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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익만 좇는 한국 지도층 금수저가 아니라 독수저”

    “사익만 좇는 한국 지도층 금수저가 아니라 독수저”

    “개인의 이익과 영달을 위해 사는 우리 지도층이 무슨 ‘금수저’인가요. 그들은 ‘독수저’를 갖고 있는 거예요.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가 없는 고위층은 본인에게도 그리고 국가에도 재앙일 뿐입니다.” 지난 29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원로 사회학자 송복(79) 연세대 명예교수는 인터뷰 내내 우리 사회 지도층을 날 선 언설로 매섭게 채찍질했다. “지금 이대로의 대한민국이라면 미래가 없어요.” 그의 인식 속에 있는 우리나라는 지도층부터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짙었다. 그는 최근 펴낸 책 ‘특혜와 책임’을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없는 한국의 지도층에 대해 “모두 특권만 누리려고 할 뿐 의무는 저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내의 대표적 보수 학자 중 한 명인 그가 우리 사회의 주류에 대해 따가운 일침을 가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송 명예교수가 바라본 한국 지도층은 ‘천민 상층’이라는 표현에서부터 그 민낯이 드러난다. “우리나라 고위층들은 ‘당신들의 몫까지 국가를 위해 헌신하며 살아 주마’라는 생각보다는 ‘당신들의 몫까지 내가 다 빼앗아 살겠다’는 적나라한 탐욕에 젖어 있다. 세계 어느 나라 지도층과 비교해도 우리 고위층만큼 탐욕적이고 사욕을 채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천민성이 두드러진 집단은 없다.” 송 명예교수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을 해방 이후 산업화 시대를 거친 단기 세대, 즉 아버지 세대와 아들 세대인 당대에 권력과 지위, 부를 거머쥔 ‘뉴하이’(새 상층)의 짧은 역사성에 둔다. 당대에 급격히 형성된 상층부다 보니 윤리와 규범, 문화가 내면화되지 못한 ‘문화 지체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 때문에 상류층은 있어도 ‘상류사회’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송 명예교수의 진단이다. “천민성은 사회의 병이다. 사회의 병은 육신의 병이 아니라 생각의 병이고 행동의 병이다. 생각이 병들어 있고 행동이 병들어 있는, 생각과 행동이 천(賤)해지는 병이다. 사회는 함께 더불어 사는 곳이다. 그래서 모두 뒤엉켜 병이 들고 병이 들어서는 예외 없이 ‘네 탓’을 한다.” 송 명예교수에 따르면 어느 나라든 상류사회의 핵심적 특징은 ‘감시’와 ‘견제’ 그리고 ‘희생’이다. 흐트러진 행동이나 도덕규범에 어긋나는 행동, 법을 이탈한 행동에 대해서는 상류사회 내부적으로 엄하게 책임을 묻고 퇴출한다. 우리 사회는 그런 감시와 견제가 부족하다. 송 명예교수의 눈에 비친 우리 지도층은 특히 ‘3행’(목숨을 바치는 희생·기득권을 내려놓는 희생·배려와 양보, 헌신의 희생)이 부재하다. 그는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은 다 국가와 사회의 특혜를 받은 사람들이다. 자기 능력으로 그 자리에 오른 게 아니다. 그런데 특혜에는 반드시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는 점은 잊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나라가 위태로울 때 지도층이 먼저 앞장서 희생한다’는 정신을 3행 중 ‘1행’으로 꼽는다. 영국 상류층 학교인 이튼칼리지 출신 중 1·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전사한 사람은 비공식 기록으로 5000여명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일반 국민의 병역 면제율은 4% 미만에 불과하지만 고위층은 25%에 달하는 모순적 현실에 살고 있다. 특혜받는 자들은 사회적 불평등이 심해질수록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게 송 명예교수가 꼽은 ‘2행’이다. ‘3행’인 배려와 헌신은 가정이 출발지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정에서부터 우리는 ‘출세해라, ‘성공해라’라고 가르친다. 공익이나 소명 의식은 없이 사욕과 지위를 탐하며 영혼이 없이 자란다. 그러니 내가 국민으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식은 없고, 자신의 피와 땀과 노력으로만 그 자리를 성취했다고 생각한다.” 그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하는 이유는 이 정신이야말로 한국의 미래를 만들어 갈 새로운 역사적 동력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송 명예교수는 미국, 영국, 일본을 예로 들며 이들 나라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저성장과 양극화에 신음하고 있지만 여전히 선진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결정적 이유에 대해 “그들에게는 ‘계속’ 존경심을 유발하고 ‘계속’ 도덕심을 높여 주는 지도층이 있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국 지도층은 금수저가 아니라 개인 영달 위해 사는 독수저”

    “한국 지도층은 금수저가 아니라 개인 영달 위해 사는 독수저”

     “개인의 이익과 영달을 위해 사는 우리 지도층이 무슨 ‘금수저’인가요. 그들은 ‘독수저’를 갖고 있는 거예요.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가 없는 고위층은 본인에게도 그리고 국가에도 재앙일 뿐입니다.”  지난 29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원로 사회학자 송복(79) 연세대 명예교수는 인터뷰 내내 우리 사회 지도층을 날 선 언설로 매섭게 채찍질했다. “지금 이대로의 대한민국이라면 미래가 없어요.” 그의 인식 속에 있는 우리나라는 지도층부터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짙었다.  그는 최근 펴낸 책 ‘특혜와 책임’을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없는 한국의 지도층에 대해 “모두 특권만 누리려고 할 뿐 의무는 저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내의 대표적 보수 학자 중 한 명인 그가 우리 사회의 주류에 대해 따가운 일침을 가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송 명예교수가 바라본 한국 지도층은 ‘천민 상층’이라는 표현에서부터 그 민낯이 드러난다.  “우리나라 고위층들은 ‘당신들의 몫까지 국가를 위해 헌신하며 살아 주마’라는 생각보다는 ‘당신들의 몫까지 내가 다 빼앗아 살겠다’는 적나라한 탐욕에 젖어 있다. 세계 어느 나라 지도층과 비교해도 우리 고위층만큼 탐욕적이고 사욕을 채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천민성이 두드러진 집단은 없다.”  송 명예교수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을 해방 이후 산업화 시대를 거친 단기 세대, 즉 아버지 세대와 아들 세대인 당대에 권력과 지위, 부를 거머쥔 ‘뉴하이’(새 상층)의 짧은 역사성에 둔다. 당대에 급격히 형성된 상층부다 보니 윤리와 규범, 문화가 내면화되지 못한 ‘문화 지체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 때문에 상류층은 있어도 ‘상류사회’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송 명예교수의 진단이다.  “천민성은 사회의 병이다. 사회의 병은 육신의 병이 아니라 생각의 병이고 행동의 병이다. 생각이 병들어 있고 행동이 병들어 있는, 생각과 행동이 천(賤)해지는 병이다. 사회는 함께 더불어 사는 곳이다. 그래서 모두 뒤엉켜 병이 들고 병이 들어서는 예외 없이 ‘네 탓’을 한다.”  송 명예교수에 따르면 어느 나라든 상류사회의 핵심적 특징은 ‘감시’와 ‘견제’ 그리고 ‘희생’이다. 흐트러진 행동이나 도덕규범에 어긋나는 행동, 법을 이탈한 행동에 대해서는 상류사회 내부적으로 엄하게 책임을 묻고 퇴출한다. 우리 사회는 그런 감시와 견제가 없다. 송 명예교수의 눈에 비친 우리 지도층은 특히 ‘3행’(목숨을 바치는 희생·기득권을 내려놓은 희생·배려와 양보, 헌신의 희생)이 부재하다. 그는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은 다 국가와 사회의 특혜를 받은 사람들이다. 자기 능력으로 그 자리에 오른 게 아니다. 그런데 특혜에는 반드시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는 점은 잊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나라가 위태로울 때 지도층이 먼저 앞장서 희생한다’는 정신을 3행 중 ‘1행’으로 꼽는다. 영국 상류층 학교인 이튼칼리지 출신 중 1·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전사한 사람은 비공식 기록으로 5000여명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일반 국민의 병역 면제율은 4% 미만에 불과하지만 고위층은 25%에 달하는 모순적 현실에 살고 있다.  특혜받는 자들은 사회적 불평등이 심해질수록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게 송 명예교수가 꼽은 ‘2행’이다. ‘3행’인 배려와 헌신은 가정이 출발지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정에서부터 우리는 ‘출세해라, ‘성공해라’라고 가르친다. 공익이나 소명 의식은 없이 사욕과 지위를 탐하며 영혼이 없이 자란다. 그러니 내가 국민으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식은 없고, 자신의 피와 땀과 노력으로만 그 자리를 성취했다고 생각한다.”  그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하는 이유는 이 정신이야말로 한국의 미래를 만들어 갈 새로운 역사적 동력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송 명예교수는 미국, 영국, 일본을 예로 들며 이들 나라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저성장과 양극화에 신음하고 있지만 여전히 선진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결정적 이유에 대해 “그들에게는 ‘계속’ 존경심을 유발하고 ‘계속’ 도덕심을 높여 주는 지도층이 있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왕서방 ♥ ‘페이’…中 스마트폰 결제族 무려 4억 2400만명

