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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남성 중심 내각은 왜 위험한가/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남성 중심 내각은 왜 위험한가/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윤석열 정부의 여성 및 성소수자 정책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메시지가 예사롭지 않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방한 인사들의 행보가 발산하는 메시지가 매섭다. 이미 보도된 대로 지난달 11일 ‘세컨드 젠틀맨’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는 성소수자 방송인 홍석천씨와 광장시장을 찾았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정부에, 기업에, 교육 분야에 더 많은 여성 리더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달 7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서울 중구 주한미국대사관저에서 성소수자들과 면담한 뒤 여성 창업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실 지난달 초 윤 정부의 내각 명단이 정리됐을 때 미국 행정부와 싱크탱크의 한반도 관련 인사들은 술렁였다. 취재원들은 장차관 명단 가운데 압도적으로 남성 비율이 높은 이유를 묻곤 했다. “윤 정부의 여성 소외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는 자못 점잖은 비판이 많았다. 혹자는 “역차별을 받는다고 불만인 건 청년층이라던데, 왜 상대적으로 충분한 혜택을 누렸다는 50·60대 남성들이 또 우대를 받냐”고 묻기도 했다. 동맹 국가의 내각 인사에 대한 지나친 ‘간섭’은 외교적 결례라는 것을 잘 아는 워싱턴이다. 그런데도 집요하게 윤 정부의 남성 위주 내각을 문제 삼는 건 이를 ‘인권’ 문제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최근 외신기자들이 잇따라 윤 대통령에게 남성 위주 내각에 대해 물으면서 여성 홀대 인사가 공론화된 것 같지만, 워싱턴 인사들은 훨씬 전부터 ‘동맹’ 한국의 인권이 퇴보하지 않을까 우려했단 얘기다. 국내에서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분위기에 대한 우려도 매한가지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4월 198개국의 인권 상황을 정리한 ‘2021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서울시가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의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 신청을 불허한 것을 인권 문제로 적시했다. 어렵게 쟁취한 양성평등과 인권의 쳇바퀴를 뒤로 돌리는 듯한 이런 인사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윤 대통령은 지난달 국회의장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최근 공직 후보자들을 검토하는데 그중 여성이 있었다. 그 후보자의 평가가 다른 후보자들보다 약간 낮았는데, 한 참모가 ‘여성이어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게 누적돼 그럴 것’이라고 하더라”며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미국 기자들마저 관련 질문을 쏟아낼 때까지 참모들이 어떤 직언도 하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상대적으로 우리 사회의 기득권을 누려 온 50·60대 남성들이 즐비한 인수위원회와 비서실이 가진 한계로 보인다. ‘능력주의’를 표방한 인사를 하면서 구조적인 젠더 차별에 대한 기본적인 조언을 한 참모가 없었다는 게 그저 놀라울 뿐이다. 불공정한 출발선을 무시한 ‘능력주의’는 그래서 위험하다. 윤 대통령이 참모 구성의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서오남’(서울대 50대 남성)들만으로 국정 운영을 한다면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청와대를 떠난다고 자연스럽게 소통이 이뤄지는 건 아니다. 첨단기술·경제·문화 강국으로 거듭난 21세기 대한민국이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인권 퇴보를 의심받는 상황은 부끄러운 일이다. 20대 남성들의 새로운 공정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만, 그렇다고 여성 참여를 제한함으로써 ‘양성평등’이 성취되는 것은 아니다.
  • “남경 日15시간 일할 때 여경 승진공부” 경찰청 블라인드 글 논란 [넷만세]

    “남경 日15시간 일할 때 여경 승진공부” 경찰청 블라인드 글 논란 [넷만세]

    “6시 퇴근하고 다음날 온전한 휴무를 받는 건 남자기동대는 상상도 못 하는 일이다.” 경기남부청 기동대 내 성차별적 근무 환경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한 익명글이 온라인 남초 커뮤니티에서 화제다. 지난 1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경찰청 게시판에는 ‘경기남부경찰청 여자기동대 특혜 및 실태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최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인해 “경기남부·경기북부·서울청 기동대들은 이천·의왕 등으로 출동한다”며 “하루에 2~3시간 자고 당직근무해 잠을 자는 휴무(당직 다음날 휴무일) 외에는 하루 15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을 전했다.글쓴이는 단순 격무로 인한 스트레스보다 여자기동대와의 차별 대우에 대해 분노했다. 그는 “남자기동대는 4시 출근, 23시 퇴근, 주말 없이 매일 집회에 출동”하는 반면 “여자기동대는 1개 제대씩 번갈아가며 근무하고 2개 제대는 휴무다. 주말 풀휴식에 철야도 안 한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여자기동대인 6기동대의 근무 실태도 폭로했다. 그는 “6기동대 근무는 출동대기다. 사무실에서 아무것도 안 한다. 멍 때리다가 승진 공부 하다가 넷플릭스 보고 부대에서 잔다”며 “가끔 방범 근무일 때는 경기남부청 관할 31개 경찰서 중 하나로 출동해 방범 1시간 돌고 휴식한다. 실근무시간은 2시간 정도”라고 주장했다.남경의 일이 훨씬 힘들지만 승진은 오히려 여경에 유리하다는 주장도 이어갔다. 글쓴이는 “연말 심사승진도 남경이랑 여경이랑 공정하게 해야 한다며 여1·남1 이런 식으로 승진시킨다. 9:1 성비 조직에서 1:1 비율 승진이 참…”이라며 한탄했다. 글쓴이는 “모든 시도경찰청에 여경기동대가 있는데 유독 경기남부청만 계속 말이 나온다”며 “힘들고 역차별이 너무 억울하다. 하루 5시간이라도 자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글은 여러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며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았다. 에펨코리아(펨코)에서는 관련 게시물이 9만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국가기관이라는 곳이 가관이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에서 동일노동은 쏙 빠지고 동일임금만 맛있게 챙긴다”, “의경 근무했었는데 의경들이 하던 거 전환하니까 죽어나는구나”, “경찰은 노조도 못 만들고 단체행동도 못하니까 블라인드에 하소연하는 거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음” 등 댓글이 이어졌다.개드립넷에는 “승진이나 평가 같은 민감한 영역부터 저렇게 굴리면 사기 진작이 안 될 수밖에 없다”, “불만은 못 들은 척하면 그만임. 아무것도 안 바뀔 거다”, “저런 게 공정?” 등 반응이 나왔다. 디시인사이드에서는 1000개 넘는 댓글이 쏟아졌다. “보수든 진보든 여자 감싸주는 정도 차이만 있지 젊은 남자는 호구로 본다”, “체력 검정 매년 돌려서 여경여군여소방 정리해야 한다”, “평등한 기준으로 뽑지도 않고 일도 여자라고 편하게 히는데 급여·승진은 똑같다. 이게 페미니스트 사회의 현실이다” 등 댓글이 달렸다. 이와 관련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화물연대 총파업에 참가한 조합원 대부분이 남성으로 남자기동대 위주 근무를 편성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보도 이후 부대 철야 근무부대 인원을 축소하고 휴무를 확대 지정 하는 등 개선했다”고 밝혔다. 또 승진 차별에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지난해 남자 경찰관이 13명 승진한 반면 여자경찰관은 0명이었다”고 해명했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 “윤석열 정부 지역균형정책은 공간적 정의 구현할 것”

    “윤석열 정부 지역균형정책은 공간적 정의 구현할 것”

    “수도권 대학생의 차별받는다는 거부감 해소해야” 한국지역개발학회 주관으로 윤석열 정부의 지역균형정책의 방향에 대해 토론하는 국가전략 연합학술대회가 27~28일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열렸다. 김병준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 특별위원장은 기조 강연을 통해 새 정부 지역균형 발전 정책의 차별성에 대해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새 정부의 지역정책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란 확고한 철학적 가치를 정립하고 시작됐음을 강조했다. 이어 어디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리는 지방시대를 통해 공간적 정의를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자유특구, 분권혁신특구, 조세 및 규제 특례지역인 기회발전특구 등도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기관 한국지방자치학회 명예회장은 “윤 정부의 지역균형 정책은 국가권력으로 균형정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친화적인 균형정책이란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방이 주도하고 중앙이 지원하는 균형발전정책으로 지역에 스며드는 균형정책이라고 부연했다. 그동안의 지역균형 정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의지가 다음 정부에 의해 단절되고, 국가주도적 방법으로 이뤄지면서 오히려 지역 격차가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이기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 특별위원은 “지방이 지역균형 정책의 종속적 수혜자로 여겨지면서 지방 스스로의 자기주도성은 경시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수도권은 지역 균형발전의 ‘훼방꾼’이 아니라 중앙과 지방이 함께 간다는 인식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수도권 자원 깔때기 넘쳐나면 지방 안가고 해외로 흘러” 조덕호 한국지역개발학회 명예회장은 “수도권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깔때기와 같은데 이 깔때기가 지방으로 넘쳐나야 하지만 구멍이 뚫려 있어 수도권의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이 외국으로 빠져나간다”고 한탄했다. 또 위성정보시스템 통계자료를 활용해 데이터에 기반한 지역 균형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규 공공투자사업에 대해 시행하는 예비 타당성 조사는 지방의 사업효과가 수도권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정렬 한국지역학회 명예회장은 수도권 청년들의 지역균형 발전에 대한 거부감을 설명했다. 손 회장은 “586의 규범적 정책 때문에 수도권 대학에 다니는 것만으로도 역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할 정도로 지역균형 정책에 대한 이해가 낮다”라면서 “미래 한국사회 주체인 청년층을 대상으로 지역 균형정책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성규 한국지역개발학회 자문위원장은 프랑스에서 1960년대에 ‘프랑스에는 파리가 있고, 나머지 지역엔 사막처럼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 있었지만, 지금은 지역 균형 발전의 모범국가가 되었다고 밝혔다.
  • [나와, 현장] 여가부 폐지와 반지성주의/이혜리 정치부 기자

