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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폰 도시’ 中정저우 폭스콘 일거리 반토막…직원 3분의1 줄이고 화웨이 제품 생산 전환 중

    ‘아이폰 도시’ 中정저우 폭스콘 일거리 반토막…직원 3분의1 줄이고 화웨이 제품 생산 전환 중

    야근 사라지고 인근 상권까지 침체 세계 최대의 애플 아이폰 조립 생산기지인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폭스콘’(富士康) 공장을 찾은 지난 12일. 거대한 공업 지대는 황량하기만 했다.폭스콘 공장 일대는 지하철역은 물론 보세 구역까지 설치돼 아이폰을 전 세계로 수출하는 데 최적의 환경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아이폰 주문량이 감소하자 직원 숫자가 3분의1이나 줄었다. 정저우 폭스콘 공장은 세계 아이폰 생산의 절반을 담당했지만 직원들은 일거리가 없어 야근을 하려 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2~3년여 전 30만명에 이르던 직원 숫자는 현재 10만여명으로 줄어들었다.기자가 ‘아이폰 도시’로 알려진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 F지구를 찾았을 때는 마침 점심시간인 오전 11시쯤이었다. 식사를 하기 위해 공장 밖으로 나오는 직원들은 불과 수십 명에 불과했다. 폭스콘이라고 새겨진 자주색 점퍼를 입은 여직원은 구내식당의 밥이 맛이 없다며 도로 건너 식당가에서 한 끼 10위안(약 1700원)의 국수를 사 먹었다. 4년 전부터 폭스콘에서 일했다는 이 직원은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주당 50시간 근무를 하면 3000위안(약 50만원), 야근을 해서 주 80시간 일하면 4000위안 정도 받는다”며 “잔업이 있는지 없는지는 날마다 다르고 당일에서야 알 수 있는데 요즘에는 야근하고 싶어도 일이 없어 못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공장의 하루 작업 물량은 1만 2000여대에서 6000여대로 줄어들었다고 했다. 아이폰 생산이 급감하면서 폭스콘 공장뿐 아니라 인근 상권도 전반적으로 침체됐다. 식당가 앞 작은 간이매점의 주인은 손님이 없어 무료한지 약간의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빈랑 열매를 씹고 있었다. 그는 “한 달 수입이 5000위안 정도인데 2~3년 전보다 4분의1이나 줄었다”고 말했다. 매점에서는 공장 안에서 입는 한 벌 10위안짜리 먼지 차단용 직원복 등을 팔고 있었다. 폭스콘의 고용센터는 자신이 중국인임을 입증하는 신분증만 있으면 바로 그날 일할 수 있는 빠른 고용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큰 가방을 끌고 일하기 위해 찾는 이들은 거의 없이 한산하기만 했다. 폭스콘은 지난 2월부터 5만명의 직원을 새로 고용해 중국 토종 기업인 화웨이 스마트폰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폭스콘 공장 G지구에서 조립된 약 600만대의 화웨이 P30과 P30프로 모델이 11일부터 상하이에서 판매됐다. 화웨이 제품은 폭스콘 공장 K와 L지구에서도 조립되고 있으며, 폭스콘 생산라인은 점차 아이폰에서 화웨이로 전환 중이다. 글·사진 정저우·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미중 무역협상 타결 임박… 양측에 강제 이행사무소 설치 합의

    므누신 美재무 “마지막 국면에 가까이” WSJ “中, 환율 조작 땐 벌칙 부과 동의” 정가 “이달 합의→5월 정상회담 수순” EU, 美관세위협에 보복관세 부과 맞불 13조원 상당 미국산 리스트 17일 발표 日과 오늘부터 새 무역협정 협상 돌입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서로 13조원에 이르는 관세 폭탄을 준비하는 등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무역전쟁 전선은 EU와 일본으로 본격 확대될 전망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서 “미중은 양측에 ‘이행 사무소’ 설치를 포함한 실질적인 이행(체계)을 갖추기로 합의했다”면서 “양국은 (무역협상) 이슈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라운드(국면)에 가까이 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므누신 장관은 “이번 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내가 중국 측 파트너와 2차례 전화 통화할 것”이라면서 “추가적인 대면 협상이 필요한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중 양국이 협상 이행 과정을 점검할 사무소 설치에 합의한 것은 핵심 쟁점 중 하나였던 ‘협상 강제 이행 장치’에 접점을 찾았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 중국이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고 위안화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작할 경우 벌칙을 부과할 수 있는 조항도 합의안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중국은 지식재산권 강화, 중국 진출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 등에도 합의해 환율 조작 금지에 동의하면 사실상 미국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한 셈이 된다. 미중 양국이 이달 안으로 무역협상을 마무리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중이 4월 말 타결을 위해 고위급 라인의 긴밀한 접촉을 이어 가고 있다”면서 “4월 합의와 5월 미중 정상회담의 순서로 1년여를 끌었던 무역전쟁이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과 EU의 무역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EU는 미국 정부가 EU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같은 규모의 보복 관세 부과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EU 집행위가 102억 유로(약 13조 1000억원) 상당의 보복 관세 리스트를 작성했다고 전했다. 집행위는 17일쯤 보복 관세 대상인 미국산 제품의 리스트를 공식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세계무역기구(WTO)는 EU의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이 미국에 불리하게 영향을 끼쳤다고 판정했다”면서 “미국은 이제 110억 달러(약 12조 5000억원)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은 15~16일 워싱턴DC에서 일본과 ‘새로운 무역협정’을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쟁점은 일본의 농업 시장 개방 확대와 일본산 자동차의 수입 상한선 설정 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日아베, ‘G20 한일 정상회담 무산’ 카드로 한국 압박

    日아베, ‘G20 한일 정상회담 무산’ 카드로 한국 압박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악화된 한일 관계를 감안해 오는 6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문재인 대통령과 개별 회담을 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이는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흘러나온 것으로, 일제 강제징용 판결 등과 관련해 한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일종의 언론플레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총리관저 관계자는 이날 교도통신에 “(한국 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등과 관련해) 문 대통령에게 냉각된 한일 관계를 개선할 의사가 느껴지지 않아 건설적인 대화가 예상되지 않는다”면서 회담 무산 가능성을 흘렸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3월 말부터 G20 정상회의 기간 중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소극적인 생각을 주위에 전했다. 빈손으로 오는 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더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한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도 전했다. 이어 “아베 총리가 G20 정상회의 기간 중 미국, 중국, 러시아의 정상들과 개별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과의 회담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한일간의 상호 불신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도통신은 “그러나 G20 정상회의까지 남은 2개월여 사이에 한국이 일본에 대한 강경 자세를 누그러뜨리거나 북한 문제 등에서의 정세 변화가 생긴다면 아베 총리가 필요에 따라 문 대통령과 회담할 가능성도 나온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2010년 서울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도 한일 정상의 개별회담은 열리지 않았다. 이번에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더라도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 사이의 정상회담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뒤 열리지 않고 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그 뒤에는 두 정상 사이에서 전화 회담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과 관련한 세계무역기구(WTO)의 판정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WTO 상소기구 판정에서 ‘역전패’를 당한 뒤 일본 정부는 “정부의 오판으로 동일본대지진 재난 피해지역 부흥에 오히려 누가 됐다”는 자국내 비판론에 직면해 있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WTO 판정의 후속조치와 관련해 교도통신에 “문 대통령과 논의해도 진전이 예상되지 않는다.정상회담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WTO 후쿠시마 수산물’ 역전패에 아베 내각 타격…“오산으로 부흥 방해”

    ‘WTO 후쿠시마 수산물’ 역전패에 아베 내각 타격…“오산으로 부흥 방해”

