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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북한 미사일 발사, 실패했어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강력 규탄

    美 “북한 미사일 발사, 실패했어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강력 규탄

    미국은 15일(현지시간) 북한이 무수단(BM-25)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처음 시험 발사하려다 실패한 것과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강력 규탄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번 미사일 실험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 이용을 명시적으로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배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북한의 도발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맹들에 대한 방위공약을 확고히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미사일 방어(MD)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우리는 지난 3~4개월간 해군 자산을 아시아 역내에 투입하고 알래스카에 MD 자산을 배치하는 등 미국의 본토를 보호하기 위한 미사일 방어 역량을 강화해왔다”면서 “군 사령관들은 우리가 본토 방어를 위해 필요한 역량을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이 스스로의 도발 행위로 인해 고립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무부도 이날 카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태국 대변인 명의로 낸 논평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의 이용을 명시적으로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배한 것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우리는 역내 동맹들과 함께 한반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역내 긴장을 추가로 야기하는 언행을 자제하고 국제적 의무와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는 구체적 조치들에 초점을 맞출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제프 데이비스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은 격하고 재앙적인 시도로서,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파란 하크 유엔 대변인은 논평에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걱정스러운 것”이라며 “우리는 다시 한번 북한에 대해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당국자들은 북한이 시험발사한 미사일이 ‘무수단’ 미사일로 추정하면서도 아직 확정적인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국자들은 북한이 다음달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추가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을 방문 중인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15일 미국 항공모함인 존 C. 스테니스 호를 타고 남중국해를 순찰하면서 기자들에게 “역내에 불필요한 또다른 도발행위”라고 비판했다. 한편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비록 시험발사에 실패했지만, 기술적 측면에서 일정한 성과를 얻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잠깐의 인기… 한류 스타 아니지 말입니다”

    “잠깐의 인기… 한류 스타 아니지 말입니다”

    대사 오글? 제 색깔로 융화하려 노력 1년 만의 회생 설정, 멜로 강해져 뭉클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특전사 대위 유시진 역을 맡아 열연한 송중기(31)가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널리 회자되는 작품을 만든 것 같아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잠깐 인기 있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한류 스타가 됐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진정한 한류 스타로 극 중 멜로 연기를 펼친 송혜교와 절친 이광수를 꼽기도 했다. ‘태양의 후예’는 지난 14일 마지막 방송에서 전국 38.8%, 서울 44.2%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송중기는 대사가 오글거렸다는 평가가 많다는 지적에 대해 “취향 차이겠지만 저는 그렇게 느끼지는 않았다”며 “제 색깔로 융화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여성 시청자분들이 왜 유시진이라는 캐릭터를 좋아했는지 알 것 같다”며 “유시진이라는 인물에게 ‘아, 이렇게 해야 내 여자가 좋아하는구나’ 하는 점을 많이 배웠다”며 웃었다. 유시진이 갖은 재난과 위기 상황에서도 ‘불사조’처럼 기사회생한 것을 놓고는 “멜로를 강화시키기 위한 것들이라 만족스럽다”고 평가하며 “그 덕에 (1년 만에 살아 돌아온) 15회에서는 굉장히 뭉클했다”고 돌이켰다. 그는 “다만 4회 와인 키스 장면의 경우 너무 빠르고 가벼워 보일까 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시청자들이 외려 좋아해 줘 다행이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초심에 대해 스스로 많은 질문을 하고 있다는 송중기는 “변하면 안 되는 것들은 제가 살아오는 동안 제 성격 안에 다 포함돼 있지 않을까 싶다”며 “그냥 하던 대로 살아가려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책임져야 할 것들이 늘어나는 등 여러 의미에서 그릇이 커졌는데 마냥 초심에만 머물러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얘기다. 그는 “꽃미남이라는 수식어를 버리고 싶은 생각은 절대 없지만 외모만큼 속도 가꾸겠다. 제 안에 좀 서늘한 면이 있는데, 더 나이 들기 전에 스릴러 같은 장르를 해 보고 싶다”며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분양정보] 경남권 물류·교통 허브 김해 주촌이 뜬다

    [분양정보] 경남권 물류·교통 허브 김해 주촌이 뜬다

    오는 2017년 말까지 3천억 원을 들여 부산·경남권 물류와 교통 허브로 자리매김 할 김해 주촌선천지구 신도시에 중소형 아파트가 공급된다. 김해 주촌선천지구는 외동ㆍ풍유동, 주촌면 선지ㆍ천곡리 일원 130만 6천㎡를 택지로 조성해 6천515세대에 1만 9천500여 명의 인구가 살 수 있는 새로운 거주지가 만들어질 계획이다. 김해 다이아몬드시티 지역주택조합은 최근 ‘김해 센텀 다이아몬드시티 디엘’ 아파트 조합원 모집을 시작했다. 김해 센텀 다이아몬드시티 디엘은 김해시 주촌면 주촌선천지구 28블록 일대에 지하 1층~지상 27층 3개 동, 총 250세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달 중 주택홍보관을 오픈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59, 84㎡의 중소형 인기 평형으로 구성된 김해 센텀 다이아몬드시티 디엘은 김해 주촌선천지구 신도시의 중심에 위치한 28블록 맨 앞에 위치, 조만강을 앞에 둔 탁 트인 조망을 자랑한다. 또 국도 14호선과 58호선, 서김해IC 등이 단지 인근에 인접해 내외지구와 김해 시내는 물론 부산과 창원, 장유, 율하를 잇는 쾌속 교통망을 갖춰 직주근접 아파트로도 적절한 요건을 갖췄다. 향후 수로왕릉 역에서 주촌선천지구를 통과해 율하신도시와 김해관광유통단지로 이어지는 도시철도(계획)가 개통될 경우, 대중교통 이용 역시 보다 더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이다. 지역주택조합 관계자는 “김해 센텀 다이아몬드시티 디엘은 도시개발 사업지에 위치해 있어 지역주택조합사업의 가장 큰 리스크로 거론되는 토지문제가 100% 확보되어있기 때문에, 빠른 사업추진과 함께 일반분양 아파트와 입주 시기 차이가 비슷한 것이 장점이다”라며 “와이드형 단지배치로 여유로운 조망을 자랑하며 조만강과 근린공원이 단지 바로 앞에 있어 파노라마 조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홍보관 오픈 전임에도 1대1 방문 상담자수가 300명을 넘어서는 등 많은 이들이 관심을 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해 센텀 다이아몬드시티 디엘은 전용면적 85㎡이하 국민주택규모 1주택 소유자(현행 전용면적 85㎡이하 1주택 소유자)도 지역주택조합 조합원으로 가입이 가능하며, 대상 지역이 사업지 동일 시∙군 거주자에서 인접한 시∙도 지역 광역생활권으로 확대됐다. 김해 다이아몬드시티 지역주택조합 조합원 가입은 김해, 부산, 울산, 경남에 6개월 이상 거주한 무주택세대주(또는 전용면적 85㎡이하 1주택 소유자)면 신규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신혜, 명동 쇼핑 포착 ‘가녀린 어깨 드러내고..’ 우아美 발산

    박신혜, 명동 쇼핑 포착 ‘가녀린 어깨 드러내고..’ 우아美 발산

    배우 박신혜가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최근 박신혜는 지인과 함께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위치한 아가타 파리(AGATHA PARIS) 매장에 방문해 여유롭게 주얼리 쇼핑을 즐겼다. 박신혜는 여리여리한 어깨가 드러나는 오프 숄더 블라우스에 화이트 숏팬츠를 매치해 화사한 봄 패션의 정석을 보여줬다. 그는 귀걸이부터 목걸이, 팔찌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레이어링해보며 주얼리 브랜드 뮤즈다운 스타일링 감각을 뽐냈다. 박신혜가 선택한 주얼리는 아가타 파리의 ‘인피니티 러브(Infinity Love)’ 파베 컬렉션으로 그의 여성스러운 라인과 어울려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는 평이다. 영원한 사랑을 의미하는 ‘인피니티 러브(Infinity Love)’ 파베 컬렉션은 무한대(∞) 디자인에 정교하게 세팅된 크리스탈로 화사함을 더한다. 사진 속 박신혜처럼 쇄골 라인, 팔목을 살짝 드러내는 셔츠나 블라우스에 착용하면 페미닌한 느낌을 배가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모던한 디자인이라 캐주얼룩은 물론 오피스 룩에도 다채롭게 어울린다. 한편 박신혜는 오는 6월 방영될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에서 주인공 혜정 역으로 브라운관 복귀를 예고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새 집 줄게, 헌 집 다오’’두꺼비 주택조합’ 대구에 첫 선

