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역설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해사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라면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699
  • “수법 갈수록 지능화… 보다 과학적인 단속으로 뿌리뽑을 것”

    “수법 갈수록 지능화… 보다 과학적인 단속으로 뿌리뽑을 것”

    “법망을 피하기 위한 오염물질 불법 배출 업체들의 수법이 지능화하고 있습니다. 단속 또한 더 과학적이고 치밀하게 준비해 불법 행위를 뿌리 뽑을 계획입니다.” 환경부 기동단속반 박용규 과장(반장)은 단속 업무는 냉정하고, 때론 쓴소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좋은 소리를 못 듣는다며 고충부터 토로했다. 하지만 환경보전과 양심적인 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단속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염물질을 불법 배출하는 업체는 환경에 대한 인식보다는 돈버는 욕심에만 혈안이 돼 있다”면서 “이런 행위를 간과한다면 양심적인 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건전한 기업문화 조성에도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지도·단속을 통해 감시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고 역설했다.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해 시설투자나 오염배출 저감 비용을 업체에서 감당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물론 기업을 육성하겠다면서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의 쾌적한 환경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임을 인식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분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과장은 “과거 산업육성을 위해 환경을 등한시해도 용납하는 시기가 있었지만 친환경 산업이 각광받는 이 시점에서 이를 더이상 간과해선 안 된다”면서 “중앙정부 차원에서 환경기동단속반을 출범시킨 이유도 불법 행위를 근절시키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단속을 위한 단속’이 아니라 환경오염 배출 업체에 대해 사전 환경법령 교육과 오염방지 시설 등 인프라 구축에 대한 기술지원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이슈&이슈] “가족형 테마·위락 시설 조성… LH 등 공공기관이 앞장서야”

    [이슈&이슈] “가족형 테마·위락 시설 조성… LH 등 공공기관이 앞장서야”

    “송도유원지가 관광단지가 아닌 다른 용도로 개발된다면 연수구민은 물론 시민들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토지주도, 시민들도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시가 해야 할 일입니다.” 고남석 인천 연수구청장은 16일 송도관광단지로 지정된 곳을 주거단지로 바꿔 개발해야 한다는 시각에 대해 이같이 우려를 표명했다. “송도관광단지는 외국인이 인천대교를 통해 인천에 왔을 때 처음으로 접하는 곳입니다. 이웃한 송도국제도시에 아파트가 많이 들어섰지만 분양이 저조한 실정에서 관광단지로 지정된 곳마저 주거단지로 둔갑시키려는 것은 기형적인 도시를 자초하는 행위입니다.” 그는 이어 청라·영종지구 등이 아파트와 관련된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을 거론하면서 “아파트에 수익성을 기대하는 시대는 끝이 났다”면서 “인구 300만명 도시인 인천의 위상에 걸맞은 가족형 테마·위락시설이 하루빨리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에 제대로 된 관광시설이 없다 보니 중국 관광객 등이 인천공항에서 바로 서울로 빠져나가는 게 현실입니다. 외국인 접근성이 뛰어나고 인천의 마지막 유휴공간인 송도에 에버랜드나 롯데월드와 같은 대형 위락시설이 들어서면 관광 판도가 달라질 것입니다.” 고 청장은 그러면서 송도관광단지에 33만㎡ 정도의 땅을 가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같은 공공기관이 관광단지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인보다는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공공형 관광단지가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결국 종잣돈은 공공기관이 대는 게 바람직하다는 뜻이지요.” 나아가 고 청장은 “송도관광단지에 중고차 수출단지가 들어선 것은 관광단지로 만들려는 게 아니라 주상복합 건설을 위한 사전작업이란 의심이 든다”면서 “이에 대한 행정대집행은 예고한 대로 실시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중고차 수출단지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 “다만 송도는 적합지 않으므로 아암도에 신축 중인 국제여객터미널 배후부지나 청라지구 등을 대체 부지로 모색해야 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北, 북·미 고위급회담 제안] AP “北, 긴장고조 → 외부양보 유도” 신화통신 “정전 → 평화체제 주목”

    미국, 중국, 일본 등의 주요 외신은 16일 북한이 국방위원회 대변인 중대 담화를 통해 북·미 당국 간 고위급 회담을 제안한 사실을 긴급 뉴스로 전했다. 북한의 태도 변화에는 주목했지만 실제로 회담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제의가 북한이 지난 3~4월 쏟아낸 미국 핵 공격 발언 등 대미 위협을 누그러뜨리려는 시도라고 풀이했지만, 회담 개최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대니얼 핑크스턴 국제위기그룹(ICG) 동북아 부국장은 WP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회담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미국이 제안을 거절하면 북한은 핵 억지력을 가져야 할 필요성을 역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AP 통신은 회담 제안 사실과 함께 “빈곤에 시달리는 북한은 (이전부터) 도발적 행동으로 긴장을 고조시킨 뒤 대화 의사를 보이는 식으로 외부의 양보를 끌어내려 했다”고 보도했다. CNN 방송은 실제 회담이 성사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미국과 북한 당국자들이 만난다면 의제가 무엇이 될지도 아직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의 말을 인용, “조·미(북·미) 당국 사이의 고위급 회담에서는 군사적 긴장상태의 완화 문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문제, 미국이 내놓은 ‘핵 없는 세계 건설’ 등의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회담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과 공조해 북한 비핵화에 단호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미국이 북한의 회담 제안을 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진찬룽(金燦榮) 부원장은 “중국이 북한을 비호하지 않을 경우 미국 입장에서 북한은 전략적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미국이 북의 대화 제안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제안을 일방적인 것으로 평가절하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북한의 북·미 회담 제안에 대해 “북한의 여러 언동에 휘둘리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올해 초까지도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3차 핵실험 등을 감행했던 북한이 이제 직접 대화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김정은 정권을 안정화하는 데 목표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씨줄날줄] 냉면의 역설/서동철 논설위원

    냉면집에 가면 함께 자리한 이들에게 묻는다. “냉면이 어느 계절 음식인 줄 알아?” 고민스럽게 마련이다. 여름철 음식의 대명사인 냉면을 두고 어느 계절 음식이냐니…. 혹시 다른 ‘깊은 뜻’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며 섣불리 “여름”이라는 대답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렇다. 정답은 ‘냉면은 겨울 음식’이다. ‘냉면은 한겨울 밤의 뜨끈한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먹는 맛이 최고’라는 어르신의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냉면이 겨울 음식인 이유는 싱겁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여름에는 만들어 먹을 수 없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물론 조선시대 서울에는 석빙고가 있어 한여름에도 고관대작에게는 눈곱만큼씩의 얼음을 나누어 주었다는 기록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보석에 버금가게 희귀한 얼음을 국수를 헹구어 먹는 데 쓴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냉면의 역설은 또 있다. 평양냉면의 사리를 구성하는 주재료는 메밀이다. 주성분은 루틴으로, 지방과 콜레스테롤 성분을 인체 밖으로 배출시켜 주는 훌륭한 역할을 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냉면이나 일본의 메밀국수가 세계적으로 뛰어난 건강식품으로 각광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고기는 명절이나 되어야 먹을 수 있던 전통시대 메밀은 당연히 같은 이유로 ‘나쁜 식품’이었다. 문학평론가이자 소설가인 김남천(1911~1953)의 수필 ‘냉면’에도 그런 내용이 나온다. ‘한방에서 냉면은 백해(百害)는 있을지언정 일리(一利)도 없는 식품이라고 한다’고…. 메밀은 보릿고개를 넘기 힘겨웠던 시절 건강에 좋지 않은 줄 알면서도 배고픔을 참기 위해 심었던 구황작물이었다. 그러던 것이 영양 과다에 시달리는 현대 사회에서 좋은 먹거리로 위상이 역전된 것이다. 마지막 역설은 조미료다. 이른바 ‘화학 조미료’라고 부르는 글루타민산나트륨이다. 얼마 전 조미료를 쓰지 않는 냉면집을 ‘착한 식당’으로 소개하고자 무진 애를 썼지만 결국 찾아내지 못한 TV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냉면은 평안도가 고향이지만, 1920년대 이미 서울에 줄지어 냉면집이 생겼을 정도로 일찍부터 대중화됐고, 적지 않은 냉면집이 당시 일본에서 들어온 새롭고 값비싼 화학 조미료 ‘아지노모토’를 쓴다는 사실을 감추기는커녕 오히려 부각시켰다는 사실은 아마도 잘 모르는 것 같다. 진리가 어느 시대에도 똑같은 진리는 아닌 것 같다. 냉면 하나만 봐도 한때의 정설이 시간이 흐르면 역설이 되지 않는가. 어릴 적 들었던 이야기를 평생 금과옥조로 여기며 우기면 바보가 되기 십상이다. 냉면이 전해 주는 교훈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당신의 책]

