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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北美 평양회담 이후

    2001년 미국 심장부를 강타한 가공할 테러는 국제 문제에 무관심한 미국인의 애국심을 고취시키며,부시 행정부의 대 탈레반 전에 힘을 실었다.부시의 지지도도 급상승했다.그런데 전쟁의 성공적 수행에도 불구하고,최종 목표였던 오사마 빈 라덴의 생포 내지 사살은 확인되지 않았다.그러자 2002년 미국은 대 테러전의 확산을 선언하며,이라크와 북한 및 이란을 악의 축으로 지목했다.부시 대통령을 포함한 미 위정자들의 연설에서,오사마 빈 라덴을 성토하는 목소리는 슬그머니 사라졌다.그리고 그 자리를 사담 후세인이 메웠다.이라크의 무장해제와 후세인 정권의 타도가 미국의 새 목표로 떠오른 것이다. 이러한 강경책의 배후에는 국내정치와 미 정책결정자들의 이념 성향이 작동하는데,미국의 정책 결정 구도와 과정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하다.합리성과 법적 타당성을 지향하는 배후에,인간 본성에 기초한 권력 정치와 주도권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된다.결국 부처간,각료들간 이해와 노선의 대립 속에서 대통령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는가가 정책결정의 관건이 된다.대통령은 지지도와 선거를 염두에 두고,의회와 언론의 반응을 주시하면서,가장 호소력있는 정책을 마케팅하는 일에 전력 질주한다. 현재 미국의 대외 정책은 우파 보수주의에 의해 주도되며,실용적 현실주의의 공간은 제한되어 있다.테러 때문이었다.이들 우파는 21세기 국제 체제를 선과 악으로 구분하며,미국이 선(善)을 대표한다고 믿는다.워싱턴의 한 안보 전문가는 부시 행정부 내에 ‘포용’이라는 용어는 이미 사라졌다고 개탄한다.오직 파월 국무장관만이 포용을 역설하는 유일한 인사라는 것이다. 현 정부의 보수주의가 기존 보수주의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도 지적된다.보수주의의 본질은 ‘현상 유지(status quo)’에 있으나,부시 행정부는 ‘급진 보수주의’,즉 보수 노선을 통해 ‘변화’를 꾀하는 기현상을 보인다는 것이다.이것이 미국 대외정책의 본질이다.부시 행정부는 미국의 본토가 테러 집단이나 대량살상무기를 가진 불량국가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고 보며,미국과 우방의 안보를 위해 일방주의나 선제공격도 대안이 됨을 역설한다.그들은 악의 축에 북한도 포함시켰다. 사실 미국이 이라크에 집착하고 있는 동안 북한에 관심을 보일 여력은 없다.단,우파 보수주의자들은 북한을 불신하며,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보다는 방치 내지는 힘의 우위에 의한 강압 외교를 선호한다.비정상적 정권이라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특히 탈북자를 포함한 북의 인권상황은 이들의 대북 거부감을 확대 재생산하는 주 요소이다. 켈리 미대통령 특사가 평양 방문을 마치고 돌아갔다.북·미간 극적인 외교돌파구가 열리길 기대했지만,문자 그대로 실무회담으로서 상대방의 입장을 확인한 채 끝난 것 같다.켈리는 ‘솔직한’ 대화를 나누었다고 표현했다.이견이 있다는 방증이다.향후 재회동의 약속도 잡혀 있지 않다.핵,미사일,재래식 병력,나아가 인권문제 등 어느 하나도 만만한 의제는 없다.북한의 입장에서 적대 관계 해소의 보장과 경제적 급부 없이,가지고 있는 카드를 ‘포괄적으로’ 내놓기는 어려운 일이다.군부의 입장 및 정권의 안위도 걱정됐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켈리가워싱턴에 돌아가 당당히 내놓을 ‘카드’를 우선 제기했어야 했다.미국 내의 실용주의자들,즉 동북아의 안보 현실과 대북 포용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행정부 내 소수 인사들에게 숨 돌릴 틈을 주면서,그들이 강경론자 즉 우파 보수주의자들을 제압하도록 유도했어야 했다.북·미 회동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알려진 바는 없으나,특사 방북 이후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불가시적이다.대량살상무기에 관한 한,주변국의 역할도 한정되어 있다. 결국 해법은 북한이 미국 내의 현실을 간파하고 명분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거시적 태도를 보이는 데 있다.흐르는 시간이 실기(失機)로 이어지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 정옥임(국제안보평론가)
  • 플레이보이誌 “야한표현 줄이겠다”

    (뉴욕 AFP 연합) 성인 잡지의 모태격인 플레이보이가 신생 성인 잡지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성적 표현의 수위를 낮추는 역설적인 방법을 택했다. 플레이보이의 창간자인 휴 헤프너(76)는 2일 뉴욕 옵서버와의 회견에서 “수십년 전 존재했던 독자와 광고주간의 유대관계를 되살리기 위해 노골적인 성적 표현을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그는 또 “노골적인 성적 표현이 갖는 의미는 20년 전과 다르다”고 덧붙였다.헤프너는 이를 위해 또 다른 성인잡지 맥심의 최고 편집인 제임스 카민스키(41)를 영입, 플레이보이의 새로운 편집인 자리에 앉혔다. 지난 1970년대 1개월에 700만부 이상의 판매부수를 자랑하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플레이보이는 최근 들어 판매부수가 당시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지고 영국 남성잡지 FHM 등 경쟁업체의 추격으로 고전을 면치 못해 주위로부터 거센 변화의 압력을 받아왔다.
  • 이후보 기자간담회/ JP와 연대추진 사실상 인정

    연말 대선을 앞두고 충청권 공략에 뛰어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가 3일 자민련이나 김종필(金鍾泌·JP) 총재와의 공조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했다. 그는 이날 대전 유진관광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구체적으로 논의되거나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그동안 자민련과의 공조는 필요한 경우에,필요한 사안에 한해 하겠다고 언급해 왔고 실제 공조가 이뤄져 왔다.”고 밝혀 공조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하지만 “현 시점에서 그런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가 있었거나 결정된 바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국민통합을 위해 JP뿐 아니라 어느 누구와도 우리와 기조가 맞고,생각이 맞을 때 외연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대선 기획단의 보고는 있었다.”고 언급,최근 지역 지지율 하락으로 비상이 걸린 충청권 공략을 위해 그동안 다각적인 방안이 검토됐음을 시사했다.. 간담회에 이어 그는 대전과 충남 천안에서 열린 대전·충남지역 대선 선대위 발대식에 잇따라 참석,연말 대선에서의 필승을 다짐했다. 한편 다음달 8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이 후보가 대표연설을 할 계획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5월 집단지도체제 도입으로 대표와 대통령 후보를 분리한 만큼 후보가 연설을 하는 것은 모양새가 사납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뒷말’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대표연설에서 그는 현 정권의 실정을 강조하고 정권교체의 필요성도 역설할 계획인데 일각에선 극적인 효과를 위해 이 후보가 이 자리에서 의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할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 주변에서는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1992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전 국회에서 고별사를 한 사실을 거론하며,이 후보가 다소간의 논란이 있는 대표연설에는 나서더라도,후보로서의 행보에 유리한 ‘의원직’은 좀 더 유지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한인옥여사의 ‘울분’, ‘병풍 공방’심경 공개 토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부인 한인옥(韓仁玉)씨가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병풍(兵風)공방’을 겪으면서 느꼈던 소회를 털어놨다. 한씨는 2일 오후 천안연수원에서 열린 ‘국회의원 및 지구당 위원장,광역·기초단체장 부인 연수대회’에 참석,인사말을 통해 “이 자리에 서고 보니 그동안 서럽던 울분을 풀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병풍 자체가 조작된 것이니까 거론할 필요가 없다고 주위에서 권해 그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침묵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한씨는 “김대업이라는 사람이 TV에 나와 말도 안되는 이상한 조작을 발표하면서 우리 가슴은 찢어졌고 막막한 심정이었다.”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병풍은 헌정사에도 없던 이상한 일로 이번 일을 겪으면서 다시 태어났다.”며 “하늘이 두쪽 나도 우리는 대선을 이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씨는 특히 “만일 우리가 정권교체를 하지 않으면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정권교체를 역설하기도했다. 이지운기자 jj@
  • [밀레니엄] 경제와 運 - ‘경제는 타이밍’ 時運을 잡아라

