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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아무도 너의 깊이를 모른다(이진영 지음, 문학과경계사 펴냄) 계간 ‘문학과 경계’ 발행인이기도 한 중견시인 이진영씨가 세번째 시집을 펴냈다. 판화가 류연복씨의 판화가 곁들여진, 촌철살인의 짧은 시들로 채워졌다.29일까지 서울 동숭동 예총화랑에서 시판화전도 연다.7900원. ●먹는 여자(쓰쓰이 도모미 지음, 한성례 옮김, 이룸 펴냄) 지은이는 영화 ‘실락원’의 시나리오를 쓴 신예 소설가.18편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에서 작가는 음식과 사랑, 섹스를 교차시킴으로써 생의 욕구를 자극한다. 작가는 “자유연애와 프리섹스는 현대적인 삶이 잉태한 문화의 한 형태가 아니라 생래적으로 우리 인간이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주장한다.9500원. ●독설의 팡세(에밀 시오랑 지음, 김정숙 옮김, 문학동네 펴냄) 루마니아 태생의 20세기 대표적 잠언가 에밀 시오랑의 잠언집(1952년).“니체, 마르셀 프루스트, 보들레르 혹은 랭보가 유행의 변화에도 살아남은 것은 그들의 무관심한 잔인성, 신들린 듯한 해부기술, 풍부한 독설에 기인한 것이다.” 삶의 본질을 근원까지 파헤치는 역설과 희망의 아포리즘들을 대면할 수 있다.8000원. ●잠들지 마라 잊혀져 간다(최재목 지음, 샘터 펴냄) 최재목 시인이 일본의 하이쿠처럼 짧고 명료한 10자짜리 시들을 써모았다.‘외로워졌다면 어른이다’ ‘흩어져 산다 낱낱의 순간’ 등 10자로 다 표현되지 못한 시심(詩心)을 다시 100자 안팎의 산문으로 해설처럼 덧붙인 독특한 산문시집이다.7500원.
  • “헌재 위헌결정 효력 부정안해”

    “헌재 위헌결정 효력 부정안해”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신행정수도 건설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의 법적 효력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법리 논쟁이 빚어지고 있는 헌재의 결정 이유를 승복한다고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알맹이 빠진 연설’이라며 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노 대통령은 헌재의 결론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국가 균형발전 전략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는 적절한 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혀 행정타운·행정특별시 등의 건설계획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또 ‘뉴딜형 종합투자 계획’으로 경기 활성화를 추진해 내년에 경제 성장률 5% 성장세를 유지토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행정타운·행정특별시 추진 시사 노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 의원 대부분이 퇴장한 가운데 이해찬 국무총리가 대독한 ‘2005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에서 “헌재의 결정이유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평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효력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지방 분권과 국가 균형발전, 수도권 과밀 해소가 국가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과제임을 분명히 한다.”면서 “국민 누구도, 나아가 헌재도 이 과제를 부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는 국가 균형발전을 변함없이 추진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헌재의 결론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국가 균형발전 전략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적절한 계획을 세워 반드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는 거시경제 여건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감으로써 내년에도 경제성장률 5%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역설했다. ●내년 성장률 5%유지 최선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승복하는지, 안 하는지 모호하게 한 것은 헌재 결정에 무게를 안 두는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고 사과하지 않고 버티겠다는 태도에 대해서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태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애매모호하기 그지없어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에 매우 실망스럽고 분노가 치밀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도 “부족함과 우려를 느낀다.”거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임종석 대변인은 “헌재 결정으로 신행정수도추진위원회 활동이 중단됐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합헌의 틀에서 대책을 찾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연설문 25쪽 중 17쪽이 민생 경제 회복과 경기 활성화 얘기로 경제 회복 전념 의지를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정연설은 이 총리의 한나라당 비하 발언 사과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한나라당 의원 대부분이 퇴장한 가운데 진행됐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표해록/최부 지음

    조선 성종 때인 1488년, 제주도에서 추쇄경차관이라는 관직을 맡고 있던 최부는 부친상을 치르기 위해 제주를 떠나 고향 나주로 향한다. 최부를 포함한 43명의 일행은 날씨가 궂으니 배를 타지 말라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길을 나선다. 출항 이틀째, 최부 일행은 결국 바다에서 풍랑을 만나 뱃길을 잃고 대양을 표류하는 신세가 된다. 표류 14일째, 최부 일행은 가까스로 중국 저장성 영파부 연해에 도착한다. 하지만 그들에겐 또 다른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다. 왜구의 출몰로 골머리를 앓던 중국이 최부 일행을 왜구로 간주한 것이다. 그들은 온갖 고초를 당하지만 왜구의 혐의를 벗은 뒤에는 군리(軍吏)의 인도를 받으며 항저우를 출발, 운하를 따라 베이징에 이른다. 명나라 황제까지 만난 최부 일행은 요동반도를 거쳐 압록강을 건너 제주를 떠난 지 6개월 만에 마침내 한양으로 돌아온다. 성종을 알현한 최부가 성종의 명으로 중국여행 등에서 겪고 들은 일을 일기체로 지어 바치니 이것이 바로 ‘표해록(漂海錄)’이다.15세기 중국 기행문학의 금자탑 ‘표해록’은 역설적이게도 이같은 불행의 결실이었다. 그동안 학계에서만 논의되던 ‘표해록’이 도서출판 한길사가 펴내는 ‘한길그레이트북스’의 하나로 완역돼 나왔다. 서인범·주성지 두 명의 동국대 강사가 번역하고 2000여개의 방대한 각주를 달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중국 명나라의 해안방비 상황과 지리, 민속, 언어, 문화, 조선·명 관계사 등 중국 문헌에도 잘 나오지 않는 귀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학계에서는 ‘표해록’을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9세기 일본승려 엔닌(圓仁)의 ‘입당구법순례행기’와 함께 3대 중국여행기의 하나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3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탄핵·수도이전등 연이은 결정에 눈길