    [글로벌 인사이트] 왕서방 ♥ ‘페이’…中 스마트폰 결제族 무려 4억 2400만명

    토요일이었던 지난 27일 우리 가족 3명은 현금과 신용카드 없이 모바일 결제로만 생활했다. 지난해 1월 중국 베이징에 온 우리 가족의 생활은 즈푸바오(支付寶·알리페이)와 웨이신즈푸(微信支付·위챗페이)를 사용하기 전과 후로 나뉠 정도로 모바일 페이가 가져온 중국의 ‘생활 혁명’을 실감하고 있다. ●공유차량 합승할수록 가격 더 내려가 이날 아침 기자는 한국에서 온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 베이징 중심부인 둥시(東西)에 가야 했다. 스마트폰에서 차량 공유 앱 디디추싱(滴滴出行)을 클릭했다. 베이징 거리에서 택시 잡는 일은 이제 옛날이야기가 됐다. 디디추싱을 활용하면 택시, 콰이처(快車·경차 위주로 택시보다 저렴), 좐처(專車·외제 중형차로 택시보다 비쌈) 등을 골라서 탈 수 있다. 콰이처와 좐처는 이전에 헤이처(黑車)로 불리던 불법 영업 자가용이었으나 요즘 이를 불법으로 여기는 승객은 없다. 중국 정부도 올가을부터 합법화하기로 했다.콰이처를 선택하니 집 주변에서 6~7대가 개미처럼 움직이는 모습이 스마트폰 화면에 보였다. 약속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합승 서비스’를 클릭했다. 이 서비스는 목적지까지 가는 도중에 다른 손님을 태우는 것을 허락하는 기능이다. 합승 횟수가 많을수록 가격은 더 내려간다. 도중에 2명이 합승해 평소보다 20분 더 걸렸지만 가격은 고작 15위안(약 2500원)이었다. 택시를 탔다면 50위안(약 8400원)이 나올 거리다. 합승한 중국인과 수다를 떠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차비 결제는 어떻게? 그냥 내리면 된다. 운전기사가 본인 스마트폰에 뜬 청구 요금을 누르면 승객의 모바일 결제 계좌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간다. 인출 문자메시지의 금액이 맞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아이들 용돈도 모바일 전자화폐로 콰이처에서 내려 구멍가게에 들렀다. 계산대 옆에는 즈푸바오와 웨이신즈푸 전용 QR코드가 나란히 붙어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들고 나왔다. 점원은 “싸오이샤”(掃一下·스캔하세요)라고 말했다. 계산대 옆 QR코드를 내 휴대전화로 스캔하니 4위안이 빠져나갔다. 요즘 중국 상점에서는 “얼마예요?”보다 “스캔 돼요?”라는 말이 더 자주 들린다.노점상에서도 가능할까. 전병과 과일을 파는 아저씨에게 물으니 “당연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거스름돈 걱정할 필요가 없어 오히려 현금 주는 고객보다 스캔하는 고객이 더 고맙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날 중학생 딸은 친구 생일 파티에 갔다. 중국식 샤부샤부인 훠궈값이 480위안 나왔는데, 친구 5명이 웨이신즈푸를 활용해 96위안씩 나눠서 냈다고 했다. 웨이신(위챗)에는 더치페이(AA制)를 할 수 있는 기능이 별도로 있다. 대표로 결제할 사람이 총금액과 사람 수를 입력한 뒤 전체 웨이신 친구 리스트에서 돈을 낼 이들을 클릭하면 분담액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자동으로 발송된다. 메시지를 받은 이들이 인출 승인을 클릭하면 대표 결제자의 웨이신 계좌에 돈이 들어간다. 반장이 선생님께 드릴 선물을 사기 위해 돈을 걷을 때도 더치페이 기능이 유용하다고 딸은 말했다.웨이신즈푸와 연동되는 은행 계좌가 없는 학생들이 어떻게 모바일 결제를 할 수 있을까. 비결은 ‘훙바오’(紅包)에 있다. 훙바오는 원래 설날 세뱃돈을 넣어 주는 빨간 봉투란 뜻인데, 요즘에는 모바일 결제용 전자화폐란 뜻으로 통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훙바오를 이체해 주면 자녀는 그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시도 때도 없이 “훙바오 좀 날려 주세요”라는 딸의 문자메시지가 우리 집의 큰 골칫거리로 자리잡고 있다. ●지하철 요금 빼고는 다 모바일로 가능 집에 돌아온 딸은 개학(9월 1일) 준비물을 사기 위해 알리바바의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를 검색했다. 딸이 찾는 것은 식충식물. 과연 있을까 싶었는데, 수백 종류의 식충식물이 스마트폰 화면에 가득 찼다. 더 놀라운 것은 화분에 넣을 백두산 유기물 흑토까지 팔고 있었다. 딸이 16위안을 주고 구입한 식충식물과 백두산 흙은 다음날 아침 배달됐다.아내는 우리 가족을 모바일 결제의 편리함으로 인도한 주인공이다. 중국은 전기와 수도 등 모든 공과금을 선불로 내는데, 모바일 결제를 만나면서 가정주부가 은행에 갈 일이 사라졌다. 전기, 수도, 가스, 휴대전화, 유선방송 요금 충전은 물론 각종 범칙금과 관리비, 주차 비용도 즈푸바오나 웨이신즈푸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이날 아내는 전기 요금 200위안과 식료품점에서 배달돼 온 밑반찬과 돼지고기, 과일 가격 230위안을 웨이신즈푸로 결제했다. ●中 젊은이들10~20위안만 갖고 다녀 주말 저녁을 맞아 외식하기로 했다. 아내는 메이퇀(美團)이라는 외식 및 음식 배달 전문 앱을 클릭해 모바일로 결제할 때 할인되는 음식점을 찾았다. 메뉴는 베트남 쌀국수로 정했다.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되다 보니 베이징 시내 음식점 대부분은 메이퇀과 같은 전문 앱과 연동돼 있다. 식당 간, 전문 앱 간 경쟁이 치열해 모바일 결제 시 대부분 할인받을 수 있다. 콰이처를 불러 타고 음식점으로 가는 도중에 아내가 웨이신을 이용해 미리 대기 번호표를 뽑았다.저녁을 먹으며 지갑 없이 보낸 하루를 되돌아봤다. 3명 모두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모바일 페이로 ‘무엇을 결제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것보다 ‘무엇을 결제할 수 없을까’를 생각하는 게 더 빨랐다. 우리 가족이 일상생활 중 아직 모바일 페이로 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해 낸 건 지하철 요금과 학비뿐이었다.  우리 가족은 시험 삼아 하루 동안 현금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많은 중국 젊은이들은 실제로 지갑 없이 다니거나 10~20위안 정도만 지니고 다닌다. 궈신(國信)증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모바일 결제 수단을 이용하는 중국 소비자는 4억 2400만명이다. 지난해 3억 5800만명보다 6600만명이나 늘었다. 2012년 이후 매년 40~500%씩 폭풍 성장을 하고 있다. 가장 빈번하게 이용하는 결제 방법으로 모바일 인터넷 결제가 78%를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 뱅킹이 13%, 현금 결제는 9%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현재 모바일 결제 규모는 8조 4000억 위안(약 807조원)이고, 올해는 11조 4000억 위안(약 1916조원)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결제가 현금을 대체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역설적이게도 중국인의 ‘현금 사랑’ 때문이다. 중국은 소비자들이 현금 거래를 고집하는 바람에 신용카드 등 금융 인프라가 낙후됐다. 이런 상황에서 계좌 잔고 내에서만 돈이 빠져나가고 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 결제의 등장은 중국인에게는 현금과 비슷하지만 훨씬 편한 화폐로 다가왔다. ●‘VR페이’ 출시 등 업체들 혁신 경쟁 특히 알리바바의 즈푸바오와 텅쉰의 웨이신즈푸가 벌이는 혁신 경쟁은 스마트폰 확산과 더불어 중국을 모바일 결제 천국으로 만들었다. 즈푸바오는 톈마오와 타오바오라는 알리바바의 거대한 인터넷 쇼핑몰을 기반으로 전자 결제를 선도해 왔다. 웨이신즈푸는 8억명에 이르는 웨이신 사용자를 기반으로 즈푸바오를 맹추격하고 있다.두 모바일 페이는 저마다 특징이 있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성장한 즈푸바오는 인터넷 쇼핑 결제 때 주로 사용된다. 잔고에 이자도 붙어 재테크족들이 선호한다. 알리바바는 9월부터 ‘VR(가상현실)페이’를 출시해 인터넷 쇼핑몰에서 현실 세계와 똑같은 느낌으로 상품을 고르고 결제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베이징에서 강세를 보이는 웨이신즈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가입자 간 이체가 편하다. 소액부터 거액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글 사진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영한의원 “심리지원센터 증설 등 서비스 확대 필요”

    서울시의회 김영한의원 “심리지원센터 증설 등 서비스 확대 필요”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김영한 시의원(더불어민주당, 송파5)은 8월 29일 제270회 임시회 시정질문을 통해 심리지원센터 추가 설치를 포함해 심리지원 서비스 확대를 서울시장에게 요구했다. 임시회 첫날 시정질문에 나선 김 의원은 “인구 10만명당 27.3명의 시민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서울시는 결코 ‘행복한 서울’이라고 할 수 없다. 외형적인 성장에 치중하던 시정의 주요 정책 방향을 시민의 마음을 보듬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관계자들에게 “현재 시범사업으로 추진중인 심리지원센터 사업의 성과와 효과성이 이용자들의 만족도 등을 통해서 충분히 검증되었고, 개인상담 신청이 폭주해 접수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심리지원 서비스 수요도 충분한 상황에서 최소 권역별로 하나씩의 심리지원센터를 설치해 시민들에 대한 심리지원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속 공무원의 연이은 자살과 이에 따른 서울시의 대책은 근본적인 원인을 도외시 한 채 급조한 껍데기 대책에 불과하다”고 강력히 비판하고, “공무원 조직 내부의 문화를 개선하는 것과 함께 위로받고 싶어하는 직원들의 심리지원 서비스 수요를 반영한 전문적인 상담서비스가 즉시 지원되어야 한다”며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지원 서비스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한편, 답변에 나서 박원순 시장은 김 의원이 주장하는 심리지원 서비스의 확대에 공감하고, 관련 부서와 함께 예산문제를 포함해 가능성 검토를 약속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탈북 도미노에 장마당 세대 다잡기

