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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색깔있는 꼼수 심판/김대우 시사평론가

    [시론] 색깔있는 꼼수 심판/김대우 시사평론가

    여당이 빨간색을 심벌 컬러로 선택하기까지 꽤 고심했을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그 색깔을 여당이 채택하게 된 아이러니는, 행여 색깔 논쟁에 휘말릴까봐 지레 겁먹은 야당의 소심함 때문이었다. 2002년 봄 서울 대학로 가로수의 앙상한 가지들에 노란 풍선과 리본들이 포도송이처럼 매달릴 때, 보통 사람들은 그 정치적 전조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렇게 10년이 지난 지금 하늘에선 황사가, 지상에선 노란 개나리꽃들이 보인다. 총선 기간에 유난히 눈에 띄었던 빨갛고 노란 두 정당의 색깔. 그 점퍼 무리를 보고 정가의 봄소식을 기대하면 오산이다. 문득 한쪽은 ‘새빨간 거짓말’을, 한쪽은 ‘싹수가 노란 거짓말’을 양산했던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을 해본다. 유권자는 누가 더 ‘효과적인 거짓말’의 주인공인지 흑백을 가릴 배심원단이다. 출발지는 ‘혹시’란 역이었으나 종착지는 늘 ‘역시’란 역에 도착했던 아픈 기억을 상기해야 할 때가 왔다. 다행히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공방으로 색깔 논쟁이 있었을 뿐, 후반 들어서는 후보들의 신상 까발리기와 비리로 도배되는 네거티브 선거가 되고 말았다. 정책 선거는 진작 물 건너갔고 시청 앞 광장과 광화문 광장에서 벌어지는 젊은 집회들도 얼마만큼 투표율을 견인할지 누구도 자신있게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투표를 통해 뭔가는 바꿔져야 한다는 메시지만은 이곳에서도 분명히 던져주고 있다. 혼탁한 선거 과정을 겪으면서 판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민간인 불법사찰건은 불법사찰보다 그 은폐 과정이 더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몸통이 불법사찰이고, 은폐는 꼬리에 불과한데 오히려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는 격이다. 누가 몸통이고 어떻게 뒷걸음 수사를 했는지 밝혀지지 않았을 뿐 국민은 다들 짐작한다. 오히려 감추려고 할수록 의혹은 확산될 수밖에 없는 전형적인 정치적 사건이다. ‘수사가 진행 중이니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하는 게 국민을 향한 최소한의 예의다. 그런데 사안에 떼밀려서 변명하다 명예만 실추시킨 감이 있다. 총선의 호·악재 여부를 떠나서 피해자들에게 사죄해야 할 곳에서 반박 성명을 내며 프레임에 말려 들어갔다. 총선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일단 터뜨리고 본 야당의 무차별 기자회견도 언론을 여론 왜곡에 악용한 비겁한 사례다. 때론 뻔한 거짓말을 들고 회견을 자청하는 자들, 이들의 말은 대개 폭로가 아니면 의혹을 해명하기 위한 이벤트다. 자신이나 정당의 인지도를 높일 목적과 더 이상 확전을 막기 위한 계획된 쇼이다. 이 모든 쇼의 끝은 언제나 흥행 여부로 귀결된다. 뜨든지 가라앉든지. 어떤 면에서 보면 유권자들만 농락당하는 셈이다. 꼼수의 일차적 징표가 거짓말인데 제대로 검증도 못한 채 총선 유세는 끝나간다. ‘꼼수’ 하면 생각나는 곳? 이런 질문으로 여론조사를 한번 해보면 어떨까. 당연히 정치권과 민간인 사찰에 연관된 곳이 상위권에 들 가능성이 크다. 여론 조작의 꼼수, 수사 조율의 꼼수, 몸통 기자회견의 꼼수 등 꼼수 전성시대를 살고 있다. 지역에 살아본 적도 없는 인물을 전략 공천으로 내보내는 정치권의 관행도 낙하산을 매단 꼼수다. 고인을 배려한 미망인 공천, 아버지가 물려준 2세 공천, 감옥에서 추천한 대리인 공천도 그렇다. 일부 지역에서의 특정 후보 공천 대신 그 후보가 당선된 후 영입하겠다는 속셈도 영악한 꼼수에 불과하다. 이미 몇몇 후보는 설사 당선되더라도 씻을 수 없는 불명예와 빈축을 대가로 받은 상태다. 다시 ‘개혁 무풍지대’란 눈총을 받으며 기로에 선 검찰. 애초 그들이 자초한 부실수사 때문에 빚어진 일로 그걸 다시 검찰에서 수사를 하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란 비난 여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검찰의 재수사는 그 자유를 찾기 위한 여정이다. 두 번 만나는 비린 생선과 고양이의 내키지 않은 대면 기회를 검찰이 재차 놓쳐서는 안 된다. 두 정권에 걸쳐 도덕성이 걸린 정치사건이다.
  • [5대 관전 포인트] 50% 초반땐 與에 유리… 60% 안팎땐 野에 유리

    [5대 관전 포인트] 50% 초반땐 與에 유리… 60% 안팎땐 野에 유리

    4·11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29일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된 이후 여야가 사용 가능한 모든 쟁점들을 동원해 총력전을 펼쳐 온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제 ‘불법사찰’과 ‘김용민 후보의 막말’ 등 막판 쟁점이 투표율에 어떻게 투영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투표율과 승패의 상관관계, 정당의석과 승패의 판단 기준, 자유선진당과 통합진보당의 생존율과 야권 과반의석 확보 가능성 등 이번 총선의 주요 관전포인트를 짚어 본다. ① 투표율 55%이상 vs 55%이하 4·11 총선의 최후·최대 변수는 단연 투표율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초박빙 혼전이 이어지면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선거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투표율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투표를 이틀 앞둔 9일 막판 악재가 거의 다 노출돼 더 이상 표심을 뒤흔들 변수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국 투표율 고저에 따른 여야 정치판의 셈법만 남은 셈이다. 실제로 투표율이 60.6%로 고공비행했던 17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152석으로 과반을, 역대 총선 최저 투표율인 46.1%를 기록했던 18대의 경우 한나라당이 과반인 153석을 점유했다. 역대 지방선거 중 두 번째로 높은 54.5%의 투표율을 보인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야권이 승리했다. 민주당 등 야권은 투표율 ‘60%’를 이번 총선 승패의 분수령으로 인식하고 있다. 백중세의 서울 등 수도권 판세는 투표율이 희비를 가를 것이라는 게 일치된 의견이다. 새누리당의 지지 기반인 보수 세력이 상당폭 결집된 상황에서 투표율이 상승할수록 20·30대 및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이 야권 지지로 기운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박선숙 선거대책본부장은 “투표함을 열기 전에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선거구가 전국 30~40개 지역에 달해 남은 건 투표율 싸움”이라며 “투표율이 60%를 넘어야 접전지에서 야권 후보가 승리할 수 있다.”고 단정했다. 19대 총선이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데다 정권 말 심판 심리가 크게 작동해 투표율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의 예측 투표율은 55%를 기준으로 갈리고 있다. 이를 기점으로 50% 초반은 여당이 유리하고, 50% 후반이 될수록 야권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으로는 민주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이 부동층의 정치 혐오 심리를 오히려 키우면서 투표율에 제한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현 정부 들어 치른 선거의 경우 투표율이 대체로 오르고 있지만 투표율 예측은 쉽지 않다.”며 “다만 60%대에 진입하면 여야 판세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체 투표율뿐 아니라 세대별 투표율도 특히 관심사다. 진보 성향이 강한 30대 이하 세대와 보수 성향이 강한 50대 이상 세대가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38.9%와 39.1%로 거의 같다. 역대 선거에서 50대 이상의 투표율이 2030세대보다 1.5배가량 높은 점을 감안하면 승부는 나머지 22.0%를 차지하고 있는 40대에서 갈린다. 이들이 투표장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제1당의 이름이 결정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투표율 외에 그동안 여론조사로 드러나지 않은 숨은 5% 표심이 여야의 운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② 정당 의석별 승패 기준은 여야 모두 150석 어려워 4·11 총선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여소야대’(與小野大) 가능성이다. 연말 치러질 대선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각 당의 판세 분석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과반 의석인 150석 이상을 확보해 제1당이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양 당이 130~140석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제1당에 오르고, ‘야권연대’의 또 다른 한 축인 통합진보당이 10~20석을 얻으면서 과반을 넘기는 여소야대 정국이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역대 국회에서는 15·16대 국회는 여소야대 구도가, 17·18대 국회에서는 여대야소 구도가 형성됐다. 정국 주도권이 8년 만에 야권으로 넘어가면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이 가속화되고,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도 거센 공세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이 130석 이상을 얻으면 박 위원장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라 할 수 있다. 정권 심판론과 디도스 사건, 돈 봉투 파문 등 불리한 여건 등을 감안했을 때의 판단이다. ‘패배 기준선’은 121석이 거론된다. 박 위원장은 2004년 ‘탄핵 역풍’ 속에서 17대 총선을 진두지휘해 121석을 얻었다는 점이 고려됐다. 반대로 새누리당이 140석 이상을 얻거나 제1당에 오를 경우 박 위원장의 대권 행보는 강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이 사실상 ‘박근혜당’으로 개편된 상황에서 총선 승리는 곧 ‘박근혜의 승리’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경우 현재 의석수(89석)보다 1석이라도 늘어날 경우 승리로 간주할 수 있다. 그러나 불과 석 달 전인 지난 1월 돈 봉투 사건 직후 과반 의석을 예약해 놓은 것 같았던 상황과 비교하면 130석 대에서 새누리당과 10석 이내로 승부가 갈릴 경우 ‘승리’로 규정하기는 힘들다는 평가다. 물론 단 1석이라도 뒤져 제2당에 머문다면 ‘정치적 패배’로 해석될 수 있다. 이 경우 민주당의 한명숙 대표 체제는 ‘책임론’에 직면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친노(친노무현) 그룹의 재몰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권의 대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③ 불법사찰 vs 김용민 막말 파괴력은 부동층·무당파 표심 ‘장군멍군’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과 서울 노원갑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은 4·11 총선 막판 각각 여야를 짓누르는 대형 악재다. 두 변수가 중간층 유권자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투표일 직전인데도 수도권 위주로 여야 후보가 박빙 승부를 벌이는 곳이 수십 곳이다. 여야는 악영향 차단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김 후보의 과거 여성·노인 비하 발언에 이어 기독교 모독 발언을 추가로 공개하면서 그의 사퇴는 물론 민주당 한명숙 대표의 공개 사과와 출당 조치까지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 극대화에 애쓰고 있다. 9일 국민들을 분노케 한 수원 살인사건에 대해서도 “경찰이 제대로 대응만 했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는 점에서 분노한다. 민생치안보다는 국민을 불법사찰하는 데 몰두해 이런 비극이 생겼다.”면서 정권 심판론으로의 연결을 시도했다. 이처럼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는 새누리당에, 김용민 후보 막말 논란은 민주당에 각각 악재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표심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전문가들조차 견해가 갈릴 정도로 파급력 비교가 어려운 형국이다. 다만 공통적으로 투표할 정당과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나 무당파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선거전 종반 연일 두 사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대대적인 여론전을 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양당은 물론 언론들도 보수와 진보로 갈려 두 사안에 대해 달리 조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정치사회조사본부장 등은 “선거가 정권 심판론으로 치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심판론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서울신문이 전문가 2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정권 심판론이 작용해 민주당이 131~140석을 얻어 제1당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약간 높았다. 정권 심판론이 김 후보 막말 논란으로 상쇄됐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새누리당의 이름, 색깔 및 로고 바꾸기 등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이명박 정부와는 다르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줘 정권 심판론을 무력화시킨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④ 원내 제3정당은 누가 “진보 최대 15석·선진 10석”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 이어 원내 제3정당은 누가 될까. 19대 국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될 소수 정당들의 성적표도 관심사다. 우선 자유선진당과 통합진보당이 원내 3당의 자리를 두고 다툼을 벌이는 모양새다. 현재로서는 민주당과 연대를 형성한 통합진보당의 제3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통합진보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통틀어 20석 이상을 확보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해 왔다. 선거전문가들은 ‘15석 미만(비례대표 포함)’의 성적을 예상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는 9일 오전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야권연대가 과반수(150석 이상)를 해야 승리하는 것이고 조심스럽긴 하지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비례대표 12번인 자신의 원내 입성에 대해서는 “지금 추세로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은 현재 서울 3곳과 경기 7곳을 비롯해 총 52곳에 지역구 후보를 냈다. 이 가운데 서울 노원병(노회찬)이 우세지역으로 꼽힌다.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정당투표의 득표율이 관건인데 13% 이상을 얻어야 8석을 가져갈 수 있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선진당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지역구에서 14명, 비례대표 4명을 당선시켰고, 지역구 1명과 비례대표 2명을 배출한 창조한국당과 원내교섭단체 ‘선진과 창조의 모임’을 구성, 거대 양당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선진당에 대한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충청 지역에서는 ‘최대 10석’을 내다보고 있는 분위기다. 그동안 여론조사 결과로는 현역 의원인 대전의 권선택(중구)·임영호(동구)·이재선(서을) 후보와 충남의 이명수(아산)·이인제(논산계룡금산) 후보 등 6명 안팎이 우세하거나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우세 양상을 보였다. 다만 지역 내에서는 “대전·충남에서 1석 이상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남은 기간 동안 충청 민심의 향배가 주목된다. 소수 정당들은 원내 1석이라도 얻어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전체 246개 의석 가운데 비례대표는 54석이다. 정당투표 득표율이 3%를 넘어야 1석을 가져갈 수 있고, 2% 미만일 경우 정당은 해산된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당시 한나라당이 37.48%를 얻어 22석을 차지했고 민주당이 25.17%로 15석, 친박연대(13.18%) 8석, 선진당(6.84%) 4석, 민주노동당(5.68%) 3석, 창조한국당(3.80%) 2석 등의 순이었다. 진보신당은 2.94%를 얻어 문턱에서 원내 입성이 좌절됐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⑤ 선거철 단골이슈 ‘북풍’ 광명성 위협?… 유권자 ‘내성’ ‘북풍’은 언제나 선거 주변을 맴돌아 왔다. 이번 4·11 총선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 3호’ 발사와 함께 제3차 핵실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일들은 선거가 끝난 뒤인 12~15일로 예정돼 선거에 끼칠 영향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미국이나 일본이 북한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발언을 하면 한반도 긴장이 올라갈 수 있으나, 지금은 그것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면서 “국민들도 1차 핵실험 때를 제외하고는 핵실험 자체만으로 긴장하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선거철마다 북한 문제가 이슈화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유권자들에게 내성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통적으로 북한 관련 이슈는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돼 왔다. 안보 불안 심리를 자극받은 유권자들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1996년 15대 총선 일주일 전 ‘판문점 총격 사건’이 선거판을 휩쓴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전통적인 ‘북풍’ 공식이 깨졌다. 2000년에 실시된 16대 총선에서는 김대중 정부가 선거를 사흘 앞두고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발표했지만,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는 반발을 불렀다.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이 133석을 얻어 제1당 지위를 차지했다. 또 2010년에는 6·2 지방선거를 불과 두 달여 앞두고 터진 천안함 폭침사건도 여당에 호재가 되지 못했다. 그래도 민주당은 경계를 풀지 못하는 눈치다. 많은 선거구에서 초박빙 승부가 진행되는 만큼 소소한 변수라도 판세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9일 정부가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낸 데 대해 “북핵 3차 실험과 광명성 발사 문제를 선거 국면에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살 만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패티김 “40여년전 열연했던 역… 감회 새로워”

