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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이 맘 편히 일할 세상 만들어주세요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 시대가 열렸다. 결혼이나 출산을 경험하지 않은 박근혜 당선인이 과연 얼마나 여성 문제에 공감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있지만 각계 각층의 여성들은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는 적지 않다. 정리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성폭력 없는 세상… 반값 등록금 꼭 실천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데 성폭행이나 인신매매 기사를 볼 때마다 너무 무섭다. 실질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을 만한 치안복지를 위해 힘써줬으면 좋겠다. 또 대학 등록금이 큰 부담인데 공약이었던 반값 등록금을 꼭 해달라. 허휘수(19·서울·숙명여자대학교 나노물리학과 1학년) ●아동 성범죄·학교 폭력 근절할 정책을 영·유아 무상보육, 아이 돌보미 서비스 등 실제로 워킹맘들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정책에 대해 깊게 고민해줬으면 좋겠다. 엄마가 안심하고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아동 성범죄, 학교 폭력 등을 근절할 수 있는 정책도 세워달라. 김미례(37·인천·워킹맘) ●엄마 같은 마음으로 작은 것도 배려해주길 엄마 같은 마음으로 세세한 것, 작은 것까지도 잘 배려해줬으면 좋겠다. 여자이기 이전에 똑같은 사람이니까 너무 부담감을 갖지말고 여성의 힘을 보여주길 바란다. 초등학생 딸을 키우고 있는데 교육 공약이 어떻게 지켜지는지 보겠다. 전주원(40·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코치) ●육아 부담 때문에 자녀계획 미루지 않게 결혼한 여성들이 육아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자녀계획을 미루는 일들이 없도록 육아복지 정책이 강화됐으면 좋겠다. 한국 역사상 첫 여성대통령이 탄생한 만큼, 대한민국 여성들의 애로사항을 잘 살펴줄수 있는 지도자가 돼 주었으면 좋겠다. 김정선(27·강원도 태백시·간호사·내년 3월 결혼 예정) ●결혼이주여성 직업 선택폭 넓혀줘야 한국에 온 지 13년째다. 결혼이주여성으로서 그리고 이민자로서 직업 선택의 폭이 너무 좁다. 이주여성들이 각 나라에서 학교 다닌 경력을 인정해주면 취업할 때 조금 수월하지 않을까. 오설화(41·인천·중국 출신 다문화센터 이중언어강사) ●위안부 문제 책임감 갖고 해결해 달라 역사문제와 갈등을 반드시 해결해 주기 바란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친일이 거듭되고 있다. 박 당선인의 아버지도 친일 논란에 휩싸였었다. 무엇보다 여성 대통령으로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달라. 이용수(83·일본 종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 시드니-타박타박 룰루랄라 Walking around Sydney

    시드니-타박타박 룰루랄라 Walking around Sydney

    SYDNEY 타박타박 룰루랄라 Walking around Sydney 걷는 여행은 정직하다. 순간순간을 보고 듣고 느끼고 냄새 맡을 수 있다. 하나 더 볼 수 없을지는 몰라도 하나를 온전히 만날 수 있다. 시드니를 걸었다. 2, 3 겨울에도 서핑을 즐기는 젊은이들로 넘쳐나는 본다이 비치는 환상의 절경을 담고 있는 코스탈 워크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4 코스탈 워크에는 헤매지 않고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요소요소에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Bondi Beach 남태평양을 따라 시드니의 바다를 걷다 시드니에 가면 누구나 오페라하우스를 보고 하버 브릿지를 찾는다. 이 두 명소에 가기 위해서는 기차나 버스, 페리를 타고 써큘라 키Circular Quay에서 내리면 된다. 써큘라 키는 세계 3대 미항에 꼽히는 시드니 여행의 시작이자 외곽으로 나가는 대중교통의 집결지이기도 하다. 시드니가 자랑하는 본다이 비치Bondi Beach로 가는 버스도 써큘라 키에서 출발한다. 시드니 도심에서 직선거리로 8km 가량 떨어져 있는 본다이 비치는 파란 바다를 가르는 역동적인 서퍼들과 일광욕을 즐기는 비키니 차림의 미녀들로 언제나 생기가 넘친다. 해변 주변으로는 아기자기한 카페와 레스토랑, 쇼핑몰 등이 있어 저녁에도 흥겨운 분위기가 이어진다. 본다이를 즐기는 방법이야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지만 본다이 해변에서만 하루를 보낼 계획이 아니라면 해안선을 따라 도보여행 일정을 잡아 보자. 올망졸망한 제주올레와는 또 다른 바닷길을 만날 수 있다. 본다이 비치에서 시작해 남쪽 방향으로 해안 절벽을 따라 조성된 코스탈 워크Coastal Walk는 시드니의 바다를 만나는 최선의 방법이다. 클라이맥스에 다다를 때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일단 걷기 시작하면 이내 평생 잊지 못할 압도적인 풍광의 태평양과 손에 닿을 듯 지척에서 마주할 수 있다. 파란 하늘 아래 그보다 더 파란 바다. 탄성이 멈추질 않는다. 코스탈 워크는 본다이 비치를 시작으로 타마라마 비치Tamarama Beach, 브론테 비치Bronte Beach 등 크고 작은 비치를 거쳐 쿠지 비치Coogee Beach까지 이어진다. 해안절벽이라고는 하지만 길이 잘 놓여 있고 코스가 어렵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산책하듯 걸을 수 있다. 평일에도 운동을 하거나 개와 산책하는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서 치안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중간에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사진을 찍고 쉬엄쉬엄 걸어도 총 3시간이면 충분하고 코스 중간에서 나와도 된다. 시드니에서 소풍가기 좋은 맨리 버스가 아니고 페리를 타고 바다를 건너야 하는 맨리Manly에도 해안 워킹 코스가 만들어져 있다. 가장 손쉬운 코스는 페리가 도착하는 항구에서 두 블록 가량 맞은편에 있는 타운센터에서 셸리비치Shelly Beach까지 가는 코스로 왕복 30~40분이 소요된다. 관목 숲과 해변, 원주민 거주 지역 등을 통과해 스피릿 브릿지Spirit Bridges까지 가는 4시간 코스도 있다. 맨리는 페리까지 타고 바다를 건너가야 하니 오전에 일찍 가서 느긋하게 하루를 보내고 오는 것도 방법이다. 항구와 타운센터 주변으로 쇼핑몰이 형성돼 있으며 페리가 늦게까지 다닌다. 시간을 잘 맞추면 시드니로 돌아오는 페리에서 하버브릿지를 배경으로 근사한 석양을 감상할 수 있다. 맨리를 오고가는 페리는 서큘라 키 3번 부두에서 30분 간격으로 출발하고 30분 가량 소용된다. 왕복 14호주달러.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본다이 비치 도보여행 써큘라 키에서 333번 특급 버스를 타거나 380번 버스를 타면 된다. 380번 버스는 엘리자베스 스트리트에서도 탈 수 있다. 40분 정도 소요되며 요금은 편도 4.5호주달러(2012년 8월 기준)다. 기차를 타면 본다이 정션Bondi Junction에서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쿠지 비치에서 돌아올 때는 378번 버스가 서큘라 키까지 온다. ●Blue Mountain 5억년의 푸른 하늘을 걷다 남태평양의 파란 바다와는 또 다른 느낌의 푸른 세계도 있다. 시드니 주변에서 가장 유명한 블루 마운틴Blue Mountain에 오르면 5억년의 시간이 만든 절경을 만날 수 있다. 세계자연유산으로도 지정돼 있는 블루 마운틴에는 유칼립투스 나무가 지천이다. 유칼립투스 나뭇잎에서 나오는 수액이 햇빛에 증발하며 푸른 안개 같은 빛을 띠기 때문에 블루 마운틴이라 이름 붙은 이곳 또한 걷기 여행에 제격이다. 블루 마운틴의 블루는 아침 시간에 더 진가를 발휘한다. 블루 마운틴을 여행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데이투어 버스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다. 데이투어는 블루 마운틴까지의 왕복 교통편과 현지에서의 주요 포인트간 이동이 기본으로 포함되며 식사나 추가 일정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1인당 100달러 정도면 이용할 수 있다. 시간에 맞춰 움직이거나 모르는 여럿과 어울리는 것이 싫다면 기차를 타고 개인적으로 여행하면 된다. 시드니 센트럴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카툼바역Katoomba Railway Station에 내리면 역 앞에 셔틀 버스 개념의 익스플로러 버스나 트롤리 투어 정거장이 있다. 이도 싫다면 도보로도 충분히 여행할 수 있다. 블루 마운틴 여행은 대부분 에코 포인트Eco Point에서 시작한다. 버스를 타지 않고 걷기로 결정했다면 카툼바역 정면의 큰 길을 따라 곧장 걸어가면 되는데 도보로 30분이면 충분히 에코 포인트에 도착한다. 걷는 중간중간 시골 마을의 상점과 주택가를 기웃거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에코 포인트에 서면 마법으로 돌이 됐지만 기구한 사연으로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는 ‘세 자매 봉Three Sisters’을 비롯해 블루 마운틴의 전체적인 윤곽을 포착할 수 있다. 1 블루 마운틴은 누가 뭐래도 걸어서 여행해야 그 멋을 만끽할 수 있다 2 수억년 세월을 견디며 밋밋해진 계곡이 평야처럼 펼쳐진다 3 블루 마운틴에 속한 제놀란 동굴 인근의 고풍스런 주택 4 절벽 트레킹을 하다 보면 만나게 되는 유칼립투스 나무 빼곡한 블루 마운틴 계곡 블루 마운틴을 제대로 만나는 절벽 트레킹 호주의 그랜드 캐년이라고도 불리는 블루 마운틴은 봉오리가 뚜렷한 우리네 산악지형과는 생김새부터 다르다. 긴긴 세월에 켜켜이 깎이고 다듬어져 밋밋해진 능선이 저 멀리까지 뭉게뭉게 펼쳐지며 가슴 탁 트이는 장관을 이룬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푸른 산이다. 사진보다 실물이 예쁜 사람처럼 블루 마운틴은 그 어떤 사진이나 글로도 실제의 감동을 전달하기가 어렵다. 에코 포인트에서는 길게는 3일에서 짧게는 2~3시간 정도까지 다양한 트레킹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에코 포인트 자체가 이미 고지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절벽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이상 가파른 등산을 하지 않고도 비교적 평탄한 절벽 길을 걸을 수 있다. 당일 일정이라면 에코 포인트에서 시닉월드까지의 트레킹을 권할 만하다. 대략 1시간 정도의 트레킹은 블루 마운틴의 가파른 절벽을 따라 이어지며 코너를 돌 때마다 달라지는 블루 마운틴의 풍광을 만날 수 있다. 시닉월드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경사를 운행하는 관광열차로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는 시닉 ‘레일웨이’와 카툼바 폭포 옆 옛 폐광 지대 계곡에 조성해 놓은 ‘워크웨이’, 300m 높이의 블루 마운틴 협곡을 연결해 놓은 투명한 바닥의 케이블카 ‘스카이웨이’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마치 원시 정글 속에 산책로를 꾸며 놓은 듯한 워크웨이는 안전하고 편리하게 블루 마운틴의 속살을 만지는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travie info 블루 마운틴 도보여행 기차를 이용한 개별여행이라면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 센트럴역에서는 평균 1시간에 한 대꼴로 출발하고 캄툼바역까지는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탑승 게이트가 수시로 변경되니까 잘 확인할 것. 열차는 왕복 23달러. 블루 마운틴 익스플로러나 트롤리 티켓은 카툼바역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성인 1인당 25달러 전후.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ydney City 느긋느긋 시드니의 심장을 걷다 호주는 큰 나라다. 시드니도 마찬가지. 호주의 행정 수도는 캔버라지만 관광객의 수도는 시드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페라하우스와 하버 브릿지, 로얄 보타닉 가든과 하이드 파크를 품고 있는 시드니는 그 자체로도 걷기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대도시인 만큼 시드니 도보 여행은 어느 정도 지역을 나눠 접근하는 편이 좋다. 마침 주말에 시드니에 머문다면 록스 마켓Rocks Market으로 향하면 된다. 오페라 하우스 맞은편 하버 브릿지 끄트머리의 록스 광장에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마다 장이 선다. 벼룩시장처럼 중고 물품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각종 수공예품이 주를 차지하고 한 편에는 먹거리 장터가 세워진다. 록스마켓을 둘러본 뒤에는 강철로 만든 하버 브릿지 횡단에 도전할 수 있다. 현지인들에게는 옷걸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하버 브릿지는 밀슨스 포인트Milsons Point까지 연결돼 있는데 인도가 마련돼 있어 안전하게 건널 수 있다. 오페라하우스에서 바라보는 하버 브릿지도 멋지지만 막상 다리에 올라 내려다보는 오페라하우스 또한 장관이다. 우리네 남산만큼은 아니지만 하버 브릿지에도 사랑의 징표로 걸어 놓은 자물쇠가 제법 있다. 하버 브릿지가 아니라 써큘라 키를 지나 오페라하우스로 갈 수도 있다. 언제나 관광객으로 넘치는 오페라하우스를 지나면 한결 한가로운 로얄 보타닉 가든이 기다리고 있다. 4,000여 종의 다양한 식물과 푸른 잔디가 펼쳐져 있는 보타닉 가든은 오아시스가 따로 없다. 로얄 보타닉 가든 안에는 진귀한 19세기 가구가 고스란히 보존돼 있는 총독 관저가 있고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가이드 투어가 진행된다. 평일에는 가든투어까지만 허용된다. 보타닉 가든까지 갔다면 조금만 힘을 내 맥쿼리 부인의 의자Mrs. Macquarie’s Chair까지 욕심을 내보자. 총독의 부인이었던 맥쿼리 여사가 영국으로 출장 간 남편을 기다리며 이곳에서 종종 책을 읽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는데 가보면 왜 그녀가 이곳까지 나와서 독서를 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곳까지 가는 해안 길도 환상적이고 오페라하우스와 하버 브릿지가 한데 어울려 있는 엽서 같은 사진을 찍기에도 그만이다. 대도시 이미지의 활기찬 시드니를 보고 싶다면 좀더 중심가로 나가면 된다. 맥쿼리 스트리트와 로얄 보타닉 가든이 만나는 자리에 있는 주립도서관은 공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욕심이 날 정도로 근사한 도서관이다. 높은 천장까지 책이 한 가득 쌓인 서고와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숨어 있던 학구열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길눈이 어둡거나 복잡한 다운타운을 헤매기 싫다면 중심 거리인 조지 스트리트를 따라 걸으면 된다. 록스 광장부터 시작되는 조지 스트리트를 걷다 보면 중간중간 마틴 플레이스처럼 유명한 쇼핑 구역이 나오고 타운홀 인근에는 시드니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퀸 빅토리아 빌딩QVB도 자리하고 있다. 19세기에 지어진 지하 2층, 지상 3층의 이 건물에는 골동품점과 부티크를 비롯해 고풍스런 카페 등이 빼곡하다. 빅토리아 여왕의 이름을 딴 QVB는 꼭 쇼핑이 아니더라도 스테인드 글라스와 유리돔 등의 화려한 구경거리로 방문 가치가 있다. 천장에 매달린 시계탑에서는 매시 정각 귀여운 인형극이 열린다. 1 오페라하우스와 하버 브릿지. ‘맥쿼리 부인의 의자’에 가면 한 프레임에 담을 수 있다 2 세계에서 가장 넓은 목조 선착장 핑거 선착장Finger Wharf. 울루물루 선착장Woolloomooloo Wharf이라고도 하며 호텔과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있다 3 현대적인 힐튼 시드니의 입구 4 가격대비 만족도 높은 챗 타이 레스토랑 글 김기남 기자 사진제공 호주관광청 www.australia.com ▶travie info 시드니 도보 여행 시드니의 중심 거리라고 할 수 있는 조지 스트리트와 엘리자베스 스트리트를 타원형으로 순환하는 555번 무료 셔틀 버스를 잘 이용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뚜벅이 도심 여행을 할 수 있다. 힐트 시드니 호텔 Hilton Sydney QVB를 마주하고 있는 힐튼 호텔은 시드니 이곳저곳을 여행하거나 쇼핑을 즐기기에 최적의 입지를 자랑한다. 힐튼 호텔만의 특급 서비스와 시설은 기본이고 공항 특급열차의 종점인 타운홀과 이어져 있고 스트랜드 아케이드Strand Arcade 등 유명 쇼핑몰이 지척이다. 555번 무료 셔틀 버스 정류장도 바로 호텔 앞에 위치한다. www1.hilton.com 챗 타이chat thai 시드니에서 최근 뜨고 있는 타이 레스토랑. 매콤한 음식이 생각날 때도 추천할만한 곳이다. 시드니에서는 나름 합리적인 가격에 수준급 태국 요리를 맛볼 수 있고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해산물 요리는 30호주달러 이하, 국수와 밥은 15호주달러 이하에서 고를 수 있다. 타이타운과 웨스트필드, 랜드위크, 맨리 항구 터미널 등에도 레스토랑이 있다. www.chatthai.com.au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특정인 업적보다 경제발전·민주화 보여주겠다”

