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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롤러코스터 3집 ‘Absoulte’

    3인조 혼성그룹 ‘롤러코스터’가 1년 7개월만에 3집앨범 ‘Absolute’를 내놓았다. 현기증나는 아찔함에도 불구하고 놀이공원에 가면 꼭 타야 직성이 풀리는 롤러코스터처럼 중독성있는 경쾌한 음악을 만들겠다고 뭉친 지 5년만이며,첫 앨범을 낸 후 4년만이다.그러나 그들의 음악은 밴드 이름과 달리 자극적이지않다.오히려 약간 단조로운 듯한 은은한 여운을 풍긴다.이번 새 앨범에서도 1,2집과 마찬가지로 ‘롤러코스터’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가 전해진다. 앨범 타이틀인 ‘Last Scene’을 비롯해 ‘라디오를 크게 켜고’‘끝’ 등은 중간박자의 멜로디가 단조로우면서도신기할 정도로 리듬감이 있다.‘Butterfly’‘악몽’‘용서’ 등은 가볍게 흔들기 좋을 정도로 경쾌하다.현대인의고독을 표현했다는 ‘그녀 이야기’는 동양적인 느낌의 멜로디가 듣기 편한 곡이다.청아한 듯 허스키한 보컬 조원선의 목소리는 여전히 듣기에 좋다. 이번 앨범 또한 첫 앨범을 냈을 때처럼 스튜디오 녹음없이 홈레코딩만으로 완성했다.스튜디오 녹음에만 수억원씩들어가는다른 앨범에 비해 다소 투박하지만 그것도 감질나게 하는 ‘롤러코스터’의 매력.이들은 또 되도록 TV에얼굴을 내비치지 않아 신인같이 풋풋한 느낌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새 앨범에는 총 11곡이 실렸으며 화창한 날씨가 심란함을 부추기는 봄과는 반대로 어지러운 전자음속에서 안락해지는 역설적인 앨범이다.
  • 정몽구 유치위원장 인터뷰 “세계박람회 여수 유치 확신”

    “2010년 세계박람회(BIE) 유치는 후손들에게 물려줄 값진 유산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세계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동아시아의 관심이 개최 후보지인 여수에 쏠려 있습니다.세계박람회 여수개최는 동아시아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자동차총괄회장은 25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가진 BIE실사단과의 회견에서 오는 12월 열리는 BIE총회(파리)에서 여수가 개최지로 돼야한다는 당위성을 역설했다. 정 회장은 “여수가 BIE 개최지로 확정되면 정부차원에서 2010년까지 20억달러 가량의 사회간접시설투자(SOC)를 계획하고 있다.”며 장기발전계획을 소개했다. 정 위원장은 대화도중 간간이 영어를 섞어가며 친밀도를과시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실사단 도착 예정시간 보다20여분 먼저 나와 기다리는 등 ‘최대한의 예’를 갖춰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정 회장은 지난 22일에는 실사단방문에 앞서 사전점검을 위해 여수로 내려가려다 황사(黃砂)로 비행기가 결항되자 사천공항을 거쳐 승용차로 1시간30분을 달려 최종점검을 하기도 했다.다음은 정 회장과 일문일답. ▲실사단을 맞은 소감은. 한국이 생각보다 잘한다는 인상을 가진 것 같다. 우리 조직위원회가 준비한 각종 유치서류가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돼 있어 앞으로 다른 나라에도 모델 케이스로 삼겠다는 얘기를 했다. ▲유치 가능성은. 장담할 수는 없다. 9개월이나 남았다.아마 9월초부터 본격적인 유치경쟁이 있을 것이다. 오늘 분위기로 보면 우리 쪽으로 기울어졌다고생각된다. ▲향후 유치전략은. 국가별로 다르다.특히 중국 러시아 멕시코 폴란드 아르헨티나 등 유치후보 6개국 가운데 탈락한 국가들을 대상으로‘포섭’에 나설 것이다. ▲중국보다 불리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반드시 그렇지 않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각종 국제대회를많이 치렀기 때문에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편이다. 이번월드컵 개최가 홍보에 좋은 계기가 되리라 본다. 정부차원에서 관련국 고위 인사들을 초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현대자동차의 세계적인 네트워크도 적극 활용할 것이다. ▲여수에 2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했는데. 유치가 된다는 가정하에서 말한 것이다.물론 정부의 사회간접자본투자 차원에서 이뤄진다. 상황에 따라 더 추가될수도 있겠으나 투자규모 등은 국회를 거쳐야 한다. 주병철기자 bcjoo@
  • 野소장파 “黨쇄신 서명운동”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당 수습안에 반발,확산 일로에 있는 당 내분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하순봉(河舜鳳) 부총재는 22일 부총재직을 전격 사퇴했다. 그러나 당 쇄신을 주장하며 ‘서명운동’에 들어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소장파 의원이 주축인 미래연대는 “하 부총재의 사퇴는 본질이 아니다.”며 당 쇄신을 역설,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하순봉 부총재는 이날 오후 정태윤(鄭泰允) 총재비서실 부실장을 통해 일신상의 이유로 부총재직을 그만두겠다며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이 전했다.하 부총재는 경선 불출마 여부도 조만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측근 3인방’ 가운데 1명인 양정규(梁正圭) 부총재도 이날 “부총재 경선에 나설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래연대 공동대표인 이성헌(李性憲) 의원은 이날부산에서 1박2일간 합숙 모임 축사에서 “이 총재는 5월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나가면 총재는 다른 사람이 할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총재를 맡지 않으면 당이 혼란에 빠진다고 생각한다면 집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5월 전당대회에서의 당권·대권 분리를 거듭 주장했다. 원희룡(元喜龍) 의원도 하 부총재의 사퇴에 대해 “총체적문제해결의 계기는 되지만 본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미래연대는 이날 모임에서 당 쇄신에 대한 서명운동 돌입,총재단 전원사퇴,당직개편 등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할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회창 총재는 미래연대 모임에 참석,축사를 통해 “밑바닥에 떨어져 보니 잘 안보이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면서 “보충하고 재충전해야겠다고 절실히 느낀다.”며미래연대의 주장을 수용할 뜻을 내비쳤다. 한편 당내 재선의원 모임인 ‘희망연대’도 25일 회동,미래연대의 서명운동에 대한 동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나라당 경남 출신 국회의원들은 이날 오후 모임을 갖고 이 총재의 수습안을 지지하고,“당의 화합과 발전을위해 앞장설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이에 앞서당 중앙위원회 임원 일동도 성명에서 “일부 인사들의 명분없는 당내 분란행위를 즉각 중지해 줄 것”을 촉구했다. 강동형·부산 진경호기자 yunbin@
  • ‘이라크 공격’ 명분쌓는 미국

    미국이 이라크 공격의 명분 쌓기에 주력하고 있다. 당장이라크를 공격한다는 결정은 내려진 바 없다고 밝히고 있는 것과는 딴판이다. 조지 테닛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19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 첩보기관들은 이라크나 이란이 9·11 연쇄 테러에 연계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테닛 국장은 이어 이라크 공격이 미국에 대한 테러를 더욱 촉발시킬 우려가 있다는 존 워너 상원의원(공화·버지니아)의 지적에 “추측하기 힘들지만 이라크에 대한 공격과 미국에 대한 테러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또 “알 카에다를 비롯한 테러 단체들은 미국 및 미국의 해외 시설들에 대한 공격 계획을 계속하고 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테닛 국장은 그러나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에 대해“어느 누구도 어떤 조치를 취하기 위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중동을 방문중인 딕 체니 미 부통령이이스라엘과 터키에서 “이라크 공격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어떤결정도 내려진 바 없다.”,“가까운 장래에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 취할 계획은 없다.”고 잇따라 밝힌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국이 이처럼 겉으로는 이라크 공격 가능성을 낮추려는것은 아직 이라크 공격에 필요한 동맹국들의 지지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때문으로 보인다. 체니 부통령은 이번 중동 11개국 순방에서 이라크에 대한군사공격의 필요성을 역설했으나 대부분의 나라들로부터이라크 공격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당초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유보적 자세를 보였던 독일과 캐나다가 19일 대 이라크 군사공격에 동참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19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에독일이 참여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슈뢰더 총리는 야당 지도자들에게 독일은 유엔의 승인 없이는 대 이라크 군사공격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하고 “그러나 참전을 위해 유엔 승인 이외에 다른 조건을 제시하지 않아 전체적으로는 참전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장 크레티앵 캐나다 총리는 18일 “알 카에다테러조직과 이라크 사이에 연계 관계가 드러난다면 캐나다는 이라크에 파병하는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 [사설] 한은총재에 거는 기대와 우려

    새 한국은행 총재로 박승(朴昇)씨가 내정돼 한국은행의역할이 보다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첫째,총재 내정자가 “한은이 우리 경제를 선진화하는 데 적극적인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밝혀 한은의 경제 ‘훈수’가 늘 것으로 보인다.둘째,총재 내정자가 정부 경제팀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점에서 정부와의 정책 조율이 원활해질전망이다. 사실 그동안 경기부양 시점과 부양수단의 선택을 놓고 성장을 우선한 정부와 물가안정을 강조한 한은간의 이견이적지 않았다.정부는 경기 부양을 강력하게 주도했지만 한은은 금리인하에 신중하게 대처했으며 물가상승을 더 걱정했다.이에 따라 한은이 경기부양에 ‘소극적’이라고 정부는 비판해 왔다.한은은 정부의 정책이 성장과 경기부양 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입장이다. 새 총재가 부임할 경우 정부와 한은간의 갈등에 따른 부정적인 문제는 거의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반면 우리는 새 한은 총재 내정자가 경계해야 할 것은 역설적으로 정부와 초록동색(草綠同色)처럼 보이는 바로 자신의 정책 성향과 경제팀과의 친밀한 교분에 있다고 본다.박 총재 내정자는 경제성장,물가안정과 국제수지 등 정책 목표간 조화를 중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의 기본적인 성향은 성장우선론자로 알려져 있다.그가 쓴 신문 칼럼 등을 봐도 정부 정책방향과 별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자칫 한은이 정부의 경기부양을 불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뒷받침해줄 경우 견제기능 약화로 정책의 편향성이 강화될까 우려된다. 더욱이 현재의 경제상황은 미묘한 시점이다.경기 과열인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있지만 빠른 경기 회복세,뛰는 부동산값과 줄줄이 예고된 교통요금 인상을 감안하면 물가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그런데도 박 총재 내정자는 “현재 경기과열 여부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혀 한은이 물가상승을 어느 정도 방관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갖게 한다.한은은 먼저 물가안정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새 총재 내정자가 주장한 대로 한은이 다양하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길 우리도 바란다.다만 한은이 그런 수단을갖고 있는지는 의문이다.실제 한은 관계자들은 한은이 금리외에별다른 정책 수단이 없다고 토로한다.이런 한계를극복하고 한은이 제대로 역할을 다하려면 한은총재가 경제상황을 꿰뚫고 경제의 변화 조짐을 앞서 예고하고 경계하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이를 위해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처럼 신중하게 선택한 말을 통해 금융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얻어야 할 것이다.
