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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혜진 “‘나가수’ 후광 효과 맞지 않는 옷 같아…뮤지컬 새 옷 설레”

    장혜진 “‘나가수’ 후광 효과 맞지 않는 옷 같아…뮤지컬 새 옷 설레”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 편승해서 앨범을 내거나 방송 프로그램을 많이 하고 싶진 않았어요.” 가수 장혜진이 지난 4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밝힌 속내다. MBC ‘나가수’ 출신 가수들 가운데 유독 그의 최근 행보는 남달랐다. 동료 출신 가수들은 연말을 맞아 합동 콘서트를 하거나 ‘나가수’ 관련 DVD나 앨범 등을 내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갔지만, 장혜진만은 유독 별다른 활동이 없었던 것. 그런 그가 2개월여의 공백을 깨고 공식 활동을 선언한 것은 뜻밖에도 뮤지컬 ‘롤리폴리’ 출연이었다. 데뷔 21년차 가수 장혜진이 2012년, 뮤지컬 신인 배우로 거듭난다. 13일부터 경기 성남시 성남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롤리폴리’에서 여주인공 ‘오현주’ 역을 꿰찬 것. ‘나가수’의 후광효과를 스스로 거부한 채 뮤지컬이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수줍은 듯하면서도 거침없이 나름의 소신을 밝혔다. “‘나가수’ 탈락 이후 방송사의 출연 러브콜과 소속사의 싱글앨범 제안 등이 잇따랐지만 고사했죠. 사실 방송 출연하는 동안 내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이었고, 부담이 됐어요. 앨범은 ‘나가수’를 등에 업고 내는 것 같았고, 준비 안 된 상태에서 떠밀리듯 발매하고 싶진 않았어요.” 그는 이어 “한양여대에서 실용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인데, 제자들 가운데 뮤지컬학과 아이들이 평소 제게 뮤지컬에 대한 조언을 많이 구하고 싶어해요. 그때마다 제가 경험이 없으니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안타까웠죠. 한번이라도 내가 경험해 봤다면…. 아이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뮤지컬 출연 기회를 운 좋게 얻게 된 거죠. 너무 설레고 좋아요.”라며 활짝 웃었다. ‘롤리폴리’는 영화 ‘써니’, 콘서트 ‘쎄씨봉 콘서트’ 등 1970~80년대의 추억을 바탕으로 한 문화 콘텐츠로, 당시 여고생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걸그룹 티아라의 히트곡 ‘롤리폴리’를 비롯해 7080세대의 인기 팝송들을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란 점에서 올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힌다. 장혜진은 ‘롤리폴리’ 연습 삼매경에 빠진 뒤부터 부쩍 자신의 여고시절이 많이 떠오른다고 했다. 체조를 전공한 여고생이었는데도 음악에 대한 열정은 굉장했다고. 영등포여고 재학시절, 음악 디제이(DJ)가 있는 분식점을 가려고 친구들과 함께 버스를 갈아타 가면서까지 남영동으로 곧잘 행차했단다. 그는 “숙명여대 앞에 ‘미소의 집’이라는 분식집이 있었어요. 떡볶이집인데 여고생들 사이에선 ‘금남의 집’으로 통했죠. 대부분 손님이 여고생이나 여대생이었고, 음악을 신청받아 틀어주는 DJ만 남학생이었어요.”라며 소녀처럼 웃었다. 그는 이어 “시험 끝난 해방감 같은 그런 느낌이 좋았어요. 엽서에 신청곡을 적어 건네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날이었는데 ‘미소의 집’에서 장기자랑이 있었어요. 친구들 등에 떠밀려 데비 분의 ‘유 라잇업 마이 라이프’(You Light Up My Life)를 불렀는데 제가 1등 한 거 있죠. 잊고 있었던 기억인데…. ‘롤리폴리’에 참여하면서 여고시절이 새록새록 떠올라요. 그게 큰 행복이에요.”라고 전했다. 1990년대 서울 대학로의 소극장에서 콘서트 1000회(1992~1998년)의 기록을 세우며 ‘대학로 여신’이라 불렸고, ‘나가수’의 치열한 경연에서도 매주 무대 경험을 쌓았던 그이지만, 연기 도전에 나선 뮤지컬 첫 공연을 앞두고 걱정이 크다고 고백했다. “신인처럼 많이 떨리고 걱정돼요. 노래는 멜로디에 감정을 싣는 것뿐이거든요. 하지만, 뮤지컬 연기는 대사를 마치 내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게 말해야 하고, 캐릭터에 완전히 동화돼야 하는 게 어려워요. 동선과 빠른 무대 전환도 어렵고요. 하지만, 동료들이 늘 큰 힘이 돼 주고 있어요. 뮤지컬 배우, 장혜진. 어떤 색깔일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나가수’에서 보여드린 것보다 더 인간미 넘치고 멋진 캐릭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뮤지컬 ‘롤리폴리’는 13일부터 2월 25일까지 경기 성남시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걸그룹 티아라의 효민, 지연, 소연을 비롯해 장혜진, 박해미, 부활 출신 가수 김재희, 이장우, 런 등이 참여한다. 7만 7000~11만원. 1577-3363.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MSO 방송구역 제한 폐지 추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의 방송 구역 제한 폐지와 이동통신사 전파 사용료 인하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지난주 서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비롯해 모두 47개 과제가 포함된 ‘2012년 규제개혁 추진과제’를 확정, 규제개혁위원회(공동위원장 김황식 국무총리·안충영 중앙대 석좌교수)에 보고했다고 8일 밝혔다. 방통위는 특정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방송 구역이 전국 77개 구역 중 3분의1을 넘지 못하도록 한 현행 방송법 시행령 규정을 오는 9월까지 고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방통위는 “이번에 확정된 과제들이 시행되려면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거쳐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심의와 법령 제·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법령 제·개정이 국무회의를 통과하기 전까지 기업체 등으로부터 제도 개선 건의를 받아 규제개혁 과제를 지속적으로 손질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또 6월 전파법 시행령을 고쳐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사업자에게 부과하는 전파 사용료(가입자당 2000원)를 인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통신서비스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서비스 해지도 가입처럼 쉽게 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방통위는 또 장애인의 방송 접근권을 확대하기 위해 점자나 음성안내 고지 서비스와 관련된 내용을 담은 ‘장애인 통신접근 가이드라인’을 9월 제정한다. 이 밖에 이동전화 선불요금제 충전방식 다양화, TV 수신료 선납 절차 법제화, 위성방송사업자의 지상파 방송 역내 재송신 승인 폐지 등이 포함됐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노인들 집결지’ 종로3가 가보니

    서울 종로구 지하철 종로3가역 구내엔 노인들이 많다. 8일 오전 추위를 피하려고 역사로 내려온 노인 200여명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날씨가 좋은 날엔 탑골공원이나 종묘에서 소일하던 이들이다. 노인들 사이엔 이른바 ‘박카스 아줌마’라고 불리는 40~50대 여성 10여명이 섞여 있다. 박카스 아줌마는 피로회복제나 자양강장제를 팔며 성매매를 유도하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다. 일부는 흥정 중이다. 때로는 가격이 맞지 않아 고성이 오간다. 하지만 역사 안에서 벌어지는 일상 가운데 하나다. “난 돈도 없고 힘도 없어….” 귀찮다는 듯이 노인이 손사래를 치자 40대 여인은 “돈이 문제지, 힘은 없으면 만들면 돼.”라고 노골적으로 대꾸했다. 5~6년째 종로3가에 나온다는 정모(80) 할아버지는 “일부 노인들 중에는 성매매를 하고 싶어 일부러 찾는다.”면서 “여성들이 비교적 젊으면 3만원, 나이가 많으면 2만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성을 사는 노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부 노인들은 거래가 이뤄지면 피카디리 극장 뒤편이나 동대문 쪽 여관으로 발길을 옮긴다. 노인과 팔짱을 끼고 지하철 역 밖으로 나서는 아줌마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경찰도 실태를 잘 알고 있다. 종로2가 파출소 관계자는 “종로3가 일대를 중심으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가 이뤄지는 것은 사실이고 한 달에 두 건 정도는 신고가 접수된다.”면서 “그렇다고 법대로 다 처리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성매매와 함께 불법 성인용품 판매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성인용품점에선 가짜 비아그라가 3000~1만원에 팔리고 있었다. 성인용품점 종업원은 “손님 10명 중 6~7명은 노인”이라면서 “돈이 없어서인지 싼 제품을 원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의 조사에서도 나타난 현상이다. 백재승 서울대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잘못된 성병치료나 불법 약품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노인의 성에 대해 보다 솔직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현대인의 고달픈 인생살이에 보내는 위로… 사주 활용법