    ‘새 집 줄게, 헌 집 다오’’두꺼비 주택조합’ 대구에 첫 선

    대구에 들어서는 ‘원주민지역주택조합아파트’가 15일 그 모습을 드러냈다. 원주민지역주택조합아파트는 사업계획지의 토지, 건물을 매입하거나 원주민, 즉 토지주와 동의를 거쳐 토지, 건물 등의 소유권을 조합명의로 이전해주고 대신 ‘조합원 입주권 증서’를 받아 조합원 자격을 취득하는 형식이다. 원주민이 토지를 현물로 출자하고 신축예정 아파트의 공급면적과 1:1의 동일 크기로 현물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래서 헌 집을 내놓고 새집을 받아간다는 의미로 ‘두꺼비주택조합’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원주민의 조합참여로 안정된 토지 확보율과 함께 토지의 매입비가 투명하게 현실화돼 조합원과의 분쟁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원주민이 중심이 된 조합의 구성으로 원활한 의사결정과 빠른 사업추진이 가능하다. 대구 수성구 수성동4가에 들어서는 ‘수성동4가 원주민지역주택조합’은 이날 홍보관을 연 뒤 6월까지 창립조합설립을 마치고 사업승인 준비를 통해 올 하반기에 일반분양 세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하 2층~지상 29층, 총 697세대 규모의 대단지로 전용면적 59㎡(A, B, C) 타입 178세대, 72㎡ 타입 100세대, 84㎡(A, B, C, D) 타입 419세대로 구성된다. 단지 전체가 남향 위주로 배치되고 일부 세대에서는 신천과 범어천의 강변 조망도 가능하다. 도심접근성이 뛰어난 수성구 요지에 위치해있다. 수성동4가는 지하철 2호선 대구은행역이 도보권이며 신천대로와 동로, 달구벌대로를 통한 시내,외 접근성이 뛰어나다. 동아마트, 신천시장, 대백프라자, 경대병원 등은 물론 시내중심가가 가까이에 위치한다. 신천시장의 재개발정비사업이 진행되면 복합쇼핑몰 및 영화관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사업예정지는 오랜 기간 주거환경개선지구로 묶여 있던 땅이 해제가 되면서 대구에서 처음으로 ‘원주민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 아파트 사업이 진행된다. 안정적인 사업추진과 더불어 지난달 ‘교원협동조합’과 조합원 가입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기존의 원주민 조합원에 교원협동조합원 희망자가 가세하게 돼 조합원 모집의 속도가 한층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봄 내음 따라온 3色 ‘오페라 선율’

    봄 내음 따라온 3色 ‘오페라 선율’

    국립오페라단 서정적 ‘루살카’ 첫 소개 홍혜란 국내 데뷔 동화같은 ‘사랑의 묘약’ 가장 핫한 테너 멜리 출연 ‘가면 무도회’ 오페라 마니아들에게 올봄은 ‘호재’다. ‘체코판 인어공주’ 이야기를 담은 국내 초연작에 해외 주요 오페라 무대에서 차세대로 꼽히는 성악가들이 등장하는 다채로운 작품들이 줄지어 오르기 때문이다. 국립오페라단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드보르자크의 오페라 ‘루살카’를 처음 소개한다. 독일 작가 푸케의 소설 ‘운디네’를 바탕으로 한 작품은 인간을 사랑한 물의 요정 루살카를 주인공으로, 순수한 자연과 이를 파괴하는 문명을 대비해 극적인 음악을 펼쳐낸다. 지난 3월 안나 네트렙코가 내한 공연에서 선보여 갈채를 받은 아리아 ‘달에게 바치는 노래’는 서정적이고 애수가 깃든 이 오페라의 성정을 보여주는 대표곡이다. 연출을 맡은 김학민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은 “인어공주는 안데르센의 동화나 만화영화 등을 통해 우리에게 친밀한 소재”라면서 “심오한 깊이를 가진 음악과 드라마로, 캐면 캘수록 보석 같은 진귀한 내용이 많다”고 소개했다.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스위스 바젤국립극장 전속 가수로 발탁된 소프라노 서선영이 루살카 역으로 활약한다. 1만~15만원. (02)580-3540. 서울시오페라단은 다음달 4~8일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무대에 올린다. 시골 남녀의 순박한 사랑 이야기를 재치 있게 그린 ‘사랑의 묘약’은 남자 주인공 네모리노의 아리아 ‘남 몰래 흐르는 눈물’로 유명하다. 이탈리아 연출가 크리스티나 페촐리가 동서양의 고전미가 어우러진 동화 같은 오페라로 꾸밀 예정이다. 이번 작품은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성악 부문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하고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에서 활약해 온 소프라노 홍혜란(아디나 역)의 국내 전막 오페라 데뷔작이기도 하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2만~12만원. (02)399-1783~6. 수지오페라단은 오는 15~1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가면 무도회’를 선보인다. 1792년 실제 일어난 스웨덴 왕 구스타프 3세의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베르디 오페라로, 이탈리아 도니제티 극장의 예술감독이자 극장장인 프렌체스코 벨로토가 연출한다. 세계 유수의 오페라 극장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테너 프란체스코 멜리가 리카르도 역을, 소프라노 임세경이 아멜리아 역을 맡는다. 임세경은 지난해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에서 아이다 주역으로 서며 페스티벌 102년 역사상 최초의 한국인 출연자로 눈길을 끌었다. 3만 3000~28만원. (02)580-1300.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이럴 水가… 세종대왕도 눈병 고치러 한양서 오시네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이럴 水가… 세종대왕도 눈병 고치러 한양서 오시네

    미국의 샤스터, 영국의 나포리나스와 함께 세계 3대 광천수로 꼽히는 충북 청주시 내수읍 초정리 초정약수는 조선시대 최고의 약수로 인정받았다. ●한글 창제 마무리 작업도 초정서 해 세종대왕이 1444년 3월과 9월 두 차례로 나눠 총 117일간 초정에 행궁을 짓고 머물면서 약수로 눈병과 피부병을 고쳤다는 역사적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초정약수가 얼마나 좋기에 자동차도 없던 그 시절에 최고 권력자가 직접 1년에 두 번이나 4~5일 걸려 청주까지 내려왔을까. ‘동국여지승람’에는 ‘청주에서 동쪽으로 39리에 매운맛이 나는 물이 있는데 이 물에 목욕하면 피부병이 낫는다’고 적혀 있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는 ‘우리나라에 많은 초수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경기 광주와 청주 초수가 가장 유명하다’고 기록돼 있다. ‘초수’는 매운맛이 나는 물이란 뜻이다. 초정리는 세종대왕의 가장 큰 업적인 한글 창제와도 인연이 깊다. 세종대왕이 초정에 있을 때 한글 창제 마무리 작업을 해서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용비어천가 중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아니 그치고’에서 ‘샘’이 초정을 지칭하는 것으로 본다.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 삼아 세종대왕의 애민정신과 초정약수의 가치를 조명하는 축제가 청주에서 열린다. 청주시는 다음달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내수읍 초정문화공원 일원에서 ‘제10회 세종대왕과 초정약수 축제’를 연다. 가장 큰 볼거리는 축제 둘째 날 진행하는 세종대왕 어가 행렬이다. 세종대왕이 570여년 전 한양을 떠나 초정리에 도착하는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어가 행렬은 보통 취타대를 필두로 말을 탄 기수, 임금의 가마인 ‘어가’, 왕세자, 문무백관, 호위군사 등으로 이뤄진다. 시는 색다르게 어우동, 주민, 큰북 등을 어가 행렬 앞에 배치하기로 했다. 이들은 어가보다 앞서 행진하며 임금이 가는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어가 행렬에는 지역 예술인과 청주대 학생 등 200여명이 참여, 오후 4시 충북소주 공장 앞을 출발해 초정문화공원까지 2㎞를 걸을 예정이다. ●마지막 황손 이석 이사장, 세종대왕 역 어가 행렬이 메인 무대에 도착하면 세종대왕이 청주목사에게 교지를 전달하는 모습을 재현한다. 세종대왕이 욕조에 물을 받아 목욕하거나 눈을 치료하는 장면도 선보인다. 지난해에는 마지막 황손인 이석 황실문화재단 이사장이 세종대왕 역을 맡아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이승훈 청주시장이 청주목사 역할을 한다. 시는 올해에도 고종황제 후손을 세종대왕으로 모시기로 했다. 이 시장은 올해도 청주목사 역을 맡는다. ●4개 구청, 400여명 노인 초청해 양노연 첫째 날 축제의 무사고와 성황 개최를 기원하는 영천제에 이어 열리는 양노연도 의미 있다. 양노연은 조선시대 나라에서 노인을 공경하기 위해 베풀던 잔치다. 세종실록에는 ‘세종대왕이 초정에 와서 아이와 마을주민 등 400명을 위해 잔치를 베풀고 옷감 등을 하사했다’고 적혀 있다. 시는 지역 4개 구청에서 100명씩 400명의 노인을 초청해 즐거운 양노연을 연다. 한글과 관련된 행사도 다양하다. 손으로 그린 그림문자 ‘캘리그래피’ 전문가가 ‘한글캘리 명함제작소’를 운영하고, 유학생 우리말 겨루기가 열린다. 학생 백일장과 휘호대회도 마련한다. 곽명희 청주문화원 사무차장은 “10회를 맞은 만큼 새로운 프로그램을 많이 선보일 예정”이라며 “한글과 생활 소품을 연결하는 체험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제에 오면 초정약수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초정약수는 차고 쌉싸래하면서도 톡 쏜다. 감미료 등을 첨가하지 않은 사이다 맛을 생각하면 된다. 유리탄산, 칼슘, 나트륨, 중탄산, 칼륨, 마그네슘, 이온이 많이 들어 있고, 구리, 철, 망소, 불소, 염소, 이온 등도 함유돼 있다. 지하 50~100m에서 석영암반을 뚫고 솟아나 잡수가 끼여들 틈이 없고, 자체 탄산가스가 살균 작용을 해 위생적인 게 특징이다. 피부미용에도 좋다. 시는 초정문화공원 인근 수로를 깨끗하게 정비해 초정약수를 받은 뒤 무료 족욕장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발목까지 오는 약수 속에 발을 넣고 있다 보면 피로에 지친 몸이 한결 가벼워진다. 족욕으로 만족하지 못한다면 초정리에 있는 목욕탕 2곳을 이용하면 된다. 초정약수 물속에 몸을 푹 담그면 일반 목욕탕에서는 느낄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약간 힌트를 준다면 신체의 예민한 곳이 따끔거린다. 초정약수를 응용해 방문객이 자기만의 음료수를 만들어 보는 뉴스파클링 공모전도 있다. ●어린이 물총 싸움장·워터슬라이드도 또한 초정리 버스 정류소 앞 삼거리에 서 있는 기념비 왼쪽의 원탕약수터 등 3곳에서는 공짜로 약수를 받아갈 수 있다. 행사장에는 초정약수를 활용해 중소기업들이 개발한 화장품, 비누 등을 전시하는 기업홍보관도 설치한다. 초정리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일화는 초정탄산수 등 자사 제품을 무료 지원할 예정이다. 지금은 초정탄산수를 전국 어디서나 살 수 있지만 1991년 일화가 영세업체인 ‘초정약수’를 인수하기 전에는 다른 지역에서 구하기가 어려웠다. 당시 생산량이 적었고, 대형 업체들이 유통을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수(48) 초정리 이장은 “초정약수에 근무했던 분들이 대부분 돌아가셔서 그때 사정을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사이다를 생산하던 회사들이 초정탄산수의 타 지역 진출을 막았던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축제장에는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물총 싸움장과 대형 워터슬라이드도 마련된다. 부대행사로 국악한마당과 가요제 등도 열린다. 시는 올해 방문객 유치 목표를 4만명으로 잡았다. 지난해엔 3만여명이 다녀갔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성유리 “‘몬스터’ 촬영 중” 해변서 화이트 시스루 원피스 ‘청순미 폭발’

