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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명 넘어” 경쟁 치열했던 ‘박정희·육영수’ 역…캐스팅된 배우는

    “100명 넘어” 경쟁 치열했던 ‘박정희·육영수’ 역…캐스팅된 배우는

    가수 김흥국이 제작사 ‘흥.픽쳐스’를 설립한 뒤 처음 선보이는 다큐멘터리 영화 ‘목련이 필 때면’의 주연 배우가 정해졌다. 20일 흥.픽쳐스에 따르면 신인 배우 김궁, 양수아는 ‘목련이 필 때면’에서 각각 박정희 전 대통령, 육영수 여사 역할을 맡는다. 박정희 전 대통령 역을 맡은 김궁은 1996년생으로, 미국 산타모니카 대학 출신이다. 그동안 할리우드 단편 영화, TV드라마 조연으로 활동해 왔다. 육영수 여사 역의 2001년생 양수아는 2020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초청작 ‘용서’, 연극 ‘고등어’와 다수의 독립장편영화에 출연했다. 김흥국은 두 배우에 대해 “단아한 외모와 진정성 있는 연기력이 역사적 사실들을 충실하게 살려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열린 공식 오디션에는 100명이 넘는 지원자가 참여했다고 한다. 흥.픽쳐스는 두 주연을 비롯한 다수의 배역들을 선발했다. ‘목련이 필 때면’은 박 전 대통령과 육 여사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연출을 맡은 윤희성 감독은 “철저하게 객관성과 실화에 근거를 두고 실록을 재현하고, 긴장, 희극, 비극, 애정의 요소를 적정 배치하고 있다”며 “또한 속도감 있는 편집과 새로운 영상 언어를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는 지난달 16일 강원 정선에서 첫 촬영을 시작했다. 지난 18일부터 일산밤가시초가, 김천 직지사 사명각, 문경 청운각 등 박 전 대통령의 발자취가 담긴 유적지에서 촬영 중이다.김흥국은 지난 3월 14일 영화 제작 발표회에서 “오랫동안 (영화 제작을) 생각만 해오다가 윤희성 감독을 만났다. 둘이 ‘같이 뭉쳐서 한번 만들어 보자’고 얘기가 됐다”고 전한 바 있다. 당시 윤 감독은 “우리 국민이 고려시대보다 해방정국의 역사에 대해 더 잘 모르는 측면이 있다”며 “이 영화는 해방정국(역사)과 박정희 전 대통령, 육영수 여사 두 분의 개인사가 연결되는 구성”이라고 설명했다. ‘목련이 필 때면’은 실록 영상 70%에 재연 영상 30%를 섞어 120분짜리 논픽션 영화로 7월쯤 개봉한다. 전반부는 이승만, 김구, 박헌영, 김일성, 북한 소련 군정과 남한 미군정의 해방 정국을 조명한다. 중반부와 후반부에서는 박정희 참전 기록, 5·16과 산업화 과정, 육 여사 서거와 박 전 대통령 국장 등이 그려진다.
  • HD현대 ‘Autonomous AI’ 장계봉 실장 “국내 건설기계산업 미래 핵심은 AI 활용한 디지털전환”

    HD현대 ‘Autonomous AI’ 장계봉 실장 “국내 건설기계산업 미래 핵심은 AI 활용한 디지털전환”

    사회 전반에서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전통적인 사회구조를 혁신하는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건설기계산업 분야에서도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등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기계산업 부문에서는 인공지능(AI) 역량 강화를 위해 ‘스마트 건설기계 산업 전문인력 AI역량강화 지원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마련됐다. 이 사업의 기획부터 다양한 지원에 나선 HD현대 Autonomous AI의 장계봉 실장은 최근 AI를 적용해 변화하고 있는 국내 건설기계산업의 미래를 제시했다. Q. 본인 및 업무 소개 A. 저는 HD현대 Autonomous AI실을 맡고 있는 장계봉입니다. 전기전자를 전공하고 AI 붐이 일었던 2018년 회사의 지원으로 학술연수과정을 통해 AI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현재는 AI를 활용한 건설장비의 무인화·자동화, 안전, 생산성 향상 솔루션 개발 조직을 맡고 있습니다. 제 역할은 기존의 건설기계 산업에 AI 기술을 융합해 혁신적인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해 안전성을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하는 것입니다. 도메인 전문성과 기술적 능력을 바탕으로 우리 기업이 미래 지능형 건설 산업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CES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X-Wise Agent’에 대한 소개 A. X-Wise Agent는 장비 정보와 작업환경, 작업 계획 등을 AI가 스스로 인지·판단해 운전자에게 최적화된 장비 운영 가이드를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입니다. 또한 사람이 접근하기 위험한 지역이나 원거리에서 장비를 원격 조종할 수 있어 시·공간적 제약을 뛰어넘은 것이 특징입니다. 운전자가 충분히 인지하려면 초지연성의 연결 네트워크가 필수입니다. 하지만 건설장비의 운용지역은 대부분 통신이 원활하지 못한 지역입니다. 따라서 통신환경이 열악한 지형에 진입할 경우에도 지형정보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수준의 저수준 데이터로 변환하는 메타정보 인지 AI 알고리즘을 적용한다면, 원격조종의 범위를 최대한 넓힐 수 있고 이에 따른 안전 확보와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로 개발이 됐습니다. 이 기술을 통해 통신으로 발생하는 제약사항을 최소화해 기존에 5G의 초지연성이 요구되던 원격조종 기술을 네트워크 커버리지가 넓은 3G/LTE 등에서도 원활한 원격조종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었습니다. Q. 건설기계산업에서 AI 기술개발 관련 현황과 AI가 변화시키는 건설기계 산업의 미래는? A. AI 기술은 건설기계 산업에서 현재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AI 기술을 활용해 건설 작업의 효율성을 향상하고 안전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의 빠른 계산력과 판단 기술을 활용해 건설 현장에서의 작업 일정을 최적화하고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센서 기술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건설기계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예측하는 등의 기술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AI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건설기계 산업의 미래는 더욱 똑똑하고 자동화된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자율 주행 건설기계가 보편화되면 인력 부족 문제와 안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 AI 기술을 활용해 건설 프로세스의 디지털화와 최적화가 가능해지면 보다 효율적인 건설 프로젝트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CES 2024 기조연설에서 제시한 건설기계의 무인화·자동화에 집중해 건설산업의 미래로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Transformation)’을 위한 가장 중요한 임무를 수행할 것입니다. Q. 건설기계산업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고 이를 둘러싼 패권 경쟁이 치열한데 HD현대의 AI 관련 기술개발 관련 강점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향후 전략은? A. HD현대는 전통적인 하드웨어 설계 및 제조기술에서 강점이 있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HD현대 지주사인 미래기술연구원에 AIC 조직을 새로 구성하고, AI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서 이어오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기계산업의 도메인 지식과 새로운 AI 기술을 결합해 HD현대는 AI 기반의 건설기계 시스템 및 다양한 사이트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건설 현장에서의 생산성 향상과 안전성 강화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 [씨줄날줄] 예타 면제

    [씨줄날줄] 예타 면제

    외환위기 이후 대규모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에 대해 경제성을 평가하는 예비타당성조사(예타)가 도입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 중 하나였다. 예타는 도로, 철도,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에서 시작돼 연구개발(R&D), 정보화, 복지 등의 분야로도 확대됐다. ‘대규모’는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 재정 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이다. 타당성 기준은 비용 대비 편익(BC) 분석이다. BC가 1 이상이면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요가 많을수록 편익이 높으니 수도권 사업은 예타 통과가 쉽고 수요가 적은 지방은 어렵다. 그 결과 수도권 집중을 심화시켜 왔다는 비난을 받는다. 2015년 4월 개통된 호남고속철도의 2005년 BC는 0.39였다. 사업을 할 수 없는 수준이었으나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해 성사됐다. 예타 면제의 성공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호남KTX는 평일 기준 54회 운행하며 지난해 590만명이 이용했다. 지역균형발전은 예타 면제의 단골 메뉴다. 2019년 1월 ‘김경수KTX’라 불리는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 호남선과 강원권을 연결하는 충북선 철도,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과 강원 춘천시 서면을 잇는 제2경춘국도 등 20조원 규모의 SOC 사업 예타가 면제됐다. SOC 사업은 예타를 통과하면 완공까지 보통 10년 정도 걸린다. 해당 사업들은 아직 착공되지 않고 있다. 현재 예타 평가 항목엔 지역균형발전이 있다. 수도권 예타는 경제성과 정책성만 따지고 비수도권은 지역균형발전을 더해 종합평가(AHP)를 한다. AHP가 0.5 이상이면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17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R&D 예타를 폐지하기로 했다. 예타를 신청하려면 5~10년간 계획과 연도별 목표 등을 제시해야 한다. 확정되면 바꾸기도 어렵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니 장기 계획을 처음부터 제시하기가 어렵고, 예타 통과에만 1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과학계는 오랫동안 예타 완화를 요구해 왔다. 예타는 미래에 대한 예측이다. 빠른 기술 속도로 미래에 대한 예측이 쉽지 않지만 연구 당사자들은 가능성을 안다. 예타 폐지가 재정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뜻이 아님을 과학자들이 증명해야 한다.
  • 지그재그, 달팽이 닮은 통나무집… 구불구불, 푸르른 숲속 책 옹달샘 [건축 오디세이]

    지그재그, 달팽이 닮은 통나무집… 구불구불, 푸르른 숲속 책 옹달샘 [건축 오디세이]

