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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신카 돌풍? 카뱅 ‘라이언 신용카드’ 4종 공개

    이번엔 신카 돌풍? 카뱅 ‘라이언 신용카드’ 4종 공개

    신한·KB국민·삼성·씨티카드와 제휴카뱅 앱에서 간편하게 신청 가능이날 오후부터 순차적으로 오픈 예정계좌 편집 기능 등 앱 대대적 개편도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라이언’ 캐릭터를 담은 제휴 신용카드 신상품 4종을 출시했다. 은행권 ‘메기’에 이어서 ‘신용카드 돌풍’까지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뱅크는 신한·KB국민·삼성·씨티카드와 제휴해 4종의 신용카드를 선보인다고 27일 발표했다. 인터넷 은행 ‘카뱅’ 답게 신청 절차를 대폭 간소화한 게 특징이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제휴 신용카드 신청’을 누르고 정보를 입력하면 절차가 끝난다. 제휴 신용카드 신청은 이날 오후부터 카카오뱅크 앱에서 순차적으로 오픈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제휴 신용카드를 온라인으로 신청하려면 제휴사 접속, 카드사 웹·모바일페이지 연결, 본인 인증, 신상정보 입력, 카드사 상담 전화, 서류 제출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던 것과 대비된다. 카카오뱅크는 ‘라이언’을 신용카드의 대표 캐릭터로 내세우면서도 디자인에 카드사별 특색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디자인 콘셉트에 맞는 스티커를 고객에게 제공해 고객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카드를 꾸밀 수 있게 했다. 카드사별 상품 혜택을 보면 신한카드 제휴 상품은 전월 실적과 상관없이 월 이용 횟수가 10% 늘어날 때마다 캐시백 혜택이 확대되는 특징이 있다. 삼성카드 제휴 상품은 전월 실적과 상관없이 할인 한도가 없는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KB국민카드 상품은 간편 결제, 편의점, 배달앱 등 7개 생활 영역에서 월 최대 5만원 할인해준다. 씨티카드 상품은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에서 50% 청구할인, 스트리밍서비스 결제 시 25% 청구할인 혜택을 준다.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선보이는 상품과 서비스마다 고객이 가장 먼저 선택하는 은행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면서 ‘카뱅 퍼스트’의 개념을 설명하고 새 상품과 앱 개편을 소개했다. 윤 대표는 올 상반기 말에 오픈뱅킹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카카오뱅크는 앱은 홈 화면에서 보고 싶은 계좌만 노출할 수 있는 계좌 편집 기능과 통장 잔고를 숨길 수 있는 금액 숨기기 기능을 추가해 개편했다. 사용 빈도가 높았던 ‘내계좌(자산현황)’ 기능은 홈 화면의 좌측 상단으로 재배치했다. 특히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손의 엄지손가락이 닿는 범위에 메뉴 탭을 둬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더 빠르게 탐색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의 금융 이용 상황을 기반으로 고객 개인별 맞춤형 알림도 제공한다. 신선영 카카오뱅크 서비스팀 홈개편 TF장은 “카카오뱅크 1000만 고객의 앱 사용 흐름과 패턴이 담긴 빅데이터를 분석해 이체와 조회 등의 기능을 강화하고, 이용이 저조한 부분은 개편하거나 축소하는 등 더 빠르고, 더 심플하며, 더 편리한 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와우! 과학] 와이어를 사용해 VR 공간에 ‘촉각’을 가져올 신기술 탄생

    [와우! 과학] 와이어를 사용해 VR 공간에 ‘촉각’을 가져올 신기술 탄생

    미국 카네기멜런대의 미래 인터페이스 연구팀이 가상현실(VR) 공간에 ‘촉각’을 가져올 신기술을 발표했다. 호주 온라인매체 뉴아틀라스 등에 따르면, ‘와이얼리티’(Wireality)로 불리는 이 기술은 손목과 다섯 손가락 등에 연결된 와이어의 탄력을 통해 VR 공간에 있는 물체 표면의 감촉을 재현한다. VR 공간에 있는 물건이 현실 손에 닿는다이 기술은 사용자의 어깨 위에 장착한 본체에서 7개의 와이어를 늘려 다섯 손가락과 손목 그리고 손등에 연결한다. 와이어에는 스프링 장치가 있어 손이나 손가락의 움직임에 따라 늘어났다가 줄어들 수 있다. 이를 손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VR과 연동함으로써 가상 공간에 있는 물체를 만질 수 있는 것이다.와이어로 연결한 7개의 포인트가 가상 물체에 접촉한 부분에서 가볍게 고정됨으로써 현실적인 촉각이 재현된다. 이로 인해 손가락이나 손목이 물체 표면의 저항을 느껴 마치 직접 만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와이어의 잠금장치는 각 포인트가 가상 물체에서 벗어나는 순간 해제된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공룡과 같이 오늘날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과의 소통을 체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복잡한 물건의 형태도 충실하게 재현한다와이얼리티는 막대 모양의 기둥을 잡거나 울퉁불퉁한 표면을 만지는 것도 지원한다. 그렇지만 본체에는 모토가 탑재돼 있지 않아서 부드러운 움직임은 재현할 수 없는 모양이다. 예를 들어, 울퉁불퉁한 표면에 닿을 수는 있지만, 그 위에 손가락을 미끄러지듯 쓰다듬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또한 가시의 날카로움이나 깃털의 촉감 등 피부 감각을 재현하는 것도 현재로서는 할 수 없다. 구체적인 촉감은 손바닥의 감각 신경을 연결해서 뇌에 직접적인 자극을 일으키는 것으로밖에 실현되지 않는다. 피부 감각과 VR을 연결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며 해결해야 할 점도 많이 있다. 그래도 시각과 청각에 이어 촉각이 추가된 것은 큰 진보이며 VR에 더욱 크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앞으로의 연구에 따라서는 피부 감각뿐만 아니라 미각과 후각의 도입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미래에는 신체 감각의 모든 것이 보완돼 현실과 VR을 구분할 수 없는 세상이 오게 될지도 모르겠다. 사진=퓨처 인터페이시스 그룹/카네기멜런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회적 거리두기’ 첫 모델, 고등학생 과제에서 착안?

    ‘사회적 거리두기’ 첫 모델, 고등학생 과제에서 착안?

    부시 요청받은 두 박사 “백신·약품 한계... 휴교 등 자가격리”딸 사회관계망 과제 본 과학자 “휴교로만 감염 10%로 줄여” 2006년 미국 연방정부에 고용된 의사인 리처드 해쳇과 카터 메처는 워싱턴 근교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동료들과 만나, 효과가 있을지 자신들도 모르는 제안서를 최종 검토했다. 제안서는 추후 미국이 감염병 대유행으로 타격을 받을 경우, 직장과 학교를 쉬도록 하는 등의 정책 방안을 담고 있었다. 머지 않아 이들이 제안서를 발표했을 때, 미국 고위 관리들은 회의와 비웃음이 섞인 반응을 보였다. 보건 위기 상황마다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해 온 제약 산업에 의존해 고비를 넘겨 오는 일에 익숙해진 미국에서, 이들 박사의 제안은 중세 시대 같은 자가격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세계 각국이 적용하면서 이제는 일상어가 된 ‘자가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는 당시만 해도 비현실적이고 불필요하며, 정치적으로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이런 대접을 받던 발상이 국가적 감염병 대응의 핵심이 되기까지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보도했다. 탄저균 공격와 조류독감 유행 뒤 감염병 대처 방안에 고심하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005년 국립보건원 연설에서 “전염병은 산불과 비슷하다”면서 “일찍 잡으면 제한된 피해만 주고 소멸할 수 있지만 발견하지 못한 채로 타게 되면 우리의 통제 능력을 빠르게 넘어서는 큰 불이 된다”고 말했다. 부시는 조지아주 보훈처 의료관이였던 메처 박사와 종양학자로서 백악관 고문을 맡았던 해쳇 박사에게 미국의 전염병 대응 체계를 수립해 달라고 주문하며, 국방부 연구팀과 협업하도록 했다. 미시간대 의대 의학역사연구센터 소장이면서 국방부 연구팀 일원이었던 하워드 마켈 역시 이 일에 투입됐다. 이들이 제안한 방안은 처음엔 신뢰받지 못했지만 부시 행정부의 지속적인 지지를 받았고 결국 효과적인 것으로 판명됐다. 결과적으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07년 이들의 제안을 ‘비약학적 개입’으로 미국 공식 감염병 대응 정책으로 지정했다. 메처와 해쳇의 팀이 약학이 아닌 개입으로 감염병을 억제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 이유는 신종 인플루엔자의 위험 증가와 타미플루 같은 항바이러스제가 모든 전염병에 효과가 있는 건 아니라는 현실 때문이었다. 하지만 병원의 실제 작동 방식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필요해서 정부에 채용된 메처 박사는 중환자실 의사였고, 전염병 정책 관련 전문 지식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뉴멕시코주 산디아의 수석 과학자 로버트 글래스는 메처 박사에게 놀라운 연구 결과를 가져 왔다. 글래스는 복잡한 체계가 작동하는 가상 모델을 구축하는 전문가다. 모델은 어떤 체계가 실제로 도입됐을 때 효과를 낼지, 반대로 치명적인 실패를 일으킬지를 미리 예측하기 위해 구축해 돌려 보는 것이다. 그런데 글래스는 감염병 전파 모델을 당시 14세였던 딸 로라의 고등학교 과제를 보고 착안했다. 딸은 학교에서 사회 관계망 모델을 만드는 연구 과제를 수행했는데, 이를 본 글래스의 눈엔 스쿨버스, 교실에서 매우 긴밀하게 연결된 관계망이 전염병 전파의 완벽한 경로로 보인 것이다. 그는 딸의 과제물을 모델로 만들어 이 관계망을 끊는 것이 감염병을 쓰러뜨리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연구하기 시작했다. 연구 결과는 놀라웠다. 1만명이 사는 가상의 마을에서 학교를 폐교할 경우 단 500명만 감염되지만, 학교가 열려있을 경우엔 5000명이 감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래스는 메처에게 이런 결과를 전달하며 “우리는 딸의 과제물을 이용해 거기서부터 작업을 시작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메처 등은 이런 예비 자료를 가져다 산디아에 있는 슈퍼컴퓨터를 통해 모델을 실제 인구에 적용했다. 각 도시가 공립학교를 폐쇄하면 질병 확산이 현저하게 느려진다는 결과를 얻었고, 휴교는 이들이 고려하는 모든 사회적 거리두기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됐다. 글래스 박사가 발표한 연구는 “사회적 거리두기 전략은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유행성 인플루엔자의 지역 감염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도록 설계될 수 있다”고 결론을 맺는다. 이와 별도로 딸은 좋은 학점을 받았고, 과제는 2006년 인텔 국제과학기술 박람회에 출품됐다. 국방부 연구팀에 있던 마켈 박사는 감염병 발생 관련 전문가였다. 그가 수행하던 임무는 범위가 좁지만 시급한 관심사로, 바이러스성 위협에 대한 미군 병력의 취약성이었다. 2005년 조류독감이 사람에게 건너가 필리핀 등 미군 주둔국으로 퍼지자, 그는 정박한 배에 군인들을 집단 격리하는 ‘보호적 격리’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번 제안에서 마켈은 1918년 전세계에 대유행했던 스페인 독감의 교훈을 연구했다. 당시 미국에선 필라델피아와 세인트루이스의 상반된 대응이 정반대 결과를 가져왔다. 독감이 일상을 방해하는 걸 원치 않았던 필라델피아 공무원들은 그 해 9월 오래 준비했던 전쟁채권 홍보 거리행진을 진행해 수십만 관중을 끌어모았다. 반면 세인트루이스는 시 보건국장이 빠르게 학교, 교회, 극장, 술집, 스포츠 행사, 기타 공공 집회를 폐쇄했다. 당연히 필라델피아는 훨씬 더 오래 고통을 겪어야 했다. 마켈 박사와 메처 박사의 각 팀은 모두 같은 결론에 도달했고 2007년 몇 달 간격으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휴교나 공개 모임 폐쇄 등 여러가지 수단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을 제한하는 공격적인 조치가 사망자 수를 줄이는 데 필수적이라는 결론이다. 메처 박사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건 심장마비 환자를 치료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메처 박사는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 사태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수용하지 않는 데 대해 경고한 공중보건 전문가 집단 ‘레드 던’의 핵심이다. 올해 셧다운 조치가 보여 준 효과는 메처 등이 상상한 것보다 훨씬 컸다. 마켈 박사는 “우리 연구가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걸 보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하면서도 “소름이 끼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연구를 하면서도 결과가 최악의 경우에만 적용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면서 “우리는 연구 결과가 사용되는 일이 없길 바랐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코로나19 충격에… 포스코 영업이익 41%↓