    경제와 운(運).새 천년을 시작한 밀레니엄 시대에 웬 뜬금없는 소리인가.통계와 실증에 바탕을 둔 경제와,비과학적 요소인 운수 사이에는 별 상관관계가 없어 보인다.그런데도 지도층 인사들은 의외로 경제에 있어서의 운을 매우 중요하게 꼽았다.심지어 국내 유수의 싱크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는 보고서에 운이 따르는 사람을 핵심 인재로 중용하라는 내용까지 실었다.밀레니엄 시대에 경제와 운이 어떻게 접목되는 지 알아본다. ■유명 인사들이 말하는 '운' ◆일본은 운좋은 장수를 내보내 전쟁에서 이겼다?-이한동(李漢東) 전 국무총리는 관료들을 만날 때마다 ‘러·일 전쟁’을 예로 들며 운의 중요성을 강조하곤 했다.1927년 러·일 전쟁때 일본 해군은 운이 좋기로 정평난 도오고 헤이하치로(東鄕平八郞) 제독을 연합함대 사령관으로 임명,러시아 발틱함대를 격멸시켰다.이 일화는 일본의 저명한 역사소설가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郞)가 쓴 ‘언덕위의 구름’에도 등장한다.이 전 총리가 운좋은 부하관리를 실제 얼마나 등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그의 ‘운 좋은 관리 등용론’은주위에서 회자되어왔다.최우석(崔禹錫) 삼성경제연구소장은 얼마 전 김동태(金東泰) 장관 등 농림부 간부들을 만난 자리에서 “기업들은 우수 인재를 키우려고 많이 노력한다.”고 운을 뗀 뒤 “우수인재는 운이 많이 따르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최 소장은 이어 “운이 좋은 사람은 평소 실력을 쌓고 준비를 많이 하며 덕을 쌓은 사람”이라고 덧붙였다.기업에서는 중요한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사람이 그 다음에도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유지창(柳志昌)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오랜 공직 경험에 비춰볼 때 경제정책에 있어서도 운이 매우 중요하다.”며 공감을 표시했다.좋은 시책이 뜻하지 않은 악재를 만나 표류하기도 하는 반면 때로는 의외의 호재를 만나 승승장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위대한 기업가가 되려면…-초인적인 CEO 숭배론을 질타했던 밀리언셀러 작가 짐 콜린스 조차 운의 역할을 인정한다.그는 최신 대표작 ‘Good to Great’에서 “성공한 기업가가 되기는 쉬워도 위대한 사업가가 되려면 운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잭 웰치 전 GE 회장의 자서전을 누르고 오랫동안 인터넷서점 아마존의 베스트 목록을 지켜온 이 책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제목으로 국내에서도 출간(김영사)됐다. 맨주먹에서 미국의 석유재벌이 된 폴 게티(작고)는 자서전 ‘큰 돈은 이렇게 벌어라’(문학사상사 펴냄)에서 백만장자가 되는 비결로 지식·근면과 함께 행운을 꼽았다. ◆엉뚱하게 풀린 대우차 매각-대우차 매각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지난해 4월.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미국 GM(제너럴 모터스)과 매각조건을 놓고 씨름했다.GM측의 재무책임자(CFO)가 지나치게 깐깐해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다.정건용(鄭健溶) 산업은행 총재는 “하도 막막해 손을 놓고 있었다.”고 회고했다.그런데 뜻하지 않은 데서 실타래가 풀렸다.갑자기 GM의 CFO가 바뀐 것이다.당시 릭 왜고너 GM회장은 경영혁신을 선언하며 포드에서 이름을 날리던 존 디바인을 새 CFO로 전격 영입했다.결국 산은은 새 협상 파트너를 맞아 대우차 매각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아슬아슬했던 한은의 외환시장 개입-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00원을 위협하던 지난해 4월 5일.식목일 휴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기자들로 북적댔다.한은이 긴급 기자회견을 요청했기 때문이다.외환보유액을 풀어 시장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폭탄선언을 발표했다.시장이 발칵 뒤집혔다.파장이 커지자 재정경제부는 “우리와 사전협의 없이 한은이 단독 결정했다.”며 발을 뺐다.하지만 외환시장 직접 개입은 재경부와 논의를 거쳐 나온 ‘작품’이었다.잘못되면 꼼짝없이 한은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게 될 형국이었다.다행히 환율은 잡혔다.물론 그 공(功)은 고스란히 한은에 돌아갔다.한은 임원은 “천만다행으로 일본 엔화환율이 꺾였기 때문”이라면서 “한은이 재경부보다 운이 더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는 거의 파산직전에 있다가 한국전쟁으로 살아났다.어려웠던 국내 기업 가운데는 1980년후반 3저(저유가,저금리,원화가치 하락)의 호기를 맞아 간신히 살아난 곳이 적지않다. ‘신을 거역한 사람들’이란 번역서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컨설팅 전문가 피터 번스타인은 “주사위를 던질 때조차 거기에 가해지는 미묘한 힘의 차이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다.”면서 “이런 미세한 차이를 관찰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결과를 순전한 운으로 돌린다.”고 역설했다.따라서 인과관계가 분명한데도 인간은 그것을 알 수 없어 단순히 우연이나 운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사에는 개인이나 조직의 노력과 인력(人力)만으로 성사되지 않는 운의 영역이 있는 것도 사실인 듯하다.이른바 때가 맞아야 하는 시운(時運)이란 것이 있다. 미국 심리학자이자 리더십 전문가인 리처드 파슨은 ‘반(反) 리더십’이란 책에서 “법무부가 IBM을 독점 금지법으로 제소해 펀치카드 사업에서 몰아내지 않았다면 IBM은 결코 오늘날과 같은 컴퓨터 분야의 주도자가 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경제에서 운의 역할이 너무 평가절하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역학에 밝은 기획예산처 서병훈(徐丙焄) 기금정책심의관은 “운이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임에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운이나쁘다고 안달할 것은 아니며 불운에 절망할 것도 아닌지 모른다.이른바 찬스는 누구에게나 다가온다.문제는 운을 잘 활용하려면 늘 준비를 해야한다는 게 운을 강조하는 인사들의 지적이다. 안미현기자 hyun@ ■‘가장 운좋은 CEO' 김정태 국민은행장 “운은 진인사대천명의 다른 말” 김정태(金正泰) 국민은행장은 ‘가장 운좋은 CEO’(최고경영자)로 꼽힌다.월급 대신 받은 스톡옵션(주식매입 청구권)이 대박을 터트려 100억원대 돈방석에 앉았다.지난해 9·11 테러 직후 ‘미친 짓’이라는 주위 비난을 무릅쓰고 국민은행이 사들인 1조원어치 주식형 수익증권도 40% 안팎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1980년 동원증권에서 만 33세로 증권업계 최연소 이사가 된 이래 부사장→사장→국내 최대 규모 합병은행장으로 승승장구 중인 김 행장.그러나 정작그 자신은 “순수한 운이란 없다.”고 한마디로 잘랐다. “내 지론이 I’ll do my best(최선을 다한다)이다.그런데 사람들은 행운만 보고 그 이전의 내 노력은 곧잘 간과한다.스톡옵션만 해도 나는 죽어라 은행을 살리기 위해 뛰었다.은행이 살아나지 않았으면 제 아무리 주가가 급등했어도 스톡옵션은 한낱 휴지조각에 불과했다.” 그에게 운이 따랐던 또 다른 일화.지난해 9월 국민·주택은행 합병추진위원회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OK사인’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이미 주택은행이 미국 증권거래소 시장에 상장돼 있어 국민은행과 합병하려면 미 SEC의 유효승인이 필수였다.까탈스런 SEC가 이런저런 트집을 잡아 승인결정을 한차례 연기했던 터라 합추위의 초조함은 더 컸다. 마침내 10일(미국시각) 오후 3시에 유효승인이 떨어졌다.바로 그 다음날 아침 9시,뉴욕 쌍둥이빌딩이 테러로 무너졌다.김 행장 일행은 “SEC결재가 하루만 늦었어도 국민·주택 은행 합병은 1년 정도 연기됐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9·11테러 직전에 미국 SEC의 은행 합병승인이 떨어진 것도 운이 분명 좋았지만 승인을 따내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면 ‘운수의 할아버지’가 힘을 썼어도 소용없었다.”면서 “운이란 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待天命)의 다른 표현이고,멍석(노력)이 깔려 있어야 잘 찾아든다.”고 강조했다. 그런 그가 거꾸로 운에게 당했던 경우도 있다.95년 동원증권 부사장 시절,과거 10년간의 주식과 채권 수익률을 분석해보니 채권이 훨씬 유리했다.회사가 갖고 있던 주식 3000억원어치를 모조리 팔아 채권을 사라고 지시했다.그해 가을 주가는 800선에서 1100대로 수직상승했다.김 행장은 “내 인생의 최대 해고 위기였다.”고 회고했다. “이렇듯 운은 때로는 좋게,때로는 나쁘게 찾아온다.그래도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까닭은 최선을 다해야 좋은 운이 찾아들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그러면 실패도 줄어든다.21세기에는 성공확률을 높이는 것보다 실패확률을 줄이는 게 훨씬 더 승산있다.” 안미현기자 ■삼성경제硏 ‘인재 확보' 보고서 - “운 좋은 인재를 중용하라” 삼성경제연구소는 얼마전 펴낸 ‘핵심인재 확보·양성전략’이란 보고서에서 도덕성,전문능력,변화주도 역량과 더불어 운이 따르는 인재를 확보,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를 쓴 김은환 연구원은 “능력이출중해도 인덕이 없는 인재는 장기적으로 조직의 부담이 된다.”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평소 운이 좋다고 평가받는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운과 요행을 구분지었다.운이란 ‘평소의 노력과 이에 대한 입소문으로 주변의 신뢰를 얻고 이것이 필요할 때 음덕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정의다.트랙 레코드(Track Record,기록표)를 수반하지 않는 요행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따라서 ‘운좋은 인재 중용전략’은 “CEO를 포함해 고위 임원을 뽑을 때나 조직의 생사를 좌우하는 승패를 결정할 때 적절하다.”면서 “신입사원 채용 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삼성은 반도체 사업에처음 뛰어들 때 직전 신사업을 성공시킨 임원을 요직에 맡겼다고 한다. 물론 이는 창업주(李秉喆)가 직원을 뽑을 때 관상가를 면접관으로 배석시켰던 기업문화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안미현기자
  • [열린세상] 요즘의 미국, 요즘의 북한

