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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지진계로 본 기준의 조건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지진계로 본 기준의 조건

    지진은 인류 역사와 함께했다. 하지만 지진 파형 기록이 가능해진 것은 1900년에 이르러서이다. 초기 지진계는 땅의 흔들림에 따라 용수철에 매달린 추의 운동을 기록했다. 지진계의 발전으로 지진파형을 활용해 지진위치, 발생시간 결정이 가능해졌다. 특히 지진의 크기와 거리에 따라 진폭이 달라진다는 점에 착안해 지진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지진의 위치, 발생시간, 규모는 가장 먼저 결정되는 지진의 기본 정보로 진원요소라고 일컫는데 사람의 생년월일과 주소에 해당한다. 지진 규모는 다른 기본 정보와 달리 측정에 앞서 지진 크기에 대한 기준 마련이 우선이었다. 오늘날 널리 사용되는 리히터 규모는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칼텍) 지진학 교수 리히터에 의해 1935년 고안된 규모식이다. 리히터는 지진계에 기록된 지진파의 진폭을 활용해 지진 규모를 결정하는 방식을 만들었다. 리히터는 측정의 편의를 위해 당시 캘리포니아 지역에 설치된 우드앤더슨 단주기 지진계에 기록된 진폭 크기를 지진 규모로 즉시 환산할 수 있는 계산식을 만들었다. 리히터는 100㎞ 떨어진 우드앤더슨 지진계에 1마이크로미터(㎛) 지진동을 만드는 지진을 기준 지진으로 삼아 상대적 크기를 측정했다. 규모 1 차이가 나는 두 지진 간 지진에너지 차이가 32배인 까닭도, 리히터 규모식에서 설정한 규모 1 차이가 공교롭게도 지진에너지 32배에 해당했기 때문이다.이후 캘리포니아와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크기를 비교하기 위해 리히터 규모식이 사용됐다. 하지만 이 규모식에도 몇 가지 제약이 있었다. 그중 하나는 우드앤더슨 지진계 기록에 기반을 둔 점이다. 우드앤더슨 단주기 지진계는 전 세계적으로도 일부 지역에 제한적으로 설치돼 있고, 지역별로 서로 다른 지진계가 활용되고 있었다. 다른 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진 규모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기록된 파형을 우드앤더슨 지진계 기록으로 변환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더구나 단주기 지진계 기록은 먼거리 지진과 대형 지진의 규모를 평가하는 데는 부적합했다. 오늘날 우드앤더슨 지진계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사용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일관성 있는 지진 규모 결정을 위해, 여전히 우드앤더슨 지진계를 기반으로 한 지진 규모식이 사용되고 있다. 지진 규모 결정을 위해 더이상 쓰이지 않는 지진계 기록을 필요로 하는 역설적 상황이다. 물론 현대 디지털 지진계 기록에서 우드앤더슨 지진계의 규모 측정값을 측정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고안돼 활용되고 있다. 리히터도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크기를 손쉽게 측정하기 위해 고안한 방법이 국제 표준이 돼 지속적으로 사용될 것을 예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렇듯 손쉽게 쓰기 위해 개발된 기준이 널리 사용되는 예는 많다. 영미문화권에서 사용하는 인치, 피트 같은 길이 단위가 대표적이다. 한번 만들어진 기준과 규범은 시간이 흘러도 바꾸기 어렵다. 기준이 바뀔 경우 사회적 혼란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지진 규모식처럼 이제껏 없던 기준이 만들어질 때는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관련 현상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하고, 다양한 상황에 융통성 있는 적용이 가능해야 한다. 리히터 지진 규모식 개발로 규모별 지진 발생 빈도 추정이 가능해졌고, 지진 발생 원리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가능해졌다. 작은 노력이 이후 많은 큰일들의 중요한 밑거름이 되곤 한다.
  • 트럼프가 때릴수록 더 커진다… 글로벌 호랑이 된 中 IT 기업들

    트럼프가 때릴수록 더 커진다… 글로벌 호랑이 된 中 IT 기업들

    위챗 등 플랫폼 제국 변신한 텐센트온라인 유통 역사 새로 쓴 알리바바글로벌 SNS ‘틱톡’ 만든 바이트댄스중국판 ‘배달의 민족’ 메이퇀디앤핑트럼프 제재에 되레 글로벌 기업화저가 매수한 월가도 이들 성장 도와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한 뒤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무역전쟁에서 시작된 두 나라의 충돌이 코로나19 책임론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총영사관 폐쇄 등 전방위로 확산해 ‘예측이 불가능한 시장’이 됐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거대한 내수를 지렛대 삼아 고속질주하는 중국 기업도 다수다. 창업자 역시 막대한 부를 거머쥐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때리기’를 비웃듯 승승장구하는 기업들을 살펴봤다.●페북 시총도 추월… 텐센트 키운 마화텅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중국 기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신’(위챗)을 운영하는 텅쉰(텐센트)이다. 중국 최대 플랫폼 기업이자 세계 최대 게임 콘텐츠 회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묻기 위해 공세를 펼치자 화웨이, 바이트댄스에 이어 제재 사정권에 들어왔다. 올해 8월 트럼프 행정부가 위챗에 대한 미 기업 거래금지 명령에 서명하자 외신에서 가장 많이 나온 기사는 ‘위챗이 뭐지?’(What is wechat?)였다. 사용자 대부분이 중국인이어서 다른 나라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역설적이지만 이번 제재 덕분에 텐센트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 됐다. 위챗의 월간활성사용자(MAU·한 달에 최소 한 차례 이상 서비스를 이용한 이들)는 12억명이 넘지만 미국 내 사용자는 300만명 정도에 그친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위챗에 손을 댄 것은 8월 초 중국산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제재하는 김에 압박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즉흥적으로 끼워 넣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창업자 마화텅(49)은 어려서부터 유명한 컴퓨터광이었다. 그가 1998년 설립한 텐센트는 10여년 전만 해도 한국 등에서 인기 게임을 가져다가 본토에서 유통하던 중소기업이었다. 다만 마화텅은 여느 게임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는 생각이 달랐다. 2008년부터 수익의 대부분을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신기술 업체에 끊임없이 투자했다. 지금까지 전 세계 벤처기업 800여곳에 투자해 160곳 넘는 회사가 시가총액 10억 달러(약 1조 2000억원)가 넘는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7000억 달러로 지난 7월에는 페이스북을 넘어서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가 극단으로 치닫지 않는다면 아시아 기업 가운데 맨 먼저 ‘시가총액 1조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지난 6월 블룸버그는 세계 억만장자 집계에서 “마화텅은 재산이 494억 달러로 마윈(56·477억 달러) 알리바바 창업자를 제치고 중국 최고 갑부에 올랐다”고 전했다.●마윈, 앤트그룹 상장 땐 세계 10대 부호 미중 갈등의 골이 깊어져 경제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알리바바는 최근 자회사 앤트그룹(옛 앤트파이낸셜)의 기업공개(IPO)를 미국이 아닌 중국에서 한다고 선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두 나라의 충돌이 모든 분야로 퍼졌음을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앤트그룹은 전 세계에서 10억명 넘게 사용하는 모바일 결제 ‘알리페이’를 운영한다. 블룸버그는 이르면 9월 상하이·홍콩 증시에 상장하는 앤트그룹의 가치를 2250억 달러로 평가했다. 알리바바의 계열사 한 곳의 가치가 미국의 대표적 상업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2280억 달러)에 맞먹는다. 이번 상장이 마무리되면 앤트그룹의 대주주 마윈은 단박에 ‘세계 10대 부호’로 등극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저장성 항저우에서 태어나 영어 교사로 일하던 그는 미국 여행을 다녀온 뒤 인터넷이 세상을 바꿀 것으로 확신하고 1999년 알리바바를 만들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알리바바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이자 온라인 결제, 기업 대 기업(B2B) 거래, 클라우드, 모바일 결제 등 정보기술(IT) 분야를 망라하는 사업을 주도한다. 특히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솽스이’(11월 11일·광군제) 때마다 매출 신기록을 갈아 치우기로 유명하다. 지난해 행사에서는 하루 만에 2684억 위안(약 45조원)어치를 팔았다. 24시간 판매액이 2019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유통업계 ‘빅3’인 이마트(19조원)와 롯데쇼핑(17조원), 홈플러스(7조원)를 합친 것보다도 많았다. 알리바바는 2014년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입성했다. 68달러로 출발한 주가는 3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리바바 같은 중국 기업이 미국인들의 투자 덕분에 성장했다고 본다. ‘월가가 미국을 위협할 호랑이 새끼를 키웠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알리바바가 미국에 상장한 탓에 중국의 부가 미국인들에게 넘어갔다고 여긴다. ‘재주는 알리바바가 부리고 돈은 월가가 챙겼다’는 판단이다.●신문광 장이밍, 1000억달러 ‘틱톡 대박’ 원래 중국을 이끄는 3대 인터넷기업 ‘B·A·T’는 바이두(검색엔진)와 알리바바, 텐센트를 일컫는 단어였다. 하지만 지금은 바이두 대신 바이트댄스를 언급하는 이들이 많다. 바이트댄스가 이끄는 15초짜리 비디오 플랫폼 ‘틱톡’은 세계 150여개국에서 7억명 넘게 쓰는 글로벌 SNS로 자리매김했다. 8월 초 백악관은 “틱톡이 미국인의 개인정보를 중국 공산당에 넘길 수 있다”며 미국 사업 매각을 명령했다.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이 오클라호마 털사에서 첫 번째 대선 유세에 나섰다가 청중이 없어 망신을 산 직후다. 10대 청소년들이 틱톡으로 “인종차별주의자 트럼프를 보이콧하자”고 독려한 것이 영향을 줬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틱톡 죽이기’에 나선 이유가 ‘털사 참사’에 앙심을 품었기 때문으로 본다. 바이트댄스를 세운 장이밍(37)은 중국 토종 컴퓨터 엔지니어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20~30개 신문을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읽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성향을 살려 2012년 맞춤형 뉴스 서비스 ‘진르터우탸오’(사용자 7억명)를 내놨고, 이 성공을 바탕으로 2016년 틱톡을 출시했다. 블룸버그는 “바이트댄스의 기업가치가 1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평가했다.●연쇄창업가 왕싱, 메이퇀디앤핑도 성공 중국판 ‘배달의 민족’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이퇀디앤핑’(2015년 출시)은 5억명 가까운 사용자를 확보해 시가총액이 200조원을 넘어섰다. 음식뿐 아니라 신선식품, 숙박예약, 처방약까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온라인에서 결제할 수 있다. 설립자 왕싱(41)은 칭화대 전자공학과를 나오고 중국판 페이스북인 ‘샤오네이’(현 런런왕), 중국판 트위터 ‘판포우’를 내놓은 연쇄 창업가(일생 동안 여러 차례 창업하는 이들)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성장을 돕는 것은 월가다. ‘미 주요 인터넷 기업 못지않게 고평가돼 있다’는 논란에도 거침없이 중국 성장주를 사들여 미래를 선점하는 모양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과 함께 중국에 자산운용사를 설립한다고 선언했다. 세계 최대 뮤추얼펀드 운영사인 뱅가드도 홍콩과 일본 영업을 중단하고 중국 본토에만 집중한다고 발표했다. 미중 갈등 상황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감염 경로 불분명, n차 감염”...수도권發 코로나19 전국 확산 양상

