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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학사정관제 심층진단] 자기주도학습 전형의 역설

    [입학사정관제 심층진단] 자기주도학습 전형의 역설

    알고봤더니 입학사정관 전형이라는 게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라 성적과 비교과 활동을 모두 충족시켜야 하는 쉽지 않은 전형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 수 있다. 컨설팅이라는 이름으로 경력 관리를 해준다는 사교육 업체가 사정관 전형이라는 방패를 뚫을 만큼 날카로운 창이 아닐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이 드는 고교생이라면 아쉽지만 입학사정관 전형을 포기하면 된다. 사정관 전형 외에도 수시와 정시에는 다양한 형태의 전형들이 있다. 다른 전형은 사정관 전형보다 경쟁률이 높지만, 서류 준비 등이 덜 까다롭다. 선택할 여지가 많다. 중복 지원이 가능하니 사정관 전형을 1~2군데 응시하고, 다른 전형을 병행할 수도 있다. ●대입은 정시 등 선택여지 많아 중학생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내년도 입시부터 과학고와 외국어고와 같은 특수목적고 뿐 아니라 자립형사립고 입시에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도입하기로 했다. 자기주도학습 전형의 원래 이름이 입학사정관 전형이었다. 특목고 등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선택의 여지 없이 사정관 전형에 적응해야 한다. 당장 내년도 고교 신입생부터 적용되는 전형이지만 외고뿐 아니라 교육청에서도 준비는 걸음마 단계이다. 교육청별로 외고에 사정관을 한 명씩 파견해야 하는데, 아직 사정관을 뽑지도 못했다. 교과부가 제시한 전형 요강에는 금지사항만 나열되어 있다. 텝스·토플 등 인증시험 점수, 경시대회 수상실적, 지필고사와 교과 지식을 묻는 면접시험은 안 된다. 외고의 경우 내신은 영어만 본다. 학교생활기록부가 보증할 수 있는 정보도 제한적이다. 교과부가 교사들의 문의가 많은 항목에 대해 기재 여부를 정한 목록에서도 ‘기재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교과와 관련된 상은 기재할 수 없는데, 효행글짓기대회처럼 교과와 관련되면 효행상·선행상·모범상도 안 된다. 학급 단위의 단체 수상도 안 되고, 초등·중학교의 경우 2010학년도 이후부터 취득한 자격증 및 인증도 입력해서는 안 된다. 교과부는 “외부 수상이나 행사가 공정하지 못하거나 사교육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취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자립고 등의 입장은 다르다. 한 자립고는 “기존 전형을 볼 때에 비해 신입생의 수준을 낮추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특목고 사정관전형 적응해야 새롭게 떠오르는 항목인 독서기록의 영향력도 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외고 입시의 경우 2권을 선정해 1000자 이내로 써서 내야 한다. 초등·중학교 학생부에도 독서활동 상황을 적는 항목이 도입된다. 원래는 고교 학생부에만 기재 항목이 있었는데 이번에 확대 적용된다. 교과부가 제시한 ‘예시’를 보면 “아버지의 가계부(제윤경), 정갑영교수의 ‘만화로 읽는 알콩달콩 경제학’을 읽고 금리와 환율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였으며, 자신의 경제생활과 씀씀이를 되돌아보고 경제의 흐름에 대해 호기심이 많아짐”이라고 교사가 사회과 관련 독서활동을 기재했다. ●독서활동 등 영향력 제한적 결국 내년도 외고 입시에서는 학교장추천서나 심층면접처럼 사정관이 개입하는 전형에서 당락이 좌우될 것으로 점쳐진다. 교과 성적 가운데 영어 내신만 본다면 큰 변별력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그래서 학생들은 ▲추천서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월등한 성적 ▲사정관에게 호소할 수 있는 잠재력과 명확한 진로 의지 ▲독서 활동 등 새로운 전형 요소 등 3가지 요소를 만족시켜야 하는 환경에 놓였다. 하나에 ‘올인’하기도, 하나를 ‘포기’하기도 어정쩡한 상황이다. 한 대학 사정관은 사정관제의 점진적인 확대 분위기를 경계하면서 “여러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대입에서도 사정관 전형과 일반 전형이 50 대 50을 이룬다면, 양 쪽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수험생들의 부담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천안함조사단 구성 협력”

    “천안함조사단 구성 협력”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5일 “천안함 침몰사고 국회진상조사단을 구성하자는 야당의 요구에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가진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국가 안보문제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원내대표는 “온갖 유언비어와 음모론이 난무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인내하고 기다리면 진실은 반드시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고의 원인, 초기대응 및 구조활동의 문제점을 철저히 규명한 뒤 결과에 따라 단호하고 엄중하게 그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체 인양과 사건 규명이 끝나면 군 장비 현대화를 적극 지원하고 민·관·군 긴급구조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해이해진 안보의식을 추스리고 군의 기강도 확실히 세워야 한다.”면서 “최전방의 안보환경을 다시 점검하고 효율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도록 치밀한 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면서 “사회의 기본을 바로 세우는 일이 민생을 안정시키는 것만큼이나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치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은 사회의 기본이 허물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절대 묵과할 수 없다.”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당면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사회를 정상화시키겠다.”고 천명했다. 동시에 선진 국회·사법·지방행정 등 ‘3대 선진화’와 성범죄·일자리·교육 등 ‘3대 민생현안’ 해결을 그 해법으로 제시했다. 안 원내대표는 “썩은 나무에는 조각을 할 수 없고, 썩은 흙담에는 흙손질을 할 수 없다.”는 문구를 인용하며 “어떤 경우에도 국회가 국정의 걸림돌이 되거나 국민의 근심거리가 되어서는 안 되고, 지금은 오히려 정치권이 앞장서서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개헌 문제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 임기 내에 개헌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 “6월 지방선거 이후 곧바로 개헌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나아가 “내각제든 분권형 대통령제든 4년 중임제든 1987년 체제를 보완·개선하고 국가백년대계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올해가 개헌을 통해 정치선진화를 이루는 원년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 밖에 성범죄자 유전자 정보의 체계적인 관리제도 도입 및 성범죄 예방교육 전문가 양성 확대, 아동청소년 실종 전담기구 구성 등을 다짐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정책진단] 중앙회장 권한 축소… 비리소지 차단

    “전국 각지에 있는 농협이 힘이 센지, 내가 힘이 센지 모르겠다.”(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농협 간부라는 사람들이 농민은 다 죽어가는데 정치한다고 왔다갔다하고 이권에나 개입하고 있다.”(2008년 이명박 대통령) ●직선회장 3명 모두 비리 연루 1988년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시행 이후 선출된 세 명의 전직 중앙회장 모두 비리 혐의로 사법 처리됐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비리나 방만 경영의 사례가 불거졌다. 문민정부 이후 역대 정권마다 농협개혁을 외친 까닭이다. 양상은 비슷했다. 중앙회장의 비리가 드러나고, 대통령이 질타하면, 중앙회는 반성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부처는 개혁안을 준비했다. 하지만 시작만 요란했지 마무리가 안 됐다. 지역조합 1183개, 조합원 244만명의 ‘공룡 조직’ 농협의 위상을 역설적으로 말해주는 대목이다. 2008년 말 이명박 대통령은 “농민을 위해 일해야 할 농협이 금융사업에서 몇조원씩 벌어 사고나 친다.”고 비난했다. 이른바 3단계(지배구조 개선-사업구조 개선-경제사업 활성화) 개혁의 시작이다. ●지배구조·사업구조·경제사업 활성화 개혁의 첫 라운드는 지난해 6월 공포된 농협법 개정안으로 일단락됐다. 뼈대는 중앙회장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이다. 4년 임기를 유지하되 연임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선출도 총회에서 직접 뽑던 방식에서 대의원들의 간선제로 바꿨다. 선거에 들어가는 불필요한 비용과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다. 중앙회 임원에 대한 인사추천권은 회장 손을 떠났다. 대신 이사회에 인사추천위원회를 신설해 각종 인사를 결정하도록 했다. 2단계는 현재 진행중인 ‘신(신용)·경(경제) 분리’, 즉 사업구조 개편이다. 전선이 다층적인 탓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 내에서는 농림수산식품부와 금융위원회의 의견이 엇갈렸다. 농식품부와 농협 역시 첨예하게 맞섰다. 농협 내부에서도 중앙회와 조합의 이해가 엇갈렸다. 농민단체들도 다른 목소리를 냈다. 밥그릇을 걱정하는 보험업계도 저지에 나섰다. 진통 끝에 지난해 10월 농식품부가 입법예고안을 내놓았다. 농협보험을 설립하되 방카슈랑스 룰 적용을 10년 유예하기로 했다. 회원조합에는 금융대리점이 아닌 일반 보험대리점 지위를 부여해 방카슈랑스 룰 적용을 배제했다. ●방카슈랑스룰 유예기간 대립 하지만 보험업계가 “지나친 특혜”라며 들고 일어섰다. 부처간 이견이 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관회의(12월3일)는 농협보험 부분을 빼놓고 법안을 처리했다. 농협보험 설립이 백지화됐다는 관측이 나돌았다. 그러나 12월15일 국무회의에서 방카슈랑스 룰을 5년 유예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대신 농협은행은 물론 회원조합에도 금융기관 보험대리점 지위를 부여하기로 했다. 또 입법예고일 현재 판매 중인 공제상품에 상응하는 상품만 팔 수 있도록 했다. 농협이 공제사업에서 보험업으로 전환하면서 새로 진출할 수 있게 된 자동차보험, 변액보험 등은 앞으로 허가를 받아야 하고, 퇴직연금보험은 5년이 지나고서 팔 수 있도록 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해진 코레일감사 책 펴내

