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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쉴 때는 확실히 비우세요/최흥집 강원랜드 대표

    [열린세상] 쉴 때는 확실히 비우세요/최흥집 강원랜드 대표

    휴가철이다. 올여름은 여느 해보다 장마가 길고, 더위가 심할 것이라고 한다. 장마가 끝나가자 고속도로에는 정체 구간이 늘어나는 등 더위를 피하고자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예전 우리 사회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존중받았다. 휴가를 반납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 미덕이었던 시대도 있었다. 그러나 요즘 휴가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이제 일을 잘하는 것만큼 잘 쉬는 것이 중요하고, 제대로 쉬는 것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기업들도 어떻게 하면 직원들에게 휴가를 잘 쉬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역사상 가장 열심히 일한 사람의 하나로 제갈량을 들 수 있다. 그는 ‘후출사표’(後出師表)에서 ‘국궁진췌 사이후이’(鞠躬盡瘁 死而後已)의 각오를 말했다. 나랏일에 몸과 마음을 다 바치고, 죽은 뒤에야 일을 그만둔다는 말이다. 얼핏 과장이라고 느껴질 이 표현이 천하의 명구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것은 이 말을 한 사람이 제갈량이었고, 그의 삶이 말과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갈량을 추앙하는 많은 현대의 지도자들도 그의 말을 인용하여 자신의 근면함과 충성을 표현하고 있다. 제갈량이 평생의 과업으로 삼았던 것은 유비의 탁고(託孤)에 따라 위나라를 정벌하고 한나라를 재건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제갈량은 이를 실천하려고 평생을 한결같은 자세로 일했다. 물론 그가 일생 혼신의 힘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촉나라의 인재 부족 등의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그의 천성이 부지런하고 게으름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기록에 따르면 제갈량은 곤장 스무 대가 넘는 형벌에 대해서는 직접 심문하고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파출소장이 해야 할 일을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서 할 정도로 솔선수범하고 열심히 일한 것이다. 사마의는 제갈량과 일진일퇴를 주고받은 숙명의 라이벌이다. 234년, 위나라를 치고자 북벌에 나선 제갈량은 오장원(五丈原)에서 사마의의 군대와 대치하게 된다. 서로 전기를 마련하고 적정을 탐색하고자 사신을 주고받던 중, 사마의가 촉의 사신에게 제갈량의 안부를 물었다. 그러자 촉의 사신은 제갈량이 격무에 시달리면서 식사를 제대로 하지도 못하다 있다고 사실을 말하였다. 이 말을 들은 사마의는 제갈량이 건강을 제대로 지키지 못할 것을 예측하였다. 여기서 ‘식소사번’(食少事煩)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리고 곧 제갈량은 진중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으며, 이후 촉나라는 예전과 같은 활력을 잃어버린 채 30년을 근근이 명맥만 유지하다가 결국 위나라에 의해 망하였다. 제갈량이 죽음에 이르게 된 원인을 과로사라고 말할 수 있다. 과로사는 일하는 양과 시간이 늘어남으로써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피로가 쌓이고, 그 탓에 신체의 기능이 떨어지고 저항력이 약해져서 죽음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일과 관련되었다는 이유로 과로사는 의학적인 문제를 넘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으며, 산업재해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역사에 만일이라는 것이 없다고 하지만, 제갈량이 적절한 휴식을 통해 자신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면 촉나라의 위상이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지금 우리 사회와 기업들에서 일과 휴식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또 필요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휴식의 휴(休)자는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 쉬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식(息)은 사람이 편안하게 숨을 쉬는 것을 의미하는 글자이다. 이 글자들이 합쳐져서 휴식은 사람이 하던 일을 멈추고 편안하게 쉰다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제갈량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온 힘을 기울이는 자세는 우리가 본받아야 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꽉 찬 그릇에 물을 더하면 물은 흘러 넘친다. 새로운 것들로 속을 채우려면 먼저 비워야 한다. 제대로 비울 수 있는 바람직한 휴가, 휴식문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대로 비우고, 제대로 쉬는 것이 중요하다. 제대로 비우고, 제대로 쉬어야, 제대로 채울 수 있는 법이다. 휴가는 새로운 채움을 위한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것이 내일을 위해 오늘을 쉬는 마음이다.
  • 성추행 의혹 역도 대표팀 총감독 해임

    대한역도연맹이 1일 여자 국가대표 선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오승우(55) 총감독의 보직을 1개월 해임했다. 엄정한 조사를 위해 태릉선수촌 출입을 막겠다는 취지다. 대한체육회는 이와 관련, “연맹의 조사를 지켜본 뒤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 재조사 및 제재 등의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오 감독은 이날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제를 제기한 A 선수가 운동할 수 있도록 치료하려 했는데 오해를 사게 됐다.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 사과한다”며 “연맹의 진상 조사에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응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면 지겠다”고 강조했다. 오 감독은 지난 5월 31일 오전 훈련을 하던 A 선수가 갑자기 쓰러졌을 때는 여자 트레이너가 마사지했지만 오후 훈련 도중 A 선수가 다시 쓰러지자 직접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당시 여자 트레이너가 없었고, 남자 선수를 담당하는 트레이너는 테이핑하느라 바빠 내가 직접 한 것”이라며 “선수를 보호하려고 훈련장 안의 커튼 뒤쪽에서 치료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다른 선수들이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 볼 수 있었다”며 “의심받을 행동을 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달 강원 양구대회에 출전하기 전에도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며 문자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A 선수는 “감독님의 기자회견 내용은 모두 거짓이란 생각을 했다”며 “감독님의 사과 역시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남자 선수들을 돌보던 트레이너는 바쁜 상황이 아니었다”며 “문자를 주고받은 것도 대회에 참가할 때 감독에게 보고하는 의례적인 수준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내 요구대로 감독님이 물러나지 않으면 경찰 조사까지 받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안효작 연맹 전무는 “민감한 내용이라 심리 전문가 등을 대동하고 조사위원회에 여성도 한 명 보강하겠다”며 “이르면 2주 안에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하정우 “한낱 꿈같은 ‘하대세’보다 관객의 신뢰가 더 좋아”

    하정우 “한낱 꿈같은 ‘하대세’보다 관객의 신뢰가 더 좋아”