  • 난민·인권 유린…울고있는 아프간

    ◆ ‘칸다하르’(모흐센 마흐말바프 지음/삼인 펴냄). ‘바미얀 석불은 파괴된 것이 아니라 치욕스러운 나머지스스로 무너져버린 것이다.’ 탈레반 정권에 의해 파괴된 세계 문화유산 바미얀 석불을 놓고 서방 세계는 탈레반 정권의 폭력성만을 지적하지만,바미얀 석불보다 더 파괴되고 짓밟힌 아프간 사람들에 대한 인간적인 배려와 관심은 너무나도 미약하다. ‘칸다하르’(모흐센 마흐말바프 지음,삼인)는 최근 국내에서 개봉된 동명 영화의 감독이자 제작자인 이란 출신의저자가 따스한 시선으로 들여다본 아프간 보고서랄 수 있다. 미국의 아프간 공격이후 쓴 이 책은 영화 ‘칸다하르’와 관련한 글 ‘우리는 누구를 비난해야 하는가’를 골격으로 이란 하타미 대통령에게 아프간 난민구호와 교육에 대해 역설한 서신,그리고 뉴욕타임즈 인터뷰로 구성돼 아프간 실상에 대한 관심을 일관되게 촉구하고 있다. 책은 저자가 영화 촬영을 위해 섭렵한 1만쪽 분량의 자료와 아프간 국경 안팎 지역 들을 이동하며 목격한 실상을대비해 가며 현장을 생생하게 전한다.접경지역 아프간 난민들의 처참한 생활과,동물같은 대우를 받으면서도 굴종하며 살아가야 하는 여성들,마약 거래의 현장,인접국 파키스탄과 이란,그리고 아프간을 이용하는 미국 등 강대국의 이해관계를 추적하면서 철저하게 휴머니즘의 시각으로 아프간 사람들을 들여다볼 것을 거듭강조한다. “서구에서는 불상 하나가 파괴된 것에 대해 전 인류의비극이라며 슬퍼하지만 아프간인 백만 명의 죽음은 통계로 남을 뿐이다.”라고 밝힌 저자는 책 말미에 “나는 바미얀의 석불처럼 치욕감을 못이겨 차라리 무너져내리고 싶다.”는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7000원. 김성호기자 kimus@
  • [대한광장] ‘순수문학’ 등뒤에 숨은 친일

    개혁적 성향의 국회의원들이 모여서 발표한 친일파 명단을 두고 국민들이 놀라고 있다.각계의 내로라하는 지도층인사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는 우리의 일그러진 현대정치사를 조금이나마 관심있게 들여다본 이에게는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자신의 취약한 정치기반을 강화하고자 했던 이승만 등의 세력에 의해 ‘반민특위'가 비열한 방법으로 무참히 좌절된 이후,일본 제국주의에 협력했던 세력은 어느 누구도 반성이나 참회 한번 없이 신생 대한민국의 주류세력으로 성장했다.협력의 대가로 부와 권세를 장악한 이들의 후손들이 해외유학 등으로 실력을 다지는 동안 바람마시며 한뎃잠을 자야 했던 독립운동가의 후예들은 대물린 가난으로 아예 대가 끊기거나 생존해야 ‘도배장이' 등이 고작이었다. 필자는 1986년,당시 5공정권이 폐간조치했던 실천문학사가 발간한 ‘친일문학선집'을 접했던 때의 충격을 아무래도 잊을 수가 없다.‘화사집' ‘귀촉도' 등과 같은 시로 모국어의 연금술사로 ‘시인부락의 족장'이요 ‘시의 정부'라고서슴없이 칭송하던 서정주.‘사슴'의 시인으로 고고한 노천명,김소월의 스승이자 서정의 극치인 가곡 ‘꿈길'의 시인김안서 등등.그뿐인가.현대소설문학의 시조이자 지사였던이광수를 비롯해 최남선,김동인,박종화,최재서,김동환,백철,김팔봉,주요한….교과서에 실려 있는 그들의 친일 작품을 확인하던 때의 충격을 어찌 다 표현할 수 있으랴. 식민지의 통한을 지닌 우리들에게 모국어는 남다른 ‘민족혼의 거처'이며 문학 또한 그러하다.해방 후의 국어교육에서는 그래서 유난히 모국어를 절차탁마한 작품을 문학의귀감으로 가르치고 배웠다.청소년들은 그들의 ‘문학'만을읽고 모범으로 삼았다.‘조선의 학도여' ‘모든 것을 바치리' ‘아세아의 해방' ‘일장기의 물결' ‘총동원의 태세'를 역설하며 ‘님의 부르심을 받들고서' ‘성전찬가'를 외치던 그들의 ‘삶'은 전혀 돌아보지 않았다. 적어도 20세기 한국에서는 ‘위대한 생애가 위대한 문학을 낳는다.'는 괴테의 지론은 통용되지 않으며,‘사상의 종점은 실천에 있다.'라는 네루의 명언도 수정되어야 한다.필자는 부끄럽게도 교단에 서서 위에 열거한 시인들을 ‘순수문학'이라 가르쳤다.사회주의운동에 몸담았던 카프 문인에 대한 대항개념이었으리라 본다. 1986년에 출간된 ‘친일문학선집'에는 우리 현대문학의 초창기를 일구어낸 대다수 영향력 있는 문인들의 거침없는제국주의 예찬이 화인처럼 선명히 박혀 있다.그들 지식인의 수사는 압제와 침탈로 신음하는 식민지 민초들의 고통의 또다른 표현이었다. 아직 우리 교과서는 이들을 ‘순수문학'이라 부르는가? 아직도 우리의 교사들은 문인의 작품과 삶은 별개라고 가르쳐야 하는가? 문민숭상의 전통이 강력했던 시대에 과연 문학은 ‘순수'할 수 있을까? 조선청년을 제국의 총알받이로 내몰고 ‘반도민중의 애국운동'을 독려했던 그 사실만을 이제는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감히 필자는 이들에게 돌을 던질 수는 없다.늦게태어난 자의 운명이 그저 축복일 뿐.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공론의 장에서 밝히는 데에 무려 반세기가 걸릴 수밖에없었던 현실이 답답하다.하물며 여야 할 것 없이 국회의원들이 나서고 있는 역사 바로 보기 노력에다가 계급투쟁 어쩌고하는 선동을 일삼는 데에는 그저 말문이 막힐 뿐이다.친일문인의 기록은 분명 부끄러운 역사이며,단죄하기 이전에 민족사의 아픔이며 아직 아물지 않고 있는 상처이다. 평가는 훗날의 역사가 할 일이다.그러니 제발 이들을 두고 ‘순수문학'이라는 엉터리 이름을 붙이지는 말자.또한 이런 준열한 말을 남긴 유명한 서양문인도 있음을 기억하자. ‘순수문학' 이데올로기에 감염된 이들에게 꼭 전하고 싶다.“과거의 잘못을 단죄하지 않는 것은 미래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이다.”(알베르 카뮈). 유시춘 작가·국가인권위원
  •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 직격탄

    숱한 신조어로 화제를 일으켜온 박용성(朴容晟)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2일 한국기업들에 직격탄을 날렸다. 박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사외인사 초청특강’에 강사로 참석,“한국기업들은 뭐가 좋다고 하면 충분한 검토도 없이 한꺼번에몰려들어 시장을 어지럽히는 ‘들쥐떼’ 근성을 갖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그렇게 해서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망했느냐?”고 반문한 뒤 “요즘 한국 기업들은 첨단병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기업들이 저마다 첨단기술을 좋아하지만 진정한 첨단기술은 굴뚝기업과 합쳐져야 의미가 있다는 점을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황금알을 낳는 거위도 없지만 어쩌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보다는 매일매일 착실히 알을 낳는 보통 거위가 더좋다.”며 ‘내실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 [실패 대탐구] 제3부 실패자산을 공유하자 (9)돈정치 왜 못막나

    ‘한국정치의 리더십은 돈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그만큼 우리나라의 정치가 돈이 많이 드는 고비용 구조임을지칭하는 말이다.정치인들은 선거철만 되면 각종 명목으로 돈을 뜯어가는 악성 유권자들의 ‘손 벌리기’에 시달려야 한다.특히 올해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어 돈정치의 폐해가 절정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최근 민주당 김근태(金槿泰)고문의 경선자금 공개를 계기로 정치자금을 투명화하고 돈 안드는 정치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돈정치’의 현실과 그 원인을 진단해 본다. ●돈이 당락을 좌우한다.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내 구청장 출마를 노리고 있는 K(45)씨는 요즘 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지역주민이 30여만명이어서 기본적인 조직을 가동하는 데만 최소한 5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씨는 지난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지역 선배로부터 기존조직을 물려받기로 ‘내락’을 받은 상태.