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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현 서울시의원, 「소셜벤처 지원조례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개최

    이동현 서울시의원, 「소셜벤처 지원조례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개최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이동현 시의원(더불어민주당·성동1)은 지난 24일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소셜벤처 지원조례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좌장을 맡았다. 이날 토론회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소셜벤처에 대한 서울시의 관심을 말해주듯 20여명이 넘는 시의원들과 서울시 김원이 정무부시장 및 다수의 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안지훈 한양여자대학교 교수의 ‘소셜벤처의 정의와 역할’이라는 발제를 시작으로 주성수(한양대학교 제3섹터 연구소장),이의헌(사단법인 점프 이사장), 이종현(소셜벤처 코리아 운영위원), 권영태(소셜혁신연구소 수석연구원), 조완석 서울시 사회적경제담당관의 토론이 이어졌다. 주제발표를 한 안지훈 한양여자대학교 교수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정의를 소개하여 소셜벤처에 대한 개념과, 사회적 역할, 판단기준, 요건, 지원 및 이에 대한 시장의 책무 등을 제시하며 소셜벤처가 지향하는 방향성과 시 차원에서 진행하고자 하는 조례의 내용에 대해서 발표했다. 이동현 의원은 “소셜벤처는 사회적 가치 실현과 경제적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조직으로 빈곤, 환경, 인권, 보건, 복지 등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해 왔다”고 말하며 “미국의 탐스슈즈, 한국의 마리몬드 등의 다양한 소셜벤처기업이 있으며 사회적경제법은 매우 제한적인 영역을 다루고 있지만 소셜벤처는 이보다 더 넓은 개념으로 이러한 소셜벤처의 개념을 명확히 하는 조례안을 통해 서울시에 소셜벤처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자유토론에 참석한 소셜벤처 창업가 김학범씨는 “소셜벤처는 사회적 경제라는 개념을 넘어선 개념임에도 서울시는 사회적 경제지원을 위한 조례 내용으로 소셜벤처를 한정하고 있어 변화하는 사회흐름에 맞는 창업을 제한하고 있다”라고 발언하며 소셜벤처 생태계 조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토론회를 정리하며 이동현 의원은 “새로운 일을 시도하더라도 최소한의 안전망은 존재해야하는데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소셜벤처가들에게 최소한의 안전망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소셜벤처 지원 조례안이 반드시 필요하다” 라며 서울시 소셜벤처 지원 조례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또 이 의원은 “서울시 소셜벤처 지원 조례를 통해 사회적 가치 실현과 경제적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여 빈곤, 환경, 인권, 보건, 복지 등 서울시 곳곳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토론회를 마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도 농촌서 생산성 향상 위해 여성들이 택한 건…‘자궁적출술’

    인도 농촌서 생산성 향상 위해 여성들이 택한 건…‘자궁적출술’

    인도의 마하라슈트라주 비드 지역에서 지난 3년간 젊은 여성 4500여명이 자궁적출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알자지라가 24일(현지시간) 전했다. 현지 의사들이 공포심을 조장하며 불필요한 수술을 종용한 탓도 있지만 월경이 생산성을 저해한다는 인식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농부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37살 푸쉬파는 10여년 전 자궁적출술을 받았다. 생리 때마다 많은 양과 복통 때문에 2년간 약을 먹어도 해결되지 않자 의사가 수술을 제안했다. 푸쉬파는 “당시 결정이 쉽진 않았지만 남편도 그렇게 하길 바랐고 생리통이 일을 하는 데 많은 영향을 줬다”면서 “그렇지만 자궁을 적출한 뒤 호르몬 불균형을 겪고 있고 체중이 약간 늘었다”고 말했다. 다소 건조한 기후인 비드 주민들은 사탕수수 재배를 주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가 수확기인데 이 때 대부분의 비드 지역 여성들은 새벽 4시에 일어나 가족들의 밥을 챙기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한다. 사탕수수를 베고 수확한 사탕수수를 서로 묶은 뒤 머리에 이는 일을 반복하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고된 데다 수확량이 많아 화장실을 가는 시간마저 자유롭지 않다. 45세 사탕수수 농부인 루크미니 탄달은 지난해 11월 비드 도심에 있는 병원을 찾아 월경 때마다 찾아오는 복통에 대해 호소했다. 그러자 의사는 자궁적출술을 제안하며 “이를 통해 암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할로 메디컬 파운데이션’의 회장인 샤쉬칸트 아칸카리 박사는 “몇몇 비윤리적인 병원이 이윤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성들에게 ‘자궁적출술이 암을 예방한다’고 조언한다”면서 “그러나 불필요한 자궁 적출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인도 보건·가족 복지부로부터 지역 보건 전문가로 지정된 우샤 라오사헵은 “물론 탐욕적인 의사들이 있는 것도 맞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농장주들과의 계약할 때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궁적출술을 받는다”고 말했다. 비드 지역 농장주들이 여성들이 생리를 한다는 이유로 ‘덜 생산적’인 노동력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탄달도 의사의 말에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암에 대한 염려보다 “수술을 하면 더 많은 돈을 벌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마하라슈트라주의 자궁적출술 평균 비용은 3만 5000루피(약 508달러·약 60만원)이지만 여성 농부들의 하루 평균 임금은 202루피(2.93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다만 사탕수수 농장들이 두 사람을 한 세트로 보고 여러 사람과 동시에 계약하기 때문에 1년짜리 계약을 사전에 맺으면 선불로 15만루피(약 2175달러)를 벌 수 있다. 그만큼 업무 강도가 높고 매일같이 출근을 해야하기 때문에 여성들은 자신이 자궁적출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고지하며 생리 기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드러낸다. 인권변호사인 바진데르 만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비드의) 여성 인권이 유린되고 있음이 틀림없다”면서 “만약 계약 때 수술을 종용하거나 자궁적출술을 받은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을 차별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당장에 지역 노동청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사탕수수 업무와 계약이 공식화돼 있지 않아 여성들이 신고를 하려면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의사들의 상술과 생산성 향상이 아니더라도 인도 농촌 지역에서 생리는 여성만의 문제로 터부시되고 있다. 어떤 마을에서는 아직도 생리 중인 여성을 불경한 것으로 취급해 생리 기간에 사원이나 부엌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가 하면 아무도 만지지 못하도록 오두막에서 따로 살게끔 한다. 때문에 아이를 더 낳을 계획이 없는 여성들은 자궁이 더 이상이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비드 지역 여성인권운동가 마니샤 토클은 “이는 심각한 문제이며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해결책의 하나가 될 수 있다”면서 “자궁적출술을 받은 여성들은 반드시 그에 따른 후속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드의 움라드 자하기르 마을에서 기혼 여성 중 유일하게 자궁적출술을 받지 않은 농부 드와르카 산디판(40)은 “여성들을 위한 확대된 고용계획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교육도 마찬가지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권리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2000자 인터뷰 24] 김동엽 “‘중재자 프레임’ 걷어내고 남북 관계부터 튼튼히”

    [2000자 인터뷰 24] 김동엽 “‘중재자 프레임’ 걷어내고 남북 관계부터 튼튼히”