    [수도이전 위헌 파장] 탄핵·수도이전등 연이은 결정에 눈길

    헌법재판소가 달라졌다.1988년 설립 이후 26년 만에 헌재의 ‘행보’에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올 들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과 수도이전 헌법소원 사건을 연이어 처리하면서 헌재의 권능이 어디까지인지 놀라는 국민들이 많아졌다. 비록 신청이나 청구가 있어야 심리를 진행해 결정을 내리는 ‘피동적’ 위치에 있지만 헌재의 권능은 사실상 무소불위다.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모든 국가기관이 따라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대 공약사업인 행정수도이전이 결국 헌재의 결정으로 ‘좌초’됐다. ●“헌재는 조용한곳” 인식 깨 불과 5개월 전 노 대통령은 헌재의 결정으로 탄핵의 위기를 모면했다. 헌재가 5개월 만에 노 대통령과 관련된 두 가지의 가장 중요한 국가적 대사를 처리한 것이다. 헌재는 출범 이후 지금까지 과외금지 위헌, 그린벨트 헌법불합치 등 재산권 등 국민의 기본권과 관련된 사건을 주로 처리해 왔다.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사건들이었지만 국민들이 헌재의 ‘권능’을 실감하기에는 다소 부족했다. 법조계 내에서도 헌재는 ‘조용한 곳’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런 헌재가 연이어 두 ‘대형사건’을 처리함으로써 국민들이 헌재를 다시 보고 있으며 헌재가 원하건, 원치 않건 그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헌재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윤영철 소장은 두차례의 선고에서 ‘법치주의’를 유난히 강조했다. 헌재가 헌법을 근간으로 탄생한 기관인 만큼 헌법수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달라진 헌재의 위상이 오히려 헌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치적 타협으로 구성… 태생적 한계 기본적으로 헌재의 인적 구성의 한계에서 비롯된 우려이다.9명의 재판관을 대통령이 3명, 국회가 3명, 대법원장이 3명씩 임명하는 정치적 타협으로 헌재는 구성된다. 헌재는 우선 차기 재판관 임명 때부터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공산이 크다. 내년에는 김영일 재판관,2006년에는 권성 재판관 등이 물러난다.20007년까지 7명이 임기만료로 새 인물로 바뀐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이나 국회, 대법원장이 각각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인사들을 천거할 가능성이 높다. 올 들어 두 차례의 ‘중대 결정’으로 헌재는 위상을 한껏 드러냈지만 역설적으로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서게 됐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盧대통령 “수도권은 국가적 안목 가져야”

    노무현 대통령은 20일 행정수도 이전 반대 여론을 겨냥해 “자기 이익만을 앞세우는 수도권의 목소리가 관철되는 시대가 온다면 대한민국에서 힘없는 지역은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된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충북 제천시청에서 열린 충북지역 혁신 5개년계획 토론회에서 “때로는 지역 이기주의나 집단 이기주의를 인정해야 할 경우도 있다.”면서 “다만 세력이 강하고 힘이 센 지역, 집단이 자기들의 이익만을 위해 목소리를 내면 그 사회는 심각하게 된다는 점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김만수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강한 집단, 일등 집단의 집단 이기주의는 상당히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지방의 지역 이기주의와 수도권의 이기주의는 다르게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수도권은 각별히 국가전체를 이끌어가는 지역으로서의 국가적 안목을 갖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강영주교수 ‘벽초 홍명희 평전’ 펴내

    강영주교수 ‘벽초 홍명희 평전’ 펴내

    “일본유학 시절, 그는 ‘대한흥학보’에 기고한 시 ‘일괴열혈’에서 우리 민족이 외세의 침략 앞에 위태로워진 까닭이 ‘지방열’(지역감정)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분열을 극복하고 대동단결하는 것만이 민족적 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라고 역설하는 등 일찌감치 민족의식을 드러냈다.” 홍명희 연구에 몰두해온 상명대 국어교육과 강영주(52) 교수가 ‘임꺽정’의 작가 벽초 홍명희(1888∼1968)의 생애와 사상을 조명한 ‘벽초 홍명희 평전’(사계절 펴냄)을 냈다. 지난 99년에 낸 ‘벽초 홍명희 연구’를 평전으로 고쳐쓴 것이다. 벽초는 혜경궁 홍씨로 유명한 풍산 홍씨 가문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경술국치를 당하자 분개해 자결한 홍범식. 어려서부터 문재가 뛰어났던 벽초는 일본 도쿄(東京)의 다이세이(大成)중학 시절, 현지 신문에 ‘한인 수재’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릴 정도로 성적이 빼어나 후일 최남선, 이광수와 함께 ‘조선 삼재(三才)’로도 불렸다. 대한제국이 멸망하고 금산 군수였던 부친이 자결하자 벽초는 한때 중국에서 방랑생활을 하기도 했는데, 강 교수는 이 시기를 “그가 민족운동가이자 문학가로서 내면적 성장을 이룬 때였다.”고 설명한다. 이후 귀국한 벽초는 만세 시위를 주도했다가 1년간 옥고를 치렀으며, 교육계와 언론계를 거치며 항일의 의지를 꺾지 않았다. 해방 후 중도 정당인 민주독립당을 창당, 남북한의 단독정부 수립을 저지하기 위해 애쓰다 48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연석회의에 김구, 김규식 등과 함께 남측 대표로 참석했다가 북에 잔류, 부수상까지 역임했다. 책은 ‘임꺽정’에 관한 일화는 물론 서한과 친필 한시 등 그의 인간적 풍모를 살필 수 있는 자료를 다뤄 벽초에 대한 깊은 이해가 가능하도록 꾸며졌다.1만 5000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노대통령 “수도권 이기적 단결 안된다”