    김해진 코레일 감사가 경영제안서인 ‘철도의 미래, 체질 개선에 달렸다’를 발간했다. 지난해 감사 결과를 본부·실·단별, 분야·현안별로 분석해 정리한 것이다. 김 감사는 철도 선진화 목표 달성을 위해 ▲직무성과 중심의 인사·보수제도 실현 ▲종합물류사업 기반 구축 ▲국제회계기준 도입 준비 등 10대 중점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공공기관 운영체계 개편에 적극 대비하고 이사회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운영시스템 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감사는 “철도선진화를 위한 각 부서의 업무수행 가치를 높이자는 취지로 발간했다.”면서 “경영진과 간부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정광수 산림청장 인터뷰

    “산림을 가꾸는 것은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후손에게 물려줄 자산을 축적하는 가치 있는 투자입니다.” 정광수(57) 산림청장은 65회 식목일을 맞아 4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품격 있고 가치 있는 산림자원 육성을 강조했다. 그는 산림을 ‘국가의 품격, 국토의 얼굴’이라고 표현했다. 정 청장은 “1970년대 초만 해도 일본에서 한국에 들어올 때 황토색 속살이 드러난 풍광이 나타나면 한국 영토에 들어온 것을 알게 되는 부끄러운 기억을 지울 수 없다.”면서 “우리는 73년 1차 치산녹화를 시작해 30년 만에 민둥산을 없애는 역사를 만들어 냈다.”고 소개했다. 강원 출신으로 공직생활 33년을 산림공무원으로 생활한 그에게 산에 나무를 심어야 하는 이유는 명쾌했다. “산림이 울창해진 지금도 여의도(840㏊)를 1.3m 두께로 덮을 수 있는 1100만t의 토사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산에서 쏟아져 내린 토사가 강이나 호수에 쌓이면서 홍수나 가뭄 피해가 심각해지는 등 재앙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산림과학원이 치산녹화 이전 산림에서 나오는 토사유출량을 추산한 결과 18억t에 달했다. 정 청장은 북한의 산림 황폐화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북한 산림의 황폐지가 284만㏊로 북한 산림의 32%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1999년 당시(162만㏊)와 비교해 황폐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는 “남북관계가 정상화되면 첫 사업은 산림녹화가 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백두대간으로 이어진 한반도 생태계의 동질성 회복은 물론 통일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정 청장은 산림이 빠진 ‘저탄소 녹색성장’은 없다고 단언한다. 유일한 탄소흡수원인 산림은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자립, 신성장동력 창출, 국가 위상 제고 등 전 분야와 연계돼 있다. 그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산림작업 일관시스템 구축과 일맥상통한다. 정 청장은 “숲가꾸기에서 산물수집과 처분, 이용이 제각각 진행됐다.”면서 “일관시스템은 일하는 방식을 고쳐 산림바이오매스 활용을 높일 수 있는 안정적인 원료공급체계를 갖추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해외 산림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과 몽골에서 사막화 방지 사업을 지원하며 녹화 및 기술전수, 일자리까지 창출하고 있다. 정 청장은 “최대 규모의 녹색 축제인 제23차 세계산림연구기관연합(IUFRO)총회가 8월 서울에서 열리고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2011년에는 제10차 사막화방지협약(UNCCD) 총회를 유치했다.”면서 “이는 산림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선진국과 개도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쉬움도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내세울 만한 숲을 갖지 못했다. 남북을 합칠 경우 국토 대비 산림면적이 세계 1위 국가이면서도 가꾸지 않은 결과다. 그가 숲가꾸기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이유다. ▲1953년 강원 춘천 ▲강원대 ▲제15회 기술고시 합격 ▲산림청 이용과장, 임업정책·자원국장, 국립산림과학원장, 산림청 차장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평균나이 40.6세가 말하는 “남자란 말이야…”

    평균나이 40.6세가 말하는 “남자란 말이야…”