하지만 친척과종친회,학교 선후배 등으로 구성된 사조직 2000여명을 가동하자면 3억원의 추가비용이 들 것이라는 충고를 듣고 나서 출마를 망설이게 됐다. 정치권에선 이번 ‘6·13 지방선거’의 기초단체장 선거에만 후보자 1인당 10억∼20억원을 써야 당선권에 들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여야가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전국적인 선거조직을 가동하는 데 각각 1조원 안팎의 자금을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지난해 각 정당이 각종 후원회를 통해 모금한 정치자금은 총 999억 1400만원.올해에는 두배 이상 늘 것이란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전망을 감안하더라도 정치권 전체로 조단위 이상의 불법 정치자금에 손을 대야 하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후원회 모금과 선관위를 통한 지정기탁을 제외한 일체의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부패한 유권자가 정치부패를 낳는다. ‘돈’이 당락을 좌우하는 부패한 선거문화의 저변에는부패한 유권자들이 있다.이들은 평소에는 ‘돈정치’의 폐해를 강도높게 비난하다가도 선거철이 오면 ‘부녀회 온천관광’‘경로잔치’‘조기 축구회’ 등 지역내 친목모임의 경비를 부탁하며 정치인들에게 손을 벌린다. 지역구 초선인 A의원의 경우 1년에 3억원까지 후원금을거둘 수 있지만 실제 모금액수는 1억원 정도.이에 비해 한달에 들어가는 경상비만 하더라도 지구당 상근자 4명의 월급과 사무실 유지비,경조사비와 각종 격려금 등을 합쳐 월 2000만원이 넘는다. 때문에 정치인들은 중진이나 신인이나 이래저래 후원금이외의 ‘뒷돈’이 필요하다.개혁 정치인으로 각인된 민주당 김근태고문조차 재작년 최고위원 경선에서 모금된 선거자금 2억 4000여만원을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고백했을 정도로 정치인은 항상 ‘불법자금’에 대한 유혹에흔들린다.쪼들리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권에 개입했다가 ‘○○○게이트’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정치자금 조달에 관한 한 적법과 불법 사이에서 끝없는 ‘줄타기 곡예’를 해야 하는 것이 정치인의 현실이다. ●유권자 의식개혁운동을 벌이자. ‘돈정치’를 추방하려면 유권자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이를 위해 유권자의 의식개혁 운동을 전국적으로 조직화해야한다는 것이다.김용호(金容浩) 한림대교수는 “지역사회에서 정치브로커를 퇴출시키고유권자들의 정치의식을 제고해 냉소주의를 불식하는 유권자 운동이 필요하다.”며 유권자들의 의식개혁을 제도화할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정치자금 투명화를 위한 제도개선 시급하다. 지난 97년 개정된 정치자금법은 후원회를 통한 모금 등많은 제도개선 내용을 담았다.그러나 선거자금의 흐름을투명하게 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선진국들과 같이 선관위에 등록된 통장만을 사용하게 해 정치자금의 입출내역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자는 여론이 높다.시민단체들은 정치자금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정치자금은 단일예금계좌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참여연대 김두수(金斗守) 시민감시국장은 “정치자금 흐름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30만원 이상의 정치자금은수표를 사용하고,100만원 이상에 대해선 구체적인 내용을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정치권은 정치자금 투명화를 위한 정치자금법 개정의 필요성에 공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정작 관련 법 개정을 위한 협상에는 미온적인 태도를보이고 있다. 특별취재반 yeomjs@ ■“법인 후원금 없애야 정경유착 근절 가능”.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에요.” 군소정당인 푸른정치연합의 장기표 대표는 15일 세월이아무리 변해도 ‘돈정치’가 여전한 것은 기득권을 고수하려는 현역 정치인들의 집단 이기주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그는 정치자금법과 선거법 등을 어떤 방향으로 개정하면좋을지는 벌써 다 나와 있는데,입법권을 쥐고 있는 정치권이 정치신인들의 정치권 진입을 두려워한 나머지 법을 고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니 깨끗한 정치문화를 위한 몸부림은 언제나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는주장이다. 장 대표는 우선,금품살포로 선거법을 위반한 정치인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쪽으로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지금처럼 벌금 몇십만원 혹은 몇백만원씩의선고를 내려서는 도저히 경각심을 주기 어려우므로 최저형량을 징역형 이상으로 하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1년간 모을 수 있는 후원금이 개인 3억원,법인 1억원인 현행 후원금 제도가 돈 쓰는 풍조를 조장하고 있다고 역설했다.개인은 1인당 500만원이면 충분하고,법인은 아예 후원금을 낼 수 없도록 해야 정경유착이 근절될 수있다고 주장한다. 장 대표는 곧 정치자금법 등의 개정을 위한 전국민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별취재반. ■정치인 씀씀이 천차만별. 정치인들의 돈 씀씀이는 천차만별이다. 손이 큰 정치인이 있는가 하면 ‘짠돌이’로 불리는 사람도 많다. 손이 큰 사람으로는 전두환 전대통령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전 전대통령의 임기 말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지낸 모씨는 청와대를 떠나기 직전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봉투 하나를 받았다.전별금 액수는 3000만원.그런데 전 전대통령이따로 불러 봉투 하나를 더 줬다.수천만원 더 챙겨주는 것으로 생각한 그는 화장실에 가서 봉투를 뜯어봤다.3억원이었다.믿기지 않아 수표의 동그라미 개수를 여러 번 세어보았다고 한다. 재벌총수였던 고 정주영씨의 돈 정치도 유명하다.신당을창당,92년 총선과 그해 말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수억원씩을 주며 사람을 영입했다.모 중진의원은 정씨가 수십억원이 든 봉투를 내밀며 입당을 제의했으나 거절하기도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명절 때 청와대 직원들에게 돌리는봉투가 전 전대통령 때보다 훨씬 적어 직원들의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이기택 전 민주당 대표도 짠돌이로 소문난 정치인.당직자들과 음식점에서 식사할 때도 “고기로 배 채우려고 하느냐.”며 농담 섞인 진담을 했다.정주영씨 아들인 정몽준 의원도 재산에 비해 돈을 안 쓰는 편이다.모 의원은 정 의원이 동료의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밥값을 미루는 경우를 여러 번 봤다고 전했다. 특별취재반. ■한마디. ●불법 정치자금에서 자유로운 정치인은 많지 않을 것이다.정치지도자들은 국민에게 고해성사하고 사면받아야한다. 그런데도 여야는 정치자금제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이기는커녕 김근태 고문을 제물 삼아 권노갑씨와 이회창총재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정쟁만 일삼고 있다.(dawn이란네티즌이 한나라당 게시판에 올린 글). ●부정부패가 모든 국가 및 일반분야에 생활화돼 있는 우리의 악습이거늘.모두들 자신의 이같은 모습은 감춘 채 아우성치는 모습들이란….썩은 사회를 정상화하려면 부정부패에 병든 자를 색출해 격리 수용하고,건강한 자에게는 예방 백신을 투여하는 시스템을 병행·추진해야 할 것이다.(강흥식씨가 중앙인사위 게시판에 부정부패 실태를 비꼬면서 올린 글).