    코로나19 충격에… 포스코 영업이익 41%↓

    당기순이익 4347억원 44.2%↓전방 산업 붕괴로 실적 연쇄 하락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포스코의 1분기 실적이 폭삭 주저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705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1.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액 14조 5458억원으로 9.2%, 당기순이익은 4347억원으로 44.2%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 등 전방 산업이 무너지면서 포스코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모두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 부문에서는 내수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등 탄력적으로 시장에 대응하며 수익성 방어에 주력했고, 글로벌인프라 부문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의 탄탄한 실적, 포스코건설의 건축사업 이익 개선, 포스코에너지의 연료비 하락 등 무역·건설·에너지 사업의 호조로 지난해 4분기 대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6.5%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4.8%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보다 10.8% 하락한 6조 9699억원, 영업이익은 45.0% 하락한 4581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은 32.5% 감소한 4530억원으로 집계됐다. 포스코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인 지난 1월까지 3조 3000억원 규모의 상환용 자금을 선제적으로 조달해 유동성을 높였다. 그 결과 기업의 안정성 지표로 활용되는 유동비율은 별도 1분기 기준 497.1%로 지난해 1분기 422.7%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비율은 1년 내 현금화 가능한 자산인 ‘유동자산’을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부채인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이다. 유동자산에 포함되는 자금 시재는 별도 기준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약 4조원 증가한 11조 7000억원이다. 포스코 측은 “지난 10일 공시한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금전신탁은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의 하나로 코로나19로 인해 저평가된 주가를 개선하고자 결정한 것”이라면서 “잉여 시재를 활용하는 만큼 배당성향 30% 수준의 중기 배당정책 변경이나 추가 차입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따라 자동차, 건설 등 수요 산업의 불황으로 철강 수요가 감소하고 제품 가격은 하락하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경영 환경의 변화에 따라 생산·판매 활동을 유연하게 운영하며 생산 관련성이 적은 간접비용의 극한적 절감, 투자 우선순위 조정 등 고강도 대책을 실행해 경영실적을 향상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익 8003억원…전분기 대비 239% 증가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익 8003억원…전분기 대비 239% 증가

    SK하이닉스가 1분기에 시장 전망을 훌쩍 넘는 영업실적을 거뒀다. 23일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으로 1분기에 매출액 7조1989억원, 영업이익 8003억원, 순이익 649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대비 각각 4%, 239% 증가했다. 작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은 6.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1.4% 줄었다.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5276억원을 51.7% 상회했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실적에 대해 코로나19에 따른 급격한 대외환경 변화에도 서버용 제품 판매 증가와 수율 향상, 원가 절감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주요 제품별로 보면 D램은 계절적 비수기인 데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모바일 고객의 수요가 줄어들었으나 서버향 수요 강세가 이를 상쇄했다. 이에 따라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4% 감소에 그쳤고 평균판매가격은 3% 상승했다. 낸드플래시도 서버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수요가 늘면서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2%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은 7%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이전에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향후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지만, 비대면, 정보기술(IT) 수요가 늘면서 중장기적으로 서버용 메모리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 수요 변동성은 높아지고, 생산 활동도 원활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본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요 변동에 철저히 대비하겠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향후 5G와 서버 중심의 성장 모멘텀이 왔을 때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 혁신과 인프라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함영진의 고수가 고민한 부동산] 변동성 커진 주택시장… 불확실할 땐 잠시 쉬어요

    코로나19로 국내 실물경제 성장세가 1%대로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주택시장의 경기흐름을 대변하는 여러 지표들은 아직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아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계획에 상당한 혼선을 주고 있다. 일례로 적극적인 현장 대면 마케팅이 힘들어지며 타격을 예상했던 아파트 분양시장(신축)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청약열기가 더 뜨겁다. 올해(4월 5일 기준) 전국 1순위 청약경쟁률은 42.1대1로 지난해 14.5대1보다 치열해졌고 청약미달률은 16.3%로 작년 22.8%보다 낮아졌다. 아파트 당첨 커트라인인 1순위 평균 최저 청약가점은 45.4점으로 지난해(47.3점)와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실정이다. 코로나19의 피해를 줄이려는 건설사들의 분양시기 조율 움직임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시기 연기로 대기수요가 많은 서울지역의 공급이 대거 여름으로 순연된 데다 규제지역들은 강력한 전매규제로 신축주택의 유통매물이 줄면서 청약수요가 꺾이지 않고 있어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6만호를 넘어섰던 미분양 재고가 현재는 4만호 아래로 안정화되고 2000만명을 훌쩍 넘긴 청약통장 가입자가 아파트 분양실적 호조에 지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기존(재고, 구축) 주택시장은 구매력이 급격히 감소하는 등 분양시장(신축)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장기화된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과 최근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으로 경기 냉각이 본격화되며 수요자 관망과 구매 심리 위축이 주택 거래량 급감으로 현실화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의 계약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2월 8만 1812건에서 3월 4만 2675건으로 무려 47.8% 급감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확산되던 집값 풍선효과를 막기 위한 2·20대책(조정지역 등 규제지역 확대 등)을 불러올 만큼 과열 양상을 보였던 거래시장이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특히 3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량은 2월에 비해 3월 37.8% 감소하는 데 그쳤으나 9억원 초과 아파트는 64.8% 급감하는 등 고가주택에 수요위축 충격이 가해지고 있다. 다만 거래량 감소가 본격적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재정을 동반한 유동성 공급 등 각종 경기부양책에, 낮은 기준금리(0.75%)로 인한 저렴한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대출 연체율을 낮게 유지시키며 주택 투매와 매매가 급락까지 연결되지는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불요불급한 투자목적의 주택 구입이 감소하고 실수요 위주의 중저가 주택거래로 제한되며 한동안 비규제 지역과 호재를 찾아 이동하던 수도권 지역의 풍선효과는 점차 잦아들 전망이다. 집값 움직임에 대한 시계가 불투명하고, 경제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상당한 자산이 투입되는 주택 매입은 당분간 관망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도 광역시 일부를 제외하고 매매가도 숨을 고를 전망이다. 이렇듯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분양(신축)과 기존주택(구축) 시장의 주택지표에 각각 다른 온도 차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신축이 구축보다 수요와 가격 면에서 시장 변동에 대한 방어력이 높다 보니 주택시장의 여러 변수가 아직 혼조세를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 문제가 장기화된다면 경제변수의 악재로 작용하며 주택시장도 조정을 불러올 가능성이 열려 있다. 집값이 고공행진하던 서울 아파트 경매지표는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 평균 매각가율은 2월 100.41%에서 3월 82.21%로 조정됐고 평균 매각률은 55.95%에서 20%로 급감(4월3일 기준)했다. 급할 건 없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농후할 땐 잠시 쉬어 가는 것도 좋다. 주택 매입도 한동안 가변적 상황에 대비하는 보수적 자세가 필요하다.
  • 삼성·LG전자, 반도체·가전 덕에 영업익 선방… “문제는 2분기”

    삼성·LG전자, 반도체·가전 덕에 영업익 선방… “문제는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익 2.7% 증가 6조 4000억 반도체 수요·가격↑… 환율 상승도 한몫 LG전자 1조904억… 21% 증가 ‘깜짝 실적’ 코로나 확산에 위생가전·TV 판매 늘어 “2분기부터 코로나 영향권에 실적 줄 것”반도체 업황 개선과 환율 상승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 6조원대를 지켜냈다. LG전자는 전년 동기보다 21.1% 증가한 영업이익(1조 904억원)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1분기에는 코로나19 영향이 제한적이었음이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3월부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수출 시장에서 ‘생산·판매 절벽’이 본격화한 만큼 2분기부터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55조원, 영업이익은 6조 4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보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9%, 2.7%씩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전 분기보다는 매출이 8.1%, 영업이익이 10.6% 내려앉았다.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11.6%로, 2016년 3분기 이후 최저치다. 하지만 영업이익 수치가 증권사 전망치(6조 1000억원)를 3000억원가량 웃돌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19가 삼성전자 실적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수요와 판매가격 상승에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재택근무 증가로 인한 화상회의, 온라인교육 등 언택트 수요가 늘어나며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서버 증설 계획을 미루지 않았고 스마트폰 업체들도 코로나19로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 메모리를 구매해 비축해 두며 반도체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1175.8원이었던 원달러 평균 환율이 1분기 1193.6원으로 20원가량 오른 것도 영업이익이 오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부진이 1분기에는 중국에 한정된 만큼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 세트 판매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이끌었다. LG전자는 이날 1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이 매출 15조 7287억원, 영업이익 1조 90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이 1조원대를 넘긴 것은 2018년 1분기(1조 1078억원) 이후 처음으로 분기별 영업이익으로는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증권사 평균 전망치(8700억원)도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건강,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조기, 식기세척기, 스타일러 등 위생가전 판매가 늘고 올레드 등 프리미엄 TV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2분기부터다.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며 양사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당 부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유럽, 인도, 중남미 등 전 세계 주요 생산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고 미국, 유럽의 유통망도 모두 닫혔기 때문에 1분기 실적만으로 장밋빛으로 전망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강세’가 이어지면서 2분기 IT·모바일(IM) 부문과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실적 악화를 상쇄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이 1분기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2분기에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이 1분기(4조 1000억원 추정)보다 2조원 이상 오르며 전체적으로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반도체로 1분기는 버틴 삼성전자...“문제는 2분기”

    반도체로 1분기는 버틴 삼성전자...“문제는 2분기”