    “‘중재자 프레임’에 스스로를 지나치게 가두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24일 서울 삼청동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제63차 통일전략포럼 ‘북미관계 전망과 남북관계 추진 방향’ 도중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의 토론 발표에 신선한 내용이 있었다. 김 교수는 지난 6월 30일 판문점 회동의 의미를 짚고 북미 실무회담과 비핵·평화 프로세스의 쟁점을 논한 다음 북한이 ‘한국 소외론’을 거론하는 이유를 짚고 판문점 회동 이후 한반도 상황 전개 전망 및 남북관계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북한은 남북관계를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계 없이 진전시키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표출한 것이며, 중재자 역할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되돌릴 수 없는 남북관계’를 만드는 과감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Q. 북한이 연일 한국을 배제하겠다고 위협하는데. A. 문재인 정부는 과거 정부와 달리 미국에게 요구하고 설득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속에 남한을 당사자이자 중재자로 인정해 지난해 9월 평양정상선언 5조에 비핵화와 관련된 합의 사항이 포함됐으나 하노이 노딜로 끝났다.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 결렬만으로 보지 않고 남북 정상끼리 5조 2항 영변 폐기를 합의하고도 사전에 미국을 설득하지 못했다며 섭섭함과 실망을 표출하고 있다. 북한의 의도를 통미봉남의 연장, 미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해달라는 주문, 남북관계에 집중하겠다는 뜻, 세 갈래로 볼 수 있는데 난 북한이 우리에게 적극적으로 미국을 설득하는 중재 역할을 기대한다기보다 역설적으로 남북관계를 과감하게 추진해 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봐야 한다. 특히 북미 관계가 원하는 방향으로 풀리지 않아 새로운 길을 선택하게 되더라도 중국과 러시아, 국제사회를 설득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더욱더 긍정적인 남북관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Q. 토론 과정에 국내 언론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A. 내가 북한 주장에 무조건 동조하는 것이 아니다. 국내 언론부터 지난해 9월 남북 정상 합의문의 5조 2항에 명기된 영변 폐기에 대해 미국은 아무런 상응 조치를 제시하지 않고 북한에 대량살상무기까지 모두 까보라고 압박하는데도 하노이 노딜의 책임이 북한에 있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이 우리 언론이다. 말로는 경제적 번영이 주어질 것이라고 화려하게 얘기하지만 한번도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면 뭘 보상할 것인지 단계적이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밝힌 적이 없다. Q.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는 것은 깊은 불신 때문인가. A. 그런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 때문이라고만 볼 수 없다. 북한은 비핵화로 나아가는데도 여전히 미국이 체제 안전을 보장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과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런데 미국은 김정은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불신하는 것이 아니라 비핵화를 결정하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확신하고 승자로서 약자를 완벽히 굴복시키고 더 많은 전리품을 챙기려는 의도가 보인다. 트럼프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불이행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의 중재자 역할과 대미 설득도 방향을 달리해야 한다. 9월 유엔 총회에서 김정은이 연설하고 10월 북중 수교 70주년을 계기로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찾아 시진핑 주석과 마주 앉으면 우리 정부는 북미정상회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및 정상회담, 시진핑의 서울 방문을 통한 한중정상회담 등을 어떤 순서로 진행할지 설계할 필요가 있다. Q. 우리 정부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A. 다양한 층위의 대화 채널을 제도화하고 민간 교류 협력을 통해 남북한 인적 왕래를 확대해야 한다. 전통적 안보 영역의 평화 지키기가 아닌 인간 안보의 영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8·15 경축사를 고민해야 하는데 군사분계선을 넘어 자유로이 사람이 오가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야 진정한 평화와 번영이 온다는 점을 부각하고 북한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과 접근을 점진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으면 좋겠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독도 표기 하루만에 다케시마 추가한 CNN…日 개입했나?

    독도 표기 하루만에 다케시마 추가한 CNN…日 개입했나?

    CNN이 하루 만에 달라졌다. 미국 뉴스채널 CNN은 지난 23일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침범한 사건을 다루면서 독도를 ‘Dokdo island’라고 단독 표기했다. 그러나 24일 홈페이지 종합기사에서는 독도와 다케시마를 나란히 적어 논란이 일고 있다.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CNN에서 처음 뉴스가 나왔을 때는 영상 자막에 ‘독도’라고 표기가 돼 있었는데, 다음날 CNN 홈페이지에 올라온 종합기사에는 독도와 다케시마가 병기돼 있었다”고 밝혔다.실제로 24일 현재까지도 CNN 홈페이지에는 독도와 다케시마를 병기한 지도가 기사에 첨부돼 있다. 서 교수는 “요즘 들어 세계 유력 언론에서 독도와 다케시마를 병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특히 이번 러시아 영공 침범 사건과 관련해 영국 유력매체인 BBC 역시 독도와 다케시마를 함께 표기한 것으로 알려져 관련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BBC는 관련 기사에서 “한국과 일본 양국이 ‘독도/다케시마’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서술했다. 서 교수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일본에서 작업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면서 “한국 정부도 전 세계 언론을 상대로 독도 단독표기를 강력히 요구해야 하며, 민간 차원에서는 독도 관광을 늘리는 등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이번 CNN의 독도/다케시마 병기와 관련해 독도가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한국 영토임을 알리고 일본 정부의 억지 주장을 비판하는 자료들을 CNN 편집국장에게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유정훈의 간 맞추기] 세속의 빛

    [유정훈의 간 맞추기] 세속의 빛

    전문 분야는 아닌데 어쩌다 교회 관련 법적 분쟁에 몇 번 관여했다. 재판을 진행하다 보니 흥미로운 점이 눈에 띄었다. 교회의 부조리에 문제를 제기하는 쪽은 상대방이 성서의 가르침에서 멀어져 교회의 본질을 훼손했다는 얘기를 거듭하고, 방어하는 편에서는 자신의 종교 활동과 사회봉사가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애써 강조한다. 내가 소송대리인만 아니면 이렇게 얘기해 주고 싶었다. “잠깐, 여기는 예배당이 아니라 법정이고, 지금 우리는 누가 예수의 가르침을 제대로 따르는지가 아니라 법적 책임을 가리고 있다구요.” 종교단체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가 많은 이들에게 실망을 주지만, 따지고 보면 종교에 특유한 사건은 별로 없지 싶다. 창업자의 제왕적 권력, 세습, 위계에 의한 성폭력, 재정 비리, 부당해고, 사람 사는 곳이면 어디든 있는 일이다. 종교가 가지는 폐쇄성이나 중독성 때문에 문제 해결이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종교단체가 사회적 지탄을 받는 이슈들은 신앙이나 교리 문제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이걸 신앙 혹은 종교의 본질이라는 관점으로 풀려고 하면 안 되더라는 것이다. 문제를 일으키는 종교단체에 대해 본질에서 벗어나 타락했다고 규탄하는 것은 정확한 지적이 아닐 수 있다. 지금 종교단체가 비판을 받는 부분들은, 성서에 나온 표현을 빌리자면, 대부분 카이사르의 것이지 하느님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국면에서 “종교가 이래서는 안 되지 않습니까?”라는 것은 애초부터 적절한 질문이 아니다. 질문이 틀린데 답이 맞을 길은 없다. 대부분의 종교단체 문제는 세속의 적절한 개입이 있어야 해결된다. 어두움이 빛을 이기지 못한다는 진리는 여기에도 적용된다. 종교는 거룩을 지향하지만, 역설적으로 종교가 가진 어두움은 ‘세속의 빛’이 비출 때 사라지게 마련이다. 2016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스포트라이트’에 나온 사건을 떠올려 본다. 사제 성폭력으로 인해 고통받던 피해자를 구원한 것은 종교가 아니라 언론이었다. 특출한 영웅이 아니라, 언론이 원래 그러해야 하는 것처럼 집요하고 지루하게 사실을 확인해서 기사를 써낸 기자들 말이다. 또한 종교단체 내부적으로 사제 성폭력에 대해 어떠한 조치를 하든, 세속의 수사와 재판을 통해 죄를 밝혀내는 것을 막아서도 안 되고 죄인이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면할 수도 없는 일이다. 종교는 초월적 가치를 지향한다며 세속사회와 거리를 두고 싶어 한다. 하지만 종교단체는 저 높은 하늘이 아니라 이 땅에 발을 디딘 현실적 존재다. 예외와 면제를 외칠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 같은 눈높이에서 좋은 이웃이 될 일이다. 세속에도 빛과 어두움이 공존하는 것처럼 종교 안에도 어두움과 빛이 있다. 세속의 어두움이 욕망을 향해 절제 없이 달릴 때 종교는 거룩함의 빛으로 제동을 걸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세속에서 온 것이라 할지라도 빛 앞에 스스로를 비추어 초월을 빙자한 어두움을 털어내는 것이 참된 종교의 모습일 것이다.
  • 문 대통령 “가전·전자·조선 日 차례로 극복…할 수 있다”

