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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제 경쟁’ 이기고 ‘노동 경쟁’서 졌다… 美 중임금 노동자의 몰락

    ‘체제 경쟁’ 이기고 ‘노동 경쟁’서 졌다… 美 중임금 노동자의 몰락

    영국의 브렉시트 사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당선, 심지어 사회민주주의와 복지국가 전통이 강했던 유럽에서도 포퓰리즘 성향의 신생정당이 돌풍을 일으키는 것 역시 ‘불평등 확대’와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과 포용국가론 역시 ‘불평등 해소’의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정책의 세계에서, 좋은 의도가 반드시 좋은 결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정책수단이 좋은 결과로 연결되는 것이다. 좋은 정책의 선결조건은 정확한 ‘원인 분석’이다. 한국의 불평등은 왜 확대되고 있는 것일까? 선진국에서는 왜 불평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일까? ‘불평등 확대 원인’을 둘러싸고, 크게 두 가지 해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재벌·대기업의 ‘갑질’과 ‘불공정’ 때문이라고 보는 경우이다. 이를테면 ‘적폐’(積弊) 때문에 불평등이 커진다고 보는 시각이다. 이 경우 불평등 해법은 갑을관계 개선, 원청·하청의 공정경제 실현, 대기업·중소기업의 상생 협력, 부유층에 대한 강력한 누진세 적용 등이 된다. 상대적으로 진보성향 정치권, 진보성향 시민단체, 진보성향 언론에서 이런 경향이 강하다. 물론 이 주장 역시 ‘진실의 일단’을 담고 있다. 우리는 전속거래의 폐해, 대기업의 기술 탈취, 단가 후려치기 등이 실존하는 현실을 잘 알고 있다. 이런 요인들도 불평등 확대의 ‘일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중심적인’ 원인으로 보는 것은 과장된 접근이다. 불평등 확대에 대한 두 번째 해석은 ‘경제 환경의 구조변화’로 보는 시각이다. ‘경제 환경의 구조변화’란 국제 분업 구조의 재편과 기술적 환경변화를 포괄한다. 두 번째 해석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미국의 노동시장 양극화 최근 한국은행이 발간한 ‘미국의 노동시장 양극화 배경 및 시사점’(한은, 국제경제리뷰, 제2019-01호)이라는 연구보고서는 매우 흥미롭다. 미국의 노동시장 불평등이 확대되는 양상과 원인을 명료하게 보여 준다. 최근 미국 실업률은 3.9%(2018년)까지 하락했다. 1969년(3.5%) 이후 최저 수준일 정도로 고용 상황이 좋다. 흥미로운 것은 취업자를 ①고임금 ②중임금 ③저임금으로 나눌 경우 2008년~2017년의 기간 동안 ①고임금(+1.8%) ③저임금(+1.7%)은 늘어났지만, ②중임금(-0.2%)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이다. 임금수준별 취업자 수 비중 변화를 살펴보면, 2008년~2017년 중 ①고임금(20.3%→22.6%) 비중과 ③저임금(17.4%→19.2%) 비중은 늘어났다. 그런데 ②중임금(62.3%→58.2%) 비중은 오히려 하락했다. 임금수준별 비중의 변화분만을 살펴보면 V자 곡선에 가깝다. 특히 자동화에 유리한 반복 업무(routine job)에서 인력 대체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반복 업무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일자리가 ‘중간숙련 일자리’이다. 2008년~2010년 기간 동안 미국의 제조업 취업자 수는 216만개 감소했는데 이 중에서 78.7%(170만개)가 ‘중간숙련’ 일자리였다. 흥미로운 현상은 중임금(중간숙련) 일자리는 대폭 줄었는데, 고임금(고숙련) 일자리는 오히려 가장 많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고임금(고숙련) 일자리는 왜 늘어나는 것일까? 2010년~2017년 기간 중 연평균 취업자 수 증가율을 보면, 고숙련(2.0%) 일자리가 중간숙련(1.4%) 및 저숙련(1.8%) 일자리를 상회했다. 세부 직종을 보면 이들은 대부분 첨단 고숙련을 상징하는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 부문에 해당한다. 그럼 저임금(저숙련) 일자리는 왜 늘어났을까? ‘고령화’로 인한 실버산업의 성장 때문이다. 의료 산업, 요양 서비스 산업이 해당한다.●아시아 중산층 승자… 선진국 중산층은 패자 ‘중임금=중간숙련 노동자’는 왜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일까? 부분적으로는 ‘자동화=로봇화’ 때문이다. 그러나 자동화보다 더 큰 요인이 있는데 이는 ‘세계화’이다. 우리가 유의해야 할 것은 ‘세계화’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누가 이익을 얻고, 누가 손해를 봤는지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세계화의 실체는 ‘아시아의 경제적 부상’을 의미하며, 세계화의 최대 수혜집단은 아시아의 중산층이고, 세계화의 최대 피해집단은 선진국의 중산층이다. 이런 현상을 잘 보여 주는 자료가 ‘코끼리 곡선’이다.(‘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21세기북스) 밀라노비치의 코끼리 곡선 그래프에서 X축은 전 세계 인구를 소득 100분위로 배열했다. Y축은 1988년~2008년 기간 동안의 소득 증가율이다. 그래프상에서 A지점, B지점, C지점을 각각 살펴보자. A지점은 글로벌 소득 백분위로 볼 때, 약 55분위에 위치한다. 해당 기간 동안 소득증가율은 80%에 달한다. X축을 기준으로 글로벌 소득분포에서 40분위~60분위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모두 소득증가율이 70% 수준이다. 이들의 규모가 세계 인구의 5분의1이다. A지점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중국이 압도적으로 많고, 나머지는 인도,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국민들이다. B지점은 글로벌 소득분포에서 80분위~90분위에 해당한다. 이들은 소득이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이들은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의 중임금·저임금 노동자들이다. C지점은 세계 각국의 최고 부유층인 최상위 1%들이다. 이 중 절반은 미국 부유층이고, 나머지는 일본을 포함한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의 부유층이다. 종합해 보면, 아시아에 몰려 있는 글로벌 신흥 중산층이 세계화로 가장 큰 이익을 봤고,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의 중산층이 가장 큰 손해를 봤다.●‘공산주의 붕괴’ 역설 브랑코 밀라노비치는 세계화 효과를 측정함에 있어서 해당 기간을 1988년~2008년으로 잡았다. 왜 하필 1988년일까? 그것은 ‘공산주의 붕괴 시점’이기 때문이다. 1989년 동독이 몰락하고 독일 통일이 이뤄진다. 1989년~1990년에 루마니아, 헝가리, 폴란드 등의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들이 차례차례 몰락한다. 1991년 소비에트연방(소련)이 해체된다. 미국과 소련을 정점으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는 ‘체제 경쟁’을 했다. 동유럽과 소련의 몰락으로 체제 경쟁의 승자가 분명해졌다. 미국과 자본주의가 승리했다. 문제는 자본주의가 승리하고, 공산주의가 몰락한 이후 발생했다. 공산주의 국가들은 몰락 이후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수용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1970년대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공업화를 위한 ‘추격(Catch Up) 전략’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글로벌 노동시장’에서 대격변이 벌어진다. 리처드 프리먼의 연구에 의하면 ‘공산주의 붕괴 이전’에 약 15억명이었던 글로벌 노동시장 규모는 ‘공산주의 붕괴 이후’에 약 30억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글로벌 노동시장에서 ‘노동력 공급’이 2배로 늘어나게 됐다. 프리먼은 이를 “거대한 2배”(Great Doubling)라고 표현한다. 글로벌 노동력이 30억명으로 늘어나게 되자 자본주의 국가의 노동시장은 두 가지 영향을 받게 된다. 첫째 자본에 대한 ‘노동의 교섭력’이 약화된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에서 노동소득분배율이 하락하고 있는 원인 중 하나이다. 둘째 선진국 노동시장을 ①고임금 ②중임금 ③저임금으로 구분할 경우, 선진국의 ‘중임금 노동자’가 중국 노동자에 비해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차원에서 경쟁열위가 된다. 직관적으로 비유하면, 미국 중임금 노동자가 300만원에 만드는 산출물을 중국 노동자는 200만원에 만드는 꼴이다. 미국 중임금 노동자가 ‘통째로’ 퇴출당하게 된다. 요컨대 선진국의 노동시장 양극화는 선진국 부유층이 ‘착취’를 강화해서가 아니라, 아시아 신흥공업국의 노동자들이 선진국의 ‘중임금 노동자’를 몰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국가들은 ‘체제 경쟁’에서 승리했던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노동시장 경쟁’에서 패배하고 있는 중이다.●정세 변화의 본질은 ‘경쟁 격화’ 글로벌 정세변화의 본질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경쟁 격화’이다. 경쟁 격화는 경제주체 모두에게 과거와 다른 대응을 강요하고 있다. 여기서 경제주체란 ▲국가 ▲산업 ▲기업 ▲지역 ▲개인 모두를 포괄한다. 변화된 현실을 고려하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대응은 ‘공급측’ 역량강화(Empowerment)에 필요한 정책 일체이다. 전후(戰後) 유럽의 복지국가는 공급측 경쟁압박이 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총수요를 관리하는 ‘수요측’ 복지국가였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론과 포용국가론 역시 전성기 시절 유럽 복지국가 모델로부터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역시 ‘수요측’ 정책이 중심이다. 우리가 ‘경제환경의 구조변화’를 수용한다면, ‘공급측’ 소득주도성장론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공급측 역량강화 정책은 크게 3가지 방향으로 가능하다. 첫째 자본과 노동 자원의 ‘효율적 재배치’를 돕는 정책 일체가 중요하다. 각 부문의 ‘비효율’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공공부문 개혁, 노동시장 개혁, 재벌 개혁, 중소기업 지원체계 개혁을 점진적으로, 그러나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 둘째 경제정책은 경제정책스럽게, 사회정책은 사회정책스럽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 경제정책은 ‘효율성’과 ‘규모의 경제’를 중시해야 하고, 사회정책에서는 ‘안전망’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대상자는 좁게, 금액은 두텁게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개별정책으로 보면 ▲근로장려금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인적자원개발 ▲평생교육 체계정비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조기개입 강화(아동장려금, Child Tax Credit)가 중요하다. ‘경쟁격화’의 상황에서는 창조적 파괴와 혁신을 강조했던 슘페터리안적 접근이 더욱 절실하다. ■2월부터 ‘논설위원의 사이다’와 ´2019년 쟁점 분석´을 격주로 게재합니다.
  • “마지막까지 응급의료 발전 헌신… 숭고한 뜻 잇겠다”