    행정수도 이전 위헌 여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하루 앞둔 20일 청와대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헌재 판결을 앞두고 정리·분석 같은 것은 없었다.”면서 “전문가들은 법리적·합리적인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탄핵 때와는 분위기가 전혀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에서는 헌재의 판결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만약 위헌 판결이 나오면 상당한 타격을 받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행정수도가 옮겨가는 충남 공주·연기와 이웃한 충북 제천을 방문, 수도권의 집단 이기주의를 비판하면서 양보를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힘이 강하거나 가진 사람, 지역은 자신들만의 위해 단결해서는 안 되고 모두를 끌어안고 나누면서 함께 가야 한다.”면서 “수도권은 국가 전체의 안목을 갖고 국가를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양보를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행정수도 이전이 안될 경우)사회적 격차를 강화시키고 갈등을 격화시키며 심각한 낭비를 가져오는 악순환에 빠져들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수도 이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어 행정수도를 이전하면 서울에서 살다온 공무원은 집 두 채를 사고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제일 목표는 나라가 발전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지방 발전”이라면서 “첫번째 목표가 달성되려면 두번째 목표가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방이 발전하지 못하면 국가 발전이 심각한 장애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지방 발전이 첫번째 전략”이라고 역설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정부·여-한나라…21일 ‘수도이전 위헌여부’ 선고 앞두고 촉각

    정부·여-한나라…21일 ‘수도이전 위헌여부’ 선고 앞두고 촉각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여부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는 20일 헌재의 결정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저마다 헌재 결정에 따른 시니리오별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여야간 희비가 교차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각하’ 또는 ‘기각’ 결정이 내려질 경우 행정수도 이전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한나라당이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된다. 반면 ‘위헌’ 결정이 내려지면 정부와 여당은 수도이전 사업을 일단 중단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與,“기각 또는 각하” 기정사실화 주력 정부와 여당은 “기각 또는 각하될 것”이라며 낙관하는 분위기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헌재에서 기각이나 각하를 통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 한나라당도 이를 수용, 더이상 불필요한 소모적 정쟁은 매듭짓고 행정수도 이전사업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며 ‘합헌’ 결정을 기정사실화했다. 국회 건설교통위원장인 김한길 의원은 “제가 알아본 법리로는 법에 어떤 하자도 없다.”면서 “헌재가 제대로 판결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행정수도 이전의 타당성을 역설하고 야당의 반대운동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대전 출신인 이상민 의원은 “국민투표는 대통령의 의무 사항도 아니고, 신행정수도 건설은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에 속하는 정책사항이므로 사법부의 심사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해 ‘각하’ 결정을 기대했다. 그는 또 야당이 헌재 결정과 상관없이 수도이전 반대운동을 계속 벌이겠다고 밝힌 데 대해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전폭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면서 “본인들의 입맛에 맞으면 옳고, 맞지 않으면 거부하는 것은 민주주의 소양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헌재 결정은 법률적 해석일 뿐” 한나라당은 헌재의 결정에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헌재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데다 헌재가 결정 시기를 앞당긴 사실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고위 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 결정도 정치적 결정이었다.”며 헌재에 대한 불신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이어 “정부가 국가 안위에 관한 중대한 사안을 국민투표에도 붙이지 않고 추진하고 있는데도 헌재가 ‘각하’ 또는 ‘기각’ 결정을 내린다면 헌재는 스스로 ‘정치재판소’임을 자임하는 격”이라고 덧붙였다. 이한구 정책위의장도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내일 헌재 결정은 의미가 크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법률적 측면만 얘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그러나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린다면 정부는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도이전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한가닥 기대감을 남겨뒀다. 특히 오는 28일 수도이전 반대 100만인 궐기대회를 준비중인 수도이전반대 범국민운동본부 이재오 의원은 “헌재가 어떤 결정을 해도 정부가 수도이전 중단을 선언하지 않는 한 28일 대회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행위원장인 박계동 의원도 “각종 조사에서 반대 여론이 60% 이상이고, 추진결정 과정에 국민여론이 제대로 수렴되지 않은 만큼 여권은 수도 이전을 일방적으로 강행해선 안 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도덕적 위기 극복” 대학 사상교육 바람

    중국 사회에 때아닌 이데올로기 교육 바람이 불고 있다. 여기엔 개혁·개방 이래 밀려 들어온 퇴폐적인 서구문화에 청소년들이 오염되고 있다는 위기 의식이 짙게 깔려 있다. 가파른 소득수준 향상으로 민권·민주의식을 높아지면서 자칫 제2의 천안문 사태를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중국 언론들은 최근 들어 “지난해 1인당 GDP 1000달러 시대를 맞아 과거 전례가 없는 사상적·도덕적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당국은 미래 중국사회를 짊어질 대학생들의 사상 교육에 착수했다. 저우지(周濟) 교육부장은 최근 중국 공산당 및 국무원 주관 좌담회에서 “대학생의 사상과 정치 교육이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저우 부장은 특히 “대학생들의 사상, 문화소양, 건전한 정신에 당과 국가의 명운과 중국식 사회주의의 흥망성쇠, 중화민족의 부흥이 걸려 있다.”며 당의 노선과 정책, 덩샤오핑(鄧小平) 이론과 장쩌민(江澤民)의 ‘3개대표론’ 교육 등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한발 더 나아가 ‘중국 정신’ 재창조도 최근 중국 언론들의 단골메뉴가 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평론에서 “무절제한 상업화의 물결 속에서 사람들이 집단 허무주의에 빠져들고 있다.”고 질타한 뒤 새로운 중국문명의 건설을 역설했다. 올들어 시작된 음란 사이트의 대대적 단속도 청소년 정신문화 건설과 무관치 않다. 이러한 사상교육 강화는 공산당의 ‘모범생’으로 불리는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의 통치 색채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원 기강확립이 청소년 사상교육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이와 동시에 개혁·개방의 전면적 실시를 선언한 후진타오 체제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oilman@seoul.co.kr
  • [오늘의 베스트] 우리당 문병호의원

