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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하는 내각” 의욕 비친 스가, 장기집권 시동 건다

    “기득권·무사안일 주의 타파할 것”코로나 확산·경제 위기 난제 산적헌법 개정 등 민감 현안 불안 노출한일 관계는 당분간 변화 없을 듯 스가 요시히데(72) 일본 관방장관이 14일 집권 자민당 총재로 선출되면서 사실상 차기 총리로 확정됐다. 16일 임시국회에서 제99대 총리로 지명되면 곧바로 ‘스가 정권’이 출범한다. 새 내각도 이날 구성된다. 자민당은 이날 도쿄도의 한 호텔에서 지난달 28일 사의를 표명한 아베 신조 총재(총리)의 후임을 뽑는 선거를 실시했다. 국회의원 394명과 지방대표 141명 등 535명에게 투표권이 주어진 이번 선거에서 스가 장관은 유효투표(534표)의 70.6%인 377표를 얻었다.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무조사회장과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각각 89표(16.7%)와 68표(12.8%)에 그쳤다. 역대 최장기 재임기록을 세웠던 아베 총리는 약 7년 9개월 만에 물러났다. 스가 신임 총재는 이날 오후 당선 첫 기자회견에서 “공공기관의 기득권과 무사안일주의를 타파하고 규제 개혁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개혁 의욕이 있고 업무 능력이 있는 인사들을 모아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내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에서 당내 7개 파벌 중 5개 파벌이 일찌감치 스가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이념이나 정책 대결이 아닌 파벌 짬짜미에 의해 차기 지도자가 선출되는 구태가 재연됐다. 스가 정권은 아베 정권의 정책기조를 대부분 계승하겠지만, 코로나19 확산과 이에 따른 경제위기로 당분간 가시밭길이 불가피하다. 또한 여섯 살 아래의 아베 총리를 떠받치는 든든한 ‘형님’의 이미지로서 장점을 부각시켜 온 지금까지와 달리 앞으로는 집권여당 총재이자 정부 행정수반으로서 책임과 비난에 무한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의 장점인 ‘안정성’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번 출마 선언 이후 TV방송, 기자회견 등에서 ‘소비세 증세’, ‘헌법개정’, ‘자위대’ 등 민감한 주제에서 다소간 말실수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부 안살림을 총괄하는 관방장관을 8년 가까이 지낸 데다 완벽주의 스타일인 만큼 국내 문제에서는 아베 총리보다 더 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외교는 취약점으로 꼽힌다. 정가 소식통은 “본인이 한일 관계를 포함해 외교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며 “아베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의 전화회담 때에도 배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관방장관 재직 중 단독 해외방문도 지난해 북한 납치피해자 문제로 미국에 다녀온 게 전부다.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한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등으로 역대 최악인 한일 관계는 당분간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그는 지난 6일 자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일한(한일)청구권협정이 양국 관계의 기본이다. 그것을 확실하게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며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앞으로 최대 관심사는 그가 언제 중의원을 해산해 총선거를 실시할 것인가다. 스가 총재는 이날 코로나19 사태 수습과 경제살리기 등을 이유로 중의원을 급하게 해산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정국을 재편해 자기 입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언제든 선택할 수 있는 카드라는 점에서 유동적인 상황은 계속될 전망이다. ‘니카이파’의 수장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등 자신을 총재로 밀어 준 노회한 정치인들 사이에서 어떻게 강온의 줄타기를 하느냐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른 시일 내에 정부·여당 장악에 성공하면 그는 1년 후인 내년 9월 차기 총재 선거에 재출마, 장기 집권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사돈커플’ 이초희·이상이 “호흡 최고…주변서 진짜 사귀냐 물어”

    ‘사돈커플’ 이초희·이상이 “호흡 최고…주변서 진짜 사귀냐 물어”

    KBS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 막내 커플 찰떡 ‘로코’ 호흡에 팬들이 커플 선물도 보내“인물 성장 과정, 큰 사랑 받아…많이 배운 시간”지난 13일 종영한 KBS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한다다)에는 “가족 드라마 속 ‘로코’(로맨틱 코미디)”라는 반응을 얻는 커플이 있었다. ‘사돈커플’, ‘다재커플’로 큰 사랑을 받은 이초희(송다희 역)와 이상이(윤재석 역)다. 인생 캐릭터를 만난 막내 커플의 활약은 30%대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두 사람은 최근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호흡이 정말 최고였다”고 입을 모았다. 이초희는 “연기 호흡에 점수를 준다면 10점 만점에 12만점”이라며 “같이 연기하는 선배들도 진짜 사귀냐는 질문을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상이도 “서로 장난을 받아 주며 ‘꽁냥꽁냥’하는 모습이 연애세포를 자극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좋은 분위기 덕에 공원에서 손을 잡는 장면 등 몇몇은 대본에 없이 현장에서 만들어지기도 했다. 자칫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겹사돈 관계도 두 사람은 발랄하게 표현했다. 첫째와 달리 집안의 걱정에 가까운 막내들이 서로를 보듬는 과정에서는 공감을 더했다. 이상이는 “재석은 엄마를 피해 터키에서 유학 생활을 하던 자유로운 영혼인데 다희를 만나면서 달라진다”며 “화려한 의상에서 단정한 외모로 변화를 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주려 했다”고 말했다. 약혼자의 외도로 파혼하고 퇴사 후 편입 시험을 준비하는 다희에게도 재석의 한마디가 큰 용기였다. 이초희는 “재석이 다희에게 해 준 ‘Just be myself’(그냥 나답게 살아요)라는 말이 성장의 작은 불씨, 용기를 준 것”이라면서 “낯선 사람의 한마디가 큰 위로와 용기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해 줬다”며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다. 커플 선물을 처음 받을 정도로 시청자의 응원을 얻은 두 사람은 그 공을 상대에게 돌렸다. 이상이는 상대의 컨디션이 안 좋으면 텐션을 올려 주는 믿음직한 동생이었고, 로맨스 연기 경험이 없는 이상이의 중심을 잡아 준 건 든든한 선배 이초희였다는 게 두 사람의 설명이다. 주말드라마로 폭넓은 연령대의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은 둘은 “삶에서 중요한 필모그래피 중 하나”라는 말도 덧붙였다. “작년에 어머니 병간호를 하며 모든 병실과 대기실이 주말드라마로 대동단결하는 모습을 보고 주말극 출연을 기도했었어요. 그 덕분에 ‘한다다’도 하게 됐고요. 대선배님, 경력이 많은 언니·오빠, 파트너에게 많은 것을 배운, ‘배움을 과식한 시간’이었습니다.” 2017년 드라마 ‘사랑의 온도’ 이후 3년 만에 복귀한 이초희에게 이번 작품이 남달랐던 이유다. 이상이 역시 연극, 뮤지컬을 거쳐 배우로 더 많은 시청자에게 각인된 점이 기분 좋다며 작품의 의미를 전했다. “상처받은 관계들이 회복되는 과정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분들께 마음의 반창고처럼 위로를 드린 작품, 그리고 이초희라는 파트너를 참 잘 만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위반하면 300만원” 코로나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은(종합)

    “위반하면 300만원” 코로나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은(종합)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는 27일까지 2단계로 완화돼 시행된다. 코로나19 확산의 위험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강도높은 거리두기로 자영업자와 서민층의 경제·사회적 희생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정부 방침의 이유다.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카페와 식당 등의 운영을 재개하고 고위험시설에 대해서는 기존 2단계 조치와 동일하게 집합금지 조치를 유지하기로 했다. 14일부터 시행되는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에 따르면 수도권의 프랜차이즈형 카페는 영업시간 전체에 대해 포장·배달만 허용했던 조치를 철회한다. 대신 한 테이블 내 좌석 한 칸 띄워앉기 또는 테이블 간 띄워앉기를 실시해 매장 좌석 내 이용인원을 제한한다. 수도권 소재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에 대해 실시한 21시 이후 포장·배달만 허용 조치도 해제한다. 출입자 명부 작성 시 불편함도 일부 개선했다. 앞서 손님이 포장·배달을 원하는 경우에도 출입자 명부 작성을 해야 했으나, 이날부터 포장·배달은 출입자 명부 작성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수도권의 학원·독서실 스터디카페, 직업훈련기관, 실내체육시설은 집합금지 조치를 완화하기로 했다.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전국의 PC방도 고위험시설에서 해제해 운영을 허용하지만 미성년자의 출입은 계속 금지된다. 좌석 한 칸씩 띄어앉기, 음식 섭취 금지 등이 의무화된다.300명 미만 중소규모 학원 운영도 재개된다. 대신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출입자 명부 작성 등 핵심 방역수칙이 의무화된다. 300명 이상 대형학원은 27일까지 계속 대면수업이 금지되고 원격수업 등 비대면 수업만 허용된다. 이러한 조건을 위반하는 경우 집합금지 조치 또는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코로나19 고위험시설에 대한 방역 조치는 강화한다. △클럽·룸살롱 등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 공연장 △실내집단운동(격렬한 GX류) △뷔페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홍보관 △대형학원(300인 이상)이다. 요양병원·요양시설은 방역 실태를 점검하고 표본 진단검사를 실시하며, 면회금지를 유지한다. 이러한 거리두기의 종료 시점은 27일이다.이외 전국 지역에서 오는 20일까지 시행하는 2단계 조치는 해당 주의 방역 상황에 따라 별도로 추가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9월 28일부터 2주간 특별방역 시작 정부는 추석 연휴가 포함된 이달 28일부터 10월 11일까지 2주간 전국 단위로 방역을 강화할 계획이다. 해당 기간까지 확진자 규모가 급격히 감소하지 않으면 다시 강화된 거리두기 시행할 수 있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추석 때의 상황들을 제대로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라면서 “그 이전의 거리두기 단계보다는 조금 더 강화된 조치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석 연휴를 포함한 특별방역기간의 세부 내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오는 20일 전국 2단계 연장 여부 결정과 27일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종료 시점에서 국내 코로나19 상황을 재평가해 결정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캡틴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 인스타 몸 노출사고

