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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장 지키기” 금융정책라인 ‘당당 新관치’

    “시장 지키기” 금융정책라인 ‘당당 新관치’

    ‘이헌재(경제부총리·6회)-윤증현(금융감독위원장·10회)-최중경(재경부 국제금융국장·22회)·김석동(재경부 금융정책국장·23회)’으로 이어지는 금융정책 라인업에는 공통점이 있다.시장의 힘을 존중하지만 무질서는 용납하지 않는다는 소신이다.이를 밀어붙이는 카리스마도 있다.이 때문에 이들에게는 ‘신(新)관치 사단’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한다. 이 라인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시장의 질서가 잡혀가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와 “시장을 지킨다는 명분 아래 옛(舊) 관치의 폐해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 교차한다.시장과의 충돌 조짐이 엿보이는 ‘중소기업 대출 처리문제’는 신관치의 변별성을 가늠짓는 시험대로 여겨진다. ●“관치라고? 우리에게도 할말은 있다” 현 금융팀은 자신들의 시장철학이 부정적 어감이 강한 ‘관치’라는 한 단어로 매도되는 것을 마뜩잖아한다.과거 관치가 ‘정부 입맛대로 길들이기 위한 시장 비틀기’였다면,지금의 관치는 ‘최소한의 시장 지키기’라고 강변한다.이 부총리의 주장.“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은 시장이 불확실하다고 진단했지만 내 진단은 불안정하다는 것이다.불완전하긴 해도 웬만한 위험은 가급적 시장이 해결하도록 놔둬야 한다.그러나 그 위험이 시스템을 위협하거나 시장을 농락할 때는 (정부가)가차없이 개입한다.” 이 부총리와 색깔이 비슷하면서도 다소 달라 ‘이란성 쌍생아’로 불리는 윤 금감위원장 역시 “사상 최대 이익을 낸 은행들이 기업을 등쳐먹는다.”며 금융시장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질타한다.김석동 재경부 금융정책국장도 “1년 미만 단기 기업대출 비중이 73%를 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면서 “은행이 아니라 단자회사나 전당포”라고 신랄하게 성토한다. 최근 들어 ‘관치’가 아니라 ‘관리’라며 ‘물타기 표현’을 시도하고 있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관치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것도 현 금융팀의 공통점이다.김 국장은 “시장에 들어갈 때는 신속하면서도 단호해야 한다.”며 이 부총리에게 ‘사사한’ 관치 노하우를 공공연히 강조하기도 한다.‘LG카드 처리’가 후유증이 심했던 것도 “어설프게 관치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환율방어로 ‘최틀러’라는 별명을 얻은 최중경 국장은 “정부도 시장의 한 참여자”라며 “이를 부인하면 서로(정부·시장)가 피곤해진다.”고 주장한다.환차익을 노리는 국내외 투기세력에 “대한민국 관료를 우습게 보지 말라.”고 맞서기도 했다. ●시장에서는…中企처리가 시험대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현 금융팀이 공과를 떠나 역대 어느 팀보다 시장친화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역설적인 평가를 내렸다.반면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현 금융팀은 색깔만 강할 뿐 개혁 마인드가 약해 시장의 퇴출기능을 제대로 유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현장의 목소리도 엇갈린다.한 금융계 인사는 “전임 이정재 금감위원장이 부드러우면서도 소리없이 이 부총리를 보좌했다면 지금의 라인업은 너무 강(强)-강(强) 일색”이라고 우려했다.또 다른 인사는 “한때 시장에서 ‘금감위원장은 축구경기 시청중’(이 전 위원장이 축구광임을 빗대어)이라는 냉소가 돌았던 적이 있다.”면서 “시장이 어떤 의미에서건 당국의 존재를 의식하기 시작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한 국책은행장은 “시장의 위계질서가 잡혀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너무 강하게 찍어누르면 부작용이 따르게 마련”이라면서 “중소기업 대출문제만 하더라도 당국이 대출을 회수하지 못하게 하니까 애초 대출심사 때 종전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시중은행장은 “가뜩이나 돈이 남아돌아 걱정인데 멀쩡한 기업의 대출금을 회수하는 은행이 어디 있겠느냐.”고 공박했다.시장을 앞세워 시장 위에 군림하려 드는 오만함마저 엿보인다는 얘기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김보일의 영화속 수능잡기] ‘집으로’

    [김보일의 영화속 수능잡기] ‘집으로’

    누구나 시간의 화살을 피할 수는 없다.영원한 젊음은 없다.불로불사(不老不死)의 존재를 꿈꾸어 보지만 시간 앞에 헤라클레스나 아킬레스는 없다.트로이의 영광도 시간이 지나면 낡아간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낡음과 노화는 자연스러운 것이다.그러나 아무도 낡음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눈가의 주름은 처단해야 할 그 어떤 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오늘의 세태다.체모가 줄어들고,피부는 건조해져 탄력을 잃어버리고,몸의 저항력이 감소돼 환경에 잘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 노년의 징조들이다.눈은 침침해지고 기력은 점점 쇠하여진다.기억은 가물가물해진다.오늘날의 광고는 이 모든 노년의 징후들을 적대적 감정으로 바라본다.탄력과 싱그러움과 건강만이 최고임을 은연중에 강조하면서. 농경사회에서 노인들의 지식은 감탄의 대상이었다.병충해가 들끓을 때는 이렇게 해라,소가 기력이 약해졌을 때는 이런 방법을 써보아라,노인들의 한 마디 한 마디는 그대로 소중한 삶의 지혜였다.그러나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는 지식의 속도가 빨라졌다.오늘의 지식은 빠르게 낡아 과거의 지식이 된다.조금이라도 지체하다가는 낡은 생각의 소유자,현실을 모르는 구닥다리 세대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이런 현실에 맞서려면 부단히 자신의 지식을 업그레이드시켜 가야 한다.쉴 틈이 없다. 영화 ‘집으로’에서의 노인은 말도 못하고 글도 못 읽는다.외할머니가 혼자 살고 계신 시골 외딴집에 남겨진 상우는 전자오락기와 롤러블레이드의 세상에서 살아온 아이다.컴퓨터는 물론 전자오락실 하나 없는 산골에서 상우는 자신의 욕구불만을 외할머니에게 드러낸다.영화는 어린 상우가 어떻게 할머니라는 존재의 의미를 깨달아 가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서 우린 이런 질문을 생각해볼 수 있다.영화 속의 상우만 미성숙한 존재이고 영화 바깥의 우리들은 성숙한 존재들일까.우리 역시 늙음의 가치를 제대로 볼 줄 모르는 미성숙한 존재들이 아닐까.물론 늙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육체의 눈이 약해지면 마음의 눈은 밝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 몸의 역설이다.영화 ‘집으로’에서의 노인은 어린 손자에 대한 극진한 사랑을 말로써가 아니라 몸으로써 보여준다.아무리 시대가 새로운 것을 요구하더라도 그 사랑은 낡은 것이 아니다.2002년작.이정향 감독.김을분·유승호 주연. 서울 배문고 교사 desert44@hitel.net
  • 이헌재 부총리 “철도·전력 민영화 안한다”

    이헌재 부총리 “철도·전력 민영화 안한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3일 “국가기간망사업은 섣불리 민영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과 나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연례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이 부총리는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기간망 사업의 섣부른 민영화는 경쟁체제를 가져오기보다 수요·공급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며 가스사업이 민영화된 후 경쟁보다는 지역별 독점이 나타나는 현상을 예로 들었다. 이 부총리는 “통신 등 이미 민영화된 것을 정부가 다시 가져올 수는 없지만 철도와 전력 등은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한국전력의 배전사업 민영화안이 나와 있지만 좀더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미국의 전력 민영화로 인한 부작용을 지적한 뒤 “(배전 민영화가) 우리 경제에 도움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거듭 밝혔다. 내년도 경제 전망과 정책 기조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이 부총리는 “올해보다 조금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수출의 성장 기여폭이 줄어드는 부분을 내수가 메워줘야 하는데,특히 건설 부문에서 충분한 내수가 일어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노무현 정부의 경제 정책이 ‘사회주의적 분배위주 정책’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제대로 사회주의 정책을 써보기나 하고 그런 말을 들으면 억울하지나 않을 것”이라며 “현 정부는 한번도 분배정책을 쓴 적이 없고,재벌 규제를 풀었으면 풀었지 더 묶은 것은 하나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 부총리는 “국가 경제정책의 최우선은 일자리 창출이고 이를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성장이 필요하므로 성장을 가능케 하는 모든 정책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5% 성장과 일자리 30∼40만개 창출을 위해 상당폭의 재정확대 정책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우리 경제가 개방됐다고 하지만 제조·금융업과 일부 서비스업 외에는 개방되지 않았다.”면서 “의료,교육,노동 등 국내 경제 전반의 개방·경쟁체제 전환을 절대 물러서지 않고 하나하나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dawn@seoul.co.kr
  • 날자! 도봉의 꿈 활짝 핀다