    한국의 후쿠시마 주변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 판정에서 패소한 일본 정부가 자국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패소 판정 후 일본 정부가 잘못된 계산으로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의 부흥을 방해했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아베 신조 정권이 호되게 혼나고 있다. 도쿄신문은 13일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해설 기사에 ‘대(大) 오산 부흥 방해’라는 제목을 달았다. 모임에서는 “일본의 외교 능력이 없다는 것이 부끄럽다”, “심각한 결과다. 풍평피해(風評被害·소문으로 인한 피해)의 소재가 될 것이다” 등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도쿄신문은 외무성이 상소기구의 판정 직전까지 패소를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이에 대해 정부 내에서는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이날 ‘오산의 외교 전략 수정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판정은 일본에게 사실상의 실패”라고 지적하면서 “일본 정부가 국제법을 방패로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던 외교 전략을 수정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담당상의 부흥 관련 ‘망언’으로 아베 내각에 비판이 쏟아지던 가운데 패소 결정이 나오면서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의 부흥을 앞세워 온 아베 정권에 주는 타격이 더욱 큰 상황이다. 사쿠라다 요시타카 전 올림픽 담당상은 ‘부흥보다 정치’라는 발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은 끝에 지난 10일 경질됐다. 그는 10일 오후 자민당 소속 다카하시 히나코 중의원 후원 모임에서 “부흥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다카하시 의원”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엄청난 비판에 직면했고, 즉각 사임했다. 일본 정부는 도쿄 올림픽을 ‘부흥 올림픽’으로 삼겠다고 강조해왔다. 도쿄신문은 사쿠라다 전 담당상의 실언으로 인한 재난 피해 지역의 상처가 미처 아물기도 전에 WTO에서 패소했다면서 통일지방선거와 중의원 보궐선거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WTO 상소기구는 전날 새벽(한국시간)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제기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제소 사건에서 이례적으로 1심 격인 분쟁해결기구(DSB) 패널의 판정을 뒤집고 한국 측의 손을 들어줬다. 상소기구는 한국의 수입금지 조치가 자의적 차별에 해당하지 않으며 부당한 무역 제한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WTO 후쿠시마 수산물 역전의 주역 정하늘 과장 “법리적 허점 파고들기 집중”

    WTO 후쿠시마 수산물 역전의 주역 정하늘 과장 “법리적 허점 파고들기 집중”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는 내용이 아니라 법리를 다루는 곳이기 때문에, 저희도 철저하게 1심 판단의 법리적 허점을 파고 들었습니다.”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관련 WTO 상소심에서 1심의 결과를 뒤집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정하늘(39) 산업부 통상분쟁대응 과장은 1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1심의 뒤집은 전례가 거의 없기 때문에 상당히 힘든 것이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우리 정부의 대응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최종심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통상전문 변호사 출신인 정 과장은 지난해 초까지 법무법인 세종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4월 우리 정부 대응팀에 합류했다. 대형 로펌을 다닐 때보다 급여가 줄어들었지만, 그는 “국제통상 관련 현장에서 일 하는 것이 돈 이상의 더 의미 있다”며 “이번 결과는 수십명의 직원들이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면 얻은 결과물”이라며 주변으로 공을 돌렸다. 최종 결정이 승소로 나왔지만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국제통상에서 최종 판단을 하는 WTO 상소기구는 우리나라의 대법원과 마찬가지로 사실 관계가 아닌, 법리적 문제가 없는지만 살핀다. 1심에서 다룬 사실 관계는 대부분 존중하기 때문에 법리적으로 크게 오류가 있다고 판단하지 않는 이상 결과를 뒤집지 않는다. 정 과장은 “위생 및 식물위생(SPS) 주요 소송에서 우리 같은 피소국이 한번도 이긴 적이 없었고, 1심 패널들의 결정이 워낙 일본측에 유리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상소기구의 판단이 법리를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우리도 이 부분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대응팀은 지난해 말 스위스 제네바 호텔에 사무실을 마련하고는 20명이 3주간 밤·낮으로 항소위원들을 설득하기 위한 논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결과 WTO 상소기구가 4가지 쟁점 사안 중 3가지 부분에서 1심 패널들의 판단이 문제가 있다는 결정을 이끌어냈다. 특히 WTO 상소기구의 판정 결과를 살펴보면 1심이 잘못된 법리를 적용함으로써 일부 사실 관계에 대한 판단에도 오류를 보였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정 과장은 “법리의 허점을 짚는 과정에서 일부 사실 관계 파악의 문제점도 드러나게 된 것”이라면서 “항소위원들을 최대한 직관적으로 설득한 것이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세종시 오피스텔에서 생활을 하는 정 과장은 충북 청주 출생으로 미국 뉴욕주립대 빙엄턴교 철학·정치학과를 거쳐 일리노이대에서 법학을 공부한 뒤 워싱턴DC에서 통상전문 변호사자격증을 땄다. 대학 시절 이종격투기를 했다는 그는 군복무 시절 소말리아에 파견되는 청해부대 2진으로 가 사령관 법무참모로 근무하기도 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박록삼의 시시콜콜] WTO 1심 패소, ‘짜고 친 고스톱’(?)

    [박록삼의 시시콜콜] WTO 1심 패소, ‘짜고 친 고스톱’(?)

    12일 자정을 갓 넘긴 시간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에서 타전된 ‘역전 승소’ 소식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들었다. WTO 위생·식물위생(SPS) 협정 분쟁에서 1심 판정을 뒤집은 사례가 없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던 대다수 시민들은 사실상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이 불가피하다고 체념하고 있던 차였다. 그간 크고작은 외교적 실수를 노출시켰던 문재인 정부에서 모처럼 전한 ‘외교 쾌거’라는 찬사도 쏟아졌다. 외교적 쾌거 뒤 다시 부각된 과거 정부 민낯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에 이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은 전세계에 충격과 공포를 안겼다. 방사능 오염에 대한 공포는 여러 ‘괴담’으로 떠돌았다. 세 마리가 붙어서 한 몸에 있는 개구리, 눈세포가 부풀어 오른 아기 고양이, 귀 없는 토끼, 얼굴 형체를 알 수 없는 소, 기괴한 모양으로 붙어서 자라는 토마토와 해바라기 등 후쿠시마 주변의 기형적 동식물 사진이 시중에 떠돌면서 괴담은 현실 속 공포가 됐다.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이 있는 국내의 공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농수산물은 물론, 화장품, 분유, 기저귀, 장난감, 과자 등까지 일본산이라면 아예 기피하는 이들이 폭발적으로 늘었다.하지만 당시 이명박 정부의 대처는 달랐다. ‘방사능 괴담’을 잠재우기 바빴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괴담 유포자를 처벌하겠다”고 하는가하면, 전문가를 앞세워 방송 등 언론을 통해 “편서풍 덕분에 우리는 피해 없다”고 장담하기만 했다. 또 방사능 영향이 없을 뿐만 아니라 발견된 방사능 측정치도 기준치 이하의 미량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그 덕인지 방사능 오염의 찜찜함이야 가실 수 없겠지만 일본산에 대한 집단적 기피 현상은 사그러들었다. 예컨대 생태의 97%가 일본산임에도 전날 숙취에 시달린 직장인들의 점심 메뉴로 생태탕이 여전한 사랑을 받고 있는 데서도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 뒤를 이은 박근혜 정부는 사고 발생 후 2년이 지난 2013년 9월 9일에서야 후쿠시마현 및 8개현의 수산물에 대해 수입을 금지하는 특별조치를 시행했다. 사고 이후 방사능 유출이 없다는 일본 정부의 말이 거짓이었음이 드러났고, 여전히 방사능 오염수가 계속해서 바다로 유출되고 있다는 뒤늦은 고백으로 집단 공포가 다시 일면서다. 수입 금지하자마자 “곧 해제, 법적 근거 부족” 운운한 외교부 하지만 일본은 집요했고 한국 정부는 무력했다. 또 의아하기 짝이 없는 입장만 연신 반복했다. 특별조치를 시행한 지 보름 남짓만인 2013년 9월 26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일본 기시다 외무상에게 “방사능 오염수 문제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염려가 한국에 확산되어 수산물 매출이 감소한 점과 관련해 어쩔 수 없이 취한 예방적이고 잠정적인 조치며 국민의 불안이 해소되면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15년 1월에는 외교부 당국자가 “올해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므로 부담되는 사항을 빨리 털자는 게 외교부의 입장”이라면서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는 법적 근거가 약한 조치이기 때문에 해제하는 방향으로 한일간 의견을 좁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환경단체 등 시민사회에서 발끈했지만, 행동이 아닌 그냥 말에 불과했으므로 비판의 흐름이 지속적으로 조성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는 향후 ‘뭔가‘를 진행하기 위한 일종의 분위기 확인용 발언이었다. 소극적 불성실 대응으로 패소 자처한 한국 정부 그해 5월 일본 정부는 한국의 후쿠시마 등 수산물 수입 금지 조처가 부당하므로 “조기 철폐를 요구한다”며 한국 정부를 WTO에 제소했다. 한국 정부 대응은 소극적이거나 불성실했다. 일본이 제소하기 한 해 전 박근혜 정부는 일본의 방사능 누출 위험과 관련해 ‘방사능 안전관리 민간위원회’를 만들어 보고서를 작성하려 했지만, 두 차례의 현지조사에서 수산물 샘플 7건 가량을 채취하는 데 그쳤다. 당초 조사 예정이었던 후쿠시마 해저토와 심층수에 대한 조사는 일본의 요청대로 제외시켰다. 또 2015년 이후에는 특별한 이유 없이 위원회 활동을 아예 중단시켰다. WTO 1심 패소는 사실상 예고된 것이었다. 지난해 2월 WTO는 1심 판결에서 “한국 정부가 왜 후쿠시마 수산물 위험보고서 작성 최종 절차를 중단했는지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후쿠시마 수산물에 대해 ‘안전 위험성 지속적 재평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판결 근거로 사용됐다. 1심 판결의 핵심 패소 원인이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먹거리 안전에 대해서는 지극히 소극적이었지만, 일본과는 꽤 호흡이 잘 맞았다. 과거 정부의 소극적이고 불성실한 태도는 ‘수입금지를 해제해주기 위해 일본과 짜고 친 고스톱 아니냐’는 음모론적 비판이 나오는 주된 배경이다. 의문스러웠던 소극적 대응을 해명하지 못한다면 박근혜 정부는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며 역사의 기록에 또 하나의 적폐가 더해지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수입 농수산물 방사능 검출 여부 철저한 관리감독 필요 어쨌든 다행스럽게 후쿠시마산 생태, 고등어가 우리 밥상 위에 오를 것이라는 걱정은 당분간 접어둘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정부가 제시한 방사능 기준치 이하면 일본산 농수산물이 제한 없이 유통, 판매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지역명 표기 없는 일본산 수산물은 계속 들어오고 있으며, 원산지 허위 표기에 대한 우려 또한 여전히 남아 있다. 더욱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미량의 방사능이라도 검출된다면 유통, 판매를 금지하는 적극적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국가에 있어 국민의 건강과 안전보다 더 앞서는 가치는 없다. 박록삼 논설위원 youngtan@seoul.co.kr
  • “WTO 이례적 역전…日수산물 ‘잠재적 위해성’ 공감”

