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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형’ 인간의 극대화… 삭막한 강동원 어때요

    ‘T형’ 인간의 극대화… 삭막한 강동원 어때요

    “해 본 적 없는 역할이라 힘들었지만 끝내고 나니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우 강동원(43)이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설계자’에서 자신이 연기한 배역 영일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최근 만난 그는 “이야기가 워낙 재밌었고 지금까지와 다른 연기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흥미가 생겨 시나리오를 받고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설계자’는 사고사로 위장해 사람을 죽이는 살인 청부업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물이다. 2010년 국내 개봉한 홍콩 영화 ‘엑시던트’의 리메이크작이다. 원작과 달리 검찰총장 후보의 딸이 살인을 의뢰한다는 내용으로 사건의 규모를 키우고, 영일이 이끄는 팀보다 규모가 큰 조직인 ‘청소부’가 있다는 설정도 넣었다. 자극적인 사건을 다루는 이른바 ‘래커 유튜버’들이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결말도 원작과 결이 조금 다르다. 그는 “원작이 홍콩 특유의 진득한 느낌이라면 한국판은 반대로 차가운 느낌의 영화”라고 설명했다. 영일은 이전에 그가 맡았던 배역들과 차이가 크다. 강동원은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2023)의 천박사가 재미난 캐릭터, ‘브로커’(2022)의 동수가 다소 평범한 캐릭터였다면 이번 캐릭터는 감정이 없는 삭막한 인물이다. 소시오패스 기질이 있고 팀원을 대상으로 가스라이팅도 한다”고 소개했다. “자기 동료를 믿지 못한 채 미쳐 가는 모습,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는 인물의 감정 변화를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고 꼽았다.영화 속 캐릭터에 관한 연구는 주로 주변 실제 인물에서 찾는 편이라고 했다. 예컨대 ‘검사외전’(2016)의 한치원이란 캐릭터는 고교 동창의 모습에서 찾았다. 반면 영일은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인물이어서 고민이 많았단다. 그는 “나의 이기적인 모습을 생각하고 이를 극대화했다”며 “MBTI 검사를 해 보니 나는 감정형인 ‘F’가 아니라 사고형인 ‘T’로 나오더라. 이번 역은 나의 T 성향을 최대화한 모습”이라고 소개했다. 영일은 재키(이미숙 분), 월천(이현욱 분), 점만(탕준상 분)으로 구성된 팀을 이끈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나 ‘브로커’ 때처럼 여러 명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췄다. 이에 대해 “남에게 지시하는 일을 해 본 적이 없어 그런 배역이 어려웠다. 그런데 이번엔 조금 편했다”며 “나이가 들어 ‘꼰대’가 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성장’한 것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주연을 맡으면 부담이 항상 클 수밖에 없다”며 흥행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은 그는 “이미숙 선배님이 저를 가리켜 ‘이렇게 필사적으로 연기하는 줄 몰랐다’고 하시더라. 제 입장에선 늘 그렇듯 최고의 방법은 열심히 그리고 잘 해내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안 해 본 역할에 대한 의욕도 드러냈다. “다음 배역으로 ‘조커’ 같은 미치광이 악역을 맡아 보고 싶다”며 웃었다.
  • 추경호 “연금개혁, 정기국회 최우선 처리” 제안

    추경호 “연금개혁, 정기국회 최우선 처리” 제안

    “여야정협의체·연금특위서 국민 공감 얻어 추진해야”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26일 국민연금 개혁을 22대 첫 정기국회에서 국민적 공감을 얻어 처리하자고 더불어민주당에 제안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정쟁과 시간에 쫓긴 어설픈 개혁보다, 22대 첫 번째 정기국회에서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이 오는 29일 임기가 종료되는 21대 국회 내에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안을 우선 처리하자고 제안하자, 국민의힘은 구조개혁까지 포함해 22대 첫 정기국회에서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자고 역제안한 것이다. 추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모수·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할 여야정 협의체를 꾸리고, 국회 연금특위를 22대 국회에서 다시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청년과 미래세대를 포함한 국민적 공감을 얻어가며 정기국회 내에서 처리하자”고 했다. 그는 모수 개혁과 구조 개혁이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하면 거기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며 “이제는 국회와 정부가 함께 속도감 있게 논의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국민적 합의를 모아 70년, 100년을 내다보며 청년과 미래세대를 위한 연금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민주당의 ‘연금 쇼’에 휩쓸려 처리할 법안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21대 국회에서 모수개혁을 먼저 하고 22대 국회에서 구조개혁을 하자’고 제안한 것을 두고는 “믿을 수 있는 제안인가. 급조한 수치 조정만 끝나면 연금 개혁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추 원내대표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민주당의 주장에 힘을 실으며 원포인트 본회의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그렇게 졸속으로 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 사안은 여야 합의가 있어야 연금특위 안이 나온다”며 여야 합의 없이 “본회의에 직회부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추 원내대표는 “지금 합의하지 못하는 건 단순히 (소득대체율) 1% 포인트 수치 문제가 아니다”라며 “모수개혁 문제는 구조개혁 문제와 따로 놀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연계, 향후 인구구조 및 기대 여명 변화와 연금재정 건전성 지표 변화 등에 따른 자동 안정화 장치 도입, 조정된 보험료율·소득대체율의 시행 시기 등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당 대표 리더십을 갖고 진정성 있게 추진해준다면 속도감 있게 여야 합의안을 마련할 수 있다”며 “다수당으로서 보다 책임감을 갖고 논의에 임해달라”고 촉구했다.
  • ‘설계자’ 강동원…“삭막하고 냉철한 모습 기대하세요”

    ‘설계자’ 강동원…“삭막하고 냉철한 모습 기대하세요”

    “해본 적 없는 역할이라 힘들었지만, 끝내고 나니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우 강동원(43)이 29일 개봉하는 영화 ‘설계자’에서 자신이 연기한 배역 영일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최근 만난 그는 “이야기가 워낙 재밌었고 지금까지와 다른 연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가 생겨 시나리오를 받고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설계자’는 사고사로 위장해 사람을 죽이는 살인 청부업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물이다. 2010년 국내 개봉한 홍콩 영화 ‘엑시던트’의 리메이크작이다. 원작과 달리 검찰총장 후보의 딸이 살인을 의뢰한다는 내용으로 사건의 규모를 키우고, 영일이 이끄는 팀보다 규모가 큰 조직인 ‘청소부’가 있다는 설정도 넣었다. 자극적인 사건을 다루는 이른바 ‘래커 유튜버’들이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결말도 원작과 결이 조금 다르다. 그는 “원작이 홍콩 특유의 진득한 느낌이라면, 한국판은 반대로 차가운 느낌의 영화”라고 설명했다. 영일은 이전에 그가 맡았던 배역들과 차이가 크다. 강동원은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2023)의 천박사가 재미난 캐릭터, ‘브로커’(2022)의 동수가 다소 평범한 캐릭터였다면 이번 캐릭터는 감정이 없는 삭막한 인물이다. 소시오패스 기질이 있고 팀원을 대상으로 가스라이팅도 한다”고 소개했다. “자기 동료를 믿지 못한 채 미쳐가는 모습,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는 인물의 감정 변화를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꼽았다.영화 속 캐릭터에 관한 연구는 주로 주변 실제 인물에서 찾는 편이라고 했다. 예컨대 ‘검사외전’(2016)의 한치원 이란 캐릭터는 고교 동창의 모습에서 찾았다. 반면, 영일은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인물이어서 고민이 많았단다. 그는 “나의 이기적인 모습을 생각하고, 이를 극대화했다”며 “MBTI 검사를 해보니 나는 감정형인 ‘F’가 아니라 사고형인 ‘T’로 나오더라. 이번 역은 나의 T 성향을 최대화한 모습”이라고 소개했다. 영일은 재키(이미숙 분), 월천(이현욱 분), 점만(탕준상 분)으로 구성된 팀을 이끈다. 여러 명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 “남에게 지시하는 일을 해본 적이 없어 그런 배역이 예전엔 어려웠다. 그런데 이번엔 조금 편했다”며 “내가 ‘꼰대’가 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성장’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연을 맡으면 부담이 항상 클 수밖에 없다”며 흥행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은 그는 “이미숙 선배님이 ‘강동원이 이렇게 필사적으로 연기하는 줄 몰랐다’고 하시더라. 제 입장에선 늘 열심히 하고 잘 해내는 것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로는 “‘조커’처럼 미치광이 악역을 맡아보고 싶다”고 웃었다.
  • 임영웅 콘서트 안전점검 직접 챙긴 박강수 마포구청장