    여러 지붕 층층이 겹쳐 쌓아 올려폐목 파쇄장의 변신, 시민 쉼터로자연친화적 ‘공원으로서의 건축’작년 한국건축가협회상 등 수상“도서관, 위압적·화려할 필요 없어”지붕 아래 가로로 길게 창 이어져시시각각 다른 빛과 풍경 쏟아져숲 바라보며 책 읽기… 힐링 맛집 5월 날씨가 오락가락하지만 비바람이 그친 뒤에 찾아오는 맑은 날은 축복처럼 청량하다. 이런 날은 공원 나들이가 제격이다. 서울 성북구 월곡산을 따라 조성된 오동근린공원. 신록이 우거진 공원 입구에서 데크를 따라 이어지는 긴 산책로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독특한 목조건물이 방문객을 반긴다. 푸르른 숲속에 자리 잡은 지그재그 모양의 지붕은 생물처럼 느껴지고 나지막한 통나무집의 긴 처마는 쉼터처럼 안정감을 준다. 크지 않은 규모이지만 공원과 어우러지는 자연 친화적인 디자인과 독특한 콘셉트로 지난해 한국건축가협회상,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준공 부문 특별상을 받은 ‘오동숲속도서관’이다. 지금은 번듯한 도서관이 들어섰지만 오랜만에 이 공원을 찾은 사람이라면 ‘분명히 예전에 이곳에는 폐목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는데’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오동근린공원은 산책로가 잘 가꾸어져 있어 인근 주민들에게 일상의 쉼표가 돼 주는 힐링 공간이지만 공원 입구에 오랜 시간 방치된 폐목재 파쇄장이 눈엣가시 같았다. ‘성북구 마을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는 장윤규(국민대 건축과 교수) 운생동건축사무소 대표는 성북구로부터 도서관 설계를 의뢰받고 부지를 물색하기 위해 공원을 한 바퀴 둘러본 뒤 하필 폐목재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자리를 선택했다.“폐목재들이 쌓여 있어 자연과 동떨어진 분위기였어요. 오랫동안 버려진 공간이라 정리가 필요해 보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위치가 적절해 보였습니다. 공원의 산책로와 연결되는 지점이라 접근이 쉽고, 바로 옆에 청소년센터가 있어서 이와 연계해 도서관을 만들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장 교수는 “책이라는 매개체를 활용해 공원을 더욱 활발한 쉼터로 만들고자 했다”며 “주민들이 공원 길의 연장선처럼 편하게 들어와서 책을 보고 쉬어 가는 ‘공원으로서의 건축’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공원으로서의 건축’이란 자연 친화적이면서 공원과 도서관 건물이 구분되지 않게 투명성이 강조되는 도서관을 가리킨다. “자연이 주인공인 공원에 들어서는 도서관이 위압적이고 화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존에 나무가 쌓여 있던 자리여서 나무로 된 도서관을 지으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원을 걷다가 우연히 달팽이가 떠올라서 달팽이 모양으로 도서관을 설계해 보기로 했습니다.” 오동숲속도서관은 지붕 모양이 독특하다. 하나의 지붕으로 돼 있는 것이 아니라 달팽이 집의 모양처럼 경사를 따라 올라가면서 여러 개의 지붕이 겹쳐 있다. 토네이도 형태로 된 지붕을 옆에서 보면 나무집에 여러 개의 지붕이 층층이 올려져 있는 모양이다. 제일 아래 지붕의 처마가 길어서인지 한옥 같은 느낌도 든다. 지붕들 사이로 유리창이 가로로 길게 이어진다. 장 교수는 “원래의 디자인 콘셉트는 달팽이처럼 똬리를 튼 모양의 지붕을 사람들이 걸어 올라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는데 목조 구조이다 보니 안전상 문제가 있어서 여러 개의 지붕이 경사를 따라 올라가면서 똬리를 트는 듯한 모양으로 구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건물 전체를 빙 둘러서 처마 아래로 회랑이 이어진다. 회랑이 끝나는 지점에서부터 긴 산책로가 시작된다. 새 소리 들으며 산책하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안으로 들어가 본다. 천장에서 들어오는 환한 빛 덕분에 공간이 무척 밝아서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다. 바닥부터 벽, 책장이 모두 나무로 돼 있어서인지 피톤치드 향이 나는 것 같다. 유리창 밖으로 푸른 공원이 그대로 보인다. 지붕 아래에 가로로 길게 이어지는 창문을 통해서 보이는 것도 온통 푸른빛 자연이다. 도서관 안에 들어와 있지만 공원에 있는 기분이다. 공원의 푸른 숲이 그대로 보이니 눈이 시원하다. 계획했던 ‘공원으로서의 건축’이 제대로 구현된 셈이다. 평일의 이른 아침 시간인데 도서관에서 책을 보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 유리창으로 숲이 바라보이는 동쪽 좌석은 빈자리가 없다. 한쪽에 비치된 어린이 서가 앞에서는 엄마와 함께 공원 나들이 나온 꼬마들이 자유롭게 그림책을 꺼내 보고 있다. 독서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자라는 아이들이 이런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희망적이다. 세상의 모든 지식과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은 책들로 가득한 나무 책장과 책을 볼 수 있는 의자가 전부인 공간, 이런 곳에서 하루 종일 책을 읽는다면 참 행복할 것 같다. 장 교수는 “달팽이 같은 도서관에서 잠시 쉬어 가면서 달팽이처럼 느린 삶을 경험해 볼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도서관은 전체 431㎡(약 130평) 중 회랑을 빼고 260㎡(약 80평) 되는 규모다. 그런데 천장이 높고, 빛이 풍부해서인지 좁게 느껴지지 않는다. 휘감아 올라가는 토네이도 형식의 지붕이 가운데 메인 공간에서 최고로 높아진다. 낮은 지붕 아래에 위치하는 주변부에서 가운데로 갈수록 산처럼 높아진다. 접힌 지붕들이 서로 다른 높이 차를 가짐으로써 그 사이로 시시각각 다른 방향의 자연광이 내부로 쏟아진다. 공간은 벽으로 나눠지지 않고 천장까지 이어져 있는 높낮이가 다른 책장들이 기둥이자 벽체 역할을 하고 있다. 산세를 입체적으로 연결하는 산책로를 높이가 다른 책장으로 표현했다. 높낮이가 다른 천장과 책꽂이들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공간감, 여기에 공간을 채우는 빛과 풍경이 어우러지면서 도서관 내부는 외부로 확장되는 느낌이 든다. 도서관에서 가장 중요한 가구인 책장이 별도로 없이 서가가 건물 내부의 뼈대처럼 공간을 구성한다. “공간을 이루는 기본 단위를 책꽂이 월(wall) 구조로 변형시켜 하부에 열린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가구로부터 시작되는 집, 가구가 공간이 되고 가구가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지붕 모양을 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책꽂이가 지붕까지 올라가서 가구가 공간과 괴리되지 않고 건축과 융합되는 건축을 구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건물을 짓고 가구를 들이는데, 이곳에서는 역순으로 가구가 공간을 만들고 있다. 작은 규모의 다목적 공간을 디자인할 때 장 교수는 ‘가구적 구조’를 시도한다. 장 교수는 노원구 월계동 한내근린공원 안에 있는 ‘한내지혜의숲’을 설계할 때도 ‘책꽂이 벽’으로 가구와 공간과 구조가 통합적으로 이뤄지는 디자인을 시도했다. 장 교수는 “책꽂이 월은 공간을 구성하는 구조이면서 내부의 프로그램을 분할하고 배분하는 장치”라며 “통상적인 벽이 공간적 소통을 막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면 책꽂이 월은 유동적인 공간을 구성해 서로 소통하며 통합하고 적절히 독립되는 이중적인 미로 구조를 만든다”고 했다. 한내지혜의숲에서도, 오동숲속도서관에서도 가구와 공간과 구조가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디자인을 통해 작은 공간은 규모의 협소함이라는 단점을 극복하고 다변적 가치를 지닌 공간으로 발전시켰다. 월계동의 한내지혜의숲, 노원구의 수락행복발전소, 성북구의 오동숲속도서관은 장 교수가 운생동건축 신창훈 공동대표와 함께 꾸준히 진행해 온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작은 규모의 공공건축물들이다. 아파트 밀집 지역으로 주거집중지역이지만 주민과 아이들을 위한 문화공간이 부족했던 지역에 버려진 공공공간을 재활시켜 만든 곳이 한내지혜의숲이다.이곳은 원래 중랑천변과 나란히 자리 잡은 한내근린공원의 초입으로 오래전부터 고장 나고 버려진 분수대가 방치돼 있어 지역 주민들과 공원 사이의 단절된 공간이었다. 작은 주민 커뮤니티를 매개로 지역문화와 자연공원을 결합하는 한내지혜의숲이 만들어지면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수락행복발전소는 도시재생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개운산에서도 도서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장 교수는 “지역 주민들이 일상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작은 공공건축을 만드는 것은 건축가로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름다운 것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작은 공공건축, 즉 건강한 건축이 더욱 가치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커뮤니티에 활기를 주는 작은 규모의 공공건축이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 영토 확장 K뷰티, 생기 찾은 실적

