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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미운털 로크대사 재산공개 압박…대사관, 몇시간만에 “61억원” 발표

    중·미 관계에 충돌을 불러온 천광청(陳光誠) 사건으로 중국 당국에 미운털이 제대로 박힌 게리 로크 주중 미 대사가 이번엔 미 대사관 자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자신의 재산 내역을 공개하면서 또 한 차례 중국 정부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베이징 기관지인 베이징일보는 지난 14일 자체 웨이보에서 “로크 대사가 쿠폰으로 커피를 사 마시고 출장 때 이코노미석을 타는 것은 청렴을 가장하려는 평민쇼에 불과하다.”며 재산 내역을 공개하라고 공격했다. 서민적이고 소탈한 모습이 호사스럽고 권위적인 중국 관리들과 비교되면서 중국 국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로크 대사는 천광청 사건으로 인권 보호에 앞장선다는 이미지까지 얻게 됐다. 이를 계기로 베이징일보를 필두로 한 관영 언론들은 로크를 ‘미국의 앞잡이’라는 식으로 맹비난했다. 하지만 웨이보상에서 공격이 이뤄진 지 채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베이징일보의 발언을 무색하게 하는 일이 일어났다. 중국 네티즌들이 로크 대사가 2011년에 공개한 전년도 재산 내역을 온라인상에 퍼나르며 이제 베이징일보가 중국 관리들의 재산 공개를 촉구하는 사설을 써야 한다고 야유를 퍼부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고위 공직자 재산신고제에 따라 로크 대사가 미 의회에 해마다 신고한 재산 내역은 중국에서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미 대사관 측도 자체 웨이보에 로크 대사의 최신 재산 내역을 공개했다. 지난 3월 31일 신고된 로크 대사의 2011년 재산 평균액은 523만 달러(약 61억원)로 전년의 449만 달러보다 다소 늘었다. 대사 연봉은 17만 9700달러, 자녀 두 명에 대한 미 정부의 교육 보조금은 연 3만 달러인 것으로 드러났다. 네티즌들은 이를 계기로 중국 정부도 빨리 재산 내역 공개를 실천하라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현(縣)·처(處)급 이상 공직자들에 대해 1996년부터 의무적으로 재산을 공개하도록 해 왔으나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한 네티즌은 “베이징일보 메이닝화(梅寧華) 사장부터 재산을 공개하라.”고 꼬집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문제의원 방지法’ 임태희 여론몰이

    ‘문제의원 방지法’ 임태희 여론몰이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되자 이들의 국회 입성을 법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17일 문제 있는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이른바 ‘통합진보당 사태 방지법’을 제안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부정으로 당선된 사람을 실질적인 제도로 배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다. 통진당 사태를 두고 여야가 각각 역풍과 야권 연대 등을 감안해 거리를 두고 있는 가운데 임 전 실장이 여론몰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실장은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상 의결이 불가능할 정도로 (국회의원 제명에 대한) 의결 정족수가 높은 데다 동료 의원에 대한 온정주의가 겹쳐 사실상 제명이 불가능했다.”면서 “이런 문화가 결국 통진당 사태를 보며 전 국민이 분노하면서도 그들이 스스로 그만두지 않는 한 막을 수도 없는 참담한 상황을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헌법 제64조에 명시된 국회의원 제명 요건을 현재 국회 재적의원 3분의2 이상 찬성에서 과반 찬성으로 고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전체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200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내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임 전 실장은 제명안이 국회 윤리위원회를 통과할 경우 소속 정당에 국고보조금 및 해당 의원의 세비 지급을 중단하는 조치도 제안했다. 이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및 불체포 특권도 박탈되고 국가 기밀에 대한 정보를 열람하는 것도 금지된다. 임 전 실장은 이와 함께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 도입을 주장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의 장 및 지방의회 의원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주민소환제를 국회의원에게도 적용하자는 것이다. 임 전 실장은 이 같은 내용을 이날 오전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전달했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첫 단추를 뀄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어제 대기업 56곳에 대한 동반성장지수 평가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평가와 동반성장위의 체감도 설문조사를 합산해 최우수 등급인 ‘우수’ 6곳, 상위 두번째인 ‘양호’ 20곳, 세번째인 ‘보통’ 23곳, 그리고 최하위 등급인 ‘개선’ 7곳의 명단을 발표했다. 동반성장위는 조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56개 대기업의 1, 2차 협력사 5200여곳을 직접 방문해 임원급 이상을 대상으로 공정거래(57점), 협력(22점), 동반성장체제(19점), 연계지원체계(2점) 등을 조사했다고 한다. 동반성장위는 최하위 ‘개선’ 등급 7개 업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장 평가를 의식해 평가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보다는 동반성장에 대한 최고경영자(CEO)의 의지와 열의가 더 높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그동안 평가 대상기업들의 ‘줄 세우기’ ‘망신 주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화두인 대·중소기업의 협력과 상생 분위기를 유도하려면 동반성장 노력의 등급을 매기고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협력업체 기술 찬탈 등과 같은 불공정 게임이 만연되면서 기업 규모별 양극화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기업 생태계가 승자 독식의 약육강식 논리에 압도되면서 급기야 우리 사회를 ‘1%대 99%’의 대결구도로 분열시켰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재계의 반발과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초대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고집했던 ‘초과이익공유제’에 공감을 표시했다. 양극화 심화를 사회 통합과 국가 지속성에 경종을 울리는 위험 신호로 봤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재계가 이번 평가 방식과 결과에 불만이 있더라도 동반성장지수 자체를 폄훼하기보다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할 디딤돌로 받아들일 것을 권고한다.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몸살을 앓는 양극화 심화는 반드시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될 대상이다. 그러자면 무엇보다도 최고경영자의 의식 전환이 중요하다. ‘독식’은 당장 달콤할지 몰라도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역풍을 몰고 오기 마련이다. 정부와 동반성장위도 지수 평가결과 공개가 제대로 뿌리 내릴 수 있도록 기업들의 불만을 수렴해 기준을 보다 정교하게 가다듬기 바란다. 지금은 부정보다는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한 때다.
  • 이상돈·김종인 등 6인의 외인구단, 역풍 뚫고 당 쇄신… 총선승리 견인

    이상돈·김종인 등 6인의 외인구단, 역풍 뚫고 당 쇄신… 총선승리 견인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9일 ‘오찬 회동’을 끝으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5·15 전당대회를 통해 탄생할 차기 지도부에 당권을 넘겨주는 형식적인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앞서 비대위는 지난해 12월 27일 공식 출범했다. 홍준표 대표 체제가 5개월 만에 와해된 직후였다. 특히 전체 비대위원 11명 중 절반이 넘는 6명이 외부 인사였다. 집권 여당의 지도 체제로는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때문에 출범 초기만 해도 정치 경험이 없는 외부 비대위원들이 박 위원장의 들러리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비대위가 4·11 총선을 겨냥한 당 쇄신 작업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이명박 정권 실세 용퇴론’을 제기한 이상돈 위원, 당 정강·정책에 ‘경제 민주화’ 개념을 전진 배치시킨 김종인 위원 등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친이(친이명박)계를 중심으로 이·김 위원에 대한 사퇴 압박 등 내홍을 겪기도 했지만, 야당의 ‘정권 심판론’을 차단하는 데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결국 비대위는 지난 4개월여 동안 활동을 통해 4·11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위원장 입장에서는 지지율 상승이라는 부수익도 챙겼다.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올 초만 해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총선을 계기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박 위원장이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비대위원들에게 ‘점심을 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해외 체류 중인 김종인 위원과 지난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주광덕 위원을 제외한 전원이 참석했다. 박 위원장은 오찬장에 들어서며 “그동안 (비대위원들이) 애쓰신 데 대해 감사하는 자리”라고 답변했다. “비대위 활동을 마친 소감이 어떻느냐.”는 기자 질문에는 가벼운 미소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학재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은 회동 후 “(박 위원장이) 어려운 시기에 비대위원들 모두 고생했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남은 관심은 외부 비대위원들의 향후 행보다. 김종인 위원은 지난 3월 일찌감치 비대위원직에서 물러났고, 나머지 5명도 비대위 활동 이전의 본업으로 복귀한 상태다. 이상돈·조동성·이양희 위원은 몸담았던 대학으로, 조현정·이준석 위원은 자신의 회사로 각각 돌아갔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다시 정치권으로 컴백할 가능성이 높다. 박 위원장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쯤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경우 대선캠프 합류 등을 통해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이상돈·이준석 위원은 입당 절차도 완료했다. 비대위에서 ‘악역’을 도맡았던 김종인 위원 역시 앞으로도 정치권을 향한 쓴소리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조동성·조현정·이양희 위원은 당의 입당 제의를 사양한 만큼 정치권과 거리를 둘 것으로 보인다. 장세훈·최지숙기자 shjang@seoul.co.kr
  • 멕시코 女국회의원 후보 상반신 누드 포스터 논란