    성유리 “‘몬스터’ 촬영 중” 해변서 화이트 시스루 원피스 ‘청순미 폭발’

    배우 성유리가 ‘몬스터’ 촬영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성유리는 MBC 월화극 ‘몬스터’(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주성우)에서 억척스러운 속물녀 오수연 역을 맡아 거침없이 돌직구를 날리는 ‘버럭녀’부터 귀여운 허세 가득한 ‘허당녀’까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인물을 완성시키고 있다. 이에 성유리의 일상 사진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성유리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드라마 ‘몬스터’ 촬영 중”이라는 글과 함께 촬영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중국의 하이난 해변에서 화이트 시스루 원피스를 입고 청순미를 뽐내고 있는 성유리의 모습이 담겨 있다. 한편 성유리 강지환 박기웅 수현 정보석 등이 출연 중인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는 거대한 권력집단의 음모에 가족과 인생을 빼앗긴 한 남자의 복수극을 그린다. 매주 월,화요일 밤 10시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아가씨’, 하정우-김민희-조진웅-김태리 10종 스틸 ‘압도적 카리스마’

    ‘아가씨’, 하정우-김민희-조진웅-김태리 10종 스틸 ‘압도적 카리스마’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제작 모호필름)가 베일을 벗었다. 영국소설 ‘핑거 스미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 ‘아가씨’는 1930년대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고용돼 아가씨의 하녀가 된 소녀를 둘러싼 이야기. 12일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공개된 ‘아가씨’ 스틸에는 1930년대를 엿볼 수 있는 풍광이 담겨 있다. 아가씨 역의 김민희, 백작 역의 하정우, 하녀 역의 신예 김태리를 비롯 아가씨의 이모부 조진웅 등 배우들의 변신이 한 눈에 읽힌다. 먼저 아가씨 역의 김민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순진하고 외로운 귀족 아가씨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드러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정원을 산책하거나 백작에게서 서양화를 배우는 아가씨 김민희. 흠잡을 데 없이 아름다운 김민희의 묘한 눈빛은 사연을 감춘 아가씨의 비밀스러운 매력을 뿜어내며 그에게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한다. 백작과 거래를 한 하녀 김태리는 속내를 알 수 없는 이중적인 매력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때로는 순박하면서도 때로는 당찬 하녀 김태리의 모습은 예측할 수 없는 재미를 엿보게 한다. 재산을 노리고 아가씨에게 접근하는 사기꾼 백작 역의 하정우는 진짜보다 더 진짜 백작 같은 모습으로 아가씨와 하녀, 후견인 사이를 능수능란하게 오가며 인물 간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조인다. 그리고 하얗게 센 머리에 날카로운 눈초리까지, 아가씨의 이모부이자 후견인으로 분한 조진웅의 스틸은 그의 파격적 변신을 예고하며 이목을 집중시킨다. ‘아가씨’는 유럽 최대 규모의 영화 시장인 유로피안 필름 마켓(European Film Market)에서 전 세계 116개국에 선판매되는 등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 ‘올드보이’(2004) ‘박쥐’(2009)로 칸 영화제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로 올해 다시 한 번 경쟁부문에 진출하지, 이목이 쏠린다. 박찬욱 감독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게 된 4인의 배우가 보여줄 변신과 앙상블, 그리고 다채로운 의상과 미술 등 박찬욱 감독이 새롭게 창조해 낸 1930년대의 볼거리가 담긴 스틸은 ‘아가씨’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배가시키고 있다. 6월초 개봉 예정.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세상을 밝히는 사람들] 교직의 길 함께 걷는 시각장애인 정의석·정회진 남매

    [세상을 밝히는 사람들] 교직의 길 함께 걷는 시각장애인 정의석·정회진 남매

    “시각장애인 남매가 나란히 선생님이 됐다고 하면 많은 분이 놀라워하며 격려해 주십니다. 하지만 우리 제자들이 사회에 나갈 때쯤에는 이런 일들이 대단한 게 아니라 아주 당연한 일로 인식되는 그런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정의석(36)·정회진(31·여)씨 남매는 둘 다 장애인 교사다. 의석씨는 올해 10년차인 ‘베테랑’, 회진씨는 올해 교직에 첫발을 내디딘 ‘새내기’다. 두 사람은 똑같이 생후 100일 무렵 원인 불명의 질환으로 시력을 잃었다. 현재 의석씨는 모교인 서울 강북구 한빛맹학교에서 중등부 영어 과목과 시각장애인의 안마 등 자격증 취득 과정 담당 교사를 맡고 있다. 회진씨는 지적장애 특수학교인 경기 성남 성은학교에서 진로·직업교육을 하는 전공과 교사로 일하고 있다. 회진씨가 교직에 처음 매력을 느낀 건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당시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무대에 올린 연극 ‘헬렌 켈러’에서 주인공 헬렌 켈러 역을 맡았다. 그러나 회진씨는 “사실 스승인 설리번 선생님 역이 더 탐났다”고 말했다. 강한 의지와 열정으로 제자의 능력을 끌어내는 모습에 감명받았기 때문이다. 의석씨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즐기는 데다 평소 친구들에게 뭔가를 알려 주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자연스럽게 교사를 천직으로 삼게 됐다”고 밝혔다. 정씨 남매에게 ‘설리번 선생님’은 어머니인 김경숙(59)씨였다. 김씨는 자신이 먼저 점자를 배운 뒤 일반 책을 점자로 옮겨 자식들에게 읽혔다. 동화책부터 문제집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의석씨는 “어머니의 의지와 성실함을 보면서 내가 먼저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회진씨는 대학(대구대 특수교육학과) 졸업 뒤 4년간 텔레마케터 등을 하며 방황한 적도 있었다. 장애의 종류가 다른 제자들에게 자신이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임용고시의 좁은 문을 통과한 뒤 처음 학교로 출근한 날 한 학생은 회진씨에게 “(시각장애인이라) 불쌍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진씨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불쌍하지 않다는 걸 알려 주는 게 나의 숙제”라고 미소를 지었다. 정작 시각장애인 교사들의 발목을 잡는 건 행정 업무다. 시각 자료를 준비하거나 문서 작업을 할 때 보조기기나 지원 인력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꿈을 계속 키워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아쉽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남매는 학생들에게서 다시 힘을 얻는다. 이들은 “결국 학생들은 교사에게 있어 삶을 함께 걷는 동반자”라고 말했다. “제가 학교에 다닐 때 배웠던 선생님들과 이제는 선후배로 마음을 나누고, 또 저의 제자들이 자라 인생의 동료가 되는 걸 바라보는 게 무엇보다 뿌듯합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100년 현대사 ‘비운의 1번국도’ 시작점, 목포