    정부는 12일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따른 일본산 식품 수입규제조치를 두고 WTO(세계무역기구) 상소 기구에서 ‘역전승’함에 따라 현재의 수입 제한 조치를 항구적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윤창렬 국무조정실 사회조정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판결이 나왔기 때문에 (수입제한 조치가)계속 유지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윤 실장 등 정부 관계자 일문일답.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가 계속된다고 했는 데 이것은 항구적인 조치인가. (윤 실장)“항구적으로 알고 있다. 계속 유지된다고 보면 된다” -일본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제한 국가 중 우리나라만 제소한 이유는. (윤 실장)“우리가 풀리면 나머지 19개국 수입 제한도 풀리지 않겠냐는 전략인 듯하다. 우리는 검역 주권을 지켜나갈 것이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수입금지 해제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 (윤 실장)“일본은 그렇게 주장하지만 판결은 나왔고, 우리는 판결대로 할 것이다. 무역 갈등은 없기를 바란다” (정해관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협력관)“우리의 조치는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것이었다. WTO도 그렇게 평가했다” -판결이 뒤집혔는 데, 어떤 근거로 설득했나. (정 협력관)“핵심 쟁점은 일본산 식품에 대해 ‘특별히 강한’ 검역 조치로 차별했다는 부분으로, SPS(위생·식물위생) 2.3조 관련 사항이다. 1심(패널)은 차별을 둘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상소 기구는 1심에서 생략하고 검토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의 검역 조치가 과도하게 무역 제한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상소 기구는 일부 적절치 않은 것이 있다고 판단했다” -WTO 상소 기구가 ‘환경적 부분’을 많이 고려했는가. (정 협력관)“1심은 수산물 수입 검사 시 방사능 오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환경적 요소에 대한 별도의 판단이 필요없다고 봤다. 또 자연 상태에서 세슘과 다른 핵종들이 관계가 있어 세슘 기준만 만족시키면 다른 핵종들도 문제없다는 평가였으나 원전사고 이후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일반적 상황처럼 세슘만 믿고 기타 핵종 검사를 생략해선 안된다는 주장을 상소 기구가 받아들였다” -다른 나라도 우리나라와 같은 기준을 갖고 있나. (정 협력관)“적정한 보호 수준을 정하는 것은 주권국가의 재량이다. 국가별로 다르게 정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우리나라 인접국서 일어났기 때문에 더 철저하고 엄격하게 보호 수준을 설정했다” -WTO 위생 부분에서 1·2심이 뒤집힌 것이 처음인가. (정 협력관)“소수지만 처음은 아니다. 다만 SPS 분쟁에서 패널 판정이 상소 기구에서 뒤집힌 사례는 없다. 패널 판정 이후 최선을 다해 판정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최대한 객관적, 보수적으로 대응했다” (윤 실장)“우리는 항상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다. 불리한 결과가 나왔을 때 어떻게 준비해 국민을 안심시킬지 많은 고민을 했다. 좋지 않은 결과를 대비해 검역 및 원산지 표시 강화 등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이번 결과가 한일어업협정에 미칠 영향은. (정복철 해양수산부 어촌양식정책관)“한일어업협정은 별도 채널에서 논의 중으로 이번 건과 연계는 신중히 검토하겠다” -일본산 수산물 수입 동향은. (정 정책관)“2만∼4만t 수준이던 일본에서의 명태와 고등어를 수입이 10% 수준으로 줄었다. 명태는 러시아산으로, 고등어는 노르웨이산으로 각각 대체됐다” (이승용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식품안전정책국장)“일본산 식품에 대해 그 어느 나라보다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다른 모니터링 자료를 보고 (규제 확대)필요성이 있다면 검토해보겠다” -WTO 상소 기구에서 승소하기까지 어떠한 노력을 했나. (윤 실장)“쉽지 않은 소송으로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준비했다. 관계부처와 10여 차례 이상 회의했고, 산업부에서 노력을 많이 했다. 국민 여러분, 시민단체·소비자단체가 많은 관심을 주셨다” (정 협력관)“전문 변호사를 특채하는 등 대응 능력을 강화했다. 패널이 자의적이고 일방적으로 판단한 것이 있어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상소 기구 보고서와 우리 주장이 거의 대동소이하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무섭게 질주하던 中 스타트업 추락… 줄줄이 경영난·파산 먹구름

