 한국을 늘 염두에 두면서 행동을 하자는 것이다. 이 시대야말로 ‘대한민국 공동체’ 정신을 새로이 가다듬는 일이 절실하다.
  • [경제 블로그] 성과주의 그늘… 美 웰스파고의 ‘허위 실적’

    [경제 블로그] 성과주의 그늘… 美 웰스파고의 ‘허위 실적’

    금융노조, 23일 총파업 예고 미국 4대 대형 시중은행 중 하나인 웰스파고는 우리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앞다퉈 벤치마킹하려는 곳입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을 비롯해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경섭 농협은행장 등이 공공연하게 ‘한국판 웰스파고’를 중장기 비전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웰스파고는 ‘소매금융 강자’라 불립니다. 예대마진(예금과 대출의 이자 차이에서 오는 수익) 비중은 적고 비이자 수익 비중이 높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죠. 고객 1명에게 은행, 카드, 보험 등 6개 이상의 그룹 계열사 금융상품을 교차 판매해 비이자 수익을 높이는 방식입니다. 그런 웰스파고가 최근 ‘철퇴’를 맞았습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소비자금융국(CFPB)은 웰스파고에 벌금 1억 8500만 달러(약 2000억원)를 부과했습니다. 또 고객에게 부당이득 500만 달러(약 57억원)를 환급하라고 명령했죠. CFPB 조사에 따르면 웰스파고는 2011년부터 고객 명의를 도용해 200만개의 허위 예금계좌를 개설했습니다. 이 중 1만 4000개 계좌에서 연회비, 이자 수수료 등을 이유로 40만 달러(약 4억 3000만원)가 빠져나갔습니다. 웰스파고 직원들은 ‘허위 실적’을 바탕으로 보너스까지 챙겨 갔습니다. 웰스파고 사태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앞둔 우리 은행권에 주는 시사점이 큽니다. 성과주의 성공 사례로 꼽히던 웰스파고마저 불완전 판매에 발목이 잡혔으니 말이죠. 산업계를 통틀어 유일하게 연공서열형 호봉제를 고수하던 은행권이 급여 체계에 메스를 들이대겠다는 시도는 박수받아 마땅합니다. 실적 기여도와 상관없이 해마다 억대 연봉을 챙겨 가는 ‘무임 승차자’들이 적지 않아서죠. 다만 불완전 판매를 제어할 수 있는 고객보호 장치 없이는 성과연봉제 역시 제대로 뿌리내릴 수 없다는 게 웰스파고의 교훈일 겁니다. 금융노조는 오는 23일 성과연봉제에 반대하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갈등과 반목이 예상됩니다. 노사 모두가 고개를 주억거릴 수 있을 만큼 제대로 된 성과연봉제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볼 일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국민대통합위 ‘화합과 상생 포럼’

    국민대통합위원회(위원장 한광옥)는 30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저성장 시대의 상생 방안을 논하는 ‘화합과 상생 포럼’을 개최한다. ‘저성장 시대, 상생과 공존의 해법’을 주제로 한 이날 포럼에는 이명박 정부 시절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박재완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이 발제자로 나서 저성장 기조를 극복하기 위한 다각도의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박 원장은 앞서 공개한 주제발표를 통해 “주입식 교육과 겉핥기식 학습, 상명하복과 무사안일의 조직문화, 연공서열 인사제도, 장시간 근로에 따른 평생학습 취약 등이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 과제로 여성·외국인의 활용 확대, 노동과 고용 유연성 강화, 개방형 연구·개발(R&D) 강화, 공공부문 개혁 등을 제시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고용부, 임금체계 개편에 박차…노조 동의 없이도 성과연봉제 가능