    임영웅 콘서트 안전점검 직접 챙긴 박강수 마포구청장

    서울 마포구는 25일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임영웅 콘서트 현장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인파 밀집 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한 안전관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과 직원들은 지난 23일에도 콘서트 준비가 한창인 월드컵경기장 내외부를 점검하고 비상시 대응 계획을 공유했다. 당일인 25일 현장엔 4만명이 넘는 관객과 보호자 등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에 박 구청장은 현장을 살피고 직원들에게 월드컵경기장과 주차장, 인근 역 주변까지 철저한 안전관리를 당부했다. 박 구청장은 “인기 가수 임영웅 씨의 공연을 즐기러 오신 관객분들이 관람을 잘 마치고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매 순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구는 콘서트의 마지막 날인 오는 26일까지 안전관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 뮤지컬에서 듣는 고품격 클래식…황홀하고 찬란한 ‘파가니니’

    뮤지컬에서 듣는 고품격 클래식…황홀하고 찬란한 ‘파가니니’

    무대 위에 선 파가니니가 ‘카프리스 24번’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온 세상에 음악은 딱 이곳에만 존재한다는 듯이 그가 바이올린을 켜는 순간 유려하고 화려한 선율이 공연장을 가득 채운다. 숨을 멎게 하는 연주가 끝나면 말 그대로 악마에게 홀린 것 같은 황홀경이 찾아온다. 21세기에 들어도 이렇게 엄청난데 실제 파가니니는 정말 얼마나 대단한 연주를 했을까 싶다. 뮤지컬 ‘파가니니’가 다른 보통의 뮤지컬에서는 볼 수 없는 명품 연주를 선사하며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고 있다. ‘파가니니’는 19세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렸던 니콜로 파가니니(1782~1840)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음악만을 향한 한 남자의 순수하고 진실한 열정이 담긴 불꽃 같은 삶을 화려한 음악과 함께 풀어낸다. 파가니니는 아직 종교의 영향력이 강했던 시대에 그를 시기하는 인물들로부터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평가받은 인물이다. 이 때문에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아들 아킬레 파가니니가 고향의 성당 무덤에 묻으려 하던 계획이 막혀 오래도록 싸우게 된다. 실제로 아킬레가 교황청에 탄원을 거듭하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1876년에야 아버지의 뜻을 이룰 수 있었다.뮤지컬은 아킬레가 교회에 막혀 아버지를 제대로 묻지 못하는 것으로 시작해 파가니니의 인생을 펼쳐낸다. 재능이 워낙 뛰어난 파가니니는 늘 자신감이 넘치는 인물이었고 이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도 갈등을 겪는다. 천재 예술가 옆에는 늘 그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세력이 있기 마련이라 파가니니 역시 순수하게 음악가로서 활동하기가 만만치 않다. 작품은 파가니니가 겪었던 시련들을 중심으로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꽃피웠던 그의 연주 인생을 보여준다. 공연 중에 바이올린 줄이 끊어지고도 연주를 해내는 에피소드나 빚을 자신의 연주로 갚아주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큰 성공을 거두는 모습 등은 파가니니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는지 돋보이게 한다.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도 “음악만은 끝까지 남았다”고 하는 대사는 파가니니가 얼마나 음악에 진심이었는지를 보여준다. 천재 음악가를 주인공으로 하는 만큼 ‘파가니니’는 음악적인 측면에서 독보적인 매력을 자랑한다. 파가니니 역을 맡은 배우들이 직접 바이올린을 연주하는데 클래식 음악이 뮤지컬과 잘 만난 덕에 듣는 즐거움이 상당하다. 필요한 장면에 맞게 다양한 음악적 변주가 이뤄지고, 배우들의 라이브 연주는 공연 속 공연을 보는 느낌도 든다. 7인조의 라이브밴드 연주는 제작진이 음악에 얼마나 공들였는지를 느끼게 하는 요소다.실제 파가니니의 곡이 여럿 나오는데 하이라이트 장면의 ‘카프리스 24번’ 연주는 저장해놓고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감동이 크다. 연주에 맞춰 화려한 조명까지 보태지면서 앞서 전개된 서사가 이 장면에서 정점을 이뤄 오래 남는 여운을 전한다. 파가니니를 주인공으로 하지만 주변 인물의 서사까지 탄탄하게 엮어 이야기의 완성도가 상당하다. 앙상블의 군무와 화음이 초반부터 자주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고 음악적으로도 다른 작품보다 수준이 높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가장 빛났던 예술가의 삶을 찬란한 음악과 함께 빚어내 뮤지컬이 얼마나 황홀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김은영 연출은 “‘파가니니’는 누가 악마인지, 누가 악마이길 바라는지, 누가 악마여야 하는지 각자 욕망을 향한 시선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파가니니’는 한 예술가의 삶을 통해 오늘날의 사회에도 여전히 고민이 필요한 질문을 던지며 진한 감동을 남긴다. 6월 2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 시인이고 싶었던 한 여인의 꿈…멀리멀리 비상하기를

    시인이고 싶었던 한 여인의 꿈…멀리멀리 비상하기를

    허난설헌은 명나라 사신 주지번에게 극찬을 받고 이웃 나라 일본까지 시가 알려졌을 만큼 조선을 대표하는 예술가였다. 그러나 그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러 제약에 부딪혀 재능을 다 꽃피우지 못했고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변화를 꿈꿀 수 없던 비운의 주인공이기도하다. 뮤지컬 ‘난설’은 조선의 시인이자 화가, 문장가인 허초희(허난설의 본명)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허초희와 그의 시를 사랑하는 동생 허균, 두 사람의 스승인 이달이 각자의 삶에 닥친 문제로 갈등하면서도 함께 우정을 쌓고 희망을 그려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허초희는 우연히 도적대의 공격을 받던 한 남자를 구하게 된다. 그는 허초희가 글을 배우기 위해 스승으로 삼고 싶어하던 이달이었고 허초희는 동생과 함께 그에게 글을 배우게 된다. 방에서 수나 놓는 삶이 당연했던 시대에 허초희는 시를 쓰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그러나 그는 여성이었고, 허균은 자꾸만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누이가 절대 가질 수 없는 것들이 가득한 진짜 세상을 생각하며 걱정이 크다. 동생의 우려대로 허초희는 힘차게 몰려가다 끝내 부서지는 파도처럼 현실의 벽에 자꾸만 부딪혀 점점 빛을 잃어가고 그런 누이를 보는 허균의 마음도 점점 지쳐간다.작품은 허난설헌이 어떤 인물이었는지 상상력을 발휘해 그가 하고자 했고 남기고자 했던 생각과 말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아름다운 문장을 꿈꾸던 인물을 다룬 작품답게 찬란한 대사가 여럿 등장해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다. 허난설헌의 성품을 닮아 요란하지 않게 전개되는 ‘난설’은 달빛처럼 쏟아지고 바람처럼 불어오는 문장이 사무치게 빛나는 작품이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답게 전통악기를 활용한 음악이 귀를 사로잡는다. 공연에는 실제 허난설헌이 쓴 시 견흥(遣興), 상봉행(相逢行), 가객사(賈客詞), 죽지사(竹枝詞), 유선사(遊仙詞)와 그가 남긴 유일한 산문인 광한전백옥루상량문(廣寒殿白玉樓上樑文)이 등장해 역사성을 더한다. 사극 뮤지컬 특유의 정갈한 언어와 정서가 제대로 녹아있는 작품이다. 허초희 역에 정인지·최연우·김려원, 이달 역에 김도빈·주민진·고상호·박정원, 허균 역에 최호승·윤재호·박상혁이 출연한다. 6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2관.
  • 이토록 따뜻한 로봇이라니…‘천 개의 파랑’에 물드는 마음