    영토 확장 K뷰티, 생기 찾은 실적

    최근 중국 시장이 주춤하면서 부진에 시달리던 국내 화장품 업계가 모처럼 생기를 되찾고 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일본에 적극 진출하는 등 시장 다각화 전략이 효과를 내면서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 늘어났다. 중국 등 아시아권의 매출 하락에도 전체 매출은 91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하는 데 그쳤다. 미주 매출이 40%,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매출이 52% 각각 증가하면서 쪼그라든 중국 시장의 실적을 메웠다. LG생활건강도 올해 1분기 매출이 1조 72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영업이익은 1510억원으로 3.5% 각각 늘었다. 매출은 4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은 10개 분기 만에 각각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 중에서 화장품 사업 매출이 같은 기간 5.6% 증가한 7409억원, 영업이익이 3.1% 증가한 63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일본에서만 931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선전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9월 일본 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색조화장품 브랜드 ‘힌스’를 보유한 비바웨이브의 지분 75%를 인수하며 일본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나섰다. 지난해 5월부터 LG생활건강의 주요 색조 브랜드인 프레시안, VDL 등이 일본 온라인 쇼핑몰 큐텐 재팬에 진출했고, 인지도를 쌓은 뒤 지난해 말부터는 오프라인 매장으로도 진출을 확대하는 추세다. 애경산업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691억원, 1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6.8% 각각 증가했다. 이 중 화장품 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631억원, 99억원으로 각각 7.6%, 13.7% 뛰었다. 중국에서의 실적 방어에 성공한 데다 일본, 베트남 등 글로벌 진출 확대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애경의 화장품 브랜드 ‘루나’는 지난 3월 진행된 큐텐 재팬의 대규모 할인행사 메가와리에서 최고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업계는 올해 글로벌 시장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복안이다. LG생활건강은 자사 대표 브랜드 ‘더후’를 미국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며 애경산업도 최근 글로벌 K뷰티 유통 플랫폼 실리콘투와 업무협약을 맺으며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해 북미와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 코스알엑스를 인수하는 등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K팝 등 한류 열풍에 이어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유튜브 등으로 한국 문화를 접하기 쉬워지면서 국내 연예인들의 화장법이나 사용하는 화장품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분위기”라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미국, 일본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로 신시장 발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 해남군, 국도 1호선 기점 ‘땅끝’으로 변경 추진

    해남군, 국도 1호선 기점 ‘땅끝’으로 변경 추진

    전남 해남군은 국도 1호선 시작 지점을 해남 땅끝으로 바꿔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국도 1호선은 전남 목포에서 시작해 판문점을 거쳐 평안북도 신의주시까지 대한민국 중심을 잇는 도로로 현재 시작 지점은 목포 신외항에 있는 목포대교다. 국도 1호선 기점이 1911년 철도 개통 당시에는 목포 유달산 아래 과거 일본 영사관 앞이었지만 2012년 목포대교가 개통되자 목포대교 종점인 충무동 고하도로 시작지점이 변경됐다. 해남군은 국도 1호선의 기점을 땅끝으로 연장해 한반도의 시작지점인 땅끝 해남의 상징성을 극대화하고 국토 균형발전의 의지를 드높이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기점 변경을 위한 타당성 조사 용역을 준비하고 있고 올해 말 용역 결과가 나오면 국토교통부 등 정부 부처에 기점 변경을 건의할 예정이다. 해남군은 기획재정부와 국토부, 전남도를 수시로 방문해 국도 1호선 기점 변경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보성~해남~임성을 연결하는 경전선은 내년 개통을 목표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오는 10월 시운전을 하고 내년 상반기 준공한 뒤 7월쯤 운행을 시작할 계획이다. 해남군 계곡면에 건설되는 철도역사는 경전선 시운전 기간인 10월 준공할 예정이다. 현재 전기시설 공사를 포함한 건축 공사를 마쳐 해남에서 철도가 운행되는 날이 머지않았다. 특히 해남군이 최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KTX 해남노선도 윤곽을 드러냈다. 올해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을 마련하는 해다. 해남군은 해남~완도 노선을 1단계 사업으로 추진하고 해저터널로 연결되는 제주 구간은 이후에 추진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또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위해 해남·완도·영암 3개 군 공동건의문을 작성해 중앙부처에 전달했다. 국도 77호선의 미연결 구간인 해남 화원~신안 압해 간 연결공사도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총연장 13.49㎞에 대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18%로 해남 화원~목포 달리도 구간 해저터널 2.7㎞ 중 500m를 굴착 완료했다. 국도 77호선은 해남 화원면에서 땅끝을 연결하는 도로로, 국도 1호선 기점변경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해남군이 지리적인 여건상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대형 국책사업 등 공모사업 선정에 차질을 빚고 기업과 관광객 유치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며 “지역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계획한 사업들이 꼭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중앙부처와 계속 협의하고 협업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 홍준표 “대구·경북 통합해야”… 이철우 “환영”

    홍준표 “대구·경북 통합해야”… 이철우 “환영”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잇따라 대구와 경북을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민선 8기 들어 두 사람이 통합 의견을 밝힌 것은 처음으로 행정체계 개편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끈다. 홍 시장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대구·경북이 통합해 500만의 대구직할시가 되면 대구는 한반도 제2의 도시가 된다”면서 “이 지사도 적극 호응하고 있기 때문에 통합이 성사되면 2년 후 지방선거에서는 대구 시장 한명만 선출하게 된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또 “도를 없애고 광역시와 국가가 바로 연결되는 2단계 행정체계가 되면 중복 기능 기관들도 통폐합돼 효율성이 극대화된다. 타 시도에 참고가 될 것이고 대한민국 행정 체계 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은 민선 7기 때 행정통합을 논의했으나, 민선 8기가 출범하면서 무산됐다. 홍 지사의 제안에 오래전부터 통합을 주장해 온 이 지사도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 지사는 18일 페이스북에 “홍 시장이 행정통합에 부정적 의사를 바꿔 적극 통합을 주장해 매우 다행스럽다”면서 “수도권 1극 체제로는 저출생, 지방소멸 등 국가적 난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충청, 호남,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등 500만명 이상의 시도 통합을 통한 다극 체제 행정개편으로 지방 활성화가 절실하다”고 썼다. 그러면서 행정통합 관련 TF 구성을 통해 올해 내 시·도의회 의결을 받고, 내년 상반기 대구·경북 행정통합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하자는 등 시간표도 제시했다. 이 지사는 “2026년 지방선거에서는 대구·경북 통합 단체장을 선출해 다시 대구·경북이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중심지로 거듭나도록 하자”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도 13일 ‘미래지향적 행정체제 개편 자문위원회’를 출범하고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등 해결을 위한 행정체제 개편 논의를 본격화했다. 행안부는 30년 만의 지방행정체제 개편 방향을 ‘메가시티’ 등 초광역지자체로 잡았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16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행정체제 개편 자문위가 의욕을 보이고 있고 1차 목표 시한은 6개월이다”면서 “큰 그림이 나오면 디테일을 위해 이슈를 잘 이해하는 분을 위원으로 확충하거나 국무총리 또는 대통령 직속으로 높여 결과물에 대한 또 다른 3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장관은 생활권을 확대해 실질적 경제활동 인구를 기준으로 교부금을 지원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생활인구(주민등록인구+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체류 인구)를 교부세 산정 때 반영 인자로 포함할 예정이다.
  • “손흥민이 손흥민했다” 통산 3호 ‘10-10’ 대기록…아시아 최초

    “손흥민이 손흥민했다” 통산 3호 ‘10-10’ 대기록…아시아 최초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개인 통산 세 번째 10골-10도움 고지를 밟았다. 손흥민은 20일(한국시간) 영국 셰필드의 브래몰 레인에서 열린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 38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14분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선제골을 도왔다. 제임스 매디슨의 패스가 손흥민의 발을 거쳐 쿨루세브스키에게 연결됐고, 클루세브스키가 골 지역 왼쪽에서 시도한 왼발 슈팅이 반대편 골대 하단을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가면서 손흥민의 도움이 완성됐다. 노팅엄 포리스트와의 32라운드에서 9호 도움을 작성한 손흥민은 한 달여 만에 시즌 도움 개수를 10개로 늘렸다. 득점에서는 일찌감치 10개를 돌파해 17골을 기록 중이던 손흥민은 이로써 10골-10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이 10골-10도움을 기록한 것은 2019~2020시즌(11골 10도움), 2020~2021시즌(17골 10도움)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다. 이날 대기록을 완성하면서 손흥민은 10골-10도움을 세 차례 이상 기록한 역대 여섯번째 선수로 올라서며 새 역사를 썼다. 이전까지 이 경지에 오른 선수는 웨인 루니, 무함마드 살라흐(이상 5회), 에리크 캉토나, 프랭크 램퍼드(이상 4회), 디디에 드로그바(3회)였다. 아시아 선수로는 손흥민이 최초다. 토트넘은 전반 35분 현재 리그 최하위 셰필드에 1-0으로 앞서 있다.
  • 경기도-경기관광공사, ‘경기 둘레길 숲길 걷기 행사’ 양평서 개최