  • [기고] ‘대북 퍼주기’와 민족문제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은 남남 갈등의 단면을 드러냈다.아직도 시대착오적인‘반공론'에 천착하는 소아병적인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이기도 하다.김대중 대통령은 최근 연설에서도 햇볕정책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하지만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가시적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지금도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야당과 일부 기득권 계층은 일방적으로 북한에 퍼주었다며 ‘상호주의’,‘속도조절론’,‘국민합의를 바탕으로 하는 대북 지원론’을 강조한다. 겉으로 보면 김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아직까지는 제대로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이는 상대적인 측면이 크다.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고,더욱이 미국과 북한간의 갈등이 남북관계 진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이는 역설적으로대북정책을 더욱 일관되고 꾸준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력의 총화 면에서 한국과 북한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군사비 지출만 따지더라도 북한은한국의 10분의 1,미국의 270분의 1 수준이다.단순화하면 어른과 어린이의 샅바 싸움이라고 할 만하다.그런 터에 주려야 줄 것이 없는 상대(북한)더러 “반대급부를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면 어떻게 될까.여기서 말하는 반대급부라는것이 반드시 물질적인 것을 의미하진 않더라도,북한으로선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임에 틀림없다. 제도권 차원에서 지난 4년 간 대북 지원액은 약 1억달러수준이었다.이를 두고 ‘퍼주었다’며 볼멘소리만 내뱉는다면,그들이 과연 같은 민족일까 하고 고개를 갸웃 하는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지금은 국제주의 시대다.세계사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혼자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인 세월이 아니다.여유가 있고,체제의 흡수력이 있는 나라가 그렇지 못한 나라를 감싸고 포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걸프 전 당시 한국의 대미 전비지원액은 5억달러였다.앞으로의 테러 전쟁에는 그보다 더 많은 전비의 지출이 뒤따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통일 전단계에 서독의 동독 지원액은 연간 8억달러,우리의 30배를 웃도는 규모였다.그럼에도 퍼준다며트집하는 이가 없었다.이런 순기능에 힘입어서독은 갈라진 동서를 하나로 보듬을 수 있었다. DJ정권의 대북 정책에 국민 합의가 결여됐다는 주장도 객관적 타당성을 부여하기 어렵다.분단사를 엮어오는 동안한국민은 반공 일변도의 프로파간다에 길들여져 균형감각을 잃은 상태에 놓여져 있다.자유경제 체제와 사상의 자유 속에서도 남북문제나 통일문제는 늘 민감한 현안이었다. 통일론이나 미국 비판론만 나오면 “저 자가 빨갱이 아냐?”는 한마디에 대화가 끊어지는 게 우리의 정서였다.이런상황에서 ‘국민 합의’ 전제 운운은 유화정책을 포기하라는 압력일 수밖에 없다.통일을 그만한 대가의 지불도 없이 일궈내려 하다니 이를 말인가. 우리는 강대국이 한반도를 전쟁의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는 어떠한 움직임에도 결연히 반대해야 한다.아울러 우리의 통일의지도 대북포용의 큰 틀에서 다져나가야 한다.현단계에서 이룩해야 할 민족사적 과제는 하나도 둘도 통일이다.힘을 하나로 결집하여 일본과 중국,미국 등과 경쟁해야지 소모적인 논쟁으로 국력을 소비해서야 되겠는가. 한석현 한국정책 세계화포럼 자문위원
  • 마구잡이 지방선거구 조정/ 떼고…붙이고‘게리맨더링’

    지방의원 선거구 조정과 관련,법은 개정됐지만 행자부가인구 기준시점을 미리 정하지 않아 기초자치단체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8일 “주민등록 인구의 기준시점을 언제로 할지 아직 결정짓지 못했다.”며 “빠른 시일내에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인구의 기준시점 미확정으로 각 지역에서는 의원들간 인구 주고받기를 위한 행정구역 경계조정 작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기준 인구수에 못미치는 선거구 의원들은 인구를 늘리기위해,남는 지역 의원들은 지역을 ‘떼주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펼치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인구가 남더라도 주변 선거구가 흡수되면 경쟁자가 많아지기때문에 선뜻 자기지역 일부를 떼주는 것이다. 이같은 인구 주고받기의 대표적인 사례로 광주시 동구를들 수 있다. 동구는 지난달 22일 인구 5000명을 전제로 ▲학1,2동을통합하고 ▲지원동을 지원1,2동으로 분리하며 ▲지산2동의 7,8통을 지산1동으로 편입하는 동경계조정 조례안을 확정했다. 그러나 인구 6000명 미만이 인접 동에 통합되는 것으로법이 개정되자 구의회는 다시 동경계 조정안을 서둘러 준비중이다.독립 선거구가 되지 않는 서남동에 1차 통합된학동 일부와 충장동 일부를 편입시키고 동명동 일부를 지산1동에 편입시킨다는 것이다. 동구의회 K의원은 “선거구가 통합되면 출마자가 많아 경쟁이 치열할 것이 뻔하다.”며 자기지역 일부를 내놓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반면 주민들은 “동 일부를 떼어 이리저리 갈라붙이는 것은 전형적인 게리맨더링”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있다. 해당 지자체들도 이해가 맞물려 의원들의 이같은 인위적경계조정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광주 동구의 경우 현 의원정수 13명이 11명으로 줄게 되면 광주시가 구에 지원하는 재원조정 교부금이 20억원 줄고 의회 사무국이 사무과로 격하돼 인원축소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진다.의회 역시 상임위원회 구성조차 할 수 없게 된다. 지역민을 대변해줄 대표자가 없어진다며 주민들이 앞장서 통폐합을 반대하는 곳도 있다. 울산시 북구 강동동의 경우 3월 현재 인구가 5200명으로인접 송정동과의 통합이 예상되자 주민 200여명이 통·폐합 반대 궐기대회를 여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대회에서 통·폐합이 이뤄지면 앞으로 치러질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결의했다. 또 현 선거구 유지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청와대와 국회등에 보내는 한편 통·폐합의 부당성을 알리는 현수막을내걸기도 했다. 2월말 현재 인구가 5229명인 경북 안동시 법상동도 인근3개 동 가운데 한곳으로의 편입이 불가피하다. 이에 서구동에 출마할 예정인 A씨는 최근 시와 언론기관등을 찾아다니며 법상동의 흡수통합에 대한 부당성을 역설하는 등 통합 저지활동에 나서고 있다. “법상동을 흡수할 경우 주민간 갈등은 물론 지역 이기주의만 초래할 뿐”이라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정부가 이달 중순쯤 선거구 획정에 따른 최종 지침을 내려 보내면 출마자들간의 날카로운 신경전은 물론 주민들의 반발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대해 참여자치시민연대 박재율(朴在律) 사무처장은“도시의 동마다 인구편차가 심한데 이를 획일적으로 정한 것이문제”라며 “기초의원 선거구를 중·대선거구제로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정리 이기철 김상화기자 chuli@ ■선거구 조정 내용·절차. 지난 7일 공포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개정법률은 선거구 조정과 지방의원 정수조정이 특징.이에 따라 기초의회(시군구)의원의 경우 전과 마찬가지로 읍·면·동마다 1명을 뽑되 인구 1000명 미만의 면과 6000명 미만의 동은 인접지역과 통합,1명을 선출해야 한다. 또 인구 3만명 이상의 읍과 5만명 이상 동은 1명씩을 더뽑아 의원수를 2명으로 늘리고 기초의회의 의원 최소 정수를 7명으로 했다. 반면 광역의회(시도) 의원은 국회의원 선거구마다 2명을선출하되 지난 총선 당시 2개의 국회의원 선거구가 1개로통합된 지역에서는 2명에 1명을 추가해 3명을 뽑도록 했다. 행정자치부는 이에 따라 현재 3490명인 기초의원수가 40명가량 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6000명 미만 동 100곳과1000명 미만 면 7곳 등 107곳이 통폐합되는 반면 3만명 이상 읍 41곳과 5만명 이상 동 27곳에서는 의원수가 1명씩늘어날 것을 가정한 수치다. 하지만 상황은 유동적이다.법 개정에 따른 시행령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데다 주민등록인구 산정 시점을 언제로 잡을지도 미정이기 때문이다.행자부는 시행령을 늦어도 이달 말까지 확정,각 시·도에 내려보낼 방침이다. 행자부가 시행령과 인구기준 시점을 확정하면 시·도는이를 바탕으로 선거구별 명칭과 구역,의원정수 등에 대한조례를 마련해야 한다. 행자부 관계자는 “5월22일 선거인명부 작성이 시작되는데다 부재자신고 기간을 감안하면 새 조례안이 늦어도 5월18일까지는 확정돼야 한다.”며 “가능한 한 4월중 조례를 개정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한편 각 시·도는 선거구 조정과 관련한 시·군·구 의견을 수렴,개정 조례안을 만들어 의회의 심의·의결을 거치게 된다. 최용규기자 ykchoi@
  • [씨줄날줄] 무당적 국회의장