    무섭게 질주하던 中 스타트업 추락… 줄줄이 경영난·파산 먹구름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아이우지우’(愛屋及烏)는 중국 스타트업(창업기업) 업계의 떠오르는 샛별이었다. 2014년 설립 이후 아이우지우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14억 인구의 부동산 거래를 상정하면 성장성에는 온통 ‘장밋빛’ 일색이었던 까닭이다. 불과 1년 반이라는 짧은 기간에 다섯 번이나 잇따라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단숨에 3억 500만 달러(약 3465억원)를 끌어모았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발표한 ‘2016년 세계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도 누렸다. 하지만 영광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부동산 거래 특성상 규모가 큰 만큼 소비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외면한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라는 직격탄마저 맞았다. 결국 지난 1월 사업을 중단하고 청산절차를 밟았다. 중국 굴지의 금융그룹 핑안(平安)보험이 투자한 부동산 중개 플랫폼 핑안팡(平安房)도 아이우지우와 함께 서비스를 종료했다. 정보기술(IT)시장조사 업체 CB 인사이트는 “이들 업체는 부동산에 금융과 인터넷 서비스를 접목했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섭게 질주하던’ 중국의 스타트업 업계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거대한 중국 시장과 손쉬운 자금 유치를 기반으로 성장세에 탄력을 붙였던 스타트업 업체들이 혁신 기술의 부재와 미중 무역전쟁, 중국 경기 둔화세 등 여러 가지 악재를 만나며 성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공유 자전거업체 오포(小黃車·ofo)의 몰락이 대표적이다. 2014년 창업 당시 23살이던 창업자 다이웨이(戴威)는 “버스와 지하철에서 내린 시민이 마지막 1㎞를 갈 수 있는 교통 수단을 제공하겠다”고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길거리에 세워진 자전거를 언제든 필요할 때 타고 아무데나 내려서 놓고 가는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현실화시켜 중국 스타트업의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알리바바(阿里巴巴)와 샤오미(小米) 등 중국 ‘IT 공룡’들이 앞다퉈 오포에 투자하며 기업가치는 30억 달러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낮은 수익모델 탓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협력 업체들에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면서 시장에 파산 소식이 나돌았다. 이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1500만명을 넘어섰다. 보증금이 1인당 99위안인 것을 감안하면 보증금 반환 규모는 거의 15억 위안(약 2500억원)에 이른다. 오포는 그러나 성명을 통해 파산 절차를 밟고 있지 않다면서 채무 관련 소송과 협의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며 파산설을 부인했다고 중국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지난 3일 보도했다. 오포의 경쟁자였던 모바이크(摩拜單車·mobike) 역시 비슷한 ‘운명’에 처했다. 음식배달업체 메이퇀뎬핑(美團點評)에 인수되면서 도산은 겨우 면했지만 싱가포르 사업을 접었을 정도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온라인 대출업체 모다이(modai)를 비롯해 우후죽순 생겨나던 개인 간 거래(P2P) 업체들도 줄줄이 파산하면서 투자금 반환 시위가 일어나는 등 핀테크(기술+금융) 분야에서 사회문제로까지 등장했다. SCMP는 “중국의 자본은 너무 많았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너무 적었다”며 “유사한 아이디어에 투자금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상당수 투자금은 이제 회수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고 지적했다.중국 스타트업이 몰락하고 있는 이유는 진정한 기술 혁신보다는 단순한 아이디어와 광활한 중국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한 탓이다. 류자룽 중국 자오상(招商)은행 카드사업총괄 부장은 “중국 스타트업 기술이 세계를 선도한다는 것은 허풍”이라며 “일부 성공한 회사들도 (기술력이 뛰어나다기보다) 중국 시장이 컸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단순한 아이디어에 너무 많은 자본이 투입됐으며, 결국 순식간에 증발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이들 업체의 경영난 가중에 한몫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강제적인 기술 이전을 정조준하면서 남의 기술을 그대로 가져와 자신의 것처럼 포장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SCMP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침체했고, 자국 시장에만 의존해 온 스타트업들이 희생자가 됐다”면서 “그동안 중국의 기적이자 자존심의 원천으로 여겨지던 중국 스타트업 업계가 ‘진실의 순간’을 마주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게임 등의 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진 점도 스타트업 업계의 전망을 어둡게 했다. 중국 스타트업 업계를 잔뜩 부풀렸던 버블(거품)이 빠지면서 ‘좋은 시절’은 끝났다는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가인 윌리엄 리는 “최근 수년간 중국 스타트업은 쏟아져 들어오는 투자 자금을 만끽했지만 이젠 그런 좋은 시절은 지났다”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은 비용 통제를 위해 감원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 스타트업 업계가 경영난에 봉착함에 따라 직원들은 혹사당하고 있다. 스타트업 업체들이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일주일에 6일씩 일하는 ‘996룰’을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직원들의 근무 시간은 무려 주 72시간이라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셈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유짠(有贊)의 주닝(朱寧)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17일 직원들에게 “996룰을 지켜 달라”는 새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메시지에서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華爲) 회장은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어렵다’는 화웨이 직원 말에 ‘이혼하면 해결된다’는 조언을 했다”며 “직원들의 이혼은 원하지 않지만, 화웨이의 이러한 문화는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보다는 회사 일에 시간을 할애해 달라고 강제한 것이다. 996룰은 사실 스타트업 직원들이 과거 잘나갈 때 만든 문화다. 당시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나서 장시간 근무를 했다. 그러나 상당수 스타트업이 경영난을 겪으며 회사 측이 직원들에게 996룰을 강요하는 데 악용되고 있다. 대다수의 스타트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기존 직원들마저 내보내며 인력을 줄인 여파다. 이에 중국 IT기업들과 스타트업의 장시간 노동을 반대하는 ‘안티 996룰’ 캠페인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깃허브에서 안티996룰 캠페인이 시작됐고, 이는 일주일간 깃허브에서 두 번째로 많이 공유됐다고 전했다. 이날 기준으로 캠페인 관련 저장소는 16만명의 ‘스타’(star, 좋아요)’를 얻었으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도 주요 이슈로 떠오르며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시장은 2013년부터 급성장했다. 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한 데다 알리바바와 텅쉰(騰訊·Tecent) 같은 1세대 스타트업들의 성공사례가 나오면서 투자 자금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에 힘입어 중국 스타트업들은 2015~2017년 ‘이지 머니’(손쉬운 자금 조달)를 만끽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만 해도 하루 평균 6900개 사가 설립되던 스타트업이 지난해엔 하루 평균 1만 8400개 사로 167%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 위축이 가속화됐다. 중국 리서치기업인 제로2IPO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스타트업 시장의 투자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7.5%, 전달보다 31.7%나 급감한 294억 위안에 그쳤다. 전체 투자 건수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5%나 곤두박질쳤다. 시장조사업체인 프레퀸도 지난해 4분기 중국 스타트업 시장 투자 건수와 펀딩 규모가 각각 713건과 183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12%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개방 나선 남미공동시장…EU 등 FTA 추진 속도전

    개방 나선 남미공동시장…EU 등 FTA 추진 속도전

    중남미 외 이스라엘·이집트만 FTA 체결 EU와 협상 타결 땐 수십억 달러 관세 절감 한국과도 투자·서비스 등 2차 협상 진행‘지구촌 마지막 거대 시장’인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해외 주요 경제체들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브라질 외교장관은 10일(현지시간) 메르코수르의 변화를 강조하면서 한국 등과 무역협상을 조속한 시일 안에 마무리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국영 뉴스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에 따르면 전날부터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 중인 아라우주 장관은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상은 지난 2004년 이래 타결에 가장 근접한 상태”라고 공개하는 등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주요 경제체와의 FTA 등 무역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자국 산업 보호를 내세우며 FTA 추진 및 시장 개방에 소극적이었던 메르코수르가 눈에 띄게 태도를 바꾼 것이다. 이는 트럼프발(發)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교역이 줄고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다 브라질 등 역내 주요국들의 정권교체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메르코수르가 FTA를 체결한 국가는 중남미 이외에는 이스라엘과 이집트 2개국 뿐이었다. 메르코수르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및 회원 자격 정지 상태인 베네수엘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은 모두 3조 3000억 달러(약 3760조원)로 남미의 70%, 중미를 포함한 중남미 전체 GDP의 58%를 차지한다. 앞서 메르코수르의 두 중심 국가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두 정상도 지난 1월 EU, 한국 등과 FTA 협상의 조기 타결 노력에 합의하는 등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에 조응하듯 한국을 비롯해 EU, 캐나다,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등도 높아지는 관세장벽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속에서 메르코수르와의 무역협상에 열성을 보이고 있어 이들 간 시장 개방 및 교역 확대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담당 집행위원도 지난해 12월부터 “2019년 내 메르코수르와의 FTA 체결을 최우선 과제로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양측이 협상을 타결하면 서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관세 절감 효과를 얻게 된다.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상은 지난 2일부터 나흘간 서울에서 제2차 협상을 열고 쟁점을 줄여나가는 등 잰걸음을 하고 있다. 양측은 상품, 서비스, 투자, 지재권, 원산지, 위생검역, 기술규제, 정부조달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상은 지난해 5월 서울에서 개시됐고, 지난해 9월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제1차 협상에서 상품, 서비스, 무역규범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문소영 칼럼] 박근혜 정부의 데칼코마니가 안 되려면

