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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탄소중립 전략과 산림청의 마스터플랜/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탄소중립 전략과 산림청의 마스터플랜/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지금 기후변화 위기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현 추세대로 이산화탄소를 계속 배출한다면 얼마 전 작고한 스티븐 호킹 박사의 경고대로 2050년 전후로 인류는 멸절이라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맞닥뜨릴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진다. 한국은 특히 기후변화 위기에 취약한 국가로 알려져 있다.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늠하는 경제, 사회, 환경부문 평가에서 경제, 사회부문에 비해 환경부문 전반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토의 63%가 산림인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주무 부처인 산림청의 혁신적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부응해 산림청은 올해 ‘2050 산림분야 탄소중립 전략안’(이하 탄소중립 전략)을 발표했다. 이 전략의 주된 골자는 향후 30년 동안 기존에 심은 나무를 수확해 목재로 활용하고, 그 자리에 탄소흡수 능력이 뛰어난 새로운 수종 30억 그루를 심겠다는 것이다. 이 계획만 잘 구현되면 한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37% 줄이겠다는 매우 힘든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온통 콘크리트 일색인 아파트나 단독주택 건설에 나무 목재를 많이 활용하게 함으로써 탄소도 줄이고 국민 건강도 지켜 낼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환경 전문가인 내가 안타까웠던 순간은 일부 언론에서 나무가 잘려 나간 산림 현장을 보여 주면서 산림청이 시대 역행적 사고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기사를 접했을 때다. 현대 행정은 너무나 복잡하고, 특히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하는 데는 무엇보다도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019년 국립산림과학원이 행한 ‘주요 산림 수종의 표준 탄소흡수량’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산림은 20~30년생 나무로 구성된 숲의 비율이 높을 때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흡수한다고 한다. 이 연구 결과에 비추어 보면 우리나라 산림은 대부분 1970~80년대에 조성돼 수령이 30년 이상 된 나무가 전체 산림의 72% 이상을 차지한다. 2008년을 정점으로 우리 산림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감소하기 시작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무의 수령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줄어들게 돼 2050년이 되면 우리 숲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지금의 34% 수준에 머무르게 된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한 그루 나무의 크기가 커졌을 때 그 나무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증가할 수 있지만, 산림 면적당 생존할 수 있는 나무의 수는 줄어든다. 따라서 숲 전체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줄게 된다는 역설에 직면하게 된다. 산림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오랜 기간 생존한 천연림은 거의 벌채됐고, 토양은 급속도로 척박해졌다. 황폐된 토양에 산림 생태계에 적합하고 경제적으로 가치 있는 나무를 심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우선 지력을 회복시키기 위해 나무의 경제성은 떨어지지만 잘 성장할 수 있는 수종으로 조림 사업을 시작했다. 이 덕분에 지력은 상당히 회복됐고, 이제는 경제성 있는 수종으로 대체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많은 산림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필자도 더운 한여름에 목재로 만들어진 자연휴양림에 가서 숙박을 하고 오면 콘크리트 맹독이 내뿜는 아파트보다 한결 몸이 개운하다는 기분을 많이 느끼곤 한다. 이웃 일본은 대부분의 가옥이 목재로 건축된다. 그래서 일본 국민이 장수한다는 기사를 언론을 통해 심심찮게 접하곤 한다. 산림청은 이제 탄소 제로 시대를 맞아 산림 정책의 획기적 패러다임을 모색해 국가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조언도 중요하지만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위해 언론 매체와의 적극적 소통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가는 게 중요하다. 유럽연합은 탄소를 줄이지 않는 국가의 제품에 대해서는 탄소 국경세를 부과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적절하게 이산화탄소 감축을 해 내지 못하면 적게는 8조원, 많게는 18조원의 탄소세를 국제사회에 부담금으로 내야 할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 학대 전담 인력·위탁부모 확대… 든든해진 아이들의 공공 울타리

    학대 전담 인력·위탁부모 확대… 든든해진 아이들의 공공 울타리

    #서울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1월 네 살 난 딸을 내복 차림으로 주거지 등에 9시간 방치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A씨의 딸은 집 안에서 지내다 집을 나온 뒤 문이 잠기는 바람에 밖에서 추위에 떨어야 했다. 다행히 집을 나온 지 6분여 만에 편의점 직원이 발견해 즉각 보호 조치를 받을 수 있었다. 4개월여가 지난 현재 A씨와 딸은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심리치료와 교육을 받고 일상생활로 되돌아갔다. 김병익 성북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은 “조사를 통해 생계형 방임으로 확인돼 교육, 치료 등 여러 사후관리를 진행했고 원가정 복귀가 제대로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A씨도 직업을 새롭게 찾았다”면서 “당시 선제적으로 부모와 아이가 분리조치됐고 조사와 사후관리까지 이뤄진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지난해 16개월 아동 사망사건 전후로 정부가 아동학대 대응체계의 공공성 강화를 추진하며 현장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동시에 연속된 아동학대 사건들이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의 아동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거미줄처럼 얽힌 지금의 대응체계를 좀더 간소화하고 국민들 역시 아동의 권리에 민감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정부는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배치, 즉각분리제도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아동·청소년 학대 방지 대책(지난해 7월), 아동학대 대응체계 강화 방안(지난 1월)을 차례로 발표한 바 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그간 정부의 대책으로 공공성 강화, 즉각분리제도를 통한 초동대응 강화 등이 이뤄진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배치’는 공공성 강화를 위한 대표적 정책으로 꼽힌다.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은 경찰과 함께 현장에 출동해 아동학대 여부를 조사하고, 아동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경우 아동을 분리 보호하는 역할을 주로 맡는다. 그간 아동학대 조사 업무는 민간 위탁기관인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주로 맡아 왔는데 공무원이 업무를 넘겨받은 것이다. 엄태수 충남 천안시 아동보호팀장은 “기존에도 담당자는 있었지만 아동복지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하다 보니 학대에만 신경 쓰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제는 아동학대 업무만 하는 팀이 따로 생기는 등 조직체계가 개편됐고 공공성이 강화됐다. 지금은 조사부터 시설연계까지 과정이 더 매끄러워졌다”고 말했다. 김 관장도 “아동학대 대응 체계는 크게 초반 위기 대응 업무와 이후 사례관리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위기 대응 업무를 국가에서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아동보호전문기관 입장에서는 도맡아 하던 기존 업무가 분리되면서 내부적으로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아동학대 방지의 기틀인 국민적 관심 역시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12에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5695건으로 전년(2725건) 동기 대비 109%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동권리보장원 관계자는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가해 신고건수가 늘어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동권리보장원은 아동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관련 정책연구를 하는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실제 아동학대를 당한 0~2세 영유아 보호를 위해 가정위탁부모를 발굴하는 ‘위기아동 가정보호사업’에는 지난 21일 기준 700명에 가까운 사람이 지원했다. 정부가 지난 3월 실시한 즉각분리제도에 따라 아동이 부모와 분리되면 최대 6개월간 위탁가정에서 지내게 된다. 사업 신청서를 제출한 조혜진씨는 “일곱 살 아들이 하나 있는데 어느 날 ‘아픈 친구들이 없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더라. 아이들의 안전한 울타리가 돼 주고 싶은 마음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또한 보건복지부와 아동권리보장원은 내부에 아동학대대응실무추진단을 구성하고 아동학대 대응 현황을 밀착 모니터링하며 사후 사례 관리에도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피해아동이 치료와 회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피해아동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윤혜미 아동권리보장원 원장은 “정부와 관계기관은 기존의 아동학대 대응 제도를 정비하고 새로 추진하는 제도가 기존 제도와 잘 맞물릴 수 있도록 더욱 촘촘한 아동학대 대응 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면서 “어떤 아이도 잔인한 폭력에 의해 스러지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아동학대와 아동권리에 대한 민감성을 키우는 것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탄소줄이기가 기업의 미래 경쟁력”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탄소줄이기가 기업의 미래 경쟁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28일 “앞으로 기업에 탄소 저감이 미개척 블루오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이날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사전행사로 진행된 특별세션에서 탄소중립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이렇게 밝혔다. 신 부회장은 이날 오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으로 온라인 개최된 ‘녹색기술, 탄소중립 사회를 위한 패스파인더’ 세션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조방안 등을 발표했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3대 전략으로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 ‘구체적인 실행’, ‘여러 이해관계자와 공조·소통’을 제시했다. 신 부회장은 “혁신과 기술 진보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궁극적인 해결책”이라면서 “탄소 중립 기술 상업화를 위해 과학·공학 분야를 지원하고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의 탄소 줄이기 노력도 소개했다. LG화학은 ▲모든 글로벌 사업장에서 RE100(2050년까지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폐기물 제로 달성 ▲화석 연료 기반 재료를 바이오 기반 재료로 대체 ▲탄소 포집·활용 기술 개발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탄소중립이 경제적으로 실행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도 있지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점에서 장기적인 부분에 더욱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탄소 저감이 그 기업의 경쟁 우위가 될 수 있어 미개척 블루오션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역설했다. LG화학은 지난해 7월 2050년 연간 탄소배출 순증가량을 0(제로)으로 만든다는 ‘2050 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기후변화 대응, 재생에너지 전환, 자원 선순환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재활용 플라스틱(PCR)을 원료로 고품질 친환경 플라스틱을 개발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합성수지와 동등한 기계적 물성 구현이 가능한 생분해성 신소재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세계 최대 바이오 디젤 기업 핀란드 네스테(Neste)와 함께 바이오 원료를 활용한 친환경 합성수지 생산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스타트업 이너보틀과 손잡고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가 완벽하게 재활용되는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플라스틱의 생산, 사용 후 수거, 리사이클까지 망라하는 ESG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美대도시 살인범죄 32% 증가...너도나도 경찰예산 ‘증액’ 바람