    이토록 따뜻한 로봇이라니…‘천 개의 파랑’에 물드는 마음

    로봇에게도 감정이 있을까. 그저 기계일 뿐인데 사람의 일을 대신하고 사람과 가까이 지내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예술작품에서 로봇은 인간과 교감하는 존재로 그려졌다. 감정을 이해하고 나누는 건 생명체 고유의 영역이지만 기술의 발전이 이뤄지다 보면 로봇이 사람처럼 감정을 가지고 마음을 쓰는 게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2035년을 배경으로 한 ‘천 개의 파랑’에 등장하는 로봇 콜리가 그런 존재다. 초록색이라는 이유만으로 브로콜리에서 따와 콜리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이 로봇의 직업은 기수. 직업이 직업인만큼 사람은 물론 말과도 교감하는 똘똘하고 마음 따뜻한 로봇이다.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에 등장하는 콜리는 그래서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캐릭터다. 가무극의 특성을 살려 콜리가 여러 노래를 부르는데, 노래를 통해 표현되는 콜리의 마음은 천선란 작가의 원작 소설 ‘천 개의 파랑’(2019)에서도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감성을 부여한다. 콜리의 노래가 워낙 감미로워 계속 나와서 노래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 정도다.소설 ‘천 개의 파랑’은 경마장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인간과 로봇, 동물의 교감을 담아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뭐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글과 달리 무대 예술로 로봇과 동물까지 등장해야 하기에 어떻게 구현될까 궁금증이 컸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가격(R석 기준 9만원)에 이렇게 알차게 채웠다고?’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최고가 기준 최소 15만원 이상 하는 대형 뮤지컬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천 개의 파랑’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는 한두 가지가아니다. 우선 영상이 그렇다. 적극적인 영상 활용 덕분에 ‘천 개의 파랑’에서는 프로그래밍 언어가 생생하게 구현되고 경마 장면 역시 입체적으로 표현된다. 주인공 가족의 사연을 보여주는 데도 굉장히 효과적이다. 이미 여러 작품에서 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온 서울예술단의 저력이 특히 도드라지는 연출 요소였다. 사람이 움직이는 게 다 보이긴 하지만 진짜 말인가 싶을 정도로 디테일이 돋보이는 경주마 투데이의 외형과 움직임 역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인간이 연기하는 콜리 말고 진짜 로봇인 다르파(구조용 로봇), 맹인 안내 로봇, 안내 로봇, 청소 로봇의 등장은 2024년 공연예술의 최첨단을 보여준다. 이미 실생활에서도 사용되는 로봇들이 무대 위에서 서사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작품이 다루는 미래 세계가 보다 명확하게 다가온다.‘천 개의 파랑’은 경주마로서 쓸모를 다하고 안락사 위기에 처한 투데이를 여러 사람이 합심해 구해내는 이야기다. 콜리가 투데이를 두고 “달릴 때 가장 행복한 아이예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다양한 인물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곳곳에 밴 작품인데, 너무 빠르게 달리느라 몸이 뻣뻣하게 굳어감을 느낀 천 작가가 소설을 썼고 병원에 입원한 것을 계기로 너무 빠르게 달린 건 아닐까 돌아본 김한솔 작가가 극작을 맡았기에 이야기가 전하는 감동의 수준이 남다르다. 특히 가무극답게 이야기의 감동을 완성하는 음악이 글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정서를 완성한다. 이런 감정선이 있기에 “행복이 고통을 이길 테니까. 마음껏 달려 투데이”라는 대사가 더 뭉클하게 다가온다. 여러 가지가 어우러져 공연을 보고 나오면 마음에 오래 머무는 따뜻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26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콜리 역에 아이돌그룹 펜타곤의 진호, 연재 역에 오마이걸의 효정이 맡아 퇴근길 풍경이 남다르다. 또 다른 콜리는 윤태호, 연재는 서연정이 맡았다.
  • ‘절규’의 시작을 만나다… 뭉크, 그 이상을 남기다[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절규’의 시작을 만나다… 뭉크, 그 이상을 남기다[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노르웨이 오슬로는 표현주의 창시자인 에드바르 뭉크(1863~1944)의 도시다. 뭉크가 예술가로 성장한 도시이자 삶의 마지막을 함께한 도시다. 그가 작품으로 표현했던 삶과 죽음, 고독, 사랑, 질투, 우울, 불안 등 실존적 주제의 중심에는 오슬로라는 예술 공간이 있었다.뭉크는 ‘아버지로부터 광기의 유산을 물려받았다’고 말할 정도로 정서적인 불안과 고독이 평생을 따라다녔지만 이를 그림으로 세밀하게 승화시켰다. 서울신문사는 올해 창간 12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을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했다. 전시회는 9월 19일까지 이어진다. 올해는 뭉크 사망 80주기가 되는 해다. 뭉크의 흔적을 따라 오슬로를 돌아봤다.실존의 고통을 형상화한 그의 대표작 ‘절규’는 오슬로 시내와 피오르가 내려다보이는 에케베르그 언덕을 산책하며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그림 속에서 괴로워하는 얼굴은 인간의 불안정한 상태를 표현하는 상징적인 이미지가 됐고, 세대와 국경을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친숙한 작품이 됐다. ‘절규’는 현재 진행형이다. ‘절규’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와 드라마, 앨범 표지는 물론 이모티콘 등에도 활용되면서 현대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뭉크의 삶과 예술이 함께한 도시 오슬로 곳곳에는 뭉크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가 살던 아파트, 화실, 그가 속해 있던 예술 그룹 회원들과 다니던 카페 등을 지금도 볼 수 있다. 그가 영면에 들어간 ‘우리 구세주 공동묘지’도 오슬로에 있다. 뭉크가 평생 어두운 그림만을 그린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좀더 낙천적으로 변했고, 풍경과 인물을 그렸다. 노르웨이 옛 화폐인 1000크로네(NOK) 지폐에 나오는 ‘태양’은 밝고 웅장한 작품으로 노르웨이 국민들이 ‘절규’와 함께 가장 사랑하는 그림이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그는 유화 1100여점, 판화 1만 8000여점, 드로잉·수채화 4500여점, 조각 6점과 92권의 스케치북, 편지, 다량의 석판 등을 남겼다. 그는 죽기 전 작품 2만 8000여점을 오슬로시에 기증했다. ‘절규’와 ‘마돈나’ 등 상당수 작품들은 유화, 파스텔, 판화 등 다양한 기법으로 제작했다.●‘절규’ 영감 떠올린 에케베르그 언덕 뭉크의 그림 속 풍경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는 ‘절규’의 영감을 떠올린 에케베르그 언덕이다. 뭉크는 1892년 1월 22일 쓴 일기에서 ‘어느 날 저녁 나는 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 길 한쪽에 도시가 있었고 아래에는 피오르가 있었다. 나는 피곤함과 아픔을 느꼈다. 나는 멈춰 서서 피오르 너머를 바라보았다. 해는 지고 있었고, 구름은 피처럼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나는 자연을 관통하는 비명을 느꼈다. 비명을 들었던 것 같다. 나는 이 장면을 그렸다. 구름을 실제 피로 그렸다. 그 색들이 비명을 질렀다. 이것이 ‘절규’가 되었다’고 적었다. 절규에는 크리스티아나(오슬로의 옛 이름) 피오르의 짙고 붉은 하늘을 배경으로 일그러진 풍경에 동요하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는 뭉크가 에케베르그 언덕에서 하이킹을 하다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실제 언덕에서는 뭉크가 ‘절규’에 담았던 핏빛 하늘의 석양을 감상할 수 있다. 중앙역에서 19번 트램을 타고 에케베르그 공원에 내린 뒤 전망대를 지나 숲길을 따라 10분쯤 걸어 들어가면 뭉크가 산책했던 장소를 만날 수 있다. 뭉크가 화폭에 담은 곳은 에케베르그 언덕 외에도 오슬로의 메인 거리인 카를요한 거리다. 카를요한 거리는 오슬로 최대 번화가로 노르웨이 왕궁까지 이어지며 뭉크의 삶에서 중요한 여러 장소와 이어진다.●아파트·화실·카페 등 흔적 가득 남아 뭉크가 첫 스튜디오를 임대한 곳은 의회 건물 바로 건너편에 있다. 또 1800년대 후반 예술가들의 인기 장소였던 그랜드 카페와 뭉크가 많은 전시회를 열었던 미술관도 근처에 있다. 또 뭉크가 1904년 그의 대작 ‘생의 프리즈’를 전시한 공간도 만날 수 있다. 뭉크는 카를요한 거리를 모티브로 시기와 계절에 따라 다양한 거리 모습을 그렸다. 1890년 작품 ‘카를요한 거리의 봄날’은 인상주의적 화풍으로 그렸지만, 1891년 그린 ‘카를요한 거리의 저녁’이라는 작품은 불안한 내면을 표현하고 있다. 오슬로에는 뭉크가 살았던 아파트와 묘지가 남아 있다. 