    [문소영 칼럼] 박근혜 정부의 데칼코마니가 안 되려면

    4·3보궐선거에서 ‘0대2’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창원 성산에서 범여권 단일후보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504표 차로 막판 역전했기에 간신히 ‘1대1’이 됐다. 이를 두고 ‘민심의 경고’라고 엄중히 지적하는데, 과연 청와대와 여당은 얼마나 수긍할까. ‘0대2가 됐어야 내년 총선의 보약이 됐을 텐데’ 하는 한탄이 들리는 걸 보면 민심의 경고를 무승부로 안이하게 판단할 수도 있겠다. 최근 젊은 학자를 만났는데, 그는 상당히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정치권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이명박·박근혜 정부로 나눠 비교하지만, 그는 김영삼 정부와 김대중 정부가,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데칼코마니 같다고 했다. 김영삼ㆍ김대중 정부는 ‘지역주의 정치의 완성’이다. 대구·경북(TK)이 장기 집권한 한국에서 PK와 호남이 각각 대통령을 배출하며 해당 지역민을 만족시켰다. 노무현ㆍ이명박 정부는 ‘이념화된 욕망의 추구’로 전자는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후자는 진정한 자본의 축적을 향해 각각 달려갔다. 박근혜ㆍ문재인 정부의 키워드는 ‘복고주의’다. 전자는 김기춘 청와대비서실장 등 ‘아버지 박통’과 관련 있는 인물을 등용해 산업화 시대를 소환했고, 후자는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대표되는 노무현 정부 인사를 기용해 그 시절 정책을 복원한다는 거다. 간혹 문재인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의 그림자를 만나게 되면, 왜 그런가 하는 의문이었는데, 이 젊은 학자의 분석에서 어떤 개연성을 찾을 수 있었다. 몇 건의 사례를 들겠다. 2016년 3월 박근혜 정부 때 대통령 사진을 ‘존영’이라고 불러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대구 연설에서 이를 두고 “지금이 여왕 시대냐”고 비판했다. 그랬는데 2018년 봄 김의겸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문 대통령 사진을 “존영”이라고 지칭했다. 박근혜 청와대 시스템을 그대로 물려 쓰는 건가 싶었다. 야당과 비타협적인 자세도 닮았다. 정치는 타협이 기본이고 A를 얻으려고 B를 내주게 된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에서는 청와대로 야당을 불러 식사정치를 한 뒤 소통한다는 홍보 효과만 누리고 야당의 요구는 거의 들어주지 않았다. 2015년 3월 ‘국회법 개정안 파동’이 대표적이다. 당시 정부·여당은 야당의 협조로 공무원연금개혁안을 통과시키고 대신 세월호진상조사위 관련 잘못된 시행령을 고치려는 야당의 요구를 수용해 국회법 개정안을 넘겨줬다. 그런데 박근혜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법 개정안을 무산시키고, 당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배신의 정치’ 프레임을 씌워 찍어 냈다. 일종의 ‘먹튀’다. 문재인 정부도 ‘최저임금제 속도조절’ 등을 발언하면서도 실제로 야당과 주고받는 정치를 거의 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만기친람도 유사하다. 장관들은 없고 문 대통령이 거의 전면에 나서 발표하고 지시한다. 박 대통령 때도 그러했다. 그러나 대통령과 청와대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큰 틀에서 관리하고 방향을 바로잡아야지 항상 전면에 나서면 곤란하다. 공무원이 복지부동한다며 울화통을 터뜨릴 것이 아니라 부처가 일하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장관들에게 인사권을 주고 힘을 실어 줘야 한다. 인사권도 없는 장관에게 공무원들이 충성할 이유가 있겠나. 공기업 인사권 행사에도 장관이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 내내 공공기관 공석이 제법 많았다. 1년 내내 사장추천위원회를 돌리는 공공기관도 있었다. 이번 정부도 공공기관 공석이 적지 않고 낙하산 인사 논란에 시달린다. 2007년 제정된 ‘공공기관운영법’을 형식적으로 지키면서 낙하산 인사를 남발하는 탓이다. 대안은 여야 합의로 공공기관운영법을 전면 개정하고, 현재 기획재정부가 총괄·관리하는 339개 공공기관을 관련 장관들에게 넘겨주는 방안이 있다. 장관 인선도 바꿔야 한다. 박근혜 정부처럼 70~80대의 초고령 인사를 기용하지는 않지만, 이번 정부도 부패에 덜 물든 40대를 발탁하지는 않는다.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한 뉴질랜드의 30대 여성 총리나 40대 캐나다 총리와 프랑스 대통령 같은 젊은 리더를 한국도 키워야 한다. 괴물을 들여다보다가 스스로 괴물이 돼서는 안 된다는 니체를 굳이 인용하고 싶지는 않지만, 적폐청산을 하면서 스스로 적폐를 쌓지는 않는지 돌아봐야 한다. ‘강원 산불’을 완전하게 진화한 능력으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젊은 정부’가 돼야 한다. 논설실장 symun@seoul.co.kr
  • 中 “유럽 기업들에 동등 대우”… 美와 무역전쟁 속 ‘EU 껴안기’

    中 “유럽 기업들에 동등 대우”… 美와 무역전쟁 속 ‘EU 껴안기’

    ‘10년간 시장 개방·공정 보조금’ 명문화 “북미 대화·한반도 평화 지지” 공동성명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유럽을 방문한 리커창 중국 총리가 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지도자들과 함께 공정한 경제무역, 5세대 이동통신(5G) 협력, 인권, 일대일로를 함께 언급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등 ‘EU 껴안기’ 행보를 지속했다. EU는 공동성명 발표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보조를 맞춰 중국에 산업보조금 지급과 시장 진입에 대한 양보를 요구, 이에 대한 문구가 합의문에 담겼다. 특히 중국은 앞으로 10년간 공정한 산업보조금과 시장개방을 가속화하기로 해 처음으로 이행기간을 명시적으로 약속했다. 합의문 작성을 앞두고 EU는 중국의 합의 이행 약속이 없다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겠다는 위협도 불사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0일 전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EU를 끌어안기 위해 양보했다는 분석이다. 리 총리가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과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중국과 EU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한반도 문제 등 국제문제에서 협력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공동성명은 특히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EU는 북미 양국이 대화를 통해 평화적인 방법을 실현하는 것과 남북이 화해하는 것을 지지한다”면서 “중국과 EU는 각국이 전면적이고 완전하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이행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했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유럽 기업들은 동등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며 “중국 내 산업보조금 문제에서 EU 측 우려를 해소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이어 크로아티아에서 개최되는 중·동유럽(CEEC) ‘16+1’ 정상회의에 참석해 ‘일대일로’에 대한 EU 회원국의 참여를 독려했다. 한편 중국은 제2회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미국이 사실상 보이콧한 가운데 26~27일 베이징에서 개최한다. 러시아, 파키스탄, 필리핀, 캄보디아 등 40여개국 정상이 ‘일대일로 공동 건설, 아름다운 미래 창조’를 주제로 열리는 포럼에 참가한다. 중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2년 전 제1회 포럼에는 김영재 북한 대외경제상이 이끄는 대표단이 참여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미국 겨냥 보복관세 강화하는 캐나다

    미국 겨냥 보복관세 강화하는 캐나다

    미국발 무역전쟁 속에서 이번에는 캐나다가 미국 제품을 겨냥한 보복관세의 위력을 더 높이겠다며 대상 품목의 조정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훨씬 더 강력한 충격을 가하기 위해 보복관세 목록을 갱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주재 캐나다 대사인 데이비드 맥노턴이 미국의 캐나다에 대한 고율 부과 방침에 대한 대응조치로 ‘품목조정 계획’을 언급한 데 대한 부연 설명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맥노턴 대사는 이르면 다음 주에 캐나다가 고율 관세를 부과할 새 제품 목록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날 미 기자들에게 말했다. 캐나다는 지난해 5월부터 오렌지주스, 메이플시럽, 위스키, 화장지 등 166억 캐나다달러(약 14조 2100억원) 규모의 광범위한 미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물리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이 자국 산업을 해쳐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며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보복관세다. 맥노턴 대사는 대미 타격 배가를 위해 새로 목록에 들어갈 미 제품에 사과, 돼지고기, 에탄올, 와인 등 농축산물이 대거 포함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릴랜드 장관은 맥노턴 대사의 발언에 대해 자세한 설명은 아꼈다. 캐나다는 지난해 서명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인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를 의회에서 비준하기 전에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철회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무역합의 이후에도 계속되는 미국과 캐나다 통상 갈등은 글로벌 무역에 보호주의 색채가 짙어지는 국면에서 우려를 샀다.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중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유럽연합(EU), 일본 등을 상대로도 거친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이 같은 통상갈등 고조는 글로벌 통상과 투자나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주요 악재로 지목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에서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3개월 전 전망치보다 0.2% 포인트 낮춘 3.3%로 제시했다. IMF는 “글로벌 무역갈등이 빨리 해소된다면 세계 경제에 상당히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무역갈등과 이로 인한 정책적 불확실성 때문에 세계 경제가 더욱 압박을 받을 위험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 미국 보복관세 경고에 반격 태세 들어간 EU

