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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성환 경기도의원“도시농업은 공동체 회복을 실현하는 핵심… 제도와 정책으로 뒷받침할 것”

    방성환 경기도의원“도시농업은 공동체 회복을 실현하는 핵심… 제도와 정책으로 뒷받침할 것”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 방성환 위원장(국민의힘, 성남5)은 16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도시농업 활성화 컨퍼런스’에 참석해 인사말을 전하며, 도시농업은 공동체 회복을 실현하는 핵심 정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경기도 도시농업의 발전과 공동체 활성화’를 주제로, 정부의 도시농업 정책 방향과 경기도 도시농업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정책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방성환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도시농업은 단순한 취미나 여가 활동을 넘어, 공동체 회복, 도민 삶의 질 향상을 함께 실현하는 중요한 정책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린이집ㆍ복지관 등에 소형 상자텃밭을 조성하고, 지역 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는 도시농업 모델은 이미 현장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이제는 실험과 시범을 넘어, 제도화된 정책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고 예산으로 뒷받침해야 할 단계”라고 밝혔다. 특히 방 위원장은 기업의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과 도시농업의 결합 가능성을 언급하며, “경기도에 있는 체험ㆍ휴양마을과 도시농업을 연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과 가족 단위 체험ㆍ치유 프로그램으로 확장한다면 지역경제와 공동체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기도 도시농업 육성 및 지원 조례」 전부개정 성과를 언급하며, “조례 개정을 통해 도시농업의 개념과 범위를 재정립하고, 텃밭형ㆍ체험형ㆍ치유형 도시농업, 공동체 육성, 전문인력 양성까지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라며 “이제 남은 과제는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사업을 발굴하고, 지속 가능한 예산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 위원장은 “예산이 어렵다는 말이 반복되고 있지만, 필요성이 분명한 정책은 결국 예산으로 증명돼야 한다”라며 “오늘 논의된 현장의 필요성과 확장성 있는 아이디어를 정책과 예산에 반영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방성환 위원장은 “도시농업과 치유농업, 체험마을이 연결된 공간이 경기도 31개 시군 곳곳에 자리 잡아 도민들이 일상에서 농업과 자연을 누릴 수 있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라며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는 행정과 민간이 함께하는 거버넌스를 통해 이러한 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라고 말했다.
  • 이학수 경기도의원, 날카로운 송곳 검증 통했다…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 ‘2관왕’ 석권

    이학수 경기도의원, 날카로운 송곳 검증 통했다…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 ‘2관왕’ 석권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학수 의원(국민의힘, 평택5)은 15일 열린 ‘2025년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 시상식’에서 뛰어난 의정활동 성과를 인정받아 우수의원으로 선정되며, 앞서 수상한 ‘국민의힘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에 이어 ‘행감 우수의원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이 의원은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문체위 소관 전 영역을 현미경 검증하여 구체적인 개선과 집행부의 책임 있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그는 동료 의원들과 공직사회로부터 ‘2025년 문체위 행감 최고 스타’로 자타공인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연속 수상은 이 의원이 자료 분석과 현장 확인, 그리고 실효성 있는 대안 제시라는 ‘3박자’를 완벽하게 갖추어 원인 분석에서 이행 약속까지 연결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감사를 통해 ▲조례 미집행 및 사전검토 부실에 대한 강력한 시정 요구 ▲게임산업 사무의 문화정책 관점 일원화 ▲‘공공기관 사칭 노쇼 사기’ 대응체계 구축 ▲도비 지원 축제의 안전관리 체계 개선 등 도민의 안전과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또한 경기문화유산돌봄센터를 현장 중심으로 재정비하고 스포츠 후원 조례를 실집행으로 전환하도록 촉구하며 사문화된 정책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공공기관의 투명성과 공정성 회복을 위한 날카로운 지적이 돋보였다. 이 의원은 ▲경기문화재단의 인사 공정성 및 투명성 확보 ▲유적 이전·복원 과정의 하도급 비리 재발 방지 대책 ▲경기아트센터의 인사·조직 운영 공공성 회복을 강력히 주문했다. 아울러 경기아트센터가 익명신고제를 실명으로 전환하려던 시도를 철회시키고 신고자 보호를 강화하도록 했다. 그는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의 경영혁신을 집중 추적해 제도 정비와 후속 조치 약속을 받아냈다. 이처럼 이 의원은 도민 안전, 공정 인사, 재정 건전성, 문화정책 일관성 등 문화체육관광 분야 전반에서 가시적인 변화의 동력을 마련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단순한 지적을 넘어, 핵심 근거와 실행 대안을 묶어 제시함으로써 집행부의 실질적인 개선을 견인한 점이 이번 2관왕 달성의 주요 배경이 됐다. 이 의원은 수상 소감에서 “도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정확한 근거와 집요한 점검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례는 집행으로, 제보는 보호로, 축제는 안전으로, 기관은 공정으로 연결되게 끝까지 책임지고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생활체육 기반 해양도시 전략 연구 최종 보고회 개최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생활체육 기반 해양도시 전략 연구 최종 보고회 개최

    “경기도 해양 ‘생활체육의 바다’로”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더민주·시흥3)이 침체한 시흥 거북섬 상권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해양레저 활성화’를 통한 해법 모색에 나섰다. 김 의장은 16일 오후 도의회 예담채에서 ‘경기도 해양레저 활성화를 위한 생활체육 기반 해양도시 전략과 실천 방안 수립 연구’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연구용역은 거북섬을 도민 누구나 즐기는 ‘해양레저·생활체육의 바다’로 탈바꿈시켜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자 지난 9월부터 추진됐다. 거북섬 상가 공실 문제 등 경기도 해양레저 산업의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경기도형 해양레저 전략 방안과 경기도 서해연안을 종합 해양레저권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대책 등이 모색됐다. 주요 연구 내용으로는 ▲생활체육 기반 경기도 해양도시 전략 수립 ▲시민체감형 해양레저 환경 조성 ▲관광·레저·상업·일자리 연계 지역경제 활성화 ▲지속가능·거버넌스 기반 해양도시 추진체계 구축 ▲시흥·화성·안산 등 지자체별 맞춤형 해양레저 모델 ▲경기도 해양레저 관련 조례 제·개정(안) 제시 등이 포함됐다. 김진경 의장은 “그동안 경기도 바다는 잠시 스쳐 가는 관광지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도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의 바다’가 되어야 하고, 그 활력이 지역 상권과 일자리로 연결되는 ‘기회의 바다’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해양레저가 특정 계층만의 활동이 아니라 생활체육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도시 전략과 지역경제로 이어지는 현실적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라며 “경기도의회는 이번 연구를 나침반 삼아 도민이 체감할 해양레저 정책이 자리 잡고, 경기도가 국제적인 해양레저 관광 허브도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경기도 해양레저 관광 산업 발전 지원을 위한 조례 제·개정 등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 봉양순 서울시의원, ‘2025년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상’수상, 서울시의회 출입상주기자단 선정

    봉양순 서울시의원, ‘2025년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상’수상, 서울시의회 출입상주기자단 선정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봉양순 의원(더불어민주당·노원3)이 지난 16일 서울시의회 출입상주기자단이 선정한 ‘2025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 시상식’에서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상을 받았다. 봉 의원은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소관 부서인 서울시 재난안전실, 소방재난본부, 물순환안전국, 물재생시설공단, 건설기술정책관, 도시기반시설본부 등을 대상으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시민안전과 직결된 정책의 사각지대를 날카롭게 짚어내고, 제도 개선과 실효성 있는 정책대안을 제시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특히 노후 하수관로의 구조적 위험성과 관리 미비, 공공시설 공사 과정에서의 안전·환경 문제, 물재생시설공단의 인권경영 실태, 주민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공사 사례 등 민생 현안과 밀접한 사안들을 집요하게 점검하고, 서울시 정책의 방향을 바로잡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봉 의원은 “행정사무감사는 시민의 눈으로 시정을 바라보고, 실질적인 정책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의정활동”이라며 “여야를 떠나 잘한 것은 인정하고 부족한 부분은 함께 고쳐나가야 하며, 서울시가 더 안전하고 공정한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의회와 집행부가 머리를 맞대는 협치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현장의 문제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생활정치를 실천하고,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서울, 민생중심의 의정활동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2025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상’은 서울시의회 출입상주기자단이 11월 4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2025년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를 직접 모니터링하여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기자단 전체회의 심의를 거쳐 상임위원회별로 각 1명의 우수의원을 선정한 결과다. 서울시의회 출입상주기자단은 시상식에서 각 상임위원회에서 단 한 명만이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수의원상의 무게와 상징성이 크다며, 형식적 질의에 그치지 않고 집행부에 대한 실질적 견제, 정책 대안 제시, 시민 생활과 직결된 현안 점검으로 이어졌는지 여부가 주요 평가 기준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 천사가 방문한 시민의 거실, 메로데 제단화