    최근 북한 고위급들의 탈북 행렬이 줄을 잇는 가운데 ‘장마당 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북한 당국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북한은 지난 26일부터 개최 중인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 제9차 대회를 맞아 청년들에 대한 부르주아 사상문화 침투를 철저히 차단하는 한편 ‘청년중시’ 사상을 더욱 강화할 것을 강조하면서 젊은층의 동요를 막기 위해 주력하는 모습이다. 청년동맹 회의는 1993년 2월 이후 23년여 만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28일 ‘민족의 흥망과 인류의 미래는 청년들에게 달려 있다’라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우리 당은 앞으로도 인민 중시, 군대 중시와 함께 청년 중시를 확고한 전략으로, 제일 가는 무기로 틀어쥐고 최후의 승리를 향하여 힘차게 매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청년들에 대한 사상교양사업을 강화해 부르주아 사상문화의 침투를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동신문은 이어 “지금 제국주의자들은 썩어빠진 부르주아 사상문화와 생활양식을 퍼뜨려 청년들을 정신적 불구자로 만들어 저들의 목적을 손쉽게 달성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청년 중시 사상을 강조하며 미래세대들인 청년들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3일 노동신문은 “원수님(김정은)의 청년 중시의 믿음은 인류가 알지 못하는 사랑의 용암, 정(情)의 불덩이”라면서 “원수님 계시어 조선 청년의 영웅전기는 오늘도 내일도 끝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찬양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단독] 해외 출장·장관 행사도 스톱… ‘3·5·10’ 걸리면 “사랑하는 사이”

    [단독] 해외 출장·장관 행사도 스톱… ‘3·5·10’ 걸리면 “사랑하는 사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공무원 사회는 거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 ‘시범 케이스로 걸리는 일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며 민간과의 점심·저녁 약속을 멀찌감치 미루거나 피하는 것이 대세로 굳어졌다. “법대로 한다”를 외치며 1만~2만원짜리 식당 목록을 찾기도 한다. 관가의 일상 자체가 새로운 규율의 기준에 맞춰지는 가운데 공무원들의 문화가 실제로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가에 나타나는 현상을 4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본다. 1 원천봉쇄형…“아쉬울 게 없다. 만남을 갖지 말자” ‘오해의 싹’을 자르겠다는 공무원들이 꽤 많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는 다음달 28일부터는 점심·저녁 식사 자리를 아예 갖지 않겠다는 것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더치페이도 쉽지 않고 사무실을 제외한 식사 자리는 안 만드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인 것 같다”면서 “아무 일도 없었는데 신고포상금을 노리는 ‘파파라치’들이 엉뚱하게 제보해 사실이 아님을 입증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 경제부처 공무원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느냐”면서 “아예 연기 피울 일을 안 하면 김영란법에 걸릴 일도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공무원 ‘갑질 정서’에 대한 반작용도 있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공무원들이 접대를 받으려고 김영란법에 반대했다’고 오해를 하는데 ‘우리도 아쉬울 게 없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의 주무관급 공무원은 “공직사회를 갑질만 하는 곳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아 억울할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50대 국장급 공무원은 “저녁 자리가 줄어들면 삶의 질이 높아지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이 부각될 것으로 본다”며 “특히 청탁 전화가 오면 무조건 김영란법을 대며 단칼에 잘라낼 수 있게 돼 직원들의 업무상 애로점이 크게 줄어들 것 같다”고 기대했다. 2 읍소 및 현실 수용…대국민 홍보·국회 민원 어떻게 하나 부처마다 공무원이 ‘을’이 될 수밖에 없는 국회와 언론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많다. 기획재정부 예산실은 내년도 예산 국회 통과를 위해 다음달부터 3개월간 대국회 ‘읍소’에 나서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해하고 있다. 예산실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상대방이 김영란법 취지를 알아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국회의 ‘우회 민원’도 걱정거리다. 국토교통부의 고위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대면 민원 청취를 꺼리면서 민원인들이 국회의원에게 부탁해 해결하려는 우회 민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의 다른 공무원도 “의원과 보좌진들이 정책 협의나 제도개선 협의 등을 내세워 비공식적인 회의를 요구해 나가 보면 정책협의보다는 사실상 민원 접수 회의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털어놨다. 매일 언론을 만나야 하는 세종부처의 대변인실은 1만~2만원 수준에서 식사를 하며 담소도 나눌 수 있는 세종시의 조용한 식당을 찾고 있다. 복지부 대변인실은 “저렴하면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찾아 ‘답사’도 하며 식당 가이드북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음주는 1가지 술로, 1차에 한해 9시까지’라는 바람직한 음주 문화를 만들기 위한 ‘119 절주(節酒) 캠페인’도 등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실은 다음달 28일부터 장차관과 언론사 데스크급 이상과의 식사 일정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홍보도 중요하지만 3만원 선에서 장차관이 참석하는 고위급 모임의 식사 비용을 맞추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는 수준의 식당들을 알아보고 있고 법도 읽어 보며 대비하고 있다”면서 “장차관과 국회의원, 언론사 간부 등의 식사 자리를 마련하는 데 있어 서울에서 품격이 있으면서도 가격이 싼 장소가 많지 않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3 모든 저녁 약속은 9월까지… 마지막 불야성 8~9월 관가와 공공기관에는 출장과 행사 붐이 이어지고 있다.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하반기에 예정된 행사를 앞당겨 진행하는 것이다. 한 부처 관계자는 “전시성 행사가 아님에도 오는 10월 이후에는 참석자들이 김영란법을 이유로 손사래를 치는 바람에 부득이 일정을 당겨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10월부터는 장관 행사도 진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 출장에 나서는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취소도 검토했지만 이미 다 알려진 상황인 데다 해외 파트너도 있고 해서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했다. 저녁 약속도 법 시행 이전인 8~9월로 당겨 잡고 있다. 복지부 고위 공무원은 “저녁 약속을 잡으면 술을 마실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술과 식사를 포함해 3만원을 훌쩍 넘을 수 있다”며 “꼭 가져야 할 술자리는 9월로 앞당겨 잡고 있어서 10월의 저녁 약속은 텅텅 비어 있다”고 말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일대의 고급 식당들은 ‘마지막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일부 식당은 2주일 이상 예약이 꽉 차 있다고 한다. 4 합법과 편법 사이…김영란법 회피 아이디어를 찾아라 요즘 세종 관가에서 떠도는 농담 가운데 백미는 ‘김영란법 피해 가기’다. 혹시라도 ‘3만·5만·10만원 룰’에 걸릴 경우 “유일한 해결 방법은 이성이든, 동성이든 상관없이 사랑하는 사이라고 우기라”는 것이다. 지난해 공직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벤츠 여검사’가 무죄를 이끌어냈던 법적 논리를 도용한 우스갯소리다. ‘후폭풍’이 워낙 커서 어느 누구도 이를 벤치마킹할 리 없지만 역설적으로 김영란법 회피 수법에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얘기다. 경제부처의 과장급 인사는 “술자리에서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그만큼 합법과 편법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처별로 국민권익위원회와 로펌에 문의하는 것 외에도 일부 공무원들은 기업 관계자로부터 김영란법을 피해 갈 수 있는 ‘편법 노하우’를 물으며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서울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
  • ‘신임 대표’ 추미애 “찜통 더위 사라지고 추풍이 불기 시작했다”

    ‘신임 대표’ 추미애 “찜통 더위 사라지고 추풍이 불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새 수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대표는 27일 “모두 함께 공정하고 깨끗한 경선, 정당사에 길이 남을 역동적인 경선을 함께 만들자”며 대표직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추 신임 대표는 이날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 가진 수락연설과 기자회견, 연합뉴스TV를 비롯한 방송 인터뷰에서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손학규 전 상임고문, 김부겸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등 당 대권주자들을 일일이 거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추 대표는 “내년 대선 경선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을 위한 경선을 하겠다”며 “흩어진 지지자들을 통합으로 한데 모아 반드시 정권교체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을 힘들게 했던 찜통더위가 사라지고 ‘추풍(秋風)’이 불기 시작했다. 오늘 우리 당에도 분열주의, 패배주의, 지역주의의 악령을 몰아낼 추풍이 왔다”며 “당을 가을 저녁처럼 살찌워 집 나간 당원들이 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부터 주류·비주류, 친문·비문이라는 말이 안 나오게 균형 있는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그는 분열, 패배주의, 낡은 정치를 결별해야 할 3가지로 지목, “강력한 통합과 승리하는 야당, 네트워크·분권·직접민주주의 정당을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이어 추 대표는 “대통령이 국민이 가라는 길을 외면하면 단호히 맞서겠다”며 “고난과 탄압이 있어도 그 길을 가야 선명하고 강한 야당이 되고 수권비전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추 대표는 “선명성 자체가 아니라 국익을 지키고 민생을 살리는 데 단호하게 하면 ‘민생이 살아날 숨구멍이 있겠구나’라는 희망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에 대해 “배가 난파선처럼 흔들릴 때 잘 잡아주셨다”며 “김 대표가 제시한 경제민주화가 국민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도록 역할 공간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계획) 배치 반대 당론 채택 여부에 대해선 “당론으로 뚜렷이 하겠다”며 “한반도에서 중국과 미국이 충돌하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 “후보단일화, 이런 꼼수 시나리오 자체를 싫어한다”며 “민생에 대답하고 책임감 있는 정당에 신뢰가 쌓이고 민심이 오는 것이지 감나무 아래에서 팔짱 끼고 감 떨어지길 기다려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친문 세력의 지원으로 당 대표가 돼 문 전 대표가 대선후보가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꽃가마란 없다”며 “누가 국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줄지 민생처방을 들고나와 설득할 때 정권교체 실현 가능성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고위원은 물론 김상곤·이종걸·송영길 후보와 함께 똘똘 뭉쳐 대선 승리를 위해 모두 전사가 되겠다”며 “집권을 위해 여러 개의 보조경기장이 아닌 하나의 주경기장을 만들자”고 덧붙였다. 다음은 수락연설 직후 추 대표와의 문답. -- 승리 요인은 ▲ 어느 때보다 분열을 끝내고 통합하라는 당심이 절절했다. 제가 그런 약속을 드렸고 통합대표 되겠다고 했다. 분열을 치유하는 통합의 중심 균형을 잘 잡겠다. ‘균형추’ 추미애 ‘통합당대표’ 추미애 이렇게 호소드린다. -- 김상곤·이종걸 후보에게 어떤 역할을 맡길 건가. ▲ 김 후보는 혁신위를 맡아서 우리 당의 혁신에 열정적으로 힘을 보탰다. 앞으로 당은 혁신을 거듭할 것이고, 김 후보는 교육과 복지에 남다른 철학과 식견이 있으니 힘을 합쳐 잘해 나가겠다. 이 후보는 같이 뛰면서 주류, 비주류 나뉨이 있었지만, 이번 전대에서 모든 걸 푸는 과정이었으면 좋겠다. 이제부터는 주류·비주류, 친문·비문 그런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균형 있는 정당운영을 통해 정권교체를 위한 디딤돌과 울타리 정당이 되도록 두 분 모두 소중한 역할을 하도록 분위기를 만들겠다. -- 작은 경기장 여러 개가 아니라 하나의 큰 경기장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 모든 대선 후보가 당 대표와 당원을 믿고 국민에게 희망을 제시하면서 승리할 수 있는 함께 힘이 되는 그런 분위기를 대표가 중심을 잡고 만들겠다. 적재적소의 당 운영으로 파편화가 아닌 큰 힘과 물결로 정권교체의 큰 물결을 주도하겠다. 그게 시대의 과제를 해결하는 사명감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더민주 전당대회 개최…김종인 “우리에게 집권은 선택 아닌 의무”