    날자! 도봉의 꿈 활짝 핀다

    서울 동북부에 자리잡아 발전이 더뎠던 도봉구가 비상(飛翔)을 꿈꾸고 있다. 레저관광·업무·생활문화 등의 성장동력을 갖춘 신개념의 직주통합형 주거단지로 만들겠다는 도봉구의 중장기 지역발전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 4일 도봉구에 따르면 연간 유동인구 1000만여명에 이르는 지하철 1·7호선 도봉산역 일대를 오는 2007년까지 생태골프장,생태공원,승마공원 등을 갖춘 자연친화적 관광레저단지로 조성할 방침이다. 또 옛 국군창동병원 부지에 들어서는 법조단지와 구청사 사이는 지역경제의 활력을 불어넣을 복합업무단지로,민자역사가 들어서는 지하철 1·4호선 창동역과 주변지역은 강북 최대수준의 복합 문화공간으로 변신을 꾀한다. 도봉구 중장기 지역발전전략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도봉산역 주변에 들어서는 자연친화적 관광레저단지다. ●도봉산엔 생태골프장·생태공원 우선 구는 도봉동 산 2의 1일대 6만 2400여평에 380억원을 투입,9홀 규모의 도봉 생태골프장을 조성한다.구는 3월 골프장 조성 추진계획을 세우고 7월에는 도봉 생태골프장 건설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구는 ▲올 연말까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승인을 거쳐 ▲내년 6월까지 건교부로부터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승인 및 도시계획 시설사업 실시계획 인가’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도봉산역 환승주차장과 도봉 엑스 스포츠랜드와 맞닿아 있는 골프장 예정지는 눈병 및 알레르기 등을 유발하고 경제성이 없는 아까시나무와 은사시나무 군락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해 수목갱신이 필요하다.게다가 경작지와 훼손지역이 많아 현 상태로 보전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 구의 판단이다.김진열 도봉구 공원녹지과장은 “골프장이 건설돼도 그린·러프·페어웨이 등에 새로운 식생이 조성되면 바람직한 생태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는 환경파괴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잔디를 가꾸는 데 사용되는 농약과 비료의 사용을 최대한 억제할 계획이다.김과장은 “도봉 생태골프장은 자연친화적으로 조성돼 대중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생태공원도 조성된다.187억여원의 예산을 투입,골프장 맞은편에 8700여평 규모로 들어서는 생태공원에는 청소년과 시민들이 환경 및 생명공학 등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태과학관과 다양한 생태학습장이 들어선다.서종태 도봉구 문화체육과장은 “생태과학관은 대전 엑스포과학공원내 자연생명관 등 유명 과학전시관을 벤치마킹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태공원 위쪽에는 옛 뚝섬경마장이 이전해 7100여평의 승마공원으로 조성된다.정해민 도봉구 기획조정팀장은 “현재 서울시로부터 이전계획을 통보받고 시의 최종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승마공원의 조성비용은 모두 승마협회가 부담하게 돼 구가 따로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없다. 이외에도 도봉산과 도봉산역 사이의 진입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상징육교’를 세워 서울 동북지역 관문으로의 이미지를 극대화한다.또 현재 불법 노점상들이 난립해 있는 도봉산 입구는 ‘만남의 광장’으로 새롭게 단장된다. ●법조단지 인근엔 복합업무단지조성 법조단지를 유치한 옛 국군창동병원 자리와 구청사 사이는 법무·행정서비스 관련 사무실을 유치해 복합업무단지로 조성한다. 우선 구는 연말까지 방학2·3동 지역에 각각 건립되는 방학동노인복지센터와 도봉실버센터가 건립되면 이같은 분위기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한다.도영태 도봉구 도시정비과장은 “법조단지와 구청사를 양끝에 두고 복지시설이 사이에 들어서면 자연스레 업무시설이 확장돼 구의 새로운 산업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실제 이 지역은 고층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이 속속 입주해 부도심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손꼽힌다. ●창동역주변은 쇼핑·문화 중심지로 현재 환승역 기능에만 머물고 있는 있는 창동역은 2007년까지 지하2층 지상11층 연면적 2만 6000여평의 민자역사로 바뀌게 된다.멀티플렉스 극장과 개방형광장,쇼핑시설 등이 들어서는데 현재 입주업체를 분양 중이다. 민자역사 주변에 창동운동장과 문화체육센터가 내년 11월 조성되면 9월 개장된 이동식공연장인 ‘서울열린극장 창동’과 함께 지역주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최선길 도봉구청장은 “중장기 지역발전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도봉동에는 레저관광단지,방학동에는 업무단지,창동에는 생활문화단지가 일직선으로 배치돼 서울 동북부와 경기도 지역의 주거 및 문화의 중심지로 부상할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최선길 도봉구청장 도봉구의 야심찬 중장기 지역발전 전략의 수립과 추진의 중심에는 최선길 도봉구청장이 있다.최 구청장은 산업공동화 현상으로 허덕이던 서울 동북부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발전전략의 성공적 추진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다음은 최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도봉산역 인근 지역을 지연친화적 관광레저타운으로 조성하게 된 이유는.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북한산국립공원 앞자락에 위치한 도봉산역 주변은 등산인파가 연간 1000만여명에 이르러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그러나 이 지역은 그린벨트,고도제한,군사시설 등으로 묶여있어 제대로된 발전방안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구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지리적 특수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자연친화적 관광레저단지를 조성하자는 결론을 내리게됐다. 골프장이 들어서면 환경단체의 반발이 예상되는데 대처방안은? -우선 골프장 조성 예정지역이 도봉산의 전체 조망을 훼손하는 것이 아님을 논리적으로 설득할 생각이다.생태골프장이 조성될 지역은 도봉산 능선과는 상당히 벗어나있어 도봉산을 직접적으로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예정지역의 40%는 10여년간 나대지 형태로 방치된 땅이라는 점도 부각시키겠다. 또 기존에 사용되던 농약 사용을 억제하는 자연친화적 잔디 식재법 및 관리방법도 사전에 이해시키겠다.정릉지역에 골프연습장을 운영,매년 수십억원의 수입을 올리는 성북구의 사례를 들어 골프장의 경제적 효과도 설명하겠다. 사업 재원확보 방안을 설명해달라. -재정자립도가 취약한 도봉구로서는 고민스러운 부분이다.승마공원과 생태공원에 드는 비용은 유관단체나 서울시로부터 지원을 받는 방안이 유력하다. 생태골프장은 민자유치를 이끌어 낸다는 방침이다.건립 후 위탁운영을 하면 가능하다고 본다.또한 승마나 골프 등은 부가가치가 높고 수익성도 높아 사업비의 조기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 역점을 두는 사업이 있다면. -고령화사회에 미리 대비하는 차원에서 노인복지 문제에도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도봉동과 방학동 등에는 노인복지센터가 올해 개장되고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요양시설도 추가적으로 입주시킨다는 방침이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전문가가 본 잇단 관광단지 개발 서울 각 자치구들이 최근 중장기 발전계획으로 문화관광시설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해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서울신문 수도권섹션 ‘서울인서울’은 중랑구가 망우산과 용마산을 연계한 ‘서울 동북부 문화·관광·레저벨트’,마포구 합정동 절두산 성지와 외국인 묘지 등을 이은 ‘마포U벨트’ 등을 연이어 소개했다. 최근 지역 특화산업과 관련한 논문을 여러편 발표한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이성우(도시및지역계획) 교수는 “각 자치구의 지역적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전략을 채택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며 “서울 및 경기북부의 인구를 유치할 수만 있다면 자치구의 경제력도 함께 증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서울시 도시재개발 전문가포럼 위원으로 활동하는 서울시립대 도시계획전공 남진(도시계획) 교수는 “자칫하면 이같은 계획들은 전시행정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며 “도심보다는 배후 주거지 비중이 높은 자치구들은 자연경관을 이용해 고급 주거지로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어 남 교수는 “20년 단위의 도시기본계획이나 10년 단위의 도시관리계획 등 서울시 차원의 장기발전 계획 아래 체계적으로 개발해야 하는데 현재는 그러지 못한 실정이 아니냐.”며 꼬집었다.이 교수 역시 “개발은 지역주민들이 장기적으로 예측가능한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하는데 자치구들의 발전방안이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의견이 개발계획 초기부터 반영되지 않는 점도 문제다.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대체로 계획안의 골격이 만들어진 후에 의견수렴 정도로 진행돼 개발관련 정보를 얻기가 힘들다. 더욱이 주민참여 기회도 많지 않아 주민들의 저항도 거센 편이다.남교수는 “일본이나 독일의 경우 계획 초기단계부터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절차가 제도적으로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이 교수 역시 “자치구 관련 뉴스를 전하는 지역신문 등을 활용해 주민과 자치단체가 개발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계획을 수립하더라도 광역시나 중앙정부 등 상급관청의 결정을 기다리는 행정구조도 문제다. 일본이나 독일의 경우 지자체가 개발계획을 세우면 상급관청에 신고만 하면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간에 담석이 있으면 담도암 일반인의 4배