    “마지막까지 응급의료 발전 헌신… 숭고한 뜻 잇겠다”

    연휴 근무 중 의자 앉은 채 급성심장사 文대통령 “유가족에 위로” 애도 메시지 “고인 잊지 말아달라” 靑 청원글도 등장 설 연휴 근무 중 숨진 윤한덕(51)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에 대한 추모가 잇따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사랑하는 남편과 아버지, 자식을 잃은 유가족께 깊은 위로 말씀을 드린다”며 “고인은 정말 자랑스러운 남편이자 아버지였고, 명예로운 대한민국의 아들이었다. 진심으로 국민과 함께 아픔을 나누고 싶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대한응급의학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윤 센터장은 중앙응급의료센터장으로서 한결같이 우리나라 응급의료의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며 “그 숭고한 뜻을 잇고 받들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고인을 잊지 말아 달라”는 청원글도 등장했다. 청원글 게시자는 “국가유공자가 이런 사람이 아니면 누가 유공자란 말이냐”면서 “그 작은 허리춤으로 누더기 같던 이 나라 응급의료를 그나마 이렇게라도 기워 내던 사람, 기억해 달라”고 애도했다. 윤 센터장은 지난 4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심정지로 숨진 채 발견됐다. 설 연휴 응급 환자가 늘 것에 대비해 지난 1일에도 퇴근을 미루고 늦게까지 초과근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책상을 떠나지 못하고 의자에 앉은 채로 숨졌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이날 “고도의 관상동맥경화에 따른 급성심장사”라고 중간 부검 결과를 발표했다. 전남대 의대를 졸업한 윤 센터장은 2002년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가 문을 열 당시 응급의료기획팀장으로 합류했다. 의료계에서 윤 센터장은 응급의료기관평가, 국가응급진료정보망 구축, 응급의료 전용 헬기 도입 등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헌신한 인물로 꼽힌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보건의 날’ 유공 국무총리 표창, 지난해 ‘보건의 날’ 유공 대통령 표창 등을 받았다. 숨지기 전까지도 의료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불합리한 응급의료체계를 개선하려고 애를 썼다. 그는 지난달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응급환자를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응급구조사가 환자 이송 중 기본적인 검사를 할 수 있도록 응급구조사의 업무 범위를 조정할 것을 역설하기도 했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도 지난해 10월 펴낸 저서 ‘골든아워’에서 윤 센터장을 ‘황무지에서 숲을 일구겠다’는 선택을 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생각 이외에는 어떤 다른 것도 머릿속에 넣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트럼프 장벽연설 맞서 캐러밴 1700명 도착… 국경 충돌 긴장감

    “국경서 소요사태 땐 트럼프 주장 힘 받아” 美 뉴멕시코 주지사, 주방위군 철수 명령 “트럼프 놀이에 더이상 동참 않겠다” 반기 미국 정착을 바라는 캐러밴(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 1700여명이 6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와 인접한 멕시코 국경에 도착하면서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날 신년 국정연설에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의 정당성을 역설하고 장벽 건설 의지를 거듭 밝힌 만큼, 이번 캐러밴 행렬이 국경장벽 건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워싱턴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캐러밴 1700여명은 지난 4일부터 49대의 버스를 타고 텍사스 이글 패스와 인접한 멕시코 피에드라스 네그라스에 이날 도착했다. 이들은 지난해 말 미 캘리포니아주와 접한 티후아나에 대규모 캐러밴이 도착한 것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수용 여력이 있는 텍사스 인접 국경 도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캐러밴은 지난달 15일 온두라스를 출발, 20여일만에 미 국경에 도착했다. 처음 출발한 2200여명 중 500여명은 멕시코가 제시한 인도주의·워킹 비자를 신청했고, 나머지 1700여명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미 정부에 망명 신청을 할 예정이다. 망명 신청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 국경 당국은 하루에 겨우 12∼15건의 망명 신청만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주에 머물고 있는 3800여명의 다른 캐러밴도 조만간 미 국경에 도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멕시코 국경과 맞닿은 미 도시들은 초긴장 상태다. 이들 캐러밴의 대규모 유입을 막기 위한 국경 보안 당국과 지원병력인 미군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만약 이들의 대규모 시위 등이 일어난다면 미 민주당의 반대에도 국경장벽 건설 의지를 드러낸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국정연설에서 ‘캐러밴이 몰려오고 있다’며 국경장벽 건설의 정당성을 주장했다”면서 “만일 대규모 시위 등 소요 사태가 발생한다면 현재 민주당과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두고 벌이고 있는 담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셸 루한 그리셤(민주당) 미 뉴멕시코 주지사가 멕시코와 인접한 국경에 배치된 주방위군 병력 100여명을 철수하라고 명령했다고 NBC뉴스가 이날 전했다. 미 남쪽 국경에 군 병력으로 ‘인간장벽’을 쌓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반기를 든 것이다. 그리셤 주지사는 “뉴멕시코주는 국경에서 위험을 과장해 주방위군 병력을 악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놀이에 더는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아칸소·캔자스·켄터키 등 다른 주에서 파견한 방위군 병력 20여명도 본대로 돌아가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유일하게 ‘박근혜’ 지운 오세훈 당대표 출마