    100년 현대사 ‘비운의 1번국도’ 시작점, 목포

    길은 거기에서 시작됐다. 뭇 사내들과 아낙들이 이고 진 채 거처를 옮겨다니며 발바닥으로 꾹꾹 다진 길이었다. 정주(定住)의 안온함을 뒤로 하고 삶을 찾아, 죽음을 피해 옮겨야함[移住]은 인간의 새로운 숙명이 되었다. 애초에 인간은 짐승과 흡사했다. 머무르지 않았고, 머무를 수 없었다. 길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대한민국 역시 근대에 접어들며 오랫동안 인간의 발때 묻은 길을 대신하는 길을 만들었다. 아스팔트로 널찍하게 다져진 국도는 새로운 길의 시작이었고, 새로운 삶의 시작이었다. 선거는 끝났고, 누군가는 낙담하고 누군가는 환호한다. 덤덤한 마음으로 길을 떠나야할 때다. 대한민국의 국도 1번이 시작되는 길을 찾았다. 전남 목포다. 영산로에서 시작해 북쪽으로, 북쪽으로 이어졌다. 나주, 광주, 장성을 거쳐 전주, 천안, 평택, 서울을 지나 파주까지 잇고 있다. 철책에 막혔을 뿐 북한땅 신의주까지 이어져야 비로소 1번 국도는 제 모습을 완성시킨다. 식민의 시절에 닦여 전쟁과 분단으로 가로막힌 한국 현대사 속 비운의 길이며, 여전히 사람의 손길, 발길을 갈망하는 미완성된 길이다. 그렇게 길의 시원(始原)을 더듬어 갔다. ●신의주까지 939㎞·판문점까지 498㎞1, 2번 국도의 시작인 영산로의 시작점에 ‘국도 1, 2호선 기점’이라고 새겨진 커다란 돌비석과 도로원표가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 신의주까지는 939㎞이고, 판문점까지는 498㎞임을 알려 준다. 도로원표 너머 바로 위쪽에는 얼마 전까지 목포문화원으로 쓰던 건물이 영산로를 굽어보고 있다. 원래는 목포일본영사관으로 지어진 건물이었다. 르네상스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목포일본영사관은 역사적으로도 건축학적으로도 의의가 깊기에 1981년 국가 사적으로 지정됐다. 일제는 1897년 10월 1일 목포항을 개항한 이후 1900년 1월 이곳에 일본영사관을 착공한 뒤 열 달 만에 완공했다. 쌀과 소금 등 수탈 물자를 본국으로 실어 날라야 했고, 본국에서 가져온 전쟁물자를 만주 대륙으로 가져가야 했던 그들로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길이었다. 100년 전 어느 날 이 높은 곳에서 '대동아공영권 건설의 큰 뜻'을 품은 채 흐뭇하면서도, 우려 섞인 눈빛으로 이 길을 주시했을 그들의 얼굴이 절로 떠오른다. 그리고 지금 무료한 표정으로 옛 식민의 수뇌부가 봤을 눈높이쯤에 놓인 벤치에 앉아 영산로를 내려다보고 있는 중씰한 사내 두엇의 시선 역시 그 길 언저리에 닿아 있다. 옛 일본영사관 돌계단 아래 도로원표 옆에는 놀이터가 있지만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다. 노인들만 서너 명 길가에 걸터 앉아 두런거리고 있다. 이제는 쇠락했지만 한때 조선 땅 최고의 번창함을 자랑했던 목포시 영산로는 세상의 변화와 시대의 교체를 말없이 증언하고 있다. ●쇠락한 식민지 중심가에는 고적함만 피식민의 좌절과 울분 서린 기억은 잠시만 접어 두자. 영산로는 누가 뭐래도 목포 제일의 번화가였다. 돈이 모였고, 문화와 예술이 모였고, 멋과 풍류가 모였다. 호남 최대의 일본식 정원이 꾸며진 이훈동 정원과 그의 호를 딴 성옥기념관은 그 시절이 당대를 어떻게 선도했는지 고스란히 증명한다.이훈동정원은 1930년대 일본인이 지은 집을 당시 조선내화 창업자인 이훈동이 사들여 꾸몄다. 여전히 ‘이훈동’이라는 문패가 걸려 있다. 석등과 석탑, 연못, 정원 등은 일본 여느 곳보다 더 일본의 전통을 품고 있으며 일본식 정원에 없던 벚나무, 동백나무 등 여러 꽃나무들을 심어 자신만의 뜰로 꾸며 놓았다. 호남에서 가장 큰 개인 정원이라는 설명도 덧붙는다. 너무도 유명한 곳이지만 개인 소유 건물이기에 미리 목포시 등을 통하지 않고는 들여다보기 어렵다. 이훈동 정원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바로 옆 성옥기념관에서 어느 정도 풀어낼 수 있다. 각종 개인 소장품과 당시 기록물 등은 조선내화 창업자이자 전남일보 발행인으로서 성옥 이훈동이 목포, 전남 경제권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짐작하게 하고 나아가 당시 시대상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특히 그곳 근처에는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시대의 잔혹상이 있다. 바로 목포근대역사관이다. 일제의 조선 수탈 전진기지인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을 개조해 만들었다. 당시 8곳에 이르는 동양척식회사 지점 중 소작료를 가장 많이 거둔 곳이다. 2층에는 일제의 잔혹한 만행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노약자와 임산부는 조심하라는 경고 문구까지 있을 정도다. 문구 만으로도 당시의 잔혹한 식민지 수탈의 참상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역사관 맞은편 모퉁이에는 적산가옥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가 여행객들의 입소문을 많이 탔다. 호남선의 종착역인 목포역은 영산로 시점에서 천천히 걸어도 10분 남짓이면 도착한다. 가는 길에 초원실버호텔 오른쪽이 오랜 시절 복달임하는 음식으로 손꼽히던 민어회를 전문으로 파는 ‘민어의 거리’다. 식민의 시절은 물론 지금까지도 날이 서서히 더워지는 7~8월이면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물론 값이 많이 비싼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이곳들은 목포를 찾는 이라면 결코 모두 빼놓을 수 없는 곳들이다. 영산로를 모두 밟으려면 신의주, 최소한 파주까지 가야 한다. 하지만 짧은 10분 남짓 동안 느린 걸음만으로도 100년 남짓의 시간을 단숨에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시간 이동의 길이다. 사진=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목포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두시의 데이트 임수정, 인생 드라마는? “‘미안하다 사랑한다’ 잊을수 없어”

    두시의 데이트 임수정, 인생 드라마는? “‘미안하다 사랑한다’ 잊을수 없어”

    배우 임수정이 ‘두시의 데이트’에서 자신의 대표 드라마로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꼽았다. 11일 방송된 MBC FM4U ‘두시의 데이트 박경림입니다’에는 영화 ‘시간이탈자’ 개봉을 앞둔 임수정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임수정은 자신의 드라마 대표작을 묻는 질문에 “‘미안하다 사랑한다’인 것 같다. 잊을 수 없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지난 2004년 방송된 KBS2 드라마로 소지섭, 임수정, 정경호, 서지영, 최여진 등이 출연했다. 당시 소지섭 임수정의 애틋한 대사와 패션 등 모든 것이 이슈가 되며 뜨거운 인기를 모았던 작품이다. 이후 영화에 집중하고 있는 임수정은 왜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드라마를 안 한 것은 아니다. 기회가 되면 좋은 작품이 있으면 빨리 안방을 찾아가고 싶다”고 답했다. 한편 임수정은 영화 ‘시간이탈자’에서 1983년 지환(조정석)이 사랑한 여자 윤정과 2015년 진우(이진욱)이 사랑한 여자 소은 역을 맡으며 1인 2역 연기를 펼친다. 오는 13일 개봉 예정.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한국적으로 돌아온 세계적 연극 ‘엘리펀트 송’

    지난 1월 호평 속에 막을 내렸던 연극 ‘엘리펀트 송’이 3개월 만에 앙코르 공연으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엘리펀트 송’은 정신과 의사 로렌스의 실종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이 스릴감 있게 펼쳐진다. 병원장 그린버그와 로렌스 실종을 마지막으로 목격한 환자 마이클, 마이클을 보살피는 수간호사 피터슨의 고독과 외로움, 사랑에 대한 갈망도 강렬한 이야기로 담아냈다. 동명 영화로도 유명한 이 작품은 본래 연극이 원작이다. 2004년 캐나다 초연 이후 10년 넘게 세계 각지에서 공연되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해 11월 처음 무대에 올랐다. 공연이 끝나기도 전에 앙코르 공연이 확정될 정도로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마이클의 결핍과 외로움에 초점을 맞춘 초연과 달리 앙코르 공연에선 그린버그와 마이클, 마이클과 피터슨, 피터슨과 그린버그, 세 인물의 관계 형성을 더욱 치밀하게 그려 등장인물 모두가 극을 이끌어 가도록 구성했다. 음악도 풍성해지고 새로워진다. 초연에선 기타 하나로 쓸쓸함을 표현했지만 이번 공연에선 다양한 악기로 감정의 변화상을 세밀하게 전달한다. ‘엘리펀트 송’ 노래도 국내 관객들이 마이클의 정서를 더욱 잘 느낄 수 있도록 한국어 가사로 새롭게 작곡됐다. 코끼리에 대한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와 사랑에 대한 지독한 집착을 가진 마이클 역은 초연 배우 박은석·정원영이 다시 맡았고 전성우가 새롭게 합류했다. 마이클과 게임 같은 이야기를 나누며 로렌스 실종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그린버그 역은 이석준·고영빈이, 수간호사 피터슨 역은 정재은·고수희가 열연한다. 연출을 맡은 김지호는 “기본적인 극의 콘셉트는 바뀌지 않지만 새로운 작품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이런 변화를 통해 인물의 생각과 감정을 더욱 감각적이고 사실적으로 전달하려 한다. 초연과 비교하기보다는 이번 공연 자체를 초연이라 생각하고 봐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3만 5000~5만 5000원. (02)3672-0900.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해외여행 | [기차를 타면 스위스가 보인다] 베르니나 익스프레스- 세계문화유산 위를 달린다