    지난 1일 오후 서울 경희대학교 크라운관. 이경규(51), 김국진(46), 김태원(46), 이윤석(39), 김성민(38), 이정진(33), 윤형빈(31)이 KBS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7인방이 강연자로 나섰다. 평균 나이 40.6세인 아저씨들은 ‘청춘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으로 학생들 앞에서 강연을 펼쳤다. ●남자, 강연자로 변신하다 제비뽑기로 강연 순서를 정했지만, 다행히 박사 출신 개그맨 이윤석이 첫 출연자로 당첨됐다. 끼로는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이들이지만 오늘은 대기실 뒤에서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개그계의 큰형님’ 이경규도 수십번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며 안절부절못한다. 드디어 강연 시작. 현재 대학 강단에 서고 있는 이윤석은 교수답게 자신있는 멘트로 좌중을 압도한다. 그는 각자 사고의 감옥에 갇히지 말고 지식의 스펙트럼을 다양하게 넓힐 것을 역설한다. 그러나 25분간의 불꽃 강연을 마치고 돌아온 첫 질문은 “키가 몇이세요?”. 이윤석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한다. ‘롤러코스터’라는 제목으로 무대에 오른 김국진은 개그맨으로서 정상에 올랐다가 나락으로 떨어졌던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다음 주자로 나선 김태원은 기타를 들지 않으면 긴장된다며 왼쪽 손을 주머니에 꽂아 넣고 강연을 시작한다. 그가 얘기 도중 갑자기 내용을 까먹었다며 주제를 바꿔버리자 객석에선 폭소가 터진다. 이경규가 단상에 오르자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한다. “강연 도중 나가면 가만두지 않겠다.”, “내 강의가 끝나면 기립박수를 쳐라.” 등 무리한 주문이 이어지지만, 자신의 장기인 ‘눈알 굴리기’ 시범을 보이는 팬서비스도 잊지 않는다. 이어 윤형빈이 마지막으로 무대에 서자 계속된 강의에 지친 학생들이 하나둘 자리를 뜬다. 그는 두번이나 무릎을 꿇고 읍소해 보지만, 속수무책이다. ●출연진이 밝히는 인기 비결 6시간에 걸친 길었던 녹화를 마치고 ‘남자의 자격’ 전 출연진이 한자리에 모였다. ‘아저씨판 무한도전’이라고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분위기도 촌스럽고 흔한 아이돌 스타 한명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방송 1주년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하고, 경쟁 프로그램인 ‘패밀리가 떴다 2’, ‘일밤’마저 제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과연 출연진이 생각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대다수의 출연자들이 인기 비결로 ‘공감대’를 꼽았다. 이경규는 “청춘스타 대신 중견들이 주축을 이루다보니 주목을 받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서 “출연진이 각자 직업도 다르고 나이에 맞게끔 인생경험들이 많아 그런 것들이 알게 모르게 프로그램에 묻어나 다양한 계층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국진과 이윤석도 톡톡 튀는 감각보다는 자연스럽고 은근한 매력을 인기 비결로 꼽았다. “뭘 애써서 보여준다기보다 제가 생각하는 대로 편안하게 미션을 따라 하다 보니 어느새 적응이 됐어요. 저희의 솔직한 행동이나 말투에 자연스럽게 공감하신 것 같아요. 사실 예능 프로가 공감대가 없이 한달은 성공할 수 있지만, 1~2년 계속 가기는 힘들 거든요.”(김국진) “‘남자의 자격’은 폭탄 같은 파괴력은 없지만, 비처럼 스며들게 하는 색깔이 있죠. 미션을 통해 저처럼 외모가 뛰어나지도 않고 말을 잘하지도 않는 사람도 오래 도전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남자의 자격’은 카메라 앞과 뒤의 차이가 가장 적은 프로에요. 각자 웃기려고 하기보다 꼭 하고 싶은 말을 하거든요.”(이윤석) ●‘김봉창’, ‘할머니’, ‘비덩’… 캐릭터도 인기 요즘 이들을 빼놓고 ‘남자의 자격’을 논할 수 없다. 바로 가수인 김태원과 배우인 김성민, 이정진이다. 이들은 모두 리얼리티 프로그램 초보인 데다 개그맨도 아니어서, 처음엔 잘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어색해 보였지만, 1년 만에 각자 캐릭터를 구축하며 프로그램 인기 견인에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다. 탤런트 김성민은 뜬금없이 봉창을 두들긴다는 뜻의 ‘김봉창’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아직도 제가 왜 봉창인지 모르겠어요. 전 호불호가 분명할 뿐이고 내성적이고 남을 웃길 줄도 몰라요.”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미션을 물으니 스카이 다이빙, 특전사, 동물원 맹수 조련, 놀이공원 퍼레이드 등 줄줄이 읊는다. ‘김봉창’이라는 별명을 지어준 이경규가 옆에서 눈을 흘긴다. 김태원도 뒤늦게 예능에 입문했지만, ‘할머니’라는 별명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형성했다. “제가 말주변이 있다기보다 그룹 ‘부활’의 리더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까 멤버를 포섭할 때 설득력이 강한 편이에요. 요즘 콘서트장에 사람이 모이는 걸 보고 ‘할머니’가 나를 비웃는 게 아니고 친근감의 표현이라고 생각하게 됐죠.” 잘생긴 외모 덕에 ‘비덩(비주얼 덩어리)’이라고 불리는 이정진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것이 많다. “10여년 동안 일을 했는데, 요즘엔 별명 덕을 많이 봐요. 연기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요. 솔직히 아직도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 자체도 진정성 있게 보여주는 것이 우리 프로의 매력이고 그런 코드가 시대와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어느덧 밤 10시를 가리키는 시각. 저녁 식사를 마친 ‘남자들’은 다시 밴드 연습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들은 요즘 직장인 밴드 대회 출전 연습에 한창이다. 돌아서는 뒷모습에서 평범한 우리네 아버지, 형, 동생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까다로운 고객이 확실한 지지자 된다”

    “까다로운 고객이 확실한 지지자 된다”

    효성그룹 이상운 부회장이 “까다로운 고객이 확실한 지지자가 될 수 있다.”며 고객 서비스에서 악착스러운 자세를 가질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해 눈길을 끈다. 2일 효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최근 발간한 사보 4월호 ‘CEO 레터’를 통해 “도전해야 할 모든 일에 악착같이 노력하며 책임을 다하는 것이 효성인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진화론 가운데 하나인 ‘단속평형’ 이론은 평형 상태를 오래 지속하다가 마치 폭발하듯이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일컫는다.”면서 “이와 마찬가지로 성공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견뎌냈을 때 어느 한순간 이뤄진다.”고 역설했다. 이어 “고객 중에는 요구조건이 무척 까다로워 쉽게 만족하게 하기 어려운 이들도 있다.”며 “그런 고객일수록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 가장 확실한 지지자가 된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악착스럽게 어려운 과정을 이겨낸 사람만이 달콤한 결과물을 맛볼 수 있다.”고 밝혔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은 김중수號 닻 올렸다

    한은 김중수號 닻 올렸다

    그동안 잘해 왔다는 식의 상투적인 격려는 없었다. 200자 원고지 32장 분량에 이르는 전례 없는 장문의 취임사는 조직혁신과 경쟁력 강화에 대한 딱딱한 주문으로 채워졌다. 강도 높은 인사·조직 등 내부혁신 방침도 시사했다. 김중수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취임식을 갖고 4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김 총재는 취임사와 기자간담회를 통해 “누구나 한은의 말에 귀 기울이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중앙은행으로서 대내외적인 권위의 회복을 역설했다. “대한민국 중앙은행으로서 세계 금융질서의 룰(원칙)을 형성하는 데 있어 우리나라의 입장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할도 강조했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다른 나라 중앙은행과 경쟁에서 뒤지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어 ▲물가안정 ▲금융안정 ▲시장과의 소통 ▲조사·연구역량 향상을 앞으로 한은이 이뤄내야 할 4가지 과제로 제시했다. ●성장주의자·친정부인사 한계 풀어야 그러나 향후 정책방향을 읽을 수 있는 언급은 최대한 자제하거나 모호하게 표현했다.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는 기준금리 관련 발언은 단 한 마디도 없었다. 다만, 다른 나라와 보조를 맞춰야 하는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이른 시일 내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유추해석의 가능성만 열어 놓았다. 앞으로 김 총재는 스스로 한은에 제시한 과제만큼이나 무거운 자신의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우선 중앙은행 수장으로서 이미지가 지나치게 한쪽에 쏠려 있다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성장 중심론자라거나 친정부적 인사라는 색채는 시장의 믿음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지난달 16일 내정 이후 줄곧 한은의 독립성을 지켜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시장에서 제기됐던 이유다. 이런 가운데 최중경 주필리핀 대사의 청와대 경제수석 내정으로 추가적인 부담을 지게 됐다. 환율 주권론자, 성장 중심론자로 통하는 최 수석과 경제철학이 비슷해 시장에서는 환율과 금리 등 주요 정책결정 과정에서 효율적인 견제 없이 성장 중심주의가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중경 수석과 함께 ‘성장쏠림’ 우려 이런 사정을 의식한 듯 김 총재는 “한은의 독립성은 훼손될 수 없는 중앙은행의 가치로, 이를 지키지 못하고서는 결코 우리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했다고 할 수 없다.”면서 “독립성은 결코 논의의 대상이나 쟁점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에 대한 자신의 성향을 예단하고 시장이 움직이는 데 대해서도 “사실과 인식의 갭(격차)을 적절하게 메워 주겠다.”고 경고했다. 앞으로 주목되는 것은 한은의 조직 및 인사 혁신이 어느 정도 깊이와 강도로 진행될지다. 김 총재는 “그동안 우리의 사고와 행동의 반경을 제한해 왔던 벽들을 과감하게 허물어야 한다.”면서 “어떠한 변화도 남으로부터 강요받는 것은 결코 효과를 내지 못하고, 그 이니셔티브가 내부에서 나와야 성공한다.”고 말했다. 한은의 조직혁신이 오랫동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김 총재가 취임 초부터 강한 혁신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게 한은 안팎의 예상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불교 윤회사상의 숙명론을 반박하다

