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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공유숙박/장세훈 논설위원

    [씨줄날줄] 공유숙박/장세훈 논설위원

    내국인 대상 공유숙박 서비스가 처음 등장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그제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유예) 심의위원회를 열어 공유숙박 서비스에 대한 실증특례를 의결했다. 앞서 공유숙박앱 ‘위홈’은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공유숙박 플랫폼을 허가해 달라고 심의를 신청했다. 현행 관광진흥법에 따르면 전문 숙박시설이 아님에도 일정한 돈을 받고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도시민박업으로 등록을 마쳐야 하고, 서비스 대상은 외국인으로 한정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에어비앤비’ 등 해외 공유숙박 플랫폼의 국내 영업을 차단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심의위가 이를 일정 부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근본적으로는 국회에서 수년째 낮잠을 자고 있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공유숙박 서비스가 본격화할 수 있다. 그러나 논의는 제자리걸음 중이다. 기존 숙박업계의 반발 탓이다. 실제 숙박업계는 공급 포화에 신음하고 있다. 서울의 관광숙박시설만 보더라도 2012년 160개에서 올해 2분기 현재 450개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공유숙박 서비스 확대는 곧 기존 숙박업계의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 또 공유숙박의 피해는 대형 숙박업체보다 영세 숙박업소에 집중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갈등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공유숙박을 포함한 공유경제는 물품이나 서비스 등을 여럿이 공유해 협력 소비하는 방식이다. 지난 7월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받은 공유주방 서비스, 택시업계와의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는 승차공유 서비스 등도 공유경제의 한 갈래다. 기존 업계와 새로운 플랫폼 업체 간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숙제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규제 유지와 철폐 사이에서 끊임없이 선택을 요구받는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기술이 소비 형태의 변화를 주도하는 현 흐름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공유경제를 포함한 플랫폼 사업은 국가 간 경계도 사실상 무의미하다. 정부가 국내 시장과 기존 업계 보호를 우선해 ‘규제의 벽’을 친다고 해도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오히려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다양한 공유경제 플랫폼이 등장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공정한 ‘게임의 룰’부터 우선 마련해야 한다. 공유경제에 대한 정부의 청사진 또는 밑그림이 나왔을 때 비로소 수많은 국내 벤처기업, 스타트업들이 미래를 보고 뛰어나갈 수 있다. 그래서 이른바 ‘타다 금지법’을 밀어붙이려는 여당 의원, 이를 반대하는 해당 업체 대표 간 설전은 공유경제의 앞날을 가늠할 풍향계도 될 수 있다. shjang@seoul.co.kr
  • 노식래 서울시의원, 도시재생 사업 지역 역차별 대책 촉구

    노식래 서울시의원, 도시재생 사업 지역 역차별 대책 촉구

    노식래 서울시의회 의원(민주당, 용산2)은 11월 14일(목)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소관부서 종합감사에서 “마무리 단계에 있는 창신·숭인, 해방촌, 가리봉 등 서울시의 도시재생 선도·시범사업 대상 지역이 이제 시작 단계인 국토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 지역에 비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뉴딜사업은 사업유형에 따라 5만㎡ 내외의 지역에 125억원, 5만㎡ 이상의 지역은 2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데 반해, 해방촌의 경우 사업면적이 33.2만㎡로 뉴딜사업지에 비해 몇 배나 넓지만 총 사업비는 100억원에 불과하다.2018년과 2019년 선정된 근린재생형 뉴딜사업 13개소의 사업면적 대비 예산 투입액은 평균 22만원/㎡로, 2014년에서 2016년에 걸쳐 시작된 선도·시범사업 대상 지역 8개소의 평균 2만원/㎡에 비해 11배나 많다. 가장 낙후한 지역이어서 먼저 도시재생을 시작했지만 2018년 5월 서울시가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선도·시범사업 지역 8개소를 뉴딜사업 대상에서 제외시킴으로써, 늦게 사업을 시작한 지역에 비해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노 의원은 이로 인해 “5년에 걸친 도시재생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현장에서 주민들이 느끼는 체감만족도는 매우 낮은 상황”이라며 “사업의 성과 제고, 주민 체감만족도 향상을 위해 추가 연계사업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동현 서울시의원 “서울시가 쏘아올린 청년수당 이제는 중앙정부가 받을 차례”

    이동현 서울시의원 “서울시가 쏘아올린 청년수당 이제는 중앙정부가 받을 차례”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이동현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동1)은 지난 12일 서울시 청년청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서울시 청년수당이 기본소득으로 가는 신호탄으로 충분하지만 이제는 서울시가 아닌 중앙정부에서 책임을 져야 할 단계에 이르렀음을 역설했다. 이 의원은 청년수당에 대한 서울시 내부적 평가가 아닌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외부적 평가가 진행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청년수당의 현 주소를 인식하고 이에 대한 당위성이 있어야 한다며 기존의 청년수당 참가자 위주로 실시했던 청년수당 평가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이 의원은 “서울시가 청년수당을 실시했다는 것은 자랑스럽다. 다만, 이제는 중앙정부에서 청년수당을 시행 할 시점이 왔다”며 “청년들이 평균적으로 1300만원의 채무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전부 서울시가 해줄 수 없는 상황이며 지방자치단체에서 현금성 복지를 할 경우 지역간의 역차별이 발생될 우려가 있어 서울시는 적극적으로 중앙정부에 청년수당을 건의하여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중앙정부 차원의 청년수당이 논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서울시 김영경 청년청장은 “지속적으로 중앙정부에 건의하고 있으며 중앙정부에 청년수당 지급기준인 소득기준과 졸업 후 2년이라는 기준을 완화할 것을 건의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끝으로 이 의원은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동반자 이듯, 서울시와 중앙정부도 동반자이며 정책에서도 동반자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현금성 복지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어디까지 인지 고민하여 이제는 중앙정부가 청년수당에 대해서 고민 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건의하기를 바란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승재 서울시의원 “서울관광패스의 성공여부는 제휴관광지 확대에 달려“

    서울특별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노승재 의원(송파1, 더불어민주당)은 서울관광재단의 내국인용 ‘서울관광패스’의 성공적인 출시와 외국인용 ‘디스커버서울패스’의 재도약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서울관광재단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는 2018년도 5월, 서울관광마케팅(주)에서 재단으로 새롭게 출범하고 1년을 온전하게 운영한 후 받은 첫 번째 행정사무감사인 만큼 강도 높은 질의응답이 오갔다. 내국인용 ‘시민관광패스’는 ‘디스커버서울패스’의 서울시민 역차별 해소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2019년 10월 출시됐으며 유효기간 내 주요 관광지 무료입장 및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관광패스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례회·임시회에서 ‘기존 카드사 할인혜택과 소셜커머스를 이용한 단체구입 등 할인 경로가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는 만큼 공공의 영역에서 양질의 관광서비스 제공과 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노 의원은 “재단 전환 전·후, 계속하여 고유사업으로 전문성을 키우고 있는 관광패스 사업에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권종의 다양화, 판매채널의 확대, 활발한 마케팅으로 판매량을 지속적으로 증가시켜 재단의 수익사업으로 자리매김 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유효기간 5년이 지난 후에도 미사용된 ‘디스커버서울패스’는 2021년 5월 이후부터 재단수입으로 환급되는 구조이다. 공공 영역에서 소위 말하는 ‘낙전수입’에 의존해서는 안된다”며 비용발생 구조를 개선하여 실질적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디스커버서울패스’는 2019년 8월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신교통카드, ㈜이스타항공 4자간 사업시행합의서를 체결하고 무제한으로 교통카드기능을 탑재할 계획을 갖고 있어 향후 관광 이동편의성을 향상시킬 과제가 남아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재성 “정예강군 위해선 모병제가 답…적극 검토해야”