    경기도-경기관광공사, ‘경기 둘레길 숲길 걷기 행사’ 양평서 개최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이하 공사)는 18일 ‘경기 둘레길 숲길 걷기’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경기 숲길’ 중 양평 26코스 및 산음 자연휴양림 일대에서 4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스탬프 인증 체험, 산음 자연휴양림의 산림치유 프로그램(기체조, 명상 등) 등 경기 둘레길의 매력을 직접 체험하며 임도(林道) 구간의 자연경관을 즐겼다. 특히, 사전 안내에 따라 텀블러를 가져와 환경보호에 동참했다. ‘경기 숲길’은 신록이 우거진 숲과 계곡 등 좋은 풍광을 갖추고 있으나 이용객 설문조사 등에서 걷기 난이도 중간 이상으로 다소 접근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경기관광공사는 가평, 포천, 양평 등 숲길 구간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번 첫 행사를 시작으로 올해 4차(매회 40여 명 모집)에 걸쳐 사단법인 ‘한국의 길과 문화’와 함께 동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기 둘레길’은 경기도의 외곽을 따라 아름다운 경관과 역사, 문화, 생태자원을 두 발로 경험할 수 있는 장거리 걷기 여행길로 풋풋한 삶의 활기와 바다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대명항에서 시작해 경기도 외곽을 한 바퀴 돌아 원점으로 돌아오는 총길이 860km의 순환 둘레길이다. 경기도와 15개 시·군이 협력하여 조성한 총 60개 코스로, 길의 특징을 담아 DMZ 외곽 걷기 길을 연결한 ‘평화누리길’, 푸른 숲과 계곡이 있는 ‘숲길’, 강을 따라 너른 들판과 함께 걸을 수 있는 ‘물길’, 청정 바다와 갯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갯길’ 등 4개의 권역으로 이뤄져 있다.
  • “어린 여자애가…살 다 비쳐” 김정은 딸 주애 ‘시스루룩’에 北 충격

    “어린 여자애가…살 다 비쳐” 김정은 딸 주애 ‘시스루룩’에 北 충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공개석상에서 살이 비치는 ‘시스루’ 옷을 입어 주목을 받고 있다. 14일 김 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평양 북쪽에 생긴 ‘전위거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5일 전했다. 주애가 공개석상에 등장한 것은 지난 3월 15일 항공육전병부대(공수부대) 훈련 지도와 강동종합온실 준공식에 참석한 이후 두 달 만이다. 2013년생으로 추정되는 주애는 이날 만 11세에는 어울리지 않는 성숙한 차림새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팔 부분이 비치는 ‘시스루’ 상의가 눈에 띄었다. 복장 규율이 엄격한 북한에서 살이 비치는 옷을 입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충격적인 일이라고 한다. 북한에서 주애 또래는 보통 셔츠에 붉은 넥타이를 매고 붉은색 치마를 입는다.RFA는 시스루 옷에 대해 “북한에선 잘 찾아볼 수 없고, 대한민국과 서방 국가에선 성인 여성이 주로 입는 복장”이라고 설명했다. 주애의 옷차림은 북한의 차세대 지도자급 핵심 인력으로서 권위를 부여한 스타일링으로 해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래세대의 아이콘으로 내세우는 딸 주애를 청년들과 연결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김 위원장 아내인 이설주라든가 딸 주애는 기존의 구속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라며 “그런 것들이 북한 여성들에게 충격을 주면서 북한 의상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주애는 2022년 11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장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흰색 패딩을 입은 수수한 모습이었다. 이후에는 어머니 이설주가 연상되는 성숙한 모습을 하고 나타났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의 ‘키즈 후드 다운 재킷’을 착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주애는 이날 행사 내내 아버지 지근거리에 자리하고 김 위원장과 귓속말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아버지 원수님께서 사랑하는 자제분과 함께 준공식장에 도착하시자 폭풍 같은 ‘만세!’의 함성이 터져 올랐다”고 전했다.
  • 실적 고공 행진하는 K푸드, 언제까지 이어질까?

    실적 고공 행진하는 K푸드, 언제까지 이어질까?

    경기 불황 속에서도 주요 식품기업들의 1분기(1~3월) 실적이 고공 행진했다. 외식 물가가 높아지면서 오히려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는 ‘내식’ 소비가 늘어난 데다 해외에서 불붙은 ‘K푸드’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면서다. 식품 업계는 새로운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한편, 해외 매출 상승에 주력하기 위해 생산시설 증대도 서두르고 있다. 일제히 영업이익 성장, K푸드 웃었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주요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대부분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은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48.7% 늘어난 3759억원을 기록했다. 동원F&B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9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4.8% 증가했다. 대상의 영업이익(477억원)도 91.5% 늘어났다. 롯데웰푸드는 주요 식품기업 중 영업이익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롯데웰푸드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6% 증가했다. 오리온은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12.7% 늘어난 7484억원, 영업이익은 26.2% 늘어난 1251억원을 기록했다. 원료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글로벌 통합구매 등 효율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오리온 측은 올해 연결기준 매출이 3조 2000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풀무원도 지난 1분기 전년보다 27.7% 증가한 15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라면 업체 중에서는 삼양식품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며 직접적 경쟁상대인 오뚜기와 농심보다 더 많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삼양식품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35%가 늘었다. 같은 기간 오뚜기(732억원)와 농심(614억원)의 영업이익보다 많다. 오뚜기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1.9% 늘었다. 농심은 전년 대비 매출액(8725억원)은 1.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7% 줄었다. 농심 측은 지난해 미국에서 제2공장을 가동하며 매출 면에서 급성장한 까닭에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감소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내식 수요 증가, 해외에선 K푸드 인기 가속화 식품 기업의 호실적 배경에는 외식 물가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오히려 소비자들이 가공식품류에 지갑을 연 것이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부문 매출(2조 8315억원)과 영업이익(1845억원)은 전년 대비 각각 2.6%, 37.7%가 늘었다. 회사 측은 내식 트렌드가 확산한 데다 네이버, SSG닷컴, 알리익스프레스 등 다양한 온라인 이커머스 플랫폼과 전략적 협업으로 비비고 만두, 햇반 등 주요 제품 판매량이 10%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대부분의 업체가 해외에서 좋은 실적을 거둔 것도 한몫한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북미 시장에서 비비고 만두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냉동밥 매출도 23% 뛰었다. 신영토 확장 전략으로 집중하는 유럽과 호주에서도 매출이 각각 45%, 70% 늘었다.삼양식품은 최근 해외 매출 비중이 급상승하며 해외 인기에 몸집을 불린 케이스다. 지난해 1분기 64%였던 해외 매출 비중이 75%까지 올랐다. 1분기 해외 매출은 2889억원으로 국내 매출(968억원)의 3배에 육박한다. 미국 내 월마트, 코스트코 등에 입점한 덕에 삼양 아메리카 매출(5650만 달러)이 209.8% 늘었고, 중국 법인도 194% 성장했다. 미국에서는 까르보불닭볶음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 최근엔 생일선물로 까르보불닭볶음면을 받고 울음 터트린 영상 속 주인공인 소녀 아달린 소피아에게 삼양 측이 제품 150박스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 과정을 담은 이벤트의 영상은 공개된 지 약 22시간여 만에 조회수가 1400만회를 넘어섰다. 풀무원은 미국에서 두부와 아시안 누들류 제품이 잘 팔리면서 해외식품제조유통사업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5.1% 상승한 154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손실은 지난해 66억원에서 8억원으로 개선했다. 미국 현지 공장의 생산라인을 늘리고 주요 판매 채널을 확보한 덕분에 미국 법인 매출이 15% 늘었다. 제품 다변화와 시설 확충은 계속 식품업계는 새로운 신제품을 출시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롯데웰푸드는 건강식 선호 추세에 맞춰 제로 슈거·칼로리 제품 라인업을 늘릴 계획이다. 풀무원도 지구식단 등 지속 가능 식품 카테고리를 확대할 예정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인기가 계속되는 한 K푸드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진 않을 것”이라며 “각 업체가 수출 물량을 늘리기 위한 국내외 생산시설 증대에 몰두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미국 제2공장의 신규 용기면 고속라인을 10월부터 추가하기로 했고 국내에도 수출 전용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내년 5월을 목표로 경남 밀양에 제2공장을 짓고 있다.
  • [생생우동]“어르신 걱정 마세요” 우리 동네가 돌봐 드립니다