    김명환 박사는 “몸 안에 수백개의 담석을 갖고도 평생 병원 한번 찾지 않는 사람이 없지 않다.그러고도 천수를 누렸다면 천행이지만 그 삶이 오죽했겠느냐.”며 “담석도 문제지만 담석이 유발하는 담낭암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석 중에서도 담낭담석은 담낭 벽의 석회화를 초래,담낭암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담낭에 직경 2.5∼3㎝가 넘는 큰 담석이 있을 경우에도 암이 잘 생긴다.또 간 속에서 생긴 간내담석도 담도암의 가능성을 높여 간내담석을 가진 사람의 담도암 발병률이 일반인의 4배에 이른다. 이런 경우 담석을 제거하는 것이 치료의 원칙이다.더러는 아예 담낭을 들어내 담낭담석의 발생을 근본적으로 저지하기도 한다.물론 겉으로 특별한 증상이 드러나지 않는데 암이 두렵다며 무조건 담낭을 제거하지는 않는다.“모든 치료법이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 환자와 의료진이 마주 앉아 냉정하게 이해득실을 따져야 한다.환자의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담석이 암으로 발전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담석이 암 발병과 어떤 상관성을 갖고 있는지,또 실제로 암이 진행되고 있지는 않은지를 점검해야 한다.”며 “가장 쉽게 담석 여부와 암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복부 초음파검사를 1년에 최소 한번은 받아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盧대통령 “자주국방·한미동맹 안보 두축”

    盧대통령 “자주국방·한미동맹 안보 두축”

    노무현 대통령은 1일 “자주국방과 한·미동맹은 우리 안보의 중요한 두 축”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계룡대에서 열린 제5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고 “우리 안보에 대한 자주적 역량을 갖춰 나갈 때 한·미동맹도 더욱 굳건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노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지속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면서 “반세기에 걸친 공고한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 일본,중국,러시아와의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우리의 안보환경을 한층 개선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의 안보를 우리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자주국방 역량을 갖추는 데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하고,독자적인 작전수행능력과 정보역량 강화 등을 예로 들면서 “부족한 전력을 차근차근 보완해 나간다면 적어도 대북 억제만큼은 우리가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 대통령은 “국방개혁을 일관되고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면서 “과거 국방개혁 조치들이 시도됐지만 일부 운용상의 개선만 됐을 뿐이고 본격적이고 구조적인 개혁은 이뤄지지 못했다.”고 군 스스로의 강한 혁신의지를 주문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오늘의 눈] ‘성장률 5%’ 덫에 빠진 정부/김미경 경제부 기자

    “해외금융기관이나 민간연구소들의 성장률 전망에는 관대하면서 우리(정부)가 말하는 전망은 왜 믿지 못합니까?” 아시아개발은행(ADB)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올 성장률 전망치를 5.2%에서 4.6%로 대폭 하향조정한 것이 알려진 지난달 30일,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관계자들은 이런 불만을 표출했다.ADB가 성장률 전망을 4.8%에서 4.4%로 낮췄던 지난달 22일 이후 재경부 당국자들은 한목소리로 “외국기관들이 우리나라 성장률만 너무 낮추는데 정부는 여전히 5% 성장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역설했다.급기야 이헌재 부총리가 1일 긴급브리핑을 갖고,“외부에서 ‘한국 때리기’가 심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5%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근거는 하반기 들어 소비·설비투자가 조금씩 회복되고,수출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재정확대 및 감세,성장동력 투자 등도 효과를 발휘해 내년에도 5% 성장이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도 덧붙인다.그러나 이미 3∼4%대로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을 낮춘 외국기관들은 “고유가속 소비위축 지속,미국·중국경제 둔화 영향 등에 한국이 가장 노출돼 있다.”고 우려한다.이에 대해 재경부측은 “이들은 무책임하게 전망만 내놓고 수시로 바꾸지만 정부는 정책집행 등을 고려할 때 전망을 쉽게 바꿀 수 없다.”고 맞선다. 정부가 고용 안정,잠재성장률 유지 등을 위해 5% 성장을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의 체감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데다 그동안 정부가 쏟아낸 정책들이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홀로 5% 성장’을 부르짖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5%라는 ‘숫자의 덫’에 빠져 허우적대면서 변명하기보다 이제라도 국민과 기업들을 안심시키고 신뢰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을 펴나가는 정부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chaplin7@seoul.co.kr
  • [열린세상] 살만한 곳은 존재하는가/이덕일 역사평론가

    조선 후기 이중환(李重煥)이 사방을 유랑한 것은 사대부가 살 만한 곳을 찾기 위함이었다.그러나 그는 택리지(擇里志) ‘인심’조에서 “무릇 사대부가 사는 곳 치고 인심이 무너져 내리지 않은 곳이 없다.”라며 부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그 이유는 사대부들이 당파를 만들어서 일 없는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그들의 권세와 이권을 추구하기 때문이었다.이중환은 사대부들이 “자신의 행실을 잘 닦으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남이 자기를 논하는 것을 싫어하며…당색(黨色)이 다른 사람과는 한 곳에서 살지 못한다.”라고 비판했다.250여 년 전의 그의 글이 사대부만 정치가로 바꾸면 방금 쓴 것처럼 여겨지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그때와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중환은 당쟁에 연루되어 큰 화를 겪었다.경종 3년(1723년) 노론에서 경종을 살해하려 했다는 목호룡(睦虎龍)의 고변사건 때문이었다.이 사건으로 김창집(金昌集)을 비롯한 노론 4대신이 사형당하는 등 노론은 쑥대밭이 되었다.그러나 사건 조사 와중에 경종이 의문사하고 노론이 지지하는 영조가 즉위하면서 목호룡의 연루자로 몰린 이중환은 무려 10차례 이상의 고문을 당한다.목호룡과 관련설을 줄기차게 부인해 겨우 목숨을 건진 이중환은 귀양에서 풀린 후 사방을 돌아다니며 사대부가 살 만한 곳을 찾아 헤맸다.그러나 ‘사대부가 살 만한 땅은 사대부들 때문에 없다.’는 역설적인 결론에 도달하면서 당쟁에 몰두하는 사대부를 비판한다. “현명한 사람이냐 어리석은 사람이냐,혹은 그 인품이 높은 사람이냐 아니냐는 평가도 오로지 자기 당색의 기준으로만 내리기 때문에 다른 당파에게는 통할 리 없다.…하늘에 가득 찰 만한 죄를 범한 사람이라도 타당파의 탄핵을 받으면 시비곡직(是非曲直)을 따질 것도 없이 떼거리로 일어나서 그 사람이 옳다고 변호하고 도리어 그가 아무 잘못이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반면 행실을 닦고 큰 덕을 쌓은 사람이라도 자기 당파가 아니면 먼저 그 사람에게 나쁜 점이 있는지를 살핀다.”(택리지 ‘인심’조) 이중환과 동시대의 실학자 성호(星湖) 이익(李瀷)도 이중환 못지않은 당쟁비판가였다.자신에게 학문을 가르쳐 준 친형 이잠을 당쟁 와중에서 잃은 이익은 ‘붕당론’에서 “붕당은 싸움에서 생기고,그 싸움은 이해관계에서 생긴다.”라며 당쟁의 원인을 사대부들의 이해관계에서 찾았다.요즘 말로 하면 정치가들과 그에 기생하는 무리들의 이해관계 때문이라는 뜻이다.이익은 “열 사람이 모두 굶주리다가 한 사발밥을 함께 먹게 되었다고 하자.그릇을 채 비우기도 전에 싸움이 일어난다.…싸움이 밥 때문이지,말이나 태도나 동작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라고 갈파했다.오늘의 당쟁도 명분 뒤에 숨은 이해관계 때문이지 명분 때문은 아니다.이해에 눈이 멀었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최소한의 염치도,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그리고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두려움도 없어진 것이 오늘의 정치 현실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기회만 닿으면 해외로 떠나고 싶어 하고,실제로 떠나는 것은 사람들이 이중환처럼 사방을 주유하지 않고도 이 나라 어디에도 사람이 살 만한 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성호 이익은 택리지를 읽고 “이런 글을 나는 일찍이 본 적이 없다.”며 “사대부가 살기에 알맞은 곳으로 가지 못하니,자기 자신을 쓰다듬어 더욱 서글퍼짐을 저절로 깨닫지 못한다.”라고 덧붙였다.떠나지 못하는 우리 또한 자신을 쓰다듬어 더욱 서글퍼짐을 저절로 깨닫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만든 추석 민심은 정치권에 대한 극도의 혐오와 정부·여당에 대한 실망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국민 덕분에 먹고 사는 정치가들과 정부·여당이 국민에게 희망은 주지 못하더라도 절망은 주지 말아야 하는 것이 최소한의 직업윤리이자 집권윤리가 아니겠는가. 이덕일 역사평론가
  • 高僧遺墨(고승유묵)의 경지로