    51만 8400가지. 역술인이 말하는 운명의 가짓수다. 태어난 시점에 하늘과 땅을 채우던 오행의 기운이 한 사람에게 각인된 것을 사주팔자(四柱八字)라고 한다. 연(年), 월(月), 일(日), 시(時)의 4개 기둥(柱)에 두 개씩 짝지워진 한자가 들어간다. 연과 일은 60갑자로 순환하고, 월과 시는 각각 12개씩이다. 결국 ‘60X12X60X12=’이면 답이 나온다. ‘사주’나 ‘점’을 본다고 하면 미신이라며 쯧쯧거리는 이들도 많다. 그런 이들도 신년 토정비결을 보거나, 신문의 정치·사회면은 건너 뛰어도 ‘오늘의 운세’는 챙겨본다. 심리 치유 에세이란 타이틀을 단 ‘바람 부는 날이면 나는 점보러 간다’(이지형 지음, 예담 펴냄)는 현대인을 위한 사주 활용법이다. 전업 역술인이 암호 해독에 가까운 주역 64괘를 설명하는 입문서였다면, 금세 책을 덮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기업 부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이주하’라는 필명의 명리연구가로 이중생활을 한 저자가 사주를 대하는 방식은 좀 다르다. 사람들이 힘들고 괴로울 때 종교나 사랑에서 위로를 얻듯, 저자는 인생의 고달픔을 풀기 위해 동양철학에 관심을 가졌고, 점까지 치게 됐다. 사주에 대한 유연한 태도는 그 덕분일 터. “사주의 내러티브는 운명 자체라기보다 운명에 대한 암시이며, 운명에 대한 암시와 당사자의 피드백이 엮어 내는 드라마가 바로 삶”이라고 말한다. 정해진 운명은 있지만, 꿋꿋하게 살아남는 존재가 또한 인간이기 때문에 “사람은 운명보다 강하다.”고 강조한다. 실용적인 대목도 눈에 띈다. 사주에서 말하는 ‘백호대살’(호랑이한테 물려 죽는다는 뜻. 근래에는 교통사고 혹은 대낮에 강도를 당한다는 의미로 풀이), ‘원진살’(별 이유 없이 누군가와 원수가 된다) 등 일련의 ‘살’(煞)들에 귀 기울일 필요 없다고 단언한다. 사이비 역술인들이 부적을 팔아먹으려는 수작이기 쉽다는 이유다. 다만 역마살과 도화살은 현대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역술인들이 “올 10월만 넘겨라.”라든지 “내년 2월까지 기다려라.”라고 말하는 이유도 들려준다. 명리에서 6개월은 한 사람의 운명에 가시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최소 단위다. 예컨대 불(火)의 요소가 과도하게 많다면 불의 기운이 풍성한 여름에 일이 잘 풀릴 리가 없다. 차분히 관망하는 것이 우선이다. 계절이 바뀌고 물(水)의 기운이 풍성한 겨울을 맞게 되면 변환점이 생긴다. 결국 내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아는 것만으로 마음이 평안해질 수 있다. 그 힌트를 사주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조언이다. 1만 2000원.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대각선 논법과 역’ 출간한 김상일 교수

    [저자와 차 한 잔] ‘대각선 논법과 역’ 출간한 김상일 교수

    우주와 자연의 근본원리를 음양오행의 이치로 정리한 주역(周易). 공자가 수레 옆에 항상 가지고 다니며 탐독하고, 가죽 끈이 세 번 닳아 끊어지도록 읽어서 위편삼절(韋編三絶)이란 고사가 생길 정도로 심취했던 책이다. 동양철학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주역의 원리를 서양철학의 논리적 기호로 재해석한 ‘대각선 논법과 역’(지식산업사 펴냄)이 출간됐다. 저자는 신학에서 출발해 서양철학과 동양철학, 한국사상을 섭렵하며 동서고금의 철학을 회통해 온 김상일(72·미 클레어몬트대 과정철학연구소 한국학 디렉터) 교수. 책 출간을 위해 일시 귀국한 김 교수를 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대안연구공동체 세미나실에서 만났다. →대각선 논법이란 무엇인지. -19세기 말 독일의 수학자 게오르그 칸토어가 실수(實數)는 셀 수 있는 무한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고안한 수학적 증명이다. ‘모든 집합을 포함한 집합은 집합이 아니다’라는 것으로 러셀의 역설에 이용되는 ‘자기 자신을 포함하지 않는 집합’과 비슷한 개념이다. 현대과학의 알고리즘, 현대 철학이 다루는 불확실성과 비결정성의 문제도 대각선 논법을 수용해 설명하고 있다. →대각선 논법과 역을 연결시킨 근거는. -대각선은 가로와 세로가 만난 것이다. 인간사에 대비해 보면 주어진 다양한 조건 속에서 주관이 만난 지점에서 발생한 ‘사건’들이 바로 대각선이다. 항아리 깨지는 시간까지 알아맞혔다는 중국 송대의 역학자 소옹(소강절)이 만든 64괘 방도가 단순기법으로 된 것 같지만 실제는 칸토어의 대각선 정리에서 사용한 것과 같은 기법을 사용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대각선에 관한 논증을 거론한 분야가 동양의 역인 것이다. 역은 대각선 논법의 본산지와 같고, 대각선 논법은 역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수단이다. →역도 어렵고, 대각선 논법도 난해하다. 새로운 학문적 접근을 시도한 이유는. -서양철학이 동양철학을 폄훼하는 주된 이유는 논리적 치밀성에서 뒤진다는 점인데, 역설을 다루는 태도와 방법에서는 동양의 역이 훨씬 정교하고 안정돼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 서양 철학자들에게 음양오행의 원리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대각선 논법이라고 생각한다. →역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철학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고 50여년 동안 가장 매력없다고 여겼던 책이 주역이었다. 단순하고 기계적으로 보이는 언어표현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곁에 한시도 없어서는 안 되는 책이 역에 관한 책들이다. 나의 평생 관심사가 역설(paradox)인데 역만큼 역설과 아이러니와 딜레마를 진지하게 다룬 책은 없기 때문이다. 인간만사를 역설로 보고 그 해법을 찾기 위해 만든 역의 기법은 인류문명사의 금자탑이라고 평가한다. →역의 흐름을 알면 개인은 물론 국가의 운명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역의 64괘는 우주와 인간과 사회 안에 있는 모든 사건들을 반영하고 있다. 역을 공부하면 어느 사건이 어느 위치에 있고 앞으로 그 위치가 어떻게 변할 수 있을지의 다양한 경향성을 알 수는 있다. 하지만 역을 해석하고 그것을 자기에게 맞게 받아들이는 것은 순전히 자신의 몫이다. 역리학으로 남의 운명을 알아맞힌다는 것은 역술인들의 생계수단 이외에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본다. 역을 공부하면 할수록 불확실성과 비결정성에 직면하게 된다. 결국 주관의 정립이 필요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 위해선 자기 수양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신학에서 출발해 동양의 역까지 학문적 지평을 넓힌 배경은. -10대 중반부터 천착해 온 생각이 있다. “신이 세계를 창조했다면 그 신은 과연 누가 창조했을까.”이다. 그 대답을 찾기 위해 신학공부(연세대)를 시작했다. 하지만 기독교 신학은 논리적 모순이 너무 많았다. 논리적 해답을 얻기 위해 동양철학(성균관대)을 다시 공부했고 미국 클리어몬트대학에서 서양철학의 논리로 한국불교를 분석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평생 관심사인 역설의 문제를 풀기 위한 학문적 노정이라고 할 수 있다. →역이 현대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력쟁탈전부터 정체성 혼란, 환경파괴와 오염, 전쟁과 살육 등 현대사회가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재앙들은 인간이 야기한 것들이다. 서양적 사고로는 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동양적인 해결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철학, 종교, 사고를 조화와 통합을 바탕으로 한 동양적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함혜리기자 lotus@seoul.co.kr
  • 김명민 “제가 비주얼 배우는 아니잖아요?”