    美대도시 살인범죄 32% 증가...너도나도 경찰예산 ‘증액’ 바람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와중에 줄줄이 삭감됐던 미국 대도시의 경찰·치안 관련 예산이 1년 만에 다시 복원되거나 오히려 이전보다 증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전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경찰서 신설을 취소하기로 했던 지난해 결정을 번복, 올해 관련 예산 9200만 달러(약 1029억원)를 원상복구시켰다. 브랜든 스콧 볼티모어시장은 최근 경찰 예산을 2700만 달러 늘려 달라고 시의회에 요청했다. 지난해 시의원 시절 자신이 주도해 감축시켰던 예산 2240만 달러보다도 460만 달러나 더 많은 액수다.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시장도 지난해 삭감된 1억 5000만 달러의 경찰 예산 가운데 3분의1인 5000만 달러의 복원을 시의회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오클랜드의 리비 샤프 시장도 올해 삭감분 2900만 달러 중 330만 달러를 지난달 복원시켰다.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와 강력사건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샤프 시장은 2400만 달러의 추가 증액을 시의회에 요청 중이다. 민주당이 의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도시들에서는 지난해 경찰 예산 삭감이 유행처럼 번졌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난 속에 경찰에 투입되는 예산을 줄여 그 돈을 사회복지 등 분야로 돌리라는 시민사회의 요구를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수용한 결과였다. 지난해 5월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사망하면서 비롯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는 여기에 결정적인 기폭제가 됐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주요 도시에서 범죄가 기록적인 증가율을 보이면서 치안 수요가 전보다 더 커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났다. 미 연방수사국(FBI)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인구 100만명 이상 도시들의 살인사건은 32.2%나 증가했다. 경찰과 범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스트레스와 경찰인력 감축 등을 범죄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경찰 예산이 다시 늘어나게 된 데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 여력이 커진 것도 이유로 꼽힌다. 백신 접종 등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돼 가는 속에 경기회복과 연방정부 지원 확대 등으로 곳간이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경찰행정연구포럼 척 웩슬러 이사는 “경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찰관을 더 늘리고 잘 훈련시킬 필요가 있다”며 “예산을 줄이는 것이 경찰행정 개선의 능사라고 생각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WSJ에 말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경찰·소방·군대… ‘끊김 제로’ LTE 소통망, 백령도서 마라도까지 24시 재난 지휘부

    경찰·소방·군대… ‘끊김 제로’ LTE 소통망, 백령도서 마라도까지 24시 재난 지휘부

    운영센터, 정전 시 10시간 자체 발전 가능전용 단말기 9만대·기지국 1만 7000여곳 관련 기관 통신망 일원화… 자유롭게 통화 AI·드론·로봇 등 활용해 현장 활동 지원LTE 방식 안정적… 추후 5G 전환 검토낮 13명·밤 6명 3교대… 인력 보충 필요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19층은 국무회의장으로 유명하지만 맞은편 복도 끝으로 가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해 운영 중인 재난안전통신망 운영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26일 행정안전부 관계자들과 함께 운영센터로 들어서니 영화에서나 봤던 각종 그래프와 지도로 가득 찬 대형 모니터가 벽을 한가득 채우고 있었다. 재난안전통신망 운영상태를 관찰하고 재난상황 발생 시 긴급조치를 할 수 있도록 24시간 쉴 틈 없이 운영하는 ‘지휘부’라고 할 수 있다. 지휘부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전원 공급이 끊기더라도 비상전력망 등으로 10시간은 자체발전기로 운영이 가능한 데다, 대구와 제주 운영센터가 서울운영센터 대신 수도권 재난안전통신망 운용을 대신할 수 있다. 재난안전통신망은 재난관련기관별 통신망을 일원화하는 전국 단일 통신망으로, 4세대 통신기술(LTE) 기반으로는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구축 및 운영한다. 2014년 세월호 참사라는 교훈 속에서 태어났다는 것은 역설적이다. 2003년 재난안전통신망 구축 논의가 처음 시작됐지만 2008년 3월 감사원이 감사에서 외국계 특정 기업이 사업을 독점하는 데 따른 기술 종속 등을 지적하면서 표류했다. 그러다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현장과 지휘부, 현장과 현장을 통합적으로 연결하는 재난안전통신망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박근혜 정부는 그해 5월 국무회의에서 부처 협업으로 임기 안에 재난안전통신망 구축을 완료하겠다는 사업 방향을 확정했다.2014년 9월에는 기획재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 사업으로 지정했고 2015년부터는 산악지형인 강원 평창과 강릉, 정선 등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본사업에 착수했으며 2019년 중부권, 2020년 남부권에 이어 지난 3월 수도권 사업을 완료했다. 지난 14일에는 대구운영센터 개통식도 열었다. 2025년까지 구축 및 운영비를 포함해 1조 4776억원이나 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재난안전통신망을 통해 기존에는 상호 통신이 불가능했던 경찰, 해경, 소방, 군, 지방자치단체, 전기안전, 가스안전, 의료 등 8대 분야 재난 관련 기관 상호 통신과 정보 공유가 전국 어디에서나 가능해졌다. 현장 경찰관이나 소방관 등은 전용 단말기를 통해 음성통화와 영상통화, 대규모 공동통화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재난안전통신망 단말기는 9만여대를 사용 중에 있고 기관별 구입계획에 따라 올해까지 15만대 이상 보급할 예정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스마트폰형, 무전기형, 복합형 등 세 종류 단말기를 보여 준 뒤 제주운영센터 관계자를 연결했다. 곧바로 화면에 제주운영센터 관계자가 보이고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대화할 수 있었다. 대구운영센터를 연결하자 서울과 대구, 제주 세 곳을 하나로 연결한 대화도 가능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재난 관련 기관별로 서로 다른 무선통신망을 사용했다. 통신을 할 수 없는 지역이 많았고 기관끼리 상황 공유나 공동 대응이 어려웠다”면서 “이제는 기관 간 통신을 통해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인 현장 대응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운영센터에 더해 고정기지국과 이동기지국도 전국 1만 7000여곳에 구축해 통신이 끊기는 일이 없도록 했다. KT와 SK가 운용하는 상용망과의 연동을 통해 음영지역도 해소했다. 최동단 독도에서부터, 백령도, 마라도에 이르기까지 전국망 통신으로 육지와 바다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한 지역을 동시에 통합 지휘할 수 있고, 기관 간 공통통화그룹을 통해 끊김 없이 즉각적인 음성·영상 통화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단말기를 가진 현장 대원 대신 상황실에서 원격 조종으로 주변 상황을 파악하는 ‘주변음 청취’ 기능, 상황실에서 통화를 강제로 멈추게 한 뒤 지시를 내리는 ‘가로채기’ 기능도 있다.특히 정부와 민간기업의 협업을 통해 나온 국내 기술역량의 집합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재난망 전체 설계, 장비 설치, 시험준공을 국내 통신사인 KT와 SK텔레콤이 구현했고, 주요 장비와 핵심 소프트웨어는 삼성전자, 삼성SDS, AM텔레콤, 사이버텔브릿지 등 국내 기업에서 기술개발 및 상용화했다. 통신망의 안정성을 위해 운영센터를 서울·대구·제주로 3원화한 덕분에 한 곳에서 장애가 발생하거나 사고가 나더라도 차질 없는 통신망 운영이 가능하다. 그룹통신 기능, 통화 폭주 해소를 위한 동시 전송기술, 기지국 공유기술, 상용망(KT, SKT)을 백업망으로 구성하는 등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했다. 여기에 현장대응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드론, 사물인터넷 등 웨어러블 장비로 재난현장 활동을 지원하고 재난현장 정보 제공 및 피해 규모 파악, 작전정보 공유 등에 활용할 수도 있다. LTE 방식을 활용한 전국 단위 재난안전통신망은 한국이 세계 최초다. 비슷한 사례는 두바이가 있지만 두바이는 도시 단위라 차원이 다르다. 미국은 전용망이 아니라 AT&T에 주파수를 부여하고 계약을 통해 상용망을 운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미국과 영국이 우리나라와 같은 방식을 추진 중인 정도다. 독일은 올해까지 재난안전통신망 구축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자연스럽게 관련 산업 육성, 해외 수출 확대, 고용 창출 등 경제적·산업적 효과에 대한 기대도 높다. 행안부 관계자는 “재난현장 대응뿐 아니라 평상시 재난예방을 위한 서비스도 가능하다”면서 “4차 산업혁명 기반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드론, 로봇 등을 활용한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어 스마트 재난관리 및 신산업 창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앞으로 10년간 약 5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심진홍 행안부 재난안전통신망관리과장은 “한국은 영토와 인구 모두 일정 규모 이상이기 때문에 ‘테스트베드’로서 충분한 매력이 있다”면서 “국내에서만 쓰고 말기엔 아까운 기술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외국 관계자들이 직접 현장 견학은 못 하고 있지만 자료 요청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왜 최신기술인 5G가 아니라 LTE 기술을 적용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심 과장은 “LTE 방식은 미국이나 영국, 유럽연합(EU) 등에서도 도입을 추진 중인 것에서 보듯 안정성 검증이 끝난 국제표준 기술”이라면서 “재난안전통신망은 시스템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처음부터 5G 기술을 적용하려고 했다면 사업 완료까지 몇 년은 더 늦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난안전통신망은 앞으로도 보완할 부분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주간 13명, 야간 6명이 3교대로 24시간 근무하고 있는 데 따른 피로도가 상당하다. 잠시도 눈을 떼지 않고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 데다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조치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집중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한 현장 관계자는 “인력 상황상 3교대에서 4교대로 바꾸자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차세대 통신망 구축도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정보기술(IT) 장비는 내구연한을 일반적으로 10년으로 보기 때문에 빠르면 2025년 즈음에는 차세대 재난안전통신망의 개괄적인 목표와 방식 등이 나와야 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차세대 재난통신망을 5G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계파 꺼내고 여론조사 배후설까지… 李돌풍에 부활한 ‘막장 경선’

