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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화평 피고의 소신과 독설

    ◎“5·6공에 충성한 검찰 단죄권한 없다”/“5·18특별법 제정 배후에 운동권 움모 숨어” 허화평피고인이 17일 공판에서도 예의 소신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이른바 극우보수 논리의 연장선으로 볼 수도 있다.지나친 독설이 두드러졌다. 허피고인은 5·17 계엄확대 조치는 최규하 대통령이 시국수습을 위해 내린 정치적 결단이라고 주장했다.당시 재야정치인들과 일부 학생들이 최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며,물리적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쓰러뜨린다는 과격한 투쟁전략과 전술을 구사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특히 투쟁세력들은 기존 세력을 제거하고 「빠리꼬뮨」과 같은 민중정권을 세우려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5·17조치는 일부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무한 대권경쟁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다』며 김영삼대통령과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김종필 자민련 총재 등 「3김씨」를 간접 비난했다. 역설적으로 민주화세력이 분열되고 과격한 민중전술을 동원하는 바람에 5공 정권이 탄생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검찰이 12·12사건을 6공 때는 무혐의 처리하고 94년에는 불기소 처분했다가 이번에 기소한 데 대해 수긍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피고인은 『내란·반란죄로 기소된 사람들이 주축이 된 5·6공하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해 온 검찰 수뇌부들에게는 피고인들을 단죄할 수 있는 도덕적 권위가 부여돼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또 민정계가 주축이 된 민자당과 그 당명만을 바꾼 신한국당은 도덕적 기반을 상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90년 2월9일의 민자당 창당선언문의 「갈등과 반목을 해소한다」는 대목을 예로 들기도 했다. 5·18특별법 제정의 배후에는 운동권 세력의 음모가 숨어있다고 주장했다.요소요소에 진출한 운동권이 민주·진보세력 등으로 위장,보수우익 세력을 반민주·반통일·외세의존주의자로 매도,타격을 가함으로써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하려 한다는 논리다. 그는 『지난번 총선때 옥중당선된 것은 지역구민이 나의 정당성을 정치적으로 승인한 것』이라며 『현역의원을 구속해 정당활동을 봉쇄하는 것은 국민주권주의에 반한다』고 말했다.〈박선화 기자〉
  • “부정 막게 정보공개법 제정을”/부정방지대책위 보고서

    ◎공직자 부패수사 전담기구 설치해야/법인통한 부이전수법 차단장치 필요 감사원장 자문기구인 부정방지대책위(위원장 서영훈)가 13일 펴낸 「기업음성자금 실태및 방지대책」보고서는 우리기업의 음성자금이 94년 기준으로 한해에 1조8천억원 가까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 충격적이다. 이 보고서는 구체적인 부패방지 방안으로는 고위공직자 부패수사나 고도의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사안의 수사를 위해 특별기구 설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아울러 「돈세탁 금지법」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정경유착 차단 방안으로는 선거공영제 실시와 정치자금제도의 정착,전경련역할의 재정립을 건의했다. 후보자의 홍보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완전 선거공영제를 실시하고,조직중심의 선거운동을 홍보중심으로 전환해야한다.정치자금법을 고쳐 모금및 사용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정치자금의 수지내용공개 의무화및 선관위의 실사권을 강화하고 후원회제도를 소액다수제로 과감히 개선해야하며 지정기탁제는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경련에 대해서는 대기업의 이익만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는 역할에서 벗어나게 하고 가입범위도 확대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규제 완화 방안으로는 규제대상을 명확하게 열거,규정하고 나머지는 포괄적으로 허용하는 「네거티브 시스템」의 도입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규제정책의 결정과 집행의 담당기관을 분리하여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들었다. 소유자 중심의 기업경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전문경영인 중심 경영으로 전환시키고 발행주식의 50% 이하로 되어있는 현행 무의결권 주식 발행한도를 줄여 소유분산을 촉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또 상속과세제도를 현행 「유산과세형」에서 「취득과세형」으로 전환하고 자본거래를 이용한 조세회피,특히 법인에 증여하는 방식으로 부를 이전하는 수법을 막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정보의 독점으로 인한 정경유착및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정보공개법안의 제정이 시급하다.정보공개법은 ▲정보공개업무의 독립 및 전문화 추진▲공개제외대상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적시 ▲공개여부결정기간을 가급적 단축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정보공개거부심판기구의 설치를 규정해야할 것이라고 건의했다.〈서동철 기자〉
  • 민속학자 주강현씨 「우리문화의 수수께끼」 출간

    ◎주눅든 우리문화를 위한 향변/금줄의 의미·여성 배꼽노출 기피 이유 등 다뤄/“서구우월주의적 편견·자기비하 버리자” 일침 금줄 없이 병원에서 태어난 세대가 금줄문화가 무엇인지 알까.배꼽티를 입는 세대가 조선시대 여인네가 가슴은 훤하게 드러내도 배꼽만은 가린 이유를 알 수 있을까.서구문화의 홍수속에 우리 문화,우리 것에 대한 정체성이 날로 흐려져가고 있는 요즘,숨겨진 우리 문화의 원형을 더듬는 전통문화독본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속학자 주강현씨(42)가 민족문화의 현장을 골골샅샅 누비며 쓴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한겨레신문사 출판부 펴냄). 「씌어지지 않은 문화」의 진실을 통해 우리 문화의 전체상을 조망하고 있는 이 책은 우리 문화가 지난 한세기동안 지나치게 서풍에 주눅들어왔음을 고백한다.한 예로 우리가 개고기를 먹는 풍습은 세계 음식문화사적 견지에서 보면 결코 흠잡힐 일이 아닌데도 괜히 자격지심을 갖는다는 것.원숭이 골,송아지 태반,말고기 내장,심지어 곤충을 즐겨 먹는 민족도 많으며 아리스토텔레스는 매미를 즐겨 먹었다는 일화까지 일러주고 있는 저자는 서구우월주의의 관점에서 재단한 「문명과 야만」이란 한갓 부질없는 편견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이렇듯 저자는 「문화의 신토불이론」을 내세운다.하지만 「우리 것은 모두 아름답다」는 식의 눈먼 쇼비니즘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21세기 새로운 문화파동의 바람이 예고되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모두 「문화의 테러리스트」가 되어야 한다.우리 문화에 대한 근거 없는 자존심 세우기도,불필요한 자기비하도 모두 테러의 대상이다.있는 그대로 자기 것을 갈고 지키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이 책은 우리 민족의 의식과 생활속에 가장 원초적인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는 문화현상 15가지를 엄선,마치 수수께끼를 풀어가듯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아기가 태어났음을 뭇사람에게 알리는 첫신호로,혹은 신성구역임을 표시하는 징표로 사용된 금줄.벼농사지역에서는 새끼줄,짚이 귀한 섬에서는 칡덩굴,유목문화권에서는 말총 등 그 재질은 다양했지만 왼쪽으로 꼬는 것만은 철칙이었다.왜 하필 비일상적인 왼새끼여야만 할까.『왼새끼속에는 부정을 막아주는 금기와 신성성이 깃들여 있다.잡신이 혹 침범해도 왼새끼의 「도발적 시위」에 혼비백산한다.이로써 제의공간은 순결성을 지키게 된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배꼽문화의 역설」을 다룬 글 또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구한말 외국인이 찍은 사진을 보면 저고리와 치마말기 사이로 가슴을 드러낸 서민여성의 모습을 어렵잖게 발견할 수 있다.그러나 배꼽노출은 어떠한 경우에도 상상하기 힘들었다.배꼽이 드러나는 유일한 놀이인 양주별산대 애사당놀이에서도 여성역할은 정작 남성이 대신했다.새 생명의 상징 혹은 「혁세사상의 그릇」으로서의 배꼽이 다분히 신성불가침이었던 데 비해 「다산의 상징」으로서의 젖가슴노출은 차라리 예사로운 일이었던 것이다. 이밖에 우리민족의 흰옷선호사상과 관련,『고려가 몽골족에 망하면서 조의를 표하기 위해 흰옷을 입기 시작했다』(도리야마 기이치)거나 『흰옷은 조선민족이 겪은 고통이 한으로 맺혀진 것이다』(야나기 무네요시)는 식의 일제 식민주의자의 가당찮은 주장을 비교문화사적 접근을 통해 반박하고 있는 저자의 역사감각도 주목할 만하다.〈김종면 기자〉
  • 정치개혁 초선의원이 앞장을/김석준 이대 교수·정치행정학(시론)