    “감염 경로 불분명, n차 감염”...수도권發 코로나19 전국 확산 양상

    수도권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전국 주요 지역 곳곳으로 확산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여기에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환자 비율도 21%를 넘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까지 누적 확진자가 1만9699명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지난 14일 이후 발생한 신규 확진자의 70%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발생했고, 나머지 30%가 비수도권에서 나왔다.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 이후 지난달까지만 해도 비수도권 환자는 지역별로 간헐적으로 나오는 수준이었으나 최근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비중이 30%까지 급격히 높아졌다. 방대본은 비수도권 확진자의 대표적인 감염 경로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서울 도심집회를 꼽았다.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전날 정오 기준으로 누적 1035명인데 이 가운데 수도권이 965명이고, 비수도권이 70명이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집단감염은 다른 종교시설을 비롯해 직장, 의료기관, 요양시설 등 곳곳에서 n차 전파를 일으키고 있다. 추가 전파가 발생한 장소는 25곳, 관련 확진자는 158명이다. 주로 수도권 내 전파가 많은 편이지만 대구 서구의 보배요양원(10명), 충남 계룡시 도곡산기도원(6명) 집단감염 이외에도 강원도 춘천·원주·횡성·평창 등지를 비롯해 곳곳에서 사랑제일교회 관련 산발적 감염이 잇따랐다. 최근 대구에서 확인된 집단감염은 광복절 서울 도심 집회와의 관련성이 확인됐다. 대구 동구 사랑의교회에서는 지난 28일 첫 확진자(지표 환자)가 나온 뒤 접촉자 조사 과정에서 33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총 34명이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첫 확진자를 비롯해 교인 다수가 지난 15일 서울 도심 집회에 다녀온 것을 확인했으며, 이들이 이후 교회에서 예배를 보면서 다른 교인들에게 전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광주 성림침례교회에서도 30여 명이 무더기로 확진되는 집단감염 사례가 확인됐는데, 이곳에서도 광복절 서울 도심 집회 참가자를 고리로 코로나19가 전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복절 서울 집회와 관련해 현재까지 대구 동구 은혜로비전교회와 아가페교회, 충북 청주 청주순복음교회 등 10곳으로 추가 전파가 확인된 상태다. 추가 전파로 인해 감염된 확진자는 전날 정오 기준 118명에 이른다.이러한 확산세를 꺾기 위해 방역당국은 전날부터 수도권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 조처를 내렸다. 각 지방자치단체도 방역 수위를 높이고 있으나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수도권의 경우,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대응에 한계를 맞고 있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방역당국이 역학조사를 통해 확진자와 접촉자를 신속히 격리·치료하지 못하면 추가 전파가 진행돼 확진자 규모는 더 커지게 된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현재 역학조사 역량에 대해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면서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는 확진자 수가 굉장히 많이 증가하고 있어 보건소에서 역학조사 지원팀을 더 강화하고 있으나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서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 급증세도 당국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30일까지 새로 확진을 받은 4381명 가운데 21.5%에 해당하는 942명의 감염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확진자 비율’을 위험도 평가 지표의 하나로 보고 방역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데, 21.5%는 지난 4월 집계치를 발표한 이후 최고치이다.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환자가 많다는 것은 어디선가 ‘조용한 전파’가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누구라도 언제, 어디서든 감염이 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는 셈이다.방역당국은 현 상황에서 확진자 수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방역수칙 준수가 절실하다며 재차 국민적 협조를 호소했다. 정 본부장은 “역설적이지만 코로나19 시대에 연대하는 방법은 모두가 흩어지는 것이고 사람 간 거리를 두는 것”이라며 “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심정으로 앞으로 한 주간은 단단한 연대와 협력으로 모임 자제와 거리두기 참여를 통해 지금의 위기국면을 전환하는 데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특파원 칼럼] 미국 전당대회의 ‘라떼는 말이야’/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미국 전당대회의 ‘라떼는 말이야’/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지난 2주간 이어진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전당대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아메리칸 드림’이었다. 가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성공한 그들의 연설은 감동적이었지만 역설적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힘들어진 미국의 현실을 도드라지게 했다. 남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원에 나선 영부인 멜라니아(50)는 공산주의 치하 슬로베니아에서 26살에 미국에 건너왔고, 10년간 모델로 일하며 치열하게 준비해 2006년 미국 시민권을 받았다며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이민자임을 강조했다. 니키 헤일리(48) 전 유엔대사 역시 “남부 작은 마을에서 터번을 쓴 아버지와 사리를 입은 어머니 밑에서 인도계 이민자의 딸로서 자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첫 여성 주지사가 됐다”며 “최악의 날에도 우리는 미국에서 살 수 있는 축복받은 존재”라며 인종차별을 이겨낸 성공담을 전했다. 공화당의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인 팀 스콧(55)은 7살 때 부모가 이혼하고 엄마·동생과 세 식구가 한 방에서 살았지만 “달은 놓쳐도 별들 사이에 있다”(목표가 보이지 않아도 노력하라)는 어머니의 말을 잊지 않았다며 ‘아메리칸 드림’을 증언했다. 민주당에서는 카멀라 해리스(56) 부통령 후보(상원의원)가 대표적이다. 5살 때 부모가 이혼하고 어머니가 (과장하자면) 24시간 내내 일하며 자신과 동생을 돌봤고, 강한 흑인 여성으로 키웠으며, ‘모든 사람들의 투쟁에 대해 의식하고 동정심을 가지라고 가르쳤다’고 했다. 첫 여성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인 해리스 의원은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가 됐다. 이들의 말 사이에 숨어 있는 고난과 아픔, 노력 등은 감히 상상하기 힘들었다. 자신의 과거를 토대로 표심을 끌어당기는 이들의 공감 화법은 설득력이 있었다. 그럼에도 그 메시지는 공허했다. 영부인 멜라니아는 자신의 남편이 국경 장벽을 세우는 등 반이민 기조를 강화한 결과 이민자에게 더욱 살기 힘든 나라가 된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경찰 무릎에 눌려 유명을 달리한 조지 플로이드나 자신의 아이들 앞에서 경찰 총에 맞아 중태에 빠진 제이컵 블레이크가 당한 아픔에 공감하지 못했다. 편부모 밑에서 힘들게 자라 성공한 경험담도 미국이 ‘최강 경제’를 자랑하던 1980~90년대 청춘을 보낸 이야기다. 코로나19에 치이고, 2008년 금융위기부터 연이는 실업 참사에 신음하는 미국의 청춘에게 이런 ‘극소수의 모범적인 사례’가 일반화될 수 있을까. 양당 모두 과거를 이야기할 뿐 정작 지금의 청춘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구체적인 해법은 제시하지 못했다. 많은 미국 청년들이 한국과 매한가지로 월세로 전전한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번갈아 정권을 잡은 지난 10년간 심화된 불평등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밀레니얼 세대(24~39세)로 총임금의 13%를 잃었다. X세대(40~55세)의 9%, 베이비부머(56~74세)의 7%보다 월등히 많다. 대부분 서비스업에 종사해 코로나19로 일자리를 가장 많이 잃었다는 보도도 쏟아지고 있다. 불평등이 고착되고 계층 이동의 기회를 뺏긴 청년 세대에게 양당의 ‘아메리칸 드림’은 소위 ‘라떼는 말이야’로 들릴 것 같다. 하지만 양당은 치열하게 책임을 전가하는 중이다. 민주당은 오바마 행정부가 금융위기를 이겨 내고 물려준 일자리 회복세를 트럼프가 망쳤다는 것이고, 공화당은 오바마가 망친 경제를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로 회복시켰다고 했다. 삶을 나아지게 할 해법 없는 양당의 전쟁은 기성 정당과 정치인에 대한 염증을 강화시킬 뿐이다. kdlrudwn@seoul.co.kr
  • [자치광장] 포스트 코로나, 온택트 혁신이 답이다/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