    “특정인 업적보다 경제발전·민주화 보여주겠다”

    “특정 정치 지도자의 업적을 강조하지 않았고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보여주려고 기획했다.” 26일 공식 개관하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김왕식 초대 관장은 20일 편향된 역사관에 대한 것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게 아니냐는 진보 진영의 문제 제기에 대해 이렇게 해명했다. 김 관장은 또 민주화 운동과 관련한 공간이 작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시민사회의 성장과 민주주의’라는 전시 공간 하나뿐인 것으로 보이지만 민주화 운동의 선구인 4·19혁명 부분도 따로 전시됐고 산업화 과정에서의 그늘진 모습도 보여줘 어느 정도 균형이 잡힌 공간이 됐다.”고 했다. 옛 문화체육관광부의 청사를 리모델링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국립 근현대사 박물관으로 2008년 이명박 정부의 100대 국정 과제에 따라 총예산 448억여원을 들였다. 부지 6445㎡(1950평), 건축 총면적 1만 734㎡(3247평) 규모이며 지상 8층 건물에 상설전시실 4개와 기획전시실 2개를 비롯해 수장고, 세미나실, 강의실, 카페, 문화 상품점 등을 갖췄다. 자료는 4만여점이고 전시 유물은 1500점 정도다. 상설전시실은 ‘대한민국의 태동 1876~1945년’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기초확립 1945~1960년’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 1961~1987년’ ‘대한민국의 선진화, 세계로의 도약 1988~’로 이뤄졌다. 역대 대통령 초상화와 집무 책상 등을 갖춘 대통령실을 별도로 마련한 것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을 이끈 지도자는 공과와 상관없이 전시되고 알려져야 한다.”며 “퇴임한 대통령만 전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앞으로 미국 대사관이 이전하면 박물관 규모를 더 넓혀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크리스마스이브 극장가 덮칠까, 초대형 재난영화 ‘타워’ UP&DOWN

    크리스마스이브 극장가 덮칠까, 초대형 재난영화 ‘타워’ UP&DOWN

    김지훈 감독과 ‘영화계의 큰손’ CJ엔터테인먼트는 각별한 인연이 있다. 2007년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김 감독의 ‘화려한 휴가’는 관객 730만명을 동원했다. 업계 1위면서도 내세울 흥행작이 없던 CJ는 비로소 자존심을 세웠다. 2009년 1000만 관객 영화 ‘해운대’가 나오기 전까지 CJ의 최고 흥행 기록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김 감독과 CJ는 악몽을 꿨다. 총제작비 117억원가량을 쏟아부은 국내 첫 3차원(3D) 상업영화 ‘7광구’가 손익분기점(약 335만명)에도 못 미친 242만명에 그친 것이다. CJ와 김 감독이 명예회복에 나선다. 순제작비 110억원 안팎의 재난영화 ‘타워’(25일 개봉)다. 컴퓨터그래픽(CG) 등 후반 작업에만 10개월을 공들였다. 올 개봉작 중 가장 많은 돈을 썼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서울 여의도 108층짜리 초고층 빌딩 타워스카이에서 일어난 화재 속에서 삶의 희망을 놓지 않으려고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타워’가 한국형 재난영화의 기치를 올렸던 ‘해운대’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한 꺼풀 벗겨 봤다. ■UP 재난 영화의 성패는 얼마나 사실적인 볼거리와 촘촘한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 의미에서 ‘타워’는 짜임새 있는 구성과 고도의 컴퓨터그래픽(CG) 작업으로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보였다. 모두가 즐거워하는 크리스마스 이브, 108층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 타워스카이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를 소재로 한 영화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 이유부터 발화점을 찾아가는 과정은 물론 2차적 재난인 건물 붕괴까지 고층 빌딩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을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그려 나가면서 몰입도를 높인다. 갑작스러운 화재로 고층 건물에 갇힌 사람들과 그들을 구하려는 소방관들의 애타는 사연도 적절히 배치됐다. 딸과 단둘이 사는 시설관리 팀장 이대호(김상경)와 자신을 짝사랑하는 대호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푸드몰 매니저 서윤희(손예진), 결혼 후 처음으로 아내와의 크리스마스 이브 데이트를 약속한 소방대장 강영기(설경구), 로또에 당첨돼 ‘타워스카이’에 입주한 김 장로(이한위) 등이 생사를 건 위기의 순간을 아슬아슬하게 헤쳐 나가는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타워’는 물을 소재로 한 ‘해운대’와 많은 부분에서 비교되는 작품이다. 하지만 상영 시간의 절반 이상이 지나서야 재난 장면이 등장하는 ‘해운대’와 달리 ‘타워’는 초반 시작 30분 뒤부터 본격적인 전개가 시작된다. 전반부가 불로 인한 재난에 집중했다면 후반부에는 붕괴를 지연시키기 위해 수조 탱크를 열면서 엄청난 양의 물과 사투를 벌이는 장면을 보여주는 등 단조로움을 피했다. 실사와 CG를 적절히 섞어 실재감을 높인 것도 ‘타워’의 장점이다. 총 100억여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타워’의 화재 장면은 세트장에서 실제로 뜨거운 불 속에서 촬영됐다. 총 3000컷 중 CG로 처리된 분량은 약 1700컷에 이르지만 후반 작업에만 1년 가까이 매달린 탓인지 크게 어색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대한민국 최상류층이 산다는 타워스카이도 흥미롭게 그려진다. 구출되는 순간에도 특별 대우를 받으려는 사회 고위층의 볼썽사나운 선민의식과 자신의 욕망 때문에 무리하게 일을 밀어붙이는 타워스카이 조사장 역을 맡은 차인표의 연기도 눈길을 끈다. ■DOWN 가장 행복한 순간에 자연 재앙이 덮쳐 온다. 이기적인 본능에 충실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른 삶을 구하려고 생명을 내던진 이도 있다. 재난 블록버스터의 문법이다. ‘트위스터’(1996) ‘볼케이노’(1997) ‘아마겟돈’ ‘딥임팩트’ ‘타이타닉’(1998) ‘퍼펙트스톰’(2000) ‘투모로우’(2004) ‘2012’(2009) 등이 그랬다. 한국형 재난영화의 새 장을 연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도 다르지 않다. 재난 속에 더욱 애틋해진 인간관계가 있고, 희생을 담당하는 캐릭터일수록 행동의 당위성을 공들여 묘사하는 게 당연하다. 그래야, 뻔하다고 흉보면서도 눈물을 흘리고 감동을 한다. ‘타워’에서 화마(火魔)와 맞서 싸우는 중심에는 전설적인 소방대장 강영기(설경구)와 타워스카이 관리팀장 이대호(김상경)가 있다. 영화 후반부로 접어들면 관객은 직감할 터. 둘 중 한 명에게 ‘숭고한 임무’가 주어지리란 걸 말이다. 그런데 김 감독은 두 주인공의 사연과 캐릭터를 설명하는 데 인색했다. 이대호는 영화 중반부까지 사랑하는 여인 서윤희(손예진)와 딸(조민아)이 불구덩이 속에 고립됐기 때문에 그나마 동기 부여가 됐다. 하지만 강영기 대장은 투철한 사명감과 카리스마뿐. 아내와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나 과거의 실패담 등은 없다. 설경구의 열연만으로 극복하기에는 시나리오상의 캐릭터가 너무 전형적인 셈이다. 예기치 않게 재앙의 한복판에 떨어진 인물들의 관계도 밋밋하다. 이대호와 그의 딸, 서윤희를 중심으로 청소부 아줌마와 아들(권현상), 조리사(김성오)와 여자 친구, 윤 노인(송재호)과 정 여사 등이 등장한다. 왜 그들이 애틋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묘사는 건너뛰었다. 관객이 이들의 공포와 고통, 슬픔에 공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뜬금없이 툭툭 등장하는 유머 코드도 불편하다. 수영장에 몸을 담그고 ‘지옥 불기둥에 주의 천사를 보내 주소서’라고 기도하던 김 장로(이한위)와 교인들 앞에 소방관 병만(김인권)이 나타나자 “할렐루야.”를 외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감초 조연의 대명사 박철민과 김성오, 김인권 등이 몇 차례 웃음을 유도하지만 시사회 반응은 담담했다. 임일영·이은주기자 argus@seoul.co.kr
  • 내년을 맛보라 오페라 갈라