    불교 윤회사상의 숙명론을 반박하다

    윤회(輪廻) 사상은 복지 정신에 반(反)한다? 종교계 일각에서는 불교의 윤회 사상이 신체적 장애 등 현세의 고난을 전생에 지은 죄업의 당연한 결과로 본다고 주장한다. 때문에 불교의 일부 교리가 사회복지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신간 ‘붓다의 삶과 사회복지’(한길사 펴냄)를 펴낸 박광준(52) 일본 붓쿄대학(佛敎大學)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런 해석에 반대한다. 그는 2500여년 전 붓다가 남긴 가르침과 실천을 통해 현대 사회복지의 원리를 추출해 내고, 또 이를 바탕으로 복지에서의 불교 사상의 적용법을 살핀다. 박 교수는 “장애 문제와 관련해 윤회를 그런 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불교에 대한 오해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그는 “전생의 악업 탓에 장애의 몸이 됐다는 것은 일종의 숙명론인데, 그런 숙명론은 불교가 중국을 지나면서 유교의 영향을 받아 생긴 것”이라고 반박한다. 그에 따르면 윤회는 “악업 탓에 현세에 장애의 몸이 됐다.”는 운명 문제가 아니라, “내세의 복을 위해서는 현세에 더 열심히 수행을 해야한다.”는 정진(精進)의 문제다. 그러니 윤회를 믿는다면 더 나은 내세를 위해 오히려 현세에 복을 쌓는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불교의 연기(緣起)적 세계관 역시 복지 정신과 맞닿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한다. 불교의 시각에서 보면 모든 생명은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에 있다. 그러니 사람은 자기 행복만을 추구해서는 안되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무엇인가를 실천하는 복지 정신을 가져야만 하는 것이다. 박 교수는 붓다의 인간평등 정신도 부각시킨다. 붓다는 신분제가 공고하던 인도에서 인간평등을 설파했으니, 불교에서는 “장애-비장애의 구별도 없는 게 마땅하다.”고 그는 분석한다. 조건없는 자비의 실천,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도(菩薩道)의 실현, 내세의 복을 가꾸는 복전(福田) 등도 복지 정신과 맞닿는 불교 교리라고 역설한다. 사회복지 사업의 필연성을 교리 측면에서 따져본, 드문 연구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뼈를 깎는 고통이란/김경운 산업부 부장급

    [데스크 시각] 뼈를 깎는 고통이란/김경운 산업부 부장급

    먼저 천안함의 실종 군인 가족과 부상 장병 여러분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멀쩡한 1200t급 함정이 원인도 모른 채 두 동강 나면서 순식간에 가라앉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침몰 중’이라는 짧은 속보를 처음 접했을 때 “전투를 치른 것도 아닌데 설마….”하며 쉽게 믿기 어려웠다. 설마 하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진짜 위기다.”라며 경영 일선에 복귀한 것을 놓고 일부에서는 “잘나가는 삼성이 설마… 무슨 꿍꿍이셈이 있는 것 아니냐.”고 한다. 시나리오대로 경영권을 다시 장악하려는 것인데 괜한 위기론을 들고 나온다는 의심이 드는 모양이다. 엉뚱한 상상은 집어치우고 현실을 똑바로 보자.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부문 중에 어느 것 하나 전망이 밝은 게 없다. 세계 반도체업계는 지난해부터 사상 초유의 수요감소를 겪으며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업체인 실리콘 래버러토리스의 최고경영자(CEO) 네십 세이너는 “세계 반도체 기업 중에 올해 매출이 2008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는 곳은 하나도 없다.”라고 단언했다. 애플이 2007년 6월 아이폰을 출시한 뒤 3년 만에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4.4%로 성장하기까지, 최고라는 삼성은 3.7%에 불과했다. 국내 통신시장의 문을 걸어 잠그고 ‘물러난 하드웨어 시대’와 ‘들이닥친 소프트웨어 시대’를 인정하지 않은 탓이다. 내심 기대를 걸고 있는 3D TV 시장도 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이 일찌감치 한 걸음 앞서 가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일 것이다. 이 회장은 1993년 6월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며 신경영을 주문한 바 있다. 당시 삼성은 소비자들로부터 “국산도 제법 쓸 만하다.”라는 말을 들으며 국내 가전을 어느 정도 평정했다. 그러나 “참 잘 만들었다.”라는 칭찬을 들으려면 다 바꿔야만 가능한 것이다. 이제 “과연 명품이구나.”라는 극찬을 원한다면 뼈를 깎아야 한다. 볼품없는 탄소 덩이인 연필심이 화려한 다이아몬드로 변신하려면 10억년 이상을 지하 140㎞ 맨틀에 묻혀 있어야 한다. 그것도 섭씨 2000도 이상의 고온과 1㎠의 면적에 1200t의 무게가 짓누르는 압력을 견디면서 말이다. 이때 운 좋게 머리 위에서 화산이 터지면 용암을 따라 지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다이아몬드이다. 지구의 생물들은 5차례 대량 멸종 사태를 겪었다. 그때마다 극히 일부가 슬기롭게 살아남아 오늘날 인류로 이어졌다. 원시 어류는 대형 전갈 등을 피해 살기 좋은 바다를 포기하며 민물로 흘러들었다. 민물에 부족한 칼슘을 제때 공급하려고 몸에 조금씩 축적한 것이 등뼈를 만들었다. 산소가 부족해지자 아가미를 버리고 모세혈관에 산소를 많이 저장할 수 있는 폐를 만들었다. 거대 파충류와 용암 분출 등을 피해 땅속에 숨어 지내던 포유류의 조상은 함부로 알을 낳지 않고 자궁을 만들어 새끼를 보호했다. 영장류가 두 발로 선 것은 밀림이 초원으로 변하자 부족한 먹을 것을 찾고자 불편을 참으며 몸을 일으킨 것이다. 허리를 곧추세우며 인류는 척추에 대한 압력 때문에 디스크 질환의 위험을, 탈장(脫腸)을 막으려 좁아진 골반 때문에 출산의 고통을 감수하며 살고 있다. 뼈마디가 시린 고통이지만 직립은 분명히 인류 문명의 출발이었다. 인류 문명은 혁신적 진화의 결과인 셈이다. 도요타 리콜 사태를 부른 원인 중에는 역설적으로 ‘가이젠(改善)’이라는 기업문화도 있었다고 한다. 내부의 문제점을 찾아 고쳐 나가는 도요타의 힘이 어느 순간 변질되면서 ‘문제점을 알면서도 뾰족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으면 보고하지 못하고 덮어두는 분위기’를 말한다. 한국의 정보기술(IT) 기업들에 지금 필요한 것은 섣부른 개선이 아니라 10년 먹거리를 반드시 찾기 위한 대혁신이다. kkwoon@seoul.co.kr
  • 이수만, 美하버드대서 4번째 특별 강연

    이수만, 美하버드대서 4번째 특별 강연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프로듀서가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특별 강연을 펼쳤다. 이수만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의 하버드 비지니스 스쿨에서 열린 아시아 비즈니스 컨퍼런스에 아시아 엔터테인먼트를 대표하는 인물로 초청받아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이 행사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하버드 케네디 스쿨, 하버드 로스쿨의 아시아 클럽이 공동 주최하는 미국 최대의 아시아 비즈니스 관련 컨퍼런스로 동남아 지역의 재계 및 정계·법조계 유명 인사들을 초청해 변화하는 아시아의 경제와 산업, 새로운 트렌드를 조망해왔다. 이날 이수만의 강연 타이틀은 ‘귀를 자르려 하지 마세요’(Don’t try to cut your ears!)라는 제목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는 미술가 고흐가 귀를 자르지 않았다면 오히려 시대를 바꾸는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걸작들을 더 많이 창조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미다. SM에 따르면 이날 이수만은 SM의 3단계 CT이론과 전 세계 최고로 발돋움하는 새로운 문화 시장으로서의 아시아 단일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또한 한류를 이끌어낸 장본인으로서 아시아에서 제2의 할리우드가 창출될 수 있는 비전을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를 교육하고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을 제시,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수만 프로듀서는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연속 하버드대 MBA 학생들의 요청으로 특강을 했으며, 2008년에는 미국 MIT 경영대학원 학생, 코넬대 존슨 대학원 학생들에게도 ‘한류의 글로벌 전략’을 주제로 특강을 한 바 있다.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박영웅 기자 her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DMZ 주인이 한반도 지배한다”