    미국 보복관세 경고에 반격 태세 들어간 EU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전쟁’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EU산(産) 제품에 관세폭탄 부과를 예고하자 EU도 즉각 보복관세 준비 태세에 들어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세계무역기구(WTO)는 EU의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이 미국에 불리하게 영향을 끼쳤다고 판정했다”며 “미국은 이제 110억 달러(약 12조 5000억원)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썼다. 그는 그러면서 “EU는 수년간 무역에 있어 미국을 이용했다”며 “그건 곧 중단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8일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EU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물리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이날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에 대한 EU의 보조금 지원 관행이 철회될 때까지 추가적인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고율 관세 부과가 가능한 예비 목록을 공개하고 공공의견을 수렴하는 등 관세 부과 품목 판별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동맹관계를 유지해 온 유럽으로 무역전쟁의 총구를 돌린 형국이어서 주목된다. 1974년 제정된 무역법 301조는 무역 상대국이 합의를 준수하지 않거나 불공정 행위 때는 수정을 요구하고 상대국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보복을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이 규정에 근거해 중국과의 무역전쟁 방아쇠를 당겼다. 미국은 2004년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영국 등 4개국 항공기 보조금 지급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WTO에 이 문제를 정식 제소했었다. WTO는 2011년 4개국이 1968~2006년 모두 180억 달러 규모의 항공기 보조금을 지급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EU는 보조금을 폐지했지만 에어버스의 새 기종 A350 XWB에 대해서는 50억 달러 상당의 신규 보조금 항목을 마련해 미국의 반발을 샀다. 이에 EU는 즉각 맞대응에 나섰다고 CNBC가 전했다. EU는 이날 “미국도 보잉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미국이 관세 부과를 실행할 경우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이어 “WTO가 지난 3월 미국도 보잉에 지급하는 불법 보조금을 없애는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판결했다”며 “EU는 보복관세를 결정하기 전 WTO에 중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EU와의 무역전쟁 우려 등으로 미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세를 탔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0.44 포인트(0.72%) 내린 2만6150.5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7.57 포인트(0.61%) 내린 2878.2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4.61 포인트(0.56%) 하락한 7909.28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하프타임]

    ‘추가시간 2골’ 경남FC, 가시마에 역전패 프로축구 K리그1 경남FC가 9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3차전에서 2-1로 앞서가던 후반 추가시간 내리 2골을 내줘 2-3으로 역전패했다. 창단 처음으로 대회 본선에 진출한 경남은 1, 2차전 연속 무승부 뒤 첫 승리에 다시 도전했지만 최악의 역전패로 조별리그 첫 패배를 맛봤다. G조의 전북은 일본 사이타마 원정에서 후반 아드리아노의 결승골로 우라와 레즈를 1-0으로 제압하고 2승(1패)째를 쌓아 조 1위를 질주했다. 女축구대표팀, 아이슬란드와 1-1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여자월드컵을 앞두고 9일 춘천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국내 마지막 평가전에서 지소연(첼시)의 동점 골에 힘입어 1-1로 비겼다. 아이슬란드와의 2연전을 마친 대표팀은 5월초 23명의 최종 엔트리를 확정한 뒤 5월 22일 출국, 6월 1일(이하 한국시간)에는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스웨덴과 최종 리허설을 치른다. 개최국 프랑스와 공식 개막전으로 치러지는 본선 첫 경기는 6월 8일 새벽 4시에 펼쳐진다.
  • 트럼프, 무역전쟁 총구 EU로… 13조원 ‘관세 폭탄’

    항공기·농산물 등 고율 관세 부과 착수 일대일로 등 中 경제정책 대응엔 공조 EU ‘보복 관세’ 시사… 무역 충돌 긴장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이어 유럽연합(EU)에 12조 5000억원 규모의 관세폭탄을 투하하겠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협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자 무역전쟁 총구를 EU 쪽으로 돌린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또 중국의 비시장적 경제정책 대응을 위해 EU와 공조를 이어 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EU는 그러나 보복관세를 시사하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트위터에 “세계무역기구(WTO)는 EU의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이 미국에 불리하게 영향을 끼쳤다고 판정했다. 미국은 이제 110억 달러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면서 “EU는 수년간 무역에 있어서 미국을 이용했다. 그것은 곧 중단될 것”이라고 썼다. 전날 미 무역대표부(USTR)는 무역법 301조를 토대로 EU산 수입제품에 추가 관세를 물리기 위한 절차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USTR은 WTO가 산정한 수치를 인용해 EU가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에 지급하는 보조금 때문에 미국이 연간 112억 달러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 피해 추산액과 같은 연 112억 달러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USTR은 고율관세 부과 예비목록도 공개했다. 여기에는 EU의 28개 회원국에서 생산하는 항공기와 헬리콥터, 항공기 부품과 같은 공산품뿐 아니라 와인·치즈와 같은 농축산물, 연어·문어 같은 해산물까지 포함됐다. 미국은 EU의 기간산업인 자동차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도 검토하고 있다. WTO는 EU가 미국의 112억 달러 피해 추산액에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현재 조정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USTR은 그 결과가 올여름쯤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EU가 대형 민항기에 대해 WTO 규정에 어긋나는 보조금 지급을 전면 중단하는 합의를 하게 만드는 게 궁극적 목표”라면서 “EU가 해로운 보조금을 중단하면 고율 관세를 철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EU는 에어버스 보조금으로 미국이 입었다고 주장하는 피해 규모가 “상당히 과장됐다”며 “미국의 움직임에 대응해 독자적으로 보복 관세를 부과할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EU 간 안보 무임승차론과 파리기후변화협약, 이란 핵합의, 무역불균형 등 여러 분야에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USTR의 조치로 미·EU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워싱턴 정가는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클리트 윌렘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미·EU 간 무역갈등과는 별개로 “미국과 EU는 현재 WTO에서 중국의 비시장적 경제 정책에 대해 서로 협력해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등에 대해 미국과 EU가 협력해 대응할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장밍 EU 주재 중국대사는 “EU는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독자적인 길을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22년 한풀이… 전자랜드 첫 챔프전 진출

    22년 한풀이… 전자랜드 첫 챔프전 진출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가 1997년 창단 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전신 인천 대우, 인천 신세기, 인천 SK 시절을 통틀어 10개 구단 중 단 한번도 챔프전 무대를 밟지 못했던 한을 22년 만에 풀었다. 전자랜드는 8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승제) 3차전에서 창원 LG를 88-86으로 꺾고 3전 전승으로 4강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현주엽 LG 감독은 사령탑이 된 후 치른 첫 봄 농구가 4강에서 좌절됐다. 전자랜드는 1쿼터부터 박찬희를 중심으로 속공으로 득점을 쌓았다. 강상재, 이대헌, 정효근 등이 고른 득점을 올렸고, 찰스 로드는 파워 넘치는 덩크 슛을 선보이는 등 1쿼터에서 21-18로 눌렀다. LG는 2쿼터 들어 김종규와 메이스의 ‘트윈타워’ 추격과 김시래와 조쉬 그레이의 연속 3점 포로 경기 흐름을 42-44로 뒤집었다. 양 팀은 3쿼터에서도 10분간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70-69로 종료했다. LG는 4쿼터 시작과 동시에 강병현의 3점 슛과 메이스의 골밑 슛으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경기 종료 6분여를 남겨놓고 메이스가 발목을 다쳐 잠시 코트를 떠났고 조성민마저 5반칙 퇴장했다. 전자랜드는 강상재, 정효근이 코트를 휘젓고 기디 팟츠의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종료 3분 37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81-80으로 스코어를 재역전했다. 두 팀의 엎치락뒤치락 승부를 결정지은 건 경기 종료 59.9초를 남겨둔 시점에서 팟츠의 패스를 그대로 꽂아 넣은 강상재의 3점 쐐기포였다. 전자랜드는 로드와 팟츠가 각각 25점, 20점으로 승리를 합작했고 정효근도 13점을 보탰다. LG 김종규가 종료 9.6초 전 3점슛을 성공했지만 재역전은 이루지 못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시진핑 이어 리커창도 미중 무역전쟁 속 유럽 공들이기