    [나와, 현장] 여가부 폐지와 반지성주의/이혜리 정치부 기자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 말미에 한 외신기자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던진 질문이 화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소속 기자는 윤석열 정부 내각의 남성 편중 현상을 지적하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했는데, 어떻게 하면 여성들의 대표성을 향상할 수 있겠느냐”고 직격했다. 잠시 고민하고 입을 연 윤 대통령을 두고 WP는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불쑥 들어온 돌발 질문이 내심 불편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기자들과 ‘출근길 문답’에 자신감 넘치게 임하는 윤 대통령이 평소와 달리 신중해 보였다는 점은 분명하다. 당선 이후 여가부 폐지 공약에 대한 윤 대통령 측의 신중한 태도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달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겠다며 정부 조직개편을 미뤘다. 여가부 폐지도 장관 주도하에 면밀한 검토와 여론 수렴을 거쳐 하겠다고 했다. 외신 기자의 질문에 윤 대통령은 여성의 공정한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고 답했다. 후보 시절 ‘일곱 글자’(여성가족부 폐지)의 공약을 내놓고, 한국 사회에 더이상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주장했던 모습과 차이가 느껴진다. 여기엔 정권 초 해당 공약을 급하게 밀어붙였다가 야당의 반발과 정치권의 갈등으로 국정 마비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동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공약 제시 직후 ‘이대남과 이대녀’(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집단 갈등이 격화되며 정치 기능은 마비됐다. 이들은 구조적 성차별, 역차별 유무 등을 두고 각자 원하는 근거만 취사선택해 서로의 의견을 억압했다. 이는 윤 대통령의 취임사 속 ‘반지성주의’로 설명이 가능하다. 그는 정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반지성주의를 꼽았다. 그러면서 지나친 집단적 갈등, 각자 보고 싶고 듣고 싶은 사실만 선택, 다수의 힘으로 상대 의견 억압 등의 현상으로 이를 설명했다. 다시 윤 대통령의 취임사로 돌아가 해법을 찾아본다. 윤 대통령은 과학적 진실을 통해 견해가 다른 이들의 입장을 조정하고 타협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지성주의’라고 했다. 그러려면 현재 여가부의 여성정책 기능·역할 중 남길 것과 개선할 것 등을 과학적 진실에 기반해 검증해야 한다. 일곱 글자가 아닌 충분한 설명과 설득의 과정도 필요하다. 폐지·개편 등 용어 사용도 신중해야 할 것이다. 여가부가 김현숙 장관이 말한 젠더 갈등을 풀어낼, 나아가 반지성주의를 타파할 부처로 탈바꿈하길 기대한다. 여가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하는 윤 대통령의 모습도 기대한다.
  • 골목상권 못 지키고 새 유통 강자 출현 도와…상생의 유통구조로 개선을[전경하의 실패학]

    골목상권 못 지키고 새 유통 강자 출현 도와…상생의 유통구조로 개선을[전경하의 실패학]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실시된 지 올해로 10년째다.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규모 점포 등에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일 지정 등이 가능해졌다. 이 규제는 원하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새로운 강자의 출현을 도왔다. 규제의 역효과를 떠나 빠르게 변하는 경제 환경에 맞춰 사업자는 물론 소비자도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역차별 가져온 영업 제한 법제처는 2012년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이 온라인 영업에도 해당한다고 유권해석했다. 즉 의무휴업일이나 영업할 수 없는 심야에 기존 점포를 물류·배송기지로 활용해 온라인 영업을 하면 대규모 점포를 개방해 영업하는 것과 같다고 봤다. 이 규제에 따라 이마트의 새벽배송은 주문자의 인근 점포가 아닌 수도권 물류센터에서 출발한다. 새벽배송이 일부 지역에서만 이뤄지는 이유다. 이마트 점포에서 출발하는 쓱배송은 한 달에 두 번인 의무휴업일에는 안 된다. 기존 점포 일부를 폐점하는 상황에서 새벽배송 수요를 맞추기 위해 물류센터를 짓던 롯데는 지난달 새벽배송을 2년 만에 중단했다. 대규모 점포가 없는 쿠팡, 마켓컬리 등은 이 규제를 받지 않는다. ‘폭풍성장’을 하고 있는 두 회사는 수도권 곳곳에 물류단지를 짓고 있다. 수도권에 가까운 이들 인프라는 온라인 쇼핑의 매출을 좌우한다. 하지만 늘어나는 물류단지 인근 주민들은 교통체증, 소음 등에 시달린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전통시장, 소상공인 등 중소유통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다. 의무휴업이 도입된 이후 대형마트의 시장점유율은 줄었다. 늘어나야 할 전통시장의 시장점유율도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소매업 총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14.5%,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등이 포함된 전문소매점은 40.7%였다. 이 비중은 지난해 대형마트 8.6%, 전문소매점 32.2%로 줄었다. 시장점유율이 늘어난 업태는 면세점, 편의점, 무점포소매업이다. 온라인·홈쇼핑이 포함된 무점포소매업의 시장점유율은 두 배가 됐다.●출점 규제가 만든 신흥 강자 롯데마트가 2010년 출시한 ‘통큰치킨’은 ‘전통상업보존구역’을 만들었다.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500m 이내에 대규모 점포나 기업형슈퍼마켓(SSM)을 열려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해야 한다. 사실상 출점이 막혔다. 이 규제는 1년 뒤 1㎞로 확대됐다. 대규모 점포 기준은 매장면적 3000㎡, SSM 기준은 대기업집단이 운영하는 직영 또는 프랜차이즈 점포다. 규제란 온라인 영업처럼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사업자에게는 기회가 된다. 매장면적이 3000㎡가 되지 않고, 대기업집단에도 속하지 않은 유통업체는 출점은 물론 영업 제한도 받지 않는다. 최근 몇 년 사이 중소·중견기업이 운영하는 식자재마트가 ‘골목의 코스트코’가 된 이유다. 식자재마트는 주변 상권에 있는 식당 등에 식자재 등을 납품하는 도매업이지만 일반 소비자도 이용할 수 있다. 취급 품목도 식자재는 물론 생활용품, 가전제품 등으로 다양화했다. 중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점포로 분류되니 긴급재난지원금도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방역패스 시행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영업규제에 시달리다 폐점한 대형마트나 SSM 자리에 식자재마트가 입점하는 현상이 규제의 역차별성을 그대로 보여 준다. 명시적인 진입 규제가 없다고 대형마트가 들어서는 것도 아니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 복합쇼핑몰 이슈가 나왔던 광주광역시가 대표적이다. 광주에는 6대 광역시 중 유일하게 대형 복합쇼핑몰이나 코스트코, 이마트트레이더스 같은 창고형 할인매장이 없다. 유통업체들은 꾸준히 진입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기환 국민의힘 광주시장 후보는 물론 강기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복합쇼핑몰 유치를 공약으로 내놨다. 강 후보는 최근 지역 언론 등과의 합동 인터뷰에서 “대형 복합쇼핑몰은 도시 내부에, 창고형 대형 매장은 도시 외곽으로 가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완화되는 유통 규제 프랑스는 대규모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가 가장 엄격한 나라다. 프랑스 정부는 1970년 매장면적 3000㎡ 이상 대형 점포 출점은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 기준을 밑돈 소형 할인점이 계속 출점하자 1996년 허가가 필요한 최소매장면적을 300㎡로 낮췄다. 역시 규제 대상을 벗어난 초소형 할인점이 늘어나고, 규제 적용 전부터 있던 기존 점포로 소비자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프랑스 정부는 2008년 경제활성화를 목적으로 허가 필요 매장면적을 1000㎡로 높였다. 일요일 영업 제한도 2017년 관광지 등 지역 환경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바꿨다. 일본은 1974년 중소소매업을 보호하기 위해 ‘대규모 소매점포에 있어서 소매업 사업활동의 조정에 관한 법률’(대점법)을 만들어 매장면적 500㎡ 이상의 점포를 규제했다. 이 규제는 외국 소매기업의 진출을 가로막는 비관세장벽으로 세계무역기구(WTO)에 1997년 제소됐다. 유통산업 선진화를 막는다는 국내 비판까지 더해져 대점법은 2000년 ‘대규모 소매점포 입지법’(대점입지법)으로 대체됐다. 대형 소매점을 직접 규제해 중소소매업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소매업 자체 경쟁력을 높여 사회 전체의 후생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대형 소매점은 교통정체, 소음, 폐기물 등에서 규제를 적용받는다. 일본은 2000년 들어 대형 소매점들이 중심 시가지에서 교외 지역으로 대거 이전하면서 도심 공동화(空洞化)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서 2007년 도시계획법을 고쳐 교외 지역 입점을 규제하고 중심 시가지 활성화법과 연계했다. 대형 유통업체 폐점으로 인한 주변 상권의 붕괴는 국내에서도 발생했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스마트경영학과 교수의 ‘대형 유통시설이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이마트 부평점 폐점 이후 반경 3㎞ 이내 소형 슈퍼마켓의 매출이 줄었다. 대형마트 폐점으로 인근 음식점은 물론 소규모 점포의 소비자도 떠났기 때문이다. 마트 폐점으로 인한 고용감소도 겹쳤다. 이덕훈(전 한남대 총장) 전통시장학회장은 “전통시장, 소상공인과 대형마트를 분리하는 규제가 아니라 이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제 전통시장의 적은 대형마트나 백화점이 아니고 디지털 격차”라며 “평균 연령 58세인 전통시장 상인들이 디지털을 이용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통상업보전구역은 구(舊)도심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몰락하는 구도심의 재생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경기 안성·여주시, 충남 당진시, 경북 구미시는 전통시장에 SSM인 노브랜드를 유치했다. 소비자물가가 오를 때 정부가 내놓은 정책 중 단골 메뉴는 유통구조 개선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지난 12일 추가경정예산안 브리핑에서 물가 안정 대책에 대해 “유통 부문의 구조 개선 등을 고민 중”이라고 답한 것이 대표적이다. 유통구조 개선은 규제를 풀어 나가겠다는 뜻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유통산업발전 개정안 중에는 온라인 영업에 한해 대규모 점포 규제 완화, 식자재마트 규제 신설, 전통상업보전구역 세분화 등이 담겨 있다. 코로나19로 변한 유통 환경은 과거로는 돌아가지 않는다. 유통 규제를 논할 때가 아니라 유통의 경쟁력을 높여 물가를 구조적으로 안정시키는 방안이 나와야 하는 시점이다.
  • 전통시장이 아닌 쿠팡, 식자재마트 도운 대형마트 규제