    천사가 방문한 시민의 거실, 메로데 제단화

    ●거실로 찾아온 천사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분관 클로이스터가 소장한 ‘메로데 제단화’는 15세기 북유럽 회화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힌다. 이 삼면화는 형식적으로는 전통적인 제단화의 틀을 따르지만, 내용면에서는 혁신을 보여준다. 가브리엘 천사가 성모 마리아에게 그리스도의 잉태를 알리는 ‘수태고지’ 장면이 소박한 가정의 실내에서 일어난 것으로 그렸기 때문이다. 작품의 크기는 양쪽 날개를 접었을 때 가로와 세로가 각각 60㎝를 조금 넘을 정도로 작고 소박하다. 이는 공적 예배가 아닌 개인적 기도를 위해 제작됐음을 말해준다. ‘메로데 제단화’는 15세기 신앙이 교회에서 가정으로, 제단에서 방 안으로 이동하던 순간을 보여준다. ●세 개의 패널, 하나의 이야기 로베르 캉팽(1375~1444년)은 초기 플랑드르 회화의 사실주의를 확립한 인물이다. 세밀한 질감 표현과 일상의 사물에 깃든 상징은 이 시기의 혁신을 잘 보여준다. 중앙 패널에는 성모 마리아와 가브리엘 천사가 등장한다. 가브리엘은 이제 막 방 안으로 들어온 듯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네고, 마리아는 책을 읽고 읽는 중이다. 왼쪽 패널에는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후원자 부부가 묘사되어 있으며, 오른쪽 패널에는 목공 작업을 하는 요셉의 모습이 보인다. 이 세 폭 구조는 인간의 신앙, 성경 이야기, 노동하는 일상으로 엮여 하나의 서사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소한 사물에 숨겨진 종교적 상징 ‘메로데 제단화’의 가장 큰 특징은 일상적 사물에 부여된 종교적 상징이다. 물이 담긴 주전자와 세면대는 청결과 영적 순수성을, 마리아 앞에 놓인 백합은 순결을 상징하며 꺼져버린 촛불은 그리스도의 죽음을 암시한다. 창문을 통해 날아드는 작은 아기 예수의 형상은 십자가를 들고 있어, 탄생과 동시에 예정된 그리스도의 수난을 예고한다. 요셉의 작업대 위에 놓인 쥐덫이나 못, 망치 역시 그리스도의 고난을 상징하는 도구로 해석된다. ●문밖의 기도 ‘메로데 제단화’의 왼쪽 패널에는 한 쌍의 기증자 부부가 등장한다. 이들의 신분을 알 수 없으나 입고 있는 의복과 그림을 주문할 정도의 경제적 여건을 볼 때 당시 성장하던 신흥 시민 계급에 속했을 가능성이 크다. 부부는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문밖에서 성모와 천사가 등장하는 수태고지 장면을 응시한다. 이러한 설정으로 인해, 이 부부가 간절히 자녀를 바랐던 신혼 부부였을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돼 왔다. 그러나 기증자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상, 이는 어디까지나 조심스러운 추정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 패널은 15세기 신앙이 개인의 삶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는지 보여준다. ●중세의 거실, 오늘의 미술관 오늘날 관람객은 ‘메로데 제단화’ 앞에서 15세기인의 신앙과 일상이 겹쳐지는 지점을 마주한다. 이 작품에서 성스러움은 교회 제단에 머물지 않고, 침실과 식탁이 놓인 평범한 가정 안으로 조용히 스며들었다. 신과 인간, 종교와 일상이 분리되지 않았던 시대의 감각이 이 작은 패널 속에 압축돼 있다. 수태고지는 먼 성서의 과거가 아니라, 당시 시민이 살아가던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사건으로 재구성됐다. ‘메로데 제단화’는 소박한 규모지만, 일상 사물을 통해 신앙을 내면화하게 한다는 점에서 15세기 미술사의 흐름을 바꾼 작품으로 평가된다. 성스러움과 일상이 분리되지 않았던 시대, ‘메로데 제단화’는 크지 않지만, 미술사에서 결코 작지 않은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 천사가 방문한 시민의 거실, 메로데 제단화 [으른들의 미술사]

    천사가 방문한 시민의 거실, 메로데 제단화 [으른들의 미술사]

    ●거실로 찾아온 천사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분관 클로이스터가 소장한 ‘메로데 제단화’는 15세기 북유럽 회화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힌다. 이 삼면화는 형식적으로는 전통적인 제단화의 틀을 따르지만, 내용면에서는 혁신을 보여준다. 가브리엘 천사가 성모 마리아에게 그리스도의 잉태를 알리는 ‘수태고지’ 장면이 소박한 가정의 실내에서 일어난 것으로 그렸기 때문이다. 작품의 크기는 양쪽 날개를 접었을 때 가로와 세로가 각각 60㎝를 조금 넘을 정도로 작고 소박하다. 이는 공적 예배가 아닌 개인적 기도를 위해 제작됐음을 말해준다. ‘메로데 제단화’는 15세기 신앙이 교회에서 가정으로, 제단에서 방 안으로 이동하던 순간을 보여준다. ●세 개의 패널, 하나의 이야기 로베르 캉팽(1375~1444년)은 초기 플랑드르 회화의 사실주의를 확립한 인물이다. 세밀한 질감 표현과 일상의 사물에 깃든 상징은 이 시기의 혁신을 잘 보여준다. 중앙 패널에는 성모 마리아와 가브리엘 천사가 등장한다. 가브리엘은 이제 막 방 안으로 들어온 듯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네고, 마리아는 책을 읽고 읽는 중이다. 왼쪽 패널에는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후원자 부부가 묘사되어 있으며, 오른쪽 패널에는 목공 작업을 하는 요셉의 모습이 보인다. 이 세 폭 구조는 인간의 신앙, 성경 이야기, 노동하는 일상으로 엮여 하나의 서사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소한 사물에 숨겨진 종교적 상징 ‘메로데 제단화’의 가장 큰 특징은 일상적 사물에 부여된 종교적 상징이다. 물이 담긴 주전자와 세면대는 청결과 영적 순수성을, 마리아 앞에 놓인 백합은 순결을 상징하며 꺼져버린 촛불은 그리스도의 죽음을 암시한다. 창문을 통해 날아드는 작은 아기 예수의 형상은 십자가를 들고 있어, 탄생과 동시에 예정된 그리스도의 수난을 예고한다. 요셉의 작업대 위에 놓인 쥐덫이나 못, 망치 역시 그리스도의 고난을 상징하는 도구로 해석된다. ●문밖의 기도 ‘메로데 제단화’의 왼쪽 패널에는 한 쌍의 기증자 부부가 등장한다. 이들의 신분을 알 수 없으나 입고 있는 의복과 그림을 주문할 정도의 경제적 여건을 볼 때 당시 성장하던 신흥 시민 계급에 속했을 가능성이 크다. 부부는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문밖에서 성모와 천사가 등장하는 수태고지 장면을 응시한다. 이러한 설정으로 인해, 이 부부가 간절히 자녀를 바랐던 신혼 부부였을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돼 왔다. 그러나 기증자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상, 이는 어디까지나 조심스러운 추정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 패널은 15세기 신앙이 개인의 삶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는지 보여준다. ●중세의 거실, 오늘의 미술관 오늘날 관람객은 ‘메로데 제단화’ 앞에서 15세기인의 신앙과 일상이 겹쳐지는 지점을 마주한다. 이 작품에서 성스러움은 교회 제단에 머물지 않고, 침실과 식탁이 놓인 평범한 가정 안으로 조용히 스며들었다. 신과 인간, 종교와 일상이 분리되지 않았던 시대의 감각이 이 작은 패널 속에 압축돼 있다. 수태고지는 먼 성서의 과거가 아니라, 당시 시민이 살아가던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사건으로 재구성됐다. ‘메로데 제단화’는 소박한 규모지만, 일상 사물을 통해 신앙을 내면화하게 한다는 점에서 15세기 미술사의 흐름을 바꾼 작품으로 평가된다. 성스러움과 일상이 분리되지 않았던 시대, ‘메로데 제단화’는 크지 않지만, 미술사에서 결코 작지 않은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 평택시, 5070에 이어 ‘2040 일자리박람회’ 개최…292명 채용 예정