    불꽃 튀는 흥행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8월 극장가에 복병이 등장했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더 테러 라이브’다. 이 영화는 개봉 첫날 21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아 같은 날 41만명을 동원한 화제작 ‘설국열차’를 맹추격하고 있다. 테러범과의 전화 생중계를 다룬 영화는 치밀한 전개와 촘촘한 짜임새가 미덕이다. 주인공 윤영화 역의 하정우는 자신을 위해 차려진 독상을 ‘맛있게’ 먹었다. 영화는 하정우(35)의 원맨쇼에 가깝다.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한 청취자로부터 ‘마포대교를 폭파하겠다’는 협박을 받는 첫 장면부터 수화기 너머로 목소리만 들리는 테러범과의 심리 대결이 고조되는 장면까지 한 편의 모노드라마를 연상시킨다. 영화가 개봉되던 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혼자 나오는 장면이 많아 관객이 지치지 않을까 걱정을 했어요. 하지만 뉴스 앵글에 갇힌 인물이 테러범과 대결하며 점점 이성을 잃고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잘 표현하면 재미있겠다 싶었죠. 윤영화가 대사 사이사이에 침묵하거나 호흡이 떨리면서 마치 구토할 것 같은 ‘멘붕’(멘탈 붕괴) 상태를 잘 계산해서 연기했어요. 시사회 때 보신 아버지(김용건)도 지루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하시더군요.” 극중 윤영화는 TV의 국민 앵커였다가 불미스러운 일로 라디오로 밀려난다. 그는 청취자의 전화대로 마포대교가 폭파된 것을 보고 마감뉴스 앵커 자리에 다시 앉겠다는 욕심에 테러범과 독점 전화를 위한 거래를 시도한다. 하지만 이내 인이어 이어폰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테러범의 협박에 조종당하는 처지가 되고 만다. “누구에게나 성공을 위한 야망과 욕구가 감춰져 있게 마련이죠. 윤영화라는 인물이 카메라 앞과 뒤에서 보여주는 간극을 잘 표현하려고 했어요. 이어폰, 전화, 무전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이 실제로 작동되고 연극적으로 완벽하게 세팅돼 연기하기 수월했죠. 청각적으로 풍부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삼풍 백화점, 성수대교 붕괴 당시 보도 영상을 보며 앵커 연기를 연습했다는 그는 ‘커닝’하지 않고 긴 대사를 모두 암기했다. 그는 “3개월간 반복 연습하면서 대사를 숙지했는데, 전형적인 아나운서처럼 하면 지루할 것 같아서 DJ 배철수씨처럼 편안하게 보여지도록 했다”고 말했다. 특히 윤영화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극한의 공포를 체험하는 심리 묘사는 탁월하다. 작은 라디오 부스 안에 5대의 카메라가 민감한 그의 표정 변화를 잡아냈다. “시나리오가 10~12분씩 챕터별로 짜여져 있고 그에 맞춰 윤영화가 자신의 예상과 빗나가 당황하는 모습을 단계별로 설정해 가면서 연기했죠. 가장 힘을 준 부분은 본격적인 생방송에 들어가기 전에 윤영화가 분주하게 준비하는 장면입니다. 초반에 그가 어떤 인물인지 빈틈없이 소개하는 것이 중요했거든요.” 그는 영화계의 주목을 받은 ‘용서받지 못한 자’(2005년) 이후 ‘추격자’, ‘황해’, ‘범죄와의 전쟁’, ‘베를린’ 등 매년 2~3편의 작품에 출연해 성공을 거두며 ‘일단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났다. 충무로의 대세란 뜻에서 ‘하대세’라 불리기도 한다. “근데 저는 대세라는 말이 싫어요. 아직도 내 것 같지 않은 불편한 느낌이죠. 관객의 신뢰를 받는 건 좋지만 롱런이나 인기, 이런 것들은 모두 다 한여름 밤의 꿈 같아서요.” 그가 시나리오를 고르는 기준은 딱 두 가지다. 첫번째는 시나리오의 재미. 다음은 자신이 반복 소비한 캐릭터인지의 여부다. 다작의 위험 부담은 없을까. “충분한 경험과 연기공부를 바탕으로 견고한 40대를 맞아야 하는 지금, 이번처럼 독박을 쓸 수도 있는 원톱 영화에 출연하는 것 자체가 큰 위험이었죠. 하지만 신인 감독의 패기와 시나리오의 참신함만 믿고 출연을 결정했습니다.” 곧 영화감독으로도 도전한다. 올가을 첫 연출작 ‘롤러코스터’가 개봉될 예정이다. 지치지 않는 창작의 힘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연출이 연기보다 100배는 더 힘들었어요. 객관성을 잃어버리는 게 무엇보다 그랬어요. 하지만 영화를 찍을 때만큼은 온갖 번뇌와 걱정, 불안, 공포가 다 사라져요. 저는 영화를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즐깁니다. 영화를 재미있어 하는 것. 그게 제게 주어진 가장 큰 재능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세종청사는 ‘돈먹는 하마’] 4시간 출퇴근에 허리병… 사방이 공사판 “쉴 그늘도 없어”

    [세종청사는 ‘돈먹는 하마’] 4시간 출퇴근에 허리병… 사방이 공사판 “쉴 그늘도 없어”

    기획재정부의 A과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는 지난달 밤늦게 국회 업무를 끝내고 KTX를 탔다. 피곤해서 잠시 눈을 붙였던 그는 낭패를 봤다. 하차 역인 오송역을 지나쳐 버린 것. 다음 역인 대전역에서 택시를 타 집까지 20여분밖에 안 걸렸지만 택시비는 3만원 넘게 나왔다. 시외 할증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A과장은 “오송·세종·대전이 사실상 같은 생활권인데 택시기사들 민원 때문에 할증구역 조정이 안 되고 있다”면서 “지자체가 내년 선거 때문에 눈치만 보고 있어 결국 대부분 공무원인 승객들만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 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정부세종청사가 개청한 지 1년(총리실 기준)이 넘었지만, 세종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불만은 쌓여만 가고 있다. 처음 허허벌판인 세종시로 내몰린 뒤에도 황당함을 겪었지만, 지금도 역시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전히 청사 주변은 청사 건물과 아파트 건축 등으로 사방이 온통 공사판이다. 먹거리를 비롯해 주차·의료 등 편의시설이 부족한 데다 푹푹 찌는 한여름이지만 변변한 그늘막조차 없어 공무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31일 장거리 원정 점심을 먹고 들어오던 사회 부처 B사무관은 “겉으로 보기엔 이주 공무원들의 불만이 잦아든 것처럼 보이지만 불편함에 익숙해져 표현을 안 할 뿐”이라면서 “하루 이틀도 아니고 언제까지 이런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C(여) 주무관은 부처 입주 후 8개월 동안 서울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그런데 2주 전부터 허리를 펴지 못해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왕복 4시간 거리를 출퇴근하면서 생긴 병이다. 청사 안에 한의원이 있긴 하지만 오전 9시에 맞춰 예약을 못 하면 치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주말에 서울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서울에서 계속 살려고 고생을 자초한 것도 아니다.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입주가 내년 8월이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는 “오피스텔을 얻을까도 생각했지만 요즘 이 지역 방값이 한 달에 45만~50만원 수준으로 너무 비싸 부담이 된다”면서 “1년을 더 참아야 된다고 생각하니 답답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세종청사 공무원들은 생활의 불편은 물론 업무의 효율성도 크게 떨어진다는 게 공통적인 의견이다. 간부들의 잦은 출장으로 의사 결정이 늦어지고 업무 처리도 늘어질 수밖에 없다. 환경부 D과장은 “일주일이면 반은 서울로 출장을 간다”면서 “소속 과원들과 여유를 갖고 얘기할 시간이 없어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구내식당 음식에 대한 불만은 지금도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요즘 들어 또다시 ‘음식의 질’에 대한 불만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상동 환경부노동조합 위원장은 “구내식당 음식의 질 개선을 위해 이번 주 금요일 세종청사 공무원노조연합회와 공동으로 토론회를 열고 결과를 통보해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처종합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민선 5기 3년! 구정의 품격] 박홍섭 마포구청장

    [민선 5기 3년! 구정의 품격] 박홍섭 마포구청장

    “구청사 부지 활용방안을 두고 여러 가지 얘기가 쏟아지지만 이제는 우리 아이들에게,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투자할 때가 된 것 같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은 겁니다.” 31일 집무실에서 만난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다. 화두는 마포중앙도서관과 청소년교육센터 건립이었다. 실마리는 옛 성산동 구청사 자리다. 여기에다 그럴듯한 교육종합센터 같은 걸 하나 짓고 싶단다. 구가 보유한 핵심 자산인 데다 450억원대의 적잖은 돈이 들어가는 일이다보니 이런저런 다른 의견이 나오게 마련. 박 구청장은 “우리 아이들을 위한 투자”라는 점을 내세워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있다. 그 덕분일까. 구민 여론조사 결과 87%가 지지하는 것으로 나왔다. 들뜰 만한 대목이다. 박 구청장이 재임 3년간 집중한 문제는 일자리 창출이었다. 열의를 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시 자부하고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아예 일자리창출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를 뒷받침할 조례까지 만들었다. 지역공동체 일자리 발굴, 맞춤형 취업박람회,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등 일자리가 생길 수 있는 곳이라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3년간 2만 1057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 고용노동부, 서울시 등에서 주는 관련 사업 분야의 상을 받았다. 환경개선 사업에도 열심이었다. 특히 일제 때 훼손된 새창고개터(지하철 5호선 공덕역~효창공원역)을 복원하는 사업이 눈길을 끈다. 그는 이렇게 강조했다. “흔히들 말하는 용산이라는 게 바로 그곳이에요. 위에서 보면 산이 용처럼 꿈틀대면서 한강으로 들어가는 모양새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죠. 다 믿을 건 아니지만 일제가 경의선으로 용산을 끊어버리니 그 쪽에서 인물이 안 난다는 말도 있어요. 해서 오롯이 되살려서 공원, 커뮤니티공간, 참여마당을 만들 겁니다.” 성미산 생태공원 조성사업, 당인리화력발전소의 문화창작발전소로의 전환 등도 힘차게 추진하고 있다. “이제는 아이들을 위한 투자”라는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바탕 위에서 가능했다. 그렇다면 정말 제대로 된 투자는 무엇일까. 박 구청장의 말에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대학진학률 같은 거 말고 낙오되는 아이들도 함께 보자는 겁니다. 우수한 아이들은 적절한 멘토링만 해줘도 알아서 헤쳐나갑니다.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요? 그 아이들에게도 세상을 살아나갈 지혜와 기술을 가르쳐줘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공부 못한다고 어디 버려지는 게 아니라 다른 무언가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중심 센터 역할을 맡기고 싶은 겁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였다. “언젠가 일본에 갈 일이 있었어요. 그런데 인구 5만명 규모의 어떤 구엔 도서관이 15개나 있습니다. 중심도서관엔 장서만 30만권입니다. 그런 분위기에서 크는 아이들과 한국 아이들, 어떻게 될까요. 아이들에 대한 진짜 투자란 그런 겁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국대 감독이… 역도 女선수 성추행