    15대 국회가 법정 개원일이 지나도록 원구성도 못한채 여야간 힘겨루기의 파행만 거듭하고 있어서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키고 있다.국회는 총선을 전후하여 이미 5개월여동안 기능이 정지되어 왔다.거기에 더하여 이런 국회의 변칙적인 모습이 한약분쟁·고속철도논쟁·영종도신공항 고속도로문제등 사회 각계의 혼란을 부추킴은 물론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교육적으로도 나쁜 영향을 주게되면서 파행국회에 대한 우려는 그정도를 벗어나는 듯하다. 여당과 야당은 파행국회의 책임을 서로 상대방에게 떠넘기기에 바쁘고 스스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하여서는 조금도 자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새정치」라는 구호가 공허하기만 하다.「무리하게 인위적으로」여대야소를 만들어 야당에게 빌미를 제공한 여당이나 이를 이유로 원구성마저 거부하고 국회를 정쟁의 볼모로 삼고있는 탈법적인 야당 모두 국민의 호된 지탄을 면하기는 어렵게 되었다.14대 국회에서 훌륭한 의정활동을 벌인 모범적인 정치인들이 「지역구관리소홀」등의 이유로 낙선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많은 정치신인들과 전문가들이 초선의원으로 국회에 진출하게 되어 일부 국민들은 15대 국회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파행과정을 보면서 한국의 정치와 국회운영은 「세명의 봉건영주」가 정치권에 있는 한은 이들의 영향권을 벗어날 수 없음을 재확인하게 되었다.아무리 많은 유능한 정치신인들이라 하더라도 현실정치권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3김씨의 권력투쟁에 휩쓸리게 되고 그들의 도구로 전락하게 된다고 지난 총선과정에서 주장했던 민주당이 이번 정치파동에서 아무런 역할을 할수 없었던 것도 그들의 주장이 사실임을 역설적으로 입증하는 셈이다. 지난번 온 국민의 성원속에 2002년 월드컵축구가 한·일공동개최로 결정되면서 많은 국민들은 아쉽지만 어려운 가운데 이룬 성과에 대해 무한한 감동과 자긍심을 느끼게 되었다.강대국 일본보다 늦게 유치활동을 시작하고 세계축구계의 높은 장벽을 젊음과 패기로 슬기롭게 뛰어넘은 유치주역들.세계무대에서의 기적과 같은 활동내용은 「자랑스런 한국인」의 바로 그 모습이었다.이들의 활동을 통한 기적과 같은 결실을 보면서 한국의 민간부문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녔음을 거듭 확인하게 되었다.조선·자동차·철강·반도체등 첨단산업분야에서 한국의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그 분야를 제패하게 되었음도 우연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민간부문의 강인한 개척정신,창의력,기업가정신,우수한 전문성 등이 우리기업을 세계기업으로 도약시킨 「경제기적」의 원동력이었던 것이다.월드컵축구의 유치는 기업인을 중심으로 해서 가능했던 일이다. 이러한 월드컵축구 유치의 주역들이 세계무대에서 올린 그 혁혁한 성과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파행국회의 한 귀퉁이에서 자리만 채우고 무력하게 앉아있어야만 하는 국회의원.그동안 유치활동과 아무런 관련이 없던 사람들이 서로 구성도 되지 않은 국회 월드컵유치특별위원회의 위원으로 적격이라고 다투고 있는 모습은 국민을 몹시 서글프게 한다.정치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포기하고 「정치인을 위한 정치」나아가 특정인 「대통령 만들기놀이」로 전락한 지금 국회가 월드컵특위를구성하는 것조차 염려스럽기까지 하다. 「2류기업」에 「3류행정」 및 「4류정치」라는 비아냥을 재확인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그러나 세계적인 연구기관들이 한국의 정치·행정·기업 등에 대해 내리는 평가는 국가경영에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이정표들이다.이제 정치와 행정이 먼저 진정으로 달라져야 한다.제도와 관행 및 의식에 관한 정치개혁과 행정개혁이 「혁명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말로만 「생활정치」나 「생산적인 정치」가 아니라 실질적이고 국민들이 느낄 수 있는 가시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3김감독의 권력정치」가 아니라 「국민의,국민에 의한,국민을 위한」진정한 민주정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국회에 진출한 초선의원들부터 「3김씨의 꼭두각시」이기를 거부하고 참신한 모습을 보여 진정한 「정치파괴」를 시도하기 바란다.남이 애써 올린 월드컵유치나 경제기적과 같은 공을 가로채는데 앞장설 것이 아니라 보다 참신하고 개척적인 21세기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국민통합이나 남북통일은 커녕 스스로의 문마저 열지못하는 국회의 정치력 한계를 벗어나야 초선의원들이 소수정당과 국회내에서부터 참신한 바람을 일으켜 파행국회를 극복하고,잃었던 명예를 되찾는 주역이 되길 기대한다.월드컵유치의 신화를 바탕으로 국민이 정치의 주인이 되는 참민주주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 우리민족과 우주개발/채연석 항공우주연 책임연구원(굄돌)

    일본은 1955년 연필로켓을 발사함으로써 우주개발을 시작했다.로켓의 크기가 연필만 하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그리고 39년만인 94년 무게 2백64t짜리 순수 국산 로켓 H­2를 발사하는데 성공하였다.H­2로켓은 2t짜리 인공위성을 정지궤도에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세계 최신형 로켓이다.1950년대 말 일본의 과기청 장관이 『우주개발은 미래의 일본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인데 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한 것이므로 가능한한 빨리 시작하여야 한다』고 역설하고 정부를 설득하여 우주개발을 시작한 것이 오늘에서야 비로소 그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부자 나라이다.그리고 힘도 있는 나라이다.그러나 단순히 부자나라이기 때문에 힘이 있는 것은 아니다.일본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고성능 미사일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힘이 있는 나라인 것이다. 일본은 대형미사일을 만들 수 있는 능력만 세계에 보여주면서 실제로는 과학연구나 인공위성의 발사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로켓을 이용하는 것이다. 일본인들이 우주개발에 전력투구 할 때에는 우주개발이 단순히 일본의 힘만을 키우는 것 뿐만 아니라 미래에 상업적으로 큰 이용가치가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정부에서도 때마침 국가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였다.정부의 강력한 우주개발 의지와 우리 민족의 타고난 과학적 창조력을 잘 융화시킬 수 있다면 21세기에는 우리도 우주사업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선조들은 6백년전인 세종 때에 이미 눈금이 0.3㎜인 정밀한 자를 사용하여 2㎞를 날아갈 수 있는 세계 최대의 종이통 로켓인 대신기전을 설계하고 만들 수 있었던 과학적인 창조능력을 지닌 우수한 민족이기 때문이다.
  • 전씨 지나친 안보논리에 눈살/「5·17」 첫 반대신문 이모저모

    ◎“당시 북한남침 막았기에 이런 재판도 열린것”/허화평씨,국회선서 할수있게 구속정지 간청 5·17 비상계엄 확대조치에 관한 첫 반대신문이 열린 3일의 11차 공판에서 전두환피고인은 시종일관 「안보논리」로 5·17조치의 정당성을 역설했다.12·12사건 반대신문은 이 날 상오 공판에서 모두 끝났다. ○…전피고인은 5·17사건 첫 반대신문에서 장태완 수경사령관과 이건영 3군사령관 등 정승화계열의 장성들이 합수부의 조사과정에서 『정총장의 연행배경을 오해하고 12·12때 병력을 동원했다』고 진술해 관용을 베풀었다고 주장. 전피고인은 또 검찰측이 사용하는 「신군부」라는 용어는 지난 88년 5공 청산문제가 대두되면서 정치권이 만들어 낸 신조어라며 『신군부 세력이 12·12사건 이후에 군주도권을 장악한 뒤 내란을 주도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논리적으로 잘못됐다고 지적. ○…이양우 변호사는 극심한 학원소요 등으로 80년 5월의 시국상황은 「무정부 상태」로 치달았다고 설명하면서 『당시 정국과 사회가 안정돼 있었다』는 검찰측의 주장을반박. ○…전피고인은 80년 5월의 시국수습 방안의 정당성을 역설하면서 안보논리를 지나치게 강조,오버 페이스 했다는 지적이 일기도. 전피고인은 『당시 북괴의 남침을 막았기 때문에 오늘 이처럼 재판을 받을 수 있는 좋은 나라를 만들었다』고 말해,자신이 법정에 선 것과 자신의 과거 업적을 연결시키는 논리적인 비약도 전개. ○…피고인 중 유일하게 15대 총선에서 당선된 허화평피고인은 『오는 5일 국회개원식에서 선서를 할 수 있도록 2∼3일만이라도 풀어달라』고 재판부에 구속집행 정지를 간청. 허피고인의 변호인인 김재철 변호사도 『수십만의 지역주민들에 의해 선량으로 뽑혔는데 실제로 의정활동을 못하더라도 선서만큼은 하게 해 달라』고 거듭 요청. ○…장세동피고인은 반대신문에서 당시 직속상관이던 장태완 수경사령관과 정총장을 원색적인 용어로 싸잡아 비난. 장수경사령관의 경복궁 포격지시와 관련,『반란행위 이상의 정신이상 상태에서 명령을 내렸다』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으며 정총장에 대해서는 「무책임한 기회주의자」,『총장의 직분에 걸맞지 않은 추한 모습을 보였다』고 극언. 장피고인은 특히 정총장을 겨냥해 『12·12사건의 원인제공자이며 검찰의 이중잣대와 헌재의 이중판결,5·18특별법의 소급입법 등 나라의 어리석은 꼴을 있게 만든 장본인』이라고 모든 책임을 전가하며 맹공. 그러나 자신이 5공 청산과정과 신민당 창당방해 사건 등으로 세번 구속된 사실과 관련해서는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느냐.결과적으로 역사의 발전과정으로 생각한다』고 변명. ○…이양우 변호사는 『5·17사건과 관련해 전피고인에 대한 신문항목은 8백∼9백여개』라며 4백여 항목이었던 12·12사건보다 곱절이 넘는다고 소개. ○…12·12 및 5·18사건 재판에 대한 관심이 공판횟수가 늘어날 수록 현격히 줄어드는 추세. 이날 상오 방청권을 배포한 서울지법 정문에는 5·18관련 재야단체 관계자 20여명만이 눈에 띄는 등 썰렁한 분위기.〈박은호·김성수·김상연 기자〉
  • 미국의 「어린이박물관」(G7으로 가는 길:28)