    계파 꺼내고 여론조사 배후설까지… 李돌풍에 부활한 ‘막장 경선’

    나경원, 유승민계 겨냥 “특정계파 안 돼”이준석 “친박계 羅 대표 땐 尹 주저할 것” ‘친이계 공개 지지’ 주호영 “여론조사 의심”김웅 “후배들에게 계파 씌우려 해” 비판경선룰 놓고 “2030·호남 배제” 내홍도 ‘30대 대표론’을 앞세운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여론조사 1위를 기록하는 등 젊은 후보들의 돌풍으로 흥행을 이어 가던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계파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과 나경원 전 의원은 서로를 ‘유승민계’, ‘친박(친박근혜)계’로 부르며 날 선 공방을 벌였고 옛 친이(친이명박)계 시민단체는 주호영 전 원내대표를 공개 지지해 계파 논란을 증폭시켰다. 계파 논란은 나 전 의원이 26일 이 전 최고위원을 저격하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나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특정 계파 당 대표가 뽑히면 윤석열·안철수가 과연 오겠느냐”고 주장했다.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운 이 전 최고위원과 김웅 의원을 겨냥한 말로 해석됐다. 그러자 이 전 최고위원은 “저도 나경원 후보의 말씀에 공감한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구 친박계의 전폭 지원을 받는 나경원 후보가 대표가 되면 윤석열 총장이 상당히 주저할 것 같다”며 받아쳤다. 친이계 단체인 ‘국민통합연대’가 주 전 원내대표를 당 대표로, 조해진·배현진 의원과 정미경 전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지원하기로 한 공문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당권 주자인 김웅 의원은 “더이상 계파정치는 없다고 제가 역설했는데, 정작 계파정치는 따로 있었다”면서 “본인은 계파 정치를 하면서 새로 들어오는 후배들에게 계파를 씌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이 전 최고위원이 1위로 오른 여론조사를 놓고 배후설을 제기했다. 그는 라디오에 출연해 “누군가가 정확하지 않은 조사 결과를 너무 많이 생산해 퍼뜨리는 데 의도가 있지 않나 의혹이 있다”면서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 당시 여론조사가 불과 3차례뿐이었는데,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는 벌써 11차례나 여론조사가 공표돼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대세론’을 ‘보이지 않는 손’이 조장한다는 것이다.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저는 세대 교체하라는 국민의 의도가 읽힌다”고 반격했다. 이날 컷오프를 위한 경선 여론조사가 시작된 가운데 여론조사 표본 비율을 놓고도 충돌이 이어졌다. 이 전 최고위원 등 신진 세력을 지지하는 쪽에선 당원 분포대로 여론조사 표본을 추출하는 현행 방식은 20·30대와 호남의 민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유경준 의원은 “청년과 호남을 철저히 배제해 개혁과 혁신에 역행한 경선룰”이라고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은 20·30·40대 표본을 분리하지 않고 합쳐 조사하는 방식은 젊은층 의사 반영을 막는 것이라고 했다. 청년국민의힘 대표인 황보승희 의원 등 12명은 경선룰 수정을 위한 긴급 의총 소집을 요구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신예 돌풍에 소환된 ‘계파 정치’ 논란…경선룰 논란도

    신예 돌풍에 소환된 ‘계파 정치’ 논란…경선룰 논란도

    ‘30대 대표론’을 앞세운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여론조사 1위를 기록하는 등 젊은 후보들의 돌풍으로 흥행을 이어 가던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계파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과 나경원 전 의원은 서로를 ‘유승민계’, ‘친박(친박근혜)계’로 부르며 날 선 공방을 벌였고 옛 친이(친이명박)계 시민단체는 주호영 전 원내대표를 공개 지지해 계파 논란을 증폭시켰다. 계파 논란은 나 전 의원이 26일 이 전 최고위원을 저격하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나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특정 계파 당 대표가 뽑히면 윤석열·안철수가 과연 오겠느냐”고 주장했다.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운 이 전 최고위원과 김웅 의원을 겨냥한 말로 해석됐다. 그러자 이 전 최고위원은 “저도 나경원 후보의 말씀에 공감한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구 친박계의 전폭 지원을 받는 나경원 후보가 대표가 되면 윤석열 총장이 상당히 주저할 것 같다”며 받아쳤다. 친이계 단체인 ‘국민통합연대’가 주 전 원내대표를 당 대표로, 조해진·배현진 의원과 정미경 전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지원하기로 한 공문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당권 주자인 김웅 의원은 “더이상 계파정치는 없다고 제가 역설했는데, 정작 계파정치는 따로 있었다”면서 “본인은 계파 정치를 하면서 새로 들어오는 후배들에게 계파를 씌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이 전 최고위원이 1위로 오른 여론조사를 놓고 배후설을 제기했다. 그는 라디오에 출연해 “누군가가 정확하지 않은 조사 결과를 너무 많이 생산해 퍼뜨리는 데 의도가 있지 않나 의혹이 있다”면서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 당시 여론조사가 불과 3차례뿐이었는데,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는 벌써 11차례나 여론조사가 공표돼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대세론’을 ‘보이지 않는 손’이 조장한다는 것이다.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저는 세대 교체하라는 국민의 의도가 읽힌다”고 반격했다. 이날 컷오프를 위한 경선 여론조사가 시작된 가운데 여론조사 표본 비율을 놓고도 충돌이 이어졌다. 유경준 의원은 “청년과 호남을 철저히 배제해 개혁과 혁신에 역행한 경선룰”이라고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은 20·30·40대 표본을 분리하지 않고 합쳐 조사하는 방식은 젊은층 의사 반영을 막는 것이라고 했다. 청년국민의힘 대표인 황보승희 의원 등 12명은 경선룰 수정을 위한 긴급 의총 소집을 요구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안승남 구리시장 ‘경기주택도시공사’ 유치 PT 발표

    안승남 구리시장 ‘경기주택도시공사’ 유치 PT 발표

    “구리시는 사통팔달 교통망이 발달하여 동서남북 어느곳이든 빠르게 이동할 수 있으며, 반경 25km이내 국내 우수 대학, 건설기업 및 연구기관과 서울지방국토관리청 등 협의기관이 입지하고 경기주택도시공사(GH)사업 현장 중심에 위치하여 신속한 업무처리가 가능한 GH 이전의 최적지 입니다” 안승남 구리시장이 26일 오후2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GH 입지선정을 위한 2차 심사에 구리시 PT 발표자로 직접 나섰다. 구리시는 지난달 12일 경기주택도시공사 입지 선정 신청서를 접수하고 1차 서류심사, 현장실사를 거쳐 고양, 남양주, 포천, 파주와 함께 2차 심사대상에 올랐다. 안 시장은 구리시가 경기도·수도권 중심지에 위치하였음에도 역차별과 중첩규제 피해로 인한 지역발전 불균형의 현실을 역설하고 지리적 입지의 특장점 및 교통의 편리성 등 GH의 구리시 이전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안 시장은 “제조업 소멸로 자생력이 부족하고 공공기관의 지소 조차 없는 도시에 희망을 불어 넣을 수 있는 방법은 GH 유치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안 시장은 이전대상 경기도 공공기관의 지역경제 유발효과 등을 심층 분석하고 대상 기관 7개소 중 유일하게 경기주택도시공사를 선택했으며, 최적의 이전 대상지를 찾아내는 등 GH 유치 공모 준비를 진두지휘해 1차 심사를 통과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GH 이전대상지는 2차 심사결과를 거쳐 이달말 최종 확정 발표될 예정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정승민의 막론하고] 무엇이 애국인가