    멕시코 女국회의원 후보 상반신 누드 포스터 논란

    최근 대통령 선거 후보자의 TV토론회에서 전직 플레이보이 모델이 야한 옷차림으로 등장해 논란에 휩싸인 멕시코에서 이번에는 한 여성 국회의원 후보의 세미누드 포스터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의원 선거에 나선 민주혁명당(Party of the Democratic Revolution) 나탈리아 후아레스(34) 후보는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다른 6명의 여성과 함께 상반신을 노출한 모습의 선거포스터를 공개했다. ’편견과 차별에 맞서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겠다’는 내용의 이 선거포스터에서 후아레스 후보는 사진 중앙에 위치해 다른 여성들과 함께 가슴을 손으로 가리고 포즈를 취했다. 멕시코 제2의 도시인 과달라하라의 시내 중심부에 내걸린 이 포스터는 공개되자 마자 논란에 휩싸였다. 후아레스 후보는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고 유권자들에게 뚜렷한 인상을 주기 위해 이 포스터를 촬영했다.” 면서 “부족한 선거자금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뜻과는 반대로 ‘선정적이고 품위없다’는 역풍도 불고 있다. 선거지역이 현재 우파가 집권 중으로 정서 역시 보수적이기 때문. 이에대해 후아레스 후보는 “선거캠페인에 대한 역풍은 두려워 하지 않는다.” 면서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지난 6일(현지시간) 멕시코 대통령 선거 첫 TV토론회에서는 전직 누드모델이 가슴을 반쯤 드러낸 섹시한 하얀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선정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종익기자 pji@seoul.co.kr  
  • [천광청 사건 새 국면] 對美관계 악화우려·국제시선 의식… 中 ‘통큰 결단’

    중국 당국이 돌연 유학이란 카드로 천광청(陳光誠) 변호사의 미국 망명을 사실상 허용한 것은 미국과의 관계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류웨이민(劉爲民)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성명을 내고 “천은 중국의 국민으로 다른 중국 국민처럼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수속을 밟을 경우 유학을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전날만 하더라도 중국은 미국의 ‘내정 간섭’을 연일 문제 삼아 중국이 정권 안정을 위해 천의 망명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유학 카드를 들고 나오면서 사태가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중국이 유학을 허용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천의 신병을 확보하고 미국에 ‘내정 간섭’을 내세우며 실리와 명분을 두루 챙긴 상황에서 행여 대선 정국에서 미국을 벼랑 끝으로 몰았다가 역풍을 맞게 될 리스크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의원들은 스피커폰으로 천의 상황을 육성으로 청취했고 이는 선거 정국에서 자칫 메가톤급 변수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등 경제 문제에 치중하면서 민주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인권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뤘다는 미 국내의 비난 여론에 몰려 중국 정부에 공개적으로 천의 망명을 요구할 경우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인권을 놓고 국제적인 여론전이 벌어지면 또 다른 반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 빅토리아 뉼런드 대변인은 “베이징이 빨리 그에 대한 출국 수속을 밟아주길 기대하며 이후 우리는 천의 미국행 비자를 발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천은 현재 뉴욕대로부터 초청장을 받아 놓은 상태로, 중국 정부가 여권 등만 발급하면 가족과 유학길에 오르는 데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언론들은 천의 미국 유학 허용 카드는 미국과 중국 모두의 체면을 살려주는 절묘한 패로 분석했다. 중국은 천의 유학을 허용함으로써 인권 침해 논란을 피할 수 있게 됐고 미국도 천이 가족과 함께 미국에서 쉬면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터줌으로써 천의 안전을 위협했다는 비판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게 됐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중·미전략경제대화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천의 문제가 진전을 봤으며 중국의 (유학 관련)성명은 매우 고무적이다.”면서 “천의 결정과 미국의 가치관이 모두 존중될 수 있는 해법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기회에 반체제 인사에 대한 미 대사관의 망명 수용을 강력히 비판해 향후 유사 사태의 재발을 막는 결과도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그러면서 내부적으로는 공안 정국을 조성해 정권 안정에 총력을 쏟고 있다. 천은 AP와의 인터뷰에서 부인 등 가족이 외출할 때마다 공안이 뒤를 밟으며 누구와 만나 무슨 말을 하는지 모두 비디오 촬영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인권변호사인 장톈융(江天勇)의 부인 진볜링(金變玲)은 이날 웨이보에서 장이 천을 만나러 병원에 갔다가 국가안보부 사람들에게 끌려가 구타를 당해 한쪽 청력을 잃었다고 밝혔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긴축정책 진통’ 루마니아 내각 총사퇴

    네덜란드에 이어 루마니아도 재정 긴축에 대한 반발로 내각이 총사퇴했다. 27일(현지시간) 루마니아의 미하이 라즈반 운구레아누 총리 정부가 의회의 불신임을 받아 출범 2개월여 만에 퇴진했다. 정부의 재정 긴축 정책에 항의하며 야당이 제출한 불신임안은 의회 표결에서 의결정족수보다 4표 많은 235표로 통과됐다. 불신임안 통과 직후 트라이안 바세스쿠 대통령은 오는 11월 총선이 열릴 때까지 정부를 이끌 새 총리로 야당 지도자 빅토르 폰타를 지명했다. 운구레아누 정부에 앞서 에밀 보크 총리가 이끌던 중도우파 연립 내각도 임금 삭감과 세금 인상 등을 담은 긴축 조치가 국민 반발과 장기간의 시위에 부딪히자 지난 2월 초 물러났다. 이날 내각 총사퇴 소식에 루마니아의 레우화는 사상 최저치로 폭락했다. 하지만 바세스쿠 대통령은 “루마니아 재정부는 어떤 일이라도 대처할 능력이 있다.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루마니아 정부는 2009년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 등에서 200억 유로(약 30조원)의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긴축 정책을 약속해 국민 반발에 시달려왔다. 외신들은 공산주의가 무너진 1989년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긴축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내세운 긴축 정책은 판매세 24% 인상과 공공 부문 임금 25% 삭감 등을 담고 있다. 한편 체코에서도 긴축 정책에 대한 반발로 페트르 네차스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이 제기됐으나 지지표가 반대표보다 10여표 더 많아 부결됐다. 그러나 정부 지지율이 10%대로 하락하고 야당이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있어 체코 정부도 거센 ‘긴축 역풍’에 휘말리고 있다. 앞서 네덜란드 내각도 지난 22일 정치권의 긴축안 협상 결렬에 책임지고 총사퇴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사설] 총선 끝난지 얼마라고 또 오만의 정치인가

    여야가 새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 대표·원내대표·사무총장을 친박이 독식하는 출처 불명의 명단이 나돈 뒤 뒤숭숭하다. 민주통합당은 이해찬 상임고문과 박지원 최고위원이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나눠 먹는 역할 분담을 대놓고 선언하자 거센 역풍이 일고 있다. 오만한 정당과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버림받고 만다는 4·11 총선의 교훈을 벌써 잊은 것인가. 국민의 눈을 따갑게 여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양당이 오십보백보다. 새누리당은 총선이 끝나면서 파워게임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정몽준·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 비박 주자들이 경선 룰을 놓고 앞서 달리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견제구를 던지는 것은 그렇다손 치자. 친박 중심 ‘당 지도부 리스트’까지 나돌면서 친박끼리 미래 권력의 문고리를 서로 잡겠다고 암투를 벌이는 꼴사나운 모습도 드러냈다. 급기야 박 비대위원장이 “당이 온통 정쟁으로, 자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지만, 갈등이 쉽게 잦아들 것 같지는 않다. 민주당의 행보도 가관이다. 친노를 대표해 이해찬 상임고문이 당 대표를 맡는 대신, 호남 지분을 가진 박지원 최고위원이 원내대표를 차지하는 시나리오를 묵계했다고 한다. 이런 담합 자체가 극히 비민주적 발상이다. 당장 내달 4일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닭 쫓던 개’ 신세가 된 인사들이 “민주적이지도 감동적이지도 않은 담합” “패권주의적 발상”이라는 등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정작 두려워해야 할 것은 국민의 시선이다. 스포츠가 큰 감동을 주는 것은 각본 없는 드라마인 까닭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짜고 치는 듯한 전당대회로 지도부를 뽑는다면, 어느 국민이 감동하겠는가. 지난 총선에서 의석수로는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했지만, 보수진영 대 진보진영의 득표율은 48대48이었다. 어느 당이든 차기 대선의 9부능선에 올랐다며 오만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될 이유다. 전당대회 절차든, 대선 룰을 만드는 일이든 각당은 민주적 방식과 국민 여론을 존중하는 겸허한 처신을 해야 한다. 여야의 당내 주류가 편법과 변칙으로 당과 대권가도의 주도권을 효율적으로 장악했다고 안도하는 순간, 국민은 조용히 등을 돌릴 채비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 李·朴 투톱연대 거센 역풍