    ◎상상력·호기심자극 “놀이통해 배우게”/직접 만들고·느끼고·체험하는 대규모 놀이터/화성 가상비행뒤 「게놈프로젝트」 이론 공부도/미 전역에 250여곳… “놀면서 배운다” 교육철학 실천 LA다운타운 템플가에 있는 「LA어린이박물관」은 보통 박물관과는 아주 다르다.단순히 전시물을 구경하고 감상하는 곳이 아니다.무엇이든 만지고 느끼며 직접 만들어 봄으로써 상상속에서나 그려 보던 세계를 실제로 체험토록 해주는 「살아 숨쉬는 박물관」이다. 이 곳에서는 보통 박물관이 풍기는 엄숙함을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다.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의 고함소리와 기계음 때문에 귀를 틀어 막아야 할 정도다.박물관이 온통 아이들의 즐거운 비명과 고함소리,그리고 북소리·자동차 경적소리 등으로 뒤엉켜 아수라장을 연상케 한다. 「LA어린이박물관」이 내걸고 있는 캐치프레이즈는 『놀면서 배우자』이다.말 그대로 어린이들이 마음껏 재미있게 뛰노는 과정에서 자연·과학·예술·스포츠등의 다양한 분야와 접하며 실생활의 여러면을 자연스럽게경험토록 해주자는 것이다. 「LA어린이박물관」은 이처럼 제약없는 환경속에서 무엇이든 스스로 경험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어 박물관이라기보다는 「놀이터」같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실생활 궁금증 해결 샌프란시스코의 「엑스플로라토리엄」이 주로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탐구관이라면 이 곳은 초·중학생을 위한 체험학습관으로 볼 수 있다.박물관의 모든 전시물은 2살에서 12살까지의 어린이들이 마구 돌아다니며 생활에 필요한 실제 적응력을 개발하고 풍부한 정서와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학부모와 교사들이 이 곳에 어린이를 데려와 한나절 남짓 함께 보냄으로써 성장기 아동들의 적성과 취향을 파악하기에도 매우 유익한 장소로 알려지면서 학교밖 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LA어린이박물관」은 지난 78년 보스턴어린이박물관을 둘러 본 레빗과 제키 두베이라는 여교사가 LA에도 어린이를 위한 전용 박물관 설립의 필요성을 역설,LA시민과 시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어 개관하게 됐다.이어 지난 80년 세계적인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다시 디자인해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LA어린이박물관」에서는 어린이들이 평소 보고 듣기만하며 궁금해 하던 것들을 스스로 체험할 수가 있다. 자동차나 경찰 모터사이클에 올라 직접 운전을 해볼 수 있 뿐 아니라 교통신호의 원리에 대해서도 실제 체험을 통해 익힐 수가 있다. 음악실에서는 아이들이 전시된 악기들을 직접 연주해 볼 수 있다.북·실로폰·신시사이저등을 두드려 보며 각각의 악기에 대한 고유의 이미지를 갖게 해주자는 뜻에서다. 또 TV스튜디오안에서 헤드폰을 끼고 노래하며 녹음하는 과정을 체험토록 하는가 하면 청진기와 혈압계등을 이용해 실제로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다.이밖에 대형 귀모양을 설치해 놓고 사람이 어떤 과정을 통해 소리를 듣게 되는지를 설명해 주기도 한다. ○놀이로 학습효과 높여 아이들은 손으로 직접 만지고 노는데서 가장 많이 배우게 된다는 교육철학을 그대로 이행하고 있는 셈이다. 9살난 아들과 5살짜리 딸을 데리고 웨스트 코비나시에서 왔다는 신시나 카실레스씨(36)는 『억지공부보다 놀이를 통한 학습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확인시켜 주는 곳』이라며 『박물관을 일상 생활공간속으로 옮겨 놓은 점도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그녀는 또 『이 곳이 버스운전등 평소 하기 어려운 일들을 체험토록 함으로써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주고 있는 것 같다』면서 자신도 이 곳에서 새로운 것을 많이 경험했다고 털어놨다. 미국에는 현재 「LA어린이박물관」과 같은 시설이 2백50여곳에 이른다.이 박물관들은 대부분 90년을 전후해 생겨난 것처럼 미국에서는 최근들어 어린이박물관 건설 붐이 일고 있다. 새너제이 중심가에 있는 「어린이과학탐구관」은 컴퓨터세대인 어린이들에게 리모콘 작동을 통해 우주개발·지구기후변동·생명공학 분야를 직접 체험시켜 주는 특수 어린이박물관이다. 이 곳 역시 오로지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전시관시설 중심이 아니다.모든 시설물에 대해 모의 실험을 해보는 실험관인 동시에 뛰고 달리고 소리지를 지르는 「놀이터」다. ○유전자 배열구조 진열 「어린이과학탐구관」에서는 1시간 정도면 화성탐사가 가능하다.특수안경을 착용한 채 컴퓨터스크린을 손으로 만지면 붉은 화성표면을 따라 날아가는 듯한 가상체험을 즐길 수 있다.또 화성 지도상의 원하는 지점을 만지면 분화구·계곡·언덕등이 동화상으로 나타나 실제로 화성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이 곳은 특히 2005년 완성을 모표로 진행중인 인체유전자 규명작업인 「인간게놈프로젝트」를 어린이들에게 매우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인간이 앞으로 규명해야 할 인체유전자 10만여개를 전화번호부 5백여권을 쌓아 올려 나타내 줌으로써 「게놈프로젝트」가 얼마나 방대한 작업인지를 말해 준다.또한 지금까지 밝혀진 유전자 1천5백여개의 배열구조를 알기 쉽게 진열해 놓았으며 「게놈프로젝트」가 완성될 경우 인간이 선천성 질병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어린이과학탐구관」 건너편에 있는 「새너제이어린이박물관」에 들어서면 먼저 어린이들이 소방차에 몰려들어 소방놀이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운전대를 돌려 보고 소방호스로 물을 뿜어보는라 여념이 없다.옆에 놓여 있는 구급차속에서도 어린이들이 부산하기는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어린이들도 평소 사이렌을 요란하게 울리며 길거리를 오가는 구급차를 많이 볼 수는 있다.그러나 우리 어린이들 가운데 구급차의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아는 어린이는 얼마나 될까. 「LA어린이박물관」에서 만난 재미교포 김병구씨(42)는 『한국에 최근 어린이용품만 전문 판매하는 어린이백화점이 생겼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운을 뗀 뒤 어린이를 돈벌이의 대상으로 삼는 어린이백화점은 있어도 새싻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주는 어린이박물관 한 곳 없는 우리 현실을 개탄했다.
  • 「자유무역의 세계화」/프레드 버그스텐 미국제경제연원장(해외논단)