    ‘캡틴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 인스타 몸 노출사고

    영화 ‘캡틴 아메리카’ 주인공 크리스 에반스가 SNS에 신체 중요 부위를 실수로 올렸다가 삭제했다. 크리스 에반스는 12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가족들과 게임을 즐기는 영상을 올렸고, 이 과정에서 한 남성의 성기 사진이 함께 올라왔다. 크리스 에반스는 해당 사진을 황급히 삭제했지만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만 580만이 넘는 만큼 현재 구글과 트위터에는 크리스 에반스 관련 검색어와 패러디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그의 팬들은 크리스 에반스의 실수를 감싸기 위해 다른 패러디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 ‘헐크’ 역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마크 러팔로 역시 크리스 에반스 계정을 태그하고 “트럼프가 대통령을 하는 동안에는 그보다 네 자신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건 없을 거야”라며 위로(?)했다. 크리스 에반스는 마블 스튜디오의 ‘캡틴 아메리카’, ‘어벤져스’ 시리즈로 전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에 출연해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졌다. 최근에는 ‘어벤져스’에서 호흡을 맞춘 고(故) 채드윅 보스만을 애도해 눈길을 끌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와우! 과학] 9번째 행성을 찾아라…32억 화소 디지털카메라로 우주를 본다면?

    [와우! 과학] 9번째 행성을 찾아라…32억 화소 디지털카메라로 우주를 본다면?

    미국 에너지부 산하의 스탠퍼드 선형가속기센터(SLAC National Accelerator Laboratory)에서 개발 중인 32억 화소 카메라 센서가 완성됐다. 이 초고해상도 카메라는 암흑물질의 비밀을 풀고 태양계의 미스터리를 규명하기 위해 2015년부터 추진 중인 LSST(Legacy Survey of Space and Time) 프로젝트의 핵심 시스템이다. LSST 카메라는 칠레의 고산지대에 있는 베라 C 루빈 천문대(Vera C. Rubin Observatory)의 구경 8.4m 망원경에 설치되어 2022년부터 관측을 시작한다. 역사상 가장 높은 해상도인 32억 화소 이미지 센서는 사실 하나의 센서가 아니라 189개의 센서를 결합해 만든 것이다. 각 센서의 해상도는 1600만 화소다. 일반적인 DSLR 카메라나 스마트폰 메인 카메라와 비슷한 해상도이지만, 사람이나 풍경을 찍는 용도가 아니라 매우 희미하고 멀리 떨어진 천체를 찍는 카메라이기 때문에 희미하고 작은 물체를 잡아내는 능력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 LSST 카메라는 별도의 망원 렌즈 없이도 24㎞ 떨어진 골프공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다.이런 고해상도 카메라를 이용해 한 번에 달 면적의 40배에 달하는 하늘을 자동으로 관측한다. 다만 이런 정밀도를 위해 영하 101도의 극저온 환경에서 가동해야 한다. 스탠퍼드 선형가속기센터 연구팀은 189개의 이미지 센서를 모아 너비 61㎝의 LSST 카메라 센서를 만든 후 이를 극저온 용기에 넣어 실제 사물을 촬영했다. 첫 대상은 브로콜리로 마치 종양 조직이나 외계 생명체 같은 느낌을 준다.연구팀은 2021년 중반까지 테스트를 진행한 후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2021년에는 베라 C 루빈 천문대로 보내 망원경에 장착할 계획이다. LSST는 10년에 걸쳐 남반구 하늘 전체를 관측해 적어도 370억 개의 별과 은하, 그리고 태양계 소행성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다. 과학자들은 LSST를 통해 아직 그 정체를 모르는 암흑물질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기대하는 또 다른 성과는 태양계의 9번째 행성이다. 만약 실제로 존재한다면 LSST 데이터를 통해 밝혀질 가능성이 높다. 일부 과학자들은 9번째 행성의 정체가 미니 블랙홀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역시 LSST 데이터를 통해 검증할 수 있다. LSST의 첫 데이터는 2024년 공개 예정이다. 32억 화소 디지털카메라가 보여줄 우주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하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고양이들도 마스크를 썼다…그날이 다시 올 것을 믿으며

    고양이들도 마스크를 썼다…그날이 다시 올 것을 믿으며

    한 칸씩 띄어 앉아 마스크 속에 표정을 감추며 숨죽이고 지켜보는 관객들 사이로 고양이들이 조용히 지나간다. 어두워 잘 보이진 않았는데 가까이 보니 고양이들도 마스크를 쓰고 있다. 얼굴에 한 분장과 똑같은 그림을 그려 넣은 ‘메이크업 마스크’다. 무대 위로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마스크를 벗어 다른 고양이에게 슬쩍 전해 준다. 1981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뒤로 40주년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캣츠’ 역사상 처음 만들어진 장면들이다. ●코로나 우려 메이크업 마스크 착용 지난 9일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막을 올린 ‘캣츠’ 내한공연은 40년 역사를 증명하듯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다. 고양이들의 매력적인 몸짓과 아름다운 노래는 변함이 없었다. 이번 공연에선 관객들의 박수가 더 빈번히 나왔고, 훌쩍이는 소리도 유독 자주 들렸다. 고양이들은 잔뜩 움츠러든 마음으로 어렵게 공연장에 모였을 모두에게 한 소절 한 소절 진심을 주듯 노래했다. 특히 2부의 시작을 여는 ‘The Moments of Happiness’(행복의 순간들)에선 올드 듀터러노미의 묵직한 목소리에 이어 고양이 제마이마가 “달빛~”이라며 청아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한국어 가사를 부르는 모습이 마음을 적신다. 행복했던 순간들은 다 지난 뒤에야 그 의미를 알 수 있다는 가사는 마치 지금의 상황을 대변하는 듯했다. 설레는 기분으로 공연장을 찾아 즐길 수 있던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마스크를 쓰고 옆 사람의 호흡을 느끼지 못하게 된 이제야 통감했다는 듯, 한국어 소절이 끝나자마자 환호성과 박수를 보냈다. 한때 잘나가는 배우였지만 늙고 병든 모습으로 “요즘 애들이 하는 건 연기도 아니야”라며 ‘라떼’를 회상하는 극장 고양이 거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던 기차 역 고양이 스킴블샹스, 그리고 아름다웠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Memory’(추억)를 부르는 ‘캣츠’의 상징 그리자벨라 등 그들의 사연도 단순히 웃기만 할 수 없었다. 그래도 고양이들은 희망을 노래한다. “그날이 올 거예요”라며 거듭 ‘아침’을 기다리는 마음을 전해 주었고, 객석도 연신 박수로 화답했다. 놀이공원의 퍼레이드를 보듯 신나고 화려한 퍼포먼스들에는 함성도 터져 나왔다. ●무대와 가까운 1열 자리는 비워 40주년 기념 내한공연이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1300석 규모의 객석을 400석만 채웠고 무대와 가까운 1열은 티켓을 판매하지 않았다. 원작자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8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의원들과 만나 “극장은 매우 노동집약적인 사업이라 그냥 문을 열 수 없다”며 객석 인원 50% 미만 등 거리두기를 지키며 공연을 이어 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고양이들의 한국 무대가 열렸고, 어렵게 마주한 객석을 향해 큰 위로를 건넸다. 객석도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고양이들과 관객 모두 마스크를 벗을 ‘그날이 시작되길’ 간절히 바라면서.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역대 최저금리로… 외평채 14.5억 달러 발행

    역대 최저금리로… 외평채 14.5억 달러 발행

    정부가 14억 5000만 달러(약 1조 7188억원)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역대 최저 금리로 발행했다. 특히 5년 만기 유로화 표시 외평채 발행 금리는 비(非)유럽 국가의 유로화 표시 국채 중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됐다. 우리 경제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긍정 평가를 반영하는 것으로, 정부가 외환시장 변동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 기획재정부는 9일 미국 뉴욕에서 10년 만기 미국 달러화 표시 외평채 6억 2500만 달러와 5년 만기 유로화 표시 외평채 7억 유로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외평채는 환율 급변동으로 원화의 대외 가치가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이번 외평채 발행 금리는 10년물 달러채의 경우 10년물 미 국채금리에 50bp(1bp=0.01% 포인트)를 더한 1.198%, 5년물 유로채의 경우 5년물 유로 미드스와프에 35bp를 더한 -0.059%다. 모두 역대 최저 수준이며, 5년물 유로채는 비유럽 국가의 유로화 표시 국채 중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 채권으로 발행됐다. 정부가 액면가액인 7억 유로보다 많은 7억 200만 유로를 받은 뒤 만기에는 이자 없이 7억 유로만 상환하면 된다는 의미다. 역대 최저 수준의 금리는 해외 투자자들의 높은 수요에서 비롯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경제에 굳건한 신뢰를 보여 준 해외 투자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홍 부총리의 글을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 링크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은기자의 왜떴을까TV] ‘입대’ 김호중이 노래로 전한 메시지는?