    [정승민의 막론하고] 무엇이 애국인가

    1968년 8월 미국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를 맞아 반전과 평화를 외치는 시위대가 집결했다. 이들을 맞은 것은 경찰의 곤봉 세례였다. ‘경찰 폭동’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아수라장이 된 사건의 책임은 8명의 민간인에게 떠넘겨졌다. 우여곡절 끝에 7명의 피고인이 서게 된 법정은 처음부터 ‘답정너’ 재판이었다. 정권의 압력과 판사의 편파 진행에 힘입어 폭력시위의 범죄자라는 낙인은 불가피해 보였다. 그러나 나중에 상원의원이 되는 톰 헤이든의 최후진술은 재판정을 일거에 뒤집었다. 재판장의 제지에 아랑곳없이 베트남에서 스러진 병사들의 이름을 끊임없이 호명하자 방청객은 물론 공판검사까지 일어나서 예의를 표한 것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지난해 개봉한 영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의 내용이다. 인종과 민족의 도가니인 미국에서 애국심만큼 강력한 접착제는 없다. 얼마 전 방미한 문재인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석했다. 20대에 전쟁터로 달려간 94세 베테랑의 애국심을 미국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는 메시지다. 분명한 경계선으로 성립된 근대국가에서 나라를 지키는 전쟁의 사상자들은 애국자와 애국심의 가시적 상징으로 간주된다. 5월의 마지막 주 월요일이 전몰장병을 추도하는 메모리얼 데이로 기념되는 까닭이다. 비슷한 날이 6월 6일 현충일이다. 전쟁과 같은 비상시에 애국자는 쉽게 판명 나지만 평상시에는 누가 나라를 사랑하는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 조국이나 민족은 대중의 감정을 순식간에 끌어올리는 1등급 연비를 보증한다. 불한당의 마지막 도피처가 애국심이고 정치인의 상투적 코스프레로 애국자가 선호되는 이유다. 이들에게 애국은 자신의 말이고 소속당의 방침이다. 말하는 것을 따르지 않으면 매국이다. 의문을 가지는 순간 불충이다. 정의는 우리 쪽에 있다는 확신에서 반대편은 무조건 나쁘고 언제나 그르다고 강요한다. 틀렸다. 애국은 독과점의 대상이 아니다. 진짜 애국자는 항상 고민하고 반성한다. 자랑스러운 ‘리즈 시절’보다는 지우고 싶은 ‘흑역사’를 오롯이 드러내는 사람이다. 잘못은 있는 그대로 밝힐 때 국가와 민족이 뻗어 나가는 추진력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교사가 일본이다. 잃어버린 10년부터 시작된 국력의 쇠퇴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더 두드러졌다. 왜 일본은 별 볼 일 없게 됐을까. 가장 큰 원인은 역사의 왜곡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웃 나라를 침략하고 세계대전을 일으킨 과거사에 대한 자아비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애국자를 자처하는 일본의 극우세력은 어제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분칠에 열중이다. 귀는 막고 눈은 가리면서 수긍하기 힘든 강변만 늘어놓으니 주변국들과의 갈등은 높아만 간다. 아무리 구속력 있는 질서가 미약한 국제사회라 할지라도 일본 멋대로 독주할 수는 없는데도 말이다. 치료의 시작은 정확한 진단부터다. 과거의 시비나 공과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계속 초라하고 부끄러운 사실들을 은폐하거나 억압하면 현실은 뒤틀리고 꼬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나쁜 과거는 다시 나쁜 미래로 재연된다. 자기중심적인 애국이 매국으로 이어지는 역설이다. 애국심의 못자리는 자기비판을 허용할 때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국가와 정부의 잘못이나 실패를 내부에서 비판하는 일은 항상 ‘비애국자’라는 불도장을 받아들일 각오를 해야 한다. 정의에 중독된 대중은 모든 책임을 바깥에 투사할 때 윤리적 우월감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시카고 유혈사태와 관련한 여론은 2대1로 미 정부에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7인의 결심공판에서 끝도 없이 울려 퍼진 이름들은 애국의 본질을 재정의한다. 동남아의 정글에서 무의미하게 죽임을 당한 청년들을 소환하고 그들이 꽃피우지 못한 생의 책임을 규명하는 것, 이것이 바로 애국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 ‘전 세계 방역 모범’ 대만의 역설…“너무 잘 막았던 것이 독”

    ‘전 세계 방역 모범’ 대만의 역설…“너무 잘 막았던 것이 독”

    전 세계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던 대만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뒤늦게 홍역을 치르고 있다. 그간 철저한 격리와 대규모 검사, 엄격한 벌금 부과 정책 등으로 감염병을 잘 막아냈지만 바이러스 사태가 1년을 넘기며 장기화되자 결국 구멍이 뚫렸다. 근본 해결책인 백신 확보에 소홀했던 것이 어려움을 키웠다. 25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전날 밤 “대만의 코로나19 상황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일부 단체와 인사들이 대륙(중국) 백신 구매를 호소하고 있다”며 “우리는 대만 동포가 시급히 대륙 백신을 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주 대변인은 “중국은 대만에 방역 전문가들을 보내 방역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만의 중국 담당 부처인 대륙위원회는 “중국 측의 제안이 통일전선 차원의 분열 획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대륙위는 “정식 채널을 통해 백신 제공 의사를 전해온 적이 없다. 실제로는 ‘대만이 대륙산 백신 수입을 막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간 대만은 성공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아왔지만 이달 중순부터 지역사회 감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4일 대만에서는 334명의 신규 지역사회 코로나19 확진자가 발견됐다. 사망자도 6명 늘어났다. 지난 16일 이후 대만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0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만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1% 정도다. 감염병 확산 초기에 대응을 너무 잘 한 탓에 백신 도입이 늦어진 탓도 있다. 대만은 현재까지 70만회분의 백신을 수입했는데, 전량 아스트라제네카(AZ) 제품이다. 2400만 대만 인구를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다. 결국 지난 주말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의 홍슈주 전 총재가 나섰다. 그는 “가능한 한 빨리 중국산 백신을 도입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적은 본토가 아니라 바이러스임을 차이잉원 총통 정부에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22일 중국 상하이의 포선제약이 “대만에 백신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대만 제약업계에서도 정부에 “중국산 백신 도입 문제를 논의해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다만 냉각된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 탓에 대만이 중국산 백신을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자유시보에 따르면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이 내부적으로 진행한 비공개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80% 이상이 ‘중국산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편, 대만은 올해도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 연례회의에 참가하지 못했다. 25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제74차 WHA가 대만을 옵서버 자격으로 초청하자는 제안을 의제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결정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 국제사회의 흐름이자 추세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어떠한 도전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만과 수교한 15개국 가운데 13곳이 WHA 연례회의에 대만을 옵서버 자격으로 초청해줄 것을 제안했지만, 대다수 회원국들의 반대로 불발됐다. 관영 매체들은 대만이 WHA에 참가하려는 진짜 이유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대만 분리주의를 퍼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만은 중국과의 관계가 좋았던 2009∼2016년 옵서버 자격으로 WHA에 참가했다. 하지만 2017년 탈중국 성향의 차이잉원 정부가 들어선 뒤로는 중국의 반발로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시론] 주택 공급 확대에 ‘전문가 파견제’ 도입해야/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시론] 주택 공급 확대에 ‘전문가 파견제’ 도입해야/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2·4 부동산 대책’이 부동산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교착되고 있다. 공급 물량 확대가 주택가격 안정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기는 하지만 그 효과가 절대적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2·4 대책의 핵심은 실수요자의 보호와 부동산 투기 근절, 도심의 좋은 입지에 품질 좋은 주택의 공급이다. 하지만 서울의 집값 급등 때문에 높은 전셋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가구들이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로 내몰리듯 쫓겨나고 있다. 인구이동 통계를 보면 전월세를 살던 30~50대가 내 집 마련을 위해 경기도로 이동한 것이 확연하게 나타났다. 서울의 집값 상승에 따른 불안감으로 경기권에서라도 내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4 대책은 도심의 우수 입지에 공공재개발과 공공재건축을 통해 시세보다 저렴한 대량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수한 입지임에도 이제까지 개발되지 못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주거 환경이 열악하고 건물이 노후화돼 있지만, 땅값이 비싼 게 문제다. 개발에 따른 지가 상승의 기대 심리가 단순 보유 형태를 지속시키고 있다. 땅 주인이 개발에 협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 부동산 소유자와 거주자의 분리 현상도 걸림돌이다. 소유자는 다른 지역에 살고 임차인이 지역을 지키고 있다. 이러한 지역이 재개발되면 종전 영세 소유자나 임차인은 새로운 거주지를 찾기 어렵다. 서울시 재개발 지역의 원주민 재정착률이 10~20%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이해할 만하다. 재개발사업이 오히려 원주민을 내모는 것이다. 이런 부작용은 보상액이나 이주비가 시가 대비 현저히 낮아 새로운 주거지를 선택해 이사하거나 재개발된 이후 재정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연 공공재개발과 공공재건축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재개발과 재건축은 본질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재개발은 공공 주도로 가는 게 바람직하지만, 재건축은 공공 주도로 갈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다. 재건축은 주민 자율을 강조하고, 과도한 개발이익은 적정한 환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민간의 역할이 중요한 점이다. 재건축 사업은 주민 자치에 의한 민간 사업적인 성격이 강하므로 개발이익의 환수라는 관점보다는 재건축 이후 인구 증가, 지방세수의 증대 등 지역사회에 어떠한 이바지를 할 것인가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재건축단지 주민 간의 협의가 중요하다. 동시다발적인 공공정비사업과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시행은 일시적인 전월세 수요 증가를 가져와 전월세 가격 상승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특히 역세권,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역에서의 사업 시행은 공법적 규제 완화(용도 변경이나 용적률 상향 등의 공법적 조치)나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한 지주나 건물주 등에게 추가 수익을 제공한다고 하지만 그 정도의 수준에서 동의할 것인가의 여부, 보상가액과 주거 이전비, 개발 사업비 등 천문학적인 비용 조달 등도 문제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도 최근 주택 공급 기관 간담회에서 도시계획·인허가 권한이 있는 지자체, 주택 공급 담당 민간기업, 보증·대출 관련 금융기관, 민간 디벨로퍼의 역량을 결집해 줄 것을 역설한 바 있다. 하지만 주택시장의 요구와 수요 구조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공공이 개발을 주도한다고 해도 사업 착수에서 입주까지는 5~7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사이에 주택시장과 주택가격이 어떠한 행태를 보일지 예측하기 어렵다. 서울 도심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은 제3기 신도시 개발과 연계한 공급 조절도 요구된다. 집값 상승 때문에 경기권으로의 주거 이동이 현저하게 발생한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따라서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 파견 제도’(가칭)를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이 제도를 운영하면 사업 기획 단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민원(법률, 회계, 세제, 도시계획 등)을 즉시 해결해 사업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전문가 파견제에서는 서울시가 현재 운영 중인 ‘코디네이터’보다 높은 책임과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민간기업 재원과 개발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민간기업의 창의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스마트 도시 조성을 위한 입지 규제 최소 지역의 지정과 같은 과감한 규제 개혁도 뒤따라야 한다.
  • 추미애 “노무현 정신은 정공법…다주택자에 과감히 증세해야”