    최재성 “정예강군 위해선 모병제가 답…적극 검토해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모병제가 사회통합과 정예강군 육성을 위해 필요한 제도라고 밝혔다. 최재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징병제로 국가 안보를 책임지겠다는 무책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정말로 안보를 위한다면 모병제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모병제는 징병이 초래하는 군 가산점·역차별·병역기피 등의 젠더 이슈를 크게 해소시킬 화합형 제도”라고 설명했다. 최재성 의원은 “많은 이들이 모병제에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거라 말하지만, 이는 감군과 군 현대화에 따른 운영비용의 감소분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며 “징병 때문에 발생하는 학업·경력 단절로 인한 사회적 기회비용 역시 감안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현재의 징병제는 군 전력의 약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면서 “인구 통계상 내후년부터 연평균 약 7만명의 병력이 부족함에도 병력 50만 유지를 위해 현역판정률을 90%로 올리면, 군대에 부적합한 인원이 입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전투력 유지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무 기간 단축 때문에 발생하는 숙련도 저하 현상 역시 우리 군의 기량을 저하시킬 게 자명하다”고도 했다. 최 의원은 “막연히 숫자로 국방을 하겠다는 것은 구시대적 국방”이라며 “감군과 모병제 도입이 강군을 위한 길임에도 논의조차 하지 않으려는 건 징병제로 얻게 되는 적폐 기득권을 놓지 않겠다는 이기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의무복무기간을 6개월로 하고, 이 중에서 지원을 받아 직업군인으로 전환시키는 이른바 한국형 모병제에다가 지원 부족분을 여성과 30세 미만의 제대자 등에서 선발하는 방식을 혼용하는 방식으로 상호 보완해 나간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안심전환대출, 그리고 주택금융정책/은성수 금융위원장

    [월요 정책마당] 안심전환대출, 그리고 주택금융정책/은성수 금융위원장

    최근 안심전환대출 심사로 업무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상황을 빗대 ‘죽음공’이라는 가슴 아픈 말이 생겼다. 지난 9월 중순 신청 접수가 시작된 안심대출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신청 자격 상한인 주택가격 9억원이 서민이냐는 ‘서민형’ 논란을 시작으로, 고정금리·무주택자를 제외된 것에 따른 역차별, 폭발적인 신청에 따른 ‘희망 고문’ 문제, 심사 담당 주금공 직원들의 높은 업무 강도 등이다. 금융위원장으로서 지원 대상이 되지 못한 분들과 심사 업무로 고된 주금공 직원들께 송구함과 감사함을 전한다. 안심대출은 ‘특판 상품’이다. 정부 정책이 상시적이어야 하고 특판이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특판 상품은 부작용도 많다. 그러나 특판을 통해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상시적 정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논란을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 추진하는 것이 공직자의 자세다. 이번에 전환 대상이 된 분들께 안심대출은 향후 금리변동 위험과 관계없이 가계부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안전판 기능을 할 것이다. 금리 예측은 전문가에게도 어렵다. 지난해 말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주요국 금리는 크게 하락했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다. 안심대출 역시 처음 발표됐을 때에는 금리 하락세로 신청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상이었다. 정보도 적고 위험 대처 능력도 부족한 개별 가계가 거액의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 변동 위험을 예측하고 감내하기는 쉽지 않다. 안심대출로 약 27만 가구의 부채 위험과 부담을 줄여 가계부채의 구조적 취약성과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안심대출에 대한 언론 보도가 증가하면서 정부가 공급하는 다른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고정금리를 이용하고 계신 분들은 언제라도 보금자리론을 통해 시중금리로 대환(대출 갈아타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몰라 계속 높은 금리를 이용 중인 경우가 많았다. 대출은 이사 가기 전에는 갈아탈 수 없다고 알고 계신 분들도 적지 않다. 안심대출을 통해 많은 분들이 상시적 대환 기회를 알게 된 만큼 앞으로 본인 판단에 따라 갈아타기로 금리 부담을 낮출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안심대출은 올 상반기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최근 수년간 저금리 기조로 고정금리인 정책모기지 수요가 많지 않아 주금공의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여력에 여유가 있어 추진이 가능했다. 2015년 추진 당시 많은 분들이 은행 창구에 가서 선착순으로 신청해야 했던 불편을 줄이고자 2주간 24시간 온라인 신청을 받는 등 절차 개선 노력을 했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신청 수요에 온라인 접속이 지연됐고, 결과적으로 신청하신 많은 분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겸허히 수용한다. 이런 경험을 통해 정책 추진 과정을 되돌아보고 더 나은 정책을 준비할 수 있다. 주택금융정책은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주지만, 모두에게 같은 혜택을 동시에 드릴 수 없고 부채 증가나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작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늘 고민스럽다. 그러나 바로 이 이유 때문에 가만히 앉아 있기보다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추진해야 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설거지를 하지 않으면 그릇을 깨뜨릴 일도 없다. 하지만 그릇 깨지는 게 두려워 설거지를 하지 않으면 그릇을 더러운 채로 써야 한다. 그릇이 깨지더라도 필요한 일은 해야 한다는 자세로 금융시장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물론 그릇도 안 깨고 설거지도 깨끗하게 하는 게 목표다.
  • 민주연구원 “모병제 전환 필요”…與 “공식 입장 아냐” 진화

    민주연구원 “모병제 전환 필요”…與 “공식 입장 아냐” 진화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원장 양정철)이 7일 본격적으로 ‘모병제’ 공론화에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다”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연구원은 이날 “분단 상황 속에서 ‘정예 강군’ 실현을 위해 단계적 모병제 전환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이슈브리핑’을 발행했다. 연구원은 모병제 도입이 필요한 이유로 ▲심각한 인구절벽으로 징집 인원이 부족해진다는 점 ▲보수·진보 정부와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준비한 대안이라는 점 ▲모병제로의 전환이 세계적 추세라는 점 등 3가지를 제시했다. 특히 연구원은 주요 병역자원인 19~21세 남성이 2023년까지 76만 8000명으로 1차 급감(23.5%)하고 2030~2040년에는 46만 5000명으로 2차 급감(34.3%)한다고 분석했다. 2028년부터는 전체 인구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한다고도 내다봤다. 이에 따르면 당초 정부의 계획인 ‘50만 군대 및 병 복무기간 18개월’로도 병역 자원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연구원은 현행 징병제로는 숙련된 정예강군 실현이 불가능하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기계화 부대 중심의 전략기동군단, 전천후·초정밀·고위력 미사일, 특수임무여단, 드론봇전투단, 개인전투체계 ‘워리어플랫폼’ 등 5대 게임체인저 확보와 함께 모병제 전환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또 모병제 전환이 ‘갈등 비용’을 줄인다고도 분석했다. 군 가산점 역차별, 병역기피, 남녀 간 갈등, 군 인권 침해 및 부조리 등 사회 갈등 요소를 원천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대 남성 취업 연령 하향 등으로 인한 경제효과도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모병제 도입이 보수·진보를 뛰어넘어 공감대를 이룬 이슈라고 주장했다. 특히 김영삼 정부 때 국방개혁 입안 과정에서 모병제 도입이 검토됐고, 당시 여당이던 신한국당(현 자유한국당)의 정보화특별위원회에서도 단계적 감군 방안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도 비슷한 골자로 검토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두관 민주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함께 김용태 한국당 의원, 송영선 전 한나라당(현 한국당) 의원,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남경필 전 경기지사도 모병제 도입을 주장한 바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또 미국·캐나다와 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스웨덴·네덜란드, 중국·일본·인도 등 89개국(57.4%)이 모병제로 전환했으며, 징병제를 유지하는 국가는 러시아·스위스·터키 등 66개국(42.6%)뿐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조심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남북이 여전히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데다 예산 문제도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경두 국방장관도 지난 1월 한 방송 인터뷰에서 “모병제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과거 독일이 1990년 통일됐지만 실제 모병제로 전환한 것은 20년이 지난 2011년 부터다. 대만도 2007년 모병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하고 2013년 추진했지만 실제 모병이 되지 않아 3번 정도 연기하다 2018년부터 모병제로 전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자체 연구인지 민주연구원 여러 견해 중 하나로 한 것인지는 확인해 봐야 한다”면서 “정리 안된 얘기고 공식적으로 얘기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3곳만 남은 ‘반부패수사부’ 지역차별 논란