    인문학, 여성을 말하다(니콜 바샤랑 외 지음, 강금희 옮김, 이숲 펴냄) 프랑스의 정치학자이자 역사가인 니콜 바샤랑이 세계적 권위의 인류학자 프랑수아즈 에리티에, 철학자 실비안 아가생스키, 역사학자 미셸 페로와 각각 대담을 하면서 원시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여성에게 강요된 억압의 역사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여성이 온전한 ‘인간’으로 존재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은 오로지 여성 자신의 손에 달렸음을 역설한다. 여성 해방의 역사에 획을 그었던 사건들과 대표적 페미니스트들의 삶과 업적이 100여 컷의 사진과 함께 총망라돼 자료적 가치도 크다. 384쪽. 1만 8000원. 남편의 서가(신순옥 지음, 북바이북 펴냄) 출판평론가인 남편이 떠난 뒤 남은 것은 엄청난 양의 책이었다. 아내는 책을 정리하려다 남편을 두 번 죽이는 일 같아 차마 하지 못했다. 그러다 책장에 꽂힌 책들을 하나씩 읽게 됐고, 책을 매개로 남편을 비롯해 가족들과 살아온 삶에 대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저자는 2년 전 뇌종양으로 별세한 최성일 평론가의 부인. 남편을 애도하는 방법으로 책 읽기와 글쓰기를 택한 아내의 애틋하고도 절절한 심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276쪽. 1만 3500원. 창작에 대하여-가오싱젠의 미학과 예술론(가오싱젠 지음, 박주은 옮김, 돌베개 펴냄) 중국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화가, 감독, 연출가 등 장르를 뛰어넘는 전방위 예술가인 가오싱젠이 말하는 예술의 본질과 창작의 핵심. 가오싱젠은 “작가에게 한 쌍의 눈이 있다면 하나의 눈으로는 세계를 관찰하고, 다른 하나의 눈으로는 자기 자신을 관찰함으로써 자기 연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진보와 반동 같은 정치적 평가를 심미의 영역에서 몰아낼 때 예술은 비로소 예술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440쪽. 2만원. 호모 인베스투스(캐런 호 지음, 유강은 옮김, 이매진 펴냄) 부제는 ‘투자하는 인간, 신자유주의와 월스트리트의 인류학’이다. 미국 미네소타대 인류학과 교수인 저자는 세계 금융산업의 심장인 월스트리트의 조직 문화에 대한 분석을 통해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을 짚는다. 이른바 ‘엘리트 대학’의 채용 행사부터 월스트리트 투자은행 직원들의 독특한 복장, 투자은행의 건물 구조에 이르기까지 월스트리트 문화 구석구석을 인류학적 시각으로 들여다본다. 520쪽. 2만 3000원. 스무살엔 몰랐던 내한민국(이숲 지음, 예옥 펴냄) 대한민국이 아니라 내한민국이다.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내’ 나라를 지금에야 발견했다는 것을 제목 속에 담고 싶었다”는 게 저자의 말. 구한말 한국을 방문했거나 체류했던 서구인들이 남긴 기록을 통해 근대 한국사회의 숨은 풍경을 생생히 재현해 내는 한편 평범한 한국인들의 DNA에 새겨진 숨은 매력들을 발견해 낸다. 360쪽. 1만 5000원.
  • 北, 6·15 맞아 “북남관계 개선은 중대과업” 강조

    北, 6·15 맞아 “북남관계 개선은 중대과업” 강조

    북한은 15일 6·15공동선언 발표 13주년을 맞아 6·15선언과 10·4선언의 이행을 강조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6·15의 기치 높이 자주 통일의 앞길을 힘차게 열어나가자’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6·15선언이 불신과 대결의 남북관계를 화해와 협력관계로 전환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 앞에는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대원수님들의 간곡한 유훈인 조국통일을 하루 빨리 실현하여야 할 중대한 과업이 나서고 있다”면서 6·15선언과 10·4선언의 이행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설은 또 “현 남조선 당국의 대북정책은 선행 정권의 반(反)통일 대결정책과 결코 다를 바 없다”면서 “남조선 집권세력의 범죄적인 대결정책이 근본적으로 전환되지 않고서는 언제 가도 북남 사이의 대화와 관계개선이 실현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언급은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을 유연하게 바꾸도록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노동신문은 ‘대화를 파탄시킨 목적은 무엇인가’는 논평에서도 최근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것은 남한 정부의 대화방해 책동 때문”이라며 “대화가 아니라 대결만을 추구하는 자들과 마주앉아 북남관계 문제를 풀어나갈 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고 밝혔다.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사설에서 “공동선언을 고수하고 이행하는 길에 북남관계 개선도 조국통일의 밝은 앞날도 있다”고 역설했고, 조선중앙방송은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하며 핵 억제력 강화를 거듭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사설에서 “미국과 남조선당국은 북남관계 개선을 가로막고 조선반도의 평화를 파괴하는 전쟁연습과 무력증강 등 온갖 군사적 도발행위를 당장 중지해야 한다”며 “북침전쟁책동이 계속되는 한 병진노선을 더욱 튼튼히 틀어쥐고 자위적 핵 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빗나간 자본… 케인스 암살하다

    영국의 금융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1930년 발표한 에세이 ‘우리 후손을 위한 경제적 가능성’에서 자본주의의 미래를 이렇게 아름답게 전망했다. ‘자본과 기술이 성장해 2030년쯤엔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 15시간 노동만으로도 충분히 잘 먹고살 수 있는 풍요로운 세상이 도래한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그 전망은 철저히 빗나갔다. 경쟁은 더 심해지고 일자리 자체를 위협받는 상황에서 ‘무슨 헛소리’냐는 반박에 묻혀 버리기 일쑤인 것이다. 케인스의 예언은 왜 빗나갔을까, 그리고 그 전망은 정녕 실현될 수 없는 것일까. ‘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는 케인스의 ‘빗나간 전망’을 샅샅이 파헤쳐 대안을 제시한 이론서로 눈길을 끈다. 공저자인 스키델스키 부자는 케인스의 전망이 자본과 기술 성장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적중했다고 본다. 그러면서도 전망과 달리 갈수록 어려워지는 생활이 어디에서 비롯됐는가에 주목한다. 공저자들이 찾아낸 원인은 바로 생산성 증가에 따른 이익을 노동자들이 갖지 못하게 됐다는 데 있다. 이른바 자본주의가 심어 놓은 습관 때문이다. 자유시장 경제는 고용주들에게 노동시간과 노동조건을 좌지우지할 힘을 주며 우월감을 맛보기 위해 경쟁적으로 소비하고 싶어 하는 우리 내면의 성향에 불을 활활 지른다는 것이다. 동서양의 지성사는 물론 ‘행복 경제학’ 같은 최근의 대안 이론까지 들춰낸 저자들은 “아테네와 로마에는 경제적으로 생산성이 낮더라도 정치, 철학, 문학 분야에서 최고 수준으로 왕성한 시민들이 있었다. 왜 그러한 시민을 우리의 지침으로 삼지 않고 일만 하는 당나귀를 지침으로 삼는가”라고 묻는다. 물질적으로는 이미 충분히 성장한 만큼 이제는 좋은 삶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역설인 셈이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볼 때 오늘날 같은 자본주의 숭배 현상은 상당히 예외적이라고 분석한 저자들은 정치적으로 조금만 용기를 낸다면 좋은 삶과 좋은 사회라는 이념을 중심부의 원래 자리로 되돌려 놓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 좋은 삶을 위한 대안적인 7가지 기본재는 바로 건강, 안전, 존중, 개성, 자연과의 조화, 우정, 여가로 압축된다. 주당 노동시간 제한과 일자리 나누기며 누진 소비세 도입과 광고 제한에 얹어 세계화의 속도조절, 자본 도피와 핫머니 통제 등의 대책이 제시된다. 결국 저자들은 책 말미를 이렇게 매듭짓는다. “이제 정책과 사회공동의 목표는 경제성장이 아니라 기본재를 사람들이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경제구조를 만드는 데 둬야 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지금&여기] 국민행복/홍희경 사회부 기자