    고용부, 임금체계 개편에 박차…노조 동의 없이도 성과연봉제 가능

    정부가 노조의 동의 없이도 임금체계 개편을 할 수 있게 하는 등 성과연봉제 확산을 추진하고 있지만 노동계가 ‘행정부의 월권행위’라며 비판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17일 현장 노사가 임금체계의 방향과 방법을 더욱 쉽게 알 수 있도록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가이드북’을 발간했다. 가이드북은 바람직한 임금체계 개편의 방향을 ‘연공급을 완화하면서 직무·능력·성과급 등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으로 제시했다. 임금이 근속연수에 의해 결정되는 호봉급과 달리, ‘직무급’은 직무 특성(난이도·업무 강도·책임 정도·요구되는 기술)에 따라 임금이 결정된다. ‘직능급’은 근로자의 직무 능력이나 숙련 정도에 따라 임금이 결정된다. 성과급은 근로자 개인의 성과에 따라 임금을 조정하는 체계를 말한다. 가이드북은 이러한 여러 임금 결정 방식을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의 구체적인 방법이 다양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공 중심의 임금체계가 일자리 부족, 고용 불안, 노동시장 격차 확대 등 원인인 만큼 임금체계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호봉제 비중은 2009년 72.2%에서 지난해 65.1%로 낮아졌지만, 아직은 호봉제가 지배적인 임금체계이다. 직무·직능급이나 연봉제를 도입한 사업장도 많지만, 실제로는 연공서열에 따라 임금체계를 운영하는 곳이 대다수다. 진정한 의미의 성과 중심 임금체계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고용부의 판단이다. 그 결과 1년 미만 근속자 대비 30년 이상 근속자의 임금수준은 3.3배에 달해 유럽연합(EU) 15개국 평균(1.7배)이나, 우리와 임금체계가 비슷한 일본(2.5배)보다 훨씬 높다. 이러한 연공 중심 임금체계로 대기업의 고액 연봉 체계가 굳어져 중소기업 정규직의 임금이 대기업 정규직의 49.7%에 불과할 정도로 노동시장 격차가 확대됐다고 가이드북은 지적했다. 가이드북은 연공 중심 임금체계를 개편하기 위해 노조와의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지만, 노조가 끝내 임금체계 개편을 거부할 경우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취업규칙’은 채용, 인사, 해고 등과 관련된 사내규칙을 말한다. 근로기준법은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취업규칙 변경은 노조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했다. 가이드북은 근로자 과반수나 노조 동의가 없더라도 ‘사회 통념상 합리성’이 있으면 임금체계 개편의 효력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사회 통념상 합리성의 판단 기준으로는 ▲근로자의 불이익 정도 ▲취업규칙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된 취업규칙 내용의 타당성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 여부 ▲노조 등과의 충분한 협의 ▲동종 사항의 국내 일반적인 상황 등을 제시했다. 가이드북은 “사용자가 임금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음에도 근로자나 노조가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경우, 법률과 판례에 따른 사회 통념상 합리성이 있으면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임서정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은 “임금체계 개편은 정년 60세 의무화 입법에 따라 노사에게 책무로 부여된 사안”이라며 “가이드북 배포과 함께 사례 발표대회, 토론회 등으로 노사가 임금체계 관련 지식과 정보를 접할 기회를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시 노조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도록 한 것은 노동법에 규정된 사안인데, 이를 ‘사회 통념상 합리성’이라는 모호한 기준으로 뒤엎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국노총 김준영 대변인은 “법원이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인정하는 사회 통념상 합리성이라는 기준을 마치 보편적인 기준인 것처럼 제시한 것은 행정부의 ‘월권’에 지나지 않는다”며 “정부가 불법으로 성과연봉제 확산을 꾀할 경우 소송 제기 등 법률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반 직원까지 성과제… 실적 나쁘면 기본급도 동결