    일반 형사사건 수사방식으로 진행될 듯 광역 관할로 운용… 후속 입법 이뤄져야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비리 사건을 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반부패수사부’(옛 특별수사부)를 서울과 대구, 광주 3개 검찰청에만 남기기로 한 점을 두로 지역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의 사법 서비스가 일부 지역에만 차별적으로 제공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3곳의 검찰청이 인근 검찰청 관할 사건까지 담당할 수 있도록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현행 법원조직법과 검찰청법에 따르면 각 검찰청의 수사 관할은 해당 지역 지방법원의 관할로 한정된다. 이에 따라 반부패수사부가 없는 검찰청은 비리 사건을 규명할 필요성이 있어도 반부패수사 형식의 수사를 개시하기 어렵다. 원칙적으로 서울중앙지법과 대구지법, 광주지법 관할 밖의 반부패사건에 대해 검찰이 사건을 직접 인지하고 수사하는 방식의 반부패수사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반부패수사부가 없는 검찰청 관할 주민에 대한 국가기관의 ‘자의적 차별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반부패수사부가 없는 관할지역에서는 일반 형사사건 수사방식으로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물론 예외적으로 검찰총장의 승인을 받아 반부패수사에 착수할 수는 있다. 그러나 반부패수사부를 두지 않는 검찰청의 인력이나 예산 상황에 비춰 볼 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검찰의 반부패수사와 관련해 관할을 조정하는 내용의 후속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과 대구, 광주 3개 검찰청이 반부패수사부가 없는 인근 검찰청 관할의 반부패사건까지 담당할 수 있게끔 법원조직법과 검찰청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구·부산 지역 사건은 대구에서 담당하는 등 광역 관할로 운용하면 해결될 것”이라면서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을 분리하는 차원에서 반부패수사부 자체를 축소하는 것에 동의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반부패 수사 역량이 줄어들지 않도록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인구절벽 대비 ‘이민청’ 도입 고려할 때

    인구절벽 대비 ‘이민청’ 도입 고려할 때

    혐오 표현 막을 차별금지법 제정 문화적 수용성 높인 정착 지원을‘이주민 242만명을 포용하려면 이것만은 반드시 해야 한다.’ 현장에서 이주민이 겪는 문제를 관찰하며 고민해 온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이 대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구체적으로는 ▲이주민 문제를 총괄할 주무 부처를 만들고 ▲차별을 금지할 대표 법안을 제정하며 ▲같음을 강요하기보다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제언을 정리했다. ① 이주민 정책 컨트롤타워를 만들어라 현재 이주민 정책 주무 부처는 출입국 관리를 맡는 법무부다. 하지만 교육부,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등이 관련 업무를 쪼개 조금씩 맡고 있다. 이 때문에 비효율이 생긴다. 법무부는 2015년 내놓은 보고서에서 “이민정책이 분절화되고 중복적이면서 비효율적인 형태로 수립·집행되고 있다”고 시인했다. 인구절벽에 선 우리 현실을 감안할 때 향후 더 많은 이주민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외국인은 지난해 88만 4000명이었다. 이민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잠재경제성장률이 3%라는 가정하에 2020년에는 133만명, 2030년에는 182만명의 이주노동자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동관 이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정주 인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지 또는 더 늘릴지 등 국가 전략을 정한 뒤 이민청 같은 이주정책 총괄부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괄부처가 만들어지면 이주민 입장에서는 생활이 편리해진다. 입국부터 출국까지 단일 기관이 관할하면 내국인이 주민센터에서 누리는 것처럼 원스톱으로 민원 등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달 18일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이민청 설립은 검토하지 않았다”고 밝혀 당분간 관련 논의가 큰 진척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②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똥남아’(동남아시아 출신 이주민을 비하하는 말), ‘파퀴벌레’(파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를 바퀴벌레에 빗대 비하하는 말)처럼 노골적 혐오 표현이 아니더라도 이주민들은 한국 사회에서 일상적 차별을 당한다. 이주민이나 성소수자, 장애인 등 사회 소수자를 보호하기 위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다. 이 법은 성별, 성 정체성, 외모, 나이, 출신 국가, 혼인 여부 등을 이유로 정치·사회·경제적으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혐오 표현을 남발하는 사람은 지금도 형법상 명예훼손 등으로 처벌할 수 있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은 단순히 처벌이나 금지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영국의 ‘인권법’과 독일의 ‘평등법’, 캐나다의 ‘동등대우법’ 등이 차별금지법과 같은 법안이다. 한국에서도 2007년, 2010년, 2012년 세 차례에 걸쳐 입법이 추진됐지만 일부 기독교단체 등이 “동성애를 부추길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해 법제화되지 못했다. 유엔은 2007년부터 우리 정부에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채택하라고 권고하고 있다.③ 동화에서 통합으로 정책 전환하라 다문화가족이나 이주민을 정책의 수혜자로만 보는 정책은 오히려 역차별을 불러일으킨다. 박경태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다문화·이주민 정책은 정부가 주도하는 동화주의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정착 지원 프로그램으로서의 의미가 강했던 것”이라며 “다른 나라 문화에 대한 수용성을 높여 가는 다문화 정책과 보편적 인권의식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통합 정책의 구체안으로는 한국인 대상의 다문화 교육 강화, 이주민과 내국인의 공동 문화 형성, 이주민 네트워크 사업 등이 거론된다. 석인선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는 “특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며 “성인과 달리 아이들에게는 학교 교육을 통해 변화하는 사회에 맞춘 가치관을 심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도움 주신 분들 강동관(이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김사강(이주와 인권연구소 연구위원), 김윤철(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박경태(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 석인선(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윤인진(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정혜실(이주민방송 대표), 홍성수(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 홍남기, “법인세 추가인하 요인 크지 않아…제도개편 검토 안 해”

    홍남기, “법인세 추가인하 요인 크지 않아…제도개편 검토 안 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법인세를 당장 추가 인하할 요인이 크지 않고, 법인세 제도의 추가 개편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법인세 제도 개편이나 인하, 구간 축소 계획이 없느냐는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현재로선 추가적으로 개편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기업의 투자를 촉진할 수 있도록 맞춤형 세액공제제도 확대는 유연하게 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법인세를 꼭 지금 추가로 인하해야 할 요인이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평균세율만 비교해보면 비슷하고, 최고세율만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법인세율이 높아서 민간이 투자를 꺼리는 게 아니라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있다”면서 “괜히 법인세율을 인하했다가 막대한 세수 결손이 생기고 투자 증진 효과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정부도 그런 부분을 많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세제개편을 통해 지난해부터 법인세 과표 3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기존 22%에서 3%포인트 높아진 25%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표구간이 4개로 늘었으며 구간별 세율은 ▲2억원 이하 10% ▲2억∼200억원 20% ▲200억~3000억원 22% ▲3000억원 초과 25% 등이다. 홍 부총리는 “세율 25% 해당 기업은 100개 정도밖에 안 된다”면서 “(전체 기업의) 0.01% 정도만 해당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제조업 투자보다 다른 분야의 비생산적 투자에서 더 수익이 나는 구조도 잘못이고 여러 복합적인 게 있어서 민간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여러 지원책을 면밀히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나라 총조세 중 법인세 비중이 OECD 회원국과 비교했을 때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민소득(GNI) 중 기업소득분이 워낙 다른 OECD 국가보다 높다 보니까 그런 측면에서 기인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현재 ‘거주지주의’ 과세로 한국 기업이 국내로 들여오지 않는 ‘해외 유보소득’이 4년새 75% 늘었다며 원천지 주의 과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검토해봤는데 국내 기업과의 역차별 등 문제가 있다”면서 “지금 거주지주의 과세도 외국납부 세액을 공제해주고 있어 큰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주먹질한 남편의 동의가 외국인 아내 체류 연장에 왜 필요합니까”

    “주먹질한 남편의 동의가 외국인 아내 체류 연장에 왜 필요합니까”