    [자치광장] 포스트 코로나, 온택트 혁신이 답이다/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방역에 성공했거나 감소세를 보이던 국가들에서 2차 유행이 일어나면서 당분간 전 세계적으로 확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백신이 코로나19를 종식시킬 수 없으며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상의 많은 것이 바뀌었다. 코로나19는 4차 산업의 흐름을 가속화하고 산업·문화·행정 등 모든 분야에서 온라인 대면서비스 ‘온택트’(Ontact)를 앞당기고 있다. 팬데믹의 한가운데 주민과 가장 가까이에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지자체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방역은 물론 산업·문화·행정 등에서 ‘온택트 행정’으로의 전환과 혁신이 시급하다. 포스트 코로나를 맞은 ‘온택트리더’ 강남은 가능한 모든 분야를 ‘온택트’로 전환하고 있다. 우선 강남구 모바일앱 ‘더강남’을 통해 민원대기 번호표를 발급받고 주민등록 등·초본 등 민원서류를 신청할 수 있는 ‘스마트 민원서비스’와 민원창구에서 민원인이 직접 카드로 결제하는 ‘비대면 결제시스템’을 구축했다. 6개 복지급여를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코로나19로 공공기관 폐쇄가 속출하는 가운데, 민원인의 방문과 대기시간을 최소화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대면공연 기반의 문화예술사업에 디지털기술을 접목한 온택트 콘텐츠로 ‘언택트’에 지친 주민들에게 ‘위로’와 ‘힐링’을 선물해야 한다. 강남구 또한 곳곳에서 펼쳐지던 문화예술 행사를 ‘온택트’로 전환하고 있다. 우선 ‘2020 강남페스티벌’을 온택트로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축제의 전형을 만들 계획이다. GPS, 웨비나(줌)앱을 활용해 전 세계에서 실시간으로 참여하고 코엑스 대형미디어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하는 온택트 마라톤도 개최한다. 아울러 매주 금요일, 강남힐링센터에서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온택트 힐링공연’ 등 다양한 온라인 문화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 영동·도곡·개포시장 등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온라인서비스를 도입 중이다. 역설적으로 14세기 유럽을 초토화시킨 흑사병이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위기를 기회로 삼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이 되길 기대한다.
  • 정은경의 애타는 호소 “물러설 곳 없어…역학조사 한계”

    정은경의 애타는 호소 “물러설 곳 없어…역학조사 한계”

