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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태국 인구 절반이 쓰는 라인(LINE), 태국인들의 일상 속으로 파고든다 (엠바고 12시)

    [온라인] 태국 인구 절반이 쓰는 라인(LINE), 태국인들의 일상 속으로 파고든다 (엠바고 12시)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주식회사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이 태국 국민들의 일상 속으로 파고든다. 라인은 3일 태국 방콕에서 ‘라인 타일랜드’ 미디어데이를 열고 라인을 통해 이용자와 산업계 및 엔터테인먼트 업계 간의 ‘거리 좁히기(Colsing the Distance)’에 나선다고 밝혔다. 아리야 바노미옹 라인 태국법인장은 “라인은 태국인의 일상에 유용하고 혁신적인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포털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인은 일본과 태국, 대만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2억 1840만명이 이용하는 ‘글로벌 메신저’다. 모바일 간편결제 ‘라인페이’와 동영상 생중계 서비스 ‘라인 라이브’,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등 일상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아우르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일본의 뒤를 잇는 라인의 두 번째 주력 국가인 태국에서는 전체 인구 6700만명 중 절반인 3300만명이 라인을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 4000만명 중 85%에 이르는 수치다.  라인이 태국에서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은 것은 태국의 산업계와 엔터테인먼트업계 등과의 협력으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편 덕분이다. 라인은 태국에서 금융과 상거래, 콘텐츠, 생활 서비스 등이 사용자들과 만나는 주요 통로로 자리잡았다. 라인의 주요 서비스인 ‘라인TV’는 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태국의 제1 미디어그룹 GMM 등 현지 엔터테인먼트업계와의 제휴로 독점 콘텐츠를 늘려가고 있으며, 지난해 라인을 통해 공개한 드라마 ‘HORMONES 3’ 시리즈는 1억 8000만건을 넘는 재생 수를 기록했다. ‘라인뮤직’은 태국 내 최다 음원을 보유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로 떠올랐다.  누구나 라인 스티커를 제작해 판매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스마켓’은 태국에서 총 6만 명이 제작자로 등록했다. 개인 창작자들이 만든 스티커가 각종 캐릭터 상품으로 재탄생하면서 스타로 발돋움하는 기회를 얻고 있다. 라인은 태국의 각계 기업들의 마케팅 통로로도 이용되고 있다. 태국 내 250여개 브랜드와 기업들이 라인의 공식 계정을 만들어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고, ‘유니클로’ 등 인기 브랜드들은 공식 스티커를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전자상거래 서비스 ‘라자다’ 태국 법인의 라인 팔로워 수는 700만 명에 이른다. 태국 던킨도너츠는 도너츠 판매 프로모션으로 일주일 만에 라인 팔로워 45만 명을 늘렸다. 지난해 6월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간편결제 ‘라인페이’는 총 150만 회원을 확보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충전식 선불 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BTS 그룹과 합작회사 ‘래빗 라인 페이(Rabbit LINE Pay)’ 설립했다. 총 4000여개의 제휴 업체를 확보한 데 이어 방콕 지역에서의 지상철 티켓을 래빗 라인 페이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실생활 서비스를 사용자와 이어주는 O2O 서비스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날 라인은 생필품 배달 등을 하는 심부름 서비스 ‘라인맨(LINE MAN)’을 새롭게 선보였다.  라인은 태국에서 연구개발(R&D) 전문 부서를 설립하는 등 현지화된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 현지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위한 ‘스타트업 에코 시스템)’을 구축한다. 아리야 대표는 “태국 법인에서 만든 현지화된 서비스가 한국, 일본 등 다른 국가로 퍼져 나가는 역수출 사례도 만들어볼 것”이라면서 “라인 태국 법인은 물론 태국의 스타트업들도 라인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방콕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한국은 세계 외식시장 중심지”

    “한국은 세계 외식시장 중심지”

    “식음료 분야가 발달하고 변화에 민감한 한국은 세계 외식시장의 중심지입니다. 퀴즈노스가 아시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성공했느냐가 관건입니다.” 글로벌 샌드위치 브랜드 퀴즈노스의 더그 팬더가스트 글로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퀴즈노스 압구정점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세계 외식시장에서 한국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퀴즈노스는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 퀴즈노스는 올해 10주년을 맞아 현재 40개 매장 수를 2018년 100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팬더가스트 CEO는 “한국 시장에서 먼저 시도해 역으로 미국 본토나 다른 국가로 역수출하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불고기를 응용한 불고기 샌드위치를 개발해 미국 등에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은 게 대표적이다. 이번에는 한국의 청양고추를 활용한 ‘크레이지 핫 치킨 샌드위치’를 출시했다. 또 커피를 밥보다 많이 먹는 한국인들의 성향을 고려해 프리미엄 스페셜티 원두를 사용한 ‘큐카페’(Q-cafe)도 새롭게 선보였다. 이 밖에도 1인가구 증가에 따른 혼밥족(혼자 밥 먹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1인 좌석도 늘렸다. 퀴즈노스는 맞수인 서브웨이, 패스트푸드 업계 1위 맥도날드, 푸드 메뉴를 강화하는 스타벅스에 맞서 ‘고급화’ 전략을 추진한다. 팬더가스트 CEO는 “매장에서 갓 구워 낸 빵과 질 좋은 천연재료로 만든 샌드위치로 품질을 따지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 자본, 농업기업 신젠타 인수 성공할까?/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중국 자본, 농업기업 신젠타 인수 성공할까?/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지난달 초 중국 국영기업 중국화공의 신젠타 인수의사 발표는 큰 반향을 불렀다. 거침없는 중국 자본의 국제기업 사들이기 행진, 430억 달러라는 중국 자본의 해외 기업 인수사상 최대 규모, 식량산업 기반인 종자·작물보호제 분야 세계적 기업 신젠타 인수라는 것 등이 반향의 근거였다. 절차가 순조롭다면 올해 말에 거래가 마무리될 것 같다. 그런데 계속되는 중국 자본의 세계적 농업기업 인수에 대해 미국의 우려 또한 고조돼 최종 성사 여부가 관심을 끈다. 2013년 7월 미국은 이미 중국 자본의 농업기업 인수에 대해 우려를 표면화한 적이 있다. 이때 미국 의회 상원은 국제 간 기업 인수·합병을 두고 청문회를 열었다. 청문 증인은 당시 세계 최대 양돈·돈육가공 기업인 미국 스미스필드의 최고경영자였다. 그는 청문회 4개월 전에 중국 육가공기업 솽후이(현재 WH그룹)에 스미스필드 매각을 발표했다. 청문회 참여 의원들이 그를 몰아붙였다. 주된 내용은 솽후이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미스필드 매각은 미국 이익, 심지어 국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증인은 중국 정부와는 무관한 기업 사이의 순수한 상업적 거래라고 방어했다. 더욱이 돼지고기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을 배후에 둔 솽후이가 스미스필드를 인수할 경우 수출 증대를 통해 일자리 창출, 양돈 농가 소득증대를 가져와 미국에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스미스필드는 매각됐고 솽후이는 단숨에 세계 최대 양돈·돈육가공 기업이 됐다. 매각 직후 중국 정부와 솽후이의 연계가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됐다. 우선 2011년 중국 정부는 기업의 해외 농지와 식품기업 인수를 촉구하는 국가경제운용 5개년 계획을 발표했는데 ‘공산당 정치·시장주의 경제’라는 중국 특성상 민영, 국영을 불문하고 기업은 정부 지침에 무관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했다. 중국 자본의 미국 내 농지 소유 규모가 2011년 8100만 달러에서 2012년 9억 달러, 2013년 14억 달러 수준으로 5개년 계획 발표 직후 실제로 급증한 것에 주목했다. 특히 솽후이는 스미스필드 인수금액 71억 달러 가운데 40억 달러를 중국 국유 은행으로부터 서구 경제권이 이해하기 힘든 절차로 융자받았다는 사실도 밝혔다. 최근 학계의 연구 결과도 스미스필드 매각의 부정적 영향을 강조한다. 기업 인수를 통한 기술 이전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 생산 단계별 역할 이전을 가져오는데 미국에 불리하다는 주장이다. 사료곡물이 풍부한 미국에는 공해 발생이 심한 양돈단계를 특화해 원료 고기를 중국에 공급하고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에는 고부가가치 가공단계를 옮겨가 최종 완제품을 만들어 미국으로 역수출한다는 주장이다. 미국 안에서 고급 일자리 창출은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확산되는 이런 분위기는 신젠타 인수에도 영향을 미친다. 신젠타는 스위스에 본사를 두었지만 미국 여러 지역에도 연구기지와 생산설비를 둔 다국적 기업이다. 실제로 연매출의 25%를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북미 지역에서 거둔다. 따라서 중국 자본의 신젠타 인수는 미국 국가이익과도 연관된다는 주장이 강하다. 결국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는 신젠타 인수·합병 과정을 엄격하게 심의할 것을 천명했다. CFIUS는 미국 재무부 산하 정부기관으로 국방부, 국무부 관계자가 참여해 국가이익과 관련되는 외국인 투자를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최근 미국 농무부 장관은 고도의 농업생명과학기술을 과학보다는 정치 동기로 취급하는 중국 같은 국가가 주도하는 것을 심히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중심부 생각을 말해 준 것 같다. 신젠타 인수·합병 과정이 험난해 보인다. 기술 기반 농업기업의 인수·합병을 두고 주요 2국(G2)이 경쟁적 이해관계를 표출했다. 두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식량 수입국 한국과 무관하지 않다. 자원 부존 여건상 생물·화학적 기술주도 농업발전 경로를 택했고,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는 한국이 농업기술을 어떻게 추구하고 보호해야 할지를 엿보게 하는 사례다. 남의 경쟁을 구경만 하면 후진적이다.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선진적이다. 국가적 농업 기술기반 구축을 튼튼히 해야 할 것이다.
  • ‘꽃미남’들의 로맨스 사극 출사표…안방극장 ‘심쿵주의보’

    ‘꽃미남’들의 로맨스 사극 출사표…안방극장 ‘심쿵주의보’