    평택시, 5070에 이어 ‘2040 일자리박람회’ 개최…292명 채용 예정

    경기 평택시는 오는 19일 14시부터 17시까지 안중체육관에서 ‘평택시 2040 일자리박람회’를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고용 불안정을 겪고 있는 20~40대 청년층 구직자에게 취업 기회와 맞춤형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청년층 특화 채용 행사로, 반도체·제조·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24개 구인 기업이 참여해 총 292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행사 당일에는 구인 기업별 1:1 현장 면접을 비롯해 가상현실(VR) 체험과 카드진단을 통한 심리·적성검사, 전·현직 대기업 및 중견기업 직무 전문가가 참여하는 취업 컨설팅 프로그램이 운영돼, 구직자들에게 실질적인 직무 상담과 취업 준비 방향 및 전략을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무료 이력서 사진 촬영, 수정 메이크업, 맞춤 색상(퍼스널 컬러) 진단, 취업 타로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함께 마련된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지난 11월 5일 개최된 5070 일자리박람회가 중장년층에게 재도약의 기회가 되었던 만큼, 이번 2040 일자리박람회 역시 20~40대 청년층 구직자들에게 실질적인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기업과의 연결을 통해 안정적인 일자리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평택시는 지난 6월과 11월 일자리박람회를 통해 현장 면접 1268명, 현장 채용 535명의 성과를 냈다.
  • 윤종영 경기도의원, ‘경기북부특별자치도추진단’을 ‘경기북부발전전략추진단’으로 명칭 변경 제안

    윤종영 경기도의원, ‘경기북부특별자치도추진단’을 ‘경기북부발전전략추진단’으로 명칭 변경 제안

    경기도의회 윤종영 의원(국민의힘, 연천)은 12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추진단과 회의를 갖고, 2026년도 예산안과 함께 ‘경기북부 대개발2040’ 계획의 실행력 확보 방안 및 추진단의 역할·정체성 재정립 문제를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9일 2026년 경기도 본예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에서 윤 의원이 경기북부특별자치도추진단 예산 감액 및 사업추진 체계 문제를 집중적으로 질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윤 의원은 “‘경기북부 대개발 2040’을 총괄하는 핵심 부서에 사업비 7억 원만 남겨놓고 북부발전을 논할 수 있겠느냐”며 조장석 단장을 강하게 질책한 바 있다. 윤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경기북부 대개발·대개조 프로젝트는 단순한 개발사업이 아니라, 북부 전역의 산업·교통·정주 여건을 장기적으로 재편하는 종합 전략”이라며 “이를 총괄하는 조직이 예산과 기능, 정체성 모두에서 흔들리면 북부발전 전략 자체가 실국별 단편 사업으로 분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 의원은 추진단의 명칭과 관련해 “현행 ‘경기북부특별자치도추진단’이라는 명칭이 현장에서는 정책 추진의 취지와 다르게 받아들여질 소지가 있다”며 현실적인 역할에 맞게 ‘경기북부특별자치도추진단’을 ‘경기북부발전전략추진단’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윤 의원은 “현재 추진단이 수행하는 핵심 기능은 특별자치도 논의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경기북부 대개발2040’을 중심으로 북부 발전 전략을 종합 기획·조정·연결하는 역할”이라며 “명칭부터 ‘발전 전략’과 ‘컨트롤타워’ 기능이 분명히 드러나야 시·군, 실국, 민간과의 협업도 원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경기북부 대개발2040’은 법정계획이 아니기 때문에 각 실국이 개별적으로 추진할 경우 구속력과 연계성이 약해질 수 있다”며 “추진단이 분야별 핵심 과제를 정밀하게 구조화하고, 전문가 논의와 제도개선 과제를 통해 실국이 반드시 연결될 수밖에 없는 실행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조장석 단장은 “추진단 역시 ‘경기북부 대개발2040’을 중심으로 규제 완화, 기업 애로 해소, 시·군 협력 과제 등을 체계화하는 방향으로 내부 정리를 진행하고 있다”며 “제안된 명칭 변경과 조직 역할 재정립에 대해서도 정책 추진 과정과 대외 소통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성을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윤 의원은 이에 대해 “명칭 변경은 단순한 간판 교체가 아니라, 경기북부 발전 전략을 지속 가능하게 끌고 가기 위한 구조 정비의 출발점”이라며 “의회 차원에서도 정책협의 과제화 등 가능한 절차를 통해 추진단이 ‘경기북부 대개발2040’의 설계자이자 조정자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윤 의원은 “이번 예산 심의의 본질은 예산 규모 그 자체가 아니라, 추진단이 북부발전 전략의 중심축으로 기능할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이라며 “경기북부 주민들의 염원이 일회성 구호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끝까지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 서울창업허브 성수 ESG경영 우수기업, 에이치에너지·식스티헤르츠 선정

    서울창업허브 성수 ESG경영 우수기업, 에이치에너지·식스티헤르츠 선정

    서울창업허브 성수가 선정한 ESG경영 우수기업들은 도심과 지역 곳곳의 유휴자원을 활용한 분산형 재생에너지 방식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대 전력 시장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다. 서울시와 서울경제진흥원이 함께 운영하는 서울창업허브 성수는 기술 기반 ESG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을 ‘ESG 우수기업’으로 선정했으며, 이들 기업은 2025 서울 스타트업 ESG포럼에 참여해 기술과 데이터 중심의 ESG 사례를 공유했다. 이 기사는 포럼에서 소개된 기업 가운데 분산형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구조적 혁신을 이끌고 있는 두 기업, 에이치에너지와 식스티헤르츠의 사례를 소개한다. 에이치에너지는 재생에너지 투자 서비스(플랫폼) ‘모햇’, 도심 지붕 태양광 임대 플랫폼 ‘솔라쉐어’, AI(인공지능) 기반 발전소 운영관리 플랫폼 ‘솔라온케어’를 통해 전국의 유휴 지붕과 옥상을 에너지 기반 시설로 전환하는 분산형 재생에너지 기업이다. ‘모햇’은 개인이 태양광 발전소라는 실물자산을 소유하고 수익을 분배하는 플랫폼 협동조합 구조를 통해 누적 가입자 20만 명, 누적 투자액 4000억 원을 기록했다. ‘솔라쉐어’는 건물주에게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제공하며, 법인 대상 서비스 ‘솔라쉐어바로’를 통해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이행을 지원한다. AI·클라우드 기반의 ‘솔라온케어’는 에너지기술평가원 기술등급 AA 등 대내외 인정받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현재 4500여 개소의 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에이치에너지는 ESG경영 우수기업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서울창업허브 성수 후속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ISO 9001(품질경영시스템) 인증, ISO 27001(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임직원 대상 개인정보보호 교육을 통해 내부 인식을 제고했으며, 회사 운영의 기본 틀을 국제적 표준에 맞춰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관리조직을 구성했다. 식스티헤르츠는 소규모 분산전원을 IT 정보기술로 연결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가상발전소(VPP) 기술을 기반으로 재생에너지 확산을 지원하는 에너지 IT 소셜벤처다. 가상발전소(VPP) 기술이 적용된 서비스 중 하나인 ‘햇빛바람지도’는 약 8만여 개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발전량을 시각화한 서비스로, 공공데이터 활용 우수 사례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또한, AI 이상감지 기술을 적용해 전국 17만 개 이상의 발전소 운영 데이터를 관리 및 모니터링하는 플랫폼을 개발했으며, 다수의 정부 R&D 연구개발 과제를 수행하며 차세대 전력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한다. 식스티헤르츠는 이번 후속지원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재생에너지 사용 인증서 플랫폼 연동을 위한 기능을 구현한 소프트웨어 기반 RTU 관리 시스템 개발 및 시험을 진행하는 등 ESG 사업 기반을 강화했다. 두 기업은 재생에너지를 단순한 생산 영역이 아닌 투자·운영·데이터 구조로 확장하며 ESG를 실제 성과로 연결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서울창업허브 성수가 선정한 이들 사례는 재생에너지 ESG가 선언을 넘어 현장에서 작동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 ‘독서의 계절은 겨울!’…경기관광공사, 문학관·책방 6곳 추천