    [오늘의 베스트] 우리당 문병호의원

    ●우리당 문병호의원 “1020억원을 벤처조합 손에 놀리고 있다.” “18배 벌어야 겨우 본전이다.” 열린우리당 문병호 의원은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국민연금관리공단의 벤처투자 허점을 맹렬하게 꼬집었다.“지난 6월 말 현재 벤처조합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보유 중인 국민연금 자산은 1020억원이며, 또한 벤처기업 투자액은 820억원에 불과한데 자본 평가는 45억원에 그치고 있다.”고 질타한 것이다. 문 의원은 이날 장석준 공단 이사장을 상대로 “현금자산 120조원의 0.01%인 1200억원만 가지고도 대단한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복지 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연금공단이 소외계층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등 끈질긴 주문으로 장 이사장으로부터 “알겠다. 검토하겠다.”라는 답변을 끌어냈다. 문 의원은 그러자 “국민연금 가계대출 특별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재계 - 공정위 또 ‘출자·투자 논쟁’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둘러싸고 재계와 정부의 ‘논리 대결’이 재점화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국정감사를 앞둔 묘한 시점이다. “출자도 투자의 한 부분(재계)”,“출자는 투자가 아니라 타기업 주식보유(공정위)”라는 ‘말싸움’이 경제학자들이 참여한 ‘보고서 대결’로 확전되면서 표류하는 한국경제에 대한 해법 마련도 늦춰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유관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은 17일 ‘출자 및 투자관계에 대한 실증연구’ 보고서를 통해 출자규제대상 기업집단 소속 계열사의 경우 규제폐지 기간(1998∼2000년) 특수관계인 및 계열사로부터 출자가 커질수록 더 많은 투자를 수행했다는 통계결과를 얻었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출자규제대상 기업의 자산대비 특수관계인 및 계열사의 피출자와 투자의 상관도는 0.390으로, 출자가 1단위 늘어날 때 투자는 0.3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출자규제가 재도입된 2001년 이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지만 피출자율과 투자의 상관도가 0.2 이하로 계속 떨어졌다. 반면 출자 규제를 받지 않은 기업들은 2001년 이후에도 출자-투자 상관도가 계속 올라 0.25에 이르렀다. 다시말해 출자가 제약을 받으면서 투자 증진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분석은 공정위가 특수관계인 등의 출자가 투자와 상관관계가 없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결과 등을 근거로 출자총액제한의 필요성을 역설한 논리를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KDI는 출자총액이 폐지됐던 2000∼2001년에 대기업집단의 투자가 산업평균에도 미치지 못한 반면 계열사의 출자총액이 크게 늘어나 투자보다는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확장에만 주력했다고 분석했다. 전경련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출자총액을 풀어줬더니 투자도 늘어났다.”는 증거를 찾은 셈이다. 한편 공정위는 이날 한경연의 보고서에 대해 “출자와 투자의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은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경연 보고서는 단순히 내부지분율과 투자율간의 관계만을 나타낼 뿐이고 출자액 증가가 투자율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책꽂이]

    ●마오쩌둥, 손자에게 길을 묻다(야경유·장휘 지음, 전병욱 옮김, 홍익출판사 펴냄) 가난한 농부의 아들 마오쩌둥은 어떻게 평생의 숙적 장제스와의 20년 혁명전쟁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었을까. 어떻게 5만의 홍군으로 100만의 군대를 이길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은 마오쩌둥이 평생 간직했던 한 권의 책 ‘손자병법’에 있다. 이 책은 천하대업의 야망을 품은 청년 마오쩌둥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손자병법의 지혜를 활용해 중화인민공화국의 최고지도자가 될 수 있었는가를 보여준다. 전2권, 각권 1만6500원. ●프랭크 라이트:자연을 품은 공간디자이너(서수경 지음, 살림 펴냄) 미국을 세계 건축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건축가 프랭크 라이트는 7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누구보다도 많은 작품을 남겼다. 현재 남아 있는 작품만 409점. 그중 3분의1 이상이 미국의 사적으로 등록될 정도로 역사적·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라이트는 초창기에 ‘프레리 하우스’라는 미국의 대평원(프레리)에 적합한 건축스타일을 창조했으며, 그가 일생에 걸쳐 발전시킨 ‘유기적 건축’이라는 친환경적 디자인 이념은 전세계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그의 역동적인 삶을 살폈다.3300원. ●조선의 무기와 갑옷(민승기 지음, 가람기획 펴냄) 1970년대에 조성된 세종로의 이순신 장군상이 중국식 피박형 갑옷을 입고 오른손에 일본도를 들고 서있는 모습으로 왜곡돼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에서 군졸들이 삼국시대에나 사용했던 환두대도를 버젓이 등에 메고 등장하는 것 또한 문화적 수치다. 대하사극에서 이순신 장군이 방호력이 거의 없어 조선 후기에 의장용으로 사용됐던 두석린(豆錫鱗) 갑옷을 입고 나오고, 손에는 삼국시대 이후 실전에서 사용된 적이 없는 양날 검을 들고 있는 것도 잘못이다. 이 책은 그런 오류를 밝힌다.1만 5000원. ●더글러스 맥아더(마이클 샬러 지음, 유강은 옮김, 이매진 펴냄) ‘사라진 노병’ 맥아더는 우리에게 정의로운 이미지로 겹겹이 싸여 있다. 그러나 사실 맥아더는 권력욕에 불탔던 반(半)정치인이기도 했다. 저자(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영웅의 그림자 뒤에 놓인 인간 맥아더를 조명한다. 맥아더는 어머니 메리 핑키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가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어머니는 아들의 진급은 물론 임지를 워싱턴으로 해달라고 국방부에 부탁하는 등 아들에 대한 유별난 애정을 과시했다. 이런 어머니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맥아더는 백악관을 목표로 정치적 성공을 추구했다.2만원 ●공산당도 팔아먹는 중국재벌(미야자키 마사히로 지음, 김현영 옮김, 모색 펴냄) 중국 천하통일의 주역은 진시황. 그러나 그의 뒤에는 당대의 재벌 여불위가 있었다. 중국은 근현대 1∼2세기를 빼고는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 자리를 내줘본 적이 없다. 중국의 기업집단, 즉 재벌은 지금 전 세계의 돈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때론 공산당 권력과 결탁하고 때론 대립하면서도 한결같이 중국의 ‘부국강병’을 향해 질주하는 그들의 모습을 살핀다.‘가장 공산당주의적인 것이 가장 자본주의적’이라는 역설의 실체를 보여준다.1만 2000원. ●살아있는 우리 신화(신동흔 지음, 한겨레신문사 펴냄) 겨레의 가슴 속에 살아 숨쉬는 우리 민간신화의 주인공들을 조명. 사람의 아들로 태어나 우주의 주재자로 우뚝 선 ‘대별왕’과 ‘소별왕’, 자신을 버린 세상을 구원하러 서천서역 무간지옥속을 하염없이 흘러가는 ‘바리’, 작은 가슴으로 우주를 껴안은 들판의 딸 ‘오늘이’, 사랑을 찾아 불구덩까지 가는 ‘자청비’, 땀 냄새만으로 남편을 가려내는 ‘막막부인’ 등 친근한 우리 신들의 본 모습을 살펴본다.1만 3000원.
  • [눈에 띄네~ 이 얼굴]‘콜래트럴’ 톰 크루즈