    일반 직원까지 성과제… 실적 나쁘면 기본급도 동결

    대졸 신입은 노사 합의 거쳐야 성과급 비중은 최대 30% 늘어 평가 공개 등 권한 남용 제어판도 금융노조 “저성과자 퇴출 의도” 14개 시중은행(외국계 포함) 중 10곳은 이미 부지점장급(관리자급) 이상에 연봉제를 적용하고 있다. 반면 책임자급(차장·과장) 이하 일반 직원에게 연봉제를 적용하는 곳은 단 한 곳뿐이다. 서울신문이 17일 단독 입수한 ‘은행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 초안은 관리자급 이상은 동일 직급 내 연봉 격차를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리고 책임자급(차장·과장) 이하 일반 직원에게도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겠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근속 연수만 채우면 호봉이 자동으로 오르던 연공서열식 호봉제를 ‘퇴출’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실적이 나쁘면 기본급도 오르지 않게 된다. 하지만 금융노조가 아예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 시행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인 연봉 격차는 최대 40%이지만 초기에는 20(일반직원)~30%(부지점장급)로 책정했다. 성과연봉제에 대한 거부감이 큰 점 등도 감안해 해외 사례를 참고해 직무에 따른 연봉 차이는 유연하게 적용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투자은행(IB)·자산운용은 50%, 소매영업 43%, 리스크 관리 32%, 여신심사 30%, 영업지원 15%, 사무지원 5% 등이다. 대졸 신입사원(최하위직급)에게 성과연봉제를 적용할지 여부는 노사 합의를 거쳐 정하도록 했다. 기존처럼 호봉제를 유지할 경우에는 개인평가 결과에 따라 호봉을 차등해서 올려주거나 특정 연차가 될 때까지 승진하지 못하면 호봉 상승이 제한된다. 전체 연봉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난다. 부지점장급은 기존 평균 17%에서 30%로, 책임자급은 약 13%에서 20%로 각각 커진다. 기본급 인상률 역시 근속 연수가 아닌 개인별 평가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이 경우 기본급 인상률은 부지점장급의 경우 3% 포인트 이상 차이 난다.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으면 기본 인상률에 최대 1.5% 포인트가 얹어진다. 반대로 평균 이하 점수를 받으면 1.5% 포인트 깎인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기본급이 깎이지는 않게 했다. 최소 동결은 보장해 준 셈이다. 같은 방식으로 일반 직원의 기본급 인상률 차이는 최소 1% 포인트(±0.5% 포인트) 이상 뒀다. 개인평가는 5단계(S~D등급)로 산출한다. S등급(10%), A등급(15%), B등급(50%), C등급(15%), D등급(10%) 등이다. 등급별 인원이 최소 5% 이상 돼야 한다. 개인평가 방식은 성과평가와 역량평가로 이뤄진다. 성과평가는 업무실적 평가를 말한다. 평가자와 평가 대상인 직원이 합의 아래 목표(MBO·Management By Objectives)를 설정하고 목표 대비 실적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역량평가는 직무능력이나 업무 태도 평가를 의미한다. 금융노조는 역량평가가 사실상 정성평가여서 ‘평가자의 권한 남용’으로 흐를 소지가 있다고 반발해 왔다. 평가자에게 밉보이면 실제 역량보다 짠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제어장치로 가이드라인은 성과평가뿐 아니라 역량평가 결과도 공개하도록 했다. 평가자와 평가 대상자는 1대1 면담을 통해 평가 결과를 공유하고 중간점검도 할 수 있다. 이의제기 절차도 공식화할 방침이다. 각 직원의 평가 점수는 기존처럼 영업점 단위의 집단평가와 개인평가 결과를 합산해 산출한다. 이때 집단평가는 총 평가비중의 최대 80%를 넘지 못한다. 특히 기본급 인상률은 집단평가가 아닌 개인평가 결과에 좌우된다. 은행연합회 측은 “은행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만들고 있지만 초안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금융노조의 산별중앙교섭이 지난달 최종 결렬돼 은행들은 개별 노조와 협상을 시도할 방침이다. 금융노조 측은 “개인평가 비중이 얼마가 됐든 성과연봉제에 개인평가를 반영하겠다는 것은 결국 저성과자를 퇴출하겠다는 의도”라며 “쉬운 해고를 전제로 한 성과연봉제 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폭언·권위·서열 버려라… 대기업의 변신