    더민주 전당대회 개최…김종인 “우리에게 집권은 선택 아닌 의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27일 “우리에게 집권은 선택이 아닌 의무”라며 차기 정권교체의 의지를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국대의원대회에 참석해 “이제까지가 정권교체라는 씨앗을 뿌린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싹을 틔우고, 어린 새싹들이 국민 속에서 깊이 뿌리 내리고 그늘이 필요한 국민에게 가지를 뻗을 수 있는 거목으로 키워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비대위 7개월은 갈라진 당을 통합하고, 무너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하루를 일 년처럼 절박하게 보냈다”며 “분열이 사라진 곳에는 국민의 신뢰가 싹텄고, 국민은 무능한 경제를 바꿀 세력으로 더민주를 지목하기 시작했다. 총선에서 우리 당을 1당의 자리에 올린 당원 동지들의 헌신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제 한 발짝 떼었을 뿐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새로운 변화”라며 “시대의 변화와 국민의 변화를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김 대표는 “지난 총선의 뜻은 국민의 생활을 살피는 정치, 다수의 일방적 횡포도, 반대를 위한 반대도 없는 대화와 협력의 정치를 하라는 것”이라면서 “양극화와 불평등만 야기하는 낡은 경제에서 벗어나 경제성장의 과실을 국민이 모두 나눌 수 있는 새로운 경제의 틀을 짜라는 것이다. 여기에 집권의 길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총체적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할 유일한 세력은 우리뿐”이라며 “우리에게 집권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새로 선출되는 지도부와 함께 집권의 길로 힘차게 전진하자”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누리 정진석 “사드 반대 김제동은 가능하지만 문재인은 안돼”

    새누리 정진석 “사드 반대 김제동은 가능하지만 문재인은 안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논란과 관련해 ”사드 반대는 김제동은 되지만 문재인은 안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26일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국가안보포럼 초청 특강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방송인 김제동 씨의 최근 사드 배치 반대 주장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김제동 씨는 연예인·방송인으로 살 사람이니 사드를 반대하든 위험성을 얘기하든 관계가 없다”면서 “그러나 이 분(문 전 대표)은 적어도 국가 최고지도자를 꿈꾸는 분이 어떻게 국가의 생존, 안위, 자위권 문제에 대해 이렇게 소홀하게 얘기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의 주장을 ‘안보 낭만주의’로 규정한 뒤 “우리가 왜 사드 배치를 고민하며 어떻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준비하고 대처해야 하는지를 공적 책임을 갖고 얘기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가안보 문제에 대해 김제동은 경솔할 수 있지만 문재인은 경솔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정 원내대표는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측 반대에 대해 “이번 사드 사태를 통해 우리가 중국의 속셈, 본심, 민낯을 보게 된 것이 큰 소득 가운데 하나”라면서 “중국과의 선린관계에 따라 우리가 경제적 이득도 보고 하는 게 장밋빛이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드 배치는 ‘자위적 조치’라는 점을 거듭 역설하면서 “저는 오히려 중국에 묻고 싶은 게 있다”며 “중국 너희는 24시간 대한민국을 향해 레이더 작동하지 않느냐. 너희는 되고 우리는 안 되냐”라고 반문했다. 또 정 원내대표는 전날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대해 “미국은 이를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라고 하고 이렇게 판단한다면 선제공격을 할 수 있다”면서 “이런 상황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 원내대표는 “제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사드 배치가) 너무 급작스럽게 발표됐다는 것”이라면서 ”일본의 경우 7개월간 주민설득 과정이 있었는데 그런 게 생략됐고, 또 전략무기체계 발표하는 걸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듯 하는 게 어디있느냐”며 정부측의 ‘실책’도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동참하지 않는 자 시민이 아니다

    [고전으로 여는 아침] 동참하지 않는 자 시민이 아니다

    그리스의 7현인 가운데 한 사람인 솔론(BC 630?~560?)은 아테네의 탁월한 입법자이자 정치가였다. 그는 귀족과 평민들이 서로 다툴 때 양측이 서로 인정하고 양보할 수 있는 입법을 위해 고심했다. 플루타르코스(46~120?)의 ‘영웅전’이 이를 잘 전해 준다. 솔론은 빚에 쪼들리던 민중의 짐을 덜어 주기 위해 토지를 제외한 모든 채무를 탕감해 주고, 채무로 인신이 저당 잡혀 있던 동포들을 외국에서 데려오고 국내에서 종살이하던 이들도 해방시켰다. 그럼에도 솔론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 부자들은 채권을 빼앗긴 것에 불만이었고, 빈자들은 토지를 재분배해 주지 않았다고 불평했다. 하지만 지나친 격차와 불평등을 크게 완화시켰다. 나아가 그동안 귀족이 독차지하던 정부의 다양한 기구에 대중의 참여 기회를 넓혔다. 시민들을 재산의 보유 정도에 따라 네 계층으로 나누고 계층에 걸맞은 참여 권리를 주었다. 재산이 없는 날품팔이들인 최하층 테테스에게도 민회의 배심원이 될 자격을 부여했다. 솔론의 조치들은 아테네 민주정의 기초를 다졌다고 평가받을 만큼 획기적이었다. 솔론이 꿈꾸던 세상은 모든 시민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해 서로 불의를 견제하고 정의를 구현하는 사회였다. 그는 피해 입은 사람을 위해 시민 누구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입법했다. 그로 인해 어떤 시민이든 해를 당하는 타인을 위해 가해자를 고발하고 소추할 수 있었다. 오늘날 검찰의 기소 독점과 다르다. 이는 시민들이 남의 불행을 공감하고 동정하는 데 익숙하게 만드는 지혜로운 조치였다. 누군가 솔론에게 어떤 도시가 가장 살기 좋은 곳이냐고 묻자 그는 “불의를 당한 자들 못지않게 불의를 당하지 않은 자들도 불의를 저지른 자들을 벌주려고 나서는 도시”라고 대답했다. 솔론은 시민들이 사적 이해에 묻혀 소극적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규범과 이익을 위해 용기 있게 나설 것을 권장했던 셈이다. 이런 솔론의 희구를 극명하게 드러낸 아주 역설적인 법도 만들었다. “당파 싸움이 벌어졌을 때, 어느 편에도 가담하지 않는 자의 공민권을 박탈하도록 규정한 법”이다. 특정 현안에 대해 분열과 갈등이 벌어졌을 때 시민들은 어느 편에든 가담해야 한다니 이 무슨 괴이한 법인가. 솔론은 시민들이 사적 이익과 안전만 도모하지 말고 더 낫고 더 정의로운 편에 가담해 위험을 공유하며 조국의 고통과 혼란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데 나서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는 시민들이 치열한 논쟁과 대립을 하며 정의롭고 합리적인 대안이 어느 정도 도출될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리라. ‘목소리 큰 소수’의 특수 이해관계에 국가의 정책이 휘둘려도 국민들이 ‘침묵하는 다수’로 머물 때 공동체의 자유와 평등이 보존되기 어렵다는 인식이 아니었을까. 예나 지금이나 민주주의의 성패는 참여에 달렸다.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 [서울광장] ‘믿음 엔진’을 가동하려면/임창용 논설위원