    추미애 “노무현 정신은 정공법…다주택자에 과감히 증세해야”

    “부동산 보유세 강화 로드맵 만들어야”“부동산 실거래가 제도 도입해야”“도시 토지에 대한 ‘평균지권’ 정의실현”“투기세력 개발이익 환수, 불로소득 차단”‘秋아들 미복귀 의혹’ 제기 당직사병 檢조사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4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수행 부정 평가가 가장 높게 나오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토지공개념’을 언급하며 “노무현 정신은 부동산 문제도 정공법”이라면서 “다주택자들에 대해 과감하게 증세하고 부동산 보유세 강화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대개혁’으로 부동산공화국병 고쳐야” 추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 글에서 “‘지대개혁’으로 부동산 공화국 병을 고쳐야할 때”라며 이렇게 밝혔다. 추 전 장관은 “농업이 큰 비중을 차지 하던 70년 전, 농업시대 선배 정치인들은 농지개혁 하나 만으로도 이후 산업화 시대 사회경제적 발전의 토대를 만들어 줬다”면서 “그 혜택을 본 우리도 ‘지대개혁’으로 다음 세대를 위한 발전의 토대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세대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선도적 주인공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은 지대개혁의 성공에 달려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도시의 토지 부가가치가 엄청나게 커져 버렸다”면서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도시 토지에 대한 ‘평균지권’의 토지 정의를 실현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도시 개발 지역에 투기 세력이 누리는 개발이익을 환수해 불로소득을 차단하고 경제의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면서 “금융제도 혁신도 병행해서 ‘갭투자’와 ‘아파트 사냥’ 같은 한국에만 있는 투기풍토병을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가주 1주택 소유자를 제외한 다주택자에 대해서 과감하게 증세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토지공개념’ 언급 뒤 “공산주의 아닌 미국, 대만, 싱가포르도 토지 규제” 추 전 장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동산 문제 해결법을 언급하며 “지역 균형발전과 부동산 보유세 강화 장기 로드맵을 만들고, 부동산 실거래가 제도를 도입했던 그때의 일관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주거와 생산의 기반이 되는 땅이 특정 소수에게 집중되는 것을 막는 것이 상식이고 공정에 들어맞는 것”이라면서 “토지 집중을 막고 토지가 국민 누구에게나 주거와 생산의 고른 기회가 되도록 필요한 규제를 하는 것, 이것이 ‘토지 공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느 나라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한정된 물, 땅과 같은 자연자원에 대해서는 공익 목적으로 일정한 제약을 두는 것”이라면서 “실제로 한정된 토지에 대해 공산주의를 하지 않는 미국, 대만, 싱가포르,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모두 상당한 규제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추미애 명예훼손’ 고소 당직사병 檢조사秋아들 ‘군 휴가 미복귀 의혹’ 최초 제기 “추미애·아들 변호인이 의혹 부인,거짓말로 명예훼손 당해” 7개월만 조사 한편 검찰은 이날 추 전 장관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당직사병 현모씨를 고소 7개월 만에 불러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김덕곤 부장검사)는 지난 18일 현씨를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마쳤다. 현씨는 추 전 장관의 아들 서모(27)씨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추 전 장관과 아들의 변호인이 의혹을 부인하는 거짓말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현씨에게 추 전 장관과 변호사가 한 발언 중 명예가 훼손됐다고 볼 수 있는 부분만 추려 추가로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씨는 2017년 6월 25일 당직근무를 서며 서씨가 휴가가 끝났는데도 부대에 돌아오지 않은 사실을 인지하고 전화로 복귀를 지시했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이 사건을 조사하던 검찰도 ‘현씨로부터 복귀 전화를 받았다’는 서씨의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서씨 측 변호인은 “현씨와 통화할 일도, 통화한 사실도 없었다”며 반박했고, 추 장관도 “오인과 추측을 기반으로 한 제보”라며 이를 부인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최은 개인전, 독특한 혼합기법을 더한 판화작품 선보여

    최은 개인전, 독특한 혼합기법을 더한 판화작품 선보여

    최은 작가의 개인전, ‘또 다른 차원 : Another Dimension’전이 오는 28일까지 서울신문사(프레스센터) 1층 서울신문·서울갤러리 특별전시장에서 열린다. ‘또 다른 차원 : Another Dimension’전에서는 판화 기법을 바탕으로 다양한 덧 작업을 거친 작가만의 독특한 혼합 기법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또 다른 차원’ 시리즈 작업과 ‘마음 기억’ 시리즈 작업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또 다른 차원’ 시리즈에서는 마른 가지와 폐허 등의 암울한 배경 사이로 푸른 하늘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데, 이는 두꺼운 판화 종이를 부분적으로 벗겨내 덧칠하는 기법을 활용한 것이다. 암울한 현실 너머에 또 다른 희망의 차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코로나 사태로 힘든 사회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작가는 밝혔다.‘마음 기억’ 시리즈 작업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의 기억들을 꺼내 직시함으로 불완전한 마음 상태를 다독이고 오늘의 삶을 더 빛나게 하는 매개로 삼고자 하는 역설적인 표현을 풀어낸 작품이라고 한다. 최은 작가는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습작들, 여러 판종으로 찍어냈던 작품들, A.P판을 활용해 콜라주 하거나 부분적으로 색실, 색모래를 사용하는 등 독특한 재질감을 표현해 버려질 수도 있었던 작품들을 새롭게 해석해 새로운 공간을 만들었다.작품 속 꽃 한 송이는 작가 자신을 의미하는데, 새로운 공간 속에서 승화된 자기 자신을 표현함으로써 작가는 조금 더 나은 나로 되어가는 과정을 겪는 것이라고 전했다. 내용적으로 두 시리즈는 모두 작가의 깊은 기독교적 신앙심을 반영한다. 작가는 홍익대와 뉴욕주립대 대학원 판화과를 졸업했고, 대한민국 미술대전, 동아미술대전 특선 등을 다수 수상했으며, 교원대에서 15년간 강사로 활동했다.최은 작가는 최근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작업에 온전히 몰두할 수 있게 돼 신진작가의 마음으로 새로이 작업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고 말하며 앞으로는 국제전에 작품을 선보이며 프로필 방향을 바꿔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자세한 전시내용은 서울갤러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는 서울신문이 운영하는 미술전문 플랫폼으로 다양한 전시를 소개하고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생가 바로 옆에 집 지은 ‘후기 안도현’… 낙향 아닌 상향을 꿈꾸다