    ‘이주여성 정책 대안’ 전문가 제언국내 결혼 이민자는 문화·언어적 장벽에서 비롯된 차별과 혐오, 가정폭력, 불안정한 체류 자격 탓에 고통받는다. 서울신문은 이주여성을 사회 구성원으로 포용하기 위한 정책 대안을 분야별로 살펴봤다. 활동가, 변호사, 연구자 등 이주여성 관련 전문가 8명의 도움을 받았다. #한국생활 정착 지원 여성가족부는 이미 통·번역 지원 서비스, 한국어·한국사회 적응교육, 부모 교육 등 각종 지원 서비스를 하고 있다. 문제는 많은 결혼 이주민들이 무슨 지원책이 있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7월 이주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유아 보육료 지원 외 다른 서비스를 아는 비율은 46%뿐이었다. 정책을 잘 알리기만 해도 결혼 이민자의 어려움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문화가족지원법의 적용 대상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인 배우자가 있어야 지원 대상이 되는 현행 제도를 한국인 배우자가 없어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외국인끼리 꾸린 가정이나 이혼 가정, 한국인 배우자가 사망한 가정 등 전체 이주 가정이 지원대상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내국인이 역차별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가정 폭력 등 인권침해 ‘매 맞는’ 외국인 아내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 도입에는 별다른 반대 여론이 없다. 지난 7월 전남 영암에서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이 남편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져 사회적 충격을 주기도 했다. 왕지연 이주여성연합회장은 “폭행당한 피해자가 몸을 숨기는 쉼터 등을 늘리는 것보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폭행 발생 때 가해자 분리 등 강력한 보호방안을 만드는 게 근본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중개업소 등을 통해 외국인 아내를 만난 한국인 배우자에게 인식 교육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 소속 이현서 변호사는 “노동 착취나 임신 강요 등의 문제로 갈등하다가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상황으로 번지는 사례가 많다”며 “‘외국인 아내는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일부 남편들의 가치관을 바꿀 인권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혜실 이주민방송 대표도 “이주여성을 한국사회에 동화시키려고만 하지 말고 다른 문화를 인정하며 포용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출입국 및 체류자격 이주여성이 한국인 남편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체류자격 제도도 손볼 필요가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1년 “이주여성이 국내 체류 연장을 허가받을 때 한국인 배우자가 신원보증서를 제출하도록 한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을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했다. 이후 신원보증서 제출 규정은 삭제됐다. 하지만 허오영숙 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체류연장 또는 영주권 신청을 하려면 혼인관계증명서 등 서류를 내야 하는데 배우자가 도와주지 않으면 할 수 없다”며 “한국인 배우자의 영향력은 여전히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결혼 생활이 끝나더라도 체류자격을 인정하는 요건인 귀책사유 기준은 조만간 완화될 전망이다. 대법원이 지난 7월 외국인 배우자에게 혼인 파탄에 이르게 된 일부 책임이 있더라도 결혼이민 체류자격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파탄의 책임이 전적으로 한국인 배우자에게 있어야 체류자격이 인정됐다. #국제결혼 중개업 관리 국제결혼 중개업은 농어촌 사회의 인구 감소 문제의 해결책으로 활용돼 왔다. 이 때문에 이주여성을 출산이나 일을 거드는 도구 정도로 치부하는 시선이 있다. 특히 여성을 상품처럼 취급하며 홍보하는 일부 중개업체들의 영업 행태는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결혼 중개업 관리법에 따르면 중개업체는 거짓 또는 과장 광고, 차별이나 편견 조장 우려가 있는 내용, 인신매매와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를 하면 1년 이내 영업정지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중개업체가 운영하는 유튜브나 홈페이지를 모니터링해 단속하면 권고나 영업정지, 폐쇄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당장 실현 가능성은 작지만 중개업 자체를 금지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정미 강원대 사회과학연구원 교수는 “우리나라 국제결혼 중개업은 규제 수준이 매우 낮다”며 “대만에서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상업적 목적의 중개업을 금지하고, 공공기관에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도움 주신 분들 김재련(변호사), 왕지연(이주여성연합회장), 이현서(변호사·이주민공익지원센터), 임선영(국가인권위원회 이주인권팀장), 정혜실(이주민방송 대표), 최윤정(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허오영숙(이주여성인권센터 상임대표), 황정미(강원대 사회과학연구원 교수)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이 겪는 각종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이주노동자로서 임금체불, 산업재해 은폐 강요, 폭언과 폭행 등 부조리를 직접 경험했거나 이를 목격했다면 제보(key5088@seoul.co.kr) 부탁드립니다. 또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아동을 향한 폭언·폭행, 따돌림 등 혐오와 폭력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안심전환대출 수요 예측 실패… 최대 36만명 탈락

    안심전환대출 수요 예측 실패… 최대 36만명 탈락

    수도권 비중 46%… 비수도권 54% 신청자 “희망고문 당해” 불만 폭발 요건 미비·대환 포기 속출 가능성도 집값 3억 이하 신청자 기다려 봐야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연 1~2%대 고정금리로 바꿔 주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의 주택 가격 커트라인이 2억 1000만원으로 정해졌다. 집값이 이보다 비싸면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뜻이다. 2주 동안 74조원에 달하는 신청이 몰리면서 폭발적 관심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최대 36만 5000명은 탈락하게 됐다. 엉터리 수요 예측에 대출자들만 ‘희망 고문’을 당했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부터 29일까지 안심대출 신청이 63만 4875건, 73조 925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한도인 20조원의 3.7배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이 중 주택 가격이 낮은 순서대로 대상을 선정한다. 금융위는 27만명을 대상으로 향후 20년간 1인당 연 75만원의 이자 부담을 줄일 것으로 기대했다. 요건 미비자 또는 대출 포기자 등이 전혀 없을 경우 주택 가격 상한은 2억 1000만원이다. 요건 미비율이 40%가 되면 가격 상한은 2억 80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안심대출 땐 미비율이 15%였지만 이번엔 온라인 신청이 88%에 달해 미비율이 훨씬 높을 것으로 보인다. 안심대출은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집값 3억원 이하인 신청자들은 앞으로 3개월 동안 심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지원 대상이 될 수 있어 기다려 볼 만하다. 당초 안심대출은 보금자리론(주택금융공사가 공급하는 장기 고정금리 대출)보다 요건이 완화돼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안심대출 신청 현황을 보면 평균 주택가격 2억 8000만원, 부부합산 소득 평균 4759만원 등으로 기존 보금자리론 대상자들을 상대로 특판을 진행한 꼴이 됐다. 보금자리론 자격 요건은 소득 7000만원·집값 6억원 이하이고 안심대출은 소득 8500만원·집값 9억원 이하였다. 고정금리 대출자와 형평성 논란, 무주택자·서울 주민에 대한 역차별 논란 등이 끊이지 않으면서 정부가 안일하게 정책을 만든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청자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이 62%, 비수도권은 38%를 차지했지만 커트라인이 2억 1000만원일 경우 수도권 46%, 비수도권 54%의 비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출 받아 집을 산 사람만 혜택을 받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다. 금융권 관계자는 “처음부터 금융 당국이 수요 예측을 꼼꼼히 해 집값 요건을 낮췄다면 논란도 적고 수많은 탈락자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정책의 취지는 좋았지만 첫 단추부터 잘못 꿴 느낌”이라고 말했다. 안심대출 신청은 끝났지만 금융 당국은 형평성 논란을 제기하는 이들을 위한 또 다른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일회성 특판 상품보다는 보금자리론 자격요건 완화, 대출 갈아타기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완화와 같은 대책을 강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탈락자 중 61%는 보금자리론을 통해 비슷한 금리로 대환(대출 갈아타기)이 가능하다”면서 “금리 부담 경감 방안을 고민해 봐야겠지만 당분간 안심대출 출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금융당국 진화에도 안심전환대출 형평성 논란 왜