    “풀잎을 흔들며 처연히 울리는 바람과 맑은 하늘 구름 곁을 스치듯 나는 새, 숲속을 자유로이 오가는 고라니, 멧돼지들이 비무장지대(DMZ)의 주인이겠죠. DMZ의 진짜 주인은 평화여야 합니다.” ●차지하는 세력마다 역사의 중심에 ‘한국사의 중심 DMZ’(파란하늘 펴냄)를 쓴 최현진(39)씨는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된 국가로 세계에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DMZ(Demilitarized Zone)의 중요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구려 광개토왕을 시작으로 조선왕조까지 이어지는 긴 역사 속에서 DMZ를 차지한 이가 한반도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주인이 된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DMZ는 말 그대로 비무장지대다. 한반도의 허리를 가르고 있는 휴전선으로부터 남북2㎞씩만큼 248㎞ 길이로 펼쳐져있는 곳이다. 한국 전쟁이 멈춘 이후 군인도, 무기도 둘 수 없는, 인간의 발길이 끊긴 공간이다. 엄혹한 분단의 현실을 확인할 수 있으며, 역설적으로 풍성하게 보전된 생태계는 평화가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은 누천년의 역사 동안 한반도의 주인을 결정짓는 중심부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고구려 광개토왕은 대륙을 누비면서 한강 지역까지 지배하며 한반도의 실질적인 주인을 자처했고, 그 뒤를 이은 장수왕이 한반도의 주인 역할을 했다. 이후 삼국을 통일한 신라 문무왕, 태봉국 궁예의 꿈을 이어받은 왕건은 통일 국가를 건설했다. 서울에 도읍을 정한 조선은 말할 것도 없음이다. 조선 지배 세력의 중심부에 있던 서인 노론 세력의 지리적 기반 역시 파주DMZ 주변 임진강이었다. ●DMZ서 죽은 인물은 ‘신화’ 돼 한반도의 실질적 지배자가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DMZ 지역에서 죽은 이들은 민간 신앙의 주인공이 돼 신화로서 한반도를 지배하고 있다. 역사와는 별개로 철원에서 죽은 궁예는 미륵으로 구전된다. 신라의 마지막 왕 경순왕은 개성에서 살다가 죽어 연천 임진강가에 묻혔다. 그리고 인제 민간신앙 속에서 김부대왕으로 부활했다. 최영 장군 또한 개성 남쪽 DMZ 주변 덕물산에 묻힌 뒤 널리 알려졌다시피 무속신앙의 신으로 모셔지고 있다. 그가 DMZ를 통해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통일된 한반도의 필요성을 역사 속에서 배웠으면 합니다. 지금 미국과 북한이 관리하고 있는 한반도 역사의 중심지 DMZ를 남북 한민족이 스스로 우리의 것으로 복원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세계의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도 만들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평화 속 남북의 발전이 필요하겠죠.” 강원도 양구에서 군대 생활을 하며 DMZ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그는 1997년 중·고등학생 DMZ 현장체험 학습 강사로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한 달이면 서너 차례 이상 DMZ를 찾는다. 지금껏 쓴 책도 ‘안녕 DMZ’, ‘DMZ는 살아있다’ 등 모두 DMZ와 관련된 것들이다. 그는 “잦을 때는 일주일에 네다섯 번씩 방문하기도 했으니 아마 총 횟수가 500차례는 훌쩍 넘을 것”이라면서 “평화와 통일, 생태의 가치뿐 아니라 우리 한반도의 역사를 공부하는 데도 이만한 곳이 없다.”고 DMZ의 미덕을 설명한다. 1만 3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민주- 참여 벼랑끝 버티기

    민주- 참여 벼랑끝 버티기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유시민 카드’를 놓고 벼랑 끝 대결을 벌이고 있다. 후보 양보를 전제로 한 정치협상이 ‘버티기 게임’으로 변한 것이다. 이 게임에선 먼저 ‘링’을 떠나는 당이 패배한다. ●민주 “시간은 우리편…투항할 것”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6일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서울시장 후보를 포기하면 기초단체장 몇 곳을 내주는 협상에 기대를 걸었지만, 갑자기 경기지사로 방향을 틀어 전체적인 야권연대 협상이 틀어졌고, 결국 게임 양상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참여당은 “‘유시민 필패론’으로 상대 후보를 끌어내리려는 민주당의 전략이 결국 필패를 부를 것”이라면서 “방식에 연연하지 않을 테니 단일화에 응하라.”고 맞선다. 민주당은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단일화에 실패해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과 유 전 장관이 모두 출마하고, 한나라당 소속인 김문수 지사가 승리하면 비판의 화살이 대부분 유 전 장관에게 돌아가고, 회복불능의 정치적 타격을 받기 때문에 국민참여당이 결국 ‘투항’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석 최고위원이 부산시장 출마를 결심한 것도 유 전 장관을 ‘명분’으로 제압하겠다는 포석이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유 전 장관이 다시 대구에 출마해 지역주의 척결에 나서면 나도 부산에 나가겠다.”고 압박한 바 있다. ●유시민 “단일화방식 시민단체 위임” 국민참여당은 민주당의 ‘유시민 고사 작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공격에 맞대응하기보다 단일화 필요성을 역설하는 모습을 보여 여론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끄는 게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유 전 장관은 이날 “선거연대에 참여한 4개 시민단체에 후보단일화 방식을 ‘백지 위임’하겠다.”면서 “우리에게 불리한 것이라 해도 이의 없이 받아들이고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와 민주당이 이 제안을 받아들일지 불투명하지만, 단일화를 위해 희생할 수도 있으니 민주당도 ‘선(先) 합당론’이나 동원 능력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을 접고, 단일화 파트너로 인정하라는 요구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두 당 모두 시간을 끌겠지만, 단일화 협상이 깨지면 국민참여당이 더 큰 치명상을 입기 때문에 결국 결정권은 민주당에 있다.”면서 “다음달 9일 한명숙 전 총리의 1심 재판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죄 판결로 두 당 모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면 민주당은 ‘유시민 불가론’을 포기하고, 국민참여당은 지금보다 유연하게 단일화에 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영화 巨匠의 법칙