    패티김 “40여년전 열연했던 역… 감회 새로워”

    한국 최초의 창작 뮤지컬은 1966년 10월 26일 서울 시민회관에서 초연된 ‘살짜기 옵서예’이다. 주인공 애랑 역에는 국민가수 패티김이 열연했다. 한국뮤지컬협회가 초연일을 뮤지컬의 날로 지정했을 정도로 공연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하지만 초연 공연은 닷새 만에 무대에서 내려왔다. 당시 방한한 린드 B 존슨 미국 대통령의 연설장소가 마땅치 않아 서울 시민회관이 급거 동원됐기 때문. 관객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40여년 만에 ‘살짜기 옵서예’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9일 오후 3시 20분,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연습실 한쪽에서 ‘살짜기 옵서예’ 최종 오디션이 열렸다. 11일까지 열리는 오디션에는 패티김, 뮤지컬 해븐 박용호 대표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오디션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패티김은 “오랜 시간이 흐른 오늘 다시 내가 열연했던 애랑 역을 심사하니 감회가 새롭다.”면서 “애랑 역이 무대에서 부를 곡이 많다는 점에서 심사에 있어선 노래 실력에 중점을 둘 생각”이라고 밝혔다. 첫날 오디션에선 애랑 역에 지원한 여자 배우 4명과 방자 역의 배우 임기홍, 김성기 등 모두 12명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 배우들은 심사위원 앞에 서서 간단한 자기 소개를 한 뒤 ‘살짜기 옵서예’ 전체 지정곡을 부른 뒤 배역 지정곡 ‘실버들에 하늬바람’, ‘애타던 그 얼굴’ 가운데 한 곡을 선택해 불렀다. 이어 지정대사를 연기했다. 한명당 5~10분 이어지는 오디션은 손에 땀을 쥐듯 팽팽한 긴장감이 돌며 진행됐다. 애랑 역에 지원한 지원자 가운데 일본 극단 사계 출신의 홍본영씨는 지정곡 ‘살짜기 옵서예’와 자유곡 ‘실버들에 하늬바람’ 등을 부르며 여느 지원자와 다르게 연기까지 펼쳐 관심을 끌었다. 그 덕분인지 애랑 역 지원자 가운데 유일하게 심사위원으로부터 추가곡을 불러 보라는 주문을 받았다. 이외에도 뮤지컬 ‘파리의 연인’, ‘어디까지 왔니’ 등에 출연한 배우 박범정 등이 오디션에 참여했다. 방자역에 지원한 배우들도 눈에 띄었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지명도 있는 배우들이 지원한 것. ‘김종욱 찾기’에서 멀티맨으로 활약 중인 배우 임기홍은 방자 역에 어울릴 만한 한복을 갖춰 입고 와 익살맞은 연기를 선보였다. 몬테크리스토 등에 출연한 배우 김성기도 방자역으로 오디션을 봐 눈길을 끌었다. 김정은기자 kimje@soul.co.kr
  • “신라시대 남자기생 그 도발적 캐릭터… 나부터 끌리고 말았죠”

    “신라시대 남자기생 그 도발적 캐릭터… 나부터 끌리고 말았죠”

    ‘신라시대에 진성여왕의 마음을 사로잡은 남자 기생이 있었다?’ 독특하고 도발적인 발상에서 시작된 신선한 공연이 올봄 관객들을 찾아간다. 신라시대 남자 기생들의 이야기, 뮤지컬 ‘풍월주’가 바로 그것. 작품은 신라시대 남자 기생들이 높은 신분의 여성들을 접대하는 ‘운루’를 배경으로 한다. 운루에서 각자 사연을 품고 생활하는 남자 기생을 ‘풍월주’(風月主)라 부른다. 운루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풍월주인 ‘열’은 핏빛 개혁을 한 ‘진성여왕’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운루의 동료이자 오랜 친구인 ‘사담’을 향해 있다. 소재가 독특해서인지 몰라도 풍월주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은 상당하다. 본 공연 전 프리뷰 공연 8회차의 티켓 2400장이 오픈 5분 만에 전석 매진됐을 정도다. 올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창작 뮤지컬 ‘풍월주’에서 주인공 ‘열’ 역을 맡은 배우 성두섭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다. 성두섭은 풍월주 대본을 받자마자 ‘이건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원래 계약 직전까지 간 다른 작품이 있었지만, 풍월주의 대본을 읽게 되면서 풍월주 ‘열’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고. “다른 작품 제안을 거절하면서까지 풍월주를 하고 싶었어요. 남자 기생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신선했고, 열의 사랑이야기가 가슴 아팠거든요.” ●“남녀 모두에게 매력적인 모습 전달” 그가 맡은 ‘열’은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사랑받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그래서 성두섭은 요즘 고민이 크다고 했다. 관객들에게 열이 왜 남자와 여자 양쪽으로부터 사랑을 받을 만큼 매력적인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스트레스를 받아서 죽을 거 같아요.”라며 웃었다. 그가 분석한 열은 사람의 마음을 잘 다스릴 줄 아는 인물이란다. 그는 “최고 권력의 자리에 있지만 상처가 있는 진성여왕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사담이라는 오랜 친구와 깊은 우정이자 사랑을 나누는 사람이 바로 열이란 인물이에요. 매력적이죠.”라며 특유의 환한 웃음을 지었다. 성두섭은 그간 꾸준히 뮤지컬 작품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2005년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로 데뷔한 그는 뮤지컬 ‘그리스’(2007년),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2007년), ‘김종욱 찾기’(2008년), ‘내마음의 풍금’(2009년), ‘빨래’(2010~2011년), ‘늑대의 유혹’, 연극 ‘옥탑방 고양이’ 등에 출연하며 쉴새 없이 달려온 것. ●“아버지 덕에 중학생 때 방황 대신 댄스 몰입” 지금의 성두섭이 있기까지는 아버지의 지지와 응원의 힘이 컸다. 어린 시절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서울에서 경기도 부천으로 갑자기 전학을 갔다. 다소 방황할 뻔했던 그 시기 아버지가 지역 신문에 조그마하게 난 복지회관의 중학생 댄스팀 오디션 공고를 그에게 내밀었다. 그 길로 복지회관으로 달려가 오디션을 봤고, 합격해 전국대회까지 나가는 수준급 댄서가 됐다. 그때의 무대 경험 등이 밑바탕이 돼 그는 연예인들을 많이 배출하기로 유명한 서울예술대학 연극영화과에 수능 없이 100% 실기로 합격했다. 재수생 시절, 연기학원에서 만난 친구 3명과 함께 입학시험을 봤는데 홀로 붙게 됐다고. 그때 함께 시험 본 친구들 가운데 2명이 tvN 코미디 빅리그의 ‘따지남’ 개그맨 윤진영, 김필수이다. 그는 “사실 대학에 안 가려고 했는데, 진영이랑 필수가 연기하려면 서울예대를 가야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얼떨결에 시험 보러 갔다가 저만 합격해 엄청 미안했죠.”라며 멋쩍게 웃었다. 면접시험에서 특기 하나 준비하지 못했지만, 어린 시절 무대 위에서 갈고닦은 춤 실력과 각종 개인기로 심사위원들에게 그를 알린 게 합격의 비결이란다. 하지만 이 모든 성과의 출발은 아버지의 지지와 응원 덕분이었다는 게 성두섭의 설명이다. 성두섭의 아버지는 지금도 개인 블로그와 트위터 등을 통해 아들의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정도로 열성적이다. ●“영화·드라마서도 활동하고 싶어” 그는 대학 생활을 1년 정도밖에 누리지 못했다.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휴학했고, 프로 공연 무대에 조금씩 서게 되면서 제때 복학하지 못해 제적된 상태라고. 하지만 짧은 대학생활을 통해 그는 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울 수 있었다. 신입생 시절 학교 선배들의 뮤지컬 ‘페임’ 무대를 보면서 뮤지컬 배우가 되겠노라 다짐했다고. “강태을 선배 주연의 ‘페임’ 공연을 보고 가슴이 뛰었죠. 제가 좋아하는 춤과 노래, 연기를 모두 할 수 있는 게 바로 뮤지컬이더라고요.” 그는 지금 배우로서 무대에 서는 생활이 아주 행복하단다. 뮤지컬 무대는 물론이고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성두섭의 변화가 기대된다. 한편 뮤지컬 ‘풍월주’는 5월 4일부터 7월 29일까지 서울 대학로 컬쳐스페이스 엔유에서 공연된다. 4만~5만원. 1577-3363.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Weekend inside] ‘봄철 걷기 좋은 서울길’ 10선…주말 나들이로 딱!