    “코로나19 전파, 새로운 집단발생 이어져”“최후 방어선 의료기관으로 확산…엄중”“연대하는 방법은 모두가 흩어지는 것”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이 30일 “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심정으로 앞으로 한 주간 거리두기 실천 등으로 지금의 위기 국면을 전환하는 데 함께 해달라”고 국민들에게 촉구했다. 그는 특히 “역설적이지만 코로나19 시대에 연대하는 방법은 모두가 흩어지는 것이며 사람 간 거리를 두는 것”이라며 이날부터 수도권의 거리두기 단계가 2.5단계에 준할 정도로 방역 조치가 강화된 데 대한 주의와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정 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국내 확진자 발병 추이를 설명하면서 “코로나19 유행 전파 속도가 둔화하지 않고 새로운 집단발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본부장은 “교회, 식당, 카페, 체육시설 등 우리 일상 곳곳에서 감염 전파 고리가 생겼고, 최후의 방어선이라 생각하는 의료기관과 요양시설까지 확산하고 있다”며 ‘엄중한 위기 상황’이라고 규정했다. 정 본부장은 “최근 들어 수도권에서 코로나19로 확진돼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상태가 갑자기 악화해 사망하거나 사후 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된 사례 보고가 증가하고 있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만큼 지역 감염이 상당수 있고, 방역당국의 감시 체계를 통해서 진단되지 않은 사례가 상당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조기에 코로나19가 의심되고 검사가 이뤄지지 않은 측면이 많은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방대본에 따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번 유행 확산세가 본격화 한 8월 중순 이후(8.16~29) 집계된 ‘감염 재생산지수’(전파력) 평균치는 1.5다. 재생산지수가 1.5라는 것은 환자 1명이 주변의 1.5명을 감염시킨다는 뜻이다. 이 숫자가 1 미만이면 방역 효과로 신규 확진자가 줄어들지만, 1 이상이면 방역에 구멍이 뚫린 상태여서 환자는 더 늘어나게 된다. 정 본부장은 최근의 확진자 발생 동향에 대해서는 30% 정도가 수도권 외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수도권 지역의 경우 사랑제일교회나 8·15 집회 관련 사례가 지역 내 활동을 통해 전파 확산하는 유형이 있고, 여름 휴가철을 통해 전국적인 이동 과정에서 수도권 감염자가 지역에서 전파를 유발하는 경로가 있다”고 진단했다. 정 본부장은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역학조사 역량이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수도권의 경우 하루 확진자 수가 많이 증가하고 있어 역학조사 지원팀을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계에 다다르는 상황”이라며 “확진자 규모는 물론 사람 간 만남이나 접촉을 줄여야 역학적 대응도 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열린세상] 이번 장마는 기후위기?/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열린세상] 이번 장마는 기후위기?/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이번에도 칼럼 주제가 바뀌었다. 원래는 얼마 전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해 쓰려고 했다. 나는 ‘죽음학’의 관점에서 이 사건을 보고 싶었다. 죽음학의 입장에서 보면 이 사건에는 자살과 유족에 대한 돌봄(care)이라는 큰 주제가 관련돼 있다. 죽음학 교과서에는 이 두 주제가 2개의 장에서 따로 다룰 정도로 매우 중요하게 취급된다. 그중에서도 나는 돌봄의 문제에 집중하고 싶었다. 한국 사회는 사별을 겪은 유족에 대한 관심이 너무 미약하다. 장례식까지 마치면 그다음에 가장 유념해야 할 대상은 유족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족들의 슬픔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번 사건처럼 가족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경우 유족들은 훨씬 더 많은 고통을 느낀다. 유족들이 강한 자살 충동을 느낄 수 있어 더 위험하다. 그런데도 한국인들은 장례만 치르면 자신들의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한국에는 이런 가족들을 효율적으로 돌볼 수 있는 기관이나 사람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사건은 해당 가족이 떠맡기에는 너무도 위중해 사회가 동참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던 차에 코로나 균의 재만연과 장마가 최장으로 길어지자 기후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이번 비는 장맛비가 아니라 기후위기로 불러야 한다는 견해가 마음에 들었다. 내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대학을 다니던 1970년대 중반이었다. 1972년에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선구자적으로 알린 ‘로마클럽’의 보고서가 소개되면서 그 관심이 촉발됐다. 이 책은 문고판으로 번역됐는데 그때 그 책을 소개해 준 장익 신부님과 토론하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장 신부님은 장면 총리의 아드님으로 최근에 영면하셨다. 또 ‘북회귀선’이라는 센세이셔널한 소설을 썼던 헨리 밀러가 했던 말도 생각난다. 그는 어느 티베트 고승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번 인류는 가망이 없다’고 했는데 이 발언이 1960년대에 있었다고 하니 이 고승의 안목은 남달랐던 모양이다. 나도 이 의견에 동의하는지라 그 뒤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위 사람들에게 ‘어서 우리 인류가 각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반응은 이 환경 문제는 자신과는 관계없는 일이라는 투였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나 혼자만이라도 생활을 바꾸어야겠다는 생각 아래 작은 실천을 시작했다. 이번 기후위기의 핵심은 인류가 생활 유형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데에 있다. 쉽게 말해 소비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다르게 표현하면 각자가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소비물을 가능한 한 줄여 조금 더 편하게 살려는 욕망을 거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인류는 쓸데없는 것을 너무나 많이 만들고 소비하는 바람에 공장들이 과잉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 결과 지구를 온실로 만드는 가스가 지나치게 많이 배출되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차는 진즉에 없앴고, 육식도 가능한 한 줄이고, 일회용품도 대폭 줄이고, 에어컨도 덜 켜고, 샴푸류는 절대 사용하지 않고, 물 같은 물자도 가능한 한 아껴 쓰는 등등이 그것이다. 물론 나 혼자 해봐야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않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기후변화를 잡으려면 산업구조가 대폭 바뀌어야 한다. 온실가스를 덜 배출할 수 있는 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이 일은 정치가가 아니면 다루기 힘들다. 시민운동으로 이 엄청난 일을 감당할 수 없다. 너무나 큰 개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문제에 관심을 두는 정치가는 별로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유권자가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금 정치가 중에 환경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환경 문제를 들고나와 봐야 국민들이 관심이 없으니 표만 생각하는 정치인들이 이 문제에 천착할 리 없다. 그런데 시간이 정말로 얼마 남지 않았다. 과학자들도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간은 앞으로 30여년밖에 안 남았다고 역설한다. 게다가 한국은 ‘기후 악당’ 국가로 불린다고 하니 책임이 더 크다. 어서 우리도 기후 문제에 진정으로 관심을 가진 정치인을 배출해야 한다.
  • [데스크 시각]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는 길/이창구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는 길/이창구 정치부장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는 길을 말하기 전에 미래통합당 얘기부터 해야겠다. 지난 6월 23일자에 ‘미래통합당이 사는 길’이란 글을 썼는데, 통합당이 이 길로 가고 있는지 평가해 보자면 아직은 미덥지 않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경세가답게 호남 끌어안기와 기본소득 추진, 극우와의 절연 등을 주도하며 판을 흔들고 있지만, 질적 변화로 이어질지는 확신할 수 없다. 오랜만에 호평받은 윤희숙 의원의 ‘나는 임차인입니다’라는 국회 연설은 역설적이게도 통합당의 한계를 보여 줬다. 떨리는 목소리로 “나는 임차인”이라고 운을 떼고서는 집세를 맘대로 올리지 못하게 된 집주인들 걱정만 늘어놓은 연설을 무주택 서민들이 어떤 심정으로 들었을까? 윤 의원의 인식이 통합당의 최대치라면 ‘가진 자들의 정당’에서 탈피하긴 힘들어 보인다. 이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겠다. 이미 많은 이들이 문재인 정권은 실패했다고 단정한다. 반면 또 많은 열혈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은 이 정부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 코로나19와 경제 위기, 부동산 대란과 양극화, 한반도·국제 정세 등을 냉정하게 고려하면 남은 임기가 평탄치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민심의 바다에서 좌초하지 않으려면 우선 본인들이 기득권자임을 인정해야 한다. 이는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가짐의 문제다. 국민들은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 민주당 86세대 의원들을 과거 집권세력과 별반 다르지 않은 기득권자로 보는데 정작 본인들은 여전히 민주화 투쟁의 희생자 또는 사회적 약자의 대변자로 여긴다. 그러니 건전한 비판도 적폐로 보인다. 당신들이 사는 집과 월급명세서, 당신들이 취업시켜 준 낙하산들을 떠올려 보라. 더이상의 ‘내로남불’은 안 된다. 말을 아껴야 한다. 대통령부터 “부동산 문제는 자신 있다”와 같은 비현실적인 말을 더는 하지 않는 게 좋다. 대신 뚝심 있는 인재들로 정책 라인을 다시 짜고 세제·금융규제, 공공임대주택 대폭 확대를 통한 소셜믹스, 서민 주거안정 정책을 임기 마지막날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문재인의 ‘약속’이 아닌 ‘성과’를 보여 줘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 현 장관,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의원 등 친문 전위 인사들은 대통령을 위해서라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자제해야 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끌어내리려다가 검찰개혁을 통째로 좌초시킬 지경에 이르렀다. 지지율에 연연하지 말고 열혈 지지층의 환호에 귀를 닫아야 한다. 지지율에 얽매이다 보니 정책이 아닌 애드리브가 자꾸 튀어나온다. 지금의 지지율은 코로나19와 통합당의 실책 여부에 과도하게 연동돼 있다.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는 광화문에 모인 10만명의 ‘문재인 타도’ 구호에 취했다가 당을 좌초시켰다. 자기 세상이 올 줄 알았지만, 결국 그 10만명이 전부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멸의 길로 안내한 것도 콘크리트 친박 지지층이다. 깨어 있는 시민을 자처하는 친문 지지층은 친박 지지층과 비교당하는 현실이 어처구니없을 것이다. 그러나 맹목적인 지지는 퇴행을 낳는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당의 외연을 오히려 좁힌 행사로 추락한 것도 이낙연·김부겸·박주민 등 모든 후보들이 열혈 지지층의 눈치만 봤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란다면 열혈 지지자들부터 차분해져야 한다. 총선에서 대승을 안겨 준 침묵하는 다수의 속마음을 읽으며 176석의 힘을 때론 담대하게, 때론 겸손하게 써야 재집권의 길이 열릴 것이다. window2@seoul.co.kr
  • 초다양성 시대, 정체성 살릴 수 있을까