    생가 바로 옆에 집 지은 ‘후기 안도현’… 낙향 아닌 상향을 꿈꾸다

    ●초로의 귀향, 새로움의 출발 안도현을 만나러 경북 예천으로 간다. 그가 40년 가까이 살았던 전주 쪽에서 이병초·박태건 시인이 출발했고, 나는 나대로 서울을 떠나 그가 새롭게 안착한 모천회귀의 공간에 닿았다. 예천을 가로지르는 내성천의 굽이를 천천히 바라보면서 그의 집에 들어섰는데, 커다란 유리창 안으로 그가 오수(午睡)에 빠져 있는 게 보인다. 그 고요에 압도당해 나는 전주 쪽 일행이 도착할 때까지 시인의 낮잠을 방해하지 않기로 한다. 그러나 그 고요는 그가 차근한 노동으로 마련했을 돌담과 텃밭, 비닐하우스, 닭장, 연못, 꽃과 나무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였을 것이다. 낮은 대문 앞에는 “안도현 시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시인이 베푼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해 여기 심었습니다”라고 쓰인 작은 비석과 함께 전북산(産) 팽나무가 지금은 비록 앳되지만 한 뼘씩 늘씬하게 자라 가고 있었다. 일행이 도착했고, 강릉 사는 딸네 집에 갔던 시인의 아내 박성란 선생도 돌아와 하룻밤 식구는 이제 다섯 명이 됐다. “귀향하고 나서 한 해가 어느새 훌쩍 지났네요. 나무와 꽃들을 마당 앞뒤로 심었고 돌담을 쌓았고 텃밭을 마련했습니다. 밭에 거름더미도 만들고 비닐하우스도 작게 지었어요. 정말 많이 바빴어요.” 어디 그뿐이랴. 시인은 그 사이사이로 학생들에게 온라인 강의를 하고, 아침저녁으로 새소리를 들으며 동식물들의 행적을 눈으로 귀로 따라갔다. 아파트라는 문명의 허공에서 수십 년 살다가 지상에 발을 디딘 결과가 이렇게 풍요롭고 즐겁기만 하다. 귀향 무렵 외손녀도 보았으니 이제 영락없이 할아버지가 된 초로(初老)의 시인은 경사를 겹으로 맞이한 것이다. 그렇게 돌아온 예천은 ‘후기 안도현’의 넉넉하고 새로운 출발점이 돼 줄 것이다.●“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한” 시인의 존재론 안도현은 1961년 예천군 호명면 황지리에서 태어났다. 지금 집을 지은 곳은 자신이 태어난 생가 바로 옆이다. “고향을 떠나 스무 살 이후 전북 지역에서 40년간 살다가 작년 초에 고향으로 돌아와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말년의 생애를 살러 낙향(落鄕)한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새로운 시와 생명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상향(上鄕)을 꿈꾼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러한 생각과 실천은 그의 고향에 흐르는 내성천처럼 격한 탁류가 아니라 잔잔하고 투명한 시냇물이 돼 많은 이들의 기억으로 전이돼 갈 것이다. 그리고 시인은 그 시냇가에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시간과 기억과 사물을 담으면서 그네들에게 새로운 생각과 마음과 이름을 선사해 갈 것이다. 안도현은 1981년 대구매일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약관 스무 살 때의 일이다. 물론 그는 십대 때부터 성숙한 소년 문사였다.“고등학교 때 문예반에 들어가면서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처음 접한 문학은 마약 같은 것이어서 학교 공부를 제쳐 놓고 시를 읽고 쓰는 일에 푹 빠져 버렸습니다.” 그는 그때 겉으로 보기에는 말썽을 피우지 않는 얌전한 학생이었지만 마음속에는 삶과 문학에 대한 오기로 뭉쳐져 있었다고 회상한다. 그가 다닌 대구 대건고에서는 시인 도광의 선생이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지금도 문단에 나와 활동하는 대건고 출신 선후배 문인들이 제법 많다. 그러다가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하면서 확연하게 한국 현대시사로 진입하게 된다. 첫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1985)은 그를 우리 시단과 역사 속에 각인한 문학사적 사건이었다. “그 시절 저를 포함해 젊은 시인들이 가졌던 시와 역사를 향한 열정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제게도 시인이 어떤 존재인가를 알게 해 준 ‘불의 시대’였지요.”그 ‘불의 시대’를 건너 시인은 천천히 작고 느리고 외따로 존재하는 것들의 가치를 발견해 간다. ‘불꽃’의 시대에서 ‘나무/꽃’의 시대로 옮겨 간 것이다. 특별히 ‘바닷가 우체국’ 이후 안도현은 자연에 대한 감각이 눈에 띄게 점증하면서 자신만의 시적 브랜드를 만들어 간다. 그의 시가 지닌 섬세한 감수성과 탁월한 언어 감각은 이때부터 아름다운 서정성으로 많은 독자를 사로잡아 갔다. 소소하고 쓸쓸한 존재자들에 대한 세심한 발견을 통해 현실 경험과 그것의 상상적 치유 과정을 깊이 있게 노래한 결과였다. 이처럼 시인은 따스한 화해의 세계를 지속시키면서도 인간과 자연이 하나로 몸을 바꾸는 순간을 드러내면서 허공의 물기가 한밤중 순식간에 나뭇가지에 맺혀 꽃을 피우는 순간까지 잡아내게 된다. 그 결과가 결국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 둘 수 있게 되었다’라는 구절에 가닿게 된 것이다. 그의 열한 번째 시집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 둘 수 있게 되었다’(2020)는 오랜만에 전해진 ‘시인 안도현’의 편지 같은 존재다. 한때 절필 선언 후 살아온 날들이 담긴 이번 시집을 독자들은 오래도록 기다렸을 것이다. “나무나 꽃과 대화하고 서로 알아보면서 이곳에서 인생을 완성에 가깝게 한번 만들어 보려고요. 거창하게 모천회귀라고까지 할 건 없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안긴 어머니 품 같기는 합니다.” 그는 이러한 시간이 담긴 이번 시집을 두고 “여건과 환경이 바뀌면서 모든 것을 세심하게 관찰하게 됐고 그에 따라 시도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 같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이번 시집의 ‘시인의 말’을 통해 “갈수록 내가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안도현이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니? 안도현이 안 쓰면 누가 쓰나? 나는 그 말이 이제 그가 시를 ‘쓰는’ 단계에서 시를 ‘사는’ 단계로 이월하는 순간을 담아낸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둘레를 얻었고/그릇은 나를 얻었다//그릇에는 자잘한 빗금들이 서로 내통하듯 뻗어 있었다/빗금 사이에는 때가 끼어 있었다/빗금의 때가 그릇의 내부를 껴안고 있었다”(그릇)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자신이 버리기 어려운 허물을 고백하고 반성하지 않는가? 이제 좀 고독해져도 좋겠다는 생각을 들려주는 그는 자신이 사랑했고 평전까지 집필했던 백석(白石)이 노래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한” 시인의 존재론을 고향 예천에서 구상하고 완성해 갈 것이다. 그 믿음이 이제 시를 ‘살아가는’ 힘을 줄 것이다.●잔잔하고 투명한 시냇물 같았던 봄날 시인이 고향에 돌아와 우선으로 한 일은 돌담이나 텃밭이라는 형상으로도 나타났지만, 예천의 자연과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고 알리는 잡지 ‘예천산천’ 창간으로도 결실을 이뤘다. 그는 이 계간 잡지의 편집인을 맡았다. “예천은 비록 작은 고을이지만 그래서 역설적으로 막무가내의 개발로부터 소외돼 온 곳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보존된 것들이 있을 수밖에 없지요. 고향분들을 한 분 한 분 만나 아직도 남아 있는 예천의 자연과 문화 유적들을 잘 지켜 가려고 합니다.” 그동안 안도현은 인간과 인간이, 인간과 자연이, 자연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노래해 온 시인이다. 그러한 그의 시선이 이제 고향의 작고 느리고 아름다운 사물과 순간과 기억 속에서 더욱 고귀한 삶의 이법을 포착하고 발견해 가는 성취를 이루어 갈 것이다.“내성천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모래 강입니다. 폭도 매우 넓은 귀한 강이지요.” 그런데 상류에 갑자기 영주 댐이 건설되면서 모래사장은 풀밭으로 급속도로 변해 버렸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은 모래가 제법 많다. 시인은 어릴 적 여름이면 매일 이 강변에서 살았다고 한다. “내성천 곁에 살게 됐으니 내성천을 원형대로 복원하는 데 헌신하려고 합니다.” 이제 내성천의 역사와 기억을 담은 그의 시와 글과 삶의 흔적들이 안도현의 ‘예천 시대’를 열어 갈 것임을 내비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고향 예천은 안도현에게 아득한 과거이자 첨예한 미래다. 다음날 우리 일행은 시인의 안내를 따라 도정서원에 들렀다. 선조 때 좌의정을 지낸 정탁(鄭琢) 선생의 위패를 모신 곳에서 우리는 내성천의 살가운 흐름을 더 가까이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이틀 동안 안도현의 고향 예천의 아름답고 잔잔하고 투명한 봄날을 누렸다. 그야말로 “오동꽃 핀 줄 모르고/5월이 간”(식물도감) 순간이 우리의 몸안에 남은 것이다. 이제 예천에서 외롭고 높고 쓸쓸한 ‘후기 안도현’의 시가 탄생해 갈 것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전주로 서울로 향했다. 고향의 자연과 역사에서 발견하는 시와 삶을 그리고 있을 안도현의 다음 세계가 더욱 아름다운 화폭으로 나타날 것을 마음 깊이 고대하면서 말이다. “뒷산에/핑계도 없이/와서//이마에 손을 얹는/먼 물소리”(우수(雨水))를 한껏 들을 수 있었던 따뜻하고 화창한 예천의 봄날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코로나의 역설’ 덕분에 목숨 건진 사람, 약 3만 2000명(연구)

    ‘코로나의 역설’ 덕분에 목숨 건진 사람, 약 3만 2000명(연구)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사람간의 접촉을 줄이기 위한 이동 제한이 실시되면서 대기 질이 일시적으로 좋아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일명 ‘코로나의 역설’로 불린 이 현상 덕분에 조기 사망을 피한 사람의 수가 3만 2000명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진이 코로나19 팬데믹 후 전 세계 대기 오염 수준을 분석했다. 36개국의 위성 및 지상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살펴본 결과,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제한 조치가 전 세계의 대기오염 주범인 이산화질소(NO₂) 농도가 감소하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연구진은 “유럽, 북미 및 동아시아 36개국의 위성 및 지상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질소 농도가 감소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이로 인해 중국의 약 2만 1000명을 포함해 전 세계 약 3만 2000명이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을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의 역설’로 대기중 이산화질소 농도는 감소했지만, 오존과 미세먼지(PM2.5) 수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실제로 연구에 활용된 데이터 중 88곳에서는 대기중 이산화질소는 감소했지만 이와 동시에 오존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어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이 대기오염물질의 역사상 가장 큰 단기적 감소를 발생시킨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연구진은 “이러한 오염물질의 축적이 각각의 지역의 대기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전 세계에서 이러한 오염물질의 발생 수준을 더 낮추기 위해서는 각 지역에 맞는 대기 질 정책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종합과학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진중권 “윤석열은 형식적 공정, 그마저 文정권은 깨버렸다” 尹 지지포럼 참석[이슈픽]

    진중권 “윤석열은 형식적 공정, 그마저 文정권은 깨버렸다” 尹 지지포럼 참석[이슈픽]