    [지금&여기] 국민행복/홍희경 사회부 기자

    “해가 지면 자야 했다. 어느 날 전기가 들어왔다. 어둠을 물리치고 공부를 시작했다. 서울로 대학을 갔고 출세했다. 돌이켜보면 인생 최고의 기적은 전기였다. 그 전기를 놓아 준 게 박정희 대통령이라고 했다.” 취임 100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6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래전 그의 지지자가 설명한 지지 이유가 떠올랐다. 전기가 풍족한 시절에 태어난 탓에 밤중에 빛을 처음 봤을 때 경외감을 알기 어려웠다. 그래도 박 대통령의 공고한 지지율의 이면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다. 장하준 교수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서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고 했던가. 이미 기술이 삶 속에 깊이 침투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기술이 삶을 획기적으로 바꿀 여지는 줄었을 수 있겠다. 결핍이 클수록 기술의 힘이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1972년 300달러, 지난해에는 2만 2000달러. 절대적인 결핍의 크기는 줄었지만, 밤중의 빛처럼 선물 같은 정책을 용케 찾아내는 새 정부의 능력이 놀랍다. 새 정부의 첫 번째 선물은 1억원 이하 신용대출을 반 년 이상 연체한 채무자의 원금과 이자를 감면해 주는 국민행복기금이다. 한 달 만에 11만명이 신청했다는 소식에 “어려운 형편에도 연체 없이 빚을 갚은 가구가 역차별 받는다”던 비판은 사그라들었다. 두 번째 선물은 중위소득 40%(월 154만원) 이하 가구에 월 10만원씩, 연 1조원 이상을 지급하는 주택바우처다. 기존에 월 7만원씩 지급받던 기초생활수급 70만 가구를 비롯해 100만 가구가 대상이다. 세 번째 선물은 대선 뒤 가장 먼저 제기됐지만 아직 논의 중인 국민행복연금이다. 65세 이상 모두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이었지만, 최근엔 4만~20만원씩 차등 지급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국민행복을 표방한 복지정책을 놓고 재정건전성 우려나 포퓰리즘 비판이 나온다. 국민행복기금은 금융권이, 주택바우처는 건설사와 다가구 주택자가 최종 수혜를 보고, 국민행복연금으로 인해 젊은 월급쟁이 부담이 커질 것이란 지적도 있다. 그러나 수혜 계층이 손에 쥐게 되는 현금은 이런 비판보다 현실적이고 기억에 잘 남는다. 아직까지는 대통령이 ‘행정부 수반’이라기보다 ‘선거의 여왕’으로 보인다. saloo@seoul.co.kr
  • ‘공정·乙의 권리’ 주장에 숨은 권력층의 말장난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공정사회, 진정성, 국격, 권리, 평화’ 등의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이런 가치들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속내는 감춘 채 언어의 외형만 치장하려는 권력 의지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책의 핵심이라 할 문장이다. 표현은 어려워도 내용은 쉽다. 공정과는 거리가 멀고, ‘을의 권리’ 따위는 아예 없는 한국 사회가 말만 번지르르하게 한다는 얘기다. 왜? 정치, 경제 등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이 좋은 의미의 단어를 선점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끔 상황을 호도하려 들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언어 고유의 의미는 퇴색하고, 정치적 논리에 따라 오용되고 만다. 바로 이 지점, 그러니까 권력의 논리가 담긴 채 변질된 의미로 굳어진 말들을 두고 저자들은 ‘언어의 배반’이라고 부른다. 책은 정치학자(김준형)와 언어학자(윤상헌)가 서로 묻고 답하는 형식을 빌려 ‘배반한’ 언어들에 대해 짚는다. 이들이 끄집어낸 화두와 던진 질문들은 대단히 유효한 것들이다. 유별난 강조는 되레 그 부재를 드러낸다는 착상 또한 기발하다. 한데 유효한 질문들을 적절한 해법으로 이끌지 못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예컨대 첫 번째 장의 공정사회가 그렇다. 책은 양반 이지도와 다물사리라는 여성의 소송을 예로 들며 노비제가 횡행했던 조선 사회의 불공정성을 꼬집고 있다. 아울러 노비제라는 큰 틀에서 사건을 보지 못하고, 절차의 공정성에만 천착한 판관의 실수 또한 작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는 소수의 자본가가 부를 독점하고, 기층 민중은 노예와 같은 생활을 한다는 한국 사회에 대한 비유일 텐데, 우리 사회 전체가 조선처럼 노비제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제가 논리 비약적이라면 결론 또한 제 방향을 잃고 만다. 그런 면에서 책은 이념적이다. ‘언어의 배반’은 ‘좌우’를 가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양비론적 시각이 좀 더 해결책에 가까운 것 아닐까.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제주 4·3사건 피해자와 ‘육지 것들’의 화해

    제주 4·3사건 피해자와 ‘육지 것들’의 화해

    “고모부는 삼십만 도민 중에 진짜 빨갱이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세요?” 현기영의 소설 ‘순이 삼촌’(1978년)의 주인공 ‘나’의 물음이 출간 35년만에 연극무대에서 울려 퍼진다. 극단 물결의 연극 ‘순이 삼촌’에서다. 최근 조용히 흥행돌풍을 일으킨 독립영화 ‘지슬’의 인기 여파가 연극 쪽으로도 이어질지 관심이 뜨겁다. 제주를 떠나 살고 있는 나는 아내와 함께 8년 만에 제주로 내려와 큰아버지 댁에 간다. 거기서 순이 삼촌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순이 삼촌은 1년 전 나의 집에서 식모 노릇을 하다 4·3사건으로 얻은 정신질환과 환청, 결벽증이 도져 아내와 심하게 다퉜던 인물이다. 나는 순이 삼촌의 죽음을 계기로 30여년 전 4·3사건의 참상을 떠올린다. 순이 삼촌 역에 양희경과 김영미, 주인공 ‘나’에는 백성현과 김대흥이 더블캐스팅됐다. 연극은 일인칭 시점에서 다소 평면적으로 전개되는 소설을 입체화했다. 4·3사건 당시의 순이 삼촌과 이후의 순이 삼촌이 번갈아가며, 또는 함께 등장해 자신이 겪은 고통을 직접 묘사한다. 여기에 순이 삼촌과 아내, 나와 아내 등 다양한 갈등이 부각된다. 서북청년단원이었던 고모부와 나의 언쟁은 눈에 핏발을 세운 다툼으로 확대된다. 또 순이 삼촌과 함께 농사를 짓던 이웃 석기는 남로당원으로, 고모와 정략결혼한 고모부는 순박한 청년으로 묘사되는 등 남로당원과 서북청년단원도 비중 있게 등장한다. 과거와 현재를 부단히 오가면서 작품은 인물들 간의 갈등을 극단으로 그려간다. 이를 통해 드러나는 메시지는 역설적이게도 ‘화해’다. 제주도민을 괴롭혔던 군인, 경찰과 서북청년단원들도 결국 함께 살아가야 할 가족이자 이웃임을 강조한다. 또 아내로 대표되는 ‘육지것들’ 역시 순이 삼촌을 통해 섬의 상처를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한다. 작품은 관객들에게 4·3사건이 무엇인지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배우들은 제주 사투리를 쓰지만 대사 전달이 중요한 지점에서는 사투리를 고집하지 않아 제주도민이 아니라도 대사를 알아듣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나’ 역할의 백성현은 원작 소설의 대사 그대로 “그 사건의 진실을 알려야 한다”고 외친다. 소설이 발간된 지 30년도 더 지난 지금 작품의 배경이 된 북촌리에는 4·3 기념관이 들어섰고, 진상 규명과 유족 보상 등 많은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갈수록 도를 넘어서는 보수세력의 현대사 왜곡을 보고 있노라면 ‘나’의 절규는 여전히 유효한 듯싶다. 아직 제주에는 수많은 ‘순이 삼촌’들과 그들의 후손이 상처를 안은 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30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전석 5만원. (02)1544-1555.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삼성 신경영 20년] ‘초일류 지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 역설