    초다양성 시대, 정체성 살릴 수 있을까

    지구촌 사람들은 갈수록 더 많은 인종, 문화와 섞여 살아간다. 다문화주의는 세계화의 큰 물결 속 더불어 살아가는 현실적 방식으로 실천돼 왔다. 하지만 그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어울려 살아가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마찰과 갈등이 연신 터져 나온다. 공동체 결속 이론과 실천의 선구자로 불리는 영국 노팅엄 비즈니스스쿨 초빙교수인 테드 캔틀은 이젠 상호문화주의를 진지하게 고민하자고 주문한다. 다문화주의가 다른 문화며 공동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이라면 상호문화주의는 초다양성 시대에 공동체 간 긍정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결속과 통합의 실천적 프로그램이다. 저자는 코로나19로 지구촌이 예기치 않게 겪고 있는 `인종 갈등´의 위기가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 준다고 강조한다. 겉으로는 다문화주의를 외치면서 실상은 차이와 차별을 더욱 부추겨 온 게 아니냐고 따져 묻는다 실제로 사람들은 다른 공동체와의 교류와 접촉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도 자신의 공동체와 집단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력을 놓곤 여전히 두려워한다. 그래서 캔틀은 세계시민주의와 상호문화도시를 제안하면서 우리 자신과 주변을 정의하는 정체성에 대해 숙고할 것을 권한다. 특히 정체성과 관련해 세계시민 정체성, 초국가적 정체성, 혼종·다중 정체성을 습득해 문화공동체들 간 상호작용 혼합과 혼종화를 증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가 책에서 풀어놓은 상호문화주의는 단순한 정책과 프로그램 이상이다. 그 새로운 패러다임의 `함께 살아가기´를 위해 말한다. “중요한 건 우리가 분리되어 살아온 과거의 역사에 의해 결정되기보다는 우리가 이루기 원하는 세상을 적극적인 방식으로 그려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의료 무너진 ‘코로나 핫스폿’ … 중남미, 백신 개발 전쟁터 됐다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들이 중남미 지역으로 몰려가고 있다. 임상시험 대상을 충분히 구할 수 있고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보다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공공보건 체계가 무너져 감염병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현실이 역설적으로 백신 시험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은 칠레와 아르헨티나, 페루에서 감염병 백신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3상 시험을 결정한 브라질과 멕시코, 콜롬비아에 이들 세 나라를 추가해 총 6만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다. 로이터통신은 “백신 개발자들은 더 신뢰할 수 있는 시험 결과를 얻고자 전파와 감염이 활발한 곳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페루에서도 중국의약집단(시노팜)이 개발 중인 백신 3상에 참여할 18~75세 자원자 6000명을 모집한다. 시노팜은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에서도 임상을 진행 중이다. 류징전 시노팜 회장은 “(페루 등) 해외 시험이 끝나는 대로 제품 허가를 신청할 것”이라면서 “올해 말이면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브라질에서는 영국 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하는 백신과 중국 베이징커싱(시노백) 백신에 대한 임상이 시작됐다. 멕시코 역시 미국과 중국, 프랑스, 이탈리아 제약사가 제안한 백신 임상시험에 참여한다. 아르헨티나와 칠레, 콜롬비아도 글로벌 제약사들과 임상 참여 여부를 논의 중이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중남미에 큰 관심을 두는 것은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해 다양한 조건의 환자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7일 오후 2시 기준 국가별 누적 확진자 순위는 브라질(373만명) 2위, 페루(61만명) 6위, 멕시코(57만명) 7위, 콜롬비아(57만명) 8위, 칠레(40만명) 10위, 아르헨티나(37만명) 12위 등이다. 중남미 국가들도 적극적이다. 제품이 출시되면 ‘임상시험 참가국’이라는 명분으로 1차 제조 물량을 가장 먼저 확보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브라질의 사례를 소개하며 “광범위한 감염과 풍부한 전문 인력, 튼튼한 백신 제조 인프라 덕에 코로나19 백신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실험실이 됐다”고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속초에서 만나는 고품격 서비스…반얀트리 그룹 ‘카시아 속초’

    속초에서 만나는 고품격 서비스…반얀트리 그룹 ‘카시아 속초’

    불황이 깊어지면서 소비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경제 불황이 지속되고있는 가운데 역설적이게도 사람들은 작은 사치에 더욱 관심을 기울인다. 특히 특별한 경험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 ‘체험 소비’ 형태가 확산되면서 고급 호텔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남아 휴양지에서나 만날 수 있던 반얀트리 그룹의 ‘카시아’ 브랜드 호텔이 속초에첫 선을 보인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카시아(Cassia)’는 스타일리시한 별장을 찾는 소비자들을 위한 모던하고 유니크한 컨셉의 레지던스 호텔 브랜드다. ‘카시아 속초’는 모래사장을 더한 인피니티풀과 세계적 아트북 출판사인 ‘애술린(Assouline)’ 의 라이브러리 라운지, 지하 1000미터 광천수를 활용한 고급 스파와 사우나, 국제회의 및 비즈니스 행사가 가능한 400석 규모의 연회장 등을 갖출 계획이다. 한편, 카시아 속초는 연면적 12만334㎡, 지하 2층~지상 26층, 총 717실 규모로 조성한다. 이는 동해안권에 위치한 호텔 중 최대 규모이며, 99m로 최대 높이이다. ‘카시아’는 이름은 생소하지만 반얀트리 그룹에 속하는 브랜드로, 프리미엄 호텔 & 리조트의 품격과 초고급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1987년 설립 이후 ‘지친 영혼의 안식처’를 표방해온 반얀트리 그룹은 전 세계 24개국에서 47개의 호텔과 리조트, 60개의 스파를 운영하며 세계 오피니언 리더에게 최고의 휴양을 제공하는 브랜드다. ‘카시아 속초’는 개별 등기를 통한 오너쉽제로 운영된다. 카시아 속초는 1년 중 30일(성수기 7일, 주말 7일, 평일 16일)은 계약자가 원하는 시기에 언제든 이용이 가능하다. 남는 335일은 반얀트리그룹에서 위탁 운영해 그 수익금을 배당 받는 형태다. 반얀트리 그룹의 ‘카시아 속초’ 계약자는 더 생추어리 클럽(The Sanctuary Club) 가입 특전이 제공된다. 더 생추어리 클럽은 전 세계 있는 반얀트리 그룹 중 더 생추어리 클럽 네트워크에 가입되어 있는 호텔과 리조트에서 스파, 레스토랑, 골프(푸켓, 빈탄, 랑코) 등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얼리 체크인, 레이트 체크 아웃, 공항 및 여객선 환승 서비스 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오너쉽 서비스다. 반얀트리 그룹만의 특별한 서비스인 교환 프로그램(The Exchange Programme)도 이용할 수 있다. 반얀트리, 앙사나, 카시아, 라구나 소유주에게만 제공되는 이 프로그램은 연간 사용권인 30일 중 15일을 교환소에 맡기고 지난 한해 평균 요금에 따라 화폐 가치로 변환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반얀트리 그룹의 호텔과 리조트에 예약시 사용할 수 있다. 카시아 속초는 현재 청담동에 위치한 디자이너빌딩에서 VIP라운지를 100% 예약제로 운영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코로나19 백신 임상 ‘전쟁터’ 된 중남미…글로벌 제약사들 쇄도