    高僧遺墨(고승유묵)의 경지로

    통일신라에서 고려,조선,근·현대에 이르는 1500여년 한국 서예의 역사를 고승들의 선필(禪筆)을 통해 조명하는 대규모 전시가 열린다.서울 예술의전당과 국립 청주박물관,양산 통도사 성보박물관이 공동 주최하는 이 고승유묵(高僧遺墨)전의 주제는 ‘경계를 넘는 바람’.국립청주박물관(8일∼11월30일)을 시작으로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2005년 1월11일∼2월27일),통도사 성보박물관(2005년 3월23일∼5월22일) 전시까지 8개월에 걸쳐 순회 전시한다. 선필이란 문자 그대로 선승의 글씨를 말한다.선필은 그 자체로 역설적이다.선의 요체인 불립문자가 암시하듯 선은 그림이나 글씨라는 고정된 상(相)에 매달리지 않는다.선에서는 애당초 상조차도 만들지 말라고 가르친다.선기(禪機)나 선미(禪味)는 원래 상을 만들거나 지으면서는 찾기 어려운 것이다. ●국립청주박물관서 8일 첫 테이프 이번 전시에서는 선열(禪悅)의 경지를 격정적으로,때로는 무심하게 드러낸 선묵 150여 점이 선보인다.탁본·제발(題跋)·원상(圓相)·시첩(詩帖)·간찰(簡札)·일자서(一字書)·유게(遺偈·입적을 앞둔 선승이 깨달음의 세계를 시로 읊은 것)·영찬(影讚·고승의 진영에 붙인 찬양문) 등 다양한 구색을 갖췄다.고려 인종 때의 승려이자 서예가인 탄연의 탁본 ‘진락공중수청평산문수원기’,마조·백장·황벽·임제 등 중국 선문 4대가의 법문을 초록한 조선 중기의 고승 청허 휴정의 ‘정선사가록’,다산 정약용으로부터 유학과 시문을 배운 조선 말기 초의선사의 ‘청추첩(淸秋帖)’,전서·예서·해서·행서·초서 등 모든 서체에 능했던 조선 후기 승려 아암 혜장의 ‘약봉첩(躍鳳帖)’ 등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들도 적지 않다.근·현대 인물로는 만해 봉완의 시가 수록된 ‘만해필첩’을 비롯해 경허 성우,만공 월면,효봉 학눌,경봉 정석,서옹 석호,퇴옹 성철,탄허 택성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그동안 한국화단에서 선묵(禪墨)을 본격적으로 다룬 전시는 거의 없었다.그런 만큼 선묵에 대한 오해도 많다.사람들은 흔히 “선필에는 법이 없다.”고 말한다.선필은 과연 법 없이 마구잡이로 쓴 글씨일까.이번 전시는 그런 잘못된 생각을 여지없이 깨뜨린다.역대의 뛰어난 선필들을 보면 당대 글씨의 보편적인 흐름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당대의 서법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그 틀을 깨고 나오는 파격과 일탈이야말로 선필의 묘미다.불교국가였던 통일신라와 고려시대에는 김생 같은 명필과 영업,탄연,혜소 같은 고승들이 글씨의 흐름을 주도했다.승려들이 문화의 주동이 되면서 시대의 서풍을 이끈 것이다. ●근현대 경허·만해·서옹이 흐름 주도 반면 유교국가였던 조선시대에는 도학자나 문인 사대부의 글씨가 주를 이뤘다.그러나 조선시대에도 청허나 사명,영파,아암,초의 등의 선사가 있어 서예의 큰 흐름을 형성했고,근·현대 들어서도 경허,만해,경봉,서옹 등의 선사가 우리 서예의 역사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그 개성적인 필치의 선필을 한국 서예사의 독자적인 영역으로 계승·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이다.서울 예술의전당(02-580-1300),국립청주박물관(043-255-1632),통도사 성보박물관(055-382-1001).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이명박-손학규의 ‘동네사랑법’

    이명박-손학규의 ‘동네사랑법’