    [은기자의 왜떴을까TV] ‘입대’ 김호중이 노래로 전한 메시지는?

    ‘트바로티’ 김호중이 10일 입대했다. 김호중은 10일부터 서울 서초구 산하 복지시설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를 시작했다. 이날 서초구청에는 이른 아침부터 많은 취재진이 몰려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성실히 복무하고 건강하게 잘 다녀오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호중은 입대 당일 오후 6시 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담은 곡 ‘살았소’를 발표한다. ‘살았소’는 자신을 노래할 수 있고 버틸 수 있게 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은 곡이다. 김호중은 이 곡에 대해 “많은 분들에게 제가 해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담겨있다”면서 “(팬 여러분) 덕분에 제가 많은 사랑을 받고, 팬 여러분 덕분에 살았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한편 김호중이 입대 전 발매한 첫 정규 앨범 ‘우리家‘는 선주문 40만장을 돌파했다. 이는 성인가요계에서 110만장을 기록한 김종환 3집(‘사랑을 위하여’·1997) 이후 20여년만에 나온 높은 판매량이다. 역대 국내 남자 솔로가수 초동(발매 후 일주간의 판매량) 성적 1위 백현의 ‘딜라이트’(70만장), 2위 강다니엘의 ‘컬러 온 미’(46만장)다. 최근에는 앨범 선주문이 초동 판매량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이변이 없는 한, 김호중은 백현과 강다니엘에 이어 3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돌의 경우 해외 팬덤의 영향이 적지 않은데, 내수가 대부분인 트롯 가수가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김호중의 앨범 프로듀서를 맡은 ‘알고보면 혼수상태’의 김경범 작곡가는 유튜브 채널 ‘은기자의 왜떴을까TV’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트로트가 아닌 가요 앨범이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다”면서 “김호중의 다양한 색깔을 가진 보석같은 가수이기 때문에 그런 점을 보여주는 다양한 장르를 담았다. 60인조 오케스트라와 최고의 세션맨들로 ‘고급스러움의 끝판왕’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튜브 및 네이버TV 채널 <은기자의 왜떴을까TV>에서는 김호중 입대 현장 스케치와 입대 전 마지막 앨범이 대박 난 이유, 프로듀서가 직접 밝히는 앨범 비하인드 등 자세한 소식을 보실 수 있습니다. 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영상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리뷰] 마스크 쓴 고양이들과 함께 그리는 ‘아침’…애틋한 ‘캣츠’ 40주년

    [리뷰] 마스크 쓴 고양이들과 함께 그리는 ‘아침’…애틋한 ‘캣츠’ 40주년

    한 칸씩 띄어 앉아 마스크 속에 표정을 감추며 숨죽이고 지켜보는 관객들 사이로 고양이들이 조용히 지나간다. 어두워 잘 보이진 않았는데 가까이 보니 고양이들도 마스크를 쓰고 있다. 얼굴에 한 분장과 똑같은 그림을 그려 넣은 ‘메이크업 마스크’다. 무대 위로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마스크를 벗어 다른 고양이에게 슬쩍 전해 준다. 1981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뒤로 40주년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캣츠’ 역사상 처음 만들어진 장면들이다. 지난 9일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막을 올린 ‘캣츠’ 내한공연은 40년 역사를 증명하듯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다. 고양이들의 매력적인 몸짓과 아름다운 노래는 변함이 없었다. 이번 공연에선 관객들의 박수가 더 빈번히 나왔고, 훌쩍이는 소리도 유독 자주 들렸다. 고양이들은 잔뜩 움츠러든 마음으로 어렵게 공연장에 모였을 모두에게 한 소절 한 소절 진심을 주듯 노래했다.특히 2부의 시작을 여는 ‘The Moments of Happiness’(행복의 순간들)에선 올드 듀터러노미의 묵직한 목소리에 이어 아기 고양이 제마이마가 “달빛~”이라며 청아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한국어 가사를 부르는 모습이 마음을 적신다. 행복했던 순간들은 다 지난 뒤에야 그 의미를 알 수 있다는 가사는 마치 지금의 상황을 대변하는 듯했다. 설레는 기분으로 공연장을 찾아 즐길 수 있던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마스크를 쓰고 옆 사람의 호흡을 느끼지 못하게 된 이제야 통감했다는 듯, 한국어 소절이 끝나자마자 환호성과 박수를 보냈다. 한때 잘나가는 배우였지만 늙고 병든 모습으로 “요즘 애들이 하는 건 연기도 아니야”라며 ‘라떼’를 회상하는 극장 고양이 거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던 기차 역 고양이 스킴블샹스, 그리고 아름다웠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Memory’(추억)를 부르는 ‘캣츠’의 상징 그리자벨라 등 그들의 사연도 단순히 웃기만 할 수 없었다. 그래도 고양이들은 희망을 노래한다. “그날이 올 거예요”라며 거듭 ‘아침’을 기다리는 마음을 전해 주었고, 객석도 연신 박수로 화답했다.마법사 고양이 미스터 미스토펠리스의 마술과 고양이들의 군무는 놀이공원의 퍼레이드를 보듯 신나고 화려한 퍼포먼스들로 가득해 함성이 터져 나왔다. 40주년 기념 내한공연이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1300석 규모의 객석을 400석만 채웠고 무대와 가까운 1열은 티켓을 판매하지 않았다. 원작자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8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의원들과 만나 “극장은 매우 노동집약적인 사업이라 그냥 문을 열 수 없다”며 객석 인원 50% 미만 등 거리두기를 지키며 공연을 이어 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고양이들의 한국 무대가 열렸고, 어렵게 마주한 객석을 향해 큰 위로를 건넸다. 객석도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고양이들과 관객 모두 마스크를 벗을 ‘그날이 시작되길’ 간절히 바라면서.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누구보다 뜨거웠던… 그 여름을 틀어줘