    김명민 “제가 비주얼 배우는 아니잖아요?”

    연기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외모를 기꺼이 망가뜨리는 배우가 있다. ‘연기 본좌’로 불리는 배우 김명민(40)이다. 새 영화 ‘페이스 메이커’(19일 개봉)에서 평생 다른 선수의 페이스 조절을 위해 달리는 마라토너 주만호 역을 맡은 그는 인공치아를 끼고 노메이컵으로 열연했다. 지난 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김명민을 만나 영화 이야기를 나눴다. →인공치아 때문인지 전혀 다른 사람 같아 보인다.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주만호는 자신의 외모를 돌보지 않을 것 같았다. 주만호를 보고 애처롭게 달리는 ‘병든 말’의 모습이 떠올랐다. 인공치아를 끼고 있으면 치아에 압박을 주기 때문에 이가 시리거나 침을 잘 못 삼켜 발음이 어눌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루저’인 주만호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똑똑하고 명확한 발음보다 부족하고 어수룩한 설정이 더 필요했다. →비주얼은 포기한 것 같던데, 화면에 잘 나오고 싶은 욕심은 없었나. -얼마 전 영화를 봤는데 (내 얼굴을) 정말 못 봐주겠더라(웃음). 그런데, 제가 원래 비주얼로 승부하는 사람이 아니지 않나. 스크린에 내가 어떻게 보이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연기하면서 영화 속 인물이 아니라 김명민이 보이면 그 인물에게 미안하다. 배우는 어떤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사는 대변인인데, 만일 나의 잘못으로 인해 그 사람의 인생이 별것 아닌 것처럼 비쳐진다면 직무 태만이지 않은가. →이런 철학때문에 ‘연기 본좌’라는 별명이 붙은 것인가. -(‘연기 본좌’라는 말만 들으면) 손발이 오그라들고 미칠 것 같다. 매번 영화 홍보팀에 그 말만은 빼달라고 사정하는데, 꼭 들어간다. 그런 말이 알게 모르게 안티들을 양산한다. 물론 좋은 의미로 말씀해주시는 것은 알지만, 연기로 비교 기사가 나가는 것은 싫다. 연기는 개인의 취향이지 비교 대상은 아닌 것 같다. 특히 가끔 선배님들이 그 별명에 대해 물으시면 너무 민망하고 부담스럽다. →영화는 마라톤에서 우승 후보의 기록 단축을 위해 투입된 페이스 메이커의 삶을 그리고 있다. 다소 생소한 소재인데,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마라토너는 어떤 도구도 사용하지 않고, 오직 몸 하나만으로 홀로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을 극복하면서 완주해야 하는 경기다. 그것이 제가 연기를 해온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선천적으로 오른쪽 다리에 문제를 극복하고 달려야 하는 만호처럼 저도 영화를 찍다가 오토바이에 다리가 깔리는 사고를 당한 뒤로 만성적인 고통에 시달렸다. 주인공과 저와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았다. →누군가의 승리를 위해 늘 30㎞ 지점까지 밖에 달릴 수 없었던 만호는 결국 자신만을 위한 마라톤 완주에 도전하게 된다. -좀 진부한 내용일 수도 있지만, 저는 시나리오를 읽고 너무 좋았다. 사실 이 시대의 대다수의 사람들은 누군가의 페이스 메이커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이 영화는 꿈을 포기한 채 열정을 잃고 살아가는 사람이나 항상 무슨 일때문에 코앞에서 좌절을 맛봐야 하는 98%의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들에게 결승선에서 2%를 넘어설 수 있는 꿈과 희망을 준다는 메시지가 좋았다. →이번에 정말 원 없이 달렸을 것 같다. 마라톤의 매력이 뭔가. -원래 조깅과 등산을 좋아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남산을 달린다. 마라톤을 완주한 비공식 기록도 갖고 있다. 등산을 하면 잡념이 없어지는 반면, 조깅은 생각이 많아진다. 뛰는 동안 죽을 것 같은 사점(死點)을 수도 없이 겪고, 그때마다 인생의 힘들었던 굴곡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그 사점을 극복하면 환희가 몰려오고 안정이 찾아온다. 마라톤이 30대 중반을 넘어야 좋은 기록이 나오고, 60~70대 할아버지들이 완주 경력을 갖고 있는 것도 달리면서 반추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생과 마라톤은 닮았다. →배우로서 만호처럼 누군가의 등을 보고 달려야 했던 적은 없나. -연기는 자신과의 문제이기 때문에 누구와 비교한 적은 없다. 하지만, 무명 시절때 서러웠던 적은 많다. 감독이 내 잘못이 아닌데 나를 혼내거나 톱스타에게 쌓인 것을 나한테 풀 때 인간적으로 오기가 생긴 적도 있었다. 2002년부터 영화 세 편이 연거푸 엎어진 뒤 다 포기하고 해외로 이민을 가려고도 했다. 그때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만났고, 배우로서 30㎞ 이후를 뛸 수 있게 됐다. →엄청난 체중 감량으로 화제가 된 ‘내 사랑 내곁에’에 이어 이번에도 상당히 몸을 혹사시킨 것 같다. 팬서비스 차원에서라도 좀 멋진 모습으로 나올 생각은 없나. -이번에는 매일 촬영하면서 달리다 보니 저절로 살이 빠진 것이다. 팬들을 위해 멋진 역할을 맡겠다는 생각은 없다. 팬들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자신이 지지하는 배우가 어디 내놔도 남부끄럽지 않고 제대로 ‘팬질’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심어드리는 것이 아닐까. →지난해 설 연휴때도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로 흥행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자신있나. -없다. 영화가 잘 나오는 것은 기본이지만, 그 이후는 제 손을 떠나는 것 같다. 운때도 맞아야 하고…. 흥행은 인간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앞으로 맡고 싶은 역할은. -두뇌싸움과 심리전의 묘미가 있는 스릴러를 좋아하지만, 이유 없는 살인마 연기는 못한다. 아이가 자라나면서 아버지 작품에서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어제도 이번 영화를 본 아들이 시종일관 울다가 집에 갔다. 아, 로맨틱 코미디는 꼭 한번 찍어보고 싶다(웃음). 김명민이 인터뷰 도중에 가장 많이 쓴 단어는 ‘진정성’이었다. 그의 작품 선택 기준은 시나리오의 진정성과 감독이 주는 신뢰감이다. 그는 이 두 가지만 충족된다면 어떤 캐릭터든, 어떤 감독과의 작업이든 상관없다고 했다. 지금도 늘 분수를 잃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남들의 평가 보다 두 단계 내려서 자신을 본다는 김명민. 연기자로서 겸손함과 진정성이 그를 일인자의 자리에 올려놓은 것이 아닐까.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톱스타와 PD, 두 남자의 사랑 쟁탈전

    톱스타와 PD, 두 남자의 사랑 쟁탈전

    톱스타와 PD의 사랑 쟁탈전을 그린 KBS 드라마 채널의 새 드라마 ‘자체발광 그녀’가 7일 밤 10시 40분에 첫 방송된다. 총 12부작인 이 드라마는 재벌 못지않은 톱스타와 스타 PD가 한 여자를 두고 사랑 다툼을 벌이는 내용이다. 여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구조지만,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방송가의 이야기도 곁들였다. 이야기는 여주인공 전지현이 시사 프로그램 작가가 되기 위해 고액 연봉의 대기업 직원 자리를 박차고 방송국에 입사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러나 그에게 떨어진 일은 예능국 6개월 인턴 작가. 게다가 3년 전 헤어진 연인 노용우가 담당 PD다. 용우는 톱스타 강민을 섭외해 오라는 미션을 지현에게 내리고 고심하던 지현은 우연히 강민의 불미스러운 스캔들을 막아주며 섭외에 성공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강민은 지현에게 빠져들고 용우도 함께 일하며 지현에게 예전의 감정을 다시 느낀다. 드라마는 강민과 용우의 사랑을 동시에 받게 된 지현의 갈등과 두 남자의 자존심을 건 사랑 쟁탈전을 코믹하게 그린다. ‘넌 내게 반했어’에 출연한 배우 소이현이 지현 역을 맡았다. 소이현은 “지현의 낙천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은 나와 비슷하지만 사랑에 있어서 차가운 점은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오만하지만 귀여운 톱스타 강민 역은 그룹 SS501의 김형준이 맡았다. 박광현은 스타 PD 용우로 분해 자존심 강한 일 중독자를 연기한다. 이정표 PD는 “‘자체발광 그녀’는 밝고 명랑한 드라마”라며 “이야기보다 캐릭터 위주의 드라마다. 강한 면이 있지만 시청자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발광 그녀’는 7일 1, 2회가 연속 방송되고 14일부터 매주 토요일 밤 12시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영화리뷰] ‘덴 쉬 파운드 미’ -배우 헬렌 헌트, 이보다 더 감독스러울 순 없다