    문 대통령 “가전·전자·조선 日 차례로 극복…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가전·전자·반도체·조선 등 많은 산업 분야에서 일본의 절대우위를 하나씩 극복하며 추월해왔다”며 “우리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분업 체계에서 평등하고 호혜적인 무역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산업 경쟁력 우위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됐다”며 ‘극일’(克日)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자유무역 질서를 훼손하는 기술 패권이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신기술의 혁신 창업이 중요한 해법이 될 수 있다”며 “특히 부품·소재 분야 혁신 산업과 기존 부품·소재 기업의 과감한 혁신을 더욱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분야에서도 유니콘 기업과 강소 기업들이 출현하길 기대한다”며 “정부는 지금의 어려움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제조업 혁신을 위해 국가적 차원의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기업도 중소기업과 상생 협력을 강화해 달라”며 “지금까지 중소기업이 국산화 기술을 갖추거나 제품 개발에 성공해도 공급망에 참여하지 못해 사장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우리 부품·소재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와 대·중소기업이 함께 비상한 지원 협력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외경제 여건이 악화하면서 수출·설비투자 부진으로 성장률이 하향조정되는 등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혁신벤처투자와 창업이 빠르게 증가해 우리 경제에 희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연도별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수년간 1조원 정도였다가 작년 1조 6000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는 작년보다 16.3% 증가한 1조 9000억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벤처투자 중에 창업기에 해당하는 7년 이내의 기업 투자가 크게 늘어 전체 투자의 74%를 차지한 것도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벤처 시장에서 모험투자가 확대되는 것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 수도 1년 만에 3개나 증가했고, 유니콘 기업 수로만 보면 세계 6위로 매우 빠른 성장 속도”라며 “단시일에 성과를 낸 것은 벤처기업인들의 신기술·신산업에 대한 도전과 열정이 만든 결과이며 정부가 제2벤처붐 조성 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한 것도 크게 기여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출범 직후 추가경정예산으로 모태펀드 재원을 8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적극적인 창업지원·규제완화·세제혜택 등으로 벤처투자 활성화 기반을 마련했다”며 “세계경제 무대에서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우리의 가장 큰 강점인 역동성을 최대한 살려 산업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제 제2벤처붐이 현실화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만큼 정부는 ‘주마가편’(달리는 말에 채찍질하기) 자세로 초일류 창업 국가를 통한 혁신성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또 “규제혁신·혁신금융·인재육성 등 창업에 도전할 환경을 적극적으로 만들고 이미 발표한 12조원 규모의 스케일업 펀드 조성, 5조원 규모의 신규벤처투자 달성 등 제2벤처붐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 “세계 경제 여건이 악화하고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더해져 우리 경제에 대해 국민께서 걱정이 많으실 것”이라며 “성장동력에서 수출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길은 국내 소비와 관광을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 해외로 나간 우리 국민 관광객 수는 3000만명에 가까웠지만, 방한 관광객 수는 절반 수준으로 관광수지 적자가 132억 달러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 관광을 즐기는 국민 수가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국내에도 한류 붐과 함께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 등 좋은 관광상품이 많기에 이를 잘 활용해 더 많은 외국 관광객이 한국으로 오도록 하고 더 많은 국민이 국내에서 휴가를 사용한다면 우리 경제를 살리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정부·지자체가 협력해 휴가철 국내 관광 활성화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포시 상수도사업 연 수백억원 순손실 과도한 위탁운영비 때문”

    “김포시 상수도사업 연 수백억원 순손실 과도한 위탁운영비 때문”

    김옥균 경기 김포시의회 운영위원장은 제193회 김포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김포시 상수도사업이 해마다 수백억원 당기순손실이 발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1일 김 의원에 따르면 “김포시는 과도한 순세계잉여금이 발생되고 있는데도 상수도사업은 수도요금이 생산원가를 초과해 부과되고 있다”며, “하수도 사업은 2017년 255억원, 2018년 223억 9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는데 이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인 하수종말처리사업의 과도한 위탁운영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김포시가 민간투자자인 ‘푸른김포’와 맺은 BTO계약에 문제점이 있다는 얘기다. 하수처리장 운영비를 다른 시군과 비교해본 결과 20만명의 안성시는 연 50억원, 72만명의 안산시는 연 96억원이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포시는 한 해 195억원을 쏟아붓고 있는 실정이다. 김포시는 김포·통진·고촌 하수처리장 설치·운영을 위해 2006년 불변가격으로 총사업비 2431억 2700만원을 투자했다. 이 중 민간투자비로 15.76%인 383억 2600만원을 투자한 푸른김포에 공사기간 3년, 운영기간 2012년 7월부터 2032년 7월까지 사업시행사가 20년간 운영권을 갖는 BTO계약을 체결했다. 푸른김포는 포스코건설을 비롯해 지에스건설·대림산업·한화건설·태영·동부건설·두산건설 등 8개 유명건설사 컨소시엄으로 구성돼 있다. 김포시에서 기지급한 운영비는 1002억원 가량이고, 향후 2032년까지 지급할 총 운영비는 기지급금을 포함해 4195억원에 달한다. 실제 민간투자비의 11배를 김포시가 운영비로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며, 수익형 민자사업인 BTO는 운영수입으로 투자비를 회수해야 하는데도 김포시는 총 추정 운영비의 20.6%를 민간투자 회수비로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의원은 김포시의 수익형민자사업(BTO)에 대해 여러 문제점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BTO는 민간사업자가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는데 여러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안하면 거의 제안자가 최종적으로 민간투자사업자로 선정된다”며, “경쟁입찰이 아니라서 사업자가 자기 이익을 충분히 반영한 제안이 최종 낙찰가격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총사업비의 16%가량만 투자하고도 우월한 지위에서 20년간 독점운영권을 갖게 돼 건설사 입장에서는 BTO사업이 황금알을 낳은 거위”라고 덧붙였다. 이어 “사정이 이러한데 김포시는 추가로 오는 9월 하수처리량 1만 2000t규모 레코파크 증설을 계획 중”이라며, “총공사비 441억원 중 민간사업자가 110억원을 투자하고 우선협상자를 선정한 뒤 2023년 완공목표로 추진하는 사업”이라고 전했다. 사업방식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BTO사업이 아닌 재정사업 방식으로 하자고 권유했는데 하수처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답변만 하고 있다”며, “현재 이 증설사업에 1개 컨소시엄인 최초 제안자만이 등록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 의원은 김포시와 유사한 안성시의 BTO사업 사례를 소개했다. 안성시는 총공사비 1750억원 중 450억원을 민간자본투자로 진행한 BTO사업이었다. 용감한 시민의 1인시위를 시작으로 지역 언론이 적극 문제를 제기한 결과 시민단체와 시의회가 단결해 민간투자비를 BTO사업자에게 상환하고 계약을 해지했다. 당시 언론은 18년간 1248억원을 절감했다고 보도했다. 김 의원은 “안성시 경우는 과도하게 민간사업자에게 유리한 계약을 해지하고 시민들의 재정적 부담을 덜어준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며, “우리 김포시도 안성시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17세 여학생의 억울한 죽음, 소셜미디어에서 2차 가해 “죄책감도 없어”

    17세 여학생의 억울한 죽음, 소셜미디어에서 2차 가해 “죄책감도 없어”