    ‘대박’ 왕의 두 아들 대길·영조의 대결 ‘화랑 ’ 신라 꽃화랑의 사랑과 성장 ‘구르미’ 조선 효명세자 모티브 ‘보보경심:려’ 꽃황자와 미래인의 만남 “사전 제작·중장년 시청자 확보 장점” 올해 안방극장의 최대 화두는 ‘꽃미남’ 로맨스 사극이다. 한류 스타부터 인기 아이돌 가수까지 로맨스 사극 촬영 대열에 합류하면서 ‘성균관 스캔들’(2010), ‘해를 품은 달’(2012)의 뒤를 잇는 대형 히트작이 탄생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극은 시대적 배경에 따른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고 다양한 연령층에 어필하기 때문에 흥행하면 폭발력이 상당하다. ‘성균관 스캔들’에 출연했던 박유천, 송중기, 유아인은 이 작품으로 스타덤에 올랐고, 신인이었던 김수현도 ‘해를 품은 달’로 톱스타가 됐다. ‘육룡이 나르샤’ 후속으로 오는 28일 처음 방송되는 24부작 사극 SBS ‘대박’은 장근석과 여진구를 투톱으로 내세웠다. ‘대박’은 왕의 잊혀진 아들 대길(장근석)과 그의 아우이자 훗날 영조가 되는 연잉군(여진구)이 왕좌와 사랑을 놓고 벌이는 한판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일명 조선판 ‘타짜’로, 도박을 소재로 한 승부의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두 남자 주인공의 매력 대결과 담서(임지연)와의 삼각관계도 극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한류 스타 장근석은 훗날 조선 최고의 타짜가 되는 대길 역을 맡아 거침없고 밝은 모습부터 아픔이 있는 모습까지 다양한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민 남동생’으로 불리며 아역 이미지가 강했던 여진구는 이 작품을 통해 본격 성인 연기자로서의 시험대에 오른다. 그가 맡은 연잉군은 결핍과 야망을 동시에 지닌 인물로 훗날 파란의 조정을 뚫고 왕좌에 오르는 인물이다. 권순규 작가가 ‘살을 주고 뼈를 벨 줄 아는 승부사’라고 표현할 만큼 복잡한 심리 변화를 가진 입체적인 캐릭터다. KBS는 올해 두 편의 로맨스 사극을 준비 중이다. 하반기 방영 예정인 ‘화랑:더 비기닝’은 신라시대 화랑들이 대거 출연하는 전형적인 로맨스 사극이다. 1500년 전 신라의 수도 서라벌을 누비던 화랑들의 뜨거운 열정과 사랑, 성장을 그리는 청춘 사극으로 중국판 넷플릭스로 알려진 미디어그룹 LETV에 이미 선판매된 상태다. 박서준, 박형식,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최민호, 방탄소년단의 뷔(김태형) 등 10여명의 ‘꽃화랑’ 군단이 등장한다. tvN ‘꽃미남 라면 가게’, ‘닥치고 꽃미남 밴드’ 등 꽃미남 드라마를 전문적으로 만든 제작사 오보이 프로젝트가 100% 사전 제작한다. ‘대세남’ 박보검도 오는 8월 KBS에서 방영 예정인 ‘구르미 그린 달빛’을 차기작으로 정했다.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조선 후기 예악을 사랑한 천재 군주 효명세자를 모티브로 한 로맨스 사극으로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조선시대 청춘들의 성장 스토리를 다룬다. KBS 드라마국 관계자는 “지난해 선보인 장르물의 성적이 좋지 않았고 최근 드라마 시장이 멜로를 소비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정통 사극보다는 로맨스 사극의 편성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로맨스 사극의 정점은 ‘보보경심:려’가 찍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원작 소설과 드라마로 인기를 모은 보보경심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21세기 여성 해수(아이유)가 고려시대로 타임 슬립해 고려 태조 왕건의 넷째 황자 왕소(이준기)를 비롯한 8명의 ‘꽃황자’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꽃황자’ 군단으로는 강하늘, 홍종현, 남주혁, 지수, 김산호, 윤선우 등 촉망받는 배우들과 아이돌 그룹 엑소의 백현이 합세했다. 사전 제작 드라마로 9월 SBS와 중국에서 동시 방영될 예정이다. 미국 할리우드 투자 배급사인 NBC유니버설이 해외 배급과 마케팅 등을 맡고 한국의 감독과 배우들이 참여하는 한·중·미 합작 드라마로 1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중국 소설 원작이지만 한국식 정서를 담아 재가공해 역수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출은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의 김규태 감독이 맡는다. 이동규 제작 총괄 PD는 “로맨스 사극은 PPL(간접광고) 마케팅에 구애를 받지 않아 사전 제작을 하는 데 덜 불리하고 중장년층 시청자를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충격적 부진’ 중국 1월 수출 11.2% 급감…한국 경제도 먹구름?

    ‘충격적 부진’ 중국 1월 수출 11.2% 급감…한국 경제도 먹구름?

    ‘충격적 부진’ 중국 1월 수출 11.2% 급감…한국 경제도 먹구름? 충격적 부진 지난달 중국의 수출이 달러화 기준으로 11.2%나 급감했다. 중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 경제에도 큰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15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달러화 기준 1월 수출은 1774억 7500만 달러(214조 9733억원)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1.2% 줄어들었다. 전월보다는 20.6%나 감소했다. 경제 분석기관들의 예측치(1.8% 하락)보다 훨씬 큰 감소폭으로 중국의 성장둔화를 알리는 충격적인 결과로 보인다. 수입 역시 1141억 8800만 달러로 작년보다 18.8%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시장은 3.6%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무역수지는 632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아울러 위안화 기준 1월 수출은 1조 1437억 위안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하락폭은 6.6%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작년 12월 14개월 만에 중단됐던 수출 감소 행진을 다시 이어가게 됐다. 위안화 기준 수입은 7375억 위안으로 14.4% 줄어들어 수출 감소폭보다 훨씬 컸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위안화 기준 1월 수출이 3.6%, 수입은 1.8% 각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발표치는 충격적일 정도로 악화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예상을 웃돌았던 중국 수출지표가 1월 수출을 미리 당겨 집행한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을 확인시켜준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시 중국 수입업자들이 수입단가를 거짓으로 높여 외화를 유출시키는 등 통계 왜곡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바 있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2∼3% 급감하는 경착륙 가능성이 점차 대두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의 최대 교역상대인 유럽연합(EU)과의 무역총액이 전년보다 9.9% 하락한 영향이 컸다. EU에 대한 수출은 7.4%, 수입은 1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의 무역액은 9.9%, 일본과는 6.0% 하락했다. 아울러 중국의 수출을 견인해오던 기계·전자제품의 수출도 6.8% 하락했다. 위안화 기준 무역수지는 4062억 위안 흑자를 기록했다.흑자 규모는 예상치(3890억 위안)을 상회했다. 중국 해관총서는 하지만 1월 대외무역수출 선도지수가 31.7로 지난해 12월보다 0.5 상승한 점에 비춰 2분기부터 수출 하방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해부터 웃음꽃 핀 국내 제약사

    연초부터 국내 제약사들의 해외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제2의 한미약품’이 등장할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크다. 6일 대웅제약은 항생제인 ‘메렘’의 복제약(제네릭) ‘대웅메로페넴주’가 미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내 제약사가 제조한 제네릭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허가를 받은 건 처음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의 신약이 FDA의 승인을 받은 경우(LG생명과학 팩티브, 동아ST 시벡스트로 등)는 몇 차례 있었지만 제네릭이 FDA의 허가를 받은 것은 최초”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일 종근당은 빈혈치료제 ‘CKD11101’에 대해 일본 후지제약공업과 기술수출계약(라이선스아웃)을 맺었다고 밝혔다. 종근당은 일본 제약사 교와하코기린이 개발한 ‘네스프’를 토대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일본에 역수출했다. 네스프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2조 5000억원에 달한다. 종근당은 2018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잊혀졌던 전통사경의 맥을 잇다… 김경호 한국사경연구회 명예회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잊혀졌던 전통사경의 맥을 잇다… 김경호 한국사경연구회 명예회장