    반도체 업황 개선과 환율 상승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 6조원대를 지켜냈다. LG전자는 전년 동기보다 21.1% 증가한 영업이익(1조 904억원)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1분기에는 코로나19 영향이 제한적이었음이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3월부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수출 시장에서 ‘생산·판매 절벽’이 본격화한 만큼 2분기부터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55조원, 영업이익은 6조 4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보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9%, 2.7%씩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전 분기보다는 매출이 8.1%, 영업이익이 10.6% 내려앉았다.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11.6%로, 2016년 3분기 이후 최저치다. 하지만 영업이익 수치가 증권사 전망치(6조 1000억원)를 3000억원가량 웃돌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19가 삼성전자 실적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수요와 판매가격 상승에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재택근무 증가로 인한 화상회의, 온라인교육 등 언택트 수요가 늘어나며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서버 증설 계획을 미루지 않았고 스마트폰 업체들도 코로나19로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 메모리를 구매해 비축해 두며 반도체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1175.8원이었던 원달러 평균 환율이 1분기 1193.6원으로 20원 이상 오른 것도 영업이익이 오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부진이 1분기에는 중국에 한정된 만큼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 세트 판매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이끌었다. LG전자는 이날 1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이 매출 15조 7287억원, 영업이익 1조 90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이 1조원대를 넘긴 것은 2018년 1분기(1조 1078억원) 이후 처음으로 분기별 영업이익으로는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증권사 평균 전망치(8700억원)도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건강,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조기, 식기세척기, 스타일러 등 위생가전 판매가 늘고 올레드 등 프리미엄 TV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2분기부터다.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며 양사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당 부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유럽, 인도, 중남미 등 전 세계 주요 생산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고 미국, 유럽의 유통망도 모두 닫혔기 때문에 1분기 실적만으로 장밋빛으로 전망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강세’가 이어지면서 2분기 IT·모바일(IM) 부문과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실적 악화를 상쇄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이 1분기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2분기에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이 1분기(4조 1000억원 추정)보다 2조원 이상 오르며 전체적으로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땅을 읽고 풍경을 들이다

    땅을 읽고 풍경을 들이다

    2차 세계대전 후 주거 문제의 해결을 위해 유럽 도시들은 외곽 신도시에 우리와 같은 단지형 아파트를 급작스럽게 짓기 시작했다. 단위가구가 결합해 건물이 되고, 주거동이 모여 단지가 만들어지는 단순 반복과 확장의 과정이다. 마치 공장 생산품처럼. 이런 시스템은 단기간 대량 공급으로 주거 문제를 해소할 수는 있었지만 내적으로는 함께 사는 도시 공동체를 파괴하고, 외적으로는 주변 도시와 부조화해 단절되는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했다. 이후 1970년대부터 도시와 환경, 공유와 소통을 고려한 도시의 집합주거 유형에 대한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앙리 시리아니의 유전자 유럽에서 도시 집합주거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때 그 중심에 있던 대표적인 건축가가 프랑스의 앙리 시리아니다. 1936년 페루에서 태어난 그는 1965년 프랑스로 건너와 A.U.A. 등에서 일했다. 1976년부터 독자적인 건축 활동을 시작한 시리아니는 페루에서 참여했던 저가형 집합주거 프로젝트의 경험과 실천이론인 ‘도시 단편론’을 기반으로 새로운 주거 모델을 연구했다. 저가형 집합주거를 위해 근대 집합주거의 특징인 ‘반복과 규격화’라는 장점을 수용하면서 전통도시의 장점인 장소성, 주변과의 조화 그리고 단지의 편안함을 동시에 구현하고자 했다. 도시 단편론은 근대 이상도시 실현의 문제점과 과거 전통도시의 한계성을 파악해 현실성 있는 대안을 찾는 실천적 연구였다. 이 개념이 적용된 그의 프로젝트는 ‘누아지-2’, ‘생드니 아파트’, ‘에브리-2 아파트단지’, ‘베르시 주거단지’ 등이다. 그가 실현한 주거단지의 특징은 구도시 공간의 특성인 가로, 광장, 정원을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공간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구도심 재개발 아파트뿐만 아니라 신도시 계획에서도 이러한 특성을 적용해 과거와 현재의 도시 풍경을 단절 없이 연결했다. 미국 건축이론가 케네스 프램턴은 시리아니의 도시 단편론과 건축물을 근대 집합주거 유형을 기존 도시와 접목하려는 새로운 모색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했다. 시리아니는 근대건축의 거장인 르코르뷔지에의 사상과 이론 그리고 건축 어휘를 평생 따랐지만, 도시와 집합주거에 대한 이론과 사상에서는 그 결을 달리하며 선명한 자기 생각을 펼쳤다.르코르뷔지에가 혁신을 위한 기념비적인 건축을 추구했다면, 시리아니는 시대적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건축의 본질인 공간을 탐구하고 그것을 실천했던 건축가였다. 그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거창한 개념에 집중하기보다는 삶의 근본을 이루는 건축의 중요성과 도시 분위기 형성에 주목했다. 이러한 생각은 그가 설계한 주거공간에서 더욱 선명하게 나타난다. 지나치게 멋을 부리거나 과도하게 표현하지 않으면서도 풍요로운 공간을 구성하고, 평범하고 저렴한 재료로 공간의 질을 높여 격조 있는 집을 만들었다. 제한된 면적과 공사비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임대주택 프로젝트에서도 이러한 의지가 잘 드러나는데, 사용자가 10평 크기의 집을 12평처럼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계획했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입구와 홀, 복도는 풍요로운 분위기를 내면서 입주자들의 자존감을 높여 줬다. 물론 그가 집합주거만 설계한 건축가는 아니다. 말년에 준공한 페론의 ‘1차 세계대전 전쟁박물관’과 아를의 ‘고대 유적박물관’에서 빛과 동선으로 만들어 낸 장면은 현대건축이 지닌 자유로운 공간의 진수를 보여 준다. 시리아니는 미래의 건축을 담보하는 교육자다. 1977년부터 2001년까지 프랑스 건축 8대학(파리 벨빌 건축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지금도 페루에서 건축교육자들을 길러 내고 있다. 특히 건축 8대학에서 에디트 지라, 클로드 비에, 로랑 살로몽, 로랑 보두앵 등 프랑스 건축가들과 함께 만든 우노 스튜디오는 교육을 통해 시대를 대변하는 보편적 건축, 미학을 교육하고 사회의 저변을 넓히는 건축교육의 모델로 지금까지 회자된다. 시리아니는 근현대건축의 본질인 공간의 가치, 건축가의 소양을 중점적으로 교육했다. 그의 건축 특성처럼 스타 건축가를 만들기보다 사회의 중심을 이루는 시민과 같이 이 시대의 일꾼으로서 최소한의 소양을 갖춘 건축가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바우하우스 교육 목표와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그 당시 우노 스튜디오에는 그의 건축교육 방법과 철학에 매료돼 전 세계에서 학생들이 모여들었고, 특히 한국 유학생이 많았다. 아마도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시절을 보냈던 학생들의 건축에 대한 목마름 때문인 듯하다. 현재 시리아니의 제자들은 한국 건축계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으며, 건축교육자로서 파리에서 경험했던 그의 교육 방법론을 국내 대학에 접목해 다음 세대의 건축가를 양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시리아니는 국립박물관 공모전 심사와 강연을 위해 세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그가 관심을 가진 것은 한국인 대부분이 살아가는 아파트와 그런 문화 속에서 지어진 제자들의 건축물이었다. 그는 단순 반복으로 만들어진 강남의 고가 아파트단지를 보고 개탄했다. 세계적인 자동차와 최첨단 제품을 만드는 국가에서 살아가는 주거의 질은 개도국의 모습이라고 질타했다. 그리고 그날 옛 제자들과 만난 장소는 파리 우노 스튜디오의 강의실이 됐다.●건축이 삶과 관계 맺고 그 안에 들이는 방법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후 나는 ‘두물머리 주택’을 시작으로 20년 동안 매년 한 채 정도의 집을 지었다. 주택설계는 사소한 것까지 고민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사무실 운영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건축이 시작된 근원적인 장소이고, 삶과 가장 밀접한 고민을 풀어 가야 하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또 건축가의 사유의 변화가 선명히 드러나는 곳이다. 초기 몇 채의 주택을 짓고 난 후 내가 배우고 경험한 것들이 우리나라의 환경과 몸에 맞지 않고 삶에 녹아들지 않음을 느꼈다. 이후의 작업은 땅을 읽고 풍경을 들이는 방식이나 건축이 우리 삶과 관계 맺고 그 안에 들이는 방법에 더 밀착돼 관찰하고 탐구하는 과정이었다.첫 번째 작업인 ‘두물머리 주택’은 건축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현장에서 직접 접목되는 과정이었다. 중심 생각은 경사진 대지에서 땅과의 관계를 통해 동선을 따라 장면을 만들고 내외부의 경계를 없애 주변 풍경을 담는 것이었다. ‘자운당’은 유학 시절 매료됐던 ‘백색의 건축’에서 벗어나 다른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주된 관심이었다. 그 작업을 통해 주택에서의 복층 거실이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체감했다. 강화도에 있는 ‘동검리주택’은 은퇴하신 고3 담임 선생님의 집이다. 노년의 삶을 고려해 층고를 낮추고 기복이 심한 대지에 대비되는 수평의 집을 계획했다. 전면 창을 통해 시각적으로 내외부의 경계를 없애 원시 자연을 경험하게 했다. 그런데 공간적으로 매우 풍요롭고 극적인 장면이 때로는 일상의 편안함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극적인 경관을 가진 집은 오히려 외부 풍경을 절제해 담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그 이후 작업이 계속 이어진 판교 신도시 주택단지는 단기간 주거 유형과 구축법에 관한 다양한 탐구를 가능하게 한 건축 실험실이 됐다. 덕분에 유사한 크기와 비슷한 대지 조건에서도 매번 다양한 재료의 물성, 크고 작은 치수, 시공 방식을 경험할 수 있었다. 대부분 밀집 지역에서 거주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당을 품고 대지 경계를 따라 채를 놓는 내향적인 집을 계획했다. 집으로 둘러싸인 마당은 하늘로 열려 빛과 바람, 자연의 변화무쌍한 풍경을 담고 내부 공간에 표정과 생기를 불어넣었다. 모든 집은 우리나라 기후에서 주어진 지형과 조건에 대해 고심해서 내린 나름의 결론이었고, 생산 방법과 재료에 대한 경험을 쌓아 보완했다. 특히 입주 후 사는 모습을 보면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초기 주택에서 벽을 자르고 접고 띄우고, 천장을 낮추고 높이고 기울여 눈에 띄는 다양한 변화에 집중했다면, 경험이 쌓이면서 가장 일상적이고 드러나지 않는 것, 편하고 쉬운 것, 특별하지 않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주목했다. 설계 시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이 생활에서는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간과했던 부분이 크게 드러나는 것을 경험하면서 구체적인 작업의 방식이 변화했고 변화할 것이다. ●작은 차이가 만드는 큰 변화 졸업 설계 발표 후 시리아니는 마지막 당부와 덕담을 건넸다. ‘배우고 학습한 모든 것을 잊어라.’ 그때는 지나쳤던 말들이 지금은 그 의미가 크게 와닿는다. 그동안 나는 시리아니와 르코르뷔지에의 건축에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비평적 시각을 가졌다. 오히려 루이스 칸, 알바 알토, 루이스 바라간 등 다른 색깔의 건축에 심취했다. 그리고 주변 가까이 있는 것들에 발을 딛고 있었다. 돌이켜 보면 시리아니의 가르침은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시리아니와 르코르뷔지에의 후예가 되기보다는 고루한 인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이었다. 건축에 대한 나의 생각은 항상 변화한다. 새로운 생각은 작은 실행이 되고, 축적된 경험은 다시 새로운 생각을 만든다. 생각은 언제나 다른 생각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오늘의 시도가 지금은 새로운 해법이 되지만 다음 작업에선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절대적인 진리나 원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 발 한 발 내딛는 작은 차이가 변화를 만들 뿐이다. 나도 한 학기가 끝날 때 제자들에게 선현의 구절인 ‘배움의 방법은 동화하는 것에 있고 앎의 방법은 잊어버리는 것에 있다’는 글귀를 전한다. 시리아니의 유전자가 나를 거쳐 다음 세대에 전해지길 기대하며, 우리 도시가 좀더 좋은 장소로 거듭나길 기대하며. 건축가 정재헌(경희대 교수)
  • ‘-17%’ 상장사 1분기 ‘실적 쇼크’ 온다