    “국회는 정파간 대립과 대결의 정쟁으로부터 해방돼 진정한 민의의 대변자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개정된 국회법에 따라 8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소속정당을 탈당한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의 소회이자 각오다.올해로 헌정 54주년이 되는데도 ‘해방’이라느니,‘진정한 민의의 대변자’라느니 하는 말이 새삼 등장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이 의장의 말은 그 동안 국회가 정파의 이해로부터 해방되지도 못했고,민의의 대변자가 되지도 못했다는 얘기에 다름이 아니다. 우리 헌법의 3권분립 권력구조 체제는 행정부와 입법부,사법부가 서로 견제하며 독립적인 위상을 갖는 것이다.그런데 그동안 국회를 보자면 국회의원 공천권을 정당의 총재가 좌지우지했기 때문에 국회의원 배지를 유지하려면 당명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이에 따라 국회는 ‘통법부’가되고 의원들은 ‘거수기’의 역할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국회의장도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당이 사실상 임명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독립적인 권한행사는 불가능했다. 과거 우리는 국회의원들이 새벽에 버스를 타고 전격적으로 국회에 진입(?)해 법안이나 동의안을 단독으로 변칙처리하는 모습을 봤다.박정희 대통령 시절 3선 개헌안은 국회 본회의장이 아닌 별관에서 기습 통과됐다.국회의장이야당의 저지조에 가로막혀 의장실에 갇혀 있는 동안 사회권을 위임받은 국회부의장이 의장석도 아닌 외빈석에 홀연히 나타나 법안을 ‘날치기’ 통과시키는 모습도 목격했다.이런 부끄러운 사례는 역설적으로 국회의장의 사회권 권위를 강조하기도 하지만,어떤 방법으로든 대통령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꼭두각시 의장’의 한계이기도 했다. 의정사상 처음 시도되는 무당적 국회의장은 국회의 중립성과 운영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특히 올해는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여서 여야가 첨예한 대립을 펼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정파의 이해를조정하고 생산적인 국회로 이끄는 데 국회의장의 역할이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이다.물론 국회의장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정당과 국회의원들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공염불이 될 것이다. 법과 제도도 결국은 사람이 운용한다.그런 점에서 우리헌정사상 첫 무당적 국회의장이라는 역사의 한 장을 기록한 이만섭 국회의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
  • 철강규제안 왜 나왔나/ 부시 중간선거용 ‘철판 정책’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부시 행정부가 외국산 수입철강에최고 30%의 관세를 물린 것은 경제적 상황을 넘어선 정치적변수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주창해 온 자유무역의 확대가 변색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보호무역의 벽을 높이 세운 것은 미 국내 사정이 그만큼절박했다는 뜻이다. 미 철강업계의 경쟁력 약화는 산업적 측면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다.97년 아시아의 금융위기로 세계철강수출이 미국으로 집중되면서 이듬해인 98년 미국의 철강수입은 무려 33.3%나 증가했다.이후 미 철강업계는 가격경쟁과 과잉공급으로 경영난을 겪었고 최근까지 31개 업체가 파산했다. 그러나 미 철강업체의 파산과 경쟁력 약화의 원인을 놓고미국과 철강 수출국들의 견해는 팽팽히 맞선다.부시 행정부는 수입급등을 1차적 원인으로 꼽지만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철강 수출국들은 무리한 설비확장과 낡은 기술 및 시설등을 지적한다. 실제 미국 시장에서 수입철강이 차지하는 비중은 98년 32. 6%에서 지난해 24.9%로 떨어지는 등 최근수입은 감소하고있다.반면 미 철강업계의 생산설비는 93년 9970만t에서 지난해 1억 1680만t으로 17% 증가,미국측 주장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미 철강업계는 클린턴 행정부에도 관세부과 등을 요구했으나 산업피해 판정이 모호해 관철되지는 않았다.그러다가 2000년 친 기업적 성향을 띤 부시 대통령에게 접근,지지를 담보로 철강산업 보호를 공약으로 얻어냈다.그 결과 부시 대통령은 철강 생산지역인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앨 고어 후보에게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문제는 11월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선공약을 지키느냐여부가 선거쟁점이 됐다는 것. 특히 부시 대통령이 2004년대선에서 철강 생산지역인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웨스트버지니아 등지에서 승리하려면 수입철강 규제가 불가피했다.다만 자동차업계 등 철강 수요업체의 반발도 감안해야했기에 40% 관세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로버트 죌릭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정치적 결정이라는 비난을 의식,“부시 행정부 이전부터 규제논의가 있었다.”고 강조했다.그는 유럽은 70∼90년대에 철강산업 개편에 500억달러를 지원했고 중국은 지난해에도 60억달러를 보조금으로 지급했으며 이번 수입 규제안은 이처럼 보호무역에근거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역설했다.설령 세계무역기구(WTO) 제소과정에서 미국이 패소하더라도 부시 대통령은 정치적 이득은 챙길 수 있다. mip@
  • 정치자금제도 개선 긴급 토론회 내용- “”돈선거 뿌리뽑기”” 백가쟁명

    민주당 김근태(金槿泰) 고문이 지난 2000년 최고위원 경선 당시 선거자금 내역을 공개해 불법 정치자금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소회의실에서 긴급토론회를 갖고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선거자금 시민옴부즈맨’과 참여연대가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는 민주당 천정배 의원과 부패방지위원회 홍현선 제도개선심의관,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현태 정당국장 등이토론자로 참석했다.정대화 상지대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돈선거’를 뿌리뽑자는 취지로 지난달 25일 출범한 ‘선거자금 시민옴부즈맨’에는 이남주 YMCA 사무처장,이경숙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송두환 민변 회장,박원순 참여연대상임집행위원,김성수 성공회대 총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정치자금 투명성 확보방안] 발제에 나선 경희대 김민전정치학과 교수는 “정치 자금의 유입과 지출 내역을 완전공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이를위해 김 교수는 10만원 이상 정치자금은 수표를 사용한 실명 기부만 허용하고 정치자금의 출납계좌를 일원화해 일반에 공개할 것을 제안했다. 또 정치 자금 내역을 공개할 때 기부자별 기부액과 직장·주소 등도 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그래야 시민단체 등이 자금의 흐름을 투명하게 읽을 수 있고,유권자들이 각종선거에서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천정배 의원은 “현실적으로 기부금제 신원 공개는실현 가능성이 낮다.”면서 “불법 정치자금과 범법행위를적발할 수 있는 감시기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지금 상태가 계속되면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정치자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번 김근태 고문의 고백을 계기로 불법 정치자금 추방을 위한 범 국민운동을 벌여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여야를 불문하고 정치자금에 대해서는 검찰과 경찰이 성역없이 수사할 수 있도록 조사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현선 심의관은 “정치자금 논의는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적 요구”라면서 “정치인 중심으로만논의할 것이 아니라 유권자와시민단체 등 사회 주체가 모두 참여하는 논의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고보조금제도 개선방향] 정치자금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국고보조금 제도를 구조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이집중 제기됐다. 김현태 정당국장은 “정당이 국민의 의사에 따라 제 구실을 했는지를 기준으로 보조금이 배분돼야한다.”면서 “득표 수와 의원 수에 따라 정확하게 보조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국가보조금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필요한지를 먼저 연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김 교수는 “정당 보조금을 철폐하고 이를 당내 경선 보조자금으로 전환,후보자를 실질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당내 경선에 필요한 비용을 음성적으로 조달하는 것을 막아 각종 선거 후보자들이 부패의 사슬에 말려드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후원회 제도 개혁] 현행 후원회 제도가 소액다수가 아닌다액소수 위주로 운영되고 있어 여당과 유력 정치인에게정치자금이 쏠리고,부정부패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데는이견이 없었다. 이에 따라 현재 지구당에는 2000만원,중앙당에는 1억원까지 기부할 수 있는 개인 기부 한도를 대폭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거액 후원자와 정치인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취지다. 김 교수는 “개인처럼 투표권을 갖고 있지 않은 법인은정치자금을 기부하지 못하도록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꼬집었다.법인의 후원금 기부가 구성원 전체의 의사가 아닌 집행부 소수의 의사와 전횡으로 이뤄지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김현태 정당국장은 “대선을 앞두고 경선 후보자 후원회가 자금관리인을 두고 자체적으로 모금,관리하는 방안이가장 효과적”이라고 전제했다.그는 “선관위가 이같은 안을 1년 전 국회에 제출했으나 아직까지 채택되지 않고 있다.”며 정치권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 김대통령 3·1절 기념사 “햇볕정책 이외 다른 대안없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일 “튼튼한 안보와 한·미 동맹의 토대 위에서 남북간의 평화공존과 평화교류를 실현시켜야 한다.”면서 “일생을 이 목표를 위해 바쳐왔고,앞으로도 이 목표를 위해 끝까지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3주년 3·1절 기념식 연설을 통해 “우리는 엄청난 인명 피해와 지난 반세기 동안의 건설을 다시 초토화시킬지도 모르는 전쟁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대통령은 “취임 이래 일관되게 햇볕정책을 추진해 왔으며,햇볕정책은 굳건한 안보체제의 토대 위에서 북한과 평화공존하고 평화교류하자는 것”이라면서 “그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역설했다.이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민족사적 소명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켜내고 장차의 통일에 대비하는 일”이라며 “그것이야말로 3·1 독립정신을 오늘에 구현하는 길”이라고덧붙였다. 기념식에는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을 비롯한 3부 요인과헌법기관장, 광복회원 및 국가유공자,각계 대표 등 3600여명이 참석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데라다 주한日대사에게 듣는다/ ‘성공월드컵을 위하여’