    李·朴 투톱연대 거센 역풍

    민주통합당 박지원 최고위원이 지난 24일 저녁 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당이 곧 시끄러워질 것”이라는 아리송한 한마디를 툭 내뱉었다. 그답지 않게 폭탄주 대여섯 잔을 연거푸 들이켠 뒤였다. 그러면서 “친노(친노무현)는 (나를) 껄끄러워할 것”이라며 “당 대표에 나가 장렬히 전사하겠다.”고도 말했다. 통음에 앞서 이날 낮 박 최고위원은 친노계 대선 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과 만났다. 친노 진영과 친DJ(친김대중) 진영의 연대를 통한 차기 지도부 구성 방안을 문 고문에게 제의받았고 거절했다. 이튿날에는 이해찬 상임고문과 오전·오후 두 차례 회동했다. 그 자리에서 이른바 친노-비노의 분열 구도를 깨기 위한 충청(이해찬) 당대표-호남(박지원) 원내대표 구도가 그려졌다. 친노 진영이 말하는 ‘민주당 대선 필승 플랜’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박 최고위원은 26일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후보로 등록했다. 그러나 그의 공언대로 당이 격동하고 있다. 대선을 불과 6개월 남짓 남겨 둔 전시 상황에서 전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선의 조합’이라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구태정치의 부활’이라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잠복해 있던 계파 반목이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문 고문은 이날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두 분이 손잡고 단합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으로 담합이라고 공격하는 건 공평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대표 및 원내대표 경선 후보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당 대표 출마를 검토 중인 4선의 김한길 당선자는 “패권적 발상에서 비롯된 담합”이라며 “당권을 몇몇이 나눠 가지려고 시도한 것이 사실이라면 아무리 근사한 말로 포장한다고 해도 국민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진 이낙연·전병헌 의원과 유인태 당선자는 경선 완주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선출해야 하는데 바깥에서 결정하는 건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정 대선 후보가 관여한 담합으로 그 체제가 대선 후보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문 고문을 정조준했다. 전 의원은 “민주당의 자산인 DJ와 노무현의 가치를 특정인이 독점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특권의식”이라며 “당권이 특정 인물의 나눠 먹기식 밀실 야합으로 변질되면 엄청난 후폭풍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교동계인 장성민 전 의원은 “총선 패배에 자숙해야 할 친노가 2주 만에 대권·당권 장악의 정치적 탐욕을 드러내며 당을 사당화하고 있다.”며 “친노가 죽어야 민주당이 산다.”고 반박했다. 당내 대권 주자들도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손학규 전 대표 측은 이날 대책 모임을 열어 “국민을 우습게 아는 오만한 행동으로 정의롭지 못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손 전 대표는 새달 2일 유럽에서 귀국하는 대로 이 고문, 박 최고위원에게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다. 손 전 대표 측근인 신학용 의원은 “새누리당의 박근혜 1인 체제를 비판하는 민주당이 지도부 담합을 하는 건 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다.”며 “특정 인사끼리 합의를 거쳐 후보를 낸다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전 대표는 “국민들이 구태라고 생각하고 있다. 국민을 바라보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관 경남지사도 “설마 그리 되겠나.”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향후 상황에 따라 김 지사가 논평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탈계파 당내 모임도 분주했다. 당내 개혁적 의원들의 모임인 ‘진보개혁모임’은 이날 운영위원회의를 열어 논쟁을 벌였다. 원내대표 선거를 보이콧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원혜영 의원은 “선거 보이콧의 움직임이 우려되지만 원내대표 경선이 민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며 “기존 후보인 유인태 당선자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면 친노계인 홍영표 의원은 “이 고문과 박 최고위원의 충심을 이해해야 한다. 자율 투표를 하면 된다.”고 반론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파색이 옅은 재선 이상의 전문직 출신 의원 모임인 ‘여사’(여민동락 결사체)도 “당내 중요한 결정에 다수의 의원들이 배제됐다는 데 소외감을 느낀다.”고 표명했다. 초선 당선자 일부는 “답안지를 먼저 보여 주고 정답을 맞히라는 오만한 발상”이라며 “당내 세력 정치의 행태를 국민이 지지하겠느냐.”고 우려했다. 안동환·강주리기자 ipsofacto@seoul.co.kr
  • 친노·중부·호남 ‘3각편대’로… 민주 대선용 새틀짜기 시작

    친노·중부·호남 ‘3각편대’로… 민주 대선용 새틀짜기 시작

    민주통합당의 친노(친노무현) 진영이 대선용 새틀짜기를 시작했다. 당 대표는 충청 출신의 전략가 이해찬 전 총리, 원내대표는 호남 출신 재사 박지원 최고위원이 맡는 방안이 추진된다. 친노와 호남의 화합을 바탕으로 영남 출신 문재인 상임고문이나 김두관 경남지사, 수도권의 손학규·정세균 상임고문을 경쟁시켜 대권을 거머쥔다는 구상이다. 1·15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을 장악한 친노세력이 다음 수순으로 호남 끌어안기에 착수했다. 친노와 비노가 갈등하면 대선 승리를 위한 과반 민심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총선 교훈을 바탕으로 당의 노선, 지역 연대 전략을 전면 조정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실현하기에는 당 안팎의 역풍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친노 진영은 당 소속 의원·당선자 상대 조사를 통해 부산의 친노와 충청권 등 중부지역, 그리고 호남의 DJ(김대중 전 대통령) 직계가 3각 편대 진용을 짜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구상의 정점은 이 전 총리다. 이 전 총리는 김원기·문재인 상임고문 등 친노 원로그룹과 동교동계 권노갑 상임고문에게도 구상을 설명, 동의를 구했다. 이 구상은 앞서 지난 24일 문 상임고문이 박 최고위원을 만나 제시한 내용이다. “이제 포스트노무현 시대를 고민해야 한다. 친노·비노라는 분열적 프레임을 극복하지 않으면 대선이 쉽지 않다. 힘을 합해 통합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그러나 박 최고위원은 즉답을 하지 않았다. 이에 이 전 총리가 나섰다. 이튿날인 25일 오전 박 최고위원을 만나 거듭 설득했다. 그러나 역시 동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그러자 이 전 총리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는 ‘희망 2013·승리 2012 원탁회의’ 원로들을 앞세웠다. 이 친노 진영 구상의 종착점 중 하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다. 그를 민주당 대권 경쟁에 들어오게 해 드라마틱한 국민경선을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한명숙, 문성근, 박영선 후보에 이어 최고위원 4위에 그치며 좁아진 당내 입지를 확인한 박 최고위원으로서는 독자적으로 당 대표나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차선책으로 원내대표 행을 택해 당내 주도권을 되찾은 뒤 대선후보 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노 진영의 구상은 그러나 당장의 역풍을 돌파해도 고비가 많다. 5월 4일 원내대표 경선과 6월 9일 대표 경선 등이 1차 고비다. 역대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선 이변이 잦았다. 1994년(당시에는 원내총무)엔 신기하 전 의원이 주류인 동교동계의 압도적 지지를 받던 김태식 전 의원에게 이겼다. 이듬해엔 역시 동교동계의 지지를 받던 조순형 의원이 박상천 의원에게 졌다. 이후 열린우리당 시절에도 이변이 잦았다.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 뒤 정국 상황도 급변할 수 있다. 야당이나 국민들이 노 전 대통령의 3년상 기간 동안 자제했던 노 전 대통령과 친노세력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 대공세를 펴면 친노세력이 시련을 맞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애틋함 때문에 자제했던 공세가 불을 뿜을 수도 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민정수석비서관과 비서실장 등을 지낸 문 고문이 참여정부의 실정에 대한 책임론에 부닥치면 친노진영의 구상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이현정기자 taein@seoul.co.kr
  •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의 ‘총선일기’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의 ‘총선일기’

    국내 여론조사 전문가 중 4·11 총선의 ‘새누리당 과반 1당’을 공개적으로 점쳤던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가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D-6) 전후 10일 간의 격동하는 민심을 담은 일기인 ‘총선 다큐멘터리 10일’을 24일 공개했다. 이 대표는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이 실제 표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민주당 참패 지역인 강원, 대전·충청의 민주당 지지율은 마지막 주말 이후 급격히 상승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오히려 막말 파문에서 보여 준 민주당 지도부의 우왕좌왕하는 모습, 즉 일사불란한 위기관리 능력의 부재가 결정적 패인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날짜별로 이 대표가 전하는 총선 민심 변화를 정리한다. ●4월 2일(월) 민간인 불법사찰 문건공개 파문 후, 예상과 달리 야권에 역풍이 불었다. 새누리당 지지율은 보수층 결집으로 상승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정체 내지 하락했다. 리얼미터 전국 유권자 대상 일간 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 37.1%, 민주당 34.4%로 3월30일 조사보다 새누리당은 1.1% 포인트 상승, 민주당은 2.5% 포인트 하락했다. ●4월 3일(화) 양당간 격차는 전날보다 더 벌어졌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 41.0%, 민주당 후보 34.2%로 격차는 6.8% 포인트로 커졌다. 그리고 그날 밤, 김용민 막말 파문이 인터넷 뉴스를 통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4월 4일(수) 김용민 파문은 여론조사 공표가 허용되는 이날 오후까지 일파만파로 퍼졌다. 김 후보는 트위터에 사과 메시지를 띄웠다. 그러나 김 후보의 막말 논란은 모든 이슈를 집어 삼키기 시작했다. 이날 공표 가능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은 41.7%, 민주당 35.3%로 전날의 격차가 유지됐다. ●4월 5일(목) 여론조사 공표금지 첫날인 이날 새누리당은 김용민 막말 파문에 총공세를 개시했다. 민주당은 침묵했다. 유일한 공식 반응은 한명숙 대표가 전날 발언한 “걱정된다.”는 한마디였다. 그러나 5일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율은 41.2%, 민주당은 34.3%로 양당 간 지지율 격차는 제자리걸음이었다. ●4월 6일(금) 김용민 파문이 예상보다 야권 지지층에 큰 균열을 입히지 못한 것과 유사하게 ‘문도리코’라고 불리던 문대성 후보의 논문표절 파문도 여권 지지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부활절 마지막 주말 김용민 파문을 종교 문제로 확전했다. 파문이 종교계로 번지면서 진보 성향의 신문도 민주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날 총선 후보 지지율은 새누리당 41.6%, 민주당 34.7%로 이상하리만큼 지지율 변동이 없었다. ●4월 7~8일(토~일) 민주당은 김용민 파문 3일 만에 모호한 사과를 내놓은 뒤 8일 정권심판론으로 반격했다. 나꼼수는 서울광장에서 1만여명의 지지자를 모아 대여 공세를 펼쳤다. ●4월 9일(월)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기간 정당후보 지지율은 크게 요동치지 않았다. 그러나 야권은 가장 중요한 선거 마지막 1주일 중 3일을 김용민 파동에 대응하지 못한 채 허송했다. 김용민 파동에 허둥대지 말고 정권심판론을 좀더 일찍 꺼내 대응했다면 지지율은 달라졌을 것이다. 민주당은 위기관리 능력 부재로 이 기회를 날렸다. 이날 공개적으로 새누리당 1당을 예측했다. 이날 조사된 새누리당 지지율은 40.4%, 민주당 35.0%로 평행선을 그리던 여야 정당후보 간 격차는 다시 줄어 5.4% 포인트를 기록했다. ●4월 10일(화) 공식선거일 마지막 날.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하루전 대비 0.1% 포인트 오른 40.5%를 기록했고,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1.3% 포인트 오른 36.3%를 기록, 양당 후보 간 격차가 4.2% 포인트로 더 줄었다 김용민 파문이 불거진 후 사흘간 격차 변화가 없다가 주말이 지나 격차는 줄었다. 선거운동 기간은 거기서 끝났다. 11일 투표율은 54.3%를 기록했다. 숨겨져 있을 것 같던 야권 표심은 투표함에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새누리당 152석, 민주당 127석. 여대야소였다. 이 대표는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이 없다는 가정법을 통해 “김용민 막말 파문으로 정당후보 지지율의 변화가 없었고, 막판 반격으로 여야 격차가 줄고 있다는 사실을 유권자들이 알았다면 ‘여소야대’가 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권자 10명 중 8명이 투표일 6일 이전에 이미 표심을 정했고,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중 터진 사건에 대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메시지를 선별적으로 수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공표금지 기간 중의 여론조사 결과로 보면 김용민 파문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건 무리한 추론”이라고 분석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메르켈식 유럽 긴축정책… 정권심판 ‘방아쇠’로