    ◎개방확대 위해 국가간 「상호 보증」 절실/부국·성장국 다같이 무역장벽 제거 약속 이행/「지역 협정」 결합통한 자유무역 세계화 이뤄야 미국 국제경제연구원(IIE)의 프레드 버그스텐 원장은 「포린 어페어즈」 최근호 기고를 통해 현재 지역적 한계를 안고 있는 자유무역의 전세계화를 위해서는 부국과 성장국간에 무역장벽제거에 관한 「상호보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그의 「자유무역의 세계화」를 요약한다. 오늘날 한 나라가 경제적으로 성공하려면 아무튼 자유화·개방화해야 한다.생산고,일자리,이윤 및 기술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눈치빠른」 국제투자를 유치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또 나라 안에서가 아니라 국제시장에서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이 경쟁력을 갖춘 개방화 바람은 세계 거의 모든 국가를 자유무역 정책으로 이끌고 있다. 개방화를 실현시키는 데는 국가간의 협력과 협정이 필요하며 개별국가들의 무역자유화를 위해서 무역 파트너국가들의 병행적 자유화가 긴요하다.상호 호혜적인 자유화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지역권의 형성을 꾀하든가 세계무역체제의 완성을 도모하게 한다.전 지구촌적 접근이 우월한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 상황은 지역권 형성이 보다 전면에 부각되고 있다.세계무역기구(WTO)의 1백개이상 나라들을 총망라하는 것보다는 몇몇 인접국가끼리 적당한 체제를 구축하는 편이 일이 쉽기 때문이다. 지역 자유무역체제는 세계무역의 60%를 점유하고 있다.예를 들어 이미 단일시장의 자유무역 틀을 구축한 유럽연합(EU)은 22.8%를,미국·일본·중국등 18개국이 2010년에서 2020년까지 역내의 무역 및 투자 자유화를 달성하기로 약속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는 23.7%를 차지하고 있다. 무역에서 지역주의가 세계주의의 실현을 저해하리라는 우려는 지금까지 그런대로 잘 극복되었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두 사안간에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굳건한 지도력,지역무역협정을 명확히 정의해주고 이런 협정간의 관계를 통제할 수 있는 세계무역 규칙의 유지가 요구된다.EU는 세계적 책임감을 망각하고 역내문제에만 골몰한다는 비판을 듣고 있으며 미국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나 APEC에 관심이 지나치게 쏠려있거나 보호주의화 경향이 엿보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최근 제기되고 있는 북아메리카와 EU를 묶는 대서양자유무역지대(TAFTA)는 무역세계화에 미묘한 위협을 가하는 발상이라 할 수 있다.국민수입의 수준이 거의 동등하고 또 높은 백인 부국들 사이에 이뤄질 때만 자유무역은 받아들일만 하다는 뜻이 은근히 드러나고 있는데 이는 세계의 빈국 및 몇몇 아시아 부국에 대한 새로운 차별일 수 있다. WTO 가입국들은 지역내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더라도 명확하게 제시된 시한까지 전세계를 통괄하는 무역자유의 달성을 위해 이 협정을 보다 넓은 지구적 틀에 결합시키는 데에 주저해서는 안된다.지금 세계적 자유화의 목표연도는 2010년에서 2020년간으로 제시되어 있다.이 자유무역의 세계화는 가만히 있어도 이뤄지는 게 아니라 세계의 두 그룹 국가간에 일대 「거래」가 성사되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북아메리카와 서유럽의 수입이 높고 성숙한 경제체제와 나머지 세계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급속히 성장중이나 수입이 낮은 국가(일본은 이들 중간)가 두그룹인데 저수입·급성장 국가 및 일본은 세계경제의 「개방」 덕에 그들의 특출난 성공을 거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외부지향의 개발전략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국가들은 앞선 부국들이 시장개방을 교묘하게 거절하는 통상절차를 포함해 보호주의로 역행하지 않는다는 「보증」을 원하고 있다.이와 마찬가지로 현재 잘사는 나라들은 수입은 떨어지나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일본을 포함)들의 시장에 대한 충분한 진출이 보증되기를 바란다.덜 잘사는 나라들은 자유화를 열심히 추진해오기는 했지만 상당한 무역장벽이 상존해 있다. 거래의 두번째 내용은 부국 역시 수츨확대에 심대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부국들의 큰 관심을 끌게 된다.유럽의 수출 의존성은 오래 전부터의 일이나 미국도 이제 여기에 상관되는 바 크다.지난 30년사이에 미국경제에서 차지하는 수출의 비중이 2.5배나 증대했으며 특히 현 클린턴행정부는 「거대 신흥시장」전략을 대대적으로 마련해 실천하고 있다.따라서 유럽과 미국도 서로 「보증」을 주고받는 이 일대 거래에서 이득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기존 부국들은 더이상 새로운 무역장벽을 세우지 않기로,급성장 국가들은 현존의 장벽을 제거하기로 동시에 서로 약속한다는 제안은 처음 나온 아이디어는 아니다.NAFTA,APEC,그리고 EU의 확대도 따지고 보면 이런 부국·성장국간의 거래,상호 보증의 지역적 축소판이라고 할 만하다.그러므로 WTO를 개입시켜 전지구촌 레벨로 이 거래를 확대하는 노력이 새롭고 중요한 것이다.기존 지역무역협정을 서로 결합,연계시키는 작업 뿐 아니라 옛소련·남아시아·아프리카등 무지역협정 지대를 포용하게 된다. 무역자유의 세계화를 촉진,고양하는데 있어 특히 APEC는 커다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미국·일본·중국 등을 포함해 전세계생산의 절반을 점하는 이 협력체는 유럽이나 북아메리카의 경우와는 달리 창설 때부터 「열린 지역주의」를 표방해왔으며 세계무역자유화의 다음 단계를 적극 모색할 능력과 의지를 함께 갖추고 있는 것이다.〈정리=워싱턴 김재영 특파원〉
  • 월드컵 2002/김 대통령 월드컵외교

    ◎집행위원 12명 만나 유치 설득/영·아르헨 등 정상 만날때마다 “협조” 요청/사마란치 등 체육계 인사에도 “지원” 당부 2002년 월드컵축구 한·일 공동개최가 확정된지 하루뒤인 1일,청와대의 분위기는 대체로 밝았다.한 고위관계자는 만나는 사람마다 『우리 서로 축하합시다』라고 제안했다.이는 김영삼 대통령의 기분과도 통해 있을 것이다. 김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 주재,대국민 말씀 발표,하시모토 일본총리와의 전화통화 등 월드컵과 관련해 바쁜 일정을 보냈다.그러나 대국민 말씀 내용이 너무 축제 일색인듯한 인상을 주지않으려는 느낌이 들고,발표도 윤여준대변인을 통하는 방식을 취했다.그동안 워낙 열심히 월드컵 유치에 심혈을 기울여왔기에 생기는 담담함일수도 있다. 올해들어 김대통령의 스포츠 관련 일정이 늘어났다.대부분 월드컵 유치와 관련된 것들이다.일정이 없어도 월드컵에 대해 일일점검을 했다는 후문이다.김대통령은 최근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을 다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대통령의 월드컵 유치 노력은네갈래로 나눠 살필수 있다. 첫째는 국제축구연맹(FIFA)집행위원에 대한 직접 설득이다.지난 3월 잭 워너 집행위원(트리니다드 토바고)을 청와대로 초청,한국지지를 당부하는등 그동안 집행위원 21명중 12명을 접견했다.한·일 사이에서 갈등을 겪던 한 집행위원을 3차례나 만나 한국 개최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둘째는 국제 체육계 인사,혹은 각국 정상과 만나 외곽지원을 요청하는 방법이다.가장 대표적인 예는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막바지 유치경쟁에서 초·중반 열세를 딛고 공동 개최를 따내는데 사마란치 위원장이 큰 도움을 주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사마란치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집행위원 가운데 IOC위원이 2명 있는데 이들이 한국지지를 약속했다』고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또 각국 지도자들과의 정상회담등 공식 석상에서도 우리의 월드컵유치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메이저 영국총리를 비롯,강택민 중국국가주석과 옐친 러시아대통령,만델라 남아공대통령,메넴 아르헨티나대통령 등 세계 주요국 정상이 망라되어 있다. 셋째는 특사파견과 친서의 활용이다..사우디아라비아,아르헨티나,카메룬,튀니지,모리셔스등 FIFA집행위원국에 이홍구 신한국당대표와 김영수 문체부·이양호 국방부장관을 비롯한 고위당정인사들을 특사로 파견,월드컵 유치에 남다른 집념을 보였다.이들 특사들에게는 방문국 정상에 전달하는 친서를 휴대시켰다. 마지막으로 한국유치의 홍보논리 개발과 국민적 붐 조성에도 앞장서왔다는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남북 분산 개최 용의를 밝히면서 『한국의 월드컵유치는 한반도 통일과 평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역설,국제사회의 호응을 이끌어냈다.〈이목희 기자〉
  • 보훈정책/황창평 처장 인터뷰(국정 어떻게 돼갑니까)