    유일하게 ‘박근혜’ 지운 오세훈 당대표 출마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자유한국당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전 대표와 달리 유력 당권주자 중 유일하게 “정치인 박근혜를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하며 박근혜 석방 여론의 대척점에 섰다. 오 전 시장은 이날 한국당 당사에서 가진 전당대회 출마 선언에서 “이제 우리는 ‘정치인 박근혜’를 넘어서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을 극복해야 한다”며 “국민적 심판이었던 탄핵을 더는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박근혜는 국민들과 당원들의 바람에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헌법적 가치에 부응하게 사용하지 못했다”며 “우리 당에 덧씌워진 ‘친박(친박근혜) 정당’이라는 굴레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 일가가 뇌물 수수 의혹을 받자 스스로 ‘나를 버리라’고 했다. 그런 결기가 없었다면 폐족으로 불렸던 그들이 지금 집권할 수 있었겠나”라며 “박 전 대통령을 극복할 수 있어야 보수정치는 부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냐, 아니냐’의 논쟁으로 다음 총선을 치르기를 원하고 있을지 모른다”며 “그런 프레임으로 걸어 들어가는 순간 총선은 참패”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는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에 전대 국면에 먼저 (사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전직 대통령 두 명을 감옥에 두는 시간이 길어져서는 안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사면·복권은 국민적 화두가 있을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해야 한다는 국민 의견이 적지 않다”고 밝힌 황 전 총리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그분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가슴팍에는 ‘박근혜’라는 이름 석 자가 새겨져 있다”며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을 쉬지 않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된 상황에서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 조직 전체가 개혁보수의 가치를 공유하고, 국민들 앞에서 자신 있고 당당하게 보수임을 말할 수 있도록 당 체질부터 강화하겠다”고 전제한 뒤 “이는 정치 초년생이 할 수 있는 과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표를 겨냥해서는 “이미 기회를 잡았지만 처참한 패배를 자초한 분에게 다시 맡길 수도 없다”고 했다. 보수대통합에 대해서는 “보수우파 중심으로 보면 오른쪽 끝에 황교안 후보가 있다면 왼쪽 끝 중도층에 가장 가까운 곳에 제가 포지셔닝하고 있다”며 “바른미래당에 몇 분 남아있지 않다. 그분들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태극기 집회 참여자를 배제하는 정당이 될 게 아니라 헌법재판소가 내린 결정을 존중하면서 (태극기 집회 참여자를) 꾸준히 설득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며 “문재인정부에 실망한 분들을 당연히 품에 안고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 전 시장은 현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모든 형태의 현금살포형 복지, 소득계층과 무관하게 똑같은 액수를 현금으로 나눠주는 복지는 최소화해야 한다”며 “상위 10%까지 같은 액수의 아동수당을 나눠주는 데 동의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망국적인 인기 영합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의사’보다 ‘환자’ 앞세운 윤한덕 중앙응급센터장

    ‘의사’보다 ‘환자’ 앞세운 윤한덕 중앙응급센터장

    “응급구조사 심전도 검사 불허하면서위험한 제세동은 아무나 할 수 있어”“응급구조사 전문가 되도록 도와달라”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숨지기 전 의료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불합리한 응급구조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애쓴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의사, 간호사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응급환자를 더 살리기 위해 현행법상 의료행위를 할 수 없는 응급구조사의 업무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론을 굽히지 않았다. 7일 윤 센터장의 페이스북 글을 보면 그는 여러차례 장문의 글을 올려 불합리한 응급구조사 업무범위 조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현행법에서 응급구조사는 업무범위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진료보조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많은 병원이 응급실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응급구조사를 채용하고 있지만, 이들이 의료행위를 하면 범법자로 몰리게 된다. 윤 센터장은 “심근경색 환자 치료시간을 단축하려면 흉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119구급대원이 심전도 검사를 실시하고 이를 의사에게 전송한 뒤 심혈관센터로 이송하면 된다”며 “이 방식은 아주 간단하고 북미와 유럽에서는 흔하다.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에서도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그런데 그 간단한 절차를 우리나라에서는 못 한다”며 “현행 응급구조사 업무범위에서 심전도 검사는 허용하지 않는다. 환자의 몸에 전극 3개를 붙이고 감시하는 것은 허용하지만 전극을 10개 붙이고 검사를 하는 것은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니 환자는 가까운 병원에 이송돼야 하고, 심전도를 비롯한 각종 검사를 받아야 하고, 그 다음에 ‘전원’을 통해 심혈관센터로 다시 이송된다. 의료비도 낭비고, 의료자원도 낭비고, 무엇보다 환자에겐 ‘황금같은 시간’이 버려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센터장 “환자가 구급차에서 스스로 살아 있어야“ 윤 센터장은 또 “응급실에서도 전극 붙이는 것까지는 응급구조사가 하되 실행버튼은 의사가 와서 누르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며 “정말 웃긴 건 환자의 몸에 흐르는 전기신호를 검출할 뿐인 심전도 검사는 응급구조사 자격을 가진 사람이 해도 불법인데 환자의 몸에 전기 충격을 가하는 ‘위험한’ 제세동(자동 심장충격기)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벌에 쏘여 과민성 쇼크로 119를 호출해도 에피네프린 0.3㎎을 피하주사로 투여받기 위해서는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살아있어야 한다. 사고로 뼈가 부러져 덜컹거리는 구급차에서 고통에 시달려도 구급대원은 내게 그 흔한 진통제 하나 줄 수 없다”고 호소했다.이어 그는 “4년 내내 응급의료와 관련된 공부를 한 응급구조사가 4년 중 극히 일부의 시간만 응급의료 교육을 받은 간호사에 비해 응급처치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무엇에 근거한 판단일까”라고 반문한 뒤 “의사면 누구나 응급환자에게 필요한 처치를 ‘잘못 시행’하지 않는다는 판단의 근거는 뭘까”라고 반문했다. 윤 센터장은 “의료 종사자로서의 전문성은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자신이 소속한 영역의 지속적인 경험의 축적에 의해 생긴다”며 “응급구조사에게도 마찬가지다. 병원에 채용돼 근무하게 되는 응급구조사는 신의료기술인 ‘로봇수술’을 하는 게 아니다. 그들에게는 전부터 합법적으로 그 행위를 했던 의사,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동안 ‘불법적’으로 그 행위를 했던 선배 응급구조사가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는 언제까지 의료과오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손발을 묶어놓은 응급구조사를 믿고 이송을 당해야 하는가. 내가 노인이 돼 언제든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환자가 될 수 있는 10년 후에도 지금과 같아야 하는가”라고 강조했다. ●“응급환자가 될 한 사람으로서 의료계에 개선 호소” 그는 의사 단체와 간호사 단체에도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호소했다. 윤 센터장은 “이 간청은 중앙응급의료센터장으로서가 아니라, 언제든 응급 상황에 처할 수 있는 사람 중의 하나로서 드린다”며 “응급구조사는 전문가가 아니어서 의료인을 대체할 수 없다고 한다면 1993년에 ‘응급의료법’이 제정될 당시 응급구조사라는 법정 자격이 생기는 걸 말렸어야 한다. 여러분이 소중해 하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응급구조사가 파트너로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일을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그동안 명확하지 않았던 응급구조사 업무범위를 규정하기 위해 관련 단체의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청도 구급대원의 업무범위 확대를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급 응급구조사 자격이 있는 구급대원에 한해 심전도 측정과 전송, 응급 분만시 탯줄 절단 등의 일부 응급처치를 시범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의료계 단체는 이런 방안을 강력 반대하고 있다. 한편 윤 센터장은 지난 4일 오후 6시쯤 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 사무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윤 센터장은 설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고향에 내려가기로 했지만 설 연휴가 시작된 주말 내내 연락이 두절됐다. 윤 센터장의 사인은 ‘급성심장사’ 확인됐다. 그는 연휴에도 쉬지 못 하고 응급의료 업무를 관장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실시한 윤 센터장의 부검 결과 고도의 관상동맥경화에 따른 급성심장사라는 소견을 받았다”며 “이는 1차 검안 소견과 같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국경장벽 포기 못한 트럼프 ‘분열의 국정연설’

