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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물 없는 도시’ 문정지구 첫 삽

    서울시는 1일 국내 처음으로 ‘장애물 없는 1등급 도시’로 설계된 송파구 문정지구 조성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문정동 350 일대 54만 8239㎡의 문정지구는 2013년까지 법원·검찰청·구치소 등 법조단지와 신재생에너지·로봇·신소재 등 미래업무단지가 복합된 도시로 조성된다. 특히 문정지구는 국토해양부와 보건복지부의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도’에서 국내 최초로 1등급 예비인증을 받았다. 이는 여성과 장애인, 어린이, 고령자 등이 이동과 생활에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1~3등급으로 나뉜다. 시는 이에 따라 문정지구에 광화문광장보다 큰 규모의 지하공원을 이용한 ‘무(無)장애’ 보행 네트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지하철 8호선 문정역과 인근 모든 블록이 이 공원으로 연결된다. 때문에 역에서 내린 시민은 아무런 장애물을 만나지 않고 지구 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지구 내 도로는 차도와 자전거도로, 보행도로를 구분한다. 인도에는 어떤 장애물도 들어설 수 없게 했다. 가로수와 가로등, 전신주, 신호등, 안내판 등은 장애물 구역에 별도 설치된다. 도로에서 건물로 진입하는 부분은 계단 대신 사람이 평지로 느낄 정도의 경사로로 만들어 장애인이나 노약자도 쉽게 통행할 수 있게 한다. 김병하 균형발전추진단장은 “문정지구는 여성, 장애인, 고령자 등 모두가 살기 좋은 도시로서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면서 “향후 용산국제업무지구와 마곡지구, SH공사 발주사업 등 대단위 개발사업지에 이러한 모델을 적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선율 타고 들어서는 만추… 무르익은 스크린 속 화음

    선율 타고 들어서는 만추… 무르익은 스크린 속 화음

    ‘돈 조반니’와 ‘바흐 이전의 침묵’이 지난달 중순 개봉한 것을 시작으로 음악 영화가 속속 스크린에 걸리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어쿠스틱’과 ‘조금만 더 가까이’가, 이튿날엔 ‘코러스’가 개봉했다. 이달에도 음악 영화는 줄을 잇는다. ‘벡’과 ‘레인보우’가 18일 관객과 만난다. 일주일 뒤에는 ‘더 콘서트’가 기다리고 있다. 다음달 2일에는 음악 다큐멘터리 ‘나는 나비’가 선보인다. 가을이 주는 계절적 감성과 음악 궁합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음악 영화 강세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청아한 음악 로맨스 ●신세경·강민혁 등 연기돌 출동-어쿠스틱 세 가지 이야기로 이뤄진 옴니버스 영화다. 판타지를 섞었다.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지붕킥)으로 상한가를 친 신세경과 아이돌 그룹 씨엔블루의 이종현·강민혁, 2AM의 임슬옹이 나온다는 점이 포인트다. 저예산 독립 영화에 ‘연기돌’이 출연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컵라면을 계속 먹어야 살 수 있는 싱어송라이터로 나오는 신세경은 노래 솜씨가 다소 아쉽지만 색다른 느낌이다. 사실 이 영화는 지각 개봉이다. 영화 ‘오감도’와 ‘지붕킥’ 이전의 신세경을 볼 수 있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음악에 미쳤지만 생활고 때문에 아끼는 기타를 팔려고 하는 록밴드 멤버 이종현과 강민혁의 연기도 다소 어색하다. 물론 팬이라면 모든 것이 용서될지도. ●윤계상과 홍대 여신과의 만남-조금만 더 가까이 엄밀하게 따지면 음악 영화는 아니다. 청춘 멜로물이다. 다섯 가지 이야기를 묶은 옴니버스 영화다. 가수 출신 연기자 윤계상과 홍대 여신 요조가 나온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요조는 마지막 에피소드의 주인공이다. 사랑에 큰 상처를 받은 뮤지션으로 나온다. 요조가 스튜디오와 공원에서 직접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노래는 오는 8일 디지털 싱글로도 발매된다. 앞서 요조는 ‘카페 느와르’에 출연하며 활동 폭을 넓혔다. 인디 음악 뮤지션의 스크린 나들이는 요조가 처음은 아니다. ‘좋아서 만든 영화’,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이야기’, ‘반드시 크게 들을 것’ 등이 있었다. 대개 다큐멘터리였다. 웃고 울리는 클래식의 힘 ●코미디와 클래식의 조화-더 콘서트 정치적인 상황으로 고통 받아야 했던 음악가들의 아픔을 그린 휴먼 코미디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볼쇼이 교향악단이 배경. 한때 잘나가던 볼쇼이 지휘자였던 안드레이는 유대인 연주자들을 쫓아내라는 상부 지시를 거부했다가 하루 아침에 쫓겨난다. 복권을 꿈꾸며 볼쇼이 극장 청소부로 30년을 버티던 안드레이는 어느 날 프랑스 파리의 한 극장에서 온 초청 공문을 가로챈다. 그는 절친한 친구 샤샤와 함께 옛 유대인 동료를 규합해 파리로 떠난다.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등 클래식 명곡들이 웃음, 감동과 함께 버무려진다. 러시아 공훈 배우 알렉세이 구스코프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으로 갈채를 받았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음악-코러스 5년 만에 재개봉한 작품이다. 2004년 프랑스에서 관객 900만명을 동원하며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2차 대전 뒤 프랑스 마르세유의 작은 기숙사 학교가 무대다. 문제아들이 모인 이 학교에 임시 교사가 부임해 합창단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차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간다. 세계적인 지휘자로 성장한 주인공이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시네마 천국’을 연상케 한다. 흥미로운 점은 두 작품에서 회상하는 주인공 역을 모두 프랑스 배우 자크 페렝이 맡았다는 점이다. 서울 낙원동 허리우드 클래식 시네마 단관 개봉이다. 밴드, 피끓는 열정과 꿈 ●일본 인기 만화 영화화-벡(BECK) 2008년 34권으로 완간된 일본의 인기 만화가 원작이다. 밴드 활동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교과서적인 작품으로, 열정과 생동감이 살아 숨쉰다는 평가를 받았던 원작은 일본에서만 1500만부가 팔려나갔다. 원작 팬이라면 잔뜩 기대하고 있을 작품이다. 지난 9월 초 일본에서 개봉돼 곧바로 흥행 1위에 올랐다. 평범한 소년 유키오가 기타와 록 음악을 만나며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하늘이 내린 재능이라고 극찬을 받은 유키오의 목소리, 천재 소리를 듣는 류스케의 기타, 화끈한 지바의 랩, 힘이 넘치는 유지의 드럼, 펑키한 다이라의 베이스가 과연 어떻게 재현될지 관심이 쏠린다. ●음악을 통한 성장 드라마-레인보우 영화감독의 꿈을 위해 서른 아홉에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 엄마와 학교 밴드부에 들어가 음악에 대한 꿈을 키우는 15세 아들의 고군분투를 담았다. 교사였던 신수원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이 반영됐다. 음악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은 엄마는 홍대 앞 인디밴드를 만나 시나리오를 쓰며, 아들은 학교 밴드부로 활동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판타지적인 요소를 섞어 보여준다. 서울독립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나라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아들 역할을 맡은 백소명은 2007년 SBS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초딩 록 밴드’ 페네키의 리더다. 페네키의 공연이 영화 말미를 장식한다. ●YB의 미국 유랑 따라가기-나는 나비 YB는 윤도현(보컬·기타)을 중심으로 허준(기타), 김진원(드럼), 박태희(베이스)로 이뤄진 록밴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불렀던 ‘오 필승 코리아’로 국민 밴드가 됐다. 이들은 지난해 여름 미국 록 페스티벌 ‘워프트 투어’에 참여했다. 8월 15일부터 23일까지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포틀랜드 등 7개 도시에서의 생생했던 현장을 카메라가 쫓아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그래픽 김선영기자 ksy@seoul.co.kr
  • 호서대 vs 선문대 아산역 부기역명 갈등