    누구보다 뜨거웠던… 그 여름을 틀어줘

    코로나19 사태가 없었다면 내 베를린 생활은 어땠을까? 겨울에 꼭 다시 가자던 ‘바발리’(베를린의 유명 혼욕 사우나)에 가서 뜨끈한 사우나를 즐겼을 거고, 예정대로 3월에는 서울에도 다녀왔을 것이다. 설날만큼 큰 명절인 부활절에는 남자친구의 부모님을 뵈러 갔을 테고, 프랑스 남부나 이탈리아 바사노로 둘만의 여름휴가를 갔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봄과 여름에 열리는 베를린의 페스티벌들을 빼놓지 않고 즐겼으리라. 베를린에 살면서 꼭 가 보고 싶었던 축제들을 드디어 가 보는구나 설는데, 이제는 내년에도 열릴지 알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모든 것들이 취소되고 언제가 될지 모르는 때로 미뤄졌다. 이제 우리에겐 엄청난 인파의 페스티벌도, 음악이 골목골목을 메우던 베를린의 여름도 정말 사라지게 되는 걸까?●35년 전통, 브레메어 삼바 카니발코로나가 터지기 전 마지막으로 갔던 페스티벌은 브레멘에서 열린 ‘브레메어 삼바 카니발’이었다. 세계적으로 보면 명함도 못 내미는 작은 축제이지만, 유럽의 여러 도시와 독일 전역에서 삼바 드럼팀이 참가하는, 나름 유럽 최대의 삼바 카니발이다. 브라질 리우의 삼바 혼이 살아 있고 수많은 색과 재치 넘치는 가면들, 장대 예술가와 삼바 댄서들이 퍼레이드를 펼친다. 여기에 다양한 삼바 드럼을 연주하는 밴드들이 생생한 리듬을 들려주며 축제의 주인공이 된다.이곳에 간 이유는 남자친구가 베를린의 삼바팀인 ‘사푸카유 노 삼바’(사푸)의 멤버이기 때문이었다. 목요일마다 하는 삼바 드럼 연습이 취미 정도인 줄 알았건만, 브레멘에 가서 보니 매년 1, 2등을 놓치지 않는 유명한 팀이었다. 이 축제에 독일에서만 80여팀이 참가하고 유럽까지 포함하면 100여팀, 참가하는 멤버가 1500명이나 되는 규모를 생각하면, 결코 그저 그런 팀은 아니었다. 카니발에 참가한 모든 팀이 이틀간 거리 퍼레이드에 나서고 그중 잘하는 몇몇 밴드는 저녁 공연 무대에도 서는데, 사푸는 메인 밴드답게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공연장에는 “사푸카유 노 삼바”를 외치며 환호하는 팬들이 많았다. “일렉트릭 기타 리드 너무 멋지던데! 프란시가 한 랩도 최고였어!” 오랜만에 만난 다른 도시의 삼바팀들이 다음날까지 찾아와 응원의 말을 남겼다. 서로가 연대하고 지지하는 모습에 코끝이 찡할 정도였다. 관객의 입장이 아니라 카니발에 참여하는 팀의 일원으로 보는 축제는 또 달랐다. 숙소부터 백스테이지, 식사 장소, 메인 공연까지 팀과 함께한 3일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사푸 팀 숙소는 브레멘의 한 공공 유치원이었다. 모두가 익숙하게 침낭을 싸왔고, 아침엔 아이들이 앉는 의자와 테이블에 모여 앉아 아침을 먹었다. 이를 닦는 세면대도 아이들용이라 다들 무릎을 꿇고 이를 닦았다. 마치 일곱 난쟁이들 집에 놀러 온 거인 같았달까. 그 모습이 웃기면서도 너무 자연스러워 인상적이었다. 축제에 참가한 다른 삼바 팀도 브레멘의 공공 교육시설이나 기관을 숙소로 빌려 이용한다고 했다. 이유가 있었다. 35회째를 맞은 올해까지 브레멘 카니발은 100% 비상업적인 축제로 운영됐다. 모든 참가자들이 축제를 위해 무보수로 참가하고 독일 전역에서 모인 자원봉사자와 예술가들이 힘을 보태고 있었다. 축제 운영진도 수익을 이듬해 행사에 재투자했다. 마지막 날, 독일 각지에서 온 삼바 팀은 모두 한데 모여 아침식사를 했다. 장소는 브레멘의 한 초등학교 로비다. 임시로 긴 테이블과 의자들을 붙여 놓고, 뷔페처럼 한쪽에는 토스트와 수프, 햄과 치즈, 커피 등을 두었다. 소박했다. 축제의 모든 것이 비상업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브레멘까지 오는 교통비나 진행비는 각자가 부담하되 브레멘에 머무는 3일 동안의 숙소와 식사는 운영팀이 제공했다.카니발에서 인상적인 점은 또 있었다. 공연을 하는 많은 팀원들이, 한눈에 보기에도 나이가 많은 시니어들이었다. 적게는 몇 년, 많게는 십몇 년씩 삼바 드럼을 배우고 함께 공연을 해 온 이들이었다. 드러머뿐만이 아니었다. 많은 카니발 댄서와 장대를 타는 예술가 중에도 중년이 훌쩍 넘은 사람들과 부모님 나이대의 어르신들이 있었다. 한두 해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은 이미 오랜 시간 실력을 갈고닦은 전문가였다. 브레메어 삼바 카니발에는 인종과 나이를 뛰어넘는 사람들의 하모니가 있었다. 22세의 장대 예술가에서 40대 중년의 삼바 댄서, 60세가 넘은 드러머까지 모두가 함께 팀을 이루고 서로를 지지해 준다. “5년째 이 카니발에 왔는데, 올해 우리 팀 공연이 최고였어!” 브라질 출신의 브루노가 말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몇 달 전 사랑하는 독일인 아내를 암으로 잃었다. 독일 말을 아직 능숙하게 못하는 브루노를 사푸 멤버들은 정말 가족처럼 대하고, 따로 장례식까지 치렀다고 들었다. 아내를 잃고 참가한 올해 카니발에 브루노는 아들을 데리고 왔다. 이미 사푸 멤버 모두를 알고 있는 아이는 유치원 안을 제 집처럼 뛰어다니며 사푸 팀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브레멘 공연을 한 사푸 멤버는 총 25명 정도. 건설 노동자, 이벤트 회사 대표, 정보기술(IT) 소프트 엔지니어, 변호사 등 직업도 가지각색인 사람들이 20년 넘게 한 팀이자 큰 가족을 이루고 있다. 1996년에 팀을 만든 리더 ‘디디’와 딱 10년째를 맞이한 남자친구, 5년째 사푸와 함께하고 있는 브루노, 그리고 이제 막 멤버들과 얼굴을 트기 시작한 내가 모두 함께한 축제였다. 브레멘 삼바 카니발은 매년 주제가 있다. 각 팀들은 그 주제에 어울리는 의상과 깃발, 소품들을 직접 만들고 준비한다. 올해의 주제는 ‘In The Intoxication of Love’, 즉 ‘사랑의 한가운데에서 느끼는 최고의 열정’이었다. 이틀간의 퍼레이드에서 ‘사랑’을 갖가지 방식으로 표현한 아이디어를 볼 수 있었다. 거리 어딜 가나 ‘하트’ 모양이 떠다녔고, 히피 차림의 삼바 드러머들이 거리를 누볐다. 갑자기 들이닥친 코로나19 상황으로 ‘사랑’은커녕 얼굴도 보기 어려워진 시대, 나는 유치원 의자에 모여 앉아 서로의 커피를 따라 주던 사푸 사람들의 얼굴 하나하나가 떠올랐다. ●줄줄이 취소된 베를린 페스티벌 5월을 기다렸다. 베를린의 가장 큰 축제인 ‘카니발 데어 쿨투어렌’이 열리는 달이다. 여기서도 사푸 팀이 매년 선두에 서서 축제를 이끈다고 했다. 4일 동안 크로이츠베르크 지역에서 열리는 이 문화 카니발에는 평균 50만명 이상이 참가한다. 퍼레이드에 직접 나서는 참가자만 5000명 이상. 브라질 삼바에서 중국 사자춤, 서아프리카의 드럼, 한국의 사물놀이까지 각 나라의 문화를 알리는 행렬이 줄을 잇는 카니발이다. 올해 축제는 당연히 열리지 못했다. 낮이 가장 긴 날, 하지. 유럽에선 이 날에 맞춰 ‘페트 드라 뮤지크’ 행사가 열린다. 1981년에 파리에서 시작한 이 축제는 독일에선 뮌헨에서 먼저 시작했고(1989년), 베를린에서는 1995년부터 열렸다. 독일에서는 원래 길거리 공연을 하려면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페트 드라 뮤지크’ 때만큼은 허가 없이 누구나 어디서나 연주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날은 거리를 걸으면 어디서나 일렉트로닉 음악과 버스킹, 거리 예술가들의 퍼포먼스, 댄스 등을 볼 수 있다. 많은 뮤지션들이 줄줄이 공연하는 오버바움 브리지에는 매년 10만명이 모인다고 했다. 6월에 열리는 이 행사 역시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됐다. 대신 베를린의 상징인 TV타워 안에서 댄서들이 춤추는 것을 라이브 방송으로 보여 줬다. 많은 음악 공연은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대체됐다. 이런 와중에도 게릴라 공연을 시도한 버스커들이 있었다. 에바스발더역 아래에서 음악 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디선가 경찰이 득달같이 나타났고, 사람들에게 빨리 흩어지라고 손짓을 했다. 어딜 가나 한산한 요즘이라 30명 정도만 모여 있어도 금방 눈에 띈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도로 반대편에서 기웃거리다 곧 제 갈 길을 갔다. 나도 이내 트램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베를린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장면이었다. 무엇보다 화려했던… 그 예술을 깨워줘 매년 여름이면 베를린은 음악 페스티벌과 테크노 파티로 각 공연장과 클럽들이 바빠진다. 몇천 명씩 모이는 페스티벌 역시 올해는 모두 취소됐다. ‘롤라팔루자 베를린’도 예외는 아니었다. 작년 여름, 거의 매주 페스티벌을 찾아다니던 친구 멜도 올해는 풀이 죽었다. 빌리 엘리시, 마틴 게릭스, 칼리드, 스웨디시 하우스 마피아 등 세계무대를 휩쓰는 뮤지션들이 총출동하는 ‘롤라팔루자’도 결국 내년을 기약하며 취소됐다. 록과 일렉트로닉, 힙합, 인디뮤직이 어우러지는 10만명 축제가 사라지면서, 베를린의 여름도 광기를 잃었다. 내로라하는 클럽과 파티가 없는 베를린은 이제 무엇으로 명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도시 물들인 이벤트 회사들의 ‘적색경보’ 크고 작은 행사들이 취소되면서 가장 직격탄을 입은 건 이벤트 업계였다. 기획자부터 조명 기술자, 사운드 엔지니어, 무대 설치가, 무대에 오르는 아티스트, 케이터링 담당자 등 행사에 관련된 많은 분야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파산 위기에 처했다.한 달 전쯤, 베를린에서는 이 업계 사람들의 고통과 파산 직전의 상태를 알리는 작은 이벤트가 열렸다. 이벤트 산업 종사자들이 베를린의 상징적인 건물들을 모두 빨간색 조명으로 쏘아 ‘빛의 밤’(night of light)을 만들었다. 이벤트가 열려야만 일을 할 수 있는 분야의 특성상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들은 독일 정부의 보조금이나 대출을 받는 부분에서도 제약이 많았다. 이를 알리고 도움과 지지를 구하는 단발성 행사였다. 이벤트 종사자들은 도시의 상징이 되는 건물에 빨간 조명을 쏘아 일종의 ‘적색경보’를 보냈다. 관람객도, 홍보도 없는 조용한 이벤트였다. 거리를 지나다 우연히 본 사람들은 저게 뭘까 궁금해하다 말았을 것이고, 뉴스를 들었던 사람들은 잠깐이나마 이벤트 종사자들을 응원하며 지나갔을 것이다.붉은 조명의 건물들을 찾아나서 봤다. 전기로 가는 공유 오토바이를 타고 한밤중의 베를린을 질주했다. 동남쪽 끝에서 브란덴부르크문까지 텅 빈 도시를 달리며 빨간빛을 찾아다녔다. 파티가 많이 열리는 크로이츠베르크의 클럽들은 외벽부터 클럽 안까지 빨간 조명을 설치했다. 란트베르 운하를 지나 조너선 보롭스키의 ‘분자맨’이 보이는 슈프레강 앞에도 길고 가느다란 빨간빛이 이어졌다. 베를린 프리드리히슈타트 팔라스트 예술극장 외관도, 브란덴부르크문 앞의 건물들도 온통 빨갰다. 화려한 이벤트 뒤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처지와 심정이 한편으론 나와 다르지 않기에 빨간빛은 더 위태롭게 보였다.●자유 멈추고 ‘룰’ 따라야 하는 베를린의 밤 베를린은 괴짜들이 살기 좋은 도시다. 금요일 밤에 클럽에 들어가 월요일 아침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고, 남에게 피해만 안 끼치면 무슨 유별난 짓을 해도 상관없는, 자유의 도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베를린도 큰 손상을 입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무엇보다 중요시해 온 베를린은 이제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자신의 전화번호를 남기며, 정해진 ‘룰’을 따라야 하는 도시가 됐다. 춤추는 사람들이 없는 베를린 클럽이나 파티를 상상할 수 없겠지만, 이제 내로라하는 클럽들은 새로운 규칙에 따라 ‘비어 가든’으로 임시 문을 열었다. 새벽까지 여는 클럽과 바로는 아직 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베를린스러운 ‘클럽 비지오네레’와 노이쾰른에 있는 옥상바 ‘크룽커 클라니히’처럼 야외 공간이 있는 곳은 그 야외 공간만 오픈해 맥주와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했다. ‘우주 최강’의 하드코어 클럽인 ‘베르크하인’도 계속 문을 닫고 있다가 새로운 콘셉트로 오픈 소식을 알렸다. 거칠고 거대한 클럽 공간이 음악과 전시, 미디어아트가 결합된 새로운 미술관으로 탄생했다. 한번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수를 제한해 내부에서는 가이드투어를 하며 전시를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아티스트 듀오인 ‘탐탐’의 사운드 설치 전시 마지막 날, 친구와 나도 베르크하인에 갔다. 전시가 보고 싶었다기보다는 베르크하인 클럽에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한겨울에도 두세 시간씩 줄을 서야 하고, 차례가 돼도 아무나 들여보내지 않는 걸로 악명이 높기 때문에 베르크하인은 못 가 본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줄만 서면 세상에서 가장 들어가기 힘든, 최고의 클럽을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인지, 전시 마지막 날이어서 그랬는지,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500m는 이어진 듯했다. 줄의 뒤꽁무니에 섰던 우리는 남은 네 시간 안에 들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아니나 다를까, 클럽 관계자가 와서 이 줄 뒤부터는 들어가기 힘드니 돌아가라고 했다. 계속 줄을 서 있으면 다른 사람들도 서게 되니 줄을 만들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줄은 바로 우리 앞에서 끊겼다. 우리는 위용 넘치는 베르크하인의 외관만 구경하다 돌아섰다. 그래도 다행인 건 베르크하인이 9일부터 ‘스튜디오 베를린’이란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는 것이다. 베르크하인은 앞으로도 베를린에서 작업하는 아티스트 100명의 사진과 조각, 회화, 비디오, 사운드, 퍼포먼스 등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 보로스 재단과 베르크하인의 협업으로 선보이는 이 예술 전시는 베르크하인 내부에 있는 파노라마 바와 거대한 시멘트 기둥이 우뚝 선 조일레 공간, 할레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코로나19가 사라지지 않는 한 베를린의 파티는 여전히 물음표 상태이지만 이렇게라도 음악을 듣고 클럽에 갈 수 있어서,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⑤‘더불어 으뜸 관악’으로 가는 급행열차, 교육자치 [박준희의 정담은 자치]