    메르켈식 유럽 긴축정책… 정권심판 ‘방아쇠’로

    긴축 역풍이 유럽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긴축 재정의 전도사 역할을 자처해 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리더십이 도전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2일 실시된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야당인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가 1위로 결선에 진출한 배경에는 니콜라 사르코지 정부의 긴축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이 큰 몫을 했다. 올랑드 후보는 영국과 체코를 제외한 25개 유럽연합(EU)국이 지난달 2일 유럽 국가 간 재정통합을 목표로 서명한 신(新)재정협약의 재협상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올랑드 후보가 새달 6일 결선 투표에서 승자가 될 경우 사르코지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가 주도한 유로존 재정통합 연대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네덜란드도 긴축 재정을 둘러싼 정치권 내분으로 마르크 뤼터 총리가 취임 1년반 만에 사임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뤼터 총리는 23일 150억 유로(약 22조 5000억원) 규모의 예산 긴축안 협상이 결렬된 데 책임을 지고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그가 이끄는 중도보수 연립내각은 해산하고 곧 조기 총선이 실시될 전망이다. 총선에선 긴축에 반대하는 헤이르트 빌더스가 이끄는 극우자유당의 약진이 예상된다. 독일의 긴축 정책을 가장 강력하게 지지해 온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유로존의 4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4로 전문가 예상치 49.3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 16일 5개월 만에 처음으로 6%를 넘어섰던 스페인 국채 수익률도 일주일 만에 다시 6%대에 진입했다. 에릭 니엘센 유니크레디트 수석 경제학자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 성장을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국민들은 기다려 줄 여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긴축 일변도에서 벗어나 성장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질 모크 도이체방크 유럽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긴축 재정이 경기 위축을 야기하는 유일한 요인은 아니지만 신용경색과 겹쳐지면 위험하다.”면서 “긴축 정책으로 인해 올해 유로존 경제 성장률이 1% 포인트 이상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컨설팅업체 어니스트앤드영의 마리 디론 이코노미스트도 “긴축 재정은 보다 폭넓은 정책의 하나로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과도한 재정적자를 줄이고 경쟁력을 회복할 때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며 “유로존 지도자들은 기존 해법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다음 달부터 실시되는 그리스와 체코, 아일랜드 등에서의 선거가 메르켈식 긴축 재정의 또 다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달 6일 예정된 그리스 조기총선에선 긴축 재정을 놓고 우파 신민당과 집권 사회당이 격돌한다. 지난 주말 대규모 긴축 반대 시위가 벌어진 체코는 연립 정부 해체를 선언했다. 페트르 네차스 체코 총리는 지난 22일 “연립정부는 27일 해체되며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의원들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아일랜드는 새달 31일 신재정협약에 대한 국민투표를 시행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민주 6월 全大 모바일 경선 폐지하나

    민주 6월 全大 모바일 경선 폐지하나

    신임 당대표 등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민주통합당의 6월 9일 임시전당대회가 닻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 1·15 전당대회에서 처음 도입해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민주당을 고무시킨 모바일 경선이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찬밥 신세가 됐다. 도입 가능성이 극히 낮다. 지난 총선 정국에서 모바일 경선을 입법화하자며 새누리당을 압박하던 민주당이 스스로 두 손을 드는 모양새다. 6월 임시 전대준비위원장에는 4선 김성곤(전남 여수갑) 의원이 내정됐다. 민주당은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의원을 전준위원장으로 확정하고 전대준비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다. 차기 지도부 전대는 당헌·당규에 따라 당원 및 국민 70%와 대의원 30%의 참여로 경선을 치르게 된다. 일단 경선 룰의 핵심은 지난 1·15 전당대회와 마찬가지로 국민참여경선 방식이다. 그러나 지난 1월 80만여명이 참여한 대규모 모바일 경선을 6월 전대에 실행할 가능성은 거의 낮다는 게 당 내부의 기류다. 대신 국민 참여 방식을 기존 여론조사로 대체해 40%의 비중을 부여하고, 당원 전수조사 30%, 대의원 현장투표 30%로 경선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민주당의 모바일 경선 중단은 두 가지 이유가 크다. 4·11 총선 공천에서 모바일 경선을 도입한 게 과욕이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명숙 전 대표가 공언한 모바일을 통한 공천 혁명은 온데간데없이 선거인단 부정 모집이 판치며 애꿎은 투신 사태만 야기했다. 모바일 투표를 통해 정치신인에게 역전의 기회를 주자는 취지와 달리 현역의원의 조직세 위력만 재확인했다. 혼선과 혼탁으로 당 지지율만 하락하는 역풍의 원인이 됐다. 두 번째는 ‘전당대회 피로도’와 비용 부담이다. 6월 전대를 포함하면 민주당은 반년 만에 3차례나 전대를 연다. 지난해 12월 야권통합 전당대회, 1월 지도부 선출 전대에 이어 3번째이다. 모바일 경선 및 현장 투표로 치러진 1·15 전당대회에만 20억원 이상을 썼다. 6·9 임시전대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대신 흥행몰이를 극대화해야 하는 8월 대선후보 경선에 당력과 자금을 집중하자는 방안이다. 대선후보 경선이 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 방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선 경선에 모바일 투표를 통해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복안이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서울광장] 새누리당 총선승리 대단한 거 아니다/곽태헌 논설위원

    [서울광장] 새누리당 총선승리 대단한 거 아니다/곽태헌 논설위원

    새누리당이 4·11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위상은 더 높아지고 있다. 한때 주춤했던 ‘박근혜 대세론’이 다시 힘을 받는 형국이다. 새누리당은 지역구 127석(김형태·문대성 당선자 포함), 비례대표 25석으로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했다. 박 위원장은 이번에도 ‘선거의 여왕’이라는 과거의 명성에 걸맞은 맹활약을 했다. 하지만 한명숙 전 민주통합당 대표의 리더십 부재와 김용민 후보의 막말 등 상대방의 자살골에 따른 반사이익을 무시할 수 없는데도 박 위원장을 향한 용비어천가가 넘쳐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게 민심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인 2004년 4월의 총선을 앞두고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참패가 예상됐다. 2003년 말에는 잘해야 50석을 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왔다. 그래서 열린우리당 공천을 신청하는 정치인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총선을 1개월 앞두고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면서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은 역풍을 맞았고, 열린우리당은 대전·충북·광주·전북·제주를 싹슬이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76석을 얻어 한나라당(33석)을 압도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새누리당의 의석 수와 같은 152석을 얻어 압승했다. 2004년 총선이든, 2012년 총선이든 상대편의 실수와 헛발질로 승리한 것을 놓고 자화자찬해서는 안 된다. 지역구 의석 분포를 보면 새누리당이 4·11 총선에서 이긴 게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닐 수 있다. 총선은 영남에 기반을 둔 당이 유리하다. 탄핵바람이 거셌던 2004년은 예외다. 2000년 4월 총선의 지역구 선거 결과만 보더라도 당시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은 영·호남을 제외한 ‘중립지역’ 중 수도권·강원·대전·충남·제주에서 한나라당을 24석 앞섰다. 하지만 지역구 전체 의석수에서는 한나라당에 16석 모자랐다. 구조적인 영·호남의 의석수 차이 때문이다.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의 안마당인 호남의 의석 수는 30석이었지만, 새누리당의 안마당인 영남의 의석 수는 67석이나 됐다. 양당이 텃밭을 사실상 싹쓸이해 왔던 과거의 경험에 비춰 보면 출발선부터 새누리당은 30여석의 프리미엄이 있었던 셈이다.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은 양쪽의 텃밭을 제외한 수도권·강원·충청·제주에서는 새누리당보다 17석을 더 얻었으니 의기소침할 일도 아니다. 실제 비례대표 득표율은 야당에는 고무적이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등 진보진영은 48.5%로 새누리당을 비롯한 보수진영(48.2%)을 앞선다. 12월의 대선에서 중요한 승부처가 될 부산의 경우 야권연대(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의 득표율은 40.2%로 노 전 대통령이 2002년 12월의 대선에서 얻은 29.9%를 훨씬 웃돈다. 경남에서 야권연대의 득표율은 36.1%로, 노 전 대통령의 득표율(27.1%)을 훌쩍 넘어선다. 현재 야권의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김두관 경남지사 모두 부산·경남(PK) 출신이다. 이들 중 누가 출마하더라도 부산·경남에서는 대구·경북(TK) 출신인 박 위원장과 견줄 수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같은 영남권이지만 PK와 TK는 정서가 다르고, 라이벌 의식도 강하다. 현 정부 들어 TK는 잘나갔지만, PK는 소외됐다. 이런데도 “총선 승리가 대선 경선을 갈음한 것이 아니냐.”고 박 위원장 추대론을 꺼낸 친박 인사가 있다.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패배했다면 박 위원장이 대선을 포기했을까. 원칙은 버리고 자기편에 유리한 ‘꼼수’만 생각하는 것은 정도(正道)가 아니다. 제대로 된 지도자라면 아첨꾼은 멀리하고, 바른말 하는 양심적인 인사를 가까이해야 한다. 논문을 표절한 문대성 당선자에 대한 처리를 질질 끌다가, 문 당선자가 박 위원장을 거론하는 ‘괘씸죄’를 범하자 속전속결로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게 친박과 새누리당의 현주소라면 희망은 없다. 친박의 폐쇄성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박 위원장에게 좋을 건 없다. tiger@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9) 조광조와 중종