    ‘-17%’ 상장사 1분기 ‘실적 쇼크’ 온다

    내일 삼성전자 시작해 줄줄이 실적 발표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상장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약 17%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7일 삼성전자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잇따른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상장사 141곳의 1분기 연결 영업이익 전망치는 16조 7942억원(지난 3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20조 2154억원보다 16.92% 감소한 것이다. 이 전망치가 현실화되면 국내 1분기 기업 영업이익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이어 가는 것이다. 주요 기업별로는 삼성전자(0.08%)·현대차(4.14%)·삼성물산(67.99%) 등은 영업이익 증가가, 한국전력은 흑자(4217억원) 전환이 예상된다. 반면 SK하이닉스(-66.70%), LG전자(-5.35%), 포스코(-43.77%), 현대모비스(-2.29%), 기아차(-30.78%) 등은 영업이익이 크게 줄고 SK이노베이션은 적자(-4729억원) 전환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는 평균 6조 2381억원인데 시장에서는 대체로 6조원 달성 여부에 따라 증시 투자심리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세계 실물경제 ‘셧다운’ 등을 고려하면 1분기 실적은 ‘쇼크’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상장사 작년 순익 반 토막… 1분기 ‘어닝 쇼크’ 우려 커진다

    상장사 작년 순익 반 토막… 1분기 ‘어닝 쇼크’ 우려 커진다

    미중 무역분쟁·반도체 가격 급락 영향 583개 기업 당기순익 1년 새 52% 급감 삼성전자 50.98%·SK 하이닉스 87%↓ 코로나 여파 126개사 1분기 영업이익 화학·기계 등 중심 27% 이상 감소 예상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50조원대로 추락해 1년 새 반 토막이 났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세계 교역량 감소와 경기 둔화로 수출이 줄었고 하반기 들어 주력 수출상품인 반도체 가격이 뚝 떨어진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올 1분기엔 기업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보다 10% 이상 떨어지는 ‘어닝 쇼크’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1일 이런 내용의 ‘2019사업연도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583개 상장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2006조 4576억원으로 전년보다 9조 4852억원(0.47%)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102조 285억원으로 1년 새 60조 205억원(37.04%), 당기순이익은 52조 4420억원으로 58조 7013억원(52.82%) 각각 급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국내 매출액 1위 삼성전자는 물론 SK하이닉스의 수익률이 떨어져 전체 상장사 이익도 많이 줄었다”며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대우조선해양 등 굵직한 회사들의 실적이 급격히 나빠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업종별 매출을 보면 의료정밀(17.13%)과 음식료품(10.61%) 등 10개 업종은 늘었지만 전기전자(-6.15%)와 전기가스업(-3.12%) 등 7개 업종은 줄었다. 전기전자업의 당기순이익은 64.75% 급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이 230조 4009억원으로 1년 새 5.48%, 영업이익은 27조 7685억원으로 52.84%, 순이익은 21조 7389억원으로 50.98%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매출액(-33.27%)과 영업이익(-86.99%), 순이익(-87.02%) 감소폭이 더 컸다. 코스닥시장 상장사들도 실적이 나쁘긴 마찬가지였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946개사의 매출액은 181조 5905억원으로 2018년보다 8.39% 늘었고 영업이익도 9조 2903억원으로 4.63%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4조 1607억원에 그쳐 10.47% 감소했다. 올해가 더 문제다.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직격탄을 날려 기업들의 이익 감소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이날 KB증권은 자체 분석대상 기업 126곳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9조 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7% 급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추정치 평균을 18.4%나 밑돈다. 업종별로는 화학(-48.5%)과 기계(-46.3%), 철강(-40.4%), 자동차·부품(-32.8%), 소매·유통(-32.4%), 반도체(-17.9%)는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탈원전 뒤에 탈석탄 못 본 경영진 무능·… ‘두산重 위기’ 키웠다

    탈원전 뒤에 탈석탄 못 본 경영진 무능·… ‘두산重 위기’ 키웠다

    ‘탈석탄’ 확산에 수주의 80%인 발전 침체 文정부 출범 전인 2014년부터 실적 악화 10년간 2조 투입 두산건설 위기도 ‘악재’ “탈원전, 원인 중 하나지만 복합요인 작용” 최근 자금난을 겪으며 1조원의 긴급 수혈을 받은 두산중공업의 위기가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탓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의 경영난은 탈원전 정책이 악재로 작용한 건 분명하지만 그동안 석탄화력 발주 감소로 재무구조가 나빠진 데다 자회사 두산건설의 악재까지 겹치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까닭에 두산중공업의 끝없는 추락이 단순히 탈원전 정책 때문만이라고 말하는 것은 오히려 세계 발전산업의 흐름을 오판하고 사업 다각화에 실패한 경영진의 무능을 가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2010년대 초반 정점 이후로 쇠락의 길 29일 2012~2018년 두산중공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2015년 이후 당기순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4년간(2015~2018년) 회사의 누적 당기순손실액은 2조 4978억원에 달한다. 매출이익도 2012년 3조 4862억원을 기록한 뒤로 꾸준히 줄고 있다. 2010년대 초반 정점을 찍은 뒤 서서히 가라앉아 이제는 회생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원자력발전소에 주요 기기를 독점으로 공급한다. 원자로·증기발생기 등 원전 가동에 필수적인 기기들을 생산한다. 두산중공업 경영난의 원인으로 탈원전이 꼽히는 이유다. 논란은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이 “탈원전 뒤로 직원 사표를 매일 다섯명꼴로 받았다”고 증언한 뒤부터 시작됐다. 친원전 성향의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에교협)도 이 주장에 힘을 실었다. 정부의 눈치를 살폈던 두산중공업 사측도 최근 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회사가 어려워진 이유에 대해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됐던 원자력·석탄화력 프로젝트가 취소되면서 10조원 규모의 수주물량이 증발했다”고 언급했다. 두산중공업이 경영난을 겪는 이유를 탈원전 정책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에 대해 정부도 반박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해명자료를 내고 “(두산중공업의) 국내 원전 매출은 에너지 전환 정책 이후에도 큰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에너지 전환 정책이 추진된 2017년 10월 이후 한국수력원자력이 두산중공업에 지급한 금액은 과거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수원에 따르면 2013~2016년 두산중공업에 지급된 금액은 6000억~7000억원대 정도인데 2017년에는 5877억원, 2018년에는 7363억원, 지난해에는 8922억원이 지급돼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자회사 악재도 경영난을 가중시켰다. 자회사인 두산건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 침체기가 찾아오자 프로젝트에 타격을 받았다. 두산중공업이 10년간 2조원이나 수혈했지만 두산건설은 살아나지 못했다. 여기다 석탄화력 발주 감소 등 세계 발전산업 전체가 침체한 것이 경영난의 주원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두산중공업이 어려워지 시작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기 전인 2014년이다. 시민단체 에너지전환포럼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의 최근 5년간 수주 실적 가운데 최대 83.6%는 해외 석탄발전산업에 치중됐다. 회사의 수주가 부진해진 것은 세계적으로 ‘탈석탄’ 바람이 불어서지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탓만은 아니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산은 “정상화 안 되면 대주주 책임 물을 것” 한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두산중공업에 대해 “경영 정상화가 안 된다면 대주주에게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대주주의 철저한 고통 분담과 자구 노력을 전제로 긴급자금을 지원하는 것인 만큼 책임감 있는 후속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두산중공업의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의 일부 임원과 미국 출장을 갔다온 직원 2명을 포함한 간부 10여명이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골프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영 위기로 직원들이 구조조정 압박까지 받는 상황에서 골프를 즐기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비난도 나온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유령도시’로 변한 하와이, 고립된 섬은 고군분투 중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유령도시’로 변한 하와이, 고립된 섬은 고군분투 중