    흔히 사경(寫經)은 그저 불교경전을 베껴 쓰는 정도로 인식된다. 하지만 따져 보면 한국의 전통 사경은 세계문화사적으로 탁월한 가치를 요란하게 자랑할 만한 우수한 문화유산이다. 한국사경연구회 명예회장 외길 김경호(54)씨는 조선시대 이후 600년간 명맥이 끊기다시피 한 고려 전통 사경의 우수성에 눈떠 그 원형 복원에 천착해 사는 한국의 독보적 전통 사경 전문가이다. 2002년 한국사경연구회를 만들어 최근까지 이끌면서 잊혀졌던 불모지대의 전통 사경을 힘겹게 국내외에 알려 전통예술의 한 분야로 인식되게 한 주인공이다. →사경은 일반적으로 불교 경전 베껴 쓰기쯤으로 인식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나. -사경은 인쇄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불교 교리의 전파와 교육의 핵심이었다.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그런 기능은 점차 인쇄술에 넘어갔고 사경은 공덕을 쌓는 신앙 행위이자 수행의 방편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그 일환으로 금자경, 은자경 같은 고귀한 것들이 나오게 됐다. →사경의 문화사적인 가치를 들자면. -한국은 현존 최고의 목판인쇄물(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금속활자인쇄물(직지심체요절)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인쇄문화의 종주국인 셈이다. 인쇄술이 사경을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개발됐으니 세계 문명문화사 속 한국 사경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하나는 세계 불교문화예술사에서 최고 성취를 이뤘다는 점이다. 고려시대에는 중국에 전문인력을 역수출한 유일한 분야였다. 원(元)의 지배를 받던 시기 중국의 요청으로 여러 차례 고려의 사경전문가들이 100명씩 파견돼 금은자경을 제작해 주고 돌아왔고, 원나라에서 감독관을 보내 금은자대장경을 제작해 갔다. →사경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왜 일반의 관심과 국가적 지원이 일천한가. -사경은 억불숭유정책을 기조로 삼았던 조선왕조 500년 동안 묻혀 있었고 이후에도 최근까지 100년 이상 잊혀졌다. 600년 이상 전통이 단절되었던 탓에 전문 연구자조차 전무하다. 사경 연구에는 불교경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서예이론 및 실기에 대한 천착이 기본이다. 동양미술사 및 불교미술사, 역사 전반에 관한 깊은 지식과 사경의 역사적 전개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특히 전통문화예술에 대한 인식 부족 탓이 크다. 지금으로선 중요무형문화재 지정도 어려운 실정이다. →국가지정문화재가 되는 게 왜 어렵다는 말인가. -고용노동부에서 전통 기능 중 단절 우려가 있는 종목을 선정, 기능전승자(숙련기술전수자)를 지정해 계승자 육성 차원의 교육비를 한시적(3~5년)으로 지원하는 게 고작이다. 내가 2010년 전통 사경 종목의 유일한 기능전승자로 지정된 게 국가 차원에서 전통 사경 종목을 처음으로 신설한 것이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는 지원이 지속적인 데 비해 기능전승자는 지원이 한시적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다. 전문 연구자 부족도 문제이다. 전통 사경 연구 학자들이 늘어나 집단적으로 전통 사경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면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증폭되리라고 생각한다. →불교 아닌 다른 종교에서도 사경이 이뤄지나. -넓은 의미의 사경까지 포함할 때 현재 국보·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만도 200점이 넘는다. 단일 종목으로는 가장 많은 수의 유물이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는 셈이다. 현재 기독교의 성경 필사(사경), 원불교의 교전 사경 등 종교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소한 300만명 이상이 사경을 한 번쯤 해 본 것으로 관측된다. 그런데 전통 사경에 대한 인식 부족 탓에 과거 찬란했던 전통과 수행으로서의 체계적인 사경은 안 되고 있다. →공적이든 사적이든 지금 전통 사경을 연구하는 단체가 있나. -조사나 연구, 홍보 등 종합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는 한국사경연구회가 유일할 것이다. 2~3개 단체가 간헐적으로 전시회를 갖는 등의 활동을 해왔지만 최근 그마저도 중단된 상태이다. 문제는 사경 관련 단체 지도자들이 전통 사경에 대한 연구가 거의 전무한 서예가들이란 점이다. 전통 사경 기법과 동떨어진 금니, 은니를 제각각의 기법으로 사용해 지도하고 있을 뿐이다. 제대로 고려사경의 전통을 계승해 창작 사경을 하는 단체는 한국사경연구회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사경연구회는 어떤 단체인가. -2002년 전통 사경 개인전을 계기로 당시 조계종 포교원장 도영 스님, 동국대 역경원장 월운 스님, 동국대박물관장 고 장충식 교수를 고문으로 모시고 한국사경연구회를 발족했다. 초대회장을 맡아 최근까지 이끌어 왔으며 지금 10회째 회원전을 열고 있다. 미국 뉴욕, LA 등 해외전을 3회 열었고 동국대박물관과 뉴욕 플러싱타운홀, LA한국문화원 등 국내외 초대전을 5회 열었다. 회장을 맡아 활동한 14년 동안 한국 전통 사경의 가치와 의의, 예술성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이 늘었다. 그 때문인지 원광대 서예학과와 대학원에 사경과목이 개설됐고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선 사경전이 3회 열렸다. 고용부 기능전승자 지정이 이뤄졌고 현재 몇몇 공모전에서 사경을 정식 부문으로 채택하고 있다. →사경 작업은 뼈를 깎는 고통의 연속이라고 들었는데. -최고의 사경 작품은 붓끝 0.1㎜, 아니 어쩌면 0.01㎜에 집중한 채로 수백, 수천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 눈만 한 번 깜빡여도 선이 삐뚤어지고 숨만 한 번 크게 쉬어도 선이 흔들린다. 금니와 은니를 사용하는 장엄경을 제작할 경우 온도는 최소한 35°C 전후, 습도는 70% 이상이어야 좋다. 습식 사우나 같은 작업실을 생각하면 된다. 높은 온도와 습도의 작업 환경 탓에 어금니가 모두 빠지고 앞니까지 빠지는 경험을 했다. →사경 연구와 작업을 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 -학자도 공식 연구자도 아니기 때문에 사경 유물 조사의 기회가 별로 주어지지 않았고 선행 연구 자료가 너무 부족했다. 특히 재료, 도구 사용법 관련 자료는 전무해 일본 자료와 연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큰 도움이 된 자료는 고려 사경유물이었다. 고려사경을 직접 조사한 후 실험을 거듭하며 접근해 갔다. 경전의 저본 또한 큰 어려움 중 하나이다. 사경을 하려면 경전의 신뢰할 만한 저본을 여러 종 구해 정밀한 대조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 현재 발행되는 경전은 오·탈자가 너무 많다. 한자 음을 한글로 표기할 때도 통일된 규정이 없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 고려사경의 조사, 연구부터 홍보까지 모든 경비를 자비로 부담해야 했기 때문에 경제적인 어려움도 컸다. →미국을 포함해 오히려 외국에서 전통 사경에 관심이 많다고 하는데. -2005년 뉴욕에 진출해 10년 동안 15회에 걸쳐 한국 전통 사경과 관련한 특강, 전시, 사경법회, 제작시연회, 워크숍 등을 진행해 왔다. 2012년 뉴욕시 랜드마크라는 플러싱타운홀 건립 150주년 기념행사로 한국사경연구회원전이 개최되었는데 이때 뉴욕 퀸즈 자치구 의장은 전시 개막일을 ‘외길 김경호의 날’로 선포했다. 뉴욕시 감사원장, 뉴욕주상원의원, 뉴욕주의회의원, 뉴욕시의회의원 등으로부터 표창장과 뉴욕시민 자격을 인정한다는 성명서를 받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전시 기간(12주) 내내 연속 보도했고 데일리뉴스는 전면기사로 다뤘다. 이 초대전은 종합문화공간인 타운홀에서 수년 동안 개최한 각종 문화행사 중 가장 성황을 이룬 성공한 행사라는 찬사를 받았고 시민들로부터 정성 어린 선물도 받았다. 한국 전통 사경의 세계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경 전문 연구가의 입장에서 어떤 점이 가장 눈에 거슬리나. -고려 전통 사경은 세계사적 의의와 가치를 갖고 있고 최고 성취를 이룬 예술이다.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런 인식을 가진 이들이 많지 않다. 기복적인 불교가 깊이 뿌리박힌 탓이다. 폰트체로 인쇄된 사경본을 펜으로 베껴 쓰는 정도의 하향평준화를 지향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사찰에서 사경법회가 빈번하게 열려 대중적인 신앙행위가 되어 가고 있지만 전통과 다른 엉터리 행사가 대부분이다. 전각과 불상에는 엄청난 돈을 들이면서도 핵심인 사경은 주먹구구식으로 사성된 사경이 봉안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저급한 사경 교재들을 마구잡이로 만들어 팔아 수익만 얻으려는 사경법회가 판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신경 써야 할 사경 진흥책이 있다면. -사경 분야 종사자들이 안정되게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했으면 한다. 고려시대 때 중국을 월등히 추월해 사경을 역수출할 수 있었던 건 국가기관인 사경원 때문이다. 국가적 지원을 통해 많은 사람이 사경으로 성인의 말씀들을 접하고 행한다면 사회적인 화합과 양보의 미덕을 함양할 수 있을 것이다. 무형문화재 지정으로 격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무형문화재 종목으로 선정된다면 전통 사경의 중요성을 쉽게 알리고 문화적 자부심도 갖게 할 수 있다. →앞으로 계획은. -지난 10년간의 미국 활동을 발판 삼아 뉴욕을 중심으로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성경 사경과 코란 사경 그리고 만다라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작품을 창작해 한국 전통 사경을 세계인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세계적인 예술 장르로 발전시키겠다. 불교문화 속에는 인간 정신 활동의 극점인 삼매 속에서 행해지는 아름다운 수행이 있다. 수행 결과로 얻어지는 사경이 고귀하고 아름다운 예술이자 가치 있는 정신세계의 산물임을 인식시키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영문 작품집을 편집 중이다. 사경수행의 표준이 될 교본 시리즈(현재 전통 사경 교본 4종과 한지사경본 2종이 발행되었다)와 이론서도 계속 발간할 예정이다. 새로운 작품 서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김경호 한국사경연구회 명예회장은 전북 김제 출생으로 전북대와 동국대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과 미술사학을 공부한 등단 시인·시조시인 겸 서예가이자 한국 전통 사경의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어려서부터 서예를 연마하면서 한문에 친숙해졌고 학창 시절 불교학생회를 통해 불교와 인연을 맺어 집중적으로 불교 교리를 공부했다. 경전과 게송들을 세필로 필사하면서 불교 서적을 닥치는 대로 구해 섭렵했으며 고교 시절 선승들의 선문답에 취해 생사를 초탈하는 선승이 되고자 출가하려 3번이나 야간열차를 탔지만 가족들의 만류로 번번이 실패했다. 대학, 대학원 시절 여초 김응현 선생과 국립문화재연구소 박상국 예능민속실장, 동국대 미술사학과 장충식 교수 등의 도움으로 본격적인 고려 전통 사경에 매달리게 됐다. 2002년 첫 사경 개인전을 계기로 한국사경연구회를 창립, 초대 회장을 맡아 지난해 말까지 이끌었으며 국내외 전통 사경 개인전 및 초대전을 15차례 열었다. 특히 미국 LA 카운티미술관,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의 전통 사경 특강과 전시, 제작시연을 통해 한국 전통 사경의 우수성과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예총회장상(1984), 국방부장관상(1988), 교육부장관상(1996)을 받았고 2010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전통 사경 첫 기능전승자로 지정됐다. 그가 펴낸 사경 개론서 ‘한국의 사경’을 비롯해 ‘전통 사경 교본’ 4종과 ‘한지사경본’ 2종은 사경 연구자, 창작자들에겐 필독서로 꼽힌다.
  • [씨줄날줄] 방송 포맷 수출/문소영 논설위원

    한국의 오락·예능방송은 15년 전만 해도 일본 방송을 무단복제했다. 방송개편 시기를 앞두고 일본이나 일본 방송을 볼 수 있는 부산으로 출장을 떠나 길면 한 달, 짧으면 1~2주일 동안 재미있는 오락·예능 프로그램을 ‘발굴’하려 애썼다며 PD들은 고백한다. 일본 학자의 책에 SBS는 1997년에 방송한 ‘특명! 아빠의 도전’이 무단복제 사례로 나온다. 원형은 일본 TBS의 ‘해피 패밀리 플랜’(Happy Family Plan)으로, 항의를 받고 SBS는 그 프로를 1999년 6월 종영했단다. 무단복제를 원해도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불가능한 시대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국 방송들이 ‘포맷 바이블’이라는 제작 노하우 문서를 만들어 수출하는 시대를 열었다. 그 시작점은 2003년 중국 CCTV에 KBS1의 ‘도전! 골든벨’이다. 2004년에 역시 중국 CCTV에 MBC의 ‘러브 하우스’를 판매해 중국판으로 제작되었다. 91개 국가에 팔려나간 MBC의 킬러 콘텐츠 드라마 ‘대장금’ 등이 있지만, 그것은 프로그램 자체 수출이고 포맷 수출은 아니다. 2011년 중국 후난위성TV가 MBC ‘나는 가수다’의 포맷을 구입해 2013년 1월 중국판을 방송했는데, 전국 시청률 1위로 대박이 났다. 이에 중국 방송사들은 한국 예능 프로그램 수입에 박차를 가했다. 2013년 연말 중국을 뒤흔든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도 큰 역할을 했다. MBC의 ‘우리 결혼했어요’, ‘아빠, 어디가?’, KBS의 ‘불후의 명곡’, ‘1박2일’, ‘슈퍼맨이 돌아왔다’, ‘개그 콘서트’, SBS의 ‘러닝맨’ 등의 포맷이 중국에 수출됐다. 제작진 인력들도 수출됐다. ‘나는 가수다’의 김영희 PD 등이 중국 촬영에 합류해 공동제작했고, ‘1박2일’의 최재형 PD도 제작 자문을 위해 중국을 왕래했다. 케이블TV와 종편의 포맷 수출은 더 놀랍다. CJ E&M계열 케이블TV는 ‘더 로맨틱’, ‘슈퍼스타 K’, ‘꽃보다 할배’를, JTBC는 ‘히든싱어’의 포맷을 중국에 수출했다. 미국이나 유럽, 남미에도 수출한다. CJ E&M의 ‘더 지니어스’는 세계적인 포맷 수출국인 네덜란드와 영국 프리맨틀미디어(FremantleMedia)에 올해 수출됐다. CJ E&M의 ‘슈퍼 디바’는 멕시코·콜롬비아·아르헨티나 등으로 수출됐다. 중국에 수출된 ‘꽃보다 할배’는 미국 NBC방송에 수출돼 ‘더 늦기 전에’(Better Late than Never)로 방송된다. JTBC의 ‘히든싱어’도 올해 11월 미국 NBC 유니버설에 포맷을 수출됐다. MBC의 ‘우리 결혼했어요’는 최근 일본에 역수출됐다. 다매체 시대에 강도 높은 국내 경쟁 탓에 수준 높은 보편적인 프로를 만들어야 하고 수출도 하는 방송들이 안쓰럽지만 기특하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 등 5명에 금탑산업훈장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 등 5명에 금탑산업훈장