뭉크는 노르웨이 북쪽 농가 마을인 오달스브루크 뢰텐에서 태어났지만 삶의 대부분은 오슬로에서 보냈다. 당시 오슬로는 ‘크리스티아니아’로 불리던 곳이었다. 뭉크는 군의관인 아버지 크리스티안 뭉크(1817~1889)와 어머니 라우라 카테리네 비욀스타(1838~1868) 사이에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누나 요한 소피와 남동생 페테르 안드레아스, 여동생 라우라와 잉게르 등 3명의 동생이 있었다. 오슬로의 삶은 뭉크가 한 살 때인 1864년 아버지가 아케르스후스 요새의 의료 책임자로 임명돼 오슬로로 이주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군의관인 아버지의 봉급은 매우 낮았고, 개인 사업을 하려는 시도는 실패했다. 그의 가족은 늘 빈곤에 시달렸다. 그들은 값싼 아파트를 찾아 이사다니며 시내 여러 곳에서 살았다. 처음 거주한 집은 오슬로 네드레 슬로츠게이트9에 있는 아파트로 5살 때까지 살았다. 이 집은 아버지의 직장인 아케르스후스 요새와는 도보로 10분(700m) 떨어진 카를요한 거리 인근으로 지금은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거리로 변했다.●가난과 죽음의 공포 화폭에 담아내 이후 그는 필레스트레데트 30, 토르발트 마이어스 게이트 48, 포스베이엔 7, 올라프 라이스 4번가, 슈우스 광장1 등 1889년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 오슬로에서 살았다. 뭉크는 이후 프랑스와 독일 등을 오가며 활동하다 말년에는 다시 오슬로 외곽에 있는 에켈리(1916~1944)에 작업실을 만들어 놓고 외부와 고립된 채 그림을 그리며 살다가 생을 마감했다. 필레스트레데트 30에 살던 1869년 폐결핵을 앓던 어머니가 3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로 인해 뭉크는 늘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며 살아가게 된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을 담은 그림이 1897~1899년 그린 ‘죽은 어머니와 아이’다. 포스바이엔 7에 살던 1877년에는 누나 소피가 어머니와 같은 폐결핵으로 사망했다. 어머니가 죽은 뒤 의지하던 누나의 죽음은 1893년 작품 ‘병실에서의 죽음’에 잘 나타나 있다. 어머니와 누나의 죽음으로 인해 폐 질환에 대한 공포가 평생 집요하게 엄습해 고독하고 날카로운 성격을 지니게 된다. 이런 성품은 그의 작품과 사상에도 커다란 영향을 준다.●세 버전의 ‘절규’ 품은 뭉크 미술관 뭉크는 죽은 뒤 ‘우리 구세주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묘지에 가려면 중앙역에서 37번 버스를 타면 된다. 묘지에는 노르웨이 유명 인사들이 함께 묻혀 있는데 뭉크 묘지 인근에는 노르웨이 대표 극작가인 헨리크 입센(1828~ 1906)의 묘지가 있다. 오슬로에서는 뭉크가 기증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뭉크 미술관과 노르웨이 국립미술관뿐만 아니라 오슬로 시청 뭉크의 방, 호텔 콘티넨털 바보만, 오슬로대 아울라 캠퍼스 등에서도 그의 그림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은 뭉크 미술관이다. 미술관에서는 뭉크가 사용하던 그림 도구 등도 볼 수 있다. 미술관은 1963년 시 외곽에 있었으나 전시실이 좁아 뭉크의 작품을 모두 전시할 수 없게 되자 오슬로시에서 2016년 새로운 뭉크 미술관을 세우기로 했다. 오페라 하우스 옆에 있는 현재 뭉크 미술관은 2021년 10월 새로 문을 연 곳이다. 뭉크 미술관은 현대식으로 지어진 13층 건물로 11개의 전시실이 있다. 미술관 총면적은 약 2만 1367㎡로 옛 뭉크 미술관보다 전시 면적이 5배 늘었다. 미술관에서는 3점의 ‘절규’를 만날 수 있다. 절규는 4점의 유화·파스텔 그림과 46점의 석판화 프린트로 제작됐다. 1893년 파스텔과 유화로 1점씩 그렸고 1895년 석판화가 제작됐다. 1895년 파스텔로 1점을 더 그렸고 1910년에도 템페라 작품을 남겼다. 별도의 독립 전시공간에 전시되고 있는 3점의 ‘절규’는 30분 간격으로 1점씩 관람객들에게 선보인다. 미술관에는 오슬로대 아울라 캠퍼스에 그렸던 벽화 ‘태양’을 전시한 공간도 마련돼 있다. 이 밖에도 ‘마돈나’, ‘아픈 아이’, ‘마리의 죽음’, ‘병실에서의 죽음’, ‘자화상’ 등 많은 작품이 있다.●국립박물관엔 ‘생의 프리즈’ 연작 미술관은 중앙역에서 도보로 8분(600m) 거리에 있는 오슬로 랜드마크인 오페라 하우스와 나란히 위치해 있다. 운영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수~일 오후 9시)다. 입장료는 160크로네다. 노르웨이 국립박물관에는 뭉크의 ‘생의 프리즈’ 연작을 별도 공간에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에서는 뭉크의 작품 58점을 소장하고 있는데 4점의 ‘절규’ 작품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1893년 유화 작품을 볼 수 있다. 또 ‘병실에서의 죽음’, ‘사춘기’, ‘재’ 등 초기 작품부터 1920년까지의 작품이 있다. 특히 노르웨이 브륀율프 불스 광장에 있는 국립미술관은 1891년 뭉크의 작품 ‘니차의 밤’을 사들인 최초의 공공 미술관이다. 국립박물관은 1837년 세워진 노르웨이 최초의 공공 박물관이다. 2003년 국립미술관, 건축 박물관, 장식 예술 디자인 박물관, 현대 미술관 등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노르웨이 국립박물관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 2022년 새로 지어진 국립박물관은 독일 건축가 클라우스 슈베르크가 설계했다. 박물관의 전체 면적은 5만 4600㎡에 달하며 90여개의 전시실이 있다. 박물관에는 그림은 물론 19~20세기 유럽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뭉크 작품 외에도 노르웨이 화가 라르스 헤르테르비와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 등도 소장하고 있다. 국립박물관은 브륀율프 불스 광장에 있으며 운영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월요일 휴무)다. 입장료는 200크로네다. 오슬로대 아울라 캠퍼스에 있는 벽화 ‘태양’은 노르웨이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기념비적인 작품 중 하나다. 오슬로대 100주년 기념식에 지어진 새 홀을 장식하기 위해 1916년 현장에서 완성된 작품이다. 당시 이 대형 그림들은 실험적이고 표현주의적인 스타일로 인해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작품은 토요일 특정시간에만 제한적으로 개방한다. ●시청·대학·호텔 곳곳에도 뭉크 작품 오슬로 시청의 뭉크 방에는 ‘인생’이라는 제목의 큰 그림이 있다. 이 방은 시청의 정규 개장 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다. 호텔 콘티넨털 바 보만에도 뭉크의 그림이 걸려있다. 1932년 호텔 소유주 아르네 보만 한센이 오슬로 미술상에서 뭉크의 그림 12점을 사들인 것이다. 뭉크의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장소들도 많이 남아 있다. 오슬로에는 뭉크가 속한 예술 그룹 크리스티나 보헴의 아지트였던 그랑카페와 잉에브레트 카페 등이 남아 있다. 뭉크의 아지트인 그랑카페는 카를요한 거리의 랜드마크와 같은 그랜드호텔 1층에 있는 카페로 많은 예술가가 영감을 떠올린 곳이다. 내부에는 1874년 문을 연 이래 간직해 온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이곳은 극작가 헨리크 입센도 매일같이 방문했다고 한다. 메뉴판에는 입센의 글이 적혀 있고, 심지어 그의 이름을 딴 메뉴가 있을 정도로 그와 깊은 인연이 있는 레스토랑이다. 그랜드호텔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숙박하는 공식적인 호텔로 뭉크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1857년에 문을 연 잉에브레트 카페는 뭉크가 수십 년간 자주 찾던 곳이다. 뭉크는 크리스티아니아 보헤미안의 회원인 크리스티안 크로흐, 한스 예거, 오다 라손과 함께 구석진 방에 주로 앉았다고 한다. 레스토랑 입구에는 뭉크가 오슬로 예술가협회 회원 자격을 취소하는 편지가 담긴 액자가 전시돼 있다. 뭉크는 잉에브레트에서 긴 밤 파티를 즐긴 후 이 편지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여행수첩] →항공 : 오슬로까지는 특정 시기에 운항하는 전세기를 제외하고는 직항편이 없다. 파리, 암스테르담, 뮌헨 등 유럽 도시나 중동의 두바이, 카타르 등을 경유해야 한다. 요금은 출발일에 따라 큰 차이가 있는데 120만~180만원(일반석 기준) 정도다. →호텔 : 오슬로는 유럽 도시들 중에서도 물가가 비싼 편이다. 오슬로 중앙역 근처 2~3성급 호텔이 1박에 20만~40만원 정도다. 중앙역 인근에 숙박하면 오슬로 가르데르모엔 공항(Oslo Lufthavn)이나 시내 이동이 편리하다. 중앙역에서는 뭉크 미술관이나 카를요한 거리를 도보로 갈 수 있다. →교통 : 오슬로 공항에서 공항 쾌속 열차인 플뤼토게를 이용하면 중앙역까지 20분 정도 걸린다. 요금은 240크로네다. 오슬로 패스를 구입하면 오슬로 시내의 버스, 트램, 지하철, 페리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뭉크 미술관, 노르웨이 국립박물관, 노벨평화센터 등 주요 관광지 30여곳을 무료 입장할 수 있다. 요금은 24시간 520크로네, 48시간 760크로네, 72시간 895크로네 등 3종류를 판매한다. 플뤼토게나 오슬로 패스는 앱을 깔아 구입하면 편리하다. 5월 현재 1크로네는 127원이다.
  •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에 37층 업무시설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에 37층 업무시설