    역도 국가대표팀의 여자 선수가 감독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파문이 예상된다. 31일 A 선수가 대한역도경기연맹에 제출한 진정서 등에 따르면 A 선수는 지난 5월 31일 감독이 직접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태릉선수촌 치료실로 데려가 신체 부위를 만졌으며 이 과정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감독과 마주칠까봐 태릉선수촌 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 선수는 당시 선수들의 마사지를 전담하는 트레이너가 있었는데도 이 감독이 직접 마사지를 하겠다고 나선 점을 들어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이 사건을 혼자 묻어둘 수는 없다고 생각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며 “나 말고 다른 선수에게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감독이 사과하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감독은 밤늦게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자세한 내용을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역도연맹, ‘성추행 의혹’ 감독에 “선수촌 출입금지”…‘女없는 조사위원회’ 비판

    역도연맹, ‘성추행 의혹’ 감독에 “선수촌 출입금지”…‘女없는 조사위원회’ 비판

    대한역도연맹이 국가대표 선수를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역도 대표팀 총감독에게 1개월간 태릉선수촌에 출입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대한역도연맹은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지난달 31일 오후 늦게까지 김기동 실무 부회장 및 이사진 등이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 결과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1일 밝혔다. 고등학교 3학년인 A(18)양이 지난 23일 성추행 피해와 관련된 경위서를 대한역도연맹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다. ‘제2의 장미란’이라 불리는 한국 여자 역도 유망주인 A양은 감독이 몸을 더듬고 다리를 벌리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행동을 해왔다고 경위서에 밝혔다. A양이 지목한 가해자는 바로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장미란 등 여자 역도팀을 이끈 공로로 대한체육회로부터 ‘한국 최우수 지도자상’을 받았던 오승우(55) 현 국가대표팀 총감독이다. 경위서에 따르면 A양은 훈련 도중 허리를 다쳐 트레이너를 찾아갔지만 그 자리에 트레이너가 있는데도 오 감독이 “직접 마사지를 해주겠다”면서 커튼이 처져 있는 치료실로 데려갔다. A양은 오 감독이 마사지를 하면서 엉덩이와 치골을 만지고 다리를 벌리는 등 성적 수치심이 드는 행동을 계속 했다고 주장했다. 또 마사지가 끝난 뒤 오 감독은 자신에게 “좋았냐. 또 해주겠다”고 말했고, 두려운 마음에 마사지를 거부하고 오 감독을 피하자 “(대표팀) 막내가 감독에게 애교도 안 부리느냐”며 혼을 냈다고도 했다. A양은 이러한 사실을 처음 보도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감독님이라 아무 말도 못하고 마사지를 받았다. 기분이 무척 나빴다. 지금껏 감독님이 마사지를 직접 해주는 경우를 본 적이 없고, 여자 트레이너 선생님께도 이 상황을 말씀드렸더니 ‘그건 진짜 아니다’라고 하셨다. 지난 주말엔 연맹 분이 찾아와서 이것저것 물어보셨는데, 오히려 저를 몰아붙였다. 고등학생이 치골을 어떻게 아느냐는 등 마치 제가 잘못한 것 마냥, 감독님을 보호하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성추행 논란이 불거진 뒤 A양의 어머니는 고혈압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고 매체는 전했다. 또 A양의 모친이 지인에게 부탁해 28일 대한체육회 홈페이지에 ‘호소문’을 비공개로 올렸다고 덧붙였다. 가해자로 지목된 오 감독은 “억울하다”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곧 기자회견을 열어 모두 해명하겠다고 말했다. 역도연맹은 사건을 조사할 자체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김 실무 부회장을 비롯해 고교 교사인 김철현 경기이사, 조석희 심판위원장 등이 조사위원으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역도연맹은 오 감독의 선수촌 출입금지 명령이 이행되는 1개월 동안 조사를 벌여 징계할 일이 있으면 정식 징계를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불거진 뒤 역도연맹이 여론의 비판에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면서 정작 피해자인 선수에 대한 배려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역도연맹은 감독에게 선수촌 출입금지를 요구하면서 정식이사회나 상벌위원회를 거치지 않았다. 정식 징계가 아닌 만큼 감독이 연맹의 결정을 어기고 태릉선수촌에 출입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조사위원회가 남성만으로 꾸려진 것도 문제다. 여성 선수에 대한 성추행 사건을 조사하면서 여성 조사위원을 포함하지 않아 여자 선수를 배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틸다 스윈튼 “봉준호 작품이라면 전화 한통에도 한다”

    틸다 스윈튼 “봉준호 작품이라면 전화 한통에도 한다”

    틸다 스윈튼(53)의 출연이 확정된 뒤 봉준호 감독은 남성으로 되어 있던 ‘설국열차’의 메이슨 총리 역을 여성으로 바꿨다. 봉 감독의 표현에 의하면 2011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만나 “사람들이 닭살스럽다고 느낄 정도로 서로 하트를 ‘뿅뿅’ 발사하며” 의기투합한 터였다. ‘설국열차’의 틸다 스윈튼은 크리스 에반스와 존 허트, 옥타비아 스펜서, 송강호 같은 쟁쟁한 배우들 틈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압도적 존재감을 드러낸다. “예술에 국적은 중요하지 않다”는 그를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완성본을 봤나. -한국에 들어와 지난 일요일에 처음 봤다. 완전한 걸작이었다. 기대가 무척 높았는데 기대를 훨씬 뛰어넘었다. →시나리오의 어떤 점에 끌렸나. -시나리오보다도 봉준호라는 감독 자체에 끌렸다. 다른 거장들의 작품을 볼 때처럼 봉 감독의 영화를 보면서 이미 그를 알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마 그가 전화만 줬다면 어떤 영화든 만들었을 것이다. 노아의 방주를 연상시키는 기차의 알레고리도 매혹적이었다. 원작 만화를 서점에 선 채로 읽었다는 감독의 말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지성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최근 작품들과는 다른 모습이 인상적이다. -메이슨이 내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그가 광대라는 점이다. 그 부분이 정말 중요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나 초기 작품을 본 관객들은 알겠지만 나에게는 늘 광대의 기질이 있었다. 광대 역할을 다시 해보고 싶었는데 ‘설국열차’는 그런 기회가 됐다. 나는 내 자신의 절반은 예술가와 모델이고, 나머지 절반은 광대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캐릭터를 준비했나. -봉 감독이 우리 집이 있는 스코틀랜드에 찾아왔었다. 옷방에서 이런저런 옷을 입어 보면서 여섯 살짜리 애들처럼 놀았다. 들창코를 꼭 해보고 싶다고 했고, 그러는 사이 캐릭터는 금방 완성됐다. 생선 파이를 오븐에 넣고 두 시간 뒤에 꺼냈을 때는 메이슨이 창조돼 있었다. 나는 흔히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의 인간적인 모습에는 관심이 없었다. 궁금했던 건 그들의 괴물 같은 모습이었다. 어떤 지도자들에게는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이면서 정신이 나간 듯한, 광대 같은 모습이 있었다. 찰리 채플린의 ‘위대한 독재자’나 스탠리 큐브릭의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에도 그런 모습이 드러난다. 선거를 통해 당선된 조지 부시 대통령이나 카다피 같은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얼마나 미치광이인지 보여주는 게 재미있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은퇴를 언급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짐 자무시와 찍은 ‘온리 러버스 레프트 얼라이브’도 7년이나 준비한 작품이었다. 영화를 찍을 때마다 마지막 작품이라 여기고 작업한다. 봉 감독이라면 다시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짐 자무시나 봉 감독 모두 배우로서의 나를 살아나게 하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두 영화 모두 세계의 끝을 다루고 있다. 세상이 멸망한다니까 한 작품 더 찍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웃음).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교육청 “무상교육, 전액 국고 부담해야”… 예산확보 진통 예상