    역대 최단기 무역 1조 달러 돌파에 이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수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 수출 유공자와 기업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포상하는 제51회 무역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기념식에서는 정부와 기업·유관 기관장 등 1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742명의 무역진흥 유공자가 산업훈장·포장 및 표창을 받았고 1481개 수출 기업이 수출의 탑을 받았다.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은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조순태 녹십자 대표이사, 양진석 호원 대표이사, 강신영 흥아기연 대표이사가 받았다.자동차부품 업체인 호원은 전년 대비 66% 성장한 2억 1065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최고품질 인증과 11건의 자동차 제조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터키 등 신시장을 개척해 한·터키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한 세계 글로벌 자동차인 마이에르 부품 공급 시장을 선점하기도 했다. 제품의 70%를 해외에 수출하는 세계 5위 포장기계 회사인 흥아기연은 올해 지난해보다 120% 증가한 3억 116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1970년 창업해 실적이 전무했던 2007년 중국 시장에서 현지 밀착 사업을 벌여 100억원대 시장으로 성장시키고 시장점유율도 60%까지 끌어올렸다. 장인환 포스코 부사장 등 5명은 은탑산업훈장을 받았고 동탑산업훈장은 박남옥 동보 상무이사 등 9명에게 돌아갔다. 올해 최고 수출의 탑인 750억 달러 탑은 삼성전자에 돌아갔다. SK하이닉스와 현대모비스가 100억 달러 탑, 한세실업이 10억 달러 탑을 각각 수상했다. 매직픽스 등 431개사는 올해 처음으로 1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받아 본격적인 수출기업으로의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올해 전체 수상업체 수는 1481개로 지난해보다 45개 줄었다. 지역수출 지원 최우수 광역자치단체에는 울산시와 경기중소기업청 수출지원센터가 대통령 표창(단체)을 받았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중 경제영토 열렸다] ‘ FTA 평가 및 활용’ 전문가 지상대담

    [한·중 경제영토 열렸다] ‘ FTA 평가 및 활용’ 전문가 지상대담

    지난 10일 체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점은 ‘B+’였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기간에 타결돼 모멘텀을 살리고 중국의 특수성을 감안한 낮은 수준의 FTA였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반면 농수산업계의 피해 등 한·중 FTA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과 중국 시장 공략법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 향후 과제 등을 중심으로 17일 통상 전문가 3명으로부터 한·중 FTA 평가를 들어 봤다. 박천일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수출 경쟁력이 있는 자동차와 화장품 시장을 제대로 열지 못한 게 아쉽지만 APEC 모멘텀을 활용해 최대한 얻어 낸 협상”이라며 “고급 제품은 미국·유럽시장, 중저가는 중국으로 간다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실장은 “10%를 초민감 품목으로 잡은 건 개방을 안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어 지나치게 안전함을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개발의 초점을 맞추는 낙후된 중서부 내륙지역 소비자를 겨냥한 중저가 소비재 공략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민감한 농산물 수입도 대부분 유예기간을 둬 당장은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창환 단국대 무역학과 교수(한국국제통상학회 사무국장)는 “대중 교역량 확대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되지만 농수축산물, 섬유 등 경쟁에서 뒤지고 있는 기업들의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피해 산업 소득 보전 대책과 함께 중국이 법령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한·중 FTA의 공정 경쟁을 방해하지 않도록 정부가 후속 문구를 슬기롭게 작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개방 폭은 적정한가. -서진교(이하 서) 중국의 특수성으로 인해 다른 FTA보다 개방 폭이 낮다. 1단계 협상에서 틀을 만들어 놓고 민감한 것들은 원하는 대로 다 넣었다. 서로 웬만한 건 다 막았다고 보면 된다. 대개 초민감 품목 관세 철폐 기준으로 10년을 설정하는 데 이번 협상에서는 20년 이상으로 잡았다. 이 틀을 깨기 전에는 개방 수준을 높일 수가 없다. 자그마치 10%를 초민감 품목으로 넣은 것은 개방을 안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우리가 농업 시장을 내줄 생각이 없는 한 중국도 얻어 낼 게 없다. -박천일(이하 박)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한 개방 폭은 아쉽지만 시민단체, 야당 반발 등 국내적 갈등 요인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감안해 APEC 모멘텀을 최대한 살려 마무리한 협상으로 평가한다. 레저생활용품, 패션 등 앞으로 공략해야 할 최종 소비재 품목들을 개방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질적인 효과가 날까. 산업계와 소비자에 미칠 영향은. -서 통신·지적재산권 등 비관세 장벽 해결을 위해 양국이 위원회(작업반)를 의무적으로 설치, 법적 보호 장치를 만든 건 중요한 진전이다.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지만 그동안 기업들은 중국이 ‘문 닫으라’하면 하소연할 곳이 없었다. 저렴한 중국산 제품들은 저소득층에 도움이 되고 물가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 -박 국내시장의 100원짜리가 중국으로부터 70원에 들어오면 소비자가 30원 이득이다.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가격에서도 소비자 후생 효과가 있을 것이다. -최창환(이하 최) 중국과의 교역량이 확대되고 소비자는 같은 가격에 많은 걸 살 수 있게 됐다. 다만 지리적으로 가까워 신선식품이 쉽게 들어올 수 있는 등 경쟁에서 뒤져 있는 농수축산물의 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기대되는 분야는. -서 딱히 보이지 않는다. 비관세, 규범 분야는 중국이 그동안 불투명했던 게 많아 효과가 좀 있을 것 같다. -박 포인트를 삼을 만한 건 없다. 대중 수출에서 최종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3% 정도인데 패션·영유아용품·건강웰빙제품·전기밥솥 등 프리미엄 생활가전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활동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 중국이 소비시장을 점점 늘려 가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다. 영화, 음악 등에 대해 중국이 무단 복제를 못하게 하는 장치를 만든 것도 쾌거다. -최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관광 분야와 금융 분야다.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의 국내 관광 증가로 상권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은 투자하기는 쉬운데 벌어들인 돈을 국내로 송금하는 절차가 까다로워 기업들이 애를 먹었는데 금융 자유화가 되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가장 아쉬운 분야는. -서 공세적인 이익을 얻고자 적극 추진했던 기존의 FTA와 달리 한·중 FTA는 예상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민감성을 가지고 너무 안전함을 추구했다. 자동차, 액정표시장치(LCD)를 얘기할 수도 있지만 비관세 장벽 제거를 좀 더 강하게 몰아쳐야 했던 게 아닌가. -박 자동차 부품이다. 완성차의 역수출을 우려해 자동차를 묶었다면 자동차 부품만큼은 풀어서 중국에 있는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업체에 중소기업들이 수출하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수출길이 막혔다. 화장품 시장도 별로 열지 못했다. →예상되는 부작용은. -박 섬유, 철강, 일반 기계류에서 중국의 저가 제품이 밀려올 가능성이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제품은 문을 열어도 가격 경쟁력에서 떨어져 들어오지 못하는데, 중국은 물류비용이 싸고 지리적으로 가까워 농산물이 저가로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서 농산물은 중요한 걸 다 막아서 피해가 크지 않을 것 같다. 냉정히 말해 꼬투리를 잡을 게 없어 다대기(양념), 김치를 말하는 것 같다. 동식물 검역에서 안전성에 걸리면 소도 못 들어온다. 저가 공세도 말이 안 된다. 지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저렴한 중국산 김치 안 쓰면 다 망한다. 필요해서 들어오는 것이다. -최 2004년 한·중 FTA 논의 초기에는 양국 간 기술 격차가 크다고 판단됐는데 지금은 기술 격차가 거의 없다. 최대 수혜주로 여겼던 자동차 시장마저 중국의 값싼 차로 역수출 딜레마에 빠져 있다. 2~3년 후에는 중국의 기술력이 더욱 동등해져 우리가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경쟁력 열세 산업인 농수축산물, 섬유 등은 말할 것도 없고 LCD, 정유, 석유화학, 자동차, 철강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협상안의 보완점과 기업들의 향후 대비는. -서 중국 중서부 땅이 열리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정부는 열악한 중서부 내륙개발을 경제개발 목표로 삼고 있고 강제로 격차를 줄이려 한다. 그걸 잡아야 한다. 밥솥, 가전제품, 가공식품 등 중저가 소비재들을 잘 만들어 내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 주민 수준이 못 따라가는 고급 소비재로는 안 된다. 모든 중저가 제품이 가능성이 있다. 무역협회나 정부가 중소기업 제품들의 진출을 도와줘야 한다. -박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중국 동부지역과 내륙·구도심지역에 대한 시장 전략을 차별화해서 지역과 제품을 카테고리화해 접근해야 한다. FTA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관세를 없애고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의 생태계를 건강하게 하는 것이다. 결국 품질과 기술개발을 통해 가격과 질, 둘 다 잡아야 한다. -최 학교 제자들 중 중국 중상위층 학생이 많은데 결혼을 하면 한국산 분유와 우유를 찾더라. 값이 비싸지만 믿기 때문에 자신의 자녀에게 준단다. 그런 심리를 마케팅에 활용해야 한다. 중국 산둥(山東)성에 가보니 나주배 품목을 많이 생산하더라. 이런 제품들이 들어와 경쟁할 경우 우리는 좀 더 친환경적이고 건강에 좋다는 차별화 전략을 써야 한다. 신뢰를 줄 수 있는 고급화·고품질 전략만이 방어이자 공격 전략이다. →정부는 앞으로 어떤 노력을 더 해야 할까. -최 자동차·서비스·정부조달 등 우위에 있는 산업에 시장 개방을 많이 하도록 해야 한다. 2000년 중국산 마늘 파동 당시 500만 달러의 긴급수입제한 조치가 이뤄졌는데 중국은 보복관세로 삼성전자 반도체에 100배에 달하는 5억 달러의 관세를 매겼다. 중국은 법령을 포괄적이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후속 문구를 정할 때 꼼꼼하게 나열해 중국이 규정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명확히 해야 한다. →협상 성적을 매긴다면. -서 B+.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것을 얻어 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 -박 A. 서로 지키고 싶은 게 명확했던 협상이었다. 최대한 중국을 개방시키되 농산물에 대한 마지노선을 지켜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했다. -최 B. 전체적으로 큰 줄기만 타결한 느낌으로 서비스 분야 후속 협상과 1만 2000개 품목에 대한 양허기준이 공개돼야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겠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7) 콜롬비아에 SI 수출… 장광옥 LG CNS 법인장 인터뷰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7) 콜롬비아에 SI 수출… 장광옥 LG CNS 법인장 인터뷰