    [삼성 신경영 20년] ‘초일류 지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 역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신경영 20주년을 맞아 삼성의 지향점을 밝혔다. 이 회장은 7일 삼성 임직원 38만여명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도전과 혁신, 창조경영으로 초일류기업의 위치를 지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 따뜻한 사회, 행복한 미래를 만들자”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에 각각 ‘창조경영’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표현으로 화답했다는 평이다. 이날은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이 회장이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고 말한 이른바 신경영이 시작된 지 만 20주년 되는 날이다. 삼성은 신경영 선언 이후 매출이 1993년 29조원에서 지난해 380조원으로 13배 증가했고, 수출은 107억 달러에서 1572억 달러로 15배 늘어나는 등 괄목할 만한 발전을 했다. 이 회장은 “낡은 의식과 제도,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관행을 과감하게 떨쳐버리고, 양(量) 위주의 생각과 행동을 질(質) 중심으로 바꿔 경쟁력을 높였다”며 지난 20년을 성공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1등을 지켜야 하는 현재와 미래는 위기로 정의했다. 이 회장은 “우리는 1등의 위기, 자만의 위기와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며, 신경영은 더 높은 목표와 이상을 위해 새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노키아와 소니 등 글로벌 1위를 달렸던 경쟁사들이 자만과 방심 속에 날개 없이 추락했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1등만이 목표가 아니라 이웃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기업이 될 것이란 다짐도 했다. 이 회장은 “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더 무거워졌으며, 삼성에 대한 사회의 기대 또한 한층 높아졌다”면서 “우리의 이웃, 지역사회와 상생하면서 다 함께 따뜻한 사회,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가자. 이것이 신경영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또 “지난 20년간 양에서 질로 대전환을 이뤘듯이 이제부터는 질을 넘어 제품과 서비스, 사업의 품격과 가치를 높여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정치의 눈으로 본 문란한 풍속이란…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 취임 뒤 열린 첫 국무회의. 이 자리에서 ‘경범죄처벌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풍기문란에 대한 법적 통제가 잠시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정부가 과다 노출이나 구걸 행위 등에 범칙금을 부과하는 규정이 지극히 시대착오적인 것 아니냐는 반발 때문이다. 사람들은 국가가 머리와 치마 길이를 간섭하던 1960~1970년대의 박정희 정권을 떠올렸다. 자유권 침해, 사회적 약자의 피해 등을 우려한 반대여론이 비등해지자 경찰은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과다노출에 대한 처벌은 원래 있었다”는 해명이었다. 국가의 통치권이 시민의 일상과 풍속 처벌에까지 이르는 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라는 얘기였다. 경범죄처벌법이 공식적으로 등장한 것은 1954년. 거슬러 올라가면 일제 때도 비슷한 맥락의 처벌규정은 있었다. 일제는 식민지 백성의 풍속을 통제한다는 명목으로 ‘경찰범처벌규칙’(1912)을 만들었다. 이후로도 ‘선량한 풍속’을 유지하려는 사회규범은 여러 이름으로 꾸준히 등장했다. 퇴폐풍조 박멸, 풍속사범 일제 단속, 가정의례 준칙, 야간통행금지, 장발단속 등이 그들이다. 그런데 대체 ‘선량함’의 기준은 누가 세운 것일까. 상위법이 법적 근거를 제공하지 않는 모호한 규정은 새로운 사안이나 국면에 따라 조변석개해 왔다. 이로 인해 다양한 행위와 언어, 문화 생산물, 취향, 산업 등은 어느 순간 통제의 대상으로 전락하곤 했다. 역설적으로 이 책은 결코 문란하지 않다. 부제 ‘풍기문란의 계보와 정념의 정치학’이 말해 주듯 식민지, 전쟁, 독재체제 등으로 일그러진 한국 근현대사의 얼굴을 다룬다. 저자는 “‘풍속’이라 하면 일본에선 핑크산업을 떠올리지만 국내에선 장발, 미니스커트 단속 같은 이미지를 먼저 연상한다”고 언급했다. 일본에선 풍속 통제가 미군정 이후 일상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규제에서 성 산업으로 축소됐지만, 국내에선 분단체제 이후 풍속에 대한 국가의 관리가 더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문란함, 음란함, 부적절함의 기준이 어떻게 문화생산과 자아의 주체 형성, 시민적 덕성과 국민 만들기에 작용했는지 고찰한다. 이면에는 정치적 음모나 배경이 자리한다는 주장도 펼친다. 이를 위해 일제시대 이광수의 ‘무정’이 어떻게 풍속 통제의 담론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전시동원 체제를 조장했는지 살펴본다. 또 냉전체제에서 풍속 통제가 ‘망국병’이 되어가는 과정을 에둘러 훑어본다. ‘4·19혁명’의 실패가 오랜 기간 우리 사회에서 10대 청소년의 정치참여를 제한하면서 ‘소년의 죽음’을 가져왔다는 해석도 내놓는다. 국민의 일상과 사생활까지 개입하는 국가의 통치구도를 어떤 시각으로 봐야 할지는 결국 독자들이 판단할 몫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삼성 신경영 20년] 휴대전화·가전·반도체 등 20종 ‘월드베스트’

    [삼성 신경영 20년] 휴대전화·가전·반도체 등 20종 ‘월드베스트’

    1993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의 핵심은 일류가 되기 위한 ‘질적 성장’이었다. 그후 20년, 삼성은 휴대전화, 가전제품, 반도체, 건설, 중공업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 20종을 ‘월드 베스트’(세계 1위) 반열에 올렸다. 6일 삼성에 따르면 간판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11개의 월드 베스트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TV는 2006년부터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TV의 시장점유율은 27.4%에 달한다. 몇년 새 급성장하며 삼성전자의 핵심 먹거리가 된 휴대전화는 지난해 처음 애플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25.1%로 세계 1위가 됐다. 월드 베스트 중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것이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1992년 세계 최초로 64메가바이트(MB) D램을 개발한 이후 21년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아이서플라이 조사를 보면 2011년 기준 삼성전자 D램의 점유율은 매출 기준 42.3%에 달한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스마트 카드 칩 등 각종 핵심부품들도 세계 1위다. 전기 분야도 삼성전기가 반도체용 기판으로 2005년부터 왕좌를 지키고 있으며, 삼성코닝은 액정표시장치(LCD)용 기판 유리, 삼성SDI는 리튬이온 2차전지를 월드 베스트 반열에 올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드릴십은 1996년 처음 세계 1위에 올라 올해 1분기에는 42%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LNG(액화천연가스)선, 셔틀탱커, 부유식 원유생산저장 하역설비(FPSO)도 세계 1위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8월 부산 세계인구총회 국가조직위원장 박은태