    ‘독서의 계절은 겨울!’…경기관광공사, 문학관·책방 6곳 추천

    흔히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12월은 1년 중 책이 가장 많이 팔리는 달이다. 경기관광공사가 문인들의 흔적이 깃든 문학관, 조용히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방 6곳을 추천했다. [책을 품고 하룻밤 ‘안성 살구나무책방’] 요즘 작은 책방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안성의 살구나무책방도 그런 공간이다. 살구나무책방은 분주한 도심이 아니라 시간의 속도가 한 박자쯤 늦춰진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허물어지기 직전의 폐가가 서점으로 재탄생한 건 4년 전이다. 옛 모습을 고스란히 살린 삐뚤빼뚤한 서까래는 책방 최고의 ‘장식품’으로 일부러 손대지 않았다. 덕분에 책방에는 새것으로는 흉내 낼 수 없는 따뜻한 시간이 흐른다. 책방 이름은 실제 책방 왼쪽에서 자라고 있는 살구나무에서 가져왔다. 봄이면 꽃이 피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풍경도 달라진다. 책을 읽다 고개를 들면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이곳이 ‘이야기의 공간’임을 알려준다. 살구나무책방에서는 새 책이 아니라 중고책만 판매하는데 이곳에서는 중고책이란 말 대신 ‘지난책’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 책방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북스테이’다. 책방 안쪽의 작은 방에서 하룻밤 머물 수 있다. 핸드폰과 세상에서 거리를 둔 채, 책 속에 파묻혀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셈이다. 조용한 밤, 책 한 권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그 어떤 여행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다. 아쉽게도 겨울에는 북스테이도 잠시 ‘방학’에 들어가니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천재 시인의 발자취 ‘광명 기형도문학관’] 기형도 시인이 태어난 곳은 옹진군 연평도다. 지금은 인천광역시지만 당시에는 경기도 연평리였다. 만 4세가 되던 해에 가족은 당시 경기도 시흥군으로 이사했다. 지금의 광명시 소하동이다. 이후 그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곳에서 살았다. 그의 문학관이 광명시에 자리한 이유다. 기형도 시인의 시는 조금은 암울하고 더러는 절망스럽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시를 읽고 나면 마음 한쪽이 위로받는다. 그의 시는 일종의 치유다. 슬픔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하며 그 안에서 다시 숨 쉴 수 있는 힘을 건넨다. 문학관에 들어서 가장 먼저 만나는 공간은 시인의 삶을 더듬어 볼 수 있는 전시실이다. 친필로 직접 작성한 독서 목록에는 체홉, 사르트르, 니체 같은 해외 작가부터 김춘수, 박목월, 이청준 등의 국내 문인들의 이름들이 보인다. 어떤 책을 읽으며 좋아했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다른 한편에는 직접 사용하던 파이롯트 만년필과 소형 라디오도 손때 묻은 그대로 놓여있다. 두 번째 전시 공간에는 학창 시절 그가 받았던 상장과 성적표가 전시되어 있다. 그는 학창 시절 내내 최상위 성적을 유지하던 우수생이었다. 문학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잿빛 양복 한 벌로, 시인의 어머니가 고이 간직하고 있던 아들의 유품이다. 문학관을 나서면 뒤편으로 기형도 문화공원이 이어진다. 숲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시인의 시 구절을 떠올리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근대 낭만주의 시인의 흔적 ‘화성 노작홍사용문학관’] 노작 홍사용은 암울한 일제강점기 한복판에서 활동한 근대 낭만주의 시인이다. 1900년,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났고 무관학교 1기생으로 합격한 부친을 따라 생후 100일 만에 서울로 상경했다. 이후 아홉 살 무렵 부친의 군대가 해산한 후 백부의 양자로 들어가면서 경기도 화성으로 내려왔다. 부친이 용인과 화성 일대에 농토를 소유한 지주였기에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 열일곱 살 때 휘문의숙에 입학하며 본격적으로 문학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의 청춘은 절대 평탄하지 않았다. 3‧1운동 때는 학생운동에 참여하다 붙잡히기도 했고 주거 제한 조치를 받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내내 활발한 문학 활동을 했으며 신극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서양극 번역과 연출을 하기도 했다. 해방을 맞은 지 불과 2년 뒤, 폐환으로 세상을 떠났고 유해는 화성에 묻혔다. 노작홍사용문학관이 자리한 곳은 그의 유해가 묻힌 반석산 아래다. 문학관에 들어서면 현관 중앙에 홍사용이 기획하고 제작한 동인지 『백조(白潮)』의 창간호가 방문객을 맞는다. 뒤로는 시인의 삶과 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일대기가 정리되어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데 정 중앙에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나는 왕이로소이다’ 전문이 걸려 있다. 같은 층에는 전망이 좋은 카페도 마련되어 있어,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시 한 편을 곱씹기에도 좋다. 문학관 뒤편의 묘역까지는 불과 10분 남짓, 시인의 마음을 따라 걷는 짧은 산책길이다. 긴 밤, 문학의 세계로 들어가기 전 혹은 그 여운을 오래 붙잡고 싶을 때, 이곳은 조용히 마음을 내려놓기 좋은 장소다. [문학과 체험은 물론 AI까지 ‘수원 경기도서관’] 경기도서관은 2025년 10월에 개관한 신생 도서관이다. 지상 5층 건물은 나선형 구조와 창살 문양으로 설계되어 외관부터 남다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이곳이 단순히 책을 빌리는 장소가 아니라는 사실을 곧 알게 된다. 칸막이가 없는 동선 설계로 공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서재 혹은 거실을 연상케 한다. 층과 층을 연결하는 길에는 ‘경기책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벽면이 모두 통창이고 곳곳에 작은 정원을 꾸며놓아서 마치 숲에서 책을 읽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도서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지하 1층과 4층이다. 지하 1층에는 AI 스튜디오가 자리하고 있는데 유료로 이용해야 하는 오픈AI 프로그램을 누구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AI 시대를 준비하는 도서관의 발 빠른 전략이다. 4층은 경기도서관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으로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한 서적들로 채워져 있다. 단순한 독서를 넘어 직접 손으로 참여하는 체험도 가능하다. 체험장에서는 버려지는 옷이나 책을 비롯해 바닷가 백사장에서 수집한 유리 조각 등을 이용해 다양한 소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환경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생각하고, 만들어보는 경험’으로 확장한 셈이다. 경기도서관은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기후변화와 환경, 인공지능, 체험까지 한데 모여 현재와 미래를 공유하는 문화공간이다. 이곳은 가장 현대적인 방식으로 독서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펄 벅과 한국의 인연 ‘부천 펄벅기념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펄 벅(Pearl S. Buck)은 1892년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중국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그에게 아시아는 낯선 땅이 아니라 삶의 일부이자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었다. 대학 진학을 위해 미국으로 돌아가서도 미국 내 아시아인과 흑인의 인권에 관심이 많았다. 다시 중국에서 생활하던 1930년대에 대한민국임시정부와의 인연으로 펄 벅은 한국 독립의 정당성을 지지하기도 했다. 1960년 처음 한국을 방문했고 1964년에는 미군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들을 돕기 위해 펄벅재단을 설립해 입양을 주선했다 이후에는 부천시에 ‘소사희망원’을 설립하고 입양보다는 ‘태어난 곳에서 자라야 한다’는 신념으로 전쟁고아들을 돌보기도 했다. 펄벅기념관은 당시 소사희망원이 있던 자리이며 기념관 건물 역시 당시의 남아 있던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전시물 가장 앞에는 펄 벅의 생애를 소개해 놓았는데, 그의 한국명인 ‘최진주’라는 이름이 인상적이다. 전시 공간에는 소사희망원에서 실제로 사용되던 모습과 펄 벅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의 흑백사진들이 놓여 있다. 사진 속에서 느껴지는 그의 표정과 시선은 단순한 관심을 넘어 진심 어린 애정을 전한다. 1931년 발표해 펄 벅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긴 ‘대지’에 대한 소개는 물론이고 한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 ‘살아있는 갈대’의 작품 소개도 살펴볼 수 있다. 기념관 앞에는 펄 벅의 흉상이 세워진 작은 공원이 조성돼 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벤치에 앉아 있으면, 문학이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넓히고 또 다른 나라의 역사와 이어질 수 있는지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세계적 문학가들의 흉상이 가득 ‘양평 잔아문학박물관’]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 동쪽 기슭을 따라 달리다 보면 잔아문학박물관을 만나게 된다. 강물처럼 느릿한 풍경 속, 비스듬한 언덕에 자리한 박물관에 들어서면 넓은 정원이 손님을 먼저 맞이한다. 아기자기한 테라코타 조형물들이 놓인 정원은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공간이다. 정원 가장 위쪽에 있는 작은 호수는 잔잔한 수면만으로도 마음을 가라앉히는 힘이 있다. 이곳에서 이미 문학 산책은 시작된 셈이다. 잔아문학박물관은 소설가 잔아 김용만 선생이 건립한 문학 전문 박물관이다. 공간은 크게 세 곳으로 나뉘는데, 세계문학관, 한국문학관, 아동문학관 등이다. 가장 먼저 만나는 세계문학관에는 그가 세계 각국의 문학관을 여행하며 쓴 ‘세계문학관 기행’의 내용과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카프카, 가와바타 야스나리, 카뮈 등 문학가들의 테라코타 흉상이 함께 전시돼 있어서 볼거리가 더욱 풍성하다. 박물관 내의 모든 테라코타 작품은 모두 김용만 선생의 부인인 여순희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어지는 한국문학관에는 김지하, 김승옥, 정호승 등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들의 자료와 육필 원고들이 전시되어 있고 아동문학관은 ‘어린왕자’와 ‘안네의 일기’를 테마로 꾸며져 있다. 문학 감상에만 머물지 않는 점도 이곳의 매력이다. 머그컵이나 에코백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돼 책을 읽고, 걷고, 손으로 만들어보는 경험까지 이어진다. 잔아문학박물관은 문학과 자연, 그리고 체험이 한데 어우러진 공간으로 긴 밤의 문학 여행을 낮부터 천천히 예열해 주는 장소다.
  • “나래바 초대 감사하지만”…조인성·박보검·정해인, 거절한 사연 뒤늦게 ‘파묘’