    [서울광장] ‘믿음 엔진’을 가동하려면/임창용 논설위원

    우리 사회를 ‘불신사회’로 진단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신뢰가 사라졌다고 아우성이다. ‘열아홉살 김군’의 황당한 지하철 사고, 돈푼깨나 있다는 이들의 상식을 뒤엎는 갑질 행태 같은 불신을 잉태한 예측 불허의 사건·사고들이 하루가 멀게 터져 나온다. 암투가 난무하는 법조 비리 커넥션은 아예 신뢰의 싹마저 잘라 버릴 태세다. 궁금증이 생긴다. 우리 사회에 정말 믿을 만한 구석이 없어져 버렸나? 누가 우리 사회의 신뢰를 좀먹고 있는 거지? 사람은 기본적으로 믿음 엔진이 작동되도록 진화한 동물이라고 한다. 미국의 과학사학자 마이클 셔머의 설명이다. 비유가 재밌다. 만약 당신이 아프리카 평원을 걷는데 숲에서 바스락 소리가 난다면? 소리의 주인공은 그냥 바람일 수 있다. 하지만 숨은 맹수가 낸 소리라면? 설사 바람이 낸 소리라 해도 맹수로 믿고 대처하는 게 목숨을 오래 부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셔머는 맹수를 바람으로 잘못 인지해 입는 손해보다 바람을 맹수로 인지해 입는 손해가 훨씬 적을 경우 일정한 패턴이 발생하고, 인간은 모든 패턴을 사실로 믿는 쪽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한다. 셔머의 이론을 뒤집어 적용하면 우리 사회의 불신 현상은 누군가를 믿지 않아 보는 손해가 믿음으로써 입는 손해보다 적기 때문에 생겼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는 역설적이게도 누군가를 믿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증거’에 대한 믿음이 강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사회적 증거는 ‘설득의 심리학’이란 책으로 유명한 로버트 치알디니 애리조나대 교수가 차용한 사회심리학 용어다. ‘사회적 증거의 법칙’에 따르면 사람들은 무언가 믿거나 행동할 때 다른 사람들을 살펴보고 비슷한 예가 많으면 그대로 따라 한다. 이 법칙의 효과는 강력하다. 영국 국세청이 세금 독촉장 첫 줄에 “영국인 90%가 세금을 냈습니다”란 문구를 삽입했더니 전년도보다 연체된 세금 56억 파운드(약 8조원)를 더 걷었다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음식점 앞에 선 사람들의 줄이 길수록 더 맛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구 내용의 사실 여부, 음식 맛과는 별개로 사람들은 이 같은 사회적 증거를 토대로 믿고 행동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믿음 엔진을 고장 낸 ‘사회적 증거’는 무엇일까. 누가 증거를 만들어 내고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불신과 증오는 우리 사회를 무너뜨린다”며 긍정의 정신을 되살릴 것을 촉구했다. 지당하다. 팽배한 불신은 사회 활력을 죽이는 독약과 다름없다. 그런데 신뢰를 막아선 사회적 증거들이 즐비한데 어떻게 살리지? 이미 꺼진 믿음 엔진을 어떻게 재가동할 수 있지? 뜨겁게 달궈진 ‘우병우 수석 의혹’부터 보자. 청와대의 주장대로 ‘부패 기득권과 좌파 세력의 공작’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 이미 많은 국민이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것 자체가 우 수석을 불신하게 하는 사회적 증거일 수 있다. 윤창중 전 대변인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참모들을 청와대가 감쌌다가 결국 내보낸 사례들도 마찬가지다. 인사청문회에 섰다가 낙마한 수많은 후보자를 청와대와 정부가 처음에 어떻게 감싸려 했는지 되돌아보라. 이런 사회적 증거들을 모두 무시하고 그냥 믿으라고? 공무원들의 무소신과 복지부동을 욕하지만, 그들도 할 말은 있다. 지금까지 소신을 고집해 성공한 공무원이 얼마나 되는데? 청와대와 각을 세우다 정권에 밉보여 보따리를 싼 공직자가 어디 한둘이냐고? 요즘 장관들과 정치인들에겐 법치나 명분, 소신보다 계파와 자리 보전이 우선인 듯싶다. 입으론 언제나 국민을 앞세우면서 손과 발은 보스 받들기에 여념이 없다. 그게 그들이 터득한 생존의 법칙이고 패턴이다.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는 한 고위 공무원의 ‘어록’을 금과옥조로 믿는 이들이 어디 한둘인가. 우리 사회에서 소신을 지키는 것은 숲에 숨은 맹수가 낸 소리를 바람 소리로 무시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할 수 있다고 이들은 믿는 것 같다. 차디차게 식은 믿음 엔진을 몇 마디 구호로 살릴 순 없다. 증거 없이 믿으라고 외치는 것만큼 허망한 것도 없다. 불신할 수밖에 없게 한 사회적 증거들 대신 믿을 수밖에 없게 하는 긍정의 증거를 보여 줘야 한다. 이런 증거들이 쌓여야 믿음 엔진도 서서히 되살아날 것이다. 지도자의 역할은 구호가 아닌 긍정의 증거 쌓기다. sdragon@seoul.co.kr
  • [씨줄날줄] ‘이민형 탈북’/구본영 논설고문

    [씨줄날줄] ‘이민형 탈북’/구본영 논설고문

    올 들어 탈북자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한다. 탈북민 수는 연간 기준으로 2009년 2914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11년 권력을 승계한 김정은의 강력한 통제로 2012년 1502명, 2013년 1514명, 2014년 1397명, 지난해 1276명으로 대체로 감소세였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탈북 동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1990년대 후반만 해도 ‘생계형 탈북자’들이 대종이었다. 김일성 주석 사망 후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에 굶주림을 견디지 못한 북한 변방 주민들이 북·중 국경을 넘으면서다. 그러나 최근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소위 ‘이민형 탈북’이 늘어나고 있다. 단지 ‘먹고살기 힘들어서’가 아니라 ‘자녀와 가족의 미래를 걱정해서’ 북한을 이탈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탈북이 그런 경우다. 그제 정보 당국은 “‘25세 이상 외교관 자녀 귀국령’이 태 공사의 귀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세습 체제에 염증을 느껴 왔던 그가 장남이 미래가 불투명한 북으로 소환되자 망명을 행동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근년 들어 경제적 곤궁으로 인한 탈북민들이 줄어들고 있다니 얼핏 뜻밖이라 여겨진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로 유엔 등 국제사회로부터 강도 높은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하지만 북한 전역에서 번창 중인 장마당의 존재를 떠올리면 어느 정도 의문은 해소된다. 애초에 암시장으로 출범한 장마당들이 식량 등 기본 생필품 배급이 끊긴 북한 주민들의 생명줄이 되고 있다니…. 그렇기에 북한 당국도 이를 묵인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장마당의 이런 기묘한 역설은 체코 철학자 슬라보이 지제크의 표현을 빌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결혼”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태 공사가 자녀들의 미래를 생각해 한국행을 결행했다는 소식에 일선 기자 시절 비화가 생각났다. 1990∼1992년 수차례 남북 고위급회담을 취재할 때다. 평양에서 가진 한 만찬에서 김책공대에서 약전(弱電·반도체)을 전공하는 아들을 둔 북측 수행원이 남측 당국자에게 “통일이 되면 기술과목을 전공한 아들이 더 좋은 대우를 받지 않겠느냐”고 넌지시 물어 왔다고 한다. 빛바랜 취재 수첩에 적힌 이 멘트의 함의가 뭐겠나. 당시 핵심 계층 일각에서도 세습체제의 장래를 회의적으로 보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북한 체제가 아직 건재하고 있다면? 탈북자가 증가세라고 해서 김정은 체제의 붕괴가 임박했다고 보는 건 속단일지 모르겠다. “북한에선 소규모 시위도 불가능할 정도로 공안기관 같은 억압 기구들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는 견해도 그럴싸하다. 다만 당 간부 중심 ‘이민형 탈북’ 도미노 현상이 추세로 나타난다면 ‘김정은식 공포정치’로 체제 이완을 막는 데는 결국 한계가 있을 것임은 분명할 듯싶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오늘의 눈] 인천상륙작전과 헬조선/홍지민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인천상륙작전과 헬조선/홍지민 문화부 기자

    영화를 담당하는 기자로서, 신작 영화를 개봉 전 많이 접하게 된다. 그래서 종종 질문을 받는다. 어떤 영화가 재미있느냐고, 또 어떤 영화를 봐야 하느냐고. 호기롭게 작품을 추천했다가 실망스러웠다는 반응이 돌아온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럴 때면 살짝 당황하면서도 각자 취향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자위하곤 하는데, 이보다 더 황망한 순간은 여러모로 뜯어봐도 잘될 것 같지 않던 작품이 크게 흥행할 때다. 영화 보는 눈이 잘못된 것인지, 대중의 흐름을 모르고 있는 것인지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국내 대형 투자·배급사가 일주일 간격으로 비장의 흥행 카드를 내걸었던 올여름이 특히 그랬다. ‘부산행’(뉴)을 시작으로, ‘인천상륙작전’(CJ엔터테인먼트), ‘덕혜옹주’(롯데엔터테인먼트), ‘터널’(쇼박스)까지, 이른바 ‘빅4’의 시사회 뒤 기자와 평론가들은 대체로 ‘부산행’과 ‘터널’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인천상륙작전’에는 혹평을 쏟아냈다. ‘철 지난 반공 영화’라는 이데올로기적인 이유를 꺼내기에 앞서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뚜껑을 열고 보니 여봐란듯이 흥행에 성공했다. 수많은 관객들은 초개와 같이 몸을 던져 자신을 희생하는 무명의 용사들의 모습에 ‘어찌됐든’ 감동했다. ‘덕혜옹주’에도 언론과 평단은 미지근한 반응이었다. 웰메이드임에는 분명하지만 소재나 (멜로에 가깝게 느껴지는) 장르 면에서 흥행감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화려한 볼거리도 부족했다. 그런데 손예진의 열연과 허진호 감독의 섬세한 감정 연출에 대한 입소문이 나며 역주행했다. 물론,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의 비극적인 삶을 보여주며 애국심과 민족주의에 눈물과 감동을 버무린 점도 흥행에 한몫했다. 현재 ‘인천상륙작전’은 관객 700만명을, ‘덕혜옹주’는 500만명을 넘보고 있다. 영화의 만듦새는 논외로 하고, 최근 들어 애국심 등이 흥행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 것은 두 영화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암살’과 ‘연평해전’이, 2년 전에는 ‘명량’과 ‘국제시장’ 등이 있었다. 아이러니한 점은 극장 안에선 나라 사랑에 뭉클한 관객들이 극장 바깥에서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곳저곳에서 헬조선이라며 아우성이다. 취업에 허덕이는 청년 세대는 연애도 포기, 결혼도 포기해야 한단다. 어찌어찌 취직하고 결혼해도 육아 포기, 내 집 마련 포기가 기다린다. 무엇을 더 포기해야 할지 몰라 N포 세대라는 자조가 횡행한다. 중장년층이라고 더 나아 보이지 않는다. 살아남기 위한 경쟁은 끝이 없다. 100세 시대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민중은 개돼지와 같다”는 고위 공무원의 취중 발언이나, 폭염으로 촉발된 전기료 누진제 폐지 논란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헬조선이라는 인식을 부채질할 뿐이었다. 그런데도 애국심이 흥행 공식 중 하나가 되고 있다는 것은, 나라를 사랑하고 싶어도 마음 줄 구석이 변변치 않은 현실을 역설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영화에서라도 나라 사랑의 판타지를 충족시키고 싶은 것은 아닐까. 어쩌면 국민들은 ‘인천상륙작전’이나 ‘덕혜옹주’ 등을 관람하며 ‘우리나라를 제발 사랑하게 해주세요’라고 외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icarus@seoul.co.kr
  • [In&Out] 어린이집에서도 우리 아이들이 교육받고 있다/정광진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

    [In&Out] 어린이집에서도 우리 아이들이 교육받고 있다/정광진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