    [김문이 만난사람] 8월 부산 세계인구총회 국가조직위원장 박은태

    한도 끝도 없는 우주, 그 가운데 묵묵히 하루 종일 혼자 돌아가는 지구가 있다. 수많은 생명체가 그 위에 기대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거나 사계절을 함께 호흡하며 살아간다. 물론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하는 인간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맬서스의 ‘인구론’을 잠시 들여다본다.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 비해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자연대로라면 과잉 인구에 따른 식량 부족은 피할 수 없으며 그로 인해 빈곤과 죄악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마 인구와 자원이 아닐까 싶다. 지난해 10월 지구 상의 인구는 70억명을 돌파했으며 2050년에는 100억명 시대가 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인구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전체적으로 지구 상의 인구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일부 감소하는 나라도 더러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저출산율과 급격한 고령화 추세 등으로 몇 년 뒤에는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진단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인구 문제는 이미 중요한 국가적 화두로 떠올랐다. 오는 8월 부산에서 이 같은 문제를 이슈로 한 제27차 세계인구총회(IUSSP)가 열린다. 21세기 아시아에서는 처음 개최되는 총회다. 8월 26~31일 일주일 동안 전 세계 140여개국의 학자 4000여명이 참가해 총회 사상 최대 규모의 학술대회가 열린다. 세계 각국이 떠안은 인구 문제와 함께 우리나라의 저출산율로 인한 여러 문제도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이 총회를 진두지휘하느라 여념이 없는 박은태 국가조직위원장을 지난달 31일 만났다.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36년 동안 ‘사단법인 인구문제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어 나름대로 인구 문제에 관한 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특히 그는 이번 총회를 한국으로 유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여, 이번 총회의 성격과 의미에 대해 먼저 물었다. “유엔의 지원하에 21세기 아시아에서 처음 개최되는 역사상 최대·최고의 ‘인구 유엔총회’입니다. 특히 인구 70억명을 돌파한 시점에 열리는 대회여서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인류학자 4000여명이 참가 신청서를 내놓고 있습니다. ‘인구와 세계의 미래’라는 주제 아래 2000여편의 논문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이래저래 세계 각국에서 대단한 관심을 보이고 있지요.” 이에 따르는 기대 효과 또한 적지 않다고 설명한다. 첫째는 한국과 부산의 브랜드 가치 상승이다. 둘째는 여러 학자들 간 학술 교류를 통해 한국이 직면한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타개하는 획기적인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유엔이 고민하는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다산 지역의 영아 및 산모 사망률 증가 문제도 심도 있게 다뤄진다. 다산 국가들은 과거 한국의 성공 사례였던 가족계획, 산아제한운동 등에 많은 관심을 보여 이를 위한 다큐멘터리 등 여러 자료를 별도로 준비하고 있다고 박 위원장은 설명한다. 다산 국가 80%, 저출산 국가 20%로 이뤄진다. 이번 총회가 한국에서 열리게 되자 다산 국가들이 이 문제에 많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산 국가에서는 매년 영아 50만명, 산모 50만명이 죽어 가고 있으며 인도의 일부 지역에서는 산모가 아들을 못 낳으면 석유를 뿌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이번 총회가 아시아에서 열리는 만큼 총회 기간 중 아·태(아시아·태평양) 지역 특별 세션이 진행될 예정이다. 아·태 지역을 연구하는 권위 있는 학자 35명이 특별 초청된다. 아·태 지역은 세계 인구가 집중돼 있으며 다양한 인류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특별 세션에서 한국의 저출산 문제, 통일 이후 한반도의 인구 문제 등을 다루고 통계청 관계자들을 상대로 새로운 인구조사 기법 등도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총회가 끝나면 ‘부산 이론’을 내놓을 생각입니다. 부산의 출산율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0.9명으로 전국에서 제일 낮았습니다. 2008년 봄부터 여러 세미나 등을 통해 출산율을 올리자고 여러 차례 촉구했지요. 그랬더니 조금씩 올라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꼴찌를 탈출했고 이젠 서울이 그 자리에 있습니다. 이번 총회가 끝난 이후 부산의 출산율은 더 올라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부산 이론’이지요.” 현재 우리나라 출산율은 1.22명이며 이번 총회를 계기로 0.2명이 더 늘어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따라서 이번 총회 기간에 국내와 외국 학자 공동으로 제안서를 만들어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한다. 고령화 문제에 대해서는 “2050년이 되면 우리나라 인구 평균연령이 56세에 이르고 45년 후면 우리나라 인구 40%가 노인으로 구성된다. 북한보다 더 비참해질 수도 있는 사회적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하면서 “삼성경제연구소의 연구 결과대로라면 앞으로 노동이민청을 신설하고 노동이민을 1000만명 이상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노동 인구는 그만큼 줄고 있다”고 거듭 우려했다. 이 때문에 이번 총회에 대해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부산에 총회를 유치하게 됐을까. 세계인구총회는 올림픽처럼 4년마다 개최되는 ‘인구 유엔총회’다. 21세기 들어서는 2001년 브라질 살바도르, 2005년 프랑스 투르, 2009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렸다. 그다음으로 유치 신청을 한 나라는 우리나라(부산)와 호주 애들레이드, 캐나다 밴쿠버였다. 호주의 경우 IUSSP 총재가 호주 출신이고 밴쿠버는 3번째 도전이라는 점에서 부산보다 유리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프랑스에 있는 총회 사무국을 직접 찾아 신청서를 냈다. 사무국 관계자는 “도대체 부산이 어디 있으며 무슨 볼거리와 어떤 문화가 있느냐”며 난색을 표했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투르나 마라케시도 과거 그 나라의 수도였다. 부산도 한국전쟁 당시 수도였으며 주변에는 세계 제1의 조선소가 있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경주 불국사와 마이애미 해변을 능가하는 해운대가 있다. 매년 부산국제영화제도 개최할 만큼 아름다운 문화 도시다”라고 적극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라케시 총회 때 태극기가 그려진 부채를 만들어 더운 날씨를 ‘공략’해 관심을 끌었다. 이후 점차 분위기가 좋아졌다. 2010년 1월 IUSSP 이사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이사진을 만나 마지막 홍보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대동맥 파열 등으로 병원에 실려 가는 일을 겪기도 했다. 결국 이런 노력으로 부산 유치의 결실을 맺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2001년 살바도르 총회 때 한국에서 못할 일이 없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후 파리에 위치한 총회 사무국에 여러 차례 드나들면서 부산을 알렸고 2009년 총회 유치위원회를 결성하면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됐다”고 술회한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을 높이는 것, 그리고 미래 한국을 이끌어가는 것은 젊은이들의 몫입니다. 특히 인구학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번 세계인구총회에도 젊은이들이 많이 참가하는데 앞으로 우리나라의 인구학 발전을 위한 토대와 경험을 쌓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부 차원에서 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좋지만 그 결과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국민 전체가 생각하는 틀의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결국 의식의 전환을 비롯해 종교단체와 여러 사회 단체가 이에 동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화제를 그가 36년째 이끌어 오고 있는 인구문제연구소로 돌렸다. “원래 인구문제연구소는 1965년 국회에서 국립으로 설립되도록 법으로 정해졌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인간 문제를 연구하는 곳이 관변이어서는 되겠느냐고 하는 바람에 사단법인으로 바뀌게 됐지요. 초대 이사장은 경제지리학자이자 육영수 여사의 오빠인 육지수씨가 맡았습니다. 이후 6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규상씨가 2대 이사장, 한국경제학회 창립자이자 서울대 총장을 지낸 신태환씨가 3대 이사장을 맡았습니다.” 박 위원장이 이사장 제의를 받은 것은 그 후 얼마 뒤 미주산업 대표로 잠시 있을 때였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거절했으나 경제기획원 등록 1호 연구소라는 점과 연구소를 원래대로 국립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연구소 이사장을 맡은 것이 지금까지 오게 됐다. “일본이나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인구 문제가 국가의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에 대부분 국립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인구 문제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기관이 생겨야 합니다. 국가의 미래는 결국 인구에 달려 있거든요.” 현재 인구문제연구소는 1년마다 정기적인 심포지엄을 개최, 교수들의 논문을 통해 꾸준히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매년 국제세미나도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시 부산 세계인구총회로 돌아온다. “역대 최대 규모인 2013 부산 총회에서는 인구와 관련한 각종 세계적 문제에 대한 분명한 돌파구가 제시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박은태 위원장은… 佛서 경제학 박사학위… 36년 동안 인구문제연구소 이사장 맡아 1938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부산상고를 졸업하고 서울대에 입학했으나 중퇴한 뒤 프랑스로 건너가 소르본대학에서 1970년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귀국 후 연세대 상경대학 경제계획 담당 강사(1971년), 단국대 무역학과 교수(1972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과 대우교수(1975년), 미국 하버드대 객원교수(1990년) 등으로 일했다. 또한 전국경제인연합회 상임이사, 재무부 금융정책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1992~1995년 14대 국회의원(민주당, 서울 강동구)을 거쳐 국회기업전문화연구회 대표, 미국 브리검영대(BYU) 경제학 초빙교수(1999년), 대한석유협회 회장(2002년) 등을 역임했다. 현재 프랑스 ESSEC 경영대학원 한국지부장, 사단법인 인구문제연구소 이사장 겸 소장, 제27차 세계인구총회(IUSSP) 국가조직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수상 경력으로는 수출 유공자 표창(상공부 장관, 1976년), 석탑산업훈장(1982년), 룩셈부르크 대공국 기사 작위(1985년), 베이징대학 마인초박사 인구과학 영예상 표창(2001년) 등이 있다. 주요 저술로는 신한국경제론(1985년), 영문판 KOREAN ECONOMY(1999년), 현대경제학사전(2001년) 등이 있다.
  • “전문 직업인은 스펙보다 통합사고력이 중요”