    영화 巨匠의 법칙

    “인간은 누구나 성장통을 갖고 있다. 이런 고통은 개인은 물론 상호간의 관계에 큰 변화를 가지고 온다. 뒤바뀐 인물의 성격을 통해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는 사랑과 믿음의 힘을 스크린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다.” 영화 ‘지중해’(1993)의 가브리엘 살바토레(60) 감독은 영화계에서 거장으로 통한다. 이 영화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이탈리아 출신인 그는 이후로도 ‘너바나’(1997), ‘아임 낫 스케어드’(2003) 등 독특한 작품세계로 주목받았다. 그런 그가 ‘애즈 갓 커맨즈’(As got commands)로 돌아왔다. 지난해 모스크바영화제에서 비평가상을 받았던 최신작으로 새달 1일 국내 개봉한다. 그와 이메일 인터뷰를 나눠봤다. 살바토레. 그는 어떻게 거장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을까. 그의 답변 속에 담겨진 그만의 법칙을 살펴본다. ●첫 번째 법칙 : 대중과 호흡하라 미국 할리우드가 아닌 유럽의 ‘거장 감독’ 영화라…. 왠지 모를 두려움이 앞선다. 예술성은 있는 것 같지만 뭔가 복잡하다. 내용도 잘 이해가 안 되고 전위적이기까지 하다. 이런 영화 좋아한다고 하면 폼은 좀 나겠지만 솔직히 친해지기 어렵다. 하지만 살바토레에게는 이런 고정관념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는 대중과 충분히 호흡할 줄 안다. ‘애즈 갓 커맨즈’도 쉽고 뻔한 소재로 시작한다. 영화에 대한 그의 정의는 단순하다. “짧은 단어로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아버지(리노)와 아들(크리스티아노)의 뜨거운 믿음과 사랑에 대한 헌사다.”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자간의 사랑’이 소재다. 진부한 소재를 신선하게 다룰 줄 아는 매력, 거기에 차원이 다른 그만의 묘한 재주가 있다. 영화에서 크리스티아노는 아버지 리노의 보호를 받는 나약한 아들이었지만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 비극적인 사건을 겪으면서 아버지를 보호하는 인물로 변화한다. 부성애 혹은 모생애를 다룬 영화들이 ‘로드 투 퍼디션’(2002)처럼 갈등을 설정하고, 그 갈등이 해소되는 과정 속에서 사랑의 메시지를 다루거나 ‘인생은 아름다워’(1999)와 같이 부모의 희생을 전제하지만 이 영화는 다르다. 성장통을 통해 사랑을 풀어낸다. “인간은 누구나 성장통을 갖고 있다. 이런 고통은 개인은 물론 상호간의 관계에 큰 변화를 가지고 온다. 뒤바뀐 인물의 성격을 통해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는 사랑과 믿음의 힘을 스크린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다.” ●두 번째 법칙 : 인위성을 버려라 살바토레는 자유롭다. 인위적인 것을 배격한다. 그 스스로 말한다. “흔히 내 영화를 네오 리얼리즘으로 규정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난 그 단어로 규정되고 싶지 않다.”고. 네오 리얼리즘은 전후(戰後) 황폐화된 이탈리아 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하려 했던 예술계의 한 경향이다. 살바토레도 그 한복판에 서 있었지만 그는 그 테두리가 싫다고 했다. 그냥 자연스럽게, 자신의 감수성대로 영화를 만들고 싶단다. 이번 영화도 자유로운 정신이 그대로 살아 있다. 그는 영화 촬영에서 조명을 사용하지 않았다. 카메라를 촬영자가 직접 들고 다니는 ‘핸드헬드’ 기법을 선호한다. 배우가 자신 앞에 놓인 인위적인 장치를 인식하면 작위적인 연기가 나온다는 지론 때문이다. “배우들은 자유로운 상태에 놓여져야 한다. 배우들이 스토리와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을 카메라가 훔쳐내듯 촬영해야 자연스러운 장면이 나온다. 그래야 풍부한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 그래서일까. 영화는 다소 어두침침하다. 특히 폭풍우 장면에서는 인물들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살바토레는 이 폭풍우 장면을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았다. “폭풍우는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자연현상이다. 이건 신의 명령이다. 마치 두 부자의 거역할 수 없는 사랑처럼.” ●세 번째 법칙 : 부조화는 조화다 영화에서 살바토레가 가장 공을 들인 부분 가운데 하나는 음악이다. 살바토레는 영화음악을 먼저 완성하고 촬영을 시작했다. 음악을 통해 영감을 얻고 이를 영상에 반영하고 싶어서였다. 작업은 이탈리아의 록밴드 모카델릭과 함께했다. 영화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질 때 나오는 로비 윌리엄스의 ‘쉬즈 더 원’은 역설적일 정도로 로맨틱하다. 비극적 상황 속에 살가운 음악. 뭔가 구색이 맞지 않다. 음악 선곡에 엄청난 품을 팔았다는 살바토레의 설명이 의아할 정도다. 하지만 그는 되레 이 ‘부조화’를 노렸다고 했다. “두 부자에게 벌어진 사건을 초월적으로 관망할 수 있는 음악을 쓰고 싶었다. 이 음악은 비극적인 이야기 속에서도 서서히 녹아들어 황홀경에 빠지는 효과를 낳는다.” 부조화 속에서 의외의 어울림을 찾아보려 했다는 얘기다. 한국 감독 가운데 주목하는 이가 있는지 물었다. ‘박쥐’의 박찬욱 감독을 꼽았다. “그(박 감독)는 매우 독특한 작품 세계를 가졌다. 내가 상상하지 못하는 이야기와 강렬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앞으로도 한국 영화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싶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이건희회장 경영복귀] 李 “삼성 대표제품 10년내 사라질 것… 다시 시작해야”

    [이건희회장 경영복귀] 李 “삼성 대표제품 10년내 사라질 것… 다시 시작해야”

    “지금이 진짜 위기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들이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앞만 보고 가자.” 24일 전격적으로 경영 복귀를 선언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복귀를 요청하는 삼성그룹 사장단의 요청에 이같이 강조했다. 최근 일본 도요타 사태처럼 글로벌 톱 기업도 한순간의 방심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과 함께 애플과 일본 기업들의 반격이 거세다는 점이 그의 복귀를 앞당긴 것으로 분석된다. ●도요타 위기 삼성도 예외 아니다 이 회장의 경영 복귀는 지난해 12월 특별사면된 이후 시기가 문제였지 복귀 자체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등 임원진과 재계 단체들은 지난해 중순부터 이 회장의 복귀 필요성을 꾸준히 역설했다. 이 회장 본인도 지난 1월 “(경영 복귀에 대해) 생각 중”이라고, 지난달에는 “회사가 약해지면 도와줘야 한다.”고 언급, 경영복귀 의사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나 단독 특별사면 3개월 만에 전격적인 복귀가 이뤄진 것은 일본 제조업의 상징 도요타 자동차가 리콜 사태로 휘청거리는 등 세계 제조업계가 격변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이인용 삼성그룹 부사장은 “지난달 24일 사장단 회의에서 도요타 같은 글로벌 톱 기업도 흔들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임원진이 이 회장에게 복귀를 강력히 건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100조원, 순이익 10조원을 기록하며 세계 최대 전자업체로 성장했지만 조직 확대에 따른 위기대응 능력 저하라는 ‘도요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이 회장의 복귀를 앞당긴 것이다. ●라이벌 기업들의 추격 거세다 라이벌들의 추격도 거세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2500만대의 휴대전화를 팔아 17조 9000억원(환율 1140원 기준) 매출에 영업이익률 28.8%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은 2억 2700만대의 휴대전화를 팔았지만 매출은 11조 5000억원, 영업이익률은 8.6%에 그쳤다. 더구나 ‘미래의 휴대전화’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2.8%에 불과하다. 도시바는 대규모 반도체 설비 건설과 함께 차세대 원전을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이다. 소니는 구글 등과 손잡고 차세대 인터넷 TV를 개발하고 있다. 인도와 중동 등 우리 기업의 ‘텃밭’도 위협받고 있다. 이 부사장은 “투자나 사업조정 등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한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포스트 이건희’ 체제 다진다 ‘포스트 이건희’ 경영체제를 굳히려는 의도도 읽힌다. 2008년 4월 이 회장의 퇴진 당시 함께 현직에서 물러난 이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부사장은 지난해 말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으로 복귀, 삼성전자의 경영 일선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또 이 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쇼(CES)에서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와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의 손을 잡고 모습을 드러내면서 삼성가(家) 자매들의 ‘화려한 데뷔’를 이끌어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이 회장의 행보에는 ‘원만한 2세 경영 이양’의 의도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이 회장은 45세 때 그룹 회장직에 올랐고 이재용 부사장이 현재 41세인 점을 감안하면 몇년 후 경영 승계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韓國교수가 2000년전 孔子의 舞를 깨웠다