    전통시장이 아닌 쿠팡, 식자재마트 도운 대형마트 규제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실시된 지 올해로 10년째다.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규모 점포 등에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일 지정 등이 가능해졌다. 이 규제는 원하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새로운 강자의 출현을 도왔다. 규제의 역효과를 떠나 빠르게 변하는 경제 환경에 맞춰 사업자는 물론 소비자도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역차별 가져온 영업 제한 법제처는 2012년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이 온라인 영업에도 해당한다고 유권해석했다. 즉 의무휴업일이나 영업할 수 없는 심야에 기존 점포를 물류·배송기지로 활용해 온라인 영업을 하면 대규모 점포를 개방해 영업하는 것과 같다고 봤다. 이 규제에 따라 이마트의 새벽배송은 주문자의 인근 점포가 아닌 수도권 물류센터에서 출발한다. 새벽배송이 일부 지역에서만 이뤄지는 이유다. 이마트 점포에서 출발하는 쓱배송은 한 달에 두 번인 의무휴업일에는 안 된다. 기존 점포 일부를 폐점하는 상황에서 새벽배송 수요를 맞추기 위해 물류센터를 짓던 롯데는 지난달 새벽배송을 2년 만에 중단했다. 대규모 점포가 없는 쿠팡, 마켓컬리 등은 이 규제를 받지 않는다. ‘폭풍성장’을 하고 있는 두 회사는 수도권 곳곳에 물류단지를 짓고 있다. 수도권에 가까운 이들 인프라는 온라인 쇼핑의 매출을 좌우한다. 하지만 늘어나는 물류단지 인근 주민들은 교통체증, 소음 등에 시달린다.대형마트 의무휴업은 전통시장, 소상공인 등 중소유통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다. 의무휴업이 도입된 이후 대형마트의 시장점유율은 줄었다. 늘어나야 할 전통시장의 시장점유율도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소매업 총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14.5%,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등이 포함된 전문소매점은 40.7%였다. 이 비중은 지난해 대형마트 8.6%, 전문소매점 32.2%로 줄었다. 시장점유율이 늘어난 업태는 면세점, 편의점, 무점포소매업이다. 온라인·홈쇼핑이 포함된 무점포소매업의 시장점유율은 두 배가 됐다. 출점 규제가 만든 신흥 강자 롯데마트가 2010년 출시한 ‘통큰치킨’은 ‘전통상업보존구역’을 만들었다.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500m 이내에 대규모 점포나 기업형슈퍼마켓(SSM)을 열려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해야 한다. 사실상 출점이 막혔다. 이 규제는 1년 뒤 1㎞로 확대됐다. 대규모 점포 기준은 매장면적 3000㎡, SSM 기준은 대기업집단이 운영하는 직영 또는 프랜차이즈 점포다. 규제란 온라인 영업처럼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사업자에게는 기회가 된다. 매장면적이 3000㎡가 되지 않고, 대기업집단에도 속하지 않은 유통업체는 출점은 물론 영업 제한도 받지 않는다. 최근 몇 년 사이 중소·중견기업이 운영하는 식자재마트가 ‘골목의 코스트코’가 된 이유다. 식자재마트는 주변 상권에 있는 식당 등에 식자재 등을 납품하는 도매업이지만 일반 소비자도 이용할 수 있다. 취급 품목도 식자재는 물론 생활용품, 가전제품 등으로 다양화했다. 중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점포로 분류되니 긴급재난지원금도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방역패스 시행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영업규제에 시달리다 폐점한 대형마트나 SSM 자리에 식자재마트가 입점하는 현상이 규제의 역차별성을 그대로 보여 준다. 명시적인 진입 규제가 없다고 대형마트가 들어서는 것도 아니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 복합쇼핑몰 이슈가 나왔던 광주광역시가 대표적이다. 광주에는 6대 광역시 중 유일하게 대형 복합쇼핑몰이나 코스트코, 이마트트레이더스 같은 창고형 할인매장이 없다. 유통업체들은 꾸준히 진입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기환 국민의힘 광주시장 후보는 물론 강기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복합쇼핑몰 유치를 공약으로 내놨다. 강 후보는 최근 지역 언론 등과의 합동 인터뷰에서 “대형 복합쇼핑몰은 도시 내부에, 창고형 대형 매장은 도시 외곽으로 가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화되는 유통 규제  프랑스는 대규모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가 가장 엄격한 나라다. 프랑스 정부는 1970년 매장면적 3000㎡ 이상 대형 점포 출점은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 기준을 밑돈 소형 할인점이 계속 출점하자 1996년 허가가 필요한 최소매장면적을 300㎡로 낮췄다. 역시 규제 대상을 벗어난 초소형 할인점이 늘어나고, 규제 적용 전부터 있던 기존 점포로 소비자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프랑스 정부는 2008년 경제활성화를 목적으로 허가 필요 매장면적을 1000㎡로 높였다. 일요일 영업 제한도 2017년 관광지 등 지역 환경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바꿨다. 일본은 1974년 중소소매업을 보호하기 위해 ‘대규모 소매점포에 있어서 소매업 사업활동의 조정에 관한 법률’(대점법)을 만들어 매장면적 500㎡ 이상의 점포를 규제했다. 이 규제는 외국 소매기업의 진출을 가로막는 비관세장벽으로 세계무역기구(WTO)에 1997년 제소됐다. 유통산업 선진화를 막는다는 국내 비판까지 더해져 대점법은 2000년 ‘대규모 소매점포 입지법’(대점입지법)으로 대체됐다. 대형 소매점을 직접 규제해 중소소매업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소매업 자체 경쟁력을 높여 사회 전체의 후생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대형 소매점은 교통정체, 소음, 폐기물 등에서 규제를 적용받는다. 일본은 2000년 들어 대형 소매점들이 중심 시가지에서 교외 지역으로 대거 이전하면서 도심 공동화(空洞化)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서 2007년 도시계획법을 고쳐 교외 지역 입점을 규제하고 중심 시가지 활성화법과 연계했다. 대형 유통업체 폐점으로 인한 주변 상권의 붕괴는 국내에서도 발생했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스마트경영학과 교수의 ‘대형 유통시설이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이마트 부평점 폐점 이후 반경 3㎞ 이내 소형 슈퍼마켓의 매출이 줄었다. 대형마트 폐점으로 인근 음식점은 물론 소규모 점포의 소비자도 떠났기 때문이다. 마트 폐점으로 인한 고용감소도 겹쳤다. 이덕훈(전 한남대 총장) 전통시장학회장은 “전통시장, 소상공인과 대형마트를 분리하는 규제가 아니라 이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제 전통시장의 적은 대형마트나 백화점이 아니고 디지털 격차”라며 “평균 연령 58세인 전통시장 상인들이 디지털을 이용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통상업보전구역은 구(舊)도심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몰락하는 구도심의 재생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경기 안성·여주시, 충남 당진시, 경북 구미시는 전통시장에 SSM인 노브랜드를 유치했다. 소비자물가가 오를 때 정부가 내놓은 정책 중 단골 메뉴는 유통구조 개선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지난 12일 추가경정예산안 브리핑에서 물가 안정 대책에 대해 “유통 부문의 구조 개선 등을 고민 중”이라고 답한 것이 대표적이다. 유통구조 개선은 규제를 풀어 나가겠다는 뜻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유통산업발전 개정안 중에는 온라인 영업에 한해 대규모 점포 규제 완화, 식자재마트 규제 신설, 전통상업보전구역 세분화 등이 담겨 있다. 코로나19로 변한 유통 환경은 과거로는 돌아가지 않는다. 유통 규제를 논할 때가 아니라 유통의 경쟁력을 높여 물가를 구조적으로 안정시키는 방안이 나와야 하는 시점이다.
  • 유엔해비타트 한국委, 핀테크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정책 세미나

    유엔해비타트 한국委, 핀테크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정책 세미나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는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법사위, 언론미디어제도개선 특별위 소속 김종민 의원, 정무위 소속 유동수 의원, 정무위 소속 윤창현 국회의원과 함께 ‘디지털 시대, 대한민국 협력경제의 길’ 국회 연속 정책 세미나 시리즈 4회차 ‘핀테크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핀테크 산업의 동향 및 기술 트렌드 파악과 핀테크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제안을 위해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정책 제안 토론이 이뤄졌다. 김 의원은 “글로벌 시장이 활발함에도 우리나라의 핀테크 산업 발전 수준은 글로벌 순위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다”며 “출발이 늦은 점을 감안하면 단시간에 양적인 성장을 이뤘다고 볼 수 있겠지만, 이제는 질적인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국내 핀테크 산업의 성장률은 10%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성장 격차의 핵심 원인은 관련 법과 제도의 미비”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핀테크 스타트업들의 혁신아이디어가 소비자 후생으로 유연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스몰라이선스 제도 도입 등 전향적인 규제개선 정책들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발제를 맡은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전통적 금융산업에서는 금융자본이 금융산업을 지배했으나, 모바일 시대에는 금융 플랫폼을 선점하는 기업이 세계 금융을 지배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국내 핀테크 규제 방향에 대해 “규제 위주의 정책이 개선될 것으로 보여, 플랫폼 혁신은 유지하면서 소비자 보호도 유의하는 자율규제 방향으로 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토론자인 김시홍 법무법인 광장 디지털금융팀 전문위원은 바람직한 빅테크, 핀테크 규제 방향으로 규제에 대한 시각 정립, 혁신성과 소비자 편익을 제고하는 연성 규제, 협업, 상생, 공정경쟁, 개방형 생태계 조성을 위한 입법 등을 꼽았다. 김정혁 한창 디지털전문위원은 “우리나라가 핀테크 산업의 성장, 블록체인·암호화폐 진흥을 통해 디지털 자산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현장의 기업과 소비자 그리고 행정이 상호 협력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종욱 웨이브릿지 대표는 “국내에서도 명확한 규제가 조속히 정비되어 글로벌 역량을 갖춘 디지털 자산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경규 동국대학교 교수는 “빅테크-금융회사 간 규제 격차(기울어진 운동장)에 따라 금융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며, 정책 방향 제언으로 금융소비자보호법 원칙의 재확인과 빅테크와 규제 역차별 해소, 빅테크를 포함한 산업생태계의 정합성 있는 육성책과 규제 필요 등을 제시했다. ‘디지털 시대, 대한민국 협력경제의 길 정책 세미나’는 총 5회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어지는 5회차 세미나는 ‘실리콘밸리를 넘어 협력경제의 길로’ 주제로 다음달 13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 소회의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 아이돌 최초 ‘병역특례’ 논쟁…국회 결정 기다리는 BTS