    서울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 BYC 부지에 37층 규모의 업무·판매시설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지난 22일 제7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대림광역중심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결정, BYC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 결정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23일 밝혔다. BYC 특별계획구역은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과 바로 연접한 대림광역중심 지구단위계획구역의 안에 있다. 지구단위계획구역 대부분은 개발이 끝났으나 BYC 부지는 대규모 장기 미개발지로 남으면서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았다. 이번 수정가결에 따라 BYC 부지에는 지하 5층, 지상 37층 규모의 업무·판매시설 2개 동(조감도)이 건축될 예정이다. 신설되는 공원은 초등학교와 가까운 부지 북측에 조성해 녹지가 부족한 구로디지털단지역 일대의 주민과 학생이 이용할 수 있게 한다. 특히 구로디지털단지역과 맞닿은 전면부에는 역 출입구와 바로 연결되는 입체 보행통로를 설치한다. BYC 부지에 있던 기존 빗물펌프장은 부지를 확대해 공원 하부에 저류조를 설치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상대적으로 침체한 구로디지털단지역 북측의 중심지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 별내선 25일부터 실전처럼 시운전

    별내선 25일부터 실전처럼 시운전

    서울지하철 8호선 종점인 암사역에서 경기 남양주 경춘선 별내역까지 총 12.9㎞ 구간, 6개 정거장을 연장하는 ‘지하철 8호선 연장(별내선) 사업’이 오는 25일부터 영업 시험 운전에 돌입한다고 서울시가 23일 밝혔다. 정식 개통은 오는 8월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 3개월간 전동차가 최고 속도로 운행할 때 주요 철도시설물이 안전하게 정상 작동하는지 시설물 검증시험을 완료했다. 25일부터는 실제 승객이 탑승한 운행환경과 같은 상태에서 철도시설물의 최종 작동 성능과 승무원, 역무원 등의 숙련도를 점검한다. 서울시는 만차 상황을 가정해 전동차 칸마다 20t의 대형 물통을 넣는다. 연장선이 개통되면 지하철 8호선은 전체 30.6㎞, 24개 정거장이 된다. 잠실역과 별내역을 27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2·3·5·9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경춘선으로 환승할 수 있다. 다산·별내 등 수도권 동북부 지역 신도시에서 서울로의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서울시는 본다. 전동차는 출퇴근 시 4분 30초, 평상시 8분 간격, 최고속도 시고 80㎞로 운행된다. 최진석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영업 시운전은 개통을 위한 종합시험 운행의 마지막 단계”라며 “별내선이 오는 8월 안전하게 개통할 수 있도록 실제와 같이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 오페라페스티벌 25일 개막…‘나비부인’ 등 5편 공연

    오페라페스티벌 25일 개막…‘나비부인’ 등 5편 공연

    올해로 15회를 맞은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이 오는 25일부터 7월 7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콘서트홀, 자유소극장 등에서 열린다. 그동안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페스티벌을 운영해왔지만 올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장르 대표 지원 사업에서 탈락하면서 지원금 없이 참가 단체들이 자비로 행사를 준비했다. 지난해까지 총 8편의 작품이 공연되던 축제 규모는 올해 국립오페라단 등이 빠지면서 5편으로 축소됐다. 25일 첫 무대는 푸치니 서거 100주년 기념 오페라 갈라 콘서트 ‘그레이트 푸치니’(노블아트오페라단)가 장식한다. 푸치니의 작품 ‘라보엠’과 ‘토스카’, ‘투란도트’ 속 주옥같은 아리아와 중창곡을 들려준다. 지휘자 양진모를 필두로 소프라노 조선형과 서선영, 테너 신상근과 박성규, 바리톤 박정민 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참여한다. 다음 달 21∼22일에는 모차르트의 희극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강화자베세토오페라단)이 무대에 오른다. ‘팬텀싱어’ 심사위원으로 친숙한 베이스 손혜수와 묵직한 중저음으로 선명한 감정을 표현하는 바리톤 최병혁이 피가로 역을 맡아 기대를 모은다. 28~29일에는 푸치니의 3대 걸작 중 하나인 ‘나비부인’(누오바오페라단)이 공연된다. 소프라노 임세경과 테너 이승묵 등 실력파 성악가들이 일본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한 비극적인 사랑을 노래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족·어린이 오페라 2편이 공연된다. 6월 29~30일 유쾌한 음악극을 표방한 ‘마님이 된 하녀’(오페라팩토리), 7월 6~7일 그림 형제의 원작 동화를 오페라로 각색한 ‘헨젤과 그레텔’(더뮤즈오페라단)을 만날 수 있다. 대한민국오페라축제추진단 신선섭 조직위원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해서 15년이나 된 행사를 중단할 수는 없다”면서 “오페라의 발전을 고민하면서 모두에게 사랑받는 페스티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내년부터 기존의 작품 공모 선정 방식을 개선하고, 다양한 규모의 작품을 발굴하는 한편 예술감독제를 도입하는 등 페스티벌 운영을 획기적으로 바꿀 계획이다.
  • 전현직 국가 정상급 한자리… 제주포럼, 세계지도자 세션 4년 만에 부활

    전현직 국가 정상급 한자리… 제주포럼, 세계지도자 세션 4년 만에 부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제주포럼의 세계지도자 세션이 4년 만에 부활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19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협력(Acting together for a better world)을 대주제로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특히 올해 포럼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대표 세션인 세계지도자 세션이 부활해 국가수반 및 국제기구 수장들과 세계평화와 번영에 관한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연대와 협력의 구상을 공유한다. 세계지도자 세션은 2020년까지 진행했다가 2021년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중단됐다. 30일 오전 9시 30분 탐라홀B에서 열릴 세계지도자 세션에는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까오 끔 후은 아세안사무총장, 레베카 스타 마리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사무국장 등 전·현직 국가 정상, 국제·지역기구 지도자들이 참여해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글로벌 복합위기를 헤쳐 나가는데 필요한 지혜를 나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같은날 제주포럼 최초로 전직 외교장관들이 참여하는 세션도 관심을 끈다. 전직 외교장관 라운드 테이블에선 송민순(34대), 유명환(35대), 김성환(36대), 윤병세(37대) 전 외교부장관 등 역대 외교부장관 4명이 한자리에 모여 현 정부가 글로벌 중추국가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펼쳐온 그간의 우리외교의 성과를 살펴보고 격변하는 국제정세를 전망하면서 향후 우리 외교의 최우선 과제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지혜를 나눌 예정이다. 앞서 29일 첫날에는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일·중 지방외교 리더십’특별세션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류 사오밍, 중국 하이난 성장, 이케다 타케쿠니 일본 오키나와 부지사가 지방정부의 리더십을 조명하고, 교류협력 강화를 위한 대화의 장을 마련한다.오영훈 도지사는 “내년은 세계평화의 섬 지정 20주년이자 제주포럼의 20주년,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특별한 해”라며 “올해 포럼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제주와 대한민국의 달라진 위상을 세계 무대에 널리 알리는 새로운 기회로 삼고, 다가오는 2025년을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영훈 제주평화연구원장은“국제적으로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올해 제주포럼에서는 글로벌 리더들, 특히 전현직 정상급 인사와 국제기구 수장들의 참여를 통해 글로벌 외교 공공플랫폼으로서의 제주포럼의 입지를 강화했다”면서“제주포럼을 통해 국제사회 협력 활성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는 유엔 정무평화구축국(UN DPPA), 미 평화연구소(USIP) 등 국내외 30여개 기관, 300여 명의 글로벌 리더 및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국제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 국제협력 방안을 모색하며, 국내외 4000 여명이 제주포럼 참관을 위해 제주를 찾을 예정이다.
  • 광운대역 물류부지에 HDC 본사 이전… 서울 동북권 경제거점 뜬다 [서울신문 보도 그 후]