    두사람이 중원에서 먼길을 가고 있다.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도지사다. 이 시장은 청계천복원,뉴타운건설 등 ‘서울개조론’으로 바람을 일으키고,이에 맞서 손 지사는 외자유치 등 ‘경제살리기’에 힘을 내고 있다.인구가 밀집해 있는 서울에서는 아무래도 대규모 토목공사가 적격이다.반면 각종 공장이 몰려 있는 경기도에서는 경제체감온도가 중요하다.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 수도권의 두 사령탑을 탐구해본다.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수도이전 등 공동 현안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지역간 이해관계가 얽힌 민원에 대해서는 대립각을 세운다.때로는 ‘용호상박’하다가 때로는 ‘적과의 동침’도 마다않는 이중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손 지사가 먼저 영어마을을 만든다고 발표하자 이 시장도 강북에 영어마을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도에서 안산 공무원 수련원을 개조해 영어마을을 조성하자 서울시도 서둘러 송파구 풍납동에 영어마을을 만들고 있다.아무튼 경기도는 영어마을을 국내 최초 운영하는 자치단체가 됐고 서울뿐 아니라 강원도·충청도 등 다른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행렬이 쇄도하고 있다. 이들이 영어마을을 만든 이유는 “우리의 살길을 찾아보자.”는 데 있다.자체 자원이 거의 없는 네덜란드가 유럽의 중심국가로,국제적인 비즈니스 센터로 성장한 것은 모국어처럼 사용하는 영어 때문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따라서 먼저 출발한 경기도는 안산 영어마을에 자극 받은 다른 지역에서 새로운 내용의 영어교육을 실시하면 우리나라 전체의 영어교육 수준과 내용이 달라진다고 말한다.경기도는 지난해부터 매년 1000억원씩을 투입해 특수목적고 설립을 지원하고 농어촌 좋은 학교 만들기 사업,특성화고 지원,과학 선도학교 육성 등 다양한 교육여건 개선사업을 벌이고 있다. 비판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영어마을 조성에 나선 이 시장과 손 지사는 “교육이야말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인프라가 된다.”는 철학을 강조한다. 이들은 2002년 당선 직후 서로 만나 환경문제 등 광역적인 관심사에 대해서는 손을 맞잡기로 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지하철 연장운행을 비롯한 각종 사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는 등 이상기류가 생기는 일도 적잖다.임기 초 공동으로 추진하겠다던 사업이 현실화된 사례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특히 수도이전 반대에는 마치 한사람처럼 목소리를 내고 있다.이들은 지난 16일 수도이전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국론분열을 가중시키는 행정수도 이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소속 정당인 한나라당에 대해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을 국민적 여론 수렴 없이 처리한 책임을 따진 점에서도 경쟁자이면서도 협력자라는 묘한 관계를 읽을 수 있다. 수원 김병철 서울 송한수기자 kbchul@@seoul.co.kr ■ 원세훈 제1부시장이 오른팔 이재오의원은 ‘원내 대리인’ 원세훈 행정1부시장을,전면으로 나선 이명박 시장의 인맥으로 첫 손에 꼽는 데 망설이는 사람은 서울시에서 별로 없다.이 시장이 취임 이후 내내 강조하는 ‘실·국 책임제’에 따라 인사담당 부시장인 그에게 거의 전권이 주어졌기 때문이다.시에서 몇 안되는 ‘마당발’로 일컬어진다.이 때문에 중앙정부 부처 등 차관급들 가운데 늘 리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따라서 서울시장의 장관회의 배제 등으로 중앙정부와의 연결고리가 끊긴 공백을 메우는 몫도 크다. 또 다른 축은 정당 인맥이다.시장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은 이 시장이 전면에 나서기 힘든 수도이전 반대운동에 ‘대리인’ 역할을 할 정도로 깊은 관계다.이 의원은 당론이 분명히 결정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지난 17일 서울시의회 주도로 시작된 ‘수도이전 반대 1000만명 서명운동’에 원내에서 유일하게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시장 선거대책위원회 유세본부장을 맡은 같은 당 홍준표·비서실장 정두언 의원과 불출마를 선언하고 야인으로 돌아간 당시 대변인 오세훈 전 의원도 ‘이명박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양윤재 행정2부시장도 이 시장이 정력을 쏟고 있는 청계천 복원사업과 맞물려 ‘청계천 살리기 연구회’를 이끈 학계의 대표주자라는 점에서 중요한 인맥으로 분류된다.이춘식 정무부시장은 96총선에서 이 시장이 신한국당 후보로 종로에 출사표를 던졌을 때 강동갑에 출마하면서 포항중 선·후배라는 사실을 알게 돼 지근(至近)의 사이가 됐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학교·운동권·교수·정치인 4개 분야에 골고루 포진 손학규지사의 인맥은 크게 2가지로 나눠볼수 있다.삶의 과정에서 함께해 왔던 인맥과 두차례의 민선도지사 선거과정을 통해 알게된 선거인맥이다. 첫번째 인맥은 다시 경기고와 서울대 등 학맥과 운동권 및 사회운동 출신 인맥,정치학 교수시설 맺었던 교수인맥,국회의원을 지내면서 다져온 정치인맥 등 4가지로 세분할수 있다. 우선 학교인맥 가운데 경기고 동기로는 유영구 명지학원 이사장과 구자홍 LG부회장이 있으며 김태동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서상목 전의원 등이 대학 동기생들이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동기들로는 김계동 국가정보대학원 교수,나성린 한양대 교수,노경수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등을 들수 있다. 손 지사가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시설 맺은 김지하 시인,유홍준 영남대 교수,황석영 소설가,KNCC 총무를 지낸 김동완 목사,전 CBS사장인 권호경 목사 등이 있다.학맥으로는 윤영오 국민대교수와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박호성 서강대 교수 등이 있으며 작고한 조영래 변호사의 동생인 조중래 대한교통학회 회장 등 20여명의 교수가 자문교수 그룹으로 손 지사를 도와주고 있다.정치인으로는 같은당 전재희 의원과 김문수 의원,심재철 남경필 의원 원희룡 의원 등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이밖에 선거인맥으로 손 지사와 고교 및 대학 선배이면서 문화체육부 장관을 지낸 송태호 경기문화재단 대표, 이수영 전 교통개발연구원장 등과 교수 시절 제자 등 20여명이 최측근으로 경기도에서 활동하고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서울 확 바꾸기 그는 과연 ‘막 가는 불도저’인가 ‘서울 꿈의 엔진’인가? 청계천 복원공사와 뉴타운 개발,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압축되는 서울시의 굵직굵직한 사업에는 숱한 비난이 뒤따르고 있다.서울을 통째로 바꾸는 대역사(大役事)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1970년대∼80년대 말 대기업 6개를 이끌며 붙은 불도저라는 별명을 아직도 듣는 이명박(63) 시장은 “오늘날 밀어붙여서 되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도 한번 굳힌 결심은 끝까지 관철하려는 옹고집도 있다. 사업 시행을 앞뒤로 반대가 거세지는 가운데 발휘되는 추진력 때문에 불도저 별명이 따르게 마련인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가 있다.지난 7월 단행한 대중교통체계 개편 뒤 교통카드 문제 등으로 여론이 들끓자 대시민 사과문을 발표한 직후다.이 시장은 교통국 9개 과별로 하사금을 내려보냈다.통념을 완전히 깨트린 일이었다. 온갖 문제점 때문에 다른 부서의 직원들까지 버스 정거장 등 현장으로 불려나가는 덤터기를 쓴 마당에 벌집이라 할 교통국의 직원들에게 ‘당근’을 줬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K과장은 “수장(首長)으로서 언론을 통해 사과까지 한 터에,공직사회가 아니라 민간이라도 그러진 못할 텐데 주무부서 직원들을 문책은커녕 잘못도 추궁하지 않고 격려금을 줬다는 일만으로 화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 시장의 이같은 행동은 “원칙에 맞으면 아무리 문제점이 나타나도 물러서거나 큰 틀을 깨지 않겠다.”는 특유의 근성 때문으로 비쳐진다.큰 틀을 유지하기 위해 작은 것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하면서도 빠른 적응력을 보인다.사과문 발표 때 대책으로 내놓은 지하철 정액권 발급도 실무선에서 말렸지만 ‘그 게 아니다.’라며 관철시켰다는 후문이다.이 역시 순발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한편으로는 ‘밀어붙이기’라는 도마에 오를 여지도 아울러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서울을 개조하겠다는 뚝심이 엿보이는 장면은 취임 뒤 입버릇처럼 “안된다고 하지 말라.”고 말한 데서도 내비친다.대학 때 이태원에서 청소부로 일하며 어렵게 지낸 경험으로 강남·북 대결구도로 짜인 서울을 뉴타운 사업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소박(?)한 꿈이 주민들의 반대에 막히자 “10년 뒤 강남에서 이사오고 싶어하는 강북으로 만들겠다.”며 설득했다. 청계천 복원사업도 마찬가지다.대한민국 수도인 서울,그것도 서울의 얼굴인 중심권역이 바뀌어야 한다며 상인들을 직접 만났다.불안해하는 상인들에게 “반드시 2년 안으로 마치겠다.”고 약속했다.이 시장 취임 전부터 ‘공약’은 있었지만 교통정체 악화,상인들을 위한 대책 등 문제점이 많아 검토만 하다 그쳐 상인들의 피해의식이 여전히 큰 때여서 “이 사람이면 하긴 하겠구나.”라는 신뢰가 움트면서 사업의 물꼬가 터졌다는 분석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경제 살리기 잰걸음 손학규 경기도지사 만큼 해외출장이 잦은 단체장도 드물다.올들어 벌써 다섯번째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반도체·LCD·자동차 등 외국의 첨단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지난 2∼7일에는 4박6일 일정으로 미국 3개 도시와 일본 도쿄를 방문했다.미국에서는 다섯끼를 기내식으로 때우고 한끼는 거를 정도로 일정이 빡빡했다.함께 간 공무원들은 파김치가 됐다.당시 만난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 있는 세계 제1위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델파이사 바덴버그 회장은 연봉 600억원을 받는 CEO다.그런 그가 손 지사를 만나기 위해 다른 약속을 취소하고 기다렸다. 손 지사측은 당초 바덴버그 회장의 입장을 고려해 30분 정도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그쪽에서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1시간이나 할애했다. 손 지사가 외국의 CEO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출신의 민선 도지사라는 배경과 함께 뛰어난 영어구사력 등 밑천이 든든하기 때문이다.통역없이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 신뢰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한국의 삐뚤어진 노사문화가 외국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킨다는 점에 착안,두차례의 투자유치 활동에 한국노총 간부를 동행시킨 것도 그들의 불안감을 씻어주기 위한 복안이었다. 일본의 한 기업인은 손 지사에게 “이런 도지사 처음 봤다.도지사가 아니라 영낙없는 세일즈 맨”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동안 LG필립스 LCD단지를 파주에 유치한 데 이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첨단부품업체를 중심으로 모두 41건 11억 16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기업을 위해 진입로를 만들어주고 기업인 자녀를 위한 좋은 학교 만들기 사업을 벌이고 있다.김포의 한 중소기업이 관련 규정 때문에 1억 9500만원의 상수도 설치비용을 부담해야할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는 사실을 알고 규정을 고쳐 2300만원만 내도록 했다.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예산 지원을 통해 신용불량자 구제에 나선 것도 이례적이다. “IMF보다 경제·사회적으로 더 어렵다는 요즘 상황에서 경제 도지사라는 좋은 이미지를 닦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섞인 시선에 대해 손 지사측은 ‘경기도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뿐”이라며 잘라 말한다. 경기도의 큰 그림은 미국 일본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각 분야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며 첨단기업유치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손 지사는 가는 곳마다 “10년후의 먹을거리를 준비하기 위해선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첨단기업을 유치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업무스타일 이 ‘주저함이 없다.’ 이 시장의 업무스타일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명쾌함’이다.업무와 관련해 최소한 이 시장은 “한번 연구 해보자.”,“상황을 지켜 보자”는 식의 애매한 판단이나 결정은 없다. 올초 지하철 파업때나 청계천 복원사업 과정의 집단민원 대처방법 등에서 보듯 안되는 것은 절대 안된다.아무리 친한 사람이 부탁해도 듣지 않는다.이 때문에 절대 그에게 작아 보이는 민원조차 하지 않는다. 빠르고 확고한 결정은 잘못을 시인하는 데도 마찬가지다.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지난 7월1일 대중교통체계 개편 과정에서 시민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곧바로 시민들에게 사과했다.하지만 이 시장은 이후 지금까지 매일심야회의를 주재하며 문제점을 체크하고 개선해 나갔다.과장급의 한 직원은 “업무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철저함을 요구해 힘들때도 많지만 직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담당자의 아이디어를 존중해줘 일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손 지사는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반드시 토론과정을 거친다.자신의 의견을 던져 놓고 난상 토론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간다.이런 과정을 거쳐 결정된 사안은 우직하게 밀어붙인다.토론대상도 가리지 않는다.6·7급 공무원들과 넥타이를 풀어놓고 토론하는가 하면 간부회의도 토론식으로 진행한다.공무원이 지사의 의견을 반박하는 진풍경도 연출된다.공무원 조직사회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수평적 조직관계’를 중시하는 손 지사의 단면이다. 차명진 공보관은 “어느 자치단체건 임기중반이 지나면 장사 밑천이 떨어지게 마련인 데 아직도 아이디어가 넘쳐 고민”이라고 털어놨다.손 지사는 특히 학자출신임에도 선언적 사고나 선입견에 얽매이지질 않는다.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을 자신의 정책 결정의 중요 지침으로 삼는 등 실용주의 노선을 취할 때가 많다.예컨대 주한미군 주둔문제를 놓고 찬성과 반대를 논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위상과 통일 이후 동북아 안보를 위해서 안보비용을 분담하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식이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단점은 무엇 이 명쾌한 업무스타일이 장점이라면 ‘자기 중심적이다.’는 것은 단점이다. 업무를 결정할 때까지 많은 사람들로부터 의견을 듣지만 한번 결정된 것에 대해서는 잘 바꾸려하지 않는다. 시민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샀던 대중교통체계 개편 시기를 결정할 때도 많은 사람들이 늦출 것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정무부시장을 지낸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도 “개편일 하루전에 연기를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아쉬워 했다. “경상도 또는 고대 출신을 신임한다.”는 인사 스타일에 대한 끊이지 않는 지적도 자기 중심적인 성격과 이어지는 듯하다. 한 6급 직원은 “전임 고건시장과 달리 이 시장은 직원들의 고충에 좀 무관심한 것 같다.”는 불만도 털어놨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손 지사에게서 일부 정치인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고독한 결단’의 모습은 찾기 어렵다. 가급적 주위의 충분한 의견 청취를 통해 결정하는 스타일인 만큼 깜짝 놀랄 만한 폭탄 발언이나 돌출행동은 삼가는 편이다. 보도자료 작성을 직원들에게 위임하지 않고 과도한 표현이 없는지 등을 꼼꼼히 챙기기도 한다. 때문에 이같은 신중한 성격은 순간적인 판단이나 신속성을 요하는 결정 과정에서 선점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정치행보에서 종종 발생해 측근들은 아쉬워한다. 한나라당 차기대선 예비주자로 꼽히고 있는 손 지사의 중앙과 지방을 넘나드는 행동반경에 대해 도민들로부터 ‘대선행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것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신현림 사진산문집 ‘아我‘