    [생생우동]“어르신 걱정 마세요” 우리 동네가 돌봐 드립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정작 우리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쉽게 접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딱딱한 행정 뉴스는 매일 같이 쏟아지지만 안에 숨겨진 알짜배기 생활 정보는 묻혀버리기 십상입니다. 서울신문 시청팀은 서울시와 자치구가 내놓은 행정 소식 중 우리 일상의 허기를 채우고 입맛을 돋워줄 뉴스들을 모은 ‘생생우동’(생생한 우리 동네 정보)을 매주 전합니다.우리 사회는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지 오래다.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예정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에 거주하는 독거노인은 44만 8000여명이다. 혼자 사는 노인은 건강과 안전의 위험에 노출된 가능성이 높고 작은 사고나 질병, 상해가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때문에 서울시를 비롯해 각 자치구에서는 다양한 어르신 지원 사업을 시행 중이다. 우리 동네에서 운영 중인 어르신 지원 사업을 꼼꼼하게 살펴 챙긴다면 안전도 지키고 생활의 편리함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문해교육부터 맞춤형 교통안전 교육도 서울시 산하 서울디지털재단은 지난 13일 서울시교육청과 ‘어르신 문해학습자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서울시 문해학습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역량진단과 1:1 교육을 제공한다. 5월 말부터 200여 명을 대상으로 시작되는 문해학습자 대상 교육은 서울시교육청이 관리하는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 설치·지정기관 6개소(노원구, 중랑구, 강북구, 마포구, 성북구, 송파구 소재 복지관, 초등학교 등)’에서 실시된다. 교육은 사전 디지털 역량진단 후 어디나지원단 강사의 1대1 맞춤형 디지털 교육(4회), 사후 디지털 역량진단 순으로 진행된다.중구는 지난 9일부터 오는 6월 말까지 동주민센터, 복지관, 경로당 등 총 13곳을 찾아가 65세 이상 어르신 520여 명에게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국교통안전교육센터, 중부경찰서, 남대문경찰서 등에서 전문가가 강사로 나와 어르신들이 자주 겪는 교통사고 유형과 원인을 알려주고 위험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사고를 막을 수 있는지 등을 사례를 들어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마포구는 구과 16개 모든 동 주민센터 내에 75세 이상 어르신 전용 창구인 ‘효창구’를 설치했다. 인터넷과 키오스크가 친숙하지 않은 어르신은 간단한 서류 한 장을 위해 여전히 동 주민센터 등 관공서를 직접 방문하고 민원인이 많을 때는 한참을 기다려야 한 점을 고려해 기획됐다. ‘효창구’의 ‘효도벨’이 울리면 민원업무 담당자뿐 아니라 팀장, 동장과 과장까지 누구든 먼저 나와 응대에 나선다. 응대에 나선 직원은 어르신의 방문 목적을 파악한 후 민원을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어르신과 해당 업무 담당자를 연결해준다. 마포구, 구청·주민센터에 75세 이상 어르신 전용 ‘효창구’ 설치 영등포구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과학 문화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실버 나눔 생활과학 교실’을 신설했다. 분기별 총 4회로 구성되며, 이번 회차는 6월 5일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YDP 성인문해교육센터에서 진행된다. 프로그램은 ▲고체 비누 만들기 ▲친환경 샴푸 만들기 ▲건조한 우리집을 구해, 스칸디아모스(순록 이끼) ▲색이 변하는 팔찌, 자외선 등 실험도구를 활용한 참여형 수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작구는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을 위해 말벗, 응급 알림 서비스 등의 기능이 탑재된 인공지능(AI) 반려로봇 ‘효돌이’와 ‘효순이’를 보급한다. ‘효돌이’와 ‘효순이’는 손주 역할을 톡톡히 한다. 챗 GPT 방식으로 양방향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해 기상 시간부터 취침까지 일정을 관리해 주고 어르신에게 먼저 말을 걸어 다양한 주제에 대해 질문하고 대답한다. 이를 통해 사회적 고립 가구의 우울감, 고독감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구는 기대하고 있다.
  • 극단 선택하는 공무원·군인·교사들…순직 신청자 증가세

    극단 선택하는 공무원·군인·교사들…순직 신청자 증가세

    공무원·군인·교사의 자살 순직 신청건수가 가파르게 증가한다는 통계가 공개됐다. 2011년 8명이던 공무원 자살 순직 신청은 2023년 31명으로 늘었다. 교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는 2019~2022년 4년 동안 81명에 이르렀다. 2019~2023년 5년 동안 정신질환으로 인해 업무상 사망을 신청한 군인도 140명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9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괴롭힘으로 인해 발생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서 발생한 자살에 대한 순직 신청이 활발해진 상황을 보여주는 통계인 동시에 법 시행 5년이 지났음에도 직장 내 괴롭힘 실태에 획기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드러낸 통계다. 직장갑질119에서 활동하는 최승현 노무사는 17일 ‘직장 내 괴롭힘과 정신건강’이란 주제로 서울 마포구 서강대에서 열린 한국괴롭힘학회 2024년 춘계 학술대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지난해 직장갑질119와 용혜인 의원실이 최근의 자살 산재 판정을 분석해 국회 토론회에서 발표했던 내용에 대한 추가 분석 결과다. 최 노무사는 “산재법상 자살 재해 판정건수는 2021년 급증하였다가 2022년 감소했지만,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사회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실시, 직장갑질에 대한 사회적 환기도 영향을 끼치면서 자살 산재에 대한 신청이 늘어났지만, 산재 판정의 승인율은 2020년 65.3%에서 올해 1분기 33.3%로 낮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직장 내 괴롭힘은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데 산재법상 자살과 정신질병이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공무원과 교원, 군인에게서 관련 취약성이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최 노무사는 “직장 내 괴롭힘을 줄이고 예방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 괴롭힘과 스트레스, 직장 내 갈등 등으로 인한 자살과 정신질병에 대해서 각종 다양한 재해보상제도에서 공정하게 판정을 받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노무사에 이어 발표에 나선 이수열 법무법인 훈민 변호사는 최근의 직장 내 괴롭힘 판례를 분석,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열악한 지위에 있을수록 더 자주 괴롭힘에 노출되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파견 근로자 및 하청 노동자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인정하는 판결이 더 빈번하게 나온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이미 손해배상 판결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 계약관계에 따른 영향력 행사 가능성 등을 고려해 근로기준법 적용이 없는 부분까지 사용자 책임 확대가 이뤄지고 있는데 오히려 법 제도가 쫓아가지 못하는 측면이 존재한다”면서 “이를 감안한 법 제도 개선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발표자인 정연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이란 극단적인 상황을 피하기 위해 다각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자살을 문제의 해결책 중 하나로 여기는 사람이 좌절 상태에 이르면 다른 해결책보다 자살을 적절한 문제 해결 방법으로 생각하게 된다”고 우려한 뒤 ▲근로자를 위한 체계적인 개입 방안 마련 ▲인지치료적·사회적·경제적·법적 지원 ▲직장 내 괴롭힘과 개인의 정신건강을 살필 권한을 지닌 전문가 양성과 같은 다각적 개입 수단에 대한 예를 들었다. 이어 발표에 나선 송한수 조선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역시 적절한 개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송 교수는 사업주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의무 사항을 이행하고, 표준화된 평가도구에 관한 상세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정기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해 조사하고, 직장 내 신고절차를 다양화·간소화할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발표에 이어 토론에 나선 정여진 신천연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은 “직장 내 괴롭힘과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개인이 대처할 자원이 부족한 경우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진다”면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개인화된 접근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괴롭힘 자체 뿐 아니라 괴롭힘 상황에 대처할 길이 없어서 무력감이 심해지고 연결된 느낌을 상실하며 정신건강의 문제가 생긴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사회적인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날 토론자로 김근주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서진두 홍익노무법인 노무사, 장선주 서울대 간호학과 교수, 정용철 서강대 교육대학원 교수가 토론에 나섰다. 학술대회를 주최한 한국괴롭힘학회 이승길 학회장은 개회사에서 “괴롭힘 문제를 단순히 한 ‘보호’와 ‘처벌’을 넘어 노동 인권을 누리는 더 나은 조직문화를 만드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괴롭힘 관련 분야에 대한 학계, 전문가, 노사단체, 정부의 입장을 수렴해 앞으로 괴롭힘 관련 정책 수립에 이바지하고자 한다”면서 “학회를 통해 폭넓은 공론의 장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 경콘진, “게임 갈등, 상담해 줍니다”···‘게임 과몰입 상담치유 프로그램’ 추진

    경콘진, “게임 갈등, 상담해 줍니다”···‘게임 과몰입 상담치유 프로그램’ 추진

    경기도·경콘진, 전문 심리상담 기관 15곳과 협약 체결 1인당 100만 원 이내 심리검사 및 상담 비용 제공경기도가 게임 과몰입 문제를 호소하는 도내 청소년을 위해 심리상담 비용 등 1인당 최대 100만 원을 지원하는 ‘게임 과몰입 상담치유 프로그램’을 올해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경기게임문화센터가 17일 도내 전문 심리상담 기관 15개소와 ‘2024년 게임 과몰입 상담치유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기도가 경콘진에 위탁해 2021년부터 추진 중인 ‘게임 과몰입 상담치유 프로그램’은 게임 과몰입 문제를 호소하는 청소년과 보호자에게 거주지 근처 상담 협력 기관에서 심리상담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종합 심리검사를 비롯한 게임 분야에 특화된 심리상담 비용을 1인당 최대 1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지난해에 이어 재선정된 11개 기관과 올해 신규 협력 기관인 친절한정호쌤 심리상담연구소(최정호), 우리마음상담연구소(남희경), 유해피심리상담센터 하남점(김재희), 심리상담센터 빚음(김민녀) 등 4개 기관까지 총 15개 기관에서 심리상담을 지원한다. 특히 상담 대상 청소년의 보호자도 함께 상담받을 수 있어 가정 환경이나 자녀의 성향 등을 고려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끌어낼 수 있고 상담 결과가 관련 분야 진로 탐색의 기회로 연결되는 등 상담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김태근 디지털혁신과 과장은 “대한민국 전체 콘텐츠 수출액 중 68%는 게임에서 나오고 그중 48%는 경기도가 차지하고 있다”라며, “게임의 산업적 가치가 높아진 만큼 건강한 게임 문화 조성의 필요성도 증가함에 따라 게임 과몰입 상담처럼 경기도는 앞으로 건전한 게임문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게임문화센터는 게임 산업의 가파른 성장에 발맞춰 건강한 게임문화를 확산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2021년 광명시에 문을 열었다. 경기도의 e스포츠 산업 육성은 물론 게임 관련 심리상담, 교육, 사회적 가치를 담은 게임의 제작비 지원 등 다양한 게임문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삼성전자, 1분기 최대 고객은 중국…5대 매출처에 中 반도체 유통망 2곳 포함