    ‘고교 무상교육안’은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교육 기회를 고르게 확대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구체적인 시행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내년부터 읍면·도서벽지에서 시작해 확대해 나가는 방안과 고교 1학년부터 순차적으로 학년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놓고 검토 중이다. 어느 쪽이 예산이 덜 드는지를 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전면 실시 때까지 각각의 방안에 따라 4조~6조 2000억원이 소요되고, 이후에도 매년 2조 1000억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시·도 교육감은 전액 국고 부담을 주장하지만, 정부는 기존에 지방비에서 지원하던 특성화고 장학금을 제외한 나머지만 부담한다는 계획이어서 진통이 불가피하다. 급식비는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교육계의 숙원인 학교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정·청은 1년 이상 근무한 학교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이들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기로 했다.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는 올해 기준으로 50여개 직종, 14만여명에 이른다. 초등학교 6만 7500명, 중·고등학교 3만 1000여명씩이다. 이 가운데 92.9%인 13만 1017명이 여성이다. 새누리당 제6정조위원장인 김희정 의원은 30일 “현행법에 따르면 2년 근무 후 무기계약직 전환이 가능하지만 이를 단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미 상당수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돼 실제 혜택을 받는 이가 얼마 안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시 시기와 관련해선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 일부 지역의 경우, 이르면 새학기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김 의원은 밝혔다. 역사 교육 강화안을 마련한 것은 일본의 지속적인 역사 왜곡과 더불어 학생들의 역사 인식 부족에 대한 지적 탓이 크다. 무엇보다 한국사 과목을 대입 전형에 연계하는 방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정치권에서는 국사의 수능 필수 과목화에 대한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이날도 국회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별위는 공청회를 열어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당·정·청은 국사의 수능 필수 과목화를 포함해 한국사 표준화 시험 도입,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결과 활용 등 역사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어떤 방안이 채택되든 한국사 교육 비중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교사들의 역사 소양 강화 방안도 추진된다. 올해 9월부터 신규 임용 교원들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3급 취득이 의무화된다. 지방대학 육성 방안을 포함한 것은 지역 균형 발전과 더불어 국민대통합을 이뤄내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지역 인재들에게 공직 진출의 벽이 높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신동엽, ‘엘지에서 불났어요?’ LTE 우수성 재미있게 전달

    신동엽, ‘엘지에서 불났어요?’ LTE 우수성 재미있게 전달

    LG유플러스 신동엽: “안녕하세요, 고객님~유플러스입니다.” 할머니 신동엽: “엘지에서 불났어요?” “X랄하고 자빠졌네” 신동엽의 숨길 수 없는 개그 본능, LG유플러스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할머니 분장을 한 신동엽이 구수한 욕으로 웃음을 주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장안의 화제가 됐던 고객센터 직원과 할머니의 ‘목욕탕에 불났어요’를 신동엽을 모델로 해 유튜브 영상 광고를 기획 제작했다. 이 영상에서 신동엽은 이엉돈PD와 할머니로 1인 2역을 하는데,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기존 LTE보다 2배 빨라진 속도는 물론 3G가 전혀 섞이지 않은 100% LTE를 재미있게 전달해 화제가 되고 있다. 신동엽 할머니의 이벤트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역시 신동엽이네’, “말보다 표정이 더 웃긴다”, “신동엽은 할머니가 더 잘 어울린다“, “시트콤 보는 것 같아 재미있다”, “시리즈로 나와도 재미있을 것 같다” 등 영상 속 신동엽의 재미있는 모습에 큰 웃음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신동엽의 불났어요’ 광고 영상은 LG유플러스 100% LTE만의 강점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고 한다. LG유플러스는 “신동엽이 할머니로 등장하는 ‘신동엽의 불났어요’ 100% LTE 이벤트를 LG유플러스 LTE사이트에서 지난 30일 오픈했다. 이번 이벤트 영상을 통해 100% LTE의 우수성을 알리고, 보다 친근한 이미지로 고객에게 다가가겠다”고 전했다. 신동엽의 이벤트 영상은 8월 30일까지 LG유플러스 홈페이지를 통해 시청할 수 있으며, 해당 ‘불났어요’ 영상버전을 순서대로 끌어와 완성하면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GTX개발 지역공약, ‘송도에서 여의도 20분 시대’ 앞당겨지나

    GTX개발 지역공약, ‘송도에서 여의도 20분 시대’ 앞당겨지나

    송도에서 잠실 39분, 일산에서 삼성 22분 이동 가능, 획기적 교통수단 GTX 주목 정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이하 GTX) 사업을 지역공약 이행계획에 포함하면서 GTX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철도는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수송 수단이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교통수단이다. 세계철도연맹(UIC)에 따르면 100명이 철도를 이용해 1㎞를 이동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4.79㎏으로, 자동차(33.5㎏)의 1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효율성 때문에 프랑스에서는 미래 교통사업 중에서도 파리 대도시권의 광역급행철도망 GPX(Grand Paris Express)를 조성하기 위해 230억 유로를 쏟아 붓는 등 철도 사업에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런던 대도시권 철도망을 건설 중이다. ‘크로스 레일(Cross Rail) 프로젝트’라 불리는 이 사업에 영국은 159억 파운드(약 27조원)를 쏟아 부으면서 시속 160㎞로 달리는 고속열차가 2017년 런던 대도심을 가로질러 운행하게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상대적으로 한국은 철도 사업에서는 살짝 뒤처져 있는 형국이다. 실질적으로 GTX도 경기도가 2008년 제안했으나 사업 타당성 조사 등으로 지지부진하고 있었다. GTX는 경기도와 서울을 잇는 급행철도로서 광역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도의 제안으로 2011년 4월 제2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된 GTX는 일산~수서(동탄) 구간 46.2㎞, 송도~청량리 구간 48.7㎞, 의정부~금정 구간 45.8㎞ 등 3개 노선(140.7㎞)을 신설하는 사업이다. GTX가 완공되면 송도에서 여의도까지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으며, 송도에서 잠실까지 통행시간도 39분으로 줄어들게 된다. 경기도 동탄에서 서울 강남 삼성역까지는 19분, 경기도 일산에서는 22분이면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동탄에서 서울 강남까지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든 최소한 1시간 20분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출퇴근 고통지수가 4분의 1로 줄어드는 셈이다. 효율적인 교통수단임에도 총 사업비가 13조원 가량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에 재원 확보, 사업 타당성 등의 이유로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는데, 지난 5일 박근혜 대통령의 지역 공약 중 하나로 채택되어 정부 우선 추진 공약으로 선정되면서 다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GTX가 국정과제에 이어 지역 공약에도 반영되자 GTX 건설사업을 위해 TF팀을 구성, 운영하는 등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국토교통부가 삼성~동탄 수도권 GTX역 5곳 중 성남과 용인의 중간역 2곳을 우선 결정했다. 아직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의 검토가 완료되지 않은 가운데 GTX역의 일부 역사가 위치가 확정된 것만으로도 성남과 용인권 일대 부동산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동탄간 GTX가 완공될 경우 일대 지역이 수서나 삼성 등 서울 강남권 업무지구로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좋아지면서 가치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송도와 청량리를 잇는 노선과 의정부와 금정을 잇는 노선도 지속 추진하면서 인근 지역에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인근 지역의 부동산 시장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GCF와 GTX의 호재로 이전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송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GTX가 완공되면 인천 등 수도권 교통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교통난 해소로 도심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GTX 역사 인근 부동산의 가치 상승도 기대할만 하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박대통령 첫 여름휴가… 靑 핫라인은 가동

    박대통령 첫 여름휴가… 靑 핫라인은 가동

    박근혜(얼굴) 대통령이 29일부터 4박5일간의 첫 번째 여름휴가에 들어갔다. 박 대통령이 어디서 휴가를 보내는지는 여전히 경호상의 이유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베일에 가려진 듯 보이지만 장소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역대 대통령의 단골 휴가지였던 충북 청원군의 청남대가 2003년 민간에 개방된 이후 한때 청해대(靑海臺)로 불렸던 경남 거제시 저도를 비롯한 군 시설이 대안으로 떠오른 이유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이 어디를 가느냐 못지않게 무엇을 하느냐도 관심거리다. 취임 후 첫 공식 휴가라는 점에서 재충전의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동생 박지만씨 부부 등 가족들과 모처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으로도 예상된다. 하지만 국정 현안에서 완전히 손을 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청와대 참모들로부터 전화 등을 통해 주요 사안에 대해 보고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중대 기로에 놓여 있는 남북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 경제 살리기와 공공기관장 인선 등도 당면 과제로 꼽힌다. 하반기 국정운영 구상도 가다듬어야 한다. 청와대는 하반기 박 대통령이 경제와 외교에 집중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허태열 비서실장이 이날 박 대통령을 대신해 주재한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휴가를 단순히 쉬는 시간으로 생각하지 말고 하반기 소관 업무 구상과 재충전의 시간으로 활용하라”고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허 실장은 또 “소관 부처에서는 전력 수급을 포함해 주요 국정이 쉼 없이 흘러갈 수 있도록 각별히 챙겨 달라”고 주문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의정 포커스] 김동현 강남구의원, 市에 주민 청원 제출