    [Weekend inside] ‘봄철 걷기 좋은 서울길’ 10선…주말 나들이로 딱!

    주말에 가족과 함께 봄꽃이 활짝 핀 숲길을 걸어 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시는 도보여행 전문가와 함께 서울의 생태문화길 133곳 중 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봄철 걷기 좋은 서울길 10선’을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숲길 6곳과 공원길, 역사 문화길이 2곳씩이다. 봄철 걷기 좋은 서울길에는 도심에서 아름다운 숲길을 즐길 수 있는 강남천산 숲길, 불암산 둘레길, 대모산 숲길, 부암동 탕춘대성 숲길, 현충원 국사봉길, 봉산숲길 등 6개 코스가 뽑혔다. 양재천을 건너 숲으로 들어서면 벚꽃길이 펼쳐지는 강남천산 숲길에서는 산과 하천을 두루 둘러보고 봄기운을 느낄 수 있다. 총거리는 15.6㎞에 이르지만 코스 중간에 지하철 3호선 수서역이 있어 힘들면 걷기를 중단할 수도 있다. 불암산 둘레길은 당고개에서 배수지삼거리를 지나 삼육대로 이어지는 7.4㎞로 푸른 소나무 숲 사이로 진달래와 철쭉이 심어져 있다. 또 지하철 3호선 매봉역 4번 출입구 달터근린공원에서 시작하는 대모산 숲길과 이항복의 별장터로 알려진 백사실 계곡을 지나는 종로구 부암동 탕춘대성 숲길, 지하철 4호선 동작역 3번 출구에 있는 현충원 국사봉길, 지하철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을 출발해 만날 수 있는 봉산숲길 등이 있다. 서울길에는 아름다운 공원길인 강서 생태길과 오패산 숲길 2곳이 포함됐다. 개화산에서 시작하는 강서 생태길은 벚꽃길이 조성된 방화근린공원과 꿩고개근린공원, 강서습지생태공원을 거치는 8.5㎞ 코스다. 강북구 번동과 성북구 장위동 등 도심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자연상태가 잘 보존된 오패산 숲길은 산책하며 오얏나무 꽃과 금낭화꽃, 벚꽃 등을 만날 수 있다. 역사를 느끼면서 걸을 수 있는 역사 문화길로는 도심4고궁길과 홍릉 수목원길이 선정됐다. 도심4고궁길은 경복궁에서 시작해 창덕궁과 비원, 창경궁을 거쳐 종묘에서 마무리하는 9.9㎞ 코스로 봄꽃과 함께 아름다운 전각을 감상할 수 있다. 동대문구 청량리동 국립 산림과학원에 있는 홍릉수목원은 44만㎡ 면적에 수많은 식물이 있는 거대한 정원이다. 토·일요일에만 개방한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의 공원(parks.seoul.go.kr) 홈페이지의 ‘걷고 싶은 서울길’ 배너를 클릭하면 얻을 수 있다. 최광빈 시 공원녹지국장은 “이번 코스는 사계절 중 봄철에 특히 걷기 좋은 길을 선정했다.”면서 “산책로를 걸으면 아름다운 숲의 생명력과 봄기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강풍에 지하철 2호선 운행중단… 출근길 큰 불편

    강풍에 지하철 2호선 운행중단… 출근길 큰 불편

    서울 지하철 2호선 전력선이 강풍에 늘어지면서 출근길 2호선 지하철 운행이 1시간 30분가량 중단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6일 오전 9시 15분쯤 지하철 2호선 을지로 3가~신천역 구간의 전동차가 갑자기 멈췄다. 이 때문에 출근하던 시민들은 발을 굴렀다. 서울메트로 측은 “강변역~잠실나루역을 잇는 잠실철교에 설치된 전력공급선이 강풍으로 늘어지면서 전력 공급이 끊어진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해당 구간은 긴급 복구작업 끝에 오전 10시 50분쯤 운행이 재개됐다. 잠실철교 위에서 전동차가 멈추자 택시·버스 등 다른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인근 역 주변으로 몰리면서 혼잡이 빚어졌다. 시청역으로 가던 회사원 김모(30)씨는 “열차가 30분째 오지 않아 택시를 타고 1호선 신길역으로 이동해 겨우 출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잠실에서 신촌에 있는 대학으로 향하던 박모(26·여)씨는 “오전 10시에 출발했는데 지하철이 안 와 택시를 타고 학교에 도착했지만 11시 수업에 지각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서울메트로 측은 1만 3280여명의 승객들에게 승차권 금액을 환불해 줬다. 지상 구간에 설치된 전력공급선은 강풍 등 기상 이변에 취약해 2010년 9월 태풍 ‘곤파스’ 상륙 때에도 당산철교 구간의 통신케이블이 늘어지면서 전력공급선과 접촉해 전기가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서울메트로 측은 “바람 세기나 기후 등 전력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 요인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면서 “사고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기상청은 이번 주 전국을 강타했던 강풍이 7일부터 수그러들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앞으로 강풍이 잦아들고 중순에는 평년 기온을 되찾아 봄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진호·김진아기자 sayho@seoul.co.kr
  • “배틀쉽 속편엔 이병헌 캐스팅하고 싶어”

    “배틀쉽 속편엔 이병헌 캐스팅하고 싶어”

    “‘배틀쉽’ 속편에는 한국 배우 이병헌을 캐스팅하고 싶네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배틀쉽’ 홍보차 방한한 피터 버그 감독이 한국과의 인연과 한국 배우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5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배틀쉽’의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피터 버그 감독은 “아버지가 미국 해병대 출신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고, 늘 그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셨다.”면서 “개인적으로 중독에 가까운 김치 애호가다. 한국에 와서 24시간 김치를 먹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버그 “난 중독에 가까운 김치 애호가” ‘배틀쉽’은 태평양 한가운데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계 생명체와 전 세계 다국적 연합군함과의 전면전을 다룬 SF 블록버스터 영화로 동명의 전투 보드 게임을 원작으로 했다. 영화에는 2차 대전 종전 조인식이 열렸던 미주리 호에서 미국과 일본이 함께 외계인에 대항하는 장면이 나온다. 피터 버그 감독은 “영화 사전 조사 과정에서 진주만을 갔는데 항구에 미국과 일본의 군함이 나란히 정박돼 있는 모습을 봤다.”면서 “2차 대전 당시 적이었던 두 나라가 끈끈한 우방이 된 것이 감동적인 변화라고 생각해 아이디어를 얻었고 영화를 통해 용서의 힘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속편 제작 기회가 온다면 해군 장교 역에 이병헌을 캐스팅하고 싶다.”고 말했다. ●키치 “다니엘 헤니와 친해요” ‘배틀쉽’의 주인공인 하퍼 역은 최근 개봉한 ‘존카터:바숨 전쟁의 서막’의 주연을 맡기도 한 할리우드의 핫 스타 테일러 키치가 열연했다. 키치는 “극중 하퍼는 처음에 실패를 두려워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회피하지만 형 때문에 해군에 입대한 뒤 지휘관이 되면서 자기 안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두 편의 블록버스터에 연이어 출연한 그는 “배우로서 많은 경험을 하면서 성장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특별한 장면을 찍었을 때 100% 감독을 신뢰했으며 9월에 다른 영화 한 편을 더 찍기로 했다.”고 말했다. 함께 작업을 한 경험이 있는 다니엘 헤니와 친분이 있다는 그는 “얼마 전 한 지인으로부터 한국영화 명작리스트를 받았는데 아직은 영화를 챙겨 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옆에서 이를 듣던 피터 버그 감독은 “한국 영화 ‘올드보이’를 좋아하며 키치에게 꼭 보여 주고 싶다. 격투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고 그의 취향과도 어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팝스타 리한나와 리암 니슨 등이 출연한 ‘배틀쉽’은 오는 11일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일본통신] 이대호, 日최고 투수 상대로 ‘한방’ 칠까?

    [일본통신] 이대호, 日최고 투수 상대로 ‘한방’ 칠까?