    금융당국 진화에도 안심전환대출 형평성 논란 왜

    보금자리론, 안심대출보다 금리 높고 주택가격·부부소득 기준 더 까다로워 “9억짜리 집 가진 사람들이 서민인가”금융당국이 연 1%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하면서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를 대상으로 이자를 깎아 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지만 ‘역차별’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들은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기회를 막아놓고, 시가 9억원짜리 집을 가진 이들에게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지원해 주기 때문이다. 정작 서민층이 많은 전제자금 대출자에 대한 정책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의 대출금리는 연 1.85%~2.2% 수준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출시 사흘 만에 5조 9600억원(5만 300건)이 접수됐다. 그러나 변동금리나 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이용자 외 고정금리형 대출자를 대상에서 제외한 것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디딤돌 대출과 보금자리론 등 기존 고정금리 정책상품의 지원 기준이 까다롭지만 금리는 더 높기 때문이다. 안심전환대출의 자격 기준은 부부 합산 연소득 8500만원, 집값 9억원 이하로 보금자리론(연소득 7000만원, 집값 6억원), 디딤돌대출(연소득 6000만원, 집값 5억원 이하 무주택자)보다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2015~2016년 기준금리 상승이 예상돼 인기를 끈 주택금융공사의 적격대출이나 보금자리론 대출자 사이에서 주로 불만을 토로한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의 경우 더 낮은 금리의 보금자리론으로 갈아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달 기준 보금자리론 금리는 2.0~2.35%로 안심전환대출 금리(1.85%~2.2%)를 웃돈다. 금리변동 위험이 있는 변동·준고정형 대출자를 고정금리의 안심전환대출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낮은 금리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전세자금 대출자에게 더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된다. 금융권에서는 전세자금대출은 주담대보다 대출 기간이 짧기 때문에 이벤트성 전환대출 상품은 나오기 어렵다고 본다. 논란이 일자 금융당국은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에 대한 이자 경감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보금자리론 등 정책상품의 이자를 깎아 주기 위해서는 주택금융공사의 자금공급 여력과 주택저당증권(MBS)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2015년 안심전환대출처럼 저소득층이 아닌 사람까지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책대출이 산발적으로 나오면서 금리체계가 맞지 않아 다른 경제 주체로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역차별 논란에 기존 고정금리 대출 이자 경감 검토

    금융위 “지금도 보금자리론 전환 가능” 안심전환대출 이틀째 2조 8000억 돌파 금융 당국이 디딤돌대출과 보금자리론을 비롯한 한국주택금융공사 고정금리 대출 상품의 이용자에게 이자를 깎아 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 16일 금리가 더 낮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하면서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를 대상에서 빼버리자 역차별 논란이 커져서다. 김태현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17일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의 이자 경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금융위는 다음달로 예정된 안심전환대출 공급이 끝난 뒤 방법과 시기를 정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의 ‘서민 역차별’ 논란도 해명했다. 이 상품은 변동금리와 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1주택 가구가 신청할 수 있다. 자격 기준은 부부 합산 연소득 8500만원, 집값 9억원 이하다. 대출 금리는 연 1.85~2.20%다. 반면 디딤돌대출 자격 기준은 부부 합산 연소득 6000만원, 집값 5억원 이하의 무주택 가구주다. 보금자리론은 연소득 7000만원, 집값 6억원 이하여야 신청이 가능하다. 안심전환대출보다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 대출을 받는데 금리가 더 높다. 김 사무처장은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도 보금자리론을 통해 안심전환대출과 비슷한 연 2.00~2.35%의 금리로 갈아탈 수 있다”면서 “안심전환대출은 금리 상승기에 위험한 시중은행 변동금리 대출을 주택금융공사 고정금리 대출로 바꿔 대출 구조를 개선하는 제도다. 기존 고정금리 대출을 금리가 낮은 상품으로 바꿔 주는 것은 이자 경감 문제라서 다른 사안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접수 이틀째인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약 2조 8331억원(2만 4017건)이 신청됐다. 선착순이 아니어서 오는 29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안심전환대출 첫날 7200건 8000억 신청 ‘폭주’

    안심전환대출 첫날 7200건 8000억 신청 ‘폭주’

    은행 영업점엔 신청자격 문의 급증 선착순 아니고 29일까지 접수 가능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1%대의 장기·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접수 첫날인 16일 신청과 문의가 폭주했다.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 및 14개 은행 창구를 통해 약 7200건, 8000억원(오후 4시 기준)이 신청됐다.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0.1% 포인트의 금리 우대를 주는 만큼 주금공 홈페이지 접수에만 3239건, 4323억원이 몰렸다. 이에 따라 이날 한때 주금공 홈페이지에 접속자가 몰리면서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주금공은 “선착순 신청이 아니고 오는 29일까지 2주간 신청을 받고 있으니 접속이 몰리지 않는 시간대에 신청해도 된다”고 요청했다. 상대적으로 은행 창구를 찾는 발길은 뜸했으나 상담 전화 등을 통해 관련 문의가 쏟아졌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 및 준고정금리(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을 연 1.85∼2.10%(우대금리 적용시) 수준의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정책 상품이다. 다만 주택 가격이 9억원 이하여야 한다. 일각에서는 디딤돌대출이나 보금자리론 등 기존 3%대 고정금리 대출자는 안심전환대출을 이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금융위는 “기존 보금자리론이나 디딤돌대출 등 고정금리 대출을 이용한 차주들은 소득 7000만원 이하(신혼부부, 다자녀가구 우대), 6억원 이하의 1주택자 등의 요건이 만족되면 언제든지 보금자리론을 통해 2.00~2.35%의 금리로 갈아타기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朴정부 무상보육’ 재정 떠맡은 지자체 자율정책 좌초

    DJ 국가사무 232건 지방정부로 이양 盧 지방교부세율 19.13%까지 인상 MB 지방재정 위기, 건전성 강화로 대응 재정분권 논의는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부활과 함께 시작된 오래된 과제다. 역대 정부마다 내놓은 정책은 낙제점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지방자치단체의 곳간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조금씩 늘어났지만 재정분권의 취지는 잊혀졌고 근본적으로 중앙정부가 핵심 권한을 쥔 채 휘두르는 ‘승자독식’ 구조는 지금까지도 큰 변화가 없다. 김대중 정부는 지방자치제도 정비와 지역차별 개선 차원으로 지방분권에 접근했다. 1999년 ‘중앙행정권한 지방이양 촉진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지방이양추진위원회를 설치해 국가사무 전수조사를 실시해 612건에 이르는 지방이양사무를 확정해 이 가운데 232건을 지방으로 이양했다. 이를 이어받은 노무현 정부는 지방분권을 국정과제로 선정하며 재정분권 정책을 본격 시행했다. ‘지방활력을 통한 분권형 선진국가’를 내걸며 2004년 11월 발표한 지방분권추진 종합계획은 47개 과제를 제시했고 이 가운데 재정분권 관련 과제만 14개였다. 노무현 정부는 ‘내국세의 15.0%’이던 지방교부세율을 19.13%까지 인상했다. 국고보조사업 중 일부를 지방으로 이양했고 이를 위해 내국세의 0.83%를 재원으로 하는 분권교부세를 만들었다. 담배소비세율을 인상하고 종합부동산세 전액을 재원으로 하는 부동산교부세를 신설했다.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한 주민투표, 주민소환 등도 정비했지만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 중앙의 권한을 지방에 나눠 주려는 노력은 이명박 정부 들어 급제동이 걸렸다. 이명박 정부는 소득세·법인세 감세와 종부세 축소를 추진했고 이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맞물려 심각한 지방재정 위기를 초래했다. 지방재정 보전 요구가 높아지면서 지방소득세와 지방소비세를 도입했다. 지방소비세로 인한 지자체 간 재정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수도권의 지방소비세수 중 35%를 재원으로 하는 지역상생발전기금을 만들었다. 지방재정 위기 비판에 이명박 정부는 방만한 지방재정 운용에 책임을 돌리는 ‘지방재정건전성 강화’로 대응했다. 박근혜 정부는 대선 공약이었던 무상보육에 필요한 재정 부담을 지방에 떠넘기면서 청년수당(서울)이나 청년배당(경기 성남) 등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추진했던 정책을 억눌렀다. 이는 2010년 지방선거 이후 대거 들어선 ‘진보 지방권력’과의 충돌로 이어졌다. 재정분권 요구는 ‘부당한 중앙권력에 대항’하는 정당성을 확보했다.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운영위원장은 “부자감세로 인한 부작용을 겪으면서도 증세는 안 된다는 도그마에 빠져 재정 확충 노력은 부족했다. 재정 악화로 인한 부담을 지방에 전가하려 하면서 중앙·지방 갈등이 격화됐다”고 평가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 두드러진 특정 지역으로의 인사 및 예산 편중 등 ‘승자독식’ 구조는 재정분권론이 힘을 얻는 강력한 배경이 됐다. 박근혜 정부 시기의 기획재정부 예산실은 5개 국장 자리 중 호남 출신은 1명 이상 임명하지 않는다는 ‘호남 쿼터’가 공공연한 규칙이었다. 이와 관련,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당시 모 장관은 ‘그러려고 정권 잡은 것 아니냐’는 말을 대놓고 했다”고 말했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과제를 ‘지방분권’이라는 이름으로 뒤섞거나 지방분권과 민주화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1990년대 이후 나타났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런 경향이 점점 강해지면서 수도권 집중 완화, 주민참여 촉진 등 다양한 의제가 모조리 ‘지방분권’으로 뒤섞여 버렸다”면서 “특히 이명박·박근혜 집권기 동안 진보층에 ‘국가’가 혐오의 대상이었다면 ‘지역’은 희망이었다. 이런 경험이 문재인 정부 지방분권 정책의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네이버·카카오 망 이용료 ‘역차별’…통신사도 설비 투자 부담 가중