    [선택! 역사를 갈랐다] (9) 조광조와 중종

    조광조(호 靜庵·정암, 시호 文正·문정)의 일생은 짧고 격절(激切)했다. 1519년(중종14) 겨울, 전라도 능주에서 사약을 마시게 되었을 때 그의 나이 38세였다. 이 젊은 선비가 남긴 일화들은 금세 신화가 되었고, 후세는 그를 성리학의 순교자로 기억하였다. ●절명시 전승되는 그의 최후 장면은 장엄한 서사다. 그때 조광조는 서울에서 내려온 금부도사(禁府都事)를 정중히 맞이하고, “임금께서 죽음을 명하셨다면 반드시 죄명이 있을 것이다.” 라며 죄명을 물었다. 그런데 가져온 명령서에는 죄명이 언급되지 않았다. “대신을 대접하는 도리가 이렇게도 초라하단 말인가.” 라면서 “당장에 상소를 올려 바로잡아야 될 일이다. 그러나 자신의 이익에 관한 일이라 그만둔다”고 훈계했다. 사약을 마시기 전에 조광조는 시 한편을 읊었다. “나라님 사랑 아버지 사랑하듯 하였소(愛君如愛父). 나라일 걱정 내 집안일처럼 걱정하였소(憂國如憂家). 밝은 해가 세상을 내리쬐시니(白日臨下土), 밝고 밝게 비추어 내 마음 아시리라(昭昭照丹衷).” 이 서사에는 세 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우선 그는 만고 충신이며, 지순(至純)한 도덕군자이고, 세사를 초탈한 영웅이란 것이다. 이것은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조광조에 대한 집단기억으로 정착되어 성리학자들 사이에서 끝없는 추모의 정을 불러일으켰다. ●기묘사화와 후세의 평가 정치가 조광조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아쉬움으로 일관되었다. 학문이 완숙되기도 전에 정치에 뛰어들어 과격한 개혁을 추진하다 실패하였으니 안타깝다는 것이었다. 이이(1536~1584, 호 栗谷·율곡)는 “사람들은 입 모아 말하기를, 시기가 성숙하지 못한 탓으로 돌렸다.”라고 말했다. 조광조를 쓰러뜨린 것은 기묘사화(己卯士禍)였다. 그 시작은 1519년 11월 16일(음력) 아침이었다. 중종은 남곤, 심정 및 홍경주와 함께 정치적 소동을 일으켰다. 그들은 “사사로이 붕당을 지은” 죄로 조광조와 김정, 김식 및 김구 등 4명을 주범으로 몰았다. 윤자임, 박세희, 박훈 및 기준 등도 부화뇌동한 혐의로 엮였다. 붕당의 몸통으로 거론된 이들 8명은 당년 20~30대로, 사건 발생 나흘 만에 각지로 유배되었다. 그들 대다수는 결국 죽음을 면치 못하였다. 문제가 된 자신의 정치행위에 대해 조광조는 “나라의 병통이 이원(利源)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국가의 명맥을 영구히 새롭게 할 방법을 찾고자 노력했을 뿐”이라고 주장하였다. 알다시피 사적 ‘이익’의 추구는 성리학의 금기사항이었다. 그런 점에서 중종반정 때 117명이나 되는 신하들이 마구잡이로 정국공신(靖國功臣)에 책봉된 것이 조광조 등의 입장에서 보면 큰 문제였다. 그래서 그들은 문제가 있는 76명의 공신칭호를 박탈하였다. 공신세력은 이에 분노했고, 중종은 반색하였다. 조광조 등이 숙청의 역풍을 맞은 것은 물론이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는 네 가지 사실이 가려져 있었다. 첫째, 사건의 총지휘자가 중종이었다는 점이다. 둘째, 훈구파의 우두머리라는 남곤이 실상은 공신이 아니고 사림파의 영수 김종직의 제자였다는 사실이다. 셋째, 조광조 일파의 정치적 성격은 다양해, 기준과 권전 등의 급진파가 있었나 하면, 김안국·김정국 형제 등 소극적 지지자가 많았다는 것이다. 끝으로, 조광조의 노선이 실은 선배 박경(?~1507)의 노선을 충실히 계승하였다는 점이다. ●조광조는 박경의 후계자 1507년(중종2) 박경 등의 역모사건이 발생하였다. 놀랍게도 조광조를 비롯해 그 동지 김식, 공서린 및 조광좌 등이 연루되었다. 주모자 박경은 사림파의 종장(宗匠) 김일손(1464~1498) 계열의 학자였다. 서얼이었던 박경은 정국공신들의 전횡을 막기 위해 변란을 꾀했으나 실패하였다. 몇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박경은 정치적 부패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중용’(中庸)‘대학’(大學)을 숙독하는 것이 제일”이라며 성리학의 근본가치를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과거제를 폐지하고 대신에 ‘향리 선거법’ 즉, 추천제를 대안으로 내놓았다. 또한 관행에 구애되지 않고 인재를 발탁할 것, 특히 서얼과 종친에 대한 차별을 문제 삼았다. 청년 조광조 등은 박경의 견해에 공감하였다. 서얼과 종친에 관한 부분을 뺀 나머지 사항들은 고스란히 조광조의 개혁정치에 중심축이 되었다. 한마디로 조광조 등은 박경의 뜻을 계승하여 성리학의 이상을 추구하였던 것이다. ●조광조의 도학적 리더십 조광조가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된 데는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우선 그는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법 집행이 공정하였기 때문에 서민들의 지지가 컸다. 오죽했으면 조광조가 유배를 당하자 한성부 향도들이 들고 일어날 정도였겠는가. 그때 1000명이 넘는 유생들도 대궐에 난입해 조광조의 구명을 요구했다. 조광조는 소통에 능하였고, 그래서 동지들의 신뢰가 대단했다. 특히 김정 및 한충 등과는 큰 이불과 긴 베개를 펴놓고 함께 잠을 잘 정도로 가까웠다. 그들의 우정은 죽기까지 조금도 변치 않았다. 또한 조광조는 정치적 명분이 뚜렷했고, 모든 일을 끝까지 정열적으로 밀고나가는 사람이었다. 반대파에 대한 공격 역시 격렬했다. “벼슬을 얻으려고 애쓰거나 벼슬을 잃을까 걱정하는 무리들이 중요한 자리에 설 수 없게 되어, 겉으로는 칭찬하나 속으로는 욕하였다.”고 할 정도였다. 조광조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찬반 양편으로 갈라섰다. ●왕이 최고의 성리학자라야! 조광조는 요순시대의 재현을 확신했다. 1515년(중종15)의 증광문과시험 시권(답안지)에서 그는, 명도(明道)와 근독(謹獨)을 통해 황금시대를 복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가 펼친 이상(理想) 정치운동의 핵심은 왕도정치(王道政治)에 있었다. “임금은 하늘과 같고 신하들은 사계절과 같습니다.” 조광조는 이런 주장을 실천에 옮기기 위하여 왕을 만인의 스승, 즉 군사(君師) 또는 철인군주로 만들 생각이었다. 그래서 조광조는 중종에게 ‘근독’과 ‘명도’를 주문하였다. 그러나 그것으로 이상정치가 구현된다고 장담하기는 어려웠다. 훗날의 예를 보아도 ‘군사’를 자처한 당대 최고의 석학 정조 때에도 요순시대는 재현되지 않았다. 그야 어떻든 조광조는 이상정치의 구현을 위해 중종에게 대학과 중용 공부를 강조하였다. 특히 대학을 중시하였다. “비록 대학 한 권밖에 없다 해도 (왕은) 정치를 해나갈 수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조광조는 ‘소학’도 높이 평가했다. “세종 때는 오직 ‘소학’의 도(道)에 마음을 썼으므로, 그 책을 널리 반포하였습니다.”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주희를 비롯한 송나라의 성리학자들도 이미 ‘소학’과 ‘대학’이 표리관계임을 말하였다. ‘소학’은 성리학적 행동규범을 가르치는 교과서요, ‘대학’은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의 길을 단계적으로 제시하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요컨대 조광조는 성리학으로 새 세상을 열고자 하였다. ●인간적 삶이 평탄하지 못했던 중종 물론 조광조 등이 이념에만 매달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들은 실제로 공신세력을 약화시켰고, 현량과를 실시하고 향약을 보급하는 등 몇 가지 개혁안을 강력하게 추진하였다. 그럼에도 기묘사화라는 역풍에 휩쓸려 좌초하였다. 조광조 등은 위기가 닥쳐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대세를 뒤엎지 못하였다. 왕권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종이었다. 인간적 삶이 평탄하지 못했던 왕은 누구든 불신하였다. 우선 자신을 추대한 반정공신들도 믿지 못했다. 사림파를 요직에 임명하기 시작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림파라고 해서 중종이 끝까지 총애할 리가 없었다. 중종은 4년간의 정치적 밀월 끝에 결국 조광조를 배신하였다. 처음부터 중종에게는 이상정치의 구현이라는 바람이 없었다. “왕은 (경연에서) 몸이 피로하고 괴로워서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켜다가 고쳐 앉기도 하고 때로는 용상(龍床)에서 퉁 하는 소리를 내기도” 하였다. 조광조와 김식 등은 중종의 속셈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중종이 ‘소인’(小人)들에게 쏠리는 날이 올 것을 예측하였다. 특히 조광조는 자신들이 붕당(朋黨)을 만든 죄로 일망타진될 것을 내다보았다. 이러한 위험을 짐작하고서도 왕도정치의 길을 계속 걸어갔으니, 그들은 이상을 위하여 순교한 것이다. ●조광조의 유산 중종이 공신들의 품에서 벗어날 생각을 구체화한 것은 1512년(중종7년)쯤이었다. 부왕 성종이 사림파를 등용했던 것처럼 중종도 새 인물들을 찾았다. 그에 부응해 이조판서 안당이 조광조를 추천했다. 조광조는 동지들을 조정으로 불러들여 이상사회를 꿈꾸었다. 이성동 등 급진파는 삼정승까지 노골적으로 공격하며 개혁을 외쳤다. 왕과 공신들은 그들을 혐오하였다. 1519년 겨울, 그들은 사화를 일으켜 이상주의자들을 내쫓았다. 그러자 낡은 정치가 재연되었다. 중종은 외척과 권신들을 들였다 내쳤다하며 세월을 허비했다. 이에 불만을 가진 선비들은 ‘불나비’ 조광조를 잊지 못했다. 그들은 조광조의 뒤를 이어 성리학 지상주의의 깃발을 더욱 높이 세웠다. 마침내 백인걸 등의 노력으로 조광조는 문묘에 배향되어 조선 선비들의 영원한 아이콘이 되었다. 신자유주의가 여기저기서 굉장한 파열음을 내고 있다. 그 본영인 미국 경제가 벌써 몇 년째 신음소리를 낸다. 스페인과 그리스 등은 아예 국가부도의 위기를 맞았다. 한국사회의 현안인 양극화와 청년실업의 문제 또한 신자유주의의 여파다. 그래서 지금은 근본적인 대안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의 고식적인 처방이 아니라, 근본적 의미의 새로움이 요청된다. 우리가 조광조의 부활을 소망하는 이유다. 21세기의 그 개혁사상가는 구체제의 귀결인 지배와 종속의 갈등과 분열을 넘어 공존공생의 평화공동체를 일으킬 것이다. 착취와 오염으로 병든 생태계에 새 숨을 불어넣을 그의 출현을 기다린다. 백승종(마을공동체문화연구소 대표, 전 서강대 사학과 교수)
  • “표절”에 백기… 의원직은 포기 안할듯