    광운대역 물류부지에 HDC 본사 이전… 서울 동북권 경제거점 뜬다 [서울신문 보도 그 후]

    역세권 사업 시행, 기반시설 옮겨2028년 입주… 고용창출 효과 기대GTX C·경전철 생겨 접근성 개선“상업·업무·주거 갖춘 새 중심지로” 서울 노원구 약 15만㎡ 규모의 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 물류부지에 HDC현대산업개발(HDC) 본사 이전이 본격 추진되고 이 인근이 ‘동북권 경제거점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서울시는 22일 시청에서 노원구, HDC와 함께 ’광운대역 물류부지 신생활·지역 경제거점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앞서 지난 3월 27일 강북지역의 상업지역 총량제 규제를 푸는 ’강북권 대개조-강북전성시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당시 프로젝트에는 HDC의 본사 이전 추진 내용도 포함됐다.<서울신문 3월 27일자 12면> 이번에 MOU가 체결되면서 광운대 역세권 개발의 사업시행자인 HDC는 2028년까지 본사 이전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HDC는 상업시설 전체를 분양하지 않고 일부는 직접 보유해 운영하며 강북지역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용산 민자역사에 위치한 HDC 본사에는 1800여명이 근무 중이다. HDC 본사가 광운대역으로 이전하면 일자리와 산업 기반이 약한 강북지역의 경제활성화와 기반시설 이전 등으로 높은 고용창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또 2028년 개통 예정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 노선과 월계역 동북권 경전철(2026년 개통 예정),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등을 통해 접근성이 개선되면 강북권의 새로운 경제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으로 월계동 일대는 상업·업무·주거가 어우러진 동북권의 새로운 중심지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며 “인허가 절차에 적극 협력해 사업 추진에 차질이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광운대역 물류부지는 시설 노후화와 시대 변화로 기피시설이 된 뒤 서울시가 2009년부터 사전협상을 통해 재개발을 추진해 왔다. 이번 MOU를 통해 이 지역에는 HDC 본사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상업·업무시설(1만 9675㎡)을 비롯해 복합용지(7만 7722㎡)에는 8개 동 지하 4층·지상 49층 규모의 공동주택 3072가구가 들어선다. 공동주택은 지난 4월 건축심의를 마치고 하반기 분양 예정이다. 오 시장은 “광운대 물류부지 개발로 지난 50년간 도시발전에서 소외됐던 강북권을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일자리 중심의 신경제도시로 재탄생시키겠다”면서 “이번 협약은 강북의 잠재력을 끌어낼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단독] 부울경에 年 4.8조 집중투자 땐 20년 뒤엔 인구 ‘골든 크로스’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단독] 부울경에 年 4.8조 집중투자 땐 20년 뒤엔 인구 ‘골든 크로스’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지난 15년간 280조원을 쓰고도 저출산 위기가 오히려 더욱 심화한 가운데 수도권이 아닌 비수도권에 거점을 만들고 재원을 투입했을 때 인구 감소 속도를 줄일 수 있다는 국토교통부 용역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함께 재점화한 대구·경북(TK) 통합론과 같은 비수도권 ‘메가시티’ 논의가 인구소멸 위기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토부, 거점 투자 효과 연구 용역 22일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가 최근 국토부 용역으로 진행한 ‘균형발전 정책의 사회 경제적 효과 측정연구’에 따르면 지방 거점 투자가 분산 투자에 비해 인구 증가 효과가 약 1.95배 큰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인구 700만명 규모의 부산·울산·경남에 2030년부터 2060년까지 매년 4조 8000억원씩 교통인프라와 산업에 대한 투자를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다. ●비수도권 인구 증가 효과 1.95배 투자가 없는 경우 부울경 인구는 2023년 725만명에서 2100년엔 절반 이하인 318만명으로 줄어든다. 다만 추후 집중적으로 재정을 투입하면 인구는 2100년 459만명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지방 거점 투자를 통해 인구 감소 속도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는 뜻이다. 재정 투입을 시작해도 2049년까지는 인구가 계속 줄었다. 그러나 2050년과 2060년 인구는 각각 693만명, 694만명으로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대반전’도 예측됐다. 인구 감소 추세를 막을 순 없지만 2060년 이후에도 이 같은 방식으로 재정 투입이 계속되면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더불어 수도권보다는 비수도권이 재정 투입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포화 상태인 수도권과 달리 비수도권은 성장 여력이 남아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 효과도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TK통합론 등 인구 위기 해법 실마리 마 교수는 “메가시티는 대도시, 중소도시, 농어촌을 포함해 교통망 네트워크로 엮인 초광역권이 하나의 도시권처럼 작동하는 개념”이라며 “혁신 성장기업이 인구 밀도가 높은 거점 지역에서만 가능한 식으로 산업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만큼 메가시티는 우리에게 피할 수 없는 미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단독] 부울경에 年 4.8조 집중투자 땐 20년 뒤엔 인구 ‘골든 크로스’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단독] 부울경에 年 4.8조 집중투자 땐 20년 뒤엔 인구 ‘골든 크로스’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지난 15년간 280조원을 쓰고도 저출산 위기가 오히려 더욱 심화한 가운데 수도권이 아닌 비수도권에 거점을 만들고 재원을 투입했을 때 인구 감소 속도를 줄일 수 있다는 국토교통부 용역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함께 재점화한 대구·경북(TK) 통합론과 같은 비수도권 ‘메가시티’ 논의가 인구소멸 위기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토부, 거점 투자 효과 연구 용역 22일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가 최근 국토부 용역으로 진행한 ‘균형발전 정책의 사회 경제적 효과 측정연구’에 따르면 지방 거점 투자가 분산 투자에 비해 인구 증가 효과가 약 1.95배 큰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인구 700만명 규모의 부산·울산·경남에 2030년부터 2060년까지 매년 4조 8000억원씩 교통인프라와 산업에 대한 투자를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다. ●비수도권 인구 증가 효과 1.95배 투자가 없는 경우 부울경 인구는 2023년 725만명에서 2100년엔 절반 이하인 318만명으로 줄어든다. 다만 추후 집중적으로 재정을 투입하면 인구는 2100년 459만명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지방 거점 투자를 통해 인구 감소 속도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는 뜻이다. 재정 투입을 시작해도 2049년까지는 인구가 계속 줄었다. 그러나 2050년과 2060년 인구는 각각 693만명, 694만명으로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대반전’도 예측됐다. 인구 감소 추세를 막을 순 없지만 2060년 이후에도 이 같은 방식으로 재정 투입이 계속되면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더불어 수도권보다는 비수도권이 재정 투입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포화 상태인 수도권과 달리 비수도권은 성장 여력이 남아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 효과도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TK통합론 등 인구 위기 해법 실마리 마 교수는 “메가시티는 대도시, 중소도시, 농어촌을 포함해 교통망 네트워크로 엮인 초광역권이 하나의 도시권처럼 작동하는 개념”이라며 “혁신 성장기업이 인구 밀도가 높은 거점 지역에서만 가능한 식으로 산업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만큼 메가시티는 우리에게 피할 수 없는 미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재준 수원시장, “노후계획도시정비기본계획 수립해 노후택지개발지구 대규모 정비할 것”

    이재준 수원시장, “노후계획도시정비기본계획 수립해 노후택지개발지구 대규모 정비할 것”