    수도권 전철 충남 아산역의 부기(附記) 역명 결정을 앞두고 대학 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아산시는 호서대와 선문대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자 ‘두 대학 이름을 모두 써넣어야 한다.’고 코레일에 공문을 보내 중재에 나섰다. 1일 아산시에 따르면 최근 코레일에 “지역 정서를 감안하고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두 대학 이름을 모두 부기 역명으로 넣는 것이 좋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두 대학은 지난 7월과 지난달 코레일에 각각 부기 역명 신청서를 낸 뒤 양보 없는 경쟁을 하고 있다. 부기 역명은 ‘아산역’ 이름 밑 괄호 안에 들어가는 부가적인 역 이름이다. 호서대 관계자는 “아산역이 우리 대학과 같은 아산시 배방읍에 있는 만큼 부기 역명은 당연히 ‘호서대’가 돼야 한다.”면서 “2008년 말에는 ‘환승역은 부기 역명을 사용할 수 없다’고 우리의 신청을 반려했다가 규정을 바꿔 다시 신청을 받은 것은 유감이다.”고 주장했다. 아산역은 KTX 천안아산역의 환승역이다. 호서대는 2008년 말 당시 아산역의 부기 역명 사용이 어렵게 돼 배방역의 부기 역명을 활용했으나 학생들의 이용이 저조하자 최근 이의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문대 관계자는 “아산역과 우리 대학은 아산신도시 안에 같이 있다.”면서 “우리는 역에서 3㎞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호서대는 7㎞나 떨어져 있어 승객들에게 적잖이 혼동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이나 기관이 부기 역명을 쓰면 3년간 3000만원의 사용료를 코레일에 지불하게 된다. 아산역 부기 역명은 이달 안에 결정될 예정이다. 아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KTX 2시간 10분대 말 뿐”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KTX 2단계 개통으로 부산~서울 구간의 운행시간이 2시간 18분으로 단축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지만, 실제 이에 해당하는 것은 하루 2~3편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부산발 서울행 KTX를 이용하기 위해 부산역을 찾은 시민들은 운행시간 단축을 크게 기대했으나 하루 2~3편만 2시간 18분으로 줄었다는 소식에 불만을 토로했다. ●2시간40분 걸려도 요금 동일 장모(44·부산 중구)씨는 “열차 출발시각표에서 2시간 18분짜리가 거의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코레일 직원에게 물어보니 평일 부산역에서 서울로 가는 KTX 50편 중 2시간 18분짜리는 2편뿐이라고 해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철도공사 부산경남본부에 따르면 주말 부산역을 떠나 서울로 가는 KTX 63편 중 새로 개통된 2단계를 운행하는 열차는 52편이다. 이중 2시간 18분 만에 서울역에 도착하는 KTX 3편뿐이다. 출발시간도 오전 9시 30분, 오후 3시 45분, 오후 11시로 급한 용무 때문에 서울을 찾는 승객들에게 편리한 시간대가 아니다. 나머지 49편은 2시간 19분∼2시간 40분이 걸리지만, 요금은 2시간 18분짜리 KTX를 탔을 때(5만 5000원·일반실 기준)와 같다. 또 평일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KTX 50편 가운데 새로 개통한 2단계 구간으로 가는 KTX 40편 중 2시간 18분짜리는 단 2편(오전 9시 30분, 오후 3시 45분)에 불과하다. 나머지 38편은 2시간 19분∼2시간 40분이 걸린다. 요금은 2시간 18분짜리 KTX를 탔을 때(5만 1800원·일반실 기준)와 동일하다. ●철도公 “지자체 요구에 역 늘어”시민 강모(37·여)씨는 “코레일이 과대 홍보를 해 승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며 “이제라도 실제 KTX의 운행시간을 정확하게 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운행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2단계 구간을 이용하면 같은 요금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지자체들의 요구 때문에 정차역이 늘어 운행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60년만에 아버지 만난 아들 “지금껏 제사 지내왔는데…”

    60년만에 아버지 만난 아들 “지금껏 제사 지내왔는데…”

    “지난 60년간 하루도 너를 잊지 않았다.”(북측 90세 아버지), “아버지가 돌아가신 줄 알고 지금껏 제사도 지내 왔어요.”(남측 61세 아들) 지난 30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이산가족 1차 상봉행사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한편의 슬프고도 감격스러운 가족 드라마였다. 60년간 헤어져 있던 남북 이산가족 533명이 서로 부둥켜안고 함께하지 못한 날들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웠다. 북측 가족 97명과 남측 436명은 30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 이어 환영만찬을 함께 하며 분단의 아픔을 달랬다. 이어 31일 금강산호텔에서 개별상봉과 점심식사를 한 뒤 2차 단체상봉을 하면서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지난 60년간 만나지 못했거나 생전 처음 만나는 상황의 어색함도 잠시, 이들은 어느새 한 가족, 한 민족으로 묶여 있었다. 2차 단체상봉에서는 북측 사촌동생 김은숙(83)씨를 만나러 온 남측 김운한(88)씨가 서로 다른 가족으로 참가한 북측 김재국(83)씨를 어릴 적 고향에서 헤어진 8촌 동생으로 알아차리고 상봉하는 극적 인연을 보여 줬다. 특히 6·25전쟁 참전 전사자로 처리돼 죽은 줄만 알았던 아버지를 만난 가족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물을 흘렀다. 북측 최고령이기도 한 리종렬(90)씨는 전쟁 통에 입대 당시 생후 100일 된 갓난아기였던 아들 민관(61)씨를 만나 감격을 더했다. 당시 리씨는 다급한 상황에서도 아들 이름을 지어 주고 떠났고, 민관씨는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한테 받은 이름으로 평생을 살아 왔다. 민관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으로 믿고 이산가족 상봉에 신경 쓰지 않다가 북측 아버지가 자신을 찾아준 덕분에 상봉을 이뤘다. 감정이 북받쳐 말을 잇지 못하던 리씨는 10여분이 지나서야 진정된 듯 “민관아, 지난 60년간 하루도 너를 잊지 않았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리씨가 북한에서 재혼해 얻은 아들 명국(55)씨도 함께 나와 남측 이복형을 처음 만났다. 역시 국군 출신인 리원직(77)씨는 남측 누나 운조(83)씨와 동생 원술(72)씨 등으로부터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듣고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경북 선산이 고향인 리씨는 6·25전쟁 때 청도로 피란을 갔다가 국군에 징집된 후 소식이 끊겼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스무살 때 군대에 갔다가 전사자로 통보된 윤태영(79)씨는 남측 동생 4명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며 얼굴을 확인하다가 막내가 세상을 떠났다고 하자 애통해했다. 형의 전사 통보를 받았으나 그의 사망 날짜를 정확히 몰랐던 동생들은 9월 9일을 기일로 정해 형의 제사를 지내 왔다. 면사무소 사환으로 일하다 전쟁이 터져 국군에 자원입대했다는 방영원(81)씨는 형수 이이순(88)씨를 만나 돌아가신 어머니와 형의 소식을 듣고 애통해했다. 방씨는 또 누나 순필(94)씨가 한달 전부터 갑자기 건강이 나빠져 이번에 오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 안타까워했다. 남북 이산가족 중 최고령인 김례정(96)씨는 북측 딸 우정혜(71)씨를 만나자 “꿈에만 보던 너를 어떻게…. 너를 만나려고 내가 지금까지 살았나 보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정혜씨는 “저는 잘 있습니다.”라며 어머니를 품에 안은 뒤 가족사진과 훈·포장 20여개를 꺼내 보여 줬다. 단체상봉 때 치매로 북측 여동생 전순식(79)씨를 알아보지 못했던 남측 전순심(84)씨는 밤새 잠시 정신이 맑아져 순식씨의 이름을 불렀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남북 가족들이 정성껏 마련한 선물도 눈길을 끌었다. 북측 오빠 정기형(79)씨에게 남측의 세 여동생 기영(72)·기옥(62)·기연(58)씨는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떡·미역 등으로 미리 차린 생일상 앞에서 절을 올렸다. 여동생들이 내민 선물은 털신과 가죽신 등 신발 4켤레. 오빠가 60년 전 아버지를 대신해 인민군의 짐꾼으로 따라나섰다가 신발을 잃어버렸다는 말을 동네 사람에게 전해 들은 기억이 사무쳤기 때문이다. 북측 작은아버지 윤재설(80)씨를 만난 남측 윤상호(50)씨는 재설씨의 북측 아들인 수공예 전문가 윤호(46)씨가 골뱅이를 재료로 만든 꽃병과 남측 고향집 모습을 담은 목공예를 받았다. 상호씨는 “얼굴도 보지 못한 사촌인데 정성 어린 선물을 받으니 감동적”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는 상봉 테이블마다 폴라로이드(즉석) 사진기로 가족사진을 2장씩 찍어 제공했다.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디지털카메라 사진을 인화할 곳이 없어 가족들이 안타까워하자 마련한 것이다. 김미경기자·금강산공동취재단 chaplin7@seoul.co.kr
  • [G20 정상회의 D-10] 대학가에도 ‘G 열풍’