    “나래바 초대 감사하지만”…조인성·박보검·정해인, 거절한 사연 뒤늦게 ‘파묘’

    개그우먼 박나래가 전 매니저들에 대한 ‘갑질’ 및 불법 의료 시술 의혹에 휩싸여 활동을 중단한 가운데, 자택에 마련한 ‘나래바’에 배우 조인성과 박보검, 정해인을 초대하려 했지만 거절당한 일화가 ‘파묘’되고 있다. 조인성은 지난 2017년 방송된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 게스트로 출연한 방송인 박경림과 전화 통화를 하며 ‘나래바’ 초대를 완곡히 거절했다. 과거 MBC 시트콤 ‘논스톱’에 함께 출연한 박경림이 조인성을 언급했고, 당시 MC였던 박나래가 자신이 조인성의 팬임을 드러내자 박경림은 조인성과 전화 연결을 했다. 박나래는 자신을 “미녀 개그우먼”이라 소개하며 “시간 되시면 나래바에 한번 놀러 오라”고 전했다. 이에 조인성은 “거기는 들어가는 건 자유지만, 나올 때는 자유가 아니지 않냐”고 너스레를 떨며 “초대해주신다면 부모님과 함께 가겠다”고 말해 박나래를 좌절하게 했다. 박보검은 박나래가 “나래바에 초대하고 싶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던 배우다. 박나래는 2017년 tvN ‘인생술집’에서 “한 시상식에서 그분(박보검)을 만났다”라면서 “멀리서 저를 부르더니 ‘나래 누나, 저 나래바 놀러 갈게요. 초대해 주세요’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다만 박보검은 연락처를 주지 않았고, 박나래는 “회사에 공문을 보내야 하나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박나래는 이후에도 박보검을 초대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이듬해 백상예술대상 시상자로 나선 자리에서는 “작년에 박보검씨를 섭외하려다 실패했다”라고 밝혔다. 박보검을 초대하지 못한 박나래는 이번에는 배우 정해인을 초대하려 했다. 박나래는 같은 해 ‘섹션TV 연예통신’에서 정해인에 대해 “나래바 섭외 연락이 간 걸로 알고 있다. 아직 답변을 못 얻었다”고 말했다. 또 그해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정해인과 직접 만나 나래바를 언급했다. 박나래는 다큐멘터리 더빙 작업을 위해 만난 정해인에게 “나래바 초대했는데 거절하지 않았나”라고 말을 꺼냈다. 이에 정해인은 “죄송합니다”라며 “(송)은이 선배님과 함께 봐요”라고 말했다. 박나래는 “다 같이 말고 둘이 따로 보자”고 답했다. 한편 박나래는 전 매니저들로부터 특수상해와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으며, ‘주사이모’를 통해 불법 의료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고발 사건도 경찰에서 수사 중이다. 박나래는 전 매니저들을 공갈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박나래는 16일 일간스포츠에 직접 전한 영상에서 “현재 제기된 사안들에 대해 추가적인 공개 발언이나 설명은 하지 않겠다”며 각종 의혹과 문제들을 법적 절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 김동희 경기도의원, 스마티시티 발전을 위한 드론 도시 관제 시스템 연구 착수보고회 개최

    김동희 경기도의원, 스마티시티 발전을 위한 드론 도시 관제 시스템 연구 착수보고회 개최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김동희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부천6)이 대표로 활동 중인 연구단체 ‘스마트시티 균형발전을 위한 첨단기술 플랫폼 구축 연구회’가 12월 15일 오후 3시, 경기도의회 정담회실에서 연구용역 「스마트시티 발전을 위한 드론 도시 관제 시스템 연구」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연구는 실제 도시 환경을 기반으로 드론 실증을 수행하고, 재난·안전·환경 등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드론 활용 모델을 도출해 경기도형 스마트시티 정책으로 연결하기 위해 추진됐다. 특히 기술 중심의 스마트시티를 넘어 시민이 체감하고 참여하는 ‘스마트 시민(Smart Citizen)’ 중심의 도시 관제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연구는 2025년 11월부터 2026년 7월까지 8개월간 진행된다. 연구회는 부천시 전역을 실증 대상지로 선정해 김포공항 인접 지역의 비행 제한 등 현실적인 도시 여건을 반영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드론 통합 관제 플랫폼 개발을 비롯해 재난·안전 감시, 환경 모니터링 등 서비스 시나리오 실증과 함께, 도민 인식 조사 및 전문가 포커스그룹 인터뷰(FGI)를 통해 정책 수용성도 함께 검토한다. 김동희 부위원장은 “드론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시민의 안전과 일상을 지키는 공공 인프라가 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드론에 대한 감시·소음 중심의 부정적 인식을 안전과 편의라는 긍정적 경험으로 전환하고, 지역 간 격차 없는 경기도형 스마트시티 모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관련 조례 제·개정과 정책 제안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경기도의회 차원에서 책임 있게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착수보고회에는 연구회 소속 도의원들과 수행기관인 (사)한국드론활용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해 연구 추진 방향과 세부 과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연구회는 향후 정책토론회와 중간·최종 보고회를 통해 연구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 ‘일본의 멸망을 미리 조문한다’…안중근 유묵 ‘장탄일성 선조일본’ 공개