    현해탄을 사이에 두고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막전막후 준비가 한창이다.‘한·일 국민 교류의 해’로 정한 올해 각종 행사준비로 바쁜 데라다 데루스케(寺田輝介)주한 일본대사를 만나 월드컵의 성공 개최를 위한 일본측의 준비상황등을 들어보았다.데라다 대사는 대담에서 무엇보다 두 나라간 쌍방향 문화교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아울러 월드컵의 성공 여부는 개최도시 주민들의 적극적인참여 여부에 달려있다며 주민들의 자발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월드컵 분위기가 서서히 익어가고 있다.주한 일본 대사관에서는 어떤 행사들을 벌이고 있나. 지난 1월25일 ‘한·일 국민 교류의 해’ 개막식에는 800여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루었다.일본과 한국이 각국 친선대사로 임명한 두 여배우,후지와라 노리카(藤原紀香)와김윤진씨의 역할이 컸다.젊은층을 대표하는 두 여배우는많은 젊은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매년 300∼400개 정도의 한일 교류 행사가 있어왔는데 올해는 더 많은 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한일 교류에서 중요한 점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문화 소개 방식이 돼선 안된다는 것이다.한국이 일본에 가서 자국 문화를 소개하고,일본이 한국에 와서 자국 문화를 소개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 현재 ‘한일 생활 문화전’이 (국립민속박물관에서)열리고 있고 4월에 ‘전통 가면극’,5월 ‘궁중 음악 연주회’,6월 ‘명품 교환전’,9월 ‘조선통신사’가 열릴 예정이다. 합동제작도 활발해지고 있다.지난해 영화 ‘서울’과 드라마 ‘프렌즈’를 공동제작했고 지난 22일에는 월드컵 D-100일 기념행사로 한일 라디오 공동방송이 진행됐다.이 밖에 두 나라에서 공동제작된 CD ‘몬스터 프로젝트 2002’도 있다. ◆월드컵 개최에 맞춰 일본 방문비자 발급 완화조치가 시행되고 있다.이 조치가 월드컵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난해 말 양국 정부가 일본 단기비자 내용 완화에 합의한 뒤 주한 일본 대사관은 1월1일부터 체재기간 90일,유효기간 5년의 단기비자를 발급하고 있다.현재 두 나라 정부는 월드컵 기간 동안 한시적인 비자내용 완화에 대해 협의 중이다.월드컵 기간중 시행한 결과를 지켜본 뒤,앞으로의 계획을 검토할 것이다. ◆월드컵 개최와 관련 경기장 건설 등 하드웨어적인 면은어느 정도 갖추어져가는데 비해 친절 서비스 강화 등 소프트웨어적인 면에서의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일본의 경우는 어떤가. 한국 자원봉사자들이 열성적으로 응원가를 부르고 박수를 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이런 열기만 있다면 한국인들은틀림없이 월드컵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정부는 월드컵 안전대책 마련,항공편 확대 등 여러측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4월18일에는 나리타 공항제2활주로 공사가 완공돼 정기 항공편의 약 60% 정도가 늘어날 예정이다.월드컵 기간중에는 하네다공항의 심야·새벽과 낮의 전세기 운항편수도 대폭 늘리는등 승객수송에만전을 기하게 된다.한국은 오랜 전통문화와 앞선 IT문화를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외국인들의 이목을 끌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즈오카현 주민들이 월드컵 성공을 위해 ‘작은 친절(小さな 親切)’운동을 벌인다고 들었다.이런 노력들이 한국의개최도시에도 적극 소개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정부에는 정부대로 준비해야 할 부분이 따로 있지만 월드컵의 실질적 내용은 월드컵 개최 도시의 지역 주민들이 만들어나가는 것이다.현재 한국과 일본에 있는 월드컵 개최도시들은 서로 자매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한쪽 도시에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상대국의 자매 도시에게 가르쳐주며 손님맞이 준비를 함께 해나가야한다.예컨대 시즈오카현이 ‘작은 친절 운동’을 하고 있다면 한국의 자매도시가 이 운동을 같이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렇게 상대국의 자매 도시로부터 서로 좋은 점을 배우기 위한 공동 캠페인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두나라의 지방매스컴들이 공동 캠페인을 벌인다면,성공적 월드컵을 향한 주민들의 목표 의식도 높아질 것이다. ◆9·11테러 이후 월드컵의 안전 문제가 큰 현안으로 떠올랐다.일본 정부는 안전 조치로 어떤 준비들을 하고 있나. 9·11 테러 이후 일본 정부는 월드컵을 향한 가장 큰 위협을 테러라고 규정하고 있다.일본 정부는 구체적으로 테러 정보 수집,철저한출입국 관리,항공기 테러 방지 대책,생물·화학 테러에 대한 대책,각경기장 경비 강화등의 대책을 세웠다. 일본 정부는 또 훌리건 예방도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훌리건에 대해서도 훌리건 입국을 저지하기 위한입국관리법 개정,불법 행동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단속강화를 비롯해 종합 예방대책을 마련했다. ◆경기장 내 주류 반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양국간에 이견이 있는 걸로 아는데. 경기장 내 주류 반입을 허용하는 게 좋으냐 아니냐에 대해선 나라마다 오래된 관습이 있기 때문에 쉽게 답하기가어렵다.일본에 있을 때 종이컵에 담은 맥주를 들고 야구경기를 관람한 적이 있다.그러나 보통 훌리건들이 술김에 폭동을 일으킨다는 점을 생각하면 훌리건 예방을 위해 월드컵 경기장에는 주류 반입을 금지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드라마 ‘프렌즈’ 방영에 항의해 지명관 한일문화교류정책자문위원장의 사퇴 파동이 있었듯이 아직 적지않은 한국인들이 일본 문화 개방에 부정적이다. 문화 개방 문제는 한국 정부가 결정할일이지 일본 정부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양국은 과거 불행한 시기를 겪었다.이 시기의 경험이 문화 개방 문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은 이해가 갈 만한 일이다. 최근 한국의 문화 개방으로 한국에 대한 일본 젊은이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일본 영화가 한국에서 상영되기 시작하자 일본 젊은이들은 한국에 대해 ‘개방적이고 밝은사회’라는 인상을 갖게 됐다.또한 일본 젊은이들은 ‘밝은 한국’에 직접 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일본 문화의 특징은 외국 문화를 흡수하여 자기 것으로만든다는 것이다.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한국 문화를 흡수하여 우리 것으로만들자.’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또한 한국어를 공부하려는 붐이 생겨,얼마 전 한국어가 일본 입시센터 시험(대입수능시험)의 외국어 과목으로 채택됐다.이렇듯 한국의일본 문화 개방은 일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나도 드라마 ‘프렌즈’ 첫회를 보았다.이 드라마의 일본어 대사가 한국에서 그대로 방송돼 논란이 일어난 것으로알고 있다.나는 한국인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나는‘프렌즈’를 보며,한국인과 일본인이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도 왜 이토록 다른 사고 방식을 갖고 있을까 궁금했다. 한일 두나라 국민들이 서로에 대해 갖고 있는 부정적 인식을 없애려면 서로 상대방 나라를 방문할 기회를 자주 가져야 한다.현재 하루 1만여명의 관광객이 일본과 한국을왕복하고 있다.1년이면 365만명이다.나는 월드컵을 계기로 500만명이 일본과 한국을 왕복할 수 있길 바란다. ◆한국 축구팀을 어떻게 평가하나.일본 축구 전문가들로부터 들은 것을 말해도 좋다. 많은 일본 사람들은 과거 실적을 보고 한국은 강한 팀이라고 생각한다.일본 사람들은 일본팀도 한국팀 못지 않게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최근 한국과 일본에선 ‘자국팀 외에 어느 국가대표팀을 가장 응원하고 싶은가’를묻는 공동 여론조사가 실시됐다.조사 결과,일본 사람들의4분의 1이 첫번째로 한국을 뽑았다. ◆솔트레이크 동계 올림픽은 오판 시비로 오명을 남겼다. 월드컵에서도 공정한 심판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나는 중학교 때 스케이트를 배웠는데 당시 나는 오로지즐기기 위해서 스케이트를 했다.그런데 요새 사람들은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을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것과 동일시한다.잘못된 생각이다.앞으로 학교 단위로 스포츠 교류를 실시한다면 건전한 스포츠 정신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일본 경제 위기설이 계속 불거져나오고 있는 가운데,엔저 현상이 한국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일본경제의 전망은 어떠한가. 일본 경제 위기설에 동의하지 않는다.현재 일본 경제는구경제로부터 신경제로 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아웃소싱,구조조정 등을 진행하고 있다.다만 신경제는 IT 소프트웨어 중심이어서 구경제에서 해고된 사람들이 적응하기 힘든데 이것이 큰 난제다. 고이즈미 총리의 개혁 과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부실채권 처리다.부실채권을 얼마나 빨리 처리할 수 있는가가 일본 경기 회복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일본은 올해와 내년 어려운 시기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개혁의 3대 과제는 부실채권 처리,구조개혁,규제 완화이다.예전처럼 정부가 공공부문에 투자해 수요를 창출하던 시대는 지났다.미국 정부가 국민들의 과소비와 저축 부족으로 문제를 겪는 반면,일본 정부는 국민들의 소비 부족과 과잉저축으로 문제를 겪고 있다.현재 일본 정부의 최대 과제는 ‘일본 국민이 저축한 1300조엔을 어떻게 쓰게 만들 것인가’이다. 대담 이기동 국제팀장 yeekd@
  • [대한광장] ‘땜질식’ 교육정책이 문제