    韓國교수가 2000년전 孔子의 舞를 깨웠다

    대중가요나 드라마에만 한류(韓流)가 있는 게 아니다. 임학선(60) 성균관대 무용학과 교수가 부활시킨 공자(孔子) 춤 ‘일무’(佾舞)에 중국과 타이완의 반응이 대단하다. 공자의 나라 중국과 타이완조차 해내지 못했던 일무 원형 복원을 한국 무용가가 해냈다는 점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임 교수가 이끄는 무용단 ‘임학선 댄스 위’는 24일 타이완 타이베이 불광산 별원에서 ‘우추쿵쯔(舞出孔子)-공자, 21세기에 춤추다’를 선보였다. ‘세계의 공자-국제학술연구토론회’ 행사의 하나로 타이완정부가 공식초청해 이뤄졌다. 이날 공연은 물론 26일 마지막 공연까지 표가 완전히 매진됐을 정도로 현지 반응이 뜨겁다. 공자의 79대 후손인 황뤼진루도 공연장을 직접 찾았다. ●10년 고증 끝에 사라진 반쪽춤 복원 50분 동안 펼쳐진 공연은 공자와 제자들이 죽간(竹簡)을 펴고 논어를 읽는 ‘학문’, 공자가 거문고 연주를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거문고’,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도 학문에 집중하는 ‘논쟁’, 공자의 마지막과 공자를 그리워하는 제자들의 솟대 춤이 인상적인 ‘가시는 님 보내는 마음’ 등 크게 5개 주제로 구성됐다. 10년간의 역사적 고증 끝에 일무 복원에 성공, ‘공자 춤꾼’이라는 별칭이 붙은 임 교수는 현지 공연을 끝낸 뒤 서울신문과의 국제전화 통화에서 “일무는 문무(文舞)와 무무(武舞)로 구성돼 있지만 중국과 타이완에서는 무무가 거의 사라져 문무만 맥을 잇고 있었다.”며 “우리가 무무를 원형 그대로 살려내 공자의 나라에 보여주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공자 춤 원형을 역설적이게도 한국만이 보존하고 있는 셈이다. 임 교수는 2003년 중국 국제공자문화절에 초청돼 공자 사당인 공묘(孔廟)에서 복원한 일무를 처음 선보였다. ●역동적 표현, 동작 창의성 돋보여 중국과 타이완도 일무를 복원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하지만 현대적 감각을 중시한 탓에 전통 춤사위를 훼손시킨다는 반발이 따랐다. 임 교수의 일무는 이 같은 우려를 잠식시켰다. 임 교수는 “고대 문헌 연구를 통해 원형에 충실하면서도 21세기에 맞게 재해석한 것이 좋은 반응을 끌어낸 것 같다.”며 “지금도 성균관에서 봄가을 제례 때 일무를 하지만 관광상품화 등 좀 더 활성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타이완 현지 언론은 “인간의 생명력을 역동적으로 표현, 동작의 창조성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2006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에서도 선보였던 한국의 일무는 전통에 가장 가깝다는 평을 받고 있어 중국이나 타이완 일무보다 채택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관측이다. 황진흥 타이베이 중앙연구원장은 “3국의 일무 가운데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올라야 할 것은 한국의 일무”라면서 “한국에서 이를 추진하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용어클릭] ●일무(佾舞) 공자의 예악 사상을 형상화한 춤. 공자를 기리는 제례에서 가로 세로 8명씩 줄지어 64명이 함께 추는 팔일무(八佾舞)가 특징이다. 고대 중국에서 탄생됐지만 청나라 때 원형이 사라져 버렸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예종 11년 때인 1016년 중국을 통해 들어왔다. 조선시대까지는 일무가 국가 중대사로 여겨졌으나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대부분의 춤사위가 소실됐다.
  • 유오성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하며 연기”

    유오성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하며 연기”

    배우 유오성이 신작 영화 ‘반가운 살인자’에서 아버지에 대해 생각하며 아버지 역할에 임했다고 밝혔다. 유오성은 23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반가운 살인자’(감독 김동욱·제작 영화사소풍) 언론 시사와 기자 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아버지는 내가 연극생활을 할 때 당시 돌아가셨다. 살아 계셨을 때를 많이 떠올리며 연기를 했다.”고 입을 열었다. 과거 아버지와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는 유오성은 “극중 딸과 함께 식사를 하는 장면이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 때론 소통의 부재가 있다. 나 역시 그랬기에 당시를 떠올리며 연기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또 유오성은 ‘반가운 살인자’의 장점으로 감동과 코미디의 적절한 조화를 들었다. 그는 “‘반가운 살인자’라는 제목부터가 역설적이다. 우리 영화에서는 이런 아이러니의 조화와 균형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반가운 살인자’는 사고뭉치 형사 역의 김동욱과 형사보다 먼저 살인범을 잡아 현상금을 타려는 백수로 분한 유오성의 호흡이 기대를 모은다. 두 배우 외에도 극중 김동욱의 엄마 역에 송옥숙, 유오성의 딸 역에 아역배우 심은경 등이 열연을 펼쳤다. 4월 8일 개봉 예정.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선택 2010 지방선거 D-72] “좋은 동네정치 우리 손으로”… 주민후보 나선다