    “표절”에 백기… 의원직은 포기 안할듯

    새누리당 문대성 19대 국회의원 당선자가 탈당 번복 소동 사흘 만인 20일 결국 탈당했다. 자신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한 국민대 측의 심사결과 앞에서 두 손을 든 것이다. 총선 불출마 선언 후 자신의 지역구를 문 당선자에게 넘긴 현기환 의원은 이날 “어제(19일) 문 당선자와 전화 통화하면서 탈당을 설득했다.”면서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얘기했더니 수긍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 당선자는 지난 18일 오전만 해도 탈당 기자회견을 갖고 당을 떠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오후로 예정됐던 회견을 돌연 취소한 뒤 당 잔류를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당의 ‘늑장 대응’ 논란이 불거지면서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데 걸림돌이 되거나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당이 문 당선자의 제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윤리위원회를 오는 25일 소집하기로 하면서 탈당은 시간문제로 간주됐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동아대 교수직을 이미 내놓은 문 당선자가 국회의원직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직까지 박탈당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 당선자가 당적과 달리 의원직을 스스로 포기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문 당선자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신상 자료에서도 “유권자들이 저의 진정성을 알고 선택해 주셨다고 생각한다.”면서 의원직 유지 의사를 내비쳤다. 6월 개원하는 19대 국회가 문 당선자를 제명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이끌어 내야 하는 만큼 속단은 이르다. 논문 표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국회의원이 또 있을 가능성과 이에 따른 여야의 정치적 부담도 ‘문대성 제명’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다. 당 핵심 관계자는 문 당선자의 의원직 사퇴에 대해 “당에서 하라 말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선을 그은 반면 19대 국회 개원 후 제명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때 가서 봐야 한다.”고 열어 뒀다. IOC 선수위원 자격도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2008년 IOC 선수위원으로 임명된 문 당선자의 임기는 2016년까지 8년으로, 3년여가 남아 있다. IOC 측이 문 당선자의 논문 표절 의혹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IOC는 그동안 ‘국가 내부 불간섭’ 원칙에 따라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달 초 논문 표절 문제로 사임한 슈미트 팔 전 헝가리 대통령도 IOC 위원 자격은 유지하고 있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 관계자는 “국내 문제가 처리되고 난 이후 제재 조치가 있을지는 몰라도 당분간은 선수위원직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병규·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과반’ 붕괴위기 불구 ‘민심’ 택해 역풍 막기

    ‘과반’ 붕괴위기 불구 ‘민심’ 택해 역풍 막기

    새누리당이 김형태 국회의원 당선자의 성추행 논란을 그의 ‘자진 탈당’ 형식을 빌린 사실상의 출당 조치로 매듭지었다. 비난 여론에 떼밀린 듯한 인상을 남겼지만 ‘과반 의석’을 위협받는 대신 ‘원칙과 민심’이라는 명분을 택함으로써 연말 대선을 겨냥한 디딤돌 하나를 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초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공천 개혁의 첫 번째 원칙이었던 도덕성 잣대를 당선자들에게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성추행 논란과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인 김형태·문대성 당선자 외에 출당 대상자가 추가로 거론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시기와 방식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당은 그동안 ‘선(先) 사실관계 확인, 후(後) 당 차원 대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3일 “사실관계 확인 후 입장을 낼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16일에도 “사실이 확인되면 거기에 따라 당이 (결정)할 테니까 더 되풀이할 필요는 없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원칙을 따르되 이를 위해서는 그만큼 신중한 판단이 뒷받침돼야 하고, 그런 과정을 거친 결론이라야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판단이 담겨 있다. 새누리당의 이런 원칙은 그러나 결과적으로 여론을 좇지 못하는 모양새로 비쳐졌다. 김·문 당선자 문제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지면서 비난 여론을 자초한 것이다. 결국 새누리당은 전날 한 방송이 전문가에게 의뢰해 김 당선자의 목소리와 성추행을 인정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의 남성 음성을 비교·분석해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자 ‘윤리위 회부 및 출당 검토’라는 입장으로 급선회했다. 이는 지난해 말 ‘디도스 공격 사건’과 올해 초 ‘전당대회 돈 봉투 파문’ 당시 즉각 수사 의뢰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렇다고 당이 김·문 당선자 문제에 봐주기식 대응을 하기 위해 시간을 끌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대선을 감안하면 민심의 역풍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더 많은 데다, 당이 과반 의석에 집착해서 얻을 수 있는 실익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의결 정족수(재적의원 과반수 출석)를 단독으로 채울 수 없다는 한계는 분명하지만, 여야가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몸싸움방지법)을 처리하기로 한 이상 과반 의석에 집착해야 할 이유도 사라진 것이다. 개정안은 쟁점 법안 처리에 재적의원의 60% 이상(181석)의 찬성을 요구하고 있어 과반 의석을 붙들고 있다 한들 밀어붙이기식 원내 대응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김형태 성추문 논란’에 대한 새누리당의 처리 방식은 연말 대선으로 이어지는 정국에서 여야의 행태를 가늠해 볼 단서가 될 듯하다. 국회 운영과 쟁점 현안의 향배가 1~2개 의석으로 결정되던 정치 구조가 국회법 개정으로 일대 전환점을 맞게 되는 만큼 국회 안에서의 ‘시가전’ 대신 국회를 넘어 민의와 명분을 좇는 ‘공중전’으로 대선 경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 같은 기조 위에서 새누리당은 당장의 국회 의석보다는 범보수 연대와 같은 보다 큰 틀의 행보에 역점을 둘 것으로 점쳐진다. 6월 19대 국회의 원활한 구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적 의석 확보가 긴요하다는 내부의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얼마 남지 않은 대선 일정을 감안하면 명분과 세 확보가 더욱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일차적으로 자유선진당과의 정책 공조와 가치 공유 등이 검토되고 있다. 4·11 총선에서 불과 5석을 건지며 생존을 위협받게 된 선진당은 일단 다음 달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구성, 독자 노선을 걷는다는 방침이지만 대선으로의 여정에서 새누리당과의 연대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박근혜·안철수 ‘빅2’ 본격행보에 꿈틀대는 여야 잠룡