    국경장벽 포기 못한 트럼프 ‘분열의 국정연설’

    최악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자초하면서 정치적 벼랑 끝에 내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에서 가진 신년 국정연설에서 초당적 ‘협력’과 ‘화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멕시코 국경장벽 등 정치적 갈등에 대한 화합 대책은 없고 자신의 주장만 되풀이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82분간 진행된 국정연설에서 국경장벽 건설 예산 등을 반대하는 민주당을 겨냥해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오늘 밤 내가 제시하는 의제는 공화당이나 민주당만이 아닌 미국민의 어젠다”라면서 “우리는 함께 수십년의 정치적 교착을 깨고, 과거의 분열을 극복하고, 새로운 연합을 결성하고, 새로운 해법을 만들고, 미국의 미래에 대한 특별한 약속의 문을 열 수 있다. 그 결정은 우리의 것”이라며 단합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공화당과 민주당은 긴급한 국가적 위기에 맞서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불법이 아닌 합법 이민자들이 들어오도록 하고 “그동안 지어지지 않은 제대로 된 장벽”을 자신이 짓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그가 의회 분열을 해결할 열쇠는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높다.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 문제나 국경장벽 문제 등을 거론할 때 자리에 앉아 무표정한 표정을 지으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흰색 옷을 입고 참석,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주요 대목에서 냉담한 반응을 나타냈다. 흰색은 20세기 초 영국에서 여성 참정권 운동을 상징하는 색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상반된 반응에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은 화합이 아니라 미 정치 분열상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지하철에 출몰한 MS13 갱 등 온갖 사례와 통계자료를 내세우며 국경장벽 건설 당위성만 주장했을 뿐 민주당과의 타협안을 내놓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셧다운 ‘시한부 봉합’이 끝나는 열흘 뒤 워싱턴 정가가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란한 국정연설에서 화합과 대결 사이를 혼자 오갔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평한 방위비 분담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다른 나라들이 그들의 공평한 몫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오랫동안 미국은 우리의 우방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는데, 우리는 나토 동맹국들로부터 방위비 지출에 1000억 달러(약 111조 9000억원) 증액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동 문제와 관련해 “우리의 용감한 군대는 중동에서 거의 19년간 싸워왔다”면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7000여명의 미국 영웅들이 그들의 생명을 바쳤고 5만 2000여명의 미국인이 크게 다쳤으며 우리는 7조 달러 이상 자금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위대한 국가들은 끝이 없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시리아·아프간 철군 등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미국, INF조약 6개월 후 탈퇴 선언…군비 확장 경쟁 우려

    미국, INF조약 6개월 후 탈퇴 선언…군비 확장 경쟁 우려

    미국 정부는 러시아와 체결한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을 6개월 후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협정 준수로 복귀하지 않으면 조약은 종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러시아에 30차례 이상 INF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면서 “러시아의 INF 위반은 수백만 명의 유럽인과 미국인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리고 양국 관계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갈 기회를 약화한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안보회의를 열고 베네수엘라 사태와 함께 미국의 INF 조약 탈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행을 선언하고 6개월이 지나면 기술적으로 탈퇴 효력을 갖게 된다. 미국의 조약 이행 중단 조치는 2일부터 시작된다. 양국은 미국이 통보한 시한(1일) 직전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조약 존속을 위한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러시아가 조약을 준수하지 않으면 60일 후 이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INF 조약을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독일 등 동맹국 지도자들과 협의를 거친 뒤 이를 연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는 오랫동안 아무런 처벌 없이 은밀한 방식으로 우리 동맹국들과 해외 부대를 위협하는 금지된 미사일 시스템을 개발·배치하며 조약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그는 “미국은 우리 자신의 군사적 대응 옵션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나토와 다른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협력해 러시아가 불법적인 행동을 통해 어떠한 군사적 이득을 얻을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측은 미국의 INF 탈퇴 방침 발표를 비난했다. 러시아 하원 레오니트 슬루츠키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우리는 그러한 톤(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또 다른 최후통첩(이 있더라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9M729 순항미사일을 폐기하라는 미국의 요구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상원 국방·안보위원회 위원 프란츠 클린체비치도 “우리는 군비경쟁에 빠지지 않으면서 반드시 대응 조처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INF 조약은 냉전이 한창이던 1987년 12월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체결해 이듬해 6월 발효됐다. 군비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사거리 500~1천km의 단거리와 1천~5천500km의 중거리 지상발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시험, 실전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미국이 탈퇴하면서 INF 조약이 무력화될 경우 유럽 등 국제사회에서 미사일 개발과 군비 확장 경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피해자 아닌 피고인 질책한 법원… “피해자다움은 편협한 관점”

    피해자 아닌 피고인 질책한 법원… “피해자다움은 편협한 관점”

    “일반적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주장은 편협한 관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법정구속한 항소심 재판부는 단호했다. 거의 유일한 증거라고 할 수 있는 피해자 김지은씨의 진술 속 상황들을 매우 넓게 공감해 준 반면 안 전 지사의 진술이 번복했거나 김씨의 행동을 질책하는 듯한 주장들에 오히려 따끔한 지적을 했다. 지난 1일 안 전 지사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는 안 전 지사 측의 “피해자라면 도저히 보일 수 없는 행동”이라는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10개 혐의 가운데 9개 혐의를 김씨 진술을 토대로 유죄로 인정하면서 동시에 각 혐의에 대한 안 전 지사 측 주장을 잇따라 배척했다. 재판부는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과 상황,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도 지근거리에서 평소와 다름 없이 안 전 지사를 수행한 점, 동료들과도 기분이 좋은 듯한 대화를 나눈 점, 성폭력을 당할 수도 있다고 걱정하면서도 안 전 지사의 방에 간 점 등 안 전 지사 측에선 김씨의 피해 전후 행동들을 모두 문제삼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으며 오히려 안 전 지사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재판부는 “피해사실을 곧바로 폭로하지 않기로 한 피해자가 수행비서로서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했다고 해서 실제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의 모습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씨와의 관계에 대해 안 전 지사의 말이 바뀐 부분에 대한 판결을 낭독할 때는 재판장인 홍동기 부장판사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검찰 조사에서부터 피해자가 생방송 뉴스에서 피해사실을 폭로한 직후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라며 직접 작성한 글의 문헌상 의미를 부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식 해외 출장 중에 미혼 여비서를 객실에 부른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피해자와 피고인의 연령 차이, 업무 수행 내용, 피고인이 사건 당시까지 피해자에 대해 모르고 심지어 미혼인 줄 알았던 점 등을 볼 때 20살 연상 유부남이자 직장 상사인 피고인으로서는 당시 감정과 성욕에 충실했을 뿐 피해자의 반응이나 감정을 살핀 것이 전혀 아니라고 볼 수 없다”, “이성적 관심이나 흠모를 표현했다고 볼 아무른 자료도 없다”고 거듭 지적했다. 결국 안 전 지사가 주장한 대로 “이성적 감정을 갖고 정상적인 남녀의 관계였다”는 주장이 아니라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또 안 전 지사가 김씨에게 “미안하다. 안 그러겠다”는 등의 말을 한 것 역시 안 전 지사가 김씨의 의사에 반해 성폭력을 가했음을 인정하는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양형이유를 설명할 때도 “피고인이범행을 극구 부인함에 따라 피해자는 당심 법정까지 나와 또 다시 자신이 겪은 피해사실을 거듭 회상하고 진술해야 했다”고 질책했다. 재판부는 80분 동안 선고문을 낭독하는 내내 안 전 지사를 서있게 했다. 보통 판결 내용이 길면 피고인을 자리에 앉게 했다가 주문 낭독할 때 일어서게 하는 것에 비해 매우 장시간 피고인을 세워둔 셈이다. 안 전 지사는 내내 눈을 감고 판결을 들었다. 결국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뒤 ‘도망의 염려’를 이유로 안 전 지사를 법정구속한 뒤 홍 부장판사는 “변명의 기회를 드리겠다. 하고 싶은 말이 있나”라고 물었다. 안 전 지사가 없다고 하자 홍 부장판사는 교도관에게 영장 집행을 지시하면서 안 전 지사에게 “상고할지 여부에 대해선 본인이 잘 숙고해서 정하시기 바란다”고 말한 뒤 법정을 떠났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씨줄날줄] 한강 뱃길 지도/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한강 뱃길 지도/박록삼 논설위원