    시진핑 이어 리커창도 미중 무역전쟁 속 유럽 공들이기

    커들로 “상당한 접근” 막판 이견조율 시사 中, 달러 의존도 낮추려 4개월째 金 매수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달 시진핑 국가주석에 이어 8~12일 유럽 순방에 돌입해 미국과의 무역전쟁 국면에서 우호국 늘리기에 나섰다. 리 총리는 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지도부와 회동하고 9일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만난다. 그는 이어 12일 크로아티아를 방문해 동유럽 16개국 정상들과 회의를 열고, 중국의 핵심 정책인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를 통한 협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1~26일 시 주석은 이탈리아, 모나코, 프랑스 3개국을 순방했으며 이탈리아 및 룩셈부르크와 일대일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리 총리는 유럽 순방을 앞두고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에 실린 칼럼을 통해 “중국은 EU와 기후부터 무역까지 다양한 분야에서의 문제를 협력하길 희망한다”며 “중국은 통합되고 번영된 유럽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중국이 일대일로를 내세운 동유럽 국가에 대한 투자로 유럽을 동유럽과 서유럽으로 나누려 한다는 비판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리 총리는 “중국이 동유럽 국가들과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는 것은 EU의 균형된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미중 무역협상은 지난주 미 워싱턴DC에서 지적재산권 침해와 기술이전 강요 문제 등에서 상당한 접근을 이루는 등 타결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7일 CBS에서 “이행 관련 문제 등 미해결 이슈들이 있다”고 언급해 막판 이견 조율 중임을 시사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중이 4월 무역협상의 최종 타결, 5월 무역전쟁의 마침표를 찍기 위한 미중 정상회담을 목표로 이번 주에도 화상연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화를 이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해 말 금 매수를 재개해 4개월 연속 금 보유고를 늘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중국은 경제 연착륙 위험이 제기된 2015년 중반부터 금 보유량을 늘렸다가 2016년 10월부터 2년간 금 매입을 중단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모디 ‘안보’vs 간디 ‘민생’…‘100억달러 총선’ 달아오르는 인도

    모디 ‘안보’vs 간디 ‘민생’…‘100억달러 총선’ 달아오르는 인도

    하층민 출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인도판 북풍(北風)’으로 재선할 것인가, 정치 귀족 가문 라훌 간디 인도국민회의(INC) 총재가 친서민 정책으로 막판 대역전을 할 것인가. 9억명 표심의 향방은 이번 주부터 6주간 100억 달러(약 11조 4000억원)짜리 ‘세계 최대 민주주의 축제’로 불리는 인도 총선거가 끝난 뒤 공개된다. 인도 총선은 오는 11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전국 29개 주에서 진행된다. 1차전이었던 2014년 총선에서는 모디가 간디 총재에 압승했다. 그가 이끈 인도국민당(BJP)은 과반인 282석을 차지했다. 단일 정당이 하원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 것은 1984년 이후 처음이었다. 인도 하원 전체 의석은 545석이다. 이 중 2석은 대통령이 지목한다.언어와 민족이 매우 다양한 인도는 마하라슈트라, 웨스트벵골, 델리, 타밀나두, 안드라프라데시 등 지역 정당이 장악한 주가 많지만 결국 전체 판세는 연방의회 집권 BJP와 INC의 대결로 압축된다. 양당이 각 지역 정당과 연대해 각각 BJP가 주도하는 국민민주연합(NDA)과 INC의 통일진보연합(UPA)으로 세력 대결을 펼치기 때문이다. 모디 총리기 이번 총선에서도 쉽게 이길 수 있을까.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럴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경제성장률이 눈에 띄게 둔화했다. 농민들은 모디 총리가 제조업만 챙긴다며 등을 돌렸다. 인도의 실업률은 45년 만에 최고치인 6.1%를 기록했다. 악재가 겹친 가운데 BJP는 지난해 12월 정치적 텃밭인 마디아프라데시 등 3곳의 주의회 선거에서 완패했다. 지난 2월 14일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공격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모디 총리는 인도 경찰 40명이 숨진 이 사건의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하고 같은 달 26일 공습을 감행했다. 인도가 파키스탄을 공격한 것은 4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양국은 하루 뒤 공중전을 벌였다. 전면전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안보 이슈가 선거판을 집어삼켰다. 인도인들은 파키스탄을 공격한 모디 총리를 “결단력 있는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주춤했던 지지율이 치솟았다. 인디아TV는 8일 최신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NDA가 이번 총선에서 275석을 얻어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직 프리미엄’이 더해져 모디 총리의 승리 확률이 높아졌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달 31일 개국한 ‘나모 TV’가 선거 공정성을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모디 총리의 이름을 따 만든 이 채널은 하루 종일 모디 총리의 유세 연설 등 총리의 정보만 전달한다. 모리 총리의 지지자들은 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나렌드라 모디 총리’까지 제작했다. 당초 지난 5일 개봉 예정이었으나 INC의 반발로 연기됐다. 이외에도 모디 총리를 영웅화한 책 등이 출간된 것으로 전해졌다. 모디 총리는 공고한 신분제 카스트 제도 하위 계급인 간치(상인) 출신으로 총리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모디 총리는 기차와 거리에서 차와 음료 등을 팔다가 정치계에 입문했다. 이후 구자라트주 총리 등을 거쳐 연방정부 총리에까지 올랐다. 이대로 모디 총리의 재선을 낙관해도 좋을까. 변수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하층민이었던 모디 총리가 하층민들의 이익을 등한시했다는 비난을 받는 등 이번 총선으로 시험대에 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NYT는 “불가촉천민 ‘달리트’가 1억표다. 지난 선거에서 달리트는 자신이 하위 계급 출신임을 강조한 모디를 지지했었다. 하지만 달리트들은 더는 모디 총리와 그의 당을 신뢰하지 않는다”면서 “총리가 된 후에 달리트가 당하는 폭압을 모른 척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NYT는 이어 “파키스탄과의 대립은 달리트의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디 총재는 모디 총리가 외면한 하층민에 집중했다. 간디 총재는 인도 명문가 ‘네루-간디’ 가문 출신이다. ‘네루-간디’ 가문은 자와할랄 네루 초대 인도 총리, 네루 초대 총리의 외동딸 인디라 간디 총리, 네루 총리의 손자 라지브 간디 총리 등을 배출했다. 간디 총재는 네루의 증손자다. 다만 마하트마 간디와는 무관하다. 간디라는 성은 인디라 총리가 페로제 간디와 결혼하면서 붙은 것이다. 간디 총재는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가구에 월 6000루피(약 10만원)를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인도의 1인당 월 국민소득은 20만원 미만이다. 그는 “인구로는 2억 5000만명, 가구 수로는 5000만 가구가 혜택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간디 총재가 지난해 말 주의회 선거에서 ‘농민 부채 감면’을 공약으로 내세워 승리한 경험을 되살리고 있다, 모디 정부의 일자리 문제와 농촌 빈곤, 방산 비리 등 약점도 집중 공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총선은 전국 29개 주에서 지역별로 7차례(4월 11일·18일·23일·29일, 5월 6일·12일·19일)에 걸쳐 치른다. 개표는 다음달 23일 하루 만에 끝난다. 하원의 윤곽도 이날 나온다. 하원 과반을 획득한 정당에서 총리가 나오고 정권을 잡는다. 유권자는 8억 7500만여명으로 민주주의 국가 가운데 가장 많다. 선거 규모가 큰 만큼 정부 지출이 상당하다. 인도 전역 100만곳에 투표소를 설치하고 군경 등 1000만명의 선거 관리 요원을 투입한다. 인디아투데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인용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09년 총선에서는 정부가 유권자 1명당 15.5루피를 썼으나 2014년에는 관련 비용이 1인당 46.4루피로 늘었다. 2014년 총선 당시 인도 정부의 전체 지출은 총 387억 루피”라고 전했다. 개별 후보자의 비용까지 합산하면 전체 선거 비용은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뛴다. CNN 등은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인도 총선은 전 세계 역사상 최대로 기록된 2016년 미국 대선 비용 65억 달러 규모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면서 “2014년 인도 총선 비용은 50억 달러 수준이었던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번에는 그때보다 두 배(100억 달러)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체 선거 비용을 최소 70억 달러로 내다봤다. 왜 이렇게 많은 돈을 쓰는 것일까. 치열한 경쟁과 부정 선거 풍토 때문이다. 이번 선거 입후보자만 8000명이 넘는다. 이들 후보는 당선을 목표로 선거 운동원의 일당, 교통비, 식대는 물론 현수막, 마이크, 폭죽 등 선거 전반 비용을 부담한다. 후보자들은 금품까지 살포해야 한다. 현지 설문에 따르면 인도 정치인 90%가 선거 때 유권자들에게 금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낀다. 블룸버그는 “인도의 선거 유세장에서는 각 후보자가 평소 서민들이 맛보기 힘든 치킨카레 등이 든 박스나 현금을 나눠주는 일이 흔하다. 지난 선거 때 일부 선거구에서는 유권자에 염소를 선물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비도 급증했다. 각 후보는 홍보요원, 댓글부대 등을 운영하는데 이 비용이 2009년 선거 3600만 달러에서 2014년 7억 2000만 달러로 빠르게 늘었다. 이 와중에 SNS를 타고 확산하는 ‘가짜뉴스’ 문제가 대두됐다. 페이스북은 지난 1일 인도 총선 관련 가짜뉴스를 유포한 것으로 의심되는 계정 수백개를 폐쇄했다. 페이스북은 이들 계정 배후에 파키스탄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 가짜계정은 280만명이 넘는 페이스북 사용자에 파키스탄군, 인도 정부, 카슈미르 분쟁 지역과 관련한 거짓정보를 흘린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 거대한 민주주의 축제를 보려는 관광상품이 나와 관심을 끈다. 로이터통신 등은 최근 타지마할 등 인도 관광 명소는 물론 총선 후보자 유세 현장을 체험 가능한 여행 상품이 나왔다고 전했다. 인도 전역의 35개 관광회사가 참여했고, 3500여건 이상의 예약이 완료됐다. 로이터는 “일반 관광객보다는 각국 정치인, 정치학 전공 학생, 언론인, 연구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기수파괴’ 대장 인사…중장급도 도미노·합참 출신 중용