    LG CNS 콜롬비아 법인 장광옥 법인장(51)의 별명은 소방수다. 잘나가던 프로젝트가 어려움을 맞을 때마다 나타나 불을 끄는 역할을 담당했던 그의 전력 때문이다. 어렵게 따낸 보고타 프로젝트가 기존 업체의 방해로 난관에 봉착했을 때도 그는 직원들과 함께 불을 껐다. 보고타 교통카드 프로젝트 사업이 갖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봤다. →교통카드 시스템 수출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중앙차선제는 콜롬비아의 것을 들여와 역수출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교통카드 프로젝트는 대표적인 그린사업이다. 대도시 교통이 원활해지면 매연 등 환경오염이 줄고 시민이 보행권을 확보하게 된다. 서울도 같은 과정을 겪었다. 나라마다 도로 사정은 달라도 막히는 원인 등은 대동소이하다. 황금 노선에 버스부터 택시까지 차량이 집중되면서 출퇴근 시간을 중심으로 교통량이 절정에 이른다. 막히는 원인을 시스템적으로 차단해 대중교통의 적절한 수요를 공급하는 게 숙제인데 최근엔 교통카드 및 관리 시스템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쟁쟁한 경쟁사를 제치고 거액의 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던 배경은. -해외에서 인정하는 LG CNS의 강점은 전자정부 사업의 경험에 있다고 본다. 2년마다 한 번씩 진행되는 유엔 전자정부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전 부문에 걸쳐 1등을 차지한다. 전자정부 사업 중 60%는 LG CNS가 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또 다른 강점은 교통카드 사업의 노하우다. 대한민국은 하루 5000만건의 교통카드 사용 데이터가 오가는 나라다. 교통카드 한 장으로 버스는 물론 지하철, 택시까지 탈 수 있다. 거리병산제라는 복잡한 규칙 속에 환승도 5번이나 할 수 있다. 미국 뉴욕이나 영국 런던 등 세계 어디를 가도 사례를 찾을 수 없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한 치의 오차 없이 제어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해 온 노하우는 LG CNS의 값진 자산이다. →최근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중소기업의 적으로 몰리고 있다. -SI 부분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역할을 따로 볼 수 없다.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덤벼서 따낼 수 있는 사업이 있는 반면 대기업과 협력해야만 시장이 생기는 부분이 있다. 일부에서 이런 점을 간과해 아쉽다. 대기업에서 사업권을 따더라도 70% 이상의 이익은 자연스럽게 중소기업에 돌아가는 것이 이 바닥이다. →해외 사업을 하며 정부에 바라는 점은. -정부 대 정부의 사업은 어느 나라나 환영한다. 우리의 경쟁자인 일본은 정부와 기업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이런 루트를 잘 뚫는다. 우리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어 보인다. 조금만 리스크가 있으면 지원 사격을 멈추기도 한다. 아쉬운 대목이다. →추가로 진행 중인 현지 신사업은. -2000억~3000억원 하는 대법원 등기사업부터 기상청 예보 시스템 구축 사업, 교육부가 추진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사업도 추진 중이다. →중남미 등 미개척 시장 진출이 갖는 의미는. -해외 진출에서 대기업은 공수부대다. 전쟁 중 공수부대는 위험을 뚫고 적진으로 돌진해 거점을 확보한다. 이런 것이 현재 한국 대기업의 역할이라고 본다. 이렇게 한번 들어가면 공병단이 들어와 길을 뚫을 수 있고 이후엔 중소기업 같은 본진이 대거 상륙할 수 있다고 본다. 글 사진 보고타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7) LG CNS의 콜롬비아 ‘대중교통 프로젝트’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7) LG CNS의 콜롬비아 ‘대중교통 프로젝트’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시장에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창조경제의 기본’이라고 한다면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은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텃밭이다. 텃밭이 고랑조차 파기 어려운 해외시장이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미로처럼 복잡한 서울 도심에 교통카드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기술력 하나로 지구 반대편 고산지대에서 창조경제의 씨앗을 뿌리는 시스템통합(SI) 업체 LG CNS 직원들을 만나 봤다. 지난 27일 오전 해발 2640m 고산지대인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 시내의 트란스밀레니오 역사. 8차로의 중앙차로 정류소에 대형 저상버스가 정차하자 승객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온다. 시민들의 손에는 교통카드가 하나씩 들려 있다. 출근길을 재촉하는 인파가 중남미 사람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카드부터 리더기, 요금 징수대까지 어딘가에서 많이 본 인상이다. 이곳에서 대중교통카드 시스템을 구축한 사업자가 서울시의 교통 시스템을 만든 LG CNS이기 때문이다. 사실 보고타는 서울시가 2004년 중앙버스전용차로제도를 도입할 때 벤치마킹했던 도시다. 이후 2011년 LG CNS는 보고타시가 발주한 대중교통 요금자동징수(AFC)와 버스운행관리시스템(BMS)을 구축해 운영할 사업자로 선정됐다. 보고타에서 배운 중앙차선제를 우리나라에 도입한 지 불과 7년 만에 벤치마킹했던 나라로 기술을 역수출한 셈이다. 당시 시스템 구축과 통합, 운영 등을 약속하고 수주한 금액은 총 3억 달러(약 3200억원). 단일 계약으로 LG CNS 창사 이래 가장 큰 건이었다. 액수가 큰 만큼 할 일도 많다. LG CNS는 초보적인 단계에 머무르는 현지 교통카드 시스템을 도시 전체의 대중교통 수단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대중교통 통합정보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보고타의 대중교통 시스템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중앙차로만 달리는 트렁크버스(일종의 지상철), 일반도로 위를 달리는 조날버스(일반버스), 무료로 운행되는 피더버스(마을버스)로 구분된다. 트렁크버스는 지하철 노선이 땅 위로 올라와 버스처럼 승객을 실어 나른다고 보면 된다. 트렁크버스에 타려면 마치 지하철역에 들어가듯 정거장 입구에서 요금을 내야 한다. 현재 기존 업체가 깔아 놓은 초보적인 단계의 교통카드는 지상철에서 쓰는 카드를 일반버스에서는 전혀 사용할 수 없다. 교통카드를 쓸 수 없다는 것은 단지 지불의 불편함을 넘어 도심 교통을 제어하고 정책을 세우는 데 걸림돌이 된다. 서울에서 이용 중인 종합적인 교통카드 시스템은 전체 도심에서 상습 정체와 병목 사고 구간 등을 쉽게 체크할 수 있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는 도심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한 장기 교통정책을 세우는 데도 없어서는 안 될 기초 자료다. LG CNS의 주된 역할이 여기에 있다. 현지 버스회사의 운영책임자인 네오나르도 아마도(42)는 현재 시험 운영 중인 LG CNS의 시스템에 만족을 표했다. 그는 “새 시스템 덕에 실시간으로 회사 버스가 어디를 지나가고 있는지를 체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과속을 하는지, 정차를 하지 않고 지나가는 역사는 없는지를 꼼꼼히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면서 “러시아워나 사고 발생 시 대기 버스를 출동시키는 등 유기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1차 프로젝트는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24개 역사 중 23개 역사가 새 시스템을 적용해 가동 중이다. 트렁크버스 55.5%, 조날버스 17.7%도 작업을 마쳤다. 이번 계약에서 LG CNS는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합쳐 총 17년간의 계약을 따냈다. 향후 15년 동안 LG CNS는 운영과 유지보수권도 갖게 된다. 이는 앞으로 파생될 새로운 교통사업을 거머쥘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사업자라는 의미다. CNS는 버스카드를 택시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한국에서처럼 교통카드와 은행카드를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추가 파생되는 이익의 규모는 무려 1조원에 달한다. 이미 현지 시범 테스트를 마쳤다. 대중교통 시스템을 선진화하는 교통카드 프로젝트는 대표적인 그린사업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의미를 가진다. 남미 3대 도시 가운데 하나인 보고타시는 면적이 1587㎢로 서울시(605㎢)의 2.5배, 인구는 960만명에 달한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자동차로 인한 매연과 교통체증은 고질적인 고민거리였다. 폐차를 목전에 둔 낡은 버스 등이 워낙 많은 데다 해발 2640m가 넘는 고산지대이다 보니 멀쩡한 차도 불완전 연소를 일으키는 일이 많다. 막히던 교통이 원활해지면 자연스레 매연 등 환경오염이 줄고 도로도 넓어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전체 버스 운행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LG CNS 시스템이 환영받는 이유다. 새 시스템의 도입으로 환승과 시간대별 할인, 노인·장애인 우대 등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당장 요금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현지인들의 반응도 좋다. 후안 파블로 카스트로(33)는 “여전히 빈부 차이가 심해 교통비에 부담을 느끼는 시민들이 적지 않은데, 전에 없던 환승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할인되는 요금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교통체증 완화에 대한 기대도 있다. 보고타는 워낙 면적이 넓다 보니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도심을 횡단하는 데 무려 4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중앙차로제가 도입된 이후 시간이 최대 절반까지 줄었지만 새 시스템이 도입되면 교통정체는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부터 시스템 구축까지 일궈낸 현재의 기반은 쉽게 다져진 것이 아니다. 보고타시의 교통카드 시스템 사업 수주를 위해 스마트교통 사업단 80여명이 장장 9개월간 공을 들였다. 환승 시간을 포함해 가는 데만 24시간이 걸리는 비행기 길을 수십 차례 오갔다. 연매출 4조원 규모의 세계 빅4 교통시스템 업체인 스페인 인드라는 물론 정치적으로 든든한 배경을 지닌 토종 업체 등과의 경쟁도 피할 수 없었다. 일부에선 “LG CNS가 콜롬비아까지 가서 헛심을 쓰고 있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어렵사리 사업권을 따낸 뒤에도 시련은 닥쳤다. 지난 10년간 1, 2차 사업권을 가지고 있었던 현지 업체는 각종 이유를 대며 시스템 통합과 인수인계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본사에서 분쟁 전문가를 긴급 투입한 덕에 현재 갈등은 마무리 단계다. 불안한 치안도 문제였다. 마약의 도시로 유명했던 보고타는 마피아들이 떠난 뒤에도 여전히 군인들이 치안을 유지하는 곳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10년 한 해 보고타시에서 2045명이 살해당했다. 납치나 노상강도, 차량강도는 비일비재하다. 최근 들어 치안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현지인도 외곽 지역 이동이나 야간 외출을 자제할 정도다. 그렇다고 시스템 구축 등 외근 업무나 야간 근무를 하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 특히 서버를 교체하거나 버스나 역사에 교통카드 시스템을 설치하는 작업은 어쩔 수 없이 회사 영업이나 버스 운행이 끝나는 야간 시간에만 가능한 일이었다. 야근을 하는 직원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다른 직원이 솔선수범해 함께 자리를 지켜 줬다. 서재승 부장은 “어느 도시나 버스 종점은 가장 외곽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이런 지역으로 야간 외근 작업을 나갈 때면 너나 할 것 없이 무사하게만 해 달라고 기원하는 일이 많았다”면서 “큰 탈 없이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오게 돼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LG CNS가 만들어 낸 역대 최고의 프로젝트는 험난한 오지에서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의 헌신과 노력이 빚어낸 결실이다. 글 사진 보고타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커버스토리-커피, 알고 드십니까?] “커피종주국에 스타벅스라니” 美와의 FTA 반대 시위 격렬…콜롬비아인에게 커피는 생존