    네이버·카카오 망 이용료 ‘역차별’…통신사도 설비 투자 부담 가중

    국내 콘텐츠 사업자 망 이용료 수백억 페이스북·구글·넷플릭스는‘ 무임승차’ 서비스 속도 느려지면 통신사에 불만 결국 유튜브 무상 캐시서버 구축해줘 접속 우회 피해 때 법적으로 인정 안돼 “정부, 망 이용 대가 부과 방안 마련해야” 페이스북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소송에 관심이 쏠린 것은 판결 결과에 따라 페이스북, 구글(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에게도 ‘통신망 이용료’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업계에선 ‘콘텐츠 사업자도 통신망 품질관리에 책임이 있다’는 결정이 나올 경우 이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심에서 페이스북이 승소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은 매년 수백억원대 망 이용료를 내고, 해외 사업자들은 무임 승차하는 역차별 현상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22일 “이번 판결로 우리나라 통신사업자들이 비용을 들여 설치한 통신망을 해외 콘텐츠 사업자들이 아무런 부담도 지지 않고 수익의 도구로 쓰는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며 “망 이용 대가를 부과하는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한 방안을 정부가 더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통신사들이 제 돈 들여 깔아둔 고속도로를 국산차(국내 사업자)들은 이용료를 내면서 다니는데 외제차(해외 사업자)들은 공짜로 이용하는 꼴”이라며 “페이스북, 구글 등이 초래하는 트래픽이 엄청나 통신망을 추가로 넓혀야 하는 원인 제공도 전적으로 해외 사업자들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페이스북, 구글 등 글로벌 사업자들이 망 이용료를 내지 않고도 국내에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협상력에서 우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캐시서버나 전용회선 구축이 지연돼 국내 서비스 속도가 느려지더라도 통신사들이 소비자 불만에 시달릴 뿐, 자신들에게 오는 피해는 적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통신 3사는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과거 구글(유튜브)의 무상 캐시서버 구축 요구를 끝내 받아들였다. 또 페이스북이 망 이용료 협상 중 돌연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접속 경로를 해외로 전환한 것도 자신들은 언제든 접속 방식을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행동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이 사실상 무상으로 국내 망을 이용하는 방식을 페이스북 역시 국내 통신사업자에게 요구하려는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이날 판결에 대해 통신사업자들은 일제히 우려를 쏟아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접속 우회에 따른 이용자 피해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있을 것”이라면서 “다음에도 유사한 이용자 피해가 재발할 경우 이를 법적으로 규제하기 어렵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앞으로 5세대(5G) 인터넷 환경이 확산돼 고화질·고용량 데이터 사용이 늘어날 경우 망 사업자의 설비 투자 부담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 비용을 나누기 위해 콘텐츠 사업자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통신사의 ‘행정적·법적 우위’가 이번 판결로 인해 위축됐다는 게 통신업계의 생각이다. 한편 ‘역차별’을 주장해 온 국내 인터넷콘텐츠 기업들 사이에서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망 이용료 자체에 대한 부당성을 제기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판결 직후 인터넷기업협회는 “인터넷망 품질을 유지하며 접속을 보장하는 것은 망 사업자인 통신사의 기본적인 책임이자 의무”라며 “인터넷망 품질 유지 의무와 이와 관련한 이용자 피해에 대한 책임이 통신사에 있음을 재확인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국내외 사업자 간 역차별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유지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복지 기준 마련도 ‘강남스타일’

    복지 기준 마련도 ‘강남스타일’

    “강남구민은 구민으로서 강남에서 마땅히 누려야 할 복지권이 있습니다. 강남은 물가, 주거비 등 생활비용이 다른 지역보다 비쌉니다. 전국 평균 생활비 기준을 강남에 적용하는 건 역차별입니다. 강남만의 복지 기준을 만들고, 그에 맞는 지원을 해야 합니다.”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이 ‘강남 복지론’을 제시했다. 지난달 29일 ‘강남복지 거버넌스’ 출범식을 갖고 협치를 통한 강남 복지 기준선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강남구는 전국에서 가장 잘사는 도시인 반면 옥탑방·고시원·반지하 등 주거 환경이 열악한 기초생활수급자들이 서울 자치구 중 아홉 번째로 많은 곳이기도 하다. 정 구청장은 “지난해 7월 민선 7기 취임 이후 1년간 강남구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매진하면서 복지에 대해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다”면서 “강남 복지 기준을 만들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지역에 특화된 복지기준 마련은 서울 자치구 중 강남이 처음이다. 앞서 서울시가 2012년 전국 최초로 시민복지기준을 마련했는데 현재 기초자치단체 중 전북 완주군과 청주시가 도입했다. 정부 차원의 하향식 공급자 중심 복지에서 지역 중심의 보편적·상향식 복지로 복지 패러다임을 확 바꾸는 것이다. 강남복지 거버넌스는 민·관·학 전문가 34명으로 이뤄졌다. 소득, 돌봄, 건강, 교육, 주거 등 5개 분과를 구성, 분야별 복지 기준선을 정한다. 강남복지 기준선은 구민이면 누구나 권리로 누려야 할 복지의 ‘최저 기준’과 품위 있는 삶을 위한 ‘적정 기준’이다. 구는 고독사 예방을 위한 복지 정책도 마련하고 있다. 지역민으로 이뤄진 ‘지역 상시 발굴단’과 ‘이웃지킴이 업소’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1인 가구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알리는 ‘1인 가구 상시 신고 체계’,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안부확인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 오는 10월 전국 최초로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도 설치해 관계망 형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복지사각지대 발굴 전수조사도 한다. 관내 옥탑방·반지하·고시원 등 주거취약시설을 일일이 찾아 살핀 뒤 맞춤 대책을 세울 방침이다. 정 구청장은 “구민 복지 욕구를 충족할 정책·사업들을 꾸준히 발굴·보완해 모두가 행복한 포용 복지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가족 돌봄은 회생 어렵다… 사회적 돌봄으로 ‘젠더 갈등’ 풀자