    무더운 날씨와 함께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으로 교사와 학부모가 모두 지쳐가고 있다. 그러던 중 어린이집 현장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바로 세수확대에 따른 추경에 따라 지방교육청예산인 교부금 금액도 1조 9000억원이 증액됐다는 소식이다. 정부는 지역교육청 예산이 추가로 늘어난 만큼 누리과정 예산 편성에 최우선으로 배정하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기쁜 마음도 한순간, 시·도 교육감들은 “예산이 있더라도 어린이집 유아에 대한 지원은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감들은 어린이집은 교육기관이 아니므로 법률상으로 지방교육재정인 교부금으로 지원해 줄 수 없다는 논리를 편다. 2012년부터 누리과정을 통해 국가의 공통 교육·보육과정을 운영하며 교육기관으로서 유아들을 보호하고 교육했던 어린이집에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누리과정은 20년 넘게 보육과 유아교육으로 분리돼 운영됐던 만 3~5세의 교육시스템을 성공적으로 통합한 사례로 꼽힌다. 누리과정을 통해 90%가 넘는 만 3~5세 아이들이 유아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전에 각각 교육과 보호에 치중했던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교육과 보호를 균형 있게 구성해 유아교육을 해나가는 데 크게 이바지해 왔다. 특히 서민층 자녀가 많이 다니는 어린이집의 교육 기능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 또 유치원의 돌봄 기능 강화와 더불어 양 기관 모두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이게 모두 누리과정 덕분이다. 그러나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무리 없이 현장에 정착했던 누리과정이 2015년 교육재정 부족으로 재정부담 주체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유아 교육에 전념해야 할 현장을 순식간에 걱정으로 몰아넣었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으로서, 그리고 어린이집연합회를 이끄는 회장으로서 교육감들의 주장을 이해하기 어렵다. 누리과정을 미편성한 교육감들은 대부분 진보 교육감이다. 하지만 이들은 역설적이게도 서민층 자녀가 많이 다니는 어린이집 유아들에 대한 지원을 법적 논쟁이 있다며 거부하고 있다. 서민들을 위한다는 진보 교육감들의 엄연한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어린이집 유아들에 대한 유아교육 예산지원이 법에 어긋나는 것이라면, 2012년 만 5세 누리과정 도입 시부터 문제제기가 됐어야 타당하다고 본다. 만 5세 도입 당시 여러 교육청에서 누리과정을 환영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하겠다고 학부모들에게 선언했던 것을 돌이켜 보면, 현재 어린이집 유아들에게 지원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것은 학부모에 대한 우롱이며 무시하는 처사라고 할 수 있다. 교육감들은 2012년 국회에서 서민층 아이들이 무상교육·보육의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만 3~5세 무상교육 시행에 대해 여야를 떠나 법 취지에 동의해 유아교육법이 개정됐다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현재 어린이집 유아에 대한 예산을 전액 편성하고 있지 않은 경기, 전북, 광주교육청은 하루빨리 어린이집 유아에 대한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낮은 처우조건과 열악한 근무조건 속에서도 아이들에 대한 교육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교사들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 보육현장을 하루속히 안정시켜야 교사들에 대한 보수가 안정적으로 지급되고, 교사와 원장들이 아이들 교육에만 매진할 수 있다. 누리과정 논란을 하루속히 종식해야 하는 이유다. 보육이냐, 교육이냐 하는 식의 법적 논쟁을 하기보다 우선 현장에 있는 아이들의 얼굴부터 떠올려보자. 30만 보육교직원과 140만 학부모가 한목소리로 주장한다. 어린이집의 유아도 유아다. 어린이집도 법령에 따라 교육과 보육을 제공한다. 어린이집 유아에 대해서도 법령에 따라 유아교육 예산지원을 조속히 시행하길 다시 한 번 촉구한다.
  • [이슈人] ‘늘푸른한국당’ 창당추진위 이재오 공동위원장

    [이슈人] ‘늘푸른한국당’ 창당추진위 이재오 공동위원장

    이재오 전 의원은 지난 4·13 총선에서 낙천한 뒤 5월부터 석 달간 전국 40개 도시를 세 바퀴 돌았다고 했다. 대표 도시를 120차례 찾아 듣게 된 민심을, 그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요약했다. “양극단을 배제한 중도실용주의 신당 창당 준비에 더욱 힘을 얻게 됐다”고 했다. 그는 최병국 전 의원과 함께 ‘늘푸른한국당’ 창당추진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당주동 변호사회관 사무실에서 만난 이재오 위원장은 “부패하고 무능한 보수의 주류를 교체하는 대안 세력이 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집권당으로서 지력(地力)을 다했다. 아무리 좋은 씨앗을 뿌려도 수확이 안 된다. 서둘러 객토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잠룡’ 2선 후보들이 가능성 높아 늘푸른한국당의 1차적 목표는 내년 대통령 선거 국면을 뒤흔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내년 1월 창당 때 우리 당 대선 후보를 지명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대선판을 일찍 조성하겠다는 얘기다. 이 위원장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판이 절대로 이대로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크게 요동치는 파란만장한 정치판이 벌어질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어떤 요소로 인해 요동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각 당에 드러난 후보 중 누가 된들 그 당의 자력으로 정권을 창출하기 어렵다. 국민들은 지금의 대권 주자들에 대해 ‘저 사람에게 나라를 맡겨도 되겠느냐’는 확신이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 유력 주자들보다는 차라리 ‘잠룡’으로 꼽히는 2선 후보들이 최종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내다봤다. 민심의 축은 내년 설 이전부터 이동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과거처럼 총선을 앞두고 ‘이삭 줍기’ 하러 만드는 정당이 아니다. 이대로는 정권 창출이 어렵다고 느끼는 국면이 올 텐데, 정당에 현역이 있느냐 없느냐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면서 “전국에 조직력이 탄탄하고, 좋은 후보만 있으면 우리가 유리해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내년 4월 재·보선에서도 주요지역에 후보를 내보내 새누리당 후보를 이기겠다고 했다. ●난 공직 안 나가… MB사람 전면 안 세워 이 위원장은 창당 과정에서 네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 이재오는 이 당을 통해 공직에 나가지 않는다. 둘째, 이명박(MB) 정권 사람들을 전면에 배치하지 않는다. 셋째, 명망가 중심의 당을 만들지 않는다. 넷째, 정치자금은 창당준비위원 1000명을 모아서 한 사람이 100만원씩 낸다”는 것이다. 그는 “MB 사단에서 한 사람 끌어들이지 않고도 전국 정당을 만들 조직력이 있다”면서 “새누리당이 지금은 코웃음 치겠지만 신당의 위력은 결코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두 달여 만에 전국에서 200여명이 동참해 100만원씩 보탰다고 한다. 중앙당에 200명 이상, 최소 5개의 시·도당에 100명 이상의 발기인이 있어야 하는 창당준비위원회 요건은 일찌감치 충족시켰으며 그중 부산·경남(PK)과 울산, 인천, 충남 등에서 세가 가장 활발하다고 한다. 새달 6일 창당발기인대회를 갖는다. 늘푸른한국당이 내놓을 후보에 대해서는 “왜 염두에 둔 사람이 없겠느냐. 한두 명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꺼렸다. “어떤 사람인지 언질만 줘도 우리 당은 어려워진다. 특정 인물을 후보로 만들려고 창당한다고 언론에 한 줄만 나와도 당을 못 만든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는 정책 목표에 대해서는 “누구나 필요성은 느끼는데도, 기성정당은 절대로 내놓지 못하는 그런 공약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기초단체장·기초의원 선거를 폐지하는 행정구역 개편이 대표적이다. 전국을 인구 100만명 단위로 50개의 광역단체로 나누어 기초자치단체는 폐지하고, 국회의원 숫자도 각 광역시에 4명씩, 총 200명으로 줄이고 지방분권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 위원장은 “정치, 행정비율을 줄이고 초·중·고교 아이들의 교육비와 의료비로 지원하겠다”면서 “이 밖에 동반 성장, 남북 자유왕래 등 기존 정당에서 하지 못했던 핵심적인 정책 몇 가지만 내놓으면 국민들의 박수를 받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국회 의원수 줄이고 지방분권 강화 그는 개헌 국면의 도래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신했다. “국민들은 이제 대통령 한사람이 5년간 나라를 이끌어 가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정권이 바뀌거나 새로운 사람이 대통령이 된들 달라질 것이 없다는 걸 모두가 안다”면서 “이대로 가면 나라의 길이 없다. 틀을 새롭게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당명 공모에는 ‘희망, 미래, 통합, 국민’이라는 단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한다. ‘시대정신’이 반영된 현상이긴 했으나, 이런 단어를 이름에 가진 정당이 지속되지 못하고 모두 소멸돼 채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현실이 드러낸 하나의 역설이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1904년 日군함이 증명한 ‘한국땅 독도’

    1904년 日군함이 증명한 ‘한국땅 독도’

    독도, 1500년의 역사/호사카 유지 지음/교보문고/268쪽/1만 5000원 512년 신라의 이사부는 동해 우산국을 정복해 신라에 합병시켰다. 우산국은 울릉도를 중심으로 한 나라였고 독도도 포함돼 있었다. 그 후 1500년간 독도는 변함없이 한민족의 섬이었다. 조선왕조실록 등 수많은 역사서와 공식문서, 그리고 일본이 직접 작성한 지도와 문서에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일본은 오늘날 원래부터 독도는 일본 땅이었다고 강변하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근거를 조목조목 깨뜨린다. 일본은 1905년 독도를 시마네현 오키섬에 편입할 당시 독도가 주인 없는 땅이었다는 점, 1952년 9월 일본과 연합국이 서명한 대일강화조약(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 영토조항에 독도가 빠졌다는 점 등을 근거로 독도는 일본 땅이라 우기고 있다. 저자는 도쿄 국립공문서관에 보관돼 있는 정부문서를 내세워 일본의 1905년 무주지(無主地) 선점론을 설파한다. 해당 문서는 1904년 9월 25일 일본 군함 니타카가 항해 일지로, ‘한국인은 이것을 독도라고 쓰고, 본방 어부들은 줄여서 리안코도(독도의 프랑스식 명칭)라고 칭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저자는 “이는 늦어도 1904년 9월 한국이 작은 바위섬을 독도라고 부르며 실효 지배했고 일본은 독도를 소유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고 역설한다. ‘일본은 한국의 독립을 승인하고 제주도, 거문도, 울릉도를 포함한 한국에 대한 모든 권리, 청원, 그리고 청구권을 포기한다’고 기록돼 있는 대일강화조약과 관련해선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기록이 없기에 독도 영유권 문제는 독도를 일본의 통치·행정 범위에서 제외한 1946년 연합국 총사령부 훈령(SCAPIN) 제677호를 계승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논증한다. 저자는 현재 세종대 교수 겸 독도종합연구소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독보적인 독도 전문가로 통한다. 1988년 한·일관계 연구를 위해 방한, 2003년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독도 연구 공적을 인정받아 2005년 외교통상부 장관 표창, 2013년 대한민국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모든 정직한 사람은 예언자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모든 정직한 사람은 예언자