    [커버스토리-커피, 알고 드십니까?] “커피종주국에 스타벅스라니” 美와의 FTA 반대 시위 격렬…콜롬비아인에게 커피는 생존

    지난달 29일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수바와 보사 등 다운타운 지역에 삼엄한 계엄령이 떨어졌다. 미국과 콜롬비아의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반대하는 대규모 농민, 학생 시위가 보고타 등 전국으로 번지자 대통령이 5만명의 군대를 동원한 것이다. 훌리건에겐 발포해도 좋다는 명령이 떨어지면서 시위대 가운데 사망자만 3명, 부상자도 200여명이 발생했다. 이날 시위대는 FTA를 반대하며 흥미로운 구호를 외쳤다. ‘스타벅스는 꺼져라(GO HOME STARBUCKS).’ 커피의 종주국인 콜롬비아인에게 스타벅스는 눈앞에 다가온 미국의 거대 자본을 상징한다. 가뜩이나 미국과의 FTA로 심기가 불편한 콜롬비아인들에게 얼마 전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2014년부터 보고타 등 콜롬비아에 50여개 점포를 차릴 계획”이라며 도전장을 날렸다. 커피에 있어서만은 세계 1위를 자부하는 콜롬비아인의 자존심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반(反)스타벅스로 분출 중인 콜롬비아 속 커피전쟁의 전운에 귀를 기울여 봤다. “인삼이나 김치 같은 한국 특산물을 중국이나 일본이 수입한 뒤 명품이랍시고 비싼 값에 역수출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기분이 어떨는지…. 지금 대부분의 콜롬비아 사람의 심정이 그럴 겁니다.” 지난 6일 보고타의 차피네로. 외국계 기업과 금융사가 몰려 있는 이곳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레이나(21)는 최근 콜롬비아에 이는 반스타벅스 정서를 이렇게 정리했다. 한번도 스타벅스를 마셔 본 적이 없지만 콜롬비아 원두를 쓴다고 하니 맛은 뻔하지 않겠냐고도 말했다. 그는 “콜롬비아에는 무엇보다 세계 최고의 원두가 있고 이를 누구보다 잘 가공하는 훌륭한 커피 전문점도 넘쳐난다”면서 “비록 자본과 마케팅 능력에서는 좀 뒤질지 몰라도 결국 맛과 향으로 승부한다면 뒤처질 이유가 없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레이나가 일하는 곳은 후안발데스 카페다. 콜롬비아 커피를 대표하는 토종의 프랜차이즈 매장 중 하나다. 후안발데스를 중남미의 그만그만한 커피 프랜차이즈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후안발데스 카페는 2005년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의 커피전문점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스타벅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56만 콜롬비아 농가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커피로 중남미에선 ‘스타벅스를 꺾을 만한 유일한 커피브랜드’라고 불릴 정도다. 실제 콜롬비아 사람 중 다수는 후안발데스가 스타벅스의 콧대를 꺾어 줬으면 하고 바란다. 사실 후안발데스란 이름은 콜롬비아 커피생산자연합회가 만든 가상의 인물이다. 연합회는 콜롬비아 커피를 홍보하기 위해 1960년대 뉴욕의 한 광고회사에 자국의 커피를 알릴 브랜드를 의뢰했고, 덕분에 카우보이 모자를 쓴 한 남성이 당나귀를 붙잡고 있는 상표 후안발데스가 등장했다. 매장 내 커피 가격은 대부분 스타벅스의 절반 정도다. 한국과의 인연도 있다. 2년 전 국내 한 재벌 2세가 후안발데스의 명성을 듣고 국내 프랜차이즈 도입을 적극 검토한 것. 하지만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위협한다는 당시 여론의 질타에 사업은 구상단계에서 백지화됐다. 이날 오전 8시 차피네로 후안발데스 매장은 커피를 주문하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출근 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려는 사람들이다. 이곳 사람들에게 커피는 일상이다. 회사원들은 출근길에 커피숍에 들러 틴토(진한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커피의 본고장이라 해서 커피 마시는 것에 뭔가 특별한 것은 없다. 틴토 외에 우유를 부은 카페라테는 카페 콘 레체, 모카를 넣은 카페 모카는 그냥 카페모카로 부른다. 기본적으로 커피를 한국보다 진하게 마시고 설탕 대신 사탕수수 덩어리인 파넬라나 콜롬비아식 캐러멜인 아레키페를 넣어 마신다는 것 정도가 차이라면 차이다. 외국계회사에 근무하는 디아나 니뇨(26·여)는 “개인적으로 스타벅스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와의 경쟁을 통해 후안발데스가 좀 더 국제적 브랜드로 도약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3년간 애틀랜타 등에서 미국 유학생활을 한 그에게 스타벅스는 익숙한 브랜드이자 향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학생과 노동자 계층이 스타벅스 진입을 반대하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수의 콜롬비아인들이 최소 임금인 60만 페소(약 40만원)를 받고 일하고 있어요. 커피를 좋아하는 건 다를 바 없지만 서민이 저가의 브랜드나 싼 인스턴트 커피를 마실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들에겐 원두 한 봉지에 2만 5000페소(약 1000원) 하는 후안발데스조차 부담스럽죠. 그보다도 비싸다는 스타벅스가 들어와 봐야 서민은 이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후안발데스 같은 고급 커피를 사서 마시기가 부담되는 콜롬비아 서민은 작은 커피숍이나 노점에서 파는 커피를 이용한다. 농가에서 나오는 생두를 직접 볶아 먹거나 저가 브랜드의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도 많다. 외국계 회사에서 청소부 일을 하는 노라 로드리게스(45·여)도 그런 부류다. 즐겨 마시는 커피는 후안발데스가 아니다. 파운드당 8000페소(약 4800원) 정도 하는 저가 슈퍼마켓 브랜드다. 고맙게도 고향 실바니아의 친척들이 가끔 좋은 원두를 보내주기도 한다. 그의 가족은 집에서는 주로 냄비커피를 끓여 먹는다고 했다. 냄비에 물과 커피원두, 파넬라를 함께 넣어 커피 물을 우려낸 뒤 가루를 걸러 마시는 방식이다. 그녀는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드립커피 기계가 없는 서민층은 이런 방식으로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소박하게 커피를 즐기는 부류였지만 자국 커피에 대한 자부심은 강했다. 콜롬비아인에게 커피는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그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어떤 이에게 커피는 문화이지만 어떤 이에게 커피는 생존입니다. 그만큼 콜롬비아에는 커피 농장에 의존해 살아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스타벅스가 들어오든 FTA가 되든 부디 고향에서 농사짓는 가족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 사진 보고타(콜롬비아)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턱밑까지 쫓아온 中 과학기술 가벼이 볼 건가

    엊그제 우리나라와 중국의 전략기술 격차가 2년도 나지 않는다는 발표가 나왔다. 나날이 발전하는 중국의 기술이 바로 우리의 턱밑까지 쫓아온 것이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경쟁국이니만큼 중국에 자칫하면 추월당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과학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과거 중국은 우리 제품을 베끼는 데 급급했던 복제의 천국이었던 적이 있다. 자동차부품·화장품·식품·게임 콘텐츠 등 작은 공산품이나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휴대전화나 자동차까지 우리 것을 모방해 심지어 국내로 싼값에 역수출하기도 했다. 그랬던 중국이 이젠 모방에서 벗어나 자체 기술력을 배양해 어떤 기술에서는 우리를 앞서기도 한다. 2010년 조사에서 중국은 우리보다 과학기술력이 2.5년 뒤졌지만 지난해에는 1.9년으로 격차가 0.6년 단축됐다. 우주발사체(7.2년), 우주감시 시스템(6.1년), 우주비행체 및 관제운영기술(4.5년), 미래형 유인항공기술(3.8년) 등 항공우주 분야에서는 한국이 도리어 크게 뒤지고 있다. 중국은 1978년 경제 개방 이후 급성장을 이루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이런 경제력과 13억명이라는 엄청난 인구를 무기로 과학기술도 빠른 속도로 발전시켰다. 이대로 가다가는 몇년 후면 우리와 기술 수준이 대등해지며 우리를 앞지를 것이라는 보고서도 나와 있다. 이미 일부 제조업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도 한국을 추월했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면서 우리가 가장 많은 무역흑자를 내는 나라다. 지난해에는 535억 3000만 달러라는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했고 수교 이후 중국과 무역을 통해 벌어들인 돈은 3445억 달러(388조원)에 이른다. 이런 흑자도 중국의 과학기술이 우리를 넘어서는 때가 되면 적자로 뒤바뀔 수 있다. 발전은 경쟁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한 중국은 우리에게 오히려 큰 자극제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이 곁에 있다는 것이 긍정적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이 쫓아 오려고 하면 우리는 과학기술 개발에 더욱 힘을 쏟아서 한 발 더 앞서 나가겠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와 업계가 다 함께 힘을 모아서 해야 할 일이다. 우선 현실을 정확히 짚어야 한다. 그 다음에 우리가 부족한 부분에 대한 발전 전략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수립해 추진해 나가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 같은 새 부처는 괜히 만든 게 아니다.
  • [열린세상] 상상력은 자유롭지 않다!/정재서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