    전형적인 백인 미남 스타에서 연기파 배우로 또 제작자로,해가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톰 크루즈(42).할리우드의 ‘파워맨’인 그가 자신의 긴 필모그라피에 처음으로 악역을 올려놓았다. 하지만 영화 ‘콜래트럴’에서 톰 크루즈가 분한 빈센트는 할리우드 영화의 평범한 악당과는 다르다.톰 크루즈란 배우의 무게가 그대로 느껴지는 색깔있는 악당이다.그 어떠한 캐릭터보다 냉혈한이지만,자신만의 윤리 안에서 감성과 이성을 조절할 줄 아는 ‘철학하는 청부살인업자’가 바로 빈센트다. 빈센트는 재즈바에서 자신의 표적에게 정답을 맞추면 살려주겠다며 “마일즈 데이비스가 음악을 배운 곳은?”이라는 질문을 던진다.부족한 대답이 나오자 가차없이 총탄이 날아가 박힌다.방금까지 함께 웃고 떠들면서 음악을 즐겼기에 더 섬뜩하다.‘누가 죽든 변하는 건 없다.’며 삶의 무의미함을 역설하는 빈센트.그에게 살인이란 그가 느끼는 존재의 가벼움 만큼이나 간단한 일이다.톰 크루즈가 “빈센트란 인물은 그만의 도덕성을 가진,완전무결한 프로”라고 표현했듯,그는 자신만의 철학과 삶의 방식이 있는 악당을 보여준다. 마이클 만 감독은 “지금까지 톰 크루즈가 연기했던 캐릭터들과 판이하게 달라서 사실 그가 빈센트 역을 맡는다는 것은 위험한 결정이었다.”고 회고했다.하지만 “톰 크루즈에게 내재돼 있는 힘과 권위가 표출되는 것을 보고 싶었다.”는 감독의 소망대로 빈센트는 배우 톰 크루즈의 옷을 입고 완벽하게 태어났다.그가 아니었더라면 이처럼 깊이있는 악당이 가능했을까. 특히 회색 빛깔의 머리와 수염은 노회한 듯하면서도 거친 인상의 이미지를 그리는데 적절했다.전직 영국 공군 특수부대원으로부터 훈련을 받았다는 사격 연기 역시 사실적인 느낌을 잘 살려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박정희 비민주적이나 근대화 공헌”

    |싱가포르 AFP 연합|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는 11일 한국의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과 중국의 덩샤오핑(鄧小平)을 ‘비민주적 지도자였지만 국가를 발전시킨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마하티르 전 총리는 ‘민주주의와 아시아의 지도력’을 주제로 한 대학강연에서 아시아적 가치를 역설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마히티르는 “대부분의 아시아 지도자들과 아시아인들은 아직도 바깥에서 흘러들어오는 사상과 이념을 비판적으로 보지 못하고 있다.”며 아시아에 만연한 서구 사대주의를 비판했다. 그는 “많은 아시아인은 자신들이 유럽인보다 못하다고 생각하고,유럽 중심적 사고에 함몰돼 시혜적 시각에서 유럽인들을 우러러 보고 있다.”며 “유럽 사대주의적 시각을 가진 아시아 지도자들은 국민봉기나 테러 등의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이날 강연 후의 질의ㆍ응답 시간을 통해서도 “아시아인은 유럽인이 문명화되기 훨씬 이전부터 문명을 이룩한 만큼 유럽은 아시아에서 배워야 한다.”고 말하는 등 서구 비판적 독설을 이어갔다. 이날 연설의 대부분을 서구 민주체계의 결함을 지적하는 데 할애한 그는 “이론적으론 민주주의가 가장 훌륭한 지배모델”이라고 인정했지만 “거짓말쟁이나 ‘교활한 소수’가 권좌에 오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 盧대통령, 수행기자 간담 “北核 구조적 안정”

    盧대통령, 수행기자 간담 “北核 구조적 안정”

    |호치민 박정현특파원|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북한 핵 문제를 놓고 미국과 북한이 대치하면서 민감한 말들을 주고받고 있지만,(북핵문제는) 구조적으로 대단히 안정돼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하노이 시내의 대우호텔에서 동행하고 있는 기자들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과 인도·베트남 국빈방문을 결산하는 조찬간담회를 갖고 “북핵문제는 모든 나라들이 관심을 갖고 걱정하는 문제이기는 하지만,세계에서 가장 위험하지는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직간접으로 테러와 관계된 것은 KAL기 폭파사건이 극단적 행동의 마지막이고 그 이후에는 뚜렷한 것이 없다.”면서 “전세계 정상들이 이런 것들을 냉정하게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한·일·중·러 모든 나라가 북한에 대해 극단적 선택을 해야 할 환경에 반대하고 있으며,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북한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지는 않다.”면서 “북한도 개혁과 개방의 길로 점진적으로나마 갈 가능성과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또 “중·러·일과 한국 누구도 북한을 부추기지 않고 있으며 부추겨서는 이익이 없다.”면서 “한반도 안정을 모두 간절히 소망하고 있으며 일본마저도 경수로 문제에서 미국과 다른 의견을 내면서 한반도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귀국하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북핵문제를)풀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노 대통령은 이날 특별기 편으로 하노이를 출발해 호치민에 도착,동포간담회를 갖고 레 탄 하이 호치민시 인민위원장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노 대통령은 12일 귀국길에 오른다. jhpark@seoul.co.kr
  • 李부총리, “내년 수조원 건설프로젝트 추진”