    대학 진학을 앞두고 콘서트를 보러 갔다가 비참하게 목숨을 잃은 17세 여학생의 죽음이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지나치게 공유돼 문제가 되고 있다고 영국 BBC가 20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미국 뉴욕주 유티카에 살고 있는 비앙카 데빈스는 지난 13일 뉴욕 퀸즈에서 진행된 콘서트를 함께 보러 갔던 브랜던 앤드루 클라크(21)의 손에 살해됐다. 경찰이 이 남자와 어떻게 알게 됐는지 밝혀내기도 전에 끔찍한 살해 현장을 담은 사진들이 온라인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공유됐다. 사진을 올린 이는 용의자 클라크(21) 자신이었다. 사건 다음날 새벽에 24시간만 팔로어들이 읽을 수 있는 인스타그램 글을 통해 “지옥이 시작된다. 이건 구원이야, 그렇지?”라고 적었다. 할리우드 언데드란 록 그룹의 히트곡 가사를 그대로 따온 것이었다. 또 1999년 영화 ‘파이트클럽’의 대사 ‘이게 네 인생이야, 어떤 때는 1분 안에 끝나기도 해’라고 적었다. 그 다음 피로 얼룩진 여성의 상반신을 흐릿하게 처리한 사진을 올리고 사진설명에 “미안해 비앙카”라고 적었다. 그는 스스로 911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경찰은 클라크가 두달 전 게임 플랫폼을 통해 비앙카와 알게 됐고 그 뒤 직접 만나 공연을 보러갈 정도로 친해졌다고 보고 있으며 공연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비앙카가 다른 남성과 입을 맞춘 사실을 놓고 언쟁을 벌이다 흉기로 비앙카를 공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앙카는 13일 아침 공연을 보러간다고 들뜬 감정을 이 게임 플랫폼에 털어놓기도 했다. 용의자 클라크는 더 잔혹한 비앙카의 시신 사진들을 게이머들의 채팅 플랫폼인 디스코드(Discord)에 올렸는데 사진들은 나중에 삭제됐지만 비앙카의 친구들이 돌려 보고 경찰에 신고해 검거하기에 이르렀다. 경찰이 들이닥친 순간에도 그는 방수 시트 위에 비앙카의 주검을 놓아둔 채 사진을 찍어 온라인에 계속 올리고 있었다. 클라크는 목을 흉기로 찌르는 자해를 했지만 응급 수술을 받고 다음날 검찰에 2급 살인죄로 기소됐다.비앙카의 친구 등은 인스타그램이 클라크의 게시물을 20시간 이상 방치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트위터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인스타그램의 문제를 경찰에 신고했는데도 인스타그램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네소타 대학의 형사법 전문가인 제임스 덴슬리 교수는 이들 사진을 보는 이들에게 간접적인 트라우마를 안길 수 있으며 무엇보다 피해자인 비앙카를 두 번 죽이는 짓이라고 개탄했다. 또 클라크가 더 잔혹한 사진들을 올린 홈페이지 4chan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익명으로 글을 올릴 수 있고, 규제도 느슨하기 때문이다. 더 극단적인 메시지도 걸러내지 않는 사촌 격인 8chan은 지난 3월 51명의 애꿎은 목숨을 희생시킨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총기난사 용의자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성명을 발표했던 채널이다. 이 용의자가 페이스북에 범행 동영상을 중계하기 시작하면서 “PewDiePie에 구독해달라”고 했는데 클라크도 비앙카의 사진들을 디스코드에 올리면서 똑같이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비앙카도 과거에 4chan을 이용한 적이 있으며 14일 채팅 룸에는 “또 한 건의 4chan 살인”이 일어났다고 환호하며 피해자를 조롱하고 그녀의 시신 사진을 더 가학적으로 패러디하는 유저까지 있었다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생전 비앙카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2000명 안팎이었는데 살해된 뒤 일주일 만에 16만명 이상으로 늘었다. 경찰이 그녀의 주검을 공식 확인하기도 전에 이미 그녀는 생전에 이루어보지 못했던 인플루엔서가 됐다. 심지어 용의자 글에 댓글로 “날 팔로워해주라!!! (범행의)전모를 담은 동영상과 사진들을 보내주라”고 조르는 이도 있었다. 끔찍하게 패러디한 사진들을 유료로 판매하겠다는 정신 나간 이들도 있었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얻기 위해 가해자는 물론, 피해자 비앙카와 가족의 이름을 도용해 계좌를 만들어놓고는 “어떤 죄책감도 들지 않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의붓어머니는 페이스북에 “눈을 감을 때마다 그 사진들이 날 괴롭힌다”고 털어놓으면서 가족의 감정을 한번이라도 고려해주고 공격적인 콘텐트를 발견하면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물론 많은 이들은 비앙카의 죽음을 안타까이 여기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선한 목적으로 쓰이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비앙카가 셀피를 관리했던 식으로 꽃이나 구름모양, 하트를 핑크빛으로 꾸미고 고양이 사진으로 꾸미는 해시태그 #비앙카를 위해 핑크로(PinkForBianca)를 확산시켜 가학적인 포스팅을 몰아내자는 운동도 확산되고 있다. 유족들은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해 정신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젊은이들이 꿈을 실현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한 비앙카의 뜻을 받들어 장학기금을 만들기로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슈 인사이드] 우울증에 초점 맞춘 ‘정두언 사망 보도’…문제없을까

    [이슈 인사이드] 우울증에 초점 맞춘 ‘정두언 사망 보도’…문제없을까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는 최소한의 정보만 담아야 한다. 평소 자살 충동을 느껴온 사람들이 실행으로 옮기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명인의 자살은 특히 신중하게 보도해야 한다. 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유명인의 자살 보도는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를 일으켜 우울감과 자살 충동을 높일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숨진 채 발견된 정두언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유서를 남긴 데다 타살 혐의점이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마무리됐다. 언론은 그가 평소 우울증을 앓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시신이 발견된 곳 인근에서 측근들에게 ‘정 의원의 우울증 발병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 묻기도 했다. 과거 한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경험도 재조명됐다. 2017년 가수 종현이 사망한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그가 가족과 나눈 문자 메시지가 그대로 공개됐다. 뿐만 아니라 지인에게 남긴 유서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자살 동기를 추정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역시나 그가 평소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달 배우 전미선씨가 사망했을 때도 고인의 우울증이 부각됐다. 그러나 우울증을 자살의 원인으로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정 의원과 같이 우울증을 겪고 사람에게 자살이 마치 해결방법처럼 비칠 수 있어서다. 이를 막고자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 한국기자협회는 ‘자살보도 권고기준 3.0’를 마련했다. 기준에 따르면 언론이 자살 사건을 다룰 시 구체적인 방법과 장소, 동기 등을 알리지 않도록 권고한다.● 죽음을 애도하지만 모방하지는 않는다 원칙적으로 자살 사건은 보도 자체를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불가피할 때는 누가, 언제, 사망했다는 사실 정도만 전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언론은 유명인이 사망하면 경쟁하듯 상세히 보도한다. 지난해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사망한 날 한 방송사는 시신을 싣고 병원으로 향하는 구급차에 따라붙어 6분가량 생중계하기도 했다. 록밴드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은 1994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 시절 너바나가 대중에게 미친 영향력은 상당했다. 하지만 미디어는 그의 때 이른 죽음을 미화하지 않고 약물중독에 초점을 맞췄다. 아내인 코트니 러브는 인터뷰를 통해 “커트 코베인의 죽음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팬들은 그를 애도하면서도 모방하지는 않았다. 그해 자살률에는 어떤 변화도 없었다. 실제 자살 보도와 자살률의 관계는 밀접하다. 1978년 오스트리아 빈에 지하철이 도입되자 지하철에서 자살하는 사람 수가 급증했다. 당시 언론은 지하철 자살이 발생할 때마다 상세히 보도했고, 자살률은 더 높아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오스트리아 자살예방협회가 1987년 ‘자살보도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6개월이 지난 뒤 자살률은 80% 줄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006년 왕따 문제로 자살한 학생의 자필 유서를 실었다가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자살을 유도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아사히신문은 자체적인 ‘자살보도권고안’을 만들었다. 부득이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는 자살예방센터나 상담 기관의 연락처를 반드시 본문에 넣는 등 부작용을 줄이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핀란드는 한때 ‘자살 공화국’이란 오명이 달릴 정도로 자살률이 높았다. 결국 핀란드 정부 차원에서 자살 예방 프로젝트를 추진했는데 그중 하나가 ‘자살’을 금기어로 만드는 것이다. 핀란드 언론은 사망 원인이 자살이란 사실을 언급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세계 2위까지 치솟았던 핀란드의 자살률은 예방 프로젝트를 시행한 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살을 실현할 방법까지 알려주는 언론 그렇다면 한국 언론의 실태는 어떨까. 2008년 배우 최진실씨가 사망하자, 언론은 그의 자살 방식부터 사생활까지 낱낱이 파헤쳤다. 중앙자살예방센터가 실시한 조사를 살펴보면 최씨가 사망한 직후 두 달간 자살자 수가 예년보다 1008명이나 늘었다. 특히 최씨와 유사한 방법으로 죽음을 택한 사례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언론이 자살을 실현할 방법까지 알려준 셈이다. 전문가들은 권고만 할 게 아니라 제재가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는 “자살보도권고기준을 실천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선 언론사 내부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정작용에만 기댈 순 없으므로 언론중재위원회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을 통한 제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자들 간 토론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강형철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옴부즈맨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자들이 자사 보도를 되돌아볼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만 “국가기관을 통해 규제할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를 구속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며 “언론계 내부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만의 문제는 아니다. 온라인에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는 모두에게 해당한다. 16일부터 온라인에 자살 유발정보를 유통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간주하는 자살예방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시행됐다. 구체적인 자살 방법에 대해 묘사하고, 자살을 유도하는 내용을 담은 문서·사진·동영상 등을 게시하는 것이 금지된다. 이를 어길 시 2년 이하 징역에 처하거나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안녕? 자연] 알프스 최고봉에 생긴 호수…지구 온난화로 녹아내리다