    미국 특사가 북한을 방문한다.북·일 관계에 이어 북·미관계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하지만 미국은 포용보다는 강경 기조에서 북한의 태도를 타진하는 데 무게를 두는 듯하다. 어쨌든 요즘의 미국,요즘의 북한은 사뭇 역설적 느낌을 준다.미국은 세계최강국이자 유연성과 개방성을 자랑으로 삼는 나라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의 하나이고 ‘벼랑 끝 외교’와 완고함으로 버텨온 나라다.한데 최근 이 두 나라의 움직임은 자신의 이미지에 걸맞지 않는다. 부시의 미국은 9·11테러 이후 반테러전선을 중심으로 신세계질서를 능동적으로 구축하는 전략에 몰입해 왔다.이 전략은 9·11테러로 인한 세계적인 연민과 분노,그리고 테러를 없애자는 선의(good will)를 바탕으로 아프칸 전쟁에서 유례 없는 세계 동맹을 구축하는 성과를 거두었다.미국의 헤게모니를 보장하는 이런 동맹 체제를 지속하려면 ‘공공의 적’이 계속 있어야 하는 바,부시 정부는 이라크를 바로 지목했다. 하지만 후세인 정권을 심판하고자 하는 미국의 기획은 차질을빚고 있다.우선 주요 국가들의 협조가 원활치 않다.중국과 러시아는 일찍부터 등을 돌렸고,슈뢰더의 독일이 뒤를 이었다.프랑스의 시라크 대통령은 아셈 회의에서 “전쟁에 대한 분별력과 책임을 중시하는 지성적 태도”를 강조하면서 전쟁불가피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미국이 믿어 의심치 않았던 고이즈미 총리조차 대 이라크 전에 대해 고개를 저었다.영국과 이탈리아가 미국 편에 있으나,국제 사회의 동의 없이 전쟁을 강행할 경우 미국이 국제 정치에서 ‘역고립’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전쟁에 관한 한 단결하는 전통을 가진 미국 내에서도 부시에 대한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민주당 대슐 상원 원내총무는 “부시가 선거를 겨냥해 전쟁을 정치화하고 있다.”고 비난했고,앨 고어 전 부통령은 9·11테러 이후 조성된 세계 사회의 우호적 연대의식을 적대감과 우려감으로 변질시켰다고 일침을 가했다. 미국 경제의 불안으로 미국 언론의 논조도 점점 전쟁 회의론으로 바뀌고 있다.부시의 리더십이 독단주의에 빠져 유연성이 결여되어 있음에 대한 안팎의 비판으로 부시 정부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에 비해 요즘 북한은 전례 없이 유연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중국 및 러시아와 결속력을 과시한 뒤 일본과 전격적으로 정상회담을 열어 공동선언을 이끌어냈다.고이즈미와 한국 정부를 매개로 미국이 대북 대화에 나서도록 압력을 가하는 노련한 ‘외곽 전술’도 병행했다.아시안게임에도 참여하여 남북관계의 진전을 희망하는 메시지를 전했다.무엇보다 큰 사건은 신의주를 북한 체제와는 완전히 다른 자본주의 특구로 만드는 조치이다.중국마저 놀라고 있는 이 조치는 개방 개혁을 향한 북한 내부의 이견이 해소되었음을 알리는 징후이자,이제부터 북한의 변화가 언제든지 제스처로 끝날 수 있는 정치 전술적인 변화가 아니라 한번 시작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사회경제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알린다. 이 시점에서 미국 특사의 북한 방문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악의 축’ 인식을 바꾸지 않고,북한이 무기 사찰과 관련한 선물 보따리를 냉큼 주지 않는 한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울지 모른다.하지만 북한의 변화 의지가 확인된다면 미국으로서도 강경 입장을 고수하긴 어려울 것이다.한반도에서 ‘군사 논리’가 ‘외교 논리’로 전환하는 계기가 과연 마련될 것인지 주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가장 경직된 나라가 유연하게 행동하고 가장 유연한 나라가 경직되게 행동하는 역설적 상황을 보면서 이런 변화의 시기야말로 지혜로운 리더십이 국가 이익에 참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마키아벨리의 말처럼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여우의 간지와 사자의 결단력을 함께 구사할 수 있는 지도력이 요구되는 것이다.요즘의 미국,요즘의 북한을 바라보며 문득 우리의 대권주자들은 과연 역동적인 국제 정세를 주도할 안목과 능력을 준비해왔는지 묻고 싶어진다. 박형준 동아대 교수 사회학
  • 北 비밀지원설/ 대출관련 4대 의문 - 계좌추적 뒷짐 ‘의혹 눈덩이’

    산업은행의 현대상선 대출금 4900억원이 북한에 전달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산은의 지원 과정을 놓고 갈수록 의문점들이 증폭되고 있다. 현대상선은 이사회도 거치지 않고 4000억원 대출을 받은데다 4000억원이 통째로 회계장부에서 빠져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산은의 지원결정에서 자금사용에까지 나타나는 4대 주요 의문점과 당사자들의 해명을 정리해본다. ◆정부·채권단도 모르게 지원?= 정부와 채권단도 모르게 산은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지원하는 일이 가능할까.이에대한 주장은 엇갈린다.정부 관계자는 “4000억원씩이나 지원해주면서 정부가 돈을 떼이면 보전해 준다는 약속이 있어야 대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산은 출신의 금융권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그러니까 산업은행이 국책은행”이라고 말했다.당시 대출업무를 맡았던 실무자는 “유동성 위기를 맞은 회사를 지원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으나 ‘지원금이 많지 않았느냐.’는 등의 질문에는 “말할 수 없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대출금 4000억원 어디로 갔나.= 현대상선측은 산업은행에서 당좌대월금 4000억원을 약정받았으나 2000년 6월말까지는 1000억원만 필요해 이만큼만 썼다고 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대출승인 당일 4000억원을 전액 찾아썼다.’는 산은 박상배(朴相培) 부총재의 발언과 맞지 않는다.오히려 박 부총재의 발언은 “현대상선이 대출당일 1000억원짜리 수표 2장과 2000억원짜리 수표 1장으로 쪼개 전액 인출했다.”는 한나라당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산은이 5월18일 1000억원을 당좌대월로 지원한 지 불과 20여일만인 6월7일에 추가로 4000억원을 또 지원해준 점도 석연치 않다.분기보고서에 나타난 1000억원은 5월18일 대출분일 가능성이 높다.그렇다면 4000억원 대출금은 “우리는 만져보지도 못했다.”는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의 말처럼 곧바로 딴데로 샜을 가능성이 높다. 5월18일 당좌대월금 1000억원중 일부는 지금껏 미상환 상태여서 현대상선은 어떤 형태로든 분식회계 혐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현대상선,이사회 안거치고 4000억원 대출신청?= 산은에 4000억원 대출신청할 때는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현대상선은 1000억원의 현대건설 기업어음(CP) 매입 때는 이사회 의결을 거쳤다. 규정상 1조원 이하의 대출을 받을 때는 이사회를 거칠 수도,거치지 않을 수도 있어 산은 4000억원 대출은 이사회를 거치지 않았다는 게 현대상선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대출받은 다음날 현대건설의 CP 1000억원어치를 사주면서 이사회를 개최한 점에 비춰보면 설득력이 약하다.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현대아산 등의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무구조가 나은 현대상선을 이용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계좌추적 왜 안하나= 물증없이 의혹만 눈덩이처럼 불어가는 현재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금추적’이 유일한 해법임에도 금융감독원은 ‘권한밖’이라며 뒷짐을 지고 있다.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원장은 “정치공세때마다 숱한 의혹이 제기되는데 그때마다 계좌추적권을 발동하면 시장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역설했다. 박정현 안미현기자 jhpark@
  • [대한포럼] 젊음 잃은 화랑가

    왜 내 그림을 찾는 사람은 없을까.쌀이 떨어져 간다.닷새쯤 버틸 수 있을까.타개책을 궁리했다.첫째,아는 사람한테 구걸한다.둘째,남의 물건을 훔친다.셋째,버틸때까지 버티다 굶어 죽는다.고민 끝에 셋째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죄 없는 아이가 마음에 걸렸다. 나흘째 되던 날 화랑 주인이 그림 한 점 들고 가며 돈을 내놨다.돈을 다 쓰기 전 다른 이가 찾아왔다.그림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문득 “돈 때문에 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아는 이들과 연락을 끊었다.그리고 주위에 “이젠 소품은 하지 않는다.”며 ‘나만의’그림에 몰두했다.이렇게 해서 나는 명실상부한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어느 화랑주인이 들려준 한 화가의 가난했던 시절 회고담이다.그는 정말 행운의 화가다.가난이 오히려 그의 작품을 풍성하게 하는 밑거름이 됐다.호당가격이 수백만원에 이르는 화가도 있지만,아직 그림만으로 살아가는 전업화가는 그리 많지 않다.무명 화가들은 “그림에 매달려 먹고 살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가 하루에도 몇번씩 든다.”고 털어 놓는다.화랑가에서 평판을 얻기 시작한 화가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1∼2년의 준비 끝에 전시회를 열어도 몇 작품 팔기 힘든 게 현실이다. 가을이 무르익어 간다.화랑가엔 가을풍경만큼이나 현란하고 풍성한 전시회가 줄을 잇는다.하지만 서울시내의 괜찮은 화랑에선 신예나 젊은 작가의 기획전을 만나기 어렵다.중견이나 원로 작가들의 작품전이 대부분이다.미술시장의 불황이 10년째 계속되는 상황에서 돈 안 되는 젊은 작가들에게 전시공간이 배려되기 어렵기 때문이다.회화쪽엔 두드러진다.그나마 설치미술 장르에서 젊은 작가들이 종종 눈에 띄는 정도다.이러다 보니 유명작가의 특색 없는 기획전이 시도 때도 없이 열린다.서울의 사간동,평창동,청담동 등의 주요 화랑엔 몇몇 원로화가나 작고한 유명화가,‘돈되는’ 외국 화가들 외엔 틈입할 기회가 거의 없다.상업적 전시에 밀려 ‘색깔’이 실종됐다는 얘기도들린다. 수백명의 입상자가 양산되는 공모전이 난무하는 화단에 젊은 화가를 만나기 어려운 기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미술대생들은 졸업이 가까워 오면 진로를 고민한다.미술을 생활의 방편과 어떻게 연결시킬까 하는 갈등이다.수입이나 직업의 안정성을 두고보면 대입진학 미술학원 강사나 관련 분야의 취업,교사가 전업작가보단 훨씬 매력적이다.전업작가는 그야말로 가시밭길이다.유학을 거쳐 화단 진출하기도 기약 없는 모험이긴 마찬가지다.좋은 화가가 많이 배출돼야 화단이 풍성해진다.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직업 선택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 얼마전 한 중견 서양화가가 ‘100원 그림전’을 가졌다.1∼30호에 이르는 작품 60여점을 추첨을 통해 100원씩에 팔았다.호당 30만원이 넘는 작가다.그는 “평생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준 사회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그의 그림전은 역설적으로 화가의 길이 그만큼 고달프고,그림시장이 척박함을 보여준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언론사 등이 미술의 대중화와 보급을 위해 기획전을 갖는 사례가 늘고 있다.신인 작가들을 위한 기획전은 아직 드물지만,중견 작가 중심의 소품전은 이따금 만날 수 있다.미술시장 저변 확대와 대중화에 많은 도움을 주는게 사실이다. 평론가들의 지적처럼 시대 전체의 감식안이 높아질 때 좋은 작가들이 많이 나오게 돼 있다.훌륭한 작가가 시대안목과 관계없이 나올 수는 없다.젊은 화가를 격려하고 고무하고 비판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 화랑가도 보다 특색있는 기획전에 눈을 돌려야 한다.젊은 작가의 발굴을 위해서도 기획전은 활성화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화랑이나 미술관뿐만 아니라 지방 자치단체나 공공기관 등이 나서 기획전을 적극 개발하고,작품을 구입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젊음을 잃은 화랑가.기교는 넘쳐나지만,생동감과 탄력이 없어 황량하고 쓸쓸하다. 최태환 논설위원yunjae@
  • 뮤지컬로 전하는 ‘화해’ 메시지