    ◎“유공자 실버타운 2천세대로 확대”/희생자 정당한 평가에 시책 중점/고엽제 후유의증환자 지원 확충 6월이 되면 가장 바쁜 국무위원이 보훈처장이다.해마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기 때문이다.그러나 6월 6일 현충일이 갈수록 행락의 날로 변질되고 있는데 대해 누구보다 안타까워 하는 이가 황창평 국가보훈처장이다. 황처장은 31일 서울신문 이경형 정치부장과의 인터뷰에서 『국가유공자가 국민으로부터 정당한 평가를 받고,존경과 예우를 받으며 영예로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같은 보훈철학이 국민들에게 인식되고,정책적으로 실현되는데 힘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보훈이념이 국민들에게 널리 인식돼 있지 않다고 보는데요. ▲6월과 현충일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생각은 6·25전쟁 등 국난을 겪은 유공자의 기일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그러나 이 나라를 이룩한 국가유공자와 그 가족들에게 늘 감사하고 존경하며 예우하는 풍토가 이제는 자리잡아야 합니다.남북대치의 상황에서 보훈과 국가안보는 동전의 양면같은 것입니다.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호국·보훈의 달인 이달,국가 유공자와 유족을 위로하기 위한 특별한 계획은 있습니까. ○초중고 추념식 권장 ▲현충일 추념제전을 비롯,크고 작은 행사가 한달동안 치러질 것입니다.올해에는 특히 교육부의 협조를 얻어 전국 초·중·고교별로 자체 추념식을 갖도록 권장했습니다.국난을 치러보지 못한 국민이 70%를 넘어선 상태에서 자라나는 학생들이 한번쯤 6월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의미있는 일입니다. ­노년기에 접어든 국가유공자들이 편안하고 안락한 여생을 지낼 수 있도록 할 대책은 있습니까. ▲보상금은 그동안 꾸준히 인상됐으나 국가 재정 형편상 공훈과 희생에 상응한 충분한 수준은 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점은 있지만 점차 개선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이밖에 취업,교육의료,주택자금 지원 등 부수적인 지원을 병행하여 생활 안정을 도모토록 하고 있습니다.보다 큰 문제는 이분들의 연령이 고령화,노인성 질환과 전상으로 인한 만성질환이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보훈처는 이달안에 4백52가구가입주할 수원 보훈복지타운 준공식을 가지는데 이어 노령화된 국가유공자들이 안락한 여생을 보낼 수 있는 실버타운을 2천가구까지 늘릴 계획입니다.또 충주에도 미망인 휴양시설도 곧 개관하는 등 다양한 노후복지 증진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민족정기 선양사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요. ○취업·주택자금 지원 ▲해외 애국선열 22명을 국립묘지에 안장하고 독립유공자 1천8백54명을 추가로 발굴한데 이어 올해에도 숨은 독립유공자를 최대한 발굴,추가 포상할 계획입니다.해외에 안장된 선열의 유해봉안과 묘소의 현지단장 및 실태조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특히 보훈처를 중심으로 전개해온 민족정기선양사업을 지방화,세계화 시대에 걸맞는 범정부 사업으로 확대,모든 국민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통한 민족자존의 회복과 「역사바로세우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한국전에 참전한 미국을 비롯,호주,에티오피아 등 참전국에 대해서도 보은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지난 4월 호주 한국전 참전 기념탑 건립 지원을 위해 호주 현지에서 한국대사 및 보훈처 관계관이 건립부지 헌납식에 참석했고 공사비도 정부에서 일부(1억2천만원)를 지원할 계획입니다.에티오피아에 대한 지원은 국제로터리클럽,한국선명회,기업체 등 민·관 지원협의회를 통해 참전용사 위주의 지원운동 활성화 및 지원방안을 협의했고 현재 도로 개·보수,보건소 건립,자활생산공장 건립,의약품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월남전 참전용사가운데 고엽제 후유증 환자에 대한 대책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유족 지원방안 마련 ▲현재 고엽제와 관련,지금까지 7천4백71명의 신청서를 접수받아 5천2백70여명에 대해 정밀검사를 실시했습니다.그 결과 10개 질병에 해당되는 고엽제 후유증 환자 1천26명에 대해서는 상이군경과 동일한 보상과 예우를 실시하고 있습니다.19개 질병에 해당되는 고엽제 후유의증환자 2천6명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지원 방안을 확대,장애 정도에 따라 월 20만∼4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고,본인과 자녀에게 교육,취업보호를 실시하고 있습니다.이밖에 지원재단설립 기금조성과 고엽증 2세 환자 1백22명 및 이미 사망한 유족 1백68명에 대해서도 적절한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내년에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세계제대군인연맹(WVF) 총회가 열리는데 준비는 잘 돼갑니까. ▲세계제대군인연맹은 세계 74개국 2백여개 단체로 구성된 국제 비정부 기구로서 우리나라는 56년에 가입했습니다.97년 총회에서는 전쟁희생자 재활,군비축소,세계평화운동추진 등의 의제를 갖고 국내외 인사 3천여명이 참석합니다.현재 정부지원위원회 및 실무준비단을 구성,회의개최에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정리=황성기 기자〉 ◎황 처장 회견 언저리/“보훈정신 진정한 이해 필요” 거듭 강조/28년간 안기부 맨 경력… 추진력 돋보여 『장관이 휠체어를 탄 참전용사와 사진을 찍으면서 무릎을 꿇고 앉더군요.그 용사와 키높이를 나란히하기 위한 것이었지요.미국 「보훈정책」의 한 단면을 보았어요』 28년간 「음지의 인물(안기부 맨)」로 대공 정보·보안업무에 종사하다가 94년말부터국가보훈업무의 총책으로서 전력을 투구하고 있는 황창평 보훈처장.그는 지난해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거행됐던 미군의 한국전 참전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우리도 이제 「보훈정신의 진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훈정책의 방향이 단순한 구제,원호차원을 벗어나 국민정신함양,민족의 정체성 확립으로 대전환해야한다고 강조했다.이런 말을 하는 그의 모습은 종교처럼 숙연하기까지 했다. 집무실에서 마주 앉기가 무섭게 『보훈업무에 대해 먼저 설명을 하겠다』며 그의 「보훈철학」을 강의했다.우선 언론이 보훈시책을 올바로 이해하도록 단단히 교육을 시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회견을 갖는 1시간여 동안 그의 「저돌적인 추진력」「좌고우면 않는 일벌레」의 체취를 곳곳에서 느낄수 있었다.『평소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대해 후회를 말자』는 것이 그의 생활신조라고 했다.늘 「음지」에서 일하면서 「양지」를 지향해야하는 「안기부 맨」의 절제가 몸에 배어있어 쉽게 나서거나 말수가 헤픈 것은 결코 아니었다.그러나 보훈업무홍보에만은 그렇지가 않았다.건국포장,대통령표창을 받은 독립유공자에 대한 연금혜택확대등 당면 현안과 문제점을 설명하는데는 솔직담백했고 고집마저 번득였다. 안기부에서의 공직봉사경험이 보훈업무수행에 보탬을 주고있느냐는 물음에 기다렸다는 듯이 『국가안보와 보훈업무는 동전의 양면』이라며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을 국가가 적극 보살피고 존경을 하면 그것이 바로 안보의 기반을 튼튼히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죄도 많이 지었는데 국가를 위해 몸바친 분들과 그 가족들을 보살피고 그분들의 정신을 기리는데 일조함으로써 그 죄를 회개하는 심정으로 업무에 임하고있다』고 말했다.마치 보훈총책의 신앙고백처럼 들렸다.집무실을 나선후에도 계속 귓가에 쟁쟁했다.〈이경형 정치부장〉
  • 장애자 내년부터 집에서 투표/정부「장애인 복지·고용 대책」 발표

    ◎맹인 유도로·훨체어 경사로 의무화 내년부터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은 선거 때 부재자신고를 한 뒤 집에서 투표할 수 있게 된다.또 올해 안으로 건축법·주차장법 등 여러 법률에 흩어진 장애인 편의시설 관련규정이 「장애인 편의시설설치법」으로 정비되고 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장애인복지대책위원회가 설치된다. 정부는 31일 이수성 국무총리 주재로 제 1차 국민복지추진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장애인 복지 및 고용증진 대책을 발표했다.〈관련기사 7면〉 대책에 따르면 장애인의 사회활동을 제약하는 요인들을 해소하기 위해 장애인 편의시설설치법을 제정,주차장·맹인 유도로·휠체어 경사로 등 각종 장애인 시설의 설치를 의무화 또는 권장하기로 했다. 현재 1%인 건물부설 주차장의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설치 의무비율을 7월1일부터 1∼3%로 높이고 노상 주차장도 1개소 이상을 장애인 전용으로 설치토록 했다. 또 97년부터 장애인 고용업체가 장애인들을 위해 수화통역사를 고용하면 인건비의 일부를 장애인 고용촉진기금에서 지원해 주기로했다. 장애인의 생활안정을 위해 현재 1급 장애인이나 2급 중복장애인 중 생계가 어려운 1만5천여명에게 지급하는 월 4만원의 생계비 보조수당을 내년부터 1,2급 장애인 생활보호대상자 6만7천명 전원에게 지급키로 했다.〈조명환·우득정 기자〉
  • DMZ 생태계 남북 공동조사 추진/산림청