    코로나19 백신 임상 ‘전쟁터’ 된 중남미…글로벌 제약사들 쇄도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들이 중남미 지역으로 몰려가고 있다. 임상시험 대상을 충분히 구할 수 있고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보다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공공보건 체계가 무너져 감염병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현실이 역설적으로 백신 시험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은 칠레와 아르헨티나, 페루에서 감염병 백신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3상 시험을 결정한 브라질과 멕시코, 콜롬비아에 이들 세 나라를 추가해 총 6만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다. 로이터통신은 “백신 개발자들은 더 신뢰할 수 있는 시험 결과를 얻고자 전파와 감염이 활발한 곳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페루에서도 중국의약집단(시노팜)이 개발 중인 백신 3상에 참여할 18~75세 자원자 6000명을 모집한다. 시노팜은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에서도 임상을 진행 중이다. 류징전 시노팜 회장은 “(페루 등) 해외 시험이 끝나는 대로 제품 허가를 신청할 것”이라면서 “올해 말이면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브라질에서는 영국 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하는 백신과 중국 베이징커싱(시노백) 백신에 대한 임상이 시작됐다. 멕시코 역시 미국과 중국, 프랑스, 이탈리아 제약사가 제안한 백신 임상시험에 참여한다. 아르헨티나와 칠레, 콜롬비아도 글로벌 제약사들과 임상 참여 여부를 논의 중이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중남미에 큰 관심을 두는 것은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해 다양한 조건의 환자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7일 오후 2시 기준 국가별 누적 확진자 순위는 브라질(373만명) 2위, 페루(61만명) 6위, 멕시코(57만명) 7위, 콜롬비아(57만명) 8위, 칠레(40만명) 10위, 아르헨티나(37만명) 12위 등이다. 중남미 국가들도 적극적이다. 제품이 출시되면 ‘임상시험 참가국’이라는 명분으로 1차 제조 물량을 가장 먼저 확보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브라질의 사례를 소개하며 “광범위한 감염과 풍부한 전문 인력, 의약품 제조 인프라 덕에 코로나19 백신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실험실이 됐다”고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열린세상] 소수의견/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소수의견/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1985년 5월 대법원은 구(舊) 계엄법 제23조를 합헌이라고 선고했다. 1949년 제정된 구 계엄법은 웬만한 죄들을 비상계엄하의 군사법원 관할로 규정했다. 일수, 음료수, 위증, 무고, 간음, 협박, 절도 등도 군사법원 소관이었다. 제23조는 비상계엄이 해제되면 재판 관할을 일반 법원으로 넘기되 필요하면 한 달간 군사법원이 사건을 맡도록 허용했다. 다수의견은 이 조항이 권리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두 개의 소수 반대의견 중 하나를 이일규 ‘대법원 판사’가 혼자 썼다. 그는 다수의견이 안일하게 헌법의 무게와 재판의 편의성을 같은 저울에 달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수의견더러 헌법정신에 눈을 뜨지 못하고 헌법적 감각이 무딘 것이라고 통탄했다. 대법원은 1975년 4월 8일 ‘인혁당 재건위사건’ 판결에서 8명의 사형을 확정했다. 다음날 새벽 사형이 집행됐다. ‘사법살인’이라는 딱지가 붙었다. 13명의 대법원 판사 중 유일하게 이일규가 반대 소수의견을 냈다. 그는 군법회의와 항소심은 반드시 변론을 열어 직접심리주의 원칙을 준수해야 하는데, 원심은 변론 없이 재판을 한 절차상의 위법이 있으므로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3공화국부터 5공까지 헌법은 대법관을 대법원 판사라고 낮추어 불렀다. 이일규의 소수 반대의견은 서슬이 시퍼렇던 유신헌법 시대의 정치권력과 법정의 다수의견에 맞선 위험천만한 것이었다. 생계를 잃거나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었다. 소수의견은 미래 법정의 의견이다. 소수의견을 많이 낸 올리버 홈스 미 연방대법관은 ‘위대한 반대자’로 불렸다. 한국 헌법재판소의 변정수, 이영모, 김이수 재판관 등 여럿이 외롭고 위대한 반대자로서 소수의견을 자주 남겼다. 그들의 소수의견은 훗날 사건에서 다수 법정의견의 주춧돌이 됐다. 2012년 전수안 대법관은 그의 퇴임사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징역형으로 처벌하는 데 반대하는 소수의견이 대법원의 다수의견이 되는 세상을 소망했다. 그는 여성 법관들에게 여성이 전체 법관의 다수가 되고 남성이 소수가 되는 세상이 오더라도 여성만으로 대법관을 구성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뼈아픈 역설을 남겼다. 담론을 지배하거나 다수의견에 속한 사람들의 눈으로 볼 때 소수의견이란 본질을 통찰하지 못하고 변죽만 울리는 허튼소리일 것이다. 진실이 아닌 허위의 강변, 거짓과 왜곡으로 꽉 찬 억지로 비칠 것이다. 논거를 가진 합리적 증명이 아니라 생강짜를 얼기설기 엮은 궤변일 것이다. 바늘 하나 들어갈 빈틈도 없이 완벽한 당대의 진리를 불순하게 흔들어 보려는 도발로 여겨질 것이다. 말이 될 수 없는 말, 말이 돼서도 안 되는 말을 떠드는 자들의 시늉말일 뿐이어서 듣는 사람 없는 강가의 백사장에나 풀어야 할 말 보따리로 보일 것이다. 오로지 침묵하고 억제돼야 할 대상일 뿐 가만히 귀를 기울여 들어줄 가치라곤 전혀 없는 분대질 같을 것이다. 그러나 소수의견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절박한 표현이다. 낙인과 배제와 차별과 공공연한 공격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표출하는 절규다. 차마 표현하지 않고는 숨을 쉴 수 없는 내면의 인격이 소리 없이 명령하는 양심의 소리다. 밀의 말처럼 오로지 진리이고, 당대의 유일한 진리이며 앞으로도 진리일 수밖에 없다고 절대 신봉하는 믿음이라도 이에 도전하는 소수의견에 노출되지 않으면 다수자들의 그 진리는 곪고 썩는다.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로 ‘그들’의 의견을 침묵시키는 것은 소수의견에 가해지는 압슬형이다. 다수의견으로서는 도저히 동의할 수 없고 잔뜩 불편할 뿐인 주장일지언정 소수의견의 통로를 봉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소수의견을 공론의 장에 진입시켜 다수의견이 더 우월하다는 것을 시시각각 보여 주는 포용과 용기가 필요하다. 명백하게 조작된 허위의 정보로 시민의 일상을 유린하거나 사회적 약자를 혐오하고 물리적인 폭력의 행사를 선동하는 표현은 규제가 마땅하다. 져야 할 법적ㆍ도의적 책임이 가볍지 않다. 그러나 사회적 사안에 대한 독자적인 해석이나 다양한 관점의 ‘의견’에는 수시로 숨 쉴 공간이 제공돼야 한다. 다수와 다르다는 이유로 ‘소수의견’을 침묵시키려는 어떠한 시도도 우리 사회에 무익하다고 나는 믿는다.
  • 아름다운 와인색?…공장 폐수로 변한 파라과이 ‘죽음의 호수’

    아름다운 와인색?…공장 폐수로 변한 파라과이 ‘죽음의 호수’

    가운데 도로를 사이에 두고 한쪽은 붉은색으로 완전히 오염된 파라과이 호수의 모습이 공개됐다. 최근 파라과이 환경부는 수도 아순시온에서 약 30㎞ 떨어진 림피오시의 호수인 라구나 세로를 22일 폐쇄했다고 밝혔다. 마치 물감을 풀어놓은듯 아름다운 와인색으로 보이지만 역설적으로 이곳은 죽음의 호수다.이곳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것은 몇개월 전으로 호수의 색이 붉게 변한 것은 물론 이곳에 터를 잡은 물고기와 새들이 죽어가기 시작했다. 이에 주민들이 당국에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대책마련을 요구했으나 조치가 늦어지면서 이곳은 완전히 죽음의 호수로 변했다. 보도에 따르면 호수가 이렇게 변한 이유는 인근 공장에서 사용된 폐수가 무단 방류되면서다. 호수 인근에 위치한 가죽 가공 공장에서 사용된 중금속이 호수로 그냥 버려지면서 생긴 것으로 현지 환경부는 공장을 폐쇄하고 사법 당국에 수사를 요청했다. 현지언론은 "수질 검사 결과 유기물인 시아노박테리아 탓에 호수 색깔이 붉게 변한 것"이라면서 "황화물과 염화나트륨이 호수로 과다하게 유출돼 물고기가 폐사했으며 그냥 만지면 사람의 피부도 손상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눈시울 붉힌 오바마, 트럼프 향한 분노 쏟아냈다