    여성 음악그룹 젠 베르데가 천주교 서울대교구 초청으로 30일부터 한달간 뮤지컬 ‘첫 장을 열며’내한공연을 갖는다. 13개국 23명의 다양한 인종·문화권 여성들로 구성된 젠 베르데는 1966년 출범 이래 세계 순회공연을 통해 줄곧 민족간 화해와 용서,보편적인 형제애같은 메시지를 전달해 온 예술단. 지금까지 5개 국어로 제작한 60여장의 앨범을 내놓은 것을 비롯해 1000회 이상 세계 순회공연을 가졌으며 각종 국제 평화연대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뮤지컬 ‘첫 장을 열며’는 인류의 증오와 이기심이 극에 달한 제2차 세계대전의 와중에서 역설적으로 화해와 보편적인 형제애만이 그같은 어두움을 이기는 유일한 무기임을 제시한 공연.1940년대 초 이탈리아 북부 도시 트렌토에서 있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학교 급사와 여교수의 대화를 축으로,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꿈과 이상을 잃은 젊은이들이 제 불행을 잊고 타인의 고통을 먼저 생각하며,소유보다는 베풂 속에서 새로운 기쁨과 삶의 방향을 발견하는 과정을 춤과 노래로 그려나간다. 30일오후 7시30분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공연을 시작으로 새달 4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13일 경북대 대강당,19일 충남대 정심화 국제문화회관에 이어 26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30일 인천 가톨릭대 성심교정 대강당,11월 2일 부산KBS홀에서 차례로 공연을 갖는다. 김성호기자
  • 책/ 승자학 - 우향우 보수파의 ‘나쁜 교과서’

    “오늘날 세계라는 것은 ‘현대’도 아니며 나아가 ‘탈현대’도 아니다.오직 고대의 연속에 지나지 않는다. 테러집단이 첨단무기를 손쉽게 장악할 수 있는 지금,기독교식 성선설적 외교정책은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탈냉전 제국들의 붕괴와 그것이 초래한 무질서는 우방의 해체를 촉발했고 새로운 피의 동맹을 다시 불러일으켰다.그 결과 새로운 전사계급을 탄생시켰는데,그들은 어느때보다 잔인할 뿐만 아니라한층 더 잘 무장하고 있다.전사들을 무찌르는 데 필요한 것은 대응속도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법률이 아니다.그것이 바로 미국이 추진하는 세계질서 구도의 원칙이 되어야 한다.” 베스트셀러 ‘발칸의 유령들’의 저자이자 토론사회자인 카플란의 ‘승자학’(원제 Warrior Politics)은 한마디로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지배의 정당함을 역설하는 책이다.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지가 “카플란의 저서는 미 우파의 필독서”라 평했듯이 그의 시각은 이미 화석이 돼 오른쪽으로 굳어 있다.때문에 이 책은 어디까지나 미국의 견고한 보수의 뿌리를 이해하기 위한 ‘참고용’으로 읽힐 뿐이다. 미국에서는 지금 ‘럼즈펠드 웨이’라는 이름의 리더십 학습바람이 불고 있다.여기서 럼즈펠드는 기회 있을 때마다 미국이 지목한 테러국가들을 선제공격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미 국방장관을 일컫는다.뉴욕타임스 지가 적절히 지적한 대로 그는 ‘근육질의 매니저’다.힘에 의한 평화를 주장하고 동서냉전이 끝난 뒤에는 미국인들의 안보불감증을 끊임없이 지적해온 매파다.그런 맥락에서 이 책은 상대를 무자비하게 짓밟아 놓기도 하는 ‘카우보이 잭슨주의자’부시를 비롯한 미국의 강경그룹에게는 더없이 구미에 맞는 책이다. 저자는 냉전이 끝나고 새로운 국제질서가 필요한 지금,미국이 세계의 ‘리바이어던’노릇을 하고 다른 나라들은 느슨한 연합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다.그는 그 전례를 서기전 3000년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도시국가들,서기전 321년 찬드라굽타 마우리아가 인도 동북부에 건설한 제국,로마제국의 통치방식,그리고 중국 춘추전국시대 진·초·연·제·한·위·조 사이의 합종연횡에서 찾는다. 세계질서에 관한 저자의 인식은 매우 현실적이고 비관적이다.그는 자기희생을 내건 기독교 윤리는 위선인 만큼 군주는 자기보존 본성을 추구하는 이교도의 윤리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 마키아벨리,인간의 본성을 비관적으로 본 홉스,인구 증가가 비극을 초래한다고 여긴 맬서스를 오늘날의 국제관계를 이해하는 열쇠로 본다.나아가 민주적 가치를 적용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는 비록 비민주적일지라도 질서유지에 가치 있는 이념,즉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런 관점에서 볼 때 공산주의를 용인해 평화를 지키려 한 카터보다는 공산주의에 대해 강경책을 취한 레이건이 더 현실적이며,테러를 묵인한 클린턴보다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는 부시가 훨씬 도덕적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세계지배 전략의 본질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이 책은 문자 그대로 살기등등한 ‘전사정치학’이다.힘이 곧잘 정의로 둔갑해버리는 국제사회의 현실을 읽게 하는 ‘나쁜’교과서다.무엇이 과연 도덕이고 미덕인가.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책/ 시간의 발견 - 인간에게 ‘시간’은 어떤 의미일까

    ‘시간’이라는 말은 지극히 일상적인 용어이지만 동시에 깊이 파고들면 한없이 추상적이고 다의적인 개념이다.일상성과 추상성을 아울러 지닌 만큼 그것은 흥미로우면서도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시간’은 단순히 일상생활에서의 한 단위를 뜻하지만 예컨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같은 작품에서는 인간의 내면적인 진실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간의 발견’은 역사적·과학적·심리적·철학적 시간 등으로 나눠 시간의 본질에 접근한다.인류가 시간 측정의 단위를 놀랍도록 정확하게 분류하고 비교하고 생각할 줄 알게 된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또한 인류가 시간을 지배함으로써,다시 말해 동시적인 삶을 실현함으로써 거꾸로 시간이 우리를 지배하게 된 아이러니도 보여준다. 인간의 몸은 날마다 해가 뜨고 지는 데서 생기는 빛과 어둠의 주기에 리듬을 맞추는 복잡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이 ‘하루시계(circadian clock)’는 초기의 인류,즉 선사시대 인간이 지구상에 등장해 시간을 의식의 대상으로 삼기 이전부터 존재했다. 선사시대 사람의 시간관념은 어땠을까.선사시대 문화에는 당시 사람들의 시간관을 말해줄 만한 것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대 이집트에서처럼 해가 뜨는 것을 하루의 시작으로 삼았을까,아니면 오늘날 유대력이나 이슬람력처럼 일몰을 하루의 시작으로 잡았을까. 자연세계의 주기는 날과 달과 해라고 하는 시간단위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그러나 그밖에 다른 시간단위는 전적으로 인간의 발명물이다.예를 들어 밤을 12시간으로 나누고 같은 방식으로 낮도 그렇게 구분한 이집트의 관습은 문화적 환경에 따른 것으로,매일 밤 뜨는 별들을 순서대로 12개나 36개의 그룹으로 묶을 수 있다는 데서 비롯됐다.한시간을 60분으로 나눈 것은 전혀 다른 제도,즉 메소포타미아에서 사용한 60진법의 유산이다. 한편 14세기 기계식 시계가 출현하면서 하루를 측정하는 방식은 24시간으로 고정됐다.이처럼 시간을 균등화한 것은 기계식 시계가 해시계보다 정밀하기 때문이 아니다.그 진정한 원인은 상업 발달에 있었다.1330년대부터 산업계는 노동자들을 시간(60분)단위로 고용하기 시작했고 시간을 알리기 위해 종루도 세웠다.휴대용 시계가 보급됐고 일상생활은 점점 더 동시성의 세계로 접어들었다.한 예로 영국 우편마차의 호위병들은 1780년대 각각 시계를 지급받아 마차를 일정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순환적 혹은 주기적 시간개념이 선형(線形)시간 개념에 밀려난 것은 역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역사적으로 볼 때 그리스도교적 시간개념은 선형이다.천지창조에서 시작해 그리스도를 거쳐 재림으로 나아가는 ‘시간의 화살’로 볼 수 있다.17세기 이론가들과 뉴턴도 이같은 선형 구도를 따랐다.천체와 사물의 운동을 설명한 뉴턴의 운동법칙은 돌이킬 수 없는 일방향성(一方向性)시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리니치 평균시(GMT)는 어떻게 탄생했을까.미국과 캐나다의 철도회사들은 대륙을 횡단하면서 곧 시간대를 식별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이를 계기로 전세계 산업국가들은 1884년 워싱턴에서 본초자오선 회의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그 결과 GMT는 세계 표준시로 확정됐고 지구는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것과 같은 여러 시간대로 나뉘었다. 이 책은 오랜 시간의 궤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소로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을 꼽는다.실제로 그랜드캐니언 만큼 시간의 심연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곳도 드물다.협곡의 가장자리에 서서 1500m 아래 콜로라도강을 내려다 보면 마치 시간의 통행로에서 스냅사진을 찍는 듯한 기분에 빠진다.바닥에 있는 선캄브리아기의 바위들은 20억년에 가까운 세월을 견뎌왔다.그랜드캐니언이야말로 먼시간(deep time),즉 지질학적 시간의 보물창고다.1만8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총액한도대출 축소등 안팎/ 부동산값 안정 시중 돈줄죄기