    [열린세상] 상상력은 자유롭지 않다!/정재서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

    요즘 상상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처세나 경영을 다룬 서적에서 특히 창조적 아이디어를 강조할 때 꼭 빠뜨리지 않는 언급이 상상력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동 교육에서는 상상력을 길러줘야 한다는 당부가 필수적이라 할 정도이다. 모두 지당한 의견들이라 하겠다. 그러나 ‘상상하는 동물’로서의 인간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과거에는 상상력보다는 냉철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 더 바람직하게 여겨졌다. 이제 바야흐로 이성보다는 감성, 논리보다는 상상력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시류에 맞추어 ‘상상하는 동물’이 되고자 할 때 한 가지 의문이 든다. 흔히들 상상력은 자유롭다고 하는데 ‘과연 그러한가?’ 하는 문제이다. 내가 마음대로 머릿속에서 그리고 꿈꾸는 것이 자유롭지 않으면 무엇이 자유롭단 말인가? 머리를 열심히 굴리면 내가 모든 것을 상상할 수 있으니 바로 이것이 상상력의 자유로움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당연히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순진한 생각이다. 상상력에도 정치학과 경제학이 작동한다. 상상력은 이제 중요한 산업적 자원이 되었다. 기발하고 재미있는 상상력을 담은 스토리를 가공하여 게임·영화·애니메이션·만화·드라마 등을 만들어 내는 산업, 이른바 문화산업은 오늘날 유망한 국가 성장동력 산업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이 문화산업은 상상력에 대한 우리의 순진한 생각을 뒤집어 놓는다. 가령, 세계를 지배하는 할리우드 문화산업은 글로벌 시대에 접어들면서 백인 소녀의 우상인 백설공주만으로 더 이상 전 세계 소녀의 환심을 사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게 해서 내놓은 작품이 ‘뮬란’이다. 뮬란은 늙은 아버지를 대신하여 남장하고 종군했다는 중국의 효녀이다. 디즈니사는 이 작품을 만들어 아시아권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뮬란’에서 디즈니사는 신령스러운 용을 하찮은 도마뱀 정도로 묘사하고 중국처녀 뮬란을 백인 남성들이 좋아하는 일본 게이샤 이미지로 바꾸어 놓았다. 동양의 상상력을 자신들 서양의 스타일로 재가공해서 역수출한 것이다. 이렇게 변조된 상상력은 막강한 할리우드 문화산업의 영향력에 의해 우리에게 저항 없이 주입된다.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 등 서양 상상력의 대작들도 마찬가지이다. 서양의 신화나 전설에서 용은 줄곧 사악하거나 별 볼일 없는 동물인데, 이러한 인기 높은 대작들 속에서 부정적으로 묘사된 용에 대한 이미지는 가뜩이나 일찍부터 그리스 신화와 안데르센 동화에 길들여진 우리 아이들의 뇌리에 여지없이 각인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 중 일부는 용이 나쁜 동물이라고 상상하게끔 되었다. 상상력의 전도라 할 이 현상은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상상력이 마냥 자유롭지만은 않구나 하는 깨달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차제에 상상력의 정체성 문제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 문제는 요즘 유행하는 판타지 문학의 내용을 살펴보면 그 실상이 드러난다. 상상력의 결정이라 할 판타지에도 민족별 정체성이 존재하고 그것이 뚜렷할수록 문화산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즉, 서양 판타지에서는 마법이나 기사에 대한 상상력이, 동양 판타지에서는 중국의 경우 도술이나 무협에 대한 상상력이, 일본의 경우 요괴에 대한 상상력이 각기 독특한 내용과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의 판타지는 아직 고유한 특성을 구현하고 있지 못하다. 대부분 서양 마법담이나 중국 무협담, 일본 요괴담의 내용과 분위기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실정이다. 이것은 우리의 상상력이 문화산업에서 우위에 있는 서양이나 일본, 그리고 엄청난 전통문화의 자원을 지닌 중국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을 보여준다. 용을 나쁜 동물로 상상하는 아이들이 생겨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어른들은 용꿈을 꾸기라도 하면 당장 복권을 사러 갈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상상력이 자유롭다는 미신에 사로잡혀 우리 상상력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한다면 지금의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용꿈을 꿀 때 복권을 사러 가기는커녕 “재수 없다”고 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 네이처에 논문 낸 고려대 세종캠퍼스 주성중 박사… 그 대학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네이처에 논문 낸 고려대 세종캠퍼스 주성중 박사… 그 대학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지방대에서 무슨 연구를 하냐고요? 뭘 모르시는 말씀. 서울대나 KAIST(한국과학기술원) 부럽지 않은 환경에서 최고의 연구를 할 수 있어요. 지방대는 단순한 장소일 뿐 어떤 장애도 되지 않습니다. 과학자는 논문으로 말한다는 절대 명제에 비춰 보면 이곳보다 좋은 곳도 찾기 힘듭니다.” 주성중(35) 박사는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마이너’ 대학 출신이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과가 그의 고향이고, 세종캠퍼스 스핀소자 연구실이 현재 직장이다. 하지만 주 박사는 지난달 31일 세계 최고의 과학저널 ‘네이처’에 제1저자로 논문을 게재했다. 네이처 논문 게재는 단순히 주 박사의 이력서에 한 줄이 보태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네이처가 어떤 곳인가. ‘사이언스’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연구성과들이 엄선되는 곳. ‘교수 채용 보증수표’로 불리는 곳. 그래서 과학자라면 누구나 평생 한번 이름이 오르기를 소망하는 곳이 아니던가. 한국 대학 중 상당수가 네이처에 논문을 올리는 소속 연구자에게 1억~3억원의 포상금을 내걸고 있다. 성과주의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네이처가 연구자 개인은 물론 학교의 명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주 박사의 논문은 기존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수 있는 ‘다기능 스핀 논리소자’의 개발 원리와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기존 반도체에 비해 저전력·초고속·고성능 정보처리가 가능하고 상온에서도 작동이 가능한 것이 핵심이다. 이 논문은 네이처 1월 31일 자 온라인에 게재됐고, 오는 7일 ‘주목할 만한 논문’ 코너에 실려 책으로 나온다. 차세대 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비롯한 전 세계 반도체 업계가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최첨단 기술의 경연장이다. 남다른 아이디어 구현과 기술 개발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일개 지방대 박사에 불과한 주 박사의 논문에 물리학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초고가 장비와 최고 연구진들의 성과로도 해결하지 못한 난제들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주 박사의 네이처 논문 게재는 1980년 학교가 문을 연 이후 처음이다. 과연 그는 학교와 연구실에서 어떤 유전자를 얻은 것일까. 주 박사는 그 답을 지도교수인 이긍원(51) 교수와 연구실 환경에서 찾는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A&M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이 교수는 1994년 세종캠퍼스(당시 서창캠퍼스)에 부임했다. 초창기 상황은 막막하기만 했다. 우수한 학생은 둘째 치고 물리현상을 관측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장비조차 없었다. 이 교수는 “이 시기에 일본 연구진은 당시 30억원 수준인 장비를 연구실마다 하나씩 갖추고 있었지만 한국의 지방대에서는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었다”면서 “결국 연구비를 모아 고물상을 전전하며 학생들과 함께 진공장비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 것은 2000년. 사실상 7년을 연구 환경을 마련하는 데 흘려보낸 것이다. 무엇보다 같이 의논할 동료가 없다는 것이 이 교수의 고민이었다. 그는 “규모가 작은 지방대이다 보니 연구에 대해 의견을 나눌 같은 전공의 교수가 없었다”면서 “젊은 연구진의 앞길을 열어주거나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는 대가에 대한 갈망이 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저 그런 학생을 받아 기계적으로 졸업시키는 교수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방대 패배주의’를 타파해야 한다고 동료 교수들과 뜻을 모았다. 우선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과 내의 다양한 전공으로 구성된 연구진과 연구 시설물을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클린룸’을 만들고, 기초부터 응용까지 연구를 일괄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공정라인을 구성했다. 자신의 연구비로 구매한 ‘내 장비’에 익숙한 교수들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교수들이 함께 움직이니, 학교도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공동연구는 학생들의 지도에도 적용됐다. 대학원생은 서로 다른 학문적 배경을 쌓을 수 있도록 전공이 다른 교수들이 함께 지도했다. 주 박사 역시 자성전문가인 이 교수와 반도체 전문가인 같은 과 홍진기(46) 교수의 지도를 받으면서 두 분야를 함께 살펴보는 능력을 쌓았다. 홍 교수는 이번 네이처 논문의 교신저자이기도 하다. 학교 내에서 해결할 수 없는 한계는 학교 밖에서 길을 찾았다. 신지 유아사 일본 산업기술총합연구소 박사, 요시시게 스즈키 일본 오사카대 교수, 자가디시 무데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교수, 행크 스왁특 네덜란드 에인트호번대 교수 등은 정기적으로 스핀소자 연구실을 찾아 연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국내에서도 기초과학지원연구원, 표준연구원 등 정부출연연구소와 대학 교수들이 학기마다 연구실에서 세미나를 연다. 특히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은 학기마다 8차례씩 열리는 최고기술책임자(CTO) 강좌다. 석박사 통합 4년차인 김동석(26)씨는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연구소장, SK하이닉스 마케팅 상무 등 기술과 산업의 최전선에 있는 전문가들이 연구실에서 회사의 연구개발 방향과 산업의 흐름을 말하는 것을 듣다 보면 연구에 대한 아이디어는 물론, 연구실에 대한 자부심이 쌓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연구도 협력에서 이뤄진다. 이 교수는 “더 우수한 연구진과 머리를 맞대면, 훨씬 나은 결과물이 나온다”면서 “시설과 교수의 수가 열악한 환경에서는 대형 연구집단을 구성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핀소자 연구실은 신경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정명화 서강대 교수, 박재훈 포스텍 교수 등 국내 최고 연구진과의 협업을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피지컬 리뷰 레터,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 등 세계적 물리학 저널에 30편이 넘는 논문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이다. 이 교수와 주 박사는 지방대의 활로로 ‘매개체 역할’을 들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대학의 가치는 취업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대기업의 경우 서류 전형으로 사람의 대부분을 판단하기 때문에 지방대 출신이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크지 않다. 결국 기업이 원하는 최적화된 인재를 만들어 내는 것만이 지방대가 살 길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반도체 물리학의 경우 기초과학과 공학의 구분이 뚜렷하기 때문에, 그 중간을 연결해줄 인력이 오히려 부족하다는 사실에 착안했다”면서 “대학시절에는 기초를 갈고 닦은 후 대학원에서는 반도체 공정까지 가르쳐 대기업들이 탐내는 인재로 키워내려 했다”고 말했다. 이런 교육 덕분에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과 졸업생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업계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학과 졸업생인 김기현 박사가 고려대 안암캠퍼스의 방사선과 교수로 역수출되기도 했다. 자연과학계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실업난 역시 이 학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지난해 기준 취업률은 77.7%. 물리학과 중 전국 2위에 해당한다. 이 교수는 “기초과학을 연구하고 학생들에게 미래의 직업을 구해주는 것은 지방대 입장에서는 쉽지 않지만 꼭 풀어야 할 숙제”라면서 “혼자 할 수 없는 것은 함께하고 더 많은 파트너를 찾는다면 지방대라고 해서 반드시 2~3류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등하교나 출퇴근에 소모되는 시간을 공부와 연구에 쓸 수 있는 장점은 외국의 명문대가 왜 모두 시골에 있는지가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세종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씨줄날줄] 부메랑/곽태헌 논설위원