    가족 돌봄은 회생 어렵다… 사회적 돌봄으로 ‘젠더 갈등’ 풀자

    한국 사회에 변혁의 바람을 몰고 온 ‘미투’ 운동의 진동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각계각층에서 터져나온 여성들의 목소리는 공고하게 이어져 온 남성 중심적 폭력 문화의 민낯을 들춰냈고, 남성 중심 권력 구조에 균열을 냈다. 불법촬영 규탄 시위, 낙태죄 폐지 등 여성 관련 이슈가 주요 의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성폭력 대책과 성평등 정책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반발과 반격도 거세지고 있다. 일부 사건은 여혐 대 남혐의 대결 구도로 비화됐고, 역차별을 거론하며 페미니즘에 반기를 드는 남성들도 늘어났다. 서울신문 부설 서울젠더연구소는 출범에 맞춰 국내 대표 여성학자이자 문화인류학자인 조한혜정(71) 연세대 명예교수에게 ‘지속가능한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에 대해 물었다. 조한 교수는 가깝게는 근대의 근간을 형성해 온 군사주의와 과학기술주의에 대해, 멀게는 긴 인류사를 통해 구축돼 온 가정과 공공 영역 분리에 대해 근원적 성찰을 하지 않으면 미래를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지나치게 비대해진 ‘교환 영역’(시장)과 ‘재분배 영역’(국가)을 축소시키는 한편 장기적으로 공존의 원리인 ‘호혜의 영역’을 사회의 핵심으로 삼고 확장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대담은 지난달 서울젠더연구소장 김균미 대기자가 진행했다.-2018년 미투 운동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현재 상황을 진단한다면. “한국에서는 2005년에 여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남학생의 진학률을 추월했다. 그런데 아직도 여성을 자신의 소유물이나 노리개처럼 여기면서 폭력적으로 대하는 남성들이 남아 있다. 미투 운동은 ‘더이상 그런 행위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여성들의 단호한 선언이다. 이전의 성폭력 폭로 사건이 피해자를 대변하는 운동이었다면 현재 미투 운동에서는 당사자들이 직접 발언을 하고 나섰다. 이 현상은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의 ‘1·2차 근대’의 개념으로 풀어내면 이해가 쉽다. 1차 근대의 주역은 중세 신분제에서 해방된 남성들이었다. 그들은 산업 역군이자 제국주의 전쟁의 참전자로 1등 시민의 자리에 있었다. 여성들은 그들을 보조하는 현모양처, 가정주부의 자리에 있었다. 2차 근대에 접어들면 남녀 모두가 경제 활동에 참여하면서 자립가능한 개인으로 살아가게 된다. 여성 운동 차원에서 보면 1차 근대에서 여성은 경제·사회적 자립을 위한 동등한 권리 운동을 펼쳤다. 그런데 2차 근대에 가면 개인의 존엄과 자율적 삶을 존중하자는 운동을 벌인다. 서지현 검사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비서 김지은씨의 미투는 2차 근대의 대표적 사례다. 자기 삶의 주인이 된 여성들이 작은 폭력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사회원리 자체의 근원적 변화를 요구하게 된 것이다.” -최근 여성들에 대한 남성들의 백래시(반발·반격)가 심각한데 이를 어떻게 보시는지. “1차 근대에서 2차 근대로 넘어서는 과도기 현상이다. 2차 근대에 접어들면 여성들도 온전한 독립이 가능해져서 공사 영역에 걸쳐 자율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반면 직장만 있으면 결혼하고 가장으로서 어깨를 펴고 살 수 있으리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며 성장한 남성들에게는 수난 시대가 시작된다. 현재 한국의 ‘일베화 현상’이나 여혐 대 남혐 구도는 이러한 변화의 와중에 나온 병리적 현상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1차 근대적 여권 운동은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여성의 좌절’과 함께 ‘남성의 좌절’도 다루어낼 수 있어야 한다. 남자와 여자 모두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 살되 그간의 발전주의가 파생시킨 문제들을 해결하는 협동적 주체가 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남녀 갈등의 원인 중 하나로 군대 문제가 꼽히는데 교수님께서는 오래전부터 해결 방안으로 사회복무제를 제시하셨다. “한국의 남성 의무복무제는 성차별 체계의 핵심이다. 최근까지 월급 호봉이나 공무원 채용 시험에 가산점을 주는 보상제도가 있었다. 군대를 가지 않은 존재를 따돌리거나 2등 시민으로 취급하는 풍토가 만연해 있었다. 공무원시험 시 군 가산점을 두고 여성과 장애인 대표가 위헌 소송을 내 1999년에 승소했는데, 이 즈음에 병역 제도를 2차 근대적 시점에서 개혁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병사가 총 들고 싸우는 시대도 지났고, 기강을 세우기 힘든 상황에서 군대는 청년 직업훈련소화하고 있다. 냉전 체제는 북한의 개방으로 전혀 다른 지평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년들을 위한 훈련은 이제 재난과 재앙의 시대에 대비하는 것이어야 한다.” -‘젠더’를 둘러싼 논란을 해결하려면 일자리와 결혼, 돌봄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기성 정치인이나 관료, 부모들은 자기 세대의 세계에 갇혀 평생 일자리와 결혼을 전제로 해법을 내려고 해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과 혼자서도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 앞서 말했지만 1차 근대는 아내가 돌봄을 맡고 남편이 돈을 벌면서 유지됐다. 2차 근대는 여자가 사회에 나간 반면 남자들이 가정의 돌봄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여자들이 사회에 나가며 만들어진 공백을 메울 것이라 예상했다. 현실은 어떤가. 어릴 때부터 입시 공부와 직장을 얻기 위한 준비만 한 여성은 남성 못지않게 돌봄에 서툴다. 그렇게 성장한 많은 ‘능력 있는’ 여성들은 출산하고 3개월도 지나지 않아 다시 직장에 가고 싶어 한다. 여성들은 남성 못지않게 돈벌이에 몰두하면서 육아를 맡을 사람을 고용하거나 어린이집에 장시간 맡겨 두려 한다. 그렇게 ‘기획된 가족’의 아이들은 장시간 학교와 사교육 시장에 맡겨져 관리·보호된다.” -돌봄의 공백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보인다. “그간 가족에게만 맡겼던 돌봄을 ‘사회적 돌봄’의 개념으로 풀어내는 것이 바로 여성가족부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1차 근대에서 제기된 생산성, 곧 여성 노동과 인권 문제를 다루면서 동시에 2차 근대의 생산성이 핵을 이루는 사회적 돌봄에 바탕을 둔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거시적 기획을 시도했어야 했다. 사회복무제는 그런 2차 근대적 기획의 핵심 사안 중 하나일 것이다. 남녀 모두가 성인이 되는 시점에 갖가지 위기 상황에 민첩하게 대처하고 아이와 약자를 보호하는 주체가 되는 훈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최근 어린이집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 사회복무를 하는 청년 남녀가 참여하게 되면 지혜롭게 풀어 갈 수 있다. 스무살 즈음의 모든 국민들이 천재지변에 대비하고 약자를 돕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으면서 사회의 책임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더이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가족 단위 돌봄을 회생시키려 하기보다 사회적 관계망 안에서 호혜적 관계를 맺고 다음 세대를 함께 키우는 즐거움을 경험하는 새로운 인프라를 만드는 데 세금을 써야 한다.” -‘토건 국가’에서 ‘돌봄 사회’로의 전환을 강조해 오셨다. “경제학자 낸시 폴브레가 쓴 ‘보이지 않는 가슴’이라는 책이 있다. 시장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잘 굴러간다고 하지만 실은 ‘보이지 않는 가슴’이 있어 가능했음을 보여 주는 책이다. 돌봄은 존재와 존재의 만남, 소통과 이해와 공존의 행위다. 그러나 도구적 합리성이 주도하는 사회에서는 이 영역을 무시해 왔다. 여성들, 특히 1차 근대에서 열렬한 운동을 했던 페미니스트들도 돌봄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가정주부 시대에 어머니들이 강요받은 비지불 노동에 대한 거부감에서 비롯한 것이다. 돌봄 사회에서 말하는 ‘돌봄’은 가족을 넘어선 ‘사회적 돌봄’이다. 사회적 돌봄이 가능한 사회는 결혼을 강요하기보다 동거를 장려하고 의무적 제도가 아닌 실질적 지원을 하는 사회다. 더 나아가 돌봄은 창의의 근원이다. 창의성은 돌봄이 있는 여유로운 환경에서 나온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더 자연스럽고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코리빙 스페이스’(co-living space), 자신이 원하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밤낮없이 연구하는 ‘리빙 랩’(living lab), 이들이 모여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는 ‘창의적 공유지,’ 이런 크고 작은 공동체적 시공간이 돌봄 사회로의 전환을 가능케 하는 기반이다.”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성평등 교육은 중요한데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까. “무엇보다 남자들에 대한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남자들은 소통을 하지 못하는 조직에서 성장하지 않았나. (그 조직에서) 정말 열심히 일을 했고, 사실상 그것밖에 선택지가 없었던 거다. 그런 이들은 나이가 들면 점점 더 귀가 잘 안 들리는 존재가 돼 간다. 여자들이 처음 공적 영역에 들어갈 때 적극적 조치가 필요했듯이 남자들을 돌봄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게 하려면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관리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비폭력 대화 등 훈련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남자아이들 문제도 심각하다.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부터 제대로 사회화되지 못하고 있다. 존경스러운 남자 모델도 없고, 어머니나 여자 교사와 거리감을 느끼면서 온라인 전쟁 게임에 몰입하거나 남자 패거리 문화에 휩쓸리게 된다. 아버지가 가르쳐 주지 못한 소통과 돌봄의 능력을 키워 줄 수 있어야 한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이분법적 구도로 접근하면 역효과만 난다. 각자의 경험을 꺼내 놓고 함께 배워 가는 리빙랩과 같은 분위기에서 시대 변화를 배우고 스스로를 알아 갈 수 있게 도와야 한다. 현재는 소수의 전문가들이 연구할 시간도 없이 분주하게 ‘계몽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성평등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국가의 대대적인 연구와 지원이 필요하다.” -젠더 이슈와 관련한 다양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자 발족한 서울신문 서울젠더연구소에 기대하는 역할이 있다면. “‘젠더’는 생물학적 성과 구분되는 사회적으로 구성된 성으로서 남성 중심의 사회가 어떻게 구성돼 왔는지 살펴보자는 의미에서 붙여진 단어다. 남녀로 구성된 사회가 긴 인류사를 통해 왜 이렇게 적대적 사회가 됐는지 거시적 관점을 갖고 지금 이곳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연구하고 해결해 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현재 세계가 돌아가는 현실을 보면 이 작업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차 근대의 원리였던 발전주의적 언어를 넘어 근대를 성찰하는 언어로 시대의 문제를 연구하고 풀어낼 것을 기대한다. 페미니즘은 다음 세대가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선언이다. 서울젠더연구소가 남녀와 세대 등으로 나눠진 이들이 같이 모여 의논하고 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면 좋겠다. 특히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2차 근대의 성찰적 페미니즘의 토대를 만들어 주기를 기대한다.” 김균미 젠더연구소장 kmkim@seoul.co.kr정리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여성·문화인류학자 조한혜정 교수는… 연세대 명예교수. 1981~2013년 연세대 사회학과·문화인류학과 교수로 일했다. 1980년대 여성주의 동인 집단 ‘또 하나의 문화’와 함께 여성주의적 공론의 장을 열었고, 1990년대에는 서울시립청소년 직업체험센터인 ‘하자센터’를 설립해 청소년 대안교육의 장을 마련하는 데 힘썼다. 2000년대부터는 서울시 마을공동체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 민관 협력의 다양한 모델을 제시했다. 곳곳의 마을을 돌봄과 소통이 있는 배움터로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다. 저서로 ‘성찰적 근대성과 페미니즘’, ‘학교를 찾는 아이 아이를 찾는 사회’, ‘학교를 거부하는 아이 아이를 거부하는 사회’,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글 읽기와 삶 읽기’, ‘다시, 마을이다’, ‘가족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마을로’, ‘선망국의 시간’ 등이 있다.
  • 인도 정부, 헌법 370조 철회하겠다 공언, 카슈미르 화약고 터지나