    [G20 정상회의 D-10] 대학가에도 ‘G 열풍’

    31일 오후 서울 한양대 대학원 7층 ‘모의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장’. 짙은 색 정장을 갖춰 입은 학생 50여명의 얼굴에서는 진지함이 묻어났다. 웃음은 찾아볼 수 없었다. 흡사 진짜 G20 정상회의를 옮겨다 놓은 듯했다. 알파벳 순의 좌석배치부터 의제 설정, 영어 진행, 화면자료에 마이크까지 실제 회의 내용과 절차 그대로 진행됐다.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이라는 주제로 시작된 회의는 이내 치열한 논쟁으로 이어졌다. 영국 총리 역을 맡은 김지웅(25·경제금융학부)씨가 “권역별로 지역통화협력기구(RMF)를 설립해 IMF를 보완해야 한다.”는 논지의 주장을 내놨다. 그는 “아시아 지역 위기 때 선진국들이 모자란 기금을 지원하는 대신 쿼터(기구 운영 결정권 성격의 지분)를 갖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박이 터져 나왔다. 멕시코를 대변하는 다이아나 스파얼(21·여·크로아티아)은 “IMF는 정치적인 목적에 이용될 여지가 크다.”며 “위기 상황에 돈을 빌릴 수 있는 ‘통화 스와프’를 맺는 것이 낫다.”고 단호한 목소리로 반대 의견을 냈다. 대학가에 G20 바람이 일고 있다. 고려대, 중앙대 등 일부 대학생들이 가상 G20 회의를 개최한 것을 비롯해 자원봉사, 공개특강, 홍보활동까지 대학생들이 자발적인 참여 폭을 넓히고 있다. 한양대는 경제금융학부·국제학부 주관하에 20개국으로 나뉜 팀이 ‘G20 한양 정상회의’라는 이름으로 모의회의를 열었다. 수백명의 학생이 회의 참가를 신청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특히 신흥국 대표국인 ‘인도’의 인기가 높아 경쟁률만 6대1에 달했다. 실제 인도 출신 유학생마저 떨어질 정도였다. 지난달 열린 G20 공개특강에도 150여명의 학생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홍보 가이드북 제작, 특강·설명회 개최, 홈피 구축까지 회의 준비를 도맡았던 김현호(25) 한양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은 “한국이 외교무대에서 경제 센터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회의를 처음으로 진행하는 만큼 좋은 체험이 될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면서 “가상회의를 통해 경제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와 관심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국제 학술단체 ‘다산국제네트워크’ 학생들은 최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 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 등 한국을 방문하는 각 국가의 정상들에게 환영의 인사를 담은 손편지를 보냈다. 서울대생들은 외국인학생회 주도로 열린 ‘국제 음식축제’에서 G20 한국 개최 등을 논의하며 세계화 및 소통의 장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는 “상생과 공존, 세계화 시각을 지닌 젊은이들의 열린 사고방식을 배워야 한다. 정치권도 다른 목소리를 인정하고 공존에 무게를 두는 변화된 가치관을 젊은이들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경부고속철도 오늘 완전 개통] 지자체·업종별 희비

    1일 경부고속철도의 완전 개통으로 고속철도 수혜지역에 새롭게 편입된 지방자치단체들의 장밋빛 전망이 넘쳐나고 있다. 고속철도 혜택에서 빠져 있던 충북은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인 오송역에 경부고속철이 정차하면서 전국 2시간 이내 생활권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됐다. 실크로드의 출발점이자 오송바이오밸리와 증평·음성·진천의 솔라밸리 등 미래 융합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신경주역과 경북 김천구미역이 신설된 경북지역은 관광 활성화와 지역 개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경주는 서울과 반나절 생활권에 편입되면서 관광객 연간 1000만명 및 관광도시 1번지의 명성을 되찾는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김천은 혁신도시 주변지역 교통 접근성이 향상돼 구미와 연계한 산업클러스터 구축으로 2조 92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울산과 부산시는 KTX 2단계 개통을 지역발전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교통과 관광 등 분야별 대응책을 마련했다. KTX 개통에 따른 업종 간 셈법이 엇갈리고 있다. 숙박이나 음식점 등은 방문객 증가에 따른 활성화가 기대되지만 교육·의료 분야 등은 ‘빨대효과’를 걱정하고 있다. 김천은 수도권 접근시간이 1시간대로 줄어 의료나 문화 등의 수요가 수도권으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울산발전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경부고속철도 1단계를 개통한 2006년 대구권 서울지역 병원 이용률이 2003년 대비 44.6% 증가했다. KTX가 없었던 울산도 서울지역 병원 이용률이 30%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분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부산의 입시학원 관계자는 “입시철 서울 유명학원으로 원정학습을 떠나는 학생들이 많은데 앞으로는 서울 쏠림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자체는 지방도시 흡입력을 발휘하는 ‘역(逆) 빨대효과’ 창출을 고민하고 있다. 정부도 KTX역을 지역교통 및 경제발전의 거점으로 육성하는 ‘5+2 광역경제권 특성화 발전지원’ 방안을 구상 중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서울형 공공자전거 400대 시범운영

    서울형 공공자전거 400대 시범운영

    서울 시민이면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빌려 탈 수 있는 ‘공공자전거’가 시내를 누빈다. 서울시는 31일 여의도와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서 공공자전거를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시는 여의도와 DMC 일대 전철역과 버스정류장 등 43곳에 보관소를 설치하고 공공자전거 400대를 배치했다. 예컨대 지하철을 타고 여의도로 출근한 시민이 역 근처 보관소에서 공공자전거를 빌려 타고 직장까지 이동한 뒤 근처 보관소에 반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공공자전거 시스템은 프랑스 파리의 벨리브(Velib)와 캐나다 몬트리올의 빅시(Bixi) 등 자전거 선진국에서 운영해 시민들의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경량 알루미늄 소재인 공공자전거에는 ‘스마트 단말기’가 장착돼 주행 거리와 속도, 운행 시간, 열량 소비량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내장 3단 기어로 남녀노소 누구나 편리하게 탈 수 있고, ‘자가 잠금’ 기능을 갖춰 반납도 쉽다. 공공자전거 보관소에는 폐쇄회로(CC)TV를 달아 원격 감시가 이뤄진다.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인근에 마련된 통합운영센터에서 CCTV를 통해 보관소 상황을 실시간 점검하고, 특정 시간·장소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을 제어하는 역할도 한다. 이용 요금은 선·후불 교통카드나 신용카드, 휴대전화로 결제할 수 있다. 가입 기간에 따라 3000∼3만원을 내고 회원에 가입하면 1시간은 무료, 이후 30분이 넘을 때마다 추가 요금 1000원을 내면 된다. 회원 가입은 인터넷(www.bikeseoul.com)으로 하면 된다. 비회원은 1일 이용권을 끊으면 1시간 기본 요금 1000원에 이후 30분마다 1000원씩 부과된다. 시는 내년 2월까지 회원들에게 무료 1시간 이용 서비스를 제공한 뒤 내년 3월부터는 가입비를 받고 회원을 새로 모집할 계획이다. 백운석 보행자전거과장은 “공공자전거 시스템을 시범 운영한 뒤 자치구와 협의해 확대 시행할 계획”이라면서 “시민들의 건강증진은 물론 유류비와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박시후 “‘꼬시고 싶은 남자’ 딱 어울리죠?”

    박시후 “‘꼬시고 싶은 남자’ 딱 어울리죠?”