    내년을 맛보라 오페라 갈라

    8개월 동안 200여 회가 넘는 공연이 열리는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턴 오페라 극장은 ‘오프닝 나이트 갈라’를 시작으로 화려하게 시즌을 연다. 시즌 개막을 관객과 함께 축하하고자 특별공연 형식을 취한 것.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한 시즌으로 보는 북미·유럽과 달리 봄부터 겨울까지 한 시즌으로 꾸리는 국립오페라단은 ‘갈라’의 시점을 틀었다. 올해 무대에 올린 작품들의 하이라이트와 함께 2013년 선보일 작품의 맛보기를 중심으로 29~30일 오후 3시와 7시30분, 총 4회에 걸쳐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다. 지난 10월 티켓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1회 공연을 추가할 만큼 반응이 뜨거웠던 비제의 ‘카르멘’ 서곡으로 막을 올린다. 메조소프라노 김선정이 카르멘 역을 맡고, 테너 서필, 소프라노 조정순과 김민지, 바리톤 공병우, 메조소프라노 김정미가 함께 한다. 모차르트의 발랄한 연애담 ‘코지 판 투테’도 선보인다. 올해와 내년 레퍼토리와는 무관하지만, 갈라의 흥겨운 분위기를 살리려고 연출자 김홍승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포함했다. 약혼녀의 정절을 두고 내기를 건 두 명의 젊은 장교가 펼치는 귀여운 사기극이다. 지난달 오페레타 ‘박쥐’로 한국 무대 데뷔를 한 바리톤 안갑성이 굴리엘모 역을 맡는다. 올해 벨베데레 콩쿠르에서 1위를 한 신예 테너 김범진이 페란도 역으로 데뷔무대를 갖는다. 캐스팅만 놓고 보면 갈라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신선하다. 2013~2014년 리하르트 바그너의 작품(파르지팔·니벨룽겐의 반지)에 도전하는 국립오페라단은 이번 무대에서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으로 첫 걸음을 뗀다. 악마에 영혼을 판 죄로 영원히 바다를 떠도는 벌을 받게 된 노르웨이 유령선 선장의 전설을 다룬 바그너의 초기작품이다. 7년에 한 번, 그것도 단 하루 뭍에 발을 디딜 수 있는 그에게 죽음으로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순수한 여인이 나타나면서 저주가 풀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갈라에서는 1막을 중심으로 베이스 최웅조와 전준한, 테너 전병호가 합창단과 함께 웅장한 하모니를 들려준다. 1만~10만원.(02)586-5284.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민생과 안정’ 전략 주효… 보수대결집으로 완승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18대 대선 승리는 그가 걸어온 길 만큼이나 드라마틱했다. 19일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박빙의 오차범위 내 우세(1.2%)로 출발한 박 당선자는 문재인 후보의 추격을 뿌리치고 100만표가 넘는 표차로 승리했다. 국민들은 ‘변화’를 기대하면서도 ‘민생’과 ‘안정’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당의 승리 요인은 가장 먼저 박 당선자의 개인적 역량을 빼놓을 수 없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애칭에서 알 수 있듯 박 당선자는 새누리당 대선 전략의 ‘알파’이자 ‘오메가’였다. 박 당선자는 선거 초반 새누리당이 불안과 내홍에 휩싸였을 때 “나를 믿고 따라와 달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문재인·안철수 연대’에 짓눌린 당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민생과 대국민통합을 강조한 선거 전략도 유효했고 보수층을 결집한 리더십도 돋보였다. 여기에 정책 공약의 큰 줄기였던 경제민주화와 정치쇄신 이슈를 선점해 야권의 칼날을 무디게 한 것도 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대선을 일주일 남짓 앞두고 우후죽순 터져 나온 야권발 각종 네거티브 공세에 맞불을 놓으며 ‘강(强) 대 강(强)’ 대결로 몰고 간 것도 결국 승리의 요인이 됐다. 박 당선자는 대선 출마 이후 줄곧 민생과 국민대통합을 얘기해 왔다. 양극화의 확대로 팍팍해진 살림살이와 10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등 어느 때보다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서민들에게 거창한 구호 대신 민생을 내걸고 소통했다는 점이 주효했다. 캠프 관계자는 19일 “우리는 선거 기간 동안 민생 정부를 외치며 국민만을 보고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전략을 구사했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가 지난 8월 20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100% 국민대통합’을 선언한 이후 보수와 진보를 넘나드는 ‘광폭 행보’도 참신했다는 평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의 참여와 지지도 큰 힘이 됐다. 박 후보가 호남에서 선전한 배경이기도 하다. ‘여성 대통령론’도 예상외의 파급력을 보여 줬다. 여론조사 내내 박 후보는 여성 유권자의 지지율이 남성 유권자의 지지율을 웃돌았다. 역대 대선에서 볼 수 없었던 ‘보수 대결집’도 승리의 일등 공신이다. 선진통일당과의 합당으로 보수 대결집의 물꼬를 튼 박 당선자 진영은 이후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와 박세일 전 국민생각 대표, 김영삼 전 대통령, 막까지 애를 태웠던 친이계의 좌장인 이재오 의원이 합류하면서 보수 대결집을 완성했다. 역대 대선에서는 1992년 박찬종, 1997년 이인제, 2002년 이한동, 2007년 이회창 등 제2, 제3의 보수 후보들이 출마해 보수층의 지지표를 잠식했다. 이번 대선과 같은 초박빙 승부에서 보수 성향의 유력 후보가 출마했다면 승부의 추는 야권으로 기울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박 당선자는 국민대통합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보수와 중도세력 결집에 성공했다.”면서 “역대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집권당을 탈당하지 않은 것도 야권으로부터 ‘이명박근혜’라는 비판을 받았어도 전통 보수층으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박 당선자의 또 다른 승리 요인으로는 이슈 선점을 꼽을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야권의 정권교체 공세를 무력화한 배경에는 경제민주화와 정치쇄신이라는 시대적 어젠다를 발 빠르게 선점한 것을 꼽을 수 있다. 경제민주화의 ‘저작권자’인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영입해 야권의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었던 경제민주화 공약을 약화시켰으며 ‘스타 검사’ 출신인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삼고초려’로 영입해 야권의 정치개혁 공세를 막았다. 물론 김 위원장과의 갈등으로 박 당선자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후퇴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지만 2차 TV토론회를 앞두고 전격 ‘구원 투수’로 등장해 이 같은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 등의 정책에서 ‘좌(左) 클릭’했다는 점이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과거사를 비롯해 야권 후보의 단일화, 막판 네거티브 공세를 잘 넘긴 것도 승리의 요인이다. 과거사 문제는 선거 초반 분위기를 야권에 넘겨 주는 계기가 됐다. 박 당선자는 인혁당 사건을 놓고 “두 개의 판결”로 곤욕을 치렀고,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법원의 강탈 판결을 놓고 야권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야권이 후보 단일화에 나서면서 과거사 이슈가 묻혔고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아름다운 단일화’를 보여 주지 못하면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안 전 후보가 선거 막판에 문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로 돌아섰지만 대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 ‘억대 굿판’, ‘신천지 연루설’, ‘국정원 여직원 불법 댓글 논란’ 등 야권발(發) 네거티브 공세는 청와대로 가는 마지막 고비였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비운의 ‘흉탄 고아’… 22세에 퍼스트레이디 역할

    비운의 ‘흉탄 고아’… 22세에 퍼스트레이디 역할

    박근혜 당선자의 당선은 우리나라 최초의 부녀(父女) 대통령 탄생이라는 기록도 만들었다. 청와대에서 영애(令愛)로 유년기를 보낸 퍼스트레이디 대리는 34년 만에 다시 청와대에 들어가게 됐다. 박 당선자의 삶과 정치 여정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빼놓을 수 없다. 박 당선자도 자신의 인생에 가장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부모님을 꼽는다. 그는 1990년 일기에서 “비범하셨던 부모님을 모셨던 것부터가 험난한 내 인생 길을 예고해 주었던 것”이라고 기록했다. 20대에 부모님을 모두 흉탄에 잃은 비운의 삶을 표현한 것이다. ●전차 타고 등교한 대통령의 딸 박 당선자는 1952년 2월 2일 대구시 삼덕동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맏딸로 태어났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대구 주재 육군본부 작전·교육국 작전차장이었고 육 여사는 중등학교 교사 출신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경북 선산군 구미면 상모리(현 구미시 상모동)에서 소작농 박성빈과 부인 백남의의 5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구미보통학교, 대구 사범학교(현 경북대 사범대학)를 거쳐 만주군관학교 예과와 일본육군사관학교 본과를 졸업하고 만주군 소위로 임관하여 중위 때 해방을 맞아 귀국, 국방경비사관학교(현 육군사관학교) 제2기로 임관해 재직 중이었다. 육 여사는 충북 옥천군의 대지주인 육종관과 부인 이경령의 차녀로 태어나 배화여자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옥천공립여자전수학교(현 옥천여중)에서 가정과 교사로 1년 반 동안 일했다. 박 당선자의 외조부인 육종관은 육 여사가 과거 혼인 경력이 있고 가난한 군인에 불과한 박 전 대통령과 결혼하는 것을 반대했으나 육 여사는 어머니 이경령, 동생 육예수와 함께 대구로 가서 결혼식을 강행했다. 박 당선자는 자서전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딱딱한 군인 이미지와 달리 가족에게 더할 수 없이 다정한 분”, “젊은 시절 아버지는 로맨티스트”라고 회상했다. 육 여사에 대해서는 “고등학생이 될 무렵부터 내 안에 가장 이상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어머니가 자리 잡았다.”고 할 만큼 신뢰와 애정을 가졌다. 특히 육 여사에 대해서는 단아한 외모와 검소하고 겸손한 성품을 떠올린다. 육 여사는 박 당선자의 어린시절 의장 또는 대통령의 자녀라고 해서 특권의식을 갖지 않도록 평범한 생활을 강조했다고 한다. 박 당선자는 자서전에서 “대통령의 자식이기 때문에 혜택을 누린 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 내게 청와대 생활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청와대 생활에서 하지 말아야 할 금기사항이 빼곡한 날이었다.”고 적었다. 박 당선자는 서울 장충초등학교에 입학해 1964년 졸업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초등학교 동창이다. 이어 성심여자중학교와 성심여자고등학교를 거쳐 1974년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수석 졸업했다. 학점은 4.0 만점에 3.82였다. 육 여사는 박 당선자가 사학을 전공하길 바랐으나 박 당선자는 산업 역군이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전자공학을 택했다. 졸업 직후에는 프랑스 그르노블 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 유학을 마친 뒤 강단에 서는 것이 꿈이었지만 순식간에 운명이 바뀌었다. ●육 여사 장례 6일 만에 퍼스트레이디역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한 육 여사가 조총련계 재일교포 문세광에 의해 저격당해 서거했다. 프랑스에서 유학 중이던 박 당선자는 급히 서울로 돌아왔다. 영문도 모른 채 귀국길에 올랐다가 가판대에 놓여진 신문 1면에 육 여사의 사진과 ‘암살’이라는 글자를 보고 “온 몸에 수만 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쇼크를 받았다. 날카로운 칼이 심장 깊숙이 꽂힌 듯한 통증이 몰려 왔다.”고 회상했다. 박 당선자는 육 여사의 장례식을 치른 지 엿새 만에 영부인배 쟁탈 어머니 배구대회에 참석하면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맡았다. 청와대에 들어온 민원을 점검하고 영세 기업, 소외 계층을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국토시찰이나 산업현장을 수행했고 아침마다 신문을 읽어 주며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주고받기도 했다. 1974년부터 걸스카우트 명예총재를 맡고 새마을운동의 일환인 새마음운동을 전개하며 퍼스트레이디로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박 당선자는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삶은 누에고치에서 깨어나 나비가 되어 가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외국 귀빈들을 접대하며 외교적 식견도 넓어졌다. 1979년 지미 카터 당시 미국 대통령 내외가 방한했을 당시 주한 미군 철수 문제로 팽팽하게 맞섰으나 박 당선자가 로절린 여사와 대화를 나누며 상황을 원활하게 풀어가 ‘근혜·카터 회담’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육 여사를 잃은 박 전 대통령은 맏딸인 박 당선자에게 많은 의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느 날 아침 식사를 마친 박 전 대통령이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며 “근혜가 없으면 못 살 것 같아. 네 어머니가 그렇게 일찍 돌아가려고 너를 두었는가 봐.”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당선자는 1974년 11월 일기에서 “지금 나의 가장 큰 의무는 아버지로 하여금, 그리고 국민으로 하여금 아버지는 외롭지 않으시다는 것을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1979년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마저 갑작스럽게 서거하면서 또다시 비극을 맞았다. 27일 새벽 박 전 대통령의 소식을 접한 박 당선자는 가장 먼저 “전방에는 이상이 없습니까?”라고 물었지만 ‘그날 밤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고 기록할 만큼 충격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의 피 묻은 넥타이와 와이셔츠를 직접 빨면서 평생 흘릴 눈물을 다 흘렸다고 한다. ●평범한 일상을 꿈꾸며 박 당선자는 장례를 치른 뒤 청와대를 떠나 신당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공개되지 않은 생활을 하면서 여행을 다니기도 하고 1980년대 후반에는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매진했다. 박 당선자는 이 기간을 “외롭고 긴 항해”라고 표현했다. 박 당선자는 육 여사가 청와대 시절 자신들에게 겸손을 강조한 이유도 신당동에 돌아와서야 절실하게 느꼈다고 회고했다. “권력의 중심부인 청와대라는 공간에서 자식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것이다. 당시 박 당선자가 적은 일기들에는 특히 사람들의 배신에 대한 언급이 많다. 청와대에 있을 때에는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돌아서는 모습을 보며 느낀 감정들이다. 신뢰를 가장 중시하고 배신에 대해서는 체질적인 반감을 갖게 된 것도 그 당시의 상황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뢰할 수 없다는 사실이 모든 것을 슬프고 우울하게 만든다. 아예 처음부터 마음을 달리 먹고 배신을 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처음에는 진정으로 충성을 맹세했지만 어차피 약한 인간이기에 차츰 권세와 명예와 돈을 따라 마음을 바꾸는 사람도 있다.”(1981년 8월), “계속해서 인간에 대해 실망을 하게 되는 일들이 생긴다. 충성을 얘기하고 뭐가 어떻고 말이 많았던 그도 결국 마음에 있는 것은 자리 하나였다.”(1989년 1월 17일) 등 박 당선자가 주변 사람들에 대한 실망을 느끼게 된 기간도 오래 지속됐다. 박 당선자는 1980년대 후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를 바로잡는 등 기념사업회 활동에 주력했다. 특히 1989년 박 전 대통령의 10주기를 맞아 적극적으로 언론 인터뷰를 하고 추도식을 준비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다. 청와대를 떠난 18년의 세월이 은둔, 칩거로 표현되는 것에 대해 박 당선자는 “쓴웃음이 나온다.”면서 “그때도 나는 대한민국의 하늘 아래 살고 있었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국민의 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는 ‘평범함’을 갈구했다. ‘평범한 가정에 태어났더라면’이라는 제목으로 1980~1990년 사이 일기를 묶어서 책으로 냈다. 박 당선자는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이란 결국 평범함 속에 있다고 느껴진다.”면서 “마음의 평화,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배로 여기는 것이며 가장 누리고 싶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를 계기로 박 당선자는 1997년 정치에 입문한다. 퍼스트레이디 시절, 뿌리 깊은 가난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강조한 박 전 대통령을 따라 경제 안정에 주력했고 가까스로 일으켰는데 무너져 내렸다는 허탈함과 위기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국회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해 야당 대표를 지내면서 대통령이 되기까지 박 당선자의 정치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원칙과 신뢰의 수첩공주… 鐵의 리더십, 위기에 더 빛나