    박근혜·안철수 ‘빅2’ 본격행보에 꿈틀대는 여야 잠룡

    4·11 총선이 끝나자마자 정치권이 대선 정국으로 빨려들 기세다. 선거의 최전선에 섰던 새누리당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과 조심스레 행보를 이어온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압도적인 지지율 격차를 보이며 ‘빅2’의 대결 구도를 형성하면서 나머지 여야의 잠룡들 마음도 한층 다급해진 모습이다. 특히 한때 다자 대결 구도에서 안 원장을 제치며 박 위원장을 턱 밑까지 위협했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총선 이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해 향배가 주목된다. 총선에만 매달려야 했거나 총선 전면에 나서지 못했던 다른 잠룡들의 속은 더욱 타들어간다. ‘박근혜 대 안철수’라는 공고한 맞대결 구도를 당장 깨고 올라설 방도가 마땅치 않은 이들은 일단 외연 확대를 도모하는 것으로, 언젠가 찾아올 ‘기회’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정몽준 새누리 前 대표 “수도권 강자에 승산… 대안론 강조”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는 19대 총선이 박근혜 선대위원장과의 차별점을 드러낸 기회였다고 보고 있다. 16일 그의 한 측근은 “박 위원장이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과 젊은 층에 취약함을 드러낸 반면, 정 전 대표는 여기서 강점을 내보였다.”면서 “정 전 대표가 20대에서도 쭉 높은 지지를 얻어온 결과 이번 선거에서도 정당득표율보다 10.8% 포인트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박 위원장의 힘을 느낀 한편으로 그 한계성과 약점도 절감했다.”면서 “새누리당 지지자들조차 ‘대세론’의 실체가 어떠한지, 그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려 하고 있고, 그 대세론과 ‘진정한 대결’을 펼칠 누군가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세론’에 바람이 빠지면서 ‘대안론’이 부상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정 전 대표는 다음 주쯤 대선주자로서의 행보를 재개할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국가 영도로서의 역량 내보이기’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자전적 에세이 ‘나의 열정, 나의 도전’에 이어 세계 석학과의 대담집 ‘세상을 움직이는 리더와의 소통’, ‘자유민주주의의 약속‘ 등 5권의 저서 발간은 대권 주자로서의 ‘콘텐츠 공개’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다.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인사들도 두루 챙기며 당내 저변을 넓힐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대표 측은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대선은 수십만표로 차이가 나는 싸움이라는 점을 절감하게 될 것이며 박 대표의 막연한 대세론에 불안감을 느끼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정몽준 대안론’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문재인 민주 상임고문 ‘盧의 그늘’ 탈피 차별화 전략 관건 민주통합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의 입지가 4·11 총선을 계기로 흔들리고 있다. 총선 이전까지만 해도 그는 새누리당의 박근혜 비대위원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권주자였지만 총선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지지도가 주춤했다. 부산 지역 선거에서 친노(친노무현) 주자들의 동반 당선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홀로 생환하면서 ‘문재인 한계론’도 급부상했다. 그 결과 ‘안철수 대망론’이 다시 살아났고, 문 고문은 물론 당의 주류 세력인 친노에도 극복해야 할 위기가 닥쳤다. 문 고문이 현 시점에서 ‘문재인’ 인물을 내세운 전략만으로 대권 도전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방법으로는 본인은 살아올 수 있을지 몰라도 민주당의 전선을 형성하며 동반 당선을 끌어낼 수 없다는 점이 부산 선거에서 입증됐기 때문이다. 문 고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전략과 가치를 신속히 만들어 내야 할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리틀 노무현’이라고 불리는 또 다른 대권주자, 김두관 경남지사와의 차별화도 어렵다. 더욱이 친노계의 대표주자라는 타이틀 하나만 갖고는 안 원장과 경합을 벌일 수도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문 고문은 당분간 당선 인사를 하면서 정국 구상을 할 계획이라고 한 측근은 전했다. 문 고문은 지난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부산도 두터운 벽을 절감했지만 변화의 희망을 봤고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그 희망을 키워나가는 것”이라며 “함께할 수 있는 세력이 모두 모여야 희망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이재오 의원 측근들 대거 낙마 충격 재집권 위한 역할 모색 살아 돌아온 ‘왕의 남자’ 이재오 의원의 운신 폭은 19대 국회에서 한층 좁아졌다. 자신은 5선 고지를 밟았지만 진수희, 권택기 등 친이재오계 측근들은 공천과정에서 줄줄이 낙마했다. 19대 국회에선 혈혈단신이라고 볼 수 있다. 측근들은 16일 “그가 정권 재창출만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 시점에선 본인이 대권주자로 직접 나서기보다 재집권을 위한 역할론을 찾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비박(非朴·비박근혜) 세력 중 친이(친이명박)계의 그림자가 가장 짙게 드리워진 점이 아킬레스건이다. 대선 국면에서 그의 존재감을 MB 심판론과 어떻게 분리할지가 관건이다. 이번 총선 개표 막판까지 야권연대의 통합진보당 천호선 후보와 경합을 벌인 만큼 그 역시 이명박 정부 심판론의 파고를 겨우 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 의원이 15일 밤 늦게 띄운 트위터 글은 의미심장하다. “싱거운 친구가 느닷없이 전화를 해서 니 뭐하노 / 국회의원하지 뭘 해 / 그거 말고 뭐 딴 거 안 하나 / 겸직금지인데 무슨 소리야 / 국회의원은 맨날 하잖아 말귀 좀 알아들어라 / 하고 탁 끊어버린다. 역시 싱거운 사람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김문수 경기지사 ‘非朴’ 진영의 구심점 朴대세론에 입지 축소 4·11 총선을 계기로 대권주자로서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운신 폭이 커질수록 김 지사의 정치적 공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사직은 정치적 리스크를 줄여주는 ‘안전판’인 동시에 대권 행보를 가로막는 ‘족쇄’ 역할도 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는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때문에 김 지사가 무턱대고 대권 도전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박 위원장의 위상 강화와 한 자릿수대에 머물고 있는 김 지사 본인의 지지율 등을 감안하면 무리수로 해석될 수 있다. 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한 교두보인 지사직을 내놓을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김 지사가 대권 도전의 꿈을 접은 것은 아니다.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한 트위터리안이 “대선 후보 출마를 포기하셨어요.”라고 묻자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고심 중입니다.”라고 답했다. 김 지사는 여전히 비박(非朴·비박근혜) 진영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리면 언제든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향후 대선 국면에서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느냐를 지켜본 뒤 최선의 대안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손학규 민주 상임고문 ‘경제 대통령’에 초점 대선 드라이브 본격화 당 대표 출신 야권대선주자인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대선 드라이브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경제 대통령’에 초점을 맞추고 경제 공약 완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 손 고문은 이르면 이달 말 경제 민주화와 복지 정책 완성을 위해 일주일간 서·북유럽 현장을 발로 뛰는 ‘정책투어’에 나설 계획이다. 또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6월 9일 전후로 대선 캠프를 발족하고, 대선 경선 후보 등록 전달인 7월에는 자신의 경제 공약을 담은 책을 출간하기로 했다. 손 고문 핵심 측근은 16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으며 당 전당대회 전후로 대선 캠프를 발족하게 될 것 같다.”면서 “협동조합 등 먹거리, 성장동력이 되는 경제 정책을 다듬고 있고 조만간 직접 해법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책은 초고가 완성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 고문은 지난 주말에도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정책자문단들과 경제 분야 토론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손 고문의 측근은 “대선 후보 캐치프레이즈로 ‘함께 잘사는 세상’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내건 ‘준비된 대통령’과 유사한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손 고문은 젊은 층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이달 말부터는 페이스북에 자신의 자서전을 올리기로 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김두관 경남지사 ‘문재인 대안론’ 부상 당내 입지 확보 주력 4·11 총선 이후의 정국을 바라보는 김두관 경남지사의 시선은 한층 복잡한 듯하다. 김 지사 본인이 직접 대선 도전의 뜻을 공식화한 적은 없으나 야권에서는 줄곧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함께 잠재적 대선주자 반열에 그를 올려놓고 있다. 김 지사 본인도 내부적으로는 총선 이후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설 채비를 갖춰 왔다. 일각에서는 오는 6월 대선 도전의 발판이 될 외곽조직 ‘참여민주연대’를 결성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최근에는 서울에 직원 7명으로 별도 사무실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의 이 같은 행보는 ‘문재인의 대안’을 겨냥한 측면이 강하다. 김 지사도 얼마 전 비공식 모임에서 “대권이라는 게 자질이나 능력,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운명이란 것도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유일대안’으로서의 기대감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총선 이후 야권의 흐름은 녹록지 않다. 문재인의 대안으로 민주통합당 내부에서 ‘안철수 카드’가 급부상하면서 입지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인 것이다. 그의 셈법도 다소 복잡해졌다. 주변에서는 그러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당장 제도권 정치로 뛰어들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1차로 민주당 내 입지를 넓힐 기회는 없지 않다는 판단이다. 김 지사는 16일 경남 실·국장 회의에서 총선 당선자들과 간담회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총선 이후 부동산 정책·시장 기상도