    “전문 직업인은 스펙보다 통합사고력이 중요”

    “전문 직업인은 스펙보다는 통합형 사고를 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는 게 중요합니다.” 한국폴리텍대학 박종구(55) 이사장은 4일 열린 광주 지역 교육계·산업계 인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리 대학은 이런 시대의 요구에 맞춰 튼튼한 기술에 인문학적 사고까지 겸비한 인재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미국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 회장도 ‘창의적인 IT 제품은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서 있기에 가능하다’고 역설했듯이 기술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창조적 인재’를 키워 내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우리 대학 학생들은 국내 및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같은 직무에 대해서는 최고의 기술을 자랑한다”며 “지금의 융복합 시대에는 개별 부문의 지식만으로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워 인문학 교육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2011년 8월 취임 이후 신간 베스트셀러와 동서고금의 양서들을 확보해 학생들의 꾸준한 독서를 유도했다. 또 인문 교과에 대한 비중도 취임 때 11%에서 현재 18%로 끌어올렸으며, 교양과목 학점도 20학점에서 31학점으로 확대했다. 박 이사장은 “학생들의 해외 취업과 진출을 위해 ‘영어’ 교육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교양영어·토익 등을 필수 과목으로 선정했다. 지난해부터는 자체 연수원을 활용, 원어민이 진행하는 몰입식 영어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한국무역협회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이 대학 학생들의 해외 취업을 지원한다. 한국폴리텍대학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국책특수대학으로 2년 연속 취업률 80% 이상을 기록했다. 박 이사장은 이를 알리기 위해 전국의 고교 교장, 교감, 진로진학 담당교사는 물론 교육감과 지방자치단체장, 기업 대표이사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또 인성교육 중심 수업, 개인맞춤형 진로교육, 다문화가족 청소년 등을 위한 기술대안고교 등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박 이사장은 “이런 다양한 교과와 맞춤형 교육으로 졸업생은 ‘입사와 동시에 실무 투입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취업률이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미국 시러큐스 대학원을 거쳐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냈다. 이어 기획예산처 공공관리단장, 국무조정실 정책차장, 아주대 총장 직무대행,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제2차관 등을 역임한 뒤 2011년 8월 한국폴리텍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카드사, 도 넘은 ‘배짱 영업’… 기준금리 내려도 대출금리 그대로

    카드사, 도 넘은 ‘배짱 영업’… 기준금리 내려도 대출금리 그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는 꾸준히 내렸지만 연 30%에 육박하는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등 대출금리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출 금리를 올린 카드사도 있었다. 업계는 이달 말 금융당국의 카드사 대출금리 합리화 방안이 나올 때까지는 그냥 지켜보겠다며 배짱을 부리고 있다. 서울신문이 2일 카드사들의 각종 대출금리를 비교해 본 결과, 현대카드의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은 5월 말 기준 7.50~28.50%로 지난해 1분기와 같았다. 카드론(6.50~27.50%)과 리볼빙(6.50~26.50%) 금리 역시 변하지 않았다. 대출 금리를 산정할 때 원가(조달금리)의 바탕이 되는 기준금리가 같은 기간 연 3.25%에서 2.50%로 0.75% 포인트 인하돼 금리를 낮출 여력이 생겼는 데도 이를 외면한 것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다음 달 금융 당국의 대출금리 합리화 방안이 발표되는 만큼 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라면서 “이에 맞춰 대출 금리를 적정 수준으로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카드사들도 비슷하다. 삼성카드는 현금서비스 수수료율(7.90~27.90%)의 최고 금리만 1년 전 대비 0.6% 포인트 내렸을 뿐 카드론(7.90~24.90%)과 리볼빙(7.90~25.90%) 이자율은 그대로 유지했다. 롯데카드의 현금서비스(7.89~28.19%)와 카드론(7.80~24.90%), 신한카드의 카드론(7.60~26.90%) 이자율 역시 똑같았다. 대출 금리를 인상한 카드사들도 있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카드론 최저 금리는 지난해 1분기 9.90%에서 현재는 11.90%로 2% 포인트 인상됐다. 리볼빙 이자율도 최고 금리를 2% 포인트 높였다. 하나SK카드도 1년 새 카드론 이자율의 최고 금리를 1% 포인트 높였다. SC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대출 금리가 높다는 지적에 따라 업계 평균 수준으로 금리를 조정했다”면서 “카드론과 결제성 리볼빙 이자율은 올렸지만 현금서비스 수수료는 낮췄다”고 해명했다. 카드사들은 기준금리가 내려가도 이를 대출 원가에 즉각 반영하기 힘들다고 항변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출 원가의 70%가량을 차지하는 회사채(카드채) 만기가 기본 3년에 길게는 7년이기 때문에 매월 변하는 기준금리를 적용해 대출 금리를 내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카드사들이 2011년부터 3개월마다 바뀌는 양도성예금증서(CD)에 연동하는 변동금리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고 올 들어 카드채(평균 금리 연 2.90%) 발행만 2조원을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KB국민카드는 이달부터 대출 금리를 내렸다. 할부 수수료율은 10.00~21.40%에서 4.30~19.10%로, 리볼빙 이자율은 6.50~28.40%에서 5.80~24.90%로 낮췄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무이자 할부 중단으로 고객들의 부담이 커졌고 리볼빙 금리가 높다는 지적이 계속됨에 따라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면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수수료도 인하를 검토해 조만간 인하폭과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서민들이 급전이 필요할 때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을 자주 이용하다 보니 금리가 높음에도 기준금리가 내려도 대출금리 인하에 대한 필요성을 카드사들이 느끼지 못한다”면서 “대부업 최고 금리가 39%이듯 카드사 대출금리에도 25% 수준의 최고금리 상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자수성가 정열과 집념의 여성 CEO 이길여