    ⑤‘더불어 으뜸 관악’으로 가는 급행열차, 교육자치 [박준희의 정담은 자치]

    서울 관악구는 ‘강감찬 도시’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다. 지하철 2호선 강감찬역(낙성대역)과 강감찬대로(남부순환로), 강감찬기념공원(낙성대공원) 등 강감찬 도시 브랜드가 날로 확장되고 있다. 귀주대첩의 고려 명장 강감찬 장군이 태어난 곳이 관악구 낙성대(落星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타 지역 주민들에게 관악구와 연관돼 떠오르는 것을 물으면 십중팔구가 ‘관악산, 서울대’를 꼽는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두 자산에 대해서는 우리 관악구가 가만히 있어도 중앙정부는 물론 서울시민과 전 국민이 나서서 평가와 홍보를 해주기 때문이다. 서울과 남부 수도권의 중심을 가르며 시민들에게 자연환경과 건강을 선물하는 관악산은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들이 훼손되지 않도록 잘 가꿔나가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접근할 수 있다.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므로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런데 관악구 정남향, 관악산 자락에 웅장하게 들어서 있는 서울대에 이르면 사정이 달라진다. 관악 자치정부 장으로서 아쉬움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누가 조국으로 가는 길을 묻거든 눈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1970년대 서울대 관악캠퍼스 시대가 열리면서 정희성 시인이 쓴 축시의 일부인데 우리나라의 미래가 관악구에 있는 서울대 인재들에게 달려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렇게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대학이 지역 공동체로서 협력관계를 잘만 활용하면 우리 관악구가 다른 어느 지역보다 살고 싶은 도시가 될 수 있을 텐데, 교육자치의 여러 여건상 쉽지가 않다. 관악구는 2030 청년층 인구가 40%를 넘는다. 취업, 결혼, 출산과 연계되는 청년문제 해결은 장기적으로 인구절벽 문제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국가적 과제다. 그런데 청년들이 어렵게 결혼해도 출산에 주저하는 주요 이유는 주거는 물론 자녀교육에 너무 큰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유럽 노르딕 국가들처럼 ‘아이를 낳기만 하라. 나라에서 가르치고 키워주겠다’라는 철학을 지방정부가 구현할 수만 있다면 지방정부가 그릴 수 있는 그림은 너무 많다. 물론 지금도 ‘관악구-서울대 학·관 협력 발전을 위한 공동협의체’가 구성돼 있다. 지역 내 초·중·고등학생들과 주민을 위한 ‘SAM 멘토링’, ‘C-lab 창업영재캠프’, 청소년 공학캠프, 창의예술 영재교육원, 영세사업가 무상 경영컨설팅, 관악시민대학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교육재정이 중앙정부에 집중돼있어 지방정부의 관내 학교에 대한 교육지원 사업 예산이 한정되다 보니 교육의 기초부터 타 지역과 차별화하는 정책은 아예 생각할 수가 없다. 만약, 교육에 관한 재정과 권한이 제대로 위임되는 교육자치가 가능해지면 우리 관악구의 경우 서울대와 함께 관내 어린이집과 유치원부터 초, 중, 고등학교까지 타 지역과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제공할 수가 있을 것이다. 물론 미래를 위한 투자 차원의 복지정책으로 양육비와 교육비 등도 부모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려 노력하게 될 것이다. 또한 서울대의 우수한 인적자원이 지역에서 스타트업과 창업의 기반이 조성된다면 테헤란로나 판교, G밸리 등으로 떠나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관악구에서 추진 중인 낙성벤처밸리에 정주하게 함으로써 지역경제를 발전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게 되면 관악은 청년들이 취업, 결혼, 출산, 양육, 교육을 위해 가장 살고 싶은 도시로 발전할 것임은 불을 보는 것처럼 뻔하다. 관악구와 서울대가 머리를 맞대고 지원하는 유·초·중·고등학교의 양육 및 교육 시스템, 서울대를 졸업한 인재들이 모여 세계적인 첨단산업단지를 이루는 낙성벤처밸리, 천혜의 자연이자 서울의 산소공장 관악산이 어우러져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더불어 으뜸 관악’이 명실공히 교육자치로부터 시작되는 그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 코로나 희생자와 참전용사 짓밟고, 골프카트에 올라탄 트럼프 풍자