    신현림 사진산문집 ‘아我‘

    지금 이 순간까지도 끙끙 가슴앓게 만든 시(詩)는 첫사랑이었다.첫사랑을 가슴에 품은 채 한눈 팔듯 만났다가 첫정을 품고 만 건 사진이었다. 시인이자 사진작가인 신현림(43)에게 시와 사진은 떼놓을 수 없는 삶의 동력이다.그런 그가 사진산문집 ‘아我! 인생찬란 유구무언’(문학동네)을 냈다.“세상 속에 나를 풀어놓고 멀찍이 바라보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었으며 글을 썼다.”는 그다. 책을 읽기 전이라면 감탄사로 시작하는 제목은 아무래도 의심스럽다.맺힌 데 없이 순순히 인생을 찬사할 젊은 작가가 얼마나 될라고.혹,신산한 사람살이를 지독하게 역설한 게 아닐까 의심했다면 틀렸다.삶의 고뇌와 비애를 토로하는 숱한 신간들 틈바구니에서 이 책은 모처럼 선명해서 반갑다.더불어 사는 삶,소박한 삶에 대한 긍정으로 차고 넘친다. ●삶에 대한 선명한 긍정 “스물여섯살 때 서점에서 우연히 로버트 프랭크의 사진집을 보고 ‘이거다’ 싶은 영감을 얻었다.”는 작가는 새 책에 스스로를 송두리째 담갔다.12년 동안 찍어 모은 사진들이 1만여장.책 출간에 맞춰 인사동 룩스 갤러리에서 첫 사진전(새달 5일까지)을 열고 있는 그가 “햇볕과 바람에 육신을 광합성하는 마음으로 일상에 뷰파인더를 들이댔다.”며 웃는다. 기실,렌즈에 포착된 일상은 그들이 피사체가 됐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울 만큼 낡고 익숙한 것들이다.보도에 삐져나온 잡풀,골목 벽의 낙서,풍선처럼 부푼 임신부의 몸,석양의 바닷가,텅빈 철도역,죽은 물고기를 품은 어항….더러는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기도 하지만,삶의 과정에 놓이는 크고 작은 옹이들과 화해하자는 주문을 끝없이 외운다. ●인사동 룩스 갤러리서 첫 사진전도 “고향을 떠나 산 지도 십삼년이 된다.(…)어둠 속에 잠긴 긴 철길을 따라가면 생의 찬가와 생명의 소리가 들릴 것도 같아.‘아무리 괴로워도 사는 의미를 발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야.자신이 느끼는 슬픈 기분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그래서 우리 인생은 희망적이지.”(‘슬픔의 깊이’) 시인으로서의 ‘직업적’ 성찰이 드러나는 대목이 잦다.“내가 애착하는 언어들은 무덤가의 제비꽃처럼 낮은 곳에 사는 언어이거나 강렬한 언어와 부딪쳐 안개처럼 스미거나 번져가 분위기를 그려내는 언어다.”(‘몽탄’) 지극히 사변적인 작가의 이야기에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는 건 번번이 시간문제다.“밤늦도록 쫓아다니느라 어린이집 종일반에 맡겨둔 아이가 안쓰러워 미치겠다.”는,그가 혼자 키우는 어린 딸아이도 자주 등장한다.탈을 뒤집어쓰고는 ‘내가 어딨냐?’고 묻는 세살배기 아이 앞에서 무릎을 쳤다.생이 시작되자마자 자기존재에 반응하는 인간의 무의식이라니! 인상깊었던 책의 대목이나 잠언을 통해 작가의 독서 편력을 들여다보는 즐거움도 덤이다. ●인상깊은 시적 성찰 시인 김경미의 말대로 ‘자기 자신에 대해 언제나 맹활약 중인’ 신씨는 인터뷰에서 “은혜롭다.”는 말을 여러번 했다.“액자 살 돈이 없어 전시작품들을 모두 압정으로 붙였다.”며 웃는 그의 여유가 세상에 위안이 되는 걸까.문학이 ‘실족’했다는 시대에,지난 7월 낸 세번째 시집 ‘해질녘에 아픈 사람’(민음사)이 무려 5쇄나 찍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고이즈미 “日 상임이사국 자격 충분”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이 22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의지를 공식화하고 총력 외교전에 돌입,향배가 주목된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일본이 세계 평화와 안보,유엔 활동에 물심 양면으로 적극 기여해왔다고 주장하면서 “그동안 우리가 해온 역할은 일본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진출해야 한다는 주장에 확고한 근거를 제공해주고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앞서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을 상대로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 필요성을 역설했다.아울러 일본정부는 외무성에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유엔강화대책대사를 임명하는 등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기존 상임이사국 대부분이 거부권이라는 막강한 기득권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다.아울러 일본,독일,브라질,인도 등 새로운 상임이사국 후보로 꼽히는 국가들이 인접 나라들의 은밀한 견제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일본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집착’하고 있다.국력에 맞는 대접을 받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는 최근 군사대국화 움직임과도 일정 정도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즉 패전국의 멍에를 벗고 이른바 ‘보통국가’ 대접을 받기 위해 평화헌법 개정,자위대 해외진출 확대를 포함한 우경화기류와도 무관치 않은 것 같다. 물론 일본은 국제사회나 유엔활동에 대한 공헌에 맞는 대접을 요구하고 있다.즉 일본은 유엔분담금에 있어서 21.76%인 미국에 이어 19.31%로 전체 회원국 가운데 2위다. 그럼에도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전망은 불투명하다.강력한 지원자로 보이는 미국도 공개적인 움직임과는 달리 일본의 헌법개정을 통한 더 적극적인 공헌과 희생을 요구한다. 중국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등 역사문제를 들어 사실상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브라질,인도,독일은 공개적으로 협조를 약속하고 있다.일본을 포함해 독일과 브라질 및 인도 등 4국은 21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해 서로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공동성명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이들 4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티켓을 놓고 기본적으로 ‘경쟁 속 협력관계’다. 주변국들과 역사문제로 마찰을 빚는 일본이 짐이 될 경우는 언제든지 태도를 돌변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taein@seoul.co.kr
  • “협력업체 납품대금 추석전 결제를”

    전국경제인연합회 강신호 회장이 추석을 앞두고 회원사에 협력업체 납품대금 조기 결제와 불우이웃 돕기를 촉구하는 내용의 특별서한을 보내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전경련 회장이 회원사에 이런 종류의 서한을 보낸 것은 처음이다. 21일 전경련에 따르면 강 회장은 최근 424개 회원사에 보낸 서한에서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대기업이 해야 할 일을 다섯개 항목에 걸쳐 제시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강 회장은 “우리 기업의 경영자들이 진정한 애국자임을 국민이 깊이 깨달을 수 있도록 기업인 스스로 윤리의식을 제고하고 정도를 걷는 지혜가 필요하다.”면서 우선 대·중소기업간 상생을 위해 납품회사의 자금결제를 앞당겨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중소기업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갖는 일이야말로 기업시민으로서 해야 할 신뢰형성의 선결 과제”라며 “상여금 수요가 몰려 운영자금난을 겪고 있는 협력회사의 자금결제를 추석 이전으로 앞당기는 것도 대·중소기업간 협력의 좋은 예”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시민으로서 소외된 이웃을 생각하는 사랑과 봉사의 정신을 널리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소외된 이웃이 절망에 빠져들기 전에 세상 한파와 험로를 극복하는 희망의 새싹을 틔울 수 있는 아름다운 사회를 일구는 데 회원사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적었다. 또 “기본과 상식이 통하는 투명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회원사들이 앞장서야 한다.”면서 “우리 기업들이 기본을 탄탄하게 다진 바탕 위에 고객과 친화적 교류를 강화하고 신뢰를 축적해 나갈 때 선진기업과 마찬가지로 존경받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강 회장은 지난 7월 말에는 전경련이 주최한 ‘제주서머포럼’에서 현 경제난국의 책임이 기업에 있다는 이른바 ‘기업책임론’을 제기해 주목을 받았다. 박건승기자 ksp@seoul.co.kr
  • 연극 ‘청춘예찬’ 연출가 박근형·주연 김영민