    “인간을 파괴시키려거든 예술을 파괴시켜라. 가장 졸작에 최고 값을 주고, 뛰어난 것을 천하게 하라.” 영국의 시인이자 화가인 윌리엄 블레이크(1757~1827)의 문장을 되새기며 팥빙수를 먹었다. 매일 시를 끄적이던 서른 살 즈음에 블레이크를 읽으며 나는 부지런히 밑줄을 그었다. 글을 써서 먹고살기를 희망하던 나는, 예술에 대한 블레이크의 번뜩이는 통찰에 공감하며 아웃사이더인 스스로를 위로했다. 이십 년 넘게 글쟁이로 살며 문단이 어떤 동네인지 알게 된 지금, 영국시인의 이백 년 묵은 풍자는 내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 차라리 달콤 시원한 팥빙수가 나를 위로하리. 무더운 여름날, 신촌의 카페에서 빙수를 먹으며 하루의 피로를 식힌다. 마을버스를 타고 내 방으로 돌아와 블레이크의 시집을 다시 읽었다. 중년이 된 나는 ‘런던’(London)처럼 당대의 부조리한 현실을 겨냥한 시들보다 조용하지만 울림이 큰 ‘순수의 예감’(Auguries of Innocence)에 더 끌린다. 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본다 네 손바닥 안에서 무한을 쥐고 한 시간 속에 영원을 보라 새장에 갇힌 한 마리 로빈 새는 천국을 온통 분노케 하고… 주인집의 문 앞에서 굶어 쓰러진 개는 한 나라의 멸망을 예고한다… 인간은 기쁨과 슬픔을 겪게 마련이지만; 우리가 이것을 제대로 알 때, 우리는 이 세상을 안전하게 지나가리… 열정 속에 있는 것은 좋은 일이겠지만, 열정이 그대 속에 있는 것은 좋지 않다… 여기저기 거리에서 들려오는 창부의 울음소리는 늙은 영국의 수의(壽衣)를 짤 것이다 To see a World in a Grain of Sand And a Heaven in a Wild Flower Hold Infinity in the palm of your hand And Eternity in an hour A Robin Red breast in a Cage Puts all Heaven in a Rage… A dog starvd at his Masters Gate Predicts the ruin of the State… Man was made for Joy &Woe And when this we rightly know Thro the World we safely go… To be in a Passion you Good may Do But no Good if a Passion is in you… The Harlots cry from Street to Street Shall weave Old Englands winding Sheet… * ‘순수의 예감’은 블레이크가 사망한 뒤에 육필공책에서 찾아낸 132행의 긴 작품이다. 순수를 타락한 상태와 대비시킨 역설, 산업혁명기 영국사회에 만연한 사악함을 고발하는 슬프며 아름다운 비유들이 빛난다. “돈은 가장 큰 악마”라며 산업사회의 자본숭배를 비판했던 시인이 블레이크인데, 스티브 잡스가 ‘순수의 예감’을 좋아했다니 그 이유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1757년에 런던의 소상공인의 아들로 태어난 블레이크는 집에서 말하고 쓰기를 배웠다. 4살 때 그의 창문에 머리를 내미는 하느님을 보았다는 블레이크는 자신의 환상을 그리려 화가가 되기를 원했고, 그의 부모는 이 예사롭지 않은 아이를 드로잉 학교에 보냈다. 14세에 어느 판화가의 공방에 들어가 그림을 배우다 시를 쓰기 시작했다. 나중에 독립해 친구와 인쇄소를 차리고 삽화 작업에 몰두했는데, 당시 유행하는 신고전주의 양식을 배격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해 가난에 시달렸다. 그는 이성보다 상상력을 중시했고, 자연의 모방보다는 내적인 비전을 추구한 낭만주의자였다. 사실 나는 블레이크의 그림보다는 시를 높이 평가하고, 시보다는 산문을 더 좋아한다. “모든 정직한 사람은 다 예언자이다. 그는 개인적인 일에서나 공적인 일에서나 자기의견을 서슴없이 말한다.” 맞는 말이긴 한데, 그렇게 시원 통쾌하게 살다 간 사회에서 고립되거나 매장되기 쉽다. 유럽을 휩쓴 시민혁명과 급진사상의 영향을 받아 예술에서도 정의를 요구하며 시류와 타협하지 않았던 블레이크의 말년은 불우했다. 그가 사랑하던 동생이 병으로 죽고 처음이자 마지막인 개인전이 실패해,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그는 젊은 미술가들을 사귀며 다시 세상과 소통한다. 작업에 흥미를 잃은 블레이크는 그를 찬미하던 젊은 미술가의 도움으로 다시 창작에 몰두해, ‘단테의 신곡’을 그리다 죽음을 맞았다. 19세기 영국화단과 문단의 이단자였던 블레이크는 죽은 뒤에 화려하게 부활해 그의 전집과 전기가 잇달아 출판되었다. 그의 인간을 파괴시키지도 그의 예술을 파괴시키지도 않은, 영국인들이 부럽다.
  • 바람 맞았소, 제주 낯선 길 달리며