    폭언·권위·서열 버려라… 대기업의 변신

    “상사의 폭언은 해사 행위입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이런 표어를 내걸고 사내 방송을 통해 15분짜리 제작 프로그램인 ‘다시 폭언을 말하다’를 내보내고 있다. 삼성은 우리 조직 사회에 만연해 있는 폭언문화가 직원에게 고통을 주는 것은 물론 2차 피해자를 양산하는 식으로 조직에 해악을 끼친다는 취지에서 2013년부터 폭언 근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7일 “사내 온라인을 통해서도 반복적으로 폭언 근절 교육을 하다 보니 확실히 개선되고 있다”면서 “아랫사람들한테 고함을 지르고 서류를 집어던지는 부장들은 이제 별로 없다”고 말했다. 캠페인이 시작된 것은 삼성전자에서 유능한 인재들이 상사의 폭언을 못 견디고 회사를 그만둔 사건이 발생하면서부터다. 캠페인 전후를 비교할 때 과거 사내 인터넷에는 상사한테 폭언을 들으면 서로 위로하는 대화가 많았지만 요즘은 “인사부에 고발하라”는 답글이 주저없이 달린다고 한다. 국내 그룹들이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각종 캠페인이나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1등을 따라가는 ‘패스트팔로어’가 아닌 시장을 주도하고 앞서가는 ‘퍼스트무버’가 되기 위해서는 상명하복식 권위주의 문화부터 없애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다. 현대차그룹은 전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 대강당에서 팀장 이상 임직원 300여명을 모아 놓고 약 두 시간 동안 ‘스마트 리더’의 자질에 대해 교육하는 자리를 가졌다. 질책보다는 칭찬을 해주고, 부하의 고민에 관심을 가져주는 리더가 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구체적인 행동 지침인 일명 ‘스마트 리더 10계명’을 설파했다. 10계명은 우선 ‘일하고 싶은 조직은 리더의 언행에서 시작됨을 명심해야 한다’며 리더가 직원들 앞에서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 솔선수범할 것을 주문했다. 또 모든 직원에게 평등한 기회와 애정을 줘야 하며, 팀장이 직원들에게 휴가 등을 활용해 재충전할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하라고 당부했다. SK그룹은 아예 제도를 통해 권위주의를 타파하자는 분위기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난달 팀장·임원 워크숍에서 “직원들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며 권위주의 문화를 타파하고 자율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복장도 완전 자율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2013년 SK C&C(현 SK㈜ C&C) 최고경영자(CEO)로 있을 때 여름에 반바지 출퇴근을 허용하기도 했다. 중간 관리자인 팀장을 제외한 나머지 팀원들이 연공서열이 아니라 업무의 담당자로서 수평적으로 근무하는 문화가 속속 도입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텔레콤, SK플래닛, SK E&S 등에서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LG그룹은 ‘안식휴가제’, ‘팀장 없는 날’, ‘유연출퇴근제’ 등의 제도를 도입하는 식으로 권위주의 타파를 실천하고 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오늘의 눈] 삼성의 인사 혁신 성공하려면/김헌주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삼성의 인사 혁신 성공하려면/김헌주 산업부 기자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물을 없애라.” 구글의 인사담당 총책임자인 라즐로 복 수석부사장이 그의 저서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에서 강조하는 내용이다. 실제 구글은 관리자급 이상의 꼭 필요한 직급만 남겨 두고 수평적 체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직원이 회사의 주인이 될 때 효율이 높아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고효율·고성과 인사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최대 장애물인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 체계를 전면 폐기했다. 직급을 없애면서 호칭에도 손을 댔다. 부장님, 차장님 대신 이름 뒤에 ‘님’을 붙이는 식이다. 업무 성격에 따라 ‘프로’ ‘선후배님’ ‘영어 닉네임’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새로운 호칭 문화가 얼마나 빨리 정착을 하느냐다. 삼성은 내년 3월부터 시행하기로 하면서 8개월간의 테스트 기간을 벌었다. 이 기간 동안 직급과 호칭 파괴에서 오는 예측하지 못한 부작용, 역반응 등을 샅샅이 살피는 게 ‘연착륙’의 필수 조건으로 보인다. 2000년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님’ 문화를 도입한 CJ도 정착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다. CJ는 도입 당시 ‘성+이름+님’과 함께 ‘이름+님’이 잘못 혼용되는 사례도 있었다. 그러다 한 신입사원이 이재현 회장에게 “재현님, 식사하셨어요?”라고 한 게 화근이 됐다. 부하 직원이 상사한테 성을 빼고 이름만 부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후 CJ 호칭 문화는 ‘성+이름+님’으로 일원화됐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일단 두 방식을 모두 쓰기로 했다. CJ와 달리 삼성전자는 팀장급 이상에 대해 직책으로 호칭하기로 했기 때문에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이지만 직원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생길 수 있는 대목이다. CJ는 외부인과의 미팅 때는 기존 직급을 부를 수 있게 했다. 일일이 외부인에게 님 문화를 설명할 수도 없고, 의사 결정자가 누구인지 혼란스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 또한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학습 효과’다. 삼성전자 또한 외부 거래처와의 관계에서 대외적 호칭을 만들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직급 폐지를 선언해 놓고 또다시 직급을 부활시키는 ‘모순’이 발생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수평적 조직 문화를 추구한다”면서 “효율적인 회의 문화를 위해 회의 시간을 1시간 이내로 규정한 것 또한 모순”이라고 말한다. 카카오의 경우 회의 시간이 기본 2시간을 넘는다. 회의에 참석한 모든 직원이 발언권을 갖고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얘기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흘러간다는 것이다. “삼성의 조직 문화는 목표 달성에 효과적이지만 상상력을 부추기고 엉뚱한 시도를 장려하는 분위기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조영호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바뀐 호칭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소통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의식과 습관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직원에게만 변화를 강요하기보다 임원 스스로 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직원 설명회에 앞서 임원 교육이 우선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dream@seoul.co.kr
  • 부장·차장 떼고 ‘○ ○ ○님’… 삼성의 연공파괴