    “尹 대권반열은 공정 무너뜨린 文정권 덕분”“文, ‘기회는 평등·과정은 공정’ 약속 못 지켜”“尹, 대권주자로서 분노에 제대로 응답해야”송상현 “극단주의자로부터 민주주의 보호해야”“개혁 내걸고 입맛대로 손보는 포퓰리즘 배격”김태규 “나라 제대로 됐다면 尹현상 없었다”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1일 차기 유력한 야권의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지하는 포럼 창립식에서 ‘공정’을 화두로 꺼내며 “윤석열 전 총장은 법적 형식적 공정을 나타내는데 이 정권은 그것마저 깨버렸다”면서 “윤 전 총장이 주목 받는 이유”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권의 공정하지 않은 태도가 윤 전 총장을 대선주자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분석이다. 진중권 “민주화 세력, 기득권돼 특권을자기 자식에게 세습…이게 조국 사태” 진 전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 포럼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가능성과 한계’ 토론회 기조 발제자로 나서 “공정은 시대의 화두가 됐는데 이 정권에 들어와서 공정이 깨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이 정부가 법적, 형식적 공정마저 무너뜨린 덕분에 윤 전 총장이 대권후보로 반열에 올랐던 것이고,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면서 “대권주자로서 사회 전체가 느낀 분노에 대해 제대로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요조건은 이에 제대로 응답할 때 대선후보가 되는 것”라고도 했다. 진 전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다’고 말했지만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한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의 높은 지지율 배경으로 문재인 정부의 불공정과 민주주의 위기를 꼽았다. 그는 “민주화는 상징자본, 기득권의 토대가 됐다. 민주화 세력은 과거 저항 세력이었지만 이제 기득권이 됐고, 자신들의 특권을 자식에게 세습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면서 “이를 전적으로 보여준 게 조국 사태”라고 말했다. 2019년 발생한 조국 사태는 검찰개혁을 강하게 주장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장관 임명 전후 자녀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기 논란, 청와대 울산시장 하명수사 등 각종 가족 의혹들이 터져 나오면서 ‘내로남불’ ‘불공정’ 논란이 거세게 제기됐다. 당시 조 전 장관을 지지하는 친(親)조국 서초동 집회와 조 전 장관에 반대하는 반(反)조국 광화문 집회로 국론이 연일 분열되는 갈등을 빚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조 전 장관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자녀입시비리와 관련해 사문서 위조,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고 정 교수는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진 “젊은 세대 ‘투쟁’ 대신 ‘경쟁’으로 해결”“게임의 규칙을 공정하게 해달라는 것” 진 전 교수는 “윤 전 총장을 통해 나타난 공정에 대한 욕망의 실체를 정치에 뜻이 있는 정치인들이 짚어 봐야 한다”면서 조국 사태에 반응한 청년 세대를 두고 “젊은 세대는 투쟁 대신 ‘경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또한 공정을 이야기한다. 게임의 규칙을 공정하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윤석열 현상’에 대해 “윤석열이란 구체적인 인물을 통해 표출하는 욕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당하고 있는 것”면서 “윤 전 총장뿐만 아니라 모든 대권주자가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진 전 교수는 여권의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거명하며 “기본소득을 이야기하더니, 선심주의 정책이 먹히지 않았다”면서 “그러다보니 이 지사도 (공정 화두에) 숟가락을 올린 것”이라고 지적했다.‘尹지도’ 송상현 “포퓰리스트 정권 잡으면 ‘개혁’ 화두 내걸고 민주적 절차 왜곡” 윤 전 총장의 서울대 법학과 대학원 당시 석사논문을 지도했던 송상현 서울대 명예교수도 이날 강연에서 대의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포퓰리즘을 배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2차대전 이후 국제질서에 빗대어 “포퓰리스트가 정권을 잡으면 제일 먼저 개혁을 화두로 내걸고, 개혁이란 이름 아래 민주적 절차를 왜곡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취향이나 이상대로 국가를 개조하려고 한다. 검찰, 사법부, 정보기관을 입맛에 맞게 손을 본다”면서 “포퓰리즘은 대의민주주의에 위협”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민주주의를 빙자해 다수결로 밀어붙여 자신들만이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줄기차게 노력한다”면서 “(포퓰리스트는) 정치가 이뤄지는 근본방식에 대한 도전”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거대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송 교수는 “한국의 포퓰리즘은 기존 민주주의 시스템을 위협할 만큼 영향력이 크지는 않지만, 인터넷을 중심으로 불안과 적대감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정치가 문지기로서, 극단주의자로부터 민주주의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 명예교수는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회장 등을 지냈다.김민전 “윤석열, 법치주의 부패에 가장 격렬하게 저항했던 분” 토론자로 참여한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윤 전 총장에 대해 “법치주의의 부패에 대해 가장 격렬하게 저항했던 분”, 김태규 전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정치적 공감이 탁월한 분이라는 평가에 대체로 공감한다”고 평가했다. 김 전 부장판사는 “윤 전 총장이 큰 지지를 받는 현상을 긍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면서 “나라가 제대로 됐다면 나타나지 않았을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 전 부장판사는 “윤석열이란 사람이 와서 모든 걸 제대로 만들어주길 기다리고 의존하는 건 아닐 것”이라면서 “자유민주주의는 국민 모두가 만들고 제도와 가치가 구현될 때 가능하다”고 했다. 또 “윤 전 총장은 관료로 인생 대부분을 보냈다”면서 “현실 정치를 맡으면 새로운 도전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펠로시 만난 문 대통령 “70년간 다져온 한미동맹, 모범 될 것”

    펠로시 만난 문 대통령 “70년간 다져온 한미동맹, 모범 될 것”

    미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지도부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해 “70년 간 다져온 한미동맹이 모범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하원 지도부와의 간담회에 앞서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과 함께한 간이 연설에서 “코로나는 사람 간 물리적 거리를 넓혔지만, 역설적으로 전 인류가 하나로 연결됐음을 증명했다”면서 “바이러스를 이기는 길이 인류의 연대와 협력에 있듯, 더 나은 미래도 국경을 넘어 대화하고 소통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70년간 다져온 한미동맹이 모범이 될 것”이라며 “오늘 의원님들과의 만남으로 시작될 한미 대화가 한반도 평화는 물론 코로나 극복, 경제회복, 기후변화 대응 등 양국 협력을 더 깊게 하고 전 세계의 연대를 이끄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문 대통령을 모시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환영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뿐 아니라 기후문제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도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펠로시 의장은 “한국은 혁신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의 미래에도 기여하고 양국 국민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양국의 우정은 현재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 뿐 아니라 지금까지 한국에서 복무한 수십만명의 미국인들을 통해 더 공고해졌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펠로시 의장은 “한미관계는 안보의 관계지만, 그것 외에도 굉장히 돈독한 관계를 갖고 있다. 감사하다”며 “제 출신지인 캘리포니아의 한국 교포들도 특별히 기여해주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미국 하원 지도부 간담회에는 펠로시 의장을 비롯해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원내대표,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원내총무, 그레고리 믹스 외교위원장,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 스콧 페리 외교위원 등이 참석했다. 또한 앤디 김 외교위원, 메릴린 스트릭랜드 의원, 영 김 의원, 미셸 박 스틸 의원 등 한국계 하원 의원들도 자리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忠을 이긴 孝

    忠을 이긴 孝

    불충한 어머니´ 그를 폐위하려는 불효한 아들인목대비 폐위 논쟁을 다시 소환하다군사부일체서 군이 빠진 유교 국가의 진화 담아조선은 유교의 나라다. 충과 효, 두 핵심 가치가 국가의 근간이었다. 그런데 두 가치가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 조선의 역사에서 충과 효가 정면충돌한 대표적 사건은 광해군 재위(1608~1623) 때 빚어진 인목대비 폐위 논쟁이다. ‘모후의 반역’은 당시 10년 가까이 이어졌던 폐위 논쟁을 오늘날 논쟁의 무대로 다시 소환했다. 폐위 논쟁을 일회성 패륜 소동이 아닌, 조선 왕조의 본질적 변화라는 통시적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있다. 인목대비는 선조의 계비다. 유교적 관점에서 광해군의 모후(어머니)다. 한데 그 어머니가 군왕인 아들을 용상에서 끌어내리고 자신의 핏줄인 영창대군을 옹립하려 했다는 반역 의혹이 불거졌다. 불충한 어머니와 그를 폐위하려는 불효한 아들. 인목대비 폐비 논쟁의 시작이다. 광해군은 유교의 종법으로는 보위에 오를 수 없는 인물이었다. 적자나 장자가 아니고, 아버지 선조마저 배척했다. 게다가 세자 지위를 ‘인증’해 줘야 할 명나라가 다섯 차례 책봉을 거부하는 등 유례없는 난관이 놓여 있었다. 여기에 겨우 초등학교 입학할 나이에 이복형에게 목숨을 잃은 영창대군, 손녀뻘의 인목대비와 혼인한 선조 등 관련 인물 하나하나가 문학의 소재가 될 만큼 파란만장했다. 하지만 이 모든 서사조차 책에선 폐비 논쟁의 역사적 의미를 찾는 수단으로만 활용될 뿐이다. 책은 그만큼 총체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하다.폐비 논쟁에서 폐위반대론자들이 승기를 잡은 계기는 인조반정이다. 당시 반정의 주요 명분은 배명(背明)과 폐모(廢母)였다. 하지만 얼마 뒤 인조 역시 똑같은 전철을 밟게 된다. 정묘호란(1627)이 터지자 인조는 군부(君父)였던 명나라를 해치려는 강도(후금)와 맹약을 체결했다. 충과 효를 동시에 저버린 거다. 광해군에게 덧씌웠던 패륜을 인조 자신이 저지르는 역설이었다. 당시 조야에도 이런 인식이 팽배했는데, 이를 의식한 인조는 배명에 대해선 입을 닫고 폐모에 대해서만 목청을 높였다. 어떤 경우에도 효의 가치는 범할 수 없다는 명제는 이후 철옹성처럼 굳어졌다. 일련의 과정으로 탄생한 ‘효치국가’가 가져온 후폭풍은 매우 컸다. 이전까지는 충과 효의 가치가 충돌할 때, 주자학의 테두리 안에서 얼마든지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효치’가 정립되고 강화되면서 토론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동북아 어느 왕조에서든 사적 영역인 효는 공적 영역인 충의 실현을 위한 전제이거나 출발점이었지 종착점은 아니었다. 그런데 조선에서만큼은 저자의 표현처럼 “효가 충을 제압해 버렸다.” 이후 충은 “경전의 텍스트로만 존재”하게 됐고, 조선 역시 “군사부일체에서 ‘군’은 탈락하고 ‘사’와 ‘부’에 대해서만 의리를 실천하면 충분한, ‘이상한’ 유교국가로 진화”하게 된다. 충을 상대로 거둔 효의 승리는 근대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예컨대 19세기 중반, 조선이 제국주의의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강력한 국가 리더십 구축이 절실했지만, 당시 조선은 이론적 근거인 “충 이데올로기를 이미 꽤 상실한 상태”였다. 저자는 충과 효를 독점해 북한에 기형적 사회주의 가족국가를 구축한 김일성, 충을 강조하며 남한에 변형적인 국민국가를 성립한 박정희 등도 ‘효치’의 연장선에 있다고 본다. 저자는 “인목대비 폐비 논쟁이 한국 역사에서 갖는 위상과 중요성은 거시적 시각으로 새롭게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김은혜 “윤석열 질질 끌고 와서야…나경원? ‘남 탓’ 변명 리더십” [이슈픽]