    눈시울 붉힌 오바마, 트럼프 향한 분노 쏟아냈다

    4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미국은 이미 강하다. 원천은 민주주의”라며 자신감이 넘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19일(현지시간) 민주주의 발상지인 필라델피아 미국독립혁명박물관에 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위기’를 만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맹렬한 비판을 쏟아 냈다. 그는 평소와 달리 유머를 쏙 뺀 채 절실한 한 표를 호소하며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중간중간 목이 메고 눈시울이 붉어지는 등 감정에 북받치는 모습도 드러냈다. 양복·셔츠·넥타이 모두 민주당을 상징하는 푸른색 계열로 통일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진지하게 대하는 데 관심을 보일 거라 기대했지만 결코 아니었다”며 “대통령직이 부여한 엄청난 권한을 자신과 친구들을 이롭게 하는 데만 썼고, 대통령직을 대중의 관심을 얻기 위한 리얼리티쇼로 취급했다”고 저격했다. 이어 “트럼프는 그 일(국정)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다. 그럴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실패의 대가는 참혹했다. 17만명이 죽고 일자리 수백 개가 사라졌으며, (미국의) 전 세계적 평판이 심히 손상됐고, 민주적 제도는 전례 없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전 부통령) 대통령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상원의원) 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며 “그들은 대통령을 비롯해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걸 믿는다. 이런 것들은 공화당의 원칙도 민주당의 원칙도 아닌 미국의 원칙이지만, 지금 대통령은 이런 것들을 믿지 않음을 보여 줬다”고 연이어 트럼프에게 맹폭을 가했다. 피날레 무대를 해리스 후보에게 양보했지만 19분간 이어진 그의 생중계 연설은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나 마찬가지였다. CNN의 유명 앵커 울프 블리처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 대해 “그가 지금까지 한 연설 가운데 가장 강력한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여기는 남미] 코로나의 역설…브라질 리우 살인사건 30년 내 최소

    [여기는 남미] 코로나의 역설…브라질 리우 살인사건 30년 내 최소

    치안불안으로 악명이 높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살인사건이 급격히 줄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공공안전연구소(ISS)에 따르면 지난 7월 리우에서 피살된 사람은 255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313명과 비교할 때 20% 줄어든 것으로 1991년 7월 이후 30년 만에 가장 적은 것이다. 1~7월 발생한 살인사건 피해자는 지난해 동기 2403명에서 2154명으로 크게 줄었다. 경찰 등 공권력에 의해 목숨을 잃은 주민도 크게 줄고 있다. 공공안전연구소에 따르면 7월 공권력에 의한 죽음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할 때 74% 격감했다. 1~7월 누적 통계를 보면 24% 감소했다. 살인사건이 줄고 있는 데는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봉쇄가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봉쇄령이 발동되면서 외출이 줄었고, 이로 인해 살인사건도 덩달아 감소했다는 것이다. 공권력에 의한 죽음이 줄어든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브라질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리우데자네이루는 6월부터 마약거래 등 각종 범죄의 온상으로 꼽히는 파벨라(빈민촌)에서의 경찰단속을 중단했다. 3~5월 리우에선 주민 65명이 경찰작전에서 목숨을 잃었다. 대부분은 경찰의 권력남용이었다는 비판을 받은 사건이었다.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대법원은 팬데믹 국면에서 경찰이 범죄조직소탕 등을 이유로 작전을 무리하게 전개해선 안 된다며 작전금지명령을 내렸다. 대법원의 이 같은 명령에 따라 브라질 리우에선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파벨라 단속이 중단된다. 현지 언론은 "코로나19가 범죄자와 경찰의 발목을 나란히 잡은 셈"이라면서 "결과적으로 코로나19가 치안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화물차를 노린 강도사건(-21%), 차량절도(-43%), 길거리에 날치기나 강도(-40%) 등이 일제히 줄어든 것도 코로나19 봉쇄로 오프라인 활동이 줄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면 부정적인 측면도 있기 마련. 코로나19로 오히려 늘어난 범죄도 있다. 대표적인 게 사이버 범죄다. PC나 핸드폰 등으로 온라인에 접속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7월 리우데자네이루에선 사이버 사기사건 1616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달 339건과 비교하면 아찔하게 현기증 나는 폭등세다. 사진=자료사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서울광장] 코로나 우울/임병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코로나 우울/임병선 논설위원

    국내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지 반년이 지났다. 2차 대유행이 눈앞에 있다. 당분간 ‘코로나 우울’이 더욱 짙어질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이브 카탱이 갈파한 대로 인간은 ‘늘 허무의 문턱에 서 있는’ 존재다. 사는 게 바쁘거나 힘들어 잊었거나, 웃고 짓까불며 잊으려 애쓸 뿐이다. 보통은 죽음 직전에 맞닥뜨려야 정신 차려 삶과 죽음의 의미를 곱씹는다. 그런데 코로나19란 감염병 때문에 뜻하지 않게 귀한 성찰의 시간이 주어졌다. 지겨운 마스크를 쓰고 눈과 눈초리만으로 타자의 이성과 감정, 기분을 파악해야 하는 시간을 반년 넘게 보냈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기적처럼 우리에게 주어지더라도 마스크를 쓰고 다른 이와 사회적 거리를 두는 일상은 쉬 바뀌지 않을 것 같다. 그 반년의 시간, 우리는 무엇을 얻었는가? ‘K방역’이란 자부심은 수도권에 임박한 2차 대유행으로 여지없이 무너질 위기에 직면했다. 술잔 부딪치며 사람 사는 냄새 맡는 일은 아무래도 다시 삼가게 될 것 같다. 그 막막해진 시간은 결국 개인의 몫으로 채워야 한다. 얼마 전 만난 회사 임원은 독서량이 반년 전보다 다섯 배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고전과 인문학으로 서가가 채워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 같다며 웃었다. 이른바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시간이 늘어났다. 가족끼리 지내는 시간도 엄청 늘었다. 경제활동의 위축으로 인한 우려가 공포로 부풀려지거나, 막연한 두려움이 상존하지만 결국 남는 것은 혼자란 깨달음이다. 카탱의 말을 돌아보자. “인간은 먼 길을 지나왔지만 그래도 살아가야 하므로 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다. 행복은, 스스로를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즐거워하고, 그것을 분명히 하는 자기에게 달려 있다.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 체념에 잊지 않아야 한다면 그것은 단지 저항과 장애에 직면함으로써 생겨나는 강렬한 삶의 감정에서 찾아야 한다. 이것은 당연히 강한 주체, 특히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능력, ‘준비자세’를 전제로 한다.” 국내 철학자들이 발빠르게 코로나로 우울해진 세상을 진단한 책 ‘코로나 블루, 철학의 위안’을 들추면 언론이나 사회가 놓치는 대목을 크게 셋으로 지적했다. 첫째는 감염병에 목숨을 잃는 이들의 죽음을 채 곱씹지도 않고 서둘러 화장한다는 것이다. 유족들이 슬퍼할 겨를도 없이, 그 죽음을 삿되이 여기고, 미국이나 유럽 신문처럼 부고 하나 없이, 유족들은 부끄럽고 감춰야 할 주검으로 사랑하는 이와의 작별을 강요받고, ‘애도되지 않는 죽음’을 강제당한다. 타인에게만 죽음을 전가하고 자신은 죽음 없는 삶을 유지하려는 양면성마저 띤다. 이런 슬픈 현상을 언론이나 정부, 심지어 시민사회도 따스한 눈길로 보듬지 않는다. 둘째로 지난 반년을 나름 선방하는 데 헌신한 의료인이나 일선 공무원들에 감사하는 만큼 방역과 성공적 대처에 간접적으로 힘을 보탠 택배나 음식 배송업체 종사자들에게 제대로 고마움을 표시하지 않는다. 지난 14일은 택배 노동자들에게 처음으로 고마움을 표시하는 날이었는데 정부와 당국은 그저 하루를 쉬게 하는 선심 이상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어느 사회나 그렇지만 가장 취약한 계층이 가장 먼저, 가장 심대한 타격을 입는데 그들이 재난 극복에 앞장 서는 역설이 존재한다. 이를 사회나 시스템의 작동 원리인 양 당연시하는 생각이 지면이나 방송에 만연해 있다. 기자들부터 입에 달고 사는 말 중에 하나가 ‘세상이 다 그런 거 아냐’인데 바로잡아야 할 일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사태의 원인을 더 근원적으로, 생태학적으로, 인류의 문명과 자연 개발의 역사가 불러온 과오를 성찰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저 의료적, 방역적으로 좁은 시각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정현석 가톨릭의대 인문사회의학과 연구강사는 정의로움이 누구를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었는지 돌아보고,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응시하는 기회를 코로나19가 준 것으로 생각하며,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공감과 연대를 북돋아야 참되게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는 길이 열린다고 지적한다. 대면 접촉이 쉽지 않고,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연대나 공감을 나눌 기회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으니 상대의 삶과 존재를 인정하는 표현을 더 많이, 더 자주 사용하자는 캠페인을 벌였으면 좋겠다고 철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2차 대유행이 눈앞에 닥친 이 시점에 되새겼으면 한다.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색깔론 지핀 트럼프/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색깔론 지핀 트럼프/오일만 논설위원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17일(현지시간) 막이 올랐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11월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하기 위한 정치 행사다. 미네소타주 밀워키에서 열리고 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행사 대부분이 온라인을 통해 진행되는 탓에 대의원·당원 등이 쏟아내는 환호성은 들을 수 없지만 ‘반(反)트럼프’의 열기만큼은 대단하다고 한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실정에 초점을 맞췄다. 코로나19 대응 실패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불거진 인종 불평등 등을 집중 공략하면서 정권 교체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같은 시간에 미네소타·위스콘신주를 찾아 민주당 바이든 대선후보를 향해 거친 말폭탄을 쏟아부었다. 상대 당의 전대 기간에 보통 로키(낮은 자세) 행보를 보였던 워싱턴 정가의 전통과 달리 아웃사이더의 행태를 이어 갔다. 바이든 후보를 향해 ‘극좌의 꼭두각시’, ‘사회주의의 트로이목마’ 같은 거친 표현을 쏟아내며 사회주의 급진좌파로 몰아가며 색깔론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50년대 초 미국 사회를 강타했던 매카시즘(극우 반공주의)을 연상시키는 네거티브 공세를 폈다. 냉전 종식 30년이 지났어도 미국판 색깔 논쟁은 심심치 않다. 2008년 10월 대선을 한 달 앞둔 상황에서 패색이 짙어 가던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가 당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를 향해 ‘사회주의자’로 매도한 적도 있다. 오바마의 선거공약 중 분배에 방점을 찍은 세금 정책을 향해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몰아간 것이다. 이런 트럼프를 향해 민주당 내 진보의 아이콘이자 미국판 사회주의자로 꼽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역공도 볼 만했다. 그는 전당대회에 참석, 트럼프 대통령을 폭군의 대명사인 로마 황제 네로와 비교했다. “네로는 로마가 불타는데도 바이올린을 켰고 트럼프는 골프를 친다”며 맹공을 날렸다. 로마를 위험에 빠트린 네로 황제처럼 ‘민주주의와 경제, 세상의 미래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오는 11월 미 대선의 향배는 ‘앞서 가는 바이든-추격하는 트럼프’의 모양새다. CNN은 17일 전국 유권자 50%가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46%였다. 지난 6월 여론조사에서 14% 포인트나 뒤처졌던 트럼프가 2개월 만에 4% 포인트 차이로 추격한 것이다. 민주·공화 양당의 고정 지지층이 대략 40·40% 정도라고 하니 중간층 20%의 최종 판단에 따라 트럼트의 운명도 결정될 듯하다. oilman@seoul.co.kr
  • 수도권 교회, 비대면 예배만…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발동(종합)