    [영화리뷰] ‘덴 쉬 파운드 미’ -배우 헬렌 헌트, 이보다 더 감독스러울 순 없다

    입양아였던 에이프릴은 핏줄을 낳고, 교감하고, 사랑하기를 원하는 서른아홉의 여교사다. 그녀는 하루, 하루 줄어드는 생물학적 시계를 걱정한다. 동료 교사 벤과 결혼하지만, 철없는 남편은 자유를 찾아 홀연히 떠난다. 설상가상으로 자신을 길러준 양어머니의 죽음까지 겹쳐 에이프릴은 깊은 상실감에 빠진다. 떠난 자리는 다른 누군가가 메우는 법인지, 학부형으로 만난 홀아비 프랭크의 매력에 에이프릴의 마음은 흔들린다. 4주 전 자유분방한 아내와 이혼한 프랭크 역시 동병상련의 심정. 둘은 급격히 가까워지는데, ‘사고’가 터진다. 남편이 떠나기 직전, 충동적으로 맺은 관계로 임신하게 된 것. 심지어 갓난아기 때 에이프릴을 버린 친어머니 버니즈까지 등장한다. 5일 개봉한 ‘덴 쉬 파운드 미’는 오롯이 헬렌 헌트의 프로젝트다. 헌트는 주인공 에이프릴로 열연한 것은 물론, 영화의 제작과 각본, 연출을 도맡았다. 그는 국내 팬에게도 낯익은 배우다. 8세 때부터 영화에 출연했고, TV 시트콤 ‘못 말리는 신혼부부’(1992~99)로 에미상을 네 차례나 받은 브라운관의 스타였다. 지난 1998년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 편집증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잭 니콜슨)의 마음을 사로잡는 가난한 웨이트리스 미혼모로 열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이후에도 ‘왓 위민 원트’(2000)와 ‘캐스트 어웨이’(2000) 등 흥행작에 출연하면서 A급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헌트의 마음 속에는 연출에 대한 열망이 컸다. 때문에 엘리노어 리프먼의 소설 ‘덴 쉬 파운드 미’에 꽂힌 헌트는 7년 동안이나 시나리오에 매달렸다. “살면서 겪게 되는 배신과 의외성, 재미, 속죄에 관한 영화”라는 게 헌트가 끌린 대목이다. 입봉작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헌트의 연출력은 탄탄하다. 각본에만 7년이나 품을 쏟은 덕에 에이프릴은 물론, 프랭크와 버니즈 등 주요 캐릭터들은 관객의 공감대를 끌어내기에 충분하다. 카리스마 넘치는 열연이나 파격적인 연기 변신과는 거리가 먼 일상적인 캐릭터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의 연기파 배우들이 빚어내는 앙상블은 평균 이상이다.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해대지만 미워할 수 없는 버니즈 역을 맡은 베트 미들러는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디바인 동시에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두 차례(‘로즈’ ‘용서들을 위하여’) 받은 명배우다. 비중은 조연에 가깝지만, 프랭크 역의 콜린 퍼스 역시 ‘킹스 스피치’로 지난해 미·영 두 나라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휩쓴 연기파다. 북미 등에서는 이미 2008년 봄에 개봉했다. 국내에서는 4년만에 지각 개봉한 셈. 그럼에도 여전히 끌리는 까닭은 오롯이 배우들 때문이다. 대목을 노린 블록버스터 영화가 격돌하는 시즌이라 광화문 스폰지하우스에서 단관 개봉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로농구] 꼴찌 삼성…13&5는 울고 싶다

    [프로농구] 꼴찌 삼성…13&5는 울고 싶다

    9시즌 연속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던 ‘농구 명가’ 삼성이 울고 있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던데 그 말이 무색하게 순위표 맨 밑(10위·6승28패)으로 처졌다. 지난해 말부터 선수들은 ‘13&5’가 쓰인 노란 스티커를 팔에 붙이고 뛴다. 부상당한 이규섭과 이정석의 등번호. 둘의 몫까지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이자 부상을 위로하는 의미를 담았다. 지금 이규섭과 이정석은 어떤 심정일까. 5일 그들과 통화했다. 역시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이규섭은 “좌불안석”이라고, 이정석은 “안쓰럽고 난처한 마음”이라고 했다. 둘은 경기 용인 보정동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하루 종일 재활에 매달리고 있다. 하지만 시간은 더디게 흐른다. ‘내측인대 완전파열’ 진단을 받은 이규섭은 아무리 일러도 2월에나 코트에 설 수 있다. 이번 주부터 간단한 러닝을 시작했지만 좌우로 방향을 트는 동작은 무리다. 이규섭은 “선수들 스트레스가 심할 것 같다. 옆에서 보는 나도 힘든데 뛰는 선수들은 오죽할까.”라고 걱정했다. 복귀한다고 해도 삼성은 치열한 6강싸움이나 PO와는 거리가 멀다. 차라리 무릎이 100% 회복될 때까지 재활하는 게 장기적으로 보면 훨씬 낫다. 하지만 이규섭은 “나만 생각할 수 있나. 하루빨리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고 조급해했다. 개막 후 세 경기 만에 부상당한 이정석은 다음 시즌에나 볼 수 있다. 무릎십자인대가 끊어져 독일에서 4시간짜리 수술을 받고 왔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크게 다친 것도, 수술을 한 것도 처음이다. ‘가드왕국’으로 불렸던 삼성은 이정석의 부상에 강혁(전자랜드)의 이적까지 겹쳐 옛 명성을 잃었다. 이정석은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드 이원수가 정말 안쓰럽다.”고 했다. ‘13&5 스티커’를 볼 때마다 만감이 교차한다고. 이규섭은 “정말 미안하다. 고참이 힘을 줘야 하는데 다쳐서 민망하다.”고 했다. 이정석도 “힘내라는 말을 하기도 미안하다.”고 했다. 하지만 희망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지금의 혹독한 성적표가 소중한 자산이 될 거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규섭은 “이 고통과 치욕을 가슴에 새긴다면 선수 생활을 하는 내내 훌륭한 밑거름이 될 거다.”라고 응원했다. 이정석도 “긍정적으로 보면 어린 선수들이 많이 뛸 수 있으니까 배우고 성장할 여지도 많다. 의욕적으로 뛰면서 경험을 쌓길 바란다.”고 후배들을 다독였다. 한편 오리온스는 5일 인천에서 전자랜드를 81-72로 꺾고 올 시즌 첫 연승을 기록했다. 원주에서는 동부가 모비스를 79-61로 완파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최시중 측근 등 ‘정관계 로비설’ 본격 수사