    李부총리, “내년 수조원 건설프로젝트 추진”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동결과 관련해 8일 “아쉽다.”는 말로 거듭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내년 5% 성장을 위해 수조원대의 건설 프로젝트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날 출입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한국은행 스스로가 지난 8월 콜금리를 내리면서 6개월 후에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으면서 겨우 두 달 만에 (인하효과 주장을)거둬버리니 할 말이 없다.”면서 “금통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고 말했다. ‘재경부 말만 믿고 투자한 사람들은 쓴 맛을 봐야 한다.’는 박승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한은 총재가 그런 뜻으로 얘기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재경부가 금리를 내리라 마라 한 적이 없는데 (한은이) 그렇게 느꼈다면 자격지심”이라고 받아쳤다. 이 부총리는 “경기회복의 관건은 건설”이라고 밝혀 현재 열심히 물밑작업중인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의 핵심이 ‘건설경기 연착륙’임을 시사했다.그는 “올해는 작년에 따놓은 일감으로 그럭저럭 넘기고 2006년에는 기업도시나 복합레저단지 건설이 본격화돼 괜찮은데 문제는 그 사이에 떠있는 내년”이라면서 “공모를 통해 거창한 이름까지 붙여 수조원대의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재건축·재개발시장의 급격한 위축과 관련해서는 “투기를 막기 위해 관련 허가절차를 까다롭게 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투기 우려가 없어지면 허가절차를 쉽게 하고,부동산거래 제한도 점진적으로 푸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의 투자로는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다.”며 벤처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그는 “덩샤오핑이 말했듯이 창문을 열면 시원한 바람뿐 아니라 모기도 들어오기 마련인데 이걸 잡겠다고 2000년에 벤처시장을 무지막지하게 죽여놓았다.”면서 “다시 살리려고 하니 기름을 갖다 부어도 나무가 워낙 젖어 있어 좀체 타오르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이어 “최근 일본에서 벤처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며 “우리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이 부총리는 간담회 내내 “(기업도시 등)큰 거 하나 터뜨리려고 하는데 자꾸 늦어진다.” “시간이 얼마 없다.”는 말을 되풀이해 정치권과 경제주체들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웠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ASEM 의장성명 “6자회담 조속 개최” 촉구

    ASEM 의장성명 “6자회담 조속 개최” 촉구

    |하노이 박정현특파원|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는 9일(현지시간) 이틀 동안의 회의를 마치고 북핵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할 것을 촉구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다. ASEM 정상들은 의장성명을 통해 북핵의 평화적 해결과 6자회담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강한 지지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사국들이 핵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계속 상호 조율된 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들은 이와 함께 ASEM 회원국간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회원국간 개발 격차를 축소하면서,기업 부문의 역할을 강화하도록 노력한다는 ‘경제동반자 관계에 관한 하노이선언’을 채택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8일 ASEM 개막연설을 통해 “우리는 90년대 이후 남북한간 불신해소 노력을 통해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면서 “북한을 고립시키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유엔은 다자주의를 대표하는 가장 영향력있는 기구이고 유엔 회원국 수가 많이 늘었다는 점에서 유엔개혁이 시기적으로 필요하다.”면서 “안전보장이사회의 개혁은 민주성과 지역대표성이 반영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별도 회담을 갖고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독일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앞서 지난 7일 밤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가진 전격 회동에서 6자회담이 조기에 개최되기를 희망하며,이를 위해 중국측이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해 주기를 요청했다. jhpark@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37)한-중 경협 상생의 길