    ‘기수파괴’ 대장 인사…중장급도 도미노·합참 출신 중용

    정부가 8일 단행한 대장급 인사는 ‘기수’ 중심의 군 인사 관행을 벗어나 대대적인 인적 쇄신으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육사 41기 서욱(56)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중장)이 전문성을 인정받아 선배들을 제치고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는 점에서 중장급 인사도 연쇄적으로 기수 파괴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방부는 8일 상반기 서 육군총장 내정자를 포함한 군 장성 인사를 발표했다. 육군사관학교 41기인 서 내정자는 합참과 한미연합사령부에서 작전 분야 요직을 두루 거친 대표적인 작전통이다. 1985년 동부전선 GP장(감시초소 소대장)을 시작으로 전방부대 사단장과 군단장을 역임했고, 한미연합사령부 작전처장 및 기획참모차장과, 합참 작전부장, 작전본부장을 거쳤다. 당초 김용우 육군총장(대장·육사 39)의 후임으로 비육사 출신이 내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육사 출신 육군총장 임명 관행이 유지됐다. 1969년에 임명된 서종철 총장(육사 1기) 이후 비육사 출신 육군총장은 없었다. 41기가 대장 진급과 함께 총장에 발탁되면서 39기 김용우 현 총장과 40기 대장인 지작사령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 3명이 군복을 벗게 됐다. 육사 41기인 서 내정자를 포함해 최병혁(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내정), 학군 23기인 남영신(지상군작전사령관 내정) 등 중장들이 대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남영신 내정자도 육사 41기급이다. 육사 출신 작전통인 서 내정자의 발탁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해 작전을 주도할 능력을 갖춘 예비 한미연합사령관 확보까지 염두에 둔 인사로 풀이된다. 공사 32기인 원인철 공군총장 내정자도 공군작전사령부와 합참의 작전·훈련부서를 두루 거친 공군 내 대표적인 작전통이다. 원 내정자는 제19전투비행단장을 거쳐 공군작전사령부 부사령관, 합참 연습훈련부장, 공군참모차장, 공군작전사령관, 합참 군사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국방부는 원 내정자에 대해 “변화하는 미래 안보환경에 대비한 전략적·작전적 식견과 훌륭한 인품을 겸비해 공군총장 최적임자”라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해병대사령관에는 이승도 합참 전비태세검열단장(해사 40기·소장)이 각각 내정됐다. 육군 대장 인사에서 한 기수를 건너뜀에 따라 중장급 이하 후속 인사에서도 인적 쇄신을 핵심으로 하는 세대교체 현상이 뚜렷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중장급 이하 후속 인사도 능력과 품성 등을 고려할 것”이라며 “서열, 기수, 출신 등 기존 인사 관행을 탈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군은 원인철 총장 내정자와 동기인 이건완 공군작전사령관이 군복을 벗게 됐다. 공사 33기 소장급 인사들이 중장 진급과 함께 합참차장과 공군작전사령관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군도 큰 폭의 인사 쇄신이 예측됐지만 예상 밖으로 고참급인 32기 원인철 중장이 총장을 맡게 되면서 쇄신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원인철 공군총장 내정자는 공사 32기로 육사 기수로 치면 40기에 해당한다. 반면 서 육군총장 내정자는 육사 41기로 원 내정자보다 한 기수 아래이다. 서 내정자는 심승섭 해군총장(해사 39기)과 기수가 같다. 다만 기수 역전이 일어났다고 해서 육·해·공군 순서의 총장 의전서열이 바뀌진 않는다. 국방부 관계자는 “각 군 참모총장의 의전서열은 육→해→공군 순으로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포인트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합참의장 재임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인사들이 핵심 요직에 발탁됐다는 점이다. 육군총장과 공군총장 내정자인 서욱 합참 작전본부장과 원인철 합참차장, 해병대사령관에 임명된 이승도(해사 40기) 국방전비태세검열단장은 정 장관이 합참의장 재직 때 함께 근무했던 인사들이다. 전비태세검열실은 합참 소속이었으나 최근 국방부로 변경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IMF 등 “무역전쟁으로 세계경제 동시 둔화 진입” 경고

    IMF 등 “무역전쟁으로 세계경제 동시 둔화 진입” 경고

    세계 주요 기관들이 글로벌경제의 동반 둔화국면 진입을 경고했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타이거지수를 분석한 결과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제는 2018년 중반부터 동반 하강세를 보였으며, 그 추세가 올해도 반전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과 신흥국 시장의 타이거지수는 지난해 가을 이후 모두 급락했다. 타이거지수는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와 FT가 공동개발해 2013년부터 산출하는 경제지수다. 실물경제 움직임과 금융, 신뢰도 등 다양한 지표 흐름을 과거와 비교한 것으로 주요 20개국(G20)의 세계경제 회복 기여도 등을 파악하는 데 이용된다. 타이거지수는 지난해 말에 급격히 하락해 2016년 이후 최저치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2016년은 세계경제 위기 이후 경기가 가장 좋지 않던 때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 유럽은 지난 6개월 동안 비슷한 형태의 경기둔화 양상을 보였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 성장 모멘텀이 사라지기 시작했으며 새로운 형태의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FT는 지적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세계경기 둔화 추세가 침체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한 것은 세계경제가 성장 모멘텀을 잃었다는 점“이라며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거시 경제정책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둔화 흐름이 향후 몇 년간 회복될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계 체감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FT는 선진국의 체감경기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신흥국은 정점에서 한참 아래로 떨어졌다며 중국의 경제 성장이 끝나간다는 두려움이 이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잇단 부양책으로 성장이 회복되는 것처럼 보이고 미 연준이 올해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경제 참가자들의 자신감은 지난 6개월 동안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 지연도 올해 하반기 성장 모멘텀 전망을 불투명하게 한다. 프라사드 연구원은 “무역전쟁과 이에 따라 퍼진 불확실성으로 세계경제가 장기간에 걸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불확실성이 기업과 개인의 자신감을 약화시켜 투자를 꺼리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각국 정부의 무능도 경제 약화를 심화시켰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이날 “IMF가 이번 주 후반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이라며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과 중국은 물론 유럽의 경기 둔화도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그는 “2년 전 세계경제의 75%가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70%가 둔화를 겪을 전망”이라며 “오는 12~14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IMF는 세계 성장률 전망을 또다시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1월에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올해 3.5%, 내년 3.6%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세계무역기구(WTO)도 미중 무역전쟁이 세계경기 둔화를 초래하고 있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을 하향할 것을 내비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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