    현지 주민과 관광객의 이동을 위해 섬 곳곳을 연결했던 버스가 멈춰 설 것이라는 안내문이 공고됐다. 지하철 개설 공사가 한창인 하와이 주의 사정상 유일한 대중교통인 ‘더버스’(The bus)가 코로나19의 여파로 운행 간격을 크게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27일(현지시각)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평소 1시간 당 2~3대의 간격으로 운행됐던 버스 노선 일체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오는 4월 1일부터 버스 운행을 크게 단축할 것이라는 계획이 알려진 것이다. 특히 매달 70달러 대의 가격으로 판매됐던 정기권 판매도 잠정적으로 중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오아후 주민들의 ‘발’이 됐던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이 크게 줄어들면서 주민들의 섬 내 이동 역시 불가능해진 셈이다. 이에 앞서 기존 미국 대륙 본토와 하와이 주를 잇는 비행 노선은 이미 크게 줄어든 상황이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일평균 14회의 노선으로 운영했던 비행 일정을 최대 90% 감축, 현재로는 하와이와 오클랜드를 오가는 노선만 이용할 수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코로나19가 덮친 하와이 주의 현재 상황이 얼마나 급박하게 진행되는 지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앞서, 하와이주는 지난 25일을 기준으로 섬 내의 모든 공공기관과 대부분의 기업체가 전면 재택근무에 돌입한 바 있다. 당시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령으로 발부된 ‘주민 이동 금지령’의 일환으로 현지의 모든 술집과 영화관, 피트니스센터, 종교시설 등 인파가 몰리는 장소는 25일 0시를 기준으로 모두 문을 닫았던 것이다. 때문에 평소였다면 번호표를 받은 채 30분 이상의 긴 대기줄을 기다려야했던 와이키키 해변 인근의 유명 레스토랑과 술집 등에는 ‘다음 공고문이 있을 때까지 문을 닫는다’는 기약 없는 영업 중지 안내판이 나붙은 상태다. 커피숍과 식당 역시 매장 내 운영을 전면 중지했고, 테이크아웃과 배달주문만 가능한 상황이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곳은 뉴욕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연평균 1천 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방문하는 하와이 주의 타격은 매우 크다는 목소리다. 특히 관광 산업을 기반으로 한 하와이 주정부가 오는 4월 30일까지 국내외 여행객의 입국을 엄격하게 제한하면서 와이키키 해변과 호놀룰루 시 등은 오가는 사람없는 ‘유령 도시’로 급변하고 있는 양상이다. 사실상 섬 내의 상당수 호텔과 여행사, 렌터카 업체 등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올 1분기 해고 조치된 근로자의 수가 4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인 집계도 속속 공개되고 있다. 특히 이날 기준 122명의 확진자 가운데 약 80% 이상의 감염자가 여행 관련 직종에 몸담았던 이들로 알려지면서 현지 관광업은 한 동안 문을 닫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현재 하와이 내에 등록된 의료진의 수가 4000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내부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의료진을 충원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우세하다. 급증하는 확진자 수 대비 의료진과 의료 시설 부족 문제가 향후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날 오아후 섬에서만 총 8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있는 것으로 주 정부는 공고했다. 하와이 주의 총 8곳의 섬을 헤아릴 경우 확진자 수는 이미 122명을 넘어선 상태다. 이들 중 하와이 비거주자의 감염 사례는 20명으로 알려졌다. 현지 거주민 수 148만 명의 작은 섬 하와이에서 일평균 십 수 명 이상의 추가 확진 사례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것. 하지만 주 정부는 현재로는 의료진 확충을 위한 뾰족한 해결책이 전무한 상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미 은퇴한 의료진과 다른 주 정부 소속 의료진을 파견하는 등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다만 이미 미국 상당수 주의 상황 역시 의료진과 의료 시설 부족으로 난관에 봉착했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방안이라는 비관적인 시각이 다수다. 더욱이 외출 시 필수적으로 착용해야 하는 마스크 수급은 여전히 크게 부족한 탓에 대부분의 주민들은 외부 활동 시 여전히 마스크를 미착용한 채 이동하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상태다. 반면, 이 같은 고난에도 불구하고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하와이답게 유연하게 대처하자’는 긍정적인 움직임도 목격됐다. 현지 주민들은 외출을 삼가고 sns 등을 통해 코로나19 예방법과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 등에 대해 안내하고 격려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것. 또, 일부 유명 레스토랑과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는 테이크아웃과 드라이브 스루로 주문하는 고객에게 1인당 휴지 1개를 증정하는 등의 행사를 진행하는 등 새로운 해법으로 경영난을 이겨내려는 긍정적인 모습도 확인됐다. 하와이 유명 레스토랑 ‘에그 엔 띵스’는 최근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드라이브 스루 판매 방식을 도입했다. 또, 드라이브 스루로 주문한고객의 주민 1건당 1개의 휴지를 증정해오고 있다. 이들 업체 관계자는 “평소였다는 매장에서 식사를 하고 매장 내부의 화장실 등을 이용했을 고객들에게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화장실 휴지를 사용하지 못하는 고객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화장지 증정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여파로 물류 확보에 난항을 겪은 대형 마트는 자사가 운영하는 sns를 통해 ‘주민 편의를 위해 향후에도 물류 확보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고해 눈길을 모았다. 특히 한인 교민들이 주로 찾는 한인 마트와 일본계 대형 유통업체 ‘돈키호테’ 등은 평소 진행했던 대규모 할인 행사는 일시 중지한 상태이지만, 매장 내 물품 확보를 위한 노력을 다 할 것이라는 안내문을 sns와 고객 개인 문자 등을 통해 발송했다. 이와 함께, 대표적인 물류 유통업체 ‘Matson’ 측은 임원진이 직접 나서 “음식과 휴지 등이 부족할 상황이 도래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민들을 안심시키는데 나서기도 했다. 25일 주민 이동 금지령이 발부되기 하루 전날인 24일 주민들의 사재기 현상이 가장 심각해지면서 Matson 임원들이 직접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호놀룰루 항구를 포함한 하와이 주의 모든 상업용 항구가 문을 닫을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호놀룰루 항구에는 일주일 동안 총 5척의 화물선이 입항했으며, 음식과 휴지 등 물품을 싣은 화물선은 주말 이후 추가 입항을 앞두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던 것. 업체 관계자는 “주민들은 사재기 등으로 공황 상태에 빠질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미국 본토와 연결된 모든 화물선이 평소와 다름없이 정상적인 스케줄로 운항될 것이다. 호놀룰루에 정박한 화물선은 이웃한 7개의 섬과 주중 평균 20여 차례 물건을 실어 나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앞서 주민들의 이동 제한령이 발부됐던 초기, 사재기 등으로 인파가 몰리면서 큰 소란을 빚었던 대형 마트에서도 점차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자는 내부적인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60세 이상의 고령자의 편의를 위해 하와이 주 소재의 모든 대형 유통업체는 매일 오전 오픈 시간 1시간 동안 해당 연령대의 고객의 입장만 가능토록 배려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소독약과 마스크, 휴지, 식재료 등에 대해 고령자 고객에게 우선 구매가 가능토록 하는 사회적 약자 배려 분위기가 점차 자리잡아가고 있는 셈이다. 또, 휴지, 소독제, 마스크, 비상약 등의 보건 용품과 쌀, 라면, 밀가루, 생수 등 식재료 등의 일부 제품은 여전히 품귀 현상 심각하지만 고객 1인당 2개 이상 구매하는 것을 제한하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주민 이동 제한령이 내려진 하와이 주에서 법률상 허용되는 활동은 매우 제한적인 상태다. 관광객을 포함한 현지 주민들은 은행과 금융기관을 방문하기 위한 외출과 △의료 서비스 제공 △법률과 관련한 회계 서비스 △안전 및 위생 시설 관리 △농장과 농업 관련 생산 △택시 등 교통 수단 제공 △식료품 및 편의점 운영자 등의 이동만 허용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현지시각) 입국한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반드시 공항을 떠난 후 지정된 격리 장소에서 14일 동안 자가 격리토록 조치되고 있다. 격리 기간 중에는 의사의 진료가 필요한 경우에만 외출이 허용된다. 또, 이 기간 중 음식은 반드시 룸서비스와 배달 주문 방식을 이용해야 상황이다. 이를 어기는 이들에 대해 주 정부는 경범죄로 처벌, 총 5000달러의 벌금과 1년 형의 징역형을 부과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공고한 바 있다. 또, 하와이 주 경찰은 주민들의 이동 제한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시내 곳곳에 검문소를 추가 개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주민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목적의 해당 검문소는 카우아이 지역에 최초로 개설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날까지 하와이 주에서 주민 이동 제한령을 어긴 사례는 총 70여 건으로 확인됐다. 하와이 주 경찰은 이날까지 총 70명에게 외출 금지 명령을 이유로 벌금을 발부했으며 이들 중 2명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즉시 체포한 상태라고 밝혔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산은·수은, 두산중공업에 1조 긴급 지원…두산 3·4세 전원 주식 담보(종합2보)

    산은·수은, 두산중공업에 1조 긴급 지원…두산 3·4세 전원 주식 담보(종합2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유동성 부족으로 경영 위기를 겪는 두산중공업에 1조원의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은은 27일 이런 내용의 ‘두산중공업 금융지원 방안’을 확정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에서 보고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두산중공업에 대해 계열주, 대주주(두산) 등의 철저한 고통 분담과 책임 이행, 자구 노력을 전제로 두산중공업의 경영안정과 시장안정을 위해 수은을 비롯한 채권단이 긴급 운영자금 1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이날 오전 두산중공업 채권은행 회의를 긴급 개최해 회사 정상화를 위한 채권단 공동지원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기존 채권 연장 및 긴급자금 지원 동참을 요청했다. 1조원의 긴급자금은 산은과 수은이 절반씩 부담한다. 두산중공업의 대주주인 ㈜두산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지원에 동참하면 산은과 수은의 부담액은 그만큼 줄어든다. 자금 지원은 ‘마이너스 통장’처럼 필요할 때 꺼내쓰는 한도 대출 형식이다.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두산중공업의 부족 자금과 경영 상황을 감안하면 워크아웃, 법정관리 등 법적 절차를 통한 정상화 검토가 타당하나 두산중공업이 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 실업에 따른 사회적 악영향, 지역경제 타격 등을 고려해 정책적 자금 지원 결정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두산은 보유 중인 두산중공업과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주식과 부동산(두산타워) 신탁수익권 등을 담보로 제공한다. 계열주가 가진 두산 등에 대한 지분도 담보로 제공된다. 최 부행장은 “계열주가 가진 두산에 대한 지분이 담보로 잡힌다”며 “두산 3, 4세 32명이 보유한 주식이 담보로 다 들어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을 비롯한 두산그룹 3, 4세 특수관계인 전원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상 주식은 두산과 두산중공업,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등이다. 산은은 필요 시 두산그룹의 책임있는 자구 노력 등을 보면서 추가 자금 지원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신속하게 경영 진단을 실시하고 자구 노력과 함께 재무구조 개선, 경영정상화 방안을 수립하고 실행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이번 자금 지원을 통해 시장의 우려를 해소시키고 앞으로 두산그룹의 정상화 작업을 관리하기로 했다. 경영위기를 맞은 두산중공업이 국책은행의 긴급 자금 수혈에 급한 불을 껐지만 과중한 재무 부담이 이어지는 점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차입 규모는 5조 9000억원으로 수익창출력 대비 12.2배에 이른다. 한신평은 전날 두산중공업 무보증 사채 신용등급(BBB)을 하향 검토 대상에 올리며 “금융기관 차입금의 단기 상환 부담이 높으나 저하된 자금 조달 능력과 최근 금융시장의 확대된 변동성 등으로 대응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에 대한 은행권 채권액은 총 4조 9000억원이다. 국내 은행권이 3조원 규모인데 산은과 수은이 대부분이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2600억원, 농협 1400억원, SC제일은행 1780억원이며 외국은행은 4750억원 정도다. 정부는 이날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에서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우리나라 주요 업종의 최근 현황과 현장 애로사항 등을 점검했다. 홍 부총리를 비롯한 관계부처 장관들은 코로나 확산에 따른 내수 둔화와 공급망 이슈에 더해 글로벌 수요 위축에 따른 실적 부진 우려 등 주요 업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이에 정부는 유동성 확대와 기업 부담 완화 등으로 기업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내수 진작과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한 관련 대책들을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중소기업 무너지면 회복 어려워… 당장 소비 늘릴 재난수당 필요”