    아이돌 최초 ‘병역특례’ 논쟁…국회 결정 기다리는 BTS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국회의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는 아이돌 최초 ‘병역특례’ 문제와 관련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한 일이므로 회사 차원에서 대답하기 적절치 않다”면서도 이번 국회에서 관련 논의가 정리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맏형 진은 1992년생, 올해 30살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사실상 이달 안에 이른바 ‘BTS 병역특례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MBC ‘PD수첩’은 10일 “내년부터 멤버 7명이 차례로 줄줄이 입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뜨거운 찬반 의견을 조명했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핫 100에 6곡이나 1위를 차지하고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며 K-Pop 역사의 신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영국 BBC를 비롯한 외신들은 방탄소년단을 22세기의 비틀스로 표현했고, 타임지는 올해의 가장 유명한 밴드로도 선정했다. 3회의 서울 콘서트 만으로 1조 원의 경제적 효과를 불러일으켰고 생산 유발 효과는 약 1조 2324억 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약 4801억 원으로 추산됐다. 방탄소년단은 국위선양과 문화창달에 가장 기여한 예체능인 설문조사에서 58%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병역특례 이슈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36%는 반대, 34.6%는 찬성하며 팽팽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음악콘텐츠 협회 사무총장 최광호는 “6월 이전에 법안 통과가 되지 않으면 병역 혜택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이다. 월드스타들은 미국, 영국에서도 매년 나오지 않기 때문에 (병역의무가) 아쉬운 것”이라며 방탄소년단의 병역혜택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전임범 전 특전사령관은 “다른 보상을 줄 수 있는데 병역특례까지 주는 건 공평하지 않다. 지금은 한 사람만 빠져도 ‘아 저 친구는 왜 안 가지?’ 하는 질문을 하게 돼 있다. 전체 집단 사기가 빠지게 돼 있다. 선망의 대상이 군대를 안 간다면 어린 아이들이 뭐라고 생각하겠나? 나도 뭘 해서 군대를 안 가야겠다고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전 광주전남지방병무청장 이동환 역시 “병역특례를 바라보는 대다수의 장병들이 소외감을 느낄 것”이라고 우려했다.손흥민·조성진 대체복무 혜택 현행 병역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문체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예술·체육인이 경력 단절 없이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특혜를 주는 제도다. ‘국위선양’과 ‘문화창달’ 등 국가 권위나 위세를 널리 떨친 활동 경력을 자격 요건으로 한다. 체육요원은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자격요건이고, 예술요원의 경우 순수예술 분야로 병무청에서 지정한 국내외 42개 대회에서에서 2위 이상을 받아야 한다.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손흥민과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이 병역 대체복무 혜택을 받았다.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되면 약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사회로 복귀해 34개월 동안 자신의 분야에서 일하며 사회공헌활동 544시간을 이수하면 된다.찬반 팽팽…국방부 “신중한 검토 필요” BTS의 병역 특례를 찬성하는 의견의 경우 ‘다른 어떤 예술인보다 국위선양과 문화창달에 기여’했기 때문에 병역특례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황희 전 문체부 장관은 “오늘날 대중문화예술인은 국위 선양 업적이 너무나 뚜렷함에도 병역 의무 이행으로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분명한 국가적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 특례 도입이 BTS만을 위한 ‘전용 특례’가 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한 그룹을 위해 굳이 법까지 뜯어고쳐야 하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엄청난 부(富)를 얻은 BTS가 병역 특례까지 받는 것이 과연 공정하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국방부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병역법 개정안 논의를 위한 국회 국방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BTS 등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특례 적용과 관련해 “추가적인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중문화예술은 올림픽이나 콩쿠르처럼 공신력과 대표성 있는 지표가 없어 객관적인 편입 기준 설정이 어렵고, BTS에 병역특례를 적용하면 역차별 논란과 함께 특례 대상자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 등이 그 이유다. 조문상 국회 국방위 전문위원은 지난해 8월 검토보고서에서 “대중문화예술인 활동은 개인 영리활동과 직결될 뿐 아니라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경향이 있어 특기를 활용한 공익적인 업무에 복무하도록 하는 이 제도에 다소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 BTS 아이돌 최초 ‘병역특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BTS 아이돌 최초 ‘병역특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 특례를 두고 논쟁이 뜨겁다. 맏형 진이 1992년생으로 올해 말까지 입영이 연기됐지만, 병역 특례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사실상 이달 안에 이른바 ‘BTS 병역특례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중문화예술인에게 그러한 기회(병역 특례)가 주어지지 않는 점은 불공정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찬반양론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대중문화예술인도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손흥민·조성진 대체복무 혜택 현행 병역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문체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예술·체육인이 경력 단절 없이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특혜를 주는 제도다. ‘국위선양’과 ‘문화창달’ 등 국가 권위나 위세를 널리 떨친 활동 경력을 자격 요건으로 한다. 체육요원은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자격요건이고, 예술요원의 경우 순수예술 분야로 병무청에서 지정한 국내외 42개 대회에서에서 2위 이상을 받아야 한다.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손흥민과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이 병역 대체복무 혜택을 받았다.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되면 약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사회로 복귀해 34개월 동안 자신의 분야에서 일하며 사회공헌활동 544시간을 이수하면 된다.찬성의견 “대중예술도 포함해야” BTS의 병역 특례를 찬성하는 의견의 경우 ‘다른 어떤 예술인보다 국위선양과 문화창달에 기여’했기 때문에 병역특례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황희 장관은 “오늘날 대중문화예술인은 국위 선양 업적이 너무나 뚜렷함에도 병역 의무 이행으로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분명한 국가적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BTS는 2018년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다. 2020년 9월에는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한국인 최초 1위, 이듬해 11월에는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AMA’에서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Artist of the Year)’를 수상하며 3관왕을 차지했다. 지난달 20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포스트 코로나 시기의 BTS 국내 콘서트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에 따르면, BTS가 국내에서 콘서트를 정상 개최하면 공연 1회당 경제적 파급효과는 최대 1조 2207억원, 연간 10회 공연 시 12조2068억원으로 추정됐다.반대의견 “BTS만을 위한 혜택” 한국갤럽이 지난달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상대로 대중예술인 병역특례에 관해 물은 결과 ‘포함해야 한다’는 응답이 59%, ‘포함해선 안 된다’는 응답이 33%였다. 미디어 리얼 리서치 코리아가 지난달 15일부터 26일까지 성인 5039명을 대상으로 ‘BTS 병역특례 이슈’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6%가 ‘일반인들과 달리 한류 인기에 따라 병역 기준을 나누는 것 자체가 불공평하다’고 답했다. 34.6%는 ‘국격을 올린 사람들에게 주는 국가 차원의 대접’이라고 답변했다.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 특례 도입이 BTS만을 위한 ‘전용 특례’가 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한 그룹을 위해 굳이 법까지 뜯어고쳐야 하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엄청난 부(富)를 얻은 BTS가 병역 특례까지 받는 것이 과연 공정하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황희 장관은 “(특례를 받으려면) 최소한 이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것으로, 사실상 허들이 매우 높다”며 “그래서 아주 특수한 경우, 대한민국의 위상을 최고로 높일 수 있고, 대부분 국민이 동의하는 수준이 아니면 경력 10∼15년 미만인 사람이 대통령 훈·포장을 받기는 어렵다”며 방탄소년단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대 여론이 20대 남성들 입장에서 공정 이슈로 많이 나오고 있다. 소속사도 이런 기회에 그분들과 한번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라며 방탄소년단 7명의 멤버와 소속사를 향해 국민과 20대 청년이 납득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여’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국방부 “신중한 검토 필요”하이브 “국회에서 정리되길” 국방부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병역법 개정안 논의를 위한 국회 국방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BTS 등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특례 적용과 관련해 “추가적인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중문화예술은 올림픽이나 콩쿠르처럼 공신력과 대표성 있는 지표가 없어 객관적인 편입 기준 설정이 어렵고, BTS에 병역특례를 적용하면 역차별 논란과 함께 특례 대상자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 등이 그 이유다. 조문상 국회 국방위 전문위원은 지난해 8월 검토보고서에서 “대중문화예술인 활동은 개인 영리활동과 직결될 뿐 아니라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경향이 있어 특기를 활용한 공익적인 업무에 복무하도록 하는 이 제도에 다소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하이브는 따로 입장을 내지는 않았지만 이진형 하이브 커뮤니케이션 총괄(CCO)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 간담회에서 “최근 몇 년간 병역 제도가 변하고 있고 (적용)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아티스트가 힘들어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사회와 아티스트 모두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결론이 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병역에 대한 논의가 이번 국회에서 정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 인수위 “포털, 가짜뉴스 숙주 안되게 검증”… 제평위도 ‘대수술’

    인수위 “포털, 가짜뉴스 숙주 안되게 검증”… 제평위도 ‘대수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포털이 ‘가짜뉴스’의 숙주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검증하겠다며 법적 기구인 투명성위원회를 포털 내부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와 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에 대한 대대적 수술도 예고했다. 박성중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는 2일 언론 브리핑에서 “네이버·카카오 하루평균 이용자 수가 8082만명”이라며 “인터넷의 출입구 역할을 벗어나 언론사 취사선택과 뉴스 배열 등 사실상 편집권을 행사해 여론 형성을 주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네이버·카카오의 알고리즘 검증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간사는 “알고리즘이 중립성을 담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의 편집’보다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전문가 중심의 가칭 ‘알고리즘 투명성위원회’를 포털 내부에 설치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의 언론 통제 논란을 의식한 듯 박 간사는 “정부가 검증에 직접 개입하는 시스템이 아니다”라며 “법으로 위원회의 인적 구성, 자격 요건, 업무 등을 규정하고, 뉴스 등 배열·노출 등에 대한 알고리즘 기준을 검증해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인수위는 또 제평위의 밀실 심사를 투명하게 바꾸겠다며 모든 회의 속기록 작성을 의무화하고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제평위원 자격 기준을 법에 규정하고, 제평위를 네이버·다음 등 포털에 각각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 간사는 “포털은 제평위를 통해 언론사의 제휴 계약·해지 여부를 결정한다”며 “사실상 언론사의 목줄을 쥐고 있으면서도 지나치게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제평위 목에 ‘방울’을 달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단계적으로 포털 뉴스 서비스의 아웃링크로 바꾸는 부분도 소비자를 포함한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기 때문에 쉬운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몇 년 전부터 이용자의 자율성과 선택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온 부분이 이번 인수위 발표에서 고려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했다. 다른 해외 포털과의 역차별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발표안에 적용되는 사업자가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향후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이 나와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인터넷 뉴스 사업자로 등록되지 않은 구글 등 해외 포털에서도 뉴스 소비를 많이 하지만, 정작 이들은 빠질 수도 있어 역차별이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 치료는 늦다, 예방이다… 유전체 기반의 BT에 우리 미래가 달렸다[문소영의 스타트업 탐방]

    치료는 늦다, 예방이다… 유전체 기반의 BT에 우리 미래가 달렸다[문소영의 스타트업 탐방]