    [안녕? 자연] 알프스 최고봉에 생긴 호수…지구 온난화로 녹아내리다

    지난달 프랑스를 중심으로 45도를 웃도는 역대 최고의 폭염이 유럽을 덮친 가운데, 알프스 산맥 정상 부근 빙하가 녹아내려 거대한 호수가 형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산악인 브라이언 메스트레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알프스 산맥의 최고봉 몽블랑 정상 부근에서 커다란 호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특히 메스트레가 발견한 호수는 불과 열흘 사이 형성돼 기후변화에 따른 빙하 붕괴가 우려된다. 메스트레에 따르면 이 호수는 알프스 최고봉인 몽블랑 산맥의 ‘덴트 두 제앙’(Dent du Géant)과 ‘아이구일레 마르브레’(Aiguilles Marbr es) 산 일대 3352m 지점에서 발견됐다. 그는 “불과 열흘 전 동료가 같은 지점을 방문했을 때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못 보던 호수가 생겼더라"면서 "4700m 높이에서는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지난 6월 몽블랑 4810m 지점의 낮 기온은 10도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이상 고온이 열흘 사이 빙하를 호수로 만들어 버렸다는 설명이다. 유럽연합(EU)이 운영하는 코페르니쿠스 기후변동분석국은 지난 6월 지구의 폭염이 기상 관측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유럽은 평년보다 2도 이상 기온이 올라갔고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북부는 평년보다 6~10도나 기온이 높았다.메스트레는 “알프스 산맥 곳곳의 빙하가 붕괴되고 있다. 매우 걱정스러운 징조”라면서 “기후 변화에 대한 경고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 정도 높이에는 당연히 얼음과 눈이 있어야 한다. 액체 상태의 물이 아니라. 6~8월 사이 알프스 등반을 자주 했는데, 몇 시간만 지나면 물병이 꽁꽁 얼었다. 이런 거대한 물웅덩이는 처음 본다”고 밝혔다. 현지언론은 지난 2015년에도 루도빅 라바넬이라는 빙하학자가 알프스 산맥에서 유사한 호수를 발견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라바넬 박사는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해 얼음산이 붕괴되고 있다”면서 “저 높은 산들이 견고해보이겠지만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대형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위스와 네덜란드 연구팀 역시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21세기 안에 알프스 빙하의 90%가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스위스 취리히공대와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연구팀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고 지금과 같은 지구온난화가 지속된다면, 최악의 경우 알프스 빙하는 정상 일부의 얼음을 제외한 90% 이상이 녹아내릴 것”이라고 관측했다.현재 알프스 산맥을 뒤덮고 있는 빙하는 4000여개. 유럽에 있는 빙하의 전체 부피는 100㎦로 올림픽 공식 수영장 4억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 이 빙하가 녹아내릴 경우 유럽 일대에 대규모 산사태 피해와 심각한 식수난이 발생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해리 제코라리 델프트공대 교수는 “알프스 빙하는 일대에 수백만톤의 물을 공급하는 상수원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우리가 빙하에서 물을 얻고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면서 “알프스 빙하가 녹으면 히말라야나 안데스 등지에 사는 수십억명이 어디에서 물을 얻을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로버트 보타르박사는 오는 21세기 말 프랑스 여름 평균 기온은 50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전문가들의 말처럼 덥고 긴 여름이 새로운 여름의 기준이 되어 다음 세기 중반에는 50도를 웃도는 날씨가 여름의 표준으로 자리잡는다면, 앞으로 알프스 정상에서는 호수를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경제 블로그] 기업은행 창립 이후 최대 ‘승진 잔치’ 왜

    [경제 블로그] 기업은행 창립 이후 최대 ‘승진 잔치’ 왜

    IBK기업은행이 최근 2명의 신임 부행장을 포함해 464명의 승진 인사를 냈습니다. 올 초(464명)까지 포함하면 1년 새 913명이 승진했습니다. 지난 3월 기준 기업은행의 정규직원(1만 2985명) 가운데 7%나 승진한 셈입니다. 기업은행은 최고 실적을 토대로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를 냈다고 ‘자화자찬’했습니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대거 늘면서 이들이 맡았던 지점장과 팀장 자리를 채우기 위한 불가피한 ‘승진 잔치’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임금피크제가 역설적으로 승진의 숨통을 트여 준 꼴입니다. 2017년까지 32명이던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지난해(311명)와 올해(478명) 10배 수준으로 급증했습니다. 2022년에는 직원 약 12.3%(1033명)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기업은행에선 만 57세 이상인 임금피크제 직원의 경우 사실상 현업에서 물러납니다. 이들은 주로 결정권이 없는 감사 업무를 맡습니다. 특히 대규모 승진 인사는 났지만 중간 책임자가 많은 ‘항아리형 인력 구조’는 여전합니다. 게다가 전체 인력은 그대로인데,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사람이 늘면서 기존 인력에 주어지는 부담이 더 무거워질 것이란 우려도 높습니다. 기업은행은 2016년 1월 이후로 희망퇴직제도마저 없앴습니다. 비금융 공공기관과의 형평성 때문에 높은 퇴직금을 주고 퇴직을 유도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기업은행은 인건비 예산을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운영합니다. 반면 다른 시중은행은 디지털뱅킹 시대를 대비해 많은 퇴직금을 주는 희망퇴직 실시로 인력 구조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순발력이 떨어지는 과거 인사 관리로 인한 부담이 이제 돌아오고 있는 셈입니다. 상반기에 220명을 뽑은 기업은행은 하반기 채용 규모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오는 12월 임기가 끝나는 김도진 은행장은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기업은행의 인력 구조 개편은 다음 은행장의 과제로 남게 됐습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MB ’삼성 추가 뇌물’에 “자금 지원 요청받아”

    MB ’삼성 추가 뇌물’에 “자금 지원 요청받아”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에 나와 또다시 불리한 증언을 내놨다. 이번에는 삼성 추가 뇌물 혐의와 관련해 “대통령이 취임 전후로 자금 지원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 심리로 17일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 전 부회장은 “에이킨 검프의 김석한 변호사로부터 자금 지원 얘기를 두 번 들었는데 한 번은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이었고 한 번은 대통령 취임 이후 김석한 본인이 청와대에 다녀왔다면서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시기나 미국 법인 이야기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김 변호사의 요청을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해 당시 삼성전자 미국법인 최도석 경영총괄 담당 사장에게 ‘요청대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부회장은 지난 3월에도 법정에 나와 삼성이 다스의 미국 소송비 대납 관련 자금을 지원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삼성 본사 뿐 아니라 삼성전자 미국 법인 계좌에서도 2008년 다스의 미국 소송을 대리한 로펌인 ‘에이킨 검프’로 430만 달러(약 51억여원)가 송금됐다며 이를 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에 추가했다. 이 전 부회장은 “피고인에게 자금을 지원해주는 의미였다고 보면 되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전 부회장에 앞서 증인으로 나온 최도석 전 사장도 법정에서 “이학수 실장이 전화해서 ‘에이킨 검프에서 미국 법인으로 인보이스(송장)가 오면 그대로 해주라’고 지시해 미국 법인 직원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 측은 “김 변호사가 이 전 대통령을 팔아 개인적 이득을 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반박했고, 이 전 부회장과 최 전 사장이 같은 로펌의 법률자문을 받으며 진술을 맞추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이들의 진술이 신빙성이 적다고 역설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문 대통령 “일본, 우리 성장 가로막아…결코 성공 못할 것”