    오릭스 버팔로스의 에이스가 복귀한다. 그리고 이대호의 첫 홈런은 라쿠텐과의 홈 개막 3연전으로 미뤄지게 됐다. 오릭스는 5일 니혼햄과의 경기에서 상대 선발 브라이언 울프의 호투에 막혀 1-3으로 패했다. 이날 경기에서 이대호는 3타수 무안타(1볼넷)에 그치며 타율 .261(23타수 6안타)로 떨어졌다. 오릭스는 개막 3연패 후 2연승을 거두며 연승가도를 달리는 듯 했지만 타선이 침묵하면서 연승을 이어가지 못했다. 현재까지 나타난 오릭스의 문제점은 타선의 침묵이다. 공인구으로 인해 점수가 많이 나지 않는 리그 특성상 적은 찬스에서 득점을 올려야 경기를 쉽게 풀어갈수 있는데 리드하는 경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말하면 선발진의 안정화 역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기에 여유가 있지만 오릭스는 지난해의 실패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작년 오릭스는 승률 단 1모차이로 세이부에게 밀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냉정하게 평가해 보면 오릭스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시즌 초반의 부진이 발목을 잡은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5월까지 리그 꼴찌를 면치 못했고 막판엔 선발진의 난조가 겹치며 한때 4위 팀과 6경기 차이로 앞서 있었지만 결국 3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시즌 초반에 승수를 벌어 놓지 못한게 3위 수성에 실패한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그 중심엔 에이스 카네코 치히로(29)가 있다. 카네코는 2010년 다승왕(17승)에 올랐던 오릭스의 에이스다. 전년도의 상승세를 발판 삼아 지난해 개막전 선발 투수로 유력시 됐지만 스프링캠프 기간동안 입은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의 부재로 인해 팀 연패를 끊어줄 그리고 연승을 이어갈 투수가 없었다. 때를 같이해 카네코가 없는 동안 오릭스의 성적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카네코가 1군에 복귀한 6월 초부터 오릭스는 힘을 얻었다. 그리고 꼴찌에서 벗어나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투수 한명 복귀 했을뿐인데 라고 하면 할말이 없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카네코의 복귀는 거짓말처럼 팀 상승세와 맞물리며 신바람을 냈다. 지난해 카네코는 두달 가까이 공백이 있었지만 규정이닝을 채우며 10승(4패, 150.1이닝 평균자책점 2.43)을 올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카네코로 인해 팀이 막판 A클래스 싸움을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오릭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일찌감치 카네코를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낙점했다. 하지만 카네코는 스프링캠프 기간동안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또다시 전력에서 이탈했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지난해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카네코는 선발 로테이션이 한 바퀴 돌아간 시점에 1군에 복귀한다. 카네코는 6일(쿄세라돔) 라쿠텐과의 홈 개막 경기에 선발로 등판한다. 상대 투수는 지난해 사와무라 에이지상을 수상했던 일본 최고의 투수인 타나카 마사히로(23)다. 이 경기는 시즌 초반 결코 놓칠수 없는 빅매치다. 타나카는 지바 롯데와의 올 시즌 개막전에서 6이닝 동안 5실점(2자책)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믿기 힘든 결과였지만 당시 맞붙은 상대 투수가 지바 롯데의 에이스인 나루세 요시히사 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타나카 입장에서는 일주일에 한번 등판하는 선발 로테이션 상 매주 금요일에 선발 등판하게 됐고 카네코 역시 마찬가지가 됐다. 6일 경기는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경기다. 카네코의 귀환과 상대 에이스와의 맞대결, 그렇기에 좀처럼 보기 힘든 타나카의 연패 역시 충분히 기대해 볼만 하다. 쿄세라돔 홈 개막전에서 타나카를 물리친다면 금상첨화다. 또한 이대호가 일본 최고의 투수를 상대로 어느정도 활약할지도 관심이며 아직까지 터지지 않고 있는 팀 첫 홈런은 누가 치게 될지도 궁금하다. 이러한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6일 오릭스 vs 라쿠텐 경기는 결코 놓칠수 없는 한판승부다. 이대호는 아직까지 장타가 없다. 4번타자로서 타점 생산에 주력한다고는 하지만 주포의 장타력 부재는 팀 성적과 직결될수 밖에 없다. 아직 몇경기 치르지 않았지만 이대호의 타격부침은 몸쪽 공을 너무나 의식한다는 느낌이다. 상대투수가 2볼에서도 스트라이크 성 변화구를 던지고 이대호에게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도 몸쪽 공을 자신있게 던진다. 하지만 이번 니혼햄전에서 보여준 상대투수의 패턴은 오히려 바깥쪽 승부가 많았다. 역을 찌르는 패턴인데 몸쪽 공을 지나치게 의식하던 이대호 입장에선 바깥쪽 공이 들어오면 순간적으로 잡아 당기려는 습성으로 인해 땅볼타구가 많이 생산됐다. 한 경기 3안타를 기록했던 4일 경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것은 그만큼 아직까지 타석에서 여유가 없다는 뜻으로도 풀이할수 있는데 6일부터 홈 경기가 펼쳐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담감은 좀 더 떨쳐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가지 고무적인 점은 이대호가 삼진을 잘 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대호 이전에 일본에 진출했던 한국인 타자들은 볼 카운트가 불리하면 삼진부터 걱정했는데 이점에 있어선 확실히 이대호가 낫다. 현재까지 26타석동안 3개의 삼진을 기록 중인 이대호는 2스트라이크 이후 커트 능력 역시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지금은 기대에 못미치지만 이대호에게 희망을 품을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막말’ 김용민을 어쩌나… 속타는 민주

    ‘막말’ 김용민을 어쩌나… 속타는 민주

    서울 노원갑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저질 발언 파문이 4·11 총선 막판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김 후보가 지난 4일 욕설과 성적 비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동영상을 통해 사과했지만 노인 폄하 발언을 한 사실이 추가로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고, 문제성 발언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드러나면서 파문은 커져 가는 양상이다. 새누리당의 사퇴 공세에 이어 5일에는 보수진영 시민단체 회원들이 집단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보수단체 ‘어버이연합’ 회원 2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 공릉동의 김 후보 선거사무실에 들이닥쳐 항의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사무실 진입을 저지하는 김 후보의 선거운동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와중에 여직원에게 성적 비하 내용이 담긴 폭언을 해 논란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의 인근 지역구인 서울 도봉·강북·성북 지역 민주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영향받는 기류도 감지되는 등 후폭풍도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은 진퇴양난의 답답한 처지다. 김용민 파문이 심각한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사퇴를 촉구할 경우 스스로 공천 실패를 인정하는 꼴이어서 속병만 깊어지는 상황이다. 김 후보는 지난 2004년 인터넷 방송을 통해 “유영철을 시켜 라이스를 XX(성폭행)해 살해하자.”, “노인들 시청역에 오지 못하게 역의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다 없애 버리자.”, “미군을 납치해 장갑차로 밀어 버리자.”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반인권적 범죄라는 지적을 받은 데다 노인 비하 발언까지 겹쳐 당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다. 민주당은 김 후보의 막말 파문이 치열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수도권 선거구에 전반적으로 찬물을 끼얹을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명숙 대표는 전날 대전 유세에서 기자들에게 “걱정이다.”라고만 말했다. 당 차원에서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논의를 되풀이했지만 대응방안을 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민주당 측은 욕설과 성적 비하 발언, 노인 폄하 발언에 이어 또 다른 논란 소지가 있는 발언이 불거질 경우 민주당과 김 후보 모두 돌이키기 힘든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김 후보의 자진 사퇴를 바라는 기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후보는 ‘나는 꼼수다’ 구성원들과 회의 등을 거쳐 사퇴는 않겠다는 입장을 정했다고 한다. 새누리당은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을 잠시 뒤로 밀어놓고 파상공세를 가했다. 특히 민주당 한명숙 대표와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 등 두 야당의 여성 대표에게 공세가 집중됐다. 이혜훈 종합상황실장은 일일현안회의에서 “김 후보의 저질, 막말 언어성폭력 사안이 중대하고 심각하다. 이런 분을 정의의 사도라고 한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 후보를 신뢰한다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에게 입장 표명을 부탁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생각 이명우 대변인도 “김용민씨의 상습 외설과 막말은 자정의 선을 넘은 것”이라며 “(두 야당은) 김씨가 한명숙 대표와 이정희 대표에게 성적으로 막말을 하고 가족에까지 똑같이 한다고 상상해 보라.”고 비난했다. 누리꾼들은 뜨거운 찬반 논란을 벌이고 있다. 비판론이 우세한 듯했으나 옹호론자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은 기세다. 한 누리꾼은 “여자아나운서에게 성적발언을 했다고 제명 당한 강용석 의원은 이번 사건이 억울할 것이다. 후보를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또 “꼼수는 꼼수로 망한다.”고 김 후보의 나꼼수를 공격했다. 반면 옹호론자들은 “민간인 불법사찰에 비하면 약하다. 8년 전 티끌 하나 갖고 너무 한다.”며 후보 사퇴를 반대했다. 한 누리꾼은 “사과도 할 만큼 했고 할 말을 했는데 뭘 어쩌라고. 이런 일로 사퇴 운운한다면 새비리당은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틀린 말 한 것 하나도 없다. 약간 심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트위터상에는 김 후보에 대한 부정·긍정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SNS여론분석 전문기업인 소셜트리는 5일 여론동향분석 발표에서 “사과 동영상을 공개한 4일 하루 동안 ‘김용민’이 언급된 6만 9342개의 트위트 중 긍정 의견은 1만 759개, 부정 의견은 1만 2949개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용민 언급 트위트양은 전날보다 3배 늘었다. 이춘규 선임기자·허백윤기자 taein@seoul.co.kr
  • 윤석화 “난, 쉰여섯 신인배우”

    윤석화 “난, 쉰여섯 신인배우”