    ‘테라젠바이오’는 유전체(게놈) 분석 서비스와 항암백신 개발, 유전체 분석을 기반으로 맞춤형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이다. 상장제약사인 테라젠이텍스 산하 바이오연구소였다가 2020년 5월 분할해 별도 법인으로 출범했다. 테라젠이텍스 대표를 지낸 황태순(54) 대표가 새 법인의 경영을, 삼성암연구소 소장이던 백순명 연세대 의과대 겸임교수가 연구소장(CTO)을 맡았다. 2009년 한국인 유전체 분석을 완성한 이래 유전체 분석 기업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로 평가받는 테라젠바이오 황 대표와 만나 한국 바이오테크놀로지(BT)의 미래를 살펴봤다. 유전체 기반의 맞춤 신약 현주소 환자 몸에서 면역세포 뽑아 키워부작용 없이 암세포 사살 연구 중 ●유전체 분야 세계적인 키 플레이어 -유전체 기반 맞춤 신약을 개발하는 테라젠바이오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면역 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임상 1상 전 단계로 동물실험 중이다. 면역항암 백신 치료제는 환자의 몸에서 추출한 면역세포를 키우고 증폭시켜서 제 몸에 재주입하면 면역력이 활성화돼 폭넓게 다양한 암세포를 죽일 수 있다. 자신의 면역세포를 활용하니 화학적 부작용도 없다. 백신 같은 효과를 내면서 암세포를 죽이니까 ‘개인 맞춤형 암 치료제’라 볼 수 있다. 유전자 분석 기술은 과학의 영역을 벗어나 국민의 삶 전반을 개선하는 맞춤형 예방의학으로 전환하는 중이다.” -게놈 분석이 예방의학에 영향을 주나. “2014년 미국 네이처지에 발표된 사례인데 유전체 검사를 받은 소비자들의 경우 약 42%가 평상시 개선하지 못했던 생활 습관을 고칠 수 있다. 42% 정도 변화를 준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생활 습관이 잘못되면 당뇨나 고혈압에 걸려 평생 고생하지 않나. 예비환자의 생활 습관을 고쳐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에도 도움이 된다. 유전자 분석으로 질병의 이전 단계를 볼 수 있다. 당신의 유전자를 보니 당뇨에 고위험이 있다, 체중을 90㎏에서 50㎏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식이다. 이런 처방들은 병원이 아닌 헬스 관련 기업들이 할 수 있어야 삶 가운데 예방을 위한 선제적 액션이 가능하다.” -테라젠바이오의 경쟁력 수준은. “유전체 분석에 관한 한 세계적 키(Key) 플레이어다. 세계적 수준의 게놈 서비스 제공자이다. 한국인 인간게놈 지도를 2009년에 세계 최초로 발표했으며 이것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였다. 한국의 유전체 분석사업은 테라젠바이오가 걸어온 길과 같다. 이후 육·해·공 대표로 호랑이, 돌고래, 독수리 분석에 각각 참여해 세계 표준게놈으로 과학전문지 네이처지에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인간 게놈 지도와 관련해서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세계시장 겨냥한 신약·치료제 BT·인포테크놀로지 결합 필수적 ‘예방 패러다임’으로 빨리 전환을 ●고령화 한국, 예방 패러다임 절실 -게놈 기반 맞춤 신약·치료제는 세계시장에서도 유효한가. “미국과 중국이 갈등하는 틈바구니에서 한국의 미래 먹거리가 BT이다. 현재는 반도체가 끌고 나가지만 4차 산업의 핵심은 유전체 분석에 기반한 BT가 될 것이다. 미래 시장에서 BT는 정보를 활용한 기술인 ‘인포테크놀로지’와 만나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반도체와 유전체는 통합될 수밖에 없다. 유전체 분석을 기반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혁신이 일어나면 예방의학이 부상할 것이다. 치료의 패러다임에서 예방의 패러다임으로 빨리 전환시켜야 한다. 2014년에 약 20조원의 노인 치료비가 나갔는데 40년 뒤에는 400조원 가까운 치료비가 들어갈 것이다. 저출산·고령화된 한국 사회가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이다. 국가의 미래 보건과 의료 정책을 대통령 임기가 아닌 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설계해야 할 때이다. -병원 등 의학계와의 협력은 어떤가. “국내외 600여개 병원·제약사와 해외 40여개 국가와 협력 중이다.” -2020년 테라젠이텍스에서 분리해 나오면서 2년 안에 상장하겠다고 했는데. “상장은 언제라도 가능하다. 다만 유전체 분석 서비스 기업보다는 신약 개발 회사가 됐을 때 그 회사의 가치를 더 쳐 주기 때문에 신약이 구체화했을 때 상장하려고 한다. 내년 말쯤을 생각하고 있다.”●유전체 분석 신약 스타트업에 기회 -코로나 시대가 한국의 바이오산업에 미친 영향이 있나. “병원을 소유한 기업은 더 크게 성장했다. 대표적 기업이 씨젠이다. 유전자증폭(PCR)과 관련해 정부가 재정지원을 하고 있지 않은가. 현재 바이오 기업은 상장사 200여개, 비상장사 200여개인데 매출이 나오는 상위 10%는 이른바 기술이전하는 회사들이다. 여의도의 엔젤투자에 힘입어 매출이 없어도 연구개발(R&D)을 한다.” -최근 한국 바이오 생태계에 큰 변화가 있다고 하는데.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라이선스를 해외로 수출하는 사례가 생기니까 한국 바이오 기업의 입지가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유전체 분석과 신약 개발이 따로 놀 수는 없다. 효과적 신약개발을 도모하는 시대에 한국 유전체 분석 회사들이 높게 평가될 가능성은 있다. 최근 다국적제약사들이 신약개발단을 축소하고 사업개발부를 확대하고 있다. 유전체 분석을 통한 신약개발 아이디어가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협력하는 게 자체적 신약개발보다 효율적이다. 게다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임상을 하는 도시가 서울이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병원, 현대아산병원 등 빅4의 임상 능력은 세계적이다. 해외에서도 빅4에 임상을 맡기는 사례가 많다는 건 한국에 기회의 문이 자주 열린다는 의미다. 더 성장하려면 정부와 국회가 규제 완화로 BT생태계의 활성화를 도와야 한다.” 연구와 성장 가로막는 규제 정부 허가 없인 유전자 검사 못해 규제 풀어 BT생태계 활성화해야 ●신사업 문호 개방하고 육성해야 -새 정부가 지금 BT를 육성하려면 어떤 규제를 풀어야 하나. “‘황우석 교수 사태’ 이후 제정된 생명윤리법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 생명윤리법 제50조는 유전자 검사의 제한에 관한 법령이다. 3항은 ‘의료기관이 아닌 유전자 검사기관에서는 다음 각 호를 제외한 경우에는 질병의 예방, 진단 및 치료와 관련한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즉 병원의 의뢰와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한 유전자 검사만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면 활발한 연구가 불가능하다. 유전체 검사 서비스는 이제 막 시작되는 신산업이다. 병원 외 사업체에도 문호를 개방해 육성해야 한다. 규제 방식도 할 수 없는 것만 규정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국내 BT가 해외 BT와 비교해 받는 역차별을 막아야 한다.”  IT맨 황태순은 왜 BT맨이 됐나 황태순 테라젠바이오 대표는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정보기술(IT)맨으로 20년 넘게 미국과 한국, 홍콩 등을 넘나들면서 일했다. 시스코시스템 아시아 컨설팅사업본부 수석이사를 마지막으로 2014년 제약사인 테라젠이텍스로 옮겨 왔다. 바이오테크놀로지(BT) 쪽에 아무런 인연이 없는데 왜 그럴까 하는 의문을 갖기 쉽다. 그는 “나이 40대 후반이 되니까 미국기업을 위해 계속 일하는 것보다는 한국의 기업에서 한국의 학생들을 위해 미래 토양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기업 컨설팅 과정에서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통한 예방의학이나 헬스케어 서비스의 가능성을 본 뒤 IT와 BT의 연결점을 발견한 것이다. 2018년부터 IT맨들이 바이오 쪽으로 옮겨 오는 것을 보면 그의 선택이 옳았다. 생체정보를 인공지능 기반 머신러닝으로 가공해야 하기 때문에 IT 분야를 잘 아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날것 그대로의 정보를 가공하는 힘이 IT에 있다는 의미다. 그는 “생체 정보로 의미 있는 데이터를 만들어 해석하려면 혁신적인 진단과 혁신적인 치료, 혁신적 헬스케어가 필요하고 당연히 딥러닝식 통계가 들어가야 하는데, 제가 잘 알고 잘하는 분야”라고 했다. 황 대표는 “BT는 새로운 사업 영역인데 IT가 산업화하는 방식과 비슷하게 사이클이 전개될 것”이라고 했다. IT가 컴퓨터뿐만 아니라 법조, 금융, 건설까지 모든 산업에 파고들면서 생산성을 매우 높였다. 그는 BT도 IT의 산업화 경로를 밟으며 예방의학과 미용, 헬스와 피트니스, 음식과 영양제, 다이어트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면서 고령화 사회를 극복해 나갈 것으로 예측한다.
  • “일본기업의 쇠락은 임금을 너무 적게 주기 때문”...日경제학자의 분석 [김태균의 J로그]

    “일본기업의 쇠락은 임금을 너무 적게 주기 때문”...日경제학자의 분석 [김태균의 J로그]