    297억원의 교비 횡령 및 탈세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김학인(48)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한예진) 이사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정·관계 로비를 겨냥하고 있다. 검찰은 “아직 실체로 드러난 것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김 이사장을 구속, 신병을 확보한 만큼 최시중(74) 방송통신위원장의 최측근 로비설 등 의혹 전반을 규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윤희식)는 김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에서 ‘비자금’이란 표현을 쓴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 이사장의 자금 추적과 함께 사용처를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김 이사장이 조성한 비자금 규모가 수십억원에 이른다는 게 사정당국의 판단이다. 김 이사장은 한예진과 부설 한국방송아카데미 학비 등 240억원을 빼돌리고, 법인세 53억원을 탈루한 혐의로 지난 3일 구속됐다. 또 중국 등지로 출장을 다니며 해외로 4억원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김 이사장이 추가로 10억원을 해외로 빼돌린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적시한 김 이사장의 ‘비자금’ 대목은 개인 비리 차원에서 벗어나 정·관계 로비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을 세운 것이나 다름없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는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김 이사장의 개인 비리 차원에서 횡령 자금의 용처를 파악하는 과정”이라면서 “시중에 떠도는 소문에 대해서도 사실 확인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2009년 9월 EBS(교육방송) 이사 선임 과정에서 방통위 정책보좌역을 지냈던 정용욱(50·해외체류)씨에게 수억원을 건넨 의혹도 사고 있다. 최 위원장의 ‘양아들’로 불리며 방통위 재직 시절 실세로 불려온 정씨는 케이블 업체들로부터 채널 배정과 관련해 금품을 받고, 차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낙찰 과정에서 SK텔레콤 등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았다는 소문이 나돌아 청와대와 경찰의 내사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 정치권에도 인연이 있는 김 이사장이 정씨를 통해 여권 실세에게 로비한 정황도 이미 잡았다. SK텔레콤은 “1조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 주파수를 할당받았는데 정씨에게 3억원을 주고 혜택을 받았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말했다. EBS는 사옥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최 방통위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최재헌·홍혜정기자 goseoul@seoul.co.kr
  • 대전역 쪽방촌 생활실태 전수조사

    대전역 쪽방촌 생활실태 전수조사

    대전의 대표적인 대전역 주변 ‘쪽방촌’에 대한 실태 조사와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이 이뤄진다. 4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쪽방촌 상담소와 손잡고 동구 정동·원동의 대전역 주변 370여개 건물에 들어서 있는 1490개의 쪽방에 대한 전면적인 생활 실태 조사를 진행한다. 윤종준 시 복지정책과장은 “쪽방촌 생활 실태 조사는 물론 주거 여건 개선, 자활 지원, 지역공동체 복원까지 토털 시스템으로 사업을 벌이는 것은 국내 처음”이라며 “빈곤 지역으로 대표되는 대도시 역 주변이 인간을 존중하는 삶의 터전으로 바뀌어 뿌리를 내리면 다른 지역의 쪽방촌 개발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시는 쪽방의 건물주는 누구인지, 건물 구조는 어떤지, 냉난방 시설은 갖춰져 있는지, 주민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한다. 실태 조사가 끝나면 다음 달부터 13억원을 지원해 쪽방촌 주민 스스로 마을을 가꾸도록 도울 계획이다. 주민들이 ‘집수리 자활사업단’을 만들어 이 사업을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냉난방이나 가스 시설이 없는 곳에는 시설을 새로 설치하고, 깨진 창은 새로 갈고 도배를 하는 등 집수리를 한다. 전문 예술단체와 손잡고 담벼락에 벽화를 그려 미관을 아름답게 꾸민다. 마을 곳곳에 예술적 조형물도 세운다. 이곳 쪽방촌엔 허름한 여인숙과 단독주택이 들어차 있다. 쪽방은 3.3㎡(1평) 정도로 대부분 기초생활수급자인 노인들이 혼자 산다. 현재 9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직업이 없거나 주변 역전시장이나 중앙시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윤 과장은 “많은 주민이 건설 현장 노동자 경험이 있어 집수리 등 스스로 마을을 가꾸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다.”면서 “전문가에게 의뢰해 주민들과의 1대1 상담을 통해 질병이나 우울증 여부를 파악해 치료하고 직업도 적극 알선해 쪽방 주민들이 인간다운 복지를 누리고 서로 정을 나누면서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KTX 정차역 ‘깜빡’… 2.6㎞ 역주행 ‘아찔’

    KTX 정차역 ‘깜빡’… 2.6㎞ 역주행 ‘아찔’

    KTX 열차가 정차역을 지나쳤다 10분가량 ‘후진’하는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지난 2일 오후 7시 3분에 일어났다. 서울역을 출발해 부산역으로 가던 KTX 제357호 열차가 정차역인 영등포역을 2.6㎞ 지나친 뒤 신도림역 부근에서 7시 12분쯤 멈춰 섰다. 열차는 왔던 방향으로 역주행, 영등포역에 정차해 승객을 태운 뒤 예정보다 13분 늦은 오후 7시 26분 부산으로 출발했다. 당시 열차에는 102명이 타고 있었다. 기관사는 영등포역으로 이동하기에 앞서 관제센터에 상황을 보고해 뒤따르던 서울발 마산행 KTX 열차의 영등포 진입을 정지시키는 등 안전 조치에 나서 인명 피해와 열차 지연은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는 기관사가 정차역을 ‘깜빡’해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3일 “철도 규정상 정지 위치를 지나 정차한 열차를 관제실에서 이동(후진) 조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코레일은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난을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소비세 인상 무산땐 국회 해산 조기 총선”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올봄 정기국회에서 소비세(부가가치세) 인상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초강경 입장을 밝혔다. 3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노다 총리는 지난달 중순 자신의 자문역인 전직 총리를 관저로 초청해 이런 뜻을 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총리 자리에 연연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면서 “하지만 소비세 인상은 임기 중에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소비세 인상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내각 총사퇴 대신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를 실시해 국민의 뜻을 묻겠다.”고 말했다. 노다 총리는 오는 3월 현행 5%인 소비세를 2014년 4월에 8%, 2015년 10월에 10%까지 올리는 소비세 인상 관련 법안을 각의에서 확정한 뒤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참의원(상원)이 여소야대인 데다 민주당 내에서도 반발이 심해 처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노다 내각이 봄에 위기를 넘겨도 6월쯤 야당과 ‘소비세 법안 통과’와 ‘국회 해산’ 카드를 맞바꿀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다 총리가 ‘소비세 인상이 무산되면 중의원을 해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6월이나 7월 해산에 무게를 실은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발기부전은 현역… 중증간염은 면제

    올해부터 키가 2m 4㎝를 넘어야 보충역 판정을 받게 된다. 성 질환자라 하더라도 현역으로 복무를 해야 하며 B형 간염 중증 질환자는 제2국민역에 편입돼 입대하지 않는다. 국방부는 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징병 신체검사 등 검사 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보충역(4급) 판정을 받는 키 기준이 기존 196㎝에서 2m 4㎝ 이상으로 상향 조정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영양 상태와 체격이 향상된 최근 추세를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과거 보충역 판정을 받았던 발기부전이나 무정자증과 같은 성 질환자는 현역(3급) 복무 대상자로 분류했다. 이와 함께 만성 B형 간염 환자 가운데 치료가 필요하거나 1년간 약물 치료를 받은 뒤에도 효과가 없는 경우 제2국민역(5급)으로 분류했다. 이미 입대해 군복무 중인 경우엔 전역 판정을 받을 수 있다. 과거 보충역 또는 제2국민역 판정을 받았던 비만 치료 목적의 단순 위 절제술 대상자도 현역으로 판정하기로 했다. 개정안은 법령심사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올해 첫 신체검사일인 다음 달 8일부터 시행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2012년 개봉할 ‘마블 히어로’ 시리즈, 미리보니