    조금은 야윈 듯 보였다. 유난히 창백한 피부색과 은회색의 머리칼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삭발 이후 덜 자란 탓에 숏커트라고 하기에는 어색했다. 하지만 목소리는 기자의 머릿속에 남은 그대로였다.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시절” 찍었던 한 커피 CF에서 ‘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여자예요.’라는 멘트가 떠올랐다. 객석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30여년 동안 한국의 대표 배우로 군림한 윤석화(56)를 지난 4일 서울 가회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통속적이지만 진정성 있는 대본에 두근두근” 연극 무대에서 평생을 살아온 그가 김태균 감독의 데뷔작 ‘봄, 눈’(26일 개봉)에서 주인공 순옥 역을 맡았다는 사실은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1987년 장길수 감독의 ‘레테의 연가’에 출연한 이후 25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기 때문이다. 윤석화는 말기암 판정을 받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을 준비하는 순옥 역을 오롯이 소화하려고 삭발하는 투혼을 불살랐다. 윤석화는 “지난해 9월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대본의 진정성에 끌렸다. 하지만 1년 6개월 전부터 런던에 살면서 연극 일(프로듀서)을 하고 있는 데다 두 아이의 방학 때만 한국에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촬영은 불가능했다. 그런데도 미련이 남아 감독에게 런던에 와서 얘기해 볼 수 있겠느냐고 던졌다. 진심 어린 거절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윤석화의 예상은 ‘선생님 감사합니다. 다음에 함께하시죠.’ 정도의 수순. 웬걸. 감독은 덜컥 런던으로 날아왔다. 4박 5일 동안 대화가 이어지면서 마음이 기울었다. 물론 연극계의 독보적인 배우가 굳이 신인 감독의 저예산 데뷔작, 게다가 제작 경험이 짧은 영화사(판시네마는 외화 수입을 주로 한다)와 작업하는 위험을 감수할 이유는 없었다. 무엇이 그를 영화판으로 불러들인 걸까. 통속적이지만 진정성에 심장이 먼저 움직였다는 설명이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시나리오를 봐 달라고 했을 때 반응은 한결같았다. 참 좋은데, 뻔한 이야기가 아니냐고. 그렇지만 긍정과 사랑으로 평생을 살아낸 한 어미가 세상을 떠난 후 남긴 흔적이 아름다웠다. 궁상맞아서 슬픈 게 아니라 아름다워서 눈물이 나더라. 언젠가 나도 죽음이 올 텐데 순옥처럼 남은 가족과 친구, 지인들에게 의미를 남기도록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설명했다. 결심을 한 뒤로는 책임감도 커졌다. 그는 “난 영화 신인이나 다름없다. 그래도 사람들은 내 이름을 생각할 거다. 내가 잘못하면 연극배우들에게 누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말기암 환자 역이라 스스로 삭발하는 장면이 있었다. 연극 ‘덕혜옹주’(1995)와 ‘위트’(2005)로 두 번 삭발했던 그는 이번에도 자청했다. “대충 털모자로 가리거나 특수분장을 하는 건 나도 관객도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 전체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메타포가 있어야 하는데 이 영화에는 딱 그 장면이 있었다. 흰머리를 1~2㎜쯤 남겨 두면 조명에 따라 삶과 죽음의 경계를 묘하게 갈라놓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막상 촬영 때는 감독이 미안하다며 우니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23일쯤 이어진 촬영 현장에서 최고령인 그가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했다. 그는 “하루에 2~3시간을 빼면 늘 붙어 있다 보니 별것 아닌 일로 분위기가 험악해질 때가 있다. 속된 말로 ‘곤조’라는 게 있지 않나. 그러면 내가 그 스태프에게 가서 ‘아그야~ 이리 와라. 누나가 안아 줄게’라면서 분위기를 풀었다.”며 수줍게 웃었다. ●“런던 웨스트엔드를 감동시키겠다” 윤석화는 2년 전부터 런던으로 무대를 옮겼다. 지난해 리 멘지스와 공동 제작한 연극 ‘여행의 끝’으로 웨스트엔드 최초의 아시안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에는 ‘라이언킹’ ‘에비타’의 거물 작사가 팀 라이스와 손을 잡고 할리우드 영화 ‘지상에서 영원으로’를 뮤지컬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나아가 배우로 웨스트엔드 무대에 직접 오를 야심도 갖고 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신적인 존재로 여겼던 라이스와 ‘지상에서 영원으로’를 함께 만드는 건 멋진 일이다.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는 나이가 되니까 무모해질 수 있는 것 같다. 처음 영국으로 갈 때부터 내가 배우로 웨스트엔드에 선다면 날 이만큼 키워 준 한국 관객에게 멋진 선물일 거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내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때부터 ‘당신들이 씨를 뿌려 주고 햇볕이 돼 주고, 때론 비와 바람이 돼 준 내가 세계적인 배우가 되는 선물을 드리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윤석화가 샅바 싸움을 벌일 상대는 1992년 임영웅 연출로 자신이 세계 초연을 했던 아널드 웨스커의 모노드라마 ‘딸에게 보내는 편지’다. 웨스커는 1994년에도 윤석화에게 공동 작업을 제안했다. 거의 20년 만에 웨스트엔드 진출의 꿈이 가시화된 상황인 셈이다. 하지만 그는 담담했다. 그는 “영국으로 돌아가 한 달을 언어 코치와 연습하고서 프로듀서와 연출가, 원작자 앞에서 ‘리딩 쇼케이스’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셋 중의 하나라도 고개를 갸우뚱거리면 안 한다. 셋 모두 두 손가락을 치켜들더라도 내 성에 차지 않으면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온 배우가 가능할까’란 생각을 하는 현지 평론가나 기자들이 내 연기를 보고 ‘괜찮은 시도였다’고 하는 정도로는 곤란하다. ‘우리에게 없던 배우를 발견했다’는 단계까지 가야 한다. 이 나이에 한국 배우 첫 웨스트엔드 무대 진출 따윈 부질없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입산자 실화 검거율 6% 불과… “산불CSI 가동 끝까지 추적”

    입산자 실화 검거율 6% 불과… “산불CSI 가동 끝까지 추적”

    우리나라는 해마다 427건의 산불로 남산 면적(339㏊)의 3.5배에 달하는 1173㏊의 산림이 사라지고 있다. 이 중 봄철에 발생 건수의 74%, 산림 피해의 93%가 집중된다. 산불대책 중 예방과 진화는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에 비해 산불 감식분야는 초보 수준이다. 산불 감식은 산불의 원인을 규명해 가해자를 찾아내는 일로 효과적인 산불 예방대책 수립의 근거가 된다. 울산 ‘봉대산 불다람쥐’ 사건은 산림 감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는 사례. 범인이 1994년부터 지난해 3월 검거될 때까지 울산 봉대산과 마골산 일대에서 저지른 산불은 68차례에 이른다. 현장에서 새끼처럼 꼰 화장지에 성냥개비를 꽂아 도화선을 만든 흔적이 발견돼 ‘방화’로 의심됐지만 속수무책. 마치 불을 가진 다람쥐가 산속을 누비며 산불을 내는 상황이 해마다 계속됐다. 첫 방화 때 산불 원인을 정확히 파악, 방화인지 실화인지 판단해 범인 검거에 전력했다면 수많은 산불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2009년 산불 전문조사반이 설립됐다. 산림청과 지자체를 포함해 2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30% 이하이던 산불 가해자 검거가 지난해 47%까지 높아진 것은 나름의 성과다. 그러나 전체 산불 277건 중 40%(110건)를 차지하는 입산자 실화 검거율은 여전히 6%에 불과하다. 입산자 실화는 원인을 모르는 산불이다. 최근 서울에서 발생한 산불(2건) 중 입산자 실화로 보고된 현장을 산림청이 조사한 결과 ‘방화’로 판명됐다. 지자체의 감식 수준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단서는 현장에 있다. 방화범은 반드시 일벌백계한다. 산림청이 산불 감식능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의 ‘산불 CSI(Criminal Scene Investigation)’가 활동을 시작했다. 우선 감식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적인 산불 감식 전문가를 초청, 현장 교육을 실시했다. 지난달 충북 음성군 소이면 문등리 산불 현장에 중앙과 지자체의 산불담당 및 산불감식 공무원 100여명이 모였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자연자원부 집행수사국 스티브 그리말디 국장과 이언 더글러스 감식조사관 등으로부터 산불감식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한 자리였다. 현장은 산불이 진화된 지 20일이 지났지만 메캐한 냄새가 여전히 진동하고 있었다. 불길이 닿은 밑동이 검게 그을린 소나무는 소생이 불가능한 ‘화상’을 입고 신음하고 있다. 불길이 휩쓸고 지나간 바닥은 검게 타 있었고, 화염이 닿아 위아래 모습이 서로 다른 나무 등이 널부러져 있었다. 이곳은 지난 2월 16일 과수원 주인이 전지작업을 마치고 가지 등을 태우다 산불이 발생한 현장이다. 헬기 2대와 진화차, 진화인력 100명이 긴급 투입되면서 다행히 큰 산불로 번지지 않고 진화됐다. 발화지점과 확산 방향이 확인된 가운데 그리말디 국장과 더글러스 감식조사관은 발화원인을 추정할 수 있는 증거물 수집방법과 산불이 진행된 방향을 탐색하는 노하우를 전수했다. 조사관들은 교육생들을 산불 피해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로 인도했다. 감식요원이 현장 도착 후 첫번째로 해야할 일이다. 더글러스 조사관은 “높은 지점에서 나무 같은 거시지표를 찾고 발화지점을 설정,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피해지를 훼손하거나, 검게 그을린 지점을 발화지로 인식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산불 감식에서 방향지표를 찾는 것은 중요하지만 어려운 과정이다. 앞으로 진행하는 전진산불은 강도가 세서 풀이나 나무 등 연료가 완전 전소된다. 반면 후진산불은 약해 연료가 남게 된다. 옆으로 퍼지는 횡진산불은 전진하던 산불이 연료가 없어졌을 때 생기는 현상이다. 횡진산불이 시작된 ‘전이대’를 찾게 되면 다시 역으로 발화지점을 추적한다. 미시지표인 풀은 발화지점을 향해 쓰러진다. 나무의 경우 전진산불은 뒷부분이 높게 그을리지만 후진산불이나 경사진 면의 나무는 지면과 평행하게 피해를 받는다. 그리말디 국장은 “산불은 연료와 바람, 지형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현장의 여러 지표 중 평균적인 것을 밝혀내야 한다.”면서 “모든 증거가 남아 있는 현장 보존이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김남균 산림청 차장은 “감식은 ‘처벌’보다 가해자를 밝혀냄으로써 산불을 내면 반드시 잡힌다는 경각심을 높이고 실효성있는 산불 대책을 수립하는 기본 업무”라며 “연내 논·밭두렁 소각 등 산불지표 제정과 함께 교육체계를 수립하는 등 한국형 감식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음성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잠실관광특구 지정 관광객만 250만명 글로벌 문화도시로”

    “잠실관광특구 지정 관광객만 250만명 글로벌 문화도시로”