    ‘일본의 멸망을 미리 조문한다’…안중근 유묵 ‘장탄일성 선조일본’ 공개

    경기도, 광복 80주년 맞아 안중근 의사 특별전 개최(12.20~4.5) 경기도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국보급 가치를 가진 안중근 의사의 유묵(붓글씨) ‘장탄일성 선조일본(長歎一聲 先弔日本)’을 대중에 처음으로 공개한다. 경기도는 12월 20일부터 내년 4월 5일까지 경기도박물관 기증실에서 안중근 의사를 조명하는 특별전 ‘동양지사, 안중근-통일이 독립이다’를 연다고 17일 밝혔다. 개막식 날 ‘안중근 통일평화포럼’도 열 예정이다. ‘유묵(遺墨)’은 사람이 살아 있을 때 남겨 놓은 글씨나 그림, 특히 붓글씨를 말하는데, 보통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의 필적이다. ‘장탄일성 선조일본’은 큰 소리로 길게 탄식하며, 일본의 멸망을 미리 조문한다는 뜻이다. 안 의사가 일본제국 관동도독부(여순감옥과 재판부 관장)의 고위 관료에게 건넨 작품으로, 이후 그 관료의 후손이 보관해 왔다. 죽음을 앞두고도 흔들림 없었던 안 의사의 기개와 역사관, 세계관이 담긴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국내에 들어온 적은 없다. 경기도는 최근 일본 소장자와의 협상을 벌인 끝에 ‘장탄일성 선조일본’을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안 의사의 또다른 유묵인 독립(獨立)’도 조국의 품으로 귀환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독립은 뤼순 감옥에서 안 의사가 직접 써서 일본인 간수에게 건넸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경기도는 안중근 정신의 현대적 의미를 도민과 함께 되새기고자 전시를 마련했다. 특별전에서는 제국주의 시대를 살았던 안중근 의사의 사상과 철학, 독립운동의 흔적을 다채롭게 구성해 소개한다. 전시는 3부로 구성돼 있는데 1부는 ‘제국주의 쓰나미와 사대주의로부터 독립’, 2부는 ‘독립전쟁과 동양평화의 꿈’, 3부는 ‘조일과 광복, 그리고 남북분단’이 주제다. 박래혁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 전시는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자리인 동시에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뜻을 오늘의 평화와 통일 담론으로 연결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경기도는 앞으로도 역사와 정신을 계승하는 문화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 [씨줄날줄] 걷고 또 걷는 한국인

    [씨줄날줄] 걷고 또 걷는 한국인

    걷기는 목적에 따라 쓰임새가 다양한 운동이다. 철학자 칸트는 걸으면서 사색했고, 선각자들은 깨우치기 위해 ‘구도의 길’을 걸었다. 기독교인들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순교의 참뜻을 되새겼다. 올해 한국인의 하루 평균 걸음 수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스마트기기 업체 가민이 활동분석 앱인 ‘가민 커넥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 한 해 한국인의 하루 평균 걸음 수는 9969보. 홍콩(1만 663보)에 이어 세계 2위였다. 세계인의 평균 걸음 수는 8000보였다. ‘많이 걷는 한국인’ 기록을 세운 것은 만보 걷기 열풍 덕분 아닌가 싶다. ‘1만보 건강론’의 시초는 일본 규슈보건대 요시히로 하타노 교수다. 요시히로 교수는 1960년대 초 일본 성인들이 하루 평균 3500~5000보가량 걷는데 이를 1만보까지 늘리면 평소보다 20~30%가량 칼로리를 더 소모할 수 있어 비만 감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야마사’라는 제조업체에서 걸음 수를 측정해 주는 만보계를 출시해 대히트를 쳤다. 우리나라가 ‘걷기 왕국’ 일본을 제친 것은 자연과 역사, 재테크와 결합된 걷기 운동이 일상화된 결과다. 코리아둘레길은 동·서·남해안 및 DMZ 접경지역 등 우리나라 외곽을 하나로 연결하는 약 4500㎞ 코스다. 지자체마다 아름다운 산과 강, 명승지를 따라 둘레길을 조성해 트레킹족들을 모으고 있다. 걸으면서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옛길도 조성돼 있다. 조선시대 10대로 중 경기 지역을 지나는 6대로를 토대로 만든 경기옛길, 이순신 장군이 서울 남대문에서 합천군 율곡면까지 걸은 ‘이순신 백의종군길’, 퇴계 이황 선생이 관직을 마치고 고향인 안동 도산서원까지 걸어간 ‘퇴계 이황 귀향길’, 단종이 영월로 귀양을 떠난 ‘단종 유배길’ 등이 역사적 사연들과 엮여 있다. 요즘은 걸음 횟수에 따라 돈을 주는 캐시워크 앱도 인기여서 걸으면서 돈을 버는 시대가 됐다.
  • ‘은둔의 방’ 벗어난 중장년… “일, 사람, 온기 간절했어요”

    ‘은둔의 방’ 벗어난 중장년… “일, 사람, 온기 간절했어요”