    [의정 포커스] 김동현 강남구의원, 市에 주민 청원 제출

    김동현 서울 강남구의원이 지하철 3호선 신사역과 압구정역에 대한 석면 제거 요청을 하는 등 지역주민 건강 챙기기에 나서 눈길을 끈다. 30일 강남구의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최근 신사역과 압구정역의 석면을 빨리 제거해 달라는 주민 5535명의 염원을 담은 주민청원을 서울시와 서울메트로(지하철1~4호선 운영)에 제출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환경청 등이 규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뱀 껍질 모양 무늬를 가진 사문석 같은 돌에 든 미세한 광물로 호흡을 통해 일단 폐로 들어오면 평생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은 채 악성중피종(석면으로 인한 흉막, 복막암 같은 불치병), 흉막반(폐를 감싼 흉막을 석면이 뚫고 지나가 흉막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것)과 같은 질환에 걸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따라서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2008~2011년 시내 지하철 1~4호선의 120개 역을 전수조사해 석면이 검출된 115개 역에서 제거작업을 해왔다. 하지만 5년 뒤인 지난 2월까지 48% 역사만 석면이 제거됐다. 이에 김 의원은 주민뿐 아니라 지하철 이용 시민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심각한 물질인 석면 제거에 서울시와 서울메트로가 더욱 많은 예산을 투입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의원은 “서울시에서 지하철 역사에 석면을 제거하겠다는 약속을 내놓은 지 벌써 5년을 넘겼다”면서 “다양한 복지 정책도 좋지만, 시민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석면 제거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석면 미제거 45개 역사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 이용 빈도가 가장 높은 신사역과 압구정역이 포함된 것은 강남지역 역차별”이라면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민의 건강을 위한 투자에 서울메트로와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서울시 ‘쪽박錢鐵’ 전철밟나] 경전철 3450원, 버스 2300원…비싸고 환승불편 “누가 타겠나”

    [서울시 ‘쪽박錢鐵’ 전철밟나] 경전철 3450원, 버스 2300원…비싸고 환승불편 “누가 타겠나”

    혈세 먹는 하마라는 오명 속에 운행을 시작한 지 3개월을 맞은 경기 용인경전철. 개통 이전부터 예산 낭비 논란을 불러온 경전철은 당초 우려대로 이용객 수가 예상의 3분의1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경기도가 용인경전철 활성화를 위해 내년 1월부터 버스, 지하철 등과의 통합환승할인을 시행한다고는 하지만 적자폭을 얼마나 줄일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는 실정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조원대의 주민소송에 휘말리게 돼 용인시의 시름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용인시는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매년 295억원을 용인경전철 운영사에 줘야 한다. 지난 26일 오전 7시 50분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 기흥역. 출근시간대이지만 역 구내에 승객이라곤 한두 사람 보일 만큼 한산했다. 플랫폼에서 6분쯤 기다리자 경전철이 들어왔다. 전대·에버랜드 역으로 향하는 경전철에 탄 승객은 기자를 제외하고 9명에 불과했다. 이후 종착역까지 가면서 추가로 탑승한 승객은 11명. 삼가역, 명지대역, 고진역 등에서는 한명도 타지 않았다. 한량짜리 열차 정원은 226명인데 고작 20명만 이용한 것이다. 에버랜드를 가기 위해 인천에서 왔다는 대학생 김모(21)양은 “경전철 승객이 너무 적어 깜짝 놀랐다. 우리 일행 5명이 안 탔으면 4명을 태우고 출발했을 것이다. 많은 돈을 들여 건설한 것으로 아는데 제대로 운행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시 기흥역으로 돌아오는 경전철도 사정은 비슷했다. 전대·에버랜드 역에서 3명이 탑승했으며 종착역까지 추가로 탑승한 승객은 18명에 불과했다. 29일 용인시에 따르면 상업운행을 시작한 지난 4월 29일부터 지난 12일까지 75일간 경전철 이용객은 73만 4578명. 하루 평균 9794명이 이용한 셈이다. 당초 한국교통연구원의 예상치 16만 1000명은 물론 경기개발연구원의 3만 2000명에도 턱없이 부족한 수치이다. 용인경전철이 외면받는 이유는 요금이 비싼 데다 다른 대중교통과 환승할인이 안 되기 때문이다. 정호태(53·처인구 고림동)씨는 “마을버스를 타고 1100원이면 출근할 수 있는 반면 경전철은 1300원을 내야 하는데 누가 이용하겠느냐”고 손사래를 쳤다. 용인시청에서 강남역까지 갈 경우 버스를 타면 2300원이 들지만 경전철과 지하철을 갈아타고 가면 3450원이 든다. 불편한 시설도 문제다. 서울 등지로 가기 위해선 분당선과 연결되는 기흥역에서 환승해야 하는데 연결 통로가 없어 밖으로 나와 200m쯤 걸어가야 한다. 기흥역 환승주차요금이 시간당 1200원, 하루 6000원인 것도 부담이 된다. 에버랜드 효과도 기대 이하였다. 용인시는 당초 세계 10대 테마파크로 성장한 에버랜드와 다양한 협력사업을 통해 통상 탑승객 외에 하루 최대 6200명의 신규 수요 창출을 기대했으나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경전철 일요일 승객이 평일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버랜드를 오가는 광역·시내외버스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있어 접근성이 과거보다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에 사는 김현숙(37)씨는 “버스를 타든 승용차를 이용하든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데 굳이 불편과 시간, 경제적 손실까지 봐가며 경전철을 이용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기흥역~전대·에버랜드역(18.1㎞) 15개 역에는 ‘스크린 도어’도 없다. 승객이 안전선을 넘을 경우 역 구내로 진입한 경전철을 급정차시키는 시스템이 설치돼 있지만 승객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용인시 경량전철과 김영길 팀장은 “현재 이용승객이 하루 평균 1만명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내년 1월부터 환승할인되고 분당선이 1호선 국철과 이어지는 수원역까지 연결되면 승객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현빈 복귀작 영화 ‘역린’, 정은채·조정석·정재영·박성웅 합류

    현빈 복귀작 영화 ‘역린’, 정은채·조정석·정재영·박성웅 합류

    현빈 복귀작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영화 ‘역린’의 출연진이 확정돼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역린’의 투자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는 “현빈에 이어 정재영, 조정석, 박성웅, 정은채 등 주요 배역 캐스팅을 마무리했다”고 29일 밝혔다. ‘역린’은 조선시대 정조의 암살을 둘러싸고 죽이려는 자와 살리려는 자, 살아야만 하는 자의 엇갈린 운명을 그린 작품으로 배우 현빈이 군 제대 후 복귀작으로 선택해 관심을 끌고 있다. 본래 역린은 ‘용의 목에는 거꾸로 난 비늘이 있는데 그것을 만지는 자는 반드시 죽는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로 군주가 노여워하는 군주만의 약점 또는 노여움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영화 ‘역린’에서 현빈은 비운의 왕 ‘정조’를 연기한다. 정재영은 왕의 서가를 관리하는 상책 ‘갑수’ 역을 맡아 현빈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다. 조정석은 살인을 위해 길러진 청부살수 ‘을수’ 역을 맡았고, 올 상반기 흥행장 ‘신세계’에서 인상 깊은 악역 연기를 펼친 박성웅은 금위영 대장 ‘홍국영’으로 활약한다. 홍일점으로 홍상수 감독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신예 정은채가 나선다. 정은채는 왕의 의복을 관리하는 세탑방의 궁중나인 ‘월혜’ 역으로 출연한다. 영화 ‘역린’은 ‘다모’, ‘패션70s’, ‘베토벤 바이러스’, ‘더 킹 투하츠’ 등 인기 드라마를 연출한 이재규 PD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내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금&여기] 이스라엘과 창조경제/류지영 국제부 기자