    [차이나 리포트 2004] (37)한-중 경협 상생의 길

    한국 경제는 연륜은 있지만 규모가 작다.이에 비해 중국은 경험은 짧지만 초대형 경제로의 면모를 갖춰 가고 있다.이 두 나라 경제의 상생구조가 앞으로도 지속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까지는 잘해 왔지만 앞으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설적이지만 중국시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버려야 한다.올 8월까지 한국의 중국(홍콩 포함)시장에 대한 수출 집중도는 27.6%로 미국·일본 등 전통 수출시장을 크게 앞서고 있다.한국은 중국이라는 중저가 제품시장을 얻는 대신 고가의 첨단제품 위주로 구성돼 있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시장을 잃어가고 있다.이는 우리 수출제품의 기술집약도 약화를 의미하며,기업 차원에서는 제품혁신과 기술개발의 유인체계가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그만큼 중국의 추격에 취약해진 셈이다.중국과의 기술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선 경쟁력 있는 새로운 제품이 지속적으로 창출될 수 있는 유인체제가 마련돼야 한다.즉 주력 수출시장이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중심으로 다시 전환돼야만 한다. 대중국 수출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13억 인구라는 거대시장의 가능성만 보고 불확실한 미래를 담보로 거의 원가에 내다 파는 방식은 더이상 지속되기 어렵다.삼성이 중국 등에서 추진했던 휴대전화의 고가 판매전략은 좋은 예다.지금도 중국 휴대전화 판매장에서 중국 소비자들은 세계 유명 상표보다도 20∼30% 비싼 우리 제품을 기꺼이 산다.대중국 수출의 부가가치 중심으로의 전환은 국가 위험도 관리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특정 국가에 대한 수출 집중도가 25%가 넘어간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동일한 영역에서 경쟁해서 살아남기는 힘들다.중소기업 특유의 강점을 바탕으로 대기업의 약점을 파고들어 생존공간을 확보해야 한다.한·중간에는 1인당 국민소득 격차가 무려 12배나 난다.제조원가에서 한국은 중국과 경쟁할 수 없다.중국이 제조하기 어려운 분야를 특화해 한국의 생존 공간으로 확보해 나가야 한다.중국이 경제발전 과정상 다음 단계에 필요한 제품들이 무엇인지를 사전에 파악해 대비해야 한다.보다 정교한 중국경제 연구체제가 필요하며,우리 기업이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네트워크도 구축돼야 한다. 한·중 수교 12년을 돌이켜보면 한국은 중국의 경제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지난 1992년의 한·중 수교는 양국 경제의 상생에,특히 중국의 경제발전에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대외적으로 천안문사태로 인해 국제적 고립에 처해 있던 중국이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한국과의 수교가 결정적인 계기였다.당시 관망세를 보였던 일본과 타이완 기업들이 한국의 중국시장 선점을 우려해 대중국 투자를 본격화했기 때문이다.한·중 수교가 중국의 외자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성장전략에 단초를 제공한 것이다. 이후 중국의 고도성장은 1997년 외환위기를 맞은 한국이 이를 조기 극복하는 데 1등공신의 역할로 보답한다.중국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등장하면서 한국의 무역수지 구조는 만성적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중국이 의류·가전산업 등에서 세계의 공장과 수출기지로 부상하면서 부품과 원부자재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다.외자기업 중심의 조립가공형 수출구조로 인해 철강,석유화학,반도체 및 전자부품 등을 중심으로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수교 후 11년간 연평균 26.5%씩 증가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증가율은 중국의 수출변화율과 거의 일치한다.또한 한국은 중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노동집약적 공정을 중국에 이전하고 본국 기업을 지식기반 공정에 특화함으로써 기업 구조조정에 좋은 기회로 활용했다. 과거 한·중 경제협력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양국간의 경제적 격차에 따른 보완성이 한·중간에 상생을 가능케 한 바탕이었다는 점이다.최근 중국의 산업화가 가속화하고 수출이 늘어나면서 양국간 협력영역은 축소되고 경쟁영역이 확대되고 있다.중국경제와의 상생 가능성이 그만큼 불확실해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중국 경제와의 상생구조를 유지하고 중국의 성장을 우리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안목에서의 전략과 체계적인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mhlee@kiet.re.kr ■ 미래 전략산업 ‘격돌’ 불가피 중국을 바라보는 우리 업체들의 시각이 심상치 않다.KOTRA가 중국 현지 우리 투자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조사대상의 58%가 경쟁자로 중국 업체들을 지적했고,53%는 중국기업들과의 기술격차가 없다고 응답했다.그러나 기술수준을 중심으로 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산업분류 방식에 따라 지난 7년간 한·중간 산업과 수출구조 변화추이를 살펴보면,한·중 간에는 아직도 상당한 격차가 있다. 1995∼2002년 양국 산업구조의 기술 고도화 추이를 살펴보자.그림에서 보듯,중국의 경우 저위 및 중저위 대 중고위 및 지식기반 제조업의 비율이 이 기간에 67대33에서 63대37로 4%포인트 증가했다.한국도 이 기간에 55대45에서 51대49로 4%포인트 증가했다.중국의 추격만큼 한국도 달아난 것이다.2002년 중국의 산업구조는 1995년의 한국수준에 못 미친다.산업 전체로 보면 한·중 간에는 여전히 상당한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 그러나 산업구조의 고도화 과정은 두 나라가 다른 양상을 보인다.한국은 저위 기술산업에서부터 지식기반 제조업까지 순차적으로 계단식 형태의 발전을 해 온 반면,중국은 동시다발적 엘리베이터식 형태의 기술발전 양태를 나타내고 있다.중국은 노동집약적인 저위 기술산업을 제외하고 모든 산업에서 동시다발적인 발전이 진행되고 있다.세계 2∼3위의 중국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거의 모든 영역에서 두 나라가 경쟁구도로 진입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양국이 추구하는 미래 전략산업이 거의 일치한다는 점이다.이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성장동력산업군과 중국 정부가 발표한 국가산업기술정책을 비교해 보면 확연해진다. 두 나라 모두 자동차·기계·조선·철강 등 전통제조업의 기술혁신을 통한 고부가가치화와 정보통신,환경,에너지,항공우주,생명공학 등 미래 유망분야의 산업화와 수출화를 추구하고 있다.이는 향후 발전의 원동력이 될 미래산업 분야에서 한국과 중국의 충돌을 예고하는 것이다. 양국간의 수출구조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이같은 예고는 더욱 분명해진다.수출산업에서 중국의 추격은 상당히 빠르다.중국의 저위 기술 및 중저위 기술산업 대 중고위 및 지식기반 제조업의 수출비중은 1995년 70대30에서 2003년 50대50으로 8년 만에 20%포인트나 개선됐다. 한국은 이 기간에 42대58에서 30대70으로 변화해 12%포인트가 개선되는 데 그쳤다.중국이 한국보다 무려 8%포인트나 기술고도화 속도가 빠르다.중국의 수출구조 역시 산업구조와 마찬가지로 정보기술(IT) 제품을 중심으로 건너뛰기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중국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산업과 수출구조 고도화를 달성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그러나 아직까지 양국간 격차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이같은 결과를 종합해 보면 중국 경제에 대한 지나친 낙관도,비관도 모두 경계해야 한다.중국경제에 대한 실상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베이징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mhlee@kiet.re.kr
  • 인도방문 이모저모