    원칙과 신뢰의 수첩공주… 鐵의 리더십, 위기에 더 빛나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선이 굵다. 작은 것에 집착하지 않고 큰 방향을 보고 나아간다. 말과 행동에 군더더기도 거의 없다. 원칙을 강조하는 박 당선자 특유의 리더십이다. 이 때문에 위기에 처할 때마다 자기 희생과 신뢰 정치로 바닥을 딛고 일어나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방향을 읽는 능력, 결단할 줄 아는 힘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부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 효과를 뛰어 넘는 것이다. 이러한 박 당선자의 리더십은 향후 5년 동안 ‘대한민국호(號)’를 이끌어 나갈 통치 스타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멘토… 영국 여왕, 대처 총리, 아버지 박 당선자는 ‘롤 모델로 삼는 정치인’으로 16세기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을 꼽았다. 여성성보다는 위기를 극복하는 강한 리더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박 당선자는 지난 8월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 5명이 출연한 MBC ‘100분 토론’에서 “엘리자베스 1세는 어려서 고초를 많이 겪었다. 그 시련을 다 이겨내고 지도자가 됐다.”면서 “자기가 불행을 겪었기 때문에 남을 배려할 줄 알았고 관용의 정신을 갖고 합리적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했다. 파산 직전의 영국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당선자는 2007년 지지자들에게 공개한 ‘90문 90답’에서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라고 답했다. 박 당선자는 당시 “위기의 대한민국을 살릴 리더십은 영국병에 신음하던 영국을 되살린 대처리즘”이라면서 “대처 총리가 영국을 살려낼 수 있었던 힘은 ‘시대에 맞는 원칙’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렇듯 박 후보의 멘토가 대처 전 총리에서 엘리자베스 1세로 바뀐 배경에는 ‘상황 논리’가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고질적 병폐인 파업 등 노조 문제에 단호히 대응해 영국 경제를 부흥시킨 대처의 방식은, 5년 전 ‘줄·푸·세’(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질서 세우자)를 앞세웠던 박 당선자의 공약과 맞닿아 있었다. 반면 박 당선자는 이번 대선에서 국민 대통합과 경제 민주화, 복지 확대 등을 내걸었다. 이는 동인도회사 설립, 빈민구제법 강화, 가톨릭·개신교 간 종교 갈등 해소 등 엘리자베스 1세의 정책 노선과 닮은 꼴이다. 박 당선자는 또 지난해 말 자신의 정치 철학에 가장 영향을 미친 인물에 대해 ‘아버지’라면서 “아버지는 고뇌하시고 정책을 발표하고 현장에서 실행되는지 계속 확인을 많이 했다. 아버지가 갖고 계신 역사관이나 안보관, 세계관을 들으면서 많이 배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 당선자는 이어 지난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의 33주년 추도식에서는 “이제 아버지를 놓아드렸으면 한다.”면서 “아버지 시대에 이룩한 성취는 국민들께 돌려드리고 그 시대의 아픔과 상처는 제가 안고 가겠다.”면서 ‘탈(脫)박정희’를 선언하기도 했다. ●키워드… 정치공학·전략은 금기어 박 당선자의 트레이드 마크는 ‘원칙과 신뢰’다.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2010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 과정에서 박 당선자는 정치 생명을 걸고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원안을 지켜낸 뒤 이러한 이미지는 훨씬 강해졌다. 이 때문에 박 당선자에게 ‘정치공학’이나 ‘전략’은 금기어에 가깝다. ‘속임수’와 비슷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가식적인 ‘쇼’는 안 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대로 ‘국민’, ‘민생’ 등의 표현은 박 당선자의 결단을 이끌어내는 촉매제라고 한다. 한 측근은 “박 당선자를 설득하려면 ‘이렇게 하는 게 유리하다.’보다 ‘이렇게 하는 게 옳다.’고 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참모들 사이에서 “예측 가능하기 때문에 모시기는 쉽다. 하지만 선거에는 적합하지 않은 후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투수로 치면 화려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기교파라기보다는 묵직한 돌직구를 뿌리는 정통파인 셈이다. 이를 통해 박 당선자는 위기에 강한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 왔다.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 대표를 맡은 뒤 ‘천막당사’로 배수진을 쳤다. 곧이어 치러진 4·15 총선에서 121석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2006년 지방선거 때는 ‘커터칼 테러’를 당한 뒤에는 병원에서 한 “대전은요?”라는 한마디로 위기에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2년 3개월여 동안 당 대표로 각종 선거에서 잇따라 승리하며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 말에는 여권 주요 인사들의 잇단 비리와 구속 등으로 위기에 처하자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컴백’ 했다. 당을 뜯어 고쳐 새누리당을 출범시킨 뒤 지난 4·11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대선 후보직까지 거머쥐었다. 15년여의 정치 인생 동안 선거에서 ‘아픈 경험’은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패배가 유일하다. 박 당선자는 “우리나라는 큰 위기에 있다. 경험 많은 선장은 파도 속으로 들어가 (위기를) 이겨낸다.”면서 자신을 ‘경험 많은 선장’에 비유하곤 했다. 박 당선자는 이 시대에 필요한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위기 극복과 신뢰, 국민 통합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4일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국정의 80%가 위기 관리 문제”라면서 “무엇보다 다음 대통령에게는 위기 극복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를 해오면서 신뢰를 생명같이 생각해 왔다.”면서 “실천과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정치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해 국민 대통합과 국민 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덧붙였다. ●스타일… “탱크 중무장한 여사령관” ‘수첩공주’로 대표되는 꼼꼼하고 세심한 리더십도 박 당선자의 장점이다. 퍼스트 레이디 시절 청와대 참모들의 보고를 기록하면서 생긴 메모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는 메모 습관에 대해 “책임감 때문에 그렇다.”면서 “민생 현장에서 수많은 얘기를 듣는데 어떻게 메모를 안 하고 다니는가. 전부 메모해서 가능한 한 그것은 책임있게 해결하고 답을 한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에게 수첩은 국민과 소통하는 수단이자 민생을 챙기는 도구인 셈이다. 한 측근은 “(박 당선자가) 수첩에 뭔가 적으면 이는 나중에 반드시 챙기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박 당선자의 리더십 스타일에 대해 ‘탱크로 중무장한 나바론 요새의 여사령관’으로 요약했다. 최 소장은 “7년간 지지율이 40%를 넘는 부동의 인기로 난공불락의 위치(나발론 요새)를 구축했으며, 하드파워가 강력한 참모그룹(탱크)이 포진해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용인술은 박 당선자의 리더십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선 박 당선자는 사람을 쓸 때 신뢰를 가장 중시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단 한 번 맺은 인간 관계는 소중히 생각한다. 때문에 박 당선자는 참모를 자주 바꾸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인자’를 두지 않는 것도 박근혜식 용인술의 대표적 특징이다. 주요 측근들에 대한 평가는 “성실하다.”는 게 가장 많다. 개인기보다는 조직력에 초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박 당선자는 ‘공식 라인’을 중시한다. 박 당선자는 일을 맡기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상당한 권한을 주는 스타일이다. 의사 결정 구조가 왜곡되는 일을 막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다만 ‘믿을 수 있는 사람’만 쓰다보니 인재풀이 좁다는 평가도 받는다. 박 당선자가 ‘불통’(不通) 이미지를 갖게 된 원인 중 하나다. 보안을 중시하는 폐쇄적인 의사 결정 구조도 불통 논란을 낳는 또 다른 원인이다. 역으로 얘기하면 의사 결정 과정에서 높은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영화배우 장광’ 환갑의 샛별, 활짝 핀 연기꽃