    [지금&여기] 이스라엘과 창조경제/류지영 국제부 기자

    박근혜 정부의 ‘이스라엘 배우기’가 한창이다. 이스라엘 벤처 생태계 구축을 본떠 ‘한국판 요즈마펀드’ 설립을 추진하고 있고, 이스라엘의 기술 군인 육성 제도인 ‘탈피오트’ 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창업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이스라엘을 모델 삼아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바꿔 보겠다는 의도다. 기자가 서울신문 창간특집 기획인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취재를 위해 찾아 간 이스라엘은 분명 배울 점이 많은 나라였다. 경제 수도인 텔아비브는 서울보다 훨씬 개방적이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곳이었다. 동성애를 금지하는 유대교(기독교)의 성지 나라에 ‘게이들의 천국’으로 불리는 도시가 있다는 것 자체가 이곳의 자유로움을 잘 말해줬다. 이런 개방성이 창조경제를 이끌어 내는 근간이 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여전히 중동국가들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위험한 나라였다. 건물마다 국제공항 수준의 보안 검색이 이뤄지고, 거리에선 소총을 든 군인들이 수시로 민간인을 검문한다. 기자도 취재 마지막 날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한 뒤 짐가방을 끌고 텔아비브 시내를 돌아다니다 누군가 폭탄 테러범으로 신고해 경찰들이 총출동하는 소동을 겪었다. 여권을 보여주고 가방을 열어 주고도 계속해서 폭언을 퍼붓던 경찰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주변국들이 모두 적국이다 보니 이스라엘에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인권’과 ‘사생활 보호’ 등이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역설적이지만 우리가 배우려는 이스라엘의 창조경제는 이런 특수성의 산물이다. 탈피오트는 이스라엘 영재들에게 군 최고 기밀인 전자전(戰) 시스템을 구축하게 하고 그 대가로 퇴역 이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벤처를 중시하는 생태계 역시 전쟁 때문에 20~30년 뒤를 내다보며 큰 기업을 키워내기가 불가능한 문화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 정부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아일랜드, 스웨덴, 두바이, 독일 등 수많은 나라들을 벤치마킹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성공적으로 한국화했다고 자부할 만한 사례가 얼마나 있는지 묻고 싶다. 그 나라만의 역사적·문화적 토양을 고려하지 않은 ‘무작정 따라하기’는 귤을 탱자로 만들 수밖에 없다. superryu@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우리네처럼 경향의 저잣거리를 섭렵하며 살다보면 그네들은 겪지 않아도 될 봉변을 당할 때가 허다하답니다. 시전 상인들은 우리네 행상이 저잣거리에서 겪는 속 쓰린 고초는 겪지 않겠지요. 이생이란 아주 영민한 상인이 있었다고 합니다. 장안의 눈치 빠른 장사치라 한들 자기는 속이지 못하리란 것을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그 상인이 저잣거리 가게 앞을 지나갔더랍니다. 그 가게 앞에서 한 아이가 늙은이와 서로 입씨름하는 것을 목격하였습니다. 어린 아이와 늙은이의 다툼이어서 수상하게 여기고 가만히 곁으로 가서 귀동냥으로 엿들어보니, 늙은이가 그 아이가 들고 있는 물건을 가리키며 10냥을 줄 것이니 그 물건을 팔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는 눈을 흰자투성이로 치뜨고, 이 물건이 겨우 10냥밖에 안 된단 말이오 하면서 물건을 내놓으려 하지 않더랍니다. 그러자 늙은이는 아이를 보고 이 물건은 필경 훔친 물건이 틀림없는데 어찌 여러 총중이 눈치채기 전에 냉큼 넘기지 않고 백주대로에서 감히 흥정하려 드느냐고 꾸짖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도 호락호락하지는 않았어요. 자기가 훔치는 것을 목격하지 않았으면서 날강도같이 물건을 빼앗으려 한다고 입에 거품을 물고 대들었습니다. 흥분한 늙은이가 참지 못하고 한 대 쥐어박으려 하자, 아이는 순식간에 줄행랑을 놓으며 욕설이 입에서 떠나지를 않았습니다. 구경꾼이었던 상인은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어서 아이가 가진 물건을 훔쳐보았더니 화대모가 틀림없었지요. 유리처럼 맑고, 순금처럼 빛나고, 박처럼 단단하고, 닭의 눈처럼 동그랗고, 고리 위에 오화(烏花)들이 제자리에 박혀 있었지요. 아차 했던 상인은 똥줄이 빠지게 아이를 뒤따라가서 체통이고 뭐고 생각하지 않고 아이를 등 두드리고 배 문질러서 30냥에 그 물건을 사게 되었지요. 물론 아이가 들을까 해서 대모라는 대짜 소리도 않았지요. 가까스로 물건을 사 가지고 오는 길에 가게에 들러 주인에게 물어보았더니, 하찮은 염소 뿔이라고 하더랍니다. 상인이 그 아이의 뒤를 몰래 밟아 알아보았더니, 아이는 늙은이의 아들이었고, 늙은이는 저자에서 물건을 위조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자였다고 합니다. 경강상인, 개성상인, 의주상인(혹은 灣商), 동래상인같이 내로라하는 부상대고(富商大)들도 당초부터 뒷다리를 걸자고 작심하고 접근하는 그런 철부지들에게는 곱다시 당하고 말 테지요.” 모두 그런 사기는 한두 번씩 당해본 경험들이 있는 터라, 서로 옆구리를 찔러가며 박장대소하였다. “3년 전 초겨울인가요, 날씨는 그렇게 춥지 않았지요…… 우리 상단도 무명 짐을 꾸려서 내성에서부터 십이령길을 넘어 흥부장에 무사히 도착했습지요. 회정길에 소금 짐은 언감생심 엄두조차 낼 수 없었고, 고포미역과 건어물로 물교를 해서 다시 안동으로 돌아왔는데, 험구를 넘나들며 갖은 고초를 겪었던 만치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큰 길미를 챙겼지요. 길미가 짭짤하게 돌아간다는 것에 맛들인 상단이 또다시 되짚어 십이령길에 덤벼들었습니다. 역시 무명 짐과 유기 짐이었지요. 난리는 돌아오던 길에 겪었습니다. 발행 때는 멀쩡하던 날씨가 빛내골에서부터 난데없이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밤을 새워도 멈추지를 않네요. 그럴수록 마음은 바빠져 걸음아 날 살려라 하는데 눈앞이 아득할 지경으로 내리 퍼붓는 통에 도무지 길이 불어나야 말이지요. 종국에 가서는 넓재 아래 숫막에서 갇히고 말았습니다. 며칠인지 아십니까. 일행 아홉이 그 숫막에서 굽도 떼지 못하고 곱다시 보름을 갇혀 있었지요. 지난 파수 때 얻은 이문까지 죄다 털어먹고 빈털터리로 회정하고 나니까. 머리가 하얗게 세고 말았습디다. 그 이후로 십이령 고개로는 두 번 다시는 고개도 돌리기 싫습디다.” 하소연하는데, 곁에서 턱살을 고이고 앉아 히죽이죽 웃고 있던 동무 하나가 거들었다. “그 와중에 숫막 근처에서 빈둥거리던 들병이를 물색 모르고 집적거렸다가 패가망신한 축도 없지 않았지요. 그 육실할 년이 색을 얼마나 밝히는지 동사하던 동무가 보름 동안을 끌려다니며 시달리고 나니까, 육탈이 되어 살이 서 근이나 빠져버렸어요. 그뿐만 아닙니다. 