    실직·이혼·건강 악화에 홀로 지내나 자신에게 말 거는 것도 버거워중장년 고립은 ‘제도 밖 사각지대’함께 나누는 밥과 작은 성공의 경험봉사활동·자기 계발로 자존감 찾아“50·60대 1인 가구, 통합 돌봄 필요” 손바닥만 한 햇빛이 벽지를 스치고 사라지면, 숙영(가명·61)씨는 방 한구석에 정물처럼 앉아 그저 어둠이 내려오길 기다렸다. 2020년 코로나19는 그녀에게 34년간 다닌 직장과 가족처럼 지내던 사장님을 앗아갔다. 오랜 투병 끝에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은 집은 더 이상 일상의 공간이 아니었다. 그녀는 결국 자신을 집에 가뒀다. “한두 달 사이 모든 일이 폭풍처럼 지나갔어요. 정신을 차려보니 집에 홀로 앉아 있더군요. 집 밖을 나서는 것도, 밥을 먹는 것도, 타인은커녕 나 자신에게 말을 거는 일조차 버거웠어요.” 3년간 그녀는 화장하지도, 옷을 차려입지도 않았다. 이렇게 사는 게 사는 건가. 자괴감이 밀려왔다. 사회복지관이라도 찾아가라며 아는 언니가 쥐여준 쪽지를 들고 며칠을 고민했다. 고민하는 것마저 지칠 무렵, 떠밀리듯 간 서울 구로구 화원종합사회복지관에서 숙영씨는 가슴 깊숙이 묵힌 울음을 꺼냈다. “따뜻한 목소리로 사회복지사님이 제 이야기를 물어보는데, 울컥했어요. 그전에는 울지조차 못했거든요.” 숙영씨는 지난해 2월부터 화원종합사회복지관의 ‘중장년 1인 가구 사회참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법정 전문 모금·배분 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서울 사랑의열매 지원으로 2023년부터 시작된 사업이다. 복지관의 연계로 관내 카페 파트타임 일자리를 얻으면서 3년 만에 처음으로 화장을 했고, 바리스타 자격증도 땄다. “한 달 일하면 52만원이 통장에 들어와요. 누군가에겐 적은 돈일 수 있으나 제겐 자존감과 활력을 주는 너무나 소중한 돈입니다. 일이, 사람이, 온기가 정말 간절했어요.” 숙영씨의 고립은 더는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한국 사회는 이미 ‘고립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16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800만 가구(36.1%)를 넘어섰고, 40~50대 중장년층 비중도 27%대로 커졌다. 고립·은둔이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방증이다. 고독사 통계는 더 선명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고독사 사망자는 3924명으로 5년 연속 증가했다. 절반 이상이 50·60대였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실직, 이혼, 건강 악화가 겹쳐 병사로 이어지는 것이 중장년 고독사의 전형적인 경로”라고 말했다. 중장년 고립은 이미 통계로 드러났지만, 지원은 여전히 노인·장애인·아동 다음 순위다. 외롭다고 경로당에 갈 수도 없고, 청년이나 노인처럼 일자리 지원을 받기도 어렵다. 제도 밖 ‘사각지대’로 남아, 가난하고 일할 능력이 없다는 판정을 받아야 생계급여 몇 푼이라도 손에 쥘 수 있다. 화원종합사회복지관 임완주 사회복지사는 “40대에 일자리를 잃고 재취업하지 못해 좌절하고 고립된 분들이 많다”며 “체감상 5년 전보다 우울·공황·망상 증세를 보이는 중장년 1인 가구가 확실히 늘었다. 사회가 들여다보지 못한 사이 고립이 마음의 병으로 굳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사회복지사들은 닫힌 방문을 여는 열쇠로 ‘함께 나누는 밥’과 ‘작은 성공의 경험’을 꼽았다. 서울 송파구 삼전종합사회복지관 서채연 사회복지사는 “혼자 사는 중장년 남성들은 반찬을 해 먹지 못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울 때가 많다”며 “그래서 ‘밑반찬 만들기’를 시작했다. 함께 작물을 키우고 요리를 배우고 식사까지 나누다 보면 복지관 안에서 서로가 자연스럽게 ‘식구’가 된다”고 말했다. 서 복지사는 “참여자 한 분은 뇌 수술을 권고받았지만, 건강 밥상 프로그램과 산책을 꾸준히 이어가며 식습관을 고친 끝에 병원에서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며 “함께하는 식사와 운동 같은 작은 루틴이 고립된 이들에게는 다시 살아볼 힘이 된다”고 했다. 삼전종합사회복지관도 사랑의열매 지원으로 같은 해 중장년 1인 가구 사회참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작은 성공의 경험’은 고립된 이들을 다시 바깥으로 이끄는 또 하나의 힘이다. 임 복지사는 “오랫동안 구직 실패를 반복하며 자신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단정해버린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처음에는 봉사활동이나 소일거리, 자기 계발 등 작은 일부터 함께 시작한다. ‘사회 구성원으로 내가 뭔가 하고 있다’는 자존감이 먼저 서야 한다”고 말했다. 고시원에 살며 하루 한 끼도 챙기지 못하던 정민(가명·41)씨가 그런 경우다. 배고픔에 이끌려 삼전사회복지관 문을 두드린 그는 프로그램 참여 뒤 자기 계발비를 지원받아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지난 가을 마침내 취업했다. 깊은 우울로 입을 닫고 지내던 그가 지금은 먼저 말을 거는 사람이 됐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복지관 몇 곳의 노력만으로는 지속되기 어렵다. 임 복지사는 “심한 정신질환, 채무 등 복합 문제가 얽힌 분들은 복지관에서 손쓸 방도가 없다. 문을 두드릴 힘조차 잃은 이들이 더는 홀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통합 돌봄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누군가의 하루가 또 정물처럼 멈추지 않도록. 공동 기획 - 서울신문, 사랑의열매
  • 돈 더 벌어도 나 혼자 사는 K청년…30대 혼인·출산율 20년 새 급감

    돈 더 벌어도 나 혼자 사는 K청년…30대 혼인·출산율 20년 새 급감

    30대 혼인·출산율 20년 새 급감 ‘나홀로 여가’ 비율 30대만 증가 청년들의 지갑 사정은 나아졌지만, 관계는 오히려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사는 청년이 늘면서 가족 외 타인에게 정서적으로 의지하지 못하고, 여가도 혼자 보내는 ‘나 홀로’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16일 발표한 ‘청년 삶의 질 2025 보고서’에 따르면 19~34세 청년 가구의 중위소득은 2015년 2916만원에서 2023년 3778만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득 만족도는 11.9%에서 27.7%로, 소비생활 만족도도 16.4%에서 25.5%로 상승했다. 고용 여건도 나아졌다. 15~29세 고용률은 2015년 41.2%에서 지난해 46.1%로 높아졌고, 실업률은 9.1%에서 5.9%로 낮아졌다. 반면 관계 지표는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우울하거나 힘들 때 이야기할 상대가 있다고 답한 청년 비율은 2023년 85.0%로, 2015년(88.4%)보다 감소했다. 여가를 보내는 방식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혼자서’ 여가를 보낸다는 응답 비율은 2015년부터 2023년까지 모든 연령대 가운데 30대에서만 증가했다. 비혼 청년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0~34세 남성 미혼율은 74.7%로 2000년(28.1%)보다 46.6% 포인트 상승했고, 여성 미혼율도 같은 기간 47.3% 포인트 높아졌다. 보고서는 “청년 세대에서 사회적 지지체계와 가족·친척 외 교류가 약화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가 장기적으로 사회적 연결성을 떨어뜨리고 삶의 질 전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문선명 ‘국제평화고속도로’ 구상… 해저터널은  통일교 교리상 과업”

    “문선명 ‘국제평화고속도로’ 구상… 해저터널은  통일교 교리상 과업”

    한일 ‘아버지·어머니 나라’로 규정해저터널 통한 물리적 연결 강조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이 ‘한일 해저터널’ 사업에 사활을 건 배경에는 단순한 프로젝트가 아닌 교리상 반드시 완수해야 할 과업이라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한일 해저터널 구상을 처음 제시한 인물이 통일교 창시자인 문선명 총재이기 때문이다. 16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문 총재는 지난 1981년 처음으로 ‘국제평화고속도로’ 구상을 제안했고, 그 기점을 한일 해저터널로 잡았다. 국제평화고속도로는 지구촌 단절 구간을 육로로 잇고 국가 간 교통망을 연결하는 구상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통일교는 세계피스로드재단(WPRF)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세계피스로드재단은 일본 사가현 가라쓰와 한국의 부산을 잇는 한일 해저터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재단 산하 한일터널포럼 등을 통해 해저터널 사업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문 총재가 한국을 ‘아버지의 나라’, 일본을 ‘어머니의 나라’라고 규정한 점도 해저터널 추진 논리에 영향을 미쳤다. 부부가 하나로 결합해야 한다는 통일교 교리에 따라 갈라진 한국과 일본이 해저터널을 통해 물리적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인식이 통일교 내부에 자리잡고 있다. 특히 부산은 통일교의 발원지다. 부산역사문화대전에는 1951년 부산으로 피난 온 문 총재가 동구 범일동에 토담집을 짓고 정착해 통일교 교리서 ‘원리강본’의 모태인 ‘원리원본’을 집필했다고 기록돼 있다. 주변 수정산에는 문 총재가 기도를 올렸다는 ‘눈물의 바위’가 있다. 통일교는 이곳을 본성지라 부른다. 다만 지역 내 통일교 교세는 강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간 ‘현대종교’ 이사장인 탁지일 부산장신대 신학과 교수는 “부산 지역 거점을 돌아봤지만 다른 지역보다 사정이 열악해 상징적인 의미만 남아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부산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터널과 직접 연관이 있는 부산에서 먼저 의제로 채택돼야 국가적 논의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해 통일교가 부산에서 여러 활동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일 해저터널이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총 길이가 210~230㎞로 영국-프랑스 터널(50㎞)의 4배 이상이다. 사업비도 약 10조엔(95조원)에 달해 경제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 “취약층 ‘죽음’ 택하란 건가” vs “건보 의료비 부담 외면 못해”