    요즘 탤런트 박시후(32)에게 새로운 별명이 또 하나 생겼다. 바로 ‘꼬픈남’(꼬시고 싶은 남자)이다. MBC 월화드라마 ‘역전의 여왕’에서 구용식 역으로 출연 중인 그는 극중에서 훤칠한 외모에 세련된 패션 감각으로 또 한번 여심 흔들기에 나섰다. 촬영에 한창인 그를 지난 28일 경기 고양시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만났다. # ‘꼬시고 싶은 남자’ 별명 딱 어울리죠 →드라마 ‘검사 프린세스(검프)’의 ‘서변앓이’에 이어 ‘꼬픈남’이라는 새 별명을 또 얻었다. -기분 좋다. 원래 없었던 새로운 단어 아닌가. 대본을 보고 작가가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전의 여왕’ 첫 등장부터 과감한 노출에 가죽 재킷과 바이크 등 여성 시청자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받으려고 작정한 것 같다. -노출신이 너무 잠깐 나와서 팬들이 실망했을 것 같다. 하하. 농담이다. 첫 장면부터 상반신 탈의인 줄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대본을 보고 깜짝 놀랐다. 1주일 만에 갑자기 복근을 만드느라 고생 좀 했다. ‘검프’ 때보다 더 유들유들하고 능청스러운 ‘날라리’ 캐릭터라 의상도 몸에 딱 맞는 정장에 옆머리도 확 짧게 자르고 밝은 색깔로 염색도 했다. 전작보다 더 가볍고 젊게 보이고 싶었다. 박시후는 2005년 ‘쾌걸 춘향’으로 데뷔한 이래 올해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2008년 드라마 ‘가문의 영광’으로 첫 주인공을 맡은 그는 지난 3월 드라마 ‘검프’에서 서인우 변호사 역을 맡아 ‘서변앓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남자 배우로서 매력을 발산했다 →드라마 시청률이 낮은데 배우가 뜨는 경우는 흔치 않다. ‘검프’에서 ‘서변앓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대중이 열광했던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처음 대본을 보고 캐릭터가 좋다는 ‘느낌’이 왔다. 상대방 모르게 뒤에서 지켜봐주는 ‘슈퍼맨’ 같은 남자는 많은 여성의 이상형이지 않나. 극중에서 장난기 넘치는 모습은 실제 나와도 닮은 점이다. →‘검프’로 주가를 올린 뒤에 수많은 대본이 들어왔을 텐데 굳이 ‘역전’을 선택한 이유는. -‘서변’보다 좋은 역을 만나야 한다는 걱정을 많이 했다. 이번엔 캐릭터가 살아있고, 좀 과장하면 ‘다중인격자’라고 할 정도로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극중 용식은 여자 앞에서는 나쁜 남자이면서 개구쟁이이고, 부모님 앞에서는 막내 아들 같다가 회사에선 허술하고 엉뚱한 재벌 2세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내면엔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인물이다. 쌍꺼풀 없는 눈, 다소 날카로워 보이는 눈매. 박시후는 솔직히 깎아 놓은 듯한 미남형 배우는 아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혹자는 그 이유를 모성애를 부르는 얼굴이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진정성이 느껴지는 눈빛이라고도 한다. # 난, 볼수록 정 이 가는 스타일 →주위에 당신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다. 그런데 왜 좋냐고 물어 보면 딱 꼬집어 말을 못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매력은. -솔직히 나도 그게 뭔지 궁금하다. 한눈에 확 들어오진 않지만 볼수록 정이 가는 스타일이라는 말을 주위에서 많이 듣긴 한다.(웃음) 좀 밋밋한 얼굴이라 질리지 않고 오히려 더 다양한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처음엔 차가워 보이지만 웃으면 부드러운 이미지다. 반듯해 보이면서도 개구쟁이 같은 모습이 혼합돼 있어 (팬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이 아닐까. →외모에 불만이 있었던 적은 없나. -잘생겼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배우로서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학창 시절에는 쌍꺼풀이 크게 진 눈이 유행이었던지라 나도 눈이 더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이쑤시개로 눈 위를 찝어보기도 하고 쌍꺼풀을 그려본 적도 있다. 그때 수술이라도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한다. 연예계에는 하루에도 수십명씩 연기자 지망생이 쏟아지지만 그 중에서 스타로 발돋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외모, 노력, 운 3박자가 맞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박시후는 큰 굴곡 없이 차근차근 입지를 다져가는 스타 가운데 한 사람으로 보인다. # 오래달리기 제일 잘해… 끈기는 알아줘요 →데뷔 3년 만에 드라마 주연 자리를 꿰차고, 5년 만에 스타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등 큰 부침 없이 연예계 생활을 해온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스무살 때부터 주변에서 배우를 하라는 매니저들의 명함을 자주 받았다. 하지만 그 길로 연예기획사를 찾아가지 않고, 극단을 찾아가 포스터 붙이는 일부터 시작했다. 처음에는 금방 뜰 줄 알았고, 그때는 무명이 그렇게 길 줄 몰랐다. 단역과 광고 일을 4~5년 가까이 하다가 바로 군대에 갔고 제대 이후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20대 초반에 연예기획사를 바로 찾아가지 않은 것이 후회된 적이 많을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당시엔 숫기가 없는 편이었다. 하다 보면 바로 풀릴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도 있었던 것 같다. 다행히 성격이 낙천적인 편이다. 학창 시절 제일 잘했던 게 오래 달리기다. ‘끈기’ 하나는 자신 있었다. 덕분에 군 문제도 빨리 해결한 뒤 데뷔할 수 있었고, 꾸준히 작품을 할 수 있었다. 갑자기 뜨면 빨리 잊혀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조금씩 올라간다는 것이 행복하다. →올해 일본 5개 도시 팬미팅 등 한류스타로서도 입지를 다졌다. -지난해 처음 일본을 방문했을 때 공항에 아무도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팬들이 하네다 공항을 가득 메우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올해는 여러 도시를 방문하고 있는데, ‘일지매’와 ‘가문의 영광’ 등 전작을 보고 좋아해 주시는 40~50대 팬들이 많다. 중국에서는 ‘검프’를 통해 10~20대 젊은 팬이 많이 생겼다. 최근 일본에서도 ‘검프’ 방송을 시작했는데 그곳에서도 ‘서변앓이’가 생길지 사뭇 궁금하다. # 다음엔 스릴러·누아르 도전하겠습니다 연애를 해 본지 4년이 지났다는 그는 애인이나 드라마를 고를 때 ‘첫 느낌’을 중시한다고 했다. 그만큼 자기 확신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동안 유독 ‘재벌2세’ 캐릭터를 자주 맡았던 그는 다음에는 스릴러나 누아르 영화를 통해 확실하게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에게 느낌이 ‘확’ 오는 영화 데뷔작이 어떤 작품이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졌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책꽂이]

    ●스타, 배우, 그리고 김지미(김종원·이연호·안재석·주유신 글, 한국영화사연구소 펴냄) 4명의 영화전문가가 50여년간 배우로서 외길을 걸어온 김지미의 삶을 추적했다. 책에는 70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곡절 많은 비극의 여주인공 역을 소화한 김지미가 미국 유학 대신 영화를 선택한 배경, 초기작 ‘별아 내 가슴아’가 히트하면서 맺어진 홍성기 감독과의 결혼 생활과 4년 만의 파경 등이 담겼다. 1만 2000원. ●스프링(닉 태슬러 지음, 이영미 옮김, 흐름출판 펴냄) 심리학자인 저자는 책 제목인 스프링(spring)을 ‘기회를 낚아채는 충동의 힘’으로 새롭게 정의하면서 기회를 재빨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충동의 힘이 성공과 직결된다고 말한다. 진화심리학, 행동경제학, 인류학, 생물학, 뇌과학 등을 넘나들며 충동이 어떻게 폭발력 있는 성공의 변수가 되는지 설명한다. 1만 4000원. ●뒤집는 힘(우종민 지음, 리더스북 펴냄)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가 인생의 전환점에 선 30대 직장인들에게 무기력한 일상에서 탈출할 수 있는 ‘역발상 사고법’을 소개한다. 역발상의 4단계 등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언들을 담았다. 1만 3000원. ●구글웨이(리처드 L 브랜트 지음, 안진환·유근미 옮김, 북섬 펴냄) 이동통신, 미디어, 우주 산업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구글의 저력을 살펴보고 구글의 독특한 성공 전략을 통해 콘텐츠가 세상을 지배하는 변혁의 시대에서 살아남는 법을 모색한다. 1만 3800원.
  • “유엔도 ‘남침’인정… 中 냉전논리 못벗어”