    연극 ‘청춘예찬’ 연출가 박근형·주연 김영민

    5년 전,작고 허름한 소극장에서 소박하게 막올린 연극 한편이 대학로를 들썩였다.문제아 고교생,술로 소일하는 무능력한 아버지와 이혼 후 안마사로 일하는 맹인 어머니,간질을 앓는 다방 여종업원 등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길 없는 밑바닥 인생들의 남루한 일상을 그린 이 연극은 관객의 입소문에 힘입어 연장 공연을 거듭했고,그해 동아연극상·백상예술상 등 연극계 상이란 상은 모두 독식했다.연극 ‘청춘예찬’이다. 극작가 겸 연출가 박근형과 배우 박해일을 단번에 주목받게 만들었던 ‘청춘예찬’이 연극열전 열두번째 작품으로 새달 2일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재공연된다. 대표작을 다시 무대에 올리는 연출가 박근형(41)도,이번 공연에서 박해일 대신 주인공 ‘청년’역을 맡은 배우 김영민(34)도 초연 때의 호평이 적잖이 부담스러울 터.“초연 때 인상이 강해서 밑지고 들어가는 측면이 있을 겁니다.극의 중심인 ‘청년’이 바뀐 만큼 이전 공연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거예요.”(박) “대본을 보면 볼수록 공감가는 대목들이 많아요.답답한 현실에서 무엇이든 잡으려 애쓰는 청년과 주변 인물들의 삶이 아주 절실하게 다가오죠.”(김) 뒤틀리고,절망적인 청춘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연극에 ‘청춘예찬’이란 제목은 지나친 역설 아닐까.박근형은 “아무리 누추하고,너덜너덜한 청춘이라도 그 시절을 살았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다.그래서 어떤 청춘이든 예찬받을 가치가 있다.”고 했다. 각자 감당하기 어려운 상처를 짊어진 등장인물들은 궁지에 몰린 짐승처럼 서로를 끊임없이 할퀴어 댄다.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짙은 연민이 배어 있다.자신의 아이를 밴 뚱보 여성을 받아들이는 청년이나 홧김에 염산을 던져 눈을 멀게 한 남편을 내치지 못하는 어머니,그리고 불행한 삶을 이어받을 게 뻔한 아이를 위해 천장에 야광별을 붙이는 아버지는 보잘것없는 삶 속에서도 실낱같은 희망을 엿보게 한다. 두 사람의 고교시절은 어땠을까.“‘꺼벙이’같은 학생이었어요.연극한다고 극단 쫓아다니면서 공부를 안했던 게 후회스럽죠.(웃음)”(박) “고2때 호기심으로 YWCA 동아리에서 연극을 시작했어요.우연히 연극이 끝나고 불꺼진 무대에서 객석을 바라본 적이 있는데 그때 느꼈던 감동이 저를 여기까지 이끌었죠.” 이들은 지난 7월 연극 ‘선데이서울’에서 처음 함께 작업했다.박근형은 배우와의 교감을 통해 일상적인 연기를 이끌어내는 연출가로,‘19그리고80’‘햄릿’ 등에 잇따라 캐스팅되며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영민은 ‘연습벌레’로 유명하다.“늘 미리 와서 연습하는 정공법 스타일의 배우”(박)“배우 개개인의 특성을 잘 활용할 줄 아는 연출가”(김)라며 서로에게 아낌없는 신뢰를 보내는 이들이 만들어낼 진솔한 무대가 기다려진다.11월14일까지. (02)762-0010.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서울시극단 ‘로물루스 대제’

    서울시극단 ‘로물루스 대제’

    적군이 코앞에 쳐들어오는데도 별장에서 한가롭게 닭떼를 돌보고 있는 왕이 있다면 누구나 무능력하다고 손가락질할 것이 뻔하다.하지만 스위스의 극작가 뒤렌마트(1921∼1990)는 때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통치 행위’일 수 있음을 우화적으로 보여준다.1949년 스위스 바젤극장에서 초연된 그의 대표작 ‘로물루스 대제’를 통해서다. 서로마 제국 마지막 황제를 모델로 한 역사 희극 ‘로물루스 대제’가 오는 23일부터 10월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서울시극단(단장 이태주) 주최로 공연된다.서기 476년,게르만족의 대공세를 받아 국가의 존망이 위급해진 상황에서도 로물루스 대제는 눈하나 깜짝 하지 않는다.조국의 멸망만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확신에 따른 용기있는 행동이다. 그는 조국을 구해야 한다는 신하의 고언에 “우리가 국가를 위해서 수백년을 희생해 왔으니 이젠 국가가 우리를 위해서 희생할 차례”라고 당당히 말한다.기발한 착상과 역설을 통해 비뚤어진 사회를 통렬하게 풍자하는 작가의 재기발랄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연극배우 겸 탤런트 정동환과 김혜옥이 각각 로물루스 대제와 그의 부인 율리아 역을 맡아 열연한다.연출은 이용화.8000∼2만원.(02)399-179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사람] 고구려해양학자 윤명철 동국대 교수

    [이사람] 고구려해양학자 윤명철 동국대 교수

    바이킹 영화로 유명한 영화 ‘롱십(long ship,잭 카디프 감독)’은 중세 때 전설의 황금종을 찾아나선 바이킹족과 이슬람 세력의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바다에서 펼쳐지는 ‘어드벤처’가 영화의 압권이다.또 율 브리너가 주연한 영화 ‘대장 부리바’는 16세기 우크라이나 지방을 배경으로 코사크족 사나이들의 전쟁과 사랑을 감동있게 다뤄 지금도 영화팬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발로 뛰는 역사학자이자 해양학자로 잘 알려진 윤명철(50) 동국대 교수.그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고구려 해양교섭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이같은 독보적 영역에다 특유의 ‘열정적 발품’으로 수많은 ‘연구 족적’을 생산해내고 있다. ●뗏목 타고 해양탐험 수천리 우선 지난 1983년부터 20년 가까이 우리나라 주변의 바다를 대상으로 해양탐험을 거의 매년 해오고 있다.첫 탐험길은 거제도∼쓰시마(對馬島)∼일본 열도였다.이어 황해와 남해로 돌려 중국 저장성(浙江省)∼산둥성(山東省)∼흑산도∼제주도∼인천 등으로 점차 확대해왔다.그것도 수십·수백t짜리 성능좋은 동력선이 아니라 바람부는 대로 떠다니는 일엽편주의 ‘뗏목’이라는 점에서 더욱 값지게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3월에도 대한탐험협회 회원들과 함께 대나무 뗏목을 타고 저장성 저우산군도(周山郡島)를 시작으로 인천∼완도∼쓰시마∼일본 열도에 이르는 총 2700㎞의 바닷길을 건넜다. 그러다 보니 위험한 순간도 한두번 겪은 것이 아니다.지난 96년 저장성∼산둥성으로 이어지는 황해문화 뗏목 학술탐사 때에는 16일간 실종돼 주위사람들을 바짝 긴장시키기도 했다. 그는 또 지난 94년 9월 해군사관학교 초빙교수 자격으로 동남아·홍해·지중해·흑해 등 90일간의 항해 및 순항훈련에도 참가했다.이밖에 바이칼·연해주·실크로드 지역 등 역사의 현장을 직접 답사하기도 했다.영화 ‘롱십’은 자신에게 이같은 해양적 기질과 도전정신을 심어주었다고 그는 말한다. 어디 바다뿐이랴.지난 95년 그는 말을 타고 달렸을 고구려인의 기상을 연상하며 ‘43일간의 기마탐험’에 도전,마침내 뜻을 이루기도 했다.‘대장 부리바’에서 율 브리너가 우크라이나 초원을 질주하듯,만주벌판에서 옛 고구려의 숨결을 온몸으로 체험하고픈 민족적·학자적 자존심이 그를 발동케 했다. 그는 올들어 바다를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한국사의 중심에 놓고 쓴 국내 첫 통사 ‘한국해양사’를 발간했으며,최근에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역사전쟁’이라는 책을 펴내는 등 왕성한 저술활동도 펼치고 있다. ‘해모수’ ‘일본기행-일본 속의 한국문화와 역사’ ‘동아지중해와 고대일본’ ‘말타고 고구려 가다’ ‘고구려 해양사 연구’ 등 수십권의 해양사 서적을 펴냈다.또 ‘신단수’ ‘당나무’ 등의 시집 발간과 ‘광개토대왕’의 노랫말도 쓰는 등 여러 방면에서 많은 열정을 쏟아내고 있다. ●“인류 최대의 전쟁은 수-고구려 싸움” 지난 주말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클럽에서 그를 만났다.지칠 줄 모르는 연구동력의 원천이 어디에 있느냐고 묻자 그는 “역사는 미래학이며,인간학이다.또한 행동주의다.”는 평소의 철학으로 대신했다.그러면서 “세계 전쟁사에서 가장 큰 전쟁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반문했다.답이 얼른 나오지 않자 그는 “수나라와 고구려의 싸움”이라면서 “이때 수양제는 113만 3000여명의 대군사를 이끌고 전투에 참가했지만 결국은 패퇴하고 돌아갔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이제는 (수-고구려 전쟁을 의식하듯)새로운 역사전쟁에 돌입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일제가 우리나라를 반도국가로 국한시키는 통에 역사적 활동무대가 축소됐다.”면서 “그러나 일제후 우리 역사학자들이 고구려의 해양활동을 간과해 스스로 미래지향성을 상실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학자 스스로가 주변 속성에 빠져 상식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동북공정’과 전쟁을 치러야 하는 경우가 발생했다는 것.따라서 우리 학자들은 이제라도 남북통일을 염두에 두고 우리 민족의 역사적 정체성을 시급히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를 위해 먼저 우리식 담론이 활발하게 제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더 이상 ‘그리스·로마신화’와 ‘마징가Z’를 운운하지 말고 단군신화에도 변증법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그걸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는 지적이다.남의 이론을 빌려다 쓰면 결국은 실패할 수밖에 없단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그들의 정치적 카드입니다.학자들의 근거 제시 등 적극적 활동도 뒤따라야겠지만 우리도 정치논리로 맞대응해야 합니다.중국은 오히려 양국간 학자끼리 논쟁을 유도하면서 속으로는 정치적 전략·전술을 꾸미고 있지요.말려들지 않기 위해서는 범국민적 공감대의 형성이 중요합니다.한국은 역사나 지리적 측면에서 동북아 지중해의 ‘허브’이기 때문에 중국도 우리의 반중감정을 원치 않겠지요.” ●中 고구려사 왜곡 대응책 국민적 공감대 경기도 김포 출생인 그는 중동고를 나와 동국대 사학과에 진학했다.대학 1학년 때 그는 우리 민족사상 연구에 깊이 빠져 휴학을 하고 6개월간 산속에 들어가 토굴생활을 했다.이후 74년 동국대 동굴탐험연구회를 설립,제주도의 김녕굴·만장굴·협제굴 등 전국의 동굴을 찾아나섰다.내친김에 76년 낙동강 뗏목탐사를 시작으로 79년 금강 단독 뗏목탐험 종주를 거쳐 83년에는 대한해협 등 해양탐험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문학과 역사,철학은 한 통속이 아니냐.”면서 어릴 적부터 다독하는 습관,그리고 ‘어드벤처물’의 영화를 자주 보게 된 것이 모험심을 자극시킨 것 같다며 웃었다. “인류사상 최고의 탐험가는 뭐니뭐니해도 ‘석가’이지요.산을 찾고 동굴과 해양을 탐험하는 것은 저 자신의 정체성을 위한 것입니다.또 인간이해의 과정과 노력이지요.고구려의 드넓은 초원과 바다는 그 자체가 우리 민족의 역동성입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국민의 마음에서 수도이전은 반대 정치적 판단으로 市政 펼치지 않아”