    경기 수원시가 ‘노후계획도시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해 노후택지개발지구 대규모 정비에 박차를 가한다. 22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수원형 도심 재창조 2.0 프로젝트’를 발표한 이재준 시장은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에 발맞춰 미래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빠르게 준비하겠다”며 “노후계획도시정비기본계획이 수립되면 여러 개 단지를 묶어서 특별정비구역을 지정하고, 각종 특례를 부여해 구역 내 통합재건축 등 통합 정비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원시는 6월부터 노후계획도시정비기본계획 수립을 시작해 2025년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수원시 노후도시정비의 본보기가 될 ‘선도지구’는 주민 참여도, 주거환경 개선 시급성, 도시 기능 향상 기여도, 주변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해 우선 선정할 예정이다. 수원형 도심 재창조 2.0 프로젝트는 3대 전략 ‘더 빠르게, 더 크게, 더 쉽게’를 바탕으로 추진한다. ‘더 빠르게’ 정책은 ‘노후택지개발지구 대규모 정비’, ‘노후 원도심 정비사업 신속진행’이다. ‘노후 원도심 정비사업 신속진행’은 최소 5년에서 10년까지 걸리던 신규 정비구역 지정기간을 2년으로 단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부터 ‘정비구역 주민제안 방식’을 도입한다. 기존 10년 주기로 정비예정구역을 지정하던 방식에서 2년마다 시민 누구나 정비구역 지정을 제안할 수 있도록, 수원시 전역을 19개로 분류한 ‘생활권계획’을 수립하고, 용적률 인센티브를 정비했다. 이재준 시장은 “기본계획 재정비에 따른 조례 개정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조례 개정 후 정비사업 후보지를 공모하고, 주거환경 정비가 시급한 지역을 우선 선정해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더 크게’ 정책은 ‘역세권 고밀복합개발 추진’, ‘새빛타운’, ‘새빛안심전세주택’ 등이다. 역세권 고밀복합개발은 역세권 특성에 따라 복합개발사업 모델을 만들고, 트리플·더블역세권 가능 지역은 중심지 역할을 하도록 우선 개발하는 것이다. 이재준 시장은 “승강장 경계로부터 500m 내는 법적상한용적률의 120%까지 상향하고, 200m 내 초역세권은 최대 준주거지역까지 종상향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새빛타운’은 개별 소규모정비사업의 통합개발을 유도해 사업 면적을 더 크게 확대하고, 용도지역 상향·공공지원 등으로 사업성을 대폭 높이는 것이다. ‘새빛안심전세주택’은 좋은 입지에, 시세의 70% 정도 보증금으로 최소 20년 이상 살 수 있는 신축아파트이다. 정비사업으로 인한 이주민, 청년, 신혼부부 등 주거 안정이 필요한 시민에게 우선 제공하고, 2026년까지 약 90호, 장기적으로 약 2000호를 확보할 계획이다. ‘더 쉽게’는 모든 도심정비정책의 중심에 시민을 두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정비사업 정책·법령 등을 알려주는 ‘찾아가는 새빛교육’, 제정·법률·정비사업 등 분야별 전문가 21명이 상담해 주는 ‘찾아가는 정비상담소’, 도시정비 사업 절차와 과정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새빛시민 도시정비학교’ 등을 운영해 시민들에게 정비사업 절차 등을 쉽게 설명한다. 이재준 시장은 “수원형 도심 재창조 2.0 프로젝트로 수원 전역이 활력 넘치고, 경쟁력 있는 미래 도시로 재탄생하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 공상하고 조금 내려놓으면 인생이 즐거워진다…‘찬란한 내일로’[영화 프리뷰]

    공상하고 조금 내려놓으면 인생이 즐거워진다…‘찬란한 내일로’[영화 프리뷰]

    한 남자가 무릎 꿇은 적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있다. 복수의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감독이 “컷!”을 외치며 뛰어든다. 문제는 이 감독이 남의 영화 촬영장에서 이런 일을 벌였다는 것. 그는 건축가와 수학자에게 전화로 의견을 묻고 이 장면이 왜 나쁜지 촬영 중인 젊은 감독에게 장황하게 설교한다. 심지어 자기 친구인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에게 전화를 걸기도 한다. 결국 아내가 이를 말리면서 영화는 9시간 만에 촬영을 재개한다. 29일 개봉하는 ‘찬란한 내일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영화는 유명 영화 감독 조반니가 1956년 배경의 이탈리아 공산당 지부에 관한 시대극을 촬영하며 겪는 좌충우돌을 담았다. 이탈리아의 거장 난니 모레티가 연출을 맡고 조반니 역도 직접 연기한다. 조반니는 관객을 신경 쓰지 않는 한 마디로 ‘마이웨이’ 감독이다. 그동안 좋은 작품을 만들어왔고 작품성도 인정받았기에 그의 권위는 절대적이다. 실제로 그는 영화 한컷 한컷 최선을 다한다. 영화에 쓰이는 생수병을 당시의 것, 영화 주제에 맞는 것으로 고르라 지시한다. 배우의 재킷을 일부러 자른 뒤 수선해 오래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등 치밀함도 갖췄다. 그런데 지금 시대에 그는 어쩐지 고루해 보인다. 이에 따른 피로를 호소하는 이들도 많아 충돌이 잦다. 주연 여배우가 신발의 한 종류인 ‘뮬’을 신고 들어왔다며 경우없는 여자로 취급하는가 하면, “이탈리아에 공산당이 어딨느냐”고 묻는 젊은 직원에 아연실색한다. 가뜩이나 머리가 아픈데 40년을 함께한 자신의 아내가 “숨이 막힌다”며 이혼을 요구한다. 딸이 남자친구를 소개해줬는데, 일흔이 넘은 그보다 어째 나이가 많아 보인다. 여기에 제작자가 사기 혐의로 체포되면서 촬영 중인 영화마저 엎어질 판이다. 그야말로 앞이 안 보이는 내일이다.모레티 감독은 ‘나의 즐거운 일기’(1993), ‘아들의 방’(2001), ‘나의 어머니’(2015) 등으로 세계적으로 호평 받으며 로베르토 베니니, 잔니 아멜리오와 함께 이른바 ‘90년대 이탈리아 트로이카’로 꼽힌다. 1976년 ‘나는 자급자족한다’ 이후 혼자서 연출과 각본, 제작, 심지어 주연까지 모두 맡고 있다. 이번 영화 역시 그가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연출하고 제작했다. 직접 주인공인 조반니 역도 소화한 까닭에, 조반니와 모레티가 그대로 겹쳐 보인다. 불투명한 내일을 찬란한 내일로 바꾸고자 모레티 감독이 택한 방법은 ‘공상’과 ‘조금 더 내려놓기’다. 모두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라든가, 느닷없이 등장하는 두 남녀에게 조반니가 조언하는 모습 등이 그렇다. 심지어 1991년 소멸한 이탈리아 공산당도 그의 공상 속에서, 그리고 영화 속에서 다시 살아난다. 영화는 공상이 현실로 구현되는 방법이기도 하다. 영화 속 공산당원이 조금 내려놓고 인간적인 선택을 하면서 지금 이탈리아에 그대로 남게 된 것처럼, 모레티는 조금만 내려놓으면 인생이 즐겁다는 주제를 영화적으로 멋지게 구현한다. “나는 감독이 아니다. 무언가 말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그것을 영화로 만드는 사람일 뿐”이라는 그의 영화 철학을 이해한다면, 재밌게 즐길 수 있겠다. 96분. 12세 이상 관람가.
  • [마감 후] 고전을 기다리며