    삼성전자, 1분기 최대 고객은 중국…5대 매출처에 中 반도체 유통망 2곳 포함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중국을 대상으로 14조 7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면서 가장 많은 수출액을 기록했다. 그간 가장 많은 수출을 기록했던 미주 지역은 14조 1000억대 매출을 보였다. 17일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별도 기준 1분기 주요 지역별 매출 현황에서 내수는 6조 791억원, 수출은 45조 1065억원 등 총 51조 2396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가장 많은 수출액을 기록한 지역은 중국으로 14조 75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미주 지역이 14조 1301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아시아·아프리카 8조 7764억원, 유럽 7조 4994억원 순이었다. 이런 수출 지역 변화에 따라 주요 매출처 역시 변동이 있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주요 매출처는 애플, 도이치 텔레콤, 홍콩 테크트로닉스, 수프림 일렉트로닉스, 버라이즌(알파벳순)으로 나타났다. 주요 5대 매출처에 대한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액 대비 약 13% 수준이다. 지난해 5대 매출처였던 퀄컴과 베스트바이가 빠지고 중국계 반도체 유통기업인 홍콩 테크트로닉스와 대만 반도체 유통기업인 수프림 일렉트로닉스가 이름을 올렸다.삼성전자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은 71조 91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8% 증가했다. 부문별로는 스마트폰, TV, 가전 등을 포함한 디바이스 경험(DX)이 47조 2927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 매출은 23조 137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8.5% 올랐다. 삼성디스플레이(SDC)는 5조 38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만은 3조 2003억원으로 1.1% 증가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1분기 재고 자산은 53조 3477억원으로 지난해 말(51조 6258억원)보다 3.3%가량 늘어났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DS 부문 순 재고가 소폭 증가한 것은 재고 평가충당금 등이 반영된 것으로 실제 재고는 메모리 반도체 중심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 “역경 극복한 한국·그리스 역사, 화폭에 담았어요”

    “역경 극복한 한국·그리스 역사, 화폭에 담았어요”

    그리스 참전 한국전 테마로 그려코로나 격리 당시 한국 문화 접해케이팝 음악 틀어 놓고 그림 작업명함엔 ‘천사’… “내 한국어 작가명” “그리스가 참전했던 6·25전쟁이 그리스와 한국의 연결고리라고 생각해 6·25전쟁 작품을 많이 그려요. 이를 한국 국회도서관에 기증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그리스 화가 앙겔리키 앙겔리디스(54)는 지난 14일 서울 이태원의 한 호텔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시각에서) 2차 세계대전에 가려졌지만 사실 6·25전쟁에서 너무 많은 이들이 희생됐다”며 이렇게 말했다.국회도서관은 지난 13일 앙겔리디스의 작품 ‘한국 전쟁’(Korean War)과 ‘디모스테니스’(Dimosthenis)를 기증받은 데 대해 그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한국 전쟁은 전쟁의 비극 속에서 한국과 그리스 양국이 고난과 역경을 함께 이겨 낸 역사를 양국 국기와 비둘기로 상징해 풀어낸 작품이다. 디모스테니스는 고대 아테네의 정치인 디모스테니스가 강조한 가치 ‘자유’를 6·25전쟁에서 양국 군인들이 함께 싸워 지켜 냈다는 것을 표현했다. 앙겔리디스는 코로나19 때 자가격리를 하면서 그리스에 잘 알려지지 않은 아시아 문명을 탐구했는데 그때 처음으로 한국 문화와 역사를 접했다고 한다. 그는 “처음엔 단순히 다른 화가들로부터 특화하려는 것이었는데 역사를 공부하면서 한국과 그리스 모두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고달프고 힘든 기억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을 찾았다”며 “이런 수많은 전쟁 속에 한국과 그리스는 끝까지 살아남았고 정체성을 지켜 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 작품 대부분에 한국 철학이 바탕으로 깔렸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이야기나 속담 등에서 영감을 얻은 뒤 그리스 문화와 결합하려고 노력한 결과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일례로 도록 속 ‘목요일’이라는 작품을 보여 주며 “목(木)이 나무를 뜻하는데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꽃봉오리는 동양의 양과 음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림 작업 때 한국 발라드와 케이팝 음악을 틀어 놓는다. 목소리도 좋지만 특히 멜로디에 빠지게 됐다”고 했다. 그림으로 맺은 인연에 6개월마다 한국을 찾는다는 그는 “그리스와 한국 모두 손님이 집에 오면 음식 대접을 가장 중요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가족을 중시하고 남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도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의 한국어 작가명은 ‘천사’다. 그리스 이름 자체가 한국어로 천사라는 뜻”이라고 했다. 실제 그가 건넨 명함과 도록에는 한글로 ‘천사’라고 적혀 있었다. 또 그는 향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그리스와 한국’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 예정이라고 했다.
  • 이마트 실적 반등… 살아나는 오프라인 유통업체

    이마트 실적 반등… 살아나는 오프라인 유통업체

    지난해 처음으로 적자를 내면서 실적 부진을 겪었던 이마트가 지난 1분기(1~3월) 호실적을 거뒀다. 본업인 오프라인 유통이 좋은 성적을 거둔 덕이다. 백화점 3사 등 다른 오프라인 유통업체도 1분기 나쁘지 않은 실적을 거뒀다. 중국 이커머스의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16일 이마트는 1분기 연결기준 순매출액 7조 2067억원, 영업이익 471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1.0%, 245.0%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이마트는 법인 설립이래 처음으로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두며 부진에 빠졌다. 반등에 성공한 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방문 고객 수가 늘면서 본업의 수익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이마트만의 1분기 총매출액은 전년보다 2.3% 늘어난 4조 2030억원, 영업이익은 44.9% 늘어난 932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올해 들어 직접구매와 대량 매입 등으로 상품 가격을 최저가 수준으로 낮춘 ‘가격 역주행’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고객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해 점포를 리뉴얼하며 매장 방문을 유인하고 체류 시간을 늘렸다. 이마트 방문 고객 수도 전년보다 83만명 늘었다. 특히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가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액(9157억원)은 11.9%가, 영업이익(306억원)은 313.5%가 늘며 실적 반등을 주도했다. 이마트 측은 고물가로 인해 단위당 가격이 저렴한 대용량 상품을 찾는 고객이 많아진 영향으로 분석했다. 자회사 중에서도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는 곳이 수익성 개선에 한몫했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는 원가 개선 노력으로 전년(205억원)보다 59.5% 늘어난 3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쇼핑몰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도 영업이익(122억원)이 전년(29억원)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 3사와 편의점을 운영하는 GS리테일 모두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늘었다.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들의 오프라인 부문에서의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하지만 직접적 경쟁 관계인 온라인 부문의 실적 개선은 과제다. 이마트의 자회사인SSG닷컴(-139억원)과 G마켓(-85억원)은 지난해보다 영업손실 줄였지만 적자다. 이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사업은 저효율 프로모션과 저마진 상품을 줄이고 물류비 효율화를 통해 체질 개선을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 “탄소·미세먼지 줄이는 도심 속 정원… 녹색공간 확보의 첨병”

    “탄소·미세먼지 줄이는 도심 속 정원… 녹색공간 확보의 첨병”