    ‘영화배우 장광’ 환갑의 샛별, 활짝 핀 연기꽃

    “왜 저를 신인상이 아닌 조연상 후보에 올리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엄연한 신인 배우인데…(웃음).” 환갑의 나이에 영화배우로서 꽃을 활짝 피운 이가 있다. 지난해 실질적인 영화 데뷔작인 ‘도가니’의 악랄한 교장 역부터 관객 250만명을 넘어서며 흥행 중인 ‘26년’에서 서슬 퍼런 ‘그 사람’까지 종횡무진하고 있는 배우 장광(60)이다. 최근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성우 출신답게 나지막한 목소리에 정확한 발음, 여유 있는 미소가 인상적이었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 ‘내가 살인범이다’, ‘음치클리닉’ 등 올해 출연작만 무려 5편. 그는 내년에 개봉하는 화제작 ‘신세계’와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에도 캐스팅돼 충무로의 섭외 1순위로 떠올랐다. 그는 요즘 이런 높은 인기를 실감하고 있을까. “그동안 지하철을 타고 다녔는데 조금 불편해졌어요. ‘도가니’ 때부터 알아보는 분이 꽤 생겼는데 ‘광해’가 1200만이 넘으니까 어른들도 많이 알아보더군요. 사진을 같이 찍자거나 사인해 달라는 분도 계시고 심지어 가끔은 잘생겼다는 분까지(웃음).”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인 그는 1978년 동아방송에 입사했으나 1980년 방송 통폐합으로 KBS에서 유명 성우로 이름을 날렸다. 수많은 외화와 드라마에서 게리 올드먼 등 스타들의 목소리 연기를 도맡았고 TV시리즈 ‘브이’나 최근작 ‘프리즌 브레이크’, 영화 ‘레옹’ 등에도 참여했다. 그는 “일부 감독들이 성우들은 틀에 박힌 것처럼 대사한다고 싫어하기도 하지만, 성우로서 수많은 역할로 변신한 것이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10년 전 영화 ‘휘파람 공주’에서 한 장면 나오는 단역으로 출연했던 그는 지난해 ‘도가니’를 통해 영화에 본격 데뷔했다. 아무리 비중이 높다지만 장애 아동을 성폭행하는 악역으로 출연하는 데 대한 거부감은 없었을까. “그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부동산 투자를 했는데 엄청난 손해를 입어서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때였거든요. 오십대 후반의 대머리, 선악이 공존하는 캐릭터를 찾던 ‘도가니’ 측의 조건에 딱 들어맞은 거죠. 다른 영화 오디션도 다 떨어진 상황에서 일단 하겠다고 결심했지만, 그 뒤에 고민이 밀려오더군요.” 게다가 당시 교회에서 안수집사까지 맡고 있어서 더욱 갈등이 컸다. 그는 “어차피 누군가가 이 역할을 해야 하고, 영화를 잘 만들어서 사회적으로 이 문제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된다면 최선을 다해서 표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목소리 연기만 하다가 카메라 앞에 처음 섰을 때는 어색하기도 했다. 감독이 초반에 비교적 짧은 대사를 주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도가니’가 개봉되고서 처음에는 집사람도 저를 보기 싫어하더군요. 전철을 탈 때도 노인석에서 고개를 숙이고 서 있었죠. 가끔 멀리서 알아보고는 다가왔다가 눈이 커지고 입까지 벌어지면서 무서워하는 분도 계셨어요.” 하지만 영화의 흥행 이후 각종 TV 예능 프로그램의 게스트로 출연한 그는 의외의 반전 매력을 선보이며 악역에 대한 이미지를 많이 털어냈다. 이후 ‘광해’에서 따뜻하고 우직한 조 내관 역으로 이미지를 회복했다. “조 내관은 정말 벽 같고 고목 같은 사람이죠. 천민으로서 생존을 위해 궁에 들어왔다가 지금의 대통령 비서실장급인 상선의 자리까지 올라간 그는 모든 상황을 알면서도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습니다. 자기 주관이 분명하고 웬만한 데는 흔들리지 않는 인물이죠. 왕보다도 왕 같은 하선에게 인간미를 느끼면서 멘토 같은 역할을 자처하는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광해’로 이미지 쇄신을 즐길 새도 없이 그는 ‘내가 살인범이다’의 고집불통 방송국 국장을 거쳐 ‘26년’에서 5·18 시민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으로 또다시 악역을 맡았다. TV 드라마인 ‘삼김시대’에서도 전두환 전 대통령 역으로 출연한 그는 당시의 아쉬움을 이번 영화에서 풀고 싶었다고 말했다. “12년 전쯤 ‘삼김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막을 내려서 더 늙기 전에 그 역할을 다시 한번 연기하고 싶었어요. ‘삼김시대’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복을 입은 젊은 시절부터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일대기를 역사적으로 그렸다면 ‘26년’은 대통령이 된 이후의 이야기를 현 시점에서 다루기 때문에 두 작품의 색깔은 확연히 다르다고 할 수 있죠.” TV 자료 화면을 통해 사투리나 담배 피우는 모습 등 외적인 면 뿐 아니라 ‘그 사람’의 내적인 면도 연구했다고 했다. 장광은 “영화 속에도 나오지만, 지금까지 따르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볼 때 좋든 나쁘든 그의 카리스마를 강조하고 능숙함과 노련함이 부각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악역을 표현할 때도 자신만의 원칙이 있다고 말했다. “악역이라고 하더라도 완벽히 그 사람이 되어 표현하려고 합니다. 당시에 그런 행동을 한 이유를 찾아 그 사람에 가깝게 표현하는 것이죠.” 그 덕분에 함께 출연한 이경영에게 “정말 얄밉게 연기한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그 사람’을 대신해 사과하기도 했다. “저 역시 1980년 계엄령 당시의 서슬 퍼런 시대를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시청 앞에 가서 군인들에게 방송용 원고를 일일이 검열받곤 했었죠. 5·18때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가족을 잃은 울분을 영화 ‘26년’이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과든 보상이든 피해자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화해가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어요.” 요즘 성탄절을 앞두고 교회에서 공연할 칸타타 준비에 한창이라며 환하게 웃는 장광. 실제 모습은 영화 속 누구와 가장 닮았느냐고 물었더니 “제가 박치인데 ‘음치클리닉’의 공사장처럼 부족하지만 귀여운 모습이 닮았고, 도와주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조언을 잘 해주는 것은 ‘광해’의 조 내관과 닮았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 연극배우인 아들은 ‘26년’에 전경 역으로 출연했고 딸도 개그우먼의 길을 걷고 있다. “아들딸들이 처음에는 쑥스러워했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연기를 봐 달라고 합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작은 역할을 주어지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생명력 있는 연기를 하고 싶습니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드라마에 이모·고모가 사라진 이유

    배우들에 대한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 문제가 방송계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중견 연기자들에게도 적잖은 타격이 미치고 있다. 한때 실력파 중견 연기자들은 안정된 수입원이 보장되는 인기 ‘보직’이었지만 이제는 갈수록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져 울상을 짓는 연기자가 늘고 있다. 이른바 ‘퐁당퐁당’ 캐스팅이 대표적인 경우다. 주로 주인공의 부모나 친척 역으로 등장하는 중견 연기자들은 제작비 부족으로 1회부터 연속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1회, 7회, 13회 등으로 ‘퐁당퐁당’ 비연속적으로 출연하고 있다. 때문에 주인공의 이모나 고모 역할 등 관계 인물들이 등장하는 장면이 줄어들고 주인공 위주의 전개가 늘고 있다. 부득이한 경우 특별 출연이나 카메오로 충당하기도 한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중견 연기자들에게도 연차와 연기력에 따라 출연료 등급이 있는데, 한 장면만 나오더라도 회당 출연료를 전부 지급해야 한다.”면서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중견 연기자를 여럿 쓰는 것보다 오히려 많은 출연료를 투입한 배우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견 연기자들의 입지가 좁아진 이유 중 하나는 여전히 고공행진하고 있는 톱스타들의 출연료 때문이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미니시리즈의 최소 제작비는 2억 5000만~4억원인데 최근 주연배우의 출연료 비중이 제작비의 50%까지 차지하면서 중견 연기자의 ‘퐁당퐁당’ 캐스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 종편사까지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드라마 수는 늘어났지만 비용을 긴축하기 위해 효과가 확실한 연기력을 지닌 중견 연기자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졌다. 이는 중견 배우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이어져 겹치기 출연이 늘어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한진희는 SBS 주말극 ‘청담동 앨리스’, MBC 수목극 ‘보고싶다’와 일일극 ‘오자룡이 간다’ 등에 동시 출연 중이고 송옥숙도 MBC ‘보고싶다’, KBS ‘내 딸 서영이’를 비롯해 KBS ‘각시탈’, SBS ‘옥탑방 왕세자’ 등 올해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전노민도 KBS ‘각시탈’, SBS ‘추적자’와 ‘다섯 손가락’에 연이어 출연했다. 이 때문에 방송계에서는 뮤지컬이나 연극 쪽에서 발굴되던 신선한 명품 조연들의 출연이 많이 줄었다. 오히려 영화계에서는 멀티 주연 영화가 늘고 관객층이 30~50대로 확대되면서 흥행의 변수가 되는 중견 연기자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광해, 왕이 된 남자’와 ‘26년’을 비롯해 올해 5편의 영화에 출연한 장광(60)이 대표적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제작비가 확보된 뒤 촬영하는 영화에 비해 드라마는 제작비의 부족으로 중견 연기자들을 축소해 전반적인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면서 “일부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이 잦아질 경우 시청자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고 신비감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rin@seoul.co.kr
  • 因緣 죽음은 門일 뿐…시공을 뛰어넘어 500년간 반복된 운명

    因緣 죽음은 門일 뿐…시공을 뛰어넘어 500년간 반복된 운명

    영화팬을 설레게 한 1억 2000만 달러(약 1288억원)짜리 프로젝트 ‘클라우드 아틀라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영국작가 데이비드 미첼의 동명 원작 소설을 ‘매트릭스’ 시리즈를 만들어 낸 래리·앤디 워쇼스키 남매(최근 형 래리가 성전환 수술을 받아 라나로 개명. 이하 워쇼스키 남매)와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의 톰 티크베어 감독이 어떻게 요리할지 궁금했다. 톰 행크스·핼리 베리·짐 스터게스·짐 브로드벤트·벤 위쇼·휴 그랜트 등 눈이 휘둥그레질 법한 캐스팅에 배두나가 주연급인 손미-451역을 맡아 더 관심을 끌었다. 13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라나 감독은 “아내가 집에서 김치를 담가 먹을 만큼 한국 음식을 좋아해 (서울이) 너무 친숙하다. 예전부터 놀러 가자고 했는데 미리 와 보면 영화 속 미래의 서울을 상상하는 데 제약이 있을 것 같아 참았다.”고 말했다. 이어 “데뷔작 ‘고양이를 부탁해’부터 배두나의 모든 작품을 봤다. 처음부터 손미는 한국 배우가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고 두나를 떠올렸다. 복제인간이지만 인간적인 순수함을 간직한 동시에 혁명을 이끄는 강인한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 기적같은 배우”라고 밝혔다. 동생인 앤디도 “배두나는 국보급 배우”라며 거들었다. 배두나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감독들 이름을 보고 어떻게 내게 왔을까 신기했다. 한국어로 번역된 소설을 먼저 읽고 시나리오를 봤는데 왠지 잘할 수 있겠더라.”면서 “계약 조건에 캐스팅과 영화 내용에 대한 함구령이 있었다. 일찌감치 캐스팅 사실을 자랑하고 싶었다.”며 웃었다. 배두나의 상대역을 연기한 스터게스는 “영국·스페인 촬영 때는 내가 이곳저곳을 안내했으니 서울에선 두나가 구경시켜 줄 걸로 믿는다. 특히 소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500년 동안 반복된 인연과 운명을 다룬 영화의 얼개를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여섯 개의 시공간 속 인물과 사건은 보이지 않는 끈을 통해 연결돼 있다. 1849년 태평양을 항해하는 상선에 탄 변호사 어윙(스터게스)과 그의 목숨을 노리는 의사 헨리 구스(행크스)가 먼저 나온다. 1936년 영국에는 영화 제목이자 모티브로 쓰이는 ‘클라우드 아틀라스 6중주’를 쓴 천재 작곡가 프로비셔(위쇼)와 동성 연인 식스미스(제임스 다아시), 프로비셔의 재능을 탐하는 노회한 작곡가 비비안 에어스(브로드벤트)가 등장한다. 1973년 미국에서는 핵발전소를 둘러싼 음모에 대해 너무 많이 알아 버린 여기자 루리자 레이(핼리 베리)를 쫓는 추격전이 벌어진다. 2012년 런던에 하루아침에 돈방석에 앉았다가 갱단에게 쫓기게 된 출판편집자 캐번디시(브로드벤트)가 있다. 2144년의 서울에서는 복제인간 손미(배두나)와 반군장교 장혜주(스터게스)가, 문명이 사라진 2321년의 빅아일랜드에서는 메로(베리)와 자크리(행크스)가 수백 년을 뛰어넘어 운명적으로 만난다. 원작은 여섯 개의 이야기를 병렬적 구성으로 보여 주다 마지막 이야기의 클라이맥스에서 멈춘 뒤 하나씩 갈등이 해소되는 형식을 취했다. 하지만 워쇼스키 남매와 티크베어는 원작을 분해·재조립했다. 여섯 개의 이야기를 쪼갠 뒤 등장인물들이 비슷한 상황에 부닥친 순간을 찾아내 그때마다 장면 전환의 고리로 활용했다. 여섯 개의 이야기가 모여 메타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모자이크식 구성인 셈. 앤디 감독은 “각색 과정이 게임을 하듯 재밌었다. 주요 인물의 관계를 전생과 후생에 걸쳐 분석했다. 시나리오와 촬영은 물론 편집까지 연결 고리를 찾는 작업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은 하나의 역할만 맡는 것이 아니라 최대 여섯 개의 이야기(톰 행크스·휴고 위빙)에 다른 캐릭터로 등장시킨 대목도 영화를 관통하는 ‘윤회’(輪廻)의 세계관을 드러낸다. “우리 인생은 우리 각자의 것이 아닙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타인과 연결돼 있죠. 과거와 현재도요. 우리의 모든 악행과 선행에 따라 미래가 결정되는 거죠.” “죽음은 하나의 문일 뿐 그 뒤에는 또 다른 세상이 있습니다.” 등의 대사 또한 불교적 세계관을 반영한다. 여섯 개의 이야기에 각각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는 배우와 입체적인 캐릭터를 직조한 감독들의 능력은 아카데미 각색상을 줘도 아깝지 않다. 하지만 머릿속에 가상의 관계도를 만들어 영화를 보지 않는다면 뒤죽박죽 엉킬 가능성도 있다. 2시간 52분의 상영시간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북미에서 지난 10월에 개봉, 2647만 달러(약 284억원)의 수익에 그쳤다. 이에 대해 앤디는 “오늘의 미국은 엉망(mess)이다. 그러니까 롬니(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그렇게 지지를 얻은 것이다. 미국 관객은 처음 10분 동안 이해하지 못하면 영화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는 다르다. 영화에 영혼과 철학을 담는다. 같은 뱀파이어 소재의 ‘트와일라잇’과 박찬욱의 ‘박쥐’가 다르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티크베어 또한 “할리우드 영화는 맥도날드 같다. 식당에 가기 전 메뉴를 알고,뭘 먹을지 결정한다. 반면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여섯 개의 요리가 나오는 심오한 코스 요리”라고 덧붙였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한국에서 내년 1월 10일 개봉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변신은 장점이자 단점… 배우 인생 행복해요”

    “변신은 장점이자 단점… 배우 인생 행복해요”