    [명사가 걸어온 길] 자수성가 정열과 집념의 여성 CEO 이길여

    가천대 길병원은 얼마 전 지역 병원으로서는 유일하게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내로라하는 대형 병원들과 나란히 2013년도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됐다. 또 가천대 이길여 암·당뇨연구원의 교수진이 참여해 ‘식욕억제물질’을 처음 발견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가천대 길병원·뇌융합과학원 등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다. 지난달에는 24년 전 가천대 길병원에서 태어난 네 쌍둥이 자매 중 세 명이 합동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네 쌍둥이가 무사히 태어날 확률은 70만분의1 정도였음에도 이길여 회장의 노력으로 모두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었다. 이 회장은 형편이 넉넉지 못한 네 쌍둥이 부모에게서는 병원비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하면 등록금을 내 줄테니 연락을 달라”는 당부까지 했다. 네 쌍둥이 자매는 현재 길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열정과 집념의 여인으로 알려진 이 회장의 일생을 상·하로 나눠 2주에 걸쳐 싣는다. 만약 당신이 자식에게 단 하나의 재능을 물려줄 수 있다면 무엇을 줄 것인가. ‘뜨거운 열정’을 주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당신의 열정 온도는 몇도나 되는가. 잘 모르겠다면 이런 시 한편 감상해보자.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길이 있다/길이 끝나는 곳에서도/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스스로 봄길이 되어/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이 흩어져도/보라/사랑이 끝나는 곳에서도/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스스로 사랑이 되어/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절망을 극복하고 닦아낸 새 희망의 길을 노래한, 시인 정호승의 ‘봄길’이다. 그 희망의 길은 어떻게 닦아야 할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흔들리지 않는 집념과 6월의 태양처럼 뜨거운 정열. 그렇게 그 길을 만들어냈다. 그랬다. 한 여자의 일생에서 ‘열정의 수은주’는 한번도 눈금이 변한 적이 없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그 열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나온 걸음걸음이 모두 범상치 않은 흔적으로 남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보증금 없는 병원, 최초 진료카드 시스템 도입, 여성의사 최초 의료법인 설립, 국내 최초 해외 교육원 개관 등 ‘최초’와 ‘최고’ 등 여러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그러나 이들을 한마디로 압축하자면 ‘건국 이후 가장 크게 자수성가한 여성 CEO’라는 평가다. 2011년 경원대, 경원전문대, 가천의대 등을 ‘가천대’로 통합시킨도 것도 의사로서뿐만 아니라 최고경영자의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사건’이었다. 또한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선정 ‘2012년 세계의 위대한 여성 150인’에 선정될 만큼 국제적으로도 유명하다. 가천길재단을 진두지휘하는 이길여 회장이다. 가천길재단은 가천대 길병원, 가천대 글로벌캠퍼스, 가천대 메디컬캠퍼스, 가천문화재단, 신명여자고등학교, 새생명 찾아주기운동본부, 가천 미추홀 청소년 봉사단 등으로 이루어졌다. 이 회장을 가리켜 어떤 사람이냐고 새삼 물어본다면 답으로 압축할 수 있는 키워드가 몇 있다. 첫번째가 결코 식지 않는 ‘열정’이고, 두번째는 바람을 일으키는 ‘바람개비’이며, 세번째는 남을 위한 봉사정신이 담긴 ‘숟가락’이다. 또한 남들보다 항상 앞서 나가는 ‘개척정신’이다. 지난달 24일 오후 인천 연수구에 있는 가천대 메디컬캠퍼스에서 이 회장을 만났다. 때마침 학교 운동장에서는 체육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이 회장은 하얀 체육복 차림에 학생들과 함께 행진을 하고, 달리기 신호를 보내는 등 여념이 없다. 젊은 학생들과 서스럼없이 어울리는 모습이 새삼 놀라웠다. 학생들도 그런 이 회장과 함께 즐겁게 어울리며 화합을 다지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잠시 후 이 대학 총장실에서 마주앉았다. 요새는 어떤 일로 바쁜지 먼저 물었다. “올해는 매력, 담력, 실력 등 세 가지를 키우려고 합니다. 가천대학과 길병원의 스타일이라고나 할까요. 또한 학교통합에 따른 커리큘럼 정리와 구조조정, 그리고 세계적인 대학을 향한 커리큘럼을 새로 짜는 일로 바쁘지요. 특히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이는 데 무엇보다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는 올해로 의사의 길을 걸어온 지 꼭 55년째이다. 소감을 묻자 주저없이 자신만큼 많은 환자를 본 사람도 없을 것이라면서 그만큼 죽어가는 사람도 많이 살렸다고 술회한다. 또한 그동안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는지 물었다. “참된 인생은 다른 사람에게 이로운 사람으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살다보면 위기를 겪게 마련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위기는 삶의 일부이며, 중요한 것은 그 위기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결정됩니다. 위기 때마다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맞서 왔습니다. 모험과 도전에 익숙해진 탓인지 오히려 위기를 즐기며 기회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온 것 같아요. 바람개비는 맞바람이 강할수록 힘차게 돌아가거든요. 길병원 로비에 큰 바람개비를 설치한 것도 의료진은 물론 환자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어린 시절 수수깡 속을 빼고 막대에 끼워 돌리는 바람개비 놀이를 많이 했다. 이때마다 그는 항상 1등을 했다. 빠른 속도로 달리면 빨리 돌고 바람이 부는쪽으로 달리면 잘 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바람개비는 가만히 있으면 돌지 않는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앞으로 달려나가 바람을 일으켜야 돌아간다는 원리를 터득했던 것. 바람을 만들고 바람에 부딪히며 헤쳐나가는 것, 그것이 이 회장이 살아온 삶이다. 어려움과 시련이 닥칠 때면 항상 이 같은 바람개비를 떠올리곤 했다. 앞으로도 가천대를 모두가 부러워하는 글로벌 명문대로 키우기 위해 맞바람을 이기고 힘차게 나아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전북 옥구군 대야면 죽산리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는 한학에 밝았고 아버지 역시 그 영향을 받았다. 길여(吉女)는 딸만 둘을 낳아 시어머니 눈밖에 난 어머니를 위로하는 뜻에서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다. 이름 덕분인지 그에겐 늘 행운이 따랐고 위기가 오더라도 기회로 만들 수 있었고 한눈팔지 않는 외길 인생을 걸을 수 있었다. 그가 가는 곳은 길(Way)이 됐고 좋은(吉)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의사가 된 것을 한번도 후회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아주 행복한 길을 걸어오고 있다. 정신문화연구원장을 지낸 유승국 박사가 지어준 그의 호 가천(嘉泉) 또한 ‘아름다운 기운이 솟아오르는 샘’이라는 뜻이고 보면 그의 팔자 자체가 천생 행복한 의사가 아닐까 싶다. 또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한테 밥과 반찬은 온데간데없고 놋숟가락만 가득 담긴 광주리에 대한 태몽 얘기를 자주 들었다.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의사가 되고 나서 수많은 사람을 먹여 살릴 운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어머니는 아들을 낳지 못했다는 이유로 할머니한테 자주 구박을 받았다. 이런 모습을 보며 열 아들 부럽지 않은 딸이 되겠다고 몇번이고 다짐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그는 이러한 각오로 급장이 됐고 이후 한 가지 목표를 세우면 기필코 그것을 이루어내고야 말겠다는 근성이 생겨났다. 졸업할 때까지 단 한번도 1등 성적을 놓친 적이 없었다. 의사가 되겠다는 강한 생각을 가진 것도 이 무렵이다. “우리 시골집에는 강아지와 고양이를 여러 마리 키웠어요. 주인 없이 길에 돌아다니거나, 다리가 부러지거나, 눈이 다치거나 몸에 심한 상처를 입은 불쌍한 동물들이었죠. 이들에게 약을 발라주고 붕대를 감아주고 또 포대기로 강아지를 업고 다닌 적도 많습니다. 그러다가 강아지가 죽으면 뒷산에 묻고는 한동안 울기도 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의사놀이를 한 셈이다. 또 장티푸스에 감염된 친한 친구가 갑자기 죽는 모습을 보고 의사에게 필요한 두 가지 감정, 즉 생명에 대한 무한한 경외감과 죽음에 대한 철저한 두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의사가 되겠다고 확실하게 다짐한 것은 1948년 35세의 아버지가 급성폐렴으로 치료 한번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나면서였다. 이리여고에 진학한 그는 의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필사적으로 공부를 했다. 1등을 한번도 놓치지 않았고 1951년 전쟁의 와중에 서울대 의대에 합격했다. 지나온 세월을 생각해도, 밤하늘의 뜬 달을 보면서도 저절로 눈물이 났다. 모든 가능성은 꿈꾸는 사람들의 몫이라는 것도 알았다. 그렇게 대학을 마치고 전북 군산으로 내려가 세계평화봉사단에서 의료봉사로 의사 생활을 시작했다. 거기서 영국인 의사 골든을 만났다. 이 회장은 골든의 헌신적인 봉사정신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고 진정한 봉사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얼마 후 골든은 서울적십자병원에서 수련의(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소개해줘 군산에서 서울로 자리를 옮겼다. 적십자병원에서의 과정을 마칠 무렵 인천에서 개원한 친구가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해서 지금의 동인천역 앞 허름한 2층짜리 적산가옥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첫발을 내딛게 됐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따뜻·유쾌… 웰다잉, 이런 게 아닐까