    문 대통령 “일본, 우리 성장 가로막아…결코 성공 못할 것”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높은 성장을 도모하는 시기에 경제 성장을 가로막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일본의 의도가 거기에 있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결국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을 경고한다”며 “일본 정부는 일방적인 압박을 거두고 이제라도 외교적 해결의 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공개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3번째다.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가 한국 경제의 핵심 경쟁력인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제한으로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본의 의도가 거기에 있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일본이 이번 조치를 한국의 대북제재 위반 의혹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강력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은 당초 강제징용에 대한 우리 대법원판결을 조치의 이유로 내세웠다가 개인과 기업 간 민사 판결을 통상문제로 연결 짓는 데 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하자 우리에게 전략물자 밀반출과 대북제재 위반 의혹이 있기 때문인 양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이는 4대 국제수출 통제체제를 모범적으로 이행할 뿐 아니라 유엔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제재 틀 안에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는 우리 정부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동참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에 불신을 야기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그런 의혹을 실제로 갖고 있었다면 우방으로서 한국에 먼저 문제 제기하거나 국제 감시기구에 문제 제기하면 되는데 사전에 아무 말도 없다가 느닷없는 의혹을 제기했다”며 “논란의 과정에서 오히려 일본의 수출통제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점에 대해서는 양국이 더는 소모적 논쟁을 할 필요가 없다”며 “일본이 의혹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면 이미 우리 정부가 제안한 대로 양국이 함께 국제기구 검증을 받아 의혹을 해소하고 그 결과에 따르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기업이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과거 여러 차례 전 국민이 단합된 힘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했듯 어려움을 이겨낼 것”이라며 “오히려 일본과의 제조업 분업 체계에 대한 신뢰를 깨뜨려 일본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수입처 다변화나 국산화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이번 일을 우리 경제의 전화위복 기회로 삼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외교적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 한편으로 기업이 이 상황을 자신감 있게 대응해 나가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기왕 추진해오던 경제 체질 개선 노력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며 “우린 어떤 경우에도 이 상황을 극복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경제는 깊이 맞물려 있고 국교 정상화 이후 양국을 서로 도우며 경제를 발전시켰다”며 “특히 제조업 분야는 한국이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겪으면서도 국제분업 질서 속에 부품·소재부터 완성품 생산까지 전 과정이 긴밀하게 연결돼 함께 성장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본의 조치는 상호 의존·공생으로 반세기간 축적해온 한일경제협력의 틀을 깨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의 수출제한 조치를 엄중히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더군다나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는 자국 산업 피해를 막기 위한 통상적인 보호무역 조치와는 방법과 목적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또 “과거사 문제는 한일관계에서 주머니 속 송곳과 같아 때때로 우리를 아프게 찌른다”면서도 “그러나 양국은 과거사 문제를 별도 관리하면서 그로 인해 경제·문화·외교·안보 분야 협력이 훼손되지 않게 지혜를 모아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저 역시 여러 차례 과거사 문제는 그 문제대로 지혜를 모아 해결해나가면서 양국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함께 협력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해왔다”며 “일본이 이번에 전례 없이 과거사 문제를 경제 문제와 연계시킨 것은 양국 관계 발전의 역사에 역행하는 대단히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고 거듭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한 대법원판결 이행 문제의 원만한 외교적 해결방안을 일본 정부에 제시했다”며 “우리 정부는 그 방안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한 바 없다. 양국 국민과 피해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 함께 논의해보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일본 정부는 아무런 외교적 협의나 노력 없이 일방적 조치를 전격적으로 취했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도 자신감을 갖고 기업이 어려움을 헤쳐나가도록 힘을 모아 달라”며 “우리 국력은 숱한 위기를 극복하며 키워온 것으로, 지금보다 더 어려운 도전을 이겨내면서 오늘의 대한민국 이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숱한 고비와 도전을 이겨낸 것은 언제나 국민의 힘”이라며 “저와 정부는 변함없이 국민의 힘을 믿고 엄중한 상황을 헤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회와 정치권의 초당적인 협력도 당부드린다”며 “지금 경제 상황을 엄중히 본다면 협력을 서둘러주실 것을 강력히 당부드린다. 그것이야말로 정부와 우리 기업이 엄중한 상황을 극복하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주민이 정책 발의… 강서, 직접민주주의 싹 틔웠다

    주민이 정책 발의… 강서, 직접민주주의 싹 틔웠다

    지난 10일 오후 7시, 서울 강서구 화곡6동 주민센터 내 회의실에서 강서구 민주주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회의가 열렸다. 주민들이 직접 마을 발전을 위한 사업을 결정하는 ‘제1회 화곡6동 주민총회’가 개최된 것. 회의실은 120여명의 주민들로 북적였다. 주민이 주인이 되는 기념비적인 첫 회의를 축하하기 위해 노현송 강서구청장도 참석했다. 노 구청장은 주민 한 명 한 명의 손을 잡으며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진정한 자치시대’가 열렸다”고 역설했다. 이날 총회에선 자치·교육·문화예술·생활복지·미래발전 등 5개 분과에서 총 10개 마을의제를 발표했다. 자치분과는 동네 곳곳에 마을 소식을 전하는 ‘마을 소식 게시판 설치’ 사업을, 생활복지분과는 공동구매사업과 직거래장터 운영을 위한 ‘공유경제 마을’과 같은 골목을 공유하는 주민들과 골목밥상을 운영하는 ‘마을밥상’을, 미래발전분과는 동 발전을 위한 장기 사업인 서부광역철도사업과 먹자골목 등 지역 상권 활성화를 준비하는 ‘미래발전태스크포스(TF)’를, 문화예술분과는 주민 운동회인 ‘한마당 축제’와 ‘방울방울 물놀이 축제’를, 교육분과는 아이들에게 숲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숲이랑 놀자’ 등 3개 사업을 내놨다. 각 의제 발표 후 현장에서 진행된 전자투표와 총회에 참석하지 못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투표를 합쳐 사업 추진 여부가 결정됐다. 총 10개 의제 중 마을 소식 게시판 설치, 마을밥상, 미래발전TF, 한마당 축제, 숲이랑 놀자 등 5개 사업이 과반수 찬성을 얻어 내년 추진 사업으로 결정됐다. 추민총회는 화곡6동을 시작으로 오는 18일 우장산동과 화곡3동, 20일 등촌2동, 23일 방화3동 등 주민자치회 5개 시범 동에서 차례차례 열린다. 구는 지난 3월 11일부터 4월 12일까지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에 참여할 5개 동을 모집했다. 주민자치회는 기존 주민자치위원회보다 권한과 지위가 향상된 주민자치 조직이다. 주민자치위원회가 동 자문기구 역할에 머문 반면 주민자치회는 예산을 지원받아 동 발전을 위한 사업을 직접 계획하고 실행한다. 5개 시범 동에선 지난 4월 주민자치회가 출범해 임원 선출, 운영 세칙 수립, 분과 구성, 의제 발굴 등을 거쳐 주민들에게 필요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자치계획을 마련했다. 노 구청장은 “화곡6동 주민총회를 계기로 주민들이 직접 마을의제를 발굴하고 토론으로 결정하는 직접 민주주의 시스템이 지역에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트럼프, 오바마 괴롭히려 핵합의 탈퇴”…英 외교문서 또 유출