    “취약층 ‘죽음’ 택하란 건가” vs “건보 의료비 부담 외면 못해”

    李, 업무보고서 건보 감면 지시 파장취지 좋지만 자기 결정권 왜곡 우려건보공단에 특사경 권한 부여 약속응급실 뺑뺑이 대책 별도 보고 주문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연명의료 거부 신청자에 대한 건강보험료 감면 방안 검토를 지시하면서, ‘존엄사’를 둘러싼 논쟁이 수면에 올랐다. 고령사회와 의료비 급증이라는 현실적 문제를 정면으로 건드린 발언인 만큼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연명의료결정제도 확산을 모색하자는 취지지만, 재정 논리가 결합될 경우 자기 결정권이 왜곡되거나 취약계층에 사실상 연명의료 중단을 선택하도록 압박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연명의료결정제도는 회복 가능성이 낮은 임종기 연명의료 지속 여부를 환자 스스로 사전에 결정하도록 한 제도다.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장을 지낸 이윤성 서울대 명예교수는 “연명의료 결정은 삶의 말기에 대한 철학과 존엄을 바탕으로 한 개인의 선택”이라며 “건보료를 깎아주겠다는 방식으로 이를 유도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연명의료결정법 역시 재정 논리가 아닌 존엄의 원칙에서 출발한다. 제1조에서 연명의료 결정의 목적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연명의료 중단을 권장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환자의 자기 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취지다. 다만 급증하는 의료비 문제도 외면할 순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고령 사망자의 연명의료 비율이 현재 수준(약 70%)으로 유지될 경우 건강보험 연명의료비 지출은 2030년 3조원에서 2070년 17조원으로 늘어난다.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는 고령층의 84%가 연명의료를 원치 않는다고 답했지만, 실제 사망자 중 연명의료를 받은 비율은 67%에 달했다. 환자의 의사가 가족에게 충분히 공유되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런 맥락에서 건보료 감면 논의가 제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지만, 윤리적 논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행 제도상 보험료 감면은 행정적으로 불가능한 사안은 아니다”라면서도 “문제는 가능 여부가 아니라 연명의료 결정과 보험료 감면을 연결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에서 불법 개설 의료기관인 ‘사무장 병원’ 단속을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하라고도 지시했다. 특사경 도입은 공단의 숙원이었지만 의료계 반대에 부딪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왔다. 아울러 “응급실 뺑뺑이로 생명이 위태로워지는 사례가 있다”며 대책을 마련해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한편 국가유산청 업무보고에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앞 고층빌딩 개발 논란과 궁능 관람료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세계유산 훼손 우려를 짚었고, 20여년간 동결된 관람료 현실화를 주문했다.
  • 양천구, ‘신월동의 새로운 역사 향한 힘찬 출발’…대장홍대선 착공

    양천구, ‘신월동의 새로운 역사 향한 힘찬 출발’…대장홍대선 착공

    서울 양천구는 신월동 최초의 광역철도망인 ‘대장홍대선’이 지난 15일 첫 삽을 떴다고 16일 밝혔다. 대장홍대선은 총사업비 2조 1287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민간투자 사업이다. 경기도 부천시 대장지구에서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까지 총연장 20.1㎞, 정거장 12곳을 연결하는 서남권 핵심 광역철도다. 이 노선은 15일 착공기념식을 시작으로 약 6년간 공사를 거쳐 2031년 개통될 예정이다. 그동안 신월동은 서울 서남권에서도 철도 접근성이 가장 낮은 대표적인 교통 소외지역으로 꼽혔다. 지역 내에 도시철도 정차역이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으로 신월동 화곡로입구 인근에 정거장 1곳이 신설되면서 신월권역에 최초의 지하철역이 들어선다. 대장홍대선이 개통되면 신월동 주민은 도보권 내 철도 이용이 가능해진다. 홍대입구역까지 10여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환승을 통해 2·5·9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 GTX-B 등과의 연계도 가능해져 교통 편의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신월동 주민의 오랜 숙원이었던 대장홍대선이 국가 철도망에 반영된 지 10년 만에 착공이라는 결실을 맺었다”며 “신월동 첫 지하철역 탄생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돼 주거환경 개선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금발 배우’ 쓴 회사 웃고 이 브랜드 울었다…트럼프 한마디에 갈린 기업 운명 [월드&머니]

    ‘금발 배우’ 쓴 회사 웃고 이 브랜드 울었다…트럼프 한마디에 갈린 기업 운명 [월드&머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 워크(woke·진보적 각성)’ 기조가 미국 기업들의 명암을 극명하게 갈라놓고 있다. 진보·보수 진영의 문화 전쟁 한복판에 놓인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미국 기업들이 갈수록 첨예해지는 문화·정치적 분열 속에서 생존 전략을 강요받고 있다”며 남부 레스토랑 체인 크래커배럴과 의류 브랜드 아메리칸이글의 상반된 사례를 대표적으로 소개했다. ◆ 로고 하나 바꿨을 뿐인데…보수 반발에 휘청한 크래커배럴 미 남부 전통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 크래커배럴은 최근 브랜드 로고를 교체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오랜 기간 사용해온 ‘올드 타이머’(Old Timer·통나무 통에 기대 선 노인 이미지)를 없앤 새 로고가 “전통을 버렸다”는 보수 진영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온라인 불매운동이 확산되자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회사는 실수를 인정하고 예전 로고로 돌아가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크래커배럴은 며칠 만에 로고를 원상 복귀했지만, 이미 소비자 신뢰에는 타격이 가해진 뒤였다. 회사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5.7% 감소했고, 순손실 246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주가는 48% 하락했다. 줄리 마시노 최고경영자(CEO)는 “브랜드 신뢰 회복이 가장 큰 과제”라며 “전통과 유산을 강화해 고객과 다시 연결되겠다”고 밝혔다. ◆ “시드니 스위니의 청바지”…아메리칸이글은 ‘대박’ 반면 아메리칸이글은 정반대의 결과를 얻었다. 금발의 할리우드 배우 시드니 스위니를 앞세운 광고 캠페인이 보수층의 열렬한 호응을 얻으며 매출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시드니 스위니는 멋진 청바지를 입는다’(Sydney Sweeney Has Great Jeans)라는 문구를 내건 이 광고는 일부 진보 진영에서 “백인 우월주의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판매 성과는 폭발적이었다. 스위니가 착용한 한정판 청바지는 출시 이틀 만에 완판됐고, 캠페인은 440억 회 이상 노출돼 신규 고객 약 100만 명을 끌어들였다. 아메리칸이글은 3분기 매출 14억 달러(약 1조 8000억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주가는 올해 들어 53%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두 사례가 미국 기업 환경이 얼마나 정치화됐는지를 보여준다고 진단한다. 데이비드 레이브스타인 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요즘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핵심이지만, 가장 강력한 인플루언서는 다름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백악관이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전례 없이 좌우하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한때 다양성·형평성·포용(DEI)을 내세운 마케팅이 기업의 필수 전략이었지만, 이제는 ‘가장 안전한 길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됐다”며 “기업들이 ‘그 강력한 주먹을 가진 남자’(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 “로고·광고 하나도 정치적 신호” 광고전략 전문가 세이디 다이어는 “이제 브랜드의 작은 변화도 사회적 ‘로르샤하 테스트’(잉크반점 심리검사·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되는 상징이나 논란거리)처럼 읽힌다”며 “소비자들은 기업이 무엇을 상징하고 어떤 가치를 신호하는지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FT는 과거 버드라이트의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 광고 논란, 대형 유통업체들의 DEI 정책 철회와 유지 논쟁을 언급하며 “미국 기업들이 문화 전쟁의 최전선에 서게 됐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입장을 분명히 하면 불매운동을, 침묵해도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선택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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