    [마감 후] 고전을 기다리며

    “아, 나의 죄여. 온 천지에 악취가 진동하는구나. 제 동생, 아벨을 죽인 카인처럼 나는 피를 나눈 내 형을 죽였다.” 2022년 서울 강북구의 한 공연 연습장. 연극 ‘햄릿’에서 형을 죽인 뒤 왕좌는 물론 형수까지 차지한 클로디어스 역을 맡은 배우 유인촌이 의자에 앉아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읊조리자 주변의 공기가 순식간에 달라졌다. 같은 해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연극 ‘리차드3세’에서 ‘뒤틀린 몸’을 한 채 악으로 무대를 질주하던 배우 황정민이 내뿜는 서늘한 기운이 극장으로 퍼져 나가던 순간을 기억한다. 이번 여름 고전인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맥베스’가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에 코로나19 확산이 극심했던 2년 전 ‘햄릿’과 ‘리차드3세’를 통해 만났던 배우들이 생각났다. 언제부턴가 연극 무대에서 고전극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됐지만, 연극계 거목이라 부를 수 있는 연출가와 배우들이 꾸준히 고전극으로 돌아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한결같이 ‘고전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지난해 최고령 리어왕으로 화제가 됐던 이순재는 “셰익스피어는 연출가뿐 아니라 배우들에게도 반드시 거쳐야 할, 하고 싶어 하는 장르”라고 말했고, 배우 윤석화는 “고전 작품은 울림과 감동의 폭이 더 커질 수 있는 두께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황정민 역시 “학생 때부터 고전을 동경해 왔고 고전극의 힘을 알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클래식의 위대함이 없어져 안타까웠다”면서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고전극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이어 그는 “관객에게도 고전극을 보여 주고 싶은데, 무엇보다 연극을 시작하려는 학생들에게 보여 주고 싶다”고 했다. 배역도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6월 막을 올리는 햄릿에는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역시 우리나라 연극계의 기라성 같은 원로 배우들이 함께하지만, 이들은 주연 자리에서 물러나 작품 곳곳에서 조연과 앙상블로 참여한다. 60년 경력의 배우 전무송과 이호재가 유령 역으로 등장하며, 이해랑연극상에 빛나는 박정자, 손숙과 같은 배우는 단역인 배우 1, 2로 나온다. 고전은 시공간을 뛰어넘어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배움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된다. 2년 전 코로나19로 질주가 멈췄던 상황에서 고전이 우리를 위로했다.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시작된 질주 속에서 또다시 고전을 생각한다. 시대가 병들었을 때 예술은 본연의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도 고전이라 불릴 수 있는 훌륭한 작품들이 있지만, 널리 알려지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지난 20일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서 문학계 숙원이었던 국립한국문학관이 첫 삽을 떴다. 2016년 문학진흥법이 제정되면서 건립 근거가 생겼지만, 2019년에야 기본계획이 만들어지고 또 5년이 지나서야 시작된 공사다. 국립박물관, 국립도서관, 국립극장은 있지만 문학관이 없어 해외 문인들을 초청해도 음식점으로 데리고 갈 수밖에 없었다는 한 시인의 말이 가슴에 남았다. 우리 근현대 문학의 소중한 자산이 모이고 문인들의 사랑방이 될 그곳에서 새로운 고전이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윤수경 문화체육부 기자
  • 적폐 드러난 선관위… 정기 감사받고, 채용 외부심사 의무화해야[복마전 선관위]

    적폐 드러난 선관위… 정기 감사받고, 채용 외부심사 의무화해야[복마전 선관위]

    ‘아빠 찬스’(자녀 특혜 채용)와 ‘방만 운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선거관리위원회가 쇄신할 수 있을까. 선관위는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뿐 아니라 대한체육회장 선거나 공공단체, 농협·축협 등이 맡기는 의무·위탁 선거를 수행하고 있다. 내년부터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까지 맡는 등 업무가 광범위해지고 역할은 더 커진다. 적폐가 분출된 지금이 선관위를 뜯어고칠 적기라는 지적이 많다. 서울신문 취재 결과 감시 사각지대에 놓였던 중앙 및 지방 선관위가 저지른 비리와 꼼수는 상상 이상이었다. 초고속 승진과 고위직 나눠 먹기가 만연했고, 가장 악질적인 불공정 행태인 ‘채용 비리’가 헌법기관인 선관위에서 버젓이 벌어졌다. 중대한 선거가 다가오면 직원들은 휴직원을 내기 바빴고 해외출장은 해외관광으로 변질됐다. 선관위 고위직들이 자기 자녀를 선관위로 내리꽂은 이유는 차고 넘쳤다. 독립기구라는 특성 때문에 외부 통제에선 비켜나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21일 “권력이 센 국회와 지방자치단체장들조차 무서워하는 게 선관위”라며 “언제든 감시받는 조직이라면 특혜 채용와 같은 비리가 쉽게 발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선관위는 특혜 채용에 한정해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면서 헌법재판소에 ‘감사원의 감사 대상인지 검토해 달라’는 취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선관위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권한과 관련해선 21대 국회에서도 법안 3건이 발의됐지만 제대로 된 공론화 없이 폐기를 앞두고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선관위를 감사 대상으로 포함하거나 선관위에 내부 정기감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중앙선관위 내부의 절차적 민주주의를 되살려야 ‘자정’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합의제 기구인 선관위는 위원 9명을 주축으로 공직선거 전반과 정당 및 정치자금 사무 등을 모두 관리한다. 그러나 상근하는 상임위원이 1명뿐이고 대법관이 통상 호선 절차를 밟아 맡는 위원장도 비상근으로 선관위 업무 전문성을 살리기 어려운 구조다. 한 선관위 5급 직원은 “중요 안건을 상임위원이 혼자 전결로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위원 임용 전 당적 제한 규정이 없어 중립성 문제가 도마에 오르기도 쉽다. 법관·헌법재판관과는 달리 ‘오늘은 정당인, 내일은 선관위원’이 가능한 셈이다. 장 교수는 “상임위원을 최소 3명으로 늘려 견제와 균형 기능을 강화하고, 선관위원 임용 조건 및 기한에 일정한 제한을 두고 객관성을 갖춰야 한다”고 짚었다. 채용 공정성을 되살리는 일도 시급하다. 선관위는 “중앙에서 경력채용을 관리하고 시험위원을 전원 외부 인사로 채우겠다”고 밝혔지만 신뢰 회복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선관위 관계자들은 “상호 업무에 배타적이라 인사 비리가 발생해도 알기 어렵다”거나 “내부 카르텔이 견고해 투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과도하고 불합리한 규제 중심의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관위의 몸값만 높여 주고 있다. 선거법은 온통 ‘~을 해선 안 된다’는 금지조항 일색이다. 선거운동의 모든 과정을 일일이 선관위에 보고하고 허락을 맡아야 하니 선관위의 ‘완장’이 갈수록 강력해지는 것이다. 송진미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법이 모호하면 선관위의 유권해석 권한이 커진다”고 말했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정치학과 교수는 “선거위원회만을 운영하는 영국 등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 선거관리 기구는 행정 영역인 선거 과정까지 모두 담당해 비대화가 심각하다”면서 “복잡한 선거법을 단순화하고 선관위 권한을 축소해 컨트롤타워 역할만 하는 위원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수원시 노력 12년 만에 결실 맺었다…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연장 노선에 ‘구운역’ 신설

    수원시 노력 12년 만에 결실 맺었다…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연장 노선에 ‘구운역’ 신설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구간 연장 사업’ 노선에 ‘구운역’이 신설된다. 경기 수원시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국토교통부가 21일 수원시가 지속해서 요청했던 ‘구운역 신설’을 승인했다. 수원시와 사업시행자인 국가철도공단은 7월 중 ‘구운역 신설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신분당선 연장 사업은 광교에서 호매실로 이어지는 9.88㎞ 구간을 연장하는 것이다. 현재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연장 노선이 지나가는 구운동 인근에는 공동주택이 밀집돼 있고, 서수원버스터미널, 대형마트, 일월수목원 등이 있어 대중교통 수요가 많다. 수원시가 성균관대학교와 함께 조성을 추진하는 ‘수원 R&D 사이언스파크’와도 가깝다. 2012년부터 구운역 추가설치를 위해 노력한 수원시는 12년 만에 결실을 거뒀다. 수원시는 2012~2014년 ‘구운역 추가설치 타당성 평가 용역’을 진행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국토부에 구운역 추가설치를 요청했다. 하지만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연장 사업’이 2014년·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민자 타당성 분석’에서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와 구운역 추가설치 협의도 중단됐다.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구간 연장 사업’이 2020년 1월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되면서 구운역 추가 설치를 다시 추진했다. 2020년 6월에는 백혜련(수원을) 민주당 의원과 ‘구운역 추가설치 공동대응 협약’을 체결하고,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구간 연장 사업’ 노선에 ‘구운역’이 포함되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2020년 9월 ‘신분당선 역 추가·경유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시작했다. 이듬해 6월과 2022년 5월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국토교통부에 구운역 신설을 거듭 건의했고, 국토부와 ‘구운역 신설 타당성검증용역’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타당성검증 용역에서 ‘경제성(B/C)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계속해서 국가철도공단과 협의했고, 국토부는 구운역 신설 승인 조건으로 수원시에 ‘역 신설 비용 수원시 부담’ 등을 요청했다. 수원시는 서수원 발전을 위해 조건을 받아들였고,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는 구운역 신설 설계 총사업비 협의를 진행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구운역 신설로 서수원 지역의 교통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사업시행자인 국가철도공단과 협의해 차질 없이 사업이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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