    “땅값이 비싼 도시에서 정원은 녹색공간을 확보하는 첨병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남성현(66) 산림청장은 16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녹색 네트워크의 연결 수단으로 주목받는 ‘정원’의 확장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잊혀진 정원의 가치를 일깨운 건 전남 순천만국가정원이다. 수목원정원법이 시행된 2015년만 해도 순천만국가정원 1곳과 민간정원 4곳에 불과했던 등록정원은 9년 만에 국가정원 2곳을 포함해 147곳으로 늘어났다. 남 청장은 “정원산업이 발달한 곳은 유럽 등 선진국으로 우리도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기면서 정원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며 “지역 특색을 살려 다양한 형태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어 새로운 산업과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밝혔다. ●정원의 무한 확장… 공적 역할까지 정원은 탄소 흡수와 생물다양성 확대 등 공적 기능도 갖고 있다. 산림청은 국립세종수목원에 탄소중립 정원을 조성해 수종과 지피식물 활용 등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그는 “정원은 도시숲과 달리 자생·특산·희귀식물 활용을 권장한다”면서 “산에서만 볼 수 있었던 자생식물 등에 대한 보존과 증식, 소재산업이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남 청장은 등록정원 확산을 자신했다. 현재 등록정원은 여러 형태로 조성돼 있던 녹색공간을 정비·보완해 정원화한 것이다. 잘 가꾼 산도 숲정원이 되고 개인이 키우는 화분을 모아 골목정원을 만들 수도 있다. 남 청장은 “인구의 91%가 도시에 살면서 녹색생활 공간에 대한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규모가 있는 국가·지방정원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면 정원을 확산하고 산업화를 유인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은 민간정원”이라고 말했다. 개인 공간을 넘어 공공재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그는 “소규모 민간정원은 카페로 이용하거나 입장료를 받는 방식으로 개방할 수도 있다”면서 “치유와 휴양, 야영장을 연계한 정원 복합시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정 규모 이상 정원에선 나무를 가꾸거나 친환경 임산물을 생산해 임업직불금을 받을 수도 있다. ●일상 속 도시숲 확충 필요성 강조 도시숲은 도시열섬 완화와 미세먼지 저감 효과도 크다. 산림청은 2021년 11.48㎡인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을 2027년까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15㎡)을 충족하도록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도시숲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와 시민 참여, 기업·공공기관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연계해 일상에서 접근할 수 있는 숲 조성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논란이 끊이질 않는 국산 목재 이용 확대에 관련해 남 청장은 “목재는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고 흡수·저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활용 자원”이라며 “목재 생산을 훼손으로 생각하는 인식 개선이 그 출발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경주의 오월, 책며들다… 창 안의 고도, 빠져들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경주의 오월, 책며들다… 창 안의 고도, 빠져들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천년서고는 오월에 찾아야 한다. 서가의 창으로 ‘늦봄이나 초여름에 새로 나온 잎의 푸른빛’이 비치는데 휘황하다 못해 찬란하다. 불과 한두 해 전만 해도 찾는 이 없던 박물관 외진 자리의 수장고는, 이제 쉼을 찾는 관람객이 도란도란 둘러앉아 독서의 광합성을 즐기는 곳이 됐다. 초록 잎이 아느작대는, 사르르 한 오후의 햇살을 누리며, ‘신록의 계절’이란 이런 것이군 하며.●외져서 한갓진 ‘천년의 서고’ 신라천년서고는 국립경주박물관의 도서관이다. 박물관 서별관을 활용했다. 원래 서별관은 박물관 업무 공간이었다. 마지막 임무가 수장고였다. 그래서 박물관 중심에서 한 걸음 떨어진 외진 구역에 있다. 지금은 오히려 그 한갓진 자리가 매력이다.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천년서고에 가기 위해서는 박물관의 주요 전시관을 두루 지나야 한다. 정문으로 들어서 야트막한 동산을 끼고 돌자 본관 격인 신라역사관이 나타난다. 반대편은 불국사 다보탑과 석가탑 복제품이 있는 박물관 중정이다. 그 주변으로 월지관, 신라미술관 같은 또 다른 전시관과 야외 전시물이 위치한다. 사이사이로 웃자란 나무와 식물이 화창하다. 박물관과 같이 나이 먹었다면 50년 가까운 푸름이겠다. 물론 아직 신라천년서고는 보이지 않는다. 월지관 뒤편으로 한두 층 정도 높이를 낮춘 땅에 비껴 숨어 있는 까닭이다. 신라천년서고 가는 길을 두루뭉술하게라도 읊는 이유는 초록이 황홀하니 찬찬히 음미하며 걷고, 또 한편으로는 전시관 한 곳이라도 들렀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눈에 띄는 유물이 하나라도 있다면 신라천년서고에서 분명 반짝이는 책 한 권을 만날 수 있다. 그 책의 인연을 발견하는 동안 나른하게 스미는 햇살과 창밖으로 서성이는 신록이 더해져 추억이 되고, 그 장면과 장면이 모여 우리의 역사가 될 것이다. 역사란 인류와 사회 변천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연혁이기도 할 테니까. 신라천년서고를 값지게 즐기는 방법이다. ●닫힌 수장고에서 열린 도서관으로 신라천년서고의 외관은 의외로 덤덤하다. 신라역사관을 닮았지만 누가 지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물론 요즘 도서관 건물의 화려함에 비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내부는 반전이다. 국내 실내디자인상을 대표하는 골든스케일베스트어워드 수상이 거저 주어졌을까. 신라천년서고의 리모델링은 김현대, 김수경 건축가가 맡았다. 외관은 그대로 두고 주로 내부를 디자인했다. 우선 옛 수장고의 기능을 지웠다. 안에서 밖을 넉넉히 볼 수 있도록 창을 늘렸고 천장을 걷어 층고를 높였다. 지붕부는 한옥 구조를 복원해 고풍스럽다. 반면 조명은 과하지 않게 내려 자연광과 부드럽게 섞인다. 기품과 안온함이 동시에 깃들어 있다.안으로 들어서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석등이다. 뒤편 창 너머로는 댓잎이 반짝인다. 대숲 사이로는 월지관으로 향하는 돌계단이 나 있다. 석등은 국보나 보물로 지정될 만큼 대단한 유물은 아니다. 그렇지만 신라천년서고의 맞이 공간에 서니 위풍 있고 당당하다. 박물관 야외 고선사지 삼층석탑 옆에 초라하게 있던 시절은 아득한 기억이다. 책은 시대를 밝힌 불빛이란 의미일 텐데, 도서관의 침묵을 흔들어 기분 좋은 긴장을 만든다. ●책 안에 경주의 역사가 오롯이 석등이 신라천년서고의 첫인상이라면 오른쪽 전시서가는 첫인사다. 표지가 보이도록 전시한 책들은 전국 국립박물관들의 도록이다. 국립공주박물관 ‘무령왕릉 50년 1971~2021’(2021. 9~2022. 3)부터 국립중앙박물관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2022. 7~2024. 1)까지 스물네 권의 도록이다. 2~3년 상간 우리 국립박물관이 관심 가진 전시 주제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 가운데 2022년에 있었던 국립경주박물관의 ‘낭산, 도리천 가는 길’의 전시 도록을 편다. 낭산은 경주 남산의 오타가 아니다. ‘신들이 노니는 숲’이라 해서 ‘신유림’(神遊林)이라 했던 산이다. 선덕여왕은 생전에 자신을 도리천에 묻어 달라고 유언했다. 신하들이 어디냐 물으니 ‘낭산 남쪽’이라 했다. 바로 그 낭산이다. 도록에는 ‘신라인들은 힘든 일이 있으면 낭산을 찾았다’고 나온다. 전시관에서 본 유물 가운데 낭산의 것이 있었나 기억을 더듬는다. 그러고는 휴대전화 지도 앱을 열어 낭산을 표시한다. 박물관에서 불과 2㎞ 거리다. 막 지나온 경주 여행이 신라천년서고에서 다시 시작된다.맞은편 ‘북큐레이션’ 방 역시 국립경주박물관만의 개성이다. 대표적인 큐레이션은 국립경주박물관의 전시다. 특별전 주제와 연결 고리를 가진 책들을 전시 큐레이터와 도서관 사서가 협의해 선정한다. 다음 특별전은 오는 7월 16일 시작하는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70주년, 기억과 연결’전이다. 가족 여름휴가로 기대해 봐도 좋겠다. 큐레이션 방에 놓인 낡은 책상도 시선을 끈다. 관사에서 쓰던 가구와 문구류로 국립경주박물관 사람들의 역사인 셈이다.●근엄하지 않아 ‘눕독’ 북큐레이션 방을 나오자 정면 끝에 큰 세로 창이 벽을 대신한다. 시선은 창밖의 수묵당과 고청지의 소나무까지 단숨에 내달려 활짝 열린다. 머리 위로는 전통 한옥의 보와 동자주, 서까래 등이 고스란한데 이를 받치고 있는 건 콘크리트 기둥이다. 전통적인데 현대적이다. 서가는 그 좌우로 도열하며 창밖 풍경을 고조한다. 안과 밖을 연결하며 확장하는 힘이 세다. 두 건축가가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의 서가 구조를 떠올려 설계했다는 말이 이해된다. 풍경에 빼앗긴 넋을 수습하고 서가의 책들을 살핀다. 신라천년서고는 국립경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아카이브 한 10만여권 가운데 1만여권을 선별했다. 신라와 경주를 다룬 책들과 국립경주박물관 발간 도서 그리고 도서목록의 절반이 넘는 6000여권의 전시도록이다. 그래서 여느 도서관과 달리 서가 분류에 도록과 지역 박물관 등을 포함한다. 그렇다고 근엄한 도서관이라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신라천년서고 소개 글에 빠지지 않는 단어가 ‘눕독’(누워서 하는 독서)이다. 음료 반입과 가벼운 대화도 막지 않는다. 물론 실제로 누워서 독서할 수 있는 곳이 있지는 않다. 소파에 절반쯤 몸을 기댄 채 책장을 넘기는 것만으로 충분하다.●푸르러 취하는 오월의 창가 그럼에도 이곳은 도서관. 책 여행을 빼놓을 수 없겠다. 오늘의 ‘읽만책’(읽다만 책)을 찾아 신라천년서고가 자랑하는 도록의 서가 사이를 거닌다. 역시나 크고 두꺼운, 만만하지 않은 제목의 책들은 선뜻 꺼내 들게 되지 않는다. 다행히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방에서 인상 깊게 조우했던 ‘반가사유상’(강우방, 민음사)이 보인다. ‘반가사유상’은 두 반가사유상을 세밀하게 클로즈업한 사진집에 가깝다. 덕분에 금관의 해와 달 문양, 뜻밖에도 아이 같은 개구진 표정, 심지어 두 반가사유상의 콧대 높이가 꽤나 다르다는 것을 발견한다. 멀리서 보던 것을 세세하게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즐거움, 그게 도록을 읽는 재미의 하나란 걸 뒤늦게 깨닫는다. 이번에는 작정하고 독서에 몰입한다. 소파에 기대 오른쪽 다리를 왼편 무릎 위에 걸치고 턱을 괸다. ‘조선의 소반’(국립전주박물관)과 ‘미물지생’(국립춘천박물관)의 조충도를 넘기는 동안 오월의 시간은 유유히 흐른다. 창밖으로는 햇살 아래 아지랑이처럼 느리게 걷는 연인들이 보이고 그들 곁으로 들뜬 초록이 파도친다. 마침 유리창 위로 이내 얼굴의 푸근한 미소가 번지는데 그게 반가사유상을 닮았다 하면 지나친 자아도취려나? 경주가 간직한 신라의 시간은 유독 깊고 천년서고의 시간은 홀로 느리게 흘러간다.●와우~! 여기가 ‘국립’이라고? 신라천년서고를 나와서 다시 국립경주박물관을 서성인다. 국립경주박물관의 전시관들은 공간 탐구 관점에서 봐도 흥미롭다. 신라역사관은 고 이희태 건축가가 1975년 설계했다. 상부는 황룡사구층목탑, 하부는 경복궁 경회루의 재해석이다. 콘크리트 기초 위에 한옥 지붕을 이고 처마 끝을 살짝 들어 올렸다. 주변으로는 열주가 건물을 두른다. 당시로는 고도 경주와 결을 맞추려는 최선이었겠다. 신라역사관의 실내 로비 등은 다음 세대 디자이너 양태오(태오양 스튜디오)가 2019년 바통을 이어 리모델링했다. 그는 ‘아키텍처럴 다이제스트’와 ‘바이 디자인’이 꼽은 세계 100대 디자이너(스튜디오)다. 로비와 진열장 틀 밖으로 나온 유물들, 신라의 장신구를 차용한 조명, 통로와 유리벽 너머로 품은 정원과 남산의 풍경은 기존 국립박물관의 문법을 기분 좋게 깨뜨린다. 월지관 또한 눈여겨봐야 한다. 동궁과 월지에서 발견한 유물을 주제별로 전시하는데 건축가 김수근이 1982년에 설계했다. 외관은 전통창고에서 착안했다. 골목을 산책하듯 이어지는 관람로가 흥미롭다. 아쉽게도 환경 개선을 위해 휴관 중(2025년 3월까지)이지만 외관을 장식한 전벽돌과 목재만으로 그 색깔을 드러낸다.●국보 신종과 석탑과 기이한 팽나무 건물에만 마음을 빼앗길까. 국립경주박물관은 야외가 넓고 옥외전시가 알차다. 가장 잘 알려진 문화재가 ‘에밀레종’으로 불리는 성덕대왕신종(국보)이다. 국립경주박물관이 현재 위치에 새로 개관하며 성덕대왕신을 이전해 왔는데 그해 경주에서 가장 큰 행사의 하나였다. 경덕왕이 아버지 성덕대왕을 기려 만든 종으로 혜공왕 때(771년)에 이르러 완성했다. 현존하는 우리나라 종 가운데 가장 크다. 종에 새긴 비천상이 세밀하고 아름답다. 성덕대왕신종은 박물관 입구에서 가깝고 종각 아래 있어 눈에 띈다. 반면 고선사지 삼층석탑(국보)은 신라미술관 남쪽에 치우쳐 지나치기 쉽다. 고선사는 원효대사가 머물던 사찰이다. 덕동댐 건설로 인해 물에 잠기게 되며 탑을 옮겨 왔다. 통일신라의 대표적인 석탑 형태로 그 생김이 단정하면서도 경쾌하다. 경주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국보)과도 닮았다. 박물관 야외 쉼터를 찾는다면 신라역사관 중정 쪽의 벤치가 좋다. 월지관 쪽에서 바라보면 건물에 등을 대고 자란 팽나무가 장관이다. 슬슬 고목의 태가 나는 팽나무는 기어이 지붕 위로 잔가지를 뻗었다. 맞은편으로는 비록 복제한 것이긴 해도 잘 빚은 다보탑과 석가탑이 우뚝 서 있다. 동남쪽 멀리 능선이 어리는데 저기 어디 즈음이 신라천년서고 도록에서 본 낭산이겠구나 싶다. ●일상이 역사요, 예술인 고도 신라천년보고는 박물관 중정에서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둔 개방형 수장고다. 영남권 유물을 보관하는 시설로 로비전시실과 전시수장고 등은 내부 관람이 가능하다. 전시수장고 진열장에는 신라 토기와 기와, 그릇의 파편이 빼곡하다. 그 일부는 신라천년서고가 수장고이던 시절의 유물이 수장, 전시돼 있다. 신라천년서고가 도서관이 되기 전 모습을 어림짐작할 수 있다. 수장 전시품은 QR코드가 세부 정보를 제공하는데 그보다 유물의 여정을 함께한다는 느낌으로 부담 없이 관람하는 게 좋다. 땅에서 나온 유물이 복원돼 가는 여정의 정류장인 셈이다. 국립경주박물관 인근에는 동궁과 월지, 첨성대, 계림 등이 유명하다. 모두 걸어서 오갈 만하다. 노동리고분군은 약 3㎞ 떨어진 거리다. 시내 길가에 봉황대, 금관총 등의 고분이 있어 이채롭다. 일상의 고도 경주를 체감한다.조금 결이 다른 여행지를 원할 때는 보문관광단지의 솔거미술관을 추천한다. 한국 수묵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의 기증 작품 중심으로 꾸린 미술관이다. 경주엑스포대공원 내 경사진 땅에 기대선 건물은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했다. 전시실 벽의 일부가 창이라 작품과 더불어 아평지 연못, 경주타워 등이 보인다. 미술관 전시는 박대성 화백의 상설전과 다양한 주제의 기획전으로 나뉜다. 박대성 화백은 어릴 때 왼손을 다쳐 오른손만으로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그의 수묵화는 국경과 시대를 넘나든다. 몇 해 전 전시실에서 아이가 작품을 훼손했는데 ‘아무 문제도 삼지 말라’고 한 일화 역시 유명하다. 오는 6월 16일까지는 ‘소산수묵: 개방과 포용’이란 제목으로 ‘코리아 판타지’, ‘천년배산’ 등을 전시한다. 미술관둘레길을 따라 걸으며 김구림, 이강소 등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각별한 즐거움이다. [여행수첩] 경주 신라천년서고 ●오전 10시~ 오후 6시(월~금), 주말 및 공휴일 휴관 ●누리집 gyeongju.museum.go.kr (054)740-7630.
  • 절망의 붓질에도 사랑의 순간은 있었다