    “유엔도 ‘남침’인정… 中 냉전논리 못벗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의 6·25 전쟁에 대한 발언을 두고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중국 정부의 정론(定論)”이라고 전한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한나라당 정책위 부의장인 황진하 의원은 29일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중국은 6·25 전쟁에 대한 분명한 인식으로 동북아 평화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국제사회가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6·25 전쟁은 발발 직후부터 북한의 남침이 인정돼서 국제연합(UN) 결의를 통해 국제사회가 동참한 전쟁”이라며 시진핑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동북아뿐 아니라 세계평화를 위해서도 매우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할 중요한 국가인데 이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정론에 대해서는 재판단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유기준 의원도 “역사인식에 상당히 큰 문제가 있고 발전하는 한·중관계에 악영향을 주는 발언”이라면서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공식적인 대응이나 반박은 자제하려는 분위기다. 한 핵심관계자는 “중국 정부에서 잘못된 내용을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밝혀서 곤혹스럽다.”면서도 “하지만 집권 여당에서 공식적으로 반박이나 대응을 할 경우 불필요한 외교적 마찰이 빚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도 시진핑의 발언을 놓고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고, 아직도 양극 냉전시대의 대결논리에 빠져있다.”면서 “중국은 대국주의의 논리로 겸손함을 잃어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5역회의에서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국교 정상화 뒤 수교의 폭을 넓혀오면서 우호적 수교를 위해 전쟁 책임에 대한 거론을 피해왔다.”면서 “그런데 지금에 와서 중국이 6·25 전쟁을 미국의 침략 전쟁으로 규정하고 나서는 이유는 한마디로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이 이제는 과거의 역사 언급을 자제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만큼 오만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중국은 한국과 국교 정상화 후 초기 수교과정에서 보여주었던 겸손한 자세를 되찾기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울광장] 일본어와 중국어 안내표지판 더 늘려라/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본어와 중국어 안내표지판 더 늘려라/노주석 논설위원

    서울 도심을 걷다 보면 손에 지도를 들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는 일본인 관광객과 흔히 마주친다. 을지로 지하보도에서는 지하철역 이름을 확인하고, 승차권을 사려는 일본인들이 많다. 자기들끼리 궁리를 하지만 잘 몰라 당황하는 광경은 일상사다. 노선도에 쓰여 있는 한자와 영어를 퍼즐하듯 끼워 맞추는 모습이 안쓰럽다. 한번은 내가 일본 관광객이라고 가정하고 지하철역·명동·인사동·소공동·남대문시장과 동대문시장을 둘러본 적이 있다. 상점들이 내건 안내판을 제외하고 일본인 관광객용 공공 안내표지판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일본인 관광객에게 한국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나라라고 낙인찍힐 법하다. 한국은 일본인 개별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기에 불편한 나라일 수도 있다. 일본의 대도시와 비교된다. 근래 히로시마와 후쿠오카에 잠깐 다녀왔는데 ‘놀랄 노’ 자였다. 공항은 물론 기차역이나 버스센터, 전철역 등 공공시설물과 주요 관광지에는 어김없이 한글 안내판이 붙어 있다. 히로시마 시내에서 좀 떨어진 현대미술관에 가려고 전철을 탔는데, 도착한 전철역 이름 아래 ‘히로시마 현대미술관 앞’이라고 한글로 적혀 있는 것이 아닌가. 그뿐 아니었다. 한국 사람들이 다닐 만한 곳에는 역 이름을 한글로 적어 놓고, 주변 관광지를 안내하고 있다. 도쿄도 아니고, 오사카도 아니다. 한국 관광객이 얼마나 가기에 이렇게까지 친절하게 안내판을 세워 놓았을까. 그들의 배려에 감탄한 것이 아니다. 앞서가는 장삿속이 부러울 뿐이다. 통계는 이렇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305만명으로 전체 외래 관광객의 39%를 차지했다.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159만명으로 전체의 23% 정도였다. 두 나라 는 서로 최대의 관광 상대국이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도 5년 전 58만명에서 지난해 134만명으로 늘어났다.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복수비자 발급 대상이 확대되고, 개별관광 및 단체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면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요한 점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 이상이 일본인과 중국인이라는 사실이다. 중국인은 아직 단체관광 위주여서 불편이 덜하리라 생각하겠지만 사실이 아니다. 한국관광공사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이 꼽는 한국 관광 불만 1위는 ‘중국어 안내표지판이 부족하다’였다. 53%가 안내표지판 부족을 지적했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 ‘물가가 비싸다’, ‘교통이 혼잡하다’ 등 다른 불만사항을 압도적으로 눌렀다. G20 정상회의가 코앞이다. 회의 유치 도시인 서울시는 ‘내가 바로 서울이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이 기간에 서울을 찾는 1만명 이상의 외국인들에게 디자인 도시로 특화된 서울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중국어와 일본어 안내방송 역을 50개로 늘렸다. 부산과 경주, 제주 등 다른 지자체들도 외국인의 눈높이에 맞추는 도시 브랜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동해시는 일본과 러시아를 운항하는 선박이 많은 점을 고려해 일본어와 러시아어를 도로표지판과 관광안내판에 함께 적었다. 영어 표지판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특히 일본어 표지판의 등장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주로 기성세대일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달라졌다. 요즘 젊은이들은 영화와 음악·드라마·만화를 통해 소통한다. 축구를 보라, 야구를 보라. 그들의 극일(克日)은 다른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리도 실속을 차려야 한다. 눈치 볼 필요도 없다. 일본어와 중국어 공공 안내표지판은 관광객 유치용일 뿐이다. 일본이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한글 안내판에 이어 중국어 안내판을 내건 까닭을 곱씹어야 한다. 이참에 전국 주요 도로표지판과 관광안내판에 한글과 영어·일본어와 중국어를 함께 적는 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추진했으면 한다. joo@seoul.co.kr
  • [시론] 안중근 유해와 국가 정체성 바로세우기/김종회 문학평론가·경희대 교수

    [시론] 안중근 유해와 국가 정체성 바로세우기/김종회 문학평론가·경희대 교수

    지난 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기 국제 심포지엄’에서, 안 의사의 유해가 영원히 사라진 듯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뤼순 감옥 부근에 있던 묘지가 아파트 단지 개발로 유실되었다는 것이다. 1970년대부터 중국과 북한에서 수차 유해 발굴을 시도했으나 성과가 없었고, 결정적인 단서를 쥔 일본은 자료를 내놓는 것에 매우 부정적이었다. 우리 정부도 2008년에 뒤늦은 발굴 작업을 벌였지만 결과는 매한가지였다. 안중근 의사가 어떤 분인가.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중국으로 건너가 여러 유형의 독립운동을 실행했고,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침략의 주범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다. 안 의사는 체포되어 조사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대한의군 참모중장의 자격으로 거사했으므로 만국공법에 따라 전쟁포로로 취급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일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무료 자원 변호도 허가하지 않았다. 그의 순국일은 1910년 3월 26일이다. 유언 가운데 한 구절은 이렇다.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 두었다가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해다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또한 마땅히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다.” 그 ‘국권’이 회복된 지 65년이 지났건만 우리는 유언을 지키지 못했다. 시대적 비극의 주인공이 된 그 가족들도 돌보지 못했다. 그 형제와 자녀들은 이용 당하고 박해 받으며 궁핍하게 살았다. 역사를 잃어버린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경고가 우리의 눈앞에 있다. 사실 안 의사의 유해를 찾는 일은 단순한 역사의 유물을 발굴하는 일과 그 등급이 다르다. 그것은 외세에 훼손된 민족정신을 복원하고, 그로부터 환기되는 공동체 의식과 국가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과업에 해당한다. 미국이 무명의 미군 유해 1구를 발굴하고 인양하는 데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가를 목격한 사람이면, 국가에 목숨으로 공헌한 일개 국민을 어떻게 응대해야 할지 교훈을 얻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하게 인식해야 할 것은 국가 정체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통렬한 반성이다. 독립 유공자를 기리고 유적지를 보존하는 노력이 외형적 전시(展示)의 방식이 아니라 민족혼의 계승이라는 본질에 닿도록 그 면모를 일신해야 옳다. 국민 다수가 이를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프로젝트로 점검했으면 좋겠다. 국가 지도자들에게 이러한 문제의식이 결여되어 있다면, 이는 해상지도를 모르는 선장에게 배를 맡긴 꼴이다. 다다음 세대를 위하여 국사교육을 새롭게 검토해야 한다. 도대체 어느 나라가 자국의 역사를 학교 수업과 진학 시험에서 선택과목으로 둔단 말이며, 이는 도대체 어느 누구의 발상에서 비롯되었는가. 오늘의 교육 당국은 마땅히 후세의 사필을 두려워해야 한다.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막는 방법도 결국은 국사교육에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설명해도 우이독경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역사의식을 망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내년부터 고등학교에서 국사수업을 안 듣고도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렇게 자란 세대가 안중근을, 윤봉길을, 안창호를, 그 애국정신을 알기나 하겠는가 말이다. 일제와의 타협이 전제된 기미독립선언서는 가르치면서 불의한 지배자와의 전면 투쟁을 내세운 조선독립선언은 교과서에 싣지 못한 것이 우리의 과거사였다. 우리 역사를 바르게 인식하고 이를 실천하며 교육하는 의지는 미래를 준비하는 대한민국의 우선 과제이다. 민족의 자긍을 이끈 역사적 인물들과 함께 호흡하며 그 과거의 교훈을 현실 속에 받아들일 때, 비로소 국가는 변화하는 세대를 넘어 올곧은 정체성을 확립할 것이다. 아무리 경제가 발전하고 영향력이 확대되어도, 이 정신적 영역의 자기 확신과 정립이 선행되지 않으면 선진 국가의 꿈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 “살아있는 게 팔아요” 자동판매기 中서 인기