    서울시는 지난달 15일 송파구 잠실역 사거리와 올림픽공원 일대를 관광특구로 지정 고시했다. 관광특구로 지정되면 옥외 영업이나 일부 건축 규제가 완화되고 연 최대 300억원의 관광진흥개발기금 융자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경제 활성화 효과를 유발시킨다는 계획이다. 송파구는 특구 지정 이후 관광객이 연 25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4일 “송파구는 한성백제의 도읍으로 유적지가 산적한 역사도시이자 우리 발전상을 세계에 알린 88올림픽을 치르는 데 큰 역할을 한 도시”라며 “잠실관광특구 지정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송파구를 세계에 알릴 기회”라고 평가했다. 관광특구는 박 구청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다. 그는 민선 5기 출범 당시부터 몽촌토성, 석촌호수, 롯데월드와 2015년 완공될 제2롯데타워 등의 관광 인프라를 근거로 관광특구 지정을 꾀했다. 마침내 강남권역에서는 처음으로 특구 지정을 이끌어냈다. 기존 서울에 있는 관광특구는 이태원, 남대문, 동대문, 청계천 등 4곳으로 모두 강북권이다. 하지만 박 구청장은 “관광특구로 지정됐다고 바로 관광객이 밀려드는 건 아니다.”며 장밋빛 전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기존 자원을 적절히 개발하고 끊임없이 볼거리, 먹을거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선 관광특구의 중심에 위치한 석촌호수를 프랑스 몽마르트 언덕과 같은 예술가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서울놀이마당을 상설화하고 콘텐츠를 다양화하는 등 문화예술인들을 지원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오는 13~15일에는 석촌호수를 중심으로 ‘잠실관광특구 지정 기념 2012 석촌호수 벚꽃축제’도 연다. 먹을거리의 경우 ‘구민체육대회 장터’ 등을 계기로 송파구 대표음식점을 뽑을 계획이다. 심사위원 평가, 주민투표 등을 통해 대표음식점으로 선정되면 관광지도 등에 표기된다. 특히 박 구청장은 잠실관광특구만의 볼거리 가운데 하나로 제2롯데타워 건설현장을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공사 현장 전체가 펜스로 둘러처져 있는데 롯데 측과 협의를 거쳐 일부를 유리로 교체하고 역사적인 공사 현장을 시민들이 볼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이다. 박 구청장은 여기에서 음악, 미술, 공연 예술과 뉴미디어 기술을 결합한 ‘융합예술제’를 개최해 잠실 지역 대표 볼거리로 만들겠다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박 구청장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세계적 건축물인 부르즈 칼리파도 공사 현장을 일반인에게 공개하면서 공사 기간이 6개월 늦어졌다고 하지만, 그 6개월 동안 얻은 긍정적인 홍보 효과는 수치로 계산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는 장기적으로 관광 업무를 분리해 전담 부서를 만들고, 관광특구 정책을 관장하는 지원단을 부구청장 직속 기관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유쾌한 몸짓·맛있는 소리…80분 내내 열광·폭소

    유쾌한 몸짓·맛있는 소리…80분 내내 열광·폭소

    보디 랭귀지(Body language). 전 세계 어느 나라 사람이나 서로 언어를 몰라도 간단한 감정표시와 의사전달을 할 수 있는 몸짓이다. 몸짓으로 전 세계 사람이 이해하고 웃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이 있다. 몸짓과 소리, 리듬과 비트만으로 구성된 넌버벌 퍼포먼스(Non-Verbal Performance), 즉 비언어 퍼포먼스다. 대사가 없어서 언어장벽이 없고,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우리나라의 대표 음식인 비빔밥을 소재로 한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 ‘비밥’. 지난해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난타’, ‘점프’ 등으로 명성을 쌓은 연출가 최철기씨가 총감독을 맡았으며 지난해 국내에서 호평 받은 데 이어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6월 태국, 9월 마카오 공연계획을 확정했다. 홍콩과 베트남, 일본 공연도 협의 중이다. 한국의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 ‘비밥’이 세계적 공연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비보이 챔피언, 정극 연기자 출신, 비트박스 신동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들이 모여 만드는 ‘비밥’ 팀은 싱가포르 최대의 미디어 매체인 미디어 코프 초청으로,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싱가포르의 오페라 하우스라 불리는 에스플러네이드 극장(2000석 규모) 무대에 4회 공연을 올렸다. 30일 오후 8시 첫 공연을 찾았다. ‘비밥’ 공연 10분 전, 객석은 싱가포르 현지 관객들로 거의 채운 상태였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비트박스를 시작해 한국 비트박스 챔피언 4강에 진출한 바 있는 18세 리듬셰프 이동재와 MC셰프 송원준이 공연 시작을 알리며 속사포처럼 빠른 비트박스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관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덩실거렸다. ‘비밥’은 단순한 넌버벌 퍼포먼스가 아닌, 극적인 요소를 가미한 작품이다. 레드셰프(송상진 역)와 그린셰프(전주우 역)가 음식을 놓고 대결하는 구도를 그렸다. 초밥, 이탈리안 음식, 중국 치킨 국수, 비빔밥 등 4가지 음식을 놓고 두 명의 셰프 중 누가 더 잘생겼느냐에 따라 음식을 만드는 담당 셰프가 정해진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비트박스는 물론, ‘루키셰프’ 손문과 ‘아이언 셰프’ 최정길의 신나는 비보잉과 ‘큐티셰프’ 전민지, ‘섹시 셰프’ 정지은의 뛰어난 노래 실력이 잇따른다. 싱가포르 관객은 연신 큰 박수와 웃음, 높은 호응도를 보이며 80분 내내 즐거운 모습이었다. 특히 ‘비밥’은 관객들의 호응이 중요한 작품이란 점에서 싱가포르 공연은 성공적으로 보였다. 배우들이 4개의 요리 경연을 벌이는 과정에서 각 경연이 끝날 때마다 무작위로 관객을 골라 무대 위 ‘비밥’ 식당의 손님으로 세운다. 배우들의 ‘선택’을 받은 관객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프로 같은 능숙함을 보이는 관객이 있는가 하면, 어찌할 줄 모르며 당황하는 관객도 있었다. 객석은 이에 더욱 크게 반응했고, 어느덧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사라진 채 1700여명이 하나가 되어 즐겼다. 공연의 백미는 공연 중간에 이어진 핸드 마임. 불이 나간 공연장에 야광 장갑을 낀 배우들의 손이 그려내는 바닷속 풍경은 또 다른 감동을 자아냈다. 잘 훈련된 배우들의 땀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4개의 요리경연이 마무리되면서 80분 공연은 마무리됐다. 공연이 끝나고서 관객들은 배우들과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으려고 긴 줄을 서기도 했다. 이전에 한국의 ‘점프’ 등을 본 적이 있다는 앤소니(42)는 “한국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해도 한국의 음식문화, 유머, 비보잉, 음악,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가득 담겨 있어 눈과 귀가 즐거웠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베티 로(27)는 “한국 배우들의 재능에 놀랐다.”면서 “싱가포르에서 앞으로도 한국의 다양한 공연을 많이 접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고공단 승진 ‘짬밥’순 깨진다

    고공단 승진 ‘짬밥’순 깨진다

    고위직 공무원의 승진은 ‘짬밥’ 순이라는 관행이 깨지고 있다. 정부가 2006년 국가 고위공무원을 범정부적 차원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해 정부 경쟁력을 높이고 업무 성취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고위공무원단’ 제도를 도입하면서부터다. ●고위공무원단 탈락률 매년 증가세 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고위공무원 선발을 위한 역량평가 미통과율은 21.5%로 평가 시행 첫해인 2006년 미통과율 10.4%의 2배를 넘어섰다. 연도별 미통과율 추이를 살펴보면 2007년 15.6%, 2008년 15.1% 등 2009년까지 15% 초반대를 기록하다 2010년 20.8%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20%대를 기록했고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평가 도입 전까지는 일정 근무 연차가 차고 특별한 흠이 없으면 자동 승진했지만, 지금은 승진 대상자 5명 중 1명꼴로 탈락하고 있는 셈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평가 도입 초기에는 피평가자를 비교할 수 있는 경험이 부족해 비교적 쉽게 통과할 수 있었으나 평가를 반복할수록 평가위원의 심사 기준이 더욱 엄격해지면서 미통과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위공무원 역량평가는 4급 서기관으로 5년 이상 근무한 자와 3급 부이사관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이 평가를 통과해야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할 수 있다. 역량평가는 매주 6명의 평가 대상자에게 고위공무원단 후보자교육을 5일간 실시한 뒤 실제 평가로 이어지며 역할수행 및 집단토론을 통해 ▲사고역량(문제인식, 전략적 사고) ▲업무역량(성과지향, 변화관리) ▲관계역량(고객만족, 조정·통합) 능력을 평가한다. 실제 고위공무원이 처리하는 업무와 유사한 상황을 제시한 뒤 평가 대상자의 행동 특성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업무 등 6개 역량 종합 평가 평가위원은 관련 분야 교수 등 민간인과 전·현직 고위공무원 등 9명으로 구성되며,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평가 후보자의 소속 부처, 출신 고교 및 대학 등과 연고가 없는 평가위원을 배치하고 피평가자의 사진 외에는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게 행안부의 설명이다. 윤병일 행안부 고위공무원정책과장은 “현재 대기업을 비롯한 민간기업도 고공단 역량평가를 자체 인사평가를 위한 우수 사례로 배우고 있고 201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고공단 제도화 수준 6위에 오를 정도로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총선 격전지를 가다] (4)경기 고양 일산서·덕양갑

    [총선 격전지를 가다] (4)경기 고양 일산서·덕양갑

    경기 고양시는 ‘바람의 승부처’다. 최근 선거에서 특정 정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4개 선거구(덕양갑, 덕양을, 일산동구, 일산서구)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싹쓸이’했다. 반면 2010년 6·2 지방선거 때는 고양시장 및 광역의원 선거에서 야권이 ‘전승 신화’를 썼다. 역동성이 큰 선거 결과는 지역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주민 중 상당수는 서울로 출퇴근한다. 그만큼 지역 이슈보다 정치 현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높은 교육열 탓에 학부모회 등 여성 유권자들의 힘도 막강한 편이다. 외지인 못지않게 원주민들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이렇듯 고양은 우리나라 정치 지형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일산서, 목발투혼 vs 노상생활 여성 후보끼리 4년 만에 ‘리턴 매치’가 이뤄지는 일산서구가 대표적인 지역이다. 새누리당 김영선 후보는 ‘목발 투혼’, 민주통합당 김현미 후보는 ‘노상 생활’ 중이다. 김영선 후보는 3주 전 발을 헛디뎌 뼈가 부러지는 바람에 수술을 받고 깁스까지 했지만 새벽 5시부터 밤 11시까지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해 안타깝다.”면서 “대신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대화형 선거’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미 후보는 자칭 ‘거리의 천사’다.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시계를 ‘수천만원대 명품’이라고 주장했다가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2010년 8월 복권된 이후 매일 거리를 누볐다고 한다. 그는 “스포츠동호회장을 맡아도 되겠다고 할 정도”라면서 “노동자, 주민들과 함께하는 게 진짜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후보 간 신경전도 치열하다. 김영선 후보는 “고양은 노상에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평가가 좋은 거 같은 ‘착시현상’을 느낄 수 있다.”면서 “네거티브가 아닌 정책으로 승부를 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미 후보는 “4선 국회의원으로서 정치적 비중이나 메시지가 없다.”면서 “김영선 후보가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등 재벌경제에 앞장섰다면 저는 재벌개혁에 앞장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 반응은 엇갈린다. 강주성(45)씨는 “김영선 후보가 낫다. 김현미 후보는 공약이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김영숙(50·여)씨는 “정권에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다. 김현미 후보가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심, 투쟁적” vs “손, 시의원 수준” 덕양갑에서도 새누리당 손범규 후보와 통합진보당 심상정 후보의 리턴 매치가 벌어지고 있다. 앞서 18대 총선에서는 손 후보가 43.5%의 득표율로 37.7%에 그친 심 후보를 눌렀다. 손 후보는 이른바 ‘일꾼론’을 통해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손 후보는 “18대 국회의원 임기 4년 동안 공약 이행률이 80%를 넘는다. 선거 전략 역시 공약 이행이다.”라면서 “난 말 많은 사람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심 후보에 대해서는 “정치는 국민 화합을 이끌어내는 것인데 지나치게 투쟁적이고 중앙 정치만 신경쓸 뿐 지역을 돌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심 후보 역시 유권자 특성 등을 감안한 각기 다른 8종의 명함을 들고 표밭을 일구고 있다. 심 후보는 “정치가 확실히 바뀌어야 한다는 주민들의 바람을 많이 느낀다.”면서 “민심이 변화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 후보에 대해 “지역구 일을 열심히 했다. 그러나 시의원 수준이다. 국회의원으로서는 기억에 남는 게 없다.”면서 “국회의원으로 일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민 박종일(51)씨는 “손 후보는 공약을 잘 이행해 신뢰감을 주고 있다.”고, 김상진(37)씨는 “TV 토론회에 나온 심 후보를 보면 주민 의사도 잘 대변할 것 같다.”고 각각 평가했다. 송수연·최지숙기자 shjang@seoul.co.kr
  • 남녘땅 완행열차 타고 정겨운 추억여행