    “호를 짓는다면 ‘역시’라고 하고 싶다.” 툭 던진 농담 속에 ‘욕심’이 느껴진다. 그럼 앞으로 ‘역시 신영숙’ 선생이라고 불러야 하나. 단언컨대 그는 많은 뮤지컬 팬들에게 이미 이렇게 불리고 있을 것이다.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에서 유쾌하고 인정 많은 라리시 백작부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배우 신영숙(37)은 신영숙이라는 이름 석자만 보고 그가 출연하는 공연을 주저 없이 선택하게 만드는 배우다. 여성 관객이 많아 남성 배우들이 부각되는 뮤지컬계에서 그래서 더더욱 빛이 난다. 1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난 신영숙은 그의 별칭이 된 ‘귀족 전문 배우’의 면모를 지니고 나타났다. 이날 저녁 열리는 뮤지컬페스티벌 무대에 서기 위해 한 진한 스모키 화장과 굵게 웨이브 준 긴 머리가 우아했다.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니 딱 고등학교 때 친구 같은 느낌이다. 뮤지컬 ‘스팸어랏’에서 맡은 ‘호수의 여인’처럼 안개 사이로 고상하게 나타나서는 “했던 노래 또 하고 또 하고, 완전 영원한 망할 노래, 이 노래하다 죽겠지.”라는 코믹한 노래를 하는 ‘반전’ 같다고나 할까. 뮤지컬 배우 신영숙의 연기는 한마디로 꼭 집어 표현하기 어렵다. 그만큼 폭넓게 변신을 거듭해 왔다. 그래서 그가 전작에서 어떤 역할을 했었는지 잊어버리기 일쑤다. ‘셜록 홈즈: 앤더슨가의 비밀’에서는 수다스럽지만 지적인 제인 왓슨이었다가 이어 오른 ‘모차르트!’에서는 화려한 금색 드레스를 입고 ‘황금별’을 부르는 발트슈테텐 남작부인이 됐다. ‘두 도시 이야기’에서는 복수심에 불타는 혁명군의 선봉, 마담 드파르지 역을 맡아 분노를 폭발시키더니 순식간에 분노는 사라지고 인정이 넘치는 라리시 백작부인으로 변해 관객 앞에 섰다. 내년 1월 개막을 앞둔 ‘레베카’에서는 우상을 향한 집착과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댄버스 부인으로 변신한다. 그는 이런 자신의 변신을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표현한다. “가끔은 ‘이런 성격의 역할이라면 이 배우’라고 할 수 있는 강한 개성이 필요한데 그런 게 없어서 걱정될 때도 있다.”는 그는 “바람직한 배우의 길이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건 분명 장점”이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확신의 바탕에는 노력이 깔려 있다. 1999년 뮤지컬 ‘명성황후’로 데뷔한 뒤 서울예술단에 들어가 수많은 대작에 출연했다. 더뮤지컬어워즈에서 여우조연상(2010)을 받을 만큼 연기력과 가창력을 인정받았지만 요즘도 보컬 트레이닝을 받는다. 성악을 전공해 성량이 풍부하고 폭넓은 음역이 강점이라 해도 역할에 맞는 음색을 뽑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뮤지컬은 노래뿐 아니라 연기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래서 작품과 인물에 대한 분석에 많은 공을 들인다. 마담 드파르지의 복수심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영화 ‘도가니’를 보면서 잔혹한 세상에 대한 분노를 간접 체험하기도 했다. “감정적으로 힘들고 체력이 달리는 경험은 그때가 처음이었다.”는 그는 “몸이 축축 늘어져 고기를 달고 다녔는데 이제는 소설을 들고 다닌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뮤지컬 ‘레베카’의 원작인 대프니 듀 모리에의 동명소설을 읽으면서 댄버스 부인의 심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는 뮤지컬 배우로 살아온 13년을 ‘행복’이라는 단어로 정리했다. ‘명성황후’ 이후 2009년 ‘캣츠’에서 그리자벨라 역할을 맡을 때까지 10년 동안 무명 배우였고 인지도가 없다는 이유로 오디션에 붙고도 캐스팅되지 않은 우울한 경험도 물론 있다. 그래도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다. “함께 공연하는 후배들이 같이 공연하게 돼 꿈만 같다고 할 때면 정말 힘이 솟고 책임감이 생기죠.” 오지랖이 넓다는 그는 ‘모차르트!’에서 연기한 발트슈테텐 남작부인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단다. “세상을 알고 싶으면 도전해야 하고, 성벽을 넘어 날아올라야 한다.”고 노래하며 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주고 등을 두드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파나마, 학교 지키는 ‘경비 로봇’ 개발 나선다

    파나마, 학교 지키는 ‘경비 로봇’ 개발 나선다

    학교를 노린 절도사건이 기승이 부려 고민하던 중미 파나마가 경비로봇을 개발하기로 했다. 경비로봇은 학교에서 야간경비를 서며 절도, 반달리즘 등으로부터 학교를 지킨다. 밤손님을 발견하면 소리를 내는 등의 방법으로 도둑을 쫓는 것도 로봇의 임무다. 파나마 국가혁신위원회는 최근 “학교를 노린 절도사건이 늘고 있어 로봇을 만들어 24시간 경비를 세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비록 도둑을 잡지 못한다고 해도 쫓을 수만 있다면 큰 성공”이라면서 “1차로 8만 달러(약 8800만원)를 갖고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은 “이미 학교경비를 위해 시범적으로 로봇을 만든 적이 있는 연구센터가 파나마에서 작업을 시작했다.”면서 개발이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개발된 로봇은 밤에는 경비로, 낮에는 교사로 24시간 근무할 예정이다. 파나마 국가혁신위원회에 따르면 현지 당국은 로봇에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낮에는 원어민 영어교사 역할을 맡길 예정이다. 로봇은 낮엔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밤에는 학교를 지키는 1인2역을 수행하게 된다. 파나마는 로봇에 관한 한 중남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중남미에선 처음으로 병원에 로봇을 설치, 로봇수술시대를 개막했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서울광장] 대동단결, 그 저주의 메타포/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동단결, 그 저주의 메타포/진경호 논설위원

    18대 대선에선 의미 있는 진동(振動)이 하나 있다. 야권 후보 단일화라는 매머드 이벤트에 가린 탓에 별 이목을 끌진 못했으나 동교동과 상도동이 굴곡진 한국 정치사의 또 한 능선을 넘은 것이다. 한화갑, 한광옥, 김경재, 안동선. 1960~1970년대 ‘타도 박정희’를 외치며 김대중을 좇아 싸웠고 국민의 정부에서 영욕을 맛봤던 그들이 박정희의 딸 곁에 섰다. 한 손으론 군부독재, 또 다른 손으론 동교동과 맞서 싸웠던 김영삼의 수족 김덕룡은 김대중을 승계했다는 노무현의 비서실장 문재인에게로 갔다. 이젠 내리막 어느 중턱에서 낙조를 바라보며 쉴 법도 하건만, 대체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그들은 그렇게 또 비탈에 섰다. 역사의 화해라고도 하고, 늦깎이 철새들의 때 잊은 노욕이라고도 한다. 조건 없는 화해이길 바라지만 그렇지 않은들 숱한 정치놀음에 익숙해진 처지로 크게 마음 상할 일도 없다. 그들이 박근혜, 문재인에게 요구한 게 있는지, 약속을 받았다면 그게 뭔지, 다가올 시간이 말해줄 그 답을 지금 알 길도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동교동과 상도동의 크로스오버가 상징하는 화해와 연대의 메타포(은유·隱喩), 배척이다. 박정희와의 화해보다 노무현·친노에 대한 배격이고, 문재인과의 연대보다 박근혜·친박에 대한 거부다. 누가 좋아서가 아니라 누가 싫어서 그들은 힘겹게 걸음을 뗐다. 이번 대선에 담긴 부정과 배격의 진정한 메타포는 그러나 이들이 아니다. 대선정국 1년을 관통한 ‘안철수’다. 낡은 질서, 앙시앵레짐에 대한 거부, 기성 세대에 대한 젊은 세대의 배격이 ‘안철수 현상’을 낳았고, 집권세력에 대한 실권세력의 부정이 안철수를 키웠다. 그리고 갖은 수사로 띄웠지만 결국은 밟고 올라설 발판으로 상대를 삼으려 했을 뿐인 배타의 정치공학이 문재인-안철수 단일화를 절름발이로 만들었다. 아마도 두 사람은 ‘강자와 연대하면 결국 이용만 당할 뿐’이라는 마키아벨리의 잠언을 몰랐던 듯하다. 문재인은 안철수를 몰랐고, 안철수는 문재인과 민주통합당은 물론 제 자신과 ‘안철수 현상’ 자체를 몰랐던 듯하다. 그리고 세상은, “영혼을 팔지 않았다.”고 했다가 불과 사흘 뒤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자처하고는 문재인 지원 행보에 나서고도 “문재인을 지지한다.”는 말을 더는 하지 않는, 형용모순의 안철수를 아주 몰랐던 듯하다. 누구는 절대 안 된다는 부정과 배격의 메타포에 가려, 누가 왜 돼야 하는지를 우리는 까맣게 잊었다. 박근혜는 절대 안 되기에 비(非)박근혜는 문재인-안철수의 플레이오프를 마다하지 않았다. 박정희는 돼도 ‘노무현과 그들’은 결코 안 되기에 정파와 지역을 뛰어넘는 월경과 전향을 주저하지 않았다. 민주화 25년에 유례가 없이 보수와 진보가 제각각 타도를 외치며 대동단결하는 사이, 18대 대선은 이제 정치에 관심 없거나 안철수에 실망한 약간의 소수를 빼고는 제3의 완충지대가 실종된 채 단 하나의 대치전선만 남게 됐다. “아무개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했다.”는 군소후보의 핏빛 발언에 섬뜩한 분노를 느끼는 자와 대리만족의 쾌감을 느끼는 자만 존재하는 극한 대치의 진영 대결만이 남았다. 아마도 새 대통령은 득표율 50%를 넘길 것이다. 1987년 개헌 이후 5명의 대통령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전인미답의 출발선이다. 축복이다. 그러나 또한 저주다. 그저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을 뿐인 게 아니라 똘똘 뭉쳐 결사적으로 거부한 절반을 끌어안고 가야 한다. ‘100% 대한민국’이나 ‘새정치 국민연대’ 같은 레토릭만으론 헤쳐갈 수 없는 도전이다. 노태우는 12%, 김영삼은 6%, 김대중은 27%, 그리고 노무현은 24%의 지지율(한국갤럽 조사)로 임기를 끝냈다. 현재 지지율 23%인 현 대통령의 처지도 별반 다르지 않을 듯하다. 일주일 뒤 축복과 저주를 한데 거머쥐고 탄생할 새 대통령에게 미리 묻는다. 당신은 이 전례 없는 대동단결에 담긴 분열을 이겨낼 수 있는가. 5년 뒤 퇴임 때 더 큰 박수를 받을 자신이 있는가. 그 무거운 통합의 책무를 아는가. jade@seoul.co.kr
  • ‘미남’ 아닌 ‘인간’ 고수 그대로 보이고 싶었다