    최근 들어 일본 경제의 경쟁력 쇠퇴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출신의 경제학자가 ‘인재 경시’를 현 상황을 초래한 근본원인으로 지적하고 나섰다. “일본 1인당 GDP, 2000년 이후 20년간 거의 제자리” 세키구치 기요유키(63) 일본 캐논글로벌전략연구소 연구주간은 19일 ‘저임금에 안주한 일본 기업, 그 말로는 국제경쟁력의 저하’(低賃金に安住した日本企業、末路は國際競爭力の低下)라는 제목의 칼럼을 일본 온라인 매체 ‘제이비프레스’에 기고했다. 세키구치 주간은 도쿄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일본은행에 입행해 국제국, 정책위원회 등을 거친 경제학자다. 그는 “국토도 작고 자원도 없는 일본은 우수한 인재들이 국가를 지탱한다는 말을 과거에는 자주 들었지만, 최근에는 별로 들리지 않는다”고 현 상황을 요약했다. “1990년대 일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3위를 유지했고, 이는 일본인의 능력이 높기 때문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에는 계속 20위 안팎에 머물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 기준 일본의 1인당 GDP는 1990년을 100으로 했을 때 2000년 151, 2010년 174, 2020년 155의 추이를 보였다. 1990년대에는 50%가 증가했지만, 2000년 이후 20년간은 거의 오르지 않은 것이다.” 이는 중국이 1990년 100, 2000년 274, 2010년 1297, 2020년 3030으로 30년간 약 30배가 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한국도 1990년 100, 2000년 186, 2010년 349, 2020년 479 등 같은 기간 거의 5배로 증가했다.세키구치 주간은 “1인당 GDP 못지 않게 인재 육성에서도 상대적 저하가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일본은 오랫동안 지속된 ‘쓰메코미(주입식) 교육’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자 1990년대 들어 ‘유토리(여유) 교육’으로 전환하는 개혁을 실시했다. 1992년 공립학교에 주2일 휴무제를 도입하고 1996년에는 학생들의 학습분량을 줄인 것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는 당초 의도와 달리 OECD 내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순위 하락 등 학력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일류 대학·대학원으로 유학하는 일본인 학생 수가 크게 줄어들고 일본 주요 대학의 국제 순위가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는 등 일본의 고등교육 수준의 상대적 저하도 뚜렷하다.” 일본 학력 저하의 원인은 기업들이 학력을 경시하기 때문 세키구치 주간은 ‘학력 저하’의 원인은 무엇보다도 일본의 기업들이 학력을 경시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은 소득수준의 대폭적인 향상을 바탕으로 급속히 고학력 사회로 변모했다”며 중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중국에서는 중앙정부 기관과 베이징, 상하이 등 지방 주요 도시의 관청, 주요 국유·민간 기업의 경우 ‘박사과정 수료’가 신규 채용의 기본조건이다. ‘석사과정 수료’는 취업 심사의 최저한의 요건이다. 대학 학부과정만 나오면 대부분 서류 전형 단계에서 떨어진다.”하지만 일본 기업들은 여전히 대졸(학부 졸업)이 채용의 중심이고 박사과정 수료자는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 박사과정 수료자를 채용하더라도 급여 수준 등을 석사과정 수료자에 맞추고 여기에 나이 정도를 고려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고수준의 전문 능력자를 배려하는 인사제도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유럽이나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마케팅, 연구개발(R&D), 정보기술(IT)시스템, 회계·세무, 통계 등 분야에서 고도의 전문지식을 갖춘 인재를 영입하는 것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그는 “세계 초일류 기업이 기술개발 전쟁을 벌이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미국, 중국, 인도 등 출신 연구자들은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지만, 일본인은 적고 일본 기업도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성 높은 인재를 경시하는 일본 기업들의 행태가 기업 경쟁력을 장기적으로 저하시키고 1인당 GDP의 침체를 가져오는 요인이 돼 버렸다.” 기업들이 임금 인상 여력되는데도 주주 이익 극대화에 매몰돼 기피 세키구치 주간은 “일본 기업의 인재 경시 풍조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종업원들의 임금 수준이 너무 낮게 형성돼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많은 일본 기업들이 종업원 급여를 올릴 여력이 있는데도 임금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높은 이익율을 확보하고, 주가 안정을 꾀하면서 그 혜택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반면 종업원들은 낮은 임금 때문에 소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일본 전체의 내수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등 협력업체에 부품, 소재 등을 발주하면서 지나치게 가격을 후려치는 행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협력업체의 이윤이 늘어나지 않고 종업원의 임금도 증가하지 못해 내수침체의 또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세키구치 주간은 “가격 인상에 따른 매출 감소의 위험을 두려워해 임금 인상을 못하는 기업들이 많다”면서 “하지만, 일본 국내시장에 머무는 한 돌파구가 발견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금은 비용이기 때문에 낮은 수준에서 안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이 일본 기업들 사이에 퍼져 있다. 그러나 임금은 종업원들의 생활을 지탱하는 기반이다. 저임금은 종업원을 괴롭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는 “기업 경영의 근본이 되는 고객, 종업원, 공급자를 소중히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복지보다 공정함”… 美블루칼라, 보수와 손잡다

    “복지보다 공정함”… 美블루칼라, 보수와 손잡다

    진보적 자유주의·분배 한계 체감소수자의 무임승차·폭력에 반감‘자수성가’ 리조, 그들 대변해 인기백인 노동자, 트럼프에 투표 늘어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는 미국 사회 주류에서 밀려난 성난 백인 노동자(블루칼라) 계층의 지지로 당선됐다. 하지만 이미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2000년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당선에서도 블루칼라의 보수주의는 당락을 가르는 지배적 정치양식으로 떠올라 있었다. 자유주의와 국가 주도 보편적 복지에 반대하는 보수주의 정치가 블루칼라 계층의 지지를 얻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에서는 2018년에 출간된 ‘블루칼라 보수주의’는 미국 정치 보수주의 변종의 발전사를 추적한다. 사우스앨라배마대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그 실마리를 1960~70년대 활약한 프랭크 리조(1920~1991)라는 자수성가한 정치가에서 찾고 있다.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호황 속에서 미국 백인 블루칼라 계층은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었고, 교육이나 의료 등 다양한 사회복지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실업률이 높아지자 이들은 자유주의와 국가 주도 경제발전을 강조한 ‘뉴딜’이 더는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흑인이 대다수인 빈민층을 위한 공공주택이 들어서면 범죄가 늘어난다고 반대하고, 소수인종과 여성에 대한 고용 차별을 폐지하라는 요구는 ‘역차별’이 된다고 거부했다. 백인 블루칼라들은 ‘근면·희생·자기계발’이라는 정체성과 자부심으로 자격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구분하고, 사회 정책들을 선별적으로 수용하거나 거부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은 열심히 노력해 권리를 획득했지만, 가난한 유색인종은 이와 유사하게 권리를 얻은 것이 아니라고 믿었다. 이들 입장에서 보면 공정과 정의를 위한 의로운 싸움이었고 이를 자극한 사람이 리조였다.특히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말단 경찰에서 시작해 시 경찰청장이 된 리조는 부유하고 좋은 대학을 나온 엘리트들과 자신을 대비시키면서 ‘근면을 통해 자격을 획득했다’는 블루칼라들의 정통성과 자부심을 부추겼다. ‘우리 중 한 명’이라는 이미지로 필라델피아 시장에 당선된 그는 ‘거저 얻기만을 바라는’ 소수자에 대한 반감을 자극하며 정치적 기반을 유지했다. 1964년 필라델피아에서 경찰과의 갈등으로 일어난 흑인 폭동은 백인 블루칼라 계층의 인종차별적 성향과 법질서 우선주의를 공고히 하기도 했다. ‘자격 없는 사람들’에 대한 블루칼라의 불만을 자극하는 우파 포퓰리즘은 레이건과 트럼프 시대까지 이어져 왔다. 인종적 특권을 은폐하는 백인들에 비판적인 저자는 미국 보수주의의 발전을 복지국가 확장의 실패나 좌우파의 이분법적 구분에서 벗어나 바라보고자 했다. 백인 블루칼라가 자신들을 위협하는 경제적 구조조정과 싸우면서도 흑인을 포함해 중산층 백인들의 경제적 권력을 탈취하려는 자들과 이들을 옹호하는 자유주의자들을 더 큰 위협으로 본다는 점을 언급하며, 보수주의가 자유주의의 한계로부터 출발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 사회에는 흑백 인종 갈등이란 변수가 있지만, 현재 한국의 상황과 무관하지만은 않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화에 정규직 직원들이 ‘공정’과 ‘역차별’을 내세우며 비난하는 모습, 재개발·재건축 지구에서 집값이 내려간다는 이유로 임대주택 건설에 반대하는 모습 등에서 기시감을 느낀다.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 요구를 시민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라고 비난하는 정치권 등의 혐오를 매개로 한 우파 포퓰리즘과 ‘선별적 수용과 거부’는 이 책이 남의 얘기가 아님을 보여 준다.
  • 토종기업 성장 발목 잡는 외국인투자촉진법

    해외 자본 및 기술을 유치하기 위해 1998년 도입한 외국인투자촉진법이 국내기업을 역차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뇌졸중 치료제 개발업체인 ㈜지엔티파마는 생명바이오회사들이 모여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첨단산업 클러스터에 2025년까지 연면적 10만㎡ 규모로 뇌졸중 치료제(넬로넴다즈) 등의 신약 생산공장을 신축할 계획이나, 외국인 지분이 없어 산업용지를 분양받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뇌졸중 신약에 대한 제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토종 바이오기업이다. ㈜다온21은 2014년 호텔 건립을 위해 킨텍스 지원시설 용지에 있는 경기 고양시 소유 토지 1만 1770㎡를 조성원가인 153억원에 매입했으나 역시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발목을 잡혀 최근 호텔 부지를 반환하게 됐다. 매매계약서에는 1년 안에 2000만 달러 이상의 외국인 투자 유치 후 공사에 들어가 3년 안에 호텔을 완공하되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온21은 외자를 제때 유치하지 못한 데다, 두 차례 착공기한을 지키지 못해 계약을 해지당했다. 반면 ㈜퍼스트이개발은 고양시가 토지매각 공고 후 외국인투자기업 요건을 뒤늦게 갖춰 킨텍스 인근 C2부지(4만 2718㎡)를 시로부터 1541억원에 싸게 매수한 뒤 주거용 오피스텔을 지어 ‘대박’을 터뜨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고양시는 매각 공고 직전 당초 계획안에 없던 ‘외국인 투자조항’을 추가해 매각대금의 30%를 2년 뒤인 2014년 말까지 납부하도록 유예 혜택을 줬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현재 경기북부경찰청이 수사하고 있다. 외투기업이 아닌 경우 계약 체결 후 60일 내 일시 납부하도록 한 것과 비교하면 외투기업 낙찰을 의도한 특혜라는 지적이 나온다. 2009년과 2010년 일산호수공원 옆 고양시 소유 토지에 들어선 복합스포츠몰 원마운트와 수족관인 한화아쿠아리움도 외국인투자촉진법 혜택을 톡톡히 봤다. 당시 법은 외국인이 5000만원 이상 투자하거나 주식총수나 출자총액의 10% 이상을 소유하면 외투기업으로 인정해 국공유지 임대료를 80% 감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는데, 두 시설은 이 혜택을 받았다. 해당 조항은 외국인투자기업의 자격조건이 ‘주식총수 또는 출자총액의 30% 이상을 소유하면서 5년 이상 해당 비율을 유지하는 기업’으로 2012년 강화됐지만 소급적용하진 않았다. 이에 따라 국가나 지자체가 투자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외국인 지분이 있는 기업에 가산점 또는 임대료 할인 등의 혜택를 주도록 한 외국인투자촉진법이 국내 기업에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법대로 할 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 김화숙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 부위원장, 서울시 사회복지정책 제안 및 대안 제시

    김화숙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 부위원장, 서울시 사회복지정책 제안 및 대안 제시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김화숙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비례)은 25일 제306회 임시회 본회의 시정 질문에서 ‘서울특별시 사회복지정책, 현주소는 어디인가’라는 주제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서울시 복지정책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을 제시하고 아울러 개선방안을 함께 제시했다. 김 부위원장은 서울시에서 2017년부터 2년마다 실시하고 있는 ‘폐지 줍는 어르신’ 통계 조사방식에서 드러나는 오류 현상에 대해 ‘통계 조사 가용 인원을 파악한 뒤, 권역별로 선택과 집중’을 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아동 보육 분야에서는 최근 10년 내 서울시와 자치구 합동으로 서울시 총 34개 보육원에 대한 3가지 유형의 선제적 전수 조사 사례(아동학대, 직장 내 괴롭힘, 후원금 · 후원 물품 부정·비리)가 전무함을 지적하며 조속한 전수조사 실시를 촉구했다. 여성 분야에서는 서울시에 있는 여성 전용 시설의 양성평등 발전 방안과, ‘여성’이라는 타이틀이 사용되고 있는 시설 내의 체육복지시설의 역차별 현상에 대해서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장애인 분야에서는 장애인 당사자에게 직접 집행되는 예산과 장애인을 대변하거나 도움을 준다고 하는 단체나 협회에 집행되는 예산의 규모와 비율, 장애인 관련 예산이 제대로 잘 집행되고 있는지 검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는지 질문하였으며,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일부 장애인 단체의 지하철역 시위로 일반 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야 하는 현상에 대한 해결 방안을 촉구했다. 노숙인 분야에서는 2010년 서울시 단일임금체계 도입 이후, 이전과 비교하여 처우개선이 많이 향상됐으며, 당시 주요 명분이 “동일노동 동일임금”이었던 점을 상기시키며, 노숙인 시설의 경우 같은 유형의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종사자 1인당 입소자(이용자) 비율의 편차가 너무 큰 상황과 복지시설의 효율성 측면에서 일부 시설에 대한 “건강한 통폐합”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 [취중생] ‘능력주의’ ‘역차별’ 주장에 설 곳 좁아지는 세상의 ‘반쪽’