    서해는 파시(波市)의 바다였다. 황금 투구를 쓴 장수로 일컬어지던 살 오른 조기떼가 서해를 도도히 쓸고 지나는 4~5월 연평 앞바다에는 흥청거림 가득한 파도 위의 시장 파시가 섰다. 조기떼뿐 아니었다. 꽃게잡이 또한 흥했다. 서해는 오랜 시간 조기며 꽃게 잡는 얼굴 검붉은 바다 사내들이 두둑한 주머니로 부둣가 술집마다 술병들이 나뒹굴게 한 곳이었다. 하지만 이곳은 한반도에서 가장 예민한 일촉즉발 화약고이기도 했다. 1차, 2차 연평해전 등 우발적이거나 의도적인 무력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 꽃게잡이 다툼 때문이건, 군사분계선으로부터 2㎞ 안쪽 군사적 대치 거리 때문이건, 서해 위에 그어진 북방한계선의 국제법적 다툼 여부 때문이건, 남북 내부 정치적 이유에서건 이유는 다양했다. 숱한 이유로 정전협정 이후에도 군사 충돌은 계속됐고, 애꿎은 남북 청년들의 희생과 민간인들의 피해 또한 계속됐다. 이에 노무현 정부는 여러 분단 극복 과제 중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구축 및 서해공동어로구역, 한강 하구 공동구역 등을 남북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삼았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의 결실인 10·4선언에서 실천하는 평화, 체감할 수 있는 평화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없애겠다는 절실한 과제 의식을 담았다. 한반도는 대북 제재의 시대, 고난의 행군 시대, 6자회담의 시대, 핵개발의 시대 등을 지나왔다. 갈등과 곡절이 있었을지언정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 정상, 그리고 북·미 정상이 누차로 만나는 평화의 시대가 됐다. 지난 1월 30일 남북은 석 달에 걸쳐 진행한 공동조사 뒤 만든 ‘한강 뱃길 지도’를 발표했다. 한강 하구는 우발적 충동을 우려하며 군 선박은 물론 민간 선박도 드나들 수 없는 곳이었다. 4월 1일부터 남북 모두 서해로 들어가는 한강 하구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강화도와 김포, 북측 황해도 사이를 흐르는 한강 하구 공동이용 수역은 길이 70㎞에 면적 280㎢이다. 국제 대북 제재가 아직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남북 합의 속 김포, 강화 등 접경 지역의 안전이 보장되면서 이 지역의 문화관광, 레저 등 경제산업적 이용 가치 또한 훌쩍 높아졌다. 북한도 경제산업적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수단이 확보됐다. 한반도 평화 자체 및 평화의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에 한 걸음 성큼 다가선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 다만 역설적으로 65년이라는 오랜 시간 청정 지역으로 남으며 확보된 생태계 가치 또한 소홀히 되지 않았으면 한다. 서해와 한강 하늘 위를 넘나드는 갈매기들, 또 오랜 시간 쌓인 퇴적층 속 숱한 생명이 혹여 평화의 희생양이 되지는 않아야 할 터다.
  • “일자리 정부라면서… 사립대들 ‘자해공갈 수준’ 강사 해고사태”

    “일자리 정부라면서… 사립대들 ‘자해공갈 수준’ 강사 해고사태”