    따뜻·유쾌… 웰다잉, 이런 게 아닐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욱하는 성질 때문에 언제 사고를 칠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아이돌 가수 충의(이홍기). 그는 결국 폭행 사건에 휘말려 호스피스 병동에서 봉사명령을 받는다. 언론의 관심 속에 내키지 않는 봉사활동을 시작한 충의는 시한부 환자들과 티격태격 신경전을 벌이기 일쑤다. 그러다 봉사시간을 두 배로 쳐준다는 제의에 솔깃해져 환자들과 록 밴드 오디션 참가 준비를 하게 되고, 그러는 사이 그들과 점점 가까워진다. 죽음을 앞두고 세상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호스피스 병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 ‘뜨거운 안녕’은 누가 봐도 ‘착한 영화’다. 방송 PD 출신인 남택수 감독이 직접 호스피스 병동에서 만난 환자들 이야기를 담은 덕분에 캐릭터의 질감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전직 조폭으로 자신의 몸을 정성껏 닦아주는 자원봉사자들의 극진한 대접에 눈물짓는 무성(마동석), 남겨질 가족의 생계를 걱정해 밤에 나이트클럽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간암 말기 환자 봉식(임원희), 홀로 남아 슬퍼할 아들 힘찬이를 위해 매일 밤 동화책을 쓰는 엄마(심이영) 등의 사연이 구체적이고 실감나게 그려진다. 그렇다고 우울하기만 한 영화는 아니다. 다소 역설적인 제목처럼 이 작품은 생의 마지막을 불꽃처럼 보내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그리는 데 힘을 썼다. 충의, 무성, 봉식에 위암 환자 안나(백진희)와 꼬마 백혈병 환자 하은(전민서)이 합세해 결성한 불사조 밴드는 돈줄이 막혀 폐쇄 위기에 몰린 병동을 회생시키려고 오디션에 출전한다. 망설이던 충의도 자신의 소중한 꿈을 잠시 뒤로 접고 이들의 마지막 꿈을 함께한다. 영화는 웰빙만큼이나 화두로 떠오른 ‘웰다잉’에 대해 이야기한다. 생의 끝자락을 음악으로 승화시키려는 호스피스 환자들과 매년 기수별로 불사조 밴드를 만들어 그들의 뜻을 이어가는 충의는 관객의 가슴을 훈훈하게 덥힌다. 반면 메시지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고 성글게 전개되는 드라마가 허술해 보이기도 한다. 배우들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다. 특히 지금껏 개성 강한 역할을 주로 했던 마동석이 호스피스 환자로 변신해 극의 중심을 잘 잡아줬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책꽂이]

    자벌레의 세상 보기(황기원 지음, 학고재 펴냄) 도시 건축의 대가인 황기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땅과 집, 건축과 환경에 관한 독특한 철학과 생각들을 52편의 짧은 글로 풀어냈다. 측량가란 별명을 가진 자벌레의 시선으로 인간의 행복이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자연환경과 공존하며 살아가려는 노력에 있음을 역설한다. 2만원.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 기행(김학범 지음, 김영사 펴냄)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으로 활동하며 명승의 토대를 다져온 저자가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49곳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 자연의 아름다움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냈다. 10년간 전국의 명승을 답사한 땀의 흔적이 100장이 넘는 사진과 유려한 글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1만 8000원. 국제법을 알아야 논쟁할 수 있는 것들(홍중기 지음, 한울 펴냄)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 강화’는 언론보도에서 자주 등장하는 얘기다. 하지만 독도는 이미 오랜 역사를 통해 우리 영토로 존재해 왔고, 분쟁지역도 아니기 때문에 국제법상 이는 언어유희에 불과하다. 저자는 이처럼 국제법에 관한 시사 쟁점 중에서 상식의 허를 찌르는 사실과 이론을 풀어 썼다. 1만 9000원. 숫타니파타를 읽는 즐거움(보경 스님 지음, 민족사 펴냄) 최초의 불교경전인 숫타니파타를 알기 쉽게 설명했다. 불교 교리적 해석에서 벗어나 ‘논어’ ‘주역’ ‘장자’ 등 동양 고전과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인 조르바’ 등 서양의 명저를 인용해 이해를 도운 점이 눈길을 끈다. 1만 5000원.
  • 슈뢰더 前 독일 총리 “EU처럼 아시아도 통합해야”

    슈뢰더 前 독일 총리 “EU처럼 아시아도 통합해야”

    “유럽이 유럽연합(EU)으로 한데 묶인 것처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도 지금보다 한층 긴밀하게 통합해 각종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69) 전 독일 총리는 2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국제공공자산관리기구 포럼(IPAF) 창립총회에서 특별 강연을 갖고 ‘아시아 통합론’을 역설했다. 2009년 11월 방한 이후 3년 반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슈뢰더 전 총리는 “(EU체제 구축 등) 그간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 통합은 각 지역에 경제성장 뿐 아니라 다른 면에서도 혜택을 준다”면서 “아시아에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구성돼 있지만 한국도 역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통합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U를 통합의 모델로 꼽았다. 그러나 EU가 공통 통화로 유로화를 도입했으면서도 재정적·경제적·사회적 정책은 함께 통합하지 못해 여러 위기를 맞게 된 것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자신이 총리로 재직할 당시 추진했던 ‘어젠다 2010’이 현재의 독일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구조조정과 간소화를 통해 건전한 재무구조를 갖게 된 중소기업이 이제는 독일 경제의 척추 역할을 하게 됐다”고 했다. “어젠다 2010으로 30년 만에 처음으로 구조적 실업이 줄어 실업률이 40% 가까이 낮아지고 수출은 50% 늘어나는 등 ‘유럽의 환자’였던 독일을 짧은 시간에 ‘유럽의 엔진’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어젠다 2010’을 통해 노동과 연금, 의료, 교육 시스템, 조세제도 등을 바꾸고 국민 개개인에게 비용 절감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는데 이러한 구조개혁을 전 세계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것이지요.” 슈뢰더 전 총리는 “글로벌 경제가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은 성장과 개혁”이라면서 “경제와 금융 정책이 반드시 변해야 하는데 허리띠를 졸라매는 정책에서 벗어나 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개혁 프로그램이 효과를 보려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 전달돼야 한다”면서 “사회 전체에서 이것이 정부의 책임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서 슈뢰더 전 총리는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의 중요성도 지적했다. 그는 “현재 아시아의 가장 큰 도전과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함께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환경오염은 공동의 책임이라는 생각을 갖고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자원을 절약하면서 기술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