독풍을 맞았는지 젊은 놈이 입귀까지 비뚤어져서 가만 앉아 있어도 주둥이가 된비알 올라가는 당나귀 씹처럼 실룩거립디다. 김 안 나는 숭늉이 더 뜨겁더라고 나이 사십을 훌쩍 넘긴 년의 색사가 그토록 지독할 줄 누가 알았겠소. 그 동무 그 길로 돌아가서 굴신을 못 하고 꼬박 두 달포 동안 몸져누워 있었지요. 색에 미쳐 독을 마신 겝니다.” “돈 버리고 몸 버리고 신세까지 망치려면 일찌감치 계집 밝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조금 전부터 술은 마시지 않고 쇄골에 모가지를 삐딱하게 꼽고 유독 천봉삼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던 늙은이가 한마디 툭 던졌다. “그런데 동무는 어디서 한두 번 만난 듯 외양이 낯설지 않소이다?” 천봉삼이 그 말을 척 받아서 아무렇지도 않게 얼버무렸다. “지난날 안동에도 발걸음을 한 적이 있습니다. 발 달린 짐승이 어딘들 못 가겠소.” “그런데 스님도 아닌 터에 배코는 왜 쳤소?” “숱한 사람들이 드나드는 봉노에서 숙식하다보니, 상투에 가랑니와 서캐가 들끓어 배코를 쳐버렸더니, 그렇게 속시원합디다.” “성미 한번 급하시오. 그게 똬리로 불두덩 가리기지, 머리가 자라면 물컷들이 또다시 창궐하겠지요.” “그땐 또다시 배코를 치리다.” “동무께선 말씀 한번 시원시원하십니다.”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행장을 풀어놓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술청이 번듯한 다른 숫막에 식주인을 정한 안동의 부상 몇 사람이 소문을 듣고 곽개천 일행을 찾아왔다. 그들은 입귀가 돌아가도록 영색을 지으며 저간에 십이령길에 창궐하였던 화적을 일망타진한 소문을 들었다면서 곽개천 일행을 침이 마르도록 칭송하였다. 억죽박죽 숨바꿈으로 너도나도 나서서 칭송이 자자하여 마치 실성한 사람들 같았다. 그래서 견모가 될까 해서 난당의 수괴를 놓쳐버렸다는 얘기를 실토정할 수도 없게 되었다. 뿐만 아니었다. 그들이 유숙하고 있던 번듯한 숫막으로 일행을 데리고 가서 떡 벌어지는 주안상을 차리기 시작했다. 곽개천이 과람하다고 손사래 치며 극구 사양하였으나 그 말은 들은 척도 않았다. “옴니암니 따질 것이 없습니다. 사내자식들이란 싸우면 적수요, 사귀면 친구가 아닙니까. 오늘 밤 우리 배가 맹꽁이가 되도록 마셔보십시다.” 언제 구처하였는지, 널찍한 봉노에 돼지고기 저민 것이 쪽 목판에 그득하였고, 탁주를 동이째 들여다가 환접하였다. 어리둥절하여 어슥버슥 앉아 대충 면대하는데, 그중 행수로 보이는 늙은이가 꽁무니를 빼는 곽개천의 입에 탁주 사발을 쏟아부을 듯이 들이대며 이죽거렸다. “시생들이 소문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만, 울진 포구 흥부장 소금 상단이 모두 걸출한 사내들이어서 예전부터 장시에서 할 일 없이 궁싯거리는 협잡꾼들이나 무뢰배들을 그냥 보고 참지 못하는 성미를 가진 분들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발기하여 패역의 무리를 소탕했다는 소식을 듣고 10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갔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로써 일 같잖게 상로가 평정되었으니, 이런 천행이 어디 있겠습니까. 내친김에 흉포하고 탐학해서 권세만 믿고 온갖 추행을 일삼는 질청의 아전 몇 놈도 잡아다가 혼찌검을 내주었으면 속 시원하겠습니다. 아전이란 놈들은 질청에 숨어 앉아서 혓바닥 하나로 헐벗은 백성들을 수탈하는 도둑이고, 화적은 장시를 수시로 들락거리며 몽둥이로 봇짐 터는 도둑이 아니겠소.” 자기들 짐에서 서총대 무명 한 필을 꺼내 선사하는가 하면, 쓸개에 뜨물 든 사람처럼 언죽번죽 찬사를 늘어놓고 저들은 먹지 않고 곽개천 일행에게만 말술을 안기는데, 거침이 없었다. 그런데 공치사가 너무나 분주하여 환대가 그다지 반갑지 않았다. 늙은이가 물었다. “연세가 올해 몇이시오?” “쉬지근해진 지가 한참 됐소.” “도당을 섬멸했다면 울진 관아에서 소연을 베풀어 댁들을 치하해주었겠지요.” “그걸 바라고 적소를 소탕한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십이령 행상 길에 그 장애가 없지 않았으나 관아의 기찰로 진정되기를 바라고 있었지요. 그런데 얼마 전에 우리 행중의 두 사람이 산적들에게 속절없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래서 적소를 섬멸하려고 일어난 것입니다.” “관아에서는 우리같이 헐벗은 행상들을 골칫거리로 생각할 때가 있었습니다. 언젠가 경기도에 큰 흉년이 들었답니다. 이 흉년을 이용하려는 행상들이 강원도 김화, 금성, 철원의 곡식을 사들이려 했답니다. 그러나 조정에서는 이것을 폐단이라 하여 행상들이 곡식 매매를 위해서 내왕하는 것을 엄금시켰습니다. 조정에서는 행상들이 가지고 매매하거나 물교(物交)하려는 잡화들이 일반 백성들이 생계에 긴히 필요한 물건이 아닌데도 순박한 농투성이들을 부추겨 곡식과 바꾸게 하고 풍속까지 더럽힐 것을 걱정한 것이지요. 그런데 행상들이 곡식을 사들이지 못하게 막자, 오히려 도성 안의 백성들이 양식을 구처할 길이 없어 곤란을 겪게 되었습니다. 조정의 도포짜리들은 행상들이 이런 식으로 이익을 챙기는 것은 크게 힘들이지 않고 돈을 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행상들을 보는 눈들이 곱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원산에서만 생산되는 북포*가 삼남의 강경 저자에서 팔린다는 것은 행상들이 없었다면 감히 쳐다보기라도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상인들이 장안에서 북쪽으로 발행하면 수유리점, 누원점, 서오측점, 송우점, 파발막, 장거리, 만세교, 양문역, 풍전역, 가노개령, 장림천, 김화, 금성, 창도역, 재오현, 송포강, 신안역, 회양, 청령, 고산역, 용지원, 남산역, 안유, 원산까지 천리를 가서 북포를 지고 다시 장안으로 회정하거나 여러 켤레의 짚신이 피에 젖도록 걸어서 삼남의 저자로 가는 것이 아닙니까. 송파에서 잔뼈가 굵었다는 노형은 어떠시오?” “행세한다는 상단이 저지르는 폐단도 없지 않습니다. 송파장에서는 난전 상인들은 물론이고 장안의 노복들이나 무뢰배들까지 모여들어 영남과 호남은 말할 것도 없고 강원도에서 올라오는 행상들을 유인하여 각종 물화를 도집해 장안의 시전에 내다팔아 이익을 독식하여 시전의 폐단이 되기도 했지요. 유명한 안성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안성은 경기와 삼남 사이에 위치해 있어서 유통이 왕성하고 상인의 왕래가 번다하여 한강 이남에서는 그만치 떠르르한 저자가 없었지요. 안성은 동래와 대구, 충주, 용인, 장안으로 이어지는 영남로와 영암, 나주, 정읍, 공주, 수원에서 장안으로 이어지는 호남로를 이어주는 길목에 있었기에 난전 상인들이 주인이 된 저자가 번성하였습니다. 그것이 바로 시전 상인들에게는 눈엣가시였지요. 누원점도 마찬가지였구요. 동북쪽에서 올라오는 어물들을 매점하여 그것을 시전 어물전에 넘기지 않고 직접 난전 행상들에게 판매해버리거나 도성 남대문 밖의 칠패와 흙고개 근처의 난전 상인들에게 보내 그들이 수시로 값을 올려받도록 하여 시전의 어물전을 피폐시켰지요. 시전 상인들과 난전 상인들의 세력 다툼이었지요. 시전에서는 자기네들 이익이 난전 상인들로 말미암아 횡탈당한다고 여겼습니다. 그로써 도성의 매매가 중간에서 단절되고 값은 치솟아 생업이 쇠잔하여 작간(作奸)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횡행한다고 떠들어대곤 하였습니다.” *북포:명태
  • 노원구는 어르신 시네마천국