    이란이 미국 등과의 핵합의안인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기준을 넘겨 우라늄 농축도를 높여 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JCPOA에서 탈퇴한 것은 전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괴롭히려는 것이라는 외교 문건이 폭로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3일(현지시간) 킴 대럭 전 주미 영국대사가 이 같은 내용의 문건을 지난해 5월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대럭 전 대사는 이 문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합의 탈퇴는) 외교적인 반달리즘”이라고 표현했다. 이 매체는 문건의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이 합의에 대해 ‘재앙’이라거나 ‘최악의 합의’라고 비난했다. 문건은 영국 외무장관이던 보리스 존슨이 지난해 미국 방문에서 이란 핵합의 유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촉구하고 귀국한 이후에 작성된 것이다. 대럭 전 대사는 이 메모에서 미 대통령 보좌진의 분열과 핵합의 탈퇴 이후 상황에 대한 백악관의 일상적인 전략 부재를 강조하면서 “이는 역설적으로 당신이 트럼프 대통령 측근을 만날 이례적인 기회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정부는 외교적인 반달리즘 행동을 원하고 있으며 이는 이념적이고 성격적인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며 “그것(이란 핵합의)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합의였다”고 보고했다. 그는 “그들은 향후 어떠한 대책에 대해서도 분명히 할 수 없다”고도 했다. 한편 대럭 전 대사의 외교기밀 유출 사건을 조사 중인 영국 당국은 용의자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이날 전했다. 정부 소식통은 “과거 데이터 파일에 접근할 수 있는 자의 소행으로 다양한 자료를 차지했다. 법정에서 다뤄야 할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정의당 신임 대표에 심상정…2년 만에 당 대표 복귀

    정의당 신임 대표에 심상정…2년 만에 당 대표 복귀

    정의당의 새 대표에 심상정 의원이 선출됐다. 이로써 그는 2년 만에 당 대표로 복귀하게 됐다. 정의당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5기 대표단 선출 보고대회’를 열고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6일간 진행한 5기 전국동시당직선거 결과를 발표했다. 개표 결과 심 대표는 1만 6177표(득표율 83.58%)를 득표해 3178표(득표율 16.42%)를 얻은 양경규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보다 크게 앞서 당권을 거머쥐었다. 심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한국 정치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자유한국당을 역사의 뒤안길로 퇴출하고, 집권 포만감에 빠져 뒷걸음치는 더불어민주당과 개혁 경쟁을 넘어 집권 경쟁을 시작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심 대표는 “정의당은 더 이상 ‘소금정당’, ‘등대정당’의 역할에 머무를 수 없다”며 “1800만 촛불의 대표 정당으로 발돋움해 총선 승리와 진보 집권의 길을 열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내년 총선은 촛불 이후 첫 선거로, 한국당의 부활이냐 정의당의 약진이냐로 판가름 난다”면서 “총선 승리로 60년 양당 기득권 정치를 종식하고 다원적 정당 체제의 대전환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특히 심 대표는 “모든 것을 걸고 선거제도 개혁을 기필코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총선에서 비례정당의 한계를 넘어서는 데 집중하겠다”며 “지역구 후보들의 출마와 당선을 위해 당의 모든 역량을 투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김종민·임한솔·박예휘 부대표도 함께 선출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기는 중국] 中 일부 도시,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2.5일 휴일제’ 도입

    중국 일부 도시를 중심으로 2.5일 휴일제가 전격 도입될 전망이다. 시행이 확정될 시 해당 지역 직장인들은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총 2.5일 동안 휴일을 즐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최근 중국의 11개 지역 성 정부를 중심으로 직장인들의 소비력 확대를 목적으로 한 2.5일 휴일제 도입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2.5일 휴일제 도입에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보인 지역에는 △장쑤성(江苏省) △허베이(河北) △장시(江西) △충칭(重庆) △간쑤(甘肃) △랴오닝(辽宁) △안후이(安徽) △산시(陕西) △구이저우(贵州) △푸젠(福建) △저장(浙江) △광둥(广东) △후난성(湖南省) 등 12곳이다. 실제로 2.5일 휴일제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한 지역은 장쑤성 정부다. 장쑤성 정부는 지난 1일과 5일 두 차례에 걸쳐 ‘2.5일 휴가제’ 도입 및 시행 장려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올 3월 양회(两会·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참석한 전국인민대표대회 슝쓰둥(熊思东) 대표는 “2018년 중국 근로자의 1인당 근무시간은 무려 2100시간에 달한다”면서 “다른 이웃한 국가들의 노동시간과 비교해 매우 긴 시간이다. 특히 다수의 1~2선 대도시에서의 직장인 야근은 일상화 됐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며 2.5일 휴일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특히 챠오바오윈(乔宝云) 중국공공재정·정책연구원(中国公共财政与政策研究院) 원장은 “국내 소비 부족은 중국이 향후 직면하게 될 도전으로 경제발달 성(省)인 장쑤가 ‘2.5일 휴가제’ 도입을 모색하는 것은 소비를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일리가 있다”며 정책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중국 국무원 등 중앙 정부도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중국 국무원판공실(国务院办公室)은 ‘관광 투자 및 소비 촉진에 관한 약간의 의견'(关于进一步促进旅游投资和消费的若干意见)을 통해 조건이 갖춰진 지역 정부와 해당 지역 소재의 기업의 경우 환경과 법에 의거해 근무 및 휴식 제도를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국무원의 해당 공식 입장 중에는 금요일 오후부터 주말까지 근로자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2.5일 휴일제’와 관련한 여건 마련 등의 주문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각에서는 ‘2.5일 휴일제’ 보급이 곧장 소비 진작 등의 효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롄핑(连平) 교통은행 수석 경제 분석학자는 “주민의 소비력 증진만이 해당 지역과 국가 경제를 위한 소비 증대로 이어지는 유일한 요인”이라면서 “휴일 기간을 확대한다고 해서 해당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5일 휴가제’ 시행은 사람들이 매주 동일하게 2.5일을 쉬는, 일상적인 휴일에 해당한다”면서 “뚜렷한 소비 증진 효과는 노동절 황금연휴와 같은 장기 휴일의 경우에만 나타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日 경제보복 ‘허 찌른’ NSC, “한일 공동조사, 우리 잘못없으면 수출제한 철회하라”

    청와대가 12일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등 경제보복을 돌파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 등 제3자를 통한 국제 검증’이라는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일본 정치권 및 보수 언론이 한국이 대북제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이 수출규제의 원인인 양 여론전을 펴자, 청와대는 국제기구를 통해 진상을 가리자며 ‘역공’에 나선 것이다. 김유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불필요한 논쟁을 중단하고 일본 정부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를 명백히 밝히기 위해 유엔 안보리 전문가 패널 또는 적절한 국제기구에 공정한 조사를 의뢰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요구했다. NSC가 직접 브리핑을 자처해 특정 국가를 향한 입장을 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김 사무처장은 “조사 결과 우리 정부의 잘못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에 대한 사과는 물론 보복적 성격의 수출규제 조치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본의 조치가 부당하다’는 우리 측 주장이 옮다는 점을 입증하는 동시에, 이를 규제 철회 카드로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만큼 일본의 주장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대북 제재 위반은 없었다’는 사실이 이런 요구의 밑바탕이 됐다. 김 사무처장은 ‘전략물자가 한국에서 불법 수출된 사례가 지난 4년간 156건 적발됐다’는 통계에 대해서도 “일부 민간기업이 정부 통제를 조금이나마 위반하면, 필요한 조처를 하고 이를 공개하고 있다. 해당 통계는 우리 정부가 규범을 철저하게 이행함을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조사 결과 우리 정부의 잘못이 발견된다면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사과하고 시정 조치를 즉각 취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또한 “일본도 수출통제 제도를 투명하게 운용하고 있는지 자문해보기 바란다”고 공세를 취했다.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불화수소 등 전략물자를 밀수출한 나라는 오히려 일본’이라며 일본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CISTEC) 자료를 인용하는 등 일본의 수출 통제 관련 허점이 드러난 상황이다. 청와대는 안보리 등 국제기구를 통한 조사가 이뤄진다면 한국이 아닌 일본의 잘못이 드러날 가능성이 더 크며, 이 경우 궁지에 몰린 일본이 규제 조치 철회 등을 선택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한국의 대북제재 이행이 문제’라는 일본 측 주장은 설득력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 국제 사회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 객관적 기구를 통한 검증이 이뤄질 경우 우리 주장의 사실성과 일본 측 주장의 허구성을 공인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제사회 여론이 조성된다면 아직 일본 경제보복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미국 역시 문제 해결에 수월히 나설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 사무처장은“(미국 출장 중인)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최근 일본의 부당한 조치에 대해 미국 측과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한미, 하노이회담 재구성 통해 정교한 비핵화 협상 키 잡아야”