    “중소기업 무너지면 회복 어려워… 당장 소비 늘릴 재난수당 필요”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세계경제가 침체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성으로 자칫 20세기 대공황(1929~1939)을 넘어서는 위기가 찾아온다는 경고도 나온다. 현 상황을 어떻게 진단해야 할까. 또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지난 25일 ‘코로나19 경제위기 진단과 해법’을 주제로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와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 홍민석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김성수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 겸 산업부장이 사회를 맡았다.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칠 파장은 어느 정도일까. 양준석(이하 양) “전망치와 통계가 계속 바뀐다. 근본적인 예측은 코로나19가 잡힐 때까지 불가능하다. 미국에서 나오는 숫자는 어마어마하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실업률이 20%까지 올라갈 거란 말도 했다. 그러지 않도록 노력하고는 있지만 거의 세계 대공황 수준으로 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정철(이하 정) “수요와 공급에서 충격이 동시에 발생했다. 과거의 위기와 다른 점이다. 실물 부문에서 발생해서 금융으로 이어지는 패닉이다. 가계부채가 문제였던 과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기업부채가 문제다.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땐 신흥국들의 사정이 괜찮아서 버팀목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가 타격을 받았다. 예전보다 ‘글로벌 가치사슬’이 확대됐다. 공급에서의 충격은 무역 네트워크로 연결돼 전 세계로 확산할 것이다.” 홍민석(이하 홍) “초유의 상황이어서 공포감도 크다. 얼마나 이어질 것인지 예측할 수 없다.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 희망적으로는 2분기에 바닥을 찍고 회복하는 것이다. 아니면 올해는 어렵고 내년에 반등하는 것이다. 최악으로는 2~3년 어려움이 지속되는 거다. 첫 번째 전망은 실현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마이너스 성장까지 거론하는데. 정 “지금 이어지는 불안은 과거와는 다르게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에서 비롯된 게 아니다. 그런 점에서 조금 낫다고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코로나19에 대해 우리가 너무 무지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다. 중국도 코로나19의 영향에서 회복된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 조업에 참여하는 노동자는 절반 수준이다. 불확실성이 크다.” 홍 “정부는 1분기에는 몰라도 2분기 이후까지 (마이너스 성장에) 동의하진 않는다.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기에 정책적으로 최대한 보완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시나리오에 따라서는 하반기에 반등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물론 정부도 최악의 상황을 배제하고 있는 건 아니다. 머릿속에 구상하고 점검하고 있다.”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양 “하반기에는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모른다. 상반기에만 집중해 보겠다. 우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이 고비를 넘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작은 기업들이 1~2분기 어려움을 버티지 못하고 망한다면 나중에 다시 되돌릴 수 없다.” 정 “제조업은 어려운 시기에 조업을 줄이고 나중에 다시 늘리면서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서비스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시간이 지나면 복구가 안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과거보다 서비스업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에 그에 따른 파급효과도 더욱 클 전망이다. 여기서 비롯되는 공급 충격으로 경기가 위축되면 한계기업들의 부실은 더욱 악화한다. 자금시장 경색과 신용위기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걸 막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정 “용어에 논란이 있다. ‘기본소득’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준다는 의미라서 재원 소요가 무척 크고 수혜자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 ‘재난수당’ 등의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한시적인 지원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재난수당은 지원 방식에 따라서 크게 두 가지 목적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 먼저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취약계층에게 특정하는 것이다. 만약 계층을 구분하지 않고 지원한다면 이는 전체 수요를 부양한다는 측면도 있다. 국가 재정건전성과 연결해서 봐야 하고 부처별 사업과 중복될 수도 있으니 조율도 필요하다.” 양 “코로나19로 피해가 큰 계층을 콕 집어 지원해 줘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의 사례를 보면 지원금을 줬을 때 최하소득층은 받은 돈을 거의 다 썼다. 그러나 상류층은 저축을 했다. 지금 저축이 필요한 게 아니다. 지원금은 타격을 크게 받은 소상공인과 최하소득층을 중심으로 지급돼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재정낭비가 심해진다. 하반기에도 자금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부터 총알을 다 써버리면 나중에 꼬인다. 물론 누가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구분하는 행정 비용이 아예 없진 않다. 그러나 미국이나 이탈리아와 달리 우리나라는 피해 양상이 대구·경북에 집중됐기에 피해 계층을 파악하기가 다소 쉽다.” 홍 “고려해야 할 부분이 여럿 있다. 중요한 건 들어가는 재원에 비해 효과가 얼마나 될 것인지다.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할 때 사람들이 ‘추가로’ 소비를 얼마나 더 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정말 현금이 거의 없는 사람들에게 지급하는 것은 효과가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잔고가 늘어날 뿐이다. 현재 상황에 맞는 저소득층, 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한 재난 지원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의미의 기본소득은 아니지만 정부도 그런 개념의 아이템들은 몇 가지 마련한 게 있다. 소비쿠폰, 일자리쿠폰, 특별돌봄쿠폰 등이다.” -어떻게 지원해야 할까. 양 “현금으로 지급하는 게 좋다. 전통시장 쿠폰 같은 것을 지금 줘봤자 당장 사용하지도 못한다. 당장 돈이 필요한 사람들은 쿠폰을 할인된 가격에 팔기도 할 것이다. 현금으로 지급해서 알아서 쓰도록 해야 한다. 전통시장에 대해서는 따로 지원을 하면 된다.” 정 “수혜자 입장에서는 물론 현금으로 지원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번 지원에는 분명히 ‘한시적’이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현금에다가 유효기간을 둘 순 없는 노릇이다. 당장 소비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품권 등에 유효기간을 둬서 지급해야 한다. 대신 소비처 제한을 대폭 완화하면 된다. 현금을 쓰는 것과 유사하게 만드는 것이다.” -정부의 11조 7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통과됐다. 추가로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 양 “필요하지만 어디에 필요한지는 지금은 알 수 없다. 상반기에는 내수에 집중하고 하반기에는 수출에 쏟아야 한다고 예측할 뿐이다. 우리나라 추경 규모가 가장 컸던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다. 당시 20조원 정도였다. 올해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추경을 얼마나 더 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다 합쳐서 40조~50조원 규모는 해야 한다.” 정 “추경을 하려면 재원도 조달해야 할 것이다. 기존 예산사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이뤄내야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추진하지 못하는 사업들이 여럿 있다. 앞으로 추경을 할 때는 이런 부분의 조정도 필요하다.” 홍 “아직 정부는 2차 추경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하기는 했다. 당장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밀착 점검을 통해 대책을 만들 것이다. 추경 외에도 정부가 추진할 수 있는 기금계획 변경이라는 방법도 있다. 코로나19로부터 가계와 기업을 지키는 것이 가장 궁극적인 목표다. 대책을 논의하고는 있지만 앞으로 사태의 전개 과정이 너무 불확실하다. 하반기에는 수출 관련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그런 부분도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을 염두에 두면서 대비책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정리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굴곡졌던 어제…혼란스런 오늘…다시 세운 내일