    |뉴델리 박정현특파원|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5일 만모한 싱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세카와트 부통령·나트와르 싱 외무장관을 접견하는 등 활발한 경제통상외교 활동을 벌였다. ●노 대통령은 싱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인도는 한국 외에도 협력할 나라가 있지만 한국을 특별한 협력자로 생각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노 대통령은 “러시아의 모라토리엄(지불유예) 때나 중국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한국 기업은 철수하지 않았다.”면서 “한국 기업은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특별히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 기업은 인연을 오래 유지하고 의리를 매우 중시한다.”면서 “한국 기업과 국민들은 인도와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런 노력은 이제 한국과 인도간의 역사를 새롭게 쓸 것”이라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카밀 라스 인도 상공장관이 17억달러의 무역 역조를 언급하자 “한국은 일본에 연 200억달러의 무역 적자를 보고 있는데,수입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기술을 도입했고 수출 경제에 성공했다.”고 한국 성공의 비결을 설명했다.노 대통령은 “무역 적자냐 흑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구조적으로 한국의 대인도 투자가 인도의 발전에 어떤 전략적 의미를 갖느냐를 따지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4일 뉴델리 임페리얼 호텔에서 동행 경제인들과 만찬을 함께 하면서 “국가 대표가 저인 줄 알았지만 인도에 와 보니 대한민국을 실질적으로 느낌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은 우리 상품인 것 같다.”며 기업인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노 대통령은 “제가 국가대표라고 해서 4강 순방의 마무리로 러시아를 방문했고,이제 브릭스(BRICs) 경제외교의 중요성을 감안해 인도에 왔다.”며 “인도에 와서 제일 반가운 것은 솔직히 ‘대통령 환영합니다.’라고 써놓은 것(길거리의 광고판)이고,더 반가운 것은 그 밑에 있는 우리 기업의 이름과 로고”라고 격려했다. ●권양숙 여사는 이날 뉴델리 시내 산스크리티 초등학교·국립박물관등을 방문했다.권 여사는 인도의 공무원 부인들이 세운 이 학교를 방문해 “여러분이 자라서 한국을 방문해 달라.”고 당부했다. jhpark@seoul.co.kr
  • “시장 지키기” 금융정책라인 ‘당당 新관치’

    “시장 지키기” 금융정책라인 ‘당당 新관치’

    ‘이헌재(경제부총리·6회)-윤증현(금융감독위원장·10회)-최중경(재경부 국제금융국장·22회)·김석동(재경부 금융정책국장·23회)’으로 이어지는 금융정책 라인업에는 공통점이 있다.시장의 힘을 존중하지만 무질서는 용납하지 않는다는 소신이다.이를 밀어붙이는 카리스마도 있다.이 때문에 이들에게는 ‘신(新)관치 사단’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한다. 이 라인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시장의 질서가 잡혀가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와 “시장을 지킨다는 명분 아래 옛(舊) 관치의 폐해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 교차한다.시장과의 충돌 조짐이 엿보이는 ‘중소기업 대출 처리문제’는 신관치의 변별성을 가늠짓는 시험대로 여겨진다. ●“관치라고? 우리에게도 할말은 있다” 현 금융팀은 자신들의 시장철학이 부정적 어감이 강한 ‘관치’라는 한 단어로 매도되는 것을 마뜩잖아한다.과거 관치가 ‘정부 입맛대로 길들이기 위한 시장 비틀기’였다면,지금의 관치는 ‘최소한의 시장 지키기’라고 강변한다.이 부총리의 주장.“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은 시장이 불확실하다고 진단했지만 내 진단은 불안정하다는 것이다.불완전하긴 해도 웬만한 위험은 가급적 시장이 해결하도록 놔둬야 한다.그러나 그 위험이 시스템을 위협하거나 시장을 농락할 때는 (정부가)가차없이 개입한다.” 이 부총리와 색깔이 비슷하면서도 다소 달라 ‘이란성 쌍생아’로 불리는 윤 금감위원장 역시 “사상 최대 이익을 낸 은행들이 기업을 등쳐먹는다.”며 금융시장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질타한다.김석동 재경부 금융정책국장도 “1년 미만 단기 기업대출 비중이 73%를 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면서 “은행이 아니라 단자회사나 전당포”라고 신랄하게 성토한다. 최근 들어 ‘관치’가 아니라 ‘관리’라며 ‘물타기 표현’을 시도하고 있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관치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것도 현 금융팀의 공통점이다.김 국장은 “시장에 들어갈 때는 신속하면서도 단호해야 한다.”며 이 부총리에게 ‘사사한’ 관치 노하우를 공공연히 강조하기도 한다.‘LG카드 처리’가 후유증이 심했던 것도 “어설프게 관치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환율방어로 ‘최틀러’라는 별명을 얻은 최중경 국장은 “정부도 시장의 한 참여자”라며 “이를 부인하면 서로(정부·시장)가 피곤해진다.”고 주장한다.환차익을 노리는 국내외 투기세력에 “대한민국 관료를 우습게 보지 말라.”고 맞서기도 했다. ●시장에서는…中企처리가 시험대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현 금융팀이 공과를 떠나 역대 어느 팀보다 시장친화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역설적인 평가를 내렸다.반면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현 금융팀은 색깔만 강할 뿐 개혁 마인드가 약해 시장의 퇴출기능을 제대로 유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현장의 목소리도 엇갈린다.한 금융계 인사는 “전임 이정재 금감위원장이 부드러우면서도 소리없이 이 부총리를 보좌했다면 지금의 라인업은 너무 강(强)-강(强) 일색”이라고 우려했다.또 다른 인사는 “한때 시장에서 ‘금감위원장은 축구경기 시청중’(이 전 위원장이 축구광임을 빗대어)이라는 냉소가 돌았던 적이 있다.”면서 “시장이 어떤 의미에서건 당국의 존재를 의식하기 시작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한 국책은행장은 “시장의 위계질서가 잡혀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너무 강하게 찍어누르면 부작용이 따르게 마련”이라면서 “중소기업 대출문제만 하더라도 당국이 대출을 회수하지 못하게 하니까 애초 대출심사 때 종전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시중은행장은 “가뜩이나 돈이 남아돌아 걱정인데 멀쩡한 기업의 대출금을 회수하는 은행이 어디 있겠느냐.”고 공박했다.시장을 앞세워 시장 위에 군림하려 드는 오만함마저 엿보인다는 얘기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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