    [취중생] ‘능력주의’ ‘역차별’ 주장에 설 곳 좁아지는 세상의 ‘반쪽’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여성가족부 폐지’와 ‘인수위 27명 중 여성 4명’.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양성평등 정책 인식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상징들입니다. 차별은 개인적 문제?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단 7자의 간결한 문구로 자신의 공약을 내보였습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도 “더 이상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공언했습니다. 18일 현판식을 열고 본격 출범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서오남’(서울대 출신 50대 남성)이란 꼬리표가 달릴 정도로 남성 중심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여성은 단 4명으로 14.8%에 불과할 뿐입니다. “차별은 개인의 문제”라고 말한 윤 당선인은 여성 및 지역 할당제에 대해서도 “각 분야 최고 경륜과 실력 있는 사람으로 모셔야지, 자리 나눠먹기 식으론 통합할 수 없다”며 ‘능력주의’ 신화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이번 인수위 명단에선 청년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윤 당선인 말에 빗대보자면 여성과 청년은 경륜과 실력이 그만큼 부족하다는 뜻으로도 읽힐 수 있겠습니다. 차기 대통령의 이러한 인식은 각계각층의 다양한 시민의 입장을 온전히 담아낼 수 없다는 비판에 부딪치고 있습니다. 과정 내 구조·관행적 차별 봐야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4일 전원위원회를 열고 여성 공천할당제를 지역구 의석에도 의무화하고, 공천 시 특정 성별이 전체 후보의 60%를 넘지 않는 내용을 권고하기로 의결했습니다. 인위적인 조치로라도 성평등한 정치 참여를 보장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21대 국회에 여성 의원이 19%에 불과한 정치 지형은 여성의 과소대표성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날 전원위원회에 참석한 위원들은 “기존 남성 중심적·비공식적 의사결정구조와 계파 문화 등에서 기인한 구조적인 차별에 따라 여성이 동등하게 정치에 참여할 기회가 한정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과로 능력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에 이르는 과정 전반에서 구조적·관행적 차별이 없었는지를 진단해봐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진정한 능력주의 체제라면 시민 모두가 균등하게 능력을 펼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현재 비례대표 의석에 적용하는 여성 공천 할당제 역시 이러한 논의의 결실입니다. 역차별 주장은 ‘백래시’일각에서는 여성 공천할당제가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합니다. 한 인권위원은 “헌법에서도 보장하는 ‘여성 평등’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위헌적인 현재 우리 사회를 바로잡기 위한 개입과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남성 역차별 주장이 화두가 되는 현상은 그간 여성이 받아 온 차별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역차별 주장은 여성 인권 신장 운동에 대한 ‘백래시’(강한 반발)이며, 이를 동등한 양성 간의 젠더 갈등으로 볼 수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인구 절반인 여성의 목소리를 위해 성평등정책 강화를 요구하는 여성과 시민모임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 당선인이 여성할당제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여성할당제 폐지는 인구의 절반이며 유권자의 절반인 여성의 의견이 정치적으로 표현될 통로를 막는 것으로, 성차별이 가속화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우리 사회를 위해 더 강화된 성평등 정책을 추진해야 할 시점이지 후퇴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시민모임이 발표한 선언문에 여성 연구자, 활동가 등 8709명이나 참여한 것은 그만큼 여성계의 위기 의식이 크다는 걸 보여줍니다. 여성의 정치 참여는 단순히 여성 의원이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여성이 겪는 다양한 삶을 대변하고 일상 속 차별을 줄여나가기 위한 논의의 주춧돌로 의미가 큽니다. ‘서오남’이라는 그들만의 리그를 바라보며 다시금 차기 정부가 여성 정책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하길 바라봅니다.
  • 청년도약계좌 형평성·저소득층 역차별 논란… 꼼꼼히 설계해야[윤석열 정부 금융정책]

    청년도약계좌 형평성·저소득층 역차별 논란… 꼼꼼히 설계해야[윤석열 정부 금융정책]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건 ‘청년도약계좌’는 대선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청년층의 자산 형성을 돕는다는 취지이지만 재원 조달 문제부터 세대별 형평성, 실효성 여부 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도약계좌가 한시적 금융상품이 되지 않으려면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실제 지원이 필요한 청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꼼꼼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청년 1억 통장’이라 불리는 청년도약계좌는 10년 만기를 채우면 최대 1억원의 목돈을 만들 수 있는 적금 상품이다. 근로사업 소득이 있는 만 19~34세(1987~2003년생) 청년이 매달 70만원 한도 내 저축을 할 때 정부가 소득 기준에 따라 최대 40만원씩 추가로 적립해 주는 방식이다. 성향에 따라 주식형·채권형·예금형 등의 투자 운용 형태를 선택할 수 있고 생애 최초 주택 구입, 장기 휴직 등의 사유가 있을 땐 중도 인출과 재가입도 가능하다.가장 큰 문제는 예산이다. 정부가 연간 수조원에서 수십조원까지 지원해야 한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예산이 얼마나 들지, 어떻게 예산을 마련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태다. 유사한 금융상품으로 최근 흥행 돌풍을 일으킨 청년희망적금도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수요(38만명)의 8배(290만명)가 몰리면서 예산도 2년간 1조 440억원 규모로 늘었다. 윤 당선인 측은 기존 청년희망적금 가입자도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탈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16일 “청년도약계좌는 청년희망적금의 확장판으로 대상 범위와 지원 규모가 더 크기 때문에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면서 “결국에는 세금으로 운용되는 것인데 한정된 정부 수입에서 어떻게 배분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희망적금의 사례처럼 시중은행에 비용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형평성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당장 중장년층에서는 ‘우리는 세금만 내고 청년층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이 맞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연소득별 혜택을 달리하기는 했지만 가입 대상을 소득이 아닌 나이로 제한한 데 대한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년층이 사회초년생이다 보니 소득 수준이 낮기는 하지만 청년이 아닌 저소득층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신용상 센터장은 “특정 그룹을 콕 집어서 지원을 하다 보면 또 다른 소외 그룹이 나온다”면서 “그렇다고 계속 두더지 잡기 식으로 맞춤형 지원책을 내놓을 수는 없으니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칫 소득이 있고 저축이 가능한 중산층 청년을 위한 정책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강보배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연소득 2400만원 기준 월 30만원씩 저금해야 하는데, 과연 청년층이 그만큼 저축할 수 있는 삶을 사는지 의문”이라면서 “실질적인 최대 혜택 층은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갖춘 청년이 될 가능성이 커 ‘역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거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수도권에서 월세를 내며 살아가는 청년층은 월 수십만원을 10년 동안 꾸준히 저축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이 내건 또 다른 금융공약으로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는 높이면서 수신금리는 더디게 올려 예대금리차로 과도한 이익을 올렸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윤 당선인은 예대금리차 주기적 공시제도를 도입하고, 필요 가산금리 적절성을 검토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서지용 교수는 “최근 금리 조회 비교 사이트 등이 많아서 소비자들이 알아서 비교해 볼 수 있는데 단순히 공시만 한다면 큰 효과가 없을 수 있다”고 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서민금융은 기본적으로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부채 상환 연기, 이자 부담 완화 등은 복지정책으로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게 맞고, 그 밖의 금융상품이나 시장은 민간의 경쟁 원리에 따라 돌아갈 수 있도록 풀어 주는 게 역설적으로 금융소비자를 위한 방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정치에 여성 목소리를...인권위 “공천 때 특정 성별 60% 초과 안 돼”

    정치에 여성 목소리를...인권위 “공천 때 특정 성별 60% 초과 안 돼”

    인권위 ‘성평등한 정치대표성 확보’ 권고 의결“지역구 의석도 공천할당제 의무화 필요해”국가인권위원회가 남성 중심의 정치 문화를 깨뜨리기 위해 공천 할당제를 지역구 의석에도 의무화하고 공천 시 특정 성별이 전체 후보의 6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인권위는 14일 제4차 전원위원회에서 여성의 정치 대표성 확보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정당법과 공직선거법 등 관계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국회의장에게 권고하기로 했다. 11명의 위원 중 9명 찬성으로 가결됐다. 또 각 정당 대표에게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시 여성의 동등 참여를 보장하고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을 각 정당의 당헌·당규에 명시할 것도 권고할 예정이다. 인권위는 “선거를 통해 여성과 남성, 양 성별이 동등하게 대표성을 가지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당의 책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평균 여성 의원 비율은 25.6%이다. 지역별로는 북유럽 국가 44.5%, 아메리카 32.2%, 유럽(북유럽 제외) 29.1%, 아시아 20.8%인 반면, 우리나라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0%로 세계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또 여성은 비례 의석 차지 비율이 현저히 높고 지역구의 경우는 전체 지역구 의석이 11.5%에 그쳤다. 현재 공직선거법에서 국회의원·광역의회·기초의회 비례대표 후보의 50% 여성할당을 의무화하고 있어 여성 대표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지만, 여성 비율이 현저히 적은 지역구 의원의 경우 이 같은 성평등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국회의원 비례대표의 경우 47석에 그쳐 여성 과소대표성에 대한 개선에 있어서는 한계가 뚜렷하다. 할당제 적용 대상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 현재 광역단체장 중 여성은 한 명도 없고, 기초단체장의 여성 비율은 3.5%에 불과하다.헌법에서도 여성 평등권을 명시하고 있는 만큼 오히려 위헌적인 현실을 바로잡으려는 방향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재 여성에 대한 정치참여율이 낮은 현실은 남성 중심적인 의사결정구조와 계파 정치·비공식적 의사결정 등에서 기인한 구조적인 차별에 따른 결과로 여성이 동등하게 정치 참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좁히고 있다는 것이다. 21대 총선에서도 여성 지역구 공천비율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실제 선거에서 여성 공천 비율은 19% 남짓(57명)에 불과했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는 현재 소선거구제도에서 여성 공천할당제라는 강제성을 두면 유권자 선택권이나 정당 자율성을 침해하고 오히려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송두환 인권위원장은 여성 공천할당제 안건에 찬성 의사를 밝히며 “지난 시대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열악하고 의견을 표출할 기회가 없을 뿐 아니라 사회적 트레이닝을 받을 기회가 적었다”고 밝혔다. 앞서 할당제 권고 안건은 지난해 말부터 인권위 상임위원회에 두 차례 상정됐으나 의결되지 못해 전원위원회에 넘어왔다. 이날 회의에 앞서 젠더정치연구소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수많은 국가들이 여성할당제를 넘어 성별 균형으로 나아가는 시대”라며 “할당제는 성평등한 정치로 변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이자 조치”라고 강조했다.
  • 존재감 커진 ‘이대녀’…2030 남녀 ‘정치격차’ 어쩌나