    해외여행 | [기차를 타면 스위스가 보인다] 베르니나 익스프레스- 세계문화유산 위를 달린다

    기차를 타면 스위스가 보인다 스위스의 기차는 취리히 같은 대도시부터 해발 3,000m가 넘는 알프스 산속 마을까지 구석구석 달린다. 스위스에서 처음으로 기차가 운행된 것은 1847년. 무려 150년이 넘었다. 스위스의 기차는 세계에서 가장 정확하며 자연친화적인 기차라는 명성을 누리고 있다. ▶Info Switzerland Airline | 대한항공이 인천에서 취리히까지 화·목·토요일 주 3회 운항한다. 소요시간은 약 12시간. KLM네덜란드항공을 타고 암스테르담을 경유해 취리히로 들어갈 경우, 약 14~17시간 걸린다. Time | 우리나라보다 8시간 느리다. Money | 스위스프랑CHF을 쓴다. 2016년 1월 기준, CHF1은 약 1,188원. Pass | 스위스트래블패스 스위스 여행에는 스위스트래블패스가 편리하다. 기차뿐만 아니라 버스와 유람선 등 대부분의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 480여 개의 박물관도 이 패스만 있으면 무료다. 3, 4, 8, 15일 패스가 있으며 레일유럽www.raileurope.co.kr에서 구입할 수 있다. App | 스위스 국철 앱인 ‘SBB mobile’이 유용하다. 이것만 있으면 스위스 어디를 가도 두렵지 않다. 열차시간표 검색은 물론이고 열차와 버스, 도보로 가는 길까지 알려준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보통은 언어가 한 나라를 이어 주는 역할을 한다지만, 네 가지 언어가 공용어인 스위스는 다르다. 스위스를 여행하다 보면, 독일어와 프랑스어, 이탈리아어가 함께 쓰인 표지판을 쉽게 만나게 된다. 스위스에는 이 세 가지 언어에 로망슈어까지 네 가지의 공용어가 있기 때문이다. 드물기는 하지만, 스위스 사람끼리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대신 스위스를 하나로 연결하고 묶어 주는 것은 기차다. 스위스의 기차는 수도 없이 많은 터널을 지나고 깊은 계곡을 거슬러 오른다. 경사가 급한 곳은 달팽이처럼 돌아가고, 톱니바퀴처럼 생긴 산악열차를 이용하기도 한다. 스위스의 동서간 거리는 346km, 남북간 거리는 220km. 이에 비해 스위스 철도망은 5,232km로 스위스 전체를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다. 기차는 스위스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 주는 언어이자, 세계인과 연결해 주는 인터넷이다. 여기에 하나 더 있다. 매력 넘치는 알프스의 곳곳을 파노라마로 보여 주는 코스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타 보고 싶은 열차 중 하나로 꼽힌다. ●세계문화유산 위를 달린다 베르니나 익스프레스Bernina Express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철도 구간을 달리는 베르니나 익스프레스는 스위스 여행자들이 꼭 한 번 타 보고 싶어하는 인기 열차다.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 쿠어에서 이탈리아 티라노Tirano까지 약 145km를 4시간 5분에 걸쳐 달리는 구간으로 이 안에 빙하지대와 야자수가 무성한 숲까지 다 들어 있다. 가장 낮은 곳과 높은 곳의 고도차가 1,824m. 열차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드라마틱한 자연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기차 내부는 마치 프리미엄 영화관 같다. 미리 예약한 31번 좌석의 테이블 위에는 베르니나 익스프레스 소개 팸플릿이 얌전히 놓여 있다. 한 쪽에는 샬레 인테리어 스타일, 스위스 기차 등에 관한 책이 비치된 앙증맞은 도서관도 마련되어 있다. 버킷리스트에 올려놓았던 ‘베르니나 익스프레스 타기’를 빨간 줄로 그으며, 쿠어Chur에서 베르니나 익스프레스에 올랐다. 알프스의 풍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도록, 객실 유리창이 시원하게 트여 있었다. 55개 터널과 196개의 다리를 지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철도는 베르니나 익스프레스가 달리는 구간 중 투지스에서 티라노까지 122.3km에 달하는 곳으로, 이 사이에는 55개의 터널과 196개의 다리가 있다. 이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이유는 철도가 이곳의 자연환경이나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어 멋진 경관을 만들어냈기 때문. 이 루트는 스위스 알프스 쪽에 속하는 알불라 라인과 이탈리아에 가까운 베르니나 라인으로 나뉜다. 알불라 라인은 산악철도 역사에 있어 클래식한 기술을 이용해 만든 철도인 데 비해, 베르니나 라인은 혁신적인 기술을 사용해 철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철도다. 각 라인의 하이라이트는 계곡에 우뚝 서 있는 란트바써 비아둑트Landwasser viaduct와 부메랑처럼 동그랗게 원을 그리고 있는 브루지오Brusio 루프교. 설경을 따라 30분 정도 달리니, 세계문화유산 구간인 알불라 라인이 시작되는 투지스역에 도착했다. 투지스역을 지나자 하얀 계곡에 걸쳐 있는 솔리스 비아둑트가 나타났다. 수라바역을 지나며 정신을 바짝 차렸다. 란트바써 비아둑트가 등장할 차례이기 때문. 란트바써 비아둑트는 무려 65m 위에 세워진 구름다리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다리의 웅장함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길이 136m에 5개의 아치와 기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돌을 이용해 웅장하고도 고풍스럽다. 열차가 거대한 돌로 된 수직 벽으로 들어갈 때는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존스박사가 된 것 같은 아찔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멋진 산양 문장을 앞에 단 베르니나 익스프레스는 맑은 호숫가 물고기가 유영하듯 알불라 계곡을 달려, 엥가딘 계곡으로 진입했다. 기차를 타고 있는 것인지 영화를 보고 있는 것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황홀한 풍광이 이어졌다. 호주에서 온 한 가족은 “이것이 진짜 겨울이지. 이제야 크리스마스를 제대로 맞는 것 같다”며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이탈리아풍 아담한 중세마을, 포스키아보 베르니나 익스프레스는 겨울 휴양지인 생모리츠와 폰트레지나를 지나, 이 구간에서 가장 높은 곳인 해발 2,253m 오스피치오 베르니나 고개를 넘었다. 톱니바퀴 철로도 아니고 일반 철로로 한라산보다 높은 곳까지 기차가 오르다니. 베르니나 익스프레스가 놀랍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했다. 베르니나 고개를 넘으니, 베르니나 특급의 절경 중 하나로 꼽히는 알프그륌Alp Grum 해발 2,091m역이 나타났다. 팔뤼 빙하와 호수, 푸슬라브 계곡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광을 볼 수 있는 곳이라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눈 때문에 상상 속에 남겨 둬야 했다. 아쉬움에 알프그륌역에 내려 역사로 들어갔다. 아름답고 따뜻한 역사에서 마시는 화이트 와인 한 잔. 이보다 더 향기로울 수 없었다. 알프그륌에서부터 열차는 산 아래 이탈리아로 향했다. 경사가 급해 협곡을 따라 천천히 내려갔다. 오른쪽에는 동화마을이 펼쳐져 있었다. 눈이 쌓인 포근한 마을과 산허리를 둘러싼 하얀 구름이 어우러져 겨울의 알프스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절경을 만들어냈다. 베르니나 익스프레스에서 내리니 중세의 모습을 품고 있는 포스키아보Poschiavo다. 작은 마을을 둘러볼 수 있는 것도 열차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보너스. 역에 들어서자마자 반갑게 ‘차오’ 하며 인사하는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포스키아보는 스위스지만 이탈리아 문화가 짙게 배어 있는 곳. 마을은 자그마했지만 바닥에 깔린 자갈은 이 마을이 과거에 얼마나 중요한 곳이었는지를 말해 줬다. 가톨릭 교회의 로마네스크 탑과 개신교의 바로크 탑, 시청사 중세 탑 등 세 개의 탑이 우뚝 솟아 마을의 중심을 지키고 있었다. 세련되고 정교한 건축물들을 따라 좁은 골목골목 마을 곳곳을 돌아다녔다. 얼마쯤 어슬렁거렸을까. 어느새 마을의 끝에 닿았다. 산 위에서 쏟아지던 눈은 비가 되어 내리고 있었다. ‘플라워’라는 발랄한 이름을 가진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베르니나 익스프레스의 하루를 돌아봤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는 시의 제목처럼, 열차에서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베르니나 익스프레스가 그리워졌다. 쿠어로 돌아가는 길에는 눈을 더 크게 뜨고 즐기리라 마음먹고 카페 문을 나섰다. 베르니나 익스프레스 | 스위스트래블패스로 추가 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단, 겨울철에는 예약 필수. 예약비는 CHF10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irter 채지형 취재협조 스위스관광청 www.myswitzerland.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해외여행 | [기차를 타면 스위스가 보인다] 고르너그라트 산악열차-열차 타고 해발 3,089m까지!