    “맛도 좋고 싱싱한 게 팔아요.” 대도시에서는 시장이나 마트의 수산물 코너에 가야 볼 수 있었던 광경이 최근 중국의 지하철에서 펼쳐져 출근길의 시민들의 눈을 휘둥그렇게 했다. 현지 수산물 유통업체인 트윈 레이크 크랩(Twin Lake Crab Co)은 최근 장쑤성 난징시의 일부 지하철 역 한편에 일명 ‘게 자동판매기’를 설치, 화제를 모았다. 보통 지하철에 있는 자동판매기는 초콜릿이나 음료수 등만 팔았으나 최근 이 회사가 지역 특산물을 홍보하고 바쁜 도시민들을 공급한다는 취지로 살아있는 게를 팔기 시작한 것. 이 회사는 게의 크기에 따라서 3단계로 나눠 한화 2500~9000원에 팔고 있는 것. 살아있는 게는 플라스틱 박스에 담겼으며 죽은 게가 나오면 게 3마리를 공짜로 제공된다. 업체 측은 “처음에 이 자동판매기를 본 사람들은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특히 게가 죽어서 싱싱하지 않을 거라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게가 생각보다 싱싱하고 맛도 좋아서 매일 수백마리가 팔린다.”고 자랑했다. 일각에서는 동물 학대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으나 이 업체는 중국 다른 지역은, 물론 자판기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일본에 수출할 계획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역세권 재개발·재건축에도 시프트 건립

    서울시는 27일 역세권 재개발과 재건축 정비구역에도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을 건립할 수 있도록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28일 변경·고시한다고 밝혔다. 역세권 정비사업을 하는 민간 사업자에게 용적률 상향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대신 개발이익의 일정 부분을 시프트로 돌려 시가 매입하고 공급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지구단위계획을 세워야만 역세권 시프트를 지을 수 있었다. 시는 재개발·재건축 구역 18㎢의 4%인 0.8㎢에 이번 변경 계획을 적용하면 시프트 1만 3000가구를 추가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는 역세권 시프트를 확대하기 위해 역에서 250m 이내인 1차 역세권은 용도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용적률을 500%까지 완화하고, 반경 250∼500m인 2차 역세권은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용적률을 300%까지 높일 계획이다. 대신 법적 상한용적률에서 정비계획으로 결정된 용적률을 뺀 용적률 증가분의 절반을 개발이익 환수 차원에서 역세권 시프트로 짓도록 한 다음 표준건축비 등을 적용해 매입한 뒤 주변 전세시세의 80%로 무주택자에게 공급할 방침이다. 난개발을 막기 위해 역세권이라도 도시자연공원구역과 근린공원, 자연경관지구, 최고고도지구, 전용주거지역 등과 접해있거나 택지개발지구와 아파트지구 등 별도 관리계획이 수립된 구역, 전용·제1종 일반주거지역은 대상에서 제외한다. 윤호중 시 장기전세팀장은 “다음 달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건립관련 정비계획 수립 및 운영기준’이 제정되면 재건축정비사업에서는 변경 계획을 바로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재개발정비사업의 경우 소형주택 건립이 가능하도록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개정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앞모습 40代 뒷모습 30代 저라는 프리 즘 궁금하시죠

    앞모습 40代 뒷모습 30代 저라는 프리 즘 궁금하시죠

    1973년 발표돼 무려 14년 넘게 빌보드 앨범 차트에 머물렀던 핑크 플로이드의 전설적 앨범 ‘더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The Dark Side of the Moon). 그 앨범 표지엔 프리즘이 그려져 있다. 한 줄기 빛에서 다채로운 색채 다발을 뽑아내는 프리즘. 연극 ‘33개의 변주곡’(김동현 연출, 신시컴퍼니 제작)이 그렇다. 순간에 담긴 모든 것을 말하려는 이 작품은 베토벤, 그리고 베토벤의 말년을 뒤쫓는 음악학자 캐서린, 그리고 캐서린을 연기하는 윤소정, 이렇게 3개의 프리즘이 또다시 3각 프리즘을 만들어내는 얘기다. # 베토벤 말년 뒤쫓는 음악학자예요 지난 21일 서울 대학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윤소정(66). 원래 다른 배우가 캐서린 역에 내정됐으나 건강상 이유로 고사한 탓에 급히 대타로 나섰다. ‘대타로 뛰기에는 너무 거물급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는데 눈치챘는지 “악당들 때문에…”라는 말이 돌아온다. ‘33개’에 출연하는 길해연과 서은경 등 후배들의 읍소에 미국에서 급히 귀국했다는 것. “아직도 이혼 못하는 바람에 함께 사는” 남편 오현경(연극배우)도 뒤처진 연습을 걱정하며 헌신적으로 도왔다. 유독 취약한 게 연도와 사람 이름 외우기인데 연극에는 유난히 연도와 사람이 자주 등장한다. 혼자 관객석을 상대로 내뱉는 방백도 많아 줄곧 까다로운 대사 연습에 매달렸다. 그 스트레스 때문이었을까. 덜컥 대상포진에 걸렸다. 40년이 넘는 배우 생활. 산전수전 다 겪었음에도 “감개무량하다.”며 공연 첫날(지난 15일) 무대인사 때 울컥해 버린 이유다. # 꼭 이래야만 한다는 건 없답니다 등 떠밀려 맞게 됐다지만 역할이 딱 맞아떨어진다고 했더니 이내 정색하며 반박한다. “그렇지 않아요. 배우에 따라 다른 색깔이 나왔을 거라는 게 정확한 표현이죠. 박정자가 했다면, 손숙이 했다면, 윤석화가 했다면. 모두 다른 색깔을 냈을 겁니다. 어떤 역할이든 이거다, 이래야만 한다, 그런 건 없어요. 잘해서 적역이 아니라는 말이지요. 죽기 전 베토벤과 캐서린이 깨닫는 게 바로 그것 아닌가요.” 웃으며 이어지는 한마디. “겸손한 척했으니 이제 교만한 걸로 하나 할까요. 그런 점 때문에 대본 봤을 때 이 작품이 마음에 들었어요. 제가 대본 분석은 무척 빠르거든요.” # 다양한 제 색깔 발견해준 감독 고 맙죠 내년 1월쯤 새 영화도 개봉한다. 강풀 만화를 스크린에 옮긴 ‘그대를 사랑합니다’. 우유배달하는 할아버지(이순재)와 무의탁 할머니(윤소정)의 사랑 얘기다. 아들에게 병적으로 집착하는 시어머니 역으로 나왔던 예전 영화 ‘올가미’ 얘기를 꺼냈다. ‘다 큰 아들 발가벗겨 궁둥이 씻겨주며’ 웃던 그 장면과 정반대 아니냐며. “안 그래도 왜 캐스팅했냐고 물었더니 올 초 제 연극 ‘에이미’를 봤다네요. 처음엔 힘들겠다 싶더래요. 앞모습은 40대, 뒷모습은 30대라는 거죠. 그런데 극 후반부에 60대 모습이 나오더래요. 그걸 보고 캐스팅했다더군요. 배우 속에 숨겨진 다양한 색깔을 발견할 줄 아는 그 감독의 눈이 놀랍고 또 고맙지요.” # 귀족 경멸한 베토벤 왈츠 왜 썼냐면… 연극 얘기로 다시 돌아가보자. ‘33개’는 9번 교향곡 ‘합창’ 완성을 앞둔 말년의 베토벤이 왈츠에 매달리고, 이런 베토벤의 기이한 행적을 뒤쫓는 캐서린의 여정을 담았다. 지난해 3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토니상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당시 캐서린 역을 맡았던 주인공은 할리우드 유명배우 제인 폰다(73). 그런데 베토벤이 왈츠를 주제로 한 변주곡을 썼다? 왈츠는 귀족 놀이에 쓰이던 곡 아니던가. 귀족을 경멸했던 베토벤이 도대체 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캐서린의 딸 클라라(서은경)와 간호사 클라크(이승준)의 사랑 이야기다. 처음엔 다소 생뚱맞은 느낌이지만 마지막에 이르면 이 연애담이 왜 작품에 들어갔는지 알 수 있다. 단순히 클라라가 캐서린 연구에 결정적 힌트를 준다는 차원이 아니라, 클라라 자체가 이미 33개의 변주곡이었던 것이다. 대작에 집착했던 거장이 생애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왈츠 한 가지 주제를 두고 모든 순간의 기억들을 뽑아 올리듯, 늘 못마땅했던 딸아이의 삐거덕대는 삶 자체가 다채로운 삶이었음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감동적이지만 한편으론 아쉬운 대목이다. 베토벤이라는 소재를 빼면 가족 간 갈등과 화해라는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감동 스토리에서 멀리 떠나지 못해서다. 연극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11월 28일까지 열린다. 2만∼5만원. 1544-1555.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시론]서울 유일의 신라석실고분 현장 보존을/이형구 동양 고고학연구소장·전 문화재위원