    “한미, 하노이회담 재구성 통해 정교한 비핵화 협상 키 잡아야”

    하노이 회담의 뜻하지 않은 결과에 충격에 빠졌던 전문가들이 많았다. 소망적 사고로 미래를 섣불리 예단한 후과란 비판이 비등했다. 그러나 이 같은 비판이 하노이 회담의 긍정 요인에 눈을 가리고 미래에 대한 전망적 구상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 다행스럽게 이번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으로 우리는 하노이 직후로 되돌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3월 이후 팽배했던 패배주의를 극복할 계기를 마련했다. 하노이 회담에서의 3가지 쟁점을 중심으로 당시 회담을 돌아보고자 한다. 그리고 그것이 4월 한미 정상회담, 6월의 북미 판문점 정상회담 등에서 얼마나 메워지고 있는지 분석해 가까운 미래를 전망하며 균형감 있는 미래 전략을 제안하려 한다. 하노이에서 북한과 미국 지도자는 제재의 목적에 대한 철학의 차이, 북한식 표현에 따르면 ‘셈법’의 차이를 드러냈다. 두 번째는 영변+α라 부르는 숨겨 놓았다는 시설과 비핵화의 범주에 대한 팩트 논란이 있다. 마지막으로 비핵화의 방법, 즉 프로세스를 보는 인식의 차이다. ①북미 간 두 제재 철학의 충돌로 흥정 실패 김정은이 하노이 회담 이후 미국식 셈법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두 관점의 충돌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으로선 지난 1년여 도발을 중단하고 협상에 나섰는데 제재의 중단 또는 해제가 주어지지 않으니 안보리 결의안 85항을 지키지 않는 미국이 이해될 리가 없다. 물론 영변 해체의 가격을 둘러싼 흥정의 실패이기도 했다. 어쩌면 북한이 물정을 알게 된 점이 하노이 회담의 역설적 성과이기도 하다.②영변 지역 해체 범위 둘러싼 팩트 논란 요컨대 하노이 회담에서 드러나지 않은 ‘사실’은 북한이 해체할 영변 지역의 범위를 어디로 한정할 것인가와 비핵화의 최종 목표(end state)와 일정표를 사전에 합의할 것인가, 두 쟁점을 둘러싼 것이었다. 전자의 쟁점은 그러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마지막에 해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③美 “先포괄적 합의” vs 北 “계단식 합의” 셋째는 비핵화 방법의 문제로 미국이 요구한 빅딜을 분석하면 사실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으로 축약된다. 즉 비핵화의 최종 목표를 명기하고 이를 달성하는 프로세스를 3단계나 4단계 등으로 구체화하는 것이다. 포괄적 합의가 이뤄지면 비핵화 실행은 낮은 수준이라도 동시 이행을 통해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북한이 계단식 방법이라 부르는 군축론적 접근법이다. 단계마다 합의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이 이행된 다음 단계 목표와 이행 방법을 합의하자는 것이다. 군축협상의 신뢰 구축(CBM) 방정식에 가깝다.결국 선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론을 빅딜이라고 부른다면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접근법은 어떤 경우에도 스몰딜이 될 수밖에 없다. 빅딜이라는 프레임에 갇히는 한 모든 비핵화의 공정은 스몰딜이 된다. 여기에 “스몰딜을 할 바에야 차라리 노딜을 해야 한다”는 프레임이 더해지면 사실 적대국끼리 안보 협상은 첫발을 내딛기조차 힘들어진다. 다가오는 실무 회동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하노이 회담을 제대로 복기하는 것이다. 이 협상마저 실패한다면 북한은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이 분명하다. 그것이 12월을 기점으로 한 도발일 수도 있고 핵보유국 상태에서 북중러 협력이란 진영 논리를 통해 체제를 유지하는 방법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방향이든 내년 한국 총선, 일본 도쿄올림픽, 미국의 대선 등은 북한에 불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시간이 결코 한국과 미국 편이 아니란 뜻이다. 따라서 정교한 협상의 틀을 짜내는 것은 한국과 미국의 몫이다. 하노이의 시간대별 재구성을 통해 당시 논의를 꼼꼼하게 재론해 철학의 차이와 전략의 차이, 그리고 팩트에 근거한 방법론의 차이를 재검토하는 것이다. 뛰면서 학습할 때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로 돌아가자.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문 대통령 “반칙·특권 없애야 경쟁력…공공기관 모범 보여야”

    문 대통령 “반칙·특권 없애야 경쟁력…공공기관 모범 보여야”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반칙·특권이 사라지고 공정이 자리 잡아야 중소기업이 더 좋은 제품에 열정을 쏟을 수 있고, 대기업도 더욱 경쟁력을 높이고 존경받을 수 있다”며 공공기관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공정경제 성과보고 회의에서 “공공기관은 공정경제 실현의 마중물로서 민간기업 불공정거래를 줄이려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국민 삶과 밀접한 공공기관부터 공정경제의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공공기관의 거래조건은 민간기업 간 거래에도 중요한 근거나 기준이 되기에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공정경제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과 함께 현 정부 경제정책 3대 축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공공기관은 경제주체로서 비중이 매우 크다”며 “공공기관 예산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35~40% 수준인 600조원 이상으로, 수많은 협력업체와 하도급업체가 공공기관과 직간접적으로 거래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서 여러 산업 생태계의 최상위에 있기에 공정거래 확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른바 ‘룰 메이커’로 경제행태, 거래행태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시장의 바탕은 신뢰로, 투명하고 자유로운 시장이 가장 좋은 시장”이라며 “반칙·특권이 사라지고 공정이 자리 잡아야 중소기업이 더 좋은 제품에 열정을 쏟을 수 있고, 대기업도 더욱 경쟁력을 높이고 존경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정한 경쟁이 보장돼야 혁신·포용 속에서 경제활력이 살아나고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그만큼 높아진다”며 “시장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낼 수 없고 공정한 시장을 위한 규칙을 만들어 꾸준히 관리해야 만들어진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과거처럼 일률적 기준과 제재 위주 방식이 아니라 사업 특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맞춤형으로 거래 관행을 개선하는 방식의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진해왔다”며 “시장 상황에 적합하면서도 유연한 방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현 정부가 ‘모범거래 모델’을 제시했다며 “협력업체에 위험이나 비용 부담을 부당하게 떠넘기지 못하도록 해 정당한 대가 지급을 보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 조항과 면책 규정을 삭제·개선했고 소비자·임차인에게 일방적으로 부담이 전가되지 않게 했다”며 “최저가 외에도 합리적 시장가격을 적용하도록 했고, 금액을 과도하게 깎거나 공사 기간을 과도하게 줄이고 책임을 떠넘기는 행위를 제한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공공기관과 거래 당사자인 민간기업 사이에 불공정행위를 차단했다”며 “하도급 관계가 구조적으로 형성되지 않도록 공동도급방식 등 수평적 계약방식 도입, 하도급 대금과 노동자 임금이 체불되지 않게 공공기관 직접 지급, 입찰 담합 업체에 대한 신속한 손해배상 책임 장치 등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공공기관의 맞춤형 거래 관행 개선을 시범적용을 거쳐 모든 공공기관으로 확대하고 민간까지 확산할 계획”이라며 “공정거래 원칙 준수가 공공기관에도 이익이 되도록 공공기관과 임직원의 성과 평가에 반영하겠다. 국회에 계류중인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서도 당정이 적극 협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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