    수도권 교회, 비대면 예배만…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발동(종합)

    주점·뷔페·PC방 등 고위험시설 12종 한시적 운영금지 정부가 19일 0시부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발동한다. 특히 이들 지역 교회에 대해 비대면 예배만 허용하고, 그 외의 모임과 활동은 금지하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정 총리의 대국민담화 발표는 이번이 네번째다. 정 총리는 “정부는 감염 확산을 신속하게 차단하기 위해 수도권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보다 강화하기로 했다”며 “대상 지역에 서울과 경기 지역뿐만 아니라 생활권을 함께하는 인천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수도권 방역조치 강화’ 조치의 핵심은 코로나19의 확산 위험이 높은 ‘고위험 시설’의 운영을 한시적으로 금지한 것이다.정 총리는 “이들 지역에서는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집합, 모임, 행사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며 “클럽, 노래연습장, 뷔페, PC방 등 12종의 고위험시설과 박물관, 도서관, 미술관 등 실내 국공립시설의 운영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헌팅포차 ▲감성주점 ▲유흥주점 ▲단란주점 ▲콜라텍 ▲노래방 ▲실내집단운동시설 ▲실내스탠딩공연장 ▲방문판매업체 ▲300인 이상 대형학원 ▲뷔페식당 ▲PC방이 고위험시설 12종에 해당한다. 대형 유통물류센터는 고위험시설이지만, 필수 산업시설임을 고려해 정부는 이번 운영 제한 조치에서 제외했다. 정 총리는 “특히 수도권 소재 교회에 대해선 비대면 예배만 허용하고 그 외의 모임과 활동은 금지된다”며 “교계의 넓은 이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전파 속도가 빨라 전국적인 대유행 가능성마저 우려된다”며 “전국적 대유행으로 급속히 확산될 수 있는 중대한 기로에 놓여있다”고 했다. 정 총리는 “지금 방역망의 통제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까지 검토할 수밖에 없고, 이는 우리나라의 경제와 민생에 큰 충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언제 어디에서나 감염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출퇴근 등 필수적인 외출 외에는 가급적 집에 머물러 달라”면서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줄 것을 호소했다. 나아가 “이번 조치는 일상을 지키고 가족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이라면서 “이번 조치의 안전선이 무너지면 우리의 선택지는 더 이상 없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검찰과 경찰, 지방자치단체 등에 “법 위반 사항에 대해 엄정하고 신속하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바이든, 동생 잃은 트럼프 위로 “사랑하는 이를 잃는 고통 안다”

    바이든, 동생 잃은 트럼프 위로 “사랑하는 이를 잃는 고통 안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15일(이하 현지시간) 밤 동생을 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협공을 다음날 잠시 멈추고 나란히 애도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이 발표한 성명을 통해 동생 로버트 S 트럼프가 세상을 떠난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대통령님, 질과 나는 당신의 남동생 로버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슬프다”며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엄청난 고통을 안다.그리고 이와 같은 순간에 가족이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며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어 “나는 우리의 기도가 당신들 모두와 함께 한다는 것을 당신이 알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1972년 11월 7일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에 당선된 지 한 달 뒤인 12월 18일 교통사고로 아내와 13개월짜리 딸을 잃은 바 있다. 당시 두 아들은 골절상 등으로 입원했다. 장남 보 바이든은 지난 2015년 5월 뇌암으로 세상을 먼저 떠났다. 이번 해리스 의원의 러닝메이트 낙점 과정에 각각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과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을 지낸 해리스 의원과 보 바이든이 ‘동지’로서 깊은 우정을 나눈 ‘인연’이 다시 사람들 입에 오르내기도 했다. 해리스 의원도 트위터에 바이든 전 부통령의 트윗을 리트윗하며 “더그와 나는 바이든 가족과 함께 이 힘든 시기에 트럼프 가족 전체에 우리의 가장 깊은 애도와 기도를 보낸다”며 “사랑하는 이를 잃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우리가 당신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며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와 함께 애도를 표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해리스 의원은 지난 11일 해리스 의원의 부통령 후보 지명 발표 이후 12일부터 릴레이로 동반 출격 행보를 보여왔다. 두 사람은 12일 첫 합동연설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강도높게 비판하며 정권교체 필요성을 역설해왔으나 이날은 잠시 공세를 중단하고 연달아 트윗을 올리며 함께 고인을 추모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위로했다. 한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해리스 의원은 로버트 트럼프의 별세 전에 이뤄져 이날 보도된 아프리카계 미국인 대상 매체인 ‘더 그리오’(The Grio)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피선거권을 문제 삼으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캠프를 향해 “그들은 미국 국민에게 충격파를 미치고 있는 진짜 현안으로부터 주의를 딴 데로 돌리기 위한 시도에 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추긴 이른바 ‘버서(birther·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출생지가 미국이 아니어서 피선거권이 없다고 믿는 사람들)’ 음모론에 대한 답변이었다. 앞서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버서’ 음모론을 적극 옹호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민자 자녀인 해리스 의원에 대해 부통령 후보 출마 자격이 없다는 식의 ‘시민권 음모론’에 불을 질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센 역풍에 부딪히자 결국 15일 “우리가 추적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한 발 뺐지만 해리스 의원의 공직 출마 자격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명쾌하게 인정하지 않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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