    오는 8월 강사법(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대학가는 폭풍전야다. 교육부가 조만간 시행령을 내놓으면 사립대의 시간강사 대량해고 사태가 빚어질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강사 처우를 개선하자는 강사법이 강사 일자리를 공격하는 역설적 현실인 셈이다. 강사의 교원 지위를 보장하는 강사법 조항이 포함된 고등교육법이 개정된 것이 지난 2011년. 지난해 10월 법안이 통과하기까지 7년이 걸렸건만 넘어야 할 산은 사실상 지금 첩첩이 눈앞으로 다가와 있다. 강사법 시행을 위해 맨 앞줄에서 뛰고 있는 임순광(47) 한국비정규교수노조(한교조) 위원장을 만났다.→강사법 시행을 앞둔 사립대들의 꼼수 행태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 -거의 자해공갈 수준이다. 고등교육 기관인 대학이 스스로 학문의 기반을 파괴하고 있다. 설 연휴가 끝나 대학들이 수강신청에 들어가면 대란이 일어날 거다. 강사를 해고하고 강의를 마구 줄였으니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떠안는다. 강의를 사고파는 사태가 빚어질지도 모른다. →구체적인 피해 사례들이 벌써 들린다. -새 학기에 폐강이 되는데도 아직 정식 통보를 못 받은 강사들도 있다. 경기대 사례는 잔인할 정도다. 외국인 학생 대상의 교양과목을 일방적으로 폐강했다. 방학 중 본국에 돌아가 있는 학생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데, 이건 학교의 명백한 횡포다. 숙명여대는 기존 강사한테 초빙대우 교수로 채용하겠으니 서류를 다시 내라고 했다. 성균관대도 기존 강사들에게 겸임교수로 전환채용하겠다고 제안했고, 강사가 계속 강사로 남겠다고 했더니 해고했다. 대학 입장에서는 초빙·겸임교수로 전환하면 4대 보험 면제 등으로 강사법을 적용받지 않는 이점이 있다. 꼼수 횡포들이다. →학생들의 피해를 대학들이 모르지 않을 텐데, 대학이 이렇게까지 무리수를 둬야 하나. -지나치게 이윤을 추구하려는 인식이 이미 뿌리깊어서다. 대학자율화 조치 이후 대학들은 철저히 기업 논리로만 움직인다. 정부는 돈주머니를 쥐락펴락 대학을 길들이고, 돈을 받아낸 대학은 교육이 아닌 자산증식에 몰두한다. 사학 교육의 가장 심각한 적폐다. 교육과 연구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지 않는 데다 교육에 투자하는 것을 비용 개념으로 따진다. 그러니 비용 절감을 위해 언제나 교원 인건비부터 줄인다. 교수직의 비정규직 풍토가 굳어진 결정적 배경이다. 적립금이 있으면 땅부터 사고 본다. 기숙사 부지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시세가 오르면 팔아서 사학재단의 자산으로 활용한다. 돈이 생기면 땅 사고, 펀드 투기하고, 주식에 투자하는 대학을 대학이라고 할 수 있겠나. →강사법 얘기로 돌아가자. 사립대에서의 강사 처우가 어느 정도로 주먹구구인가. -우리나라 사립대의 교원 명칭이 서른 개가 넘는다. 석좌교수, 외래교수, 특임교수, 임상교수 등 계속 쪼개지만 전부 그냥 강사들이다. 교수 아니면 강사로 분류하면 될 것을 이런 식이니 교묘하게 저임금 처우를 할 수 있는 거다. 알쏭달쏭한 직함을 붙여 놓고는 똑같은 업무에도 임금이 많게는 10배까지 차이 난다. 우리(한교조)는 교수 이외의 모든 강사들을 ‘연구강의 교수’로 통일하자고 제안한다.→이런 사정을 방관한 교육 당국의 책임도 크다고 본다. -대학 내 교원들의 처우 불균형은 교육부가 조장한 셈이다. 2001년 교육부는 ‘비전업강사’ 제도를 만들어 4대 보험을 가진 사람을 채용하면 강의료를 적게 줘도 되도록 했다. 당시는 예산지침일 뿐이었는데 대학들은 이를 악용했다. 일자리가 절박한 강사들에게 ‘4대 보험을 만들어 오면 강의를 주겠다’는 조건으로 헐값 강의를 강요한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손질된 강사법의 가장 큰 의미를 꼽아 본다면. -기존 강사법에 독소조항이 많았다. 가장 고약한 것은 1주일에 한 대학에서 9시간 이상 강의를 전제했던 부분이다. 현재 강사 한 사람의 평균 강의시간이 1주일에 4.1시간이다. 이 독소조항이 그대로 갔다면 강사들은 가만히 앉아서 해고당할 수밖에 없었다. 합의된 시행령안에는 주당 6시간 이하로 낮춰졌으니 매우 의미 있는 성과다. 멀쩡한 강사들을 해고하고 그 자리에 겸임·초빙교수로 함부로 대체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원래 초빙교수는 특수 교과목만 맡아야 하는데, 지금 실정은 대학들 마음대로다. 겸임·초빙교수의 자격 요건과 사용 사유에 관한 규정도 시행령에 넣었다. 고용기간이 1년 이상 3년까지 보장된 것도 강사법의 핵심이다. →지난해 국회 통과된 강사 처우개선 예산이 288억원이다. 강사법에는 방학 중 임금도 임용계약에 따라 지급하도록 새롭게 명시됐다. 이 자체는 대단한 성과 아닌가. -국회 통과된 288억원은 방학 기간 중 임금 450억원과 강의역량지원사업비 100억원 등 당초 계획했던 550억원에서 절반이나 줄어든 액수다. 그렇긴 하지만 사립대가 죽는시늉할 일은 아니다. 방학 중 임금만 해도 사립대는 70%를 정부에서 지원받고 나머지 30%는 사학진흥재단에서 연리 1.5~2%로 대출할 수 있게 돼 있다. 우수강사에게 추가지원비를 주는 정책까지 있는데, 강사 인건비로 마치 대학재정이 결딴날 듯이 엄살을 떨고 있다. →시행령에 방학 중 임금 지침만 주고 구체적인 임금 수준은 담지 않겠다는 게 교육부 입장이다. -대학의 방학이 넉 달인데 4주치만 월급을 준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정부는 추경으로 방학 임금 예산을 1200억원 수준으로 늘려 줘야 한다. 1년에 4주만 방학 중 임금을 주라는 가이드라인만으로는 대학과 강사 간 충돌만 부추긴다. 대단히 무책임한 처사다. →갈등 중재를 위한 교육부의 정책적 노력이 크게 부족한 듯하다. -강사들이 무더기 해고되고 ‘짝퉁 교원’이 양산된다면 강사법만 실패하는 게 아니라 대학 교원정책이 무너지는 것이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면서 멀쩡한 일자리 몇만 개가 눈뜨고 날아가게 두는 게 말이 되나. 강사들 처우가 계속 엉망이면 앞으로 우리가 치를 사회적 비용도 커진다. 누가 대학원을 가서 강단에 서려고 하겠는가. 국가 학문정책이 와해되는 문제다. 교육부는 비전임교원 제도 운영 실태를 조사하고 편법 운영하는 대학에는 페널티를 엄하게 줘야 한다. 대신 ‘강사 고용 안정지표’를 도입해 잘하는 대학은 재정지원 사업에 연계하는 혜택을 주면 좋겠다. →앞으로 어떤 절차가 남았나. -시행령 태스크포스(TF)팀에서 시행령 세부안까지 진작에 마무리했다. 교육부의 시행령 입법예고가 초읽기에 들어갔는데도 대학들은 끝까지 강사법을 무력화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교육부가 강사법 특별대책팀을 구성하고 대학들의 구조조정 행태도 파악해야 한다. →대학 바깥에서도 강사 일자리가 확대되면 좋을 것이다. -‘공익형 평생 고등교육’ 프로그램을 강사법 개정 작업 중에 우리가 제안했다. 대학에 개설된 강좌를 시민 대상으로도 확대하자는 취지다. 대졸자가 2000만명이 넘는 나라에서 시민사회의 성인 대상 고등교육 프로그램이 너무나 빈약하다. 전국 어디나 넘쳐나는 주민자치센터를 활용해 저녁 강좌를 열어 주면 좋겠다. 교육부와 기획재정부가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 시민들은 전문 강사들에게 고급 강의를 듣고, 강사들은 일자리와 연구능력 확장에 도움이 된다. 임 위원장 자신은 현재 대학 강의를 맡고 있지 않다. “강단에 서지 않는 상황이어서 더 거리낌 없이 강사 생존권을 위해 싸울 수 있다”면서 “공무원 아내 덕분에 ‘등처가’ 소리를 들으면서도 강사로 오래 버틸 수 있었다”고 웃는다.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에 몸담은 그는 경북지역노동조합운동사를 펴낼 계획이다. sjh@seoul.co.kr
  • “사법부 공격하면 국민이 피해 봐” “내로남불 전형” 판사들 부글부글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 공작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데 대한 파장은 곧바로 법원을 향하고 있다. 법원 안에서도 판결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지만, 그보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이 “적폐세력의 보복판결”이라며 법원을 맹비난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 강한 모양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김 지사는 선고 직후 “재판장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특수관계”를 언급했고, 드루킹 변호인도 “불공정한 정치재판”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여당이 당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나서는 등 사법부를 상대로 전면전을 치를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도 여당을 거들고 나섰다. 이날 2차 탄핵소추 대상 법관 10명을 발표하며 성창호 부장판사에 대해 “영장전담 재직 시 형사수석부장에게 영장 관련 비밀을 누설한 정황이 있다”고 밝힌 것이다. 법원에선 여권의 공격에 대한 불만이 도드라졌다. 한 지방법원 부장판사는 “판결에 대한 비판은 자유이고 어떤 판결이든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삼권분립의 한 축, 그것도 집권 여당이 사법부 전체를 불신하고 판사 개인을 공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도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며 “사법부를 공격하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법원 밖에서도 여권의 공세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성명을 내고 “어느 판결이든 불이익을 받은 당사자는 불만을 가질 수 있고 억울함을 토로할 수 있다”며 “그렇지만 법치주의 국가에서 헌법상 독립된 재판권을 가진 법관의 과거 근무 경력을 이유로 특정 법관을 비난하는 건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판결 자체에 대해선 판사들도 이견이 있긴 하다. 실형 사례가 드문 혐의인 데다 현직 광역단체장인 점 등을 이유로 김 지사의 법정구속은 법조계에서도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업무방해죄의 피해자를 포털사이트에서 네티즌까지 넓히더라도 선거 영향 목적을 양형에 적극 반영한 것이 과연 적절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부장판사는 “모든 범죄의 동기가 중요하듯 선거에서 여론을 조작할 목적으로 댓글조작에 고의로 관여했다는 게 사실로 인정되면 엄벌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의 ‘확신’을 역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치적 비난을 예상하고도 감수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란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김 지사의 혐의에 대해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한 점,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상당 기간 반복된 점, 비난할 만한 범행 동기”로 양형을 높였다고 판결문에 명시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현장 행정] ‘제로페이’ 홍보대사로 변신한 성북구청장