    2012년 개봉할 ‘마블 히어로’ 시리즈, 미리보니

    2012년은 슈퍼 히어로의 해? 마블 코믹스의 주인공들이 2012년 출격 준비를 모두 마쳤다. 올해는 ‘마블 코믹스의 해’라고 불려도 될 만큼 다양한 슈퍼히어로들이 관객과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는 ‘고스트 라이더 3D:복수의 화신’(이하 고스트 라이더 3D)이 끊는다. 마크 네빌딘, 브라이언 테일러 감독, 니콜라스 케이지, 이드리스 엘바 주연의 고스트 라이더는 올해 개봉 예정인 마블 코믹스 히어로 중 가장 강력한 파워를 지녔다. 마블 코믹스 내에서 전투력 등급을 칭하는 ‘티어 등급’에서 7등급을 차지하고 있는 고스트 라이더 3D는 웬만한 신보다 강력한 것으로 유명하다. 뒤를 잇는 티어 9등급인 ‘토르’와 ‘헐크’, 그 아래로는 인간형 히어로인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이 있다. 히어로 영화의 계보를 다시 쓴 ‘다크 나이트’와 ‘아이언 맨’ 제작진이 참여해 전편보다 업그레이드 된 스케일과 화려한 액션을 선사할 고스트 라이더 3D는 2월 16일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만날 수 있다. 슈퍼 히어로 마니아들이 지난 해부터 손꼽아 기다려온 ‘어벤져스’ 도 한국을 찾는다. 아이언 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 헐크, 호크아이 등의 히어로들이 한꺼번에 출연해 ‘슈퍼 히어로물의 종합선물세트’로 불리는 ‘어벤져스’에는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헐크 역을 연기한 에드워드 노튼을 제외하고 마블이 제작한 영화에 참여했던 배우들이 모두 참여했다.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진 이 슈퍼 히어로들이 어떤 조화를 이룰지 관객들의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어벤져스는 오는 5월 개봉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마블 코믹스의 대표 주자이자 인기 히어로인 ‘스파이더맨’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으로 새롭게 태어나 관객을 만난다. 1편부터 3편까지 주인공 피터 파커 역을 맡았던 토비 맥과이어가 하차하고,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서 왈도 세브린 역을 맡아 꽃미남 스타로 발돋움한 앤드류 가필드가 주연을 맡았다. 감독 역시 1편부터 3편을 도맡아 연출했던 샘 레이미 대신 영화 ‘500일의 썸머’로 실력을 인정받은 신예 감독인 마크 웹이 메가폰을 잡았다. 또 스파이더맨의 상대역으로는 엠마 스톤이 열연했다. 특히 앤드류 가필드와 엠마 스톤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촬영을 계기로 실제 열애를 시작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감독과 배우가 모두 바뀌고 새롭게 태어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7월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임진년 충무로 기대작 7편… 3대 키워드

    임진년 충무로 기대작 7편… 3대 키워드

    지난해 충무로는 신인 감독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200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영화 15편 중 심형래 감독(‘라스트 갓파더’)을 뺀 14명은 장편 경력이 3편 이내였다. 하지만, 임진년(壬辰年)에는 중견 감독의 복귀작이 줄을 잇는다. 최동훈(‘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과 유하(‘결혼은 미친 짓이다’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쌍화점’), 김대승(‘번지점프를 하다’ ‘혈의 누’ ‘가을로’) 감독 등이 대표 주자다. 올해 충무로의 기대작 7편을 3대 키워드로 살펴봤다. ●‘미쓰GO’ 박신양·이문식 합류… 후반작업 돌입 충무로에서 티켓파워가 검증된 배우는 다섯손가락 안팎.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한 집단주연 체제가 충무로의 흐름으로 자리 잡은 것도 그 때문이다.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은 지금껏 한국영화에서 보지 못한 캐스팅이다. 김윤석과 김혜수, 전지현, 이정재 등 ‘원톱’(단독주연)이 어색하지 않은 배우가 4명 나온다. 마카오 박(김윤석)이란 수수께끼의 인물이 한국과 중국의 실력파 도둑 9명을 규합해 카지노에 숨겨진 다이아몬드를 훔치는 범죄 액션물. 할리우드의 ‘오션스 시리즈’와 비슷한 설정이다. 한 번도 실망을 시키지 않았던 최 감독의 복귀작이란 사실로도 영화를 볼 이유는 충분하다. 100억원가량이 투입된 ‘도둑들’은 7월 할리우드 대작과 정면 승부를 택했다. 지난해 부진했던 메이저 배급사 쇼박스 또한 ‘도둑들’로 자존심 회복을 벼르고 있다. 순제작비 100억원 남짓 투입된 김동원 감독의 ‘비상: 태양 가까이’도 집단주연을 택했다. 정지훈(가수 비)과 신세경, 유준상, 이하나, 김성수 등이 나선다. 할리우드에서도 선뜻 도전하지 않는 항공액션 장르인 탓에 기획 단계에서 무모한 도전으로 여겨졌던 것도 사실. 하지만, 공군의 전폭적 지원으로 제작비 부담을 던 것은 물론, 사실성도 끌어올렸다. 또 정지훈과 유준상 등 주연배우들이 중력테스트를 비롯한 조종사들의 고된 훈련을 견뎌낸 덕에 실감 나는 영상을 얻었다. 후반작업이 한창인데, 컴퓨터그래픽(CG)의 속성상 제작비가 꽤 늘어날 수도 있다. 다만, “그동안의 한국 블록버스터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의 설명이다. 말도 많던, 탈도 있었던 ‘미쓰GO’는 최근 후반작업에 돌입했다. 고현정이 동국대 90학번 동기인 ‘기담’의 정범식 감독과 제작사 도로시의 장소정 대표와 의기투합해 시작한 이 영화는 진작 촬영이 끝났어야 했다. 하지만, 부산에 폭우가 쏟아지고 정 감독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지난해 8월 촬영이 중단됐다. 결국, 박철관 감독이 대신 메가폰을 잡았다. 최민식과 김태우 대신 박신양과 이문식이 합류하면서 ‘심폐소생술’은 마무리됐다. 국내 최대 범죄 조직과 형사들, 마약거래에 우연히 휘말린 공황장애 환자(고현정)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그린 액션코미디다. 유해진, 성동일, 고창석 등 주조연의 경계를 허문 출연진 면면이 화려하다. ‘빅3’(CJ·롯데·쇼박스)를 바짝 쫓고 있는 배급사 NEW의 기대작이다. ●김지훈 감독 ‘7광구’ 실패 악몽 씻어낼지 흥행 실패와 거리가 먼 유하 감독은 ‘하울링’으로 복귀한다. 승진에 목마른 형사 상길(송강호)과 신참 은영(이나영)이 도심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늑대개가 연루됐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블록버스터의 외피를 둘렀지만, 가족과 고독, 존재의 의미를 탐색하는 드라마의 성격이 짙다. 늑대의 부류에도, 개의 무리에도 속하지 못하는 늑대개나, ‘수컷들의 집단’ 강력계에 투입된 여형사, 가족과 겉도는 40대 가장 등 모두가 고독한 존재다. 물론,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에서 보여준 유 감독만의 폭력미학과 속도감 있는 연출도 기대된다. 80억원이 투입된 ‘하울링’은 2월 초 개봉한다. 김지훈 감독의 ‘타워’는 130억원가량 들어간 재난 블록버스터다. ‘비상’과 더불어 올해 CJ 배급작품 중 주목해야 할 작품이다. 크리스마스 이브, 서울의 초고층 빌딩을 덮친 최악의 화재가 영화적 장치로 등장한다. 재난 속에서 운명의 손을 놓지 않는 사람들의 끈끈한 이야기가 영화의 중심에 있다. 설경구와 김상경, 손예진 등 관객동원 능력과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들의 시너지가 궁금하다. CJ는 물론, 김 감독 자신도 잊고 싶을 지난해 여름 ‘7광구’의 흥행실패를 씻어낼지도 기대된다. ●조여정 ‘방자전’ 이어 에로틱 대박 2연타? 50억원의 순제작비가 투입되는 김대승 감독의 에로틱 궁중 사극 ‘후궁: 제왕의 첩’은 롯데의 기대작이다. ‘방자전’에서의 파격 변신으로 홈런을 날린 조여정이 무관의 딸로 태어나 후궁이 된 신화연 역을 맡았다. 그에게는 어릴 때부터 사랑해온 남자 권유(김민준)가 있다. 궁으로 들어온 화연은 즉위를 앞둔 서원대군(김동욱)과의 관계, 권유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고민한다. 삼각관계를 다룬 치정 드라마로 생각하면 오산. 아무런 의지 없이 궁궐에 들어간 화연이 생존투쟁의 한복판에 놓이면서 금지된 사랑과 탐욕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오는 6월 개봉. 추창민 감독의 첫 사극 ‘조선의 왕’(가제)도 흥미롭다. 조선 광해군 시절, 왕과 닮은 얼굴을 가진 천민 하선이 보름 동안 왕이 되어 조선을 다스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동화 ‘왕자와 거지’에서 모티프를 얻은 이 작품에서 이병헌이 1인 2역을 소화한다. 류승룡은 하선을 왕의 자리에 앉히는 허균 역을, 한효주는 왕의 비밀을 알고 괴로워하는 중전으로 나온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이제부터 성생활 문제 있어도 군대 현역