    절망의 붓질에도 사랑의 순간은 있었다

    ①‘입맞춤’에 몰두판화 10점·회화 12점 이상은밀하고 낭만적 키스 그려②‘원본’과 ‘복제’ 사이판화에 색 더해 독자성 부여고독한 인물 군상 내면 투영③‘손상’도 작품의 과정곰팡이·새의 배설물 그대로썩은 캔버스마저 작품 일부 ‘불안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1863 ~1944)는 왜 키스에 몰두했을까. 오는 22일부터 9월 19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은 그간 국내에 불안과 우울의 화가로만 알려졌던 뭉크의 이색적인 면모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작 ‘절규’ 외에도 개인들이 소장하고 있던 감각적인 그림들이 아시아 최초로 한국의 관람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뭉크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는 개인 소장 대표작 3점을 소개한다.입맞춤은 사랑의 가장 극적인 방식이다. 뭉크는 1880년대부터 죽기 직전까지 키스라는 주제에 몰두했다. 남녀가 키스하는 모습을 그린 뭉크의 작품은 판화로는 10점, 회화로는 12점 이상으로 확인된다. 그중에서도 1892년작 유화 ‘키스’는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그림 중 하나다. 창가 오른쪽에서 열정적으로 키스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보인다. 투명한 속성을 지닌 창문은 흔히 그림에서 외부 세계와의 연결을 상징한다. 하지만 그림 속 주인공들은 세계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 순간 내 앞에 있는 사람과 격렬한 사랑을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온몸으로 말하고 있다. 이들은 오직 서로에게만 굴복한다.이번 전시를 기획한 세계적인 큐레이터 디터 부흐하르트는 “뭉크가 이해한 ‘함께함’은 개인성을 잃는 대가로만 얻어지는 것”이라며 “일시적일 수밖에 없기에 그 뒤로는 항상 이별과 질투, 우울과 절망, 죽음이라는 주제가 따른다”고 설명했다. ‘키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화가인 오스트리아의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와도 종종 비교되곤 한다. 클림트를 상징하는 그림이기도 한 ‘키스’는 화려한 장식과 사실적인 인물 표현이 돋보인다. 관능적인 사랑의 환희가 절실히 드러나는 순간을 극적으로 포착했다. 그러나 뭉크는 작품 속 인물의 심리를 반영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오직 둘만의 은밀하고 낭만적인 사랑의 순간을 그리고 있다.채색판화 ‘카를 요한 거리의 저녁’(1896~1897)은 뭉크가 예술을 대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판화는 분명 ‘복제가 가능한’ 예술이다. 그러나 뭉크는 판화에 색을 더하는 방식으로 나름의 독자성을 부여했다. 원본과 복제 사이 어딘가에 자신이 지향하는 예술이 있다는 것을 채색판화를 통해 드러낸 것이다. 뭉크는 이 기법을 활발히 시도했는데, 이 그림은 뭉크가 수작업으로 채색한 유일한 판화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품의 배경인 카를 요한 거리는 노르웨이의 수도 중심부에 있는 번화가다. 이곳을 정처 없이 헤매는 불안한 도시인들의 모습을 담았다. 고독한 인물 군상은 사실 뭉크 내면의 불안감을 표상한다. 그러나 뭉크는 개인의 서사를 보편적인 감정으로 잇는 데 탁월한 역량을 갖춘 작가다. 이 그림을 통해 뭉크는 묻는다. 당신도 나처럼 불안하지 않으냐고.유화 ‘붉은 집’(1926~1930)은 뭉크만의 철학과 독특한 기법을 확인할 수 있는 그림이다. 그는 ‘손상’도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으로 봤다. 캔버스가 썩고 곰팡이가 피고 얼룩이 생겨도 그 역시 작품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그가 이렇게 작품을 극단적으로 처리하는 기법을 ‘로스쿠어’(Rosskur)라고 한다. ‘붉은 집’ 오른쪽 아래 모서리에서는 새의 배설물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전체적으로 분포된 작은 곰팡이 반점까지도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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