    정부와 한국은행이 시중에 넘쳐나는 돈줄을 죄기 위해 두 가지의 대책을 마련했다.한은이 26일 총액한도대출을 2조원 축소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재정경제부는 가계대출을 억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두 가지 정책 모두 부동산가격안정을 겨냥하고 있다.금리인상이라는 ‘큰 칼’을 일단 제외하고 가능한 다른 수단을 동원해 과잉유동성의 미세 조정에 나서는 것이다. ◇총액한도대출 축소 효과는 미미= 총액한도대출을 줄인다고 해도 시중의 돈을 많이 흡수하기는 어렵다.대출한도를 2조원 축소하면 시중금리는 0.07%포인트 인상압력을 받는다.하지만 은행 금고에 돈이 풍부하게 쌓여 있는 데다 은행권이 치열한 대출경쟁을 벌이기 때문에 금리상승 압력을 자체적으로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박승(朴昇) 한은 총재가 “총액한도대출을 줄이면 유동성 환수에 도움은 되겠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따라서 총액한도대출을 줄이기로 한 것은 넘치는 자금을 흡수하는 실효성보다는 상징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한은 박재환(朴在煥)정책기획국장은 “총액한도대출 축소는 한은이 과잉유동성에 유의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洪淳瑛) 상무는 “변죽만 올린다는 측면이 있지만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용한 통화정책수단”이라고 평가했다. ◇금리인상할까=시중에 풀린 돈을 어떻게 흡수할지에 대해 한은은 심각하게 고민중이다.돈줄을 죄는 방법은 금리인상,지불준비율(지준율) 상향 조정,공개시장조작 등이 있지만 모두 제약 조건을 안고 있다.공개시장 조작은 통화안정증권·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을 통해 시중의 돈을 흡수하는 방식이지만 한은의 이자부담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따라서 한은은 공개시장 조작을 통한 통화 흡수를 점차 줄일 방침이다. 은행들이 예금의 일정비율에 해당되는 금액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지준율을 상향 조정하는 카드는 금리인상과 연계해 사용해야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때문에 통화 흡수를 위해 지준율 조정 카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결국 금리인상이 강력하고도 효과적인 처방이지만 미국 등 세계주요 국가의 증시 침체,이라크 전쟁설 등으로 금리를 움직이기에 적절치 않은 게 나라 안팎의 경제여건이다.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이런 점을 감안해서인지 금리인상을 놓고 논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金京源) 상무는 “저금리정책이 지속되면 내년 초쯤에는 부동산거품 붕괴에 따른 경제혼란이 우려되며,일본식 디플레 현상이 초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한편 가계대출 억제책으로 주택담보대출에 따른 위험가중치를 상향 조정하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은행권은 자기자본비율(BIS)을 맞추는 부담이 커지는 점을 들어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현기자 jhpark@
  • 독서의 계절 CEO는 어떤책 읽나

    CEO는 늘 바쁘다.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꽉 찬 일정 탓에 개인시간을 내기가 여간 쉽지 않다.독서의 계절이 와도 마음먹고 앉아 책 한권 펴놓고 읽을 여유조차 없다.그런 와중에도 짬짬이 독서에 몰두하는 CEO들이 적지 않다.그들은 어떻게 책을 읽고,어떤 책을 좋아할까. ◆‘넥스트 소사이어티(Next Society)’와 잭 웰치-올 가을 CEO들의 독서 키워드는 ‘넥스트 소사이어티’와 ‘잭 웰치’인 듯하다. 삼성 이건희(李健熙)회장이 최근 읽은 책이 바로 미래사회,미래경제,미래경영을 예측한 피터 드러커의 ‘넥스트 소사이어티’.이 회장은 “슈퍼맨식 CEO는 더 이상 바람직하지 않으며,미래 CEO의 역할은 오페라단의 단장이 돼야한다고 역설한 대목에 상당히 공감했다.”고 한다. CJ FS의 김상후(金相厚)대표와 삼성물산 건설부문 이상대(李相大)사장,전국경제인연합회 손병두(孫炳斗)상근부회장도 애독서로 이 책을 꼽았다. 김 대표는 주로 집에서 조용히 책을 정독하지만 최근엔 바쁜 일정 때문에 점심시간을 활용한다.이 사장은 ‘가는 곳이 독서실’일정도로 집·차안·사무실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책을 즐긴다. 금세기 최고 CEO로 평가받는 GE의 잭 웰치 전 회장 관련서적도 국내 CEO들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책을 통해 서구 선진기업들의 경영노하우와 마인드를 익히는 LG텔레콤 남용(南鏞)사장은 ‘끝없는 도전과 용기’(잭 웰치)를 정독했다.경영이념과 일에 대한 열정을 상세히 담아낸 이 책을 지인들과 임직원들에게 추천하기도 한다. 해태제과 차석용(車錫勇)사장은 잭 웰치‘최후의 리더십’(로버트 슬레터)을 읽었다.저자는 “모래 속에 머리를 묻고 있으면 기회는 오지 않는다.”며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남 사장은 이 책을 CEO들의 필독서로 권장한다. ◆경제·경영서적은 기본-CEO가 가장 선호하는 책은 당연히 경제·경영 관련서적.세계경제 흐름의 변화와 해외 유수CEO의 경영마인드가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SK㈜ 최태원(崔泰源)회장은 SK의 전략인 중국 사업확대 차원에서 중국서적을 많이 읽는다.최근에 읽은 책은 ‘세계화 이후의 세계화’(로웰 브라이언)와 ‘겅호’(켄 블랜차드·셀든 보울즈 공저).주로 주말과 차량 이동시간을 이용해 책을 잡는다. KT 이용경(李容璟)사장은 ‘민영 KT호’의 초대 사장이 된 뒤 애독서인 ‘최고 경영자 예수’(로리 베스 존스)를 다시 폈다.그는 “어려운 시대에 소임과 지도자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던 예수를 통해 위로와 용기를 얻고 있다.”면서 “고민하는 CEO,갈증을 느끼는 CEO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라고 말했다. 사업에 대한 ‘배짱’과 ‘예술적 재능’을 강조하는 두산 박용오(朴容旿)회장은 최근 ‘소로스’(마이클 T 카우프만)와 ‘보스 토크’(월스트리트저널)를 탐독했다.박 회장은 “이 책을 통해 미래 위기극복 과정,CEO의 대응법과 생존방법 등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제일제당 김주형(金周亨)사장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시간이 날 때마다 ‘인재쟁탈전’(브루스 툴간)을 읽는다.어떻게 하면 인재를 잘 선발하고 유지·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실질적인 답변을 준다고 소개했다. ◆‘책 권하는’ CEO-SK 손길승(孫吉丞)회장은 손이 닿는 곳에 항상 책을놓고 있을 정도.승용차에 늘 2∼3권을 비치해 두는 독서광으로 소문나 있다. 최근에는 32권짜리 ‘도쿠가와 이에야스’(야마오카 소하치)를 통독했다.중국 관련서적도 대부분 독파했다.경영진 및 임직원들에게도 “세상의 변화를 모른 채 기업을 할 수 없다.”며 늘 공부하고 독서하라고 주문한다. 교수가 꿈이었던 효성 조석래(趙錫來)회장은 독서를 통해 전문가를 능가하는 지식을 얻는 것으로 유명하다.경영·경제 관련서적뿐 아니라 품질관리,신기술 관련 책들이나 일본 원서를 즐겨 읽는다. 최근에는 부실의 늪에 빠진 제조업체의 공장장이 한정된 시간안에 기업을 정상화시키는 과정을 담은 소설 ‘더 골(The Goal)’(엘리 골드렛)을 읽고 주요 임원들과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LG전자 구자홍(具滋洪)부회장은 틈이 날 때마다 경영관련 서적을 손에 잡는다.최근에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짐 콜린스)를 읽었다.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기업들의 공통점을 분석한 내용이 좋아 2만 5000여명의 직원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때로는 부드러운소설도-진로 김선중(金宣中)회장은 지독한 독서광에 두편의 시집을 출간한 문인이기도 하다. 경영관련 서적,소설,역사서,추리소설 등 장르를 넘나들며 한달에 7∼8권을 읽어낸다.요즘엔 고대 로마의 역사와 작가의 상상력이 어우러진 ‘로마인 이야기’(시오노 나나미)를 읽고 있다. 쌍용건설 김석준(金錫俊)회장은 스트레스를 독서로 풀 정도로 책을 끼고 산다.침대 부근에 항상 책을 두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꼭 읽는다.일반소설에도 관심이 많아 최근엔 17세 소년이 요트 세계일주를 하며 대자연에 맞서는 모험담을 그린 ‘라이언 하트’(제스 마틴)를 읽었다.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는 삼성전자 이윤우(李潤雨) 반도체부문총괄사장도 될수록 부담없는 소설류를 즐긴다.조선시대 명의 이제마의 일대기를 담은 ‘신의 이제마’(이수광)는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인텔 창업자인 앤디 그로브 회장과 친분이 두터워 그의 서적 ‘Swimming Across’와 ‘Oneon One with Andy Grove’도 읽었다. 산업팀 종합
  • 아셈 “北·美 조속대화 권고”

    (코펜하겐 오풍연특파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막된 제4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는 23일 미국과 북한간 대화재개를 촉구하는 내용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아셈 코펜하겐 정치선언’을 채택했다. 아셈 25개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오후 코펜하겐 벨라 센터에서 열린 제1차 전체회의에서 5개항의 ‘한반도 선언’을 발표,“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북한을 국제사회에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미국과 북한의 대화 재개 전망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정상들은 이어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 화해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남북한이 공동선언 이행과 관련한 조치들과 후속 제반 합의사항들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권고한다.”면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한반도의 평화 프로세스를 계속 유지해나가는 데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정상들은 이와 함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면서 1994년 제네바합의의 완전한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면서 “핵 및 미사일 관련 문제를 포함한 모든 현안들이 적기에 대화를 통해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이에 앞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아셈 개회식 연설을 통해 한반도와 아시아·유럽을 철도로 직접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이를 위한 아시아·유럽 정상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poongynn@
  • 박홍규 영남대교수 ‘아나키즘과 예술’ 주제발표/“아나키즘은 현대예술의 밑거름”