    ‘미남’ 아닌 ‘인간’ 고수 그대로 보이고 싶었다

    가끔 그가 큰 눈망울을 굴리며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으면 말문이 막힐 때가 있다. 영화배우 고수(34)이야기다. 워낙 신중한 성격 탓에 속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않는 그가 야속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아직도 데뷔 초의 순수함과 수줍음을 간직하고 있는 것 또한 그의 매력이다. 이런 그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장르는 바로 멜로다. 때문에 고수는 수많은 멜로 영화와 드라마에서 순정적인 사랑을 하는 남자 주인공 역을 도맡아왔다. 하지만 19일 개봉하는 영화 ‘반창꼬’에서는 무심하고 까칠한 소방관 강일 역을 맡아 그동안의 작품과는 또 다른 결의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7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이번 작품은 기존과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했다고 털어놨다. “‘고지전‘, ‘초능력자’, ‘백야행’ 등의 작품에서 좀 무겁고 색깔이 있는 역할을 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일상적이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평소 철저히 공부하고 준비해서 카메라 앞에서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연기했죠.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반응하는 제 모습이 궁금하기도 했구요.” 때로는 목도 안 풀고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촬영에 바로 들어갈 정도로 발성이나 발음도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려고 했다는 고수. 편안하고 사실적으로 연기하다 보니 애드리브도 저절로 나왔다. 그가 맡은 강일은 119 소방대원으로서 다른 이들의 목숨을 구했지만 정작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를 지키지 못하고 사별한 아픔에 마음을 닫아버린 인물이다. 한편 치명적인 실수로 의료 소송에 휘말려 의사 면허를 박탈당할 위기에 처한 미수(한효주)는 소송에서 유리해지기 위해 강일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다. 강일은 막무가내로 들이대는 미수에게 무뚝뚝하고 까칠하게 대하고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다. “강일은 내면의 상처 때문에 마음이 꽁꽁 얼고 그 문을 닫아버린 인물입니다. 그래서 말수도 없고 까칠할 수밖에 없죠. 너무나 큰 상처의 아픔을 과연 완전히 잊을 수 있을까요? 시나리오로 봤을 때보다 중간에 찍어놓은 영상으로 연기하는 제 모습을 봤을 때 사별한 남자의 슬픔이 실감 나게 다가왔어요.” 이들은 둘 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을 가졌지만 정작 자신의 상처는 돌보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평행선을 걸을 것만 같았던 미수와 강일은 생명에 대한 서로 다른 가치관을 이야기하면서 각자의 묵은 상처를 꺼내 놓으며 점차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특히 기존의 착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톡톡 튀고 능청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한 한효주와 때론 거칠지만 진정성 있게 이를 받아낸 고수의 연기가 균형을 잘 이룬다. “미수의 역할이 매력적이에요. 같이 튀면 저는 좋지만 영화가 욕을 먹었겠죠. 연기는 둘이 주고 받으면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지 혼자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무엇보다 강일의 슬픔과 상처가 관객들에게 느껴졌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컸어요.” 고수는 “극중에서 마음을 쉽게 열지 않는 강일의 상처까지 보듬는 미수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고, 모든 것을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사랑의 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극이 상투적으로 흐른다고 딴죽을 걸었더니 “가끔 충격적인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우리네 삶이 때론 진부하고 반복되는 일상의 연속이 아닌가. 우리 영화는 자극적이거나 충격적인 소재가 아니라 일상 안에서 풀어나가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렸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영화에는 두 주인공의 멜로뿐만 아니라 사고 현장에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뛰어드는 119 소방 구조대원 강일의 모습도 인상 깊게 그려진다. “강일이 그토록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데 집착하는 것은 아내를 구하지 못한 그가 자신의 아픔을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지만 남의 목숨을 구하는 데 자기 목숨을 기꺼이 던지는 119 소방대원들은 대단히 어렵고 훌륭한 일을 하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고수는 많은 작품에서 다소 정형화된 ‘바른 생활 사나이’나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인물을 연기했다. 늘 현장에서 ‘신입생’ 같은 자세로 후배의 입장이던 그는 어느 순간 선배가 된 자신을 깨닫고 이제는 벽을 뛰어 넘으려 시도한다고 말했다. “요즘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평생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이 와 닿더군요. 그동안 뭔가 하려고 할 때면 준비가 안 된 제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아 시도를 못했지만, 이제는 할 수 있을 때 도전하고 실행하면서 나도 모르는 내 모습을 알아가고 싶어요. 예전에는 부딪히는 것보다는 양보하는 쪽에 가까웠는데 이번에는 소통하는 법을 배웠어요. 무조건적인 양보나 배려보다는 현장에서 제 생각도 표현하고 의견 충돌도 하고 용납하는 애증의 관계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죠.” 고수에게는 늘 ‘미남 스타’나 조각상처럼 잘생긴 외모라는 뜻에서 다비드라는 단어를 합성한 ‘고비드’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물론 그런 별명이 좋지만 외적인 것만 부각될까봐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미남 배우라는 수식어도 진짜 별명으로 생각하지 그 이상도 이하로 생각하지 않아요. 이미지 때문에 인간 고수가 가려질까봐 걱정도 되구요.” 고수는 지난 2월 결혼을 해 유부남 배우 대열에 올라섰다. 그는 결혼에 관련한 이야기를 물으니 “집사람이 평범한 친구이기도 하고 아직 개인적인 이야기를 공개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서 웃었다. 카메라 앞에서 뭔가가 더 있을까 늘 고민하고 무언가에 대해 쉽게 정의내리기를 두려워할 정도로 신중한 성격의 고수. 앞으로의 그가 꿈꾸는 배우 생활은 무엇일까. “저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보여드리지 않은 모습도 굉장히 많고 제가 가야할 길을 못 찾았다는 생각 때문에 앞으로 막 부딪혀 볼 생각이거든요. 늘 기대감을 갖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뮤지컬 리뷰]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 리뷰] ‘오페라의 유령’

    “날 잊어. 이 일을 모두 잊어. 네가 본 걸 모두 잊어. 당장 가. 날 떠나.” 사랑하는 여인을 떠나보내며 팬텀은 절규한다. 하지만 팬텀을 본 관객들은 결코 그 모든 것을 잊을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첫선을 보인 것이 1986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공연한 것은 1988년이다. 무려 20여년 전이지만, 이 작품은 지금까지 꾸준히 전 세계인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개막한 공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는 쓰지 않는 파리오페라극장 안. 사방이 천으로 둘러 쳐진 이곳에서 진행되는 경매 장면으로 공연이 시작된다. 오페라극장에 남은 물건들이 하나둘 경매에 나오면서 ‘오페라의 유령’에 대한 기억 속으로 다가간다. 경매물품 번호 666번이 붙은 거대한 샹들리에가 등장한 순간, 장중한 서곡이 흐르면서 모든 천들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무대는 1911년 오페라극장의 전성기로 옮겨 간다. 20만개 유리구슬로 장식한 샹들리에가 극장 위로 올라가는 이 장면은 몇 번을 봐도 가슴이 벅차오르며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기대로 들뜨게 한다. ‘오페라의 유령’은 프랑스 작가 가스통 르루의 동명 소설이 바탕이다.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지만 흉측한 얼굴 때문에 숨어 사는 오페라의 유령(팬텀), 그의 사랑을 받는 가수 크리스틴, 그녀의 어릴 적 친구이자 연인 라울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삼각관계는 팽팽하지만, 노래와 무대는 신비롭고 환상적이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수많은 촛불 사이로 팬텀과 크리스틴이 탄 나룻배가 유유히 흘러가는 장면(1막)은 지하 미궁이지만 로맨틱한 분위기다. 2막을 시작하는 가면무도회 장면은 객석의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화려하고, 중간중간에 나오는 오페라 장면은 유쾌하다. “오페라 못지않게 완성도 높은 음악을 만들겠다.”고 한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공언처럼, 음악은 한곡 한곡이 이미 명곡으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에서 팬텀 역할을 2000회 이상 한 배우 4명 중 한명인, 미국 브로드웨이의 브래드 리틀은 이미 그 자체가 팬텀이다. 객석 끝까지 꽂아버리는 성량뿐 아니라 손가락 하나하나 움직임까지 위압적이면서도 우아하다. 극 막바지에 이르러 그가 사랑을 잃고 분노와 절망을 담아 노래할 때는 객석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 브래드 리틀만큼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배우는 크리스틴 역의 클레어 라이언이 될 듯하다. 어릴 때 발레를 했다는 그는 1막 발레 장면에서 멋진 춤 실력을 보여준 뒤 모두가 기대하는 그 목소리를 뿜어냈다. 1막 중반, 팬텀과 부르는 환상적인 이중창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에서 그는 팬텀의 “날 위해 노래하라.”는 주문에 이끌러 하이 E음으로 끝을 맺는 부분을 소름 끼치게 소화하면서 박수를 이끌어냈다. 그는 목소리뿐 아니라 아름다운 외모와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내년 2월 28일까지. 1577-3363.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그 꼬마는 자라서 멋진 연기자가 되었답니다

    그 꼬마는 자라서 멋진 연기자가 되었답니다

    ‘잘 키운 아역, 열 스타 안부럽다.’ 최근 연예계에 아역 출신 스타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과거 이들은 아역 출신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배우로서 당당히 인정받으면서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보고 싶다’ 유승호 ‘국민 손자’ 별명 탈출 아역 스타들의 활약은 올해 대중문화의 키워드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상반기 인기 드라마 MBC ‘해를 품은 달’에서 남녀 주인공의 아역으로 출연했던 여진구와 김유정은 성인 연기자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고 ‘보고 싶다’의 김소현도 ‘리틀 손예진’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스크린에서는 아역 스타 김새론이 영화 ‘이웃 사람’과 ‘바비’에 연달아 주연급으로 출연했다. 하반기에는 아역 스타 출신 배우들이 맹활약을 펼치면서 연예계의 ‘젊은 피’로 각광받고 있다. 요즘 가장 뜨는 아역 출신 스타는 유승호(19)다. 아홉살의 나이에 영화 ‘집으로’의 주인공을 맡아 아역 배우로서 스타 반열에 올랐지만 아역 출신의 어려움은 유승호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슬픈연가’, ‘왕과나’ 등에서 주인공의 아역을 도맡았던 유승호는 2007년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배용준의 아역을 맡아 부쩍 자란 키와 성숙해진 외모로 눈길을 끌었으나 성인 배우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았다 이후 잘 자란 아역 스타로서 ‘리틀 소지섭’, ‘국민 남동생’이라는 별명을 얻기 시작한 유승호는 MBC ‘선덕여왕’에서 김춘추 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홀로 서기에 나섰다. KBS 드라마 ‘공부의 신’에서 또래 연기를 선보인 데 이어 MBC 주말극 ’욕망의 불꽃‘에서는 서우와 호흡을 맞추면서 멜로 연기에도 도전했다. 하지만 그의 앳된 외모와 무거운 드라마의 분위기는 잘 어울리지 않았고 지난해 SBS 드라마 ‘무사 백동수’에서 처음 악역에 도전했으나 역시 큰 화제를 모으지 못했다. 하지만 유승호는 올해 성인 연기자로서 승부수를 띄웠다. 판타지 사극 MBC ‘아랑 사또전’에 출연해 다소 저조한 시청률로 타격을 입는 듯했지만 후속 드라마인 MBC 수목극 ‘보고 싶다’에 연달아 출연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마침내 그는 이 드라마에서 강형준 역을 맡아 ‘달달한’ 멜로물과 냉정한 복수극을 오가며 강렬한 눈빛 연기를 선보였고 작품을 수목극 정상에 올려놓으며 성인 연기자로 인정받았다. ●‘청담동 앨리스’ 문근영 ‘국민여동생’ 굴레 벗어 대표적인 아역 출신 스타 문근영(25)도 요즘 브라운관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KBS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송혜교의 아역으로 얼굴을 알린 문근영은 큰 눈망울에 귀엽고 순수한 외모로 일약 ‘국민 여동생’ 반열에 올랐으나 그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았다. 2001년 드라마 명성황후의 아역을 맡았던 그는 영화 ‘장화, 홍련’, ‘어린 신부’, ‘댄서의 순정’ 등에 출연하면서 스크린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아역 출신의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 이후 문근영은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며 성인 연기자로 인정받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2008년 SBS 드라마 ‘바람의 화원’에서 남장 여자를 연기한 문근영은 2010년 KBS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에서 차갑고 어두운 은조 역을 통해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드러내며 여주인공으로 존재감을 인정받았다. 그녀는 지난 1일 처음 방송된 주말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에서 탄탄한 연기력으로 88만원 세대의 아픔을 갖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21세기형 캔디를 현실감 있게 그리고 있다. 한편 KBS 드라마 ‘학교 2013’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곽정욱도 SBS 드라마 ‘야인시대’(2002)의 김두한 아역 출신이다. 스크린에서도 아역 출신 배우들의 역할이 두드러지고 있다. 영화 ‘올드보이’에서 유지태의 아역을 맡으며 ‘리틀 유지태’로 불리던 배우 유연석은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를 휩쓴 멜로영화 ‘건축학개론’과 ‘늑대소년’에 연이어 캐스팅되며 충무로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20대 여배우 기근 현상에 시달리던 충무로도 아역 출신 스타들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늑대소년’의 박보영과 ‘돈 크라이 마미’의 남보라는 아역 이미지를 벗고 주연 여배우로서 제 몫을 해냈고, 13세에 이승환의 뮤직비디오로 데뷔했던 박신혜도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에 이어 내년 1월 개봉 예정인 영화 ‘7번방의 선물’로 여배우로서 충무로에 도전장을 낸다. 아역 출신으로 올해 ‘해를 품은 달’로 스타 반열에 오른 김수현은 내년에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로 스크린에 데뷔한다. 여진구도 영화 ‘화이’의 주연을 꿰차고 내년에는 영화배우로 첫발을 내딛는다. ●과감한 변신으로 ‘배우 성인식’ 도전 이처럼 안방극장에서 아역 출신 스타들이 각광받는 것은 요즘 아역 배우들은 외모나 내면이 과거에 비해 성숙해진 데다 소년과 성인의 중간으로 풋풋한 이미지를 원하는 대중문화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김영섭 SBS 드라마국장은 “요즘 아역 배우들은 다양한 영상 문화 콘텐츠의 영향으로 생각은 물론 외모도 조숙하기 때문에 10대에서 중장년층 시청자까지 폭넓은 팬덤을 만들 수 있다.”면서 “아역 출신 배우는 연기력이 보증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넘어갈 때 색다른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면 실패할 위험성도 있다.”고 말했다. 상업적인 측면에서도 아역 배우들의 가능성을 발견한 대중문화계에서는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들이 늘어나고 아역 스타들을 발굴하려는 매니지먼트사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유명 기획사의 한 매니저는 “요즘 충무로에 10대 중심의 시나리오가 많아지고 있고 무조건 나이 어린 배우를 원한다기보다 새롭고 신선한 얼굴을 원하는 트렌드가 강해지면서 아역 스타들이 각광을 받는 것 같다.”면서 “아역 배우들은 활동량이 많지 않아 받을 수 있는 출연료에 한계가 있고 학업 등의 장애물이 있지만 최근 모든 드라마의 아역 분량이 많아지고 아역 배우에 대한 고정 관념이 없어져 신인 배우의 발판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아역 출신 스타 장근석처럼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으면 가수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할 여지가 많아지는 장점도 있다. 아역 스타 김새론의 소속사인 판타지오의 나병준 대표는 “예전에는 아역 배우들에 대해 너무 어린 나이에 혹사당한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최근 연예인에 대한 사회적 위상이 달라지면서 부모들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배우들의 폭이 넓어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현재 초등학생을 포함한 20여명의 10대 연습생들에게 춤과 노래를 가르치고 있는데 장르에 제한을 두는 것이 아니라 가수나 배우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로 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경제포커스-기업 임원 현주소] 연봉 2억 안팎… 車·법인카드·복지혜택 등 다양