    해외여행 | [기차를 타면 스위스가 보인다] 고르너그라트 산악열차-열차 타고 해발 3,089m까지!

    ●열차 타고 해발 3,089m까지! 고르너그라트 산악열차 Gornergrat Bahn 25km에 달하는 유럽에서 가장 긴 스키 슬로프, 400km가 넘는 하이킹 트레일, 해발 3,883m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레스토랑. 알프스의 특별한 마을 체르마트가 보유하고 있는 기록들이다. 여기에 1898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고르너그라트의 기록도 빠트리면 안 된다.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전기 톱니바퀴 열차인 고르너그라트. 선로 사이에 깔린 톱니바퀴 위를 서서히 달려 ‘알프스의 여왕’이라 불리는 마테호른 앞까지 데려다 준다. 유유자적 눈 구경하며 오른 해발 3,089m.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열차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척 올린다. 생각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곳이 있다. 발레Valais주에 있는 체르마트Zermatt가 그런 곳이다. 싱싱한 에너지가 넘치고 달달한 공기가 흐른다. 자동차가 다니지 않아 공기도 깨끗하다. 스키만큼 좋은 아프레 스키 해발 4,000m가 넘는 거대한 봉우리 사이에 아기처럼 폭 안겨 있는 체르마트. 알프스의 속살을 만나러 떠나는 관문이자 베이스캠프다. 삼각형 모양의 토블론 초콜릿과 파라마운트사의 영화에서 보던 마테호른Mattehorn도 체르마트를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체르마트는 1년 365일 만년설로 덮여 있다. 그러니 겨울이면 오죽할까. 유럽에서 가장 넓은 스키 지역을 보유하고 있어 수많은 국가대표 스키팀들이 훈련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 전문가뿐만이 아니다. 고르너그라트와 마테호른, 로트호른에서 스키를 탈 수 있는데, 이곳의 스키 슬로프 길이를 합하면 360km가 넘는다. 스위스 동서간 거리인 346km보다도 길다. 스키를 타고 국경도 훌쩍 지난다. 마테호른 글래시어 파라다이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눈길을 가르며 스키를 타고 이탈리아로 넘어갈 수 있다. 체르마트에서는 스키 외에도 다양한 겨울 스포츠들을 경험할 수 있다. 설원을 가르는 크로스컨트리나 스노슈, 겨울철 하이킹, 좁고 긴 썰매인 토보건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 있다. 헬리콥터에서 내려 산꼭대기에서부터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헬리스킹도 있다. 체르마트는 ‘아프레 스키Apres ski’로도 유명하다. 아프레 스키란 스키를 타고 난 후에 즐길 만한 것들을 말하는데, 체르마트에는 스파나 클럽,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등이 많아 스키 후에도 다채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체르마트에서 많은 이들이 찾는 곳 중 하나가 마테호른 박물관이다. 1865년 7월14일 마테호른 정상을 처음으로 밟은 영국 등반가 에드워드 윔퍼에 대한 자료를 비롯해 마테호른 등반 역사, 이 지역의 생태계에 대한 자료들을 담고 있다. 체르마트의 옛 모습이 궁금하다면, 힌터도르프Hinterdorf 골목도 잊지 말고 찾아보자. 돌로 탄탄하게 지지대를 만들고 그 위에 통나무 집을 얹은 모양이 재미있다. 체르마트는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마을로도 유명하다. 자동차는 가지고 오더라도 체르마트에서 5km 떨어진 테쉬마을에 세워 놓아야 한다. 환경을 위해 체르마트 안에는 앙증맞은 전기차만 다닌다. 택시도 버스도 전기차다. 속도는 30km 이하. 세상에서 가장 느린 택시다. 크기는 작지만 가격은 1억원을 호가한다. 전기차만 가능한 환경은 알프스를 공해로부터 지키겠다는 주민들의 의지에서 만들어진 것. 그래서 더 놀랍다. 마테호른으로 화룡점정 체르마트 기차역 건너편에 있는 고르너그라트역. 기차를 타러 들어가니 체르마트의 마스코트인 월리Wolli가 맞아 준다. 기차역에는 ‘출발점’이라는 표시가 한글부터 수십 가지의 언어로 적혀 있다. 열차의 배차 간격은 24분으로 핀델바흐Findelbach, 리펠알프Riffelap 등 5개 역을 지나 해발 3,089m인 고르너그라트역까지 달린다. 겨울 기차여행의 관건은 날씨. 열차를 타면 꺾어질 때마다 마테호른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해서 부푼 기대를 안고 탔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풍경은 한가지였다. 눈만 끝없이 쏟아져 내렸다. 고르너그라트를 오르며 ‘알프스의 여왕’ 마테호른을 만나고 여행을 마무리하려던 계획은 눈에 덮여 버렸다. 좀 더 높은 곳에 가면 마테호른을 볼 수 있을까? 고르너그라트에서 서둘러 내려와 마테호른 글래시어 파라다이스로 향했다. 푸리Furi에서 곤돌라를 갈아탄 후, 트로케너 스테그Trockener steg에서 빨간색의 마테호른 파라다이스 케이블카에 올랐다. 높이 올라갈수록 새로운 빙하세계가 나타났다. 바람이 결을 만들어 놓은 눈 평원은 하얀 사막을 보는 것만 같다. 유리창 너머 풍경에 빠져 있을 때, 옆에서 ‘오마이갓’ 외마디 비명이 들렸다. 갑자기 마테호른이 모습을 드러낸 것. 나도 모르게 환호성을 질렀다. 조용했던 케이블카 안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도도하게 서 있는 마테호른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케이블카가 멈춘 곳은 ‘작은 마테호른’이라 불리는 클레인 마테호른의 꼭대기. 온도계는 영하 2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시계도 세계도 꽁꽁 얼어붙었다.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마테호른의 카리스마에 보는 이도 함께 얼어붙었다. 오른쪽에는 신들이 살 것 같은 알프스의 영험한 봉우리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져 있었다. 마테호른을 보고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어 행운이었다. 온몸에 흐른 전율이 가라앉을 즈음 두 손을 모았다. 스위스를 여행하는 모든 이들에게 평화가 깃들기를. 솜사탕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산했다. 고르너그라트 산악열차 www.gornergratbahn.ch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Info Zurich Navigation | 취리히에서 체르마트까지는 기차로 3시간 30분 걸린다. Food | 산악지방에서는 치즈를 많이 먹는다. 치즈를 불에 녹인 후 칼로 살짝 긁어서 감자를 곁들여 먹는 라클렛Raclette과 가늘게 채친 감자를 감자전처럼 만든 뢰슈티Rosti를 많이 먹는다. 에너지가 필요할 때는 초콜릿 가루인 오보말타인Ovomaltine을 우유에 뿌려 먹는다.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오보’라고 주문하면 된다. Restaurant | 마테호른 글래시어 파라다이스 레스토랑 3,883m에 위치한 친환경 건축물로 유명하다. 태양 에너지 패널을 설치해 외부에서 에너지 공급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생성, 사용한다. 간단한 기념품도 판매하고 있는데, 국내 디자인 업체가 만든 투명 마테호른 잔도 볼 수 있다. Info Center | 체르마트역 바로 옆에 있다. 지도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고르너그라트역도 대각선에 있어 찾기 쉽다. www.zermatt.ch 인기 있는 취리히 공항 이착륙 전망대 취리히 공항은 스위스 여행의 관문이다. 비행기를 갈아탈 때 여유가 있거나 비행기에 관심이 있다면 취리히 공항의 이착륙 전망대를 찾아보자. 비행기 활주로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인기를 얻고 있다. 비행기가 힘차게 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어 사진가들이 많이 찾는다. 또 모형 비행기와 미끄럼틀 등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운이 좋으면, 착륙을 마치고 손을 흔들어 주는 친절한 파일럿을 만날 수도 있다. 취리히 공항 B동에 위치해 있으며, 체크인 2 라운지 옆으로 가면 된다. 입장료는 성인 CHF5. www.flughafen-zuerich.ch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irter 채지형 취재협조 스위스관광청 www.myswitzerland.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해외여행 | [기차를 타면 스위스가 보인다] 아로사 라인-힐링캠프 아로사로 향하는 시골열차