    [현장 행정] ‘제로페이’ 홍보대사로 변신한 성북구청장

    “제로페이는 소상공인 부담을 덜고, 소비자 혜택을 늘리기 위해 서울시가 오랫동안 고심한 사업입니다. 제로페이 가맹점 확대에 주력, 더 많은 소상공인과 시민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승로 서울 성북구청장이 서울시가 도입한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인 ‘제로페이’ 홍보맨으로 나섰다. 지난 24일 오후 3시 장위전통시장에서다. 이곳은 장위동 일대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으로 예전만 못하지만 주민과 상인, 구청이 협력해 상권이 살아 있는 시장 중 하나다. 이 구청장은 시장을 누비며 상인과 주민들에게 특유의 ‘폴더’ 인사를 건네며, 제로페이 혜택과 결제 용이성을 역설했다. 실제 한 떡집에 들러 떡을 산 뒤 제로페이로 내기도 했다. 이 구청장은 “스마트폰 앱으로 QR코드를 인식하고 금액을 입력하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금액이 이체된다”며 “스마트폰만 있으면 아주 쉽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전통시장뿐 아니라 식당, 봉제업체 등 지역 내 모든 소상공인들에게 제로페이를 보급하겠다”고 덧붙였다. 떡집 주인은 “아직 낯설긴 하지만 결제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돼 상인들이 속속 제로페이 결제 시스템을 갖춰 나가고 있다”며 “결제 수수료뿐 아니라 전통시장이 활성화돼 근심도 제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구청장은 지역민들에게 전통시장 홍보도 했다. “2월 1일까지 성북구 모든 전통시장에서 제사용품 5~20% 할인과 떡메치기, 윷놀이, 제기차기, 공연, 경품추첨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니 많이 찾아와 달라”고 당부했다. 길희봉 장위전통시장 상인 대표는 “재개발로 인해 대규모 이주가 시작되면서 시장이 고사 상태나 다름없다”며 “설 연휴를 앞두고 구청장께서 직접 시장을 찾아 상인들에게 힘이 돼 주고, 상인들이 하나라도 더 혜택을 받을 방법도 알려줘 든든한 지원군을 만난 느낌”이라고 했다. 이 구청장은 돈암시장도 찾아 제로페이와 전통시장을 널리 알렸다. 돈암시장은 상인들이 지역의 전설을 활용해 ‘선녀 순대’, ‘선녀 족발’ 등을 개발, 젊은이들에게 각광받는 곳이다. 이 구청장은 다음달 1일까지 아리랑시장·돌곶이시장·길음시장 등 관내 6개 전통시장에서 제로페이와 전통시장 홍보를 한다. 이 구청장은 “경기 침체와 골목 구석구석까지 거대 자본이 들어오면서 전통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역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제외된 지역 주민들 “홀대·재검토” 반발 확산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 사업에서 빠진 지역 주민 등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30일 인천시에 따르면 송도∼남양주시 마석 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 무산되자 연수구, 남동구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를 중심으로 주민들 반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올댓송도’는 아예 ‘GTX B성토장’을 마련해 “GTX B 제외는 명백한 인천교통 역차별이므로 정부에 대해 인천 홀대 내지 들러리에 항의한다”고 밝혔다. 시 홈페이지 시민청원 게시판에도 청원이 들어와 있다. 시는 B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여부와 상관없이 추진될 것이라며 시민들을 달래고 있다. 오히려 절차를 밟으면 예산심의 논란이나 재정낭비 우려에서 벗어나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이라는 역설적인 논리도 나왔다. 하지만 시민들은 시 해명을 신뢰하지 않는다. 지역 숙원인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 사업’이 제외되자 수원시가 반발한 데 이어 시의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는 재검토돼야 한다”면서 “이미 10여년 전에 광역교통시설분담금을 분담해 최소한의 재정투입으로 신속한 추진이 가능함에도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에서도 제외한 정부는 수원시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아베 “한일 양국 관계의 전제 부정 움직임 유감…한국에 적절 대응 요구”

    아베 “한일 양국 관계의 전제 부정 움직임 유감…한국에 적절 대응 요구”

    “시정연설서 ‘비난전’ 적절찮아 北문제 연대만 韓언급”“헌법에 자위대 명기는 국방 근간”…개헌 필요성 주장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판결 등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해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를 비롯해 지금까지 양국이 쌓아온 관계의 전제마저 부정하는 듯한 움직임이 계속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30일 말했다. 아베 총리가 징용배상 판결 등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한 것은 올들어 지난 6일에 이어 두 번째다. 아베 총리는 이날 중의원 본회의에서 대표질문에 나선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의 향후 한일관계에 대한 질의에 답하는 “국제법에 근거해 의연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기초해 주장해야 할 것을 주장,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 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 레이더 조사(照射) 논란 등으로 갈등이 격화된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아베 총리는 이날 “이번 시정연설에서는 ‘비난전’처럼 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 한국에 대한 언급은 북한문제에 관한 연대에 그쳤다”고 말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헌법 9조에 자위대 근거를 명기하는 방안에 대해선 “국민을 위해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하는 대원의 정당성을 명문화하는 것은 국방의 근간에 관련된다”며 개헌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김생환 부의장, 느린학습자 위한 제도적 지원 필요성 강조

    서울특별시의회 김생환 부의장(더불어민주당, 노원4)은 1월 28일 오후2시 서울시의회의원회관 제1대회의실에서 열린 ‘학교 밖 경계선지능 청소년 실태 및 맞춤형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는 학교 밖 학업중단 경계선 지능 청소년의 발굴과 다른 장애와는 구분된 맞춤형 사회적 지원 서비스 정책을 촉진하고자 ‘사각지대 안의 사각지대, 학교 밖 경계선지능 아동·청소년을 생각하다’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서울시의회 제9대 후반기 교육위원장을 지낸 김생환 부의장은 축사를 통해 “느린학습자라고 불리는 경계선지능 아동과 청소년들이 전국적으로 80만명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와 교육청의 관심은 여전히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 느린학습자를 위한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를 위해 김 부의장은 “학교 밖 학업중단 경계선지능 아동 및 청소년에 대한 정확한 개념수립과 국가차원의 조사 및 관리가 중요할 것으로 사료된다”면서 “이번 토론회를 통해 구체적인 대책 수립을 위한 논의와 결과물이 도출되길 바라며 모든 구성원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이후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김수완 사단법인 DTS행복들고나 사무국장의 ‘현장에서 만난 학교 밖 경계선지능 청소년 실태’에 대한 문제제기를 시작으로 윤철경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학업중단예방 및 대안교육지원센터장의 ‘학교 밖 경계선지능 위기 청소년의 발굴 및 맞춤형 지원정책을 위한 제언’ 발표가 이어졌다. 또한 현선미 서울시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팀장과 김민찬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사무국장,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 지우영 사단법인 DTS행복들고나 이사장의 주제토론도 진행됐다. 한편 서울특별시의회 김생환 부의장을 비롯한 강동길(성북3), 송재혁(노원6), 채유미(노원5) 등 4명의 시의원이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하여 학교 밖 경계선지능 위기 청소년을 위한 정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광역의회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국 역사상 최고 인기 드라마 ‘연희공략’ 금지 왜?

    중국 역사상 최고 인기 드라마 ‘연희공략’ 금지 왜?