    문학 등 예술에서 아나키즘은 어떤 정체성과 표현양식을 갖는가. ‘우리 사회의 전위적이고 다양성을 함축하는 변화의 중심에 있는 사상’이라는 점에서 최근 들어 아나키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아나키즘학회(회장 김성국 부산대 교수)가 주최한 ‘2002 가을 학술세미나’가 최근 동국대에서 열렸다. 세미나에서 박홍규 영남대 교수는 ‘아나키즘과 예술’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노래(팝)와 문학에서의 아나키즘을 소개하고 “아나키즘은 현대예술의 가장 특징적인 측면임에도 주목받지 못했다.”면서 “아나키즘으로 현대 예술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아나키즘을 빼고 현대예술을 말하는 것도 부분적일 뿐”이라고 규정했다.그의 발표 요지를 정리했다. 존 레넌은 섹스 피스톨스나 클래시,첨바왐바처럼 아나키스트를 자처하지는 않았지만,그가 부른 ‘이매진(Imagine)'은 알려진 것처럼 단순한 사랑 노래가 아니라 자본주의를 부정한 명백한 아나키즘의 노래이다.그는 노래에서 ‘국가’와 ‘사유 재산’‘종교’를 부정하고 ‘모든 사람에 의한 세계의 공유’를 주장했다.‘민중에게 권력을(Power to People)’이라는 노래에서는 “우리가 믿는 민주주의는 민중이 주인 돼서 스스로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1970년대 영국의 록그룹 섹스 피스톨스는 권위의 상징이라는 영국 여왕과 왕실이 아무 짝에도 쓸모없다고 비아냥거리는가 하면,기성 제도권에 대해서는 ‘문제는 우리가 아니라 우리에게 일자리 하나 주지 못하는 너희’라고 성토했다.‘난 반(反)기독교도 아나키스트,내가 원하는 게 뭔진 모르지만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는 알아.’하는 식이다.인종차별과 자본주의의 본산인 미국에 대해 내놓고 저주와 모욕을 쏟아부은 펑크 록그룹 클래시도 있다.이들은 “난 미국이 지긋지긋하다.”고 반미감정을 노래했다. 8명의 혼성 그룹 첨바왐바는 결성 당시부터 아나키즘을 표방해 주목받았다.이들은 첫 앨범‘혁명(Revolution)’에서 “언제나 혁명으로 시작해서 언제나 자본주의로 끝나고,곤봉에 의해 묵살되며 이권 야합으로 팔려 나간다.”라고 노래하는 등 자본주의 체제를 극단적으로 냉소했다. 문학에서의 아나키즘은 현대 문명을 거부하는 아방가르드로 대표된다.톨스토이를 비롯해 보들레르,니체,에밀 졸라,제임스 조이스,프란츠 카프카,알베르 카뮈,조지 오웰,발터 벤야민,도스토예프스키와 랭보 등이 아나키즘 성향을 보였거나 초현실주의를 통해 아나키즘을 실현한 문학인들이다. 톨스토이는 1856년에 발표된 ‘지주의 아침’을 통해 사유재산권을 비판했으며,‘코삭’에서는 자연 속 노동을 문명생활에 대비해 문명의 비인간화를 성토했다.그런가 하면 ‘전쟁과 평화’에서는 카라타에프를 통해 민중적 기독교사상을 역설하기도 했다.카프카도 ‘변신’에서 인간성 타락과 이성의 말살을 경고했으며,‘아메리카’에서는 권력자와 하층민을 대비시켜 하층민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등 아나키즘적 성향을 드러냈다. 또 카뮈는 ‘페스트’에서 종교를 노골적으로 경멸했으며,‘정의의 사람들’에서는 아나키스트 테러리스트를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규정하는가 하면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테러리스트 입장을 적극 수용하는 면모를 보였다.베른하르트는 더욱 극단적인 아나키스트였다.그는 희곡 ‘영웅광장’에서 “국가는 악취를 풍기는 하수구이자 거대한 똥더미”라고 무정부주의적 발상을 굳이 감추지 않았다. 결국 아나키즘 시각에서 ‘국가’‘종교’‘사유재산’은 인간을 노예화하는 족쇄일 뿐이다.국가는 강제·착취·파괴적이다.또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게 하는 자본주의,권력과 결탁하거나 가부장적 권위의 상징으로 인간에게 체념을 강요하는 교회도 부정의 대상이다. 김성국 교수는 “아나키즘의 최고 가치는 개인적 자유와 사회적 해방이며,이를 가로막는 모든 기성 권위에 대한 저항과 도전을 행동으로 실천하고자 했다.”면서 “주류·지배문화에 저항하는 하위문화의 조직가로서 아나키스트들은 문화와 정치의 역동성을 극적으로 결합한 선구자들이었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한국현대문학사’ 펴낸 서울대 권영민교수/“독립신문창간일이 근대문학 기점”

    “70년대 이후 우리 문학이 생산해 온 주요 쟁점을 포괄했을 뿐 아니라 그동안 금기시해 온 북한문학을 우리 문학사에 포함시켰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서울대 권영민 교수가 최근 ‘한국현대문학사’(민음사,전2권)를 펴내 우리 문학사에 새 틀을 제시하고 나섰다.‘백철-조연현-김현·김윤식’으로 이어지는 우리 문학사 연구의 계보를 잇는 ‘한국현대문학사’에서,권 교수는 이전의 학자들이 근대문학의 기점으로 잡은 조선조 영·정조대 대신 한문체제가 국문체제로 바뀐 시발점이 된 1896년의 독립신문 창간을 근대문학의 기점으로 설정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73년에 출간된 김현·김윤식의 ‘한국문학사’가 다루지 못한 그뒤 29년 동안의 문학적 성과를 집적했다는 점,해방후 세대가 쓴 첫 문학사론이라는 점에서도 문단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권 교수는 일반 역사학에서 항상 쟁론의 여지를 남기는 시대구분에 대해 “이전 연구자들은 새로운 양식의 출현을 근대의 기점으로 보고 실학적 전통을 문학사에 접맥시키고자 영·정조 대를 근대문학의 시발점으로 규정했으나,이 경우 전통문학과의 단절이 문제가 된다.”면서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문학이 문화적 기능을 발양한 전환점이자 특정 문학코드,즉 한문 체제가 붕괴되고 국문이 일반화하는 서막이기도 한 1896년을 근대문학의 기점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별도의 문학적 공간으로 이해하고자 한 해방후 분단까지의 시기를 포함,현재까지를 ‘분단문학 시대’로 설정하고 이 시기의 문학에 대해 적극적인 해석을 시도하기도 했다.세부적으로는 이 시기를 ▲민족문학이 제 기능을 수행한 시기 ▲전쟁으로 문학이 분열되는 시기 ▲산업화로 문학의 사회적 기능이 확대되는 시기 등으로 구분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방 이후를 통칭 ‘분단시대의 문학’으로 따로 묶어 낸 것. 이에 대해 “문학사에서 해방은 민족어를 회복한 동시에 분단의 시작을 의미하는 역사적 전환점이 됐다.”면서 “이후 남북의 문학이 확연하게 갈려 지금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분단문학’이라는 규정이 옳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방후 한국문학의 결정적인 변수는 분단이었으며,분단이 계속될 경우 문학의 이질화 역시 심해져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조건으로 통일이 거론되는 것”이라며,이런 시대상황과 문학을 동일한 시각으로 해석하기 위해 ‘역사적 통합주의’라는 새로운 방법론을 저서에 제시하기도 했다. “북한의 경우 이념에 치중했으되 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하소설과 장편 서사시가 주류를 이뤄,내면적 표현에 주력하고 단편소설과 실험시를 양산해 온 남한 문학에 비해 미덕적 요소가 많은 것도 사실”이라는 견해를 밝힌 그는 “이후 남한에서는 문학적 지평을 크게 확장해 오늘에 이른 반면 북한에서는 주체사상에 치우쳐 문학의 영역을 되레 협소하게 한 측면이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분단시대의 남북문학은 양식 개념보다 정신적 단위 개념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통합론적 입장을 강조하고 “따라서 시대구분에 있어서는 문학과,문학을 형성하는 주변의 주요 조건을 동시에 고려하는 입장이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결과적으로 우리현대문학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은 분단문학이며,분단문학의 지향점이 통일문학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역사적 통합주의’란 남·북한의 문학을 하나의 제도 혹은 틀안에서 용해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문학적 생산능력을 얻어내자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 교수는 “이 저서를 발간하려고 지난 78년 이후 각종 자료를 모아왔으며 10년 전부터는 새로운 문학사의 골격을 세우는 연구를 줄곧 수행해 왔다.”고 밝히고 “우리 현대문학사의 공백을 메꾸고 이후의 문학사 정리에 다소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특히 근대의 기점을 새로 설정하는 문제와 기존 문학사가 제대로 조명하지 못한 1920년대의 사회주의 문학을 정리하는 작업이 힘들었다.”는 권 교수는 이런 일련의 문제가 학계 안팎에서 폭넓은 검증을 거쳐 우리 문학사의 기름진 토양이 됐으면 하고 바랐다. 심재억기자 jeshim@
  • [CEO 칼럼] 능력있는 리더 육성하라

    미국 하버드대학의 코터 교수는 기업 내에서 주어진 업무를 정해진 대로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사람을 관리자라고 불렀다.창의적이면서도 혁신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효과적으로 일처리에 치중하는 사람을 리더로 구별했다. 또 각종 조직에는 관리자와 리더가 함께 필요하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경영환경에서는 관리자가 적합하고,오늘날처럼 역동적이고 급변하는 환경에서는 리더가 더욱 요구된다고 역설했다. 특히 ERP(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 등 각종 정보기술(IT)의 영향으로 인해 관리자의 역할은 줄고 있지만 리더로서 갖춰야 할 능력은 오히려 많아지고 복잡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조직내에서 리더를 육성하고,리더로서의 덕목을 키워줘야 할 필요가 생긴다. 리더에게 필요한 자질 중 첫째 항목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과거의 커뮤니케이션은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상위 리더의 지시와 정해진 규칙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집중됐다. 그러나 요즘 리더는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경영층에 전달하는 상향식 커뮤니케이션과 직원들간의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모두 원활하게 이끌 수 있어야 한다. 두번째 항목은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자기분야의 전문지식이다.대부분의 직원들은 입사 초기에는 새로운 지식의 습득에 열심이지만 어느 정도 직급이 올라가면 자신의 경험만으로 업무를 처리하려는 경향이 있다.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지식이 쏟아져 나오는 현대사회에서는 자신의 경험에 새로운 지식을 쌓아 가야만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가치관과 일치하는 명확한 가치관을 지녀야 한다.리더가 기업이 나아갈 방향에 맞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기업의 원칙과 기준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같은 능력을 갖춘 리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신입사원이 입사하는 순간부터 리더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며,동시에 어떻게 해야 리더가 될 수 있는지 길을 제시해 줘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마련해야 한다.많은 기업들이 승진을 위한 교육을 하고 있지만 관리자 양성을 위한 과정이 대부분이다.그래서능력 육성을 위해 직접 참여하고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뛰어난 리더를 많이 보유하고,이들이 기업문화를 형성할 때 기업의 발전은 자연스럽게 이뤄지게 된다.“명장(名將)밑에 약졸(弱卒)이 없다.”는 말처럼 결국 직원들은 자신과 가장 가까운 리더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는 외국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미국 포천지가 ‘세계에서 존경받는 기업’의 직원들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수 인재들이 기업에 계속 남아 일하고 싶은 이유 중 1위는 ‘상사의 명성’ 때문이라고 한다.또 임원을 비롯한 리더급에 대한 만족도도 다른 기업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에 반해 한국 기업 리더들의 만족도는 훨씬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얼마전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인사권이 주어졌을 때 가장 먼저 자르고 싶은 사람’으로 응답자의 47%가 ‘직속상사’를 꼽았다.직장생활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상대가 직장상사라는 응답은 4%에 불과했다.공식적인 조사기관의 자료는 아니지만국내 기업들의 상황이 얼마나 나쁜지를 그대로 보여준 사례다. 우리 기업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능력있는 리더를 육성하는데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오해진 LG CNS사장
  • 삼성 전자부문 내년 6조 투자