    굴곡졌던 어제…혼란스런 오늘…다시 세운 내일

    ‘세운상가’라고 부르는 7동의 건물들이 멈춰 선 열차와 같이 서울 도심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다. 건립 때는 ‘동양 최대’의 복합쇼핑센터로 위용을 자랑했지만, 이내 도시 경관을 해치는 철거 대상 흉물이 됐다가 이제는 노후 지역을 되살리는 도시재생의 핵심이 됐다. 반세기가 넘은 이 건물의 극적인 과거는 곧 수도 서울의 역사였고, 앞으로의 운명은 곧 현대 도시의 미래이기도 하다.●‘불도저 시장’ 시대의 빛과 그림자 세운상가가 위치한 일대는 조선시대에 ‘남촌’이라 하여 중산층들의 한옥이 밀집한 주거지역이었다. 상인과 수공업자의 상점과 주택, 통역이나 의원 같은 전문직들의 터전이었다. 태평양전쟁 막바지인 1945년 3월 미국은 344기 전폭기로 도쿄 대공습을 감행해 도시의 40%를 불태웠다. 일제는 일본 본토는 물론 식민지 경성에도 대대적인 ‘소개공지’를 급히 조성했다. 밀집된 도심 지역을 강제 철거해 화재가 번지지 않도록 대규모 빈터를 만드는 일종의 청야작전이었다. 이때의 많은 소개공지들은 이후 율곡로, 흥인문로, 의주로 등 서울의 간선도로가 됐다. 가장 핵심적인 곳은 종묘 앞부터 필동까지 훗날 세운상가가 서게 된 소개공지다. 마치 두발 가운데를 박박 밀어 버린 것처럼 도심의 희괴한 빈터가 갑자기 생겨났다. 소개공지 조성 두 달 후 일제의 항복으로 전쟁은 끝났고, 해방 후 ‘광로3호선’이라는 소개 도로로 방치됐다. 6·25 이후 혼란기에 피난민들이 몰려들어 소개 도로 위에 무허가 판자촌을 형성했다. 종묘 일대는 ‘종삼’이라 하여 국내 대표적인 집창촌이 됐고, 광로3호선 판자촌까지 그 판도가 확장됐다. 불량과 불결, 성매매와 각종 불법이 횡행하는 최악의 슬럼이 됐다. 1966년 김현옥 당시 서울시장은 부임 일주일 만에 광로3호선 도로 정비에 착수한다. 무허가는 강제 철거하고, 이미 불하했던 민간 토지를 비싼 값에 되사는 무리도 불사했다. 6월에 계획을 세우고 8월에 철거를 마쳐 그에게는 ‘불도저시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순식간에 서울시는 폭 50m, 길이 893m, 넓이 4만 4650㎡의 도심 내 거대한 땅을 얻게 됐다. 이 땅의 개발에 대해 당대의 건축가 김수근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주상복합과 공중보행로 등 환상적인 개념들을 제안했고, 곧바로 계획에 착수해 세운상가가 탄생하게 된다. 김 전 시장은 ‘돌격 건설’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수많은 도시정비와 개발 사업을 벌였다. 청계천을 비롯한 곳곳의 무허가촌을 철거하고 경기도 광주(현 성남시)와 양주(현 상계동)에 철거민 이주촌을 조성했다. 도심 고가도로와 강변도로를 건설하고 한강종합개발계획을 세워 여의도와 강남 일대의 대대적인 개발을 시작했다. 4년 남짓 재임 기간 내내 대담한 계획과 무리한 건설을 밀어붙였다. 1971년 6개월 만에 완공한 와우시민아파트가 준공한 지 석 달 만에 붕괴돼 34명의 사망자를 냈고 결국 그 책임으로 사임하게 된다. 세운상가는 김현옥 시대의 공과를 동시에 안고 있는 도시건축 유산으로 남게 됐다.●환상적인 이상과 비루한 실현 도쿄예술대학원생이던 김수근(1931~1986)은 서른 살인 1960년 남산 국회의사당 현상 설계에 1등으로 당선돼 금의환향한다. 비록 5·16쿠데타로 의사당 건립 계획은 무산됐으나, 김종필을 비롯한 쿠데타 주역들과 친분을 쌓게 된다. 30대 약관으로 워커힐호텔, 세계반공연맹(현 남산자유센터), KIST 본관 등 국책 건축들을 도맡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세운상가 설계를 맡긴 김 전 시장 역시 수송부대장 출신의 군부 실세였다. 김수근은 세운상가를 상가와 사무소, 주택과 호텔, 학교와 우체국 등이 어우러진 ‘도시 속의 도시’로 만들고 싶었다. 종로~청계천~을지로~마른내길~퇴계로 사이에 놓인 4개 블록의 대지 형상을 따라 블록당 2동씩 총 8동의 기다란 건물군을 계획했다. 지면보다 7.5m 높은 곳에 콘크리트 데크를 설치해 인공 대지를 만들고 그 위에 상가 건물을 세운다. 5층부터 아파트를 건설해 주택을 도시 위에 띄운다. 1층 전체를 차도와 주차장으로 조성해 차량과 보행을 수직적으로 분리한다. 인공 데크에 마련된 보행로는 각 블록을 모두 연결해 ‘공중보행길’로 만들었다. 이러한 건축 개념들은 모더니즘의 도시론과 1950년대 팀텐그룹의 건축론에 뿌리를 둔 국제적이고 첨단적인 내용이었다. 1인당 국민소득이 144달러였던 시절 세운상가에 소요되는 건설비는 44억원으로 그해 서울시 예산의 3분의1이었다. 이 막대한 재원을 민간 건설 자본에 떠맡길 수밖에 없었다. 현대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이 각 동을 쪼개 맡았다. 건물 이름도 대림상가, 삼풍상가, 진양상가 등 건설사 이름을 따라 붙였다. 민간 자본은 최대 면적 건설과 최대 이윤 추구에 몰두했다. 1층은 분양가가 가장 높은 곳, 양쪽 1차선 차로만 남기고 모두 밀집된 상점들을 배치했다. 상점, 차로, 주차장, 보행로가 혼재된 어둡고 복잡한 곳이 되고 말았다. 에스컬레이터 없는 인공 데크는 오르내리기가 너무 힘들어 보행을 어렵게 했다. 서로 다른 건설사들은 그나마 계획된 연결 육교마저 없애 버렸다. 계획의 핵심인 공중보행길은 애초부터 불구로 태어났다. 계획했던 학교나 우체국은 아예 건설되지 않아 공공성은 사라졌다. 이상적 설계와 현실적 건설 사이의 갭이 너무나도 컸다.●슬럼에서 다시 살아나는 문화 발신 열차로 그래도 준공 후 문을 연 백화점식 상가들은 ‘세계 제1의 쇼핑센터’로 각광을 받았다. 풍전호텔 나이트클럽과 분식센터는 장안 청춘들의 ‘최애’ 유흥장이었다. 한때 아시아 최대의 전자상가로 위용을 떨쳤고, “미사일도 만들 수 있다”는 첨단 기술의 집합소이기도 했다. 아파트는 연예인, 교수, 의사들의 인기를 끌었고, 진양상가에는 95명의 국회의원 사무실도 입주했다. 그러나 1970년대 신세계, 미도파, 롯데 등 백화점들의 명동상권에 고급 시장을 넘겨주고, 1980년대에는 용산전자상가에 전자상권의 주도권도 빼앗겼다. 치명적인 것은 세운상가와 동시에 추진된 강남 개발이었다. 명문 고교들을 이전하는 유인책까지 쓴 강남은 이내 고급 아파트촌이 됐고, 세운상가는 서민 아파트로 전락했다. 두 달 설계와 1년 시공으로 조산한 이 거대 건축군은 태생부터 부실했다. 설상가상으로 서울시의 중구난방식 개발 전략의 피해가 고스란히 세운상가 몫이 됐다. “도시의 흐름을 단절하는 흉물”로 전락한 세운상가는 서울시의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2008년 오세훈 전 시장이 발표한 세운 재정비 촉진계획은 낡고 추해진 세운상가에 내린 사망 선고였다. 세운상가를 모두 철거하고 주변 지역은 초고층지구로 재개발한다는 계획이었다. 실제로 종묘 앞 현대상가를 철거해 공원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세운상가 건설이 무모했다면 철거 계획은 황당했다. 이미 도시 환경의 일부가 된 건축 유산을 지워 버리는 반문화적 발상이었다. 도심 제조업과 유통업의 싹을 자르는 비경제적 계획이었다. 여러 반대에 부딪혀 철거 작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세운상가는 더 급속히 슬럼이 됐다. 2014년 박원순 시장은 세운상가를 존치하고 재생시키겠다는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발표했고, 현재 2단계 계획을 실현 중이다. 세운상가의 문제는 건축가, 시공자, 시정부 3자가 모두 책임져야 할 업보다. 건축가는 자기 낭만에 홀려서 비현실적 계획을 세웠고, 시공자는 이윤 추구에만 급급해 저급한 욕망 덩이를 낳았다. 가장 큰 책임은 서울시에 있다. 애초부터 즉흥적으로 임신했지만, 그래도 낳았으면 잘 키워야 했다. 그러나 마음은 용산이나 강남으로 떠나 없애야 할 골칫덩어리로 취급했다. 이제 마음을 바꿔 죽어 가는 자식을 돌보기 시작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소생의 치료법은 가해의 역순이다. 우선 현실적인 재생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 공간의 품질과 공공성을 높이도록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일관된 도시재생의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 세운상가는 대체 불가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 가깝게는 을지로 일대의 도시제조업과 문화산업의 생태계에 속해 있다. 그 너머로 연극의 대학로, 미술의 인사동, 영화의 충무로 등과 닿아 있다. 문화예술과 지식산업이라는 21세기적 발전을 위한 잠재력을 넘치게 가진 곳이다. 이들 잠재력만 활용해도 세운상가는 첨단 문화를 발신하며 도시를 끌고 달리는 중후한 기관차가 될 것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마스크 지급·분리근무는 본사 이야기”…금융권 하도급 콜센터는 사각지대

    “마스크 지급·분리근무는 본사 이야기”…금융권 하도급 콜센터는 사각지대

    구로구에 있는 한 보험사 위탁 콜센터에서 최근 코로나19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금융권 콜센터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회사들은 지역별로 분산해 콜센터를 운영하거나 재택근무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비정규직 콜센터 노동자들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들은 콜센터 직원들이 업무 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분산 근무나 재택근무가 어려운 금융사들은 어느 한 콜센터에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지역 콜센터로 콜을 돌려 대응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은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비난했다. 금융업계 콜센터 상담원을 총괄하고 있는 한 콜센터 지부장 A 씨는 “다른 지역 콜센터로 콜을 돌리면 업무 폭주로 전화 연결 마비가 온다”며 “인원을 충당하려고 해도 교육만 한 달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교대근무나 파트타임 조정도 현장에서 불가능한 이유에 대해 “상담원이 반이 빠지면 실적도 반타작 나는데 원청은 이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다 하청 상담원한테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교대근무나 파트타임으로 콜센터 상담원한테 과도한 업무량이 쏠리는 것은 물론 대다수가 비정규직인 상담원의 소득 감소와도 직결되는 문제라서 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심지어 A 씨는 “우리 건물에 전업카드사 담당 상담사가 약 300명 정도 되지만 원청에서 코로나19 관련해 형식적인 공지 이외 실질적인 지침이 내려온 적이 없었고 마스크 지급도 한 적 없다”며 “현재 손 소독제를 배치하고 아침에 출근할 때 체온 한 번 재는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해당 카드사 중 한 곳은 “저희는 텔레마케팅 업체와 계약한 것이기 때문에 그쪽에 있는 상담사들은 원청 관할이 아니다”라며 “관련 지침이나 지원은 한적 없고 협조 요청을 내리긴 했다”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올해 1월 기준으로 8개 전업카드사의 경우 비씨와 삼성 두 곳 콜센터만 제외하고 모두 하도급계약을 맺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원청에서 직접 관리하는 고객 응대 상담사가 아닌 마케팅을 담당하는 일부 아웃바운드 상담사들은 제외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콜센터 노동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텔레마케팅 회사와 계약을 맺어 업무를 진행하는 콜센터 직원들로 금융권 원청의 관리 대상에서 배제되어 있다. 보험 업계 콜센터 직원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총 24개 생보사와 계약을 맺은 콜센터 수는 172개, 근무자 수는 1만 4470명이다. 손해보험협회는 14개 손보사와 계약을 맺은 콜센터 수는 179개, 근무자 수는 1만5384명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콜센터는 금융사의 자회사 형태나 하도급 계약을 맺은 전문 용역회사인 경우가 많아 상담원 다수가 비정규직 신분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등의 ‘2019년 제2금융권 비정규직 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콜센터 직원들이 포함된 사무금융노조 소속 제2금융권 사업장의 고용 형태별 인원은 계약직·하도급 등 비정규직이 약 63.5% 비중을 차지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날 금융사 위탁 콜센터의 코로나19 예방조치 실태 조사에 나섰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교통 요지’ 구로 콜센터, 출퇴근길 감염통로 됐다…신천지급 확산