    교육은 예나 지금이나 개인의 운명과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만고불변의 상수다.건국이래 역대 정부가 사교육 대책에 부심했지만 과외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고 작금세계 각국이 인적자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교육개혁을서두르고 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렇게 중요한 교육이 시장원리와 형평성이라는 본질적인문제에 부닥쳐 또다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교평준화 논쟁이 대표적인 경우다.논쟁의 시발은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11비전과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고교평준화제도를 폐지하고 시장논리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데서 비롯됐다.무한경쟁시대를 헤쳐 나가려면 경쟁원리를도입해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시장론자들의 주장이다.이들은 평준화 28년에 교육현장이 황폐화되어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저하하고 있으며 이에 실망한 학부모들이 강남으로 몰려들어 부동산 값이 뛰는 것을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한다.반면 교육부는 평준화를 폐지하고 사립학교를 자율화하면 중3병이 도지고 공교육 붕괴가 더욱 가속화된다는 반론을펴고 있다.대다수 학부모와 국민여론도폐지를 원치 않는다는 설명이다. 시장론과 형평론은 각각 장단점을 갖고 있다.시장론은 경쟁을 부추겨 교육수준을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뒤처진 자와 못가진 자를 더욱 힘겹게 만드는 단점도 있다.한편 형평론은 기회균등과 공정경쟁의 미덕을 살리는 장점이 있지만 교육의 질적 저하를 감수해야 한다.따라서 양자택일식으로 문제를 접근할 것이 아니라 수렴논리로 접근해야 한다.시장론의 장점과 형평론의 장점을 다 함께 살려 나가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의미다.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우선 교육부는 이번 기회에 교육정책의 기조를 바로 세운다는 각오로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시장론과 형평론의 보완가능성을 치밀하게 분석해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이 시장론을 주장한다고 해서 갑자기 정책기조를 바꿔서는 안된다.무조건 거부반응을 보이거나 우왕좌왕하는 것은 이성적인 자세가 아니다.평준화정책을 획일적으로 밀고 나가는 것도 지양해야 하고 시장원리를일거에 적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성급한 결정이나 땜질식 처방은 절대 삼가야 한다.사회학자 아미타이 에치오니(Amitai Etzioni)의 주장을 빌리면 모든 정책은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과 미시적이고 단기적인 관점에서 균형과 조화를 이룰 때 현실적 합성과 실천 가능성을 갖추게 된다. 둘째,교육적 관점뿐만 아니라 사회경제학적 관점에서도문제를 해부해 봐야 한다.교육정책은 사회경제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교육학적 관점으로만 접근하면 시각적편협성의 오류를 범하기 쉽다.개발연구원이 경제학적 관점에서 시장론을 제시했다는 것은 경제학적 접근의 필요성을 일깨워 준다.예컨대 인적자원개발 정책을 교육논리로만접근한다면 노동시장과 괴리된 결론을 도출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교육부는 이 점을 깊이 인식하고 시각의 폭을 넓혀야 하고 의견수렴을 폭넓게 해야 할 것이다. 셋째,교육개혁은 교육목표의 본질을 파고 드는데 초점을맞춰야 한다.과외병 치유와 아파트값 안정이 교육의 본질이 아닌데도 우리의 교육정책은 이러한 부작용 문제에 매달려 우왕좌왕해 온 게 사실이다.지금까지 역대 정부가 추진해 온 교육개혁이란 것이 교육이념을 실현하고 목표를달성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부작용 해소에 매달려 온 셈이다. 평준화 문제만 해도 신흥 명문고가 생겨나 입시과열을 부채질할 것을 우려해서 성급하게 도입하다 보니 원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만 것이다.이런 식으로 하다 보니 새로운 정책은 대부분 실험으로 끝나고 일제시대 교육이 차라리 더 낫다는 역설적인 혹평이 나오게 된 것이다.이런논거에서 볼 때 고교평준화 정책이나 신입생 학교배정방식을 현재 말썽이 되고 있는 서울 강남지역의 집값 문제와연계시켜 수정한다면 교육의 본질을 또 한번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교육평준화 논란과 고교신입생 학교배정파동은 교육개혁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본보기다.교육부의 고뇌도 그만큼 클 것이다.새로 나올 보완책이 시장론자와 형평론자의 논리를 절묘하게 절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호진 고려대교수·전 노동부장관
  • 이총재 호남서 ‘틈새 마케팅’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25일 전남 고흥과 강진·완도지구당 정기대회 참석차 호남을 찾았다.각종 게이트로 이반된 지역민심의 틈새를 공략하는 행보로 비춰졌다. 실제 이날 오전 고흥 종합문화회관과 오후 강진 군민회관에서 열린 두 행사에는 각각 1000여명의 당원이 참석,‘이회창’을 연호해 이 총재에 대해 개선된 이 지역의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총재는 지역민들의 불안감 해소에 안간힘을 썼다.연설에서 “정권교체 이후에도 정치보복이나 호남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고 일관되게 강조했다.그는 “어떤 지역의 사람이든 마음을 만나면 형제”라며 적극적인 구애작전을 폈다.이 총재는 “좁은 땅덩어리에서 영·호남 정권이 바뀔때마다 정치보복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면 미래가 없다.”고도 말했다.이 총재는 언급을 안 했지만 측근들은 “이 총재의 외가가 담양이고,광주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다.”며지역 연고를 내세우기도 했다. 강진·완도지구당 대회에서는 “‘한강의 기적’을 일군우리 국민이 흩어지고 찢어져 희망을 잃고 있다.”면서 “반듯한 나라를 위해 법과 원칙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앞서 호남 민심을 듣기 위해 가진 지역 교수들과의 간담회에서 왜 상생의 정치를 못하느냐는 질문에 “정치를 하다 보니 승자와 패자,가해자와 피해자가 없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번 국회도 그런 경우다.”라고 말했다.이 총재는 이어 “나름대로 국회 파행을 막기 위해 노력했고,총무가 유감을 피력했으나 그것을 문제삼아 파행이 이뤄지고있다.”며 “앞으로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덧붙였다. 이지운기자 jj@
  • 국민의 정부 4년 평가와 과제 전문가 4인에 듣는다

    대한매일은 24일 오석홍(吳錫泓) 서울대 명예교수,임혁백(任爀伯) 고려대 정외과 교수,김경민(金慶敏) 한양대 정외과 교수,정문건(丁文建) 삼성경제연구소 전무와 편집국에서 긴급대담을 갖고 ‘국민의 정부 4년 평가와 남은 1년의 과제’를 진단했다.이날 대담은 정치,통일·외교,경제,사회·행정 등 4개 분야에 걸쳐 평가보다는 과제에 초점을 맞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임 교수=지난해 여당의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당 총재직을 사퇴했다.이는 당 총재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돼 있는 한국식 정당제에서 상당한 개선으로볼 수 있다.집단지도체제로 바뀌면서 권력이 분산되고 원내총무와 정책위의장의 권한이 강화됐다.국민들로부터도 높은호응을 받았고 이런 분위기는 야당으로까지 확산됐다. ▲김 교수=정치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이 정도만으로도 상당한 진전이라고 볼 수 있다.정권 후반기를 맞아 주로 실패한 부분에 대해서만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제대로 된 부분에 대한 평가도 같이 해야 한다.과거 정권에 비해 갈수록 진전된모습을 보이고 있다.세부적으로 고쳐가야 할 부분이 많이 있겠지만 인정할 부분은 인정을 해야 한다.대통령이 총재직을내놓은 것,재계가 정치헌금을 하지 않겠다는 것 등 제도화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정 전무=정치가 혼란스럽고 사회기강이 안 서는 데는 정치자금이 뒤에 있기 때문이다.우리나라에는 정당을 통한 정치자금의 동원이 일반화돼 있다.역대 대통령 중 누구도 정치자금에서 자유로운 적이 없었다.행정부에서 법인세의 1%를 공명선거 자금으로 쓰자고까지 할 정도다.그만큼 개혁이 가장안 되고 있는 부분이 정치분야임을 반증하는 것이다.남은 임기 1년 동안 정치자금법이라도 고쳐 대통령들이 돈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이것이야말로 모든 사회기강들이 바로 서는 전기가 될 것이다. ▲오 교수=국회에서의 거친 말이나 대정부 질문의 파행운영등은 우리사회 내 극한 대립구조의 반영이다.단기적으로는국회발언 제한 등 조치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오히려 정치권 외부에서 할 일이 더 많다.국민들이 국회의 이런 행태를 달가워하지 않음을 정치인들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임 교수=50년만의 수평적인 정권교체를 한 현 정권은 역대 가장 진보적인 성향을 띠고 있지만 정치분야의 개혁은 거의 이루어진 것이 없다.이는 정치개혁의 속성 때문이다.정당들은 정치개혁의 주체이면서 동시에 대상이어서 자기 개혁에스스로 나서기가 어렵다.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압력이 있어야만 한다.정치개혁이 부진했던 중요한 이유로 외환위기를 들수 있다.정부 출범 직후부터 기업,금융,노동 등 경제사회 개혁이 중심축을 이루다 보니 애초부터 정치개혁은 논의에서밀려버렸다.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어떤 식으로 자발적인 개혁을 이뤄낼지 의문이다. ▲김 교수=남북 정상회담과 금강산 관광사업 등은 의미있게평가해야 할 부분이다.다만 대북정책의 목표는 정부가 잘못세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근시안적인 민족주의적 접근방법보다는 거시적으로 북한을 남한과 중국,일본으로 연결되는 경제권으로 끌어들여 경제적 상호의존성을 높이는 쪽으로정책이 추진됐어야 한다.일부에서 ‘퍼주기’ 논란이있는데 경제지원은 인도적 측면에서도 보다 늘려야 한다. ▲정 전무=그동안 정부의 햇볕정책이 성공을 거둔 것은 미국과 대외정책 조율이 잘 됐기 때문이다.과거 민주당 클린턴행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최대 관심사는 경제개혁과 시장개방 등 경제부문에 있었다.