    [시론]서울 유일의 신라석실고분 현장 보존을/이형구 동양 고고학연구소장·전 문화재위원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글로벌교육시설 건축부지에서 신라 석실고분과 신라토기가 발굴됐다는 뉴스에 깜짝 놀라 눈을 의심하고 다시 한 번 훑어보았다. 서울 4대문 내부는 조선 건국 이래 도시화가 이루어진 만큼, 신라 유적이란 큰 충격이고 기적과 같은 일이다. 이번에 발굴된 석실고분 2기는 상부가 많이 소실되었다고는 하지만 무덤의 하부구조와 그 안에 시신을 안치했던 시상대(屍床臺)와 석실 벽의 축조 방법을 가늠할 수 있는 석벽의 일부가 남아 있어 중부지역에서 유행한 신라의 대표적인 묘제인 석실고분임을 알 수 있다. 석실 내부에서 고배(高杯), 고배뚜껑, 토기대접 등 전형적인 신라토기가 발굴되었다고 하는 사실은 그동안 잃어버린 서울 역사의 중요부분을 복원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자료이기 때문에 기쁨을 넘어 감개무량했다. 서울 한복판에서 신라고분이란,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과 같이 서울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증명해 준다. 1990년대에는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에서 백제 왕궁유적이 발견되어 한성백제시대를 열었다. 또 2000년대 초에는 경복궁 안에서 흥경각터를 발굴하다가 고려시기의 건물 유구가 발견됐다. 12세기 초 고려 숙종이 천도를 위해 추진한 남경신궁(南京新宮) 유적일 것으로 추정되어 고려시대 서울이 실제로 ‘고려삼경’의 하나였음이 확인되었다. 이번 신라고분의 발견으로 백제시대와 고려시대 사이 비어 있던 서울의 역사를 복원할 수 있게 된 것은 서울역사의 행운일 뿐만 아니라 한국역사의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삼국시대 서울은 500년 가까이 백제의 수도였다. 백제가 475년 공주로 내려가고 고구려가 한강유역을 장악하지만 백제는 551년부터 553년까지 신라와 연합하여 서울을 탈환하였다. 그러나 신라의 진흥왕이 백제와의 연맹을 깨고 한강유역을 장악하면서 서울은 신라의 차지가 된다. 이로써 신라는 중국과 교류하는 해상교통로를 확보하여 삼국을 통일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삼국사기’에 보면 신라는 553년 이곳을 새로 개척하고 신주(新州)를 두었는데, 557년에는 이를 폐하고 북한산주(北漢山州)를 두었다. 태종무열왕은 659년에 한산주(漢山州)에 장의사(莊義寺)를 창건하였다고 하는데, 장의사는 창의문(彰義門) 밖 장의사지당간지주(보물 제235호)가 있는 오늘날의 서울 종로구 신영동이다. 이로 미루어 신주나 북한산주 혹은 한산주를 다스리는 주치(州治)는 오늘날의 서울 종로구 일대로 추측된다. 그렇기 때문에 종로구 명륜동에서 발견된 신라시대 유적과 유물의 가치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발굴된 서울의 신라 석실고분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보존되어야 한다. 유사 이래 서울의 유구한 역사를 증거하여야 하는 것은 물론 역사연구에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거 무수한 유적이 세상에 나오자마자 개발이란 명목으로 사라져 갔음를 보아왔다. 경기·충청 일원에서 긴급구제 발굴되고 있는 한성백제의 중요한 유적들을 발굴하자마자 유적은 갈아엎고 그 자리에 건물을 짓고 기록만 남기는 이른바 ‘기록보존’으로 역사연구는 물론 역사 복원에 결함이 되는 통한의 사례를 많이 보아왔다. 마치 경주의 신라고분을 발굴조사한 뒤 고분은 없애고 사진만 보고 상상하여 역사를 연구하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역사적 유적은 역사의 현장에 있어야만 한다. 서울에 단 한 군데밖에 없는 신라 유적이 어떤 방법으로든 현지에 잘 보존되어 서울 시민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서울 속 신라역사의 실체를 실감할 수 있도록 국가와 해당기관의 큰 용단이 있기를 바란다. 이번 성균관대학교 글로벌교육시설 건축부지는 굴착할 때 전문가가 입회조사하는 조건으로 발굴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앞으로 서울의 모든 건축행위는 ‘착공 후 입회조사’를 지양하고 착공 이전에 발굴조사하는 ‘발굴조사 후 착공’ 방안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신은경 “악녀? 욕망에 솔직할 뿐이죠”

    신은경 “악녀? 욕망에 솔직할 뿐이죠”