    코로나 희생자와 참전용사 짓밟고, 골프카트에 올라탄 트럼프 풍자

    11월 3일 미국 대선을 두 달 앞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막말 논란 등으로 궁지에 몰린 가운데, 뉴욕 한복판에서 트럼프 풍자 공연이 펼쳐졌다. 8일(현지시간) 뉴욕데일리뉴스는 맨해튼 배터리파크에 ‘살아 숨 쉬는’ 황금 조각상 퍼포먼스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예술가 집단 ‘트럼프 조각상 계획’(The Trump Statue Initiative)은 이날 화려한 황금색으로 치장하고 나와 트럼프 대통령을 연기했다. ‘마지막 대공격’(The Final Push)이라는 이름이 붙은 전시대 위에서 대통령을 희화화했다. 전시대 전면에는 ‘미국 제45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민권과 자유의 파괴자 (2016~2020)’이라는 설명이 달렸다.공연에서 트럼프 대통령 역은 보수성향인 폭스뉴스의 인기진행자 숀 해니티와 로라 잉그러햄 역이 뒤에서 미는 골프 카트에 올라타 골프채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폭스뉴스 카메라기자 역은 무릎을 꿇고 앉아 그 모습을 촬영했다. 이들이 밟고 선 땅은 누군가의 무덤으로 연출됐다. 무덤에는 묘비 여러 개가 세워져 있었는데, 하나는 코로나19 희생자, 또 하나는 참전용사의 것이었다. 코로나19로 20만 명이 죽어 나가는 동안 ‘골프광’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비호 속에 국민 혈세로 골프를 치러 다니며 참전용사 비하를 일삼았다는 날카로운 풍자가 깃든 공연이었다. 17만 명 죽었는데 ‘어쩔 수 없다’니공연에서 대통령이 밟고 선 무덤의 코로나19 희생자 묘비에는 ‘비극을 기리며; 어쩔 수 없다(It is What It Is)’라는 비문이 적혀 있었다. ‘어쩔 수 없다’(It is What It Is)는 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일 ‘악시오스 온 HBO’ 인터뷰에서 내뱉은 말이다.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와 관련 “치명률이 낮다. 훌륭히 대응했다”며 황당한 논리를 펼쳤다. 그러다 기자가 “코로나19로 하루에 1000명씩 죽어 나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허를 찌르는 질문을 던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쩔 수 없다(It is What It Is)”며 진땀을 뺐다. ‘It is What It Is’는 직역하면 ‘그냥 그것일 뿐’이라는 말이다. 주로 바꿀 수 없는 절망적이거나 도전적인 상황을 나타내며,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의미로 쓴다. 당시 사망자만 17만 명(현재 20만 명)이 넘은 상황에서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기에는 믿기 어려운 무책임한 발언이었다. "참전용사는 패배자, 호구" 막말 논란에도 골프장으로공연에 쓰인 또 다른 참전용사 묘비에는 ‘비극을 기리며; 루저’라는 비문이 새겨져 있었다. 얼마 전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참전용사 비하 발언 보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미국 시사주간지 ‘더 애틀랜틱’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11월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현지에 묻힌 미군 전사자들을 ‘루저’(loser), ‘호구’(suckers)라고 비하했다는 보도를 내놨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측근들에게 “내가 왜 묘지에 가야 하느냐? 그곳은 패배자들로 가득 차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짐승이나 할 소리”라고 진화에 나섰으나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일련의 논란 속에서도 ‘골프광’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어김없이 골프장을 찾았다. 6일 자신이 소유한 개인 골프장 ‘워싱턴D.C.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지인들과 라운딩을 즐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월 20일 취임 이후 6일 현재까지 278차례나 라운딩을 즐겼다. 전용기 사용료와 비밀경호국 요원 숙박비 및 급식비 등을 포함해 그간 골프에 들어간 국민 혈세만 1억4100만 달러(약 1677억 원)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 한 번 칠 때마다 60만 달러(약 7억 원)의 세금이 날아간 셈이다.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행적을 바탕으로, 예술가집단 ‘트럼프 조각상 계획’(The Trump Statue Initiative)은 이번 거리 공연을 기획했다. 행사 관계자는 “유권자들이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생각할 기회의 장을 열고자 했다. 투표를 독려하고 싶었다”는 의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슈가 가라앉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심지어 참전용사를 패배자라 비하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사나흘 만에 헤드라인에서 밀려났다”며 국민 관심을 호소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나는 삼한의 원수를 갚았노라”… 대만서 떨친 23세 청년의 항일투쟁

    “나는 삼한의 원수를 갚았노라”… 대만서 떨친 23세 청년의 항일투쟁

    황해도서 태어나 공직생활 접고 일본행日서 차별·멸시 겪으며 항일 의지 다져1년 남짓 日 생활 이후 대만서 점원 취업 타이중 방문 日 육군대장에게 단도 던져일제, 사건 의미 축소 위해 보도 통제도속전속결식 재판 끝에 사형장에서 순국 “나는 삼한(三韓)의 원수를 갚았노라. 죽음의 이 순간을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각오하고 있었다. 다만 조국 광복을 못 본 채 죽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 저세상에 가서도 독립운동은 계속하리라.”(조명하 의사가 대만 타이베이의 일제 처형장에서 순국 직전 남긴 유언) 조명하. 이역만리 대만에서 일왕의 장인이자 육군대장을 척살(刺殺)하려 했던 독립운동가다. 그러나 생소한 이름이다. 평범한 청년이 오직 자신의 의지만으로 단독 거사를 감행했다는 점에서 사이토 조선 총독을 죽이려 했던 송학선 의사와 똑 닮았다. 당시 대만은 조선처럼 일제의 지배를 받았다.조 의사(義士)는 1905년 4월 4일 황해도 송화군 하리면 장천리 310에서 부친 조용우와 모친 배장년의 4남 1녀 가운데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본관은 함안인데 강직한 성품으로 때로는 고집불통이라는 평판을 듣는 가풍이었다고 한다. 8대조인 조형은 광해군 때 무과에 급제했지만 벼슬을 거부하다 인조반정 이후에야 장수가 돼 병자호란 때 수많은 적을 물리쳤다. 한학에 조예가 깊었던 의사의 부친 조용우는 아들이 사형을 당하자 “사나이 대장부가 마땅히 할 일을 하고 죽었다”며 슬픈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부친 “대장부가 마땅히 할 일을 하고 죽었다” 이런 가문에서 자란 의사는 비록 가난했지만 성품이 강직하고 의협심이 강했다. 보통학교라도 아무나 다니기 어려웠던 시절에 송화보통학교에 들어가 1920년 졸업한 의사는 1924년 송화읍의 친척이 운영하는 한약방에서 한약 조제와 처방법을 익혔다. 여기서 나중에 척살에 사용하는 독극물 제조법을 습득한 것으로 보인다(독검 사용에는 논란이 있다). 1925년 의사는 오금전 여사와 결혼해 아들을 낳았는데 유일한 핏줄인 조혁래다. 의사는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고자 황해도 신천군청 지방서기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의사가 공직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순종의 승하와 6·10만세운동으로 일제에 저항하는 외침이 온 나라를 뒤덮을 때였다.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었지만 의사는 6개월 만에 서기직을 버리고 갓 태어난 외아들과 아내는 남겨둔 채 일본이라는 또 다른 세상으로 나아갔다. 의사의 일본행이 거사 계획을 염두에 둔 일이었는지는 확인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부인 오씨는 1987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어떤 계획도 말하지 않아 공연히 눈치만 볼 뿐이었다. 그도 한 인간이었기에 부모에 대한 효성과 앞으로 태어날 자식에 대한 애착이 없을 리 없다. 그러나 그의 굳은 뜻은 아무도 가로막지 못하였다. 결심의 그날은 자꾸만 가까웠다.” 1926년 9월 의사는 가족도 모르게 일본행 배에 올랐다. 의사는 오사카에 도착해 건전지 공장과 속옷 공장에서 잡역부로 일하고 야간에는 상공학교와 상공전수학교에 다니며 주경야독했다. 일본어에 능통했던 의사는 일본인 행세를 하는 게 취업과 학업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는지 명하풍웅(明河豊雄)이라는 일본식 이름을 사용했다. 일본으로 간 목적이 곧 독립운동의 준비가 아니라 단순히 견문을 넓히고 돈을 벌려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본에서 민족 차별을 경험하고는 항일 활동의 의지를 다졌다고 볼 수 있다. 의사가 집으로 편지를 보내면서 바로 소각하라고 한 것은 행적을 일제에 노출하지 않으려는 생각이었다. 의사가 대만으로 간 것도 1년 남짓 일본에서 생활하며 겪은 차별과 멸시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서 마음 한쪽에서는 언젠가 일제를 응징하는 거사를 계획하고 있었다. 대만은 청일전쟁에서 패한 청나라가 일제에 할양함으로써 우리보다 먼저 일본의 식민지가 됐고 우리 못지않게 항일투쟁이 격렬했다. 대만에도 한인들이 진출해 주로 어업과 상업, 노동에 종사하고 있었다. 한인들은 대만 노동자들에게도 탄압을 당하는 등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었다. 1927년 11월 대만에 도착한 의사는 부귀원이라는 일본인 차포(茶鋪)에 점원으로 취업했다. 이듬해 5월 일왕 히로히토의 장인이자 일본 정계의 거물인 육군대장 구니노미야가 육군특명검열사 자격으로 타이중시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신문을 통해 접하고 응징할 것을 결심했다. 1928년 5월 14일 오전 주 청사 건물을 떠난 구니노미야의 차량 행렬은 타이중역으로 향했다. 9시 55분 의사는 타이중시 중구 자유로 2단 2호 앞의 나무 밑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차량이 커브를 돌자 10대 가운데 두 번째 차에 타고 있던 구니노미야에게 단도(독검)를 던졌다. 그러나 단도는 운전사의 왼쪽 어깨만 스치고 결과적으로 처단에는 실패했다.●조 의사 부친·형도 경찰서에 갇혀 ‘고초’ 의사는 경비병과 사복 경찰에게 붙잡혔다. 일제는 관련 인물들을 밝히려고 먼저 고국의 가족을 연행했다. 의거 사실을 전혀 몰랐던 부친은 한 달, 형은 석 달 동안 경찰서에 갇혀 악독한 심문을 받았다. 의사는 속전속결식 재판 끝에 거사 다섯 달 만인 1928년 10월 10일 오전 10시 사형장에서 순국했다. 의사의 나이 겨우 23세였다. 일제는 총리가 직접 나서 한 달간 보도를 통제할 정도로 큰 사건으로 취급했다. 재판부는 완전히 우발적이며 사상적 배경이 없고 외국생활의 외로움과 비참함이 동기였다고 주장했다. 의사가 거사 직전 자살을 하려다가 우연히 구니노미야의 동선을 알게 돼 죽이려 했다고도 했다. 이는 사건의 의미를 축소하기 위한 일제의 의도임이 명백하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조 의사의 거사는 계획된 항일 의거로 보인다. 그러나 어떤 주장도 사료가 뒷받침돼야 한다. 의사가 ‘독검’(毒劍)을 던졌는지, 구니노미야가 맞았는지, 맞은 것이 원인이 돼 사망했는지도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국가보훈처는 공훈록에 “구니노미야가 의사가 던진 단도에 목을 맞았고 중상을 입어 사망했다”고 싣고 있는데 근거가 부족하다. 구니노미야가 칼을 맞아 후유증으로 8개월 만에 사망했다는 주장도 검증이 필요하다. 구니노미야의 사망 원인은 단지 복막염이었다고도 한다. 하지만 비록 송학선 의사처럼 조 의사가 척살에 실패했더라도 거사의 의미는 퇴색될 수 없다. 정부는 1963년 의사의 공훈을 기려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조 의사 선양사업은 대만 한인들이 먼저 시작해 1978년에 의거 50주년 기념식을 열고 타이베이 한국학교에 흉상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새 동상(입상)을 제막했다. 1985년에는 사단법인 조명하의사 기념사업회가 창립됐고 의거 60주년을 맞은 1988년에는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에도 동상을 건립했다. 외아들 조혁래 선생도 부친의 공적을 밝히는 데 힘을 보탰다.●대만서 선양사업… 건국훈장 독립장 추서 조 의사의 유해는 순국 3년 만인 1931년에 환국,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묻혀 있다. 현재 기념사업회장은 이자욱(전 대일고 교장) 서경대 초빙교수가 맡고 있다. 조경환(조 의사의 장손)·장병원(세림기전 대표)·한사홍(정선명주 대표)씨가 이사로 돕고 있고 김준식(전 대일외고 국어교사)·유단희(전 홀트학교 근무)씨는 감사를 맡았다. 연구실에서 만난 이 회장은 “대만에서도 연구회장인 김상호 교수 등이 연구 활동을 활발히 해 최근에 거사 지점을 정확히 밝혔다. 단검 사진도 발견했다”고 말했다. 대만 슈핑과기대에 재직 중인 김 교수는 “당시 하늘을 찌를 기세를 가진 구니노미야는 자신의 딸을 왕태자와 약혼시켰으나, 아들에게 색맹이 있음을 알게 된 왕실에서 파혼을 요구하자 파혼하면 ‘가족을 다 죽이고 가만 있지 않겠다’고 왕실을 향해 으름장을 놓을 정도의 인물이었다”면서 “의사의 척살 사건은 훗날 이봉창 의사 폭탄 의거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위례신사선 ‘삼전역’ 추가 신설 청원, 서울시의회 교통위 통과