    김은혜 “윤석열 질질 끌고 와서야…나경원? ‘남 탓’ 변명 리더십” [이슈픽]

    “尹 오고 싶게 해야…제3지대 차단되게 혁신”“김웅·이준석과 단일화? 난 될 때까지 한다”나경원 비판…“본인 성찰보다 남 탓, 제도 탓”주호영·나경원 겨냥 “도로한국당 절대 안 돼”광주 간 나경원 출마선언…“5·18 정신 계승”초선으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에 도전장을 낸 김은혜 의원이 20일 차기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 문제를 두고 “윤 전 총장이 오고 싶게 해야지, 질질 끌고 와서야 되겠나”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을 데려오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며 당의 혁신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특히 이날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한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 “남 탓, 제도 탓하는 변명의 리더십”이라고 혹평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당 대표 도전을 선언하면서 “용광로를 위한 불쏘시개가 되겠다”고 말한 뒤 곧바로 광주로 내려가 5·18 민주묘지에 참배했다. “동문이라, 같은 아파트 산다고 입당해?”‘尹 인연 언급’ 주호영·나경원 동시 비판 김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모임인 마포포럼 세미나에서 “제3지대에 대한 상상력이 차단되도록 변화와 혁신으로 당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일부 당권주자들이 과거 인연 등을 고리로 윤 전 총장의 영입에 자신감을 보이는 가운데 자강의 필요성을 내세운 것이다. 김 의원은 “여기 계신 분들은 당 대표가 동문이어서, 같은 아파트에 살아서, KTX에서 몇 번 만나서 입당하겠다고 한 적 있나”라고도 했다. 다른 당권주자인 5선 주호영 의원이 최근 윤 전 총장과 같은 아파트에 살았던 인연 등을 언급하자 이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주 의원은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등을 차례로 거론하며 “당 밖의 유력 주자들이 당 경선에 참여하도록 문을 활짝 열겠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당 대표 경선이 중진과 신진 간 대결 구도가 형성된 데 대해 “초선이 정답이고 다선이 오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초선인 김웅 의원, 30대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단일화를 할 수 있는지를 묻는 말에는 “당을 바꾸겠다는 각오로 나왔는데 낡은 정치 문법에 의탁할 생각은 없다”면서 “저는 될 때까지 한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이날 행사에 자신의 이름과 등번호 21번이 새겨진 붉은 색 야구 유니폼을 입고 와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어릴 적 꿈이 야구선수였다”면서 “(등번호는) 올해는 기호 2번이지만 내년에는 (대선에서 승리해) 기호 1번이 되자는 각오를 담았다”고 덧붙였다.金, 나경원에 “변명 리더십? 확장 못해”“돌려막기…가슴 뛰면 뒤에서 도와라” 한편 김 의원은 이날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 ‘변명의 리더십’으로는 대선 승리를 이끌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나 전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서 낙마한 지 두 달 만에 전당대회에 나온다며 경선 패배 요인으로 역선택 문제를 지목하고 있는데 대해 “본인 성찰보다는 남 탓, 제도 탓을 하고 있는데 저희가 요구하는 시대상에 부합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변명·실패한 경험으로 대선 정국을 돌파할 수 없다”고 나 전 의원을 공격했다. 또 “변명의 리더십으로는 콘텐츠 혁신이나 인적 자원의 확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김 의원은 이날 “‘도로한국당’ 되지 않는다라는 확신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 전 의원과 주호영 전 원내대표에게 동시에 견제구를 던졌다. 김 의원은 “지금 당 지지율이 문제가 아니고 대선 주자 지지율이 문제다. 일이 이렇게 된 이유는 당내 대선주자들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당에 대해서 국민들이 갖고 있는 불신, 즉 과거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가 주자들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절대 돌아가지 않는다, ‘도로한국당’ 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줘야 하기에 당대표 얼굴부터 바꾸는 것이 너무 당연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전날에도 K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의 당 대표 출마에 대해 “당이 근본적 변화를 요구받는 상황에서 새판 짜기로 가는 게 옳지, 돌려막기로 가면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초선들의 도전은 가슴 뛰는 일’이라고 한 4선 나 전 의원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가슴 뛰는 일이면, 당의 변화를 위해 뒤에서 도와주시는 게 옳다”고 꼬집었다.나경원 “모든 야권주자 분들과 공유”“김종인이 넣은 5·18 정신 계승·발전” 나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출마 기자회견에서 “모든 후보를 받아들이고 제련해 더 단단한 후보, 튼튼한 후보를 배출하겠다”면서 “국민의힘을 용광로 정당으로 만들겠다. 지역, 세대, 계층, 가치의 차이를 극복해 모두 녹여내겠다. 대선 경선 과정을 파격적으로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대표가 된다면 야권 주자가 될 수 있는 모든 분과 접촉할 생각”이라면서 “그분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당 대표 출마 선언 직후 광주를 방문해 “국민의힘의 당 대표자에 가장 중요한 책무는 내년 대선에서 국민의 승리를 끌어내는 것이다”고 역설했다. 나 전 의원은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국민의힘이 영남에 강한 기반을 둔 정당이다 보니, 그동안 5·18정신을 인정하는 데에 인색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김종인 위원장 시절 국민의힘 강령에 넣은 ‘5·18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는 뜻을 제대로 이어가겠다. 5·18 정신을 진정한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어떻게 녹여낼 것인지 더 많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중국이 때릴수록 웃는 호주…‘철광석 딜레마’

    중국이 때릴수록 웃는 호주…‘철광석 딜레마’

    ‘코로나19 책임론’에서 시작된 중국과 호주 간 외교 갈등이 1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의 끝없는 ‘호주 때리기’가 되레 철광석 가격을 급등시키는데 일조해 중국에서 호주로 막대한 부가 옮겨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폭탄’을 투하해도 대미 무역흑자가 더욱 커지던 역설이 여기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지난해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호주 정부가 거둔 추가 세수만 370억 호주달러(약 34조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지난해 이맘 때만 해도 철광석 가격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감소 영향으로 t당 80달러에 거래됐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자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주 철광석 가격은 t당 230달러를 돌파하면서 10년 전 기록한 사상 최고치 20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바이러스 사태로 수요 감소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던 철강업계에서는 예상치 못한 경기 회복세로 부랴부랴 사재기에 나섰다. 두 나라 간 정치적 긴장으로 ‘중국이 호주산 철광석 수입이 금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 중국 철강업체들이 물량 확보에 나선 탓도 크다. 철광석 가격이 10달러씩 오르면 호주의 정부 세입은 25억 호주달러, 연간 수출액은 110억 호주달러 늘어난다. 내비게이트 커머디티의 철광석 애널리스트 아틸라 위드넬은 “중국과 호주 정부 사이의 주머니에서 어마어마한 부의 이전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중국과 호주 간 외교 갈등이 심해지면서 중국은 석탄과 포도주 등 다양한 호주산 제품의 수입을 막았다. 다만 철광석에는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핵심인 철강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어서다. 중국의 호주산 철광석 수입 비중은 60%가 넘는다. 현재 호주 정부와 광산업체는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있다. 광산업체의 채굴 기술 발전으로 생산 단가가 크게 낮아지지만 중국은 점점 더 많은 물량을 수입하고 있어서다. 위드넬 애널리스트는 “일부 호주 철광석업체들은 t당 30달러에도 생산이 가능하다”면서 “지금 가격이면 t당 180달러가 넘는 순이익을 내는 셈”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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