    부장·차장 떼고 ‘○ ○ ○님’… 삼성의 연공파괴

    ‘인사혁신’ 내년 3월부터 시행 직급 4단계로·회의 1시간내 만 2년 1개월째가 된 이재용 체제의 삼성이 완전히 달라진다. 트레이드 마크인 ‘관리의 삼성’에서 한걸음 더 진화해 ‘효율성’을 강조하는 ‘뉴삼성’으로 거듭난다. 삼성전자는 우선 직급을 전면 없앤다. 호칭도 ‘님’으로 통일한다. 직원 누구나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뿌리 깊은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제도를 직무·역할 중심으로 개편한다는 점은 현 정부의 ‘노동개혁’과도 일맥상통한다. 삼성의 인사혁신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창하는 ‘스타트업 삼성’의 첫 출발이다. 삼성전자는 27일 직급 체계 단순화와 수평적 호칭을 골자로 한 인사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기존 사원(1·2·3),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등 7단계의 직급이 ‘경력 단계’(CL)에 따라 4개(CL1~4)로 줄어든다. 새로운 직급은 급여 등을 주기 위한 인사관리 차원에서 나눈 것일 뿐 임직원 간 서열은 사실상 사라진다. 삼성이 호칭을 ‘OOO님’으로 통일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팀장, 그룹장, 임원 등 보직자를 제외한 모든 직원은 서로 ‘님’이라고 부르게 된다. 바뀌는 인사 제도는 내년 3월부터 시행된다. 승진 인사도 연차가 아닌 역할 수행 능력에 따라 이뤄진다. 해당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5년, 7년 만에 팀장, 임원으로 올라설 수 있다. 과거처럼 일정 비율을 승진시켜야 되는 부담감이 없어지면서 인사 적체 현상도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승진 누락자는 퇴출 압박에서 벗어나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살려 정년 60세까지 일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삼성 관계자는 “앞으로 머리가 희끗희끗한 코딩 개발자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와 보고 문화에도 손을 댔다. 회의 참석자 최소화, 1시간 이내 회의 마무리, 동시 보고 등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속도와 창의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시도”라면서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핵심인 ‘패러독스 경영’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신’보다 ‘성과’…입사 7년만에 임원 될 수 있다 삼성의 장점인 ‘속도’에 그동안 약점으로 꼽힌 ‘창의성’을 더해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변화의 ‘몸부림’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삼성의 ‘깜짝’ 발표에 직원들도 놀라는 분위기다. 직급 체계가 단순화될 것이란 예측은 했지만 아예 사라질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의 대리급 직원은 “부장님한테 ‘님’이라고 하는 게 처음에는 어색할 것 같다”면서도 “회사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뿌듯하긴 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인사 개편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삼성전자는 누적 연봉제를 도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서구식 연봉 시스템을 적용했다. 당시 삼성은 직급과 호칭도 없애려 했지만 내부에서조차 “우리 문화에서 가능하겠느냐”며 회의적인 시각이 많아 도입을 보류했다. 그러다 현 정부 들어 성과 중심의 임금 체계 개편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삼성도 자연스럽게 변화의 흐름에 올라탈 수 있게 됐다. 삼성이 직무 중심으로 인사 평가 시스템을 바꾸면 앞으로 ‘출신’보다는 ‘성과’에 따라 철저하게 보상이 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오랜 차별 논란도 마침표를 찍게 된다는 의미다. ‘평판 사회’의 저자인 유민영 에이케이스 대표는 “실적과 인사, 보수, 감사라는 기존 잣대로 사람을 평가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면서 “협력과 연결의 시대에 문화에서 답을 찾은 것은 삼성이 진일보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사업 재편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미애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혁신이 계속 일어나는 신성장 사업부문에 물적, 금전적 자원이 쏠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성과를 못 내는 기존 사업부는 자연스럽게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인사혁신이 반드시 성공을 담보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수직적 위계질서와 ‘빨리빨리’ 문화에 젖어든 기존 임직원들은 상당수 내몰릴 가능성도 있다.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 교수는 “경직된 분위기에서 성과를 낸 임원들이 얼마나 바뀔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렸다”고 말했다. 유효상 숙명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비즈니스 모델을 ‘퍼스트 무버’(선도자)로 전환하지 않으면 절반의 성공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공공개혁, 마침표 찍기 전엔 안 끝난다”