    노원구는 어르신 시네마천국

    “3단지 동네 친구들이랑 같이 왔어. 공짜로 이렇게 큰 화면으로 영화를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몰라.” 지난 17일 노원구청 소강당에서 만난 김옥순(71·상계동) 할머니는 집에서 반찬을 만들다 10분 늦게 왔더니 자리가 없어 바닥에 앉게 됐다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김 할머니는 매주 수요일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65세 이상 노인들을 위한 ‘노원 청춘극장’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이날 오후 2시 이탈리아의 명작 ‘인생은 아름다워’가 스크린에 걸렸다. 남자 주인공 로베르토 베니니(‘귀도’ 역)의 우스꽝스러운 행동이 이어질 때마다 웃음소리가 터졌다. 동네 친구들과 영화 장면에 대해 큰소리로 의견을 나누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대다수였다. 시끄럽다고 참견하는 이는 없었다. 가족끼리 안방에 모여 TV를 보듯 편안한 분위기가 청춘극장의 장점이다. 노인들에게 초호화 아이맥스 영화관보다 나은 문화공간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아 보였다. 이날도 184석이 금세 꽉 들어찼다. 이은미(67·상계동) 할머니는 “양반 다리를 하고 풀썩 앉아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면서 “옛날 영화도 보여 주고, 가끔 최근에 놓친 인기 작품들이 상영돼 오늘처럼 남편이랑 종종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오곤 한다”고 말했다. 파시즘이 맹위를 떨치던 1930년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막바지에 이르고, 아돌프 히틀러의 유대인 말살 정책에 따라 강제수용소로 끌려간 주인공 귀도가 탈출을 시도하다 독일군에 발각돼 사살되자 객석에선 “불쌍해서 어쩌노” 등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눈물을 훔치는 노인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김성환 구청장은 “매회 복도까지 꽉꽉 들어차 매주 수요일 한 차례 상영했던 것을 목요일까지 두 차례로 늘렸다”면서 “지역 어르신들이 영화도 잘 보시고 건강도 챙겨 100세 넘어서까지 오래오래 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상영작은 구 홈페이지 행사 공지란에 소개돼 있다. 어르신행정팀(2116-3114)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전주全州 부채 이야기- 초여름, 바람이 분다

    전주全州 부채 이야기- 초여름, 바람이 분다

    음력 5월5일, 단오端午다. 부채를 선물하던 풍속은 어디에서 왔을까? 1,000년 역사의 자존심을 간직한 가장 한국적인 고장. 바람을 일깨우는 자리, 전주에서 답을 찾았다. 전주 부채, 바람을 다스리다 전주의 수많은 자랑거리 중 부채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예부터 전주 부채는 전국 최고로 평가받았다. 질 좋은 한지와 곧고 단단한 대나무, 전주 사람들의 예술적 감각이 더해져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될 만큼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지금도 담양과 전주 일대의 대나무와 한지 산지를 중심으로 명맥을 잇는 장인들의 작품이 여전히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역사를 살펴보면 지금의 전라남·북도와 제주도를 관할했던 조선시대 전라감영에는 선자청이라는 부채를 제작 관리하는 관청이 있었다. 전라감영에 선자청을 두었던 것은 부채가 전주의 특산물로 단오 날 임금에게 올리는 진상품이었기 때문이다. ‘단오 선물은 부채, 동지 선물은 책력’이라는 속담에서 알 수 있듯 당시에는 단오가 가까워질 무렵에는 부채를 선물하고 동지가 가까워 오면 책력을 선물하는 풍속이 있었다. 이런 풍속은 조선말까지 이어져 해마다 공조에서 단오 부채를 만들어 진상하면 임금은 그것을 신하들에게 나누어주었는데, 전주 부채는 그중 가장 으뜸으로 쳤다. 이후 일제강점기, 단오 부채를 공납하는 제도가 없어지면서 선자청에서 일하며 부채를 만들던 경공장과 선자청에 납품하던 외공장의 장인들은 지금의 전주 중앙동에 터를 잡게 된다. 중앙동에는 부채를 도매로 전국에 공급하는 중간 상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 광복과 함께 외곽지역인 가재미골과 안골 등으로 장인들이 터를 옮겨 전주 부채는 장인들의 손끝에서 이어져 왔고 지금은 조충익, 김동식, 방화선 선자장이 전라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맥을 이어가고 있다. 느림의 미학을 일깨우는 선자장 부채의 ‘부’는 손으로 부쳐서 바람을 일으킨다는 뜻이고, ‘채’는 가는 대나무 또는 도구를 의미한다. 즉, 손으로 부쳐서 바람을 일으키는 도구라는 뜻이다. 한자로는 ‘선자扇子’라고 하고 선자, 즉 부채를 만드는 장인을 ‘선자장扇子匠’이라 한다. 예부터 부채에 사용하는 대나무와 한지는 모두 음의 기운을 갖고 있다고 해서 선비들은 부채를 ‘첩’이라 부르며 애지중지하고, 선비들은 의관을 갖추고 합죽선을 들고서야 외출을 했다. 또 서민 여성들은 평평하고 둥근 형태의 단선을 사용했는데, 부들이나 왕골 같은 재료를 사용해 방석 대신 깔고 앉기도 하고 햇빛을 가리거나 불을 일으키고 곡식을 거르는 데도 사용했다. 부채는 크게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접선’과 자루가 달린 ‘단선’으로 나뉜다. 그 가운데 ‘방구부채’, ‘둥근부채’라고도 불리는 단선은 모양이나 용도에 따라 대표적인 태극선을 비롯해 공작선, 대륜선, 선녀선, 파초선, 학우선, 오엽선, 듸림선 등 다양하게 나뉜다. 단선은 부챗살이 손잡이 중심에서부터 방사형으로 퍼져나가는 모습 때문에 아침 햇살이 천지 만물을 일깨우는 형상을 지녔다고 표현되기도 한다. 또 부챗살이 자루 부분에 모아지기 때문에 윗부분은 얇고 자루 박는 부분은 튼튼해야 한다. 선풍기나 에어컨이 없던 시절 시원한 바람을 불러오던 옛 부채에 비해 현대의 부채는 예술적인 면이 강조되고 있다. 해서 단선은 단조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부챗살을 구부려 미적 감각을 창출하기도 한다. 부채 하나를 만들기까지는 온갖 정성과 숙련된 손길이 필요하다. 다른 부채에 비해 공간의 면 분할과 강한 색상대비가 돋보이는 태극선의 경우 2년 이상 묵은 왕대나무를 겨울에 베어내 1mm 두께로 부챗살을 만들고, 이에 고급비단인 양단을 붙여 응달에서 말린다. 그리고 각종 모양으로 끝을 오려내 한지로 테두리를 치고, 소나무 재질로 손잡이를 끼우는 등 일곱 단계의 공정을 거쳐야 비로소 완성된다. 전주에서는 예술성 뛰어난 선자장들의 작품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한옥마을 안에 자리한 전주 부채 문화관을 둘러보면 인위적인 바람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부채의 아름다움과, 느리고 비우는 철학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한국관광협회중앙회 02-757-7485 전주 부채에 바쳐 온 외길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10호 방화선 선자장 전주 소리문화의 전당 국제회의장 1층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10호 선자장 방화선 선생의 작업실이자 대중들과의 소통공간이다. 40년 외길로 전통 부채를 제작해 온 방화선 장인은 부친이자 스승인 고故 방춘근 선생(대한민국 명장, 전라북도 무형문화재)으로부터 유년시절부터 단선기술을 익혀 가업을 계승했다. 방화선 장인의 작업은 전통의 멋을 충실히 재현하되 현대에 맞게 재조명해 격조 높고 고졸한 자태가 일품으로 평가받는다. 중국산이 밀려드는 중에 전통의 맥을 이어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최고의 재료로 더 다양한 부채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 방화선 장인의 소망이다. 방화선 선생의 태극선은 전래방법으로 수작업에 의존해 전통 한지로 만들어 고유한 빛깔과 질감이 뛰어나다. 방화선 장인에게 부챗살은 곧 자신의 뼈다. 그 뼈 위로 햇볕과 세월, 바람과 슬픔, 절망과 희망이 어우러져 부채로 탄생된다고 말한다. 방화선 선자장은 특히 올해 전주한옥마을 전통창작예술공간에 입주작가로 선정되면서 작품창작활동과 함께 1년간 기획전시와 아카데미운영, 부채 제작시연 등 대중들과 보다 다양한 소통을 다지고 있다. 이로써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과 시민들은 단선 부채의 단순함에 깃든 미학과 실용적 가치를 보다 가깝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부채 체험은 부채공예연구실과 창작예술공간 두 곳에서 모두 가능하니 사전에 문의하면 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방화선 부채공예연구실┃주소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1가 1-1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국제회의장 1층 문의 063-277-7947 방화선 창작예술공간 | 주소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 3가 51-5 체험문의 010-6608-1790 선자장 방화선 쇼케이스 전시 | 5월24일부터 3개월간. 서울시청 앞 플라자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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