때문에 남북간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의 우선권을 인정해주었다.그러나 공화당 부시행정부로 넘어오면서 이런 기조가 바뀌었다. ▲임 교수=9·11 테러 이후 햇볕정책의 미래가 비관적으로바뀐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역설적으로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이후 우리 내부에서 햇볕정책에 대한 회의가불식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악의 축’ 발언으로 한반도에도 전쟁이 일어날 수 있음이 국민에게 각인되기 시작했다.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줄여주고,외국인들의 한국내 투자를 촉진했던 것은 햇볕정책의 효과였다. ▲정 전무=97년 말 우리가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상환 불이행) 직전까지 간 것은 외환유동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유동성 극복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우리는 성공적으로 위기를넘겼다고 볼 수 있다.그러나 구조조정 정책 등 민주시장경제를향한 개혁이라는 관점에서는 짚고 넘어갈 부분이 많다.현 정부 개혁의 핵심은 ‘강요된 구조조정’이었다.미국 클린턴행정부는 현 정권 출범 초기 한국의 유동성 위기 해결을 지원하는 대가로 미국식 패러다임에 입각한 경제시스템을 수용할 것을 강요했다.한국경제를 개발경제에서 영미식 금융중심의 시장경제로 전환하라는 메시지였다.개혁정책이라는 게 우리 스스로 오랜 기간 준비하고 국민적 컨센서스가 바탕이 되지 못한 채 우리 경제·사회·문화의 구조를 완전히 180도돌리는 식이 돼 버렸다.개혁의 추진전략 면에서도 점진적 개혁이 아니라 빅뱅(대폭발)식 개혁이었다.이런 개혁정책의 부작용은 지난 4년 동안 한국경제에도 나타났다.1∼2년은 벤처기업과 정보기술(IT) 부문이 살아나면서 빠르게 회복하는 듯했지만 대우사태 이후 시장이 마비됐다.지난해에는 시스템이 경색되면서 경제가 급랭하는 상황이 됐다. 우리사회가 개혁을 수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비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전략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임 교수=다른 나라와 비교할 경우,한국의 금융 구조조정은 일본보다도 과감했던 측면이 있다.지난해 말부터 주식시장이 활황을 띠고 있는 것은 이런 부분에 대해 시장이 반응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주가상승의 주역은 외국투자자본이다.과거 재벌위주의 경제시스템을 혁명적으로 바꾼 결과다. 일본은 혁명적인 방식을 통하지 않고 정상적인 방법을 썼기때문에 현재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재벌을 대체할 수 있는 세력으로 IT와 벤처산업이 나왔다.그 과정에서 일부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한국 전체의 경제구조를바꿨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정 전무=지난해 우리경제는 97년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어려운 외부적 충격이 있었다.일례로 97년에는 반도체 값이 떨어지기는 했어도 원가 밑으로까지 내려가지는 않았다.미국경제도 4%나 성장을 했다.그러나 지난해에는 IT부문 거품이 꺼지면서 반도체 값이 원가 이하로 떨어졌고 유가도 산유국들의 감산으로 급등했다.일본 엔화 절하에 제대로 대응을 못했다.미국의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로 떨어졌다.하지만 97년 6% 성장을 했을 때 우리나라 기업의 대부분이 적자 결산을 했지만 지난해에는 3% 성장 속에서도 대부분 기업이 흑자를 냈다.부채비율 감소 등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저성장 국면에서도 수익을 낼수 있도록 체질이 개선된 때문이다.그러나 아쉬운 점은 이런 한국기업에 대한 평가를 우리 스스로 하지못했다는 것이다.외국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을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 큰 시세차익을 남기고 있다.그동안 우리나라 구조조정의 열매를 외국투자자들이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임 교수=우리가 중국과 일본 등 양쪽에서 협공을 받고 있다는 말이 있다.하지만 이는 거꾸로 봐야 한다.우리가 베이징을 마주보고 있고 세계 두번째 경제대국 일본과 인접해 있다.우리나라의 상황은 지정학적으로 큰 축복이다.중국이 우리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으나 한국과 중국은 아직 기술과 생산능력에 엄연히 차이가 있다.중국과 함께 공동으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을 강구하는 것이바람직하다. ▲김 교수=중국이 급부상하는 강한 나라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유리하다.근시안적인 태도를 갖고 이 문제를 다룬다면언젠가는 어려운 처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이 나라들을 활용해서 이제는 한국도 세계 4대 강국으로 갈 수 있다는 비전을 가져야만 한다. ▲오 교수=현 정부는 개혁을 기치로 많은 일들과 시도를 해왔다.이로 인해 우리 국민 전체의 기대수준이 높아진 게 사실이다.말썽이 나기는 했지만 건강보험 개혁이 시도됐고 여성보호,부패방지 등에 많은 작업이 이루어졌다.작은 정부를만들기 위해 애쓴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정책 과시를 위한각종 위원회가 신설된 것을 비롯해 의약분업 등 무리하게 추진된 개혁정책들도 많다.정책의 정리정돈이 미진하고 전문성이 결여된 부분도 있었다.인사문제에 있어 각 부처 장관의권한을 살려주어야 하지만 대통령이 개별부처의 일에 지나치게 관여한 감이 있다. 앞으로 1년 동안 개혁의 부작용과 후유증을 치료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부문별로 샅샅이 점검해서 이를 고쳐야 한다.과시용이거나 형식적인 조직은 과감하게 없애거나 고치는 일이 필요하다.또한 투명성을 더욱 더 높여야 한다.정책이 다음정권으로까지 승계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주력해야 한다.정권말기여서 여야 협조가 어렵다면 장기적으로 다음 정권이이전 정권의 정책들을 싹 슬어버리지 않게끔 만드는 제도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임 교수=정부의 개혁 방향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인정을 하고 있다.그런데도 현 정권의 인기도는 바닥수준이다.그 가장 큰 요인 가운데 하나가 인사의 난맥상이다.인사의 등용 풀이 너무 좁다는 점이다.소수파 정권으로서 지지 기반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도 인재 풀의 규모를 확대했어야 한다.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지적이라고 평가받는 김 대통령에 대한 지식인들의 지지도 낮은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정 전무=지금까지 상당수 개혁정책이 실패로 돌아간 원인은 사회의 주변 인프라는 갖춰져 있지 않은데 정책만 양산됐기 때문이다.의료체계가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의 의약분업은 의료재정의 파탄을 가져왔다.입시제도 역시마찬가지다.공무원 개방형 임용체제도 노동시장의 유연성이없는 상태에서는 아무런 효과도 낼 수 없다.개혁이 성공을거두기 위해서는 전략도 중요하지만 인프라 정비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또한 현재와 같은 대통령 5년 단임제에 대해서도 재고해 볼 시점이다.정권들이 선진시스템을 위한 기초기반을 조성하기보다는 5년간의 가시적인 성과에 더 집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리 진경호 김태균기자 jade@
  • 아난 UN총장, 중동 개입 필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해결하기 위해서는 제3자의 역할을 포함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아난 사무총장은 21일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중동사태가 나락의 경지로 치닫고 있다.”고 우려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미국이 제안한 미첼·테닛평화안은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난 사무총장은 양측이 먼저 휴전한 뒤 점진적인 신뢰구축 조치에 나서자는 미국의 기존 중동정책은 더 이상 실효성이 없다면서 중동사태의 해법을 위해 새롭고 창조적인사고를 즉각 검토하자고 촉구했다.이를 위해 “안전보장이사회와 국제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아난 총장의 이날 발언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입장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이며 유엔 사무총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중동정책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아난 총장은 “안보문제는 영토와 팔레스타인인들이 처한 열악한 환경 등 경제·사회적 현안들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안전보장이사회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한편 제3자의 역할을 강조한 아난의 주장에 미국과 이스라엘은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이스라엘은 당사국들간의직접 대화를 통해서만 평화협상이 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미국의 미첼보고서는 양측이 평화협상을 개시하기 전에 냉각기를 가진 뒤 상호 신뢰구축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아난 총장이 염두에 두고 있는 새 중동정책으로는 몇가지가 거론되고 있다.이 가운데 하나는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제안한 휴전 직후 팔레스타인 자치국가 설립안이다.사우디 아라비아의 압둘라 왕세자가 제안한 이스라엘이 점령지에서 완전 철수하고 그 대가로 아랍국가들도이스라엘을 인정하자는 평화안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프랑스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선거를 통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인정하고 평화협상을 재개하자고 제안했었다. 김균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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