    ◎2000년까지 7개분야 나눠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남북한 공동생태계실태조사가 추진된다. 산림청은 29일 40여년간의 폐쇄로 생물의 다양성이 잘 보전된 비무장지대 및 민통선지역에 대한 생태계조사를 실시,통일후에 7천만 민족공원으로 조성키 위한 종합청사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림청은 우선 민통선지역부터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남북관계가 진전돼 합의가 이뤄지면 비무장지대 전지역에 대한 정밀조사를 남북공동으로 벌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련분야 교수와 연구원·전문가 45명으로 조사단을 구성,1단계로 다음달부터 오는 12월까지 민통선지역의 건봉산·반항평·향로봉·대우산·대암산·건솔리·두타연·사당골·황천수상리 등 11만여㏊를 대상으로 표본지점을 정해 생태계를 정밀조사할 방침이다. 또 남북한간에 공동조사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경우 올해부터 오는 2000년까지 비무장지대 9만7백3㏊를 대상으로 산림자원과 입지환경·식생·곤충·척추동물·미생물 및 종합분석 등 7개 분야로 나눠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이번 조사는 ▲문헌조사에 의한 자료수집 ▲표본수집 및 제작 ▲토지형태 및 산림자원량조사 ▲생물상 분포도작성 ▲야생동물의 이동경로 및 서식지조사 ▲조사결과 보전이 필요한 지역설정 ▲조사지역의 생물지리학적 위치검토 및 평가등으로 구분,실시된다. 산림청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비무장지대 토지의 평화적·합리적 이용방안을 제시하고 우리 고유의 자연생태계 변화과정을 규명,체계적인 보전방안을 강구해나갈 계획이다.〈염주영 기자〉
  • 이 대위의 「북한체제 염증」/구본영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28일 상오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지난 23일 미그19기를 몰고 귀순한 이철수 대위의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었다. 시종 의연하게 귀순동기와 북한사정을 설명하던 이대위도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북한에 남은 가족의 앞날을 묻는 질문에 답하는 대목에서였다. 그는 『한마디로 가슴 아프다』며 말끝을 흐리면서 『이북 민중을 굶주림으로부터 구하고 이남 민중에 북한의 전쟁준비 상황을 고발하기 위해서 왔다』는 등 귀순동기를 거듭 밝히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가족의 안위에 대한 근심을 애써 지우려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를 사랑하는 가족과 생이별을 결심하도록 만든 것은 북한사회의 부조리와 배고픔 때문이었을 것이다.이는 결국엔 이른바 「주체사상」과 「우리식 사회주의」라는 북한체제의 모순에서 비롯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장면을 지켜보면서 기자는 조금은 엉뚱하게 교환가치와 사용가치가 다른 경제학의 역설을 떠올렸다.공기와 물은 사용가치는 무한하지만 교환가치가 거의 없는 반면 사파이어나 다이아몬드는 그 반대라는 사실이다.따지고 보면 이대위를 귀순길로 내몬 것은 교환가치도 사용가치도 전무한 주체사상이라는 허구의 논리가 아닌가 싶다.이 개인우상화에 바탕을 둔 터무니 없이 폐쇄주의가 동구권에서 조차 실패한 실험으로 끝난 사회주의와 결합해 「북한식 사회주의」를 낳은 탓이다. 북한사회에서 선택받은 계층에 속하는 한 조종사의 귀순은 북한의 세습왕조가 서서히 저물고 있음을 예감케 한다.굳이 오동잎 한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가을을 느낀다는 옛시구를 들먹일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심각한 문제는 우리 내부에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2천2백여만 북한주민에게 인간다운 삶의 질을 추구할 수 있도록 보장할 만큼 과연 우리사회의 내실이 다져졌는 가 하는 의문이었다. 통독을 가능케 한 일차적 요인은 사회주의권중 그래도 경제사정이 괜찮은 편이었던 동독을 압도하는 서독의 경제력이었다.그러나 동독주민이 기꺼이 서독에 흡수통일되기를 바라도록 했던 원동력은 사회주의체제를 무색케 하는 서독의 높은 복지 수준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 “개원준비 완료… 대야설득 계속”/여 설악산 의원세미나 이모저모

    ◎새 의원상 정립·민생정책 개발 열띤 토론/야권 겨냥 “국민염원에 맞게 협상 나서라” 28일부터 2박3일간의 일정으로 설악산 대명콘도에서 열린 신한국당의 15대 국회의원 1차세미나에는 당선자 1백41명이 참석,새로운 국회의원상에 대한 활기차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정책정당의 새로운 각오가 엿보였다.세미나는 15대 임기 첫날인 30일 막을 내린다. ○…저녁식사를 마친뒤 하오 7시30분부터 「15대국회의 역할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2시간여동안 진지한 의견과 대안이 오갔다.사회는 하순봉의원이 맡았고 당선자 5명이 순서에 따라 토론했다. 김영래 아주대교수는 주제발표에서 『15대국회는 거수기와 변칙·호통·밀실·눈치 국회에서 벗어나 자율성과 민주성,전문성,공개성,도덕성,책임성,개혁성을 갖춘 국회상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대통령후보자의 공천과정에서부터 민주적 절차에 대한 존중을 제도화하기 위해 예비선거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의해 눈길을 끌었다. 토론에 나선 함종한당선자는 『복지국회와 통일·선진국회를 실천해 나가자』고 강조한뒤 여야를 망라한 「통일준비위원회」의 설립을 제안했다. 권철현당선자는 『의원이 경조사나 체육회·야유회 등 지역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국정에만 힘쓸 수 있는 공동결의문을 채택하자』고 강조했다.권당선자는 또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방행정조직의 개혁에 착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상수당선자는 『4년임기로 끝낼 수 있다는 결연한 의지로 도구나 부속품에 머무르지 말고 보스에 의한 국회지배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 공청회를 활성화하고 임시회를 확대하자』고 주장했다.공부하는 국회의원상을 정착시키기 위해 지역구민과의 간담회와 토론회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영오 여의도연구소장은 『상임위 위주의 국회운영방식에서 벗어나 토론을 활성화해 바람정치에서 생활정치로 바꿔나갈 것』을 건의했다. 서상목당선자는 『문민개혁은 깨끗한 정치구현을 위한 것이며 남은 최대 과제는 투쟁의 국회를 일하는,생산적 국회로 바꾸는 일』이라고 강조했다.이어 『국회가 힘이 없다 보니 말의 잔치장이 돼 버렸다』고 지적하고 『모든 법안에 대해 기명식 표결방식을 도입하고 표결의 90%이상을 의원 개인판단에 맡기는 정당 풍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토론 당선자 가운데 「고참격」인 그는 상임위 구성문제를 놓고 『반장이나 분단장도 못뽑고 있는 것이 여야의 현주소』라고 지적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에 앞서 세미나 행사는 하오 2시 개회식을 시작으로 본격 일정에 들어갔다.이홍구 대표위원과 김윤환 전 대표,이회창 전 선대위의장,김덕룡 정무장관 등 참석자들은 운동복차림에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나누며 안부를 물었다. 이대표는 인사말에서 『당면문제와 중장기 과제,지역이익과 국가이익을 균형있게 조화시켜 집권당으로서 국민과 역사에 자랑스런 모습을 보이자』고 강조했다. 강삼재 사무총장은 당무보고를 통해 『권력다툼과 당리당략을 위한 대결정치,지역을 볼모로 한 패권정치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며 야권의 장외투쟁을 비난했다.이상득 정책위의장은 정책보고에서 『민심과 민생을 위한 정책개발에 기조를 두고 저소득 계층을 위한 생활환경 개선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서청원 원내총무는 격앙된 목소리로 『야권이 이 시간까지 원천적으로 대화를 기피하고 있다』면서 『개원은 결코 협상이나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힘주었다.그는 비장한 목소리로 『개원에 따른 모든 준비는 해놓고 있다』면서 『마지막까지 참고 대화를 촉구하겠지만 6월중에는 외유도 삼가주길 바란다』고 강조해 단독개원도 불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세미나에는 아시아태평양의원연맹(APPU)행사와 월드컵 지원 행사차 외유중인 서정화 강용식 김중위 김영진의원과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의 강연을 위해 출국한 백남치의원을 포함,10명의 의원들이 공식일정때문에 불참했다.참석자들의 숙소는 지역과 친소관계·선수를 고려,대부분 2∼3인실로 배정했다.그러나 이대표와 강총장,서총무,이정책위의장,김 정무장관 등 당직자들은 전원 1인실을 배려했다.〈고성=박대출·박찬구 기자〉
  • 북 미그기 귀순과 남북관계 미칠 파장