    위례신사선 ‘삼전역’ 추가 신설 청원, 서울시의회 교통위 통과

    위례신도시 광역교통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위례신사선 노선에 가칭 ‘삼전역’ 추가신설을 요청하는 ‘위례신사선 삼전역 추가 신설에 관한 청원’이 7일 제296회 임시회 폐회중 제1차 교통위원회 회의에서 원안 채택됐다. 삼전동과 잠실동 주민 등 2만 3000여 명이 서명하고 홍성룡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송파3)이 소개한 청원이 해당 상임위서 채택돼 오는 15일 예정된 본회의 통과가 확실시됨에 따라 위례신사선 ‘삼선역’ 추가 신설 논의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행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청원이 본회의에서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처리함이 타당하다고 의결되었을 경우 의장은 의견서를 첨부하여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이송해야 하며,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이송된 청원을 처리하고 그 처리결과를 지체없이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위례신사선은 위례동에서 가락시장을 거쳐 헬리오시티(104역)~학여울역(105역)∼신사역(111역)으로 계획돼 있다. 예정된 11개 정거장의 역 간 평균 거리는 약 1.4km, 가장 짧은 구간은 삼성역(106역)과 봉은사역(107역)을 잇는 구간으로 505m에 불과하다. 그런데, 헬리오시티와 학여울역 사이를 잇는 104역과 105역 사이 구간은 무려 3.2km가 넘는다. 이 구간의 정차역에서 배제된 삼전동, 잠실동 주민들은 탄천1교 하부에 ‘삼전역’ 신설의 필요성을 오랫동안 주장해 왔다. 청원을 소개한 홍 의원은 “위례신사선 ‘삼전역’ 유치는 열악한 교통환경으로 많은 불편을 겪어온 삼전동과 석촌동, 잠실본동·2·3·7동 지역주민들에게 매우 중요한 숙원사업”이라며, “지역주민들의 염원을 담은 청원 가결을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전역이 신설되면 ▲ 단절된 3호선, 위례신사선, 9호선 상호연계 가능 ▲ 탄천으로 단절된 강남구와 송파구 교통여건 개선 ▲ 잠실 MICE단지 개발로 예상되는 교통수요 선제적 대응 등 많은 사회적,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홍 의원은 “삼전역 신설을 위한 기술적, 경제적 타당성 사전 검토 결과 공사비 증가분이 총사업비의 20% 미만으로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제58조에 따른 민자 적격성 재검증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위례신도시 주민들의 우려와 달리 전체 공정이 지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예정대로 공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잠실과 위례신도시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도출하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홍 의원은 지난 6월 15일 서울시의회 295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위례신사선 ‘삼전역’ 추가 신설을 강하게 촉구했다. 홍 의원의 질의에 대해 박 전 시장은 좋은 생각이라며 우선협상 대상자와 타당성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삼전역’ 신설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클래스 다른 ‘신라 왕족의 밥상’…복어·성게·고래 고기 즐겼다

    클래스 다른 ‘신라 왕족의 밥상’…복어·성게·고래 고기 즐겼다

    무덤 둘레돌에서 제사 음식 담은 항아리 발견역사서에 없는 제사 풍습, 식생활 등 주목국립중앙박물관, 서봉총 재발굴 보고서 발간복어와 성게, 고래 고기 등 신라 왕족의 호화로운 식생활을 유추할 수 있는 유물이 처음 나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경주 서봉총 남쪽 무덤(남분) 둘레돌에서 발견한 큰 항아리 안의 뼈, 이빨 등 동물 유체 7700여점을 분석한 결과 돌고래, 성게류, 복어 등이 확인됐다고 7일 밝혔다. 이 항아리는 제사 음식을 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제사 음식의 종류 및 신라 왕족이 어떤 음식을 즐겼는지 알 수 있는 자료로 관심을 끈다. 아울러 귀한 음식을 여러 개의 큰 항아리에 담아 무덤 둘레돌 주변에 놓고 제사 지내는 풍습 자체가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등 기존 역사서에 전혀 기록되지 않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경주 대릉원 일원에 있는 신라 왕족 무덤인 서봉총은 두 개의 봉분이 맞닿은 형태다. 일제 강점기인 1926년과 1929년에 각각 북쪽 무덤(북분)과 남분이 발굴됐다. 당시 스웨덴(瑞典)황태자가 조사에 참여하고, 봉황 장식 금관이 출토된 것을 기념해 서봉총(瑞鳳塚)으로 불렸다. 금관을 비롯해 다수의 황금 장신구와 부장품이 출토되는 등 학술적 가치가 컸지만, 일제는 발굴보고서를 간행하지 않았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은 2016~2017년 서봉총을 재발굴한 후 이번에 유적 보고서를 발간했다.큰 항아리 안에서 나온 동물 유체는 조개류(1883점)와 물고기류(5700점)가 대다수지만 특이하게 바다포유류인 돌고래와 파충류인 남생이, 성게류가 확인됐다. 신경 독을 제거하지 않으면 먹기 어려운 복어도 발견됐다. 김대환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당시 신라 왕족들이 호화로운 식생활을 즐겼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조개는 산란기 때 독소가 있어 식용하지 않는 점, 청어와 방어의 회유시기 등을 고려할 때 대부분 가을철에 포획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무덤이 만들어진 직후 제사가 치러진 점을 고려하면 서봉총 남분은 가을에 완성됐을 가능성이 크다. 일제가 밝히지 못한 무덤의 규모와 구조를 정확하게 확인한 점도 이번 재발굴의 성과다. 일제는 북분의 지름을 36.3m로 판단했으나 재발굴 결과 46.7.m로 밝혀졌다. 또 서봉총의 무덤 구조인 돌무지덧널무넘의 돌무지는 금관총과 황남대총처럼 나무기둥으로 만든 비계 틀을 먼저 세우고 쌓아올렸음이 드러났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추석 승차권 비대면 예매 재개, 코레일 8~9일·SR 15~17일

    추석 승차권 비대면 예매 재개, 코레일 8~9일·SR 15~17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단됐던 올해 추석 열차 승차권 예매가 8일부터 100% 비대면으로 진행된다.7일 코레일에 따르면 추석 명절 승차권(9월 29~10월 4일)을 8~9일 이틀간 창가 좌석만 온라인(www.letskorail.com)으로 사전 판매한다. 시스템 조정 전인 지난 1일 예매가 이뤄진 경로·장애인 대상 승차권은 유효하나 창가 좌석이 배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8일은 경부·경전·동해·충북선, 9일은 호남·전라·강릉·장항·중앙선 등을 운행하는 KTX와 ITX-새마을, 무궁화호 열차, 관광열차 등의 승차권을 예매할 수 있다. 추석 명절 승차권은 1인당 편도 6매, 왕복 12매까지 예매가능하다. 예약한 승차권은 9일 오후 3시부터 13일 자정까지 반드시 결제해야 한다. 결제하지 않은 승차권은 자동으로 취소되고, 예약 대기 신청자에게 배정된다. 지난 1일 전화로 접수한 예매객은 이 기간 역 창구에서 현장 결제 후 승차권을 수령해야 한다. 판매되지 않은 잔여석은 9일 오후 3시부터 일반 승차권과 동일하게 구입할 수 있다. SRT 운영사인 SR도 추석 명절 승차권 예약을 15~17일 3일간 비대면으로 실시한다. 15일은 IT 취약계층 별도 예매일로 운영하고 16일 경부선, 17일 호남선 예매를 접수한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씨줄날줄] 영화 ‘뮬란’ 보이콧/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영화 ‘뮬란’ 보이콧/이종락 논설위원