    남녘땅 완행열차 타고 정겨운 추억여행

    최고 시속이 300㎞에 육박하는 KTX가 달리면서 전국은 ‘반나절 생활권’에 들었다.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대여섯 시간 걸리는 서울~부산도 2시간이면 오갈 수 있고, 서울~대전 출퇴근도 어렵지 않다. 시간은 절약했지만, 잃은 것도 있다. 열차 밖에 펼쳐진 세상을 수채화 한 폭 감상하듯 만끽하던 눈호강이다. ‘빨리빨리’가 미덕이 된 세상에서, ‘느림의 미학’을 간직한 완행열차가 있다. 전라도 광주에서 출발해 하동을 거쳐 경상도 밀양까지 남녘땅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오래된 길을 지나가는 ‘경전선’이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경전선은 삼랑진-마산 구간을 시작으로 1968년 진주-순천 구간이 연결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EBS는 2일부터 5일까지 밤 9시 30분에 방송하는 ‘한국기행’에서 세상의 변화에 휘둘리지 않고 느릿느릿 제 길을 가는 경전선을 따라 간다. 2일 1부 ‘추억을 싣고 달리는 완행열차, 경전선’은 광주에서 여고시절을 함께 보낸 동창생 4인방과 기차가 간직한 추억을 되살린다. 4인방은 광주 송정역에서 출발해 녹차 밭이 있는 명봉역에 내려 차밭을 거닐며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고, 완사역에서는 만해 한용운 선생과 ‘등신불’의 저자 김동리 선생이 작품을 집필했던 사천의 다솔사를 찾는다. 3일 2부 ‘삶이 녹아든 검은 열차 이야기, 화순역’에서는 한때 무연탄 수송차를 조명한다. 화순역은 완행열차 경전선과 복암역으로 이어지는 화순선(11.4㎞)이 다니는 철로가 있다. 1942년 화순탄전의 무연탄을 수송하기 위해 개통된 화순선은 1960~70년대 세상 소식을 전하던 소식통 역할도 톡톡히 했다. 광산업이 쇠퇴하자 마을 주민들이 많이 떠났지만, 여전히 30년 동안 막장을 지키며 광부 일을 하는 최병철씨에게 꿈많던 화물열차 이야기를 들어본다. 4일 3부 ‘푸른 봄내음을 따라서, 득량역’과 5일 4부 ‘오래된 사진 속을 걷다. 삼랑진역’에서는 과거 영광을 누리던 두 역을 추억한다. 보성의 득량역은 산해진미가 풍부해 사람이 넘쳐났다. 보리밭은 초봄부터 초록 물결로 일렁이고, 이곳에서 만든 청보리잎떡은 그 옛날 사람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었다. 설이면 나흘 밤을 새우며 손님들 머리를 단장해준 역전 이발관에서 그때 그 명성을 짐작해본다. 교통의 요지로 경부선과 경전선이 만나던 밀양의 삼랑진역에는 여전히 전국의 수많은 기관사가 머물다 가던 흔적이 남아있다. 정지된 시간에 들어간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흙이 유난히 좋았던 덕에 도자기 역사의 중심이기도 했던 밀양에서 완벽한 다기를 위해 가마 앞에서 불빛에 마음을 싣는 이종태씨를 만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김정은 기자의 백스테이지] 뮤지컬 ‘닥터지바고’의 오케스트라 피트

    [김정은 기자의 백스테이지] 뮤지컬 ‘닥터지바고’의 오케스트라 피트

    뮤지컬 공연장을 다녀본 관객이라면 한 번쯤 궁금해했을 법한 공간이 있다. 무대와 객석 사이에 한 명 남짓 들어갈 만한 작은 공간이 바로 그것. 그 좁은 공간 안에 머리가 보일 듯 말 듯한 높이에서 쉴 새 없이 팔을 휘두르는 사람이 있다. 뮤지컬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음악을 진두지휘하는 음악감독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음악감독이 서 있는 작은 공간 바로 밑에는 객석에선 전혀 보이지 않는 4~5평의 좁은 공간이 숨어 있다. ‘오케스트라 피트’라 불리는 그곳엔 오보에, 플루트, 바이올린, 심벌즈 등 다양한 악기들을 다루는 연주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리고 그들은 매 공연 그 보이지 않는 작은 공간에서 음악감독의 지휘 아래 아름다운 음악 선율을 만들어 낸다.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만드는 데에는 그들의 공이 상당하다. 지난달 21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잠실동 샤롯데시어터 공연장을 찾았다. 요즘 극장에 올라간 뮤지컬 공연 중 단연 노래 선율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뮤지컬 ‘닥터지바고’의 음악담당 18인조 오케스트라 ‘더 원’을 만나기 위해서다. 기자는 오케스트라 피트의 한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3시간가량 이어진 ‘닥터지바고’ 낮 공연 내내 연주자들의 움직임을 취재했다. 뮤지컬의 심장, 음악을 담당하는 장소 ‘오케스트라 피트’는 무대 바로 밑에 있다. 공간의 크기는 가로 12m, 세로 3.8m, 높이는 2.5m다. 음악감독이 오케스트라 피트 정중앙에 있고, 음악감독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바이올린, 첼로 등의 현악기 담당 연주자, 음악감독 바로 앞에는 오보에, 플루트 등의 관악기 연주자들이, 음악감독 오른쪽으로는 실로폰, 심벌즈, 호른, 트럼펫 연주자들이 자리를 잡았다. 각 연주자의 눈높이에는 조그마한 모니터들이 설치돼 있다. 연주자들은 이 모니터를 통해 음악감독의 지휘를 실시간으로 살필 수 있다. 무대 위 상황을 전혀 알 길이 없는 이들은 음악감독의 지휘에 모든 걸 맡긴다. 음악감독이 서 있는 위치는 무대와 오케스트라 피트의 중간쯤이다. 음악감독은 무대 위 배우들의 움직임과 연주자들의 상태를 적절히 파악하며 지휘에 나선다. 객석에서 볼 때 음악감독의 머리가 보일 듯 말 듯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공연 10분 전. 18명의 연주자가 각자 자기가 맡은 악기의 막바지 조율에 한창이다. 특히 관악기 연주자들은 적게는 1개, 많게는 3개의 악기를 번갈아 가면서 연주하기 때문에 몇 개의 악기를 조율하느라 더욱 바빠 보였다. 오후 3시 1분. 공연시작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이윽고 최수정(33) 음악 조감독의 손등이 반대로 뒤집혔다. 이내 연주자들은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냈다. 합주일 때도 있고, 한 악기의 독주가 이어질 때도 있었다. 이날 공연 무대에 선 지바고 역의 조승우 등 배우들의 독백이 이어지거나 한 악기의 독주가 이어질 때 대부분의 연주자에겐 잠깐의 휴식이 주어졌다. 이때 악기를 조율하는 연주자도 있었고, 스마트폰의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막간을 이용해 독서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다가도 자기 연주 차례가 돌아오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프로의 모습으로 돌아가 힘껏 소리를 만드는 데 몰입했다. 오보에와 잉글리시 호른 등을 연주하는 김진욱(35)씨는 공연 내내 연신 손을 바쁘게 움직였다. 잠깐 쉴 수 있는 여유가 생기면 오보에의 마우스피스에 연결하는 나무줄기 리드를 주기적으로 물통에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는 것은 물론 손수건을 휘감은 긴 막대를 악기 안에 넣어 침을 닦아내느라 정신없었다. 그는 “리드에 물기가 없으면 오보에의 소리가 나지 않기 때문에 계속 물통에 넣었다가 오보에에 끼우는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객석에서 오보에의 아름다운 선율을 들을 수 있는 데에는 그의 빠른 손놀림의 공이 컸다. 뮤지컬 닥터지바고의 음악에선 유독 플루트의 사용이 잦다. 각기 다른 길이의 3개의 플루트(피콜로, 알토 플루트, 플루트)를 쉴 새 없이 연주하는 사람은 오케스트라 더 원의 양로사(34)씨. 아무 표정 없던 그녀의 얼굴에서 연주가 시작되면 마치 배우가 감정연기를 하듯 다양한 표정이 묻어나온다. 모니터를 통해 지휘자의 모습을 확인하며 두 발로 박자를 맞추는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 듯하다. 지바고와 라라가 다친 병사의 편지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합주곡 ‘레터’ 연주에선 이들의 합이 절정을 이룬다. 서로 호흡이 잘 맞았는지 곡의 연주가 끝나자마자 서로 조용히 박수도 치고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쪽에선 트럼본을 연주하는 안정연(35)씨가 무언가를 넣었다 뺐다 분주했다. 음색의 변화를 주고자 사용하는 은색의 뮤트가 바로 그것. 그녀는 “뮤트는 순간적으로 음을 줄이는 데도 사용된다.”고 말했다. 작은 부분까지 섬세하게 신경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오케스트라 가장 구석진 자리에는 차임벨, 실로폰, 윈드차임, 벨트리, 트라이앵글, 베이스 드럼 등 무려 20여 개의 악기를 담당하는 정상진(37)씨가 앉아 있었다. 묵묵히 교회의 종소리를 내거나 연주마다 가장 기본적인 소리를 냈다. 무대 위 화려한 조명을 받진 않지만, 극의 감동을 더하고자 구슬진 땀을 흘리는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1막 공연이 끝난 뒤 20분간 이어지는 인터미션에도 이들의 손은 바빴다. 2막의 독주곡을 연습하거나 악기를 조율했다. 2막 공연에서도 그들은 혼신을 다해 연주했다. 예정된 장면들이 끝나고, 배우들이 여유롭게 관객으로부터 박수를 받는 커튼콜 순간에도 연주자들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연주하느라 바빴다. 커튼콜이 끝나고 객석에 있던 관객이 모두 빠져나갔다는 극장 하우스매니저의 무전이 있고 나서야 그들의 공연은 끝이 났다. 닥터지바고의 모든 무대를 총괄하는 노병우 무대감독은 “오케스트라 피트의 연주자와 지휘자는 뮤지컬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들”이라면서 “우리는 그들을 스태프라고 부르지 않고, 또 다른 배우라고 말한다. 그만큼 중요하단 이야기”라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무대 아래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연주자들이 있기에 뮤지컬은 존재한다. kimje@seoul.co.kr [용어 클릭] ●오케스트라 피트(orchestra pit) 오케스트라 박스라고도 하며, 오페라나 뮤지컬 등 주로 양악을 연주하는 극장 무대 전면 바로 밑 공간에 설치돼 있다. 관현악을 연주하는 장소다. 크기는 극장 규모나 무대 너비에 따라 달라진다. 최근에는 무대 공간을 활용해 오케스트라 피트를 올리는 경우도 있는데,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과 ‘서편제’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9월에는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정기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을 준비하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단의 지휘자 김모씨가 무대에 오르다 4.7m 아래 오케스트라 피트로 떨어져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해 안전 관리 준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다.
  • 뮤지컬 ‘엘리자벳’ OST 정식 발매…김준수 단독 발매 협의