    ◎한·미,“4자회담 영향 최소화 노력”/「일과성 사건」 처리 북 악용 차단/도발계속땐 정부 신축적 대응 북한의 이철수 대위가 23일 미그 19기를 몰고 귀순한 사건은 앞으로의 남북관계와 4자회담 성사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당국자들은 『이 사건이 남북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고,미국 국무부의 니컬러스 번즈 대변인도 22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4자회담 성사에 조금도 영향을 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이번 사건이 남북관계 악화나,4자회담의 무산과 같은 부정적 상황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는 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사건이 북한 지도부의 체제불안감과 대남 적대감을 증폭시켜 단기적으로 보수 강경세력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번 사건이 기본적인 남북관계 자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정부와 미국 등 관련국의 대응은 우선 북측의 부정적 작용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춰나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대응은 우선 이철수 대위와 귀순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지난 83년 이웅평 대위가 미그 19기를 타고 귀순했을 당시 청와대에 근무했던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북한의 주력전투기인 미그 19기를 입수했다는 군사적 의미는 있었지만,정부내에 파장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따라서 현 상황에서도 이철수 대위의 귀순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있겠지만 정부로서는 이를 대외적인 선전에 이용하는 식으로 북한을 자극하지는 않을 것이며 따라서 이철수 대위의 귀순도 일과성 사건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역설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북한 지도부에 어느 정도 신뢰회복의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미국도 이번 사건의 의미를 최소화하면서 인도적인 소규모 식량지원 등을 통해 4자회담 공동설명회 등으로 북한을 유도해나가려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러나 북한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비무장지대나 서해·동해상에서의 군사적 도발을 강화할 가능성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다.북한의 도발수위가 높아지면 우리측의 대응수위도 그에 따라 높여야 할 것인가를 놓고 정부는 고심하고 있다.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북한의 도발을 용인하게 되는 것이며 대응을 할 경우 원치않는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이도운 기자〉
  • 권오기 통일부총리 고대 언론대학원 강연

    ◎“통일위해 객관적 언론보도 중요”/통독전 서독언론의 민족중시 보도방향은 교훈/남북한도 정보교류 통한 신뢰회복에 앞장서야 권오기 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은 22일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언론의 객관적·사실적 보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동아일보사장을 지낸 언론인 출신의 권부총리는 이날 시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대 언론대학원 초청강연에 참석,동서독 통일과정에서 언론의 역할을 설명하면서 북한과의 정보교류 필요성도 제기했다.그의 특강요지는 다음과 같다. 통일문제를 밖에서 바라보다 통일정책을 안에서 보고 직접 다루는 입장으로 변화한뒤 북한에 대한 인식,우방과의 협조문제,국민적 컨센서스의 형성등이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지 실감했다. 북한은 체제유지를 위한 통제와 경제난 해소를 위한 개방 필요성간의 딜레마에 놓여 있다.북한체제의 불확실성 증대는 한반도 및 동북아 질서의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개혁·개방 유도 및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의 필요성이 대두된다.한·미 양국은 지난달 16일 4자회담을 북한측에 제의,항구적인 평화체제를 확고히 정착시키기 위한 공동의 이니셔티브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은 그러나 우리의 제의에 대해 입장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4자회담의 성사는 정부가 일관되게 정책을 추진하고,국민이 이해와 신뢰로 힘을 실어줄 때 가능하다.특히 남북관계가 진전되고 우리의 통일노력이 결실을 맺을 때까지는 언론의 역할이 중차대하다. 독일 통일과정을 보더라도 동독인들이 서독언론을 동독언론보다 더 신뢰했다.서독언론을 통해 자유세계에 대한 각종 정보에 접함으로써 강한 통일의지를 갖게 된 것이다. 동서독은 72년 기본조약을 체결,「언론인 취재기회 보장에 관한 서신교환 의정서」를 교환했다.이에 따라 73년부터 통일될 때까지 각기 상주 특파원을 파견했으며,서독언론인들은 동독주민들의 관심을 항상 고려하고 동독의 실상을 민족적 관점에서 객관적·사실적으로 보도했다. 남북간에도 상호 정보와 자료를 교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남북간 상호이해와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서 긴요하다.나아가 통일 이후 오랜 분단 극복으로 인해 야기된 동족간의 이질화 현상을 극복해 하나의 민족공동체를 완성하기 위해서도 필수불가결하다.〈정리=구본영 기자〉
  • “김일성,75년 대남도발 계획”/데니소프 러시아 차기북대사

    ◎구소 반대로 무산/“러,한반도 안정 지지” 북한이 지난 75년 남침도발을 시도한 새로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관련기사 2면〉 발레리 데니소프 러시아 외무부 아시아1국 부국장은 22일 『지난 75년 북한 김일성주석이 중국을 방문,「남한과 전쟁(war)할 준비가 다 됐다」고 말했으며 당시 중국이 이에 대해 어떤 답변을 했는지는 알수 없으나 옛소련은 무력에 의한 한반도통일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차기 북한대사로 내정된 데니소프 부국장은 이날 경남대가 주최한 「21세기 한국의 통일전략」 국제학술회의에 참석,『옛소련은 북한의 한반도 무력통일을 지지한 바 없다』고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데니소프 부국장은 『러시아가 예전에 북한에 무기를 제공한 것은 사실이나 지금은 일체의 군사교류와 협력을 끊었다』고 강조하고 『러시아는 남북한과 균형적인 외교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데니소프 부국장은 4자회담과 관련,『한반도의 안정은 러시아의 국가이익에도 부합된다』며 『새로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있어 러시아가배제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러시아 참여의 당위성을 역설했다.〈이도운 기자〉
  • 신한국 초선당선자 정책논의 4시간(정가초점)

    ◎정치초년생들의 열띤 「민생」 토론/지방신보 허용 지역경제 활성화 제안/청소년범죄 대응 「범정부기구 설립」안도 신한국당의 초선 당선자 29명은 20일 여의도 중앙당사 회의실에서 민생관련 정책토론회를 가졌다.지난 17일에 이어 두번째 자리였다.뜨거운 열기속에 와이셔츠 차림의 정치초년생들은 4시간여동안 유권자의 목소리를 꼼꼼히 대변했다. 이홍구 대표위원은 격려사에서 『초선이 많다는 것은 새정치를 향한 이정표』라면서 『신선한 정책감각을 살려 입법활동의 원동력으로 삼자』고 말했다.김덕룡 정무장관은 인사말에서 『현실감이 뛰어난 생생한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가교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토론내용은 다음과 같다. ▷민생부문◁ 강현욱당선자는 『지역의 민생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방신용보증기금을 허용할 것』을 강조했다.허대범당선자도 『무등록·영세중소기업이 담보물이 없어 금융권에서 멀어지고 부도사태가 거듭되고 있다』면서 지원방안 마련을 촉구했다.황규선·이사철당선자는 『수도권외곽과 농촌지역의 학교시설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고 황우여당선자는 『민생관련 법률안들이 폐기되는 일이 없도록 입법활동을 강화하자』고 당부했다.이어 권철현당선자는 휴흥업소의 영업시간규제 완화를 검토할 것을 요구했고 송훈석당선자는 농민자녀학자금과 노후어선에 대한 지원의 폭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개혁◁ 안상수당선자는 『국회의원윤리강령을 강화해 청렴성을 높이고 부패방지법을 제정해 고위관료와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뿌리뽑아야 한다』고 역설했다.이상현당선자는 『깨끗한 선거,미래지향적인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현재 운영중인 지구당제도를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맹형규당선자는 특히 『원외후보의 유권자 접촉이 원천봉쇄된 현행 「비겁한 선거법」을 뜯어고쳐야 한다』면서 『중대선거구제와 선거공영제 검토를 위해 선거관련제도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독립적인 선거제도 연구기관을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치안문제◁ 김기춘·오양순당선자는 『학교폭력의 폐해를 예방하고 최근 잇따르는 인질범에 대한처벌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특히 김당선자는 『주택가에 청소년 유해시설을 없애는 대신 도시근교에 특별위락지구를 만들어 무도·도박장,성인영화관을 집중시키자』고 제의했다.맹형규당선자는 『청소년범죄를 줄이기 위해 국무총리직속으로 범정부차원의 기구를 상설할 것』을 주장했다. ▷국토개발◁ 한이헌·이경재당선자는 『그린벨트와 군사보호구역이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국민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며 규제완화와 법개정을 주장했다.홍인길당선자는 『도시계획법상 불합리한 시설·용도지정을 전면 재검토하고 재개발의 사업추진기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자치제도와 행정조직개편◁ 이신범당선자가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행정구는 그대로 두되 자치구는 서울을 4∼5개로 나누는등 광역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김학원당선자는 『서울시를 분할하고 도를 폐지해 전국을 50∼60개의 지방자치단체로 단일구조화하자』고 건의했다.박성범·최연희당선자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치색 배제를 주장했다.『지방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제도는 국민화합과 시민행정의 효율성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제도』라는 것이다.이를 위해 자치단체장을 임명직으로 환원할 것도 건의했다. ▷기타◁ 이국헌·김광원당선자는 『총선기간 지역공약을 해결하는 데 당이 적극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이사철당선자는 『부천은 차량증가율이 29.3%에 도로 증가율은 0.3%에 불과하다』면서 지하철 신설을 요구했고 유용태당선자는 영업용차량의 차고지 확보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촉구했다.김재천당선자는 지방자치단체가 개발사업을 강행함으로써 생기는 환경파괴를 줄이기 위해 환경영향평가제도를 개선할 것을 지적했다.권영자당선자는 유휴여성인력을 환경감시단속 요원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박찬구 기자〉
  • 조지 럽 미 컬럼비아대 총장 졸업식사