    1998년에 개봉한 애니매이션 ‘뮬란’은 나이 많은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전장에 나가 훈족을 물리치는 데 혁혁한 공헌을 세운 1500년 전 중국의 장편 서사시 목란사의 얘기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뮬란이 여성의 몸으로 전장에서 온갖 시련과 육체적 한계 상황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중국 황제와 나라를 구한 뮬란은 애니메이션에서는 물론 현실의 중국에서도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 애니메이션이 22년 만인 올해 블록버스터 실사 영화로 돌아왔다. 디즈니 라이브 액션으로 돌아온 ‘뮬란’은 단순히 동명 애니메이션의 실사화가 아닌, 세상의 편견과 금기에 맞선 아름답고 강한 전사 ‘뮬란’의 재탄생에 초점을 맞췄다. 코로나19로 미국에서는 영화관 상영을 포기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한다. 반면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에서는 오는 11일부터 영화관에서 상영한다. 서구에 비해 코로나 확진자가 덜한 한국 영화관에서도 오는 17일에 개봉한다. 1000대1이라는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뮬란으로 캐스팅된 유역비(중국명 류이페이)부터 견자단(중국명 전쯔단), 공리, 이연걸까지 중화권 대표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중화권에게 환영받아야 할 이 영화가 국가별·지역별 반응이 사뭇 다르다. 중국에서는 대환영이지만 네티즌 민주화 연대운동을 이어 가는 홍콩, 대만, 태국 등 이른바 ‘밀크티 얼라이언스’ 지역의 소셜미디어에서는 ‘#보이콧 뮬란’ 캠페인이 한창이다. 뮬란을 연기한 주연 여배우 유역비가 블로그인 웨이보에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이제 (시위대가) 나를 때려눕힐 수 있을 것이다. 홍콩은 정말 수치스럽다’라고 올린 글 때문이다. ‘때려눕힐 수 있을 것’이란 발언은 지난 7월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중국 관영매체 기자를 폭행한 사건을 비꼰 것이다. 유역비는 미국에서 태어난 중국인 혈통이나 중국으로 이주해 활동 중이라 중국 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영화에서 텅 장군 역으로 나오는 견자단 역시 ‘영국의 식민지 지배 종식, 중국 반환 23주년 기념’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홍콩 민주화운동을 주도하는 조슈아 웡은 지난 4일 트위터에 “디즈니가 베이징에 굽실거리고, 유역비는 공공연히 홍콩 경찰의 만행을 지지한다. 인권을 믿는 모든 이들에게 뮬란 보이콧을 촉구한다”며 관람 반대 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요구했다. 홍콩 시위대는 오히려 민주화운동 리더인 아그네스 차우가 ‘홍콩의 뮬란’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뮬란은 과거에는 여성 차별에 맞섰지만, 현재는 중국의 민주화를 위해 싸우는 투사의 상징으로 색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흥행 여부가 주목된다. jrlee@seoul.co.kr
  • 배우 전지현·김은희 작가 ‘지리산‘ 9월 첫 촬영…내년 방송

    배우 전지현·김은희 작가 ‘지리산‘ 9월 첫 촬영…내년 방송

    배우 전지현과 주지훈, 스타작가 김은희와 스타PD 이응복이 뭉친 드라마 ‘지리산’이 내년 방송을 목표로 제작에 돌입한다. ‘지리산’ 측은 “9월 중순부터 첫 촬영을 시작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마친 상황”이라며 “내년 방송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이어 “출연진과 스태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강화된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현장을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지리산’은 광활한 지리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산속을 누비며 조난자들을 구하는 국립공원 레인저들이 주인공으로, 전지현은 극 중 지리산 국립공원 최고의 레인저 서이강 역을 맡는다. 산을 어떻게 타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고 풀잎 하나만으로도 조난 장소를 알아맞힐 정도로 지리산에 대한 모든 걸 꿰뚫고 있는 인물이다. 주지훈은 지리산 국립공원의 신입 레인저 강현조를 맡았다. 육사 출신의 전직 육군 대위로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비밀을 간직하고 있으며 서이강과 파트너로 함께 산을 누비며 사람들을 구한다. ‘지리산’은 ‘킹덤’과 ‘시그널’ 시리즈의 김은희 작가가 극본을 쓰고 ‘도깨비’, ‘태양의 후예’의 이응복 PD가 연출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한달 아닌 당일에도 부동산 거래 반영 민간통계 신뢰 UP

    한달 아닌 당일에도 부동산 거래 반영 민간통계 신뢰 UP

    지난달 26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계장관회의에서 “허위 매물을 올린 공인중개사에 대한 처벌법을 시행했더니 첫날 서울 아파트 매물이 최대 20% 줄었다”며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의 일별 매물 증감 자료를 들어 정책 효과를 설명했다. ‘민간통계는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던 정부가 이례적으로 민간업체 통계를 인용한 것이다. 전 국민이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쏟는 요즘, 업계 눈길을 모은 아실의 유거상 대표를 3일 만났다. 그는 개인 고객을 담당하는 삼성생명 WM사업부에서 VIP 전담 부동산자문역을 10년간 맡았던 ‘금융맨’ 출신으로 2017년 아실로 자리를 옮겼다. 유 대표는 부동산 실거래 사이트는 사용 편의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내 집 장만을 꿈꾸며 1억원을 모은 A씨가 있다고 가정하자. 아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상단에 내가 원하는 아파트를 조건별로 찾을 수 있는 키워드(평형/세대/입주연차/실거래가/현재매물/매매·전세 갭/전세가율/거래회전율 등)가 있다. 예컨대 A씨가 평당 1000만원 이상, 300세대 이상, 30평형대, 10년 이내 신축, 매매와 전세가 차이 7000만원 이내를 조건으로 검색하면 전국 지도에 이 조건에 맞는 단지 정보가 나타난다. 유 대표는 자사 사이트의 강점을 이렇게 설명하며 웃었다. 그가 사이트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활용한 것은 학군 정보다. 아실 홈페이지에는 ‘두 단지 비교 검색창’이 있는데 예컨대 강남구와 양천구를 창에 넣으면 두 자치구에 있는 중·고등학교 이름별로 학업 성취도와 특목고 진학률이 그래프로 한눈에 표시된다. 양천구 A학교가 강남구 B학교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 그래프로 한눈에 알 수 있다. 맹모들이 자녀를 위해 우수학군을 고를 때 쉽게 활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유 대표는 “부동산 사이트 운영 1법칙이 가격과 교육이라 그 부분을 쉽게 비교할 수 있게 사이트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많이 산 아파트나 비싼 아파트 등도 항목별로 검색이 가능하다. 속도는 생명이다. 통상 부동산 계약을 맺고 계약 당사자가 한 달 안에 거래 신고를 하는 것이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에 반영되려면 약 한 달 정도가 걸리지만 아실은 공인중개사가 거래를 마친 뒤 바로 네이버에 거래 완료 정보를 입력하기 때문에 계약 당일에도 아실에 반영이 된다. 아실은 중개사들이 올리는 네이버매물(매매·전세·월세) 원데이터를 집계, 재가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 대표는 “전 국민이 무료로 부동산 정보를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부동산빅데이터 업체가 되는 것을 목표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檢 “선거 개입은 중대 위법” 김경수에 6년 구형… 11월 6일 선고

    檢 “선거 개입은 중대 위법” 김경수에 6년 구형… 11월 6일 선고

    ‘불법 여론조작’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53)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특검이 김 지사에게 징역 6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김 지사의 선고기일은 오는 11월 6일로 지정됐다. 3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함상훈)의 심리로 열린 김 지사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김 지사에게 댓글조작 혐의에 징역 3년 6개월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구형했다. 올해 1월 변론이 재개되기 전인 지난해 11월 검찰의 구형과 같다. 검찰은 “김 지사가 2017년과 2018년 지방선거에 불법적으로 관여한 것이 명확히 드러났다”면서 “여론에 중대한 위법행위를 한 것이 드러났고 이에 관한 공소사실도 충분히 입증했다”고 밝혔다. 앞서 1심은 김 지사에게 댓글조작 혐의로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사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지사는 최후진술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고 노회찬 의원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특검의 목표가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인지 아니면 저나 노 의원처럼 관련 있으면 무조건 유죄 밝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드루킹이 왜 절 끌어들였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희생양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김 지사의 선고 공판을 11월 6일로 지정했다. 이날 법정에서 양측은 ‘댓글 역작업’의 실체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댓글 역작업은 ‘드루킹’ 김동원(51)씨가 이끈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이 지난 대선 전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에 우호적인 댓글에는 ‘비공감’을, 부정적 댓글에는 ‘공감’을 클릭하는 방식의 여론 조작을 뜻한다. 특검팀은 “역작업이 (전체 작업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이 0.7%도 되지 않는다”면서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구조상 실수와 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지만, 김 지사 측은 “실제 역작업은 15% 이상으로 특검이 누락한 것들이 많다”며 “얼마나 성의 있게 확인했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양측이 역작업을 둘러싼 논쟁을 이어 가자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고 싶다”며 우선 재판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다만 재판부는 항소심 선고 1개월 전인 10월 초까지 역작업 관련 의견서를 제출해 달라고 김 지사 변호인에게 당부했다. 김 지사는 재판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항소심에서 조금이라도 더 진실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면서 “마지막까지 모든 것을 다해 특검 주장의 허구성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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