    되돌아오는 부메랑(boomerang)은 편평하고 활 모양에 가까운 나무로 된 투척 기구를 말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부메랑은 폴란드 남부의 카르파티아 산맥의 동굴에서 발견된 것이다. 기원전 1만 8000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나무를 던지는 관습은 신석기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북아프리카의 암석화에도 있다고 한다. 이집트에서는 파라오들이 새를 사냥할 때 곡선형의 특수한 막대기를 사용했다. 나무를 던져서 되돌아오게 하는 것은 이집트에서 시작돼 북부 아프리카와 대서양으로 퍼져 나갔다는 설이 있다. 아메리카 인디언과 인도에서도 부메랑을 사용했다. 보통 부메랑 하면 호주 원주민들을 떠올리게 된다. 호주 원주민들은 새나 작은 짐승의 사냥, 전투·놀이 등에 부메랑을 사용했다. 근래 호주 원주민들이 사용한 부메랑은 길이가 30~80㎝ 정도이며, 양 끝이 70∼120도 벌어진 나뭇조각이다. 단면은 밑이 편평하고 위쪽은 불룩한 반원형이다. 표적물에 명중되지 않으면 원을 그리면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과 돌아오지 않는 것이 있다. 가볍고 되돌아오는 것은 사냥용이며, 무겁고 되돌아오지 않는 것은 전투용 무기라고 한다.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원조를 하거나 자본을 투자해 생산한 물품이 현지의 수요를 웃돌아 도리어 선진국으로 역수출돼 해당 산업과 경쟁하는 것을 경제용어로 부메랑 효과라고 한다. 국내 대표적인 팟캐스트(pod cast)인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진행자였던 민주통합당 김용민(서울 노원갑) 후보가 부메랑을 맞았다. 지난해 4월 나꼼수 멤버로 합류한 그는 거침없는 말로 유명해졌고, 이에 힘입어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단일 후보가 됐다. 하지만 2004~2005년 인터넷 방송인 라디오 21 ‘김구라·한이의 플러스 18’ 코너에서 했던 성적 막말과 폭력적인 말이 독이 돼 돌아왔다. 김용민 후보의 과거 영상과 말이 알려지게 된 계기는 그와 가까운 방송인 김구라씨 때문이라고 한다. 노원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노근 후보의 참모는 김구라씨가 김용민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동영상을 우연히 보고, 인터넷에서 김용민 후보의 과거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김구라씨야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과거 김용민 후보와 거친 말을 주고받았던 게 알려진 김구라씨에게도 혹시 부메랑이 되지 않을까. 김용민 후보의 막말은 며칠 남지 않은 총선의 중요 변수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 6·25때 사용 M1소총 8만여정 美 역수출

    6·25때 사용 M1소총 8만여정 美 역수출

    6·25 전쟁 때 미군이 원조해 줬던 ‘골동품’에 가까운 M1 개런드 소총이 미국으로 수출된다. 19일 국방부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한국 군이 보유하고 있는 M1 소총 8만 6000여정의 미국 수출을 현지 법에 따라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지난해 9월 보내왔다. 육군 군수사령부는 이르면 이달 말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수출 대행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M1 소총 수출 가격을 정당 200~300달러 정도로 가정할 때 수백억원의 수익이 확보될 것”으로 내다봤다. 군은 해마다 M1 소총을 보관하는 데 수억원의 비용을 쓰고 있다. 국방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M1 소총 판매 수입으로 K2 국산 소총을 구매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2006년부터 미국 정부에 M1 소총의 수출 승인을 요청해 왔다. 미국은 수입된 총기가 수집가들이 아닌 폭력·테러 집단 등의 손에 들어가 악용될 우려가 크다며 허가를 해 주지 않았다. M1 소총은 2차 세계대전과 6·25 전쟁 당시 미군의 주력 총기였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어 수집가들에게 인기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보사노바 종주국 브라질에 보사노바 역수출

    보사노바 종주국 브라질에 보사노바 역수출

    ‘러시아에 보일러를 수출하는 일은 러시아에 발레를 수출하는 것만큼 놀라운 일’이란 보일러 회사의 광고 문구는 종주국 시장을 뚫는 어려움을 잘 대변한다. ‘새로운 경향’ ‘새로운 감각’이란 뜻을 지닌 보사노바 음악의 종주국은 브라질이다. 일본에서 리사 오노 등 수준급 보사노바 뮤지션이 나온 건 남미와 교류가 잦았던 데다 음악시장이 두터운 덕분이다. 반면 다른 나라에서 전문적인 보사노바 가수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포르투갈어 부담은 물론 브라질 특유의 감성과 리듬을 소화하기 어렵기 때문. 국내에서도 1980년대 후반부터 보사노바 리듬의 곡들이 드문드문 발표됐지만, 앨범에 1~2곡 끼워넣는 수준에 그쳤다. ●“진짜 보사노바 리듬·정서 느껴보고 싶었죠” 보사노바 음악만으로 15곡을 빼곡 채운 데뷔앨범 ‘히나’(HEENA)를 발표한 나희경(24)에 눈길이 가는 까닭이다. 더군다나 혈혈단신 브라질로 건너가 현지 최고 뮤지션들과 편곡, 녹음까지 마쳤다. 그가 자신의 CD와 기타만 덜렁 챙겨들고 리우데자네이루로 떠난 건 지난해 10월. 앞서 9월에 ‘보싸다방’이란 이름의 미니앨범(EP)을 발표한 게 공식 경력의 전부다. 딱히 초대를 받은 것도, 기획사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지난 21일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나희경은 “진짜 보사노바 리듬과 정서를 느껴보고 싶었다. 또 내 음악을 그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고 군더더기 없이 설명했다. ●새달 브라질로 날아가 현지 앨범 발매 추진 출국 전 달팽이관 이상으로 한 달쯤 입원했던 터라 컨디션은 엉망. 도착한 뒤 바이러스 감염으로 3주를 앓았다. 걸어다닐 만하자 곧바로 보사노바 ‘성지’로 꼽히는 라이브클럽 ‘비니시우스 바’를 찾아갔다. 무작정 EP를 나눠주고 공연하고 싶다고 했다. “노래를 해보라기에 조빔의 ‘데사피나두’(Desafinado)를 불렀어요. 보사노바 음악을 비판하던 평단을 향해 조빔이 ‘너희들은 나를 음치가수라고 부르지만, 내 음악에는 사랑이 있다’며 반박하는 노래인데 제 맘대로 자유롭게 불렀어요. 그 모습을 보고 관계자들이 보사노바 정신에 충실하다고 느낀 것 같아요.” 입소문을 타고 꼬리를 물듯 기회가 이어졌다. 유명 밴드 보사쿠카노바의 마르시우 메네스칼은 보사노바 선구자로 꼽히는 아버지 호베르투에게 음원을 전달했다. 강한 인상을 받은 호베르투가 연락처를 수소문해 직접 전화했다. 나희경은 “낮잠 자다가 전화를 받았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곡을 직접 준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녹음 과정에서 편곡과 기타 연주까지 해줬다.”며 웃었다. 얽힌 인맥을 타고 또 한 명의 거장 세자 마샤두가 총괄 프로듀서로 앨범에 참여했다. 나희경은 “한 달간 합숙하면서 눈만 뜨면 녹음하기를 반복했다. 브라질 사람들이 들어도 외국인임을 눈치 못 채게 한다는 목표로 미세한 발음 하나까지 신경 썼다.”고 말했다. 떠나기 전 독학으로 한 달 익힌 게 포르투갈어 실력의 전부. 앨범을 들은 현지 관계자들은 “65%쯤은 원어민 발음과 같은 느낌”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새달에는 브라질로 다시 날아가 현지 앨범 발매를 추진할 작정이다. 공연과 방송 일정도 잡혔다. 보사노바 리듬으로 만들어진 가요를 포르투갈어로 번안·편곡해 리메이크 앨범을 발표하고 싶다는 ‘로망’도 털어놓았다. ●“보사노바는 외유내강의 음악” “보사노바는 외유내강의 음악이에요. 한없이 부드러운 듯싶지만, 내공과 탐구가 없으면 결코 할 수 없죠. 역설적인 이야기지만 음악을 채워가는 동시에 벗어던지고 싶어요. 알몸으로 태어나 옷도 걸치고, 관념도 생기고, 인간관계도 촘촘해졌지만 음악을 통해 하나씩 지워나가야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어요.” 글 사진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뮤지컬도 한류 열풍

    뮤지컬도 한류 열풍

    뮤지컬 ‘잭 더 리퍼’의 주인공에 더블 캐스팅된 신성우씨는 얼마 전 깜짝 놀랐다. 한 일본인 팬이 자신이 출연하는 날짜의 공연 티켓을 전부 샀다고 털어놓아서다. 전체 68회 공연 중 그가 출연하는 무대는 25회. 이 표를 전부 구매해 반복 관람하는 게 올여름 휴가계획이라는 얘기였다. 신씨가 출연하는 또 다른 뮤지컬 ‘삼총사’ 표도 샀다고 한다. 신씨는 “오로지 공연 관람 때문에 한국에 장기체류 중이라는 (일본인 팬의) 말을 듣고 한류 인기를 실감했다.”고 털어놓았다. ●일본어·중국어 자막서비스 필수 드라마와 K팝에 이어 뮤지컬이 ‘한류 킬러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 인기 스타들이 출연하는 공연을 보기 위해 일부러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람객이 급증하고 있고, 국내에서 각색된 해외 라이선스 공연이 다시 해외로 역수출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공연 현장의 일본어·중국어 자막 서비스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았다. 티켓예매사이트인 인터파크는 2년 전부터 외국인 전용 예매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잭 더 리퍼’ 첫 서울 공연이 열린 지난 9일만 해도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에는 ‘한국인 반, 일본인 반’일 정도로 중년 일본인 여성 관객이 넘쳐났다. 공연장 로비는 일본인 팬들이 축하 화환 대신 불우이웃돕기에 보태라며 보내온 쌀 포대로 발 디딜 틈 없었다. 일본인 팬들이 보낸 쌀만 5톤가량 된다는 게 제작사 엠뮤지컬컴퍼니 측의 설명이다. 이렇듯 일본인 관객이 늘자 엠뮤지컬컴퍼니는 지난해 경기 성남아트센터 공연 때부터 일본어 자막과 통역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 공연에선 중국어 통역도 추가했다. 지난해 ‘잭 더 리퍼’를 보고 간 아시아 관람객 수는 2500명선. 2009년 초연 때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한국 연출 노하우 사들여 현지공연 뮤지컬 ‘삼총사’도 2009년 초연 때 1.64%에 불과하던 외국인 관객 비중이 올해는 10%로 6배나 급증했다. 지난해 초연된 창작뮤지컬 ‘궁’은 동남아 관객이 아예 절반을 넘었다. 드라마로 먼저 일본 등에 소개되면서 일본인 단체관람이 줄을 이은 덕분이다. 전체 관객의 60%가 외국인인 데 힘입어 ‘궁’은 일본 순회공연을 갖고 있다. 이렇듯 한국 뮤지컬의 인기가 높아지자 제작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한 일본 프로듀서들의 발길도 분주해지고 있다. 창작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는 일본 제작사가 정식으로 일본 공연 판권을 사갔다. 뮤지컬 ‘쓰릴미’는 일본과 한국 제작자들이 공동으로 기획해 오는 11월 일본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올슉업’의 일본 공연권을 따낸 일본 제작사는 한국 제작사가 만든 ‘한국판 올슉업’의 연출방식을 차입했다. CJ C&M은 일본 대형 공연제작사 쇼치쿠와 업무 협약을 맺고 창작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를 10월부터 일본 무대에 올리기로 했다. 앞서 뮤지컬 ‘맘마미아’는 지난 8일부터 중국 공연을 시작했다. 1300석 규모의 상하이대극원에서 중국 배우들을 캐스팅해 중국어로 공연 중이다. 한국의 연출력만 수출한 사례다. 안중근 열사의 생애를 다룬 창작뮤지컬 ‘영웅’은 8월 23일부터 9월 3일까지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데이비드 코크 극장)에 선다. 대중문화 평론가인 정덕현씨는 “한류스타들을 앞세운 뮤지컬은 한류 콘텐츠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면서 “다만 스타 한두 명에게만 의존해서는 금방 거품이 꺼질 수 있는 만큼 무대 전반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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