    이제부터 성생활 문제 있어도 군대 현역

     올해부터 키가 2m4㎝를 넘어야 보충역 판정을 받게 된다. 성 질환자라 하더라도 현역으로 복무를 해야 하며, B형 간염 중증 질환자는 제2국민역에 편입돼 입대하지 않는다.  국방부는 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징병신체검사 등 검사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보충역(4급) 판정을 받는 키 기준이 기존 196㎝에서 2m4㎝ 이상으로 상향 조정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영양상태와 체격이 향상된 최근 추세를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1년에 70∼80명의 병역대상자가 이 기준을 적용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과거 보충역 판정을 받았던 발기부전이나 무정자증과 같은 성 질환자는 현역(3급) 복무 대상자로 분류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불임치료가 어려웠던 과거에는 성 질환을 신체장애로 판단했지만 요즘에는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영구 장애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만성 B형간염 환자 가운데 치료가 필요하거나 1년간 약물치료를 받은 뒤에도 효과가 없는 경우 제2국민역(5급)으로 분류했다. 이미 입대해 군복무 중인 경우엔 전역 판정을 받을 수 있다. 과거 보충역 또는 제2국민역 판정을 받았던 비만 치료 목적의 단순 위 절제술 대상자도 현역으로 판정하기로 했다.  개정안은 또 검사장에 진료과목별로 배치된 ‘징병전담의’에게도 신체등급 판정 권한을 부여해 대기 시간을 줄이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검사장별로 1명씩 배치된 ‘수석신검 전담의사’만 신체등급을 판정할 수 있었다.  개정안은 법령심사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올해 첫 신체검사일인 다음달 8일부터 시행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35) 그녀와 만난 남자는 모두 죽는다 마약에 눈먼 20대 명품녀의 엽기적 살인행각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총선 및 대선 국운 가른다] 박근혜 vs 안철수 장점·약점

    [총선 및 대선 국운 가른다] 박근혜 vs 안철수 장점·약점

    한국 정치의 가변성을 감안할 때 연말에 있을 18대 대통령 선거의 판세를 예측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1년 동안 온갖 변수들이 명멸하기 때문이다. 다만 선거전에서는 특정 후보의 강점이 상대 후보의 약점과 일맥상통하는 만큼 각 후보의 특성이 승부를 가를 변수가 될 수 있다. 기업 경영에 자주 활용되는 SWOT(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요소·Opportunity, 위협요소·Threat) 분석을 통해 대선후보군 중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살펴봤다. ■ 원칙과 소신의 근혜씨…‘거리감’ 약점 박근혜 위원장의 최대 장점은 ‘원칙과 소신’이 꼽힌다. 박 위원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으로 선정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박 위원장이 보수층과 서민층, 영남·충청권, 50대 이상 고연령층 등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는 것도 경제 성장과 근대화라는 박 전 대통령의 긍정적 이미지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17대 대선 이후 4년여 동안 유력 대선후보로서 집중 조명을 받아온 만큼 검증 면에서 누구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는 점도 박 위원장이 지닌 정치적 자산이다. 반면 단점으로는 ‘지지층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꼽힌다. 박 위원장은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에 이르는 견고한 지지층을 갖고 있다. 이러한 지지도는 쉽게 떨어지지도 않지만, 반대로 쉽게 오르지도 않는 특성을 보여 왔다. 일반 대중과의 ‘거리감’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말수가 적은 데다, 외부에 드러나는 정치 활동도 많지 않았던 탓이다. 역으로 보면 대중들과의 관계가 밀접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른바 신비주의로 통칭되는 이러한 단점들은 박 위원장이 현장정치, 민생정치로 뛰어들어 소통을 강화할 때 언제든 극복 가능하다. 박 위원장으로서는 기회 요인이다. 복지 확대와 일자리 창출 등 정책 이슈를 선점하려는 노력들도 ‘확장성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박 위원장에게 위기이자 기회이다. 박 위원장은 ‘여당 내 야당’으로 인식돼 이 대통령과 어느 정도 차별화가 돼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을 이끄는 이상 집권 여당의 대선후보라는 꼬리표도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차기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궁극적으로 이 대통령을 뛰어넘어야 한다. 박 위원장에게 가장 큰 위협 요인은 안 원장이다. 안 원장의 등장 이후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박 위원장이 안 원장에 밀리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박근혜 흔들기’로 연결될 수 있다. 박 위원장은 안 원장과 끊임없이 비교되는 만큼 안 원장이 보여준 통큰 희생과 헌신의 모습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여권의 분열 가능성과 남성 우월주의 시각에서 여성 대통령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등도 박 위원장이 안고 있는 숙제다. ■ 바람과 희망의 철수씨…‘거품론’ 장벽 안철수 원장의 가장 큰 장점은 안철수 현상 또는 바람으로 표현되는 이미지다. 학창 시절 모범생이 의사를 거쳐 벤처기업가로 성공한 뒤 교수로도 변신했다.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에는 박원순 시장에게 후보 자리를 군말 없이 양보했다. 이어 기성 정치 세력들로부터 정치 참여 요구가 빗발치자, 2000억원 대의 안철수 연구소 주식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엉뚱한 답변으로 대신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줬다. 그럼에도 “나를 따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청춘콘서트에서 미안함을 얘기한다. 비정치적 활동으로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치적 침묵이 역설적으로 새 정치에 대한 희망으로 이어진다. 단점도 있다. 안 원장과 함께 청춘콘서트를 진행했던 박경철 안동 신세계병원장은 “안 원장의 최대 단점은 권력 의지가 없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국가 지도자로서는 치명적인 한계가 될 수 있다. 안 원장은 스스로를 잘 드러내지 않고, 주로 직접 경험한 부분만 얘기한다. 그러나 정치인은 자신이 또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부분까지 다뤄야 한다. 안 원장이 정치인으로 적합한 인간형인지 의문시되는 대목이다. 안 원장이 정치 행보를 본격화할 경우 정치 경험이 없다는 것도 핸디캡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총선·대선을 앞두고 안 원장에 대한 ‘러브콜’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증가 추세인 정치적 중립층(무당파)과 경제적 중산층, 이념적 중도층(부동층), 세대적 중년층(40대) 등 이른바 ‘4대 중간층’은 안 원장에게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중간층의 증가는 자신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대변해 줄 정당을 찾지 못하는 ‘대표성의 위기’가 원인으로 꼽힌다. 안 원장에 대한 지지 세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중간층은 견고함이 떨어진다. 지지가 모래성처럼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 ‘검증이 되지 않은 인물’이라는 비판도 잠재워야 한다. 안 원장이 대통령 후보로 나섰을 때 민심을 얻지 못한다면 그 이유에는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 때문일 수 있다. 혹독한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실망감이 번질 경우 ‘안철수 신드롬’은 ‘안철수 거품론’으로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安의사 31살때 이토 저격… 저는 안중근役 꿈 이뤘죠”

    “安의사 31살때 이토 저격… 저는 안중근役 꿈 이뤘죠”