    “백인기씨! 백인기씨 맞죠?”(신은경·작은사진 왼쪽) “누구시죠?”(서우·오른쪽) “나, 민재 엄만데….”(신) “미치겠네, 정말.”(서) 지난 20일 오전 서울 광화문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앞 MBC 주말 드라마 ‘욕망의 불꽃’ 촬영장. 별다른 세트도 없고 눈부신 조명도 없지만, 신은경과 서우, 두 여배우의 팽팽한 연기 대결로 현장엔 터질 것 같은 긴장감이 맴돈다. ●변화무쌍한 악녀 연기로 호평 이날은 모녀 관계인 두 사람이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운명적인 장면. 눈에서 광선이 나올 것처럼 서로를 한참 쏘아 보던 두 사람은 감독의 ‘컷!’소리가 나자마자 입가에 미소부터 번진다. 신은경이 서우가 입은 옷이 너무 예쁘다며 코디에게 농담 섞인 투정을 부리자, 벌써부터 그녀를 ‘엄마’라고 부르며 따르는 서우가 옆에서 함박 웃음을 터뜨린다. 요즘 이 드라마에 출연 중인 신은경의 악녀 연기가 장안의 화제다. 작품에서 욕망과 야망으로 똘똘 뭉친 윤나영 역을 맡고 있는 그녀는 시시각각 얼굴을 바꾸는 악녀 연기로 호평을 받고 있다. 시청률도 연일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해 동시간대 1위인 SBS ‘인생은 아름다워’를 바짝 뒤쫓고 있다. “저야 작가 선생님이 써주신 대로 대사 한줄 흘리지 않고 열심히 연기할 뿐이죠. 솔직히 첫 회엔 한 자릿수 시청률을 예상했는데 두 자릿수가 나와서 기뻤고, 이젠 솔직히 30%까지 갔으면 하는 욕심도 생기네요.” 재벌가를 배경으로 욕망과 탐욕으로 점철된 인간사를 흥미롭게 파헤친 드라마에서 주인공 윤나영의 캐릭터는 단연 돋보인다. 가난한 집 둘째 딸로 태어났지만 언니의 결혼 상대였던 재벌 그룹 셋째 아들(조민기)을 가로채는 등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전 나영이 꼭 악녀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자기애가 강하고, 잘살고 싶은 욕망이 남보다 강할 뿐이죠. 물론 방법은 올바르지 않지만요. 20대 초반은 형제자매에게도 질투를 느낄 정도로 치기도 있고 아직 미숙한 나이잖아요.” 1988년에 데뷔해 ‘X세대의 선두주자’로 드라마 ‘종합병원’, ‘엄마가 뿔났다’, 영화 ‘조폭마누라’ 등에 출연한 신은경. ‘욕망의 불꽃’에서 그녀의 20년 연기 내공은 빛이 난다. 남편을 재벌가 회장 자리에 앉히기 위해 냉정한 모습을 보이다가 시아버지인 대서양 그룹 김태진(이순재) 회장을 대할 때엔 말투며 눈빛까지 180도 변한다. ●“작가의 믿음 배신할 수 없었습니다” “기존에는 중성적인 이미지나 비련의 여주인공 등 한 가지 이미지로 단선적인 역할이 많았다면 이번에는 시대 변화의 폭도 넓고 복합적인 인물이죠. 극이 끝날 때까지 핑퐁 게임을 하듯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거예요. 50부작인데 그래야 안 질리시죠.” 때문에 요즘 그녀의 팔색조 악녀 연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겠다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다.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고 좀처럼 지칠 줄 모르는 나영의 캐릭터에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신은경은 “나이가 들면 현실과 타협하고 은근슬쩍 대충 살기 쉬운데, 나영은 어떤 상황에 처하든 실망하거나 포기하는 법이 없다.”며 나영과 혼연일체가 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녀가 이번 역할을 쉽게 맡았던 것은 아니다. 극본을 쓴 정하연 작가는 처음부터 윤나영 역에 신은경을 추천했지만, 관계자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첫 촬영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갑자기 결정된 캐스팅. 20년 경력의 여배우로서 기분이 나쁠 만도 하지만 작가의 믿음을 배신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전 이번에 사람이 일을 하는데 동기 부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달았어요. 작가님이 끝까지 저를 믿어주셨다는 생각에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더군요. 첫 촬영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20대 나영을 연기하기 위해 하루에 여섯끼씩 먹으며 살을 찌웠어요. 얼굴이라도 어려 보이려면 그 방법밖에 없었죠.” ●“서우에겐 누구도 못 따라올 매력 있어” “정 작가님의 대사는 숨소리마저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치밀합니다. 50부작인데 전개가 너무 빠르다는 얘기도 있지만 아직 주요 사건은 시작도 되지 않았어요.” 작가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신은경. 극 중에서 그는 결혼 전에 딸을 낳는다. 태어나자마자 죽은 줄 알았던 아이가 훗날 아들의 애인으로 등장하는 영화배우 인기(서우)다. “배우로서 노력을 해서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는데 서우는 누구도 못 따라오는 매력이 있는 연기자예요. 배우로서 그 점이 참 부럽죠.” “모든 드라마의 결말은 권선징악이겠지만 독하게 마음 먹고 열심히 살아온 나영이 벌을 받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는 신은경. 이제는 한 아이의 엄마로서 결혼과 이혼, 각종 소송 등 인생의 적잖은 파도를 헤쳐 온 그녀에게 이번 드라마는 큰 의미로 다가온 듯하다. “작품을 하면서 제가 너무 고마웠던 것이 나영을 통해서 근성을 배웠다는 점이에요. 그동안은 오해를 받거나 모함을 받아도 내 주위의 사람만 편안하면 된다는 생각이 앞섰는데 이제는 포기하지 말고 맞서 싸울 줄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것이 진정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명퇴 후폭풍 수습 국민銀 25일 인사

    국민은행이 역대 최대 규모의 희망퇴직에 따른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속 인사를 서두르기로 했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25일 부점장급 인사를 단행하고 교육연수 중인 부점장 등 45명을 영업점에 배치할 예정이다. 최근 희망퇴직을 신청한 영업점장 200여명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다. 국민은행은 희망퇴직을 신청한 부점장들을 이날 조사역으로 발령낸 뒤 다음달 11일 퇴직 처리할 예정이다. 새 지점장이 배치되지 않는 지점은 선임급 직원이 지점장을 대행하거나 인근 지점의 점장이 2개 영업점을 동시 관리한다. 또 다음달 8일 직원 수백명에 대한 인사이동을 실시할 예정이다. 다음달 11일 팀장급 이하 직원 3000여명이 한꺼번에 퇴직하는 점을 고려해 인수인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려는 포석이다.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은 지점장 200여명을 포함해 3247명이며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퇴직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휴직 중인 직원 중 휴직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기 복귀를 요청하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요즘 안방극장 대세는 ‘강한 여자’

    요즘 안방극장 대세는 ‘강한 여자’

    그 많던 드라마 속 ‘캔디’들은 어디로 갔을까. 요즘 여배우들의 카리스마 연기 전쟁으로 안방극장이 서늘하다. 여배우 원톱 주연의 영화가 현격하게 줄어든 충무로와는 달리 안방극장에서는 여주인공을 내세운 드라마가 쏟아지면서 여배우들의 연기 대결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안방극장의 눈에 띄는 특징은 30~40대 여배우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 대한민국 최초의 여자 대통령 역을 맡은 SBS 수목 드라마 ‘대물’의 고현정(39)을 비롯해 억척 워킹맘으로 코믹 연기 내공을 선보이는 MBC 월화드라마 ‘역전의 여왕’의 김남주(39), 악녀 카리스마를 제대로 보여주는 ‘욕망의 불꽃’의 신은경(37)이 대표적이다. 오는 27일 첫 방송 하는 MBC 수목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은 아예 40대 여배우 황신혜(47)와 김혜수(40)를 투톱으로 내세워 불꽃 튀는 연기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나이가 들었다고 주변부로 밀려나던 과거와 달리 연기의 폭이 넓고 강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맡아 만만찮은 연기 내공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악역 미실을 맡았던 고현정의 연기 카리스마가 큰 화제를 모으면서 여배우들 사이에서도 적잖은 반향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무기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한 미모와 오랜 관록을 통해 다져진 연기력. 신작 드라마에서 강하고 독한 ‘나쁜 여자’ 캐릭터를 맡아 “욕 먹을 만반의 준비가 돼있다.”고 밝힌 황신혜는 30~40대 여배우의 약진에 대해 “시청자 입장에서도 너무 나이 어린 친구들보다는 경험이 많은 배우들이 연기하면 좀 더 깊은 맛을 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혜수 역시 ‘대물’에서 열연 중인 동료 배우 고현정에 대해 “너무 힘 있고 멋진 배우”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후배 여배우들 역시 강한 카리스마를 앞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KBS 드라마 ‘도망자’에 출연 중인 이나영(31)은 남성 못지않은 강도 높은 액션 신을 소화하고 있고, 다음 달 방송되는 SBS 주말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하지원(32)은 아예 스턴트우먼 역을 맡아 박진감 넘치는 액션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12월에 방송되는 SBS 월화드라마 ‘아테나:전쟁의 여신’에 국가위기방지기관(NTS) 소속 특수요원 역으로 출하는 수애(30)와 이지아(29)는 여전사 이미지로 연기 격돌을 벌인다. 특히 그간 청순함의 대명사였던 수애는 또 다른 비밀조직 요원을 오가는 이중 스파이 윤혜인 역을 맡아 액션 스쿨에서 두달여간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 등 연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멜로에 머물던 여배우들의 연기 장르가 최근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다.”면서 “보다 강한 캐릭터를 통해 연기자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부각시키려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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