    뮤지컬 ‘엘리자벳’ OST 정식 발매…김준수 단독 발매 협의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공연 예매율 1위(인터파크)를 기록하고 있는 뮤지컬 ‘엘리자벳’의 한국어 OST가 오는 31일 정식 발매된다. ‘엘리자벳’ OST는 지난 20일 벅스뮤직, 멜론 등 음원사이트를 통해 김선영의 ‘나는 나만의 것’, 옥주현의 ‘아무것도’, 김수용의 ‘밀크’, 최민철의 ‘키치’, 박은태의 ‘밀크’ 등 5곡을 선 공개 하며 예약주문을 시작한 이후 온, 오프라인을 합하여 4,000여 장의 사전 예약을 기록했다. 음반유통사 관계자는 “최근 나오는 가요 음반들의 경우 1만 장 정도 판매되면 히트앨범 반열에 오를 정도인데, ‘엘리자벳’ OST의 경우 사전 예약으로 4000장이 판매됐다. 가격대를 고려해도 최근 음반 시장에서 보기 힘든 인기”라고 전했다.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엘리자벳’의 명성에 걸맞게 ‘엘리자벳’ 뮤지컬 넘버 중 엄선된 21곡이 CD1과 CD2, Special CD에 담긴다. 또한 이번 앨범에 참여하지 않은 ‘죽음’역의 김준수의 경우, 수많은 국내 및 해외 팬들을 위해 단독 OST발매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엘리자벳’의 홍보영상, 배우들의 인터뷰 영상,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모습이 담긴 보너스 DVD, 112페이지로 구성된 공연사진 포토북이 함께 포함될 예정이다. OST는 3월 31일부터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공연장, 음반판매장에서, 온라인 음원은 4월 2일부터 멜론, 벅스뮤직 등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한편 뮤지컬 ‘엘리자벳’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실존했던 황후 ‘엘리자벳’과 그녀의 아름다움을 사랑했던 ‘죽음’ 이라는 판타지적인 캐릭터의 결합으로 탄생한 뮤지컬로, 아름다운 음악과 하모니를 이루며 20년간 전 세계 900만 관객에게 사랑 받아온 대작이다. 김선영, 옥주현, 류정한, 송창의, 김준수 등 최고의 캐스팅을 자랑하는 이 공연은 오는 5월 13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만날 수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프로농구] 동부산성은 높았다

    [프로농구] 동부산성은 높았다

    챔피언결정전다웠다. “긴장 없이 하던대로 하겠다.”던 정규리그 우승팀 동부도, “잃을 게 없다. 설렌다.”던 KGC인삼공사도 첫 판부터 ‘내일이 없는 듯’ 모든 걸 쏟아부었다. 지난 1월 정규리그 5라운드 맞대결 때 역대 최소득점(101점·52-41동부 승)을 갈아치웠던 ‘짠물수비’는 더 이상 없었다. 동부는 28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첫 만남에서 인삼공사를 80-75로 꺾었다. 리바운드 42개를 걷어내며 제공권에서 인삼공사(20개)를 압도했고, 3점슛 7개(14개 시도)를 넣은 외곽의 지원사격도 훌륭했다. ‘원주산성’ 로드 벤슨(26점 18리바운드)·윤호영(16점 7리바운드)·김주성(9점 4리바운드)이 골밑을 지켰고 외곽의 이광재(17점·3점슛 3개)와 박지현(6점·3점슛 2개, 7어시스트)도 빛났다. 동부의 압도적인 우세라는 전망과 달리 시소게임이었다. 초반부터 뜨거웠다. 인삼공사는 점프볼을 받은 김태술이 감각적인 패스로 크리스 다니엘스의 덩크를 만들며 기선을 제압했다. 동부는 이광재가 바로 3점포로 응수해 맞불을 놨다. 그게 시작이었다. 동부는 노련미와 팀워크로 승부했고, 패기의 인삼공사는 겁없이 머리부터 들이밀었다. 전반은 동부가 45-44로 살짝 앞섰다. 3쿼터에선 동점이 6번, 역전이 7번 나올 정도로 치고받았다. 동부가 5점(65-60)을 앞선 채 마쳤다. 위기는 있었다. 동부가 5점(75-70) 앞선 경기종료 3분49초 전 김주성이 5반칙 퇴장을 당한 것. 공수의 핵이자 정신적 지주인 큰형이 빠졌지만 동부는 리드를 잘 지켜냈다. 인삼공사의 막판 파울작전도 무위로 돌아갔다. 오세근(19점 9리바운드)·김태술(18점 7어시스트 3스틸) 등 주전 네 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지만 승리에는 한 뼘이 부족했다. 역대 15번의 챔프전에서 첫 경기를 가져간 팀이 우승한 확률은 73.3%(11회)다. 2차전은 채 열기가 식기 전인 29일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다. 원주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승장·패장 한마디 강동희 감독 “29일경기 70점 수준” 김주성이 파울트러블에 걸렸는데도 이겨 의미 있다. 다만 실점을 많이해 60~70점 정도를 주고 싶다. 상대의 급한 템포로 경기를 운영해 어렵게 풀고 갔다. 인삼공사는 경기력이 좋았고 우린 못했는데도 이겼으니 준비하면 동부 흐름으로 끌고 갈 수 있다. 2연승을 따내는 게 급선무다. 김주성이 판정에 흥분했는데 자제시키겠다. 이상범 감독 “못 넘을 산은 아니다” 제공권이나 공격리바운드, 루즈볼 싸움 등 ‘기본’에서 졌다. 다니엘스가 일찍 파울트러블에 걸려 오세근의 부담이 커진 것도 아쉽다. 제공권과 파울이 아니었다면 우리 생각대로 갔을 것 같다. 선전한 게 아니라 아쉽게 졌다. 동부가 못 넘을 산은 아니다. 우리가 뒤지는 게 없다. 다시 조여서 패기로, 젊음으로 싸우겠다.
  •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서울 코뮈니케’ 내용 분석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서울 코뮈니케’ 내용 분석

    27일 오후 폐막한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정상 선언문 ‘서울 코뮈니케’는 핵테러 방지를 위한 정치적 의지를 재확인하고, 핵안보 관련 의제를 확대하면서도 보다 실천적 과제가 담겼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코뮈니케 자체는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참가국들의 실천 및 협력 지속 여부가 관건이다. ●법적 구속력 없어 각국 실천 중요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 관계자는 “의장국으로서 핵안보 강화를 위한 실천 비전과 행동 조치들을 담는 한편 원자력 안전 문제가 핵안보에 미칠 함의와 연관성, 방사성물질에 대한 관리 강화 등으로 핵안보 논의의 지평을 확대했다.”며 “워싱턴 코뮈니케보다 구체적인 과제별 실천 조치가 담겼다.”고 말했다. 서울 코뮈니케는 2010년 1차 워싱턴 회의에서 창출된 정치적 의지를 재확인함과 동시에 핵군축·비확산·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 공동 목표임도 재확인했다. 눈에 띄는 것은 핵안보 강화를 위한 11개 과제를 13개 항목으로 나눠 구체화했다는 것이다. 가장 방점이 찍힌 것은 핵물질과 방사성물질 최소화 및 관리 강화로, 고농축우라늄(HEU) 보유국의 HEU 사용 최소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2013년 말까지 자발적으로 공약할 것을 장려했다. 또 HEU 대신 저농축우라늄(LEU) 연료·표적 사용 증진을 장려하며, 연구용 원자로의 연료 전환을 위한 고밀도 LEU 연료 관련 국제협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번 회의에서 처음 의제화된 취약한 방사성물질에 대한 방호를 촉구하고, 고준위 방사선원에 대한 국가등록 시스템 구축을 장려하면서 분실 및 도난된 방사선원 회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4년 네덜란드 회의서 재논의 역시 이번 회의에서 처음 등장한 핵안보와 원자력 안전 간 연계방안도 코뮈니케에 자세히 담겼다. 원자력 시설의 설계·이행·관리에서 핵안보와 원자력 안전 조치가 일관되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코뮈니케는 또 핵테러 방지를 목표로 하는 국제규범 강화를 강조하면서 개정된 핵물질방호협약(CPPNM)이 2014년까지 발효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또 2013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관으로 핵안보 국제협력체 조정회의를 개최하는 등 IAEA 역할을 강화하기로 한 것도 주목된다. 이와 함께 핵·방사성물질의 운송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관리·추적 시스템 구축을 장려하고, 핵감식 능력 증진 등 물질의 불법거래 대처 방안으로 국제형사경찰기구(INTERPOL)와의 협력을 포함한 예방·탐지·대응 능력 강화에도 주의를 기울이기로 합의했다. 기획단 관계자는 “2014년 네덜란드 회의 전까지 이행 과정을 점검하면서 더 진전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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