    ‘이제는 월드 베스트다.’ 삼성이 5∼10년 뒤를 대비한 ‘월드 베스트 경영’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은 18일 이건희(李健熙) 회장 주재로 서울 한남동 승지원(삼성영빈관)에서 삼성전자,삼성 SDI,삼성전기 등 전자부문 계열사 사장단회의를 열고 중국 등 후발국가의 추격에 대비,제품군별 일류화를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이회장은 회의에서 성장잠재력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주문했다.이에따라 내년 삼성의 전자부문 투자액은 올해 투자액 5조원보다 20% 가량 늘어난 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은 반도체에 대한 계속적인 투자를 통해 메모리사업은 세계 1위 자리를 확고히 다지는 한편 플래시 메모리 매출비중을 현재의 16%에서 2010년에는 40%로 확대키로 했다. 현재 세계시장 점유율 10% 수준인 휴대폰사업은 오는 2005년까지 14%로 끌어 올릴 방침이다. 삼성SDI는 사업구조 첨단화를 위해 ▲2차 전지 ▲PDP(일명 벽걸이TV) ▲초대형 컬러관 ▲유기EL 등 새 디스플레이장치를 성장엔진으로 하는 업체로 변신하기로 했다. 이회장은 한달 보름간의 ‘일본 경영구상’을 마치고 지난달 31일 귀국한뒤 이날 처음 사장단 회의를 주재했다.이회장은 이날 “준비하지 않는 기업에게는 기회가 와도 소용없다.”며 ‘준비 경영론’을 다시 강조했다.이어 “올해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핵심 사업과 핵심 기술개발,핵심 인재발굴 등에 과감히 투자,성장잠재력을 키워 나가는데 주력해야 할것”이라고 당부했다. 또 “국가 경쟁력 제고 차원의 이공계 인력 양성을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회의에는 삼성전자 윤종용(尹鍾龍) 부회장,이윤우(李潤雨)·진대제(陳大濟)·한용외(韓龍外)·이상현(李相鉉)·임형규(林亨圭)·이상완(李相浣).최도석(崔道錫)·황창규(黃昌圭)·이기태(李基泰) 사장,삼성SDI 김순택(金淳澤) 사장,삼성전기 강호문(姜晧文) 사장,삼성코닝 송용로(宋容魯) 사장 등 23명이 참석했다. 박건승기자 ksp@
  • 北·日 정상회담/ 전문가 대담 “日서 北지원땐 남북경협도 활성화”

    사상 첫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북·일 관계가 급진전 조짐을 보이는 등 동북아 정세의 대변화가 예고되고 있다.대한매일은 18일 서동만(徐東晩) 상지대 교수,박철희(朴喆熙)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등 국제정치 전문가를 초빙,특별좌담회를 통해 북·일 정상회담의 의미와 향후 한반도 정세에 끼칠 영향을 짚어보았다.다음은 토론 요지. ■북.일 정상회담 평가 ◆서동만 교수-최근 남북 관계는 원활하게 진행돼 왔다.문제는 진전되지 않는 북·미 관계였다.그런 점에서 이번 회담은 북·미 관계에 있어서도 결정적인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전반적으로 북측이 일본의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회담이 진행됐다. ◆박철희 교수-그렇다.북한이 놀라울 정도로 전폭적으로 수용했다.여러가지 구체적 약속도 했다.의외의 성과다. ◆서 교수-핵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일본의 역할을 요청하는 모양새가 되지 않겠는가.일본 외교로서도 큰 성과다. ◆박 교수-정상외교의 견본이 됐다는 생각이다.북한과의 문제는 수뇌회담을 통해 해결된다는 것을 그대로 증명한 것이다.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미국에 하지 못한 메시지를 고이즈미 총리를 통해 전달했고,우리 정부에 대해 지금까지 미적거린 부분을 확약해 주기도 했다. ◆서 교수-미국의 강경기조가 이번 회담에 영향을 끼쳤다는 주장이 있다.분명한 사실이지만,남북협력 기조가 있어 가능한 것이다.만약 우리마저 강경기조였다면 김영삼(金泳三) 정부때 경험했듯,이런 성과를 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박 교수-북한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지를 짚어볼 필요도 있겠다.바라는 것을 얻지 못하면 언제든 되돌아갈 수 있는 단순한 전술적 변화라는 주장과,중국 모델을 받아들여 체제유지 방식을 바꾸는 근본적인 변화를 수반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양자의 중간쯤이 아닌가 생각한다.단순한 전술적 차원은 넘어섰다.북한은 지금 경제·사회적 개혁조치를 제대로 취하기 시작했다.워낙 밑바닥에서의 사회적 변화가 크고 농업과 배급제의 문제 등 컨트롤에 한계가 생긴 것 등이 계기가 됐다.아마 이 개혁의 흐름을 뒤집기는 힘들 것이다.어떻게 보면 미국의 강경기조는 북한이 뒤로 빠지지 못하도록 방파제 역할을 했다고 볼 수도 있다. ◆서 교수-일본 국민감정 극복이 과제다.피랍자 사망문제를 들고 나오는 보수강경파의 반격이 예상된다.이번 회담은 일본으로서도 고이즈미의 개혁이 걸려 있다.회담 추진과정에서 고이즈미와 일본 정파의 하나인 하시모토파 일부가 결합한 것으로 안다.내부 파벌간의 빅딜이 이뤄진 듯하다. 일본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타결하려 했지만 실패했다.반면 미국의 부시는 일방주의를 취했지만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에 성공해 실리를 추구했다.러시아도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급속히 확대했다.일본으로서는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 온 것이다.그 돌파구를 북·일 정상회담에서 찾았다.결국 이번 회담은 일본 외교로서는 큰 성과다.고이즈미가 내부 반발을 무마하며,돌파해 나갈 수밖에 없다. ◆박 교수-고이즈미가 이번 북·일회담을 정치적 돌파구로 삼은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하시모토파와 관련,생각이 다르다.확인 결과 북·일 협상은 정말 비밀리에 진행돼 일본에서도 이번 협상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였다.그래서 ‘이제야말로 일본이 외교를 하고 있다.’는 내부 평가도 나온 것이다.납치문제 강조는 이중성이 있다.일본으로서는 큰 문제였지만 11명은 정치적으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납치문제의 뚜껑을 열면 국민들의 불만이 다시 제기된다.고이즈미의 반대세력은 아주 좋은 정치적 호재를 만나게 됐다.국민감정을 누그러뜨리는 것이 고이즈미의 과제다. ◆서 교수-수교 시기에 대해서는 미국과 조율이 이뤄질 것이다.북한이 확실한 보장조치를 보여 주느냐가 중요하다.북한이 약속을 이행하게 된다면 미국으로서도 강경조치를 취할 수 없을 것이다.수교 협상이라는 것이 의외로 빠른 결말을 낼 수 있다.북한의 구체적 행동에 따라 미국의 정책 판단이 들어갈 것 같다. ◆박 교수-북한이 여러 측면에서 개혁조치를 취했고,외부에 대한 개방조치를 단행한 것이 일본의 결정을 확실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수교 협상을 재개할 즈음 일본 내에서는 납치 문제에 대한 (북한의) 국가 배상을 요구하거나 국가 범죄로 모는 등 보수 언론과 정치인이연합해 고이즈미를 몰아세울 것이다.10월에 있을 보궐선거의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따라서도 생각을 달리할 수 있다. ◆서 교수-일본 외교는 이번에 본때를 보여주었다.대단히 이익이 많다.만약 협상을 완전히 성사시키지 못한다면 다시 일본의 외교력이 의문시되는 상황이 올 것이다.동아시아와 한반도에 대해 미국이란 변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북·일 수교 문제는 21세기 일본 외교의 시험대인 셈이다. ◆서 교수-미국에 공이 넘어갔다.북한은 사실상 미사일 발사에 대해 무기한 연기 의향을 밝혔고,핵 문제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의 규정을 준수하기로 했다.핵사찰을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다.미국이 북한에 대해 적대적 자세를 바꾼다면 미국의 의사를 수용하겠다는 뜻이다.중요한 것은 이 시점에서 미국에서 두 가지 반응이 나왔다는 점이다.파월 국무장관은 긍정적이었고,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느닷없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설을 들고 나왔다.미 강경파의 불쾌한 내심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대단히 위험한 것이다.협상 자세를 일절인정하지 않을 우려도 있다. 하지만 거꾸로 얘기하면 핵무기가 실재하지 않는 한 미국이 북한의 메시지를 거부할 명분은 없다는 얘기도 된다.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박 교수-미국은 북한의 구체적 행동을 가장 중시하고 있다.북한이 핵사찰을 조건없이 수용할 것인가를 주목할 것이다.무조건 수용만 이뤄지면,미국 강경파도 북의 전향적 태도를 부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핵 사찰의 조기 수용 여부가 관건이 될 듯하다. ◆서 교수-북으로서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표현을 했으니,미국으로서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중동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내의 강경파가 주도하지만 동아시아 문제는 온건파가 중심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이라크 전에 대해 일본은 예상외로 상당히 강하게 나왔다.이라크 공격에 협력하겠다는 조건을 걸어 북한 관련 문제를 설득하려는 것이 아니겠는가. ◆박 교수-미국에서는 기본적으로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반응이다.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미국이 설정한 허들(장애물)은 3가지다.대량살상무기(생화학·핵무기),미사일,재래식무기와 관련된 부분이다.앞선 두 가지 허들은 없어졌다.미사일 개발과 수출에 대한 언급은 없기 때문에 미국측에서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재래식 무기는 북·미간 협상을 해야 한다.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왔을 때는 미국도 양보하는 유화적 자세가 필요하다. ◆서 교수-견해가 다르다.재래식 무기 문제가 나오면 주한미군 문제가 걸려 미국도 유리한 게 아니다.(회담 의제로)추가하게 되면 문제가 복잡해진다.북한의 재래식 무기와 한국군의 문제 등에 또 다른 협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그 부분은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다. ◆박 교수-문제는 미국이다.이라크 때문에 간단하게 노선을 변경하기 어렵게 됐다.북·일,남북,그리고 (북한과)러시아 등은 현재 더할 나위없이 좋다.중국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대량살상무기 문제도 해결됐다.강경정책을 펴는 미국 이외의 주체들은 대체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미국을 이 다자구도에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북한과 이라크는 다르기 때문에 북한을 끌어안는,선별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득해야 한다.한국이 주도해 다른 국가들이 합의를 이루면서 미국의 동참을 유도하는 외교역량이 필요하다. ◆서 교수-중국·러시아는 한반도와 동시수교를 맺고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다.미국이 비록 강경 발언을 하더라도 (무력적)수단을 사용하기는 상당히 어렵다.동북아는 불안하기 때문이다.클린턴 정부때 진지하게 고려한 적 있으나,(무력사용의)실현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즉 동북아에서는 대화뿐이라는 결론인 셈이다.화해·협력 기류를 마련하는 데 미국의 역할이 필요하다. ◆박 교수-외교안보적으로 봤을 때 한반도에서는 다중구도가 동시 진행되는 게 바람직하다.여건이 조성됐다고 본다.러시아·중국에 이어 일본까지 동참했다.미국만 남아 있지만 6자회담 등 다자체제를 통해 이해보장장치 등이 동시에 진행될 때 평화정착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서 교수-북한과 일본이 가까워질 때의 우리 위치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상당히 역설적 상황이다.일본으로부터 남북경협을 훨씬 넘어서는 막대한 금액이 북한에지원되면 ‘일본 선점론’이 나올 것이다.‘대북 퍼주기론’이 나오다가 이제는 ‘일본이 먼저 가서는 안된다.’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다.근시안적 사고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북한에서 일본만 독주할 수는 없을 것이다.예컨대 건설업에 일본 자본이 들어가더라도,제조업은 메리트가 없기 때문에 한국과 중국의 참여없이는 뛰어들지 않을 것이다.주변 국가와의 협력이 필요하게 된다.그래서 기존 남북 경협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북·일 양국 관계로만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일본은 동해안시대를 환영하면서지역에서의 자유무역을 훨씬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이는 동북아지역 차원의 협력이 수반돼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정리 이지운 강혜승기자 jj@
  • 盧후보 마이웨이 선언/ 후보 단일화-통합신당 “거부”