    ◎“공동선 추구하는 삶의 가치 깨닫길”/꿈·이상·목표는 여러사람 위할때 의미 있는것 미국 명문 컬럼비아대의 2백42회 졸업식이 15일 거행된 가운데 조지 럽 총장은 졸업식사를 통해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인간상」을 8천여 졸업생들에게 역설했다.럽총장의 졸업식사를 소개한다. 96년 졸업생 여러분.여러분 모두의 졸업을 축하합니다. 바로 오늘 여러분은 그동안 여러분에게 쏟은 기대와 믿음이 헛되지 않았음을 가족·친지들에게 멋지게 보여주었습니다.이제 여러분을 길러주시고 성원해주신 그들에게 감사를 표할 때입니다. 또 오늘부터 여러분은 이 학교에서 배운 바를 스스로 책임져야 합니다.선생님들의 깊은 말씀은 여러분과 항상 함께 할 것이며 이같은 가르침에 고마움을 느낄 것입니다. 졸업생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은 미래,그것입니다.특히 여러분의 급우인 8명의 최고우등 졸업생들은 무엇보다 사회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공통점으로 갖고 있습니다.요즘엔 이런 덕목을 찾기가 어려운 만큼 이는 한층 귀중한 능력입니다.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는 올해 우리는 이 사회적 책임감의 가치를 한껏 높이 사야 할 것입니다.우리 나라는 여러 큰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수많은 동료 시민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역경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나라밖 지구촌 곳곳에서는 날마다 수없는 무고한 사람들이 갈등과 분쟁에 희생되고 있습니다.지구의 환경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우리 모두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됩니다. 우리에게 덮쳐오고 있는 도전들은 이런 몇몇 사안에 국한되어 있지 않습니다.우리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런 도전들이 아니라 이 도전들에 다함께 맞서려는 의지가 쇠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즉 공동 선,사사로운 이해를 넘어서는 공익에 대한 공감대가 상실되고 있는 현실이 우리의 최대문제인 것입니다.바로 이 도전을 이겨내지 않고는 어떤 긍정적 변화도 불가능합니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의 역사에서 공동선에 대한 투철한 인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배우고자 애쓰는 학생을 가르치는 학교,치료가 필요한 사람에게 의술을 베푸는 의사,거의 대부분의 사람에게 살 곳을 마련해주는 주택정책과 이에 대한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고자 하는 주민,적절히 훈련받은 직원에 대한 기업체의 우대 등 폭넓게 통용되는 사회적 계약 형태로 이같은 인식은 표현되어 왔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소수가 아닌 모든 사람이 득을 보는 새로운 계약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새 틀이 생겨나지 아니하면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변화의 강풍은 희미하게나마 남아있는 공동선마저 몽땅 날려버리고 말 것입니다.갈수록 과도하게 개인주의화하는 작금의 추세는 각자가 혼자서 계약서를 쓰는 시대가 곧 도래하고 말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합니다.그러나 꿈·이상·목표는 여러 사람이 함께 할 때만 추구할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그래서 공동사회가 있고 나라가 있는 것입니다. 금세기 역사를 통해 우리는 아무리 분홍빛 약속이더라도 공동선의 전체주의적 비전은 믿을게 못된다는 걸 배웠습니다.그렇지만 또 공동의 선을 배제하는 비전을 믿어서는 안됩니다.공산주의가 붕괴된 현재 시장의 효율성과 역동성만을 너무나 찬양한 나머지 개개인 이익의 총합 이상의 공공 이익은 논할가치조차 없는 것으로 치부되고 있습니다.이러한 풍조는 대단히 잘못된 것입니다. 비근한 예가 미국의 의료보험 제도입니다.미국의 의료기술 및 시설은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의료수가와 전국민 의료비가 대단히 높은 것도 문제였지만 정액제로 개개인의 의료 요구를 일괄처리해주는 의료관리체제가 일반화하면서 보다 큰 문제가 생겨났습니다.의료비용을 줄이면 줄일수록 이런 관리,보험 회사의 이익이 커지기 때문에 비용감축을 위한 효율성 제고가 돋보였습니다.그러나 효율성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목표는 모든 사람에게 양질의 의료혜택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수단이지 소수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있는 것은 아닙니다.그렇지 않다면 민간부문이 공공의 이익을 잠식해 공동의 선을 추구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의료보험제의 예는 제반 분야에서 우리에게 도전하고 있는 문제의 뼈대를 극명하게 지적해줍니다.공공의 목적을 위해서 시장 체제를 택한 상황인데 언뜻 시장원리와 배치되는 것 같은 공동선을 어떻게 하면 유지하고 고양시킬 수있을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부터 「96년도 졸업생」 여러분은 매순간 갖가지 도전과 기회에 온 몸으로 부딪힐 것입니다.당연히 그래야 합니다.그러나 성공을 위해 각자의 길을 한눈팔지 않고 걷더라도,가장 탁월한 개인적 성취는 유지되어 마땅한 공동의 선에 대한 헌신감 여부에 달려있으며 또 결국 공동선에 기여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이 컬럼비아대의 새로운 동문으로서,나라와 세계의 미래 지도자로서 개인적 이해 뿐만 아니라 공동선을 추구하리라 믿습니다.그런 뜻에서 우리 모두를 위해 여러분의 성공을 기원합니다.〈정리=김재영 워싱턴특파원〉
  • 아우슈비츠수용소 찾은 이 총리/폴란드 방문 이모저모

    ◎독일인들의 참회 강조하며 일 우회적 비판 폴란드를 방문하고 있는 이수성 국무총리는 15일 하오(현지시간) 우리나라 총리로는 처음으로 제2차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유태인 학살 현장인 아우슈비츠와 비르케나우 수용소를 찾았다. 이총리는 이날 아우슈비츠 「죽음의 벽」과 비르케나우 충혼비에 헌화하고 불행한 과거에 대한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총리는 두 수용소를 돌아본뒤 『역사라는 것은 결코 잊혀지는 것이 아니며,특히 피해를 입은 쪽의 입장에서는 수난의 역사가 영원히 남는 것』이라고 근대사의 아픔을 공유한 나라의 총리로서 감회를 피력했다. 이총리는 이어 『역사의 아픔은 가해자가 진심으로 회오할 때 용서되고 묻혀질 수 있는 것』이라면서 가해자의 역사에 대한 반성이 과거 피해국과 선린의 기초가 된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총리는 그러면서 『현대를 사는 독일 젊은이들이 비록 그 현장이 오늘의 자기 자신들의 책임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한 민족 한 국가 입장에서 솔직한 뉘우침의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문화민족다운 모습』이라고 강조,독일과 달리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없는 일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총리 일행은 이날 바르샤바에서 비행기편으로 크라코프공항에 닿은뒤 다시 자동차로 아우슈비츠에 도착,예르지 브로블로브스키 박물관장의 안내로 수용소를 둘러보았다. 이총리는 1통으로 4백명을 죽였던 독가스통과 학살한 유태인으로 부터 잘라낸 7천㎏의 머리카락이 산처럼 쌓인 「살인공장」과 박물관을 거쳐 희생자들을 기리는 「죽음의 벽」에 헌화하고 방명록에 서명한뒤 3㎞쯤 떨어진 비르케나우 수용소로 향했다. 이총리는 영화 「쉰들러 리스트」가 촬영된 곳이기도 한 이곳에서 화장터의 폐허를 둘러본뒤 희생자 숫자에 해당하는 4백만개의 벽돌로 쌓아올려진 충혼비에 헌화했다. ○…이총리는 이에 앞서 14일에는 바르샤바에서 유태인 집단수용지역인 「게토」 위령비를 참배하고 헌화했다. 이총리는 예정에 없이 이루어진 이날 「게토」방문에서 유태인 안내인으로 부터 2차대전 당시 독일의 만행을 자세히 전해들으며 깊은 감회에 잠기는모습이었다. 이총리는 이날 유태인 안내인들에게 당시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해 달라고 주문,「4년 동안 수용소에서 고생하다 탈출했다」는 대답을 듣고는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고 위로했다.〈아우슈비츠=서동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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