    [선택 2010 지방선거 D-72] “좋은 동네정치 우리 손으로”… 주민후보 나선다

    1995년 민선1기 지방자치 시대가 열린 지 올해로 15년이 됐다. 지역의 장(長)을 선출하는 것이 올해로 다섯번째이지만, 아직 지방자치를 멀기만 한 남의 이야기로 여기는 주민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전국적으로 심상치 않은 ‘풀뿌리 운동’의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주민이 직접 ‘좋은 동네정치 하기’, ‘살기좋은 마을 만들기’에 나서고 있어서다. 주민연대, 좋은정치노원씨앗모임 등 서울을 비롯해 전국의 지역정치운동 단체들은 지난달 ‘풀뿌리좋은정치네트워크(풀넷)’를 결성했다. 지역 현안 중심의 생활정치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는 풀넷은 직접 주민후보도 낼 계획이다. 세종시 문제, 개헌 논의 등 중앙무대의 대형 이슈가 풀뿌리 자치의 씨앗을 날려 버리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21일 “현재의 정치는 좋은 정치를 보여주는 데 명백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시민적 욕구를 담아낼 수 있는 정치적 그릇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한국의 새로운 정치적 힘은 아래에서부터 분출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참교육학부모회 등 서울지역 20여개 시민사회단체도 ‘서울시 친환경 무상급식 추진 운동본부’를 발족, 정책 구현으로까지 연결시키겠다고 밝혔다. 청년 실업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나선 ‘한국청년연대’ 역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체적인 요구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같은 풀뿌리 자치운동의 시발점은 2000년부터 3년에 걸쳐 진행된 경기 고양시의 ‘러브호텔 반대운동’으로 볼 수 있다. 이전까지 지역정치 참여 시도는 각 시민사회단체가 산발적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고양시가 러브호텔을 무분별하게 허가하자, 주민이 그야말로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 반대운동을 벌였다. 이는 선거참여조직 ‘2002 고양시민행동’의 결성으로 이어졌고, 지방선거에서 시민행동 후보 8명이 시의원에 당선됐다. 서울 도봉구에서도 환경운동연합과 여성민우회가 공동후보를 내 구의원 2명을 당선시켰다. 하지만 2004년 17대 총선에서의 낙선·낙천운동으로 시민사회단체의 정치 참여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생겨났다. 또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도입과 참여정부에 대한 심판 성격으로 치러진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호남 등 일부지역을 뺀 대다수 지역을 석권, 많은 시민후보가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오히려 지역정치의 기세가 중앙정치에까지 여파를 미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실시하고 있는 무상급식이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연일 여야의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량급으로 일컬어지던 야권 영입 후보들도 기초단체장으로 ‘하방(下放) 출마’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5당이 선거연대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연합에 찬성하는 풀뿌리 후보도 단일화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명시한 것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중앙무대에서 좌절을 맛본 386세대 등 경험있는 정치인이 고향마을로 돌아가는 추세가 뚜렷한 것을 보면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제대로 된 ‘마을자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백의종군의 마음인지, 이를 발판으로 도중에 다시 2012년 총선을 노리기 위한 것인지는 경계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10)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고전 톡톡 다시 읽기] (10)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① 이름없는 고양이, 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아, 고양이 ‘로소’구나.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마도 그에게 ‘~로소이다’는 냉큼 귀에 들어오지 않는 낯선 어투였을 것이다. 더구나 나는 고양이다? 그냥 보면 아는 건데, 이 무슨 말장난인가. 그러니 고양이 이름이 ‘로소’라고 나름 상상력을 동원할밖에.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나오는 고양이는 정말 이름이 없다. 주워온 고양이,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슬그머니 기어들어와 빌붙어 사는 고양이다. 어디서 태어났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쥐는 절대 잡지 않는다는 ‘철학’이 있는, 희한한 고양이다. 소세키는 이 고양이의 눈을 통해 1905년의 일본을 우리 앞에 펼쳐 놓는다. 풍부한 학식을 쌓은 지식인, 수완 좋은 사업가, 진리를 부르짖는 철학자, 지체 높은 귀족, 야망 가득한 청년 등 이른바 그 시대의 선두 주자들이 낯선 풍경으로 새롭게 재구성된다. 소세키에 따르자면 이는 있어도 없는 것 같은, 어디를 걸어도 엉성한 소리가 나지 않는 고양이의 발놀림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이름 없는 고양이의 발걸음은 어떤 경계도 두지 않고, 그 무엇도 아랑곳없이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새로운 움직임을 감지해 낸다. ② 고양이의 시선에 비친 근대인 나, 고양이에게 인간들은 참으로 기이한 족속이다. 날로 먹어도 되는 음식을 굳이 삶고 굽고 볶으면서 유난을 떨고, 옷이랍시고 온갖 것을 다 피부에 얹어 놓으며, 발이 네 개인데도 불구하고 두 개밖에 사용하지 않는 ‘사치스러운 동물’이다. 그뿐이랴. 자기가 만들지도 않은 토지 따위를 자기 소유로 정하고, 심지어 그 ‘소유권’을 팔고 사는 짓거리도 한다. 땅이 생겨나는데 인간이 무엇을 노력했고 어떤 도움을 주었냐고 고양이는 되묻는다. 또 인간들은 돈과 다수 세력에 복종하거나, 동의할 수 없더라도 맞춰 살려고 갖은 애를 다 쓴다. 그야말로 ‘미치광이’들이 모여 사는 세상이다. 이런 미치광이들이 그 당시 대표적인 인간이다. 고양이에 따르면 그들은 자나깨나 자기 이익과 손해를 따지는 데 여념이 없다. 거의 강박적으로 스스로를 꾸며내고 방어하느라 바쁘다. 남과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자신을 몰아친다. 불나방떼들처럼 문명의 이기를 좇을 뿐이다. 이런 ‘미치광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바로 ‘초열지옥’이다. 이에 비해 고양이의 주인인 구샤미 선생과 메이테이, 간게쓰 등은 무력하고 무능하기 짝이 없는 인간들이다. 뭔가 하기는 하지만, 세상의 시선으로 보자면 쓸모 있거나 의미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구샤미 선생 집에 모여 시시껄렁한 잡담을 나누는 게 고작이다. 중학교 영어선생인 구샤미는 재주도 지혜도 별로 없는, 불어터진 국수 같은 인물이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서재에 틀어박히기 일쑤지만, 실은 그저 책상에 침을 흘리며 낮잠이나 자고 있을 뿐이다. 메이테이는 끊임없이 허풍스러운 거짓말을 만들어 낸다. 그 거짓말에 아는 척, 있는 척하고 싶어 하는 ‘사치스러운 동물’들은 쉽게 속아 넘어간다. 간게쓰는 학자인데, 그는 ‘목 매기의 역학’, ‘도토리의 스태빌리티(stablility)를 논하고 아울러 천체(天體)의 운행을 논함’, ‘개구리 눈알의 전동 작용에 대한 자외 광선의 영향’ 등처럼 학문의 대상이 절대 될 수 없는 것들을 연구한답시고 바쁘다. 구샤미 일당의 무력하고 무능한 모습은 초열지옥인 현실에서 한쪽 발을 슬쩍 빼고, 딴청을 피우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그 모습이 우스꽝스럽지만, 그래서 그들은 느긋하고 자유롭다. 이 자유는 인간세상에서 중요하다는 것, 의미 있다는 것들에 대해 “정말 그래? 왜?”라고 되묻게 만들어 준다. 의심을 품게 하고 질문을 만드는 힘, 이 때문에 고양이는 구샤미 일당을 ‘고급스러운’ 무능력을 가진 인간들이라고 부른다. ③ 거인의 시대에 살아가는 방법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나오는 장면 하나. 아이들은 하늘 높이 공을 던진다. 그러다 왜 공이 떨어지는지, 왜 위로 오르지 않는지 묻는다. 엄마는 거인이 땅 속에 살아서 ‘거인 인력’으로 공을 끌어당기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이 거인은 공만이 아니라 세상만물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긴다. 이 거인의 시대가 소세키의 시대다. 나쓰메 소세키가 잡지 ‘호토토기스’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연재하기 시작한 1905년 무렵, 일본은 러·일전쟁 승전으로 한껏 고무돼 있었다. 이후 일본은 만주와 한반도에서의 주도권을 본격적으로 행사하기 시작한다. 대한제국은 열강의 묵인 속에 을사늑약을 강요당했고, 1910년에는 강제로 일본에 병탄된다. 한반도를 식민지로 확보하면서 일본은 강력한 제국에 대한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자신의 이름을 부여받은 근대적 개인들은 국민이라는 사명을 띠고 역사적인 개인이 되어야만 했다. 모든 것은 국가를 중심으로 끌어당겨졌고, 일본은 제국으로 향해 내달렸다. 이런 초열지옥과도 같은 현실에서 구샤미 일당은 딴청만 피우고, 우리의 주인공 고양이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끊임없이 돌아다닐 뿐이다. 고양이는 마지막 죽음까지도 태평스럽게 맞이한다. 이름 없는 고양이와 무능한 인간들이 보여주는 이 유유자적한 자유가 거인의 시대를 살아가는 소세키의 방식이다. 물론 이로써 시대에 정면으로 맞서지는 못하지만, 거인 인력에 끌려가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비켜 나가는 틈새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었던 나쓰메 소세키는 마흔이 가까운 나이에 처음 쓴 소설작품에서, 역설적이게도 자신의 시대를 벗어나는 방식을 시도했던 것이다. 또한 이 방식은, 그리고 이름 없는 고양이의 눈과 발걸음은 비단 1905년에만 머무르지는 않는다. 이력서에 채워 넣을 내용, 남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점수와 자격증을 위해 삶을 바쳐야 하는 우리 시대. 고양이는 가늘지만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내지른다. 고양이의 눈과 발로써 시대의 낯선 틈새를 만들어 보라고. 거인의 시대를 가로질러 보라고. 김연숙 수유+너머 연구원
  • [입학사정관제 심층진단 ②] “사정관 전형 늘리면 지방대에 활로”

    정권이 바뀌어도 유지될 것인가. 정부 주도로 입학사정관제가 각 대학에 도입됐다는 점은 이 제도가 확산되는 데 크게 기여한 요소이다. 한편으로 제도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품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정부는 입학사정관제 실시 대학에 지원금을 준다. 지난해 정부 지원을 받은 대학은 47곳. 이렇게 되자 대학들은 이 제도에서 배제되는 것이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온다고 고백했다. 가뜩이나 대학 구조조정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는데,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에서 배제될 경우 도태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충북대가 지방대학이 스스로 사정관 전형을 늘려야 할 논리를 개발했다. 사정관 전형을 잘 활용했을 때 학생수 감소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지방대에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 학교 장효주 사정관은 “심지어 사정관제를 활용해 우수하지 않은 학생을 뽑았을 때에도 전체적으로 학교의 명성은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역설적인 상황이 어떻게 가능하다는 것일까. 장 사정관은 “대학 전체 정원보다 학생수가 줄어드는 추세를 막을 방법은 없다.”며 “대학끼리 학생선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시 모집이 정시 모집보다 치열해지는 분위기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렇지만 대학의 수준은 여전히 정시를 앞두고 사설학원 등이 배포하는 대입 배치표에 따라 정해지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결국 정시 성적에 따라 대학의 순위가 매겨지는데, 수시 인원을 다른 학교에 비해 줄인다면 정시 모집인원이 늘어나고 배치표에서 입학가능 최저점(커트라인)이 내려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시 선발 인원은 늘어난다. 그렇다면 수시 전형에서 사정관 전형이 비교우위를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등을 배제한 채 선발하는 수시 전형에서는 심층적으로 학생을 보는 사정관 제도를 활용하는 게 전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장 사정관은 “사정관들은 종합적인 판단을 하기 위해 학생들의 장점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성적순으로 뽑을 때보다 학생들에게 애정을 더 갖게 된다.”며 “사정관 제도를 통해 학생들을 뽑을 때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는 현상도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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