    “공공개혁, 마침표 찍기 전엔 안 끝난다”

    임기 뛰어넘는 추진 의지 필요 수술시기 놓치면 회복 불가능 성과연봉제 반드시 도입해야 여성·고졸 등 열린 채용 확대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공공개혁은 끝까지 간다는 각오로 추진해야 한다”면서 “임기를 뛰어넘어 추진한다는 의지와 마침표를 찍기 전에는 모두 처음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실에서 ‘2016 공공기관장 워크숍’을 주재하면서 “우리가 가야 할 개혁의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과제는 되면 좋지만 안 돼도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반드시 돼야만 하는 것이고, 오늘 못하면 내일로 미룰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면서 “수술도 시기를 놓치면 힘들고 불가능하게 되듯이 가야 할 길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확실하게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성과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이 꼭 필요하다”면서 “연공서열식 호봉제로는 더 잘해야겠다는 동기를 부여하기 어렵고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에선 성과연봉제가 경쟁을 부추기고 저성과자 퇴출 무기로 악용될 것이라면서 반대하는 데 국민 입장에서 보면 기득권 지키기에 다름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한전과 마사회의 성과연봉제 도입사례를 들면서 “기관장이 직접 나서 잘못 알려진 사실을 적극 바로잡았고 직원을 설득하면서 노사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들었다”면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확정하고도 노조 동의를 확보하지 못한 기관들은 이런 선례를 잘 참고해 직원 동의를 얻는 노력을 계속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2단계 공공기관 기능조정에 대해서도 “특히 에너지 분야는 여러 공공기관이 중복 투자하거나 만성적인 부실로 막대한 재정 부담을 야기하기 때문에 기능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민간이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은 민간으로 이양하고 독점 폐해가 있는 부분은 장벽을 허물어 경쟁을 유도해야 하고 그 이상 지속할 필요가 없는 기능은 과감하게 폐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공공기관은 매년 1만 8000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큰 고용시장이라는 점에서 구직자들의 눈높이에 맞게 채용정보를 신속히 제공하고 여성, 고졸, 지역인재 등 열린 채용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아이를 잘 교육시키기 위해서는 학교뿐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젊은이들의 취업 확대를 위해서는 공공기관 전체가 합심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이기권 장관 “노동개혁 입법 재추진”