    바람 맞았소, 제주 낯선 길 달리며

    노래는 필요 없다. 어차피 들리는 건 바람 소리밖에 없으니까. 옷깃 여밀 이유도, 단정하게 머리 빗을 까닭도 없다. 어차피 바람이 다 흩어 놓을 테니까. 늘 꿈꿨다. 제주의 길을 모터사이클로 달리길. 마치 젊은 날의 체 게바라처럼. 직장인이 제주 가기가, 제주 가서 모터사이클 타기가 어디 쉬운가. 서늘한 가을바람 맞으며 달리는 건 잡을 수 없는 ‘로망’이라 해도, 이글이글 달궈진 도로 위를 달려야 하는 게 당장의 현실이라 해도 기회가 생기면 잡아야 한다. 모터사이클이 주는 장점은 많다. 우선 승용차가 갈 수 없는 곳까지 거침없이 갈 수 있다. 제주의 속살을 낱낱이 살필 수 있다는 뜻이다. 절정의 휴가철에도 주차난 때문에 시간 뺏길 염려 없다. 맑은 공기 가르며 달리는 맛이야 더 말할 게 없다. 한데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모터사이클을 탄다고 하면 걱정부터 한다. 하지만 이는 지켜 주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 바이크가 위험하면 자전거는, 사람은 덜 위험한가. 모터사이클이 위험한 탈것이라는 인식이 불식될 때가 대한민국의 도로가 안전해지는 날이지 싶다. 가슴속에 담아 뒀던 황우지 해변부터 찾아간다. 현무암 갯바위가 물을 가둬 만든 천연 수영장이다. 검은 바위 절벽이 바닷물을 막고 있어 비교적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수영할 수 있는 공간에 견줘 찾는 사람이 많아 얼핏 콩나물시루 같은 느낌도 들지만, 용케 서로 부딪치지 않고 스노클링이나 다이빙을 즐긴다. 현무암 갯바위 바깥은 수심이 깊은 편이다. 갑작스레 파도에 쓸려 갈 수 있으니 구명조끼 등 안전장구를 반드시 갖춰 입어야 한다. 미처 안전장비를 준비하지 못했어도 염려할 건 없다. 황우지 해변 주변에 구명조끼와 스노클링 장비 등을 대여하는 업체들이 그야말로 ‘성업중’이다. 다만 명성에 견줘 탈의실이나 샤워장 등 부대시설은 다소 미흡한 편이다. 화장실도 멀리 떨어져 있어 계단을 오르내리려면 땀깨나 쏟아야 한다. ●천연 바다 수영장 ‘황우지’·할망바위 ‘외돌개’… 車보다 쉽게 접근 황우지 해변 왼쪽은 전망대다. 절벽 아래 동굴 몇 개가 보인다. 일제가 미군의 본토 상륙에 대비해 파놓은 이른바 ‘황우지12동굴’이다. 이 동굴 안에 ‘회천’(回天)이란 자폭용 어뢰정을 숨겨 두었다고 한다. 상처 입은 자연도 안타깝지만 동굴 공사를 위해 강제 노역에 나섰을 수많은 제주 사람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릿해진다. 황우지 해안과 전망대 아래까지는 각각 계단을 통해 내려간다. 경사가 급해 노약자들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황우지 오른쪽은 외돌개다. 검은 기둥 하나가 바다 위로 곧추선 모양새다. 바닷가 바위들은 대개 전설 하나쯤은 담고 있기 마련이다. 외돌개 바위도 마찬가지. 남편을 기다리다 죽은 ‘할망바위’로 불린다. 외돌개 오른쪽으로는 깎아지른 절벽들이 늘어서 있다. 멀리 바다 너머로는 범섬이 아련하다. 이런 풍경과 마주할 때면 자연스레 이어지는 자세가 있다. 두 팔 벌려 바닷바람 맞는 것. 겨드랑이 스치는 바람이 더없이 시원하다. 해안 주행에 이어 한라산으로 향한다. 바이크 렌털 업체 대표는 한라산을 관통하는 1100도로는 가급적 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서귀포 쪽 하산 길이 라면처럼 구불거리는 데다 경사도 급해 매우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라산을 지날 때는 중산간을 우회하는 작은 도로들을 이용하는 게 안전하다. 휴가객들의 차량도 뜸한 편이어서 한결 부드러운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작열하는 태양빛 받으며 달궈진 도로를 달리자면 아무래도 쉬 목이 마르기 마련이다. 중산간 일대에 쉬어 가기 맞춤한 장소들이 연이어 문을 열고 있다. 최근 제주도에선 수십 년 된 감귤 창고를 카페나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개조하는 작업이 유행이다. 서광동리의 ‘감귤창고’가 대표적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지원을 받아 마을회에서 운영하는 공동체 사업이다. 방치됐던 마을 창고를 카페와 소규모 공연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창고의 높은 천장과 골조를 그대로 살려 여느 카페보다 한결 시원한 느낌이 든다. 메뉴는 제주에서 생산되는 감귤류에 직접 만든 유기원당을 넣어 담근 감귤차류와 귤꿀팬케이크, 귤꿀가래떡구이 등 주전부리 음식들이다. 재료를 아낌없이 쓴 덕인지 맛이 진하고 풍미도 깊다. 특히 댕유자차가 인상적이다. 감기에 걸렸을 때 제주 사람들이 이용했던 민간요법을 그대로 활용해 만들었다. 제주 고유종인 ‘댕유자’가 주재료다. 일반 유자보다 다소 쌉쌀한 맛 덕에 더위로 달궈진 몸이 금세 개운해지는 듯하다. 서광서리의 ‘별난가게’, 보성리의 ‘우리동네 윤성이네 식당’ 등도 대표적인 마을 공동체 사업으로 꼽힌다. ●지칠 땐 시원한 댕유자차… ‘제주의 허파’ 이색 숲 곶자왈서 힐링 핸들을 중산간 쪽으로 돌린다. 치마처럼 펼쳐진 한라산 중턱을 돌아보기 위해서다. 중산간에 들면 바람의 맛이 달라진다. 숲그늘 짙은 곳을 지날 때마다 서늘하고 맑은 바람이 온몸을 스친다. 해안도로를 달릴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그러니 굳이 선택하라면 해안도로보다는 이 바람 쫓아 중산간의 숲길에 들겠다. 중산간에선 곶자왈도립공원부터 찾는다. 제주의 이색적인 숲 가운데 하나가 곶자왈이다. 척박한 탓에 농토로 쓰이지 못하고, 가축을 방목해도 효율성이 떨어져 사실상 버려졌던 계륵 같은 땅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바로 그 덕에 태곳적 모습이 온전히 보존될 수 있었고, 얼마 전부터는 ‘제주의 허파’라 불리며 생태적 가치를 재평가받고 있다. 곶자왈의 사전적 의미는 ‘화산 활동으로 분출된 용암류(熔岩流)가 분포한 지대에 형성된 숲’이다. 쉽게 말해 굳은 용암 위에 형성된 숲이다. 곶은 숲, 자왈은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서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을 뜻한다. 제주 내 곶자왈은 십여 개에 이른다. 그 가운데 규모가 큰 한경-안덕, 조천-함덕, 애월, 구좌-성산 등 네 곳의 곶자왈 지대가 널리 알려졌다. 곶자왈 도립공원은 그중 한경-안덕 곶자왈 지대에 속한다. 오래전 ‘지들캐’(땔감) 구하러 다니던 옛길을 이어 산책로를 조성했다. 종가시나무와 구지뽕, 개다래 등이 우거졌고, ‘지들캐’ 캐던 남정네들이 쉬던 석축 등도 그대로 남아 있다. 곶자왈 도립공원 산책로의 전체 길이는 6.9㎞다. 오찬이길(1.5㎞), 빌레길(1.5㎞), 한수기길(0.9㎞), 테우리길(1.5㎞), 가시낭길(1.5㎞) 등 5개 길이 서로 연결돼 있다. 일반적으로는 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 테우리길을 따라 전망대까지 다녀온다. 왕복 1시간 남짓 걸린다. 제주의 모터사이클 렌털 업체는 거의 대부분 스쿠터만 취급한다. 큰 배기량의 모터사이클을 갖춘 업체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이 탓인지 렌털 비용이 다소 높게 형성돼 있다. 할리데이비슨의 ‘아이언 883’을 기준으로 하루 15만원이다. 주행 거리를 250㎞ 이내로 제한하기도 한다. 제주도를 겨우 한 바퀴 돌 수 있는 거리다. 물론 구속력은 없지만 거리 제한에 대한 아쉬움은 많이 남는다. 글 사진 제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롯데호텔제주가 칵테일을 마시며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해온 루프탑 테라스’를 새로 조성했다. 사계절 야외 스파 ‘해온’ 2층에 마련된 ‘루프탑 테라스’는 80여개의 선베드가 구비된 2층 테라스와 1층 ‘해온 카페’로 구성됐다. 롯데호텔제주 투숙객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매일 밤 뮤지컬이 펼쳐지는 야외무대 바로 앞이어서 편안한 자세로 여름밤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9월 4일~10월 31일 ‘사운드 오브 폴’ 패키지도 선보인다. 디럭스 룸(1박), 조식, 해온 테라스 세트(모둠꼬치+생맥주 2잔), 한라펀치 등으로 구성됐다. 2인 45만원부터. 오는 22일까지 예약하면 1박당 9만원씩 할인되는 얼리버드 이벤트, 추석 연휴 기간 투숙 시 선물세트 제공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1577-0360.
  • 문턱 낮춘 법률시장… ‘나홀로 깜깜이 소송’ 줄 듯

    문턱 낮춘 법률시장… ‘나홀로 깜깜이 소송’ 줄 듯

    # 70대 도매업자인 최모씨는 1000여만원을 떼어먹은 납품업자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몇 달간 답답한 나날을 보냈다. 변호사 수임료가 수백만원이라는 소문에 최씨는 ‘나홀로 소송’을 택하고 지인에게 물어 겨우 소장을 써냈다. 처음 열린 재판에선 변호사 없이 출석한 상대방이 “줄 돈이 없다”며 난동을 부렸다. 재판장은 일단 다음 재판기일을 잡았다. 최씨는 모두 3차례 열린 재판 때마다 법원을 방문해 증인 신청, 문서 송부 촉탁 등 소송 절차를 직접 묻고 다녀야 했다. 청구액이 2000만원을 넘지 않는 민사소액사건은 서민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영역이지만 역설적으로 전문적인 법률 서비스에서 가장 소외돼 있는 ‘사각지대’로 꼽힌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어쩌다 한 번씩 가는 민사소액재판 법정은 거의 민원실 수준”이라며 “당사자가 신청 절차를 이해하지 못해 증인 신청에 반년 이상 걸리는 사건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전체 민사사건 가운데 민사소액사건은 수는 가장 많지만 변호사가 선임되는 비율은 가장 낮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2014년 민사소액사건은 모두 79만건으로, 이 가운데 원고나 피고 중 어느 한쪽이라도 변호사를 내세운 경우는 17.8%에 불과했다. 반면 소송액이 1억원을 넘어 판사 3명으로 구성된 합의부가 재판을 맡는 민사사건은 전체 5만 9000건 중에 78%가 원고나 피고 중 한쪽 이상이 변호사를 선임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2000만원 이하 소액사건 수임료를 50만~150만원으로 낮추기로 한 것은 변호사의 대폭적인 증가로 우리 법률 서비스 시장의 문턱이 크게 낮아지고 있음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8월 현재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된 변호사 수는 모두 1만 7880명(휴업변호사 제외)이다. 올해 제5회 변호사시험을 통과한 예비변호사 1581명을 감안하면 내년엔 변호사 2만명 시대를 맞게 될 전망이다. 사법시험 정원 확대와 로스쿨 확충에 따른 결과다. 이처럼 법률 서비스 공급이 확대되면서 최근엔 사건 수임이 여의치 않아 곤란을 겪는 변호사들이 9급 공무원시험에 도전하는 등 새 진로를 모색하는 사례까지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법률 서비스 소비자 입장에선 그만큼 적은 비용으로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받을 기회가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서초동의 또 다른 변호사는 “자발적으로 참여할 만한 변호사가 많을 것 같다”며 “수임료 50만~150만원은 사무실을 직접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가격이지만 경험이나 경력을 쌓기 위해 자원하는 변호사들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금융기관이 원고가 되는 민사소액사건들은 법적으로 대응만 잘하면 재판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사건도 많다”며 “더 많은 사람이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게 되면 법률 서비스가 질적으로 나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광복절 경축사] 대북 제재 대상 ‘김정은·일부 고위층’ 강조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이례적으로 북한 간부와 주민을 향해 별도의 메시지를 던진 것은 과거 정부 때도 전례가 없는 것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한 정부 당국자는 이날 “김정은과 일부 부역 세력을 제외하고 일반 간부를 포함한 모든 북한 주민들이 통일을 위한 협력 대상이란 점을 강조함으로써 북한 내에서 정권을 더욱 고립시키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대북 제재 국면에서 주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을 중시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한국과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촘촘한 대북 제재 대상이 일반 주민들이 아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고위층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의 이런 접근 방식은 북한의 핵심 권력층과 간부 및 주민을 분리하는 대북 전략을 본격화하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을 중심으로 하는 핵심적인 최고 권력 지도부와 주민, 간부들을 분리해 접근하려는 입장이 두드러졌다”면서 “대통령이 북한의 최고 지도부를 고립시키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인식을 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 주민과 간부를 함께 언급한 대목은 북한 간부들이 ‘김정은 체제’에 충성하기보다는 북한 주민의 편에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다음달 초 북한인권법 시행을 계기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 간부와 주민을 매개로 한 김정은 체제 변화 유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박 대통령의 메시지는 최근 김정은 정권 내에서 자행되고 있는 당 간부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이후 지난 4년간 80명 이상의 북한 고위급 장성과 간부가 처형 또는 숙청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체제를 지탱하는 간부층의 동요는 탈북으로 이어져 지난달에는 군 장성급 인사와 외교관, 수학영재 등 엘리트의 탈출이 줄을 잇고 있다. 북한 국가보위부가 올 들어 탈북민 재북 가족과 송금브로커, 탈북브로커 등 60명을 체포해 ‘간첩’ 혐의로 처형한 것으로 전해지며 민심 이반이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장은 “북한 사회의 동요는 이제 간부들과 주민들 모두에게 전이됐다”면서 “북한 당국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폭압정치를 펼칠 경우 역설적이게도 주민들의 불만도 그만큼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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