    중국 관영언론이 청나라 황실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연희공략(延禧攻略)’ 등 사극에 대해 너무 난잡하다고 비난한 이후 방송극에서 드라마 방영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연희공략’은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에서 감상횟수 50억회 이상을 기록하고 세계 90개국에 수출되는 등 중국 드라마 역사상 제일 성공한 작품으로 꼽힌다. 지난해 검색 사이트 구글에서 가장 많이 찾아본 드라마 1위로 집계되기도 했다.하지만 베이징일보가 지난 25일 궁중 사극의 5대 죄상을 열거하며 그 폐해를 역설하자 지방 방송들이 일제히 사극 방영 취소에 나섰다. 베이징일보는 궁중 사극의 줄거리가 중국 사회에 황족의 생활방식을 추종하는 기풍을 조장하고, 사치 향락을 불러일으키는 등 사회주의 이념을 해치는 병폐가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둥팡위성TV가 청 건륭제 시기의 후궁의 암투를 그린 ‘여의전’(女懿傳)을 방송하기로 했지만 리얼리티쇼로 교체했고, 저장위성TV와 산둥TV에서 방송되던 같은 시기 후궁들의 이야기인 ‘연희공략’도 ‘즉결처단’돼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됐다. 특히 산둥TV는 ‘연희공략’ 대신 상하이에서 사랑과 성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다섯 여성을 그린 인기 현대극 ‘환러송(歡樂頌)’을 방영했다. 베이징일보는 사치 조장 죄상이 심각한 사극들을 열거했는데 이 가운데 ‘연희공략’ ‘여의전’ 등이 포함됐다. 사극 드라마 제작진들이 시청자에게 지나치게 자본주의적 가치를 심어준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특히 ‘연희공략’은 청나라 황실 여인들의 화려한 의상과 머리장식, 손톱보호 도구 등으로 여성 시청자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여주인공이 전형적인 중국 사극과 달리 언니의 비극적 죽음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직접 궁으로 뛰어들어 밑바닥 궁녀부터 시작해 온갖 시련과 고난을 이겨내고 결국 건륭제의 사랑을 얻어낸다는 것이 줄거리다. 한 중국 네티즌은 “봉건제 속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한계를 뚫었는지를 보여준 ‘연희공략’이 가진 페미니즘적 가치가 폄하됐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그래, 이제 방송국에서 매일 틀어대는 반일 드라마나 보자”고 비관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가 사극을 금지하는 이유에 대해 그럴만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사회평론가 장리지아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인생에서 성공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꼼수를 쓰고 악랄하게 대하는 사극 드라마의 줄거리는 현대 중국의 도덕적 타락을 조장할 수 있다”며 “사극이 인기를 끌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결국 당국이 나서서 금지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정도경영으로 잘못된 관습 바꾸자” 태광 임수빈 위원장 경영혁신 선언

    태광그룹 임수빈 정도경영위원회 위원장이 “정도경영으로 태광그룹을 변화시키자. 모든 잘못된 관습들을 다 바꾸자”며 경영 혁신을 역설했다. 태광그룹은 지난 25∼26일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에서 워크숍을 열고 ‘고객 중심의 정도경영’을 기업 가치로 선언했다고 28일 밝혔다. 태광이 지난달 영입한 임 위원장은 2008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 재직 시절 중 광우병 논란과 관련한 이른바 ‘PD수첩 사건’을 수사하면서 조직 상부와 마찰을 빚다가 검찰을 떠난 인물이다. 앞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다 ‘황제 보석’ 논란에 휩싸여 재수감됐다. 이 때문에 정도경영 선언이 다음달 이 전 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를 앞두고 그룹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교육부, 학교 운동부 특별점검…‘성폭력 은폐’ 한체대 감사

    교육부, 학교 운동부 특별점검…‘성폭력 은폐’ 한체대 감사

    교육부가 전국 모든 학교의 운동부 실상과 합숙 훈련 실태에 대해 특별 점검을 한다. 특히 빙상계 성폭력을 은폐·축소하는 데 일조한 한국체육대학교가 2월 중 종합감사를 받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8일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열어 학교 운동부 성폭력을 근절할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 당국은 현행 지침에 따라 학교운동부 지도자에게 인권 및 성폭력·폭력 예방 교육이 연 1∼2회 시행되고 있는지, 또 선수들을 대상으로 연 2회 학교폭력 예방교육과 월 1회 상담이 시행되고 있는지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또 선수의 인권과 학습권이 침해당했는지 여부도 살펴본다. 학교운동부 내 학생과 지도자의 성별이 다른 경우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학교운동부 지도자 전원은 학기 시작 전까지 폭력·성폭력 예방 교육을 완료해야 한다. 중장기적인 대안도 제시했다. 엘리트 중심의 선수 육성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학사관리와 최저학력제 내실화를 강화하고, 체육특기자 선발에 학생부 반영을 의무화하는 등 내년 시행 예정인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 방안도 정착될 수 있도록 점검한다. 한편 교육부는 내달 이뤄질 한국체대 종합감사에 성폭력 문제를 다룰 전문가를 비롯해 체육특기자 입시 담당 직원 등 전문성을 가진 인력 14명가량을 투입하기로 했다. 감사에 앞서 교육부와 한체대 홈페이지를 통해 각종 비리 신고와 공익 제보도 접수한다. 유은혜 부총리는 “체육계 비리를 강도 높게 조사해 엄정히 처리할 계획이며, 학생 선수 보호를 위해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지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역설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다보스 간 황창규 “5G 이동통신 한국이 주도”

    다보스 간 황창규 “5G 이동통신 한국이 주도”

    황창규 KT 회장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국제비즈니스위원회(IBC)에 참석, 전 세계 정·재계 리더들에게 “5G 이동통신은 미국, 중국이 아닌 한국이 주도할 것”이라고 역설했다고 KT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G를 주도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황 회장은 미국, 중국의 5G 경쟁력은 장비 경쟁력이며 네트워크를 뛰어넘어 자율주행, 원격진료 등은 플랫폼이 갖춰져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이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애플도 5G를 빨리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고, 쿡 CEO는 “5G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거나 황 회장을 미국에 초청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황 회장은 연임할 뜻이 없음도 분명히 했다. 2014년 처음 선임된 황 회장은 3년 임기 동안의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2017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통신기업을 6년 이끈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라며 “앞으로 KT를 이끌 사장단, 부사장단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곧 시작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시진핑 “뉴스 제작에 인공지능 사용하라”

    시진핑 “뉴스 제작에 인공지능 사용하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신문사를 직접 방문해 미디어의 통합 발전을 촉구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25일 시 주석이 리커창 총리를 비롯해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을 이끌고 인민일보 신매체 사옥에 도착해 언론의 융합 발전에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이날 인민일보의 디지털 방송과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을 통한 뉴스 전파 상황을 듣고 뉴스와 사상 및 정치 학습 등이 담긴 디지털 단말기 등을 둘러봤다.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디지털을 통한 뉴스 접근은 미디어의 중요한 혁신으로 이런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민일보의 대중 선동 기능을 강조하면서 “인민에게 보다 친밀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인민일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인민을 위하는 신문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중국 공산당 신문과 간행물 등이 위챗과 인터넷TV 등 뉴미디어를 통해 더 많이 중국인들에게 전파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공산당의 목소리를 여러 계층에 전달해 여론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휴대전화를 통해 뉴스를 전파하는 모바일 우선 전략을 고수하고, 대중 매체가 여론 주도 등에 대한 확고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함께 뉴스 수집과 제작 및 배포, 수신 피드백 등에서 인공지능 사용을 탐구해 여론 주도 능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시 주석은 특히 “많은 기자들이 농촌의 탈빈곤 현장을 학습 경험의 장으로 삼아 견문을 넓히고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집권 2기 들어 공산당 집권의 중요한 기반인 언론 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가운데 직접 현장 시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인민일보사 방문은 지난 2016년에 이어 3년 만으로 당시에는 공산당의 장기 집권을 위해서는 인터넷의 도전을 극복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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