    존재감 커진 ‘이대녀’…2030 남녀 ‘정치격차’ 어쩌나

    2030 여성, 전례없는 전략 투표…李 선택 38%→58%로 ‘껑충’여가부 폐지 공언·구조적 성차별 부정…‘남녀 갈라치기’ 결과 ‘이대녀 총결집’ 선거 초접전 만든 최대 변수 제20대 대선의 최대 변수는 단연코 2030 여성들의 총결집이었다. 선거 직전까지 부동층으로 남아있었던 2030 여성의 막판 쏠림 현상은 두드러졌다. 여성 커뮤니티에서부터 조짐을 보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의 결집은 응원 팻말을 들고 삼삼오오 유세 현장에 모인 여성 유권자들로 체감됐고, 최종 투표 결과로 증명됐다. KBS·MBC·SBS 등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여성의 58%가, 30대 여성의 49.7%가 이 후보를 선택했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8일~지난 2일 시행한 대선 전 마지막 여론조사(표본오차 ±1.8%포인트, 95% 신뢰수준)에서 이 후보에 대한 20대 여성의 지지율은 39%, 30대 여성의 지지율은 38%에 불과했다. 이와 비교하면 대선에서 20, 30대 여성의 약 20, 10%가 추가로 이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 후보가 최종 득표율 0.73% 차이의 초접전을 벌인 데는 2030 여성의 표심 변화가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헌정사상 처음 전략 투표한 2030 女 이번 대선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2030 여성이 전략 투표를 한 선거다. 2030 여성 유권자들은 역대 선거에서도 민주당에 더 많은 표를 안기기는 했지만, 젊은 세대가 대체로 진보 성향이 강해 나타나는 현상일 뿐 목적의식에 따른 집단적 결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남녀 간의 표차도 크지 않다. 역대 대선을 돌아보면 지난 19대 대선 출구조사 결과 20대 여성은 문재인 후보를 56%가 택했고 20대 남성은 37%가 택했다. 20대 남성 유권자들은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후보에 분산투표를 해 문 후보에 대한 지지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남녀 간 투표 경향성이 극명하게 갈리지는 않았다. 30대의 경우 남녀가 모두 59%의 득표율로 문 후보를 택했다. 18대 대선에서는 2030 유권자의 남녀 간 격차가 더욱 적었다. 남성의 경우 20대 62.2%, 30대 68.1%가 문 후보에게 투표했고, 여성은 20대 69.0%, 30대 65.1%가 문 후보를 뽑았다. 21대 총선에서는 20대 여성, 30대 여성이 각각 63.6%, 64.3%로 민주당에 투표했고, 20대 남성, 30대 남성은 각각 47.7%, 57.8%가 민주당을 택했다. ‘성별 갈라치기’ 전략…작년엔 통했고 이번엔 아니다 처음엔 이 후보에 선뜻 마음을 내주지 않았던 2030세대 여성층이 돌연 전략 투표를 결심한 배경에는 국민의힘의 ‘성별 갈라치기’ 전략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를 필두로 이대남 표심 동원을 위한 남녀 갈라치기 전략을 사용해왔다. 윤 후보는 페이스북 단문 메시지를 통해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했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언급했다가 ‘이대남’의 비판에 직면하자 이를 취소했다. 페미니스트 신지예씨를 영입했다가 이대남 지지율이 추락하자 선대위 재편과 함께 자진사퇴하도록 했다. 이 대표는 대선 이틀 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성의 투표 의향이 남성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며 여성들의 조직적 투표 성향을 부정했다. 국민의힘의 이같은 행보는 이대녀의 분노를 키웠고 안철수, 심상정 등 제3의 후보로 분산돼있던 여성 표심을 모으는 동력이 됐다.이 대표 발언의 행간을 들여다보면 지난해 ‘4·7재보궐 선거의 재현’이라는 국민의힘의 노림수가 엿보인다.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은 남녀 갈라치기로 2030 남성 유권자들을 모으고 같은 세대 여성 유권자들은 포기하는 전략을 썼다. 박원순 전 시장 등 민주당 인사들의 권력형 성범죄라는 민주당의 ‘원죄’ 때문에 여성 표심이 민주당에 집중될 수 없는 상황을 파고든 전략이었다. 실제 당시 오세훈 후보를 택한 20대 남성은 72.5%에 달했다. 박영선 후보를 찍은 20대 여성은 44%에 그쳤고, 15.1%는 제3의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에서도 갈 곳 잃은 여성 표심이 제3의 후보에게 닿기를 바랐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엔 선거 후반으로 갈수록 민주당의 대응이 달라졌다. 이 후보는 몇몇 남성 의원들의 반대에도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뉴미디어 매체 ‘닷페이스’에 출연했다. 이 후보는 TV토론에서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직접 사과하기도 했다. 구조적 성차별을 인정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도 명확히 밝혔다. 무엇보다 ‘n번방’ 사건을 처음으로 알린 추적단 불꽃의 활동가 박지현을 민주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영입한 게 결정적이었다. 박 부위원장은 국민의힘의 혐오정치를 규탄하고 유세를 통해 연대를 강조하며 2030 여성을 끌어모으는 구심점이 됐다. 이대남·녀 모두 58%로 李·尹 교차선택…새 정부서 ‘정치격차’ 악화될라58%대 58%. 이번 선거에서 20대 남녀는 서로 같은 수치로 결집했고, 서로 상반된 후보를 골랐다. 2030세대 남녀 간 ‘정치격차’는 더욱 선명해졌다. 사실 문재인 정부도 이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임하며 여성할당제 등 여러 여성 정책을 추진했지만, 이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남성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여성 배려 정책이 시행되자 위협을 느낀 2030 남성들이 반발한 것이 남녀 대결의 시작이었다. 정부 임기 내내 2030 남녀의 국정 지지도는 이례적으로 10~20%의 차이를 보여왔다. 2002년엔 20대 남성이 여성할당제에 찬성하는 비율이 62%에 달했지만 2018년엔 여성할당제는 역차별이라고 인식하는 비율이 68%다. 20대 여성의 경우 각각 85, 43%다. 그만큼 남녀의 인식차이가 극명해진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꾸릴 차기 정부는 이같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윤 당선인은 지난 10일 2030 남녀 표심이 갈린 문제에 대해 “젠더 성별로 갈라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여가부 폐지를 집권 초기 추진하겠다고 공언해왔고,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여성계 안팎에서 성평등 정책이 후퇴할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박지현 대 이준석’을 중심으로 한 2030 남녀의 대결 구도도 예고된다. 박 부위원장은 민주당 비대위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고 추후에도 민주당에 남아 20대 여성을 대표하는 정치적 역할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 대선에서 박 부위원장이 주도한 이대녀의 정치적 결집은 민주당 당원 가입으로 연장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지난 10~11일 이틀간 서울특별시당에 온라인으로 입당한 당원 1만 1000여명 중 80%가 여성이고 특히 2030 여성이 절반 이상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이준석 대표가 당선된 이후 수도권 20대 남성 당원 가입이 급증한 것을 연상케 한다. 대선 이후 ‘이준석 책임론’도 불거지는 만큼 이 대표가 기존의 방식을 이어나갈지는 미지수지만, 만약 그럴 경우 남녀 간 대립 격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韓 대선 후보들, 이대남에만 매달려”…외신의 뼈 때리는 지적

    “韓 대선 후보들, 이대남에만 매달려”…외신의 뼈 때리는 지적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하루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한국 대선의 유력 후보 2명이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에만 매달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BBC는 8일(현지시간) ‘여성 혐오가 한국 대선의 핵심이 된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젊은 한국 여성의 고통이 이번 대선에서 전면적으로 무시당하고 있다”면서 특히 성범죄 처벌이 미약하다고 꼬집었다. 지난 10년간 남성 성범죄자 중 28%만 실형을 선고받았고, 41.4%가 보호관찰을, 30%가 벌금형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보수진영의 윤 후보와 그의 진보적 경쟁자인 이재명 후보는 아시아 4위 경제대국의 차기 지도자가 되기 위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면서 “어느 쪽도 강력한 여성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도 7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두 후보(이재명 후보, 윤석열 후보)가 젊은 남성 유권자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 조심하고 있다”면서 “이번 한국의 대선에서는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반발)이 대선 전면에 등장했다”고 전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내세운 것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강하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대표를 하버드대 출신의 남성 인권 옹호가로 소개하기도 했다.가디언은 “이재명 후보는 ‘여성 할당제’를 비판하는 동시에 여성 친화 정책을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공격했다”면서 “이재명 후보가 ‘자칭 페미니스트’인 문재인 대통령의 후임 자리를 노리고 있지만, 사실상 남성에 대한 차별에 기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언론은 성별 임금 격차, 여성의 고위진 진출 비율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이러한 현실을 봤을 때 한국 여성의 인권 상황이 선진국 중 가장 나쁜 수준이라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실제로 가디언이 인용한 2021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젠더격차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성평등지수 순위는 156개국 중 102위에 그쳤다. 젠더격차보고서는 교육, 보건, 정치 진출 등 분야에서 성별간 차이를 지수로 산출한 자료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 기업 여성 임원 비율은 5%였으며,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3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심각하다는 분석도 나왔다.BBC‧가디언은 한국의 페미니즘이 강한 반발에 직면했으며, 한국의 젊은 남성들이 페미니즘을 ‘평등’을 위한 싸움으로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도리어 페미니즘이 ‘역차별’을 조장하며 남성의 일자리와 기회를 빼앗는 결과를 가져오는 운동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BBC는 지난해 한 여론조사에서 젊은 남성의 79%가 “성별 때문에 차별받았다”고 느꼈다고 응답했다는 결과를 인용했다. 서울에 사는 20대 여성 홍 씨는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투표권이 없는 것처럼 취급당하고 있다“며 ”정치인들이 쉬운 길을 가려 한다. 진짜 문제를 파고들어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젠더 갈등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한편, 위 내용을 담은 BBC의 기사는 서울에서 특파원이, 가디언의 기사는 일본 도쿄에 머무는 특파원이 각각 작성한 것으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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