    해외여행 | [기차를 타면 스위스가 보인다] 아로사 라인-힐링캠프 아로사로 향하는 시골열차

    ●힐링캠프 아로사로 향하는 시골열차 아로사 라인Arosa Line 아로사Arosa에 가기 위해 도착한 쿠어 기차역. 머리에는 헬멧을 쓰고 어깨에는 스키를 둘러멘 어린이들이 재잘거리며 어디론가 힘차게 걷고 있었다. 그들이 향한 곳은 아로사행 빨간 열차가 서 있는 플랫폼. 아이들과 함께 늠름한 산양을 담은 그라우뷘덴주의 문장이 그려진 열차에 올랐다. 기차 안은 베르니나 익스프레스보다 소박했다. 관광용 열차가 아니라, 현지인들이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열차다. 깜찍한 아로사 라인은 계곡 사이의 좁은 길을 뚫고 수많은 커브를 돌며 설원을 달린다. 쿠어에서 아로사까지는 약 1시간. 열차를 탄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아로사를 눈앞에 둔 랑비이스역이다. 열차는 여기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아로사 라인의 하이라이트인 랑비이스 비아둑트Langwies Viaduct를 향해 달린다. 랑비이스 비아둑트는 플레수르Plessur 강 위에 서 있는 거대한 철교. 기차가 다리 위를 달릴 때, 짜릿함이 온몸을 감싼다. 아로사에 도착한 날,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눈이 쏟아졌지만, 끝없이 내리는 눈도 아로사의 사랑스러움을 가리지는 못했다. 코난 도일도 반한 아로사의 깨끗한 공기 꼬불꼬불 이어진 길은 아로사에서 멈춘다. 아로사를 지나면 철길은 없고, 우락부락한 봉우리들만 웅장하게 마을을 감싸고 있다. 아름다운 샨피그 밸리 끝에 자리하고 있는 아로사. 열차가 없었으면 이 산골마을까지 올 수 있을까 싶다. 지금은 아로사가 인기 있는 겨울 휴양지로 꼽히지만, 100년 전에는 아픈 이들에게 유명한 곳이었다. 험한 마을까지 들어올 수 있는 교통수단이 별로 없어 공기가 깨끗했고 높은 계곡이 있어 강한 바람을 피할 수 있었다. 그래서 1880년대 아로사에는 특히 폐렴환자를 위한 요양원이 많았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탐정 셜록 홈즈. <셜록 홈즈>를 쓴 코난 도일도 병마와 싸우는 부인과 함께 아로사에 머물렀다. 럭비와 크리켓, 권투를 망라한 스포츠광으로도 유명한 코난 도일은 이곳에서 스키를 즐겼다. 1894년 영국에서 발행하는 <스트랜드 매거진the Strand Magazine>에 그가 기고한 스키에 대한 기사는 영국인들에게 스키를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코난 도일은 영국인들이 스키를 타러 스위스로 몰려들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그의 예견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하룻밤만 자면 리프트도, 버스도 공짜 1900년대 이후 아로사는 겨울 스포츠를 위한 곳으로 빠르게 변신했다. 100년이 지난 지금은 스위스의 대표 겨울 휴양지 중 하나로 꼽힌다. 그라우뷘덴주에서 가장 긴 225km 활강코스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스키나 스노보드 외에도 다양한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오밀조밀해 접근성이 편리한 것도 장점이다. 아로사역 바로 옆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해발 2,653m의 바이스호른Weisshorn까지 오를 수 있다. 여기서부터 신나게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아로사가 매력적인 큰 이유 중 하나는 단 하루만 머물어도 대부분의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산악열차와 곤돌라, 스키리프트는 물론이고 시내버스와 박물관 입장까지 모두 공짜다. 대가족이 와도 지갑 걱정하지 않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그래서인지 가족단위 여행자들이 많다. 또한 겨울에 오는 관광객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도 있다. 꽁꽁 언 호수 위에서 축구경기를 펼치는 아로사 얼음호수 축구시합과 유럽의 희극인들이 참가하는 아로사 유머 페스티벌이 그것이다. 아로사 유머 페스티벌은 12월에 열리는데 매년 수만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다람쥐와 함께 즐거운 산책 아로사에서 인기 있는 곳 중 하나는 다람쥐 트레일. 눈이 펑펑 내리는데 다람쥐가 나타날까 싶지만 기우라는 것을 금방 알게 된다. 걸어가는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다람쥐를 발견한 것. 분명 살아 있는 다람쥐다. 준비한 견과류를 손바닥에 올려놓으니, 재빠르게 달려와 먹이를 채 간다. 새하얀 눈 덕분에, 짙은 회색 털을 가진 다람쥐가 눈에 잘 보인다. 동심으로 돌아가 다람쥐들과 숨바꼭질을 하며 놀다 보니, 40분 걸린다는 다람쥐 트레일을 1시간이 넘도록 걸었다. 점심을 먹으러 레스토랑에 들어가니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유리창 밖으로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따끈한 핫 초콜릿과 스위스 전통음식을 즐기는 가족들을 보니, 그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포근해졌다. 레스토랑 밖에서는 어르신들이 신나게 썰매를 타고 있었다. 아로사에서 썰매는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어찌나 흥겨운지, 그들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환해졌다. 아로사에서 쿠어로 돌아가는 길, 겨우 하루를 보낸 곳인데도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문득 아로사가 고향 같다던 자니네의 말이 생각났다. 낮에 본 할머니처럼 신나게 썰매를 타러 아로사에 다시 오겠다는 다짐을 하고서야, 쿠어행 열차에 오를 수 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Info St. Arosa Navigation | 쿠어에서 아로사까지는 매시간 열차가 출발한다. 약 1시간 소요. 취리히에서 아로사로 갈 때는 쿠어에서 기차를 갈아타야 한다. 전체 소요시간 약 2시간 30분. Food | 그라우뷘덴에 왔다면, 향토음식 카푼스를 맛봐야 한다. 카푼스는 야채와 고기류를 잘게 썬 것을 큰 잎으로 싸고, 그 위에 크림소스를 얹은 스위스 전통음식이다. 겉모양은 통통한 스프링롤처럼 생겼지만, 맛은 다르다. 크림소스 때문에 식감은 부드럽고 안에 든 고기 덕분에 든든하다. Place | 스키를 타지 않더라도 바이스호른에 올라가 보자. 꼭대기에 있는 파노라마 레스토랑에서는 400여 개의 산봉우리들을 360°로 볼 수 있다. www.arosa.ch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irter 채지형 취재협조 스위스관광청 www.myswitzerland.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산업의 심장 뛰게 하던 기술자들 경제위기 오자 ‘해고 1순위’로

    산업의 심장 뛰게 하던 기술자들 경제위기 오자 ‘해고 1순위’로

    엔지니어들의 한국사/한경희·게리 리 다우니 지음/김아림 옮김/휴머니스트/288쪽/1만 8000원 역사를 보는 관점과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엔지니어들의 한국사’는 정치와 경제의 관점이 아닌 엔지니어와 기술의 관점에서 한국의 근현대사를 서술했다. 책은 한국 엔지니어의 역사를 들여다보면서 엔지니어들이 무엇을 위해 일해 왔으며, 오늘날 엔지니어들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그리고 한국 엔지니어에 대한 인식은 시대에 따라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돼 왔는지를 살핀다. 조선 후기부터 군사정권과 경제개발, 민주화 운동과 재벌의 성장, 그리고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와 21세기 탈추격 시대에 이르기까지 엔지니어들의 역사를 통해 치열했던 우리의 자화상을 만날 수 있다. 책의 정의에 따르면 엔지니어는 학사 이상의 고등교육을 받고 기업과 연구기관에서 지식을 활용해 업무를 수행하는 모든 사람을 가리킨다. 하지만 실제 우리 사회에서 늘 이런 정의가 통용된 것은 아니었고 정부의 전략과 경제 상황에 따라 그 범주와 의미가 변모해 왔다. 우리 사회에서 엔지니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60~1970년대다. 박정희 정부는 기술인력을 분류해 경제개발을 위한 전략을 세웠고, 모든 기술인력은 국가가 주도하는 사업에 참여했다. (남성)엔지니어의 전성시대였다.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한 그들이 풀어야 할 기술적 문제들은 명확했다. 엔지니어들은 개발시대 산업 발전을 이끈 주역으로 사회적 지위를 인정받았지만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1980년대 경제 주도권이 정부에서 대기업으로 넘어간 이후 기술자와 엔지니어들은 이질적인 집단으로 변화했고, 몸을 써서 일하는 활동으로는 사회 엘리트의 지위에 오르기 어려운 현실에 부딪혔다. 1997년 IMF 경제위기로 인한 기술인력의 대규모 실업 사태를 겪은 이후 엔지니어들 스스로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과거와 달리 일과 삶의 균형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개인의 흥미와 열망을 희생시키며 국가와 기업을 위해 헌신하는 것을 고귀하게 여기는 태도를 가진 사람은 매우 드물다. 저자는 “한국에서 엔지니어의 등장과 변화는 근대산업국가로서 한국의 탄생 과정, 그리고 엔지니어로서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해 분투해 온 개인적·조직적 과정들을 함께 연결할 때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난다”며 “책은 엔지니어에 대한 연구이지만 동시에 우리 모두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18세 얕보지 마라” 일본의 투표 독려 광고