    인도 정부, 헌법 370조 철회하겠다 공언, 카슈미르 화약고 터지나

    인도 정부가 잠무-카슈미르주 주민들에게 부여했던 우대 조항을 철회하기로 해 ‘남아시아의 화약고’로 불려온 이 지역을 둘러싼 소요가 격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지금까지 인도 헌법 370조는 인도령 잠무-카슈미르주 주민들에게 연방의 어느 다른 주보다 더한 자율권을 부여해 카슈미르가 인도 연방에 속하게 만드는 이론적 기반을 제공해왔다. 재산권, 시민권, 취업 관련 특혜를 보장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이 조항 때문에 다른 주에서 카슈미르로 이주한 국민이 부동산 취득 등에서 역차별을 받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아미트 샤 내무부 장관은 5일 의회 연설을 통해 야당이 줄기차게 반대해 온 370조를 철회하겠다는 연방 정부의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사실상 외교와 국방을 제외하고는 독립 국가에 맞먹는 자치권을 부여한 셈이었는데 이를 철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셈이다. 이번 조치는 힌두 민족주의를 앞세운 나렌드라 모디 정부에 대한 인도령 잠무-카슈미르 이슬람계 주민들의 뿌리 깊은 반감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원래 이 지역은 주민 다수가 이슬람을 신봉했지만 지도자들이 힌두 정부 편입을 추진해 1947년 전쟁을 치렀다. 유엔 중재로 포성을 멈췄지만 그 뒤로도 한 차례 전쟁과 히말라야 지대에서의 국지전을 치렀다. 인도는 주민투표를 통해 잠무-카슈미르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미루다가 해당 지역을 연방의 하나로 편입, 현지 주민이 강력히 반발해왔다. 반발을 누르기 위해 대신 선물로 건넨 것이 370조였다. 이슬람 무장조직 등의 테러 위협을 빌미로 이 지역 통제를 강화하려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갈등과 전쟁으로 비화할 여지도 다분하다.인도 정부는 최근 들어 잠무-카슈미르 지역 곳곳에 다양한 ‘제재령’을 발동했다. 당국은 우선 치안이 불안한 지역을 중심으로 휴대전화, 인터넷, 유선전화 등 민간 통신망을 폐쇄하는가 하면 공공장소에서의 모임이나 시위도 금지했다. 학교 대부분도 휴교에 들어갔다. 반정부 인사의 활동도 제한됐다. 메흐부바 무프티 전 주총리, 오마르 압둘라 전 주총리 등 반정부 여론을 주도하던 이들이 가택 연금 당했다. 또 50만∼60만명의 군인이 배치된 이 지역에 최근 군인 1만명이 증파됐고 인도 보안당국 관계자는 AFP통신에 “군인 7만명이 추가로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의 ‘계엄령’이 선포된 셈이다. 인도가 이 지역에서 이처럼 치안을 대폭 강화한 것은 현지에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인도 군 당국은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둔 무장세력이 힌두교 성지 순례객을 공격하려는 시도가 최근 여러 차례 있었으며 증거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2일 현지인 관광객, 힌두교 성지순례객, 외지에서 온 학생 등에게 즉시 철수하라고 명령했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2월 대형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경찰 40여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 전면전 위기까지 갔던 인도와 파키스탄의 갈등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두 나라는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후 카슈미르 지역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몇 차례 전쟁까지 치른 뒤 지금은 정전 통제선(LoC, Line of Control)을 맞대고 대치하고 있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지난 4일 트위터를 통해 “LOC를 넘어 죄 없는 민간인을 공격하고 국제법을 위반하며 집속탄(集束彈)까지 사용한 인도를 규탄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 문제를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인도군은 최근 파키스탄에서 잠무-카슈미르주로 침투하려는 반군 5∼7명을 사살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파키스탄은 인도의 주장을 “근거 없다”고 일축하며 오히려 인도가 집속탄을 민간인에게 사용해 4명이 죽고 11명이 다쳤다고 반박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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