    지난 2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 2년 만에 뮤지컬 ‘영웅’의 조연 ‘조도선’에서 주연 ‘안중근’이란 새 옷을 갈아입은 배우 조휘(30·본명 조성범)의 공연이 시작됐다. “극 중 거사(이토 히로부미 저격)를 치른 뒤 교도소에서 어머니가 직접 지어 주신 수의를 입고 장부가를 부르며 혼자 사형대로 걸어가는데 평소보다 더 눈물이 나고 힘들더라고요. 커튼콜 때는 눈물이 너무 많이 나서 노래를 못 했어요.” 그도 그럴 것이 초연 멤버 정성화와 더블 캐스팅 된 안중근 역은 그가 데뷔 9년 만에 따낸 대형 뮤지컬의 첫 주인공이다. 2009년 안중근 역을 노리고 ‘영웅’ 오디션에 응시했지만 돌아온 배역은 조연(안중근의 동지 조도선)이었다. 안중근의 커버 배우(주연배우가 부득이하게 무대에 오르지 못할 때 대신하는 배우)로 기회를 엿본 지 2년 만에 주연으로 당당히 선 것이다. ●뉴욕 공연길 제작사에 “기회 달라” 고려대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한 조휘에게 부모님은 안정적인 교사의 길을 걷길 바랐다. 하지만 그는 연극 동아리 활동을 하며 배우의 꿈을 키웠다. 반드시 훌륭한 배우가 되겠다고 부모님을 설득했고, 스스로도 이를 악물고 힘든 시간을 견뎌냈다. 그와 그의 가족이 2011년 크리스마스에 1000석 규모의 대극장에서 흘린 눈물의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휘는 “초연 때 커버 배우를 한 만큼 앙코르 공연 땐 내심 안중근 역할을 기대했다.”면서 “하지만 정성화 선배, 양준모 선배, 신성록씨에게 주인공이 돌아가 다시 한번 열심히 커버 준비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8월 ‘영웅’ 팀이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했을 때도 내심 기대를 했단다. 정성화 단독 주연으로 공연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회는 없었다. “뉴욕 공연 길에 오르기 전에 제작사에 얘기했어요. 안중근으로 무대에 오를 기회를 달라고요. 제가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2012년 새 시즌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오디션에 응모했다. “포기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20대 후반에 안중근 역에 처음 도전하고 실패한 뒤 결심했어요. 안 의사가 31살에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듯 저 또한 31살이 됐을 때 안중근 역을 꼭 꿰차기로 말이죠.” 그는 우리 나이로 31살 끄트머리에 그토록 바라던 안중근이 됐다. ●‘지킬 앤 하이드’ CD 튕겨날 때까지 노래연습 “오디션에 합격하고서 안 의사의 사진을 전부 휴대전화에 저장했어요. 걸을 때마다 꺼내 봤지요. 유년 시절, 청년기, 결혼식 직후, 독립운동 시기, 거사 직후, 사형당하기 직전의 모습들을 보면서 안 의사의 얼굴이 매번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닮아 가려고 노력했는데 사람들이 진짜 닮았단 말을 많이 해요.” 그러고 보니 수염부터가 안 의사와 무척 닮았다. 처음엔 분장용 수염인 줄 알았는데 안 의사처럼 보이려고 일부러 수염을 그렇게 길렀단다. 걸음걸이도 대한의군 참모중장(안 의사의 생전 직책)처럼 씩씩했다. 차분하고 수줍음 많은 소년의 모습을 보이다가도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때는 강단 있는 모습을 보였다. “안 의사가 거사에 성공하면 (자신이 죽인) 이토 히로부미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짧은 순간을 허락해 달라고 나무 십자가 앞에서 기도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런데 그 마음을 가슴으로 이해할 수 없더라고요. 안 의사가 천주교 신자라 그런 생각을 했을 거라고 판단해 천주교 교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천도교 신자이지만 3개월째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천주교 교리 수업을 듣고 있단다. 조휘의 ‘안중근’에 호평이 쏟아지는 이유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2002년 데뷔 이후 오디션에 수없이 떨어졌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는 2년 동안 노래와 춤 연습에 매진했다. 언젠가 꼭 도전하고 싶다는 ‘지킬 앤 하이드’도 CD가 튕겨 나갈 때까지 듣고 또 들으며 노래 연습을 했다. 소속사 연습생으로 들어가서도 매일 연기 연습을 한 뒤 밤 11시가 넘어 집으로 향했다. ●오디션 숱하게 낙방… 눈에 띄려 이름 외자로 “삼각김밥으로 뒤늦은 저녁을 때우며 지하철 역까지 걸어가면서 울기도 많이 했다.”는 그는 “전략적으로 지은 예명이 효과를 발휘한 것 같다.”며 웃었다. “숱하게 오디션에 떨어지면서 느낀 건 응시자들 이름이 대부분 세 글자란 거였어요. 외자로 하면 눈에 띄겠구나 싶었죠. 빛날 휘(輝)를 선택했지요.” 이름처럼 그는 ‘빛나는’ 배우가 됐다. “더 갈고닦아 사람들이 이름만 듣고도 표를 예매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열린세상] 공감의 복지/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공감의 복지/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2011년이 저물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올해는 거리에 울리던 흥겨운 캐럴도, 연말의 반짝 특수도 사라졌다 한다. 며칠 전부터 시작된 세밑 한파와 더불어 또 한해가 간다는 무겁고 착잡한 정적이 감돌고 있는 듯하다. 얼마 전 지하철 역 전동차에 방화를 시도하다 붙잡힌 한 노숙인이 노숙생활을 전전하다 너무 춥고 배고파 다시 교도소로 돌아가고 싶어 일을 저질렀다는 뉴스는 씁쓸한 역설의 현실을 느끼게 해준다. ‘크리스마스 선물’ ‘마지막 잎새’와 같이 물질적으로 빈곤하고 소외된 이들의 삶의 파토스를 잘 표현한 오 헨리의 단편소설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나온다. 뉴욕의 노숙인 소피는 겨울이 다가오자 갖은 범법행위를 통해 교도소에서 안락한(?) 생활을 누리고자 하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교회의 찬송가를 듣고 자신의 절망적인 삶에 회환을 느껴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꿈꾸게 되는 순간 경찰관에게 잡혀간다. 소피의 마음을 바꾸게 한 찬송가는 고단한 삶을 달래준 ‘위로’의 곡조가 아니었을까? 어긋나기만 하는 서민들의 삶의 애환을 다소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오 헨리의 단편은 시대가 변해도 공감하게 되는 그 무엇이 있다. 올해 서점가를 휩쓴 베스트셀러의 공통된 키워드는 ‘공감’과 ‘위로’, 그리고 ‘정치’라고 한다. 실업, 집값, 교육, 노후… 예전과 달리 젊어서부터 고된 짐을 지고 가는 ‘2040’ 세대의 애환과 불안을 잘 읽어주고 달래주는 주제의 책들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체감 실업률이 20%에 육박하고 있다는 청년층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잘 집어내는 ‘공감’ 도서들이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혹자들은 하반기부터 번진 ‘안철수 현상’은 ‘2040’ 세대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공감력의 부재’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복지’와 ‘정치’ 또한 2011년을 뜨겁게 달군 화두였다. 새해 벽두부터 시작된 복지 논쟁은 서울시장을 바꾸어 놓고 다가올 총선과 대선의 판도를 좌지우지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되었다. 무상급식에서 비롯된 무상 시리즈에, 보편주의냐 선별주의냐를 판가름하자는 원초적인 복지 이데올로기 편가르기에 이르기까지 복지에 관한 공방과 공약이 쏟아져 나왔다. 사실 무상복지를 주장하는 측이나 이에 대한 재원 조달을 걱정하는 측이나 지금의 복지 지출보다 더 큰 규모의 복지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동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지출의 절반도 되지 않는 우리의 복지 시스템을 두고 본다면 어쨌거나 반가운 소리이다. 문제는 체감이다. 그 많은 혈세를 거두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복지 수준의 향상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무분별한 지출의 확대에 앞서 살기 힘들어 죽겠다는 국민의 고된 삶을 위로하고 그들의 욕구를 들어주고 ‘공감’하는 복지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한 것은 아닐는지. 필자는 지금 재직하고 있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부임할 때 장애인을 위한 고용과 복지행정이 3E를 갖추어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공감(Empathy), 역량화(Enabilng), 책임(Ensuring)이 그것이다. 장애인이 느끼는 현실적인 고통을 공감하고, 일방적인 원조가 아니라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끝까지 책임지는 무한책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아예 이러한 3E를 기관의 핵심가치로 내걸고 직원들의 의식 속에 내재화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필경 이것이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연말이 가기 전 앞다투어 출판기념회를 열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저서에도 예전과는 달리 더 낮은 곳으로의 지향, 배려, 상생, 존중과 같은 성찰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의 가치가 현실에서도 그대로 실현되길 바란다. 복지가 정치로 변질되어 정치인들의 전략이 되고 무감각한 규모의 숫자로만 남아 있지 않길 바란다. 소외된 이들의 짐을 덜어주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사회 발전 시스템이 되길 바란다. 임진년 용의 해가 밝아온다. 생동력을 상징하는 용의 해에 우리 사회도 새로운 희망을 걸어보자. 새해는 분명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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