    총선 이후 부동산 정책·시장 기상도

    4·11총선이 여당의 승리로 마무리됐지만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조기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무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규제 완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예측도 있으나 대선을 앞두고 서민 주거복지로 무게중심이 쏠린 데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 ‘뜨거운 감자’에 섣불리 손대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시선은 정부가 약속한 12·7대책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의 실행 여부에 머무르고 있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향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조심스러운 행보가 점쳐진다. 부동산 시장도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워낙 침체된 데다 새누리당이 내놓은 공약도 거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임대주택 확충,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의 공약은 오히려 단기간 전세금을 올리고, 임대시장 활성화에만 기여할 전망이다. 반면 박원순 시장이 추진 중인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은 야당 후보가 서울지역 선거구를 석권하면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뉴타운 구조조정’으로 인해 해당지역 부동산 가격은 추가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규제완화보단 서민 주거복지로 쏠릴듯 관심은 답보상태인 부동산정책과 관련 법안이다. 지난해 12·7대책 때 발표한 양도세 중과 폐지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유예 등의 규제 완화책은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지 않거나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야당의 반대로 막힌 분양가 상한제 폐지 논의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선 표류 중인 부동산 법안을 여당이 드러내놓고 지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자 감세 논란의 한가운데 있는 법안들로, 대선을 앞둔 19대 국회에서도 통과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규제들이 완화되더라도 기대감이 당장 가격상승과 거래활성화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시장 침체 장기화로 투자수요가 자취를 감춘 데다, 실수요도 더디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정부가 내놓았던 대책들이 어느 정도 속도를 내고 규제가 풀리면 효과는 있겠지만 (여당의) 정책 목표는 전·월세 시장 안정화에 쏠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도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국회보다 국토해양부나 기획재정부 등의 정부 부처”라며 “총선 이후 내놓을 부동산대책이 시장 변화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6차례나 관련 대책을 발표했으나 올해는 여태껏 조용하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DTI 완화 등 파격적인 대책은 당장 내놓기 어렵다.”면서도 “새로운 대책은 부분적인 검토에 따라 재정부 주도의 세제 개편 위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 대책은 난산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재정부는 양도세 중과 폐지 관련 법안 등을 묶어 별도 발표하거나 올 8월 예정된 세제 개편안에 끼워넣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수도권 과밀 억제권역의 민간택지 아파트에 대한 전매제한 폐지, 주택바우처제 도입, 주택투기지역 해제 등의 검토도 이뤄지고 있다. ●“부자 감세 법안 대선까지 표류 전망” 국토부는 강남3구에만 남아 있는 DTI 규제를 완전히 풀어 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재정부나 금융위는 가계부채 급증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 대한 투기지역 해제는 법 개정 없이 여당과 정부의 판단만으로 가능하다. 따라서 이들 지역의 DTI가 기존 40%에서 50%로 일부 완화되면서 거래에 일부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커졌다. 저소득 계층의 주택 임대료를 쿠폰 형태로 지원하는 주택바우처는 이르면 내년쯤 전면 시행이 예상된다. 전·월세 상한제 시행은 시행 범위와 규모를 놓고 오히려 시장에 역풍을 몰고올 가능성도 있다. 현재 시장에선 거래 막힘을 뚫기 위해 한시적으로 양도·증여·상속세 등을 배제해 돈 있는 사람들이 자녀에게 집을 사주도록 물꼬를 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번 대책에선 반영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지연 부동산1번지 팀장은 “정부의 부동산대책은 한동안 현재의 가격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거래를 활성화하는 쪽으로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임대시장의 경우 (공약대로) 임대주택 공급 확대로 전·월세를 유지하려는 수요가 늘어 강세를 띠면서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4·11 총선 이후] “새누리, 야권의 전략부재·지역주의에 기댄 절반의 승리”

    [4·11 총선 이후] “새누리, 야권의 전략부재·지역주의에 기댄 절반의 승리”

    4·11 총선에서 선택된 ‘여대야소’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새누리당의 압승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야권의 전략부재와 지역주의에 기댄 승리라는 평가를 곁들였다. 총선을 승리로 이끈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권가도에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새누리당이 이명박 정부와의 공동책임론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를 신경 써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향후 대선정국에서 구심점을 잃고 격랑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단순한 ‘MB 반대’ 구호에서 벗어나 중도 흡수 전략을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여대야소의 원인 전문가들은 ‘여대야소’에 대해 새누리당의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라는 전략적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은 ‘감동 없는 야권연대’에만 기댄 나머지 자멸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새누리당이 전략을 잘 짰고 박근혜 위원장도 이명박 대통령과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본다.”면서 “야당의 정권 심판론에 말려들지 않고 김용민 파문 등 야당의 문제점을 잘 부각시키면서, 대안 세력으로서의 야당에 대한 믿음을 많이 약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야권연대’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조정관 전남대 교수는 “물리적 결합으로서의 야권연대 가지고는 솔루션이 될 수 없는데 2011년 분당 선거에서 승리하고 지난 10월 서울시장선거에서 승리하면서 그게 솔루션인 양 착각했다.”면서 “야권은 야권 연대를 통한 지분나누기에만 힘을 쏟았을 뿐, 감동적인 야권연대가 아니었다.”고 혹평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야권연대는 마술지팡이가 아니다.”면서 “정권심판론을 이념 구도로 바꿔놨고, 이정희, 김용민 사태를 빨리 처리하지 못했고 불법 사찰도 구도를 정착시키지 못하는 등 민주당의 대응 미숙이 컸다.”고 지적했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김용민 파문에 대한 한명숙 리더십의 한계”라면서 “1~2% 차이 나는 박빙선거였는데 동원전략에서 야당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봤다. 김종배 정치평론가는 “야권이 정책 이슈를 개발하지 못했고 추상적 구호만 외쳤다.”면서 “야권은 선거전략이 아예 없어 자멸한 것”이라고 혹평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번 선거는 진정한 민심의 결과라기보다는 결국 지역주의와 연고주의 덕분에 이뤄낸 승리”라면서 “민주당은 손해 보고 진보당만 이득을 봤는데 이것이 대권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봐야 된다.”고 말했다. ●양당의 기회와 위험요인 전문가들은 ‘여대야소’가 양당에 기회인 동시에 위험 요인이 혼재돼있다는 시각을 내놓았다. 조정관 전남대 교수는 “미래권력으로서 박근혜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민간인 사찰 관련해 새누리당이 더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하고,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대해 가차 없이 비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혁백 고려대 교수는 “독주체제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면서 “사람들은 독주체제를 싫어하기 때문에 경쟁하는 모습이 없는 현재는 박근혜 위원장이 유리하지만 향후에는 지금 상황이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야당의 경우에는 하루빨리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통해 무엇을 잘못했나 생각하고 빨리 정비해야한다.”면서 박근혜 위원장과의 리더십 경쟁에서 KO패한 한명숙 체제에 대해 근본적인 쇄신이나 교체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여당이 과거의 행태를 반성하고 나가겠다고 하는데 과거에 보면 승리한 정당이 오만해지면서 결국 다음 선거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일어나거나 돈봉투 사건 같은 비리 문제가 터지면 국민들은 바뀐 게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만일 야권에서 박근혜 위원장과 이명박 정부를 강하게 접합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굉장한 위험요소가 될 것”이라고 봤다. ●여야 대선주자에게 미치는 영향 여야 대선주자들에게는 이번 총선 결과에 나타난 영향력이 그대로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새누리당이 이기긴 했지만 수도권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박근혜 위원장이 대통령으로 가는 길에 부담이 갈 것”이라면서도 “문재인 당선자도 손수조 후보와 11.2%포인트차밖에 내지 못했으니 바람이 미풍에 그칠 것이고, 이 기회를 노려 김두관 지사가 튀어 올라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 교수는 안철수 교수에 대해서는 “이번에 자신의 영향력이 미미함을 증명했다.”면서 “송호창 후보나 인재근 후보 지지 발언은 사실상 특정 후보가 아닌 야권 지지 발언이었는데 결국 패배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박근혜 위원장은 수도권에서 한계가 드러났지만, 사실상 여권의 대선주자가 된 것”이라면서 “야당은 박근혜 위원장의 대항마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고 봤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박근혜 위원장은 지지율이 30% 이하로 떨어진 적이 거의 없다.”면서 “대선 주자로서는 박근혜 위원장이 여권의 유일한 주자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승리했으니 더 힘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정관 전남대 교수는 “문재인 후보는 영남에서 큰 성공을 못 거뒀기 때문에 역시 한계가 있다는 게 나타났다.”면서 “올드보이인 손학규, 정세균 의원 등이 목소리를 내거나 김두관 지사, 안철수 교수 등 제3의 인물을 다시 생각해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단기적으로 박근혜 위원장의 위상이 올라갔지만, 총선 효과가 한두달 간다고 봤을 때 그 이후부터는 구도가 달라질 가능성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안철수 교수가 최대 피해자가 됐다.”면서 “안철수의 메시지 정치라고 하는 게 박근혜 바람 앞에서는 영향력이 없다는 게 확인이 됐다.”고 말했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안철수 교수가 8~9월 정도에 결단을 내리지 않을까 하는데 그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민주당에서 후보를 낸 뒤 안 교수와 통합하느냐를 가지고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MB 정권에 미치는 영향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 결과로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레임덕이 엄청 심할 것”이라면서 “장관도 박근혜 위원장에게 보고하고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보고를 안 할 것이기 때문에 이 대통령이 가장 큰 피해자다.”고 말했다. 민간인 사찰 문제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균열 구조가 심해질 텐데 내부의 불안을 외부적 요소로 해결하는 전략으로 민간인 사찰을 활용할 것”이라면서 “잠잠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민주당에서 계속 걸고 넘어지며 문제가 더 시끄러워질 수 있다.”고 봤다. 조정관 전남대 교수 역시 “야대여소가 됐다면 오히려 새누리당이 상당히 악착같이 야권에 대항할 수 있었는데 여대야소가 돼서 이명박 정권으로서는 오히려 나빠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야당 쪽에서는 오히려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문제를 거론하면서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권이 이번 여대야소 정국에 오히려 안도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민간인 불법 사찰뿐 아니라 여소야대가 됐으면 이명박 대통령이 야당에 엄청 몰렸을 텐데, 더 편한 입장이 되긴 했다.”면서 “최악은 면했어도 향후에는 정국 주도권이 박근혜 위원장에게 넘어가 있는 상황이라서 둘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가 이제 상당히 중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19대 국회 운영의 기대 포인트, 우려 포인트 19대 국회 운영 과정에서는 새로운 정치세력들의 등장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대화와 타협 없는 국회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존재했다. 조정관 전남대 교수는 “대권에 종속되는 의회가 돼버리면 전체적으로 의회의 양상도 당대당의 대결 양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여당에서는 개개인의 목소리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도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협상을 하기보다는 서로 대치할 가능성이 많다.”고 봤다. 반면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야당에서는 기존에 국회를 이끌어온 구 민주계를 대체해서 시민사회세력, 친노세력이 새로운 주체로 등장했고, 여당에서는 친이계가 몰락하고 친박계가 새로운 정치 세력으로 등장했다.”면서 “이 새로운 정치 세력들이 더 새로운 정치 실험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정리 황비웅·송수연·이범수·최지숙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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