    “18세 얕보지 마라” 일본의 투표 독려 광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이 낮은 투표율을 끌어올리고자 고심하고 있다. 최근 일본은 집 근처 지정 투표소뿐만 아니라 역이나 쇼핑센터, 대학 등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투표 연령 기준을 ‘만 20세 이상’에서 ‘만 18세 이상’으로 낮추며 젊은층의 투표를 독려하고자 다양한 캠페인을 내놓았다. 당시 일본 총무성은 ‘선거권 연령 18세’와 관련한 홍보 캠페인의 모델로 ‘국민 여동생’ 히로세 스즈(ひろせすず)를 발탁하고 선거 제도와 투표 방법을 안내하는 포스터와 영상을 제작했다. “지금 일본에는 18·19세의 사람들이 합쳐 약 240만 명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전할 기회입니다.” (히로세 스즈) 그런가하면 총무성은 애니메이션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俺の妹いもうとがこんなに可愛いわけがない)를 패러디한 ‘내 여동생이 18세 선거 캠페인 모델이 될 리가 없어’ 포스터에 여고생 캐릭터 ‘코우사카 키리노’를 등장시키는 등 오타쿠 팬들까지도 섭렵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일본의 투표 독려 포스터와 영상이 화제를 모으면서 최근 논란이 된 바 있는 우리 중앙선관위의 투표 독려 영상과 비교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선관위는 지난달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투표 독려 영상을 내놓았다가 비판이 일자 해당 영상을 삭제한 바 있다. ☞ “오빠랑 하고 싶긴 한데” 중앙선관위 투표 독려 영상 선정성 논란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임수정 “창의적으로 날 표현하고픈 욕망 커… 배우 하길 잘한 것 같아”

    임수정 “창의적으로 날 표현하고픈 욕망 커… 배우 하길 잘한 것 같아”

    ‘엽기적인 그녀’ 곽재용 감독과 만남사랑 이야기 보여줄 수 있어 좋아 “과거로 돌아가 바꾸고 싶은 일이 없냐고요? 딱히 그럴 마음은 없어요. 영화에서 얻은 교훈인데요, 과거를 바꾸면 현재의 무엇인가 달라지잖아요. 누군가를 잃지 않으려고 과거에 갔다 돌아오면 다른 누군가가 없어져 있죠. 철학적인 메시지인 것 같기도 해요. 욕심 내지 말고 주어진 대로 살라는. 전 지금이 좋답니다.” 두 남자가 있다. 한 명은 1983년, 다른 한 명은 2015년을 살아간다. 꿈에서 서로의 세상을 보게 되고, 놀라울 정도로 닮은 여인을 살리기 위해 저마다의 시대에서 사투를 벌인다. 꿈이 단서가 된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시간이탈자’ 이야기다. 임수정(36)이 두 시대에서 각각 조정석, 이진욱과 짝을 이뤄 1인 2역을 연기했다. ‘엽기적인 그녀’(2001), ‘클래식’(2003)을 연출한 곽재용 감독의 국내 복귀작이다. ‘무림 여대생’(2008) 이후 주로 중국에서 활동해왔다. “여배우라 무엇보다 사랑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크게 다가왔어요. 요즘엔 로맨스, 멜로가 제작되는 확률이 적고 만들어진다 해도 관객 지지를 받는 일이 드물잖아요. 멜로 감성을 보여주면서도 전체 흐름은 스릴러로 흘러간다는 게 매력이었죠.” 임수정은 32년을 사이에 두고 달라진 여성상을 보여준다. 하지만 극을 이끌어 가는 두 남자에게 동기 부여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많은 것을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는 캐릭터다. 임수정의 팬들이라면 아쉬울 수 있는 대목. “그런 부분은 다음 작품으로 만회해야죠. 영화 안에서 여배우에게 주어지는 역할이 제한적인 게 요즘 현실이에요. 상업 영화인데 역할이 분담되는 작품에도 참여하고 저예산이면서도 여배우나 한두 명의 감정에 집중하는 작품이 있다면 그것도 참여하며 밸런스를 맞춰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상업 영화 안에서만 역할을 찾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질 테니까요.” 40대 초반에 결혼하고 싶다는 그에게 영화 같은 사랑을 꿈꾸지는 않느냐고 물었다. “영원한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랑하는 감정을 갖고 있는 환경에 있으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연인 사이에서든, 가정에서든, 일터에서든 말이죠.” 지난해 말부터 인스타그램에 소소한 일상을 담으며 팬들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맛보고 있는 임수정은 앞으로 드라마를 비롯해 보다 적극적으로 작품 활동을 할 요량이라고 했다. ‘미사 폐인’이라는 유행어를 낳았던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 이후에는 또래 여배우들과는 달리 오롯이 영화에 집중해온 터다. “드라마도 배우가 연기를 무한대로 펼칠 수 있는 무대인데 그간 용기를 내지 못했던 것은 제작 환경이 빡빡했던 탓이 커요. 요즘은 사전 제작 등으로 환경이 바뀌었다고 알고 있어요. 좋은 기회가 오면 용기를 내야죠. 양쪽 분야를 왕래하며 자주 모습을 보이는 것도 배우의 역할인 것 같아요.” 세월이 흐를수록 배우 하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제 안에서 창의적으로 저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이 큰 것 같아요. 연기라는 예술적인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게 감사하죠. 연기를 하지 못하고 눌려 있었다면 불행했을 것 같아요. 영화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을까. “신인일 때도 그랬고 20대 중반 좋은 감독님들과 필모그래피를 본격적으로 쌓아갈 때도, 지금도 바라는 건 오직 하나에요. 연기 잘하는 배우로 남는 거죠. 평단과 대중의 엄지손가락 그리고 스코어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는 단 하나의 작품이라도 남기면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욕심이 많은 걸까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SSEN 이슈] ‘코빅’ 충청도의 힘 폐지, 장동민 “웃음 위해 상처주지 않겠다”더니..

    [SSEN 이슈] ‘코빅’ 충청도의 힘 폐지, 장동민 “웃음 위해 상처주지 않겠다”더니..

    한부모가정 조롱 등으로 논란이 된 tvN ‘코미디 빅 리그’의 코너 ‘충청도의 힘’이 방송 1회 만에 폐지된다. ‘코미디 빅 리그’ 제작진은 7일 개그맨 장동민과 황제성 등이 한부모가정 조롱 논란에 휩싸인 것에 대해 “모든 것은 제작진의 잘못이며, 제작진을 믿고 연기에 임한 연기자에게도 사과의 말을 전한다”며 “해당 코너는 폐지하여 금주부터 방송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충청도의 힘’ 폐지 소식을 알렸다. 제작진은 이어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함을 끼친 점 사죄드린다. 본 코너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는 신중하게 생각해 좀 더 건강하고 즐거운 코미디를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지난 3일 첫 선을 보인 코너 ‘충청도의 힘’에서 7세 애늙은이 역을 맡은 장동민은 새 장난감을 자랑하는 친구에게 “쟤네 아버지가 양육비 보냈나 보다” “부러워서 그랴, 너는 봐라 얼마나 좋냐 선물을 양쪽에서 받잖여, 재테크여, 재테크”라고 놀렸다. 장동민의 할머니로 출연한 황제성 역시 같은 아이를 향해 “너는 엄마 집으로 가냐, 아빠 집으로 가냐” “아버지가 서울서 두 집 살림 차렸다는데” “네 동생 생겼단다 서울서” 등 한부모가정 자녀를 조롱하는 듯한 대사를 했다. 또한 극중 장동민은 장난감 ‘또봇’을 사기 위해 “할머니 앞에서 고추를 까겠다”고 말하는가 하면 코너 말미에서 할머니가 “늙어서는 죽어야지”라고 말하자 “기분이라도 풀어드려야지 어쩌겠냐”며 무대 뒤편에서 할머니가 손주의 성기를 만지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어 장동민은 우는 시늉을 하면서 “한 번 까서 사람 한 번 살렸잖냐”며 불쾌해 하는 모습을 연기했다. 방송이 끝난 후 시청자들은 해당 코너가 이혼가정 자녀를 조롱한 것을 비롯해 노인 비하, 아동 성추행 미화 등 다각도에서 심각한 문제를 보였다고 비판했고 논란이 확대됐다. 한부모가정 권익단체인 ‘차별없는가정을위한시민연합’(대표 이병철, 이하 차가연)은 7일 오후 “부모의 이혼으로 깊은 상처를 받은 한부모가정의 아이들과 이혼 당사자인 부모들을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조롱해 극심한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 모욕행위를 직접 실행하거나 이를 조장 내지는 방조했다”며 개그맨 장동민, 황제성, 조현민과 tvN 김성수 대표, ‘코미디 빅리그’ 박성재 담당PD와 구성작가진 등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앞서 장동민은 여성 혐오가 담긴 발언과 삼풍백화점 사고 생존자를 조롱하는 발언 등으로 논란에 휩싸여 지난해 4월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당시 장동민은 “방송하면서 웃음만을 생각하다 보니 갈수록 자극적인 소재와 격한 표현을 찾게 됐다. 그 웃음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재미있으면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했다”며 “발언으로 상처받은 당사자와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이런 일이 없도록 평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장동민은 눈물의 사죄를 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웃음을 위해 소수자들에게 상처를 안기게 됐다. 이렇게밖에 웃길 수 없는 것일까.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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