    이기권 장관 “노동개혁 입법 재추진”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빠른 시일 안에 당정협의를 거쳐 노동개혁 법안 재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지난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노동개혁 법안이 19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아 너무 가슴이 아프고, 청년들에게 일자리 희망을 주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정부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노사단체와 정치권도 책임 의식을 함께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국회에서 제출할 노동개혁 법안은 19대 제출 법안을 근간으로 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이나 추진 일정, 방식 등은 당정협의로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여야 간 쟁점 법안으로 부각된 파견법 개정안을 따로 처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여야 의원들의 공감대를 넓히는 노력을 더하는 데 무게중심을 두겠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장관은 “지난해 9월 노사정 대타협 당시 청년 실업이 110만명이었는데, 6개월 후 121만명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상위 10%이면서 연공서열급 임금체계의 최대 수혜자인 공공·금융기관과 대기업 정규직이 임금 인상에만 집착하고 임금체계 개편에 반대한다면 우리 아들딸들의 고용 문제 해결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며 “공공·금융기관, 대기업의 노조와 근로자는 성과연봉제 등 법적 의무 사항인 임금체계 개편에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평가 공정성 확보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중심으로 대안을 제시하고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업 등 구조조정 업종 고용 지원과 관련해서는 “중소 조선사와 협력업체를 우선 지원하되 대형 3사는 임금체계 개편 등 자구 노력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지원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며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전이라도 고용유지지원금, 실업급여, 취업성공패키지 등 현행 고용지원 제도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아버지 뭐하시나”… 채용 때 사라진다

    “아버지 뭐하시나”… 채용 때 사라진다

    학벌·스펙 중심 서류전형 지양 출신·가족 등 사적 질문 못해 학벌, 스펙 위주의 채용 관행에서 벗어나 능력과 직무 중심 채용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정부와 경제단체, 기업이 뜻을 모았다. 정부는 28일 서울 중구 세종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능력중심 채용 실천선언 선포식’을 가졌다. 이 행사에는 정부에서 국무총리실·고용노동부·교육부·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경제단체에서는 대한상의·경영자총협회·전국경제인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가 참석했다. 이 밖에 삼성·현대·SK·LG 등 대기업 25곳과 한국전력·한국철도공사 등 공공기관, 지비스타일·모두투어 등 중소·중견 기업도 동참했다. 실천선언은 취업준비생의 의견 수렴을 거쳐 정부와 경제단체들의 공감을 바탕으로 마련한 10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우선 불필요한 스펙 경쟁을 막고 공정한 채용을 하기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활용하고 구직자에게 채용 기준과 절차를 사전에 명확하게 알리기로 했다. NCS는 산업현장에서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국가차원에서 표준화한 지침이다. 선언에서 학벌이나 스펙 중심의 서류전형은 지양하고 적합한 직무능력을 갖춘 이들의 채용기회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출신지역·가족관계 등 불필요한 인적사항을 요구하지 않고 면접 시에는 구직자의 의견을 존중하고 업무와 사적인 질문은 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구직자의 개인정보 보호와 채용서류 반환, 취업청탁 금지, 실습생·인턴에 대한 공정한 보상, 직무성과 중심 인력관리도 담았다. 정부는 일부 기업의 노사 단협 실태에서 드러난 고용세습 개선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130개 공공기관에 능력 중심 채용 방식을 도입하고 중소·중견 기업에 컨설팅을 지원하는 등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 관행 확산을 위해 힘써 왔다. 정부는 올해부터 매년 경제단체와 함께 기업의 채용 관행을 조사해 발표하기로 했다. 황교안 총리는 이 자리에서 “우리가 스펙이나 학벌이 아니라 능력중심의 사회로 하루빨리 나아가야 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요청”이라며 “연공서열이 아닌 역량과 기여도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과 능력에 따른 공정인사 등 노동개혁 과제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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