    민주당의 격렬한 내분양상이 16일 분당(分黨)이냐,봉합이냐를 향해 초읽기에 들어간 양상을 보였다.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탈당파나 구당파,반노(反盧)파에게 최후통첩성 경고를 보내고 ‘노무현 색깔 선대위’출범 의지를 밝혔다.반면 탈당파는 떠날 의지를 재확인했고,노 후보와 탈당파의 완충역할을 했던 신당추진위는 이날 사실상 해산해버려 각 세력이 사생결단식 승부에 돌입할 수밖에 없어졌다. ■노무현후보 문답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16일 당내 비노(非盧)·중도진영의 통합신당 및 후보단일화 주장 등에 대한 정면돌파를 선언했다.노 후보는 “18일 선대위를 출범시킬 계획이며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이 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이어 “국민경선은 8월말이 가능한 최대한의 기간이었다.”고 국민경선 불가 입장도 처음 밝혔다. 그는 향후 반노(反盧)·비노 진영과의 관계설정과 관련,“화합형 의견을 존중하겠으나,선거운동을 방해할 분들을 선대위 요직에 임명할 수는 없다.”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대선정국을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표명이었다. ◇당무와 선대위 이원화에 대해. 이원화를 잘못 사용하고 있다.선거업무와 관계없는 당무가 있다면 대표가 계속 진행한다는 것이다.선거와 관련된 모든 것은 선대위에서 진행하고,선대위가 우선한다. ◇당 재정권은. 필요하다면 재정권도 인수할 것이다.선대위의 결정이 우선한다면 재정권한에서도 우선한다.(한화갑 대표와)다르게 해석할 수 있으나 조율하면 된다. ◇중도파 등의 탈당 움직임이 있는데. 후보 흔들기든,탈당이든 뭐든지 명분이 있어야 한다.명분이 없으면 국민으로부터 비난받는다. ◇김영배(金令培) 신당추진위원장이 노 후보의 자질론을 거론했는데. 어떤 후보든 그런 식으로 지적하면 지적받지 않을 사람이 없다.주관적인 지적일 뿐이다. ◇정대철 선대위원장의 인선 배경은. (최고위원 경선에서)한 대표 다음으로 득표했을 뿐 아니라 중립적 위치이고 정통성에 하자가 없다. ◇한 대표가 도울 것으로 보나. 위원장을 맡는 것이 도움이 되면 그렇게 돕고,안 맡는 게 도움이 되면 안맡아 도움을 줄 것이다. ◇선대위의 색깔은. 각 정파를 끌어안아야 한다는 많은 분들의 의견을 존중한다.하지만 어제까지의 적대행위는 문제삼지 않지만,내일도 흔들 사람은 선거운동의 핵심자리에 두기 곤란하다.배에서 내리라고 하지는 않지만 배의 다른 영역에 있을 것이다. ◇통합신당에 대해선. 누구와의 통합인지 당원과 국민에게 먼저 밝혀야 한다.통합수임기구는 전당대회 소관이다.그간 내가 사소한 문제제기를 안했으나 앞으로 할 말은 할 것이다. ◇후보단일화 주장에 대해. 왜 단일화하나.단일화 얘기하면 노무현 지지가 올라가나.내 결단없이 단일화 얘기는 안된다.통합·단일화는 패배주의이고,내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다. 홍원상기자 wshong@ ■김영배 신당추진위원장 문답/ “중도파 뜻에 공감” 16일 신당추진위원회 해산을 당에 공식 건의한 민주당 김영배(金令培) 위원장은 통합신당이 무산된 배경으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후보직 사퇴 거부를 우선적으로 거론했다. 김 위원장은 “뜻있는 많은 의원들이 좌절하지 않고,국방·외교·안보·경제성장 등을 비롯한 대통령으로서의 애국심,자질 문제를 심사숙고해서 구국적 결단이 있을 것”이라며 당내 의원들의 반노(反盧)진영 동참을 간접적으로 촉구했다.이어 “17일부터는 내 소신을 숨김없이 다 말할 것”이라고 강조해 노 후보와 선을 긋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통합신당을 주장하는 중도파와 함께할 의향은. 신당추진위원장 입장이 아닌,개인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본다.내가 발표한 글에서도 그 부분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신당추진위 해산을 한화갑(韓和甲) 대표에게 어떤 방법으로 건의할 것인가. 내일 오전 한 대표와 신당추진위원간 공식 조찬모임이 있다.그때 구체적으로 보고하고 협의가 있을 것이다.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은 것이 신당추진을 불가능하게 한 이유라고 지적했다.후보사퇴도 포함되는가. 모두가 포함된다.기득권을 둔 채 통합신당을 추진하는 것은 어렵다는 판단이 섰다. ◇후보가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아서 통합신당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았다는 뜻인가. 현 시점의 입장에서는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내일부터는 내 소신을 숨김없이 다 말할 것이다. ◇결국 노 후보의 사퇴와 선대위 출범 연기를 요청하는 것인가. 거기(성명서) 내용에도 있다.당내 이런 상황 속에서 선대위를 발족하고 대선에 들어간들 무슨 의미가 있고,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성명서에서 의원들의 ‘구국적 결단’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구국적 결단이란 무엇인가. 구체적으로 말하진 않겠다.앞으로 많은 의원들이 그러한 정신을 가지고 단안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홍원상기자 ■盧냐 No냐… 反·非盧 기로에 복잡하게 진행되던 민주당 분열상이 16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탈당파·구당파·반노(反盧)파에 대한 최후통첩성 선언으로 역설적으로 단순화되는 분위기다.노무현식 민주당에 잔류해 협조하느냐,아니면 탈당이냐의 양자택일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친노(親盧)진영은 당분열을 우려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못박았다.반면 탈당·반노파 등은 정치생명을 건 선택을 앞당겨야 할수밖에 없다.완충역할을 해준 신당추진위마저 이날 사실상 활동종료를 선언,더 이상 민주당내에서 노 후보 흔들기의 모습은 보여주기 어려워진 상태다. 이같은 사정 때문인지 그동안 탈당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 고민해온 탈당파들은 즉각적인 반응은 삼가면서 노 후보 발언의 진의파악에 분주했다.탈당파들은 특히 신당추진위도 동시에 해산되어버린 점을 들면서 “이제 타협은 어려워졌다.여론의 흐름을 반영,선택을 앞당길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비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원외(院外) 지구당위원장이긴 하지만 박범진(朴範珍) 서울 양천갑위원장의 이날 탈당이 주목을 끌었다.그는 “현 상황에서 정치에 희망을 줄 가능성이 높은 정치인은 정몽준(鄭夢準) 의원”이라고 정 의원 지지를 공개 표명해 탈당파와 반노(反盧)파에 미칠 영향이 관심사다. 그동안 탈당파를 대표했던 김원길(金元吉) 의원의 행보도 주목된다.김 의원은 이날 노 후보의 경고성 발언에 앞서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추석 뒤 통합신당을 창당할 수 있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20명 정도 민주당을 탈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도 통합신당이 성공하는 단계에서 탈당을 결행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에,노 후보가 통합신당을 거부한 뒤의 행보에 상당한 고민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말해 탈당파들이 당에 잔류,당 밖에 별도 신당추진기구를 구성,정몽준의원과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 노 후보의 반대로 불가능해져 선택의 폭이 매우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최명헌(崔明憲) 장태완(張泰玩) 의원 등 통합신당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소위 구당파 의원들도 사태추이와 여론동향을 지켜보며 추가적인 행동 양식을 정하기로 했다. 이춘규기자 ta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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