    “정치적 색깔이나 서울시장으로서가 아니라 나라를 걱정하는 순수한 국민의 마음에서 수도이전을 반대합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수도이전 문제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솔직히 털어놨다.그동안 정치권의 공방에 묻혀 이 시장의 의견은 “당연히 반대하겠지”라는 식으로 받아들여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시장은 지난 13일 서울시내 25개 자치구의회 의장들과 간담회를 가지면서 수도이전문제 등 서울의 현안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 시장은 “수도이전을 반대하는 것은 서울시장 또는 기득권을 보장받으려는 차원이 아니라 내가 충남지사였어도 반대했다.”고 털어놨다. 그 이유로 정부가 주장하는 지역균형발전에는 동의하나 수도서울을 약화시켜 지방을 발전시킨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세계화에 맞춰 유럽의 국가들이 런던,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 등 주요 대도시들의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며 “우리도 서울의 경쟁력을 살려야 국가의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이 시장은 대중교통체계 개편,뉴타운사업 등 서울의 현안들에 대한 정책들을 비교적 소상히 설명했다. 특히 이 시장은 “시장이나 시 공무원들은 업무를 중심으로 소신껏 판단하지 결코 정치적인 판단으로 시정을 펼치지는 않는다.”며 의장들에게 적극적인 시정협조를 당부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李총리 “참여정부는 좌파 아니다”

    李총리 “참여정부는 좌파 아니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노무현 대통령이나 나는 모두 시장경제를 신뢰하고 있으며,결코 좌파적 경제 정책론자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조찬강연회에서 “일부 언론이 좌파라고 극단적으로 보도하는 바람에 경제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신용불량자 급증과 건설시장 위축 등 과거 정부의 ‘실정’을 지적하면서 “저는 인기 위주로 정책하지 않으며,이제 그런 시대도 끝났다.”고 강조했다.이어 “재정확대와 세금인하 등의 최소한으로 하는 것일 뿐 이런 정책은 안 한다.”면서 “10조,20조,30조원 풀어 금방 경기를 부양시키는 것은 언제든지 할 수 있으나 그런 접근이 국가를 위해 좋지 않다.”고 못박았다. 이 총리는 일자리 창출과 관련,“매년 40만∼50만명가량이 직장을 찾아 사회에 진출하고 있으므로 이들이 직장을 잡도록 하려면 연간 40만∼5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국가를 이끌어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려면 연간 5%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특히 “대통령과 나는 단 한번도 도덕적 불량함과 타협해 본 적이 없고,그렇게 무능력하고 미숙한 사람도 아니다.”며 참여정부 경제정책의 당위성을 역설하면서 경제활력 회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강연에는 대한상의 관계자와 국내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주한 외교사절,주한 외국인 기업인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황우석교수 서울大 특강 “나도 실험 99.9% 실패”

    황우석교수 서울大 특강 “나도 실험 99.9% 실패”

    “희망이라는 미래지향적 요소가 과학을 이끄는 동력입니다.” 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52) 석좌교수가 16일 서울대에서 ‘생명복제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세계 최초로 사람의 체세포와 난자만으로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만든 황 교수는 최근의 윤리논쟁을 의식한 듯 “연구에는 예측 못할 부작용이 발생하지만 회의적 시각이 주류라면 과학은 발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신마비 소년에 “꼭 일으켜 세워주마” 약속 황 교수는 교통사고로 경추골절상을 입어 온몸이 마비된 8세 소년과의 인연을 소개했다.그는 “다시 일으켜 세워 달라는 소년의 간절한 눈빛을 잊지 못한다.”면서 “그 아이에게 ‘우리가 만든 세포를 네 끊어진 척추에 넣어줄게.’라고 새끼손가락을 걸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난자를 제공받아 연구하는 일이 그렇게 비난받을 일인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연구 과정의 어려움도 소개했다.지난해 2월 ‘무균 미니돼지’의 반입이 여의치 않자 세포만 들여오기로 결심했다.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마치 문익점 할아버지가 목화씨 들여오듯 냉동세포를 들여오는 데 성공했고,결국 올해 초 세계가 놀란 줄기세포 복제를 이루었다.”고 밝혔다. 그는 “과학에는 국경이 없지만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다.”면서 “국가가 나에게 묻는 무한 책임과 시대적 소명을 무너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문익점이 목화씨 들여오듯’ 냉동세포 반입 황 교수는 “나도 연구실 학생들과 실험을 거듭하지만 99.9%가 실패”라면서 “그때마다 ‘인간으로 최선을 다했지만,한 단계만 더 나아가 하늘이 감동의 눈물 한 방울을 흘리도록 해보자.’고 독려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아직 우리 학생들처럼 창의력 있는 학생들을 보지 못했다.”면서 “주말도 잊은 채 연구에 몰두하는 성실성과 월드컵때 보여준 끓는 에너지를 과학적 애국심으로 승화시켜 준다면 우리나라는 생명공학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날 강의는 260명을 수용하는 강의실에 300명이 넘는 학생들이 계단까지 빽빽이 들어차는 등 성황을 이뤘다. 재치 있는 농담과 진솔한 이야기에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았고,강의가 끝난 뒤에는 수십명의 학생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는 성의를 보였다. 황 교수의 강연은 서울대가 저명인사를 초청해 갖는 ‘관악초청강좌’의 첫 프로그램이었다.매주 목요일 열리며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다.23일은 발해사 전문가인 서울대 국사학과 송기호 교수,10월7일은 KAIST 로버트 러플린 총장,10월18일은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가 나선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꽃피는 봄이 오면’ 어떤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 어떤 영화

    트럼펫 연주자 현우(최민식)는 오케스트라 관현악단 같은 데서 고상한 연주만 하고 싶지만 뜻대로 되질 않는다.위안이 돼 주던 옛애인 연희(김호정)마저 딴 남자와 결혼하려 한다.여자를 붙잡을 용기도 없는 현우는 도망치듯 탄광촌 중학교 관악부의 임시교사로 떠난다. 꽃피는 봄이 오면’은 관객을 일방적으로 화면에 스며들게 하는 드라마다.류장하 감독은 ‘8월의 크리스마스’‘봄날은 간다’ 등의 조감독 출신. 영화의 색깔이 궁금한 관객들에게 전작들의 감수성과 닿아 있다고 귀띔해 줘도 무리는 아닐 듯싶다. 매사에 심드렁하던 현우를 조금씩 움직이는 동력은,가난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은 빛나는 관악부원들.어린 제자들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 그토록 싫어하던 밤무대에서 트럼펫을 불고,탄광에서 비를 맞으며 관악부를 지휘하기도 한다. 배우 최민식의 동선과 감정진폭에서 한순간도 초점을 떼지 않는 영화다.주인공을 따라 조용조용 물처럼 흘러가는 드라마가 한없이 느리다고 불평할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 점이 영화의 매력이다.캐릭터들에게 한 가지씩 상처를 품게 한 영화는 단정적 어법을 구사하는 법이 없다.연희는 현우를 못 잊어 맴돌지만 계속 어긋나고,탄광촌의 약사 수연(장신영)이 현우의 안식처가 되지만 그 감정의 실체는 아슬아슬 잡히지 않는다.힘들고 외롭지만 주인공이 절규하는 일도 없다.관객들은 오히려 그런 인물들에게 묘한 연민의 시선을 보내게 된다.갈등이 너무 쉽게 화해에 이르는 설정들은 아무래도 싱거워 보인다.현우의 노모 역에 중견탤런트 윤여정.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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