    샐러리맨이라면 누구나 꿈을 꾸는 임원이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대기업의 경우 이른바 ‘별’이라는 임원이 되면 우선 연봉이 뛴다. 부장급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2억원’ 안팎이다. 예전에는 출·퇴근용뿐만 아니라 주말의 행사 등에도 쓸 수 있는 전용차 등이 주어졌지만 지금은 초급 임원인 상무 등에는 홍보·대관 업무 등에만 국한한다. 대신 법인카드, 다양한 복지 혜택 등이 추가된다. ●워크아웃 기업은 임금 체불되기도 삼성의 임원이 되면 50여 가지가 달라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초임 임원인 상무의 연봉이 1억 5000만원 선이다. 여기에 연봉의 절반에 이르는 초과이익분배금(PS)과 생산성 격려금(PI) 등 성과급을 포함하면 2억원이 훌쩍 넘는다. ‘고참’ 상무가 되면 연봉은 3억~5억원으로 올라간다. 전무와 부사장 등 직급이 오를 때마다 급여는 배 이상 오른다. 전용차는 상무가 배기량 3000㏄ 미만 그랜저와 SM7, K7 등 6종에서 선택할 수 있다. 전무급 이상은 3500㏄ 미만의 제네시스 등을 받는다. 운전기사와 기름값, 보험료 등 기본 유지비 등도 회사가 부담한다. 전무급 이상 임원에게는 별도의 비서와 독립 사무공간이 제공된다. 퇴직 임원은 1~3년짜리 자문역으로 위촉된다. 급여 수준은 현직 시절의 70~80%로 알려졌다. 상무급부터 부부 동반으로 건강검진을 받는다. 현대기아차의 임원 대우는 직위나 직급 등에서 편차가 심하다. 초임 임원인 이사대우는 사실상 연봉과 비행기 좌석 정도에만 변화가 있을 뿐이다. 이사대우의 연봉은 1억 6000만원 선, 이사는 2억원 선을 받는다. 전무급부터는 대우가 많이 달라진다. 연봉이 3억원대로 오르고 각종 수당을 포함하면 4억원 선에 이른다. 또 전무급부터 제네시스 차량이 제공된다. 퇴직할 때도 전무급부터 1~2년간 상임고문이나 자문역 자리를 제공한다. LG그룹은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하면 연봉이 100% 가까이 오른다. 아울러 전 임원에게 골프회원권의 사용권한을 주고 법인카드도 사용 가능하며 휴대전화와 그 요금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다. SK그룹은 신임 임원의 평균 연봉이 1억 5000만원 안팎이고 다양한 성과급 체계가 적용된다. 별도의 집무실과 담당 비서도 지원된다. 어학능력 향상을 위해 영어, 중국어 원어민 강사와 일대일로 수업을 받을 수 있고 일부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1년간의 국외 연수과정도 있다. 퇴직 후에는 고문으로 위촉된다. 한화나 코오롱, 효성 등도 임원이 되면 연봉 100% 정도 인상과 항공기 좌석 업그레이드 등 비슷한 혜택이 주어진다. 불황 속에 기업 간 임원들의 처우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일지라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대기업 임원들,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 임원들의 처우는 천차만별이다. 지난 9월 말 법정관리에 들어간 웅진그룹의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 임원들의 경우, 두 달이 넘도록 임금을 받지 못하다 지난달 말에서야 밀린 월급을 받았다. 법적으로 임원들의 월급은 회생 채권으로 분류돼 법원에서 지급 명령이 떨어져야만 받을 수 있다는 게 웅진홀딩스 측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임원들은 정규직이 아닌 통상 ‘용역’으로 분류돼 직원들과 월급 체계가 다르다.”면서 “웅진케미칼, 웅진씽크빅 등 다른 계열사들은 상관없지만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의 임원 주머니 사정이나 대우는 예전보다 나아질 게 없다.”고 털어놨다. ●중견·中企 임원들 박탈감에 공개 꺼려 워크아웃이 진행되고 있는 A그룹의 임원은 상무에게 그랜저급 승용차가 제공되고 전무와 부사장에게는 제네시스가 주어진다. 하지만 연봉이 기대만큼 오르지는 않는다. A그룹 관계자는 “부장에서 상무를 달았을 때 오르는 연봉이 수천만원 정도”라면서 “삼성이나 현대차처럼 임원이 된다고 해서 수억원씩 연봉이 오르거나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은 비교 자체를 거부하는 상황이다. 한 중소기업 임원은 “대기업들과는 출발선이 다르고 매출도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데 임원 처우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 “기여도나 업무 중요도에서는 앞서는데도 대우가 직원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영화프리뷰] ‘호빗:뜻밖의 여정’

    [영화프리뷰] ‘호빗:뜻밖의 여정’

    피터 잭슨 감독은 ‘반지의 제왕’보다 더 욕심을 냈다. 판타지의 거장 JRR 톨킨(1892~1973)의 또 다른 작품 ‘호빗:뜻밖의 여정’(13일 개봉)이다. 반지 마니아들은 기억 속에 가물가물 존재했던 캐릭터들을 하나둘 꺼내들 시간이 됐다. 공교롭게도 딱 10년 만이다. 반지 시리즈로 판타지 영화의 새 문을 연 잭슨 사단이 ‘반지의 제왕’에서 60여년을 거슬러 올라 ‘호빗: 뜻밖의 여정’으로 돌아왔다. 취향에 따라 약간 늘어진다는 평을 받아온 전작에 비해 ‘호빗’은 더 빠르고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가 특징이다. 다채로운 캐릭터의 향연은 ‘반지의 제왕’ 못지않고 한층 더 웅장해진 특수효과는 명불허전이다. 영화는 회색 마법사 간달프의 선택(?)으로 뜻밖의 여정을 떠나는 젊은 빌보 배긴스(마틴 프리먼)의 모험을 그렸다. 무자비한 용 스마우그에게 빼앗긴 난쟁이들의 왕국, 에레보르를 되찾는 모험에 동참하게 된 배긴스는 난쟁이족 왕자 소린(리처드 아미티지)이 이끄는 13명의 난쟁이 원정대와 함께 고블린과 오크, 흉악한 괴수 와르그 등에 맞서 싸운다. 전작 주인공 ‘프로도’가 고뇌하는 영웅이라면 젊은 배긴스는 훨씬 발랄하고 통통 튀는 유쾌한 영웅이다. 영화 분위기는 감독이 아닌 캐릭터가 만든다는 이야기는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등장인물의 관계도나 심리적 갈등은 전작보다 가볍고 단순해졌지만, 상상력의 넓이만큼은 기대 수준을 넘어선다. 물론 ‘반지의 제왕’에 등장했던 캐릭터와 만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젊고 깜찍한(?) 골룸이 등장하는 대목은 웃음 포인트다. 이중인격자에 혼자놀기의 달인인 골룸의 원맨쇼는 여전히 빛을 발한다. ‘호빗’의 골룸은 ‘반지의 제왕’의 늙은 골룸보다 이빨도 몇 개 더 있으니 작은 디테일에 주목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작품에서 배긴스가 어떻게 골룸에게서 절대반지를 얻게 되는지도 공개된다. 골룸 역은 이번에도 앤디 서키스가 연기했다. 호빗을 위해 전작의 배우들도 한데 뭉쳤다. 회색의 마법사 간달프 역의 이언 매켈런을 비롯해 엘프의 여왕 역에 케이트 블란쳇, 요정들의 왕 엘론드 역에 휴고 위빙이 출연한다. 영화의 시작과 끝에 나오는 프로도 배긴스 역도 일라이저 우드가, 늙은 빌보 배긴스도 이언 홈이 계속해서 출연한다. ‘호빗’의 원래 계획은 3부작이 아닌 2부작이었다. 제작 초기 겨우 300쪽짜리 원작으로는 무리라는 반대도 적지 않았고 추가 예산 문제도 큰 부담이었다. 전작이 방대한 원작을 압축하는 과정이라면 이번엔 적은 분량의 원작을 스크린에 확장하는 작업이었을 터. 잭슨 감독은 아쉬운 여백들을 채우려고 원작 외 많은 글을 참조했다고 했다. 원작자 톨킨이 ‘호빗’ 확장판을 계획하면서 썼던 글들을 들춰 보며 부족한 부분은 감독의 상상력으로 채워 나갔다. 결국 ‘호빗’은 톨킨의 소설을 바탕으로 했지만, 원작과 다른 잭슨 감독만의 색다른 변주인 셈이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한국정책학회 철도분야 세미나

    한국 철도산업의 구조 개혁이 현안으로 대두된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을 통합해 새로운 통합기관을 설립하고 사업부별 완전한 회계분리를 시행해야 한다는 정책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건설과 운영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종열 인천대 교수 등은 7일 한국정책학회(회장 유금록) 주최로 명지대에서 열리는 정책학회 연례학술대회 철도산업 분야 세미나 발제 논문에서 철도 운영과 건설 부문을 통합하는 ‘상하통합’의 사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교수는 일본의 예를 들면서 “지역별 상하통합을 바탕으로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정부 부채탕감 등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우 철도망 관리와 여객운송을 분리해 여객회사는 여객수요의 변화에 대응할 수 없어 막대한 영업손실을 입게 된 사례도 소개했다. 안전과 인사관리 등의 업무 중복이 발생해 인원 및 운영비가 증가했고, 2003년 초에 철도부 부장이 경질되고 운영과 건설을 떼어 놓았던 ‘상하분리 모델’은 폐기됐다고 설명했다. 이종원 가톨릭대 교수도 이날 발표 자료에서 “유럽 철도산업 발전의 주요 요인은 ‘상하분리’나 경쟁체제 도입이 아닌, 정부의 부채탕감과 고속철도 증가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철도의 공공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철도산업구조의 재편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두 논문의 주요내용이다. ●‘아시아 철도사례를 통한 경험과 교훈’ 일본철도는 영업적자 누적으로 1987년에 국유철도가 6개 지역별로 민영화됐다. JR동일본, JR서일본 등 대부분의 역은 백화점, 문화 공간 등을 갖추고 여객수송기능 이외에도 쇼핑·회의·문화·휴식 등을 제공하는 복합개발 기능을 갖게 됐다. 운영과 건설을 합친 통합형 구조를 기반으로 철도운영회사가 직접 역사와 역세권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활성화했다. 국철의 장기 채무의 대부분인 31조엔을 정부에서 인수하고 분할된 각 민영회사에는 6조엔의 부채만 이관했다. 반면 중국은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류저우(柳州), 난창(南昌), 후허하오터(呼和浩特)와 쿤밍(昆明) 등 일부 철도관리국에서 상하분리형 구조개혁을 단행했지만 권한 및 기능 분배의 비효율성 문제로 실패했다. 여객회사는 운수조정권을 갖지 못해 여객수요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상하분리를 통해 운영의 효율성 향상과 적자 감소를 실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달리 지역 철도국의 적자폭이 늘었고, 철도부의 내부 갈등이 심화돼 안전관리에도 나쁜 영향을 미쳤다. ●‘유럽 철도사례의 경험과 교훈’ 유럽 국가들은 적자 탈피와 수익성 향상을 위해 회계분리 도입, 상호운용성 확보 등을 목표로 3단계의 법안 개정을 추진했다. 영국 외의 국가는 부분 경쟁체제를 도입했고 인프라의 분리, 지주회사 및 형식적인 부분 분리가 진행됐다. 그러나 장거리 서비스는 대부분 공영회사가 지배력을 발휘하고 있고, 경쟁체제 도입은 지역노선 중심, 비수익성 서비스 위주로 이루어졌다. 독일의 철도산업은 고속철을 중심으로 성장해 2008년에는 1995년보다 여객수송량이 2.7배가 늘었다. 지배적 사업자인 DB는 지주회사 체제에 근간한 상하통합형의 유기적인 운영방식을 활용했다. 이 때문에 연 10억 유로 이상을 추가 투자할 수 있었다. 유럽연합(EU)의 강제적인 상하분리 정책에 비판적이다. 프랑스도 1990년에서 2008년까지 전체 여객수송량이 33.3% 증가하는 과정에서 기존선은 33.7%가 준 반면, 고속철은 253%가 향상됐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10월 30일 운영사인 SNCF와 건설기관인 RFF를 통합했다. 우리의 경우 효율성이 입증되지 않은 상하분리 및 경쟁체제 모델을 도입하기보다는 단일 철도기관의 구심력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통합된 시스템으로 정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건설과 운영을 모두 보유한 정부출자 주식회사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다만 시설과 운영을 독립된 사업 부문으로 분리해 하나의 그룹사 안의 자회사 형태로 귀속시켜 분리로 인한 문제점을 최소화해야 한다. 정리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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