    ‘교통 요지’ 구로 콜센터, 출퇴근길 감염통로 됐다…신천지급 확산

    확진자 발생지 대중교통 노선과 일치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은 이른바 교통의 요지라 불리는 ‘더블 역세권’이라는 입지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콜센터 업무 특성상 밀폐된 공간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 마스크 없이 말을 많이 하는 것 또한 대구에서 무섭게 퍼져 나간 신천지 대구교회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10일 서울시와 자치구 등에 따르면 64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들은 콜센터 건물에서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이 가능한 위치에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콜센터가 있는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은 지하철 1호선 구로역과 신도림역 사이에 있다. 인근에 버스 노선도 많아 서울 내 교통 요지로 꼽히는 지역이다. 자연히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직원들이 많다 보니 서울 지역 확진자의 거주지가 8개 구에 광범위하게 걸쳐 있다. 이번 구로구 콜센터의 집단 감염으로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확진자가 없었던 서울 중구마저 확진자가 나오면서 서울 전역의 모든 자치구의 방역이 ‘코로나19’에 뚫렸다.확진 출퇴근자, 경기도·인천 잇는 지하철 1호선 타고 전파 우려 서울이 아닌 수도권 지역은 지하철로 원스톱으로 연결된다. 확진자가 가장 많은 인천을 비롯해 안양·의정부·부천 등은 지하철 1호선으로 바로 연결되고, 광명시는 버스와 지하철 모두 30분 이내에 갈 수 있다. 이 때문에 지하철 내부에서 코로나19가 불특정 다수에게 전염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로구 관계자는 “직원 거주지가 서울에서부터 인천, 경기도까지 퍼져 있는데 교통이 편리하다 보니 외곽 지역에서 콜센터로 출퇴근하는 직원들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감염 지역이 콜센터에서 경기도까지 뻗어가는 가운데 콜센터 건물 안에서도 추가 감염이 우려된다. 해당 건물은 19층 규모에 예식장, 사무실, 오피스텔(140세대), 스타벅스 커피 등이 입점해 있다. 콜센터는 11층과 7∼9층 등 총 4개 층에 걸쳐 입주해 있다.입주민·예식장 방문객, 콜센터 직원과 동선 겹쳐…건물 내 감염 우려 노원구 거주 콜센터 50대 확진 여성, 엘리베이터 탈 때 마스크 안 써 이 건물에는 입주민용 승강기가 따로 없다. 승강기 총 5대 중 4대는 입주민과 입주사 직원들이 함께 사용하고, 나머지 한 대는 2층 예식장과 3·4층의 연회장까지만 운행된다. 이 때문에 입주민과 예식장 방문객들이 콜센터 직원들과 동선이 겹쳤을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콜센터 직원들이 근무 시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키운다. 콜센터 직원 중 첫 번째 확진자인 노원구 거주 56세 여성은 5∼6일 점심 전후로 승강기를 탈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신천지 예배처럼 밀폐된 공간서 마스크 없이 쉴 새 없는 말… 빠른 전파 주효 더욱이 전국 확산의 진원지인 신천지 예배처럼 밀집된 공간에 많은 인원이 조밀하게 모여 있는것과 유사한 업무 환경이 급속히 퍼진 전파력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검사자 대비 확진자 비율이 모두 50%를 상회하는 것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서울 각 자치구와 인천시 등의 이 콜센터 직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현황을 살펴보면 검사자 대비 확진자 비율이 절반을 훌쩍 넘긴 양상이다. 인천시는 오전 콜센터 직원 19명을 검사한 결과 13명이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관악구에 거주하는 콜센터 직원 가운데 8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가운데 절반인 4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구로구에 거주하는 직원 23명 중 10명은 양성, 8명은 음성, 5명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구로구 관계자는 “콜센터 업무 특성상 마스크도 쓰지 못한 채 많은 인원이 좁은 간격으로 앉아 쉴 새 없이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이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서 쉽게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박원순·박남춘·김희겸 “207명 중 절반도 검사 안해… 훨씬 더 많이 나올 것”이런 이유로 앞으로도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 박원순 서울시장, 박남춘 인천시장, 김희겸 경기 행정부지사는 영상회의에서 “콜센터 근무자 207명 가운데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인원이 상당수”라면서 “또 검사 결과가 아직 절반 밖에 나오지 않았는데도 60여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앞으로 훨씬 더 많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건물에는 11층에 위치한 이 콜센터 외에도 7·8·9층에서도 콜센터 사무실이 있어 더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7·8·9층 3개층에만 총 550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콜센터 뿐만 아니라 이 건물에는 아파트 140세대가 거주하고 있다”면서 “다른 콜센터, 다른 일반회사 직원, 아파트 거주민까지 모두 검체를 채취해 검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서울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콜센터 직원과 직원 가족은 총 40명이다. 오전 10시 집계(22명)보다 18명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 서울시가 파악한 인천 거주 확진자 13명, 경기도 거주민 11명 등을 포함하면 콜센터 관련 확진자는 총 64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콜센터는 메타넷엠플랫폼이라는 업체가 운영하고 있으며, 에이스손해보험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콜센터는 7∼9층과 11층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가족 접촉자를 제외한 확진 환자 46명은 모두 콜센터가 소재한 건물 11층에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방역당국 “해당 콜센터서 600~700명 근무…신천지 신도 연관성도 조사”권 부본부장은 “해당 콜센터에서는 600∼700명 정도가 근무했다”면서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이달 4일쯤에도 (확진된) 환자에게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또 콜센터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했는지와 관련, 그는 “업무 특성상 마스크는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전화 응대를 하는 상황에서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방역당국은 현재 11층에 근무하는 207명에 대해 역학 조사와 검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11층을 비롯한 사무실은 폐쇄됐고 방역 소독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11층에 근무한 직원 외에도 같은 회사지만 다른 층에서 근무한 직원들에 대해서도 발병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권 부본부장은 “현재로서는 다른 층의 콜센터 직원들과의 직접적인 접촉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되지만, 승강기 공동 사용 여부 등이 파악될 경우 검사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콜센터 근무자 중에 신천지 신도 등과 관련된 연관성이 있는지도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속보] 문 대통령 “마스크 충분히 공급 못해 불편…국민께 송구”

    [속보] 문 대통령 “마스크 충분히 공급 못해 불편…국민께 송구”

    문재인 대통령이 3일 “마스크 공급에 불편을 끼쳐드려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정부의 마스크 공급이 혼선을 빚은 것과 관련해 “마스크를 신속하고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불편을 끼치는 점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들이 긴밀히 협력해서 이른 시일 내 해결해달라”라고 주문했다. 이른바 ‘마스크 대란’에 문 대통령이 사실상의 사과로 받아들여질 언급을 한 것으로, 비상시국에 맞서 정부 대처에 대한 자성과 분발도 촉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마스크 공급 불편에 사실상 대통령 사과 문 대통령은 실제로 이날 발언에서 “국가 전체가 감염병과의 전쟁에 돌입했다”는 엄중한 상황 인식을 드러내면서 “정부의 모든 조직을 24시간 긴급 상황실 체제로 전환해달라”며 비상한 대응을 거듭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확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겸해 서울청사에서 개최했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는 대구에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세종청사에 있는 각 부처 장관, 15개 시도지사를 영상으로 연결하는 ‘4원 중계’ 형태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중대한 국면이다. 신천지 이전과 이후가 완전히 다른 양상”이라며 “대구 경북의 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세계가 인정하듯 전수조사와 역학조사를 강화해 확진자를 빠르게 차단하고 치료하는 모범을 보이고 있다”며 “빠른 속도로 많은 인원을 검사하면서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지역 감염을 확산을 막기 위해 지금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마스크 공급 문제에 대해서는 “확진자가 폭증하고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수입도 여의치 않은 현실적인 어려움도 분명히 있지만, 오랫동안 답답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공급이 부족하면 부족함도 공평하게 분담해야” 문 대통령은 문제 해결을 위해 ▲생산물량 확대 지원 ▲공평한 보급 방안 강구 ▲공급 상황 투명한 홍보 등 3가지를 당부했다.문 대통령은 “생산업체들이 물량을 최대한 늘리도록 원재료 추가 확보 등을 최대한 지원하고, 나중에 수요가 줄어도 정부가 남는 물량을 사도록 해 업체들이 안심하고 생산하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합리적이고 공평한 보급 방안을 강구해달라. 어떤 사람은 많이 구입하고, 어떤 사람은 여러 차례 줄을 서도 못 구하거나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사는 등 불평등한 상황을 개선해달라”라며 “공급이 부족하면 그 부족함도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수요만큼 충분히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면 현실을 그대로 알리고 효율적인 마스크 사용 방법에 대해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병상 확보 문제에 대해서도 “생활치료센터 확보 및 중증도 높은 환자의 치료에 힘써 달라”로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이겨내려면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한다.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며 “불안과 분열을 증폭시키는 것을 자제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경기 위축에 “긴급하고 과감한 재정 투입 시급”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상황이 위축된 가운데 경제 지원 대책과 관련해서는 “경제 심리가 얼어붙어 투자와 소비, 산업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으며 세계경제 충격이 글로벌 경영 위기 이후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그야말로 비상 경제 시국으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전력으로 대응해야 한다. 긴급하고 과감한 재정 투입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종합 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내일 임시 국무회의 거쳐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며 “30조원의 직간접적 재원을 투입한다.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문 대통령은 “소상공인·저임금 노동자 등 취약 계층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위축된 내수·소비를 진작할 것”이라며 “감염병 선별진료소와 음압 병상 확충 둥 감염병 체제를 강화하는 예산도 반영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성패는 속도에 달렸다. 여야 모두 신속한 추경 투입에 공감하는 만큼 이해해주길 기대한다”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경제활력을 위해 대승적으로 논의해달라”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와 지자체를 향해서도 “추경이 통과되면 바로 현장에서 정책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라고 주문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각 부처에 특별히 당부한다. 방역과 경제에 대한 비상 태세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중대본의 컨트롤타워 역할에 더해 정부의 모든 조직을 24시간 긴급 상황실 체제로 전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부처 장관들이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의 직접 방역과 민생 경제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동료가 전한 ‘의사 안철수’ 근황 “호흡 힘든 방호복 입고 40여명 진료”

    동료가 전한 ‘의사 안철수’ 근황 “호흡 힘든 방호복 입고 40여명 진료”

    안철수, 대구서 이틀째 코로나19 진료봉사방호복 입고 하루 종일 환자 40~50명 진료부인 김미경 교수와 병원 근처 모텔서 숙박“환자들이 우리가 없는 게 편할 때까지 있자”“한 타임에 2시간 이상은 (진료 시간을) 안 줘요. 최신 방호복이 아니라서, 말하자면 비닐을 온몸에 딱 붙게 덮어쓴 상태에서 (진료실에) 들어가는 거거든요. 제대로 호흡을 하기도 힘듭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부인 김미경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가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이틀째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진료봉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들과 함께하고 있는 사공정규 동국대 의대교수·국민의당 대구시당 위원장이 안 대표 부부의 봉사 근황을 전했다. 사공 교수는 2일 오전 진료를 마친 뒤 쉬는 시간에 서울신문에 콜백을 했다. 그는 통화에서 “‘대구의 코로나19 현장에 의사가 부족하다고 한다. 내가 의료봉사를 가야겠다. 어디로 가면 가장 효율적이겠느냐’고 안 대표 측에서 연락해왔고, 거점 병원인 동산병원을 연결해드렸다”고 봉사를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안 대표는 다른 봉사자와 똑같이 봉사자로 등록하고 첫날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의료봉사자는 2인 1조로 짜여 맡은 업무를 한다. 안 대표는 사공 교수와 이틀째 한 조가 됐다. 업무는 크게 두 가지다. 코로나19 음성인지 양성인지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것과, 입원실을 돌면서 확진 환자들의 상태를 점검하는 회진이다. 사공 교수와 한 조가 된 안 대표는 전날 하루 종일 봉사하면서 40~50명의 환자를 돌봤다고 한다. 안 대표는 병원에 자신이 봉사자로 왔다는 사실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했다. 사공 교수는 “첫날에는 아무도 몰랐다. 병원 안에 들어왔는데 직원들이 ‘안철수랑 많이 닮았다’는 말을 했다”며 웃었다. 또 “우리가 의사로서 봉사하지 안철수의 안 자도 안 꺼내 환자들도 눈치를 못 챘다”고 말했다. 봉사 소식을 듣고 찾아온 기자들에게 안 대표는 전날 퇴근길에 ‘내일 또 오겠다’는 한마디만 남겼다.안 대표 부부는 병원 근처 모텔에 숙소를 잡았다. 사공 교수가 ‘봉사자한테는 호텔 할인이 된다. 호텔에 묵으시는 게 어떠냐’고 했지만 안 대표는 병원에서 부르면 언제든 달려갈 수 있게 가까운 모텔을 고집했다고 한다. 사공 교수는 현장에서 환자들이 느끼는 애로사항도 전했다. 그는 “병도 병이지만 격리가 되다 보니 오랫동안 가족들 면회도 못 하는 정서적인 문제가 있다. 어떤 확진자는 아이를 돌볼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를 토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봉사 중에는 말없이 진료에 집중한다는 안 대표는 사공 교수에게 ‘우리 건강을 잘 지키면서 여기 사람들이 우리가 없는 게 편할 때까지 열심히 하자. 사람들한테 폐 끼치지 말자’고 얘기했다고 한다. 기한을 정하지 않은 채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확진자 치료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서울대 의학박사를 취득한 의사인 안 대표는 1989년부터 1991년까지 단국대 의대 전임강사로 일하며 의예과 학과장을 맡은 바 있다. 안 대표는 이후 컴퓨터 백신을 개발하면서 벤처 사업가로 변신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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